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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2.06 [황금전장] 제 12장 잘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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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출입구는 바로 이곳 투도지묘에 설치되어 있었다. 나는 칠일간의 수색으로 그곳을 찾아내 들어갔다!> 열려진 석문 안을 기웃거리는 독고사룡. 그의 뒤로는 비석들이 즐비하여 투도지며 내부임을 보여주고

<그곳은 자존부(自尊府)라는 곳이었는데 일종의 연공실(鍊功室)이었다.> 독고사룡이 조심스럽게 들어서는 석실 벽에 自尊府라는 큰 글이 새겨져 있고 여러 가지 무기와 비급들이 꽂혀있다.

<그날 그곳을 통해서 귀부를 빠져나갔어야만 했다. 헌데 도둑놈의 본성을 버리지 못하고 그만 보아서는 안될 것을 보고 말았다.> 탁자 위에 놓인 비급들과 두루마리 몇 개. 그 중 하나를 펼쳐보며 흥분하는 독고사룡

<바로 너희 공씨집안의 비전 비급이 그것이었다. 자존부에는 십여권의 비급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그 하나하나가 생사일보에 못지 않은 무시무시한 무공들을 담고 있었다.> 흥분하여 비급들을 읽는 독고사룡

<세상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초절기들... 어쨌거나 나 역시 무림인인 탓에 그 비급들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했다. 그 때문에 황금과 보석에 대한 집착을 끊어버린 것도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비급을 든 채 기겁하며 돌아보는 독고사룡. 그의 뒤에 공자무가 뒷짐을 진 채 혀를 차고 있다.

<언제였는지 네 아버지가 자존부에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놀라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독고사룡

 

청풍; [꼰대하고 싸웠나요?] 눈 반짝

독고사룡; [싸웠다! 그리고 무참하게 패배했다!] 탄식

독고사룡; [네 아버지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무공을 펼칠지 미리 다 아는 듯 했다.] [생사일보를 포함해서 어떤 무공도 네 아버지에게 통하지 않았다.]

청풍; [징한 꼰대같으니... 진짜로 실력을 숨기고 있었구만!]

독고사룡; [하지만... 무공보다 더 무서운 것은 네 아버지가 은연중에 흘리는 이상한 힘이었다.] 비지땀을 흘리고

청풍; [꼰대가 화를 내면 목이 콱 조여지는 것 같긴 하죠!] 두 손으로 자기 목을 조르는 시늉을 하고

독고사룡; [그 정도가 아니다!] 고개를 설레 젓고

독고사룡; [마치 태산이 짓누르는 것같아서 나도 모르게 네 아버지 앞에 엎드리고 말았다!] 다시 공자무를 떠올리며 비지땀을 흘리고

 

<귀하가 본가의 비전을 이미 보았으니 익히는 걸 막지 않겠소. 대신 밖으로 나가지는 않겠다고 맹세하시오!> 납작 엎드려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독고사룡 앞에서 뒷짐 쥔 채 말하는 공자무

 

독고사룡; [... 나는 맹세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맹세하면서 나는 깨달았다.] 비지땀을 흘리며 손을 부빈다. 아주 두려워하는 모습

독고사룡; [만일... 내가 맹세를 어긴다면 그 순간 하늘에서 벼락이 내려와 날 태워 죽일 것이라는 사실을...!] 겁에 질려 주위 눈치를 살피며

청풍; (괜히 해보는 소리가 아니군!)

청풍; (저 늙은이는 맹세를 어길 경우 정말로 천벌이 내릴 것을 확신하고 있다.)

청풍; (대체 꼰대는 어떻게 해서 저 만만찮은 늙은이를 맹세 한 마디로 묶어버릴 수 있었을까?)

독고사룡; [... 나를 도와주지 않겠느냐?] 간절

청풍; [도와달라고요? 어떻게요?] 흠칫 정신 차리고

독고사룡; [... 네가 날 여기서 데리고 나가주면 된다.] [그럼 내 발로 나가는 게 아니므로 맹세를 어기는 게 아니다.]

독고사룡; [또 네 아버지에게 한 맹세는 아들인 네가 대신 풀어줄 수 있다! 혈연(血緣)은 곧 천륜(天倫)이기 때문이다.]

청풍; [하하! 이제까지 구구절절 사연을 늘어놓은 목적이 따로 있었구만!] 피식

독고사룡; [제발 나를 도와다오! 나는 정말 이곳을 나가고 싶다.]

독고사룡; [황금도 보석도 필요 없고 오직 청풍명월 속에서 거닐어 보고 싶을 뿐이다.] [네 아버지를 대신해서 나를 맹세로부터 풀어다오.] 간절

청풍; [참으로 안됐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저 역시 어쩔 수가 없어요.] 고개 설레

독고사룡; [뭐라고?]

청풍; [맹세를 한 이상 독고노인께선 여길 나가실 수 없어요.]

독고사룡; [네가...] 무서운 눈초리로 쏘아보고.

청풍; [사내대장부라면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 말이라도 천금처럼 여겨야 하는 법인데 하물며 맹세를 하고서 어떻게 어길 수 있겠습니까?]

청풍; [대장부의 맹세가 보잘 것 없는 것이 된다면 규방의 여인들은 무얼 믿고 의지하며 절개를 지킬 수 있겠어요?]

독고사룡; [그건.,.. 그건....!] 부끄러워 얼굴이 뻘겋게 되고.

청풍; [하여간 난 독고노인을 데리고 나갈 생각도 없고 아버지를 거역할 용기 역시 없어요!] [그러니까 괜히 헛된 희망 품지 말고 깨끗이 포기하세요!]

독고사룡; [그럴 수는 없다!] 버럭 고함을 치며 벌떡 일어나고. 얼굴이 흉악하게 변한다

독고사룡; [나는.... 나는 기필코 나가야만 한다.] [귀부에 갇혀 썩은 건 삼십년으로 족해!] 쿠오오! 살벌한 기세를 일으키며 다가서고

청풍; [날 인질로 잡을 생각이라면 관두는 게 좋을 걸요!] 코딱지를 파며 코웃을 치고.

흠칫 독고사룡

청풍; [어차피 난 덤으로 태어난 자식이니까 없어져 봤자 아버진 그냥 좀 허전하게 느끼는 정도라구요.] 손가락으로 파낸 코딱지를 퉁겨서 독고사룡의 가슴에 묻히고

독고사룡; [... 그래도 자식인데 아무렴....!] 비지땀

청풍; [정말 간절하게 나가길 원한다면 방법이 아주 없는 건 아니죠!] 히죽

독고사룡; [... 그 방법이란 게 뭐냐?]

청풍; [자르세요.] 손의 날로 뭔가를 쳐서 자르는 시늉하고

독고사룡; [뭐라고?] 어리둥절

청풍; [맹세는 오직 대장부를 구속시킬 뿐이죠.] [하지만 고추를 잘라버리면 더 이상 대장부가 아니니까 아버지에게 한 맹세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걸요?] 비웃고

독고사룡; [... 그런 말도 안되는...!] 기가 막혀 말문이 막히고

청풍; [늙어서 별로 쓸모도 없어졌을 텐데 뭘 망설여요?] [소변 볼 때 앉아서 본다는 것 말고는 불편할 게 하나도 없겠구만!] 입술 삐죽 거리며 일어나고

독고사룡; [으으으!] 갈등하고

청풍; [직접 자를 용기가 안 생긴다면 내가 도와줄 수도 있어요!] 사악하게 웃으며 다가서고

독고사룡; [... 물러서라!] 사타구니를 가리며 기겁하며 뒤로 물러서고

청풍; [독고노인! 당신 정말 제멋대로군요.] 찡그리고

청풍; [맹세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줬는데 고맙다는 인사는 못할망정 어디다 고함을 쳐요? 고함을?]

독고사룡; [으으으!] 비지땀

청풍; [역시 내가 직접 수고를 해야겠구만!] 우두둑! 사악하게 웃으며 손을 마주 쥐어 소리를 내고

독고사룡; [이 마귀새끼같은 놈!] ! 악을 쓰며 손을 퉁겨서 칼날같은 지풍을 날리고. 하지만

스슥! 청풍의 모습이 연기처럼 옅어져서 독고사룡의 지풍을 통과시키고

독고사룡; [! 생사일보!] ! 기겁하며 뒤로 휙 물러서고

청풍; [! 졸장부일 뿐만 아니라 비겁자기도 하구만! 갑자기 기습이나 하고 말이야!] 스스스! 다시 청풍의 모습이 나타나고

독고사룡; (... 괴물 같은 놈! 벌써 생사일보를 저렇게 자유자재로 구사하다니...!)

청풍; [당신은 절대 날 못 이겨!] [그러니까 허튼 생각은 그만하고 무영동부로 돌아가서 잠이나 더 쳐자셔!] 건방진 자세

독고사룡; [믿지 못하겠다!] 이를 부득 갈고

독고사룡; [네 아비에게는 졌지만 네놈은 내 손으로 쳐죽이고 말겠다!] 스스스! 모습이 흩어져서 사라지고

청풍; (이크! 이거 안 좋은데....!) 찔끔해서 주위를 둘러보고

청풍; (윽박질러서 주저앉히려고 했는데 의외로 세게 나오는구만!) (그만큼 아버지에게 맺힌 게 많다는 거겠지!) 두리번거리며 뒤로 물러선다. 한손으로는 허리춤에 꽂는 곤오용봉채를 움켜잡고. 그때

! 손목에서 갑자기 소리가 나고

청풍; (신령석이 경고를 한다!) ! 기겁하며 옆으로 홱 몸을 돌리고. 직후

슈하악! 청풍이 섰던 곳으로 얇은 천같은 것이 꿈틀대며 지나간다. 사람의 몸이 종이처럼 얇게 변한 모습. 바로 독고사룡이 생사일보를 펼친 모습이다. 높이가 180센티 정도이고 길이는 무한정으로 늘어나서 꿈틀거린다.

급히 돌아서는 청풍의 옷자락이 잘려서 날아가고

슈악! 쩌적! 종이처럼 얇게 변한 독고사룡의 몸이 종이처럼 꿈틀대며 지나치는 곳에 비석들이 두부처럼 잘려져 나간다

청풍; [생사일보!] ! 놀라며 멀찍이 물러서고

슈욱! 어느 비석 위에 내려서는 독고사룡.

퍼퍽! ! 그자가 지나친 곳의 비석들이 매끈하게 잘려서 나뒹굴고

청풍; (생사일보를 펼치면 몸 자체가 보검처럼 변하는구나!) 굳어져서 뒷걸음질 치고

독고사룡; [죽인다!] 크아! 다시 비석 위에서 몸을 날려 덮쳐온다

슈칵! 그러자 독고사룡의 몸이 다시 수직으로 180센티나 되는 거대한 검처럼 변해서 날아든다. 옆에서 보면 길이 수십미터의 얇은 철판이 구불렁거리는 것같다

청풍; [이크!] ! 역시 몸이 쭉 늘어나서 옆으로 피하는 청풍. 아직 서툴러서 독고사룡처럼 몸이 아주 얇아지지도 못하고 또 길게 늘어나지도 못한다. 얇아져도 청풍의 원래 모습이 보이고 길이도 기껏해야 3-4미터 정도다. 헌데

슈칵! 수직으로 날아들던 거대한 검 앞부분이 갑자기 수평으로 눕혀진다.

청풍; (위험!) 기겁하며 허리를 최대한 뒤로 빼며 물러서고. 하지만

! 앞부분이 수평으로 눕혀진 거대한 검이 스치면서 청풍의 허리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청풍; [!] 옆구리를 움켜잡고 멈춰서고

퍼퍽! ! 독고사룡이 변한 얇은 검이 스쳐 지나는 가는 곳마다 비석이 싹뚝싹뚝 베어져 나뒹굴고

슈학! 다시 다른 곳에 길게 늘어났던 몸이 하나로 합쳐져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독고사룡

징징! 옆구리를 움켜잡은 청풍의 손목에서 신령석이 빛을 발하며 소리를 내고

청풍; [젠장할! 빨리도 경고를 보낸다!] [아차 했으면 허리가 토막 날 뻔했잖아!] 비지땀을 흘리며 뒷걸음질치고

독고사룡; [네놈... 네놈은 아직 내 적수가 못 된다!] [하룻밤 새 벼락치기로 연마한 생사일보로 삼십년동안 수련한 내 생사일보를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으냐?]

독고사룡; [개죽음당하기 싫으면 날 여기서 데리고 나가겠다고 맹세해라!] 이를 갈며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헛소리는 그만하라고 했을 텐데!] 허리에서 손을 떼며 냉소하고

청풍; [아무리 발악해봤자 당신은 날 못 이겨!] [좋은 말로 할 때 무영동부로 돌아가서 잠이나 쳐자셔!] 나머지 곤오용봉채도 뽑아들며 냉소하고

독고사룡; [죽는 게 소원이라면 들어주마!] 슈학! 다시 얇게 변해서 청풍을 향해 날아들고

청풍; [어림없지!] 슈학! 청풍도 얇게 변해서 피하고. 하지만

슈카카칵! 이번에는 나선처럼 배배 꼬이면서 날아드는 독고사룡. 직후

청풍; [가랏!] ! 두 개의 곤오용봉채를 엉뚱한 곳으로 던지며 뒤로 몸을 홱 젖히고

카카칵! 비석 사이로 나뒹군 청풍의 위로 지나치는 독고사룡. 마치 스크류처럼 돌면서 지나쳐서 부딪히는 비석들을 원형으로 갉아버린다. 이번에는 비석들이 단순히 베어지는 게 아니고 원형으로 뭉턱 뭉턱 바스러져 버린다. 헌데

독고사룡; [쥐새끼같은 놈!] 슈학! 한쪽에서 다시 몸이 합쳐지는 독고사룡.

독고사룡; [언제까지 피할 수 있을지...!] 말하다가 눈 부릅

! ! 바로 앞으로 벼락같이 날아드는 두 자루의 곤오용봉채

독고사룡; [안돼!] 비명 지르며 뒤로 날아가려 하지만

! ! 곤오용봉채는 그대로 독고사룡의 가슴에 박혀버린다

독고사룡; [... 내가 멈춰 설 곳을 미리 알고 곤오용봉채를 던지다니...!] 가슴에 곤오용봉채가 박힌 채 비틀거린다. 아주 깊이 박힌 건 아니라서 목숨에는 지장이 없다

독고사룡; [네놈도 아비 못지 않은 괴물....!] 털썩! 신음하며 나뒹굴고

청풍; [괴물은 무슨!] 휘릭! 원숭이처럼 팔딱 뛰어 일어나고

청풍; [두 번씩이나 똑같은 위치와 거리로 멈춰섰잖아!] [그걸 알아맞히지 못하는 게 병신이지!] 코웃음치며 다가간다.

독고사룡; (단 두 번 보고 상대방의 버릇을 알아내는 놈이 괴물이 아니면 누가 괴물이냐?) 가슴에 곤오용봉채가 꽂힌 채 벌벌 떨고

청풍; [이쯤 되면 탈출하겠다는 망상은 버릴 만도 하지?] [안 그래?] 내려다보며 비웃고. 그때

독고사룡; [소원이 있다!] 처연하게 말하고

청풍; [그래도 쌓은 정이 제법 되니 들어주지! 말해 봐!]

독고사룡; [잘라라!] 눈을 질끈 감으며 말하고

[!] 움찔 청풍

눈을 감고 눈물을 주르르 흘리는 독고사룡

청풍; [이것 참!] 머리 벅벅 긁고

청풍; [그렇게 여기서 나가고 싶어? 고자가 되어서라도?]

대답하지 않는 독고사룡. 눈물만 흘리고

청풍; [별 수 없군!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했으니 잘라줄 수밖에!] ! 독고사룡의 가슴에 박힌 곤오용봉채를 뽑고

청풍; [이 악물어!] [좀 아플 거야!] 곤오용봉채로 독고사룡의 아랫도리를 툭툭 치며 말하고

이를 악무는 독고사룡. 순간

! 곤오용봉채로 독고사룡의 아랫배를 찌르는 청풍

[!] 엄청난 충격에 몸이 펄떡하는 독고사룡

독고사룡; (... 이렇게 아프다니.... .... 악독한 놈!) 털썩! 기절한다

청풍; [하여간 별종은 별종이네! 대개는 죽을 지언정 고추가 잘리길 원하지는 않는 법인데...!] 곤오용봉채를 독고사룡의 아랫배에서 뽑는다. 깊이 찌른 건 아니고. 그때

[독고사룡이야말로 진짜 도둑이라고 할 수 있지!] 갑자기 뒤에서 들리는 음성

청풍; [엄마야!] 기겁하며 돌아보고. 놀라서 주저앉는다.

염제도; [재물이 아니라 훔치는 행위 자체에 의미를 두어야만 진짜 도둑인 것이야.] 언제였는지 근처의 돌탁자에 앉아서 곰방대를 물고 있다.

청풍; [... 부주!] 벌떡 일어나고

청풍; [... 다 들었어요?] 경계하고

염제도; [늦게 와서 조금 밖에 못 들었다.] 곰방대를 뻑뻑 빨고. 연기가 도넛처럼 동동 떠오른다

청풍; (늙은 생강이 맵다더니.... 이 늙은 도둑은 모든 면에서 독고사룡 이상이겠구나.) 긴장하며 염제도를 보고

청풍; (하긴 귀부의 무고에 생사일보만 있는 게 아니지!) 곤오용봉채를 다시 허리춤에 꽂고

염제도; [독고를 데려가려느냐?]

청풍; [약속은 약속이니까요.] 독고사룡을 힐끔 보고

염제도; [독고가 부럽군.] 쓸쓸한 표정으로

청풍; [부주도 같이 나갈래요?]

염제도; [독고는 예외적인 존재다.] 고개 젓고

염제도; [무영동부 사상 황금과 보석에 대한 집착을 끊은 사람은 그가 전무후무(前無後無)일 것이다.]

청풍; [뭐 사람은 저마다 가치관이 다르니까요.] 으쓱

염제도; [다른 사람들은 아직 깨지 않았다. 떠날 거면 조용히 떠나거라.]

청풍; [그러죠!] 독고사룡을 두 팔로 안아들고

청풍; [꼰대가 가끔 내려와서 살펴보고 간다는 거 알고 있었어요?] 독고사룡을 옆구리에 끼고

염제도; [오래 살다보면 원치 않아도 보이는 것도 있는 법이다.]

청풍; [알아도 모른 척 했군요.] [나도 심심하면 가끔 놀러 내려올게요.] 독고사룡을 허리춤에 끼고 돌아서서 간다

염제도; [잘 가거라!] 끄덕이고

한손 들어보이며 어둠 속으로 가는 청풍. 투도지묘 끝쪽의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청풍

그러다가 투도지묘 끝에서 벽이 열리며 수직으로 밝은 빛이 보이고

그긍! 다시 뭔가 닫히는 소리가 들리면서 그 빛이 사라진다

염제도; [가뜩이나 적막한 곳이었는데.... 독고가 가버렸으니 좀 더 쓸쓸해지겠군!] 탄식

염제도; [아무쪼록 이번에는 여러 놈이 들어왔으면 좋겠군!]

 

#32>

끝이 없을 듯이 이어진 계단. 계단의 천장에는 야명주가 일정한 간격으로 박혀서 빛을 뿜어내 어둡지 않다.

독고사룡을 옆구리에 끼고 계단을 걸어올라오는 청풍

청풍; [정말 징한 계단이네!] [벌써 삼백개 넘게 올라온 것같은데 아직도 끝이 안나니 원....!]

청풍; [이 계단, 대체 어디로 이어져 있는 거야?] [이러다가 꼰대 코앞으로 불쑥 나가는 건 아니겠지?] 궁시렁대며 계단을 올라가고

이윽고 계단의 끝부분이 보인다.

청풍; (정말 꼰대를 만나면 골치 아픈데...!) 찡그리고

청풍; (그 매정한 성격에 날 보는 즉시 걷어차서 저 아래로 굴러 떨어트릴 게 분명해!) 힐끗 자신이 올라온 길을 돌아보고. 계단이 까마득한 아래쪽으로 이어져 있다

청풍; (만일 그럴 상황이 되면 독고사룡을 꼰대 면전에다 냅다 집어던지고 도로 뛰어내려가야지!) 영차 하면서 마지막 계단을 올라사고

청풍; (그 편이 걷어채여서 굴러떨어지는 것보다는 낳을 테니까!) 영차하면서 올라서는데

[넷째 공자!] 갑자기 누가 앞에 떡 막아선 채 청풍을 부른다

청풍; [으악!] 기겁하며 뒤로 벌렁 나자빠지려고 한다. 독고사룡을 옆구리에 낀 채로 뒤로 넘어가려 하고. 순간

[조심하시오!] ! 앞쪽의 인물이 손을 뻗어 청풍의 멱살을 잡아 뒤로 굴러 떨어지는 것을 막아준다

; [기다리고 있었소이다!] 뒤로 넘어질 뻔한 청풍을 끌어올려주는 신. 몸에 제사장 같은 옷을 걸쳤는데 얼굴에는 코 윗부분만 가린 가면을 쓰고 있다. 반쪽인 때문에 입분분이 보이고 턱에 난 긴 수염도 보인다. 신선풍의 노인임을 알 수 있다..

청풍; [.... 누구?] [혹시 당신이 아버지의....!] 경계하고

; [그렇소이다. 공자의 아버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있는 신()과 귀()중 신이올시다.] 끄덕이며 뒤로 물러서고. 청풍이 올라선 곳은 평평한데 세 방향으로 길이 나있다. 정면과 좌우로 통하는 길이 있다.

청풍; (... 이 사람이 아버지의 비밀 경호원중 한 사람...!) (젓됐다!) 죽상이 되고

; [넷째 공자가 이토록 빠르게 귀부를 빠져나올 줄은 몰랐소이다.]

청풍; [다시 내려갈게요. 그러니까 아버지한테는 절 봤다는 말 하지 마세요 네?] [아버지가 알면 저 맞아죽어요.] 애원

; [넷째 공자야말로 노부를 봤다는 말을 다른 사람한테 하지 마시오.]

; [원칙대로라면 나를 볼 수 있는 분은 주인님과 대공자님 뿐이오.]

청풍; (우리 형제 중에서도 큰형만 자길 볼 수 있다고? 하여간 별 걸 다 차별하는군!) 기분 상해서 뾰로퉁하고

; [너무 서운해하지는 마시오.]

; [주인님께서는 혹시 공자가 이쪽으로 올라오면 재주가 가상하니 그냥 보내주라고 하셨소이다.]

청풍; [만일 들어갔던 곳으로 나오면요?] 샐쭉

; [기다리고 있던 귀()가 다시 떨구어 버렸을 것이오.]

청풍; [그러면 그렇지.] 삐죽거리고

청풍;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어!] 코웃음치며 신 옆을 지나려는데

; [갖고 나온 짐은 내려놓고 가시오.] 스윽! 유령처럼 움직여서 앞을 가로 막고

청풍; [이것 봐요 아저씨! 내가 일단 어딜 방문하면 절대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걸 알 텐데요?] [아저씨가 하늘처럼 떠받드는 꼰대도 그건 아주 좋은 습관이라고 칭찬했다구요.] 빈정 상해서 시비 걸고

청풍; [이 물건은 내 노고의 대가니까 절대 양보 못해요!] 옆구리에 낀 독고사룡을 돌아보고

; [주인님께서 용서하지 않으실 겁니다.]

청풍; [용서하기 싫으면 때려죽이라고 하세요. 나도 꼰대한테 할 말 많으니까.] 코웃음치며 신을 밀치고 지나간다.

어쩔 수 없다는 몸짓하며 비켜주는 신.

청풍; [하여간 성격 참 못 됐어! 같은 아들인데 왜 차별을 하냐고! 차별을!] 궁시렁대며 걸어가는 청풍. 앞쪽에는 문이 있다.

; (아무리 제멋대로인 꾸러기라지만 독고사룡을 꺼내올 줄이야!) (주인님께서도 이런 상황은 전혀 예측 못하셨을 테지.) 청풍의 뒷모습 보며 한숨.

; (어쨌거나 이리로 올라오면 보내주라고 하셨으니 나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군!) 스윽! 벽으로 스며들어가는 신. 그 앞쪽에서 청풍이 문을 여는 게 보이고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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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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