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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3.29 [투천환일] 제 31화 찾아온 여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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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해하촌. 밤. 역시 아직은 아주 깊은 밤은 아니라 불이 켜져 있고 오가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 물론 하늘에는 보름달

온고당. 가게 문은 닫혔지만 닫힌 문틈으로 불빛이 조금 흘러나오고

내실. 불이 환한데. 부엌에서는 분이와 온유향이 음식 준비를 한다.

분이; (오랜만에 제법 일찍 들어왔다 했더니...) 음식 만들며 청풍의 방 쪽 힐끔. 방문은 닫혀있고

분이; (또 할아버지와 함께 방에 들어가서 두문불출이야.)

분이; (대체 요즘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걸까?)

그런 분이를 곁눈질로 보며 한숨 쉬는 온유향

 

#112>

청풍의 방. 탁자에 펼쳐진 낙신부도를 살펴보는 천불투. 일어나서 살피고 있다. 새옷을 입은 청풍도 맞은편에 서서 함께 보고 있고. 탁자 옆에는 청풍이 짊어지고 온 바구니가 놓여있다.

청풍; (할아버지답지 않게 극도로 긴장하고 계시는군.)

청풍; (하긴 올해 열리는 도척제전이 할아버지 삶에서는 마지막 도척제전일 가능성이 높으니 기대가 크실 수 밖에 없지.)

청풍; (어머니의 눈을 치료하는 것도 걸렸지만 할아버지 평생의 염원을 이뤄드리기 위해서라도 낙신부도가 진품이어야 한다.) 역시 긴장하며 보다가

청풍; (유령익...) 손을 품속에 넣고

여러번 접은 얇은 비단천을 만져지고

청풍; (백변음마, 아니 편복귀를 만났었다는 건 나중에 말씀드려야겠다. 감정하시는 데 방해가 될 테니...) 생각하며 다시 손을 품에서 빼고. 그때

천불투; [틀림없다.] 들여다보고 있던 낙신부도에서 고개를 들고

청풍; [어떻습니까?] 긴장

천불투; [찍혀있는 낙관(落款)이나 시를 쓴 필체등이 틀림없는 고개지의 것이다.] [이 그림은 진품의 낙신부도가 확실하다.]

청풍; [다행입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가슴 쓸어내리며 안도하고

청풍; [드디어 도척제전에서 우승할 만한 장물이 손에 들어왔습니다.]

천불투; [다른 도둑놈들이 전국옥새(傳國玉璽) 정도의 보물을 훔쳐오지 않은 이상 우승은 따놓은 당상일 게다.] 털썩! 의자에 주저앉고

청풍; [감축드립니다. 드디어 할아버지의 존함 앞에도 도수(盜首)라는 존칭(尊稱)이 붙게 되었습니다.] 포권하고

천불투; [네가 애써서 손에 넣은 장물로 할애비가 덕을 보게 되어 미안하구나.]

청풍; [그런 말씀하지 마십시오.] 웃으며 손 내리고

청풍; [제가 위가대원에서 낙신부도를 빼내올 수 있었던 것은 할아버지께서 가르쳐주신 재주들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청풍; [사실상 할아버지의 업적이니 미안해하실 것 없습니다.]

천불투; [우리 손주, 마음이 넓기도 하지.] 한숨 쉬며 품속에 손을 넣고

천불투; [이제 할애비가 네게 이걸 보여줄 차례가 되었구나.] 품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고. 인도부의 졸개들에게서 훔쳐낸 청풍의 용모파기

청풍; [무엇인지요?] 두 손으로 받고

천불투; [직접 보거라.]

청풍; [예...] 대답하며 종이를 펴보고. 직후

청풍; [!] 흠칫! 놀라고

종이에 그려진 것은 물론 청풍 자신의 용모파기다

청풍; [저의 용모파기가 어째서...] + [!] 말하다가 깨닫고

청풍; [이세창이 자기 아들을 고자로 만든 범인이 저라는 사실을 알아차렸군요.] 심각한 표정이 되고

천불투; [뿐만 아니라 어제 낮에 정칠이가 마을에 다녀간 것이 발단이 되어 네 신상이 모두 밝혀진 상태다.]

청풍; [소손이 일을 너무 허술하게 처리했습니다.] 굳어진 표정으로 자기 용모파기를 보고

천불투; [전부터 네게 역용술(易容術)을 가르쳐주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었는데 결국 이런 사단이 생겼구나.]

청풍; [죄송합니다.] [저의 무른 일 처리로 인해 자칫 어머니와 분이에게도 번거로운 일이 생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천불투; [이미 벌어진 일이니 후회해 봐도 소용없고...]

천불투; [후환이 남지 않도록 뒤처리를 깔끔하게 하도록 해라.] 지긋이 보며 말하고

청풍; (이세창을 죽여서라도 뒤탈이 없게 하라는...) +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청풍;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이 밤이 가기 전에...] + [!] 말하다가 입을 다물고

빠직! 무언가 밟히는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누군가의 발이 지붕을 밟는 모습. 굽이 있는 꽃신을 신은 여자의 발이다.

[!] 천불투도 알아차리고 찡그리고

청풍; [감히...] 팟! 문쪽으로 날아가고

 

#113>

펑! 닫혀있던 청풍의 문이 밖으로 요란하게 열리고

[흑!] [!] 부엌에서 음식 준비하던 분이와 온유향이 깜짝 놀라는데

슈욱! 활짝 열려진 문을 통해 연기같은 그림자가 빠져나와 지붕으로 날아오른다. 물론 청풍인데 너무 빨라 사람 모습으로 안 보이고 한줄기 연기처럼 보인다. 열린 문을 통해 천불투가 밖을 내다보며 서둘러서 낙신부도를 둘둘 마는 모습이 보인다.

온유향; (침입자가 있다.) 콱! 긴장하며 부엌칼을 움켜쥐면서 밖으로 나서려 하고. 분이는 겁에 질려 금붕어 목걸이를 두손으로 쥐고

[!] 지붕 위에 서있던 어떤 여자가 움찔한다. 화악! 유령같은 것이 지붕 아래에서 날아올라 덮쳐온다. 이 여자는 물론 모야차다.

모야차; (위험!) 팟! 뒤로 날아올라 피하려 하지만

슈육! 유령같이 다가온 청풍의 손아귀가 모야차의 목을 쥐려 한다. 강철같이 날카롭게 변한 손아귀다. 유령같은 형상의 청풍의 얼굴에서 눈 부위가 강렬하게 빛나고.

모야차; (당한다.) + [정칠!] 팟! 뒤로 날아가며 다급히 외치고.

[!] 막 모야차의 목을 움켜쥐려던 강철같은 청풍의 손이 멈칫! 하고

[!] 방안의 천불투 눈 번뜩

[!] 손에 칼을 든 채 부엌에서 나오며 분이를 몸으로 가리던 온유향도 흠칫! 하고

휘릭! 다시 지붕 위로 몸을 세우는 모야차.

스윽! 그런 모야차와 3미터쯤 거리를 두고 모습을 드러내는 청풍

모야차; [무시무시한 경신술이잖아.] [내 평생 자기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인간은 본 적이 없어.] 잡힐 뻔한 목을 만지며 눈을 흘기고

청풍; [정칠을 어떻게 아시오?] 굳어진 표정

모야차; [얘기가 좀 길어지는데...] 주변 둘러보고

모야차; [주변의 이목도 있고 하니 집 안에 들어가 얘기하면 안될까?] 주변을 눈짓하며 말하고.

아직 깊은 밤이 아니라 온고당 주변으로도 사람들이 다니고 있다.

청풍; (어쩔 수 없군.) + [내려오시오.] 휙! 아래로 뛰어내리고.

마당에 소리 내지 않고 가볍게 내려서는 청풍.

온유향; <청풍아...> 걱정하며 지붕을 보고. 모야차도 뛰어내리고 있다.

청풍;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머니.] 자기 뒤로 내려서는 모야차를 힐끔 돌아보고

청풍; [별일 없을 것입니다.] 자기 방쪽으로 향하고. 방안에서는 천불투가 의자에 앉아서 보고 있다. 둘둘 만 두루마리는 다시 비구니에 끼워 넣었고

모야차; [어머니, 잠시 실례할게요.] 두 손 앞으로 모으며 온유향에게 간드러지게 인사하고

온유향은 말없이 고개 조금 숙여 인사하고. 분이는 그 뒤에서 겁에 질려 보고

모야차; (벙어리인 모양인데 평범한 여자는 아니네.) 야릇하게 웃으며 돌아서고

청풍; [들어오시오.] 먼저 방에 들어가며 말하고. 돌아보는 모야차

청풍; [곧 가실 손님이니 다과를 준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가오는 모야차 건너편의 온유향을 보며 말하고. 분이는 온유향 뒤의 부엌에서 숨듯이 내다보고 있는데 목에 건 금붕어 목걸이를 손으로 잡고 있다

모야차; [맞아요. 저 금방 가니 신경 쓰지 마세요 어머니.] 웃으며 말하면서 방으로 들어가고.

모야차가 들어가자 문을 닫는 청풍

탁! 닫히는 문

[...] 불길한 표정으로 그 문을 보는 온유향

분이; [어... 어머니...] 겁에 질려서 말 걸고. 돌아보는 온유향

분이; [저 여자... 집안에 들여도 괜잖은 건가요? 한눈에 봐도 보통 여우가 아닌데...]

온유향; <아버님이 함께 계시니 별일은 없을 게다.> 다시 돌아서고

온유향; <저녁 준비하던 것이나 마저 끝내자.> 부엌으로 들어가고

분이; [예...] 대답하면서도 못내 불안해서 닫힌 청풍의 방 쪽을 보고

 

#114>

청풍의 방안. 모야차가 천불투와 마주 앉아있고 청풍이 두 사람 사이에 서있다.

청풍; [정칠이가?] 눈 치뜨고

모야차; [동생이 이보옥을 고자로 만든 범인인 걸 알면서도 입을 다물고 있었던 죄 때문에 첩혈당의 뇌옥에 갇혔어.]

모야차; [용두는 일단 동생에게 복수를 한 후 정칠이에 대한 처분을 내리겠다고 하는데...] 입술 깨물고

모야차; [내가 보기엔 정칠이는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하고 살해될 가능성이 농후해.] 좀 초조한 표정으로 두손 부비면서

청풍; (이 여자 정칠을 마음에 두고 있군.) + [이세창이 마음이 변해서 정칠이를 죽일 거라는 말씀이오?] 찡그리고

모야차; [그럴 수도 있겠지만...]

모야차; [만일 정칠이가 죽임을 당한다면 첩혈당의 인간들 중 다른 자들의 짓일 거야.]

청풍; [누가 정칠이에게 살심(殺心)을 품고 있소?]

모야차; [최소한 세명에게 정칠이를 죽일 이유와 동기가 있어.] 손가락 세 개를 들어 보이고

청풍; [정칠이를 시기질투해온 인도부 두견충과 내 손에 아들이 고자가 되어버려 이성을 잃은 당숙경 외에 또 누가?] 찡그리고

모야차; [팔대사두중 한명이고 첩혈당에서 여자 장사를 총괄하는 포칠낭이 세 번째 인간이야.]

청풍; [포칠낭이란 여자는 왜 정칠에게 살의를 품고 있는 거요?]

모야차; [정칠이 아비도 여자 장사로 제법 이름을 날려온 인간인 거 알지?]

청풍; [포칠낭과는 사업상의 숙적이겠소.] 끄덕

모야차; [그런 면도 있지만...] 문 쪽을 힐끔 보며

모야차; [사실 포칠낭도 매춘부 출신인데...] [순진한 시골처녀였던 포칠낭을 욕보이고 매춘부 노릇을 시킨 게 바로 정칠이의 아비야.] 청풍 쪽으로 고개 숙이며 속삭이고

청풍; [악연이로군요.] 쓴웃음

천불투는 혀를 차고

모야차; [어쨌거나 지금 정칠은 쇠사슬에 묶인 채 뇌옥에 갇혀있어.] [누가 죽이려 들면 꼼짝없이 죽을 수 밖에 없는 신세고...] 청풍 쪽으로 기울였던 몸을 다시 바로 하고

모야차; [내 판단으로는 오늘 밤 안에 사단이 날 게 분명해.]

청풍; [그럼 서둘러야겠소. 더 늦기 전에...] 문쪽으로 돌아서려는데

천불투; [정칠이를 첩혈당 뇌옥에서 구해낸다 해서 이번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처음으로 말을 꺼내고. 청풍과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던 모야차가 천불투를 돌아보고

천불투; [하지만 이걸 잘 이용하면 오늘 밤 안으로 모든 화근이 없이 될 것이다.] 말하며 상당히 두툼한 책을 한권 내밀고

청풍; [뭔지요?] 두 손으로 책을 받고

천불투; [사실을 말하자면 할애비는 저녁 무렵 첩혈당에 들렀었다.] 청풍에게 책을 건네주고

청풍; [그럼 이 책은...] 두 손으로 책을 보며 눈 치뜨고. 책의 표지에는 <日誌>라는 제목만 적혀있다

천불투; [제목 그대로 일지(日誌)다.] [이세창이 자신의 은밀한 생각을 기록해놓은...]

모야차; (맙소사! 저 늙은이가 첩혈당에 숨어들어가 용두의 일기를 훔쳐냈다는 얘기잖아.) 곁눈질로 천불투를 보며 놀랄 때

모야차; (용두가 귀중품을 감춰놓는 금고는 용두 외에는 누구도 열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천불투; [이세창은 보기보다 꼼꼼한 성격이라 지금까지 자신 주변에 있었던 인간들과 관련된 내용을 모두 기록해두었더구나.] 책을 펼쳐보는 청풍을 보며

청풍; [그런 것 같습니다.] 책장을 넘기며 눈 번뜩

청풍; [인물별로 모든 행적을 기록해두었군요.]

모야차; [그래요?] 눈 반짝 호기심

천불투; [시간이 촉박하니 접혀진 부분부터 보거라.] 그런 모야차를 힐끔 보며 청풍에게

청풍; [예...] 책장을 넘기고. 중간쯤에 접혀진 부분이 있다.

천불투; [인도부 두견충에 대한 이세창의 평가와 향후 처리계획이 적혀있을 것이다.]

모야차; [향후 처리 계획이라면 설마...] 놀랄 때

천불투; [잘 생각해 보게. 첩혈당의 사두들 중에서 자기 세력을 키웠던 자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청풍이 접힌 부분을 읽는 걸 보며 모야차에게 말하고

모야차; [그... 그러고 보니!] 깨닫고

모야차; [첩혈당 내에서 나름대로 인망을 얻었던 인물 치고 오래 그 자리를 보전한 자는 지금까지 없었어요.] 긴장

천불투; [이런 저런 죄명으로 숙청당하거나 의문의 죽음을 당했겠지?]

모야차; [그... 그러니까 그게 다 이세창의 짓이라는...] 놀라고 전율하고

천불투; [현재 첩혈당 팔대사두들 중 가장 세력이 강한 자는 인도부 두견충이다.] 의미심장하게 웃고

모야차; [용두가 다음번에 제거하려고 마음먹고 있는 대상은 인도부 두견충이겠어요.] 전율하고

천불투; [이세창이 정칠이를 집중적으로 밀어주고 키워온 이유가 바로 두견충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끄덕이고

청풍; [말씀하신 대로 이 일지를 이용하면 모든 화근이 일소되겠습니다.] 일지를 읽으면서 말하고. 돌아보는 천불투와 모야차

모야차; [그 일지에 용두가 두견충을 제거하려는 속내가 기록되어 있는 모양이지?]

청풍; [이세창이 두견충의 득세(得勢)를 주목하고 경계하는 내용은 적혀있지만...] [아직은 두견충을 제거하겠다는 속내를 구체적으로 드러내진 않은 상태요.]

모야차; [그 정도 내용으로는 두견충을 충동질시킬 수는 없는데...] 찡그릴 때

청풍; [내 능력에 대해서 아직 말하지 않은 게 있는데...] 웃고

청풍; [나는 그림이든 글씨든 한번만 보면 똑같이 복사해내는 능력이 있소.]

모야차; [그럼 혹시...] 깨닫고

청풍; [이세창의 필체로 여기에 몇 자 더 추가해 놓을 생각이고...] [그럼 두견충이 알아서 이번 일을 깔끔하게 해결해줄 것이오.] 책을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면서 의미심장하게 웃고

모야차; (무서운 자...) 다시 책을 보는 청풍을 보며 침 꿀꺽! 삼키는 모야차

<비록 애송이지만 절대 적으로 두면 안되는 부류의 인간이다.> 책을 보는 청풍과 앉아서 그런 청풍을 올려다보는 모야차의 모습 배경으로 모야차의 생각 나레이션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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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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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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