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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四十三 章

 

                  鳳凰之壁 열리다.

 

 

 

(혈천구마성 중의 인물이다!)

능천한의 안색이 침중하게 가라앉았다.

장소성에 실린 공력이 추측할 수 없을 정도로 심후한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 우우!]

다시 장소성이 터졌다.

장소성은 삽시에 이, 삼십여 마장까지 접근하고 있었다.

(빠르다! 그냥 간다면 십 리도 못가서 추적당한다.)

능천한은 우뚝 서서 장소성이 들려오는 쪽을 바라보았다.

[소문주님!]

스스--- 스스슥!

일마장쯤 날아가던 거령패왕이 되날아왔다.

능천한은 뒤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적들의 접근이 예상 외로 빠르다. 몸이 불편하신 두 분 노인이 있어서 이대로라면 얼마 못가 따라잡힌다.]

능천한의 말을 듣고 거령패왕이 가슴을 두드렸다.

[좋습니다. 속하가 그자들을 유인하겠습니다.]

거령패왕의 말에 능천한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는 돌아서서 거령패왕의 어깨를 두드렸다.

[유인은 내가 한다! 거령!]

거령패왕의 안색이 일변하였다.

[안됩니다. 속하가...!]

거령패왕은 말을 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능천한이 시선을 돌린 때문이다.

[걱정마라. 싸우려는 것이 아니고 다만 피하려는 것이니... 거령은 신녀를 모셔라. 무사히 사해정검맹까지 모셔야 하느니라!]

능천한의 말에 거령패왕은 한숨을 쉬었다.

[알겠습니다. 조심하십시오!]

화르르르---!

거령패왕은 거구를 날려 멀리 날아갔다.

[이제 움직여볼까?]

--- 스스스...

능천한은 허공으로 몸을 띄웠다.

[우우우---!]

그의 입에서 천지를 뒤흔드는 우렁찬 장소성이 터졌다.

--- 애애액!

장소성의 여운을 끌며 능천한의 신형이 북쪽을 향하여 폭사되어갔다.

--- 스스슥!

휘르르르르---!

일다경이 아니 되어,

전장에 칠 인(七人)이 내려섰다.

쌍극천효와 혈천육마성이었다.

[... 이런...!]

[지독한 놈...!]

그들은 죽어 넘어진 삼마성을 발견하고 섬뜩한 살기를 흘렸다.

[가가! 이놈의 애송이를 잡아 능지처참하리라!]

--- 스스스슥!

천황마성이 분노에 치를 떨며 허공으로 치솟았다.

[가자!]

[크크크크...!]

화르르르르---

스스스--- 스스스스!

오마성도 분분히 신형을 날려 북쪽으로 날아갔다.

[으음...!]

멀어지는 육마성을 바라보며 쌍극천효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삼마성과 칠십이혈살수들이 적어도 반각 이상은 버틸 줄 알았거늘...]

중얼거리던 쌍극천효의 입가로 흐릿한 미소가 떠올랐다.

[영라가 신랑 하나는 잘 골랐다.]

쌍극천효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어찌 되었든 사위... 사위가 강하다는 것이 흉은 아니지...!]

스스스스--- !

쌍극천효도 몸을 띄워 올렸다.

그의 신형도 이내 연기같이 변하여 북쪽으로 날아갔다.

쌍극천효가 북쪽으로 사라진 직후,

스스스스--- !

--- 츠츠츠---!

쌍극천효가 서 있던 곳으로 칙칙한 혈광(血光)이 번졌다.

[쌍극천효...!]

그 혈광 속에서 섬뜩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혈광 속으로 한 명의 괴인의 모습이 비쳐 보였다.

그자는 바로 혈종이었다.

혈종은 섬뜩한 눈길로 북쪽을 바라보았다.

[쌍극천효... 역시 오래 곁에 둘 놈은 아니었다. 천마총에 천하 무림을 묻은 뒤 네놈의 목도 따주리라... 크크크...!]

혈종은 음산하게 웃었다.

스스스스스---!

이어 혈광이 암천으로 스며들고,

장내에서 혈종의 모습도 사라졌다.

 

***

 

--- !

[...!]

능천한은 문뜩 몸을 멈추었다.

그곳은 바윗돌이 어지러이 흩어져 있는 협곡이었다.

[어느 방면의 인간들이냐?]

능천한이 묵직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협곡 전체가 칙칙한 마기로 가득 차 있음을 느낀 것이다.

[흐흐... 패천지존(覇天至尊)!]

음산한 웃음소리가 들리고,

난석들 사이로 수백의 혈영인(血影人)들이 나타났다.

그자들의 선두에는 음침한 인상의 중년인이 서 있었다.

[혈영군... 네놈이었느냐?]

능천한이 냉갈하며 중년인을 바라보았다.

그자는 바로 혈영군이었다.

[흐흐... 패천지존, 혈영궁을 네 집처럼 드나들 수 있다고 생각했느냐?]

스스스스--- 스슥!

혈영궁도들이 능천한을 에워쌌다.

능천한은 그자들을 바라보며 염두를 굴렸다.

(거령은 안전지대까지 갔을 것이고... 나 혼자라면 혈천육마성을 꺼릴 필요가 없다.)

능천한은 천극을 쳐들었다.

[혈영군, 너는 본인의 앞을 막는 게 아니었다.]

--- 이이잉!

천극에서 장강대하같이 예기가 쏟아졌다.

(!)

그 모습에 혈영군은 오금이 저려 주춤거리며 물러섰다.

[네놈의 목을 달라고 부탁한 분이 계시다. 누군지 아느냐?]

--- ! 뚜벅!

능천한은 천극을 비껴들고 혈영군에게 다가갔다.

[... ... 막아랏!]

--- !

혈영군이 십 장 밖으로 물러나며 외쳤다.

[---! 죽어랏!]

[크크크...!]

우르르르르--- 르르!

--- 이잉! 츠츠츠!

혈영궁도들이 득달같이 능천한을 덮쳐왔다.

그자들에게서 쏟아지는 혈영강기가 일시에 장내를 뒤덮었다.

[천후검성이란 분이 바로 그분이다!]

우르--- 르르! --- 이이잉!

천극에서 족히 백만 근의 암경이 일어났다.

--- 콰콰쾅! 콰르르릉!

[--- 에엑!]

[--- 아악!]

능천한에게 덤벼들던 혈영궁도들이 나뭇잎같이 흩날려 튕겨졌다.

허공이 그자들이 토한 선혈로 불그레해졌다.

[... ... 천후검성은 죽었는데...!]

혈영군은 사색이 되어 비칠거렸다.

[죽지 않으셨었다. 네놈들의 목을 베려고 스스로 독인이 되셨었다!]

--- 쿠쿠쿵!

능천한의 손에서 시퍼런 강륜이 쏟아졌다.

--- 파팟!

[--- 아악!]

선혈이 튀어올랐다.

강륜이 벼락같이 떨쳐져 혈영군의 오른팔을 잘라낸 것이다.

[... 살려다오!]

혈영군은 어깨에서 선혈을 철철 흘리며 뒷걸음질쳤다.

그자의 안면은 죽음의 공포로 새까매져 있었다.

능천한은 그자를 향해 천극을 겨누었다.

[가거랏! 천후검성께서 네놈이 구천(九泉)에 오길 기다리고 있으리라.]

--- 이이잉!

천극에서 막강한 강기가 일었다.

(... 죽었다.)

혈영군은 질끈 눈을 감았다.

그때였다.

--- 이이잉!

츠츠츠--- 츠츠---!

한 자루 혈검(血劍)이 허공을 가르며 능천한의 배심으로 날아들었다.

[혈검어강살(血劍御罡煞)?]

능천한의 입에서 일성이 터지고,

스스스...!

그의 신형이 허공으로 치솟았다.

--- --- !

혈검은 능천한이 서 있던 곳을 허무하게 가르고 허공으로 휘돌았다.

그리고,

[죽어랏! 크크크!]

--- 이이잉!

한 줄기 벼락같은 인영(人影)이 능천한에게로 쇄도해 들어왔다.

[환마성(幻魔聖)...!]

--- 쿠쿠쿵!

능천한의 무거운 목소리가 패천존후신강의 새파란 그림자 속에 파묻혔다.

--- --- 콰쾅!

[... ...!]

굉렬한 폭음과 함께 환마성과 피를 뿌리며 튕겨져 나갔다.

그와 함께,

[패천지존! 혈천구마성의 피를 보았으니... 네 사지가 온전치 못하리라!]

스스스스--- 스스!

화르르르--- !

능천한의 주위로 여러 줄기의 인영들이 내려꽂혔다.

[천황마성... 지절마성, 혈검마성(血劍魔聖), 독마성(毒魔聖), 미욕염성(微欲艶聖)...!]

능천한은 자신을 둘러싼 오인을 돌아보며 중얼거렸다.

전설적인 거마(巨魔)들에게 포위되었으면서도 능천한의 태도는 담담했다.

(... 이놈 봐라.)

능천한의 그런 태도에 천황마성은 가슴이 서늘해졌다.

맹룡과강(猛龍過江)이다.

자신들 정도를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강하기에 그같이 태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 때문이었다.

[...!]

[...!]

거마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보통 놈이 아니다.)

그들은 거의 동시에 가슴이 서늘함을 느꼈다.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육마성은 능천한의 기도(氣道)에 심령이 제압당해 버린 것이다.

[그대들의 명성은 풍문으로 들어왔지. 오늘... 그 명성이 사실인지 알아보겠다.]

능천한은 말을 하며 천극을 들었다.

스스스...!

천극에서 천가닥 만가닥의 강기가 줄기줄기 뻗쳤다.

[!]

[... 지독하다...!]

육마성은 안색이 하애졌다.

능천한은 천극으로 쏟아낸 예기가 그들의 심맥으로 파고 들어온 때문이다.

육마성 중 내공이 약한 측에 드는 독마성, 환마성, 미욕염성은 입가로 선혈을 흘릴 정도였다.

능천한은 천향염후와의 일전 이후로 최후로 천년 내공을 모두 끌어올리고 있었다.

그그그--- 그긍!

가공할 기도가 일어나 능천한을 뒤덮었다.

무형강기도에 둘러싸인 능천한의 모습은 흡사 천신(天神)과도 같았다.

[...!]

천황마성의 이마로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상상을 초월한 자다. 이대로 가면... 저놈의 무형기도에 심령이 부수어져 죽음을 면치 못한다.)

천황마성은 이를 악물었다.

능천한은 기()로써 인간의 심령을 깨뜨려 죽일 수 있는 경지에 이른 고수다.

그것을 이심제기(二心制氣)의 경지이라 하고...

천황마성은 그 경지를 뼈저리게 체험하고 있었다.

[...!]

[크으...!]

환마성 등은 상체를 떨며 오공으로 피를 줄줄 흘리고 있었던 것이다.

버티고 있기는 하나 오래 가지 못할 상태로 보였다.

(저놈의... 기도를 흐트러 놓아야 한다.)

천황마척(天皇魔尺).

천병일천좌의 십육위에 올라 있는 이 마병(魔兵)이 천황마성의 손안에서 부들부들 떨렸다.

그리고,

[우우웃! 천황마천폭(天皇魔天瀑)!]

--- --- !

--- --- 자작!

천황마척의 굉음을 몰아 능천한의 목으로 날아들었다.

[...!]

[...!]

그제야 다른 오마성도 정신을 차리고 전의를 일으켰다.

[지극참(地極斬)!]

[혈검뢰폭(血劍雷瀑)!]

[환폭(幻瀑)!]

[염휘쇄혼수(艶煇碎魂手)!]

--- 쿠쿠쿵!

--- 자자--- !

질풍노도!

태산을 무너뜨릴 듯한 광폭한 공세가 능천한의 일신으로 쏟아졌다.

백 수십 년 전에 천하를 떨어올린 여섯 가지 천하절기가 능천한 일인에게 쏟아지는 것이다.

[거령폭류참! 자극천단강!]

능천한도 지체없이 공세를 발동했다.

천극이절해의 제이해(第二解)!

자부존(紫府尊) 제이기공(第二奇功)!

그것들이 거의 동시에 펼쳐진 것이다.

--- --- 콰쾅!

쿠쿠--- 쿠쿵!

우르르--- 르르!

[... !]

[--- 에엑!]

육마성이 피를 토하며 뒤로 밀려났다.

그자들이 비칠거리며 몸을 채 바로 잡기도 전이었다.

[누워랏! 폭천혈강륜!]

--- 자자자작!

--- --- !

능천한의 왼손 소매에서 폭포가 쏟아지듯 거대한 륜영(輪影)이 쏟아졌다.

[... 패천신륜!]

[... 패천신륜을 잊다니...!]

육마성이 숨넘어가는 비명을 토했다.

그들은 사력을 다해 몸을 보호했다.

그러나.

--- --- 파팟!

패천신륜의 예기가 육마성의 호신강기를 종이짝 찢듯이 베어버렸다.

[--- !]

[--- 으윽!]

[...!]

선혈이 이십 장 방원을 뒤덮었다.

! --- 쿠쿵!

천황마성을 제외한 오마성(五魔聖)이 처절한 몸뚱이를 지면에 뉘었다.

환마성, 독마성은 허리가 쩍 갈라져 죽어가고 있었다.

지절마성은 몸이 꺾어졌으며 혈검마성은 자신의 애검 혈검(血劍)과 함께 복부가 쩍 잘라져 모로 나뒹굴었다.

[... 대형(大兄)...!]

유일한 여인인 미욕염성은 뽀개진 가슴을 안고 신음하고 있었다.

[... 이렇게... 강했는가? 태상... 종주(太上宗主)... 못지 않다니...!]

천황마성은 복부를 움켜쥐고 비틀거렸다.

부러진 천황마척이 그의 복부에 깊이 박혀 있었다.

[졌음을 인정하는가?]

능천한이 담담한 어조로 물었다.

양손에 천극과 패천신륜을 든 능천한은 본래의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

--- !

천황마성은 비틀거리다가 털석 주저앉았다.

그는 이를 악물며 토해내듯이 대답했다.

[... . 혈천구마성은... 그대에게 졌다.]

그러자,

[으아아... 달아나자!]

[도망... 가자! 저자는 인간도 아니다!]

! --- 리릭!

스스스스---!

멀리서 구경하던 혈영궁도들이 분분히 달아나기 시작했다.

달아나는 자들의 선두에는 오른 팔이 잘려 나간 혈영군이 있었다.

[... 다시는... 상종 않으리라.]

달아나는 혈영군의 턱이 공포로 덜덜 떨리고 있었다.

[... 그대는 영웅이다. 진정 강한...]

천황마성이 신음하듯이 중얼거렸다.

그의 눈에도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었다.

[...]

능천한은 웬지 허전한 마음이 되어 등을 돌렸다.

뚜벅... 뚜벅!

능천한은 천극을 비껴들고 서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를 향하여 천황마성이 죽어가면서 말했다.

[주의... 해라. 혈종은 신기보(神奇譜)의 신기로... 천하무림을... 파멸시키려 하고... ...!]

(신기보의 신기로 천하무림을 파멸시키려 한다?)

능천한은 천황마성의 의미심장한 말에 흠칫하였다.

한데 바로 그때였다.

[--- !]

한소리 처절한 여인의 비명이 멀리서 들렸다.

[...!]

그 비명소리를 들은 능천한의 안색이 대변하였다.

너무도 귀에 익은 여인의 목소리였던 것이다.

[벽라누님...!]

--- 이이이잉!

--- --- !

능천한은 지면을 박차고 까마득히 야공으로 치솟았다.

비명의 주인은 바로 광양존후 금벽라였던 것이다.

 

***

 

[크크크...!]

음침한 웃음을 흘리며 시뻘건 혈광을 흩뿌리는 자가 있다.

이곳은 후면이 높디높은 토벽으로 막힌 혈곡이었다.

[...!]

절망의 빛을 띄운 금벽라가 피투성이가 되어 토벽에 기대어 있다.

금벽라는 가슴이 쩍 갈라져 선혈을 꾸역꾸역 흘리며 앞을 바라보았다.

[흐흐... 광양존후, 그렇게 속을 썩이던 네년을 이토록 쉽게 잡게 되다니...]

혈종은 음침하게 웃으며 금벽라에게 다가섰다.

그자의 손에는 섬뜩한 느낌이 드는 혈황탈(血荒奪)이 들려 있었다.

(절망이다. 아우님이... 걱정이 되어 쫓아왔거늘... 아우도 못보고... 저자의 손에 죽게 되다니!)

금벽라는 눈을 내리감았다.

그녀의 무공도 여인제일고수(女人第一高手)라 불리는 정도지만, 혈황탈 아래에서는 너무도 무력했던 것이다.

[흐흐... 체념했는가? 오냐 죽여주마!]

--- 이이잉!

츠츠츠츠--- !

치켜든 혈황탈에게 심신을 얼어붙게 만드는 마기(魔氣)가 쏟아졌다.

절체절명!

금벽라로서는 재간이 없었다.

피하는 것은 고사하고 그녀는 점차 정신이 혼미해져 갔다.

그때였다.

[혈종!]

우르르르르--- !

복우 산역을 뒤덮는 거창한 폭갈이 터졌다.

그 폭갈은 토벽이 갈라질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다.

[!]

혈종은 질겁하며 허공으로 시선으로 돌렷다.

순간,

--- 쿠쿠쿠--- 쿠쿵!

--- 르르르르르---!

한 명의 황포청년이 거창한 강기를 휘몰아 자신에게 덮쳐오는 것이 눈에 확 들어왔다.

[패천지존(覇天至尊)!]

혈종은 숨넘어가는 듯한 신음을 흘렸다.

--- --- --- !

콰르르르...

그 신음을 뒤를 이은 거창한 폭음에 잠겨 버렸다.

[--- ...!]

화르르르...!

--- --- 애액!

경기의 파동이 일마장을 뒤덮는 중에 괴로운 신음성을 지르며 한 줄기 혈영이 까마득하게 치솟았다.

[두고 보자!]

선풍 속에서 혈종의 잔독한 음성이 울렸다.

[...!

스스스...!

능천한은 힐끗 사라지는 혈종을 바라보는 금벽라의 옆으로 내려섰다.

[누님...!]

능천한은 급히 금벽라의 가슴을 눌러주며 나직이 불렀다.

[... 아우님...?]

금벽라는 힘겹게 능천한을 올려다보다가 정신을 잃었다.

[으음... 혈종! 누님을 이렇게 만들다니...]

능천한은 두 눈에서 한망을 토해내며 금벽라를 안아들었다.

그때였다.

! --- 저저적!

금이 쩍쩍가 있던 토벽(土璧)이 무너질 듯이 흔들렸다.

[이런...]

--- !

능천한은 금벽라를 안은 채 급히 십여 장 밖으로 물러섰다.

다음 순간,

우르르르... --- 쿠쿠쿵!

토벽이 굉음과 함께 무너져 내렸다.

능천한과 혈종의 충돌에 진동되어 무너지는 것이다.

[!]

무너져 내린 토벽을 바라보던 능천한의 안색이 일변하였다.

무너진 토벽의 안쪽에서 매끈한 석벽(石璧)이 나타났다.

한데 그 석벽에는 사람의 손으로 글이 새겨져 있었다.

글자 하나가 사람만큼씩 큰 전자체(篆字體)의 네 글자,

그것은...

 

<봉황지벽(鳳凰之璧).>

 

바로 이런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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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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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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