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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아침. 황금전장. 공대벽을 거느리고 뒷짐 진 채 걸어가는 공자무. 지나가던 시녀들과 무사들이 인사를 하고. 지금 객청으로 가는 중이다

공자무; [철궁(鐵宮)의 십이사(十二師)들 중 몇분이나 오셨느냐?]

공대벽; [세분이 오셨습니다.] [일사(一師), 삼사(三師), 오사(五師)님들이십니다.]

공자무; [열두분 모두 와주십사 청했다고 하지 않았느냐?] 찡그리고

공대벽; [아무래도 철궁에서는 이번 일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듯합니다.]

공자무; [만나보면 알겠지!]

그 사이에 웅장한 객청이 나타나고. 지키고 있던 무사들이 인사를 한다

안으로 들어가는 두 부자. 객청에는 세 명의 노인이 앉아있고 시녀들이 시중을 든다. 철궁 십이사 중 세 사람. 일사는 깐깐한 인상의 노인. 삼사는 옆으로 넓고 웃는 얼굴의 금복주같은 인상. 오사는 껑충한 키에 성질이 아주 까칠해 보인다.

공자무; [원로에 노고가 많으셨소이다 세분 노사!] 포권하고 공대벽도 고개 숙이고

일사; [어떤 경우라도 황금전장의 일을 최우선적으로 해결한다는 계약을 지키기 위해서 온 거니까 노고랄 것도 없소.] 앉은 채 고개만 까딱한다. 배경으로 나레이션 -철궁십이사의 첫째 문조두(文調頭)

공자무; [아직 식전(食前)이시겠지요.] [안 사람이 식사를 준비하고 있으니 잠시 담소하시면서 기다려 주시기 바라외다.] 세 노인과 마주 앉고. 공대벽은 옆에 서서 기다린다

일사; [급전을 띠운 걸 보면 예삿일이 아닌 듯 하오만...!] 말하다가 흘낏

객청 입구로 집사인 병수재가 헐레벌떡 달려오고 있다. 얼굴이 사색이 되었고

일사; [일이 생긴 듯하니 먼저 처리하시구려!] 문 밖에 서서 안절부절 못하는 병수재를 보며

공자무; [실례하겠소이다.] 고개 숙이고

이어 문간에 선 병수재에게 손짓을 하고

병수재; [... 장주님!] 사색이 되어 들어오고. 세 노인을 곁눈질하고

공자무; [괜잖으니 말하게 집사!] 끄덕

병수재; [... 장주님의 집무실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비지땀

공자무; [도둑?] 찡그리고. 공대벽도 흠칫하고

병수재; [... 지나가다가 창... 창문이 조금 열려있기에 들여다보았더니 난장판이...!]

공자무; [가서 살펴보고 오너라!] 공대벽에게

공대벽; [!] 고개 숙이고

병수재와 함께 서둘러 나간다

일사; [도둑맞을 줄 미리 알고 우릴 부른 건 아닐 테고...]

삼사; [보나마나 엎친 데 덮친 경우겠구려. 안됐소이다 공장주!] 냉소하는 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철궁십이사의 셋째 미보록(彌菩祿)

공자무; [도둑이 든 정도야 본장이 당면한 문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요.] 쓴웃음

오사; [겨우 권씨세가와의 갈등 때문에 우리 열두 사람을 전부 청한 거요?] 찡그리는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철궁십이사의 다섯째 연갱요(燕更夭)

공자무; [겨우가 아니외다.] 한숨

공자무; [철궁의 열두 사부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우리 황금전장은 큰 결심을 해야할 수도 있소이다.]

[허허허!] 어이없는 듯 웃는 세 노인

일사; [장주! 본궁의 당대 궁주가 장주의 막내아들인데 우리 늙은이들이 할 일이 뭐가 있겠소?]

일사; [아무렴 바깥에 진치고 있는 권씨세가 나부랭이들을 본궁의 궁주가 어쩌지 못할 것 같소?]

삼사; [그렇다면 장주는 본궁을 너무 우습게 보는 거요.]

공자무; [열두분 사부께서 못난 아들놈을 잘 훈육해주신 점은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소이다!] 포권하고

공자무; [하지만 이번 권씨세가의 일은 그놈이 당사자인지라 힘을 쓸 수 있는 상황이 못된다는 게 문제외다!]

일사; [당사자라서 힘을 쓸 수 없다?]

일사; [장주는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을 잊으신 듯 하구료.] 코웃음을 치는데.

서둘러 들어오는 공대벽.

공자무; [또 실례를 해야겠소이다!] 세 노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공자무; [피해가 얼마나 났느냐?] 공대벽에게 고개 돌리고.

공대벽; [이번 달에 결산 본 전표들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그 외에 결산장부들과 아버님께서 아끼시던 물건들이 몇 가지 없어진 듯합니다.]

공자무; [범인은?] 찡그리고

공대벽; [()께서는 누군지 짐작이 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세 노인의 눈치를 살피며 말하고, 순간

공자무; [청풍! 그 망나니같은 놈이!] ! 화가 나서 자기도 모르게 주먹으로 탁자를 쾅 내려친다.

드드드! 객청 전체가 지진이 난 듯 흔들리고. 일사는 찡그리고. 삼사와 오사는 흠칫. 객청 밖의 무사와 시녀들 깜짝 놀라 비틀거리고. 놀라지 않는 사람은 공대벽 뿐이다.

<공자무가 실력을 숨기고 있었군!> 삼사와 오사 놀라서 서로 곁눈질하고.

<객청 전체가 흔들렸는데 정작 내려친 탁자는 전혀 손상이 가지 않았다!> 탁자를 보는 두 사람. 멀쩡한 탁자.

공자무; [나가 봐라!] 손을 저어 공대벽을 물러가게 하고

고개 숙이고 나가는 공대벽.

공자무; [은자 몇 푼 도둑맞은 건 작은 일이니 신경 쓰지 마시고 본장이 직면한 난제를 해결해주셔야겠소이다!]

일사; [우리 늙은이들이 동시에 나서야 할만한 일이 대체 어떤 건지 들어나 봅시다.]

공자무; [삼년전부터 권씨세가에 돈을 빌려주면서 일이 시작되었소이다!] 한숨

이어 설명하는 공자무의 모습. 심각하게 듣는 세노인.

 

황금전장의 다른 곳 보여준다. 여전히 황금전장을 포위한 채 감시하는 권시세가의 무사들도 보여주고. 주먹밥을 먹으면서 황금전장을 노려보는 권씨세가의 젊은 무사들

다시 객청

공자무; [결국 넷째가 무리하게 채권을 회수하려다 벌어진 일이외다!]

공자무; [이 족보가 바로 권씨세가의 비급인 줄 누가 알았겠소이까?] 탁자 위에 놓인 보자기를 가리킨다. 권씨세가의 족보가 든 보자기다.

일사; [그게 다요?]

공자무; [일단은 그렇소이다!]

오사; [결국 돈에 관련된 문제인데... 왜 우리 제자를 해결사로 보내지 않았소?]

삼사; [청풍이놈이 다시 갔다면 쉽게 해결을 봤을 일이구만!]

공자무; [그놈을 보냈다가는 권씨 일족에게 맞아죽었을 거외다.] 한숨

일사; [장주는 이런 일에 쓰려고 그 아이를 우리한테 보내지 않았소?] [한데 막상 써야 할 때는 전혀 쓰지 않고 우릴 불렀구려.] 냉소

일사; [이런 일은 우리 열두 사람이 나서는 것보다 그 아이가 백배는 더 잘 처리할 거요.]

공자무; [이거 참...!] 머리 긁적이고

공자무; [남사스러워서 말씀드리지 않은 게 한 가지 더 있소이다.] 한숨

일사; [말씀해보시오.]

공자무; [그 망나니 같은 놈이... 족보를 빼앗아오는 과정에서 권씨세가의 외동딸을 농락했다지 뭡니까?]

[... 농락?] 입 쩍 벌리는 세 노인

공자무; [강제로 입을 맞췄다는구려.] 한숨

[허어!] 기가 막히는 세 노인

공자무; [이런 상황에서 막내 놈을 권씨세가로 들여보냈으면 어찌 되었을 것 같소이까?]

삼사; [맞아죽었겠군!] 한숨 쉬고

일사; [사정은 잘 알았소.] 끄덕

일사; [제자를 잘못 가르친 죄도 있고 하니 이번 일은 우리 늙은이들이 맡도록 하겠소!] 일어나고

공자무; [폐를 끼치게 되었소이다!] 일어나서 포권하고

일사; [족보는 가져가겠소!] [가자!] 먼저 나가고

오사가 족보를 집어들고 삼사와 함께 따라 나선다

공자무; [식사를 하고 움직이시는 게 어떠실지...!] 세 노인을 따라가지만

일사; [밥 먹다 체할 일 없소! 이 길로 권씨세가에 가도록 하겠소!] 나간다

공자무; [끝나는 대로 들르셔서 사의를 표할 기회를 주시기 바라외다!] 입구에 서서 포권하고

돌아보지 않고 손만 들어 보이며 다른 두 노인과 함께 가는 일사

공자무; [철궁의 십이사가 직접 나섰으니 급한 불은 끌 수 있겠군!] 한숨

공자무; [!] 뒷짐 진 채 부르고

<! 주인님!> 어디선가 신이 대답하고. 이하 목소리만 들린다.

공자무; [내가 있으니 그대까지 집을 지키고 있을 필요없다. 빨리 쫓아가서 막내놈을 잡아와라!]

; [분부 받들겠습니다.] [헌데...]

; [큰공자님께서 모르고 보고하지 않으신 게 하나 있습니다.]

공자무; [?]

; [넷째 공자는 신투 독고사룡을 데리고 나갔습니다.]

공자무; [뭐라? 독고사룡을?] 눈 부릅 객청 안쪽의 바닥을 돌아보고

; [그렇습니다.]

공자무; [이런 융통성 없는 사람 같으니...!] [그놈이 독고사룡을 데리고 나왔으면 다리몽둥일 부러뜨려서라도 잡아놨어야지!]

공자무; [독고사룡이 얼마나 위험한 인물인지는 누구보다도 그대가 잘 알잖는가?]

; [주인님께서 넷째 공자가 제 쪽으로 올라오면 보내주시라고 하셨기에......]

공자무; [당장 잡아와!] 버럭

; [존명!]

공자무; [이런 이런...!] 고개 설레 설레 젓고

공자무; [들고 튄 전표야 지급정지를 걸어버리면 되지만 독고사룡을 데리고 나간 건 굶주린 호랑이를 산에 풀어놓은 것과 진배없거늘...!] 의자로 가고

공자무; [막내 이놈이 애비 속을 긁어놓으려고 단단히 작정을 했구나!] 의자에 털썩 앉고

공자무; [맹세의 구속에서 벗어난 독고사룡을 다시 잡아들이는 건 그물로 바람을 잡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인데....!]

공자무; [꾸중 좀 들었다고 애비에게 억하심정을 품어?]

공자무; [불효막심한 놈같으니라고...!] 혀를 차고. 그러다가

<그 외에 결산장부들과 아버님께서 아끼시던 물건들이 몇 가지 없어진 듯합니다.> 공대벽이 보고한 말 떠올리며 눈 부릅 공자무

공자무; [혹시 그놈이.....!] 벌떡 일어나고

 

#35>

황금전장의 정문. 철궁십이사의 세 노인이 권씨세가의 원로들과 뭔가 얘기를 하고 있다. 주변에는 젊은 권씨세가 무사들이 살벌한 표정으로 서있고. 천막 안의 의자에 앉은 권필중이 뭔가 생각하며 일사가 하는 말을 듣고 있다. 오사는 두 손으로 족보를 들고 있고

 

다시 황금전장 내부. 공자무의 집무실. 병수재와 무사들이 삼엄하게 경비를 서고 있고.

문간에는 공대벽이 굳게 닫힌 집무실 문을 돌아보며 갸웃거리고 있다.

집무실 안쪽. 난장판이 되어 있는데 진군소의 초상화가 옆으로 젖혀져 있고. 그 앞에 공자무가 서서 부들부들 떨고 있다.

초상화 안쪽의 비밀 금고. 장갑을 세워놓았던 쇠막대만이 덩그라니 서있다.

공자무, 다리에 힘이 풀려서 털썩 주저앉는다.

공자무; [... 이 천둥벌거숭이 같은 놈! 그게 뭔지나 알고 훔쳐간 거냐?] 사색이 되고

<천하가... 천하가 피로 물들게 생겼구나!> <나 공자무의 오만과 불찰로 인해....!> 주저앉아 절망하는 공자무의 모습이 멀어진다.

 

#36>

상춘우등이 머무는 빈민가의 객잔. 때는 해가 막 돋아난 오전이다. 아직 오전이라 빈민가는 한적한데

후미진 방. 탁자 앞에 앉아서 룰라랄라 하며 얼굴을 주물러대는 청풍. 구리거울을 탁자에 올려놓고 들여다보며 변장 중이다. 탁자 위에는 화장품과 가짜 수염등이 놓여있다. 방 한 구석에는 아버지의 집무실에서 훔쳐온 전표와 장부등이 든 자루가 놓여있고

청풍; [대충 된 거같지?] 얼굴을 마지막으로 손질하고

이어 거울을 들어본다. ! 거울 안에 나타나는 얼굴은 바로 도룡신도 권일해다. 수염만 없다. 이하 권일해(청풍)으로 표기

권일해(청풍); [완벽해! 완벽해! 도룡신도 권일해의 판박이야!] 거울에다가 이리 저리 비춰보며 만족해하고

권일해(청풍); [화장 좀 하고 수염만 적당히 붙이면 누구라도 속아 넘어가지 않고는 못 배길 걸?] 탁자 위에 올려놓은 가짜 수염을 집어들고

다시 룰루랄라하며 수염을 붙인다. 거울을 들여다보며. 그때

독고사룡; [다녀왔소이다 주군!] 문을 열고 들어온다. 팔에는 두 벌의 옷과 두 자루의 칼이 들려있고

권일해(청풍); [어서 와. 영감!] 수염 붙이며 건성으로

독고사룡; [아직 이른 아침이라 문을 연 가게를 찾는 게 쉽지가 않았....!] 말하다가 부릅

! 수염 붙이고 있는 권일해(청풍)의 모습

독고사룡; [누구냐?] 경계하며 뒷걸음질 치려 하고. 그때

권일해(청풍); [나야 나! 소란 피우지 말고 문 닫어!] 변장에 열중하며

독고사룡; [... 주군?] 놀라고

권일해(청풍); [꼰대의 추적을 피하려면 변용(變容)을 해야해!] [마침 어떤 인간으로 변장할 일도 있고 해서 겸사겸사 얼굴을 바꾼 거야!] 화장 솔로 피부색을 고쳐 마무리를 하고

독고사룡; [옷과 칼을 사오라고 한 것도 변장을 위해서였구려.] 안도하며 문을 닫고

권일해(청풍); [어때? 목소리가 아니었으면 영감도 나 못 알아봤을 뻔 했지?] 돌아보고

독고사룡; [완벽한 역용술(易容術)이시오.] [헌데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 얼굴인 것 같은데...!] 탁자 위에 옷과 칼을 내려놓으며 권일해로 변한 청풍을 보고

권일해(청풍); [이 얼굴이 누굴 닮았는데?] 얼굴 만지고

독고사룡; [그게 그러니까....!] 생각하고

독고사룡; [생각났소이다! 권씨세가의 가주인 권창연(權蒼淵)의 젊었을 적 모습과 흡사하구려.] 주먹으로 손바닥을 치고

권일해(청풍); [역시 신투답게 눈썰미가 좋구만!]

권일해(청풍); [권창연은 권씨세가의 이십오대 가주였고 이 얼굴의 주인은 권씨 세가의 이십칠대 가주인 도룡신도 권일해야.]

독고사룡; [주군은 어떻게 권씨세가의 가계(家系)를 그렇게까지 자세히 알고 계십니까?] 놀라고

권일해(청풍); [어쩌다보니 그 집 족보를 몽땅 외우고 말았어!] [영감도 얼굴을 바꿔야하니까 거기 앉아!] 앞을 가리키고

독고사룡; [죄송하외다 주군!] [노복은 이제껏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담을 넘었지만 얼굴을 가린 적은 한 번도 없었소이다.]

권일해(청풍); [고집부리지 말고 얼굴 내밀어!] [이번에는 도둑질하러 가는 게 아니라 당당하게 대문으로 걸어들어가야만 해!] 두 손으로 독고사룡의 얼굴을 주무르기 시작하고. 독고사룡은 어쩔 수 없이 얼굴을 내밀고

권일해(청풍); [영감이 지금 그 얼굴을 하고 나와 함께 들어가면 누가 날 도룡신도 권일해로 봐주겠어?]

독고사룡; [.... 백주 대낮에 권씨세가에 쳐들어가실 생각이시오?] 기겁하고. 그러면서도 얼굴을 권일해(청풍)에게 맡기고

권일해(청풍); [그래야할 일이 좀 있어!] [영감은 이제부터 권일해의 셋째 제자인 한검호가 되는 거야!]

독고사룡; [... 주군 혼자서 다녀오시면 안되겠소?] 울상을 짓고

권일해(청풍); [주인이 가는데 종도 당연히 가야지! 발뺌할 생각마!] 손으로 독고사룡의 얼굴을 주물럭거리고.

권일해(청풍); [게다가 꼰대의 추적을 피하려면 이렇게 하는 게 최선이야!] 권일해(청풍)이 주무르는 대로 독고사룡의 얼굴이 점차 한검호의 얼굴로 변한다

독고사룡; (팔자하고는....!) 죽상

독고사룡; (그나저나 어린 나이에 참으로 재주가 용하다.) (어떤 식으로 내공을 쓰는 건지 몰라도 내 얼굴이 흙반죽처럼 변해서 고정되고 있다!) 놀라고. 이윽고

권일해(청풍); [됐어!] 손을 떼고

권일해(청풍); [얼굴색만 좀 검게 바꾸면 영락없는 한검호야!] ! 한검호로 변한 독고사룡의 얼굴. 이하 한검호(독고사룡)으로 표기

권일해(청풍); [영감은 삼십년 넘게 햇볕을 보지 않아서 얼굴이 너무 하야니까 적당히 그을린 걸로 보이도록 해야만 해!] [화장 정도는 혼자서 할 수 있겠지?] 거울을 돌려세워서 들여다보게 하고

한검호(독고사룡); [손자뻘 애송이로 변했구려!] 거울 들여다보며 한숨

한검호(독고사룡); [헌데 이 역용은 얼마나 지속이 되는지요?]

권일해(청풍); [대충 하루 정도 지속이 되는데.... 원래대로 돌아가고 싶으면 얼굴에 위치한 혈도들에 공력을 세게 주입하면 돼!] 옷을 벗고 독고사룡이 새로 사온 옷을 입는다. 권일해가 입었던 것과 같은 옷이다.

권일해(청풍); [그럼 막혔던 혈도와 기맥들이 풀리면서 역용도 풀리게 될 거야!]

한검호(독고사룡); [늙은 노복이 권일해가 되고 젊은 주군께서 그의 제자가 되는 편이 자연스럽지 않겠소이까?] 거울 보며 불만

권일해(청풍); [한검호 노릇은 한번 해봐서 재미없어.] [또 이번에 내가 권씨세가로 가서 처리해야할 일은 권일해 모습으로만 가능해!] 옷을 입고 칼도 찬다.

한검호(독고사룡);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포기하고

한검호(독고사룡); [그보다 한 가지 보고드릴 일이 있소이다 주군!]

권일해(청풍); [당분간 주군이 아니라 사부라고 불러!]

한검호(독고사룡); [명심하겠소이다!]

권일해(청풍); [말투도 젊게 고치고!]

한검호(독고사룡); [!]

권일해(청풍); [그래 보고할 일이란 게 뭐야?]

한검호(독고사룡); [그게...!] 밖을 곁눈질하고

한검호(독고사룡); [아무래도 이 객잔에 노복, 아니 제자의 후배가 투숙하고 있는 듯합니다.] 속삭이고

권일해(청풍); [도둑놈이 근처에 있다고?]

권일해(청풍); [그럼 조심해야겠는 걸!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돈은 황실 일년 예산에 필적하는 어마어마한 거금이잖아!] 짐짓 놀란 척 하고

한검호(독고사룡); [문제는.... 그 후배란 놈들이 도둑이 아닌 걸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한숨 쉬고

권일해(청풍); [뭔 소리야?] [도둑놈 후배가 도둑이 아니면 도대체 누가 후배라는 거야?] 멀뚱

한검호(독고사룡); [주군의 부친께서 뿌린 장보도와 무영동부의 비급을 엉뚱한 자가 얻은 것 같습니다.]

권일해(청풍); [! 십오년마다 받아들인다는 무영동부의 새식구 얘기였구만!]

한검호(독고사룡); [헌데 고약한 건 이번에 장보도와 무공비급을 손에 넣은 게 도둑이 아니라 살수 나부랭이라는 점입니다.]

권일해(청풍); [살수가 무영동부의 새 식구가 된다고?] [오호! 그거 흥미로운데!]

권일해(청풍); [권씨세가에 갈일이 바쁘긴 하지만 어떤 인간인지 안 볼 수가 없군!] [앞장서!]

한검호(독고사룡); [예 사부!] 대답하고

이어 자루를 챙겨들고 앞장서서 나가고

권일해(청풍); (흐흐흐! 도둑이 아니라 살수 나부랭이들이 귀부의 장보도를 얻었다 이거지?) 음험하게 웃고

권일해(청풍); (잘 하면 꼰대에게 한 방 더 먹일 수 있겠는 걸!) 사악하게 웃으며 방을 나선다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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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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