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36>

<-삼년후> 운하가 있는 경치 좋은 도시

<-소주(蘇州)> 운하가 있는 거리의 모습.

어느 객잔. 크고 화려하다. 고급 호텔 분위기

담장으로 구분 된 독채 건물. 허리에 몇 개의 주머니와 칼을 찬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이 무사들은 사천당문의 무사들이다

건물 내부의 화려한 거실. 세 명의 사내가 원탁에 둘러앉아 차를 마시며 대화한다. 한명의 중년인과 두명의 노인이다. 세 사람과 좀 떨어진 곳에 18세 가량의 생기발랄한 소녀도 란명 따로 놓인 의자에 앉아있다. <건곤일척 자료집 제12페이지>에 나오는 <당아연>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당아연. 사천당문 출신. 지루한 기색으로 하품하고 있고

당천성; [천마련(千魔聯)의 횡포가 심각해지고 있소.] 중년의 날카로운 인상의 사내가 두 명의 노인에게 말한다. 사천당문의 문주. <마면기정 자료집 제18페이지>에 나오는 팔비나타 당천성 캐릭터. 이때의 나이는 50 전후로 묘사

당천성; [십팔 년 전, 궤멸직전까지 몰렸던 천마련은 사자천존 초대협의 갑작스러운 실종으로 기사회생, 그후 요원의 불길처럼 세력을 확장해오고 있는 게 현실이오.] 말하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사천당문(四川唐門) 문주 팔비나타(八臂那陀) 당천성(唐天星)>

당천성; [물론 아직 구대문파(九大門派)나 우리들 삼문육가(三門六家)처럼 전통과 저력을 지닌 세력은 직접 공격당하고 있지는 않지만...]

당천성; [정파백도에 속한 군소문파와 가문들은 이미 대부분 천마련에 항복하거나 멸문지화를 당해버렸소.]

심각한 표정으로 끄덕이는 두 노인. 한명은 칼을 지녔고 한명은 보디빌더같은 인상의 노인이다. 하북팽가와 산동악가의 장로들이지만 중요한 인물들은 아님. 그냥 고수 분위기로 묘사

당천성; [군소문파와 가문들을 일소한 천마련의 다음 표적이 구대문파와 우리들 삼문육가일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소.]

노인1; [맞는 말씀이시오.] 끄덕이며 동조하는 칼을 찬 노인. 배경으로 나레이션. <-하북팽가(河北彭家) 장로 팽산(彭山)>

노인2; [우리 산동악가(山東岳家)도 천마련에 복속한 문파들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중이오.] 보디 빌더같은 노인이 눈을 부리부리하게 뜨며 말. 배경으로 나레이션. <-산동악가 장로 악균(岳均)>

당천성; [지금이라도 정파백도가 다시 무림맹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야만 하는 이유요.]

당천성; [다행히 사자천존을 보필했던 사대장로(四大長老)께서 검후(劍后) 진상파(陳祥芭)소저를 새로운 맹주로 옹립하여 무림맹의 재건을 시도하고 계시오.]

당천성; [우리 삼문육가도 이번 기회에 다시 무림맹에의 가입을 서둘러야만 할 것이오.]

노인1; [물론 무림맹을 중심으로 정파백도가 일치단결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전에 우리들 삼문육가가 먼저 결맹을 하는 것이...] 말하다가 흘깃 옆을 본다. 따로 놓인 의자에 앉은 당아연이 지루한 듯 하품을 하고 있고

노인1; [영애가 많이 지루한 것같소.] 웃으며 보고. 당천성은 찌푸리며 돌아보고. 노인2도 웃으며 보고

당아연; [아!] 하품하다가 세 사람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자 깜짝 놀라는 당아연

당아연; [죄... 죄송해요.] 눈치 보며 혀를 낼름. 귀엽다. 배경으로 나레이션. <-당천성의 막내딸 사천일교(四川一嬌) 당아연(唐娥姸)>

당천성; [천마련의 감시로부터 두 분 장로님을 만나러 온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딸아이와 유람하는 것처럼 꾸민 것인데...] 당아연을 흘겨 보며 혀를 차고

노인1; [이제 겨우 열일곱살이니 어른들의 딱딱한 얘기가 지루할만한 나이요.] 웃고

노인2; [당소저는 방으로 가서 쉬는 게 좋겠구먼. 먼 길 와서 피곤하기도 할 테니...]

당아연; [그래도 돼요?] 반색하며 당천성을 보고

당천성; [넌 자리를 지키고 있어봐야 방해만 되니 네 방으로 가서 쉬어라.] 한숨 쉬며 가라고 손짓하고

당아연; [그렇게 할게요.] 발딱 일어나고

당아연; [혹시 시키실 일 있으시면 불러주세요.] 발랄하게 거실 입구로 간다

노인1; [문주께서는 막내 따님이 눈에 들어가도 아프지 않으시겠소.] 거실에서 나가는 당아연을 보며 웃고

당천성; [당가에서 태어난 게 가엾어서 정을 좀 지나치다 싶게 주고 있는 편이외다.] 한숨 쉬고

노인2; [사천당문은 여식에게는 절기를 전수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소.] 끄덕

당천성; [가문의 비전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가규(家規)지요.] [딸은 어차피 출가하면 딴 집안 식구가 되는 셈이니...]

노인1; [대신 며느리에게는 아낌없이 독문절기를 가르친다고 들었소이다.]

당천성; [본인이 비록 당문의 문주 노릇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실권은 어머니와 마누라가 쥐고 있는 불쌍한 신세요.] 자조하고

노인2; [무림세가에 며느리로 들어오는 여자들이 어디 보통 재원들이겠소?] [저희 산동악가도 실질적인 가주는 주모이신 악대부인(岳大夫人)이라고 할 수 있소.]

노인1; [어느 가문이나 사정을 대동소이하구료.]

당천성; [이래저래 우리들 수컷들만 불쌍한 세상이오.] + 노인들; [그러게나 말이오.] 당천성의 말에 동조하는 두 노인

 

#37>

건물 내의 다른 방. 아기자기한 여자의 방이다.

당아연; [아유 이제야 살 것같네.] 문을 열고 들어오고

당아연; [이 좋은 계절에 천하명승 소주까지 와서 이게 무슨 궁상이람.] 쫑알대며 방안으로 들어오는데

다시 닫히기 시작하는 문 뒤에 눈 번뜩이며 서있는 어떤 사내의 실루엣. <마면기정 자료집 제19페이지>에 나오는 <백변마왕> 캐릭터이지만 이 장면에서 계속 실루엣으로 묘사할 것. 이 작품에서의 이름은 백변음마

당아연; [꼰대들의 얘기가 한도 끝도 없이 길어질 것같으니 목욕이라도 하고 있어야겠다.] 탁! 문을 완전히 닫고. 직후

슈욱! 한쪽 손에 손수건을 쥔 누군가의 손 두개가 뒤에서 당아연의 입을 덮어온다. 오싹! 오한이 들어 눈 치뜨는 당아영

당아연; [누구...] 비명 지르며 고개 홱 돌리려 하지만

백변음마; <잡았다!> 턱! 그대로 손수건으로 당아연의 입을 틀어막는 손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다른 손은 당아연의 어깨를 움켜잡고.

띵! 현기증을 느끼며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는 당아연

당아연; (마... 마취제...) 눈이 감기고

백변음마; <역시 먼발치에서 본 대로군.> <귀면지존(鬼面至尊)이 어떻게 해서든지 찾아오라고 했던 무결점의 순음지체(純陰之體)인 계집이다.> 마취되어 쓰러지려는 당아연을 부축하며 눈 번뜩이고

당아연; (정... 정신...) (정신을 잃으면 안되는...!) 사내에게 안겨 비틀거리며 절망하고

백변음마; <순음지체는 계집 중의 계집... 단순히 만지는 것만으로도 황홀해지는데...> 당아연을 끌어안고 주무르고

당아연; (안... 안돼!) 진저리치며 절망하고

백변음마; <이렇게 기막힌 계집을 맛보지도 못하고 귀면지존에게 넘겨야하다니 아깝긴 하군.> 혀로 당아연의 빰을 변태처럼 핥고.

그때 당아연의 눈에 멀지 않은 곳에 놓인 도자기가 들어온다. 작은 장식용 탁자 위에 얹혀진 도자기다

당아연; (아버지...) 떨리는 손으로 도자기를 겨누고

당아연; (제발 소녀를 구해주세요.) 펑! 손바닥에서 장풍이 터져나가고

백변음마; [!] 당아연을 뒤에서 끌어안은 채 움찔 할 때

펑! 당아연의 손바닥에서 터져나간 장풍에 맞아 깨지지는 않고 쓰러지는 도자기

백변음마; <안돼!> 왼팔로 당아연을 끌어안은 채 다급히 오른손을 도자기를 향해 내밀지만

콰창! 바닥에 떨어지며 그대로 박살나는 도자기

 

#38>

[!] [!] 경비 서고 있던 사천당문의 무사들 눈 부릅. 돌아본다. 콰창!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건물 한쪽에서 들리고

 

#39>

당천성; [삼문육가가 먼저 결맹을 한 후 무림맹에 재가입하자는 팽장로님의 의견에는 기본적으로 동의...] 말하다가 흠칫! 하고. 콰창! 역시 도자기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도자기 깨지는 소리!> <당소저의 방 쪽이다!> 노인1, 2도 눈 부릅뜨고

당천성; [이런...] 팟!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입구로 쇄도. 노인1과 2도 급히 일어나고

 

#40>

[아연아!] 펑! 문을 부술 듯 열어젖히며 뛰어들고.

[!] 눈 부릅뜨는 당천성

[무슨 일이오 문주?] [영애가 다치기라도 했소?] 노인1과 2도 뛰어들며 외치고. 그 뒤로 사천당문 무사들이 달려오는 게 보이고

쿵! 방안의 모습. 도자기가 바닥에 떨어져 깨져있고

당천성; [아연아!] 다급히 외치며 욕실로 달려가고

[아연아! 여기 있느냐?] 벌컥! 욕실 문을 열어 보지만. 욕실은 비어있고

당천성; [이... 이런...] 당황 절망

[문주! 어찌 된 거요?] [영애는 욕실에도 없소?] 다가오고

당천성; [딸년이 납치당한 것같소.] 굳어진 얼굴로 돌아서고

[납치!] [그런...] 노인들도 경악하고.

당천성; [네놈들!] 문 밖에 모여 서있는 자기 수하들을 향해 가며 분노하고. 깜짝 놀라는 사천당문 무사들

당천성; [허수아비냐? 대체 무얼 하고 있었어?]

[죄... 죄송합니다 문주님!] [아가씨는 무슨 일이 있어도 찾아내겠습니다.] 사천당문 무사들 사색이 되어 포권하고

당천성; [아연이의 신상에 불미한 일이 생기면 네놈들 모두 살 생각은 하지 마라.] 이를 갈고. 이어

당천성; [개방(丐幇)을 통해 무림맹에 연락해라.] [이번 일도 결국 무림맹 때문에 벌어진 셈이니 아연이의 신상에 변고가 생기면 우리 사천당문과는 두 번 다시 볼 일이 없을 것이라고!]

[존명!] [즉시 개방의 소주분타(蘇州分舵)를 찾아가 분부 전하겠습니다.] 포권하는 무사들

이어 달려간다

[허어! 어떻게 이런 일이...] [어떤 대담한 놈이 노부들이 지척에 있음에도 당소저를 납치하는 만행을 저질렀단 말인가?] 노인들 당황. 당천성의 눈치를 보고

당천성; (천지신명이시여.) 창 밖의 하늘 보고

<못난 당천성의 목숨이라도 기꺼이 내놓을 테니 제발 딸년을 지켜주시옵소서.> 건물을 배경으로 당천성의 기원

 

#41>

<-천목산(天目山)> 깊은 산중. 험준한 바위산

험준한 바위 계곡.

계곡의 막다른 곳. 백여미터 높이의 절벽이 가로 막고 있다. 절벽 중간쯤에 동굴이 있는데 동굴은 커다란 바위로 막혀있다.

백여미터 거리를 두고 서서 그 절벽을 보고 있는 두명의 노인. 거구에 눈이 부리부리한 늙은 중과 곱게 늙은 노파. 바로 무림맹 사대장로중 두명인 혈나한과 고독신모

혈나한; [오늘로 검후(劍后)의 일천일 폐관수련이 끝나는구려.] 절벽 중간의 동굴 보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장로 혈나한(血羅漢)>

고독신모; [공교롭게도 맹주의 폐관이 끝나는 날에 맞춰서 사단이 벌어졌군요.] 한숨 쉬는 곱게 나이 든 중년의 귀부인 같은 인상의 고독신모.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장로 고독신모(孤獨神母)>

혈나한; [노납은 어쩐지 소주에서 벌어진 그 일이 장차 거대한 폭풍을 야기할 씨앗처럼 느껴지외다.]

고독신모; [인과(因果)가 어떤 경로로 연결되어 중생들의 삶을 뒤흔들지는 부처님만이 아시겠지요.]

혈나한; [신모께서 어느덧 이 늙은 중보다 불법에 정통하시게 되었소이다.] 웃고

고독신모; [과찬의 말씀을...] [그저 백년 넘게 산 덕분에 옭아매고 있는 세상의 그물에서 조금 자유스러워진 것뿐이지요.]

혈나한; [신녀문(神女門)의 전승(傳承)이신 신모답지 않은 겸양의 말씀이시오.] 웃고. 그때

드드드! 진동이 일어나고

혈나한; [검후께서 드디어 출관(出關)하시려는 모양이오.] 긴장, 흥분하며 전면의 절벽을 보고

고독신모; (저 절벽 뒤에서 사자천존님의 그것에 못지 않은 기운이 느껴지는구나.) 역시 긴장하며 볼 때

쩍! 절벽을 뚫고 나오는 밝은 레이져같은 빛의 가닥.

혈나한; [검... 검기요!] 흥분하며 가리킬 때

쩍! 쩍! 여기저기서 수많은 빛의 가닥이 벽을 뚫고 나오더니

쿵! 절벽 중간을 바둑판처럼 격자로 가르는 빛의 칼날들.

혈나한; [검벽신공(劍壁神功)!] [검후가 천일폐관 끝에 백자검결(百字劍訣)을 대성해낸 것같소.] 흥분하고. 반면 고독신모는 약간 고개를 갸웃하고

고독신모; (그랬으면 좋겠지만...)

<검벽신공의 기운이 지나치게 패도적으로 느껴진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처럼...> 쩍! 쩌적! 완전히 격자로 갈라지는 절벽 중간을 배경으로 고독신모의 생각, 직후

부욱! 격자무늬로 갈라진 절벽 중앙이 불룩해진다. 안에서 무언가 밀고 나오는 것같은 모습. 이어

펑! 가로 세로 두께가 모두 1미터씩인 깍두기 같은 형태의 바위들이 절벽 밖으로 확 터져 나오더니

쿵! 쿵! 쿵! 절벽에서 밖으로 터져 나온 바위들은 절벽 아래쪽에 차곡차곡 쌓인다. 피라미드의 그것같은 계단을 형성하는 모습이고

혈나한; [허어! 검벽신공으로 잘라낸 바위들로 계단을 쌓고 있구먼.] 감탄하고

쾅! 마지막 바위 조각이 계단의 맨 윗열에 내려앉고

쿵! 드러나는 모습. 계곡의 바닥에서 절벽의 중간까지 십여층의 계단이 길게 형성되었다. 바위조각들이 터져 나온 안쪽에서는 동굴이 하나 나타난다. 동굴 주변의 절벽이 두께 1미터로 마치 두부판처럼 잘려나간 모습이다. 그리고

스윽! 동굴에서 여자의 모습이 나타난다

혈나한; (드디어...) 흥분할 때

쿵! 완전히 동굴 밖으로 걸어 나오는 여자의 모습.. 오랫동안 자르지 않은 머리가 허리 아래까지 드리워졌고 옷도 낡았다. 허리에는 보검을 한 자루 걸고 있다. 바로 검후 진상파의 모습. 이하 진상파로 표기

혈나한; [검후!] 흥분하며 계단 쪽으로 다가가고. 고독신모도 따라가고

진상파; [장로님!] 계단 끝에 서며 아래를 향해 조금 고개를 숙이고

혈나한; [대공을 이룬 것을 경하하네.] [우리 무림맹이 십팔년만에 다시 맹주다운 맹주를 갖게 되었어.] 계단 아래에 멈춰서며 합장하며 감격하고

진상파; [과찬의 말씀이세요.] 공손

진상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은 계집이니 장로님들께서 잘 이끌어주시길 바라겠어요.] 인사하고. 이어

진상파; [신모님!] 혈나한 옆에 멈춰선 고독신모를 내려다보고

진상파; [무슨 근심이라도 있으신지요?] 슥! 말하며 허공을 밟듯 계단을 밟으며 내려오는 진상파

고독신모; [막 출관한 맹주에게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하게 되는구만.] 한숨

고독신모; [삼문육가를 본맹에 재 가입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팔비나타 당천성의 막내딸이 누군가에게 납치되었다고 하네.]

진상파; [팔비나타의 막내딸이라면 사천일교 당아연이란 아이지요?]

고독신모; [올해 겨우 열 일곱 살 밖에 안된 어린 아이라 걱정이 많다네.] 끄덕

진상파; [어떤 조치를 취하셨는가요?] 스윽! 두 노인 앞에 내려서며 묻고

고독신모; [본맹의 장로인 상취신개(常醉神丐)가 수색을 총지휘하고 있는 중이네.]

혈나한; [개방에서 알아낸 바에 의하면 흉수의 행적이 금릉(金陵)으로 이어진 것같다고 하는데...]

혈나한; [마침 금정사태(金頂師太)가 제자인 소심(素心)이와 함께 금릉 근처에 머물고 있어서 도움을 청하는 전서구를 보냈네.]

진상파; [잘 하셨어요.]

진상파; [본맹을 위한 당문주의 역할을 떠나 한 아이의 인생이 걸린 일이니 저도 금릉으로 가서 돕도록 하겠어요.] 스릉!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뽑고. 검날이 하얀 보검이다.

혈나한; [이 늙은이들도 돕도록 하겠네.]

진상파; [아니에요.] 지징! 진동하는 검을 허공에 놓고. 그러자

지잉! 화악! 검을 중심으로 자기장 같은 기운이 확 일어나 검이 거대해지는 것처럼 보인다. 길이 10미터 폭이 1미터쯤 되는 거대한 검이 만들어지고

고독신모; (검기를 응결시킨 의형검강(意形劍罡)...) 눈을 좀 가늘게 뜨며 보고

혈나한; (설마 어검비행(御劍飛行)까지 펼치는 게 가능하단 말인가?) 놀랄 때. 고독신모도 놀라고

진상파; [두 분 장로님은 워낙 저명하셔서 움직이실 경우 즉시 천마련의 이목에 포착 될 수밖에 없어요.] 지징! 진동하며 바닥으로 내려오는 거대한 검에 한 발을 올려놓고.

고독신모; [일 리가 있네.] 끄덕

고독신모; [아직은 우리들 사대장로 외에는 아는 사람이 없는 맹주의 신분을 노출시킬 수는 없겠지요.] 혈나한을 보며 말하고

혈나한; [하긴...] 끄덕 수긍하고

진상파; [당아연 건은 제게 맡겨주시고 두분 장로님께서는 무림맹의 현안에 집중해주세요.] 거대해진 검에 올라서며 말한다. 서핑 보드를 타듯 한 발을 앞으로 내밀어 살짝 굽힌 자세로

[그리하겠네.] [조심하게.] 고개 숙이는 두 노인

검후; [연락은 개방을 통해서 하도록 하겠어요.] 슈웅! 허공으로 비스듬히 치솟는 거대한 검. 이어

진상파의 눈이 빛나고. 한손을 세워 얼굴 앞에 대며 주문을 외우고. 그러자

쩡! 투학! 단번에 미사일처럼 까마득히 사라지는 진상파를 태운 거대한 검

화악! 머리카락과 옷자락을 뒤로 흩날리는 진상파를 태운 채 날아오는 거대한 검

혈나한; [허어!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믿지 못했겠어.] [서른 살도 안된, 그것도 여자아이가 벌써 어검비행을 구사할 수 있다니...] 손을 이마에 붙인 채 까마득히 멀어지는 진상파의 뒷모습을 보고

고독신모; [사자천존께서 직접 지목한 후계자예요.] [십팔 년 만에 저 정도의 성취를 보이는 게 노신(老身)으로서는 그리 놀랍지도 않군요.]

혈나한; [신모의 말이 맞소.] 끄덕

혈나한; [비록 십팔 년 전에는 우릴 실망시켰지만... 결국 우리에게 희망을 남겨주신 것도 전대 맹주이신 그분인 것이오.] 아미타불! 합장하며 불호를 외우고

고독신모; (자질로만 보면 의심의 여지도 없지 제이의 사자천존인데...) 근심

<다만 저 천고기재가 여자라는 한계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걱정이 되는구나.> 이제 멀리 사라진 진상파의 궤적을 지켜보는 두 노인의 뒷모습 배경으로 고독신모의 걱정

 

#42>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34>

온고당. 앞쪽 길로 사람들 오가고 폐가쪽을 보며 웅성거리지만 온고당에 관심 두는 사람은 없고

온고당 안채. 온유향이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다. 눈을 감은 채로 손을 비비며. 그러다가

파라락! 움찔! 하는 온유향의 귀에 들리는 옷자락 날리는 소리.

휘익! 마당으로 날아 내리는 천불투. 두 팔로 청풍을 안고 있고. 깜짝 놀라 돌아보는 온유향. 물론 눈을 감은 채로

온유향; [으으으으...] 무슨 일이 난 줄 알고 버버 거리며 두팔을 내밀며 천불투에게 다가오고. 눈이 안 보여 허우적거리는 모습으로

천불투; [걱정마라. 위급한 상태는 아니니...] 다가와 청풍의 얼굴 만지는 온유향에게 말하며 건물 쪽으로 가고. 온유향 거처의 맞은편, 두 개의 방문이 있는 건물 쪽이다

온유향; <어떻게... 청풍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따라오며 청풍의 손을 잡고 얼굴을 만지며 울먹이고. 전음으로 말한다

천불투;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해주마. 우선 물을 좀 데워오도록 해라.] 방문으로 가며

온유향; <예...> 눈물 닦으며 청풍의 손을 놓고

이어 허둥대며 부엌으로 가는 온유향

덜컹! 천불투가 고개 짓을 하자 밖으로 열리는 방문.

문 안쪽은 청풍의 침실. 단촐하다. 침대가 있고 탁자와 옷장, 크지 않은 책장등이 있다.

청풍을 안고 안으로 들어가는 천불투

[으으으!] 미미한 신음을 토하는 청풍. 몸도 벌벌 떨고 있고

천불투; (버티거라 청풍아.) 청풍을 침대에 누이고

천불투; (네가 죽기라도 하면 또 한 목숨도 세상을 떠나게 될 테니...) 청풍의 이마를 손으로 만져보는 천불투의 뒤쪽, 열린 문을 통해 허둥대며 대야에 물을 담아 오는 눈 감은 온유향의 모습.

붕붕! 그런 온고당 안채를 여러 마리의 말벌들이 내려다보고 있다

 

#35>

온고당 쪽으로 헐레벌떡 달려오는 분이, 거리의 아이들과 어른들 놀라서 보고

분이; (제발... 제발 죽지 마 청풍오빠!) 울면서 온고당으로 달려가고.

분이; (오빠가 죽으면 분이도 따라서 죽어버릴 거야.) 온고당으로 달려 들어가고. 직후

[흑!] 비명. 급정거하는 분이

[왜 그래?] [무슨 일이냐 분이야?] 온고당 앞을 지나가던 아이들과 어른들 들여다 보고. 직후

[헉!] [히익!] [엄마야!] 어른들과 아이들도 기겁

쿵! 부웅! 붕! 온고당 안쪽에 수많은 말벌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안채로 통하는 문을 지키는 모습이고. 말벌들이 아주 크다는 걸 보여주고

[말... 말벌이다.] [온고당 안에 말벌들이 가득해!] [보통 말벌이 아니야. 손가락 한 마디만 해!] 밖에서 보던 사람들 기겁하고

[빨리... 빨리 나와라 분이야.] [그놈들한테 쏘이면 죽을 수도 있다.] [도망쳐!] [엄마야!] 어른들이 아이들 데리고 온고당 주변에서 달아나며 외치고. 하지만

분이; (이 말벌들...) 도망치지 않고 말벌들을 보고

<마치 온고당 안채로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지키고 있는 것같애!> 붕붕! 안채로 통하는 문 주변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말벌들의 모습 배경으로 분이의 생각

분이; (하지만 날 막을 수는 없어!) 결심하고

분이; (쏠 테면 쏴! 난 반드시 청풍오빠를 봐야겠어!) 안채로 통하는 문으로 다가가고

붕붕! 말벌들이 위협적으로 주변을 날아다니지만

이 악물고 문으로 접근하는 분이. 그러자

부웅! 붕! 말벌들이 그런 분이를 쏘려고 날아들고. 꽁무니의 침을 내밀면서

분이; (쏘인다!) 눈 질끈 감고. 하지만 그 직후

멈칫! 막 분이를 쏘려던 말벌들이 멈추고.

붕붕! 말벌들이 뒤로 물러가고

분이; (말벌들이 물러나고 있어!) 조금 눈을 뜨며 어리둥절. 그때

[제법 결기(結氣)가 있는 계집아이로군.] 뒤에서 누군가의 말이 들려서 눈 부릅 뜨는 분이

독천존; [물론 네년은 객잔 근처에서 노부를 엿보던 망나니들 중 한명이겠지?] 쿵! 온고당으로 들어서는 독천존. 돌아보며 놀라는 분이

분이; (독... 독천존!) 겁에 질려 주춤 거리고.

독천존; [너희 년놈들이 오늘 얼마나 터무니없는 짓을 했는지는 곧 알게 될 것이다.] 말하며 다가오고

분이; [안돼요!] 팔 벌리며 안채의 문을 막아서고

독천존; [어쭈...] 피식

분이; [못... 못 들어가요! 당장 여기서 나가요!] 팔 벌린 채 용기를 내서 악을 쓰고

독천존; [볼수록 마음에 드는 짓을 하는 계집아이로구나.] 웃고

독천존; [하지만 더 이상 방해하는 것은 용서가 안된다.] 까딱! 고개짓을 하고. 그러자

분이; [악!] 빠직! 감전당하고

분이; [안... 안돼! 들어가지... 말아요!] 비틀거리며 기절하면서도 말하다가

털썩! 쓰러지는 분이. 기절했다

독천존; [궁금하군.] 지지직! 감전당해 부들부들 떠는 분이를 힐끔거리며 안채로 통하는 문으로 다가가고

독천존; [대체 어떤 놈을 지키려고 저렇게 어린 계집아이가 두려움에 떨면서도 물러서지 않았는지...] 다시 고개 짓 하고. 그러자

펑! 안채로 통하는 문이 박살난다. 헌데

[!] 박살난 문을 통해 들어서다가 흠칫! 하는 독천존

[기다리고 있었소이다 서(西)노사!] 누군가의 음성이 들이고

쿵! 안채 마당에 천불투가 무릎을 꿇고 있다. 천불투 뒤쪽 옆의 청풍의 방문 앞에는 비수를 손에 든 온유향이 문을 가로 막고 서있고. 열린 문 안쪽에는 청풍이 침대에 누워있는 게 보인다. 상체를 벌거벗은 모습으로. 붕붕. 안채 마당 위쪽의 허공에는 수많은 말벌들이 구름처럼 떠있고

천불투의 모습

온유향과 온유향 뒤쪽 방 안의 침대에 누워있는 청풍의 모습

독천존; [허어! 이거야 원...] 멈칫! 멈춰서고

독천존; [놀랍군! 놀라워! 이런 뒷골목 빈민가에 용 같고 이무기같은 것들이 숨어있었다니...] 쿠오오! 독천존의 몸에서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일어나고

붕붕! 말벌들도 긴장하며 공격할 준비를 하고

온유향; (나... 나타난 노인이 무림칠대고수중 한명인 독천존 서래음...) 찌릿! 찌릿! 눈 감은 채 감전당하는 모습이 되고

<독천존의 몸에서 뿜어지는 살기 때문에 숨을 쉬기가 곤란해져.> 쿠오오! 독천존의 몸에서 뿜어지는 가공할 기운이 안채를 가득 메우는 모습이고

독천존; [말해봐라!] [세상 하직하기 전에 할 말은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음산하게 웃으며 천불투에게 말하고

천불투; [이렇게 부탁드리겠소이다.] 두 손을 바닥에 모으며 고개 조아리고

천불투; [이 늙은이의 손자를 살려주시오 서노사!]

독천존; [손자를 살려 달라?] 피식 웃고

독천존; [살려달라고 부탁하기 전에 용서부터 빌어야하는 것 아닌가?]

천불투; [물론 손자놈의 무례에 대해서는 용서를 빌어야하겠지만...] 고개 들고

천불투; [설령 그렇더라도 서노사는 노부의 손자를 반드시 살려야만 할 것이오.] 진지하게

독천존; [이거 참...] 어이없고

독천존; [부탁을 넘어서 협박을 하는 것인가? 나 서래음에게?] 살벌

천불투; [왜 노부의 손자를 살리셔야하는지 서노사의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시지요.] 옆으로 몸을 좀 틀면서 뒤를 가리키고

독천존; [대체 무슨 굿판을 벌이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만 노부의 물건에 손 댄 이상 용서받을 수 없...] + [!] 말하다가 눈 부릅 뜨고

쿠오오! 침대에 누워있는 청풍의 몸 주위로 아지랑이같은 형상의 용들이 꿈틀거린다.

독천존; [구... 구룡짐독(九龍鴆毒)!] 경악. 숨이 턱 막히는 표정

독천존; [어떻게... 구룡짐독에 중독되고도 어떻게 살아있단 말인가?] 급히 천불투의 옆을 지나 청풍이 누워있는 방으로 가면서.

천불투; [구룡짐독!] 역시 놀라면서 일어나며 돌아보고.

천불투; [노부의 손자가 중독된 게 전설 속의 짐독이었소이까?] 독천존을 따라가고. 독천존의 앞쪽에 있던 온유향은 옆으로 물러서고 있고

독천존; [그렇다. 저 애송이 놈의 몸속에 들어있는 것이 바로 세상 모든 독들의 제왕인 짐독이다.] 말하며 방으로 들어가고

천불투; (역시...) 놀라며 방으로 가고

 

<-짐독(鴆毒)! 전설 속의 새 짐(鴆)의 독이다. 산해경(山海經)에 의하면 여궤지산(女几之山)에 사는 짐은 크기가 작은 산 만한데 수만년을 살면서 오직 독을 지닌 독물들만 먹이로 삼는다고 한다. 그 결과 짐의 몸에는 천지간에서 가장 지독한 독기가 쌓이게 되어 피 한 방울로 만명을 죽일 수 있다고 한다. 짐독은 고대로부터 가장 지독한 독으로 알려져 있어 독의 제왕, 또는 제왕을 죽이는 독으로 알려져 있다.> 불사조같은 거대한 새가 부리로 수많은 뱀들을 물고 있는 장면을 배경으로 설명

 

독천존; [짐독을 술법으로 정제하여 영성(靈性)을 갖게 만든 것이 구룡짐독이다.] 침대 옆에 서서 청풍을 내려다보고

독천존; [일단 금천구룡로(禁天九龍爐)에서 풀려나면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를 죽이는 것이 구룡짐독인데...] 침대 옆의 탁자를 보고. 탁자에는 가죽 주머니에 들어있던 모든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다. 그 중에는 뚜껑이 열린 향로도 놓여있고. 향로 뚜껑은 향로 옆에 놓여있고

독천존; [어떻게 구룡짐독이 몸 안에 들어갔는데도 목숨을 부지하고 있단 말인가?] 향로를 집어들고

천불투; [그 향로가 오제(五帝)중 만독조종(萬毒祖宗)께서 남기신 금천구룡로였구려.] 문 밖에서 말하고

독천존; [금천구룡로가 만독조종님의 유물인 것도 알고...] 힐끔 돌아보고

독천존; [확실히 노형(老兄)도 평범한 인생은 아니로군.] 강렬한 눈빛

천불투; [어느덧 구순(九旬)을 바라보는 나이외다. 오래 산 덕분에 들은 것이 좀 있을 뿐이지요.] 웃고

독천존; [겸손한 척 하긴...] 피식

독천존; [만일 노부가 노형의 손주놈을 죽이려 했다면 사용할 독수까지 준비해뒀으면서...] 고개짓으로 천불투의 뒤로 감춘 손을 보고

천불투의 뒤로 감춘 손에는 작은 구슬이 두 개 들려있다.

천불투; [얼마 남지 않은 인생... 유일한 낙인 손자를 위해 무슨 짓인들 못하겠소이까?] 들켰지만 태연하게 웃고

독천존; [어련하겠나?] 냉소하며 다시 향로를 보고

독천존; [헌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로군. 금천구룡로는 사람의 힘으로 열 수 있는 게 아니거늘...] 찡그리며 형로를 보고

천불투; [금천구룡로는 어떻게 해야 열리게 되어 있었소이까?]

독천존; [두 가지 경우인데...] [만독조종님께서 남기신 술법과 만독조종님의 핏줄만이 금천구룡로를 열 수 있네.]

독천존; [그중 술법을 아는 건 노부뿐이니 제하고...] + [!] 무언가 깨닫고

독천존; [이걸 연 게 누구인가?] 급히 천불투를 돌아보고

천불투; [그 아이는 서노사께서도 이미 만나보셨소이다.] 고개 짓으로 부서진 가게로 통하는 문을 가리키고.

부서진 문 밖에는 분이가 기절한 채 누워있다.

독천존; [저... 저 계집!] 긴장하고 놀라고

독천존; [저 계집은 누구인가?]

천불투; [분이라고... 이 동네에서 선술집을 하는 전직 작부(酌婦)의 딸이외다.]

독천존; [허어! 작부의 딸이라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분이를 보고

천불투; [만독조종께서 세상에 남겨놓으신 수많은 후손들 중 한명의 피가 분이의 몸 속에 흐를 수도 있지 않겠소?]

독천존; [일리가 있군.] 다시 향로를 보고

천불투; [분이의 말에 의하면 자기가 실수로 연 금천구룡로에서 튀어나온 검은 용들을 노부의 손자가 들여 마셨다고 하외다.]

독천존; [그게 정말 이해가 안된단 말이지.] 청풍을 돌아보고

독천존; [노부라 해도 구룡짐독을 들이마시고는 목숨을 부지한다고 장담할 수가 없거늘...]

천불투; [손주놈의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한 가능성은 어떤 것이 있겠소이까?]

독천존; [구룡짐독이 그걸 마신 인간을 죽이지 않을 가능성이라...] 향로를 들여다 보며 골똘히 생각하고

독천존; [만독조종께서 남기신 조룡여의대법(調龍如意大法)을 익혔다면 숨을 쉬듯이 구룡짐독을 자연스럽게 몸속에 가뒀다가 토해낼 수가 있긴 한데...]

천불투; [서노사께서도 조룡여의대법을 알고 계시외까?] 눈 번뜩이고

독천존; [알고 있었다면 태산(泰山)에 자리 잡고 앉아 세상의 주인인 척 하고 있는 어떤 늙은이도 이미 한줌의 독수가 되었겠지.] 냉소하고

천불투; [구룡짐독이라면 천강마존도 어렵지 않게 죽일 수 있으시다는 것인데...]

독천존; [노부의 사문인 만독동천(萬毒洞天)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오제중 만독조종님의 후손이긴 하나...]

독천존; [이런 저런 사정으로 만독조종님의 절기중 절반 이상을 유실하고 말았네.] [실전된 그 절기들 중에 조룡여의대법도 포함되어 있고...]

독천존; [그 때문에 노부도 구룡짐독을 보관하고는 있지만 사용할 엄두는 내지 못해왔지.]

천불투; [노부의 손자놈이 그 조룡여의대법을 익혔을 가능성은 전무하오만...]

독천존; [노부도 그게 이해가 안되는 중인데...] 찡그리며 청풍을 보고

천불투; [다른 가능성은 없소이까?]

독천존; [없네!] 단호하게

독천존; [구룡짐독을 몸속에 가둘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이 조룡여의대법이야.]

천불투; [만일 노부의 손자가 구룡짐독을 견디지 못하고 죽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소이까?]

독천존; [세상에 종말이 오겠지.] 심각

독천존; [구룡짐독은 불로 태울 수도 없고 땅에 묻거나 바다에 버려도 없어지지 않기 때문일세.]

독천존; [오직 만독조종님께서 말년에 창안하셨다고 알려진 극독성결심법(克毒聖潔心法)으로만 없앨 수 있으나...] [극독성결심법 역시 실전되어 전해지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

천불투; [서노사께서는 어떻게든 노부의 손자를 살려야겠소이다.] [그 아이의 몸이 금천구룡로 대신 구룡짐독을 가두고 있는 상태이니...]

독천존; [어쩔 수 없이 그래야겠군.] 슥! 향로를 들지 않은 손을 웅크린 채 쳐드는데

쩡! 쩡! 웅크린 독천존의 손가락이 강철처럼 번쩍이고

온유향; [!] 무언가 깨닫고

온유향; <내 아들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예요?> 다급히 방안으로 뛰어 들어가려 하지만

천불투; [기다리거라.] 콱! 방안으로 뛰어들려던 온유향의 팔을 잡아 저지하고

힐끔 돌아보는 독천존

온유향; <아버님!> 팔을 잡힌 채 몸부림치는데

천불투; [진정해라. 서노사를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 않느냐?]

독천존; [눈이 안보이는가?] 조금 돌아보는 자세로

천불투; [딸년인데 사연이 있어서 농맹(聾盲;벙어리와 소경)의 장애가 있소이다.]

독천존; [안보이는 눈으로 용하군.] 콱! 말하며 손으로 청풍의 가슴을 내리찍고. 그대로 푹 들어가는 날카로운 독천존의 손가락들

온유향; [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 지르고. 말은 못해도 비명이나 신음은 지를 수 있다.

퍼득! 독천존의 손가락이 가슴에 박힌 청풍의 몸이 퍼덕이고

지지지! 이어 벼락에 휩싸이는 독천존의 몸

온유향; <청... 청풍아!> 애절하게 울고

그런 온유향의 팔을 잡고 긴장하는 천불투

구슬을 쥐고 있는 천불투의 손아귀가 등 뒤에서 경련하고. 여차하면 구슬을 던질 생각

독천존; [벽력탄(霹靂彈)은 사양일세.] 웃고.

독천존; [노부는 지금 노형의 손자 놈 머리에까지 미치고 있는 구룡짐독의 독성을 끌어내고 있는 중이니까.] 지지지! 진지하게 청풍의 가슴에 벼락을 주입하는 독천존.

청풍; [끄윽...] 벌벌 떨며 신음을 흘리고

온유향; [아!] 깨닫고

독천존; [구룡짐독의 독성을 단전에 몰아넣어 정신이 돌아오게 하고 있으니 생활하는 데는 별 무리가 없을 걸세.] 지지지! 더 강하게 벼락을 청풍의 몸에 주입하고. 그러자

청풍; [으으으...] 천천히 눈을 뜨며 정신을 차리고. 하지만 그 직후

[!] 눈 부릅뜨는 청풍의 얼굴 배경으로 들리는 음성. [괘씸한 놈!]

독천존; [살고 싶으면 숨김없이 말해라!] 지지지! 청풍의 가슴에 손가락을 박아 넣은 채로 강렬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독... 독천존 서래음!) 상대가 누군지 알아보고 눈 부릅 뜨고

독천존; [네놈... 어떻게 구룡짐독을 들여 마시고도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느냐?] 강렬한 표정

청풍; (내가 그 검은 용들을 흡수하고도 살아났구나.) 검은 용들이 고한 지르는 자신의 얼굴로 돌진해오던 모습을 떠올리고

독천존; [경고하는 데 허튼 수작은 부리지 마라. 네놈 목숨뿐 아니라 세 개의 목숨이 더 걸려있으니...] 쿠오오! 살기를 뿜어내고

청풍; (세 개의 목숨!) 곁눈질로 방문 밖을 보는 청풍.

<할아버지! 어머니...> 방문 밖에 서서 우는 온유향의 팔을 잡고 있는 천불투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분이...> 부서진 가게 문 밖에 쓰러져 있는 분이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할아버지가 날 구해오셨을 테고 그후 독천존이 어렵지 않게 온고당을 찾아냈겠지.) + [몰라요!] 헐떡이며 대답하고

청풍;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다. 볼일을 다 봤다고 생각하면 독천존이 할아버지와 어머니를 해칠 수도 있으니...) + [믿을지 말지는 자유지만...]

청풍; [아홉 마리의 검은 용이 알아서 내 몸속에 들어왔어요.] 순진한 척 말하고

독천존; [지금 그 말을 노부보고 믿으라는 것이냐?] [어떤 생명체든 죽이는 구룡짐독을 그냥 마셨는데 멀쩡하다는 말을...?]

청풍; [그래서 믿을지 말지는 노야의 자유라고 하지 않았나요?] 순진한 표정으로 말하고

그런 청풍을 노려보는 독천존. 날카롭게 변한 손가락을 여전히 청풍의 가슴에 꽂아넣은 상태로

마주 올려다보는 청풍

긴장하는 온유향. 천불투는 태연한 척 하지만 역시 긴장하고. 이윽고

독천존; [좋다!] 끄덕

독천존; [일단 네놈의 말은 믿도록 하겠다!] 팟! 청풍의 가슴에서 손가락을 뽑는데. 구멍 난 가슴에 상처에서 피가 튀고.

온유향; [흑!] 그걸 보고 진저리치는데

츠으! 청풍의 가슴에 생긴 다섯 개의 상처는 이내 아문다

청풍; (상처가 단번에 아물고 있다.) 놀라면서 일어나고. 시선은 자기 가슴의 상처를 보며

츠으! 스스스! 완전히 아물어서 흉터만 남는 청풍의 가슴

독천존; [네가 일각 전쯤에 마신 검은 용들이 무언지는 네 조부가 알려줄 것이고...] 말하며 탁자의 병들중 하나는 집어든다.

독천존; [받아라.] 그 병을 내밀고

청풍; [무엇인지요?] 침대에 일어나 책상다리를 하며 두손으로 받고

독천존; [빙결화옥고(氷結化玉膏)라는 것이다.]

청풍; [얼어붙어 옥이 된다?] [이름은 어여쁘군요.] 유리병 안에 든 액체를 보고

천불투; (저 병에 든 것은 혹시...) 깨닫고

독천존; [약효는 이름 그대로다.] 음산하게 웃고

독천존; [그걸 복용하면 네 몸뚱이는 꽁꽁 얼어붙어 옥같이 단단해질 것이다.]

청풍; [독... 독약이었군요. 아름다운 이름과 달리...] 기겁

온유향; [흐윽!] 손으로 입 가리고

천불투; (역시...)

독천존; [네 몸속에 들어있는 구룡짐독은 절대 세상에 퍼지면 안되는 존재다.] [만일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면 빙결옥화고를 마셔라.] 말하면서 탁자 위에 놓여있는 자신의 물건들을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기 시작하고

독천존; [그럼 네 몸뚱이는 꽁꽁 얼어붙어서 몇 달 정도는 구룡짐독이 몸 밖으로 퍼지는 걸 막아줄 것이다.] 물건들 챙기면서

독천존; [그 사이에 노부가 네 시신을 수습해서 구룡짐독을 어떻게든 봉인할 것이다.] 음산하게 웃고

청풍; (무섭고 잔인한 얘기를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군.) 어이없을 때.

독천존; [경고하는데... 오늘 이후로 금릉을 떠나지 마라.] 주머니에 물건들을 모두 넣고 아가리를 끈으로 조이면서

독천존; [정기적으로 노부가 와서 네가 이곳에 붙어있는지 확인할 것이며...] [당연히 감시하는 눈도 있을 것이다.]

청풍; [만일 제가 금릉을 벗어난다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가요?] 불쾌

독천존; [그럼 네놈 대신 다른 사람들이 대가를 치루겠지.] 히죽 웃으며 방 밖을 보고. 물론 방 밖에는 천불투와 온유향이 있고

청풍; (대놓고 협박을 하는군.) 쓴웃음.

독천존; [노부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돌아서고

독천존; [노부는 본래 망산쌍독을 쫓아 금릉에 왔었네만...] 나가면서 천불투에게 말하고. 문 앞에서 비켜주는 천불투와 온유향

청풍; (망산쌍독!) 놀라며 침대에 앉은 채 몸을 옆으로 틀어 두 다리를 침대 아래로 내려트리고. 망산 쌍독을 떠올리며

천불투; [망산의 그 망나니들이 서노사에게 죄를 지었소?]

독천존; [놈들은 노부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실혼고라는 걸 훔쳤는데...] [놈들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이 이곳 금릉 일원이라더군.] 방에서 나오고

독천존; [하지만 구룡짐독에 비하면 실혼고를 도난당한 건 일도 아니고...] [해서 노부는 이 후로 조룡여의대법이나 극독성심결을 찾는데 매진할 작정일세.]

독천존; [그러니 노부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손주놈이 다른 곳으로 튀지 못하게 철저히 단속해두게.] 강렬하고 음산한 표정으로 천불투를 보며 말하고

천불투; [명심하겠소이다.] 고개 숙이며 시선 피하고. 헌데 그때

청풍; [잠깐 기다려주십시오.] 침대 옆에 서서 상체에 옷을 걸치며 말하고. 돌아보는 독천존

청풍; [제가 남의 손에 죽을 걸 걱정하셨는데...] 허리띠를 매면서 문간으로 다가오고

청풍; [그렇게 걱정이 된다면 제게 몸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을 가르쳐주시는 게 이치에 맞지 않을런지요?] 진지하게

독천존; [무공을 가르쳐달라?] 어이없고.

천불투 흠칫. 온유향도 소매로 입을 가리며 놀라고

청풍; [바로 그렇습니다.] 뻔뻔

독천존; [이 뻔뻔한 놈이...] [소매치기를 한 것도 모자라 무공까지 가르쳐달라고?] 어이없는 표정이 되고. 그러다가

진지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청풍의 얼굴

독천존; (그러고 보니 이놈...)

독천존; (말 그대로 천고기재(千古奇才)다. 무공을 익히기에는 최적의 몸을 지닌...)

독천존; (생각 같아서는 제자로 삼고 싶지만 문중의 규율을 어길 수는 없는 게 유감...) + [좋다.] 고개 끄덕이고

독천존; [생각해보니 네놈에게 호신수단을 가르쳐줄 필요와 이유는 충분한 것같구나.]

청풍; [이해해주시니 감사합니다.] 포권하고

독천존; [하지만 제자가 아닌 네게 우리 만독동천의 독공을 가르쳐줄 수는 없는 일...] [대신 노부가 얼마전에 얻은 치명적인 위력의 지법(指法)을 전수해주마.]

청풍; [우내칠절중 한분이신 노야께서 치명적이라고 하시는 것을 보니 위력이 어떨지 짐작이 갑니다.] 감탄의 표정을 지으며 포권하고

독천존; [더할 수 없이 강력한 지법인데 특히 아주 빨라서 일단 펼쳐지면 피할 수 있는 인간은 거의 없을 것이다.]

독천존; [다만 이 지법을 가르쳐주기 전에 한 가지 다짐을 받아둘 것이 있다.]

청풍; [제가 무엇을 약속해드리면 되는지요?]

독천존; [저 계집아이에 관한 것이다.] 문 밖에 쓰러져 있는 분이를 보고

흠칫! 하는 천불투와 온유향

청풍;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반응이 심상찮은데...) + [분이에 관한 것이라면 어떤...?]

독천존; [노부가 다시 찾아올 때까지 저 계집을 네 목숨인 듯 지키겠다고 약속해야한다.] 분이를 보면서 말하고

청풍; (뭔가 사정이 있군.) + [약속드리겠습니다.] 포권하고

독천존; [지금의 그 장담, 잊지 말아라.] 말하며 천불투를 힐끔 보고. 그러자

천불투; [잠깐 가게에 나가 있도록 하자.] 온유향의 팔을 잡고 돌아서고. + 온유향; <예...> 전음으로 대답하며 따라가고. 시선은 청풍을 돌아보면서

독천존; [기억력은 좋겠지?] 가게로 나가는 천불투와 온유향을 힐끔 보며

청풍; [남보다 그리 쳐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독천존; [그렇다니 다행이군. 번거롭지 않을 테니...] 끄덕이고

독천존; <이 지법의 이름은 비파천강지(琵琶天罡指)다> 전음으로 말하고

청풍; [특이한 이름이로군요.]

독천존; [시전할 때 비파를 치는 듯 날카로운 소리가 나서 붙은 이름이다.] [하지만 워낙 빨라서 상대가 비파 소리를 들었을 때는 이미 몸에 구멍이 나있을 것이다.] 진지하게 설명하고

가게로 나가서 돌아보는 천불투. 온유향은 옆에 무릎 꿇은 채 기절한 분이의 상태를 살피고 있고. 천불투가 보는 방향. 독천존이 손짓 발짓하며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다. 그 앞에서 청풍은 두손을 앞으로 모은 채 눈 반짝이며 듣고 있고

천불투; (전화위복이라더니...)

천불투; (독천존의 주머니를 턴 덕분에 청풍이가 그토록 꿈에도 그리던 상승무공을 배울 숴 있게 되었구나.) 끄덕

<물론 몸속에 구룡짐독이라는 재앙을 담고 살아야하는 몸이 되었지만...> 가르치고 배우는 독천존과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천불투의 생각 나레이션

 

#36>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28>

펑! 퍼펑! 콰직!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한 아름이 넘는 굵기로 자란 검은 용 아홉 마리가 건물의 지붕을 뚫고 나왔다 들어가며 건물을 부수고 있다.

위의 모습이 멀리서 보인다. 빈민가 쪽에서 보는 모습

빈민가의 거리에서 놀던 아이들과 지나가던 어른들이 그걸 올려다보며 손가락질

 

#29>

온고당. 손님은 없고

혼자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서 원숭이 조각들을 천으로 닦고 있는 천불투. 표정이 안 좋다. 이마 찡그리고 있고

천불투;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다.) 찡그리고

천불투; (뭘 해도 집중이 안되고... 이유없이 심장이 요동을 치기까지 한다.) 원숭이 조각을 닦는 손이 떨리고

천불투; (뭔가 일이 벌어지려는 것같은 예감이 드는데...)

천불투; (철두 녀석이 청풍이를 데려간 일과 관련이 있겠구나.) 생각할 때

<용...> <용이 나타났어.> <모두 아홉 마리야!> 천불투의 귀에 들리는 사람들의 음성

천불투; (아홉 마리의 용이 나타났다?) 원숭이 조각상을 들고 벌떡 일어나고

가게 밖에 아이들과 어른들이 한쪽으로 우르르 몰려가는 게 보이고

천불투; (설마!) 팟! 온고당 밖으로 날아나가고

콰득! 사람들 깜짝 놀라는 배경으로 가게 밖의 거리에 급정거하는 천불투

주변의 아이들이 거리 한쪽을 손가락질하고 있다. 천불투도 고개 돌려 그곳을 보고

수백미터 밖, 가게들 너머로 언덕 위의 폐가가 보이는데. 그 폐가 지붕을 뚫고 검은 용 아홉 마리가 연신 꿈틀거리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한다. 이미 건물은 무너지기 직전이고

천불투; (안돼!) 쾅! 한 발로 바닥을 밟아 움푹 들어가게 만들며 눈 부릅뜨고

천불투; (제발 할애비가 도착할 때까지 버티거라!) 슈학! 미사일처럼 날아오른다

 

#30>

콰드드! 다시 무너지기 시작하는 폐가. 검은 용들이 지붕과 벽을 뚫고 나왔다 들어가며 꿈틀거리고 있고

콰드득! 퍼퍽! 텅! 건물 내부. 무너진 천장의 잔해들이 마구 떨어지고 있다. 분이와 철두, 정칠의 몸 주위로도 마구 떨어지는 지붕의 잔해들. 아직 큰 잔해가 아이들 몸으로 떨어지진 않고 있지만 작은 파편들에는 맞은 상태. 필사적으로 고통을 참으며 입을 틀어막고 있는 아이들. 천장에서는 용들이 요동을 치며 천장을 부셔서 햇살이 흘러들고 있고

퍼퍽! 퍽! 한 무릎 꿇은 자세로 웅크린 청풍. 팔뚝으로 입을 가리고 있는데 그런 청풍의 몸에도 파편들이 떨어진다. 하지만 청풍은 꿈쩍도 않으면서 분이쪽을 보고 있다.

입을 틀어막은 채 벌벌 떨고 있는 분이

청풍; (선택의 여지가 없다.) 팔뚝으로 입과 코를 가린 채 눈 번뜩. 결심한 표정

청풍; (분이와 철두, 정칠을 살리는 게 문제가 아니다.)

 

<저놈은 살아있는 생명체는 무엇이든 죽이는 마물(魔物)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제압하지 못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놈에게 희생당할지 짐작도 할 수조차 없다.> 건물 내부를 가득 채우고 용틀임하며 천장과 벽을 재로 만들고 있는 검은 용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향로의 새겨진 용의 조각...) 아직 탁자 위에 놓여있는 향로를 돌아보고

청풍; (통한다는 확신은 없지만 용의 조각상들에 숨겨져 있는 운공비결을 써서 저놈을 상대해보자.) 슥! 일어나고.

분이; (무... 무얼 하려고...) 입을 틀어막은 채 엎드려 있다가 돌아보며 눈 치뜨고

철두와 정칠도 흠칫! 하는데

청풍; [내가 여기 있다!] 벌떡 일어서서 고함을 지르고

[!] [!] 아홉 마리 검은 용의 눈이 번뜩이고

분이; (안돼 청풍오빠! 그러지 마!) 전율

정칠; (우릴 구하려고...) 눈 치뜨고. 철두도 눈 부릅뜨고

청풍; [죽이고 싶으면 날 죽여 봐라!] 두 손을 깍지 끼어 결을 지으며 고함을 지르고. 지지지! 그런 청풍의 몸에 옅은 벼락이 휘감기고. 순간

카아! 카앙! 아홉 마리의 검은 용들이 일제히 청풍에게 돌진한다. 천장과 벽을 뚫고 들어오며

청풍; [크아!] 동시에 청풍도 입을 딱 벌리며 고함을 지르고

벌린 청풍의 입 안에서 소용돌이가 일어나고

쾅! 청풍의 얼굴을 강타하는 아홉 마리의 검은 용들의 머리 부분. 청풍의 얼굴 주변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분이; [오빠!] 비명 지르며 벌떡 일어나고.

정칠; [저... 저...] 정칠도 입을 가렸던 손을 치우며 일어나고. 철두도 눈 부릅뜨며 일어난다

 

#32>

온고당. 천불투는 없고.

[용들이 사라지고 있어!] [전부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고 있어.] [저게 무슨 조화지?] 온고당 앞쪽의 길에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모여서 검은 용이 마구 부수어버린 언덕 위 폐가를 보고 있다. 손가락질하고

온고당의 안채. 부엌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온유향. 눈을 감고 있지만 자연스럽게 그릇에 음식을 담는다. 헌데

접시를 하나 집어 들던 온유향. 직후

빠직! 접시에 금이 가더니

[!] 온유향이 흠칫! 할 때

따당! 접시가 깨져서 반쪽이 바닥에 떨어진다

온유향; (멀... 멀쩡하던 접시가 갑자기...) 두근! 심장이 뛰고

온유향; (무슨... 무슨 불길한 일이 벌어진 걸까?) 접시 들지 않은 손으로 가슴을 누르고. 그러다가

[!] 무언가 깨닫고

온유향; (혹... 혹시 청풍이의 신상에 무슨 일이...!) 벌벌 떨며 고개 들어 보이지 않는 눈으로 하늘 보고

 

#33>

다시 폐가. 쿠오오! 벽과 천장을 뚫고 나왔던 검은 용들이 꿈틀대며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는 모습. 아홉 마리의 검은 용중 머리는 단 하나도 밖으로 나와 있지 않다

건물 내부. 분이와 철두와 정칠이 주저앉아 경악하며 보고 있는데

쿠오오! 청풍의 얼굴 주변으로 커다란 소용돌이와 벼락이 일어나고. 그곳으로 아홉 마리의 검은 용들이 빨려들어간다. 마치 진공청소기에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정칠; (연기로 이루어진 검은 용들이 어디론가 빨려 들어가고 있다!) 놀라며 일어나 앉고. 철두도 근처에서 일어나 앉는데

분이; [어떻게 해? 청풍오빠 어떻게 해?] 무릎 꿇은 채 두손으로 향로의 뚜껑을 모아 쥔 자세로 울부짖고. 눈물 철철 흘리며.

쿠오오! 이윽고 검은용들들의 꼬리 부분이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가고

쿠오오! 츠츠츠! 소용돌이와 벼락이 사그라들면서 청풍의 얼굴이 드러난다

쿵! 완전히 드러나는 청풍의 얼굴 입을 딱 벌리고 눈을 까뒤집은 모습인데. 입 안쪽에서 소용돌이가 일어나고 입에서는 연기가 뿜어진다.

분이; [청... 청풍오빠!] 환호하고

정칠; (이게 무슨...) 불신과 경악. 안도

철두; (닿는 건 무엇이든 재로 만들어버리는 검은 용들을 삼켜버렸다!) 눈 부릅 놀라고. 그때

스윽! 두 손을 깍지 낀 자세로 결을 짓고 있던 청풍의 몸이 뒤로 넘어간다. 뻣뻣한 채

분이; [악!] 그걸 보며 비명 지르고

텅! 통나무처럼 굳어진 채 뒤로 넘어지는 청풍.

분이; [오빠! 청풍오빠!] 비명 지르며 엉금엉금 기어서 청풍에게 다가가고. 쓰러진 청풍은 옅은 벼락에 휩싸인 채 부들 부들 떨고 있고

정칠; (죽은 건가?) 침 꿀꺽. 겁에 질리고

철두; (그 무서운 검은 용들을 삼키고도 무사할 리가 없지.) 내심 좋아하고.

분이; [오빠! 정신 차려 오빠!] 그 사이에 청풍에게 기어간 분이가 향로 뚜껑을 들지 않은 쪽 손으로 청풍의 몸을 끌어안으려 하고. 바로 그때

[건드리지 마라!] 콱! 옆에 나타나며 분이의 손을 잡는 누군가의 손

천불투; [섣불리 건드렸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될 수도 있다.] 쿠오오! 돌풍을 일으키며 천불투가 분이의 옆에 나타나 몸을 숙인 채 분이의 손목을 잡고 있다

분이; [할아버지!] 돌아보며 환호성.

정칠; (청풍의 외조부인 조영감!) 놀라고

철두; (저 영감탱이도 무공을 감춘 고수였구나.) 눈 부릅. 그때

천불투; [어떻게 된 내막인지 말해봐라.] 분이의 손을 놓으며 청풍의 옆에 무릎을 꿇고

분이; [그게... 그게...] 울며 말을 제대로 못하고

천불투; [정칠!] 슥! 청풍의 얼굴에 손바닥을 펼치며 말하고

정칠; [예... 예 할아버지!] 퍼뜩 정신 차리고

천불투; [분이 대신 네가 상황 설명을 해봐라.] 징! 청풍의 얼굴을 겨눈 손바닥으로 진동을 일으키며 정칠에게 말하고. 시선은 청풍에게 향한 채

정칠; [오... 오늘 아침에 성내에서 정영감을 도와 과일 좌판을 하고 있었는데...] + 천불투; [요점만 간단하게!] 손바닥으로 청풍을 겨눈 채

정칠; [청풍이가 독천존의 주머니를 털었습니다.] 퍼뜩 정신 차리며 급히 말하고

천불투; [독천존?] [무림칠절 중의 독절인 그 독천존?] 고개 조금 돌리며 눈 부릅뜨고

정칠; [예...] 눈치 보며

천불투; [쯧쯧! 그렇게 무모한 짓을...] 혀를 차고

분이; [제... 제 잘못이에요. 청풍오빠는 만지지 말라고 했는데... 향로를 열어 버렸어요.] 무릎 꿇은 채 울며 말하고. 두손으로 향로의 뚜껑을 내밀어 보이고

천불투; [향로?] 고개 돌려 탁자 위의 향로를 보는 천불투. 향로 옆에는 유리병과 사기병, 봉투등이 죽 늘어져 있고

분이; [예! 저 향로의 뚜껑을 열자 안에서 시커먼 용들이 튀어나와서 우릴 죽이려고 했어요.] 소매로 눈물 닦고

분이; [그러자 청풍오빠가 우릴 살리려고 그 검은 용들을 들이마신 거예요.]

천불투; (뭔가에 중독되었겠구나.) + [독천존의 물건은 일절 남기지 말고 챙겨라.]

천불투; [청풍이를 구할 수 있는 단서가 그중에 있을지 모르니...] 다시 청풍을 보며 분이에게 말하고. 손바닥으로 청풍의 얼굴을 겨눈 채

분이; [예...] 울며 일어나고

이어 탁자로 가서

주머니에 향로와 그것이 들었던 상자, 병, 작은 주머니들을 커다란 가죽 주머니에 넣는 분이. 눈물 뚝뚝 흘리면서

천불투; (청풍이의 상태가 이상하다.) 징징! 진동하는 손바닥으로 청풍의 얼굴 겨누면서

천불투; (죽지는 않았는데 몸속에서 이질적이며 무시무시한 힘이 요동치고 있는 게 느껴진다.) 청풍의 모습. 몸이 벌벌 떨리고 있고

천불투; (독천존이 향로에 봉인해놓았던 힘과 관련이 있을 텐데...) 찡그리며 심각. 폐가의 지붕을 뚫고 나와 꿈틀대던 검은 용들을 떠올리고. 그때

분이; [다... 다 챙겼어요.] 옆에서 말하고. 불룩해진 가죽 주머니를 두손으로 든 채. 여전히 울고 있고.

천불투; [수고했다.] 한손을 내밀어 주머니를 받고. 이어

천불투; [너희들...] 고개 돌려 철두와 정칠을 보고

[예... 예!] [!] 깜짝 놀라며 자세 바로 하는 정칠과 철두

천불투; [독천존이 얼마나 무서운 인물인지는 너희들도 알 것이다.] [만일 너희들이 오늘 일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독천존이 알게 되면...] 청풍을 두팔로 안아들며 지긋이 정칠과 철두를 보고

침 꿀꺽! 삼키며 초 긴장하는 두놈

천불투; [몸뚱이가 촛농처럼 녹아내려 죽고 싶지 않다면 오늘 이곳에서 벌어진 일은 절대 입 밖에 내지 마라.] 일어나고

정칠; [명... 명심하겠습니다.] 식은땀 흘리며 대답하고. 철두도 겁에 질려 끄덕이고

천불투;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집으로 돌아가라.] 말하며 건물 입구로 가고. 분이는 소매로 눈물 닦으며 천불투를 따라가고

팟! 건물 밖으로 날아가는 천붙투. 분이도 허둥대며 따라 달려가고

정칠; [조... 조영감 말이 맞다.] 분이가 건물 밖으로 달려 나가는 것을 보고

정칠; [청풍이가 자기 주머니를 터는데 우리도 관여했다는 걸 알면 독천존이 우릴 가만 둘 리 없다.] 비틀 거리며 일어나고

정칠; [오늘 일은... 죽을 때까지 비밀로 하자.] [나 먼저 간다.] 비틀 거리며 입구로 달려가고

철두; (젠장...) 실룩거리며 역시 일어나고

철두; (청풍이 새끼하고 엮여서 좋은 일이 생기는 경우가 없다.) 입구로 가고

철두; (이번 기회에 그냥 칵 뒈져버렸으면 소원이 없겠다. 그럼 분이도 내 차지가 될 테니...) 히죽 웃으며 달려나간다.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천불투는 사라졌고 분이가 마을 쪽으로 달려 내려가는 모습. 정칠과 철두는 마을과 반대쪽으로 허둥대며 달려가고 있다. 헌데

붕! 붕! 날개 짓하는 말벌의 모습

[...!] 하늘에 떠서 날개짓 하며 분이가 달려가는 쪽을 보고 있는 말벌

 

#34>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25>

대로 변 뒤쪽의 좁은 골목길을 달리는 청풍. 왼손에는 천으로 만든 좀 작은 돈주머니를 들었고 오른손에는 상당히 큼직한 가죽 주머니를 들고 있다. 작은 주머니는 돈주머니로 한 뼘 정도 길이와 폭이고 큰 주머니는 길이와 폭이 두 뼘 정도 된다. 골목길은 한산해서 오가는 사람 거의 없고

청풍; (아슬아슬했다.) 푸스스! 재가 되어 흩어지는 오른쪽 어깨의 옷을 곁눈질로 보며 달리고

청풍; (할아버지에게 배운 투도술을 전력으로 구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들켜버렸다.) (과연 독천존이 무림칠대고수중 한명을 꼽히는 게 우연이 아니었다.) 달리면서 생각하고. 흩어져 날리는 어깨 부분의 옷.

청풍; (그 노독물의 손이 몸에 직접 닿지 않았음에도 옷이 독기에 부식되어 부서지고 있다.) 식은땀 흘리며 달려가고. 그때

삐익! 달리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날카로운 휘파람 소리가 들리고. 달리면서 곁눈질로 뒤를 보는 청풍

청풍; (무언가를 부르는 휘파람 소리...) 더 빨리 달리고

청풍; (독천존이 날 찾기 위한 수단을 발동한 모양인데...)

<가급적 멀리 이탈해야만 한다!> 골목으로 멀어지는 청풍의 뒷모습

 

#26>

다시 대로 중앙. 삐이익! 사람들이 겁에 질려 도망치거나 물러선 가운데 독천존이 손가락 두 개를 입에 넣고 휘파람을 부르고 있다. 하늘을 보며

[뭐... 뭐야 저 늙은이?] [맛이 좀 간 인간인가? 어린 애도 아니고 백주대로에서 휘파람이나 불고 있다니...] [뭘 하는 거야?] 길가로 물러선 사람들 웅성거리며 보고. 삐익! 그 배경으로 독천존이 휘파람을 부는 소리가 들리고. 그러다가

[헉!] [저... 저거...] 일부 사람들 놀라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쿠오오! 갑자기 하늘에서 구름 같은 것이 내려온다

쿵! 독천존의 주변으로 내려오는 구름같은 것 크로즈 업. 엄청난 숫자의 말벌들이다. 한 마리 한 마리가 손가락 한 마디만한 엄청난 크기의 말벌들 수천마리가 구름처럼 내려온다

[말... 말벌이다!] [으악!] [도... 도망쳐!] [히익!] 아수라장. 사람들 공포에 질려 도망치고

주변 가게들은 급히 문을 닫고

부웅! 붕! 그 배경으로 말벌들이 독천존의 머리 위로 구름처럼 내려와 돌면서 대기한다. 독천존은 휘파람 부는 것을 멈추고. 이어

독천존; [대독금봉(大毒金蜂)!] [노부의 물건을 훔쳐간 도둑놈을 찾아라! 지체하면 안된다.] 손을 저으며 외치고. 그러다

붕붕! 날개짓하며 고개 끄덕이는 말벌들. 이어

화악! 사방으로 폭죽 터지듯 흩어지는 말벌들

쏴아아! 엄청난 속도로 사방으로 날아가는 말벌들. 겁에 질려 달아나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되는 거리

독천존; (죽일...) 이를 부득 갈고

독천존; (구룡짐독에 비하면 망산쌍독이 훔쳐간 실혼고는 문제도 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어도 구룡짐독을 회수해야만 한다. 자칫하다가는 금릉의 모든 인간이 죽을 수도 있으니...> 길 중간에 혼자 남아서 벌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것을 보는 독천존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7>

빈민가가 내려다보이는 곳의 폐가. 청풍이 흑건회의 똘마니들을 소집했던 그곳. 건물 입구에 분이가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고.

분이; (청풍오빠가 돌아오는 게 너무 늦어!) 초조 손 마주 잡고 문지르고

분이; (우리에게는 먼저 이곳에 와서 기다리라고 했는데...) (설마 잘못 되어서 독천존에게 붙잡힌 건 아니겠지?) 울상

건물 내부. 열린 문을 통해서 그런 분이 뒷모습을 보는 정칠과 철두. 두 놈은 건물 안쪽 중앙에 놓인 낡은 탁자 주변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땅콩을 먹으며 보고 있다. 탁자는 3미터쯤 길이에 폭은 1미터쯤의 길쭉한 형태. 정칠과 철두가 먹는 땅콩은 탁자에 놓인, 입구가 벌려진 주머니에 들어있다.

정칠; [분이 저것이 아주 애가 타들어가는구만.] 땅콩 까 먹으며 문 밖의 분이를 보고

오만상 쓰며 문 밖의 분이를 보는 철두.

정칠; [하긴 짝사랑하는 낭군께서 무림칠대고수중 한명의 주머니를 털겠다고 나섰는데 태연할 수는 없겠지.] 눈치 없이 히죽 거리고.

<낭군!> 눈 부릅. 얼굴이 험악해지는 철두

정칠; [청풍이 놈은 좋겠다. 벌써 자길 하늘처럼 떠받들어 주는 계집도 있고...] 말하다가

움찔! 하며 곁눈질로 철두를 보는 정칠. 철두가 정칠을 노려보고 있다

정칠; [뭐 낭... 낭군까진 아니지. 분이 나이가 아직은 낭군 어쩌고 할 정도는 아니니...] 억지로 웃고

정칠; [걸음마 할 때부터 함께 자란 동네 오빠인데 걱정이 되는 건 당연한 거 아니겠냐?] 철두에게 눈치 보며 말하고

철두; [흥...] 코웃음 치며 다시 땅콩을 먹고.

정칠; (하여간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꽁하긴...) 흘겨보고. 철두는 땅콩을 씹어대면서 문 밖의 분이에게 시선을 돌리고

정칠; (하지만 일찌감치 꿈을 깨는 게 좋을 거다.) (철두 네놈이 아무리 발버둥 쳐봤자 분이는 청풍이 여자가 될 수밖에 없으니까.) 분이를 보며 복잡한 표정 짓는 철두를 훔쳐보면서

정칠; (용모, 배경, 능력, 그 모든 걸 따져 봐도 네놈이 청풍이를 이길 가능성은 없다.)

정칠; (여자들이 남자의 어떤 면에 끌리는지는 계집 장사하는 아비 밑에서 자란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난 일찌감치 분이에 대한 헛된 생각을 포기할 수 있었다.)

정칠; (청풍이 놈은 애초부터 철두 네놈이나 나는 상대할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생각할 때

[오빠!] 밖에서 들리는 외침. 흠칫! 하며 밖을 보는 정칠과 철두

분이; [오빠! 무사한 거야?] 외치며 아래쪽으로 달려 내려간다.

정칠; [청풍이가 오고 있는 모양이다.] 일어나고

정칠; [그렇다는 건 독천존의 주머니를 터는데 성공했을 수도 있다는 건데...] 흥분하며 입구로 가고

정칠; [만일 사실이라면 도둑들의 세계가 발칵 뒤집힐 엄청난 사건이 일어난 거다.] 입구로 가고.

철두; (제길...) 이를 악물며 주먹 불끈

입구에 멈춰서는 정칠

마을 쪽에서 청풍이 걸어 올라오는데 분이가 발개진 얼굴로 그런 청풍의 팔을 끌어안고 함께 걸어 올라오고 있다. 청풍의 양손에는 크고 작은 주머니가 들려있다. 독천존에게서 훔친 돈주머니와 살천독낭이다.

살천독낭 크로즈 업

정칠; [청풍이가 오는데 빈손이 아니다.] 입구에 서서 건물 안의 철두에게 말하고

정칠; [저 괴물새끼, 정말 무림칠대고수중 한명인 독천존의 주머니를 턴 것같다.] 흥분하고.

건물 안의 철두의 표정이 안 좋아지고. 그때

청풍; [주변에 기웃거리는 것들 없었냐?] 입구로 다가오며 묻고

정칠; [꼬맹이들 몇이 놀고 있길래 엉덩이 걷어차서 쫓아 보냈다.] 옆으로 물러서며 말하고

청풍; [잘 했다.] 안으로 들어가고. 분이도 따라 들어가고

건물 안쪽에서는 철두가 탁자에서 일어나며 땅콩 봉지를 치운다. 안으로 들어오는 청풍과 분이. 정칠이 뒤따라 들어오고

정칠; [정말... 청풍 너 정말 독천존의 주머니를 턴 거냐?] 청풍이 들고 있는 주머니들을 보며 흥분하고

청풍; [너희들은 이걸 살펴봐라.] 툭! 돈주머니를 길쭉한 탁자 한쪽에 던지고. 철두가 있는 쪽이다

정칠; [전낭이로구만.] 신이 나서 그쪽으로 가고. 철두는 뚱한 표정으로 다시 의자에 앉고

그 사이에 청풍과 분이는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는다. 청풍은 가죽 주머니를 탁자 위에 내려놓고

정칠; [이게 바로 우내칠절중 독절로 불리는 독천존의 돈주머니란 말이지?] 흥분하며 전낭을 거꾸로 쏟는 정칠. 그러자

쨍그렁. 투둑! 거꾸로 뒤집어진 돈주머니에서 쏟아지는 내용물들. 동전과 은자들과 종이 돈인 은표 여러 장등이 주머니에서 쏟아져 나온다. 양은 그리 많지 않다.

정칠; [뭐야?] 돈주머니를 내려놓으면서 좀 실망하고. 철두도 마주 앉아서 보고

정칠; [적지 않은 액수긴 하지만 기대했던 것보다는 많지 않네.] [은자와 은표등을 전부 합치면 천 냥쯤 되려나?] 주머니를 옆으로 치우고

철두; [이 정도만으로도 많이 갖고 다닌다고 봐야한다.] 은표들을 모아서 집어들고

철두; [무림칠대고수에 드는 인물인데 어디를 간들 대접을 안 받겠냐?] 은표를 세면서

정칠; [하긴...] 은자와 동전을 세고

정칠; [독천존에게 잘 보이려고 대접하려는 인간들이 줄을 설 테지.] 은자와 동전을 세어서 한쪽에 쌓으며 옆을 보고

탁자의 다른 쪽 끝에서는 청풍이 주머니를 열어놓고 조심스럽게 내용물들을 꺼내고 있다. 작은 주머니들도 있지만 도자기와 유리로 만든 병들이 대부분이다. 그걸 주머니에서 꺼내 탁자에 내려놓고

정칠; [그 주머니에는 뭐가 들었냐?] 돈을 세면서 옆을 보며 말하고.

대답하지 않고 물건들을 조심스럽게 꺼내놓는 청풍.

정칠; (저 새끼가 또 내 말을 씹네.) 눈 흘기고

청풍; [독천존은 독을 쓰는 데 있어서 천하제일인 인물이다.] [내가 꺼내놓는 병과 주머니에는 위험한 게 들어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건드리지 마라.] 병과 작은 주머니들을 꺼내놓으며 분이에게 말하고

분이; [응...] 고개 끄덕이며 보고. 그때

슥! 다시 청풍의 손이 주머니에서 꺼낸 것은 은으로 만든 상자다. 가로 세로 15센티쯤 되는 정육면체 상자로 윗부분에 뚜껑이 달려있다.

청풍; (은으로 만든 상자인데 제법 묵직하다.) 손으로 가늠하고

분이; [예쁜 상자잖아.] 눈 반짝이고

분이; [무어가 들었는지 열어봐 오빠.] 몸을 앞으로 숙이며 재촉하고

청풍; (뚜껑이 밀봉되어 있지 않는 걸 보면 내용물이 위험한 것을 아닐 것이다.) 딸칵! 조심스럽게 상자의 뚜껑을 열고

쿵! 상자 안에 들어있는 것은 작은 향로다. 금빛으로 빛나며 전체에 아주 정교한 용의 형상이 빼곡하게 새겨진 향로인데 뚜껑이 덮여있다. 뚜껑에는 구멍이 나있지 않아서 완전히 밀폐된 모습인데 중앙에 용의 머리 형상의 손잡이가 달려있다.

분이; [향로네!] 눈 반짝

청풍; (상당히 두꺼운 은제 상자에 넣어둔 걸 보면 평범한 물건은 아니다.) 조심스럽게 향로를 상자 안에서 꺼내는 청풍

분이; [온고당에서 골동품 향로들을 여러 개 봤지만 이렇게 예쁜 향로는 처음이야.] 청풍이 향로를 꺼내 탁자에 올려놓고 살피는 모습을 보면서 흥분한 표정. 두팔을 팔짝 낀 채 탁자에 올려놓는 자세로 몸은 앞으로 숙이면서.

청풍; (재질은 금... 전체에 아주 정교한 용의 형상이 새겨져 있다.) 향로를 요리조리 돌리면서 자세히 살펴보고.

청풍; (모두 아홉 마리인 이 용 조각들...) 자세히 들여다 보고

<용의 형상이 전부 연결되어 있으며 깊은 현기(玄機)를 품고 있다.> 향로를 장식하고 있는 용들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아무래도 단순한 장식으로 새겨놓은 조각은 아닌 것같다.) 생각할 때

분이; [용도가 뭔 거 같애?] 건너편에서 묻고

청풍; (조금만 더 살펴보면 용의 조각들에 숨겨진 비밀을 전부 알아낼 수 있었을 텐데...) + [글쎄다.] 향로를 눈에서 좀 떨어트리고

청풍; [연기가 나오는 구멍이 뚫려있지 않은 것을 보면 실제로 향을 태우는데 쓰는 향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왼손으로 향로의 몸통을 잡고 오른손의 검지와 엄지로 향로 뚜껑의 중앙에 달린 용 머리 모양의 돌출 부분을 잡고. 이어

조심스럽게 향로의 뚜껑을 열어보려는 청풍. 하지만

청풍; (뚜껑이 움직이지 않는다.) 청풍의 손이 힘을 써도 움직이지 않는 뚜껑

청풍; (분명 몸통과 뚜껑이 일체형은 아니다. 그렇다고 잠금 장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건 마치...) 눈 번뜩

청풍; (자석의 서로 다른 극끼리 끌어당기는 것처럼 뚜껑과 몸통이 단단하게 붙어있다.) 힘을 줘서 뚜껑을 열어보려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뚜껑

분이; [안 열려?]

청풍; [꿈쩍도 않는다.] 향로 뚜껑에서 손을 떼고

청풍; (단단히 밀봉을 해놓은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더 이상 건드리지 않는 게 좋겠다.) 달칵! 향로를 탁자에 내려놓고.

분이; [안에 뭐가 들었을지 정말 궁금하네.] 청풍이 탁자 중앙에 내려놓은 향로를 들여다보고

청풍; (저 향로 말고 독천존을 상징하는 물건이 들어있으면 좋겠는데...) 다시 주머니 안쪽에 손을 넣으며 생각하고

청풍; (그래야 내가 독천존을 털었다는 증거가 되어 도척제전에서 도수로 인정받을 수 있으니...) 슥!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고

다시 꺼낸 청풍의 손에는 길쭉한 영패가 들려있다. 전체에 각가지 독충과 뱀등이 새겨져 있고. 그 중간에 <毒宗之令>이라는 글이 적혀있다.

청풍; (찾았다!) 흥분하고

청풍; (독종지령(毒宗之令)!) (이건 독천존이 무림에서 독을 쓰는 모든 문파와 가문의 수장임을 상징하는 영패다.) 영패를 두 손에 들어 살피며 흥분하고. 그 배경으로 분이가 향로에 조심스럽게 손을 뻗히고 있다

분이; (정말 예뻐!) 떨리는 손으로 향로를 쥐고

분이; (온고당에서 수많은 골동품을 봤지만 이 향로만큼 정교하고 예쁜 물건은 본 기억이 없어!) 두손으로 향로를 들고 살피며 흥분하고. 청풍은 독종지령을 살피느라 신경을 쓰지 못하고. 철두와 정칠은 여전히 돈을 세고 있는 중이다.

분이; (뚜껑이 안 열린다고 했는데...) 오른손으로 향로의 뚜껑을 잡고. 헌데

달칵! 그대로 열려버리는 뚜껑.

분이; [어머나!] 열린 뚜껑을 들고 깜짝 놀라고. 이하 장면에서 분이는 끝까지 향로의 뚜껑을 들고 있다

청풍; (드디어 해냈다!) 독종지령을 살피며 흥분. 너무 흥분해서 분이가 향로의 뚜껑을 연 것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청풍; (이 독종지령이 내가 우내칠절중 독절(毒絶) 독천존을 털었음을 증명해줄 것이다.)

청풍; (그럼 올해 벌어지는 도척제전에서 우승하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고...) 흥분할 때. + 분이; [오... 오빠!] 앞에서 겁에 질려 떨리는 음성으로 말하고

흠칫! 고개 들어 보는 청풍. 옆의 철두와 정칠이도 돌아보는데

분이; [내... 내가 그만 향로의 뚜껑을 열어버렸어.] 왼손으로는 탁자에 얹어놓은 향로를 쥐고 오른손으로는 향로의 뚜껑을 든 채 어색하게 말하고

청풍; (안돼!) + [닫아라! 빨리!] 다급히 독종지령을 내려놓으며 외치고

분이; [미... 미안해!] 딸칵! 기겁하며 다시 뚜껑을 닫으려 하지만. 직후

펑! 향로 안에서 검은색의 콜타르 같은 것이 분수처럼 높이 치솟으며 닫히려던 뚜껑을 밀쳐버린다.

분이; [엄마야!] 콰당탕! 깜짝 놀라 비명 지르며 뒤로 넘어지고. 그 앞에서 눈 부릅뜬 채 반쯤 일어난 청풍.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고. 두 사람 사이에서는 향로에서 치솟은 콜타르 같이 검고 진득한 것이 천장을 향해 기둥을 이루며 치솟고 있다. 그 검고 끈적이는 기둥은 위로 올라가면서 굵어진다

[억!] [뭐야 저거...] 철두와 정칠도 기겁하며 벌떡 일어나고.

분이; [악!] 콰당탕! 뚜껑만 든 채 뒤로 발라당 넘어지는 분이. 의자와 함께. 그 직후

화악! 분수처럼 치솟은 검은 기운은 허공에서 이리저리 갈라지며 옆으로 퍼진다. 모두 아홉 갈래로 갈라지는데

쿵! 아홉 갈래로 갈라진 콜타르 같은 검은 기둥의 윗 부분은 아홉 마리의 새카만 용으로 변해서 허공에서 꿈틀대기 시작한다. 그 아홉 마리 검은 용의 꼬리 부분은 배배 꼬인 채로 작은 향로에서 완전히 빠져나오고 있고. 마치 알라딘의 마술램프에서 지니가 치솟은 듯한 형상

청풍; (저 검은 기운은 독일 것이다!) + [전부 숨을 멈춰라!] 팟! 탁자에서 뒤로 물러서며 외치고

[힉!] [흡!] 텁! 턱! 발라당 나뒹군 분이와 철두, 정칠은 다급히 손으로 입과 코를 감싼다. 철두와 정칠은 뒤로 물러서면서. 그때

번쩍! 번쩍! 아홉 마리의 시커먼 용들이 눈을 번뜩이며 청풍을 돌아본다.

[!] 위를 올려다보는 청풍의 얼굴 크로즈 업

무어라 외치는 청풍의 입과 코에서 뜨거운 김이 뿜어지는 모습. 용들의 시점

화악! 크왕! 검은색의 용들이 청풍에게 일제히 날아든다

청풍; (위험!) 팟! 두손으로 입과 코를 가리며 급히 몸을 숙이고.

[!] [!] 날아들던 용들이 표적을 잃고 당황하고

화악! 쩍! 간발의 차이로 청풍의 몸 위로 스치고 지나가는 용들. 헌데

퍼억! 푸스스! 청풍을 스치고 지나간 용들이 닿은 건물의 석가래와 벽등이 그대로 재가 되어 흩어진다

<맙소사!> <저 검은 용이 닿은 건 뭐든지 재가 되고 있어!> 분이와 철두, 정칠의 경악

청풍; (정말 독이다!) 한쪽 무릎을 꿇은 자세로 몸을 숙인 채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린 채 경악하고

청풍; (향로에는 지독한 독기가 갇혀 있다가 뚜껑이 열리자 뛰쳐나왔다.)

<용의 형상을 하고 있고 사람의 호흡을 감지하는 걸 보면 단순한 독이 아니라 영성(靈性)까지 지닌 존재일 것이다.> 푸스스! 화악! 쿠오오! 건물 안을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닿은 것은 무엇이든 재로 만들어버리는 아홉 마리의 검은 용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용의 형상들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제 한 아름 가까이 되었고

청풍; <건물 밖으로 빠져 나가라! 절대 숨을 쉬면 안된다.>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소매로 입은 가린 자세로 전음을 보내고

분이; (입으로 말하는 것같지 않은데도 청풍오빠의 말 소리가 들린다.) 입을 가린 채 기어가는 자세로 돌아보고

<역시 청풍 저 새끼는 무공이란 걸 익히고 있었구나!> <어쩐지 완력으로는 어른들조차 압도하는 철두를 꼼짝 못하게 한다 했더니...> 철두와 정칠도 놀라면서도 청풍을 곁눈질하며 입구쪽으로 기어가고. 한손으로는 입과 코를 가린 채로. 헌데

번쩍! 번쩍! 천장 근처를 휘돌던 검은 용들의 눈이 번쩍이더니

화악! 크앙! 입구쪽으로 기어가는 분이, 철두, 정칠을 향해 내려 꽂히는 검은 용

청풍; (호흡뿐 아니라 움직임에도 반응한다.) + [움직이지 마라!] 웅크렸던 몸을 벌떡 일으키며 외치고

<엄마야!> <헉!> <힉!> 팟! 팟! 기겁하며 바닥에 납작 엎드리는 분이와 철두와 정칠. 그리고

번쩍! 번쩍! 세 아이를 덮쳐가다가 눈 번뜩이는 용들

화악! 크와아앙! 방향을 홱 틀어서 청풍에게 날아가는 검은 용들

청풍; (내 호흡과 움직임에 반응했다!) 팟! 일어났던 자세로 몸을 통나무처럼 옆으로 쓰러트린다

슈악! 화악! 옆으로 쓰러지는 청풍의 몸 위로 지나치는 검은 용들

팟! 바닥을 짚는 청풍의 한쪽 손

슈욱! 소리없이 갈아 앉듯이 바닥에 눕는 청풍. 쿠쿠쿠! 그 위로 스쳐지나가는 검은 용들

푸스스! 청풍이 걸치고 있던 옷이 재가 되어 흩어지고

크와앙! 카아! 또 실패하자 분노하여 몸부림치는 용들. 급격하게 크기가 커지고 있고

청풍; (생각 했던 대로다.) 바닥에 똑바로 누워서 천장을 보고.

이제 천장을 가득 메운 채 미친 듯이 휘도는 검은 용들. 한 아름은 되게 커졌고. 용들의 몸이 닿은 천장과 석가래, 대들보들이 그대로 재가 되어 흩어지고 있다

<독으로 이루어진 저 아홉 마리의 용은 영성을 지니긴 했어도 직접 대상을 보지는 못한다. 대신 생명 반응에 반응을 하는데... 호흡에 가장 민감하고 움직임도 감지한다.> 콰드득! 퍼석! 몸부림쳐서 이제 지붕을 뚫고 나가기도 하는 검은 용들. 천장과 대들보와 석가래가 요동치는 검은 용에 닿아 재가 되어 흩어지고

퍼퍽! 콰직! 부서진 천장의 파편들이 분이와 철두와 정칠 주위로 떨어진다. 기어가던 자세로 엎드려서 손으로 입을 막고 있는 세 아이들은 공포에 질리고

청풍; (나 혼자라면 여기서 빠져나가는 게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누운 채 고개 돌려 탁자의 다리 사이로 세 아이를 보고

입을 틀어막은 채 공포에 질려 납작 엎드려 있는 분이와 철두와 정칠

청풍; (분이와 철두와 정칠은 검은 용들에게 잡히지 않고 빠져나가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청풍; (설령 이 건물을 빠져나간다 해도 검은 용들이 추격할 게 분명하니 살아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생각하다가 눈을 좀 치뜨고

[끄윽! 끅!] 필사적으로 숨을 참는 분이의 모습

청풍; (분이가 숨을 참는 게 한계에 이른 것같다.)

청풍; (이대로 가면 분이와 두놈은 저 검은 용에게 잡아먹힐 수밖에 없는데...)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하고. 그러다가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향로에 새겨진 용 조각들

청풍; (향로 표면에 새겨진 용 조각들...) 눈 부릅

청풍; (용 조각에 숨겨진 현기는 일종의 내공심법 같기도 했다.) (어쩌면 저 검은 용들을 통제하는 비결일지도 모르고...) 그때

크왕! 콰득! 펑! 퍼펑! 건물의 지붕을 뚫고 올라가며 몸부림치는 검은 용들

그 바람에 건물 지붕의 파편들이 점점 더 많이 건물 안으로 떨어진다. 작은 파편들이 분이와 철두와 정칠을 때리고. 아이들은 파편에 맞아 고통스러우면서도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한다.

 

#28>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청풍; [올해 열리는 도척제전에는 참가하지 않으실 생각이신지요?] 천불투의 얼굴을 살피면서 그림을 완전히 말고

천불투; [왜 그럴 거라 생각하느냐?] 두루마리를 탁자에 내려놓으며

청풍; [삼년전과 달리 준비를 하지 않으시는 것같아서...] 눈치 보며 천불투와 마주 앉고

천불투; [할애비도 이제는 늙었다.] [젊은 것들과 경쟁한 건 힘에 부치는구나.] 한숨

천불투; [게다가 편복귀(蝙蝠鬼)가 최근 대륙전장에서 왕희지(王羲之)의 서첩(書帖)을 훔치는데 성공했다는 소문도 들리는구나.]

청풍; [편복귀라면 할아버지와 함께 오대신투(五大神偸)에 드는 정체불명의 도둑 아닌지요?] 둘둘 만 자신의 그림을 탁자에 얹어놓고

천불투; [지난 십년 사이에 야유신의 아성에 가장 강력하게 도전해오고 있는 젊은 도둑놈이지.] 끄덕

천불투; [그놈이 왕희지가 남긴 몇 권 안되는 서첩중 하나를 손에 넣었다면 맞설 수단이 사실상 없다.] 한숨 쉬고

청풍; (한 달 남짓 밖에 남지 않은 기한 내에 왕희지의 서책보다 귀중한 물건을 손에 넣기는 쉽지 않겠지.) 끄덕이고

천불투; [이번에는 건너뛰고... 삼년 후에 열리는 차기 도척제전에 청풍이 네가 할애비 대신 참가하도록 해라.]

청풍; [도척제전에서 우승하면 도수의 상징으로 흑령장(黑靈掌)이란 장갑(掌匣)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진지하게

천불투; [지난 이십여년간은 야유신이 흑령장을 독점해왔지.] 끄덕

청풍; [그 흑령장에 어떤 소원이라도 들어주는 신통력(神通力)이 깃들어 있다는 소문이 사실인가요?]

천불투; [신통력이라...] 천장을 올려다보고

천불투; [생시의 도척께서는 흑령장을 늘 손에 끼고 계셨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흑령장의 정확한 쓰임새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아내지 못했다.]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모르지만 흑령장은 어떤 힘에도 훼손되지 않아서 손을 보호해주는 도구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흑령장의 모습. 전체가 검고 플라스틱 실로 짠 느낌의 장갑인데 손 등에는 서로 다른 색을 띤 다섯 개의 보석이 박혀있다.

 

천불투; [흑령장이 도둑들의 왕인 도척께서 남기신 유물이다 보니 여러 가지 소문이 생겨났다.] [그 소문들 중 하나가 흑령장에 도척의 혼백이 서려 있어 무슨 소원이든 들어준다는 것이다.]

청풍; [그 소문에 대한 할아버지의 의견은 어떠신지 듣고 싶습니다.]

천불투; [할애비가 알기로는...] 뜸을 들이고

긴장해서 기다리는 청풍.

천불투; [신통력인지 저주인지는 모르겠지만 흑령장에는 그것을 소유한 자의 소원을 들어주는 힘이 깃들어 있다.] 끄덕이고

청풍; (역시!) 억지로 흥분 누르며 주먹 꾸욱 쥐고

천불투; [역대 도수들 중에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이적(異蹟;기이한 행적)을 보인 분들이 계신다.] [아마 그 이적들은 흑령장에 의해서 일어난 것일 게다.]

청풍; [만일... 만일 흑령장의 힘을 빌면 어머니의 시력도 회복시킬 수 있을지요?]

천불투; (그래서 도척제전과 흑령장을 언급했군.) + [세상에는 인간의 지혜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종종 일어나곤 한다.] 끄덕

천불투; [흑령장을 지녔던 역대 도수들의 신변에서 기이한 일들이 일어났던 것도 사실이고...]

청풍; (흑령장의 힘을 빌면 어머니가 다시 앞을 보실 수 있겠구나.) 주먹 꾹

청풍; (기필코 도척제전에 참가하여 우승해야하는 이유가 생겼다.) 결심

천불투; (청풍이가 도수가 될 결심을 했으니 도둑들의 세계에 한바탕 파란이 일겠구나.) 한숨. 그때

[무슨 일이야 철두오빠?] 분이가 외치는 소리가 들려서 돌아보는 청풍과 천불투

분이; [지금 금릉 성내에 있어야하는 거 아니야?] 가게 입구에 선 채 눈을 흘기면서 옆을 보며 말하고. 주변에는 손님들이 골동품을 구경하고 있고

철두; [청풍이 안에 있냐?] 헐떡이며 가게 앞에 나타나는 철두

분이; [있기는 한데... 또 무슨 일 저지른 거야?] 눈 흘기고. 그때

청풍; [첫날인데 벌써 싫증이 난 거냐?] 가게에서 나오는 청풍. 뒤에서는 천불투가 보고 있고. 돌아보는 분이와 철두

청풍; [아니면 또 무슨 말썽이라도 일으킨 거냐?]

철두; [그게 아니고...] 불쾌

철두; [정칠이 놈이 뭔가를 발견했는지 사색이 되어서 널 불러오라고 하더라.]

청풍; [그래?] 눈 번뜩

 

#21>

금릉성 내의 어느 번화가. 넓은 길에 사람들이 북적

어느 상가 건물. 2층짜리 건물인데 폐업한 분위기. 문이 닫혀있다

그 건물 이층의 창문이 약간 열려있고. 한 뼘 쯤 넓이로 살짝 열린 그 창문을 통해서 청풍 일행이 건너편 객잔 이층을 살피고 있다. 맨 아래쪽에는 분이가 두 손으로 턱을 괴고 엎드려서 창틀에 얼굴을 댄 채 밖을 보고 있다. 엎드려 있는 분이의 좌우에 웅크린 채 밖을 보는 철두와 정칠. 철두가 정칠 위쪽에서 얼굴을 내밀며 밖을 살피고 있다. 철두 뒤에는 청풍이 창문 옆에 기대 서서 작은 수첩을 보고 있다.

철두; [저 늙은이가 정말 그 노독물(老毒物) 맞냐?] 정칠과 함께 창문 밖을 보며 정칠에게 묻고. 긴장한 표정이고

정칠; [틀림없대도 그런다!] 철두에게 눈 흘기고

정칠; [금릉 일대에서 나 정칠만큼 눈썰미 좋은 인간 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래!] 뻐기고

분이; [청풍 오빠가 있잖아.] 턱을 괸 채 창문 밖을 보며 뜬금없이 말하고

정칠; [뭐?] 분이를 내려다보고. 철두도 내려다보고

분이; [언제는 눈썰미 좋기론 청풍 오빠에게 못 당한다더니 이제 와서 딴소리 하는 거야?] 턱을 괴고 누워서 창 밖을 보며 새침하게 말하고

창문 옆에 서서 수첩을 보고 있다가 피식 웃는 청풍

정칠; [그... 그게...] 당황하고

철두; [흐흐흐 역시 뺀질이 정칠을 잡는 건 분이 밖에 없구나.] 철썩! 분이의 엉덩이를 때리며 웃고

분이; [아야!] 펄쩍! 뛰며 일어나 앉고.

수첩 살피다가 찡그리며 돌아보는 청풍. 정칠도 흠칫! 돌아보고

분이; [뭐 하는 짓이야 철두 오빠!] [내 몸에 손대지 말라고 그랬지?] 일어나 앉아서 엉덩이를 만지며 철두를 노려보고

철두; [뭘 새삼스럽게 내외를 하고 그러냐? 어렸을 때는 개울에서 같이 발가벗고 목욕도 하고 그랬으면서...] 음험하게 분이를 훑어보며 히죽 거리고

분이; [어... 어릴 때 얘길 왜 꺼내?] 얼굴 발개져서 청풍의 눈치를 보며 화 내고

분이; [나도 내일 모레면 시집갈 나이인데 무슨 속셈으로 엉큼한 짓을 하는 건데?] 독기 품고 철두에게 대들고. 정칠은 좀 겁 먹어서 분이 눈치를 보고

철두; [야야 무섭게 왜 그래? 장난 좀 친 거 갖고...] 주눅이 들고

분이; [장난?] [다 큰 여자 애 엉덩이에 함부로 손 대는 게 장난이야?] 삿대질. + 철두; [어쭈! 분이 너 이러다 내 눈깔 찌르겠다.] 분이가 앙칼지게 대들자 철두도 좀 화가 난 표정. 그때

청풍; [사과해라 철두야.] 수첩에서 눈 떼며 끼어들고.

움찔! 하며 돌아보는 철두와 얼굴 발개져 좋아라 하는 분이

청풍; [분이도 이제 마냥 어린 애가 아니다. 친한 사이지만 지킬 건 지켜야 되는 거다.] 눈을 가늘게 뜨며 철두를 내려다보고. 음산한 분위기. 그러자

철두; (젠장...) + [미... 미안하다.] 마지 못해 분이에게 고개 숙이고

철두; [앞으로 조심할 테니 화 풀어라.] 억지로 웃으며 굽신

분이; [좋아! 청풍오빠 얼굴을 봐서 이번 한번만 용서해줄게.] 샐쭉하며 고개 돌리고

철두; [고... 고맙다.] 억지로 웃고. 정칠도 안도하고

분이; [흥!] 코웃음. 고개 홱 돌리고.

철두; (망할 년...) 실룩. 정칠은 그런 철두의 눈치를 보고. 분위기 싸해지고. 그때

청풍; [그 노독물, 아직 객잔에 있냐?] 정칠에게 물으면서 창문 틈으로 밖을 보고. 분위기 전환

정칠; [어!] 퍼뜩 정신 차리고

정칠; [반주까지 곁들여서 밥을 먹는 덕분에 아직 활래객잔(活來客棧)에 머물고 있다.] 문 틈으로 건너편의 객잔을 보며 말하고

청풍; [정말 그 노독물인지 내가 확인해보겠다.] 창문 열린 틈으로 조심스럽게 건너편을 보고

20미터쯤 거리를 둔 건너편의 건물. 화려한 객잔이다. 일층 입구에 <活來客棧>이라는 현판이 걸려있고 많은 사람들이 드나든다. 일층과 이층은 식당인데

청풍 일행이 숨어있는 상가 맞은편인 활래객잔의 2층 식당. 창문이 열려있어 내부가 보인다. 사람들이 북적. 그 2층 창가에 한명의 노인이 앉아서 혼자 밥과 술을 먹고 있다. <건곤일척 자료집 제10페이지>의 <독절> 캐릭터인데 나이를 좀 더 들어보이게 묘사. 이름은 독천존 서래음. 당금 무림의 칠대고수중 한명. 독공의 고수고 대머리다. 얼굴을 제외한 몸을 가리고 다니는 것은 독기가 뿜어져 나가는 걸 막기 위해서고

정칠; [어때? 저 늙은이가 당금 무림의 최고고수들인 우내칠절(宇內七絶)중 독절(毒絶)로 불리는 독천존(毒天尊) 서래음(西來音) 맞지?] 흥분해서 청풍에게 묻고

청풍; [독천존 서래음...] 창문 틈으로 건너편을 보고

청풍; [못 다루는 독이 없고 누구든 독살 시킬 수 있다는 독문제일인(毒門第一人)...] 다시 손에 든 수첩으로 시선을 내리고. 수첩에는 사람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는데 바로 독천존 서래음이다. 하지만 아직 자세히는 보여주지 말고.

청풍; [양상군자들의 연맹인 도척총림(盜跖叢林)에서는 작업할 때 주의해야할 고수들의 용모파기(容貌把記)를 배포하고 있는데...] 수첩의 그림을 들어서 건너편 객잔의 독천존과 비교한다

청풍; [일치한다!] 수첩을 들어서 보며 눈 번뜩이고

청풍; [저 늙은이는 틀림없는 독천존 서래음이다!] 쿵! 수첩의 그림과 약간 옆모습의 독천존의 모습을 함께 보여준다. 청풍이 수첩을 들어서 독천존의 얼굴과 비교하는 모습이고.

정칠; [아싸!] 주먹 불끈 좋아하고. 직후

[!] 무언가 느끼는 청풍.

정칠; [무림칠대고수(武林七大高手)중 한명인 독천존이 금릉에 나타난 걸 나 정칠이가 제일 먼저 알아낸 셈...] 퍽! 신나서 말하던 정칠의 어깨를 발로 걷어차며 자신도 문 옆으로 숨는 청풍

정칠; [아이쿠!] 콰당탕! 청풍의 발에 채여서 옆으로 나뒹굴고. 깜짝 놀라며 그걸 보는 분이와 철두

정칠; [청풍, 너 이 새끼...] 화나서 벌떡 일어나다가

손가락 하나를 세워 입을 가리며 창문 옆으로 숨어서 곁눈질로 창문 밖을 보는 청풍

[!] 텁! 무언가 알아차리고 급히 손으로 입을 가리는 정칠

휘릭! 털썩! 분이와 철두도 급히 창문 열린 틈으로 모습이 보이지 않게 좌우로 주저앉고 굴러서 피하고

창문 안쪽에 숨어서 창문이 열린 쪽으로 시선 주는 청풍. 창문 열린 틈으로 보이는 건너편 객잔의 모습. 밥 먹던 독천존이 고개 돌려서 청풍 일행이 숨어있는 건물 쪽을 보고 있다.

<들... 들켰어!> <우리가 숨어서 보고 있는 걸 알아차렸어!> 청풍을 제외한 아이들 겁에 질리고

청풍; (이 건물에서 활래객잔까지의 거리는 대략 칠장(七丈;21미터) 정도...) 곁눈질로 창문 열린 틈을 보며 생각

청풍; (비록 시장통이라 소란스럽긴 해도 독천존 정도의 고수라면 우리들의 대화를 걸러서 듣는 게 가능했을 것이다.) 슥! 말하면서 옆으로 걸어 창문 반대쪽의 계단을 향해 가고

다른 아이들도 겁에 질려 엉금엉금 기며 따라가고

청풍;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조심해야만 한다.) 눈 번뜩이며 계단을 내려간다. 다른 아이들도 창문쪽을 곁눈질하며 청풍을 따라가고

 

#22>

활래객잔의 2층. 독천존이 젓가락질을 멈춘 채 건너편 건물을 보고 있다

그 상가의 2층 창문들 중 하나가 조금 열려있는 게 보이고

독천존; [별일도 다 있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노부에게 관심을 보이다니...]

독천존; [나 서래음의 인기가 이렇게 광범위했던가?] 피식! 웃으며 다시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들고

독천존; (나이 든 인간들도 아니고 어린놈들이 노부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게 좀 마음에 걸리는군.) 음식을 입에 넣고

<딱히 신경 쓸 일이 아니긴 하지. 어쩌면 두 번 다시 금릉에는 들리지 않을지도 모르니...> 술을 마시는 독천존의 모습 배경으로 독천존의 생각

 

#23>

뒷골목. 대로변 상가들과 그 뒤쪽의 건물들 사이로 좁은 골목이 있고. 사람들이 드문드문 지나다닌다.

어느 건물의 문을 열고 나오는 청풍.

그런 청풍의 뒤를 따라 나오는 겁 먹은 다른 아이들

청풍; (위험하고 실패할 가능성도 있지만 시도해 봐야한다.) 뒷골목으로 나오며 강렬한 표정

청풍; (무림칠대고수중 한명인 독천존의 주머니를 터는데 성공하기만 하면 도척제전에서의 우승은 따놓은 당상이다!)

청풍; (편복귀가 손에 넣은 왕희지의 서첩은 물론이고 야유귀가 내놓을 어떤 장물에도 지지 않을 테니...)

청풍; (그래서 도척이 남긴 흑령장을 차지하기만 하면...)

<흑령장의 신통력을 빌어 어머니의 시력을 회복시켜드릴 수가 있을 것이다!> 온유향이 잠든 채 울며 잠꼬대 하던 장면을 배경으로 청풍의 결심

 

#24>

활래객잔에서 나오는 독천존. [안녕히 가십쇼! 또 들러주십쇼!] 점소이가 뒤에서 인사하고.

독천존; (망산쌍독!) (그 죽일 놈들은 분명 금릉 일원에 숨어있다.) 사람들 북적이는 거리로 나서고

독천존; (감히 노부가 집을 비운 사이 숨어들어 실혼고(失魂膏)를 훔쳐가?) 거리를 걸어가며 눈에서 살기를 뿜어내고

앞쪽에서 다가오다가 겁에 질려 피해가는 사람들

독천존; (노부에게 죄를 지은 자의 말로가 어떤 것인지를 몸으로 깨닫게 해주마.) 음산하게 웃고. 직후

움찔! 눈 치뜨며 무언가를 느끼는 독천존.

슈우! 독천존의 몸 주위로 무언가 흐르는 분위기

독천존; (뭔가?) 멈춰서며 주변을 두리번

독천존; (불쾌하고 섬뜩한 기분이 느껴졌었는데... 마치 숲속에서 무방비 상태로 맹수와 마주 친 듯한...) 눈 부릅뜬 독천존의 뒤에서 두눈을 강렬하게 번뜩이는 호랑이가 덮치려는 듯한 형상이 떠오르고

독천존; (이런 느낌을 전에도 한번 경험했던 적이 있다.) 침 꿀꺽 삼키고. 멈춰선 채

 

<사자천존 초패강! 그를 처음 보고 압도당했을 때도 지금처럼 온몸에 소름이 돋았었다.> 단상에 서서 내려다보며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는 이십대 중반쯤의 사자천존 초패강의 모습. 단상 아래에 서서 그런 사자천존을 올려다보며 전율하던 독천존의 모습. 당시의 독천존은 오십살 정도의 중년인이었다. 독천존 주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무릎을 꿇은 채 사자천존의 눈치를 보고 있다. 서있는 사람은 독천존 뿐이고

 

독천존; (십오년전부터 무림을 지배해오고 있는 천강마존 섭장천도 노부를 긴장하게 할지언정 압도하진 못했었거늘...)

독천존; (설마 이 근처에 사자천존에 필적하는 존재가 있단 말인가?) 주변을 급히 둘러보고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 겁을 먹고 독천존을 피해가고

자기가 온 쪽을 돌아보는 독천존

다가오는 사람들은 놀라서 움찔 거리고. 지나친 사람들은 뒷모습이 보인다. 직후

뒷모습을 보이며 멀어지는 사람들 사이로 누군가의 뒷모습이 보인다. 바로 청풍이지만 뒷모습이라 얼굴은 안보이고. 청풍의 키는 아직 그리 크지 않아서 사람들 사이에 파묻혀 보인다.

독천존; (찾았다!) 눈 부릅

<노부 독천존을 전율하게 만든 장본인은 저놈이다.> 확 크로즈 업 되는 청풍의 뒷모습. 주변 사람들은 모호하게 묘사하고 청풍의 뒷모습만 뚜렷하게 보여주고

독천존; (뒷모습을 보면 아직 어린 놈인데... 누군지 확인해봐야만 한다.) 슈욱! 그림자처럼 변해서 청풍을 향해 쇄도한다. 아주 빨라서 주변 사람들은 멈춰서있는 것처럼 보인다

[!] 고개 약간만 돌려서 뒤를 보는 청풍.

화악! 정지 모션인 사람들 사이로 확 다가오며 청풍을 향해 손을 길게 내미는 독천존. 마치 팔이 쭉 늘어나는 것같고

독천존; (잡았다!) 바람처럼 청풍에게 다가오며 손을 쭉 내밀고.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 정지 모션이고

독천존; (얼굴을 보자!) 청풍의 어깨를 잡으려는 독천존의 길게 늘어난 팔과 손. 하지만

흔들! 멈춰선 사람들 사이에서 청풍의 모습이 좌우로 흔들리더니

콱! 허공을 헛짚는 독천존의 손.

<놓쳤다!> 길게 늘어난 팔 끝의 손을 움켜쥐며 눈 부릅 뜨는 독천존. 주변 사람들은 아직 정지 모션이고

독천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노부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는 게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스팟! 급정거하며 주변을 홱 돌아보고

화악! 그 바람에 주변에 돌풍이 일어나고. [헉!] [꺄악!] 정지 모션이 풀리면서 비명 지르는 독천존 주변의 사람들. 그들의 옷자락이 돌풍에 흩날린다.

[저... 저 늙은이가 언제 여기에...] [히익!] [귀... 귀신이다!] 쿠오오! 멈춰선 독천존 주변으로 돌풍이 일어나고. 그 바람에 비틀거리거나 주저앉으며 비명 지르는 사람들. 모든 사람들이 겁에 질려 독천존을 보지만

독천존; (분명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빠져나갔다.) 사람들 반응 상관하지 않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독천존

독천존; (이런 경신술과 보법은 도둑들의 왕인 야유신 정도만이 구사할 수 있을 텐데...) 겁에 질려 물러서거나 도망치는 사람들 사이에 서서 찡그리고. 그러다가

<도둑들의 왕 야유신!> 눈 부릅뜨는 독천존

독천존; (설마...) 급히 자기 품 속에 손을 넣어 뒤지고.

독천존; (없다!) 경악하고

독천존; (전낭(錢囊)을 비롯하여 온갖 극독이 들어있는 살천독낭(殺天毒囊)이 사라졌다.) 이를 악물고

독천존; (전낭이야 그렇다 쳐도 살천독낭을 이대로 잃어버리면 세상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된다.) 심각하게 굳어지는 얼굴

독천존; (특히 살천독낭 안에 든 구룡짐독(九龍鴆毒)은 통제에서 벗어날 경우 수십만명을 죽일 수도 있다.) 삐익! 손가락을 입에 넣고 휘파람을 불고.

 

#25>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8>

문을 등 뒤로 닫고 안채로 들어서는 청풍. 불이 밝혀져 있지 않아 어둡다.

가게 안쪽의 안채에는 작은 마당이 있고 마당 중앙에는 우물이 있다. 우물이 있는 좁은 마당을 가운데 두고 세 채의 건물이 ㄷ자 형태로 세워져 있다. 청풍이 닫고 들어온 문 정면에는 서재가 있다. 문이 열려있는 서재는 그리 넓지 않지만 삼면으로 수많은 책들이 빼곡하게 채워진 책꽂이가 들어차 있다. 중앙에는 상당히 큰 책상과 의자가 있고. 책상 위에는 책과 문방사우등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 서재 좌우에는 문이 닫혀있는 방과 부엌이 있다.

부엌이 있는 쪽 건물의 방으로 가는 청풍.

달칵!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들어가는 청풍.

어둑한 방안. 여자의 방이다. 옷장과 침대. 화장대, 침대 옆에는 작은 탁자와 의자도 있고. 침대에는 온유향이 잠들어 있다.

문을 닫고 조심스럽게 침대로 가는 청풍

청풍; (어머니...) 잠이 든 온유향을 내려다보고

눈을 감고 잠이 든 온유향의 얼굴 크로즈 업. 눈꼬리로 눈물이 좀 맺혀있다.

청풍; (또 무슨 슬픈 꿈을 꾸고 계시는 것일까?) 한숨 쉬며 침대 옆의 의자에 앉고

청풍; (할아버지도 그렇고... 어머니도 내 출신 내력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계신다.) 온유향을 내려다보며

청풍; (그 때문에 난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고 자라왔다. 성이 장(張)씨라는 것 외에는...)

청풍; (아버지와 관련하여 말 못할 사연이 있을 테고...) (어머니가 시력을 잃으신 것도, 늘 비탄에 잠겨계신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청풍; (대체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을까?) 소매 끝으로 조심스럽게 온유향의 눈 꼬리로 흐르는 눈물 닦아주고. 직후

온유향; [끄윽! 끅!] 혀 짧은 소리고 잠꼬대를 하면서 우는 온유향.

흠칫! 하며 귀를 기울이는 청풍

온유향; <안돼요 상공! 제발 그러시면 안돼요!> 끄윽! 끅! 혀 짧은 소리를 내는 배경으로 온유향의 말이 전음으로 들리고

온유향; <어쩌자고... 어쩌자고 이렇게 크나큰 죄를 지으시는 건가요?> 이불 밖으로 나온 온유향의 손 하나가 이불을 움켜쥔다

청풍; (가엾은 어머니...) (또 악몽을 꾸고 계신다.) 한숨 쉬며 두손으로 온유향의 이불 움 켜쥔 손을 감싸잡고

<빨리 자라고 강해져서 어머니를 이 기약없는 비탄에서 구해드려야만 한다.> 두손으로 온유향의 손을 감싸 쥔 채 생각에 잠기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온유향은 잠꼬대하며 울고 있고

 

#19>

여전히 금릉. 낮. 사람들 북적이는 대로. 철두와 정칠이 망산쌍독을 만났던 곳. 오늘도 사람들 북적

정칠; [사과가 맛있어요. 처녀 맛 나는 사괍니다.] 양손에 사과를 들고 외치는 정칠. 정칠 뒤에는 좌판이 벌려져 있고. 정씨 노인이 사과를 닦고 있다. 철두는 그 옆에 뻘쭘한 표정으로 서있고

[처녀 맛 나는 사과?] [망측해라!] 여자들 눈 흘기면서도 얼굴 발개지고. 사내들은 히죽거리고

정칠; [싱싱할 때 사세요. 여자든 사과든 때를 놓치면 맛이 갑니다.] 익살스럽게 호객을 하고. 지나가던 여자들 킥킥 대고. 사내들을 피식 거리고

정칠; [누나! 형님! 이거 한 번 잡숴바!] [누나는 때깔 좋아지고 형님은 물건 실해져!] 신이 나서 지나가는 남녀 커플에게 사과를 들이밀고. 싫지 않은 표정으로 킥킥 대며 피하는 남녀 커플

철두; (정칠 저 새끼...) 쓴웃음. 노인은 고개 설레 젓고

철두; (갈보집 아들 아니랄까봐 호객에는 도가 텄어.) 사람들에게 뭔가 수작을 거는 정칠을 보며

철두; (뭐 갈보들을 파는 것과 사과 파는 게 다를 것도 없지. 물 좋을 때 팔아야 제값을 받는 건 똑같으니...) 쓴웃음

철두; (정칠이 놈이야 어딜 내놔도 제 밥값은 벌 놈인데... 문제는 나다.) 한숨 쉬고. 그런 철두를 지나가며 힐끔 거리는 여자들

철두; (이 뻘줌한 짓을 한 달이나 계속해야한다니... 아주 죽을 맛이구만.) 여자들의 시선을 피하며 오만상을 쓰고. 그때

호객하던 정칠이 흠칫! 하며 누군가를 돌아본다. 두건을 쓴 노인이 옆을 지나가고 있고.

철두; (생각 같아서는 다 때려 치고 싶다만... 그랬다가는 청풍이 새끼가 지랄지랄 할 게 뻔하니 그럴 수도 없고...) 한숨 푹 쉬고. 그런 철두를 흘겨보는 노인

노인; [창피하면 그만 가봐.] 사과 닦으며 퉁명스럽게 말하고. 흠칫! 하며 돌아보는 철두

노인; [백정 같이 생긴 놈이 옆에 서있으니 될 장사도 안돼!] [성의를 보인 걸로 됐으니 돌아가.] 다시 사과를 닦으며

철두; [됐수다.] 퉁명스레 말하고

철두;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할배는 신경 끄슈.] 괜히 좌판의 사과를 뒤적이고

정칠; (맙소사! 저 늙은이는...) 누군가를 보며 공포에 질린 표정이 되고

노인; [퍽이나 좋아서 하는 일이겠다 이놈아.] [마지못해 자리 지키고 있는 게 훤히 보이는데...] 정칠이 상황은 모르고 코웃음 치고

철두; [아 사람이 말 하면 좀 믿어주던가...] 말하다가 흠칫! 하고

철두; (정칠이 놈의 호객이 멈췄다.) 흠칫! 하며 돌아보고. 노인도 정칠이를 보고

정칠이가 사과를 든 채 굳어져서 앞쪽을 보고 있다. 정칠이 보고 있는 쪽에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데. 그 사람들 중에 두건을 뒤집어쓴 음산한 분위기의 인물이 가고 있는 뒷 모습이 보인다.

철두; (이 새끼가 뭘 봤기에 갑자기 얼어붙었지?) + [뭐냐?] 다가가며 묻고

정칠; [으으으!] 겁에 질려 떨고 있고. 앞쪽의 무언가를 보며

철두; [무슨 일인데 개장수 만난 똥개 시늉이냐고?] 정칠 옆에 서서 정칠이 얼굴 살피며 묻고

정칠; [야... 야 빨리 온고당(溫故堂)에 가서 청풍이 불러와라.] 턱! 들고 있던 사과를 철두에게 안기며 말하고. 시선은 앞쪽을 향한 채로

철두; [청풍이 새끼를 불러오라고? 무슨 일인데?] 사과를 받으면서 어리둥절

정칠; [잘 하면 한 달 동안 영감탱이 장사를 돕는 쪽팔리는 짓 하지 않아도 될 일이 생겼다.] 흥분된 표정으로 앞으로 가고. 누군가를 조심스럽게 따라가는 모습이고

철두; [저 새끼가 뭔 소리를 씨부리는 건지 감이 안 오는군.] 찡그리며 돌아서고

철두; (그래도 아주 없는 소리 지어내는 놈은 아니니까 믿어보자.) + [영감, 나 잠깐 집에 좀 다녀오겠수다.] 사과를 좌판에 내려놓고

노인; [잠깐 다녀오지 말고 가서 아주 오지 말어. 네놈들이 바람 잡는다고 안될 장사 잘 되는 거 아니니까.] 뚱하게

철두; [나도 그러고 싶소.] [어쨌든 다녀오겠수다.] 달려간다

노인; [하여간 온고당 조(趙)영감의 손자 청풍이가 난 놈은 난놈이야.] [나이도 많고 덩치도 큰 저 왈짜 놈까지 꼼짝 못하게 만드는 걸 보면...] 사람들 사이로 멀어지는 철두를 힐끔 거리며 중얼거리고

 

#20>

다시 빈민가. 아직 낮이라 시장통에 사람들 북적 대고 있고.

온고당 앞에서는 분이가 손님들을 상대로 흥정하고 있다. 골동품을 구경하는 잘 차려입은 뚱보와 우산을 쓴 기생 분위기의 여자에게 골동품들을 설명하고 있고.

가게 안에서는 청풍이 가게 입구를 등진 채 탁자 앞에 서서 무언가를 그리고 있다. 그 건너편에 앉은 천불투가 차를 마시면서 보고 있고. 청풍은 족자로 만들만한 긴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종이에 그려지는 그림은 눈 덮인 산을 털옷을 입고 비파를 품에 앉은 절세 미녀가 말 위에 옆으로 앉아있는 모습. 말고삐를 야만족 차림에 우락부락한 인상의 사내가 웃으면서 끌고 가고 있고. 그 뒤로 짐을 이고 진 궁녀와 하인들이 걸어서 따라오는 모습이 보인다. 야만족 차림의 군사들도 있는데 궁녀와 하인들 모두 우는 표정이다.

천불투; (불가사의로다.) 그려지는 그림을 보며 끄덕이는 천불투.

<단 한번 본 그림을 저렇게 똑같이 그려내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청풍이 그림 그리고 있는 탁자 위에는 두루마리가 하나 놓여있다. 그때

[물건 보는 눈이 탁월하세요 손님.] 목소리가 들려서 고개 들어 가게 밖을 보는 천불투

분이; [그 옥두꺼비는 남송(南宋)의 휘종(徽宗)이 아끼던 물건이라고 해요.] 분이가 졸부처럼 보이는 뚱보를 상대하고 있다. 화려한 옷을 입은 뚱보가 주먹만한 크기의 옥두꺼비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요리조리 살핀다. 기생같은 분위기의 양산 쓴 여자가 뚱보 옆에서 같이 보고 있고. 지나가던 마을 사람들이 힐끔거린다

뚱보; [오오! 이게 풍류황제(風流皇帝)로 이름난 휘종의 애장품이란 말이지?] 눈이 휘둥그레

분이; [어머나. 남송의 휘종이 풍류황제라 불린다는 것도 아시고...] [손님, 정말 박학다식하시네요.] 놀라며 감탄하는 표정으로 두 손 모으고

뚱보; [어흠! 내가 역사와 예술에 조예가 깊긴 하지.] 으쓱 대고

피식! 웃는 청풍과 천불투. 청풍은 그림을 그리면서 웃고

분이; [그 두꺼비들은 한 쌍이었는데 어제 최상서(崔尙書) 댁의 둘째 공자님께서 한 마리를 업어갔지 뭐에요?] 허풍 떨고

뚱보; [최상서댁의 이(二)공자께서 한 마리를 가져갔다고?] 눈이 휘둥그레지고

분이; [원래는 둘 다 가져가고 싶어 하셨지만 마침 갖고 계신 돈이 얼마 없으시다면서 한 마리만 데려갔어요.]

분이; [조만간 다시 들르셔서 가져간다고 하셨는데 오늘은 아직 안 보이시네요.] 길거리를 살피는 시늉하고. 물론 뻥이다

뚱보; [그... 그래서 이걸 얼마에 팔려고 내놓은 것이냐?] 조바심

분이; [할아버지! 이 옥섬(玉蟾;옥두꺼비) 얼마에 팔까요?] 안쪽에 대고 묻고

손가락 네 개를 펴 보이는 천불투

분이; [사백 냥?] [알았어요.] 큰 소리로 대답하고

<사백 냥!> <가짜 옥돌로 만든 조잡한 두꺼비를...?> 놀라는 청풍과 천불투. 청풍은 그림을 그리면서 놀라고

분이; [주인 할아버지가 사백 냥 말씀하시는데... 에이 기분이다. 백 냥 깎아드릴게요.]

뚱보; [이 귀한 걸 삼백 냥에 주겠다고?] 감격

분이;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사백 냥 중 백 냥쯤은 제게 떨어지는 판매수당이에요.] 뚱보에게 몸을 기울이며 속삭이고

분이; [하지만 손님 인상이 너~무 좋으시고 또 오늘 마수걸이라 남기는 거 없이 드리는 거예요.] 눈웃음을 치며 팔꿈치로 뚱보를 슬쩍 치고

뚱보; [허어! 꼬마 아가씨가 배포도 크고 호탕하구만.] 입이 귀에 걸리며 한손을 품에 넣고

뚱보; [자! 신용도 으뜸인 대륙전장(大陸錢莊)에서 발행한 은표(銀表;지폐)다.] 새장의 큼직한 종이를 내밀고. 종이에는 복잡한 글과 그림이 테두리에 그려져 있고 중앙에 <壹百>이라는 글자가 크게 적혀 있다

분이; [고마워요 손님.] 두손으로 은표를 받으며 간드러지게 웃고

분이; [귀한 옥섬을 손에 넣으셨으니 머잖아 떡두꺼비같은 아드님을 얻으실 거예요.] 기생 같은 여자에게 눈웃음 치며 말하고.

뚱보; [그... 그렇다면야 더 바랄 게 없지.] 헤벌레 하며 기생을 끌어안고. + 기생; [어린 동생이 혀에 꿀을 발랐네.] 기생도 눈 흘기지만 좋아하고.

분이; [또 들려주세요.] 끌어안고 가게 앞을 떠나는 뚱보와 기생의 뒤에 대고 허리 숙이며 간드러지게 인사하고. 이어

분이; [할아버지!] 돌아서고

분이; [분이가 오늘도 한 건 했어요.] 신이 나서 가게로 들어오고. 지폐를 흔들면서

천불투; [장사 수완이 좋은 건지 사기를 잘 치는 건지 갈피를 못 잡겠구나.] 고개 설레 젓고. 청풍은 신경 쓰지 않고 그림을 그리는데 열중하고 있고

천불투; [네 냥에 팔아도 남는 조잡한 옥섬을 삼백 냥에 파는 건 지나치지 않느냐?] 한숨 쉬고

분이; [뭐 어때요?] 청풍이 그리는 그림을 힐끔 보며

분이; [골동품이란 게 원래 정해진 가격이 없는 거잖아요.] [아까 그 손님에게는 옥섬이 삼백 냥 이상의 값어치를 할 걸요?] 두손으로 지폐를 내밀고

천불투; [네가 번 돈이니 네가 가져라.] 갖으라고 손짓하지만

분이; [그럴 수는 없어요. 제가 그냥 좋아서 한 일이니까요.] 지폐를 탁자에 내려놓고.

천불투; [사양하지 말고...] 말하는데 + 분이; [어서 오세요 손님!] 밖을 보며 외치고

가게 밖에서 손님들이 가게 밖에 진열된 골동품들을 기웃거리고 있다.

분이; [찬찬히 둘러보세요.] [저희 온고당이 비록 이런 뒷골목에 자리하고 있긴 해도 물건 구색으로는 금릉 성내의 어떤 골동품 가게보다도 다양하답니다.] 손님들에게 가게 자랑을 하고

이어 손님들에게 이것저것 설명하는 분이의 모습. 거리에서 본 모습. 지나가던 마을 사람들이 보고

[분이 저년 요즘은 온고당에서 아예 사는구만.] [자기 가게처럼 장사를 하고 있어.] 지나가던 동네 사람들 중 나이 든 여자들이 분이가 손님들에게 물건 권하고 설명하는 걸 보며 눈 흘기고

[온고당 주인인 조영감의 외손자 청풍이 때문이야.] [청풍이가 왜?] 여자들의 대화

[왜긴 왜야? 조영감에게 잘 보여서 손주며느리 자리 차지할 꿍꿍이지.] [옳거니! 청풍이하고 잘 되어 보려고 제 어미가 하는 선술집 일은 나몰라라하고 온고당에서 사는구만.] 손님들을 상대하는 분이의 모습 배경으로 나이든 여자들의 이바구

천불투; (요즘은 분이가 청풍이 곁에서 떨어지려 하질 않는구나.) 가게 밖에서 손님들 상대하는 분이를 보며 생각

천불투; (하긴 이곳 해하촌에서 청풍이만큼 계집아이들의 마음을 잡아끌 사내 녀석은 없긴 하지.) 쓴웃음을 짓고

천불투; (문제는 청풍이가 언제까지 해하촌에 머물 아이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숨

천불투; (신분도 다르고 사는 세계도 다르니 필연적으로 분이가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천불투; (청풍이에 대한 분이의 마음이 더 영글기 전에 조치를 취해야겠구나.) 생각할 때

청풍; [다 그렸어요.] 붓을 그림에서 떼고. 돌아보는 천불투

청풍; [북송(北宋) 초기의 인물화 대가 고문진(高文進)이 그린 귀비별리도(貴妃別離圖)의 모사(模寫)가 끝났어요.]

천불투; [수고했다.] 찻잔을 내려놓고 일어나 그림을 살피고.

천불투; [그럼 원본과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자.] 탁자에 놓여있던 두루마리를 집어들고

촤아 두루마리를 펼쳐서

두루마리를 청풍이 그린 그림 염에 펼쳐 놓는 천불투

쿵! 두루마리의 그림과 청풍의 그림이 완전히 똑같다. 다른 점은 두루마리는 좀 낡은 느낌이고 청풍이 그린 그림은 새 종이라 전체적으로 밝게 보인다.

천불투; [감쪽같구나.] [인물들은 물론이고 왕소군(王昭君)이 타고 있는 말과 주변 풍경까지도 완벽하게 일치해] 고개 숙여서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비교하고

천불투; [그려진 재질이 다른 것만 빼면 어느쪽이 진본인지 분간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고개를 조금 들고. 시선은 여전히 그림을 향하고

천불투; [오래 본 것도 아니고 일별(一瞥), 말 그대로 한번 흘깃 본 그림을 어떻게 똑같이 모사를 한 것이냐?] 그림을 내려다보며 묻고

청풍; [이치는 잘 모르겠지만...] 어색하게 머리 긁적

청풍; [한번 본 건 그게 무엇이든 제 머리 속에 완벽한 형태로 각인(刻印)이 되곤 해요.] [전 그걸 그냥 다시 종이 위에 풀어내면 되구요.]

천불투; [아마도 넌 전설 속의 만천신안(瞞天神眼)을 타고 난 것같다.]

청풍; [하늘을 속이는 신의 눈...] [거창한 이름의 능력이로군요.] 좀 머쓱

천불투; [만천신안은 도둑들의 왕 도척께서 지녔었다고 알려진 능력이다.] [만천신안 덕분에 도척께서는 누구든 속일 수 있었고 누구에게도 속지 않았다고 한다.]

청풍; [도척이 도둑들의 왕이 된 배경에는 만천신안이라는 능력이 있었군요.] 흥분

천불투; [무엇이든 본 즉시 복제해낼 수 있는 만천신안의 능력은 투도 뿐 아니라 싸움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그림을 살피며 발하고

천불투; [적이 사용하는 무공의 허실을 즉각적으로 파악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청풍; [그렇겠네요. 적의 허점을 즉각적으로 알아볼 수 있을 테니...]

천불투; [하지만 너의 만천신안은 좀 더 보안을 해야만 한다.] 다시 그림을 보고

청풍; [제가 귀비별리도를 모사하면서 실수를 한 부분이 있나요?]

천불투; [이 그림에서 잘못 된 부분을 찾아봐라.] 원본을 가리키고

청풍; [잘못 된 부분이라면...] 그림을 보지만

청풍; [딱히 눈에 띄는 건 없는데...] 갸웃

천불투; [귀비별리도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느냐?]

청풍; [한(漢)나라 때의 미녀 왕소군이 흉노(匈奴)의 선우(單于;왕)에게 시집가는...] + [!] 말하다가 깨닫고 원본 그림을 들여다 보고

천불투; [알아차렸느냐?] 웃고

청풍; [예!] 끄덕

청풍; [왕소군을 수종하는 시녀와 하인들뿐만 아니라 흉노의 군사들까지 우는 표정이로군요.] 하녀와 하인들과 군사들의 작은 얼굴 크로즈 업 배경으로 청풍의 말. 하녀와 하인들 뿐 아니라 군사들의 얼굴도 울고 있는 듯한 표정이다

청풍; [절세미녀를 얻어 자기 나라로 돌아가는 흉노의 군사들이 기뻐하는 표정이 아니라 울상을 하고 있다는 건 이 원본 그림도...] 찡그리고

천불투; [물론 위작(僞作;흉내 내어 그린 그림)이란 뜻이다.] 끄덕이며 원본 그림을 집어들고

청풍; (역시!)

천불투; [이건 당대의 도수(盜首)인 야유신(夜遊神)이 젊은 시절에 모사한 그림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군사들의 표정을 원본과 다르게 그린 것도 야유신이었고...] 손에 든 그림을 보면서

청풍; [제가 베끼는데 급급해서 그림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를 놓쳤군요.] [그 때문에 원본이 위작이라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고...] 한숨 쉬며 자기가 그린 그림을 집어들고

천불투; [진정한 만천신안은 겉이 아니라 실체와 알맹이까지 알아보는 경지다.] [타고난 능력에 안주하지 말고 사물의 이치까지 궤뚫어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두루마리를 둘둘 말고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역시 그림을 말기 시작하고

청풍; [그리고 궁금한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림을 말면서

천불투; [말해봐라.] 두루마리를 완전히 말면서 의자에 앉고

청풍; [올해 열리는 도척제전에는 참가하지 않으실 생각이신지요?] 천불투의 얼굴을 살피면서 그림을 완전히 말고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6>

이제 해가 졌고. 성 밖 빈민가에 불이 켜지기 시작한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낡은 건물. 버려진 흉가인데. 불량해 보이는 소년들이 근처를 서성이며 경계하고 있고. 건물 안에서는 불빛이 흘러나온다.

그곳으로 걸어 올라오는 청풍.

건물을 지키던 소년들이 청풍의 눈치를 보며 인사하고

대꾸하지 않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청풍

등이 몇 개 안 켜져 있어 어둑한 건물 내부. 상당히 넓은데 좌우 벽쪽으로 로 복면을 쓴 소년과 소녀들이 이십여명 죽 늘어서 있다. 그 중간에 복면을 쓰지 않은 철두와 정칠이 불안한 표정으로 서있고. 조폭들의 집회 분위기. 다만 참가자들이 어른이 아니라 청소년들이다. 일진들의 모임 같은 분위기. 소녀들 중에는 분이도 있지만 복면을 쓰고 있다.

[회주!] [어서 와라 청풍아.] [수고했어 오빠!] 복면을 쓴 소년과 소녀들이 아는 척을 한다. 나이 많은 아이들은 물론이고 나이 적은 아이들도 존칭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 인사에 대꾸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들어서는 청풍

<회주의 분위기가 장난 아닌데?> <아무래도 오늘 한바탕 폭풍이 몰아칠 것같다.> 복면 쓴 소년 소녀들 침 꼴깍 삼키며 자기들 앞 지나가는 청풍을 보고

이윽고 철두와 정칠 앞에 멈춰서는 청풍. 철두는 청풍보다 반 뼘 정도 더 크고.

두 놈을 노려보는 청풍.

철두; [고... 고맙다 청풍아.] 비굴한 표정으로 청풍의 눈치를 보고

정칠; [네 덕분에 살았어.] 억지 웃음

퍽! 철썩! 철두의 명치를 주먹으로 치고 정칠의 뺨을 손바닥으로 후려치는 청풍. 가볍고 빠르다

소년과 소녀들 얼어버리고

[컥!] 털썩! 명치를 쥐며 무릎 꿇는 철두. + 퍼억! 옆으로 팽이처럼 돌아서 나뒹구는 정칠

<손... 손 쓰는 게 보이질 않았어!> <전광석화가 따로 없어!> <흑사회의 거친 인간들도 청풍이를 두려워하는 이유가 있어!> 소년과 소년들 침 꿀꺽 삼키고

청풍; [못난 새끼들...] 바닥에 주저앉고 나뒹군 두 놈을 노려보고

[끄윽!] 무릎 꿇은 채 꺽꺽 대는 철두. + 정칠; [청... 청풍아.]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일어나 무릎을 꿇고

청풍; [네놈들 보기에 내가 왜 화를 내는 것같으냐?] 이를 바득 갈며 두 놈 노려보고

정칠; [작... 작업 상대를 잘못 고르는 바람에 너까지 나서게 해서...] 눈치 보며 말하다가

다시 노려보는 청풍.

정칠; [미... 미안하다.] 삭 죽어서 고개 숙이고. 철두는 고개 숙인 채 이를 악물고 있다. 수치스러운 표정이고

청풍; [우리가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흑건회라는 이름의 조직을 만든 이유를 말해봐라.]

정칠; [흑... 흑사회의 파락호들로부터 우리 마을 해하촌(蟹蝦村)과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청풍 네가 주도해서 흑건회를 만들었잖아.] 눈치 보면서 말하고

청풍; [그렇다.] [가진 것 없고 배경도 없는 가엾은 인생들끼리 서로 돕고 지켜주자고 만든 게 흑건회다.] 싸늘한 표정으로 끄덕

청풍; [그리고 우리 흑건회의 규칙은 간단하다.] 둘러보며 말하고

청풍; [배신하지 말 것!] [서로 돕고 보살 필 것!] [자신과 가족과 회원을 지킬 목적이 아닌 이상 사람을 해치지 말 것!]

청풍; [이상의 세 가지 규칙만 지키면 무슨 짓이든 용납이 된다.] [도둑질을 하든 사기를 치든 세상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는 장사를 해도 개의치 않는다는 말이다.]

청풍; [다만 그 과정에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건 안된다.] [그런 짓을 하면 흑사회의 쓰레기들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청풍; [그래서 도둑질을 하고 등을 쳐도 되는 대상은 부자, 탐관오리, 권력을 지닌 자들로 한정해왔는데...] 무릎 꿇고 있는 철두와 정칠을 다시 돌아보고

청풍; [네놈들은 소매치기를 수월하게 할 목적으로 노점상 하는 장씨 할아범의 좌판을 엎어버렸다.] 두놈을 내려다보며 살벌한 표정을 짓고

<그래서 청풍이가 평소답지 않게 살벌했구나.> <역시...> 다른 아이들 끄덕이고

청풍;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가엾은 노친네의 생계 수단을 박살 내놓고도 느껴지는 게 없어?] 눈에서 강렬한 빛이 나고

정칠; [미... 미안하다.] 말하면서 팔꿈치로 철두의 옆구리를 찌르고

철두; [우리가 잘못했다. 용서해라.] 마지 못해 사과하고

청풍; [가난하고 비루한 인간들끼리 서로 돕고 보살펴주며 살아도 시원찮을 판에 폐를 끼치면 어쩌자는 거냐?] 불같이 화를 내고

청풍; [여기 오기 전에 장씨 할아범네 집에 들렀는데 네놈들이 패대기 친 사과들은 골병이 들어서 헐값에 넘겼다더라.] [떼온 값의 반절도 못 건졌다는 거다.]

청풍; [당장 내일 물건 떼올 돈도 모자른다고 한숨이 방바닥을 꺼트릴 것같았단 말이다.]

[그... 그런 줄은 몰랐다.] [내일 찾아가서 변상을 할 테니 용서해줘라.] 눈치 보며 말하는 철두와 정칠

청풍; [당연히 변상은 해야겠지.] 코웃음 치고

청풍; [내일부터 한 달동안 너희 둘이 장씨 할아범 장사를 도와라.] [물론 물건도 너희들 돈으로 떼어다 드리고...]

정칠; [한... 한 달씩이나 거리에서 과일을 팔라는 거냐?] 울상. 하지만

청풍; [왜? 죄책감이 뼛속까지 사무쳐서 한 달로는 부족하게 느껴지냐?] 냉소하고

정칠; [아... 아니다!] 기겁하며 손사레 치고

정칠; [앞으로 한 달 동안 정성을 기울여서 장씨 할아범 장사를 돕도록 하겠다.] 억지 웃음

청풍; [너희들이 제대로 죄 값을 치루는 지는 지켜보겠다.] 홱 돌아서고

청풍; [오늘 집회는 여기까지! 해산한다.] 말하며 입구로 가고.

바짝 얼었다가 그제서야 안도하는 소년과 소녀들

[같이 가 오빠!] 복면을 쓴 소녀 한명이 건물을 나가는 청풍을 서둘러 따라가고. 물론 분이다.

[그만 일어나라.] [청풍이의 불같은 성격에 한 대만 때린 걸 다행으로 여겨라.] [맞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라.] 무릎 꿇고 있는 철두와 정칠 주변으로 모이면서 위로하는 소년과 소녀들. 쓰고 있던 복면을 벗으면서.

정칠; [운이야 확실히 좋았지. 하마터면 뱀 새끼들의 밥이 될 뻔했으니까.] 속없이 웃으며 일어나고

정칠; [흡혈신사인가 뭔가 하는 투명한 뱀 새끼들이 덤벼들 던 걸 생각하면 지금도 오금이 저린다는 거 아니냐?] 겁에 질린 표정을 짓고

[그렇다고 여기서 오줌 지리진 마라.] [그래 임마! 가뜩이나 냄새 지독한데 지린내까지 나면 상종 안해준다.] 소년들 정칠을 툭툭 치며 웃고 떠들고. 하지만

철두; (개새끼!) 바닥에 주저앉은 채 이를 바득 갈고. 청풍이 자신의 명치를 주먹으로 치던 장면을 떠올리면서

철두; (나이도 제놈보다 많은 날 공개적으로 개망신 시켜? 그것도 네놈이 흑건회를 조직하기 전에는 다 내 똘마니였던 것들 앞에서?) 정칠을 에워싸고 희희덕 거리는 소년과 소녀들 곁눈질로 보며 수치스러운 표정을 짓고

철두; (두고 보자! 오늘 당한 수모는 가슴에 새겨둘 테니...) 이를 바득 가는 얼굴 크로즈 업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청풍이 나오고 그 뒤에서 복면을 쓴 분이가 서둘러 따라 나온다. 건물 주변을 보초서던 소년들이 돌아보고

청풍; [수고했다. 너무 늦지 않게 집에 돌아가라.] 건물 나오면서 밖에서 경비 서던 소년들에게 말하고. 분이가 뒤따라 나오고

[알았어 형.] [내일 보자 회주!] 소년들 대답하고.

빈민가 쪽으로 내려가는 청풍. 그 뒤를 따라 가며 복면을 벗는 분이. 복면이 벗겨지면서 발그레해진 분이의 얼굴이 드러나고

분이; [다친 데는 없는 거지 오빠?] 벗은 복면을 품에 넣으면서 청풍 옆으로 다가가 함께 내려가며 얼굴 살피고

분이; [정칠오빠에게 들어보니 그 자들 망산쌍독이라고 아주 무서운 인간들이었다는데...]

청풍; [분이 네가 보낸 관병들이 제 때 도착해서 위험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끄덕이며 내려가고

분이; [내... 내가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야.] 얼굴 발개져서 청풍의 팔짱을 끼고

흘깃! 옆을 보는 청풍.

뭉클! 봉긋한 분이의 젖가슴이 청풍의 팔을 누르고.

분이; [하여간 철두오빠하고 정칠오빠 때문에 조용할 날이 없어.] 청풍의 팔짱 낀 채 마을로 내려가면서 쫑알 대고. 의식적으로 젖가슴을 청풍의 팔에 누르면서

분이; [어떻게 소매치기를 해도 망산쌍독같이 무시무시한 자들을 건드린데?] 얼굴 약간 발개져서 샐쭉거린다.

청풍; (분이에게서도 어느덧 여자 티가 나는구나.) 그런 분이를 곁눈질로 보면서

청풍; (자연스럽게 주변에 사내들이 꼬일 테고...) (아무쪼록 분이가 제대로 된 사내와 맺어지길 바랄 뿐이다.) 분이와 함께 내려가며 생각하고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는 말대로 여자의 삶이란 게 어쩔 수 없이 배우자에 의해 결정될 수밖에 없으니...> 내려가는 두 사람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17>

밤. 금릉의 중심가 쪽은 아직 불야성이지만

성 밖의 빈민가는 대부분 건물들에 불이 까져서 어둑하다.

온고당. 문은 닫혀 있지만 문틈으로 흐릿하게 불빛이 흘러나온다. 온고당 근처 거리에도 인적이 드물고

어둑한 길을 걸어서 온고당으로 다가오는 청풍.

삐꺽! 주변 둘러보며 문을 열고 들어간다.

[늦었구나.] 들어서는 청풍의 귀에 들리는 음성

천불투; [벌써 이경(二更)이 다 되어간다.] 가게 안에 등이 걸려있고 탁자 앞에 앉은 천불투가 흐릿한 등불 아래에서 여러 개의 작은 원숭이 조각상을 살피면서 말하고. 10센티 정도 크기인 원숭이 조각상들은 각가지 표정과 자세를 하고 있다. 나중에 다시 나오는 소품들이다

청풍; [분이 어머니가 저녁 먹고 가라고 붙잡는 바람에 늦었어요.] 멋쩍은 표정으로 말하며 문을 닫고

천불투; [분이모녀가 애를 쓰는구먼.] 원숭이 조각 하나를 천으로 닦으면서 웃고

청풍; [애를 쓰다니요?] 어리둥절하며 다가가고

천불투; [별 거 아니다. 신경 쓰지 마라.] 웃고

청풍; [어머니는...] 안채로 통하는 문을 보고

천불투; [네 저녁상 차려놓고 기다리다가 지쳐서 먼저 잠이 들었다.]

청풍; [쓸데없는 일로 바빠서 어머니를 걱정하시게 해드렸군요.] 천불투의 맞은 편에 앉고

천불투; [별 탈 없이 돌아왔으니 되었다.] [그보다 오늘 위험한 자들과 시비가 붙었었다고 하던데...?] 고개 조금 들어서 보며

청풍; (벌써 마을에까지 소문이 퍼졌군.) + [저녁 무렵에 철두와 정칠이 건드린 자들이 망산쌍독이었더군요.]

천불투; [망산쌍독...] [위험한 자들이지. 일단 척을 지면 두고두고 우환이 될 수도 있는...] 원숭이 조각상을 탁자에 내려놓고 좀 심각한 표정

청풍; [할아버지가 이렇게 걱정하실 줄 알았으면 그자들을 죽여 버릴 걸 그랬네요.]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

천불투; [죽일 작정을 했다면 놈들을 죽일 수 있었느냐?] 지긋이 보고

청풍; [독이 통하지 않는 자들이라 좀 까다롭긴 하겠지만...] [위험을 무릅쓴다면 아마 죽일 수 있었을 거예요.]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

천불투; [청풍아.] 심각. 진지

청풍; [예 할아버지.] + (표정이 심각해지셨네. 내가 뭔가 실수를 했나?)

천불투; [할애비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도둑이지 살수(殺手)가 아니다.]

청풍; [알고 있습니다.] 자세 바로 하며 진지하게

천불투; [알고 있다면서 위험을 무릅쓴다면 망산쌍독을 죽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것이냐?] 엄한 표정으로

청풍; [죄송합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고개 숙이고

천불투; [도둑은 싸우는 자가 아니라 숨고 피하고 달아나는 자다.] [그 사실을 망각했다가는 큰 화를 입게 될 것이다.] 한숨 쉬고

청풍; [각골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천불투; [천불투라는 별호답게 할애비의 무공은 잠입하고 훔치고 도망치는 데 특화되어 있다.]

천불투; [자연히 파괴력도 지구력도 부족하고...] [그 때문에 살상이 목적인 무공을 익힌 자들과 정면으로 부딪힐 경우 대책이 없게 된다.]

천불투; [그러므로 적과 마주칠 경우 삼십육계(三十六計) 주위상책(走爲上策), 즉 삼십육계중 달아나는 것이 최고의 방책이라고 한 자치통감(資治通統鑑)의 금언(金言)을 떠올려야만 한다.]

청풍; [예...] 좀 삭 죽고

천불투; [물론 네 무공이 약하거나 볼품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위로하고

천불투; [오히려 경신술과 보법, 은신술 등의 재주는 누구보다 뛰어나 적수가 드물 것이다.]

천불투; [특히 지금의 네 공력은 할애비를 가볍게 능가하는 수준이다.] [거의 이갑자(二甲子)에 육박할 정도이니...]

청풍; [할아버지께서 제가 어렸을 때부터 각가지 영약을 구해다 먹여주신 덕분이지요.] 포권하며 말하고

천불투; [할애비가 여러 문파와 가문의 영약을 훔쳐다 네게 먹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네 공력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심후한 것은 네 특이한 체질 때문이다.]

청풍; [그렇습니까?] 조금 놀라고

천불투; [영약이라는 게 많이 먹을수록 좋은 게 아니다.] [과다복용은 부작용을 야기할 뿐 아니라 몸이 흡수할 수 있는 영약의 약효에는 한정이 있기 때문이다.]

천불투;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어느 정도 영약을 먹으면 더 이상 내공이 증진 되지 않는다.] [약 기운이 쓰이지 못하고 배설되어 버리는 것이지.]

천불투; [헌데 특이하게도 네 몸은 전신의 경맥이 활짝 트여있을 뿐 아니라 영약의 기운이 헛되이 배설되지 않는 체질을 지니고 있다.]

천불투; [당장 용해되지 않은 약기운도 몸속에 누적되고 있어서 서서히 내공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청풍; [저같은 체질이 흔치는 않은 모양이지요?]

천불투; [흔치 않은 정도가 아니라 할애비가 팔십살 넘게 살아오면서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체질이다.] 진지하게

청풍; [제가 그렇게 특별한 체질을 지닌 줄은 몰랐습니다.] 좀 흥분하고

천불투; [덕분에 할애비가 영약을 구해다 먹인 보람이 있긴 하다만...] 이마를 좀 모으고

청풍; [마음에 걸리시는 게 있으신지요?]

천불투; [네게 제대로 된 내공심법을 가르쳐주지 못한 것이 유감이다.]

천불투; [상승(上乘)의 내공심법만 익혔다면 이갑자 이상인 내공을 무리 없이 쓸 수 있을 테고...] [그럼 세상 누구도 널 쉽게 어쩌지 못할 텐데...]

청풍; [상승 내공심법이란 게 손에 넣기 힘이 드는 것인지요?]

천불투; [힘들다마다!] 끄덕

천불투; [여러 문파나 가문에서 기밀 유지에 가장 신경 쓰는 것이 내공심법이다.] [내공심법이 모든 무공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천불투; [유력한 세력이나 이름 높은 고수치고 제대로 된 내공심법을 지니지 않은 경우는 단언컨대 존재하지 않는다.]

청풍; [그렇겠습니다.] 끄덕

천불투; [하물며 이 넓은 강호에서 상승의 내공심법이라 불릴만한 무공은 몇 안된다.] [구대문파를 비롯한 전통 있는 문중과 가문들만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불투; [그래서 지난 십오년 동안 꾸준히 시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할애비가 익힌 풍전심법(風電心法)을 능가하는 내공심법은 손에 넣지 못했다.]

청풍; [저는 풍전심법만으로도 만족합니다만...]

천불투; [도가(道家)에서 흘러나온 풍전심법도 나름대로 괜잖은 무공이다.] [즉각적으로 내공을 쓸 수 있게 해주며 빠른 속도를 내는 데 적합하기 때문이다.]

천불투; [하지만 내공의 소모가 빨라서 금방 지치게 만들며 지나치게 가벼워서 적에게 타격을 입히기에 적합하지 않다.]

천불투; [즉, 풍전심법은 철저하게 도둑질에만 최적화된 내공심법인 것이다.] [네가 앞으로 좀 더 큰 일을 하려면 중후하고 위력적인 내공심법이 필요한 이유다.]

청풍; [무림에서 이름난 내공심법이 어떤 게 있는지요?]

천불투; [내공심법하면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이 소림사의 달마역근경(達磨易筋經)이다.]

 

<역근세수경(易筋洗髓經)이라고도 불리는 달마역근경은 소림사 칠십이절기의 근본이 되는 비급이다. 당연히 그 안에 수록되어 있는 내공심법의 탁월함에 관해선 이론의 여지가 없다.> 중들이 춤을 추듯 움직이는 그림이 그려진 낡은 책을 배경으로

 

천불투; [물론 달마역근경이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말도 있다.] [또 지나치게 어려워서 그 내용을 절반 이상 깨우친 인물이 없다는 풍문이 떠돌기도 한다.]

천불투; [그렇다고는 해도 달마역근경이 무림인들이라면 꿈에라도 보길 원하는 보물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청풍; [할아버지께서도 달마역근경을 훔칠 시도를 하셨겠군요.]

천불투; [도둑들 세계에서 소림사의 장경각(藏經閣)은 자금성의 황실보고(皇室寶庫)와 함께 난공불락(難攻不落)으로 여겨지는 성역이다.]

천불투; [할애비도 몇 번인가 소림사 장경각에 잠입해보려다가 실패했다.]

청풍; [제가 나중에 소림사 장경각을 한번 털어보겠습니다.] 웃고

천불투; [손자 하나 잘 둔 덕분에 좀 도둑에 불과한 할애비의 이름이 무림을 뒤흔들겠구나.] 역시 웃고

청풍; [좀도둑이라니요?] [할아버지가 천하를 통틀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도(大盜)라는 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인데...]

천불투; [천불투니 뭐니 해봐야 허망한 이름일 뿐이다. 도척제전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해본 적이 없으니...] 한숨 쉬며 고개 젓고.

청풍; (도수가 못 되신 걸 못내 아쉬워하시는군.) + [달마역근경에 비교될만한 내공심법은 또 뭐가 있는지요?]

천불투; [전설 속의 삼황(三皇)과 오제(五帝)의 무공이라면 달마역근경을 오히려 능가하겠지.]

천불투; [하지만 지난 몇백년 사이에 삼황과 오제의 무공은 세상에 나타난 적이 없으니 오래전에 절전(絶傳)되었다고 봐야만 한다.]

청풍; [아까운 일이로군요.]

천불투; [삼황과 오제의 무공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얘기해주마.] [밤이 깊었으니 그만 들어가서 자거라.] 다시 원숭이 조각상을 집어들고

청풍; [예...] 일어나고

청풍; [할아버지도 편히 주무세요.] 포권하고

천불투; [오냐. 너도 잘 자거라.] 원숭이 조각을 천으로 닦으며 말하고

안채로 통하는 문을 열고 들어가는 청풍.

탁! 닫히는 문

천불투; (가엾은 녀석...) 한숨 쉬며 원숭이 인형을 닦고

천불투; (노부의 추측이 맞다면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게 자랐어야하는 신분인데 뒷골목에서 도둑질이나 배우고 있으니...)

천불투; (그렇다고 이제 와서 가엾은 유향이에게서 떼어놓을 수도 없고...)

<십오년전에 그랬듯 앞으로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것이 인생! 저 녀석의 복연(福緣)이 남다르다는 것만 믿을 수밖에 없다.> 어둑한 가게 안에 홀로 남은 천불투의 모습 배경으로 천불투의 생각 나레이션

 

#18>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4>

저녁 무렵. 넓은 길가의 관청. 5-6명의 관병들이 지키고 있고

[아저씨! 아저씨!] 외치는 소리에 돌아보는 관병들

분이; [도와주세요! 큰일 났어요!] 달려오는 분이. 사람들 놀라 돌아보고

[저 계집 아이 왜 저러지?] [무슨 일이 생긴 모양이야.] 관병들 돌아볼 때

분이; [우리 언니 좀 살려주세요! 제발요 네?] 관병 중 대빵으로 보이는 자의 팔에 매달리며 울음 터트리는 분이. 당황하는 관병1. 나이가 좀 들었다.

관병1; [무슨 일인데 그러느냐? 울지 말고 말해야 알아들을 거 아니냐?] 당황하여 달래고

분이; [나쁜 사람들이 언니를 끌고 갔어요!] [요즘 금릉 일대에서 여자들만 골라 겁탈하고 죽인다는 색마살귀(色魔殺鬼)들인지도 몰라요!] 관병1의 팔을 잡아끌며 울고

<색마살귀!> 관병들 눈 부릅떠지고

 

<색마살귀-! 일년전부터 금릉 일대에서는 알몸의 여자 시체가 발견되어 왔다. 희생자들은 하나같이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인데 몸에 무참히 유린당한 흔적이 남아있었다.> 강물에 떠있는 젊은 여자의 알몸 시체. 그걸 강가에서 보며 놀라는 사람들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강간살인은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지만 범인에 대한 단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그 범인을 색마살귀라 부르며 두려워하고 있다.> 어떤 집에서 잠옷 차림의 여자를 끌어안고 담장을 넘는 복면인의 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관병1; [어디... 네 언니가 어느쪽으로 끌려갔느냐?] 분이에게 다그쳐 묻고

분이; [언니가 진회하 하류의 용왕묘(龍王廟) 쪽으로 끌려가는 걸 본 사람이 있다고 해요! 빨리 가서 우리 언니 좀 살려주세요!] 발 동동

관병1; [알았다! 아저씨들이 네 언니 구하러 갈 테니 진정해라.] 분이를 달래고

관병1; [한명은 안쪽에 기별하고 나머지는 나와 같이 용왕묘로 간다!] 동료들에게 외치며 달려가고. + [존명!] [포교(捕校)님을 따르라!] 다른 관병들도 달려가고. 한명만 관청 안으로 달려들어간다

분이; [우리 언니, 꼭 살려주셔야만 해요!] 달려가는 관병들을 향해 손 흔들며 외치고. 대답하지 않고 달려가는 관병들

뒤이어 관청에서 수십명의 관병들이 달려 나오고

그 관병들도 앞서 관병들이 달려간 곳으로 달려간다

분이; (됐어!) 담장 쪽으로 붙어서며 관병들이 달려가는 걸 보고

분이; (청풍오빠 지시대로 관병들을 용왕묘로 보냈으니까 내 역할은 다 한 거야.) 관병들의 눈치 보며 관청을 등지고 걸어가고

분이; (그렇긴 해도 청풍오빠가 도착할 때까지 철두오빠와 정칠오빠가 무사할 수 있을지 몰라.) 초조한 표정이 되고

분이; (설령 청풍오빠가 늦지 않게 도착한다고 해도 구해줄 수 있을까? 철두오빠와 정칠오빠를 끌고간 자들은 정말 무서워 보였는데...) 울상. 그러다가

분이; (아니야! 청풍오빠라면 상대가 누구든지 철두오빠와 정칠오빠를 구해낼 수 있어!)

분이; (지난 삼년 사이에 금릉 흑사회(黑社會)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흑건회(黑巾會)의 회주 흑건룡(黑巾龍)이 바로 청풍오빠니까!) 얼굴 발그레 해지고

 

#15>

외진 강변. 그 강변에 자리한 낡은 사당. 주변에 인적은 없고

<龍王廟>라는 간판이 붙어있고 문은 열려맀다.

[히익!] [안... 안돼!] 제단을 등지고 앉아서 겁에 질리는 철두와 정칠. 그런 두 놈 앞으로 다가오는 뱀 세마리. 크지는 않지만 몸이 투명해서 뼈와 내장이 들여다 보이는 뱀들이다

구괴; [운이 없다고 생각해라 이놈들아.] 웃으면서 자신의 허리춤에 차고 있던 호로병 뚜껑도 열고. 구적은 그놈 뒤에 서서 호로병을 들고 있다. 지팡이는 바닥에 꽂아놓았다

구괴; [우리 망산(邙山) 독묘파(毒墓派)의 영물들인 흡혈신사(吸血神蛇)들은 열흘에 한번 씩은 사람 피를 듬뿍 마셔야만 하는 습성이 있다.] 몸을 숙이며 호로병을 아래로 기울이고. 그러자

스륵! 그 호로병에서도 투명한 뱀들이 기어 나온다.

[히익!] [엄... 엄마야!] 겁에 질리는 철두와 정칠

툭! 툭! 호로병에서 나와 바닥으로 떨어지는 세 마리의 투명한 뱀들. 이제 뱀은 모두 여섯 마리가 되었고.

구괴; [오늘 안으로 사람 피를 마시게 해줘야하는데 네놈들이 재수 없게 걸려든 것이다.] 호로병을 들고 일어나고

구괴; [운이 좋으면 피를 빨리고도 살 수 있으니 순순히 우리 귀염둥이들에게 피를 나눠주는 게 좋을 것이다.]

정칠; [잘못... 잘못 했어요 아저씨!] [다시는 나쁜 짓 하지 않을 테니 제발 살려주세요!] 눈물 콧물 흘리며 무릎 꿇고 싹싹 빈다. 그 옆에 주저앉아 필사적으로 제단 쪽으로 등을 기대는 철두의 사타구니는 흥건하게 젖어있고

구괴; [그 새끼 참 분위기 파악 못하네.] 피식 웃고

구괴; [네놈 눈에는 지금 우리가 네놈들 버릇 고치려고 겁주는 걸로 보이냐?] 눈을 부라리고

정칠; [살려주세요!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지 할 테니까 제발 이 뱀들을 물려주세요 네?] 애원하고

구괴; [여러 소리 할 거 없고, 그만 흡혈신사들의 먹이감이 되거라.] 통통! 말하며 손으로 호로병을 두드리고. 그러자

쉬쉭! 쉭! 투명한 뱀들이 혀를 낼름거리며 철두와 정칠을 덮쳐간다

[안돼!] [으악!] 팔로 얼굴 가리며 비명 지르는 철두와 정칠. 바로 그때

<눈 감고 입과 코도 막아라!> 누군가의 말이 들려서 눈 부릅뜨는 철두와 정칠

<청풍!> 놀라면서도 급히 눈 질끈 감으며 손으로 입과 코를 가리는 철두와 정칠. 직후

휘익! 휙! 뱀들 근처로 날아드는 작은 주머니들. 얇은 종이로 만든 주머니들인데

[!] [!] 놀라 눈 부릅뜨는 구괴와 구적

펑! 퍼억! 주머니들이 바닥에 떨어져 터지면서 연기와 가루가 확 일어나고

카악! 키엑! 연기와 가루를 뒤집어쓴 뱀들이 비명을 지르며 우왕좌왕하고

구괴; [웬놈이냐?] 바닥에 꽂아놓았던 지팡이를 잡아 뽑으며 뒤를 홱 돌아보고. + 구적; (석회 가루와 재가 섞여있다.) 소매로 입 가리며 역시 입구쪽을 돌아보고

쿵! 사당의 문간에 서있는 검은 복면을 쓴 소년, 물론 청풍이다. 양손에는 여러 개의 종이 주머니를 들고 있고

망산쌍독; [너 이 새끼 뭐냐?] [간덩이가 부었구나! 감히 우리 형제에게 시비를 걸다니...] 문간으로 가며 눈을 부라리고

청풍; <뒷문으로 도망쳐라.> 철두와 정칠에게 전음을 보내면서 양손의 종이 주머니들을 쳐들며 뒷걸음질을 치고.

[!] [!] 콜록! 콜록! 기침 하면서도 깨닫는 철두와 정칠. 눈은 감은 채. 이어

급히 옆으로 기어 도망치는 철두와 정칠. 뱀들은 가루와 연기 속에서 허우적 대고 있고

구괴; [독이 특기인 우리 망산쌍독에게 독이라도 쓰겠다는 거냐?] 청풍이 종이 주머니들을 쳐드는 걸 보며 피식 웃는데

청풍; (망산쌍독...) + [그렇다.] 퍽! 퍽! 가죽 주머니를 사당의 바닥과 천장에 던지는 청풍. 그러자

펑! 펑! 바닥에 던져진 주머니들은 연기를 확 일으키고

퍼억! 푸스스! 천장에 부딪혔던 종이 주머니는 터지면서 고운 가루를 확 뿌린다.

그 가루와 연기들이 망산쌍독을 덮어씌우고 휘감고. 망산쌍독도 만일을 대비해서 소매로 입을 가리려 하는데. 그 직후

<이건...!> 눈 부릅뜨는 망산쌍독. 이미 연기와 가루에 휩싸였고

[엣취!] [아이쿠!] 기침하며 눈을 가리는 망산쌍독

[겨... 겨자 가루와 산초 태운 연기로구나!] [콜록! 콜록!] 기침하며 눈물 질질 흘리는 망산쌍독

청풍; [독공을 익혔다 해도 인간인 이상 매운 게 코나 눈에 들어가면 괴롭지 않겠어?] 비웃으며 뒤로 물러서고. 그러자

망산쌍독; [죽일 놈!] [잡아라!] 팟! 휘익! 악을 쓰며 사당 입구로 돌진하고. 매워 눈물을 흘리고 있어서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한 상태로. 그 직후

푹! 푹! 그놈들의 발바닥을 뚫고 들어가는 네 개의 침이 달린 쇠꼬챙이들. 철질려라는 암기들인데 사당 입구에 여러 개가 압정처럼 뿌려져 있었다.

[으악!] [아이쿠!] 철질려가 발바닥에 박혀서 펄쩍 펄쩍 뛰는 망산쌍독

좀 떨어진 곳에서 걸어가며 사당 쪽을 돌아보는 청풍

철두와 정칠이 사당의 뒷문으로 나와 도망치는 게 보이고. 입과 코를 가린 채로

청풍; (두 놈 다 무사히 빠져나왔군.) 생각하며 사당을 등지고 걸어가고.

구괴; [교활한 새끼! 입구에 미리 철질려(鐵蒺藜;가시 모양의 암기)를 뿌려두었구나!] 이를 갈며 청풍을 보면서 깨금발로 펄쩍이며 발에 박힌 철질려를 뽑아낸다

구적; (겨자가루와 산초 태운 연기로 눈을 자극했던 건 바닥에 뿌려놓은 철질려를 발견하지 못하게 할 목적이었다.) 역시 발 바닥에 박힌 철질려를 뽑으며 청풍을 보고. 눈물 콧물 흘리며. 청풍은 이미 수십미터 밖을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며 돌아보고 있다

구괴;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을 버러지!] 팟! 발바닥에서 뽑아낸 철질려를 던지며 이를 갈고. 시선은 청풍을 향한 채

구괴; [박살을 내버리겠다!] 팟! 몸을 날려 청풍을 향해 날아간다. 그 뒤에서 구적도

청풍; (어서 따라와라. 그래야 철두와 정칠이 안전해질 테니...) 냉소하며 더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고. 뛰는 게 아니고 서둘러 걷는 모습이고

구적; (저 애송이 놈...) 앞서서 날아가는 구괴를 뒤 따라가며 생각하고. 구괴의 앞쪽에 청풍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 게 보인다. 뒤는 돌아보지도 않고 걸어가는데 길이 아니라 풀이 무성한 풀밭을 가로지른다

구적; (어린 나이에 지나칠 정도로 침착하다.) 소매로 눈물 닦으며 찡그릴 때

구괴; [으아아!] 부악! 청풍의 뒤로 육박한 구괴가 악을 쓰며 지팡이로 맹렬히 청풍을 후려쳐간다. 눈물 콧물 흘리는 상태고.

휘릭! 옆으로 아이들이 앞구르기 하듯 굴러서 피하는 청풍. 그 위로 간발의 차이로 스쳐 지나가는 구괴의 지팡이

구적; [조심해라!] 날아오며 다급히 외치고

[!] 구괴도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뜰 때

피핑! 구르던 몸을 일으키며 휘두르는 청풍의 손에서 별 모양의 표창 두 개가 구괴에게 날아가고

구괴; [억!] 팅! 핏! 표창 하나는 구괴의 지팡이에 맞아 튕겨지지만 다른 하나는 구괴의 뺨을 스치고 지나가며 피를 튀게 만든다

구적; (어디서 저런 괴물이...) 쩍! 칼을 뽑으며 날아오고. 얼굴에 상처가 난 구괴는 비틀거리며 내려서고

청풍; [독공의 고수들이라 독 묻은 표창도 소용이 없는 건가?] 슥! 고개 갸웃하며 일어나고

구괴; [이 개새끼가...] 부악! 다시 지팡이를 휘두르며 청풍을 덮치지만

콱! 이번에도 바닥을 밟은 구괴에 발이 철질려에 찔린다.

구괴; [아이쿠!] 콰당탕! 뒤로 발랑 넘어지고. 칼 뽑은 채 달려오던 구적이 놀라 급히 멈춰서고

구괴; [밟... 밟지 않도록 조심해라! 저 죽일 놈이 또 철질려를 뿌렸다.] 나뒹군 자세로 철질려가 박힌 발을 쳐들며 구적에게 외치고

청풍; [눈치 챘어도 소용없어. 이 주변은 풀로 덮혀 있어서 어디에 철질려가 뿌려져 있는지 보이지 않을 테니까.] 웃으며 돌아서고.

구적; [멀찍이 우회해서 잡으러 가자!] 팟! 옆으로 달리며 외치고.

구괴; [기필코 잡아서 찢어죽이고 말겠다!] 역시 쩔뚝거리며 반대쪽으로 달려가고. 하지만

청풍; [나하고 노닥거릴 여유는 없을 텐데...?] 웃으며 자기 앞쪽을 가리키고

[!] [!] 옆으로 달리던 구적과 구괴 눈 부릅

[저기 있다!] [색마살귀를 잡아라!] [놓치지 마라!] 강변을 따라 수십명의 관병들이 달려오며 고함을 지르고. 분이가 불러온 관병들이고

<관병들!> 얼굴 이지러지는 망산쌍독

청풍; [저자들이에요!] 복면을 벗으며 관병들에게 외치고. 한손은 망산쌍독을 가리키고

청풍; [저 인간들이 사당 안에서 이상한 짓을 하고 있었어요.] 관병들에게 달려가며 순진한 표정으로 외치고, 그러자

[잡아라!] [절대 놓치면 안된다.] [거기 서라 이 마귀들아!] 관병들이 고함 지르며 청풍이 손짓하는 대로 망산 쌍독을 향해 달려가고

구괴; [저... 저 교활한 여우새끼...] 치를 떨고.

구적; (관병들까지 달고 오고... 정말 치밀한 놈이다.) 달려오는 관병들을 지나치면서 돌아보는 청풍을 보며 굳어진 얼굴.

구괴; [젠장! 관부와 시비 붙어서 좋을 거 없다. 빨리 여길 뜨자!] 쩔뚝거리며 사당 쪽으로 달려가고

구적; [그러세.] 멀어지는 청풍을 돌아보며 구괴를 따라가고

삐익! 삑! 사당으로 달려가며 휘파람을 부는 구괴, 그러자

쉬쉭! 쉭! 사당에서 날 듯이 기어 나오는 투명한 뱀들

휘익! 휙! 그 뱀들은 달려온 구괴와 구적이 내미는 호로병으로 날아 들어가고

[뱀까지 부리고...] [수상한 놈들이 분명하다.] [이놈들! 순순히 오라를 받아라!] 관병들이 외치며 사당으로 달려가고. 청풍이 지나치지만 관병들은 청풍을 보지 않는다

뱀들을 수습한 망산쌍독은 몸을 날려 멀어지고

[잡아라!] [거기 서라 이놈들아!] [멈추지 못할까?] 관병들이 망산쌍독을 따라가며 외치고

청풍; (망산쌍독...) 강변을 따라 걸어가며 생각하고 곁눈질로 사당 쪽을 보면서

청풍; (할아버지가 작성하신 강호인명록(江湖人名錄)에 의하면 북망산에 자리한 독묘파라는 문파의 공동문주인 자들인데...)

청풍; (독을 쓰는 재주로는 무림을 통틀어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저자들이 무슨 일로 금릉에 나타난 것일까?)

청풍; (애들을 풀어서 뒤를 좀 캐봐야겠다.)

청풍; (물론 그전에 조져놓을 놈들이 있긴 하지만...) 나이답지 않게 음산한 표정이 되고

 

#16>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2>

<-십오년후(十五年後)> 강변에 세워진 거대한 도시. 도시의 동쪽으로는 높은 산이 있다. 때는 저녁 무렵이고

<-금릉(金陵)> 아주 번화한 거리. 폭이 20미터쯤 되는 넓은 길인데 좌우로 가게들이 즐비하고. 사람들도 북적인다

사람들 틈에 산적이나 땅꾼 분위기인 중년의 사내 둘이 걸어오면서 오가는 여자들을 힐끔 거린다. 쌍둥이라 얼굴은 똑같은데 차이점은 한 놈은 둥그스름한 윗부분을 천으로 감싼 지팡이를 들었고 다른 놈은 시커먼 쇠퉁소를 하나 들고 있다. 둘 다 수염이 덥수룩하고 눈깔이 흰자위가 없이 새카맣다. 허리춤에는 각기 휘어진 칼 한 자루씩과 큼직한 호로병 하나, 몇 개의 주머니를 달고 있다. 야만인같이 흉악한 인상인 이자들의 이름은 망산쌍독. 독을 잘 쓰는 자들이다. 그리 중요하지 않은 조연들로 이름은 구괴와 구적. 나중에 한번 더 출연할 예정인 자들

구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명(明)나라의 황도(皇都)였던 금릉에 오면 발에 차이는 게 미녀라는 소문이 사실이었구만.] [세 걸음에 한번 이상씩 눈 돌아가게 만드는 년들이 눈에 띠니 말이야.] 지팡이를 든 놈이 눈이 벌개져서 지나가는 여자들을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두놈을 힐끔거리고

구적; [정신 차려 임마!] 쇠퉁소로 구괴의 어깨를 툭 치며 웃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망산쌍독(邙山雙毒) 중 구적(具笛)>

구적; [그렇게 두리번거리면 촌구석에서 처음 대처(大處)에 나온 티가 너무 나잖아.] 옆쪽을 고개 짓 하고. 지나가던 여자들이 키득거리며 둘을 보고 있고

구괴; [쪽 좀 팔리면 어떠냐 적(笛)아? 대신 눈이 호강하는데...] 상관하지 않고 두리번거리며 여자 구경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망산쌍독중 구괴(具拐)>

구적; [하여간 밝히긴...] 피식 웃고

구괴; [오늘 밤이 기대가 되는구만. 듣자하니 한왕(漢王) 주고후(朱高煦)가 손님 대접 하나는 화끈하다고 하니...] 입맛 다시며

구적; [그렇긴 하다만...] 찡그리고

구적; [한왕의 초청에 응한 게 과연 잘한 짓인지는 아직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한숨 쉬며 말하고

구괴; [왜?] 돌아보고

구괴; [뭔가 찜찜한 기분이라도 드는 거냐?] 두리번거리며 건성으로 묻고

구적; [무림사를 통틀어 봐도 황실과 엮였던 무림인 치고 끝이 좋았던 인간은 찾아보기 힘들다.]

구적; [대우와 제안이 파격적이어서 한왕의 초청에 응하긴 했다만...] [반드시 뒷탈이 생길 것같은 생각이 든다.]

구적; [게다가 한왕은 형인 황태자 주고치(朱高熾)와 사이가 좋지 않다고 하던데...] + 구괴; [걱정도 팔자다.] 다시 주변의 여자들 구경하며 피식 웃고

구괴; [적당히 챙길 거 챙기고 아니다 싶으면 튀면 되지 벌써부터 걱정을 사서하냐?]

구적; [나도 괴(拐), 너처럼 근심 없고 생각 없으면 좋겠다.] 한숨

구적; [하물며 우린 지금 악독하기로는 천하제일인 서(西) 늙은이에게 쫓기고 있는 중인데...] 말할 때. + [거기 서지 못해 이놈들아?]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내 사과 내놔라 이놈들아!] 이십여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노점상을 하던 작달막한 체구의 노인이 지팡이를 머리 위로 휘두르며 고래고래 고함지르면서 달려오고. 그 앞에서 두명의 소년이 품에 여러 개의 사과를 끌어안은 채 희희덕 거리며 달려온다. 덩치가 어른만한 건장한 소년과 얍삽한 인상의 소년. <건곤일척 자료집 4페이지>에 철두와 정칠의 어린 시절. 이때 두놈의 나이는 17세. 하지만 철두는 이미 체격이 어른만하다. 반면 정칠은 평균보다 좀 작아서 중학생 정도의 체격이고

[비켜요!] [지나갑시다!] 히히덕거리며 사람들 헤집고 달려오는 철두와 정칠. 사람들 눈 흘기면서도 급히 피하고

구괴; [금릉 뒷골목의 악동들인 모양이로군.] 웃으며 보고. 철두와 정칠은 구괴와 구적 쪽으로 달려오는 중이다.

구적; [한창 좋을 때지. 먹고 노는 것 외에는 근심 걱정도 없을 테니...] 역시 웃는데

철두; [야 빨리 와!] 정칠을 뒤돌아보면서 달려오고. 바로 앞에 구적이 있다.

철두; [어이쿠!] 퍽! 어깨로 구적과 부딪히며 비명 지르고, 물론 구적은 꿈쩍도 않는데

슥! 철두의 손이 아주 빠르게 구적의 품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오고

정칠; [비... 비켜요!] 쾅! 정칠도 구괴와 부딪힌다. 역시 구괴도 꿈쩍도 앉고

[아이쿠!] [으헥!] 구적과 구괴와 부딪혀서 바닥에 나자빠지는 철두와 정칠. 안고 있던 사과는 바닥에 흩어지고. 주변 사람들 기겁하며 물러서고

[그 못된 놈들 좀 잡아주쇼! 오늘 제대로 매타작을 해야겠소!] 노점상 노인이 고래 고래 고함 지르며 사람들 사이에서 달려오고

철두; [튀... 튀자!] 재빨리 기어서 일어나려 하고 + 정칠; [히익!] 역시 엉금 엉금 기며 달아나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콱! 철두의 멱살을 한손으로 쥐어 쳐드는 구적. 구적과 철두는 키가 거의 비슷하지만 답싹 쳐들려진다

콰득! 정칠의 목을 움켜잡는 구괴

철두; [젠... 젠장! 이거 놓지 못해?] 구적에게 멱살이 잡혀 쳐들린 채 버둥 대고. + 정칠; [끄윽! 왜... 왜. 이래요?] 목이 잡혀 눈이 돌아가고

구적; [갈 때 가더라도 어르신들 물건은 돌려줘야하지 않겠냐?] 웃으면서 왼손으로 철두의 품속을 뒤지고. 사색이 되는 철두

다시 빼낸 구적의 손에는 돈주머니가 들려있다. 구괴도 지팡이를 겨드랑이에 낀 채 정칠의 품을 뒤지고 있고

구적; [어라! 내 전낭(錢囊;돈주머니)이 어째서 네놈 품에서 나오는 걸까?] 돈주머니 쳐들어 보이며 웃고.

구괴; [신기하네. 내 전낭도 이놈 품으로 옮겨갔구만.] 역시 정칠의 품에서 돈 주머니 하나를 꺼내며 웃고

[뭐야 저놈들?] [이제 보니 소매치기들이었잖아.] [허튼 짓 하다가 딱 걸렸구만.] 주변 사람들 상황 알아차리고 눈 흘기며 철두와 정칠을 보고. 그때

[잘... 잘 하셨소 어르신들!] 헐떡이며 현장에 도착하는 노인

노인; [그놈들은 이 근방에서 아주 악명 높은 말썽장이들이오.] 바닥에 흩어진 사과를 줍고

노인; [도둑질에 소매치기에... 못된 짓만 골라서 하는 놈들이니 눈물을 쏙 빼주시구려.] + [어이구 내 사과... 다 곯아터졌어.] 옷자락에 사과를 주어 담으며 철두들에게 눈을 흘기고

구적; [그건 걱정 마시오 노인장.] 웃고

구적; [이놈들로 하여금 두 번 다시 도둑질을 못하게 만들어놓을 테니...] 철두의 멱살을 잡은 채 옆의 골목 쪽으로 걸어간다. 사람들 길 비켜주고

구괴; [흐흐흐! 오랜만에 좋은 일을 하게 되었군.] 역시 웃으며 정칠의 목을 쥔 채 구적을 따라간다.

[쌤통이다.] [철두(鐵頭)하고 정칠(鄭七)이 놈, 시장통을 제집처럼 휘젓고 다니며 말썽을 부리더니 임자 제대로 만났군.] [저놈들은 좀 혼이 나야 돼!] 망산쌍독에게 멱살과 목이 잡힌 채 골목으로 끌려들어가는 철두와 정칠을 보며 사람들 고소해하고. 헌데

사람들 틈에 섞여서 울상 짓고 있는 소녀. 분이다. <마면기정> <건곤일척> <아랑힐월>에 모두 출연한 분이 캐릭터를 사용. 분이의 이때 나이는 철두와 정칠, 청풍보다 한 살 어린 15세, 즉 중학교 2-3학년 정도. 분위기도 여중생 분위기. 젖가슴도 약간 나와 있다.

분이; (큰... 큰일이야.)

<한눈에 봐도 저 작자들은 악랄하기 이를 데 없는 무림인들이야.> 히죽거리며 철두와 정칠을 끌고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는 망산쌍독을 배경으로 분이의 생각

분이; (서둘러야해!) 홱 돌아서고

분이; (자칫하다가는 철두오빠와 정칠오빠가 죽거나 다치는 수가 있어.) 사람들 헤집고 달려가는 분이. 눈 흘기며 비켜주는 사람들

 

#13>

<-금릉 외곽 해하촌(蟹蝦村)> 달동네 분위기의 마을. 동쪽으로 금릉을 에워싼 높은 성벽이 보이고. 성벽 밖의 마을이다. 빈민들이 사는 곳이라 앞 씬의 금릉선 내부의 넓은 거리와 달리 길도 좁고 게 딱지 같은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좁은 골목에서는 낡은 옷을 입은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고 있고.

빈민가의 중앙에 자리한 조금 넓은 길 좌우로 작은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술집, 옷 가게, 식료품 점, 푸줏간, 대장간등등이 늘어선 시장통이다. 손님들이 가게 주인과 물건 값을 흥정하고. 제법 활기차고 왁자지껄하다.

시장통 한구석의 골동품 가게. 골목의 가게들 중 제법 큰 규모인데 각가지 골동품들이 가게 앞에 진열되어 있다. 낡은 간판에는 <溫故堂>이라는 글이 고풍스러운 서체로 적혀있다. 간판 자체는 낡았다. 손님들이 골동품 구경하고 만지기도 하지만 응대하는 점원은 없다.

온갖 골동품과 잡동사니가 가득한 가게의 맨 안쪽. 청풍과 천불투가 탁자를 사이에 두고 앉아있다. 탁자 위에는 다섯 개의 똑같은 모양의 사발이 한 줄로 엎어져 있고 천불투가 양손으로 사발을 만지는 중이다. 천불투는 이제 70대 후반, 아주 늙었다. 허리가 구부정하고. 그 앞 의자에 앉아있는 청풍의 나이는 열 여섯 살. 대충 입었지만 멋이 있고 얼굴에는 항상 웃음이 서려있다. 키도 천불투만하다. 너무 어리게 묘사하면 안됨

천불투; [투도(偸盜도둑질)의 기본은 눈이다.] 슥! 슥! 양손으로 천천히 사발들의 위치를 바꾸고 있다. 야바위꾼들의 야바위 놀이를 하는 중인데 사발이 세 개가 아니고 다섯 개라는 게 차이가 난다. 천불투 뒤로는 문이 하나 있다. 안채로 통하는 문이다. 그 문 안쪽에는 작은 정원과 살림집이 있다

천불투; [눈이 좋아야 표적을 정확히 볼 수 있고 눈으로 보는 게 빨라야 진짜와 가짜를 제대로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윽! 슥! 사발을 이리저리 바꾸면서 말하고

천불투; [비단 투도뿐만이 아니다.]

천불투; [남보다 눈이 좋고 보는 게 빠르면 싸움에서도 유리하다.]

천불투; [즉, 무공에서도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한 것이 시력의 단련인 것이다.] 손을 떼고

천불투; [골라봐라.] 손으로 사발을 권하고

청풍; [이걸로 할게요.] 오른손으로 다섯 개의 사발 중 하나를 가리키고.

천불투; [잘 골랐다.] 딸칵! 사발을 쥐어 열어 보이고.

천불투; [그다지 빠르게 섞지 않았으니 어지간한 관찰력만 있어도 맞출 수 있었을 것이다.] 젖혀지는 사발 안에는 작은 주사위가 하나 들어있고.

천불투;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겨뤄보자.] 다시 사발로 주사위를 덮고.

천불투; [할애비의 손을 눈으로 따라잡을 수 있으면 따라잡아봐라.] 샤샤샤샥! 엄청난 속도로 사발의 위치를 바꾸며 뒤섞는 천불투

천불투; (다른 건 몰라도 손 빠르기로는 세상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노부다.) 샤샤샤샥!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사발들의 자리를 바꾸는 천불투. 손을 흐릿하게 묘사.

천불투; (청풍(淸風) 네 녀석이 이해가 안 될 정도로 눈썰미가 좋은 건 알지만 내 손 기술을 따라잡지는 못...)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청풍이 지루한 듯 하품을 하고 있다.

천불투; (욘석이 대놓고 지루한 티를 내?) 팟! 눈 부라리며 손을 멈추고

천불투; [자! 이번에는 어느 사발에 주사위가 들어있는지 맞춰봐라.] 눈 흘기며 권하고

청풍; [이거요!] 오른손으로 대충 한 개의 사발을 가리키고

천불투; [틀렸다 욘석아!] 턱! 다른 사발을 잡고. 청풍도 동시에 탁자에 오른손을 얹어놓고. 동시에

툭! 발로 탁자의 다리를 건드리는 청풍

사발을 조금 젖히던 천불투의 귀가 쫑긋! 해지고

눈이 살짝 옆으로 움직여서 청풍의 발이 건드린 탁자 다리 쪽으로 움직이는 천불투

약간 웃는 청풍의 입 꼬리

천불투; [주사위는 이 사발에 들어있...] + [엇!] 사발을 젖히며 집어 들다가 눈 치뜨고

쿵! 사발 안에 아무것도 없다

천불투; [이럴 리가 없는데...] 어리둥절할 때

청풍; [이번에도 제가 이겼네요.] 슥! 말하며 자기가 가리킨 사발을 한 손으로 덮어서 집어든다

스륵! 사발을 집어 드는 동작에 따라 청풍의 소매 속에서 작은 주사위가 굴러 내려서

딸칵! 완전히 젖혀지는 사발 아래쪽에 떨어지는 주사위

청풍; [어때요?] 의기양양하게 사발을 완전히 들고

쿵! 사발이 들려진 곳에는 주사위가 놓여있고

천불투; [허어!] 놀라 눈 치뜨고

청풍; [제가 주사위 들어있는 사발을 제대로 골랐지요?] 왼손으로 주사위를 집어들고

천불투; [분명 이 사발에 들어있었는데...] 사발을 든 채 이해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갸웃하고.

청풍; [사발이 다섯 개나 되니 자리를 바꾸는 도중에 착각하셨을 수도 있지 않겠어요?] 딸그랑! 주사위를 오른손에 든 사발에 넣으며 웃고

천불투; [그런가?] 갸웃하고. 그때

[청풍오빠!] 외치는 소리에 돌아보는 청풍과 천불투

분이; [큰일... 큰일 났어 청풍오빠!] 타탁! 가게 안으로 뛰어 들어오는 분이. 시장통 사람들이 뭔 일인가 하며 들여다 보고 있고

청풍; [분(芬)이야!] 사발 내려놓으며 돌아보고

천풍; [무슨 일인데 그렇게 호들갑이냐?] 자신에게 달려드는 분이를 보며 묻고

분이; [가면서... 가면서 얘기할게! 빨리 나하고 같이 가!] 청풍의 팔을 잡아 일으키며 헐떡이고. 그러다가

분이;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뒤늦게 천불투에게 인사하고.

천불투; [참 빨리도 아는 척 한다.] 웃고

천불투; [네 녀석 눈에는 청풍이만 보이지?] 눈 흘기고

분이; [죄송해요. 정신이 없어서...] 얼굴 발그레

분이; [급한 일이 생겼어요. 청풍오빠 좀 빌려갈게요.] 청풍을 끌고 입구로 가며 천불투에게 말하고

천불투; [오냐! 잘 쓰고 돌려주려무나.] 웃고

청풍; [내가 물건이냐? 빌려가게?] 웃으며 분이에게 끌려 가게 입구쪽으로 가고.

청풍; [그런데 큰일 났다는 게 무슨 소리냐?] 분이와 함께 입구로 가면서

분이; [철두오빠와 정칠오빠가 험상궂은 사람들에게 끌려갔어.] 울상

청풍; [그래?] 눈 번뜩! 이고

가게 안에서 사발을 정리하던 천불투도 힐끔 돌아보고

분이; [구하러 가는 게 늦으면 철두오빠와 정칠 오빠가 죽을 지도 몰라.] 울먹이며 발 동동 구르고

청풍; [다녀오겠습니다.] 입구에 멈춰서며 천불투에게 말하면서 골동품 사이에서 큼직한 주머니를 하나 집어들고

천불투; [오냐! 무슨 소동인지는 모르겠다만 조심하거라.] 대답하며 사발들을 한쪽으로 치우고

청풍; [어머니에게는 저녁 먹기 전에 돌아온다고 전해주세요.] 주머니를 들고 앞장 서서 달려가며 말하고. 분이가 울먹이며 뒤 따라 달려가고. 시장통 사람들이 뭔 일인가 하며 보고

천불투; [골목대장 노릇도 쉽지가 않구먼. 똘마니들의 말썽이 끊이질 않으니...] 고개 조금 젓고. 그러다가

천불투; [그나저나 노부도 이제 은퇴할 때가 된 건가? 손을 쓰면서 실수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찡그리고. 그러다가

멈칫! 하는 천불투

청풍이 발로 탁자 다리를 슬쩍 건드리고. 자신의 눈꼬리가 순간적으로 옆으로 돌아갔던 장면이 머리에 떠오르는 천불투

천불투; [허허허! 그렇게 된 건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웃고

천불투; [내가 주사위가 든 사발을 들기를 기다렸다가 탁자의 다리를 건드렸구먼.]

<그러자 나도 모르게 소리가 난 쪽으로 시선이 잠깐 흔들렸고 그 짧은 순간에 사발 안에서 주사위를 빼냈겠지.> 천불투가 약간 위로 젖힌 사발 속으로 청풍의 손이 아주 빠르게 들어왔다 나가는 장면을 배경으로 천불투의 생각.

천불투; [청풍이 녀석, 눈썰미 뿐 아니라 손을 쓰는 재주도 할애비를 뛰어넘었구먼. 내 눈을 속이고 주사위를 빼낼 정도가 되었으니...] 웃는 천불투.

천불투; (이래서 핏줄은 속일 수가 없는 것이다.) (무얼 배워도 그 방면에서는 최고가 되어버리는 걸 보면...) 생각할 때

<아버님!> 덜컹! 누군가 안채로 통하는 문을 열고 나온다. 뒤 돌아보는 천불투

온유향; <선술집 과부의 딸 분이가 들렸었던 같던데... 또 청풍이를 데리고 나갔는가요?> 안채에서 문을 열고 나오는 온유향. 눈을 감은 채 쟁반을 들고 나온다. 쟁반에는 찻잔이 얹혀져 있고. 옷차림이 수수하다. 온유향은 말을 못하고 눈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눈을 감고도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말은 전음으로 하고. 십오년전과 모습이 거의 변화가 없다. 열린 문을 통해 우물이 있는 작은 마당과 마당 건너편에 책이 가득 꽂힌 책꽂이로 들어찬 서재가 보인다.

천불투; [어서 오너라 아가야.] 열린 문을 등지고 다가오는 온유향을 돌아보면서 일어나고

천불투; [청풍이는 철두와 정칠이 놈이 부린 말썽을 해결하러 갔다.] 청풍이 앉았던 자리로 옮겨 앉고

온유향; <푸줏간 집 아들 철두, 여자 장사하는 작자의 사생아 정칠...> <친구를 사귀어도 어떻게 그런 놈들만 사귀는 건지 원...> 한숨 쉬며 쟁반을 탁자에 내려놓고

천불투; [미안하다.] [애비가 터를 잡고 살아온 동네가 빈민가다 보니 청풍이 또래는 하나같이 가난하고 못 배운 놈들뿐이구나.] 한숨

온유향; <죄송해요. 아버님을 언짢게 해드리려고 한 말이 아니었는데...> 의자에 앉으며 고개 숙이고

천불투; [괜잖다. 마음 상해서 한 소리는 아니었으니 신경 쓰지 말거라.] 고개 저으며 찻잔을 집어들고.

온유향; <예...> 한숨

천불투; [그나저나 오늘은 눈 상태가 좀 어떠냐?] 차를 마시면서 온유향의 얼굴 살피고

온유향; <여전히 아무것도 보이질 않아요.> 한숨

온유향; <아버님이 수시로 눈에 좋은 약을 구해오시는 데도 전혀 차도를 보이지 않는군요.> <애만 쓰시게 해서 면목이 없어요.>

천불투;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거라.] [눈 자체에 손상이 생겨서 안 보이는 건 아니니 언제고 시력이 돌아올 수도 있을 게다.]

온유향; <그랬으면 좋겠지만...> 한숨 쉬며 고개 떨구고

천불투; (가엾은 것...) 그런 온유향을 보며 소리없이 한숨 쉬고

 

<십오년전 그때, 유향이는 혀를 물고도 목숨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그날 이후로 눈이 안보이게 되었다.> 혀를 물어 잘라서 입으로 피를 흘리며 기절한 온유향을 안고 사당 입구로 나오던 자신의 모습 떠올리고

 

천불투; (혀가 잘렸어도 대화는 전음입밀(傳音入密;내공으로 하는 말)로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이 안보이는 건 대체할 방법이 없는 치명적인 장애인데...) 한숨

천불투; (유향이의 눈이 안보이게 된 데는 두 가지가 가능성이 있다.) 온유향을 보며 생각

천불투; (혀가 잘리는 충격에 잠깐 숨이 멎으면서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았었고...) (그 후유증으로 시력을 잃었을 수도 있다.)

천불투; (다른 하나는 유향이가 자신에게 일어난 현실을 보고 싶지 않아서 스스로 시력을 포기했을 가능성이다) 한숨

천불투; (어느 쪽이든 유향이의 눈은 간단히 치료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뭔가 기적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천불투의 생각 나레이션

 

#14>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7>

무림맹의 정문. 여전히 비가 오고

성루에서 경비 서다가 흠칫! 하며 안쪽을 보는 무사들

안쪽에서 문쪽으로 오고 있는 장세명. 우산을 쓰고 있다. 망토 속에 아기를 안고 있지만 망토가 헐렁해서 티가 나지 않고

<총관님이 또 오셨군!> <순찰 돌고 가신지 얼마나 되었다고...> 긴장하며 돌아서서 성문 안쪽을 보는 무사들.

그 사이에 성문으로 다가오는 장세명. 성루 아래 성문에도 몇 명의 무사들이 지키고 있다가 인사한다

장세명; [성벽 바깥 쪽을 한 바퀴 둘러보고 오겠다.] 다가오며 말하고

[예!] [다녀오십시오 총관님.] 덜컹! 쪽문을 열며 대답하는 무사들

장세명; [시간이 제법 걸릴 것이다. 문을 닫고 기다려라.] 쪽문으로 나가며 말하는 장세명

밖으로 나서는 장세명. 뒤에서 쪽문을 닫는 무사들

닫히는 쪽문 쪽을 곁눈질하며 성벽을 따라 걸어가는 장세명

장세명; (내가 살아서 다시 무림맹으로 돌아올 일은 없을 것이다.) 성벽을 따라 걸어가다가

장세명; (오늘 죽지 않는다 해도 차마 맹주님을 뵐 면목이 없으니...) 입술 깨물며 멈춰서고

장세명; (맹주님...) 성벽 쪽으로 돌아서고

장세명; (죄 많은 장세명, 죽음으로 죄의 값을 갚도록 하겠습니다.) 눈물 떨구며 고개 숙인다

<총관님이 저기서 왜 저러시지?>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시기라도 한 건가?> 성루 위의 무사들 옆을 보며 갸웃하고. 우산을 쓴 장세명이 성벽쪽으로 서있는 게 보인다. 고개 숙이고 울고 있지만 우산 때문에 보이지 않는다.

<천마련에 대한 소탕전을 앞둔 시점이라 생각이 많으신 모양이군.> 성루 위 무사들의 신경이 온통 장세명 쪽으로 향해 있을 때

스윽! 구렁이처럼 성벽을 넘어서 무림맹 밖으로 나오는 사람의 형상. 물론 천불투다. 도마뱀처럼 네발로 성벽에 붙어서 머리가 아래로 하게 내려가며 성루쪽을 살핀다. 성루쪽과는 거리가 좀 있고

천불투; (장세명이 시선을 끌어준 덕분에 무사히 무림맹 밖으로 빠져 나오긴 했는데...) 슥! 성벽 아래 풀 숲으로 몸을 숨기며 장세명 쪽을 보고. 이제 장세명은 돌아서서 성벽을 따라 가고 있다.

천불투; (곧 벌어질 대소동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가능한 멀리 달아나야만 한다.) 몸을 숙인 채 풀숲을 헤치고 빠르게 달아난다. 장세명이 가는 쪽과 반대 방향이다

 

#8>

무림맹 뒤쪽의 험준한 바위산. 여전히 비가 오고 깊은 밤이다.

바위산의 험하고 깊은 산중. 절벽 위에 세워진 낡은 사당이 한 채 있고. 문은 떨어져 나갔다

절벽 위로 난 길을 통해 사당쪽으로 날아오고 있는 장세명. 망토는 둘렀지만 우산은 쓰고 있지 않다. 두 팔을 망토 안에 넣고 있어 몸통만 날아오는 것처럼 보인다.

<영부인과 아드님이 무사하기를 바란다면 오늘밤이 가기 전에 사자천존의 아들 초무궁(楚無窮)을 산신묘(山神廟)로 데리고 오셔야만 할 것이오. -귀면지존(鬼面至尊)> 편지와 함께 놓인 반지를 떠올리는 분노한 표정의 장세명

장세명; (실수했다!) 이를 악물고

장세명; (천마련에 대한 공략이 끝날 때까지 집사람을 친정으로 보내는 게 아니었다.) 망토 속에서 조금 꺼내 펴보는 오른 손. 오른손의 손바닥에는 위쪽 회상 속의 그 반지가 얹혀져 있고. 왼팔로는 담요에 쌓인 아기를 안고 있다

장세명; (집사람이 연로하신 장모님 걱정으로 눈물 마를 날이 없기에 친정에 가게 했던 것인데...) (도중 어떤 자들에게 사로잡혀버렸다.)

장세명; (물론 궁지에 몰린 천마련의 짓일 테고...) 휘익! 이를 악물고 날아가고. 이제 바로 앞에 사당이다.

장세명; (날 믿고 중용해주신 맹주님에 대한 도리가 아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집사람과 청풍(淸風)이가 끔찍한 일을 당하게 할 수는 없으니...) 휘릭! 사당 앞에 내려서는 장세명. 이어

장세명; [나와라 귀면지존!] [네놈이 원한 대로 나 장세명이 왔다.] 어둠에 덮인 사당을 노려보며 외치고. 그러자

<신행철필 장세명...> 흐흐흐! 웃음소리가 사당 안에서 들리더니

<철심장부(鐵心丈夫)로 소문난 너도 어쩔 수 없는 아비이고 남편이로구나.> 스윽! 사당의 어둠 속에서 나타나는 귀신 가면. <아랑힐월>등에 나온 귀면지존이 쓰는 귀신 가면. 그 배경으로 웃음소리와 말 소리가 들리더니

귀면지존; [겨우 아들과 마누라의 목숨 때문에 충성을 맹세한 주인을 배신하다니 말이야.] 스윽! 사당에서 밖으로 나서는 귀면지존. 얼굴에 쓴 귀신 가면은 하얗지만 몸에 걸친 옷은 검어서 어둠 속에 귀신 가면만 떠있었던 것 같았다.

장세명; [개소리 말고... 내 아내와 아들이 무사하다는 걸 증명해보여라.] 이를 갈고

귀면지존; [당연히 그래야겠지?] 딱! 손가락 퉁기고

팟! 사당 안에 불이 밝혀지며 밝아지고

쿵! 사당 안의 광경. 순하게 생긴 이십대 중반의 미녀가 강보에 싸인 갓난아기를 품에 안은 채 무릎 꿇고 있고 그런 여자 주변에 칼을 빼든 복면인들 5-6명이 서서 위협하고 있다. 복면인들 중 한명은 덩치가 큰 꼽추다. 복면인들에게 에워싸인 여자는 바로 장세명의 부인이고 강보에 싸인 아기는 장세명의 아들이다. 장세명 부인의 이름은 온유향. <마면기정 자료집 21페이지>에 나온 온유향 캐릭터. 주혜금과 비슷한 시기에 아기를 낳아서 주혜금의 아들인 초무궁의 유모 역할도 했다. 온유향이 안고 있는 아기의 이름은 장청풍. 나중에 귀면지존에게 이용당하는 캐릭터. <아랑힐월>의 풍청처럼

장세명; [부인!] 다급히 외치고

장세명; [무사하시오? 다친 곳은 없소?]

온유향; [상공...] 겁에 질린 표정

온유향; [저는... 신첩은 무사해요. 청풍이도 별 탈 없구요.] 아기를 꼭 안고 말하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장세명의 처 온유향(溫柔香)>

장세명; [조금만 더 견디시오. 곧 장모님을 만나 뵐 수 있게 해줄 테니...] 말하며 귀면지존에게 시선을 돌리고. 그러자

온유향; [상... 상공! 설마...] 무언가 깨닫고 눈 치뜨는데

장세명; [네가 원하는 대로 소맹주를 데려왔다.] 촤락! 오른손으로 망토를 젖혀서 왼팔로 안고 있는 아기를 보여주고.

온유향; [흐윽!] 진저리를 치고

귀면지존; (온가년의 반응을 보니 저 애새끼가 초패강의 아들 초무궁인 건 확실하겠군.) 곁눈질로 자기 뒷쪽 사당 안의 온유향을 보고

장세명; [소맹주를 원한다면 아내와 내 아들을 이리로 보내라.] 아기를 보여주며 귀면지존을 노려보고

귀면지존; [현명한 판단을 했구나 장세명!] 짝짝 박수치고

귀면지존; [아무리 사자천존과의 의리가 중요하다고 해도 마누라와 아들의 목숨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 웃고

수치스러운 표정으로 노려보는 장세명

귀면지존; [초패강의 아들놈을 이리 던져라. 그럼 네 마누라와 아들 놈은 풀어주겠다.] 손을 내밀고

장세명; [너도 사내대장부라면 약속은 지키리라 믿...] 말하며 두 손으로 아기를 들어 던지려 하고. 그때 + 온유향; [안돼요!] 악을 쓰는 소리가 들리고

움찔! 하며 아기를 던지려던 동작을 멈추는 장세명.

온유향; [이럴 수는... 이럴 수는 없어요! 우리 모자를 살리려고 맹주님의 핏줄을 납치하다니요.] 순한 표정과 어울리지 않게 악을 쓰고. 주변의 복면인들 당황하며 칼을 들이밀고. 귀면지존도 흠칫! 하며 돌아보고

온유향; [당신은... 상공은 이제껏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아오신 대장부시잖아요.] [제가 당신을 존경하는 이유도 당신의 그 올곧은 성품 때문이었구요.]

장세명; [부... 부인...] 수치심

온유향; [맹주님과 주모님께서 우리 가족을 어떻게 대해주셨는데...] [그분들께 죄를 짓고 무슨 면목으로 살아갈 수 있겠어요?] 애절하게 울며 외치고

귀면지존; [그 계집 좀 조용히 시켜라! 귀가 따갑다!] 복면인들에게 말하고.

[예 귀면지존님!] [조용히 하지 못해?] [아가리 닥쳐라!] 사방에서 칼을 들이대며 온유향을 협박하는 복면인들.

장세명; [해... 해치지 마라!] 다급히 외치고. 하지만 그 직후

온유향; [안녕히 계셔요 상공!] 울며 웃으며 사당 밖의 장세명을 보고

장세명; (설마!) 눈 부릅 뜰 때

온유향; [부디 우리 모자 때문에 사람의 도리를 저버리는 죄를 짓지 마세요.] 콱! 말하고는 혀를 강하게 문다. 복면인들 깜짝 놀라고

장세명; [안돼!] 비명 지르고

귀면지존; (아차!) 눈 부릅

푸학! 혀를 깨물어서 입으로 잘린 혀와 피를 뿜어내며 앞으로 쓰러지는 온유향

후두둑! 피가 안고 있는 아기의 몸에 뿌려지고

장세명; [부인!] 비명 지르고

털썩! 나뒹구는 온유향. 그 바람에 품에 안고 있던 아기를 떨구고.

[으아아앙!] 바닥에 나뒹굴자 잠에서 깨어나 자지러지게 우는 강보의 아기

<이런 독한 계집이...> <제 혀를 깨물어 완전히 잘라버렸다.> 혀를 물고 엎드려 벌벌 떠는 온유향. 그 앞에서 자지러지게 우는 아기를 내려다보며 질색하는 복면인들

귀면지존; [장세명! 네 마누라 일은 유감이지만...] + [!] 돌아보다가 눈 부릅

팟! 장세명이 이를 악물고 몸을 날리고 있다. 왔던 곳으로 날아가고 있고

귀면지존; [잡... 잡아라!] 팟! 외치며 추격하고. 사당 안의 복면인들도 깜짝 놀라 돌아보고

귀면지존; [장가를 놓치면 안된다! 막아라!] 외치며 사당 밖으로 날아가고. 사당 안의 복면인들도 급히 따라가고. 복면인들 중 덩치 큰 꼽추만 현장에 남아서 죽어가는 온유향을 지킨다. 이 꼽추는 <마면기정> <아랑힐월>등에 나온 <타노> 캐릭터

 

#9>

장세명; (용서하시오 부인! 용서하시오.) 쐐액! 이를 악물며 왔던 길로 날아가고. 얼굴이 눈물과 빗물로 범벅이 되었고. 날아가는 길 한쪽은 깎아지른 절벽이다, 절벽 위에 난 길임을 주의

장세명; (혈육의 정에 눈이 멀어서 당신을 부끄럽게 만든 날 용서하시오.) 쐐액! 화악! 날아가는 앞쪽에서 복면을 쓴 자들이 날아올라 공격해온다. 여기저기 풀 숲과 바위 뒤에 숨어있었고. 하지만

슈학! 질풍같이 그자들을 피해 빠져나가는 장세명

[헉! 빠르다!] [과연 신행철필이라는 별호답다!] [막... 막아라!] 장세명을 막지 못하자 당황하며 돌아보는 복면인들

[멈춰라!] [네놈이 갈 곳은 없다!] [가려거든 사자천존의 아들 놈은 놓고 가라!] 휘익! 쐐액! 연달아 앞쪽에서 날아오르며 공격하는 복면인들

콱! 날아가며 망토 속 허리에 차고 있던 강철로 만든 붓을 잡는 장세명

장세명; [비켜라!] 쩍! 서걱! 붓을 그어내며 앞으로 날아가는 장세명. 붓을 휘두르는 대로 허공에 <永>자가 생기고

[크악!] [컥!] [조... 조심해라! 저 놈의 독문수법인 영자필법(永字筆法)이다!] 허공에 생긴 영자에 스쳐 죽거나 막아도 충격을 받고 튕겨지는 복면인들. 피하면서 무기를 휘둘러 반격하는 복면인들도 있고

퍼억! 철퍽! 죽거나 다쳐서 물이 고인 바닥에 나뒹구는 복면인들. 하지만

쩍! 서걱! 후두둑! 장세명도 몸에 여기저기 상처가 나고 걸치고 있던 망토도 누더기가 된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날아가고

장세명; (조금만... 조금만 더...) 쐐액! 몸에서 피를 뿌리며 절벽을 따라 날아간다

장세명; (저 모퉁이만 돌아가면 소리를 질러 무림맹에 구조를 요청할 수 있다!) 절벽을 따라 난 길을 날아간다. 앞쪽에 모퉁이가 있고.

[여기까지다!] [더는 못 간다!] 휘익! 쐐액! 모퉁이 근처에서 열명 이상의 복면인들이 날아올라 장세명을 막으려 하고

장세명; [크아!] 콱! 붓을 내밀며 붓의 손잡이 부분을 강하게 움켜쥔다. 그러자

펑! 붓 끝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가는 쇠로 이루어진 붓의 털 부분이 앞으로 터져나간다. 수십 수백개의 쇠침이 튀어나가는 모습이고. 마치 크레이모아처럼

[크악!] [컥!] 퍼퍽! 퍽! 붓의 끝에서 터져나간 쇠침에 꽂혀 몰살당하는 복면인들. 쇠침은 모두 한 뼘 이상이 길이였다.

장세명; (됐다!) 쐐액! 쇠침에 꽂혀 나뒹굴고 떨어지는 복면인들을 뚫고 앞으로 쇄도한다.

그런 장세명의 앞쪽으로 모퉁이가 확 다가오고. 하지만 그 직후

[!] 오싹! 한기가 느껴져서 눈을 부릅뜨는 장세명의 앞 얼굴. 그런 장세명의 뒤쪽에서 시뻘건 손이 장세명을 움켜쥐어온다. 손 크기는 사람만 한데 깡말랐으며 손가락 끝에 달린 손톱은 면도날처럼 날카롭다

장세명; (위험!) 팟! 팽! 전력을 다해 몸을 확 돌리며 옆으로 피한다. 절벽 쪽이고

파바다닥! 그 바람에 흩날리는 찢어진 망토. 그와 함께 망토가 벌어지며 장세명이 왼팔로 안고 있는 아기의 모습이 드러나는데 아기가 손에 쥐고 있는 목걸이가 망토와 함께 흩날린다

쩍! 콰직! 간발의 차이로 장세명의 몸을 스치며 움켜쥐어지는 거대한 손. 장세명의 몸 대신 망토와 아기가 쥐고 있던 목걸이를 움켜 잡는다

휘익! 절벽 쪽으로 내려서는 장세명

화악! 그 앞에 나타나는 귀면지존. 오른손이 거대해진 상태인데 그 손아귀에 찢겨진 망토와 아기가 쥐고 있던 목걸이가 쥐어져 있다.

장세명; (위험했다!) 뒤로 비틀하며 물러서고. 하지만 직후

미끈! 발이 빗물로 미끄러워진 바위에서 미끄러지며 균형을 잃는 장세명. 뒤로 넘어진다

[!] 귀면지존이 눈 부릅 뜰 때

장세명; [허억!] 비명 지르며 균형을 잃고 추락한다. 등이 아래로 향한 채

귀면지존; [이런...] 팟! 급히 절벽 끝으로 날아가고.

휘릭! 절벽 끝에 멈춰서며 아래를 보는 귀면지존. 하지만

쏴아아! 비가 쏟아지는 절벽 아래는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 보인다.

[귀면지존님!] [죄송합니다!] [속하들이 무능해서 장가를 막지 못했습니다.] 휙! 휘릭! 뒤늦게 도착하는 복면인들

귀면지존; [허튼 소리 할 시간 있으면 아래로 내려가서 장가와 사자천존 아들놈의 생사나 확인해라.] 신경질 내고. 오른손은 여전히 거대한 상태. 그러자

[존... 존명!] [즉시 내려가 확인하겠습니다.] 겁애 질려 대답하는 복면인들. 이어

[비 때문에 미끄럽다 조심해라.] [발 딛을 수 있는 곳을 확인하고 내려가라.] 절벽 끝으로 와서 여기저기 살피는 복면인들. 내려가는 자들도 있고

곧 개미떼같이 절벽에 붙어서 조심스럽게 내려가는 복면인들

귀면지존; [다 된 밥에 코 빠트린 격이 되었군.] 바득! 가면 속에서 이를 갈고.

귀면지존; [사자천존 초패강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그자의 아들 초무궁뿐이었는데...] 슈우! 움켜쥐는 오른손이 줄어들어 원래 크기가 되고

귀면지존; [오제(五帝)의 후손일 게 분명한 초패강을 무공으로 어쩌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 [!] 오른손을 내려다보며 눈 번뜩

줄어든 그자의 오른손에 찢어진 망토와 함께 아기가 쥐고 있던 목걸이가 쥐어져 있다

귀면지존; [이 목걸이...] 왼손으로 목걸이를 집어 들고

귀면지존; [초무궁이 지니고 있었던 이 목걸이를 잘만 이용하면...] 눈 번뜩이고.

귀면지존; [장세명이 초패강의 아들놈과 함께 죽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즉, 이 목걸이만 있으면 다른 애새끼를 초패강의 아들 놈으로 위장할 수 있는 것이다.] 흥분하며 혀가 잘린 채 쓰러진 온유향이 안고 있던 아기를 떠올리고

귀면지존; [고맙다 장세명! 어쨌든 네놈 덕분에 사자천존 초패강을 치울 수 있게 되었으니...] 흐흐흐! 화악! 웃으며 날아올라서

사당 쪽으로 날아가는 귀면지존.

 

#10>

무림맹

[!] [!] 월동문으로 들어오다가 기겁하는 죽립에 도롱이 쓴 무사들 서너명

월동문 안쪽은 사자천존의 아내 주혜금의 거처. 마당에는 여자 무사들이 쓰러져 있고.

열려진 문을 통해 건물의 거실에 진의원과 환설이 쓰러져 있는 게 보인다

[주모님과 소맹주님 신상에 변고가 생겼다!] [맹주님께 보고하고 개미 새끼 한 마리 본맹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라!] [주모님!] [소맹주님!] 아수라장. 외치며 건물로 뛰어드는 자. 다시 월동문 밖으로 달려나가는 자. 호각을 불면서.

 

#11>

앙앙! 다시 사당. 여전히 불이 켜져 있는데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고. 복면을 쓴 덩치 큰 꼽추가 사당 안에 서서 바닥을 보고 있다. 바닥에는 입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진 온유향이 엎드린 자세로 쓰러져 있고. 그 앞쪽에는 피를 뒤집어쓴 아기가 자지러지게 울고 있다.

귀면지존; [온가 계집의 상태는 어떠냐?] 휘익! 사당 안으로 날아들고. 깜짝 놀라 돌아보는 꼽추 복면인

복면인; [숨... 숨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눈치 보며

복면인; [사실상 송장이 되었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귀면지존; [덕분에 번거로운 일이 하나 줄었군.] 징! 진동하는 손으로 강보의 아기를 겨누고

팟! 귀면지존의 손에 끌려 들어와 잡히는 아기. 연신 울어댄다

귀면지존; [운이 좋은 줄 알아라 이놈아.] 슥! 목걸이를 아기 목에 걸어주고

귀면지존; [사자천존을 속여 넘기기 위한 역할만 아니었으면 네놈도 어미 뒤를 따라갔을 테니...] 목걸이를 걸어준 아기를 내려다보고. 이어

귀면지존; [이 애새끼는 네가 책임지고 보살펴라.] 아기를 꼽추 복면인에게 내밀고

복면인; [예...] 급히 두 손 내밀어 아기를 받고

귀면지존; [장세명! 네놈의 아들놈을 철저히 이용해줄 테니 저승에서나마 본좌에게 거역한 것을 후회하거라.] 흐흐흐! 웃으며 사당 입구로 가고. 복면인도 우는 아기를 안고 따라 간다

으하하하하! 휘익! 웃으며 사당 밖으로 날아가는 귀면지존. 복면인도 아기를 안고 그 뒤를 따라가고

 

시간이 좀 지나고.

이제 사당 안에는 온유향만 쓰러져 있는데

<쯧쯧!> 어디선가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리고

천불투; [가여운 계집이로구나. 악랄한 인간을 만나 하루아침에 남편과 자식을 잃어야했으니...] 스윽! 사당 안의 어둑한 구석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천불투

천불투;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장세명을 따라왔다가 처참한 광경을 보고 말았도다.) 온유향의 옆에 이르러 내려다보고

천불투; (가엾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겠냐만...) (너만큼 박복하고 불운한 인생도 드물겠구나.) 한숨 쉬며 몸을 숙여서

천불투;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니 양지 바른 곳에 묻어주마. 안식이라도 편히 해야할 테니...) 두손으로 온유향의 몸을 안으려 하고. 그러다가

천불투; [이건...] 흠칫! 하고

천불투; [허허! 이런 일이...] 슥! 온유향을 바닥에 바로 누이고. 입에서 피를 흘리며 눈을 감고 있는 온유향의 얼굴이 드러나고

천불투; (아직 숨이 붙어있다.) 손가락을 굽혀 온유향의 코에 대보고

천불투; (혀가 너무 많이 잘린 탓에 남아있는 혀가 짧아서 기도를 완전히 막지 않았다. 그 때문에 질식을 면할 수 있었던 게고...) 두손으로 온유향의 가슴을 누르고

천불투; (기도를 통해 폐에 들어간 피만 빼주면 살릴 수 있다.) 퍽! 두손으로 온유향의 가슴을 강하게 누르고. 심폐소생술 하듯이. 그러자

[컥!] 쿨럭! 피를 왈칵 토하는 온유향. 숨이 돌아오고

천불투; (됐다!) 안도하며 연신 온유향의 가슴을 누르고

온유향; [끄윽...] 피를 흘리며 벌벌 떠는 온유향. 정신은 차리지 못했지만 숨은 돌아오고.

천불투; (혀가 잘려서 말은 못하겠지만 사는 데 큰 지장은 없을 터...) 생각할 때. 삐익! 삑! 멀리서 호각소리가 들리고

천불투; (호각소리와 징소리...) 사당 밖을 돌아보고

천불투; (무림맹의 얼뜨기들이 비로소 사단을 알아차렸구먼.) 냉소하며 두팔로 온유향을 안아들고

천불투; (괜한 불똥이 튀기 전에 여길 벗어나야만 한다.) 온유향을 안고 사당 입구로 가고

<걱정하지 말거라 아가야.> 입으로는 피를 흘리고 감은 눈으로는 눈물 흘리는 온유향을 내려다보며 생각하는 천불투;

<이 늙은 도둑이 힘 닿는 데까지 널 보호해줄 테니...> 스스스! 사라지는 천불투

<무존령을 움치러 왔다가 양녀(養女)로 삼을 가엾은 아이를 하나 얻게 되었구나.> 완전히 사라진다. 그 배경으로 삐익! 삑! 요란한 피리소리들이 멀리서 들리고

 

#12>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투천환일 -偸天換日(하늘을 훔치고 태양을 바꾸다.)


#1>
이하의 나레이션을 한 화면에 배치배경 화면은 고풍스런 중국식 판화 그림으로 할 것엄청난 보물들의 산을 등진 채 화려한 의자에 앉은 패도적인 인상의 인물 앞에 부하 한명이 무릎을 꿇고 앉아서 무언가를 묻는 모습이다그 부하 뒤에는 여러 명의 인물들이 공손히 서서 듣고 있다.
<춘추시대의 인물인 도척(盜跖)은 부하를 구 천 명이나 거느린 도둑들의 왕()이었다그 도척에게 어느 날 한 부하가 물었다.
[감히 묻사오니 대왕이시어우리 도둑들에게도 도()라는 것이 있습니까?]
도척이 대답했다.
[물론 있고 말고!]
[훌륭한 도적이라면 재물이 어디 숨겨져 있는지 안다이것을 성()이라 한다.]
[훔치러 들어감에 앞장 서는 것은 용()이오,]
[훔친 후 가장 나중에 나오는 것이 의(),]
[손을 쓸 것인지 말 것인지 판단하는 것을 지()라 하며,]
[훔쳐낸 물건을 공평하게 나누는 것은 인()이다!]
[이럴진대 어찌 도적의 길에 도()가 없다고 하랴?]
-장자설(莊子設)>
 
#2>
<-무림맹(武林盟)높고 험준한 바위산을 등지고 세워진 웅장한 성채때는 밤비가 추적 추적 오고 있다계절은 가을이고닫힌 성문 성루 위에 등이 걸려있고 도롱이를 걸친 몇 명의 무사들이 지키고 있다이 장면 배경으로 나레이션
<욱일승천(旭日昇天)-! 이것이 무림맹의 기세를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한 말일 것이다.성문을 크로즈 업. <武林盟>이라 적힌 현판이 성문에 걸려있고
<불과 오년전에 결성된 무림맹은 사마외도(邪魔外道)에 의해 아수라장이 되었던 강호 무림을 일거에 평정해버렸다.성문 위 성루에서 경비를 서는 무림맹 무사들의 모습.
<(), (교체기의 혼란을 틈타 강호 무림을 혼란으로 몰아넣어 왔던 수많은 사파(邪派)와 마도(魔道)의 무리들은 무림맹이 휘두르는 철퇴에 맞아 풍비박산절멸(絶滅)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성문 아래를 내려다보며 흠칫하는 무사 한명
<이 모두가 무림맹을 세운 사자천존(獅子天尊초패강(楚佩岡)이라는 불세출의 기린아에 의해 이루어진 업적이었다.성문 아래쪽성문 옆에 누군가 웅크리고 앉아있는 게 보인다.
<채 서른 살도 안된 젊은 천하제일인 사자천존 초패강에 의해 마도와 사파는 바야흐로 종말을 눈 앞에 두게 된 것이다.성문 아래 거적을 뒤집어쓴 채 오들오들 떨고 있는 노인의 모습 크로즈 업
 
덜컥닫혀있는 무림맹의 정문그 구석에 달린 쪽문이 열리며 밖으로 나오는 무사들죽립을 쓰고 도롱이를 걸친 우비 차림이다두명이 나오고 서너명은 문 안쪽에서 내다 본다
[노인장은 뉘시오?] [이 밤중에 무슨 일로 본맹을 찾아온 거요?] 노인을 흔들며 묻는 밖으로 나온 무사들문 안쪽의 다른 무사들은 주변을 경계하고
천불투; [... 용서하십쇼 어르신들...] [길을 잃고 헤매다가 불빛을 보고 찾아왔습니다요.] 거적 안에서 고개 들며 말하는 노인거지 행색인데 체격도 작고 얼굴도 주름살투성이아주 불쌍하게 보인다직전 작품 <아랑힐월>에 나온 <천불투캐릭터이 작품에서도 별호는 천불투지만 이름은 조구다이때의 나이는 예순살 가량인데 나이보다 더 늙어 보인다이하 천불투로 표기
<늙은 비렁뱅이로군.> <무공은 지니고 있지 않다.눈 번뜩이며 천불투를 살피는 무사들
천불투; [... 날이 밝을 때까지 만이라도 비를 피하게 해주십쇼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요.] 불쌍한 모습으로 애원하고.
<난감하군.> <천마련(千魔聯)에 대한 마지막 공격을 눈앞에 둔 시점이라 우리 무림맹 전체가 초비상 상태인데...> <그렇다고 불쌍한 늙은이를 쫓아 보내는 건 너무 야박한 일이고...무사들 난감하고그때
[무슨 일이냐?] 열린 쪽문 안쪽에서 누군가 다가오며 묻는다문 밖으로 나왔던 무사들 돌아보고
장세명; [날이 밝을 때까지는 일체의 출입을 통제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두 명의 무사를 거느리고 다가오는 장세명좀 초췌하고 지친 표정인데 길고 풍성한 망토로 온몸을 가리고 있고 큼직한 우산을 쓰고 있다따라오는 무사들은 죽립에 도롱이를 걸치고 있고장세명은 무림맹의 총관. <건곤일척 자료집 제18페이지>의 장세명 캐릭터무기는 허리에 차고 있는 상당히 큰 붓이다진짜 붓이 아니고 쇠로 만든 붓인데 우산을 들기 위해 망토에서 왼팔을 꺼낸 탓에 드러난 그 쇠로 만든 붓이 허리 띠에 걸려있음을 보여주고이때 장세명의 나이는 35어딘지 우울하고 근심이 서린 표정으로 묘사
[총관님!] [죄송합니다.] 돌아보며 고개 숙이는 문 밖의 무사들
[길 잃은 노인이 비를 피하고 있기에 보내려던 참이었습니다.] 장세명의 눈치를 보며 말하는 무사들
장세명; [길 잃은 노인?] 우산을 쓴 채 쪽문 밖으로 나서며 천불투를 보고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총관 신행철필(神行鐵筆장세명(張世明)>
<무공은 지니고 있지 않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위험한 인물은 아닌 것같습니다만...문 밖의 무사들이 전음으로 장세명에게 말하고그 배경으로 문 밖으로 나오는 장세명다른 무사들은 문 안쪽에서 대기하고 있고
쪽문 밖으로 나오며 문 밖의 무사들을 노려보는 장세명그러자
[... 죄송합니다.] [즉시 근처 마을에 데려다 주고 오겠습니다.] 찔끔하는 무사들이어
[갑시다 노인장!] [쉴만한 곳으로 모셔다 드리겠소이다.] 천불투에게 다가가 일으키려는 무사들
[으으...] 무사들에게 부축되며 헐떡이는 천불투맛이 간 모습이고
(이런...) (몸이 불덩이같다.) 당황하는 무사들찡그리며 그걸 보는 장세명
장세명; [어떤 상태냐?] 한숨 쉬고
[몸이 펄펄 끓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차가운 가을비를 맞아서 중병에 걸린 듯합니다.] 천불투를 부축한 채 장세명을 돌아보고
찡그리는 장세명
[이 이상 비를 맞게 하면 위험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장세명의 눈치를 보며 말하는 무사 한명
장세명; [어쩔 수 없군.] 한숨 쉬며 옆으로 물러서고
장세명; [객관(客館)으로 데려가서 보살펴주어라약당(藥堂)의 진()노사에게 얘기해서 약을 좀 처방해 달라 하고...]
[예 총관님!] [그리 하겠습니다.] 안도하며 굽신거리는 무사들
서둘러 천불투를 좌우에서 부축해서 성문 안쪽으로 데리고 들어가는 무사들.
장세명도 따라 들어가고 다른 무사들도 들어와서 문을 닫는다.
천불투를 부축해서 멀어지는 무사들을 보는 장세명
장세명; (공교롭군하필 오늘밤에 예상치 못한 불청객이라니...) 뭔가 고민하는 표정이고
장세명;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자.) + [중요한 시기다경계를 소홀히 하지 마라.] 걸어가며 생각하고
[존명!] [명심하겠습니다.] 뒤의 무사들 포권하며 대답하고
장세명; (몹시 긴 밤이 되겠구나.) 입술 깨물며 한숨우산 쓴 채 걸어간다두텁고 긴 망토 두른 것 주의
 
#3>
여전히 비가 오고 있는 밤무림맹의 다른 곳외부 손님들이 머무는 객관이다영빈관은 아니라 화려하진 않고긴 건물에 수많은 방등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보통 손님 투숙용 건물이다깊은 밤이라 대부분의 객실에는 불이 꺼져 있고오직 한 개의 방에만 불이 켜져 있고그 방 앞에 천불투를 데리고 온 무사들 두명이 서있다한명은 우산을 들고 있고 한명은 등불을 들고 있다.
<별일 없겠지?> <약당의 당주 진()노사는 어의(御醫출신이시잖아설령 죽을병에 걸렸더라도 살려낼 게야.무사들 전음으로 말 주고 받고
<병약하신 주모(主母)님 보살피느라 과로하고 계시는 진노사께 괜한 폐를 끼치는 것같군.> <그러게 말일세.> 무사들이 전음으로 대화 나눌 때
그들이 보고 있던 방에서도 불이 꺼지고
<치료가 끝났군!긴장하는 무사들직후
삐꺽방문이 열리며 의원으로 보이는 예순 살 가량의 노인이 나온다왕진 가방을 든 꼬장꼬장한 인상의 이 노인은 무림맹의 의원인 진씨진의원으로 표기나중에 청풍의 출신내력을 확인해주는 역할을 함그리 중요하지는 않은 조연
[어떻습니까 당주님?] 등을 든 무사가 진의원에게 묻고
진의원; [제대로 못 먹어서 영양실조에 걸린 데다가 찬 비를 맞아서 한증(寒症)이 심해진 것뿐이야.] 두 번째 무사가 건네주는 우산을 받고
진의원; [몸을 보하고 열을 내게 해주는 약제를 먹였으니 한숨 자고 일어나면 쾌차할 걸세.] 우산 쓰며 건물을 등지고 걸어가고
[주모님 간병만으로도 피곤하실 텐데 번거롭게 해드려서 면목이 없습니다.] 등불을 든 무사가 등불로 진의원의 발치를 비쳐주면서 앞서 걸어간다
진의원; [미안해할 거 없어의원(醫員)의 일이란 게 원래 이런 것이니...] 따라가며 말하는데
<저 노인을 받아들인 걸로 문제가 생기진 않겠지요?우산을 건네줬던 무사가 따라가며 전음으로 진의원에게 묻고
진의원; [막일을 해온 덕분인지 골격은 제법 튼튼하네만 무공을 익힌 흔적은 없었네.] 끄덕이고
<그렇다니 다행입니다.안도하는 무사들
<천마련과의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있어서 떨어지는 낙엽조차 주의해야만 하는 시기이니...멀어지는 세 사람 배경으로 무사의 전음
 
#4>
객관의 방어둑하고 좁은 방안의 침대에 이불을 목 아래까지 덮고 누워있는 천불투눈은 감았다
천불투; (갔군.) 눈 감은 채 생각하고그러다가
천불투; (생각했던 대로 무림맹에 잠입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천천히 눈을 뜨며 천장을 보고
천불투; (또 무림맹을 출입하는 상인들과 포섭한 하인들을 통해서 사자천존의 거처가 어딘지도 미리 확인해둔 상태고...)
천불투; (사자천존에게는 미안하지만 정파백도가 그에게 만들어 바친 무존령(武尊令)을 반드시 훔쳐내야만 한다.)
천불투;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도척제전(盜蹠祭典)에서 우승하려면 무존령 정도의 보물이 반드시 필요하니...)
 
<세상에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도둑들의 세계에는 도척제전(盜蹠祭典)이라는 축제가 존재한다.지하 광장에서 비밀스러운 집회가 열리고 있다단상에는 도척의 거대한 조각상이 앉아있고 그 앞에서 수많은 남녀가 제사를 지내고 있다도둑들인데 제사를 주관하는 늙은 도둑은 검은색의 장갑을 얹은 쟁반을 조각상을 향해 쳐들고 있다손목까지 감싸주는 길이의 검은색 장갑 손등에는 다섯 개의 서로 다른 색의 보석이 박혀있다이 장갑의 이름은 흑령장이다. <마면기정 자료집 25페이지>에 나오는 <천마신갑차용쟁반을 쳐든 늙은 도둑 뒤에는 음침한 인상의 중년 도둑이 무릎을 꿇고 있다.
<도둑들의 영원한 우상인 전설 속의 대도(大盜도척(盜蹠)을 기리기 위해 열리는 이 축제의 우승자에게는 도수(盜首)라는 명예로운 칭호가 부여되며 세상 모든 도둑들의 존경을 받게 된다.도척의 조각상을 등지고 흑령장을 쳐들며 환호에 답하는 음침한 인상의 중년 도둑이 중년 도둑은 당대의 도둑들의 왕인 야유신이다.
<도둑의 길로 들어서 스스로 대도를 자부하는 양상군자(梁上君子;도둑)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부귀영화도 권력도 아니다바로 도척제전에서 우승하여 제이(第二)의 도척도수로 불리는 것이다.야유신이 쳐든 검은 장갑 흑령장을 크로즈 업
 
천불투; (나 조구(趙九), 다섯 살에 투도(偸盜;도둑질)의 길로 들어선 후 훔치지 못한 물건이 없었으며...) (덕분에 천불투(天不偸)라는 과분한 이름까지 얻었다.) 천장 보며 생각하고
천불투; (하지만 투도의 세계에도 엄연히 존재하는 차별 때문에 숱한 설움을 겪어왔다.) 주먹 꾸욱
천불투; (변변한 배경도 사승(師承)도 없이 독학으로 도둑질을 배운 나를 족보와 세력이 있는 다른 도둑들이 천시하며 따돌린 때문이다.) 이를 악물고
천불투; (비록 떳떳한 직업은 아니지만 투도는 내 삶의 전부였다.) (그런 날 멸시해온 놈들에게 복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도척제전에서 도수로 뽑히는 것뿐이다.) 조심스럽게 일어나고
천불투; (그리고 도척제전에서 도수를 선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난이도(難易度).) 가부좌를 틀고 앉는다
천불투; (설령 값이 나가지 않더라도 훔치기 어려운 물건이야말로 최고의 장물(臟物)로 평가받는 것이다.) 심호흡하며 눈을 감고
천불투; (그런 면에서 무림맹 맹주의 상징인 무존령만한 사냥감도 드물다.) 눈을 감은 채 깍지 낀 두 손을 자신의 명치에 대고
천불투; (무존령만 손에 넣으면 이번 도척제전에서의 우승은 거의 확실하다.) 깍지 낀 두 손을 명치에서 조금 떨어트렸다가
아주 강하게 자기 명치를 친다.
빠직감전 당하며 몸을 웅크리는 천불투
천불투; (... 명치에 압축하여 숨겨두었던 공력이 단전(丹田)으로 돌아간다.) 지지지몸을 웅크린 채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 천불투의 몸이 벼락에 휘감기고
천불투; (노부는 천하를 통틀어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도둑이다.) 억지로 웃고
천불투; (지닌 바 무공을 숨기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굽혔던 몸을 펴며 심호흡하고
천불투; (몸 상태는 최상...) 우둑 우두둑 몸을 움직여보고
천불투; (그럼 일생일대의 사업을 시작해볼까?) 음산하게 웃는 천불투의 얼굴 크로즈 업
 
#5>
여전히 비가 오는 밤무림맹의 웅장한 건물불이 켜져 있고죽립을 쓰고 도롱이를 걸친 무사들이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다.
우산을 쓰고 망토를 두른 채 다가오는 장세명그를 발견하는 무사들
말은 하지 않고 고개만 숙여 인사하는 무사들장세명도 고개만 조금 끄덕여 답례하고
입구에 서서 대청 안쪽을 보는 장세명
대청에서는 회의가 진행중이다수십명이 긴 탁자를 가운데 두고 앉아있다문 정면의 상좌에는 사자천존 초패강이 앉아있다. <건곤일척>에 나온 사자천존의 젊은 시절 모습이때의 나이는 29초패강 앞쪽에는 긴 탁자를 두고 나이 든 무림인들이 죽 앉아있다초패강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는 곱게 늙은 노파와 거구의 중이 마주 앉아있다두 남녀는 무림맹의 장로들곱게 늙은 노파는 고독신모중은 혈나한두 사람 모두 <건곤일척>에 나오는 고독신모와 혈가람 캐릭터혈가람을 혈나한으로 이름만 바꿈고독신모 옆에는 성깔 있어 보이는 중년의 비구니도 한명 앉아있다이 비구니는 아미파의 장로인 <금정사태>. 금정사태는 <마면기정>에 나온 캐릭터혈나한 옆에는 해학적인 인상에 코가 빨간 늙은 거지가 앉아있다개방의 방주인 <상취신개전형적인 거지에 술 호로를 여러개 허리띠에 차고 있다. <마면기정>에 나왔던 <삼절신개캐릭터에 술 호로를 추가
혈나한과 삼절신개 뒤쪽에는 거대한 지도가 걸려있고그 지도 앞에 서서 무언가 설명하고 있는 서른 살 가량의 잘 생긴 문사. <마면기정건곤일척아랑힐월>등에 나온 악역 위극겸이다이 작품에서도 최종 보스이고현재는 정체를 숨긴 채 무림맹의 군사 노릇을 하고 있다.
위극겸; [맹주님께 패해 중상을 입은 천강마존(天罡魔尊엽장천(葉長天)은 현재 대택향(大澤鄕)에 은신하고 있습니다.] 지도를 가리키며 설명하고.
위극겸; [뿐만 아니라 본맹에 쫓기던 마도 무림의 잔당들도 속속 대택향으로 모여들고 있는 중입니다.] 말하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군사(軍師삼절서생(三絶書生위극겸(威極謙)>
혈나한; [사마외도의 떨거지들이 알아서 그물로 기어들어가고 있구만.] 눈을 부리부리하게 뜨며 웃고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장로 혈나한(血羅漢)>
상취신개; [말 그대로 일망타진(一網打盡)이 가능하겠소이다.] 해학적인 표정으로 웃고. <-무림맹 장로 상취신개(常醉神丐)>
고독신모; [그러나 장소가 대택향이라면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게요.] 곱게 나이 든 중년의 귀부인 같은 인상으로 말하고. <-무림맹 장로 고독신모(孤獨神母)>
금정사태; [신모님 말씀이 맞아요.] 새침하게
금정사태; [대택향은 늪과 습지가 한도 끝도 없이 펼쳐진 곳이라 무작정 공격했다가는 아군의 피해도 심각할 수 있어요.] 말하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장로 금정사태(金頂師太)>
혈나한; [그렇다고 공격을 늦춰서는 아니 되오.] 눈을 부리부리하게 뜨면서
혈나한;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처럼 이번 기회에 사마외도의 죄 많은 중생들을 싹 쓸어버려서 지난 오십여년간의 혼란을 종식시켜야만 하오.]
금정사태; [물론 사마외도에 대한 소탕을 포기하자는 게 아니에요.]
금정사태; [다만 아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효과적인 공략방법을 강구해야만 해요.] 반론
혈나한; [재고 자시고 할 게 뭐 있소?] 눈 부라리며 주먹으로 탁자를 치고
혈나한; [끈 떨어진 갓같은 신세가 된 놈들에게 숨 돌릴 틈을 주어선 아니되오.] [일거에 밀어붙여서 끝장을 내야만 하오.]
불쾌한 표정이 되는 금정사태그때
사자천존; [추후의 전략에 대해 군사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손 들며 말하고그러자
[예 맹주님!]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혈나한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 급 공손해져서 굽신 거리고
사자천존; [복안(腹案)을 말해보시오 군사.] 위극겸에게 말하는 사자천존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맹주 사자천존(獅子天尊초패강(楚佩岡)>
위극겸; [예 맹주님!] 공손히 고개 숙이고
위극겸; [금정사태님의 우려에도 충분히 일리가 있습니다.] [무작정 대택향으로 돌입할 경우 아군의 피해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 될 것입니다.] 금정사태를 보며
위극겸; [그래서 대택향의 칠할 정도만 포위를 하고 요란하게 압박을 해갈 생각입니다.] 지도에 반원을 그려 보이면서
상취신개; [옳거니!] [포위망의 일부가 트여있으면 결사적인 저항을 하기보다는 탈출하려는 놈들이 더 많겠군.] 주먹으로 손바닥 치고
위극겸; [적의 저항 의지를 와해시켜 혼란을 야기한 후 마도 무림의 수뇌부를 맹주께서 직접 정리해주시는 것이 제가 생각하고 있는 대략적인 계획입니다.] 사자천존에게 고개를 숙여 보이고
위극겸; [마도 무림의 수뇌부에 저희와 내응하는 자가 몇 있으니 천강마존등을 찾아내 제거하는 것은 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혈나한; [과연 군사는 제갈량의 재림이야!] [훌륭해!] 짝짝 박수를 치고
다른 사람들도 감탄하며 박수를 치고
위극겸; [제갈량의 재림이라니 감당할 수 없는 과찬이십니다.] 공손히 포권하고
사자천존; [그리 과찬이랄 수도 없지.] 웃고
사자천존; [군사 덕분에 사마외도들에 대한 소탕이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진행되어 왔으니 말이오.]
상취신개; [맞소이다군사야말로 우리 무림맹의 보배라 할 수 있소이다.] 엄지손가락 세워 보이고
위극겸; [민망합니다 신개!]
사자천존; [그럼 대택향에서 진행될 토벌전을 좀 더 상세하게 논의해보도록 합시다.] [의견이 있으신 분들은 허심탄회하게 제시새보도록 하시오.] 둘러보며 말하고
[예 맹주님!] 대답하는 사람들
이어 대화 주고 받는 사람들의 모습대청의 입구에서 보는 시점이고
장세명; [회의가 쉽게 끝날 분위기는 아니로군.] 혼잣말
[그러게 말입니다.] [맹주님과 원로들께서는 오늘 밤도 꼬박 새실 것 같습니다.] 주변의 무사들 말하고
장세명; [방해가 끼어들지 않도록 경계에 철저를 기하라.] 돌아서고
[존명!] [명심하겠습니다 총관님!] 고개 숙이는 무사들
그 무사들을 등지고 걸음 옮기는 장세명
장세명; (맹주...) 걸어가며 곁눈질로 대청 쪽을 보고
<용서하십시오나 장세명죽어 귀신이 되어서라도 오늘 맹주께 짓는 죄의 대가를 치루겠소이다.무언가 결심하며 걸어가는 장세명
 
#6>
여전히 비오는 밤무림맹의 다른 곳잘 가꿔진 정원과 높은 담장으로 외부와 분리 된 안채 건물죽립과 도롱이를 걸친 여자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건물 안에 불이 켜져 있고
건물 입구 안쪽은 거실이다불이 켜진 널찍하고 화려한 거실에는 16-7세쯤 된 소녀가 1살쯤 된 아기를 안고 서성이며 침실 쪽을 본다소녀는 <아랑힐월>에 나온 환설 캐릭터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환설환설이 보고 있는 침실의 문은 조금 열려있고.
환설 품에 안긴 아기는 담요로 싸인 채 잠들어 있는데 손에는 금 목걸이를 하나 쥐고 있다금으로 꼰 사슬에 용 두 마리가 서로의 꼬리를 물고 있는 형상의 패가 걸려있는 목걸이다중요한 소품 중 하나이므로 잘 묘사. ***환설이 안고 있는 이 아이의 이름은 초무궁이지만 우여곡절이 있어서 무림맹 총관 장세명의 아들 장청풍인 것으로 알려짐아기지만 청풍의 얼굴과 비슷하게 묘사.***
아기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사자천존의 아들 초무궁(楚無窮)>
열려있는 문을 통해서 어둑한 침실이 보인다침대에 누운 이십대 중반쯤의 절세미녀눈을 감고 있고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이불 밖으로 나온 미녀의 손목을 쥐고 진맥하는 진의원미녀는 사자천존의 아내인 주혜금이다아름답지만 병약하게 보이고 지금은 잠이 들어있다.
주혜금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사자천존의 아내 주혜금(朱慧錦)>
[...] 주혜금의 손목을 쥐고 진맥하며 무언가 생각하는 진의원이어
한숨 쉬며 진맥하던 손을 이불 속으로 넣어주는 진의원
문을 닫으며 침실에서 나오는 진의원
환설; [주모님의 오늘밤 용태는 어떠신가요?] 근심스레 묻고배경으로 나레이션. <-주혜금의 시녀 환설(煥雪)>
진의원; [어렵게 잠드셨으니 깨실 때까지 방해하지 마라.]
환설; [명심하겠사옵니다만... 빨리 쾌차하셔야할 텐데...] 울상 지으며 침실 문쪽을 보고
진의원; [원래 병약하셨던 몸으로 무리하게 출산을 하신 후유증이다.] 말하며 환설이 안고 있는 아기를 힐끔 보고담요에 싸인 아기는 잠이 들었는데 한손으로는 목걸이를 꼭 쥐고 있다.
진의원; [그래도 근래 들어 조금씩 기력이 돌아오고 계시니 다행으로 여겨야지.] 말하며 아기가 쥐고 있는 목걸이를 잡고 빼내려 하지만
작은 손으로 목걸이를 꽉 쥐고 놓지 않는 아기
환설; [... 조심하세요.] 그걸 보고 기겁하고
환설; [무리하게 뺏으려고 하면 도련님이 이만저만 성질을 부리시는 게 아니에요.]
진의원; [주모님의 신물(信物)이지?] 목걸이에서 손을 놓고
환설; [...]
환설; [주모님의 냄새가 배어있는 물건이라 그런지 무궁도련님은 그 목걸이를 특별히 좋아하세요.] 아기를 내려다보고
진의원; [아기들 특성상 손에 쥔 물건은 수시로 물고 빨 텐데...] 찡그리고
환설; [이빨이 날 때가 되신 때문인지 깨어있을 때는 거의 입에 물고 계셔요.]
진의원; [억지로 뺏을 수 없으면 더러워지지 않도록 자주 깨끗한 물로 닦아주어야...] + [!] 말하다가 움찔하며 환설의 뒤를 보는 진의원
어느 틈에 열려있는 문그 문 안쪽에 장세명이 서있다우산은 접어서 들고 있다.
환설; [!] 뒤늦게 알아차리고 돌아보며 놀라고
진의원; [총관이 밤중에 주모님의 거처에 무슨 볼일인가?] 불길한 예감에 몸으로 환설과 아기를 막으며 말하고그러다가
[!] [!] 놀라는 진의원과 환설
장세명의 뒤쪽열린 문을 통해서 여자 무사들이 건물 앞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게 보인다
환설; [!] 그걸 보고 비명 지르며 뒤로 주춤
진의원; [뒷문으로 달아나라어서!] 환설에게 외치며 팔을 벌리지만
이미 진의원의 가슴을 찌르고 있는 접은 우산의 끝죽인 건 아니고
진의원; [장세명 네놈...] 스륵기절하며 쓰러지고
환설; [안돼!] 비명 지르며 돌아서서 달아나고그 앞에서 진의원이 바닥에 쓰러지고 있고
이미 다가와서 환설의 등도 찌르는 장세명의 우산 끝덜컥하며 눈을 치뜨는 환설
환설; [... 도련님...] 기절하며 쓰러지는 환설품에 안고 있던 아기를 떨구고하지만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왼손으로 아기를 낚아채 끌어안는 장세명
털썩환설도 기절해서 바닥에 나뒹굴고.
[으으응...] 잠에서 깨며 눈을 껌뻑이는 아기.
장세명; [곧 무서운 얼굴을 보게 될 테니 자고 있거라.] 쿡쿡왼팔로 아기를 안고 우산을 든 오른쪽 손의 엄지 손가락으로 아기의 가슴을 찍고
[마아...] 다시 눈이 감기는 아기잠이 들면서도 목걸이는 놓치지 않고
장세명; [미안하오 진의원환설!] [그대들에게는 어떤 잘못도 없소.] 잠이 드는 아기를 품에 안고 진의원과 환설을 돌아보고
장세명; [혈육의 정 때문에 도리를 저버리는 나 장세명이 모든 죄를 감당할 것이오.] 우산 든 오른손을 이용해서 아기를 망토 속에 감추고
밖으로 나오며 우산을 펴는 장세명망토가 헐렁해서 아기를 숨기고 있는 게 안보인다아기를 안은 왼팔을 망토 밖으로 꺼내 오른손에 든 우산을 펴는 모습이고건물 밖에는 여자 무사들이 쓰러져 있고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장세명헌데
 
건물을 에워싼 정원의 나무 그늘 속에 숨어있는 천불투
천불투; (이것 봐라.) 눈 번뜩이고
<다른 자도 아니고 사자천존의 심복 중의 심복인 신행철필 장세명이 사자천존의 아들을 유괴한다?월동문으로 나가는 장세명을 배경으로 천불투이 생각
천불투; (아무래도 내가 때를 잘못 맞춰서 무림맹에 잠입한 것같구나.) 침 꼴깍겁에 질려서 숨어있던 곳에서 나오고
천불투; (자칫하다가는 이 유괴 사건의 공범으로 몰릴 수도 있다가능한 빨리 여길 빠져나가야한다!) 도둑 고양이처럼 달려서 월동문으로 간다
 
#7>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황성 화백을 위해 쓴 무협만화 시나리오입니다.
이미 만화로도 나왔으니 시나리오와 비교해서 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군요.
와룡강 나름대로의 시나리오 작법이라 생경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몰입도도 떨어질 테고...
그래도 어떻게 그림으로 표현되었을지 상상하시면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448>

석헌중 일행이 갇혀있는 감옥 같은 건물. 헌데 건물 입구인 철문이 열려있고 그 주변에 여러 명의 통천교 교도들이 죽어있다.

 

건물 내부. 석헌중과 백호도성, 광풍령주등이 강철 침대에 묶여있다. 모두 눈을 감고 있다

드드드! 건물도 진동하고. 백호도성과 광풍령주등이 흠칫하고

[....] 석헌중의 이마가 찡그려지고.

백호도성; (이건 혹시...) 긴장하며 천장 보고

신풍령주; [지진이라도 난 듯 지축이 흔들리고 있소.] 광풍령주를 돌아보고

광풍령주; [틀림없네. 회주께서 진노괴를 잡아죽이려고 쳐들어오신 걸세.]

빙풍령주; [회주께서는 위가놈과 당가년의 암습에 심장이 관통당하는 중상을 입으셨는데 괜잖을지 모르겠어요.]

열풍령주; [믿어보세. 회주님은 이미 인간의 경지를 벗어난 분이시니...] 말할 때

철컹! 철문이 열리고

모든 사람이 돌아볼 때

당비연; [저 왔어요.] 철문 열고 들어서고

광풍령주; [당비연!] + 신풍령주; [네년이...] 분노하고. 열풍령주와 빙풍령주도 흠칫! 하고 석헌중과 백호도성도 놀란 표정으로 돌아보고

당비연; [제가 지은 죄에 대해서는 유구무언이에요.] [다만 회주를 시해한 게 저의 의지가 아니었다는 점은 믿어주세요.] 들어오고

빙풍령주; [그렇다치고...] [무슨 일로 뇌옥에 들어온 것이냐?]

당비연; [여러분들의 몸에 가해진 금제를 해제해주실 분을 모셔왔어요.] 옆으로 물러서고

[!] [!] 놀라는 사람들

<금강살귀!> 감옥으로 들어서는 청풍을 배경으로 사람들의 경악

 

#449>

다시 폭풍신마와 진무륜이 싸우는 광장. 바람의 칼날을 토해내는 폭풍신마, 유리척을 휘둘러 섬광을 날리는 진무륜

부악! 눈 부릅뜨는 폭풍신마의 몸에서 대형의 칼날 형태의 바람이 튀어나와 진무륜을 휩쓸고

쩡! 진무륜도 전력을 다해 유리척을 휘두르고

번쩍! 두 사람 사이에서 강력한 섬광이 터진다. 핵폭탄이 터진 것 처럼

꽈꽝! 주변으로 터져나가는 충격파

[헉!] [컥!] [조심...] [크악!] 그 충격파에 휩쓸려 날아가는 통천교 교도들

드드드! 충격파가 잦아들며 드러나는 정황. 피차 상처를 입은 폭풍신마와 진무륜.

폭풍신마의 입과 코에서 피가 줄줄. 특히 가슴에 박힌 철인검의 상처에서 대령의 피가 흐르고

진무륜도 몸의 여기저기가 갈라져서 피를 흘리며 휘청

[양패구상!] [서로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통천교 교도들 긴장. 충격파에 휩쓸려 나뒹굴거나 중상을 입은 놈들도 있고

진무륜; (역시 간단히 죽일 수 있는 놈이 아니다.) 소매로 입의 피를 닦고

쿠오오! 다시 몸에서 토네이도가 일어나는 폭풍신마

진무륜; (결국 노부가 이기긴 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상당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진무륜; (물론 그건 노부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 + [풍백양! 결판을 내기 전에 네놈에게 보여줄 계집이 있다.] 딱! 손가락을 튕기고. 그러자

진무륜이 나온 건물에서 나오는 칠지독왕

폭풍신마; [보여준다는 게 겨우 저 배신자인가?] 칠지독왕을 노려보고

칠지독왕; (저 인간의 살기가 수많은 비수처럼 파고드는군.) 침 꿀꺽 삼키며 건물에서 나오고

진무륜; [그럴 리가 있겠느냐?] 웃으며 건물을 돌아보고

건물에서 나온 칠지독왕이 옆으로 물러서고. 소매 속에서 비수를 한 자루 뽑아들면서

이어 나타나는 두 놈. 철각개와 사우. 헌데 두 놈은 양쪽에서 벽소소의 팔을 끼고 있다. 잠옷 차림인 벽소소는 시체처럼 축 늘어져 있다.

폭풍신마; [!] 벽소소를 본 폭풍신마의 눈썹이 꿈틀하고

진무륜; [흐흐흐 굳이 소개를 하지 않아도 알아보는 눈치로군.] 웃고.

부르르 떠는 폭풍신마

진무륜; [그렇다. 저 계집은 바로 네놈의 딸 중 하나다.]

폭풍신마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자신이 비 오는 날 사당에서 벽초천의 아내 온유향을 강간하던 장면이다.

진무륜; [저 계집은 풍백양 너의 살기의 결정체다.] [그 때문에 손을 댄 생명체는 모두 말려 죽이는 마력을 타고 났다.]

주먹 불끈 쥐는 폭풍신마

진무륜; [짐작했겠지만 노부는 저년의 몸뚱이를 통해서 무적의 능력을 얻게 되었다.] [기막힌 명기를 지녀서 극락을 경험하기도 했고...] 사악하게 웃고

우둑! 말하진 않지만 이를 가는 폭풍신마.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고

진무륜; [하지만 지금 저년은 산송장이나 다름없다. 생명의 근원인 원정지기까지 노부에게 바친 때문이다.]

부들 부들 떠는 폭풍신마. 지지지! 온몸이 벼락에 뒤덮이고

진무륜; (마인이니 뭐니 해도 부정은 어쩔 수 없는 법!) (분노하고 격동하여 이성을 잃는 게 느껴지는군.) 찌릿! 찌릿! 감전이 되는 진무륜. 그러면서도 웃고

진무륜; (그럼 마지막 일격을 가해야겠지.) + [부녀상봉을 시켜주었으니 유감은 없을 것이다.]

진무륜; [그만 죽여라!] 칠지독왕에게 말하고. 칠지독왕은 비수를 뽑아들고 있는 것 주의

칠지독왕; [존명!] 고개 숙이고

폭풍신마; [멈춰라!] 다급히 외치지만

푹! 이미 벽소소의 가슴을 비수로 깊이 찌르고 있는 칠지독왕

벽소소; [컥!] 고개 젖히며 입으로 피를 토하고. 순간

폭풍신마; [크아!] 콰콰쾅! 분노하여 벼락같이 칠지독왕을 덮쳐간다. 몸에서 일어난 수많은 바람의 칼날을 스크류처럼 돌리면서

칠지독왕; [헉!] 팟! 다급히 날아올라 피하려 하지만

콰드드! 폭발적으로 길이가 늘어난 바람의 칼날들이 그대로 칠지독왕의 몸뚱이를 난도질한다

칠지독왕; [크아아악!] 온몸이 수십, 수백 개의 칼날에 수평으로 난도질당해 토막쳐지면서 비명 지르고

[헉!] [저런...] [칠지독왕이 저항도 못해보고 도륙 당했다!] 경악하는 통천교 교도들

[헉!] [안돼!] 팟! 휙! 철각개와 사우가 기겁하며 날아오른다. 잡고 있던 벽소소의 팔을 놓고. 하지만

콰드드! 가가각! 철각개와 사우의 몸뚱이도 그대로 폭풍신마가 일으킨 바람의 칼날들에 난도질당한다.

[크악!] [케엑!] 파파팟! 가가각! 철각개와 사우도 비명과 함께 곤죽이 되어 죽고

앞으로 쓰러지려는 가슴에 비수가 박힌 벽소소. 주변으로 난도질당한 칠지독왕, 사우, 철각개의 몸뚱이 파편이 비 오듯 쏟아지고

폭풍신마; [아가야!] 쓰러지려는 벽소소를 끌어안는 폭풍신마. 퍼퍽! 퍽! 철각개 등의 시체 파편이 주변으로 나뒹굴고. 하지만

가슴에 비수가 박힌 벽소소는 인사불성이 되어 있고

폭풍신마; [안된다! 죽으면 안된다 아가야!] 벽소소를 안고 울부짖고. 그때

콰직! 뒤에 유령같이 나타나며 유리척으로 폭풍신마의 등을 비스듬히 깊고 길게 가르는 진무륜

폭풍신마; [컥!] 갈라진 등에서 피를 뿜어내며 입으로도 피를 왈칵 토하며 휘청하는 폭풍신마. 두 팔로 벽소소를 안은 채

[그렇지!] [해치웠다!] 환호하는 통천교 교도들

쿵! 털썩! 무릎을 꿇는 폭풍신마. 두 팔로 벽소소를 안아 보호하는 자세로. 휘익! 그 뒤로 내려서는 진무륜

폭풍신마; [미안하다 아가야. 미안하구나.] 피를 게워내며 품에 안긴 벽소소를 내려다보고. 폭풍신마가 흘리는 피가 벽소소의 몸에 흐르고

폭풍신마; [네가 내 죄로 인해 태어나 끔찍한 죄를 짓고 살다가 죽었구나.] 울고

진무륜; (방금 전의 일격으로 척추를 끊었다.) 그런 폭풍신마를 보며 눈 번득

진무륜; (내버려둬도 죽겠지만 목을 쳐서 확실하게 후환을 없이해야겠지?) 슥! 섬광이 뻗어나온 유리척을 쳐들어 폭풍신마의 목을 치려 하고.

높이 들리는 유리척

[그렇지!] [폭풍신마의 목을 치십시오 교주님!] [죽어라 폭풍신마!] 환호하는 통천교 교도들

폭풍신마의 목을 치려는 진무륜. 하지만 그 직후

쩍! 유령같이 나타나며 생사교로 진무륜의 몸을 토막 내려는 청풍

진무륜; [!] 스악! 경악하면서도 팽이처럼 몸을 돌려 피하는 진무륜

쩍! 생사교가 진무륜의 허리를 스치면서 깊은 상처를 낸다. 피가 뿜어지고.

[헉!] [저자는...] [금강살귀다!] [금강살귀가 나타났다!] 비명 지르는 통천교 교도들.

청풍; (얕았다.) 쩍! 다시 생사교를 휘둘러 진무륜을 베려 추격하지만

팽! 팽이처럼 돌면서 유리척을 휘두르는 진무륜

꽝! 유리척과 생사교가 부딪히며 굉음이 일어나고

투쾅! 펑! 펑! 굉음과 함께 충격을 받고 뒤로 날아가는 청풍과 진무륜

청풍; (내공은 내가 밀린다.) 콰드드! 바닥을 박살내며 멈춰서고. 청풍이 진무륜보다 더 멀리 밀려났다.

청풍; (하지만 내게는 비장의 한 수가 있다.) 팟! 다시 도약해서 진무륜에게 쇄도하고

진무륜; [청풍! 역시 네놈이었구나! 위진천과 당비연의 금제를 풀어버린 게...] 유리척을 휘둘러 상대하려는데

청풍; (천마묵장!) 투쾅! 왼손을 내밀자 시커먼 손바닥 형상이 튀어나간다

진무륜; [제법...] 쩍! 그 검은 손바닥을 유리척으로 가르는 진무륜. 하지만

쾅! 먹물인 것처럼 갈라지면서도 그대로 밀고 들어가 진무륜의 가슴을 때리는 검은 손의 형상

진무륜; [천... 천마묵장이로구나!] 컥! 펑!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는 진무륜. 가슴이 뭉개졌고

[헉!] [안돼!] [교주님!] 비명 지르는 통천교 교도들. 그 뒤로 당비연과 석헌중등이 다가온다. 석헌중은 백호도성의 부축을 받으면서 비틀 비틀 걸어오고. 광풍령주등도 몸이 성하진 않아서 힘겹게 걸어온다.

청풍; [죄의 값을 치를 때가 되었다 노괴!] 쩍! 쇄도하며 진무륜을 생사교로 베고. 하지만

꽝! 유리척을 휘둘러 겨우 막는 진무륜

펑! 펑! 다시 충격 받고 뒤로 날아가는 두 사람. 이번에는 청풍이 적게 튕겨졌다.

팟! 바닥에 내려섰다가 다시 용수철처럼 튀어 올라 진무륜을 덮쳐가는 청풍. 진무륜은 휘청거리며 몸을 세우면서 왼손을 품속에 넣고 있고

진무륜; [이놈!] 쩡! 왼손을 품에서 꺼내 쳐드는데 제왕안이 들려있다.

쩡! 제왕안에서 강한 빛이 쏟아지고

당비연; [조심해요!] 비명 지르고. + [제왕안!] [헉!] 석헌중 등도 놀라고. 하지만

멈칫! 허공에서 약간 주춤하던 청풍

쩍! 다시 쇄도하며 생사교를 휘두른다

진무륜; [제왕안이 통하지 않다니...] 캉! 다시 유리척을 휘둘러 막으며 놀라고

콰드드! 뒤로 밀리는 진무륜. 그 앞에서 청풍은 휘청하기만 할 뿐 밀리진 않고

청풍; [그만 끝내자 노괴!] 다시 생사교를 휘둘러 공격하려고 할 때

진무륜; [맞는 말이다!] 쾅! 웃으며 발로 바닥을 구르고. 직후

펑! 청풍의 뒤에서 폭발척으로 치솟는 적발천마

당비연; [적발천마!] + 석헌중; [조심하게!] 다급히 외치고

쩍! 적발천마가 거대한 주먹으로 청풍을 후려쳐 온다. 엄청난 빠르기. 주먹질에 벼락이 따라붙을 정도고

청풍; (아차!) 펑! 돌아서며 검게 변한 왼손으로 적발천마의 주먹을 막고

꽝! 적발천마의 주먹과 청풍의 손바닥이 충돌하며 굉음이 일고

콰드드! 밀려나는 청풍. 적발천마의 몸은 허공으로 다시 튀어 오르고

스악! 그 틈에 확 접근하여 유리척으로 일으킨 섬광으로 청풍의 몸을 베는 진무륜

푸학! 급히 피하려 하지만 허리가 깊이 갈라지며 피를 뿌리는 청풍.

당비연; [악!] 비명

석헌중; (금강불괴인 이청풍의 몸도 유리척의 살기에는 베어진다.) 긴장하며 보고

부악! 몸을 뒤집었다가 다시 날아들며 주먹을 날리는 적발천마. 유리척을 휘둘러 청풍을 베려는 진무륜

천마묵장으로 적발천마를 상대하고 생사교로 유리척을 막는 청풍. 하지만

이대일의 격전. 청풍이 밀린다

유리척에 상처 입고 적발천마의 주먹질에 내상을 입고 피를 토하는 청풍.

당비연; [아... 안돼!] 사색

석헌중; (이청풍이 밀린다.) 심각

석헌중; (하긴 폭풍신마에 못지않은 고수인 진무륜과 마교의 마지막 교주인 적발천마를 동시에 상대해서 이길 수 있는 인간은 없겠지.) 심각할 때

석헌중; (그렇다고 누가 도와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하늘 아래 최강자들인 저 셋이 격돌하는 근처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니...> 콰콰쾅! 콰드드! 쩌저적! 날고 뛰는 세 사람이 일으키는 충격파와 벼락이 주변을 뒤덮고 있고

청풍; (좋지 않은 흐름이다.) 펑! 창! 적발천마의 주먹과 유리척을 거푸 막아내며 찡그리고. 입과 코로 피가 토해지고 몸은 유리척의 살기에 베어져 피가 튄다.

청풍; (적발천마가 참전하기 전에 진무륜을 죽였어야 했는데...) 쾅! 차창! 번갈아 덤비는 진무륜과 적발천마를 상대하며 고전하고

진무륜; [흐흐흐 방금 전의 패기는 어디로 사라진 것이냐 청풍아?] 쩍! 스악! 유리척으로 섬광을 여러 개 일으켜 청풍을 공격하며 웃고

캉! 생사교로 막지만 밀리는 청풍.

진무륜; [노부로 하여금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고 장담하지 않았느냐?] 부악! 밀리는 청풍에게 쇄도하며 주먹을 휘두르는 적발천마를 보며 웃고

쾅! 적발천마의 주먹을 천마묵장으로 막으며 피를 토하는 청풍. 콰드드! 땅을 두 발로 파며 밀려난다. 이어

진무륜; [유감스럽게도 네놈에게는 그럴 능력도 기회도 없다.] 쩡! 벼락같이 접근하며 유리척을 휘둘러 청풍을 공격하고

쩍! 겨우 피하지만 옆구리에 다시 깊은 상처가 나는 청풍.

주먹을 휘두르며 덤비는 적발천마.

꽝! 천마묵장으로 적발천의 주먹을 막지만 밀리는 청풍

[...] 고개를 들어 그걸 보는 폭풍신마. 안고 있던 벽소소를 바닥에 누이면서

유리척으로 청풍을 공격하며 웃는 진무륜의 모습. 청풍은 생사교로 겨우 막았고

콱! 자신의 가슴으로 빠져나온 철인검을 움켜잡는 폭풍신마

콰직! 앞으로 길게 철인검을 뽑으며 일어난다. 비틀거리며

[!] [!] 신풍령주등이 그걸 보며 놀랄 때

쾅! 적발천마의 공격을 손바닥으로 막는 청풍.

콰직! 손가락들이 충격으로 부러지는 청풍

당비연; [악!] 비명

펑! 적발천마는 뒤로 튕겨지고

[!] 콰드드! 고통으로 얼굴 이지러트리며 밀려나는 청풍

진무륜; [네놈 말대로 그만 끝내야겠다.] 쩍! 유리척을 강하게 휘둘러 청풍을 공격해오고. 하지만 그 직후

[!] 놀라며 멈춰서는 청풍.

진무륜; (저놈이 왜 피할 생각을 하지 않는 건가?) 쩍! 놀라면서도 청풍을 베어 가는데. 직후

화악! 그자의 뒤에서 양팔 벌리며 덮치는 폭풍신마

진무륜; (아차!) 팟! 다급히 옆으로 피하려하는 진무륜. 하지만

콰득! 이미 폭풍신마의 양팔이 진무륜을 뒤에서 끌어안고 있고

푸욱! 폭풍신마의 가슴으로 튀어나온 철인검이 진무륜의 등에 박히고

청풍; [!] 놀라며 겨우 몸을 세우고

진무륜; [놔... 놔라!] 크악! 등을 철인검에 찔리며 비명. 몸부림치며 폭풍신마의 손에서 빠져나가려 하고.

[교주님!] [저런!] [안돼!] 통천교도들의 비명

[회주님!] [흑!] 신풍령주들의 비명. 석헌중과 백호도성도 놀랄 때

폭풍신마; [빨리!] 필사적으로 진무륜을 끌어안고 청풍에게 외치고

청풍; [!] 퍼뜩 정신을 차리고

진무륜; [놔... 놔라!] 몸부림. 거의 폭풍신마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려 하고. 하지만

폭풍신마; [기회는 한번 뿐이다!] 콰직! 몸을 들이밀어 철인검을 더 깊게 진무륜의 등에 박으며 청풍에게 외치고

폭풍신마; [심장을 정확히 노려야한다.] 콰드드! 몸부림치는 진무륜을 저지하며 다급히 외치고

청풍; (그럼 폭풍신마도 찌르게 되지만...) 잠깐 망설이다가

거의 폭풍신마의 손을 뿌리친 진무륜. 뭔가 외치면서

청풍; (어쩔 수 없다.) 쩍! 벼락같이 돌진하며 생사교를 찌른다

진무륜; [안... 안돼!] 날아드는 생사교를 보며 비명 지르지만

푸욱! 단번에 진무륜과 폭풍신마를 함께 생사교로 찌르는 청풍. 생사교가 손잡이만 남고 다 들어갔다.

빙풍령주; [악!] 비명. + 신풍령주; [회주님!] 비명.

백호도성; [그렇지!] 주먹 불끈 환호. 석헌중은 안도하고.

[!] 달려들려다가 멈칫! 하는 적발천마. 이후로 로봇처럼 서있다

[헉!] [히익!] [안... 안돼!] 절망하는 통천교 교도들

정지 모션. 찌르고 찔려 한 덩이가 된 세 사람. 그러다가

주르르! 진무륜의 입에서 피가 흐르고

진무륜; [이... 이런 어이없는...] 눈을 까뒤집고

진무륜; [천하가... 노부의 손아귀에 들어왔거늘...] 고개 떨구고

팟! 생사교를 급히 진무륜의 가슴에서 뽑는 청풍. 피가 뿜어지고. 하지만

진무륜은 등이 철인검에 찔려 폭풍신마와 완전히 떨어지지 않고 상체만 앞으로 늘어진다. 그러다가

파삭! 손바닥으로 그런 진무륜의 뒤통수를 후려쳐서 깨트리는 폭풍신마

퍼억! 머리통이 깨진 진무륜의 몸이 앞으로 나뒹군다. 등에 꽂혀있던 철인검에서 뽑혀서

뒤로 비틀하는 폭풍신마

[회주님!] [안됩니다 회주님!] 휙! 휙! 빙풍령주, 신풍령주등이 울부짖으며 달려오고. 몸이 성하지 않아서 빨리 달려오진 못하고

폭풍신마; [철인검...] 등을 청풍에게 보이며 말하고

움찔! 하는 청풍.

폭풍신마; [가져가라.]

청풍; (내가 누군지 알아차렸구나.) 침통한 표정으로 생사교를 칼집에 꽂으며 폭풍신마에게 다가가고

등을 보인 채 서서 기다리는 폭풍신마.

[회주님!] [안됩니다 회주님!] 빙풍령주 신풍령주등이 폭풍신마의 앞에 무릎 꿇으며 오열하고. 그 뒤에서 석헌중과 백호도성이 다가온다. 백호도성이 석헌중을 부축하며

폭풍신마의 등에 박힌 철인검의 손잡이를 두 손으로 잡는 청풍

폭풍신마; [부탁한다.] 고개 조금 돌려 보며 말하고

폭풍신마; [나 때문에 딸들을... 미워하지는 마라.] 한쪽에 쓰러져 있는 벽소소를 보며

청풍; [큰 따님에게는 평생 갚아도 모자랄 큰 빚을 졌소.] 철인검의 손잡이를 두 손으로 잡은 채 말하고

폭풍신마; [그렇다니 다행이군.] 웃고

청풍; [편히 가시오.] 스윽! 폭풍신마의 등에서 철인검을 뽑고

빙풍령주; [회주님...] 울부짖고

푸학! 청풍이 철인검을 뽑으며 뒤로 물러서고. 철인검이 뽑힌 폭풍신마의 등과 가슴에서 피가 뿜어지고

폭풍신마는 비틀하다가

스윽! 힘겹게 가부좌를 틀고 앉는다.

빙풍령주; [회주님! 안돼요 회주님!] 울며 무릎걸음으로 다가오고. 그 뒤에 무릎 꿇은 신풍령주등은 고개 떨군 채 울고 있고

청풍은 철인검을 허리춤에 꽂고

폭풍신마; [그대들에게는 큰 신세를 졌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 웃고

폭풍신마; [내 딸들은 나 인 듯 대해주기 바란다.] 눈을 감고. 이어

슥! 고개를 조금 숙이는 폭풍신마. 죽었다.

빙풍령주; [회주님!] 애절하게 울며 올려다보고. 폭풍신마 뒤에서 폭풍신마의 목을 만져보는 청풍. 이어

청풍; [모두 애도하시오.] 폭풍신마의 목에서 손을 떼며

겁에 질려 물러서던 통천교의 교도들도 움찔하여 청풍을 보고

청풍; [천외천궁의 제자이며 지존회의 제이대 회주였던 폭풍신마께서 방금 귀천(歸天)하셨소.] 폭풍신마에게 포권하며 외치고. 그러자

당황하고 웅성거리는 통천교 교도들

당비연; (내가 먼저 나서야겠네.) + [지존회의 여러분께 깊은 조의를 표하겠어요.] 빙풍령주등을 향해 무릎 꿇으며 포권하고.

[심심한 조의를 표하오.] [유감이오.] 역시 무릎 꿇으며 빙풍령주등에게 포권하는 석헌중과 백호도성. 그러자

[조의를 표하겠소.] [폭풍신마 풍회주의 명복을 빌겠소.] 통천교의 교도들도 무릎 꿇거나 허리 숙이며 포권한다.

[조의를 표하오.] [영면하시오 풍회주!] 광장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포권하며 외치고

청풍; (이걸로 되었다.) 폭풍신마의 시신에 대고 포권하며 생각하고

<폭풍신마! 귀하로 인해 야기되었던 모든 은원은 오늘 이 자리에서 해소된 것이오.>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018년 4월 8일 폭풍신마 완결>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442>

무림맹. 내부

어느 건물. 칠지독왕과 청룡도성이 지키고 있는 건물

[!] 무언가 느끼는 눈 감은 진무륜. 넓은 침대에 잠옷 차림으로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운기조식하던 중이다.

진무륜; (위진천...) 찡그리고. 위진천을 떠올리고 진무륜 뒤에는 거의 알몸인 얇고 짧은 잠옷 차림의 벽소소가 누워있는데 마치 시체처럼 축 늘어져 있다. 산송장 분위기

진무륜; (그놈에게 걸어놓은 제왕안의 금제가 해소되었다.) 찡그리고

진무륜; (저절로 금제가 풀렸을 리는 없고...) (그놈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게 분명하다.)

진무륜; (궁금하지만 당장 쫓아가서 확인할 수는 없다.)

<저 계집이 신가람에게서 흡수한 힘을 노부의 것으로 만드는 중요한 과정에 있으니...> 시체처럼 늘어져 있는 벽소소를 배경으로 진무륜의 생각 나레이션

진무륜; (신가람의 힘만 완전히 소화하면 노부는 절대무적의 존재가 되는데...)

진무륜; (호사다마라는 말도 있고...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당장이라도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지지지! 몸이 벼락에 휩싸이고

<가급적 빨리 운기조식을 끝내야겠다.> 방안의 모습 배경으로 진무륜의 생각 나레이션

 

#443>

다시 위극겸의 무덤 앞. 청풍이 위진천과 마주 앉아 이마를 손으로 움켜잡고 있다. 위진천의 몸이 벼락에 덮이고 위진천의 눈이 하얘진다.

위진천; [끄으윽!] 눈을 까뒤집고 신음하다가

청풍; [되었다.] 츠으! 위진천의 이마에서 손을 떼고

위진천; [허억!] 턱! 쓰러지려다가 손으로 바닥을 짚고.

청풍; [확인해봐라. 제왕안의 힘이 사라졌을 것이다.]

위진천; (정말이다.) 흥분

위진천; (끊임없이 머릿속을 울리던 진무륜의 목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청풍; [우리 사이에 적잖은 갈등이 있었지만 어쨌든 우린 세상에 단 둘만 남은 피붙이다.] [지난날의 갈등은 잊어버리고 잘 지내도록 하자.]

청풍; [그게 돌아가신 분들이 원하시는 일이기도 할 테니...] 위극겸의 무덤을 돌아보고

위진천; [네 말이 맞다.] 한숨

위진천; [불효의 죄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끼리 싸우고 해치는 일은 없어야할 것이다.]

청풍; [우리 집안의 은원은 내가 다 처리하겠다.] 슥! 일어나고. 위진천도 일어나고

청풍; [너는 서둘러 무산으로 달려가서 고모님을 위로해드려라.] 손을 내밀고

위진천; [그리하마.] 끄덕이며 청풍의 손을 마주 잡고

청풍; [조심해서 가라.] 손을 흔들고

위진천; [떠나기 전에 해줄 말이 있다.] 손을 쥔 채

청풍; [뭐냐?] 손을 놓고

위진천; [당비연을 잘 보살펴줘야할 것이다.] 의미심장하게 웃고

청풍; [그래야하긴 하지만...] 쓴웃음

청풍; [너도 알고 있겠지만 나는 그 여자의 아비를 죽인 불구대천의 원수다.]

위진천; [당비연에게 너는 아비의 원수면서 동시에 자식의 아비다.] 의미심장

청풍; [!] 눈 부릅

위진천; [아무리 원한이 깊어도 자식의 아비를 죽일만큼 독한 여자는 드문 법이다.]

청풍; [설... 설마 당비연이...] 헉헉

위진천; [전부터 몸이 이상하다고 했는데...] [최근에 임신한 게 확인되었다.] 끄덕

청풍; [그... 그런...] 흥분 당혹

위진천; [이리로 오면서 당비연이 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걸 봤다.] 돌아서고

위진천; [진무륜을 처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비연을 만나보는 게 먼저일 것이다.] [간다.] 손 들어 보이며 걸어가고

청풍; (당비연... 당비연이 내 아이를 갖었다니...) 아래로 내려가는 위진천을 보며 당혹

청풍; (나는 그녀의 아버지를 죽인 원수인데... 이 무슨 악연이란 말인가?) 한숨

 

#444>

무림맹 뒤쪽의 산

그 산 뒤쪽의 깎아지른 절벽. 절벽 위에 서있는 여자. 당비연.

비탄에 잠긴 표정으로 아랫배를 만지고 있는 당비연

당비연; (운명은 어찌하여 유독 내게만 가혹한 것일까?)

당비연; (살부지수에게 강간당한 것도 모자라 그자의 아이까지 뱃속에서 자라고 있다니...)

당비연; (죽고 싶다. 당장 여기서 뛰어내려 죽어버리고 싶다.) 절벽을 내려다보면서 이를 악물고.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당비연; (내가 제 씨를 품은 채 죽어버린 걸 알면 금강살귀, 그 원수도 충격을 받겠지.) (소문이 나라고 내가 임신한 사실을 주변에 알리기도 했으니...)

당비연; (하지만 지금의 나는 죽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육신이 진무륜, 그 마귀의 통제하에 있기 때문이다.) 부들 부들 떨리는 다리

당비연; (마음으로는 죽고 싶지만... 내 몸은 자살을 저지하고 있다.)

당비연; (죽지도 못하고.... 살아있는 것은 하루하루가 지옥이고...)

당비연; (나는 어찌해야한단 말인가?) 울고. 그때

청풍; [조심하시오.] 슥! 뒤에서 당비연을 끌어안는 청풍. 눈 부릅뜨며 경악하는 당비연

청풍; [아이가 잘못 되기라도 하면 우리는 너무도 큰 죄를 짓게 되는 거요.]

당비연; (이자가 어떻게 여기에...) + [놔... 놔라!] 몸부림치고

당비연; [내 아이지 네 자식 아니다. 그러니 죽든 살든 신경 쓰지마!] 악을 쓰며 몸부림치지만 청풍은 강하게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는다

청풍; [내 죄를 인정하겠소.]

청풍; [당신이 죽으라면 기꺼이 죽을 테니 제발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마시오.]

당비연; [내가 죽으라면 죽겠다고?] [그럼 죽어! 당장 죽어버리란 말이야!]

청풍; [알겠소.] 한숨 쉬며 당비연의 몸을 풀어주고

청풍; [당신이 죽길 원하니 죽도록 하겠소.] 스릉! 무릎 꿇으며 생사교를 뽑고

청풍; [대신 내가 없다라도 뱃속의 아이는 잘 길러주시오.] 슥! 생사교를 목에 대고

당비연; [헛수작 하지마! 죽지 않을 거라는 거 알아! 날 속이려고 연극하는 건 줄 알아!] 이를 갈며 노려보고. 하지만

청풍; [아이를 부탁하겠소!] 슥! 정말 생사교로 자신의 목을 벤다.

생사교가 청풍의 목으로 파고 들며 피가 주르르 나고. 순간

당비연; (정말 죽으려고 해!) + [안돼!] 비명 지르며 달려들어 청풍의 손목을 움켜잡고

당비연; [지금... 지금은 아니야! 지금 죽으면 안돼!] 필사적으로 저지하며 울고

당비연; [내 아이를 아비 없는 자식으로 기를 수는 없어!] [죽더라도... 나중에... 아이가 다 큰 다음에 죽어.]

청풍; [알겠소.] 생사교를 목에서 떼고

청풍; [당신 말대로 우리 아이가 다 자라서 제 구실을 하면 그때 죽어주겠소.] 히죽 웃으며 당비연을 끌어안고

당비연; (죄송해요 아버지. 죄송해요.) 청풍의 품에 안기며 울고

당비연; (불효막심한 딸년은 아버지의 복수조차 해드릴 수가 없게 되었어요.)

청풍; (이걸로 되었다.) 징! 끌어안은 당비연의 머리를 뒤에서 손으로 누르고. 청풍의 손이 빛을 발하고

청풍; (팔비나타 당군성!) (그분도 내가 당신의 딸과 손주를 보살펴주는 것을 원할 테니...) 팔비나타 당군성을 떠올리며 빛을 내는 손으로 당비연의 머리를 누르고. 그러자

지직! 당비연의 몸이 벼락에 덮이고

당비연 [하악!] 감전되며 자지러지고

 

#445>

다시 진무륜의 거처

[!] 또 놀라는 진무륜. 여전히 운기조식 중이었다.

당비연이 감전되는 장면이 진무륜의 머릿속에 떠오르고

진무륜; (위진천에 이어 당비연도 제왕안의 속박에서 벗어났다.) 오만상. 눈을 감은 채

진무륜; (제왕안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힘을 지닌 어떤 놈이 근처에 있다는 얘기인데...) 생각하다가

빠직! 충격을 받는 표정이 되는 진무륜

진무륜; (이건...) 부르르 몸이 떨리고

진무륜; (강대한 살의가 접근하고 있다.) 눈 번쩍! 뜨고

진무륜; (폭풍신마 풍백양(馮白陽)! 네놈이 죽을 자리를 찾아왔구나.) 살벌하게 웃고

 

#446>

다시 산 정상. 청풍이 끌어안은 당비연의 뒷통수를 손으로 누르고 있고 당비연의 온몸이 벼락에 휘감겨 있다.

당비연; [무... 무슨 짓을...] 하악! 감전되며 신음

청풍; [당신을 옭아매고 있던 진무륜의 속박을 해제시켜주었소.] 지지지! 손바닥으로 빛을 당비연의 뒷통수에 주입하며

당비연; [아!] 지지지 벼락에 휘감긴 채 놀라고 안도하고

청풍; [내 아이의 어머니인 당신이 다른 인간의 종이 되는 건 견딜 수 없는 일이오.] 츠으! 손을 떼고

청풍; [아무쪼록 당신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존재인지 한시도 잊지 말기를 바라겠소.] 다시 두 팔로 당비연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내려다보고

당비연; [날 천하게 만든 게 누군데...] 눈을 흘기면서도 싫지 않을 표정이 되고

청풍; [기왕 이리 되었으니 만들 수 있을 만큼 많이 아이를 만들어 봅시다.] [구천에 계신 장인어른도 그걸 바라실 테니...] 당비연을 품에 안고 음험하게 웃고

당비연; [뻔뻔한 인간...] 눈 흘기며 얼굴 좀 발개지고. 헌데 그 직후

드드드! 갑자기 산 전체가 뒤흔들린다. 움찔하는 청풍. 깜짝 놀라는 당비연.

당비연; [흑!] 청풍의 품에 파고 들고

드드드! 쩌쩍! 절벽의 일부가 갈라지고 무너지고

당비연; [지... 지진인가요?] 청풍의 품에 안겨 두려움에 떨고

청풍; [지진이 아니라... 그가 왔소.] 당비연을 부축하며 일어서면서 한쪽을 보고

[!] 그쪽을 돌아보던 당비연의 눈이 치떠지고

콰콰콰! 거대한 토네이도가 무림맹 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늘 끝까지 닿을 듯 꿈틀거리는 토네이도인데 무림맹을 가운데 두고 청풍과 당비연의 맞은편에서 다가온다

당비연; [저... 저 흑룡풍(黑龍風;토네이도)...] 경악 전율

토네이도 크로즈 업. 팔짱을 낀 사람이 그 중앙에 떠있는 게 작게 보인다. 토네이도가 워낙 거대해서 사람이 작게 보인다. 물론 그 인물은 폭풍신마다

당비연; [폭풍신마! 폭풍신마가 쳐들어왔어요.] 청풍의 품에 안긴 채 두려움에 떨며 보고

청풍; [폭풍신마가 결판을 내려고 온 것 같소.] 눈 번뜩이며 토네이도를 보고.

 

#447>

콰콰콰! 마침내 무림맹 정문에 이르는 토네이도. [히익!] [으아아아!] 무림맹 정문을 지키던 통천교 교도들이 비명 지르며 달아날 때

콰콰콰! 콰드드! 그대로 성문과 성벽을 박살내는 토네이도. 종이로 만든 것처럼 분해되어 흩날리는 성문과 성벽

날아가는 성문 잔해 사이에 <通天敎>라 적힌 현판도 끼어있고

콰작! 현판은 그대로 박살이 나서 흩어진다

[으아아!] [안... 안돼!] [폭풍신마가 쳐들어왔다!] [살려줘!] 비명 지르며 달아나는 통천교 교도들. 콰콰콰! 콰드드! 거대한 토네이도가 무림맹 안으로 들이닥치면서 건물과 사람들을 함께 날려버린다. 사방으로 달아나는 통천교 교도들

토네이도 가운데에 뜬 채 아래를 내려다보는 폭풍신마. 철인검은 여전히 등에서 가슴으로 빠져나온 형태로 박혀있고. 비명 지르며 달아나는 통천교 교도들의 모습이 개미처럼 작게 보인다. 헌데 그 직후

번쩍! 전면의 웅장한 건물에서 강렬한 섬광이 비스듬히 치솟아 토네이도에 휩싸인 폭풍신마를 베어온다. 그 건물은 진무륜의 거처인데 섬광이 건물의 지붕을 가르며 치솟아 토네이도를 벤다. 건물 안에서 누군가 폭풍신마를 공격한 것

쩌억! 아래에서 본 모습. 토네이도가 긴 섬광에 둘로 갈라진다. 토네이도 안의 폭풍신마도 섬광에 갈라지고

[해치웠다!] [폭풍신마가 흑룡풍과 함께 갈라졌다.] 달아나던 통천교도들이 환호하며 돌아보고. 하지만 그 직후

화악! 펑! 토네이도는 사방으로 흩어지지만 그 안에 들어있던 폭풍신마는 멀쩡하다

폭풍신마의 모습. 몸에 섬광이 스친 흔적은 있다. 옷이 갈라지고 몸에 자국이 난 모습이다. 하지만 중상을 입은 모습은 아니고

[저... 저런...] [흑룡풍은 흩어졌지만 폭풍신마는 멀쩡하다.] 광장을 빙 둘러싼 통천교도들 공포에 질리고. 그때

진무륜; [잘 왔다 풍백양!] 슥! 건물 안에서 걸어 나오는 진무륜. 오른손에는 접은 유리척을 들고 있는데 유리척 끝에서 긴 섬광이 빠져나와 칼처럼 보인다.

[교주님!] [역시 교주님이셨다.] 통천교도들 환호하며 포권하고

진무륜; [직접 죽을 자리를 찾아와주어서 고마울 뿐이다.] 음산하게 웃으며 건물에서 나오고. 건물 입구에는 칠지독왕과 청룡도성이 서있는데 칠지독왕이 문을 열어주고 있다.

폭풍신마; [...] 슈우! 말없이 아래로 내려오고

턱! 이윽고 건물 앞 공터 중앙에 내려서는 폭풍신마. 끼고 있던 팔짱을 풀었다.

진무륜; [몰골을 보아하니 이미 한 발을 저승에 걸치고 있군.] 음산하게 웃으며 폭풍신마에게 다가가고

진무륜; [그냥 죽기 억울해서 노부를 어찌해볼 생각으로 찾아왔겠지만...] 지지지! 사악하게 웃는데 벼락에 덮이는 진무륜의 몸

진무륜; [노부는 이미 네놈을 능가했다.] 부악! 온몸에서 폭발적인 기운이 터져 나온다

펑! 콰앙! 그 기운에 지면이 터지고 주변의 사물들이 날아간다. 뒤쪽의 건물도 무너질 듯 뒤흔들리고

[헉!] [가... 가공할 기운...] [교주님의 무공은 이미 인간의 경지를 넘어섰구나.] 드드드! 밀려나고 충격 받으면서도 좋아하는 통천교 교도들

진무륜; [오늘 여기서 잘난 너희 풍씨집안의 명맥을 끊어주겠다.] 마귀처럼 웃고. 온몸이 벼락에 휩싸인 채로. 하지만

말없이 눈 부릅뜨는 폭풍신마

투쾅! 콰앙! 몸에서 바람으로 이루어진 칼날을이 일어나 스크류처럼 진무륜을 베어간다

진무륜; [와라!] 쩍! 유리척을 휘둘러 긴 섬광을 일으켜서 마주쳐 가고

꽝! 꽈광! 굉음. 폭발. 충격파. 폭풍신마의 바람의 칼날과 유리척의 섬광이 격돌. 폭풍신마와 신가람의 격돌과 비슷하게 묘사

호각지세의 격돌. 서로 밀리지 않고

 

[제발...] [교주님이 이기셔야할 텐데...] 손에 땀을 쥐며 보는 통천교 교도들

그자들 뒤쪽. 건물 사이에 숨듯이 서서 보고 있는 청풍과 당비연

당비연; [진무륜, 저 노괴의 무공이 폭풍신마에 못지않군요.]

청풍; (심지어 진무륜은 제왕안을 쓰지 않고 있는 상태다.) (중상을 입은 상태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폭풍신마가 진무륜에게 질 것 같다.)

청풍; (심사가 복잡해진다.) 한숨

청풍; (진소저를 봐서는 폭풍신마를 도와야겠지만...) 진상파를 떠올리는 청풍.

청풍; (폭풍신마는 우리 집안과 이가장을 궤멸시킨 원수이니 그럴 수가 없다.)

청풍; (그렇다고 만악의 원흉인 진무륜이 이기길 바랄 수도 없고...)

청풍; (최선의 결과는 둘이 동귀어진 해서 내가 굳이 손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청풍; (어쨌거나 당장 결판이 날 것 같진 않으니 다른 일을 처리해야겠다.) 돌아서고. 당비연도 따라가고

 

#448>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437>

<-지존회> 우중충한 날씨

어느 건물. 지존회 무사들이 삼엄하게 지키고 있고.

그곳으로 약사발이 얹혀진 쟁반을 들고 오는 백일야차

인사하며 비키는 무사들. 한 놈은 급히 문으로 가고

문을 열어주는 무사

백일야차; [회주!] 안으로 들어가는 백일야차

백일야차; [탕제를 다려 왔으니 드시고...] + [!] 안으로 들어서며 말하다가 눈 부릅

백일야차가 들어선 건물 안은 침실. 하지만 침실 안은 텅비어 있다. 침대에 쪽지가 한 장 놓여있고

백일야차; (회,... 회주가 안보인다. 근처에 어떤 기척도 느껴지지 않고...) 굳어진 얼굴로 급히 침대로 가고.

침대에 놓인 쪽지 크로즈 업

백일야차; (설마...) 급히 쟁반을 침대에 내려놓는다. 시선은 쪽지를 향한 채.

쟁반을 내려놓고 쪽지를 집어 드는 백일야차

<본좌 손으로 반드시 처리해야할 일이다. 아무도 따라오지 말 것이며 명령을 어기는 자와는 인연을 끊을 것이다.> 쪽지에 적힌 글

백일야차; [안... 안돼!] 펄럭! 종이를 떨구고

백일야차; [회주! 그러면 안돼요!] 쐐액! 울부짖으며 건물에서 날아나가고

건물 밖에 있던 지존회 무사들 깜짝 놀랄 때. 건물에서 날아나와 유령처럼 허공으로 치솟는 백일야차

백일야차; [회주!] 휘익! 건물 지붕으로 날아올라 내려서며 울부짖고

백일야차; [이러지 말아요! 나를 혼자 두면 어떻게 해요? 오직 당신만 바라보고 살아온 나인데...] 악을 쓰며 울부짖고.

사방에서 지존회 무사들이 놀라 돌아보고

백일야차; [제발 돌아오세요 회주!] 울부짖고. 으아아아!

 

#438>

지존회가 멀리 보이는 곳. 쿠쿠쿠! 토네이도에 휘감긴 채 날아가는 폭풍신마. 팔짱을 낀 채 우뚝 선 자세로 날아간다. 가슴에는 철인검이 박혀있다. 등으로 뚫고 들어와 비스듬이 가슴쪽으로 빠져나온

<제발 돌아 오세요 회주!> 백일야차의 울부짖는 소리가 폭풍신마의 귀에 들리고

폭풍신마; (미안하다 백일야차.) 처연하게 웃고

폭풍신마; (하지만 나는 이럴 수밖에 없다.) (우리 일족을 비극의 나락으로 몰아넣고 천외천궁을 멸망으로 이끈 원수와는 단 한시도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으니...) 진무륜을 떠올리고

폭풍신마; (몸과 마음이 더 약해지기 전에 그 악귀와 승부를 내야만 한다.) 강렬한 표정

 

#439>

<-황금전장> 낮. 우마차와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고 있고

그곳으로 들어서는 두 명의 여자. 죽립을 눌러쓴 여자들인데 한명은 사내보다 덩치가 크고 한명은 아담하다. 주작도성과 신소심이다. 둘 다 죽립을 눌러써 얼굴은 입 부분만 보인다. 신소심은 생사교를 천으로 감싸 허리에 찌르고 있다.

손님들과 섞여 황금전장 안으로 들어가는 두 여자. 하지만

문을 지키고 있는 황금수라들의 눈이 번득이며 두 여자를 본다

 

#440>

황금전장 내부.

<-영빈관> 화려한 건물. #212>에 나온. 청풍이 황금전장에 들렀을 때 머물던 그 건물. 건물 앞에는 진상파와 진삼낭 모녀가 나란히 의자를 놓고 앉아있다. 진상파는 비파를 품에 안고 있는데 진삼낭과 손을 잡은 채 건물 입구를 보고 있다. 좀 떨어진 곳에는 냉상아와 몇 명의 여자무사들이 서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그때

서둘러 다가오는 황금수라 한명. 돌아보는 냉상아

냉상아에게 다가와 전음으로 뭔가 말하는 황금수라.

조금 놀라는 표정이 되는 냉상아.

냉상아; [모시고 와요.] 고개 끄덕

황금수라는 고개 숙여 보이고

서둘러 돌아가는 황금수라

[...] 그런 냉상아와 황금수라를 고개 조금 돌려 보며 뭔가 생각하는 진상파. 그때

진삼낭; [나온다.] 건물 보며 말하고. 진상파도 앞을 보고

덜컹! 문이 열리고

밖으로 나오는 청풍. 먼길 떠날 차림. 허리춤에는 천근장을 차고 있다.

건물의 문을 닫고 진삼낭, 진상파 모녀에게 다가오는 청풍. 두 모녀는 의자에서 일어나고 있고

진삼낭; [수고했네.] [그동안 성취가 좀 있었는가?]

청풍; [따님께서 빌려주신 혈관음의 덕을 봤습니다.] 얼굴을 쓰다듬고. 그러자

징! 진동하면서 청풍이 투명한 가면을 얼굴에 쓰고 있는 게 보이고

진삼낭; [그럼...] 놀라고

청풍; [참회환혼법의 이치에서 더 이상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찾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웃고

진삼낭; [드디어 참회환혼법이 극성에 이르렀구먼.] 안도하고

진상파; [물론 다른 성취도 있으시겠지요?] 웃고

청풍; [부수적으로 얻은 게 몇 가지 더 있습니다.] 멋쩍게 웃고

진삼낭; [부수적으로 얻었다는 게 구체적으로 뭔가?]

청풍; [그건...] 말을 멈추며 한쪽을 보고

냉상아와 전음으로 말을 나눴던 황금수라가 두 명의 죽립 쓴 여자들을 안내해서 영빈관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 그제서야 알아차리고 돌아보는 진삼낭. 진상파는 이미 알고 있었던 표정이고

청풍; (그녀들이 찾아왔군.) 약간 미소. 그때

진삼낭; [누군가?] 두 여자를 안내해오는 황금수라에게

황금수라; [이공자를 찾아온 손님들입니다..] 포권하고

진삼낭; (손님? 그것도 젊은 계집이 둘씩이나...) 불쾌할 때

진상파; [어서 오세요.] 진삼낭 앞으로 나서고. 황금수라는 멈춰서고 주작도성과 신소심이 앞으로 나온다.

진상파; [패소저! 신소저!] 다가오는 두 여자에게 허리와 고개를 조금 숙이고

진삼낭; (패씨와 신씨라면...) 깨닫고 흠칫 할 때

주작도성; [반겨주셔서 고마워요 진소저.] 슥! 깊이 눌러쓰고 있던 죽립을 벗으며 마주 인사하는 주작도성

진상파; [별 말씀을...] 웃으며 허리 펴고

진상파; [기왕 오셨으니 언제까지라 머물러 주셔도 된답니다.] 미소 짓고

주작도성; (언제까지 머물러도 된다라...) 얼굴 약간 붉어지고

주작도성; (이 여자는 나와 공자님의 관계를 알고 있는 것 같네.) + [말씀만으로도 고마워요.] 고개 조금 숙이고.

주작도성; [사실 오늘 찾아뵌 것은 저의 사매가 공자님께 부탁드릴 게 있어서랍니다.] 옆에 서있는 신소심을 가리키며 청풍에게 말하고. 신소심은 여전히 죽립을 쓰고 있는데

뚝뚝! 신소심의 발치로 떨어지는 눈물

진삼낭; [어머나...] 그걸 보고 놀랄 때

슥! 청풍이 나서서 신소심이 쓰고 있는 죽립을 벗긴다

죽립을 벗기자 드러나는 신소심의 얼굴. 고개 숙인 채 울고 있는 신소심

청풍; [신소저!] 벗긴 죽립을 들고 손을 모은다.

청풍; [영친의 일은 유감이오.] 포권하며 말하고. 그러자

신소심; [흐윽!] 와락! 청풍에게 안기는 신소심. 당황하지만 밀어내지 않고 마주 끌어안는 청풍.

진삼낭; (끌어안는 게 자연스럽고...) 그걸 보며 쓴웃음

진삼낭; (둘이 이미 그렇고 그런 사이겠구나.) 한숨.

진상파는 미소 지으며 보고. 그때

신소심; [복수... 복수해줘요!] 청풍의 품에 안겨 몸부림치며 울고

신소심; [아버지의 복수만 해주면 뭐라도 해서 은혜를 갚을게요.] [그러니 진무륜 그 악귀를 죽여줘요.] 오열하는 신소심. 한숨 쉬며 신소심을 끌어안고 다독이는 청풍.

청풍; (진무륜...) (당신은 너무도 많은 비극과 슬픔을 세상에 뿌렸다.) 하늘에 진무륜을 떠올리고

<설령 하늘이 당신을 용납한다 해도 나 이청풍... 아니 위진천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441>

<-무림맹> 낮.

이하는 #377>에 나온 위극겸의 무덤. 무림맹이 내려다보이는 양지 바른 곳. 상당히 화려하고 큰 무덤이 있고. 무덤 앞에 세워진 비석도 상당히 크다. 물론 제사 지내는 상석도 크고 돌 향로로 있고. #135>에 나온 천래신협 위극겸의 무덤이다. 무덤 앞의 비석에는 <初代盟主 天來神俠 威公之墓>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무덤은 무림맹과 거리가 제법 있어서 인적이 없다. 헌데

무덤 앞에 앉아서 병나발을 부는 위진천. 주정꾼 분위기

위진천; (꼬라지하고는...) 꼴꼴 병나발 불며 자괴에 찬 표정

위진천; (부모님의 복수를 하기는커녕 다른 인간에게 조종당하는 꼭두각시가 되었다.) 진무륜을 떠올리고

위진천; (정신은 멀쩡한데 몸은 진무륜의 지시에 따른다. 내 몸이 내 것이 아니게 된 것이다.) 술이 입 옆으로 흐르고

위진천; (지금의 나는 진무륜이 지시하면 어떤 더럽고 끔찍한 짓이라도 할 수 밖에 없다.) (그게 천외칠보의 으뜸인 제왕안의 무서움이다.) 술병을 입에서 떼지만 이제 술병에서는 술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위진천; (심지어 자살할 수도 없다.) 흔들어 보지만 더 이상 술병에서는 술이 나오지 않고

위진천; (자살하려고 하면 내 몸이 저절로 포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술병을 털어보지만 더는 나오지 않는 술

위진천; [젠장!] 술병을 바닥에 던지고

파삭! 박살나 흩어지는 술병

위진천; (이래서는 살아도 산 것이 아니다.) 이를 갈고

위진천; (무림맹과 마교의 정당한 후계자인 내가 어쩌다 이런 비참한 꼴이 된 것인가?) 세운 무릎에 두 팔을 얹고 그 팔에 얼굴 묻고

위진천; (죽을 때까지 진무륜의 개가 되어 진무륜이 부리는 대로 살 수 밖에 없다.) 팔에 얼굴 묻은 채 이를 갈며 울고

위진천; (차라리 누가 날 죽여주길 바랄 뿐이다. 그럼 이 굴욕스러운 삶을 끝낼 수 있을 테니...) 울고. 헌데 그때

털썩! 옆에 누군가 주저앉는다. 움찔! 하는 위진천

청풍; [허튼 생각은 마라.] 뽁! 옆에 앉아서 술병의 마개를 따며 말하고. 허리춤에는 좌우에 천근장과 생사교를 찌르고 있다.

위진천; [헉...] 기겁하며 옆으로 물러앉아 청풍과 떨어지려 하고

청풍; [너한테 나눠줄 술은 없다. 나 혼자 마시기에도 부족하니...] 술병을 거꾸로 들어 병나발을 불려 하며 말하고

청풍; (이... 이청풍!) (이놈이 무슨 생각으로 무림맹에 다시 돌아온 건가?) 겁에 질려 청풍을 보고. 청풍은 꼴꼴 술을 마시고. 그러다가

청풍; [카아!] 술병을 입에서 떼며 트림하고

청풍; [성묘에 필요해서 대충 사온 술이지만 제법 맛이 좋구만.] 술병을 보며 웃고

위진천; [이청풍! 네놈은 대체...] 경계하며 여차하면 튈 준비를 하는데 + 청풍; [알고 있겠지만...] 소매로 입 닦으며 말해서 위진천의 입을 막고

청풍; [나는 금강불괴다. 금강살귀라는 별호는 괜히 붙은 게 아니다.]

위진천; [몸뚱이가 단단하다는 걸 자랑하기 위해서 내 앞에 나타난 거냐?] 노려보고

청풍; [내가 금강불괴가 된 내력을 말해줄 생각이다.] 고개 저으며 웃고

위진천; [무슨 헛소리를...] 오만상 + 청풍; [천외천궁에는 금강신액이라는 영약이 있었다.] 다시 위진천의 말을 막고

위진천; (금강신액?) 어리둥절

청풍; [그걸 마시면 금강불괴가 되는데...]

청풍; [십구 년 전 어떤 분이 철인검과 함께 금강신액을 얻어 반만 마시고 반은 남겨두셨었다.] 뒤쪽의 비석을 보고

위진천; [아버지가 생시에 금강불괴셨다는 얘긴 사부에게서 들었다.] 타노를 떠올리며 고개 끄덕이고

위진천; [헌데 아버지가 금강불괴셨던 게 천외천궁의 영약 금강신액을 마신 덕분이고 또 절반만 마셨다는 얘긴 금시초문이다.]

청풍; [내가 어떻게 금강불괴가 되었을 것 같으냐?] 웃고

위진천; [설마...] 깨닫고 경악

청풍; [금강신액의 나머지 절반을 복용한 덕분이다. 물론 그걸 내게 복용시키신 건 부모님이셨고...]

위진천; [잠깐! 잠깐!] 두 손 흔들어 다급히 청풍의 말을 막고

위진천; [아버지가 왜 조카인 네게 금강신액을 먹이신 거냐?] 노려보고

청풍; [왜 일 것 같으냐?] 웃고

위진천; [어렸을 때 네가 허약했거나 불치병에라도 걸렸던 것이냐?]

청풍; [어린 시절의 나는 어떤 아이보다도 건강했었다.] 고개 저으며 웃고

위진천; [그런데도 아버지가 조카인 네게 금강신액을 먹이신 이유가 대체...] + [!] 말하다가 깨닫고 눈 부릅뜨고

청풍; [이제 이해가 가느냐?] 웃고

위진천; [설... 설마.... 설마...] 털썩! 뒤로 주저앉고

청풍; [네가 생각하는 대로다.] 꼴꼴 다시 술을 마시고

청풍; [네 어머니와 내 어머니는 다급한 상황에서 서로 아들을 바꿔 안고 달아나셨던 것이다.] 술병을 입에서 떼고

위진천; [그럼... 그럼 무림맹의 소맹주는 내가 아니고...] 덜덜

청풍; [사실은 내가 위진천이고 이가장의 후손 이청풍은 너인 것이다.] 지긋이 보며

위진천; [그... 그럴 수가...] 공황상태

청풍; [네 어머니는 무산 신녀문이 보호하고 있다.]

위진천; [어머니... 어머니가 살아계시다니...] 눈 치뜨고

청풍; [이 길로 무산으로 가서 고모... 네 어머니를 만나 뵙도록 해라.] 슥! 술병을 바닥에 내려놓고

위진천; [하지만... 하지만 나는 제왕안에 정신 지배를 받고 있는 상태인데...] 절망하고

청풍; [진무륜의 속박은 내가 풀어줄 수 있다.] 슥! 손을 펼쳐서 위진천의 이마를 움켜잡듯이 덮고. 이어

쩡! 위진천의 이마를 덮은 청풍의 손바닥 안에서 강한 빛이 뿜어지고

위진천; [허억!] 눈이 하얘지고

 

#442>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435>

<-황금전장> 낮. 정문

화려한 마차 한 대가 안으로 들어간다. 두 필의 말이 끄는 마차인데 귀족이 타는 것 같다. 경비 서던 황금수라들과 일반 무사들이 극진한 예의를 표하고. 마차에는 <黃金錢莊>이라 적힌 깃발이 걸려 있다.

약간 열린 마차의 창문으로 보이는 마차 내부. 진행방향으로 일남일녀가 나란히 앉아있다. 벽세황과 벽세황의 생모인 냉하상이다.

무언가 생각하는 벽세황의 얼굴. 그런 아들을 힐끔 보는 냉상아

곧 황금전장 안쪽으로 멀어지는 마차

황금수라1; [이거야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로군.] 멀어지는 마차를 보며

황금수라1; [그러게나 말일세. 저 모자가 금릉의 본점을 찾아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거늘...]

 

#436>

황금전장 내의 진삼낭의 거처. 냉상아가 지휘하는 여자무사들 십여 명이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고

 

넓고 화려한 거실인 건물 내부. 문을 마주 보는 자리인 상석에 벽초천이 앉아있다. 병색이 짙은 모습이고. 그 앞의 탁자를 사이에 두고 청풍과 진삼낭이 마주 앉아있다.

진삼낭; [당장 진무륜이 쳐들어올 걸 걱정하진 않아도 될 거예요.]

진삼낭; [무림맹을 완전히 장악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테고...]

진삼낭; [무엇보다도 폭풍신마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 진무륜도 섣불리 무림맹을 비우진 못할 거예요.]

말없이 끄덕이는 벽초천

청풍; (진부인은 확실히 평범한 분이 아니다.) 내심 감탄하고

청풍; (여자면서도 대국을 보는 안목이 넓고 생각이 치밀하다.) 벽초천에게 뭔가 말하는 진삼낭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하긴 머리가 좋기로는 세상에 적이 없는 진무륜의 핏줄이니 오죽하겠는가?) 쓴웃음을 짓고. 진무륜을 떠올리며

청풍; (저분이 대의멸친(大義滅親)의 심정으로 생부인 진무륜을 적대하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르겠다.) 생각할 때

진삼낭; [시간을 벌긴 했지만 충분하진 않네.] 청풍을 보며 말하고

진삼낭; [무림맹 장악을 끝내고 폭풍신마의 상태를 확인하면 진무륜은 최우선으로 자네를 노릴 걸세.]

진심낭;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통천교라는 거대한 조직을 만든 걸 보면 진무륜의 이목은 깔려있지 않은 곳이 없을 게야.]

청풍; [제가 장주님을 모시고 이곳으로 온 사실도 이미 진무륜의 귀에 들어갔겠습니다.]

진삼낭; [그리고 진무륜 나름대로 장주님과 자네를 상대할 대책을 발동했을 가능성이 높네.] 고개 끄덕이고. 그때

<죄송하옵니다 마님.> 밖에서 들리는 말 소리

진삼낭; [무슨 일이냐?]

<항주지점의 벽공자님과 냉부인께서 방문하셨사옵니다.> 이어지는 말

진삼낭; [그래?] 눈 번뜩

진삼낭; [안으로 모셔라.] 일어나고. 청풍도 일어나고

<예!> 드륵! 대답과 함께 문이 열리고. 이어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두 남녀. 벽세황과 냉하상이다. 냉하상이 앞서고 벽세황이 따라 들어온다. 그 뒤에서 냉상아가 문을 열어주고 있고. 십여 명의 여자 무사들은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보고 있고

진삼낭; [냉부인!] 급히 문쪽으로 가며 허리 숙여 인사하고. 청풍은 자리에서 일어나 탁자 옆으로 비켜서서 보고

진삼낭; [어인 발걸음이신지요? 오신다고 기별을 주셨으면 마중을 나갔을 텐데...] 거실 중간쯤에서 냉하상과 만나 인사를 하고. 냉하상 뒤에서는 냉상아가 문을 닫고 있고

냉하상; [격식 차릴 거 없어요.] 도도하게 고개 까닥

냉하상; [금릉 근처에 있는 자금사(紫金寺)에 향화를 올리러 온 김에 잠깐 들른 것뿐이에요.] 멈춰서고

진삼낭; [그러셨군요. 이리로 오시지요.] 옆으로 물러서서 상좌를 권하고

진삼낭의 안내를 받아 상석쪽으로 오는 냉하상과 벽세황 모자

청풍; (저들이 풍씨일족을 대신해서 오랜 세월 황금전장을 운영해온 벽씨일족의 장손 벽세황 모자로군.) 다가오는 냉하상과 벽세황 모자를 보며 생각하고.

벽초천; [어서 오시오 부인.] 다가온 냉하상을 향해 의자에 앉은 채 포권하고

벽초천; [몸이 불편하여 예의를 차릴 수 없으니 이해해주시오.] 웃고

냉하상; [오면서 아랫것들에게 들었어요.] + 진삼낭; [이리로...] 진삼낭이 권하는 상석에 가까운 자리, 즉 진삼낭이 앉았던 자리에 앉으며 말하고

냉하상; [병환중이시라고 하던데 환후는 어떠신가요?] + [고마워요.] 진삼낭이 권하는 자리에 앉으며 벽초천에게 묻고. 벽세황은 청풍의 근처에 멈춰서있다.

벽초천; [그럭저럭 기력을 회복해가고 있는 중이외다.] 웃고. 이어

벽초천; [오랜만에 보는구나 세황아.] 청풍의 옆에 서있는 벽세황에게 웃고

벽세황; [그동안 격조했습니다 장주님.] 포권하며 말하고. 헌데

슥! 포권 했던 벽초천의 오른손이 소매에 들어갔다 나오는데 검은색의 비수가 하나 들려있다. 이어

스팟! 번개같은 속도로 비수를 벽초천의 가슴에 박는 벽세황. 벽초천은 피하지 못하고 가슴에 비수가 박힌다.

진삼낭; [악!] 그걸 보며 비명. + 냉하상; [세황아!] 역시 기겁하며 놀라고

 

[!] 문을 닫아주고 돌아서던 냉상아가 깜짝 놀라고. 여자 무사들도 놀라 건물쪽을 보고

 

청풍; [감히 암습을!] 화악! 벽세황의 목을 움켜쥐어가는 청풍. 하지만 공격하는 시늄을 할 뿐 전력을 기울인 공격을 아니다.

팟! 덕분에 번개같이 뒤로 물러나 청풍의 손아귀를 피하는 벽세황. 그때

[장주님!] [마님! 무슨 일인지요?] 펑! 문을 부술 듯 열어젖히며 뛰어드는 냉상아와 여자 무사들. 그 직후

[!] [!] 경악하는 냉상아와 여자 무사들

푸시시시! 상석에 앉은 벽초천의 가슴에 검은 비수가 박혀있고 비수가 박힌 부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진삼낭과 냉하상은 공황상태에 빠진 것처럼 보이고. 그러다가

진삼낭; [장주님!] 비명 지르며 벽초천에게 달려들고, 벽초천은 눈을 감고 있고. 이어

진삼낭; [벽세황! 그놈을 잡아라! 그놈이 장주님을 독 묻은 비수로 암습했다.] 벽초천의 팔을 잡고 돌아보며 악을 쓰고. 그러자

[벽세황! 당신이 감히...] [잡아라!] 화악! 쐐액! 냉상아와 여자무사들이 벽세황을 덮치고

스팟! 몸을 돌려 피하려는 벽세황. 하지만

냉상아; [어딜!] 쾅! 그림자처럼 따라붙으며 빠르게 주먹을 휘두르고. 그 주먹에 등을 강하게 맞는 벽세황

콰당탕! 나뒹구는 벽세황

냉하상; [세황아!] 비명 지를 때

나뒹굴었다가 다시 일어나려는 벽세황. 하지만

냉상아; [누워라!] 파팟! 빠르게 벽세황의 가슴 몇 군데를 손으로 찌르고

벽세황; [컥!] 감전당하는 모습이 되는 벽세황. 이어

콰당탕! 몸이 뻣뻣해져서 나뒹구는 벽세황

진삼낭; [벽세황! 네놈이 장주님께 서운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독 바른 비수로 암습까지 하다니...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 이를 갈고

냉하상; [으으으...] 공황 상태에 빠져 덜덜 떨기만 하고

진삼낭; [그 죽일 놈을 일단 뇌옥으로 끌고가 가둬라. 나중에 내가 직접 심문하겠다.] 살벌한 표정으로 말하고. 그 옆에서 냉하상은 공황상태가 되어 벌벌 떨고만 있고

냉상아; [예 마님!] 고개 숙이고

냉상아; [끌고 가라.] 여자무사들에게 말하고. 그러자

여자 무사들이 서둘러 벽세황의 팔을 잡고 일으킨다.

냉하상; [아니에요. 이건 뭔가 잘못 되었어요.] 냉상아와 여자무사들이 벽세황을 문쪽으로 끌고 가는 것을 보며 정신을 차리고 외치고

냉하상; [세황이가 이런 무도한 짓을 할 리가 없어요. 오늘 일에는 뭔가 내막이 있는 게 분명해요.] 외치는데

벽초천; [물론 내막은 있소.] 말하며 감았던 눈을 뜨고

벽세황을 끌고 나가려던 냉상아와 여자 무사들 놀라 돌아보고

냉하상; [장주님! 다... 다치신 게 아니로군요.] 반색하고

벽초천; [세황이가 내게 살의를 품고 있다는 첩보가 있었소.] 두 손으로 상의 자락을 잡으며 말하고

벽초천; [그래서 긴가민가하면서도 대비를 해두었던 거요.] 촤악! 상의 자락을 좌우로 확 벌리고. 그러자

쿵! 상의 속에 빛나는 비늘로 만든 갑옷이 드러나고. 툭! 옷을 뚫고 들어갔던 비수가 떨어진다. 비수는 갑옷을 뚫고 들어가지 못하고 살짝 박혔었다.

냉하상; [아!] 놀라고

벽초천; [어떤 신병이기라도 막아준다는 금린보갑(金鱗寶甲)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거요.] 침통하게 말하고

냉하상; [다행... 다행이긴 한데...] [저는 세황이가 이런 짓을 한 게 믿어지지 않아요.]

진삼낭; [부인 눈으로 직접 보셨잖아요.] 냉정하게 말하고. 돌아보는 냉하상

진삼낭; [사연이야 어떻든 부인 아들이 장주님을 시해하려 시도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어요.]

냉하상; (당했다!) 절망

냉하상; (오늘 일로 황금전장을 우리 모자에게 돌려달라고 할 명분이 사라지고 말았다.) 이를 악물고

진삼낭; [냉부인도 당분간 본장의 통제를 받아주셔야겠어요.] [부인을 모시고 가서 아무도 접촉하지 못하게 하라.] 냉상아에게

냉상아; [예 마님!] 포권하고. 이어

냉상아; [냉부인! 저희가 결례하지 않게 협조해주세요.] 다가오고. 그 뒤에서 여자무사들이 벽세황을 끌고 나가고 있고

냉하상; (벗어날 수 없는 올가미에 걸려들었다.) 그걸 보며 이를 바득 갈고. 이어

냉하상; [내 발로 가겠다. 안내해라.] 도도하게 고개 들고 입구로 가고

냉상아; [안내해드리겠어요.] 냉하상을 안내해서 나가려는데

진삼낭; [기다려라 상아야!] 냉상아를 부르고

냉상아; [하명하시옵소서.] 나가려다가 돌아서고. 그 뒤에서 냉하상은 여자 무사들에게 에워싸인 채 나가고

진삼낭; [장주님이 무사하신 게 알려지면 적이 다시 암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장주님 신변에 불미한 일이 벌어졌다는 정보를 슬쩍 흘리도록 해라.]

냉상아; [존명!] 포권하고

서둘러 동료들을 따라 건물에서 나가는 냉상아

청풍; (그야말로 여자 제갈량...) 곁눈질로 진삼낭을 보며 감탄하고. 진삼낭은 허리 숙여버 바닥에 떨어진 비수를 집어들고 있다.

청풍; (황금전장의 후계문제와 진무륜의 음모를 일거에 무산시켜버렸다.) (난 그저 진무륜에게 정신지배를 당하고 있는 자가 황금전장 상층부에 있을 것이라고만 언질해주었을 뿐인데...) 검은 색의 비수를 살피는 진삼낭을 보며

진삼낭; [자네가 장주님을 모셔온 직후 황금전장을 떠났다는 소문도 슬쩍 뿌려놓았네.] 다시 원래자리에 앉으며 청풍에게 말하고

청풍; [제가 황금전장에 있다는 사실을 진무륜이 알아차리는 데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리겠습니다.] 다시 자리에 앉고

진삼낭; [그 사이에 참회환혼법의 화후를 최대한 높여놓게.] [제왕안에 정신 지배를 당하지 않으려면 참회환혼법의 성취를 높이는 수밖에 없으니...]

청풍;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만...] 난색

청풍; [저의 참회환혼법이 십성에 육박하려면 짧게 잡아도 일 년은 걸릴 것입니다.]

진삼낭; [일 년이나...] 역시 난감

청풍; [과연 진무륜이 그때까지 저를 방치할지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진삼낭; [일 년 가까이 통천교의 이목을 속이는 건 쉽지 않겠구먼.] 찡그릴 때

<그 시간은 제가 단축시켜드릴 수가 있어요.> 띠리링! 누군가의 말 소리가 가느다란 비파소리와 함께 들리고. 세 사람 모두 깜짝 놀랄 때

청풍; (비파소리!)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

진삼낭; [이 목소리는...] 역시 흥분하고 놀란 표정으로 일어나고. 벽초천은 말없이 고개만 조금 주억거리고

청풍; (그녀가 왔구나.) 침을 삼키며 문 쪽을 볼 때

덜컹! 띠리리! 비파 소리가 커지며 돌연 문이 저절로 활짝 열린다. 문 밖에는 이제 아무도 없는데. 이어

휘이이! 허공에서 바람을 타고 천천히 선녀처럼 내려오는 진상파. 품에는 검은색 비파를 안은 채 연주하고 있다.

청풍; (역시 선녀가 따로 없다.) 얼굴 좀 벌개지고. 홀린 표정

진삼낭; [상파야!] 반색하며 문쪽으로 달려가고

진상파; [어머니!] 다가오는 진삼낭에게 고개 숙이고

진상파; [걱정을 끼쳐드린 불효, 용서해주세요.]

진삼낭; [그런 소리 말거라.] [이렇게 무사히 돌아와 준 것만으로도 어미는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진삼낭의 팔을 잡고 다른 손으로 눈물 닦고

이어 청풍과 벽초천에게 다가오는 모녀

청풍; [소저!] 좀 흥분된 표정으로 포권하고

진상파; [이공자!] 다가오며 고개를 조금 숙이고

진상파; [지난번 무림맹에서는 큰 신세를 졌어요.]

청풍; [별 말씀을...] 억지로 웃고

진상파; [장주님!] 벽초천에게 다가가며 고개 숙이고

벽초천; [어서 오너라 큰애야.] 웃고

청풍; (큰 애...) 진상파의 인사를 받는 벽초천을 보며

청풍; (한번 좌절을 겪고 나니 풍장주도 마음이 약해졌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딸인 줄 알고 있는 진소저에게 의지하려는 마음이 생겼을 테고...)

벽초천; [이공자 참회환혼법의 수련 시간을 단축시켜줄 수 있는 방도가 있다고 했느냐?]

진상파; [그러하옵니다.] 달칵! 안고 있던 비파를 탁자에 내려놓고. 이어

진상파; [이것이 단기간에 이공자의 성취를 극한까지 이루어줄 것이옵니다.] 두 손으로 자기 귀 옆의 피부를 움켜쥐어 뜯어내려 하고

진삼낭; [무슨 짓을...] 기겁할 때

청풍; (설마!) 놀라고

[!] 벽초천도 알아차리고 눈 번뜩일 때

찌익! 얼굴에서 투명한 무언가를 뜯어내는 진상파.

진삼낭; [가면!] 경악

진삼낭; [가면을 쓰고 있었구나.] 놀랄 때

찌익! 진상파는 얼굴에서 투명한 탈 같은 것을 완전히 뜯어내고. 이어

츠으! 투명한 탈 같은 것에 색이 생기고 단단해지더니

쿵! 혈관음의 형태가 완전히 드러나고

진삼낭; [혈관음!] 깨닫고

진삼낭; [상파 네가 혈관음을 얻었었구나.] 안도할 때

진상파; [이걸 사용해주세요 이공자.] 두 손으로 혈관음을 내밀고

진상파; [혈관음에 그것을 쓰는 사람의 간절한 소망을 들어주는 능력이 있다는 전설이 사실이었음은 제가 직접 경험했답니다.] 애잔한 미소

진상파; [혈관음을 쓰시면 당장 오늘 안으로라도 참회환혼법을 극성까지 이루실 수 있을 거예요.] 혈관음을 내밀며 말하고

침 꿀꺽 삼키며 혈관음을 내려다보는 청풍

 

#437>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427>

대청 내부. 폭풍신마가 지존회 장로들에게 치료를 받고 있다. 여전히 가슴에 철인검이 박힌 폭풍신마가 대청 중앙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고. 그 폭풍신마를 네 명의 노인이 사방에서 빙 둘러싸고 앉아서 양손을 내밀고 있다. 노인들이 손에서 벼락같은 기운이 흘러나가 폭풍신마의 몸으로 스며들고 있고. 그걸 보고 있는 두 여자. 진상파와 백일야차. 초췌한 안색인 백일야차는 폭풍신마 정면에 무릎을 꿇은 자세고 진상파는 그 백일야차 뒤에 놓인 의자에 앉아있다. 품에 검은 색의 비파를 안은 채 연주를 하고 있다. 치료를 돕는 중이고.

우울한 표정으로 비파를 연주하며 폭풍신마를 보고 있는 진상파

비파의 음파가 폭풍신마와 폭풍신마를 치료하는 노인들을 휘감는다.

진상파; (천륜(天倫)이라는 게 뭔지...) 우울한 표정으로 연주하며 소리없이 한숨을 쉬고

<위급한 순간 나도 모르게 키워주신 아버지인 장주님이 아니라 생부인 저분을 구하게 되었다.> 폭풍신마의 모습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진상파; (악인이든 선인이든 저분이 나를 세상에 있게 한 존재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으니...) 우울하게 한숨 쉬며 비파를 연주하고.

백일야차; (진상파라는 저 아이...) 곁눈질로 자기 뒤의 진상파를 보고

백일야차; (왜 회주님을 돕는지는 알 수 없다.)

백일야차; (하지만 세상 존재같지 않게 느껴지고 또 신비한 능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백일야차; (우릴 무림맹에서 단번에 지존회로 이동시켜주었을 뿐 아니라...)

<저 아이가 연주하는 비파에는 치유의 힘이 깃들어 있어서 회주님의 상세가 호전되는 것을 돕고 있다.> 비파를 켜는 진상파의 모습

백일야차; (마치 선녀인 듯한 아이인데...)

백일야차; (악의를 품고 있는 것같진 않으니 도움을 받아야겠지.) 다시 폭풍신마가 치료 받는 것에 주목하고. 그때

지지지! 노인들의 손에서 흘러나온 벼락들이 폭풍신마의 몸으로 흘러들고

움찔! 약간 경련하는 폭풍신마. 고개를 떨구고 있다.

백일야차; (깨어나시려 한다.) + [어떤가요 사장로?] 노인들에게 급히 묻고

노인1; [일단 위급한 상황은 넘겼네.] 양손을 내밀어서 벼락을 폭풍신마에게 주입하며 말하고

노인2; [철인검에 심장을 관통 당하시긴 했지만 워낙 공력이 심후하셔서 즉시 봉합을 해놓으셨어.] 역시 벼락을 폭풍신마의 몸에 주입시키고

노인3; [그 과정에서 내공의 태반을 상실하셨지만 치명상은 면하신 게야.]

백일야차; [다행... 다행이로군요.] 안도

노인4; [대신 철인검이 회주님의 심장과 일체화가 되어버렸네.]

백일야차; [그럼...]

노인4; [철인검을 뽑을 경우 겨우 봉합되었던 상처가 도져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게야.]

백일야차; [흑!] 손으로 입을 가리고

한숨 쉬는 진상파

노인1; [애초에 철인검이 아니었으면 회주의 몸에 상처를 낼 수도 없었어.]

노인2; [위진천, 그 갈아 마셔도 시원치 않을 놈이 배신을 하다니...]

노인3; [이래서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는 옛말도 있었던 걸세.] 말할 때

폭풍신마; [되었소.] 고개 떨군 채 말하고

백일야차; [회주!] 벌떡 일어나고. 노인들도 놀랄 때

폭풍신마; [더 이상 수고하실 필요 없소 사장로.] [내공을 더 주입해준다고 해도 상세를 지금보다 호전시킬 수는 없을 거요.] 천천히 눈을 뜨고

[예...] 츠츠츠! 폭룽신마에게 주입하던 내공을 거두는 노인들

백일야차; [죄송해요 회주!] 털썩! 폭풍신마 앞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으며 울고. 노인들은 옆으로 비켜주고.

백일야차; [제가... 제가 못나서 위가놈이 진무륜의 괴뢰라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어요.] 고개 떨구며 울지만

백일야차의 어깨를 다독이며 진상파를 보는 폭풍신마.

진상파; [...] 비파 연주를 멈추며 말없이 폭풍신마를 보고

[...] [...] 서로를 보는 진상파와 폭풍신마.

울다가 눈치 채고 고개 드는 백일야차

백일야차; [소개드리겠어요 회주.] 소매로 눈물 닦으며

백일야차; [저 소저가 회주님과 저를 무림맹에서 이곳으로 옮겨주었어요.] 진상파를 돌아보며 소개하는데

폭풍신마; [잘 자랐구나.] 약간 웃고

<잘 자랐다?> <설마!> 노인들과 백일야차 기겁하고

진상파는 여전히 무표정하고. 다만 비파를 안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백일야차; (맙소사! 진상파란 저 아이가 설마...) 입 가리며 전율

폭풍신마; [나를... 원망하느냐?] 한숨

진상파; [저는...] 천천히 입을 연다.

진상파; [철이 든 이래 세상 누구도 원망해본 적이 없어요.] 고개 조금 숙이며

진상파; [그럴진대... 어찌 저를 세상에 있게 해주신 분을 원망하겠어요?] 눈가에 눈물이 맺히고

<회.... 회주의 딸...> <저 여아가 회주의 숨겨진 딸이었구나!> 노인들 놀라고 흥분하고. 백일야차는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떨고 있고

폭풍신마; [고맙구나. 그리 말해주니...] 웃고

진상파; [쾌차하신 모습을 뵈었으니 이만 실례하겠어요.] 슥! 일어나고

백일야차; [소저!] 급히 일어나며 말리려 하지만

진상파; [저는 만나볼 사람이 있어서 더 머물 수가 없군요.]

진상파; [아무쪼록 아버지를 잘 부탁드리겠어요.] 고개 숙이고

백일야차; (아버지!) 놀라고. 노인들도 놀라고

백일야차; [알았다.] 한숨 미소

백일야차; [회주님은 걱정하지 말고 볼일 보거라.]

진상파; [나중에 다시 인사를 드리겠어요.] 고개 숙이고

돌아서서

나가는 진상파

폭풍신마; (아버지라...) 허탈하게 웃고

폭풍신마; (생각지도 않게 가문을 이어야만 하는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폭풍신마; (덕분에 마음 편하게 우리 가문을... 천외천궁을 멸망으로 이끈 원수를 만나러 갈 수 있겠구나.) 강렬한 표정

 

#428>

<-무림맹> 낮. 원거리에 본 모습. 중앙 광장에서 연기가 치솟는다. 시체들을 태우는 연기

정문. 통천교 교도들이 정문의 현판을 교체하고 있다. <武林盟>이란 간판을 내리고 <通天敎>라는 화려한 간판을 걸고 있다. <武林盟>이란 글이 적힌 간판은 성문 밖에 부서진 채 널려있고 <通天敎>라 적힌 현판은 줄에 매여 성문으로 끌어올려지고 있다. 밧줄에 몸을 묶은 통천교 교도들이 현판을 고정시키려 한다.

부서진 채 널려있는 <武林盟>이란 글이 적힌 간판

정문으로 끌려 올라가는 <通天敎>라 적힌 현판.

그걸 보고 뿌듯해하는 통천교 교도들. 헌데

구우! 정문 위로 날아가는 비둘기 한 마리

비둘기의 발목에는 천이 묶여있다.

 

#429>

무림맹 내부. 통천교 교도들이 돌아다닌다. 곳곳에서 경비를 서고 있고

광장에서는 대량의 시체들이 태워지고 있다. 중독당해 죽은 무림맹 사람들. 남녀노소가 다 뒤섞여 있다. 입과 코를 수건으로 가린 자들이 시체들 옮겨 산더미같이 쌓아놓은 장작더미 위에 던지고 있다.

[냄새가 지독하구만.] [그래도 어쩔 수 없어.] [대부분 중독당해 죽어서 화장을 해야 뒷탈이 없으니...] [그렇긴 하지.] 시체를 옮기고 장작더미에 던지는 놈들의 대화. 헌데

타고 있는 시체들 중에는 현무도성의 시체도 있고

 

무림맹의 다른 곳. 창고 건물이 있던 곳에는 커다란 구덩이가 파여있고. 주변을 기웃거리는 통천교 교도들. 구덩이 안에 들어가서 파는 놈들도 있다

 

#430>

무림맹 깊은 곳에 자리한 육중한 감옥 건물. 통천교 교도들이 지키고 있고

 

감옥 내부. 넓은 감방. 고문실도 겸한 곳. 살벌한 분위기. 중앙에는 여섯 개의 철제 침대가 놓여있고 침대마다 한명씩 팔 다리, 목이 강철 족쇄에 채워져 있다. 석헌중, 백호도성, 신풍령주, 광풍령주, 빙풍령주, 열풍령주. 석헌중은 상의 앞을 벌리고 있는데 진의원이 석헌중의 가슴에 난 상처에 약을 발라주고 있다. 감방 안에는 몇 명의 통천교 무사들이 서서 진의원이 석헌중 일행을 치료 하는 걸 감시하고 있다. 입구쪽에는 철각개가 뒷짐을 짚고 서서 보고 있다.

진의원이 석헌중을 치료하는 걸 보는 통천교 무사 한명

돌아서서 입구쪽에 서있는 철각개에게 다가오는 그자.

무사1; [천도성 석헌중 외에는 상태가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포권하며 보고하고

무사1; [독에 중독되기만 했을 뿐 외상은 없기 때문입니다.] 뒤를 돌아보고

철각개; [석헌중은 살아날 가능성이 있느냐?] 진의원의 치료를 받는 석헌중을 보고

무사1; [석헌중은 청룡도성의 칼에 관통당해서 장기가 여럿 상했는데...]

무사; [진무외라는 저 늙은 의원 말로는 가능성이 반반이라고 봅니다.]

철각개; [죽으면 어쩔 수 없지만 살릴 수 있으면 살려야한다.] [교주님은 인재를 아끼시는 분이니...] 히죽 웃으며 돌아서고

무사1; [노력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감방에서 나가는 철각개

석헌중; (사매...) 눈 감은 채 신소심을 생각하고. 병색이 완연한 얼굴

석헌중; (부디... 부디 저 악귀들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갔기를 바란다.) 이를 악물고. 눈가로 눈물이 흐르고

진의원; [마음을 굳게 먹어라.] 가슴 상처에 약을 발라주며 무뚝뚝하게

[...] 움찔하는 석헌중

진의원; [육신은 정신의 지배를 받는다.] [그래서 살겠다는 의지가 굳은자가 실제로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진의원; [살아있어야 바라는 바도 이룰 수 있지 않겠느냐?]

석헌중; (진의원 말이 맞다.) 이를 악물고

<죽으면 모든 게 끝이다. 반드시 살아나서 다시 사매를 만나고 말 것이다.>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석헌중의 결심 나레이션

 

#431>

무림맹 내의 또 다른 건물. 육중하다. 입구에 경비 서고 있는 것은 칠지독왕과 청룡도성이다. 청룡도성은 눈에 초점이 없고

그곳으로 다가오는 진무륜과 벽소소. 진무륜을 따라오는 벽소소는 표정이 없고

칠지독왕; [교주님!] 고개 숙이고. 청룡도성도 고개 숙이고

진무륜; [그자의 상태는 어떠냐?] 다가오며

칠지독왕; [숨은 붙여놓았습니다.] 대답하며 힐끔 진무륜 뒤의 벽소소를 보고

무표정한 벽소소의 얼굴

칠지독왕; (예쁘기는 살 떨리게 예쁘군.) + [벽소저가 처리를 끝낼 때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입니다.]

진무륜; [그 정도면 되었다. 어차피 살려둘 수 없는 놈이니...] 건물로 들어가고. 벽소소가 따라가고

칠지독왕; (어쩔 수 없이 동정심이 생기는 계집이다.) 벽소소의 뒷모습 힐끔 보고

<교주에게 복속한 교도들 중에 저 계집만큼 비참한 신세는 없으니..> 벽소소의 모습 배경으로 칠지독왕의 생각 나레이션

 

#432>

건물 내부. 어둑하다. 중앙에 침대가 하나 놓여있고. 그 위에 눈을 감고 누워있는 신가람. 알몸인데 가슴을 붕대로 감고 있고 허리 아래는 천으로 덮고 있다. 그걸 보고 있는 진무륜과 벽소소

진무륜; [신가람... 이놈이 소소 네가 처리할 마지막 제물이다.]

진무륜; [이놈의 모든 능력을 뽑아내어 노부에게 이전해주면 네 역할은 끝난다.]

벽소소; [약속...] 입 열고. 흠칫 돌아보는 진무륜

벽소소; [약속은 지키셔야 해요.] [이번 일을 끝으로 저를 해방시켜주신다고 한...]

진무륜; [물론이다.] + (폭풍신마의 핏줄인 때문인지 제왕안에 제압당하고도 자신의 의지를 완전히 잃지 않고 있다.)

진무륜; [신가람만 처리해주면 너는 자유의 몸이 될 것이다.] 음산하게 웃고

 

#433>

건물에서 나오는 진무륜. 인사하는 칠지독왕과 청룡도성

진무륜;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진무륜; [벽소소의 준비가 끝나면 보고해라.]

칠지독왕; [존명!] 포권하고. 청룡도성도 고개를 숙이고

건물 등지고 걸어가는 진무륜. 그런 진무륜의 뇌리에 떠오르는 벽소소의 말. 바로 위의 장면. <벽소소; [약속은 지키셔야 해요.] [이번 일을 끝으로 저를 해방시켜주신다고 한...]>

진무륜; (물론 어린 네년을 대상으로 일구이언은 하지 않는다.) 음산하게 웃고

진무륜; (네 역할이 끝나면 풀어주겠지만...) (그 전에 원정지기를 모두 뺏고 경맥을 전부 끊어서 산송장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진무륜; (그냥 풀어주기에는 사람 정기를 빨아먹은 네년의 능력이 너무 위협적이니...) 생각하며 앞을 보고

앞쪽에 두 손 앞으로 모으고 서있는 철각개

진무륜; [보고해라.] 지나치며 말하고

철각개; [황금전장에 잠입시킨 본교 교도로부터 전서구가 도착했습니다.] 따라가며 말하고

진무륜; [청풍이 놈이 치환천위를 써서 도약한 곳이 황금전장이겠군.] 눈 번뜩

철각개; [예!]

철각개; [이청풍과 벽초천을 어찌 처리해야할지 지시를 내려주십시오.]

진무륜; [두 놈에 대해서는 서두를 거 없다.]

진무륜; [황금전장에 대해서는 이미 준비해둔 바가 있으니...] 음산하게 웃고

 

#434>

건물 내부. 벽소소가 침대 옆에 서서 갈등하고 있다.

아랫도리만 천으로 가린 채 누워있는 침대 위의 신가람

벽소소; (싫다.) 신가람을 보며 이를 악물고

벽소소; (한 때는 다른 인간들의 생명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게 너무도 기분 좋았었다.) (하지만...)

벽소소; (내 목숨이 다른 인간의 손아귀에 쥐어져 있는 것을 실감하자 모든 게 달라졌다.) 두 팔로 몸을 감싸고

벽소소; (추하고 더럽다.) (이런 끔찍한 짓이 하늘 아래 또 있을까?) 이를 악물고

벽소소;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지만...) 한숨

<진무륜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머릿속에서 울리고 있어서 도망칠 시도도 할 수가 없다. 어디로 숨어도 진무륜은 간단히 나를 찾아낼 테고...> 진무륜의 음산한 얼굴을 배경으로

벽소소; (진무륜은 얼마든지 나로 하여금 살아서 지옥을 경험하게 할 수 있다. 머릿솟에서 쇠를 긁어대는 소리를 끊임없이 내는 등의 수단으로...) 몸을 떨고

벽소소; (진저리나게 싫지만 진무륜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다.) 사락 떨리는 손으로 허리띠를 풀고

풀썩! 옷이 벽소소의 발치에 떨어지고

벽소소; (그저 진무륜이 약속을 지키길 바라는 처지가 되었다.) 알몸이 되어 침대 위로 올라가고. 한손으로는 신가람의 몸에 덮인 천을 걷어내면서

벽소소; (부디 이것이 악몽이기를...) 울면서 신가람의 몸에 걸터앉는다.

<문득 깨어나면 잊혀지고 사라질 악몽이기를 바랄 뿐이다.> 신가람의 몸에 걸터앉아 방아를 찧는 벽소소의 실루엣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435>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423>

다시 광장. 벽초천이 쓰러져 있고 그 옆으로 진무륜이 다가간다. 청풍은 몸이 말을 듣지 않아 벌벌 떨며 보고 있고

역시 몸이 마비되어 벌벌 떠는 진무륜. 그 옆에 떨어져 있는 부채, 즉 유리척

진무륜; [유리척... 유리척...] 멈춰서며 유리척을 내려다보고. 흥분으로 눈이 충혈되고

진무륜; [실로 오랜만에 너를 보는구나.] 슥! 허리 숙여서 왼손으로 벽초천이 떨군 유리척을 집어들려 하고. 그때

콰앙! 무림맹 깊은 곳에서 폭발이 일며 광장 전체가 뒤흔들린다.

진무륜; [!] 유리척을 집어들려다가 멈칫! 하고

[헉! 뭐냐?] [신가람의 딸 년이 달아난 쪽이다.] 놀라며 돌아보는 사금강중 살아난 두놈과 주변의 통천교 교도들

쿠오오! 무림맹의 깊은 곳에서 버섯구름이 치솟는 게 보인다. 신가람이 지하에 매설한 폭약이 터진 장면이고

진무륜; [신가람이 뭔가 수작을 부려놓았겠군.] 슥! 피식 웃으며 유리척을 집어들고

진무륜; [그게 무어든 대세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숙였던 허리를 펴며 집어든 유리척을 살피고. 이어

진무륜; [유리척!] [천외칠보중 하나인 이것이 드디어 노부의 손에 들어왔다.] 유리척을 살피면서 감개무량한 표정을 짓고

진무륜; [이제 남은 것은 행방이 밝혀지지 않은 혈관음과 신가람의 딸년이 갖고 달아난 생사교뿐이로군.] 유리척을 살피며 웃고

벽초천; [으으으...] 몸이 마비된 채 이를 갈며 올려다보고

진무륜; [분한가?] 착! 웃으며 유리척을 접고

진무륜; [하지만 세상 이치가 원래 그런 것이다. 이긴 자가 모든 것을 갖는...] 쩡! 빛이 나는 유리척으로 벽초천 아랫배를 겨누고

진무륜; [유리척을 바친 대가로 죽이지는 않겠다.] 츠으! 유리척에서 뻗어나온 빛이 벽초천의 아랫배에 닿고.

진무륜; [대신 두 번 다시 무공을 쓰지 못하는 몸으로 만들어주겠다.] [그래야 유순한 종이 될 테니...] 잔인하게 웃으며 유리척에서 빠져나온 빛으로 벽초천의 아랫배를 찌르려 하고

청풍; (안... 안돼!) 절망. 그때

따앙! 엄청난 소리가 들린다. 눈 치뜨는 진무륜

푸학! 진무륜의 양쪽 귀에서 피가 터져나가고

진무륜; [컥!] 유리척과 제왕안을 든 양손으로 귀를 막으며 비틀하는 진무륜

청풍; (비파소리...) 부르르! 마비가 풀려 눈 치뜨고

벽초천; [헉!] 역시 마비가 풀리며 몸을 퍼덕이고

청풍; (제왕안의 속박이 방금 전의 비파소리에 풀린다. 그렇다는 건...) 비틀하며 폭풍신마 쪽을 보고

<그녀도 와있었다!> 쿵! 폭풍신마와 백일야차 옆에 비파를 안고 서서 돌아보고 있는 진상파. 표정이 복잡하다. 백일야차는 놀라서 올려다보고 있고. 칠지독왕은 술 취한 듯 비틀거리며 물러서고 있다.

벽초천; [상... 상파야!] 아직 마비가 덜 풀린 몸을 사력을 다해 일으키며 돌아보고

진무륜; [네... 네년이...] 경악하며 비틀비틀 물러서며 진상파를 본다. 귀와 입과 코에서 피가 흐르고 있다.

진상파; [이공자... 장주님을 부탁드릴게요.] 띠리링! 비파를 작게 켜며 우울한 표정으로 청풍에게 말하고

청풍; [그럽시다.] 콱! 급히 몸을 숙여서 왼손으로 벽초천의 팔을 잡아 부축하고. 홱 돌아보는 진무륜

진무륜; [달아나겠다고?] [어림없다!] 쩡! 유리척에서 섬광을 내뻗어 청풍을 베어가며 이를 갈고. 하지만

스팟! 그대로 사라지는 청풍과 벽초천. 허무하게 허공을 가르는 유리척의 섬광

진무륜; [치환천위!] 유리척을 저은 자세로 이를 갈고. 그때

따앙! 다시 충격파가 진무륜의 몸을 때리고

진무륜; [큭!] 휘청하며 돌아보는 진무륜

폭풍신마 옆에 서서 비파를 튕긴 자세인 진상파

진무륜; [죽일 년!] 이를 갈며 진상파를 향해 걸어가고.

백일야차; (산을 무너트릴 정도의 강력한 음공에 직격당했지만 큰 타격은 입지 않았다.) 다가오는 진무륜을 보며 절망

진무륜; [감히 노부의 대업을 방해해?]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 쿠오오!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고. 그러자

진상파; [오늘은 그만 물러가드리지요.] [상태가 위급한 분도 있고 하니...] 띠리링! 비파를 잘게 켜는 진상파

진무륜; [도망가겠다?] 이를 갈고

진무륜; [누구 맘대로 도망을...]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츠으! 비파를 켜는 진상파의 얼굴에 투명한 가면이 떠오른다. 물론 혈관음이고

진무륜; [혈관음!] 쩡! 급히 제왕안을 쳐들어 강한 빛을 뿜어내고

진무륜; [역시 네년이 혈관음을 손에 넣었었구나!] 쩡! 빛을 진무륜에게 뿜어내지만

지징! 비파를 강하게 켜는 진상파. 순간

스팟! 진무륜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진상파와 폭풍신마와 백일야차

[헉!] [폭풍신마도 사라졌다!] 살아남은 사금강 중 둘과 통천교 교도 경악

진무륜; (그년도 치환천위를...) 급히 주변 둘러보고

진무륜; (신녀문에서 만들어진 혈관음의 힘을 얻었기에 신녀문의 술법인 치환천위도 쓸 수 있게 되었구나.) 이를 갈 때

<기다리고 계세요.> 어디선가 진상파의 말이 들려 움찔하는 진무륜

<곧 천래신협의 아들이 당신에게 빚을 받으러 찾아올 테니....> 이어지는 진상파의 음성

진무륜; [천래신협의 아들이 빚을 받으러 온다?] 어리둥절

진무륜; [저년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인가? 천래신협 위극겸의 아들 놈은 여기 있는데...] 가슴이 뭉개져 인사불성이 된 위진천을 돌아보며 어리둥절. 하지만 그 직후

[!]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뜨는 진무륜

진무륜; [금강신액!] [금강신액을 청풍이 놈이 어떤 경로로 먹게 되었는지 간과했다.] 경악하고

진무륜; [청풍이 놈이 사실은 천래신협 위극겸의 아들이었구나!] 깨닫고. 식은땀

진무륜; (천려일실...) 이를 갈고

<십팔 년 전 저지른 노부의 어이없는 착각이 어떤 변수가 될지 모르겠구나.> 현장을 배경으로 진무륜의 생각 나레이션

 

#424>

무림맹 뒤의 산

산 뒤쪽으로 강이 흐르고. 그리 넓지 않은 강이다

강에서 멀지 않은 곳의 절벽.

절벽 아래의 바위 하나가 넘어져 있고. 바위가 서있던 자리에 크지 않은 동굴이 있다

강을 따라 떠가는 조각배. 칼을 다시 칼집에 넣은 주작도성이 노를 젓고 있고. 배의 바닥에는 신소심이 무릎을 꿇고 앉아서 무림맹 쪽을 보고 있다. 생사교는 배의 바닥에 놓여있고

신소심; (아버지...) 울면서 이를 악물고. 신가람이 사우에게 암습 당하던 장면 떠올리고

신소심; (천지신명께 맹세하겠어요. 아버지를 제게서 앗아간 자들은 마지막 한 놈까지 잡아 죽일 것을...) 무림맹이 있는 쪽으로 절을 하고

주작도성; (사매도 더 이상 철부지가 아니게 되었구나.) 그걸 보며 소리없이 한숨 쉬고. 끼익 끼익! 노를 저으면서

주작도성; (그 대가로 너무도 큰 아픔을 겪었지만...) 절하고 고개를 드는 신소심을 보며 생각하고. 그때

신소심; [언니!] 눈물 닦으며

주작도성; [말해라.]

신소심; [날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줘요. 방해받지 않고 생사교의 힘을 얻는 수련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주작도성; [걱정마라. 이미 그곳으로 가고 있는 중이니...]

신소심; [거기가 어딘가요?] 돌아보고

주작도성; [황금전장!]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하고

 

#425>

<-금릉> 강을 낀 거대한 도시. #25> #34>등에 나온

<-황금전장> 금릉의 번화가에 자리한 웅장하고 화려한 장원. 활짝 열린 정문으로 우마차와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다. 정문 처마에는 <黃金錢莊>이라는 글이 금빛으로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황금전장 내의 조용한 건물. 여자무사들인 황금나찰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진삼낭의 거처다. 여자 무사들의 수뇌는 냉상아다.

건물 내부의 거실. 초조한 표정으로 왔다 갔다 하는 진삼낭. 두 손을 모아 쥐고

두근 두근 뛰는 진삼낭의 가슴

진삼낭; (불안감이 갈아앉지 않는다.)

진삼낭; (뭔가 불길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만 같은데...)

진삼낭; (상파야.) 진상파를 떠올리고

진삼낭; (네가 자신의 출생내력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는 걸 어미도 알고 있다.) 한숨

진삼낭; (충격이 너무도 커서 심신이 미약해졌을 텐데...)

진삼낭; (부디 네게 아무 일도 없길 바랄 뿐이다.) 한숨. 그때

지지지! 갑자기 거실 중앙 허공에서 벼락이 원형으로 일어나고

진삼낭; [흑!] 기겁하며 물러설 때

슈욱! 벼락의 원 속에서 상체가 나타나는 청풍과 벽초천. 눈을 감은 청풍이 역시 눈을 감고 있는 벽초천의 팔을 잡고 있다.

진삼낭; [이공자! 상공!] 놀랄 때

퍼억! 함께 바닥에 나뒹구는 청풍과 벽초천. 눈을 감고 있다. 벽초천은 기절했고

청풍; [허억!] 참았던 숨을 토하며 눈을 뜨고. 잡고 있던 벽초천의 팔을 놓고

진삼낭; [이공자!] 외치며 달려오고

 

[!] [!] 건물 밖에 있던 냉상아와 여자 무사들 흠칫 돌아보고

 

다시 방안.

청풍; [부...부인...] 힘이 없어 일어나지도 못하고 헐떡이며 진삼낭을 보고. 진삼낭은 사색이 된 채 두 사람 옆에 무릎을 꿇으려 하고

진삼낭; [이게... 이게 어지 된 일인가? 상공은 왜 이런 상태고...?] 두 사람 옆에 무릎 꿇으며 벽초천의 목을 만지고

청풍; [위급한 상황이라... 신녀문의 술법을 썼습니다.] 고개 돌려 보며 말하고

청풍; [장주님은 술법이 펼쳐질 때 받은 충격으로 기절하신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진삼낭; [그... 그렇구먼. 기력이 쇠해지셨을 뿐이야.] 안도하고. 그때

 

[마님!] [무슨 일인지요?] [실례하겠어요!] 덜컹! 냉상아와 여자무사들이 급히 문을 열고 뛰어들어오고

[!] [!] 그러다가 놀라는 냉상아 일행.

<장주님과 금강살귀!> <저분들이 언제 돌아온 건가?> 청풍과 벽초천이 쓰러져 있고. 진삼낭이 벽초천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그 배경으로 냉상아 일행의 놀람

진삼낭; [보안을 철저히 해라. 장주님께서 귀환하신 것을 외인이 알면 절대 안된다.] 벽초천의 상태를 살피며 말하고

[존명!] 급히 대답하는 냉상아 일행

서둘러 나가서

턱! 문을 닫는다.

진삼낭; [무슨...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청풍에게

청풍; [유감스럽게도...] 한숨

청풍; [유리척이 영친의 손에 들어갔습니다.]

[!] 놀라 눈 치뜨는 진삼낭

 

#426>

<-지존회> 하늘에 먹장구름

대청 건물. 지존회 무사들이 엄중한 경비를 펼치고 있고

띠리링! 띠링! 대청에서 비파 소리가 흘러나오고

<대체 어떻게 된 건가?> <나도 모르겠네. 백일야차께서 갑자기 중상을 입은 회주님과 함께 나타나셨다고 하네.> 전음으로 말을 나누며 대청을 힐끔거리는 지존회 무사들

<사장로(四長老)들께서 최주님을 치료하고 계시다는데...> <회주님은 심장을 철인검에 관통당하는 치명상을 입으셨다는군.>

<심... 심장이 관통당하고도 돌아가시지 않았다는 건가?> <회주님이 어디 우리같은 평범한 인간인가?>

<저 비파소리는 뭐지?> <회주님과 함께 나타난 여자가 비파를 연주하고 있다고 하네.> 대청을 보며 대화 나누는 지존회 무사들

 

#427>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418>

벽초천이 있는 건물. 그 건물 주변에도 안개같은 것이 흐르고. 건물 주변에는 독에 중독된 무림맹 남녀들이 쓰러져 있다.

건물 내부.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독기를 태우고 있는 벽초천. 몸에서 연기가 나고. 그러다가

<신룡번!> 칠지독왕이 외치는 고함 소리가 벽초천의 귀에 들리고

벽초천; (신룡번!) 눈썹 모으고

벽초천; (이청풍이 모습을 드러냈구나. 그럼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팟팟! 손가락으로 자기 가슴 몇군데 찍고

벽초천; (독기를 완전히 태우진 못했지만 중단해야만 한다.) 눈을 부릅뜨고

벽초천; (여우같은 진무륜을 죽이려면 이청풍과 힘을 합쳐야만 하니...)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이를 부득 갈면서

 

#419>

다시 광장. 청풍이 신룡번으로 묶은 진무륜을 허공에 띠운 채 광장 중앙으로 나온다. 오른손으로 구슬을 높이 쳐든 자세로. 진무륜은 신룡번에 묶여 허공에서 몸부림치고 있고

[교... 교주님!] [교주님이 저자에게 당했다!] [저자는 금강살귀다!] 사금강을 포함한 통천교도들 놀라 외치고.

백일야차; [죽... 죽여!] 여전히 몸을 진동시켜서 독기가 폭풍신마에게 접근하는 걸 막아주면서 청풍에게 외치고

광장으로 나오며 흘깃 백일야차를 보는 청풍. 오른손으로 구슬을 쳐든 채

백일야차; [그 악귀를 찢어 죽여라!] 악을 쓰고

청풍; [그럴 생각이오.] 외치며 쳐든 구슬을 향해 눈을 부릅뜨고. 그러자

크왕! 콰드드! 용의 형상이 울부짖으면서 더 강하게 진무륜을 조인다.

진무륜; [크아악!] 우두둑! 조여지며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고. 허공에 뜬 채

백일야차; [죽어라 쥐새끼야!] 그걸 보며 악을 쓰고

칠지독왕; (교주가 저렇게 허무하게 당하다니...) 당황하고

[아... 안돼!] [교주님이 신룡번에 당하셨다!] 통천교 교도들 절망하고

청풍; (죽일 수 있다.) 쿠오오! 구슬에서 용의 형상을 뿜어내며 흥분하고. 눈 부릅뜬 채

<진무륜은 기습을 당한 탓에 무방비로 신룡번에 휘감겨 저항을 못하고 있다.> 끄아아아! 용의 형상에 묶인 채 허공에 뜬 모습으로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는 진무륜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천재일우의 기회이니 반드시 죽여야 한다.)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고

쿵! 허공에 뜬 진무륜이 내려다보고 있는데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히죽 웃고 있다.

청풍; (웃어!) 경악

청풍; (설마 저 늙은이 엄살을 부린 것인가?)

진무륜; [그걸 이제야 알아차린 것이냐?] 웃고

청풍; (내 생각을 읽었다?) 경악

진무륜; [물론이다!] 음산하게 웃고

진무륜; [제왕안으로 네 정신을 지배하고 있으며 이렇게 가까운 거리인데 생각 쯤 못 읽을 것 같으냐?] 우둑! 웃는 진무륜의 몸이 부풀어 오르며 자신을 조인 신룡번을 밀어낸다.

청풍; (신... 신룡번을 힘으로 밀어내고 있다!) 콰득! 경악하면서도 구슬을 움켜쥔 오른손에 힘을 주고. 그러자

크왕! 콰드드! 용이 다시 울부짖으며 진무륜을 조이려 하지만

투투둑! 용은 부풀어 오르는 진무륜의 몸을 전혀 조이지 못한다.

백일야차; (신,... 신룡번이 전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경악 절망

청풍; (틀렸다.) 역시 절망

청풍; (오성(五成) 남짓한 내 신룡번으로는 더 이상 저 늙은이를 옭아맬 수 없다.) 콰드드! 쳐든 구슬에서 용의 형상을 일으켜 진무륜을 옭아매려 애쓰며

칠지독왕; (그럼 그렇지.) 안도하고

[교주님이 신룡번에서 풀려나신다.] [일부러 당한 척 하셨구나.] [십 년 감수했다.] 역시 안도하는 통천교 교도들

진무륜; [원래 노부의 무공은 폭풍신마나 신가람보다 그리 아래가 아니었다.] 콰드드! 맹렬히 조이려는 용의 형상 속에서 태연히 웃고

진무륜; [거기에 더해 얼마 전 살천혈신의 무공을 모두 흡수하여 노부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웃고

청풍; [그런...] 경악하고

진무륜; [덕분에 지금의 노부는 온전한 상태의 폭풍신마와 싸워도 지지 않을 경지에 이르렀다.] 폭풍신마를 보며 웃고. 몸에서 칙칙한 기운을 뿜어내며

청풍; [그럼... 벽소소가 타노... 살천혈신을 시해한 게...] 경악 분노

진무륜; [벽소소도 제왕안의 노예가 된 상태다.] 슥! 끄덕이며 오른손을 든다. 오른손에는 제왕안이 들려 있고. 신룡번이 몸을 감고 있지만 아무렇지 않게 오른손을 든다.

백일야차; [달... 달아나라! 제왕안의 힘을 쓰려 한다!] 다급히 외치고

청풍; (아차!) 팟! 뒤늦게 알아차리고 뒤로 몸을 날리려 하지만

진무륜; [늦었다.] 쩡! 웃으며 내미는 제왕안의 보석이 강한 빛을 뿜어내고

[!] 그 빛에 휩쓸린 청풍의 몸이 비틀하고

지지지! 벼락에 휩싸이는 청풍.

청풍; [끄윽...] 눈에 초점이 사라지며 비틀거리고. 쳐들었던 오른손을 내리면서

백일야차; (제왕안의 힘에 정신을 지배당했다!) 절망.

화아! 스스스! 비틀거리는 청풍의 손에 들린 구슬에서 용의 형상이 흩어진다.

진무륜; [네놈을 제자로 삼은 것은 세상을 뒤흔들어 천외칠보를 끌어내기 위해서였다.] 슈우! 아래로 내려오고

진무륜; [헌데 신룡번까지 직접 찾아내서 바칠 줄을 몰랐다.] 턱! 지면에 내려서고

진무륜; [그 공을 높이 사서 죽이지는 않겠다.] [이리 와서 신룡번을 바쳐라.] 제왕안으로 청풍을 겨눈 채 말하고. 제왕안에서는 여전히 빛이 나고

청풍; [으으으...] 눈에 초점이 사라진 채 비틀거리며 진무륜에게 다가간다. 구슬을 든 손을 앞으로 내밀면서

백일야차; [정신 차려라 이가야! 정신 차려!] 울부짖고

칠지독왕; [악을 써봐야 소용없다는 건 백일야차 당신이 누구보다 더 잘 알 텐데...] 비웃고

백일야차; [그 늙은이가 신룡번을 차지하면 안된다.] 칠지독왕의 비아냥은 신경 쓰지 않고 청풍을 향해 악을 쓰고

청풍; (안... 안돼!) 눈에서 초점이 사라진 채 이를 악물고. 정신은 아직 남아있지만 몸이 진무륜의 지시를 따르는 모습이다

청풍; (저 악귀가 다른 천외칠보마저 손에 넣으면 말 그대로 절대무적이 된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구슬을 진무륜에게 내밀면서 절망하고

진무륜; [착한 제자로군.] 흐흐흐! 웃으며 왼손으로 청풍이 내미는 구슬을 받으려 하고

백일야차; [안돼!] 절망. 헌데

퍼퍽! 갑자기 진무륜의 등에 박히는 투명한 창 세 개. 진짜 창은 아니고 살기로 이루어진 기운이다.

진무륜; [!] 눈 부릅뜨며 휘청하고. 등에 유리로 만든 것 같은 창 세 개가 박혀있다.

츠으! 그 바람에 오른손에 들고 있던 제왕안의 보석에서 빛이 사라지고

청풍; [큭!] 휘청하며 뒷걸음질. 동시에

벽초천; [죽어라 원수!] 슈학! 허공에서 부채를 휘두르며 덮쳐오는 벽초천. 휘두르는 부채, 즉 유리척에서 투명한 창들이 날아가고

백일야차; [유리척!] 환호.

칠지독왕; [냉혈전호 벽초천?] 경악하고

퍼퍽! 퍽! 다시 진무륜의 등에 박히는 유리같은 창들. 일부는 등에서 가슴으로 뚫고 나온다.

청풍; (풍장주...) 비틀거리며 물러서면서 보고. 눈에 아직 초점이 돌아오지 않았다.

진무륜; [컥!] 피를 토하며 비틀하고

벽초천; [죗값을 치르게 해주마 노괴!] 쩍! 부채 형태인 유리적을 수직으로 강하게 내리긋고. 부채에서 거대한 섬광이 도끼날처럼 일어나 진무륜을 쪼개간다.

[교주님!] [헉!] [안... 안돼!] 사금강을 포함한 통천교 교도들의 비명. 하지만

콰앙! 지면을 길게 가르며 폭발을 일으키는 부채의 섬광.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굴러서 피하는 진무륜

[아!] [피... 피하셨다!] 안도하는 사금강과 통천교 교도들

백일야차; [으득!] 분한 표정으로 이를 갈고

휘익! 내려서는 벽초천. 그 앞에서 굴렸던 몸을 재빨리 일으키는 진무륜.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

벽초천; [죽인다!] 쩍! 다시 진무륜을 향해 부채를 휘둘러 공간을 가르려는 벽초천

진무륜; [쳐라!] 쩡! 제왕안으로 청풍을 겨누며 외치고. 제왕안의 보석에서 빛이 터져 나오고. 그러자

투쾅! 청풍이 들고 있는 신룡번에서 용이 확 튀어나와 벽초천을 덮쳐간다

백일야차; [무슨 짓을...] 눈 치뜰 때

벽초천; [큭!] 쩍! 가강! 진무륜을 베어가던 부채를 급히 휘돌려서 용을 잘라버린다. 그 직후

[놈!] [죽인다!] 쩍! 화악! 사금강이 큰 칼을 휘두르며 벽초천을 급습해오고

벽초천; [버러지들이...] 쩍! 부채를 휘두르고. 부채에서 도끼같은 섬광이 수평으로 일어나 사금강을 휩쓸고

[크악!] [케엑!] 섬광이 스치면서 두 놈의 몸이 잘라지고 두 놈은 칼을 들어 막으며 피한다. 그자들의 칼도 토막 나고

[저... 저럴 수가!] [금강불괴나 다름없는 사금강님들의 몸뚱이를 간단히 잘라버리다니...] 경악하는 통천교의 무사들

<역시 칠대기보의 위력은 가공하구나.> 퍼억! 퍽! 나뒹구는 사금강들 중 둘의 시체. 살아난 두 놈은 잘려진 칼을 들고 다급히 옆으로 굴러 피하고 있고. 그 배경으로 벽초천은 부채를 휘두른 자세인데 눈을 치떴고 안색이 안좋다

벽초천; [컥!] 피를 토하며 비틀하고

벽초천; (무리하게 내공을 사용하는 바람에 미처 다 태우지 못한 독기가 다시 퍼지고 있다.) 파팟! 비틀거리며 왼손으로 자기 가슴 몇군데를 재빨리 찍고

벽초천; (몸 상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진가를 척살해야...) + [!] 눈 부릅

쿵! 몸에 여러 개의 투명한 창이 박힌 진무륜이 제왕안을 들어 벽초천을 겨누고 있다

벽초천; (아차!) 쩍! 이를 갈며 다급히 부채를 휘두르려 하고. 하지만

번쩍! 먼저 빛이 폭발하는 제왕안의 보석

꽝! 머리로 벼락이 떨어지는 충격을 받고 휘청하는 벽초천

벽초천; (당... 당했다!)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며 쓰러지려 하고.

<몸이 마비되었다!> 스륵! 부채, 즉 유리척을 놓치는 벽초천의 손

백일야차; [저런...] 사색이 되어 보고. 칠지독왕도 놀란 표정을 지으며 보고 있고

따당! 바닥에 떨어지는 유리척

퍼억! 몸이 마비되어 나뒹구는 벽초천. 청풍은 구슬을 든 채 서있다. 눈에 초점이 사라진 모습으로

청풍; (풍장주...) 눈에 초점이 사라진 채 절망한 표정을 짓고. 쓰러진 벽초천을 보며

 

#420>

무림맹의 외진 곳. 창고 같은 허름한 건물들이 몇 채 서있다. #375>에 나온 장소인데 다른 점은 통천교 무사들이 창고 건물들을 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휘자는 철각개다

철각개; (두 계집은 분명 이쪽으로 달아났는데...) 찡그리며 보고

철각개; (후환을 없이 하려면 신가람의 딸년은 반드시 잡아야만 한다.) 생각할 때

어느 창고 건물에서 달려나오는 통천교 무사 한명. 문이 활짝 열려 있는 그 창고는 역시 #375>에 나온 신가람이 신소심을 데리고 들어갔던 창고다.

무사; [총관님! 저 건물에서 외부로 통하는 비밀통로가 발견되었습니다.] 건물 가리키며 멈춰서고. 그러자

철각개; [그래?] 팟! 창고를 향해 몸을 날리고. 주변을 수색하던 통천교 무사들도 달려오고

 

#421>

어둑한 창고 내부. 온갖 잡동사니들이 쌓여있다. #376>에 나온 창고 내부 장면. 가구와 잡동사니들이 치워지고 넘어진 곳에 철문이 하나 있다. 위로 열린 상태고 아래로 향하는 계단이 보인다. 주변에 통천교 교도들이 서서 살피고 있다.

철각개; [비밀통로가 있다고?] 뛰듯디 들어오며 묻고. 여러 명의 통천교 교도들이 따라들어온다. 먼저 들어와있던 통천교 교도들이 돌아보고

교도들; [예 총관님!] [여깁니다.] 비켜서며 비밀통로를 가리키고

철각개; [어디로 통하는 것 같으냐?] 들어가진 않고 아래를 살피면서

교도; [형제들 네명이 진입해서 확인중입니다.] [아마 무림맹 외부와 통하는 것 같습니다.]

철각개; [신가람의 딸년은 생사교를 갖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회수해야한다.] 아래를 살피기 위해 숙였던 몸을 펴고

철각개; [전부 돌입해서 신가년을 추격하라.] 물러서며 수하들에게

[예 총관님!] [가자!] 우루루 계단을 내려가는 통천교 교도들

수십 명이 줄을 지어 지하로 통하는 계단으로 내려가고. 철각개는 옆에 서서 그걸 본다

철각개; (탈출을 위해 만든 비밀통로라면 추격을 막기 위한 함정이 설치되어 있을 게 분명하다.) 계단으로 내려가는 자들을 보며 눈 번뜩

철각개; (굳이 들어가서 위험을 무릅 쓸 이유는 없다.) 히죽 웃고

 

#422.>

어둑한 비밀통로. 무기를 앞으로 겨눈 채 신중하게 전진하는 통천교 교도들. 수십명이다.

[!] [!] 그러다가 눈 부릅뜨는 그놈들

쿵! 10미터쯤 앞쪽. 두 여자가 서있다. 주작도성이 앞에 서있고 그 뒤에 생사교를 든 신소심이 힘이 드는 듯 비클거리며 서있다. 헌데 주작도성은 오른손으로 벽에서 빠져나온 여러 가닥의 도화선을 움켜잡고 있다. 벽에서 빠져나온 도화선은 역시 #376>에 나왔었다.

[저기 있다.] [잡아라!] 통천교 교도들이 무기를 내밀며 앞으로 전진하고

그걸 보는 신소심의 뇌리에 떠오르는 신가람의 말. #376>에서 했던 말이다. <신가람; [이 비밀통로는 얼마전에야 발견하였으며 존재를 아는 사람은 아비 밖에 없다.] 통로를 걸어가고>

이하 회상

 

신가람; [세상 일은 모르는 법이다.] 멈춰서며 벽을 보고. 그 벽에는 여러 가닥의 도화선이 빠져나와있다.

신가람; [만일 내일 회합에서 아비의 신변에 변고가 생기면 이 통로를 이용해서 탈출해라.] 도화선을 만져서 확인하고

회상 끝

신소심; (어제 그렇게 말씀하실 때는 설마 했는데...) 입술 깨물고. 눈에 핏발이 서고. 그때

주작도성; [대충 들어올 만큼 들어온 것 같군.] 눈 번뜩이며 앞을 보고

주작도성; [아쉽지만 네놈들로 만족해야겠다.] 파칙! 도화선을 쥐고 있는 오른손에서 불꽃이ㅏ 튀고. 그러자

파츠츠츠! 화악! 주작도성이 쥐고 있던 도화선이 단번에 불길에 휩싸이며 빠져나온 벽으로 접근한다.

[도...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혹시...] 기겁하며 뒷걸음질하려는 앞열의 무사들. 하지만

[왜 그러나?] [밀지마!] 뒤에서 따라오던 자들에게 밀려 뒤로 물러서지 못하는 통천교 교도들. 그와 함께

주작도성; [가자!] 팟! 뒤돌아서서 신소심의 팔을 잡고 동굴 안쪽으로 날아간다. 직후

파치치치! 치칙! 도화선의 불꽃이 마침내 벽에 닿고. 다음 순간

번쩍! 벽과 천정이 터지며 강렬한 불꽃이 튄다

 

#423>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417>

건너편에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며 놀라는 무림맹 사람들. 석헌중은 칼로 진의원(진무륜)을 겨눈 채 폭풍신마 일행쪽을 보고 있고. 동심쌍로와 무림맹 원로들도 어리둥절하며 폭풍신마 일행을 보고 있다. 백일야차가 주저앉은 채 폭풍신마를 부축하고 있지만 비틀거린다. 서있는 것은 검은 연기에 휩싸인 칠지독왕 뿐이다. 칠지독왕은 온몸에서 독기를 뿜어내 폭풍신마에게 밀어보내는 중이다. 그 독기를 백일야차가 몸을 진동시켜서 필사적으로 막고 있고.

석헌중 일행은 광장 중앙을 향해 나온 탓에 사우와 신가람을 등지고 있다. 사우는 칼을 든 채 신가람 뒤에 서있다. 주저앉은 주작도성과 주작도성을 부축하려는 신소심의 위치는 신가람과 수평인데 진의원(진무륜)은 주작도성과 신가람 사이에 서서 제왕안을 높이 쳐들고 있다

원로들; [저게 뭐하는 짓들인가?] [내분인가?] 눈이 정상인 원로들이 어리둥절하며 전멸한 폭풍신마 일행을 보고. 동심쌍로도 찡그리고. 원로들 중 절반 정도는 눈에 초점이 없다.

원로들; [폭풍신마를 수행한 젊은 것들이 폭풍신마를 암습했어.] [칠지독왕도 폭풍신마를 배신했군.] 석헌중과 청룡도성 주변의 원로들도 웅성거리며 서있는 칠지독왕을 보고. 청룡도성은 눈에 초점이 없고

원로들; [자중지란을 일으켜준다면 우리야 좋지만...] [대체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군.] 고개 갸웃할 때

석헌중; (진의원이 제왕안으로 죽이라는 명령을 하자 폭풍신마를 따라온 자가 암습을 했다.) + [!] 생각하다가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뜨고

석헌중; (설마!) 홱 고개 돌려 뒤쪽의 신가람을 돌아보고

쿵! 사우가 칼로 신가람의 등을 겨눈 채 부들 부들 떨고 있다. 신가람은 눈을 감고 운기조식 중이고. 석헌중과 사우의 거리는 20미터 정도

석헌중; [무슨 짓이냐 사우?] 팟! 외치며 다급히 몸을 날리고

[!] [!] 동심쌍로와 정신을 지배당하지 않은 무림맹 원로들이 놀라 돌아보고. 정신을 지배당하지 않은 원로들은 절반 정도다

신소심; [!] 주작도성을 돌보던 신소심도 놀라 돌아보고

사우; [으으으...] 덜덜 떨기만 하고 칼을 신가람의 등에 찔러 넣지는 못한다. 이제 석헌중은 10미터쯤 떨어진 곳까지 날아왔고. 뭐라 외치며

진의원(진무륜); [제왕안의 정신지배에 저항하다니...] 사우를 돌아보며 웃고

진의원(진무륜); [혈육의 정은 역시 강력하다는 건가?] 슥! 웃으며 제왕안으로 사우를 겨누고

쩡! 사우를 겨눈 제왕안의 보석이 빛을 발하고. 순간

꽝! 다시 사우의 머리에 벼락이 떨어지고. 그러자

사우; [안... 안돼!] 슥! 비명 지르면서도 칼 든 손을 움직이고

석헌중; [멈춰라 사우!] 쐐액! 사력을 다해 돌진해오고.

동심쌍로; [피하시오 맹주!] [그러면 안되네 소가주!] 휘익! 쐐액! 역시 날아오고. 정신을 잃지 않은 무림맹 원로들이 그 뒤에서 놀라 돌아보고. 하지만

푹! 그대로 칼을 신가람의 등에 깊이 찔러 넣는 사우. 석헌중은 5미터쯤까지 날아왔고

신소심; [악!] 그걸 보며 비명. 주작도성은 여전히 두 손을 모아 결을 지은 자세로 눈을 감고 신소심 옆에 앉아있다.

[헉! 저런...] [지도성 사공자가 왜 맹주님을...] [사우가 배신했다!] 가부좌를 튼 채 눈 감고 결을 쥐고 있는 포대붕(청풍) 주변 무림맹 무사들 기겁하고.

[!] 눈 감고 있던 포대붕(청풍) 놀라고

석헌중; [으아아아!] 펑! 날아오며 전력으로 장풍을 날리고. 사우와의 거리는 3미터 정도.

펑! 석헌중이 날린 장풍이 사우의 가슴을 강타하고. 가슴이 뭉개진 사우는 칼을 놓치며 뒤로 날아간다

석헌중; [사부님!] 휘익! 울부짖으며 신가람 앞에 날아내린다. 한 쪽 무릎을 꿇으려는 자세로. 하지만 그 직후

[!] 눈 부릅뜨는 석헌중

쿵! 고개 앞으로 숙이고 있는 신가람. 가슴으로 칼 끝이 삐져나왔다.

석헌중; [사부님!] 울부짖으며 신가람을 부축하고. 퍼억! 그 배경으로 5미터쯤 날아가 바닥에 나뒹구는 사우

동심쌍로; [맹주!] [안... 안돼!] 휘익! 휙! 역시 사색이 되어 신가람 앞에 내려서고

신소심; [대사형! 아버지... 아버지 상세는 어떤가요?] 주작도성 옆에 앉아서 울부짖고. 다리가 후들 후들 떨려서 달려가지는 못하고. 하지만

석헌중; [진의원!] 신소심에게 대답하는 대신 진의원(진무륜)을 돌아보며 고함지른다. 동심쌍로가 신가람의 앞뒤에 무릎을 꿇은 채 상태를 살피고 있고. 뒤에서 청룡도성이 다가오지만 신경 쓰지 않는 석헌중

석헌중; [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 벌떡 일어나며 진의원(진무륜)을 향해 악을 쓰고. 석헌중 대신 동심쌍로가 신가람 앞뒤에 무릎 꿇고 신가람의 상태를 살핀다.

진의원(진무륜); [어리석은 놈!] 슥! 제왕안을 들지 않은 왼손으로 얼굴을 덮고, 오른손으로 쳐들고 있던 제왕안은 아래로 내렸다.

진의원(진무륜); [노부가 아직도 의원나부랭이인 진무외(陳無畏)로 보이느냐?] 슥! 왼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고. 그러자

쿵! 진무륜의 얼굴이 드러난다. 이하 진무륜으로 표기

동심쌍로; [네... 네놈은...] [헉!] 돌아보며 눈 부릅

[성수신의 진무륜!] [네놈이 진의원으로 위장하고 있었구나!] 자기 얼굴 만지는 진무륜을 배경으로 동심쌍로의 고함

진무륜; [그렇다. 노부는 진무외가 아니라 진무륜이다.] 거만하게 웃고

진무륜; [오늘 이후로 무림의 모든 인간들이 생사를 좌우할 무황(武皇)이기도 한...] 흐흐흐 음산하게 웃고

석헌중; [더러운 위선자!] 쩡! 칼에서 빛이 터져 나오고. 뒤에서 청룡도성이 다가오며 칼을 쳐들고 있지만 석헌중은 경계하지 않고

석헌중; [무황이 아니라 무귀(武鬼)로 만들어주겠다!] 진무륜을 향해 몸을 날리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푹! 석헌중의 가슴 앞으로 삐져나오는 칼 끝. 눈 부릅뜨는 석헌중

쿵! 눈에 초점이 사라진 청룡도성이 칼로 석헌중의 등을 찌르고 있다.

신소심; [아악!] 멀리서 그걸 보며 비명 지르고

동심쌍로; [청룡!] [네놈도 제왕안에 당한 것이냐?] 경악하며 돌아보고

[저... 저런...] [청룡도성까지 배신하다니...] [대공자도 당하셨다!] 포대붕(청풍) 주변의 무림맹 무사들이 기겁하고

진무륜; [청룡도성이란 놈뿐만이 아니지.] [전부 죽여라] 쩡! 음산하게 웃으며 제왕안을 높이 들고 외치고. 그러자

푹! 푹! 무림맹 원로들 중 눈에 초점이 없는 자들이 주변의 다른 원로들을 칼로 쑤시고 벤다.

[헉!] [헉!] [크악!] 기습을 당해 칼을 맞고 죽는 원로들.

[네놈들이...] [안돼!] 캉! 캉! 원로들 일부는 즉사하지 않고 맞서 싸우고. 그때

일로; [이놈!] 펑! 동심쌍로중 한명인 일로가 벌떡 일어나며 청룡도성에게 장풍을 날리고. 다른 한명인 이로는 칼이 등에서 가슴으로 삐져나온 신가람을 옆으로 누이며 돌아보고

펑! 가슴에 장풍을 맞고 비틀하는 청룡도성. 칼을 잡고 있고

팟! 그 바람에 석헌중의 등에서 청룡도성의 칼이 뽑히고

석헌중; [사부...] 스륵! 입과 코로 피를 토하고. 가슴과 등에서 피를 뿜어내며 쓰러진다. 청룡도성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고 있고

일로; [헌중아!] 청룡도성을 친 자세로 석헌중을 보며 비명. 직후

석헌중; [죄송...] 퍼억! 신가람 앞에 나뒹굴고.

일로; [헌중아! 죽으면 안된다.] 일로가 무릎 꿇으며 석헌중의 등의 상처 주변을 손가락으로 찍고. 하지만

석헌중은 인사불성이 된다

신소심; [대사형!] 비명 지르며 비틀거리면서 달려가려 할 때

이로; [오지 마라 소심아!] 팟! 신가람을 옆으로 누인 채 무릎을 꿇고 있던 이로가 급히 생사교를 집어들며 외치고

멈칫! 멈추는 신소심

이로; [생사교를 갖고 빨리 여길 빠져나가라!] 핑! 일어나면서 생사교를 신소심에게 던진다

퍽! 신소심 앞에 박히는 생사교. 눈 치뜨며 보는 신소심

일로; [움직일 수 있는 자는 모두 나서서 소맹주를 지켜라!] 석헌중을 돌보면서 겁에 질려 물러선 무림맹 무사들에게 외치고. 살아남은 원로들은 눈에 초점이 없는 동료들과 싸우고 있지만 숫적으로 열세다. 기습당해 대부분 이미 죽었고

퍼득! 정신을 차리는 포대붕(청풍) 주변의 무림맹 무사들. 그들 뒤쪽에서 안개 같은 것이 밀려들고 있고

[그... 그렇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소맹주님을 지켜야한다.] 창! 창! 안개 같은 것이 밀려오는 것도 모르고 무기를 뽑으며 달려오려 하고. 하지만

진무륜; [네놈들이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슥! 웃으며 손을 자기 앞으로 끌어들이는 시늉하고. 그러자

화악! 확! 광장으로 밀려들던 안개가 폭발적으로 무림맹 무사들을 덮친다.

슈우! 스으! 무림맹 무사들의 입과 코로 흘러드는 연기 같은 것들. 그러자

[컥!] [큭!] 눈을 까뒤집는 무림맹 무사들. 이어

퍼억! 퍽! 나뒹굴어 인사불성이 되는 무림맹 무사들.

가부좌를 틀고 있는 포대붕(청풍)의 주변 무림맹 무사들도 나뒹굴고

일로; [왜 그러느냐?] 놀라 외치고. 이로와 신소심도 무림맹 무사들을 돌아보고. 수백 명이 일제히 쓰러져 피를 토하고 있는데

쿠오오! 스스스! 그들 뒤에서 안개같은 것이 광장으로 밀려들고 있다

일로; (저 안개...!) 밀려드는 안개같은 것을 보며 눈 부릅뜨고

안개 안쪽 바닥에 쓰러져 피를 토하며 벌벌 떠는 무림맹 무사들

일로; [독이다! 밀려오는 안개를 마시면 안된다.] 신소심에게 외치고.

신소심; [흑!] 손으로 입을 가리며 겁에 질리고

진무륜; [헛된 희망은 버려라 동심쌍로...] 웃고.

돌아보는 동심쌍로

진무륜; [독성부가 자랑하는 가장 지독한 독이 무림맹 전체에 퍼진 상태다.] [즉, 늙은이들을 도와줄 인간은 무림맹 내에 전무한 것이다.] 사방에서 광장으로 밀려드는 안개들 둘러보며 웃으며 말하고

동심쌍로; [그런...] 절망할 때

진무륜; [비단 독만 준비한 것이 아니다.] [나와라!] 둘러보며 외치고. 그러자

[존명!] [교주님의 부르심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휙! 휙! 광장 주변의 건물 위에서 뛰어내리거나 건물들 사이로 날아오는 자들. 모두 이마에 띠를 두르고 있다. 통천교를 상징하는 띠로 뒷통수 쪽으로 드리워진 띠의 숫자가 계급이다. 하나에서부터 다섯 개까지. 인원은 수백 명인데 그자들의 지휘자는 철각개다. 손에 대나무 지팡이를 든 철각개가 이마에 두른 띠의 꼬리 숫자는 다섯 개다. 통천교 교도들은 안개에 섞인 독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광장 전체를 포위한다.

동심쌍로; [졸개들까지 데려왔구나.] [교활한 놈!] 창! 창! 이를 갈며 칼을 뽑는 동심쌍로. 일어나서 신가람을 앞뒤에서 지키는 모습

진무륜; [마지막으로 한번 기회를 주겠다.] 동심쌍로에게 말하고. 근처로 내려서는 철각개

진무륜; [노부에게 충성을 맹세하면 살려주겠다.] 거만하게

동심쌍로; [개수작 말고 덤벼라!] [헛소리 마라!] 이를 가는 동심쌍로들

진무륜; [어쩔 수 없군.] 한숨

진무룬; [철각개!] [늙은이들은 죽이고 신가람의 딸년은 생포하라.] 철각개에게

철각개; [존명!] 포권하고

철각개; [사금강(四金剛)!] [늙은이들을 죽여라!] 통천교의 교도들에게 외치고. 그러자

[맡겨주시오 총관!.] [이때만을 기다리고 있었소이다!] 슥! 통천교 교도들 사이에서 나오는 네 명의 거인. 보디빌더 같고 피부가 번들거리는 게 강철로 만들어진 듯한 느낌이다. 무기는 커다란 칼이다. 인상이 흉측하다

동심쌍로에게 다가가는 네명

동심쌍로; (저 놈들...) (특이한 외공(外功)을 익혀 몸뚱이가 강철같을 것이다.) 긴장하고

동심쌍로; (칼을 무기로 쓰는 우리들이 상대하기에 가장 까다로운 놈들이다.) (쉽지 않은 싸움이 되겠구나.) 절망하면서도 싸울 준비를 하고

[신명나게 놀아보자 늙은이들아!] [하지만 너무 쉽게 죽지는 마라!] [그럼 재미없거든.] [크아!] 두 명씩 짝을 지어 동심쌍로를 공격하는 거인들. 무지막지한 도법.

캉! 캉! 칼을 휘둘러 그자들을 상대하는 동심쌍로.

철각개; (교주님이 키운 고수들답군. 구대문파 장문인들에 필적한다는 저 늙은이들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걸 보면...) 거인들이 동심쌍로를 공격하는 걸 보며 끄덕

스악! 쩍! 빠르고 현란한 초식으로 거인들의 칼을 피하고 쳐내는 동심쌍로. 이어

쩍! 캉! 거인들의 몸을 칼로 베는 동심쌍로. 하지만

금속성이 일어날 뿐 베어지지 않고

<역시!> <칼이 통하지 않는다!> 카캉! 연달아 거인들을 베며 경악하는 동심쌍로

히죽 웃는 거인들

부악! 쩍! 큰 칼을 휘둘러 동심쌍로를 베어가고

겨우 피하는 동심쌍로

캉! 카캉! 2대1의 격전이 이어지고.

신소심; (쌍... 쌍로가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어.) 그걸 보며 초조

신소심; (정... 정말 이대로 모든 게 끝나는 걸까?) 쓰러진 신가람과 석헌중을 보며 절망의 표정이 되고. 그때

철각개; [영광으로 알아라 계집!] 신소심에게 다가오며 대나무 지팡이를 겨누고.

퍼뜩 정신 차리고 그자를 보는 신소심

철각개; [네년은 통천교의 총관인 본좌가 직접 상대해주겠다.] 그러자

신소심; [오... 오냐!] 팟! 바닥에 박혀있던 생사교를 뽑고

신소심; [덤벼라! 토막을 쳐줄 테니...] 쩡! 겨누는 생사교에서 긴 섬광이 내뻗치고

철각개; [이크!] 팟! 급히 옆으로 뛰어 피하고

푸시시! 파치칙! 신소심이 생사교로 겨눈 방향의 바닥이 타들어간다

철각개; [과연 생사교!] [살기로 흙을 태워버릴 정도라니...] 두 손으로 대나무 지팡이를 잡고 그 끝을 신소심에게 겨누며 웃고

신소심; [이번에는 확실히 토막쳐주겠다!] 생사교를 휘두르려 하고. 하지만

철각개; [그건 사양하지.] 끼릭! 두 손으로 잡은 대나무를 돌리고. 그러자

펑! 대나무 끝에서 연기가 터져 나와 신소심을 뒤덮는다

신소심; [악!] 연기를 덮어쓰며 비명

신소심; [비... 비겁한...] 눈이 풀리며 비틀거리고

동심쌍로; [소심아!] [안돼!] 캉! 카캉! 거인들과 힘겹게 싸우다가 그걸 보며 비명 지르고

[싸우다가 한눈팔면 서운하지.] [잘 가라 늙은이!] 부악! 쩍!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칼을 휘두르는 거인들. 좌우에서 베어오고. 아차하며 돌아보는 동심쌍로. 하지만

캉! 쩍! 한 놈이 동심쌍로의 칼을 쳐내고 다른 놈이 동심쌍로를 벤다.

[크악!] [컥!] 몸이 거의 토막 나서 죽는 동심쌍로

신소심; [쌍로!] 눈이 풀린 채 돌아보며 비명 지르고. 동심쌍로의 시체는 신가람 근처에 나뒹굴고 있다.

철각개; [늙은이들보다는 네년 걱정이나 해라.] 지팡이를 겨누며 신소심에게 다가오고

신소심; [흐윽...] 눈이 풀린 채 휘청거리며 뒤로 물러서고. 여전히 두 손은 결을 짓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 주작도성 쪽이다.

진무륜; (무림맹의 인간들은 대충 정리된 것 같으니 폭풍륜과 철인검을 회수해야겠군.) 폭풍신마 쪽으로 돌아선다. 철인검에 궤뚫린 폭풍신마는 가부좌를 튼 채 고개를 떨구고 있고. 그 옆에 중독당한 백일야차가 몸을 진동시켜 독기가 폭풍신마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고 있다. 백일야차도 중독당해서 안색이 검게 변했으며 눈이 풀려서 기절하기 직전의 모습이고

철각개; [하여간 운이 좋은 줄 알아라.] [교주님께서 생포하라는 분분만 내리시지 않았어도 네년 역시 늙은이들 꼴이 났을 것이다.] 지팡이를 신소심에게 겨누며 다가서고. 주작도성 옆으로 지나치려 하고

철각개; [그러니 순순히 사로잡히는 게 좋...] + [!] 말하다가 눈 부릅. 쩍! 옆에서 무언가 날카로운 것이 날아든다. 그러자

철각개; [헉!] 기겁하며 몸을 돌리며 피하려 하고. 날아드는 건 큰 칼이다.

쩍! 푸학! 한쪽 무릎 꿇은 자세로 칼을 빠르게 휘두르는 주작도성. 그 칼끝에 스쳐 허리에 깊이 상처를 입는 철각개

[!] 폭풍신마 쪽으로 가려다가 돌아보는 진무륜

철각개; [큭!] 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물러서고

[총관님!] [저 계집이...] [아직 싸울 힘이 남아있는 년이 있었다!] 놀라서 외치는 통천교 교도들. 달려오진 않고

신소심; [언니...] 눈에 초점이 사라진 채 환호

주작도성; [중독 당했느냐?]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신소심; [산공독 같은데... 아직은 견딜만 해요.] 비틀거리며

주작도성; [그럼 일단 여길 빠져나가...]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 <준비하시오.> 누군가의 전음이 들리고

주작도성; (이공자!) 홱 고개 돌려 포대붕(청풍)이 있는 쪽을 보고. 신소심이 왜 그러나 하는 표정으로 주작도성을 보고

무림맹 무사들이 나뒹군 사이에 누군가 앉아있는 실루엣이 보인다. 물론 포대붕(청풍)인데 눈빛이 강렬하고 앞쪽에서 무언가 빛이 난다.

진무륜; (주작도성, 저 년이 어떻게 제왕안의 금제에서 벗어난 건가?) 찡그리며 주작도성을 노려보고

진무륜; (이해가 가진 않는다만... 제왕안으로 다시 제압해 놔야겠다.) 슥! 제왕안을 주작도성 쪽으로 쳐드는데. 그 직후

크왕! 갑자기 진무륜의 뒤에서 날아드는 반투명한 용의 형상

진무륜; [억!] 팟! 기겁하며 날아올라 피하려 하고

청풍; [진무륜!] 팟! 벌떡 일어나며 외치고. 이 장면부터는 청풍은 원래 얼굴이 되는데 두 손으로 구슬을 들고 있고 그 구슬에서 용의 형상이 빠져나와서 허공으로 튀어 오르는 진무륜을 따라가고 있다.

진무륜; [청풍! 네놈이었구나!] 쐐액! 사력을 다해 날아오르지만

콰드득! 그대로 진무륜의 몸을 여러 바퀴 휘감는 용의 형상

진무륜; [컥!] 허공에서 휘청하며 피를 토하고

[저... 저런...] [교주님!] 그걸 보며 놀라는 철각개와 통천교 교도들

칠지독왕; [신룡번!] 몸에서 독기를 뿜어내고 있다가 놀라 외치고.

백일야차; (저놈은...) 안색이 검게 변한 채 몸을 진동시키고 있던 백일야차도 놀라서 청풍을 돌아보고

<지난 밤 날 희롱했던 그놈이다!> 구슬에서 용의 형상을 일으키며 광장 중앙으로 나오는 청풍의 모습을 배경으로 백일야차의 생각

신소심; [저... 저게 무슨...] 역시 놀랄 때

주작도성; [가자!] 팟! 신소심의 팔을 낚아채며 날아오르고

[헉!] [저 년들이...] 철각개와 통천교 교도들이 당황하지만 바로 막지는 못하고

쐐액! 통천교 교도들의 머리를 날아 넘어 건물들 쪽으로 가는 주작도성. 한손으로 신소심의 팔을 잡은 채.

[막아라!] [서라!] 휙! 휙! 뒤늦게 날아올라 막으려는 가장 뒷열의 통천교 교도들. 하지만

신소심; [비켜!] 쩍! 눈이 풀린 상태에서도 생사교를 휘두르고. 생사교에서는 긴 섬광이 내뻗치고. 그러자

[크악!] [컥!] 그 섬광에 그어져 몸이 토막 나며 비명 지르는 그자들

[헉!] [히익!] [생... 생사교다!] 퍼퍽! 퍽! 후두둑! 피와 시체가 추락하자 비명 지르며 급히 피하는 통천교도들. 그 위로 날아지나가는 주작도성

휘익! 팟! 지면에 날아내렸다가 다시 날아오르는 주작도성

철각개; [쫓아라!] [놓치면 안된다.] 쐐액! 뒤늦게 추적하고. 다른 통천교도들도 철각개 앞에서 몸을 날리고. 하지만

주작도성은 이미 건물 모퉁이를 돌아가고 있다.

 

#418>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무림맹 무사들 사이에 숨 듯이 서있는 포대붕(청풍)의 시점. 양진영이 접근하고 있다. 신가람 옆에는 사우가 서있고. 폭풍신마 옆에는 백일야차가 앉아서 보고 있다. 폭풍신마 뒤에는 위진천, 당비연, 칠지독왕이 서있고

포대붕(청풍); (때가 무르익었다.) 곁눈질로 주변을 살피고

포대붕(청풍); (머잖아 진무륜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포대붕(청풍); (그리고 진무륜이 나타나면 기회를 봐서 기습해야한다. 제왕안을 지닌 그 늙은이와 정면으로 맞서서는 승산이 없으니...)

 

빠직! 지직! 폭풍신마 수하들과 무림맹 고수들이 접근하면서 서로가 뿜어내는 살기가 부딪히며 벼락을 일으킨다.

일촉즉발의 긴장.

공격하려고 손에 힘을 주는 양 진영 사람들. 바로 그때

짝! 짝! 짝! 박수치는 소리가 크게 들려 눈 부릅뜨는 석헌중 일행. 맞은편에 서있던 광풍령주등도 놀라고

포대붕(청풍); (나타났다!) 홱! 돌아보고

짝짝짝! 신소심과 주작도성의 뒤쪽, 충격파에 휩쓸려 나뒹굴거나 겨우 몸을 가누고 있는 무림맹 사람들 사이로 박수를 치며 걸어 나오는 진의원(진무륜)

포대붕(청풍); (처음 보는 얼굴...) 눈 부릅

포대붕(청풍); (하지만 느낄 수 있다! 저 늙은이가 바로 진무륜이라 것을...) 진의원(진무륜)을 노려보고. 거리는 20미터 정도

 

#411>

벽초천; (저 늙은이가 혹시...!) 광장에 나타난 진의원(진무륜)을 보며 역시 뭔가 느끼고

 

#412>

다시 광장. 짝! 짝! 진의원(진무륜)이 박수치며 광장으로 들어선다.

주작도성; [진의원! 뭐하는 건가요?] 불쾌한 표정으로 진의원(진무륜)을 노려볼 때

진의원(진무륜); [별일 아니다. 이 난장판을 그만 정리하려는 것뿐이다.] 웃으며 품속에 손을 넣고. 진의원(진무륜)의 위치는 주작도성과 신가람 사이다.

주작도성; [대체 무슨 소리를...] 외칠 때. + <지금이오!> 포대붕(청풍)의 전음이 들려 눈을 부릅뜨고

주작도성; (이공자!) 포대붕(청풍) 쪽을 홱 돌아보고

포대붕(청풍); <참회환혼법을 운용하시오! 어서!> 포대붕(청풍)이 두 손을 모아 결을 지으며 눈을 부릅뜨고 있고

주작도성; (맙소사!) 팟! 기겁하며 두 손을 모아 결을 짓고. 신소심이 그걸 보며 흠칫 할 때

진의원(진무륜); [노부의 종들아! 때가 되었다!] 팟! 품속에 넣었던 손을 높이 쳐든다.

쿵! 높이 쳐든 진의원(진무륜)의 손에 들린 것은 물론 제왕안이고

백일야차; [제왕안!] 경악하고. + 폭풍신마; [!] 눈 감고 운기조식 하던 폭풍신마도 움찔하고

[!] 역시 눈 감고 운기조식 하던 신가람도 무언가를 깨닫고. 그때

진의원(진무륜); [너희들에게 부여된 사명을 수행하라!] 쩡! 외치는 진의원(진무륜)의 손에 들린 제왕안에서 강한 빛이 뿜어지고.

백일야차; [보면 안돼! 눈을 감아라!] 다급히 외치며 고개 돌리고. 눈을 감으면서.

[제... 제왕안!] [헉!] 신풍령주, 광풍령주, 열풍령주, 빙풍령주등은 급히 눈을 감고. 하지만

쩡! 쩡! 수많은 사람들이 벼락에 맞는 모습이 된다. 눈이 하얘진다.

폭풍신마 측에서는 위진천, 당비연, 칠지독왕이 벼락에 맞고

무림맹 쪽에서는 사우와 청룡도성이 벼락에 맞고.

무림맹 원로들 중 절반 정도도 벼락에 맞는다.

꽝! 두 손을 모아 결을 짓고 있는 포대붕(청풍)의 머리 위로 대형의 벼락이 떨어진다. 충격 받고 휘청하는 포대붕(청풍).

주작도성; [큭!] 빠캉! 벼락에 맞아 휘청하는 주작도성. + 신소심; [주작언니!] 깜짝 놀라고

털썩! 바닥에 주저앉는 주작도성. 다만 두 손은 여전히 모아서 결을 잡고 있고

신소심; [왜 그래요? 무슨 일인가요?] 주저앉은 주작도성의 팔을 잡아 부축하려 하며 외치고

 

#413>

벽초천; [제왕안!] 광장 쪽을 보며 눈 부릅

진의원(진무륜)이 빛을 뿜어내는 제왕안을 쳐들고 있고. 양 진영의 여러 사람들이 휘청이는 게 보인다.

벽초천; [역시 저 늙은이가 진무륜이었구나.] 콱! 오른손의 유리척을 움켜잡고

벽초천; [드디어 천외천궁을 망친 원수를 잡아 죽일 수 있게 되었다.] 이를 갈며 몸을 날리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뜨는 벽초천

벽초천; [컥!] 털썩! 주저앉으며 피를 토하고

벽초천; [공... 공력을 운용하자 기혈이 역류한다.] 피를 게워내며 벌벌 떨고. 그러다가

돌아보는 벽초천. 방안에 자욱하게 깔린 연기

벽초천; [독.... 독이로구나!] 급히 가부좌를 틀고 앉고

벽초천; [독사같은 인간...] [무림맹 전체에 독까지 풀어놓았다.] 벌벌 떨리는 두 손을 모아 합장하며 운기조식한다

벽초천; [복수도 중요하지만... 우선 내공으로 독을 태워버리는 것이 급선무다.] 화악! 몸에서 강한 열이 뿜어지고

벽초천; (분하다! 분하다!) 화악! 몸에서 열과 함께 검은 연기를 뿜어내며 이를 갈고

<원수가 지척에 있는 데도 당장 뛰쳐나가 죽이지 못하다니...> 운기조식하는 벽초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414>

다시 광장. 쩡! 진의원(진무륜)이 쳐든 제왕안이 빛을 뿜어내고 있고.

동심쌍로; [제... 제왕안! 칠대기보중의 제왕안이다.] [마주 보면 안된다.] 팟! 외치며 급히 시선을 돌리고.

석헌중; (이런...) 팟! 역시 급히 고개를 돌리고. 하지만

무림맹 원로들 중 여럿은 이미 눈에서 초점이 사라졌고

털썩! 포대붕(청풍)도 한쪽 무릎을 꿇으며 주저앉는다. 무림맹 사람들 사이에 주저앉아서 진의원(진무륜)의 눈에는 띠지 않는다

포대붕(청풍); (독... 독천존 서노야 말 대로다.) 지지직! 벼락에 휩싸인 채 온몸을 벌벌 떨며 이를 갈고

포대붕(청풍); (진무륜, 저 악귀가 제왕안을 써서 내게도 암시를 걸어놨었다.) 앞에 서있는 무림맹 무사들 사이의 틈새를 통해 20미터쯤 떨어진 곳에 제왕안을 쳐들고 서있는 진의원(진무륜)을 노려보고. 지지지! 온몸으로 벼락이 흐르는 모습으로

<청풍아! 네가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서 노부 앞으로 나오너라!> 벼락에 맞은 듯한 상태가 된 포대붕(청풍)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진무륜의 음산한 얼굴. 그러자

끼긱! 포대붕(청풍)의 세운 발이 저절로 움직여 앞으로 나가려 하고. 엉덩이도 들리고.

포대붕(청풍); (참... 참회환혼법을 운용하고 있는데도 몸이 통제를 벗어나려 한다.) 콱! 앞으로 나가려던 다리의 무릎을 강하게 움켜잡고. 이를 악물며

포대붕(청풍); (제왕안의 정신지배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뜻인데...) 빠드득! 이를 갈며 눈을 부릅뜨고

포대붕(청풍); (하지만 지지 않는다!) 털썩! 이를 악물며 가부좌를 틀고.

포대붕(청풍); (진무륜! 당신 따위는 나를 부리지 못한다.) 콱! 두 손을 마주 쥐어 결을 짓고 주문을 외운다.

<참회환혼법!> 주문을 외우는 데 몰입하는 포대붕(청풍)

진의원(진무륜); (그놈 제법이로군.) 제왕안을 쳐든 채 눈 번득

진의원(진무륜); (분명 멀지 않은 곳에 있을 텐데 제왕안의 통제를 듣지 않고 있다.) 쩡! 제왕안에서 더 강한 빛이 뿜어지고

빠지직! 다시 포대붕(청풍)의 정수리로 떨어지는 벼락

포대붕(청풍); (제왕안의 힘이 더 강해졌다.) 고통으로 이지러지는 얼굴. 직후

<청풍이 너는 노부가 부여한 사명을 완수했다.> 다시 포대붕(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진무륜의 음산한 얼굴

<그러니 이제 그만 스스로 무공을 폐하거라!> 위 장면의 연속. 하지만

포대붕(청풍); (그렇게는 안된다.) 콱! 입술을 깨물어 피를 내는 포대붕(청풍).

포대붕(청풍); (제 아무리 제왕안의 힘이 강력하다 해도 참회환혼법을 익힌 내 육신을 지배할 수는 없다.) 빠지지 벼락에 휘감긴 채 결을 짓고.

진의원(진무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제왕안을 쳐든 채 찡그리고

진의원(진무륜); (특별히 강한 암시를 걸어놨음에도 불구하고 청풍이 놈은 제왕안의 힘에 저항하고 있다.)

진의원(진무륜); (뭔가 기연이 있었던 것일까?) 찡그릴 때

석헌중; [진의원! 당신 무슨 수작을 부리는 거요?] 왼팔로 눈 부위를 가리고 오른손의 칼로 진의원(진무륜)을 겨누며 외치고. 돌아보는 진의원(진무륜)

진의원(진무륜); [무슨 수작?] 웃고

진의원(진무륜); [이런 수작이다.] [죽여라!] 제왕안을 쳐든 채 외치고.

[!] 무언가 느끼고 눈 치뜨는 석헌중. 그리고

백일야차; (죽이라고?) 역시 놀라 눈 부릅뜨다가

백일야차; (설마!) 홱 돌아볼 때

푹! 이미 철인검으로 폭풍신마를 등 뒤에서 찌르고 있는 위진천. 눈에 초점이 없다. 철인검이 등에 깊이 박히면서 운기조식 하던 폭풍신마의 몸이 퍼뜩 경련한다. 칠지독왕과 당비연도 눈에 초점이 없다.

[헉!] [위진천 네놈이...] [무슨 짓을...] 앞쪽으로 나가있던 신풍령주, 광풍령주, 열풍령주, 빙풍령주등이 기겁하며 돌아보고.

백일야차; [안돼!] 부악! 손바닥에서 진동을 일으켜 위진천에게 밀어내며 울부짖고

펑! 강한 진동에 가슴이 뭉개지며 뒤로 날아가는 위진천. 철인검을 놓친 상태로 몸만 날아가고. 위진천 좌우에 서있던 당비연과 칠지독왕도 눈에 초점이 없는 것 주의

[죽일 놈! 무슨 짓이냐?] [회주!] 휘익! 쐐액! 광풍령주등이 달려오고

백일야차; [회주!] 비명 지르며 폭풍신마의 팔을 잡아 부축하고.

등에 철인검이 박힌 폭풍신마의 몸이 흔들리고. 입으로는 피가 주르르 흐른다. 철인검이 깊이 박히긴 했지만 완전히 몸을 관통한 건 아니다.

퍼억! 가슴이 뭉개진 채 멀리 날아가 나뒹구는 위진천.

백일야차; [정신 차리세요 회주! 돌아가시면 안돼요!] 울부짖으며 부축하려는데

번쩍! 당비연의 눈이 빛을 발하고

콱! 그대로 폭풍신마를 덮쳐서 철인검을 두 손으로 확 밀어 넣는 당비연. 오른손으로는 손잡이를 잡고 왼손은 손바닥으로 손잡이 끝을 밀어내는 자세로

콰직! 철인검이 그대로 폭풍신마의 가슴으로 뚫고 나온다.

 

#415>

[!] 비파를 켜다가 눈 치뜨는 진상파. 빠직! 뭔가 벼락에 맞은 느낌

진상파; [아버지?] 광장 쪽을 홱 돌아보고. 주변에서는 중독되었던 사람들이 일어나고 있고. 누워있는 사람들의 몸에서는 독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416>

다시 광장

백일야차; [아악!] 비명 지르며 폭풍신마를 부축하고. 폭풍신마는 철인검이 가슴으로 뚫고 나와 피를 토하며 앞으로 쓰러지려 한다. 당비연은 그때까지 철인검을 잡고 폭풍신마의 등에 밀어넣고 있고

신풍령주; [이년!] 쾅! 질풍같이 날아들어 손바닥으로 당비연의 가슴을 치고

펑! 가슴을 신풍령주의 손에 맞아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는 당비연. 잡고 있던 철인검은 놓쳤고

[죽인다!] [네년이 감히 배신을 해?] [으아아아!] 쐐액! 화악! 신풍령주에 이어 광풍령주, 열풍령주, 빙풍령주가 악을 쓰며 쇄도한다. 이미 바닥에 나뒹군 위진천과 나뒹굴려는 당비연을 공격하려고. 하지만 그 직후

푸훅! 입에서 검은 연기를 확 뿜어내서 폭풍신마와 백일야차, 네 명의 영주들을 일거에 덮어씌우는 칠지독왕. 거리가 가깝다

[컥!] [독... 독이다!] 칠지독왕 근처를 지나려던 신풍령주와 광풍령주가 검은 연기에 휩싸여 눈을 까뒤집고.

열풍령주; [서걸륜! 네놈마저 배신을...] 화악! 급정거하면서 온몸으로 강렬한 열기를 일으켜 건은 연기를 태우려 하고

빙풍령주; [피해요 수좌!] 팟! 빙풍령주는 옆으로 홱 방향을 틀어 연기를 피하려 하며 백일야차에게 외치고. 하지만

펑! 화악! 검은 연기는 빠르고 넓게 퍼져서 그대로 열풍령주와 빙풍령주를 휩쓸고. 신풍령주와 광풍령주는 이미 바닥에 나뒹굴고 있고.

[컥!] [악!] 연기를 마시며 비명 지르는 열풍령주와 빙풍령주. 이어

화악! 그 연기는 백일야차와 폭풍신마에게도 밀려든다.

백일야차; [안돼!] 바웅! 온몸으로 강한 진동을 일으켜서 밀려드는 연기로부터 폭풍신마를 보호하려 하고. 두 손으로는 폭풍신마를 부축한 채. 퍼퍽! 퍽! 그런 백일야차 근처에 열풍령주와 빙풍령주가 나뒹굴고 있다.

펑! 대부분의 연기들이 진동에 의해 밖으로 터지지만.

일부 연기가 백일야차와 폭풍신마의 코로 스며들고

백일야차; [컥!] 숨이 막힌 표정이 되며 비틀.

 

#417>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403>

다시 광장

드드드! 신가람이 발을 구른 광장이 진동하고

백일야차; (불길한 예감...) 찡그리고

백일야차; (신가람, 저 여우같은 인간이 순순히 패배를 인정하는 게 마음에 걸린다.)

백일야차; (분명 뭔가 꾸미고 있는 게 분명한 것 같은데...) 눈 번뜩일 때

신가람; [더 이상 시간을 끄는 건 무의미!] 쩡! 앞으로 겨눈 생사교가 진동하며 빛을 뿜어내고

신가람; [누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지 결정합시다!] 우우웅! 진동하는 생사교를 겨누며 폭풍신마에게 다가가고

폭풍신마; [굴욕적인 삶보다 싸우다 죽는 것을 원한다?] 바웅! 몸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음산하게 웃고

폭풍신마; [소원이라면 그리 해주겠다.] 바웅! 폭풍신마의 몸에서 일어난 돌풍이 실제 톱니바퀴처럼 변한다.

포대붕(청풍); (피차 이번 격돌에 전력을 투입하겠지.) 생각하며 볼 때

펑! 폭풍신마의 뒤쪽 지면이 폭발하며 적발천마가 미사일처럼 튀어 오른다

[헉!] [회주님!] [조심하십시오! 암습입니다!] 백일야차와 신풍령주등 기겁하며 비틀. 적발천마는 백일야차 일행과 폭풍신마 사이에서 바닥을 뚫고 치솟았다.

포대붕(청풍); (드디어!) 눈 번뜩이고

주작도성; (적발천마!) 눈 치뜨고. 신소심과 석헌중, 청룡도성등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

동심쌍로는 눈 번뜩이고 + [저... 저자는 설마...] [헉!] 동심쌍로 주변에 있던 무림맹 원로들은 경악하고

 

#404>

벽초천; [!] 역시 놀라고. 그때

 

#405>

쩌억! 빠카캉! 몸에서 벼락을 일으키며 폭풍신마의 뒤에서 덮치는 적발천마. 웅크린 손으로 폭풍신마를 긁어오는데 손길을 따라 강렬한 벼락이 일어난다.

폭풍신마; (이자는...) 가가강! 강렬한 소용돌이로 몸을 가리며 뒤를 힐끔. 앞쪽에서는 신가람이 생사교를 휘둘러 오고 있다. 생사교를 휘둘러 X자의 섬광을 앞으로 날리면서. 그 직후

콰직! 돌풍에 휩싸인 폭풍신마의 등을 때리는 적발천마의 강철같은 손과

쩌억! 폭풍신마의 가슴을 X자로 베는 생사교의 칼 그림자들. 직후

번쩍! 광장 중앙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난다. 핵폭발이 일어나는 것처럼 반구형의 폭발이 일어나고 엄청난 빛과 충격파가 사방으로 터진다

[크악!] [컥!] 화악! 퍼퍽! 충격파에 휩쓸려 날아가는 무림맹 무사들. 죽거나 피를 토하는 자들고 있고

석헌중; [조심해라 사매!] 바웅! 호신강기를 일으켜 충격파를 막고. 그 뒤에서 주작도성과 청룡도성도 호신강기를 일으켜서 신소심을 막고. 주변으로 폭발이 휩쓸고 지나가는 모습. 그 폭발에 휩쓸린 무림맹 무사들의 몸이 뒤로 튕겨져 나가고

[헉!] [큭!] 바웅! 콰드드! 동심쌍로와 무림맹 원로들도 방어벽을 일으키며 버티고. 그들을 휩쓸고 지나가는 충격파에 주변에 있던 무림맹 무사들이 가랑잎처럼 날아가고 있다.

백일야차; [회주!] 바웅! 역시 호신강기를 일으켜 충격파를 막고. 위진천과 당비연등도 호신강기를 일으켜 충격파에 견딘다.

[!] 한 팔로 얼굴을 가리며 뒤로 물러서는 포대붕(청풍). [크악!] [컥!] 주변에서는 무림맹 무사들이 비명을 지르며 날아가고 있다.

콰쾅! 콰드드! 광장 주변의 건물들도 무너지거나 날아간다.

퍼퍽! 퍽! 건물에 처박히는 무림맹 무사들의 몸뚱이와 시체

 

#406>

드드드! 무너질 듯 진동하는 건물 안에 서서 광장을 노려보는 벽초천.

드드드! 건물의 진동이 멈추고

[!] 눈을 치뜨는 벽초천

쿠오오! 광장을 뒤덮었던 충격파와 섬광이 잦아들고

쿵! 드러나는 장내의 광경. 광장 중앙은 원형으로 움푹 파여 있고. 그 중앙에 폭풍신마가 비틀거리며 서있다. 그 앞쪽에 신가람이 나뒹굴고 있다. 피를 게워내면서. 또 폭풍신마 뒤에는 적발천마가 상체가 피투성이가 된 채 나뒹굴고 있다.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비틀거리는 폭풍신마. 가슴에 X자로 깊은 상처가 나있다

나뒹군 채 역시 피를 게워내는 신가람.

푸시시! 상체가 터져서 갈비뼈가 드러난 상태인 채 하늘 보도 쓰러져 있는 적발천마

벽초천; (양패구상(兩敗俱傷)...!) 흥분하며 창틀을 잡고 밖을 내다본다.

벽초천; (적발천마와 신가람의 협공으로 폭풍신마도 심각한 내상을 입었을 것이다.) 창틀을 꽉 잡고. 그때

슈우! 그런 벽초천의 코로 흘러드는 연기

쿵! 어느덧 방안에는 안개같은 것이 깔려있다. 독이다. 그것이 코로 들어가고 있지만 아직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벽초천

 

#407>

다시 광장의 모습. 나뒹군 적발천마와 신가람. 그 사이에서 비틀거리고 있는 폭풍신마. 적발천마 뒤쪽에서 충격파를 견디고 서있는 백일야차와 위진천 일행

무림맹 쪽은 타격이 커서 무림맹 무사들 대부분이 쓰러지거나 날아갔다. 포대붕(청풍)은 뒷걸음질 쳐서 쓰러진 무림맹 무사들 쪽으로 물러서며 앞을 보고 있고.

석헌중과 청룡도성, 주작도성이 방어막을 일으키며 버티고 서있는 뒤에 신소심이 놀라 앞을 보고 있다. 근처에 동심쌍로와 무림맹 원로들도 버티고 있고.

광풍령주; [저자가 누군데 회주님을...] + 신풍령주; [비겁한 놈! 연무장 지하에 방수(傍手;돕는 자)를 숨겨두었구나!] 분노하는 광풍령주등. 반면

백일야차는 눈 치뜨고 있고. 적발천마와 백일야차 일행 가운에 바닥에는 직경 3미터쯤의 구멍이 나있다. 적발천마가 뛰쳐나온 구멍이다

적발천마 크로즈 업

백일야차; [적발천마!] 비명

[!] 비틀거리다가 조금 고개 돌려 돌아보는 폭풍신마,.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고 있고

백일야차; [회주! 방금 전에 암습했던 자는 마교의 마지막 교주 적발천마예요!] 외치고.

[헉!] [그러고 보니...] [정말 적발천마다!] [실종된 마교의 마지막 교주 적발천마다!] 광풍령주등의 경악

위진천; (저 괴인이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적발천마였구나.) 놀라고. 당비연과 칠지독왕도 놀라고. 그때

팟! 적발천마가 튀어나온 구멍에서 폭발적으로 치솟는 사우. 양 손에는 여러 개의 구슬을 들고 있다.

백일야차; [멈춰!] 팟! 날아가고. + [한 놈이 더 숨어있었다.] [조심하십시오 회주님!] 광풍령주, 신풍령주, 열풍령주, 빙풍령주등도 몸을 날린다. 위진천과 당비연, 칠지독왕도 움직이려 하지만 서두르진 않고

청룡도성; [지사형입니다!] 알아보고 손짓하며 외치고. 석헌중과 주작도성도 놀라서 보고.

근처에 있던 무림맹 원로들도 놀라서 보고. 물론 동심쌍로는 놀라지 않는다.

포대붕(청풍); (신가람이 발을 굴러 보낸 신호에 맞춰 적발천마님을 부린 게 지도성 사우였구나.) 눈 번뜩일 때

사우; [받아라 폭풍신마!] 휘휙! 휙! 허공으로 치솟는 사우의 손이 휘둘러지며 여러 개의 구슬이 날아가고

백일야차; [안돼!] 날아가며 비명. + [피하십시오 회주!] [벽력탄입니다!] 역시 날아가며 외치는 광풍령주등. 하지만

퍼퍽! 퍽! 돌아보는 폭풍신마의 몸을 때리는 구슬들. 몸을 지켜주던 돌풍이 사라진 상태라 직접 폭풍신마의 몸을 때린다. 그 직후

쾅! 콰쾅!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고

[흑!] [헉!] [악!] 화악! 날아가다가 충격파와 불길에 휩쓸려 급정거 하거나 튕겨지는 백일야차 일행

 

#408>

[!] 놀라는 벽초천. 드드드! 벽력탄의 폭발 여파로 건물이 다시 흔들린다.

 

#409>

[!] 놀라 돌아보는 진상파. 안개같이 퍼지는 독연기 사이에 서서 광장 쪽을 돌아본다. 주변에는 사람들이 여럿 쓰러져 있는데 대부분 여자와 아이들이다. 일부는 아직 죽지 않았고 신음을 흘리는 중이다.

콰콰앙! 드드드! 건물들 너머의 광장 쪽에서 버섯구름이 일어나고 있다

진상파; (연무장 쪽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버섯구름을 보고

진상파; (무림맹 측에서 폭풍신마... 아버지를 위해하려고 화탄이라도 쓴 것일까?) 돌아서서 광장으로 가려 하고. 그때

[제발...] 발치에서 들리는 신음 소리에 돌아보는 진상파

여자; [아기... 제 아기만이라도 살려주세요.] 얼굴이 검게 변한 여자가 어린 아기를 진상파 쪽으로 밀면서 애원한다. 앞으로 기어오는 자세로. 주변의 여자들과 아이들 중 일부는 아직 죽지 않아서 신음하고 있다.

[하악! 학!] 피부가 검게 변해서 힘겹게 숨을 쉬는 아이

진상파; (어쩔 수 없구나.) 띠리링! 한숨 쉬며 비파를 켜고

진상파; (아버지의 안위보다는 죽어가는 생명들을 살리는 게 우선이니...) 띠리링! 띠링! 비파를 켜는 진상파. 그러자

츠츠츠! 쿠오오! 사람들의 몸에서 연기 같은게 빠져나와 허공으로 치솟는다

[독... 독기가 몸에서 빠져나가고 있어!] [비파를 연주해서 해독하시다니...] [선녀... 선녀님이시로군요!] 몸에서 독기가 빠지는 사람들 놀라고 기뻐하며 진상파를 본다

진상파; (어쩌면 이게 내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띠리링! 띠링! 비파를 켜고. 주변에 쓰러져 있던 사람들의 몸에서 검은 연기 같은 것이 빠져나와 허공으로 치솟고

<아버지로 인해 죽어간 사람들의 숫자만큼 무고한 생명을 구하는 것이...> 건물들 사이에 서서 비파를 연주하는 진상파. 진상파를 중심으로 주변에서 무수한 연기의 기둥이 허공으로 올라간다. 중독된 사람들의 몸에서 빠져나오는 독기다

 

#410>

다시 광장.

화악! 화르르! 폭풍신마가 있던 곳이 맹렬한 화염에 휩싸이고

백일야차; [회주!] 휘릭! 비틀거리며 화염 앞에 내려서면서 울부짖고. 폭풍신마와 적발천마 사이다. 신풍령주등도 그 근처에 내려서며 비틀거린다. 불길에 휩싸여 머리가 그슬리고 옷에 불이 붙은 모습으로. 위진천, 당비연, 칠지독왕은 근처까지 왔다가 비틀거리며 물러서고 있고

맹렬히 치솟는 불길 속에 주저앉아있는 사람 형상이 흐릿하게 보이고. 물론 폭풍신마다

백일야차; [안돼요 회주!] 팟! 울부짖으며 불길로 뛰러들려 하고

빙풍령주; [위험해요 수좌(首座)!] 콱! 백일야차의 팔을 잡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지존회 팔대령주중 빙풍령주(氷風令主)>

사우; [으하하하 꼴 좋구나 폭풍신마!] 휘익! 쓰러진 신가람 옆으로 내려서며 신이 나서 웃고. 불길에 휩싸인 폭풍신마쪽을 보며. 신가람은 힘겹게 상체를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생사교는 한손에 들고 있고. 그때

열풍령주; [와라!] 화악! 불길을 향해 입을 쩍 벌리며 외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지존회 팔대령주중 열풍령주(熱風令主)>

쿠오오! 진공청소기처럼 화염을 빨아들이는 열풍령주

신소심; [저자, 화염과 연기를 입으로 빨아들이고 있어요!] 주작도성 뒤에서 놀라 손가락질. 주작도성과 석헌중 등도 놀라고. 직후

화악! 중앙 광장을 휩쓸고 있던 맹렬한 불길이 진공청소기에 끌려오듯 열풍령주의 입으로 전부 빨려 들어온다. 그러자

화악! 불길이 사라지면서 폭풍신마의 모습이 드러난다. 폭풍신마는 한 쪽 무릎을 꿇은 채 바닥에 앉아있다. 한손으로는 바닥을 짚고 있고. 온몸이 불길에 휩쓸려 화상을 입은 모습이다.

백일야차; [회주!] 팟! 빙풍령주의 손을 뿌리치고 앞으로 달려간다

포대붕(청풍); (괴물...) 무림맹 무사들 사이에 서서 폭풍신마를 보며 감탄하고. 백일야차가 울부짖으며 폭풍신마에게 달려들고 있는 게 보이고

<중상을 입은 상태에서 여러 개의 벽력탄에 직격당하고도 죽지 않다니...> 주저앉은 폭풍신마 옆에 무릎 꿇으며 울부짖는 백일야차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백일야차는 폭풍신마의 팔을 잡고 부축하려 한다. [괜잖으세요 회주?] 외치면서

사우; [아버지! 소자가 폭풍신마를 해치웠습니다.] 일어나 앉는 신가람 옆에 서서 폭풍신마를 돌아보며 흥분해서 외치고

신소심; (아버지?) 눈 치뜨고

청룡도성; (지사형이 왜 사부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걸까?)

주작도성; (자신이 대단한 공을 세운 걸 기화로 원래 신분을 드러낼 생각이겠지.) 쓴웃음

[...!] 찡그리는 석헌중

사우; [폭풍신마는 아버지와의 대결에서 타격을 받은 상태에서 벽력탄까지 맞아 치명상을 입은 게 분명합니다.] 창! 외치며 차고 있던 칼을 뽑고. 신가람은 힘겹게 가부좌를 틀고 앉는다. 생사교는 옆에 내려놓고

사우; [따라온 떨거지들만 제거하면 폭풍신마의 목을 딸 수 있을 것입니다.] 뽑아든 칼로 폭풍신마를 겨누고. 그 사이에 신풍령주 광풍령주등이 백일야차와 폭풍신마를 에워싸고 있다. 신풍, 광풍, 열풍, 빙풍령주등이 앞을 막고 당비연, 위진천, 칠지독왕이 폭풍신마 뒤쪽에 선 형태. 위진천은 철인검을 뽑아든 상태고.

신가람; [폭풍신마를 얕보지 마라. 중상을 입었다 해도 명색이 천하제일마다.] 쓴웃음을 지으며 말하지만

사우;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좀 숙이고

사우; [마무리는 소자가 하겠으니 아버지는 상처를 다스리십시오.] 신나서 말하며 폭풍신마쪽을 보고, 그러자

광풍령주; [비겁한 버러지야! 덤벼라!] 바웅! 몸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이를 갈고

광풍령주; [그 주둥이를 찢어발겨 주겠다.] 가가강! 몸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앞으로 나서고

사우; [사형! 사제!] [쌍로! 원로님들!] 석헌중등을 돌아보고

사우; [모두 나서서 폭풍신마의 졸개들을 해치웁시다.] 칼로 앞을 가리키며 외치고. 신이 났다.

신가람; (그놈...) 쓴웃음을 지으며 눈을 감고 운기조식을 시작한다.

신가람; (지나치게 흥분하고 있긴 하지만 맡겨도 되겠지.) 츠츠츠! 눈을 감은 신가람의 몸이 열기를 뿜어내기 시작하고.

동심쌍로; [사우 말이 맞소.] [오늘 반드시 지존회의 뿌리를 뽑아버려야 하오!] 차창! 앞으로 나서며 칼을 뽑는 동심쌍로.

[그래야겠지.] [천재일우의 기회야!] [해치우세!] 무림맹 원로들도 일제히 무기를 뽑으며 동심쌍로를 따라가고. 무림맹 원로들은 모두 20명 정도로 묘사. 숫적으로 지존회 팔대령주들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석헌중; [주작! 넌 남아서 소심사매를 지켜라!] 창! 칼을 뽑으며 역시 앞으로 가고. 청룡도성도 칼을 뽑으며 따라가고

주작도성; [조심하세요 대사형!] 신소심 옆에 서서 끄덕이고

석헌중; [지사제는 사부님의 호법을 서라!] 신가람을 등지고 나오던 사우에게 말하고

사우; [그리하지요.] 멈춰서는 사우

 

위에서 본 장면. 주저앉은 폭풍신마와 백일야차를 앞뒤로 에워싼 팔대령주들을 향해 반월형으로 다가가는 무림맹 고수들. 석헌중, 청룡도성과 동심쌍로, 이십여 명의 무림맹 원로들. 사우는 눈 감고 운기조식 하는 신가람 옆에 서서 보고 있고.

백일야차; [놈들을 막아요! 회주님의 운공료상이 끝나기 전까지 접근시키면 안돼요!]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은 폭풍신마 옆에 앉은 채 무림맹 고수들을 보며 악을 쓰고. 광풍, 신풍, 열풍, 빙풍령주가 백일야차 앞쪽에 서있다. 광풍령주가 가장 앞쪽에 나가 있고

신풍령주; [오냐! 해보자 비겁한 놈들아!] 이를 갈며 광풍령주 옆으로 가고

열풍령주; [우리야말로 오늘 무림맹을 세상에서 지워버리겠다.] 화악! 몸에서 강한 열기를 뿜어내며 역시 앞으로 나가고. 그 옆에서 빙풍령주는 몸에서 눈보라를 일으키며 따라나서고. 당비연, 위지천, 칠지독왕은 폭풍신마 뒤쪽에 있다. 철인검을 뽑아든 위진천이 가운데 서고 당비연과 칠지독왕이 좌우에 선 모습임을 주의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396>

광장이 보이는 3층 건물. 바로 접해있는 건물은 아니고 몇 개 건너의 건물이다. 그 건물 3. 창문이 열려있고 창문 안쪽에서 서서 광장을 보고 있는 잘 차려 입은 인물. 벽초천이다

벽초천의 모습 크로즈 업. 뒷짐을 짚고 서있다. 뒷짐 진 오른손에는 유리척이 쥐어져 있고. 벽초천 뒤쪽의 바닥에는 여자들이 몇 명 기절해있다.

벽초천의 시점. 광장에서 벌어지는 폭풍신마와 신가람의 대결

벽초천; (성수신의 진무륜!) (모든 게 그자의 의도대로 진행되고 있다.) 음산하게 웃는 진무륜을 떠올리고

<저 대결에서 결국 폭풍신마가 이기겠지만 폭풍신마도 가볍지 않은 타격을 입을 테고... 진무륜은 그때 나타나 폭풍륜과 생사교를 차지하려 들 것이다.> 폭풍신마와 신가람의 싸움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초천; (하지만 늙은이의 뜻대로 되진 않을 것이다.) 강렬한 표정

벽초천; (추악한 욕심으로 천외천궁을 멸망으로 이끈 늙은이의 죄는 나 풍초천의 손으로 반드시 응징할 것이다.) 강렬한 표정

 

#397>

현무도성이 치료 받고 있는 건물. 무림맹 무사들 몇 명이 경비를 서고 있긴 하지만 광장에서 벌어지는 대결 상황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건물 쪽은 보지 않고 광장 쪽을 보고 있다.

 

건물 내부. 백호도성과 의원들이 보는 가운데 진의원(진무륜)이 약사발에 든 액체를 현무도성에게 먹이려 한다. 의원 두 명이 좌우에서 현무도성의 상체를 조금 들게 부축하고. 현무도성은 고개를 뒤로 젖혀 입을 벌렸다.

백호도성; [해독제를 먹이는 게 너무 늦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걱정

진의원(진무륜); [시간이 다소 걸리긴 했지만 거의 모든 독에 드는 해독제를 조제할 수 있었네.] 약사발을 벌어진 현무도성의 입에 대고 기울이고

진의원(진무륜); [이걸 복용하면 현무공자도 편안해질 걸세.] 쪼르르... 현무도성에게 약을 먹이며 말하고

백호도성; (그렇다면 다행인데...) 지켜보고

이윽고 현무도성에게 약 사발의 약을 모두 먹이는 진의원(진무륜). 직후

[!] 눈을 부릅뜨는 현무도성.

의원들; [현무공자!] [정신이 드십니까?] 현무도성에게 외치고. 진의원(진무륜)은 빈 약사발을 든 채 뒤로 물러서고

백호도성; [현무사제가 정신을 차린 거요?] 진의원(진무륜)와 반대로 급히 침대로 다가온다. 현무도성의 양팔을 잡고 있던 의원들은 현무도성을 침대에 다시 누이고 있고. 헌데 그 직후

현무도성; [!] 눈을 까뒤집고. 이어

퍼득! 온몸을 세차게 퍼덕이는 현무도성.

[현무공자!] [왜 그러십니까?] 의원들이 당황하며 현무도성의 팔을 누르고 + 백호도성; [사제!] 현무도성의 두 다리를 누르고. 하지만

현무도성; [꺽 꺽...] 컥컥 대고 온몸을 간질환자처럼 떨고. 발작이 더 심해진다

백호도성; [진의원!] 현무도성의 다리를 누른 채 진의원(진무륜)을 돌아보고. 진의원(진무륜)은 히죽 웃으며 빈 약 사발을 탁자에 놓고 있다

백호도성; [사제가 왜 이러는 거요? 뭐가 잘못 된 거 아니오?] 다급히 외치지만

진의원(진무륜); [잘못 된 거 아니네. 노부가 의도했던 진행일 뿐이야.] 품속에서 손수건을 한 장 꺼내며 말하고

백호도성; [의도했던 대로의 진행?] 펄떡이는 현무도성의 다리를 누르며 의아. 당황

백호도성; [그럼 이게 해독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과정이란 거요?] + [!] 말하다가 무언가를 느끼고

! 진의원(진무륜)이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있다

백호도성; [뭐하는 겁니까 진의원?] 의아해할 때

현무도성; [!] 푸학! 벌린 입에서 연기를 확 뿜어내는 현무도성. 아주 많은 양이고

화악! 단번에 백호도성과 의원들을 덮어버리는 연기

[!] [커헉!] 연기를 들이마시자 비명 지르며 비틀거리는 의원들. 백호도성은 급히 숨을 멈추고. 하지만

슈우! 이미 백호도성의 코로 스며들어가는 연기. 그러자

백호도성; [!] 목을 감싸며 쓰러질 듯 비틀거린다. 물론 현무도성의 두 다리를 누르고 있던 손은 떼었고

털썩! 퍼억! 나뒹구는 의원들. 백호도성은 아직 비틀거릴 뿐 쓰러지진 않았고

백호도성; [... 독이로구나!] 손으로 입을 막으며 비틀 물러서고. 그 앞에서 현무도성은 입과 코로 대량의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백호도성; [설마...] 코와 입을 손으로 가린 채 진의원(진무륜)을 홱 돌아본다. 다만 중독된 상태라 눈이 풀리고 피부색이 변하고 있다

쿠오오! 화악! 방안을 가득 메우는 연기. 그 가운데에서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고 서있는 진의원(진무륜). 눈빛이 음산하게 번뜩인다.

백호도성; [진의원! 당신... 대체 무슨 수작을...] 이를 갈며 칼을 뽑으려 손잡이를 잡지만. 다음 순간

휘청! 정신을 잃고 쓰러지려는 백호도성.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고

백호도성; [... 늙은이... 왜 이런 짓을....] 휘청! 칼을 조금 뽑은 자세로 쓰러지고

털썩! 의원들과 함께 나뒹구는 백호도성. 중독되어 기절했다

진의원(진무륜); [칠지독왕 서걸륜!] [그놈이 일을 제대로 했군.] ! 입과 코를 가리고 있던 손수건을 떼며 웃고. 실내는 연기로 가득 차고 있고

진의원(진무륜); [덕분에 무림맹을 장악하는 게 수월하게 되었다.] 쿠오오! 입과 코, 귀등에서 연기를 맹렬히 뿜어내는 현무도성을 보며 웃고. 현무도성은 이미 죽어서 살이 녹아내리는 중이다.

현무도성의 시체에서 뿜어지는 연기

진의원(진무륜); [잘 가라 현무도성! 네 죽음은 헛되지 않을 것이다.] 연기를 뿜어내는 현무도성의 시체를 향해 양손을 내밀고.

! ! 진의원(진무륜)의 양손이 진동하고. 그러자

화악! ! 방안의 연기가 사방으로 퍼진다.

 

#398>

흐릿한 연기가 건물의 문과 창문 틈으로 흘러나온다.

그 연기들은 광장 쪽을 보고 있던 무림맹 무사들을 덮치고

자기도 모르게 연기를 마시는 무사들의 코와 입

[!] [!] 눈을 까뒤집거나 목을 움켜쥐는 무사들

털썩! 퍼억! 나뒹구는 무림맹 무사들

 

#399>

현무도성이 치료받던 건물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퍼져가면서 옅어지는 연기들

광장 외의 장소에서 일 하던 하인들에게 다가가는 연기

그 연기를 마시는 하인들

털썩! 퍼억! 비명도 못 지르고 나뒹구는 하인들

건물 안에서 음식을 준비하던 여자들

건물로 스며드는 연기

연기를 마시는 여자들

와장창! 털썩! 역시 나뒹구는 여자들

하늘에서 본 모습. 현무도성이 치료받던 건물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퍼져가는 옅은 연기. 마치 안개가 퍼지는 것 같다.

 

#400>

무림맹 뒤쪽의 산봉우리.

휘이이! 그곳으로 선녀처럼 내려오는 진상파. 품에는 검은 비파를 안고 있다

! 산 정상에 내려서는 진상파

아래를 내려다본다. 무림맹의 광장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고 그 중앙에서 폭풍신마와 신가람이 싸우는 중이다.

진상파의 시점. 신가람과 싸우는 폭풍신마의 모습.

그 배경으로 떠오르는 진삼낭의 말. #362>의 장면 <진삼낭; [장주님은 너와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다.]>

 

진삼낭; [네 출생의 비밀은 무덤으로 가져갈 생각이었다만 이제 그럴 수가 없게 되었구나.] 애잔한 표정

회상 끝

 

진상파; (폭풍신마...) 갈등

진상파;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하거나 저주하는 저 마두가 나의 생부라니...) 산봉 위의 바위에 걸터앉고

진상파;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참담한 표정. 갈등

진상파; (하늘이 정해준 천륜(天倫)에 순응해야하나? 아니면 천하를 위해 아버지와 적대해야하나?)

진상파; (어느 쪽을 선택한다 해도 회한이 남을 수밖에 없겠구나.) 한숨 쉬고. 그 직후

<아악!> <... 안돼!> <... 아가야! 죽으면 안된다. 하악!> 사람들의 비명이 머릿속에 떠올라 눈을 치뜨는 진상파

진상파; (수많은 단말마가 느껴진다!) 벌떡 일어나고

고개 돌려 광장 뒤의 건물들을 보는 진상파

현무도성이 치료받던 건물을 중심으로 안개처럼 퍼지고 있는 독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쓰러져 있고 독기가 번지는 곳에 있던 사람들이 쓰러지기도 한다

진상파; (!) 눈 치뜨고

진상파; (무림맹 전체에 독기가 빠르게 번지고 있다.) 띠링! 비파를 작게 켜고. 그러자

화악!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는 깃털처럼 날아오르는 진상파

진상파; (무언가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화악! 선녀처럼 무림맹을 향해 날아 내려가는 진상파

 

#401>

다시 폭풍신마와 신가람이 싸우는 광장.

광장 상황은 변화가 없다. 폭풍신마는 바람의 칼날로 공격하고 신가람은 생사교를 휘두르고. 둘 다 방어막에 덮여있고. 그러다가

눈 부릅뜨며 소리없이 기합 넣는 신가람

! ! 신가람이 휘두르는 생사교에서 여러 개의 칼날 형상이 일어나고

! 콰쾅! ! 사방에서 폭풍신마를 베는 칼 형상들.

그 칼 형상에 맞아 안으로 베어지는 폭풍신마의 방어막

[그렇지!] [맹주님의 공격이 통한다!] [폭풍신마를 토막쳐버리십시오 맹주님!] [죽어라 폭풍신마!] 포대붕(청풍)의 주위에서 환호하는 무림맹 무사들

포대붕(청풍); (신가람이 승부를 걸었군.) 눈 번뜩이고

<생사교의 살기가 폭풍신마의 호신강기를 깊이 가르고 들어간다.> 투쾅! ! 카카칵! 여러 개의 칼날들이 폭풍신마의 방어막을 가르고 들어간다. 거의 폭풍신마의 몸에 닿을 정도로

신소심; [제발...] 주먹 불끈. 신소심 주변의 주작도성등 다른 사람들도 긴장하며 보고

포대붕(청풍); (일견하기에 신가람이 우세를 보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폭풍신마의 표정에 별 변화가 없는 걸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 카캉! 생사교의 칼날 형상들이 자신의 호신강기를 거의 다 가르고 들어와 몸에 닿을 것 같은데도 별 변화가 없는 폭풍신마의 얼굴 배경으로 포대붕(청풍)의 생각

포대붕(청풍); (오히려 신가람이 위험한 상황일 것이다.)

<전력을 끌어낸 저런 공격이 오래 지속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필사적으로 생사교를 휘둘러 수많은 칼 그림자를 만들어서 폭풍신마를 베는 신가람의 모습 배경으로 포대붕(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신가람의 얼굴이 힘겨워 보이고.

<뿐만 아니라 폭풍신마의 호신강기는 신가람의 공격으로 가해지는 압력을 흡수해서 단단해지는 것처럼 보인다.> 징징! 겹겹이 중첩되는 폭풍신마의 방어벽들

<생사교의 살기와 압력이 폭풍강기에 누적되었다가 일거에 터져나가면...> 부악! 폭풍신마의 몸을 두른 방어벽이 풍선처럼 밖으로 확 늘어난다.

[!] 눈 부릅뜨는 신가람. 그 앞에서 폭발하듯 들이닥치는 방어벽

<신가람의 호신강기가 견디지 못할 것이다.> ! 충격 받고 뒤로 튕겨지는 신가람. 신가람의 몸을 덮고 있던 방어벽이 터지고

[사부님!] [아버지!] 주작도성과 신소심의 비명. 석헌중과 청룡도성도 눈 치뜨고.

무림맹 원로들; [안돼!] [!] 주변의 무림맹 원로들도 비명을 지르고. 동심쌍로는 눈만 치뜨고 있다. 동심쌍로는 적발천마의 존재를 알고 있기에 절망하지 않는 것

포대붕(청풍); (역시...) 눈 번뜩. 주변 무림맹

[그렇지!] [죽어라 신가람!] 광풍령주, 신풍령주등의 환호. 백일야차는 안도. 위진천과 능비연등은 눈만 번뜩이며 보고. 그때

콰드드! 뒤로 튕겨졌다가 겨우 몸을 세우는 신가람

신가람; [!] 그러다가 눈 치뜨고.

부악! ! 가가강! 앞쪽에서 맹렬히 휘돌며 날아드는 톱니바퀴같은 바람. 그 건너편에 서있는 폭풍신마의 눈빛이 강렬하고

신가람; (이런...) ! 생사교를 휘둘러 막으려는 신가람. 하지만

콰직! 콰드드! 바람의 톱니바퀴가 그대로 신가람의 몸을 갈아버린다. 몸이 토막 나지는 않았지만 가슴 부위의 옷과 살이 터지고 갈라진다.

신소심; [!] 비명. 두 손으로 입을 가리려 하고. 석헌중등 주변 사람들도 눈을 부릅뜨고

위진천; (승부가 났군.) 히죽 웃고. 눈 번뜩. 주변에서 백일야차와 신풍령주등은 안도하고. 칠지독왕과 당비연은 별 표정이 없고

콰당탕! 뒤로 나뒹구는 신가람. 가슴이 뼈가 드러날 정도로 갈라졌고

신소심; [아버지!] 비명 지르며 뛰어나가려 하고.

주작도성; [안된다 사매!] ! 그런 신소심의 팔을 잡아 저지하는 주작도성. 청룡도성도 손을 내밀려다가 거두고. 석헌중은 굳은 표정으로 앞을 보고 있고

신소심; [놔요! 아버지가 중상을 입으셨잖아요.] 몸부림치고. 동심쌍로와 무림맹 원로들이 돌아보고

석헌중; [고정해라. 네가 끼어든다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신소심을 흘깃 돌아보며 말하고

신소심; [하지만...] + 석헌중; [사부님은 간단히 패할 분이 아니시다.] 말을 막고

석헌중; [사부님을 믿고 기다려 봐라.] 앞을 보며 말하고. 신소심도 어쩔 수 없이 다시 앞을 보고. 그때

신가람; [!] 피를 왈칵 토하며 일어나려는 신가람.

폭풍신마; [마지막 기회다 신가람!] 일어나는 신가람을 향해

폭풍신마; [패배를 인정하고 생사교를 바친다면 목숨은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쿠오오!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고

[으으...] [히익!] 무림맹 무사들 공포에 질려 물러서고. 그 때문에 석헌중이 맨 앞에 홀로 선 모습이 되고. 석헌중 뒤에 주작도성이 신소심의 팔을 잡고 서있다.

신가람; [인정하겠소 회주!] 피를 소매로 닦으며 웃고. 일어나면서

[맹주님이 설마...] [... 안돼!] [패배를 인정하시는 건가?] 포대붕(청풍) 주변 무림맹 무사들 사색.

포대붕(청풍); (그럴 리가...) 웃고

신소심; [안돼요 아버지!] 비명 지르고. 석헌중과 청룡도성의 얼굴은 굳어지고. 반면 주작도성은 눈만 번뜩인다

주작도성; (드디어 때가 되었구나.) 눈 번득

신가람; [확실히 나 신가람의 무공은 회주에 비해 손색이 있소.] ! 발을 들고

신가람; [하지만 무림에서의 승패가 반드시 무공의 고하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건 회주도 알 거요.] ! 발을 구르며 음산하게 웃고

 

#402>

[!] 지하의 사우 눈 번뜩이고. ! 올려다보는 천정에서 구르는 소리가 들린다.

사우; [때가 되었다.] 딸랑! 음산하게 웃으며 종을 흔들고

번쩍! 사우 뒤의 적발천마의 눈이 강렬한 빛을 뿜어내고

 

#403>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392>

다시 광장. 전과 달라진 게 없고

무림맹 무사들 사이에 끼어있는 포대붕(청풍)

포대붕(청풍); (이제 슬슬 모습을 드러낼 때가 되었는데...) 생각하다가

포대붕(청풍); [!] 무언가 느끼고

[!] 신가람도 무언가 느끼고

포대붕(청풍);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하늘을 보고

높은 하늘 위. 몇 개의 점이 나타난다. 중앙의 점이 크고 주변의 점들은 작다. 이어

쿠쿠쿠! 중앙의 점이 확대되며 토네이도를 형성한다. 토네이도는 물론 폭풍신마가 일으키는 것인데 그 주변에는 여섯 명의 남녀가 떠있다.

토네이도를 중심으로 위성처럼 떠도는 여덟 명의 남녀는 바로 팔대령중 육인과 당비연, 위진천이다. 팔대령주들은 백일야차, 칠지독왕, 신풍령주, 광풍령주, 그리고 처음 나오는 두 명의 복면인이다. 두명의 복명인은 남녀인데 여자는 뚱뚱한 체형으로 쓰고 있는 복면에는 <氷>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빙풍령주다. 나머지 한명의 남자는 삐쩍 마른 몸에 키가 2미터가 넘은 꺽다리인데 천축 요가승같은 분위기에 쓰고 있는 복면에는 <熱>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그자의 이름은 열풍령주다.

신가람; [...] 슥! 하늘을 보며 일어나고. 그러자

일제히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람들

쿠쿠쿠! 그 사이에 지상으로부터 100미터 정도까지 내랴온 거대한 토네이도. 용처럼 꿈틀대는 바람 기둥 속에 팔짱을 낀 사람 형상이 떠있다. 두 눈이 강렬하고 이마에 두른 폭풍륜도 빛을 발하는 그 인물은 물론 폭풍신마다.

[헉!] [언... 언제...] [폭풍신마다!] [폭풍신마가 나타났다!] 모든 사람들 일제히 외치며 긴장하고 두려워한다. 손가락질하기도 하고

주작도성; (드디어...) 놀라고 긴장하며 올려다보고. 신소심도 흠칫! 하며 일어나려 하고

삐익! 삑! 다급히 피리를 부는 자들도 있고

 

#393>

다시 현무도성이 치료 받고 있는 건물

건물 내부. 진의원(진무륜)과 다른 의사들이 현무도성을 치료하는 걸 보고 있는 석헌중과 백호도성과 청룡도성

석헌중; [지사제가 안보인다.]

청룡도성; [지사형은 순찰을 돌겠다고 나가셨습니다.]

고개 끄덕이는 석헌중.

석헌중; (지사제의 행동에는 미심쩍은 면이 적지 않다.)

석헌중; (뭔가 숨기고 비밀스럽게 추진하는 일이 있는 게 분명하지만...) (사부님으로부터 전적인 신뢰를 받고 있으니 추궁할 수도 없다.)

석헌중; (그래도 오늘 일이 끝나면 따로 불러다가 추궁을 해봐야겠다.) (떳떳하지 못한 일을 꾸미고 있을 수도 있으니...) 생각할 때

삐익! 삑! 건물 밖에서 요란한 피리소리들이 일제히 들려 놀라 입구를 돌아보는 석헌중과 다른 사람들. 탁자 앞에 서서 약을 조제하던 진의원(진무륜)도 흘깃 돌아보고

청룡도성; [대사형! 이건 혹시...] 긴장할 때

무사1; [보고 드립니다!] 덜컹! 문을 열고 뛰어드는 무림맹 무사 한명. 문 밖에서는 다른 무사들이 긴장하여 하늘을 보고 있고

무사1; [폭풍신마가 지존회 팔대령주를 대동하고 나타났습니다!] 건물 밖을 손가락질하며 외치고. 극도로 긴장한 표정

석헌중; [백호사제!] 건물 입구로 걸어가며 말하고. 청룡도성과 백호도성이 그 뒤를 따르고. 침대 옆의 의사들은 불안한 표정으로 보고 있고

백호도성; [예 대사형!]

석헌중; [너는 여기 남아서 현무사제를 지켜라.] 건물 밖으로 나가며 말하고. 청룡도성도 따라 나오고

백호도성; [존명!] 건물에서 나오지 않고 포권하고

진의원(진무륜); (적당한 때에 도착했구먼.) 히죽 웃으며 곁눈질로 백호도성의 뒷모습을 보는 진의원(진무륜). 백호도성 앞에서는 석헌중이 청룡도성과 함께 밖으로 나가고 있고

 

밖으로 완전히 나오며 하늘 보는 석헌중과 청룡도성. 주변의 무사들도 겁에 질려 하늘을 보고 있고

쿠쿠쿠! 건물들 너머의 허공에 거대한 토네이도가 꿈틀거리는 게 보인다.

석헌중; (드디어 건곤일척이 시작되었다.) 휘익! 토네이도 쪽으로 날아가며 긴장하고. 청룡도성이 뒤 따르고

<오늘이 지나면 지존회와 우리 무림맹 중 하나는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건물 너머의 토네이도. 그쪽으로 날아가는 석헌중과 청룡도성의 뒷모습 배경으로 석헌중의 생각 나레이션

 

#394>

[!] 어둑한 밀실에서 천장을 올려다보는 지도성 사우. 삐익! 삑! 멀리서 호각소리, 피리소리가 들리고. 이어

드드드! 지진이 난 듯 흔들리는 밀실. 어둑한 밀실에 사우 혼자 있는데 그 앞쪽에는 적발천마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다. 온몸에서 칙칙한 기운을 뿜어내며 눈을 감고 있다.

사우; (드디어 폭풍신마가 쳐들어왔다!) 긴장하며 소매 속에 손을 넣고. 삐익! 삑! 그 사이에도 요란한 피리소리와 호각소리는 이어지고

다시 꺼낸 사우의 손에는 구세군의 종 같이 생긴 손잡이 달린 작은 종이 들려있다.

사우; (솔직히 객관적으로 평가하자면 아버지의 무공은 폭풍신마에 비해 처진다. 하지만...) 딸랑! 작은 종을 가볍게 흔들며 음산하게 웃는 사우

사우; (내년 오늘이 제삿날이 되는 것은 폭풍신마가 될 것이다.) 딸랑! 딸랑! 종을 흔드는 사우. 그러자

움찔! 하는 적발천마. 이어

쩡! 두 눈을 치뜨는 적발천마의 두 눈에서 무시무시한 빛이 뿜어진다.

 

#395>

다시 광장.

쿠쿠쿠! 토네이도 하단이 광장 중앙 바닥에 이르렀다. 하지만 아직 폭풍신마는 허공 20미터쯤에 떠있고. 그 주변에 당비연을 비롯한 여덟 명이 위성처럼 떠있다. 폭풍신마가 일으키는 토네이도는 의자에서 일어선 신가람 앞쪽으로 내려오는 중이다.

<폭풍신마!> <폭풍신마가 도착했다!> 긴장한 주작도성과 역시 겁에 질린 신소심 주변 무림맹 사람들이 긴장해서 속삭이고. 동심쌍로와 무림맹 원로들도 긴장해서 보고 있고

<저... 저자가 폭풍신마로구나!> <인간의 몸으로 어떻게 저토록 강력한 폭풍을 일으킬 수 있는 건가?> <대동한 자들은 지존회 최고고수들인 팔대령주들이겠지?> 토네이도를 올려다보고 있는 포대붕(청풍) 주변의 무림맹 무사들도 긴장해서 올려다보며 속삭이고

토네이도 주변을 떠돌고 있는 여덟 명의 모습 크로즈 업

포대붕(청풍); (여덟... 그중 낯이 익은 얼굴이 절반이로군.) 눈 번뜩이며 올려다보고

<당비연!> 당비연의 모습을 배경으로

<신풍령주와 백일야차...> 백일야차와 신풍령주의 모습 배경으로

포대붕(청풍); (그리고 예상치도 못한 얼굴을 보게 되었다.) 찡그리고

<위진천, 아니 이청풍! 네가 어떻게 불구대천의 원수인 폭풍신마와 손을 잡은 것이냐?> 위진천의 모습을 배경으로 포대붕(청풍)의 생각

포대붕(청풍); (폭풍신마가 뭔가 조건을 제시하고 회유한 모양인데...) 노려보고

포대붕(청풍); (너는 복수심보다는 야심이 더 큰 것이냐?) 우울하게 한숨 쉬고. 그때

백일야차; [...] 하강하는 토네이도와 함께 아래로 내려오며 주변을 훑어보는 백일야차

긴장하고 겁에 질려 올려다보는 무림맹 사람들

백일야차; (금강살귀...) 이를 바득

백일야차; (그 죽일 놈도 분명 이곳에 있을 것이다.) 둘러보고

백일야차; (감히 날 희롱해?) 다리 하나를 들어 청풍의 어깨를 내리찍은 자신의 사타구니를 들여다보던 청풍을 떠올리며 이를 바득 갈고. 물론 백일야차가 떠올리는 건 포대붕으로 위장한 청풍이 아니라 진짜 청풍의 모습이다. #385>의 장면

백일야차; (오늘 반드시 찾아내 죽여 버리고 말겠다.) 쿠쿠쿠! 이를 가는 백일야차의 몸도 다른 칠인과 함께 거의 바닥에 이르렀다. 그때

쿠쿠쿠! 바닥에 이르는 폭풍신마

턱! 바닥을 딛는 폭풍신마

슥! 휘익! 폭풍신마를 수행한 여덟 명도 주변에 내려서고.

신가람; [기다리고 있었소 회주!] 앞으로 나서며 폭풍신마를 향해 포권하고

폭풍신마; [신가람... 많이 늙었군.] 강렬한 눈빛. 무뚝뚝한 표정

신가람; [본좌보다 몇 살 더 먹은 회주가 하실 말씀은 아닌 것 같소이다만...] 포권했던 손 풀며 냉소하고

빠지직! 두 사람 사이에 벼락이 작렬하고

포대붕(청풍); (시작부터 신경전이 치열하군.) 웃고

폭풍신마; [웃으며 교제할 사이는 아니니 바로 시작하세.] 지지지! 벼락에 휘감기고

신가람; [그럽시다.] 스릉! 생사교를 뽑고

폭풍신마 주변에 있던 위진천과 백일야차등이 뒤로 물러서고

폭풍신마; [불필요한 유혈은 원하지 않는다.] [아랫것들은 배제하고 우리 둘만이 승부를 내도록 하자.]

신가람; [동의하겠소!] 지지지! 뽑아든 생사교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이어

신가람; [모두 들으시오.] 무림맹 사람들을 돌아보며 말하고. 주로 동심쌍로와 함께 있는 원로들을 향해서 말한다

신가람; [오늘의 결전은 무림맹의 맹주인 본좌와 지존회의 회주인 폭풍신마 간에 이루어지는 승부요!]

신가람; [무림맹에 적을 둔 인사들은 오늘 싸움에 일절 개입하지 마시오.]

[존명!] [분부 받들겠습니다 맹주님!] 안도하며 포권하는 포대붕(청풍) 주변의 사람들

포대붕(청풍); (안도하는 게 느껴지는군.) 쓴웃음 지으며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고

포대붕(청풍); (하긴 폭풍신마와 맞서서 싸울 용기를 낼 수 있는 인물이 무림맹에는 거의 없겠지.)

포대붕(청풍); (저들 외에는....) 한쪽을 보고. 주작도성과 신소심, 동심쌍로와 원로들이 있는 쪽이다. 헌데

신소심 일행이 있는 그곳으로 석헌중과 청룡도성이 달려오고 있다. 무림맹 무사들이 길을 열어주는 사이로 달려오고 있다.

주작도성과 심소심이 기척을 느끼고 돌아본다.

굳은 표정으로 다가오는 석헌중과 청룡도성

주작도성; [어서 오세요 대사형.] 석헌중과 청룡도성에게 인사하고

석헌중; [드디어 시작되었군.] 멈춰서며 광장 중앙을 보는 긴장한 표정의 석헌중과 청룡도성.

청룡도성; [폭풍신마는 팔대령주만 데려온 것 같습니다.] 앞을 보며

석헌중; [그런 것 같다만...] 찜찜한 표정

석헌중; [지사제는 연락이 없느냐?] 주작도성에게

주작도성; [대사형이 자리를 비우신 이후로도 모습이 보이지 않아요.] 고개를 조금 저으며

신소심; [혹시 겁이 나서 도망친 거 아니야?] 샐쭉거리고

주작도성; [그만 해 사매!] 다른 사람들 눈치 보며 급히 말하고

신소심; [내가 뭐 못할 말 했나?] 샐쭉

석헌중은 찡그리고. 청룡도성은 쓴웃음

주작도성; (소심사매를 질책하긴 했지만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 폭풍신마와 대치중인 신가람을 보고

주작도성; (사부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사실은 제자가 아니라 아들인 지사형을 도피시켰을 수도 있으니...) 생각할 때

폭풍신마; [오늘 이곳에서 무림의 주인이 결정될 것이다.] 지지지! 몸에서 일어난 벼락들이 토네이도처럼 변하고. 규모는 크지 않지만 벼락이 칼날처럼 변한다.

폭풍신마; [죽거나 항복하거나, 결판이 지어지면 이긴 자가 모든 것을 갖게 될 것이다.] 쿠쿠쿠! 빠지직! 벼락이 토네이도처럼 폭풍신마의 몸을 감싸며 맹렬히 휘돌고

신가람; [동의하겠소!] 쩡! 신가람의 몸이 원형의 방어막에 휘감기고

포대붕(청풍); (시작되었군.) 긴장

투쾅! 빠카캉! 폭풍신마의 몸에서 일어난 벼락의 소용돌이에서 칼날같은 기운들이 뻗어나와 신가람을 휩쓸어온다.

쩌억! 방어막에 덮인 신가람도 생사교를 마주 휘둘러 막는다.

이하 격렬한 싸움. 폭풍신마의 몸에서 일어난 벼락의 칼날들이 톱니바퀴처럼 돌면서 신가람의 몸을 갈아버리려 하고 신가람은 방어막에 덮인 채 생사교를 휘둘러 그 벼락의 칼날들을 베거나 튕겨낸다

위진천; (드디어 천하무림의 주인을 가리는 건곤일척(乾坤一擲)의 막이 올랐다.) 폭풍신마 뒤에서 백일야차등과 함께 서서 보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집중하지만 당비연은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청풍을 찾는 중이다.

위진천; (일견 팽팽한 대결 같지만...) 폭풍신마와 신가람의 대결을 보고

<폭풍신마의 폭풍륜 성취는 신가람이 생사교를 쓰는 수준을 단연 압도한다.> 폭풍신마와 신가람의 대결을 폭풍신마를 주 배경으로 나레이션. 벼락과 소용돌이에 휘감긴 폭풍신마의 모습이 마신같다.

위진천; (오래지 않아 결판이 날 수 밖에 없다.) 생각하며 힐끔 당비연을 보고

주변을 노려보며 살피는 당비연

위진천; (금강살귀를 찾고 있겠지.) 히죽 웃고

위진천; (당비연, 저 계집이 지존회에 가입한 목적은 오직 금강살귀에게 죽은 아비의 복수를 위해서이니...)

당비연; (이청풍...) 주변 쓸어보며

당비연; (그놈이 오늘 이곳에 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를 바득 갈고

당비연; (반드시 찾아내 죗값을 치르게 할 것이다.) 살기를 뿜어내고

멀리 건너편에서 그런 당비연을 보는 포대붕(청풍)

포대붕(청풍); (당비연...) 쓴웃음

포대붕(청풍); (거리가 상당한 데도 바늘로 찌르는 듯한 살기가 느껴진다.) 찌릿! 찌릿! 따가운 감각을 느끼는 포대붕(청풍).

포대붕(청풍); (저 여자 입장에서 나는 불구대천의 원수...) 당비연을 건너다보며 생각

<말 그대로 우리는 둘 중 하나가 죽기 전에는 끝나지 않을 악연으로 이어져 있다.> 살기를 뿜어내며 주변 살피는 당비연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포대붕(청풍); (물론 저 여자에게 죽어줄 마음 따위는 없지만...) 쓴웃음

포대붕(청풍); (그나저나 신가람은 적발천마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불러낼 것인지 짐작할 수가 없다.) 다시 폭풍신마와 신가람의 대결을 보고

콰콰쾅! 콰드드! 쩌적! 폭풍신마와 신가람의 격돌

포대붕(청풍); (폭풍신마와 신가람...) (당금 무림의 최강자들인 둘의 격돌은 얼핏 보기에는 대단하지 않다.)

<경천동지의 충격파가 일어나거나 기기묘묘한 변화를 보이지도 않는다.> 폭풍신마와 신가람의 대결 모습을 배경으로

포대붕(청풍); (두 사람의 무공이 평범해서가 아니다.)

포대붕(청풍); (오히려 일초 일초에 산음 무너트리고 바다를 갈라버릴 막강한 잠경이 실려있다.) 드드드 바닥이 흔들리고

포대붕(청풍); (전력을 기울여 공격하고 막다보니 오히려 초식은 단순하고 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지금 저 두 사람 주변의 공기는 철벽처럼 무겁고 단단할 것이다.> 폭풍신마와 신가람을 감싸고 도는 거대한 반구형의 장막

<그 때문에 누구도 접근할 수 없으며 섣불리 두 사람의 대결에 끼어들었다가는 몸뚱이가 모래처럼 부서져 흩어질 것이다.> 반구형의 장막이 색이 짙어지고 벼락도 흐르고.

포대붕(청풍); (지금의 내 무공으로도 저들의 격돌에 개입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포대붕(청풍); (그리고 결국 폭풍신마가 승기를 잡게 될 것이다. 폭풍륜 위력이 생사교의 살기를 압도하고 있으니...)

포대붕(청풍); (바로 그때 적발천마가 어디선가 나타나 폭풍신마를 공격할 게 분명하다.)

포대붕(청풍); (물론 적발천마의 도움을 받은 신가람이 폭풍신마를 이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포대붕(청풍); (분명한 것은 머지않아 승부가 날 것이라는 사실이다.) 긴장하며 보고

 

#396>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이전버튼 1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2.2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