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294>

<-강녕> 다시 강녕. 시간은 오후

멀리 보이는 곡가표국을 등지고 강을 따라 난 길을 걸어가는 청풍과 환설과 신소심. 청풍과 신소심이 나란히 걷고 환설이 조금 뒤에서 따라온다.

신소심; [맹주님이 어디로 떠나셨는지도 모른다구요?] 나란히 걸어가는 청풍에게 눈을 흘기고

청풍; [곡가표국으로 돌아 오셨는가 했는데 다른 곳으로 가신 모양입니다.] 어색하게 웃고

신소심; [솔직히 말해 봐요. 맹주님께 뭐 죄 지은 게 있죠?] 의심의 눈초리

청풍; [그게...] 어색하게 웃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자신이 당숙경과 교접하는 장면을 진상파가 열린 문을 통해 정원에 선 채 보던 장면이 떠오르고

신소심; [공자님이 걱정되어 한 밤중에 금릉에까지 찾아가셨던 맹주님이 행선지도 말하지 않고 떠나셨다는 게 말이 되냐구요?] 얼굴 들이대며 윽박지르고

청풍; [물... 물론 소저의 말씀에도 일리가 있지만...] 당황하여 버벅. 옆으로 물러서며 + 신소심; [여러 말 말고 이실직고해요.] 청풍의 말을 막고

청풍; [공자는 대체 맹주님께 무슨 죄를 지으신 건가요?] 윽박지르고.

청풍; (난감하구만.) + [피치 할 사정이 있었던 것 맞소이다.]

신소심; [글쎄 그 피치 못할 사정이 뭐냐니까요!] + 환설; [그만해라 소심아.] 청풍을 윽박지르는 신소심을 말리고.

돌아보는 청풍과 신소심

환설; [맹주님과 도련님 사이에 남에게는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을 수도 있지 않느냐?] [두 분 사이의 문제를 아랫사람들인 우리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신소심; [하지만...] + 청풍;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신소저.] 포권하고

청풍;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사저에게 용서를 빌 일이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자세한 사정을 말씀드리기 곤란하니 양해를 부탁드리겠소이다.] 포권하고

신소심; [알았어요. 말하기 곤란하다면 저도 더 이상 채근하지는 않겠어요.] [하지만...]

신소심; [만에 하나 맹주님 눈에서 눈물이라도 나게 했다면...] [내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라는 점은 명심하세요.] 노려보고

청풍; [각골명심해두겠습니다.] 안도하며 포권하고

환설; [다른 급한 일 없으시면 이 길로 저와 함께 천존님을 뵈러 가세요.] [연락은 드렸으니 천존님과 주모님께서 학수고대하시고 계실 거예요.]

청풍; [그러고 싶지만...] [어머니와 아버지를 뵙기 전에 처리해야할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환설; [어떤...] 좀 실망하고

청풍; [외조부, 천불투님의 원수이며 우리 집안에 벌어진 모든 비극의 원흉이기도한 귀면지존의 정체와 배후를 알아낼 수 있는 열쇠를 쥔 자가 금릉에 있습니다.] 왕진을 떠올리고.

청풍; [금릉을 떠나기 전에 그자를 만나서 충분히 취조를 한 후 어머니와 아버지를 뵈러 가야합니다.]

환설; [알겠어요.] 한숨.

환설; [저희는 금정신니께서 머물고 계시는 세심암(洗心庵)에 가서 기다리고 있도록 하겠어요.] 공손히 인사하고

청풍; [가급적 빨리 일을 마치고 세심암으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휘익! 날아오르고

신소심; [살펴가세요.] 마지 못해 인사하고

멀리 사라지는 청풍

신소심; [하여간 바람 같다니까. 한시도 한 곳에 진득하니 머물러 있지 않고...] 멀어지는 청풍을 보며 샐쭉거리고. 그래도 얼굴 약간 발개지고

환설; [도련님은 감당해야할 짐이 세상 누구보다도 많으신 분이다.] [쉴 틈이 없이 천하를 누벼야하는 게 숙명인 게다.]

신소심; [그렇겠네요.]

환설; [우리도 그만 가자. 장로님들이 걱정하고 계실게다.] 청풍이 간 곳과 다른 곳으로 걸음 옮기고. + 신소심; [예 언니.] 따라가고

휘익! 휙! 몸을 날려 멀어지는 두 여자. 헌데

 

<드디어 계집들이 장청풍이란 놈과 헤어졌군.> 스스스! 유령같은 그림자가 나타나고

쿵! 모습을 드러내는 자는 신행태보 종선이다.

신행태보; [장청풍이란 저 놈...] [그저께 밤 귀면지존의 절맥혈장에 맞고도 죽지 않았었구나.]

신행태보; [죽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괄목상대(刮目相對)로 강해졌다. 불과 며칠 사이에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변할 수도 있단 말인가?]

신행태보; [믿기지 않지만 지금 저놈의 무공은 삼곰자에 필적하거나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행태보; [그런 장가 놈이 붙어있는 한 두 계집을 건드리는 건 무모한 일이었는데...]

신행태보; [알아서 두 계집과 헤어져주니 일이 좀 더 수월하게 되었다.] 음산하게 웃고

신행태보; [이제 며칠 내로 천지가 경동하는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흐흐흐! 스스스! 웃음과 함께 사라지는 신행태보.

 

#295>

<-금릉> 저녁 무렵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금릉의 성문

사람들 사이에 섞여 금릉 성내로 들어서는 청풍. 생각에 잠겨있다

<무림에는 혈교(血敎)라는 사교(邪敎) 집단이 존재한다. 귀면지존은 아마도 그 혈교의 요인일 것이다.> 진상파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첩혈당 내의 침실에서 형극혈강의 치료를 마친 후 헤어지기 전에 나눈 대화다.

이하 회상 장면

 

진상파; [혈교는 후한(後漢) 시절의 술사(術士) 대현량사(大賢良師) 장각(張角)에 의해 세워진 태평도(太平道), 즉 황건적(黃巾賊)에 뿌리를 둔 조직이다.] 저고리를 여며 드러냈던 젖가슴을 가리면서 무심한 표정으로 말한다. 청풍은 그 앞에 멋쩍은 표정으로 마주 앉아있고

진상파; [배교(拜敎)라고도 불리는 그 혈교 사상 가장 유명한 인물이 삼황 중 한명인 혈왕(血王) 용백(龍魄)이다.]

청풍; [혈교라는 게 혈왕에 의해 세워진 조직이 아니었군요.] 곁눈질로 진상파의 가슴을 보면서

진상파; [혈교의 역사는 대현량사 장각조차 거슬러 아득한 상고시대의 치우(蚩尤)에게까지 연결된다.] 고개 조금 젓고

진상파; [이름이 널리 알려지긴 했지만 혈왕 용백도 혈교가 배출한 무수한 술사들 중 한명일 뿐인 것이다.]

청풍; [소제의 일천한 견문으로는 금시초문인 비사입니다.] 감탄

진상파; [나도 사부님... 즉 네게 아버지가 되시는 사자천존님께 듣지 않았으면 몰랐을 것이다.]

진상파; [사실 혈교의 내력에 대해서도 해박하신 건 사부님이 삼황 중의...] 말하다가 멈추고

청풍; (우리 가문도 삼황과 관련이 있다는 건가?) 의아하지만 묻지는 않고

진상파; [초씨일족의 가승(家乘;가문내력)을 방외자(方外者)인 내가 입에 올리는 것은 적당치 않은 것같구나.] [네 가문의 자세한 내력은 사부님을 뵙고 직접 듣도록 해라.]

청풍; [예...]

진상파; [무림에는 혈교 외에도 마교(魔敎)라는 세력이 존재한다.]

진상파; [마교는 삼황 중 천마를 추종하는 무리들인데...] [삼백여년전 무림의 패권을 놓고 혈교와 건곤일척의 격돌을 벌였었다.]

진상파; [하지만 양측의 세력이 말 그대로 백중(伯仲)하여 두 세력은 피차 막대한 피해를 입고 세상에서 사라졌었다.]

진상파; [헌데 그중 혈교가 삼백여년만에 다시 준동을 시작한 것 같다.] [그리고 혈교가 모습을 드러내면 필연적으로 마교도 다시 세상에 뛰쳐나올 것이다.]

진상파; [혈교와 마교의 격돌로 야기되었던 생지옥이 재현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혈교의 야심을 저지해야만 한다.] 강렬한 표정 크로즈 업

회상 끝

 

청풍; (아버지가 무림맹을 만드셨던 데는 단순히 천마련을 저지하는 것 이상의 더 큰 목적이 있으셨던 것같다.)

청풍; (하지만 귀면지존이 나를 납치한 것으로 속이는 바람에 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뜻을 접으셔야만 하셨고...)

<대신 사저를 제자로 키워 무림맹을 재건하게 하셨을 것이다.> 어린 시절의 진상파가 목검으로 검법을 수련하고 있고. 30대가 된 사자천존이 그걸 보고 있는 장면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사저는 여자의 몸으로 강호무림을 수호할 막중한 사명을 짊어지고 있거늘...) 한숨

<나란 놈은 사저를 돕기는커녕 상심하게 만드는 못난 짓을 저질렀다.> 청풍이 당숙경과 교접하는 장면을 문 밖에서 보고 있던 진상파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장차 어찌해야 사저에게 용서를 받을 수 있을지 막막하구나.)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번화가로 접어드는 청풍. 헌데

그런 청풍을 보는 사내 한명. 성문 근처의 건물 사이 골목에 숨듯이 서서 보고 있다. 수염이 없고 어딘지 환관 분위기가 나는 그자는 손에 종이를 한 장 들고 있고

청풍을 보고 다시 자신이 들고 있는 종이를 보는 사내

그자의 손에 들린 종이 크로즈 업. 바로 청풍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찾았다!> 눈 번뜩이는 그자.

 

#296>

<-자금성> 자금성의 모습. 역시 오후

<-내원> 환관과 시녀들만 오가고 있고

어느 건물. 주변이 한산하고

스윽! 건물 앞에 윤곽만 보이는 유령같은 사람 형상이 나타나더니

스윽! 쓰고 있던 후드의 모자를 뒤로 벗는 청풍. 청풍의 얼굴이 드러나고. 몸은 여전히 윤곽만 보이는 상태고

청풍; (여기가 왕진의 거처...) 문으로 다가가고

청풍; (아직 업무시간일 테니 들어가서 기다리자.) 끼익! 주변에 사람이 없기도 하지만 신경 쓰지 않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고. 헌데

[!] 안으로 들어서다가 움찔! 하는 청풍. 무언가를 느꼈고.

[어서 오십시오 초공자님! 소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둑한 거실 중앙에 무릎 꿇고 있는 왕진. 고개 조아리는데 한쪽 팔은 아직 다 났지 않아서 부목으로 고정시킨 채 광목천으로 목에 걸고 있다.

청풍; (왕진...) 딸칵! 눈 번뜩이면서 뒤로 뻗은 손으로 문을 닿는다.

청풍; (내가 찾아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 [기다리고 있었다니 잘 되었군.] 몸에 두르고 있는유령익을 등뒤로 젖혀서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며 안쪽으로 들어가고

청풍; (졸개들을 풀어서 내가 금릉을 들고 나는 걸 감시하고 있었다는 건데...) 거실의 상좌에 놓인 의자로 가고. 거실 중앙에 무릎 꿇고 있던 왕진은 고개 조아린 채 몸을 의자쪽으로 돌리고

청풍; (이래저래 아주 만만하게 볼 놈은 아니다.) 털썩! 의자에 앉는다. 왕진은 그 앞에서 몸을 돌려 청풍을 마주 보는 자세로 무릎을 꿇고 있고

청풍; [왕진...!] 의자 팔걸이에 두 팔을 걸치며 거만하게

청풍; [내가 찾아온 이유에 대해서는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긋이 내려다보고

왕진; [그... 그렇사옵니다.] 겁에 질려 청풍의 눈치를 보며

왕진; [공자께서는... 역적 위태무를 찾아낼 단서를 찾고 계신 게 아니시온지요?]

청풍; [그자에 대해 아는 바를 전부 말하라.]

왕진;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왕진; [천한 것은 위태무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사옵니다.] 겁에 질려서 눈치 보며 말하고

청풍; [...] 이마 조금 찡그리며 말없이 내려다보고

왕진; [추호의 거짓도 없는 사실이오니 부디 해량(海量;바다같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용서해줌)을...] + [!] 고개를 들며 말하다가 갑자기 눈 부릅뜨는 왕진

쿠오오! 청풍의 몸을 용같은 기운에 감싸고 돌고 그의 뒤 허공에 거대한 눈 한 쌍이 떠올라 있다.

왕진; (박... 박룡안!) 충격과 공포로 숨이 콱 막히고

왕진; (천자... <천자의 눈>이 어떻게 초공자에게서 나타난단 말인가?) 사시나무 떨 듯 떨며 다시 고개 조아리고. 그러다가

왕진; (맙소사!) 고개 조아린 채 눈을 부릅 뜬다. 무언가 깨닫고

왕진; (오늘 마침내 손영롱을 황태손의 빈궁으로 들여도 좋다는 허락이 황태자비마마로부터 떨어졌다.) 고개 조아린 채 부들 부들 떨고

왕진; (그리고 손영롱은 어제 미약에 중독당한 상태로 초공자와 한 시진 넘게 시간을 보냈다.) (그렇다는 건...)

<손영롱은 이미 수태를 했으며 그녀에게서 태어날 아기씨가 장차 천자가 될 게 분명하다.> 청풍이 천불투의 비밀 창고에 있는 침대에서 손영롱과 교접하던 장면 배경으로 왕진의 생각. 손영롱은 청풍을 끌어안고 자지러지고

왕진; (천자가 되거나 천자가 될 인물의 아비만이 쓸 수 있는 박룡안이 초공자에게서 나타난 것은 그렇게 밖에 설명이 안된다.) 엎드린 채 부들 부들 떨고

왕진; (황... 황태손 다음 대에서 천자의 핏줄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전율하고. 그때

청풍; [고개를 들어라 왕진!] 용과 같은 기운에 둘러싸인 채 말하고

왕진; [천... 천명(天命;하늘의 명령, 즉 천자의 명령)!] 덜덜 떨며 고개를 들고

청풍; (천명?) + [알고 있는 내용의 많고 적음은 중요치 않다.]

청풍; (이 환관 놈의 반응이 어째 예사롭지가 않군.) + [거짓 없이 네가 아는 대로만 말하면 된다.]

왕진; [분... 분부 받들겠사옵니다.] 다시 고개 조아리고

왕진; [소인은 자궁환관(自宮宦官)이 된 직후부터 위태무의 총애를 받아왔사옵니다.] [아마 다른 내신(內臣)들보다 배운 바가 조금 더 있었기 때문일 텐데...]

왕진; [위태무는 소인을 효율적으로 부리기 위해 제자로 삼고 무공을 전수해주었던 것이옵니다.]

청풍; [위태무가 혈교의 인간임을 모르지는 않았겠지?]

왕진; [그자가 쓰는 무공과 소인에게 전수해준 무공이 혈왕과 관련이 있는 것들이라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사옵니다.]

청풍; [위가의 다른 신분은 무엇이고 어디에 소굴이 있느냐?]

왕진; [위... 위태무는 워낙 의심이 많고 용의주도한 인간인지라 제자로 삼은 소인에게도 황실 밖에서의 사정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사온데...]

왕진; [다만... 지나가며 흘린 말을 종합해보건데 천마련(千魔聯)의 상층부에 그자의 핏줄이 잠입해있는 것은 확실하옵니다.]

청풍; [위태무의 마수가 천마련에도 뻗어있다?]

왕진; [그렇사옵니다.] 고개 조금 들어 눈치를 보며

왕진; [위태무는 무심결에 머잖아 천마련도 자신의 수중에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사옵니다.] 말하는 왕진의 얼굴 크로즈 업

 

#297>

역시 자금성의 내원. 이제 해는 거의 서산에 걸려있고

왕진의 거처. 주변에 인적은 없는데

왕진; [소인은 지은 죄의 대가를 치루기 위해 공자님의 견마(犬馬)가 될 각오가 되어 있사옵니다.] 고개 조아린 채

왕진; [하오니 소인을 부리실 일이 있으시면 하시라도 불러주시옵소서.]

청풍; [왕진! 네 말이 진실되다는 것은 안다.] 일어나고

청풍; [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다시 볼 일은 없을 것이다.] 슥! 문쪽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왕진; [잠시...] 급히 고개 들고

왕진; [가시더라도 소인에게 잠시 시간을 내어주시옵소서.]

청풍; [할 말이 남았느냐?] 멈춰 서며 내려다보고

왕진; [사실은... 혹시 필요할까 몰라서 위태무와 관련된 일체의 자료를 한곳에 모아두었사옵니다.] 청풍의 눈치를 보며

왕진; [사용한 물품과 써서 남긴 글등이 모두 수집되어 있으니 살펴보시면 위태무의 실체에 대한 단서를 발견하실 수 있지도 않을런지요?] 긴장하여 땀을 흘리며 억지로 웃고

청풍; (이 환관놈이 뭔가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 느낌인데...) 그런 왕진을 노려볼 때

왕진; [소인이 직접 살펴보고 보고를 올릴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안목이 남다른 공자께서 직접 자료들을 검토하시는 것보다야 부족하지 않을지요?] 청풍의 시선 피하며

청풍; (아주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로군.) + [안내해라.] 말하고.

왕진; [예 공자!] 안도하며 일어나고

왕진; [이쪽으로 모시겠나이다.] 방 한쪽으로 가고. 벽인데. 청풍도 따라가고

청풍; (벽...) 왕진이 다가가는 벽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저곳에 숨겨진 비밀 문이 있겠군.) 생각할 때

벽에 걸린 액자를 들추고 뒤에 있는 무언가를 만지는 왕진. 그러자

그긍! 벽의 일부가 옆으로 밀려나며 그 뒤에서 비밀통로 입구가 나타난다. 비밀통로는 아래쪽으로 이러진 계단 형태고. 통로 안쪽에서는 빛이 새어나온다

청풍; (역시...) 미미하게 끄덕

왕진; [소인을 따라오시옵소서.] 굽신대며 돌아보면서 계단을 내려가고

청풍; (찜찜하지만 날 해코지할 정도의 배짱을 지닌 놈은 아니니 따라가 보자.) 왕진을 따라서 비밀 통로로 들어가고

어둑한 계단을 내려가는 왕진과 청풍. 왕진이 앞장 서서 내려서고 있는 계단 아래쪽은 수평의 복도인데 복도 안쪽에서 빛이 번져나오고 있다.

청풍; (자금성 지하에 유사시를 대비한 비밀통로들이 거미줄처럼 깔려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군.) 앞장 서서 가는 왕진을 따라 계단을 다 내려가 복도로 접어들면서 생각하고.. 복도 안쪽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등이 걸려있다. 복도는 2-30미터쯤 앞에서 직각으로 꺾인다.

청풍; (최근에 청소를 했는지 바닥에 먼지는 거의 없다.) 앞장 서서 모퉁이쪽으로 걸어가는 왕진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 왕진이 걸어가는 앞쪽에 발자국은 나지 않는다.

청풍; (하지만 공기중에 습기와 곰팡이 냄새가 느껴진다.) 코를 약간 벌름

청풍; (최근까지는 쓰이지 않은 통로라는 뜻인데...) 생각할 때

왕진; [이리로...] 모퉁이를 돌아서며 돌아보고. 긴장하고 있지만 억지로 웃으며

청풍도 왕진을 따라 모퉁이를 돌아서고

모퉁이를 돌아서자 4-5미터 밖이 막다른 곳인데 그곳에 철문이 하나 버티고 있다. 밖으로 잡아 열 수 있게 손잡이가 달린 매끈한 철문이다.

청풍; [!] 왕진이 다가가는 철문을 보며 무언가 알아차리고 찡그리는 청풍.

두근! 심장 뛰는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심장 뛰는 소리...) (철문 안쪽에 누군가 있다!) 얼굴 굳어지고. 그때

왕진; [도착했사옵니다.] 철문 앞으로 다가가며 억지 웃음

왕진; [이 안쪽에 위태무와 관련된 모든 자료가...] + [!] 철문의 손잡이을 잡으며 청풍을 돌아보다가 눈을 부릅 뜬다.

쿠오오! 왕진의 2-3미터 밖에 멈춰선 청풍이 노려보고 있는데 그런 청풍의 뒤로 거대한 눈이 떠오르고 있다. 몸에서도 용 같은 반투명한 기운이 일어나 휘감고 있고

왕진; (박... 박룡안!) + [공... 공자!] 턱! 공포에 질려 벌벌 떨며 뒷걸음질 하고. 철문이 등에 닿고

청풍; [교활한 놈!] [저 철문 안쪽에 누군가 날 기다리고 있다는 것 정도를 모를 줄 안 것이냐?] 무서운 눈빛으로 왕진을 노려보고

왕진; [말... 말씀드리는 게 늦었사옵니다.] 비지땀 흘리며 굽신

왕진; [공... 공자를 도와줄 분이 미리... 미리 와서 기다리고 계시옵니다.] 달덜 떨며 말하고

청풍; [...] 그런 왕진을 말없이 노려보고. 뒤쪽에는 거대한 눈이 떠오르고 온몸에서는 용같은 형상의 반투명한 기운이 일어나 휘감는다.

왕진; (숨... 숨이 막힌다.) 숨이 막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표정. 투명한 밧줄같은 것에 온몸이 칭칭 묶여있는 것같고

<박룡안의 힘이 심장을 틀어쥐는 때문인데...> 콰득! 왕진의 심장이 용의 앞발 같은 것에 쥐어지는 모습을 배경으로 왕진의 생각

왕진; (이러다가는 정말 죽는다.) + [제... 제발...] 오른손으로 왼쪽 가슴을 움켜쥐고 꺾꺾 대며 애원하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그러자

청풍; [네놈이 한 말이...] 슈우! 청풍의 몸에서 일어나던 기운이 흩어지고

청풍; [아무쪼록 사실이기를 바란다. 네 놈에게는 죽고 사는 열쇠가 될 테니...] 슈우! 청풍의 뒤에서 일어나던 거대한 눈도 사라지고. 그러자

왕진; [흐윽!] 턱! 다리에 힘이 풀려 뒤로 넘어지다가 철문 옆의 벽에 등이 닿고

[으으으!] 벽에 등을 기댄 채 벌벌 떠는 왕진 앞을 지나가는 청풍

청풍; [실례하겠소!] 콱! 철문 손잡이를 잡으며 철문 안쪽의 사람에게 말하고

청풍; [귀하가 뉘신지는 모르지만...] + [!] 끼익! 말하며 철문을 열고 안쪽으로 들어서다가 눈을 부릅뜨고

쿵! 청풍이 들어선 곳은 아주 화려하게 꾸며진 여자의 방이다. 철문 건너편에는 휘장이 쳐진 커다란 침대도 하나 놓여있고. 그 침대에는 얇고 짧은 잠옷을 걸친 어떤 여자가 누워있다가 상체를 일으키고 있다

청풍; (저... 저 여자는...) 분노와 당혹으로 눈 부릅 뜰 때

황태자비; [어서 오세요 도련님!] 사락! 한손으로 휘장을 젖히는 여자. 물론 황태자비다

황태자비; [학수고대하며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휘장을 한손으로 젖혀서 모습을 드러내는 황태자비를 배경으로 + <황태자비 장씨!> 청풍의 경악 나레이션

 

#298>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287>

위태무의 비밀 소굴. 역시 아침

건물의 어느 방. 거실 분위기인데 넓은 탁자에 천마총의 장보도를 펼쳐놓고 보는 위태무.

위태무; (문천이는 물론이고 백일몽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천마총의 장보도를 보고 있지만 다른 생각하는 위태무

위태무; (둘 다 내 이목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인데...) (뭔가 사달이 난 게 틀림없다.) 이마가 찡그려 지고

위태무; (혹시 진천이 어미가 문천이의 정체를 알고 해코지 한 게 아닐까?) 탁자에 얹어놓은 두 주먹 꽉 쥐어지고

위태무; (진천이 어미의 격렬한 성격상 문천이가 내 핏줄이라는 걸 알았다면 충분히 그런 짓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고민. 그때

[주군!] [찾아계시었소이까?] 들어오는 동복쌍로라는 이름의 쌍둥이 늙은 환관. 지금은 환관 복장이 아니고 평복이다. 이하 동복쌍로로 표기.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태무의 심복 동복쌍로>

위태무; [어서 오시오 두 분 장로.] 천마총의 장보도에서 시선을 떼고

위태무; [앉으시오.] 장보도를 둘둘 말면서 턱으로 앞쪽 자리를 권하고

[예!] [그럼...]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고

위태무; [두 분이 나를 따라 남경분조에 잠입한 게 정확히 얼마 전이었소이까?] 두루마리를 말면서 동복쌍로에게 묻고

일로; [먼저 남경분조에 잠입하시는 데 성공하신 주군께서 이 늙은이들을 불러들이신 건 구년하고도 팔개월, 근 십년전이었소이다.] 동복쌍로중 한명이 눈치 보며 대답하고

위태무; [실로 오랜 시간을 허비했으나... 진천이를 주첨기로 위장시키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소이다.] [두분 장로께는 그저 면목이 없을 따름이외다.] 고개 좀 숙이고

[별 말씀을...] [장청풍이란 괴물이 개입해서 무산 된 것일 뿐 주군께서 실수하신 때문은 아니니 자책하지 마시기 바라외다.] 위태무를 위로하는 두 노인

위태무;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큰 위로가 됩니다그려.] 웃으며 포권하고

이로; [주군께서는 이 늙은이들에게 긴한 하명이 계신 듯하외다.] 눈치 보며 말하고

위태무; [사실이오만...] 뭔가 망설이고

동복쌍로는 긴장해서 위태무의 말을 기다리고

위태무; (이들 역시 진천이 어미에게 포섭되었다면 어쩔 수 없지.) + [두 분에게 고백할 비밀이 한 가지 있소이다.] 몸을 좀 똑바로 세우고

[남이 알면 안되는 비밀이라면 말씀하지 마시오.] [그렇소이다. 노부들도 모르게 비밀을 누설할 수도 있으니...] 동복쌍로가 만류하지만

위태무;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두 분 장로께서는 반드시 알아두셔야할 비밀이니 말씀드리겠소이다.] 엄숙한 표정으로

위태무; [두 분은 본좌가 위가대원의 집사로 부리던 타노를 어찌 생각하시오?]

[성실한 아이지요.] [불구인 게 안타깝지만 믿고 쓸만한 인재라 생각하외다.] 어리둥절하면서도 대답하는 동복쌍로.

위태무; [타노를 그리 봐주셨다니 고맙소이다.] 좀 안도하고

위태무; [사실은...] 뜸을 들리고.

(무슨 일인데 이렇게 뜸을 들이는 건가?) (주군의 최측근인 타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 긴장하며 위태무의 말을 기다리는 동복쌍로

위태무; [타노의 진짜 이름은 문천이외다.] 목소리를 좀 낮추고. 순간

[타노의 이름이 문천?] [타노에게 따로 이름이 있는 줄은 몰랐...] 말하다가

[!] [!] 눈 부릅뜨며 놀라는 동복쌍로

[혹시... 혹시 타노가 바로...] [어려서 죽은 것으로 알려진 주군의...] 경악 충격에 휩싸이는 동복쌍로

위태무; [그렇소이다.] 끄덕

위태무; [타노가 바로 본좌의 장남인 위문천이외다.] 진지하게 말하는 얼굴 크로즈 업

[!] [!] 충격 받는 동복쌍로

 

#288>

위태무의 비밀 소굴을 외부에서 본 모습. 시간이 좀 지났고

위태무; [문천이의 종적이 지난 밤 이후로 묘연해졌소이다.] 심각

노인1; [주군께서는 혹시...]

노인2; [주모께서 문천이... 소주를 시해했을 수도 있다고 보시는 것이오?]

위태무; [어떤 경로를 통해서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백일몽을 떠올리고

위태무; [타노가 바로 문천이라는 사실을 진천이 어미가 알았을 가능성이 있소.]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고. 그러자

(그렇다면 주모의 불같은 성정상 문천이를 죽이려 들었다 해도 이상할 게 없다.) (자신의 소생인 진천이의 지위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니...) 역시 심각한 표정이 되는 동복쌍로. 그러다가

노인1; [주군께서 늙은이들을 부르신 이유가...] 눈치 보며 말하고

위태무; [장로들께서 본좌를 대신해서 문천이를 찾아 보호해주시오.]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고

 

#289>

여전히 위태무의 소굴. 시간이 좀 더 지났고.

건물에서 나오는 동복쌍로. 인사하는 무사들

건물 등지고 계곡 입구쪽으로 가는 동복쌍로

건물의 맨 꼭대기 층에서 그걸 보고 있는 용설약. 창가에서 조금 안쪽에 놓인 의자에 다리 꼬고 앉아서 보고 있다

계곡 입구쪽으로 멀어지는 동복쌍로의 뒷모습이 보이고

[두 분 장로들께서는 떠나시기 전에 주군과 독대를 하셨습니다.] 용설약 뒤에서 누군가 보고하고

고당주; [다만 주군께서 시전하신 것으로 보이는 단음강벽(斷音罡壁) 때문에 면담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문쪽에 공손히 서서 보고하고

용설약; [고굉(高宏)!] [네 생각을 말해봐라. 숨김없이 솔직하게...] 밖을 보며 말하고

고당주; [속하의 생각으로는...] 눈치 보며

고당주; [주군께서는 두분 장로에게 타노의 행방을 탐문시키신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용설약; [그 인간이 용케 내 손이 미치지 않는 인간들을 골라냈다는 건데...] 표독해지고

용설약; [이번에 내가 데리고 온 지법사와 인법사들을 모두 동원해서 동복쌍로를 감시해!] [그러다가 동복쌍로가 타노, 그 병신을 찾아내기라도 하면...]

침 꿀꺽! 긴장하며 듣는 고당주

용설약; [전부 염라전으로 보내버려라.] 손으로 자기 목을 치는 시늉하는 용설약의 살벌한 표정 크로즈 업

 

#290>

<-곡가표국> 낮. 정상적인 표국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열려있는 문을 통해서 사람과 짐이 드나든다. 말과 마차들도 많이 드나들고 있고.

표국에서 나가는 마차들에는 깃발들이 두 개씩 꽂혀있다. 하나는 <曲家鏢局>이고 다른 깃발에는 <西> <毒>이라는 글자가 아래 위로 적혀있다. 독천존 서래음의 표식이다

표국 안의 마당. 출발하려는 마차들이 대기하고 있고. 곡부인이 <西> <毒>이라는 글자가 적힌 깃발들을 마부와 표사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깃발을 받은 마부들은 마차에 깃발을 설치하고 있고. 시녀가 깃발을 여러 개 들고 곡부인 뒤에 서있다.

곡부인; [표행(鏢行)을 하는 동안 이 깃발들을 절대 표차(鏢車)에서 떼지 않도록 하세요.] 마부에게 깃발을 하나 건네주면서

곡부인; [독천존 서노야님의 표식인 이 깃발을 달고 있는 우리 곡가표국의 표행에 감히 시비를 걸 수 있는 인간은 없을 거예요.]

[물론입죠.] [어떤 간 큰 인간이 우내칠절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분이신 독천존님께 죄를 지을 수 있겠습니까?] [독천존님의 가호(加護) 덕분에 우리 곡가표국은 명망은 욱일승천하게 될 것입니다.] 마부와 표사들도 깃발을 받으며 좋아하고

곡부인; (피난 온 천불투의 가족들 때문에 험한 일을 겪긴 했지만 보상은 충분하고도 넘치게 받았다.) (독천존께서 당신의 표식을 우리 곡가표국의 표차에 다는 걸 허락해주셨으니...) 깃발을 달고 떠나는 마차들을 보며 만족한 표정을 짓고

곡부인; (독천존, 나아가 만독동천의 비호를 받는 이상 우리 곡가표국은 중원 어디든 안전하게 표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곡부인; (그이, 늦어도 내 아들 대에서는 우리 곡가표국이 천하제일표국이 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생각할 때

건물 사이에서 나오는 곡강한

곡부인; [나오셨어요?]

곡강한; [나 대신 수고하셨소.]

곡부인; [수고는요 뭘...] [그보다 장공자께서는?] 안쪽을 보고

곡강한; [서노야를 뵙고 있소.] 자신이 온 쪽을 돌아보고

곡강한; [금릉에 갔던 일은 잘 처리된 모양인데...] [뒤따라갔던 진소저와 함께 돌아오지 않은 게 마음에 걸리는구려.]

곡부인; [별일이야 있겠어요? 진소저의 무공이야 이미 우내칠절에 필적하는데...]

곡강한; (그랬으면 좋겠지만...)

곡강한; (장공자의 표정이 어두웠던 게 마음에 걸리는구나.) 걱정

 

#291>

곡가표국의 후원. 조용하다. 독천존 거처인 건물을 환설과 신소심이 지키고 있고

[구룡짐독을 가져오는 게 늦어서 심려를 끼쳐드렸습니다.] 스윽! 탁자 위로 구룡짐독이 든 향로를 내미는 청풍의 손.

청풍; [예기치 못한 일들이 거푸 생기는 바람에 돌아오는 길이 지체되었습니다.] 거실 중앙에 놓인 탁자를 사이에 두고 독천존과 마주 앉아있는 청풍. 거실 안에는 분이, 전삼낭, 온유향이 함께 있다. 온유향은 의자에 힘없이 앉아있고 좌우에 분이와 전삼낭이 서있다. 분이는 좀 울쌍을 짓고 있고 온유향은 힘없이 앉아있다.

독천존; [늦은 건 상관없다. 구룡짐독이 무사히 돌아온 게 중요하니...] 조심스럽게 향로를 집어들고

독천존; [그래, 황태자의 치료는 의도한 대로 되었느냐?] 향로를 품에 넣고

청풍; [진의원님 말씀대로라면 일 년 이상은 무리없이 연명이 가능할 것같습니다.]

청풍; [그래도 혹시 몰라 진의원님께서 황태자 옆에 상주하며 진행 상황을 봐주시기로 하셨습니다.]

독천존; [진평장(陳平障)노사는 신의(神醫)라 불릴만한 인물이지.] 끄덕

독천존; [그런 진노사가 맡아준다면 황태자가 죽은 후에도 구룡짐독이 유출될 염려는 없을 터!] [한결 마음이 놓이는구나.]

청풍; [노야께서 제게 주셨던 빙결화옥고(氷結化玉膏)도 진의원님께 맡겼습니다.] [만일 황태자가 서거하면 그 즉시 시신을 빙결(氷結)시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독천존; [잘 했다.] 끄덕

독천존; [황태자와 관련된 일이 마무리 되었으니 이제 노부도 분이와 함께 만독동천(萬毒洞天)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말하며 분이와 두 여자를 돌아보고.

독천존; [앞으로 분이는 노부 밑에서 독공을 익히며 만독조종님의 후손으로서의 능력을 갖춰가게 될 것이다.]

독천존; [특히 네가 금천구룡로에서 찾아낸 조룡여의대법을 집중적으로 수련하게 할 생각이다.] [조룡여의대법으로 구룡짐독을 부릴 수만 있으면 세상에 무서울 게 없게 되겠지.] 분이를 보면서 말하고

청풍; [축하한다 분이야.] [머잖아 독문(毒門)의 여제(女帝)가 되겠구나.] 독천존과 함께 분이를 보며 웃고

분이; [고... 고마워 오빠.] 억지로 웃고

분이; (하지만 난 독문의 여제따윈 되고 싶지 않아. 그저 오빠와 함께 지내고 싶을 뿐이야.) 눈가의 눈물을 소매로 닦고

독천존; [분이 어미는 물론이고 네 엄마도 노부를 따라 만독동천으로 가기로 했다.]

청풍; [정말이십니까?] 온유향을 보며 놀라고

온유향; <청풍이 네게는 막중한 사명이 기다리고 있지 않느냐?> 전음으로 말하고. 처연한 표정으로

온유향; <농맹(聾盲)인 어미 때문에 그 사명이 지체되거나 지장을 받아서는 안된다.> <그래서 서노야께 신세를 지기로 한 것이니 어미 걱정은 하지 말고 죄값을 치러야할 자들은 모두 찾아내 응분의 대가를 치루게 하거라.> 자세를 바로 하며 의연하게 말하고

청풍; [어머니의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일어나고. 이어

청풍; [아무쪼록 다시 뵈올 때까지 강녕하시기를 비옵니다.] 온유향 앞에 무릎 꿇고 고개 조아리며 절을 하고

온유향; <오냐! 어미도 너의 무운장구를 북두칠성께 빌도록 하마.> 억지로 웃고. 그 옆에서 전삼낭도 소매로 눈물 닦고.

 

#292>

<-금릉> 낮

<-손가장> 손가장의 모습. 헌데 손가장 입구에 금의위 위사들이 여럿 포진하고 있어서 주변 사람들을 통제한다. 화려한 마차도 한 대 손가장의 정문 안쪽 마당에 서있고. 손가장의 하인과 하녀들은 금의위 위사들 눈치 보며 오가고 있고

[저치들 금의위 위사들이잖아.] [포악하고 잔인하기가 승냥이나 호랑이 보다 더 하다는 금의위의 인간들이 무슨 일로 손태부의 저택에 몰려온 걸까?] 먼 발치에서 손가장 정문쪽 보며 수군대는 행인들

[분위기를 보니 손가장을 손 봐주러 몰려온 것같진 않지?] [높은 분께서 방문하신 것같구만. 경비가 삼엄한 건 그 때문일 테고...] 손가장의 정문 안쪽에 서있는 마차를 보며 말하는 행인들

 

#293>

손가장 내의 어느 건물. 손영롱의 거처인데 월동문이 나있는 담장 밖에는 동방여명이 몇 명의 금의위 위사들과 서서 경계를 하고 있다.

담장 안쪽의 건물 입구에는 청뢰선자와 녹우선자가 서있다.

[!] 놀라 눈 치뜨며 한쪽 손으로 입을 가리는 손영롱. 장소는 손영롱의 거처 내부로 거실인데 유모도 문간에 서있다가 놀라고

주첨기; [어마마마께서도 흔쾌히 허락하셨소.] 작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웃고. 두 사람 사이가 가깝다. 정면으로 마주 앉은 게 아니고 약간 옆으로

주첨기; [다음 달에 있을 영락폐하의 북벌에 수행했다가 돌아오는 대로 소저를 빈궁(嬪宮)으로 맞이하러 오겠소.] 놀라는 손영롱을 보며 웃고. 입에 귀에 걸려있다.

손영롱; [전... 전하...] [그... 그런...] 당황하여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울먹이고

주첨기; [소저도 알고 있다시피 내 나이 이미 스물네 살이오,] 슥! 조금 손영롱쪽으로 다가앉고

주첨기; [가정을 이룬 것도 십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까지 대를 이을 자식은 두지 못하고 있소.] 슥! 한손을 뻗어 손영롱의 손을 잡고

움찔! 하지만 주첨기의 손을 뿌리치지 못하는 손영롱

주첨기; [내게 자식 복이 없는 것인지 호씨(胡氏;주첨기의 본처)가 부덕한 때문인지 모르지만 딸 하나도 생기지 않은 것이오.] 손영롱의 손을 잡은 채 말하고

주첨기 [그렇다고 아바마마께서 후궁(後宮) 들이시길 즐겨하지 않으시는데 자식 된 도리로 비빈(妃嬪)을 추가로 들일 수는 없었소.] 다른 손으로 손영롱의 손등을 쓰다듬고..

주첨기; [하지만 황태손이 되어 종묘사직을 이을 후사(後嗣)를 보지 못하는 것은 크나큰 불효이며 불충!] [몇년전부터 비빈을 추가로 들이라는 소청이 끊이질 않아왔소.]

주첨기; [어쩔 수 없이 이번에 남경으로 올 때 영락폐하에게 말씀드렸더니 소저를 빈궁으로 들여도 좋다는 윤허를 내리셨소.]

주첨기; [소저에 대해서는 영락폐하께서도 전부터 어여삐 여겨오셨기에 허락을 받는 데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이오.]

손영롱; [하오나...] 입 가렸던 손을 내리며 당황하여 말하지만 + 주첨기; [폐하의 윤허가 있었음에도 소저를 바로 찾지 못한 것은 아바마마의 환후 때문이었소.] 손영롱의 말을 막고

주첨기; [헌데 지난 밤 어떤 은인의 도움으로 아바마마의 환후가 극적으로 호전되는 일이 벌어졌소.] 흥분해서 말하고. 그러자

손영롱; (그분... 그분 공자님이야.) 청풍을 떠올리며 눈 치뜨고

주첨기; [그리고 아바마마가 쾌차하시자 소저를 빈궁으로 들여도 좋다는 허락이 어마마마로부터 떨어지게 된 것이오.]

손영롱; [영락폐하와 황태자비께서 분에 넘치는 사랑을 베풀어주시는 점은 감읍하옵니다만...] 애절한 표정으로 주첨기 보며 말하지만 + 주첨기; [어마마마의 허락이 떨어지자 즉시 태부(太傅)께도 말씀을 여쭈었소.] 손영롱의 말을 막고

주첨기; [당연히 태부께서도 소저와의 성혼을 허락해주셨소.]

주첨기; [그러니 북벌이 끝난 대로 소저를 맞으러 올 때까지만 참고 기다려주시오.]

손영롱; [소녀같이 흠결 많은 계집이 어찌 전하의 배필이 될 수가...] + 주첨기; [아무 말 마시오.] 두 팔로 손영롱을 끌어안고.

난감하지만 피하지 못하고 주첨기의 품에 안기는 손영롱

주첨기; [난 영친이신 태부 밑에서 동문수학한 터라 소저가 어떤 재원(才媛)인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소.] 손영롱을 끌어안고 다독이며

주첨기; [하늘 아래 나 주첨기에 어울리는 짝이 있다면 오직 소저뿐이오.] 손영롱을 다독이고

손영롱; (공자...) 주첨기 품에 안겨서 청풍을 떠올리며 눈물 흘리고

손영롱; (소녀는... 소녀는 어찌 하면 좋아요?) (소녀는 몸뿐 아니라 마음마저 공자님께 드렸는데 황태손전하의 청혼을 받았으니...) 주첨기의 품에 안겨 우는 손영롱

유모; (아가씨가 황태손전하의 빈궁이 되시는 일이 실제로 일어났어.) 서로 끌어안고 있는 주첨기와 손영롱을 보며 손으로 입을 가린 채 흥분을 금치 못하고

유모; (황태손비(皇太孫妃)인 호씨가 불임(不姙)이라는 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 (만일 아가씨가 황태손전하의 아들을 낳기라도 하면 다, 다음 대의 황후(皇后)가 되실 게 분명하다.) 주첨기가 우는 손영롱을 달래는 장면 배경으로 유모의 생각

유모; (당연히 다시없을 경사고 영광이지만...)

유모; (문제는 아가씨가 이미 처녀의 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주첨기의 품에 안겨 눈물 흘리고 있는 손영롱을 보고

<아가씨를 철저하게 준비시켜서 황태손전하와의 초야(初夜)를 잘 넘기시게 해야만 한다.> 방안의 광경 배경으로 유모의 생각 나레이션

 

#294>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280>

<-첩혈당> 역시 아침

진상파; [사제는 막바지 운공료상(運功療傷)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첩혈당의 입구에서 모야차, 신귀파와 인사하고 있는 진상파. 옷은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전에 입고 있던 옷은 가슴 부분이 피로 물들었었고

진상파; [제가 강녕에 다녀올 동안 잘 부탁드리겠어요.]

모야차; [걱정하지 마세요 맹주님.] 공손하게

모야차; [장공자는 저희들이 신명을 바쳐 보위하겠어요.]

진상파; [그럼 첩혈당의 여러분을 믿고 다녀오도록 하겠어요.] 고개 조금 숙이고. + [안심하고 다녀오세요.] 마주 인사하는 모야차와 신귀파.

돌아서는 진상파. 헌데

<저 여자가 드디어 자리를 비우네.> 누군가의 생각이 읽혀서 찡끗하는 진상파

진상파; (어떤 계집의 생각이 읽혀진다.) 걸어가며 고개를 조금 돌려 뒤를 보는 진상파

진상파; (누군데 내가 첩혈당을 떠나는 걸 반기는 것일까?) 곁눈질로 뒤를 살피고

첩혈당의 대문 안쪽, 건물들이 보이는데. 사람들이 오가고 있고

그 중 한 건물 뒤에서 숨어서 입구쪽을 보는 여자. 바로 당숙경의 몸종인 시녀1이다.

진상파; (첩혈당에 속한 하녀같은데...) 생각할 때

시녀1; (빨리 마님께 알려드려야해!) 돌아서고

시녀1;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르니...) 돌아서서 달려가는 시녀1

진상파; [...] 뭔가 생각하며 걸어가는 진상파

 

#281>

첩혈당의 내부. 청풍과 진상파가 머물던 건물. 주변에 아무도 없고

그곳으로 주변 살피며 오는 영악한 인상의 여자. 당숙경의 몸종인 시녀1이다

시녀1; (주변이 조용하네.)

시녀1; (장공자를 방해하지 말라는 용두의 명령이 떨어진 때문인데...) 배시시 웃고

시녀1; (덕분에 방해 받지 않고 마님의 분부를 장공자에게 전할 수 있게 되었어.) 건물로 다가간다.

 

건물 내부의 침실. 잠옷 차림의 청풍이 침대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운기조식 중이다. 합장하고 있고

눈 감고 운기조식 하는 청풍의 몸에서 뱀 같은 기운들이 일어나고

그 기운들이 꼬이고 뭉쳐서 이윽고 용의 형상이 된다

반투명한 용이 청풍의 몸을 휘감으며 돌고.

스으! 그에 따라 방안의 모든 물건들이 떠올라서

청풍의 몸을 휘감고 도는 용을 따라 같이 휘돈다.

청풍; (몇 번의 악전고투를 거치면서 조룡여의심법(調龍如意心法)이 좀 더 다양하고 위력적으로 다듬어졌다.) 점점 거대해지는 반투명한 용에 에워싸인 채로 생각하고

청풍; (구룡짐독을 부리는 조룡여의대법은 부리는 대상이 치명적인 만큼 신중하고 정확한 운용 위주였다.) 위 화면의 연속

<조룡여의대법을 내공으로 전환해서 쓰면 일천개의 바늘을 동시에 움직여서 바느질을 할 수도 있고 만근의 바위도 공깃돌처럼 갖고 놀 수도 있다.> 청풍 자신이 곡가표국의 후원의 조경석들을 움직여서 돌로 이루어진 용을 만들던 장면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물론 그 정도로도 충분히 위력적이었지만 속도와 파괴력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청풍; (그러다가 위태무가 구사한 혈전창과 혈태자의 형극혈강에 당해본 경험을 조룡여의심법에 적용하게 되었다.) 귀면지존 모습인 위태무가 날린 혈전창에 맞고 감전되던 모습과 혈태자의 모습인 위진천과 싸우다가 왼손 팔뚝에서 가시들이 삐져나오던 모습을 떠올리고

청풍; (몸속에서 음양이기(陰陽二氣)를 혼합하여 벼락을 만들어내는 혈전창은 조룡여의심법에 속도를 가미해주었으며...) 빠지직! 벼락처럼 빠르게 청풍의 몸 주위를 도는 반투명한 용. 그 용을 따라 방안의 물건들도 빠르게 휘돌고

청풍; (몸속의 철분을 응결시켜 가시를 만들어내는 형극혈강은 대상을 여지없이 부서트리는 파괴력을 조룡여의심법에 부여해주었다.) 퍼석! 퍼엉! 청풍의 주변을 휘도는 반투명한 용에게 부딪힌 사물들이 그대로 먼지가 되어 흩어진다

청풍; (섬세함과 진중함에 속도와 파괴력까지 더해졌으니 이제 조룡여의심법은 거의 완전해졌다.) 미소 짓고. 이제 방안에는 침대 주변을 제외하고는 가구들이 모두 사라졌다. 고운 먼지가 되어 버린 것

청풍; (위태무, 그자와 반년후에 재대결을 약속할 필요도 없었다.) (조룡여의심법이 거의 완성되었으니 이제 최소한 지지는 않을 테니...) 생각할 때

<장공자님! 긴히 여쭐 말씀이 있사옵니다.> 문 밖에서 들리는 음성

청풍; (젊은 여자 목소리...) + [말씀하시오.] 눈을 뜨며 문쪽을 보고

시녀1; [본당의 마님께서 모시고 오라는 분부가 계셨사옵니다.] 문 밖에 서서 공손하게 말하고

청풍; (그 여자가 아침부터 왜...) + [그렇소?] 당숙경을 떠올리고

시녀1; [촌각을 다투는 사안이니 서둘러 와주십사 하셨사옵니다.] 방문을 곁눈질로 보며

청풍; (찜찜하지만 어쩔 수가 없군.) + [알겠소.] 스스스! 용의 형상을 흩트리고

청풍; [먼저 가서 내가 곧 찾아뵙겠다고 전해주시오.] 침대를 내려서고. + <예 공자님!> 문 밖에서 시녀1의 대답이 들린다

시녀; (걸려들었어!) 서둘러 문 앞을 떠나는 시녀1. 배시시 웃으며 문을 곁눈질하면서

청풍; (머잖아 금릉을 떠나야하니 한번은 그 여자를 만나봐야만 한다.) 잠옷을 벗고

청풍; (떠나기 전에 그 여자가 원하는 보상을 해줘야겠지.) 탁자 위에 잘 개어놓은 옷을 집어 든다.

청풍; (그렇긴 하지만 그 여자가 바라는 보상이 과연 무엇일지 걱정이 되긴 하는구나.) 쓴웃음 지으며 상의를 걸친다.

 

#282>

금릉이 멀리 보이는 강가. 그곳을 날 듯이 걸어가는 진상파. 손에 구룡짐독이 든 향로를 들고 보고 있다.

진상파; (부끄럽구나.) 얼굴 좀 발개진 채 한숨

진상파; (지난밤에 대체 어디서 용기가 생겨나 그런 대담한 짓을 했을까?) .

진상파; (젖가슴을 아무렇지 않게 드러내 보이는 짓을 하고...) (사제가 날 가벼운 여자로 여기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한숨. 젖가슴 드러낸 채 청풍과 마주 앉아 치료를 받던 장면 떠올리고

진상파; (날이 밝자 비로소 제 정신이 돌아왔는데...) (차마 사제를 보기 민망하여 구룡짐독을 서둘러 서노사에게 가져다 줘야한다는 핑계로 첩혈당을 빠져나왔다.) 손에 들고 있는 구룡짐독이 든 향로를 보고

진상파; (물론 사제에게 일생을 의탁할 결심을 한 상태이긴 했다.)

진상파; (그렇다 해도 앞으로 사제의 얼굴을 어떻게 볼지...) 한숨. 그러다가

<저 여자가 드디어 자리를 비우네.> 첩혈당의 대문 안쪽의 어느 건물 뒤에 숨어서 입구쪽을 보는 시녀1의 생각이 진상파의 뇌리에 떠오른다

진상파; (그 계집...) 스윽! 걸음을 멈추고

진상파; (첩혈당의 시녀들 중 한명이었을 텐데... 날 보는 표정이 아무래도 심상치 않았다.) 고개 돌려서 금릉 쪽을 보며 생각하고

진상파; (누군가의 지시로 내가 첩혈당을 떠나는 걸 감시했다는 건데...) 조금 찡그리고

진상파; (다시 말해 내가 사제의 곁을 떠나길 바라는 누군가가 있었다는 뜻이다.) 금릉쪽으로 완전히 돌아서고

진상파; (어쩐지 불길하고도 불쾌한 예감이 든다. 첩혈당에 남겨두고 온 사제에게 불상사가 생길 것같은...) 슥! 다시 금릉쪽으로 걸음을 옮기고

진상파; (만에 하나라는 경우도 있으니 돌아가서 사제의 안전을 확인해보자!) 휘익! 속도를 높여서 날 듯이 금릉쪽으로 간다

 

#283>

다시 첩혈당

[!] 눈 부릅뜨는 청풍. 청풍이 서있는 곳은 화려한 여자의 방안이다.

당숙경; [어서 와라 장청풍!] 침대에 야한 자세로 옆으로 누워서 청풍을 보는 당숙경. 몸에는 짧고 얇은 란제리만 걸치고 있어서 아주 야하고 도발적이다.

이곳은 물론 당숙경의 침실이고. 청풍의 뒤에서는 시녀1이 밖으로 나가 문을 닫고 있다.

당숙경; [내가 왜 널 보자고 했는지는 대충 짐작이 가겠지?] 한손으로 자신의 아랫도리를 만지면서 요염하게 웃으며

청풍; [부인 이게 무슨...] 얼굴 벌개진 채 말하다가 흠칫. 탁! 뒤쪽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청풍이 흠칫! 하며 돌아보니 침실 문은 밖에서 닫혔다. 방안에는 이제 청풍과 당숙경 뿐이고

청풍; (당했다.) 닫힌 문을 보며 낭패로 얼굴 벌개지고

청풍; (당숙경 저 여자, 날 유혹하려고 불러온 것이다.) 문쪽으로 뒷걸음질을 치며 곁눈질로 당숙경을 보는데

당숙경; [장청풍! 네놈은 내게 하나뿐인 핏줄인 보옥이를 죽게 만들었다.] 침대에 누워 노려보며 말하고. 움찔! 하며 멈춰서는 청풍.

당숙경; [이에 네놈은 보옥이의 죽음과 관련하여 내게 무엇으로든 보상해주겠다고 말했었다. 기억하느냐?] 얼굴이 달아오른 채 짐짓 표독하게 말하고

청풍; [물... 물론 기억하고 있습니다.] 억지로 웃고. 두손을 마주 잡고 초조하게 비비면서

당숙경; [난 네가 나의 두 가지 요구조건을 수락하면 보옥이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더 이상 묻지 않겠다고 했었으며...]

당숙경; [그중 첫번째는 내가 장차 낳을 아이의 양부(養父)가 되어달라는 것이었다.] 자기 아랫배를 만지면서

청풍; [저는 부인께서 출산할 자녀를 위해 기꺼이 양부 역할을 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억지로 웃으며 다시 문쪽으로 뒷걸음질 치고.

당숙경; [물론 사내중의 사내인 네가 일구이언하지는 않을 것임은 안다.] [그걸 확인하려고 부른 게 아니다.]

청풍; [그럼 무슨 용건으로...] 이제 거의 문쪽에 이르러 비지땀 흘리며 억지로 웃고

당숙경; [이 안에서 자라는 아기 따위는 없다.] 자기 배를 만지며 말하고

청풍; [임... 임신하신 게 아니란 말씀이십니까?] 기겁하고

당숙경; [이세창, 그 인간이 날 마지막으로 품었던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어떻게 아기가 들어서겠느냐?] 새침하게

청풍; [임신하지도 않았으면서 왜 거짓말을...] + [!] 말하다가 눈 치뜨며 입을 다물고

당숙경; [역시 영특하네.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한 것 같으니...] 배시시 웃고

청풍; [그... 그러니까 부인은 뱃속의 아기를...] 헉헉

당숙경; [없으면 만들면 되지 않겠느냐?] 슥! 바로 눕고

당숙경; [마침 지금의 내 몸은 수태하기에 최적인 상태고 시기다.] [네가 몇 번만 씨를 뿌려줘도 거의 확실하게 임신이 될 것이다.] 스윽! 가랑이를 벌리고. 한손으로는 짧고 얇은 잠옷의 치마를 허리쪽으로 걷어 올리면서. 그 바람에 당숙경의 풍만한 아랫도리가 드러나고

청풍; [그... 그런...] 턱! 사색이 되어 등을 문에 기대고

당숙경; [경고하는데... 네가 이 방을 나서면 난 그 즉시 혀를 물어버릴 것이다.] 노려보고

청풍; [부... 부인...] 당황

당숙경; [평생 죄책감과 회한에 시달리고 싶지 않으면 빨리 와서 날 임신시키란 말이다!] 가랑이를 쩍 벌리며 할딱이고. 잠옷 치마를 허리 위로 걷어 아랫도리를 드러낸 채

[!] 꿀꺽! 눈 치뜨며 침 삼키는 청풍. 얼굴은 벌개진 채

 

#284>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건물 주변에는 인적이 없다. 시녀1만이 월동문 근처에 서서 밖을 기웃거리며 누가 오지 않나 감시하고 있고.

시녀1; (지금까지는 잘 되어가고 있어,) 월동문 밖을 살피며 배시시 웃고

시녀1; (여자가 작정하고 달려들면 넘어가지 않은 사내는 없는 법!) (결국 장공자도 마님이 원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거야.)

시녀1; (이제 내가 할 일은 장공자가 마님에게 충분히 씨를 뿌려주도록 다른 인간들이 방해하지 못하게 하는...) + [!] 오싹! 소름이 돋는 그년

시녀1; (누... 누가 뒤에 있어!) 겁에 질려 곁눈질로 뒤를 훔쳐보고. 스스스! 뒤쪽에서 섬뜩한 기운이 밀려오고 있다.

쿵! 언제였는지 건물 입구쪽 정원에 서서 건물의 문을 보고 있는 여자의 뒷모습. 물론 진상파다.

시녀1; (검... 검후!) 공포에 질리고

시녀1; (지금쯤 강녕으로 가고 있어야할 저 여자가 어떻게...) 사색이 되어 주춤 거리고

[...!] 문을 노려보는 진상파. 표정은 별 변화가 없지만

꾸욱! 주먹에는 힘이 들어간다.

<아흑! 하악! 정말... 정말 대단해! 나... 나 어떻게 해? 하악!> <허억! 헉!> 문 안쪽에서 나는 야한 소리가 진상파의 귀에 들리고

이마가 찡그려지는 진상파. 문을 노려보며. 그러자

펑! 문이 부서질 듯 열린다.

 

[!] [!] 경악하며 활짝 열리는 문쪽을 돌아보는 청풍과 당숙경. 얇고 짧은 잠옷을 입었지만 젖가슴과 아랫도리 다 드러내어 거의 알몸인 당숙경이 가랑이를 벌리고 누워있고. 아랫도리만 까내린 청풍이 그 사이에 누워 아랫도리를 밀착시키고 있다가 돌아본다

쿵! 열린 문을 통해서 보이는 문 밖의 상황. 정원에 진상파가 서있고 진상파의 뒤로 월동문쪽에는 시녀1이 겁에 질려 뒤로 주춤거리고 있는 게 보인다.

청풍; (안돼!) + [사... 사저!] 사색이 되어 당숙경의 몸에서 일어나려 하지만

당숙경; [그대로 있어!] 콱! 팔 다리로 청풍의 몸을 휘감고

청풍; [이... 이러지 마시오!] 당황해서 당숙경을 떼어내려 하지만

당숙경; [내 허락 없이 이 방에서 나가봐. 누구 죽는 꼴 보게 될 테니까.] 표독하게

청풍; (이... 이런 낭패가...) 난감 당혹. 부끄럽고. 당숙경을 떼어내지도 못하는데

슥! 소매 속에 넣었던 오른손을 꺼내는 진상파.

다시 꺼낸 진상파의 오른손에는 구룡짐독이 든 향로가 들려있다.

진상파; [구룡짐독은 네가 직접 서노사에게 돌려드려라.] 휙! 향로를 방안으로 던지고

따당! 방 바닥에 구르는 향로. 깨지지는 않는다. 뚜껑도 열리지 않고. 그래도 기겁하며 보는 청풍.

청풍; [사... 사저...] 당황하는데

진상파; [다시는... 이후로 두 번 다시 서로 보지 않도록 하자.] 돌아서고

청풍; [기... 기다려 주십시오 사저.] 다급히 일어나지만 당숙경은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고 함께 일어난다

휘익! 아무 말 없이 그대로 날아오르는 진상파

청풍; [사저!] 당숙경에게 휘감긴 채 침대에서 내려서며 외치지만

이미 멀리 사라져버린 진상파

청풍; (이... 이대로 사저를 보내면 안되는데...) 울상 지을 때

당숙경; [포기해. 이미 벌어진 일이야.] 두 팔로는 청풍의 목에 매달리고 두 다리로는 청풍의 허리와 허벅지를 휘감은 채 할딱이고

당숙경; [그러니까 하던 일이나 마저 해. 날 확실히 수태시키려면 한 두 번으로는 안될 거야.] 청풍의 귀에 대고 속삭이고, 눈 부릅뜨는 청풍.

청풍; [망할 계집!] 분노해서 당숙경의 몸을 거칠게 떼어내 침대에 패대기치고. + 당숙경; [악!] 털썩! 침대에 천장 보고 널부러지며 비명 지르는 당숙경

청풍; [오냐! 원하는 대로 해주마.] 살벌한 표정으로 침대로 올라가고. + 당숙경; [흐윽!] 겁에 질려 일어나려 하지만

청풍; [진절머리가 나서 두번 다시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다시 올라타며 강간하기 시작한다

[아악!] 청풍에게 강간당하며 비명 지르는 당숙경.

미친 듯이 당숙경을 범하는 청풍.

시녀1; (어... 어쨌든 불상사 없이 끝났네.) 안도하며 문으로 다가오고. + [아... 아퍼! 제발 살살... 아흑!] 그 배경으로 당숙경의 자지러지는 비명이 들리고

시녀1; (마님이 원하시는 대로 오늘 확실하게 수태가 되실 것같아.) 끼익! 문을 닫아주며 배시시 웃고. 얼굴은 발개진 채로. 그 배경으로도 당숙경의 죽겠다고 지르는 비명이 들리고

 

#285>

휘익! 금릉의 건물들 지붕 위를 새처럼 날아가는 진상파. 표정은 없지만 눈에서 살기가 뿜어진다.

진상파; (내가 사람을 잘못 봤다.) 쐐액! 입술을 조금 물며 날아가는 진상파

진상파; (아무리 혈기방장한 나이임을 감안한다 해도 그런 천박한 계집의 유혹에 넘어가기나 하고...) 눈물이 흐른다. 얼굴은 무표정하지만

진상파; (하지만 사제... 초무궁을 탓할 것도 없다.)

진상파; (사부님의 핏줄이니 정신과 혼백도 사부님과 같을 것이라 예단(豫斷)한 건 나 자신이니...)

진상파; (아무리 핏줄이 중요하다고 해도 살아온 환경을 무시할 수는 없는 법이다.)

진상파; (천한 것들과 어울려 살면서 초무궁 역시 천한 것들의 수준이 되었을 뿐이다.) (그러니 잊어버리고 마음에서 지워야만 한다.)

진상파; (그렇긴 해도 마음이 찢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구나.)

<이십삼 년의 삶에서 처음으로 마음을 주었던 인간에게 배신을 당한 셈이니...> 멀어지는 진상파의 모습을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286>

첩혈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이층 건물. 그 건물 이층 창가에 서서 진상파가 멀어지고 있는 것을 보는 사내. 바로 벽세황이다. 신행태보 종선은 조금 뒤에 서서 역시 진상파가 멀어지는 것을 보고 있다.

벽세황; [어째 천하의 검후께서 심기가 몹시 불편해 보이시는구만.] 웃고

신행태보; [흑사회의 소굴 첩혈당에서 불쾌한 일을 당했거나 목격한 듯합니다.]

벽세황; [내막이야 어찌 되었든 내게는 호재라고 할 수 있지.] [인간은 심기가 불편한 상태하면 쉽게 충동적이 될 수 있고... 그건 얼음처럼 차갑고 바위처럼 신중한 검후라 해도 예외는 아닐 테니...]

신행태보; [삼공자님의 계책이 먹혀들어갈 여지가 더 커지겠습니다.] 아부

벽세황; [이를 말이오?] 웃고

벽세황; [그보다 강녕 곡가표국의 상황은 어떻소?]

신행태보; [방금 전에 도착한 전서구에 의하면...] 길쭉한 천을 두손으로 들어 읽으면서

신행태보; [삼공자님께서 지목한 그 계집은 곡가표국 안에 머물고 있다고 합니다.]

벽세황; [그럼 슬슬 준비를 해야겠구만.]

벽세황; [무림맹의 맹주이며 계집의 몸으로 천하제일검이라 불리는 대어를 낚기 위한 투망질을...] 사악하게 웃는 벽세황의 얼굴 크로즈 업

 

#287>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277>

<-자금성> 깊은 밤. 대부분 불이 꺼졌고

<-내원> 순찰 도는 환관들이 가끔 보일 뿐이고.

황태자비의 화려한 건물. 환관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건물 내부의 복도를 서둘러 걸어오는 왕진. 복도에는 아무도 없고.

왕진; (주변을 물리셨군.) 눈치 보며 복도 끝으로 가고

왕진; [마마! 왕진이옵니다.] 복도 끝의 방문 앞에 서며 굽신.

<들어와라.> 안에서 대답이 들리고

왕진; [예...] 드륵!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왕진이 들어서는 방은 화려한 침실. 불이 꺼져 있는데 휘장이 쳐진 침대에 누군가 이불 덮지 않고 누워있는 실루엣이 보이고. 황태자비다. 길고 두툼한 쿠션을 등에 댄 채 좀 야한 자세로 누워서 두툼한 서류를 읽고 있다. 짧고 얇은 잠옷도 야하고

왕진; [다녀왔사옵니다.] 침대 앞으로 가며 굽신

황태자비; [밤도 깊었으니 알아온 게 있으면 간결하게 말해라.] 휘장이 쳐진 침대 안에 누워서 서류를 보는 자세로 말한다. 실루엣만 보이고

왕진; [예상하신 대로 손영롱은 손가장으로 무사히 돌아갔습니다만...] 눈치 보며

황태자비; [왜?] 서류 뭉치에서 시선 떼고

황태자비; [영롱이의 상태에 무슨 문제라도 생겼느냐?] 돌아보며

왕진; [탐문해본 바에 의하면 손소저는 자신이 납치되었었다는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같습니다만...]

황태자비; [그럼 잘 된 일인데 뭐가 문제냐?] 노려보는 눈빛

왕진; [소인이 계산을 해보니 손소저가 초공자에 의해 구해진 후 다시 손가장에 나타났을 때까지 한 시진 이상의 시차가 존재합니다.] 눈치 보면서

황태자비; [네 말 뜻은...] 흠칫! 하며 상체를 좀 들고. 서류를 옆에 내려놓으면서

왕진; [아시다시피 손소저는 섭음보정대법을 원활하게 치루기 위해 미약(媚藥)을 다량 복용한 상태였었습니다.] 눈치 보며

황태자비; [발정이 날 대로 난 채 한 시진 넘게 초무궁과 함께 보냈다는 건...] 이불을 꽉 움켜쥐는 황태자비의 손

왕진; [마마께서 생각하시는 대로의 일이 벌어졌을 게 분명합니다.] 눈치 보며 억지로 웃고

황태자비; [죽일 놈...] 털썩! 조금 쳐들었던 상체를 다시 침대에 누이며 천장을 보고

황태자비;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누가 번다더니...] 이를 바득 갈고

왕진; (아끼던 장난감을 빼앗긴 심정이시겠지.) 히죽

황태자비; [이 사실...] 다시 입 열고.

움찔! 왕진

황태자비; [내가 짐작하는 그 일이 벌어진 사실을 아는 자가 또 누가 있느냐?]

왕진; [일단은 소인 외에는 없습니다만...]

황태자비; [그럼 입 다물어!] 이를 바득 갈며 말하고

움찔! 하는 왕진

황태자비; [만에 하나...] [영롱이의 정조에 관한 추문이 퍼지기라도 하면 네 놈의 목을 따버릴 것이다.] 휘장 안에서 살벌한 눈빛이 번뜩이고

왕진; [각... 각골명심하겠나이다.] 공포에 질려 포권하고 굽신

황태자비; [왕진아.] 목소리 부드럽게 해서 부르고

왕진; [예 마마...] 긴장해서 대답하고

황태자비; [네게 한 가지 사명을 주겠다.] [만일 그 사명을 확실하게 완수한다면...] 얼굴 붉히며 말을 끊고

긴장해서 침 꿀꺽! 삼키는 왕진

황태자비; [네가 지은 모든 죄를 사하여줄 뿐 아니라 장차 태감(太監)으로 세워주도록 하겠다.]

왕진; [보... 보상은 원치 않습니다.] 무릎을 꿇고

왕진; [소인은 마마의 분부라면 기꺼이 지옥의 불속에라도 걸어갈 각오가 되어 있사옵니다.] 머리를 조아리고

황태자비; [그런 각오라니 믿고 맡기도록 하마.]

황태자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초무궁을 내 침실로 데리고 와라!]

[!] 머리 조아린 채 눈 치뜨며 침 꿀꺽! 삼키는 왕진

 

#278>

새벽 무렵의 첩혈당. 불이 켜져 있는 건물은 거의 없다.

그 중 한 건물에서 흐릿한 불빛이 흘러나온다. 청풍이 있는 건물

방안. 그리 밝지 않은 불이 켜져 있는데. 침대에는 잠옷 차림인 청풍이 책상다리를 한 채 눈을 감고 운기조식 중이다. 힘이 드는 듯 이마 찡그린 채 땀을 뻘뻘 흘리고 있고. 그 앞에는 진상파가 의자에 단정히 앉아서 그런 청풍을 보고 있다.

진상파; (볼수록 사부님을 닮았다.) 청풍을 보며 생각

진상파; (이십년쯤 지나면 지금의 사부님 모습이 되겠지?) 머리 희끗한 사자천존을 떠올리고

진상파; (처음 만났을 때는 순진하고 어리숙한 소년으로 보였었는데...) 진상파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청풍과 처음 만나던 장면이다. 당시 진상파는 남장을 하고 있었고 청풍은 코 밑에 수염을 붙이고 있다. #81>의 장면이다.

<지금은 어떻게 봐도 알 거 다 아는 어른 남자의 모습이 되어 있다.>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진상파; (불과 며칠 사이에 사제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생각할 때

청풍; [휴우!] 긴 한숨을 쉬고

이어 천천히 눈을 뜨는 청풍

진상파; [몸 상태는 어떠냐?]

청풍; [걱정 끼쳐드려 송구합니다. 통증은 얼추 사라졌습니다.] 포권하고

진상파; [호천불훼대법(護天不毁大法) 덕분일 게다.]

진상파; [사제가 태어난 직후 시술받은 호천불훼대법은 상처를 다른 사람보다 열 배 이상 빠르게 회복시켜주니...]

청풍; [사저의 영친이신 진의원님께는 너무도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진상파; [그렇긴 하다만...] 좀 망설이다가

진상파; [사실을 말하자면 그분은 내 생부가 아니라 양부(養父)시다.] 결심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맙소사!) + [그렇습니까?] 놀라고

진상파; [진의원님이 내 양부라는 사실은 사부님과 장로님들을 제외하면 아는 사람이 없다.] [소심이를 비롯한 복수사영도 모르고 있다.]

진상파; [하지만 사제는 곧 사부님을 뵙게 될 테니 미리 알아두는 게 좋을 것같아서 말해주는 것이다.] 심각한 표정으로

청풍; [진의원님이 양부시라면 사저의 진짜 성도 진씨가 아니겠습니다.] 살피며

진상파; [그렇다.] 끄덕

진상파; [사실 난 성이 진씨가 아닐뿐더러 이름도 상파가 아니다.] [상파라는 이름은 양부께서 처음 날 보셨을 때 근처에 파초(芭椒)가 자라고 있어 지어주신 가명(假名)이다.] 가슴을 손으로 만지며 이마를 조금 찡그리고

청풍; (성뿐만 아니라 원래 이름까지 숨길 정도라면 사저의 진짜 신분에 엄청난 비밀이 있다는 건데...) 긴장하며 듣다가

진상파; [내 진짜 성은 엽(葉)씨이고...] + [!] 말하다가 가슴을 누르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청풍; [왜 그러십니까?] 흠칫! 하고

진상파; [위태무와 격돌한 후유증 때문이다.] 억지로 웃지만 땀을 흘리고. 헌데

츠츠츠! 진상파의 가슴 중간 부분의 옷이 피로 물든다

청풍; (심상치가 않다.) + [위태무의 어떤 무공에 피해를 입으셨습니까?]

진상파; [형극... 혈강에 당했었다.] 심호흡하고

청풍; [형극혈강!] 경악하고

진상파; [응급조치로 형극혈강의 파괴력이 더 이상 퍼지지 못하게 전중혈(田中穴) 근처에 가둬두긴 했다만...] [시도 때도 없이 통제를 벗어나서 가시를 만들어내려 드는구나.] 피로 물드는 자기 가슴을 내려다보며 한숨 쉬고

진상파; [그래도 너무 걱정하진 마라. 시간이 좀 걸리긴 해도 형극혈강을 온전히 몸 밖으로 몰아낼 수 있을 테니...] 억지로 웃는데

청풍; [제가 사저를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침대에서 내려오며 말하고

진상파; [그러냐?] 흠칫!

청풍; [사실 소제는 자금성 내원에서 혈태자를 상대하다가 형극혈강에 타격을 입었었습니다.] 침대에서 내려왔다가 다시 침대에 걸터앉는다. 의자에 앉은 진상파와 무릎이 닿을 정도로 가깝게 마주 앉은 모습이 되고. 그 배경으로 청풍이 주첨기 모습을 한 위진천과 싸우는 도중 왼팔에서 가시가 돋아나던 장면이 오버랩 되고. #203>의 장면이다.

진상파; [만천신안을 써서 형극혈강의 운용비결까지 네 것으로 만들었겠구나.] 깨닫고

청풍; [그걸 알려드릴 테니 형극혈강을 몸 밖으로 몰아내는 데 사용하십시오.]

진상파; [그럴 거 없이... 네가 직접 손을 써서 형극혈강을 뽑아내주지 않겠느냐?] 짐짓 무표정하게 말하고

청풍; [예?] 흠칫! 하고

진상파; [나는 사제 너만큼 영특하지 않다. 만천신안을 지닌 것도 아니고...]

진상파; [형극혈강의 운용비결을 알려준다 해도 그걸 온전히 깨우쳐서 내 것으로 만들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진상파; [그 동안 수시로 가시가 몸속에서 자라나려들 테고... 그 고통은 제법 견디기가 어려울 것이다.] 약간 찡그리며

청풍; [소제의 생각이 짧았습니다.] 고개 좀 숙이고

청풍; [형극혈강의 운용비결은 나중에 알려드리고 우선 치료부터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진상파와 좀 더 가까이 다가앉고. 그러자

진상파; [그럼... 부탁하마.] 양손으로 자신의 저고리를 잡는다. 무표정하게

청풍; (설마...) 놀라 숨 멈출 때

촤악! 거침없이 자신의 저고리를 좌우로 활짝 벌리는 진상파. 그러자

출렁! 세찬 출렁거림과 함께 진상파의 젖가슴 전체 모습이 청풍의 눈 앞에 드러난다. 상당히 큰 젖가슴 사이의 계곡 일대가 피로 물들어 있고 작은 가시들이 돋아나 있다.

청풍; (이런...) 급히 고개 돌리는데

진상파; [치료를 위해서는 어떤 금기도 없는 법이다.] 젖가슴 드러낸 채 짐짓 무표정하게

진상파; [심지어 금남의 절대금역인 황실 내원에조차 의원들은 자유로이 드나들지 않느냐?]

청풍; [그... 그렇지요.] 억지 웃음. 어색

진상파; [날 여자가 아니라 환자로 여기고 어서 손을 쓰거라.]

청풍; [그... 그리 하겠습니다.] 어색하게 웃으며 다시 진상파의 가슴 쪽으로 고개 돌리고

진상파의 젖가슴 크로즈 업

청풍; (엄... 엄청나게 크구나.) (손소저의 젖가슴은 손 안에 들어올 정도로 아담했었는데...) 떨리는 손을 진상파의 젖가슴 사이의 피로 물든 상처 부분에 가져가고

슥! 마침내 청풍의 손바닥이 진상파의 젖가슴 사이에 닿고

표정의 변화가 없는 진상파. 하지만

꽉! 허벅지에 얹어놓은 진상파의 두 손은 세게 움켜쥐어지고 있고

출렁! 청풍의 손바닥이 좀 강하게 밀착하자 물결치듯 출렁이는 진상파의 젖가슴

청풍; (크면서도 탄력은 손소저의 것에 못지 않다.) 진상파의 젖가슴 사이에 댄 청풍의 손이 떨리고

청풍; (아무래도 치료가 쉽지 않겠구나. 치료보다는 움켜쥐어보고 싶은 충동이 자꾸만 일어나니...) 억지로 심호흡하며 눈을 반개하고

지징! 진상파의 가슴에 댄 청풍의 손바닥이 빛과 진동을 일으키고

진상파; (이걸로 되었다.) 청풍을 지긋이 보고. 표정은 변화가 없지만 볼을 약간 발개졌고

진상파; (만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사제가 내 운명의 짝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미 입술까지 허락하기도 했고...) 며칠 전 강가 절벽 위에서 다친 청풍을 위해 입으로 약을 먹여주던 장면 떠올리고. 신소심이 근처에서 보며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놀라고 있고

<초(楚), 엽(葉) 두 가문의 화해를 위해서라도 우리 둘은 부부로 맺어져야만 한다.> 치료하고 치료 받는 두 사람의 모습을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사실 진상파는 천강마존 엽장천의 손녀딸이다.

 

#279>

아침. 어느 강가. 초가집

고당주; [몸은 좀 어떠냐 정정(淨淨)아?] 초가집 입구에 음침한 인상의 중년인이 정정과 마주 서있다. 중년인은 자금성 내원에서 주첨기로 위장한 위진천에게 겉옷을 벗어줬던 중년의 환관이다. 지금은 평민 복장을 하고 있다. 성은 고씨이고 직책은 당주이므로 고당주로 표기. 정정은 벼락에 맞은 후유증으로 화상을 좀 입었고 머리카락도 부스스 하다. 몸에는 시골 여자같은 옷을 입고 있고

정정; [이제 운신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정도로 회복 되었사옵니다 고(高)당주님!]

고당주; [다행이로구나.] 끄덕

고당주; [혈전창에 맞고도 목숨을 부지한 걸 천운으로 여겨라.]

정정; [예...]

고당주; [너도 짐작하고 있겠지만 자금성에 파견되었던 본가의 인물들은 모두 금의위의 추포(追捕) 대상에 올라있다.]

고당주; [이런 때에 본가로 복귀하기 위해 이동하다가는 오히려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고당주; [그러니 추포에 나선 금의위와 관부의 기세가 좀 수그러들 때까지 이곳 안가(安家)에 은신하고 있다가 복귀하도록 해라.]

정정; [분부하시는 대로 은인자중하겠사옵니다.]

고당주; [이 집에서는 네 또래의 계집이 홀로 살아왔으니 딱히 의심을 받진 않을 게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가급적 바깥출입은 하지 말거라.]

정정; [명심하겠사옵니다.]

고당주; [상황이 좋아지면 연락을 할 테니 그때 복귀하면 되고...] 말을 끊고.

잠시 고민하는 고당주

정정; (뭔가 문제가 있구나.) 생각할 때

고당주; [떠나기 전에 지난밤에 급전으로 받은 내용을 네게도 알려줘야겠다.] 심각한 표정으로

정정; [어떤 사안인지요?] 긴장

고당주; [타노는 알고 있겠지?] 지긋이 보며

정정; [예! 어린 시절에는 먼발치로 자주 보았었고... 금릉으로 파견 와서도 몇 번 뵌 적이 있사옵니다.] 고개 조금 끄덕

정정; [마지막으로 본 것은 올 봄에 주군을 따라 위가대원에 갔을 때였구요.] 눈치 보며

고당주; [그 타노에 대한 추살령(追殺令)이 내려왔다.]

정정; [추... 추살령이라니요? 타노는 주군의 심복으로 알고 있는데...] 경악

고당주; [우리 같은 아랫것들이야 내막을 알 수 있겠냐만...] [아무래도 타노가 주군과 소주에게 죽을 죄를 지은 것같다.] 한숨

정정; [그... 그랬군요.]

고당주; [네가 타노를 만날 일은 없겠지만 기억은 해두거라.] [혹시라도 타노의 종적을 발견하거나 직접 만나게 된다면...]

고당주; [단 한 마디의 말도 섞지 말고 즉시 살수를 써서 죽이라는 주군의 명령이 모든 문도들에게 내려진 상태다.]

정정; [분부, 잊지 않겠사옵니다.]

고당주; [지난 몇 년간 황실 장악을 위한 공작에 동원된 탓에 제대로 쉰 적이 없었을 게다.] [이곳에 은신하는 동안 푹 쉬어두도록 해라.] 돌아서서 가며 말하고

정정; [다녀가시옵소서.] 허리 숙여 인사하고

휘익! 손 흔들며 날아서 가는 고당주

숙였던 허리 펴는 정정

삽시에 멀어지는 고당주의 모습

정정; (타노에게 추살령이 내려졌다?) 찡그리고

정정; (이해하기 힘드네. 타노는 주군께서 가장 신뢰하는 인물이었다고 알려져 있었거늘 하루아침에 역적으로 낙인찍히다니...) 찡그리며 갸웃하고. 헌데 바로 그 직후

털썩! 집 뒤에서 무언가 쓰러지는 듯한 소리가 들리고

정정; (무언가 쓰러지는 소리...) 흠칫! 돌아보고

정정; (뒷곁에 무언가 있다.) 스윽! 소매 속에서 비수를 하나 뽑으며 집 뒤를 향해 가고. 눈은 차갑게 번득이고

정정; (소리로 봐선 상당히 큰 물체가 쓰러진 것같은데...) 조심스럽게 집 뒷곁으로 돌아간다. 손에 비수를 든 채로. 직후!

[!] 눈 부릅 정정

쿵! 집 뒷곁에 쓰러져 있는 인물 바로 타노다. 만신창이가 된 모습이고. 눈 감은 채 쓰러져 있다

정정; (타... 타노!) 경악과 두려움

정정; (맙소사! 타노... 타노가 나타났어!) 덜덜 떨면서도 조심스럽게 타노에게 접근

정정; (타노는 주군의 측근중의 측근이었으니 이곳에 안가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중상을 입자 숨을 곳을 찾아 여기로 왔을 테고...!) 타노 옆에 이르러 내려다보고.

눈을 감고 있는 타노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다. 온몸이 상처투성이 인데 가슴에도 다섯 개의 구멍이 나있고

정정; (말 그대로 만신창이...) 침 꼴깍

정정; (도망치는 과정에서 악전고투를 겪은 증거일 텐데...) 생각. 그러다가

<혹시라도 타노의 종적을 발견하거나 직접 만나게 된다면... 단 한 마디의 말도 섞지 말고 즉시 살수를 써서 죽이라는 주군의 명령이 모든 문도들에게 내려진 상태다.> 고당주의 말을 떠올리는 정정

정정; (왜 말을 섞지 말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비수를 쳐들고

정정; (고당주의 지시를 받았으니 타노의 숨통을 끊어야만 한다.) 슉! 몸을 숙이며 비수로 타노의 목을 찔러간다. 바로 그때

타노; [정정아!] 갑자기 입을 열고. 눈을 감은 채

[!] 자기도 모르게 움찔! 하며 타노를 찔러가던 비수를 멈추는 정정

타노; [너는 왜 날 죽이려 드는 것이냐?] 말하며 천천히 눈을 뜨고

정정; [미안해요 집사님!] 다시 칼을 쳐들고

정정; [집사님을 만나면 일체 말을 섞지 말라는 명령을 받아서...] + [!] 말하다가 눈 부릅

지잉! 지긋이 올려다보는 타노의 눈에서 초음파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원형의 고리가 번져나오는 모습이고. 그러자

정정; (아차!) 띵! 눈에 초점이 사라지면서 비틀하고

정정; (섭... 섭혼술에 당했다!) 스륵! 눈에 초점이 사라지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으려는 정정. 눈은 타노를 보며

털썩! 타노 옆에 무릎 꿇고 앉는 정정

툭! 들고 있던 비수도 옆에 떨어지고

타노; [나를... 나를 방안으로 옮겨라.] 지잉! 눈으로 초음파 같은 것을 뿜어내며 말하고

정정; [예...] 혼이 나간 표정으로 대답하며 타노를 부축하고. 이어

타노를 부축해서 일으키는 정정.

타노; (최악의 고비는 넘겼다. 섭혼술에 제압당한 정정이 년이 날 보호하고 치료해줄 테니...) 정정에게 부축되어 집 앞쪽으로 돌아가며

타노; (하지만... 백일몽과 그년의 졸개들에게 당한 상처가 심각하여 산다는 보장이 없다.) 정정에게 부축되어 집의 문으로 가며 생각하고

타노; (그저 천지신명의 가호를 바랄 뿐이다.) 덜컹! 한손으로 문을 여는 정정에게 부축 된 채로

<내가 살아야 사갈같은 심보의 용설약의 독수로부터 아버지를 지켜드릴 수가 있으니...> 방안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타노의 생각 나레이션

 

#280>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진상파; [굳이 본녀를 적으로 돌리다니... 유감이로군요.] 콰드드! 몸에서 일어난 수많은 검 형상의 기운으로 몸을 지키며 한숨 쉬고. 주변에서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이 조이려 하지만 검벽신공을 위축시키지는 못하는데

지법사; [무얼 보고만 있느냐? 힘을 보태지 않고!] 지지지! 지팡이를 바닥에 꽂은 채 벼락을 흘려보내며 남녀 인법사들에게 외치고

퍼뜩! 정신 차리는 남녀 인법사들

[죄송해요 지법사님!] [각오해라 계집!] 따당! 딸랑! 딸랑! 급히 비파를 치고 종을 흔들어 강력한 음파를 진상파에게 날리는 남녀 인법사들

퍼펑! 펑! 남녀 인법사들이 날린 초음파가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에 덮인 진상파의 주변을 진동시키고. 그러자

[...!] 초음파의 파문에 닿자 이마를 조금 찡그리는 진상파

콰득! 검벽신공이 흔들리면서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이 오그라들면서 진상파의 몸을 조여가고

<음공이 통한다!> <저 년의 심기를 어지럽혀 검벽신공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띠리리링! 따당! 땅! 연신 비파와 종을 치는 남녀 인법사.

콰드드! 그에 따라 진상파의 몸을 조여가는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이 오그라들면서 진상파를 위협하는데

[...!] 이마 조금 찡그리며 무언가 생각하는 진상파. 몸에서는 검의 형상을 한 기운들이 너울거리며 흘러나오고 있고.

츠으! 그런 진상파의 가슴 중앙 부분의 저고리에 다시 피가 배어 나오고

[...!] 지지지! 지법사도 바닥에 꽂은 지팡이를 쥔 손에 힘을 주고

<조금만 더!> <검벽신공만 무너트리면 저 계집을 지법사께서 처리하실 것이다.> 따라랑! 따당! 더 집중해서 비파와 종을 치는 남녀 인법사. 그 직후

꽈광! 꽝! [악!] [컥!] 벼락이 남녀 인법사를 강타해서 휘청이게 만들고

빠지직! 지법사도 벼락에 맞지만 그 벼락은 지팡이를 타고 지하로 흘러들어 큰 타격은 받지 않는다. 눈만 치뜨며 움찔하고

청풍; [날 무시하면 섭섭하지!] 한쪽 무릎 꿇은 채 손을 쳐들고 있고. 쳐든 손이 벼락에 휘감겨 있고

진상파; [...!]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 조금 끄덕이고

[지랄...] [또 혈전창을...] 털썩! 쿵! 견디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는 남녀 인법사. 온몸이 벼락에 휘감겨 있다. 쓰러지지는 않았지만 타격을 받은 모습이고

청풍; [깽깽이(해금같은 악기, 또는 그것을 연주하는 사람)들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사저께서는 요상한 술법을 쓰는 저 늙은이나 상대하십시오.] 빠지직! 진상파에게 외치며 다시 손으로 벼락을 일으키고

지법사; [빨리 손을 바닥에 대라! 혈전창의 전격(電擊)을 흡수해줄 테니...] 지팡이를 바닥에 꽂은 채 남녀 인법사들에게 외치고. 바로 그때

진상파; [저는 무시하는 건가요?] 스윽! 차갑게 말하며 검을 앞으로 찌르듯 내민다. 순간

투쾅! 검에서 미사일같은 섬광이 튀어나가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을 뚫고 지법사를 찔러간다

지법사; [검... 검강(劍罡)!] 팟! 다급히 피하려 하지만

퍽! 지법사의 왼쪽 어깨 아래의 가슴을 관통해버리는 섬광

[지법사님!] [안돼!] 비명 지르는 남녀 인법사. 앉아있던 자세에서 일어나려 하며

지법사; [큭!] 휘청! 하며 물러서고.

퍽! 그 바람에 쥐고 있던 지팡이가 바닥에서 뽑히고. 그러자

퍼석! 진상파의 몸을 움켜쥐던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도 힘을 잃고 무너지고

청풍; [갈!] 빠캉! 손을 휘두르자 벼락이 세 가닥으로 날아가고

꽈광! 꽝! [악!] [컥!] 벼락에 맞아 비명 지르는 남녀 인법사. 지법사도 비명은 지르지 않지만 벼락에 맞아 휘청하고

털썩! 퍼억! 주저앉아있던 남녀 인법사들은 벼락에 맞아 나뒹굴고

털썩! 지법사도 바닥에 주저앉고. 벼락에 휘감긴 채. 왼팔은 가슴의 상처 때문에 늘어트리고 있고 오른손으로는 지팡이를 쥔 채로

진상파; [여러분들은 스스로 화를 자초하셨어요.] 퍼억! 푸스스! 무너지는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아귀 밖으로 걸어 나오고

진상파; [설령 당신들의 상전인 귀면지존이라 해도 우리 두 사람의 협공을 무시 못하거늘...]

진상파; [겨우 두 명의 인법사와 한 명의 지법사로 우리에게 맞설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건가요?] 화악! 남녀 인법사와 지법사에게 다가오는 진상파의 온몸에서 길고 투명한 검 모양의 섬광들이 넘실거린다. 마치 불길에 휩싸인 것같고

<저 계집...> <이미 검법으로는 신화경(神化境)에 이르렀다.> 공포에 질리는 남녀 인법사. 일어나려 애쓰고. 그때

지법사; [확실히 노부가 너희들을 경시(輕視)한 것같군.] 끄덕이며 지팡이를 쳐들고

지법사;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이만 작별하자!] 콱! 말하며 지팡이를 세차게 바닥에 꽂고. 그러자

펑! 일대의 모든 흙과 바위와 돌이 허공으로 치솟는다. 무사들의 시체와 몸뚱이들도 함께 튀어 오르고

청풍; [달아나겠다?] 바캉! 흙과 돌이 치솟는 가운데에서 두 주먹 불끈 쥐어 벼락을 일으키고

진상파; [...] 바웅! 온몸을 검벽신공으로 뒤덮어 보호하고.

청풍; [갈 때 가더라도 대가는 치러야겠다.] 빠지직! 빠캉! 청풍의 손이 휘저어지면서 벼락이 바위와 흙과 돌들 사이로 날아간다.

빠카캉! 빠캉! 흙먼지와 돌조각들 사이에서 벼락이 무언가에 부딪히며 불꽃을 튀기고

멈칫! 허공으로 떠오르던 돌과 흙과 시체들이 정지하더니

퍼억! 퍼퍽! 다시 바닥으로 떨어져 나뒹구는 돌과 흙과 시체들

화악! 먼지가 휘몰아치는 가운데 장내의 모습이 드러난다. 여전히 한 무릎을 꿇은 채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린 청풍. 검벽신공에 덮인 채 서있는 진상파. 하지만 이미 남녀 인법사와 지법사는 사라지고 없다.

청풍; (셋 다 사라졌다.) 이를 부득 갈며 주변 두리번거리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자기 뒤를 보는 청풍. 강을 향한 그곳에는 백일몽과 타노도 없다

청풍; (타노와 백일몽도 사라졌다.) 찡그리고

청풍; (그자들이 데려간 것인가? 그럼 타노는 확실히 죽은 목숨인데...) 생각할 때

진상파; [다치지 않았느냐?] 검을 칼집에 꽂으며 다가오고

청풍; [괜잖습니다.] 억지로 웃으며 일어나고

청풍; [사저께서 제 때 구해주셔서...] 말하다가 오른손으로 늑골을 감싸며 오만상을 쓰고

진상파; [늑골이 부러졌느냐?] 청풍의 앞에 멈춰서며 걱정

청풍; [부러지지는 않았지만... 금이 갔는지 움직이면 통증이 좀 느껴지는군요.] 식은땀 흘리면서

진상파; [통증이 조금 느껴지는데 비지땀을 흘리느냐?] 슥! 한숨 쉬며 청풍의 팔을 잡고

진상파; [강녕보다는 금릉이 가까우니 첩혈당으로 가자.] [상처를 치료하는 게 우선이다.] 청풍의 팔을 잡고 멀리 보이는 금릉 쪽으로 돌아서고.

청풍; [예...]

진상파; [움직이면 상처가 도질 수도 있으니 내게 온전히 몸을 맡기도록 해라.] 화악! 진상파의 몸에서 일어난 너울거리는 띠같은 기운이 청풍의 몸도 감싸고.

청풍; (사저의 검벽신공이 내 몸을 감싸서 움직이지 않게 고정시킨다.) 띠같은 반투명한 기운에 자신의 몸이 칭칭 감기는 걸 보며 놀라고

진상파; [일다경 안에는 도착할 게다. 조금만 참아라.] 화악! 청풍의 팔을 잡고 날아오르는 진상파.

청풍; (쑥스럽구만.) 띠같은 기운에 휘감겨 진상파와 함께 날아가며 자신을 끌고 날아가는 진상파를 곁눈질. 얼굴 조금 붉히고

<마치 남에게 두들겨 맞다가 손위 누이에게 구해진 기분이 들어서...> 멀리 보이는 금릉을 향해 날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273>

위태무의 비밀 소굴. 밤이 깊어 불은 모두 꺼져 있고

건물 입구를 경비하는 무사들

<주군께서 그리로 가신다.> 갑자기 누군가의 전음이 들려 흠칫! 하는 무사들. 직후

휘익! 돌풍과 함께 누군가 나타나고

스윽! 돌풍 속에서 걸어 나오는 인물은 위태무다.

[주군!] [어서 오십시오 가주님!] 포권하는 무사들

위태무; (문천이가 안 보이는군.) + [내가 일 보고 오는 사이에 별일 없었느냐?] 인사하는 무사들에게 다가오며 묻고

[예!] [주군께 보고 드릴만한 일은 없었습니다.] 대답하는 무사들. 눈치 보면서

위태무; (아무리 밤이 깊어도 날 기다리지 않을 문천이가 아닌데...) + [타노는 잠자리에 들었느냐?] 무사들을 지나 입구로 가며 묻고

[집사께서도 금릉 쪽에 볼일이 있다면서 출타하셨습니다만...] 무사 한 명이 따라오며 대답하고.

위태무; [그래?] + (문천이가 금릉으로 돌아갔다?) 찡그리며 건물 입구로 다가가고

위태무; [길이 엇갈린 모양인데... 금릉에 무슨 일로 가는지 말했느냐?]

[용건에 대한 구체적인 말씀은 없으셨습니다. 그냥 급한 일이라고만 하셨을 뿐...] 위태무의 눈치를 보며 말하는 무사

위태무; (저놈들, 내게 숨기는 게 있다.) + [알겠다. 수고해라.] 말하며 건물로 들어가고

[예 주군.] [안녕히 주무십시오.] 고개 숙이는 무사들. 안도하고

위태무; (불길한 예감...) 찡그리고

위태무; (문천이와 관련하여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같은 예감이 드는 건 어째서인가?) 찡그리는 얼굴 크로즈 업. 헌데

 

건물의 맨 위층. 불은 꺼져 있는데. 불 꺼진 창문 안쪽에 서서 내려다보는 여자. 용설약.

건물로 들어오는 위태무의 모습이 보이고. 용설약의 시점

용설약; (저 인간은 금릉을 떠난 후 다른 곳에 들르지 않고 바로 이곳으로 돌아왔다.)

용설약; (그렇다는 건 회수한 혈왕잠을 다른 곳에 숨기지 않고 몸에 지니고 있다는 얘기인데...) 생각하며 돌아서고. 이어

용설약; [어떻게 생각하느냐 진천아.] 어둠 속을 보며 말하고

위진천; [결단을 내려야할 상황인 것같습니다.] 어둠 속,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 손에 든 긴 천을 읽고 있다.

위진천; [백일몽이 신응(神鷹)을 통해 급히 보내온 이 전서(傳書)에 의하면 타노는 죽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심각한 표정으로 천에 적힌 글을 읽고

위진천; [장청풍! 그자까지 제가 누구의 아들인지 알아버린 듯합니다.]

용설약; [다행히 타노가 죽었다 해도 장가놈의 입을 통해서 비밀이 위태무의 귀에 들어갈 여지가 있겠구나.] 초조한 표정으로 이빨로 손톱을 물어뜯고

위진천;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대책을 강구해야할 것같습니다.] 푸스스! 손에 들고 있던 천이 불에 타기 시작하고

용설약; [그래야겠지.] 끄덕

위진천; [일단 모든 전력을 동원하여 타노의 생사를 확인하고 장가놈을 척살하도록 하겠습니다.] 천을 모두 태우며 말할 때 + 용설약; [진천아.] 부르고

위진천; [예 어머니!] 대답하며 고개 들고

용설약; [위태무, 그 인간에 대한 대책은 어미에게 맡기고 넌 천마련으로 복귀해라.]

위진천; [혹시 어머니는...] 눈 치뜰 때

용설약; [화근(禍根)을 없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뿌리를 들어내 버리는 것이 아니겠느냐?] 사악하고 음산하게 웃는 용설약의 얼굴 크로즈 업

위진천; (드디어!) 침 꿀꺽! 삼키는 위진천의 얼굴도 크로즈 업

 

#274>

<-금릉> 불이 거의 꺼져 있는 금릉의 모습

<-첩혈당> 깊은 밤이지만 불이 켜져 있고. 사람들이 좀 부산하게 움직인다. 시녀들이 부엌에서 불을 때 물을 끌이기도 하고. 세수대야와 수건등을 들고 어느 건물로 들어가기도 한다. 시녀들을 지휘하는 사람은 모야차다.

건물 그늘에 숨듯이 서서 그걸 보는 시녀 한명. 나이는 이십대 중반쯤으로 좀 교활한 인상. 시녀1로 표기. 당숙경의 몸종이다

모야차가 여러 시녀들에게 무언가 지시하는 모습

[...] 무언가 생각하며 그걸 보는 시녀1

서둘러 돌아서서 가는 시녀1

 

#275>

첩혈당의 다른 곳. 월동문이 달려있는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후원이고. 당숙경의 거처다. 불이 켜져 있다. 주변에 인적은 없다

월동문으로 달려 들어오는 윗 씬의 시녀1.

시녀1; [마님!] 불 켜진 건물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시녀1

당숙경; [어서 와라.] 화장대 앞에 야한 잠옷 차림으로 앉아서 화장하며 곁눈질로 입구를 보고. 방안은 당숙경의 침실이다.

당숙경; [그래 알아보았느냐? 이 밤중에 왜 소란스러워 진 건지?] 문을 닫고 들어서는 시녀1에게 묻고. 화장 하면서

시녀1; [예, 마님!] 다가오고

시녀1; [글쎄... 이각(二刻;30분)쯤 전에 떠났던 검후 진상파라는 여자가 다시 돌아왔는데 동행이 있지 뭐예요.] 흥분한 표정으로

당숙경; [동행?] 눈 치뜨며 멈칫! 하고

당숙경; [누굴 데리고 돌아왔다는 거냐?]

시녀1; [그게...] 눈치를 보며 선뜻 말을 못하고

당숙경; [설마!] 눈 꼬리 치솟고

시녀1; [마님이 짐작하시는 대로에요.] 억지로 웃고

시녀1; [소당주님을 해친 원수, 장가놈을 데리고 왔지 뭐예요?] 눈치 보며 말하지만

당숙경; [그래?] 살벌하게 웃고

당숙경; [그놈이 다시 첩혈당으로 기어들어왔다 이거지?] 사악하게 웃는 얼굴 크로즈 업

 

#276>

모야차가 지키고 있는 건물. 이제 건물 안에서 시녀들이 대야와 수건등을 들고 나오기만 하고. 들어가는 시녀는 없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정칠. 돌아보는 모야차

덜컹! 문을 닫아주는 정칠

모야차; [장공자는 좀 어때?] 다가가며 묻고

정칠; [누구와 싸웠는지는 두 사람 다 말하지는 않는데...] [청풍이의 부상이 가볍지는 않은 것같았습니다.] 계단을 내려오며

모야차; [저런...] 멈춰서고

정칠; [그래도 몸을 닦을 때 보니 겉으로 드러난 상처는 딱히 없더군요.] 모야차 옆을 지나가고

모야차; [외상이 아니라 내상을 입었겠구나.] 따라가고

정칠; [진소저 말로는 하룻밤쯤 치료하면 나을 거라고 했습니다.] 앞장 서서 가며 말하고

모야차; [그나마 다행이네.] 따라가며 방을 돌아보고

정칠; [진소저가 밤새 호법을 선다니 우리는 그만 자러가도 될 것같습니다.] 앞장 서서 가고

모야차; [그... 그래야겠지?] 얼굴 살짝 붉히며 따라가고

모야차; (진소저는 말할 것 없고... 장청풍 역시 보면 볼수록 인간 세상의 존재가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건물쪽을 곁눈질로 보며 앞서 가는 정칠을 따라가고

모야차; (뒷골목 인생인 우리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삶을 살겠지.) 고개 돌려 앞서 가는 정칠을 보고

모야차; (하지만 부럽진 않아.) 얼굴 발그레 미소

<내게는 내 수준에 딱 맞는 최고의 배필이 있으니까.> 인사하는 시녀들과 어깨들에게 마주 인사하며 다른쪽으로 가는 정칠의 뒷모습 배경으로 모야차의 생각.

 

#277>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장... 장청풍!] [학!] 경악하는 타노와 백일몽. 백일몽 주변의 무사들은 돌아서며 칼로 청풍을 겨누고

백일몽; [네놈... 네놈이 어떻게 여기에...] 주춤 거리며 물러서고

청풍; [우연히 지나가던 길이라고 해두지.] 멈춰서고.

청풍; [그나저나 이 상황은 제법 좋은 내 머리로도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누가 설명을 좀 해주지 않겠느냐?] 타노와 백일몽을 보며 말하고. 직후

<죽여라!> 전음으로 무사들에게 명령하는 백일몽. 눈을 부릅뜨며

슈학! 쩍! 빗발치듯 청풍을 베는 무사들. 하지만

청풍; [말로 해선 안듣겠다?] 빠캉! 양손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청풍; [그럼 뜨거운 맛을 보게 해줄 수밖에!] 벼락을 내치고

크악! 컥! 빠직! 파캉! 무기를 통해 스며드는 벼락에 맞아 비명 지르는 무사들. 하지만 그 직후

[!] 벼락을 쳐낸 자세로 눈 부릅뜨는 청풍

슈욱! 백일몽은 청풍이 아니라 타노에게 쇄도하고 있다. 타노는 비틀거리며 칼을 쳐들려 하고 있고

청풍; [네년이...] 투쾅! 손을 저어 벼락의 채찍을 휘두르지만

백일몽; [미안해요 오라버니!] 쩍! 손톱이 날카롭게 돋아난 오른손으로 타노의 가슴을 찔러간다.

슈학! 타노도 반사적으로 칼을 휘두르지만

콰창! 백일몽의 손톱에 맞은 칼이 유리처럼 깨지고

콱! 그대로 타노의 심장 부분에 깊이 박히는 백일몽의 오른손 다섯 손가락.

푸시시! 손톱이 박힌 부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직후

빠캉! 백일몽의 등을 때리는 벼락의 채찍

백일몽; [악!] 벼락에 맞아 등을 젖히며 비명 지르고. 오른손은 타노의 가슴에 박은 채

휘둘렀던 벼락의 채찍을 거두는 자세인 청풍.

콰당탕! 한 몸이 되어 나뒹구는 백일몽과 타노.

툭! 타노의 가슴에 박혀있던 백일몽의 손톱이 빠지고.

털썩! 하늘 보고 누운 타노의 옆으로 굴러 떨어지며 하늘 보는 자세로 눕는 백일몽. 감전되어 기절했다.

타노; [끄윽...] 그런 백일몽 옆에 누워 벌벌 떨고. 푸시시! 백일몽의 손톱이 빠져나간 타노의 가슴에서 연기가 나고 있고. 옷과 살이 타들어가고 있다.

청풍; (백일몽 저 계집, 수하들이 날 공격하는 사이에 도망치는 대신 타노를 죽이려 들었다.) 벼락의 채찍을 소멸시키며 타노와 백일몽 쪽으로 다가가고

청풍; (기필코 타노를 죽여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는 건데...) 타노를 내려다보고

타노; [끄윽...] 푸시시! 눈을 까뒤집고 벌벌 떠는 타노의 가슴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타노의 가슴에 난 다섯 개의 구멍이 타들어가고 있는 것 보여주고

청풍; (옷과 살이 타들어가는 걸 보니 저 계집의 손톱에 지독한 독이 묻어있었구나.) 슥! 타노의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청풍; (정확히 심장 부위를 찔러서 원래대로라면 죽을 수밖에 없는 치명적인 독상이지만...) 징! 빛이 나는 손 바닥을 타노의 가슴에 대고

청풍; (독중지존인 구룡짐독까지 조종할 수 있는 조룡여의대법을 익힌 내게 독은 큰 문제가 안된다.) 지지징! 타노의 가슴에 댄 청풍의 손바닥이 진동과 빛을 일으키고

청풍; (그렇긴 해도 심장이 훼손되었다면 나라고 해도 어쩔 수가 없는데...) 심각한 표정으로 타노의 가슴을 누르고. 그러자

슈우! 타노의 몸에서 무언가 청풍의 손으로 스며드는 모습이 보이고. 이어

타노; [컥!] 피를 왈칵 토하며 고개를 젖힌다.

청풍; (백일몽의 손톱에 묻어있던 독은 모두 흡수했다.) + [정신이 드시오?] 타노를 내려다보며 묻고

타노; [장... 장청풍...] 헐떡이며 올려다보고. 코와 입으로는 피를 줄줄 흘리며

청풍; (객혈하는 피에 살점이 섞여있는 걸 보니 심장이 다쳤다.) + [당신의 몸 상태가 어떤지 느껴지시오?] 손바닥으로 타노의 가슴을 누른 채

타노; [보다시피... 난 이미 염라전(閻羅殿)에 소환을 당한 상태일세.]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면서도 처연하게 웃고

청풍; [유감이오.] + (심장이 다친 이상 살리긴 힘들겠군.)

청풍; [헌데 어쩌다 동류(同流)들에게 척살의 대상이 된 거요?]

타노; [알아서는 안되는... 비밀을 알아버린 결과지.] 허탈하게

청풍; [알아서는 안되는 비밀?]

타노; [우리 가문에서... 차마 입에 올리기도 부끄럽고도 참담한 난륜이 벌어졌네.] [그 사실을 안 악독한 모자(母子)가 날... 죽이려 한 것이고...] 청풍을 올려다보며

청풍; (부탁을 하려는 표정...) + [소생이 그 비밀을 알길 원하시오?]

타노; [내가 이대로 죽어버리면... 천륜(天倫)을 어긴 그 비밀은 다시 묻혀질 테고...] [그럼... 내 아버지가 너무도 가엾고 불쌍해지네.] 주르르! 눈물

청풍; [귀하의 아버지라면...]

타노; [세상에 귀면지존과 상시태감으로 알려진 분이... 사실은 내 생부일세.] 처연한 표정으로 웃고

청풍; (맙소사!) 경악

청풍; (이 곱추가 사실은 위태무의 아들이었구나.) + [그것만으로도 놀라운 비밀이구려.]

타노; [난 어머니가 비천한 신분이었을 뿐 아니라... 장애까지 갖고 태어났네.] [그 때문에 아버지에게 친자(親子)로 인지(認知) 받지 못하고... 죽은 자식으로 처리되었지.]

청풍; (알고 보니 이자도 가엾은 신세였군.)

타노; [게다가... 아버지에게는 아주 기승스럽고 질투심이 많은... 용설약이라는 이름의 본처까지 있었네.] 한숨 쉬고

타노; [정확하게 말하자면 아버지는 용씨(龍氏) 집안의 데릴사위가 된 것인데...]

청풍; (용씨성을 쓰는 집안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위태무 정도 되는 인물을 데릴사위로 들였단 말인가?) 놀라고

타노; [아버지는... 본처인 용설약과의 사이에 아들을 하나 두고 있네.] [헌데...]

타노; [알고 보니... 그 아들이 아버지의 씨가 아니었던 것일세.]

청풍; [용설약이라는 여자가 바람을 피운 것입니까?] 놀라고

타노; [단순히 바람을 피운 정도가 아니라네.] 분노. 이를 갈고

타노; [용설약은... 가증스럽게도 내 사촌형... 즉 아버지에게는 조카가 되는 자와 배가 맞아서... 자식까지 낳은 걸세.]

청풍; [맙소사!] 경악과 분노

타노; [오늘 밤... 그 추악한 비밀을 내가 알아버렸다네.] [그래서 용설약과 그 계집의 아들놈이 날 죽이려 든 것이고...]

청풍; [용설약과 배가 맞아 자식을 낳은 당신의 사촌형은 어떤 자요?]

타노; [그자는... 위극...] 말할 때. 따앙! 강한 쇳소리가 나고.

타노; [컥!] 벼락에 맞은 듯 퍼덕이고. + 청풍; [큭!] 양손으로 귀를 막으며 휘청이고

털썩! 눈을 까뒤집고 바닥에 널부러지는 타노

청풍; (지... 지독한 음공(音功)!) 주르르! 입으로 피를 흘리며 양손으로 뒤를 막은 채 돌아보고. 그때

여자인법사;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잖아!] 띠리링! 백일몽이 쓰던 작은 비파를 왼손에 든 채 오른손으로 현을 튕기며 다가오는 여자. 얼굴에 알록달록한 문양이 새겨진 반쪽 가면을 쓰고 있다. 코 윗부분만 가리는 반쪽 가면의 이마에는 <人>자가 적혀있다. 그년 뒤로는 두명의 사내가 따라오는데 한명은 손에 구세군이 쓰는 것같은 종을 든 건장한 사내로 역시 이마에 <人>자가 적힌 가면을 쓰고 있다. 여자와 이 사내는 혈왕세가의 법사들중 세 번째 등급인 인법사다. 마지막 한명은 지팡이를 짚고 있는 구부정한 노인인데 역시 얼굴에 알록달록한 반쪽 가면을 쓰고 있고 이마에는 <地>자가 적혀있다. 이자는 혈왕세가의 법사들중 두 번째 등급인 지법사다.

여자인법사; [저 병신새끼가 진짜 혈왕부마(血王駙馬)님의 정체를 까발릴 뻔 했으니 말이야.] 띠리링! 작은 비파를 자잘하게 치며 다가오고

청풍; [용설약이란 탕부의 졸개들이냐?] 오른손으로 입가의 피를 닦으며 일어나고

[탕부?] [죽일 놈이 감히...] 남녀 인법사와 지법사의 분노

청풍; (평범한 자들이 아니다. 조심해야겠다.) + [탕부가 아니면?] 냉소하고

청풍; [남편의 조카와 붙어먹은 년을 달리 무어라 불러야겠느냐?] 비웃고. 지지지! 늘어트린 왼손은 주먹을 쥐어서 벼락을 모으면서. 청풍이 비웃자

[아가리 닥쳐!] [용서가 안된다!] 비파의 현을 손가락으로 그으려 하는 여자인법사와 종을 흔들려는 남자인법사. 하지만

청풍; [내가 먼저다!] 빠캉! 벼락을 모으고 있던 왼손을 휘둘러 벼락을 날리는 청풍.

[헉!] [네놈이 어떻게 혈왕조사님의 절기인 혈전창을...!] 자신들에게 날아드는 벼락을 본 두 인법사가 기겁하지만

지법사; [갈!] 쾅! 지팡이로 바닥을 강하게 찍고. 그러자

투쾅! 슈학! 두 인법사에게 날아가던 벼락들이 갑자기 확 떨어져 지법사가 지팡이로 찍은 바닥으로 날아든다.

청풍; (혈전창으로 일으킨 벼락을 땅으로 끌어들였다.) 놀랄 때

여자인법사; [죽인다!] 땅! 세차게 비파의 현을 내리긋고

남자인법사; [타종발번뇌(打鐘發煩惱)!] 따앙! 손잡이 달린 종을 세차게 흔들어서 강한 종소리를 내고. 그러자

바웅! 가앙! 두 가지의 초음파가 청풍을 휩쓸어 휘청이게 만든다

청풍; (이건...)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며 두 손으로 귀를 막으며 휘청

<비파와 종소리가 정신을 몽롱하게 만든다!> 앞쪽에 서있는 두 인법사와 지법사의 모습이 아지랑이를 통해서 보는 것처럼 흐느적거리는 것으로 보이고.

청풍;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힘을 지닌 음공이다!) 비틀. 그때

지법사; [죽어라!] 빠지직! 바닥을 찍은 지팡이가 벼락을 일으키고. 다음 순간

콰득! 갑자기 청풍의 발 아래쪽 땅이 거대한 손으로 변해서 청풍의 몸을 강하게 움켜쥔다. + 청풍; [!] 기겁하지만 완전히 피하지 못하고

청풍; (땅 바닥이 거대한 손으로 변했다!) 팟! 날아올라 피하려 하지만

콰득! 그대로 솟구치며 청풍의 몸을 움켜쥐는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아귀. 가슴 아래를 움켜잡았다. 그 바람에 청풍 주변에 있던 타노와 백일몽의 몸은 옆으로 굴러가고

털썩! 퍼억! 반대 방향으로 굴러 떨어지는 타노와 백일몽의 몸뚱이. 타노의 모습은 절벽쪽으로 굴러 떨어져서 인법사와 지법사들의 시야에서 가려진다.

우두둑! 거대한 손아귀에 쥐어진 청풍의 가슴 늑골이 부러지려는 소리가 나고

청풍; [크아아악!] 엄청난 힘에 온몸이 조여지며 비명 지르는 청풍.

[그렇지!] [잘하셨습니다 지법사(地法師)님!] 환호하는 두 인법사

청풍; (당... 당했다!) 콰드득! 자신의 몸통을 으스러트리려는 돌과 흙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에 가슴 아래가 조여지며 고통에 찬 몸부림. 양손으로 거대한 손의 손가락을 밀어내려 하며

청풍; (저자들은 무공이 아니라 술법을 쓰는 술사(術士)들이었다.) 우두둑! 으스러지려는 몸통에 얼굴이 고통으로 이지러지고

지법사; [네놈이 누군지 모르겠다만... 범해서는 안되는 금기를 범했다.] 지지지! 바닥을 찍은 지팡이로 벼락을 일으키면서

지법사; [혈왕(血王)조사님의 고귀한 직계 후손이신 혈미인(血美人)님을 능멸한 죄는 절대 용서받지 못한다.] 살벌한 눈빛

청풍; (용... 용설약이라는 여자가 삼황(三皇) 중 혈왕의 직계 후손이라는...) 고통에 얼굴 이지러트리면서도 깨닫고

지법사; [피 곤죽으로 만들어주마!] 지지지! 바닥에 꽂은 지팡이가 벼락에 휘감기고

콰드득! 청풍을 움켜쥔 손이 더 강하게 청풍의 몸을 움켜잡고

청풍; [끄아아악!] 우두둑! 온몸의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면서 비명을 지르고

청풍; (술... 술법을 깨트리는데 무공은 소용이 없고... <천자의 눈>을 써야만 한다.)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 눈을 부릅떠서 지법사를 노려보지만

[천천히 죽어라!] [우리 인법사(人法師)들의 표적이 된 이상 네놈은 살아서 지옥을 경험하고 죽게 될 것이다.] 딸랑 딸랑 지지징! 종과 비파를 켜면서 웃는 두명의 인법사들

지지징! 그들이 일으키는 초음파가 거대한 손아귀에 움켜쥐어져있는 청풍의 몸을 진동시키고

청풍; (저... 저 자들의 음공이 정신을 집중하지 못하게 만든다.) 눈이 풀리며 신음하고

청풍; (구룡짐독이라도 써야하는데... 조룡여의대법 역시 정신을 집중해야만 시전이 가능하고...)

청풍; (방심하다가 대처를 제대로 못한 대가를 치루는구나.) 사력을 다해 흙과 돌로 이루어진 손을 손으로 밀어내려하고. 하지만

지법사; [쓸데없는 저항이다!] 지지징! 벼락이 휘감긴 지팡이를 바닥에 꽂은 채 비웃고

지법사; [노부는 지법사다.] [노부의 두 발이 땅에 붙어있는 한 땅 전체가 네놈의 적이 되어 죽이려 들 것이다.]

청풍; (지법사...) (이름 그대로 땅의 힘을 빌어서 술법을 쓰는 자였구나.) 콰드득! 필사적으로 저항하지만 온몸의 뼈가 어그러지는 소리가 나고

타노; [...!] 청풍의 몸뚱이를 움켜쥐고 있는 거대한 손과 팔뚝 뒤에 쓰러져 있는 타노가 조금 눈을 뜨고.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아직 살아있다

타노의 시점. 거대한 기둥같이 치솟은 흙과 돌로 이루어진 팔뚝. 그 팔뚝에 가려져서 지법사와 인법사는 안보인다. 좀 떨어진 곳에는 기절한 백일몽이 쓰러져 있고

타노; (지법사의 술법에 걸려든 이상 장청풍도 끝장이다.) 스윽! 사력을 다해 강쪽의 절벽을 향해 몸을 뒤집으려는 타노

타노; (저놈까지 죽어버리면... 용설약의 추악한 음행은 영영 비밀로 묻혀버린다.) 털썩! 몸을 한 바퀴 굴리고. 절벽 쪽으로

<어떻게든 살아서... 아버지가 용설약의 실체를 아시게 해야만 한다.> 몇 번 힘겹게 몸을 굴려서 절벽 끝에 이르는 타노

타노; (한... 한 번만 더...) 스윽! 절벽 끝에 이르러 사력을 다해 몸을 뒤집는 타노. 직후

<됐다!> 쐐액!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타노의 몸뚱이

<이제 살고 죽는 것은 운명에 맡길 뿐이다.> 강물을 향해 떨어지는 타노의 몸뚱이

첨벙! 수십미터 아래의 강물 속으로 추락하는 타노

 

다시 절벽 위. 띠딩! 딸랄 딸랑! 두 명의 인법사들이 비파와 종을 치는 배경으로 청풍이 거대한 손아귀에 가슴 아래가 조여지며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고

지법사; [애송이놈!] 눈 부릅

지법사; [그만 저 세상으로 보내주마!] 지지지! 바닥에 꽂은 지팡이를 휘감은 벼락이 더 강해지고. 그러자

우두둑! 콰득! 청풍의 몸을 움켜쥔 흙과 돌로 이루어진 손아귀가 더 강하게 청풍의 몸을 움켜잡고

청풍; [컥!] 피를 왈칵 토하는 청풍. 콰드득! 몸이 더 강하게 조여지고.

청풍; (더... 더는 견딜 수가...) 절망하고. 바로 그때

쾅! 갑자기 어디선가 날아온 빛으로 둘러싸인 검이 청풍의 몸통을 움켜쥐고 있는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팔뚝 중간을 뚫고 지나가며 폭발시킨다. 빛에 덮인 검이 뚫고 지나가자 직경 1미터 이상의 구멍이 생기는 흙과 돌로 이루어진 팔뚝

[!] [!] 지법사와 두 명의 인법사들 경악하고

퍼억! 청풍의 몸을 쥐고 있던 돌과 흙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이 그대로 무너지며 청풍의 몸도 아래로 떨어지고

가앙! 흙과 돌로 이루어진 팔뚝을 궤뚫어 무너트린 보검은 허공으로 치솟았다가 날아온 쪽으로 다시 날아가고

[어... 어검술!] [누구냐?] 두 명의 인법사들 경악하며 돌아보고

청풍; (혹... 혹시...) 퍼억! 흙과 돌로 이루어진 손이 무너지며 그 잔해들과 함께 바닥에 나뒹굴었던 청풍도 사력을 다해 일어나려 하며 돌아보고. 그 앞쪽에서 지법사도 돌아보는데

콱! 도로 날아온 보검의 손잡이를 잡는 여자의 손. 이어

진상파; [오늘은 참으로 이상한 밤이로군요.] 검을 내리면서 걸어오고. 가슴 중앙 부분의 저고리가 피에 젖어있음을 주의

청풍; (사... 사저가 나타났구나!) 안도하고

진상파; [마교(魔敎)와 싸우다 양패구상(兩敗毆傷)의 타격을 받고 세상에서 사라졌던 혈교(血敎)의 잔당들을 이곳에서 만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여자인법사; [네년은 누군데 개소리를...] 나서며 비파를 켜려 하고 + 남자인법사; [조심해라 사매!] 딸랑! 종을 낮게 치며 긴장하고

남자인법사; [저 계집이 바로 무림맹의 현 맹주인 검후 진상파다!]

여자인법사; [검후!] 아연긴장하고

[...] 지법사도 뭔가 생각하며 긴장하고

진상파; [몸은 어떠냐 사제.] 세 년놈의 뒤쪽에 쓰러져 있는 청풍을 보며 묻고. 청풍은 이제 일어나 한쪽 무릎을 꿇고 있다. 한손으로는 늑골을 감싼 자세로

청풍; [견... 견딜만 합니다.] 늑골 만지며 억지로 웃고

진상파; [다행이로구나.] 끄덕이고.

<사제!> <어린 놈이 범상치 않다 했더니 검후의 동문이었구나.> 남녀 인법사들, 청풍을 곁눈질하며 긴장하고. 지법사는 검후를 보고 있고. 그때

진상파; [비록 가는 길이 다르다고는 해도 본녀가 귀하들과 목숨을 걸고 싸울 이유는 없어요.] 지법사와 두 명의 인법사들을 보면서 말하고. 흠칫! 하며 다시 진상파를 보는 남녀 인법사들

진상파; [나의 동문을 다치게 했지만 심각한 정도는 아니니 불문에 붙일 수도 있어요.] [어찌 할지 잘 생각하고 판단하도록 하세요.] 검을 늘어트린 채 말하지만

지법사; [건방진 계집!] 거꾸로 든 지팡이를 두 손으로 높이 들었다가

지법사; [네년도 으깨서 죽여주마!] 쾅! 지팡이를 바닥에 강하게 박는다. 그러자

청풍; [조심...] 외치고

콰득! 진상파 주변의 땅이 꽃봉우리처럼 확 일어나 진상파의 몸을 움켜쥐려 한다. 하지만

화악! 진상파의 몸에서 수많은 검의 형상들이 일어나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아귀가 자신의 몸을 움켜쥐지 못하게 막는다

[검벽신공!] [어린 계집이 벌써 검벽신공을...] 경악하는 남녀 인법사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빠캉! 투쾅! 온몸에서 투명한 검의 형상을 일으켜 방어하며 물러서는 진상파. 하지만

콰창! 핏빛으로 물든 위태무의 손이 진상파의 몸에서 일어난 투명한 검들을 박살내며 뚫고 들어오고

진상파; [!] 뒤로 휙 날아가며 눈을 부릅뜨고. 하지만

쩡! 내질러오는 위태무의 손바닥에서 손바닥 형상을 한 붉은 빛이 확 튀어나온다. 마치 <에이리언>의 입에서 또 다른 입이 튀어나오는 것처럼

정칠; (손바닥에서 손바닥 형상의 섬광이 튀어나온다!) 눈 치뜰 때

펑! 손바닥 형상의 핏빛 섬광이 진상파의 가슴 정 중앙을 때리고. 동시에

쾅! 진상파의 몸에서 일어난 검 형상의 섬광이 위태무의 가슴을 때린다

정칠; (상토(相討;서로를 침)!) 눈 부릅뜰 때

진상파; [컥!] 펑! 피를 토하며 뒤로 튕겨져 나가는 진상파의 몸뚱이

매화부인; [악!] 비명 지를 때

푸학! 위태무도 가슴에 상처가 나 피를 뿌리며 허공에서 비틀하고

쿵! 쿵! 바닥에 내려서며 뒤로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위태무. 가슴에 깊은 상처가 나서 피가 뿜어진다

휘익! 진상파도 바닥에 내려서지만

콰드드! 버티고 선 두 발이 바닥에 고랑을 파며 뒤로 밀려가고.

<누가 이긴 건가?> 신귀파 일행이 손에 땀을 쥘 때

[!] 눈 치뜨며 비틀하는 진상파

쩍! 투학! 이어 위태무의 장풍에 맞은 진상파의 가슴 정중앙에서 한 뼘 가량의 가시들이 십여개가 튀어나온다

[헉!] [저... 저런...] [몸에서 가시가 돋아난다!] 신귀파 일행 경악. 정칠도 눈 부릅

콱! 고통스럽게 얼굴 찡그리며 오른손의 검을 바닥에 박아 비틀거리는 몸을 지탱하는 진상파

위태무; [자초한 화이니 본좌를 원망하진 마라.] 상처가 난 가슴을 손으로 누르며 웃고

위태무; [본문의 형극혈강(荊棘血罡)에 맞으면 몸속의 철분이 응결되어 가시, 즉 형극(荊棘)을 형성하게 된다.]

[맙소사!] [그... 그런 무공이 존재하다니...] 신귀파 일행 경악

위태무; [핏속의 철분이 엉겨 붙어 형성되는 가시들이 곧 네 심장을 파고 들 것이다.] 음산하게 웃으며 돌아서고

위태무; [본좌에게 주제넘은 훈계를 한 대가를 치루고 죽어라!] 파악! 날아오르고

[으하하하!] 쐐액! 웃으며 사라지는 위태무

신귀파; [소저!] 달려 들어오고. 노인들도 따라 들어온다. 어깨들은 밖에서 기웃거리고 있고

신귀파; [괜잖으시오 소저?] 신귀파와 노인들이 진상파에게 달려가려는데

정칠; [기다리십시오.] 손을 옆으로 뻗어 신귀파 일행을 막고. 멈칫! 하는 신귀파 일행

정칠; [우리가 도울 일은 없습니다. 저분 소저 스스로 극복하기를 기대해야만 합니다.] 말하며 앞을 보고. 신귀파일행도 앞을 보고

바닥에 꽂은 보검의 손잡이 위에 두 손을 겹쳐서 얹어놓은 채 눈을 감고 있는 진상파

비지땀을 흘리지만 표정에는 변화가 없는 진상파. 츠츠츠! 그런 진상파의 몸 주위로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일어나고 있고

<내공의 힘으로 형극혈강이라는 무공의 작용을 밀어내고 있구나.> 신귀파 일행 긴장해서 보고. 정칠도 긴장하며 보고. 그때

월동문을 통해 두 여자가 달려 들어온다. 모야차와 포칠낭. 둘 다 잠옷 위에 겉옷을 두른 모습이고. 월동문 밖에서 기웃거리던 어깨들은 급히 길을 터주고

모야차; [귀파언니!] 포칠낭보다 앞서서 월동문 안으로 달려 들어오고

모야차; [무슨 일인데...] + 신귀파; [조용히!] 손가락을 입에 대며 말하고. 시선은 진상파를 향한 채. 그러자

<맙소사!> 비로소 놀라는 모야차와 포칠낭.

<살아있는 계집의 몸에서 가시가 돋아나고 있잖아!> 눈을 감은 채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모야차와 포칠낭의 놀람.

눈 감은 채 땀을 비 오듯 흘리는 진상파.

모든 사람들 초긴장해서 보고. 그러던 어느 순간

콱! 검의 손잡이에 얹어놓은 진상파의 두 손에 힘이 들어가고. 이어

입은 벌렸지만 소리는 내지 않고 기합을 지르는 진상파. 그러자

퍽! 핏! 진상파의 가슴에서 돋아났던 가시들이 일제히 몸 밖으로 튕겨져 나오고

<몸에서 돋아났던 가시들이 밀려나왔다!> 사람들 놀라서 볼 때

툭! 투툭! 진상파의 발치에 떨어지는 가시들

진상파; [휴우...] 긴 한숨 토하며 눈을 뜨고. 얼굴은 땀으로 범벅

진상파; (형극혈강... 실로 지독한 마공이다.) 발치에 떨어진 가시들을 본다. 검을 덮어 누르고 있는 두 손은 바르르 떨리고

진상파; (응급처치로 더 이상 확산되는 건 막았지만...) (가슴 주변에 모아놓은 형극혈강은 두고두고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겠구나.) 생각할 때

정칠; [소저! 완치되셨습니까?] 포권하며 묻고

진상파; [염려해주셔 고마워요 정용두!] 고개 조금 숙이고

정칠; [필부 정모를 아시는지요?]

진상파; [제 사제가 정용두의 신세를 여러 번 졌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팟! 검을 바닥에서 뽑고

정칠; [소저의 사제라면...] 흠칫

진상파; [초무궁... 첩혈당의 여러분들이 장청풍이라 알고 있는 그가 저의 동문 사제랍니다.] 검을 칼집에 꽂으면서

[오오! 장공자의 동문이셨구먼.] [어쩐지 비범하시다 했더니...] 신귀파와 노인들 감탄하며 포권하고

정칠; (청풍이는 외조부에게 무공을 배운 걸로 알고 있었는데... 동문이 있었던가?)

진상파; [저의 사제가 첩혈당으로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군요.] 주변 둘러보고

정칠; (게다가 이 여자는...) + [어제 낮에 자금성으로 떠난 후 연락이 없었습니다만...]

진상파; [아무래도 길이 엇갈린 것같군요.] [야심한 중에 결례가 많았어요.] 사람들에게 고개 숙여 보이고

정칠; [별 말씀을...]

진상파; [날이 밝을 때 다시 찾아뵙고 사죄를 드리겠어요.] 팟! 날아오르고.

정칠; [살펴가십시오.] 포권하고. 다른 사람들도 포권하고

선녀처럼 날아서 사라지는 진상파

정칠; [선녀가 따로 없구만.] 손 내리고

모야차; [용두! 저 여자가 혹시...]

정칠; [무림맹의 현 맹주인 검후 진상파소저일 것입니다.] 끄덕이고

[오오!] [역시...] [과연 소문대로구만.] 노인들과 신귀파 감탄하고

신귀파; [여자 중의 여자이며 당대의 천하제일검이라는 검후까지 우리 첩혈당을 찾아오는 일이 벌어졌구만.] 흥분

노인1; [금릉의 다른 조직 놈들이 이 사실을 알면 겁에 질려 지리겠어.]

노인2; [용두가 친구를 잘 둬서 별별 거물들이 다 우리 첩혈당을 드나드는구먼.]

정칠; [그러게나 말입니다.] 웃고

매화부인; (고마워요 장공자.) 방안의 침대에 앉아 밖을 보며 얼굴 발그레

매화부인; (장공자 덕분에 또 한 번 목숨을 건졌군요.)

매화부인; (이 보답은 확실하게 해드릴 테니 기대하세요.) 배시시 웃고

 

#271>

한밤 중. 강변. 한쪽은 평지지지만 한쪽은 깍아지른 절벽이다. 절벽 아래로 거친 강물이 흐르고 있고. 달이 떠있어서 아주 어둡지는 않다. 멀리 뒤쪽으로 금릉이 보인다.

절벽 위로 난 길을 날 듯이 달려가는 청풍

청풍; (자금성에서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달려가며 생각

청풍; (독천존께서 걱정하실 테니 서둘러 강녕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다가

<아바마마를 쾌차케 해주신 은혜는 백골이 되어서라도 잊지 않겠소이다.> 포권하며 말하던 황태손 주첨기의 모습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고.

청풍; (황태손 주첨기...)

청풍; (배분상으로는 내게 종질(從姪;사촌의 자식)이 되지만 나이는 다섯 살이나 연상...)

청풍; (패기와 진중함을 함께 지니고 있어서 좋은 황제가 될게 분명하다.) (고생하며 구해준 보람이 있긴 한데...) 미소 짓고

청풍; (그 여자 때문에 자주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쓴웃음 지으며 황태자비 장씨를 떠올린다.

이어 떠오르는 #248>의 뒷부분의 장면. 회상 처리

 

황태자비; [한 번... 한 번 더 신세를 지겠어요 초공자!] 청풍에게 무릎 꿇고 두손 바닥에 모은다. 그 자세 때문에 젖가슴이 도드라져 보이고

젖가슴 크로즈 업

두근! 가슴이 뛰는 청풍. 얼굴이 좀 달아오르고

황태자비; [전하께서 정신을 차리시기만 하면... 기필코 은혜를 갚도록 하겠어요.] 청풍에게 엎드리듯 고개 조아리고. 좀 야한 자세다.

회상 끝

 

청풍; (황태자비 장씨...) 쓴웃음. 얼굴 좀 붉어지고

청풍; (남편이나 아들과 달리 탐욕스럽고 집요한 성격을 지녔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짓이라도 서슴치 않고 저지르는 독부(毒婦)이기도 하고...)

청풍; (그 여자가 은혜를 갚겠다는 의미가 뭔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뻔하다.) 쓴웃음. 얼굴 좀 벌개지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자신이 황태자비 장씨의 배를 엉덩이로 깔고 앉고 오른손으로 젖가슴을 움켜쥐었던 장면. 밀실에서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은 채 한손으로 자신의 아랫춤의 거시기를 부여잡은 채 올려다보며 애원하던 황태자비 장씨의 야한 모습. 또 밀실에서 자신의 손에 몸이 닿자 절정을 느끼고 늘어져 자신의 품에 안겨 혼망 가던 황태자비 장씨의 모습 등등.

청풍; (야심이 큰 만큼 욕정 역시 강한 여자인데...) (남편인 황태자가 남자로서 부실한데다가 오랫동안 투병을 해온 탓에 왕성한 그 욕정을 해소할 기회가 없었다.)

청풍; (그렇게 쌓이고 쌓인 욕구불만은 폭발 직전이 된 상태고...) 자신의 품에 안겨 혼망간 표정이 되던 황태자비를 떠올리고

청풍; (피치 못할 상황이긴 했지만 자기 몸에 난생 처음 손을 댄 외간 남자인 내게 딴 마음을 품은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결과다.)

청풍; (하물며 황태자비는 도덕관념이 희박한 여자다. 자신의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내게 육탄돌격을 한다 해도 이상할 게 없다.)

청풍; (다시 만나게 된다면 거의 확실하게 날 유혹할 게 분명한데...) 자신의 품에 안겨 혼망간 표정이 되었던 황태자비를 떠올리며 난감

청풍; (배분상으로 형수이고... 장차 국모(國母)가 될 그녀와 난륜을 벌이는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는 황실과의 인연을 끊어야만 한다.) 한숨 쉬고.

그러다가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241>의 장면이다

 

황태자비; [좋게... 좋게 해주마! 내 손과 입과... 몸뚱이의 모든 부분을 써서 널 황홀하게 만들어주마!] 슥! 청풍의 거시기를 손으로 잡고

청풍; [무... 무슨 짓을...] 얼굴이 벌개져 충격을 받고. 눈 치뜬 채 비틀

황태자비; [너도 알다시피 난 장차 국모가 될 몸이다.] [황후가 될 예정인 내 몸뚱이를 네 마음대로 즐기게 해주마.] 청풍의 것을 주물러대며

황태자비; [누가... 세상 어떤 사내가 황후의 아내의 몸을 맛 볼 수 있겠느냐?] [이 정도 보상이면 그년을 포기할 수 있지 않겠느냐?] 청풍의 한쪽 다리를 두 팔로 끌어안으며 혀로 청풍의 아랫도리를 핥으려는 시늉하고.

회상 끝

 

청풍; (그때는 정말 위험했다.) 얼굴 벌개져서 한숨

청풍; (하마터면 그 여자의 도발에 넘어갈 뻔했으니...)

청풍; (물론 나도 사내인지라 아쉬움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떳떳해지기 위해서는 황태자비의 유혹을 떨쳐버려야만 한다.) 생각하는데

[크아아악!] 어디선가 들리는 비명소리

청풍; (단말마의 비명소리!) 움찔! 하며 앞을 보고

멀리 앞쪽 강가 절벽 위에서 사람들이 날고 뛰는 것이 작게 보인다. 섬광도 무지개처럼 치솟고 있고

청풍; (이 깊은 밤중에 어떤 자들이 죽고 죽이는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일까?) 그걸 보며 눈 번뜩

청풍; (마침 강녕으로 가는 방향에서 싸움이 벌어지고 있으니 확인해보자!) 휘익! 속도를 내서 그쪽으로 날아가는 청풍.

 

#272>

캉! 카캉! 강변 절벽 위에서 벌어지는 싸움. 절벽을 등진 타노를 수십명의 무사들이 반원형으로 에워싼 채 공격하고 있다. 지휘자는 백일몽이다. 무사들은 모두 고수들이고 타노는 이미 중상을 입은 상태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있고. 타노는 칼을 쓴다. 피차 기합은 지르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며 싸운다. 주변에는 십여구의 시체가 널려있고 백일몽은 포위망 밖에서 보고 있다.

쩍! 부악! 삼면에서 타노를 칼로 베어오는 무사들. 빠르고 강한 칼질. 기합도 없다.

쩍! 부악! 피하고 칼로 긋는 타노

[크악!] [컥!] 두 놈이 타노의 칼에 쓰러지지만

푸학! 서걱! 타노도 어깨와 얼굴과 허리에 칼을 맞고 휘청

공격하는 자들 뒤쪽에서 암기를 날리는 무사들

카캉! 칼로 막고 피하려는 타노. 하지만

퍼퍽! 퍽! 다 막지 못해서 타노의 가슴과 허벅지에 암기가 박히고

콰당탕! 균형을 잃고 나뒹구는 타노

쩍! 슈칵! 가까이 있던 자들 셋이 칼질로 타노를 베고 찌르고

쩍! 바닥을 구르면서 칼을 휘두르는 타노

[크악!] [컥!] 두 놈이 타노의 칼질에 다리가 잘리며 비명 지르지만

푹! 마지막 한 놈의 칼이 타노의 배를 찌른다.

타노; [컥!] 베에 칼이 깊이 찔려 피를 토하지만

타노; [크아!] 악을 쓰며 칼을 위로 높이 처올리고. 그 칼에 가랑이에서 어깨까지 베이는 그놈

푸학! 쩍! 몸이 둘로 쪼개지는 그놈. 그놈 피가 타노의 몸에 흩 뿌려지고

털썩! 퍼억! 후두둑! 몸이 쪼개져 나뒹구는 그놈의 시체를 보고 공포에 질려 주춤하는 다른 놈들

타노; [끄윽!] 일어나며 헐떡이고. 배에 칼이 박힌 상태로

백일몽; [그만해요 오라버니.] 한숨 쉬며 나서고. 좌우로 길을 터주는 다른 놈들. 타노는 자기 칼을 바닥에 박아 짚은 채 한쪽 무릎을 꿇고 일어나려 애쓴다. 왼손으로는 자기 배에 박힌 칼을 움켜쥔 채로

백일몽; [오라버니가 우리의 포위망을 빠져나갈 가능성은 없어요.] [더 이상 괴로움을 자초하지 마시고 투항하세요.]

백일몽; [그럼 소매가 주모님께 잘 말씀드려 선처를 하시도록 해볼게요.]

타노; [백일몽... 날 우롱할 생각마라.] 한쪽 무릎 꿇은 채로 백일몽을 노려보고

타노; [주모가 얼마나 질투심이 많은지는 누구보다 네가 더 잘 알지 않느냐?] [내가 주군의 핏줄이라는 사실을 네가 주모에게 일러바친 순간부터 나 위문천의 운명은 정해졌다.]

백일몽; [하지만...] + 타노; [하물며...] 백일몽의 말을 막고

타노; [진천이 놈이 주군이 핏줄이 아니라는 비밀까지 내가 알아버렸다.] 흐흐흐! 웃고

타노; [이런 나를 주모가 살려둘 거라 생각하는 것이냐?]

백일몽; [주모님은 오라버니가 생각하는 정도로 냉혹무정하시진 않아요.] 한숨

백일몽; [오라버니가 입을 다물기만 하면 목숨을 빼앗지는 않으실 거예요.] 애원

백일몽; [그러니 제발 제 손으로 오라버니의 목숨을 거두게 하지는...] + 타노; [됐다.] 다시 백일몽의 말을 막고

타노; [어차피 죽어야한다면...] 팟! 복부에 박힌 칼을 왼손으로 확 잡아 뽑고. 그러자 칼날과 함께 피도 확 뿜어지고

백일몽; [오라버니!] 안타깝고

타노; [차라리 네 손에 죽는 쪽을 택하겠다.] 텅! 배에서 뽑은 칼을 바닥에 던지며 일어나고

백일몽; (회유는 틀렸다.) + [어쩔 수 없군요.] 한숨 쉬고

백일몽; [그만 고통을 끝내드려라.] 주변의 무사들에게 손짓하고

고개 조금 숙이는 무사들

사방에서 일제히 타노에게 무기를 겨누며 접근한다.

타노; (여기까지인 것같군.) 비틀거리며 웃고. 칼을 늘어트린 채.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왼팔은 부상의 후유증으로 늘어트린 채로

타노; (죄송합니다 아버지.) 억지로 칼을 쳐들면서 위태무를 떠올리고

타노; (소자, 자식이 되어 부모를 앞서 가는 불효를 저질러야할 것 같습니다.) 비감하게 웃고

백일몽; [잘 가요 오라버니!] 한숨 쉬며 손짓하고

쩍! 화악! 일제히 타노를 공격해가는 무사들

타노; [와라!] 고함지르며 마주 칼을 휘두르려 하고.

그런 타노에게 쇄도하는 칼들. 눈 부릅뜨며 그 칼들을 노려보는 타노. 헌데 바로 그때

빠카캉! 빠지지직! 벼락이 치면서 타노를 난도질하려던 칼들이 벼락에 휘감긴다

[크악!] [컥!] 벼락에 감전되어 퍼덕이며 비명 지르는 무사들. 뒷열의 무사들 십여명은 감전되지 않고 눈 부릅뜬다.

[!] 역시 눈 부릅뜨는 타노

백일몽; [혈... 혈전창!] 역시 경악할 때

퍼억! 따당! 눈 부릅뜬 타노 주변으로 나뒹구는 무사들. 감전되지 않은 뒷열의 무사들은 경악하며 뒤로 물러서고. 이어

청풍;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로군.] 현장으로 걸어오는 청풍. 비스듬히 쳐든 오른손은 벼락에 휘감겨 있어서 혈전창을 날린 게 청풍임 보여주고. 일제히 돌아보는 백일몽과 무사들

청풍; [타노! 백일몽!] [분명 한 솥밥을 먹는 사이인 너희들끼리 죽고 죽이려드는 이유가 뭔지 짐작이 가질 않는구나.] 약간 갸웃하며 다가오고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매화부인; (저... 저 젊은 계집...) 목을 손으로 쥔 채 헐떡이며 위태무의 뒤에서 밖을 보고

<어딘지 장공자와 닮았어.> 무심한 표정으로 정원 한 가운데 서있는 진상파의 모습을 배경으로 매화부인의 생각. 진상파의 뒤로 청풍의 모습이 오버랩 되고. 그때

쿠오오! 츠츠츠! 문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노려보는 위태무와 진상파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기운들이 밀려가고 밀려오고

빠지직! 지지직! 두 사람 사이의 허공에서 벼락이 치달린다. 서로의 힘이 충돌해서 벼락이 일어나는 모습이고.

위태무; (장가놈만이 아니다.) 굳어지고

<이 계집 역시 불과 이틀만에 몰라보게 강해졌다.> 고요한 자세로 서있는 진상파의 몸 주위로 거대한 나무의 형상이 떠오르고

위태무; (의심의 여지도 없는 별격(別格)의 존재!) (이번 기회에 제거하지 않으면 다음에 만났을 때 저 계집을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스윽! 눈을 강렬하게 빛내며 문쪽으로 발을 내딛고

진상파; [...] 스윽! 눈을 좀 가늘게 뜨며 무언가 생각하는 표정으로 검의 손잡이에 오른손을 가져 간다

매화부인; (저 인간의 몸에서 폭발적인 기운이 터져나가려는 것이 느껴져!) 위태무의 뒤쪽에서 보며 숨을 멈추고. 문쪽으로 걸어가는 위태무의 몸에서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뿜어지고

매화부인; (그 힘이 내뿜어지면 산이라도 무너뜨릴 거야.) 초긴장. 그때

스윽! 드디어 위태무의 한 발이 문 밖으로 내딛어지고

꾸욱! 검의 손잡이를 잡은 진상파의 손에 힘이 들어가고

위태무; [잘... 가라!] 투쾅! 문 밖으로 나가면서 기합 지르며 앞으로 쇄도하는 위태무. 돌진하는 위태무의 몸 앞쪽에서 해일같은 기운이 먼저 내뻗치고

스릉! 진상파의 검이 높이 뽑히고

콱! 두 손으로 검의 손잡이를 잡는 진상파. 그런 진상파의 앞으로 벼락을 동반한 해일같은 기운이 육박하고 있고

쩍! 두 손으로 쳐들었던 검으로 검도하듯이 앞으로 내리긋는 진상파. 굴진 자세로

번쩍! 위태무가 뿜어낸 힘과 내려친 진상파의 검이 충돌하며 강렬한 빛이 터져 나오고

 

#269>

첩혈당의 다른 곳. 화려한 건물. 건물에 불은 꺼져있고 주변에 인기척도 없다. 헌데

꽝! 엄청난 폭음이 어둑한 건물 내부를 뒤흔들고.

모야차; [악!] 비명 지르며 정칠의 품에 안기고. 둘이 알몸으로 침대에 함께 누워있다가 폭음에 깨어난다. 정칠은 놀라 눈 부릅뜨고. 그런 정칠의 품에 안기며 바들바들 떠는 모야차. 두 사람의 알몸은 얇은 이불로 가슴 아래가 덮여있다

드드드! 건물 전체가 무너질 듯 진동하고

모야차; [지진... 지진이 난 모양이야!] 정칠의 품에 안겨 달달 떨고

정칠; [지진이 아니오.] 벌떡 일어나고. 모야차를 안은 채

모여차; [지... 지진이 아니면?] 이불로 알몸을 가리며 정칠이 침대에서 내려가는 걸 보고. 정칠은 바지를 입고 있다.

정칠; [사달이 난 것 같소!] 상의를 급히 걸치고

모야차; [사달?]

정칠; [소제가 먼저 나갈 테니 누님은 주변 상황을 살펴본 후에 나오시오.] 옷을 대충 걸친 채 칼을 집어들며 문쪽으로 간다,

모야차; [그... 그럴게.] 문을 열고 나가는 정칠의 뒷모습 보며 수줍어하고

탁! 닫히는 문

모야차; (추문이 날까봐 날 걱정해주기도 하고...)

모야차; (이제는 정칠이가 열 살 넘게 연하의 사내라는 사실도 종종 까먹곤 한다.) 좋아 죽으려 하고

모야차; (헌데 일이 생기긴 생긴 것같구나. 여진이 없는 걸 보면 지진이 난 건 아닌 게 분명하니...) 드드드! 아직도 조금씩 흔들리는 천장을 보며 생각하고

 

#270>

드드드! 다시 매화부인의 거처. 앞마당에 폭탄이 터진 것같이 변했다. 폭발은 반원형으로 일어났는데 매화부인이 있는 건물의 앞쪽으로 터져나간 모습이다. 그래서 매화부인이 있는 건물은 흔들리기만 할 뿐 무너지진 않았고. 대신 마당의 나무들과 조경석들이 다 날아갔으며 앞쪽의 담장이 밖으로 터져나갔다. 먼지가 자욱한 가운데 우뚝 선 사람 그림자가 보인다. 물론 그자는 위태무다. 위태무의 앞쪽으로 마당이 반원형으로 터져나간 모습인데 먼지가 자욱해서 앞쪽의 자세한 상황은 안보인다

매화부인; (어... 어떻게 되었지?) 드드드! 흔들리는 건물 안쪽. 침대 구석에 웅크린 채 두려움에 떨며 문 밖을 보고

휘몰아치는 먼지 속에 위태무가 등을 보이고 서있는 게 보인다

매화부인; (위태무... 저 인간은 멀쩡해!) 겁에 질리고

매화부인; (그럼 날 구해준 그 여자가 변을 당한 것일까?) 고개를 빼서 밖을 살피고

화르르! 푸스스! 흩어지고 가라앉는 먼지

그와 함께 드러나는 광경. 반원형으로 박살난 정원. 그 건너편에 진상파가 서있다. 밀려난 모습이고 검을 바닥에 꽂은 채 오른손으로 검의 손잡이 윗 부분을 덮어 누른 채 서있다. 허리는 꼿꼿이 세우고 있지만. 아직 먼지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서 자세한 모습은 안 보이고. 진상파는 거의 담장에까지 밀려나 있는데 진상파의 뒤쪽 담장은 밖으로 터져나가 있다.

매화부인; (무... 무사했구나.) 안도할 때

뚝뚝! 진상파의 발치에 떨어지는 핏방울들

드러나는 진상파의 모습. 표정은 변화가 없지만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다.

매화부인; (하... 하지만 다쳤어!) 침 꼴깍! 삼키고

위태무; (전력으로 탄천혈벽을 구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년을 쓰러트리지는 못했다. 심검으로 일으킨 검기가 탄천혈벽의 힘을 갈라버린 때문인데...) 굳어진 표정으로 보고.

위태무; (나 역시 목숨을 걸지 않으면 저 어린 계집의 숨통을 끊어놓기는 어렵겠구나.) 지지지! 몸에서 벼락을 일으키며 생각하고. 그때

[매부인! 무슨 일이오?] [무사하시오 매부인?] 월동문으로 달려 들어오는 사람들. 정칠과 신귀파와 세명의 노인들. 그 뒤로 어깨들도 달려오고 있는 게 보이고

[!] [!] 월동문 안으로 달려 들어오다가 눈 부릅! 급정거하는 정칠 일행

마당에서 대치하고 있는 위태무와 진상파의 모습이 보이고. 두 사람은 몰려든 정칠 일행에게 신경도 쓰지 않는다. 진상파는 왼쪽 소매로 입과 코의 피를 닦고 있다. 오른손으로는 바닥에 박아놓은 보검의 손잡이 윗 부분을 덮어 누르고 있는 자세로

신귀파; [너희들 어디서 굴러먹던 것들인데...] 지팡이를 꼰아들고 앞으로 나서며 외치는데. + 정칠; [안됩니다.] 팔 옆으로 뻗어 신귀파를 막고

신귀파; [용두!] 불만 섞인 표정으로 돌아보면서도 멈출 때

정칠; <형제들을 월동문 밖으로 물리십시오. 우리가 어쩔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굳은 표정으로 낮게 말하고

움찔! 하면서도 앞을 보는 신귀파와 노인들

쿠오오! 츠츠츠! 대치하고 있는 위태무와 진상파의 몸에서 폭발적으로 치솟고 있는 기운들

<정말이다!> 오싹! 소름이 돋는 신귀파와 노인들

<신장(神將)처럼 느껴지던 장공자에게 필적하거나 오히려 뛰어넘는 고수들이다!> <우리같은 뒷골목 인생들이 어찌할 수 있는 인간들이 아니다!> 노인들과 어깨들 압도당하고. 그때

신귀파; (그러고 보니...) 눈 치뜨며 위태무를 보고

신귀파; (맙소사! 저 늙은이는 상시태감 위태무가 아닌가?) 공포에 질리고

신귀파; [물... 물러가세. 저 늙은이가 바로 상시태감이야.] 뒷걸음질 치며 노인들에게 속삭이고

<상... 상시태감 위태무!> <역적으로 몰린 저 노괴가 도망치긴 커녕 금릉으로 돌아왔다니...> <매부인에게 볼 일이 있어서 우리 첩혈당에 쳐들어왔겠구나.> 노인들 놀라고 겁먹으며 뒷걸음질치고

신귀파; [용두도 피하게나.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 꼴이 될 수도 있어.] 뒷걸음질 치며 정칠에게 말하지만

정칠; [저는 첩혈당의 용두입니다.] 고개 젓고

정칠; [불청객이 쳐들어왔다고 주인이 자리를 피하는 법은 없습니다.] 웃고

[용... 용두!] 감격하는 신귀파와 노인들

정칠; [제 걱정은 마시고 형제들과 함께 안전한 곳에서 대기하십시오.] 말하며 오히려 앞으로 걸어가고

신귀파; [그럼세!] 포권하고. 다른 노인들도 포권하고

신귀파; [아무쪼록 조심하게나.] 노인들과 어깨들과 함께 뒷걸음질 치며 정칠에게 말하고.

고개 끄덕이며 앞으로 나가는 정칠.

정칠; (담대한 척 나서긴 했다만...) 찌릿! 찌릿! 온몸이 감전당하는 느낌이 들어 찡그리고

정칠; (아찔하구만. 저 두 사람중 한명이 손을 쓰기라도 하면 꼼짝없이 세상 하직하게 될 상황이니...) 멈춰서며 위태무와 진상파를 보고. 그때

위태무; [귀찮은 파리떼가 몰려들기도 했으니 빨리 결판을 내도록 하자.] 빠지직! 양손으로 벼락을 일으키며 진상파를 향해 걸음을 옮기고

진상파; [결판을 원하신다면 상대해드리지요.] 슥! 바닥에 꽂아놓았던 검을 뽑으며 말하고

진상파; [하지만 그전에 충고를 해드리고 싶군요.] 스슥! 검을 조금 흔들어서 검 끝에 묻은 흙을 털면서 말하고

위태무; [충고?] 멈춰서며 노려보고

진상파; [충고가 아니라 예언이라고 하는 편이 어울리겠지요.] 스윽! 검 끝을 쳐든 왼팔의 소매에 닦으며 무심히 말하고

위태무; [허어!] 어이없어 실소하고

위태무; [하다하다 무당이나 복자(卜者;점쟁이) 흉내까지 내겠다?] 노려보고. 살벌

진상파; [귀하는 머잖아 큰 화를 입게 될 것입니다.] 검 끝의 반대편도 소매에 닦으며 말하고

움찔! 하는 위태무의 이마

진상파; [화가 작으면 신체의 일부를 잃는 것으로 그치겠으나...] [크면 목숨마저 잃을 것입니다.] 닦은 검 끝을 살피면서. 마치 눈 앞에 위태무가 없다는 듯이

위태무; [싸우기 전에 내 심기를 흔들 목적이라면...] 이를 갈며 노려보지만 + 진상파; [저는 작은 이익을 위해 머리를 쓰는 성격은 못됩니다.] 고개를 조금 저어 말을 막고

입을 다무는 위태무

진상파; [귀하가 장차 화를 입게 될 이유는 세 가지가 있답니다.] 위태무를 지긋이 보면서 말하고. 검은 내려트리고

위태무; [세 가지의 이유?] 찡그리는 위태무

진상파; [한 가지도 아니고 세 가지씩이나 원인이 중첩되었는데 결과가 없다면 그것이 오히려 비정상이 아닐까요?] 서늘하게 웃고

위태무; [그년...] 피식! 웃고

위태무; [여한이 남지 않도록 말할 기회를 주마!] [내가 기필코 화를 입게 될 원인 세 가지를 말해봐라.] 살벌하게 노려보며

진상파; [첫째! 귀하는 과욕(過慾)으로 인해 하늘의 분노를 입었습니다.] 왼손 검지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말하고

[!] 움찔! 하는 위태무. 주첨기로 위장한 위진천이 황태자비를 겁탈하던 장면을 떠올리고

진상파; [황제가 천자(天子), 즉 하늘의 자식이라 불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쯤 아실 테지요?] 서늘한 표정으로 위태무를 보며 말하고

정칠; (자격도 없으면서 제위를 노렸으니 천벌을 면할 수 없다는 얘기로군.) 끄덕

위태무; [그렇다 치고...]

위태무; [두 번째 이유도 들어보자.] 짐짓 냉소하고

진상파; [귀하의 철저하지 못함이 화를 불렀고 또 부를 거예요.]

위태무; [내가 일처리를 무르게 한 것이 화의 원인이다?] 심각해지고

진상파; [당신은 정의(正義)롭지 못하면서 극악무도(極惡無道)하지도 못했어요.]

진상파; [목적을 위해 무고한 여자들의 생명을 망설임 없이 희생시켜왔으면서도...]

진상파; [정작 독해져야할 때는 망설이거나 인정(人情)에 이끌려 주저하는 우를 범하곤 하더군요.] 건물 안의 매화부인을 곁눈질로 보며 말하고

위태무; [내가 피 보는 걸 즐겨하지 않는 건 사실이지.] 끄덕이고

진상파; [귀하가 정인군자(正人君子)였거나 냉혹무비한 악인(惡人)이었다면 크든 작든 이루는 바가 있었을 거예요.]

진상파; [하지만 귀하는 정의를 따르지 못하면서도 죄를 지을 때는 매번 망설여 왔어요.] [마치 마지못해 악을 따르는 듯이...]

위태무; [...] 말이 없고.

진상파; [차갑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으니 귀하는 반드시 썩어버릴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준엄하게 말하고

오싹! 소름이 돋는 사람들. 매화부인도 소름이 돋는 표정이 되고

침묵하는 위태무. 하지만

부르르! 꽉 쥔 위태무의 주먹이 경련을 일으키고

정칠; (내색은 하지 않고 있지만 위태무는 심적인 동요를 일으키고 있다.) 그걸 보며 생각하고

정칠; (하긴 나조차 저 여자의 말에 가슴이 서늘해졌으니 당사자는 오죽하겠는가?) 침 꿀꺽 삼키며 진상파를 보고

정칠; (저 여자는 검법뿐만 아니라 말로 사람을 난도질하는 재주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진상파를 보며 생각하고. 그때

위태무; [좋다... 좋아!] 가위 눌린 표정으로 억지로 웃고

위태무; [본좌가... 기필코 화를 입을 마지막 세 번째 이유를 들어보자.] 노려보고

진상파; [귀하는...] 눈을 좀 가늘게 뜨고

진상파;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우를 범했어요.]

위태무; [무슨 억지를...] 냉소하지만

진상파; [믿어야할 사람은 믿지 못하고...] 매화부인을 다시 곁눈질로 보고.

움찔! 하는 매화부인

진상파; [믿지 말아야할 사람은 믿어온 것같더군요.] 차갑게 웃으며 이번에는 한쪽의 벽을 보고

위태무; [믿어야할 사람이 누굴 지칭하는지는 알겠다만...] 흘깃 매화부인을 보고

위태무; [믿지 말아야할 사람을 믿어왔다는 궤변으로 나를 미혹시킬 생각이라면...] + [!] 말하다가 눈 부릅뜨는 위태무

정칠; (위태무도 무언가를 알아차렸다!) 눈 번뜩일 때

위태무; [넌... 언제부터 그 물건들이 날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느냐?] 진상파를 노려보고

진상파; [여자는 남자보다 육감이 발달했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하지요.] 다시 위태무를 보며 차갑게 웃고

굳어진 표정을 짓는 위태무

정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감시하다니...?) 주변 두리번.

진상파; [귀하를 경계하면서 동시에 내게는 적의를 드러내는 자라면 대체 누구의 수족일까요?] 스윽! 다시 고개를 돌리며 웃고. 한쪽 담벼락 아래쪽을 본다. 그러자

위태무; [갈!] 투쾅! 버럭 고함을 지르며 진상파가 보는 쪽으로 손을 휘두르고. 그자의 손 끝에서 벼락이 일어나 담벼락 아래를 강타한다

[헉!] [손에서 벼락이...] 신귀파등이 기겁할 때

꽝! 벼락이 떨어진 곳에 구덩이가 파이고 담벼락이 뒤로 터져나간다. 이어

휘익! 구덩이 옆으로 내려서는 위태무. 그 앞쪽에서는 담장이 무너지고 있고

구덩이에는 찢어진 옷자락과 피가 뿌려져 있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위태무; (땅속으로 달아나 내 혈전창을 피했다. 그렇다는 건...) 구덩이를 내려다보며 눈을 치뜨고

위태무; (날 감시하던 게 본문의 지법사(地法師)라는 얘기인데...)

위태무; (진천이 어미가 무엇 때문에 지법사를 시켜서 내 뒤를 밟은 것인가?) 심각한 표정으로 구덩이를 보고. 도도하게 웃으며 자신을 내려다보는 용설약을 떠올리고

위태무; (설마 장인어른이 내게 맡긴 혈왕잠(血王簪)에 욕심을 내고 있단 말인가?) 비녀를 넣은 가슴 부분을 자기도 모르게 만지면서.

진상파; [안타깝게도 귀하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노려지는 바가 된 것같군요.] 그런 위태무를 지긋이 보며 말하고. 순간

위태무; [닥쳐라!] 팟! 외치며 홱 돌아서고

위태무; [요망한 혓바닥을 더 이상 놀리지 못하게 해주마!] 빠캉! 한손을 휘둘러 혈전창을 날린다

[헉!] [조심하시게!] 신귀파와 노인들 비명. 정칠도 눈 부릅뜰 때

쩍! 당황하지 않고 마주 검을 휘두르는 진상파

빠캉! 휘둘러 옆을 가리키는 진상파의 검를 따라 날아들던 벼락이 옆으로 홱 방향을 튼다.

꽈광! 옆쪽의 담장을 강타하여 박살내는 강력한 벼락

[오!] [벼락의 방향을 틀어버렸다.] [신기(神技)로다!] 사람들 감탄할 때

[!] 검을 휘두른 자세로 눈 부릅뜨는 진상파

위태무; [네년의 충고를 받아들여서 독해지도록 하마!] 화악! 이미 바로 앞에 육박하며 왼손을 후려치는 위태무. 너무 가까워서 피할 수가 없다. 또한 검을 휘두른 자세라 가슴이 드러나 있고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265>

<-자금성> 밤. 아직 깊은 밤은 아니라 불야성

황태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밀실. 입구를 지키는 청뢰선자와 녹우선자

흠칫! 하는 두 사람

앞쪽 복도 끝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흑풍선자.

그 뒤를 백운선자가 주첨기를 부축한 채 들어온다

<황태손께서 정신을 차리셨네.> <그러게.> 긴장하는 청뢰선자와 녹우선자

백운선자의 부축을 받으며 다가오는 주첨기

[전하!] [어서 오시옵소서.] 인사하는 청뢰선자와 녹우선자.

주첨기; [수고들 한다.] 끄덕이고

주첨기; [아바마마가 특별한 치료를 받고 계시다고?]

녹우선자; [지금쯤 치료가 시작되고 있을 테니 직접 참관하시옵소서.] 철컹! 철문을 열어준다

주첨기; [그래야겠지.] 비틀거리며 백운선자의 부축을 받고 들어간다

철컹! 다시 닫히는 철문. 백운선자만 주첨기를 부축해서 안으로 들어가고 세 여자는 남는다

녹우선자; [몸은 어때요 흑풍언니?]

흑풍선자; [그럭저럭 움직일만 하다.] [그보다 정말 가능성이 있는 치료방법일까?] 닫힌 철문을 보며 걱정하고

녹우선자; [백년 내에 세상에 등장했던 삼대신의(三大神醫)중 한분이신 진신의께서 주도하는 치료니까 믿을만 할 거예요.]

흑풍선자; [잘 되어서 전하께서 다시 섭음보정대법에 의지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한숨

청뢰선자; [그러게 말이에요.] 끄덕

청뢰선자; [같은 여자 입장으로 매달 한명씩 어린 계집아이들이 희생되는 것을 보는 건 참으로 못할 짓이었으니까요.]

녹우선자; [전하께서 섭음보정대법을 받지 않게 되시는 것만으로도 초공자는 우리 모두에게 은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266>

치료실 내부. 문 안쪽으로 들어온 주첨기. 백운선자가 부축하고 뒤쪽에서는 문이 닫힌다

[!] 안으로 들어오다가 눈 치뜨는 주첨기.

밀실 중앙에 놓인 침대를 원형으로 둘러싸고 있는 환관과 의사들. 침대에서 상당히 멀찍이 떨어져서 보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가 주첨기가 들어오는 걸 발견하고 돌아서며 고개 숙이고 포권해서 인사하는 환관과 의사들

그들 안쪽에 직경 15미터쯤 되는 원형의 빈 공간에는 네명이 있다. 중앙에 놓인 침대에는 알몸의 황태자가 누워있고. 침대 옆에 청풍과 진의원과 황태자비가 있다. 황태자비는 침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놓인 의자에 앉아있고. 침대 옆에는 진의원이 보는 중에 청풍이 금천구룡로를 왼손에 들고 주문을 외우는 중이다.

주첨기; (저자...) 백운선자의 부축을 받으며 침대로 다가가며 눈 번뜩. 환관과 의사들이 급히 길을 터줘서 안쪽 상황이 보인다.

<나보다도 어린 것같은데 정말 아버지의 고질을 고칠 수 있다는 건가?>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주첨기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은 주첨기를 봤지만 주첨기는 청풍을 본 적이 없다. 당시 기절한 상태라서. 그때

지잉! 징! 청풍의 손바닥 위에 올려진 금천구룡로가 진동하며 밝아지고

청풍; [구룡짐독이 깨어났습니다.] 진동하는 금천구룡로를 황태자쪽으로 내밀며 진의원에게 말하고. 초긴장

진의원; [금침도인술(金針導引術)로 전하의 경맥을 단전까지 열어놨네.] 황태자를 보고. 알몸에 수많은 금침이 박혀있다. 얼굴에도

진의원; [구룡짐독의 일부가 전하의 단전에 자리 잡으면 육양절맥의 지독한 열기를 견제해서 전하를 깨어나게 할 걸세.]

청풍; [금천구룡로를 열겠습니다. 조심하십시오.] 슥! 말하며 향로의 뚜껑을 오른손으로 잡고. 그러자

진의원; [잠시 숨을 참으시오.] 슥! 소매로 자기 입과 코를 가리며 황태자비에게 말하고

황태자비; [예...] 대답하며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린다

딸칵! 청풍의 손이 향로의 뚜껑을 연다. 그러자

쿠오오! 향로 바닥에 검은 뱀 같은 것들이 꿈틀거리고 있는 게 보이고. 이어

청풍; [때가 되었다! 현신하라.] 향로를 들여다 보며 말하고. 그러자

쩡! 쩡! 향로 안에 들어있던 검은 뱀같은 것들의 여기저기에서 한 쌍씩의 빛들이 번쩍인다. 바로 구룡짐독을 이루는 용들의 눈이고. 이어

화악! 크와아앙! 향로에서 분수가 터지듯 확 위로 터져 나오는 아홉 마리의 검은 용

[헉!] [저... 저 작은 향로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저... 저게 바로 모든 독들의 제왕이라는 구룡짐독...] 환관과 의사들 놀라고. 황태자비 뒤에까지 이른 주첨기와 백운선자도 놀라고. 황태자비도 물론 놀라는 표정인데 아직 주첨기가 바로 뒤에 있다는 걸 모른다. 주첨기와 백운선자도 경악

쿠오오! 크아아앙! 조금 찡그리며 올려다보는 진의원. 소매로 입을 가린 채.

주첨기; (저... 저 작은 향로에서 무려 아홉 마리의 거대한 용이 튀어나오다니...) 경악할 때

백운선자; <저 검은 용들은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극독인 구룡짐독이옵니다. 위험하오니 뒤로 물러나시옵소서.> 전음 보내며 주첨기의 팔을 뒤로 당기지만

주첨기; <아니다!> 고개 저으며 백운선자의 손에서 팔을 빼내고

주첨기; <부모님께서도 위험을 감수하고 계시는 데 자식 된 도리로 어찌 안전을 도모하겠느냐?> 말하며 앞으로 나가고

백운선자; (고집하고는...) 한숨 쉬며 따라가고

백운선자; (여차하면 황태손전하만이라고 구해서 여길 빠져나가야만 한다.) 생각할 때 주첨기는 다시 황태자비 뒤에 이르러 앞을 보고 있고. 앞쪽에서는 청풍이 금천구룡로에서 튀어나온 아홉 마리 검은 용들과 대화를 나누듯 주문을 외우고 있다.

청풍; [구룡짐독! 너희들에게 새로운 집을 주겠다.] [하늘 아래에서 가장 크게 될 집을...] 향로를 쳐든 채 구룡짐독들에게 말을 걸고

청풍; [너희들 중 누가 새집으로 이사를 가겠느냐?] [그 집과 함께 천하포무(天下布武)의 뜻을 펼쳐보지 않겠느냐?] 주문 외우고

밀실 천장에까지 치솟아 서로 눈치를 보며 꿈틀대는 검은 용들. 그러다가

슈우! 아홉 마리의 용중 한 마리가 머리를 아래로 하며 내려온다.

청풍; (되었다!) 안도할 때

슈우! 검은 용의 머리가 황태자의 얼굴로 내려간다. 용의 대가리가 가마솥 만하다.

황태자비를 포함하여 모두 초긴장하여 보고. 황태자비는 양손으로 의자 손잡이를 으스러져라 움켜쥔 채로. 직후

주첨기; (저... 저렇게 큰 용이 어떻게 아버지의 몸속으로 들어간단 말인가?) 믿기지 않고. 직후

슈욱! 황태자의 얼굴로 접근하는 검은 용의 머리 부분의 크기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한다

주첨기; (검은 용이 아버지의 얼굴에 접근하면서 급격히 가늘어진다!) 놀랄 때

슈우! 마침내 황태자의 콧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하는 가늘어진 용의 앞 부분

황태자비; [아!] 안도

백운선자; (구룡짐독이 가늘어져서 전하의 몸 속으로 흘러들어간다.) 역시 침 꼴깍

주첨기; (제발...) 필사적인 표정으로 기원하며 보고

슈우! 그 사이에도 검은 용은 가늘게 변하면서 황태자의 코로 들어가고

비지땀을 흘리면서 주문을 입 안으로 외우는 청풍.

징징! 진동하는 금천구룡로

진의원; (아슬아슬하구먼.)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린 채 청풍을 보고

진의원; (소맹주가 구룡짐독의 통제에 실패하면 그 순간 황태자의 육신은 증발해버릴 테니...)

진의원; (어찌 되었든 지금은 소맹주를 믿어볼 수밖에...) 생각할 때

눈 부릅뜨며 무언가 고함을 소리 없이 지르는 청풍. 그러자

화악! 마침내 무리들에서 꼬리를 빼내며 황태자의 콧속으로 들어가는 검은 용

슈욱! 용의 꼬리 부분이 완전히 황태자의 몸속으로 사라지고

[아!] [끝났다!] [구룡짐독중 일부가 전하의 몸속으로 무사히 들어갔다.] 안도하는 사람들. 진의원도 끄덕이고. 그때

청풍; [돌아와라! 이제 작별할 때다.] 금천구룡로를 쳐들고 중얼. 그러자

화악! 크와앙! 이제 남은 여덟 마리의 검은 용들이 용틀임하며 저항하다가

<만독조종을 대리하여 명령한다! 돌아와라!> 청풍의 눈빛이 강렬해지는 배경으로 청풍의 주문을 나레이션으로 표기. 그러자

화악! 크왕! 남아있던 여덟 마리 검은 용들이 방향을 틀어 청풍에게 쇄도하고

황태자비; [조심!] 자기도 모르게 비명

[악!] [흑!] 환관과 의사들도 놀랄 때

쿠오오! 슈학! 급격히 작아지면서 금천구룡로 안으로 밀려들어가는 검은 용들

<향... 향로 속으로 다시 들어간다!> 사람들 놀라며 볼 때

슈욱! 마침내 꼬리들까지 금천구룡로 안으로 들어가고

향로 안쪽에 처음처럼 검은 뱀같은 것들이 꿈틀거리는 게 보인다. 눈 부위가 반작거리고

청풍; (다행히 무사히 끝났다.) 딸칵! 향로의 뚜껑을 닫고

청풍; (이제 진노야께서 말씀하신 대로 구룡짐독이 음기의 역할을 하여 황태자가 깨어나길 바랄 뿐이다.) 앞을 보며 생각. 진의원이 황태자의 얼굴에 박아놓은 금침들을 뽑고 있다.

슥! 얼굴에 박혀있던 마지막 하나의 금침이 뽑혀지고. 그러자

꿈틀! 움찔! 황태자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고

황태자비; [전하!] 흥분하여 벌떡! 일어나고. 그 뒤에 서있던 주첨기도 눈 치뜰 때

천천히 눈을 뜨는 황태자. 순간

<전하께서 깨어나셨다!> <드디어 섭음보정대법의 저주에서 풀려나셨다.> 흥분하지만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환관과 의사들. 안도하고 기뻐하는 표정들이고 주먹 불끈 쥐는 사람도 있다.

멍한 표정으로 진의원이 자신의 몸에서 금침을 뽑는 걸 보는 황태자

진의원; [이 늙은이가 누구인지 기억에 나시외까?] 침을 뽑으며. 그러자

황태자; [기억... 나다마다...!] [홍무폐하의 전의였던 진신의 아니신가?] 억지로 웃으며 말하고

진의원; [이십여년 만에 만난 늙은이를 알아보시니 전하의 고질은 제대로 치료가 이루어진 것으로 봐도 무방하오.] 덜덜 떨며 근처로 와있는 황태자비에게 말하고. 그러자

황태자비; [전... 전하...] 비틀거리며 침대로 다가가고

황태자비; [신첩... 신첩도 알아보시겠는지요?] 황태자의 손 하나를 두 손으로 잡고 묻고

황태자; [물론이오. 조강지처인 부인을 어찌 몰라보겠소?] 웃고. 그러자

황태자비; [흐윽!] 황태자의 손에 얼굴을 묻고 오열 터트리는 황태자비.

황태자비; [감사합니다 천지신명이시여! 감사합니다.] 황태자의 손에 얼굴 부비며 오열하는 황태자비

청풍;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금천구룡로를 소매 속에 넣으면서

청풍; (오랜 병치레로 인해 약해질 대로 약해진 황태자의 기력을 회복시키는 건 진노야께서 해주실 테니 내가 할 일은 더 이상 없다.)

청풍; (그만 강녕으로 돌아가야겠다.) 생각하며 돌아서는데

[고맙소이다 은공!] 청풍을 향해 한 무릎 꿇으며 인사하는 주첨기

청풍; (주첨기...!) 눈 번뜩일 때

주첨기; [아바마마를 쾌차케 해주신 은혜는 백골이 되어서라도 잊지 않겠소이다.] 포권하며 말하는 주첨기의 얼굴 크로즈 업

 

#267>

<-강녕> 밤. 곡가표국. 불이 꺼져 있고.

마당에 나와 서있는 신소심. 뭔가 걱정하는 표정으로 하늘을 보고 있고

건물 사이에서 나오는 환설

환설; [맹주님께서 금릉으로 떠나셨다고?] 다가오고

신소심; [아직 안 주무셨어요?] 돌아보고

환설; [잠이 안오는구나.] [그보다 맹주님은 무슨 일이 있으셔서 굳이 한밤중에 떠나신 거냐?]

신소심; [저도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어요.] [다만 마음에 걸리는 걸 확인해봐야겠다면서 떠나셨어요.]

환설; [맹주님이 그렇다면 그렇거니 해야 하는데...] 함께 밤하늘을 보고

<맹주님의 심기를 어지럽힌 일이 도련님과 관련된 게 아니길 바랄 뿐이다.> 두 여자의 모습 배경으로 환설의 생각 나레이션

 

#268>

<-첩혈당> 깊은 밤. 불이 다 꺼져 있고

후원의 어느 건물. 불이 꺼져 있다.

방안. 여자의 침실. 침대에 야한 모습으로 잠이 든 여자. 매화부인. 란제리형태의 짧고 얇은 잠옷을 입고 있는데 방자한 자태로 이불 걷어찬 모습으로 잠이 들었다. 아랫도리를 벌리고 있으며 저고리가 벌어져 젖가슴도 일부 드러나 있다. 머리는 풀어헤쳤고 그 때문에 비녀는 꽂지 않고 있다.

매화부인; [음냐...] 입맛 다시며 손을 저고리에 넣어 젖가슴을 벅벅 긁는 매화부인. 그러다가

움찔! 하는 매화부인.

딸칵! 딸칵! 옆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고

매화부인; [뭐... 뭐야?] 눈 억지로 뜨며 신경질 부리고

매화부인; [밤도 깊었는데 어떤 년이 잠도 안 자고 지랄을...] + [!] 말하다가 눈 부릅

쿵! 침대 옆의 탁자 옆에 누가 서서 탁자 위의 물건들을 뒤지고 있다. 탁자 위에는 매화부인이 위가대원에서 챙겨온 패물들을 싼 보자기가 있었는데 보자기가 풀려있고 누군가 풀려진 보자기 위에 수북이 쌓인 패물들을 뒤지고 있다

매화부인; [도... 도둑...!] 기겁하며 벌떡 일어나고. 젖가슴 출렁이는데

턱! 그런 매화부인의 입을 틀어막는 우악스러운 손, 눈 치뜨는 매화부인

위태무; [소란 피우지 마라.] 몸을 조금 돌려 한손으로 매화부인의 입을 틀어막은 채 말하는 사내의 실루엣. 아직 위태무임은 보여주지 말고

위태무; [네게 맡겨놓은 물건을 찾으러 들른 것뿐이니...] 쿵! 말하는 위태무의 얼굴 보여주고

매화부인; (위... 위태무!) 겁에 질리고

위태무; [비녀는 어디에 두었느냐?] 슥! 매화부인의 입 틀어막았던 손 떼면서 묻고

매화부인; [비... 비녀라니요?] 달달 떨며. 두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위태무; [처음 만났을 때 내가 정표(情表)로 준 비녀를 늘 몸에 지니고 있었지 않았느냐?] 지긋이 매화부인을 노려보고

매화부인; [그... 그 비녀는...] 더듬대며 한쪽을 보고

위태무도 고개 돌려 그쪽을 보고

바닥에 옷가지가 널려있다. 매화부인이 걸치고 있던 옷가지들인데 대충 옷을 벗어 놓은 형상이다. 헌데

그 옷가지들 사이에 비녀의 둥근 머리 부분이 보이고

위태무; (단정치 못한 계집!) 찡그리며 비녀 쪽으로 손을 뻗고

위태무; (걸치고 있던 옷을 대충 벗어놓으면서 비녀도 함께 뽑아놨구나. 그 때문에 내 눈에 띄지 않았고...) 징! 비녀쪽을 겨눈 손이 진동하고. 그러자

들썩! 비녀가 흔들리며 일어나더니

핑! 자석에 이끌린 쇳조각처럼 위태무의 손으로 날아든다.

콱! 날아든 비녀를 잡는 위태무의 손. 비녀는 손가락 굵기에 길이는 30센티 정도인데 표면에는 금박과 칠보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비녀의 머리 부분은 둥그스름한데 역시 화려한 문양이 새겨져 있어서 비싸지만 평범해 보이는 비녀다.

매화부인; [상... 상공께서 그 비녀를 한시도 몸에서 떼어놓지 말라고 해서... 늘 지니고 있었어요.] 비녀를 살펴보는 위태무의 눈치를 보며 말하는데

콱! 대꾸하지 않고 비녀를 강하게 쥐는 위태무. 그러자

빠지직! 빠직! 비녀 표면에 마구 균열이 가고

매화부인; (비... 비녀의 표면이 갈라지다니...!) 놀랄 때

푸스스! 투툭! 비녀의 껍질이 그대로 부서져 내리기 시작하더니

쩡! 부서지는 껍질 안쪽에서 빛이 번져 나온다.

매화부인; (균열 사이로 피처럼 붉은 빛이 번져 나오고 있어!) 역시 놀랄 때

퍼석! 푸스스! 둥그스름하던 머리 부분도 갈라져 껍질이 부서지고

쿵! 안전히 드러나는 비녀의 모습. 전체가 유리로 만들어진 듯 투명한데 붉은 빛을 내뿜고 있으며 둥글던 머리 부분은 입을 벌린 마귀의 머리 형상이다.

매화부인; (맙소사!) 손으로 입을 가리고

매화부인; (어쩐지 무겁다 했더니 유리나 수정 같은 걸 깎아서 만든 위에 금과 칠보(七寶)를 덧씌웠던 거야.) 붉은 빛을 뿜어내는 유리같은 재질의 비녀를 얼굴 앞에 들고 살피는 위태무를 보며 전율하고

위태무; [이상은 없군.] 마귀 머리 형상인 비녀 끝 부분을 살피며 끄덕이고

매화부인; [타노... 타노의 말이 사실인가요?] 겁에 질려 묻고. 돌아보는 위태무

매화부인; [상공께서... 대역의 죄를 지으셨다고 하던데...] 겁에 질리고 경계하며

위태무; [사실이다.] 끄덕이며 비녀를 품속에 넣고

위태무; [대장부로 태어났으면 꿈을... 그것도 가능한 큰 꿈을 꿔봐야 하지 않겠느냐?]

매화부인; [그... 그런...] 절망

위태무; [운이 따르지 않아 역천지계(逆天之計)가 수포로 돌아갔지만 후회는 없다.] [다만 매초풍, 네게는 미안할 따름이다.] 음산하게 눈 번뜩이며 침대로 다가오고

매화부인; [흐윽!] 두려움 느끼고 뒤로 물러나 앉고

위태무; [머잖아 넌 금의위에 체포될 테고 그럼 어떤 꼴을 당하게 될지는 불문가지(不問可知)!] 스윽! 손을 펼쳐서 매화부인을 겨누고

위태무; [그래도 십년 넘게 살을 맞대고 산 정을 생각해서 고통 없이 삶을 마감하게 해주마!] 징! 손바닥이 진동하고.

매화부인; [제발...] 공포에 질려 뒤로 물러나 앉지만

위태무; [살만큼 살았고 누릴만큼 누리지 않았느냐?] [미련 두지 말고 그만 극락왕생하거라!] 징! 진동하는 손을 천천히 조이고. 그러자

우둑! 매화부인의 목이 보이지 않는 힘에 조여지며 소리가 나고. 눈을 까뒤집는 매화부인

매화부인; [끄윽! 이... 이러지 말아요.] 조여지는 목을 양손으로 부여잡고 눈 까뒤집으며 애원

매화부인; [살... 살려주세요! 죽... 죽기 싫어요!] 눈 까뒤집고 눈물 흘리며 애원하지만

위태무; [이게 널 위하는 길이다. 그만 포기해라.] 우둑! 손을 더 조이고

매화부인; [끄윽!] 콰득! 목이 꺾이며 신음. 목이 완전히 부러지려 하고. 바로 그때

[!] 슈욱! 위태무의 눈으로 쏘아오는 송곳같은 섬광. 눈 부릅뜨며 놀라는 위태무

위태무; (이건!) 팟! 사력을 다해 몸을 돌리며 고개를 옆으로 젖히고. 간발의 차이로 그자의 눈 앞을 스치고 지나가는 섬광

매화부인; [컥!] 털썩! 그 바람에 목이 풀리며 나뒹구는 매화부인

스팟! 홱 돌리며 젖히는 위태무의 눈 꼬리를 스치고 지나는 섬광에 살갗이 베어지며 피가 튄다.

위태무; [심검(心劍)!] 휘릭! 몸을 돌리며 문쪽을 보고

위태무; [또 내 일을 방해할 생각이냐 진상파?] 문쪽을 노려보며 살벌한 표정을 지을 때

<본의 아니게 그리 되었군요.> 덜컹! 문이 저절로 열리며 누군가의 말이 들리고

진상파; [비록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귀하의 무정(無情)한 독단(獨斷)을 목격했으니 두고 볼 수만은 없더군요.] 열려지는 문 밖의 정원에 진상파가 조용하게 서있다. 왼손으로 허리에 찬 검의 칼집을 잡고 있기는 하지만 오른손은 늘어트린 채로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250>

<-곡가표국> 밤이 되었다. 아직 깊은 밤은 아니라 곡가표국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고

[학학!] 건물들 사이를 달려오는 분이. 곡가표국의 하녀와 표사들이 비켜서며 인사하고

분이; (너무 해! 정말 너무해.) 울상

분이; (하룻만에 돌아왔다가 또 말도 없이 떠나는 게 어디 있어?) 이를 악물며 달려가고. 놀라 피하는 사람들

분이; (미워 죽겠어!) 달려가는 앞쪽에 대청 건물이 나타나고. 하녀와 표사들이 급히 피해주고.

 

대청에서 나오는 사람들. 청풍과 독천존이 나란히 나오고 그 뒤를 진상파와 곡강한이 따라 나온다. 입구에는 곡부인이 아기를 안고 서있다가 나오는 청풍과 독천존에게 공손히 인사하고 있고

청풍; [금천구룡로는 황태자의 치료가 끝나는 대로 돌아와 노야께 돌려드리겠습니다.] 구룡짐독이 든 향로를 손에 든 채 대청을 나서며 독천존에게 말하고

독천존; [서두를 건 없다.]

독천존; [다만 구룡짐독을 다룰 때는 십분 주의해야한다는 걸 한시도 잊으면 안된다.]

독천존; [네가 비록 조룡여의대법을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다 해도 구룡짐독은 영성을 지니고 있어서 뜻대로 부릴 수 없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말할 때

[오빠!] 외치는 소리가 들려서 돌아보는 사람들

분이; [정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삐져서 외치며 달려오고

청풍; [몰래 왔다 갈려고 했는데 들켰군요.] 달려오는 분이를 보며 쓴웃음 짓고. + 독천존; [계집아이들 눈치를 어떻게 당하겠나?] 역시 웃으며 보고

분이; [뭐하자는 거야 오빠? 돌아왔으면서 날 따돌린 거야?] 퍽퍽! 달려들어 청풍의 가슴을 주먹으로 마구 때린다.

청풍; [미안하다 분이야.] 툭 탁! 가슴을 분이 주먹에 마구 맞으면서 난감

청풍;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라 어머니께도 인사드릴 시간이 없었다.]

분이; [변명 같은 변명을 해!] [얼굴 보이는 데 얼마나 걸린다고 몰래 왔다 갈려고 했어?] 두 손으로 청풍의 멱살을 잡고 흔들고. 분해서 울먹이며

분이; [어머니들과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기나 하냐구?] 청풍의 멱살을 잡은 채 청풍의 가슴에 이마를 쾅쾅 부딪히며 울고. 난감한 청풍.

독천존; (옳지! 잘 한다 분이야.) 의미심장하게 웃고. 진상파는 소리없이 한숨 쉬고.

독천존; (그렇게 바짝 조여 놔야 청풍이 놈이 한눈을 안 팔지.) 히죽 거리고. 그때

진상파; [그 정도 했으면 되었다.] 한숨 쉬고. 움찔! 하며 돌아보는 분이

진상파; [사제가 말한 대로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니 그만 보내주도록 해라.]

분이; [예...] 삭 죽어 눈치 보며 청풍의 멱살을 놓고

청풍; [금릉에서의 일이 끝나는 대로 돌아올 테니 어머니들 시중 들면서 조금만 더 기다려라.] 분이의 어깨 쓰다듬고.

분이; [알았어.] 입이 댓발 나와서 소매로 눈물 닦고

청풍; [그럼 후배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독천존에게 포권하고

독천존; [그러게나.] 끄덕

청풍; [제 대신 어머니께 잘 말씀 드려주십시오 사저.] 진상파에게도 포권하고

진상파; [여기 걱정은 말고 네 앞가림이나 잘 하도록 해라.] 좀 쌀쌀 맞게 말하고

청풍; [예...] 좀 멋쩍은 표정으로 웃고

청풍; [다녀오겠습니다.] 슈학! 미사일처럼 날아오르고

분이; [조심해 오빠!] 청풍이 날아가는 쪽으로 몇 걸음 달려가며 손 흔들고

곡강한; [밤길 조심하십시오 공자!] 곡강한도 포권하고. 곡부인도 고개 조아리고

쇄액! 삽시에 멀리 사라지는 청풍

독천존; [그놈 참, 바람이 따로 없구만. 갑자기 들이닥치더니 질풍같이 사라져버리고...] 짐짓 혀를 차고. 반면

[...!] 청풍이 사라지는 곳을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진상파

진상파; (이 찜찜한 기분...) 약간 찡그리며 청풍이 사라진 곳을 보고

진상파; (나도 어쩔 수 없는 계집이라 육감이라는 게 있는데...) (하룻 사이에 분명 사제에게 무슨 일이 있었다.)

<더 이상 순진한 소년이 아니라 장성한 사내같은 느낌이 든 것으로 봐서...> 진상파의 약간 찡그린 얼굴 배경으로 나레이션

 

#251>

귀면지존의 비밀 소굴. 역시 밤. 타지마할 같은 건물에 불이 여기저기 켜져 있고. 무사들이 경비를 선다

건물의 맨 위층. 불이 켜진 창가에 서서 밖을 보고 있는 여자. 혈미인 용설약이다.

[...!] 무언가 생각하는 용설약

그 모습을 건물 아래쪽 그늘진 곳에서 올려다보는 타노. 주변에 무사들이 있지만 타노를 신경쓰지는 않고 있고

타노; (느낌이 좋지 않다.) 건물 맨 위층 불 켜진 방의 창가에서 밖을 보고 있는 용설약을 올려가보며 생각하고

타노; (주모가 내 정체를 알아차린 건 의심의 여지가 없는데...)

타노; (대체 어떤 경로로 내가 주군의 핏줄이라는 걸 알게 되었는지 짐작이 가질 않는다.) (내 출생의 비밀을 아는 사람은 주군과 어머니, 그리고 나 단 세사람뿐인데...)

타노; (주모의 주변을 탐문해봐야 한다.) 건물로 들어가고

타노; (내가 죽고 사는 게 문제가 아니라 주군... 아버지의 위상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사안이니...) 눈 번뜩이며 건물 안으로 사라지고

 

#252>

용설약이 창가에 서있는 그 방. 화려한 거실 겸 침실이다. 한쪽에는 넓은 침대도 있고. 탁자와 의자등도 있다.

[...] 살벌한 표정으로 창 밖 멀리를 보는 용설약

용설약의 시점. 뒷짐 짚은 자세로 날 듯이 걸어 멀리 사라지고 있는 사람 한명. 아주 작게 보인다

그 인물 크로즈 업. 귀면지존의 모습을 한 위태무다

용설약; (무능한 인간...) 멀어지는 위태무의 뒷모습을 노려보고. 입술 깨물며.

용설약; (계획했던 대로 진천이를 황제로 만들어주기만 했다면 날 속이고 우롱한 죄를 모두 용서해주려고 했거늘...!) 살벌

용설약; (어이없이 정체가 들통 나 상시태감 자리에서도 쫓겨난 네놈을 더 이상 지아비로 인정해줄 이유가 없다.) 미친 년 같은 분위기

용설야; (마지막으로 네놈이 숨기고 있는 <그것>만 회수하면 벼르고 별러온 복수를 하고 말 것이다.) 주먹 꽉. 그때

[어머니!] 뒤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위진천. 방안은 화려한 거실 겸 침실이다. 돌아보는 용설약

위진천; [아버지는 금릉에 마무리 지을 일이 있다면서 떠났습니다.] 들어오고. 문은 닫지 않는다

용설약; [나도 봤다.] 문간에서 떨어져 안으로 오고

위진천; [소자가 아버지에게 마무리 지을 일이 무언지 반복해서 물어봤지만 알 거 없다는 말만 했습니다.] 의자 옆에 멈춰서며 말하고

용설약; [아버지는 무슨...] 냉소하고

용설약; [어미하고 있을 때는 그냥 가주(家主)라고 불러라.] [네가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는 그 인간을 아버지라 부르는 건 마음이 편치 않으니...] 의자에 앉고

위진천; [그리하겠습니다.] 대답하며 마주 앉고. 헌데

 

#253>

[!] 어둠 속에서 눈 부릅 뜨는 타노.

타노; (이게... 이게 무슨 소리인가?) (소주... 진천이가 가주와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다니...) 전율하고. 타노는 불 꺼진 옆방의 벽에 귀를 대고 있다.

타노; (설마... 설마 소주는 주모가 다른 사내의 씨를 받아 난 자식이란 말인가?) 극도로 흥분해서 부들 부들 떨고

타노; (그렇다면 가주... 아버지는 지금까지 주모에게 철저하게 농락당해왔다는 건데...) 이를 악물고

타노; (홧김에 말실수를 한 것인지, 정말 소주가 아버지의 자식이 아닌 것인지 확인해서 알려드려야만 한다.) 다시 귀를 기울이고

 

#254>

다시 용설약과 위진천이 있는 방

용설약; [위태무, 그 인간은 혈왕님의 진짜 핏줄인 네가 가주라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한다.] 위진천과 마주 앉아서 코웃음 치고

위진천; [예...] 쓴웃음

용설약; [그래 그동안 <그것>... 혈왕잠(血王簪)의 행방을 탐문해온 일에선 성과가 있었느냐?] 표정 온화하게 바꾸면서

위진천; [저는 지금의 신분 때문에 아버지... 아니 가주와 자주 접촉할 수가 없었던 탓에 딱히 보고드릴만한 사항은 없고...] 문쪽을 돌아보고

위진천; [상세한 보고는 가주 신변에 밀착해서 감시해온 담당자에게 직접 들으시지요.] [들어와라.] 문쪽을 향해 말하고. 그러자

[예 소주!] 슥! 대답과 함께 누군가 들어선다. 여자다

백일몽; [소녀, 주모님께 정식으로 인사 올립니다.] 포권하는 여자. 바로 백일몽이다

 

#255>

타노; (맙소사!) 어둑한 옆 방에서 훔쳐들으며 전율

타노; (아버지가 나 못지 않게 신임하는 백일몽, 저년이 사실은 주모의 지령을 받는 간자(間者;첩자)였을 줄이야!)

타노; (아버지는 주모에게 철저하게 농락을 당해오셨구나.) 이를 악물고

 

#256>

다시 거실

용설약; [환관 시늉하는 인간 옆에 붙어서 감시하느라 고생했다 백일몽!] 위진천 뒤에 공손히 서있는 백일몽에게

용설약; [네가 아니었으면 난 여전히 위태무, 그 인간에게 농락당하며 살아왔을 것이다.]

백일몽; [과찬의 말씀이시옵니다.]

용설약; [과찬이 아니다.] [타노, 그 병신놈이 죽었다고 알려진 위문천(威問天)임을 알아낸 것만으로도 네 공은 차고도 넘친다.]

백일몽; [감사하옵니다.] 고개 숙이고

 

#257>

다시 옆방의 타노

타노; (역시 주모는 내가 누군지 이전부터 알고 있었구나. 그래서 내게 그토록 지독한 살의를 품고 있었고...) 분노와 충격

타노; (내가 바로 죽은 것으로 위장한 위문천이라는 사실을 알아내 주모에게 고자질한 것은 백일몽이었던 것이다.) 주먹 불끈

타노; (저년은 아버지와 단 둘이 있을 때 부주의하게 호칭을 한 것으로 눈치를 챘겠지.) 이를 악물고

 

#258>

다시 거실

용설약; [가증스러운 인간!] [뭐? 젊어서 종년하고 붙어먹어 생긴 첫 번째 자식새끼가 돌림병으로 죽어?] 살벌한 표정

용설약; [하지만 사실은 제 놈 곁에 두고 온갖 공을 들여서 키워왔다 이거지?] 이를 바득 갈고

용설약; [언제든지 장남인 그놈을 제 아들로 인지(認知)해서 우리 혈왕세가(血王世家)를 통째로 넘겨줄 속셈으로...] 이를 갈고

위진천; [이제는 타노가 진짜 곱추인지도 의심스럽기까지 하군,]

백일몽; [제가 아는 한 곱추인 건 틀림없는 것같사옵니다.]

백일몽; [타노, 즉 위문천은 아마 어렸을 때 중병을 앓은 후유증으로 곱추가 된 것같고...]

백일몽; [가주는 자기 자식이 불구라는 게 부끄러워서 돌림병으로 죽었다고 사람들을 속여 왔을 것이옵니다.]

용설약; [그 병신 놈이 진짜 곱추라면 그보다 기쁜 일이 없는데...]

용설약; [그보다 혈왕잠의 행방에 대해서는 알아낸 것이 없느냐?]

백일몽; [일단 위가대원에는 숨겨두지 않은 게 확실하옵니다.]

백일몽; [지난 몇 년동안 소녀가 위가대원의 모든 곳을 남김없이 수색해봤지만 혈왕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옵니다.]

용설약; [집에 숨겨두지 않았다면 혈왕잠을 늘 몸에 지니고 다녔다는 건데...]

백일몽; [가주의 의복 일체는 소녀가 챙겨드렸습니다만...] [의복 어디에서도 혈왕잠을 숨기고 있었다는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사옵니다.]

용설약; [집에 숨겨두지도 않았고 몸에 지니고 다니지 않았다면...] 찡그리고

위진천; [소자가 생각하기에 가능성은 두 가지입니다.]

용설약; [말해봐라.]

위진천; [첫째! 가주는 혈왕잠을 자금성의 내원에 숨겨두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백일몽이 위가대원에서는 찾아낼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용설약; [그럴 수도 있겠구나.] 끄덕

용설약; [그럼 다른 한 가지 가능성은 무어냐?]

위진천; [매화부인 매초풍입니다.]

용설약; [그러고 보니 그 갈보년이 안보이는구나.] 눈 반짝

위진천; [어쩌면 가주는 매화부인에게 혈왕잠을 주어 빼돌리게 했을지도 모릅니다.]

용설약; [매화부인이란 년은 제 년이 혈왕조사님께서 남기신 보물중의 보물 혈왕잠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를 수도 있고...]

위진천; [소자의 생각도 같습니다.] 끄덕

백일몽; [그럼 가주가 다시 금릉으로 돌아간 건 자금성에 숨겨두었거나 매화부인에게 맡겨둔 혈왕잠을 회수하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높겠군요.] 눈 반짝

위진천; [소자가 가주의 뒤를 밟아볼 걸 그랬습니다.]

용설약; [네가 직접 수고할 건 없다.] 냉소

위진천; [그럼...] 흠칫!

용설약; [어미가 몇년만에 집을 떠나면서 혼자 나왔을 것같으냐?]

위진천; [호위를 대동하셨군요.] 깨닫고

용설약; [지법사(地法師) 셋과 인법사(人法師) 다섯을 대동했다.] [그중 지법사 둘이 뒤를 밟고 있으니 위태무는 어딜 가든 내 이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요염하고 사악하게 웃고

위진천; [역시 어머니는 주도면밀하십니다.] 포권하고

용설약; [이래 뵈도 어미는 혈왕조사님의 직계(直系)고 적손(嫡孫)이다.] [아무렴 일을 허술하게 처리하겠느냐?] 교만한 표정으로 웃고

위진천; [어머니가 잘 안배하고 계시니 어쨌든 혈왕잠의 행방은 곧 밝혀지겠습니다.]

용설약; [천마총의 장보도처럼 혈왕잠의 비밀도 천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끄덕이고

용설약; [하지만 혈왕잠에 숨겨져 있는 혈왕조사의 진정한 힘을 얻게 되면 절대무적으로 군림할 수 있게 된다.]

용설약; [진천이 네가 천하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혈왕잠을 손에 넣어 그것의 비밀을 알아내야만 한다.]

위진천; [명심하겠습니다.]

용설약; [그동안 네 아버지도 혈왕조사께서 남기신 단서를 연구하여 혈왕잠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단서를 얼추 찾아낸 것같았다.]

 

#259>

타노; (아버지!) 눈 치뜨고

타노; (역시 진천이는 아버지가 아닌 다른 사내의 씨였구나.) 분노

타노; (주모는 대체 어떤 사내의 씨를 받아서 진천이를 낳은 것인가?) 귀를 바짝 벽에 대고 듣고

 

#260>

위진천; [아버지가 타고난 재능으로는 사자천존 초패강에 못지 않으시다는 건 문중의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바가 아니겠습니까?]

위진천; [그런 분이 작정하고 십년 넘는 세월동안 연구를 해오셨으니 단서를 잡지 못하는 게 오히려 비정상이겠지요.]

 

#261>

타노; (재능으로는 사자천존 초패강에 못지 않다?) 눈 부릅

타노; (그렇게 불리는 사람은 우리 혈왕세가 내에서 단 한명 뿐인데...) 충격으로 부들 부들

타노; (설마... 설마 그자가 자신에게 백모(伯母)가 되는 주모와 사통하여 진천이를 낳았단 말인가?) 빠득! 자기도 모르게 분노하여 이를 갈고.

 

#262>

용설약; [네 아버지가 혈왕잠의 비밀을 거의 다 푸셨으니 이제 혈왕잠을 손에 넣은 일만 남았다.]

용설약; [비록 널 황태손 주첨기로 위장시키는 건 실패했지만 위태무는 어딘가에 숨겨둔 혈왕잠만은 확실하게 회수할 것이다.]

용설약; [그 작자가 혈왕잠을 회수한 걸 확인만 되면 즉시 손을 써서...] + [!] 빠득! 말하다가 눈 부릅뜨는 용설약의 귀에 누가 이를 가는 소리가 들린다. 물론 타노가 자기도 모르게 이를 간 소리고

[!] 위진천도 뒤늦게 알아듣고 벌떡 일어나며 한쪽 벽을 보고. 백일몽은 놀라 눈 치뜨는데

용설약; [쥐새끼가 있었구나!] 화악! 휘두르는 용설약의 왼손에서 용 형상의 거대한 기운이 한쪽 벽으로 날아간다. 직경이 2미터가 넘고 대가리의 직경은 그 이상인 거대한 용. 핏빛인데 반투명하다. 왼손 중지에 끼고 있는 용 모양의 반지에서 용이 튀어나가 확 커진 모습니다

퍼억! 벽으로 그냥 스며들어가는 반투명한 용의 형상. 물이 스펀지에 스며들 듯이 스며들어가고

 

#263>

타노; (아차!) 팟! 놀라며 벽에서 귀를 떼며 뒤로 휙 날아가고. 직후

크왕! 반투명한 핏빛의 거대한 용의 아가리가 벽을 뚫고 들어와 타노를 삼키려 한다. 벽을 부수고 들어온 게 아니라 물이 스펀지를 통과하듯 투과해서 덮친 것 주의

타노; (식백혈룡(食魄血龍)!) 팟! 경악하며 뒤로 날아가지만 집채만한 입을 쩍 벌려서 그대로 타노를 물어오는 반투명한 핏빛 용

콰직! 그대로 입을 다물어서 타노를 삼키는 거대한 핏빛의 용. 동시에 타노의 몸도 밝은 빛에 휘감기고. 호신강기를 일으켰다

 

#264>

위진천; [감히...] 팟! 용수철처럼 튀어 벽으로 쇄도하고. 용설약이 손으로 밀어낸 거대한 핏빛의 용이 스며들고 있는 그 벽으로

백일몽; [이런...] 팟! 입구로 날아간다.

퍼석! 어깨로 들이받아서 벽을 모래처럼 부수며 옆방으로 뛰어드는 위진천. 하지만

[!] 휘릭! 파앗! 옆방으로 뛰어들다가 눈 치뜨는 위진천

퍼억! 반투명하고 거대한 용의 머리 부분이 터져나간 채 꿈틀거리고 있다.

위진천; (어머니의 호신보패(護身寶牌)인 식백혈룡이 오히려 터져나갔다.) 팟! 놀라며 몸을 세울 때

쩌저적! 스스스! 터져나갔던 용의 대가리 부분이 다시 원상대로 복구되고. 직후

백일몽; [이 방 밖으로 도망친 흔적이 있어요. 추적하겠사옵니다.] 팟! 열려진 방문을 스치고 지나가며 외치고

위진천; [수하들을 모두 동원해서 추적하라!] 외치고

<예!> 멀어지는 백일몽의 대답. 이어

삐익! 삐익! 여기저기서 들리는 호각소리. 그 배경으로 머리 부분이 터진 채 꿈틀대는 용을 올려다보는 위진천

위진천; (식백혈룡은 술법이 가미된 무공이라 보통의 무공으로는 훼손시키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지경이 되었다는 건...)

위진천; (이방에서 엿듣던 자도 우리 혈왕세가의 인간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인데...) 표정이 심각해지고

위진천; (그자는 내가 가주의 핏줄이 아니라는 비밀을 알아버렸다. 반드시 찾아내 입을 막지 않으면 심각한 풍파가 일어날 것이다.)

위진천; (어머니의 정조에도 돌이킬 수 없는 오점이 남게 되고...) 생각할 때

용설약; [제법 재주가 있는 놈이로구나. 내 귀염둥이에게 기습을 당하고도 빠져나가다니...] 무너진 벽을 통해서 들어서는 용설약. 붉고 거대하고 반투명한 용이 용설약의 몸을 휘감고 돈다.

용설약의 왼손 중지에 끼워져 있는 큼직한 반지 크로즈 업. 자기 꼬리를 물고 있는 그 반지의 눈 부분에서 용의 꼬리가 빠져나온 형상이다...

위진천; [식백혈룡의 공격에 반응을 보인 속도하며... 평범한 자는 절대 아니었습니다.] 말하며 자기 발치의 바닥을 보고

바닥에 피가 뿌려져 있다.

위진천; [하지만 놈도 무사하지는 못했습니다.] 피를 가리키며

용설약; [아무렴 식백혈룡에 물리고도 타격을 입지 않을 인간이 당금 하늘 아래 있을 리가 없지.] 교만하게 말하며 핏자국 근처에 이르러 내려다보고

위진천; [피를 남겼으니 그자의 정체를 알아내는 건 어렵지 않겠습니다.]

용설약; [물론이다.] 끄덕이며 용 모양의 반지를 낀 왼손을 활짝 펴서 앞으로 내밀고. 그러자

징! 반지가 진동하고

카앙! 허공을 떠돌던 반투명한 용이 방향을 틀며 바닥에 떨어진 피를 아가리로 벌리며 삼켜간다.

화악! 피가 뿌려진 바닥을 입 벌리고 지나가는 용. 용의 아래 턱은 바닥으로 스며들었다가.

슈우! 치치치! 반투명한 용이 지나가자 바닥에 뿌려진 피가 증발된다. 이어

츠츠츠! 피가 증발되며 일어나는 연기가 사람의 형상을 이룬다.

[이놈은!] [이런...] 눈 부릅 뜨는 용설약과 위진천

<타노!> <위문천!> 두 모자의 놀라는 소리를 배경으로 연기가 형성하는 사람의 모습. 반투명한 용에게 물리며 비틀하는 인물은 물론 타노다. 타노의 형상도 반투명하다. 홀로그램처럼

 

#265>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청풍; [진맥이 끝나셨습니까?] 진의원에게 다가가며 묻고. 그 뒤에서 황태자비도 정신을 추스르며 몸을 바로 하고

진의원; [네놈들... 네놈들이 전하로 하여금 죄를 짓게 만들었구나.] 주변의 의원들을 노려보고

[죄... 죄송합니다 노야.] [후배들은 최선을 다했사오나...] 눈치 보며 말하는 의원들. 의원들은 대개 중년이나 초로의 나이지만 진의원보다는 전부 연하다.

진의원; [시끄럽다!] 버럭!

찔끔하는 의원들

진의원; [아무리 전하의 목숨이 귀하다 해도 의원으로서 결코 해서는 안되는 일이 있다는 걸 잊었느냐?] 고함

진의원; [네놈들이 그러고도 하늘을 대신하여 천도(天道)를 세상에 펼치는 의원이라 자처할 수 있느냐?] 불같이 화를 내고

삭 죽어서 대꾸하지 못하는 의원들. 환관들도 주눅 들고. 그때

황태자비; [노인장은 홍무폐하의 어의였던 진신의가 맞지요?] 의자에 앉은 채 묻고

진의원; [오랜만에 뵙소이다 마마.] 화가 나서 뚱한 표정으로 형식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약간 고개만 돌린 채로

청풍; (저 여자가 남편을 연명시키느라 섭음보정대법을 펼친 것 때문에 화가 단단히 나셨구나.) 쓴웃음을 짓고.

황태자비; [역시 진신의셨군요. 그동안 어찌 지내셨는지요?]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진의원; [눈 뜨고는 차마 못 볼 꼴들이 많아서 속세를 등졌었소이다.] 시큰둥하게 말하며 다시 황태자를 돌아보고

황태자비; [신의께서 갑자기 은거하시는 바람에 친정아버지의 중병을 고쳐주신 은혜에 보답할 기회가 없었어요.] [비록 늦었으나 감사드리옵니다.] 공손하게

진의원; [환자를 돌보는 것은 의원의 본분이니 사례하실 필요 없소이다.] 여전히 시큰둥

<황태자비마마께서 저토록 공손한 건 처음 보는군.> <하긴 진신의라면 저러실만도 하지. 전하를 살려줄 지도 모르니...> 의원과 환관들 황태자비를 곁눈질하며 생각하고

황태자비; [염치없지만... 이 계집 지아비의 고질(痼疾)도 고쳐주시길 청하옵니다.] 간절하게

진의원; [소맹주의 부탁도 있고 해서 그럴 생각으로 찾아왔소만...] 힐끔 청풍을 보고

황태자비; [역시 초공자가 청을 넣어준 덕분에 신의께서 어려운 발걸음을 하셨군요. 감사드려요.] 청풍에게 고개 숙이고.

청풍; [내게 고마워할 거 없소.] 뚱한 표정으로 외면할 때

진의원; [소맹주 말대로요.] [마마는 소맹주나 노부에게 고마워할 필요가 없소.]

황태자비; [무... 무슨 말씀이신지...] 불길한 표정

진의원; [노부라 해도 손을 쓰기에는 이미 늦었단 말씀이외다.]

황태자비; [그... 그런...] 비틀하고

청풍; [조심...] 손을 뻗어 황태자비의 팔을 잡아 부축하려다가

청풍; (위험하다!) 다시 손을 급히 거두고. 자신의 손이 닿자 혼망 가던 황태자비의 얼굴 떠올리며

황태자비; [어... 어째서인가요?] 콱! 비틀거리다가 침대 모서리를 잡고

황태자비; [진신의는 숨만 붙어있다면 어떤 환자라도 다시 살리는 것으로 유명한 분이시잖아요.] 침대 모서리를 잡은 채 간절하게 말하고

진의원; [설령 숨이 끊어지기 직전의 환자라도 몸속에 충분한 생기(生氣)가 남아있으면 살릴 방도가 있소.] [생기를 북돋아주어 저절로 기력을 회복하게 해줄 수 있으니...] 냉정하게 말하고

황태자비; [그... 그럼 그이는...] 전율하며 신음

진의원; [전하는 몸속의 생기가 완전히 고갈되어 말라비틀어진 고목같은 상태요.] [이래서는 백약이 무효하오.] 황태자를 보며

황태자비; [그... 그런...] 절망

진의원; [이십여 년 전에도 말해준 것같은데... 전하는 육양절맥(六陽絶脈)을 타고 났소.]

청풍; [육양절맥이라면 양기(陽氣)가 지나치게 강해서 몸을 말려 죽이는 체질 아닌지요?] 아는 척

진의원; [그렇네.] [열여섯 살을 넘기지 못하고 죽게 만드는 구양절맥(九陽絶脈) 정도는 아니지만 육양절맥을 타고 나도 오래 살지는 못한다네.]

황태자비; [저...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힘겹게 말하고

황태자비; [설령 육양절맥을 타고 났어도 식보(食補)와 약보(藥補)만 잘하면 보통 사람들 정도의 수명은 누릴 수 있는 게 아닌가요?]

진의원; [맞소!] [문제는...] 의원들을 노려보고. 찔끔하는 의원들

진의원; [양기를 억누르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여한 음(陰)한 성질의 약재 양을 조절하지 못했다는 사실이오.] 차갑게

황태자비; [약... 약을 잘못 썼단 말씀이신가요?] 눈 치뜨고.

사색이 되는 의원들

진의원; [음기(陰氣)가 강한 약을 순차적으로 썼어야하는데...] [그때그때의 몸 상태를 좋게 만드는데 급급해서 강한 음기를 지닌 약들을 무분별하게 투입하였소.]

진의원; [그 결과 몸속의 음양조화(陰陽造化)가 깨지게 되었으며...] [전하의 몸 속에 대량으로 유입되어 소모되지 않고 쌓인 음기는 살을 찌게 만들었소.]

황태자비; [원... 원래는 지금처럼 비만하진 않으셨는데 오륙 년 전쯤부터 체중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버렸어요.] 의원들을 노려보며. 의원들은 사색이 되고

진의원; [자연의 이치는 늘 균형을 유지하려는 속성이 있소.] [그래서 전하의 몸에 축적된 막대한 음기는 양기의 폭발적인 활성화를 야기하게 되었소.]

황태자비; [육... 육양절맥의 양기가 음기를 압도해버렸군요.] 벌벌 떨고

진의원; [보통 사내들보다 몇 배 더 강력한 육양절맥의 양기는 전하의 몸에서 음기를 완전히 소멸시키기에 이른 것이오.]

진의원; [큰 불이 산을 몽땅 태워버린 것과 같은 형국이고...] [그 다음에 벌어진 일은 마마께서 직접 보셨을 테니 설명 드리지 않겠소.]

황태자비; [사... 사 년 전쯤부터는 음의 성질을 지닌 어떤 약도 듣지 않았어요.]

황태자비; [결국 저는 위태무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섭읍보정대법이라는 죄 많은 치료법을 쓰게 되었고...] 이를 악물며 눈물 흘리고

진의원; [아무리 전하의 목숨이 귀하다 해도 매달 한명씩의 귀한 목숨을 희생시키는 것은 하늘이 허락하지 않는 큰 죄요.] 노려보고

황태자비; [제가... 제가 어찌 그걸 모르겠어요?] 주르르! 울면서 고개 떨구고

황태자비; [하지만 전하께서 단명하시면 제 아들 첨기는 제이(第二)의 건문폐하의 꼴이 되고 말 거예요.] 고개 들고

황태자비; [영락폐하가 그랬듯이 한왕이 첨기를 해치고 제위를 빼앗으려 들 게 불 보듯 뻔하지 않겠어요?] 애절하게

진의원; [그래서!] 버럭 고함지르고.

황태자비; [흑!] 깜짝 놀라고. 주변 모든 사람들도 깜짝 놀라고

진의원; [아들 하나 황제로 만들기 위해서, 아니 마마가 천자의 어미 노릇 해볼 욕심에 꽃 같은 아이들을 계속 희생시키겠다는 거요?] 황태자비를 노려보고. 불같이 화내는 모습

황태자비; [저는... 저는...] 압도당해서 고개 떨구며 벌벌 떨고

진의원; [천망회회(天網恢恢) 소이불루(疏而不漏)!] [하늘은 결코 인간이 지은 죄를 간과하지도 흘리지도 않소.] 손가락으로 천장을 가리키고

진의원; [전하의 몸에 일어난 일들이 사실은 영락폐하께서 지은 끔찍한 죄의 결과라는 생각은 어찌 못하는 거요?] 살벌하게 황태자비를 노려보고

황태자; [흐윽!]

청풍;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

진의원; [마마의 아들이 어찌어찌 제위에 오른다 칩시다.]

진의원; [하지만 그 과정에서 지은 죄 때문에 마마의 손자, 증손자들이 어떤 고난을 겪게 될지 상상이나 해보셨소?]

황태자비; [제발...] 부들 부들 떨며 바닥에 주저앉고. 울면서

황태자비; [제발 그렇게 무서운 말씀은 하지 말아주세요.] 주저앉고

황태자비; [벌을 받아야한다면 죄를 지은 제가 다 받아야지... 제 자손들에게 죄가 미치면 아니 되옵니다.] 엎드려 울음을 터트리고

진의원; [이미 늦었소.] 냉정하게 고개 돌리고

진의원; [지은 죄가 산더미같은데 후과(後果)가 없기를 기대하는 건 말 그대로 도둑심보일 뿐이오.] 황태자비에게 등을 보이며 냉정하게 말하고

황태자비; [흐윽...] 엎드려 울고

주변의 의원과 환관들도 사색이 되고

진의원; [어리석은 인생들 같으니...] 다시 황태자를 보며 혀를 차고. 심기가 불편한 모습으로.

진의원; [인과(因果)의 그물은 부처도 천신도 벗어나지 못한다는 걸 어찌 모른단 말인가?]

두려움에 떠는 환관과 의원들

청풍; [기왕에 지은 죄들은 가증하지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고

청풍; [황태자전하께서 이대로 운명하실 경우 수다한 인생들이 참화에 휩쓸려 들어갔던 <정난의 변>이 재현되지 않을런지요?]

진의원; [아네.]

진의원; [하지만 이미 노부에게도 손을 쓸 방도가 없다네.] 황태자를 보며

청풍; [예...] 실망하고.

진의원; [이미 말라버린 고목에 다시 꽃이 피게 하는 건...] 말하다가 멈추고. 찡그리고

잠시 황태자를 보는 진의원

청풍; (무언가 떠오르셨구나.) 긴장하며 보고

진의원; [마마는 전하가 얼마나 더 사시길 바라시오?] 황태자비에게

황태자비; [신... 신의!] 희망에 차서 고개 들고. 얼굴이 눈물 범벅

진의원; [말라버린 나무는 꽃을 피울 수 없지만 불을 붙이면 재가 될 때까지 활활 탈 수는 있소.]

청풍; (일종의 회광반조(廻光返照)의 이치로군.)

황태자비; [얼마나... 그럼 얼마나 더 사실 수 있을지요?]

진의원; [길면 이년, 짧아도 일년 이상은 연명하실 수 있을 것이오.]

황태자비; [일년... 일년...] 고개 떨구며 무언가 생각하고.

청풍; (저 집요한 여자가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 걸까?) 그 모습 보며 생각할 때

황태자비; [그렇게라도 해주세요.] 고개 들고. 결심한 표정

황태자비; [어차피 사 년 전에 이미 돌아가셨을 분이에요.] [앞으로 일 년 이상만 더 사실 수 있다면 여한은 없답니다.] 애잔하게 웃고

청풍; (일 년 안에 자기 아들이 제위에 확실하게 오를 수 있는 방책을 생각해낸 모양이다.) 좀 불안한 표정이 되어 황태자비를 보지만

진의원; [그리 결심하셨다면 되었소.] 끄덕

진의원; [소맹주는 강녕에 가서 독천존 서노사로부터 구룡짐독을 빌려와주게나.] 침대 옆의 탁자에 올려놓은 왕진 가방을 열면서

청풍; [구... 구룡짐독을 쓰실 생각이신지요?] 놀라고

진의원; [독(毒)은 음기의 결정이고 그중 으뜸이 구룡짐독이네.] 가방을 열자 가방 안에 각가지 치료도구들과 약병들이 들어있는게 보인다.

진의원; [심지어 영성(靈性)까지 지닌 구룡짐독을 전하의 몸속에 머무르게 하면 소멸된 음기를 대신하게 할 수 있어.] 침통을 꺼내면서 말하고

청풍; (그런 이치로군.) + [알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청풍; [강녕까지는 왕복 백리가 채 안되니 이각(二刻;30분) 내에 다녀올 수 있을 것입니다.] 돌아서고

진의원; [노부도 준비할 게 있으니 너무 서두를 거 없네.] 침통의 침을 탁자에 죽 늘어놓으면서

청풍; [알겠습니다.] 문쪽으로 걸음 옮기는데

황태자비; [한 번... 한 번 더 신세를 지겠어요 초공자!] 청풍에게 무릎 꿇고 두손 바닥에 모은다. 그 자세 때문에 젖가슴이 도드라져 보이고

젖가슴 크로즈 업

두근! 가슴이 뛰는 청풍. 얼굴이 좀 달아오르고

황태자비; [전하께서 정신을 차리시기만 하면... 기필코 은혜를 갚도록 하겠어요.] 청풍에게 엎드리듯 고개 조아리고. 좀 야한 자세다.

청풍; [보은(報恩) 같은 걸 바라고 하는 일 아닙니다.] 짐짓 퉁명스럽게 말하며 돌아서고

청풍; [그저 종형제(從兄弟) 사이인 황태자전하의 처지를 모른 척 할 수 없었을 뿐입니다.] 문쪽으로 가며 말하고

황태자비; [초공자께서 그리 생각하신다 해도 큰 은혜를 입는 처지라 무심할 수가 없군요.]

청풍; [전하의 간병에 전념하느라 피로가 누적되셨을 것입니다.] 문으로 다가가자 밖에서 녹우선자와 청뢰선자가 급히 문을 열어준다

청풍; [몸조리나 잘 하십시오 형수님!] 말하며 그 문을 나가고.

덜컹! 다시 문이 닫히고

황태자비; (형수...) 무릎 꿇고 앉아서 닫힌 문쪽을 보고. 그 뒤에서 진의원은 황태자의 몸에 침을 꽂고 있고

황태자비;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 거리를 두려고 날 형수라 부른 모양이다만...)

황태자비; (그래도 소용없다. 난 기필코 보은을 하고 말 테니까.) 얼굴 붉어진 채 배시시 웃는다. 요염한 표정으로

<네가 혹시 한왕에게 포섭되어 딴 마음을 먹는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황태자비의 생각 나레이션

 

#249>

<-손가장> 이제 해가 졌다. 등이 내걸리고 있고

월동문을 통해서 손영롱의 거처가 있는 정원으로 등을 들고 오는 유모. 주변은 조용하고

유모; (장주님도 무심하시지.) (아가씨가 납치당했다는 기별을 들으시고도 모른 척 하시고...) 한숨

유모; (지난번처럼 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이긴 한데...)

유모; (따지고 보면 무사히 돌아오신 것도 아니다. 어떤 놈에게 유린당해 처녀를 잃어버리셨으니...) 울상 짓고

유모; (입단속을 해놓긴 했지만 자칫 아가씨의 정조에 오점이 남을 수도 있는 일이다.) (처녀의 몸이 아니면 황태손의 배필이 되기도 어렵고...)

유모; (만일 일이 잘 되어 황태손에게 시집을 가시게 되면 첫날밤을 잘 속여 넘기시도록 교육을 시켜드려야...)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건물에 불이 켜져 있다.

유모; (아... 아가씨 침실에 불이 켜져 있어.) 급히 뛰어가고

유모; [아가씨!] 침실 문을 급히 열고 들어가고

그러다가 흠칫! 하는 유모

화장대 앞에 앉은 손영롱이 빗으로 머리를 빗고 있다. 몸에는 얇고 짧은 란제리만 걸친 채. 표정이 밝고 콧노래까지 부른다

유모; [아... 아가씨!] 울먹이며 들어간다. 한손으로는 침실 문을 닫으면서

손영롱; [유모 왔어?] 빗질하며 고개 조금 돌려 보면서 웃고. 얼굴이 발그레하다

유모; [괜... 괜잖으신 거예요? 어디... 어디 불편하진 않으세요?] 울먹이며 걱정되어 손영롱을 살피며 다가가고

손영롱;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날아갈 듯 개운해.] [이런 저런 일로 며칠 제대로 잠을 못 잤던 던 탓인지 세상 모르고 잤네.]

손영롱; [분명 아침나절에 잠이 들었었는데 깨어보니 벌써 어두워졌지 뭐야.]

유모; [아가씨...] 털썩! 참지 못하고 손영롱의 발치 바닥에 주저앉으며 울음 터트리고. 등을 내려놓으면서

손영롱; [왜 그래 유모?] 어리둥절

유모; [짐짓... 괜잖으신 척 하시지 않아도 돼요!] [유모는 다 이해하니까요.] 손영롱의 손을 잡고 무릎을 쓰다듬으며 올려다보고. 울면서

손영롱;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유모?] 어리둥절

유모; [얼마나... 얼마나 무섭고 아프셨어요? 나쁜 꿈 꾸셨다 생각하시고 다 잊어버리세요.]

손영롱; [난 정말 유모가 무슨 소리 하는지 모르겠어.] [난 정말 괜잖아! 기분도 날아갈 것같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하고

유모; [아가씨...] 그래도 우는데

손영롱;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더니 배가 몹시 고파.] [먹을 것 좀 준비해줘.] 자기 배를 만지면서

유모; [그... 그럴게요.] [좋아하시는 거 많이 준비해올게요.] 울며 일어나고

유모; [많이 드시고 힘을 내셔야해요.] 울면서 문을 연다.

탁! 문이 닫히고 다시 혼자가 되는 손영롱

손영롱; (정말이야 유모. 난 정말 괜잖아.) 배를 만지고. 얼굴이 달아오른 채

손영롱; (오히려 난 지금 하늘을 날고 있는 황홀한 기분인 걸.) 혼망간 표정이 되고

<과정은 어땠는지 상관없어. 내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져 그분 초공자님의 여자가 되었으니까.> 청풍의 몸 아래 깔려 황홀경을 헤매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이 헐떡이며 몸을 움직이고. 손영롱도 팔 다리로 청풍을 휘감으며 자지러지는 모습이다.

이하 회상

 

청풍; [소저에게 내가 첫 남자이듯이 내게도 소저가 첫 여자요.] 한바탕 끝나고 숨 고르며 자기 몸 아래 깔린 손영롱을 내려다보며. 손영롱도 얼굴이 달아오른 채 할딱이며 올려다보는데 부끄러워서 두손으로 젖가슴을 가리고 있다.

청풍; [소저가 행복해질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소.] 손으로 손영롱의 뺨을 쓰다듬으며 얼굴 가까이 접근시키고. 키스 하러.

회상 끝

 

손영롱; (우린 동정과 처녀를 주고 받은 사이야.) 달아오르는 뺨을 두 손으로 만지며 할딱. 그런 손영롱의 뇌리에 청풍과 열렬히 키스하던 장면이 떠오르고

손영롱; (운명적으로 한 몸이 될 수밖에 없고...) (그분을 위해서라면 나 역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어!) 좋아 죽으려 하고

손영롱; (어쩌면...) 자기 아랫배를 만지고

<이미 내 몸 속에서는 그분의 씨가 자라고 있는지도 몰라.> 자기 아랫배를 만지며 좋아 죽으려 하는 손영롱의 모습 배경으로 손영롱의 생각 나레이션

 

#250>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248>

해가 서산으로 기울고 있는 오후. 강가의 암자. 금정신니가 머무는 곳.

쩍! 도끼가 세워진 장작을 간단히 쪼개고

암자 앞의 마당에서 도끼로 장작을 패고 있는 황건신장. 지나가던 비구니들이 그런 황건신장 할끔 거리며 보고

황건신장의 우람한 체격 크로즈 업

그걸 곁눈질하며 얼굴 발개지는 비구니들

퍽! 퍽! 오른손에 든 도끼로 가볍게 내려칠 때마다 쪼개지는 장작들

왼손으로 손짓하면 쪼개진 장작들이 날아서 옆쪽에 차곡차곡 쌓인다. 그러다가

눈 번뜩이는 황건신장

황건신장; [무례한 시주로군.] 팟! 왼손을 옆으로 좀 세게 젓고

팽! 미사일처럼 날아가는 장작

[흑!] [왜 갑자기...] 비구니들 깜짝 놀랄 때

쩍! 투학! 허공을 날던 장작이 두 쪽으로 갈라져 좌우로 흐르고

[저... 저런...] [저기 눈에는 안 보이는 뭔가가 있어!] 비구니들 기겁하며 놀랄 때

황건신장; [제법이로군.] 장작이 둘로 갈라져 날아가는 걸 보며 눈 번뜩

황건신장; [그럼 이건 어떤가?] 부악! 도끼로 강력하게 무언가를 내려찍는다. 도끼가 갑자기 확 커져서 내리찍어가는데. 실제 도끼가 커진 게 아니라 도끼 주변으로 강기가 형성되어 칼날같은 섬광으로 도끼가 덮이면서 커보이는 것. 하지만

<검강(劍罡)도 도강(刀罡)도 아닌 부강(斧罡)이라니...> 콰직! 누군가의 감탄과 함께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강철같이 변한 손이 나타나 다섯 손가락으로 도끼의 날을 움켜쥔다.

황건신장; [!] 도끼를 내려친 자세로 놀라고. 직후

<덕분에 오늘 안목을 넓히게 되었습니다.> 펑! 말소리와 함께 도끼에 실린 힘에 의해 강력한 돌풍이 터져나가면서 청풍이 몸에 두르고 있던 유령익과 머리에 쓰고 있던 유령익의 모자가 뒤로 훌렁 젖혀지면서 청풍의 모습이 드러난다. 오른손을 내밀어서 황건신장이 내려친 도끼를 막은 모습이고

[아!] [저 분 시주는...] 비구니들 놀라며 안도하고

황건신장; [소맹주!] 놀라고

청풍; [결례를 했습니다 대사.] 웃으며 쥐고 있던 도끼의 날을 놓고

황건신장; [아니외다. 소맹주 덕분에 빈승이 제대로 한 수 배웠소이다.] 웃으며 도끼를 내리고

청풍; [진노야께서는?] 건물 쪽을 보며 물을 때

진의원; [노부 여기 있네.] 덜컹! 문을 열고 나오고. 방안에서 금정신니와 차를 마시던 중이다. 금정신니는 찻잔을 손에 든 채 돌아보고 있고

청풍; [소생 왔습니다 노야!] 다가가며 포권하고

황건신장; (사별삼일(士別三日)이면 괄목상대(刮目相對)라더니...) 놀라며 청풍의 뒷모습 보고

황건신장; (내가 전력을 기울여 내려친 일격을 너무도 쉽게 받아냈다.) 도끼의 날을 보고. 도끼날에 움푹 흠집들이 나있다. 청풍이 손가락으로 잡아서 뭉갠 흔덕

황건신장; (어제까지만 해도 잘해야 나와 대등한 정도의 실력이었는데...) (지금은 내가 전력을 기울여도 삼십여초를 버티기 힘든 절세고수가 되어 있다.)

<대체 불과 하룻만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건물 앞으로 다가가는 청풍을 보는 황건신장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진의원; [상파가 소심이와 함께 강녕으로 갔는데 못 만났는가?] 문간에 서서 내려다보며

청풍; [저도 어제 오후 강녕에 갔다가 밤중에 금릉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마도 서로 길이 엇갈렸던 모양입니다.] 공손히 고개 숙이고

진의원; [소맹주가 의모와 함께 강녕에 머물지 않고 이곳으로 달려온 걸 보니 노부가 봐줘야할 환자가 있는 게로구먼.]

청풍; [예!]

청풍; [억조창생의 안위와도 관련이 있는 중요한 인물이 와병중이니 함께 가주셨으면 합니다.]

 

#246>

<-자금성> 역시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있는 저녁 무렵

황태자의 거처.

지하 밀실 입구. 경비 서는 것은 백운선자와 흑풍선자가 아니고 녹우선자와 청뢰선자다

녹우선자; [백운언니와 흑풍언니의 상태는 어때?] 철문을 등지고 나란히 서서 청뢰선자에게 묻고

청뢰선자; [정신은 차렸는데... 기력은 아직 돌아오지 않아서 운신을 제대로 못하고 있어.]

녹우선자; [하긴 박룡안은 몸이 아니라 정신에 타격을 주는 능력이니 쉽게 회복되지는 않겠지.] 고개 끄덕이고

청뢰선자; [그래도 언니들은 누구보다 강한 정신력을 지녔으니 곧 회복 될 거야.]

녹우선자; [그렇긴 한데... 난 아직도 이해가 안되네.] 찡그리고

청뢰선자; [뭐가?] 돌아보고

녹우선자; [박룡안이 그렇게 아무에게서나 나타나는 능력이야?]

청뢰선자; [그럴 리가 있어?]

청뢰선자; [<천자의 눈>이라는 별칭 그대로 천자님이거나 천자님이 되실 분만이 쓸 수 있는 힘이잖아.] 고개 젓고

녹우선자; [그런데 그걸 장청풍... 아니 초무궁이 썼다잖아.]

청뢰선자; [초무궁의 모친은 홍무폐하의 막내 따님이신 영청공주님이시라잖아.] [그것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녹우선자;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한왕을 비롯하여 황실의 종친들도 모두 박룡안을 쓸 수 있어야만 해.] 고개 젓고

녹우선자; [하지만 우리가 아는 대로 당금의 천자이신 영락폐하와 다음 대 천자가 되실 황태자전하에게서만 박룡안이 나타나고 있어.]

녹우선자; [이게 뭘 의미하는 것같아?] 주변 눈치 보며 목소리를 낮추고

청뢰선자; [녹우 너 설마...] 긴장

청뢰선자; <초무궁이 천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긴장하고 겁 먹은 채

녹우선자; [박룡안에 대한 통설이 맞다면 그렇게 밖에는 설명이 안 되잖아.] 긴장한 채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고. 그러자

청뢰선자; [맞는 말이긴 하지만...] 찡그리다가

청뢰선자; [내가 아는 한에서는 한 가지 가능성이 더 있어.] 목소리 낮추고

녹우선자; [어떤 가능성?]

청뢰선자; <장차 천자가 될 인물의 아버지에게서도 박룡안이 발현되는 경우가 있다고 해!> 다시 전음으로 말하며 주위 눈치 살피고

녹우선자; [정말이야?] 놀라고

 

<실제로 홍무폐하의 황부(皇父)이신 주세진(朱歲進), 즉 인조(仁祖)께서도 가끔 이능(異能)을 발휘하여 주변 사람들을 놀래키셨다는 전설이 있어.> 어떤 농부가 양손을 펼치자 논에 쳐박혔던 마차가 둥실 떠오른다. 주변에서 보며 놀라는 사람들. 마차를 끌던 말을 논에서 끌어내는 사람도 있고

 

녹우선자; <그... 그 말인즉슨 초무궁의 자식이 천자의 보위에 오를 예정이기 때문에 초무궁이 박룡안을 쓸 수 있었다는...!> 침 꼴깍

청뢰선자; <천기(天機)에 관련된 일이니 절대 입 밖에 내선 안되는 내용이야.> 손가락을 입에 대며 고개를 조금 젓고

녹우선자; <백운언니와 흑풍언니가 자신들이 박룡안에 당했다는 걸 우리들에게만 말하고 입을 다문 것도 그래서였겠네.> 식은땀을 흘리고

청뢰선자; <우리같은 하찮은 인생이 하늘의 큰 안배를 어떻게 짐작이나 할 수 있겠니? 그저 속에 담아두고 어찌 되는가만 지켜볼 수밖에...>

녹우선자; <그... 그래야겠지.> 억지로 웃으며 끄덕이고. 직후

움찔! 무언가를 알아차리는 청뢰선자

두근! 누군가의 심장 뛰는 소리가 청뢰선자의 귀에 들리고

청뢰선자; [감히...] 눈 부릅뜨며 두 주먹 불끈. 그러자

빠지직! 지직! 청뢰선자의 몸에서 일어난 몇 가닥의 벼락이 앞쪽의 밀로로 날아간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고. 그러나

녹우선자; (침입자!) 화악! 역시 뭔가 깨닫고 몸에서 물줄기로 이루어진 소용돌이를 일으켜서 몸 주위로 휘감게 하며 앞을 노려보고. 직후

빠카캉! 날아간 청뢰선자의 벼락들이 무언가를 때리고

지지지! 벼락에 휘감겨서 사람의 형상이 이루어진다. 넓은 망토로 몸을 가린 사람의 형상. 물론 유령익으로 몸을 가린 청풍이다.

녹우선자; (이상한 천으로 몸을 가리고 있어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놀랄 때

청뢰선자; [초공자이신지요?] 포권하며 묻고

<내가 누군지 짐작하는 걸 보면 그대들도 사대시위장에 속한 모양이군.> 벼락에 감싸인 사람 형상을 배경으로 누군가의 음성이 들리더니

스륵! 유령익의 모자가 벗겨지면서 청풍의 얼굴이 드러나고.

<역시!> <저 기린아가 또 무슨 일로 여기에...> 긴장하는 두 여자. 그때

청풍; [도착했습니다 노야.] 고개 돌려서 옆을 본다. 촤락! 유령익을 걷으면서. 그러자.

유령익이 걷혀진 청풍의 옆에 진의원이 서있는 게 드러나고. 진의원은 청풍보다 키가 한 뼘쯤 작다. 한손에는 왕진 가방을 들었고

청뢰선자; (심지어 혼자 온 게 아니었다.) + [초공자!] 얼굴 굳어지고.

청뢰선자; [종친이신 초공자야 그렇다 쳐도 외인까지 내원에 동행하시다니요?]

녹우선자; [황실 내원의 금기를 너무 능멸하시는 게 아니신가요?] 역시 화가 나고. 그러자

청풍; [남자지만 환관 말고도 내원을 출입할 수 있는 신분이 하나 더 있을 텐데?] 유령익을 완전히 거둬 등 뒤로 돌리면서 말하고. 그러자

청뢰선자; [동행께서 의원(醫員)이신가요?] 흠칫! 녹우선자도 분노하다가 입을 다물고

진의원; [실로 오랜만이로군.] 주변 둘러보며 두 여자에게 오고

진의원; [두 번 다시 이곳에 발을 들이지 않겠다고 맹세했거늘...] 복잡한 표정으로 다가오고. 그러자

[!] [!] 무언가 깨닫는 두 여자

청뢰선자; [혹... 혹시 진(陳) 신의신지요?] 두 손 공손히 모으며 말하고

진의원; [노부가 진평장(陳平障)이다.] 꼬장꼬장한 표정으로 다가오며 말하고. 그러자

[신의(神醫)를 몰라 뵙고 결례했사옵니다.] [이리 왕림해주시니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감격하며 허리 숙이는 두 여자

진의원; [명재경각(命在頃刻)인 위중한 환자가 있다고 해서 보러 왔을 뿐이다. 안내해라.] 무뚝뚝하게 말하며 다가오고

청뢰선자; [예!] 끼익! 급히 철문을 열고

청뢰선자가 열어주는 철문으로 들어가는 진의원. 따라가는 청풍.

청뢰선자; <빨리... 빨리 마마께 알려라!> 녹우선자에게 전음으로 말하며 청풍의 뒤를 따라들어가고

녹우선자; <알았어!> 급히 돌아서고

 

#247>

[도대체 네놈들은 밥 처먹고 하는 게 뭐냐?] 화려한 건물을 배경으로 고함 소리가 들리고. 황태자비의 거처다.

황태자비; [계집년 하나 찾는 게 뭐가 어려워서 반나절이 지났는데 아무 성과도 없어?] 건물 안의 화려하고 넓은 대청 끝에 놓인 단상 위에 서서 발광을 한다. 앉아있던 의자에서 일어나 삿대질을 하고 있는 중인데. 그 앞에서 십여명의 환관들이 겁에 질려 서있다. 전부 나이 든 중년 이상의 환관들인데 그들 중에 왕진도 섞여 있고. 왕진은 옷 속의 가슴을 붕대로 감고 있고 팔 하나도 부목을 댄 채 천으로 목에 걸고 있다. 청풍에게 패대기쳐질 때 부러진 팔이다.

황태자비; [초가놈이 영롱이 년을 절대 멀리 데려가진 않았을 것이다.] [금릉의 기왓장 하나 벽돌 하나까지라도 다 뒤집어서 년놈을 찾아내!] 미친년 같은 모습으로 눈에 핏발이 선 채 이를 갈고

[존... 존명!] [분부 거행하겠나이다.] 겁에 질려 굽신거리는 환관들.

이어 도망치듯 대청을 빠져나가는 환관들. 왕진만 남는다

황태자비; [년놈을 찾아내지 못하면 전부 죽은 목숨인 줄 알아라!] 대청을 빠져나가는 환관들에게 악을 쓰고. 이어

황태자비; [밥버러지들 같으니...] 털썩! 의자에 주저앉고. 그때

왕진; [저...] 눈치 보며 말하고.

황태자비; [뭐냐?] 짜증나는 표정으로

왕진; [손소저 외에도 순음지체를 지닌 계집을 한 명 더 알고 있습니다만...] 눈치 보며

황태자비; [그래?] 번쩍! 눈에서 광기. 의자에 기댔던 몸을 바르게 세우고

황태자비; [어떤 년이냐? 그걸 왜 이제 말해?] 노려보고

왕진; [죄... 죄송합니다. 알고는 있지만 쉽게 손에 넣을 수는 없는 계집인지라...]

황태자비; [어떤 년인지 알기만 하면 잡아들일 방법은 얼마든지 생각해낼 수 있다.] [그년이 누구인지나 빨리 말해라.] 몸이 달아서 외치고

왕진; [날수비연 신소심이라고...] [아미파의 속가 제자인 계집이옵니다.]

황태자비; [무림에 몸을 담고 있는 년이란 말이지?]

왕진; [그래서 쉽게 손에 넣을 수 없을 것이라 말씀드린 것이온데...] [역적 위태무가 그 계집이 순음지체임을 확인해줬으니 틀림없을 것이옵니다.]

황태자비; [위가놈이 확인했다면 순음지체일게 분명하다.] [당장 그년이 지금 어디 있는지 확인해봐.] 흥분해서 말하고

왕진; [예 마마!] 고개 숙이는데

[마마!]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흠칫! 하며 돌아보는 황태자비와 왕진

녹우선자; [마... 마마! 빨리... 빨리 황태자전하께 가보셔야만 하옵니다.] 휘익! 대청 안으로 내려서며 흥분해서 외치고

황태자비; [무슨 일이냐 녹우?] 벌떡! 일어나고. 얼굴이 사색이 되어서

황태자비; [그이... 전하의 환후(患候)에 이상이라도 생긴 것이냐?]

녹우선자; [그게 아니옵고...] 숨을 고르며 흥분을 삭이고

녹우선자; [초무궁이 의원을 대동하고 찾아왔사옵니다.]

[!] [!] 놀라는 황태자비와 왕진

 

#248>

[초공자!] 황태자가 치료받는 밀실로 뛰듯이 들어오는 황태자비. 녹우선자와 청뢰선자가 밖에서 문을 열어주고 있고.

황태자비; [초공자가 다시 찾아와 줄줄은 정말 몰랐...] 외치다가

[!] 눈 치뜨며 입을 다무는 황태자비

밀실 중앙에 놓인 침대 옆에 서 있다가 돌아보며 손가락을 입에 대어 조용히 하라는 시늉하는 청풍. 주변에는 환관들과 의사들이 둘러서서 보고 있다가 역시 돌아보고 있고.

침대 옆에 서서 황태자를 진맥하고 있는 노인의 뒷모습. 물론 진의원이고

황태자비; (꿈... 꿈이 아니야! 정말 저 놈이 다시 와주었어!) 소매로 입을 가린 채 눈물 글썽이며 청풍에게 다가간다. 뒤에서 녹우선자와 청뢰선자가 문을 닫고 있다. 두 여자는 밖에서 대기한다

황태자비의 뇌리에 떠오르던 장면. 청풍이 자신의 배를 깔고 앉던 장면. 자신이 청풍의 다리에 매달려 청풍의 거시기를 부여잡고 애원하던 장면. 청풍이 발로 걷어차 날아가던 장면. 청풍이 발로 자신의 젖가슴을 밟아 터트리려 하던 장면 등등

황태자비; (몸이... 몸이 녹아내릴 것같이 찌릿거려!) 눈이 풀려서 비틀거리며 앞으로 가고. 앞쪽에서 의원들과 환관들이 인사하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고

황태자비; (단지 저 놈... 저 무례하고 사나운 놈을 보는 것만으로 이제까지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절정을 느끼고 있어!) 바들바들 떨며 청풍에게 다가간다. 의원과 환관들은 그런 황태자비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며 길을 터주고. 하지만 청풍은 다시 황태자를 보고 있다

황태자비;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죽을 것같은데...) (저놈이 진짜로 내 몸을 만지고... 무지막지한 걸로 날 범해버리면 어떤 기분일까?) 학학! 혼망 간 표정. 그나마 소매로 입을 가리고 있어서 적나라하게 드러나진 않고 있다.

황태자비; (아마 몇 번이고 고쳐서 죽다 살아나겠지.)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이제 황태자가 누워있는 침대에 거의 다다랐다.

황태자비; (그이를 진맥하고 있는 저 늙은이...) 진의원을 보며 눈 치뜨고. 황태자비는 진의원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 진의원은 뒷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완전히 알아보지 못한다.

황태자비; (틀림없어! 분명 내가 아는 늙은이야.) 생각하며 청풍의 옆으로 다가가며 진의원을 보고

[!] 눈 치뜨는 황태자비

심각한 표정으로 황태자를 진맥하고 있는 진의원의 옆 모습. 물론 황태자는 눈을 감은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고

황태자비; [진... 진의원!] [역시 홍무폐하의 어의였던 진의원이셨군요.] 흥분해서 진의원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청풍; [진맥에 전념하고 계시니 방해하지 마시오!] 콱! 황태자비의 팔을 잡아서 저지하고. 순간

찌릿! 온몸을 벼락에 맞는 표정이 되는 황태자비

황태자비; [아...!] 황홀경에 빠져 다리가 풀려 쓰러지려 하고

주변의 환관과 의원들 흠칫! 할 때

청풍; (반응이 이상하군.) + [조심하시오.] 슥! 말하며 다른 손으로 황태자비의 허리를 끌어안고

찌릿! 청풍의 손에 잡힌 황태자비의 허리에서 감전이 일어나고

황태자비; [흐윽!] 혼망가며 기절하려 하고

청풍; (이 여자 혹시...!) 당황하면서도 황태자비의 팔과 허리를 잡고 부축해서 끌어안고

[마마!] [어디 불편하시온지요?] 환관들이 급히 다가오지만

청풍; [좀 지치신 때문인 것같으니 귀찮게 하지 마시오.] 황태자비를 안고 침대 옆의 의자로 가고

[예...] 환관들 미심쩍어 하면서도 물러서고

청풍; (틀림없다.) 황태자비를 침대 옆의 의자에 앉히면서 생각하고. 황태자비는 눈이 풀린 채 입을 헤 벌린 모습으로 의자에 앉혀진다. 축 늘어진 몸을 가늘게 떨며

<절정에 이르렀을 때의 손소저와 똑같은 표정이다.> 자신의 몸 아래 깔려 눈을 치뜬 채 입을 헤벌리고 바들 바들 떨던 손영롱을 떠올리고

청풍; (내가 손을 대는 것만으로 느껴버렸다는 건데...) 의자에 축 늘어져 파르르 떠는 혼망 간 표정의 황태자비를 내려다보며 당혹

청풍; (어째 귀찮은 일이 벌어질 것같은 예감이 드는구나.) 생각할 때

[그렇게 된 거였군.] 뒤에서 들리는 음성. 흠칫! 돌아보는 청풍

축 늘어졌던 황태자비도 눈에 초점이 돌아와 청풍의 뒤를 보고

진의원; [어리석은 것들...] 찡그리며 황태자의 몸에서 손을 떼고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243>

경치 좋은 산속.

삼면이 절벽으로 막혀있고 정면은 강인 계곡 안쪽에 자리한 이국적인 건물. 절벽과 바짝 붙어 있고 인도의 타지마할 같다. 건물 입구를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건곤일척>에 나온 위극천의 비밀 소굴같은 분위기

흠칫! 하는 무사들

계곡 입구에서 건물 쪽으로 달려오는 타노. 다친 팔을 늘어트린 채. 옷이 피로 물들었으며 가슴에도 청풍에게 당한 부상 흔적이 드러나 있다. 갈비뼈가 일부 삐져나온

[저 분은...] [타노집사님이시군!] [합류가 늦어 걱정했었는데 무사하셨구만.] 반색하는 무사들

뒤를 힐끔거리며 달려오는 타노

[...] 뭔가 생각하는 표정으로 뒤를 흘깃 거리는 타노. 그 사이에 건물 입구에 이르고

[집사님!]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포권하는 무사들

타노; [주군과 소주께서는?] 속도 줄이며 묻고

[소주께서 다치셔서 치료중이십니다.] 무사 한명이 대답하고

타노; [많이 다치셨느냐?] 걱정

[외상은 없으신데... 시력에 이상이 있으신 것같습니다.] [그보다 집사님께서도 부상이 가볍지 않으신 것같습니다만...] 타노의 상처를 살피는 무사들

타노; [견딜만하니 신경 쓰지 마라.] 말하며 뒤를 힐끔 보고

[뭔가 걸리시는 게 있으십니까?] [뒤를 밟히는 기척이라도 느껴지신 것인지요?] 무사들도 긴장하며 타노가 온 쪽을 보고

타노; [아니다. 지난 밤 일로 내 신경이 예민해진 모양이다.] 고개 저으며 무사들 사이를 지나 건물쪽으로 간다

[예...] [속하들이 한번 순찰을 돌아보겠습니다.] 대답하는 무사들. 그런 그자들을 남겨두고 건물로 들어가는 타노

타노; (비상시 집결지인 이곳으로 접근한 직후부터 끈적한 시선이 느껴졌었다.) 타노의 뇌리에 떠오르는 어떤 여자의 눈. 요염하면서도 사악한 눈빛이다

타노; (심장이 멎을 듯 지독한 살기를 품은 시선인데...)

타노; (누가 내게 이런 살의(殺意)를 품고 있단 말인가?) (설마 가문 중의 누군가가 내 진짜 신분에 대해서 알아차리기라도 했단 말인가?) 생각하며 건물 안으로 걸어 들어가고, 헌데

타노가 사라진 직후

<더러운 종년의 씨!> 누군가의 사념이 들리더니

<내가 따라온 걸 알아차렸다 이거지? 병신 치고는 제법이구나.> 츠츠츠! 허공에서 갑자기 검은 안개같은 것이 형성되기 시작하고.

[헉!] [저건...] 무사들 비로소 그걸 발견하고 깜짝 놀라고

<아비라는 인간이 곁에 두면서 이것저것 가르쳐준 덕분이겠지.> 츠츠츠! 검은 안개 같은 것이 사람의 형상을 이룬다. 여자의 모습이다.

(맙소사! 저분은 바로...) (저분이 직접 찾아오시다니... 일 났다!) 공포에 질리는 무사들의 얼굴. 그 앞에서 여자의 알몸을 형성하는 검은 안개

 

#244>

건물 깊은 곳에 자리한 밀실. 어둑한 방안인데 위진천이 침대 위에 책상 다리를 하고 앉아있다. 눈을 붕대로 가리고 있었는데 백일몽이 옆에서 조심스럽게 붕대를 풀어주고 있다. 그 앞에 위태무가 뒷짐을 짚고 서서 보고 있다. 일종의 응급실. 벽쪽에는 각가지 약과 치료도구들이 놓여있는 서랍들이 있고

백일몽; [되었어요.] 슥! 붕대를 완전히 벗기고

백일몽; [반나절 넘게 지났으니 약기운은 충분히 스며들었을 거예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눈은 천천히 뜨도록 하세요.]

위진천; [알겠다.] 끄덕이고

이어 조심스럽게 눈을 뜨는 위진천. 눈이 물기로 젖었고

백일몽; [어때요?] 들여다보며

백일몽; [저와 주군의 모습이 잘 보이세요?]

위진천; [그게...] 좀 찡그리고

흐릿하게 보이는 백일몽과 위태무의 모습

위태무의 얼굴에 달리 표정은 없지만

좀 긴장해서 뒷짐 쥔 위태무의 손에 힘이 꾸욱 들어간다

좀 더 눈을 크게 뜨며 찡그리는 위진천. 그러자

확실하게 보이는 백일몽과 위태무의 모습

위진천; [됐다! 선명하게 보인다.] 끄덕이고

백일몽; [다행이에요.] 안도하고

백일몽; [소주의 시력에 이상은 없는 것같아요.] 뒤의 위태무를 돌아보며 말하고

위태무; [잘 됐구나.] 끄덕

위진천; [심려를 끼쳐드려서 송구합니다 아버지.] 포권하고

위태무; [박룡안에 당하고도 그 정도로 끝났으면 천행(天幸)이라고 할 수 있다.]

위진천; [박룡안... <천자의 눈>이라는 게 실제로 존재할 줄은 몰랐습니다.]

위태무; [유사 이래 삼대(三代) 이상 천자의 자리를 유지한 가문에만 전해지던 능력이다.]

위태무; [거꾸로 말하자면 자손에게서 <천자의 눈>이 나타나지 않으면 그 왕조는 하늘에 버림을 받았다는 증거가 된다.]

위진천; [주첨기에게서는 아직 <천자의 눈>이 발현되지는 않은 것으로 압니다만...]

위태무; [늦게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인데...] [혹시나 해서 한왕이 헛된 꿈을 꾸고 있기도 하다.]

위진천; [다시 말해 황태자까지는 어떻게든 천자의 자리에 오르겠지만 그 다음의 제위(帝位)는 미정이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위태무; [아비가 너를 주첨기로 위장시키려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위진천; [죄송합니다. 소자가 무능해서 아버지의 오랜 노고를 수포로 돌아가게 만들었습니다.] 고개 숙이며 사죄하고

위태무; [네 잘못이 아니라 결정적인 때에 장청풍이 나타나 훼방을 놓은 결과다. 네가 자책할 일은 아니다.] 고개 젓고

위진천; [사자천존이 아버지에게 그랬던 것처럼 장가놈이 저의 삶에 걸림돌이 될 지도 모른다고 하신 말씀이 실감이 납니다.]

위태무;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그놈을 제거해야만 하는 이유다.] 말하다가 뒤를 돌아본다. 위진천도 돌아보고.

백일몽도 흠칫! 돌아보고

문 밖에 타노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고개를 숙인 채

백일몽; [타노오라버니!] 놀라고

한쪽 팔을 늘어트린 타노의 모습. 가슴도 뭉개져 있고

위진천; [타노! 어쩌다 그 지경이 된 거요?] 역시 놀라고.

위태무는 짐작 했다는 듯 혀를 차고

타노; [용서하여주십시오 주군!] 고개 숙이고

위태무; [매초풍을 죽이지 못했겠구나.] 탄식하고

타노; [생각지도 않은 방해가 있었습니다.]

위진천; [장청풍?] 눈 부릅

타노; [예!] [그 귀신같은 놈이 생각지도 않게 나타나 마님을 구해갔습니다.]

위태무; [유쾌하지 않은 예감이 들었던 것이 이런 결과 때문이었군.] 쯧쯧! 혀를 차고

타노; <죄송합니다. <그것>을 회수하는 데도 실패했습니다.> 고개 숙인 채 전음으로 말하고

위태무; [어쨌거나 수고했다. 장가놈과 충돌하고도 치명적인 부상을 입지 않았으니...] 고개 끄덕이며 대답할 때

<수고는 무슨 얼어 죽을 수고!> 갑자기 누군가의 말이 들려서 모두 깜짝 놀라고

<임무에 실패했으면 혀라도 물 것이지 무슨 낯짝으로 살아 돌아온 것이냐?> 화악! 밀실 중앙에 사람 형상의 안개가 생기더니

쿵! 모습을 드러내는 여자. 도도한 인상의 절세미녀. 나이는 마흔 살 가량. <아랑힐월>에 나온 <용설약>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용설약으로 표기. 별호는 혈미인. 위태무의 아내고 위진천의 생모다. 양쪽 손 중지마다 반지를 하나씩 끼고 있다. 왼손에는 용이 자기 꼬리를 물고 있는 모양의 반지. 오른손에는 상반신은 여자인 뱀의 모습을 한 사녀 형상의 반지. 두 반지 모두 용과 사녀의 눈 부위에는 밝은 빛이 나는 보석이 박혀있다.

반지의 모습 크로즈 업

위진천; [어머니!] 용설약을 보자 급히 침대에서 내려오고

백일몽; [마님!] 뒷걸음질 치며 고개 숙이고. 두려워하는 모습

타노; [마님을 뵙습니다.] 문 밖에서 고개 숙이고

용설약; [쓸모없는 것들!] 타노에게 눈을 흘기고

위태무; [부인! 여긴 어인 일이시오?] 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용설약; [신첩이 왜 찾아왔을 것같아요?] 도도하게 서서 위태무를 흘겨보고. 그 사이에 위진천은 침대에서 완전히 내려섰고

용설약; [진천이가 드디어 건곤일척의 승부를 건다기에 달려와 봤더니만... 일 돌아가는 꼬락서니 하고는...] 코웃음을 친다. 아주 도도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태무의 본처 혈미인(血美人) 용설약(龍雪若)>

용설약; [진천이가 주첨기로 위장하는 건 고사하고 하마터면 큰일 날 뻔하지 않았어요?] [대체 일을 어떻게 처리한 거예요?] 위태무에게 삿대질하며 눈을 치뜬다. 용설약은 혈왕의 직계라 방계 출신인 위태무를 얕잡아본다.

용설약; [십년 넘게 신첩을 독수공방 시키면서까지 환관 노릇을 한 결과가 겨우 이거예요?] 살벌하게 화를 내고. 난감한 표정으로 대꾸도 못하는 위태무. 타노와 백일몽은 겁에 질려 숨도 제대로 크게 쉬지 못하며 보고

위진천; [고정하십시오 어머니.] 위태무의 눈치를 보며 끼어들고

위진천; [장청풍이라고... 생각지도 못한 훼방꾼이 나타나서 파탄이 난 것뿐, 아버지의 계획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용설약; [그래도 제 아버지라고 역성 들기는...] 위진천에게 눈을 흘기지만 표정이 풀어졌다.

용설약; [그래 몸은 좀 어떠냐?] [오는 도중에 네가 중상을 입었다는 보고를 받고 어미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느냐?] 위진천의 뺨을 만지며 근심

위진천; [시력에 좀 문제가 있었지만 지금은 회복되었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용설약이 얼굴을 만지자 멋 적게 웃고

용설약; [다른 곳도 아니고 눈을 다쳤었다면 경과를 잘 지켜봐야한다.] [완쾌 된 게 확인될 때까지 어미가 직접 간병을 해야겠다.] 위진천의 눈을 이리저리 살피고

위진천; [소자는 정말 괜잖습니다.] 억지 웃고

용설약; [말 들어!] 눈 부라리고

용설약; [오랜만에 만난 것이기도 하니 어미가 해주는 밥도 먹고!] 위진천의 손을 잡아끈다. + 위진천; [예...] 어쩔 수 없어 억지로 웃고

용설약; [진천이는 내가 보살필 테니 당신은 이번 일의 실패로 야기될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전념하세요.] 위진천의 손을 잡고 문쪽으로 가며 위태무에게 말하고. 눈을 흘기면서

위태무; [그러리다.] 쓴웃음 지으며 고개 끄덕이고

용설약; [밥값도 못하는 버러지 같으니...] 위진천의 손을 잡고 문 밖으로 나서며 무릎 꿇고 있는 타노를 흘겨본다.

타노; [죄송합니다 주모님!] 고개 숙이고

용설약; [말로만 죄송, 죄송하지 말고 결과로 보여!] [종이면 종답게 주인 걱정시키지 말고!] 쌀쌀 맞게 말하며 타노를 지나친다.

한숨 쉬며 고개 떨구고 있는 타노

백일몽; (마님의 말씀이 지나치시네. 타노 오라버니가 실패하고 싶어서 실패한 것도 아닌데...) 문 밖으로 멀어지는 용설약의 뒷모습을 흘겨보고

위태무; [네 주모의 말을 너무 고깝게 받아들이진 마라.] 문쪽으로 오면서 타노에게 말하고

위태무; [저 사람 딴에는 오랜 세월 독수공방한 게 헛 게 된 걸 알게 되자 마음이 많이 상했을 게다.] 타노의 옆을 지나가며 말하고

타노; [소인은 괜잖습니다.] 억지로 웃으며 고개 숙이고

위태무; [당분간은 몸을 치료하는 데에만 전념하도록 해라. 다른 일에 신경 쓰지 말고...] 타노에게 등을 보이며 밀실을 떠난다.

타노; [예...] 대답하고.

밀실에서 나가 복도 저편으로 멀어지는 위태무.

백일몽; [그만 일어나요 오라버니.] 다가와서 타노의 성한 팔을 잡고

백일몽; [주모님의 모진 말씀은 잊어버리시고 상처부터 치료하세요.] 백일몽을 부축해서 일으킨다. 위진천이 누워있던 침대로 데려가기 위해

타노; [고맙다.] 비틀거리며 침대로 가고

백일몽; [잠깐 앉아계세요. 내, 외상을 다스릴 약을 골라올게요.] 타노를 침대에 걸터앉게 하고. 이어

서둘러 약병들이 진열된 진열장으로 가는 백일몽

타노; (날 뒤쫓던 끈적한 시선의 주인은 주모님이었다.)

타노; (주모께서 내게 노골적으로 살의와 적대감을 드러내셨다는 건...) 백일몽이 약을 고르는 걸 보며 생각하고

<누굴 통해서인지 모르지만 내가 주군의 씨라는 사실을 알아내신 게 분명하다!> 굳어지는 타노의 얼굴 배경으로 타노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 약을 고르면서 곁눈질로 그런 타노를 보는 백일몽

 

245>

<-손가장> 이제 오후가 되었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있고

손가장 근처 골목에서 손가장 쪽을 살피는 사내들 두 명. 수염이 없어서 환관들임을 알 수 있다. 환관들이지만 평복을 하고 있고

골목에서 그들에게 다가오는 또 다른 환관

환관1; [별일 없는가?] 손가장을 감시하던 환관들에게 묻고. 돌아보는 환관들

환관2; [손가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초상집이네.] 돌아보며 대답하고

환관3; [손가장에 출입하는 자들 중 의심 가는 자도 없었어.]

환관1; [그럼 손영롱은 손가장으로 돌아오지 않은 게 확실하구만.]

환관2; [거의 확실하네.]

환관3; [장가놈이 손영롱을 어디로 데려갔는지 짐작도 안되는구만.]

환관1; [문제는 문제야. 손영롱의 종적에 대해 소득 없이 돌아갔다가는 황태자비마마께서 불벼락을 내리실 텐데...]

환관2; [그러게나 말일세.] 손가장쪽을 보며 한숨

 

#246>

손가장 내부. 사람들이 근심에 찬 표정으로 오간다.

유모; [아직... 아직도 장주님으로부터 연락이 없나요 총관님?] 대청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유모. 그 앞에 서서 난감해하는 중년인. 손가장의 총관이다.

총관; [유모도 알고 있지만 지난 밤 자금성에서 역모가 발생하지 않았는가?] [장주님께서도 그 뒷수습으로 분주하셔서 몸을 빼실 수가 없으실 걸세.] 남감해서 손 부비며

유모; [그래도 다른 일도 아니고 막내 아가씨의 안위가 걸린 변고잖아요.] [총관님께서 직접 입궐하셔서라도 장주님을 모시고 와주세요.]

총관; [장주님 성품 몰라서 그런 소릴 하는가?] [공사(公私)의 구분이 칼 같으신 분인데 업무를 중단하시고 퇴청하실 리가 없네.]

유모; [하지만...] + 총관; [관부는 물론이고 내가 아는 흑사회의 무리들을 동원해서 아가씨 행방을 찾고 있는 중일세.]

총관; [속이 타는 건 알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 보세.] 말할 때 + [총... 총관님!] 문을 열고 뛰어 들어오는 시녀 한명.

돌아보는 총관과 유모

시녀; [유... 유모도 여기 계셨군요.] 할딱이며 유모에게 달려들고

유모; [옥분이 너, 무슨 일로 호들갑이냐?] 노려보는데

시녀; [빨리... 빨리 아가씨 처소에 가보세요. 빨리요!] 할딱이며 유모의 팔을 잡아끌고

유모; [아가씨 처소라니... 혹시...] 흥분 기대로 눈 치뜨며 끌려가고

시녀; [아... 아가씨께서 나타나셨어요!] 감격하고 흥분해서 울먹

[!] [!] 놀라는 총관과 유모

 

#247>

손가장 내의 건물. 바로 손영롱의 거처. 시녀들이 주변에 모여 수군대고 있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돌아보는 시녀들. 월동문을 통해서 유모가 부르러 왔던 시녀와 함께 달려 들어온다. 총관도 뒤 따라오고

[어서... 오서 오세요 유모.] [총관님을 뵈옵니다!] 시녀들 인사하지만

대답하지 않고 건물 안으로 달려 들어가는 유모. 건물 입구는 열려 있었고. 총관은 입구에 멈춰서고

[아가씨!] 덜컹! 거실을 지나 건물 안쪽 침실의 문을 열고 뛰어 들어가는 유모.

건물 내부. 휘장이 쳐진 침대에 곤히 잠들어 있는 손영롱. 몸에는 얇은 잠옷을 입은 차림이고. 좀 나이 든 시녀 둘이 침대 옆에 서있다가 돌아본다. 한 명은 손가락을 입에 대고 조용히 하라는 시늉하며

유모; [어떻게... 어떻게 된 게냐?] 목소리 낮추며 다가가고

시녀1; [저희도 모르겠어요.]

시며2; [심란한 마음에 청소라도 하려고 들어와 보니 주무시고 계시지 뭐예요.]

유모; [내가... 내가 돌볼 테니까 나가들 봐.] 침대 옆으로 다가가 손영롱을 내려다보며

유모; [주변을 물리고 입단속들 시켜.] [아가씨는 실종되신 적 자체가 없는 거야.]

[예!] [명심할게요.] 시녀들 대답하고

서둘러 침실을 나가는 시녀들

유모; (이게 무슨 귀신이 곡할 노릇이란 말인가?) 침대에 걸터앉으며

유모; (분명 반나절 가까이 실종 되셨었는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돌아와 주무시고 계시다니...) 안도하면서 손영롱의 얼굴 살피고. 그러다가

[!] 무언가 깨닫는 유모

잠든 손영롱의 얼굴이 발그레해진 채 미소를 짓고 있다. 뭔가 흡족한 표정

유모; (아... 아가씨 표정이 변했다. 순진무구한 처녀에서 육체의 기쁨을 안 성숙한 여자로...) 숨이 막힌 표정이 되고

유모; (설마...) 엉덩이를 들며 급히 이불을 들춰보고. 그러자 손영롱의 가녀린 팔이 드러나는데. 팔뚝 안쪽이 깨끗하다

손영롱의 깨끗한 팔뚝 안쪽 크르즈 업

털썩! 사색이 되어 바닥에 주저앉는 유모

유모; (수... 수궁사(守宮沙;처녀임을 증명하는 점)가 사라졌다.) 바닥에 주저앉아 침대 위에 누워있는 손영롱을 보고

<누가... 어떤 사내가 아가씨의 처녀를 깨트렸구나!> 위 장면을 배경으로 유모의 생각 나레이션

 

#248>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241>

[!] [!] [헉!] [히익!] [누... 누구냐?] 쾅! 소리와 함께 일제히 철문 쪽을 돌아보는 황태자비와 왕진과 밀실 안에 있던 의사, 환관 궁녀들

문을 활짝 열어젖히며 밀실 안쪽으로 유령익을 날개처럼 펄럭이면서 들어서는 청풍. 양팔을 쳐들어 문을 여는 과정에서 유령익이 완전히 젖혀져 온몸이 드러나 보인다

황태자비; [너는...] 벌떡! 의자에서 일어나고

<장청풍!> 사람들 입에서 일제히 터지는 경악성을 배경으로 눈 부릅뜬 채 밀실 안으로 들어서는 청풍.

그런 청풍의 시점으로 보이는 밀실의 광경. 중앙에 놓인 침대 위에 황태자가 알몸으로 누워있고 그 황태자의 알몸 위에 거의 알몸인 손영롱이 걸터앉아서 막 엉덩이를 황태자의 거시기 위로 내리누르려 한다. 한손으로는 황태자의 가슴을 누른 채 한손으로는 황태자의 거시기를 쥐어 자기 사타구니네 끼우려는 자세. 그 침대 주변에 황태자비, 왕진. 의사, 환관. 궁녀들이 서있다가 일제히 청풍쪽을 돌아보는 중이다

<손영롱!> 약에 취해 할딱거리면서 엉덩이를 황태자의 아랫도리에 내리누르려는 손영롱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그때

[이놈!] [여기가 어디라고 난입하는 것이냐?] [죽여라!] 화악! 환관들중 무공을 쓸 줄 아는 자들이 일제히 청풍을 덮쳐온다. 하지만

청풍; [용서할 수가...] 지지지! 머리카락이 곤두설 정도로 분노하여 양손을 가슴 앞에 마주 보게 쳐들면서 이를 갈고

청풍; [안된다!] 꽝! 마주 세운 양손으로 아주 강하게 박수를 친다. 귀면지존 모습을 한 위태무가 한왕과 진상파를 상대하기 위해 박수를 치던 것과 같은 장면이고. 순간

빠캉! 꽝! 강력한 초음파가 장내를 휩쓸고

[크악!] [컥!] 꽝! 펑! 청풍에게 쇄도하던 환관들이 그 초음파에 직격당해 입과 코와 귀로 피를 팍 터트리며 비명 지르고

[악!] [헉!] 쩡! 바웅! 황태자비와 왕진, 그 주변의 환관 의사들은 귀를 싸매며 비명을 지른다. 역시 벼락에 맞은 듯한 모습이고

[악!] + [컥!] 펑! 쩡! 막 황태자와 교접하려던 손영롱과 손영롱의 몸 아래 누워있던 황태자도 세차게 퍼덕이고

퍼억! 퍽! 청풍의 바로 앞쪽에 피를 토하며 나뒹구는 환관들

털썩! 퍼억! 황태자비와 주변의 환관과 의사 궁녀들도 몸이 마비되어 나뒹군다.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 왕진도 두 손으로 귀를 가린 채 무릎을 꿇은 모습으로 주저앉고. 그나마 타격을 가장 적게 받은 모습

[끄윽...] 스륵! 몸이 마비되어 옆쪽으로 쓰러지려는 손영롱. 그 아래에 누워있는 황태자도 벌벌 떨고 있고

퍼억! 침대 아래 바닥에 나뒹구는 손영롱

청풍; [너희 년놈들이 이러고도 인간이냐?] 쿠오오! 지지지! 무시무시한 살기와 분노를 뿜어내며 침대쪽으로 오고. 주로 황태자비를 노려보며

끄윽! 끅! 청풍이 지나가는 주변 바닥에 환관, 의사, 궁녀들이 쓰러져 벌벌 떨고 있고

청풍; [이토록 무참히 천도(天道)를 짓밟아 왔으면서도 복을 받길 바라느냐?] [이게 하늘을 대신해서 천도를 편다는 천자의 집안 식솔들이 할 짓이냐 말이다.] 불같이 화내며 황태자비에게 다가가고. 왕진은 황태자비 옆에 무릎을 꿇은 채 벌벌 떨고 있고

황태자비; [네... 네놈이...] 수치심과 분노로 벌벌 떨지만 몸이 마비되어있고

왕진; (젠... 젠장!) 팟! 사력을 다해 몸을 튕겨 올리고. 청풍을 마주 보는 자세로

왕진; (달아나야한다. 저 괴물 손에 잡히면 죽을 수밖에 없다!) 휘익! 옆으로 날아가고. 하지만

콱! 이미 그자의 목을 움켜잡고 있는 청풍의 손. 유령같이 움직여 다가섰고

왕진; (벌써...) + [꺼억!] 목이 조여져서 눈을 까뒤집을 때

청풍; [크아!] 쾅! 왕진의 몸뚱이를 번쩍 쳐들었다가 바닥에 패대기치는 청풍. 엄청난 분노.

텅! 텅! 바닥에 비스듬히 내팽개쳐졌다가 몇 번을 튕겨지는 왕진의 몸뚱이

털석! 이윽고 바닥에 널부러지는 왕진

왕진; [끄윽...] 피를 게워내며 벌벌 떨고. 눈을 까뒤집은 채

콰직! 그런 가슴을 강하게 밟는 청풍의 발. 눈이 튀어 나오려는 왕진

왕진; [꺼억...] 피를 게워내며 벌벌 떠는 왕진

청풍; [버러지만도 못한 놈! 이런 죄를 짓고도 살기를 바라지는 않겠지?] 콰직! 왕진의 가슴을 밟아 으깨려 하면서 눈을 부릅뜨고.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몸이 벼락에 휘감긴다. 유령익이 날개처럼 흩날리고. 공포스러운 모습

왕진; (마... 마왕(魔王)!) 우두둑! 청풍의 발 아래에서 늑골이 부러지면서 입과 코로 피를 팍 뿜어내며 공포에 질리고

<이자는 아수라(阿修羅)고 마왕이다! 인간이 상대할 수 없는...> 쿠오오! 왕진의 시점 눈에서 불을 뿜어내며 이를 갈면서 무어라 외치는 청풍의 모습. 곤두선 머리카락과 거꾸로 흩날리는 유령익. 온몸을 휘감는 벼락과 불꽃과 살기

청풍; [네놈을 밟아 죽여서 천도(天道)가 엄존(儼存)함을 보여주겠다!] 우두둑! 왕진의 가슴을 밟아 으스러트리며 이를 갈고. 그때

왕진; [살... 살려주십시오! 제발...] 명치 쯤에 두손 모으며 애원

청풍; [뻔뻔하게 목숨을 구걸해?] 어이없고 분노할 때

왕진; [이... 이 모두 위태무가 뿌린 죄업입니다. 이... 이 천한 것은 그자의 죄를 답습했을 뿐이니 제발...] 필사적으로 애원하고. 순간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왕진; [사부님!] 가슴에 난 구멍을 손으로 누르는 자세로 비명 지르는 왕진. 그자 앞에서 등에 비파천강지를 맞고 비틀하는 귀면지존의 모습. 귀면지존은 당시 등쪽 옷에 구멍이 나고 피부가 움푹 들어가긴 했지만 치명상을 입진 않았었다. #126>의 장면이다.

회상 끝

 

청풍; (이 환관 놈은 귀면지존 위태무의 제자다.) 내려다보고

청풍; (그자의 정체와 음모를 알아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단서이니 감정에 휘말려 죽이면 안된다.) 슥! 왕진의 가슴에서 발을 떼고

왕진; [공... 공자!] 안도와 기대로 헐떡이며 올려다보고

청풍; <내가 다시 찾아올 때까지 자금성을 떠나지 마라. 만일 도망치거나 숨을 경우...> 노려보며 전음으로 말하고.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며

왕진; [으으으!] 공포에 질리고

청풍; <반드시 찾아내 살아있는 것을 후회하게 해줄 것이다.> 슥! 돌아서고

왕진; (살... 살았다!) 안도하고. 피를 컥컥 거리면서

그런 왕진을 뒤로 하고 침대 옆으로 가는 청풍. 침대에는 황태자가 알몸으로 누워 벌벌 떨고 있고. 침대 주변에는 거의 알몸인 손영롱과 환관, 의사들이 쓰러져 있다. 좀 떨어진 곳에 황태자비도 쓰러져 벌벌 떨고 있고

청풍; (황태자 주고치...) 침대에 누워 벌벌 떨고 있는 황태자의 모습을 보고

<발병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사 년 전쯤부터 목숨이 경각에 달린 중병을 앓아왔을 것이다.> 벌벌 떨며 신음하는 황태자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결국 색마살귀란 남편을 어떻게든 연명시키려는 황태자비의 욕심과 황실을 장악하려는 위태무의 야심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옆으로 돌아서고, 그곳에 손영롱이 쓰러져 있다.

청풍; (황태자 한명을 살리기 위해 순음지체를 지닌 여자들이 오십 명 넘게 희생되었고...) 거의 알몸으로 쓰러져 벌벌 떨고 있는 손영롱에게 다가간다.

청풍; (마침내 황태손 주첨기의 여자가 될 예정이었던 손소저마저 제물이 되었다.) 몸을 숙여서 손영롱의 상태를 살피고.

[으으으!] 온몸이 달아오른 채 벌벌 떠는 손영롱

야한 자세인 손영롱의 아랫도리. 사타구니 일대가 깨끗하다.

청풍; (당아연과 달리 손소저는 몸을 더럽히진 않았다.) 조심스럽게 끌어안고

청풍; (시아버지가 될 뻔했던 황태자와 관계를 갖는 불상사는 다행히 벌어지지 않은 것이다.) 슥! 손영롱을 두팔로 조심스럽게 안고 일어나고. 그때

[안... 안된다!] 콱! 외침과 함께 청풍의 발목을 잡는 여자의 손.

황태자비; [그년... 그년을 데려가면 안된다.] [그년이 없으면 전하께선 죽은 목숨이야!] 기어와서 청풍의 다리를 부여잡으며 악을 쓰고

청풍; [당신이란 여자는...] 분노하고 어이없고

황태자비; [오... 오늘 일 불문에 붙이마!] [아니, 원하는 건 뭐든지 들어줄 테니 그년만은 데려가지 말거라.] 두 손으로 청풍의 다리를 잡고 일어나며 애원. 몸이 완전히 마비가 풀리지 않은 상태임 주의

청풍; [하아...] 어이없어 실소할 때

황태자비; [재물... 재물이 필요 없다면 다른 걸로 보상해주마.] 슥! 손을 청풍의 사타구니로 올리고

청풍; [헉!] 기겁할 때

황태자비; [좋게... 좋게 해주마! 내 손과 입과... 몸뚱이의 모든 부분을 써서 널 황홀하게 만들어주마!] 슥! 청풍의 거시기를 손으로 잡고

청풍; [무... 무슨 짓을...] 얼굴이 벌개져 충격을 받고. 눈 치뜬 채 비틀

황태자비; [너도 알다시피 난 장차 국모가 될 몸이다.] [황후가 될 예정인 내 몸뚱이를 네 마음대로 즐기게 해주마.] 청풍의 것을 주물러대며

황태자비; [누가... 세상 어떤 사내가 황후의 아내의 몸을 맛 볼 수 있겠느냐?] [이 정도 보상이면 그년을 포기할 수 있지 않겠느냐?] 청풍의 한쪽 다리를 두 팔로 끌어안으며 혀로 청풍의 아랫도리를 핥으려는 시늉하고.

청풍; [더러운 년!] 퍽! 분노를 참지 못하고 황태자비가 끌어안은 다리를 확 쳐올린다. 얼굴은 벌개진 채 두 팔로는 손영롱을 안고. + 황태자비; [악!] 청풍이 다리를 강하게 쳐올리는 바람에 그 다리를 두 팔로 안고 있던 황태자비의 몸뚱이도 뒤로 휙 날아가고

퍼억! 야하게 나뒹구는 황태자비. 청풍 쪽으로 다리를 향한 채 등으로 바닥에 떨어지는데 가랑이를 벌린 채 미끄러진다. 치마가 걷혀 올라가며 맨 다리가 드러난다. 발에는 버선과 꽃신을 신었고

황태자비; [흐윽!] 고통에 벌벌 떨고. 야한 자세로 쓰러져서

청풍; [네년이 정녕 인간이긴 한 것이냐?] 다가가며 노려보고. 얼굴이 분노와 흥분으로 물든 채

황태자비; [제발...] 고개 들며 또 애원하려는데

청풍; [죽을 운명인 남편 연명시키자고 딸같은 여자들을 수십 명이나 희생시키고도 아무런 죄책감도 못 느끼고...] 콱! 황태자비의 젖가슴을 발로 세게 밟고. + 황태자비; [악!] 청풍의 발아래 젖가슴이 밟혀 이지러지며 자지러지는 비명을 지르고

청풍; [이젠 그것도 모자라 배분으로는 시동생이고 나이로는 아들 뻘인 날 유혹해?] 우둑! 황태자비의 가슴 밟은 발에 힘을 주고

황태자비; [아... 아프구나! 제발 살살...] 벌벌 떨고

청풍; [네년이야말로 인두겁을 쓴 야차고 짐승 아니냐?]

황태자비; [마음대로... 네 마음대로 해도 좋다.] 자기 젖가슴을 밞은 청풍의 다리를 두 손으로 끌어안고 억지로 웃고

황태자비; [고귀한 신분인 날 학대해서 쾌감을 느낀다면 기꺼이 당해주마.] [종처럼 다뤄도 좋고 창녀 취급을 해도 상관없다.]

황태자비; [그러니 그년... 영롱이년만은 데려가지 말아다오.] 필사적으로 애원하고

청풍; (이 여자!) 오싹! 소름이 돋는 청풍.

<말 그대로 괴물이고 요물이다! 권력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자신에게 가슴이 밟힌 채로 올려다보며 애원하는 황태자비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두 번 다시 상종하면 안되는 계집이다.) + [귀찮다!] 팟! 다시 다리를 휘두르고. + 황태자비; [학!] 이번에도 청풍의 다리를 두 팔로 끌어안고 있다가 옆으로 패대기쳐지며 구르는 황태자비

청풍; [네년을 내 손으로 응징하진 않겠다.] 퍼억! 나뒹구는 황태자비를 돌아보며 몸을 홱 돌리고. 화악! 유령익이 날개처럼 펼쳐지고

청풍; [하지만 하늘이 기필코 네년의 죄를 물을 것이다] 화악! 스스스! 유령익이 청풍과 손영롱의 몸을 휘감으며 두 사람의 모습이 사라진다

황태자비; [안돼! 안된다!] 나뒹굴었다가 청풍 쪽으로 기어오려 하며 비명 지르고

황태자비; [그년을 데려가면 안된다! 전하께서 돌아가시게 된단 말이다.] 기어가며 외치지만

퍼억! 청풍의 모습은 유령처럼 사라지고

황태자비; [안돼! 안돼!] [이럴 수는 없어!] 청풍이 사라진 쪽을 보며 절망하여 울부짖고

황태자비; [돌아와라! 그년을 다시 데려와라!] 으아아아! 울부짖는 황태자비

황태자비; [그년... 영롱이가 없으면 내 아들 첨기가 제위에 오르는 것도 불가능해진단 말이다.] 우는 황태자비. 그런 황태자비를 고개 돌려 보고 있는 왕진. 가슴이 청풍에게 밟힌 자세로 누워서

왕진;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다.) 소름이 오싹 끼치는 표정으로 황태자비를 보고

왕진; (아름다운 얼굴과 육감적인 몸뚱이 속에 마귀를 숨기고 있는 여자다.) 울부짖는 황태자비를 보며 전율하고. [개같은 놈아! 영롱이년을 데려와라! 기필코 네놈을 찾아내서 찢어죽이고 말겠다!] 으아아아아! 악을 쓰는 황태자비

<자식... 정확히는 권력욕에 미친 저 악랄한 여자와 엮이지 않는 게 상책이지만 난 이미 빠져나갈 가망이 없는 수렁에 발을 담근 셈이 되었구나.> 으아아아아! 몸의 마비가 완전히 풀리지 않아 문쪽으로 기어가려 하며 악을 쓰는 황태자비 모습을 배경으로 왕진의 생각 나레이션

 

#242>

<-해하촌> 청풍이 자란 빈민가. 낮

해하촌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폐가

 

폐가의 지하에 숨겨져 있는 천불투의 보물창고. 천불투의 시신이 들어있는 황금관도 보이고. 보물들이 종류별로 분류되어 있어 마치 박물관 같은 분위기

철컹! 보물창고 한쪽 벽에 달려있는 육중한 철문이 열리고.

청풍이 안쪽으로 들어선다. 몸에 두르고 있는 유령익이 벌어져 몸이 드러나 보이는데 두 팔로 거의 알몸인 손영롱을 안고 있다. 모자는 뒤로 젖혀서 얼굴도 드러나 있고

[으으으!] 청풍의 품에 안긴 손영롱은 열에 들 뜬 채 할딱이고 있다.

청풍; (몸이 불덩이같다.) 손영롱을 안고 안으로 들어서며 손영롱의 상태를 살핀다. 좀 난감한 표정

청풍; (섭음보정대법이 원활하게 시전 되게 하기 위해 미약(媚藥)을 먹였을 것이다.) 흐윽! 뜨... 뜨거워! 나 좀 어떻게... 할딱이는 손영롱을 보며 보물창고 안으로 완전히 들어온다. 철컹! 뒤에서는 다시 철문이 열리고

청풍; (이 상태로 손가장에 돌려보낼 경우 손소저의 정조에 누가 될게 뻔하고...) (어쩔 수 없이 일단 이곳으로 데리고 오긴 했는데...) 난감한 표정

앞쪽에 천불투의 시체가 안치된 황금 관이 있고

청풍; (할아버지!) 관 앞에 서서 고개 숙이고

청풍; (아직 소손의 능력이 모자라 할아버지의 원수를 갚지도 못하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청풍; (늦어도 일년 안에는 위태무의 목을 영전에 바칠 테니 기다려 주십시오.) 고개 들고. 이어

황금 관을 지나 안쪽으로 가는 청풍.

청풍; (여기 어디쯤에 그것들이 있을 텐데...) 두리번. 주변에는 무기, 골동품, 각가지 보물등이 진열되어 있다. 그러다가

청풍; (역시 있었다.) 눈 반짝이고

청풍의 앞쪽 일종의 진료실같은 분위기의 공간이다. 중앙에 뱀 가죽을 씌운 커다란 침대가 있다. <아랑힐월>에서도 천불투의 보물창고에 있었던 그 침대. 침대 주변에는 수많은 약병들이 진열된 장식장이 둘러쳐 있다. 의학 서적들이 꽂혀있는 책꽂이도 있고. 이런 저런 치료도구들도 진열되어 있다.

청풍; (이곳에 진열되어 있는 것들은 할아버지가 수십년동안 수집한 각종 영약과 의술에 관련된 물품들이다.) 장식장을 둘러보며 침대로 가고

청풍; [잠시만 더 견뎌주시오. 곧 편하게 해드릴 테니...] 손영롱을 침대에 내려놓고. + 손영롱; [하악!] 벌벌 떨며 신음하고. 몸속에서 열이 치솟는 표정

청풍; (미약의 기운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벌벌 떠는 손영롱을 침대에 눕혀 놓고 일어나며 다급해지고

청풍; (서둘러 열독을 내리는 해독제를 먹이지 않으면 심각한 부작용이 야기될 수도 있다.) 진열장으로 서둘러 가고

청풍; (해약... 해약...) 장식장에 진열된 약병들을 빠르게 살핀다.

약병들에는 글이 빼곡하게 적힌 라벨이 붙어있고

청풍; (병을 치료하고 몸을 보하는 영약들이 대부분이고... 간간히 독약들도 보이지만...) 빠르게 약병들을 살피면서 초조해지고

청풍; (미약의 독기를 해독해줄만한 해독제는 보이지 않는다.) 초조

청풍; (이렇게 시간 허비하면 안되는데...) 스슥! 딸칵! 더 빨리 약병들을 만지며 라벨들을 살피는데

[아악!] 갑자기 뒤에서 비명이 들려 눈 부릅뜨는 청풍

손영롱; [끄윽! 끅!] 간질 환자처럼 몸을 뒤틀고 경직시키며 입으로 게거품을 무는 손영롱. 눈을 까뒤집은 채. 약병들을 살피다가 돌아보는 청풍.

청풍; [소저!] 급히 침대로 달려가고

청풍; [왜 그러시오 소저? 어디가 불편하신 거요?] 침대로 올라가 손영롱의 옆에 무릎을 꿇고. + 손영롱; [끄윽! 끅!] 눈알 까뒤집은 채 게거품은 무는 손영롱

청풍; (이건...) 눈 부릅 뜨며 손영롱의 목 옆을 만지고

<엄청난 열기...!> 푸스스! 손영롱의 몸에서 열기가 확 뿜어지고 있고

청풍; (혈맥 속의 피가 들끓고 있다. 미약의 기운이 골수에까지 미친 때문이다.)

청풍; (이제 손소저에게는 더 이상 남아있는 시간이 없다.) 당황하고. 그때

손영롱; [나... 나 좀 어떻게... 제발... 살려줘요! 끄윽!] 콱! 자기 목을 만지는 청풍의 소매를 잡고 애원하는 손영롱. 제 정신이 아닌 표정으로

청풍;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되었다.) 얼굴 벌개져서 한숨 쉬고

청풍; (해독약을 찾을 시간이 없으니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는 수밖에...) + [알겠소이다 소저.] 자기 소매를 잡은 손영롱의 손을 떼어내고

청풍; [편하게 해드릴 테니 잠시만 더 견뎌주시오.] 촤악! 무릎 꿇은 채로 자신의 웃옷을 거칠게 벗어젖히고. 드러나는 알몸

손영롱; [어서... 더는... 더는 못 견디겠어요!] 가랑이 쩍 벌리고 두 팔을 청풍에게 뻗으며 애원하고.

청풍; (얄궂은 운명이다.) 하의도 까내리면서 손영롱의 벌린 가랑이 사이로 들어가고. 상체는 이미 알몸이 된 채

청풍; (내 첫 상대는 분이로 정해놓고 지금까지 숱한 유혹을 견디어 왔었는데...) 한손으로 상체를 버티고 한손으로 거시기를 잡아 벌어진 손영롱의 가랑이 사이에 끼우려는 몸짓으로 손영롱의 몸에 자신의 몸을 올리고. 그러자

손영롱; [하악!] 청풍이 올라타자 자지러지며 청풍을 끌어안고

청풍; (이렇게... 염두에 두지도 않았던 여자와 첫 경험을 하게 될 줄이야.) 스윽! 아랫도리를 손영롱의 가랑이 사이에 들이밀고. 직후

손영롱; [아악!] 비명 지르며 청풍의 목에 매달리고

청풍; [허억!] 청풍도 혼망 가고

벌어진 채 파르르 경련하는 손영롱의 가랑이. 그 사이에 밀착한 청풍의 아랫도리도 경직되고

청풍; (상...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 혼망가고 이 악물며

손영롱; [아... 아파요! 하... 하지만 좋아요!] [어서... 어서 후련하게 해줘요! 하악!] 팔 다리로 청풍을 휘감으며 몸부림치고. 눈을 까뒤집은 채

청풍; (여... 여자와 한 몸이 되는 게 이런 기분이었구나!) 혼망 가서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고

<마치... 혼백과 육신이 결합 된 부위를 통해서 이 여자의 몸 속으로 남김없이 녹아들어가는 것같다.> 끌어안고 몸부림치는 손영롱과 그 손영롱의 몸에서 알몸으로 치받아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어째서 숱한 사내와 여자들이 육욕(肉慾) 때문에 파멸해갔는지 알 것같다.> 이 악물고 손영롱을 강간하는 청풍의 모습. 청풍에게 치받히며 고개 젖히면서 자지러지는 손영롱의 모습

 

#243>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236>

<-자금성> 낮

환관과 궁녀들만 오가는 내원

천장이 있는 복도인 회랑을 통해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는 황태자비. 분노한 표정. 백운선자가 뒤따르고. 여자무사 두 명과 궁녀 몇 명이 따라온다. 여자무사들은 지난 밤 황태자비를 수행했다가 위태무의 수하인 환관들에게 공격당했던 하란과 동매다.

회랑 끝에 좀 음침한 건물. 건물 입구를 한 명의 여자와 몇 명의 환관들이 지키고 있다. 여자는 검은 피부에 풍만한 몸매를 지녔다. 흑인의 피가 섞인 듯 곱슬머리이고 몸에는 벼락의 문양이 새겨진 옷을 입었다. 사대시위장중 마지막 한명인 청뢰선자다.

황태자비가 다가가가 인사하는 청뢰선자와 환관들

황태자비; [청뢰(靑雷)!] [그놈이 분명하냐?] 이를 갈며 다가가고

청뢰선자; [예 마마!] 덜컹! 육중한 문을 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사대시위장의 일인 청뢰선자(靑雷仙子)>

청뢰선자; [허튼 수작 부리지 못하도록 금의위로부터 넘겨받은 후 일체 다른 자들과 접촉시키지 않았사옵니다.] 문을 완전히 열어주며 말하고.

황태자비; [잘 했다!] 청뢰선자가 열어주는 문으로 거친 걸음걸이로 걸어 들어가는 황태자비

 

어둑한 실내. 아무런 장식도 없고 창도 높은 곳에 작게 뚫려있어 음침한 분위기. 그 실내 중앙에 왕진이 이마를 바닥에 댄 채 납작 엎드려 있다. 옆에는 짊어지고 온 커다란 상자가 놓여있고. 주변에는 살벌한 인상의 환관들이 칼을 뽑아든 채 감시하고 있다.

안으로 들어서며 눈 부릅 뜨는 황태자비

왕진; [마마! 죽어 마땅한 죄인 왕진이 죄를 받기 위해 돌아왔나이다.] 이마를 바닥에 붙인 채

황태자비; [잘도...!] 창! 뒤따라온 하란의 허리에 찬 칼을 확 잡아 뽑고. 하란과 다른 여자들 깜짝 놀라지만 말리지는 못하고

황태자비; [네놈이 무슨 낮짝으로 내원에 다시 기어들어온 것이냐?] 악을 쓰며 칼을 쳐들어 왕진을 내려치려 한다.

사람들 초긴장

부르르! 바닥에 엎드린 왕진의 온몸도 경련. 하지만

멈칫! 황태자비의 수중에서 쳐들렸던 칼이 멈칫 하다가

황태자비; [크아!] 캉! 악을 쓰며 왕진의 옆 바닥을 내려치는 칼

눈 질끈 감으며 식은땀 흘리는 왕진. 그런 왕진 옆 돌 바닥에 박힌 칼 끝

보던 사람들 안도하고.

황태자비; [말해라!] 캉! 바닥에 박혔던 칼을 잡아 뽑고

황태자비; [위태무의 측근 중 측근이던 네놈이 제 발로 기어들어왔을 때는 믿는 구석이 있을 터!] 칼로 왕진을 겨누고

황태자비; [내가 네놈을 살려 둬야하는 이유를 말해봐라.] [만일...]

황태자비; [헛소리를 하거나 살려둘만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되면 네놈에게 천도(千刀;산 채로 천번의 칼질을 해서 살을 발라냄)를 먹이고 말겠다!]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고

왕진; [천... 천한 것은 오로지 황태자전하의 환후가 근심 되어 돌아왔을 뿐이옵니다.] 이마를 바닥에 댄 채 사력을 다해

황태자비; [전하가 걱정 되어서 돌아왔다?] [무슨 개소리를...]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는 표정

왕진; [믿어주시옵소서!] [천한 것은 위태무 밑에서 다년간 섭음보정대법의 시술을 돕지 않았사옵니까?] 고개 조금 들며 황태자비의 눈치를 살피고

황태자비; [섭음보정대법!] 눈 치뜨고

황태자비; [그럼 네놈도...!] 흥분

왕진; [시술법을 알고 있나이다.] 좀 안도하며 고개 완전히 들고

황태자비; [섭음보정대법의 시술법은 네놈이 아니더라도 알고 있는 것들이 여럿 있다.] [즉, 네놈이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방편은 못 된다는 뜻이다.]

왕진; [소인도 당연히 알고 있사옵니다.] [하오나...]

왕진; [전하께 섭음보정대법을 시술해드리는데 필요한 순음지체의 계집은 단시일 내에 구하실 수 없지 않겠사옵니까?] 교활한 표정으로 올려다보고

황태자비; [네놈 설마...!] 깨닫고 왕진 옆의 상자를 홱 돌아보고

왕진; [마마께옵서 생각하시는 대로이옵니다.] 이제 완전히 여유를 찾아서 웃고

왕진; [저 상자 안에는 위태무가 정말 위급한 상황을 대비하여 아껴두었던 순음지체의 계집이 들어있나이다.] 상자를 돌아보고

황태자비; [그... 그렇단 말이지?] 흥분하고

황태자비; [뭣들 하느냐? 빨리 저 안에 든 계집을 전하께 데려가지 않고?] 주변의 환관과 여자무사들에게 외치고

[예 마마!] [분부 거행하겠나이다.] 환관들이 급히 상자를 향해 달려드는데

왕진; [잠깐... 잠시만 기다려주시옵소서.] 급히 상자를 끌어안고

황태자비; [네놈이...] 분노. 환관들 멈칫! 하고

황태자비; [목숨을 살려준다는 확언을 듣고 싶은 것이냐?] 이를 부득

왕진; [죽어 마땅한 죄를 지은 죄인이 어찌 감히 마마께 살려주시기를 청하겠나이까?] 딸칵! 상자의 뚜껑 고리를 열고

왕진; [다만 이 안에 든 계집을 보시기 전에 확인을 해주실 것이 있나이다.]

황태자비; [확인?] [무슨 확인?]

왕진; [소인이 데려온 이 계집이 누구이든 섭음보정대법에 쓰실 각오가 되어 있으신지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묻고

황태자비; [네놈도 짐작하는 바겠지만...] 노려보고

황태자비; [전하께서는 한왕의 방해로 섭음보정대법을 중도에 포기하셨었다.] [그 때문에 지금 몹시 위독하신 상태다.]

황태자비; [찬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아니니 그 안에 든 계집이 누구든 섭음보정대법에 써야만 한다.] 단호하게

왕진; [마마의 결심이 그리 확고하시다니 안심하고 이 계집을 보여드리겠나이다.] 덜컹! 말하며 상자 뚜껑을 열고. 직후

[헉!] [학!] 주변 환관과 여자들 경악. 황태자비도 눈 부릅 뜨고

<손... 손영롱!> 쿵! 뚜껑이 열린 상자 안에 아기처럼 웅크린 자세로 누워있는 여자 크로즈 업. 물론 손영롱인데 기절한 상태다.

 

#237>

자금성이 다른 곳. 화려한 건물. 환관과 여자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녹우선자가 뭔가 생각하는 표정으로 건물로 들어간다. 인사하는 환관과 여자 무사들

녹우선자; [천녀 녹우, 들어가옵니다.] 문을 열고 어느 방으로 들어가는 녹우선자.

방안에서는 주첨기가 하녀들의 도움을 받아 옷을 입고 있다. 화려한 옷이 아니라 평범한 옷이다.

주첨기; [어서 와라 녹우.] 고개만 돌려 보고

녹우선자; [미복(微服;높은 사람이 남루한 차림을 함)으로 어딜 가시려는지요?] 다가가고

주첨기; [어머니의 분부도 있고 해서 내일 북경으로 출발할 생각인데...] [떠나기 전에 손영롱을 한 번 만나 봐야하지 않겠느냐?] 궁녀들이 입혀주는 옷을 보며 좀 흥분

주첨기; [일 년여 만에 금릉에 왔는데 안 보고 가면 서운해 할 테니...]

녹우선자; [그렇겠지요?] 억지로 웃고

주첨기; [손가장에는 동방통령이 함께 가기로 했으니까 녹우 네가 수고하지는 않아도 된다.]

녹우선자; [그리 하겠사옵니다.] 고개 숙이는데

스스스! 녹우선자의 몸에서 안개같은 것이 일어나고

그 안개같은 것이 주첨기의 코로 스며들고

띵! 현기증을 느끼는 주첨기

주첨기; [어...] 비틀하고. + [전하!] [흑!] 옷 입혀주던 궁녀들 깜짝 놀랄 때

녹우선자; [왜 그러시옵니까 전하?] 시 및 뚝 떼며 쓰러지는 주첨기를 자연스럽게 부축하고

주첨기; [갑자기 현기증이...] 기절하려 하면서 신음하고. 주변의 궁녀들은 당황

녹우선자; [실맥산의 후유증이 남아있는 모양이옵니다.] 말하면서 주첨기를 두팔로 가볍게 안아든다.

주첨기; [다... 다 해독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축 늘어지며 신음. 눈을 감으려 하고

녹우선자; [무리해서 미행(微行;지위가 높은 사람이 신분을 숨김)하지 마시고 오늘은 푹 쉬도록 하세요.] 주첨기를 안고 침대쪽으로 간다. 궁녀들이 서둘러 침대의 이불을 들춰서 녹우선자가 주첨기를 눕히는 걸 도와준다

주첨기; [그... 그래야할 것같구나.] 신음하며 눈을 감고

<첨기가 이번 일을 알면 절대 안된다.> 주첨기를 조심스럽게 침대에 눕히는 녹우선자의 뇌리에 떠오르는 황태자비의 말.

이하 회상 장면

 

황태자비; [섭음보정대법이 끝날 때까지 첨기를 재워버리도록 해라.] 침대에 거의 알몸으로 누워있는 손영롱을 내려다보며 말하는 황태자비. 황태자비의 뒤에는 백운선자, 흑풍선자와 함께 청뢰선자가 서있다.

황태자비; [첨기에게는 미안하지만 손영롱은 전하를 살리는 데 써야만 한다.] 좀 미친 년같은 표정으로 말하면서 손영롱을 내려다보고

회상 끝

 

녹우선자; (죄송해요 전하.) 한숨 쉬며 주첨기의 이마를 손으로 쓸어 넘기고

녹우선자; (하지만 이게 다 전하를 위해서이니 이해해주세요.) 주첨기의 이마에 입술을 대고. 궁녀들이 당황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

녹우선자; [황태손전하의 몸 상태가 썩 좋지 않다.] 일어나며 궁녀들에게 말하고.

녹우선자; [지금은 푹 주무셔야만 하니 깨어나실 때까지 방해하지 않도록 해라.] 궁녀들을 지긋이 보며 말하고.

[예 선자님!] [분부 명심하겠사옵니다.] 겁에 질려 녹우선자의 눈치를 보며 대답하고

녹우선자; (전하와 손영롱은 어렸을 때부터 함께 공부를 한 탓에 소꿉친구 같고 오누이같은 사이인데...) 한숨 쉬며 돌아서고

녹우선자; (마음이 불편하긴 하지만 어쨌든 내가 할 일은 끝냈다.) 문쪽으로 가는 녹우선자 뒤에서 궁녀들이 주첨기의 몸을 이불로 덮어주고 있다

녹우선자; (다시 깨어나실 때쯤이면 모든 게 끝나있을 테니...) 눈 번뜩이며 입구로 간다

 

#238>

황태자의 거처. 삼엄한 경비

밀실로 통하는 지하 통로. 통로 끝의 철문 앞에는 백운선자와 흑풍선자가 서서 지키고 있다.

 

#239>

철문 안쪽. 섭음보정대법이 진행중이다.

중앙의 침대에 알몸의 황태자가 누워있다. 아랫도리만 천으로 덮고 있는데 천 안쪽에서 무언가가 불끈 솟아있고. 하지만 정신은 잃은 상태고.

황태자가 누워있는 침대 옆에 놓인 큼직한 안락의자에는 알몸에 잠옷만 걸친 손영롱이 등을 뒤로 기댄 채 앉아있다. 눈에 초점이 없어 최면술에 걸린 표정이고. 손영롱 앞에는 왕진이 서있는데 손에 작은 종을 하나 들고 있다. 왕진의 뒤에는 환관 한명이 향수병만한 유리병이 얹혀진 쟁반을 들고 있다. 왕진과 환관 뒤에는 황태자비가 의자에 앉아서 보고 있다. 주변에서는 환관과 의사들이 준비를 하고 있다. 황태자의 몸 상태를 체크하는 의사도 있고.

왕진; [손영롱!] [마지막으로 네 사명을 다시 한 번 확인해봐라.] 딸랑! 작은 종을 손영롱의 얼굴 위에 대고 흔들며 말하고. 최면을 거는 중이다. 그러자

손영롱; [섭... 섭음보정대법을 시술하는 것이옵니다.] 초점이 없는 눈으로 말하고

왕진; [섭음보정대법은 무엇이냐?] 딸랑! 종을 흔들며 묻고

손영롱; [저의 순음지기를 교접하는 상대 몸에 주입하는 비방(秘方)이옵니다.]

왕진; [순음지기를 어떻게 체외로 내보내는지 숙지하고 있겠지?] 종을 들지 않은 손으로 뒤쪽의 환관에게 손짓하고

손영롱; [예...]

환관이 앞으로 나오며 쟁반에 얹혀진 유리병을 손영롱에게 내민다

왕진; [그럼 마지막으로 그것을 마시도록 해라.] 조금 옆으로 피해주며 말하고

왕진; [네 몸을 뜨겁게 달궈줘서 순음지기의 유출을 도와줄 것이다.]

손영롱; [예...] 말하며 두손으로 유리병을 집어들고. 등을 기댔던 의자에서 떼어 몸을 좀 일으키며. 이어

몸을 바로 세운 채 유리병 안의 액체를 마시는 손영롱.

그걸 긴장한 채 보는 왕진과 주변의 환관들

꼴깍! 꼴깍! 유리병의 액체를 모두 마시는 손영롱. 직후

툭! 유리병을 떨구는 손영롱의 손

파삭! 바닥에 떨어져 깨지는 유리병. 이어

손영롱; [하악!] 고개 젖히며 할딱이고. 몸에서 열기가 확 뿜어지는 모습이고

손영롱; [이상... 이상해요! 몸 속이 펄펄 끓는 것같아요.] 찌직! 찍! 자신의 잠옷 앞자락을 찢어발기며 할딱이고. 잠옷이 찢기며 탐스러운 젖가슴이 튀어 나온다

왕진; [약 기운이 완전히 돌기를 기다렸다가 손소저를 전하의 몸 위로 옮겨주시오.] 주변의 환관과 의사들에게 말하며 손영롱의 몸부림을 보고. + [예!] [알겠소이다.] 대답하는 환관들과 의사들

손영롱; [아흑! 끄윽!] 의자에 기대 앉아 몸부림치는 손영롱. 잠옷 저고리를 찢어 발겨 젖가슴이 드러난 상태고. 한손으로는 그 젖가슴을 주무르고 다른 손으로는 벌린 사타구니 속을 안타깝게 어루만진다

황태자비; (미안하다 영롱아!) 입술 깨물고

황태자비;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너를 첨기와 짝 지어주었을 텐데...) 무릎 위에 얹어놓은 두손으로 치마를 꽉 움켜잡고

<널 딸인 듯 아껴왔다만... 내게는 첨기보다 소중한 존재가 없다. 첨기를 무사히 제위(帝位)에 앉힐 수만 있다면 난 어떤 죄라도 지을 수 있다.> 욕정에 몸부림치며 자위를 하는 손영롱을 배경으로 황태자비의 생각 나레이션

황태자비; (첨기가 무사히 제위에 오르려면 먼저 전하가 무사히 영락폐하의 자리를 물려받아야만 한다.) (절대 영락폐하보다 먼저 전하가 돌아가시면 안되는 이유다.)

황태자비; (그리고 순음지체를 지닌 네가 희생을 해주어야만 전하께서 이 고비를 넘길 수가 있다.) 몸이 달아올라 자위하며 몸부림치는 손영롱의 목 옆을 만져 진맥하는 의사를 보며

황태자비; (첨기를 위해 목숨을 버린 너의 희생을 절대 잊지 않으마.) 생각할 때

의사; [약기운이 완전히 돌았소이다.] 손영롱의 목에서 손을 떼며 왕진을 돌아보고

왕진; [그럼 시작합시다.] 주변의 환관과 의사들에게 고개짓과 손짓을 하고. 그러자

[하악! 싫... 싫어! 아흑!] 몸부림치는 손영롱의 팔을 양쪽에서 잡아 일으키는 환관들

의사들 중 한명은 황태자의 아랫도리를 가리고 있던 천을 걷어내고.

천이 걷혀지자 황태자의 아랫도리에서 무언가 불끈거리고 있는 게 보이고

약기운이 돌아 몸부림치는 손영롱을 부축해서 침대 위로 올라가게 만드는 환관들

황태자비; (나란 계집, 죽으면 반드시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그걸 보며 입술 깨물고

<하지만 내 아들 첨기를 제위에 앉게 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웃으며 지옥에 들어갈 수 있다.> 손영롱이 황태자 알몸 위에 가랑이를 벌린 자세로 걸터앉으려 하는 걸 배경으로 황태자비의 생각

 

#240>

철문 밖. 백운선자와 흑풍선자가 복잡한 표정으로 서있다.

<하악! 싫... 싫어! 아흑!> 두 여자의 귀에 손영롱의 신음소리가 들리고

백운선자; [어느 때보다 착잡하네.] 입술 깨물고.

흑풍선자; [그러게 말이야.] 역시 한숨

백운선자; [영롱이라면 아장거릴 때부터 보아온 아이인데 이런 일을 당하게 될 줄 누가 알았어?]

흑풍선자; [예쁘고 영특하게 자라서 황태손전하의 좋은 짝이 될 것으로 생각했거늘...] [하필이면 순음지체를 타고 났을 게 뭐람.]

백운선자; [제 운명이니 어쩌겠어.]

백운선자; [섭음보정대법을 끝내고 숨이 끊어지면 명복이나 빌어줄 수밖에...] 말할 때

<섭음보정대법... 그렇게 된 거였군!> 누군가의 말이 들려 깜짝 놀라는 백운선자와 흑풍선자

(이 목소리와 강대한 영력(靈力)!) (그놈이다!) 빠지직! 지직! 아연긴장하며 온몸에서 벼락을 일으키는 백운선자와 흑풍선자. 직후

<바득! 이제 보니 자금성에 마귀와 짐승들이 우글거리고 있었구나!> 쩡! 두 여자의 앞쪽 허공에서 강렬한 사람의 눈이 생겨난다. 이어

화악! 돌풍과 함께 사람의 형상이 나타난다. 투명한 사람 형상인데 눈 부분만 강렬하게 번뜩이며 드러난다. 물론 유령익으로 몸을 가리고 있는 청풍이다.

백운선자; [초무궁!] + 흑풍선자; [네놈이 여기에 어떻게...] 화악! 쿠오오! 백운선자는 마귀 형상의 뭉개구름을 양손에서 일으켜 통로를 가득 메우고. 흑풍선자는 양손에서 토네이도를 일으킨다

청풍; [도저히...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 저벅! 지지지! 벼락에 휩싸인 채 모습을 드러내는 청풍. 유령익이 갈라지며 청풍의 얼굴과 하체, 몸통 일부가 드러난다. 걸음을 옮기면서 유령익이 좌우로 갈라져서 드러나는 모습이고. 이를 박박 갈며 극도로 분노한 표정

백운선자; [초무궁! 네놈이 종친(宗親)이라 해도 용서가 안된다!] + 흑풍선자; [넌 오지 말아야할 곳에 왔다!] 화악! 앞으로 나오면서 마귀 형상이 구름을 청풍에게 날려 보내는 백운선자. 가가강! 송곳같이 휘도는 돌풍을 청풍에게 쏘아보내는 흑풍선자. 좁은 통로가 완전히 구름과 돌풍에 뒤덮이지만

청풍; [비켜라 가증스러운 년들!] 쩡! 이를 갈며 앞으로 걸어오는 청풍의 두눈에서 강렬한 빛이 터지고

[헉!] [흑!] 빠지지직! 꽈광! 벼락에 맞는 듯한 충격을 받는 백운선자와 흑풍선자

<박... 박룡안!> 유령익을 펄럭이며 다가오는 청풍의 등 뒤로 거대한 눈이 떠오르고

[끄윽! 어... 어떻게 네놈이 <천자의 눈>을...!] [천자와 천자가 될 인간만이 쓸 수 있는 게 박룡안인데...] 빠지직! 지직! 충격 받아 눈을 까뒤집으며 쓰러지려는 두 여자의 몸이 벼락에 휘감기고

털썩! 퍼억! 몸이 마비되어 나뒹구는 두년.

저벅! 우둑! 그년들 사이를 지나는 청풍의 발. 발 아래 석판이 박살나고 깊이 자국이 생긴다

유령익을 펄럭이며 철문을 향해 다가가면서 두 손을 내밀어 철문을 열려는 청풍.

[안... 안돼!] [들... 들어가지 마라!] 몸이 마비된 채 벌벌 떨면서도 신음하는 두 여자. 직후

쾅! 양손으로 강력한 장풍을 갈겨서 철문을 안쪽으로 부셔버릴 듯 여는 청풍.

 

#241>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234>

<-첩혈당> 역시 낮

당숙경의 거처

물그릇이 얹혀진 쟁반을 들고 문을 열고 침실로 들어서는 포칠낭. 그러다가

흠칫! 하는 포칠낭

화려한 침대. 잠옷 차림인 당숙경이 누워있는데 눈을 뜨고 천장을 보고 있다. 잠옷 속의 가슴은 붕대로 감고 있다. 두 손도 여전히 붕대로 감고 있고

포칠낭; [주모님!] 급히 다가가고

포칠낭; [정신이 드셨어요?] 침대 옆의 탁자에 쟁반을 내려놓으며 묻고

당숙경; [그놈 어딨어요?] 천장 보며 이를 갈고

포칠낭; [그놈이라니...] 물그릇을 들며 흠칫! 할 때

당숙경; [보옥이를 죽게 만든 원수놈!] [그 죽일 놈 지금 어디 있냐구요.] 울며 악을 쓰고

포칠낭; [진정하세요 주모님.] 옆에 걸터앉으며 한숨. 물그릇은 다시 쟁반에 내려놓으면서

포칠낭; [장공자 덕분에 우리 모두 위가대원을 무사히 빠져나올 수가 있었어요.]

포칠낭; [주모님의 사무치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 당숙경; [듣기 싫어요.] 이를 갈며 포칠낭을 돌아보며 말 막고

당숙경; [그 원수놈... 그 마귀 새끼 있는 곳이나 말하란 말이에요.] 핏발이 선 눈으로 노려보고

 

#235>

첩혈당의 다른 곳. 거실에 청풍과 철두, 정칠, 그리고 포칠낭을 제외한 여러 사두들이 모여 있다. 모야차가 사두들에게 얇은 책을 한권씩 돌리고 있다. 책의 표지에는 <屠龍刀法>이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청풍; [아침 먹고 잠시 쉬는 짬에 적어본 무공비결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모야차에게서 받은 비급을 보는 걸 보며 좀 멋쩍어 하고.

신귀파; [도룡도법(屠龍刀法)이라...]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 도법이구려.] 비급 표지에 적힌 제목을 보면서

청풍; [저도 우연히 습득한 도법이라 내력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노인1; [초식을 알기 쉽게 풀어서 써놓으셨는데...] [이 설명대로 펼치면 당하는 놈은 어떻게 죽는지도 모르고 죽겠소.] 흥분해서 읽는 노인

노인2; [내공이 빈약해도 이 도법을 쓰면 충분히 치명적이겠어.] 역시 읽으며 흥분

청풍; [도룡도법을 펼칠 때 내공이 뒷받침 되면 당연히 좋겠습니다만...]

청풍; [적이 예측하지 못하는 변화와 임기응변으로 이루어진 초식들이라 내공을 익히지 않은 사람이 펼쳐도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노인1; [이런... 이런 상승무공을 전수해주시다니...] + 노인2; [장공자의 설명만 들어도 우리 흑사회의 인생들은 평생 가도 접할 수 없는 절기란 걸 알겠소이다.] 노인들은 감격하며 비급을 펼쳐보고

정칠; [첩혈당의 형제들이 도룡도법을 능숙하게 쓸 수 있게 되면 어지간한 무림문파와도 맞서 싸울 수 있겠다.] 책을 읽으며 역시 좀 흥분하고

청풍; [최소한 남에게 능멸을 당하진 않을 수 있을 게다.] 끄덕

청풍; [다른 분들과 함께 일단 초식부터 익히도록 해라.] [머리 속을 뒤져서 도룡도법에 적합한 내공심법을 찾고 있는 중이니...] 손가락으로 자기 머리 톡톡 치고

모야차; [저희들에게 내공심법도 가르쳐주실 생각이신가요?] 흥분

청풍; [선정이 끝나는 대로 내공심법 역시 책으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좀 멋쩍게 웃고

정칠; [그래만 준다면 우리로서는 불감청(不敢請;감히 청하지는 못하나)이언정 고소언(固所願;본래 바라던 바)이지.] 포권하는 시늉하며 웃고

모야차; [장공자님 덕분에 우리 첩혈당이 흑사회를 뛰어넘어 무림의 유수한 문파가 되겠어요.] 흥분하고. 바로 그때

[보고 드립니다!] 입구쪽에서 들리는 음성

사람들 돌아보고

문이 열려있는 입구에는 급히 달려온 듯 숨을 고르면서 멈추며 포권하는 건장한 청년이 한 명 있다. 정칠을 따라 해하촌에 왔던 두 명의 졸개중 한명인 육철. 손에는 길쭉한 천을 몇 개 들고 있다.

정칠; [뭐냐 육철?]

육철; [장공자께서 수배령을 내리신 자들 중 한 놈의 종적을 발견했다는 급보가 도착했습니다.] 문간에 서서 들고 있는 천을 두 손으로 바쳐 보이며 말하고

정칠; [그래?] 눈 번뜩. 청풍과 다른 사람들도 눈 번뜩이고

모야차; [년놈들 중 어떤 인간을 찾아낸 거냐?]

육철; [남경분조의 환관이면서 위태무의 최측근이었던 왕진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청풍; [왕진...] [그자가 제 사부인 위태무를 따라 금릉을 빠져나가지 않았다는 건데...] 찡그리고

육철; [빠져나가기는커녕 놈은 제 발로 자금성에 들어갔다는 보고입니다. 상당히 큰 상자를 짊어진 채...] 청풍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모야차; [금의위의 수배를 받고 있는 놈이 제 발로 호랑이 아가리로 들어갔다?] 찡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의아해 하고

모야차;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고 선택인데...] 갸웃

모야차; [장공자께서는 짐작이 가시는 바가 있으신가요?] 청풍을 보며 묻고. 다른 사람들도 일제히 청풍을 보고

청풍; [왕진이 상당히 큰 상자를 짊어지고 금의위에 자수했다?] 육철을 보며 묻고

육철; [전서구가 가져온 보고서에는 그렇게 적혀있었습니다.] 고개 숙이고

정칠; [놈이 자금성으로 들어갈 때 짊어지고 간 그 상자에 비밀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눈 번뜩이며 청풍에게 묻고

청풍; [왕진은 제 목숨을 구할 수 있는 무언가를 확보한 게 틀림없다.] [스스로 죽을 곳을 찾아들어간 건 그렇게 밖에 이해가 안된다.] 끄덕이고.

정칠; [하긴...] 동의. 다른 사람들도 끄덕

청풍; [왕진의 행적에 관하여 다른 정보는 없는가?] 다시 육철에게 묻고

육철; [왕진이 제 발로 자금성에 들어간 게 워낙 중요한 정보라 미리 보고 드리지 않았습니다만...] 다른 천 조각을 살피면서

육철; [왕진은 자금성 입구에 나타나기 이각(二刻;30분) 전쯤 다른 곳에서 먼저 목격되었다고 합니다.] 천 조각의 글을 읽는다

모야차; [거기가 어디냐?] 눈 번뜩

육철; [황태손 주첨기의 스승인 태부(太傅) 손추충(孫鄒忠)의 사저(私邸) 근처였습니다.]

청풍; [!] 무언가 느끼고 흠칫! 하는 표정이 되고

모야차; [촌각을 다퉈 달아나도 이상하지 않은 놈이 손태부의 집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의아해 하며 찡그리고

육철; [보고 드리러 오기 직전 손가장 근처를 탐문하던 형제로부터 또 한 번 전서구가 도착했는데...] 다른 천을 살피면서

육철; [손가장이 어떤 일로 아침나절부터 발칵 뒤집혀졌다고 합니다.]

청풍; (설마...) 눈 부릅뜨고

모야차; [한가한 놈이잖아. 남의 집 사정까지 시시콜콜하게 보고하기나 하고...]

청풍; [손가장에서 벌어진 소동이 혹시 손태부의 막내딸과 관련된 것 아닌가?] 육철에게 묻고. 사람들 흠칫! 하며 청풍을 보고

육철; (귀신이구만.) + [맞습니다 공자.]

육철; [전서구가 가져온 보고서에 의하면 아무래도 손태부의 막내딸 손영롱의 신변에 이상이 생긴 듯 합니다.] 천을 일어나고

청풍; (그렇게 된 것이었다!) 벌떡! 굳어진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는 청풍. 손영롱을 떠올리고. 주변 사람들 흠칫! 하며 청풍을 보고

청풍; (왕진이 자금성에 지고 들어간 상자에는 손태부의 막내 딸 손영롱소저가 들어있을 것이다.) 분노하여 이를 바득 갈고. 주변 사람들 긴장해서 그런 청풍을 보고

청풍; (어떤 내막인지는 모르지만 왕진은 손소저를 이용하면 자기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확신...)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는 청풍.

백변음마가 당아연을 놓은 상자를 짊어지고 배에서 내리다가 진상파와 마주치던 장면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고.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백변음마가 강변의 갈대밭에서 죽어가며 말하던 장면이다.

 

백변음마; [나도 색마살귀의 정체에 대해서는 모른다.] 고개 조금 젓고

백변음마; [다만 귀면지존(鬼面至尊)이라는 자가 색마살귀를 위해서 순음지기를 지닌 여자를 모아오고 있다는 사실 정도만 안다.]

회상 끝

 

청풍; (맙소사!) 팟! 입구로 돌진. 육철이 깜짝 놀랄 때

정칠; [왜 그러냐?] 역시 놀라 벌떡! 일어나고. + [장공자!] 신귀파와 세 노인도 급히 일어나고

청풍; (손소저 역시 순음지체(純陰之體)였던 것이다.) (위태무가 백변음마등을 통해서 매달 한명 이상씩 끌어 모았던...) 휘익! 이를 갈며 입구로 뛰쳐나가려 하고. 육철이 놀라 급히 물러서고

청풍; (손소저의 체질에 대해 알고 있던 왕진은 그녀를 황태자비에게 바쳐서 목숨을 구걸할 생각...) + [!] 건물 밖으로 뛰쳐나가려던 청풍의 눈이 갑자기 부릅 떠지고

쿵! 건물 입구 맞은편, 정원을 가로 질러 오고 있는 두 여자. 바로 당숙경과 포칠낭이다. 포칠낭이 당숙경을 부축해서 걸어온다. 건물 주변을 오가던 어깨들과 하녀들이 당황하며 길을 터주고 있고. 당숙경은 잠옷 위에 화려한 꽃무늬 겉옷을 대충 걸친 모습이고 그런 당숙경의 한팔을 잡아서 부축하며 오는 포칠낭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청풍; (당숙경!) 팟! 급정거하고

<주모!> <저년이 무슨 일로...> 자리에서 일어났던 노인들과 신귀파, 모야차등도 당황. 정칠은 찡그리고. 자리에 앉아있는 철두는 멀뚱한 표정

청풍; (하필 이럴 때...) 팟! 재빨리 유령익을 품에서 꺼내 펼치고

휘릭! 펼친 유령익을 두손으로 잡아 몸에 확 두르는 청풍. 그러자

스슥! 청풍의 모습이 사라지고

육철; (모습이 사라진다!) 경악! 그때

당숙경; [멈춰라!] 건물 안을 노려보며 고함을 지르고

청풍; [!] 움찔! 모자까지 뒤집어쓰며 문 옆으로 숨으려던 청풍이 움찔! 하며 멈춰서고

당숙경; [장청풍!] [네놈이 날 피해 도망치면...] 이를 갈며 계단을 올라오고

당숙경; [그 대가를 정칠이가 고스란히 덮어쓰게 될 것이다.] 살벌한 표정

청풍; (그 여자, 내 약점을 정확히 찌르는군.) 슥! 쓴웃음을 지으며 다시 몸에 둘렀던 유령익을 걷어내고. 그러자

스슥! 청풍의 모습이 다시 온전히 드러나고

당숙경; [죽일 놈! 갈아 마셔도 시원치 않을 놈!] 이를 바득 바득 갈며 건물 안으로 들어온다. 포칠낭의 부축을 받으면서 들어오며 문간에 섰다가 뒤로 물러서는 청풍을 노려보면서

포칠낭; [어... 어쩔 수 없었어요. 주모님께서 불같이 화를 내시는 바람에...] 당숙경의 팔을 잡고 들어서며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그때

당숙경; [부축 따위 필요 없다고 했잖아요.] 팟! 포칠낭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 + 포칠낭; [주모님...] 팔을 놓치며 당황

당숙경; [박정하고 무의한 인간들!] 실내의 사람들 노려보며 청풍과 탁자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 쪽으로 지나간다. 청풍이 앉아있던 상좌를 향해

정칠은 쓴웃음. 다른 사람들은 민망해서 고개 떨구고. 실내에서 유일하게 자리에 앉아있는 철두는 찡그리며 보고 있고

당숙경; [상전으로 모시던 그이의 초상을 치루기도 전에 새파란 놈을 새로운 용두로 옹립해?] 사람들 노려보며 상좌로 가고

당숙경; [너희들이 그러고도 의리에 죽고 사는 임협(任俠)을 자처할 수 있는 것이냐?] 털썩! 청풍이 앉았던 상좌에 주저앉으며 고함을 지르고.

모야차; [주모님께서도 아시겠지만...] 삭 죽은 다른 사람들 대신 나서고

모야차; [흑사회의 속성상 단 한시라도 용두 자리를 비워둘 수는 없...] + 당숙경; [주둥이 닥쳐!] 버럭 고함질러 모야차의 말을 막고

모야차; (이년이...) 불끈! 하지만

당숙경; [팔대사두의 말석인 네년 따위가 어디서 주제넘게 훈계질이냐?] 탕! 탕! 붕대를 두른 손바닥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노려보고. 무시무시한 기세. 독오른 고양이같다

모야차; [죄송해요.] 굴욕.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고개 숙이고

모야차; [하지만 주모의 말씀이 너무 지나치셔서...] + 당숙경; [죄송한 거 알면 주둥이 닥치고 있어!] 찬바람 나게 다른 사람들을 향해 고개 돌리며

모야차; [예...] 입술 깨물며 어쩔 수 없이 말문을 닫고

당숙경; [당신들 전부 잘 들어!] [내가 순순히 정칠이가 용두가 되는 걸 허락할 것같애?] 정칠과 다른 노인들 돌아보며 표독한 표정

당숙경; [전대 용두의 미망인인 내 허락 없이 첩혈당의 당주가 잡음 없이 교체될 수 있을 거라고는 꿈도 꾸지마!] 이를 갈고

당숙경; [난 여전히 첩혈당의 안주인이고 추종하는 식구들도 많아!] 몸을 뒤로 젖히며 거만한 표정으로 웃으면서 말하고

모야차; (짜증나지만 사실이다.) 입술 깨물고

모야차; (원체 오랫동안 용두 자리에 앉아있었던 탓에 이세창을 따르는 심복과 추종자들의 숫자는 어마어마하다.)

모야차; (저년이 그자들을 들쑤시면 첩혈당은 풍비박산이 될 수도 있다.)

당숙경; [잿가루 확 뿌려줄까?] [비록 아무런 힘도 없는 과부긴 해도 난 정칠이가 용두 노릇 못하게 해줄 수는 있어.] 살벌. 그때

정칠; [원하시는 바를 말씀하시지요.] 쓴웃음 지으며 포권하고. 사람들 모두 정칠을 보고

당숙경; [원하는 걸 말하라?] 노려보고

정칠; [주모님께서 저희를 겁박(劫迫;으르고 협박함)하시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웃으며 말하고

당숙경; [역시 눈치가 빨라!] [그이가 어린 널 키워주려고 했던 이유가 있었어.] 냉소하고

정칠; [과찬이십니다.]

당숙경; [정칠이가 눈치 때렸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내가 원하는 건...] 뜸을 들이고

사람들 긴장하면서 자리에 앉고. 청풍과 모야차만 서있고. 청풍은 문간에 서있다.

당숙경; [용두 자리야!] 거만하고 차갑게 웃고. 순간

<우리 첩혈당 용두 자리를 자기가 차지하겠다고?> 사람들 얼굴 와락 굳어진다. 정칠만 쓴웃음. 아무 상관없는 철두도 멀뚱한 표정

신귀파; [주모!] 버럭 고함지르며 당숙경을 노려보고

당숙경; [왜 고함지르고 그래요? 애 떨어질 뻔 했잖아.] 아랫배를 만지며 신귀파를 흘겨보고

청풍; (애 떨어질 뻔?) 무언가 느끼고 눈 치뜨고

아랫배를 만지고 있는 당숙경의 손 크로즈 업

청풍; (저 여자 혹시...) 깨닫고

신귀파; [노신이 흥분하지 않게 생겼소?] [한 재산 떼어달라는 요구라면 모를까 용두 자리를 내 놓으라니!] 눈 부라리고

신귀파; [주모가 무슨 재주로 첩혈당의 용두 노릇을 한단 말이오?] [되도 않는 말일랑 두 번 다시 입에 올리지 마시오.] 탕! 탕! 탁자를 손바닥으로 치고

당숙경; [내가 용두 노릇을 못할 건 또 뭐예요?]

신귀파; [뭐요?] 분노할 때

정칠; [진정하시오 귀파.] 말리고

정칠; [주모님의 말씀을 마저 들어보도록 합시다. 하실 말씀이 더 있는 듯하니...] 웃으며 당숙경을 보고. 그러자

당숙경; [역시 정칠이 넌 속일 수가 없구나.] 냉소하고

당숙경; [사실 지금 당장 용두 자리를 내놓으라는 건 아니야.] [빠르면 십팔 년 후, 늦으면 이십 년쯤 후에 첩혈당을 다시 내게 돌려주면 돼!] 배를 만지며 말하고. 그러자

<이십년 후에 용두 자리를 내놓아라?> <아까부터 아랫배를 만지고 있었다. 그렇다는 건 설마...!> <임신?> 정칠과 철두와 청풍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 놀라고. 모야차와 포칠낭은 놀라서 손으로 입을 가리고. 그러자

당숙경; [당신들이 생각하는 대로야.] 아랫배를 만지며 좀 부끄러운 기색

당숙경; [얼마 전부터 혹시나 했는데... 오늘 아침 확신하게 되었어.] [내 뱃속에는 그이의 아이가 자라고 있었어.] 아랫배를 만지며 도도하게 말하고

<역시!> 미미하게 끄덕이는 청풍.

<전대 용두가 자식을 또 하나 남겼군.> <이렇게 되면 얘기가 좀 복잡하게 되는데...> 깨닫고 난감한 표정이 되는 신귀파와 노인들

당숙경; [태몽이나 예감도 그렇고...] 자기 배를 만지며

당숙경; [이 안에서 자라고 있는 건 사내아이일 게 거의 확실해!]

신귀파; [그... 그러니까 그 아이가 자라면 첩혈당을 물려주라는...] 깨닫고.

당숙경; [그저 그렇고 그런 수많은 조직들 중 하나에 불과했던 첩혈당을 지금의 규모로 키워낸 건 전적으로 돌아가신 용두의 공이었어요.] 도도한 표정으로 신귀파를 보며

당숙경; [그런 그분의 핏줄이 첩혈당을 물려받아야하는 건 당연한 이치 아닌가요?]

당숙경; [물론 그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부족함 없이 자랄 수 있도록 지원도 해줘야만 하고...!] 도도한 표정으로

신귀파; [주모님의 말씀은 알겠지만...] 난감할 때

정칠; [전대 용두님의 핏줄이 태어난다면 당연히 첩혈당을 물려주어야지요.] 사람 좋게 웃으며 포권하고. 다른 사람들 모두 돌아보고

정칠; [다른 분들의 의견과 상관없이 늦어도 이십년 후에는 첩혈당 당주 자리를 주모님께서 출산하실 아이에게 물려줄 것을 약속드립니다.]

청풍; (그때쯤이면 정칠은 금릉을 벗어나 대륙 전체를 상대로 사업을 벌이고 있을 게 분명하다.) (첩혈당을 이세창의 자식에게 돌려주는 건 별 일 아닐 것이다.) 끄덕

당숙경; [정칠이 너와는 말이 통할 줄 알았다.] 고개 조금 숙이고

당숙경; [앞으로는 깍듯이 용두로 대접해드릴 테니 저의 아이를 잘 부탁드리겠어요.] 존댓말하며 고개 숙이고

<여우같은 년!> <원하는 바를 얻어내자 즉시 정칠에게 존댓말을 하네.> 그런 당숙경에게 눈을 흘기는 모야차와 신귀파

정칠; [저야말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마주 포권하며 웃고

당숙경; [첩혈당의 승계문제는 이걸로 깔끔하게 해결되었고...] 고개 돌려 청풍을 보고

청풍; (드디어 불똥이 나에게 튀는군.) 난감

당숙경; [죽일 놈!]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놈!] 이를 갈며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제게도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기탄없이 하시지요.] 쓴웃음 지으며 포권하고

당숙경; [네놈은 보옥이의 죽음과 관련하여 내게 무엇으로든 보상해주겠다고 말했었다. 기억하느냐?] 표독하게

청풍; (서둘러 자금성에 가봐야 하는데 이 여자와 길게 실랑이 할 수는 없지.) + [물론입니다.] 고개 숙이고

당숙경;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마.] [내 두 가지 요구조건을 수락하면 이후로 두 번 다시 보옥이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겠다.]

청풍; [원하시는 바를 말씀하시지요.]

당숙경; [첫째! 내가 낳을 아이의 양부(養父)가 되어줄 것!] 배를 만지면서

<자기가 낳은 아이를 길러 달라?> <영악한 년!> 모야차와 신귀파의 표정이 안 좋아지고

포칠낭; (장차 천하제일인이 될지도 모르는 저 기린아를 자기 자식의 양부로 만드는 것만큼 확실한 보상도 없겠지.) 끄덕이며

청풍; (그 정도야 뭐...) + [기꺼이 부인의 자녀를 위해 양부 역할을 하겠습니다.] 좀 안도하고

당숙경; [장부일언 중천금이라는 말을 믿겠다.] 좀 흥분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제가 부인을 위해 해드려야 하는 두 번째 일도 말씀해주시지요.] 서두르고

당숙경; [그건...] 주변을 둘러보며 말끝을 흐리고, 주변 사람들이 모두 보고 있다

당숙경; [급한 일이 있는 듯 하니 다녀와라. 단 둘이 조용히 얘기해야하는 사안이니...] 좀 새침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잘 됐군!) + [그리 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이어

청풍; [촌각을 다퉈야하는 상황인지라 소생은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신귀파등에게 포권하고

[어서 다녀오세요.] [우린 상관하지 마시게나.] 모야차와 신귀파가 대신 말하고.

청풍; [그럼...] 휘릭! 유령익을 다시 몸에 두르고. 순간

스슥! 청풍의 모습이 사람들 시야에서 사라진다.

[흔적도 없이 사라졌군.] [볼수록 신기하구먼.] 사람들 감탄하고

당숙경; (그이와 보옥이에게는 미안하지만... 내 나머지 삶을 보상받는 방법은 이것 밖에 없다.) 청풍이 사라진 문간을 보고

당숙경; (사내 중의 사내... 거기에다 젊기까지 한 저놈을 옭아맬 수 있게 되었으니 남아도 아주 많이 남는 장사가 될 테지.) 얼굴 좀 발개지며 억지로 웃음을 참고

모야차; (남편과 자식을 거푸 보낸 처지에 웃음이 나와?) 그런 당숙경을 흘겨보고

모야차; (혹시 저년이 장공자에게 바라는 두 번째 보상이라는 게...) 그런 당숙경을 노려보며 무언가 깨닫는 모야차

 

#236>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230>

<-한왕부(漢王府)> 역시 아침

화려한 건물. 삼엄한 경비.

경비 서던 무사들 흠칫!

[여! 수고들 많다!] 어떤 건장하고 화려한 옷을 입은 사내가 활기차게 걸어오며 손을 들어 아는 척한다. 이자는 한왕의 차남인 주첨탄이다. <건곤일척 자료집 제19페이지>에 나오는 주첨탄과 같은 캐릭터. 하지만 잠시 뒷모습만 보여주고

<저 분이 웬일로 금릉에...> + [이(二)왕자 전하!] [전하를 뵙습니다.] 무사들 급히 포권하고

주첨탄; [왕야께서는?] 뒷모습 보인 채 무사들에게 물으며 건물로 다가가고

[두 분 봉공들과 함께 조찬(朝餐) 중이십니다.] [전하께서 도착하셨다고 왕야께 통고하겠습니다.] 대답하는 무사들. 한 놈은 돌아서서 건물로 가려 하고

주첨탄; [미리 알려드릴 것 없다!] 손 들어서 말리고. 건물로 달려가려던 무사는 멈칫! 하며 돌아보고

주첨탄; [반가운 손님은 예고 없이 들이닥쳐야 더 기쁜 법 아니겠느냐?] 호쾌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건물로 가는 주첨탄의 뒷모습. 무사들이 그 모습을 보고

<둘째 왕자님은 뵐 때마다 왕야의 판박이로 느껴지는구만.> <심지어 영락폐하의 젊은 시절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야.> 주첨탄의 뒷모습 보며 전음으로 대화 나누는 무사들

<둘째 왕자님 덕분에 우리 한왕부가 크게 번성할게야!> <그렇고 말고!> 뿌듯한 표정을 짓는 무사들. 하지만

무사1; <둘째 왕자님이 패왕의 풍모를 타고 난 게 꼭 좋은 일만도 아닐세.> 무사 한명이 반론. 돌아보는 다른 무사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잘난 자식이 많을수록 집안이 융성하는 건 상식 아닌가?> 무사들 어리둥절

무사1; <문제는 왕야의 장남이신 주첨학(朱瞻壑) 세자(世子)님이 지나치게 유약하고 소심한 성역이라는 점일세.>

무사1; <장남이 잘 나면 동생들이 좀 못나도 집안이 잘 못 될 경우는 거의 없네만...>

<장남이 못나고 동생이 잘날 경우 반드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게 세상 이치야.> 건물로 들어가는 주첨탄의 뒷모습 배경으로 무사1의 전음 나레이션

 

#231>

건물 내부. 화려한 거실. 시녀들이 시중을 받으며 한왕이 귀희, 인조와 함께 식사 중이다. 한왕은 엄청난 대식가. 상좌에 앉은 한왕 앞에 놓인 그릇들은 모두 크고 음식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반면 한왕 앞쪽에 마주 앉은 귀희와 인조는 소식가다. 인조는 회를 먹고 있고 귀희는 양식을 먹는다. 둘 다 깨작거리고. 한왕 건너편에는 환관 하원길이 서서 보고 중이다

하원길; [전하께서 위가대원을 치시기 얼마 전, 자금성 내원에서도 경천동지할 변고가 벌어졌다고 하옵니다.] 게걸스럽게 음식 먹는 한왕에게 보고

한왕; [경천동지할 변고?] 맨손으로 고기를 들고 뜯으며

하원길; [위태무의 졸개들이 황태손 주첨기와 황태자비 장씨를 시해하려다가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한왕; [그래?] 좀 놀라지만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게걸스럽게 고기를 뜯고

인조; [제 놈의 정체가 들통 날 것을 예견한 위태무가 승부를 걸었겠구만.] 피식 웃고

귀희; [황태자비 장씨를 제거하려고 한 거야 그래도 이해가 가지만...] [황태손 주첨기를 시해해서 어쩌자는 것이었을까요?]

귀희; [지금의 정세대로라면 다 다음 대 천자가 될 주첨기를 건드리는 건 말 그대로 세상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무모한 짓인데...] 한왕의 눈치를 좀 보면서

한왕; [위태무는 주첨기를 가짜로 바꿔치기 할 계획이었을 거요.] 고기를 뜯으면서 대수롭지 않게

귀희; [그렇게 대담한 짓을...] 놀라고. 반면 인조는 짐작했다는 듯 고개 끄덕이고

한왕; [십년 넘게 남경분조를 장악해온 위태무요.] [주첨기만 제 놈 측근으로 바꿔치기 하면 천하를 통째로 집어삼킬 수 있다는 망상을 품었어도 하등 이상할 게 없소.] 커다란 잔에 든 술을 마시면서

한왕; [처음부터 황실을 말아먹을 계획으로 환관이 되었을 수도 있고...] 탁! 술잔을 내려놓고

귀희; [말씀을 듣고 보니 납득이 가는군요.] [역시 전하께서는 대국을 보시는 안목이 있으세요.] 고개 좀 숙이며 아부하고

한왕; [본왕도 위태무처럼 속이 검고 욕심이 많기 때문에 놈의 속내를 어렵지 않게 짐작하고 있을 뿐이오.] 흐흐흐 웃고. 그자가 쥔 술잔에 재빨리 술을 더 따라주는 시녀

귀희; (포악하고 욕심이 많긴 해도 솔직한 성격은 제법 장점이지.) 소매로 입 가리며 웃고

한왕; [천지가 개벽할 뻔한 일이 벌어졌었음에도 그리 큰 소동으로 번지지 않은 걸 보면 위태무의 건곤일척(乾坤一擲)은 실패로 돌아갔겠지?] 하원길에게

하원길; [그렇사옵니다!]

하원길; [위태무가 오랜 세월 동안 꾸준히 내원에 끌어들였던 수하들이 오히려 발본색원(拔本塞源) 되었다고 합니다.]

한왕; [발본색원이라...] 술잔을 입에 가져가고

하원길; [많은 숫자가 살상 당했고... 살아남은 자들은 거의 전부 자금성을 빠져나갔다는 보고입니다.]

인조; [큰일을 겪긴 했어도 황태자 입장에서는 내원이 깨끗하게 정비된 셈이로군.] 한왕이 술을 마시는 배경으로

귀희; [그렇긴 하지만 의외로군요. 위태무쯤 되는 자가 오랜 세월 준비해온 시도가 그렇게 허무하게 무산되다니...]

한왕; [확실히 형수의 최측근인 사대시위장 정도로 저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같고...] 술잔을 입에서 떼고

한왕; [외부의 조력(助力)이 있었느냐?] 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하원길에게 묻고. 빈 술잔을 다시 내려놓으면서

하원길; [보안이 철저해서 아직 상세한 보고를 받지는 못했사오나...]

하원길; [정체불명의 젊은 사내놈이 내원에 난입해서 황태자비와 주첨기를 구했다고 하옵니다.]

한왕; [정체불명의 사내놈이라...] 눈 번뜩

귀희; (그놈이다!) 청풍을 떠올리고

한왕; [황실의 종친도 아니면서 불알달린 놈이 내원에 들어갔다가 살아나오는 건 말이 안되는데...] 중얼거리며 귀희를 힐끔

한왕; [귀희는 짐작이 가는 바가 있는 것 같소.]

귀희; [그자는 왕야께서도 만나보신 적이 있는 자일 거예요.] 의미심장하게

한왕; [그저께 밤에 귀면지존에게 죽을 뻔 했던 그놈?] 청풍이 귀면지존이 날린 절맥혈장에 가슴을 맞던 장면을 떠올리고 눈 부릅

귀희; [상시태감 위태무의 정체가 귀면지존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흘린 천불투의 손자이기도 할 거예요.]

한왕; [이거야 원...] 피식! 웃고

한왕; [결국 본왕이 도둑놈의 손아귀에서 놀아났다는 건가?] 콰직! 들고 있던 술잔을 박살내며 웃고. 얼굴은 웃고 있지만 눈은 살기를 뿜어내고. 주변의 궁녀들이 깜짝 놀라며 공포에 질리고. 그때

[어떤 놈이 감히 아바마마의 심기를 어지럽힌 것입니까?] 누군가 말하며 들어서고. 실내의 모두가 입구를 돌아보고

주첨탄; [말씀만 하시면 소자가 달려가 박살을 내버리겠습니다.] 포권하며 들어서는 주첨탄. 배경으로 나레이션. <-한왕의 차남 주첨탄(朱瞻坦)>

한왕; [둘째야! 네가 어쩐 일로 금릉에까지 달려왔느냐?] 반색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예의를 갖추는 인조와 귀희

주첨탄; [아버지께서 대업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계시는데 자식 된 도리로 편히 놀고 먹을 수가 있겠습니까?] 식탁 앞에 포권하고. 하원길은 옆으로 물러서서 고개 숙이고

주첨탄; [말씀만 하시면 힘쓸 일은 소자가 전부 감당하겠습니다.]

한왕; [역시 나 주고후의 아들답구나! 내가 자식은 잘 두었어!] 만족해서 웃고

한왕; [뭣들 하느냐? 첨탄이를 위해 자리를 마련하지 않고?] 궁녀들에게 눈 부라리고

[예 전하!] [자리를 준비하겠사옵니다.] 궁녀들 다급히 대답하며 움직인다. 의자 가져오는 년, 그릇과 식기 준비하는 년

주첨탄; [두분 봉공께서는 자리에 앉으시지요. 식사하시는데 제가 괜한 방해를 했습니다.] 인조와 귀희에게 자리를 권하고

인조; [그럼세.] 자리에 앉고. 귀희는 대답하지 않고 자리에 앉고

한왕; [술! 가장 좋은 술을 가져와라. 오랜만에 아들과 함께 대작을 해야겠다.] 맞은편에 앉는 주첨탄을 보며 궁녀들에게 말하면서 호탕하게 웃는 한왕.

귀희; (왕야의 기분이 급격히 고양되고 있네.) 맞은편에 앉은 주첨탄에게 뭐라 말하며 껄껄 웃는 한왕을 보며 생각하고

귀희; (부전자전...) (자기를 빼닮은 아들이 사랑스러운 것은 이해가 간다만...) 소리없이 한숨

<포악함과 욕심이 많은 것으로는 아비를 능가하는 이 망나니가 과연 왕야의 대업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포권하며 한왕에게 무어라 말하는 주첨탄의 모습 배경으로 귀희의 생각 나레이션

 

#232>

<-손가장(孫家莊)> 시간이 좀 지나서 이제 대낮. 하늘의 해가 중천으로 가고 있고.

손영롱의 거처

손영롱; [위가대원이?] 자수를 놓다가 흠칫! 하며 고개를 들고. 아기자기한 손영롱의 방. 손영롱은 편한 의자에 앉아서 자수를 놓던 중이다.

유모; [지난밤 아가씨도 요란한 폭음에 놀라 깨셨었잖아요.] 나이 든 푸짐한 인상의 유모가 바닥에 무릎 꿇고 걸레로 바닥을 닦으며 말하고

유모; [그게 글쎄 상시태감의 저택인 위가대원에서 일어난 거래요.]

유모; [엄청난 폭발로 위가대원의 건물 여러 채가 날아가고 수많은 하인과 하녀들이 죽음을 당했다네요.] 마루를 닦고

손영롱; [어쩌다가 그런 일이 벌어졌대?]

유모;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주변 살피며 목소리를 낮추고

유모; [오늘 아침 자금성에서 포고령이 나왔는데... 상시태감 위태무가 대역의 죄를 지었다는 거예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손영롱; [대역의 죄!] 놀라고

손영롱; [그... 그럼 위태무의 친인척은 모두 극형에 처해지겠네.] 침 꼴깍

유모; [아마 곧 피바람이 불 텐데...] [지난밤 위가대원에서 일어났던 폭발은 위태무가 대역 죄인으로 몰린 일과 관계가 있는 게 분명해요.]

손영롱; [그래서 아버지가 새벽바람에 입조(入朝)하셨구나.] 깨닫고

유모; [황태손께서 오랜만에 금릉에 오셨으면서도 아가씨를 뵈러 오지 않으시는 것도 그 일 때문일 거예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손영롱을 돌아보고

손영롱; [다른 일도 아니고 역모가 일어났다면 황태손께서도 나까지 생각할 여유는 없으시겠지.] 한숨을 쉬고

유모; [하여간 금릉 일대가 발칵 뒤집히게 될 거예요.]

유모; [그러니까 답답하시더라도 당분간 집 밖으로 나가실 생각은 마세요.] 일어나고

손영롱; [그래야겠네.] 한숨 끄덕이고

유모; [점심 드실 때까지 시간이 남았으니 차와 다과 좀 가져다 드릴게요.] 일어나고

유모; [더 필요한 거 있으세요?] 문쪽으로 가면서

손영롱; [없어.] [고마워 유모.]

유모; [금방 가져다 드릴게요.] 문을 열고 나간다.

탁! 닫히는 문. 혼자 남는 손영롱

손영롱; [며칠 사이에 별일이 다 생기네.] 창 밖을 보며 생각하고. 그러다가

청풍의 품에 안겨 밤하늘을 날던 장면 떠올리는 손영롱. #50>의 장면

손영롱; (그날 밤의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이었을까?) 얼굴 발개지고

손영롱; (그것보다 그분 공자님이 정말 인간이긴 하셨던 걸까?) 자기를 두 팔로 안고 건물 들 위를 날아가던 청풍의 얼굴을 떠올리고.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는 시점

손영롱; (다시 한 번 뵐 수만 있으면 여한이 없을 텐데...)

손영롱; (하지만 이름도 사는 곳도 모르니 내가 그분을 다시 만나는 일은 천지가 개벽해도 일어나지 않겠지?) 생각할 때. 딸칵! 뒤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손영롱; [금방 돌아왔네 유모.] 돌아보고

손영롱; [뭐 놓고 간 거라도 있는 거야?] + [!] 말하다가 눈 치뜨는 손영롱

문을 열고 들어오는 건 유모가 아니라 왕진이다. 죽립을 눌러쓰고 있다. 그래도 왕진 임을 알아볼 수 있게 묘사하고

손영롱; [당신 누군데...] 기겁하며 벌떡 일어나려 하지만

퍽! 퍽! 이미 다가와 손영롱의 가슴 부분의 혈도를 찍는 왕진.

손영롱; [끄윽...] 혈도가 짚혀서 쓰러지는 손영롱.

스륵! 들고 있던 자수 도구도 놓치고

왕진; [미안하오 손소저.] 스륵! 쓰러지는 손영롱을 두 팔로 끌어안고

털썩! 자수 도구들이 바닥에 떨어지고

왕진; [이러고 싶진 않지만 나와 피붙이들의 목숨을 부지하려면 소저에게 신세를 질 수 밖에 없게 되었소.] 손영롱을 두팔로 안아들고

왕진; [은혜는 평생 잊지 않을 테니 나 좀 살려주시구려.] 안아든 손영롱을 내려다보며 음산하게 웃고. 문쪽으로 가면서

손영롱; (공자님...) 눈이 감기면서 청풍을 떠올리고. 왕진은 손영롱을 안고 문을 나서고

<한 번만 더 저 좀 구해주세요!> 휘익! 정원을 배경으로 날아오르는 손영롱의 모습을 배경으로 손영롱의 간절한 애원을 나레이션으로

 

잠시 후. 다른 건물에서 손영롱의 거처로 연결되는 복도를 통해 쟁반 들고 오는 유모. 쟁반에는 차와 과일, 과자등이 얹혀져 있고

다가오다가 흠칫! 하는 유모. 손영롱의 거처 방문이 반쯤 열려있다.

유모; (문이 열려 있잖아.) 방문으로 다가가고

유모; (분명 닫고 나왔었는데...) + [쇤네 돌아왔어요 아가씨.] 어깨로 열린 문을 더 열면서 안으로 들어가고. 하지만 그 직후

[!] 눈 치뜨는 유모

쿵! 방안의 광경. 물론 손영롱은 이미 없고 바닥에는 손영롱이 들고 있던 자수 도구가 떨어져 있다.

유모; [아... 아가씨!] 놀라며 들고 있던 쟁반을 떨구고

와장창! 바닥에 떨어져 깨지고 흩어지고 쏟아지는 쟁반 위의 찻잔, 접시, 과일과 과자들

 

#233>

<-자금성> 정문. 삼엄한 경비. 관병들과 함께 화려한 옷을 입은 금의위 위사들이 출입하는 사람들을 일일이 검문하고 있다. 그 때문에 긴 줄이 자금성 밖에 늘어서 있고. 길가에는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이 모여서서 기웃거리고 있다. 입구 벽에는 위태무의 커다란 초상이 걸려있고. 초상화 위에는 <大逆罪人>, 아래쪽에는 <威太武>라는 글이 적혀있다

흠칫! 하는 금의위 위사들

줄을 선 사람들 무시하고 자금성 입구로 다가오는 사내가 있다. 머리에는 죽립을 눌러썼는데 등에는 상당히 큰 옆으로 길쭉한 상자를 짊어지고 있다. 백변음마가 당아연을 납치할 때와 같은 분위기의 상자. 죽립 쓴 사내는 왕진이다. 그리고 그자가 짊어지고 있는 상자 안에는 웅크린 채 기절한 손영롱이 들어있다.

[멈춰라!] [신분을 밝혀라!] [줄 서있는 게 안보이나?] 왕진을 막아서는 금의위 위사들. 줄 서있던 사람들과 주변에 몰려와 있던 사람들도 돌아보고

왕진; [동방통령(東方統領)에게 보고해주시오.] 슥! 죽립을 한손으로 벗으며 말하고

왕진; [죽어 마땅한 죄인이 죄를 받기 위해 출두했다고!] 쿵! 죽립을 벗자 드러나는 왕진의 얼굴. 순간

(이... 이자는 설마!) (오늘 배포된 수배자의 용모파기에 포함되어있는 얼굴이다.) 놀라면서 급히 작은 수첩같은 것을 꺼내 보는 위사들.

수첩의 한장을 젖히다가 놀라는 위사.

<王振>이란 글 아래쪽에 왕진의 얼굴이 대충 그려져 있다.

<왕진(王振)이다!> <위태무의 최측근 환관인...> 그림과 왕진의 얼굴 번갈아 보며 경악하고 흥분하는 금의위들의 모습.

금의위 위사들이 양 옆에서 왕진의 팔을 잡고 자금성 안으로 들어간다. 다른 위사들이 눈을 부라리며 주변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막고.

[뭐야?] [왜 그래?] [저 사내, 왜 금의위 위사들에게 끌려들어가는 건가?] 자금성 밖에 모여선 사람들 웅성거리고. 헌데

사람들 틈에 끼어서 보고 있는 건달 분위기의 사내 한명

금의위 위사들에게 끌려가는 왕진의 얼굴 크로즈 업

이어 고개 숙여서 종이 한 장을 보는 건달. 그 종이에도 <王振> 이라는 글과 함께 왕진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청풍이 모야차에게 준 그림을 대충 따라 그린 그림이다.

<찾았다!> 건달의 눈 번득이고

 

#234>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225>

위가대원. 이제 해가 떠서 아침이 되었다. 불은 전부 꺼졌고. 여기저기 불탔던 건물들에서 연기만 피어오르고 있다. 관병들이 폐허가 된 위가대원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밤에 죽은 위가대원의 남녀들의 시체 수십구가 마당에 열을 지어 누워있다. 거적을 덮어쓴 채

매화부인의 거처인 안채도 조사하는 관병들

 

#226>

어두운 비밀통로를 걸어오는 관병들. 등을 들고 비추며 걸어온다.

[확실히 이곳으로 어떤 년놈들이 빠져나가긴 했어.] 등불로 바닥을 비추며 걸어오는 관병들. 바닥에는 세 여자가 서둘러 달려간 발자국과 함께 가끔씩 남자 발자국이 찍혀있다

관병1; [계집들 서넛과 사내 한둘이 지나간 것같은데...] 등으로 바닥을 비추면서

관병2; [대역죄인으로 지명된 위태무와 그 인간의 마누라 매화부인 일행이겠지.]

관병3; [년놈을 잡기라도 하면 우리들 인생도 한 번에 필 텐데 말이야.]

관병1; [그렇긴 하네만...] [위태무가 만만치 않은 무공을 지녔다는 말도 있으니 조심해야만해.] 말할 때

드드드! 갑자기 벽과 천장이 진동하고.

[헉!] [뭐... 뭐지?] 기겁하며 긴장하는 관병들

관병1; [앞쪽에서 뭔가 무너진 것같네.] 등을 앞으로 내밀며 걸어가고. 다른 관병들도 긴장하며 걸어가고

곧 벽과 천장이 무너진 곳에 이르는 관병들. 바로 타노가 청풍의 공격에 날아가 등으로 벽을 무너뜨리고 그 무너진 잔해에 깔렸던 그곳

툭! 투둑! 쌓여있는 바위더미들이 들썩이고 있고

[여... 여기서 벽과 천장이 무너졌군.] [만든 지 오래 된 통로라 저절로 무너진 모양이야.] [괜히 긴장했구만.] 안도하는 관병들. 하지만

들썩! 투툭! 쌓여있던 바위더미들이 다시 들썩이고

[헉!] [뭐... 뭐야?] [바위더미 아래에서 무언가 움직인다.] 캉! 차창! 관병들 기겁하며 칼을 뽑고. 직후

[크아!] 콰드득! 커다란 바위를 한 팔로 밀어젖히며 몸을 일으키는 타노. 가슴이 뭉개져서 부러진 갈비뼈가 살 밖으로 튀어나와 있고 온몸이 상처투성이. 팔 하나는 부러져 있고. 입과 코로는 피를 대량으로 흘렸던 흔적이 말라붙어 있다.

[헉!] [사... 사람...] [누... 누구냐 네놈?] 관병들 아연긴장하고 겁 먹으면서 칼로 타노를 겨누는데

타노; [끄윽!] 고통으로 이지러지는 얼굴로 바위 아래에서 나오며 관병들을 돌아보고

등을 든 채 겁에 질려 주춤 거리는 관병들의 모습. 무어라 외치지만 타노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고. 다음 순간

타노; [목이 타들어가던 참인데 잘 왔다!] 화악! 마귀같이 관병들을 덮치는 타노. 한쪽 팔은 부러져 축 늘어트린 채

[헉!] [안돼!] [무... 물러나라!] 슈칵! 쩍! 관병들 기겁하며 칼을 휘두르지만

쩍! 우직! 번개같이 스치는 타노의 손아귀에 관병들이 목과 머리가 그대로 으스러진다

털썩! 퍼억! 펑! 목이 부러지고 머리가 으깨져 나뒹구는 관병들. 들고 있던 등불도 떨어져 기름이 쏟아지면서 불길이 확 일어나고

콱! 발로 시체를 한구 밟는 타노. 이어

우직! 성한 손으로 그 시체의 팔을 통째로 잡아 뜯는 타노. 뜯겨지는 팔에서 피가 뿜어지고. 이어

꿀걱! 꿀꺽! 팔을 쳐들어서 쏟아지는 피를 마시는 타노

타노; (죽일 놈...) 시체의 팔에서 쏟아지는 피를 받아 마시며 눈을 광기로 번뜩이고. 그런 타노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청풍이 날린 철지촌강의 힘이 자신의 가슴을 뭉개버리던 장면이다.

타노; (주군... 아버지께서 십년 넘는 세월동안 환관 노릇까지 하며 추진해 오신 대업을 무산시켜버리다니...) 피를 마시며 살기를 뿜어내고

<오늘 나 위문천(威問天)을 확실하게 죽이지 않는 것을 후회하게 해주겠다.> 끄아아아! 피를 마시던 팔을 쳐든 채 울부짖는 타노의 섬뜩한 모습

 

#227>

<-자금성> 역시 아침 무렵

황태자의 거처.

황태자가 치료 받는 밀실로 통하는 통로. 통로 끝 쪽의 철문 앞에는 늙은 쌍둥이 환관 대신 백운선자와 흑풍선자가 지키고 있다.

흠칫! 하는 두 여자

통로 끝 쪽, 바깥으로 통하는 문이 열리며 일남일녀가 들어온다. 문 밖에서는 여자 무사들이 문을 열어주고 있는데.

들어서는 일남일녀는 황태손 주첨기와 푸른 옷을 입은 여자다. <은하철도999>의 <메텔>같은 긴 생머리에 어쩐지 촉촉한 물기가 느껴지는 여자로 걸친 푸른 옷에는 세차게 치는 파도 문양이 새겨져 있다. 파도 위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문양. 이 여자는 내원의 사대시위장중 녹우선자다. 주첨기는 녹우선자에게 부축되어 밀실 쪽으로 다가오는데 피곤한 표정이 역력하다. 발걸음도 좀 흐느적거린다. 약기운이 완전히 해독되지 않음 모습이고.

[황태손전하!] [어서 오시옵소서.] 녹우선자에게 부축되어 다가오는 주첨기에게 인사하는 백운선자와 흑풍선자.

주첨기; [어머니는?] 녹우선자에게 부축되어 밀실 문으로 다가가며 묻고

흑풍선자; [안에 계시옵니다.] 끼익! 서둘러 밀실의 철문을 열어주고

주첨기; [수고했다 녹우(綠雨)!] 그때까지 부축하던 녹우선자의 손에서 팔을 빼고

주첨기; [어머니가 이런 모습 보시면 근심하실 테니 여기서부터는 나 혼자 들어가마.] 비틀거리며 앞쪽의 열려진 철문으로 다가가고

녹우선자; [예...] 대답하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내원 사대시위장의 일인 녹우선자(綠雨仙子)>

백운선자; [부탁드리겠어요 전하.] 다가오는 주첨기에게 말하고

백운선자; [마마께옵선 벌써 사흘째 한 숨도 안 주무시고 계시옵니다.] [전하께서 좀 강하게 주무시라고 권해주세요.]

주첨기; [그러지.] 끄덕이며 안으로 들어가고

 

#228>

문 안쪽은 여전히 황태자의 치료실. 환관과 의원들과 궁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고. 중앙의 침대에 황태자가 누워있다. 그 옆에 놓인 의자에 황태자비가 피로에 쩐 표정으로 앉아있다. 물론 옷은 원래대로 입었고

들어서는 주첨기. 환관과 의원들과 궁녀들이 눈치 보며 인사하고

주첨기; [어머니...] 다가가고

황태자비; [첨기야.] 돌아보고 억지로 웃고

황태자비; [몸은 좀 어떠냐? 실맥산(失脈散)의 후유증은 없어?] 다가오는 주첨기에게 걱정스럽게

주첨기; [심려 끼쳐드려서 송구합니다.] [어의(御醫)들이 애써준 덕분에 해독은 완전히 이루어졌습니다.] 고개 숙이고

황태자비; [다행이로구나.] 다가온 주첨기의 손을 한손으로 잡으며 애잔한 표정으로 올려다보고

황태자비; [그래도 혹시 후유증이 있을지 모르니 며칠 무리하지 말고 정양(靜養)하도록 해라.] 다른 손으로 주첨기의 손등을 쓰다듬으며

주첨기; [어머니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황태자비; [첨기야!]

주첨기; [예...]

황태자비; [어미는... 어미는 차마 널 볼 면목이 없구나.] 눈물이 눈에 비치고. 그런 황태자비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주첨기의 침실에서 주첨기의 모습을 한 위진천에게 강간당하던 장면. 진짜 주첨기는 침대 옆에 쓰러져 있고 정정이 진짜 주첨기의 가슴을 발로 밟고 있다.

주첨기; [그런 말씀 마십시오.]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황태자비의 손등을 다른 손으로 다독이고

주첨기; [위태무는 원체 교활하고 음흉한 자라 어머니가 아닌 누구라도 감쪽같이 속아넘어갔을 것입니다.] 미소 지으며 위로

황태자비; (그게 아니란다.) 손 끝으로 눈물 닦고

황태자비; (어미는 네 얼굴을 볼 면목이 없는 참담한 일을 당했단다.) 자기를 강간하며 야비하게 웃던 주첨기 얼굴의 위진천을 떠올리고.

황태자비; (널 볼 때마다 그 일이 떠올라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눈 가를 닦고. 그때

주첨기; [아버지의 환후가 안 좋아 보이는데...] [지금 어떤 상태이신지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침대에 누운 황태자를 보며 묻고

황태자비; [지난밤에 잠깐 정신을 차리셨었다만...] 한손은 여전히 주첨기의 손을 잡은 채 역시 황태자를 보고. 다른 손으로 눈가의 눈물 닦으면서

황태자비; [다시 병세가 악화되어 혼절하셨다.] [의원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깨어나시지 못하시는구나.] 한숨 쉬고

주첨기; [섭음보정대법을 시술받으시던 도중에 한왕숙부가 훼방을 한 때문이겠습니다.] 찡그리고

황태자비; [아마 그럴 게다.] 입술 깨물고. 분노

황태자비; [겨우 보충했던 기력도 지난밤에 역적 놈을 상대하기 위해 박룡안을 구사하시는 데 전부 소모해버리신 것같고...]

주첨기; [한왕숙부가 당신도 모르게 아버지를 시해하는 데 성공한 셈이 되었군요.] 입술 깨물고

황태자비; [주고후 그 인간, 반드시 대가를 치루게 해주고 말 것이다.] 이를 바득 갈고

주첨기; [아버지의 환후를 호전시키려면 서둘러서 섭음보정대법을 다시 시술해드려야겠습니다.] 심각한 표정으로

황태자비; [그래야하는데... 사실 좀 막막하구나.]

황태자비; [지금까지 섭음보정대법의 시술에 필요한 계집들은 전적으로 위태무가 수배해왔다.] [그래서 어미는 어떻게 순음지체를 지닌 계집을 찾아올지 막막할 따름이다.]

주첨기; [대놓고 순음지체를 지닌 계집을 찾다가는 심각한 후과(後果;뒤에 나타나는 좋지 못한 결과)가 있을 테지요.] 찡그리고

황태자비; [일단 내관(內官;환관)들을 동원해서 방법을 강구하고 있긴 하지만... 쉽지가 않을 게다.]

황태자비; [지난 사 년여 간 오십여명의 계집들을 소모한 탓에 금릉 일대에서는 찾아낼 가능성이 거의 없고...]

황태자비; [정 안되면 흑사회의 추잡한 인간들이라도 동원해볼 생각이다.]

주첨기; [소자가 직접 나서서 필요한 계집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황태자비; [아니다. 첨기 넌 이 일에 개입해서는 안된다.] 고개 젓고

황태자비; [만에 하나 추문에 휩싸이더라도 어미 선에서 끝나야한다.] [너까지 섭음보정대법을 시술하는 데 관여했다는 것이 알려지면 주고후에게 절호의 기회를 주게 된다.]

황태자비; [그러니 넌 절대 책잡힐 가능성이 있는 일에 끼어들지 말거라.] 엄중한 표정으로

주첨기; [하오나...] 난감

황태자비; [어미의 말 들어라.] 노려보고

주첨기; [예...] 압도당해서 고개 숙이고

황태자비; [그리고 네 아버지가 다시 정신을 차리실 때까지 이곳 출입도 삼가거라.]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내원에 여전히 주고후와 내통하는 년놈이 있을 수도 있고...]

황태자비; [그 년놈들을 통해서 주고후는 섭음보정대법에 너도 관여했다는 누명을 씌울 수 있다.] [그럼 네가 아버지를 이어 제위에 오르는 데 심각한 차질이 생길 것이다.]

주첨기;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황태자비; [첨기야!]

주첨기; [예 어머니!]

황태자비; [네 아버지는 어미가 무슨 짓을 해서라도 영락폐하께서 붕어(崩御)하실 때까지 살아계시게 할 것이다.] 강렬한 눈빛

황태자비; [그러니 너는 아무 걱정 말고 북경으로 돌아가 영락폐하의 원정에 봉사하도록 해라.] 강렬한 표정으로 말하고

압도당해서 침 꿀꺽 삼키는 주첨기.

 

#229>

<-첩혈당> 역시 아침. 좀 활기가 넘친다. 오가는 남녀들과 어깨들도 표정이 밝아졌고

어느 건물. 아늑하다. 시녀들이 음식을 줄줄이 들고 들어간다. 빈 그릇을 내오는 시녀들도 있고

방안에서는 청풍이 첩혈당의 요인들과 진수성찬이 차려진 탁자에 둘러앉아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상좌에 청풍이 앉아있고 그 좌우에 정칠과 철두가 앉아있다. 노인들과 신귀파도 함께 식사를 하는 중인데 포칠낭은 보이지 않고. 모야차는 시녀들을 지휘하여 식사 시중을 드는 중이다. 안주인 역할을 한다. 음식을 나르고 빈 그릇을 치우고. 술잔에 술을 채워주는 등등

모야차; [이른 아침이긴 하지만 소꿉친구분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였는데 술이 빠질 수는 없겠지요?] 산뜻한 옷을 입은 모야차가 청풍의 술잔에 술을 따라주면서 웃고

청풍; [고맙습니다 부인.] 웃으며 술을 받고

모야차; [어머나! 공자 눈에는 제가 설마 유부녀로 보이시나요?] 살짝 삐진 표정

청풍; [이런! 제가 실수를 했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포권하는 시늉하고

모야차; [나이가 나이니만큼 그렇게 오해해도 어쩔 수가 없죠. 미안해하실 것 없어요.] 철두의 술잔에도 술을 따라주고

신귀파; (모야차, 조것이 안주인 노릇을 넉살 좋게 해내는구먼.) 철두에게도 뭐라 하며 웃는 모야차를 보며 웃고. 철두는 좀 머쓱한 표정으로 술을 받고

신귀파; (아직 어린 정칠이를 경험 많고 눈치 빠른 모야차가 보필해주면 우리 첩혈당은 앞으로도 번성하겠지.) 생각할 때

정칠; [자 모두 한잔 합시다.] 두 손으로 술잔을 들고.

모든 사람들이 자기 앞의 술잔을 들고

정칠; [지난 며칠간 어려운 일이 속출하긴 했지만...] [죽지 않는 한 모든 고난은 힘이 된다는 말을 믿도록 합시다.]

[불알... 아니 고향친구들과 재회한 걸 축하하네.] 노인 중 한명이 답사를 하고

함께 술을 마시는 사람들. 모야차만 술병을 든 채 정칠 뒤에서 보고 있고

모야차; (전화위복이라는 말 그대로야.) 술잔을 비우고 서로에게 덕담하는 청풍과 정칠과 철두와 세 노인, 신귀파 등을 보며 미소.

모야차;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날 압도했던 저 젊은 기린아가 정칠의 배후에 있으니 정칠은 첩혈당, 아니 금릉 흑사회 전체를 확실하게 지배할 수 있게 될 거야.) 얼굴 좀 발개지고. 그때

청풍; [분위기 깨서 미안하지만 소저에게 긴히 드릴 부탁이 있습니다.] 술잔을 내려놓고 모야차에게

모야차; [말씀하세요.] 술병을 탁자에 내려놓고

청풍; [잠깐 쉬는 동안 그린 용모파기들인데...] 소매 속에서 종이를 몇 장 꺼내고.

청풍;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경로를 통해서 이자들의 종적을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두 손으로 그 종이들을 내밀고. + 모야차; [그러죠.] 두 손으로 받는 모야차

모야차; [보자...] 받은 종이를 살피고.

종이는 모두 다섯 장이다. 1; 위태무의 얼굴. 2; 혈태자 모습의 위진천. 3; 백일몽. 4; 정정. 5; 왕진. 각각의 종이에는 <威太武> <血太子> <白日夢> <淨淨> <王振> 이란 이름이 적혀있다.

모야차; [상시태감 위태무와 백일몽이란 계집은 그저께 봐서 알겠는데...] 맨 위에 있던 위태무의 종이를 들면서

모야차; [다른 셋은 누군가요?]

청풍; [혈태자라는 자는 위태무의 아들로 지난밤에 황태손 주첨기로 위장하려다 실패했습니다.]

[황태손으로 위장하려 했다고?] [허어! 간덩이가 배 밖으로 나온 놈이로군.] [어젯밤 자금성에서 경천동지할 일이 벌어질 뻔했군.] 신귀파와 세 노인 놀라고

모야차; [정정이라는 년은 위태무와 혈태자의 졸개인 것같고...] 마지막 그림을 보면서

모야차; [왕진?] 왕진의 초상화를 배경으로 모야차의 말

모야차;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인데...] 갸웃! 하고

신귀파; [왕진이라면 위태무의 측근 중의 측근으로 알려진 환관이야.] 대신 말하고

모야차; [그래요?] 돌아보고

신귀파; [제법 배운 게 많은 놈인데...] [야심이 남달라서 자궁환관(自宮宦官;스스로 거세하고 환관이 된 자)이 되었다고 하네.]

모야차; [스스로 거시기를 잘라버리다니... 만만히 볼 놈이 아니로군요.]

신귀파; [위태무가 실각하지 않았다면 다음 대 상시태감이 될 걸로 기대되던 놈이지.]

청풍; [왕진은 위태무의 제자이기도 합니다.]

모야차; [그래요?] 놀라고

청풍; [위태무와 혈태자 부자와 백일몽은 말할 것도 없고 정정과 왕진도 무시못할 무공을 지니고 있습니다.]

청풍; [그자들의 종적을 서둘러 찾아야하는 이유가 있긴 하지만...] [수고하시는 분들께는 그자들을 찾기만 할 뿐 절대 직접 충돌하진 말라고 전해주십시오.]

모야차; [명심하겠어요.]

모야차; [흑사회의 이목은 뻗히지 않은 곳이 없으니 년놈들중 하나라도 곧 찾아낼 수 있을 거예요.] 말하며 입구로 가고.

청풍; (귀면지존이 속한 세력은 무림과 황실을 함께 노릴 정도로 막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 나가는 모야차를 보며 생각하고

청풍; (비록 이번에는 내가 그자들의 야심을 좌절시켰지만... 다음번에도 내가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청풍; (가급적 빨리 그 세력의 정체를 알아내야만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무리 작은 단서라도 놓쳐서는 안되는 것이다.) 생각하는 청풍.

그런 청풍을 보는 철두

철두; (청풍...)

철두; (청풍이 놈의 눈은 이미 금릉 밖을 향하고 있다.) 한숨

철두; (저놈도 그렇고... 분이 역시 금릉이라는 작은 울타리에 가둬둘 수 없는 것들이었다.) 분이를 떠올리며 쓴웃음

<내 욕심만 앞세운 분이에 대한 집착도 이제는 끊어버릴 때가 된 것같구나.>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철두의 생각

 

#230>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매화부인; [왜...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비명 지를 때

<어때? 심장이 놀라서 멎었지?> 슈우! 다시 앞쪽의 벽에서 머리부터 빠져나오는 여우. 옆으로 걸어 나오며 고개 돌려서 청풍을 보는 모습

[벽... 벽 속에서 빠져 나오고 있어.] [흐윽!] 놀라는 매화부인과 포칠낭

<호정도 다른 세상의 존재인지라 네 몸에 직접 타격을 입히진 못해. 하지만 그 영기(靈氣)로 심장이나 머리에 충격을 가할 수는 있어.> 벽에서 완전히 빠져나오며 요염한 표정을 짓는 여우

쾅! 쾅! 주먹으로 가슴을 치며 벽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여우를 노려보는 청풍. 한쪽 무릎을 꿇은 채로

포칠낭; (여우가 뚫고 지나간 충격으로 멈춰선 심장을 다시 뛰게 하려고 가슴을 치고 있어.) 식은땀 흘리며 볼 때

<물론 너 정도 되는 무공을 지닌 인간이 즉사하거나 하진 않겠지.> 스윽! 다시 청풍 앞으로 걸어오는 여우. 그 앞에서 청풍은 연신 오른손 주먹으로 왼쪽 가슴의 심장 부분을 치고 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시도 때도 없이 공격을 당하면 과연 네 몸이 견딜 수 있을까?> 요염하게 웃으며 다가오는 여우

포칠낭; (저 호선을 부리는 년의 장담이 허장성세가 아니야!) 겁에 질리고

포칠낭; (무공으로 어쩌지 못하는 호선이 다시 심장을 뚫고 지나가며 부담을 주면 장청풍 저놈도 견디지 못할 거야.) 침 꼴깍 삼킬 때

청풍; [크아!] 쾅! 가슴을 아주 세게 주먹으로 치는 청풍. 직후

두근! 심장의 모습. 다시 박동하고

청풍; [허억!] 막혔던 숨을 확 토하고. 심장마비에서 벗어났다.

<다시 살아난 거 축하해!> 요염하게 웃는 여우의 얼굴

<하지만 또 한 번 심장이 멎는 짜릿한 느낌을 맛보게 될 거야!> 꼬리를 흔들며 다가오는 여우를 배경으로 들리는 음성. 그 직후

청풍; (멎었던 심장이 다시 뛰긴 하지만... 이 상태에서 재차 공격을 당하면 위험하다.) 헐떡이며 자기 앞으로 다가오는 여우를 노려보는 청풍.

청풍; (무공이 통하지 않으니 다른 수단으로 저 요물을 상대해야만 하는데...) 찡그리고. 그 직후

[!] 눈 번뜩이는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가마에 힘들게 앉아 지긋이 보는 황태자 주고치와 주고치를 덮쳐가다가 무언가에 충격을 받고 몸을 뒤집으며 비명을 지르던 왕진(위진천)의 모습. 왕진(위진천)은 두손으로 눈을 가리면서, 이어

유령익으로 가려진 자신의 몸이 보이지 않는 투명한 밧줄에 꽁꽁 묶여서 꼼짝 못하던 장면이 이어진다. 이번에도 가마 위의 황태자가 지긋이 내려다보는데. 그런 황태자의 뒤로 거대한 사람의 눈이 떠오른다.

청풍; (<천자의 눈(天子之眼)>!) 눈 부릅뜨는 청풍.

청풍; (그걸 흉내 내는 게 가능할지 모르지만 시도는 해보자!) 심호흡 하고

청풍; (혼백과 의지를 온전히 두 눈에 모으는 것이 <천자의 눈>을 펼치는 요체!) 눈을 확 부릅뜨는 청풍의 얼굴 배경으로. 다음 순간

<!> 여우가 경악하고.

쩡! 눈 부릅뜬 청풍의 뒤로 거대한 사람의 눈이 떠오르고

<캥!> 비명 지르며 허공에 펄쩍 뛰어오른다. 겁에 질려서. 하지만 그 직후

<된다!> 화악! 허공으로 튀어 오른 반투명한 여우를 촉수처럼 휘감는 투명한 밧줄들. 머리를 제외한 몸통 전부를 이리저리 휘감는다. 그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21>

[!] 눈 부릅뜨는 귀희.

귀희가 서있는 곳은 어느 건물 위. 멀지 않은 곳에 위가대원이 보인다. 폭발의 여파로 불이 나서 건물들이 활활 타올라 대낮같이 밝다. 위가대원 안에는 시체들이 즐비하고. 관병들이 몰려와 불을 끄고 시체들을 살피고. 주변 저택에서도 사람들이 나와 구경하며 웅성거리고 있다.

<캐앵!> 감전된 듯이 펄쩍 뛰어오르며 고통스러워하는 여우의 모습이 귀희의 뇌리에 떠오르고

귀희; [큭!] 머리를 양손으로 감싸며 비틀하고. 이어

콰드득! 우둑! 투명한 밧줄이 허공에 뜬 여우를 칭칭 감아서 조이고. 여우의 반투명한 몸뚱이가 그 밧줄에 조여져 으스러지려 하는 것이 귀희의 뇌리에 떠오른다

귀희; (저놈의 눈빛이 호정을 으스러트려 소멸시키려고 한다.) (그렇다는 건 저놈의 눈빛이 바로...) 어둠 속에서 강렬한 눈빛을 발하며 일어서는 청풍의 모습이 귀희의 뇌리에 떠오르고. 청풍의 뒤에는 당숙경을 끌어안고 있는 포칠낭과 두 여자 옆에 앉아있는 매화부인이 놀란 표정으로 보고 있다

귀희; (<천자의 눈>이라고도 불리는 박룡안(縛龍眼)이란 말인가?) 머리를 양손으로 감싼 채 괴로워하고. 이를 악물어서 피가 나고

<술법이 아니면서 영적인 존재인 호정을 묶어버릴 수 있는 것은 박룡안뿐이니 분명한 것같긴 한데...> 눈빛을 뿜어내는 청풍. 그 앞에서 투명한 밧줄에 조여져 고통에 몸부림치는 여우의 모습 배경으로 귀희의 생각

귀희; (오직 천자나 천자가 될 인물만이 발휘할 수 있다는 그 박룡안을 저 도둑놈이 어떻게 발휘한단 말인가?) 당혹하며 비틀. 그러다가

<캐앵!> 콰드득! 우둑! 투명한 밧줄에 조여져 몸뚱이가 으스러지며 데굴데굴 구르는 여우의 모습이 귀희의 뇌리에 떠오르고

귀희; (호정이 위험하다!) 슥! 급히 품속에 손을 넣었다가 꺼내고. 그런 귀희의 손가락 사이에는 다시 부적이 하나 들려있는데 그 부적에 꼬리가 아홉 개 달린 여우가 그려져 있다

귀희; (돌아와라 호정!) 푸훅! 오무린 입으로 부적에 피를 확 뿜어내는 귀희.

 

#222>

다시 지하의 어두운 통로. 포칠낭이 바닥에 내려놓은 등이 흐릿한 빛을 발하고 있는 가운데 청풍이 우뚝 서서 앞쪽을 노려보고 있고. 그의 앞쪽 5미터쯤에 반투명한 몸을 지닌 여우가 투명한 밧줄에 이리저리 묶여서 조여지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캥! 캐앵!> 비명 지르는 여우의 몸뚱이는 이리저리 꺾이고 으스러지고 있는 중이다.

매화부인; (꿈... 꿈을 꾸고 있는 것같애.) 눈빛이 몽롱해지고. 그 옆에서 포칠낭도 넋이 나간 표정이 되어 보고 있고.

매화부인; (전설에나 나오던 호선을 직접 보게 되었는데...) 황홀한 표정으로 여우를 보고

<그 호선을 눈빛만으로 죽어가게 만드는 인간까지 보게 되었어.> 청풍이 여우를 노려보는 모습을 배경으로 매화부인의 생각. 그때

청풍; [날 원망하지 마라!] [네놈이 먼저 나를 해코지 하려 들었으니...] 쩡! 준엄하게 말하는 청풍의 눈빛이 더 강렬해진다.

<끼잉! 낑!> 바닥을 뒹굴며 청풍쪽으로 고개를 돌려 애원하는 표정이 되는 여우. 머리는 으스러지지 않고 있지만 몸뚱이는 휴지조각처럼 구겨지고 있다.

청풍; [이제 와서 애원해도 소용없다. 네놈을 부린 계집이나 원망해라!] 화악! 청풍의 눈이 백열되고 온몸에서 강한 기운이 터지는데, 직후

퍼억! 갑자기 연기처럼 꺼져 사라지는 여우

청풍; [!] 찡그리는 청풍

매화부인; (사라졌어!) 놀라고. 포칠낭도 흠칫 놀라고

매화부인; [없... 없앤 거예요 호선을?] 침 꼴깍 삼키며 묻고. 여기서부터는 청풍에게 압도당해서 존댓말을 한다

청풍; [아닙니다.] 고개 젓고

청풍; [그 여우를 부리던 계집이 소환해서 데려갔군요.]

매화부인; [아...] 놀라고 안도하고

포칠낭; [누... 누군가요? 여우귀신을 술법으로 부릴 줄 아는 계집은?]

청풍; [이 정도 술법은 오직 배교(拜敎)와 신녀문(神女門)의 제자들만이 구사할 수 있을 텐데...] 귀희를 떠올리고

청풍; [아마 신녀문의 출신의 계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돌아서고

포칠낭; [무산에 칩거한 채 세상일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는 신녀문이 무슨 일로 공자를 노린 걸까요?] 조심스럽게 묻고

청풍; [그렇게 말입니다.] [그보다 당부인은 상태가 어떻습니까?] 포칠낭이 안고 있는 당숙경을 내려다보며 묻고

포칠낭; [기진해서 정신을 놓은 상태인데...] 당숙경을 내려다보고

포칠낭; [다시 정신이 돌아온다 해도 과연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청풍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청풍; (내 치기(稚氣)가 초래한 업보다.) 포칠낭 옆에 한쪽 무릎을 꿇으며 당숙경을 보고. 한숨 쉬며

<여러 목숨을 다치게 했으니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루게 되겠구나.> 당숙경의 눈가의 눈물을 손가락으로 닦아주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23>

다시 귀희가 서있는 건물 지붕 위. 귀희는 피에 젖은 부적을 들고 눈을 반쯤 감은 채 주문을 외우고 있고. 직후

화악! 부적이 일거에 확 타면서 연기가 확 일어나고.

슈우! 그 연기는 고통스러운 표정과 몸짓의 여우가 되고

푸식! 부적이 완전히 타 사라진다. 그에 따라 허공에 떠서 꿈틀대던 여우가 완전한 형태를 갖추고. 이어

<끼잉!> 겁에 질려 울면서 귀희에게 달려드는 여우

귀희; [미안하다 호정.] 두 팔로 안겨드는 여우를 끌어안고. 여우는 솜사탕이나 구름같은 형태로 귀희의 팔에 안기고

귀희; [그놈이 설마 <천자의 눈>을 지녔을 줄은 몰랐어.] [미리 알았다면 널 놈에게 가까이 접근시키지 않았을 거야.] 여우를 쓰다듬고. 여우는 달달 떨면서 귀희의 품에 파고 들고

귀희; (나는 무공이 높은 자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술법으로 얼마든지 피하거나 해치울 수 있으므로...) 여우를 쓰다듬으며 생각

귀희; (오직 술법과 영력(靈力)이 강한 자를 꺼려할 뿐인데...) 청풍이 눈을 빛내던 장면 떠올리고

<불로왜선 풍완령, 그 난쟁이 년 외에도 내게 천적이 될만한 인간이 한명 더 당금의 하늘 아래 있었구나.> 건물 위에 서서 생각하는 귀희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헌데

 

불타는 위가대원에서 좀 떨어진 골목. 어둠 속에 숨어서 그런 귀희를 훔쳐보는 사내. 왕진이다. 청풍에게 당한 부상이 완전히 낳지 않아서 옷속의 가슴을 붕대로 감고 있다.

왕진; (저 계집은 한왕이 초빙한 고수들 중 최강자라는 이대봉공(二大奉公) 중 귀희...) 건물 지붕 위에 여우를 안고 서있는 귀희를 훔쳐보며 겁에 질리고

왕진; (오늘 밤 위가대원을 공격한 건 역시 한왕이었던 것이다.) 침 꿀꺽

왕진; (사부가 측근들을 은밀히 빼돌리기에 미리 낌새를 채고 위가대원을 빠져나온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만...) 불타는 위가대원쪽을 보며 겁에 질리고

왕진; (사부의 정체가 들통 난 게 확실한 이상 내가 발붙일 곳은 천지간에 어디에도 없게 되었다.) 초조한 표정으로 입술 깨물고

왕진; (내가 사부의 최측근이라는 건 남경분조에서 모르는 자가 없고...) (당연히 나도 사부와 함께 대역죄인으로 낙인 찍혀 구족이 멸해질 게 분명하다.) 초조. 두려움

왕진; (내 한 몸이야 어디엔들 숨지 못하겠냐만...) (내 출세에 목을 매고 있는 일가친척들을 씨몰살 당하게 방치할 수는 없다.)

왕진; (개, 돼지처럼 죽임을 당할 신세가 된 피붙이들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왕진: (사처구생(死處求生;죽을 곳에서 살길을 찾음)뿐이다!) 무언가를 결심하는 왕진

 

#224>

<-첩혈당> 새벽이 가까워지는 밤이지만 큰 건물 앞에 불이 켜져 있다.

불이 켜진 대청 앞. 두 명의 여자가 초조한 기색으로 서성이고 있다. 모야차와 신귀파. 두 여자 뒤에는 두 필의 말고삐를 잡은 어깨들이 대기하고 있다.

대청에서 나오는 두 사람. 정칠과 철두. 정칠은 가슴을 붕대로 감고 있는 게 상의의 벌어진 사이로 보인도. 팔대사두에 속하는 세 노인이 둘의 뒤에서 따라 나온다

모야차; [용두!] 대청을 나서는 정칠에게 다가가고

모야차; [몸도 성치 않은데 정말 강녕(江寧)까지 가려는 거야?] 걱정

정칠; [죽을 상처를 입은 것도 아니고...] [운신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으니 서둘러 가봐야만 하오.] 말 고삐를 잡고 있는 어깨들 쪽으로 가고. 어깨들은 고개 숙이며 인사하고

모야차; [하지만 너도 겪어봤듯이 저녁에 쳐들어왔던 놈들은 우리가 어쩔 수 있는 것들이 아니야.] 따라가며 울상

모야차; [설령 강녕에 늦지 않게 도착한다고 해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을 거야.] [자칫 그것들 손에 개죽음을 당할 뿐이라고!] 어깨에게서 말고삐를 넘겨받는 정칠의 팔을 잡으며 울상. 애원. 옆에서 철두도 말 고삐를 받고 있고

정칠; [개죽음이란 건 없소.] 말의 등을 다독이며

정칠; [불알친구의 가족이 위험에 처했는데 모른 척하고 평생 후회 속에 사느니...]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보다가 깨끗하게 죽는 편이 낫기 때문이오.] 모야차를 돌아보며 태연하게 웃고

모야차; [용두...] 울먹이고. 더는 말리지 못하는데. 그 직후

<네 그 말을 들으니 내가 그동안 헛 산 건 아니라는 걸 실감하게 되는구나.> 누군가의 말이 들려 모든 사람들 깜짝 놀라고. 직후

화악! 돌풍이 일어나며 마당에 누군가 나타난다.

정칠과 철두는 흠칫!

[헉!] [누... 누구냐?] 어깨들과 노인들이 기겁하며 경계할 때

쿵! 마당에 나타나는 청풍. 헌데 얼굴만 보이고 목 아랫부분은 안보인다. 무언가 커다란 풍선 같은 윤곽이 목 아래에 있고. 유령익으로 무언가를 가리고 있는 모습이고

정칠; [너...] 눈 치뜨고 + 철두; [네놈...] 역시 눈 치뜨고

모야차; [장... 장공자!] 놀라고

신귀파와 노인들; (저 놈이 바로...) (모든 사단의 원인인 용두의 불알친구 장청풍!) (헌데 무슨 조화로 얼굴만 보이는 것인가?) 놀라고 복잡한 표정

정칠; [너 이 자식! 무사했구나!] 팟! 감격해서 와락 청풍을 끌어안으러 달려드는데

청풍; [아무리 반갑더라도 진정해라! 위중한 환자가 있으니...] 펄럭! 말하는 청풍의 몸에 둘러쳐진 유령익의 앞자락이 저절로 좌우로 벌어지고

[!] 청풍을 끌어안으려다 놀라 급정거하며 눈 치뜨는 정칠. 그 뒤에서 철두도 눈 부릅

쿵! 유령익이 허공으로 확 치솟으며 드러나는 청풍의 전모. 두 팔로는 기절한 당숙경을 안고 있고. 청풍의 등쪽에는 좌우에서 두 팔로 청풍의 목에 매달려있는 매화부인과 포칠낭. 두 여자는 봇짐을 등과 허리에 짊어지고 있다. 매화부인은 눈을 감고 있고 포칠낭은 눈을 살며시 뜨는 중이다.

[주모!] 기절한 당숙경의 모습 배경으로 사람들이 경악성. 당숙경의 두 손은 천을 찢어 만든 붕대로 감겨있다. 칼날을 맨손으로 움켜잡아 난 상처. 가슴 부분도 옷 속에 붕대로 감고 있는 게 보인다. 자살하려고 칼로 가슴을 찌른 상처 때문

[포칠낭!] 청풍의 목에서 팔 풀며 눈치 보는 포칠낭 배경으로 역시 놀라는 음성. 매화부인은 아직 눈을 감고 있고

신귀파; [어떻게... 어떻게 된 겐가?] 급히 다가오고. 모야차도 마지 못해 따라오고

신귀파; [주모를 자네가 어떻게 모시고 온 건가?] 두 팔을 뻗어서 청풍이 안고 있는 당숙경을 받아 안으면서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자세한 사정은 포부인께서 해주실 테고...] 신귀파에게 당숙경을 건네주면서 포칠낭을 보고. 포칠낭은 청풍의 목에서 팔을 풀고 옆으로 물러서며 쭈뼛거린다. 매화부인은 여전히 청풍의 목에 팔을 걸고 있는데 얼굴이 좀 발개졌다.

청풍; [우선 거처로 모시고 가서 보살펴주십시오. 탈진해서 상태가 좋질 않습니다.] 당숙경을 완전히 신귀파에게 건네주고

신귀파; [그렇게 함세.] 돌아서고

신귀파; [칠낭! 네년은 날 따라와라.] 당숙경을 안고 가며 포칠낭을 흘겨보고

포칠낭; [그... 그러죠.] 억지 웃으며 신귀파를 따라가고.

청풍; [이제 눈을 뜨셔도 됩니다 매부인.] 자기 목에 매달려 있는 매화부인을 돌아보며 쓴웃음 짓고

매화부인; [그... 그래요?] 마지 못해 눈을 조금 뜨고. 그러다가

앞쪽에서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보고 있는 정칠과 철두와 모야차와 세 노인

매화부인; [고... 고마워요 공자.] 수줍어하며 청풍의 목에서 팔을 떼고

청풍; [이분은 상시태감댁의 마님이신 매화부인이시네.] 정칠과 철두, 모야차에게 매화부인을 소개하고. 매화부인은 새침한 표정으로 머리를 만지는 중이고

(저 계집이 바로...) (남경분조의 최고 권세가인 위태무의 채호 매화부인...) 정칠과 철두, 모야차, 세노인들 좀 당황하고

정칠; [정칠이 부인께 인사 올립니다.] 포권하고. 다른 사람들도 마지 못해 포권하고

정칠; [누추한 곳이지만 부인의 집인 듯 편히 계십시오.]

매화부인; [말씀만으로도 고마워요 용두.] 새침하게 인사하고

정칠; [매부인 접대는 누님이 해주시오.] 모야차에게

모야차; (누님...) 좋아라 하고. + [그렇게 할게.]

모야차; [이리로 가시지요.] [잠을 못 주무신 듯하니 우선 제 거처에 가셔서 쉬시도록 해요.] 매화부인을 안내하고

매화부인; [신세질게요.] 도도하게 끄덕이며 모야차를 따라간다.

 

그 사이에 대청 옆으로 돌아가고 있는 신귀파와 포칠낭.

포칠낭; (저 어린 놈...) 청풍을 곁눈질로 보며 복잡한 표정. 청풍은 정칠, 철두와 함께 서서 모야차가 매화부인을 다른 곳으로 데리고 가는 걸 보고 있다...

<어딘지 세상의 존재가 아닌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청풍의 옆모습 배경으로 포칠낭의 생각

포칠낭;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저놈과 함께 한 경험 때문일까?) (지금까지는 심각하게 여겨졌던 일들이 다 하찮게 느껴진다.) 한숨 쉬며 앞서가는 신귀파를 따라간다.

<그리 길게 남지도 않은 여생, 어떻게 살아야만 죽을 때 그나마 후회가 덜 남을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겠다.> 신귀파를 따라가는 포칠낭의 생각 나레이션

 

정칠; [이 자식!] 콱! 청풍을 끌어안고.

정칠; [무사했구나! 무사했어.] 청풍을 끌어안고 울며 감격하고

청풍; [다 큰 놈이 질질 짜기나 하고... 어릴 때와 변한 게 전혀 없구나 정칠!] 웃으며 정칠의 등을 다독이고. 그래도 눈시울이 붉어졌고. 그때

털썩! 무릎을 꿇는 철두. 정칠을 다독이다가 돌아보는 청풍

철두; [미안하다 청풍!] 무릎 꿇은 채 청풍을 향해 고개 조아리고. 끌어안고 있던 청풍과 정칠은 떨어지고

철두; [내가 주제넘게 설쳐 대는 바람에 분이와 분이 엄마를 위험에 빠뜨렸다.] 바닥에 이마 대며 이를 악물고.

청풍; [그만 자책해라.] 철두의 조금 앞,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으며 철두의 팔을 잡아 일으키고.

청풍; [네 잘못은 없다. 그저 운 나쁘게 악독한 인간에게 걸려들었을 뿐이니...] 팔을 잡아 고개 들게 한 철두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철두; [하지만...] + 청풍; [말 들어 임마!] 철썩! 철두의 뺨을 살짝 친다.

청풍; [내가 괜잖다는 데 뭐가 문제인 거냐?] 눈 부라리고

철두; [청풍아...] 감격

청풍; [그리고 분이와 분이 어머니는 무사하다. 내가 확인했으니 안심해도 좋다.]

철두; [정... 정말이냐?] 반색 안도하고

청풍; [금릉에서의 일이 마무리 되는 대로 함께 강녕에 가보자. 분이도 반가워할 거다.]

철두; [잘 됐다!] 청풍의 손을 두 손으로 잡고 울고. 청풍이 흠칫! 할 때

철두; [분이가 무사하다니 정말 잘 됐어!] 청풍의 손을 두 손으로 잡고 고개 떨군 채 닭 똥같은 눈물을 뚝뚝 떨구고

청풍; [그 자식 참, 덩치 값도 못하고...] 청풍도 눈이 붉어지며 한숨.

정칠; (뭐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이게 불알친구들끼리의 장점이지.) 정칠의 눈시울도 붉어지고

<샘내고 투닥 거려도 어쩔 수 없이 함께 보낸 어린 시절의 추억 때문에 극단으로 치달을 수는 없으니...> 장내의 모습을 배경으로 정칠의 생각 나레이션

 

#225>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청풍; [다행히 늦지 않았군.] 쩡쩡! 강철처럼 변한 채 진동하는 팔을 내리며 말하는 청풍. 그러다가

[!] 움찔! 하며 타노의 뒤에 있는 당숙경을 보는 청풍.

당숙경은 필사적으로 일어나려 하며 눈을 치뜬 채 청풍을 노려보고 있다. 이를 바득 바득 갈면서. 온몸에서 살기가 뿜어지는 모습이고.

청풍; (저 여자...) 곁눈질로 당숙경을 보고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낸다. 누군데 내게 저토록 섬뜩한 살의를 품고 있는 것일까?> 이를 바득 바득 갈며 청풍을 노려보는 당숙경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은 포칠낭은 봤지만 당숙경을 본 적이 없다. 반면 당숙경은 초상화를 통해서 청풍의 얼굴을 알고 있다.

청풍; (분명 본 적이 없는 여자인데...) 생각할 때

포칠낭; [조심...] 자기도 모르게 비명 지르고

슈악! 쩍! 이미 청풍을 난도질하고 있는 타노. 아주 빠르다. 청풍은 그자의 칼질에 몸이 여러 토막 나는 것처럼 보이고

매화부인; [악!] 비명 지를 때

스악! 청풍의 모습이 미끄러지듯 흘러 옆으로 피하고. 타노는 헛손질한 표정으로 눈 부릅뜬다

포칠낭; (피했어!) + 매화부인; [아...] 안도할 때

슈칵! 쩍! 청풍을 따라붙으며 빗발치듯 칼질을 하는 타노

청풍; [도룡도법(屠龍刀法)이로군.] 휘익! 스슥! 유령같이 움직여서 간발의 차이로 섬광들을 흘려보내며 눈 번뜩이고

쩍! 서걱! 빗발치듯 칼질을 하는 타노. 이리저리 휘어지는 칼 바람들이 청풍을 난도질한다. 하지만

청풍; [도룡도법이 변화막측하고 치명적인 위력을 지닌 건 사실이지만...]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 그 칼 바람들을 피하고

청풍; [안타깝게도 난 이미 도룡도법을 알고 있다.] 슈악! 휘어지며 날아드는 섬광들 사이로 파고들면서 강철같이 변한 오른손을 후려치는 청풍. 손아귀를 웅크린 채 찍어온다

[!] 가슴으로 날아드는 청풍의 강철같이 변한 손을 보며 눈 부릅뜨는 타노

쩡! 몸을 팽이처럼 돌리며 칼 날을 세워 청풍의 손아귀를 막으려는 타노. 하지만

콰창! 청풍의 웅크린 손에 닿자 유리처럼 깨지는 타노의 칼.

타노; [큿!] 팟! 그 충격을 빌어 뒤로 휙 날아가는 타노

따당! 타노의 깨진 칼의 앞쪽 칼날 부분이 일어나 앉은 당숙경의 앞에 떨어지고. 눈 치뜨고 이를 갈다가 그걸 보는 당숙경

청풍; [여기까지다!] 쩡! 뒤로 날아가는 타노를 그림자처럼 따라붙으며 오른손을 강하게 무찔러 내는 청풍.

타노; (피할 수는 없다!) 눈 부릅뜨며 심호흡하고. 뒤로 날아가는 자세로

타노; (그렇다면 그 무공을 쓸 수밖에 없다. 정체가 드러나는 한이 있더라도...) 콰득! 발을 앞뒤로 해서 바닥에 버티는 타노. 이어

타노; [크아!] 두 주먹 불끈 쥐며 기합. 가슴을 부풀려서 앞으로 내밀고.

바웅! 지지지! 그런 타노의 몸이 벼락에 덮이고. 붉은 막이 생긴다

청풍; (탄천혈벽(彈天血壁)?) 부악! 눈 부릅뜨면서 더 강하게 손을 후려치고. 혈태자의 모습을 한 위진천이 탄천혈벽을 펼치던 장면을 떠올리고

<탄천혈벽이라면 직접 가격할 경우 타격이 고스란히 내게 돌아온다.> 혈태자가 몸에 두른 탄천혈벽에 반사되어 나온 비파천강지에 하마터면 관통 당할 뻔 하던 장면이 청풍의 머리 속에 이어지고

청풍; (철지촌강의 힘을 격산타우(隔山打牛;산을 사이에 두고 소를 때림)의 이치로 써보자!) 지징! 강철처럼 변한 채 웅크린 청풍의 오른손이 진동하며 내질러진다

꽝! 마침내 청풍의 오른손이 타노가 앞으로 내민 가슴을 둘러싼 붉은 막을 후려친다. 직후

투쾅! 타노의 몸에서 강한 진동이 일어나 청풍에게 밀려오고

청풍; (역시...) 쾅! 콰드드! 팔을 구부리고 양손을 펼쳐서 자신의 몸을 때린 충격파를 막으며 뒤로 쭈욱 밀려나는 청풍. 두발로 버티면서.

매화부인; [악!] 놀라 비명. 포칠낭도 눈 부릅. 직후

꽝! 붉은 막 안쪽의 타노의 가슴을 후려치는 강력한 힘

콰직! 타노의 가슴이 뭉개지며 부러진 갈비뼈가 튀어나오고

타노; [컥!] 펑! 입과 코로 피를 토하는 타노의 몸이 뒤로 포탄에 맞기라도 한 듯이 날아가고

꽝! 뒤쪽의 벽을 등으로 강하게 때리는 타노

콰드득! 그대로 벽이 무너지며 그 벽 뒤의 빈 공간으로 쓰러지는 타노. 등부터. 이어

콰드드! 콰쾅! 나뒹군 타노 주변의 벽과 천장이 그대로 무너지고.

그 잔해에 깔려 모습이 사라지는 타노

매화부인; [아!] 안도하고.

청풍; (남아있는 혈왕의 절기들 최강의 수법인 탄천혈벽을 쓸 줄 알다니...) 주르르!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비틀거리고. 타노가 깔린 무너진 벽을 보며

청풍; (비록 불구의 몸이고 종의 신분이긴 했지만 타노는 위씨일족 내에서의 지위가 평범하진 않았던 것같다.)

청풍; (대독금봉에 쏘인 후유증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간단히 쓰러트리진 못했을 테고...) 부르르! 탄천혈벽을 상대했던 오른손이 경련을 일으킨다. 바로 그때

[으아아아!] 악을 쓰는 소리가 들리고. 흠칫 돌아보는 청풍.

당숙경; [죽어! 이 원수!] 부러진 칼을 맨손으로 움켜쥔 당숙경이 미친년처럼 청풍에게 달려든다. 흠칫! 하며 돌아보는 청풍

매화부인; [왜 그래 언니!] + 포칠낭; [주모!] 두 여자가 깜짝 놀라 비명 지를 때

당숙경; [내 아들 살려놔! 내 아들 살려놓으란 말이야!] 휙! 부악! 악을 쓰며 미친 듯이 부러진 칼을 휘두른다. 물론 청풍을 베지는 못한다. 청풍은 당황하면서도 조금씩 몸을 움직여 피하고. 칼을 움켜쥔 당숙경의 손아귀가 피로 물들어 있고

청풍; (아들을 살려내라?) 흠칫! 하며 칼질을 피하고. 당숙경은 무공을 익힌 여자가 아니라 그다지 위협적이진 않다

당숙경; [으아아아!] 휘익! 부악! 발작하며 부러진 칼날을 미친 듯이 휘두르고. 그러다가

콰당탕! 청풍이 피하자 균형을 잃고 야하게 발라당 나뒹구는 당숙경

청풍; [포사두! 혹시 이 여자가...] 스윽! 나뒹군 당숙경의 옆에 멈춰서며 포칠낭을 보며 묻고

포칠낭; (저 놈, 날 알고 있었어!) + [맞... 맞아요.] 좀 겁에 질려서 끄덕이고. 여전히 손에 등을 든 채

포칠낭; [그분이 첩혈당의 안주인이었던 당숙경이란 분이에요.]

청풍; (역시...) + [그랬군.] 좀 침통한 표정으로 당숙경을 돌아보고

당숙경; [끄윽!] 벌벌 떨면서 일어나 앉고 있고.

맨손으로 칼을 움켜쥐었던 당숙경의 오른손은 피투성이가 되어 있고

청풍; [헌데 아들을 살려내라니 무슨 소리요?] 곁눈질로 당숙경을 보며 다시 포칠낭에게 묻고

포칠낭; [주모의 아들... 이보옥이 어젯밤에 목을 맸어요.] 흘겨보며 말하고

청풍; [그런 일이...] 충격 받고 눈 부릅. 얼굴 굳어지고

당숙경; [죽여...] 다시 일어나며 비틀비틀. 피투성이가 된 손에는 부러진 칼을 들고. 눈에 핏발이 선 채 이를 갈고. 돌아보는 청풍.

당숙경; [나도 죽여 봐라 이 마귀새끼야!] 팟! 악을 쓰며 마구잡이로 칼을 휘둘러대며 청풍에게 돌진하고.

청풍; [고정하시오 부인.] 스윽! 피하면서 한숨 쉬고

청풍; [아드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줄은 몰랐소. 정말 미안하오.] 포권하며 고개 숙이지만

당숙경; [미안하면 내 손에 죽어! 네놈도 내 손에 죽으란 말이야!] 휘익! 휙! 악을 쓰며 칼을 휘두르지만. 물론 당숙경의 칼질은 청풍의 몸에 닿지 않는다. 그러다가

청풍; (난감하게 되었군.) 슥! 한숨 쉬며 피하는 청풍. 비틀! 그 바람에 다시 균형을 잃는 당숙경

[악!] 콰당탕! 또 다시 나뒹구는 당숙경. 매화부인에게서 멀지 않은 곳이다.

매화부인; [언니...] 당숙경에게 기어가고. 당숙경은 벌벌 떨며 다시 일어나려 하고

매화부인; [이러지마 언니! 이런다고 죽은 아들이 살아 돌아오는 게 아니잖아.] 가까이 다가가서 당숙경을 부축하려 하지만

당숙경; [저리가!] 팟! 칼 쥐지 않은 왼손으로 매화부인을 확 밀치고. 눈에 핏발이 선 채. + 매화부인; [학!] 콰당탕! 뒤로 발라당 나자빠지고

당숙경; [내 손에 못 죽어주겠다 이거지?] 이를 갈며 청풍을 노려보고. 그 옆에서 매화부인은 야한 모습으로 발라당 나뒹굴고 있고

당숙경; [오냐! 그럼 귀신이 되어서 복수를 해주마!] 콱! 칼날을 거꾸로 쥐어 자신의 가슴 겨누고

[!] 그걸 보고 흠칫! 하는 청풍.

포칠낭; [흑!]

매화부인; [안돼!] 나뒹굴었다가 고개 들며 비명

당숙경; [네놈과는 단 한시도 한 하늘을 이고 살지 않겠다.] 푹! 두 손으로 쥔 칼날을 그대로 자기 가슴에 쑤셔 넣는다. 풍만한 왼쪽 젖가슴이고.

매화부인; [악!] 비명. 직후

콱! 당숙경의 왼쪽 가슴에 끝 부분이 박힌 칼날을 옆에서 뻗은 손이 움켜쥔다. 그 때문에 칼날은 더 이상 깊이 박히지 않고

청풍; [이러면 아니되오 부인.] 몸을 숙여서 칼날을 잡은 채 한숨

당숙경; [네... 네놈이...] 가슴에 칼을 박아 넣으려 애쓰며 청풍을 돌아보고. 핏발이 선 눈으로 노려보며

청풍; [아드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불상사에 대해서는 다른 방법으로 보상을 해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진정하십시오.] 칼날을 쥔 채 한 쪽 무릎 꿇으며 말하지만

당숙경; [다른 보상 따윈 필요 없어! 보상하고 싶으면 네놈 목숨을 내놔!]

당숙경; [내 아들을 죽게 만들었으니 네놈도 죽으란 말이야.] 악을 쓰며 몸부림을 치고

매화부인; (아주 어거지를 쓰네.) 당숙경이 울부짖으며 악을 쓰는 걸 보며 눈 흘기고. 넘어졌다가 바닥에 다시 일어나 앉으며

매화부인; (이보옥이란 놈이 얼마나 개차반이었는지는 내 귀에까지 들어왔는데 말이야.) (제 새끼가 잘못 한 건 생각 안하고 잘 생기고 착한 장공자만 탓하고 있어.) 눈 흘기고. 그 사이에도 당숙경은 악을 쓰며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러다가

당숙경; [보옥이... 우리 보옥이를 살려내.] 스륵! 목소리가 잦아들며 눈을 까뒤집는 당숙경. 기절한다. 바닥에 쓰러지고

포칠낭; [주모님!] 급히 다가오고

슥! 툭! 그때까지 쥐고 있던 칼날을 놓치는 당숙경의 손아귀 피투성이가 되었다.

털썩! 기절해서 바닥에 야하게 쓰러지는 당숙경

포칠낭; [주모님!] 탁! 바닥에 등을 내려놓으며 당숙경을 안으려 하고.

포칠낭; [정신 차리세요 주모님. 정신 차리세요.] 당숙경을 끌어안고 흔들고. 그 옆에서는 청풍이 한쪽 무릎을 꿇은 자세로 한손에는 부러진 칼날을 쥐고 있다.

청풍; (이보옥, 그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줄은 몰랐다.) 그걸 보며 좀 후회하는 표정.

청풍; (결국 감정이 격해져서 이보옥의 남근을 잘라버린 것이 일파만파의 파문을 일으킨 셈인데...)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뜨는 청풍.

청풍; (지하로 들어온 직후부터 느꼈던 것인데...) 자신이 온 어둑한 지하통로를 보고

<저곳에 뭔가가 있다.> 츠으! 어둠 속에서 무언가 희끄므레한 형상이 작게 보이는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때

매화부인; [어... 어때?] 무릎걸음으로 다가오며 포칠낭에게 묻고. 포칠낭은 당숙경을 품에 안고 이마의 땀을 닦아주고 있다.

매화부인; [혹시 잘못 되는 건 아니지?] 당숙경을 들여다 보며

포칠낭; [다행히 탈진해서 정신을 놓은 것뿐이에요.] 당숙경을 품에 안고 한숨 쉬며 대답하고

매화부인; [하긴 오랫동안 식음을 전폐해왔으니 몸이 상할 대로 상했겠지.] 당숙경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한숨 쉬고. 이어

매화부인; [장공자!] 청풍을 돌아보고

매화부인; [제삼자(第三者)인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입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마디 해야겠네.] 준엄한 표정으로 청풍을 돌아보는데. 청풍은 한쪽 무릎을 꿇은 자세로 여자들이 달려온 지하통로쪽을 보고 있다. 그쪽은 칠흑같이 어둡고

매화부인; [숙경언니 아들이 개망나니라는 소문은 나도 들었지만 그래도 고자로 만든 건 좀 심한...] 말하다가 흠칫! 하고

청풍이 이마 찡그린 채 어둠 속을 보고 있다.

매화부인; (요 귀염둥이가 내 말을 씹으면서 뭘 보고 있는 거야?) 고개 돌려서 청풍이 보는 쪽을 보고. 그 직후

눈 부릅뜨는 매화부인

스으! 어둠 속에 하얀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는 게 보이고. 개나 고양이같다

매화부인; [엄마야!] 와락! 포칠낭의 등 뒤로 숨으며 비명을 지르고. 당숙경을 보살피다가 흠칫! 하며 돌아보는 포칠낭

포칠낭; [왜 또 호들갑이에요?] 눈을 흘기며 매화부인을 돌아보고

매화부인; [저기... 저기 뭐가 있어!] 포칠낭의 뒤에 숨어 손가락질하고

포칠낭; [뭐가 있다고 그래요?] 고개 돌려 보고. 직후

[!] 눈 치뜨는 포칠낭.

반짝! 어둠 속에서 빛이 반짝인다. 하얀 짐승 형태의 눈 부위가 반짝이고 있고

포칠낭; [흑!] 역시 겁에 질려 전율하며 청풍의 뒤로 피하려 하고. 시선은 어둠속에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보며

청풍; [이곳에서 움직이지 마시오.] 슥!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고. 손에는 부러진 칼날을 들고 있고. 이어

청풍; [모습을 드러내라!] 손에 쥐고 있는 부러진 칼을 앞으로 겨누며 말하고. 한 걸음 나서서 몸으로 여자들을 가리면서

청풍; [네가 입구에서부터 내 뒤를 밟아왔다는 걸 알고 있다.] 지징! 앞을 겨눈 칼날이 빛을 발하며 진동하더니

화악! 칼날이 등불처럼 밝아진다. 그러자

쿵! 어둠 속에 서있는 여우 한 마리의 모습이 드러난다. 꼬리가 아홉 개 달려서 공작 꽁지처럼 펼쳐져 있고 눈을 보석처럼 반짝인다. 물론 진짜 여우가 아니고 귀희가 부적을 태워서 만든 호정이라는 존재다.

포칠낭; [여... 여우!] 놀라고 겁에 질리는 포칠낭.

매화부인; [이런... 이런 곳에 어떻게 여우가...] 조금 안도하지만

청풍; [진짜 여우가 아니오.] 등불처럼 밝게 빛나는 칼날로 여우를 겨누며 말하고

매화부인; [진짜 여우가 아니라니...] 의아하고. + 포칠낭; [!] 눈 치뜨고

포칠낭; [자... 자세히 보세요 마님!] 손가락질하며 공포에 질리고. 흠칫! 하는 매화부인

<발이 바닥에 닿지 않고 있고 몸을 통해 뒤쪽이 그대로 비춰 보여요.> 여우의 모습 크로즈 업. 네발이 바닥에서 약간 떠있고. 반투명해서 여우의 몸에 비밀통로의 뒷부분 형상이 흐릿하게 떠오른다

매화부인; [정... 정말이야!] 공포에 질리고

매화부인; [꼬리가 아홉 개 달린 것도 그렇고... 호선(狐仙;여우 귀신)인가봐.] 겁에 질려 달달 떨고

<찾았다!> 쌔액 웃으며 다가오는 여우의 모습 배경으로 누군가의 말이 들리고

청풍; (저 요물을 부리는 자가 날 발견했다.) 찡그릴 때

(여... 여자의 음성이야!) (누군가 저 요물을 통해 우릴 보고 있어!) 매화부인과 포칠낭 공포에 질리고

<네놈이 날 거푸 물 먹인 애송이였구나. 예상했던 것과 얼추 비슷한 인상이네.> 웃으며 다가오는 여우 뒤로 여자의 눈 같은 것이 떠오르고. 물론 귀희의 눈이다

청풍; (그 여자겠구나.) 귀희를 떠올리며. + [경고하겠다.] 지지징! 빛나는 칼로 겨누면서

청풍; [그 이상 다가오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용서하지 않으면 어쩔 건데?> 슥! 다가오는 여우를 배경으로 들리는 음성

청풍; [날 원망하게 될 것이다!] 투쾅! 손을 쳐는 청풍의 손아귀에서 부러진 칼날이 미사일처럼 여우에게 날아간다. 하지만

팟! 여우를 그대로 관통하며 날아가는 빛나는 칼 조각. 마치 그림자를 지나가듯이

포칠낭; (칼... 칼날이 그냥 통과했어! 무공이 통하지 않는 상대야!) 겁에 질리고

캉! 여우를 관통하고 지나간 칼날이 멀리 어둠 속으로 날아가다가 벽에 부딪히면서 불꽃을 튀기고

청풍; [...] 찡그리고

<호정은 이쪽 세상의 물질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당연히 이쪽 세상에 존재하는 것에는 손상을 입지 못한다.> 아홉 개의 꼬리를 공작꼬리처럼 펼친 채 사뿐 사뿐 걸어오는 여우를 배경으로 들리는 음성

<반면 호정에게는 인간에게 타격을 입히는 능력이 있다.> 화악! 카앙!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청풍을 덮쳐오는 여우

청풍; [돌아가라!] 투쾅! 청풍의 앞으로 내민 손이 쥐어졌다가 확 퍼지면서 초음파같은 진동이 여우를 때린다. 하지만

화악! 그 진동을 간단히 뚫고 청풍을 덮쳐 가슴으로 뛰어드는 여우

매화부인; [조심해!] 비명 지를 때. 포칠낭도 눈 부릅

스륵! 급히 유령익으로 몸을 가려 몸통을 숨기는 청풍. 하지만

펑! 투명해져 윤곽만 보이는 청풍의 몸을 앞에서 뒤로 관통하며 허공으로 치솟는 여우. 청풍은 총에 맞기라도 한 듯 휘청하고

청풍; [컥!] 심장이 멎은 듯한 표정으로 앞으로 쓰러지고. 상처는 없다. 그림자가 몸에 스며들었다가 빠져나가는 것같은 모습.

매화부인; [악!] 비명

털썩! 바닥에 무릎을 꿇는 청풍. 오른손으로 왼쪽 가슴을 움켜쥔 채

슈욱! 고개 돌려 아래를 돌아보며 천장으로 스며들어가는 여우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217>

밤의 금릉 성내의 모습. 대부분의 건물들은 불이 꺼져있고

휘익! 멀리 자금성을 등지고 건물들 지붕 위를 날아가는 청풍. 모자를 벗었고 유령익을 날개처럼 펄럭이며 날아간다

청풍; (황태자 주고치...) 날아가며 황태자를 떠올리고. 몸은 힘들게 가마에 앉아있지만 눈빛이 아주 깊고 강렬하던 모습

청풍; (명나라의 땅을 딛고 사는 인간인 이상 그 눈빛에 저항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청풍; (하늘의 대리인인 천자(天子)이거나 천자가 될 인물에게서만 발현되는 능력일 텐데...)

청풍; (비록 병약하여 수명이 짧긴 해도 황태자는 천자의 자리에 잠시라도 앉겠구나.) 쐐액! 생각하며 날아가고

청풍; (어쩌면 지난 사년간 금릉 일대에서 벌어진 젊은 여자들의 실종은 황태자의 병세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청풍; (일단 위가대원으로 가서 한왕이 위태무를 어떻게 다루는지 확인한 후 자세한 내막을 알아보자.) 쐐액! 생각하며 날아가고. 바로 그 직후

번쩍! 멀리 앞쪽에서 밝은 빛이 터져 오른다.

[!] 날아가다가 눈 치뜨는 청풍

펑! 뒤늦게 폭음이 들리면서 청풍이 날아가는 앞쪽에서 원자폭탄이 터진 것같은 버섯구름이 일어난다. 밝은 불빛과 함께

청풍; (저긴 위가대원쪽인데...)

청풍; (위가대원에서 대량의 폭약이 터졌다.) 쐐액! 날아가고

<한왕의 공격을 받은 위태무가 뭔가 꼼수를 부렸겠구나.> 쐐액! 폭발을 향해 날아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18>

위가대원. 화드득! 화득! 대낮같이 환하다. 폭발의 여파로 일어난 불길이 위가대원의 건물들을 불태우고 있고.

화드득! 화르르! 불타는 위태무가 있던 건물. 건물은 안쪽에서 밖으로 타져나가 붕괴되었고. 건물 잔해들이 맹렬하게 불타고 있다.

그것을 보는 세 사람. 물론 한왕과 귀희와 인조다. 세 사람 뒤쪽에는 자객들이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인조; [벽력탄이 들어있던 형태로 보아 폭발의 힘은 주로 위쪽으로 터져나갔을 것이외다.] [건물 자체가 폭죽처럼 터진 게 그 증거고...] 한왕과 함께 서서 불타는 건물 잔해를 보고

한왕; [즉, 위가놈은 벽력탄이 터지기 직전 지하로 피신해서 무사했을 것이다?] 이를 바득 갈고

인조; [금릉같이 오래 된 도시들은 유사시의 피난을 위한 비밀통로들이 거미줄같이 구축되어있소이다.] 끄덕이고

인조; [위가는 벽력탄의 폭발을 틈타 그 비밀통로로 들어가 도망치고 있을 게 분명하외다.]

귀희; [곧 관병들이 몰려들 거예요.] [시끄러워지기 전에 여길 떠야만 해요.] 조금 초조하고

한왕; [철수합시다.] 끄덕이며 돌아서고. 분이 풀리지 않는 표정

한왕; [난 먼저 왕부로 돌아갈 테니 두 분은 수하들을 풀어서 위가놈의 종적을 추적하도록 하시오.] 걸어가며 말하고

[그리하리다.] [맡겨주세요.] 고개 숙이는 인조와 귀희

멀어지는 한왕

인조; [표적을 추적한다!] 휘익! 날아가고. 귀희는 현장에 남는다.

인조의 지시에 따라 사방으로 날아가는 자객들. 헌데

[...!] 귀희는 혼자 남아서 한쪽 담벼락쪽을 보고 있다.

귀희; (저쯤에서 강렬한 영기(靈氣)가 느껴졌었다.) 담 벼락쪽을 노려보며 품 속에 손을 넣고

귀희; (아마도 한왕부에서 놓쳤던 그놈이겠지.) 다시 꺼낸 귀희의 미끈한 손가락에는 부적이 한 장 끼워져 있다

부적 크로즈 업. 부적 중앙에는 요염하게 생긴 구미호가 고개를 돌린 자세로 앉아있고. 그 주변을 복잡한 문양이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다.

귀희; (건방진 애송이놈!) (두 번씩이나 나 풍완설을 농락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부적을 얼굴 앞에 들어 올리면서 혀끝을 조금 깨물고

푸훅! 입을 오무려 부적에 피를 뿜어내는 귀희.

후두둑! 부적에 흩뿌려지는 핏방울. 헌데

푸스스! 피가 닿은 부분의 부적이 연기를 내며 타들어가고

연기가 모여서 허공에 여우 형상을 이룬다. 귀엽고 요염한 여우. 귀희의 분신이다. 꼬리가 아홉 개 공작 꼬리처럼 펴진 채 달린 구미호다.

귀희; <호정(狐精)! 아직 저곳에 남아있을 놈의 체온과 냄새를 쫓아가라.> 푸스스! 타들어가는 부적을 쳐든 채 눈을 반개하며 주문을 외우고

카앙! 슈우! 울면서 담장 쪽으로 날아가는 여우 형상

습습! 담장 근처를 떠돌며 코를 벌름거리는 여우. 이어

휙! 눈 반짝이며 한쪽을 돌아보더니

카앙! 휘익! 바람을 타고 한쪽으로 날아가는 여우

귀희; (자기도 모르게 남겨놓은 체온과 냄새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호정의 추격을 뿌리치지는 못한다.) 푸스스! 생각하는 귀희의 손가락 사이에서 부적이 완전히 타 재가 되어 흩어지고

귀희; (곧 이 누나를 보게 될 것이다 애송이 놈아!) 혀로 입술 핥으며 요염하게 웃는 귀희의 얼굴 크로즈 업 하고

 

#219>

매화부인의 거처. 여전히 불이 켜져 있고

어질러진 침실. 옷장이 넘어간 뒤에 드러난 비밀통로 입구

계단이 끝난 바닥. 모자를 벗고 팔 다리를 드러낸 청풍이 서서 바닥을 보고 있다.

청풍; (매화부인에게 진 마음의 빚 때문에 안전을 확인하러 와본 것인데...) 몸을 좀 숙여 바닥을 본다

바닥에 쌓인 먼지 위에 찍힌 여자들의 발자국들. 볼이 좁다.

청풍; (작은 크기에 움직임이 둔탁한 발자국들...) 손가락으로 발자국을 만지고

청풍; (여자들의 것으로 모두 세 명... 그중 한명은 약간의 무공을 지니고 있지만 다른 두 명은 일초무학이다.) 발자국들을 보며 생각

청풍; (아마도 매화부인 일행일 것이다.) 슥! 몸을 좀 일으키고

청풍; (위험을 느끼고 이 비밀통로를 통해 위가대원 밖으로 나가려고 한 모양인데...) 눈 번뜩이며 몸을 조금 숙여서 바닥을 살피며 걸음을 옮긴다. 그러다가

<추적자가 있다!> 청풍의 생각 배경으로 바닥에 찍힌 또 다른 발자국을 보여준다. 작은 여자들의 발자국 위에 찍힌 큼직한 발자국. 선명하지 않고 흐릿하다

청풍; (발자국 크기로 봐서는 사내이며 흐릿하고 보폭이 큰 걸 보면 만만치 않은 무공을 지닌 고수다.) 일어나며 앞을 본다. 다시 몇 미터 앞쪽에 흐릿하지만 큼직한 발자국이 또 찍혀있다.

<매화부인 일행이 위험하다!> 스스스! 모습이 흐려지는 청풍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220>

탁! 탁! 어둠 속을 달려가는 여자들의 발. 등을 들고 있어서 주변이 아주 어둡지는 않다.

[학학!] 어두운 통로를 달려가는 세 여자. 앞쪽에 등을 든 매화부인이 가고 있고. 그 뒤를 한 팔로는 당숙경을 부축한 채 한손에는 등불을 든 포칠낭이 따라간다. 매화부인과 포칠낭은 짐을 지니고 있다. 포칠낭은 커다란 봇짐을 등에 비스듬히 짊어지고 있고. 매화부인은 보자기로 싼 짐을 품에 안고 있다. 세 여자가 달려가고 있는 곳은 지하통로다. 어둡고 음습하다.

포칠낭; (방금 전의 그 진동...) 뒤를 흘깃! 보며 생각하고

푸스스! 진동의 여파로 동굴 천장에서 먼지가 떨어지고 있다

포칠낭; (거리로 가늠해 볼 때 위가대원에서 강력한 폭발이 있었다.) (무슨 일인가 위가대원에서 벌어진 게 분명하다.) 생각할 때

당숙경; [으으...] 숨이 차서 헐떡이는 당숙경. 거의 포칠낭의 손에 이끌려 질질 끌려간다. 그런 당숙경을 돌아보는 포칠낭

숨이 턱에 걸린 당숙경의 모습

포칠낭; (당숙경!) (이년이 한계에 이르렀네.) 그걸 보고

포칠낭; (하긴 연이은 충격 때문에 살아도 살아있는 몸 상태가 아니겠지.) + [마님!] 앞쪽을 허둥대며 달려가는 매화부인에게 외치는 포칠낭

매화부인; [왜?] 헐떡이며 돌아보고 계속 달려가며

포칠낭; [얼마나 더 가야 출구가 나오는 건가요?] [주모님이 힘들어 하세요.] 당숙경을 질질 끌며 매화부인을 따라가고

매화부인; [곧... 곧 밖으로 나가는 출구가 나타날 거야.]

포칠낭; [곧?] 눈 치뜨고

포칠낭; [설마 이 밀로가 어디로 통하는지도 모르시는 건가요?] 인상 이지러지고

매화부인; [비... 비밀통로 입구를 우연히 발견하긴 했지만 무서워서 들어와 보지는 않았어.] 곁눈질로 포칠낭의 눈치를 보고

포칠낭; [하아...] 기가 막히고

매화부인; [하지만 출구는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거야. 전란을 대비해서 파놓은 비밀통로들이니까.] 등으로 앞을 밝히며 기웃대면서 달려가고

포칠낭; (대책 없는 년...) 달려가는 매화부인의 뒷모습을 노려보고

포칠낭; (저렇게 생각이란 걸 안하고 사니 부귀영화를 제 발로 걷어찼지.) (발정 나서 젊은 놈을 끌어들이지만 않았어도 잘 먹고 잘 살았을 텐데...)

포칠낭; (여길 빠져나가는 대로 이년이고 저년이고 팽개치고 달아나자.)

포칠낭; (마침 저년의 패물중 절반쯤은 내가 지고 있으니 어디 가도 굶어죽진 않을 테지.) 등에 진 봇짐을 곁눈질하며 배시시 웃고. 바로 그때

툭! 달려가던 매화부인의 발이 사람의 정강이 뼈같은 것에 걸리고

[악!] 콰당탕! 그 바람에 비명 지르며 앞으로 나뒹구는 매화부인. 뒤 따라오다가 깜짝 놀라는 포칠낭

퍽! 매화부인이 바닥에 나뒹굴며 떨어진 등이 꺼져버리고. 그 바람에 포칠낭이 등을 들고 있긴 하지만 좀 어두워지고

포칠낭; [왜 그래요 마님?] 등을 들어 비추며 다가가고

매화부인; [뭐... 뭔가가 발에 걸렸어!] 허둥대며 일어나다가

콱! 무언가 둥근 것을 움켜잡는 매화부인의 손

매화부인; [발에 걸린 게 이거 같은데...] 일어나 앉으면서 손으로 짚은 그걸 보고. 앞쪽에서 포칠낭이 다가오며 등으로 바닥을 비추고. 직후

쿵! 매화부인이 짚은 것은 사람이 해골이다.

매화부인; [꺄악!] 비명 지르며 해골에서 손을 떼며 뒤로 물러나 앉고

포칠낭; (해골!) 놀라며 멈춰서고. 매화부인처럼 호들갑을 떨지는 않는다. 당숙경은 넋이 나간 상태라 별로 반응이 없고

매화부인; [엄마야!] 히익! 공포에 질려 벌벌 떨며 뒤로 물러나 앉고. 그 앞에 낡은 옷을 걸친 해골이 엎어져 있다.

포칠낭; (이 지하 미로에 들어왔다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죽은 자겠구나.) + [고정하세요 마님.] 등불 밝히며 다가가고

포칠낭; [해골에 발이 걸리셨던 거뿐이에요.] 멈춰 서서 해골을 등으로 비추고. 매화부인은 그 해골 건너편에서 달달 떨고

포칠낭; [이런 미로에서는 당황하는 게 가장 위험해요.] [정신을 차리시고 떨어트린 등부터 수습하세요.] 등불을 비춰서 매화부인이 놓친 등을 찾고

매화부인; [알... 알았어!] 덜덜 떨며 바닥에 떨군 등을 찾으려 손을 뻗고. 그 직후

매화부인; [!] 또 무언가를 보고 눈 치뜨는 매화부인. 포칠낭의 뒤를 보면서

포칠낭; (저년이 왜 또...) + [왜 그래요 마님?] 묻고

매화부인; [나... 나타났어!] 겁에 질려 사시나무 떨 듯 떨며 포칠낭의 뒤를 보고

포칠낭; [나타났다니 뭐가...] + [악!] 뒤돌아보다가 비명

쿵! 어둠 속에 한 쌍의 눈만 번뜩이는 사람 형상이 서있다. 바로 타노. 등이 굽은 곱추라서 마치 머리는 없고 가슴에 눈이 달린 괴물처럼 보인다.

포칠낭; [형... 형천(刑天;목 없는 귀신)!] 공포에 질려 당숙경을 놓치면서 물러서고.

[흐윽!] 털썩! 바닥에 힘없이 나뒹구는 당숙경. 직후

[날 보고 목 없는 귀신이라 했으렸다?] 스윽! 어둠 속에서 좀 밝은 앞쪽으로 나서는 타노. 쓰러진 당숙경에게 다가오고

타노; [그럼 이름값을 제대로 해야겠군.] 쿵!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는 타노

매화부인; [타... 타노!] 공포에 질리고.

포칠낭; (위가대원의 집사인 곱추 타노!) 역시 겁에 질려 주춤. 그년과 타노 사이에는 당숙경이 힘없이 쓰러져 신음하고 있고.

타노; [나를 원망하지 마시오 마님!] 스릉! 허리에 찬 칼을 뽑으며 다가오고. 포칠낭은 겁에 질려 뒷걸음질 쳐서 어느덧 매화부인 옆으로 물러섰고

매화부인; [당신... 당신 이게 무슨 짓이야?] 억지로 위엄을 차리며 외치고. 머리에 화려한 비녀를 꽂고 있음을 주의

매화부인; [내가 누군지 잊었어?] [종... 종 주제에 감히 위가대원의 안주인인 날 해코지 할 작정인 거야?] 억지로 용기를 내서 호통을 치지만

매화부인이 머리에 꽂고 있는 비녀 크로즈업

타노; [이해하시오 마님.] + (<그것>은 다행히 지니고 있군.)

타노; [마님은 살아있을 경우 금의위에 끌려갈 신세가 되었소이다.] 어느덧 당숙경 옆을 지나며 말하고. 당숙경은 무기력한 표정으로 누워서 보고 있고

매화부인; [금... 금의위!] 겁에 질리고. + 포칠낭; [흐윽!] 역시 공포에 질리고. 당숙경은 힘없이 누워있는데 주변 상황에 별로 반응하지 않는다.

타노; [홍무제가 독재를 하기 위해 만든 친위군(親衛軍)인 금의위의 악명에 대해서는 마님도 들어 알고 계실 거요.] 멈춰 선다. 쓰러져 있는 당숙경의 앞쪽이다.

타노; [일단 금의위의 조옥(詔獄;감옥)에 끌려가면 살아서 나오지 못하는데...] [산 채로 껍질을 벗기고 숨이 붙어있는 채로 뼈에 붙어있는 살점을 남김없이 도려내는 일 정도는 예사로 벌어지는 곳이 금의위요.] 음산한 표정으로 겁을 주고

매화부인; [그이... 그이는 남경분조의 실권자인데 내가 왜 금의위에 끌려간단 말이냐?] 헐떡이며 타노를 노려보지만

타노; [왜냐하면... 주군께서 대역죄를 저지르셨기 때문이외다.] 음산하게 웃으며

<대역죄!> 절망과 공포에 질리는 매화부인. 포칠낭도 창백해지고

타노; [가혹하기로 악명 높은 대명률(大明律)에 의하면 대역의 죄는 구족을 멸하게 되어있고...] [마님도 당연히 주군의 구족에 속하므로 죽을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되었소.]

타노; [금의위에 끌려가 산 채로 껍질이 벗겨지거나 기름에 튀겨져 죽는 것보다는 소인의 칼에 깨끗이 죽는 편이 행복할 거요.]

매화부인; [으으으!] 공포와 절망

타노; [그럼 납득하신 걸로 알고 숨을 끊어드리리다.] [무서우면 눈을 감으셔도 되오.] 칼을 겨누고

매화부인; (저 곱추의 말대로 위태무가 대역의 죄를 지었다면 그냥 단칼에 죽는 게 최선이야.) 체념하며 눈을 감고

타노; [잘 생각하셨소.] 슥! 칼을 쳐들고

타노; [그럼 극락왕생하시오.] 쩍! 칼로 매화부인을 내리치고

포칠낭; [흑!] 전율. 헌데 그 직후

캉! 누군가의 팔이 옆에서 뻗어 나와 타노의 칼을 막는다. 강철같이 변한 팔뚝이다

타노; [억!] 텅! 칼이 튕겨지는 충격에 놀라며 비틀 물러서고

화악! 돌풍을 일으키며 매화부인의 옆에 모습을 드러내는 청풍. 유령익이 펄럭이고. 유령익에서 내뻗은 팔뚝이 타노의 칼을 막았다.

타노; [네놈은...] 눈 부릅

매화부인; [아!] 감았던 눈 치뜨며 자기 앞, 옆쪽에 멈춰서는 청풍의 뒷모습을 보고. 포칠낭도 그년 뒤에서 눈 치뜨고

[!] 타노의 뒤쪽에 힘없이 쓰러져 있던 당숙경의 눈도 부릅떠지고. 당숙경은 용모파기를 통해서 청풍의 얼굴을 알고 있다.

[장청풍!] 타노와 매화부인과 포칠낭의 경악성을 배경으로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는 청풍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208>

<-위가대원> 여전히 밤.

불이 켜진 건물이 거의 없는 위가대원 내부. 무사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순찰을 돌고

월동문이 나있는 높은 담장이 둘러쳐진 매화부인의 거처. 지키던 여자 무사들이 안보인다. 건물에는 불이 켜져 있고.

포칠낭이 주변 둘러보며 건물의 문쪽으로 다가온다. 무언가 생각하며 이마를 찡그리고 있고

포칠낭; (주변이 지나치게 조용하다. 경비 서던 계집들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문으로 다가가며 주변 두리번거리고

포칠낭; (어쩐지 섬뜩한 기분이 든다. 마치 폭풍이 몰아치기 직전인 것처럼...) 끼익! 생각하며 문을 연다.

 

#209>

건물 안의 넓고 화려한 침실. 초췌한 표정인 당숙경이 눈을 감은 채 침대에 힘없이 누워있고. 그 침대 옆에서는 매화부인이 짜증나는 표정으로 서성이고 있다. 손을 마주 잡고 부비면서. 위태무에게 맞은 뺨은 부기가 갈아 앉았다. 머리에 비녀를 하나 꽂고 있는 것 주의. 칠보로 꾸며졌고 화려한 꽃장식이 달린 비녀다. 이 비녀는 나중에 중요한 소품이 됨

매화부인; (짜증나!) 힘없이 누워있는 당숙경을 곁눈질하고.

매화부인; (내 코가 석자인데 저 년의 죽을상까지 봐줘야 하다니...) 눈 감고 누워있는 당숙경의 초췌한 얼굴을 배경으로

매화부인; (그렇다고 남편과 아들을 연달아 잃은 박복한 년을 야박하게 내칠 수도 없어.) 입술 깨물고

매화부인; (여기서 쫓겨나면 첩혈당의 인간들에게 무슨 해코지를 당할지 모르는 상황이기도 하고...) 초조하고 겁에 질리고

매화부인; (짜증나긴 하지만 거처가 정해질 때까지 데리고 있을 수밖에...) 생각할 때

포칠낭; [다녀왔어요 마님!] 열린 문을 통해 들어오는 포칠낭. 문 밖은 화려하고 넓은 거실이다.

매화부인; [확인해봤어요?] 돌아보고

포칠낭; [예 마님...] 침실 문 밖의 거실 문쪽을 힐끔거리며 다가오고

포칠낭; [안채에는 현재 우리들 세 사람 뿐이에요.]

매화부인; [확실히 이상하네.] 찡그리고

매화부인; [하녀들이야 밤 되면 제 년들 자는 곳으로 돌아가지만 경비 서는 년들은 항상 세 명 이상이 안채에 상주하는데...]

포칠낭; [이런 일이 전에는 없었는가요?]

매화부인; [십년 넘게 여기서 살았지만 밤에 나 혼자 안채에 남겨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 입술 깨물며 고개 젓고

포칠낭; [혹시 상시태감님께서 마님에 때해 딴 마음을 품은 게 아닐까요?] 눈치 보며 말하고.

매화부인; [그 이가 딴 마음을 품어?] [무슨 뜻이야?] 눈 치뜨며 노려보고

포칠낭; [마님도 잘 아시잖아요. 남자란 족속은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더 질투심이 강해진다는 걸...]

매화부인; [그러니까 당신 말인 즉슨...] 겁에 질리고

포칠낭; [마님은 외간 남자, 그것도 젊은 사내와 단 둘이 시간을 보냈어요.] [충분히 의심을 살만한 상황인 데다가 귀중한 그림까지 도난 당하셨잖아요.]

매화부인; [언... 언제 그 늙은이가 들이닥쳐서 날 잡아 죽여도 이상하지 않겠네.] 겁에 질리고

포칠낭; [최악의 상황도 가정해 두셔야할 거예요.]

매화부인; [안... 안되겠어.] 침실 한쪽의 화장대로 달려가고

매화부인; [날... 날이 밝기 전에 여길 떠야만 해.] [갈 때 가더라도 값나가는 거 몽땅 챙겨야하니까 자기도 도와줘.] 화장대의 서랍을 급히 열면서 말하고. 서랍에는 패물이 가득 들어있다.

포칠낭; [하지만 안채 밖에는 경비가 삼엄할 텐데...] 다가가며

매화부인; [그건 걱정마.] 패물들을 화장대 위로 꺼내 쌓으면서

매화부인; [감쪽같이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까.] 패물을 꺼내 쌓으면서 억지로 웃는 매화부인의 얼굴 크로즈 업.

 

#210>

역시 위가대원.

위기대원의 담장 근처. 주변의 건물들은 모두 불이 꺼져 어둑한데. 짝을 지어 순찰 도는 경비무사들. 헌데

무사들이 지나간 건물의 그늘

스악! 그늘에서 유령같이 나타나 그들을 급습하는 자객들. 어둠과 동화되게 검은 옷을 입고 검은 복면을 쓴 일본식 인자들이다.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죽는 무사들

도처에서 소리 없이 위가대원의 무사들을 죽이는 자객들. 비명도 못 지르고 죽는 무사들

<위가대원의 인간들은 단 한 놈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라는 한왕전하의 지시를 명심해라.> <저항하거나 저항할 가능성이 있는 자는 가차없이 죽여라.> 무사들을 죽이는 자객들 사이로 전음이 흐르고

 

#211>

위가대원의 건물들 중 매화부인의 안채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불이 켜져 있는 웅장한 건물. 위태무의 거처인데 입구는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건물 한쪽의 창문이 활짝 열려있고 창문을 통해 연기가 흘러나온다.

건물 내부. 천장이 높은 거실인데 거실 중앙에서 위태무가 커다란 탁자 앞에 서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다. 탁자 옆에는 위태무의 허리보다 키가 좀 더 높은 커다란 향로가 있는데 향로에는 불이 활활 타오른다. 서류들이 타고 있다. 위태무는 탁자 가득 쌓인 서류들을 분류하여 그 향로에 넣고 있다. 그때

[주군!] 급히 문을 열고 들어오는 타노. 허리에는 칼을 차고 있는데 손에는 길쭉한 천을 한 장 들고 있다

위태무; [일이 생겼겠구나.] 돌아보지 않고 서류들을 향로에 넣으며 말하고

타노; [예! 방금 전 소주께서 날려 보내신 전서구가 도착했습니다.] 두 손으로 천을 바치고. 들어온 문은 열려있다.

위태무; [자금성에서 진행하던 일에 차질이 생긴 것이냐?] 눈으로 흘낏 보기만 할뿐 천을 받지는 않으며 말하고. 손으로는 연신 서류들을 향로에 넣고

타노; [소주께서... 황태손 주첨기로 위장하는 데 실패하셨다고 합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멈칫! 하는 위태무의 손, 그러다가

위태무; [못난 놈 같으니...] [본가에서 데려온 고수들은 전부 붙여주었거늘...] 혀를 차며 다시 서류들을 향로에 넣고

위태무; [헌데 누가 방해를 한 것이냐?] [황태자비의 심복들인 사대시위장들이 눈치 챘다 해도 동복쌍로와 팔걸(八傑) 정도면 충분히 대처할 수 있었을 텐데...]

타노; [장청풍이 개입했다고 합니다.] 눈치 보며

위태무; [장청풍!] 눈 치뜨고

타노; [소주께서 전서구로 보내온 내용이 길지 않아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장청풍이 느닷없이 나타나 주첨기와 황태자비를 구했다고 합니다.] 천에 적힌 글을 읽으며

위태무; [말이 씨가 되는군.] 쯧! 혀를 차며 서류들을 대충 집어 향로에 넣고

타노; [예?] 의아하지만

위태무; [아니다!] [이미 벌어진 일이니 어쩔 수 없고...] 한숨 쉬고

위태무; [철수준비는 잘 진행되고 있느냐?]

타노; [본가에서 파견 나온 식솔들은 비밀 통로를 통해 자금성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중입니다만...] 눈치 보고

위태무; [할 말 있으면 해봐라. 나중에 다른 소리 말고...] 서류를 뭉텅이로 향로에 넣으면서

타노; [안채의 마님은 어떻게 할지요?] 눈치 보며

위태무; [...] 좀 찡그리며 금방 대답하지 않으며 서류만 향로에 넣고

타노; [마님에게는 십년 넘게 주군을 모신 공이 있습니다.] 눈치 살피며 말하고

타노; [남겨두고 갈 경우 금의위에 끌려가서 가혹한 꼴을 당하실 게 분명한데...] [그건 좀 가엾지 않을 런지요?]

위태무; [그년과는 십년 넘게 살을 맞대고 살아서 쌓인 정이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지.] 끄덕

위태무; [게다가 이래저래 나에 대해 아는 것도 적지 않고...] 고민하며 서류를 태우고

타노; [하오면 마님도 모시고 가는 것이...] 좀 안도하지만

위태무; [나이도 적지 않고 무공도 모르는 년 데리고 가봐야 짐만 된다.] [남겨두는 것 역시 그년에게 할 짓이 못되고...] 고개 젓고

타노; [그럼...] 난감한 표정을 짓고

위태무; [화류계에서 팔리지 않게 된 퇴물이었지만 내 첩 노릇하면서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렸으니 여한은 없을 터...]

위태무; [타노 네 손으로 고통없이 보내주도록 해라.] [내가 그년에게 맡겨두었던 <그것>도 확실하게 챙기고!]

타노; [분부 받들겠습니다.] 한숨 쉬면서도 고개 숙이고. 바로 그때

삐익! 어디선가 날카로운 피리소리가 들려 눈 부릅뜨는 타노. 위태무도 눈 치뜨고

 

#212>

털썩! 피리를 든 손이 바닥에 떨어지고

피를 흘리며 죽은 무사 한명이 피리를 불다가 죽었다. 그자의 등에 일본도가 깊이 박혀있고.

주변에서는 인자들이 유령처럼 움직이면서 건물 안팍의 사람들을 학살하고 있다. 비명도 제대로 못 지르고 죽는 위가 대원의 사람들

 

#213>

다시 위태무의 거처

타노; [주군!] 굳어진 얼굴로 위태무를 돌아보고

위태무; [예상했던 것보다 일이 빨리 진행되는군!] 끄덕이며 남아있는 서류들을 대충 살피고

[크악!] [컥!] [침... 침입자다!] [웬... 웬놈들이냐? 크악!] 삐익! 삑!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지고

위태무; [한왕이 곧 들이닥칠 것이다. 넌 안채에 가서 마무리를 짓고 먼저 위가대원을 빠져나가라.] [<그것> 챙기는 일 잊지 말고!] 창 밖을 힐끔 보면서 서류들을 모으고

타노;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포권하고

문쪽으로 돌아서는 타노. 헌데

위태무; [문천(問天)아!] 서류들을 향로에 넣으며 말하고.

[!] 움찔! 입구로 가려다가 눈 치뜨며 멈춰서는 타노.

위태무; [부디 조심해라. 어쩐지 예감이 좋지 않다.] 툭! 서류들을 향로에 넣으며 말하고. 타노는 보지 않고. 그러자

타노; [예...] 억지로 웃으며 대답하고. 눈시울이 불거지고

타노; [집결지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서둘러 문으로 가고

타노; (아버지!) 탁! 문 밖으로 나서며 문을 닫고

타노; (이름을 직접 불러주시는 것을 들었으니 죽어도 여한은 없다.) 휘익! 달려가는 타노의 눈에서 눈물이 몇 방울 흩날리고. 얼굴은 웃는 얼굴이고

곧 위태무의 거처에서 사라지는 타노

다시 실내.

위태무; [불쌍한 놈같으니...] 한숨 쉬며 서류들을 태우고

위태무; [불구만 아니었어도 인지(認知)를 해주었을 텐데...] [제 놈 복이 그 정도이니 어쩌겠는가?] 한숨 쉬며 웃고. 사실 타노는 위태무가 숨겨둔 아들이다. 그때

[아악!] [경... 경보를 울려라!] [막아라!] 크악! 컥! 삐익! 삑! 비명과 호각소리가 점점 더 급박해지고

위태무; [한왕 주고후! 제왕의 자리를 노리는 인간답게 제법 결단력이 있구나.] [빨라도 새벽녘에나 들이닥칠 줄 알았거늘...] 웃으며 서류들을 한꺼번에 쓸어 담아서 향로에 집어넣는다.

위태무; [하지만 그래봤자 전하께서 얻을 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외다.] 화르르르! 불타는 서류들을 보며 음산하게 웃는다

 

#214>

[크악!] [컥!] [네놈들이 감히...] [아악!] 본격적으로 살육이 벌어지는 위가대원. 자객들이 무사들을 죽이고. 눈치를 챈 무사들도 저항하지만 일방적으로 학살당하고 있다. 피리를 불다가 죽는 놈도 있고.

[아악!] [살... 살려줘요!] [안돼!] 잠옷 차림인 여자들이 건물에서 뛰쳐나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고. 그런 여자들을 잡거나 죽이는 자객들

 

#215>

월동문이 달린 높은 담장으로 구분 된 위가대원의 안채. 여전히 인적은 없다. [아악!] [크악!] 삐익! 삑! 근처에서는 비명과 호각소리가 요란하고

휘익! 불이 켜져 있는 건물 앞으로 날아 내리는 타노.

타노; (아직 여기까지는 한왕의 졸개들이 들이닥치지 않았군.) 주변을 둘러보며 급히 건물 입구로 가고

타노; [마님! 타노외다!] 펑! 발로 문을 박살내며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하지만 그 직후

[!] 눈 부릅뜨는 타노

텅 비어있는 건물 내부. 문 안쪽은 청풍이 매화부인의 초상화를 그려주었던 그 화려한 거실인데 물건이 마구 흩어져 있다. 무언가를 급히 챙겨 떠난 모습이고. 거실 입구 건너편의 침실 문도 반쯤 열려있다.

타노; (물건들이 어질러져 있고 급히 떠난 모습이다.) (설마...) 굳어진 모습으로 거실을 가로질러 침실 쪽으로 달려가고

타노; [실례하겠소이다.] 벌컥! 침실 문도 열어젖히고.

침실 내부의 모습. 역시 마구 어질러져 있는데

한쪽 벽에 붙어있던 옷장이 넘어져 있고 그 옷장 뒤쪽에 숨겨져 있던 쪽문이 열려있다. 쪽문 안쪽은 아래로 통하는 계단이다.

타노; (이런...) 굳어진 얼굴로 쪽문으로 가고

열려진 쪽문 안쪽을 들여다보는 타노. 아래로 향하는 계단이 있고 어둡다

타노; (용케 여기 숨겨져 있던 비밀 통로의 입구를 찾아냈구나.) 슥! 굳어진 표정으로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하고

타노; (화류계에서 닳고 닳은 계집답게 낌새를 채고 달아났겠지.) 계단을 내려가고

타노; (서둘러 뒷마무리를 하고 다시 돌아가 주군을 보필하려 했거늘... 귀찮게 되었구나.) 계단 아래로 사라지는 타노.

 

#216>

다시 위태무가 있는 건물. 여전히 열린 창문으로 연기가 꾸역꾸역 흘러나오고 있고. 창문은 열려있지만 문은 닫혀있다.

건물 내부. 몇 권의 책을 향로에 넣는 위태무

위태무; [오래 기다리셨소이다.] 툭! 마지막 한권의 책을 향로에 넣으며 누군가에게 말하고

위태무; [전하처럼 존귀한 분께서 누추한 곳에 친히 왕림해주시니 황송할 따름이외다.] 문쪽을 보며 말하고. 직후

<교활한 늙은이!> 펑! 누군가의 말과 함께 닫혀있던 문이 안쪽으로 박살나고

한왕; [느긋하게 증거를 인멸하면서 본왕이 당도하기를 기다렸다는 건 언제든 달아날 자신이 있다는 뜻이겠지?] 박살난 문을 통해 눈을 부라리며 들어서고. 쿠오오!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고 두 눈은 강렬하게 이글거린다

위태무; [이 늙은이는 본래 강호의 인간이올시다.] 웃으며 손을 털고

위태무; [아무렴 호기심과 취미로 무공을 익히신 전하를 두려워하겠소이까?] 한왕 쪽으로 돌아서고

한왕; [하아...] 문 안쪽에 멈춰 서며 기가 막히고 자존심 상한 표정으로 웃고

한왕; [오냐! 네가 이들을 보고도 그렇게 태연한 척 할 수 있을지 보자.] 딱! 손가락을 퉁기고. 그러자

펑! 퍼석! 좌우의 벽이 그대로 무너지고 부서지며 두 명의 남녀가 들어선다. 물론 그 두 사람은 인조와 귀희다.

위태무; [이런 이런...] 인조와 귀희를 번갈아 보며 웃고

위태무; [왜국(倭國)의 인자(忍者)들이 조상으로 섬긴다는 인조(忍祖) 시바타류스케(紫田龍介) 노사와 무산 신녀문이 배신자로 낙인찍은 귀희(鬼姬) 풍완설(馮玩雪) 소저 아니신가?]

위태무; [해외(海外)와 세외(世外)에서 노니시던 분들께서 어인 연고로 시궁창보다 더러운 황실의 암투에 발을 담그셨을꼬?] 비웃고

인조; [그 늙은이 주둥이 놀리는 본새(버릇)하고는...] 피식

귀희; [시궁창보다 더러운 암투?] [달릴 거 안 달린 인간 시늉을 하면서까지 황실을 농락해온 처지에 할 말은 아닌 것같은데?] 차가운 표정

한왕; [위태무! 아니 그게 본명이 아닐지도 모르니 귀면지존이라 불러줘야겠지!] [네 재주가 비록 대단하다 하나 본왕과 두 분 봉공(奉公)의 포위를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

한왕; [살고 싶으면 순순히 천마총의 장보도를 내놓아야할 것이다.]

위태무; [천마총의 장보도라...] 눈 번뜩이고

위태무; [전하께서 졸개들을 몰고 들이닥친 게 예상보다 빨랐다 했더니 그 새끼 도둑놈의 수작이었구려.] 청풍을 떠올리고

한왕; [알면 되었고...]

한왕; [강호의 흑막(黑幕)을 자처해온 처지에 어줍잖은 발뺌 따위는 하지 않겠지?] 눈 번뜩

위태무; [맞소이다.] 슥! 오른손을 왼쪽 소매에 넣고

위태무; [천마총의 장보도가 노부의 수중에 있는 것은 사실이외다.] 슥! 말하며 다시 꺼내는 위태무의 손에 두루마리가 한 개 들려있다. 물론 천마총의 장보도가 숨겨져 있는 낙신부도다

두루마리 크로즈 업. 순간

한왕; <천마총의 장보도!> 눈 부릅

귀희; <저것이 바로!> 흥분

인조; [...!] 역시 눈이 번뜩이고

위태무; [눈빛들이 흡사 따끈한 똥을 본 개새끼들의 그것 같군.] 피식! 웃고

한왕; [뭐라?] 분노

귀희; [죽일!] 화악! 눈 치뜨는 귀희의 몸 주변으로도 흐릿한 괴물의 형상들이 치솟고.

혀를 차며 웃는 인조

위태무; [이 장보도의 비밀을 풀면 고금제일마인 천마의 무덤을 찾아내 절대무적이 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슥! 말하며 발을 하나 들고

위태무; [그대들이 천마총의 장보도를 만져보는 일은 천지개벽해도 생기지 않는다.] 쾅! 바닥의 석판을 강하게 밟고. 그러자

펑! 펑! 향로 주변의 탁자와 석판들이 허공으로 튕겨진다. 그리고

위태무 일행이 흠칫! 할 때

콰당탕! 퍼억! 한왕등의 앞으로 나뒹구는 탁자와 석판들. 그리고

쿵! 석판이 튕겨져 나가 드러난 아래쪽에는 상자들이 빼곡하게 깔려있다. 상자 안에는 검은색의 둥근 구슬들이 가득 들어있고. 구슬들에는 작은 심지가 박혀있고

한왕; (저 구슬들은 혹시...) 눈 치뜰 때

인조; (화약 냄새!) 눈 번뜩이고

위태무; [얼마 전 어떤 도둑놈에게서 배운 수법이라오!] 징! 빛이 나는 왼손을 향로에 붙이고. 직후

퍼억! 쩍! 향로가 그대로 깨지며

화다닥! 화르르! 향로 안에서 타고 있던 서류와 책들이 와락 구슬들 위로 쏟아진다. 순간

인조; [피하시오 전하! 저것들은 벽력탄이오!] 팟! 외치면서 뒤로 휙 날아가고

한왕; [이런...] 팟! 역시 뒤로 날아가고

귀희; [교활한...] 스스스! 모습이 사라지며 이를 간다.

위태무; [인연이 있으면 또 봅시다 전하!] 두루마리를 쳐들어 흔들어 보이면서 웃고. 직후

화악! 확! 구슬들에 박혀있는 심지들에 불이 붙는다. 이어

번쩍! 강렬한 빛이 실내를 휩쓴다

 

#217>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207>

다시 청풍이 있는 곳. 부웅! 부웅! 웅장한 나팔소리가 들리고. 주첨기(위진천)의 일행과 청풍 모두 동작을 멈춘 채 그 나팔 소리가 들리는 곳을 본다. 정원을 둘러싼 높은 담장에 나있는 월동문 쪽이다. 월동문 근처에 있던 환관들이 급히 옆으로 비켜 길을 터주고 있고. 그때

[소주! 황태자가 오고 있네.] [황태자가 갑자기 정신을 차렸던 건 확인했는데... 직접 거동할 줄을 몰랐어.] 쌍둥이 환관이 긴장하며 주첨기(위진천)에게 말하고

주첨기(위진천); [그럼 더 이상 이 얼굴을 하고 있으면 안되겠소이다.] 양손으로 얼굴을 만지고

지지지! 얼굴을 누른 주첨기(위진천)의 양손이 빛을 발하고

청풍; (역용술?) 흠칫! 하며 볼 때

주첨기(위진천); [두 분 장로께서 확인해주십시오.] 손을 떼며 쌍둥이 환관에게 얼굴을 보여주고. 돌아보는 쌍둥이 환관

왕진(위진천); [얼추 비슷합니까?] 쿵! 손을 뗀 얼굴이 왕진으로 바뀌었다. 이하 왕진(위진천)으로 표기

청풍; (저 얼굴!) 흠칫!

<어젯밤 당아연을 살해하려던 위태무의 졸개 얼굴이다.> 지난 밤 강가 절벽 위에서 자신의 지풍에 어깨에 구멍이 뚫리던 왕진의 얼굴 떠올리고

[왕진(王振)의 모습이로군!]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역용이 잘 되었어.] 왕진(위진천)의 얼굴 보며 끄덕이는 쌍둥이 환관. 그때

[고두(叩頭;엎드려 고개를 조아림)하라!] [황태자전하께서 친림하시었다.] [예를 갖추어라!] 고함소리가 정원을 에워싼 환관들 뒤에서 들리고

환관들이 압도당해 길을 트면서 고개를 조아리고. 한쪽 무릎을 꿇는 자들도 있고

청풍; (안 좋게 되었군.) 슥! 두 손으로 유령익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쓰고. 이하의 장면에서 청풍의 모습은 눈 부위만 보이게 되고

청풍; (이유를 불문하고 내원에 들어왔다는 것만으로도 대역의 죄를 지은 셈이니...) 눈만 드러내며 환관들이 길을 터준 쪽을 보고

쿵! 환관들이 무릎 꿇고 고개 숙이며 길을 터주는 사이로 나타나는 황태자 행렬. 맨 앞에 두 명의 여자가 거대한 소라고둥을 입에 물고 불고 있다. 여자들의 나이는 삼십대. 한명은 흰옷을 입었는데 뚱뚱하고 한명은 검은 옷을 입었는데 키가 사내들보다 크다. 이 여자들의 이름은 백운선자와 흑풍선자. 뚱녀가 백운선자고 검은 옷의 키 큰 여자가 흑풍선자, 백운선자는 사나운 표정, 흑풍선자는 웃는 표정. 두 여자 뒤로 네 명의 건장한 환관들이 메는 가마가 따라오는데 가마 위에는 황태자가 힘겨운 모습으로 앉아있다. 가마 주위로 건장한 환관들과 무장한 궁녀들, 의사들이 따르고 있다. 그 뒤로도 환관들이 끝이 안 보이게 많이 따라오고 있고. 거의 모든 환관들이 동원된 모습

가마에 앉은 황태자의 모습. 아주 힘이 든 표정. 가쁜 숨을 몰아쉬고.

청풍; (저 비만한 사내가 황태자 주고치!) 유령익으로 몸의 대부분을 가린 채 눈을 번뜩이며 보고.

청풍; (살이 지나치게 찐 데다가 늘 병치레를 하고 있어 오래 살지 못할 거라는 세상의 소문 대로구나.) 생각하고.

청풍;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락제가 황태자 자리에서 쫓아내지 않은 것은 영특한 손자 주첨기 때문이라던가?) 자기 뒤에 쓰러져 있는 주첨기를 흘낏 보고. 그때

백운선자; [무엄한 놈!] 소라고둥을 입에서 떼면서 청풍쪽을 노려보며 눈 부라리고. 흑풍선자도 소라고둥을 입에서 떼며 청풍 쪽을 보고

청풍; (유령익으로 은신한 날 한눈에 알아봤다?) 눈 번뜩이며 놀라고

<헉!> <저... 저기 어떤 사내가 있다!> <무언가를 걸쳐서 눈 부위만 보인다!> 비로소 청풍을 발견하고 놀라는 황태자를 따라온 환관과 궁녀들. 황태자도 청풍 쪽을 본다

백운선자; [남경분조의 지존이시며 장차 천자가 되실 전하께서 납시었는데 무릎을 뻣뻣이 세우고 있다니...] [네놈이 죽기를 자청하는구나!] 지지지! 청풍을 노려보며 호통을 치는 그년 몸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내원의 사대시위장(四大侍衛長)의 일인 백운선자(白雲仙子)>

청풍; (저 살집 좋은 궁녀...) + [강호의 무부(武夫)가 결례를 했습니다.] 슥! 한쪽 무릎을 꿇으며 포권하고. 그 바람에 무릎 꿇지 않고 세운 한쪽 다리와 포권하는 두 팔이 유령익 밖으로 드러난다.

청풍; (무시 못 할 고수다. 날 공격한 늙은 환관들에 못지 않은...) + [배우지 못해 예법을 모른 때문이니 책망하여 주십시오.] 한쪽 무릎만 꿇고 포권하고.

흑풍선자; [당신은 구족을 멸할 중죄를 지었어요.] 웃는 표정으로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사대시위장의 일인 흑풍선자(黑風仙子)>

흑풍선자; [보아하니 환관이 아닌 듯한데...] [감히 내원에 발을 들여놓고도 살 생각을 하진 못하겠지요?] 입은 웃지만 눈은 번뜩이고. 그때

툭! 왕진(위진천)이 쌍둥이 늙은 환관 중 한명의 옆구리를 슬쩍 찌르고, 그러자 움찔! 하는 그 노환관. 이어

노환관1; [노신이 전하께 아뢰나이다.] 앞으로 나서며 황태자에게 허리를 숙이고

모든 사람들 노환관1을 보고

노환관1; [저 대역무도한 죄인이 망극하게도 황태자비마마와 황태손전하를 시해하려 하였나이다.] 한손으로 청풍을 가리키며 짐짓 분노한 표정으로 말하고

[그... 그러고 보니...] [황태자비마마와 황태손 전하께서...] [대역무도한 놈이 감히...] 비로소 청풍의 뒤에 황태자비와 주첨기가 널부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분노하는 황태자를 따라온 환관과 궁녀들

[...] 황태자는 무언가 생각하며 청풍쪽을 보고

청풍; (황태자비는 혈전창에 당한 충격으로 정신을 잃은 상태...) (꼼짝없이 황태자비와 황태손을 해코지 한 죄를 뒤집어쓰게 되었군.)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찡그리고

노환관1; [소신들이 무능하여 저 역도를 아직 추포(追捕)하지 못하였으니 꾸짖어주시옵소서.] 허리를 꺾고. 그러자

[꾸짖어주시옵소서.] [속하들이 무능하여 불충을 저질렀나이다.] 왕진(위진천)을 비롯하여 청풍을 공격했던 환관들이 일제히 허리 꺾으며 외치고. 그러자

백운선자; [무엇들 하느냐? 당장 저 죽어 마땅한 악적을 사로잡아 무릎 꿇리지 않고?] 주변의 환관들을 둘러보며 고함지르고. 그러자

[존명!] [역적을 잡아 꿇리겠나이다.] 포권하며 대답하는 환관들. 이어

[놈! 순순히 오라를 받아라!] [내원을 범했으니 네놈의 구족이 씨 몰살을 당하게 될 것이다.] 사방에서 청풍에게 무기를 겨누며 접근하는 환관들

왕진(위진천); (혈전창을 써서 황태자비의 입을 막아놓은 보람이 있군.) 그런 환관들 사이에 숨어 음산하게 웃고

왕진(위진천); (내원을 범한 죄에 황태자비와 황태손 모자를 해친 죄까지 더해지면 살아날 길이 없겠지.) 생각할 때

[기... 기다려 주세요!] 누군가의 외침이 들리고. 흠칫! 하는 왕진(위진천)와 환관들

하란; [그분... 그분 협객께서는 황태자비마마와 황태손전하를 시해하려던 게 아니었사옵니다.] 환관들을 헤집고 나타나는 여자무사. 바로 황태자비를 수행했다가 혈도가 집혔던 두 명의 여자무사들 중 한명인 하란이다.

<저 계집은 황태자비의 측근 시위인 하란...> <아차!> 왕진(위진천)와 쌍둥이 노환관들 눈 부릅

하란; [오히려 협객께서는 마마와 황태손전하를 지켜드리기 위해 죽음을 무릅쓴 의인이시옵니다!] 털썩! 황태자가 앉아있는 가마 앞에 무릎 꿇고 엎드리는 하란

왕진(위진천); (멍청한 것들... 계집의 입 하나 제대로 막아버리지 못하다니...) 이를 부득 갈고. 그때

백운선자; [네년... 황태자비마마의 경호 담당이면서 지금까지 어디 쳐박혀 있다가 이제야 기어 나온 것이냐?] 살벌한 표정으로 노려보고

하란; [불충의 죄는 달게 받겠사옵니다!] [그전에 천인공노할 역적모의를 먼저 보고 할 수 있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역적모의!> 모든 사람들 아연 경악하고.

황태자는 좀 찡그리고. 여전히 힘이 들어 헐떡이며

하란; [그렇사옵니다.] [망극하게도 황태손 전하를 바꿔치기 하여 종묘사직을 통째로 집어삼키려는 음모가 진행되었으며...]

하란; [만일 저분 협객께서 제때 구원의 손길을 뻗어주시지 않았다면 황태자비마마와 황태손께 망극한 변고가 발생했을 것이옵니다.] 청풍을 손으로 가리키며

백운선자; [하란 네년, 지금 무슨 소리를...] 눈 부라릴 때

노환관1; [망령된 주둥이 다물어라!] 쩍! 부러진 칼로 벼락같이 하란을 베어오고.

[악!] [헉!] [안돼!] 황태자쪽의 사람들 기겁하고. 하란도 사색이 될 때

꽝! 노환관1을 때리는 벼락

노환관1; [큭!] 감전되지만 쓰러지진 않고 비틀하고

지지지! 청풍이 유령익에서 손을 내밀어 벼락을 날렸고.

[손에서 벼락을...] [저게 무슨 무공인가?] 황태자쪽 사람들 기겁할 때

하란; [동복쌍로도 역적들과 한 패이옵니다.] 백운선자와 흑풍선자쪽으로 기어가며 외치고

<어쩔 수 없다! 전부 죽여라!> 눈 부릅뜨며 전음 보내는 왕진(위진천). 순간

슈학! 쩍! 먼저 현장에 와있던 환관들, 즉 위태무와 위진천 부자 편의 환관들이 황태자를 수행한 환관들과 황태자를 향해 공격해간다. 청풍 쪽으로도 몰려들고.

[네놈들이...] [헉!] [꺄악!] [엄마야!] 기겁하는 황태자쪽 사람들. 환관들은 맞서 싸우려 하고 궁녀들은 비명을 지르며 정원 밖으로 달아나려 한다. 하란은 기어서 백운선자와 흑풍선자쪽으로 피하면서 돌아본다

[전하를 보위하라!] [역적들을 전하 신변에 접근시키지 마라!] 화악! 쿠오오! 백운선자와 흑풍선자는 황태자를 향해 몰려드는 환관들을 막는다. 두 여자는 무공이 아니라 술법을 쓴다. 백운선자는 손에서 탄력이 있는 구름같은 기운을 뿜어내 환관들을 날려버리고. 양손으로 결을 지은 흑풍선자는 몸에서 돌풍을 일으켜서 역시 환관들을 날려버린다. 마치 토네이도에 둘러싸인 모습인데 토네이도처럼 휘도는 바람 기둥에서 내뻗힌 칼날같은 기운이 위태무측의 환관들을 날려버리거나 몸을 갈라 피를 뿜어지게 만든다. 그런 두 여자 뒤에서 황태자가 탄 가마 주변의 환관들은 맞서 싸울 준비를 하고. 반면

창! 차창! [크악!] [컥!] [네... 네놈들이...] 황태자를 수행한 환관들이 필사적으로 막지만 쇄도하는 위씨부자의 수하들이 무공이 더 높아 일방적으로 학살당한다.

[이놈!] [네놈도 오늘이 제삿날이다.] 쩍! 부악! 쌍둥이 환관들이 청풍을 공격하고. 청풍은 양손으로 벼락과 철지촌강을 일으켜서 그자들이 부러진 칼로 내뻗는 섬광을 막고 튕겨낸다.

청풍; (저 여자들...) 양손으로 쌍둥이 환관들을 상대하면서 곁눈질로 백운선자와 흑풍선자를 보고

<술법으로 구름과 바람을 일으켜 황태자를 보호하고 있다.> 백운선자와 탄력있는 구름을 일으켜 위태무의 졸개들을 튕겨내고. 흑풍선자가 토네이도같은 돌풍에 덮인 채 위태무의 졸개들을 날리거나 갈라버리는 장면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당장 황태자의 신변이 위험해지는 일은 없겠구나.) 생각하며 쌍둥이 환관을 상대하고. 그때

왕진(위진천); (황태자가 알아버린 이상 원래의 계획을 추진하는 건 불가능해졌다.) 이를 바득 갈며 황태자쪽을 보고

왕진(위진천); (어쩔 수 없다.) 팟! 황태자가 앉아있는 가마를 향해 높이 도약한다.

왕진(위진천); (이렇게 된 이상 주첨기로 위장하려면 황태자까지 죽이는 수밖에...) 화악! 높이 도약했다가 단번에 전장을 가로질러 황태자의 가마를 덮쳐 내려간다.

[왕진! 네놈이 감히...] [어림없다.] 화악! 가가강! 백운선자와 흑풍선자가 구름과 돌풍을 일으켜 왕진(위진천)을 튕겨내려 하지만.

왕진(위진천); [크왓!] 구름과 돌풍과 충돌하며 기합 지르고. 핏빛으로 빛나는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어서 강한 힘을 뿜어내며. 직후

펑! 구름과 돌풍의 저지를 뚫고 황태자의 가마 위로 쇄도하는 왕진(위진천)

[안돼!] [전하!] 백운선자와 흑풍선자 기겁하며 돌아보고

청풍; (아차!) 쌍둥이 늙은 환관들을 상대하며 돌아보고. 눈 부릅뜨지만 황태자를 구할 수는 없다

왕진(위진천); [전하의 목숨을 받겠소!] 화악! 허공에서 아래로 내려 꽂히며 시뻘겋게 변한 손으로 황태자의 가슴을 후려쳐간다. 황태자는 눈을 치뜬 채 입 굳게 다물며 올려다보고 있다. 헌데 그 직후

쩡! 황태자의 부릅 뜬 두 눈이 태양처럼 백열되고

[!] 덜컥! 허공에서 아래로 덮쳐 내려오다가 엄청난 충격을 받는 왕진(위진천)의 표정. 머리 속이 하얘지는 모습이고

쿵! 허공에 뜬 왕진(위진천)의 모습. 그 앞에 거대한 눈이 한 쌍 떠서 내려본다

쩡! 태양보다 강한 빛을 뿜어내는 그 한 쌍의 눈. 그러자

왕진(위진천); [크아악!] 현실의 왕진(위진천)의 두 눈을 감싸며 허공에서 몸을 뒤집으며 퍼덕이고

[아!] [저놈이 왜 갑자기...] [보이지 않는 뭔가에 얻어맞기라도 한 건가?] 사람들 경악하며 올려다보고. 머리가 위로 가게 몸을 뒤집은 왕진(위진천)이 두 손으로 눈을 가린 채 날아들었던 방향으로 다시 튕겨져 나가고 있다.

청풍; (순간적으로 추측 불가의 강대한 영기(靈氣)가 느껴졌다.) 오싹! 소름이 돋는 표정으로 돌아보고. + [소주!] [왜 그러는가?] 청풍을 공격하던 쌍둥이 노환관들도 놀라 돌아보고

화악! 황태자를 덮쳐가던 자세에서 허공으로 튕겨져 나가는 왕진(위진천).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강하게 얻어맞은 모습으로. 이어

퍼억! 바닥에 나뒹구는 왕진(위진천). 격전을 벌이다가 물러서는 양 진영 사이다.

[그렇지!] + (홍무폐하의 핏줄에 흐르는 이능(異能)이 전하의 몸에서도 발휘되었다.) 안도하는 백운선자와 흑풍선자. 그때

왕진(위진천); [끄윽! 내... 내 눈이...] 바닥에 나뒹군 채 두손으로 눈 감싸고 벌벌 떨고. 그러자

[역적!] [죽어라!] 쩍! 부악! 그런 왕진(위진천)을 내리쳐가는 황태자측의 환관들

[어림없다!] 쩍! 왕진(위진천)에게 옷을 벗어준 중년 환관이 몸을 숙이며 칼을 길게 휘둘러 왕진(위진천)을 베려던 황태자측의 환관들을 베어버리고.

[크악!] [컥!] 몸이 잘려 죽는 황태자측의 환관들.

[헉!] [이런...] 자기들 앞으로 나뒹구는 동료들의 시체 보며 황태자측 환관들 주춤하고

[물러가자!] [소주의 안위가 우선이다!] 팟! 휘익! 그 사이에 다른 중년 환관들이 왕진(위진천)의 팔을 양쪽에서 잡고 날아오른다. 왕진(위진천)에게 옷을 벗어준 중년 환관은 칼로 앞을 겨누며 뒷걸음질 쳐서 방어하고. 이어

[퇴각한다!] [본가의 식솔들은 전부 철수하라!] 휘익! 휙! 쌍둥이 늙은 환관들도 날아오르며 외치고.

휘익! 휙! 새처럼 날아가는 수십명의 환관들.

[서라!] [역적들을 잡아라!] 황태자측의 환관들이 외치며 추격하려 할 때

[멈춰라!] [돌아와라! 역적들의 추격보다는 전하의 경호가 우선이다.] 백운선자와 흑풍선자가 외치고.

휘익! 휙! 그년들의 말에 급히 돌아와 황태자 주변으로 다시 모이는 환관과 여자 무사들. 청풍은 그때까지 황태자비와 주첨기 앞에 서서 보고 있었고

청풍; (일단락되었군.) 슥! 모자를 두 손으로 더욱 깊이 눌러쓰고

청풍; (자금성에 찾아온 목적은 완수했으니 시끄러워지기 전에 사라지자.) 스윽! 유령익으로 몸을 감싸서 모습이 사라지는 청풍. 투명한 데 윤곽만 보이는 형태가 된다. 헌데 바로 그때

오싹! 소름이 돋아 눈 부릅뜨는 청풍. 커다란 한 쌍의 눈이 뇌리에 떠오른다.

청풍; (저... 저 눈...) 숨이 멈추고. 허공에 눈 부분만 뜬 모습이다. 몸의 다른 부분은 투명하게 변해서 윤곽만 흐릿하게 남은 채 주변과 동화되어 있고

<누군가의 눈에서 뿜어지는 강렬한 시선이 내 몸을 거미줄처럼 휘감고 있어서 움직일 수가 없다.> 투명하게 변한 청풍의 몸이 움찔거리지만 움직여지지가 않는다. 그런 청풍의 몸 주위로 안개로 이루어진 밧줄 같은 것이 칭칭 휘감고 흐르는 형상.

하란; (왜 저러지?) 백운선자 뒤에 한 무릎 꿇은 자세로 앉아있던 하란이 놀라 그런 청풍을 보고

청풍; (혈태자를 일거에 공황 상태로 몰아넣은 것도 바로 이 시선이었다.) 식은 땀 흘리며 곁눈질로 황태자쪽을 보고

<시선의 주인은 물론 다음 대 천자가 될 황태자 주고치고...> 가마 위에 앉아 지긋이 청풍을 보고 있는 황태자. 몸은 힘들어 하지만 시선이 아주 깊고 강렬하다.

청풍; (홍무제 주원장의 핏줄에는 인간의 혼백을 제압하는 불가사의한 힘이 실려 있었던 것이다.) 스륵! 청풍의 투명한 몸이 흔들린다. 움직이려 애쓰고

<저놈도 황태자전하의 박룡안(縛龍眼)에 제압당했구나.> <아무리 무공이 높고 술법에 능하다 해도 하늘을 대신해서 억조창생을 다스리는 <천자의 눈>을 거역하진 못하지.> 가마 앞에 선 백운선자와 흑풍선자가 그런 청풍을 보며 끄덕이고.

흑풍선자; (산중의 짐승들이 호랑이와 마주치면 얼어붙어 저항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벌벌 떠는 투명한 윤곽 형상인 청풍을 보며 끄덕

흑풍선자; (하늘이 천자가 되는 걸 허락한 분의 시선에는 인간의 혼백을 얼어붙게 만드는 권능이 실리게 된다.)

백운선자; (박룡안, 또는 천자안(天子眼)이라 불리는 이 힘에 저항할 수 있는 인간은 단 두 부류다.)

백운선자; (천자와 같은 핏줄을 타고난 황족이거나...) (하늘까지 속일 수 있는 능력이라는 만천신안을 지닌 인간이 바로 그들이다.)

백운선자; (몸에 홍무폐하의 피가 흐르거나 만천신안을 지니지 않은 이상 저놈은 자신의 의지로 손가락 하나 까닥일 수 없을 것이다.) 웃고. 하지만 그 직후

스윽! 바닥에 붙어있던 청풍의 발이 떨어지고. 그에 따라

스륵! 윤곽만 보이는 투명한 청풍의 몸이 흔들린다.

<말... 말도 안되는...> <박룡안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한다!> 경악하는 백운선자와 흑풍선자.

[...] 황태자도 약간 이마 찡그릴 때

파앗! 마침내 바닥에서 두 발이 확 떨어지며 뒤로 휘청거리는 윤곽만 보이는 투명한 청풍의 몸 형상. 눈 부분은 뚜렷하게 보이고.

<맙소사!> <설마 저놈, 황족이거나 만천신안을 지녔다는 말인가?> 경악하는 백운선자와 흑풍선자. 동시에

청풍; [허억!] 쿵쿵! 비틀거리며 물러서며 막혔던 숨을 확 토하는 청풍. 직후

청풍; (더... 더 이상 머물러 있는 것은 위험하다! 이탈해야만 한다.) 스스! 몸이 다시 흐려지는데

<기다려라!> 누군가의 강렬한 생각이 뇌리를 때려 눈 부릅뜨는 청풍

황태자; <고(孤)는 그대가 떠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강렬한 눈빛으로 청풍을 보고. 그러자

부르르! 부릅 뜬 눈을 제외한 몸이 투명한 윤곽 뿐인 청풍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고

청풍; (다시... 황태자의 이능에 몸이 다시 굴복하려 한다.) 부들 부들 떠는 청풍. 그때

황태자; [모습을... 보여라!] 청풍을 지긋이 보며 말하고. 그러자

스윽! 부들 부들 떨리는 양손이 유령익 밖으로 나오고. 유령익이 갈라지며 청풍의 하체가 상당 부분 드러나고

청풍; (손이 제멋대로...) 찡그리는 청풍의 얼굴을 향해 올라오는 두손. 벌벌 떨리며

청풍; (얼굴을 보여서 하등 좋을 게 없는데...) 스륵! 생각하지만 두 손은 이미 유령익의 모자를 벗기고 있다. 그러자

스륵! 유령익의 모자가 완전히 벗겨지며 청풍의 얼굴이 드러난다

[역... 역시 사내였다!] [게다가 아직 새파랗게 어린...] 청풍의 얼굴을 본 환관들과 궁녀들 놀라고. 궁녀들은 얼굴 발개지고

하란; (무공도 신비한데다가 잘 생기기까지 했어.) 얼굴 발그레

[...] 무언가 생각하며 청풍의 얼굴을 보는 황태자

청풍; (얼굴을 들켰으니 이제 명나라가 다스리는 땅에는 발을 못 붙이겠군.) 슥! 체념하며 손을 내리고. 그러자

황태자; [닮았군!] 중얼거리고

[예?] 흠칫! 하며 돌아보는 백운선자와 흑풍손자. 하란도 돌아보고

백운선자; [저 죄인이 누구를 닮았다는 말씀이신지요?]

황태자; [네 어머니의 존함이 혹시 혜(惠)자 금(錦)자 아니냐?] 백운선자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청풍에게 묻고. 그러자

[!] 깨닫고 눈 부릅뜨는 청풍.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환설; [도련님의 부친은 사자천존이시며 어머니는 영락제의 이복누이인 영청공주(永淸公主)님으로 존함이 주혜금(朱慧錦)이시옵니다.] 암자에서 침대에 상체를 세우고 앉아있는 자신을 올려다보며 울던 환설의 모습이다.

환설; [영청공주님의 몸종이었던 천녀는 공주님께서 사자천존님께 하가(下嫁)하실 때 함께 황실을 나왔었사옵니다.]

회상 끝

 

청풍; (단번에 내가 누구 소생인지 알아차렸다.) 놀라고. + [전하께서 추측하시는 대로입니다.] 고개를 숙이고

청풍; [소제(小弟)는 전하께서 생각하시는 바로 그분의 소생입니다.] 슥! 한쪽 무릎을 꿇으며 정중하게 포권하고

<소제?> <전하의 동생을 자처하다니...! 그렇다면 저 사내도 황족이라는 건데...> 놀라는 백운선자와 흑풍선자. 주변의 다른 년놈들은 어리둥절하는데

황태자; [역시 그랬군.] 끄덕이고

황태자; [네 몸에도 홍무폐하의 피가 흐르고 있었던 게야.] 온화한 표정이 되며 고개 끄덕이고

<잠깐! 영락폐하의 이복누이인 영청공주 주혜금의 소생이라면...> <저... 저 놈이 바로 십팔년전에 누군가에게 납치당했다고 알려진 사자천존의 아들이었구나!> 경악하는 백운선자와 흑풍선자. 그때

황태자; [백운!] 백운선자를 부르고. 오른손을 소매 속에 넣으며

백운선자; [예 전하...] 정신 차리며 돌아서면서 고개 숙이고

황태자; [이걸... 가져다주도록 해라.] 떨리는 손으로 옥패를 하나 내밀고.

옥패 크로즈 업. 직사각형의 옥패인데 용이 조각되어 있고 앞쪽에 <免>자가 새겨져 있다.

<저건!> <대역(大逆)의 죄가 아니면 어떤 죄를 짓더라도 벌하지 않는다는 면천패(免天牌)!> 흑풍선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 놀라고. 백운선자는 두 손으로 옥패를 받고 있고

황태자; [초무궁(楚無窮)!] [비록 네가 금기를 범하기는 했으나 두 가지를 감안하여 죄를 묻지 않겠다.] 백운선자가 두 손으로 든 옥패를 들고 청풍에게 다가가는 걸 보며 말하고

흑풍선자; (초무궁!) (역시...) 끄덕이며 청풍을 보고. 그 사이에 백운선자는 청풍의 앞에 이르러 옥패를 청풍에게 내밀고 있다. 청풍은 무릎 꿇은 채 두 손으로 옥패를 받고

황태자; [첫째, 네가 고의 직계는 아니지만 홍무폐하의 따님이신 영청(永淸) 고모님의 핏줄이니 내원에 발을 들였다 해도 사죄(死罪)로 다스릴 수는 없다.] 청풍이 옥패를 받는 걸 보며 말하고

하란; (저... 저 사내... 아니 저분도 황족이셨구나.) 흥분. 얼굴 발개져서 청풍을 보고

황태자; [둘째, 시세가 부득이하여 내원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으며...] 시선을 돌려 아직 기절한 황태자비와 주첨기를 본다. 두 모자는 궁녀와 의사들의 진단을 받고 있는 중이다.

황태자; [세운 공이 실로 지대하니 죄를 물을 수가 없구나.]

청풍; [너그러우신 처분에 감읍할 따름입니다.] 옥패를 손에 든 채 포권하고

황태자;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입궐하여 오늘 일의 뒷수습을 시위장들과 논의하도록 하라.] 가라고 손짓하고. 힘든 표정이고

청풍; [전하의 하명, 명심하겠나이다.]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직후

스윽! 청풍의 모습이 다시 투명해진다. 고개 숙이면서 모자가 저절로 올라와 얼굴을 덮어버렸고

<사... 사라졌다!> 모든 사람들 놀라고.

황태자; [역시 핏줄은 속일 수가 없군. 같은 나이 때의 제 아비를 이미 능가한 듯이 보이니...] 웃고

황태자; [피곤하구나. 돌아가자.] 다시 몸을 누이고

[존명!] [전하를 침전으로 모셔라.] [서둘러라.] 백운선자의 지시로 서둘러 가마의 방향을 트는 환관들

백운선자; [여기 뒷정리를 맡아줘.] 가마를 따라가며 흑풍선자에게 말하고

흑풍선자; [그렇게 할게.] 끄덕이고.

월동문으로 나가는 황태자의 가마와 그 뒤를 서둘러 따라가는 백운선자와 환관들.

의사들과 궁녀들이 일부 남아 황태자비와 주첨기를 치료하고 있다. 바닥에 천이 깔렸고 두 모자는 그 천 위에 눕혀져 있다. 거의 알몸이던 황태자비의 몸은 두터운 겉옷으로 가려져 있다. 환관들도 여럿 남아서 양측 사상자들의 시체를 운반하고 있다.

흑풍선자; (한바탕의 폭풍이 지나갔네.) 현장을 둘러보며 생각할 때

[마마! 정신이 드시옵니까?] 외치는 소리에 돌아보는 흑풍선자

[으으으!] 황태자비가 신음하며 눈을 뜨고 있다. 그런 황태자비를 들여다 보며 궁녀들이 외치고 있다

흑풍선자; [마마의 환후는 어떠시냐?] 다가가며 궁녀에게 묻고

[마치 벼락에 맞으신 듯한 증상을 보이시지만 존체에 이상이 있지는 않소이다.] 진맥하던 의사가 궁녀 대신 대답하고.

흑풍선자; [다행이로군요.] 안도. 그때

황태자비; [첨기... 첨기는...?]

의사; [옆에 계시옵니다.] 옆쪽에 누워 역시 진맥 받고 있는 주첨기를 가리키고

황태자비; [무사... 무사하겠지? 잘못 되진 않겠지?] 억지로 일어나려 하고

의사; [황태손께서도 무고하시니 고정하시옵소서.] [잠시 정신을 잃으신 것뿐이옵니다.] 황태자비를 다독여서 다시 누이는 의사와 궁녀들

황태자비; [다행... 다행이다.] [천지신명이 보우하셨어.] 고개 돌려 주첨기 쪽을 보며 안도하며 웃고. 그러라가

황태자비; [우리 모자를 역적의 손에서 구해준 자가 있었을 텐데...] 두리번

흑풍선자; [초무궁공자께서는 전하께서 하사하신 면천패를 받고 떠났사옵니다.]

황태자비; [초무궁?] 흠칫

황태자비; [그 사람... 그 사내의 이름이 초무궁이었느냐?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인데...] 찡그리고

흑풍선자; [초공자는 바로 사자천존에게 하가(下嫁)하셨던 영청공주님의 소생이옵니다.]

황태자비; [아!] 놀라고

황태자비; [맞아! 영청고모님의 실종된 아들 이름이 초무궁이었지! 이제 기억났다.] 흥분

흑풍선자; [세운 공도 있고...] [또 홍무폐하의 핏줄이라 내원에 드나든 것을 불문에 부치시겠다는 전하의 하명이 있었사옵니다.]

황태자비; [그... 그럼...] 기대

흑풍선자; [전하께서는 초공자에게 빠른 시일 내에 입궐하여 저희들과 오늘 일의 뒷수습을 하라 명하셨나이다.] 의미심장한 미소

황태자비; [잘... 잘 되었구나.] 억지로 웃고. 얼굴 발그래지고

흑풍선자; [곧 가마가 도착할 테니 그때까지만 불편하시더라도 참아주시옵소서.] [처소로 모시겠나이다.]

황태자비; [오냐!] 고개 끄덕, 이어

황태자비; (초무궁...) 청풍을 떠올리고

황태자비; (항렬로 따지자면 내게는 시동생뻘인가?) 얼굴 발개지고. 가슴 두근

황태자비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청풍이 자신의 배를 깔고 앉아 손으로 젖가슴 움켜쥐던 장면, 자신의 몸 위에 올라타는 자세로 엎어져 피를 토하던 장면, 자신과 주첨기를 양팔로 나눠안고 날아가던 장면. 자신도 모르게 청풍의 목을 두팔로 휘감던 장면등등

황태자비; (첨... 첨기보다도 어린 그놈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몸속 깊은 곳이 불에 덴 듯이 화끈거린다.) 헉헉

<아무래도 한동안은 열병을 앓겠구나. 쉽사리 치유되지 않을 고통스러운 열병을...> 장내의 광경 배경으로 황태자비의 생각 나레이션

 

#208>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이전버튼 1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2.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