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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9.17 [문피아]에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4
  2. 2024.09.01 [마고천장] 103화(완결) 17
  3. 2024.08.31 [마고천장] 102화 4
  4. 2024.08.30 [마고천장] 101화 1
  5. 2024.08.29 [마고천장] 100화 2
  6. 2024.08.28 [마고천장] 99화 21
  7. 2024.08.27 [마고천장] 98화
  8. 2024.08.26 [마고천장] 97화 1
  9. 2024.08.24 [마고천장] 96화 1
  10. 2024.08.23 [마고천장] 95화 1
  11. 2024.08.22 [마고천장] 94화
  12. 2024.08.21 [마고천장] 93화
  13. 2024.08.20 [마고천장] 92화
  14. 2024.08.19 [마고천장] 91화
  15. 2024.08.17 [마고천장] 90화
  16. 2024.08.16 [마고천장] 89화 1
  17. 2024.08.15 [마고천장] 88화 1
  18. 2024.08.14 [마고천장] 87화
  19. 2024.08.13 [마고천장] 86화 1
  20. 2024.08.12 [마고천장] 85화 1
  21. 2024.08.10 [마고천장] 84화 1
  22. 2024.08.09 [마고천장] 83화 4
  23. 2024.08.08 [마고천장] 82화
  24. 2024.08.07 [마고천장] 81화
  25. 2024.08.06 [마고천장] 8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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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후 잘 보내고 계시는지요?

그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소원했던 문피아에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19금 성인물 <무림칠보> <십왕경>

전 연령 열람가능 <북두질풍록> <금포염왕> <군마무>를 연재중입니다.

문피아 => 무료웹소설=> 작가연재 순으로 들어오시면 필부 와룡의 연재물들을 열람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찾아들어가는 게 번거로우면 문피아 초기 화면 검색에서 <와룡강>을 치면 찾으실 수 있습니다.

필부 와룡의 서재 링크를 올리니 바로 찾아오셔도 되겠습니다.

남은 연휴 즐겁고 건강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필부 와룡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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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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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9>

위진천이 숨어있는 바위봉우리

동굴

동굴 속의 철문 앞.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흑지주

흑지주; (이게 무슨 꼴이람.) 한숨

흑지주; (벌써 한 달 가까이 이 외진 곳에 처박혀 있었다.)

흑지주; (낙이라고는 술 밖에 없고...) 술 마시고

흑지주; (창살 없는 감옥이 따로 없구나.) 한숨. 그러다가

오싹! 온몸에 소름이 돋는 흑지주. 흑지주 얼굴 뒤로 사람의 눈이 떠오르고

흑지주; (누... 누가 있어!) 급히 고개 들고

쿵! 어느 틈엔지 탁자 바로 앞에 청풍이 서서 흑지주를 지긋이 내려다보고 있다.

흑지주; [누...] 기겁하며 일어나려는데

손가락을 입에 세워 조용히 하라는 시늉하는 청풍. 이어

<네겐 볼일 없다. 화를 자초하지 마라.> 슥! 흑지주 앞을 지나쳐 철문쪽으로 가며 전음으로 말하고

흑지주; (고... 고수!) 전율하고

흑지주; (위공자를 능가하는 무공의 소유자로 보여. 그렇다는 건...) 달달 떨며 청풍의 뒷모습을 보고

<마태자 이청풍이 여길 찾아냈구나!> 징! 손바닥을 철문에 붙이는 청풍을 배경으로 흑지주의 생각 나레이션. 그 직후

쩌저저적! 지지직! 청풍의 손에서 일어난 벼락들이 철문으로 방사상으로 퍼져가고. 이어

꽝1 굉음과 함께 박살이 나서 안쪽으로 무너지는 철문

흑지주; [악!] 비명 지르며 벽쪽으로 물러서고

부서진 철문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는 청풍. 그 직후

<어서 와라 이청풍!> 누군가의 말이 들리고

<용케 내가 있는 곳을 찾아냈다만... 네놈 스스로 죽을 곳을 찾아온 것이다!> 쿵! 츠츠츠! 빠지직! 밀실 끝의 돌 탁자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위진천의 실루엣. 온몸이 칙칙한 기운에 덮여 있고 두 눈만이 숯불처럼 번들거린다

청풍; [내공이 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늘었군.] 굳은 표정으로 다가가고

청풍; [혈왕잠을 전부 용해한 것이냐?]

위진천; [네놈이 짐작하는 대로다.]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나는 혈왕잠의 힘을 완전히 용해하여 내 것으로 만들었다.] [즉, 제이의 혈왕이 된 것이다!]

청풍; [제이의 혈왕이라..] 비웃으며 위진천의 5미터쯤 앞에 멈춰서고

청풍; [그래봤자 천마조사님과 무성의 협공에 비참한 최후를 마친 혈왕의 전철을 밟은 뿐이다.] 비웃고

위진천; [그 새끼 주둥이 놀리는 재주 하고는...] 스윽! 탁자에서 일어나고. 그러자

술렁! 광장 안의 대기 전체가 물결치듯 일렁거린다.

청풍; (저놈의 몸에서 흘러넘치는 가공할 공력에 공간 자체가 영향을 받는다.) 굳어지고

위진천; [십갑자를 상회하는 공력의 위력이 어느 정도일지 실감이 가는 모양이다만....] 침대에서 완전히 내려서고

위진천; [이제 와서 깨달아봤자 늦었다.] 우우우웅! 슬쩍 손을 내밀자 엄청난 진동이 일어나 청풍에게 밀려온다

빠캉! 전력을 다해 자전마벽을 일으켜 맞서는 청풍. 하지만

꽝! 위진천이 일으킨 진동에 부딪힌 벼락이 산산이 흩어지고

콰드드! 벼락의 벽에 둘러싸인 청풍의 몸이 뒤로 홱 밀려간다. 버티고 선 두 발 때문에 돌로 이루어진 바닥에는 두 가닥의 깊은 고랑이 생기고

청풍; [컥!] 멈춰서며 피를 왈칵 토하는 청풍

흑지주; (그렇지!) 부서진 철문 밖에서 숨듯이 서서 안을 들여다보며 주먹 불끈. 흑지주의 시점으로는 청풍의 등이 보인다.

흑지주; (위공자가 드디어 신공을 완성한 모양이야.) (덕분에 나도 그동안 고생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겠지.) 좋아 죽으려 하고

위진천; [소감이 어떠냐?] 지지지! 손을 내민 채 웃고

위진천; [네 자신의 무력함이 절절하게 느껴지겠지?]

빠캉! 대답하지 않고 전력으로 자전마벽을 일으켜 벼락을 날리는 청풍

꽈과광! 강력한 벼락이 위진천의 몸을 때린다. 하지만

푸시시! 위진천의 몸을 때린 벼락은 안개같이 소멸되고

위진천; [이게 말로만 듣던 천마의 최강절기 자전마벽인가?] [간지럽지도 않군.] 지지지! 자신의 몸 주변에서 안개처럼 흩어지는 벼락의 잔재를 보며 웃고

청풍; [혼원신강?] 굳어지는 청풍의 얼굴

위진천; [그렇다. 난 내공이 십갑자를 상회할 뿐 아니라 천마와 무성이 합작하여 만든 혼원신강도 완성한 상태다.] 바웅! 말하면서 내미는 위진천의 손에서 희고 붉은 기운이 꽈배기처럼 꼬아져 청풍에게 날아든다

청풍; [크왓!] 두 주먹 불끈 쥐고 기합. 온몸이 벼락으로 이루어진 방어막에 덮이지만

꽝! 그대로 방어막을 뚫고 들어와 가슴을 때리는 꽈배기같은 기운

콰당탕! 가슴이 으스러져 나뒹구는 청풍

흑지주; (혼원신강이란 게 정말 대단하네.) 문 밖에 숨어서 보며 흥분하고

<인간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던 마태자를 저렇게 간단히 거꾸러트린 걸 보면...> 흑지주의 생각 + 청풍; [컥!] 피를 토하며 고개 드는 청풍

흑지주; (결국 천하는 위공자의 것이 되겠구나!)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고

흑지주; (이건...) 오싹! 소름이 돋아 눈 치뜨고. 여자의 눈이 그년 뒤로 떠오르고

흑지주; (누... 누가 또 나타났어!) 곁눈질로 동굴 입구쪽을 보고

쿵! 달빛을 등져서 역광으로 어떤 여자가 동굴로 걸어 들어오는 것이 보인다

 

다시 동굴 내부. 청풍이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있고 그 앞에 위진천이 희고 붉은 기운에 뒤덮인 채 서서 웃고 있다.

위진천; [음과 양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완벽한 무공!] [이것이 혼원신강이다.] 비틀거리며 일어나는 청풍을 보면서 득의하여 웃고

위진천; [음의 기운은 양의 기운으로 상쇄하고 양의 기운은 음의 기운으로 소멸시킨다.] 지지지 몸을 휘감는 희고 붉은 기운들

위진천; [그 때문에 어떤 호신지력도 혼원신강을 막지 못하며 어떤 무공으로도 혼원신강을 깨트리지 못한다.]

위진천; [즉, 나는 네놈을 언제든지 죽일 수 있지만 네놈은 내 털끝 하나 건드릴 수 없는 것이다.] 부악! 다시 꽈배기같은 기운이 청풍에게 날아들고

청풍; (젠장...! 피할 수도 없다!) 바웅! 이를 악물며 다시 자전마벽을 일으키고. 벼락으로 이루어진 방어막이 최대한으로 일어나 앞쪽에 벽을 친다. 하지만

퍼억! 자전마벽이 꽈배기같은 기운중 흰 기운과 부딪히며 소멸되고

창같은 붉은 기운이 청풍의 가슴으로 날아든다

청풍; (막을 수가...) 자신의 가슴을 궤뚫을 기세로 날아드는 그 붉은 기운을 보며 눈 부릅. 절망하고. 바로 그때

펑! 여자의 손이 옆에서 내밀어지며 하얀 기운을 일으켜 붉은 창 같은 것을 소멸시킨다.

[!] 놀라는 위진천

쿵! 언제였는지 청풍의 옆에 서서 손을 내밀고 있는 진상파. 놀라 돌아보는 청풍

청풍; [진소저!] 놀라고 환호하고

진상파; [제가 제때 도착한 것같군요.] 웃으며 돌아보고. 손은 앞으로 내민 채

진상파의 하체를 보여주고

청풍; [축하드리겠소. 주화입마에서 벗어나셨구료.]

진상파; [이공자께서 역명천신단을 양보해주신 덕분이지요.] 고개 조금 숙이며 대답하고

짝짝짝! 박수치는 소리가 들려 앞을 보는 청풍과 진상파

위진천; [나도 축하한다 사매!] 짝짝 박수치며 웃고

위진천; [사매가 불구가 된 게 못내 마음 아팠었다.]

청풍; (가증스러운...)

진상파; [빈말이라도 고맙군요.]

위진천; [그래도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은 정의를 생각해서 사매에게는 한번 기회를 주겠다.] 사악하게 웃고

위진천; [나를 지아비로 섬기겠다고 맹세하면 살려주마.]

진상파; [어쨌든 마음 써주신 것은 고맙지만...] 한숨

진상파; [인간이 짐승과 짝이 될 수는 없는 법이랍니다.] 차갑게 웃고.

위진천; [뭐?] 눈 부릅

청풍; (말씨는 조분조분하지만 참으로 통렬하게 반격하는군.) 웃고.

위진천; [흐흐흐 좋다 좋아!] 마귀처럼 변해서 웃고

위진천; [짐승 취급을 받았으니 짐승답게 네년을 대해주마.] 이를 갈고. 그때

진상파; <자전마벽은 제가 운용하도록 하겠어요.> 앞을 보며 전음으로 말하는 진상파의 몸이 자잘한 벼락에 뒤덮이고. 흠칫! 돌아보는 청풍

청풍; (그럼 나는 음의 기운이 더 강한 대연진기를 쓰면 혼원신강에 맞설 수 있겠군.) 고개 끄덕이며 진상파를 곁눈질하고. 그때

위진천; [질릴 때까지 강간한 후 가랑이를 찢어 죽이겠다!] 부악! 위진천의 몸에서 과배기같은 기운이 폭발적으로 일어나 진상파에게 날아들고

청풍; [크아!] 화악! 청풍의 몸에서 노을같은 방어막이 일어나고

진상파; [!] 꽈과광! 눈 부릅뜨며 합장하는 진상파의 몸에서는 벼락이 일어나 자신과 청풍의 몸을 뒤덮은다.

꽈과광! 청풍과 진상파가 일으킨 서로 다른 방어막이 겹쳐지면서 위진천이 날린 꽈배기같은 기운을 중화시킨다. 하지만

콰드드! 콰득! 버티고 선 청풍과 진상파의 몸이 뒤로 밀려난다. 두 사람 앞쪽의 바닥에 고랑이 파이고

청풍; (우리 둘이 일으키는 자전마벽과 대연진기가 혼원신강을 어떻게든 막아낼 수는 있다.) 비틀거리며.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청풍; (다만 내공의 차이가 너무 현격하다는 게 문제다.) 입가로 피를 조금 흘리며 몸을 세우는 진상파를 곁눈질하며 생각하고

위진천; [흐흐흐! 확실히 너희 년놈들은 인간중의 용봉(龍鳳)이라 할만한 것들이다.] [용케 혼원신강에 맞설 방도를 생각해낸 걸 보면...] 지지지! 츠츠츠! 붉고 흰 기운에 덮이며 웃고

위진천; [그래봤자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해주마!] 바웅! 다시 꽈배기같은 기운이 두 사람에게 날아드는데. 이번 꽈배기같은 기운은 붉은 색이 흰색보다 두 배 더 많다.

청풍; (이번 혼원신강은 양기가 더 강하다!) 바웅! 경악하면서도 최대한으로 노을같은 기운을 일으키고. 그 옆에서 진상파도 자전마벽을 전력으로 일으키고

꽝! 붉은 빛이 흰빛보다 배는 더 짙은 꽈배기같은 기운이 청풍과 진상파가 함께 일으킨 방어막을 강타하고. 순간

꽝! 붉은 기운이 절반만 소멸되고 절반은 그대로 청풍의 방어막을 뚫고 들어와 가슴을 강타한다. 그러자

[컥!] 가슴이 뭉개져서 피를 토하며 문쪽으로 날아가는 청풍

진상파; [이공자!] 펑! 혼원신강을 막아내며 돌아보는 자세로 비명 지르고

흑지주; (각개격파!) 문 뒤에 숨어서 흥분

퍼억! 부서진 철문 잔해들이 널려 있는 문 근처에 등부터 패대기쳐지는 청풍

흑지주; (혼원신강의 힘중 양강한 기운을 대폭 강화해서 마태자부터 쓰러트렸다!)

청풍; [끄윽...] 가슴이 뭉개져서 나뒹굴어 피를 토하는 청풍. 타격이 심해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지경이 되었고

진상파; [괜잖으세요 이공자!] 돌아보며 외치는데

위진천; [그놈보다는 네 목숨이나 걱정해라!] 꽝! 마귀처럼 웃으며 진상파에게 혼원신강을 작렬시키고

빠카카캉! 반사적으로 자전마벽을 일으키는 진상파. 하지만

펑! 자전마벽이 흰 기운은 대부분 소멸시키지 붉은 기운은 그대로 진상파의 몸을 강타한다

진상파; [악!] 역시 피를 토하며 나뒹굴고. 청풍의 앞쪽 5미터쯤에 쓰러졌다.

청풍; [소... 소저!] 필사적으로 상체를 일으키며 신음

진상파; [쿨럭!] 천장 보는 자세로 쓰러져 피를 게워내고

위진천; [기대해도 좋다 사매.] 쿠오오! 마귀같은 모습으로 진상파에게 다가오고

위진천; [방금 전에 일격으로 죽일 수도 있었지만 살려둔 것은 지옥이 어떤 곳인지 미리 견식 시켜주기 위해서였다.] 진상파 옆에 서고

찡그리는 진상파

위진천; [우선 팔 다리를 몽땅 부러뜨린 다음에 내 보물을 아랫도리로 맛보게 해주마.] 한손으로 자기 사타구니를 만지며 웃고

청풍; [멈... 멈춰라 위진천!] 사력을 다해 일어나 앉으며 외치지만

위진천; [마태자! 네놈은 거기서 감상하도록 해라.] 청풍을 돌아보며

위진천; [내가 이 계집을 어떻게 귀여워해주는 지를...] 손을 쳐들고. 그자의 손이 벼락에 휩싸인 채 진상파의 다리를 겨눈다

위진천; [먼저 다리부터 뭉개주마! 그래야 도망칠 생각을 못할 테니...] 벼락이 일어난 손으로 진상파의 다리를 겨누고

청풍; (안... 안돼!) 기어가는 자세로 눈 부릅

위진천; [역명천신단 덕분에 다리병신을 면했었는데 안타깝긴 하구나.] 부악! 진상파의 다리를 벼락이 휘감긴 손으로 내리치는 위진천

체념하며 눈을 감는 진상파. 순간

청풍; [안돼!] 악을 쓰며 한손을 젓는 청풍. 직후

사악! 진상파를 내리치던 위진천의 오른손과 어깨쪽의 공간이 반원형으로 갈라지면서 어깨와 팔이 몸통에서 분리된다.

위진천; [어!] 자신의 오른팔과 오른쪽 어깨가 정육점의 잘 드는 칼에 갈라지듯 깔끔하게 베어져 몸에서 분리되는 것을 보며 어리둥절하고

[!] 손을 내저은 청풍도 놀라 눈 부릅뜨고

흑지주; [악!] 비명

털썩! 진상파의 얼굴 옆 바닥에 어깨 일부가 붙어있는 위진천의 오른팔이 떨어지고. 그 바람에 놀라 눈을 뜨는 진상파. 직후

푸학! 어깨와 팔이 분리 된 위진천의 상처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지고

위진천; [크아아악!] 그제서야 고통을 느끼고 비명을 지르며 비틀거리고

청풍; (이건...) 눈 부릅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성마지환의 글.

 

<하지만 초연신강은 도(道)와 같아서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경지의 무공이 아니다. 불가에서 말하는 돈오(頓悟)가 있어야만 초연신강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서로의 반지를 내미는 두 사람. 두 사람의 반지 사이에는 얇은 고리가 떠있고

 

청풍; (초연신강!) 흥분하며 일어서고

청풍; (극한 상황에 몰리자 나도 모르게 초연신강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다시 손을 내밀어 위진천을 겨누고. 청풍의 손이 움직이는 대로 앞쪽의 공간이 반원형으로 갈라진다

위진천; (뭔지는 모르지만 위험하다!) 팟! 다급히 청풍의 손이 겨누는 범위에서 벗어나려 하고. 하지만

청풍; [어림없다!] 화악! 피하는 위진천을 따라 손을 크게 움직이며 외치고. 그러자

쩍! 서걱! 다시 위진천의 왼쪽 어깨 주변의 공간이 갈라지며 왼쪽팔과 왼쪽 어깨도 깔끔하게 잘려진다

위진천; [말... 말도 안되는...] 푸학! 왼쪽 어깨의 상처에서도 피를 뿜어내며 비틀. 이제 양팔이 모두 사라졌고

청풍; [이 무공은 네놈이 내게 준 것이다.] 입가의 피를 닦으며 다가가고

위진천; [무슨 헛소리를...]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위진천; [성... 성마지환에서 찾아낸 무공이냐?]

청풍; [역시 눈치는 세상 누구보다 빠르군.] 웃으며 왼손을 들어 보이고, 청풍의 왼손에는 삼안마귀환과 함께 이제는 둘로 분리 된 성마지환이 끼워져 있다

청풍; [독룡곡에서 네가 내게 양보한 이 반지 사이에 천마조사님과 무성께서 만드신 진정한 최후의 절기 초연신강이 숨겨져 있었다.]

위진천; [니미...]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했지만 성마지환을 포기할 때 불길한 예감이 들더니만....]

청풍; [네가 죽으면 삼황(三皇)이 세상에 뿌려놓은 불화와 재앙은 완전히 종식된다.] [그러니 미련 갖지 말고 그만 죽도록 해라.] 지잉! 청풍이 다시 손을 조금 움직이자 앞쪽의 공간이 반원형으로 조금 갈라지기 시작하고

위진천; [그렇게는 안된다!] 콰득! 이를 악물며 기합을 넣고

청풍; [초연신강에 저항하는 것이 얼마나 쓸데없는 일인지는 이미 두 번이나 몸으로 깨우쳤을 텐데...] 지잉! 공간을 더 크게 가르며 말할 때

위진천; [하지만 초연신강으로도 내 이 마지막 한수는 막지 못한다.] 화악! 온몸이 불길에 휩싸이고

청풍; (자살을...) 눈 부릅뜨며 손을 저으려는데

진상파; [원하는 대로 하게 해주세요.] 옆에 일어나 앉은 채 소매로 입을 가린 조신한 자세로 말하고

멈칫! 하며 돌아보는 청풍

진상파; [저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주는 건 공자님을 위해서도 좋은 결말이랍니다.]

진상파; [누군가의 목숨을 끊는 것은 반드시 업으로 남아 우리들의 후손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될 테니까요.] 불길에 휩싸이는 위진천을 보며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청풍; (우리들의 후손...) 얼굴 벌개지고.

청풍; (진소저도 우리가 결합해야만 천마와 무성, 양 가문의 오랜 불화가 종식된다는 것을 알고 있구나.) 침 꼴깍. 진상파를 곁눈질할 때

[크아아아!] 불길에 휩싸이며 처절한 비명을 지르는 위진천

<기억해둬라! 혈왕의 저주는... 결코 끊이지 않을 것이다!> 화르르르! 불길에 휩싸여 재가 되어가며 외치다가. 이윽고

퍼억! 완전히 몸뚱이가 소멸되어 무너지는 위진천

화르르! 그자의 몸뚱이를 태우던 불길도 사그라들고. 그걸 보며 한손으로 진상파의 팔을 잡아 일으키는 청풍

청풍; (끝났다.) 부축하여 일으킨 진상파와 함께 서서 사그라 드는 불길을 보고

<이것으로 도고일척(道高一尺)이면 마고일장(魔高一丈)이라는 세상의 속설도 더 이상 불변의 진리가 아니게 된 것이다.> 자신의 품에 안기는 진상파를 끌어안은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017년 2월 17일 마고천장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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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

잘 가꿔진 정원에 둘러싸인 건물. 건물도 정원도 중원 식이 아니라 동남아시아 풍이다. 건물에 불은 꺼져 있고

휘익! 건물 앞으로 날아 내리는 청풍.

청풍; (이 건물쪽에서 비명이 들렸는데...) 건물로 다가가고. 그 직후

[!] 눈 부릅뜨는 청풍

쿵! 열려진 창문. 창문 안쪽은 여자의 침실. 헌데

침실의 침대에 거의 알몸인 여자가 누워있고. 그 여자의 가슴에 비수가 박혀 피가 흐르고 있다. 여자는 바로 갈산산의 엄마인 갈청청. 이때 나이는 30대 초중반 정도

[으으으...] 입으로 피를 흘리며 신음하는 갈청청

청풍; (이런...) 휙! 침실 안으로 뛰어들고

갈청청; [으으으....] 거의 벌거벗은 야한 차림으로 침대에 누워 신음하고. 누가 봐도 강간당한 다음에 칼에 찔린 모습이고

청풍; (어떤 자가 여자에게 이런 독수를 쓴 것인가?) 급히 침대로 올라가서

청풍; (상태가 심각한 것같으니 우선 응급처치를 하자.) 파팟! 한쪽 무릎 꿇은 채 갈청청의 옆에 앉아 손가락으로 비수가 꽂혀있는 주변의 혈도를 찍고.

갈청청; [끄윽...] 벌벌 떨면서 신음하고. 여전히 정신은 차리지 못하고 있지만

청풍; (일단 상세가 악화되는 것은 막았다.) 왼손으로 갈청청의 가슴 누르며 오른손으로 비수를 잡고

청풍; (비수도 다행히 심장은 피해서 박혔고...) 스윽! 비수를 조심스럽게 갈청청의 가슴에서 뽑아낸다.

청풍; (제법 오래 치료를 받아야하겠지만 죽는 일은 없을 것이다.) 슥! 완전히 비수를 갈청청의 가슴에서 뽑아내고. 바로 그때

번쩍! 화악! 갑자기 주변이 대낮같이 환해지고. 눈 부릅뜨는 청풍

쿵! 건물 주변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날아내리는데 손에 손에 등을 들고 있다. 모두 베트남 사람들이고. 물론 독성부의 제자들이다

청풍; (이건 설마...) 너무 밝아서 눈을 좀 찡그리며

<함정?> 창 밖을 돌아보는 청풍. 직후

[저... 저 죽일 놈!] [주모님을 욕보이고 시해하다니...] [경보를 울려라! 음적이 주모님 거처에 침입했다!] 등을 들고 날아내린 사내들 분노한 척 고함을 지른다. 이자들은 당천호의 수하들이다. 그러자

청풍; (주모?)

청풍; (그럼 이 여자가 바로 묘강독군의 딸인 남천독화(南天毒花) 갈청청!) 갈청청을 돌아보며 놀라고. 바로 그 직후

[무슨 일이냐?] [주모님 처소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 휘휙! 휙! 외침과 함께 수십명의 노인들이 장내로 날아 내려오고

[헉!] [저... 저런...] 창문 앞에 내려서던 노인들 경악과 분노

열려진 창문을 통해 드러난 침실의 모습. 청풍이 침대에 한쪽 무릎 꿇은 자세로 돌아본다. 그런 청풍의 앞에는 거의 벌거벗은 갈청청이 가슴이 피투성이가 되어 누워있고

갈청청의 모습

청풍의 손에 들려있는 피 묻은 비수

[이놈!] [감히 아가씨를 시해하다니...] [죽인다!] 화악! 성질 급한 노인들 몇 명이 분노하며 침실로 쇄도하지만

청풍; [물러서시오!] 빠캉! 청풍이 비수를 휘두르자 비수에서 벼락이 일어나 노인들을 때리고

[헉!] [컥!] 감전되어 비명 지르는 노인들. 벼락이 아주 강력하진 않아서 죽지는 않았고

[끄윽!] [이게 무슨...] 쿵! 콰당탕! 건물 밖으로 나뒹구는 노인들

[장... 장로님들이 저렇게 무기력하게 당하다니...] [말도 안되는...] 모여든 사람들 경악하고.

청풍; [당신들과 싸울 일 없소.] [난 어떤 버러지가 파놓은 함정에 빠졌을 뿐이오.] 스윽! 창문을 통해서 날아 나오고. 그 직후

[함정?]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당천호; [개소리 마라! 네놈이 무슨 짓을 했는지 이 많은 사람들이 봤는데 발뺌을 할 생각이냐?] 사람들이 터주는 통로로 나서며 눈을 부라리고

청풍; [칠독수사 당천호?] 눈 번득

당천호; [그렇다! 본좌가 바로 독성부의 신임 부주인 당천호다.] 멈춰서며 눈을 부라리고

청풍; [알아서 나서주니 참 고맙군. 덕분에 번거롭게 찾아다닐 필요가 없어졌어.] 웃고

당천호; [나머지 개소리는 저승에 가서 해라.]

당천호; [뭣들 하고 계시오? 주모를 간살한 저 흉악한 놈을 잡아죽이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외치고. 청풍은 품속에 손을 넣고 있다

[죽이자!] [제법 실력이 있는 놈인 듯하지만 혈혈단신이다.] [아무리 내공이 심후해도 우리 독성부의 독에는 당하지 못할 것이다!] 노인들과 무사들이 다시 청풍에게 공격하려는데

청풍; [덤빌 때 덤비더라도 이거부터 읽어보시오.] 핑! 금판을 한 장 가장 나이 들어 보이는 노인에게 던지고. 그 금판은 물론 묘강독군의 유언이 새겨져 있는 금판이다.

노인1; [무슨 수작인지는 모르겠다만...] 금판을 받고. 직후

[!] 눈 부릅 노인

노인1; [이런... 이런...] 벌벌 떨며 금판을 보고. 주변의 노인들 흠칫하고

노인2; [왜 그러시오 최(崔) 장로?] + 노인3; [무슨 글이 적혀있기에 그리 놀라기는 거요?] 옆으로 다가와 금판을 보며 묻는 노인들

노인1; [직... 직접 읽어보시오.] 덜덜 떨리는 손으로 금판을 노인2에게 건네주며 물러서고. 시선은 당천호에게 향한 채.

노인2; [그럽시다!] 의아해하며 금판을 받아서 다른 노인들과 읽고

당천호; (저 늙은이가 왜...) 노인1이 이를 갈며 자신을 보자 섬뜩한 느낌이 드는 당천호. 그때

[헉!] [맙... 맙소사!] [이... 이런 죽일..] 경악하고 분노하는 노인들. 이어

[이 죽일 놈!] [당천호! 네놈이 이런 천벌을 받을 짓을 저지른 것이냐?] [대공자의 시해도 결국 네놈 짓이었구나!] 노인들 분노하여 당천호에게 외치고

당천호; [대체 무슨 말씀들을 하시는 거요?] 굳어진 표정

당천호; [독성부의 부주인 내게 이리 무례해도 되는 것이오?]

[닥쳐라 개만도 못한 놈아!] [이걸 보고도 그런 소릴 할 수 있는지 보자!] 핑! 노인2가 금판을 당천호에게 던지고

당천호; [그럽시다!] 팟! 금판을 받고

당천호; [근거도 없이 날 욕했으면 각오를 해야...] + [!] 말하며 금판의 글을 읽다가 돌연 눈 부릅뜨고

 

<묘강독군(苗疆毒君) 갈태독(葛太毒)이 천도(天道)가 엄존(儼存)함을 믿으며 적는다. 노부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둘째 제자인 칠독수사(七毒秀士) 당천호(唐天虎)다.> 당천호의 손에 들린 채 덜덜 떨리는 금판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노인1; [어디 해명해봐라 죽일 놈아!] 분노. 이를 갈고

퍼뜩! 정신을 차리는 당천호

노인1; [그 필체는 틀림없는 부주님의 것이다.] [다시 말해 네놈이 바로 부주님을 시해한 범인이라는 증거란 말이다.] 다른 노인들도 분노하여 당천호를 노려보고. 당천호 주변의 독성부 무사들은 물러서고 있고

당천호; [이거 참...] 피식 웃고

당천호; [필체야 얼마든지 흉내낼 수 있는 ,거 아니오?] [겨우 이따위 금판 따위를 근거로 날 사부님을 시해한 패륜아로 단죄할 생각이오?]

청풍; [그럼 증거를 더 보여줘야겠군.] 품속에 손을 넣고.

돌아보는 당천호. 노인들과 독성부 무사들도 일제히 청풍을 보고

청풍; [이게 무언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지?] 슥! 품속에서 독성륜을 꺼내 높이 쳐들고

[헉! 저건...] [우리 독성부의 조사신물인 독성륜이다!] 모든 사람들 경악하고. 당천호도 경악하고

청풍; [그 금판은 독성륜과 함께 발견되었다.] [설마 이 독성륜도 가짜라고 하진 않겠지?] 독성륜을 흔들어 보이고

당천호; [네... 네놈이 어떻게...] 비틀. 사색. 그때

[증거뿐만이 아니에요.]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모든 사람들 돌아보고

갈산산; [나는 저 짐승이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날 밤 연공관에서 나오는 걸 봤어요.] 손에 독성장을 든 갈산산이 사람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외치고

[그런...] [대공자님을 시해한 것도 당천호 저 짐승이었다니...] 경악과 분노의 파문이 독성부 사람들 사이로 퍼지고

당천호; (젠장!) + [그년을 잡아라!] 화악! 외치며 자신도 갈산산에게 덮쳐가고. 그러자

화악! 파앗! 갈산산 주변에서 십여명의 사내들이 튀어나와 갈산산을 움켜쥐려 하고. 눈 치뜨지만 당당한 표정의 갈산산

[위험하다!] [피해라 산산아!] 노인들 비명. 직후

빠캉! 빠지직! 벼락이 떨어져 사내들과 당천호를 때리고

독성륜을 높이 들고 있는 청풍. 독성륜에서 벼락이 일어나 사내들과 당천호를 때렸고

[크악!] [컥!] 감전되어 나뒹구는 사내들

당천호; [끄윽...] 감전되었지만 다른 놈들과 달리 아직 쓰러지지 않았고

당천호; [이년...] 벼락과 연기에 휩싸인 채로 갈산산을 덮치려 하고. 겁에 질려 비틀 물러서는 갈산산. 그 직후

콱! 그자의 뒷통수를 움켜쥐는 청풍의 손

쾅! 그대로 당천호의 얼굴을 갈산산 발치의 바닥에 내리찍는 청풍. 놀라는 갈산산

부르르! 얼굴이 바닥에 박힌 채 온몸을 벌벌 떠는 당천호.

청풍; [졸개들과 달리 네놈을 살려둔 이유는 알아낼 것이 있어서다.] 콰득! 당천호의 얼굴을 바닥에 찍어누른 채 말하고

청풍; [더러운 목숨이나만 부지하고 싶으면 위진천이 숨어있는 곳을 말해야할 것이다.] 콰득! 다시 당천호의 얼굴을 쳐들고. 당천호의 얼굴은 뭉개져서 피투성이가 되었고. 그자의 얼굴이 찍혔던 바닥은 움푹 들어가 있다.

당천호; [끄윽...] 이빨이 부서져 피와 함께 흘러나오는 입으로 신음을 흘리고

청풍; [경고하는 데 쓸데없는 말이 단 한마디라도 주둥이에서 나오면 그때가 바로 네놈이 염라대왕을 알현하는 순간이 될 것이다.] 음산하게 말하고

당천호; [독... 독두봉(禿頭峰)...] 끄윽! 신음하며 헐떡이고

청풍; [독두봉?] 갈산산을 돌아보며 묻고

갈산산; [거기가 어딘지는 저도 알고 있어요.] 끄덕

청풍; [그럼 되었군.] 콱! 당천호의 뒷통수를 움켜쥐고 있던 손에 힘을 가하고

당천호; [살... 살려준다고 약속을...] 공포에 질려 청풍을 곁눈질

청풍; [물론 목숨은 살려준다.] 지지지! 당천호의 머리통을 움켜쥔 손아귀에 힘을 하고. 그 손이 벼락에 휩싸이고

청풍; [하지만 무공을 없애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음산하게 웃고

당천호; [안... 안돼!] 청풍을 곁눈질하며 비명 지르지만

빠지직! 청풍의 손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당천호; [끄아아악!] 처절한 비명

사람들 침 꿀꺽! 삼키며 볼 때

청풍의 손아귀가 벌어지고

털썩! 줄 끊어진 인형처럼 바닥에 널부러지는 당천호

청풍; [이 짐승의 단전을 뇌기(雷氣)로 태워서 무공을 없앴다.] 독성륜을 갈산산에게 내밀고.

갈산산; [그.. 그럼...] 독성륜을 받으며 흥분

청풍; [마음껏 아버지의 복수를 하거라.] 갈산산의 어깨를 다독이고.

갈산산; [고마워요 공자님!]

갈산산; [독두봉을 서북쪽으로 오십리쯤 가면 만날 수 있는 바위 봉우리에요.] [가는 방향에 다른 바위봉우리는 없으니 쉽게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 북쪽을 보며 말하고

청풍; [고맙다.] 갈산산의 어깨를 다독이고. 이어

청풍; [묘강독군의 유언과 독성륜은 산산에게 이어졌소.] 주변의 사람들 둘러보며 외치고

청풍; [독성부의 앞날을 어찌 꾸려갈지는 알아서 결정하시오.] [본좌는 급한 일이 있어서 이만 실례하겠소!] 파앗! 날아오르고

갈산산; [조심하세요 공자님!] 올려다보며 외치고

<급한 일 끝내는 대로 다시 들르마.> 멀리 사라지며 외치는 청풍

삽시에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청풍. 모든 사람들이 청풍이 사라진 곳을 보고 있고

갈산산; (결심했어!) 얼굴 발그레

갈산산; (이공자님이 돌아오시면 내 마음을 반드시 전하고 말 거야.) 발그레 해지고

 

#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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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

<-묘강> 저녁 무렵. 밀림지대.

휘익! 새처럼 날아오는 청풍.

앞쪽의 커다란 나무

휘익! 나무 꼭대기로 올라서는 청풍

청풍; (덥구만!) 땀을 닦고

청풍; (역명천신단을 복용해서 한서(寒暑;추위와 더위)가 불침하는 몸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땀을 닦으며 쓴웃음. 땀이 아주 많이 나진 않았다.

청풍; (엄청난 습기를 머금은 더위에 하루 가까이 노출되자 몸이 지치기 시작한다.)

청풍; (해가 지면 시원한 동굴이라도 찾아서 더위를 식혀야겠다.) 두리번

청풍;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길을 무시하고 일직선으로 독성부를 향해서 내려왔는데...)

청풍; (보이는 건 밀림뿐...) (설마 길을 잃은 건 아니겠지?) 생각할 때

삐이! 삐! 어디선가 들리는 소리. 흠칫! 하는 청풍

청풍; (이건...)

삐이! 삐! 연이어 들리는 소리

청풍; (새소리처럼 들리지만 일정한 높낮이와 장단을 갖추고 있다.)

청풍; (어떤 인간들이 신호로 주고받는 피리소리다.) 한쪽을 보고

청풍; (이 깊은 밀림지대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인간들이 있다는 건...) 삐이! 삐! 그쪽에서 들리는 피리소리

청풍;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팟! 날아오르고

청풍; (독성부와 관련이 있는 인간들일지 모르니 만나보자!) 날아간다. 삐이! 삐! 청풍이 날아가는 앞쪽에서 피리소리가 연이어 들리고

 

#505>

파팟! 숲속을 달리는 소녀의 발. 샌들같은 신을 신었다.

[학학!] 숨이 턱에 닿은 채 달리고 있는 15-6세쯤의 소녀. 피부가 가무잡잡. 소매 없는 상의에 미니스커트같은 옷을 입었다. <승픙파랑 자료집 제14페이지>에 나온 <갈산산>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갈산산. 묘강독군의 손녀. 품에는 50센티 정도 되는 길쭉한 물체를 안고 있다. 천으로 둘둘 만 물체인데 윗부분이 뭉툭하다. 이 막대같은 물건은 독성부 부주의 상징인 독성장이란 물건이다.

삐이! 삐! 사방에서 들리는 피리소리

갈산산; (안... 안돼!) 겁에 질려 달려가고

갈산산; (당천호, 그 짐승의 개들이 벌써 가까이 따라붙었어!)

갈산산; (이대로 달아나다가는 결국 잡힐 수밖에 없어.) (어딘가에 숨든지 해야만 해!) 두리번 거리며 달리는데

피피핑! 양쪽 끝에 쇠구슬이 달린 밧줄이 지면을 따라 낮게 날아오고

파팟! 그 밧줄에 두 발이 휘감기는 갈산산

[악!] 콰당탕! 나뒹구는 갈산산. 그러면서도 독성장은 놓치지 않고

갈산산; [벌... 벌써...] 급히 일어나며 한손으로 자기 발목을 감은 밧줄을 풀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휘익! 휙! 사방에서 날아 내리며 포위하는 십여명의 사내들. 소매 없는 옷에 반바지를 입은 야만인 같은 모습의 사내들. 손에는 칼이나 지팡이를 들었다. 지팡이는 윗부분이 뭉툭하고 구멍이 여러 개 뚫려 있다. 그 구멍에서 독이 흘러나와 뿌려진다. 이어

마적수왕; [여기까지다 못된 년아!] 휘익! 사내들 뒤로 날아 내리는 거구의 사내. 온몸에 털이 숭숭. 허리춤에는 커다란 피리를 꽂고 있다. 흉악한 인상. <승풍파랑 자료집 제14페이지>의 <마적수왕> 캐릭터. 여기서도 별호는 마적수왕. 묘강독군의 셋째 제자다.

마적수왕; [날 귀찮게 했으니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음흉하게 웃으며 다가오고. 비켜서는 사내들

갈산산; [사... 사숙(師叔)!] 겁에 질려 뒤로 물러앉고

갈산산; [이... 이러지 말아요! 제가 왜 독성장(毒聖杖)을 빼돌렸는지 잘 아시잖아요.] 독성장을 품에 안고 물러나 앉고

마적수왕; [난 모른다!] [내가 아는 건 네년 때문에 당(唐) 사형의 독성부 부주 취임식이 무산되었다는 사실 뿐이다.] 흉악한 표정

마적수왕; [허튼 수작 말고 독성장을 넘겨라.] 털이 숭숭 돋은 손을 내밀고

갈산산; [그럴 수는 없어요.] 악을 쓰고. 독성장을 품에 안은 채

갈산산; [아버지를 시해한 당천호가 독성부의 부주가 되게 할 수는 없어요.] 눈물 그렁. 이를 갈고, 그러자

마적수왕; [당사형이 네 아비 삼절독룡(三絶毒龍)을 죽였다고?] 눈 부릅뜨고

주변의 사내들도 흠칫! 하는데

갈산산; [내가 봤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에 당천호가 아버지의 거처에서 빠져 나왔다구요.] 이를 갈며 울고

웅성거리는 사내들. 하지만

마적수왕; [이년이 말도 안되는 유언비어를 퍼트리는구나.] 펑! 눈을 부라리며 장풍을 날리고. 그러자

[악!] 펑! 가슴에 장풍을 맞고 나뒹구는 갈산산. 그때까지 안고 있던 독성장도 떨어트리고

마적수왕; [감히 독성부를 분란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는 헛소리를 지껄여?] 콱! 살벌하게 외치며 덮쳐서 갈산산의 목을 움켜잡아서 바닥에 찍어 누르고

갈산산; [끄윽...] 입과 코로 피를 토하며 바둥대고. 눈이 돌아가고

마적수왕;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 이 자리에서 죄 값을 치르게 해주마.] 콰직! 다른 손으로 갈산산의 웃옷을 그대로 찢어 내리고. 앙증맞은 젖가슴이 드러나고

당황하거나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보는 사내들

갈산산; [끄윽... 당... 당신이...] 바둥대지만 무기력하고

마적수왕; [네 어미는 당사형 차지가 되겠지만 딸인 네년은 내가 차지해야겠다.] 히죽 웃으며 갈산산의 치마도 움켜잡고

갈산상; (누... 누가 나 좀 구해줘요.) 절망하며 기원하는데

꽝! 갑자기 누군가의 발이 마적수왕의 머리통을 강하게 걷어찬다. 그 바람에 고개가 홱 돌아가는 마적수왕. 그걸 올려다보며 눈 치뜨는 갈산산

콰당탕! 나뒹구는 마적수왕

[헉!] [언제...] [마적수왕(魔笛獸王)님!] 보고 있던 사내들 기겁할 때

[하여간 못된 버러지들이 날뛰는 건 중원이나 묘강이나 다를 게 없구나.] 슥! 누군가 갈산산의 옆에 멈춰서며 혀를 차고

갈산산; (이... 이 사람 누군데...) 급히 가슴 가리며 일어나 앉으며 고개를 돌려보고

청풍; [조금만 기다려라. 저 짐승들을 쫓아버린 후에 상처를 봐줄 테니...] 돌아보며 웃는 청풍.

갈산산; (고... 고수야!) 얼굴 발개지고

갈산산; (하늘이 내 기도에 응답해줬어.) 등을 보이며 마적수왕에게 가는 청풍을 보며 흥분. 마적수왕은 머리를 흔들며 일어서려 하고

청풍; [두 번 말하지 않겠다.] 마적수왕에게 다가서며 말하고

청풍; [지금 도망치는 놈은 굳이 쫓아가서 잡아 죽이지는 않겠다만...] 살벌한 표정으로 둘러보며 멈춰서고

청풍; [내가 살수를 쓸 때까지 남아있는 놈은 반드시 죽는다.] 쿠오오! 무시무시한 살기가 청풍의 몸에서 뿜어지고. 그러자

[힉!] [으으으...] 사내들 주춤거리며 물러서지만

마적수왕; [이... 이 개 잡종이...] 퉤! 피를 뱉으며 이를 갈고. 청풍을 노려보며

마적수왕; [찢어 죽인다!] 쩌억! 부악! 날카로운 손톱이 돋아난 오른손으로 청풍을 할켜 온다. 엄청 강하고 빠르다.

갈산산; [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 하지만

콰득! 어느 틈에 그자의 손을 깍지 낀 자세로 막은 청풍의 왼손.

<마적수왕님의 일격을 아무렇지도 않게 막았다!> <마적수왕님은 신력을 타고나 방금 전 일격에 수만근의 힘이 실려 있었을 텐데...> 사내들 경악할 때

청풍; [죽는 쪽을 택했다는 거냐?] 콰득! 마적수왕의 손가락을 그대로 꺾어버리는 청풍

마적수왕; [끄아아악!] 손가락이 젖혀져 부러지며 비명

쿵! 청풍의 앞에 무릎을 꿇는 마적수왕

청풍; [그럼 원하는 대로 해주지. 잘 가라!] 빠지지직! 깍지 낀 손을 통해서 강한 번개를 마적수왕의 몸에 주입하고

마적수왕; [끄아아아악!] 벼락에 감전되고 온몸이 연기와 불꽃에 휩싸이면서 비명 지르고. 그러면서

마적수왕; [크아!] 꽝! 왼쪽 주먹으로 청풍의 배를 후려친다. 아주 강하게

둥! 배를 맞은 청풍의 몸이 진동하지만 물러서진 않고. 대신

마적수왕의 손을 깍지 끼고 있던 청풍의 왼손이 좀 느슨해진다. 그러자

콰당탕! 깍지를 풀면서 몸을 굴려 청풍에게서 떨어지는 마적수왕

청풍; [자전마벽을 주입했는데도 즉사하지 않다니...] [몸뚱이 하나는 정말 단단한 놈이로군.] 좀 놀랄 때

마적수왕; [쳐... 쳐라!] 굴렸던 몸을 일으켜 앉으며 악을 쓴다. 수하들에게. 마적수왕의 오른손 손가락들은 모두 부러진 상태고

멈칫! 하며 바로 청풍을 공격하지는 못하는 사내들

마적수왕; [모두 저놈을 공격해라!] [지시에 따르지 않는 놈은 내 손에 죽는다!] 허리춤에 끼우고 있던 철제 피리를 손가락이 부러지지 않은 왼손으로 잡아 뽑으며 악을 쓰고. 여전히 주저앉은 채 그러자

<젠장!> <어쩔 수 없다!> + [쳐라!] [죽어라!] 부악! 화악! 사내들 중 한 놈만 빼고 모두 일제히 청풍을 공격한다. 칼을 휘두르고 지팡이를 휘두르는데 지팡이의 뭉툭한 앞부분에 나있는 구멍들에서 고운 독가루가 뿌려진다

갈산산; [독을 조심하세요.] 찢어진 옷으로 가슴 가린 자세로 주저앉은 채 다급하게 외치고. 하지만 그 직후

청풍; [독이라...] 푸시시! 화악! 독 가루를 뒤집어쓰면서도 태연하게 말하고.

청풍; [역시 독성부의 인간들이었군.] 빠지직! 청풍의 몸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크악!] [케에엑!] 벼락에 감전되어 몰살당하며 비명 지르는 사내들

[히익!] 공격에 가담하지 않은 한 놈만 밀림 속으로 뛰어들고 있고

퍼퍽! 퍽! 새카맣게 타서 나뒹구는 사내들의 시체

마적수왕; [죽일 놈!] 피리를 입에 가져가고

마적수왕; (물풍선처럼 터트려 죽여주마!) 피리를 입에 대고 강하게 불려 하고. 하지만

콱! 이미 그자의 머리통을 움켜잡고 있는 청풍의 손아귀. 피리를 불려다가 눈 부릅뜨는 마적수왕

청풍; [그러면 안되지! 연약한 아가씨가 다칠 수도 있는데...] 지지지! 마적수왕의 머리통을 움켜쥔 청풍의 손이 벼락에 휩싸이고

마적수왕; [제... 제발...] 피리를 입에서 떼며 애원하지만

청풍; [목숨을 구걸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빠지직! 마적수왕의 머리통을 움켜쥔 손바닥에서 강한 벼락이 일어나고

빠카카캉! 화악! 벼락과 연기에 뒤덮여 죽어가는 마적수왕

[끄으으...] 입과 코로 연기를 뿜어내고

슥! 마적수왕의 머리통에서 손을 떼는 청풍. 그러자

퍼억! 나뒹구는 마적수왕의 몸뚱이

갈산산; (마... 마적수왕을 너무도 간단히 죽였어! 우리 독성부를 통틀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고수인데...)

청풍; [사정을 들어보자.] 돌아보고

깜짝! 놀라는 갈산산

청풍;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

갈산산; [구... 구명지은에 감사드려요.] 독성장을 품에 안은 채 고개 숙여 인사하고. 다른 손으로는 찢어진 저고리를 움켜쥐어서 드러난 젖가슴을 감춘다

갈산산; [제 이름은 갈산산(葛珊珊)이라고 해요. 독성부의 제자이구요]

청풍; (갈씨...) + [묘강독군 갈태독과는 무슨 관계냐?] 묘강독군을 떠올리고

갈산산; [그분은 저의 외조부님이세요.]

청풍; (이 계집아이가 묘강독군의 핏줄...) + [헌데 어쩌다 동문들에게 쫓기게 된 것이냐?] 눈 번뜩이며 묻고

갈산산; [바로 이것...] 독성장의 천을 벗기고

갈산산; [저희 독성부의 부주를 상징하는 이 독성장 때문이랍니다.] 독성장을 내밀며 말하고. 드러나는 독성장. 정교한 조각이 새겨진 길쭉한 황금 손잡이 윗부분에 독사와 전갈이 감싼 형태로 커다란 보석이 하나 달려 있다. 보석의 크기는 주먹만하고

청풍; [독성장?] 독성장을 보고

갈산산; [조사신물인 독성륜과 함께 저희 독성부의 이대지보중 하나랍니다.] 독성장을 보면서 말하고

갈산산; [독성부 부주의 상징이기도 한 이것에는 모든 독을 무력화하는 힘이 깃들어 있어요.]

갈산산; [그래서 독공을 익힌 사람에게 독성장은 절대적인 권능을 발휘한답니다.]

청풍; [그렇게 귀한 물건이 어떻게 아직 어린 네 손에 있는 것이냐?]

갈산산; [오늘 저녁에 당사숙이 독성부의 부주로 취임할 예정이에요.] 입술 깨물고

청풍; [당천호가 독성부의 부주가 된다는 말이냐?] 흠칫! 하고

갈산산; [외조부님이 실종되신 후 벌써 삼년이 흘러서 더 이상 독성부 부주 자리를 비워둘 수가 없다는 게 중론이에요.]

갈산산; [그래서 외조부님의 제자들 중 가장 서열이 높은 당천호가 부주로 취임하게 된 거예요.] 울상. 분한 표정

청풍; [내가 알기로 당천호는 네 외조부의 둘째 제자일 텐데?]

갈산산; [맞아요.]

갈산산; [하지만 대제자인 저의 아버지 삼절독룡께서는 일년전 주화입마에 빠지셔서 돌아가셨답니다.] 울먹이고

이하 나레이션

 

<독성부의 부주였던 묘강독군에게는 대를 이을 아들이 없었다. 갈청청(葛靑靑)이라는 이름의 딸이 하나 있을 뿐이다.> 묘강독군이 무릎에 어린 소녀를 앉힌 채 의자에 앉아 웃고 있다. 다섯 살쯤인 그 소녀가 어린 시절의 갈산산이고. 묘강독군 앞에서 어린 아들을 품에 안고 인사하는 새침한 인상의 베트남 여자. 피부색이 가무잡잡. <승풍파랑 자료집 제14페이지>에 나오는 갈청청과 동일 캐릭터. 나이는 이십대 중반. 그 갈청청 옆에는 듬직한 인상의 청년이 서서 포권한다. 역시 베트남 사람인데 <승풍파랑 자료집 제15페이지>에 나오는 <독안룡> 캐릭터. 다만 애꾸가 아니고 두 눈이 성한 모습으로 묘사.

<이에 묘강독군은 자신의 대제자인 삼절독룡 이화성(李華成)을 데릴사위로 들여서 독성부의 대를 이을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위 장면에서 포권하는 청년의 모습 크로즈 업 배경으로 나레이션

<삼절독룡은 자질도 빼어나고 성품도 인후하여 독성부 상하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었다. 그는 아내인 갈청청과의 사이에서 일남일녀를 두었는데 그중 장녀가 갈산산이다.> 묘강독군의 무릎에 앉아 재롱떠는 갈산산과 갈청청의 품에 안긴 갓난아기의 모습을 배경으로

<하지만 지난 삼년간 독성부에는 비극이 속출했다. 부주인 묘강독군이 의문의 실종을 당했고 그의 사위이며 대제자였던 삼절독룡 역시 연공관에서 주화입마에 빠져 죽은 시체로 발견된 것이다.> 두터운 철문이 열려 있고. 그 안으로 들어서다가 비명 지르는 갈청청. 이때 나이 30대 초반인 갈청청 뒤에는 15살쯤인 갈산산이 서서 울먹이고 있다. 철문 안쪽은 책과 무기들이 즐비한 연공관인데 바닥에 삼절독룡이 피를 토한 모습으로 쓰러져 있다.

<묘강독군의 후계자인 삼절독룡의 죽음으로 독성부는 혼란에 휩싸였다. 묘강독군의 딸인 갈청청을 독성부의 부주로 세우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여자라는 한계에 부딪혔다.> 대청에서 상복을 입고 앉아 울고 있는 갈청청. 그 앞에서 노인들이 갑론을박 논쟁을 하고 있다. 한쪽에는 당천호와 마적수왕이 앉아서 그걸 보며 웃고 있고

<결국 일년여의 지루한 암투와 논쟁 끝에 묘강독군의 둘째 제자인 칠독수사 당천호가 독성부의 부주로 취임하기에 이른 것이다.> 단상에서 사람들에게 포권하며 인사하는 당천호. 환호하거나 마지 못해 박수치는 사람들. 단상에는 여전히 상복차림인 갈청청이 앉아있다.

 

갈산산; [일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날의 밤이었어요.] 독성장을 안은 채 입술 깨물면서 말하고

갈산산; [그날따라 잠이 안 와서 집 근처를 배회하던 저는 당천호가 아버지의 연공관에서 몰래 빠져나오는 걸 보았었어요.] 말하면서 떠올리는 장명. 밤인데 어떤 건물 모퉁이에 숨어서 절벽 아래 뚫린 동굴을 보는 갈산산. 동굴 입구에 설치 된 철문을 열고 주변을 살피면서 나오는 당천호

갈산산; [그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다음날 아침 아버지에게 아침 식사를 가져가셨던 어머니에 의해 아버지는 돌아가신 채 발견되셨어요.] 분해하고

청풍; [당천호가 네 아버지를 암살했겠구나.] 끄덕

갈산산; [일단 사인은 주화입마로 판정이 났지만 당천호가 아버지를 시해한 게 분명해요.] 끄덕이고

갈산산; [전 아버지를 시해한 그 짐승같은 자가 독성부의 부주가 되는 건 두고 볼 수 없었어요.] 이를 갈고

갈산산; [그래서 취임식이 벌어지기 직전에 부주의 상징인 독성장을 빼돌려 달아났던 거예요.] 독성장을 꼭 끌어안으면서

청풍; (독성부에서 벌어진 일련의 비극이 당천호에 의해 벌어졌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끄덕이고

청풍; (물론 배후에는 위가장이 있을 테고...)

<위진천의 행방도 알아낼 겸 당천호를 만나봐야겠구나.>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506>

밤. 밀림 위로 솟구쳐 있는 수많은 이국적인 건물 지붕들. 건물들에는 불이 켜져 있고

<-독성부> 밀림에 둘러쌓인 그 건물들 배경으로 나레이션

어느 건물. 음침한 인상의 사내들이 지키고 있고

[마적수왕이!] 놀라는 당천호의 얼굴. 화려한 건물 내부의 의자에 앉아있다가 놀란다. 앞에는 탁자가 놓여있고

사내; [중... 중원인이었는데... 벼락을 일으켜서 마적수왕님을 살해했습니다.] 당천호 앞에 무릎 꿇고 말하는 사내. 겁에 질려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바로 갈산산을 추격했다가 죽은 자들 중 유일한 생존다

당천호; (벼락을 일으켰다?) (혹시...) 탁자를 뒤져서

당천호; [이걸 봐라.] 종이를 한 장 꺼내고

당천호; [혹시 그자가 이자 아니었느냐?] 종이를 사내에게 들어 보인다. 종이에 그려져 있는 것은 바로 청풍의 초상화고

사내; [틀... 틀림없습니다.] 흥분

사내; [마적수왕님을 격살한 범인은 바로 그자입니다.]

당천호; (마태자 이청풍!) 초상화를 보며 침 꿀꺽

당천호; (위진천이 묘강으로 내려왔을 때부터 혹시나 했던 상황이 결국 벌어졌다.)

당천호; (이 괴물이 갈산산과 만났다면 자칫 내게도 불똥이 튈 수도 있다.)

당천호; (하지만 여긴 중원이 아니라 묘강이다.)

당천호; (게다가 이가놈이 곧 들이닥칠 것까지 알고 있으니 만반의 준비까지 할 수 있다.)

당천호; (어서 와라 이청풍! 화려한 환영식을 준비해둘 테니...) 흐흐흐! 웃는 당천호

 

#507>

깊은 밤. 독성부. 대부분의 건물에 불이 꺼졌고

스윽! 독성부의 어느 건물 지붕 위로 내려서는 청풍.

청풍; (여기가 독성부...) 두리번

청풍; (힘으로 해결할 때 해결하더라도 은밀히 당천호를 제압하는 게 최선이다.)

청풍; (위진천의 소재를 알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이니...)

청풍; (갈산산의 말대로라면 당천호의 거처는 저쪽인데...) 한쪽 건물을 보고. 바로 그때

휘익! 그림자 하나가 건물들 사이를 빠르게 날아지나간다

청풍; (독성부의 중심부에서 도둑처럼 은밀하게 움직이는 인간이 있다?) 눈 번득

청풍; (나 말고도 독성부에 볼일이 있는 외부인이 있는 것일까?) 생각하며 그림자가 사라진 곳을 볼 때

<악!> 여자의 비명이 들리고

청풍; (여자의 비명!) 눈 번뜩

청풍; (야행인이 사라진 쪽이다!) 고개 들며 그쪽 볼 때

<네... 네놈이... 안된다! 아악!> 다시 비명이 들리고

청풍; (어떤 여자가 위험에 처한 모양이다!) 팟! 날아오르고

청풍; (당천호를 잡는 게 급선무이긴 하지만 모른 척 할 수는 없다.) 쐐액! 날아가고. 헌데

 

건물 그늘에 숨어서 그걸 보고 있는 자. 바로 당천호

당천호; (예상대로다.) 히죽 웃고

당천호; (수집한 정보대로 이가놈은 이런 상황에 쉽게 말려드는 성격을 지녔다.)

당천호; (덕분에 어렵지 않게 저놈을 제거할 수 있게 되었다.) 휘익! 청풍이 날아간 곳으로 날아가고

 

#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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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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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천마성> 낮

천마성 후면의 절벽. 절벽에 나있는 동굴. 동굴은 철문으로 막혀 있고. 육당주가 서서 지키고 있다. 몇 명의 무사들도 주변을 경계하고

 

철문 안쪽. 어둠 속. 청풍이 돌침대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다. 청풍의 앞쪽에는 성마지환이 천 위에 얹혀져 있고

츠츠츠! 스스스! 청풍의 몸에서 안개같은 기운이 일어나고

심호흡하는 청풍.

슈우! 그 기운들이 청풍의 코로 스며들어간다.

이윽고 모든 기운들이 청풍의 코로 스며들어가고

청풍; (되었다!) 눈을 뜨고

청풍; (이제 수박 겉핥기 정도지만 대연진기를 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성마지환을 집어들고

청풍; (황보경의 말대로라면 자전마벽과 대연진기를 동시에 주입하면 성마지환이 분리되면서 천마조사님과 무성께서 만드신 최후의 절기가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성마지환을 양손으로 잡고

청풍; (과연 두 분이 남기신 최후의 절기가 무엇일지 궁금하구나.) 눈 부릅뜨고. 그러자

<자전마벽!> 지지지! 한쪽 손에서는 벼락이 일어나고

<대연진기!> 츠츠츠! 다른 손에서는 안개같은 기운이 일어난다. 그러자

쩡! 쩡! 성마지환이 진동하며 벼락에 휘감기고.

눈을 부릅뜨며 더 강하게 힘을 가하는 청풍. 그러자

지지지! 츠츠츠! 성마지환에 가해지는 자전마벽과 대연진기가 더 강해지고. 다음 순간

떵! 굉음과 함께 성마지환이 둘로 갈라진다. 마치 자석의 같은 극이 밀어내듯 서로 반대쪽으로 확 밀어내는 모습. 그 바람에 청풍의 양손이 좌우로 확 밀려나는데

징! 그 중간에 아주 얇은 고리가 하나 나타난다. 역시 반지 형태인 그 고리에는 수많은 글이 빼곡하게 적혀있다.

청풍; (나타났다!) 징! 츠츠츠! 흥분하며 양손에서 자전마벽과 대연진기를 소멸시키면서 얇은 고리를 보고. 그러자

툭! 아래로 떨어지는 고리

청풍; [이크!] 팟! 둘로 쪼개진 반지를 버리고 재빨리 두 손으로 그 얇은 고리를 받는 청풍

청풍; (종이보다 얇은 고리인데... 깨알을 열 조각 낸 것보다 작은 글이 가득 새겨져 있다.) 두 손으로 고리를 바쳐든 채 들여다 보고

청풍; (이게 바로 천마조사님과 무성께서 합작하여 만든 최후절기...) 흥분해서 눈을 치뜬 채 고리를 들여다보고

청풍; (무공의 이름은... 초연신강(超然神罡)...)

 

<-중략- 혼원신강을 만든 후 우리 두 사람은 문득 깨닫는 바가 있었다. 우리의 무공이 여전히 현상(現象)에 매여있다는 사실이었다. 이에 다시 고심한 끝에 창안한 것이 초연신강이다.> 고리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초연(超然)은 현상마저 뛰어넘는 것을 의미한다. 초연신강을 쓸 수 있으면 존재하는 모든 것을 무(無)로 돌리거나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가 있다.> 천마와 무성이 성마동천에서 뭔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

<하지만 초연신강은 도(道)와 같아서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경지의 무공이 아니다. 불가에서 말하는 돈오(頓悟)가 있어야만 초연신강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서로의 반지를 내미는 두 사람. 두 사람의 반지 사이에는 얇은 고리가 떠있고

<이에 우리 두 사람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초연신강의 수련은 포기하고 혼원신강만으로 혈왕을 상대할 생각이다. 아무쪼록 후세에 인연이 있는 자가 이 비결을 얻어 우리 두 사람의 심득이 헛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얇은 고리를 사이에 두고 두개의 반지가 맞닿으면서 벼락이 일어나는 모습

 

청풍; (조금은 허탈한 결말이로구나.) 고리의 글을 읽으면서 한숨 쉬고

청풍; (천마조사님과 무성께서 남기신 대로라면 초연신강은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무공이 아니니...)

청풍; (돈오로 이룰 수 있는 무공이라니 일단 비결만 외워두고 천천히 되새김질해봐야한다.) 고리에 적힌 글을 읽으면서

청풍; (위진천은 지금쯤 혈왕잠의 힘을 얻고 초연신강마저 수련하고 있을 텐데...)

<위진천의 소재를 찾아낸다고 해도 결코 쉬운 싸움은 되지 않겠구나.>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501>

철문 밖의 모습. 이제 저녁이 되었고. 여전히 육당주가 무사들과 함께 지키고 있고

철컹! 철문이 열린다. 깜짝 놀라며 돌아보는 육당주와 무사들

철문을 열고 나오는 청풍. 좀 피곤한 표정이고

육당주; [소성주님!] 포권하고. 무사들도 포권하고

청풍; [호법을 서느라 노고가 많으셨소 육(陸)당주.]

육당주; [별 말씀을...]

청풍; [그동안 위진천의 수색에는 성과가 있었소?] 걸아가면서

육당주; [죄송합니다.] [무제궁과 개방의 도움까지 받고 있지만 위가놈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청풍; [중원에 있다면 이렇게 완벽하게 종적이 사라질 수가 없는데...]

육당주; [위진천과 관련된 모든 인간들을 추적하고 있는 중입니다.]

육당주; [조만간 어떤식으로든 위가놈과 관련된 제보가 접수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눈치 보면서 말하는데

청풍; [위진천과 관련된 인간이라...] 눈 번뜩이고

육당주; [뭔가 짚이시는 것이라도 있으신지요?]

청풍; [위진천과 가장 가까운 사이였던 용설영과 마지막까지 동행했던 인간이 본성에 갇혀있다는 걸 깜빡했소.]

육당주; (패소정!) 깨닫고

 

#502>

천마성의 다른 곳. 감옥이다. 위상영이 강간을 당했던 그곳. 천마성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감옥 내부. 굵은 쇠창살이 쳐져 있는 감방. 감방 안에 누워있는 패소정.

패소정; (주모님이 황산에서 돌아가신 게 어느덧 열흘전이다.)

패소정; (주모님의 예상대로라면 소장주님은 지금쯤 혈왕잠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을 테고...) 위진천을 떠올리고

패소정; (결국 마태자는 소장주님 손에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겠지.)

패소정; (뭐 나란 인생은 그 전에 끝장이 나겠지만...) 자조의 웃음. 그때

[수감생활이 아주 나쁘진 않은 모양이군. 웃기까지 하는 걸 보면...] 누군가의 말이 들려 눈 부릅뜨는 패소정

청풍; [하지만 그렇게 웃을 수 있는 날도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는 게 안타깝군.] 쿵! 쇠창살 밖에 청풍이 뒷짐을 짚고 서서 웃고 있다

패소정; (마태자!) 일어나고

청풍; [패소정! 네게 한 가지 물어볼 게 있어서 찾아왔다.]

패소정; [소장주의 행방에 대해 물어볼 생각이라면 포기해라.] 냉소하며 일어나 앉고

패소정; [위상영... 아니 용설지가 내게 섭혼술을 걸어서 머릿속을 샅샅이 뒤졌던 것을 잊지는 않았겠지?]

청풍; [물론 잊지 않고 있다. 다만 섭혼술이라는 게 만능은 아니라는 게 문제지.]

청풍; [섭혼술로는 질문에 대한 답 밖에는 알아내지 못한다.] [자진해서 머리를 쥐어짜 기억을 되살리지는 못한다는 말이다.]

패소정; [그러든 말든 소장주의 행적에 대해 내가 아는 바가 없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냉소하고

패소정; [그러니 헛된 심력은 쓰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청풍; [여길 나가는 대로 이 편지를 어딘가로 보낼 생각이다.] 편지를 한통 들어 보이고

패소정; [그러셔?] 냉소하는데

청풍; [이 편지의 수취인이 누군지 궁금하지 않느냐?] 웃고

패소정; [내가 왜 그걸 궁금해 해야 하는데?]

청풍; [왜냐하면 이 편지의 수취인이 너와도 깊은 관계가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패소정; [나와 깊은 관계가...]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청풍; [이제야 상황 파악이 되는 모양이로군.] 웃고

패소정; [장... 장주!] [냉혈전호 황보륜에게 보낼 생각이냐?] 공포에 질리고

청풍; [너도 짐작하고 있었겠지만 사실 황금공자 황보민은 냉혈전호 황보륜의 딸이다.] [황보륜이 제 누이에게 죄를 지어서 태어난 게 황보민이기 때문이다.]

청풍; [이 편지에는 황보륜이 천륜을 어기면서까지 어렵게 얻은 유일한 핏줄 황보민에게 네게 어떤 짓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적어 놨다.] 편지를 흔들고

패소정; [으으으...] 공포에 질리고

청풍; [듣자하니 황보륜이 냉혈전호라는 별호답게 자신을 배신한 인간은 끔찍하게 처리한다던가?] 웃고

청풍; [황보륜의 심복 노릇을 해온 처지이니 황보륜이 배신자들을 어떻게 죽였는지는 누구보다 패소정 네가 잘 알 것이다.] 웃고

공포에 질리는 패소정. 그런 패소정의 뇌리에 떠오로는 장면들. 사람들을 산채로 껍질을 벗기거나 항문에 달군 쇠를 끼워 죽이거나 기름에 튀겨 죽이는 등의 끔찍한 장면

청풍; [너는 거령혈삼을 복용하고 외공까지 익힌 덕분에 보통 사람과는 비교도 안되게 생명력이 길 것이다.]

청풍; [쉽게 죽지 않으니 황보륜도 널 죽이는데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볼 수 있겠지.]

패소정; [제... 제발...] 비명 지르며 쇠창살쪽으로 기어오고

패소정; [네 손으로 죽여도 좋으니 날 황보륜에게 넘기지만 말아다오!] 울면서 애원하고. 쇠창살을 두 손으로 움켜쥔 채

청풍; [나야 널 굳이 죽일 이유는 없다.] [또 원한다면 네가 영원히 황보륜의 눈에 띄지 않게 보호해줄 수도 있다.]

패소정; [고... 고맙다!] [날 황보륜에게 넘기지만 않으면 무슨 짓이든 하겠다고 약속하마.] 눈물 콧물 흘리며

청풍; [다른 건 다 필요없고...] [위진천의 행방에 관한 단서를 말해봐라.]

패소정; [그... 그러고 싶지만 난 정말 소장주의 행방에 대해 아는 게 없다.] [거짓말이 아니니 제발 믿어다오.] 애원하고

청풍; [물론 네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건 믿는다.]

청풍; [하지만 내게 도움이 되지 않았으니 이 편지를 냉혈전호 황보륜에게 보낼 수밖에 없는 걸 이해해라.] 냉혹하게 웃으며 돌아서고

패소정; [자... 잠깐!] 비명

돌아서다가 돌아보는 청풍.

패소정; [이게... 이게 단서가 될지는 모르지만...] [주모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필사적인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어떤 말?]

패소정; [어느날 침실에 들어갔는데 주모께서 생각에 잠겨 내가 들어온 줄도 모르고 혼잣말을 하고 계셨었다.] 필사적으로 말하고

이하 회상장면

 

용설영; [진천이가 혹시 그곳에서 풍토병에 걸리지나 않았을까?] 야한 잠옷을 입고 열린 창가의 의자에 앉아 밤하늘의 달을 보며 멍하니 말하고. 문을 열고 들어오던 패소정이 흠칫! 하며 멈춰서고 있고

용설영; [아무쪼록 당천호(唐天虎)가 딴 마음을 품지 않고 진천이를 잘 돌봐줘야할 텐데...] 한숨 쉬며 말하고

회상 끝

 

청풍; [당천호!] 놀라 눈 치뜨고

청풍; [용설영이 당천호라는 자를 거론했단 말이냐?]

패소정; [틀림없다.] 끄덕

패소정; [난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주모님은 분명 당천호란 자가 소장주를 돌봐줄 거라고 말씀하셨었다.]

청풍; (찾았다!) 눈 치뜨고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묘강독군(苗疆毒君) 갈태독(葛太毒)이 천도(天道)가 엄존(儼存)함을 믿으며 적는다.> 독룡곡의 거대한 독룡 뼈 옆의 절벽에 기대앉은 채 죽은 묘강독군 갈태독의 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193>의 장면

<노부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둘째 제자인 칠독수사(七毒秀士) 당천호(唐天虎)다. 사천당문과의 친교를 위해 제자로 받아들인 그놈이 혈교와 손을 잡고 노부를 암산한 것이다.> 묘강독군의 시체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놈이 쓴 사천당문의 암기 장심뢰(掌心雷)에는 독공을 수련한 자에게는 치명적인 웅황(雄黃)이 칠해져 있었다. 그 때문에 노부는 반격도 못하고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피투성이가 된 가슴을 움켜잡고 밀림지대를 달아나는 생전의 묘강독군. 그 뒤를 복면을 쓴 자들과 칠독수사가 추격해온다. 칠독수사 캐릭터는 <승풍파랑 자료집 제14페이지>에 나옴

<심장 부위의 상처를 통해 몸속으로 퍼진 웅황을 태워버리지 못하면 죽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노부는 마지막 도박을 하게 되었다.> 구멍이 난 가슴에서 연기가 나는 몸으로 이를 악물며 달려가는 묘강독군

<종남산 독룡곡에는 신선 김가기에게 죽은 독룡의 시체가 있다. 독룡은 만년 넘게 지하에서 광물(鑛物) 성분의 극독을 흡수해서 몸속에 지독한 독기를 품고 있었다.> 거의 죽기 직전의 모습이 되어 독룡곡의 독 연기 속으로 들어서는 묘강독군. 그 뒤쪽으로 칠독수사와 복면인들이 멈춰서서 분해한다.

<그 독룡의 독기가 응결되어 있는 내단(內丹)이라면 모든 독과 상극인 웅황이라도 태워버릴 수 있을 것이다.> 연기 속을 고통스러워하며 비틀비틀 걸어가는 묘강독군, 그 앞쪽에 거대한 공룡의 골격이 흐릿하게 보인다.

<그래서 송장이나 다름없는 몸뚱이를 이끌고 수천 리를 달려왔지만... 하늘은 노부를 버렸다.> 공룡의 골격 안쪽으로 들어서며 경악하는 묘강독군

<독룡의 쓸개는 이미 깨져 있고... 내단도 사라져 버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골격의 안쪽에 가마솥만한 바위가 있는데 바위가 깨져 있다. 깨진 바위 단면 가운데에 무언가 둥근 것이 박혀있다가 빠져나간 모습

<숨이 끊어지기 전에 금붙이와 은붙이로 판자를 만들어 유언을 남기거니와... 이 글을 읽는 인연자에게 독성부의 조사신물인 독성륜(毒聖輪)을 남긴다.> 묘강독군의 시체. 옷이 부서져 내리면서 판자를 쥐고 있지 않던 손의 속목에 팔찌가 끼워져 있는 게 드러난다. 여러 가닥의 실같은 것이 배배 꼬인 형상의 팔찌로 상당히 커서 묘강독군의 말라비틀어진 팔목에는 헐렁하게 끼워져 있다. 팔찌의 두께는 손가락 정도

<독성륜에는 우리 독성부의 시조이시며 오제(五帝)중 한분이신 만독조종(萬毒祖宗)님의 힘이 깃들어 있다. 독성륜을 받은 대가로 독성부의 문호를 지켜주길 바란다.> 팔찌의 모습 크로즈 업. 수많은 가능 실이 꼬아져 이루어진 형태의 팔찌인데 자세히 보면 가는 실에 다시 글 같은 것이 빼곡하게 적혀있다.

 

청풍; (칠독수사 당천호!) (용설영이 언급한 당천호라는 자는 묘강독군의 둘째 제자인 바로 그자다.)

청풍; (위진천은 묘강으로 가서 그자의 비호를 받고 있는 것이다!) 주먹 불끈 쥐고

 

#503>

<-북경> 낮

<-추운장> 추운장의 모습. 여전히 문이 닫혀있고

본 건물 앞에 여러 사람이 모여 대청을 보고 있다. 혈교의 천법사와 지법사, 인법사들, 자웅과 웅웅등이다. 자웅과 여자들은 울고 있다.

대청. 용린이 의자에 앉아있고 그 앞에 엎드려 절하는 백일몽. 백일몽 뒤에는 위상영과 손대낭이 서있다. 대청 안에는 신녀문의 세 자매와 조진진이 있다. 우유라는 야차선녀 모습이 아니라 젊은 모습으로 변한 것 주의. 귀희와 불로왜선은 전과 같은 모습이고

백일몽; [소녀... 소녀 천파가 아버지를 뵈옵니다.] 절하며 울고.

용린; [드디어... 드디어 우리 부녀가 만났구나.] 힘겹게 일어나고. 눈물이 글썽

용린; [어디 보자! 우리 딸 얼굴을 보자.] 두 손으로 백일몸의 뺨을 쥐어 쳐들게 하며 결국 눈물 흘리고

용린; [미안하구나. 아비가 못나서 너로 하여금 아수라장을 경험하게 했어.]

백일몽; [아니에요 아버지! 아니에요.] 용린을 끌어안고

백일몽; [아버지 덕분에 제가 존재할 수 있었잖아요.] [그 이상의 은혜가 어디 있겠어요?] 용린의 품에 안겨 운다.

용린; [고맙다. 아비를 원망하지 않아서 고맙구나.] 백일몽을 안고 다독이며 역시 울고

귀희; [감격스러운 장면이긴 한데...] 소매로 눈시울 닦으며

귀희; [생각할수록 무정한 인간이네. 여자들만 북경으로 보내고 말이야.]

불로왜선; [투정부릴 때가 아니다. 그 아이는 지금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상태니...]

귀희; [어디 있는데요?]

불로왜선; [남쪽으로 내려가는 게 느껴졌는데...] 스으... 자기 가슴에서 빠져나온 투명한 실 같은 것을 보며

불로왜선; [지금쯤 묘강에 접어든 것같다.]

귀희; [묘강이라면...] 흠칫! 하고

불로왜선; [그곳에서 오랜 비극과 분란이 종식을 맞겠지.] 한숨 쉬며 끄덕이고

 

#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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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2>

<-묘강> 묘강의 밀림지대 모습

위진천이 숨어있는 바위산의 모습

끼이! 그 바위산으로 날아가는 독수리. 한쪽 발로 주머니를 잡고 있다.

바위산에 나있는 동굴 입구로 나오는 여자. 흑지주

흑지주; (예상보다 빨리 돌아왔네.) 날아오는 독뤼 보며 생각할 때

끼이! 화악! 동굴 입구로 날아내리는 독수리

흑지주; [수고했다.] 몸을 숙여서 독수리가 내미는 주머니를 받고

흑지주; (뭘까?) 주머니 들어보며 생각

흑지주; (위공자의 어머니가 독수리 편으로 서둘러 보낸 걸 보면 중요한 물건인 것 같은데...) 주머니를 보면서 돌아서고. 그러다가

흑지주; (신경 끊자.)

흑지주; (지나친 호기심은 살신(殺身)의 지름길이니...) 동굴 안쪽으로 들어가고. 그곳에 철문이 있고. 철문 앞에는 탁자와 의자가 있고, 구석에는 몇가지 가재도구들이 있다.

 

#493>

흑지주; [실례하겠어요.] 철문을 열고 들어오는 흑지주

<무슨 일이냐?> 전음이 들리고

철문 안쪽, 침대는 치워져 있고 돌로 만든 넓은 탁자가 중앙에 놓여있다. 그곳에 상체를 벗은 채 가부좌를 틀고 운기조식 중인 위진천. 눈을 감고 있다. 온몸에서 칙칙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고. 물론 혈염사교의 시체는 치워졌다.

<연공 중에는 방해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눈 감은 채 전음으로 말하는 위진천

흑지주; [죄송해요.] 다가오며 고개 숙이고

흑지주; [하지만 공자님의 어머니께서 신응을 통해 뭔가를 보내셨어요.] 두 손으로 주머니를 내밀고

위진천; [어머니가?] 눈뜨며 찡그리고

흑지주; [여기...] 내밀고

고개 끄덕이는 위진천

슈욱! 흑지주의 손에 들린 주머니가 둥실 떠올라 위진천에게 날아가고

팟! 날아온 주머니를 받는 위진천의 손

주머니를 열어보는 위진천

위진천; (혈왕잠!) 주머니 안에서 혈왕잠을 꺼내고

흑지주; (비녀?)

흑지주; (딸도 아닌 아들에게 비녀를 보내다니... 뜬금없네.) 혈왕잠을 살피며 흥분하는 위진천을 보며 갸웃하고

혈왕잠을 내려놓는 위진천

다시 종이들을 꺼내고

위진천; (혈왕진해!) 눈 번뜩. 흥분하고. 빈 주머니는 내려놓고

위진천; (틀림없다! 이게 오래 전에 사라진 혈왕의 최고비전 혈왕진해일 것이다.) 스슥! 두 손으로 종이를 들고 살피며 흥분하고. 하지만

위진천; (헌데... 혈왕진해뿐이다!) 찡그리고

위진천; (어머니는 어째서 아무런 설명도 없이 혈왕잠과 혈왕진해만 보내신 것일까?) 눈 부릅뜨고.

위진천; (설마... 설마 편지 한 장 적어 보내실 수 없는 상황이었단 말인가?) 이를 갈고. 쿠오오! 몸에서 칙칙한 살기가 뿜어지고

흑지주; (아무래도 더 이상 보는 건 신상에 안좋겠구나.) 겁에 질려 급히 뒷걸음질치고

철컹! 나가면서 문을 닫는 흑지주

철컹! 문이 완전히 닫히면서 밀실에는 위진천만 남고

위진천; [마태자! 마태자!] 이를 갈고. 두 손으로는 종이를 든 채

위진천; [네놈이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마저 해친 것이냐?)

<천지신명께 맹세하건데... 네놈과 관련된 인간은 단 한놈도 빼놓지 않고 찢어죽이고 말겠다!> 쿠오오!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위진천의 결심 나레이션

 

#494>

<-천마성> 낮. 입구에 지당주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고. 천마성 입구에는 마차가 한 대 멈춰있다.

[흐윽!] 손대낭을 와락 끌어안으며 울음 터트리는 백일몽

백일몽; [엄마! 엄마!] 손대낭을 끌어안고 몸부림치며 울고. 주변에는 청풍과 위상영, 석헌중이 있다.

손대낭; [미안하다 아가야 미안해!] 역시 울면서 백일몽을 끌어안고 다독이고

손대낭; [어미가 용기가 없어서 널 끝까지 지켜주지 못했단다. 엄마를 용서해다오.]

백일몽; [아니에요 아니에요 엄마!] 울고

백일몽; [절 낳아주시고 지켜주신 것만으로 충분해요. 고마워요 엄마!]

말없이 딸을 안고 우는 손대낭

석헌중; (좋게 결말이 지어져서 다행이다.) 미소

석헌중; (이 모든 게 저 친구 덕분이다.) 청풍을 보고. 청풍에게 고마워하는 손대낭과 백일몽 모녀

<마태자로 인해 삼황의 후손들 사이에 오백년 넘게 이어져 온 갈등과 비극도 종식을 맞게 될 것이다.> 두 모녀의 손을 잡고 웃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석헌중의 생각 나레이션

 

#495>

<-무제궁> 낮.

진상파의 거처. 여자 무사들이 지키고.

흠칫! 하는 여자 무사들. 월동문을 통해서 급히 들어오는 타노가 보인다. 손에 좁고 긴 천을 하나 들고 있다

[영주님!] [어서 오세요.] 인사하는 여자 무사들

타노; [소궁주님은?] 멈춰서며 건물 보고

[신소심소저와 면담중이시옵니다.] 여자무사들 중 한명이 대답하고

 

#496>

진상파; [몸은 좀 어떠냐?] 휠체어에 앉아서 맞은편에 앉은 신소심에게 묻고. 신소심은 좀 초췌한 표정이고

신소심; [괜... 괜잖아요.]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 숙이고

진상파; [이런 저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 무제궁은 천마성과 화해를 하게 되었다.]

진상파; [마태자도 더 이상 적대할 상대가 아니니 마음의 부담과 응어리는 내려놓도록 해라.]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신소심; [예...] + (내가 마태자에게 몸을 허락한 걸 알고 계시는구나.) 얼굴 좀 발개지고.

진상파; [혹시 모르니 다음 달거리가 있을 때까지는 절대 무리하면 안된다. 음식도 가려야하고...] 조금 한숨 쉬며 말하고

신소심; (임신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 [예...] 얼굴 발개진 채 대답하고. 그때

<실례하겠습니다.> 문 밖에서 들리는 타노의 음성

진상파; [들어오세요.]

<예!> 덜컹! 대답과 함께 문이 열리고

타노가 서둘러 들어온다. 문 밖에서는 여자무사들이 문을 열어주고 있고

진상파; [어서 오세요.] 상체를 좀 앞으로 세워 예의를 갖춘다. 진상파는 타노가 자기 오빠라는 걸 안다. 진상파 앞에 앉아있던 신소심은 일어나고

타노; [천마성에 가 계신 대공자께서 전서구를 보내셨습니다.] 두 손으로 천을 진상파에게 내밀고

진상파; [수고하셨어요.] 두 손으로 받고.

이어 두 손에 든 천의 글을 읽는 진상파. 그 앞에 타노와 함께 서서 보고 있는 신소심

진상파의 이마가 약간 찡그려지고

신소심; (소궁주님의 표정에 그늘이 조금 생겼다.) 긴장

신소심; (그렇다는 건 정말 심각한 사태가 발생했다는 건데...) 침 꼴깍 삼키고

진상파; [결국 이리 되는군요.] 한숨 쉬며 천을 내려놓고

타노; [본궁의 모든 분타로 전서구를 날려서 위진천의 행방을 추적하도록 했습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진상파; [잘 하셨어요.] 끄덕

진상파; [개방에도 도움을 청하고... 천마성과는 긴밀하게 연락을 취하도록 하세요.]

타노; [그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이어

돌아서서 문쪽으로 가려는 타노. 그때

진상파; [오라버니!] 갑자기 부르고

[!] 눈 부릅뜨며 몸이 굳어지는 타노

신소심; (오... 오라버니?) 경악하고

[!] [!] 문 밖의 여자 무사들도 기겁하고

진상파; [어머니도 저리 되셨으니 더 이상 은인자중(隱忍自重)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아버지도 그걸 바라고 계실 테구요.] 한숨 쉬고

타노; [알... 았다.] 만감이 교차한 표정으로 말하고

타노; [몸 조리... 잘 해라.] 나가고. 여자무사들이 당황하며 고개 숙이고

신소심; (그... 그러니까 뭐야? 타노가 죽은 것으로 알려진 궁주님의 두 아들 중 한명이라는...) 놀라 눈이 휘둥그레질 때

진상파; [가서 원로들께 전하거라.] 진상파가 말하고. 흠칫! 하는 신소심

진상파; [앞으로 본궁의 대소사는 타노가 전담하게 될 것이며... 타노의 본명이 진우천(陳宇天)이라고...]

신소심; (진우천!) + [예!] 고개 숙이고

신소심; (역시 타노가 칠지무제님의 첫 번째 아드님이었구나.) 흥분한 표정으로 나가고

탁! 밖에서 문을 닫아주는 여자무사들

진상파; (오라버니는 어머니가 쓴 독에 하마터면 죽을 뻔 했지만 기적적으로 목숨은 건졌었다.)

진상파; (하지만 그 후유증으로 불구가 되었던 것인데...) 자신의 다리를 보고

진상파; (내가 지금의 모습이 된 것은 어머니가 지은 죄의 대가라 생각하고 감수할 작정이었다.) (하지만...) 탁자에 내려놓은 천을 보고

진상파; (혈왕잠이 위진천의 손에 들어가면서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게 되었다.) 손을 소매 속에 넣고

다시 꺼낸 진상파의 손에는 청풍이 준 주머니가 들어있다.

진상파; (역명천신단!) (결국 이것을 써야하겠구나.) 주머니를 보며 생각하고

 

#497>

<-천마성> 낮.

청풍의 거처. 여자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전력을 기울여 위진천의 행적을 쫓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청풍에게 보고하는 지당주. 청풍은 안락의자에 앉은 포숙정 옆의 의자에 앉아있다.

청풍; [혈왕잠과 혈왕진해에 묻혀놓은 만리향(萬里香)도 별무소용인 모양이군.] 톡톡! 좀 초조한 표정으로 왼손으로 의자 손잡이를 두드리고. 청풍의 왼손에는 반지가 두 개 끼워져 있다. 하나는 성마지환, 하나는 삼안마귀환. 헌데 삼안마귀환이 조금씩 빛을 발한다

[...] 그걸 발견하는 포숙정

지당주; [혈왕잠을 가져간 독수리가 워낙 빨리 움직인 탓인지 만리향도 포착되지 않고 있습니다.]

청풍; [상영누님은 어디 가셨소?] 톡톡! 왼손 손가락으로 의자 팔걸이를 두드리며 묻고. 그때마다 삼안마귀환에서 빛이 번쩍거린다. 그걸 유심히 보고 있는 포숙정

지당주; [앉아서 보고를 받는 게 답답하시다며 직접 탐문을 나서셨습니다.]

지당주; [일단 북경쪽으로 방향을 잡으셨는데... 손부인과 백일몽 소저도 동행하셨습니다.] 눈치 보면서

청풍; (겸사겸사 용교주를 만나러 갔군.) + [누님과는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도록 하시오.] 나가보라고 고개 끄덕

지당주;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포권하고

나가는 지당주.

탁! 문이 닫히며 청풍과 포숙정만 남고

청풍; (천파 소저를 만나자마자 혈왕진해를 전수해주었으면 혈왕잠이 위진천의 수중에 들어가는 일도 없었을 텐데...) 한숨

청풍; (물론 그랬을 경우 손부인의 안위를 장담할 수 없었겠지만...) 생각할 때. + 포숙정; [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고

청풍; [미안하오.] 돌아보고

청풍; [생각이 어지러워 부인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소.]

포숙정; [아니옵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서...]

청풍; [마음에 걸리는 것이라니?]

포숙정; [끼고 계신 반지...] [원래부터 그렇게 반짝거렸는지요?] 청풍의 왼손을 보며 말하고.

[!] 반사적으로 반지를 보던 청풍의 눈이 번쩍

번쩍! 번쩍! 삼안마귀환의 보석들이 빛을 발하고 있는데 얼룩이 져 있다.

청풍; (삼안마귀환의 보석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전에는 이런 적이 없었는데...) 놀라며 반지를 들어서 보고

번쩍! 번쩍! 번쩍이는 반지에 묻어있는 얼룩들

청풍; (이 얼룩!) 놀라고

<용설영이 뿜어낸 피가 닿았던 흔적이다!> 용설영이 입으로 피를 뿜어내던 장면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삼안마귀환의 보석들이 용설영의 피에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건가?) 생각하다가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용설영이 죽어가며 하던 말

 

용설영; [내 이름은... 용설영이다.]

용설영; [내 아들... 진천이는... 어미인 날 통해서 혈왕의 피를 이어받았다.]

회상 끝

 

청풍; (다시 말해서 삼안마귀환은 혈왕의 피에 닿으면 반응을 한다는...) 흥분하며 자세히 들여다보고

보석들마다 정말 작은 글씨들이 적혀있다.

청풍; (삼안마귀환의 보석들에 글씨가 떠오르고 있다.) 눈 치뜨며 흥분

청풍; (적혀있는 글의 내용은....) 지지지! 눈을 극한까지 치떠서 보석을 들여다 보고

<대연진기(大然眞氣)!> 청풍의 흥분 배경으로 보석 하나에 적혀있는 글 확대. <大然眞氣>라는 글이다.

청풍; (찾았다!) 흥분

청풍; (무성의 최고절기인 대연진기는 천마조사의 유물인 삼안마귀환에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청풍; (이걸 수련하여 자전마벽과 함께 운용하면 성마지환에 숨겨진 천마조사님과 무성께서 합작하여 만든 최후절기를 찾아낼 수 있다.) 흥분하고

포숙정; [축하드려요 상공.]

흠칫! 고개 드는 청풍

포숙정; [신첩은 아는 게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기연을 만나신 것같사옵니다.]

청풍; [부인 덕분이오.] 일어나서

청풍; [이놈도 그렇고...] [내게 부인은 말 그대로 복덩어리요.] 포숙정의 앞에 무릎을 꿇으며 손으로 포숙정의 배를 만지고

포숙정; [말... 말씀이 과해서 민망하옵니다.] 얼굴 붉히면서도 좋아하고

청풍; [과한 게 절대 아니오. 부인 덕분에 삼안마귀환의 비밀이 밝혀졌소.] 포숙정의 배를 만지며 흥분하고

청풍; [그 결과 혈왕잠의 저주로 인해 이 아이가 위험해질 일은 없게 된 것이오.] 포숙정의 배에 귀를 대며 말하고

포숙정; (과분한 행복이다.) 얼굴을 자기 배에 댄 청풍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애잔한 표정이 되고

<과연 나같은 계집이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지 두려울 정도로...>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포숙정의 생각 나레이션

 

#498>

<-묘강> 밀림지대

위진천이 숨어있는 바위산

동굴

철문 앞에 놓인 탁자 앞에는 흑지주가 좀 따분한 표정으로 앉아있고. 탁자 위에는 음식이 차려져 있고

하품하는 흑지주

흑지주; (그날 이후로 두문불출하고 있네.)

흑지주; (식음까지 전폐하고 있는 걸 보면 무언가 엄청난 일이 생긴 건 분명해.) 탁자 위에 차려진 음식들을 보고

흑지주; (며칠 전 독수리가 가져온 비녀와 종이와 관련이 있을 텐데...)

흑지주; (아무쪼록 위공자가 원하는 바를 이루길 바랄 뿐이다. 그래야 나 흑지주가 위공자에게 모든 걸 바친 보람이 있으니...) 얼굴 좀 발개지고.

 

#499>

철문 안쪽. 탁자 위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눈을 감고 있는 위진천. 앞에는 종이들과 혈왕잠이 놓여있고.

츠츠츠! 위진천의 몸을 휘감는 붉은 기운

위진천; (되었다!) 눈 감은 채 생각하고

위진천; (혈왕진해, 즉 혈왕신공(血王神功)이 혈영강기와 유사한 부분이 많아서 어렵지 않게 연마할 수 있었다.) 눈을 뜨고

위진천; (혈왕신공을 무리없이 운영할 수 있게 되었으니...) 혈왕잠을 보고

위진천; (이제 혈왕잠을 내 것으로 만들 때가 되었다.) 집어들고

위진천; (이걸 단전으로 찔러 넣으면서 혈왕신공을 이용하여 녹이면 된다.) 두 손으로 혈왕잠을 쥐고 뾰족한 쪽을 단전에 대고

위진천; (혈왕잠의 힘을 모두 흡수하면 나는 제이(第二)의 혈왕... 아니 혈왕을 능가하는 존재다 된다.) 슥! 혈왕잠의 뾰족한 부분을 자신의 아랫배에 누르고

위진천; (천마와 무성이 합작하여 만든 고금최강의 무공 혼원신강(混元神罡)을 구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푸욱! 혈왕잠의 뾰족한 부분이 위진천의 아랫배를 뚫고 들어가고

위진천; [끄윽!] 신음

주르르! 혈왕잠이 뚫고 들어간 위진천의 아랫배에서 피가 흐르고

위진천; (혼원신강은 내공이 최소한 십갑자는 되어야 연마할 수 있는데...) 츠츠츠! 치치치! 연기를 내며 위진천의 아랫배로 스며들어가는 혈왕잠

위진천; (혈왕잠을 용해하면 내 공력은 단번에 십갑자 이상에 이르게 될 것이다.)

위진천; (기다려라 마태자!) 청풍을 떠올리며 이를 갈고

위진천; (혼원신강을 완성하는 대로 네놈을 때려죽이러 가줄 테니...) 츠츠츠! 핏빛의 기운에 휘감기는 위진천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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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7>

천마성 입구.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고. 무사들이 여러 명 지키고 있고

그러다가 흠칫! 하는 무사들

사람들 사이에 섞여 다가오는 거구의 여자. 바로 패소정이고. 여자면서도 사람들보다 머리 하나 이상 더 크다. 주변 사람들 힐끔거리며 보고

[무슨 계집이...] [허어! 저런 덩치는 사내들 중에서도 본 적이 없는데...] 천마성 무사들 패소정을 보며 놀라고

패소정; [여기가 천마성이로군.] 다가오는 천마성의 정문을 보며 좀 긴장

패소정; [어째 죽을 곳을 찾아온 기분이 든다만...]

패소정; [주모님의 분부이니 어쩔 수 없는 일....]

패소정; [그저 마태자가 전쟁중에도 사자(使者)는 죽이지 않는다는 말을 알고 있길 바랄 뿐이다.] 천마성 정문으로 가며 중얼

 

#488>

천마성 뒤쪽의 웅장한 산

그 산 뒤쪽의 깎아지른 절벽. 그 위에 서서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는 여자. 바로 위상영

위상영이 내려다보는 절벽 아래쪽. 거친 계곡물이 구비치며 흐르고 있다. 절벽의 높이는 수백미터이고

위상영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자신이 죄수들에게 윤간당하던 장면이고

위상영; (아무리 애를 써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이를 악물고

위상영; (죽어야만 끝나는 악몽이나 다름없는 것인데...)

위상영; (다행히 청풍이에게는 착한 계집들이 여럿 생겼을 뿐 아니라 대를 이을 핏줄까지 자라고 있다.)

위상영; (더 이상은 내가 청풍이를 걱정해줄 필요가 없고... 청풍이도 내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슥! 발길을 절벽 끝으로 옮기고

위상영; (이제 내게 남은 일은 끔찍한 악몽에서 벗어나는 일뿐...) + [누님!] 뒤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위상영; (청풍!) 눈 치뜨고. 돌아보진 않는다

청풍; [어리석은 생각은 마십시오.] 휘익! 5미터쯤 뒤에 날아내리며 외치고. 다급한 표정

위상영; [가... 가까이 오지 마라!] 울면서 절벽으로 한발을 더 내밀고

위상영; [나같은 년은 잊고 다른 년들과 행복하게 살거라.] 절벽으로 몸을 던지려는데

청풍; [그럼 저도 누님 뒤를 따를 것입니다.] 다가오며 말하고.

위상영; [!] 눈 부릅뜨며 멈칫!

청풍; [누님이 돌아가시면 저도 바로 뒤를 따라갈 테니 알아서 하십시오.]

위상영; [그런 말 하지 마라.] 돌아보고. 청풍은 바로 앞에까지 다가왔고

위상영; [나 때문에 어리석은 결정을 하면 절대 안된다!]

청풍; [누님에게 달렸습니다.] 콱! 위상영의 팔을 잡고

청풍; [제가 오래 살기를 원하신다면 누님도 오래 사셔야만 합니다.] [사고든 자연사든 누님이 돌아가신 다음 날 저도 죽을 테니까요.] 한 팔로는 위상영의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으며 열이 오른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그러자

위상영; [청... 청풍아!] 감격

청풍; [누님은 저의 첫 여자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든 제게 누님이 세상 어떤 여자보다 귀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위상영; [흐윽!] 청풍의 품에 와락 안기고

위상영; [그래! 약속할게.] [너보다 단 하루라도 더 오래 살겠다고 약속할게.] 청풍의 품에 안겨 울고

청풍; (이걸로 되었다.) 그런 위상영의 등과 머리를 쓰다듬으며 안도하고

청풍; (날 위해서라도 누님은 악몽을 잊고 살아가려 노력하실 것이다.) 우는 위상영의 정수리에 키스하면서 생각하고. 바로 그때

[소... 소성주님!] 뒤에서 들리는 다급한 소리. 흠칫! 하는 청풍과 위상영

백일몽; [큰일... 큰일 났어요 소성주님!] 휘익! 울면서 날아내리고

청풍; [무슨 일이오 용소저?] 위상영을 품에서 떼어놓고. 위상영은 눈물 닦으며 청풍에게서 떨어지고

백일몽; [엄마... 엄마를 구해주세요.] 털썩! 무릎 꿇으면서 울고

청풍; [영당을 구해달라?] 어리둥절

위상영; [네 어미를 구해달라니... 뜬금없이 그게 무슨 소리냐?] [울지 말고 차분하게 말해라.] 엄한 표정으로

백일몽; [죄.. 죄송해요 고모!] [하지만 엄마가...]

백일몽; [엄마가 위극겸의 마누라에게 사로잡혔다고 해요.] 눈물 닦으면서 말하고

[!] [!] 놀라는 청풍과 위상영

 

#489>

천마성의 대청. 천마성 무사들이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고. 대청의 문은 열려 있다. 열린 문 밖에는 지당주가 서서 안을 들여다보고 있고

[!] 눈 부릅 청풍. 청풍의 뒤에는 위상영과 울상인 백일몽이 서있다

패소정; [오랜만에 뵈어요 소성주님.] 억지로 웃으며 인사하는 패소정. 찻잔이 놓인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 있다가 일어나 인사하는 모습. 장소는 거실이고. 주변에는 지당주를 비롯한 천마성의 원로들이 둘러서 있다.

청풍; (이 계집은...) 알아보고

패소정; [경덕진에서 뵌 후로 어느덧 한 달 가까이 지났군요.] 눈치 보며 웃고

청풍; (위극겸이 대륙상단에 심어두었던 간세인 패소정...) 자신이 패소정 목을 발로 밟았던 장면 떠올리고. #421>의 장면

패소정; [제 신분에 대해서는 짐작하고 계신 듯하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지요.] 품속에 손을 넣고

패소정; [저의 주인 되시는 분께서 이것을 소성주님께 전하라는 분부가 계셨답니다.] 작은 상자를 꺼내서 내민다.

위상영; [그게 뭐냐?] 나서는데

패소정; [저 아가씨의 생모인 손이교, 아니 손대낭이 주모님의 수중에 있다는 증거랍니다.] 백일몽을 보며 웃고. 상자를 내민 채. 말하고. 눈 치뜨는 백일몽

청풍; (백일몽이 혈왕의 핏줄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군.) 상자를 받고.

위상영; [조심해라. 함정일 수도 있다.] 옆에서 걱정

청풍; [걱정마십시오. 세상의 어떤 독도 제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딸칵! 웃으며 상자를 열고

쿵! 상자 안에는 잘려진 손가락이 하나 들어있다. 물론 용설영이 물어뜯은 손대낭의 손가락이고. 물어뜯어서 잘려진 단면이 매끈하지 않다는 것 주의

[흑!] 옆으로 다가와 상자 안을 보던 백일몽이 기겁하고. 위상영도 찡그리는데

<여자 손가락!> 대청 안의 노인들도 놀라고

청풍; (설마...) + [이게 뭐냐?] 짐작하면서도 패소정에게 묻고

패소정; [짐작하시면서 물으시는군요.] 배시시

백일몽; [엄... 엄마!] 비명 지르며 상자를 보고

백일몽; [이 죽일 년! 엄마를 해코지한 것이냐?] 확! 악을 쓰며 패소정을 덮쳐가려하고

청풍; [진정하시오.] 콱! 그런 백일몽의 팔을 잡고

백일몽; [죽여 버리겠어! 네년들을 반드시 찢어죽이고 말테다!] 청풍에게 팔을 잡힌 채 패소정에게 울부짖고. + 위상영; [진정해라 천파야.] 한숨 쉬며 다가오고

패소정; [날 죽일 수 있으면 그래보든지.] 비웃고

청풍; [이 손가락의 주인이 손부인이라는 증거가 있느냐?] + 백일몽; [으아아!] 울부짖고 몸부림치는 백일몽의 팔을 잡은 채 패소정에게 말하고. 백일몽의 다른 팔은 다가온 위상영이 잡는다

패소정; [경덕진 근처의 계곡에서 소성주가 구해준 계집 기억나시죠?] 배시시 웃으며 품속에서 다시 두루마리를 하나 꺼내고

[!] 눈 치뜨는 청풍. 청풍의 뇌리에 #421>에서 보았던 손대낭의 얼굴이 떠오르고

패소정; [바로 그 계집이 손이교, 즉, 손대낭이었답니다.] 촤락! 두루마리를 펴보이고. 두루마리에는 손대낭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백일몽; [엄... 엄마!] 그걸 보고 비명. 한쪽 팔이 이제는 위상영의 손에 잡힌 채

백일몽; [틀... 틀림없어요! 저 분이 바로 자혜원에서 저를 길러주신 손대낭... 엄마예요.] 초상화를 보며 비명

청풍; (그 여자를 어디서 보았다 했더니 용교주가 그려준 젊은 시절의 손이교와 동일인이었다.) 용린이 그려준 손이교의 초상을 떠올리고

청풍; (그때 알아보지 못한 게 이런 사태를 야기하게 되었구나.)

패소정; [딸년이 확인을 해주었으니 믿으실 수 있으시겠지요?] 툭! 초상화를 탁자에 던지고

패소정; [소성주에게 치욕을 당한 후 곰곰이 생각해보니 경덕진에 숨어있던 그 년이 바로 손대낭이더라구요.]

패소정; [그래서 경덕진으로 돌아가 그년을 사로잡게 된 거예요.]

청풍; [원하는 게 뭐냐?] 굳은 표정

패소정; [이제야 진짜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군요.] 배시시 웃으며 다시 탁자에 앉고

패소정; [주모님은 두 가지 물건과 손가년을 교환하길 원하세요.] 달칵! 탁자에 놓여있는 찻잔을 집어들고

청풍; (설마...) 찡그릴 때

패소정; [혈왕잠과 혈왕진해!] 차를 마시며 교활하게 눈을 번뜩이고

백일몽; [혈... 혈왕잠!] 기겁하고

청풍; (역시...)

위상영; [혈왕잠은 그렇다 치고...] 찡그리는 위상영

위상영; [혈왕진해라는 건 또 뭐냐?]

패소정; [그게 뭔지는 십면혈신의 손자인 용린을 구해낸 소성주께서 잘 아시겠지요?] 청풍을 보며 배시시 웃고

위상영; [혹시...] 청풍을 돌아보며

청풍; [혈왕잠을 용해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끄덕

백일몽; [그... 그런 게 있었어요?] 놀라고

청풍; [주변이 정리되면 소저에게 전해줄 생각이었는데 기회가 없었소.] 한숨

패소정; [그럼 제가 할 역할은 다 한 것같네요.] 딸칵! 찻잔 내려놓고

패소정; [시간을 드릴 테니 의논해서 결정하도록 하세요.] 일어나고

청풍; [위극겸의 마누라는 혈왕진해의 존재를 어떻게 알게 되었느냐?]

패소정; [주모님은 제가 알고 있는 한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분이거든요.] 배시시 웃고

패소정; [오랫동안 혈왕의 행적을 조사해서 혈왕진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내셨다고 해요.] 입구쪽으로 걸어가고

패소정; [주모께서는 닷새의 시간을 드린다고 하셨어요.] 문쪽으로 가며 돌아보고

패소정; [닷새 안에 혈왕잠과 혈왕진해를 갖고 황산(黃山) 시신봉(視神峰)으로 오지 않으면 손이교란 년을 인체(人彘;사람 돼지)로 만들어 버린다는 말씀도 계셨답니다.]

백일몽; [인... 인체...!] 진저리

 

<한나라를 세운 유방의 사후 유방의 정실이었던 여(呂)씨는 남편의 총애를 받던 척(戚)부인의 팔 다리를 자르고 눈과 귀를 멀게 한 후 돼지우리에 던져 넣고 인간 돼지(人彘)라 부르는 만행을 저질렀었다.> 돼지 우리 앞에서 웃는 마녀 같은 여자. 그 옆에서 젊은 황제가 실성한 표정으로 주저앉아 있고. 돼지들 사이에는 팔 다리가 잘려지고 눈이 먼 알몸의 여자가 쓰러져 있다

 

패소정; [주모님은 남편을 잃은 일로 제 정신이 아니시니 괜한 협박일 거라 생각하지는 마세요.] 나가면서 웃고

패소정; [시간은 닷새 밖에 없으니까 빨리 결정을 내리셔야할 거예요.] 휘익! 날아가고

호호호! 멀어지는 패소정

청풍; (난감하게 되었다.) 멀어지는 패소정을 보며

청풍; (위극겸의 마누라가 혈왕잠과 그것을 용해하는 비결을 얻게 되면 제이의 혈왕이 될 수도 있는데...) 생각할 때

백일몽; [위극겸의 계집이 원하는 대로 해주세요.] 품속에 손을 넣고

백일몽; [이깟 혈왕잠 따위를 엄마의 목숨과 바꿀 수는 없어요.] 울면서 혈왕잠을 꺼내고

청풍; [소저가 영당을 생각하는 효심은 물론 갸륵하오만...] 난감

위상영; [천파가 원하는 대로 해주거라.] 한숨 쉬고

청풍; [누님...] 돌아보고

위상영; [일단 올케의 목숨을 구하는 게 우선이다.] [혈왕잠의 문제는 차후에 생각하도록 하자.] 백일몽의 손에서 혈왕잠을 받아서

위상영; [게다가 혈왕잠을 그년에게 넘긴다고 해서 아주 빼앗기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혈왕잠을 내밀며 의미심장하게 웃고

청풍; (혈왕잠을 넘긴 후에 다시 빼앗으면 된다는...) 침 꿀꺽! 삼키고

백일몽; [설령 혈왕잠을 회수하지 못한다고 해도 상관없어요.] 눈물 닦으며 말하고. 돌아보는 청풍과 위상영

백일몽; [혈왕잠은 오직 혈왕의 핏줄만이 흡수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랍니다.] 웃고

[!] [!] 놀라는 위상영과 청풍

 

#490>

<-황산(黃山)> 바위 봉우리들이 수없이 솟아있는 험준한 산

<-시신봉(視神峰)> 바위로 이루어진 봉우리. 한쪽이 깎아지는 절벽이고. 뾰족하진 않고 절벽이 비스듬히 이어진 산봉우리다.

그곳에 서있는 사람들. 용설영이 절벽을 등진 채 서있고 그년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패소정이 손대낭의 팔을 하나 잡고 서있다. 손대낭은 두 손이 뒤로 묶여 있고 고개를 떨군 모습이다.

패소정; (오늘이 닷새 째....)

패소정; (주모님이 예상하신 대로 마태자가 혈왕잠을 갖고 와야할 텐데...)

용설영; [괜한 걱정하지 마라.] 말하고. 흠칫! 하는 패소정

용설영; [지금까지의 행태로 보아 이가놈은 반드시 그 계집을 살리러 온다.] 패소정이 팔을 잡고 있는 손대낭을 돌아보고. 그 직후

삐익! 삑! 멀리서 호각 소리가 들리고

용설영;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냉소하며 호각소리가 들린 곳을 보고

삐익! 삑! 연이어 들리는 호각소리들

용설영; [준비해라! 이가 놈이 십리 안쪽으로 들어섰다.] 한손을 귀에 대고

패소정; [예 주모님!]

삐익! 삑! 이어지는 호각소리들

패소정; (주모님은 만일을 대비해서 시신봉 주위에 몇 겹으로 감시망을 구축해 놨다.)

패소정; (저 호각소리들은 마태자의 종적을 발견한 자들이 보내는 신호인데...) 역시 귀를 기울이고

삐익! 삑! 들리는 호각소리들

패소정; (호각신호에 의하면 마태자는 동행 없이 혼자 오고 있다.)

패소정; (그럼 거래를 마친 후 별탈 없이 놈의 손에서 빠져나갈 수 있겠구나.) 생각할 때

용설영; [왔다!] 하늘을 보고. 반사적으로 올려다보는 패소정

쿵! 언제였는지 하늘에서 천천히 떨어지고 있는 청풍. 발을 아래로 한 채 내려오며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형형한 눈빛. 손에는 주머니를 하나 들고 있다. 주머니에는 혈왕잠과 혈왕진해가 들어있고

패소정; (어.... 어느 틈에.,..!) 겁에 질려 침 꼴깍

용설영; [확실히 등장도 남다르구나 마태자.] 올려다보며 웃고

청풍; (이 계집이 위극겸의 숨겨진 마누라...) 스윽! 용설영의 앞쪽으로 내려오며 생각하고

청풍; (천파 소저의 말대로 비구니로 위장하고 있었다.) 탁! 완전히 바닥에 내려서고

용설영; [피차 불구대천의 원수사이니 인사 따위는 필요 없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청풍을 노려보며

용설영; [그년이 살아있다는 걸 확인시켜줘라.] 패소정에게

패소정; [예 주모님!] 콱! 말하면서 손대낭의 머리채를 다른 손으로 움켜쥐어서

손대낭의 고개를 들게 한다. 손대낭은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들고

청풍; [몸은 어떠시오 부인.] 손대낭에게

손대낭; [숨은 붙어있답니다.] 눈 감은 채 말하고

손대낭; [하지만 차라리 죽은 것만도 못한 신세로군요.] [보잘 것 없는 목숨 때문에 크나큰 우환을 세상에 남기게 되었으니...]

청풍; [너무 자책하지 마십시오. 일이 되려다 보니 이리 된 것뿐, 부인의 잘못은 없습니다.] 위로하고

대답하지 않고 한숨 쉬며 억지로 웃는 손대낭

용설영; [그년이 살아있는 걸 확인했으면 이제 그만 가져온 것을 내게 던져라.] 손 내밀고

청풍; [원하는 대로 해주지.] 휙! 주머니를 던지고

용설영; [잘 생각했다.] 팟! 주머니를 받고

용설영; [허튼 수작은 안 부렸을 줄로 믿는다.] 주머니를 열고

주머니 안이 혈왕잠이 몇 장의 종이에 감싸여 있다.

용설영; [혈왕잠...] 슥! 주머니 속에서 먼저 혈왕잠을 꺼내고

용설영; [틀림없는 진품이로구나.] 혈왕잠을 들어서 해에 비쳐 보며 말하고

청풍; (당연한 얘기지만 저 계집은 전에도 혈왕잠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용설영이 혈왕잠을 다시 주머니에 넣는 것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이래저래 상대하기 까다로운 계집이다.) 생각할 때

슥! 혈왕잠을 넣고 대신 몇장의 종이를 꺼내는 용설영

용설영; [이게 용린이 찾아낸 혈왕진해란 말이지?] 주머니를 겨드랑이에 끼면서 두 손으로 종이들을 들고 읽기 시작하고

청풍; (헌데 저 계집은 혈왕진해의 존재를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 생각할 때

눈 번뜩이며 빠르게 종이에 적힌 혈왕진해를 읽는 용설영.

청풍; (저 계집...) 놀라는 표정이 되고

<웃어?> 종이의 글을 읽으면서 미소 짓는 용설영의 얼굴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용설영은 흥분하고 득의해서 웃는 표정이고

청풍; (설마 혈왕진해를 한번 본 것으로 이해한다는 건가?) 경악할 때

용설영; [역시 이렇게 된 거였네.] 끄덕이며 웃고

용설영; [이 혈왕진해 대로라면 혈왕잠의 힘을 남김없이 끌어낼 수 있겠어.]

용설영; [오래전에 세상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혈왕진해를 복구한 걸 보면 역시 용린은 혈교 사상 최고의 인재 소리를 들은만해.] 혈왕진해를 살피면서 웃고

청풍; [감격은 나중에 하고 약속부터 지켜라.]

용설영; [어머나. 내가 너무 흥분해서 결례를 했네.] 웃으며 청풍을 보고

용설영; [물건을 받았으니 나도 약속을 지켜야겠지?] 종이를 다시 주머니에 넣고. 이어

용설영; [손가년을 넘겨줘라!] 패소정에게 말하고. 그러자

패소정; [예 주모님!] 콱! 손대낭의 팔을 움켜쥔 손에 힘을 주고. 이어

패소정; [데려가라!] 휙! 손대낭을 휘둘러서 절벽 쪽으로 던져버리고

청풍; [무슨 짓이냐!] 팟! 패소정 쪽으로 몸을 날리는데

하늘을 보는 자세로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손대낭. 동시에

파앗! 쐐액! 서로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는 패소정과 용설영

용설영; (아무렴 네놈의 속셈을 모를 줄 아느냐?) 쐐액! 절벽을 따라 날아가며 비웃고

용설영; (일단 혈왕잠과 혈왕진해를 넘겨서 손대낭을 확보한 후 날 추격해서 다시 빼앗을 생각을 했겠지?)

용설영; (하지만 절벽에서 던져진 손가년부터 구해야할 테니 날 추격하진 못할 것이다.) 쐐액! 날아가는데.

[조심하세요 주모님!] 갑자기 뒤에서 패소정의 비명이 들려 눈 부릅뜨는 용설영

용설영; (설마!) 홱! 고개 돌려 보고. 달아나면서

쿵! 화악! 청풍이 마귀처럼 용설영을 따라붙고 있고 반대편으로 달아나던 패소정이 돌아보며 외치고 있다.

용설영; (이놈이 패소정을 포기하고 날 추격하다니...) 쐐액! 경악하며 전력을 다해 날아가고. 하지만 그 직후

청풍; [떨어져라!] 빠캉! 휘두르는 손에서 벼락이 일어나 날아가고

투쾅! [아악!] 꽈광! 벼락에 맞아 비명 지르는 용설영

패소정; [주모님!] 멈춰서며 비명 지르고

퍼억! 몸이 불길과 연기와 벼락에 휘감기며 나뒹구는 용설영. 그러면서도 주머니는 꼭 쥐고 있고

청풍; [내놔라!] 화악! 번개같이 덮치면서 그 주머니를 낚아채려는 청풍. 하지만

콱! 일어나려 하며 혀끝을 이빨로 강하게 무는 용설영

푸훅! 피를 확 뿜어내는 용설영. 스프레이로 뿌리듯이 피가 넓게 확 퍼진다

청풍; [!] 화악! 앞쪽이 피 안개로 덮이자 왼팔로 얼굴을 가리며 오른손으로는 용설영을 낚아채가는 청풍. 하지만

찌직! 청풍의 손은 용설영의 옷을 낚아채서 찢었을 뿐이고

후둑! 청풍의 왼손과 왼쪽 팔뚝이 피로 물든다.

징! 용설영의 피가 뿌려진 청풍의 왼손 식지에 끼워져 있던 삼안마귀환이 용설영의 피에 닿자 빛을 발하고. 헌데

용설영이 있던 곳에 용설영의 모습이 없다.

청풍; (놓쳤다!) 팟! 몸을 세우고. 왼팔로 얼굴을 가리며 주변을 빠르게 훑어보고. 직후

스스스! 절벽 끝에 휘청거리며 나타나는 용설영. 가슴 부분의 옷이 찢겨져 젖가슴이 드러나 있다. 가슴에는 청풍의 손가락이 스치면서 낸 상처도 있고. 그래도 주머니는 쥐고 있다.

패소정; [아!] 멀찍이 서서 안도하고

용설영; [끄윽...] 비틀거리며 신음하고. 푸시시! 츠츠츠! 몸에서 연기와 벼락이 일어나고

청풍; [포기해라.] 다가가고. 고개 들어 청풍을 보는 용설영

청풍; [네년은 오늘 결코 내 손에서 빠져나가지 못한다.] 살벌한 표정. 쿠오오! 지지! 온몸에서 무시한 살기와 벼락이 일어나고

용설영; [내가.... 확실히 내가 네놈을 잘못 봤구나.] 헉헉 대며 뒷걸음질. 그년 바로 뒤는 절벽이고.

용설영; [손가년을 포기하고 날 추격할 정도로 독할 줄은 몰랐다.] 이를 갈고. 바로 그때

<누가 누굴 포기했단 말이냐?> 누군가의 말 소리가 들려 눈 부릅뜨는 용설영

휘익! 손대낭이 추락했던 절벽에서 치솟는 위상영. 두 팔로 손대낭을 안고 있다.

패소정; (저... 저 마녀!) 공포에 질려 비틀

위상영; [올캐의 안전은 확보했다. 걱정 말고 그년을 족쳐라!] 휘릭! 절벽 위로 내려서고

패소정; (틀렸어!) 팟! 급히 돌아서고

패소정; (더 늦기 전에 여길 벗어나지 않으면 나도 끝장이야!) 달려가고

용설영; [저... 저 원수년을 동행했구나!] 깨닫고. 위상영이 손대낭을 바닥에 앉히는 것을 보며 이를 갈고

청풍; [네년이 허튼 수작을 할 걸 예상하고 상영누님에게 몰래 따라오라고 시켰다.] 냉소하며 용설영에게 다시 다가가고

청풍; [더 험한 꼴 당하기 싫으면 혈왕잠을 순순히 포기해라.] 손을 내밀고

용설영; [호호호! 좋다 좋아! 여기까지는 내가 진 걸로 하마.] 깔깔 웃고

청풍; (저 계집이...) 불길한 표정을 지을 때

용설영; [하지만 내게도 숨겨둔 한 수가 있다!] 팟! 외치면서 주머니를 자기 뒤쪽의 절벽으로 홱 던지고

청풍; [무슨 짓이냐?] 팟! 주머니가 날아가는 절벽을 향해 날아가고

[!] 손대낭의 묶인 손목을 풀어주던 위상영도 눈 치뜨며 돌아볼 때

휘익! 절벽 밖으로 멀리 날아가는 주머니. 직후

화악! 절벽 아래에서 맹렬히 날아오르는 독수리

청풍; [독수리!] 팟! 절벽 끝에서 급정거하고

팟! 한쪽 발로 주머니를 낚아채는 독수리

위상영; [놓치면 안돼!] 외치고. 손대낭도 손목 만지며 돌아보고

청풍; [크아!] 빠캉! 두 주먹 불끈 쥐는 청풍의 몸에서 강력한 벼락이 일어나고

청풍; [떨어져라!] 빠캉! 그 벼락으로 독수리를 후려치려는 청풍. 바로 그때

용설영; [크아!] 시뻘건 색으로 변한 손을 내뻗으며 청풍을 덮쳐오는 용설영

위상영; [조심해라!] 일어나며 외치고

쾅! 청풍의 옆구리를 강타하는 용설영의 시뻘건 손. 그 바람에 휘청하는 청풍. 다치지는 않았지만 충격을 받은 모습이고

용설영; [컥!] 펑! 충격 받아 피를 토하며 뒤로 비틀하고. 하지만

빠캉! 청풍이 밀려나는 바람에 벼락은 독수리의 옆으로 떨어지고

끼아! 급격히 방향을 틀어서 날아가는 독수리

청풍; (이런...!) 빠캉! 다시 벼락을 일으켜서 독수리를 겨누는데

용설영; [같이 죽자!] 빠지직! 부악! 다시 벼락이 일어나는 손으로 청풍을 할퀴어오고

청풍; [방해 하지마라!] 부악! 벼락에 휩싸인 손을 웅크려 마주 용설영을 때리고

[!] 눈 감으면서 양팔 좌우로 벌리는 용설영

청풍; (이 계집 설마...!) 뒤늦게 깨닫고 경악하지만

퍼억! 청풍의 웅크린 손의 다섯 손가락이 그대로 용설영의 가슴에 박힌다

[!] [!] 돌아보던 위상영과 손대낭도 놀라고

용설영; [컥!] 피를 토하는 용설영

청풍; (아차!) 팟! 용설영의 가슴에서 손가락을 뽑으며 뒤로 물러서고. 청풍의 손가락이 뽑힌 가슴에서 피를 품어내며 비틀거리는 용설영. 이어

퍼억! 나뒹구는 용설영의 몸뚱이

청풍; (저항을 포기해서 스스로 치명상을 입었다.) 침통하게 보고

끼이! 멀리서 새 우는 소리가 들려 흠칫! 하는 청풍

청풍이 돌아보니 독수리는 이미 까마득히 멀어지고 있다.

청풍; (쫓아가긴 틀렸다.) 이를 부득 갈고

청풍; (아마 저 독수리는 혈왕잠과 혈왕진해를 위진천에게 가져갈 것이다.) 침통, 그때

[어... 어떠냐?] 헐떡이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는 청풍

용설영; [마지막에 웃는 건 네놈이 아니라... 나라는 걸 이제는 인정할 수밖에 없겠지?]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웃고

용설영; [열흘... 넉넉잡고 열흘만 기다려라.] [내 아들... 진천이가... 제이의 혈왕이 되어 네놈을 죽여줄 테니...] 웃고

청풍; [유감이지만 그럴 일은 없다.] 냉소하며 내려다보고. 그 뒤로 다가오는 위상영. 손대낭을 부축하면서

청풍; [혈왕잠은 오직 혈왕의 핏줄만이 용해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위가장의 핏줄인 당신 아들은 혈왕잠은 화중지병(畵中之餠;그림의 떡)일 뿐이다.] 냉소하지만

용설영; [기회가... 없어서... 내 이름을 말해주지 못했구나.] 웃고

청풍; [당신 이름 따윈 알고 싶지 않다.] 냉소하고. 이제 위상영과 손대낭은 청풍의 바로 뒤에 이르렀는데

용설영; [그래도... 들어둬라.] 헉헉. 웃고

용설영; [내 이름은... 용설영이다.]

청풍; [용설영?] 어리둥절하고. 하지만 그 뒤에서 위상영은 눈을 부릅뜨고

위상영; [설... 설마 네년도 혈왕의 핏줄인 거냐?] 경악하고. + 청풍; [!] 그제서야 청풍의 얼굴도 경악으로 굳어지고

용설영; [확실히... 계집이라 촉이 좋구나.] 웃고

용설영; [그렇... 다. 설지야!] [나는 너의 육촌 언니란다.] 위상영에게 웃고

청풍; (맙소사!) 비로소 깨닫고 얼굴 굳어지고

용설영; [이청풍... 네놈도 이제야 감이 오는 모양이구나.] 그런 청풍을 보며 웃고

용설영; [내 아들... 진천이는... 어미인 날 통해서 혈왕의 피를 이어받았다.]

용설영; [다시 말해... 진천이도 혈왕잠을 흡수할 능력을 타고 났다는 뜻이다.]

손대낭; [그... 그런...] 놀라 입을 가리고. 청풍과 위상영의 얼굴은 굳어졌고

용설영; [신응은 오늘 안으로... 진천이가 은신하고 있는 곳에 이르러 혈왕잠과... 혈왕진해를 전해줄 테고...] 헉헉. 입과 코로 흘리는 피가 더 많아졌고

용설영; [진천이의 능력이라면 열흘이 안 걸려서 혈왕잠을 모두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용설영; [그렇게 되면... 어미인 내 복수를 어렵지 않게 해주겠지.]

위상영; [거기가 어디냐?] 징! 몸을 숙이며 눈으로 빛을 뿜어내며 용설영에게 외치지만

용설영; [섭혼대법이네?]

용설영; [하지만... 어림없다.] 웃고

용설영; [배교의 섭혼술이 아무리... 강력해도... 죽은 자를 복종시키지는 못하니...] 툭! 말하며 눈을 감고

위상영; [이런...] 이를 바득 갈고

위상영; [일다경만 더 살아있었어도 위진천이 놈이 숨어있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을 텐데...] 주먹 불끈 쥐며 분해하고

청풍; (그래서 용설영은 사실상 자살을 했을 것이다.) 침통하게

<우리가 자기 아들 은신처를 알아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장내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491>

휘익! 시신봉 아래로 미친 듯이 날아 내려가는 패소정

패소정; (주모님은 어떻게 되셨을까?) 날아가며 용설영을 떠올리고

패소정; (절망적이라고 봐야겠지.) (장주님도 어쩌지 못한 괴물들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니...) 위극겸이 청풍과 위상영의 협공에 죽던 장면을 떠올리고

패소정; (지금으로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패소정; (남의 눈에 띄는 외모를 지녀서 어디에 숨을 수도 없고...)

패소정; (어떻게든 중원을 빠져나가야만 천마성과 무제궁의 추적에서 벗어날 수...)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쿵! 패소정이 날아가는 앞쪽. 십여명의 흑혈살조들이 죽어 있고. 그 중간에 석헌중이 뒷짐을 짚은 채 서있다가 돌아본다

패소정; (흑혈살조들이 몰살당했다!) 눈 부릅

패소정; (피하기는 틀렸고...) 쐐액! 이를 갈며 더 빠르게 날아간다

패소정; (거령패갑공(巨靈覇甲功)을 믿고 강행돌파하자!) + [살고 싶으면 비켜!] 쐐액! 미사일처럼 석헌중에게 쇄도하고. 하지만 그 직후

석헌중; [마태자와 비교하면 그닥 볼품이 없어서 얕보인 건가?] 슥! 웃으며 오른손을 펴서 앞으로 내밀고. 직후

번쩍! 앞으로 내미는 석헌중의 손에서 빛이 폭발하더니

퍼억! 빛으로 이루어진 검이 그대로 패소정의 몸을 관통한다. 허공에서 비틀하는 패소정. 눈을 부릅뜨고

석헌중; [죽이진 않았으니 걱정하지 마라.] 징! 손바닥에서 빛으로 이루어진 검을 뽑아낸 채로 웃고. 직후

패소정; [검... 검강!] 끄윽! 눈이 돌아가며 비틀하다가

퍼억! 바닥에 나뒹구는 패소정의 거구

패소정; [당... 당신은 검군자...] 끄윽! 기절하려 하며 헐떡이고

석헌중; [초면임에도 알아봐주니 반갑긴 하군.] 웃으며 손을 내리고

석헌중; [그렇다. 본좌가 바로 검군자라 불리는 석헌중이다.]

석헌중;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시신봉의 아래쪽을 지키고 있었지.] 웃고

패소정; [지... 지랄...] 눈을 감고

패소정; (하필이면 칠지무제에 필적하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저 인간이 지키는 곳으로 오다니...) 툭! 기절하고

석헌중; [이 계집이 주인을 버리고 도망쳐 온 걸 보면 마태자가 위극겸의 마누라를 쓰러트리는데 성공한 것같긴 한데...] 산 위를 보며 중얼거리고

석헌중; (어쩐지 불길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구나.) 어두운 표정

 

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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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1>

<-묘강(苗疆)> 열대지방의 정굴

그 정글 가운데에 솟아있는 바위산

끼이! 울음소리와 함께 하늘에 나타나는 독수리. 바로 진해관음사의 용설영에게 편지를 전했던 그 독수리

바위산으로 날아가는 독수리

바위산의 중턱에 나있는 동굴. 동굴 입구로 누가 나온다

나시에 미니스커트를 입은 가무잡잡한 여자. <건곤일척 자료집 제27페이지>에 나온 <흑지주> 캐릭터

흑지주; (신응(神鷹)이 무슨 일로 중원에서 머나만 여기까지...) 놀라면서도 동굴 입구 끝으로 나오고

끼이! 울면서 동굴로 날아드는 독수리

흑지주; [어서 와라 신응!] 왼팔을 내밀고

화악! 흑지주의 팔뚝을 두 발로 움켜잡으며 내려앉는 독수리

독수리의 발목에는 천이 묶여있고

흑지주; [수고했다.] 오른손으로 그 천을 풀고

훌쩍! 흑지주의 팔뚝에서 뛰어내리는 독수리

독수리의 발목에 묶여있던 천을 펼쳐서 읽는 흑지주. 직후

흑지주; [맙소사!] 경악하는 흑지주

 

#482>

동굴 깊은 곳. 철문이 있고

철문 안쪽은 거실 같다. 화려한 장식과 가재도구들. 침대도 있고. 여러 명이 동시에 잘 수 있는 커다란 침대에는 야한 차림의 여자들이 누워서 장난치고 있다. 그 여자들은 #231>에 나온 <혈염사교>라는 년들. 거의 옷을 안입었다.

거실에 놓인 탁자에는 역시 헐벗은 위진천이 앉아서 종이들을 보고 있다. 성마동천에서 무공비결들을 베껴온 종이들이다. 그 종이들을 보면서 따로 종이에 뭔가 적고 있는 위진천

위진천; (대단하다!) 흥분하고

위진천; (천마와 무성은 자신들이 지닌 모든 지식과 지혜를 동원해서 전무후무한 신공을 만들었다.)

위진천; (성마동천에 새겨져 있던 비결들은 그 신공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천마와 무성이 떠올린 발상과 무공의 심득들을 적어놓은 것이다.)

위진천; (천마와 무성이 만들려고 하던 신공의 이름은 혼원신강(混元神罡)!)

위진천; (음(陰)도 양(陽)도 아닌, 음양이 갈라지기 이전 상태인 혼원을 무공으로 구현한 것이다.)

위진천;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대부부의 무공은 정말 예외적인 경우를 빼면 음이나 양, 어느 한쪽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위진천; (헌데 혼원신강은 음과 양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서 상대방의 무공을 그대로 상쇄해버린다.)

위진천; (음의 성질을 지닌 무공은 양기로, 양의 성질을 지닌 무공은 혼원신강의 음기로 소멸시켜버리는 것이다.)

위진천; (즉 혼원신강만 완성하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무공에도 타격을 입지 않게 된다.) 흥분하고

위진천; (만일 상대의 공격을 전적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으면 상대의 목숨은 내 손아귀에 들어온 것이나 다름없게 되는 것인데...)

위진천; (문제는 내공이다.) 찡그리고

위진천; (몸속의 음기와 양기를 완전히 용해시켜야만 혼원신강을 구사할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 십갑자(十甲子) 정도의 내공이 필요하다.)

위진천; (십갑자 내공은 말 그대로 전대미문...) (무림 역사상 최강자들로 꼽히는 삼황에 드는 천마와 무성도 당시의 내공은 팔갑자(八甲子)에서 구갑자(九甲子) 정도에 불과했다.)

<그래서 혼원신강을 미처 완성하지 못하고 혈왕과 싸웠고... 그 결과 혈왕은 쓰러트렸지만 천마와 무성도 오래 살지 못하고 죽고 말았던 것이다.> 혈왕과 싸우는 천마와 무성의 모습을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위진천; (지금의 내 공력은 대략 삼갑자(三甲子)...)

위진천; (혼원신강을 완성하려면 최소한 칠갑자(七甲子)의 내공이 더 필요한데...) (말도 안되는 그 정도 공력을 어떻게 쌓는단 말인가?) 찡그리고

까르르! 호호호! 뒤에서 들리는 웃음소리

돌아보는 위진천.

혈염사교들이 레슬링하듯 뒤엉켜 놀면서 웃고 있다

그러다가 흠칫! 하며 위진천을 보는 혈염사교

오라고 유혹하는 혈염사교. 하지만

위진천; [지금은 생각 없다.] [너희들끼리 놀아라 혈염사교(血染四嬌)!] 웃으며 고개 젓고

그러자 다시 자기들끼리 레슬링하고 레즈비언같은 짓거리 하며 노는 혈염사교

위진천; (영약은 너무 많이 먹어서 더 이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그년들 보며 입맛 다시며 생각하고

위진천; (결국 지금보다 내공이 더 강해지려면 잠혈흡정대법을 써야한다는 건데...)

위진천; (혐오스러운 과정은 둘쩨치고 칠갑자의 공력을 더하려면 최소한 삼백명 이상의 계집들을 희생시켜야 하고 시간도 삼년 이상이 걸린다.)

위진천; (이래저래 선택하기는 어려운 방법인데...) 생각할 때

[소가주님!] 덜컹! 철문이 열리며 흑지주가 뛰어든다

찡그리며 보는 위진천. 혈염사교도 돌아보며 눈을 흘기고

흑지주; [큰일... 큰일 났어요.] 손에 천을 들고 달려 들어오며 외치고

<저 오랑캐 년 왜 또 저래?> <별일 아닌 데도 소가주님 눈에 들기 위해 호들갑떠는 것같은데...?> 혈염사교들이 눈을 흘기며 전음으로 속삭일 때

위진천; [진정해라 흑지주(黑蜘蛛)!] [무슨 일인데 그리 호들갑이냐?] 탁자 앞까지 달려온 흑지주에게 말하고

흑지주; [중... 중원의 주모님께서 신응을 날려보내셨는데...] [소가주께서 직접 읽어보세요.] 두 손으로 천을 내밀고

위진천; [어머니가?] 흠칫! 불길한 표정으로 천을 받고.

위진천;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내가 먼저 연락하기 전에는 연락을 하지 않으시겠다고 하시고서는...] 천을 펼쳐서 읽고. 직후

[헉!] 기겁하며 벌떡 일어나고 두 손으로 천을 펼쳐서 읽는 자세로

[소가주님!] [왜 그러세요?] 혈염사교들도 흠칫! 하며 침대에 일어나 앉는데

[으으으으!] 빠직! 빠지지직! 이를 가는 위진천의 눈이 찢어질 듯 커지고 온몸에서 벼락이 일어난다. 몸속에서 무언가 폭발하려는 모습이고

흑지주; (가... 가공할 살기!) 무언가 느끼고 몸을 낮추려 하고. 직후

위진천; [크아아아아!] 천을 확 찢으며 울부짖는 위진천. 번쩍! 위진천의 몸에서 폭발하듯 살기가 터져 나오고

[!] 바닥에 몸을 날려 엎드리는 흑지주. 하지만

[악!] [컥!] 꽝! 엄청난 충격파에 휩쓸리는 혈염사교. 피를 토하거나 몸이 터져서 날아간다

 

동굴 입구에서 부리로 깃털을 고르고 있는 독수리. 직후

꽝! 동굴 안쪽에서 터져나오는 충격파.

끼악! 펑! 그 충격파에 휩쓸려 동굴 밖으로 튕겨져나가는 독수리

펑! 동굴을 밖에서 본 모습. 동굴에서 마치 대포의 후폭풍이 터져 나오는 것같고

드드드! 바위 산 전체가 뒤흔들리는데

화악! 추락하다가 날개를 펼쳐서 다시 날아오르는 독수리

끼이... 겁에 질려서 동굴을 보는 독수리. 드드드! 동굴이 있는 바위산이 진동하고 있고

 

다시 동굴 안의 밀실. 화려하던 거실이 완전히 박살이 나있다. 모든 가재도구들이 박살 났고. 그 중앙에 벼락에 휩싸인 채 서있는 위진천. 눈에 핏발이 서있고.

침대도 박살 났는데 구석까지 날아간 침대의 잔해 주위에는 혈염사교가 몸이 터지거나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죽어 있다.

들썩! 박살난 탁자의 상판이 들리더니

흑지주; (살... 살았다!) 상판을 들추며 고개를 드는 흑지주.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흑지주

지지지! 쿠오오! 마귀같은 모습으로 우뚝 서서 이를 가는 위진천의 실루엣. 벼락이 몸을 휘감고 있고

흑지주; (마... 마신(魔神)!) 공포에 질려 다시 상판을 내리며 숨고

위진천; [이청풍! 이청풍!] 이를 갈고. 두 눈에서 무시무시한 살기가 뿜어지고

위진천; [감히 아버지를 시해해?] [네놈과는 결코 한 하늘을 이고 살지 않겠다.] 이를 박박 갈며 살기를 뿜어내고. 이러

털썩! 바닥에 무릎을 꿇는 위진천

위진천; [아버지!] 으아아아! 두 주먹 불끈 쥐고 고개 젖히며 울부짖는 위진천

 

#483>

어느 도시. 낮.

음침한 장원. 문이 굳게 닫혀있고

장원의 내부. 음침한 인상의 흑혈살조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지하의 음침한 통로. 통로 끝은 철문. 철문 앞을 두 명의 흑혈살조가 지키고 있다

흠칫! 하는 흑혈살조들

통로 저편에서 마녀같은 표정을 지으며 다가오는 용설영. 용설영의 뒤로는 2미터가 넘는 거구의 패소정이 따라오고 있고

[주모님!] [주모님을 뵙습니다.] 급히 포권하는 흑혈살조들

용설영; [열어라!] 다가오며 살벌하게 말하고

[예!] 철컹! 급히 철문을 여는 흑혈살조들

그자들이 열어주는 철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는 용설영. 패소정도 뒤따르고

철문 안쪽의 모습. 감옥이다. 침대가 하나 있고 침대에는 손대낭이 누워있다. 정신병원에서 병자들을 묶어놓은 것같은 철제 침대가 있고. 그 침대에 팔 다리가 모두 묶여서 누워있는 손대낭. 돌아보는데 입에는 재갈이 물려 있다. 침대 옆에는 의자도 하나 있고

용설영; [이년이냐?] 침대 옆에 멈춰서고

패소정; [예! 용린의 씨를 밴 채 탈주했던 손이교라는 년이옵니다.] 용설영 뒤에서 긴장한 채 대답하고

용설영; [재갈은 왜 물렸느냐?] 손대낭을 내려다보며

패소정; [제게 패해 사로잡히자마자 혀를 물어서 자살을 시도했었사옵니다.]

패소정; [제때 대응해서 혀가 아주 잘리진 않았는데...] [그후 또 자살을 시도할까봐 재갈을 물려놨습니다.]

용설영; [그럼 재갈을 풀어줄 수는 없겠네.] 옆의 의자에 앉고. 손대낭의 얼굴 옆이다.

용설영; [입은 막혀 있어도 귓구멍은 뚫려 있으니 잘 들어라.] [먼저 내 소개부터 하겠다.] 살벌한 표정으로 말하고

용설영; [내 이름은 용설영이다!] 마녀같은 표정으로 말하고

손대낭; [!] 무언가 깨닫고

용설영; [네년이 추측하는 대로다.] 사악하게 웃고

용설영; [비록 방계이긴 하지만 나는 혈왕의 후손이다.]

용설영; [그리고 위가장의 장주셨던 위극겸이란 분의 아내이며 위진천은 내 아들이다.]

손대낭; (맙소사! 이 여자가 바로 위극겸의 숨겨진 마누라였구나!) 깨닫고

용설영; [네가 기뻐할 소식과 슬퍼할 소식을 한 가지씩 갖고 왔다.]

손대낭; (무슨 수작을...) 눈 치뜨는 손대낭

용설영; [먼저 네년이 기뻐할 소식부터 알려주마.] [내 남편이 사흘 전 마태자 손에 죽임을 당했다.] 이를 갈며 말하고

손대낭; (마태자가 위극겸을 죽였구나!) 경악. 눈 치뜨고

용설영; [그 년, 좋아하는 티를 너무 심하게 내네.] 손대낭의 뺨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웃고. + 손대낭; [!] 오싹! 한 표정이 되고

용설영; [기쁜 소식을 들려줬으니 이제 네년이 슬퍼할 소식을 들려주마.] 사악한 표정으로 웃으며

손대낭; (설마....) 전율할 때

용설영; [촉이 좋은 년이잖아. 말도 안했는데 알아차린 것같고...] 스윽! 사악하게 웃으며 혀로 손대낭의 뺨을 핥는다. 소름이 돋는 손대낭.

용설영; [백일몽이 네년의 딸이라는 사실을 드디어 알게 되었다. 그년이 지금 어디 있는지도 알고 있고!] 고개 숙인 채 속삭이고

손대낭; [!] 눈 부릅뜨고

용설영; [곧 모녀상봉을 시켜줄 테니 기대해도 좋다.] 몸을 좀 옆으로 기울여서 침대 모서리에 묶여있는 손대낭의 손을 만지고

용설영; [다만 모녀상봉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있어서 받아가야겠다.] 손대낭의 새끼손가락을 움켜쥐더니

콱! 손대낭의 새끼손가락을 그대로 물어뜯는 용설영

[!] 눈 치뜨며 고통에 떠는 손대낭

[!] 패소정도 움찔! 할 때

용설영; [크아!] 콰직! 고개를 홱 돌려서 손대낭의 손가락을 뜯어내고

손대낭; [!] 엄청난 고통에 전율하는 손대낭

후두둑! 물어 뜯겨 새끼손가락이 떨어진 손대낭의 손에서 뿌려진 피가 용설영의 옷과 침대 주변에 흩어지고

손대낭; [끄윽...] 재갈이 물린 채 벌벌 떨고

용설영; [퉤!] 입에 물고 있던 손대낭의 손가락을 왼쪽 손바닥에 뱉어내고. 입 주변이 피로 물들어 있고

패소정;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정말 독하네.) 그걸 보며 침 꼴깍

용설영; [늙은 년이지만 피 맛은 깨끗하네.] 혀로 피를 핥으며 마녀처럼 웃고

용설영; [그동안 다른 사내놈들에게 가랑이를 벌리진 않았던 모양이지?] 왼쪽 손바닥에 얹혀진 손가락을 오른손으로 집어들고

용설영; [기대해도 좋다. 네년의 이 손가락이 딸년을 만나게 해줄 테니...] 그 손가락을 손대낭의 얼굴에 들어 보이며 웃고

[!] 절망하는 손대낭

 

#484>

<-천마성> 낮

월동문이 있는 높은 담장과 잘 가꿔진 정원으로 둘러싸인 포숙정의 거처. 수많은 남녀들이 건물 주변에 모여 있다. 여자들은 울고 있고. 앞쪽에는 지당주와 석헌중이 서있고. 문 바로 앞에는 백일몽이 안쪽 상황을 엿듣고 있다

포숙정; [지은 죄가 너무 커서 감히 용서를 구할 수도 없답니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임산부 복장의 포숙정. 그 앞에 위상영이 부들부들 떨며 서있다. 위상영은 가슴과 배를 붕대로 감고 있고 그 위에 겉옷을 걸친 모습이고. 위상영 뒤쪽 문간에는 청풍이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서있다.

포숙정; [이 계집은 그저 위소저의 처분을 따를 뿐이옵니다.]

극도의 분노, 살기를 뿜어내며 부들부들 떨면서 포숙정을 노려보는 위상영

위상영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들. 자신이 죄수들에게 윤간 당하던 장면이다.

주먹 꽉! 쥐는 위상영

청풍; (조마조마하구만.) 침 꼴깍

청풍; (누님이 포부인을 때려죽인다 해도 나로서는 말릴 수가 없는 상황이니...) 긴장해서 위상영의 눈치를 볼 때

엎드려 있는 포숙정을 노려보는 위상영

엎드려 있는 포숙정의 배가 불러서 바닥에 닿아 있다

위상영; (임신...) 바득! 이를 악물며 포숙정을 노려보는 위상영. 그러다가

위상영; [네년은...] 필사적으로 살기를 누르며 입을 열고

긴장하는 청풍

위상영; [뱃속에 천마일족의 씨를 품고 있는 것으로 모든 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안도하는 청풍

포숙정; [소저...] 감격하고 안도하여 눈물 글썽이며 고개를 드는데

위상영; [잘 키워서 출산해라! 네 뱃속의 아기가 천마일족의 유일한 후계자일 수도 있으니...] 홱 돌아서고

포숙정; [위소저의 은혜, 뼈에 새겨두고 잊지 않겠사옵니다.] 안도하며 울고.

위상영; [난 위씨가 아니다.] 고개만 돌려 포숙정을 흘겨보고

위상영; [내 이름은 용설지이고 십면혈신님의 손녀다!] 문쪽으로 오며 말하고

청풍; [감사합니다 누님!] 고개 숙이며 아부하는데

위상영; [망할 놈!] 철썩! 이를 갈며 청풍의 뺨을 후려치고. 고개 홱 돌아가는 청풍.

[!] 놀라 입을 가리는 포숙정

백일몽; (이크!) 문 밖에서 엿듣다가 놀라고

위상영; [꼴도 보기 싫으니까 앞으로 내 앞에 나타나지 마라!] 쾅! 거칠게 문을 열고 나가고.

문 밖에 있다가 깜짝 놀라며 물러서는 백일몽

살벌한 표정으로 나오는 위상영

백일몽; [고... 고모...] 눈치 보는데

위상영; [찬바람 들어간다. 임신한 계집에게 안 좋으니 문 닫아줘라.] 차갑게 말하며 계단을 내려가고

백일몽; [예...] 안도하며 급히 문을 닫으려 하고. 문 안쪽에서는 뺨을 얻어맞은 청풍이 나오려 하고. 그 뒤에 포숙정이 무릎 꿇은 채 앉아있는데

백일몽; <나오지 말아요.> 문을 닫으며 전음으로 말하고.

멈칫! 하는 청풍

백일몽; <고모의 역정이 갈아 앉을 때까지는 당분간 고모 앞에 나타나지 마세요.> 눈 흘기며 문을 닫고

탁! 닫히는 문.

청풍; (아무래도 그래야할 것같군.) 쓴웃음. 뺨을 만지고

포숙정; [죄송해요. 저 때문에...]

청풍; [신경 쓰지 마시오.] 쓴웃음 지으며 고개 젓고

청풍; [누님에게는 맞을 짓을 해서 맞은 것뿐...] 말할 때. + [총관님을 뵙습니다!] 밖에서 들리는 함성에 흠칫! 하고

 

[잘 돌아오셨습니다 총관님!] [총관님을 다시 뵙게 되어 여한이 없습니다.] [총관님!] 건물 밖에 모여 있던 수많은 천마성 제자들 포권하며 무릎 꿇고. 우는 여자들도 있고. 서있는 사람은 석헌중과 지당주 뿐이다. 놀라서 돌아보는 두 사람. 그들 앞에는 계단을 내려서려다가 눈 치뜨는 위상영이 있고

포권하거나 절하며 우는 천마성의 남녀들

위상영; [모두...] 감격하여 목이 메이고.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려 하고

위상영; [살아있어 주어서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주르르! 마주 포권하며 우는 위상영

[총관님!] [크흑!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저희는 형제들과 함께 죽지 못한 죄인들입니다. 벌을 내려주십시오.] 엎드리거나 고개 숙인 채 우는 천마성 사람들

위상영도 여기 저기 대고 포권하며 울고

석헌중; (확실히 무제궁과는 다르구나.) 그걸 보며 생각하고

<천마성은 구성원들 사이에 끈끈한 정감이 존재한다. 이것은 지나치게 이성적이며 그 때문에 서로 서먹한 관계인 무제궁이 결코 따르지 못하는 면이다.> 위상영이 울고 있는 여자 무사를 부축하며 역시 우는 모습을 배경으로 석헌중의 생각

석헌중; (결국 천마성과 끝까지 싸웠다면 지는 쪽은 우리 무제궁이었을 것이다.) 한숨 쉬고

 

#485>

방안. 청풍이 포숙정을 부축해서 안락의자에 앉히고 있다. 한손으로 배를 감싸 안은 채 조심스럽게 의자에 앉는 포숙정

포숙정; [고마워요 상공.] 안락의자에 앉으며

청풍; [몸은 좀 어떠시오?] 안락의자 옆의 의자를 끌어와서 포숙정과 마주 앉고

포숙정; [뱃속의 아기를 위해서라도 잘 먹고 잘 자려고 노력하고 있사옵니다.] 얼굴이 좀 발개지고

포숙정; [천마성의 식솔들께서도 다정하게 대해주셔서 마음도 편하답니다.]

청풍; [그렇다니 다행이오.] 포숙정의 손을 잡고

포숙정; [아!] 찡그리며 아랫배를 만지고

청풍; [왜 그러시오?] 걱정. 놀라고

포숙정; [욘석이 힘이 좀 붙었다고 수시로 엄마 배를 걷어차는군요.] 행복한 표정으로 웃으며 배를 만지고

청풍; [어디 봅시다.] 포숙정의 발치에 무릎을 꿇고

청풍; [만삭도 아닌데 벌써부터 엄마를 힘들게 할 정도로 힘이 좋다면 사내놈일 가능성이 높겠소.] 귀를 포숙정의 배에 대고

포숙정; [태양을 삼키는 태몽도 그렇고... 계집아이는 아닐 거예요.] 자기 배에 귀를 댄 청풍의 모습 보며 행복한 표정으로

청풍; [어이쿠!] 퉁! 귀를 댄 포숙정의 배에서 무언가 진동이 일어나 눈 치뜨고

청풍; [이놈이 아비가 온 줄 알았나?] [아주 발버둥을 치는구만.] 한 팔로 포숙정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웃고. 행복한 표정

포숙정; [신첩, 상공께 청을 드릴 게 있어요.] 청풍의 머릴 만지며 말하고

청풍; [말해 보시오.] 여전히 귀를 포숙정의 배에 댄 채

포숙정; [출산 때까지... 가급적 제 처소에는 출입을 삼가주셨으면 해요.] 한숨

청풍; [...] 움찔하고

포숙정; [이런 몸으로 상공을 모시기도 어렵고...] [무엇보다 주변의 눈치가 보이는군요.] 한숨 쉬고

청풍; [무슨 말인지 알겠소.] 고개 들고

청풍; [상영누님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겠지만...] [내가 부인을 멀리하면 오히려 상영누님이 불편해할 거요.]

포숙정; [하지만...] + 청풍; [우리 세 사람은 평생을 함께 살아야할 운명이오.] 포숙정의 말을 막고

청풍; [질투하고 미워해서도 안되겠지만 너무 의식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소.]

포숙정; [상공...] 감격

청풍; [천마성의 안주인 역할은 상영누님이 할 것이오.] [하지만 부인에게는 내 첫 아이의 생모라는 지위가 있소.]

청풍; [그러니 상영누님에게 너무 위축되어 지내선 아니 되오. 우리 아이를 위해서라도...] 진지하게

포숙정; [상공 말씀 명심할게요.] 눈물 닦고

포숙정; [이제 그만 나가셔서 상영언니를 다독여주세요.]

청풍; [그러리다.] 일어나고

청풍; [어두워지면 다시 오겠소. 몸조리 잘 하고 계시오.] 문쪽으로 가고

포숙정; [예...] 미소. 눈가의 눈물 소매로 닥으면서

탁! 닫히는 문.

포숙정; (그이에게는 한없이 죄송할 따름이다.) 남편인 뇌공량을 떠올리고

포숙정; (하지만 이리 된 것도 운명이니 나란 계집은 천마일족의 식솔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부풀어 오른 배를 끌어안고 한숨 쉰다.

 

#486>

문을 닫고 계단을 내려가는 청풍. 마당에는 지당주가 서있다. 여자 무사들 몇 명도 경비를 서다가 고개 숙이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해산했다.

청풍; [그동안 노고가 많았소.] 지당주에에게 다가가고

지당주; [별 말씀을...] 고개 숙이고

청풍; [혹시 모르니 이곳의 경비와 하녀들의 수를 배로 늘리도록 하시오.] 지당주 옆을 지나 월동문 쪽으로 가며

지당주; [그리하겠습니다.] [그보다...] 눈치 보며 따라오고

청풍; [하실 말씀이 있으시오?] 걸어가며 돌아보고

지당주; [총관께서 바람을 쐬고 오겠다고 뒷산으로 올라가셨습니다.] 눈치 보며

청풍; [누님이 뒷산에?] 흠칫! 하고

지당주; [심사가 복잡하신 듯한데.... 소성주님께서 신경을 좀 쓰셔야할 것 같습니다.]

청풍; [알겠소!] 팟! 날아오르고

청풍; (설마 누님은...) 불길한 표정으로 날아가고

지당주; [아무쪼록 아무 일도 없어야할 텐데...] 한숨 쉬며 보고

 

#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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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9>

꽈과광! 번쩍! 동굴 내부의 상황. 청풍과 위극겸의 격돌. 날고뛰며 싸우는 게 아니고 마주 선 채 서로 자전마벽과 혈영강기로 상대를 공격한다. 청풍의 몸에서는 연신 벼락이 일어나 위극겸을 때리지만 청풍의 벼락은 위극겸의 몸을 덮은 붉은 노을을 뚫지 못한다. 반면 위극겸의 몸에서 일어난 수많은 촉수들이 사방에서 청풍을 휘감아온다. 청풍의 몸도 벼락으로 이루어진 방어막에 덮여있지만 사방이 완전히 촉수에 휘감긴 상태다

치치치! 빠카카캉! 벼락으로 이루어진 청풍의 방어막과 그것을 휘감은 촉수들이 접촉하면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청풍; (혈영강기는 음(陰)의 성질을 지녔으며 접촉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녹여버린다.) 치치치! 자신의 방어막이 촉수에 휘감겨 녹는 것을 곁눈질하며 심각한 표정

청풍; (반면 자전마벽은 극양의 성질을 지녔으나...) 눈 부릅. 그러자

빠카캉! 방어막을 형성하고 있던 벼락들중에서 한 가닥이 창날처럼 위극겸의 몸을 때린다. 하지만

꽝! 굉음과 함께 흩어지는 벼락. 위극겸의 방어막을 뚫지 못한 것

청풍; (공력 차이가 현격한데다가 내 자전마벽의 화후는 이제 겨우 육성(六成) 남짓이다.) (십성에 이른 위극겸의 혈영강기를 뚫고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위극겸; [흐흐흐 이제 그만 포기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 핏빛의 방어막 너머에서 마귀처럼 웃고

위극겸; [아버지의 능력까지 모두 물려받은 날 네놈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기지 못한다.] 화악! 촉수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강해진다.

빠카카캉! 청풍의 몸에서 터져나가는 벼락도 더 강해지지만

투쾅! 청풍의 벼락은 위극겸의 방어막을 뚫지 못하고 흩어지고

콰칭! 파치치! 위극겸의 촉수들은 청풍의 방어막을 뚫고 들어온다

청풍; (위험...) 눈 부릅 뜨고

빠지직! 펑! 다시 몸에서 일어난 벼락들이 방어막을 뚫고 들어온 촉수들을 중화시키거나 방향을 틀게 하지만

콰직! 퍼억! 촉수 한 가닥이 청풍의 어깨와 등을 때리고 지나면서 살과 옷이 함께 터진다

[!] 휘청하는 청풍

위극겸; [크하하하! 천천히 죽여줄 테니 네놈 자신의 몸뚱이가 흩어지는 것을 감상하며 죽어라!] 파치치! 콰아! 마귀같이 웃는 위극겸의 몸에서 더 많은 촉수들이 뿜어지고

콰드드! 카카캉! 촉수들의 끝이 드릴처럼 돌면서 청풍의 방어막을 뚫고 들어온다.

청풍; (이거 좋지 않은데...) 빠지직! 곁눈질로 그 촉수들을 보면서 방어막을 최대한으로 만든다. 하지만

콰지직! 빠카카캉! 사방에서 청풍의 방어막을 뚫고 들어오는 드릴 같은 촉수들

위극겸; [으하하하! 잘 가라 청풍아!] 촉수를 뿜어내며 득의에 찬 웃음

콰지직! 콰드드! 마침내 방어막의 여기저기를 뚫고 들어온 촉수들이 청풍의 몸을 찔러온다. 눈 부릅뜨지만 어쩌지 못하는 청풍. 바로 그때

화악! 여자 유령같은 것이 어디선가 날아와 청풍의 옆을 스치고 지나가더니

퍼억! 그대로 위극겸의 방어막을 통과하여 위극겸의 가슴으로 스며든다. 눈 부릅뜨는 위극겸

청풍; (뭐지?) 놀라고

콰득! 투명한 유령의 손이 위극겸의 심장을 움켜쥐고

위극겸; [크악!] 가슴을 끌어안으며 비명 지르고.

화악! 위극겸의 몸을 통과해서 뒤로 빠져나가는 여자 유령

푸시시! 청풍의 방어막을 뚫고 들어왔던 촉수들이 흩어지고

푸스스! 위극겸의 몸을 덮고 있던 방어막도 흩어진다.

청풍;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기회다!) + [크아!] 주먹 불끈 기합

꽈광! 청풍의 몸에서 강력한 벼락이 일어나 휘청거리는 위극겸의 몸을 때린다.

위극겸; [크아악!] 빠캉! 벼락에 맞아 새카맣게 타면서 비명 지르는 위극겸

푸시시! 화악! 연기와 불길에 뒤덮여 휘청이는 위극겸. 입고 코로도 연기가 흘러나오고

청풍; (해치웠다!) 지지지! 벼락에 덮인 채 안도하고

콰당탕! 나뒹구는 위극겸. 그때

[위극겸! 위극겸!] 또각! 또각! 굽이 있는 꽃신을 신은 여자의 도도한 뒷모습 배경으로 들리는 말. 놀라 돌아보는 청풍.

위상영; [종놈의 핏줄 주제에 지금까지 혈왕의 후손인 날 기만하고 이용해왔다 이거지?] 쿠오오! 온몸에서 살기를 뿜어내며 철문 안쪽으로 들어서는 위상영의 모습. 마녀같은 분위기고 한손에는 방울 묶음인 초신귀령을 들고 있다.

위극겸; [네... 네년은...] 몸에서 연기와 불길을 뿜어내고 벼락에 휘감긴 모습으로 눈 치뜨고. 아직 죽지 않았다.

청풍; [누님!] 놀라 환호하고

위상영; [다행히 내가 아주 늦게 오진 않았구나.] 감격하며 다가오고

청풍; [누님!] 콱! 위상영의 손을 두 손으로 잡고

청풍; [무사... 무사하셨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눈물 글썽이고

위상영; [그래! 죽지 않았다! 아직은 죽지 않았어!] 주르르! 눈물 흘리고

청풍; (아직은 죽지 않았다?) 불길한 예감. 그때

위상영; [남은 회포는 저 죄 많은 인간에게 대가를 치르게 한 후에 풀도록 하자.] 위극겸 쪽을 보고. 청풍도 돌아보고

[끄윽...] 지지지! 푸시시! 벼락에 휘감기고 연기를 뿜어내면서도 다시 일어나는 위극겸

청풍; (내가 지금 구사할 수 있는 최대치의 자전마벽에 직격당하고도 죽지 않다니...) 그걸 보며 긴장하고

위상영; [주인을 문 개는 삶아 죽이는 게 순리!] 찌링! 방울을 흔들고. 화악! 위상영의 몸에서 다시 여자 형상의 유령들이 여러 개 생기고

위상영; [아직 숨이 붙어있는 것을 저주하게 해주마!] 크아! 마녀같이 변하며 방울을 앞으로 흔들고. 그러자

화악! 여자 형상의 유령들이 위극겸에게 날아가고

위극겸; [크아!] 바웅! 사력을 다해 방어막을 일으키지만

퍼억! 슈욱! 위극겸의 방어막을 그대로 통과해서 그자의 몸을 뚫고 지나가는 여자 유령들

콱! 콱! 심장을 움켜쥐는 여자들의 손

위극겸; [끄아아아!]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비틀거리고

청풍; (술법이다!) 놀라고

<그 때문에 십성에 이른 위극겸의 혈영강기도 저 여자같은 투명한 형상들을 막지 못하는 것이다.> 투명한 여자 형상의 유령들이 위극겸의 주위를 날아다니며 그자의 몸 속을 관통하는 것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위극겸; [끄으으...] 입과 코로 피와 침을 질질 흘리며 비틀. 눈을 까뒤집었고

쿵! 무릎을 꿇는 위극겸

콱! 쓰러지려는 몸을 버티기 위해 두 손으로 바닥을 짚는 위극겸.

위극겸; [끄윽! 끅!]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려 바닥에 토하고. 몸에서는 연기와 불길이 여전히 치솟고 있다.

위상영; [바닥을 기어라 위극겸! 그게 종인 네놈에게 어울리는 모습이다.] 마녀같은 모습으로 위극겸에게 다가가고

청풍; (누님은 자신과 위극겸의 관계를 모두 알았구나.) 따라가고

청풍; (아마 진소저가 중간에 개입했을 것이다.)

위극겸; [흐흐흐! 기고만장하구나 상영아.] 헉헉 대며 고개 들고

위극겸; [아니 용설지라 불러주어야겠지?] 눈을 희번덕이고

청풍; (위극겸의 몸에서 아직 살기가 완전히 흩어지지 않았다. 조심해야겠다.) 지지지! 몸을 다시 벼락으로 덮으면서 위상영을 따라가고

위극겸; [우리 위씨일족이 너희들 용가의 종이었다는 점은 인정하마.] 지지지! 몸에서 다시 촉수들이 돋아나고

청풍; [조심하십시오 누님!] 바웅! 벼락을 일으키며 외치고. 벼락을 일으켜 위극겸을 때리려 하면서. 그때

위극겸; [하지만 네년은 수십 명의 버러지들을 배에 태운 걸레가 아니냐?]

[!] 눈 부릅 멈칫! 하는 청풍.

위상영; [죽일...] 수치심에 분노. 치잉! 치를 떨며 방울을 번쩍 쳐들고

위극겸; [같이 죽자!] 크아! 투쾅! 온몸에서 촉수를 일으켜 위상영을 공격한다

청풍; [네놈이...] 꽈광! 벼락으로 위극겸을 때리고

위상영; [죽어라!] 차랑! 화악! 촉수가 날아들지만 피하지 않고 여자 형상의 유령들로 위극겸을 공격하고

위극겸; [끄아아악!] 화악! 꽈광! 벼락들이 위극겸의 몸을 때리고 위상영이 일으킨 유령들이 위극겸의 몸을 이리저리 뚫고 지나간다. 처절한 비명을 지르는 위극겸.

퍼억! 위극겸의 심장이 여자들의 손아귀에서 터지는 모습. 하지만

펑! 위극겸이 날린 촉수들이 청풍은 무시하고 위상영만 집중적으로 때렸다. 그 촉수들에 가슴과 배를 맞아 비틀하는 위상영. 옷이 터져나가고

청풍; [누님!] 벼락을 날린 자세로 돌아보며 비명 지르고. 비틀거리는 위상영

콰당탕! 뒤로 나뒹구는 위상영. 가슴과 배가 피투성이가 되었고

청풍; [안돼!] 팟! 비명 지르며 위상영에게 달려가고

[끄윽!] 촉수에 맞은 가슴과 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며 벌벌 떠는 위상영. 가슴과 복부에 깊은 상처가 생겨서 피투성이가 되었고 입과 코로도 피를 흘린다.

청풍; (위극겸은 남아있던 마지막 힘을 짜내 누님만 공격했다.) + [누님!] 털썩! 위상영 옆에 무릎을 꿇고

청풍; [돌아가시면 안됩니다!] 울면서 위상영의 아랫배에 손바닥을 내고. 징! 손바닥이 빛을 발하는데

위상영; [걱정마라!] 콱! 청풍의 손목을 잡으며 헐떡이고

청풍; [누님!] 안도와 걱정

위상영; [이 정도로... 죽지는 않는다!] 헐떡이며 사력을 다해 몸을 일으키고. 부축하는 청풍.

위상영; [저 짐승이 살아있는데... 내가 어떻게 죽을 수 있겠느냐?] 이를 갈며 일어난다. 청풍의 부축을 받아서. 시선은 위극겸쪽을 향하고. 위극겸은 몸이 연기와 불과 벼락에 덮인 채 벌벌 떨고 있다. 심장이 터졌지만 완전히 죽지는 않았고

위상영;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라 위가야!] 비틀거리며 위극겸에게 다가간다. 부축하는 청풍의 손을 뿌리치면서

위상영; [네놈의 숨통은 내가 끊어주어야하니...]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면서 다가가고

위극겸; [끄윽...] 온몸에 화상을 입고 심장이 터져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며 벌벌 떨고 있다. 죽기 직전의 모습인데

위상영; [잘... 잘 버텨주었다!] 발을 쳐들고

위극겸; [네년...] 꺽꺽 대며 올려다보는데

위상영; [잘 보고... 염라대왕에게 고해라!] 이를 갈며 발을 높이 쳐들고

위상영; [네놈을 염라대왕 앞으로 보내는 게 누군지를....] 부악! 강하게 발을 내리밟는다

[!] 얼굴을 찍어오는 위상영의 발을 올려다보며 눈 부릅뜨는 위극겸. 이어

콰직! 쾅! 강하게 내리밟는 위상영의 다리 아래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고

고개 돌리는 청풍.

바르르! 퍼득! 위극겸의 손이 쳐들리고 다리가 경련을 일으키다가

털썩! 팔 다리를 널브러트리며 죽는 위극겸

위상영; [호호호! 잘 죽었다! 잘 죽었어 이 버러지 종놈아!] 미친년처럼 웃는 위상영. 하지만

주르르! 호호호! 웃는 위상영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청풍; (위극겸과의 악연은 이렇게 끝나는구나.) 한숨 쉬며 다시 위상영을 돌아보고. 그때

호호호! 스륵! 웃으며 쓰러지는 위상영

청풍; [누님!] 팟! 유령같이 다가와 위상영을 두 팔로 끌어안고

위상영; [미안하다 청풍아. 미안해.] 눈 감고 울면서 기절하려 하고

청풍; [그런 말씀 마십시오.] 끌어안고

청풍; [살아계신 것만으로도 누님은 제게 더 할 수 없이 큰 선물을 주신 것입니다.] 위상영의 이마에 키스하고.

말없이 울면서 기절하는 위상영

청풍; (위극겸의 말도 있고...) 발치에 널부러진 위극겸의 시체를 보며 돌아서고

청풍; (누님이 무슨 일을 당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입구쪽으로 걸어가고

청풍; (하지만 그런 건 내게 중요하지 않다.) 기절한 채 울고 있는 위상영의 얼굴을 미소 지으며 내려다보면서 입구를 나서고

<내 첫 여자였고 날 구하려다 여자로서 가장 끔찍한 만행을 당한 이분을 내가 어찌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위상영의 이마에 다시 키스 하며 걸어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내 목숨이라도 바쳐서 이분을 행복하게 해드려야만 한다.> 동굴 입구로 멀어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헌데

스윽! 철문 근처의 벽에서 스며나오며 동굴 입구를 보는 용설영

용설영; (저년... 그러니까 저년이 바로 설지라는...) 입구쪽을 보면서 철문쪽으로 가고. 청풍의 n에 안겨 우는 모습으로 기절한 위상영을 떠올리고

휘익! 동굴 입구에서 위로 솟구쳐 사라지는 청풍

용설영; (설지 저 년 때문에 그이가 변을 당한 듯하다.) 휘익! 철문 안쪽으로 뛰어들며 이를 갈고. 그 직후

[!] 눈 부릅뜨며 굳어지는 용설영.

멀찍이 떨어져 있는 위극겸의 시체. 머리가 으깨졌고 몸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용설영; [우욱!] 구역질을 참지 못하고 입을 손으로 틀어막고

용설영; [웨엑! 웩!] 바닥에 주저앉아 고개 숙이며 구토하고

용설영; [상공... 상공이 저런 끔찍한 모습으로... 끄윽!] 눈물 콧물을 흘리고 입으로는 토사물을 흘리며 울고

용설영; [이청풍! 설지!] 이를 갈면서 울고

<절대...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끄윽! 끅! 두 손으로 입을 필사적으로 틀어막은 채 오열하는 용설영

<악마와 손을 잡아서라도 기필코 상공의 복수를 하고 말 것이다!> 머리가 으깨져 죽은 위극겸의 시체와 좀 떨어진 곳에 주저앉아 토하며 우는 용설영의 모습 배경으로 용설영의 다짐 나레이션

 

#480>

절벽 위

휘익! 절벽 위로 날아오르는 청풍. 두 팔로는 위상영을 안은 채. 직후

[소... 소성주님!] 근처의 바위 뒤에 숨어 있다가 모습을 드러내는 백일몽

백일몽; [무... 무사하셨군요.] 안도하며 다가오고

청풍; [위험한 순간도 있었지만 이분 덕분에 위극겸을 죽일 수 있었소.] 위상영을 안고 다가가며 말하고

백일몽; [그럼.... 그럼 이분이 바로...] 흥분하며 다가와 위상영을 보고

청풍; [소저의 하나뿐인 고모 용설지 누님이시오.] 위상영을 보여주며 말하고. 그러자

백일몽; [흐윽!] 청풍의 품에 안겨 있는 위상영을 청풍과 함께 끌어안으며 울고

백일몽; [고마워요 소성주님! 고모님을 구해주셔서 고마워요.] 위상영의 뺨을 만지며 울고

청풍; (누님을 위해서도 잘 된 일이다. 걱정해줄 수 있는 피붙이가 생겼으니...) 그걸 보며 웃고

 

#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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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5>

<-무제궁> 낮.

진상파의 거처. 여자 무사들이 지키고 있는데

화악! 돌풍을 일으키며 허공에서 마녀처럼 날아 내리는 위상영. 오른손에 방울을 여러 개 묶은 것, 초신귀령을 들고 있다.

[흑!] [누... 누구냐?] [여기가 어디라고 난입한 것이냐?] 차창! 창! 여자 무사들 깜짝 놀라며 무기를 뽑지만

위상영; [시끄럽다!] 차랑! 초신귀령을 흔들고. 살벌한 표정. 그러자

화악! 초신귀령에서 유령같은 것들이 튀어나와서

펑! 슈욱! 여자 무사들의 몸을 궤뚫고 지나간다. 실제로 몸이 뚫린 건 아니고 스며들었다가 빠져나간 모습이고

퍼득! 여자들의 심장이 충격 받아 멎는 모습을 보여주고

[컥!] [끅!] 심장이 멎어서 비틀하는 여자 무사들

털썩! 퍼억! 일제히 나뒹구는 여자 무사들.

[끄윽!] [심... 심장이...] [술... 술법을 쓰다니...] 여자 무사들 벌벌 떨고. 그 배경으로 건물로 다가가는 위상영

위상영; [진상파!] 이를 갈며 외치고

위상영; [무슨 수작을 꾸미고 있는지 모르지만 원하는 대로 내가 왔다!]

[기다리고 있었어요 위소저!] 덜컹! 대답과 함께 문이 열리고

진상파; [무례한 초청에도 응해주신 점, 감사드려요.] 열린 문 안쪽. 휠체어에 앉은 채 고개 숙이는 진상파. 진상파의 뒤쪽으로 침대에 칠지무제가 침대에 누워있는 게 보이고

칠지무제 크로즈 업

위상영; [진무량!] 화악! 이를 가는 위상영의 몸에서 엄청난 살기가 터져 나오고

위상영; [혈채(血債)를 갚아라!] 투쾅! 악을 쓰며 휘두르는 초신귀령에서 벼락이 터져 나와 건물 안으로 날아든다.

[아... 안돼!] 쓰러져 있던 여자 무사들 절망.

투쾅! 벼락의 앞 부분이 마귀처럼 변해서 진상파를 향해 날아든다. 칠지무제를 노리는 것이지만 문간에 앉아있는 진상파부터 공격하는 모습이고. 하지만

진상파; [기다려 주세요.] 빠캉! 두 손 모으며 고개 숙이는 진상파의 몸에서 벼락이 일어나 벽을 만들고

꽈광! 위상영이 초신귀령으로 뿜어낸 귀신모양의 섬광은 진상파가 만든 벼락의 방벽에 부딪혀 튕겨지고

위상영; [자전마벽!] 경악하고

드드드! 건물 전체가 무너질 듯이 뒤흔들리고

[아!] [흐윽!] 안도하는 여자 무사들. 여전히 심장이 멎은 상태들이고

위상영; [네년이 어떻게 천마조사님의 자전마벽을 구사할 줄 아는 것이냐?] 이를 갈고

진상파; [언니가 저의 아버지에게 품고 계신 살의와 원한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답니다.] 합장하듯 하며 한숨 쉬고

진상파; [그래도 잠시만 진정하시고 제게 말을 할 기회를 주세요.]

위상영; [듣기 싫다!] 빠지직! 찌리링! 초신귀령을 다시 쳐들어 흔들어 벼락을 일으키고

위상영; [너희 진씨와는 한 하늘을 이고 살지 않겠다고 맹세한 나다!] 화악! 외치며 쳐든 초신귀령에서 일어난 벼락이 수많은 마귀 형상이 되고

진상파; [그럼 마태자 이공자께서 불귀의 객이 되어도 좋으시다는 말씀이신가요?] 한숨 쉬며 말하고

멈칫! 초신귀령을 흔들려던 위상영의 손이 굳어지고. 위상영의 눈은 부릅떠지고

위상영; [소성주가 불귀의 객이 된다?] [그건 또 무슨 헛소리냐?]

진상파; [자세한 사정을 듣고 싶으시다면 저의 아랫것들부터 용서해주지 않으시겠어요?] 한숨 쉬며 바닥에 쓰러져 벌벌 떨고 있는 여자무사들을 보고

위상영; [버러지 같은 목숨들...] 여자 무사들을 흘겨보고

위상영; [굳이 빼앗을 가치도 없다.] 흥! 차랑! 냉소하며 초신귀령을 흔들고. 그러자

화악! 퍼억! 다시 초신귀령에서 귀신같은 형상들이 튀어나와서

슈욱! 퍼억! 여자 무사들의 몸을 뚫고 지나간다. 그러자

[학!] [흑!] 퍼덕이며 야하게 신음하는 여자 무사들

[허억!] [헉!] [심...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한다.] 여자 무사들 헐떡이며 몸을 움직이려 애쓰고

위상영; [원하는 대로 기회를 한번 주겠다.] 다시 진상파를 돌아보고

위상영; [날 설득시키지 못하면 네년의 아비와 함께 내년 오늘 제사상을 받게 해주마!] 지지지! 초신귀령으로 진상파를 겨누면서 살벌하게 말하고

진상파; [반나절 전쯤에 천마성에서 날려 보낸 전서구가 도착했답니다.] 얇고 긴 천을 한 장 쳐들고.

진상파; [소저께서 목숨보다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께서 이틀 정도 후에 제이의 혈왕이라할만한 강적과 격돌할 예정이라는군요.]

위상영; [제이의 혈왕?] 눈 부릅

위상영; [그자가 누군데 그리 불린단 말이냐?]

진상파; [소저도 잘 아는 사람이에요.]

진상파; [위가장의 당대 가주인 위극겸이 바로 그자랍니다.]

위상영; [오... 오라버니가 위가장의 장주?] 눈 부릅

위상영; [그건 또 무슨 말도 안되는 개소리냐?] 이를 갈고

진상파; [소저는 위극겸과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는 사이랍니다.]

진상파; [그리고 소저의 진짜 이름은 위상영이 아니고 용설지예요.]

위상영; [내... 내 이름이 용설지?] 경악하고

진상파; [혈교의 마지막 교주였던 십면혈신 용극의 손녀가 소저의 진짜 신분이랍니다.]

[!] 눈 부릅뜨는 위상영

 

#476>

<-상해> 밤

<-진해관음사> 역시 밤. 모든 건물에 불이 꺼져 있고

위극겸이 숨어있는 절벽

절벽 위에 널려 있는 수십 명의 흑의인들의 시체. 감전되어 죽은 모습. 연기도 조금씩 피어오르고 있고

 

절벽 아래 동굴. 동굴 입구에도 몇 명의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 죽어 있고

동굴 속의 철문. 그 철문 앞에 책상다리를 하고 눈을 감은 채 앉아있는 독안표

독안표; (입구 쪽에서 무언가 넘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린 것같았는데...) 찡그리고

독안표; (파도가 절벽을 때리는 소리였을까?) 생각하다가

오싹! 온몸에 소름이 돋아 전율하는 독안표

독안표; (숨이 막히게 만드는 살기!) 팟! 눈을 번쩍 뜨며 튀어 일어나고. 직후

[!] 눈 부릅뜨는 독안표.

쿵! 이미 그자의 바로 앞에 다가와 있는 청풍.

독안표; [마태자!] [네가 어떻게 여길...] 쩡! 기겁하며 양손 열 손가락에서 면도날 같은 섬광을 뽑아내려 하지만

번쩍! 청풍의 몸에서 벼락이 일어나 독안표를 뚫고 지나간다.

독안표; [끄윽...] 푸시시! 지지지! 벼락에 감전되어 비틀거리고

독안표; [자... 자전마벽!] 휘청! 눈을 까뒤집으며 쓰러지려 하고

퍼억! 나뒹구는 독안표. 그자를 지나 철문으로 가는 청풍

<위극겸의 혈영강기는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러 있어요. 한시라도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어요.> 지지지! 백일몽의 말을 떠올리며 몸에서 벼락을 일으키는 청풍

꽝! 강력한 벼락이 철문을 강타하고

콰당탕! 빠캉! 박살나서 안으로 무너지는 철문

철문 안으로 들어서는 청풍

<흐흐흐 어서 와라 청풍아!> 청풍의 귓전에 들리는 웃음소리

<내가 대공을 이룬 기념으로 죽어주기 위해 알아서 찾아왔구나!> 쿵! 쿠오오! 철문 내부. 침대 위에 온몸이 수많은 촉수같은 기운에 덮인 괴인이 눈을 번뜩이며 웃고 있다. 물론 위극겸이고

청풍; (혈영강기가 극성의 경지에 이르렀군.) + [위극겸!] 살벌한 표정으로 다가가고

청풍; [우리 사이에 할 이야기는 많지만 다 제하고 한 가지만 물어보겠다.] 5미터쯤 거리를 두고 멈춰서고

청풍; [너는 위상영... 아니 용설지를 핏덩이 때부터 길러왔다.]

청풍; [그녀에 대해 일말의 연민이라도 품었던 적이 있느냐?]

위극겸; [쓸데없는 질문을 하는군.] 슥! 침대에서 내려서고

위극겸; [내 유일한 목적은 위씨일족을 천하의 주인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상영... 아니 용설지도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도구였을 뿐이다.]

청풍; [그 말을 들으니 모든 망설임이 사라지는구나.] 빠지직! 온몸에서 폭발적으로 벼락이 일어나고

청풍; [위극겸!] [오늘 너는 이곳에서 죽는다!] 꽈과광! 이를 가는 청풍의 몸에서 터지는 강력한 벼락이 위극겸에게 날아가 강타한다. 엄청난 벼락에 맞으며 눈 부릅뜨는 위극겸

 

#477>

진해관음사. 어둠 속에 잠겨있고

어느 건물

건물 내부는 어둑한 침실. 커다란 침대에 누군가 누워 잠들어 있다

크로즈 업. 거의 벌거벗은 차림인 용설영. 얇은 잠옷을 입고 있지만 자락이 흩어져 속살이 다 드러난 모습

드드드! 진동이 느껴져 눈 치뜨는 용설영

용설영; (이 진동...) 벌떡 일어나고

용설영; (진해관음사 아래쪽 깊은 곳에서 일어났다. 그렇다는 건...) 급히 침대로 내려와 꽃신을 신고. 야한 잠옷을 여며서 알몸을 가리고.

용설영; (그이의 연공관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다.) 콰창! 창문을 박살내며 날아나간다.

 

#478>

동굴이 있는 절벽 위

휘익! 선녀처럼 내려서는 용설영

[!] 눈 치뜨는 용설영

절벽 주변에 죽어있는 검은 옷의 무사들 수십 명

용설영; (이 절벽 일대를 은신한 채 지키던 흑혈살조들이 몰살당했다!) 굳어지며 절벽쪽으로 가고. 시선은 발치의 시체들을 향하고

<흑혈살조들은 강력한 전격(電擊)에 맞아 비명도 못 지르고 죽었다.> 감전당해 죽은 시체들을 배경으로 용설영의 생각 나레이션. 그때

드드드! 다시 진동이 느껴지고

용설영; (엄청난 진동...) 비틀거리며 절벽 끝으로 다가가고

용설영; (처음 진동으로부터 일다경 가까이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 승부가 나지 않았다.)

용설영; (대체 어떤 자이기에 혈영강기를 십성까지 연마해낸 그이와 호각으로 싸우고 있는 것일까?) 절벽 끝으로 다가서고.

용설영;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기회를 봐서 암습해서 그이를 도와야겠다.) 슥! 절벽에서 뛰어내리려 하고. 그러다가

[!] 오싹! 소름이 돋아서 눈 치뜨는 용설영

용설영; (위험...!) 휙! 급히 절벽에서 뛰어내리고

콱! 절벽 윗부분 모서리를 손으로 움켜잡아 버티는 용설영

용설영; (온몸에 소름이 돋게 만드는 살기를 지닌 어떤 자가 근처에 있다.) 슥! 절벽 윗부분의 모서리 사이로 고개를 조금 내밀어 절벽 위의 상황을 엿보고. 직후

스으! 멀지 않은 곳에 흐릿한 사람 형상이 안개처럼 서리더니

쿵!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는 위상영. 눈빛이 차갑다. 오른손에는 초신귀령을 들고 있고

용설영; (저 계집!) 눈 치뜨고. 용설영은 위상영을 본 적이 없다. 둘은 먼 친척지간이다.

용설영; (지독한 귀기... 내가 상대할 수 없는 실력을 지닌 상대다.) 긴장하고 겁에 질리고

용설영; (들키지 않게 은신하는 것이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스스스! 절벽 바위와 동화되어 사라지는 용설영의 모습

[...!] 차가운 표정으로 시체들을 살피며 절벽 쪽으로 다가오는 위상영

드드드! 다시 진동이 절벽을 흔들고

투툭! 투두둑! 절벽 윗부분의 돌들이 아래로 굴러 떨어진다.

<촌각을 다퉈서 상해의 진해관음사로 달려가셔야 할 거예요. 소성주가 강적과 조우하여 고전하고 계실 테니까요.> 절벽 끝에 서며 진상파의 말을 떠올리는 위상영

위상영; [다행히 아직 늦진 않은 것같구나.] 슥! 허공으로 발을 내밀고. 이어

화악! 절벽 아래로 탄환처럼 떨어지는 위상영의 몸. 내려가면서 몸의 방향을 돌려 얼굴이 절벽쪽으로 향하게 하고

확 다가오는 절벽 아래 동굴 입구

휘익! 절벽 아래 동굴 입구에서 직각으로 움직여 동굴로 날아 들어가는 위상영. 직후

<안... 안돼!> 스으! 절벽 상단 부분에서 다시 윤곽이 나타나는 용설영

용설영; (의심의 여지도 없이 저 계집은 그이와 싸우고 있는 자를 돕기 위해 찾아왔다!) 휘익! 아래쪽으로 몸을 날리고

용설영;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막아야만 한다.) 휘익! 동굴 입구로 소리없이 내려서고. 동굴 입구에도 흑혈살조들의 시체가 널려 있고

드드드! 동굴 전체가 진동하고 있고.

스윽! 유령처럼 동굴 안쪽으로 들어가고 있는 위상영의 뒷모습이 보인다. 용설영의 시점

용설영; (무공으로는 어찌 해볼 수 없는 년이다.) 스스스! 모습이 흐려지고

용설영; (본교의 잠영환술(潛影幻術)로 모습을 감춘 채 기회를 노려야만 한다.) 슈우! 모습이 투명해진 채 동굴 안으로 날아든다.

 

#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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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

<-경덕진> 경덕진의 모습

경덕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서있는 패소정. 손에 종이를 들고 있는데.

종이에 그려진 것은 바로 젊은 시절의 손대낭. 즉 손이교의 모습이다

패소정; (그 계집을 처음 보았을 때 어쩐지 눈에 익다 해서 곰곰이 생각해봤더니...) 자신과 싸우던 손대낭의 모습을 떠올리며 종이를 보고

패소정; (바로 가주님께서 반드시 찾아야한다고 분부하신 손이교란 년의 나이 든 모습이었다.) 살벌한 표정

패소정; (낙양의 자혜원에서 모습을 감춘 그년이 이곳 경덕진에서 주모로 위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바득 갈고

패소정; (열흘 전 네년 때문에 당한 수모를 확실히 갚아주마!) 화악! 움켜쥐는 손아귀 안에서 초상화가 불이 붙어 타고. 그때

흑혈살조5; [혈영칠호님!] 휘익! 날아 내리는 흑혈살조 한 놈. 흑혈살조5로 표기

패소정; [손가년은 아직 그 주점에 있겠지?] 손에 묻은 재를 털고

흑혈살조5; [그것이...] 눈치 보고

패소정; [손가년이 눈치라도 챈 것이냐?]

흑혈살조5; [이각(二刻)전 쯤 주점의 내실로 들어간 후 나오지 않아 확인해봤더니 이미 빠져나간 상태였습니다.] 눈치 보며

패소정; [그래서?]

흑혈살조5; [다행히 북쪽으로 도망친 흔적이 발견되어 추격중에 있습니다.]

패소정; [놀아보자 이거지?] 사악하게 웃고

패소정; [그럼 원하는 대로 해주마!] [앞장서라.]

흑혈살조5; [존명!] 팟! 안도하며 날아오르고

패소정도 흑혈살조5를 따라 날아가고

패소정; (이번 기회에 반드시 손가년을 확보해야만 한다.) (혈왕의 마지막 핏줄을 낳은 게 분명한 그년만 사로잡으면 지금까지의 실책을 한번에 만회하는 게 되니...) 날아가며 생각하고

 

#469>

깊은 산중

그곳을 날아가는 손대낭. 양손에는 부엌칼을 들었다. 주막에서 일하다가 뛰쳐나온 모습이고

손대낭; (너무 안이했다.) 입술 깨물고

손대낭; (위가장의 인간들이 날 찾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인정에 끌려 경덕진을 바로 떠나지 못했다.)

<어제부터 외지인으로 보이는 것들이 주점을 들락거리면서 날 주시하고 있었는데...> 주점 내부의 모습 배경으로 손대낭의 생각 나레이션. 흑혈살조로 보이는 자들이 구석에서 술을 마시며 손대낭을 곁눈질한다. 손대낭은 다른 손님들 농을 받으며 웃느라 그걸 모르고

손대낭; (평소처럼 도자기를 사러온 상인들로만 생각하고 경계하지 않는 실수를 저질렀다.) 입술 깨물고

손대낭; (뒤늦게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꽤 많은 놈들이 내 주변을 얼씬거리고 있었다.) 날아가고

손대낭; (아무쪼록 그놈들이 내가 경덕진을 빠져나온 걸 늦게 알아차리기 바랄 뿐이다.) 생각하다가

[!]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뜨는 손대낭

팟! 날아오르는 손대낭. 파파팟! 손대낭이 서있던 곳에 박히는 표창들

손대낭; (아무래도 헛된 바람이 된 것같구나.) 휘릭! 옆쪽의 절벽 위로 날아내리고.

[여기까지다 계집!] [순순히 말을 듣는 게 좋을 것이다.] [네년이 빠져나갈 길은 없다!] 휘휙! 휙! 손대낭의 앞 뒤로 날아 내리는 흑혈살조 네놈

손대낭; (만만치 않은 실력을 지닌 놈들이다.) 부엌칼을 꽉 쥐고

손대낭; (그래도 어찌 어찌 해치울 수 있을 것같긴 한데...) 생각할 때

삐익! 뒤에서 들리는 호각소리. 손대낭과 흑혈살조들 일제히 돌아보고

휘익! 손대낭이 달려온 곳에서 날아오는 거구의 여자. 패소정이고. 그 뒤를 흑혈살조5가 따라오며 호각을 불고 있다.

손대낭; (저 계집...) 눈 부릅 뜨고

손대낭; (몸뚱이가 단단해서 나와는 상극인 그년까지 왔다!) 팟! 이를 악물고 전면을 가로 막은 두 놈에게 쇄도하고

흑혈살조5; [저 년이...]

패소정; [막아라!] 파앗! 지면을 박차며 맹렬히 도약하고

[어딜...] [어림없다!] 쩍! 서걱! 전면의 흑혈살조들이 손대낭에게 마주 칼을 휘두르지만

슈악! 쩍! 바람같이 그자들을 스치면서 부앜칼도 그자들의 무기에 닿아 거슬러 올라간다

[헉!] [컥!] 두 놈의 사이를 지나며 부엌칼로 그자들의 목과 허리에 깊은 상처를 내는 손대낭

손대낭; (돌파했다!) 쇄액! 피를 뿌리며 휘청거리는 두 놈 사이를 질풍같이 빠져나가는 손대낭. 하지만 그 직후

[!] 오싹! 소름이 돋아 눈 부릅뜨는 손대낭. 그 뒤로 거대한 그림자가 두 팔을 쳐든 채 덮쳐온다. 물론 패소정이고. 실루엣만 보이고 눈만 번뜩인다

손대낭; (위험...) 팟! 몸을 앞쪽의 바닥으로 굴리고

화악! 간발의 차이로 패소정의 두 팔은 손대낭 뒤의 허공을 끌어안고

파악! 굴렀다가 재빨리 일어나는 손대낭. 헌데

콰드드! 몸을 공처럼 웅크리며 굴러서 손대낭을 앞질러 가는 패소정

손대낭; (무슨 이런 괴물이...) 팟! 자세를 잡을 때

꽝! 굴러가던 둥글게 웅크린 패소정의 몸뚱이가 커다란 바위를 강타하고 멈춘다.

드드드! 패소정의 몸에 부딪힌 바위가 흔들리고. 그 반탄력으로 다시 튀어 일어나는 패소정

팟! 옆으로 날아가는 손대낭

[계집!] [우린 허수아비로 보이냐?] 쩌쩡! 서걱! 뒤쪽의 두 놈이 공격해오고

카캉! 어쩔 수 없이 그자들을 상대하느라 피하지 못하고. 그때

[크아!] 아이스하키의 보디체크 하듯 돌진하는 패소정

돌아보며 칼을 휘두르는 손대낭. 하지만

캉! 패소정의 몸을 찌른 칼이 오히려 박살나고

[크아!] 쾅! 패소정의 어깨에 옆구리를 받히는 손대낭

콰당탕! 몇 미터를 날아갔다가 나뒹구는 손대낭

손대낭; [끄윽...] 피를 토하며 일어나려 하고. 그때

패소정; [안심해도 좋다 손이교!] 우둑! 거대한 주먹 마주 쥐어 소리 내며 다가오고.

패소정; [인질로서 가치가 있어서 죽이진 않을 생각이니...] 사악하게 웃고

[!] 눈 부릅 절망하는 손대낭

 

#470>

<-천마성> 낮

어느 건물

지당주; [소성주님의 소재를 확인하고 다니는 계집이 있다?]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서 고개 들면서 말하고

무사1; [이틀 전부터 본성 주변에 머물면서 소성주님에 대해 탐문하고 있다고 합니다.] 책상 앞에 서서 보고하고

지당주; [위가장의 끄나풀인가?]

무사1; [그렇다고 보기엔 탐문을 하면서 그다지 조심하지 않기도 하고...]

지당주; [또 다른 특이점이 있는 것이냐?]

무사1; [소성주님께서 지급으로 찾으라 분부하신 여자들 중 한명의 용모와 흡사해 보인다고 합니다.]

지당주;‘ [그래?] 눈 번뜩이며 한쪽에 쌓여있는 서류를 뒤지고

지당주; [이중의 어떤 여자와 비슷하다는 것이냐?] 슥! 두 장의 종이를 앞으로 내밀고

쿵! 두 장의 종이에 그려진 여자들의 초상화. 바로 손대낭과 복면을 벗은 백일몽의 용모파기다. 그림 하단에 각기 <孫二嬌 四十三歲> <龍千波 二十四歲>라는 글이 적혀있다. 이름 글자가 나이 글자보다 좀 크다. *** #385>의 장면에서 나온 초상화들인데 <龍雪芝> => <龍千波>로 수정해서 보여줄 것. 용천파가 맞음

 

#471>

천마성 근처의 상가거리. 포구 근처라 사람들 북적 댄다.

그 중 한 주점.

창가 자리에 앉아서 천마성쪽을 보고 있는 백일몽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그런 백일몽을 곁눈질하고 있는 상인 차림의 사내 두놈

슥! 상인1 탁자 아래에서 작은 수첩을 꺼내 펼쳐 본다.

첫장에는 복면을 쓴 백일몽의 모습이 그려져 있고

슥! 다시 한 장을 넘기는 상인1의 손

다음 장에 그려진 것은 10살 무렵의 백일몽의 모습. 얼굴에 난자한 상처가 가득하다

상인2; <틀림없지?> 건너편에 앉은 놈이 전음으로 묻고

상인1; <용모파기가 열 살 때 그려진 거라 모습은 많이 변했지만...> 그림을 보면서

상인1; <얼굴을 덮은 상처의 형태가 일치한다.> 끄덕이며 전음으로 말하고

상인1; <저 년이 위가장에서 혈왕잠을 들고튀었다는 백일몽이 년이 분명해!> 곁눈질로 백일몽을 보면서 대화 나누는 상인차림의 사내들.

하지만 눈치 채지 못하고 천마성쪽만 보는 백일몽

백일몽; (난감하게 되었네.) 찡그리며 찻잔을 들고

백일몽; (탐문해본 바에 의하면 마태자는 열흘 전쯤 천마성을 나갔다.) 차를 마시며 생각하고

백일몽; (하지만 목적지가 어디고 언제 돌아올지에 대해서는 알아낼 수가 없었다.) 차를 마시며 눈 번뜩이고

백일몽; (돌아올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도 없고...) (어찌 해야 하나?) 찻잔을 입에서 떼고

백일몽; (천마성의 요인에게 위극겸의 은신처를 알리고 북경으로 가봐야 하는 건가?) 찻잔을 내려놓고

백일몽; (위극겸이 수련을 마치기 전에 제거하려면 마태자에게 서둘러 연락해야할 텐데...) 생각하다가 움찔. 슥! 저벅! 저벅! 누가 다가온다

백일몽의 자리로 다가오는 인물. 바로 지당주. 상인차림의 사내들도 긴장하여 지당주의 뒷모습을 보고 있고.

백일몽; (고수...) 긴장

백일몽; (내게 볼일이 있어 찾아온 자다.) 슥! 탁자 아래쪽에서 오른손으로 왼쪽 소매 속에 숨긴 비수 손잡이를 잡는데

지당주; [긴장할 건 없소 용소저!] 손을 들어 보이고

백일몽; (용소저?) 놀랄 때

지당주; [본인은 천마성의 임시총관 지욱한(池旭漢)이라 하오.] 포권하고

백일몽; (이자는 천마성 뇌마당의 당주로구나.) + [처음 뵙겠어요.] 포권하고

백일몽; [헌데 천마성의 임시총관께서 제게 무슨 용무가 있으신지요?] 경계

지당주;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소이다.] [본성의 소성주께서 오래전부터 용천파소저를 찾고 계셨소이다.] 포권하고

백일몽; (용천파!) 놀라고

백일몽; (마태자는 내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놀라는 얼굴 크로즈 업. 그리고

<맙소사!> <백일몽이 바로 혈교의 당대 교주 용린의 딸이었구나!> 엿듣다가 놀라는 상인 차림의 사내들

 

#472>

<-상해> 상해의 모습. 밤. 불야성

<-진해관음사> 바닷가 절벽 위에 세워져 있는 거대한 절 진해관음사. 몇 군데 건물에 불이 켜져 있고

진해관음사가 멀리 보이는 바닷가 절벽

절벽 위로 나타나는 용설영. 몸을 모자가 달린 망토로 감싸고 있고

주변 살피며 절벽 끝으로 가는 용설영.

절벽 끝에 서서 다시 주변을 살피는 용설영. 주변에는 아무도 없고. 그걸 확인하자

휘릭! 망토를 날개처럼 날리며 절벽에서 뛰어내린다. 망토 안은 알몸이다. 신발만 신고 있고. 망토가 흩날리며 미끈한 아랫도리가 드러난다

절벽 아래 움푹한 곳 거대한 동굴이 있다. 파도가 절벽 하단을 오랜 세월 때려서 생긴 해식동굴이다. 동굴의 높이가 10미터가 넘고.

스윽! 그 동굴 입구로 깃털처럼 내려서는 용설영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용설영. 어둑하다

곧 동굴이 끝나고. 육중한 철문이 막고 있다. 철문 앞에 서있는 인물. 독안표

독안표; [어서 오십시오 주모님!] 포권하고

용설영; [그이의 상태는?] 다가가고

독안표; [잠혈흡정대법은 끝내셨습니다.] 철문을 열려고 하면서

독안표; [며칠만 더 수련하시면 혈영강기가 십성(十成)에 이르실 것입니다.] 그그긍! 철문을 열면서 말하고

용설영; [가장 중요한 때로군요.] 독안표가 열어주는 철문으로 들어가며

용설영; [나도 밖에서 신경을 쓰겠지만 호법께서도 안전에 만전을 기해주세요.]

독안표;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며 다시 문을 닫아주고

철컹! 뒤로 닫히는 문을 배경으로 철문 안쪽으로 들어서는 용설영

철문 안쪽의 모습. 화려한 밀실. 바닥에는 융단이 깔려 있고 각종 가재도구와 커다란 침대가 구비되어 있다. 한쪽에 주렴이 쳐진 문이 있고. 전과 다른 점은 없다.

용설영; [저 왔어요.] 촤락! 주렴을 젖히며 들어가고

주렴 안쪽은 또 다른 동굴인데 동굴 중앙에 피가 고인 연못이 있고. 다만 전과 달리 천장에는 여자들이 시체가 걸려 있지 않다. 여자들의 시체를 매달고 있던 갈쿠리들만 걸려 있고. 연못가에는 의자가 하나 놓여있다

<어서 오시오 부인.> 피가 고인 연못에서 들리는 음성. 피가 옅어져서 누군가 바닥에 누워있는 게 보인다. 한쌍의 눈이 번득이고. 위극겸이다. 이하 위극겸으로 표기

용설영; [잠혈흡정대법은 끝나셨다구요?] 의자에 앉으면서

위극겸; <아버지께서 개정대법으로 전수해주신 공력도 모두 내 것으로 만들었소. 덕분에 내 공력은 전보다 배 이상 증진된 상태요.> 핏물 속에서 말하는 사람 형상의 위극겸

용설영; [그럼 이제 혈영강기만 완성하면 천하무적이 되시겠군요.]

위극겸; <천하무적은 모르겠고 혈왕에 못지 않은 경지에는 이르게 될 것이오.>

용설영; [미리 경하드려요.] [나쁜 일도 그렇지만 경사도 한꺼번에 생기는군요.] 고개 좀 숙이며 웃고

위극겸; <경사!> 눈 번뜩

위극겸; <좋은 일이 또 생긴 거요?>

용설영; [그것도 한 가지가 아니라 두 가지나 연달아 생겼답니다.] 배시시

위극겸; <부인이 그리 좋아하는 걸 보니 경사도 보통의 경사가 아니겠소!>

용설영; [일이 풀리려니 우리 일족의 오랜 숙원 두 가지가 한꺼번에 해결되는군요.] 배시시 웃고

위극겸; <오랜 숙원이라면...!> 눈 번쩍

용설영; [먼저 진천이가 성마지환을 회수하여 성마동천에 들어갔다 나왔어요.]

위극겸; <천마와 무성의 절기를 얻은 거요?> 흥분

용설영; [전설로 전해지는 것처럼 혈영강기를 능가하는 무공이 성마동천 안에 남겨져 있었다는군요.]

위극겸; <잘 됐군! 역시 진천이 놈이 복은 있어!>

용설영; [하지만 그 직후 마태자가 성마동천에 들이닥쳐서 위험할 뻔했다고 해요.]

위극겸; <그래서 어찌 되었소?>

용설영; [무공으로는 밀렸지만 성마지환을 포기한 덕분에 마태자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해요.]

위극겸; <성마지환을 마태자에게 넘긴 거요?> 불만

용설영; [아깝긴 하지만 마태자의 독수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하네요.] 눈치 보면서

위극겸; [...] 대답하지 않고. 불만스러운 표정

용설영; [성마지환에 천마와 무성의 힘이 숨겨져 있다는 건 확인되지 않은 전설일 뿐이니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거에요.]

위극겸; <진천이가 오죽 다급했으면 성마지환을 포기했겠소. 이해가 가오.> 끄덕

용설영; [진천이는 현재 본가의 비밀 거점으로 이동하여 성마동천에서 얻은 천마와 무성의 합작 절기를 연마하고 있어요.]

위극겸; <잘 되었구려.>

용설영; [두번째 희소식은 뭘 것 같아요?] 배시시

위극겸; <혈왕잠을 손에 넣은 거요?> 다시 눈 번쩍

용설영; [아직은 아니지만 이미 손에 들어온 거나 진배없게 되었어요.] [패소정이 경덕진에 숨어있던 손이교를 사로잡았거든요.]

위극겸; <손이교를 사로잡은 것과 혈왕잠을 손에 넣은 것이나 다름없는 게 무슨 연관...> + [!] 묻다가 깨닫고

위극겸; <혹시 백일몽이...!>

용설영; [짐작하시는 대로예요.] 끄덕. 배시시

용설영; [상공께서도 전에 그렇지 않을까 추측하셨던 대로 백일몽, 그년이 바로 용린의 딸 용천파였어요.]

위극겸; [!] 핏빛 연못 안에서 눈 부릅 놀라고

용설영; [용천파 그년이 아무리 독하다 해도 설마 혈왕잠을 자길 낳아준 어미의 목숨보다 귀히 여기진 않겠지요?] 사악하게 웃고

 

#473>

<-천마성> 낮

[소성주님!] [무사귀환을 감축드립니다.] [소성주님을 뵙습니다.] 줄 지어선 천마성 사람들 환호와 인사를 받으며 천마성 안으로 들어서는 청풍. 지당주가 뒤 따른다.

청풍; [여자가 날 찾아왔다고?] 손들어 수하들의 환호에 답하며 걸어가고

지당주; [소성주님께서도 잘 아는 분입니다.] 눈치 살피고

청풍; [내가 아는 여자라...] 갸웃

지당주; [일단 만나보시지요.] [닷새 전에 도착해서 그동안 포부인... 주모님과 함께 지내고 계십니다.] 청풍을 안내해서 천마성 안쪽으로 걸어가고. 헌데.

환호하는 천마성 무사들 뒤쪽에서 비질을 하는 나이 든 여자 한명. 위가장의 간첩이다.

노파; (마태자...) 멀어지는 청풍을 보며 뭔가 생각하고

 

#474>

포숙정이 머무는 건물. 청풍의 거처. 여자 무사들이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고

[!] 안으로 들어서다가 눈 부릅뜨며 놀라고

백일몽; [어서 오세요 소성주님.]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 있다가 일어난다. 탁자 옆의 안락의자에는 포숙정이 임산부 복장을 하고 앉아 있다가 고개를 좀 숙이고

백일몽; [부재중이시라 영부인께 신세를 지고 있었답니다.] 공손히 고개 숙이며 인사하고. 순간

청풍; [용천파소저?] 놀라며 다가가고

백일몽; [역시 소성주께서는 제가 누군지 알고 계시는군요.] 흥분. 눈 반짝

청풍; [알다마다요!] 콱! 두 손으로 백일몽의 손을 마주 잡고

청풍; [소저는 바로 혈교의 당대 교주이신 용린이란 분의 외동딸, 즉 삼황중 혈왕의 적손인 귀한 몸이시오.]

백일몽; (내... 내가 혈왕의 적손!) 놀라고 흥분해서 눈 치뜨며 침 꿀꺽 삼키고

 

#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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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

<-무제궁> 낮.

진상파의 거처. 주변을 여자무사들이 경비 서고 있고

그러다가 흠칫! 하는 여자 무사들

월동문으로 서둘러 들어오는 노인. 무제궁 총관인 다문천왕 염숭환이다. 한손에는 좁고 긴 천을 들고 있다.

[총관님!] [어서 오세요.] 인사하는 여자 무사들

염숭환; [소궁주님은?] 건물을 보며 묻고. 멈춰서면서.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제궁 총관 다문천왕(多聞天王) 염숭환(廉崇煥)>

[마태자님과 담화중이시옵니다.] 건물을 곁눈질하면서 눈치를 보고

염숭환; [급한 일이다. 뵙자고 청해라.]

[예!] 여자 무사 한명이 급히 건물 입구로 간다

 

청풍; [이걸 드리고 싶습니다.] 슥! 구슬 같은 게 든 가죽 주머니를 내민다. 진상파와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있다. 진상파는 물론 휠체어에 앉아있고. 거실이다.

청풍; [지난 며칠 간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야차선녀께서 말씀하신 분은 역시 소저인 것같습니다.] 가죽 주머니에서 손을 떼고

진상파; [역명천신단이로군요.] 가죽 주머니를 보며 말하고

청풍; (모르는 게 없군.) + [그렇습니다.]

청풍; [이걸 복용하시면 소저의 몸이 주화입마에 걸리기 전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진상파; [아무런 공도 없는 제게 너무 과한 선물을 주시는군요.] 한숨

청풍; [소저께서 받을만하니까 받게 되시는 것입니다. 아무쪼록 부담은 갖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진상파; [그리 말씀하셔도...] 한숨 쉴 때. + <죄송합니다 소궁주님!> 문 밖에서 들리는 음성

진상파; [무슨 일인가요?] 돌아보고

<총관님께서 급히 뵙기를 청하시옵니다.> 문 밖에서 들리는 음성

진상파; [그렇게 되었군요.] 한숨. 뭔가 짐작한 표정으로. 이어

진상파; [안으로 모시도록 하세요.] + [예!] 드륵! 문이 열리고 여자 무사가 문을 열고 있고 그 뒤에서 염숭환이 서둘러 들어온다. 손에는 폭이 좁고 긴 천이 들려 있고

진상파; [어서 오세요 총관.]

염숭환; [방해해서 송구하외다.] 탁자 옆에서 멈춰서며 두 사람에게 포권하고

염숭환; [금릉분타에서 타노가 급히 날려 보낸 전서구가 도착했소이다.] 두손으로 천을 진상파에게 바치고

진상파; [수고하셨어요.] 천을 받고

두 손으로 천을 펼쳐 들고 읽는 진상파. 염숭환은 방해하지 않기 위해 두 손 모은 채 서서 기다리고.

진상파의 이마가 약간 찡그려지고

청풍; (타노라면 칠지무제의 심복으로 알려진 자인데...)

<진소저의 표정을 보니 일도 보통 일이 아닌 게 터진 듯하구나.> 한숨 쉬며 천에서 눈을 떼는 진상파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진상파; [결국 이렇게 되는군요.] 천을 내려놓고

청풍; [심상치 않은 급보인 듯합니다만...] 눈치 보며

진상파; [제가 과분하게도 천기를 조금 엿볼 수 있게 되었다는 말씀은 드렸지요?]

청풍; [저를 부르시게 된 것도 그 덕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끄덕

진상파; [천기를 읽는다 해도 매번 맞는 게 아니고...] [주로 저 자신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만 읽을 수 있어서 한계가 있답니다.]

청풍; (그 정도로도 대단한 능력이지.)

진상파; [그렇다 보니 정작 중요한 이런 일이 일어나도 미리 알 수가 없군요.] 천을 두 손으로 내밀고

청풍; [실례하겠습니다.] 두 손으로 받고. 직후

[!] 눈 부릅뜨는 청풍.

 

<신소심이 지니고 있던 성마지환이 위진천의 수중에 들어갔음.> 편지의 내용. 천을 두 손으로 들고 부들부들 떨리는 청풍의 손을 배경으로

 

청풍; [이런...] 벌떡! 일어나고. 시선은 천으로 향한 채

진상파; [이미 늦었을지 모르지만 서둘러 가보셔야겠어요.] 말하면서 손을 품속에 넣고

청풍; [그래야할 것같습니다.] 천을 다시 탁자에 내려놓고. 그때

진상파; [이걸 돌려드리겠어요.] 소매 속에 넣었던 손을 다시 꺼내 펼친다.

쿵! 진상파의 펼쳐진 손바닥에 얹혀져 있는 것은 바로 칠지무제에게서 받은 삼안마귀환이다.

청풍; [그건...] 놀라고

진상파; [영친의 유품인 삼안마귀환(三眼魔鬼環)이에요.] [아버지가 수습해서 보관하고 계셨더군요.] 두 손으로 내밀고

청풍; [고맙소이다.] 두손으로 반지를 받고

청풍; [선친께서 돌아가실 때 함께 훼손되었을 것으로 생각하고 찾을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용케 원형을 보존하고 있군요.] 감격하며 반지를 살피고

진상파; [확실히 천마해체대법에도 견디었다는 건 예사롭지가 않지요.] 의미심장하게 웃고

청풍; [소저의 생각은...] 흠칫! 하며 진상파를 보고

진상파; [제가 살펴본 결론은 삼안마귀환에 일종의 술법이 걸려 있다는 거예요.]

청풍; [술법!] 놀라고

진상파; [제 능력으로는 해제할 수가 없었는데...] [술법으로 보호받는 걸 보면 그 반지에 뭔가 비밀이 있는 게 분명해요.]

청풍; [확실히 그렇겠습니다.] 반지를 보고

진상파; [그 비밀이 뭔지는 천천히 생각해보시고 우선 등선곡으로 서둘러 가보세요.]

청풍; [그리하겠습니다.] 반지를 손가락에 끼고

청풍; [경과는 무제궁의 분타를 통해서 알려드리겠소이다.] 스스! 사라지고

진상파; [살펴가세요.] 고개 숙이고

쐐애액! 이미 까마득한 허공으로 치솟고 있는 청풍

미사일처럼 포물선을 그리며 단번에 무제궁 밖으로 날아간다

염숭환; [등선곡이라면 혹시...] 놀라고

진상파; [천마와 무성조사님께서 혈왕을 쓰러트리기 전에 폐관수련 하셨던 성마동천이 등선곡 근처에 있어요.]

염숭환; [아!] 놀라고

진상파; [문제는 위진천과 위극겸 부자도 성마동천의 위치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랍니다.] 한숨 쉬고

염숭환; [그럼...] 긴장

진상파; [성마동천의 금제를 깨트릴 수 있는 성마지환이 위진천의 수중에 들어갔으니 위진천은 이미 성마동천 안에 들어갔을 거예요.] 한숨

[!] 놀라는 염숭환의 얼굴

진상파; (이후의 일은 천기로도 잘 읽히지가 않는다.) 열린 창문을 통해 밖을 보고

진상파; (위씨일족의 살기가 너무 강해서 천기를 가리는 때문일 텐데...) 위진천과 위극겸을 떠올리며 한숨 쉬고

이어 탁자에 놓인 구슬이 든 가죽주머니를 보는 진상파

진상파; (아무래도 저걸 써야하는 상황이 벌어지겠구나.) 가죽 주머니를 보며 생각하고

 

#465>

<-유령산장> 역시 낮. 유령산장에서 가장 높은 3층 건물. 3층의 창문이 열려 있고. 불이 켜져 있다

건물 앞을 유령산장의 제자들 겁에 질린 표정으로 건물 앞을 지나간다.

[뭐라?] 눈 부릅 벌떡 일어나는 위상영.. 장소는 #298>에 나온 곳. 수정의 의자에 앉아있다가 일어났다. 위상영의 앞에는 환설과 유령귀왕이 서있다. 유령귀왕은 겁에 질려 있고

위상영; [소성주... 마태자가 살아있다고?] 화악! 옷과 머리카락이 저절로 펄럭거려서 마녀같이 보인다. 무시무시한 기운이 뿜어지는 모습이고

환설; (오싹하네.) + [맞아요.] 끄덕이며 소매 속에 손을 넣고

환설; (마치 야차나 나찰 앞에 서있는 기분이다.) + [마태자는 위소저께서 벽세황으로 위장해준 덕분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어요.] 소매 속에서 편지를 꺼낸다. 진상파가 준 편지

환설; [그후 종남산 등선곡에서 세한삼우가 만들고 있던 역명천신단이라는 영약을 복용하고 무공까지 회복했답니다.]

위상영; [교백!] 이를 갈며 유령귀왕을 노려보고.

기겁하는 유령귀왕

위상영; [네놈! 소성주가 부활한 걸 알고도 내게 숨긴 것이냐?] 온몸에서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살기. 머리카락이 허공에서 넘실거리고

유령귀왕; [용... 용서를...] 납작 엎드리고

유령귀왕; [마태자가 다시 세상에 나왔다는 풍문은 들었지만 긴가민가해서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위상영; [그 따위 변명으로 날 기만한 죄를 면할 수 있을 것같으냐?] 빠지직! 쳐든 손이 벼락으로 덮이고 그 손으로 유령귀왕을 때리려 하고

유령귀왕; [히익...] 공포에 질려 벌벌 떨고

환설; [고정하세요 위소저.] 편지를 쳐들고

환설; [교궁주를 벌하시기 전에 먼저 저희 소성주님께서 보낸 편지부터 읽어보시지요.] 핑! 편지를 날리고

위상형; [진상파가 편지를 보내?] 팟! 쳐들었던 손으로 편지를 받고

환설; [위소저와도 관련이 있는 사안이라 하셨으니 확인해보세요.]

위상영; [무슨 수작인지...] 찡그리며 편지를 꺼내 읽고. 직후

[!] 눈 부릅뜨는 위상영

<사랑하는 분이 위험에 처하는 걸 원치 않으신다면 무제궁을 방문해주셔야 할 거예요.> 편지의 내용

 

#466>

<-사흘 후> 웅장한 산의 모습 배경으로. 종남산이다.

<-종남산> 종남산의 모습. 낮

<-독룡곡> 연기가 자욱한 독룡곡의 모습. 여기 저기 연못에서는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화악! 독연기가 회오리치며 흩어지고

쐐액! 그 회오리를 몰고 날아 들어오는 청풍. 온몸이 땀으로 범벅. 눈에 핏발이 서있고 아주 피곤한 모습

청풍; (태산에서 종남산까지 먹지도 자지도 않고 사흘 내내 달려왔다.)

청풍; (역명천신단을 복용해서 몸이 금강불괴나 다름없어진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헉헉 지친 모습

청풍; (이제는 체력도 거의 한계에 이르렀다.)

청풍; (그래도 아직 늦지 않았다면 고생한 보람이 있을 텐데...) + [!] 생각하다가 돌연 눈을 부릅뜨고

자욱한 독 연기 안쪽에서 사람 그림자 같은 게 얼씬 거린다.

청풍; (사람 그림자!) 눈 부릅뜨고

청풍; (위가놈이 아직 독룡곡에 있는 것 같다!) 파앗! 사력을 다해 몸을 날리고

쿵! 성마동천 입구에 서서 놀라 올려다보는 위진천. 막 성마동천에서 나오던 모습인데 냉혈전호가 사용하던 정화통을 짊어지고 있다. 얼굴에도 정화통과 연결된 마스크를 쓰고 있고. 한손에는 두툼한 종이 뭉치를 쥐고 있다. 그자의 뒤쪽 성마동천의 입구는 부서져 있고. 입구 안쪽은 깊지 않은 동굴이다.

청풍; (위진천!) 화악! 허공에서 덮치며 눈 부릅

놀라는 위진천의 왼손에 들려있는 두툼한 종이뭉치들. 왼손 중지에는 폭이 넓은 반지, 성마지환을 끼고 있다.

청풍; (그 동안 성마동천의 비결들을 모두 베꼈겠지.) + [죽인다!] 화악! 머리가 아래로 향한 채 거대해진 손으로 위진천을 할퀴어간다. 손가락이 강철처럼 변했고

위진천; (마태자!) 팟! 기겁하며 뒤로 날아오르고

꽝! 빠캉! 청풍이 내리그은 거대해진 손이 지면을 훑으면서 박살낸다.

위진천; [큭!] 겨우 피하지만 충격을 받고 날아오르고

[!] 그러다가 눈 부릅뜨는 위진천

쩌저적! 청풍이 마귀처럼 쇄도하며 다시 거대해진 손으로 연달아 그어오는데 위진천의 시야가 면도날 같은 청풍의 손가락 형상으로 다 뒤덮인다.

위진천; (위험하다!) 퍼퍼펑! 오른손으로 수많은 손 그림자를 만들어 밀어내며 물러서고

꽈꽈광! 콰쾅! 서로의 공격이 수십 번 충돌하면서 굉음이 일어나고

위진천; [컥!] 펑! 마스크 안에서 피를 토하며 뒤로 튕겨져 나간다.

위진천; (무공의 위력은 차치하고라도 공력의 차이가 너무 난다.) 콰드득! 겨우 버티며 밀려나고. 마스크를 쓴 입에서 피가 토해져 마스크 밖으로 흘러내리고

청풍; [네놈과의 악연도 오늘 여기까지다.] 휘릭! 위진천의 앞쪽에 내려서면서 손을 쳐들고. 손이 벼락에 휘감기고

위진천; [날 너무 얕보진 마라 마태자.] 종이 뭉치를 품속에 넣고

위진천; [네놈은 설마 살과 피로 이루어진 몸뚱이가 아니라는 말...] + [!] 눈 부릅

빠캉! 쳐든 청풍의 손에서 벼락이 치솟고

위진천; (이 무공은 혹시...) 팟! 날아올라 피하려 하고. 하지만

꽈광! 허공에서 벼락이 내려쳐서 위진천의 몸을 때리고. + 위진천; [크아아악!] 비명 지르며 휘청거리고

온몸이 새카맣게 타고 입과 코로 연기를 토하며 비틀하는 위진천

퍼억! 한쪽에 나뒹구는 위진천.

푸시시! 정화통도 일부 금 가서 액체와 가스가 흘러나오고

위진천; [끄윽! 자... 자전마벽?] 일어나려 버둥대고

청풍; [자전마벽을 알아봤다면 내 손에서 도망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도 알 것이다.] 다가오고. 지지지! 양손이 벼락에 덮여 있고

청풍; [헛된 희망 따위 품지 말고 포기해라.] 지지지! 청풍의 양손에서 일어나는 벼락이 더 강해지고

위진천; (말 그대로 절체절명이로군.)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푸시시! 주르르! 그 사이에서 금이 간 정화통에서는 액체와 가스가 새어나오고

위진천; (자전마벽을 피하기 어려운 건 둘째치고 정화통이 깨져서 독기가 스며들고 있다.) 곁눈질로 자기 등에 짊어진 정화통을 보며 뒷걸음질치고

위진천; (일다경 이내에 독룡곡을 빠져나가지 못하면 어차피 죽을 목숨이다.) (아깝지만 이걸 포기해야만 한다.) 팟! 왼손에 끼고 있던 성마지환을 오른손으로 확 잡아 뽑고

청풍; [네놈들 위씨일족이 저지른 만행의 대가는...] + [!] 벼락을 또 내치려다가 눈 부릅

위진천; [이게 뭔지는 짐작하겠지?] 성마지환을 높이 쳐들고

청풍; [성마지환?] 눈 치뜨고

위진천; [잘 알고 있으니 이것의 가치 역시 모르지 않을 것이다.] 히죽

청풍; [성마지환과 네놈 목숨을 바꾸자는 것이냐?] 노려볼 때

위진천; [바로 그렇다!] 팟! 외치면서 성마지환을 옆으로 홱 던진다. 반사적으로 그곳을 돌아보는 청풍

수십 미터 밖에 떨어져 있는 연못. 역시 독기를 뿜어내고 있고. 성마지환은 그곳으로 날아간다

청풍; [안돼!] 팟! 반사적으로 반지를 향해 날아가고

위진천; [잘 먹고 잘 살아라!] 으하하하! 휘익! 청풍과 반대쪽으로 날아가고

청풍; (간교한 놈!) 곁눈질로 위진천을 보면서도 어쩔 수 없이 성마지환이 낳아가는 쪽으로 날아가고. 위진천은 독 연기 속으로 날아가고 있다

휘익! 연못으로 빠지려는 성마지환

청풍; [크왓!] 팟! 벼락같이 날아들어 뻗은 손으로 성마지환을 낚아채고. 이어

펑! 몸이 뒹굴면서 연못 표면과 충돌하지만

퍼펑! 물방울만 튀기고 빠지지는 않으면서 수면 위에서 여러 바퀴 구르는 청풍.

휘익! 다시 날아올랐다가

휘릭! 연못가에 내려서는 청풍.

이어 왼손 손가락 두 개로 관자노리에 대고 눈 감는 청풍. 하지만

청풍; (놓쳤다!) 이를 부득 갈며 눈을 뜨고

청풍; (백장 내의 어디에서도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력을 다해 달아났을 테니 따라잡기는 틀렸다.) 한숨 쉬며 손바닥을 펴보고.

손바닥에 얹혀져 있는 성마지환

청풍; (성마지환....) (이걸 갖고 있던 신소심과 하룻밤을 함께 보내고도 알아차리지 못했었다.) 자신이 천마성에서 잠옷차림인 신소심과 함께 침대에 누워 자던 장면 떠올리고. 신장궁에서 복면 쓴 신소심을 범하던 장면이 아님

청풍; (그 때문에 위진천에게 천마조사님과 무성의 절기를 넘겨주고 말았다.) 성마지환은 왼손의 다른 손가락에 끼며 성마동천 쪽으로 가고. 왼손에는 삼안마귀환도 끼워져 있는 것 주의

파괴되어 있는 성마동천의 입구

부서진 문을 둘러보며 성마동천 안으로 들어가는 청풍

성마동천 내부. 돔형의 깊지 않은 동굴. 헌데 동굴 벽과 천장에 무수한 글과 그림이 그려져 있었지만 지금은 철저하게 훼손되어 있다. 장력으로 쳐서 깨트리거나 칼로 박박 그어서 훼손한 모습이다. 바닥에는 여러 장이 종이와 붓, 벼루등이 널려 있다.

청풍; (역시...) 입술 깨물고

청풍; (위진천은 천마조사님과 무성이 성마동천에 남긴 절기를 모두 필사(筆寫)한 후 철저하게 훼손해버렸다.) 분노하며 둘러보고

청풍; (내용을 떠나 두 분 조사님의 유물로서 가치가 있는 장소였는데 지키질 못했으니 후손으로서 면목이 없게 되었다.) 훼손된 벽을 향해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467>

등선곡. 세외선경 같은 분위기. 건물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건물 앞에 놓인 의자에 수컷 너구리 웅리가 앉아서 뭔가 만들고 있다. 아이들이 타고 놀 수 있는 목마다. 네 개의 다리에 휘어진 나무가 두 개 달려 있어서 흔들거리는 서양식의 목마. 조각칼로 말의 머리 부분을 다듬고 있다. 목마의 목에는 손잡이라 양쪽으로 달려있고

웅리; [얼추 그림으로 본 것과 비슷해졌구만.] 말의 머리 부분을 다듬으면서 흡족

웅리; [쌍둥이 녀석들이 이걸 타고 놀면 제 어미를 조금은 덜 힘들게 하겠지.] 웃을 때

건물 부엌에서 나오는 암컷 너구리 자리. 앞치마를 둘렀고 수건까지 머리에 써서 완연히 아줌마 분위기가 난다. 두 손에는 쟁반을 들고 있고. 쟁반에는 꿀물이 든 사발이 들어 있다. 젖가슴 부분이 좀 빵빵해졌다

자리; [목마(木馬)가 거의 완성 된 것같네요.] 다가가고. 돌아보는 웅리

웅리; [그럭저럭 비슷해졌어.]

웅리; [두 놈이 낮잠에서 깨어나면 한번 시승 시켜보고 마무리를 지어야지.] 까닥 까닥 목마를 흔들어 보이고

자리; [수고하셨어요. 시원하게 꿀물 좀 드세요.] 쟁반 내밀고

웅리; [고마워 임자.] 한손으로 그릇을 집어든다. 들고 있던 끌은 내려놓고

꿀물을 마시는 웅리

웅리; [어 시원하다.] 마시고 그릇을 입에서 떼고

자리; [세월 참 빠르지요?] 그릇을 받으며 말하고

웅리; [그러게 말이야. 귀의께서 돌아가신 게 어제 같은데 벌서 반년이나 지났으니...] 감회에 젖어 한쪽을 보고. 그쪽에 독심귀의의 무덤이 있다.

웅리; [금방이라도 귀의께서 저 모퉁이를 돌아 나오실 것같....] + [!] 말하다가 경악하며 벌떡! 일어나고

자리; [왜 그러세요?] 놀라며 돌아보고

쿵! 독심귀의의 무덤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있는 청풍.

자리; [흐윽!] + 웅리; [공... 공자님!] 경악하는 부부. 이어

웅리; [공자님!] 외치며 달려가고. 자리는 놀라서 굳어 있고

무덤 앞에서 돌아보는 청풍. 사흘 밤낮을 달려와서 초췌한 표정이고

웅리; [공자님! 공자님!] 헐떡이며 달려오고. 그 뒤에서 자리도 뒤늦게 달려온다

청풍; [웅리...] 웃으며 돌아보고

웅리; [돌아오셨군요 공자님! 이렇게 반가울 수가....] 헐떡이며 포권하고

청풍; [잘 지내고 있는 것같아 다행이다.] 끄덕이고

웅리; [예. 저희 부부는 무탈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눈물 닦으며 웃고. 그때

[흐윽!] 울면서 청풍의 품으로 뛰어드는 자리

자리; [공자님! 공자님!] 청풍의 품에 안겨 몸부림치면서 울고

청풍; [어허 남편이 보는 앞에서 외간 남자에게 이러면 쓰나?] 말은 그렇게 하면서 자리를 안고 다독이고. 웅리는 눈물 닦으면서 울고

자리; [뵙고 싶었어요.] 울면서 청풍의 품에 안겨 훌쩍이고

청풍; [그래. 나도 보고 싶었다.] 다독이고. 그러다가

청풍; [그런데 어째 전보다 몸이 좀 분 것같다.] 자리를 두 손으로 안아보며 갸웃하고

자리; [여자에게 무슨 실례되는 말씀이세요?] 눈물 닦으며 눈을 흘기고. 얼굴이 좀 발개져서

웅리; [집 사람이 몸이 분 데는 이유가 있지요.] 웃고

청풍; [이유?] 어리둥절. 그때

[엄마!] 어디선가 들리는 외침 소리. 흠칫! 하는 청풍. 이어

[엄마! 어디 있어?] [엄마!] 덜컹! 부엌이 있는 건물의 닫혀 있던 문이 작은 손들에 의해 열리고 그 안쪽에서 들리는 음성

청풍; [설마...] 놀라며 건물 쪽을 보고

[엄마...] [이잉... 엄마!] 문을 열고 나오는 어린 아이 둘. 한명은 남자 옷을 입었고 한 명은 치마를 입었는데 영락없는 사람 아기들이다. 다만 귀가 너구리 귀고 풍성한 꼬리가 달려있다. 환타지에 나오는 수인족의 모습이고

청풍; [저... 저 꼬물이들은...] 놀라고

자리; [구(九)야! 라(羅)야!] 청풍의 품에서 떨어져

자리; [엄마 여기 있어!] 건물 쪽으로 달려가며 외치고

웅리; [석 달 전에 태어난 녀석들인데 벌써 말문이 트이고 걸어 다니지 뭡니까?] 쑥스러워하며 건물 쪽을 보고. 자리는 건물쪽으로 거의 다 달려가 있고

청풍; [자리가 그새 아기 엄마가 되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놀라고. 아기 너구리들이 아장거리며 문 밖으로 나오고 두 녀석을 안으려는 자리를 보며

웅리; [저희 너구리들은 임신기간이 세 달이 채 안되거든요.] 머리 긁적이며 쑥스럽게 웃고

<성장 속도가 보통의 너구리들보다는 좀 느리지만 그래도 사람들에 비하면 무척 빠른 편이지요.> 두 팔로 각기 한 마리씩의 새끼 너구리를 안고 일어나는 자리의 모습 배경으로 웅리의 말. 자리는 행복한 표정으로 새끼들에게 입을 맞춘다

청풍; (부모가 둘 다 인간과 가까워서인지 자식들은 더 인간에 가깝구나.) 새끼들을 안고 다가오는 자리를 보며 생각하고

청풍; (한 두 세대만 거치면 진짜 사람이 되겠구나.)

자리; [자, 인사 드리거라. 너희들 큰 아빠란다.] 아기들을 품에 안고 다가와서 말하고. 아기들은 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청풍을 보는데

청풍; [착하지. 큰 아빠가 한번 안아보자.] 두 팔을 내밀고

아기들은 겁먹고 자리에게 달라붙으며 청풍의 눈치를 살피고

자리; [엄마 아빠 외에는 처음 보는 어른이라 아이들이 좀 낮이 선 모양이에요.] 청풍에게 아기들을 안겨주며 수줍게 웃고

청풍; [괜잖아. 큰 아빠가 보기엔 우락부락해도 착한 사람이란다.] 양팔로 아기들을 안으면서 웃고

여자 아이; [큰 아빠, 커...] 고사리같은 손으로 청풍의 얼굴 만지고. 사내놈은 여전히 겁을 먹을 표정이고

청풍; [엄마 아빠보다 큰 아빠가 좀 크긴 하지.] 웃고

청풍; [아이들 이름이 구와 라라고?] 웅리에게

웅리; [귀의님의 이름 최구(崔九)와 선녀님의 이름 우유라(尤乳羅)에서 따서 붙였습니다.] [저희 성을 이(狸)로 정했으니까 이구(狸九)와 이라(狸羅)가 되겠지요.]

청풍; [이구와 이라...] [선녀님은 물론이고 귀의님도 마음에 들어 하시겠구나.] 아이들을 안고 무덤을 보고

웅리; [귀의님은 선녀님과 함께 저희 부부를 짐승에서 벗어나 사람처럼 말하고 생각하게 해주신 분이니 한시도 은혜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청풍; (들으셨지요 귀의선배?) 아기들을 안고 무덤을 보며 생각하고

<선배님의 희생은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선배님 덕분에 새 삶을 살게 되었고...> 무덤 앞의 광경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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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1>

백일몽이 신소심을 본 그 마을. 역시 아침.

객잔. 점원들이 문을 열고 청소를 한다. 객실에 투숙했다가 떠나는 사람들도 있고. 배웅하는 점원들

객잔 뒤쪽의 객실들이 늘어선 곳

어느 객실. 떠날 준비를 하는 신소심. 좁은 방. 침대에는 이불이 개어져 있고. 허리띠를 묵고. 천독마비를 옆구리에 찌른다. 손가락에는 성마지환을 끼고 있고

신소심; (아직도 약간의 통증이 남아있다.) 좀 찡그리고. 얼굴 좀 붉히고

신소심; (그 짐승같은 인간이 내가 첫 경험이라는 것도 무시하고 거칠게 다룬 후유증이다.) 청풍이 자신을 강간하던 장면 떠올리고

신소심; (기왕 벌어진 일이니 수치스러워해 봐야 소용없는 일...) 한숨 쉬며 돌아서고

신소심; (그저 그날 당한 것으로 임신이나 하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삐꺽! 문고릴 잡고 문을 열고

신소심; (아비가 누군지도 밝힐 수 없는 애를 배서 고향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일이니...) + [!] 문 열고 나가려다가 눈 부릅

위진천; [잘 주무셨소 신소저?] 쿵! 문 밖 마당에 앉아있는 위진천. 간이 의자에 앉아있고. 그 주변으로 흑혈살조들 두 놈과 사내1, 2등이 서있다.

신소심; (위진천!) + [이공자!] 주춤! 하며 다시 방으로 뒷걸음질치고

신소심; (선자불래(善者不來; 선한 자는 오지 않고.) 내자불선(來者不善; 찾아온 자는 선하지 않다.)!) + [여긴... 어인 일이신가요?] 경계하고

위진천; [소저에게 긴히 볼일이 있어서 태산으로부터 밤을 새워 달려왔소.] 슥! 간이의자에서 일어나며 웃고

신소심; (느닷없이 내 앞에 나타난 것은 결코 좋은 뜻을 품고 찾아온 게 아니다.) + [제게 볼일이라니요?]

위진천; [내가 소저에게 맡겨놓은 물건이 있지 않소?] 신소심의 왼손 가운데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보고

신소심; (이 반지를 노리고 있다!) 자기 왼손 중지에 끼워진 반지를 재빨리 보고

신소심; (무슨 사연이 있는 반지인지는 모르지만 빼앗기면 안될 것 같다!) 팟! 뒤로 벼락같이 날아가고

[헉!] [저 년이...] 흑혈살조들이 눈 부릅뜰 때

펑! 등으로 뒤쪽의 창문을 박살내며 건물의 뒤쪽으로 날아나가는 신소심

[이년!] [서라!] [놓치지 마라!] 휘익! 휙! 흑혈살조들이 지붕 위로 날아오르고. 위진천은 피식 웃으며 보고 있다

메뚜기처럼 튀어올라 객잔을 빠져나가는 신소심과 흑혈살조들.

위진천; [확실히 계집답게 눈치가 빠르군.] 멀어지는 신소심과 흑혈살조들 보며 웃고

위진천; [물론 그래봤자 부처님 손바닥 위의 손오공이지만...] 휘익! 날아오르고. 헌데

[뭐야?] [무슨 일이야?] [싸움이라도 난 건가?] 다른 객실의 문이 열리며 손님들이 기웃거린다. 그리고

그 건물 모퉁이에 숨어서 지금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던 백일몽. 죽립을 쓰고 있다

백일몽; (위진천... 저 인간까지 나타날 줄이야!) 식은땀. 두려움에 떨고

백일몽; (관부에 쫓기는 신세인 위진천이 직접 나서서 손에 넣으려는 반지라면...) 흥분한 표정으로 눈 번뜩이고

백일몽; (틀림없다!) (성마지환!)

백일몽; (천마와 무성이 남긴 절세무공을 찾을 수 있다는 성마지환을 신가년이 갖고 있었던 것이다!)

백일몽; (다른 것도 아니고 성마지환과 관련된 일이라면 더욱 더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슥! 건물 모퉁이에서 나오고

백일몽; (뒤를 밟아서 경과를 확인이라도 해봐야한다.) 휘익! 날아오르고

 

#462>

갈대 무성한 강변.

쐐액! 필사적으로 달아나는 신소심. 그 뒤에서 흑혈살조와 사내1, 2가 날아 온다

신소심; (이 반지...) 날아가면서 왼손 중지에 낀 반지를 만지고

신소심; (벽세황의 시신에서 찾아냈다는 이 반지가 문제였던 거야!)

신소심; (위진천은 이 반지를 환심을 살 겸 황보경에게 건네주라고 했지만...) (난 황보경의 싸가지 없는 응대에 화가 나서 전해주지 않았었다.)

<그러고 보면 혈교, 아니 위가장의 인간들이 신장궁을 공격했던 원인도 바로 이 반지 때문이었다.> 흑혈살조들이 황보경과 뇌옥경이 보는 앞에서 신장궁 사람들을 죽이던 장면을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신소심; (나로서는 이 반지에 무슨 사연이 깃들어 있는지 알 리가 없었다.)

신소심; (그렇다고 버리긴 아까워서 그냥 끼고 있었던 것인데...)

신소심; (위진천이 노릴 정도로 귀중한 물건인 줄 알았으면 마태자에게 줘버릴 걸...) 이를 악물고 날아가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신소심

쿵! 앞쪽의 무성한 버드나무 뒤에서 걸어 나오는 위진천. 히죽 웃는다

신소심; [위진천!] 팟! 놀라고 이를 악물며 옆으로 홱 방향을 틀어 달아나려 하지만

위진천; [노는 건 여기까지!] 투쾅! 손가락을 튕기자 레이져같은 빛이 내뻗치고

신소심; [악!] 퍼억! 등이 그 빛에 찍혀 비명 지르는 신소심

퍼억! 풀 밭 위에 나뒹구는 신소심

위진천; [너무 겁먹진 마라. 귀한 물건을 잘 보관한 공을 높이 사서 죽이진 않을 테니...] 웃으며 걸어오고. 신소심은 혈도가 찍혀서 벌벌 떨고 있고

[소가주님!] [그년을 잡으셨군요.] 휘익! 휙! 현장에 도착하는 두 명의 흑혈살조와 두 명의 사내들

위진천; [너희들도 수고했다.] 쓰러진 신소심의 옆에 한쪽 무릎 꿇고. 신소심은 겁에 질린 채 벌벌 떨고 있고

위진천; [신장궁에서 몰래 빠져나온 이년을 놓치지 않고 포착한 덕분에 일이 쉽게 풀렸다.] 왼손으로 신소심의 왼손을 바쳐들고

[별 말씀을...] [속하들이야 할 일을 했을 뿐입지요.] 사내1, 2가 굽신대고

위진천; [그래서 상을 내릴 생각이니 기대해라.] 슥! 오른손 손가락으로 신소심의 왼손 중지에 끼워져 있는 성마지환을 뽑아낸다.

신소심; (안... 안돼!) 절망하고

위진천; [성마지환!] 반지를 완전히 뽑아서

위진천; [드디어 이게 내 손으로 다시 돌아왔구나.] 살펴보며 흥분하고

신소심; [성... 성마지환!] 놀라고

신소심; [그... 그 반지가 바로 성마지환이었단 말인가요?]

위진천; [혈왕을 시조로 둔 신귀문의 제자답게 성마지환을 알고 있었군.] 웃고

위진천; [그렇다. 네년은 천마와 무성의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보물 성마지환을 반년 가까이 끼고 있었던 것이다.] 놀리고

신소심; (맙소사!) 경악하고 전율하고

위진천; [원래는 날 속 썩인 대가로 네년을 귀여워해줄 생각이었다만...] 왼손으로 신소심의 뺨을 쓰다듬고. + 신소심; [흐윽!] 전율하고

위진천; [막상 성마지환을 되찾고 보니 마음이 급해졌다.] [난 이 길로 성마동천을 찾아가 천마와 무성의 절기들을 손에 넣어야겠다.] 일어나고

신소심; (그... 그나마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어!) 안도하지만

위진천; [대신 네놈들이 이년을 귀여워해줘라!] 발로 신소심의 옆구리를 툭 차고

신소심; [뭐...뭐라고?] 기겁하고

[그... 그래도 되겠습니까 소가주님?] 사내들 입이 귀에 걸리고

위진천; [내가 성마지환을 되찾는데 세운 혁혁한 공로에 대한 보상이다.] [난 이만 가볼 테니 너희들끼리 마음껏 즐기도록 해라.]

위진천; [즐긴 후에 죽이든 매음굴에 팔아넘겨 용돈 벌이를 하든 알아서 해라.] 으하하! 휘익! 웃으며 날아오르고

[감사합니다 소가주님!] [살펴 가십시오.] 멀어지는 위진천을 향해 굽신거리는 흑혈살조 두 놈과 사내1, 2

까마득히 사라지는 위진천

[가셨군.] [그럼 우리만의 잔치를 시작해볼까?] 히죽거리며 신소심쪽으로 돌아서고

신소심; [차... 차라리 날 죽여라!] 이를 갈지만

[죽여달라고?] [그년 생각보다 적극적이로군.] 히죽거리는 사내들

[소원대로 죽여주마!] [우리 넷을 상대하다보면 원하지 않아도 죽게 될 것이다.] 덮치는 사내들

찌직! 찍! 신소심의 옷을 마구 벗기는 네놈. + 신소심; [악!] 비명

[죽이는구만.] [고생한 보람이 있었어!] [흐흐흐 이년아! 우리들이 네년 서방이다.] 옷을 찢어 벗기고 주물러대는 네놈

신소심; (마태자...) 사내들에게 강간당하며 청풍을 떠올리고

신소심; (미안해요! 당신이 품었던 몸뚱이를 지키지 못해서...) 주물리키며 울고

그사이에 한 놈이 신소심의 가랑이를 벌리고 자신의 바지를 까내리고.

신소심; (끝이야!) 절망

<혀를 물 힘도 없는 게 한스러울 뿐이다.> 자기 몸에 올라타는 자를 보며 절망하고. 다른 놈들은 신소심의 몸을 주무르거나 팔을 누르고 있고. 바로 그때

피핑! 날아드는 표창들

퍼퍽! 퍽! [헉!] [컥!] 사내1, 2가 표창에 등을 맞아 휘청하고. 반면

[웬놈이냐?] 팍! 텅! 흑혈살조중 한 놈은 팔뚝을 들어 막아서 팔뚝에 표창이 박히고. 다른 놈은 손을 저어서 표창을 날려버리고. 그때

슈악! 갈대 속에서 유령같이 뛰쳐나오는 죽립을 쓴 여자. 물론 백일몽이고

양손에 짧은 비수를 하나씩 들었다.

[헉!] [계집이다.] 사내1, 2가 표창을 맞은 채 휘청이며 돌아서지만

쩍! 서걱! 그 놈들의 목을 스치며 치명상을 입히는 백일몽의 비수

[크악!] [컥!] 피를 뿌리며 쓰러지는 사내1과 사내2

[이년이...] [조심해라 만만찮은 년이다!] 팟! 휘익! 뒤로 날아올라 피하는 흑혈살조들

슈학! 따라붙으며 양손의 비수를 긋는 백일몽.

[큭!] [이년이...] 두 놈 사이를 스치며 그은 백일몽의 비수에 한 놈은 목이 그어지고 다른 놈은 옆구리가 베어진다. 목이 베인 놈은 상처가 그리 깊지 않지만 허리가 베인 놈은 상당히 깊게 베어졌다. 하지만

흑혈살조1; [크아!] 허리가 베어진 상태에서도 맹렬히 몸을 휘돌리며 발길질을 하는 허리 베어진 놈

펑! 지나치는 자세로 등을 그자의 발길질에 채이는 백일몽

콰당탕! 앞으로 나뒹굴었었다 재빨리 일어나는 백일몽. 죽립이 좀 우그러지고 비뚤어졌다.

흑혈살조1; [큭!] 옆구리를 잡고 주저앉는 허리 베어진 놈

흑혈살조2; [괜잖은가?] 목을 누른 채 비틀거리며 돌아보는 놈

흑혈살조1; [창... 창자까지 갈라진 것같지만... 금방 죽을 정도는 아니야.] 한쪽 무릎 꿇은 자세로 백일몽을 노려보며 대답하고

흑혈살조2; [죽일 년!] 창! 칼을 뽑으며 백일몽을 돌아보고. 백일몽은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있다. 등을 채인 충격으로

흑혈살조2; [가랑이를 찢어죽이고 말겠다.] 지지징! 칼을 진동시키며 백일몽을 겨누고.

백일몽; (두 놈을 죽이느라 잠깐 지체한 것이 흑혈살조들에게 반격할 기회를 주고 말았다.) 비수들로 앞을 가리며 일어나고

욱신! 욱신! 흑혈살조1에게 채인 등이 아프고

백일몽; (죽일 수야 있겠지만 나도 피를 볼 각오를 해야겠는걸!) 흑혈살조들을 노려본다. 흑혈살조2는 칼로 겨누고 있고 흑혈살조1은 한쪽 무릎을 꿇은 자세로 역시 칼을 뽑고 있다. 부상을 입었지만 두 놈 다 눈 부라리며 별 상관하지 않는다

백일몽; (물론 그냥 달아나면 된다. 하지만...) 힐끔 신소심을 보고. 신소심은 거의 알몸이 된 채 누워서 싸움을 보고 있다. 수치스러운 표정

백일몽; (그럴 경우 저 계집의 신세가 비참해질 게 뻔하니 그럴 수도 없고...) 입술 깨물고

백일몽; (출혈을 각오하고 속전속결로 끝내야겠다.) 슥! 슥! 비수를 겨누며 옆으로 움직이고

[놀아보자 계집!] [우리 흑혈살조의 피를 본 이상 곱게 죽이진 않겠다.] 살벌하게 웃는 두 놈. 헌데 바로 그때

화악! 그자들 뒤로 유령같이 나타나는 인물. 바로 타노다.

[헉!] [네놈은...] 두 놈이 돌아보며 놀라지만

퍽! 흑혈살조2의 머리통이 타노의 주먹에 박살나고

백일몽; (저자는...) 알아보고

신소심; [타노!] 안도하며 환호성

백일몽; (칠지무제의 심복인 타노로구나.) 생각할 때

흑혈살조1; [크아!] 쩍! 그놈이 휘두르는 칼이 수많은 칼 그림자를 일으키며 타노를 베어간다. 그 배경으로 머리통이 으스러진 흑혈살조2의 몸통이 쓰러지고 있고

피하는 타노

퍼퍽! 서걱! 그래도 완전히 피하지 못해 칼날들이 스치면서 몸이 옷과 함께 몇 군데 베어지는 타노.

신소심; [악!] 비명.

흑혈살조1; [감히 우리 흑혈살조를...] + [!] 다시 타노를 공격하려다가 눈 부릅

서걱! 옷은 베어졌지만 옷 속의 몸은 멀쩡한 타노

흑혈살조1; (몸뚱이가 쇳덩이같은 놈이다!) 쩍! 굳어진 얼굴로 다시 맹렬히 타노의 목을 쳐가고. 하지만

콰창! 타노의 웅크린 손아귀에 부딪히며 깨지는 그자의 칼. 이어

콰득! 그대로 흑혈살조1의 머리통을 움켜잡는 타노의 손. 타노의 손가락 사이로 눈 부릅뜨는 흑혈살조1

흑혈살조!; [제발...] 공포에 질리지만

타노; [이미 늦었다.] 파삭! 그자의 머리통을 박살내고

신소심; [흑!] 고개 돌리고

털썩! 나뒹구는 흑혈살조1의 시체

타노; [괜잖으시오 신소저?] 신소심을 돌아보고

신소심; [혈... 혈도만 찍혔을 뿐이에요.]

타노; [다행이오.] 말하며 백일몽을 보고. 백일몽은 칼을 칼집에 넣고 돌아서려 하고

타노; [뉘신지 모르지만 큰 신세를 졌소이다.] 포권하고

백일몽; [마음에 두지 마세요. 같은 여자로 두고 볼 수가 없었을 뿐이니까요.] 우그러진 죽립을 다시 눌러쓰고

타노; [신세 진 김에 신소저의 혈도를 좀 풀어주셨으면 하오.]

백일몽; (몸은 불구지만 마음은 올곧은 사내네.) + [그러죠.] 신소심에게 다가가고

백일몽; [아프더라도 참아요.] 파팟! 신소심의 가슴을 강하게 찌르고. + 신소심; [학!] 야하게 퍼덕이고. 이오

신소심; [고... 고마워요.] 급히 일어나며 옷을 갈무리하고

백일몽; [별 말씀을...] 돌아서고. 이어

백일몽; [몸 조심해요.] 휘익! 날아간다

신소심; (누굴까? 무림에 여자면서 저 정도 실력을 지닌 고수는 드문데...) 멀어지는 백일몽을 보고

타노; [미안하오. 금릉분타를 통해 상황을 짐작했지만 달려오는 게 너무 늦었소이다.] 신소심에게 다가오고

신소심; [그런 말씀 마세요. 그보다 빨리 무제궁으로 돌아가서 궁주님을 뵈어야만 해요.]

타노; [궁주님은 무슨 일로...] 어리둥절

신소심; [성마지환을... 위진천에게 빼앗겼어요.] 이를 악물고

[!] 눈 부릅 놀라는 타노

 

#463>

<-유령산장> 낮. 하지만 구름이 낮게 깔려 있어서 음침한 분위기

교소소; [흐윽!] 유령귀왕의 품에 와락 안기며 우는 교소소. 장소는 대청. 유령귀왕도 놀라고 감격하며 딸을 끌어안고

교소소; [죄송해요 아버지! 죄송해요!] 유령귀왕의 품에 안겨 몸부림치며 울고. 좀 떨어진 곳에 환설이 서서 보고 있고

유령귀왕; [되었다 소소야.] [밖에서 무슨 일을 겪었든 이렇게 살아서 아비에게 돌아왔으니 되었다.] 딸을 끌어안고 다독이고.

유령귀왕의 품에 안겨 우는 교소소. 이어

유령귀왕; [환소저!] [이 교백이 너무도 큰 신세를 졌소이다.] 딸을 안은 채 환설을 돌아보고

유령귀왕; [그저 백골난망일 뿐이오.] [기필코 은혜를 갚겠다고 약속드리겠소이다.] 환설에게 고개 숙이고

환설;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으니 은혜랄 것도 없답니다.] 고개 좀 숙이고

환설; [그래서 보은은 원치 않고 그저 부탁을 한 가지 드리고 싶군요.]

유령귀왕; [부탁이라니 가당치 않소이다. 원하시는 게 무언지 말씀만 해주시오.] [이 교백, 목숨이라도 기꺼이 내놓겠소이다.]

환설; [그리 말씀하시니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말씀드릴 수 있겠군요.]

환설; [장주께서 얼마 전부터 새로 섬기고 계시는 주인을 뵐 수 있게 해주셨으면 해요.]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 눈 치뜨는 유령귀왕

 

#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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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9>

위진천의 거처. 흑혈살조들이 초 긴장해서 앞쪽을 보고 있고. 그자들 뒤로 비파를 품에 안은 비파희가 서있다.

<독절님의 비명이 들렸다!> <젠장! 독절쯤 되는 분이 저항도 제대로 못하고 죽었단 말인가?> 비지땀을 흘리는 흑혈살조들

비파희; (흑혈살조 아이들의 공포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한숨

비파희; (하긴 나 역시 숨도 제대로 크게 쉬지 못할 지경이니...) 생각할 때

저벅! 저벅!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고. 그러자

[헉!] [큭!] 비틀거리는 흑혈살조들

비파희; (발자국 소리에 가공할 위압감이 실려 있다.) + [정신 차려라!] 촤앙! 비파의 현을 그으며 외치고

[!] [!] 비틀거리다가 깜짝 놀라며 정신 차리는 흑혈살조들

비파희; [너희들의 사명이 목숨으로 소가주를 보위하는 것임을 잊지 마라!] 지지징! 비파를 켜며 외치고

[후욱!] [죄... 죄송합니다 비파희님!] [젠장! 한번 죽지 두 번 죽나!] [해보자!] 용기를 내는 흑혈살조들. 그때

[제법이로군!] [계집으로 태어난 게 아까운 계집이다.] 저벅 저벅! 발자국 소리와 함께 앞쪽 어둠 속에서 누군가 걸어온다.

<왔다!> 흑혈살조들과 비파희 모두 초긴장할 때

청풍; [이제껏 계집은 죽여본 적이 없다.] 어둠 속에서 나타나는 청풍. 아직 하체만 제대로 보이고 상체는 구분이 안되고

청풍; [그래서 이번에도 살 기회를 주고 싶으니 순순히 투항해라.] 쿵! 완전히 상체도 모습을 드러내는 청풍

비파희; (마태자 이청풍!)

비파희; (역시 저 괴물이 쳐들어왔구나.) 긴장할 때

[비... 비파희님!] [저... 저기...] 흑혈살조들 공포에 질리고 긴장하며 청풍의 뒤를 가리키고

쿵! 청풍의 뒤로 수많은 사람들의 그림자가 보이고

걸어오는 청풍의 뒤로 수많은 무제궁 무사들이 따라오고 있다. 청풍의 바로 뒤에는 노인들과 중년인들. 모두 분노한 표정

<무... 무제궁의 인간들이 모두 몰려왔다!> <칠지무제 부녀가 해방되자 우릴 치러 왔구나!> 흑혈살조들 아연긴장하며 무기를 꼰아들 때

청풍; [부하들 때문에라도 쉽게 결심을 못 하겠다?] 음산하게 웃고.

청풍; [그럼 결심을 도와주지.] 지지지! 벼락에 휘감긴 오른손을 내밀고.

오른손 주먹을 휘감는 검은 벼락

<손이 검붉은 벼락에 뒤덮인다! 설마 저 무공은...> 무언가 깨닫는 비파희

비파희; [조심해라!] 징! 비파를 긋고.

깜짝 놀라는 흑혈살조들. 직후

바웅! 비파희의 몸은 초음파의 막에 덮이고.

[젠장!] [치자!] [죽이자!] 팟! 쩍! 일제히 날아올라 청풍을 공격해가는 흑혈살조들. 아주 빠르게 쇄도하며 무기를 휘두른다. 하지만

청풍; [잘 가라!] 투쾅! 확 손가락 펴는 청풍의 손에서 벼락들이 수없이 뻗히고

[크악!] [컥!] [케에엑!] 빠지직! 빠카캉! 허공에 뜬 채 벼락에 맞아 비명 지르는 흑혈살조들

빠카캉! 쩡! 한 가닥의 벼락이 비파희에게 날아가지만 비파희가 연주하는 비파에서 일어난 초음파의 벽에 막혀 튕겨진다

퍼억! 퍽! 새카맣게 타서 지면에 나뒹구는 흑혈살조들의 시체

<가공!> <일류고수들인 흑혈살조 수십명을 일격에 몰살시켰다!> 좀 떨어진 곳에 서서 보던 무제궁 사람들 경악하고

청풍; [방해하는 버러지들을 치워버렸고...] 비파희에게 다가가고

청풍; [내가 원하는 목숨은 위진천이란 마귀의 것뿐이다.] [계집인 네가 굳이 희생할 이유는 없으니 잘 생각해라.]

비파희; [소가주의 목숨을 원한다면...] 지지징! 비파를 켜기 시작하고

비파희; [내 시체를 먼저 밟고 넘어야할 것이다.] 촤앙! 길게 비파의 현을 그어내리고. 그러자

꽝! 엄청난 초음파가 청풍의 몸을 강타한다. 마치 청풍의 바로 앞에서 대형 폭탄이 터진 것처럼 충격파가 생긴다.

[헉!] [큭!] 청풍 뒤쪽의 무제궁 사람들 귀를 막고 비틀. 내공이 약한 젊은이들은 입과 코로 피를 토하거나 주저앉고

[가... 가공할 음공!] [이공자! 무사하시오?] 노인들이 귀를 막으며 앞을 보며 외치고. 노인들도 입과 코로 피를 조금씩 흘리는데

쿠오오! 화악! 돌풍과 먼지가 갈아앉고

쿵! 그 속에 바위처럼 우뚝 서있는 청풍.

[오오오!] [버티어 냈다!] [비파희, 저 마녀의 음공에 직격당하고도 멀쩡하다!] 무제궁 사람들 환호하고 안도하고

비파희; (괴물...) 굳어지는 얼굴

<내 음공이 몸에 닿는 순간 몸으로 마주 진동을 일으켜서 상쇄시켰다!> 지지징! 몸 전체가 은은하게 진동하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비파희의 경악. 그때

청풍; [확실히 네년은 무적팔절 중 으뜸가는 실력의 소유자다. 그래서 위진천이 측근으로 두고 경호를 맡겼겠지만...] 냉소하고

청풍; [대접을 받았으니 이번에는 내가 대접을 하겠다.] [막을 수 있으면 막아봐라.] 지지징! 진동이 일어나는 양손을 마주보게 세우며 쳐들고

비파희; (온다!) 지지징! 역시 손을 아주 빠르게 움직여서 비파를 켜고

청풍; [천마박수찬(天魔拍手讚)!] 꽝! 강하게 손뼉을 친다. 동시에

비파희; [크왓!] 좌아아앙! 높이 들어던 손으로 강하게 비파의 현을 긋는다

꽝! 청풍의 박수친 손 앞에서 터져나간 음파와 비파희가 비파의 줄을 그어 일으킨 음파가 해일처럼 충돌한다.

드드드! 바웅! 지축이 흔들리고. [큭!] [헉!] 무제궁 무사들 귀를 막고 비틀. 직후

펑! 충격을 받고 뒤로 날아가는 비파희. 비파도 놓쳤는데 비파의 줄이 모두 끊어졌다.

퍼억! 건물 바로 앞에 등부터 나뒹구는 야한 자세의 비파희

따다당! 줄이 모두 끊어진 비파가 근처에 나뒹굴고

[컥!] 대량의 피를 토하는 비파희

[이겼다!] [그렇지!] [꼴좋구나 마녀야!] 환호하는 무제궁 사람들. 그 배경으로 쳐들었던 손을 내리며 걸어오는 청풍

청풍; (쓰러트리긴 했지만 흑백신귀 이래로 만난 적들 중 가장 강한 계집이었다.) 코로 약간의 피가 흐르고

청풍; (내게 심하진 않지만 내상을 입힐 정도였으니...) 비파희 앞에 이르고

비파희; [내... 내가 졌다!] 입과 코로 피를 줄줄 게워내며 헐떡이고

비파희; [하지만... 진짜 패한 것은 바로 너다 마태자!] 웃고

청풍; [말을 참 어렵게 하는 계집이로군.] 냉소하며 비파희 옆을 지나고

청풍; [이기면 이긴 거고 지면 진 것이지.] 펑! 문을 장풍을 날려 박살내고

청풍; [진짜 패하고 진짜 이긴 건 무슨 궤변...] + [!] 말하며 침실 안으로 들어서다가 눈 부릅뜨는 청풍

쿵! 넓은 침실. 벽쪽의 침대에 주저앉아 벌벌 떨고 있는 사내. 체형과 얼굴이 비슷하긴 하지만 위진천이 아니다.

청풍; (저놈...) 눈 부릅

<체형과 얼굴이 비슷하긴 하지만 위진천이 아니다!> 으으으! 겁에 질려 벌벌 떠는 사내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비파희; [이제야 알겠느냐? 진짜 패한 것은 너라는 말의 뜻을...?] 입구쪽에 쓰러진 채 고개 조금 돌려 보며 웃고

청풍도 돌아보고

비파희; [소가주는 어제 아침에 무제궁을 몰래 나갔다.]

비파희; [그리고 머잖아 절대무적의 힘을 얻어 우리들의 복수를 해줄 것이다.] 툭! 말하다가 고개 떨구며 기절하고

청풍; (위진천이 절대무적의 힘을 얻어 대신 복수를 해준다?) 기절한 비파희를 보며 찡그리고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드는구나.>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460>

<-용문협(龍門峽)> 새벽. 깎아지른 절벽 사이에 아주 거칠고 험하게 흐르는 격랑이 있다. 물안개가 자욱하고

[학! 학!] 절벽 위를 달리는 교소소. 허리에 검을 차고 있고. 내공을 쓰지 못해서 뜀박질을 한다.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고

교소소; (멀... 멀지 않았어!)

교소소; (이제 반나절만 더 가면 유령산장이 있는 북망산이야.)

교소소; (내공을 쓸 수 있으면 반시진도 안되어서 도착할 수 있는 거리지만...) (지금의 내게는 여전히 까마득히 먼 거리야.)

교소소; (하지만 난 지난 열흘간 마귀같은 놈들의 추적을 따돌리는 데 성공했어.)

교소소; (이제 곧 유령산장의 영역에 들어갈 수 있게 될 테고... 그럼 이 고생도 끝이야.) 이를 악물고

교소소; (내가 당한 일을 아버지가 아시면 위씨일족의 씨를 말려버리시려고 할 게 분명해.) 아버지 유령귀왕을 떠올리고

교소소; (그러니 힘들어도 주저앉으면 안돼.) 울면서 달리고

교소소; (복수를 하기 위해서라도 기필코 살아서 집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거야.) 달리는데

[감격의 눈물인가?] 슥! 누가 옆에서 얼굴 들이밀며 말하고. 바로 신행태보다

교소소; [악!] 기겁하며 옆으로 피해 달리고

신행태보; [이거 서운하구만!] 슥! 천천히 산보하듯 따라붙으며 음산하게 웃고

신행태보; [만리장성도 쌓은 사이인데 마치 귀신 보듯 하니 말이야.] 금방 가까이 다가와 속삭이고

교소소; [신... 신행태보! 네놈이 어떻게...] 팟! 급히 방향을 틀어 다른쪽으로 달리면서 겁에 질리고

신행태보; [제법 똑똑한 줄 알았는데 아직도 감이 잡히지 않는 건가?] [네년이 어떻게 우리 위가장의 비밀분타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는지?] 설렁설렁 걸어서 따라오며 웃고

교소소; [!] 눈 부릅 교소소. 자기 방을 지키던 여자무사들이 죽어있던 장면을 떠올린다. #389>의 장면

교소소; [그... 그럼 날 지키던 계집들을 죽인 게...]

신행태보; [본좌를 물 먹인 네년에게 분풀이를 해도 후환이 없을 상황을 만들 필요가 있었단 말이지.] 스윽! 단번에 교소소의 앞쪽으로 이동하며 교소소와 마주 보는 자세로 뒤로 날아가며

교소소; [이 마귀...] 창! 달리면서 검을 뽑고

교소소; [동료들까지 목적을 위해 아무렇지 않게 죽이고...] [네놈이 그러고도 인간이냐?] 쩍! 앞쪽에서 뒤로 날아가는 신행태보를 베지만

신행태보; [잘 봤다 이년아!] 툭! 간단히 손짓을 해서 교소소의 쳐서 검을 놓치게 만들고

신행태보; [오늘 난 마귀가 되기로 작정한 몸이다.] 퍽! 다른 쪽 주먹으로 교소소의 명치에 훅을 찌르고. 몸이 접히며 눈 부릅 뜨는 교소소

교소소; [악!] 콰당당! 3미터쯤 날아가 나뒹굴고

교소소; [끄윽!] 명치를 맞아 숨이 막힌 표정으로 벌벌 떨고. 그런 교소소에게 다가오는 신행태보

신행태보; [각오해도 좋다. 지금까지는 인질로서의 가치를 생각해서 살살 다뤘었지만...] 아랫도리를 한손으로 만지면서 교소소를 내려다보고. 사색이 되는 교소소

신행태보; [더 이상 살려둘 이유가 없어졌으니 제대로 갖고 놀아주마.]

교소소; [흐윽....]

신행태보; [간살(姦殺)당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교소소의 옷을 벗기려 몸을 숙이고

교소소; [제발... 무슨 짓을 해도 좋으니 죽이지만 말아주세요.] 두 손 모으며 애원하지만

신행태보; [이미 늦었다 이년아!] 콱! 교소소의 목을 움켜쥐고. + 교소소; [컥!] 목이 조여져서 눈이 튀어나오려 하고.

신행태보; [죽어가는 년의 여기 맛이 기막히다는 속설이 사실인지 오늘 네년을 통해서 확인해봐야겠다.] 다른 손으로 교소소의 아랫도리를 만지고

교소소; (누... 누가 제발...) 자기 목을 조인 신행태보의 손을 두 손으로 잡고 꺽꺽 대고. 바로 그때

[그만 하지.] 누군가의 말이 들려 눈 부릅뜨는 신행태보. 목이 조여지던 교소소도 눈 치뜨고

환설; [죽어 마땅한 인생이지만 아직은 살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걸어오면서 말하고. 죽립을 쓰고 있으며 무기는 지니고 않은데 허리띠가 무기다. 약간 폭이 넓은 허리띠를 펼치면 긴 장검이 된다.

환설; [달아난다면 굳이 쫓아가서 죽이지는 않겠다.] 죽립 아래에서 살벌하게 번뜩이고 있는 환설의 눈

신행태보; [흐흐흐 이런 이런...] 슥! 환설을 돌아보면서 음험하게 웃으며 그때까지 쥐고 있던 교소소의 목을 놓고.

신행태보; [너무 오래 참아서 한 년으로는 부족했는데 제 발로 또 한 년이 나타나주었군.] 일어나고

교소소; [조... 조심해요.] 콜록! 잡혔던 목을 만지며 환설에게 외치고. 하지만

신행태보; [늦었다!] 슈학! 이미 환설의 바로 앞에 육박해서 환설의 목을 움켜쥐려는 신행태보, 환설은 움직이지 않고.

콱! 환설의 목을 움켜잡는 신행태보의 손

교소소; [안,... 안돼!] 비명 지를 때

[!] 눈 부릅뜨는 신행태보

콱! 슥! 그자의 손아귀는 허공을 움켜쥐고 있고 환설의 목은 뒤로 스윽 밀려난다

신행태보; (내 손을 피했다!) 파앗! 경악하며 급정거할 때

환설;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리겠다 이거지?] 슥! 뒤로 물러갔던 몸이 다시 앞으로 나오고

신행태보; (이 년...) 쩍! 다가오는 환설에게 웅크린 손을 내뻗지만

쾅! 몸통을 옆으로 틀어 신행태보의 공격을 피하면서 그자의 가슴을 강타하고 있는 환설의 손바닥.

신행태보; [컥!] 푸학!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는 신행태보

교소소; [아!] 안도 환호

신행태보; [젠장!] 콰득! 겨우 몸을 세우며 내려서고

신행태보; [제법 한 수가 있는 년....] + [!] 이를 갈다가 눈 부릅

화악! 갈쿠리 같은 손으로 신행태보의 목을 움켜쥐어오고

신행태보; (위험...) 스스스! 몸을 여러 개로 만들어 피하고. 하지만 그 직후

[!] 눈 부릅뜨는 신행태보

스스스! 역시 몸이 여러 개로 변해서 따라붙는 환설. 강철같은 손아귀로 신행태보의 목을 움켜쥐려는 자세로.

신행태보; (이년...) 쐐액! 사력을 다해 경신술을 펼쳐서 뒤로 날아가지만

신행태보; (나처럼 경신술이 특기인 계집이다.) 사력을 다해 머리를 뒤로 젖히는 신행태보의 목으로 날아드는 웅크린 환설의 손아귀. 이어

콰득! 쭉 늘어나는 것같으면서 신행태보의 목을 움켜잡는 환설의 손아귀. 눈 치뜨는 신행태보의 얼굴

환설; [크아!] 쾅! 움켜쥔 신행태보의 몸뚱이를 도리깨질 하듯 한 바퀴 돌렸다가 바닥에 패대기친다

신행태보; [커억!] 등부터 바닥에 패대기쳐진 채 피를 왈칵 토하고.

교소소; [아!] 안도와 흥분

환설; [운이 좋은 줄 알아라.] 바닥에 널브러져 벌벌 떠는 신행태보를 차가운 눈으로 내려다보며 멈춰서고

환설; [본녀에게 지은 죄는 없어서 죽이진 않았다.] 차갑게 말할 때

콱! 바닥에 떨어져 있던 검을 움켜잡는 교소소의 손

돌아보는 환설

교소소; [용서 못해!] 검을 들고 비틀거리며 일어나는 교소소

교소소; [그 언니는 네놈을 죽이지 않았지만 난 달라!] 명치를 맞은 후유증으로 비틀거리면서 다가오고. 카카캉! 검을 질질 끌어서 불꽃과 소리를 내며

신행태보; [잠... 잠깐...] 바닥에 쓰러진 채 벌벌 떨며 사색이 되어 돌아보고

신행태보; [용... 용서해다오! 널 간살하겠다고 한 건 그냥 협박이었을 뿐이다.] 자기에게 다가온 교소소를 올려다보며 사색이 되어 애원하지만.

교소소; [개소리는...] 눈물 흘리며 이를 갈고. 검을 두 손으로 잡고

환설; (말릴 수가 없네.) 한숨 쉬며 물러서고

교소소; [지옥에 가서 마저 해라 개잡종아!] 부악! 검을 세차게 내리치고

[크악!] 퍼억! 신행태보의 손이 쳐들리고 피가 확 튄다. 비명을 배경으로

교소소; [죽어! 죽어라!] 퍽퍽! 미친 년처럼 울부짖으면서 연신 검을 내려친다. [끄아아악!] 퍼퍽! 푸슛! 그 배경으로 신행태보의 비명과 함께 피가 튀고

교소소; [으아아아!] 울부짖으며 신행태보를 난도질하는 교소소

환설; (목불인견의 참상이긴 하지만...) 한숨 쉬며 보고

환설; (소궁주님의 예지력은 정말 놀랍구나.) 으아아! 죽어! 죽어! 악을 쓰며 검을 내리쳐서 신행태보를 난도질하는 교소소를 보며 생각하고.

이어 환설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진상파가 환설을 떠나보내며 말하던 장면이다. #369>의 장면이다.

 

진상파; [열흘 후 새벽에 낙양 근처 용문협(龍門峽)에 가서 기다리면 어떤 여자를 구할 기회가 있을 텐데...]

진상파; [그 여자를 구해주면 유령귀왕을 만나는 일이 수월해질 거예요.]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회상 끝

 

환설; (아마도 저 계집아이가 유령귀왕의 딸인 유령일염 교소소일 텐데...) 신행태보를 난도질하며 울부짖는 교소소를 보며 한숨

<어쩌다가 몸을 망쳐 비참하게 되었는지 모르겠구나.> 울부짖는 교소소의 얼굴 배경으로 환설의 생각 나레이션

 

#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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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3>

<-신장궁> 오후. 이제 완전히 평온을 되찾았고. 정문으로 사람들과 물건 실은 우마차들도 드나들고.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신장궁 후원의 잘 가꿔진 정원. 정자도 있고. 황보경의 거처다.

까르르! 호호호! 웃음소리 예쁜 옷을 입은 벽초아와 황보민이 정원에서 함께 놀고 있다. 황보민이 돌아보며 꽃나무들 사이를 뛰고 있고. 벽초아가 그 뒤를 종종 걸음으로 따라가며 까르르 웃는다.

정자에서 차를 마시며 그걸 보고 있는 청풍과 황보경

청풍; [초아가 민이를 잘 따르는군요.]

황보경; [둘 다 동기가 없는 외동이들이라 외로웠을 거예요.] 함께 꽃과 나비를 구경하는 황보민과 벽초아를 보면서

청풍; [저런 걸 보면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자식은 많이 나아야겠습니다.]

황보경; [초아에게는 곧 동생이 생기겠지요?} 의미심장하게 웃고

청풍; [그... 그거야 뭐...] 좀 멋쩍고. 뇌옥경을 떠올리며

황보경; [궁주께서는 며느리가 청상과부가 된 걸 안타까워해왔어요.]

황보경; [신장궁의 다른 식솔들도 어제 입은 은혜 때문에 공자가 초아어미를 취하는 걸 오히려 바라고 있구요.]

황보경; [그러니 초아어미를 품는 데 다른 사람들 시선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어요.]

청풍; [당사자인 뇌부인의 의사가 중요하겠지요.] 멋 적게 웃고

황보경; [민이에게는 이미 동생이 생겼어요.] 자기 아랫배를 만지면서 황보민 쪽을 보고

청풍; [혹시...] 깜짝 놀라 돌아보고

황보경; [이제 네 달 째 접어들어서 표가 제법 날 거에요.] 수줍어하고

청풍; (네 달 전이라면 나와 동침했을 때인데...) 흥분

청풍; (어쩐지 전과 달리 조신하고 온화해졌다 했더니 임신을 한 때문이었구나.) 약간 부른 황보경의 배를 보며 흥분할 때

황보경; [이 아이는 틀림없는 벽씨예요.] 배를 만지며 새침하게 말하고.

흠칫! 하는 청풍

황보경; [아들이면 신장궁을 이을 수 있으니 좋고...] [딸이어도 민이에게 동생이 생기는 것이니 아쉬움은 없답니다.]

청풍; (내 씨일 가능성이 높은데 굳이 늙은 남편의 자식임을 강조하는 느낌이다.) 당혹스러워할 때

황보경; [민이는 결국 대륙상단을 잇게 될 거예요.] 벽초아와 함께 꽃을 들여다보고 있는 황보민을 보면서

청풍; [민이는 대륙상단으로 돌아가는 걸 싫어하는 눈치던데 굳이 돌려보낼 필요가 있겠습니까?] 난감

황보경; [미우나 고우나 재가한 어미보다는 생부 슬하에서 자라는 게 민아를 위해서도 바람직할 거예요.]

청풍; (이게 무슨 말인가?) 경악

청풍; (냉혈전호가 황보민의 생부라는 건 다시 말해서...) 충격 받고

황보경; [공자께서 생각하시는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었답니다.] 애잔하게 웃고

청풍; (맙소사! 냉혈전호가 누이동생인 이 여자를 건드렸었구나!)

황보경; [오라버니에게 자식이 없는 건 아마 어린 시절의 제게 지은 죄 때문일 거예요.] 애잔하게 웃고

청풍; (냉혈전호가 아비가 누군지도 모르는 누이의 딸에게 황보씨를 허락한 게 그런 내막이 있었던 것이다.) 깨닫고

황보경; [죄 많은 출생내력을 지녔지만 민이는 정통성에 있어서는 대륙전장의 주인이 되기에 충분해요.]

황보경; [하지만 계집아이다 보니 혼자 험한 세상을 살아가기에는 무리가 있어요.]

청풍; (그렇긴 하지.) 동의

황보경; [창칼이 난무하는 무림보다도 더 흉험한 곳이 장사치들의 세계인데...] [민이가 대륙상단을 잘 이끌고 갈지 걱정이랍니다.] 한숨

청풍; [저희 천마성도 따님을 돕는데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황보경; [말씀은 고맙지만...] [민이에게 필요한 것은 천마성의 도움이 아니라 공자님의 보살핌이랍니다.]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청풍; (자기 딸을 내게 맡기겠다는...) 눈 부릅 놀라고

 

#454>

<-금릉> 금릉의 모습

<-무제궁 금릉분타> 저녁 무렵. 웅장한 장원. 삼엄한 경비. 웅장한 정문에는 <무제궁 금릉분타>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 있다

타노; [궁주님이 궁주직을 이(二)공자에게 물려주었단 말입니까?] 놀라고. 대청에서 인상 좋은 노인과 마주 앉아 차를 마시던 중이다. 이 노인이 금릉분타주다.

금릉분타주; [그 일로 지금 본궁의 모든 분타들이 어수선한 상태라네.] 말하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제궁 금릉분타주 장세준(張世俊)>

금릉분타주; [소궁주는 몸이 불편하니 궁주 자리는 당연히 대공자가 물려받을 것으로 생각했었으니 말일세.]

타노; [이공자는 가문인 위가장이 황실로부터 역적으로 몰린 상태 아닙니까?]

타노; [그런데 이공자에게 궁주 자리를 물려주시다니...] [설마 궁주님은 황실과 일전을 벌이실 생각이시기라도 한 것인지요?]

금릉분타주; [현장에 있지 않았던 우리로서는 칠지무제께서 왜 그런 결정을 하셨는지 알 도리가 없지.] 한숨

금릉분타주; [확실한 것은 칠지무제께서 갑자기 은퇴를 선언하시고 이공자에게 궁주 자리를 물려준 데에는 뭔가 내막이 있다는 사실이네.]

타노; [저라도 서둘러 총단으로 가서 어찌 된 사정인지 확인해봐야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금릉분타주; [떠날 때 떠나더라도 한 가지 소식은 더 듣고 가게나.] 만류하고

타노; [무슨 일이 또 있는지요?] 엉거주춤 일어선 모습으로

금릉분타주; [백귀호법의 제자인 신소심과는 언제 헤어졌는가?]

타노; [닷새 전, 동정호 근처에서 헤어졌습니다만...] 긴장

금릉분타주; [이공자... .위진천이 신소심의 행방을 알아내어 보고하라는 명령을 모든 분타에 내렸네.] 긴장

타노; [위진천이 왜 신소저에게 관심을 갖는 것입니까?]

금릉분타주; [물론 그 이유는 노부도 알 수가 없네만...]

금릉분타주; [관부의 추적을 피해 숨어있던 위가장의 인간들도 일제히 은신처에서 뛰쳐나와 신소심을 찾고 있는 중인 걸 보면 일도 보통 일이 아닌 것같네.]

[!] 눈 부릅 긴장하는 타노

 

#455>

해가 질 무렵. 강가의 어느 마을. 선착장이 있고. 선착장 근처에는 상가가 형성되어 있다.

선착장에 도착하는 나룻배. 사람들이 내리고

그 사람들 사이에 끼어 죽립을 쓴 여자가 배에서 내린다. 백일몽이다.

백일몽; (위극겸의 은신처가 어딘지는 알아냈는데...) 강가 마을의 상가쪽으로 사람들과 함께 가고

백일몽; (이 정보를 어떻게 사용해야 효과적일까?) 죽립 속에서 생각하고

백일몽; (역적으로 몰린 위가장의 가주이니 관부에 찌르면 즉효이긴 하지만...)

백일몽; (관병들과 군대가 아무리 많이 동원되어도 위극겸을 잡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고개 좀 젓고

백일몽; (결국 관부가 아닌 다른 세력에게 위극겸의 소재를 알려야한다는 건데...) 찡그리고

백일몽의 뇌리에 떠오르는 청풍의 모습

백일몽; (마태자 이청풍...) (역시 그자 밖에는 없겠구나.)

백일몽; (전보다도 더 강해진 위극겸을 죽일 수 있는 자는 마태자가 거의 유일하니...) 생각하는 사이에 상가가 몰려있는 거리에 접어들었다. 사람들 제법 많이 오가고 북적댄다

백일몽;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마태자는 천마성을 되찾았다고 한다.)

백일몽; (북경에 가기 전에 천마성에 들러 마태자에게 위극겸의 소굴을 알려주자.)

백일몽; (마태자에게 위극겸은 철천지원수이니 득달같이 상해로 달려가서 죽이려 들게 뻔하고....)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쿵! 거리 저편에서 두 명의 사내가 건들거리며 오고 있다. 눈빛이 흉흉한 자들. 주변 사람들 겁 먹고 비키고

백일몽; (흑... 흑혈살조!) 숨을 멈추고

백일몽; (저자들은 위극겸의 친위대인 흑혈살조에 속하는 살귀들이다.) 긴장하며 다가오는 그자들 보고

백일몽; (설마... 벌써 내 종적이 들통난 것일가?) 슥! 오른손을 왼쪽 소매에 넣어 비수를 잡고

그 사이에 5미터쯤으로 다가오는 두 놈

백일몽; (저놈들 둘뿐이라면 어떻게 든 해치울 수 있지만...) 꽉! 비수를 움켜잡고

백일몽; (만일 포위된 상태라면 빠져나갈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 입술 깨물고

백일몽; (주의한다고 했는데 어디서 꼬리를 밟힌 걸까?) 바로 2미터 앞에까지 다가온 흑혈살조들. 그자들에게 얼굴 보이지 않으려고 고개 좀 숙이고

앞쪽의 사람들 비키고 이제 흑혈살조들이 백일몽 바로 앞이다.

백일몽; (선제공격을...) 슥! 비수를 조금 빼내는데

[!] 그러다가 눈 부릅뜨는 백일몽

슥! 두 놈이 백일몽 옆으로 비켜간다

백일몽; (살았다!) 안도하고

백일몽; (저놈들은 날 노리고 쫓아온 게 아니다!) 곁눈질로 뒤를 보고. 백일몽을 지나친 두 놈이 옆을 보며 가고 있다.

두 놈이 고개 짓을 하며 다가가는 곳은 객잔이다. <多賓客棧>이라는 간판이 걸린 제법 큰 객잔이고.

백일몽; (놈들의 목표는 바로 저 객잔에 있다!) 길가로 물러서며 객잔 쪽을 보고

객잔으로 들어가는 두 놈. 점원이 맞이하고

백일몽; (대체 어떤 인간이 흑혈살조의 표적이 된 것일까?)

백일몽; (저 살귀들에게 찍힌 이상 무사하긴 틀렸다고 봐야하는데...)

백일몽; (오지랖하고는...) 한숨

백일몽; (나 자신이 흑혈살조에게 쫓기는 신세면서 그자들의 표적이 된 인간을 걱정하기나 하고...)

백일몽; (하지만 모른 척 지나갔다가는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게 분명하다.) 객잔쪽으로 가고

백일몽; (노려지는 자가 누군지나 확인하고 가자.) 객잔으로 들어가고.

점원; [어서 옵쇼!] 맞이하고

점원; [어떤 자리로 모실깝쇼?]

백일몽; [국수 한 그릇 먹고 갈 거니까 아무 자리나 상관없어요.] 말하며 객잔 안을 쓱 살핀다.

제법 넓은 객잔 내부. 손님들이 북적.

한쪽 자리에 한 명의 사내가 앉아있고 그자 앞쪽에 흑혈살조에 속한 두 놈이 마주 앉으려 하고 있다. 사내는 동정호 근처에서부터 신소심을 추적해온 두 명의 사내중 한명이다. 사내1로 표기 된 자.

백일몽; (먼저 온 일행이 있었구나.) 문가의 자리에 앉으며 흑혈살조들을 곁눈질로 살피고. 흑혈살조들을 등지는 자세로 대각선이다. 곁눈질하면 보이는 위치고. 그때

사내1이 자기 앞에 앉은 흑혈살조들에게 뒤를 향해 고개짓을 하고

흑혈살조들은 엽차를 마시는 시늉하며 사내1이 고개직하는 쪽을 본다

백일몽; (구석진 자리에 앉은 자가 표적이다.) 반대로 몸을 돌려 뒤를 살피고

맨 구석진 자리에 우울한 표정으로 앉아서 술을 마시는 여자. 바로 신소심이다. 탁자에는 술병 두 개와 간단한 안주가 놓여있다.

백일몽; (저 계집은...) 흠칫! 놀라고

<무제궁의 태상호법인 백귀의 제자... 신소심이란 년 아닌가?> 우울한 표정으로 술 마시는 신소심의 모습 크로즈 업

백일몽; (저 계집이 어째서 흑혈살조의 표적이 된 것일까?)

백일몽; (생포해봐야 딱히 쓸모 있는 인질감도 아닌데...)

백일몽; (좀 더 살펴봐야겠다. 내가 모르는 어떤 사연이 있는 게 분명하니...) 눈을 번득이는 백일몽 모습

 

#456>

<-무제궁> 아주 깊은 밤. 건물들에 불이 다 꺼져 있고

칠지무제의 거처. 독절이 의자를 문 앞에 놓고 앉아있다. 팔짱을 낀 채 눈을 감은 모습이고. 그러다가

오싹! 온몸에 소름이 돋는 독절.

독절; (이게 무슨...) 숨을 멈추고

독절; (마치 알몸으로 맹호 앞에 서있는 기분이다.) 거대한 호랑이 얼굴 떠올리며 팔짱 낀 두 손에 힘이 들어갈 때

[알아차렸으면 그만 준비하지 그래.] 누군가의 음성이 들리고

눈 부릅! 뜨는 독절

청풍; [방심한 틈을 타서 이득을 취했다는 군말은 듣고 싶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쿵! 독절의 앞쪽 어둠 속에 누군가 뒷짐을 짚은 채 서있다. 물론 청풍이지만 아직 전체 모습은 보여주지 말고.

독절; [마태자?] 긴장하며 천천히 일어나고

청풍; [내가 누군지 짐작하고 있으니 번거로운 자기소개는 하지 않아도 되겠군.] 저벅! 어둠 속에서 걸어 나온다. 독절 쪽으로

쿵! 드러나는 얼굴. 물론 청풍이고

독절; (권절을 간단히 태워죽이고 살천인조에게도 중상을 입혔다더니... 역시 제 아비를 이미 능가하는 고수가 되어 있구나.) 식은땀

청풍; [피차 차릴 예의도 없고 시간 낭비할 것도 없겠지!] 슥! 뒷짐 지었던 손을 풀고

청풍; [두 번의 기회는 없을 테니 가장 자신 있는 수법으로 전력을 다해봐라.] 지직! 움켜쥔 양손이 벼락에 휘감기고

독절; [그럴 생각이다!] [칠독단맥장(七毒斷脈掌)!] 쩌억! 고함과 함께 후려치는 오른손에서 검은색 기둥같은 게 쭉 뻗어나가고

꽝! 그 검은 기둥이 청풍의 가슴을 때리고

펑! 화악! 청풍의 가슴 부분 옷이 단번에 타고 증발하며 드러나는 맨살에 시커먼 손바닥 자욱이 생긴다. 청풍의 몸은 꿈쩍도 않지만 가슴에 선명한 손바닥 자욱이 새겨졌고

독절; (가장 강력한 일곱 가지 극독이 실린 독장이니 금강불괴라도 무사하지 못하겠지!) 장풍을 내친 자세로 흥분하고. 하지만

[!] 눈 부릅뜨는 독절

츠츠츠! 청풍의 가슴에 생겼던 손바닥 자욱이 급격히 흐려지더니

쿵! 단번에 약간의 손바닥 형상만 남기고 원래대로 돌아가는 청풍의 가슴

독절; [금... 금강불괴일 뿐 아니라 만독불침이기도 하구나!] 경악 비틀

청풍; [그걸 알았으면 네 운명도 알 것이다!] 투쾅! 쳐든 채 웅크렸던 손을 확 펴며 앞으로 내리치는 시늉하고. 그러자

[크악!] 빠캉! 청풍의 손짓에 따라 내리쳐진 벼락에 맞아 새카맣게 타며 비명 지르는 독절

독절; [자... 자전마벽!] 끄윽! 푸시시! 온몸이 새카맣게 타고 연기를 내면서 비틀하는 독절. 그러다가

퍼억! 쓰러져 죽는 독절.

 

#457>

무제궁의 어느 건물. 위진천의 거처다. 삼엄한 경비. 경비 서는 자들은 흑혈살조들이다.

건물 내부. 넓은 침실. 두 개의 침대가 놓여있는데 둘 다 휘장이 쳐져 있고.

그중 입구쪽에 가까운 침대에 비파희가 옷을 입은 채 누워있다. 옆에는 비파가 놓여있고

<크악!> 비파희의 귓전에 비명이 들리고

[!] 눈 부릅! 뜨는 비파희.

비파희; (왔구나!) 벌떡! 일어나고. 그러자

[비... 비파희!] [무슨 일입니까?] 안쪽 침대에 누워있던 사내가 겁을 먹고 일어나고

비파희; [밖에서 무슨 일이 생기든 나오지 말아요.] 슥! 비파를 들고 침대에서 내려가고

[명... 명심하겠습니다.] 안쪽 침대에서 사내가 겁에 질려 대답하고

비파희; (마태자가 신장궁을 떠나 이곳 태산으로 향한다는 보고가 들어와 대비는 하고 있었지만...) 입구쪽으로 간다

비파희; (예상보다 이삼일이나 빨리 쳐들어왔구나.) 문을 열고 나간다. 문 밖에서 경비서던 흑혈살조들이 돌아보고

 

#458>

다시 칠지무제의 거처. 타죽은 독절의 시체를 등지고 건물로 들어가는 청풍

청풍; [실례하겠습니다.] 삐꺽! 문을 열고 들어가고. 그러자

[어서 오세요.] 문 안쪽에서 누가 의자에 앉아 문쪽을 보며 기다리고 있다. 어두운 실내. 휠체어에 앉아있는 여자는 물론 진상파고. 진상파 뒤쪽의 침대에는 칠지무제와 문설약이 같은 침대에 누워있다.

진상파; [박복한 계집이 드디어 공자님을 뵙게 되는군요.] 고개 조금 숙이며 인사하는 진상파. 물론 휠체어에 앉은 채

청풍; (이 여자가 무염무후 진상파!) 긴장하며 + [이청풍입니다.] 포권하고

청풍; [부르심을 받았지만 도중에 일이 생겨 찾아뵙는 게 늦었습니다.]

진상파; [오시는 게 늦지도 빠르지도 않았답니다.] 우아하게 웃고

청풍; [그렇다니 다행입니다.] [그동안 불편하셨던 점은 없으신지요?] 포권한 손을 내리고

진상파; [부모님들이 편치 않으시지만 당신들께서 쌓으신 업보의 결과이니 공자님께서는 마음 쓰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고개 조금 돌려 침대 쪽을 보고

침대에 나란히 누워 인사불성인 칠지무제와 문설약의 모습

청풍; (칠지무제 진무량...) 복잡한 표정으로 침대를 보고

[끄으... 끄으...] 가래 끓는 소리를 내며 힘겹게 숨을 쉬는 초췌한 모습의 칠지무제

청풍; (딸의 말대로 업보를 치르고 있는 모습이다.) 한숨

청풍; (굳이 내 손으로 빚을 받아낼 필요도 없게 되었구나.) 생각할 때

진상파; [그리 생각해주시니 자식 된 도리로 더할 수 없이 큰 은혜를 입은 셈이군요.] 애잔한 미소

청풍; (내 생각을 읽는다는 건가?) 놀라며 돌아보고

진상파; [허락만 하신다면 아비가 지은 죄의 값은 딸인 제가 평생토록 치르도록 하겠어요.] 고개 숙이고

청풍; (평생토록 죄 값을 치르겠다?) 침 꿀꺽

<이 여자도 내게 몸을 맡길 생각인 건가?> 약간 얼굴 붉히는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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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

더 깊은 밤. 이제는 신장궁의 모든 건물에 불이 꺼졌고. 경비 서는 무사들 몇 외에는 인적도 끊겼다.

 

청풍의 거처.

어둑한 침실. 침대에는 청풍이 얇은 이불을 가슴 아래만 덮은 채 잠들어 있고

슥! 미세한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귀가 움찔! 한다

청풍; (누가 찾아왔다.) 눈 감은 채 히죽 웃고

<가벼운 걸음과 조심스러운 몸짓으로 보면 여자가 분명한데...> 슥! 문 앞으로 다가서는 꽃신을 신은 여자의 하체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황보부인은 삼 년 만에 재회한 딸과 자고 있을 테고...) 황보경과 황보민이 끌어안고 울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역시 뇌부인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돌아온 모양이다.) 잠옷 차림으로 벽초아를 안고 문을 나가며 돌아보던 뇌옥경을 떠올리고

청풍; (피차 쑥스러운 상황이니 자는 척하고 기다려야겠다.) 생각하는데

슈우! 문틈으로 흘러드는 연기. 하지만 청풍은 눈을 감고 있어서 알아차리지 못한다

청풍; (이렇게 떨리기도 오랜만이로군.) 눈을 감은 채 히죽. 그런 청풍의 주위로 연기가 흘러들고

슈우! 연기가 청풍의 코로 흘러들어가고. 순간

청풍; (어...!) 눈 감은 채 이상을 느끼고 약간 찡그리고

청풍; (갑자기 왜 정신이 혼미해지는 건가?) 으음! 신음하지만

청풍; (잠들면 안되는데...) 생각하다가

툭! 고개 옆으로 떨구며 잠이 들고. 그 직후

끼익!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며 들어서는 여자. 물론 신소심인데. 입과 코를 마스크 같은 것으로 단단히 여미고 있다. 목 뒤에까지 천으로 감은 모습. 독을 마시지 않기 위해서인데 그 때문에 청풍은 신소심을 못 알아본다. 장갑을 낀 왼손 손바닥에는 향로를 얹고 있는데 향로의 뚜껑에 나있는 구멍에서 연기가 피어올라 방안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오른쪽 허리띠에는 칼집에 들어있는 천독마비를 꽂고 있고

긴장한 채 침실로 들어와서 침대를 보는 신소심

침대에 축 늘어져 있는 청풍

신소심; (산백몽혼향이 효과가 있다.) 서둘러 다가가고

신소심; (하지만 서둘러야한다.) 슥! 향로는 침대 옆의 탁자에 내려놓고

신소심; (거의 모든 독에 내성을 지닌 괴물이라 언제 깨어날지 모른다.) 슥! 허리띠에 끼우고 있던 천독마비를 왼손으로 뽑고

신소심; (재빨리 해치워야한다!) 스릉! 오른손으로 천독마비를 뽑고. 칼날이 검다.

 

#446>

<-무제궁> 깊은 밤. 불이 켜진 건물이 없고

위가장 무적팔절중 독절이 지키고 있는 칠지무제의 거처. 입구에 의자를 놓고 앉아있다.

어둑한 침실. 칠지무제가 침대에 누워있고. 침대 옆에 휠체어에 앉은 진상파가 침대에 얼굴을 대고 잠들어 있다.

[!] 무언가 깨닫고 눈을 뜨는 진상파

 

#447>

<-북경> 역시 깊은 밤

<-추운장> 역시 모든 건물에 불이 꺼져 있고

숲속의 공터에는 운귀가 나무토막에 앉은 곰방대를 피우고 있다. 경비를 서는 중이고

 

어둑한 침실. 넓은 침대. 세 여자가 함께 자고 있다. 귀희와 젊어진 야차선녀 사이에 여전히 어린 계집아이 모습인 불로왜선이 누운 형태로 잠이 들어 있다. 귀희는 불로왜선을 끌어안은 자세로 잠들어있고. 모두 잠옷 차림

징! 불로왜선의 가슴에서 빠져나와있는 투명한 실이 진동하고

[!] 눈 부릅뜨며 깨어나는 불로왜선

불로왜선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신소심이 침대 옆에 서서 두 손으로 쥔 천독마비를 높이 쳐들어 청풍을 내리찍으려는 자세다.

불로왜선; [안돼!] 벌떡! 일어나며 외치고. 귀희와 야차선녀가 깜짝 놀라며 깨어난다

 

[!] 숲속 공터에서 곰방대를 피우던 운귀가 흠칫! 하며 건물이 있는 쪽 돌아보고

 

#448>

<-신장궁> 다시 신장궁

청풍의 거처

<조심해!> <위험해요!> 눈 감은 청풍의 머리속에 동시에 외치는 두 여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물론 불로왜선과 진상파고

[!] 눈 부릅뜨는 청풍

신소심; (깨어났다!) 쩍! 놀라 눈 부릅뜨면서도 맹렬하게 천독마비로 청풍의 가슴을 내리찍는다. 하지만

청풍; [크왓!] 벌떡 일어나며 오른손으로 신소심의 손목 하나를 거칠게 움켜잡고

쩍! 천독마비가 청풍의 뺨을 스치면서 상처를 내고. 하지만

청풍; [망할 년...] 퍼억! 일어나는 기세로 신소심의 몸을 침대에 메다꽂는다. + 신소심; [!] 몸이 옆으로 홱 돌아가며 침대에 천장 보는 자세로 패대기쳐지는 신소심. 그 바람에 천독마비는 놓치고

퍼억! 신소심이 놓친 천독마비는 침대 구석에 떨어지고

청풍; [감히 독을 써?] 콱! 다른 손으로도 신소심의 다른 손목을 움켜잡아 만세 부르는 자세로 만들어 올라탄다. 헌데

츠츠츠! 청풍의 뺨에 나있던 상처가 아물고 있고

신소심; (다... 다른 것도 아니고 천독마비에 베어진 상처가 벌써 아물고 있어!) 눈 치뜨며 보면서 절망하고

청풍; [누구냐?] 만세 부른 자세인 신소심을 올라탄 채 무서운 표정

청풍; [어떤 인간의 사주를 받고 날 암살하려고 한 것이냐?]

신소심; [죽여!] 독한 표정 지으며 마스크 속에서 이를 갈고

청풍; [뭐?] 눈 부릅

신소심; [당신하고는 더 이상 말 섞고 싶지 않으니까 죽일 테면 죽이란 말이야.] 악을 쓰고

청풍; [죽여 달라?] 표정이 살벌해지고

청풍; [원한다면 소원대로 해주지!] 콱! 한손으로 신소심의 양쪽 손목을 모아 움켜잡고. 이어

찍! 자유로워진 손으로 치마를 확 잡아 벗긴다. 빤스도 함께 벗겨져 아랫도리가 알몸이 되는 신소심

신소심; [당... 당신 설마...] 기겁할 때

청풍; [죽여줄 테니 기대해도 좋다.] 잔인하게 웃으며 자신의 바지를 까내리고

신소심; [안... 안돼요!] 비명 아랫도리 흔들지만

청풍; [이제 와서 후회해도 늦었다!] 콱! 신소심의 다리 하나를 잡아 벌리고

청풍; [이렇게 죽이는 것도 죽이는 것이니...] 퍼억! 아랫도리를 세차게 신소심의 벌어진 가랑이 사이로 들이치고

[!] 엄청난 고통에 입 딱 벌리며 고개 젖히는 신소심

야수처럼 신소심을 강간하는 청풍

[아아악!] 건물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

 

#449>

[!] 눈 치뜨는 불로왜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은 자세고. 좌우에서 놀란 표정으로 일어나는 귀희와 야차선녀

불로왜선; [이.. 이 망할 인간...] 얼굴 새빨개지고. 지잉! 그런 불로왜선의 가슴에서 빠져나온 투명한 실이 빛나고

귀희; [왜 그래 언니?] + 야차선녀; [무슨 일이에요?]

불로왜선; [무슨 일인지... 너희들이 직접 봐라.] 얼굴 발개진 채 말하고

귀희; [그러지 뭐.] 갸웃하며 손가락 두 개를 불로왜선의 관자노리에 대고 다른 쪽 손가락 두 개를 자기 관자노리에 댄다. 반대쪽에서 야차선녀도 똑같은 자세를 취하고. 직후

야차선녀; [!] 눈 치뜨고

귀희; [에그머니!] 놀라는 시늉

청풍이 신소심을 강간하는 장면이 세 여자의 머리에 동시에 떠오르고. 그런 청풍의 등에서 투명한 실같은 것이 빠져나와 있다

귀희; [저... 저 바람둥이가....] 얼굴 발개져서 눈을 흘기고

쓴웃음 짓는 야차선녀

귀희; [하다하다 이제는 안 하던 강간까지 하네.] 얼굴 발개져서 샐쭉 거리고

야차선녀; [보기 민망하네요.] 슥! 손가락을 불로왜선의 관자노리에서 떼며 한숨 쉬지만

불로왜선; [피하지 말고 봐둬.] 콱! 야차선녀의 손목을 잡아 손가락 떼지 못하게 하고

야차선녀; [언니...] 난감

불로왜선; [신녀문의 화합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함께 모시고 살아야할 인간이야.]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지는 알아둬야만 해.] 새침한 표정

야차선녀; [그렇긴 하지만...] 난감

불로왜선; [지금 보는 장면이 나중에 저 인간을 족칠 때 유력한 수단이 될 테니까 참고 봐둬.] 교활하게 웃고

 

#450>

<-무제궁> 여전히 깊은 밤.

칠지무제의 거처. 입구에 의자를 놓고 앉아 눈 감고 있는 독절. 팔짱 낀 채

끼이! 뭔가 열리는 소리에 눈을 뜨고

돌아보는 독절

창문이 한쪽 열리고. 여자의 손이 창문을 연다

창문 안쪽에서 밖을 보는 진상파. 휠체어에 앉아서 하늘을 본다

독절; (잠이 안 오는 모양이군.) 창문쪽을 힐끔

독절; (하긴 아비와 어미가 다 사람 구실 못하게 되었으니 심란하겠지.) 다시 앞을 보고

독절; (가엾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우리 위가장이 처한 위기를 헤쳐 나가려면 무제궁의 힘을 빌어야하니...) 다시 눈을 감고

진상파; (생살이 베이는 기분이라는 게 이런 것이겠구나.) 하늘 보고

청풍이 신소심을 강간하는 장면 떠오르고

진상파; (잘난 장부에게 마음을 준 이상 피할 수 없는 대가겠지.)

<게다가 내 스스로 선택한 운명이니 감수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열린 창문을 통해 밤 하늘 보는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451>

새벽. 신장궁

청풍의 거처. 문이 좀 열려 있는데

방안. 침대에 청풍이 대자로 누워 자고 있고. 아랫도리만 이불로 가리고. 그 옆에서 등을 보인 채 웅크리고 있는 신소심. 아랫도리가 벗겨진 상태로 이불로 일부 가린 모습이고

신소심; (결국 이렇게 되고 마는구나.) 청풍에게 등을 돌린 채 옆으로 웅크린 자세로 누워 눈 감고 울고 있다. 입과 코는 여전히 마스크로 가리고 있고

신소심; (그날 천마성에서 당할 일을 오늘 밤 신장궁에서 당한 셈이야.) 마스크 속에서 입술 깨물고

코를 골며 자고 있는 청풍.

신소심; (가증스러운 인간...) 곁눈질로 뒤쪽의 청풍을 흘겨보며 이를 악물고

신소심; (날 그렇게 잔인하게 짓밟아놓고 잠이 와?) 치를 떨고. 그러다가

침대 구석에 떨어져 있는 천독마비가 보이고

신소심; (용서할 수 없어!) 콱 천독마비를 움켜쥐며 일어나고.

신소심; (죽여 버릴 거야!) 한손으로 천독마비를 쳐들어서 청풍을 내리찍으려 하고. 청풍 쪽으로 돌아앉아서. 하지만

태평하게 자고 있는 청풍의 얼굴 크로즈 업

파르르 떨리는 천독마비 쥔 손

신소심; (늦었어.) 한숨 쉬고

신소심; (쌀은 이미 익어 밥이 된 형국인데... 이제 와서 이자를 죽여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어?) 슥 쳐들었던 천독마비를 내리고

신소심; (혹시 아까 일로 아기가 들어서기라도 하면 그 아기에게 못할 짓이기도 하고...) 역시 침대에 떨어져 있던 칼집을 집어 들고

신소심; (사부님과 칠지무제님에게는 죄송하지만 난 더 이상 무제궁의 인간이라고 할 수 없어.) 철컥! 칼집에 다시 천독마비를 끼워 넣고

신소심; (그렇다고 원수였던 이자에게 매달리는 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 천독마비를 허리띠에 끼우고

신소심; (강호를 떠나자.) 찢어진 치마로 허리 아래를 묶고.

신소심; (그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침대에서 내려서고. 그러다가

찌릿! 아랫도리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신소심

신소심; [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 지르며 침대 모서리를 잡고

움찔! 하는 청풍.

신소심; (너무 아퍼. 비수로 생살이 져며진 느낌이야.)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신소심; (잘도 날 이 지경으로 만들고... 어떻게든 복수를 하고 말겠어.) 청풍을 흘겨보고

아랫도리가 거의 드러나 보이는 청풍. 얇은 이불이 허리 아래를 간신히 가리고 있다

신소심; (못된 사내...) 슥! 얼굴을 좀 붉히며 이불을 잡고

신소심; (날 유린한 걸 반드시 후회하게 해주겠어.) 스륵! 이불로 청풍의 아랫도리를 안전히 가려주고. 이어

탁자에 얹어 놓았던 향로를 집어들고

비틀거리며 입구로 가서

밖으로 나가며 청풍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탁! 밖에서 문을 닫는 신소심

혼자 남겨진 청풍. 그러자

청풍; [휴우...] 한숨 쉬며 천천히 눈을 뜨고

청풍; (나답지 않게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쓴웃음 지으며 옆을 보고

청풍; (욕구불만인 상태였기도 하고... 또 상대가 닳고 닳은 계집이라 여기고 겁탈했던 것인데....) 옆을 보고

<의외로 처녀였다.> 침대 여기저기 묻어있는 핏자국

청풍; (그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처녀에게 못할 짓을 한 죄로 찌르면 한번 찔려줄 생각이었지만...)

청풍; (결국 자객이기 전에 계집이었는지 자신의 처녀를 차지한 내게 결국 살수를 쓰지 못했다.) 쓴웃음

청풍; (위가장이 보낸 자객이었을 텐데.... 어딘지 분위기가 익숙한 계집이었다.)

<과연 전에 어디서 그 계집을 보았었을까?> 혼자 누워 생각하는 청풍의 모습

 

#452>

<-무제궁> 낮

[!] 좁고 긴 천을 두 손으로 들고 읽으며 놀라는 위진천. 장소는 거실. 앞에 비파희가 서있다

위진천; [비파희의 생각은 어떻소?] 천의 글을 읽으며

비파희; [다른 사람도 아니고 살천인조가 실언을 할 리 없어요.]

비파희; [성마지환은 신장궁에 전해지지 않은 게 확실해요.]

위진천; [그럼 성마지환은 현재...] 흥분. 눈 번뜩이며 고개 들고

비파희; [신소심 수중에 있다고 봐야겠지요.] [그 계집은 그게 무언지도 모르고 있겠지만...] 고개 끄덕

위진천; [흐흐흐! 그렇단 말이지.] 흥분해서 웃고

위진천; [본가와 무제궁의 조직을 총동원해서 신가년의 행방을 수배해주시오.]

비파희; [이미 지시는 내려놨어요.]

비파희; [신가년의 종적이 마지막으로 발견된 곳은 신장궁 근처였고,,.] [그래서 본가의 식솔들은 신장궁 일대를 집중적으로 수색하는 중이에요,]

위진천; [잘 하셨소.] [다른 인간들, 특히 마태자가 눈치 채기 전에 신가년의 신병을 확보해야만하오.] 끄덕

비파희; [정황상 마태자도 성마지환이 신가년 수중에 있다는 걸 알았을 거예요.] [그 때문에 마태자의 동향도 아울러 예의주시하고 있어요.]

위진천; [수고하신 김에 날 위해 한 가지 더 애를 써주셔야겠소.]

비파희; [말씀하시지요.]

위진천; [본가의 식솔들 중에서 나와 체형이 비슷한 자를 한 놈 골라주시오.] 음산하게 웃고

 

#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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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0>

신장궁 후원의 건물. 황보경의 거처.

부상당한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그러다가 고개 숙여 인사하는 무사들

담장에 나있는 월동문을 통해서 쟁반에 다과를 얹어들고 들어오는 뇌옥경

 

청풍; [신소심이 성마지환을 갖고 있단 말입니까?] 놀라고. 침대 옆의 의자에 벽초아를 안고 있다. 벽초아는 청풍의 품에 폭 안겨 졸고 있고. 침대에는 붕대로 상체를 감은 벽치릉이 눈을 감은 채 누워있다. 가슴 아래를 얇은 이불로 덮은 채. 그 옆에 황보경이 앉아서 벽치릉이 흘리는 땀을 닦아주고 있다.

황보경; [권절과 살천인조라는 늙은이들은 분명 그렇게 말했어요.] 벽치릉의 땀을 닦아주며

황보경; [위진천이 초아 애비의 시신에서 찾아낸 반지를 본궁으로 오는 신소심에게 주었다는 거예요.]

청풍; [그랬는데 신소심은 성마지환을 부인에게 전해주지 않았군요.] 흥분. 눈 번뜩

황보경; [신첩이 제 년에게 좀 쌀쌀 맞게 굴었더니 앙심을 품고 도로 가져갔던 것 같아요.] 한숨 쉬고

청풍; (그 반지...) 눈 부릅. 천마성의 자기 침실에 잠옷차림으로 묶여 있었던 신소심의 왼손 중지에 끼워져 있던 반지를 떠올리고

청풍; (그게 바로 성마지환이었구나!) 한숨을 쉬고

황보경; [왜 그러세요?] 의아

청풍; [최근에 신소심을 생포했던 적이 있습니다.] 쓴웃음

황보경; [그런...] 놀라 입을 가리고

청풍; [사로잡힌 신소심이 특이한 반지를 끼고 있는 걸 보긴 했지만 설마 그게 성마지환이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황보경; [아쉽게 되었네요.] [나도 그렇고 공자님도 그렇고 성마지환이 눈앞에까지 와있었는데 입수하지 못했으니...]

청풍; [우리 둘 다 성마지환과는 인연이 없어서겠지요.] 쓴웃음

황보경; [그런 것 같네요.] 한숨

청풍; (하지만 정말 아깝게 되었다.) (난 성마동천의 위치도 알고 있어서 성마지환만 손에 넣으면 천마조사님과 무성의 비전을 바로 얻을 수 있었는데...) 성마동천을 떠올리고. 그때

[들어갈게요.] 문 밖에서 들리는 소리. 문쪽을 돌아보는 두 사람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뇌옥경. 한손으로 쟁반을 들고 한손으로는 문을 연다

황보경; [어서 와라 어미야.] 돌아보며

뇌옥경; [아버님은 좀 어떠신가요?] 들어와서 문을 닫고

황보경; [약을 드시고 주무시는 중이란다.] 한숨 쉬며 다시 벽치릉을 보고

뇌옥경; [위험한 고비는 넘기신 것같아 다행이에요.] 다가오고

황보경; [이공자가 제 때 손을 써주신 덕분이다.] 좀 수줍게 청풍을 보고

뇌옥경; [다들 경황이 없어서 식사 준비가 늦어지고 있어요.] + (늙은 남편 옆에 두고 아주 좋아 죽네.) 탁자로 가고

뇌옥경; [간단히 다과를 마련해왔으니 먼저 요기를 하도록 하세요.] 들고 온 쟁반을 탁자에 내려놓고

청풍; [고맙소 부인.] 벽초아를 안은 채

뇌옥경; [별말씀을요.] 얼굴 좀 붉히며 돌아보고

뇌옥경; [초아는 제게 맡기고 다과를 드세요.] 청풍의 품에 안겨있는 벽초아를 안으려 하고

벽초아; [싫어. 초아는 아빠하고 있을 거야.] 잠결에도 청풍에게 달라붙으려 하지만

뇌옥경; [버릇없게 굴면 안돼. 엄마하고 가서 자도록 하자.] 강제로 벽초아를 청풍에게서 떼어내고 + 벽초아; [히잉...] 징징 내면서도 뇌옥경에게 안기는 벽초아

청풍; [난 괜잖습니만...] 벽초아를 뇌옥경에게 건네주며

뇌옥경; [말씀은 고맙지만 버릇없게 기르면 안돼요.] 벽초아를 안고 새침하게 말하고.

뇌옥경; [아주 어린애도 아닌데...] 말할 때 + [엄마!] 밖에서 누군가의 외침이 들리고

황보경; [민아!] 깜짝 놀라며 일어나고. 청풍과 뇌옥경도 돌아보고

 

황보경; [엄마! 엄마!] 외치면서 월동문으로 달려 들어오는 황보민. 그 뒤로 무사들의 부축 받으며 따라오는 황보신.

[소저는 뉘신데...] [어디서 오신 분이시오?] 건물 지키던 무사들 당황할 때

황보경; [민아!] 벌컥! 무사들 뒤의 문이 급히 열리며 황보경이 나오고. 일어난 청풍과 뇌옥경도 돌아보고 있고

황보민; [엄마!] 무사들 사이를 쏜살같이 지나 건물 입구로 달려가고. 당황하여 말리지 못하는 무사들

황보경; [민아야!] 건물에서 나온 황보경은 울면서 두 팔 벌리고

[흐윽!] 와락! 황보경의 품에 안기며 오열하는 황보민

황보민; [보고 싶었어요 엄마!] 황보경의 품에 안겨 몸부림치며 울고

황보경; [오냐! 어미도 우리 민아가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단다.] 자신의 품에 안긴 황보민을 쓰다듬으며 울고

청풍; (냉혈전호 황보륜은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지었다.)

<헛된 욕심 때문에 저들 모녀를 삼년 넘게 생이별 시켰으니...>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441>

해가 지는 산. 신장궁 근처

달려오는 두 명의 사내. 신소심을 감시하던 위진천의 졸개들

사내1; [젠장! 날 다람지쥐가 따로 없는 년이로구만.] 헥헥 대며 달리고

사내2; [다... 다른 건 모르겠고 신가년, 경신술로는 천하를 통틀어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수준인 것같네.] 역시 헉헉

사내1; [그년이 마태자를 전력으로 추격하는 바람에 엄한 우리가 죽어 나는구만.]

사내2; [그래도 그년과 마태자의 목적지가 신장궁인 건 분명하니 놓칠 염려는 없을 걸세.]

사내1; [하여간 마태자는 보면 볼수록 무서운 인간이야.]

사내1; [냉혈전호를 감시하는 특명을 받은 혈영칠호는 무적팔절 호법님들에 필적하는 고수인 데도 간단히 묵사발을 만든 걸 보면...]

사내2; [혈영칠호도 자존심이 강한 계집이니 경덕진 근처에서 본 일은 입 밖에 내지 마세.]

사내1; [그래야겠지?]

사내2; [신장궁에 거의 다 왔으니 조금만 힘을 내자구.] 달려가고. 그러다가

사내1; [어!] 놀라며 앞을 보고. 사내2도 흠칫! 하며 앞을 보고

멀리 화산을 등지고 나 있는 계곡 사이의 길로 누군가 비틀거리면서 걸어온다.

크로즈 업. 바로 살천인조인데

사내1; [저... 저 분은...]

사내2; [무적팔절중 살천인조님이시다!] 휘익! 다시 속도를 높여 날아가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화산을 등지고 걸어오는 살천인조. 옷과 머리는 탔고 살도 심한 화상을 입어 끔찍하다.

[호법님!] [무슨 일이십니까?] 휘익! 휙! 살천인조 앞으로 날아내리는 사내1과 2

살천인조; [너... 너희들은...] 헐떡. 좀 경계하고

사내1; [잠행당(潛行堂) 소속의 지후곤입니다.] 포권

사내2; [속하는 장일곤입니다.]

살천인조; [잠행당 놈들이었군.] 비틀하며 주저앉으려 하고

[호법님!] 급히 살천인조를 좌우에서 부축하는 두 놈

살천인조; [전서구... 전서구를 갖고 있느냐?] 부축 받으며

사내들; [죄송합니다. 갖고 있는 전서구는 없습니다.] [한 마리씩 갖고 있었지만 총단에 보고하느라 날려 보내서...]

살천인조; [그럼... 노부를 가장 가까운 분타로 데려가라. 전서구를 보유하고 있는 분타로...] 헐떡이고

사내들; [전서구를 쓰려면 절강(折江) 분타까지 가야만 하는데...] [무슨 일이 있으신 것인지요?] 눈치 보며 난감

살천인조; [성마지환과 관련하여 가주와 소가주에게 촌각을 다퉈 보고할 내용이 있다.] 헐떡이며 말하고

<성마지환!> 놀라는 두 놈

 

#442>

깊은 밤. 신장궁. 부상이 났지 않은 모습으로 경비서는 무사들. 밤이 깊어 건물들에는 대부분 불이 꺼져 있다.

<-영빈관(迎賓館)> 정원과 담장에 둘러싸인 화려한 건물. 정원에 둘러싸여 있다. 불이 꺼져 있고

침대. 청풍이 반듯하게 누워있고 귀여운 잠옷 차림인 벽초아가 달라붙어 자고 있다.

청풍; (패소정이란 계집이 위가장의 끄나풀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패소정을 떠올리고

청풍; (위극겸과 위진천 부자도 그 계집을 통해서 성마동천이 독룡곡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테고...)

청풍; (성마지환을 뺏길 경우 천마조사님과 무성의 비전도 위씨부자 손에 들어가게 된다.) 심각한 표정

청풍;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서둘러 무제궁으로 가야만 한다.) (신소심의 행방을 찾으려면 무제궁을 통하는 게 가장 빠를 테니...) 생각할 때

<저예요.> 문 밖에서 들리는 말

청풍; (뇌옥경!) + [들어오시오.] 문쪽을 보며 몸을 조금 일으키고. 달라붙어 있는 벽초아 때문에 몸을 완전히 일으키진 못하고

달칵! 문이 열리고

뇌옥경; [밤이 깊었는데 방해해서 죄송해요.] 침실로 들어서는 뇌옥경. 잠옷 차림이다. 문은 닫지 않고

청풍; (혹시 오늘 밤 나와 동침하려고 찾아온 건가?) 기대하며 + [아닙니다.] 몸을 반쯤 일으키다 멈춘다.

[아빠!] 옹알거리며 달라붙는 벽초아

뇌옥경; [초아를 데리러 왔어요.] 얼굴 좀 발개져서 다가오고

청풍; [예...] 좀 실망하며 옹알대는 벽초아를 다독이고

뇌옥경; [초아는 너무 어릴 때 헤어져서 아빠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해요.] 몸을 숙여 벽초아를 두 팔로 안고

벽초아; [으응... 싫어 싫어!] 잠결에도 청풍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앙탈 부리고

뇌옥경; [그러다가 공자님을 제 아빠라고 여기게 되자 집착이 강해졌네요.] 한숨 쉬며 벽초아를 강제로 청풍과 떼어내 안고. 청풍도 일어나고. 잠에서 깨진 않았지만 꼼지락 대며 울상 짓는 벽초아

청풍; [저는 상관없습니다.] 일어나 앉으며 말하고

청풍; [초아처럼 귀여운 딸이라면 얼마든지 아빠 노릇을 해줄 수 있습니다.] 은근히 말하고

뇌옥경; [고마워요 공자님.] 얼굴 발개지고

뇌옥경;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돌아서고

청풍; (동침하러 온 건 아니었군.) + [살펴 가십시오.] 아쉬운 표정

뇌옥경; [지난번에 했던 약속...] 문간에서 고개 약간 돌리며 말하고

흠칫! 청풍

뇌옥경; [가급적 빨리 지키도록 노력하겠어요.] 말하면서 밖으로 나간다. 얼굴 발개진 채

탁! 닫히는 문

청풍; (약... 약속을 지키겠단 말이지?) 흥분 기대.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뇌옥경이 한 말을 회상으로 묘사 #97>의 장면이다.

 

뇌옥경; [저도 약속을 드리겠어요.] [만일 저의 가슴에 맺힌 이 한을 풀어주신다면...] 잠옷을 벌려 드러낸 가슴을 손으로 만지며

뇌옥경; [이 가슴에 새겨져 있는 글귀대로 되어드리겠어요.] 얼굴 살짝 붉히며 말하고. 뇌옥경의 젖가슴 사이에는 <天魔之牝犬>이라고 새겨진 흉터가 있다.

회상 끝

 

청풍; (천마지빈견(天魔之牝犬)...) (뇌부인은 기꺼이 천마의 암캐가 되어주겠다고 했었다.) 침 꿀꺽! 삼키고

청풍; (초아를 데리러 온 것도 어쩌면 오늘밤에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서일지도 모르겠구나.) 히죽 웃으며 다시 눕고

청풍; (단 둘이 있어야만 지킬 수 있는 약속이니...) 드러누워서 히죽. 김칫국 마시고

 

#443>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벽초아를 안고 건물을 떠나는 잠옷 차림의 뇌옥경

월동문으로 나가는 뇌옥경. 헌데

정원의 나무 그늘에 숨어있는 신소심. 몸에 검은 옷을 입고 있다. 손에 검은 색의 장갑도 끼고 있고, 이 장갑 때문에 손가락에 낀 성마지환이 가려진다.

월동문으로 나가 멀어지는 뇌옥경의 뒷모습

신소심; (화룡부인 뇌옥경...) (저 여자가 일을 편하게 해주는구나.)

신소심; (벽초아라는 계집아이 때문에 손을 쓰는 게 망설여졌었는데...) 슥! 품속에서 작은 향로를 꺼낸다. 뚜껑이 달려 있는 향로로 뚜껑에 구멍이 몇 개 나있다.

신소심; (독성부의 가장 지독한 마취독(痲醉毒)인 산백몽혼향(算魄夢魂香)...) 향로를 보고

신소심; (타노가 구해준 이걸 쓰면 제 아무리 만독불침이라고 해도 잠깐은 정신을 잃게 될 것이다.) 향로를 바닥에 내려놓고

신소심; (그후에...) 슥! 다시 품속에 손을 넣고

신소심; (역시 독성부의 물건인 이 천독마비(千毒魔匕)를 쓰면 마태자를 죽이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다시 꺼낸 손에 칼집에 든 비수가 한 자루 들려 있다. #114>에 나온 최면술에 걸린 조진진이 아버지인 무영신투를 죽일 때 쓴 그 비수다. 손잡이에 구슬이 하나 박혀있고

신소심; (조금만 더 기다려라 마태자!) 비수를 보며 살벌한 표정으로 웃고

<네 아비의 곁으로 보내줄 테니...> 비수를 꽉 쥐는 신소심의 장갑 낀 손을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444>

신장궁의 또 다른 화려한 건물. 역시 정원과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고. 바로 황보경의 거처다. 불은 꺼졌다

방안. 화려한 침실. 넓은 침대에 황보경 황보민 모녀가 누워있다.

잠옷 차림인 채 역시 잠옷 차림인 황보경의 품에 안겨 잠든 황보민. 행복한 표정이고

황보경; (몸의 깊은 곳이 뜨거워 견디기가 어렵다.) 한숨

황보경; (그 사람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걸 내 몸이 느끼고 있기 때문일 텐데...) 청풍을 떠올리며 한숨. 아랫도리가 좀 비꼬이고

황보경; (하지만 참아야만 한다.) 심호흡

황보경; (민이를 위해서라도...) 자기 품에 안겨 잠이 든 황보민을 돌아보며 애잔하게 웃고

<세상의 추악한 인심으로부터 민이를 지켜달라고 이공자에게 부탁을 해야만 하니...> 어둑한 침실 배경으로 황보경의 생각 나레이션

 

#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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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7>

황보경; [악!] 자지러지게 비명. 품에는 피를 토하며 늘어진 신장궁 궁주 벽치릉을 안고 있고. 벽치릉은 고문을 당해 만신창이가 된 상태. 장소는 신장궁의 대청인 화려한 웅장하고 건물 앞이다. 황보경 옆에는 벽세황의 아내인 뇌옥경이 딸 벽초아를 품에 안고 공포에 떨고 있다. 벽초아는 뇌옥경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고

퍼억! 몸이 갈라져서 두 여자의 앞쪽에 나뒹구는 중년인의 시체.

쿵! 장내의 광경. 대청 앞마당에 수십 명의 남녀가 끌려와 주저앉은 채 두려움에 떨고 있다. 신장궁의 일족이고. 십여명의 흑혈살조들이 그들을 외곽에서 에워싼 채 감시하고 있고.

한쪽 옆엔 두 명의 노인이 의자에 앉아서 보고 있다. 살천인조와 권절이고. 권절은 맨몸이지만 살천인조는 일본도를 허리에 차고 있고 몇 개의 주머니도 허리띠에 달고 있다

마당 중간에는 여러 명의 남자들이 죽어있다. 노인과 중년인들이고. 한 명의 덩치 큰 흑혈살조가 칼을 내리고 있다. 흑혈살조4로 표기. 그자의 발치에는 방금 전에 죽는 중년인의 시체가 경련을 일으키고 있고

흑혈살조4; [버티고 싶으면 마음껏 버텨봐라.] [대신 네년들 앞에서 벽씨 성을 지닌 인간들을 차례차례 저 세상으로 보내줄 테니...] 피 묻은 칼로 신장궁 사람들을 겨누며 황보경을 향해 웃고

황보경; [몰라요! 정말 모른다구요.] 비명

황보경; [이 사람도 그렇고 나 역시 성마지환이란 건 본 적도 없어요.] 만신창이가 된 벽치릉을 끌어안은 채 울부짖고

황보경; [있지도 않은 물건을 어떻게 내놓을 수가 있어요?]

흑혈살조4; [이년이 아직 정신을 덜 차렸군.] 히죽

흑혈살조4; [사내들은 됐고... 지금부터는 계집들을 끌고 나와라.] 다른 흑혈살조들에게 말하고. 그러자

[예 당주!] [나와라 이년아!] 흑혈살조들이 젊은 여자를 한명 양쪽에서 팔을 잡고

[안... 안돼! 안된다!] [살려줘요 엄마!] [차라리 날 죽여라 이놈들아!] 끌려나오는 젊은 여자. 가족인 듯한 나이 든 여자들이 비명 지르고

흑혈살조4; [어디 계집의 피 맛은 다른지 볼까?] 끌려나오는 여자를 보면서 칼날을 혀로 핥으며 변태적으로 웃고. 공포에 질리는 여자.

황보경; [제발 믿어주세요. 우린 성마지환이 어디 있는지 몰라요.] 애원하고

흑혈살조4; [조금만 기다려라! 기억나게 해줄 테니...] 칼로 여자를 내리치려 하고. 그때

권절; [멈춰라.] 외치고

흑혈살조4; [예 호법님!] 멈칫! 내리치려던 칼을 멈추며 돌아보고

권절; [황보부인! 우리도 이런 수단까지는 쓰고 싶지 않았소.] 슥! 의자에서 일어나고. 황보경과 뇌옥경도 돌아보고

권절; [하지만 벽세황의 시신에 들어있던 성마지환이 신장궁으로 돌아왔던 건 분명한 사실이오.] 황보경 앞으로 걸어오고

황보경; [말.,.. 말씀 드렸잖아요.] [무제궁 소속의 신소심이란 계집이 저희 신장궁에 들른 것은 사실이지만 아무것도 전해 받은 게 없다구요.] 애원하고

권절; <인조는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전음으로 살천인조에게 묻고

살천인조; <거짓말을 하는 것같진 않네.> 허리에 일본도 차고 있는 것 주의

권절; <그럼 성마지환은 배달사고가 났다?>

살천인조; <소가주는 벽세황의 시체에서 찾아낸 반지가 성마지환인 줄 모르고 신장궁에 전해주라고 했지만...> <신가년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서 전하지 않은 것 같네.>

권절; <그럼 성마지환은 아직 신가년의 수중에 있겠군.> 눈 번뜩

살천인조;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인한 후 소가주에게 보고 하도록 하세. 성마지환은 신가년이 갖고 있다고...> 슥! 자리에서 일어나고

살천인조; [다른 인간들을 필요 없고... 저 계집아이를 노부 앞으로 데려 와라.] 뇌옥경이 안고 있는 벽초아를 가리키고.

[흑!] 기겁하며 벽초아를 끌어안는 뇌옥경

[옛 호법님!] 여자를 잡고 있던 놈들이 여자를 팽개치며 대답하고

[이년아!] [딸년을 내놔라!] 화악! 와락! 벽초아를 안고 있는 뇌옥경에게 덤벼들어 벽초아를 빼앗으려 하고

뇌옥경; [안... 안돼!] 비명. + 황보경; [제발...] 역시 비명 지르는데

엄마 품에 안겨 고개 조금 돌려 보는 벽초아. 그런 벽초아를 움켜잡아오는 거친 손길들. 헌데 바로 그 직후

꽈앙! 빠직! 허공에서 떨어지는 두 가닥의 벼락이 벽초아를 낚아채려던 두 놈을 강타한다

눈 치뜨는 벽초아

[크악!] [컥!] 벼락에 맞아 숯덩이가 되는 두 놈

[헉!] [어디서 벼락이...] [악!] [흐윽!] 놀라는 모든 사람들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줄 것.

특히 뇌옥경과 벽초아 모녀의 놀라는 모습 크로즈 업. 퍼억! 숯이 되어 자신들 앞에 쓰러지는 두 놈을 보는 모습으로

<검붉은 색의 벼락!> <설마 이 무공은...!> 놀라 눈 부릅뜨며 벌떡 일어나는 권절과 살천인조. 그때

[지금까지는 네놈들 꼴리는 대로 신나게 놀았겠지?] 지지지! 화악! 허공에서 벼락에 휘감기며 천천히 내려오는 청풍. 뇌옥경 벽초아 모녀를 등진 자세로

청풍; [하지만 끝나지 않는 잔치는 없는 법!] [이제 네놈들이 그 대가를 치룰 때가 되었다.] 스윽! 뇌옥경과 벽초아의 앞쪽으로 깃털처럼 가볍게 내려선다.

뇌옥경; (그... 그 사람이야!) 눈 치뜨는 벽초아를 끌어안고 흥분과 전율

황보경; [아!] 역시 청풍을 알아보고 흥분해서 자지러지고

<마태자 이청풍!> 청풍을 알아보고 경악하고 긴장하는 권절과 살천인조

[웬놈이냐?] [무슨 수작을 부린 것이냐?] 장내의 흑혈살조들이 눈 부라리며 청풍을 향해 덮쳐가거나 덮치려 하고

청풍; [흥!] 지지지! 벼락에 휘감긴 오른손을 웅크린 채 앞으로 내밀고

권절; [피해라!] + 살천인조; [그놈에게서 최대한 물러서라!] 팟! 스팟! 외치며 좌우로 확 갈라지고. 하지만 그 직후

청풍; [늦었다.] 빠지직! 빠캉! 웅크렸던 청풍의 손이 확 펴지면서 여러 가닥의 벼락이 창처럼 앞으로 뿜어져 나가고

투쾅! 빠지직! 그 벼락이 청풍을 덮쳐오거나 덮치려던 흑혈살조들의 몸으로 흘러들어가고

[크아아악!] 여러 명이 동시에 비명을 지른다. 모두 벼락에 감전당한 모습이고

그걸 본 신장궁 사람들 경악과 흥분

권절; [큭!] + 살천인조; [이런...] 빠지직! 지직! 벼락에 감전되긴 하지만 그래도 빨리 움직여서 직격 당하지는 않고 벼락이 좀 흘러든 모습으로 좌우로 튕겨나가는 권절과 살천인조

퍼억! 털썩! 숯덩이가 되어 전멸해서 나뒹구는 흑혈살조들

황보경; [잘 했어요 이공자!] 흥분하여 외치고

뇌옥경; (저... 저 마귀같은 자들을 일거에 전멸시켰어!) 역시 흥분하고. 직후

권절; [큭!] 권절은 비틀거리면서도 쓰러지지 않지만.

살천인조; [끄윽!] 털썩! 벼락에 휘감긴 채 주저앉는다. 벼락이 살천인조가 지닌 쇠붙이에 이끌려 들어가 감전시킨 것

살천인조; (권법이 장기인 권절과 달리 노부는 지니고 있는 쇠붙이가 많아서 벼락이 많이 흘러들었다.) 지지지! 주저앉은 채 벌벌 떨고. 허리춤의 일본도도 벼락에 휘감겨 있고. 그때

청풍; [우두머리들은 그나마 좀 났군. 타죽지 않고 버티는 걸 보면...] 웃으며 쳐들었던 손을 내리고

권절; [자전마벽(紫電魔劈)!] 비틀거리며 이를 갈고. 눈을 부릅떴는데 감전당한 영향으로 머리카락이 곤두섰다.

권절; [천마의 아홉 가지 절기중 최강이라는 자전마벽이로구나!]

청풍; [오랫동안 실전되었던 자전마벽을 한 눈에 알아보고...] [늙은 생강답게 안목도 제법인 걸.] 지지지! 청풍의 몸에서 다시 벼락이 일어나고

<동시에 치세!> <놈이 다시 자전마벽을 일으킬 기회를 주면 안돼!> 화악! 주먹질을 하는 자세로 청풍에게 덮쳐오는 권절. 투학! 주저앉아있던 살천인조도 앉아있던 자세에서 용수철처럼 튀어올라 청풍을 공격해온다. 오른손으로 왼쪽 허리에 찬 일본도를 뽑는 자세로

뇌옥경; [조심하세요!] 자기도 모르게 비명

권절; [붕천권강(崩天拳罡)!] 내지르는 주먹에서 사람만한 주먹 형상이 터져 나와 청풍을 후려치고

살천인조; [죽어라 마태자!] 쩍! 살천인조가 앞으로 비스듬히 긋는 오른손에 들린 일본도에서 긴 섬광이 뻗혀 청풍을 토막 내려 한다

황보경; [악!] 방정맞게 비명. 뇌옥경과 벽초아 모녀는 눈 치뜨며 보고 있고

꽝! 쩍! 권절의 주먹이 청풍을 강타하고 살천인조가 일본도로 그어낸 섬광이 청풍을 비스듬히 벤다. 하지만

지지징! 바웅! 우뚝 선 청풍의 몸을 덮은 방어막이 두 노인의 공격을 튕겨버렸고

권절; [무슨 호신강기가...] 비틀거리는 권절. + 살천인조; [피하세! 우리가 상대할 수 있는 괴물이 아니야.] 휙! 뒤로 날아오르는 살천인조

청풍; [늙은이들도 그만 날뛰고 누워라.] 빠캉! 웅크렸다가 확 펴는 청풍의 오른손에서 두 가닥의 벼락이 창처럼 날아가고

[크악!] [컥!] 빠지직! 빠캉! 벼락의 창에 맞아 비명 지르는 권절과 살천인조. 역시 몸이 새카맣게 탔고

털썩! 퍼억! 나뒹구는 권절과 살천인조.

[와아!] [그렇지!] [꼴좋다!] 환호하는 신장궁 사람들

[끄윽!] [꺼억!] 몸이 새카맣게 타면서 연기와 불길과 벼락에 뒤덮인 채 벌벌 떠는 권절과 살천인조

청풍; [일단 경의는 표하마.] 두 노인에게 다가오고. 바닥에 쓰러진 채 그런 청풍을 돌아보는 권절과 살천인조

청풍; [내 자전마벽은 익힌 지 얼마 안되어서 오성(五成) 수준에 불과하다.]

청풍; [그렇긴 해도 자타가 공인하는 고금최강의 마공 자전마벽에 직격당하고도 숨이 붙어있으니 늙은이들은 칭찬 받을만하다.] 지지지! 양손이 벼락에 휘감기고

권절; (피...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었는데 겨우 오성 수준이었다니...) 필사적으로 일어나며 절망하고. 그런 그자의 뒤에서 살천인조도 일어나려 애쓴다. 살천인조는 달아나려고 했기 때문에 권절보다 뒤쪽에 쓰러졌었다.

살천인조; (자전마벽은 과연 명불허전이로구나!) 절망하고

청풍;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마.] 두 노인의 3미터 앞에서 멈춰서고. 연기와 벼락에 휩싸인 권절과 살천인조는 일어나려 애쓰고 있고

청풍; [너희들의 주인, 위극겸이 어디 숨어있는지 실토한다면 굳이 죽이진 않겠다.]

권절; [죽일 수 있으면 죽여 봐라!] 화악! 사력을 다해 일어나며 다시 청풍에게 주먹질을 하려고 한다. 주먹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살천인조; [권절...] 비틀거리며 일어나 앉으며 말리려 하는데

권절; <뒷일을 부탁하네!> 살천인조에게 전음을 날리고 + [크아!] 사력을 다해 청풍에게 다시 주먹을 날린다.

[!] 무언가 깨닫는 살천인조

청풍; [이란타석이라는 걸 모르는...] + [!] 말하다가 눈 부릅

파악! 권절 뒤에 있던 살천인조가 뒤로 날아오르고 있다

청풍; [교활한 늙은이!] 투쾅! 앞으로 내미는 손에서 강력한 벼락이 일어나 권절을 때린다. 권절이 날린 주먹 형상은 그 벼락에 박살나 흩어지고

[끄아아악!] 빠캉! 벼락에 맞아 타죽는 권절

살천인조; [권절!] 휘익! 울부짖으며 뒤로 멀리 날아간다. 권절이 숯이 되어 쓰러지려는 게 보이고

청풍; [떨어져라!] 투쾅! 허공을 향해 손을 젓고. 털썩! 그 앞에서는 권절이 나뒹굴고 있고

쩌억! 허공을 향해 치솟았다가 포물선을 그리며 살천인조에게 내리꽂히는 벼락. 살천인조는 막 담장을 날아 넘고 있던 중이고

[또 벼락이...] 신장궁 사람들 모두 놀라고

꽝! 벼락을 맞고 허공에서 휘청하는 살천인조. 이어

퍼억! 담장 너머로 떨어진다

팟! 날아오르는 청풍

휘릭! 담장 위로 내려서는 청풍. 하지만

담장 너머는 다른 건물 주변의 마당인데 아무도 없다.

청풍; (사라졌다!) 눈 부릅뜨며 손가락으로 관자노리를 누르고.

뇌옥경; (천시지청술을 펼치는구나.) 벽초아를 안은 채 청풍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깨닫고 조용. 우는 여자에게는 울지 말라 하고. 하지만

청풍; (놓쳤다.) 슥! 찡그리며 관자노리에서 손가락을 떼고

청풍; (분위기로 봐선 은신술과 잠입술이 특기인 늙은이 같았다.) 마지막으로 담장 너머를 둘러보고.

청풍; (작정하고 몸을 숨겼으면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돌아서고. 이어

청풍; (게다가 그 늙은이를 추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 휘익! 다시 황보경과 뇌옥경 쪽으로 날아가고

[감사합니다 은공!] [감사합니다.] 자신들 머리 위로 날아가는 청풍을 보며 두 손 모으거나 절 하는 신장궁 사람들

청풍; [미안합니다 부인. 제가 오는 게 늦었습니다.] 휘익! 황보경 앞으로 내려서고

황보경; [아니... 아니에요.] 벽치릉을 안은 채 울고

황보경; [공자가 제 때 구원의 손길을 뻗쳐주지 않았으면 우리 신장궁은 오늘 멸문지화를 면치 못했을 거예요.]

청풍; [부군의 상세를 봐드리겠습니다.] 벽치릉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황보경; [부탁드려요.] 바닥에 벽치릉을 누이고

황보경; [연로하신 분이 험한 고문을 당하셔서 위독하신 상태랍니다.] 벽치릉 옆에 무릎 꿇은 채 보며 울고

청풍; (고난을 함께 겪고 보니 늙은 남편에 대한 애정이 조금은 생긴 모양이군.) 벽치릉의 손목을 잡아 진맥하며 생각하고. 그 옆에서 간절한 표정으로 남편을 내려다보는 황보경

청풍; [출혈이 심하긴 하지만 치명상은 입지 않으셨군요.] 진맥하며 말하고

황보경; [그... 그런가요?] 안도

청풍; [상처를 치료하고 잘 정양시키시면 곧 쾌차...] 말하다가 흠칫! 하며 돌아보고. 슥! 고사리같은 손이 청풍의 등을 만진다. 이어

와락! 뒤에서 청풍을 두 팔로 끌어안는 벽초아. 돌아보는 청풍

벽초아; [아빠... 아빠 냄새야!] 청풍의 등에 얼굴 묻고 부비는 벽초아. 뇌옥경이 당황하며 무릎 걸음으로 다가오려 하고

뇌옥경; [초아야! 그러면 안돼!] 벽초아를 청풍의 몸에서 떼어내려 하고. 하지만

벽초아; [싫어! 초아는 아빠가 좋아!] 몸부림치며 청풍에게 떨어지지 않으려 하고

뇌옥경; [죄송해요. 애가 아직 철이 없다보니...] 억지로 웃으며 벽초아를 떼어내려 하는데

청풍; [괜잖습니다.] 돌아앉으며 벽초아를 끌어안고

청풍; [그래. 내가 초아 아빠란다.] 벽초아를 끌어안고 쓰다듬고

[!] 놀라 입을 손으로 가리는 뇌옥경. 황보경도 눈 치뜨고

벽초아; [아빠! 아빠!] 청풍의 품에 안겨 어리광 부리는 벽초아

청풍; (벽세황에게 진 빚과 신세가 작지 않으니 이 아이를 보살펴주어야겠지.) 벽초아를 끌어안고 머리 쓰다듬으며 벽세황을 떠올린다.

그걸 보며 얼굴 발개져서 좋아 죽으려는 뇌옥경

황보경; (부럽네.) 세 사람을 훔쳐보며 한숨 쉬고

<딸내미 하나 잘 둬서 새로운 서방을... 그것도 천하제일의 기남자를 배필로 두게 되었으니...>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황보경의 생각 나레이션

 

건물 뒤에 숨어서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신소심

신소심; (그러니까 뭐야? 오늘 신장궁을 습격한 건 역적으로 몰린 위가장의 인간들이라는 건데...) 찡그리고

신소심; (관부의 추적을 피해 숨어있어도 시원찮을 인간들이 왜 신장궁을 건드린 걸까?) 건물 기둥 잡고 생각. 그 손 중지에 끼워져 있는 성마지환 크로즈 업. 신소심은 신장궁에서 벌어진 일이 자신이 끼고 있는 성마지환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다.

 

#438>

신장궁의 정문. 문을 열려 있고. 정문 주변에 흑혈살조들의 시체가 십여 구 뒹굴고 있다. 신장궁 사람들은 독에 중독되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탓에 나와 보지 못하고 있고. 때는 시간이 좀 지난 저녁 무렵이고. 해가 서산으로 기울고 있다

그곳으로 오는 황보신과 황보민. 황보민이 황보신을 부축한 모습으로 오고 있고

[!] 그러다가 놀라고 긴장하는 황보민

정문 근처에 죽어있는 흑혈살조들의 시체 크로즈 업

황보민; [저... 저 시체들...] 침 꼴깍! 삼키고

황보신; [안심하십시오 아가씨.] 안심시키고

황보신; [위가장의 살귀들인데 이공자에게 척살당한 모양입니다.]

황보민; [그... 그러고 보니 집사님을 공격했던 자들과 같은 복색을 하고 있네요.] 안도하고

황보신; [이자들이 몰살당해 있는 걸 보면 마님도 무사하실 것입니다.] 황보민의 부축을 받으며 신장궁 정문으로 들어가고. 헌데

들썩! 널려있는 시체들 중 아래 위로 겹쳐있던 시체 중 위쪽의 것이 흔들리더니

살천인조; [끄윽...] 흑혈살조의 시체 아래에서 벌벌 떨며 기어 나오는데 심한 화상을 입었다. 옷은 타고 몸에서는 아직 연기가 좀 나고 있고

살천인조; [마... 마태자!] 이를 갈며 기어서 흑혈살조의 시체 아래에서 빠져나오고

살천인조; [두... 두고 보자!] [권절의 목숨 빛은 반드시 치르게 해줄 테니...] 비틀거리며 걸어간다. 황보민과 황보신이 온 쪽으로 가는데 부상이 심해서 날지 못하고 걸어간다.

 

#439>

신장궁의 대청. 사람들이 약과 물등을 들고 드나들고. 주로 여자들이다. 대청 앞의 마당에는 죽은 사람들의 시체를 둘러싸고 가족들이 울고 있고. 타죽은 흑혈살조와 권절의 시체는 한쪽에 아무렇게나 쌓여있다.

대청 안에서는 사람들이 치료받고 있다. 주로 여자들이 다친 남자들을 치료하는 중이다.

사람들 치료하는 여자들 중에 끼어있는 신소심.

신소심; (신장궁 사람들은 아직 내가 외부인인 줄 모르고 있다.) 누워있는 사내의 상처에서 흐른 피를 닦아주면서 곁눈질로 살피고

신소심; (평소에도 물건을 사기 위해 출입하는 상인들이 많기 때문일 텐데...)

신소심; (낮에 마태자에게 접근하는 건 위험하다.)

신소심; (일단 신장궁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다가 밤에 승부를 걸어보자.) 부상자의 몸을 닦아주는 신소심의 손가락에 반지가 끼워져 있고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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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3>

<-무제궁> 낮.

칠지무제의 거처. 지키는 사람이 독절 뿐이고 인적이 없다.

그곳으로 오는 진상파. 휠체어에 앉고 있고. 그 휠체어를 비파희가 밀고 온다

독절; [어서 오시오 소궁주.] 히죽

진상파; [저를 왜 어버지의 거처로 데려온 건가요?] 한숨

독절; [궁주의 상태를 소궁주가 직접 봐야할 것같다며 소가주가 모셔오라고 하셨소이다.] 비켜주고.

한숨 쉬는 진상파. 진상파가 탄 휠체어를 밀고 들어가는 비파희

 

건물 내부. 침실. 어둑하고. 침대 옆에 서서 내려다보는 위진천. 침대에 누가 누워있다.

비파희; [모셔왔어요.] 드르르! 진상파가 탄 휠체어를 밀고 들어오는 비파희

위진천; [수고하셨소.] 돌아보고. 이어

위진천; [어서 오거라 사매.] 웃고

위진천; [사부님의 용태가 위중해서 사매를 불러오라고 했다.] 침대를 가리키고

침대 위에 누워있는 잠옷 차림의 칠지무제. 눈을 감고 있고 온몸이 떨리고 있다.

한숨 쉬며 침대로 다가오는 진상파

비파희; (별로 놀라지도 않네.) 휠체어를 밀면서 좀 놀라고

비파희;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고 있었기라도 하듯이...)

위진천; [오해는 하지 마라. 내가 사부에게 독수를 쓰거나 한 건 아니니 말이다.] 침대로 다가가는 진상파를 보며 히죽 웃고

진상파; [그리 말하니 믿어드리지요.] 슥! 몸을 숙여서 손으로 칠지무제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주고

위진천; [네게 했던 것처럼 사모가 전처 소생의 두 아들에게 했던 짓을 상세하게 적어서 읽게 해드렸더니 그만 기혈이 역류하시지 뭐냐?]

대답하지 않고 한숨만 쉬는 진상파

위진천; [그래도 내가 제때 조치를 해드려서 당장 돌아가시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위진천; [비록 주화입마에 빠지셔서 운신을 하실 수 없게 되긴 했지만 말이다.]

진상파; [아버지와 단 둘이 있고 싶군요.] 칠지무제의 이마의 땀을 닦아주며 말하고

위진천; [그 정도 편의야 봐줘야겠지.]

위진천; [대신 사매도 나와의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해봐라.] 웃으며 돌아서고

위진천; [사매와 부부가 되는 것보다 더 확실하게 정통성을 확보하는 방법도 없으니...] 웃으며 방을 나가고. 그 뒤를 비파희도 따라 나가고

탁! 위진천을 따라 나가서 문을 닫는 비파희. 이제 방안에는 진상파와 칠지무제만 남고

진상파; [아버지...] 애잔한 표정

진상파; [죄송해요 아버지! 저희 모녀가 지은 죄로 인해 이런 고통까지 겪게 해드려서...] 눈가에 눈물이 비치고

진상파; [하지만 그리 오래 지속될 고난은 아니랍니다.] [곧 구원자가 도래할 테니 그때까지만 견디어주세요.] 칠지무제의 이마의 땀을 닦아주며 한숨. 그때

칠지무제; [마... 마...] 꺽꺽 대며 입을 열고. 흠칫! 하며 그런 칠지무제를 내려다보는 진상파

칠지무제; [마... 태...자... 반... 환...] 부들부들 떨며 오른손을 들고.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에 반지가 끼워져 있다. 삼안마귀환이고

진상파; [이 반지를 마태자에게 돌려주라는 말씀이신가요?] 손을 잡으며 묻고

칠지무제; [천... 마의... 유물...] 거기까지 말하고

진상파; (천마의 유물이니 마태자에게 돌려주라는...) + [무리하지 마세요 아버지! 소녀 알아들었답니다.] 슥! 한숨 쉬며 칠지무제의 손가락에서 반지를 빼고.

진상파; (천기를 조금은 엿볼 줄 알지만... 나 자신에 관련된 것은 거의 알지 못한다.) 다시 칠지무제의 손을 내려주고

진상파; (이 반지도 아마 나와 관련이 있을 텐데...) 반지를 들여다보고

진상파; (천마와 무성께서 만드셨다는 성마지환은 아니지만 나와 마태자에게 큰 의미를 지닌 물건임에는 틀림없다.)

진상파; (어서 저를 찾아와주세요 이공자님!)

<우리가 만나야 천하를 뒤덮고 있는 이 암운과 저주가 종식 될 터이니...>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434>

[!] 날아가다가 무언가를 느끼는 청풍. 두 팔로 황보민을 안고 날아가던 중이다. 황보민은 여장인 상태고 두 팔을 청풍의 목에 걸고 있다. 날아가는 곳은 산 속이다. 신장궁 근처라 멀리 화산도 보이고

휘익! 바위로 된 산봉우리 위에 멈춰서는 청풍. 흠칫! 하며 올려다보는 황보민

<어서 저를 찾아와주세요 이공자님!> 누군가의 말이 청풍의 뇌리에 울리고. 물론 바로 위 화면에서 진상파가 한 생각이다

청풍; (누군가?) 찡그리며 생각하고

청풍; (어떤 여자가 간절하게 나를 부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는데...)

황보민; [왜 그러세요 공자님?] 올려다보고

청풍;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억지로 웃고

청풍; [생각할 게 좀 있어서 멈춰 섰다.]

황보민; [예...] 미심쩍고

청풍; (내가 아는 여자는 아니었는데...) 갸웃하고.

청풍; (불로왜선 자매들 외에는 이렇게 강한 사념을 보낼 수 있는 여자도 없고...) 불로왜선과 귀희, 야차선녀들을 떠올리고. 그러다가

청풍; (무염무후 진상파!) 뒤늦게 진상파를 떠올리고 눈 번득

청풍; (당신이 날 찾은 거요?)

청풍; (유감스럽게도 난 신장궁을 들렀다 가게 되어서 예상보다 소저를 만나러 가는 길이 지체 되고 있소.)

청풍; (이제 신장궁이 지척이니 이 아이를 어머니에게 데려주는 대로 지체하지 않고 태산을 향해 가겠소.)

청풍; (그러니 조금만 더 기다려...) + [!] 생각하다가 눈 번뜩

<크악!> <컥!> 청풍의 귀에 들리는 비명 소리

청풍; (이건 또 뭔가?) 눈 번뜩이며 멀리 보이는 화산 쪽을 보고. 그런 청풍을 흠칫! 하며 올려다보는 황보민

청풍; (신장궁의 지척에서 죽어가는 인간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눈 번뜩

황보민; [무... 무슨 일인가요?] 긴장하여 묻고

청풍; [방금 전 멀지 않은 곳에서 사람이 죽었다!] 팟! 날아오르고

황보민; [사... 사람이 죽어요?] 놀라고

황보민; [아무래도 신장궁에 사단이 생긴 모양이다!] 쐐액! 빛살처럼 날아가고. 헌데 잠시후

 

스윽! 청풍이 섰던 곳으로 내려서는 신소심. 숨이 몹시 가쁘다. 죽립을 쓰고 있고

신소심; (징그러운 인간...) 화산쪽으로 까마득히 멀리 사라지는 청풍의 뒷모습을 보며 헐떡이고. 온몸이 땀으로 범벅

신소심; (계집아이를 안고 이동하는 데도 전혀 힘들어하지 않는다.) 왼손으로 죽립을 조금 젖히며 오른손의 손등으로 이마의 땀을 닦고.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에 성마지환을 끼고 있는 것 주의.

신소심; (난 전력을 기울여서야 겨우 따라올 수 있었는데...) (그나마 목적지가 어딘지 알아차려서 놓칠 염려는 없게 되었다.)

신소심; (마태자는 신장궁으로 가고 있는 중인 게 분명하다.) 멀리 화산을 보고

신소심; (그러다가 신장궁과 조금 다른 방향으로 행로를 변경했는데...) 이제 까마득히 멀어진 청풍이 간 쪽을 보고

신소심; (신장궁으로 올 게 틀림없으니 미리 가서 기다리자.) 휘익! 날아간다. 청풍이 간 쪽과 약간 방향이 다르고

신소심; (어떻게든 마태자가 방심하는 틈을 노려서 승부를 봐야만 한다.) (더 지체할 수는 없으니...) 날아가며 생각하고.

 

#435>

화산 근처의 계곡. 황량. 바위와 돌로만 이루어진 계곡

콰당탕! 길이 50센티, 직경 10센티 정도의 금속통을 손에 쥔 채 나뒹구는 황보신. 황보신은 황보경이 신장궁으로 시집 올 때 데려온 대륙상단 소속의 노인. 현재는 신장궁의 집사인데. 피투성이가 되어 있다.

황보신; [끄윽...] 가슴이 뭉개져서 피를 게워내며 벌벌 떨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장궁 집사 황보신(皇甫信)>

[그 늙은이 이제야 좀 조용해졌군.] [젠장! 생각지도 않게 피해를 봤어!] 황보신에게 다가오는 세 명의 흑혈살조. 손에 손에 칼을 들었다. 그자들 뒤로는 두 명의 흑혈살조가 죽어있다. 그자들 몸에는 장침이 여러 개 박혀있다.

황보신; [끄윽!] 슥! 겨우 일어나 앉아서 피를 게워내며 금속통을 들어 흑혈살조들을 겨누고. 금속통의 앞쪽에는 구멍이 숭숭 뚫려있어서 마치 후추통 같다. 그러자

[이크!] [조심해라! 신장궁의 치명적인 암기 탈명사통(奪命死筒)이다!] 팟! 휘익! 세 놈이 기겁하며 좌우로 흩어지고

꾹! 그 중 한 놈을 겨누고 금속통의 손잡이를 누르는 황보신. 하지만

철컥! 소리가 나지만 아무것도 나가지 않는 금속통. 그러자

[옳거니!] [탈명사통에 더 이상 탈명침(奪命針)이 남아있지 않구나!] 안도하는 흑혈살조들

철컥! 철컥! 다시 금속통의 손잡이를 눌러보는 황보신. 하지만 아무것도 나가지 않고

[괘씸한 늙은이! 감히 우릴 놀라게 해?] [죽이기 전에 팔 다리부터 잘라주마!] 쩍! 부악! 두 놈이 좌우에서 쇄도하며 황보신에게 칼질한다. 아주 빠르고 강하다. 한 놈은 동료들 뒤쪽에 남아서 보고 있고.

황보신; (여기까지로군.) 절망하며 자신에게 날아드는 흑혈살조들의 칼을 보고. 헌데 바로 그 직후

쾅! 콰직! 허공에서 벼락같이 내리꽂히며 두 놈의 어깨를 한쪽씩 밟아버리는 청풍. 다리를 약간 벌리고 내리꽂혔다. 두 손으로는 황비민을 안고 있는데 엄청난 속도로 내리꽂힌 모습으로 묘사. 그러자

콰앙! 콰직! 굉음과 함께 두 놈의 몸뚱이가 바닥에 처박히며 뭉개진다. 청풍의 발 아래에서 즉사했다.

[헉!] 마지막 한 놈인 흑혈살조3이 기겁하고.

황보신; [!] 눈 부릅 놀라고. 황보신은 청풍의 진짜 얼굴을 모른다.

흑혈살조3; [네놈... 누구냐?] 칼로 청풍을 겨누며 외치지만

청풍; [황보집사!] [몸은 좀 어떠시오?] 우직! 밟아 죽인 두 놈의 시체에서 발을 떼며 황보신을 내려다보고

황보신; [귀... 귀하는 누군데 나를...!] + [!] 놀라던 황보신 또 놀라고

황보민; [고... 고마워요 공자님!] 청풍의 품에서 내려서는 황보민.

황보신; [도... 도련님?] 황보민을 보고 입을 떡 벌리고.

황보민; [예 저 민이예요 황보집사님!] 황보신 앞에 무릎을 꿇으며 상처를 살피고

황보신; [도... 도련님이 여자였다니....] 벌벌 떨며 놀랄 때

흑혈살조3; [네놈은 그러고 보니...] 뒤늦게 청풍을 알아보고 경악. 힐끔 돌아보는 청풍

흑혈살조3; [마태자 이청풍이로구나.] 팟! 공포에 질려 뒤로 날아오르고. 하지만

청풍; [참 빨리도 알아차린다.] 퍽! 냉소하며 흑혈살조중 한 놈이 떨군 칼의 손잡이를 가볍게 걷어찬다. 그러자

퍽! 이미 흑혈살조3의 가슴을 뚫고 뒤로 끝이 튀어나오는 칼

흑혈살조3; [말도 안되는 괴물...] 끄윽! 허공에서 휘청

퍼억! 나뒹구는 흑혈살조3

청풍; (이자들은 위씨일족이 몰래 기른 살인귀들인 흑혈살조일 텐데...) 밟아 죽인 시체들을 돌아보며 다시 황보신 쪽으로 돌아서고.

청풍; (위씨일족의 개들이 무슨 일로 신장궁 근처에 나타난 것일까?) 생각하며 황보신 쪽으로 완전히 돌아설 때

황보신; [정말... 정말 마태자 이공자시오?] 황보민의 부축을 받아 바위에 기대앉으며 청풍에게 헐떡이고

청풍; [황보집사! 기억할지 모르지만 우린 구면이오.] 웃으며 다가서고

황보신; [구면이라니...] + [!] 말하다가 깨닫고

황보신; [이제 보니... 넉 달 전 물건 배달 중에 종적을 감췄던 품꾼(품팔이 일꾼) 진충(眞忠)이 바로...] 헉헉 대며 품삯꾼으로 위장했던 청풍을 떠올리고

청풍; [나였소.] 웃고

황보신; [허어..] 기가 막히고

청풍; [지난 일은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도와주겠소.] 파팟! 손가락에서 빛을 쏴서 황보신의 가슴 혈도를 몇 군데 찍어주고.

황보신; [끄윽!] 퍼덕이는 황보신

황보민; [집사님!] 울먹이며 황보신을 부축하는데

황보신; [괜... 괜잖습니다 도련님... 아니 아가씨!] 헉헉 대며 바위에 다시 등을 기대고

황보신; [이공자께서 혈도를 짚어준 덕분에 상세가 악화되는 게 멈췄습니다.] 치치치! 가슴 부분의 상처에서 피가 멈추고

황보민; (정말 출혈이 멈추고 있어!) + [다... 다행이에요.] 그걸 보고 안도하고

청풍; [위가장의 인간들에게 변을 당할 뻔하고...] [신장궁에 무슨 일이 있는 것입니까?] 내려다보며 묻고. 그러자

황보신; [큰일... 큰일입니다.] 헐떡이며 올려다보고

황보신; [위가장의 인간들이 신장궁의 일족을 핍박하여 해치려 하고 있습니다.]

청풍; (패소정을 통해서 성마지환이 신장궁에 흘러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고 벌이는 짓이겠지.) 눈 번뜩이고

황보민; [그럼 엄마도...!] 사색이 되고

황보신; [예! 위가장의 무적팔절중 두 놈에게 사로잡혀 고문을 당하고 계실 것입니다.]

황보민; [그런...] 겁에 질리고

황보신; [위가장의 인간들이 미리 독을 풀어놓고 습격을 해온 바람에 신장궁은 변변히 저항도 못해보고 놈들에게 제압당했습니다.]

황보신; [저는 마침 출타했다가 돌아왔던 중이라 중독은 당하지 않았고...]

황보신; [그래서 마님의 지시로 가까운 대륙상단 지점에 도움을 청하러 가던 중 추격을 당한 것입니다.]

황보민; [공... 공자님!] 급히 청풍을 돌아보고

황보민; [엄마... 엄마를 구해주세요.] 두 손 모아 애원하며 울먹이고

청풍; [너무 걱정마라.] 몸을 숙여서 황보민의 팔을 잡고

청풍; [네 어머니는 복이 많은 분이라 놀라긴 해도 위험에 처하진 않을 게다.] 일으키려는데

황보민; [저... 저는 두고 가세요.] 청풍의 손에서 팔을 빼고. 흠칫 하며 손을 놓는 청풍

황보민; [대신 촌각이라도 빨리 신장궁에 가셔서 어머니를 구해주세요. 부탁드려요.] 간절한 표정으로 애원하고

청풍; [알았다.] 한숨 쉬며 허리 펴고

청풍; [그럼 여기서 황보집사를 보살피고 있거라.] [위가장의 인간들을 손봐주는 대로 사람들을 보낼 테니....] 투학! 미사일처럼 날아가는 청풍.

황보민; [조... 조심하세요.] 외치고.

하지만 이미 멀리 사라진 청풍

황보신; (전광석화가 따로 없군.) 감탄

황보민; [제발 늦지 않았어야하는데...] 울먹

황보신; [이공자를 믿고 기다리십시오 아가씨.] 말 걸고. 돌아보는 황보민

황보신; [헌데 아가씨가 어떻게 신장궁까지 오시게 된 것입니까.]

황보민; [그.,.. 그건...] 억지로 웃고

 

#436>

<-신장궁> 사람들이 여기저기 쓰러져서 신음하고 있고. 흑혈살조들이 돌아다니며 사내들을 집중적으로 발로 건드려 살피고 있고

정원의 울창한 관목 속에 숨어서 그걸 보고 있는 신소심

신소심;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신장궁의 모든 식솔들이 쓰러져 있다. 아마도 중독된 탓일 텐데...> 쓰러져 입으로 거품 물며 떨고 있는 사람들 배경으로

신소심; (저자들은 무얼 노리고 신장궁을 습격한 것일까?)

신소심; (하나같이 나에 못지않은 실력을 지닌 고수들인 것으로 미루어 보건데 결코 평범한 세력이 벌이는 짓은 아니다.)

신소심; (아무래도 내가 쓸데없는 분란에 말려든 것같다.) 생각할 때

화악! 갑자기 유령같은 그림자가 장내를 휩쓸며 지나가고. 그러자 그 유령같은 그림자에 휩쓸린 흑혈살조들이 휘청하다가

퍼억! 퍽! 비명도 못 지르고 나뒹구는 흑혈살조들.

쓰러져 신음하고 있던 신장궁 사람들 눈 치뜰 때

화악! 돌풍을 일으키며 유령같이 나타나는 청풍.

신소심; (마... 마태자!) 눈 치뜨며 몸을 움츠리고.

신소심; (그 새 다른 곳에서 볼일을 보고 신장궁에 도착했구나.)

[뉘...뉘신지 모르지만 궁주님을...] 쓰러져 있던 노인 중 한명이 헐떡이며 애원할 때

손가락을 입에 대어 조용히 하라고 하는 청풍. 이어

휘익! 다시 유령같이 사라지는 청풍

신소심; (흡사 유령...) 침 꼴깍

신소심; (아마 신장궁을 공격한 자들을 소리없이 제거하려는 모양이다.) 슥! 숨어있던 곳에서 나오고. 쓰러져 있던 사람들 다시 놀라 돌아보지만

신소심; (어디 소속의 인간들인지는 모르지만 마태자의 표적이 되었으니 전멸은 시간문제겠구나.) 역시 입에 손가락을 대어 조용히 하라고 하며 흑혈살조들의 시체쪽으로 걸어간다.

신소심; (이렇게 대단한 인간을 과연 내 능력으로 해치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눈을 까뒤집은 채 죽은 흑혈살조의 시체를 보며 생각하고

 

#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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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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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절벽 아래 움푹한 곳 거대한 동굴이 있다. 파도가 절벽 하단을 오랜 세월 때려서 생긴 해식동굴이다. 동굴의 높이가 10미터가 넘고.

그 동굴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용설영. 어둑하다

곧 동굴이 끝나고. 육중한 철문이 막고 있다. 사람은 없고. 헌데

용설영; [열어라!] 누군가에게 말하고. 그러자

<옛!> <어서 오십시오 주모님!> 스슥! 어둠 속에서 두 개의 검은 그림자가 문 좌우에서 나타나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검은 천으로 가린 자들이다.

철컹! 서둘러 철문을 여는 흑의인들. 철문이 열리며 안쪽에서 빛이 흘러나오고

용설영; [저 왔어요.] 철문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며 누군가에게 말하고. 뒤에서 흑의인들이 철문을 닫고 있고

<어서 오시오.> 어디선가 음성이 들린다. 철문 안쪽은 화려한 밀실. 바닥에는 융단이 깔려 있고 각종 가재도구와 커다란 침대가 구비되어 있다. 한쪽에 주렴이 쳐진 문이 있고

용설영; [연공 중이신데 신첩이 방해한 건가요?] 그 문으로 가고

<오늘 연공은 거의 끝나가니 괜잖소.> 문 안쪽에서 들리는 음성.

용설영; [기다릴 테니 천천히 마무리 하세요.] 촤락! 주렴을 조금 걷으며 안쪽을 보고

쿵! 주렴 안쪽은 또 다른 동굴. 동굴 중앙에 피가 고인 연못이 있고 천장에는 여러 명의 젊은 여자들이 알몸으로 정육점의 고기처럼 갈쿠리에 찍힌 채 매달려 있다. #227>의 장면과 같다. 위가장 내부의 동굴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그 여자들의 몸에서 흐르는 피가 연못으로 떨어지고 있고. 여자들은 약간씩 움직이며 신음을 하고 있다. 다른 쪽에는 작은 폭포가 있고

<일다경만 기다리시오.> 츠으! 피가 고인 연못 바닥에 누군가 누워있는 형상. 한쌍의 눈이 번뜩이고

용설영; [깨끗이 닦고 나오시는 거 아시죠.] 손으로 입과 코를 가리며 말하고

<그런 걱정은 마시오. 아무렴 오랜만에 부인을 만나는데 피투성이로 나가겠소?> 연못 바닥에 누운 인물의 말이 들리고

용설영; [기다릴 테니 말끔하게 씻고 나오세요.] 돌아서고

용설영;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영 적응이 안되네.) 손으로 입과 코를 가린 채 찡그리고

용설영; (잠혈흡정대법(潛血吸精大法)...) (살아있는 사람의 피에서 직접 정기를 흡수하는 연공법인데...) 침대 옆의 탁자로 가고

용설영; (혈왕께서 창안하시긴 했지만 너무 역겨워서 본교의 역대 교주들중 누구도 직접 수련한 적은 없다.) 탁자의 의자를 뒤로 빼고

용설영; (상공은 혈영강기(血影罡氣)의 완성을 앞당길 욕심에 그 잠혈흡정대법을 쓰고 있는 중인데...) 입과 코 가렸던 손 떼고

용설영; (진해관음사에 참배 오는 계집들이 많아서 피를 모으기 위한 제물을 구하는 건 어렵지 않다.) 의자에 앉고

용설영; (다만 혈영강기의 화후가 높아질수록 마성이 짙어지는 게 걱정이 된다.) 한숨.

용설영; (자칫 마성에 완전히 빠져 이성을 잃게 되면 통제가 불가능해지는데...) 생각할 때

[정기적인 방문이 아닌 걸 보면 급한 일이 있었겠소.] 촤락! 주렴을 헤치며 나오는 사내의 뒷모습. 물론 위극겸이다. 가운을 걸치며 나온다. 돌아보는 용설영

위극겸; [진천이에게서 안좋은 소식이라도 온 거요?] 알몸에 걸친 가운의 허리띠를 묶으면서 주렴 밖으로 나오고. 샤워를 해서 몸이 물기에 젖은 모습

용설영; [저녁 무렵에 진천이가 신응을 보내왔어요.] 앉은 채 위극겸을 돌아보고, 손을 품속에 넣으면서

위극겸; [위가장에서는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어디 있다고 하오?] 탁자 옆에 이르고. 용설영은 품속에서 천을 꺼낸다. 독수리의 발목에 묶여있던 그 천이다

용설영; [직접 보세요.] 슥! 천을 내밀고

위극겸; [그럽시다.] 의자에 앉으면서 천을 받고

이어 천을 두 손으로 들고 읽는 위극겸. 쿠오오! 그자의 몸에서 음산한 기운이 번져 나오고

용설영; (전에 봤을 때보다 위압감이 더 강해졌다.)

용설영; (이제 혈영강기가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는 뜻이겠구나.) 생각할 때

위극겸; [이놈이 무리를 하는군.] 천에서 눈을 떼며 찡그리고

용설영; [현재 황실에서는 우리 위씨일족을 눈이 벌개져서 찾고 있는 중이에요.]

용설영; [이런 상황에서 무제궁의 후계자가 되어 전면에 나서다니...] 한숨

용설영; [황실의 인간들 보고 제 놈을 공격해달라고 선언하는 것이나 진배없는 위험한 짓거리예요.]

위극겸; [진천이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서 무제궁을 장악한 것일 게요.]

위극겸; [혈교를 용린에게 빼앗긴 이상 천마성과 맞설 수 있는 세력은 무제궁뿐이오.]

위극겸; [진천이 놈은 아마 무제궁의 전력을 총 동원해서 천마성을 공격하여 동귀어진 시킬 생각일 거요.]

용설영; [신첩도 그렇게 짐작은 하고 있어요.]

용설영; [그래도 황실과 관군의 표적이 된 상태에서 그런 짓을 하는 건 위험부담이 너무 커요.]

위극겸; [일단 시작된 일이니 지켜봅시다.] 일어나고

위극겸; [진천이 놈도 무제궁을 천마성과 격돌시키자마자 몸을 빼서 은신할 예정일 거요.] 허리띠를 풀면서 침대로 가고

용설영; [그렇긴 하지만...] 걱정

위극겸; [걱정은 거기까지 합시다.] 옷을 벗어 알몸을 드러내고

위극겸; [우리 부부가 만난 것도 오랜만이니 시간을 아껴야하지 않겠소?] 털썩! 알몸으로 침대에 누우면서 음험하게 웃고

용설영; [맞는 말씀이에요.] 일어나며 요염하게 웃고

용설영; [진천이를 낳은 얼마 후 당신이 천마성에 투신하는 바람에 신첩은 팔자에도 없는 생과부가 되었지요.] 망토의 목 부분 끈을 풀며 침대로 다가가고

위극겸; [그 점은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소.] 돌아보며

용설영; [말로 하는 사과는 필요 없어요.] 촤락! 망토를 벗어던지고. 망토 안에는 알몸이다

용설영; [이십 년 넘게 절 독수공방 시킨 보상은 당신 몸으로 해주세요.] 기는 자세로 침대로 올라가는 용설영.

위극겸; [내 몸은 준비 되어있으니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시오.] 다가온 용설영의 허리를 끌어안고

용설영; [그렇잖아도 그렇게 할 생각이랍니다.] 할딱이며 위극겸의 얼굴에 자기 얼굴 가져가고

키스하며 서로를 끌어안는 년놈

이어 격렬한 섹스 장면 은유적으로 묘사

 

#430>

철문 밖. 두 명의 흑의인이 철문을 등지고 서있고.

<여... 여보!> <허억!> 철문 안쪽에서 들리는 야한 소리들

<만날 때마다 불타오르시는군.> <두 분의 밀회를 지켜드리는 것도 곤욕이야.> 쓴웃음 지으며 전음을 나누는 흑의인들. 그리고

 

동굴의 입구에서 멀지 않은 모퉁이에 숨어서 안쪽을 보는 백일몽. 귀를 벽에 댄 자세로

<허억! 부... 부인!> 야한 소리가 백일몽의 귀에도 들리고

백일몽; (틀림없다.) 눈 번뜩

백일몽; (저 철문 안쪽에 있는 사내는 위극겸이다.) 슥! 벽에서 귀를 떼고

백일몽; (위가놈의 소재를 확실하게 알아냈으니 그만 여길 빠져나가야한다.) 슥! 뒷걸음질 치고. 소리없이

백일몽; (내가 제 놈의 소재를 알아냈다는 것도 위극겸이 눈치채면 안된다.) 동굴을 빠져나오고

백일몽; (그럼 또 은신처를 바꿀 가능성이 있으니...) + [!] 밖으로 나서며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는 백일몽. 소름이 오싹 돋는 표정

백일몽; (누가 있다!) 홱 돌아서고.

쿵! 멀지 않은 곳에 우뚝 서서 노려보고 있는 애꾸노인. 독안표다. 백일몽도 이미 동굴 밖에 나와 있는 상태로 묘사

백일몽; (위극겸의 심복인 무적팔절중 독안표!) 팟! 기겁하며 뒤로 홱 날아가지만

스윽! 이미 백일몽의 바로 앞에까지 이르러 면도날 같이 날카롭고 길이가 30센티쯤되는 손톱으로 백일몽의 가슴을 찔러오는 독안표

백일몽; (안돼!) 펑! 사력을 다해 장풍을 날리고

쾅! 백일몽 장풍이 강력하게 독안표의 어깨를 때리지만

 

[!] [!] 철문을 지키던 두 명의 흑의인 기겁

 

푹! 이미 백일몽의 가슴을 관통하고 있는 독안표의 날카로운 손톱들.

백일몽; [컥!] 피를 토하면서도 손을 쳐들고

쾅! 다시 독안표의 가슴을 장풍으로 때리는 백일몽. 이번에도 독안표는 꿈쩍도 않하지만

퍼억! 후두둑! 그 반동으로 백일몽의 가슴에 박혔던 독안표의 손톱이 쭉 빠지면서 피가 확 뿜어진다.

후두둑! 피를 뿌리며 뒤로 날아가는 백일몽의 몸뚱이. 뒤쪽은 거센 파도가 치는 바다다. 독안표는 손을 내민 자세로 멈춰 서있고

풍덩! 파도로 빠지는 백일몽의 몸뚱이

[...] 손을 내리며 절벽 끝으로 다가와 바다를 내려다보는 독안표.

하지만 바다에 빠진 백일몽은 다시 떠오르지 않고. 그때

<독안표님!> <무슨 일입니까 호법님?> 휘익! 스스! 독안표의 뒤로 나타나는 두 명의 흑의인들. 긴장한 눈빛

독안표; [별일 아니다.] 대수롭지 않은 표정

독안표; [쥐새끼 한 마리가 얼쩡거리기에 잡아 죽인 것뿐이다.]

흑의인들; [그... 그렇군요!] [어떤 자가 여길 알고...] 역시 바닥에 떨어진 핏자국과 파도치는 절벽 아래를 보며

흑의인1; [가주님께 보고를 해야 할지요?] 한 놈이 눈치 보며 말하지만

독안표; [그럴 거 없다.] [기웃거리던 년은 심장이 정확히 궤뚫려서 살아있을 가능성은 없으니...] 돌아서고

[하긴 가주님과 주모님의 오붓한 시간을 방해해서 안되겠지.] [호법님 덕분에 큰 화를 면하게 되었습니다.] 안도하는 흑의인들

독안표; [흑혈일호(黑血一號)! 흑혈이호(黑血二號)!] 살벌한 표정으로

흑의인들; [옛 호법님!] [말... 말씀하십시오.] 긴장. 쫄고

독안표; [두 번 다시 실수하지 마라!] [마침 노부가 들러서 그년을 발견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할 뻔했느냐?] 노려보고

흑의인들; [죄... 죄송합니다!] [가주님의 경호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쫄아서 포권하고

독안표; [두고 보겠다.] 휘익! 날아오르고

곧 절벽 위로 사라지는 독안표

[젠장! 경을 칠 뻔했군.] [그러게 말일세.] 안도하는 두 놈

[그나저나 어떤 계집인데 이 은밀한 곳을 발견하고 얼쩡거린 것일까?] [그러게나 말일세.] 파도 치는 바다를 내려다보는 두 놈

 

#431>

진해관음사가 멀리 보이는 바다. 바위섬이 하나 있다. 무인도. 그리 크지 않은 그 바위섬 주변으로 허연 파도가 넘실거리고. 헌데

턱! 물속에서 나와 바위섬의 바위를 움켜잡는 손.

백일몽; [끄윽...]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바다에서 몸을 바위 위로 끌어올리는 백일몽. 얼굴에 쓰고 있던 수건은 사라졌고

백일몽; [제... 제기랄! 하... 하필이면... 독안표가 그때 나타나다니...] 촤악! 바위를 움켜잡고 사력을 다해 바위 위로 기어올라오는 백일몽

백일몽; (겨우 현장을 빠져나오긴 했지만...) (내 인생은 이제 끝났다!) 바위 위에 얼굴 대고 엎어진 채 절망. 얼굴이 사색이 되어 있고.

백일몽; (심장이... 정확히 궤뚫리는 바람에 엄청난 출혈이 일어났다.) 바위에 엎드린 채 눈이 감기고

백일몽; (이제 죽는 일만이 남아있...) + [!] 절망하다가 놀라고

츠츠츠! 바위에 짓눌린 백일몽의 가슴 부위에서 빛이 난다

백일몽; (빛...) 놀라 고개 조금 들고

백일몽; (이건... 혈왕점이 내 피와 반응하며 일어나는 현상인데...) 덜덜 떨며 몸을 조금 일으키고. 그러자

찢어지고 벌어진 저고리 틈으로 혈왕잠이 보인다. 혈왕잠이 밝게 빛나고 있다. 그 혈왕잠에는 백일몽의 심장에서 흘러나온 피가 묻고 있고

백일몽; (상... 상처에 닿은 혈왕잠이 뜨겁게 느껴진다.) (게다가...) 고개 조금 들어서 자기 가슴 섶 속에서 빛나는 혈왕잠을 보고

<혈왕잠에 닿은 부분의 상처가 급격히 아물고 있다.> 츠츠츠! 혈왕잠이 닿은 부분의 상처가 아물고 있다

백일몽; (혈왕잠은 혈왕조사의 내단...) (혈왕조사의 후손인 나의 피와 닿자 일부가 녹으며 흡수되고 있는 모양이다!) 흥분하며 일어나 앉고. 한손으로는 혈왕잠을 움켜잡고

백일몽; (어쩌면 혈왕잠을 직접 몸에 끼워 넣는 게 혈왕잠을 용해하는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이제 두 손으로 혈왕잠을 움켜잡고

백일몽; (가슴에 난 상처에 끼워 넣어서 확인해보자!) 슥! 혈왕잠의 끝을 가슴에 난 다섯 개의 구멍중 하나에 끼워 넣는다. 하지만

[!] 엄청난 통증을 느끼는 백일몽

백일몽; [아... 아니야!] 츳! 오만상 쓰며 다시 상처에서 혈왕잠을 뽑고. 혈왕잠은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고

백일몽; (혈왕잠이 내 피와 반응해서 녹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그 속도가 아주 느리다.) 츠츠츠! 상처에 닿은 혈왕잠이 빛을 발하고

백일몽; (이 상태로 무리하게 몸에 밀어 넣으면 장기가 훼손되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난감

백일몽; (결국 혈왕잠의 용해를 촉진시킬 어떤 수단이 필요하다는 건데...)

백일몽; (그래도 혈왕잠이 조금씩 녹아서 몸에 스며드는 덕분에 독안표에게 당한 치명상이 치유되고 있다.) 심호흡

<혈왕잠이 흡수되는 속도가 느려서 시간은 걸리겠지만... 덕분에 오늘 죽는 일은 벌어지지 않겠구나.> 바위에 앉아서 혈왕잠을 상처에 대고 있는 백일몽의 모습 배경으로 백일몽의 생각 나레이션. 혈왕잠은 형광들같이 빛을 발하고 있다.

 

#432>

다시 위극겸이 수련하는 동굴.

흑의인들이 지키는 철문

 

용설영; [세월 참 빠르네요. 당신과 내가 처음 만난 후로 삼십여 년의 시간이 흘렀으니...] 한 탕 뛰고 침대에 위극겸과 함께 누워서 말한다. 반듯하게 누운 위극겸의 가슴에 안겨서 위극겸의 가슴 만지며. 두 사람의 몸은 가슴 아래가 얇은 이불에 덮여있고

위극겸; [당신과 만나면서 나, 아니 우리 위씨일족의 운명도 바뀌었지.] 용설영의 머리카락을 만지면서 말하고

위극겸; [당신의 대담한 제안 덕분에 우리 일족이 용린과 용설지 남매를 배신하고 혈교를 장악하게 되었으니...] 용설영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면서

용설영; [저와 설약 언니는 용씨일족에 속하긴 하지만 방계(傍系)라서 멸시와 천대를 받아왔어요.] 문설약을 떠올리고

용설영; [본가의 인간들은 우리 집안을 종처럼 다뤘고...] [어른들은 그걸 당연하게 여겼지만 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답니다.]

 

<그래서 혈왕의 적손인 용린이 어린 누이동생 용설지를 데리고 위가장을 찾아오자 복수의 기회가 온 걸 알아차렸던 거예요.> #297>의 장면 차용. 위가장 정문. 누더기차림으로 아기를 안고 오는 용린을 맞이하는 위가장 사람들. 위태극은 당시 30대 중반인데 모습은 지금과 똑같고. 16살 정도 된 위극겸도 보이고. 위가장 일족의 대표는 위태무다. 위태무는 <투천환일>에 나온 <상시태감 위태무>의 캐릭터를 그대로 사용. 당시 나이는 50대 중반으로 상시태감 위태무의 중년 시절로 묘사.

<용린만 제거하면 내가 혈교의 주인이 될 수도 있었으니까요.> 위 장면의 연속. 사람들의 대열 뒤에 두 명의 소녀가 서서 용린과 용설지를 보고 있다. 둘 다 십대 중반인데 한명은 어린 시절의 문설약이고 한명은 문설약보다 한 두 살 어린 당돌한 인상의 소녀다. 그 소녀가 어린 시절의 용설영이다.

 

위극겸; [나보다도 어린 당신이 그런 제안을 했을 때 집안 어른들과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었소.] 어둑한 거실. 어린 시절의 용설영이 뭐라 말하고. 그 앞의 의자 앉은 위태무와 위태극이 놀라고. 두 사람 뒤에 서있는 16살 무렵의 위극겸도 놀라 눈을 휘둥그레 뜬다.

위극겸; [게다가 당신은 내가 용린으로 위장하는데 협조하는 대신 당신을 아내로 삼아달라고 요구하기 했었소.]

용설영; [오랜 세월 혈교의 종노릇을 해오는데 진력이 났던 당신네 위씨일족으로서도 저의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웠지요.]

위극겸; [결국 지난 삼십여 년 간 무림을 좌지우지했던 건 다른 누구도 아니고 바로 당신이었건 거요.] 용설영을 끌어안고

용설영; [물론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천지간에 당신 밖에 없지요. 아버님이 변을 당하시는 바람에...]

위극겸; [주도면밀한 당신의 계획 덕분에 우리 위씨일족의 천하가 도래하기 직전이었거늘...] 한숨 쉬고

위극겸; [마태자 이청풍...] [그놈의 운이 생각보다 더 좋았던 때문에 작금의 사태가 벌어진 거요.] 이를 부득. 청풍을 떠올리며

용설영; [다음에 그놈을 만나면 죽여 버리실 수 있으시겠지요?]

위극겸; [마태자는 역명천신단을 복용하여 제 아비 사자천마를 능가하는 고수가 되어 있소.] 심각하고

용설영; [그래서 자신이 없으신 건가요?] 눈 흘기고

위극겸; [그럴 리가 있소?] 끌어안고

위극겸; [난 아버지로부터 모든 공력을 물려받은 덕분에 전보다 오할 가까이 내공이 심후해졌소.]

위극겸; [뿐만 아니라 혈교 최강의 마공인 혈영강기도 어느덧 구성(九成)을 넘어 십성(十成)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오.]

위극겸; [지금 상태에서도 놈을 만나면 어렵지 않게 때려죽일 수 있소.]

용설영; [반드시 마태자를 당신 손으로 때려죽이세요.] [그래야 우리 아들 진천이가 천하의 주인이 되는 데 문제가 생기지 않을 테니까요.]

위극겸; [그럴 작정이니 걱정하지 마시오.]

위극겸; [그보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진천이의 동생을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소?] 음험하게 웃으며 용설영을 끌어안고 올라타고

용설영; [저야 불감청이언정 고소언이랍니다.] 눈웃음치며 자길 올라타는 위극겸을 끌어안고

<만에 하나 진천이가 잘 못 될 경우도 대비를 해야만 하니...> 다시 교접하는 두 년놈을 배경으로 용설영의 생각 나레이션

 

#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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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

***이하의 배경과 장면은 <투천환일 #506>과 동일.***

<-상해> 저녁 무렵. 수많은 배들이 포구를 드나들고

30미터쯤 되는 크기의 거대한 해수관음상이 있는 해변가 절벽 위의 거대한 절

해수관음상을 돌면서 기도하는 사람들. 오가는 비구니들. 비구니들만 사는 절이다. 이 절에 위극겸이 숨어있다.

해수관음상을 돌다가 흠칫! 하는 사람들. 해수관음상을 올려다보고

해수관음상의 머리 부분. 눈 부분이 창문이다. 마치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처럼. 헌데 그 한쪽 눈에 누군가 서있다. 비구니인데 아주 요염하다. <투천환일>에 나온 용상영 캐릭터다. 이 작품에서의 이름은 용설영. 문설약의 동생이다. 나이는 30대 후반.

[오오 저분은...] [이곳 진해관음사(鎭海觀音寺)의 주지이신 조룡사태(操龍師太)님이시다!] [신통력이 대단하시어 용을 부리실 정도라지.] 사람들 해수관음상 눈의 용설영을 올려다보며 합장하며 존경과 흠모의 표정들을 짓고

[조룡사태님! 부디 이 중생의 소원을 살펴주시옵소서!] [저희 손주의 병을 고쳐주세요.] 사람들 해수관음상 위의 용설영을 향해 합장하며 굽신. 무릎 꿇고 절하는 사람들도 있고

용설영; (어리석은 인간들...) 합장하며 내심 비웃고

용설영; (내게 신통력 같은 게 있을 리가 있겠느냐?) (혈교의 술법 중 한 가지를 써서 용을 불러낸 것처럼 환각을 일으켰을 뿐인데...)

용설영; (물론 우매한 중생들은 그게 술법인 줄 모르고 내가 정말 용을 불러내 부리는 줄 알지만...) 냉소하고. 헌데 그 직후

<더러운 사깃군!> 누군가의 생각이 용설영의 머리 속에 떠올라 눈 부릅뜨는 용설영

용설영; (이 시선...) 숨을 멈추는 용설영의 뒤로 차가운 여자의 눈이 떠오르고

용설영; (날 비웃는 사념(思念)을 흘려내는 자의 눈빛이다!) 급히 상체를 창문 밖으로 내밀어 해수관음상 일대를 살핀다. 하지만

해수관음상 아래에는 사람들이 해수관음상을 돌거나 위를 올려다보며 절하고 합장하는 모습만 보이고. 근처로 비구니들도 몇 명 지나가고

용설영; (눈에 띄는 자는 없다.) 아래를 노려보고.

용설영; (하지만 내게 악의를 품은 어떤 자가 방금 전까지 저곳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표독한 표정을 짓고.

용설영; (대체 어떤 인간이...) 이를 바득 갈 때. + 구우! 하늘에서 들리는 새 울음소리

흠칫! 고개 드는 용설영

멀리서 독수리 한 마리가 날아온다. 발목에 천을 묶고 있고

용설영; (진천이가 보낸 신응(神鷹)이 도착했구나.) 안으로 좀 물러서며 팔을 내밀고. 그러자

화악! 해수관음상의 눈을 통해 안쪽으로 날아드는 독수리

용설영; [어서 오너라 신응!] 팔뚝에 독수리를 앉히고.

용설영; [먼길 오느라 수고했다.] 독수리를 들고 한쪽으로 가고. 그곳에는 탁자가 있고 탁자에는 물그릇과 고기가 든 접시가 있다

 

[오오! 용뿐 아니라 독수리까지 부리시는군.] [저렇게 사나운 날짐승도 조룡사태님 앞에서는 얌전한 비둘기처럼 구는 모양이야.] 사람들 감탄하며 올려다보고. 헌데

해수관음상의 그늘에 서서 위쪽을 흘깃 올려다보는 비구니. 얼굴에 흉터가 많이 나있다. 바로 백일몽이다.

백일몽; (조룡사태...) 이제는 해수관음의 안쪽으로 완전히 들어가 안 보이는 용설영이 있던 곳을 노려보고

백일몽; (상해 일대... 특히 뱃사람들 사이에서는 관세음보살의 화신으로 여겨지는 저 암중이 위극겸의 숨겨놓은 계집이었다.) 해수관음상 그늘에서 나서고

백일몽; (어쩌면 저 계집이 위진천의 생모일지도 모르는데...) 해수관음상 쪽을 곁눈질하면서 건물들 쪽으로 걸어가고

백일몽; (문제는 위극겸의 행방을 놓쳤다는 점이다.)

백일몽; (그 마귀가 이곳 진해관음사에 잠입한 것까진 알아냈지만 어디에 숨어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다가오는 건물을 보고. 건물들에서는 비구니들이 드나들고 있고

백일몽; (마태자나 관부에 제보를 하기 위해서라도 확실하게 은신처를 알아내야만 한다.) 그 건물로 다가가고

백일몽; (현재로서는 진해관음사의 주지인 조룡사태가 유일한 단서다.) 건물에서 나오는 두 명의 비구니

백일몽; (저 암중에게서 눈을 떼면 안된다.) 마주 오는 그 비구니들에게 합장하며 고개 숙이고. 비구니들도 조금 당황하며 마주 합장하고

<누구야? 못 보던 얼굴인데?> <본사의 말사(末寺;큰 절에 속한 작은 절)인 연화암(蓮花庵) 암주님의 소개장을 갖고 온 동문이래.> 백일몽의 뒤를 지나가며 속삭이는 비구니들

<난자당한 얼굴을 보니 속세에 있을 때의 삶이 순탄치 않았던 것같네.> <그러게 말이야.> 멀어지는 비구니들

백일몽; (난 조룡사태의 사숙인 연화암 암주 연화노니(蓮花老尼)의 필체를 흉내 내어 만든 추천장으로 진해관음사에 잠입할 수 있었다.)

백일몽; (대신 연화노니가 진해관음사에 들르기라도 하면 정체가 들통 나게 될 테고...)

백일몽; (그 전에 위극겸의 은신처를 알아내야만 한다.) 강렬한 표정

 

#423>

해수관음상.

내부에서 편지를 읽고 있는 용설영. 탁자에는 독수리가 앉아서 날고기를 먹고 있고. 용설영은 그 탁자 옆의 의자에 앉아서 독수리가 발목에 묶고 온 천의 글을 읽고 있다.

용설영; (진천이가 도박을 하고 있구나.) 편지를 읽으면서 찡그리고

용설영; (위씨일족이 역적으로 낙인찍힌 상태에서 이렇게 존재를 드러내는 건 위험한데...) 편지를 내려놓고

용설영; (아무래도 그이를 통해서 자제를 시켜야겠다.) 결심하며 눈 번득이고

 

#424>

밤. 산중의 어느 마을. 그리 크진 않지만 가게들도 여럿 있다. 아직 깊은 밤은 아니라 거리에 사람들이 제법 많이 왕래한다. 특히 객잔에는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고 있고. 불이 밝혀진 객잔 안에서는 사람들이 먹고 마신다.

한쪽 구석에서 술을 마시는 음침한 인상의 사내. 타노와 신소심이 머물던 집을 감시하던 위진천의 졸개들 중 한명

두 번째 놈이 그 자리로 오고. 주변 살피면서

사내1; [알아봤는가?] 자기 앞에 앉는 사내2를 보며

사내2; [신가년도 이 객잔에 투숙했네.]

사내1; [그럼 기회를 봐서 해치워야겠군.] 음험하게 웃고. 술병을 내밀면서

사내2; [경거망동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걸세.] 술잔을 내밀고

사내1; [왜?] 쪼르르! 술 따라주며

사내2; [신가년이 왜 이 객잔에 투숙했을 것같은가?]

사내1; [혹시!] 놀라고 긴장하고. 술병 거두고

사내2; [자네가 생각하는 대로야.] 술잔 입에 가져가고

사내2; [마태자도 이 객잔의 독채에 투숙했어!] [신가년은 그 마태자를 감시하기 위해 투숙한 거고...] 술 마시고

사내1; [마... 마태자가 이 객잔에 있다면 조심해야겠구만.] 긴장 침 꼴깍

사내2; [신가년이 마태자 주위에서 알짱거리고 있는 동안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만 하네.] 술잔 입에서 떼고

사내1; [당분간 소가주님 지시대로 신가년을 감시만 해야겠군.] 겁 먹고 끄덕

 

#425>

객잔 후원의 독채

청풍; [호희?]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 놀라고

황보민; [그 여자는 진짜 호선이에요.] 침대에 잠옷 차림으로 기대앉아서 말한다. 베개를 허리에 댄 모습

황보민; [장난치는 척 하면서 그 여자 엉덩이에 달려 있는 꼬리를 당겨봤는데...]

 

<장식이 아니라 진짜 꼬리더라구요.> 남장한 황보민이 의자에 앉은 호희의 뒤에서 그녀의 꼬리를 쥐고 당기던 장면. 호희는 돌아보며 웃고. 호희 맞은편에 앉은 냉혈전호가 눈 부라리며 화를 낸다. 냉혈전호와 호희는 차를 마시던 중이다.

 

청풍; [호희라는 그 여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

황보민; [전 아는 게 거의 없어요.] 고개 젓고

황보민; [석 달 전 외숙이 외출했다가 돌아오며 대동한 여자인데...] [그때 이후로 외숙은 호희에게 푹 빠져서 대륙상단의 일조차 팽개치고 있어요.]

청풍; (자호... 즉 호희가 어디로 사라졌나 했더니 성마동천을 찾아왔던 냉혈전호를 따라갔었구나.) 깨닫고 쓴웃음

청풍; (냉혈전호의 보호를 받고 있다면 안전에는 문제가 없겠지.)

황보민; [따지고 보면 제가 겪은 일도 그 여우 요괴 때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입술 깨물고

청풍; [그건 또 무슨 얘기냐?]

황보민; [외숙이 호희에게 빠져서 정신줄을 놓지만 않았어도 패소정이 감히 제게 그런 짓을 하진 못했을 테니까요.] 고개 떨구며 입술 깨물고. 패소정이 자신을 발가벗겨 놓고 사타구니에 머리를 박고 있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패가년이 네게 그런 못된 짓까지 한 줄 알았으면 아까 그때 죽여 버릴 걸 그랬구나.] 분노하고

황보민; [오줌을 지릴 정도로 혼이 났으니 응징은 충분했다고 생각해요.]

청풍; [착하기도 하지.] 웃고

황보민; [그래도 아쉬운 점은 패소정의 배후를 확실하게 알아내지 못한 점이랍니다.]

청풍; [패가년에게 배후가 있다고 생각하느냐?] 눈 번뜩

황보민; [패소정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겁이 많아요.] [그런 그 계집이 단순히 호기심으로 외숙의 비밀금고를 열어봤다고는 생각할 수 없어요.] 끄덕

황보민; [패소정은 외숙보다 더 두려워하는 어떤 조직에 속해있는 게 분명해요.] 눈 반짝이며 말하고

청풍; (계집아이고 나이도 어리지만 남다른 안목과 지혜를 지녔다.) 감탄하고

청풍; (냉혈전호가 사내도 아닌 이 아이를 후계자로 세우려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 [패가년이 속한 조직이 어디 일 것같으냐?]

황보민; [십년도 넘는 세월 동안 공을 들일 수 있는 세력은 불과 몇 안되는데...] 생각하고

황보민; [당연히 천마성은 아닐 테구요.] 청풍의 눈치를 보고. + 청풍; [칭찬처럼 들리는구나.] 웃고

황보민; [무제궁과 혈교중 하나겠지만... 역시 혈교겠지요.] [칠지무제도 음모를 꾸미는 걸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니까요.]

청풍; [정확한 판단이다.] 끄덕

청풍; [나도 패가년이 혈교 소속일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혈교는 지금까지 위가장에게 농락을 당해왔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한다.]

황보민; [결국 패소정은 위가장 소속이라는 얘기가 되는군요.] 눈 반짝

청풍; [밤이 깊어지고 있다. 그만 자도록 해라.] 슥! 일어나려 하고

청풍; [날이 밝는 대로 가까운 대륙상단 지점으로 데려가주마.] 완전히 일어나고

황보민; [저... 전 대륙상단으로 안 돌아갈 거예요.] 울상

청풍; [걱정마라.] [대륙상단으로 돌아가라는 뜻이 아니니까.] 이불을 좀 끌어올려 황보민의 몸을 덮어주고

청풍; [대륙상단 지점에 가서 패소정의 정체와 네가 안전하다는 사실을 편지로 써서 외숙에게 보내도록 해라.] [외숙도 네 걱정으로 전전반측하고 있을 테니...] 이불을 덮어주고 몸을 펴고

황보민; [예...] 안심

청풍; [신장궁까지는 데려다주마. 그리 알고 오늘은 편히 쉬거라.] 돌아서고. 헌데

청풍의 옷 자락을 잡아당기는 황보민의 손

청풍; [왜?] 돌아보고

황보민; [저... 저하고 같이 주무시면 안돼요?] 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청풍의 옷을 잡고 있고

청풍; [너도 나이가 있는데...] 말하다가 입을 다물고

간절한 표정의 황보민. 한손으로는 가슴 누르고 있는데

몸이 좀 떨린다

청풍; [혼자 자는 게 무서워?] 피식 웃고

고개 끄덕이는 황보민.

청풍; [알았다.] 허리띠를 풀고

청풍; [오늘밤은 같이 자자.] 겉옷도 벗고

황보민; [그... 그래 주시겠어요?] 안도. 환하게 웃고. 얼굴 발개져서

청풍; [하지만 오늘밤만이다.] 이불 들추고 침대로 들어가고

청풍; [다 큰 계집애가 외간 남자와 한 방에서 자면 구설수가 생길 수밖에 없으니 조심해야한다.] 침대에 누우면서 말하고

황보민; [상관없어요!] 와락 청풍의 품에 안기고. 움찔! 하는 청풍

황보민; [이제 전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 거예요. 외숙의 꼭두각시로는 절대 돌아가지 않아요.] 청풍의 몸을 끌어안고 몸을 밀착시키며 할딱이고

황보민의 젖가슴이 청풍의 가슴에 눌리고

한쪽 다리를 들어 청풍의 아랫도리를 감은 자세인 황보민의 하체

청풍; (이거 참...) 자신의 몸에 달라붙은 황보민을 내려다보며 난감

<오늘 밤은 쉽게 잠들지 못하겠구나.> 한 침대에 누운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426>

그 건물 밖의 정원. 건물에는 아직 불이 켜져 있고

정원의 정원수 사이에 숨어있는 신소심.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에 성마지환을 끼고 있는 것을 주의

팟! 불이 꺼지는 건물

신소심; (그 어린 계집의 방에서 나오지 않았어.) 불 꺼진 건물을 노려보고

신소심; (짐승같은 놈! 아직 어린애와 동침을 하기나 하고...) 입술 깨물고. 하지만

자신을 옆에 두고 잠자던 청풍을 떠올리는 신소심

신소심; (아닐 거야. 날 곁에 두고도 태평스럽게 자던 인간이 어린애에게 못 된 짓을 할 리는 없어.)

신소심; (어쩌다가 내가 저 인간을 비호하는 마음까지 품게 된 걸까?) 한숨

<내 손으로 어떻게든 죽여야 하는 인간인데...> 정원수 사이에 숨어서 불 꺼진 건물 보는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427>

진해관음사. 밤이 아주 깊어서 건물들에 불이 모두 꺼져 있고

슥! 어느 건물의 문이 소리 없이 열리고.

이어 망토로 몸을 두른 용설영이 나온다.

문을 닫으며 주변을 살피는 용설영. 이어

스윽! 흐르듯이 걸음을 옮기고.

건물들 사이로 사라지는 용설영. 직후

슥! 건물 그늘에서 나오는 비구니. 백일몽인데 검은 옷과 바지를 입었다.

백일몽; (생각한 대로다.) 눈 번뜩이며 용설영이 사라진 곳을 보고

백일몽; (저녁 무렵에 해수관음상(海水觀音像)으로 날아든 독수리가 뭔가 중요한 소식을 가져왔을 것이다.) 슥! 용설영이 사라진 곳으로 소리없이 달려가고

백일몽; (그래서 진해관음사의 어딘가에 숨어있는 위극겸과 상의를 할 필요가 생겼을 것이다.) 건물 그늘에 숨으며 용설영의 뒤를 밟는 백일몽. 멀리 앞쪽 어둠 속으로 용설영이 유령같이 멀어지고 있는 게 보이고

백일몽; (드디어 오늘 밤 위극겸의 은신처를 알아낼 수 있을 것같다.) 용설영의 뒤를 밟는 백일몽

 

#428>

진해관음사가 서있는 절벽. 진해관음사는 바다에서 수십 미터 치솟은 절벽 위 평지에 서있다.

진해관음사에서 좀 떨어진 절벽 위로 나타나는 용설영.

절벽 끝으로 가는 용설영.

절벽 끝에 서서 주변을 살피는 용설영. 주변에는 아무도 없고. 그걸 확인하자

휘릭! 망토를 날개처럼 날리며 절벽에서 뛰어내린다. 망토 안은 알몸이다. 신발만 신고 있고. 망토가 흩날리며 미끈한 아랫도리가 드러난다

용설영이 절벽 아래로 사라진 직후

슥! 근처의 바위 뒤에서 몸을 일으키는 백일몽

백일몽; (바다와 바로 이어지는 절벽에서 주저없이 뛰어내렸다?) 눈 번뜩이며 절벽으로 다가가고

백일몽; (그렇다는 건 이 절벽 아래에 위쪽에서는 보이지 않는 공간이 있다는 뜻이다.) 절벽을 내려다보며 손을 품속에 넣고

까마득한 아래쪽에는 거친 파도가 절벽에 부딪혀서 허연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고

다시 꺼낸 백일몽의 손에는 검은 수건이 들려 있고

백일몽; (역시 위쪽에서는 보이는 게 없다.) 그 수건으로 눈 아래를 가리고 뒤로 묶고. 시선은 절벽 아래쪽을 향한 채

백일몽; (용설영이 뛰어내리는 것을 직접 보지 않았다면 이 절벽 아래 숨겨진 공간이 있다는 건 알아낼 수 없었다.) 몸을 숙여서 절벽을 내려가려 하고

백일몽; (지키는 자가 있을 가능성이 크니 은밀하게 접근해야만 한다.) 락 클라이밍 하듯 다리부터 아래로 해서 내려가는 백일몽

콱! 콱! 강철같이 변한 손가락으로 바위들을 잡는 백일몽

백일몽; (위씨일족의 수족이 되기 위해 배운 재주들이 이럴 때 도움이 되는구나.) 능숙하게 절벽을 타고 내려가는 백일몽.

 

#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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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

경덕진 외곽. 돌과 바위만 굴러다니고 풀과 나무는 거의 없는 험한 계곡.

헉! 헉! 그곳으로 달려오는 황보민.

황보민; (어떻게... 어떻게 내가 여장을 한 걸 알아차렸을까?) 숨이 턱에 차서 계곡으로 달려들어가며 울상을 짓고.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좁아지면서 좌우의 절벽은 높아진다

황보민; (아마 무호의 객잔에 남기고 온 옷이 문제였던 것같은데...) 객잔의 침대에 얹어놓은 남자 옷을 떠올리고

황보민; (그렇다 해도 날 찾아낸 게 지나치게 빨랐어.)

황보민; (우리 대륙상단이 아닌 다른 세력까지 날 찾는 데 개입한 것같아.)

황보민; (확실한 건 절대 잡히면 안된다는 사실이야.) (그 마녀의 얼굴은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으니까.) 패소정을 떠올리며 이를 갈고. 하지만

팽! 뒤에서 낮게 날아오는 포획용 밧줄. 둥근 구슬이 양쪽에 달린 밧줄이다

[!] 파팟! 그대로 황보민의 다리를 휘감아버리는 밧줄. 깜짝 놀라는 황보민

황보민; [악!] 콰당탕! 두 다리가 밧줄에 휘감겨 나뒹굴며 비명 지르고.

황보민; (안... 안돼!) 급히 일어나며 발목을 묶은 밧줄을 풀려 하고. 그때

[잡았다!] [어림없다 이년아!] [네년이 뛰어봤자 벼룩이지...] 휘익! 휙! 황보민의 근처로 날아내리는 세명의 험상 궂은 사내들. 손대낭의 식당 뒤쪽 골목으로 황보민을 쫓아왔던 자들이다.

황보민; [흑!] 밧줄을 풀며 일어나려 하지만

사내1; [얌전히 있게 해주마!] 파팟! 덮쳐서 재빨리 황보민의 가슴 혈도를 찍는 사내1 + 황보민 [학!] 가슴의 혈도 찍히며 비명

털썩! 몸이 마비되어 쓰러지는 황보민

황보민; (마... 마혈이 찍혔어!) 절망

사내2; [잘 했다.] + 사내3; [우리 형제들을 고생 시킨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다가서고

황보민; [당... 당신들... 내가 누군줄 알고 이런 짓을 하는 거야?] 쓰러진 채 짐짓 위엄있게 외치지만

사내1; [물론 네년이 누눈지 잘 알고 있다.] 콱! 황보민의 저고리를 두 손으로 잡고. 기겁하는 황보민

사내1; [대륙상단의 후계자인 황금공자라는 걸...] 찍! 거칠게 황보민의 상의를 좌우로 확 찢어 벌리고. 그러자

[악!] 비명과 함께 드러나는 황보민의 젖가슴. 자그마하다.

사내2; [고년 젖가슴도 앙증맞구만.] + 사내3; [날로 삼켜도 비린내 하나 안나겠어.] 다가와서 들여다 보며 입맛 다시고

황보민; [네... 네놈들이...] 수치심과 두려움에 떨고

사내1; [기대해도 좋다 이년아!] 이번에는 황보민의 치마 윗부분의 좌우를 두 손으로 잡고

사내1; [우리 형제가 확실하게 길을 내줄 테니...] 슥! 황보민의 치마와 속옷을 함께 아래로 끌어내리고

황보민; [안... 안돼!] 비명 지르고.

사내1; [어떤 계집이든 처음에는 안된다는 소릴 하지.] 히죽

사내1; [하지만 일단 방망이 맛을 보면...] + [그만 하지 그래.] 누군가의 음성이 들리고

[!] [!] [!] 사내들과 황보민이 모두 놀라 돌아보고

손대낭; [그 아이가 안된다고 하잖느냐?] [좋은 말로 할 때 꺼져라.] 걸어서 다가오는 손대낭. 양손에는 부엌칼을 하나씩 들고 있고

황보민; (내가 숨었던 주막의 아주머니야!) 알아보고

사내1; [이년은 또 뭐야?] 일어나고

사내2; [얼씨구! 우리 형제들에게 알아서 수청 들어주러 온 거냐?] 스릉! 칼을 뽑고

사내3; [얼굴은 얽었지만 몸매는 제법 탱글하니 먹을 만하겠어.] 우둑! 두 손 마주 쥐어 소리내며 손대낭의 아래 위를 훑어보고

손대낭; [부탁하는데... 그냥 좀 꺼져다오.] [나도 손에 사람 피 묻히는 거 즐겨하지 않는다.] 한숨 쉬며 다가오고

사내1; [그렇게는 못하겠다 이년아!] 화악! 벼락같이 손대낭의 목을 쥐어간다. 아주 빠르다.

콰득! 사내1의 손이 그대로 손대낭의 목을 움켜쥐고

황보민; [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

[그년 별거 아니었구만.] [한 가닥 하는 년인줄 알고 긴장했구만.] 사내2와 사내3은 안도하며 히죽 웃고. 하지만

스슥! 콱! 사내1의 손아귀에 목이 잡혔던 손대낭의 모습이 흐려지며 사라지고 사내1의 손아귀는 허무하게 허공을 움켜잡고

사내1; (이형환위(移形換位)!) 팟! 놀라며 급정거할 때

손대낭; [이게 정말 마지막 기회다. 제발 내 사정 좀 봐다오.] 스윽! 사내1과 3미터쯤 떨어진 곳에 나타나는 손대낭.

[조심해라!] [만만한 년이 아니다!] 다른 두 놈 긴장

손대낭; [닭이나 오리 잡는 것도 찜찜한 일인데 사람 목을 따는 건 정말 내 취향이 아니다.] [그만 꺼져다오.] 한숨 쉬며 말하지만

<일제히 치자!> <무시 못할 고수다!> 창! 차창! 칼을 뽑으며 전음 주고 받는 세 놈. 이어

화악! 쩍! 세 방향에서 일제히 손대낭을 베어가는 세 놈. 하지만

손대낭; [어쩔 수 없네.] 슈학! 한숨 쉬며 양손을 젓고. 그러자

팽! 쩍! 양손의 부엌칼이 풍차처럼 돌면서 날아간다

퍽! 쩍! 사내2와 3의 목을 베고 지나가는 부엌 칼. 너무 빨라 두 놈은 피할 엄두도 못 내고 목이 잘리거나 베이고

황보민; (어검술?) 놀랄 때

사내1; [이년이...] 부악! 손대낭에게 육박해서 손대낭을 베지만

스윽! 모습이 흩어져서 피하는 손대낭

사내1; (이형환위!) + [어디냐?] 콰득! 급정거하며 손대낭을 찾으려 하고

스슥! 좀 떨어진 곳에 나타나는 손대낭

사내1; [죽인다!] 다시 손대낭을 덮쳐가려는 사내1. 하지만

손대낭; [죽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네.] 양손을 젓고, 그러자.

슈악! 가앙! 사내1의 뒤로 날아드는 두 자루의 칼

사내1; [억!] 뒤늦게 알아차리고 피하려 하지만

푹! 푹! 그자의 등과 옆구리에 박히는 두 자루의 부엌 칼

사내1; [지랄...] 비틀하다가

퍼억! 나뒹구는 사내1

황보민; (무... 무서운 고수야!) 침 꼴깍

손대낭; [역시 살인은 쉽지가 않네.] 구역질 참으려 손으로 입을 가리며 사내1에게 다가가고

손대낭; (그이는 내게 호신(護身)을 하라고 이형환위의 경신술과 물건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식령섭물(植靈攝物)의 술법을 가르쳐 주었었다.) 철가면을 쓴 용린을 떠올리고. 물론 장소는 위가대원 지하의 감옥이다.

손대낭; (혈교의 최고절기에 속하는 두 가지 재주 덕분에 상당한 수준의 고수들인 이자들도 어렵지 않게 죽일 수 있었지만...) 사내1의 시체 옆에 멈춰서고

손대낭; (사람을 죽이는 게 몸서리 처지게 끔찍한 일임에는 변함이 없다.) 양손을 사내1의 시채에 겨누고. 그러자

들썩! 두 자루의 부엌칼이 움직이더니

팟! 팟! 푸학! 시체에서 빠져나와 손대낭의 손에 쥐어지는 두 자루의 부엌칼. 이어

손대낭; [잠깐만 기다려라.] 팟! 팟! 칼을 저어 칼에 묻은 피를 떨치며 황보민을 보고

손대낭; [혈도를 풀어줄...] + [!] 오싹! 말하다가 눈 부릅뜨는 손대낭

손대낭; (소... 소름이 돋는 위압감!) 전율하며 숨을 멈추고. 눈 부릅뜨는 손대낭의 얼굴 배경으로 한 쌍의 눈이 떠오른다. 바로 패소정의 눈이고

손대낭; (무시무시한 고수가 근처에 있다.) 생각하며 천천히 고개를 들고

황보민; (저 아주머니가 왜 저러지?) 어리둥절하며 손대낭이 돌아보는 쪽을 보고. 한쪽 절벽 위다. 직후

쿵! 30미터쯤 높이의 절벽 위에 우뚝 서서 내려다보는 거구의 여자. 물론 패소정이다. 마치 거대한 호랑이가 서서 내려다보는 것같고

황보민; [흑!] 전율하고

손대낭; (맙소사! 저렇게 엄청난 덩치를 가진 계집이라니...)

황보민; [패... 패소정!] 두려움과 분노에 떨며 올려다보고. 직후

패소정; [흥!] 차갑게 웃는 패소정. 절벽 끝으로 걸음 옮기고. 이어

패소정; [겨우 여기까지 밖에 도망치지 못 했구나 귀염둥이야.] 팟! 절벽 위에서 뛰어내리고

쾅! 거대한 바위가 떨어지듯 계곡 바닥에 내려서는 패소정. 계곡 바닥이 뒤흔들리고. 흠칫! 하며 물러서는 손대낭.

황보민; [으으으... 벌써...] 겁에 질리고

손대낭; (말도 안되는 거구의 저 년이 내 손에 죽은 놈들의 상전이겠구나.) 좀 긴장할 때

패소정; [네년이 누군지 묻지 않겠다.] 음산하게 손대낭을 내려다보고

패소정; [내 수하들을 해친 것도 불문에 붙일 테니 살고 싶으면 조용히 떠나라.] 거만하게 말하고

황보민; (혹시...) 겁에 질려 손대낭을 보고

손대낭; [이거 참...] 그런 황보민을 힐끔 보고

손대낭; (저 아이의 겁에 질린 표정을 보니 그냥 갈 수가 없네.) + [덩치에 어울리게 마음도 넓은 년이로구만.] 웃고

손대낭; [하지만 여기서 그만 두면 뒷간에 갔다가 밑 닦지 않은 기분이 될 게 뻔하니 그럴 수도 없다.]

손대낭; [저 아이를 데려가고 싶으면 나부터 치워야할 게다.]

패소정; [쓴맛을 보는 게 소원이다?] 음산하게 웃고

패소정; [그럼 그렇게 해주지.] 화악! 손대낭을 덮쳐오는데 엄청 빨라서 몸의 뒷부분이 그림자처럼 보인다.

손대낭; (빠르다!) 화악! 역시 몸이 흐릿해지면서 피하지만

패소정; [이형환위 따위...] 화악! 팟! 방향을 급 전환하면서 손대낭을 따라붙고

손대낭; (떼어낼 수가 없다!) 투학! 양손의 부엌칼을 맹렬히 던지면서 뒤로 날아가고

가가강! 풍차처럼 맹렬히 돌면서 패소정에게 날아드는 두 자루의 부엌칼. 하지만

캉! 한 자루 칼은 얼굴 가린 패소정의 팔뚝에 맞고 튕겨지고. 마치 철벽을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난다.

따앙! 두 번째 칼도 패소정의 가슴을 베지만 역시 철벽을 두드린 듯한 소리를 내며 튕겨지고

손대낭; (금강불괴?) 화악! 경악하며 더 빠르게 뒤로 날아간다. 앞쪽에 날아드는 패소정을 보는 자세로. 하지만

패소정; [느려!] 부악! 이미 따라붙으며 거대한 주먹으로 손대낭을 후려치는 패소정

손대낭; (안돼!) 양손을 내밀어 그 주먹을 막고

꽝! 앞으로 내민 손대낭의 양쪽 손바닥을 강타하는 손대낭의 머리통만한 주먹. 그러자

펑! 십여 미터를 날아가 등이 절벽에 충돌하는 손대낭. 그 앞쪽에서 패소정은 주먹을 후려친 자세로 급정거하고

황보민; [악!] 그걸 보며 비명

따당! 땅! 바닥에 떨어지는 부엌칼들

손대낭; [쿨럭!] 등으로 벽을 방사상으로 부순 후 피를 토하며 상체부터 앞으로 쓰러지려는 손대낭. 이어

퍼억! 절벽 아래 바닥에 나뒹구는 손대낭

황보민; [아주머니!] 비명

손대낭; [끄윽!] 피를 게워내며 일어나려 애쓰는 손대낭. 그 앞으로 걸어가는 패소정

패소정; [어디서 제법 쓸만한 잔재주를 배웠는지는 모르겠다만...]

패소정; [네년보다 빠르고 또 최강의 외공(外功)인 거령철갑공(巨靈鐵甲功)을 익혀 도검불침인 내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겨우 일어나 앉는 손대낭의 3미터쯤 앞에 멈춰서고

손대낭; (어째 상대를 잘못 만난 기분이 드는구나.) 후들거리는 다리고 일어나서 패소정과 맞서려 하고.

패소정; [하여간 각오는 해둬야할 것이다.] 우둑! 두 주먹 마주 쥐어 소리를 내고

패소정; [자비를 베풀어서 도망칠 기회를 주었는데도 객기를 부린 대가로 몇 군데 부러트려줄 작정...]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손대낭; (이 곰같은 년이 왜...) 겨우 일어선 채 어리둥절하고

<마치 맹수 앞에 알몸으로 선 듯한 표정이잖아!> 눈 치뜨고 숨을 멈춘 채 곁눈질로 뒤를 보는 패소정의 모습 배경으로 손대낭의 생각.

황보민; (저 마녀가 왜 갑자기...) 역시 어리둥절하고. 움직일 수 없어서 야한 모습으로 누워있다. 그때

저벅! 저벅! 어디선가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손대낭; (발자국 소리!) 놀라 계곡 입구쪽을 보고

<누군가 걸어오는 저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오그라드는 것같다!> 저벅! 저벅! 천둥치듯 들리는 발자국 소리 배경으로 숨을 멈춘 채 고개를 돌리는 패소정

황보민; (누... 누가 또 나타났어!) 역시 알아차리고 고개 돌려 입구쪽을 보는데

쿵! 입구에서 천천히 걸어서 현장으로 오고 있는 청풍. 뒷짐을 짚은 채 걸어온다

황보민; (저... 저 사람이야!)

손대낭; (나타났다!) 역시 놀라서 보고.

패소정; (가... 가공할 고수다!) 아연긴장. 그때

청풍;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상황이로군.] 죽어있는 사내들의 시체를 흘깃 보며 다가오고. 이어

청풍; [아가씨가 황보민인가?] 현장으로 다가오며 황보민에게 묻고. 패소정은 돌아보지도 않고.

패소정; (날 무시해?) 자존심 상해서 눈 부릅 뜰 때

황보민; [저... 저를 아시나요?] 기대와 흥분에 차서 청풍을 보고

청풍; [아니, 모른다!] 황보민과 5미터쯤 떨어진 곳에 멈춰서며 고개 젓고.

황보민; (하긴 나도 저 사람을 본 적이 없긴 하지.) + [그... 그러시겠지요.] 조금 실망하고

청풍; [다만 아가씨의 자당(慈堂)과는 안면이 있는 사이다.] 조금 웃으며 말하고. 황보경을 떠올리면서. 그러자

황보민; [어... 어머니를 아시는가요?] 화색이 돌고

청풍; [난 네 어머니와는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이다.] 고개 끄덕이고

황보민; [어... 어머니의 친구분이셨군요.] 안도하고

청풍; [그렇다. 이제 내가 도착했으니 안심해도 된다.] 웃으며 말할 때

손대낭; [조심해요!] 다급히 외치고

부악! 패소정이 벼락같이 주먹을 휘둘러 청풍의 머리통을 후려쳐오고 있다. 거대한 주먹으로. 하지만 청풍은 뒷짐을 진 채 서있고

황보민; [악!] 그 모습을 보며 비명

꽝! 굉음과 함께 패소정의 주먹이 청풍의 머리 옆쪽을 후려쳤다. 폭발이 일어나 청풍의 머리가 가려지고

손대낭; (저런...)

황보민; [안돼요!] 비명. 하지만

[!] 주먹을 휘두른 패소정은 눈 부릅

쿵! 화악! 드러나는 장면. 청풍의 머리 주변으로 폭풍이 지나가고. 하지만 패소정의 주먹은 청풍의 머리에 딱 막혀서 멈춰있다. 마치 무쇠기둥을 맨 주먹으로 쳤는데 무쇠기둥은 멀쩡한 모습이고

황보민; [아!] 안도하며 환호하고

손대낭; (최소한 만관(萬貫) 이상의 무게가 실린 저 곰같은 년의 주먹질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냈다.) 놀라고 감탄할 때

청풍; [네년... 지금 날 때린 거냐?] 고개 조금 돌려 곁눈질로 패소정을 보며 말하고

[!] 오싹! 비틀! 소름이 돋아 뒤로 멈칫! 물러서는 패소정.

청풍; [날 죽일 생각이었던 모양이니 나도 망설이지 않고 네년에게 손을 쓰도록 하겠다.] 콱! 벼락같이 돌아서며 패소정의 손목을 움켜잡고. 패소정의 손목이 굵긴 하지만 청풍의 손아귀에 잡힌다. 이어

[!] 빠직! 벼락에 감전되어 온몸이 뻣뻣해지는 패소정

청풍; [버르장머리 없는 년!] 쾅! 도리깨질 하듯 패소정의 몸뚱이를 휘둘러 바닥에 패대기친다. <어벤져스>에서 <헐크>가 <로키>를 패대기치는 모습

황보민; [아!] 놀라고 흥분

청풍; [생면부지의 사람에게까지 대뜸 살수를 쓰는 못된 버릇은 어디서 배워먹은 것이냐?] 쾅! 쾅! 좌우로 번갈아가며 패소정의 몸뚱이를 패대기친다. 헝겊 인형처럼 축 늘어진 채 여러번 바닥에 도리깨질 하듯 강타당하는 패소정의 몸뚱이. 그년의 몸뚱이에 부딪힌 바닥의 바위와 돌들이 박살이 나고

손대낭; (무... 무섭잖아!) 침 꼴깍 삼키며 그걸 보고

<저 청년을 화나게 하면 그게 누구든 무사하지 못하겠어!> 쾅! 쾅! 자기보다 키가 더 큰 패소정의 몸뚱이로 좌우 바닥에 도리깨질을 하는 청풍. 그러다가

청풍; [꺼져라!] 부악! 투포환 하듯 패소정의 몸뚱이를 던지는 청풍.

부악! 수십 미터를 허우적대며 날아가는 패소정의 몸뚱이

쾅! 절벽과 충돌하는 패소정의 몸뚱이

드드드! 절벽이 진동하고

[쿨럭!] 피를 토하며 앞으로 쓰러지고

퍼억! 바닥에 나뒹구는 패소정의 몸뚱이

패소정; [끄윽...]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바닥에 나뒹굴어 벌벌 떠는 패소정

손대낭; (하늘 밖의 하늘이라더니...) (날 꼼짝도 못하게 만든 저 곰같은 년을 개 패듯 패는 청년도 있네.) 감탄

청풍; [교훈으로 생각해라.] [한번만 더 못된 짓 하는 게 내 눈에 걸리면 그때는 염라대왕을 보게 될 것이다.]

패소정; [개새끼...] 이를 갈며 억지로 일어나려 하고

패소정; [날 죽이려면 이 정도로는...] + [!] 고개 들며 말하다가 눈 부릅. 슥! 이미 바로 옆에 다가와 발을 쳐들고 있는 청풍.

쾅! 패소정의 목을 그대로 세차게 밟아버리는 청풍. 목이 밟혀서 눈이 튀어나오려 하며 머리가 바닥에 부딪히는 패소정

손대낭; [어머나!] 놀라 손으로 입을 가리키고

황보민; [흑!] 역시 놀라고

패소정; [끄윽...] 목이 콱 밟혀서 바닥에 짓눌린 채 눈이 돌아가고. 몸이 워낙 단단해서 죽진 않았다.

청풍; [어디 한 번 더 지껄여 봐라.] 우둑! 패소정의 목을 밟은 채 무시무시한 표정

청풍; [대신 네년은 가랑이가 찢어져 내장이 바닥에 흩뿌려질 것이다!] 쿠오오오! 내려다보는 청풍의 등 뒤로 거대한 마귀의 형상이 떠오르고. 청풍의 눈도 강렬한 빛을 뿜어내고

패소정; (마... 마왕...) 으으으! 공포에 떨며 기절하려 하고. 몸이 부들 부들 떨리고. 그와 함께

푸스스! 패소정의 사타구니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른다. 겁에 질려서 오줌을 쌓고

손대낭; (겁에 질려 실금까지 했네.) 웃고

청풍; [지저분한 계집...] 힐끔 그걸 보며 찡그리고

청풍; (이정도면 제대로 교훈이 되었겠지.) 슥! 패소정의 목에서 발을 떼고. 패소정은 기절한 상태고. 이어

청풍; [부인!] 손대낭에게 돌아서고.

움찔! 긴장하는 손대낭

청풍; [제 지인의 여식을 구해주신 점, 지인을 대신해서 감사드립니다.] 손대낭에게 정중하게 포권하고

손대낭; (분위기가 일변하네.) + [별 말씀을...] 고개 좀 숙이고

손대낭; [딸같은 아이가 험한 일을 당할 것 같아 따라와 본 것뿐이랍니다.] 마주 포권하고.

청풍; (어쩐지 눈에 익은 얼굴이다.) + [그리 마음을 써주신 덕분에 저도 지인에게 면목이 서게 되었습니다.] 눈 번뜩이지만 손대낭을 한눈에 알아보진 못한다. 얼굴에 점이 많이 찍혀있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는 상태라

손대낭; (사위 삼으면 딱 좋을 청년이야.) +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군요.]

손대낭; [저 아이에게 든든한 보호자가 나타난 걸 봤으니 안심하고 가보겠어요.] 슥! 황보민을 보며 양손을 벌리고. 그러자

들썩! 들썩! 떨어져 있던 부엌 칼들이 움직이더니

슈우! 팍! 손대낭의 양손으로 날아들어 잡히는 두 자루의 부엌칼

청풍; (섭물진기(攝物眞氣)를 자유롭게 구사하기도 하고... 평범한 여자는 아니었군.) 그걸 보며 끄덕이고

손대낭; [그럼 인연이 닿으면 또 보도록 해요.] 고개 숙이며 돌아서고

청풍; [실례지만 부인의 방명을 알 수 있겠습니까?] 포권하며 묻지만

손대낭; [그냥 흔해빠진 촌부라고 생각해주세요.] 웃고.

청풍; (이름을 남에게 알릴 수 없는 사정이 있는 모양이군.) + [결례했습니다.] 포권 풀고

손대낭; [몸조심해라 아가야.] 황보민에게 한손 들어 보이며 걸어가고

황보민; [고마워요 아주머니!] [나중에 경덕진에 들를 일이 있으면 뵙고 인사드릴 게요.] 누운 채 말하고

손대낭; [오냐! 잘 가거라.] 스으! 말하는 손대낭의 모습이 흐려지고. 이어

퍼억! 현장에서 사라지는 손대낭의 모습

청풍; (경신술도 범상치가 않군.) 생각하며 황보민에게 걸어간다. 입구쪽을 돌아보며

청풍; (그나저나 저 여자를 어디에서 봤더라?) (분명 전에 본 적이 있는 얼굴인데...) 갸웃거리며 황보민의 곁에 이르고. 그러자

황보민; [혈... 혈도를 풀어주세요.] 얼굴 발개져서 말하고

[!] 움찔! 하며 황보민을 내려다보는 청풍

야한 모습으로 누워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몰라하는 황보민. 저고리는 좌우로 벌어져 젖가슴 드러나 있고. 치마도 아래로 벗겨져 가는 허리 아래의 넓은 골반과 사타구니의 상단 윤곽이 드러나 있다.

청풍; [마혈이 찍혔느냐?] 고개 조금 돌리며 묻고

황보민; [예... 가슴 쪽의...]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하며 대답하고

팅! 청풍의 손가락이 튕겨지면서 빛이 뿜어지고

퍽! [학!] 가슴에 그 섬광이 파고 들자 퍼덕이며 야하게 신음하는 황보민

황보민; (혈도가 풀렸어!) + [고... 고마워요!] 급히 일어나며 저고리를 두 손으로 잡아 가슴을 가리고

황보민; [이 은혜를 어찌 갚을지...] + [아!] 일어나려다가 비명.

한쪽 발목이 삐끗하고

털썩! 다시 주저앉는 황보민

청풍; [발목을 다쳤느냐?] 슥! 걱정스런 표정으로 황보민의 옆에 한쪽 무릎 꿇으며 황보민의 발목을 보고

황보민; [패소정의 졸개들이 던진 포획삭(捕獲索)에 발이 묶여 쓰러지면서 삐끗한 것 같아요.] 울상 짓고.

청풍; [확실히 발목이 좀 부었구나.] 한손으로 황보민의 발목을 들어 보고

청풍; [이; 상태로 걷는 건 무리다.] 번쩍! 두 팔로 황보민을 안아들고. + 황보민; [꺅!] 청풍의 두 팔에 들려지며 비명 지르고

청풍; [잠시만 참거라. 곧 쉴만한 곳으로 데려다 줄 테니...] 팟! 날아오르고

단번에 수십 미터 상공으로 날아오르는 청풍. 깜짝 놀라 아래를 돌아보는 황보민

세구의 시체와 기절한 패소정이 누워있는 바닥이 까마득히 아래쪽에 있고

황보민; [흐윽!] 자신도 모르게 겁에 질려 두 팔로 청풍의 목에 매달리고

쐐액! 그런 황보민을 안고 미소 지으며 날아가는 청풍

황보민; (하늘을 날고 있어!)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애!> 멀리 날아가는 청풍과 황보민의 모습. 헌데

 

근처 절벽 위의 바위 사이에 숨어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고 있는 죽립 쓴 여인. 물론 신소심이고.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에 성마지환을 끼고 있는 것 주의

신소심의 시점. 멀리 사라지고 있는 청풍. 두 팔로 황보민을 안은 채

신소심; (마태자...)

신소심; (역시 저자는 무공으로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입술 깨물고.

<저 계집은 아마 대륙상단 단장 냉혈전호의 수신호위인 거령철화 패소정일 텐데...> 절벽 아래쪽 바닥에 기절해있는 패소정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소심; (금강불괴에 가까운 외공을 익힌 패가년을 너무도 간단히 박살내버렸다.) 패소정을 내려다보며 일어나고

신소심; (당연히 나도 마태자의 한 주먹감에 불과하다.) 입술 깨물고

신소심; (정면대결로는 씨도 안 먹히니 뭔가 다른 수단을 강구해야만 한다.) 팟! 날아오르고.

신소심; (해치울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는 모험을 하면 안되는데...) 멀리 날아가는 청풍을 따라서 날아가고

<어쩐지 기분이 이상해진다.> 두 팔로 안은 황보민을 내려다보며 날아가는 청풍을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의 품에 안긴 황보민은 수줍은 표정으로 청풍을 올려다보고

신소심; (반드시 죽여야 할 대상이건만... 저 인간이 다른 계집을 안고 있는 게 마음에 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입술 깨물며 날아가는 신소심의 얼굴. 그리고

 

다시 패소정이 쓰러져 있는 절벽 아래의 모습

꿈틀! 쓰러져 있던 패소정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더니

패소정; [커헉!] 막혔던 숨을 확 토하며 고개를 쳐들고

패소정; [끄윽... 끅!] 벌벌 떨며 정신이 돌아오고

패소정; [죽일 놈...] 분노와 수치심에 치를 떨고. 목을 만지면서

패소정; [나... 날 이런 수치스러운 꼴로 만들어?] 오줌을 지린 아랫도리를 보며 일어나고

패소정; [기필코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악마에게 연혼을 팔아서라도...] 이를 간다. 원한에 사무친 표정이 되고. 얼굴도 벌개지고

 

#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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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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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파양호(鄱陽湖) 근처 호구(湖口)> 정오 무렵. 강변에 자리한 마을. 나루터가 있다. 그리 크지 않고. 그래도 제법 북적

객잔. 사람들 북적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국수를 먹고 있는 청풍.

<무성께서 남기신 대연진기(大然眞氣)도 절전되었소.> 석헌중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이하 회상

 

석헌중; [대연진기는 무성일맥의 최고절기라 오직 문주에게만 구전(口傳)으로 전승되었었는데...] 청풍과 마주 앉아 술을 마시면서 대화하는 중이다.

석헌중; [이백여 년 전 당시의 젊은 문주께서 돌림병으로 급사하시는 바람에 어린 아들에게 제대로 전해주시지 못한 때문이오.]

청풍; [우리 천마일맥에서 자전마벽이 절전된 것도 비슷한 사정 때문이었습니다.] 빈 술잔에 술을 따라주며

석헌중; [이제 대연진기를 복구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무성께서 천마에게 남기신 비결을 찾아내는 것뿐이외다.]

청풍; [그러나 소생이 알기로 우리 천마성에도 대연진기의 비결이 남아있지 않는데...] 난감한 표정을 짓고

석헌중; [아마 영친께서만 그 소재를 알고 계셨을 것이오.] [그러다가 소성주에게 알려주지 못하고 돌아가셨고...]

회상 끝

 

청풍; (석헌중의 말에는 일리가 있다.)

청풍; (우리 천마일족의 것이 아닌 대연진기의 존재는 남에게 알릴 이유가 없고 또 알려서도 안된다.)

청풍; (그래서 아버지만이 그 소재를 알고 계셨을 텐데... 내게 알려주실 기회가 없으셨을 것이다.)

청풍; (성마지환에 숨겨진 천마조사와 무성의 힘을 얻으려면 대연진기를 반드시 찾아내야하는데...) 난감.

청풍; (지금 고민한다고 해결 될 일은 아니니 일단 태산으로 가서 진상파 소저를 구하는 일에 집중하자.)

청풍; (동정호에서 이곳 호구까지는 장강을 따라 배를 탄 덕분에 편하게 내려왔다.)

청풍; (여기서 강을 건넌 후 북쪽으로 진로를 잡으면 이틀 정도 후에는 태산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청풍; (위가놈이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가급적 빨리 무제궁으로 돌입해해서 처단을...) 생각할 때

[오오 저거 뭐야?] [보고도 믿기지 않는구만!] 갑자기 주변 사람들 웅성거림이 들려 흠칫! 고개 드는 청풍

[계집이 저렇게 클 수도 있구만.] [엄청난 거구인데도 미모가 상당해!] 주변 사내들이 웅성대며 입구쪽을 보고. 청풍도 입구쪽을 보고

객잔 입구로 들어서는 2미터가 넘는 키의 거녀. 물론 패소정이고

자기를 보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은 아랑곳하지 않고 객점 주인에게 다가가 뭐라 말하는 패소정의 모습. <날 기다리는 손님이 있지 않나요?> 주인에게 말하는 패소정

청풍; (대단한 체격의 소유자다.) 역시 감탄하고. 주인과 대화하는 패소정을 보며

청풍; (지금까지 내가 만났던 인물들 중 체격이 가장 컸던 것은 포숙정의 전 남편이었던 철신금강이었다.) 자신의 손에 죽은 철신금강 떠올리고

청풍; (하지만 그 철신금강도 저 여자에 비하면 한 뼘 쯤 작겠구나.) 생각할 때

[!] 무언가 느끼는 표정이 되는 패소정

홱! 고개 돌려 청풍쪽을 본다. 하지만

청풍은 다시 고개 숙인 채 국수를 먹고 있고. 주변의 사내들은 겁 먹고 호기심 서린 눈으로 패소정을 보고 있다

패소정; (몸이 오싹해지게 만드는 시선 같은 게 느껴졌었는데...) 사람들 노려보고. 그러자

객점 안의 사람들 모두 겁에 질려 시선 피하거나 다시 고개 숙인 채 음식 먹는 시늉한다. 그 바람에 청풍의 모습도 감춰지고

패소정; (이래저래 신경이 예민해져서 착각한 모양이다.) 생각할 때. + 주인;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패소정을 안내하고

주인의 안내를 받아 룸쪽으로 가는 패소정

청풍; (내 시선을 감지하기도 하고...) (엄청난 체격과 어울리지 않게 아주 예민한 감각의 소유자다.) 다시 고개 들어서 패소정이 룸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청풍; (평범한 계집은 아닌 듯하니 좀 살펴봐야겠다.) 징! 생각하는 청풍의 귀가 진동하고. 그러자

<어서 오십시오 칠호사자님!> + <수고가 많아요 분타주!> 룸에서의 대화가 들리고. 주인은 그 룸의 문을 닫아주고 있다.

청풍; (칠호사자? 분타주?) 눈 번뜩

청풍; (기다리고 있던 자와 서로를 부르는 호칭으로 미루어보건 데 어떤 조직에 속한 계집이다.) 생각하며 다시 귀를 기울이지만

<...> <...> 음성이 들리지 않는다

청풍; (약간의 진동만 느껴지고 음성은 들리지 않는다.) (즉 전음입밀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뜻이다.)

청풍; (아무리 내공이 심후해도 전음입밀로 나누는 대화는 엿듣는 게 불가능하고...) 난감한 표정이 되고

청풍; (신녀문의 술법을 한번 써봐야겠다.) 눈을 반개하고

<지극지심!> 눈을 반개한 청풍의 얼굴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러자

<확실한가요?> <틀림없습니다. 속하가 거푸 확인한 결과입니다.> 다시 들리는 음성

청풍; (둘이 나누는 대화가 다시 들린다.) 눈 번뜩이고

<무호에서 여장으로 갈아입고 장강을 거슬러 올라온 그 계집은 이곳 호구에서 배를 내렸습니다.> 이어지는 대화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이하는 밀실에 패소정이 누군가와 마주 앉아 나누는 대화 형식으로 묘사

 

패소정;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상당한 거리를 우회했군요.]

사내; [나이는 어려도 아주 영악한 계집입니다.]

사내; [이곳 호구에서 내릴 경우 동쪽으로 직진하기만 하면 신장궁에 도착할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을 것입니다.]

 

청풍; (신장궁?) 눈 번뜩

청풍;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생각지도 않은 이름을 듣게 되는군.)

 

패소정; [그년이 호구에 상륙한 게 언제쯤인가요?]

사내; [어제 오후였는데...] [무공도 대단하지 않고 또 겁이 많은 계집이라 밤에는 움직이지 못했을 것입니다.]

패소정; [그럼 아직 그리 멀리 가진 못했겠군요.]

사내; [잘 해야 백여리쯤 갔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패소정; [잘 하면 오늘 안으로 따라잡을 수 있겠군요.] [난 이 길로 동진할 테니 분타주께서는 경로에 자리한 분타들에 전서구를 날려서 미리 알려놓도록 하세요.] 일어나고

사내; [그리 하겠습니다.] 따라서 일어나고

패소정; [황보민!] [그년이 제 어미 황보경을 만나는 일은 어떻게든 막아야만 해요.] 강렬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황보민과 황보경!) 놀라고

청풍; (그러니까 뭐냐? 대륙상단의 후계자이며 황보경의 아들인 황금공자 황보민이 지금 신장궁을 향해 가고 있다는 얘기 아닌가?) 놀라고

청풍; (그걸 저 엄청난 덩치의 계집이 속한 조직에서 추격중이고...)

청풍; (헌데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황금공자 황보민을 계집이라고 부른다는 점이다.) + [!] 생각하다가 깨닫고

청풍; (그렇군! 대륙상단의 후계자인 황금공자 황보민이 사실은 사내가 아니라 계집이었구나!) 깨닫고. 그때

밀실에서 나오는 패소정. 기다리고 있던 주인이 굽신거리며 패소정을 맞이하고

주인과 함께 입구로 가는 패소정

청풍; (무제궁으로 가는 일이 급하긴 하지만 황보경과 관련된 일이니 모른 척 할 수 없다.) 자리에서 일어나고. 패소정은 입구를 나가고 있고

청풍; (저 계집의 뒤를 밟아서 황보민이란 계집아이를 도와주도록 하자.) 입구로 간다

 

#420>

<-호구 동쪽 백여리 경덕진(景德鎭)> 오후.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굴뚝과 도자기 굽는 가마가 즐비한 곳. 산은 헐벗었고 땅은 파헤쳐져 있다. 하지만 아주 번화하고 북적거린다.

산에서 흙을 파는 사람들.

공장에서 도자기를 빚거나 그림을 그리는 도공들.

가마에 불을 때는 사람들.

완성된 도자기를 짚으로 감싼 것을 마차에 싣고 운반하는 사람들. 등등

번화한 거리

그 거리의 주막. 사람들 북적.

[주모! 술 떨어졌어!] [술 달라고 한 게 언제인데 꿩 구워먹은 소식이야?] 술 마시던 일단의 도공들이 빈 술병 쳐들며 누군가에게 외치고.

[기다리세요. 지금 나가요.] 카운터 형태의 주방에서 누군가 외치고

손대낭; [아유 죄송해요 어르신들.] 주방에서 쟁반에 술병과 안주를 얹고 나오는 손대낭. 머리를 수건으로 묶었고 얼굴에는 점을 여러 개 찍어서 마치 곰보인 것처럼 꾸몄다. 낡은 옷을 입었지만 소매를 걷어붙였고 대충 입은 옷이 오히려 육감적으로 보인다

손대낭; [주인 언니가 몸 져 눕는 바람에 일손이 딸리지 뭐예요?] 애교스럽게 웃으며 술 달라고 한 자들 자리로 가고

[어쩐지 주모는 안 보이고 손씨만 보인다 했지.] [혼자 손님 받기 힘들겠어.] 사내들 손대낭의 몸매를 훔쳐보며 헤벌레하고. 다른 자리의 사내들로 헤벌레 하고

손대낭; [술이 나오는 게 늦어서 이건 공짜로 드리는 안주예요.] 안주부터 상에 내려놓고

[이거 참 고맙구먼.] [잘 먹겠네.] 헤벌쭉 하는 놈들. 그 사이에 한 놈이 슬쩍 손대낭의 엉덩이를 만지려 하지만

손대낭; [필요한 거 있으면 또 불러주세요.] 스윽! 술병을 내려놓고 흐르듯이 움직여서 그자의 손길을 피하고

[이크!] 헛손질하고 휘청하며 급히 탁자를 잡는 그자

손대낭은 다시 주방쪽으로 가고 있고.

지나갈 때 근처 탁자에서 다른 놈들이 또 손대낭의 엉덩이 만지려 하지만

살짝 살짝 엉덩이를 흔들어 그자들의 손길 피하며 주방으로 가는 손대낭

[뒤에도 눈이 달렸나?] [손 맛 보는 인간이 한명도 없어.] 입맛 다시는 처음 탁자의 도공들

[비록 얼굴은 얽었지만 싹싹한데다가 몸매가 착해서 자꾸만 이 가게를 찾아오게 돼!] [손씨가 이 가게에서 일한 후로 매상이 배로 올랐다더만.] [주모가 복 터진 거지.] 주방에서 다시 음식 장만하는 손대낭의 모습 배경으로 도공들의 대화

손대낭; (경덕진으로 몸을 숨긴지도 어느덧 한 달이 다 되어간다.) 통통! 칼질하며 생각하고. 주방 벽에는 창문이 있고 창문은 환기를 위해 열어놨다. 창문 밖은 좁은 골목이고. 주방에서 그 골목으로 통하는 쪽문도 있다.

손대낭; (지금쯤 위가장의 추격도 시들해졌으니 북경으로 접근해봐야겠다.) 통통 칼질하면서 생각하고

손대낭; (물론 북경으로 간다 해도 위가대원에 갇혀있는 교주님을 구할 능력 따윈 내에 없지만...) 찡그리고

손대낭; (어쩐지 북경에만 가면 방법이 생길 것같은 생각이...) 생각할 때 + 덜컹! 갑자기 주방에서 뒷골목으로 통하는 쪽문이 열리더니

몸을 숙이고 얼른 주방으로 들어오는 황보민. 겁에 질린 표정인데 물론 여장이다. 흠칫! 하며 돌아보는 손대낭

손대낭; [이봐 아가씨! 남의 가게에 함부로 들어오면...] 말하다가 멈추고

몸을 숙인 채 문을 닫으며 손가락을 입에 대는 황보민. 겁에 질린 표정. 그 직후

<이쪽이다!> <그년이 이 골목으로 도망쳤다!> 휘익! 타탁! 누군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고. 이어

휙! 휙! 열린 창문을 통해 험상궂게 생긴 사내들 세 놈이 날 듯이 골목을 달려 지나가는 옆모습이 보이고.

손대낭; (그러니까 뭐야?) 다시 황보민을 보고. 황보민은 쪼그려 앉은 채 문에 귀를 대며 밖의 동정을 살피고 있고. 겁에 질린 표정

손대낭; (요 꼬맹이가 어떤 놈들에게 쫓기고 있다는 거잖아.) 황보민을 볼 때

황보민; [고마워요 아주머니.] 억지로 웃으며 일어나고

황보민; [폐를 끼쳤어요. 은혜 잊지 않을 게요.] 다시 문을 열고 골목으로 나가고.

골목으로 나가 두리번거리는 황보민. 뒤로 쪽문을 닫으면서. 이어

사내들이 달려온 쪽으로 달려가는 황보민

손대낭; (곱게 자란 아이 같은데...) 열린 창문을 통해 골목을 내다보고

손대낭; (무슨 일로 잘 나빠 보이는 놈들에게 쫓기고 있는 것일까?) 생각할 때

타탁! 타닥! 다시 들리는 빠른 발걸음 소리. 이어

[여긴 막다른 길이었다!] [이년이 중간에서 샜구나.] 달려갔던 놈들이 다시 달려서 주방 창문 밖을 달려간다.

[망할 년! 잡히기만 해봐라.] [끌고 가기 전에 걸레로 만들어버릴 테다.] 이를 갈며 달려가는 자들. 타타탁! 발 자국 소리

손대낭; [이거 참...] 한숨 쉬며 칼을 내려놓고. 그때

[주모! 안주가 왜 이렇게 늦어?] [술도 떨어졌어!] 홀에서 외치는 손님들

손대낭; [급한 일 좀 보고 올게요.] 앞치마를 풀고.

손대낭; [술은 알아서 가져다 드세요.] 앞치마를 옆의 탁자에 걸쳐놓고. 이어

손대낭; (딸같은 계집아이가 위험에 처한 걸 보고도 모른 척 할 수는 없지.) 다시 칼을 집어들고. 한 자루를 더 집어서 양손에 든다

손대낭; (정체가 들통 날 위험이 있긴 하지만 따라가 봐야겠다.) 삐꺽! 문을 열고 골목으로 나간다. 양손에 부엌칼을 든 채

 

#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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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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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

<-동정호> 드넓은 호수. 저녁 무렵

동정호의 어느 포구 마을. 정박한 배와 드나드는 배가 많고. 바로 타노와 신소심이 은신하고 있는 그 마을

마을의 어느 집. 평범해 보이는 집이다. 낮이라 처음 등장했을 때와 좀 다르게 보이고

신소심; [대공자께서 천마성을 찾아가셨다구요?] 의자에 앉아서 놀라고. 집 안의 거실이다

타노; [천마성을 감시하던 개방의 걸개들이 연락해왔소.] 마주 앉아서 끄덕이고

타노; [정오 무렵에 어떤 여인과 함께 마태자를 만나겠다며 들어가셨다고 하외다.]

신소심; [대체 대공자님은 이런 상황에서 무슨 일로 마태자를 만나려는 것인지 모르겠군요.] 이를 바득 갈고. 주먹 불끈.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에 두 개의 반지를 붙여서 만든 형태인 성마지환을 끼고 있는 것 주의

타노; [천마성에 갇혀있는 본궁의 형제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찾아오신 것일 수도 있소.]

신소심; [마태자란 인간이 순순히 협상에 응할 리가 없는데...] 손톱을 물어뜯고

타노; [좀 기다려 봅시다. 의외로 좋은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니...]

신소심; [예...] 대답은 하지만

신소심; (불길해.)

<뭔가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는 듯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어.>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413>

천마성. 깊은 밤. 대부분의 건물들에 불이 꺼졌고

청풍의 거처. 여자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건물에는 불이 꺼졌다.

월동문을 통해 그곳으로 오는 청풍.

[소성주님!] 인사하는 여자 무사들. 표정이 야릇하다

청풍; [경비를 설 필요는 없다.] [모두 거처로 돌아가 쉬도록 해라.] 건물 입구로 다가가며 말하고

[예 소성주님!] [편히 쉬세요.] [좋은 밤 되세요.] 야릇한 표정으로 말하며 월동문 쪽으로 가는 여자 무사들

청풍; (저것들의 반응이 어째 평소와는 다른 걸.) 갸웃

청풍; (가서 자란다고 순순히 떠나는 것도 그렇고...) (좋은 밤이 되라는 건 또 무슨 소린가?) 문고리를 잡으며 월동문쪽을 돌아보고. 여자 무사들이 킥킥 대며 서둘러 가고 있고. 그 직후

[!] 멈칫! 문을 열려던 청풍의 손이 멈춰지고

두근! 두근! 문 안쪽에서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내 침실에 누가 있다!) 덜컹! 놀라면서도 문을 열고 들어가고

청풍; (설마...) 긴장하며 침실로 들어서고

어둑한 침실. 넓은 침대에 누군가 얇은 이불을 덮은 채 누워있다

<포숙정!>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 얼굴 크로즈 업. 포숙정인데 눈을 감고 있고 이불 밖으로 내놓은 한손으로 아랫배를 감싸고 있다.

청풍; (지당주가 저 여자를 내 거처에 데려다 놨구나.) 난감하고

청풍; (무슨 의도인지는 알겠는데... 저 여자와 같은 침대를 쓸 수는 없다.) 한숨

청풍; (잘만한 다른 곳을 찾아봐야겠다.) 돌아서려 하고. 그러다가

멈칫! 하며 침대를 보는 청풍.

바르르! 배를 감싼 포숙정의 손이 떨리고 있다

청풍; (잠든 게 아니로구나.) 난감하고. 그러다가

청풍; [쯧!] 탁! 혀를 차며 문을 닫고

청풍; (악연이었지만 내 아이를 갖은 여인이다. 차마 박대할 수가 없다.) 침대로 다가가고.

소리없이 안도하는 포숙정

겉옷을 벗는 청풍.

슥! 속옷 차림이 되어 이불을 들추고 포숙정의 옆으로 들어가는 청풍

함께 이불을 덮고 나란히 누운 청풍과 포숙정.

청풍; (알다가도 모르는 게 운명이라더니...) 천장 보고 누운 채 한숨

청풍; (만나면 찢어죽이고 말겠다고 수없이 되새겼던 이 여자하고 한 이불을 덮고 눕는 일이 벌어지다니...)

청풍; (철이 든 이래 수백 명의 여자를 품어봤지만 아이는 단 한명도 생기지 않았다.)

청풍; (헌데 다른 여자도 아니고 우리 집안을 절단 낼 뻔한 여자의 몸에 아이가 들어서다니...) 한숨

청풍; (어쩐지 반년 전의 그 무참한 희생과 이 여자의 뱃속에 든 아이를 맞바꾼 듯한 기분이 든다.) 고개 조금 돌려 포숙정을 보고

그러다가 흠칫! 하는 청풍.

떨고 있는 포숙정. 눈가에 눈물도 어려있고

청풍; (떨고 있다.)

<하긴 이 여자의 심사는 나보다 오히려 더 기가 막히겠지. 남편을 죽인 원수의 아이를 밴데다가 이제 그 원수와 한 침대에 누워있게 되었으니...> 떨고 있는 포숙정의 얼굴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이 여자 역시 가혹한 운명의 희생양일 뿐이다.) + [이리 오시오.] 몸을 조금 돌려 포숙정의 건너편 어깨를 잡아 자신의 품에 끌어안으려 하고. 그러자

움찔! 경직되며 안 끌려오려고 버티는 포숙정

청풍; [당신의 지난날은 아무래도 좋소.] [내게 중요한 것은 당신이 내 아이를 품고 있다는 사실이오.] 안 끌려오려는 포숙정을 조금 더 강하게 잡아당기고. 몸이 반쯤 청풍 쪽으로 들려지는 포숙정

청풍; [내 첫 아이의 어머니이니 당신은 천마성의 안주인이오. 내게 무엇이든 요구해도 되는 자격을 지닌 거요.] 진지하게 말하고. 그러자

포숙정; [흐윽!] 와락! 울면서 청풍쪽으로 홱 돌아누우며 청풍의 품에 안긴다

포숙정; [죄송해요! 죄송해요 공자님!] 청풍의 품에 안겨서 오열하는 포숙정.

청풍; [미안해 할 거 없소.] 한숨 쉬며 다독이고

청풍; [내 아이를 갖어준 것으로 당신은 나와 이씨 집안에 크나큰 은혜를 베푼 셈이니...] 포숙정의 정수리에 키스하며 말하고

포숙정; (나를 천마성의 안주인이라고 해줬어.) 안심한 표정이 되어 청풍의 품에 안겨 우는 포숙정. 얼굴도 좀 발개지고

청풍; (구천에 계신 아버지도 아마 이 여자를 어여뻐하실 것이다.) 손가락으로 포숙정의 턱을 들게 하며 생각하고. 포숙정은 얼굴이 발개져서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들고

<극단적으로 자손이 귀한 우리 집안의 대를 잇게 해준 고마운 존재이니...> 눈 감고 포숙정과 키스하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414>

<-무제궁> 아침

대청. 삼엄한 경비

[갑작스러운 결정에 모두 놀랐을 것으로 안다.] 대청 내부 수백명의 사람들이 줄을 맞춰 서있다. 무제궁의 요인들. 단상에서는 칠지무제가 앉아 발표를 하고 있다. 칠지무제 옆에는 위진천이 서있고

칠지무제; [하지만 노부의 나이도 어느덧 팔순을 바라보는 터라 후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칠지무제; [이에 둘째인 진천이와 상파를 짝 지어주어 무제궁을 잇게 하려 한다.] 옆에 서있는 위진천을 가리키며 말하고.

포권하며 고개 숙이는 위진천

칠지무제; [노부로서는 불가피한 결정이었으니 무제궁의 상하가 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주기를 바란다.] 침통한 표정으로 말하고

[속하들은 궁주님의 결정을 따를 뿐입니다.] [감축드립니다 이공자!] 사람들 포권하고

위진천; [고맙소! 고맙소이다!] 포권하며 앞으로 나서고

위진천; [부족하나마 무제궁의 번영을 위해 헌신할 생각이니 원로들께서도 지도편달을 아끼지 말아주시오,] 여기저기에 대고 포권하고

[축하드리오 이공자!] [무제궁을 잘 영도해주시오.] 사람들도 마주 포권하고

위진천; (되었다!) 포권하며 히죽 웃고

<사매와 사모의 목숨으로 위협한 덕분에 사부로 하여금 나를 후계자로 공표하게 만들었다.> 침통한 표정의 칠지무제 모습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사람들 대열 맨 뒤쪽 문간에서 위진천을 노려보는 두 사람. 날카로운 인상의 노인과 중년인. 노인의 손에는 천으로 된 편지를 들고 있다. 이들은 무제궁의 총관인 다문천왕 염숭환(건곤일척 자료집 제29페이지)과 감찰당 당주인 독심마유(건곤일척 자료집 제19페이지)다.

독심마유; <한발 늦고 말았습니다 총관님!> 단상에서 포권하는 위진천을 노려보며 전음으로 발하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제궁 감찰당(監察堂) 당주 독심마유(毒心魔儒) 헌원명(軒轅明)>

다문천왕; <유감이로군! 흑백신귀 장로들께서 보낸 전서가 하루만 일찍 도착했어도 저 마귀새끼를 아예 본궁에 들이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을...> 역시 이를 갈며 위진천을 노려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제궁 총관 다문천왕(多聞天王) 염숭환(廉崇煥)>

<궁주님의 신색으로 미루어보건데 이미 위가놈의 독수에 당하신 것같다.> 침통한 표정인 칠지무제의 모습 배경으로 다문천왕의 말 나레이션

독심마유; <저희 감찰당 형제들의 보고에 의하면 소궁주의 거처를 독절과 비파희가 장악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문천왕; <주모님과 소궁주의 안위가 걸려 있다면 경거망동할 수 없다.>

<위가놈과 위가놈의 두 졸개가 방심하기를 기다렸다가 두 분을 구하는 작전을 입안하도록 하자.> <지금으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겠습니다.> 전음으로 대화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

 

#415>

무제궁의 후원. 진상파의 거처. 건물 밖을 독절이 지키고 있다.

건물 안. 비파희가 문간에 의자를 놓고 앉아있고. 침대에는 문설약이 몸져 누워있다. 침대 옆에는 휠체어에 앉은 진상파가 몸을 숙여 수건으로 문설약의 이마의 땀을 닦아주고 있다

문설약; [미안하다 상파야.] [죄 많은 어미를 용서 하거라.] 잠꼬대 하면서 우는 문설약

진상파; (가엾은 분...) 한숨

진상파; (잘못 된 모성애와 혈교에 대한 왜곡된 충성심 때문에 차마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하셨다.)

진상파;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모두 이분을 욕하고 손가락질해도 나는 그럴 수가 없구나.) (어쨌든 나를 이 세상에 있게 해준 분이니...)

진상파; (그저 시간이 약이라는 진리를 믿을 뿐이다.)

진상파; (이분이 느끼고 계시는 자책과 수치심도 시간이라는 명약이 치료해줄 테니...)

진상파; (머잖아 구원자가 도착할 테니 부디 그때까지만 참고 견디어주세요.) 문설약의 이마의 땀을 닦아주고

 

#416>

<-천마성> 아침. 문이 열려 있고. 무사들이 안쪽을 보고 있다. 문 옆의 성벽 아래에는 여전히 거지들이 거적데기를 뒤집어쓴 채 자고 있고.

성문 안쪽에서 지당주와 함께 나오는 청풍. 오가던 천마성 사람들이 인사하고

청풍;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포숙정이 중요한 게 아니라 포숙정의 뱃속에 든 아기가 중요한 거요.] 준엄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아기에게 문제가 생기는 일은 결코 일어나선 아니 되오.]

지당주; [심려 놓으십시오 소성주님!] 눈치 보며

지당주; [귀하디귀한 아기님이니 속하들이 모두 죽는 한이 있더라도 지켜드릴 것입니다.]

청풍; [그리 믿고 가능한 빨리 무제궁에 다녀오겠소.] 성문을 나서고. 성문 지키던 무사들이 포권하며 인사하고

지당주; [안심하고 다녀오십시오.] 포권하고

슥! 손들어 보이며 걸음을 크게 내딛는 청풍. 다음 순간

화악! 이미 수십 미터 저편에 가있는 청풍

[오오! 육지비행술(陸地飛行術)!] [축지법이나 다름없는 경신술을 구사하시는구만!] 무사들 감탄하고.

지당주; (억지로 참고 계시지만 기쁨을 주체 못하시는 게 온몸으로 드러나신다.) 삽시에 까마득히 멀어지는 청풍을 보며 웃고

지당주; (하긴 수백 명의 여자를 품었음에도 얻지 못했던 자식을 얻게 되셨으니 하늘을 나는 기분이시겠지.)

지당주; (문제는 그 아기가 다른 여자도 아니고 우리 천마성이 겪은 비극의 원흉인 포숙정의 몸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좀 심각해지고

지당주; (포숙정에게 원한을 품은 문도들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 (한시도 포숙정에게서 눈을 떼면 안되겠구나.) 돌아서서

<그렇긴 하지만 돌아가신 성주님께서도 포숙정을 기꺼워하실 건 틀림없다. 당신의 손주를 낳아줄 여자이니...> 다시 성문 안으로 들어가는 지당주. 사자천마를 떠올린다. 헌데

[...] 거적을 덮어쓴 채 잠이 들어있던 것같은 거지들의 눈이 번뜩이고

<마태자가 단신으로 천마성을 나섰다.> <빨리 타노와 신소저에게 알려야한다.> 서로 전음 주고 받는 거지들. 잠시 후

슥! 거지들 중 한명이 거적 밖으로 작은 새를 내보낸다. 바로 철각독개가 타노에게 보여준 소홍조라는 작은 새. 다리에 긴 천이 묶여있고

후두득! 날아오르는 새

멀어진다.

 

#417>

천마성의 뇌옥 건물. 경비는 그리 삼엄하지 않고 문도 열려 있다

감옥 내부. 복도에 석헌중이 서서 철창 안의 흑백신귀와 대화 하고 있다. 감옥에 갇혀있는 모든 무제궁 무사들이 무릎 꿇은 채 석헌중을 보고 있고. 석헌중과 조금 떨어진 곳에는 덩치가 큰 육당주가 서있다. 손에는 커다란 열쇠뭉치를 들고 있고

백귀; [태산으로 전서구를 날려 보낸 게 한 걸음 늦은 것같군.] 침통하게 말하고

흑신; [위진천, 그 독사새끼가 이미 궁주님을 시해했을 가능성이 높겠어.] 역시 탄식하고

석헌중; [하지만 너무 심려치는 마십시오.]

석헌중; [이 모두가 사매의 안배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인 게 분명합니다.]

백귀; [자네를 보내서 마태자에게 도움을 청한 걸 보면 소궁주는 작금의 사태를 예견하고 있었다고 봐야겠지.] 끄덕이고

석헌중; [사매가 원한 대로 마태자가 나섰으니 사부님과 사매의 안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백귀; [숙적이었던 천마성의 도움을 받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한숨 쉬고

석헌중; [이번 일로 천마성과의 오랜 갈등도 어느 정도 해소될 듯합니다.] [그러니 장로님들께서도 이제 그만 거처를 옮기시는 게 어떠실지요?]

백귀; [자네 뜻은 알겠지만...] + 흑신; [그렇게 함세.] 백귀의 말을 막고

백귀; [흑신!] 불만스런 표정으로 돌아보지만. + 흑신; [소궁주는 이씨와 진씨 사이의 무익한 대립을 해소시키려 노력하고 있는 중일세.] 말을 막고

흑신; [소궁주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훼방을 놓아서야 되겠는가?]

백귀; [알겠네.] 한숨 쉬고

백귀; [소궁주를 봐서라도 뇌옥에서 나가도록 하세.]

석헌중; [잘 생각하셨습니다.] 말하며 육당주를 돌아보고

육당주가 열쇠 꾸러미를 갖고 다가오고

철컹! 쇠창살 문에 달린 커다란 자물통에 열쇠를 끼우고 돌리는 육당주. 쇠 창살 안에 갇혀있던 다른 중년인들과 노인들이 흑백신귀를 부축해서 일으킨다

석헌중; (무제궁에는 후계자가 딸 뿐이고 천마성에는 마태자가 유일한 상속자다.) 열린 철문으로 흑백신귀가 부축 받으며 나오는 걸 보며 생각하고

<어쩌면 천마성과 무제궁이 하나가 되는 일이 조만간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앞서 나온 흑신을 부축하는 석헌중의 모습 배경으로 석헌중의 생각 나레이션

 

#418>

신소심과 타노가 은신하고 있는 마을. 오전

건물 밖에 서있는 타노

문을 열고 나오는 신소심. 죽립을 쓰고 먼 길 떠나는 차림이다. 허리에는 휘어진 칼 두 자루를 꽂고 있고.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에 성마지환을 끼고 있는 것 주의

신소심; [그럼 다녀오겠어요.]

타노; [다시 한 번 신중하게 생각해보시오.] 걱정

타노; [아무리 마태자가 단신으로 천마성을 떠났다 해도 소저 혼자서 쓰러트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오.]

신소심; [물론 저도 제 무공이 마태자의 발끝에도 못 미친다는 건 잘 알아요.] [무모한 시도는 하지 않을 테니 안심하세요.]

신소심; [하지만 마태자를 쓰러트리지 않는 한 우리 무제궁이 결국 천마성에 패망할 것은 명약관화해요.]

신소심;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은 마태자를 제거하는 거예요.] 단호하게

신소심; [그리고 인간인 이상 마태자도 약점이 있을 테고...] [그것만 알아내면 그자를 죽이는 일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거예요.]

타노; [소저의 결심이 그토록 확고하니 나로서도 더 이상은 만류할 수가 없구려.] 포권하고

타노; [아무쪼록 무운(武運)이 소저와 함께 하길 바라겠소.]

신소심; [이승에서는 다시 뵙지 못할 가능성이 많으니 미리 작별을 고하겠어요.] [그동안 베풀어주신 후의(厚意;두터운 은혜)에 감사드려요.] 포권하며 허리 숙이고

타노; [후의라니 감당할 수 없소. 은혜라면 나 진우천(陳宇天)이 입었으니...] 마주 포권하며 한숨 쉬고

 

잠시 후 위의 집을 밖에서 본 모습.

담장에 달린 문을 열고 나오는 타노. 주변을 살피고

안으로 손짓하는 타노

문으로 나오는 신소심. 죽립을 쓰고 있고.

타노에게 고개 숙여 보이는 신소심. 타노도 말없이 고개 숙이고

골목으로 가는 신소심.

곧 멀어지는 신소심. 집 입구에 서서 그걸 보는 타노.

타노; (마태자는 대공자가 방문한 후 천마성을 떠났다.) (그렇다는 건 대공자와 뭔가 밀약을 진행중이라는 뜻인데...) 찡그리고

타노; (정황상 지금은 마태자를 적대할 때가 아니다.) (하지만 마태자를 추살하겠다는 신소저를 말릴 수도 없었다.) 난감

타노; (신소저가 마태자를 죽이려는 것은 여자로서 당한 수치심 때문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터라...) 한숨

타노; (개방에 신소저의 행적을 주시해달라고 부탁을 해놨으니 일단 상황을 두고 보자.)

타노; (위급한 상황이 되면 나라도 나서서 도와야겠지.)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간다. 헌데

근처의 골목에 숨어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고 있던 음침한 사내 두명. 바로 타노와 신소심이 머물고 있는 집 감시하던 위진천의 졸개들. 그 중 손에 종이를 한 장 들고 있다

사내1; <틀림없다!> 들고 있는 종이를 보는 사내. 종이에는 신소심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죽립은 쓰지 않은 모습인데 종이 하단에 <辣手劍姬 申素心>이라는 글이 적혀있다.

사내1; <방금 칠지무제의 심복 타노와 헤어진 계집은 소교주께서 찾으라 지시하신 그 년이다.> 신소심이 멀어진 곳을 보며 히죽

<백귀의 제자인 날수검희(辣手劍姬) 신소심(申素心)의 행방을 찾아 보고하라.> 위진천의 말을 떠올리는 사내들

사내들; <소교주께서 지급으로 분부하신 저 계집을 찾아냈으니 우리가 큰 공을 세운 셈이야.> <그러게 말일세!>음험하게 웃으며 신소심이 사라진 곳으로 조심스럽게 걸어가는 사내들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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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

<-천마성> 낮.

천마성의 정문을 지키는 무사들. 천마성 정문으로는 사람들도 많이 드나들고. 성문 한쪽에 모여있는 거지들도 앉아서 햇볕을 쬐고 있다. 철각독개는 안 보이고

[!] [!] 놀라는 천마성 무사들

천마성 정문으로 다가오는 두 명의 인물. 남녀인데 모두 죽립을 쓰고 있다. 바로 석헌중과 포숙정이다. 포숙정은 망토로 몸을 가리고 있다. 뒷모습이라 아직 얼굴은 안보이고

<맙소사! 저자는...> 천마성 무사들 석헌중을 알아보고 경악. 긴장하고

석헌중; [마태자를 뵈러 왔소. 통보해주시오.] 말하면서 편지를 한통 내미는 석헌중의 뒷모습. 편지에는 <石憲中> 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무사1; [아 예..] 두손으로 편지를 받고. 이어

무사1; [안으로 드시지요. 소성주님께 연락을 넣겠습니다.] 석헌중과 포숙정을 성문 안으로 안내하고.

곧 성문 안쪽으로 멀어지는 석헌중과 포숙정의 뒷모습

[정말 대담하구만. 적지인 본성에 단기필마로 방문하다니...] [그러게 말일세.] 멀어지는 석헌중과 포숙정의 뒷모습 보며 놀라는 천마성 무사들

천마성 무사들; [포로 석방 건으로 찾아왔나?] [어쨌든 사자 신분으로 찾아온 것같으니 거칠게 대할 수는 없지.]

[동행한 여자는 누굴까?] [죽립을 눌러써서 얼굴을 볼 수는 없었지만 평범한 신분은 아니겠지.] 성문 안쪽을 기웃거리며 대화 나누는 천마성 무사들을 근처 성벽 아래 쪼그리고 앉아있던 거지들이 눈 번뜩이며 본다

<예상치도 못했던 인물이 천마성을 찾아왔군.> <분타주님께 연락을 해야겠어.> 전음을 나누는 거지들.

거지 한 놈이 조심스럽게 거적 안에서 두 손을 꺼내고. 그자의 두 손에 들려진 것은 바로 철각독개가 타노에게 보여주었던 작은 새 소홍조. 그놈의 발목에는 가는 천이 묶여있고

뾰로로롱! 날아오르는 작은 새.

발목에 천을 묶은 채 천마성의 정문을 배경으로 날아가는 작은 새

 

#409>

천마성 내의 어느 화려한 건물. 월동문이 있는 높은 담장과 정원으로 에워싸여 있다. 청풍의 거처다. 여자 무사들의 삼엄한 경비.

청풍; [무제궁?]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서 서류를 검토하다가 눈을 치뜨고

지당주; [그렇습니다 소성주님.] 탁자를 사이에 두고 청풍 앞에 서서 말하고 손에는 긴 천조각을 들고 있다. 비둘기가 다리에 묶고 온 천이다.

지당주; [방금 전 태산에서 도착한 전서구에 의하면 위진천은 어제 오후에 무제궁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천을 두 손으로 펼쳐서 글을 읽고

청풍; [그 놈이 명목상의 사문인 무제궁으로 돌아갔단 말이지?] 몸을 뒤로 젖히며 눈 번뜩

지당주; [흑백신귀가 날려 보낸 전서구는 아마 어제 늦게나 오늘 아침에 무제궁에 도착했을 것입니다.]

청풍; [위진천의 정체를 무제궁 측에서 아는 게 한 걸음 늦었을 수도 있겠군.]

지당주; [만일 밤사이에 위진천이 무슨 짓을 했다면 흑백신귀가 전서구를 날려 보낸 것도 헛수고가 되었을 것입니다.]

청풍; [어차피 정체가 들통 나는 건 시간문제였으니 위진천이 극단적인 수단을 썼을 수도 있겠소.] 끄덕이고. 바로 그때

탁! 탁! 누군가 급히 달려오는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일이 생긴 것같소.] 문쪽을 보고. 지당주도 흠칫! 하며 문쪽을 보고. 그때

[소... 소성주!] 헐떡이며 입구로 나타나는 노인. 얼굴이 상기 되어 있다. 여자 무사들이 밖에서 문을 열어주고 있다

지당주; [육(陸)당주!] [무슨 일이오?] 청풍 대신 묻고

노인; [대... 대청에 가보셔야겠소이다 소성주.]

노인; [정말 천만 뜻밖의 인물이 찾아와서 소성주와의 면담을 요청하고 있소이다.] 흥분한 노인의 얼굴 크로즈 업

 

#410>

천마성의 대청. 경비 서던 천마성 무사들이 웅성거리고 있고

그곳으로 지당주, 육당주라는 노인을 거느리고 오는 청풍.

[소성주님!] [마태자님을 뵙습니다.] 급히 인사하는 무사들

지당주; [손님은?] 청풍을 따라오며 묻고

[안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행도 한분 계십니다.] 문을 열어주며 대답하는 무사들.

안으로 들어가는 청풍. 지당주와 육당주는 입구에 멈춰서고

석헌중; [소성주!] 대청 안의 의자에 앉아 있다가 돌아보며 일어나는 석헌중. 입구를 등지고 앉아있었다. 옆의 의자에는 포숙정도 앉아있는데 여전히 죽립을 눌러쓰고 있다. 두 사람이 앉아있는 의자 앞쪽에 탁자가 있고 탁자 건너편에 화려한 의자 하나가 놓여있다. 탁자 위에는 석헌중이 쓰고 온 죽립이 놓여있다.

청풍; [석대협!] 다가가며 포권하고. 의자에서 일어난 석헌중도 의자 옆으로 나와서 청풍을 마주 보려 하고. 포숙정은 움직이지 않는다

청풍; [뜻밖의 방문이긴 하지만 환영합니다.] 의자 옆에 이르러 멈춰서며 포권하고

석헌중; [환대에 감사드리외다.] 마주 포권하고

청풍; [일단 앉으시지요.] 자리를 권하며 맞은편 자리로 가고 + 석헌중; [고맙소이다.] 답례하며 앉아있었던 의자로 가고

마주 앉는 두 사람.

청풍; (누군데 군자검 석헌중과 동행을 한 것일까?) 마주 앉으며 곁눈질로 포숙정을 본다. 포숙정은 천으로 테두리가 둘러진 죽립을 눌러쓰고 고개까지 조금 숙이고 있어서 아직 얼굴이 안 보이고

석헌중; [예고도 없이 결례를 하게 된 것은 사매의 지시 때문이외다.] 품속에 손을 넣고

문 밖의 지당주와 육당주등이 긴장하지만

청풍; [현세에 강림한 선녀라고 소문이 난 무염무후(無染武后) 진상파(陳祥波) 소저께서 제게 용무가 있으셨던 것입니까?] 좀 놀라고

석헌중; [사매의 깊은 뜻은 어리석은 필부가 헤아릴 바가 못 되고...] 다시 꺼내는 손에는 두툼한 봉투가 들려있다.

석헌중; [다만 이걸 소성주에게 전해주고 도움을 청하라는 지시가 있었소이다.] 두 손으로 봉투를 내밀고

청풍; [진소저의 전신(傳信;소식이나 편지를 전함)은 확실히 접수했습니다.] 두 손으로 받고. 이어

봉투를 개봉해서

슥! 안에서 얇은 책을 한권 꺼낸다. 반으로 접어서 봉투에 넣은 책이다

청풍; (묵향(墨香)이 남아있는 걸 보면 최근에 작성한 서책인데...) 반으로 접혀져 있던 책을 펼치고. 접혀진 부분에 접은 편지가 한 장 들어있는데

[!] 눈 부릅뜨며 놀라는 청풍.

청풍; [이건... 이건...] 얇은 책을 보며 전율하고. 책을 쥔 두 손이 덜덜 떨리고

<소성주님이 왜 저리 놀라시지?> <대체 저 얇은 책이 뭐기에...> 놀라는 지당주와 육당주

석헌중; [석모도 그 서책이 무엇인지는 모르고 있소이다만...] 역시 궁금해서 청풍을 보며 말하고. 그러자

청풍; [직접 보시지요.] 편지는 손에 쥐고 책을 석헌중에게 건네주고. + 석헌중; [그럽시다.] 두손으로 책을 받고. 하지만

석헌중; [억!] 역시 놀라고. 청풍보다 더 놀란다

쿵! 책의 표지에 적힌 제목. <紫電魔劈 小考>

석헌중; [자... 자전마벽(紫電魔劈)!] 기겁하며 급히 고개 돌려서 책을 보지 않으려 한다

청풍; (군자검이라는 별호에 어울리는 인물이로군. 제목을 확인하자마자 보지 않으려 하고...) 감탄하고. 반면

[자... 자전마벽!] [천마님의 절기중 최강이라는 그 자전마벽이 적힌 비급이란 말인가?] 경악하는 지당주와 육당주

석헌중; [받... 받아주시오. 나는 감히 이걸 볼 수가 없소!] 한손으로 서책을 청풍에게 급히 내밀며 말하고

청풍; [고맙습니다.] 두 손으로 서책을 받고

<칠지무제의 대제자가 인물은 인물이로군.> <마도무림 최강의 무공인 자전마벽의 비급이 손에 들어왔음에도 전혀 욕심을 내지 않다니...> 감탄하는 문 밖의 지당주와 육당주

청풍; [헌데 놀라운 일이군요.] [우리 천마성에서도 오래 전에 절전된 자전마벽의 비결이 무제궁에 남아있었다니...] 새삼 표지를 보며 놀라고

석헌중; [이제야 짐작이 가는 일이 있었소이다.] 청풍을 보며 말하고. 고개 들어 석헌중을 보는 청풍.

석헌중; [무성께서는 혈왕을 쓰러트리셨지만 중상을 입으셔서 곧 타계하셨는데...] [운명하시기 전에 천여자에 이르는 일지(日誌)를 남기셨소이다.]

청풍; [그렇습니까?]

석헌중; [천자비결(千字秘訣)이라는 그 일지에 심오한 무공의 이치가 숨겨져 있는 것은 분명했지만...]

석헌중; [문장이 어지럽고 두서가 없어서 이제껏 누구도 그 안의 이치를 깨우치지 못했었소이다.]

청풍; [천자비결이 바로 자전마벽이었다는 말씀이시군요.]

석헌중; [오 년 전, 사매는 천자비결의 비밀을 풀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 끄덕

석헌중; [하지만 그 직후 주화입마에 빠졌고 그 때문에 사부님을 비롯하여 누구도 사매에게 천자비결에 대해 물을 수가 없었소이다.] 끄덕

청풍; [천고기재이신 진소저께서 적어 보낸 서책이니 이 안의 내용이 자전마벽의 연공비결일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만...] 책을 보며 난감

청풍; [어찌하여 천마조사님의 최후절기가 무제궁에 남아있었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군요.] 당혹하고

석헌중; [동봉한 사매의 편지에 그 내역이 적혀있지 않겠소이까?] 청풍이 손에 들고 있는 편지를 보며 말하고

청풍; [그렇겠습니다.] 책을 내려놓고 편지를 편다

<일면식(一面識)도 없는 처지에 염치없는 부탁을 드리고자 붓을 들었습니다.> 편지를 읽는 청풍의 모습을 배경으로 편지의 내용 나레이션

 

<소성주께서도 성마지환의 비밀을 알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중략- 성마지환에 숨겨진 천마와 무성의 최후절기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자전마벽과 대연진기가 동시에 주입되어야만 합니다.> 천마와 무성이 성마동천 안에 마주 앉아 서로의 반지를 내밀어 밀착시키고 있는 모습. 두 사람의 몸이 벼락에 휘감겨 있고

<천마와 무성께서는 서로에 대한 신뢰의 표시로, 또 만일을 대비하여 자전마벽과 대연진기의 비결을 서로에게 알려주었습니다. 다만 무성께서는 천마일족의 절기인 자전마벽을 후손들이 함부로 연마하는 것을 막기 위해 천자비결이라는 난해한 문장으로 남기셨습니다.> 병색이 완연한 무성이 서재에서 책에 뭔가를 쓰고 있는 모습

<그후 오백여년의 세월이 흘렀고 천마성에서 자전마벽이 절전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 제가 운 좋게 천자비결에서 찾아낸 자전마벽을 석사형 편으로 보내니 가납(嘉納;기쁘게 받음)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휠체어에 앉아 편지를 쓰는 진상파의 모습

<아울러 염치없는 부탁을 드립니다. 무제궁으로 오셔서 저희 부녀를 악인의 핍박에서 해방시켜주시기를 간청드립니다.> 편지를 읽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악인의 핍박!) 놀라며 깨닫고

청풍; (아마도 위진천이 뭔가 독수를 써서 칠지무제와 진상파 부녀를 해친 모양인데...) 난감한 표정이 되고

청풍; (앞날에 벌어질 일을 미리 아는 진소저의 능력이 놀랍긴 하지만 참으로 난감한 부탁을 받고 말았다.) 편지를 내리고.

긴장해서 보는 석헌중

청풍; (칠지무제는 아버지를 시해한 불구대천의 원수인데 어찌 구원의 손길을 뻗을 수 있단 말인가?) 찡그리고

석헌중; (좋지 않군.)

석헌중; (사매가 무슨 부탁을 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저 천마의 재림인 젊은 마왕이 쉽사리 들어주기 어려운 것임에는 분명하다.) + [소성주!] 입을 열고

청풍; [말씀하시지요.] 고개 들고

석헌중; [사매가 무리한 부탁을 했다면 잊어버리시기 바라외다.] 포권하고

석헌중; [다만 자전마벽은 본래 천마일족의 소유였으니 부담 갖지 말고 받아주시오.]

청풍; (저렇게 말하니 오히려 거절할 수가 없군.) 한숨 쉬고. + [그럴 수야 없지요.] 편지를 집어들고

청풍; [은원(恩怨)의 여부를 떠나 이리도 정중한 청을 거절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니 있는 힘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편지를 두 손으로 내밀고

석헌중; [소성주의 넓은 도량에 사매를 대신하여 감사를 드리외다.] 말하며 두 손으로 편지를 받고.

[!] 편지를 읽으면서 좀 놀라는 표정이 되는 석헌중

청풍; [아무래도 영사와 진소저는 위난에 처하신 듯합니다.] 그걸 보며

석헌중; [소성주께서는 짐작이 가는 바가 있으신 듯 하오만...]

청풍; [사실은...]

청풍; [석대협의 사제인 위진천이 혈교의 소교주였습니다.]

석헌중; [!] 눈 부릅 놀라고. 옆에 앉아있던 포숙정도 좀 놀라고

 

#411>

대청 밖의 풍경. 시간이 좀 지났고

석헌중; [결국 삼황의 후손들이 모두 위씨일족에게 농락을 당해온 셈이구려.] 분노하지만 억지로 참으면서

청풍; [지금쯤 무제궁이 위진천의 수중에 떨어졌을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심각한 표정으로

청풍; [그리고 영사와 진소저가 위진천에게 제압당해있는 상태에서 석대협이 나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석헌중; [위진천이 사부님과 사매의 목숨으로 위협하면 나로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소이다.] 한숨 쉬며 끄덕

청풍; [진소저는 그걸 감안하고 제게 청을 넣으셨겠지요.]

석헌중; [염치없지만 소성주에게 신세를 지도록 하겠습니다.]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청풍; [자전마벽을 복구해주신 신세를 졌으니 보답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주 포권하고

<소성주께서 어려운 결정을 내리셨군.> <살부지수인 칠지마제 부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 밖에서 보고 있던 지당주와 육당주의 생각

청풍; [찾아오신 중요한 안건은 낙착(落着;결말)이 되었고...] 포권 풀면서 석헌중 옆에 앉아있는 포숙정을 보고

청풍; [실례가 안된다면 동행하신 분을 소개받을 수 있을지요?]

석헌중; [그렇지 않아도 소개를 드리려 하던 참이었습니다.] 포숙정을 돌아보고

석헌중; [이분은 석모의 처형(妻兄)이외다.]

청풍; [석대협의 처형이셨군요.] 포권하고

<석헌중의 처형이라면...> <맙소사!> 먼저 알아차리고 기겁하는 지당주와 육당주

청풍; [누추한 곳이지만 계시는 동안 편히 지내시...] + [!] 포권하다가 눈 부릅. 비로소 포숙정이 누군지 깨닫고

청풍; (석... 석헌중은 내 손에 죽은 철신금강 뇌공량과 동서지간이었다!) (그렇다는 것은...) 숨이 턱 막히는 표정을 지을 때

포숙정; [염치없는 짓을 했어요.] 슥! 그때까지 쓰고 있던 죽립을 벗고

포숙정; [하지만 천지간에 제가 갈 곳은 이곳 밖에 없더군요.] 죽립을 벗으며 애잔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포숙정! 당신이 감히 천마성에...] 벌떡! 분노를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며 삿대질. 극도로 분노하고

<역시!> <저 계집은 우리 천마성이 무제궁에 함락당하는 단초를 제공했던 포숙정이란 년이었다!> 지당주와 육당주도 분노하며 노려보고

청풍; [당신이 비록 계집이라도 용서가...] + [!] 외치다가 눈 부릅

쿵! 몸을 가리고 있던 망토 앞자락을 좀 벌리면서 한손으로 아랫배를 감싸 안은 자세를 취하는 포숙정. 포숙정의 아랫배가 불룩하다

청풍; (임신했다!) 경악하며 비틀하고 + [설마... 당신... 당신...]

<소성주님이 왜 저러시지?> <당연히 저 계집에게 불같이 화를 토해내셔야하는데...> 지당주와 육당주 당황할 때

포숙정; [이런 저런 이유로... 우리 부부는 일 년 전쯤부터 잠자리를 함께 하지 않고 있었어요.] 수치심을 참으며 말하고.

청풍; (그 말인즉슨 뱃속의 아이가 내 씨라는...) 충격으로 벌벌 떨고

포숙정; [너무도 부끄럽고 민망하여 죽고 싶었지만...] 고개 떨구고

포숙정; [죽으려면 소성주 손에 죽어야한다는 생각에 매제(妹弟)를 따라오게 되었답니다.] 눈물 떨구고

부들부들 떨며 그런 포숙정을 노려보는 청풍. 포숙정과 교접하던 장면, 중독된 자신을 치료하던 사자천마의 모습. 천마성 사람들이 무제궁 고수들에게 학살당하던 장면. 위상영이 죄수들에게 유린당하던 장면등등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고

움켜쥔 청풍의 주먹이 경련을 일으키고

석헌중; (아슬아슬하구만.) 긴장하며 보고

석헌중; (마태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겪은 모든 불행의 원인이 처형인 셈이니 때려죽이고 싶겠지.)

석헌중; (여차하면 처형을 데리고 탈출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생각할 때

청풍; [지당주!] 포숙정을 노려보며 문 밖의 지당주를 부르고. 움찔 놀라는 지당주

지당주; [하명하시지요.] 급히 포권하고

청풍; [이 여자에게... 거처를 마련해주시오.] 굳은 표정으로 포숙정을 노려보고

지당주;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급히 안으로 들어와서

지당주; [모시겠습니다 부인!] 포숙정에게 함께 나가자는 몸짓

포숙정; [신세를 지겠어요.] 조신하게 일어나고

지당주; (임신!) 그제서야 깨닫고 곁눈질로 포숙정을 보고

지당주; (그래서 소성주께서 철천지원수인 이 여자를 용납하셨구나.) 생각하며 포숙정을 안내해서 입구로 가고. 포숙정은 도도한 자태로 따라가고. 불룩한 아랫배를 좀 내밀고 한손으로 감싸안은 자세로

석헌중; [너른 아량으로 처형을 용납해주신 점, 집 사람을 대신해서 감사드리겠소이다.] 포권하고

청풍; [모두가 저의 업보이니 사례를 받을 일이 아닙니다.] 한숨 쉬며 자리에 앉고. 시선은 포숙정의 뒷모습 보며. 이어

청풍; (아버지도 내 결정을 이해해주실 것이다.)

<비록 원치 않은 결과였지만 이렇게라도 당신의 핏줄이 이어지게 되었으니...> 도도한 자태로 대청을 나서는 포숙정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대청 밖의 천마성 무사들이 임신한 포숙정의 모습을 보고 당황하고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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