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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5.27 [천병신기보] 제 41장 갇혀있는 고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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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四十一 章

 

            갇혀있는 高人들

 

 

 

능천한이 신음하듯 중얼거릴 때였다.

[흐흐흐... 너를 위해 여러 가지 안배를 해두었는데... 모두 소용없게 되었군. 혈마뢰를 붕괴시켜 무덤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끝일 테니...]

쌍극천효가 석로 저쪽에서 득의하여 웃었다.

그와 함께,

우르르르--- 르릉!

콰--- 콰--- 콰--- 콰쾅!

석로의 저쪽부터 굉음과 함께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이런...!]

능천한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빠져 나갈 수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흐흐흐... 네가 영라의 고질병을 고쳐 주었음을 안다. 그것은 감사하고 있다.]

쿠--- 쿠--- 쿠쿵!

콰--- 콰--- 콰쾅!

석로가 무너지는 굉음 속에서 쌍극천효의 목소리가 들렸다.

콰르르르르---!

석로에 이어 능천한과 홍예선희가 있는 석실마저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이대라면 압사를 당하고 만다.)

능천한의 안색이 어둡게 변했다.

쿵! 쿵!

능천한은 홍예선희가 매달려 있던 석벽을 두들겨 보았다.

우--- 우-- 우웅!

천행이랄까?

석벽 저쪽으로 빈 공동이 있는 듯한 울림이 전해왔다.

능천한의 두 눈이 번뜩 빛났다.

[십여 장 두께... 전력으로 묵황굉벽뢰를 받치며 뚫을 수 있다!]

위--- 이이잉!

능천한은 한 손으로 홍예선희를 안고 우수에 묵황강기를 모았다.

그리고,

쿠--- 쿠쿵!

콰--- 자자작! 쿵--- 쾅쾅!

그의 손에서 벼락치듯이 묵강이 쏟아져 나갔다.

일시에 석벽에 십여 장 길이의 통로가 생겼다.

스--- 스슥!

능천한은 거침없이 홍예선희를 안고 통로로 날아들었다.

쿠--- 르르르르르릉!

콰--- 콰--- 콰쾅!

그 순간 능천한이 있던 석실전체가 폭삭 무너져 내렸다.

[큰일날 뻔했군!]

능천한은 안도하며 새로 생긴 통로를 걸어갔다.

 

(석실(石室)... 이곳도 뇌옥의 일부 아닌가?)

이윽고 통로를 빠져 나온 능천한은 흠칫하였다.

그가 들어선 곳은 또 다른 석실이었다.

한데

[...!]

[...!]

짜--- 자작!

번--- 쩍! 츠츠츠...!

어둠 속에서 네 개의 벼락같은 능천한을 노려보고 있지 않은가?

능천한은 그 눈빛의 임자들을 바라보았다.

맞은 편 석벽 아래 두 명의 노인이 앉아 있었다.

우측의 인물은 금포를 걸친 위풍당당한 백염의 노인이었다.

일견하여 일대종사의 기품이 있는 인물이었다.

좌측의 노인은 녹포(綠布)를 걸치고 있었다.

흑염을 가슴까지 드리워 흡사 관운장을 연상케 하는 호쾌한 인상이 풍겼다.

(모종의 금제를 당하고 있군!)

능천한은 두 노인이 어떤 상태인지 알아보았다.

[두 분은...?]

능천한이 정중히 묻자 녹포흑염노인이 말을 받았다.

[객(客)이 먼저 자신의 이름을 밝히는 것이 예의가 아닌가?]

녹포노인의 말소리는 매우 웅휘하였다.

능천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소생은 능천한이라 하외이다. 황산 패천신문인...!]

능천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두 노인의 안색이 일변하였다.

[그대가 패천잠룡...]

[음... 황산의 잠룡이... 거룡(巨龍)이 되었군...!]

두 노인은 감탄의 표정으로 능천한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이어, 금포노인이 먼저 자신을 소개하였다.

[노부는 광양대제(廣陽大帝)라 불리던 사람이네!]

[광... 광양대제라 하셨습니까?]

금포노인의 말에 능천한의 눈이 부릅떠졌다.

[그렇네 노부가 금모 늙은이지!]

금포노인, 광양대제가 고개를 끄덕였다.

능천한은 홍예선희를 급히 내려놓고 광양대제에게 큰절을 올렸다.

[소자... 빙조부장(聘祖父)님을 뵙습니다.]

능천한이 절을 올리자 광양대제는 흠칫하였다.

[빙조부라니... 그대가 벽라와...?]

능천한은 꿇어앉은 채 얼굴을 붉혔다.

[소자가... 빙조부님의 허락도 없이 벽라누님을 취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흠...!]

능천한의 말에 광양대제는 아주 복잡한 표정이 되었다.

그 모습을 모며 녹포노인이 껄껄 웃었다.

[허허! 화주가 부럽소이다. 패천의 잠룡을 손주 사위로 두게 되다니...!]

녹포노인이 껄껄 웃자 광양대제도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능천한의 손을 잡아 다독였다.

[허허! 노부가 너무 과분한 손주 사위를 두게 되었군. 벽라를 잘 부탁한다.]

광양대제는 능천한을 다독이고는 이어 녹포의 노인을 가르쳤다.

[이분을 소개하지. 이분은 바로 녹림맹주이시다.]

능천한은 눈을 빛냈다.

(역시... 광양대제와 녹림대제는 혈종의 마수에 걸렸군!)

능천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녹포노인!

그는 바로 녹림을 일통시킨 영웅 녹림대제(綠林大帝)였던 것이다.

 

---광양대제(廣陽大帝).

---녹림대제(綠林大帝).

 

그 실종으로 천하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었던 정파와 녹림의 거두들,

그들이 이곳 혈영궁의 혈마뢰에 갇혀 있을 줄이야...

[대제(大帝)께서는 이것을 아십니까?]

능천한은 안색을 정중하게 고치며 품에서 하나의 옥부(玉符)를 꺼내 들었다.

[자... 자령신부(紫靈神符)!]

자색의 옥부를 본 녹림대제의 안색이 일변하였다.

이어, 녹림대제는 자리에서 일어나 능천한에게 정중히 일배를 올렸다.

[녹림공봉 단운강(丹雲岡)! 지존을 백견하나이다.]

능천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편히 앉으십시오.]

[감사합니다.]

녹림대제는 극히 조심스럽게 앉았다.

연령의 관계를 떠나서 능천한은 자부문도들에게는 무상의 존인(尊人)인 것이다.

[아이야. 노부는 어찌된 영문인지를 모르겟구나!]

광양대제가 믈었다.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는 간단하게 전후사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

 

혈영궁(血影宮)의 대전.

커다란 복우산역의 지도가 탁자위에 펼쳐져 있었다.

[음... 지하뇌옥주위로... 지하수로(地下水路)가 있다니...!]

어두운 안색으로 중얼거리는 인물이 있었다.

그는 쌍극천효였다.

그의 앞에는 혈영군이 서 있었다.

[만일... 그 폭발 속에서 그가 살아남고... 또... 이 수로가 발견된다면 능천한은 다시 한 번 살아나게 된다.]

쌍극천효는 아주 어두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혈종께 약속을 드렸으니... 반드시 제거해야한다.)

쌍극천효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힐끗 혈영군을 바라보았다.

[미리 말을 했으면 이런 이중의 노력은 필요 없었을 것을...!]

혈영군은 죄스런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군사!]

[이미 지난 일이니...]

쌍극천효는 말을 하며 지도를 가리켰다.

[지하수맥이 끝나는 곳과 시작되는 곳이 이 양쪽임은 확실하겠지?]

[그렇습니다.]

혈영군도 지도를 들여다보며 대답했다.

[결국... 가능성은 반반으로 나뉜다. 능천한이 살아나온다면 이 양쪽수로의 끝 어딘가로 나온다.]

쌍극천효의 안색이 심각해졌다.

(능천한은 지금 이곳 혈영궁에 모인 전력을 투입해야 제거할 수 있는 자인 것인 문제다. 힘을 반씩 나누어 놓으면 설사 그가 살아나오는 것을 발견해도 제거하지 못한다.)

쌍극천효는 고심에 고심을 하였다.

그러다가, 그는 번쩍 고개를 들었다.

[힘(力)을 삼분(三分)한다. 각기 삼푼의 힘은 양쪽 수로의 끝을 지키고 나머지 사푼의 힘을 중간에서 대기한다.]

쌍극천효는 뒤를 돌아보았다.

서생, 미인(美人), 귀신 같은 자, 온화한 인상의 청포노인등 각양각색의 구인(九人)이었다.

[아홉 분도 각기 세 분씩 조를 짜주십시오!]

[알았다.]

청포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허리에 하나의 옥척(玉尺)을 차고 있는 자였다.

일견하여 온화해보이나...

그것은 공력이 극상에 이르러 반박귀진지경임을 나타내준다.

중인들 중 최강의 인물은 바로 그자였다.

[일대는 나 천황(天皇)이 지절(地絶)과 혈검(血劍)으로 막는다. 다른 도움은 필요없다!]

청포인이 말했다.

 

---천황(天皇).

 

그자가 혈천구마성 중 최강인 천황마성(天皇魔聖)이다.

천황마성은 이미 극마지경(極魔之境)에 접근한 자다.

천황마성 외에 지절마성과 혈검마성은 나머지 팔인 중에서도 최강인 자들이다.

(이들 삼인만으로 능가를 묶어둘 수 있다.)

쌍그천효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럼 나머지 이대는 후배가 정합니다. 흡혈마성(吸血魔聖), 광육도성(狂肉刀聖), 색마성(色魔聖)께서는 칠십이혈살수(七十二血煞手)와 함께 반대쪽을 지키심시오.]

그의 말에 삼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광육도성과 어금니가 삐죽이 나온 혈포괴인, 간교한 인상의 화복중년인이 그자들이었다.

[본대의 삼백육십무적혈강대(三百六十無敵血강隊)와 세분 선배께서는 후배와 함께 중간에서 대기합니다.]

[좋다!]

천황마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자를 발견하면 최소한 반각을 끄십시오. 그러면 후배가 달려갈 것이고 다른 쪽의 힘도 모이게 될 것이니...]

[훌륭한 복안이다. 능천한이란 어린아이가 아무리 대답해도... 놓치지는 않으리라.]

천황마성이 웃으며 말했다.

어느덧 중년인의 뇌리에는 능천한이 넘지 못할 거악으로 화해 있었다.

[군사님! 저는 그럼...?]

혈영군이 쭈뻣거리며 나섰다.

쌍극천효는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는 전체 혈영궁도를 복우산역에 풀어 모든 변화를 수집하여 본인에게 알린다.]

[알겠습니다.]

혈영군의 대답을 들으며 쌍극 천효는 시선을 야공으로 던졌다.

(능천한... 사위라 말해도 되는 자... 그러나... 제거하지 않을 수 없다. 영라에게는 미안하지만...)

쌍극천효의 안면으로 아픈 기색이 흘렀다.

그자도 사람이고 딸을 가진 자이기에...

 

***

 

쿠르르르르--- 르르릉!

콰르르르---!

암흑의 석동(石洞).

굉음과 함께 노도같은 물줄기가 흘러가고 있었다.

거대한 지하수로였다.

[차--- 하--- 앗!]

돌연 지하수로가 뒤흔들리는 일갈이 터졌다.

촤--- 아아---!

혈츠츠츠츠--- 츠!

쿠르르르르--- 르릉!

노도같은 물줄기 속에서 한명의 청년이 치솟았다.

한 명의 미인을 황포로 감싼 채 안아들었고, 등에는 시커먼 극을 짊어진 청년이었다.

휘르르르르---

청년은 지하수로 한 쪽의 바위위로 날아버렸다.

이어,

[두 분! 조심하십시오!]

청년이 지하수로 쪽을 향해 외쳤다.

[허허... 걱정말게!]

[하하! 지존! 수공(水功)만이라면 지존께 가르쳐 드릴 수도 있을 정도입니다.]

두 마디 노인들의 목소리가 들렸고,

촤르르르르---!

쏴--- 아아아아!

수로에서 금의와 녹의를 걸친 노인들이 뛰어 나왔다.

두 노인 모두 형형한 안광을 지닌 노인들이다.

그러나 노인들의 얼굴에는 피로한 기색이 떠올랐다.

(오랫동안 공력이 폐쇄되었던 탓에 원기가 평상시만 못한 탓이다. 지금 상태로 두 분은 누구와 오래 겨루지도 못한다.)

청년은 내심 염두를 굴렸다.

그는 물론 능천한이었다.

두 노인은 광양대제와 녹림대제이고.

쌍극천효가 염려하던 일이 그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갑시다!]

능천한은 홍예선희를 등에 업고 바짝 자신의 몸에 졸라매었다.

우르르르---

이내 그의 우수가 시커멓게 변했다.

[허허허! 수라천극존이 정말 대단한 중(重)수법을 창안했구나!]

광양대제가 기분좋게 웃었다.

[차--- 핫!]

쿠--- 쿠--- 쿠쿠쿵!

콰--- 콰--- 콰쾅!

능천한의 손에서 벼락치듯이 묵강류가 쏟아졌다.

거창한 폭음과 함께 삼십여 장 두께의 석벽이 박살나며 서늘한 야풍(夜風)이 확 끼쳐 왔다.

[하하! 정말 대답하군!]

스스스스--- 스슥!

화르르르르---!

사인(四人)은 선풍같이 뚫려진 통로로 날아 나갔다.

[흠...!]

통로를 날아가자 능천한은 몸을 세웠다.

그곳은 밋밋한 경사의 석벽으로 둘러싸인 분지였다.

때는 삼경을 지나 사경에 이르고 있었다.

(혈영궁의 이목이 복우산전역에 깔렸고... 두 분은 아직 남과 싸우실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니... 속히 이곳을 벗어나자.)

능천한이 염두를 굴릴 때였다.

[크--- 크크크크...!]

[켈켈... 이곳으로 나오다니...!]

갑자기 소름끼치는 웃음소리가 분지를 흔들었다.

[누구냐?]

능천한은 폭갈을 지르며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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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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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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