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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

<-강녕> 다시 강녕. 시간은 오후

멀리 보이는 곡가표국을 등지고 강을 따라 난 길을 걸어가는 청풍과 환설과 신소심. 청풍과 신소심이 나란히 걷고 환설이 조금 뒤에서 따라온다.

신소심; [맹주님이 어디로 떠나셨는지도 모른다구요?] 나란히 걸어가는 청풍에게 눈을 흘기고

청풍; [곡가표국으로 돌아 오셨는가 했는데 다른 곳으로 가신 모양입니다.] 어색하게 웃고

신소심; [솔직히 말해 봐요. 맹주님께 뭐 죄 지은 게 있죠?] 의심의 눈초리

청풍; [그게...] 어색하게 웃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자신이 당숙경과 교접하는 장면을 진상파가 열린 문을 통해 정원에 선 채 보던 장면이 떠오르고

신소심; [공자님이 걱정되어 한 밤중에 금릉에까지 찾아가셨던 맹주님이 행선지도 말하지 않고 떠나셨다는 게 말이 되냐구요?] 얼굴 들이대며 윽박지르고

청풍; [물... 물론 소저의 말씀에도 일리가 있지만...] 당황하여 버벅. 옆으로 물러서며 + 신소심; [여러 말 말고 이실직고해요.] 청풍의 말을 막고

청풍; [공자는 대체 맹주님께 무슨 죄를 지으신 건가요?] 윽박지르고.

청풍; (난감하구만.) + [피치 할 사정이 있었던 것 맞소이다.]

신소심; [글쎄 그 피치 못할 사정이 뭐냐니까요!] + 환설; [그만해라 소심아.] 청풍을 윽박지르는 신소심을 말리고.

돌아보는 청풍과 신소심

환설; [맹주님과 도련님 사이에 남에게는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을 수도 있지 않느냐?] [두 분 사이의 문제를 아랫사람들인 우리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신소심; [하지만...] + 청풍;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신소저.] 포권하고

청풍;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사저에게 용서를 빌 일이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자세한 사정을 말씀드리기 곤란하니 양해를 부탁드리겠소이다.] 포권하고

신소심; [알았어요. 말하기 곤란하다면 저도 더 이상 채근하지는 않겠어요.] [하지만...]

신소심; [만에 하나 맹주님 눈에서 눈물이라도 나게 했다면...] [내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라는 점은 명심하세요.] 노려보고

청풍; [각골명심해두겠습니다.] 안도하며 포권하고

환설; [다른 급한 일 없으시면 이 길로 저와 함께 천존님을 뵈러 가세요.] [연락은 드렸으니 천존님과 주모님께서 학수고대하시고 계실 거예요.]

청풍; [그러고 싶지만...] [어머니와 아버지를 뵙기 전에 처리해야할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환설; [어떤...] 좀 실망하고

청풍; [외조부, 천불투님의 원수이며 우리 집안에 벌어진 모든 비극의 원흉이기도한 귀면지존의 정체와 배후를 알아낼 수 있는 열쇠를 쥔 자가 금릉에 있습니다.] 왕진을 떠올리고.

청풍; [금릉을 떠나기 전에 그자를 만나서 충분히 취조를 한 후 어머니와 아버지를 뵈러 가야합니다.]

환설; [알겠어요.] 한숨.

환설; [저희는 금정신니께서 머물고 계시는 세심암(洗心庵)에 가서 기다리고 있도록 하겠어요.] 공손히 인사하고

청풍; [가급적 빨리 일을 마치고 세심암으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휘익! 날아오르고

신소심; [살펴가세요.] 마지 못해 인사하고

멀리 사라지는 청풍

신소심; [하여간 바람 같다니까. 한시도 한 곳에 진득하니 머물러 있지 않고...] 멀어지는 청풍을 보며 샐쭉거리고. 그래도 얼굴 약간 발개지고

환설; [도련님은 감당해야할 짐이 세상 누구보다도 많으신 분이다.] [쉴 틈이 없이 천하를 누벼야하는 게 숙명인 게다.]

신소심; [그렇겠네요.]

환설; [우리도 그만 가자. 장로님들이 걱정하고 계실게다.] 청풍이 간 곳과 다른 곳으로 걸음 옮기고. + 신소심; [예 언니.] 따라가고

휘익! 휙! 몸을 날려 멀어지는 두 여자. 헌데

 

<드디어 계집들이 장청풍이란 놈과 헤어졌군.> 스스스! 유령같은 그림자가 나타나고

쿵! 모습을 드러내는 자는 신행태보 종선이다.

신행태보; [장청풍이란 저 놈...] [그저께 밤 귀면지존의 절맥혈장에 맞고도 죽지 않았었구나.]

신행태보; [죽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괄목상대(刮目相對)로 강해졌다. 불과 며칠 사이에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변할 수도 있단 말인가?]

신행태보; [믿기지 않지만 지금 저놈의 무공은 삼곰자에 필적하거나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행태보; [그런 장가 놈이 붙어있는 한 두 계집을 건드리는 건 무모한 일이었는데...]

신행태보; [알아서 두 계집과 헤어져주니 일이 좀 더 수월하게 되었다.] 음산하게 웃고

신행태보; [이제 며칠 내로 천지가 경동하는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흐흐흐! 스스스! 웃음과 함께 사라지는 신행태보.

 

#295>

<-금릉> 저녁 무렵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금릉의 성문

사람들 사이에 섞여 금릉 성내로 들어서는 청풍. 생각에 잠겨있다

<무림에는 혈교(血敎)라는 사교(邪敎) 집단이 존재한다. 귀면지존은 아마도 그 혈교의 요인일 것이다.> 진상파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첩혈당 내의 침실에서 형극혈강의 치료를 마친 후 헤어지기 전에 나눈 대화다.

이하 회상 장면

 

진상파; [혈교는 후한(後漢) 시절의 술사(術士) 대현량사(大賢良師) 장각(張角)에 의해 세워진 태평도(太平道), 즉 황건적(黃巾賊)에 뿌리를 둔 조직이다.] 저고리를 여며 드러냈던 젖가슴을 가리면서 무심한 표정으로 말한다. 청풍은 그 앞에 멋쩍은 표정으로 마주 앉아있고

진상파; [배교(拜敎)라고도 불리는 그 혈교 사상 가장 유명한 인물이 삼황 중 한명인 혈왕(血王) 용백(龍魄)이다.]

청풍; [혈교라는 게 혈왕에 의해 세워진 조직이 아니었군요.] 곁눈질로 진상파의 가슴을 보면서

진상파; [혈교의 역사는 대현량사 장각조차 거슬러 아득한 상고시대의 치우(蚩尤)에게까지 연결된다.] 고개 조금 젓고

진상파; [이름이 널리 알려지긴 했지만 혈왕 용백도 혈교가 배출한 무수한 술사들 중 한명일 뿐인 것이다.]

청풍; [소제의 일천한 견문으로는 금시초문인 비사입니다.] 감탄

진상파; [나도 사부님... 즉 네게 아버지가 되시는 사자천존님께 듣지 않았으면 몰랐을 것이다.]

진상파; [사실 혈교의 내력에 대해서도 해박하신 건 사부님이 삼황 중의...] 말하다가 멈추고

청풍; (우리 가문도 삼황과 관련이 있다는 건가?) 의아하지만 묻지는 않고

진상파; [초씨일족의 가승(家乘;가문내력)을 방외자(方外者)인 내가 입에 올리는 것은 적당치 않은 것같구나.] [네 가문의 자세한 내력은 사부님을 뵙고 직접 듣도록 해라.]

청풍; [예...]

진상파; [무림에는 혈교 외에도 마교(魔敎)라는 세력이 존재한다.]

진상파; [마교는 삼황 중 천마를 추종하는 무리들인데...] [삼백여년전 무림의 패권을 놓고 혈교와 건곤일척의 격돌을 벌였었다.]

진상파; [하지만 양측의 세력이 말 그대로 백중(伯仲)하여 두 세력은 피차 막대한 피해를 입고 세상에서 사라졌었다.]

진상파; [헌데 그중 혈교가 삼백여년만에 다시 준동을 시작한 것 같다.] [그리고 혈교가 모습을 드러내면 필연적으로 마교도 다시 세상에 뛰쳐나올 것이다.]

진상파; [혈교와 마교의 격돌로 야기되었던 생지옥이 재현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혈교의 야심을 저지해야만 한다.] 강렬한 표정 크로즈 업

회상 끝

 

청풍; (아버지가 무림맹을 만드셨던 데는 단순히 천마련을 저지하는 것 이상의 더 큰 목적이 있으셨던 것같다.)

청풍; (하지만 귀면지존이 나를 납치한 것으로 속이는 바람에 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뜻을 접으셔야만 하셨고...)

<대신 사저를 제자로 키워 무림맹을 재건하게 하셨을 것이다.> 어린 시절의 진상파가 목검으로 검법을 수련하고 있고. 30대가 된 사자천존이 그걸 보고 있는 장면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사저는 여자의 몸으로 강호무림을 수호할 막중한 사명을 짊어지고 있거늘...) 한숨

<나란 놈은 사저를 돕기는커녕 상심하게 만드는 못난 짓을 저질렀다.> 청풍이 당숙경과 교접하는 장면을 문 밖에서 보고 있던 진상파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장차 어찌해야 사저에게 용서를 받을 수 있을지 막막하구나.)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번화가로 접어드는 청풍. 헌데

그런 청풍을 보는 사내 한명. 성문 근처의 건물 사이 골목에 숨듯이 서서 보고 있다. 수염이 없고 어딘지 환관 분위기가 나는 그자는 손에 종이를 한 장 들고 있고

청풍을 보고 다시 자신이 들고 있는 종이를 보는 사내

그자의 손에 들린 종이 크로즈 업. 바로 청풍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찾았다!> 눈 번뜩이는 그자.

 

#296>

<-자금성> 자금성의 모습. 역시 오후

<-내원> 환관과 시녀들만 오가고 있고

어느 건물. 주변이 한산하고

스윽! 건물 앞에 윤곽만 보이는 유령같은 사람 형상이 나타나더니

스윽! 쓰고 있던 후드의 모자를 뒤로 벗는 청풍. 청풍의 얼굴이 드러나고. 몸은 여전히 윤곽만 보이는 상태고

청풍; (여기가 왕진의 거처...) 문으로 다가가고

청풍; (아직 업무시간일 테니 들어가서 기다리자.) 끼익! 주변에 사람이 없기도 하지만 신경 쓰지 않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고. 헌데

[!] 안으로 들어서다가 움찔! 하는 청풍. 무언가를 느꼈고.

[어서 오십시오 초공자님! 소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둑한 거실 중앙에 무릎 꿇고 있는 왕진. 고개 조아리는데 한쪽 팔은 아직 다 났지 않아서 부목으로 고정시킨 채 광목천으로 목에 걸고 있다.

청풍; (왕진...) 딸칵! 눈 번뜩이면서 뒤로 뻗은 손으로 문을 닿는다.

청풍; (내가 찾아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 [기다리고 있었다니 잘 되었군.] 몸에 두르고 있는유령익을 등뒤로 젖혀서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며 안쪽으로 들어가고

청풍; (졸개들을 풀어서 내가 금릉을 들고 나는 걸 감시하고 있었다는 건데...) 거실의 상좌에 놓인 의자로 가고. 거실 중앙에 무릎 꿇고 있던 왕진은 고개 조아린 채 몸을 의자쪽으로 돌리고

청풍; (이래저래 아주 만만하게 볼 놈은 아니다.) 털썩! 의자에 앉는다. 왕진은 그 앞에서 몸을 돌려 청풍을 마주 보는 자세로 무릎을 꿇고 있고

청풍; [왕진...!] 의자 팔걸이에 두 팔을 걸치며 거만하게

청풍; [내가 찾아온 이유에 대해서는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긋이 내려다보고

왕진; [그... 그렇사옵니다.] 겁에 질려 청풍의 눈치를 보며

왕진; [공자께서는... 역적 위태무를 찾아낼 단서를 찾고 계신 게 아니시온지요?]

청풍; [그자에 대해 아는 바를 전부 말하라.]

왕진;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왕진; [천한 것은 위태무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사옵니다.] 겁에 질려서 눈치 보며 말하고

청풍; [...] 이마 조금 찡그리며 말없이 내려다보고

왕진; [추호의 거짓도 없는 사실이오니 부디 해량(海量;바다같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용서해줌)을...] + [!] 고개를 들며 말하다가 갑자기 눈 부릅뜨는 왕진

쿠오오! 청풍의 몸을 용같은 기운에 감싸고 돌고 그의 뒤 허공에 거대한 눈 한 쌍이 떠올라 있다.

왕진; (박... 박룡안!) 충격과 공포로 숨이 콱 막히고

왕진; (천자... <천자의 눈>이 어떻게 초공자에게서 나타난단 말인가?) 사시나무 떨 듯 떨며 다시 고개 조아리고. 그러다가

왕진; (맙소사!) 고개 조아린 채 눈을 부릅 뜬다. 무언가 깨닫고

왕진; (오늘 마침내 손영롱을 황태손의 빈궁으로 들여도 좋다는 허락이 황태자비마마로부터 떨어졌다.) 고개 조아린 채 부들 부들 떨고

왕진; (그리고 손영롱은 어제 미약에 중독당한 상태로 초공자와 한 시진 넘게 시간을 보냈다.) (그렇다는 건...)

<손영롱은 이미 수태를 했으며 그녀에게서 태어날 아기씨가 장차 천자가 될 게 분명하다.> 청풍이 천불투의 비밀 창고에 있는 침대에서 손영롱과 교접하던 장면 배경으로 왕진의 생각. 손영롱은 청풍을 끌어안고 자지러지고

왕진; (천자가 되거나 천자가 될 인물의 아비만이 쓸 수 있는 박룡안이 초공자에게서 나타난 것은 그렇게 밖에 설명이 안된다.) 엎드린 채 부들 부들 떨고

왕진; (황... 황태손 다음 대에서 천자의 핏줄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전율하고. 그때

청풍; [고개를 들어라 왕진!] 용과 같은 기운에 둘러싸인 채 말하고

왕진; [천... 천명(天命;하늘의 명령, 즉 천자의 명령)!] 덜덜 떨며 고개를 들고

청풍; (천명?) + [알고 있는 내용의 많고 적음은 중요치 않다.]

청풍; (이 환관 놈의 반응이 어째 예사롭지가 않군.) + [거짓 없이 네가 아는 대로만 말하면 된다.]

왕진; [분... 분부 받들겠사옵니다.] 다시 고개 조아리고

왕진; [소인은 자궁환관(自宮宦官)이 된 직후부터 위태무의 총애를 받아왔사옵니다.] [아마 다른 내신(內臣)들보다 배운 바가 조금 더 있었기 때문일 텐데...]

왕진; [위태무는 소인을 효율적으로 부리기 위해 제자로 삼고 무공을 전수해주었던 것이옵니다.]

청풍; [위태무가 혈교의 인간임을 모르지는 않았겠지?]

왕진; [그자가 쓰는 무공과 소인에게 전수해준 무공이 혈왕과 관련이 있는 것들이라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사옵니다.]

청풍; [위가의 다른 신분은 무엇이고 어디에 소굴이 있느냐?]

왕진; [위... 위태무는 워낙 의심이 많고 용의주도한 인간인지라 제자로 삼은 소인에게도 황실 밖에서의 사정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사온데...]

왕진; [다만... 지나가며 흘린 말을 종합해보건데 천마련(千魔聯)의 상층부에 그자의 핏줄이 잠입해있는 것은 확실하옵니다.]

청풍; [위태무의 마수가 천마련에도 뻗어있다?]

왕진; [그렇사옵니다.] 고개 조금 들어 눈치를 보며

왕진; [위태무는 무심결에 머잖아 천마련도 자신의 수중에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사옵니다.] 말하는 왕진의 얼굴 크로즈 업

 

#297>

역시 자금성의 내원. 이제 해는 거의 서산에 걸려있고

왕진의 거처. 주변에 인적은 없는데

왕진; [소인은 지은 죄의 대가를 치루기 위해 공자님의 견마(犬馬)가 될 각오가 되어 있사옵니다.] 고개 조아린 채

왕진; [하오니 소인을 부리실 일이 있으시면 하시라도 불러주시옵소서.]

청풍; [왕진! 네 말이 진실되다는 것은 안다.] 일어나고

청풍; [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다시 볼 일은 없을 것이다.] 슥! 문쪽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왕진; [잠시...] 급히 고개 들고

왕진; [가시더라도 소인에게 잠시 시간을 내어주시옵소서.]

청풍; [할 말이 남았느냐?] 멈춰 서며 내려다보고

왕진; [사실은... 혹시 필요할까 몰라서 위태무와 관련된 일체의 자료를 한곳에 모아두었사옵니다.] 청풍의 눈치를 보며

왕진; [사용한 물품과 써서 남긴 글등이 모두 수집되어 있으니 살펴보시면 위태무의 실체에 대한 단서를 발견하실 수 있지도 않을런지요?] 긴장하여 땀을 흘리며 억지로 웃고

청풍; (이 환관놈이 뭔가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 느낌인데...) 그런 왕진을 노려볼 때

왕진; [소인이 직접 살펴보고 보고를 올릴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안목이 남다른 공자께서 직접 자료들을 검토하시는 것보다야 부족하지 않을지요?] 청풍의 시선 피하며

청풍; (아주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로군.) + [안내해라.] 말하고.

왕진; [예 공자!] 안도하며 일어나고

왕진; [이쪽으로 모시겠나이다.] 방 한쪽으로 가고. 벽인데. 청풍도 따라가고

청풍; (벽...) 왕진이 다가가는 벽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저곳에 숨겨진 비밀 문이 있겠군.) 생각할 때

벽에 걸린 액자를 들추고 뒤에 있는 무언가를 만지는 왕진. 그러자

그긍! 벽의 일부가 옆으로 밀려나며 그 뒤에서 비밀통로 입구가 나타난다. 비밀통로는 아래쪽으로 이러진 계단 형태고. 통로 안쪽에서는 빛이 새어나온다

청풍; (역시...) 미미하게 끄덕

왕진; [소인을 따라오시옵소서.] 굽신대며 돌아보면서 계단을 내려가고

청풍; (찜찜하지만 날 해코지할 정도의 배짱을 지닌 놈은 아니니 따라가 보자.) 왕진을 따라서 비밀 통로로 들어가고

어둑한 계단을 내려가는 왕진과 청풍. 왕진이 앞장 서서 내려서고 있는 계단 아래쪽은 수평의 복도인데 복도 안쪽에서 빛이 번져나오고 있다.

청풍; (자금성 지하에 유사시를 대비한 비밀통로들이 거미줄처럼 깔려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군.) 앞장 서서 가는 왕진을 따라 계단을 다 내려가 복도로 접어들면서 생각하고.. 복도 안쪽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등이 걸려있다. 복도는 2-30미터쯤 앞에서 직각으로 꺾인다.

청풍; (최근에 청소를 했는지 바닥에 먼지는 거의 없다.) 앞장 서서 모퉁이쪽으로 걸어가는 왕진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 왕진이 걸어가는 앞쪽에 발자국은 나지 않는다.

청풍; (하지만 공기중에 습기와 곰팡이 냄새가 느껴진다.) 코를 약간 벌름

청풍; (최근까지는 쓰이지 않은 통로라는 뜻인데...) 생각할 때

왕진; [이리로...] 모퉁이를 돌아서며 돌아보고. 긴장하고 있지만 억지로 웃으며

청풍도 왕진을 따라 모퉁이를 돌아서고

모퉁이를 돌아서자 4-5미터 밖이 막다른 곳인데 그곳에 철문이 하나 버티고 있다. 밖으로 잡아 열 수 있게 손잡이가 달린 매끈한 철문이다.

청풍; [!] 왕진이 다가가는 철문을 보며 무언가 알아차리고 찡그리는 청풍.

두근! 심장 뛰는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심장 뛰는 소리...) (철문 안쪽에 누군가 있다!) 얼굴 굳어지고. 그때

왕진; [도착했사옵니다.] 철문 앞으로 다가가며 억지 웃음

왕진; [이 안쪽에 위태무와 관련된 모든 자료가...] + [!] 철문의 손잡이을 잡으며 청풍을 돌아보다가 눈을 부릅 뜬다.

쿠오오! 왕진의 2-3미터 밖에 멈춰선 청풍이 노려보고 있는데 그런 청풍의 뒤로 거대한 눈이 떠오르고 있다. 몸에서도 용 같은 반투명한 기운이 일어나 휘감고 있고

왕진; (박... 박룡안!) + [공... 공자!] 턱! 공포에 질려 벌벌 떨며 뒷걸음질 하고. 철문이 등에 닿고

청풍; [교활한 놈!] [저 철문 안쪽에 누군가 날 기다리고 있다는 것 정도를 모를 줄 안 것이냐?] 무서운 눈빛으로 왕진을 노려보고

왕진; [말... 말씀드리는 게 늦었사옵니다.] 비지땀 흘리며 굽신

왕진; [공... 공자를 도와줄 분이 미리... 미리 와서 기다리고 계시옵니다.] 달덜 떨며 말하고

청풍; [...] 그런 왕진을 말없이 노려보고. 뒤쪽에는 거대한 눈이 떠오르고 온몸에서는 용같은 형상의 반투명한 기운이 일어나 휘감는다.

왕진; (숨... 숨이 막힌다.) 숨이 막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표정. 투명한 밧줄같은 것에 온몸이 칭칭 묶여있는 것같고

<박룡안의 힘이 심장을 틀어쥐는 때문인데...> 콰득! 왕진의 심장이 용의 앞발 같은 것에 쥐어지는 모습을 배경으로 왕진의 생각

왕진; (이러다가는 정말 죽는다.) + [제... 제발...] 오른손으로 왼쪽 가슴을 움켜쥐고 꺾꺾 대며 애원하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그러자

청풍; [네놈이 한 말이...] 슈우! 청풍의 몸에서 일어나던 기운이 흩어지고

청풍; [아무쪼록 사실이기를 바란다. 네 놈에게는 죽고 사는 열쇠가 될 테니...] 슈우! 청풍의 뒤에서 일어나던 거대한 눈도 사라지고. 그러자

왕진; [흐윽!] 턱! 다리에 힘이 풀려 뒤로 넘어지다가 철문 옆의 벽에 등이 닿고

[으으으!] 벽에 등을 기댄 채 벌벌 떠는 왕진 앞을 지나가는 청풍

청풍; [실례하겠소!] 콱! 철문 손잡이를 잡으며 철문 안쪽의 사람에게 말하고

청풍; [귀하가 뉘신지는 모르지만...] + [!] 끼익! 말하며 철문을 열고 안쪽으로 들어서다가 눈을 부릅뜨고

쿵! 청풍이 들어선 곳은 아주 화려하게 꾸며진 여자의 방이다. 철문 건너편에는 휘장이 쳐진 커다란 침대도 하나 놓여있고. 그 침대에는 얇고 짧은 잠옷을 걸친 어떤 여자가 누워있다가 상체를 일으키고 있다

청풍; (저... 저 여자는...) 분노와 당혹으로 눈 부릅 뜰 때

황태자비; [어서 오세요 도련님!] 사락! 한손으로 휘장을 젖히는 여자. 물론 황태자비다

황태자비; [학수고대하며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휘장을 한손으로 젖혀서 모습을 드러내는 황태자비를 배경으로 + <황태자비 장씨!> 청풍의 경악 나레이션

 

#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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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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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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