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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2.22 [투천환일] 제 8장 향로에서 튀어나온 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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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대로 변 뒤쪽의 좁은 골목길을 달리는 청풍. 왼손에는 천으로 만든 좀 작은 돈주머니를 들었고 오른손에는 상당히 큼직한 가죽 주머니를 들고 있다. 작은 주머니는 돈주머니로 한 뼘 정도 길이와 폭이고 큰 주머니는 길이와 폭이 두 뼘 정도 된다. 골목길은 한산해서 오가는 사람 거의 없고

청풍; (아슬아슬했다.) 푸스스! 재가 되어 흩어지는 오른쪽 어깨의 옷을 곁눈질로 보며 달리고

청풍; (할아버지에게 배운 투도술을 전력으로 구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들켜버렸다.) (과연 독천존이 무림칠대고수중 한명을 꼽히는 게 우연이 아니었다.) 달리면서 생각하고. 흩어져 날리는 어깨 부분의 옷.

청풍; (그 노독물의 손이 몸에 직접 닿지 않았음에도 옷이 독기에 부식되어 부서지고 있다.) 식은땀 흘리며 달려가고. 그때

삐익! 달리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날카로운 휘파람 소리가 들리고. 달리면서 곁눈질로 뒤를 보는 청풍

청풍; (무언가를 부르는 휘파람 소리...) 더 빨리 달리고

청풍; (독천존이 날 찾기 위한 수단을 발동한 모양인데...)

<가급적 멀리 이탈해야만 한다!> 골목으로 멀어지는 청풍의 뒷모습

 

#26>

다시 대로 중앙. 삐이익! 사람들이 겁에 질려 도망치거나 물러선 가운데 독천존이 손가락 두 개를 입에 넣고 휘파람을 부르고 있다. 하늘을 보며

[뭐... 뭐야 저 늙은이?] [맛이 좀 간 인간인가? 어린 애도 아니고 백주대로에서 휘파람이나 불고 있다니...] [뭘 하는 거야?] 길가로 물러선 사람들 웅성거리며 보고. 삐익! 그 배경으로 독천존이 휘파람을 부는 소리가 들리고. 그러다가

[헉!] [저... 저거...] 일부 사람들 놀라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쿠오오! 갑자기 하늘에서 구름 같은 것이 내려온다

쿵! 독천존의 주변으로 내려오는 구름같은 것 크로즈 업. 엄청난 숫자의 말벌들이다. 한 마리 한 마리가 손가락 한 마디만한 엄청난 크기의 말벌들 수천마리가 구름처럼 내려온다

[말... 말벌이다!] [으악!] [도... 도망쳐!] [히익!] 아수라장. 사람들 공포에 질려 도망치고

주변 가게들은 급히 문을 닫고

부웅! 붕! 그 배경으로 말벌들이 독천존의 머리 위로 구름처럼 내려와 돌면서 대기한다. 독천존은 휘파람 부는 것을 멈추고. 이어

독천존; [대독금봉(大毒金蜂)!] [노부의 물건을 훔쳐간 도둑놈을 찾아라! 지체하면 안된다.] 손을 저으며 외치고. 그러다

붕붕! 날개짓하며 고개 끄덕이는 말벌들. 이어

화악! 사방으로 폭죽 터지듯 흩어지는 말벌들

쏴아아! 엄청난 속도로 사방으로 날아가는 말벌들. 겁에 질려 달아나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되는 거리

독천존; (죽일...) 이를 부득 갈고

독천존; (구룡짐독에 비하면 망산쌍독이 훔쳐간 실혼고는 문제도 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어도 구룡짐독을 회수해야만 한다. 자칫하다가는 금릉의 모든 인간이 죽을 수도 있으니...> 길 중간에 혼자 남아서 벌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것을 보는 독천존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7>

빈민가가 내려다보이는 곳의 폐가. 청풍이 흑건회의 똘마니들을 소집했던 그곳. 건물 입구에 분이가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고.

분이; (청풍오빠가 돌아오는 게 너무 늦어!) 초조 손 마주 잡고 문지르고

분이; (우리에게는 먼저 이곳에 와서 기다리라고 했는데...) (설마 잘못 되어서 독천존에게 붙잡힌 건 아니겠지?) 울상

건물 내부. 열린 문을 통해서 그런 분이 뒷모습을 보는 정칠과 철두. 두 놈은 건물 안쪽 중앙에 놓인 낡은 탁자 주변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땅콩을 먹으며 보고 있다. 탁자는 3미터쯤 길이에 폭은 1미터쯤의 길쭉한 형태. 정칠과 철두가 먹는 땅콩은 탁자에 놓인, 입구가 벌려진 주머니에 들어있다.

정칠; [분이 저것이 아주 애가 타들어가는구만.] 땅콩 까 먹으며 문 밖의 분이를 보고

오만상 쓰며 문 밖의 분이를 보는 철두.

정칠; [하긴 짝사랑하는 낭군께서 무림칠대고수중 한명의 주머니를 털겠다고 나섰는데 태연할 수는 없겠지.] 눈치 없이 히죽 거리고.

<낭군!> 눈 부릅. 얼굴이 험악해지는 철두

정칠; [청풍이 놈은 좋겠다. 벌써 자길 하늘처럼 떠받들어 주는 계집도 있고...] 말하다가

움찔! 하며 곁눈질로 철두를 보는 정칠. 철두가 정칠을 노려보고 있다

정칠; [뭐 낭... 낭군까진 아니지. 분이 나이가 아직은 낭군 어쩌고 할 정도는 아니니...] 억지로 웃고

정칠; [걸음마 할 때부터 함께 자란 동네 오빠인데 걱정이 되는 건 당연한 거 아니겠냐?] 철두에게 눈치 보며 말하고

철두; [흥...] 코웃음 치며 다시 땅콩을 먹고.

정칠; (하여간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꽁하긴...) 흘겨보고. 철두는 땅콩을 씹어대면서 문 밖의 분이에게 시선을 돌리고

정칠; (하지만 일찌감치 꿈을 깨는 게 좋을 거다.) (철두 네놈이 아무리 발버둥 쳐봤자 분이는 청풍이 여자가 될 수밖에 없으니까.) 분이를 보며 복잡한 표정 짓는 철두를 훔쳐보면서

정칠; (용모, 배경, 능력, 그 모든 걸 따져 봐도 네놈이 청풍이를 이길 가능성은 없다.)

정칠; (여자들이 남자의 어떤 면에 끌리는지는 계집 장사하는 아비 밑에서 자란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난 일찌감치 분이에 대한 헛된 생각을 포기할 수 있었다.)

정칠; (청풍이 놈은 애초부터 철두 네놈이나 나는 상대할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생각할 때

[오빠!] 밖에서 들리는 외침. 흠칫! 하며 밖을 보는 정칠과 철두

분이; [오빠! 무사한 거야?] 외치며 아래쪽으로 달려 내려간다.

정칠; [청풍이가 오고 있는 모양이다.] 일어나고

정칠; [그렇다는 건 독천존의 주머니를 터는데 성공했을 수도 있다는 건데...] 흥분하며 입구로 가고

정칠; [만일 사실이라면 도둑들의 세계가 발칵 뒤집힐 엄청난 사건이 일어난 거다.] 입구로 가고.

철두; (제길...) 이를 악물며 주먹 불끈

입구에 멈춰서는 정칠

마을 쪽에서 청풍이 걸어 올라오는데 분이가 발개진 얼굴로 그런 청풍의 팔을 끌어안고 함께 걸어 올라오고 있다. 청풍의 양손에는 크고 작은 주머니가 들려있다. 독천존에게서 훔친 돈주머니와 살천독낭이다.

살천독낭 크로즈 업

정칠; [청풍이가 오는데 빈손이 아니다.] 입구에 서서 건물 안의 철두에게 말하고

정칠; [저 괴물새끼, 정말 무림칠대고수중 한명인 독천존의 주머니를 턴 것같다.] 흥분하고.

건물 안의 철두의 표정이 안 좋아지고. 그때

청풍; [주변에 기웃거리는 것들 없었냐?] 입구로 다가오며 묻고

정칠; [꼬맹이들 몇이 놀고 있길래 엉덩이 걷어차서 쫓아 보냈다.] 옆으로 물러서며 말하고

청풍; [잘 했다.] 안으로 들어가고. 분이도 따라 들어가고

건물 안쪽에서는 철두가 탁자에서 일어나며 땅콩 봉지를 치운다. 안으로 들어오는 청풍과 분이. 정칠이 뒤따라 들어오고

정칠; [정말... 청풍 너 정말 독천존의 주머니를 턴 거냐?] 청풍이 들고 있는 주머니들을 보며 흥분하고

청풍; [너희들은 이걸 살펴봐라.] 툭! 돈주머니를 길쭉한 탁자 한쪽에 던지고. 철두가 있는 쪽이다

정칠; [전낭이로구만.] 신이 나서 그쪽으로 가고. 철두는 뚱한 표정으로 다시 의자에 앉고

그 사이에 청풍과 분이는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는다. 청풍은 가죽 주머니를 탁자 위에 내려놓고

정칠; [이게 바로 우내칠절중 독절로 불리는 독천존의 돈주머니란 말이지?] 흥분하며 전낭을 거꾸로 쏟는 정칠. 그러자

쨍그렁. 투둑! 거꾸로 뒤집어진 돈주머니에서 쏟아지는 내용물들. 동전과 은자들과 종이 돈인 은표 여러 장등이 주머니에서 쏟아져 나온다. 양은 그리 많지 않다.

정칠; [뭐야?] 돈주머니를 내려놓으면서 좀 실망하고. 철두도 마주 앉아서 보고

정칠; [적지 않은 액수긴 하지만 기대했던 것보다는 많지 않네.] [은자와 은표등을 전부 합치면 천 냥쯤 되려나?] 주머니를 옆으로 치우고

철두; [이 정도만으로도 많이 갖고 다닌다고 봐야한다.] 은표들을 모아서 집어들고

철두; [무림칠대고수에 드는 인물인데 어디를 간들 대접을 안 받겠냐?] 은표를 세면서

정칠; [하긴...] 은자와 동전을 세고

정칠; [독천존에게 잘 보이려고 대접하려는 인간들이 줄을 설 테지.] 은자와 동전을 세어서 한쪽에 쌓으며 옆을 보고

탁자의 다른 쪽 끝에서는 청풍이 주머니를 열어놓고 조심스럽게 내용물들을 꺼내고 있다. 작은 주머니들도 있지만 도자기와 유리로 만든 병들이 대부분이다. 그걸 주머니에서 꺼내 탁자에 내려놓고

정칠; [그 주머니에는 뭐가 들었냐?] 돈을 세면서 옆을 보며 말하고.

대답하지 않고 물건들을 조심스럽게 꺼내놓는 청풍.

정칠; (저 새끼가 또 내 말을 씹네.) 눈 흘기고

청풍; [독천존은 독을 쓰는 데 있어서 천하제일인 인물이다.] [내가 꺼내놓는 병과 주머니에는 위험한 게 들어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건드리지 마라.] 병과 작은 주머니들을 꺼내놓으며 분이에게 말하고

분이; [응...] 고개 끄덕이며 보고. 그때

슥! 다시 청풍의 손이 주머니에서 꺼낸 것은 은으로 만든 상자다. 가로 세로 15센티쯤 되는 정육면체 상자로 윗부분에 뚜껑이 달려있다.

청풍; (은으로 만든 상자인데 제법 묵직하다.) 손으로 가늠하고

분이; [예쁜 상자잖아.] 눈 반짝이고

분이; [무어가 들었는지 열어봐 오빠.] 몸을 앞으로 숙이며 재촉하고

청풍; (뚜껑이 밀봉되어 있지 않는 걸 보면 내용물이 위험한 것을 아닐 것이다.) 딸칵! 조심스럽게 상자의 뚜껑을 열고

쿵! 상자 안에 들어있는 것은 작은 향로다. 금빛으로 빛나며 전체에 아주 정교한 용의 형상이 빼곡하게 새겨진 향로인데 뚜껑이 덮여있다. 뚜껑에는 구멍이 나있지 않아서 완전히 밀폐된 모습인데 중앙에 용의 머리 형상의 손잡이가 달려있다.

분이; [향로네!] 눈 반짝

청풍; (상당히 두꺼운 은제 상자에 넣어둔 걸 보면 평범한 물건은 아니다.) 조심스럽게 향로를 상자 안에서 꺼내는 청풍

분이; [온고당에서 골동품 향로들을 여러 개 봤지만 이렇게 예쁜 향로는 처음이야.] 청풍이 향로를 꺼내 탁자에 올려놓고 살피는 모습을 보면서 흥분한 표정. 두팔을 팔짝 낀 채 탁자에 올려놓는 자세로 몸은 앞으로 숙이면서.

청풍; (재질은 금... 전체에 아주 정교한 용의 형상이 새겨져 있다.) 향로를 요리조리 돌리면서 자세히 살펴보고.

청풍; (모두 아홉 마리인 이 용 조각들...) 자세히 들여다 보고

<용의 형상이 전부 연결되어 있으며 깊은 현기(玄機)를 품고 있다.> 향로를 장식하고 있는 용들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아무래도 단순한 장식으로 새겨놓은 조각은 아닌 것같다.) 생각할 때

분이; [용도가 뭔 거 같애?] 건너편에서 묻고

청풍; (조금만 더 살펴보면 용의 조각들에 숨겨진 비밀을 전부 알아낼 수 있었을 텐데...) + [글쎄다.] 향로를 눈에서 좀 떨어트리고

청풍; [연기가 나오는 구멍이 뚫려있지 않은 것을 보면 실제로 향을 태우는데 쓰는 향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왼손으로 향로의 몸통을 잡고 오른손의 검지와 엄지로 향로 뚜껑의 중앙에 달린 용 머리 모양의 돌출 부분을 잡고. 이어

조심스럽게 향로의 뚜껑을 열어보려는 청풍. 하지만

청풍; (뚜껑이 움직이지 않는다.) 청풍의 손이 힘을 써도 움직이지 않는 뚜껑

청풍; (분명 몸통과 뚜껑이 일체형은 아니다. 그렇다고 잠금 장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건 마치...) 눈 번뜩

청풍; (자석의 서로 다른 극끼리 끌어당기는 것처럼 뚜껑과 몸통이 단단하게 붙어있다.) 힘을 줘서 뚜껑을 열어보려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뚜껑

분이; [안 열려?]

청풍; [꿈쩍도 않는다.] 향로 뚜껑에서 손을 떼고

청풍; (단단히 밀봉을 해놓은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더 이상 건드리지 않는 게 좋겠다.) 달칵! 향로를 탁자에 내려놓고.

분이; [안에 뭐가 들었을지 정말 궁금하네.] 청풍이 탁자 중앙에 내려놓은 향로를 들여다보고

청풍; (저 향로 말고 독천존을 상징하는 물건이 들어있으면 좋겠는데...) 다시 주머니 안쪽에 손을 넣으며 생각하고

청풍; (그래야 내가 독천존을 털었다는 증거가 되어 도척제전에서 도수로 인정받을 수 있으니...) 슥!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고

다시 꺼낸 청풍의 손에는 길쭉한 영패가 들려있다. 전체에 각가지 독충과 뱀등이 새겨져 있고. 그 중간에 <毒宗之令>이라는 글이 적혀있다.

청풍; (찾았다!) 흥분하고

청풍; (독종지령(毒宗之令)!) (이건 독천존이 무림에서 독을 쓰는 모든 문파와 가문의 수장임을 상징하는 영패다.) 영패를 두 손에 들어 살피며 흥분하고. 그 배경으로 분이가 향로에 조심스럽게 손을 뻗히고 있다

분이; (정말 예뻐!) 떨리는 손으로 향로를 쥐고

분이; (온고당에서 수많은 골동품을 봤지만 이 향로만큼 정교하고 예쁜 물건은 본 기억이 없어!) 두손으로 향로를 들고 살피며 흥분하고. 청풍은 독종지령을 살피느라 신경을 쓰지 못하고. 철두와 정칠은 여전히 돈을 세고 있는 중이다.

분이; (뚜껑이 안 열린다고 했는데...) 오른손으로 향로의 뚜껑을 잡고. 헌데

달칵! 그대로 열려버리는 뚜껑.

분이; [어머나!] 열린 뚜껑을 들고 깜짝 놀라고. 이하 장면에서 분이는 끝까지 향로의 뚜껑을 들고 있다

청풍; (드디어 해냈다!) 독종지령을 살피며 흥분. 너무 흥분해서 분이가 향로의 뚜껑을 연 것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청풍; (이 독종지령이 내가 우내칠절중 독절(毒絶) 독천존을 털었음을 증명해줄 것이다.)

청풍; (그럼 올해 벌어지는 도척제전에서 우승하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고...) 흥분할 때. + 분이; [오... 오빠!] 앞에서 겁에 질려 떨리는 음성으로 말하고

흠칫! 고개 들어 보는 청풍. 옆의 철두와 정칠이도 돌아보는데

분이; [내... 내가 그만 향로의 뚜껑을 열어버렸어.] 왼손으로는 탁자에 얹어놓은 향로를 쥐고 오른손으로는 향로의 뚜껑을 든 채 어색하게 말하고

청풍; (안돼!) + [닫아라! 빨리!] 다급히 독종지령을 내려놓으며 외치고

분이; [미... 미안해!] 딸칵! 기겁하며 다시 뚜껑을 닫으려 하지만. 직후

펑! 향로 안에서 검은색의 콜타르 같은 것이 분수처럼 높이 치솟으며 닫히려던 뚜껑을 밀쳐버린다.

분이; [엄마야!] 콰당탕! 깜짝 놀라 비명 지르며 뒤로 넘어지고. 그 앞에서 눈 부릅뜬 채 반쯤 일어난 청풍.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고. 두 사람 사이에서는 향로에서 치솟은 콜타르 같이 검고 진득한 것이 천장을 향해 기둥을 이루며 치솟고 있다. 그 검고 끈적이는 기둥은 위로 올라가면서 굵어진다

[억!] [뭐야 저거...] 철두와 정칠도 기겁하며 벌떡 일어나고.

분이; [악!] 콰당탕! 뚜껑만 든 채 뒤로 발라당 넘어지는 분이. 의자와 함께. 그 직후

화악! 분수처럼 치솟은 검은 기운은 허공에서 이리저리 갈라지며 옆으로 퍼진다. 모두 아홉 갈래로 갈라지는데

쿵! 아홉 갈래로 갈라진 콜타르 같은 검은 기둥의 윗 부분은 아홉 마리의 새카만 용으로 변해서 허공에서 꿈틀대기 시작한다. 그 아홉 마리 검은 용의 꼬리 부분은 배배 꼬인 채로 작은 향로에서 완전히 빠져나오고 있고. 마치 알라딘의 마술램프에서 지니가 치솟은 듯한 형상

청풍; (저 검은 기운은 독일 것이다!) + [전부 숨을 멈춰라!] 팟! 탁자에서 뒤로 물러서며 외치고

[힉!] [흡!] 텁! 턱! 발라당 나뒹군 분이와 철두, 정칠은 다급히 손으로 입과 코를 감싼다. 철두와 정칠은 뒤로 물러서면서. 그때

번쩍! 번쩍! 아홉 마리의 시커먼 용들이 눈을 번뜩이며 청풍을 돌아본다.

[!] 위를 올려다보는 청풍의 얼굴 크로즈 업

무어라 외치는 청풍의 입과 코에서 뜨거운 김이 뿜어지는 모습. 용들의 시점

화악! 크왕! 검은색의 용들이 청풍에게 일제히 날아든다

청풍; (위험!) 팟! 두손으로 입과 코를 가리며 급히 몸을 숙이고.

[!] [!] 날아들던 용들이 표적을 잃고 당황하고

화악! 쩍! 간발의 차이로 청풍의 몸 위로 스치고 지나가는 용들. 헌데

퍼억! 푸스스! 청풍을 스치고 지나간 용들이 닿은 건물의 석가래와 벽등이 그대로 재가 되어 흩어진다

<맙소사!> <저 검은 용이 닿은 건 뭐든지 재가 되고 있어!> 분이와 철두, 정칠의 경악

청풍; (정말 독이다!) 한쪽 무릎을 꿇은 자세로 몸을 숙인 채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린 채 경악하고

청풍; (향로에는 지독한 독기가 갇혀 있다가 뚜껑이 열리자 뛰쳐나왔다.)

<용의 형상을 하고 있고 사람의 호흡을 감지하는 걸 보면 단순한 독이 아니라 영성(靈性)까지 지닌 존재일 것이다.> 푸스스! 화악! 쿠오오! 건물 안을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닿은 것은 무엇이든 재로 만들어버리는 아홉 마리의 검은 용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용의 형상들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제 한 아름 가까이 되었고

청풍; <건물 밖으로 빠져 나가라! 절대 숨을 쉬면 안된다.>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소매로 입은 가린 자세로 전음을 보내고

분이; (입으로 말하는 것같지 않은데도 청풍오빠의 말 소리가 들린다.) 입을 가린 채 기어가는 자세로 돌아보고

<역시 청풍 저 새끼는 무공이란 걸 익히고 있었구나!> <어쩐지 완력으로는 어른들조차 압도하는 철두를 꼼짝 못하게 한다 했더니...> 철두와 정칠도 놀라면서도 청풍을 곁눈질하며 입구쪽으로 기어가고. 한손으로는 입과 코를 가린 채로. 헌데

번쩍! 번쩍! 천장 근처를 휘돌던 검은 용들의 눈이 번쩍이더니

화악! 크앙! 입구쪽으로 기어가는 분이, 철두, 정칠을 향해 내려 꽂히는 검은 용

청풍; (호흡뿐 아니라 움직임에도 반응한다.) + [움직이지 마라!] 웅크렸던 몸을 벌떡 일으키며 외치고

<엄마야!> <헉!> <힉!> 팟! 팟! 기겁하며 바닥에 납작 엎드리는 분이와 철두와 정칠. 그리고

번쩍! 번쩍! 세 아이를 덮쳐가다가 눈 번뜩이는 용들

화악! 크와아앙! 방향을 홱 틀어서 청풍에게 날아가는 검은 용들

청풍; (내 호흡과 움직임에 반응했다!) 팟! 일어났던 자세로 몸을 통나무처럼 옆으로 쓰러트린다

슈악! 화악! 옆으로 쓰러지는 청풍의 몸 위로 지나치는 검은 용들

팟! 바닥을 짚는 청풍의 한쪽 손

슈욱! 소리없이 갈아 앉듯이 바닥에 눕는 청풍. 쿠쿠쿠! 그 위로 스쳐지나가는 검은 용들

푸스스! 청풍이 걸치고 있던 옷이 재가 되어 흩어지고

크와앙! 카아! 또 실패하자 분노하여 몸부림치는 용들. 급격하게 크기가 커지고 있고

청풍; (생각 했던 대로다.) 바닥에 똑바로 누워서 천장을 보고.

이제 천장을 가득 메운 채 미친 듯이 휘도는 검은 용들. 한 아름은 되게 커졌고. 용들의 몸이 닿은 천장과 석가래, 대들보들이 그대로 재가 되어 흩어지고 있다

<독으로 이루어진 저 아홉 마리의 용은 영성을 지니긴 했어도 직접 대상을 보지는 못한다. 대신 생명 반응에 반응을 하는데... 호흡에 가장 민감하고 움직임도 감지한다.> 콰드득! 퍼석! 몸부림쳐서 이제 지붕을 뚫고 나가기도 하는 검은 용들. 천장과 대들보와 석가래가 요동치는 검은 용에 닿아 재가 되어 흩어지고

퍼퍽! 콰직! 부서진 천장의 파편들이 분이와 철두와 정칠 주위로 떨어진다. 기어가던 자세로 엎드려서 손으로 입을 막고 있는 세 아이들은 공포에 질리고

청풍; (나 혼자라면 여기서 빠져나가는 게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누운 채 고개 돌려 탁자의 다리 사이로 세 아이를 보고

입을 틀어막은 채 공포에 질려 납작 엎드려 있는 분이와 철두와 정칠

청풍; (분이와 철두와 정칠은 검은 용들에게 잡히지 않고 빠져나가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청풍; (설령 이 건물을 빠져나간다 해도 검은 용들이 추격할 게 분명하니 살아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생각하다가 눈을 좀 치뜨고

[끄윽! 끅!] 필사적으로 숨을 참는 분이의 모습

청풍; (분이가 숨을 참는 게 한계에 이른 것같다.)

청풍; (이대로 가면 분이와 두놈은 저 검은 용에게 잡아먹힐 수밖에 없는데...)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하고. 그러다가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향로에 새겨진 용 조각들

청풍; (향로 표면에 새겨진 용 조각들...) 눈 부릅

청풍; (용 조각에 숨겨진 현기는 일종의 내공심법 같기도 했다.) (어쩌면 저 검은 용들을 통제하는 비결일지도 모르고...) 그때

크왕! 콰득! 펑! 퍼펑! 건물의 지붕을 뚫고 올라가며 몸부림치는 검은 용들

그 바람에 건물 지붕의 파편들이 점점 더 많이 건물 안으로 떨어진다. 작은 파편들이 분이와 철두와 정칠을 때리고. 아이들은 파편에 맞아 고통스러우면서도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한다.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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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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