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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

<-세심암> 저녁 무렵. 금정신니가 머무는 강가의 암자. 저녁 무렵. 비구니들이 숨을 죽이며 오가면서 한쪽 건물을 본다. 금정신니의 거처인 건물이고. 그 건물 앞에는 청풍과 황건신장과 독각철개가 초조한 표정으로 서있다.

청풍; (시간이 걸리는군.) 닫힌 문을 보면서 좀 초조하고

청풍; (그만큼 사저의 상태가 위중하다는 뜻일 텐데...) 생각할 때

덜컹! 문이 열리더니

신소심; [공자님!] 밖으로 나오고. 울어서 눈이 퉁퉁 불었고

청풍; [치료가 끝났소?] 다가가고

신소심; [예!] [안으로 들어오시래요.] 옆으로 물러서고

끄덕이며 문으로 가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청풍.

 

#315>

방안에는 금정신니가 앉아 있다가 돌아본다. 금정신니 앞에는 침대가 있고. 침대에는 진상파가 잠옷 차림으로 누워있다. 잠옷의 배 부분은 벌어져서 배꼽 아래를 붕대로 감싸고 있는 게 드러나 있다. 진의원이 침대 옆에 서서 진상파의 아랫배에 꽂았던 침을 뽑고 있다.

청풍; [노야...] 침대로 다가가고. 신소심이 뒤 따라 들어오며 문을 닫고 있고

청풍; [사저는 어떤 상태이십니까?] 침대 옆에 진의원과 나란히 서며 진상파를 내려다보고. 진상파는 눈을 감은 채 잠들어 있다.

진의원; [소맹주가 짐작했던 대로... 상파는 단전이 완전히 파괴되었네.] 침통하게 말하며 침을 뽑고

청풍; [그... 그럼...] 심각

진의원; [내공을 쓸 수 없는 몸이 된 것일세.] 침통

신소심; [흐윽!] 털썩!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한숨 쉬는 금정신니

청풍; [회복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입니까?] 억지로 입을 열어 묻고

진의원; [일단 단전을 우회하도록 새로운 경락(經絡)을 개통해놓긴 했지만...] 진상파를 보며

진의원; [진기가 생성되는 단전이 구실을 못하니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구먼.] 좀 지친 표정으로 한숨 쉬고.

청풍; [사저는... 남다른 분이시니 다른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억지로 웃고

금정신니; [심검(心劍)을 뜻대로 구사하는 경지에 이르면 굳이 내공이 필요 없긴 하네만...] 한숨 쉬며 말하고. 돌아보는 청풍.

금정신니; [과연 온전하지 않은 몸으로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검법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을지...] 한숨 쉬고

청풍; [일리가 있는 말씀이신데...] 난감

청풍; [사저의 단전이 다시 기능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정말 없는지요?] 다시 진의원에게 묻고

진의원; [억지로 가능성을 말하자면...]

진의원; [상파를 환골탈태(換骨奪胎) 시킬 수 있는 무언가를 손에 넣으면 되네.]

청풍; [환골탈태!] 눈 치뜨고

진의원; [환골탈태라는 말 그대로 뼈를 바꾸고 태를 빼내어 몸을 완전히 바꿀 수만 있다만 훼손된 단전도 되살아나겠지.]

진의원; [물론 유사 이래 신선이 아니면서 진정한 환골탈태를 경험한 사람은 동방삭(東方朔)을 비롯하여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에 불과하긴 하네만...]

청풍; (사저!) 진의원을 보고

<사저가 이리 되신 데에는 저에게도 책임이 있으니 목숨을 바쳐서라도 반드시 사저를 환골탈태시켜드릴 방법을 찾아내고 말겠습니다. 기다려주십시오.> 실내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다짐

 

#316>

이제 해가 지려 한다. 여전히 세심암. 진상파가 치료 받고 있는 건물 앞에는 황건신장과 독각철개가 서서 문쪽을 보고 있다.

덜컹! 문이 열리며 나오는 청풍. 신소심이 소매로 눈물 닦으며 따라 나오고

청풍; [그럼 사저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돌아서서 방안의 진의원에게 말하고. 진의원은 진상파의 손목을 잡고 진맥하다가 돌아본다. 금정신니는 여전히 의자에 앉아 있다가 돌아보고

진의원; [상파 걱정은 말고 소맹주는 이번 일의 뒤처리에 집중해주게나.]

청풍; [그리하겠습니다.] 포권하고. 이어

돌아서서 계단을 내려오는 청풍. 뒤쪽에서 신소심이 문을 닫고 있고

황건신장; [너무 심려 마시오 소맹주.] 다가오는 청풍을 위로

황건신장; [맹주님은 복이 많은 분이시니 아주 잘못 되시지는 않을 거외다.] 합장하고

청풍; [대사의 말씀이 옳습니다.] 고개 조금 숙이며 억지로 웃고. 이어

청풍; [신소저.] 신소심을 돌아보고

신소심; [예 공자님...] 소매로 눈물 훔치면서 억지로 웃고

청풍; [내공을 쓸 수 없게 된 사저는 이런 저런 불편을 겪으실 거요.] [번거롭더라도 소저께서 사저를 잘 보살펴주시기를 바라겠소.] 포권하고

신소심; [심려 놓으세요. 맹주께서 저리 되신 건 저 때문이니 온몸을 바쳐 보필할 테니...]

청풍; [수고해주시오.] 끄덕이며 돌아서고

곧 독각철개와 함께 암자를 떠나는 청풍. 지나던 비구니들이 인사하고.

청풍;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타주.] 암자를 등지고 걸어가며 굳은 표정으로 말하고

독각철개; [부탁이라니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눈치 보며

독각철개; [이 화자(化者;거지)에게 시키실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 분부하여주십시오.]

청풍; (분부라...) 깨닫고

청풍; (이 거지도 내가 누군지 알고 있군.) + [개방의 이목을 동원해서 옥기린 벽세황, 그자에 관해 수집 가능한 모든 정보를 취합해주십시오.]

독각철개; [그리 분부하실 줄 알고 이미 폐방의 총단에까지 보고를 해두었습니다.]

독각철개; [곧 벽세황에 관련된 거의 모든 정보를 공자께 보고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청풍; [고맙습니다.]

독각철개; [별 말씀을...]

독각철개; [공자의 분부가 아니었더라도 감히 함정을 파서 본맹의 맹주님을 위해한 벽가놈은 기필코 잡아죽일 작정이었습니다.]

청풍; [벽가놈에 대한 응징은 단순히 잡아 죽이는 것 정도로 끝내서는 아니 되오.]

독각철개; [하오면...] 흠칫! 하고

청풍; [사저가 변을 당하게 된 궁극적인 책임은 천마련에 있다고 봐야 하지 않겠소?]

독각철개; [천... 천마련에 죄를 물으시겠다는...] 깨닫고 놀라고

청풍; [천마련은 벽가놈에 의해 종말을 맞게 될 것이오.] 강렬한 표정

독각철개; (허... 허풍이 아니다.) 침 꿀꺽! 흥분해서 청풍을 보고

<벽세황이 맹주를 해친 대가를 천마련은 이 기린아에게 멸문지화를 당하게 될 것이다.>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며 걸어오는 청풍과 그 뒤에서 초긴장하며 따라오는 독각철개의 모습 배경으로 독각철개의 생각 나레이션

 

#317>

<-양주(楊洲)> 넓은 강과 넓은 운하를 끼고 형성된 도시. 때는 낮

<-신장궁(神匠宮) 양주지점(楊洲支店)> 번화가에 자리한 크고 화려한 가게. 가게 입구에는 <神匠宮 楊洲支店>이라는 간판이 붙어있다. 가게 앞의 진열대에는 온갖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는데 주로 철기 제품들이다. 만물상 같은 분위기. 손님들이 북적 대고 있고.

가게 주변에는 거지들이 구걸을 하고 있다. 귀찮은 표정이지만 쫓아 보내지 못하는 가게 사람들

[개방의 떨거지들이 또 몰려들었군.] [가게 드나드는 손님들에게 귀잖게 굴기나 하고...] [하여간 파리떼가 따로 없어.] 오만상 쓰며 거지들을 보는 가게 안의 점원들

점원들; [그렇다고 쫓아 보낼 수도 없지 않은가?] [그랬다가는 밤낮으로 쪽박을 두드리며 장송곡을 불러댈 걸?] 한숨

점원들; [개방의 걸개(乞丐;거지)들과 시비 붙어서 좋은 꼴 본 사람 없어.] [우리가 참아야지 뭐.] [똥이 무서워 피하는 게 아니고 더러워서 피하는 것과 마찬가지지.] 거지들을 흘겨보는 점원들. 헌데

입구에서 좀 떨어진 담장에 한명의 늙은 거지가 기대 앉아 졸고 있다. 거적데기를 몸에 두르고 있는데.

그 거지의 귀에 이어폰 같은 게 끼워져 있다. 이어폰줄은 거적데기 안쪽으로 이어졌고

거적데기 안쪽에 숨겨진 청진기같은 장치. 그걸 뒤쪽의 벽에 대고 있는 거지의 손

<끄아아악!> 청진기를 통해서 들리는 누군가의 비명 소리

(찾았다!) 히죽! 웃는 잠든 척 하는 거지의 입 부분. 이 늙은 거지는 개방 양주지부장인 구육취개다.

 

#318>

[끄아아악!] 신장궁 양주지점 안쪽 어느 건물을 배경으로 들리는 비명소리

벽세황; [끄으윽!] 가시가 돋아난 왼팔을 탁자에 올려놓은 채로 벌벌 떠는 벽세황. 역시 탁자에 올려놓은 오른손에는 자황척을 움켜쥐고 있다.

실내는 거실 분위기. 신행태보가 보고 있는 가운데 초로의 사내가 벽세황의 왼손과 팔뚝에서 돋아난 가시들을 쪽집게로 집어 뽑아내고 있다. 그때마다 비명을 지르는 벽세황. 초로의 사내는 전형적인 장인 분위기. 꼬장꼬장한 인상. 신장궁 양주지점장이다. 이름은 뇌정치. 조연이지만 상당한 실력자인 것으로 묘사. 탁자 옆에는 신행태보가 서있다. 손에 납작한 작은 약통을 들고 있다.

뇌정치; [거의 다 되었소이다.] 팟! 쪽집게로 손바닥에서 가시를 뽑아내고. 5센티 정도 길이의 가시가 빠져나오며 피도 함께 튀고.

뇌정치; [손바닥에서 형성된 가시들만 제거하면 되니 고통스럽더라도 조금만 더 견디시오.] 따당! 말하며 뽑아낸 가시를 옆의 접시에 떨군다. 접시에는 크고 작은 가시들 십여개가 놓여있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장궁 양주지점장 뇌정치(雷定置)>

벽세황; [끄윽!] 고통에 벌벌 떨고. 오른손으로는 자황척을 움켜쥔 채. 탁자 옆에 서있던 신행태보가 급히 손가락으로 약통에서 고약을 떠내서

신행태보; [지혈제(止血劑)에는 진통 성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시면 통증이 가실 것입니다.] 슥! 벽세황의 손바닥 상처에 고약을 발라주고. 벽세황의 손과 팔뚝에 나있는 여러 개의 상처에는 고약이 발라져 있다.

뇌정치; [하여간 혈왕이 남긴 악명 높은 마공 형극혈강에 당하고도 이 정도로 끝난 건 천행이오.] 슥! 다시 족집게로 가시를 집으며 말하고

뇌정치; [모든 금속을 다스릴 수 있는 자황척의 힘이 형극혈강의 확산을 막아준 덕분인데...] 지지징! 벽세황이 오른손으로 움켜쥐고 있는 자황척이 진동하는 걸 힐끔 보며

뇌정치; [만일 가시의 생성을 팔뚝 위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자황척이 막아주지 않았다면 결과는 치명적이었을 것이외다.] 팟! 가시를 뽑으며 말하고. + 벽세황; [끄아악!] 또 비명 지르고

뇌정치; [형극혈강이 심장에까지 파고들면 달리 치료할 방법이 없으니 말이오.] 따당! 뽑은 가시를 접시에 떨구고. 신행태보는 급히 고약을 벽세황의 손바닥 상처에 바르고

벽세황; [끄윽...] 필사적으로 고통을 참고. 왼손은 부들 부들 떨리고 있고

뇌정치; [나태해질 때마다 오늘의 고통을 잊지 말고 절치부심하시기 바라외다 이(二)공자.] 다시 집게로 가시를 잡으며 말하고

벽세황; [이... 이를 말이오?] 이를 악물고

벽세황; [설령 악마와 손을 잡는 한이 있더라도... 그 새끼는 반드시 내 손으로 찢어죽이고 말 것이오.] 무존령을 쳐들며 비웃던 청풍을 떠올리며 이를 갈고

뇌정치; [그런 각오라면 반드시 뜻을 이루실 수 있을 것이오.] 팟! 다시 가시를 잡아뽑고.

<끄아아악!> 건물을 배경으로 들리는 벽세황의 비명소리.

 

#319>

신장궁 양주지점 정문. 여전히 가게를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구걸하고 있는 거지들

담장 끝쪽에 거적데기를 두른 채 졸고 있는 늙은 거지. 개방 양주지부장인 구육취개. 여전히 귀에는 이어폰 같은 것을 꽂고 있고 청진기 같은 장치는 기대고 있는 뒤쪽의 담에 대고 있다.

<끄아아악!> 비명소리가 청진기를 통해서 구육취개의 귀에 들리고

(틀림없군!) 히죽! 웃는 구육취개. 이빨이 듬성듬성 나있다.

<역시 이곳 양주지점에 숨어있었구나 옥기린 벽세황!> 신장궁 양주지점 정문 근처 모습 배경으로 구육취개의 생각 나레이션

 

#320>

양주의 다른 곳. 시내 중심부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자리한 상당한 규모의 사당. 거지들이 안팍으로 득시글. 사당 입구와 안쪽 여기저기 거지들이 진을 치고 있다. 바가지에 담긴 밥을 나눠먹는 거지들, 누워 자는 거지들, 이를 잡는 거지들. 사당에 향화객들이 드나들지만 거지들을 신경 쓰진 않는다.

<-개방 양주지부(楊洲支部)> 위 사당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사당 뒤쪽의 상당히 큰 건물. 건장한 거지들이 지팡이를 들고 지키고 있고

[지금까지 수집된 벽세황에 관한 보고서입니다.] 슥! 상당히 두툼한 책을 두 손으로 내미는 독각철개. 건물 안은 깔끔한 거실. 의자를 사이에 두고 청풍과 독각철개가 마주 앉아있다. 방안에는 다른 사람은 없고

청풍; [수고 하셨습니다.] 한 손으로 책을 받고

독각철개; [보고서를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청풍이 책을 펼치는 걸 보며 말하고

독각철개; [벽세황은 각종 병장기와 기계들을 만드는 재주로 천하의 으뜸인 신장궁의 둘째 아들입니다.]

청풍; [신장궁이 처음부터 천마련 편은 아니었지요?] 보고서를 빠르게 넘겨서 보며

독각철개; [그렇습니다.] 끄덕

독각철개; [오히려 신장궁은 그 성격상 정파백도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이십여 년 전, 한 가지 사건 때문에 무림맹을 등지고 천마련 쪽으로 전향해버렸습니다.]

청풍;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끄덕

청풍; [무림맹과 천마련이 격전을 벌일 때 신장궁이 강호에서는 사용이 금지 된 위험한 무기들을 천마련에 팔았었다지요?] 보고서를 읽으며

독각철개; [공자께서도 접해보셨던 폭염화통(暴焰火筒)과 진천총통(振天銃筒)등의 무기들이 대량으로 천마련에 유입되었고...] [그 바람에 무림맹의 피해가 심각했었습니다.] 끄덕이고

 

<이에 사자천존께서 신장궁의 당시 궁주였던 귀수신장(鬼手神匠) 벽치릉(碧治菱)을 소환하여 엄하게 꾸짖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십대 중반쯤인 사자천존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손가락질하며 분노하고. 그 앞에 등이 구부정한 노인이 겁에 질려 고개를 굽신거리고 있다. 이 노인이 신장궁의 궁주인 귀수신장 벽치릉이다. <마면기정 자료집 제22페이지>에 나오는 <공야릉> 캐릭터. 거실 안에는 무림맹의 사대장로들이 앉아있고. 위극겸과 장세명은 단상 아래쪽 좌우에 서서 귀수신장 벽치릉을 보고 있다.

 

독각철개; [사자천존께서는 은혜를 베풀어 벽치릉을 꾸짖는 선에서 신장궁의 죄를 면해주려 하셨습니다.] 말 잇고

독각철개; [하지만 속이 좁은 벽치릉은 그때 일을 가슴 속에 담아두고 있었으며...] [사자천존께서 은퇴하시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천마련 편에 붙어버렸던 것입니다.] 분노하고

청풍; [신장궁의 위력적인 무기를 높이 평가한 천강마존은 벽치릉의 둘째 아들인 벽세황을 제자로 맞아들였겠습니다.] 보고서를 읽으며

독각철개; [그 바람에 신장궁의 무기가 천마련에 흘러들어가 우리 무림맹에 심대한 피해를 끼쳤습니다.] 끄덕

청풍; [현재 벽세황의 입지는 어떤 상태입니까?] 보고서를 넘기며

독각철개; [천마련 내에서의 벽세황의 위치는 좀 애매합니다.]

독각철개; [사신마재들이 천강마존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암투를 벌이고 있지만...] [벽세황은 다른 셋에 비해 딱히 유리한 입장은 아닙니다.]

독각철개; [사신마재중 유일한 계집인 구미호리(九尾狐狸) 구숙정(具淑貞)을 제외하면 지지 세력이 가장 빈약한 때문입니다.]

독각철개; [그래도 신장궁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탓에 천마련의 인간들로부터 홀대는 받지 않고 있는 정도입니다.]

청풍; [그렇군요.] 끄덕이며 보고서를 읽고

독각철개; [다만... 벽세황은 신장궁 내에서의 입지만큼은 확실하게 굳혀가고 있는 중입니다.]

청풍; [그건 좀 이상하군요.] [벽세황은 귀수신장 벽치릉의 둘째 아들 아닙니까?] 흠칫! 하며 보고서에서 눈을 떼며 고개를 들고

청풍; [벽치릉은 신장궁은 장남에게 물려주고 벽세황에게는 천강마존의 후계자 자리를 노리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독각철개를 마주 보며

독각철개; [그랬는데... 아비와 형이 삼년 사이에 거푸 실종되어 버리는 바람에 벽세황이 신장궁 궁주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청풍; [벽치릉이 삼 년 전 의문의 실종을 당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의 장남마저 실종되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다시 놀라고

독각철개; [벽치릉의 장남 철수무정(鐵手無情) 벽세준(碧世俊)은 일년전부터 종적이 묘연해졌습니다.]

청풍; (뭔가 있다.) + [개방에서는 어떻게 파악하고 있습니까?] 눈 번뜩

독각철개; [폐방에서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벽세준은 누군가의 편지를 받고 홀로 신장궁을 나간 후 연락이 끊겼습니다.]

독각철개; [당연히 신장궁에서는 가문의 모든 힘을 동원해서 벽세준의 종적을 찾으려 했지만 소득이 없었습니다.]

독각철개; [마치 하늘로 올라갔거나 땅 속으로 꺼지기라도 한 듯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세상에서 사라져 버렸던 것입니다.]

청풍;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해도 시신은 발견되어야하는데...] 찡그리고

청풍; [누군가 벽세준을 의도적으로 유인해서 어딘가에 가뒀을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독각철개; [강호에서의 신장궁의 영향력도 있고 해서 폐방 역시 제자들을 동원해서 벽세준의 흔적을 찾아봤지만 성과가 없었습니다.]

청풍; [벽세준이 실종될 무렵 벽세황의 동향은 확인해봤습니까?] 눈을 좀 가늘게 뜨고

독각철개; [공자께서는 벽세황의 짓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시는군요.]

청풍; [벽세준과 벽세황은 어머니가 다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끄덕

독각철개; [그렇습니다.] 끄덕

독각철개; [벽세준은 벽치릉의 본처 소생이고 벽세황은 첩의 자식입니다.]

청풍; [세상에서 가장 사이가 나쁜 것이 이복형제라고 하지 않습니까?]

독각철개; [맞는 말씀이십니다.]

독각철개; [그래서 저희도 벽세황에게 혐의를 두고 집중적으로 벽세준이 실종될 무렵의 벽세황의 종적을 짚어봤습니다만...]

청풍; [벽세황에게는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겠습니다.]

독각철개; [예!] [벽세황은 벽세준이 실종된 시점을 전후해서 세달 동안 천마련 총단을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끄덕이고

청풍; [형의 실종 소식을 듣고도 즉시 신장궁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생각하며 중얼

독각철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일단 벽세황은 벽세준의 실종에 관해서만큼은 혐의선상에서 벗어나 있는 상태입니다.]

청풍; [그렇군요.] 뭔가 생각하고

독각철개; (뭔가 짚이는 게 있는 모양이군.) 긴장하며 청풍을 보고. 그때

청풍; [신장궁은 현재 누가 이끌고 있습니까?]

독각철개; [벽세준의 부인인 화룡부인(火龍夫人) 뇌옥경(雷玉鏡)은 화기(火器)의 명가인 벽력당(霹靂堂) 출신인데...]

독각철개; [그 여자가 실종된 남편을 대신해서 궁주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청풍; [벽세준과 화룡부인 사이에 자식은 있습니까?]

독각철개; [진룡(眞龍), 진봉(眞鳳)이라는 이름의 아들과 딸이 하나씩 있습니다.] [하지만 둘 다 열 살도 안된 철부지들이라 아비의 뒤를 잇기는 어려울 듯 싶습니다.]

청풍; [신장궁쯤 되는 거대한 가문에 하루라도 가장이 없으면 안될 일...] [그렇다고 언제까지 여자인 화룡부인이 궁주 노릇을 할 수는 없고...]

청풍; [결국 벽세황이 실종된 이복형을 대신해서 신장궁의 주인이 되겠군요.]

독각철개; [화룡부인 뇌옥경은 어린 아들에게 신장궁을 물려주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아마 뜻을 이루긴 어려울 것입니다.] 끄덕

청풍; [그렇겠지요.] 끄덕이고. 그러다가

청풍; [양주지부장께서 돌아오셨군요.] 문쪽을 보며 말하고. 독각철개가 흠칫! 하며 돌아볼 때

[노화자(老化者;늙은 거지), 들어가겠네.] 덜컹! 말과 함께 누군가 방안으로 들어서고

구육취개; [주인 주제에 자리를 너무 오래 비워 미안하구먼.] 들어서는 늙은 거지. 바로 신장궁 양주지점을 염탐하던 구육취개. 문 밖에서는 건장한 거지들이 돌아보고 있다

독각철개; (귀신이로군. 난 기척도 채지 못했는데...) + [어서 오십시오 사형.] 자리에서 일어나고. 청풍도 일어나고

구육취개; [일어나지 말게나.] 손 들며 다가오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개방 양주지부장 구육취개(狗肉醉丐)> 구육취개는 청풍의 신분을 모른다. 그래서 반말을 하고

청풍; [지부장께 폐를 끼쳤습니다.] 포권하고

구육취개; [폐는 무슨...] 탁자로 다가오고

구육취개; [다 무림맹을 위해서인데 폐라고 할 게 있겠는가?] 자리에 앉고. 청풍과 독각철개도 앉고

독각철개; [사형께서 직접 나갔다 오셨으니 성과가 있겠습니다.] 기대에 차서 묻고

구육취개; [물론이지.] [벽세황, 그놈의 종적을 확인했다.] 탁자에 놓여있던 차 주전자를 들어서

독각철개; [그렇습니까?] 눈 번뜩이며 구육취개가 주전자의 차를 잔에 따르는 걸 보고

독각철개; [벽가놈은 초... 아니 장공자에게 낭패를 당한 후 은밀하게 움직이는 바람에 본방의 이목에도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독각철개; [다만 양주 근처로 온 건 확실해서 장공자를 모시고 왔으나 어디에 숨어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지요.]

구육취개; [사제 너의 연락을 받고 두 곳을 감시했다.] [바로 천마련 양주지부와 신장궁의 양주지점이었다.] 차를 마시며 말하고

독각철개; [벽가놈은 그 두 곳 중 어디에 숨어있었습니까?]

구육취개; [장공자는 벽가놈이 어디로 숨어들었을 것으로 생각하는가?] 청풍을 보며

청풍; (날 시험하는군.) + [당연히 신장궁 양주지점이겠지요.]

구육취개;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고?] 눈 번뜩

청풍; [천마련의 양주지부로 찾아갔다가는 벽세황 자신의 실패를 경쟁자들인 다른 사신마재들이 알게 될 테고...]

청풍; [벽세황으로서는 그게 죽기보다 싫었을 것입니다.]

구육취개; [정확한 분석이네. 역시 사제의 칭찬이 과한 게 아니었구만.] 엄지 손가락 새워 보이고

독각철개; [벽가놈은 자기 가문의 양주지점으로 숨어들어갔군요.]

구육취개; [벽세황이 신장궁 양주지점에 몸을 숨긴 데는 다른 이유도 한 가지 더 있다.]

독각철개; [다른 이유라니...] + [아!] 묻다가 깨닫고

구육취개; [사제도 눈치 챘느냐?]

독각철개; [물론입니다.] 끄덕

청풍; [신장궁 양주지점에 벽세황이 전적으로 믿는 인물이 있겠습니다.]

구육취개; [바로 그렇네.] 끄덕

구육취개; [신장궁 양주지점장은 뇌정치(雷定置)라는 자인데 화룡부인 뇌옥경과 같은 벽력당 출신이라네.]

청풍; [같은 가문 출신이면서 한쪽은 가모(家母)고 다른 한쪽은 지점장...] [두 사람 사이는 당연히 돈독하겠습니다.]

구육취개; [전혀 그렇지 않네.] 고개 젓고

청풍; [둘 사이에 갈등이 있습니까?]

규육취개; [뇌정치는 비록 벽력당 출신이라고는 하지만 천한 여자의 몸에서 난 서얼(庶孼)의 신분이네.]

구육취개; [그래서 벽력당에서는 아무런 희망도 없다 여기고 일찌감치 벽력당을 뛰쳐나와 신장궁에 투신, 양주지점장의 자리에까지 오른 걸세.]

독각철개; [반면 화룡부인 뇌옥경은 적통(嫡統) 출신으로 벽력당의 당대 당주인 화왕(火王) 뇌곤륜(雷崑崙)의 친 누이동생입니다.]

청풍; [도망쳐 나온 벽력당의 적통인 화룡부인이 느닷없이 상전이 되었으니 뇌정치로서는 심사가 불편했겠습니다.]

구육취개; [그 때문인지 뇌정치는 화룡부인이 신장궁에 시집을 온 이후로 역시 서얼 출신인 벽세황과 유독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네.]

청풍; [둘 사이가 어느 정도로 가깝습니까?]

구육취개; [다른 설명은 다 필요없고...] [벽세황은 사실상 뇌정치의 사위라고 할 수 있네.] 히죽 웃고

독각철개; [뇌정치의 딸년이 벽세황과 붙어먹었습니까?] 흠칫! 놀라고

구육취개; [뇌화영(雷火英)이라는 이름의 뇌정치 딸년은 오래전부터 벽세황과 그렇고 그런 사이를 유지해왔어.] 끄덕

독각철개; [그래서 벽세황이 뇌정치를 전적으로 신뢰해왔군요.] 끄덕

청풍; [두분께 부탁드릴 것이 생겼습니다.] 두거지에게 말하고

구육취개; [뭔가?] + 독각철개; [말씀하시지요 공자.] 동시에 돌아보며 대답하고.

청풍; [벽세준이 실종되었을 무렵 뇌정치의 행적을 조사해주셨으면 합니다.]

구육취개; [그거야 어렵지 않은 일이네만...] 갸웃, 반면 + 독각철개; [공자께서는 혹시...] 깨닫고 표정 심각해지고

청풍; [벽세황과 뇌정치가 전적으로 신뢰하는 사이라면...]

청풍; [뇌정치가 벽세황을 대신해서 벽세준을 해코지 했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강렬한 표정

[!] [!] 놀라는 구육취개와 독각철개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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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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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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