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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5.05 [천병신기보] 제 24장 헌원천황벽의 구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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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二十四 章

 

                       軒轅天荒璧口訣

 

 

 

 

자허천부(紫虛天府)는 구십 구 개의 석실(石室)이 있다.

한데 그 방대하고 많은 자허천부의 석실들이 가득가득 차 있었다.

서책, 비급(秘笈)...

명인(名人)들이 남긴 명품(名品),

신병이기(神兵異器),

가히 천하의 제화가 모두 이곳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재화와 기진들은 일이백 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일천 수백 년의 장구한 세월동안에 쌓여온 것들이다.

자허천부에는 자부오절(紫府五絶)의 삼절(三絶)이 담겨 있는 것이다.

천하를 사고도 남을 재절(財絶),

천하를 뒤집기에 충분한 수많은 신공절기들의 기공절(奇功絶),

그리고 하늘이라도 가려버릴 수도 있다는 기절(機絶)이 그것이다.

 

[...!]

능천한은 팔충의 마지막 석실에 와 있었다.

그곳은 병기고(兵器庫)였다.

자허천부에는 만종(萬種)의 병기들이 있다.

특히 이곳 팔층의 중병고(重兵庫)에는 그중의 발군의 것들이 모여 있었다.

[이곳 중병고에 있는 것은 모두 천병보 천병일천좌에 드는 것들입니다.]

천수약왕이 능천한에게 설명했다.

[그렇겠소이다. 어느것 하나 범상한 것이 없으니...!]

능천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보았다.

중병고에 보관되어 있는 신병의 숫자는 삼백종(三百種)을 넘고 있었다.

그 모든 것들이 천병일천좌 안에 드는 절대신병들인 것이다.

능천한은 형형하게 눈을 빛냈다.

(이 신병(神兵)들로 고수들을 무장시킨다면... 사상최강의 군단이 되리라.)

능천한은 내심 모종의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자부(紫府)!

천세를 신비 속에 가려져 온 그 엄청난 잠력!

그것은 능히 일만명 초절정고수로 변신시키고도 남을 정도인 것이었다.

[...!]

능천한은 작은 옥함을 집어들었다.

그 안에는 열두 자루의 호접차(蝴蝶叉)가 들어 있었다.

언뜻 보기에는 여인들의 장신구라고 생각될 정도로 화려한 세공의 호접차들이었다.

그러나,

누가 있어 그것들의 진정코 무서운 내력을 알겠는가?

열두 개의 호접차!

그것은 천하삼대암기(天下三大暗器)에 드는 가공할 암기인 것을,

이름하여,

 

직녀호접차(織女蝴蝶),

 

호접천후(蝴蝶天后)라는 상고(上古)의 여고수가 남긴 것이다.

이는 호신강기 파해 전문의 암기로서,

직녀호접차 앞에서 무력해지지 않는 호신강기가 거의 없을 정도로 날카로운 것이다.

(열두 개... 벽라누님과 영라 등에게 나누어주면 좋아하겠군!)

능천한은 직녀호접차를 집어넣고 구층으로 통하는 석문 앞으로 갔다.

(만종의 재화를 보시고도 단 하나만 취하시다니...)

천수약왕은 감탄의 눈길로 능천한의 뒷모습을 쫓았다.

그르르르르---!

능천한은 구층으로 올라갔다.

 

구층!

자허천부의 가장 위층인 이곳은 널찍한 하나의 대전이었다.

그곳은 흡사 환몽천유부(幻夢天遊府)를 연상케 했다.

이곳에 비장된 것들의 수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그 하나하나가 천만금의 가치가 있는 것들이었다.

제일먼저 눈에 띈 것은 세 폭의 초상화였다.

[...!]

능천한은 눈을 빛내며 초상화 앞으로 다가갔다.

초상화의 세 인물들은 모두 중년인들이었다.

중앙의 인물은 절대종사(絶代宗師)의 기품이 흐르는 자삼의 중년인이었다.

사자같은 위엄과 만인을 절로 감복케 하는 기도가 흐르는...

(자부존(紫府尊)!)

능천한은 전율을 느꼈다.

그 초상화의 인물이 누구인지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그의 시선은 이어 자부존의 좌측에 있는 초상화로 옮겨졌다.

(이분은 만절기사(萬絶奇士)...!)

능천한의 눈길은 이어 마지막 초상화폭으로 옮겨졌다.

마지막 화폭에는 호미를 들고 있는 야인(野人)의 모습이 있었다.

약초를 담는 주머니를 옆에 찬...

(천외약종(天外藥宗)!

능천한의 두 눈이 엄숙하게 빛났다.

능천한은 세 초상화의 인물, 절대삼기(絶代三奇)의 초상화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지존... 누구에게도 무릎을 꿇지 않으시겠다는 의지가 계시다...)

뒤에 시립한 천수약왕의 입에서 나직한 한숨이 흘렀다.

(극강(極强)은 부러지기 쉬운 법임을 깨달으시기를 빌 뿐...)

천수약왕은 탄식했다.

그러나 그는 능천하에게 천하제일재녀가 있음을 잠시 망각하고 있었다.

[세 분의... 구세(救世)의 뜨거운 의혈을 느끼외다. 구천독종이든 혈종이든 후생의 손으로 단절시켜 보일 것이니... 지켜보아주소서!]

능천한은 축원을 옮겼다.

절대삼기를 올려다보는 그의 시선이 뜨겁게 빛나고 있었다.

그러는 능천한을 천수약왕은 감격의 눈빛으로 지켜보았다.

(삼기께서 남기신 유품들...!)

능천한은 초상화의 밑을 주시했다.

세 폭의 초상화 아래에는 각기 하나씩의 옥함이 뚜껑이 열린 채로 놓여 있었다.

능천한은 자부존 앞의 옥함을 들여다보았다.

그곳에는 두 가지 물건이 있었다.

한 권의 두툼한 양피지 비급,

그리고 자광(紫光)이 안개처럼 서린 주먹만한 구슬이 그것이었다.

능천한은 먼저 비급을 집어들었다.

 

<자령천존경(紫靈天尊經).>

 

[자령천존경!]

능천한은 비급을 대충 훑어보았다.

그러다가 자령천존경 맨 뒤쪽에서 시선을 멈추었다.

그곳에는 가공할 위력을 지닌 자부이대절기가 적혀 있었다.

 

자극천단강(紫極天丹罡),

 

자부존이 구천묵독제의 가슴을 박살내버린 절학이다.

이에는 한철벽도 꿰뚫는 패도적인 위력이 있었다.

 

자령천존수결(紫靈天尊手訣),

 

두 번째 절기인 자령천존수를 읽어 나가던 능천한의 안면이 부르르 떨렸다.

자령천존수의 구결에는 능천한이 일전에 대했던 초식에 들어있던 어떤 영감이 있었다.

,

패천륜식(覇天輪式)의 최후절초인 만겁패천초극류(覇天超極流)!

그 절대초식에 있던 막연하고도 거대한 영감이 있는 것이다.

천수약왕이 말했다.

[자령천존수는 상상 속의 절기입니다. 초절기(超絶技)라 불리는 부류에 속하는 것으로 자부존사께서도 창안만 하시고 연성은 하지 못하셨던 절기입니다.]

[...!]

능천한은 나직히 신음하며 자령천존경을 덮었다.

이어, 그는 주먹만한 자광(紫光)의 구슬을 집어 들었다.

(온기가 있다니... 예사의 물건이 아니다.)

능천한이 흠칫하는데 천수약왕이 설명했다.

[자부존 조사께서는 타계하시기 직전에 당신의 내공을 단주(丹珠)로 만들어 후세에 남겼습니다.]

[이것이 자부존께서 남긴 원영단주(元瓔丹珠)!]

능천한이 흠칫하였다.

[그렇습니다. 누구든 그것을 복용하여 녹일 수 있다면 일시에 자부존께서 지니셨던 막강한 내공을 얻게 됩니다.]

[...]

능천한은 원영단주를 내려다보며 무겁게 신음하였다.

[그러나...천세로 내려오며 어느 누구도 자부존조사님의 원영내단을 용해해 보겠다는 엄두는 내지 못하였습니다!]

천수약왕이 말의 여운을 끌며 능천한을 바라보았다.

(나로 하여금 이 원영단주를 복용하여 용해시키도록 할 생각이군!)

능천한은 말없이 원영단주를 다시 옥함에 집어넣었다.

이어 그는 만절기가 앞에 놓인 옥함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아주 두터운 분량의 비급이 들어 있었다.

 

만절기환록(萬絶奇幻錄),

 

[영라가 좋아하겠군!]

능천한은 중얼거리며 천외약종 앞을 바라보았다.

천외약종 앞에도 한 권의 비급이 있었다.

 

약종천의보(藥宗天醫譜),

 

고금이래 그것을 능가할 수 없다는 의약비서였다.

그것들을 대충 둘러본 뒤에 능천한은 천수약종을 돌아보았다.

[자부노조께서 말씀하시기를 헌원천황벽(軒轅天荒璧)이라는 것이 있다고 하셨습니다만...]

[이리오십시요!]

천수약왕은 즉시 한쪽으로 능천한을 데리고 갔다.

, 능천한은 세 장의 옥벽(玉璧)을 볼 수 있었다.

자질이 좋은 옥()을 얇게 깎아 판을 만들고,

그 위에 갑골문자로 글을 적어 놓은 것이었다.

[...!]

헌원천황벽을 받아든 능천한의 두눈이 형형한 신광을 쏟아내었다.

헌원천황벽의 구결들이 갑골문자로 되어 있으나 능천한에게 그것들이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능천한은 자신도 망각하고 헌원천황벽의 구결로 몰두해 들어갔다.

(자리를 피해 드리는 것이 좋으리라.)

천수약왕은 소리없이 구층의 석전을 벗어났다.

석전을 나서며 천수약왕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허허... 이백 수십 년의 세월... 너무도 오랜 시간이었지만... 이제는 편히 쉴 날이 왔도다...]

천수약왕의 노안이 형형한 빛으로 가득 찼다.

 

---헌원천황벽(軒轅天荒璧)!

 

그것을 과연 누가 만들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다만 전설속의 성인인 황제(黃帝) 헌원씨(軒轅氏)가 남긴 것이 아닌가 추측 될 뿐이다.

헌원천황벽!

그곳에 적혀 있는 것이 어떤 기발한 초식이나 내공 따위가 아니었다.

헌원천황벽은 형() 이전에 있엇던 의()와 만상(萬象) 이전의 대혼돈(大混沌)의 지극히 큰 이치를 가리키고 있었다.

말하자면 대천황(大天荒)의 이치와 그것을 수렴하는 방법상의 진리랄까?

그것은 내공이 아닌 심법(心法)에 가까운 것이었다.

능천한은 헌원천황벽의 구결들을 경이에 차서 읽어 내려갔다.

그리고 그 구결(口訣)들에 명칭을 붙였다.

이름하여,

 

<천황대정존극심(天荒大正尊極心).>

 

만상(萬象)의 이치가 그안에 있으며.

천외천(天外天) 대자연(大自然)의 근원이 되는 아주 큰 힘이 그곳에 있었다.

대정지경(大正之境)!

그것은 곧 천인지경(天人之境)이리라.

삼라만상(三羅萬象)을 그 의지로 다스릴 수 있는 천신(天神)의 경지...!

그러나,

(무엇인가 빠져 있다.)

헌원천황벽의 구결을 모두 읽고 난 능천한의 검미가 모아졌다.

헌원천황벽의 일부분이 쾡하니 뚫린 듯한 느낌이 든 것이다.

그뿐이 아니었다.

(어떤... 큰 힘의 도움이 없이는 대성하기 힘들다.)

천황대정존극심!

그 이루고자 하는 경지가 너무도 크고 광활하다.

그 때문에 다만 인간의 잠재력만을 갖고는 오성 이상 대성할 수가 없는 것이다.

(천황(天荒)... 대천황연(大天荒衍)과 관련 있는 것일까?)

능천한의 얼굴이 아주 심각하게 변해갔다.

 

---대천황연(大天荒衍).

 

신기보(神奇譜)에 전하는 저 제일신기(第一神奇)가 느닷없이 떠오른 것은 무슨 이유일까?

(천황지기(天荒之氣)... 대천황연의 천황지기를 한 모금만 얻을 수 있어도... 천황대정존극신강(天荒大正尊極神罡)을 이루어 보겠으니...)

능천한은 고소를 지었다.

대천황연이 다만 전설임을 상기한 때문이다.

[결국... 지금 상태로는 삼성(三成)이상을 이룰 수 없겠군!]

능천한은 나직이 중얼거리며 헌원천황벽인 마지막 세번째 장의 끝부분을 주시하였다.

그곳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글이 적혀 있었다.

 

---()의 하늘이 무너지리라. 천지(天地)가 마기(魔氣)로 가득하고 만상(萬象)이 혈기(血氣)로 스러지리니... 때가 이르러야 비로소 천황(天荒)의 큰 벽()이 열리리라.

 

X X X

 

[...!]

능천한,

상체를 벗어 우람한 어깨와 가슴이 철벽같이 보인다.

그는 한좌의 석상(石床)에 앉아 가부좌를 틀고 있다.

그리고,

스스스스스...!

매캐한, 그러나 폐부까지 시원해지는 약향(藥香)이 무럭무럭 일어나 석실을 가득 메우고 있다.

널찍한 석실!

그 안에는 백팔 개의 향로(香爐)가 진형을 이루며 배열되어 있다.

약향은 바로 그 향로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다.

약향!

그곳에는 만종(萬種)의 영약의 정화가 실려 있다.

 

---천약심향대법(天藥心香大法).

 

지금 석실에서는 천외약종의 최고대법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신체를 금강불괴로 만들며,

만독(萬毒)을 극할 수 있는 절대신체가 이루어지는...

스스스스...!

향로에서 피어오른 만종약향(萬種藥香)은 끊임없이 능천한의 오공과 팔만사천의 모공으로 스며들었다.

그리고 악향에서 몸을 가린 채 일인이 서 있었다.

천수약왕(天手藥王)이었다.

그는 노안을 형형하게 빛내며 능천한을 바라보고 있었다.

문득,

[때가 되었습니다. 복용하십시오!]

천수약왕이 신중하게 말했다.

그러자 능천한은 손을 내밀어 석상에서 하나의 구슬을 집어들었다.

그것은 자부존이 남긴 원영내단이었다.

능천한은 그것을 들어 입에 집어넣었다.

우우우--- --- !

그와 함께 능천한의 몸 주위로 새파란 강기가 번져나왔다.

패천존후신강을 끌어올린 것이다.

능천한은 이내 무아지경에 들어갔다.

[...!]

그러자 천수약왕이 천천히 능천한에게 다가왔다.

그의 노안은 모종의 결의로 가득 차 있었다.

[천약심향대법으로 얻은 오백 년 공력을 지존께 옮겨 드리리라!]

천수약왕은 능천한의 등뒤로 다가가 단좌하였다.

천수약왕은 자신도 천약심향대법을 한 차례 걸쳤고,

그 때문에 무적이라 할 수 있는 공력을 지니게 된 것이다.

[노노의 오백 년 공력을 이어받으시면 원영내단을 융해하실 수 있고... 새로이 천년 공력을 지니시게 될 것이니...]

--- 이이이잉!

천수약왕의 몸에서 지극히 강한 기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쿠르르르--- 르르릉!

그 강대한 기운은 노노로 변하여 능천한의 명문(名門)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

능천한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약왕(藥王)...!)

그는 천수약왕이 자신에게 내공을 쏘아붓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어찌하랴?

능천한은 다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지존! 자부(紫府)가 천 년을 그늘에서 살아온 것이... 지존 한 분을 기다리기 위했던 것임을 잊지 마소서!]

천수약왕의 창노한 음성이 능천한의 귓전을 울렸다.

스스스스스---!

쿠르르르르--- 르르릉!

만종약향이 솜에 물이 스며들 듯이 빨려들고,

천수약왕의 몸에서 쏟아지는 극강한 공력의 폭류는 끊이지를 않았다.

--- 이이이이잉!

점차 능천한의 일신에서 장엄한 서기가 무지개같이 일었다.

(), (), (), (), ()...!

그것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투지를 상식케하는 극고한 기도를 실은 서기였다.

우르르르르...!

능천한의 몸에서 뻗치는 서기는 갈수록 더욱 짙어졌고,

그에 따라 천수약왕의 신색은 점점 고목(枯木)같이 굳어져 갔다.

쿠르르르--- 르릉!

츠츠츠...!

능천한의 일신에서 막강한 흡력(吸力)이 일어났다.

그 흡력은 한꺼번에 만종약황을 깡그리 끌어들였고,

아울러 천수약왕의 한모금 진기마저 모조리 긁어내었다.

[... 지존]

--- !

마침내 천수약왕이 힘없이 뒤로 넘어갔다.

완전히 진기를 능천한에게 주입시킨 그의 몸은 물기마른 고목같았다.

우르르르---!

주르르르...!

그 와중에 능천한의 볼 위로는 뜨거운 것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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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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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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