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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5.03 [투천환일] 제 59장 한밤 중의 도살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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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위가대원> 여전히 밤.

불이 켜진 건물이 거의 없는 위가대원 내부. 무사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순찰을 돌고

월동문이 나있는 높은 담장이 둘러쳐진 매화부인의 거처. 지키던 여자 무사들이 안보인다. 건물에는 불이 켜져 있고.

포칠낭이 주변 둘러보며 건물의 문쪽으로 다가온다. 무언가 생각하며 이마를 찡그리고 있고

포칠낭; (주변이 지나치게 조용하다. 경비 서던 계집들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문으로 다가가며 주변 두리번거리고

포칠낭; (어쩐지 섬뜩한 기분이 든다. 마치 폭풍이 몰아치기 직전인 것처럼...) 끼익! 생각하며 문을 연다.

 

#209>

건물 안의 넓고 화려한 침실. 초췌한 표정인 당숙경이 눈을 감은 채 침대에 힘없이 누워있고. 그 침대 옆에서는 매화부인이 짜증나는 표정으로 서성이고 있다. 손을 마주 잡고 부비면서. 위태무에게 맞은 뺨은 부기가 갈아 앉았다. 머리에 비녀를 하나 꽂고 있는 것 주의. 칠보로 꾸며졌고 화려한 꽃장식이 달린 비녀다. 이 비녀는 나중에 중요한 소품이 됨

매화부인; (짜증나!) 힘없이 누워있는 당숙경을 곁눈질하고.

매화부인; (내 코가 석자인데 저 년의 죽을상까지 봐줘야 하다니...) 눈 감고 누워있는 당숙경의 초췌한 얼굴을 배경으로

매화부인; (그렇다고 남편과 아들을 연달아 잃은 박복한 년을 야박하게 내칠 수도 없어.) 입술 깨물고

매화부인; (여기서 쫓겨나면 첩혈당의 인간들에게 무슨 해코지를 당할지 모르는 상황이기도 하고...) 초조하고 겁에 질리고

매화부인; (짜증나긴 하지만 거처가 정해질 때까지 데리고 있을 수밖에...) 생각할 때

포칠낭; [다녀왔어요 마님!] 열린 문을 통해 들어오는 포칠낭. 문 밖은 화려하고 넓은 거실이다.

매화부인; [확인해봤어요?] 돌아보고

포칠낭; [예 마님...] 침실 문 밖의 거실 문쪽을 힐끔거리며 다가오고

포칠낭; [안채에는 현재 우리들 세 사람 뿐이에요.]

매화부인; [확실히 이상하네.] 찡그리고

매화부인; [하녀들이야 밤 되면 제 년들 자는 곳으로 돌아가지만 경비 서는 년들은 항상 세 명 이상이 안채에 상주하는데...]

포칠낭; [이런 일이 전에는 없었는가요?]

매화부인; [십년 넘게 여기서 살았지만 밤에 나 혼자 안채에 남겨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 입술 깨물며 고개 젓고

포칠낭; [혹시 상시태감님께서 마님에 때해 딴 마음을 품은 게 아닐까요?] 눈치 보며 말하고.

매화부인; [그 이가 딴 마음을 품어?] [무슨 뜻이야?] 눈 치뜨며 노려보고

포칠낭; [마님도 잘 아시잖아요. 남자란 족속은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더 질투심이 강해진다는 걸...]

매화부인; [그러니까 당신 말인 즉슨...] 겁에 질리고

포칠낭; [마님은 외간 남자, 그것도 젊은 사내와 단 둘이 시간을 보냈어요.] [충분히 의심을 살만한 상황인 데다가 귀중한 그림까지 도난 당하셨잖아요.]

매화부인; [언... 언제 그 늙은이가 들이닥쳐서 날 잡아 죽여도 이상하지 않겠네.] 겁에 질리고

포칠낭; [최악의 상황도 가정해 두셔야할 거예요.]

매화부인; [안... 안되겠어.] 침실 한쪽의 화장대로 달려가고

매화부인; [날... 날이 밝기 전에 여길 떠야만 해.] [갈 때 가더라도 값나가는 거 몽땅 챙겨야하니까 자기도 도와줘.] 화장대의 서랍을 급히 열면서 말하고. 서랍에는 패물이 가득 들어있다.

포칠낭; [하지만 안채 밖에는 경비가 삼엄할 텐데...] 다가가며

매화부인; [그건 걱정마.] 패물들을 화장대 위로 꺼내 쌓으면서

매화부인; [감쪽같이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까.] 패물을 꺼내 쌓으면서 억지로 웃는 매화부인의 얼굴 크로즈 업.

 

#210>

역시 위가대원.

위기대원의 담장 근처. 주변의 건물들은 모두 불이 꺼져 어둑한데. 짝을 지어 순찰 도는 경비무사들. 헌데

무사들이 지나간 건물의 그늘

스악! 그늘에서 유령같이 나타나 그들을 급습하는 자객들. 어둠과 동화되게 검은 옷을 입고 검은 복면을 쓴 일본식 인자들이다.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죽는 무사들

도처에서 소리 없이 위가대원의 무사들을 죽이는 자객들. 비명도 못 지르고 죽는 무사들

<위가대원의 인간들은 단 한 놈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라는 한왕전하의 지시를 명심해라.> <저항하거나 저항할 가능성이 있는 자는 가차없이 죽여라.> 무사들을 죽이는 자객들 사이로 전음이 흐르고

 

#211>

위가대원의 건물들 중 매화부인의 안채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불이 켜져 있는 웅장한 건물. 위태무의 거처인데 입구는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건물 한쪽의 창문이 활짝 열려있고 창문을 통해 연기가 흘러나온다.

건물 내부. 천장이 높은 거실인데 거실 중앙에서 위태무가 커다란 탁자 앞에 서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다. 탁자 옆에는 위태무의 허리보다 키가 좀 더 높은 커다란 향로가 있는데 향로에는 불이 활활 타오른다. 서류들이 타고 있다. 위태무는 탁자 가득 쌓인 서류들을 분류하여 그 향로에 넣고 있다. 그때

[주군!] 급히 문을 열고 들어오는 타노. 허리에는 칼을 차고 있는데 손에는 길쭉한 천을 한 장 들고 있다

위태무; [일이 생겼겠구나.] 돌아보지 않고 서류들을 향로에 넣으며 말하고

타노; [예! 방금 전 소주께서 날려 보내신 전서구가 도착했습니다.] 두 손으로 천을 바치고. 들어온 문은 열려있다.

위태무; [자금성에서 진행하던 일에 차질이 생긴 것이냐?] 눈으로 흘낏 보기만 할뿐 천을 받지는 않으며 말하고. 손으로는 연신 서류들을 향로에 넣고

타노; [소주께서... 황태손 주첨기로 위장하는 데 실패하셨다고 합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멈칫! 하는 위태무의 손, 그러다가

위태무; [못난 놈 같으니...] [본가에서 데려온 고수들은 전부 붙여주었거늘...] 혀를 차며 다시 서류들을 향로에 넣고

위태무; [헌데 누가 방해를 한 것이냐?] [황태자비의 심복들인 사대시위장들이 눈치 챘다 해도 동복쌍로와 팔걸(八傑) 정도면 충분히 대처할 수 있었을 텐데...]

타노; [장청풍이 개입했다고 합니다.] 눈치 보며

위태무; [장청풍!] 눈 치뜨고

타노; [소주께서 전서구로 보내온 내용이 길지 않아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장청풍이 느닷없이 나타나 주첨기와 황태자비를 구했다고 합니다.] 천에 적힌 글을 읽으며

위태무; [말이 씨가 되는군.] 쯧! 혀를 차며 서류들을 대충 집어 향로에 넣고

타노; [예?] 의아하지만

위태무; [아니다!] [이미 벌어진 일이니 어쩔 수 없고...] 한숨 쉬고

위태무; [철수준비는 잘 진행되고 있느냐?]

타노; [본가에서 파견 나온 식솔들은 비밀 통로를 통해 자금성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중입니다만...] 눈치 보고

위태무; [할 말 있으면 해봐라. 나중에 다른 소리 말고...] 서류를 뭉텅이로 향로에 넣으면서

타노; [안채의 마님은 어떻게 할지요?] 눈치 보며

위태무; [...] 좀 찡그리며 금방 대답하지 않으며 서류만 향로에 넣고

타노; [마님에게는 십년 넘게 주군을 모신 공이 있습니다.] 눈치 살피며 말하고

타노; [남겨두고 갈 경우 금의위에 끌려가서 가혹한 꼴을 당하실 게 분명한데...] [그건 좀 가엾지 않을 런지요?]

위태무; [그년과는 십년 넘게 살을 맞대고 살아서 쌓인 정이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지.] 끄덕

위태무; [게다가 이래저래 나에 대해 아는 것도 적지 않고...] 고민하며 서류를 태우고

타노; [하오면 마님도 모시고 가는 것이...] 좀 안도하지만

위태무; [나이도 적지 않고 무공도 모르는 년 데리고 가봐야 짐만 된다.] [남겨두는 것 역시 그년에게 할 짓이 못되고...] 고개 젓고

타노; [그럼...] 난감한 표정을 짓고

위태무; [화류계에서 팔리지 않게 된 퇴물이었지만 내 첩 노릇하면서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렸으니 여한은 없을 터...]

위태무; [타노 네 손으로 고통없이 보내주도록 해라.] [내가 그년에게 맡겨두었던 <그것>도 확실하게 챙기고!]

타노; [분부 받들겠습니다.] 한숨 쉬면서도 고개 숙이고. 바로 그때

삐익! 어디선가 날카로운 피리소리가 들려 눈 부릅뜨는 타노. 위태무도 눈 치뜨고

 

#212>

털썩! 피리를 든 손이 바닥에 떨어지고

피를 흘리며 죽은 무사 한명이 피리를 불다가 죽었다. 그자의 등에 일본도가 깊이 박혀있고.

주변에서는 인자들이 유령처럼 움직이면서 건물 안팍의 사람들을 학살하고 있다. 비명도 제대로 못 지르고 죽는 위가 대원의 사람들

 

#213>

다시 위태무의 거처

타노; [주군!] 굳어진 얼굴로 위태무를 돌아보고

위태무; [예상했던 것보다 일이 빨리 진행되는군!] 끄덕이며 남아있는 서류들을 대충 살피고

[크악!] [컥!] [침... 침입자다!] [웬... 웬놈들이냐? 크악!] 삐익! 삑!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지고

위태무; [한왕이 곧 들이닥칠 것이다. 넌 안채에 가서 마무리를 짓고 먼저 위가대원을 빠져나가라.] [<그것> 챙기는 일 잊지 말고!] 창 밖을 힐끔 보면서 서류들을 모으고

타노;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포권하고

문쪽으로 돌아서는 타노. 헌데

위태무; [문천(問天)아!] 서류들을 향로에 넣으며 말하고.

[!] 움찔! 입구로 가려다가 눈 치뜨며 멈춰서는 타노.

위태무; [부디 조심해라. 어쩐지 예감이 좋지 않다.] 툭! 서류들을 향로에 넣으며 말하고. 타노는 보지 않고. 그러자

타노; [예...] 억지로 웃으며 대답하고. 눈시울이 불거지고

타노; [집결지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서둘러 문으로 가고

타노; (아버지!) 탁! 문 밖으로 나서며 문을 닫고

타노; (이름을 직접 불러주시는 것을 들었으니 죽어도 여한은 없다.) 휘익! 달려가는 타노의 눈에서 눈물이 몇 방울 흩날리고. 얼굴은 웃는 얼굴이고

곧 위태무의 거처에서 사라지는 타노

다시 실내.

위태무; [불쌍한 놈같으니...] 한숨 쉬며 서류들을 태우고

위태무; [불구만 아니었어도 인지(認知)를 해주었을 텐데...] [제 놈 복이 그 정도이니 어쩌겠는가?] 한숨 쉬며 웃고. 사실 타노는 위태무가 숨겨둔 아들이다. 그때

[아악!] [경... 경보를 울려라!] [막아라!] 크악! 컥! 삐익! 삑! 비명과 호각소리가 점점 더 급박해지고

위태무; [한왕 주고후! 제왕의 자리를 노리는 인간답게 제법 결단력이 있구나.] [빨라도 새벽녘에나 들이닥칠 줄 알았거늘...] 웃으며 서류들을 한꺼번에 쓸어 담아서 향로에 집어넣는다.

위태무; [하지만 그래봤자 전하께서 얻을 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외다.] 화르르르! 불타는 서류들을 보며 음산하게 웃는다

 

#214>

[크악!] [컥!] [네놈들이 감히...] [아악!] 본격적으로 살육이 벌어지는 위가대원. 자객들이 무사들을 죽이고. 눈치를 챈 무사들도 저항하지만 일방적으로 학살당하고 있다. 피리를 불다가 죽는 놈도 있고.

[아악!] [살... 살려줘요!] [안돼!] 잠옷 차림인 여자들이 건물에서 뛰쳐나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고. 그런 여자들을 잡거나 죽이는 자객들

 

#215>

월동문이 달린 높은 담장으로 구분 된 위가대원의 안채. 여전히 인적은 없다. [아악!] [크악!] 삐익! 삑! 근처에서는 비명과 호각소리가 요란하고

휘익! 불이 켜져 있는 건물 앞으로 날아 내리는 타노.

타노; (아직 여기까지는 한왕의 졸개들이 들이닥치지 않았군.) 주변을 둘러보며 급히 건물 입구로 가고

타노; [마님! 타노외다!] 펑! 발로 문을 박살내며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하지만 그 직후

[!] 눈 부릅뜨는 타노

텅 비어있는 건물 내부. 문 안쪽은 청풍이 매화부인의 초상화를 그려주었던 그 화려한 거실인데 물건이 마구 흩어져 있다. 무언가를 급히 챙겨 떠난 모습이고. 거실 입구 건너편의 침실 문도 반쯤 열려있다.

타노; (물건들이 어질러져 있고 급히 떠난 모습이다.) (설마...) 굳어진 모습으로 거실을 가로질러 침실 쪽으로 달려가고

타노; [실례하겠소이다.] 벌컥! 침실 문도 열어젖히고.

침실 내부의 모습. 역시 마구 어질러져 있는데

한쪽 벽에 붙어있던 옷장이 넘어져 있고 그 옷장 뒤쪽에 숨겨져 있던 쪽문이 열려있다. 쪽문 안쪽은 아래로 통하는 계단이다.

타노; (이런...) 굳어진 얼굴로 쪽문으로 가고

열려진 쪽문 안쪽을 들여다보는 타노. 아래로 향하는 계단이 있고 어둡다

타노; (용케 여기 숨겨져 있던 비밀 통로의 입구를 찾아냈구나.) 슥! 굳어진 표정으로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하고

타노; (화류계에서 닳고 닳은 계집답게 낌새를 채고 달아났겠지.) 계단을 내려가고

타노; (서둘러 뒷마무리를 하고 다시 돌아가 주군을 보필하려 했거늘... 귀찮게 되었구나.) 계단 아래로 사라지는 타노.

 

#216>

다시 위태무가 있는 건물. 여전히 열린 창문으로 연기가 꾸역꾸역 흘러나오고 있고. 창문은 열려있지만 문은 닫혀있다.

건물 내부. 몇 권의 책을 향로에 넣는 위태무

위태무; [오래 기다리셨소이다.] 툭! 마지막 한권의 책을 향로에 넣으며 누군가에게 말하고

위태무; [전하처럼 존귀한 분께서 누추한 곳에 친히 왕림해주시니 황송할 따름이외다.] 문쪽을 보며 말하고. 직후

<교활한 늙은이!> 펑! 누군가의 말과 함께 닫혀있던 문이 안쪽으로 박살나고

한왕; [느긋하게 증거를 인멸하면서 본왕이 당도하기를 기다렸다는 건 언제든 달아날 자신이 있다는 뜻이겠지?] 박살난 문을 통해 눈을 부라리며 들어서고. 쿠오오!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고 두 눈은 강렬하게 이글거린다

위태무; [이 늙은이는 본래 강호의 인간이올시다.] 웃으며 손을 털고

위태무; [아무렴 호기심과 취미로 무공을 익히신 전하를 두려워하겠소이까?] 한왕 쪽으로 돌아서고

한왕; [하아...] 문 안쪽에 멈춰 서며 기가 막히고 자존심 상한 표정으로 웃고

한왕; [오냐! 네가 이들을 보고도 그렇게 태연한 척 할 수 있을지 보자.] 딱! 손가락을 퉁기고. 그러자

펑! 퍼석! 좌우의 벽이 그대로 무너지고 부서지며 두 명의 남녀가 들어선다. 물론 그 두 사람은 인조와 귀희다.

위태무; [이런 이런...] 인조와 귀희를 번갈아 보며 웃고

위태무; [왜국(倭國)의 인자(忍者)들이 조상으로 섬긴다는 인조(忍祖) 시바타류스케(紫田龍介) 노사와 무산 신녀문이 배신자로 낙인찍은 귀희(鬼姬) 풍완설(馮玩雪) 소저 아니신가?]

위태무; [해외(海外)와 세외(世外)에서 노니시던 분들께서 어인 연고로 시궁창보다 더러운 황실의 암투에 발을 담그셨을꼬?] 비웃고

인조; [그 늙은이 주둥이 놀리는 본새(버릇)하고는...] 피식

귀희; [시궁창보다 더러운 암투?] [달릴 거 안 달린 인간 시늉을 하면서까지 황실을 농락해온 처지에 할 말은 아닌 것같은데?] 차가운 표정

한왕; [위태무! 아니 그게 본명이 아닐지도 모르니 귀면지존이라 불러줘야겠지!] [네 재주가 비록 대단하다 하나 본왕과 두 분 봉공(奉公)의 포위를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

한왕; [살고 싶으면 순순히 천마총의 장보도를 내놓아야할 것이다.]

위태무; [천마총의 장보도라...] 눈 번뜩이고

위태무; [전하께서 졸개들을 몰고 들이닥친 게 예상보다 빨랐다 했더니 그 새끼 도둑놈의 수작이었구려.] 청풍을 떠올리고

한왕; [알면 되었고...]

한왕; [강호의 흑막(黑幕)을 자처해온 처지에 어줍잖은 발뺌 따위는 하지 않겠지?] 눈 번뜩

위태무; [맞소이다.] 슥! 오른손을 왼쪽 소매에 넣고

위태무; [천마총의 장보도가 노부의 수중에 있는 것은 사실이외다.] 슥! 말하며 다시 꺼내는 위태무의 손에 두루마리가 한 개 들려있다. 물론 천마총의 장보도가 숨겨져 있는 낙신부도다

두루마리 크로즈 업. 순간

한왕; <천마총의 장보도!> 눈 부릅

귀희; <저것이 바로!> 흥분

인조; [...!] 역시 눈이 번뜩이고

위태무; [눈빛들이 흡사 따끈한 똥을 본 개새끼들의 그것 같군.] 피식! 웃고

한왕; [뭐라?] 분노

귀희; [죽일!] 화악! 눈 치뜨는 귀희의 몸 주변으로도 흐릿한 괴물의 형상들이 치솟고.

혀를 차며 웃는 인조

위태무; [이 장보도의 비밀을 풀면 고금제일마인 천마의 무덤을 찾아내 절대무적이 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슥! 말하며 발을 하나 들고

위태무; [그대들이 천마총의 장보도를 만져보는 일은 천지개벽해도 생기지 않는다.] 쾅! 바닥의 석판을 강하게 밟고. 그러자

펑! 펑! 향로 주변의 탁자와 석판들이 허공으로 튕겨진다. 그리고

위태무 일행이 흠칫! 할 때

콰당탕! 퍼억! 한왕등의 앞으로 나뒹구는 탁자와 석판들. 그리고

쿵! 석판이 튕겨져 나가 드러난 아래쪽에는 상자들이 빼곡하게 깔려있다. 상자 안에는 검은색의 둥근 구슬들이 가득 들어있고. 구슬들에는 작은 심지가 박혀있고

한왕; (저 구슬들은 혹시...) 눈 치뜰 때

인조; (화약 냄새!) 눈 번뜩이고

위태무; [얼마 전 어떤 도둑놈에게서 배운 수법이라오!] 징! 빛이 나는 왼손을 향로에 붙이고. 직후

퍼억! 쩍! 향로가 그대로 깨지며

화다닥! 화르르! 향로 안에서 타고 있던 서류와 책들이 와락 구슬들 위로 쏟아진다. 순간

인조; [피하시오 전하! 저것들은 벽력탄이오!] 팟! 외치면서 뒤로 휙 날아가고

한왕; [이런...] 팟! 역시 뒤로 날아가고

귀희; [교활한...] 스스스! 모습이 사라지며 이를 간다.

위태무; [인연이 있으면 또 봅시다 전하!] 두루마리를 쳐들어 흔들어 보이면서 웃고. 직후

화악! 확! 구슬들에 박혀있는 심지들에 불이 붙는다. 이어

번쩍! 강렬한 빛이 실내를 휩쓴다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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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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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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