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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부인; (저... 저 젊은 계집...) 목을 손으로 쥔 채 헐떡이며 위태무의 뒤에서 밖을 보고

<어딘지 장공자와 닮았어.> 무심한 표정으로 정원 한 가운데 서있는 진상파의 모습을 배경으로 매화부인의 생각. 진상파의 뒤로 청풍의 모습이 오버랩 되고. 그때

쿠오오! 츠츠츠! 문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노려보는 위태무와 진상파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기운들이 밀려가고 밀려오고

빠지직! 지지직! 두 사람 사이의 허공에서 벼락이 치달린다. 서로의 힘이 충돌해서 벼락이 일어나는 모습이고.

위태무; (장가놈만이 아니다.) 굳어지고

<이 계집 역시 불과 이틀만에 몰라보게 강해졌다.> 고요한 자세로 서있는 진상파의 몸 주위로 거대한 나무의 형상이 떠오르고

위태무; (의심의 여지도 없는 별격(別格)의 존재!) (이번 기회에 제거하지 않으면 다음에 만났을 때 저 계집을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스윽! 눈을 강렬하게 빛내며 문쪽으로 발을 내딛고

진상파; [...] 스윽! 눈을 좀 가늘게 뜨며 무언가 생각하는 표정으로 검의 손잡이에 오른손을 가져 간다

매화부인; (저 인간의 몸에서 폭발적인 기운이 터져나가려는 것이 느껴져!) 위태무의 뒤쪽에서 보며 숨을 멈추고. 문쪽으로 걸어가는 위태무의 몸에서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뿜어지고

매화부인; (그 힘이 내뿜어지면 산이라도 무너뜨릴 거야.) 초긴장. 그때

스윽! 드디어 위태무의 한 발이 문 밖으로 내딛어지고

꾸욱! 검의 손잡이를 잡은 진상파의 손에 힘이 들어가고

위태무; [잘... 가라!] 투쾅! 문 밖으로 나가면서 기합 지르며 앞으로 쇄도하는 위태무. 돌진하는 위태무의 몸 앞쪽에서 해일같은 기운이 먼저 내뻗치고

스릉! 진상파의 검이 높이 뽑히고

콱! 두 손으로 검의 손잡이를 잡는 진상파. 그런 진상파의 앞으로 벼락을 동반한 해일같은 기운이 육박하고 있고

쩍! 두 손으로 쳐들었던 검으로 검도하듯이 앞으로 내리긋는 진상파. 굴진 자세로

번쩍! 위태무가 뿜어낸 힘과 내려친 진상파의 검이 충돌하며 강렬한 빛이 터져 나오고

 

#269>

첩혈당의 다른 곳. 화려한 건물. 건물에 불은 꺼져있고 주변에 인기척도 없다. 헌데

꽝! 엄청난 폭음이 어둑한 건물 내부를 뒤흔들고.

모야차; [악!] 비명 지르며 정칠의 품에 안기고. 둘이 알몸으로 침대에 함께 누워있다가 폭음에 깨어난다. 정칠은 놀라 눈 부릅뜨고. 그런 정칠의 품에 안기며 바들바들 떠는 모야차. 두 사람의 알몸은 얇은 이불로 가슴 아래가 덮여있다

드드드! 건물 전체가 무너질 듯 진동하고

모야차; [지진... 지진이 난 모양이야!] 정칠의 품에 안겨 달달 떨고

정칠; [지진이 아니오.] 벌떡 일어나고. 모야차를 안은 채

모여차; [지... 지진이 아니면?] 이불로 알몸을 가리며 정칠이 침대에서 내려가는 걸 보고. 정칠은 바지를 입고 있다.

정칠; [사달이 난 것 같소!] 상의를 급히 걸치고

모야차; [사달?]

정칠; [소제가 먼저 나갈 테니 누님은 주변 상황을 살펴본 후에 나오시오.] 옷을 대충 걸친 채 칼을 집어들며 문쪽으로 간다,

모야차; [그... 그럴게.] 문을 열고 나가는 정칠의 뒷모습 보며 수줍어하고

탁! 닫히는 문

모야차; (추문이 날까봐 날 걱정해주기도 하고...)

모야차; (이제는 정칠이가 열 살 넘게 연하의 사내라는 사실도 종종 까먹곤 한다.) 좋아 죽으려 하고

모야차; (헌데 일이 생기긴 생긴 것같구나. 여진이 없는 걸 보면 지진이 난 건 아닌 게 분명하니...) 드드드! 아직도 조금씩 흔들리는 천장을 보며 생각하고

 

#270>

드드드! 다시 매화부인의 거처. 앞마당에 폭탄이 터진 것같이 변했다. 폭발은 반원형으로 일어났는데 매화부인이 있는 건물의 앞쪽으로 터져나간 모습이다. 그래서 매화부인이 있는 건물은 흔들리기만 할 뿐 무너지진 않았고. 대신 마당의 나무들과 조경석들이 다 날아갔으며 앞쪽의 담장이 밖으로 터져나갔다. 먼지가 자욱한 가운데 우뚝 선 사람 그림자가 보인다. 물론 그자는 위태무다. 위태무의 앞쪽으로 마당이 반원형으로 터져나간 모습인데 먼지가 자욱해서 앞쪽의 자세한 상황은 안보인다

매화부인; (어... 어떻게 되었지?) 드드드! 흔들리는 건물 안쪽. 침대 구석에 웅크린 채 두려움에 떨며 문 밖을 보고

휘몰아치는 먼지 속에 위태무가 등을 보이고 서있는 게 보인다

매화부인; (위태무... 저 인간은 멀쩡해!) 겁에 질리고

매화부인; (그럼 날 구해준 그 여자가 변을 당한 것일까?) 고개를 빼서 밖을 살피고

화르르! 푸스스! 흩어지고 가라앉는 먼지

그와 함께 드러나는 광경. 반원형으로 박살난 정원. 그 건너편에 진상파가 서있다. 밀려난 모습이고 검을 바닥에 꽂은 채 오른손으로 검의 손잡이 윗 부분을 덮어 누른 채 서있다. 허리는 꼿꼿이 세우고 있지만. 아직 먼지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서 자세한 모습은 안 보이고. 진상파는 거의 담장에까지 밀려나 있는데 진상파의 뒤쪽 담장은 밖으로 터져나가 있다.

매화부인; (무... 무사했구나.) 안도할 때

뚝뚝! 진상파의 발치에 떨어지는 핏방울들

드러나는 진상파의 모습. 표정은 변화가 없지만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다.

매화부인; (하... 하지만 다쳤어!) 침 꼴깍! 삼키고

위태무; (전력으로 탄천혈벽을 구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년을 쓰러트리지는 못했다. 심검으로 일으킨 검기가 탄천혈벽의 힘을 갈라버린 때문인데...) 굳어진 표정으로 보고.

위태무; (나 역시 목숨을 걸지 않으면 저 어린 계집의 숨통을 끊어놓기는 어렵겠구나.) 지지지! 몸에서 벼락을 일으키며 생각하고. 그때

[매부인! 무슨 일이오?] [무사하시오 매부인?] 월동문으로 달려 들어오는 사람들. 정칠과 신귀파와 세명의 노인들. 그 뒤로 어깨들도 달려오고 있는 게 보이고

[!] [!] 월동문 안으로 달려 들어오다가 눈 부릅! 급정거하는 정칠 일행

마당에서 대치하고 있는 위태무와 진상파의 모습이 보이고. 두 사람은 몰려든 정칠 일행에게 신경도 쓰지 않는다. 진상파는 왼쪽 소매로 입과 코의 피를 닦고 있다. 오른손으로는 바닥에 박아놓은 보검의 손잡이 윗 부분을 덮어 누르고 있는 자세로

신귀파; [너희들 어디서 굴러먹던 것들인데...] 지팡이를 꼰아들고 앞으로 나서며 외치는데. + 정칠; [안됩니다.] 팔 옆으로 뻗어 신귀파를 막고

신귀파; [용두!] 불만 섞인 표정으로 돌아보면서도 멈출 때

정칠; <형제들을 월동문 밖으로 물리십시오. 우리가 어쩔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굳은 표정으로 낮게 말하고

움찔! 하면서도 앞을 보는 신귀파와 노인들

쿠오오! 츠츠츠! 대치하고 있는 위태무와 진상파의 몸에서 폭발적으로 치솟고 있는 기운들

<정말이다!> 오싹! 소름이 돋는 신귀파와 노인들

<신장(神將)처럼 느껴지던 장공자에게 필적하거나 오히려 뛰어넘는 고수들이다!> <우리같은 뒷골목 인생들이 어찌할 수 있는 인간들이 아니다!> 노인들과 어깨들 압도당하고. 그때

신귀파; (그러고 보니...) 눈 치뜨며 위태무를 보고

신귀파; (맙소사! 저 늙은이는 상시태감 위태무가 아닌가?) 공포에 질리고

신귀파; [물... 물러가세. 저 늙은이가 바로 상시태감이야.] 뒷걸음질 치며 노인들에게 속삭이고

<상... 상시태감 위태무!> <역적으로 몰린 저 노괴가 도망치긴 커녕 금릉으로 돌아왔다니...> <매부인에게 볼 일이 있어서 우리 첩혈당에 쳐들어왔겠구나.> 노인들 놀라고 겁먹으며 뒷걸음질치고

신귀파; [용두도 피하게나.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 꼴이 될 수도 있어.] 뒷걸음질 치며 정칠에게 말하지만

정칠; [저는 첩혈당의 용두입니다.] 고개 젓고

정칠; [불청객이 쳐들어왔다고 주인이 자리를 피하는 법은 없습니다.] 웃고

[용... 용두!] 감격하는 신귀파와 노인들

정칠; [제 걱정은 마시고 형제들과 함께 안전한 곳에서 대기하십시오.] 말하며 오히려 앞으로 걸어가고

신귀파; [그럼세!] 포권하고. 다른 노인들도 포권하고

신귀파; [아무쪼록 조심하게나.] 노인들과 어깨들과 함께 뒷걸음질 치며 정칠에게 말하고.

고개 끄덕이며 앞으로 나가는 정칠.

정칠; (담대한 척 나서긴 했다만...) 찌릿! 찌릿! 온몸이 감전당하는 느낌이 들어 찡그리고

정칠; (아찔하구만. 저 두 사람중 한명이 손을 쓰기라도 하면 꼼짝없이 세상 하직하게 될 상황이니...) 멈춰서며 위태무와 진상파를 보고. 그때

위태무; [귀찮은 파리떼가 몰려들기도 했으니 빨리 결판을 내도록 하자.] 빠지직! 양손으로 벼락을 일으키며 진상파를 향해 걸음을 옮기고

진상파; [결판을 원하신다면 상대해드리지요.] 슥! 바닥에 꽂아놓았던 검을 뽑으며 말하고

진상파; [하지만 그전에 충고를 해드리고 싶군요.] 스슥! 검을 조금 흔들어서 검 끝에 묻은 흙을 털면서 말하고

위태무; [충고?] 멈춰서며 노려보고

진상파; [충고가 아니라 예언이라고 하는 편이 어울리겠지요.] 스윽! 검 끝을 쳐든 왼팔의 소매에 닦으며 무심히 말하고

위태무; [허어!] 어이없어 실소하고

위태무; [하다하다 무당이나 복자(卜者;점쟁이) 흉내까지 내겠다?] 노려보고. 살벌

진상파; [귀하는 머잖아 큰 화를 입게 될 것입니다.] 검 끝의 반대편도 소매에 닦으며 말하고

움찔! 하는 위태무의 이마

진상파; [화가 작으면 신체의 일부를 잃는 것으로 그치겠으나...] [크면 목숨마저 잃을 것입니다.] 닦은 검 끝을 살피면서. 마치 눈 앞에 위태무가 없다는 듯이

위태무; [싸우기 전에 내 심기를 흔들 목적이라면...] 이를 갈며 노려보지만 + 진상파; [저는 작은 이익을 위해 머리를 쓰는 성격은 못됩니다.] 고개를 조금 저어 말을 막고

입을 다무는 위태무

진상파; [귀하가 장차 화를 입게 될 이유는 세 가지가 있답니다.] 위태무를 지긋이 보면서 말하고. 검은 내려트리고

위태무; [세 가지의 이유?] 찡그리는 위태무

진상파; [한 가지도 아니고 세 가지씩이나 원인이 중첩되었는데 결과가 없다면 그것이 오히려 비정상이 아닐까요?] 서늘하게 웃고

위태무; [그년...] 피식! 웃고

위태무; [여한이 남지 않도록 말할 기회를 주마!] [내가 기필코 화를 입게 될 원인 세 가지를 말해봐라.] 살벌하게 노려보며

진상파; [첫째! 귀하는 과욕(過慾)으로 인해 하늘의 분노를 입었습니다.] 왼손 검지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말하고

[!] 움찔! 하는 위태무. 주첨기로 위장한 위진천이 황태자비를 겁탈하던 장면을 떠올리고

진상파; [황제가 천자(天子), 즉 하늘의 자식이라 불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쯤 아실 테지요?] 서늘한 표정으로 위태무를 보며 말하고

정칠; (자격도 없으면서 제위를 노렸으니 천벌을 면할 수 없다는 얘기로군.) 끄덕

위태무; [그렇다 치고...]

위태무; [두 번째 이유도 들어보자.] 짐짓 냉소하고

진상파; [귀하의 철저하지 못함이 화를 불렀고 또 부를 거예요.]

위태무; [내가 일처리를 무르게 한 것이 화의 원인이다?] 심각해지고

진상파; [당신은 정의(正義)롭지 못하면서 극악무도(極惡無道)하지도 못했어요.]

진상파; [목적을 위해 무고한 여자들의 생명을 망설임 없이 희생시켜왔으면서도...]

진상파; [정작 독해져야할 때는 망설이거나 인정(人情)에 이끌려 주저하는 우를 범하곤 하더군요.] 건물 안의 매화부인을 곁눈질로 보며 말하고

위태무; [내가 피 보는 걸 즐겨하지 않는 건 사실이지.] 끄덕이고

진상파; [귀하가 정인군자(正人君子)였거나 냉혹무비한 악인(惡人)이었다면 크든 작든 이루는 바가 있었을 거예요.]

진상파; [하지만 귀하는 정의를 따르지 못하면서도 죄를 지을 때는 매번 망설여 왔어요.] [마치 마지못해 악을 따르는 듯이...]

위태무; [...] 말이 없고.

진상파; [차갑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으니 귀하는 반드시 썩어버릴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준엄하게 말하고

오싹! 소름이 돋는 사람들. 매화부인도 소름이 돋는 표정이 되고

침묵하는 위태무. 하지만

부르르! 꽉 쥔 위태무의 주먹이 경련을 일으키고

정칠; (내색은 하지 않고 있지만 위태무는 심적인 동요를 일으키고 있다.) 그걸 보며 생각하고

정칠; (하긴 나조차 저 여자의 말에 가슴이 서늘해졌으니 당사자는 오죽하겠는가?) 침 꿀꺽 삼키며 진상파를 보고

정칠; (저 여자는 검법뿐만 아니라 말로 사람을 난도질하는 재주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진상파를 보며 생각하고. 그때

위태무; [좋다... 좋아!] 가위 눌린 표정으로 억지로 웃고

위태무; [본좌가... 기필코 화를 입을 마지막 세 번째 이유를 들어보자.] 노려보고

진상파; [귀하는...] 눈을 좀 가늘게 뜨고

진상파;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우를 범했어요.]

위태무; [무슨 억지를...] 냉소하지만

진상파; [믿어야할 사람은 믿지 못하고...] 매화부인을 다시 곁눈질로 보고.

움찔! 하는 매화부인

진상파; [믿지 말아야할 사람은 믿어온 것같더군요.] 차갑게 웃으며 이번에는 한쪽의 벽을 보고

위태무; [믿어야할 사람이 누굴 지칭하는지는 알겠다만...] 흘깃 매화부인을 보고

위태무; [믿지 말아야할 사람을 믿어왔다는 궤변으로 나를 미혹시킬 생각이라면...] + [!] 말하다가 눈 부릅뜨는 위태무

정칠; (위태무도 무언가를 알아차렸다!) 눈 번뜩일 때

위태무; [넌... 언제부터 그 물건들이 날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느냐?] 진상파를 노려보고

진상파; [여자는 남자보다 육감이 발달했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하지요.] 다시 위태무를 보며 차갑게 웃고

굳어진 표정을 짓는 위태무

정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감시하다니...?) 주변 두리번.

진상파; [귀하를 경계하면서 동시에 내게는 적의를 드러내는 자라면 대체 누구의 수족일까요?] 스윽! 다시 고개를 돌리며 웃고. 한쪽 담벼락 아래쪽을 본다. 그러자

위태무; [갈!] 투쾅! 버럭 고함을 지르며 진상파가 보는 쪽으로 손을 휘두르고. 그자의 손 끝에서 벼락이 일어나 담벼락 아래를 강타한다

[헉!] [손에서 벼락이...] 신귀파등이 기겁할 때

꽝! 벼락이 떨어진 곳에 구덩이가 파이고 담벼락이 뒤로 터져나간다. 이어

휘익! 구덩이 옆으로 내려서는 위태무. 그 앞쪽에서는 담장이 무너지고 있고

구덩이에는 찢어진 옷자락과 피가 뿌려져 있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위태무; (땅속으로 달아나 내 혈전창을 피했다. 그렇다는 건...) 구덩이를 내려다보며 눈을 치뜨고

위태무; (날 감시하던 게 본문의 지법사(地法師)라는 얘기인데...)

위태무; (진천이 어미가 무엇 때문에 지법사를 시켜서 내 뒤를 밟은 것인가?) 심각한 표정으로 구덩이를 보고. 도도하게 웃으며 자신을 내려다보는 용설약을 떠올리고

위태무; (설마 장인어른이 내게 맡긴 혈왕잠(血王簪)에 욕심을 내고 있단 말인가?) 비녀를 넣은 가슴 부분을 자기도 모르게 만지면서.

진상파; [안타깝게도 귀하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노려지는 바가 된 것같군요.] 그런 위태무를 지긋이 보며 말하고. 순간

위태무; [닥쳐라!] 팟! 외치며 홱 돌아서고

위태무; [요망한 혓바닥을 더 이상 놀리지 못하게 해주마!] 빠캉! 한손을 휘둘러 혈전창을 날린다

[헉!] [조심하시게!] 신귀파와 노인들 비명. 정칠도 눈 부릅뜰 때

쩍! 당황하지 않고 마주 검을 휘두르는 진상파

빠캉! 휘둘러 옆을 가리키는 진상파의 검를 따라 날아들던 벼락이 옆으로 홱 방향을 튼다.

꽈광! 옆쪽의 담장을 강타하여 박살내는 강력한 벼락

[오!] [벼락의 방향을 틀어버렸다.] [신기(神技)로다!] 사람들 감탄할 때

[!] 검을 휘두른 자세로 눈 부릅뜨는 진상파

위태무; [네년의 충고를 받아들여서 독해지도록 하마!] 화악! 이미 바로 앞에 육박하며 왼손을 후려치는 위태무. 너무 가까워서 피할 수가 없다. 또한 검을 휘두른 자세라 가슴이 드러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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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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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

<-자금성> 밤. 아직 깊은 밤은 아니라 불야성

황태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밀실. 입구를 지키는 청뢰선자와 녹우선자

흠칫! 하는 두 사람

앞쪽 복도 끝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흑풍선자.

그 뒤를 백운선자가 주첨기를 부축한 채 들어온다

<황태손께서 정신을 차리셨네.> <그러게.> 긴장하는 청뢰선자와 녹우선자

백운선자의 부축을 받으며 다가오는 주첨기

[전하!] [어서 오시옵소서.] 인사하는 청뢰선자와 녹우선자.

주첨기; [수고들 한다.] 끄덕이고

주첨기; [아바마마가 특별한 치료를 받고 계시다고?]

녹우선자; [지금쯤 치료가 시작되고 있을 테니 직접 참관하시옵소서.] 철컹! 철문을 열어준다

주첨기; [그래야겠지.] 비틀거리며 백운선자의 부축을 받고 들어간다

철컹! 다시 닫히는 철문. 백운선자만 주첨기를 부축해서 안으로 들어가고 세 여자는 남는다

녹우선자; [몸은 어때요 흑풍언니?]

흑풍선자; [그럭저럭 움직일만 하다.] [그보다 정말 가능성이 있는 치료방법일까?] 닫힌 철문을 보며 걱정하고

녹우선자; [백년 내에 세상에 등장했던 삼대신의(三大神醫)중 한분이신 진신의께서 주도하는 치료니까 믿을만 할 거예요.]

흑풍선자; [잘 되어서 전하께서 다시 섭음보정대법에 의지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한숨

청뢰선자; [그러게 말이에요.] 끄덕

청뢰선자; [같은 여자 입장으로 매달 한명씩 어린 계집아이들이 희생되는 것을 보는 건 참으로 못할 짓이었으니까요.]

녹우선자; [전하께서 섭음보정대법을 받지 않게 되시는 것만으로도 초공자는 우리 모두에게 은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266>

치료실 내부. 문 안쪽으로 들어온 주첨기. 백운선자가 부축하고 뒤쪽에서는 문이 닫힌다

[!] 안으로 들어오다가 눈 치뜨는 주첨기.

밀실 중앙에 놓인 침대를 원형으로 둘러싸고 있는 환관과 의사들. 침대에서 상당히 멀찍이 떨어져서 보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가 주첨기가 들어오는 걸 발견하고 돌아서며 고개 숙이고 포권해서 인사하는 환관과 의사들

그들 안쪽에 직경 15미터쯤 되는 원형의 빈 공간에는 네명이 있다. 중앙에 놓인 침대에는 알몸의 황태자가 누워있고. 침대 옆에 청풍과 진의원과 황태자비가 있다. 황태자비는 침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놓인 의자에 앉아있고. 침대 옆에는 진의원이 보는 중에 청풍이 금천구룡로를 왼손에 들고 주문을 외우는 중이다.

주첨기; (저자...) 백운선자의 부축을 받으며 침대로 다가가며 눈 번뜩. 환관과 의사들이 급히 길을 터줘서 안쪽 상황이 보인다.

<나보다도 어린 것같은데 정말 아버지의 고질을 고칠 수 있다는 건가?>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주첨기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은 주첨기를 봤지만 주첨기는 청풍을 본 적이 없다. 당시 기절한 상태라서. 그때

지잉! 징! 청풍의 손바닥 위에 올려진 금천구룡로가 진동하며 밝아지고

청풍; [구룡짐독이 깨어났습니다.] 진동하는 금천구룡로를 황태자쪽으로 내밀며 진의원에게 말하고. 초긴장

진의원; [금침도인술(金針導引術)로 전하의 경맥을 단전까지 열어놨네.] 황태자를 보고. 알몸에 수많은 금침이 박혀있다. 얼굴에도

진의원; [구룡짐독의 일부가 전하의 단전에 자리 잡으면 육양절맥의 지독한 열기를 견제해서 전하를 깨어나게 할 걸세.]

청풍; [금천구룡로를 열겠습니다. 조심하십시오.] 슥! 말하며 향로의 뚜껑을 오른손으로 잡고. 그러자

진의원; [잠시 숨을 참으시오.] 슥! 소매로 자기 입과 코를 가리며 황태자비에게 말하고

황태자비; [예...] 대답하며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린다

딸칵! 청풍의 손이 향로의 뚜껑을 연다. 그러자

쿠오오! 향로 바닥에 검은 뱀 같은 것들이 꿈틀거리고 있는 게 보이고. 이어

청풍; [때가 되었다! 현신하라.] 향로를 들여다 보며 말하고. 그러자

쩡! 쩡! 향로 안에 들어있던 검은 뱀같은 것들의 여기저기에서 한 쌍씩의 빛들이 번쩍인다. 바로 구룡짐독을 이루는 용들의 눈이고. 이어

화악! 크와아앙! 향로에서 분수가 터지듯 확 위로 터져 나오는 아홉 마리의 검은 용

[헉!] [저... 저 작은 향로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저... 저게 바로 모든 독들의 제왕이라는 구룡짐독...] 환관과 의사들 놀라고. 황태자비 뒤에까지 이른 주첨기와 백운선자도 놀라고. 황태자비도 물론 놀라는 표정인데 아직 주첨기가 바로 뒤에 있다는 걸 모른다. 주첨기와 백운선자도 경악

쿠오오! 크아아앙! 조금 찡그리며 올려다보는 진의원. 소매로 입을 가린 채.

주첨기; (저... 저 작은 향로에서 무려 아홉 마리의 거대한 용이 튀어나오다니...) 경악할 때

백운선자; <저 검은 용들은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극독인 구룡짐독이옵니다. 위험하오니 뒤로 물러나시옵소서.> 전음 보내며 주첨기의 팔을 뒤로 당기지만

주첨기; <아니다!> 고개 저으며 백운선자의 손에서 팔을 빼내고

주첨기; <부모님께서도 위험을 감수하고 계시는 데 자식 된 도리로 어찌 안전을 도모하겠느냐?> 말하며 앞으로 나가고

백운선자; (고집하고는...) 한숨 쉬며 따라가고

백운선자; (여차하면 황태손전하만이라고 구해서 여길 빠져나가야만 한다.) 생각할 때 주첨기는 다시 황태자비 뒤에 이르러 앞을 보고 있고. 앞쪽에서는 청풍이 금천구룡로에서 튀어나온 아홉 마리 검은 용들과 대화를 나누듯 주문을 외우고 있다.

청풍; [구룡짐독! 너희들에게 새로운 집을 주겠다.] [하늘 아래에서 가장 크게 될 집을...] 향로를 쳐든 채 구룡짐독들에게 말을 걸고

청풍; [너희들 중 누가 새집으로 이사를 가겠느냐?] [그 집과 함께 천하포무(天下布武)의 뜻을 펼쳐보지 않겠느냐?] 주문 외우고

밀실 천장에까지 치솟아 서로 눈치를 보며 꿈틀대는 검은 용들. 그러다가

슈우! 아홉 마리의 용중 한 마리가 머리를 아래로 하며 내려온다.

청풍; (되었다!) 안도할 때

슈우! 검은 용의 머리가 황태자의 얼굴로 내려간다. 용의 대가리가 가마솥 만하다.

황태자비를 포함하여 모두 초긴장하여 보고. 황태자비는 양손으로 의자 손잡이를 으스러져라 움켜쥔 채로. 직후

주첨기; (저... 저렇게 큰 용이 어떻게 아버지의 몸속으로 들어간단 말인가?) 믿기지 않고. 직후

슈욱! 황태자의 얼굴로 접근하는 검은 용의 머리 부분의 크기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한다

주첨기; (검은 용이 아버지의 얼굴에 접근하면서 급격히 가늘어진다!) 놀랄 때

슈우! 마침내 황태자의 콧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하는 가늘어진 용의 앞 부분

황태자비; [아!] 안도

백운선자; (구룡짐독이 가늘어져서 전하의 몸 속으로 흘러들어간다.) 역시 침 꼴깍

주첨기; (제발...) 필사적인 표정으로 기원하며 보고

슈우! 그 사이에도 검은 용은 가늘게 변하면서 황태자의 코로 들어가고

비지땀을 흘리면서 주문을 입 안으로 외우는 청풍.

징징! 진동하는 금천구룡로

진의원; (아슬아슬하구먼.)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린 채 청풍을 보고

진의원; (소맹주가 구룡짐독의 통제에 실패하면 그 순간 황태자의 육신은 증발해버릴 테니...)

진의원; (어찌 되었든 지금은 소맹주를 믿어볼 수밖에...) 생각할 때

눈 부릅뜨며 무언가 고함을 소리 없이 지르는 청풍. 그러자

화악! 마침내 무리들에서 꼬리를 빼내며 황태자의 콧속으로 들어가는 검은 용

슈욱! 용의 꼬리 부분이 완전히 황태자의 몸속으로 사라지고

[아!] [끝났다!] [구룡짐독중 일부가 전하의 몸속으로 무사히 들어갔다.] 안도하는 사람들. 진의원도 끄덕이고. 그때

청풍; [돌아와라! 이제 작별할 때다.] 금천구룡로를 쳐들고 중얼. 그러자

화악! 크와앙! 이제 남은 여덟 마리의 검은 용들이 용틀임하며 저항하다가

<만독조종을 대리하여 명령한다! 돌아와라!> 청풍의 눈빛이 강렬해지는 배경으로 청풍의 주문을 나레이션으로 표기. 그러자

화악! 크왕! 남아있던 여덟 마리 검은 용들이 방향을 틀어 청풍에게 쇄도하고

황태자비; [조심!] 자기도 모르게 비명

[악!] [흑!] 환관과 의사들도 놀랄 때

쿠오오! 슈학! 급격히 작아지면서 금천구룡로 안으로 밀려들어가는 검은 용들

<향... 향로 속으로 다시 들어간다!> 사람들 놀라며 볼 때

슈욱! 마침내 꼬리들까지 금천구룡로 안으로 들어가고

향로 안쪽에 처음처럼 검은 뱀같은 것들이 꿈틀거리는 게 보인다. 눈 부위가 반작거리고

청풍; (다행히 무사히 끝났다.) 딸칵! 향로의 뚜껑을 닫고

청풍; (이제 진노야께서 말씀하신 대로 구룡짐독이 음기의 역할을 하여 황태자가 깨어나길 바랄 뿐이다.) 앞을 보며 생각. 진의원이 황태자의 얼굴에 박아놓은 금침들을 뽑고 있다.

슥! 얼굴에 박혀있던 마지막 하나의 금침이 뽑혀지고. 그러자

꿈틀! 움찔! 황태자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고

황태자비; [전하!] 흥분하여 벌떡! 일어나고. 그 뒤에 서있던 주첨기도 눈 치뜰 때

천천히 눈을 뜨는 황태자. 순간

<전하께서 깨어나셨다!> <드디어 섭음보정대법의 저주에서 풀려나셨다.> 흥분하지만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환관과 의사들. 안도하고 기뻐하는 표정들이고 주먹 불끈 쥐는 사람도 있다.

멍한 표정으로 진의원이 자신의 몸에서 금침을 뽑는 걸 보는 황태자

진의원; [이 늙은이가 누구인지 기억에 나시외까?] 침을 뽑으며. 그러자

황태자; [기억... 나다마다...!] [홍무폐하의 전의였던 진신의 아니신가?] 억지로 웃으며 말하고

진의원; [이십여년 만에 만난 늙은이를 알아보시니 전하의 고질은 제대로 치료가 이루어진 것으로 봐도 무방하오.] 덜덜 떨며 근처로 와있는 황태자비에게 말하고. 그러자

황태자비; [전... 전하...] 비틀거리며 침대로 다가가고

황태자비; [신첩... 신첩도 알아보시겠는지요?] 황태자의 손 하나를 두 손으로 잡고 묻고

황태자; [물론이오. 조강지처인 부인을 어찌 몰라보겠소?] 웃고. 그러자

황태자비; [흐윽!] 황태자의 손에 얼굴을 묻고 오열 터트리는 황태자비.

황태자비; [감사합니다 천지신명이시여! 감사합니다.] 황태자의 손에 얼굴 부비며 오열하는 황태자비

청풍;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금천구룡로를 소매 속에 넣으면서

청풍; (오랜 병치레로 인해 약해질 대로 약해진 황태자의 기력을 회복시키는 건 진노야께서 해주실 테니 내가 할 일은 더 이상 없다.)

청풍; (그만 강녕으로 돌아가야겠다.) 생각하며 돌아서는데

[고맙소이다 은공!] 청풍을 향해 한 무릎 꿇으며 인사하는 주첨기

청풍; (주첨기...!) 눈 번뜩일 때

주첨기; [아바마마를 쾌차케 해주신 은혜는 백골이 되어서라도 잊지 않겠소이다.] 포권하며 말하는 주첨기의 얼굴 크로즈 업

 

#267>

<-강녕> 밤. 곡가표국. 불이 꺼져 있고.

마당에 나와 서있는 신소심. 뭔가 걱정하는 표정으로 하늘을 보고 있고

건물 사이에서 나오는 환설

환설; [맹주님께서 금릉으로 떠나셨다고?] 다가오고

신소심; [아직 안 주무셨어요?] 돌아보고

환설; [잠이 안오는구나.] [그보다 맹주님은 무슨 일이 있으셔서 굳이 한밤중에 떠나신 거냐?]

신소심; [저도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어요.] [다만 마음에 걸리는 걸 확인해봐야겠다면서 떠나셨어요.]

환설; [맹주님이 그렇다면 그렇거니 해야 하는데...] 함께 밤하늘을 보고

<맹주님의 심기를 어지럽힌 일이 도련님과 관련된 게 아니길 바랄 뿐이다.> 두 여자의 모습 배경으로 환설의 생각 나레이션

 

#268>

<-첩혈당> 깊은 밤. 불이 다 꺼져 있고

후원의 어느 건물. 불이 꺼져 있다.

방안. 여자의 침실. 침대에 야한 모습으로 잠이 든 여자. 매화부인. 란제리형태의 짧고 얇은 잠옷을 입고 있는데 방자한 자태로 이불 걷어찬 모습으로 잠이 들었다. 아랫도리를 벌리고 있으며 저고리가 벌어져 젖가슴도 일부 드러나 있다. 머리는 풀어헤쳤고 그 때문에 비녀는 꽂지 않고 있다.

매화부인; [음냐...] 입맛 다시며 손을 저고리에 넣어 젖가슴을 벅벅 긁는 매화부인. 그러다가

움찔! 하는 매화부인.

딸칵! 딸칵! 옆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고

매화부인; [뭐... 뭐야?] 눈 억지로 뜨며 신경질 부리고

매화부인; [밤도 깊었는데 어떤 년이 잠도 안 자고 지랄을...] + [!] 말하다가 눈 부릅

쿵! 침대 옆의 탁자 옆에 누가 서서 탁자 위의 물건들을 뒤지고 있다. 탁자 위에는 매화부인이 위가대원에서 챙겨온 패물들을 싼 보자기가 있었는데 보자기가 풀려있고 누군가 풀려진 보자기 위에 수북이 쌓인 패물들을 뒤지고 있다

매화부인; [도... 도둑...!] 기겁하며 벌떡 일어나고. 젖가슴 출렁이는데

턱! 그런 매화부인의 입을 틀어막는 우악스러운 손, 눈 치뜨는 매화부인

위태무; [소란 피우지 마라.] 몸을 조금 돌려 한손으로 매화부인의 입을 틀어막은 채 말하는 사내의 실루엣. 아직 위태무임은 보여주지 말고

위태무; [네게 맡겨놓은 물건을 찾으러 들른 것뿐이니...] 쿵! 말하는 위태무의 얼굴 보여주고

매화부인; (위... 위태무!) 겁에 질리고

위태무; [비녀는 어디에 두었느냐?] 슥! 매화부인의 입 틀어막았던 손 떼면서 묻고

매화부인; [비... 비녀라니요?] 달달 떨며. 두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위태무; [처음 만났을 때 내가 정표(情表)로 준 비녀를 늘 몸에 지니고 있었지 않았느냐?] 지긋이 매화부인을 노려보고

매화부인; [그... 그 비녀는...] 더듬대며 한쪽을 보고

위태무도 고개 돌려 그쪽을 보고

바닥에 옷가지가 널려있다. 매화부인이 걸치고 있던 옷가지들인데 대충 옷을 벗어 놓은 형상이다. 헌데

그 옷가지들 사이에 비녀의 둥근 머리 부분이 보이고

위태무; (단정치 못한 계집!) 찡그리며 비녀 쪽으로 손을 뻗고

위태무; (걸치고 있던 옷을 대충 벗어놓으면서 비녀도 함께 뽑아놨구나. 그 때문에 내 눈에 띄지 않았고...) 징! 비녀쪽을 겨눈 손이 진동하고. 그러자

들썩! 비녀가 흔들리며 일어나더니

핑! 자석에 이끌린 쇳조각처럼 위태무의 손으로 날아든다.

콱! 날아든 비녀를 잡는 위태무의 손. 비녀는 손가락 굵기에 길이는 30센티 정도인데 표면에는 금박과 칠보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비녀의 머리 부분은 둥그스름한데 역시 화려한 문양이 새겨져 있어서 비싸지만 평범해 보이는 비녀다.

매화부인; [상... 상공께서 그 비녀를 한시도 몸에서 떼어놓지 말라고 해서... 늘 지니고 있었어요.] 비녀를 살펴보는 위태무의 눈치를 보며 말하는데

콱! 대꾸하지 않고 비녀를 강하게 쥐는 위태무. 그러자

빠지직! 빠직! 비녀 표면에 마구 균열이 가고

매화부인; (비... 비녀의 표면이 갈라지다니...!) 놀랄 때

푸스스! 투툭! 비녀의 껍질이 그대로 부서져 내리기 시작하더니

쩡! 부서지는 껍질 안쪽에서 빛이 번져 나온다.

매화부인; (균열 사이로 피처럼 붉은 빛이 번져 나오고 있어!) 역시 놀랄 때

퍼석! 푸스스! 둥그스름하던 머리 부분도 갈라져 껍질이 부서지고

쿵! 안전히 드러나는 비녀의 모습. 전체가 유리로 만들어진 듯 투명한데 붉은 빛을 내뿜고 있으며 둥글던 머리 부분은 입을 벌린 마귀의 머리 형상이다.

매화부인; (맙소사!) 손으로 입을 가리고

매화부인; (어쩐지 무겁다 했더니 유리나 수정 같은 걸 깎아서 만든 위에 금과 칠보(七寶)를 덧씌웠던 거야.) 붉은 빛을 뿜어내는 유리같은 재질의 비녀를 얼굴 앞에 들고 살피는 위태무를 보며 전율하고

위태무; [이상은 없군.] 마귀 머리 형상인 비녀 끝 부분을 살피며 끄덕이고

매화부인; [타노... 타노의 말이 사실인가요?] 겁에 질려 묻고. 돌아보는 위태무

매화부인; [상공께서... 대역의 죄를 지으셨다고 하던데...] 겁에 질리고 경계하며

위태무; [사실이다.] 끄덕이며 비녀를 품속에 넣고

위태무; [대장부로 태어났으면 꿈을... 그것도 가능한 큰 꿈을 꿔봐야 하지 않겠느냐?]

매화부인; [그... 그런...] 절망

위태무; [운이 따르지 않아 역천지계(逆天之計)가 수포로 돌아갔지만 후회는 없다.] [다만 매초풍, 네게는 미안할 따름이다.] 음산하게 눈 번뜩이며 침대로 다가오고

매화부인; [흐윽!] 두려움 느끼고 뒤로 물러나 앉고

위태무; [머잖아 넌 금의위에 체포될 테고 그럼 어떤 꼴을 당하게 될지는 불문가지(不問可知)!] 스윽! 손을 펼쳐서 매화부인을 겨누고

위태무; [그래도 십년 넘게 살을 맞대고 산 정을 생각해서 고통 없이 삶을 마감하게 해주마!] 징! 손바닥이 진동하고.

매화부인; [제발...] 공포에 질려 뒤로 물러나 앉지만

위태무; [살만큼 살았고 누릴만큼 누리지 않았느냐?] [미련 두지 말고 그만 극락왕생하거라!] 징! 진동하는 손을 천천히 조이고. 그러자

우둑! 매화부인의 목이 보이지 않는 힘에 조여지며 소리가 나고. 눈을 까뒤집는 매화부인

매화부인; [끄윽! 이... 이러지 말아요.] 조여지는 목을 양손으로 부여잡고 눈 까뒤집으며 애원

매화부인; [살... 살려주세요! 죽... 죽기 싫어요!] 눈 까뒤집고 눈물 흘리며 애원하지만

위태무; [이게 널 위하는 길이다. 그만 포기해라.] 우둑! 손을 더 조이고

매화부인; [끄윽!] 콰득! 목이 꺾이며 신음. 목이 완전히 부러지려 하고. 바로 그때

[!] 슈욱! 위태무의 눈으로 쏘아오는 송곳같은 섬광. 눈 부릅뜨며 놀라는 위태무

위태무; (이건!) 팟! 사력을 다해 몸을 돌리며 고개를 옆으로 젖히고. 간발의 차이로 그자의 눈 앞을 스치고 지나가는 섬광

매화부인; [컥!] 털썩! 그 바람에 목이 풀리며 나뒹구는 매화부인

스팟! 홱 돌리며 젖히는 위태무의 눈 꼬리를 스치고 지나는 섬광에 살갗이 베어지며 피가 튄다.

위태무; [심검(心劍)!] 휘릭! 몸을 돌리며 문쪽을 보고

위태무; [또 내 일을 방해할 생각이냐 진상파?] 문쪽을 노려보며 살벌한 표정을 지을 때

<본의 아니게 그리 되었군요.> 덜컹! 문이 저절로 열리며 누군가의 말이 들리고

진상파; [비록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귀하의 무정(無情)한 독단(獨斷)을 목격했으니 두고 볼 수만은 없더군요.] 열려지는 문 밖의 정원에 진상파가 조용하게 서있다. 왼손으로 허리에 찬 검의 칼집을 잡고 있기는 하지만 오른손은 늘어트린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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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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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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