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34>

온고당. 앞쪽 길로 사람들 오가고 폐가쪽을 보며 웅성거리지만 온고당에 관심 두는 사람은 없고

온고당 안채. 온유향이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다. 눈을 감은 채로 손을 비비며. 그러다가

파라락! 움찔! 하는 온유향의 귀에 들리는 옷자락 날리는 소리.

휘익! 마당으로 날아 내리는 천불투. 두 팔로 청풍을 안고 있고. 깜짝 놀라 돌아보는 온유향. 물론 눈을 감은 채로

온유향; [으으으으...] 무슨 일이 난 줄 알고 버버 거리며 두팔을 내밀며 천불투에게 다가오고. 눈이 안 보여 허우적거리는 모습으로

천불투; [걱정마라. 위급한 상태는 아니니...] 다가와 청풍의 얼굴 만지는 온유향에게 말하며 건물 쪽으로 가고. 온유향 거처의 맞은편, 두 개의 방문이 있는 건물 쪽이다

온유향; <어떻게... 청풍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따라오며 청풍의 손을 잡고 얼굴을 만지며 울먹이고. 전음으로 말한다

천불투;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해주마. 우선 물을 좀 데워오도록 해라.] 방문으로 가며

온유향; <예...> 눈물 닦으며 청풍의 손을 놓고

이어 허둥대며 부엌으로 가는 온유향

덜컹! 천불투가 고개 짓을 하자 밖으로 열리는 방문.

문 안쪽은 청풍의 침실. 단촐하다. 침대가 있고 탁자와 옷장, 크지 않은 책장등이 있다.

청풍을 안고 안으로 들어가는 천불투

[으으으!] 미미한 신음을 토하는 청풍. 몸도 벌벌 떨고 있고

천불투; (버티거라 청풍아.) 청풍을 침대에 누이고

천불투; (네가 죽기라도 하면 또 한 목숨도 세상을 떠나게 될 테니...) 청풍의 이마를 손으로 만져보는 천불투의 뒤쪽, 열린 문을 통해 허둥대며 대야에 물을 담아 오는 눈 감은 온유향의 모습.

붕붕! 그런 온고당 안채를 여러 마리의 말벌들이 내려다보고 있다

 

#35>

온고당 쪽으로 헐레벌떡 달려오는 분이, 거리의 아이들과 어른들 놀라서 보고

분이; (제발... 제발 죽지 마 청풍오빠!) 울면서 온고당으로 달려가고.

분이; (오빠가 죽으면 분이도 따라서 죽어버릴 거야.) 온고당으로 달려 들어가고. 직후

[흑!] 비명. 급정거하는 분이

[왜 그래?] [무슨 일이냐 분이야?] 온고당 앞을 지나가던 아이들과 어른들 들여다 보고. 직후

[헉!] [히익!] [엄마야!] 어른들과 아이들도 기겁

쿵! 부웅! 붕! 온고당 안쪽에 수많은 말벌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안채로 통하는 문을 지키는 모습이고. 말벌들이 아주 크다는 걸 보여주고

[말... 말벌이다.] [온고당 안에 말벌들이 가득해!] [보통 말벌이 아니야. 손가락 한 마디만 해!] 밖에서 보던 사람들 기겁하고

[빨리... 빨리 나와라 분이야.] [그놈들한테 쏘이면 죽을 수도 있다.] [도망쳐!] [엄마야!] 어른들이 아이들 데리고 온고당 주변에서 달아나며 외치고. 하지만

분이; (이 말벌들...) 도망치지 않고 말벌들을 보고

<마치 온고당 안채로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지키고 있는 것같애!> 붕붕! 안채로 통하는 문 주변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말벌들의 모습 배경으로 분이의 생각

분이; (하지만 날 막을 수는 없어!) 결심하고

분이; (쏠 테면 쏴! 난 반드시 청풍오빠를 봐야겠어!) 안채로 통하는 문으로 다가가고

붕붕! 말벌들이 위협적으로 주변을 날아다니지만

이 악물고 문으로 접근하는 분이. 그러자

부웅! 붕! 말벌들이 그런 분이를 쏘려고 날아들고. 꽁무니의 침을 내밀면서

분이; (쏘인다!) 눈 질끈 감고. 하지만 그 직후

멈칫! 막 분이를 쏘려던 말벌들이 멈추고.

붕붕! 말벌들이 뒤로 물러가고

분이; (말벌들이 물러나고 있어!) 조금 눈을 뜨며 어리둥절. 그때

[제법 결기(結氣)가 있는 계집아이로군.] 뒤에서 누군가의 말이 들려서 눈 부릅 뜨는 분이

독천존; [물론 네년은 객잔 근처에서 노부를 엿보던 망나니들 중 한명이겠지?] 쿵! 온고당으로 들어서는 독천존. 돌아보며 놀라는 분이

분이; (독... 독천존!) 겁에 질려 주춤 거리고.

독천존; [너희 년놈들이 오늘 얼마나 터무니없는 짓을 했는지는 곧 알게 될 것이다.] 말하며 다가오고

분이; [안돼요!] 팔 벌리며 안채의 문을 막아서고

독천존; [어쭈...] 피식

분이; [못... 못 들어가요! 당장 여기서 나가요!] 팔 벌린 채 용기를 내서 악을 쓰고

독천존; [볼수록 마음에 드는 짓을 하는 계집아이로구나.] 웃고

독천존; [하지만 더 이상 방해하는 것은 용서가 안된다.] 까딱! 고개짓을 하고. 그러자

분이; [악!] 빠직! 감전당하고

분이; [안... 안돼! 들어가지... 말아요!] 비틀거리며 기절하면서도 말하다가

털썩! 쓰러지는 분이. 기절했다

독천존; [궁금하군.] 지지직! 감전당해 부들부들 떠는 분이를 힐끔거리며 안채로 통하는 문으로 다가가고

독천존; [대체 어떤 놈을 지키려고 저렇게 어린 계집아이가 두려움에 떨면서도 물러서지 않았는지...] 다시 고개 짓 하고. 그러자

펑! 안채로 통하는 문이 박살난다. 헌데

[!] 박살난 문을 통해 들어서다가 흠칫! 하는 독천존

[기다리고 있었소이다 서(西)노사!] 누군가의 음성이 들이고

쿵! 안채 마당에 천불투가 무릎을 꿇고 있다. 천불투 뒤쪽 옆의 청풍의 방문 앞에는 비수를 손에 든 온유향이 문을 가로 막고 서있고. 열린 문 안쪽에는 청풍이 침대에 누워있는 게 보인다. 상체를 벌거벗은 모습으로. 붕붕. 안채 마당 위쪽의 허공에는 수많은 말벌들이 구름처럼 떠있고

천불투의 모습

온유향과 온유향 뒤쪽 방 안의 침대에 누워있는 청풍의 모습

독천존; [허어! 이거야 원...] 멈칫! 멈춰서고

독천존; [놀랍군! 놀라워! 이런 뒷골목 빈민가에 용 같고 이무기같은 것들이 숨어있었다니...] 쿠오오! 독천존의 몸에서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일어나고

붕붕! 말벌들도 긴장하며 공격할 준비를 하고

온유향; (나... 나타난 노인이 무림칠대고수중 한명인 독천존 서래음...) 찌릿! 찌릿! 눈 감은 채 감전당하는 모습이 되고

<독천존의 몸에서 뿜어지는 살기 때문에 숨을 쉬기가 곤란해져.> 쿠오오! 독천존의 몸에서 뿜어지는 가공할 기운이 안채를 가득 메우는 모습이고

독천존; [말해봐라!] [세상 하직하기 전에 할 말은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음산하게 웃으며 천불투에게 말하고

천불투; [이렇게 부탁드리겠소이다.] 두 손을 바닥에 모으며 고개 조아리고

천불투; [이 늙은이의 손자를 살려주시오 서노사!]

독천존; [손자를 살려 달라?] 피식 웃고

독천존; [살려달라고 부탁하기 전에 용서부터 빌어야하는 것 아닌가?]

천불투; [물론 손자놈의 무례에 대해서는 용서를 빌어야하겠지만...] 고개 들고

천불투; [설령 그렇더라도 서노사는 노부의 손자를 반드시 살려야만 할 것이오.] 진지하게

독천존; [이거 참...] 어이없고

독천존; [부탁을 넘어서 협박을 하는 것인가? 나 서래음에게?] 살벌

천불투; [왜 노부의 손자를 살리셔야하는지 서노사의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시지요.] 옆으로 몸을 좀 틀면서 뒤를 가리키고

독천존; [대체 무슨 굿판을 벌이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만 노부의 물건에 손 댄 이상 용서받을 수 없...] + [!] 말하다가 눈 부릅 뜨고

쿠오오! 침대에 누워있는 청풍의 몸 주위로 아지랑이같은 형상의 용들이 꿈틀거린다.

독천존; [구... 구룡짐독(九龍鴆毒)!] 경악. 숨이 턱 막히는 표정

독천존; [어떻게... 구룡짐독에 중독되고도 어떻게 살아있단 말인가?] 급히 천불투의 옆을 지나 청풍이 누워있는 방으로 가면서.

천불투; [구룡짐독!] 역시 놀라면서 일어나며 돌아보고.

천불투; [노부의 손자가 중독된 게 전설 속의 짐독이었소이까?] 독천존을 따라가고. 독천존의 앞쪽에 있던 온유향은 옆으로 물러서고 있고

독천존; [그렇다. 저 애송이 놈의 몸속에 들어있는 것이 바로 세상 모든 독들의 제왕인 짐독이다.] 말하며 방으로 들어가고

천불투; (역시...) 놀라며 방으로 가고

 

<-짐독(鴆毒)! 전설 속의 새 짐(鴆)의 독이다. 산해경(山海經)에 의하면 여궤지산(女几之山)에 사는 짐은 크기가 작은 산 만한데 수만년을 살면서 오직 독을 지닌 독물들만 먹이로 삼는다고 한다. 그 결과 짐의 몸에는 천지간에서 가장 지독한 독기가 쌓이게 되어 피 한 방울로 만명을 죽일 수 있다고 한다. 짐독은 고대로부터 가장 지독한 독으로 알려져 있어 독의 제왕, 또는 제왕을 죽이는 독으로 알려져 있다.> 불사조같은 거대한 새가 부리로 수많은 뱀들을 물고 있는 장면을 배경으로 설명

 

독천존; [짐독을 술법으로 정제하여 영성(靈性)을 갖게 만든 것이 구룡짐독이다.] 침대 옆에 서서 청풍을 내려다보고

독천존; [일단 금천구룡로(禁天九龍爐)에서 풀려나면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를 죽이는 것이 구룡짐독인데...] 침대 옆의 탁자를 보고. 탁자에는 가죽 주머니에 들어있던 모든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다. 그 중에는 뚜껑이 열린 향로도 놓여있고. 향로 뚜껑은 향로 옆에 놓여있고

독천존; [어떻게 구룡짐독이 몸 안에 들어갔는데도 목숨을 부지하고 있단 말인가?] 향로를 집어들고

천불투; [그 향로가 오제(五帝)중 만독조종(萬毒祖宗)께서 남기신 금천구룡로였구려.] 문 밖에서 말하고

독천존; [금천구룡로가 만독조종님의 유물인 것도 알고...] 힐끔 돌아보고

독천존; [확실히 노형(老兄)도 평범한 인생은 아니로군.] 강렬한 눈빛

천불투; [어느덧 구순(九旬)을 바라보는 나이외다. 오래 산 덕분에 들은 것이 좀 있을 뿐이지요.] 웃고

독천존; [겸손한 척 하긴...] 피식

독천존; [만일 노부가 노형의 손주놈을 죽이려 했다면 사용할 독수까지 준비해뒀으면서...] 고개짓으로 천불투의 뒤로 감춘 손을 보고

천불투의 뒤로 감춘 손에는 작은 구슬이 두 개 들려있다.

천불투; [얼마 남지 않은 인생... 유일한 낙인 손자를 위해 무슨 짓인들 못하겠소이까?] 들켰지만 태연하게 웃고

독천존; [어련하겠나?] 냉소하며 다시 향로를 보고

독천존; [헌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로군. 금천구룡로는 사람의 힘으로 열 수 있는 게 아니거늘...] 찡그리며 형로를 보고

천불투; [금천구룡로는 어떻게 해야 열리게 되어 있었소이까?]

독천존; [두 가지 경우인데...] [만독조종님께서 남기신 술법과 만독조종님의 핏줄만이 금천구룡로를 열 수 있네.]

독천존; [그중 술법을 아는 건 노부뿐이니 제하고...] + [!] 무언가 깨닫고

독천존; [이걸 연 게 누구인가?] 급히 천불투를 돌아보고

천불투; [그 아이는 서노사께서도 이미 만나보셨소이다.] 고개 짓으로 부서진 가게로 통하는 문을 가리키고.

부서진 문 밖에는 분이가 기절한 채 누워있다.

독천존; [저... 저 계집!] 긴장하고 놀라고

독천존; [저 계집은 누구인가?]

천불투; [분이라고... 이 동네에서 선술집을 하는 전직 작부(酌婦)의 딸이외다.]

독천존; [허어! 작부의 딸이라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분이를 보고

천불투; [만독조종께서 세상에 남겨놓으신 수많은 후손들 중 한명의 피가 분이의 몸 속에 흐를 수도 있지 않겠소?]

독천존; [일리가 있군.] 다시 향로를 보고

천불투; [분이의 말에 의하면 자기가 실수로 연 금천구룡로에서 튀어나온 검은 용들을 노부의 손자가 들여 마셨다고 하외다.]

독천존; [그게 정말 이해가 안된단 말이지.] 청풍을 돌아보고

독천존; [노부라 해도 구룡짐독을 들이마시고는 목숨을 부지한다고 장담할 수가 없거늘...]

천불투; [손주놈의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한 가능성은 어떤 것이 있겠소이까?]

독천존; [구룡짐독이 그걸 마신 인간을 죽이지 않을 가능성이라...] 향로를 들여다 보며 골똘히 생각하고

독천존; [만독조종께서 남기신 조룡여의대법(調龍如意大法)을 익혔다면 숨을 쉬듯이 구룡짐독을 자연스럽게 몸속에 가뒀다가 토해낼 수가 있긴 한데...]

천불투; [서노사께서도 조룡여의대법을 알고 계시외까?] 눈 번뜩이고

독천존; [알고 있었다면 태산(泰山)에 자리 잡고 앉아 세상의 주인인 척 하고 있는 어떤 늙은이도 이미 한줌의 독수가 되었겠지.] 냉소하고

천불투; [구룡짐독이라면 천강마존도 어렵지 않게 죽일 수 있으시다는 것인데...]

독천존; [노부의 사문인 만독동천(萬毒洞天)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오제중 만독조종님의 후손이긴 하나...]

독천존; [이런 저런 사정으로 만독조종님의 절기중 절반 이상을 유실하고 말았네.] [실전된 그 절기들 중에 조룡여의대법도 포함되어 있고...]

독천존; [그 때문에 노부도 구룡짐독을 보관하고는 있지만 사용할 엄두는 내지 못해왔지.]

천불투; [노부의 손자놈이 그 조룡여의대법을 익혔을 가능성은 전무하오만...]

독천존; [노부도 그게 이해가 안되는 중인데...] 찡그리며 청풍을 보고

천불투; [다른 가능성은 없소이까?]

독천존; [없네!] 단호하게

독천존; [구룡짐독을 몸속에 가둘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이 조룡여의대법이야.]

천불투; [만일 노부의 손자가 구룡짐독을 견디지 못하고 죽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소이까?]

독천존; [세상에 종말이 오겠지.] 심각

독천존; [구룡짐독은 불로 태울 수도 없고 땅에 묻거나 바다에 버려도 없어지지 않기 때문일세.]

독천존; [오직 만독조종님께서 말년에 창안하셨다고 알려진 극독성결심법(克毒聖潔心法)으로만 없앨 수 있으나...] [극독성결심법 역시 실전되어 전해지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

천불투; [서노사께서는 어떻게든 노부의 손자를 살려야겠소이다.] [그 아이의 몸이 금천구룡로 대신 구룡짐독을 가두고 있는 상태이니...]

독천존; [어쩔 수 없이 그래야겠군.] 슥! 향로를 들지 않은 손을 웅크린 채 쳐드는데

쩡! 쩡! 웅크린 독천존의 손가락이 강철처럼 번쩍이고

온유향; [!] 무언가 깨닫고

온유향; <내 아들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예요?> 다급히 방안으로 뛰어 들어가려 하지만

천불투; [기다리거라.] 콱! 방안으로 뛰어들려던 온유향의 팔을 잡아 저지하고

힐끔 돌아보는 독천존

온유향; <아버님!> 팔을 잡힌 채 몸부림치는데

천불투; [진정해라. 서노사를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 않느냐?]

독천존; [눈이 안보이는가?] 조금 돌아보는 자세로

천불투; [딸년인데 사연이 있어서 농맹(聾盲;벙어리와 소경)의 장애가 있소이다.]

독천존; [안보이는 눈으로 용하군.] 콱! 말하며 손으로 청풍의 가슴을 내리찍고. 그대로 푹 들어가는 날카로운 독천존의 손가락들

온유향; [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 지르고. 말은 못해도 비명이나 신음은 지를 수 있다.

퍼득! 독천존의 손가락이 가슴에 박힌 청풍의 몸이 퍼덕이고

지지지! 이어 벼락에 휩싸이는 독천존의 몸

온유향; <청... 청풍아!> 애절하게 울고

그런 온유향의 팔을 잡고 긴장하는 천불투

구슬을 쥐고 있는 천불투의 손아귀가 등 뒤에서 경련하고. 여차하면 구슬을 던질 생각

독천존; [벽력탄(霹靂彈)은 사양일세.] 웃고.

독천존; [노부는 지금 노형의 손자 놈 머리에까지 미치고 있는 구룡짐독의 독성을 끌어내고 있는 중이니까.] 지지지! 진지하게 청풍의 가슴에 벼락을 주입하는 독천존.

청풍; [끄윽...] 벌벌 떨며 신음을 흘리고

온유향; [아!] 깨닫고

독천존; [구룡짐독의 독성을 단전에 몰아넣어 정신이 돌아오게 하고 있으니 생활하는 데는 별 무리가 없을 걸세.] 지지지! 더 강하게 벼락을 청풍의 몸에 주입하고. 그러자

청풍; [으으으...] 천천히 눈을 뜨며 정신을 차리고. 하지만 그 직후

[!] 눈 부릅뜨는 청풍의 얼굴 배경으로 들리는 음성. [괘씸한 놈!]

독천존; [살고 싶으면 숨김없이 말해라!] 지지지! 청풍의 가슴에 손가락을 박아 넣은 채로 강렬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독... 독천존 서래음!) 상대가 누군지 알아보고 눈 부릅 뜨고

독천존; [네놈... 어떻게 구룡짐독을 들여 마시고도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느냐?] 강렬한 표정

청풍; (내가 그 검은 용들을 흡수하고도 살아났구나.) 검은 용들이 고한 지르는 자신의 얼굴로 돌진해오던 모습을 떠올리고

독천존; [경고하는 데 허튼 수작은 부리지 마라. 네놈 목숨뿐 아니라 세 개의 목숨이 더 걸려있으니...] 쿠오오! 살기를 뿜어내고

청풍; (세 개의 목숨!) 곁눈질로 방문 밖을 보는 청풍.

<할아버지! 어머니...> 방문 밖에 서서 우는 온유향의 팔을 잡고 있는 천불투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분이...> 부서진 가게 문 밖에 쓰러져 있는 분이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할아버지가 날 구해오셨을 테고 그후 독천존이 어렵지 않게 온고당을 찾아냈겠지.) + [몰라요!] 헐떡이며 대답하고

청풍;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다. 볼일을 다 봤다고 생각하면 독천존이 할아버지와 어머니를 해칠 수도 있으니...) + [믿을지 말지는 자유지만...]

청풍; [아홉 마리의 검은 용이 알아서 내 몸속에 들어왔어요.] 순진한 척 말하고

독천존; [지금 그 말을 노부보고 믿으라는 것이냐?] [어떤 생명체든 죽이는 구룡짐독을 그냥 마셨는데 멀쩡하다는 말을...?]

청풍; [그래서 믿을지 말지는 노야의 자유라고 하지 않았나요?] 순진한 표정으로 말하고

그런 청풍을 노려보는 독천존. 날카롭게 변한 손가락을 여전히 청풍의 가슴에 꽂아넣은 상태로

마주 올려다보는 청풍

긴장하는 온유향. 천불투는 태연한 척 하지만 역시 긴장하고. 이윽고

독천존; [좋다!] 끄덕

독천존; [일단 네놈의 말은 믿도록 하겠다!] 팟! 청풍의 가슴에서 손가락을 뽑는데. 구멍 난 가슴에 상처에서 피가 튀고.

온유향; [흑!] 그걸 보고 진저리치는데

츠으! 청풍의 가슴에 생긴 다섯 개의 상처는 이내 아문다

청풍; (상처가 단번에 아물고 있다.) 놀라면서 일어나고. 시선은 자기 가슴의 상처를 보며

츠으! 스스스! 완전히 아물어서 흉터만 남는 청풍의 가슴

독천존; [네가 일각 전쯤에 마신 검은 용들이 무언지는 네 조부가 알려줄 것이고...] 말하며 탁자의 병들중 하나는 집어든다.

독천존; [받아라.] 그 병을 내밀고

청풍; [무엇인지요?] 침대에 일어나 책상다리를 하며 두손으로 받고

독천존; [빙결화옥고(氷結化玉膏)라는 것이다.]

청풍; [얼어붙어 옥이 된다?] [이름은 어여쁘군요.] 유리병 안에 든 액체를 보고

천불투; (저 병에 든 것은 혹시...) 깨닫고

독천존; [약효는 이름 그대로다.] 음산하게 웃고

독천존; [그걸 복용하면 네 몸뚱이는 꽁꽁 얼어붙어 옥같이 단단해질 것이다.]

청풍; [독... 독약이었군요. 아름다운 이름과 달리...] 기겁

온유향; [흐윽!] 손으로 입 가리고

천불투; (역시...)

독천존; [네 몸속에 들어있는 구룡짐독은 절대 세상에 퍼지면 안되는 존재다.] [만일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면 빙결옥화고를 마셔라.] 말하면서 탁자 위에 놓여있는 자신의 물건들을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기 시작하고

독천존; [그럼 네 몸뚱이는 꽁꽁 얼어붙어서 몇 달 정도는 구룡짐독이 몸 밖으로 퍼지는 걸 막아줄 것이다.] 물건들 챙기면서

독천존; [그 사이에 노부가 네 시신을 수습해서 구룡짐독을 어떻게든 봉인할 것이다.] 음산하게 웃고

청풍; (무섭고 잔인한 얘기를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군.) 어이없을 때.

독천존; [경고하는데... 오늘 이후로 금릉을 떠나지 마라.] 주머니에 물건들을 모두 넣고 아가리를 끈으로 조이면서

독천존; [정기적으로 노부가 와서 네가 이곳에 붙어있는지 확인할 것이며...] [당연히 감시하는 눈도 있을 것이다.]

청풍; [만일 제가 금릉을 벗어난다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가요?] 불쾌

독천존; [그럼 네놈 대신 다른 사람들이 대가를 치루겠지.] 히죽 웃으며 방 밖을 보고. 물론 방 밖에는 천불투와 온유향이 있고

청풍; (대놓고 협박을 하는군.) 쓴웃음.

독천존; [노부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돌아서고

독천존; [노부는 본래 망산쌍독을 쫓아 금릉에 왔었네만...] 나가면서 천불투에게 말하고. 문 앞에서 비켜주는 천불투와 온유향

청풍; (망산쌍독!) 놀라며 침대에 앉은 채 몸을 옆으로 틀어 두 다리를 침대 아래로 내려트리고. 망산 쌍독을 떠올리며

천불투; [망산의 그 망나니들이 서노사에게 죄를 지었소?]

독천존; [놈들은 노부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실혼고라는 걸 훔쳤는데...] [놈들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이 이곳 금릉 일원이라더군.] 방에서 나오고

독천존; [하지만 구룡짐독에 비하면 실혼고를 도난당한 건 일도 아니고...] [해서 노부는 이 후로 조룡여의대법이나 극독성심결을 찾는데 매진할 작정일세.]

독천존; [그러니 노부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손주놈이 다른 곳으로 튀지 못하게 철저히 단속해두게.] 강렬하고 음산한 표정으로 천불투를 보며 말하고

천불투; [명심하겠소이다.] 고개 숙이며 시선 피하고. 헌데 그때

청풍; [잠깐 기다려주십시오.] 침대 옆에 서서 상체에 옷을 걸치며 말하고. 돌아보는 독천존

청풍; [제가 남의 손에 죽을 걸 걱정하셨는데...] 허리띠를 매면서 문간으로 다가오고

청풍; [그렇게 걱정이 된다면 제게 몸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을 가르쳐주시는 게 이치에 맞지 않을런지요?] 진지하게

독천존; [무공을 가르쳐달라?] 어이없고.

천불투 흠칫. 온유향도 소매로 입을 가리며 놀라고

청풍; [바로 그렇습니다.] 뻔뻔

독천존; [이 뻔뻔한 놈이...] [소매치기를 한 것도 모자라 무공까지 가르쳐달라고?] 어이없는 표정이 되고. 그러다가

진지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청풍의 얼굴

독천존; (그러고 보니 이놈...)

독천존; (말 그대로 천고기재(千古奇才)다. 무공을 익히기에는 최적의 몸을 지닌...)

독천존; (생각 같아서는 제자로 삼고 싶지만 문중의 규율을 어길 수는 없는 게 유감...) + [좋다.] 고개 끄덕이고

독천존; [생각해보니 네놈에게 호신수단을 가르쳐줄 필요와 이유는 충분한 것같구나.]

청풍; [이해해주시니 감사합니다.] 포권하고

독천존; [하지만 제자가 아닌 네게 우리 만독동천의 독공을 가르쳐줄 수는 없는 일...] [대신 노부가 얼마전에 얻은 치명적인 위력의 지법(指法)을 전수해주마.]

청풍; [우내칠절중 한분이신 노야께서 치명적이라고 하시는 것을 보니 위력이 어떨지 짐작이 갑니다.] 감탄의 표정을 지으며 포권하고

독천존; [더할 수 없이 강력한 지법인데 특히 아주 빨라서 일단 펼쳐지면 피할 수 있는 인간은 거의 없을 것이다.]

독천존; [다만 이 지법을 가르쳐주기 전에 한 가지 다짐을 받아둘 것이 있다.]

청풍; [제가 무엇을 약속해드리면 되는지요?]

독천존; [저 계집아이에 관한 것이다.] 문 밖에 쓰러져 있는 분이를 보고

흠칫! 하는 천불투와 온유향

청풍;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반응이 심상찮은데...) + [분이에 관한 것이라면 어떤...?]

독천존; [노부가 다시 찾아올 때까지 저 계집을 네 목숨인 듯 지키겠다고 약속해야한다.] 분이를 보면서 말하고

청풍; (뭔가 사정이 있군.) + [약속드리겠습니다.] 포권하고

독천존; [지금의 그 장담, 잊지 말아라.] 말하며 천불투를 힐끔 보고. 그러자

천불투; [잠깐 가게에 나가 있도록 하자.] 온유향의 팔을 잡고 돌아서고. + 온유향; <예...> 전음으로 대답하며 따라가고. 시선은 청풍을 돌아보면서

독천존; [기억력은 좋겠지?] 가게로 나가는 천불투와 온유향을 힐끔 보며

청풍; [남보다 그리 쳐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독천존; [그렇다니 다행이군. 번거롭지 않을 테니...] 끄덕이고

독천존; <이 지법의 이름은 비파천강지(琵琶天罡指)다> 전음으로 말하고

청풍; [특이한 이름이로군요.]

독천존; [시전할 때 비파를 치는 듯 날카로운 소리가 나서 붙은 이름이다.] [하지만 워낙 빨라서 상대가 비파 소리를 들었을 때는 이미 몸에 구멍이 나있을 것이다.] 진지하게 설명하고

가게로 나가서 돌아보는 천불투. 온유향은 옆에 무릎 꿇은 채 기절한 분이의 상태를 살피고 있고. 천불투가 보는 방향. 독천존이 손짓 발짓하며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다. 그 앞에서 청풍은 두손을 앞으로 모은 채 눈 반짝이며 듣고 있고

천불투; (전화위복이라더니...)

천불투; (독천존의 주머니를 턴 덕분에 청풍이가 그토록 꿈에도 그리던 상승무공을 배울 숴 있게 되었구나.) 끄덕

<물론 몸속에 구룡짐독이라는 재앙을 담고 살아야하는 몸이 되었지만...> 가르치고 배우는 독천존과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천불투의 생각 나레이션

 

#36>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