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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

<-자금성> 밤. 아직 깊은 밤은 아니라 불야성

황태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밀실. 입구를 지키는 청뢰선자와 녹우선자

흠칫! 하는 두 사람

앞쪽 복도 끝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흑풍선자.

그 뒤를 백운선자가 주첨기를 부축한 채 들어온다

<황태손께서 정신을 차리셨네.> <그러게.> 긴장하는 청뢰선자와 녹우선자

백운선자의 부축을 받으며 다가오는 주첨기

[전하!] [어서 오시옵소서.] 인사하는 청뢰선자와 녹우선자.

주첨기; [수고들 한다.] 끄덕이고

주첨기; [아바마마가 특별한 치료를 받고 계시다고?]

녹우선자; [지금쯤 치료가 시작되고 있을 테니 직접 참관하시옵소서.] 철컹! 철문을 열어준다

주첨기; [그래야겠지.] 비틀거리며 백운선자의 부축을 받고 들어간다

철컹! 다시 닫히는 철문. 백운선자만 주첨기를 부축해서 안으로 들어가고 세 여자는 남는다

녹우선자; [몸은 어때요 흑풍언니?]

흑풍선자; [그럭저럭 움직일만 하다.] [그보다 정말 가능성이 있는 치료방법일까?] 닫힌 철문을 보며 걱정하고

녹우선자; [백년 내에 세상에 등장했던 삼대신의(三大神醫)중 한분이신 진신의께서 주도하는 치료니까 믿을만 할 거예요.]

흑풍선자; [잘 되어서 전하께서 다시 섭음보정대법에 의지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한숨

청뢰선자; [그러게 말이에요.] 끄덕

청뢰선자; [같은 여자 입장으로 매달 한명씩 어린 계집아이들이 희생되는 것을 보는 건 참으로 못할 짓이었으니까요.]

녹우선자; [전하께서 섭음보정대법을 받지 않게 되시는 것만으로도 초공자는 우리 모두에게 은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266>

치료실 내부. 문 안쪽으로 들어온 주첨기. 백운선자가 부축하고 뒤쪽에서는 문이 닫힌다

[!] 안으로 들어오다가 눈 치뜨는 주첨기.

밀실 중앙에 놓인 침대를 원형으로 둘러싸고 있는 환관과 의사들. 침대에서 상당히 멀찍이 떨어져서 보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가 주첨기가 들어오는 걸 발견하고 돌아서며 고개 숙이고 포권해서 인사하는 환관과 의사들

그들 안쪽에 직경 15미터쯤 되는 원형의 빈 공간에는 네명이 있다. 중앙에 놓인 침대에는 알몸의 황태자가 누워있고. 침대 옆에 청풍과 진의원과 황태자비가 있다. 황태자비는 침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놓인 의자에 앉아있고. 침대 옆에는 진의원이 보는 중에 청풍이 금천구룡로를 왼손에 들고 주문을 외우는 중이다.

주첨기; (저자...) 백운선자의 부축을 받으며 침대로 다가가며 눈 번뜩. 환관과 의사들이 급히 길을 터줘서 안쪽 상황이 보인다.

<나보다도 어린 것같은데 정말 아버지의 고질을 고칠 수 있다는 건가?>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주첨기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은 주첨기를 봤지만 주첨기는 청풍을 본 적이 없다. 당시 기절한 상태라서. 그때

지잉! 징! 청풍의 손바닥 위에 올려진 금천구룡로가 진동하며 밝아지고

청풍; [구룡짐독이 깨어났습니다.] 진동하는 금천구룡로를 황태자쪽으로 내밀며 진의원에게 말하고. 초긴장

진의원; [금침도인술(金針導引術)로 전하의 경맥을 단전까지 열어놨네.] 황태자를 보고. 알몸에 수많은 금침이 박혀있다. 얼굴에도

진의원; [구룡짐독의 일부가 전하의 단전에 자리 잡으면 육양절맥의 지독한 열기를 견제해서 전하를 깨어나게 할 걸세.]

청풍; [금천구룡로를 열겠습니다. 조심하십시오.] 슥! 말하며 향로의 뚜껑을 오른손으로 잡고. 그러자

진의원; [잠시 숨을 참으시오.] 슥! 소매로 자기 입과 코를 가리며 황태자비에게 말하고

황태자비; [예...] 대답하며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린다

딸칵! 청풍의 손이 향로의 뚜껑을 연다. 그러자

쿠오오! 향로 바닥에 검은 뱀 같은 것들이 꿈틀거리고 있는 게 보이고. 이어

청풍; [때가 되었다! 현신하라.] 향로를 들여다 보며 말하고. 그러자

쩡! 쩡! 향로 안에 들어있던 검은 뱀같은 것들의 여기저기에서 한 쌍씩의 빛들이 번쩍인다. 바로 구룡짐독을 이루는 용들의 눈이고. 이어

화악! 크와아앙! 향로에서 분수가 터지듯 확 위로 터져 나오는 아홉 마리의 검은 용

[헉!] [저... 저 작은 향로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저... 저게 바로 모든 독들의 제왕이라는 구룡짐독...] 환관과 의사들 놀라고. 황태자비 뒤에까지 이른 주첨기와 백운선자도 놀라고. 황태자비도 물론 놀라는 표정인데 아직 주첨기가 바로 뒤에 있다는 걸 모른다. 주첨기와 백운선자도 경악

쿠오오! 크아아앙! 조금 찡그리며 올려다보는 진의원. 소매로 입을 가린 채.

주첨기; (저... 저 작은 향로에서 무려 아홉 마리의 거대한 용이 튀어나오다니...) 경악할 때

백운선자; <저 검은 용들은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극독인 구룡짐독이옵니다. 위험하오니 뒤로 물러나시옵소서.> 전음 보내며 주첨기의 팔을 뒤로 당기지만

주첨기; <아니다!> 고개 저으며 백운선자의 손에서 팔을 빼내고

주첨기; <부모님께서도 위험을 감수하고 계시는 데 자식 된 도리로 어찌 안전을 도모하겠느냐?> 말하며 앞으로 나가고

백운선자; (고집하고는...) 한숨 쉬며 따라가고

백운선자; (여차하면 황태손전하만이라고 구해서 여길 빠져나가야만 한다.) 생각할 때 주첨기는 다시 황태자비 뒤에 이르러 앞을 보고 있고. 앞쪽에서는 청풍이 금천구룡로에서 튀어나온 아홉 마리 검은 용들과 대화를 나누듯 주문을 외우고 있다.

청풍; [구룡짐독! 너희들에게 새로운 집을 주겠다.] [하늘 아래에서 가장 크게 될 집을...] 향로를 쳐든 채 구룡짐독들에게 말을 걸고

청풍; [너희들 중 누가 새집으로 이사를 가겠느냐?] [그 집과 함께 천하포무(天下布武)의 뜻을 펼쳐보지 않겠느냐?] 주문 외우고

밀실 천장에까지 치솟아 서로 눈치를 보며 꿈틀대는 검은 용들. 그러다가

슈우! 아홉 마리의 용중 한 마리가 머리를 아래로 하며 내려온다.

청풍; (되었다!) 안도할 때

슈우! 검은 용의 머리가 황태자의 얼굴로 내려간다. 용의 대가리가 가마솥 만하다.

황태자비를 포함하여 모두 초긴장하여 보고. 황태자비는 양손으로 의자 손잡이를 으스러져라 움켜쥔 채로. 직후

주첨기; (저... 저렇게 큰 용이 어떻게 아버지의 몸속으로 들어간단 말인가?) 믿기지 않고. 직후

슈욱! 황태자의 얼굴로 접근하는 검은 용의 머리 부분의 크기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한다

주첨기; (검은 용이 아버지의 얼굴에 접근하면서 급격히 가늘어진다!) 놀랄 때

슈우! 마침내 황태자의 콧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하는 가늘어진 용의 앞 부분

황태자비; [아!] 안도

백운선자; (구룡짐독이 가늘어져서 전하의 몸 속으로 흘러들어간다.) 역시 침 꼴깍

주첨기; (제발...) 필사적인 표정으로 기원하며 보고

슈우! 그 사이에도 검은 용은 가늘게 변하면서 황태자의 코로 들어가고

비지땀을 흘리면서 주문을 입 안으로 외우는 청풍.

징징! 진동하는 금천구룡로

진의원; (아슬아슬하구먼.)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린 채 청풍을 보고

진의원; (소맹주가 구룡짐독의 통제에 실패하면 그 순간 황태자의 육신은 증발해버릴 테니...)

진의원; (어찌 되었든 지금은 소맹주를 믿어볼 수밖에...) 생각할 때

눈 부릅뜨며 무언가 고함을 소리 없이 지르는 청풍. 그러자

화악! 마침내 무리들에서 꼬리를 빼내며 황태자의 콧속으로 들어가는 검은 용

슈욱! 용의 꼬리 부분이 완전히 황태자의 몸속으로 사라지고

[아!] [끝났다!] [구룡짐독중 일부가 전하의 몸속으로 무사히 들어갔다.] 안도하는 사람들. 진의원도 끄덕이고. 그때

청풍; [돌아와라! 이제 작별할 때다.] 금천구룡로를 쳐들고 중얼. 그러자

화악! 크와앙! 이제 남은 여덟 마리의 검은 용들이 용틀임하며 저항하다가

<만독조종을 대리하여 명령한다! 돌아와라!> 청풍의 눈빛이 강렬해지는 배경으로 청풍의 주문을 나레이션으로 표기. 그러자

화악! 크왕! 남아있던 여덟 마리 검은 용들이 방향을 틀어 청풍에게 쇄도하고

황태자비; [조심!] 자기도 모르게 비명

[악!] [흑!] 환관과 의사들도 놀랄 때

쿠오오! 슈학! 급격히 작아지면서 금천구룡로 안으로 밀려들어가는 검은 용들

<향... 향로 속으로 다시 들어간다!> 사람들 놀라며 볼 때

슈욱! 마침내 꼬리들까지 금천구룡로 안으로 들어가고

향로 안쪽에 처음처럼 검은 뱀같은 것들이 꿈틀거리는 게 보인다. 눈 부위가 반작거리고

청풍; (다행히 무사히 끝났다.) 딸칵! 향로의 뚜껑을 닫고

청풍; (이제 진노야께서 말씀하신 대로 구룡짐독이 음기의 역할을 하여 황태자가 깨어나길 바랄 뿐이다.) 앞을 보며 생각. 진의원이 황태자의 얼굴에 박아놓은 금침들을 뽑고 있다.

슥! 얼굴에 박혀있던 마지막 하나의 금침이 뽑혀지고. 그러자

꿈틀! 움찔! 황태자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고

황태자비; [전하!] 흥분하여 벌떡! 일어나고. 그 뒤에 서있던 주첨기도 눈 치뜰 때

천천히 눈을 뜨는 황태자. 순간

<전하께서 깨어나셨다!> <드디어 섭음보정대법의 저주에서 풀려나셨다.> 흥분하지만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환관과 의사들. 안도하고 기뻐하는 표정들이고 주먹 불끈 쥐는 사람도 있다.

멍한 표정으로 진의원이 자신의 몸에서 금침을 뽑는 걸 보는 황태자

진의원; [이 늙은이가 누구인지 기억에 나시외까?] 침을 뽑으며. 그러자

황태자; [기억... 나다마다...!] [홍무폐하의 전의였던 진신의 아니신가?] 억지로 웃으며 말하고

진의원; [이십여년 만에 만난 늙은이를 알아보시니 전하의 고질은 제대로 치료가 이루어진 것으로 봐도 무방하오.] 덜덜 떨며 근처로 와있는 황태자비에게 말하고. 그러자

황태자비; [전... 전하...] 비틀거리며 침대로 다가가고

황태자비; [신첩... 신첩도 알아보시겠는지요?] 황태자의 손 하나를 두 손으로 잡고 묻고

황태자; [물론이오. 조강지처인 부인을 어찌 몰라보겠소?] 웃고. 그러자

황태자비; [흐윽!] 황태자의 손에 얼굴을 묻고 오열 터트리는 황태자비.

황태자비; [감사합니다 천지신명이시여! 감사합니다.] 황태자의 손에 얼굴 부비며 오열하는 황태자비

청풍;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금천구룡로를 소매 속에 넣으면서

청풍; (오랜 병치레로 인해 약해질 대로 약해진 황태자의 기력을 회복시키는 건 진노야께서 해주실 테니 내가 할 일은 더 이상 없다.)

청풍; (그만 강녕으로 돌아가야겠다.) 생각하며 돌아서는데

[고맙소이다 은공!] 청풍을 향해 한 무릎 꿇으며 인사하는 주첨기

청풍; (주첨기...!) 눈 번뜩일 때

주첨기; [아바마마를 쾌차케 해주신 은혜는 백골이 되어서라도 잊지 않겠소이다.] 포권하며 말하는 주첨기의 얼굴 크로즈 업

 

#267>

<-강녕> 밤. 곡가표국. 불이 꺼져 있고.

마당에 나와 서있는 신소심. 뭔가 걱정하는 표정으로 하늘을 보고 있고

건물 사이에서 나오는 환설

환설; [맹주님께서 금릉으로 떠나셨다고?] 다가오고

신소심; [아직 안 주무셨어요?] 돌아보고

환설; [잠이 안오는구나.] [그보다 맹주님은 무슨 일이 있으셔서 굳이 한밤중에 떠나신 거냐?]

신소심; [저도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어요.] [다만 마음에 걸리는 걸 확인해봐야겠다면서 떠나셨어요.]

환설; [맹주님이 그렇다면 그렇거니 해야 하는데...] 함께 밤하늘을 보고

<맹주님의 심기를 어지럽힌 일이 도련님과 관련된 게 아니길 바랄 뿐이다.> 두 여자의 모습 배경으로 환설의 생각 나레이션

 

#268>

<-첩혈당> 깊은 밤. 불이 다 꺼져 있고

후원의 어느 건물. 불이 꺼져 있다.

방안. 여자의 침실. 침대에 야한 모습으로 잠이 든 여자. 매화부인. 란제리형태의 짧고 얇은 잠옷을 입고 있는데 방자한 자태로 이불 걷어찬 모습으로 잠이 들었다. 아랫도리를 벌리고 있으며 저고리가 벌어져 젖가슴도 일부 드러나 있다. 머리는 풀어헤쳤고 그 때문에 비녀는 꽂지 않고 있다.

매화부인; [음냐...] 입맛 다시며 손을 저고리에 넣어 젖가슴을 벅벅 긁는 매화부인. 그러다가

움찔! 하는 매화부인.

딸칵! 딸칵! 옆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고

매화부인; [뭐... 뭐야?] 눈 억지로 뜨며 신경질 부리고

매화부인; [밤도 깊었는데 어떤 년이 잠도 안 자고 지랄을...] + [!] 말하다가 눈 부릅

쿵! 침대 옆의 탁자 옆에 누가 서서 탁자 위의 물건들을 뒤지고 있다. 탁자 위에는 매화부인이 위가대원에서 챙겨온 패물들을 싼 보자기가 있었는데 보자기가 풀려있고 누군가 풀려진 보자기 위에 수북이 쌓인 패물들을 뒤지고 있다

매화부인; [도... 도둑...!] 기겁하며 벌떡 일어나고. 젖가슴 출렁이는데

턱! 그런 매화부인의 입을 틀어막는 우악스러운 손, 눈 치뜨는 매화부인

위태무; [소란 피우지 마라.] 몸을 조금 돌려 한손으로 매화부인의 입을 틀어막은 채 말하는 사내의 실루엣. 아직 위태무임은 보여주지 말고

위태무; [네게 맡겨놓은 물건을 찾으러 들른 것뿐이니...] 쿵! 말하는 위태무의 얼굴 보여주고

매화부인; (위... 위태무!) 겁에 질리고

위태무; [비녀는 어디에 두었느냐?] 슥! 매화부인의 입 틀어막았던 손 떼면서 묻고

매화부인; [비... 비녀라니요?] 달달 떨며. 두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위태무; [처음 만났을 때 내가 정표(情表)로 준 비녀를 늘 몸에 지니고 있었지 않았느냐?] 지긋이 매화부인을 노려보고

매화부인; [그... 그 비녀는...] 더듬대며 한쪽을 보고

위태무도 고개 돌려 그쪽을 보고

바닥에 옷가지가 널려있다. 매화부인이 걸치고 있던 옷가지들인데 대충 옷을 벗어 놓은 형상이다. 헌데

그 옷가지들 사이에 비녀의 둥근 머리 부분이 보이고

위태무; (단정치 못한 계집!) 찡그리며 비녀 쪽으로 손을 뻗고

위태무; (걸치고 있던 옷을 대충 벗어놓으면서 비녀도 함께 뽑아놨구나. 그 때문에 내 눈에 띄지 않았고...) 징! 비녀쪽을 겨눈 손이 진동하고. 그러자

들썩! 비녀가 흔들리며 일어나더니

핑! 자석에 이끌린 쇳조각처럼 위태무의 손으로 날아든다.

콱! 날아든 비녀를 잡는 위태무의 손. 비녀는 손가락 굵기에 길이는 30센티 정도인데 표면에는 금박과 칠보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비녀의 머리 부분은 둥그스름한데 역시 화려한 문양이 새겨져 있어서 비싸지만 평범해 보이는 비녀다.

매화부인; [상... 상공께서 그 비녀를 한시도 몸에서 떼어놓지 말라고 해서... 늘 지니고 있었어요.] 비녀를 살펴보는 위태무의 눈치를 보며 말하는데

콱! 대꾸하지 않고 비녀를 강하게 쥐는 위태무. 그러자

빠지직! 빠직! 비녀 표면에 마구 균열이 가고

매화부인; (비... 비녀의 표면이 갈라지다니...!) 놀랄 때

푸스스! 투툭! 비녀의 껍질이 그대로 부서져 내리기 시작하더니

쩡! 부서지는 껍질 안쪽에서 빛이 번져 나온다.

매화부인; (균열 사이로 피처럼 붉은 빛이 번져 나오고 있어!) 역시 놀랄 때

퍼석! 푸스스! 둥그스름하던 머리 부분도 갈라져 껍질이 부서지고

쿵! 안전히 드러나는 비녀의 모습. 전체가 유리로 만들어진 듯 투명한데 붉은 빛을 내뿜고 있으며 둥글던 머리 부분은 입을 벌린 마귀의 머리 형상이다.

매화부인; (맙소사!) 손으로 입을 가리고

매화부인; (어쩐지 무겁다 했더니 유리나 수정 같은 걸 깎아서 만든 위에 금과 칠보(七寶)를 덧씌웠던 거야.) 붉은 빛을 뿜어내는 유리같은 재질의 비녀를 얼굴 앞에 들고 살피는 위태무를 보며 전율하고

위태무; [이상은 없군.] 마귀 머리 형상인 비녀 끝 부분을 살피며 끄덕이고

매화부인; [타노... 타노의 말이 사실인가요?] 겁에 질려 묻고. 돌아보는 위태무

매화부인; [상공께서... 대역의 죄를 지으셨다고 하던데...] 겁에 질리고 경계하며

위태무; [사실이다.] 끄덕이며 비녀를 품속에 넣고

위태무; [대장부로 태어났으면 꿈을... 그것도 가능한 큰 꿈을 꿔봐야 하지 않겠느냐?]

매화부인; [그... 그런...] 절망

위태무; [운이 따르지 않아 역천지계(逆天之計)가 수포로 돌아갔지만 후회는 없다.] [다만 매초풍, 네게는 미안할 따름이다.] 음산하게 눈 번뜩이며 침대로 다가오고

매화부인; [흐윽!] 두려움 느끼고 뒤로 물러나 앉고

위태무; [머잖아 넌 금의위에 체포될 테고 그럼 어떤 꼴을 당하게 될지는 불문가지(不問可知)!] 스윽! 손을 펼쳐서 매화부인을 겨누고

위태무; [그래도 십년 넘게 살을 맞대고 산 정을 생각해서 고통 없이 삶을 마감하게 해주마!] 징! 손바닥이 진동하고.

매화부인; [제발...] 공포에 질려 뒤로 물러나 앉지만

위태무; [살만큼 살았고 누릴만큼 누리지 않았느냐?] [미련 두지 말고 그만 극락왕생하거라!] 징! 진동하는 손을 천천히 조이고. 그러자

우둑! 매화부인의 목이 보이지 않는 힘에 조여지며 소리가 나고. 눈을 까뒤집는 매화부인

매화부인; [끄윽! 이... 이러지 말아요.] 조여지는 목을 양손으로 부여잡고 눈 까뒤집으며 애원

매화부인; [살... 살려주세요! 죽... 죽기 싫어요!] 눈 까뒤집고 눈물 흘리며 애원하지만

위태무; [이게 널 위하는 길이다. 그만 포기해라.] 우둑! 손을 더 조이고

매화부인; [끄윽!] 콰득! 목이 꺾이며 신음. 목이 완전히 부러지려 하고. 바로 그때

[!] 슈욱! 위태무의 눈으로 쏘아오는 송곳같은 섬광. 눈 부릅뜨며 놀라는 위태무

위태무; (이건!) 팟! 사력을 다해 몸을 돌리며 고개를 옆으로 젖히고. 간발의 차이로 그자의 눈 앞을 스치고 지나가는 섬광

매화부인; [컥!] 털썩! 그 바람에 목이 풀리며 나뒹구는 매화부인

스팟! 홱 돌리며 젖히는 위태무의 눈 꼬리를 스치고 지나는 섬광에 살갗이 베어지며 피가 튄다.

위태무; [심검(心劍)!] 휘릭! 몸을 돌리며 문쪽을 보고

위태무; [또 내 일을 방해할 생각이냐 진상파?] 문쪽을 노려보며 살벌한 표정을 지을 때

<본의 아니게 그리 되었군요.> 덜컹! 문이 저절로 열리며 누군가의 말이 들리고

진상파; [비록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귀하의 무정(無情)한 독단(獨斷)을 목격했으니 두고 볼 수만은 없더군요.] 열려지는 문 밖의 정원에 진상파가 조용하게 서있다. 왼손으로 허리에 찬 검의 칼집을 잡고 있기는 하지만 오른손은 늘어트린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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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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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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