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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12.09 [폭풍신마] 제 32장 늙은 도둑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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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지존회> 먹장구름이 깔린 지존회의 모습

지존회 후면의 절벽. 절벽 아래 동굴이 있고. 그 동굴을 복면인 두 명이 지키고 있다. 소매에 띠가 두 개씩 그려져 있는 자들이다. 동굴 입구 윗쪽에는 <風魔洞天>이라는 글이 크게 새겨져 있다.

드드드! 절벽 전체가 뒤흔들리고. 움찔하는 복면인들.

복면인1; [풍마동천(風魔洞天) 안쪽에서 일어나는 진동이 급격히 커지고 있어.]

복면인2; [얼마 전 새로 임명된 독풍령주(毒風令主) 무공에 비약적인 진전이 있다는 증거지.] 드드드! 진동하는 절벽을 돌아보고

복면인1; [하여간 폭풍신마님의 능력은 놀라워.] [별 볼일 없던 계집도 단번에 절정고수로 만드시기도 하고...]

복면인2; [그러게나 말일세.]

 

#137>

드드드! 진동하는 동굴. 그 끝에는 육중한 철문이 있고. 철문 상단에 나있는 작은 창으로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광풍령주. 창에는 두꺼운 유리가 끼워져 있다

 

#138>

광풍령주가 들여다보고 있는 실내. 돔의 내부처럼 원형인 공간. 그 중간에 강철로 만든 원형의 좌대가 있고 높이가 1미터쯤인 그 좌대 위에 당비연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다. 당비연의 한쪽 뺨에는 세 가닥의 긴 흉터가 나있는 것 주의. 스스로 얼굴을 긁어 상처를 낸 자국. 헌데

쿠쿠쿠! 가가강! 당비연의 몸에서 검은 빛을 띤 토네이도 같은 힘이 뿜어져 주변을 맹렬히 휘돌고 있다. 옷이 펄럭이고 머리카락도 마구 나부껴서 마녀처럼 보인다. 그 토네이도 같은 힘이 벽을 훑으며 맹렬히 휘돌고 있다. 철문 내부가 돔 형태로 된 것은 그 때문.

가가가가! 카카캉! 돌고 있는 돌풍 속에는 마치 별사탕처럼 수많은 돌기가 나있는 작은 구슬들이 섞여있다. 그것들이 바람을 타고 돌면서 바위를 마구 갉아낸다. 그러다가

심호흡하는 당비연. 그러자

슈욱! 실내를 가득 메우고 휘돌던 검은 색 바람이 당비연의 입으로 빨려 들어간다.

화악! 삽시에 검은색 바람은 당비연의 입으로 들어가고.

드드드! 휘이이! 실내를 휘돌던 돌풍도 서서히 잦아든다. 그에 따라

따앙! 따당! 바람을 타고 돌던 구슬들이 바닥에 떨어진다. 수십개다.

슈우! 부풀어 올랐던 당비연의 옷과 머리카락도 내려앉아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다.

천천히 눈을 뜨는 당비연

사방의 벽에 수많은 금들이 간 게 보이고

츠츠츠! 벽면이 촛농처럼 녹기도 한다.

당비연; (되었다.) 입술 실룩

당비연; (드디어 폭풍신마님께 배운 오독철풍륜(五毒鐵風輪)의 화후가 오성(五成)을 넘어섰다.) 주변 바닥에 구르는 검은 구슬들을 보고

당비연; (이 정도면 최소한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슥! 오른손을 들고. 그러자

지징! 당비연의 오른손에서 자력 같은 게 일어나고. 그러자

들썩! 바닥에 구르던 별사탕 같은 구슬들이 들썩이더니

쏴아! 쏴아! 날아올라서 일제히 당비연의 소매 속으로 들어가는 구슬들

당비연; (오독철풍륜은 내가 독공을 익히고 있는 것을 감안하여 폭풍신마께서 만들어주신 무공이다.) 탁! 마지막 하나의 별사탕을 손가락으로 잡는 당비연

당비연; (몸에서 오독이 섞인 돌풍을 뿜어낼 수 있는데 그 독이 섞인 바람에 휘말리면 만독불침이 아닌 이상 중독당해 죽게 된다.) (게다가...) 구슬을 보며

당비연; (돌풍 속에는 만년한철로 만들어진 이 십망철성(十芒鐵星)이 섞여있다.) (엄청난 속도로 휘도는 돌풍 속에 섞여있는 십망철성은 부딪히는 건 무엇이든 갈아버릴 것이다.)

당비연; (오독철풍륜은 이제껏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파괴적인 무공이다.)

당비연; (오독철풍륜만 완전히 구사하면 금강살귀, 그 마귀도 어렵지 않게 죽일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강간하던 청풍을 떠올리며 이를 바득 갈고. 그때

<들어가겠다.> 철컹! 말고 함께 철문이 열리고

당비연; (광풍령주...) 문쪽을 보며 좌대에서 내려오려 한다.

광풍령주; [그냥 앉아있어라.] 철컹! 철문을 열고 들어오는 광풍령주. 철문의 두께가 한뼘 쯤 되는 것 보여주고

당비연; [사형!] 고개 숙이고

광풍령주; [축하한다. 오독철풍륜이 경지에 이른 것 같구나.] 철컹! 문을 뒤로 닫으며 복면 속에서 웃고

당비연; [경지라는 말씀은 낯뜨겁군요.] [소매의 오독철풍륜은 겨우 오성을 넘어섰을 뿐이랍니다.] 다시 좌대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며 고개 좀 숙이고

광풍령주; [오성도 대단한 거지.] [배운 후로 겨우 열흘만에 그 정도 성취를 보인 사람은 이제껏 없었다.]

당비연; [제 성취가 남다르다면 회주님께서 잘 가르쳐주신 덕분이겠지요.] 여전히 새침하게

광풍령주; [겸손하긴...] 웃고

대꾸하지 않는 당비연.

광풍령주; [어쨌거나 축하하고... 선물로 기쁜 소식을 하나 가져왔다.]

당비연; [제가 기뻐할만한 소식이란 게 있는지 모르겠군요.]

광풍령주; [이 소식에는 틀림없이 기뻐할 것이다.] 웃고

광풍령주; [금강살귀가 드디어 본격적으로 무림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말하고

[!] 눈 부릅뜨는 당비연

 

#139>

<-무창 서쪽 천주산(天柱山)> 험준한 산

산중에 자리한 계곡. 좌우가 깎아지른 절벽으로 이루어진 입구. 그곳 한쪽 절벽에 <千藥谷>이라는 글이 크게 새겨져 있다. 헌데

[크아악!] [아악!] 계곡 안쪽에서 처절한 비명들이 터져나온다.

[으하하하!] 광기 서린 웃음소리도 들리고

계곡의 입구를 이루는 절벽 중 한쪽 절벽의 위. 한명의 노인이 바위 뒤에 숨어서 계곡 안쪽을 보고 있다. #>에서 나온 천하제일의 도둑 천붙투 교백이다. 그때보다 더 늙어서 이제는 죽을 날을 기다리는 것같은 병약하고 초라한 노인이 되었다. 지팡이를 들었고 등에는 망태를 짊어져서 심마니처럼 보인다.

바위 뒤에 숨은 천불투의 시점. 절벽 아래쪽은 타원형의 분지. 사방이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여있고 안쪽에 개울과 언덕과 잘 가꾼 밭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입구 정면. 언덕 위에는 여러 채의 돌집이 서있고. 돌집마다 굴뚝이 있고 굴뚝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헌데. 계곡 내에 시체들이 널려있다. 남녀노소가 섞인 시체들. 순박한 농부나 심마니 복장을 한 사람들인데 누군가에게 몸이 찢기거나 머리가 깨져 죽어있다. 어린 아이와 여자들도 죽어있고

[끄아아악!] 돌집들 쪽에서 비명이 들리고

천불투; [...] 무언가 생각하며 일어나고. 다음 순간

스스스! 사라지는 천불투

 

#140>

험준한 산을 관통하는 산길. 험한 산중의 길이라 인적이 없다

그 산길을 걸어오는 청풍. 죽립을 쓰고 있고. 허리에는 천근장을 찌르고 있고

가다서다 하며 코를 들어 냄새를 맡는 청풍.

청풍; (배가장 근처 산신묘에서 이어진 만리향의 흔적이 이곳 천주산까지 이어지고 있다.) 코를 벌름

청풍; (만리향은 일단 묻으면 오랫동안 잔향이 남기 때문에 추적할 수 있었던 것인데...) 이마 조금 찡그리고

휘이!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

청풍; (앞쪽에서 불어는 바람 속에 여러 가지 복잡한 냄새가 섞여있다.) 코를 벌름

청풍; (주로 약초 냄새인데...) (이 길 끝나는 곳에 약초가 대량으로 자라는 곳이 있는 것 같다.) 다시 걸어가고

청풍; (심마니들이라면 좋아하겠지만... 나로서는 좀 난감한 상황이다.) (약초냄새들이 너무 강렬해서 만리향이 묻혀 버리기 때문이다.)

청풍; (다른 약초 냄새들 사이에서 만리향만을 찾아내 따라가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닐 텐데...) + [!] 생각하다가 흠칫! 하며 앞을 보고

앞쪽 길가 돌에 구부정한 노인이 앉아있다. 지팡이를 들고 있고 망태를 짊어진 심마니차림의 노인. 천불투다

청풍을 발견하고 빤히 쳐다보는 천불투.

청풍; (심마니인가?) 다가가고.

[!] 다가오는 청풍을 보며 눈을 좀 가늘게 뜨는 천불투.

청풍의 허리에 끼워져 있는 천근장

고개를 조금 숙여 목례하며 천불투 앞을 지나가는 청풍.

천불투의 코가 벌름

천불투; [!] 뭔가에 놀라 눈을 치뜨고

등을 보이며 걸어가는 청풍. 그때

천불투; [십만 냥!] 느닷없이 말하고

[!] 돌아보는 청풍.

천불투; [최소한 십만 냥은 되겠어.] [임자를 만나면 그 이상을 받을 수도 있고...]

천불투; [십만 냥이면 비옥한 땅을 십만 평 이상 살 수 있는 거금이기도 하고...] 웃고

청풍; [제게 그렇게 귀한 물건이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호기심이 동해서 돌아서고

천불투; [있고말고!] [이래 뵈도 노부는 물건의 가치를 알아보는 데에는 도가 텄거든...]

청풍; [그러시군요.] 웃으며 다시 돌아서려는데

천불투; [노부 말을 안 믿는 모양인데...] [노부의 옛날 별호를 들으면 신뢰가 갈걸?] 다시 가려는 청풍의 뒤에 대고 말하고

천불투; [한창 날릴 때는 천불투(天不偸)라 불렸거든...] 웃고

청풍; (천불투!) 경악하며 돌아보고

청풍; (저 노인이 바로 오직 하늘만 훔치지 못한다던 천하제일의 대도 천불투란 말인가?)

천불투; [기특하구만. 활동하지 않은지 어느덧 십팔 년이 넘어가는 노부의 별호를 알고 있는 눈치라니...] 웃고

청풍; [친인이라고는 백세를 바라보는 노친네들뿐이었던 덕분이지요.] 천불투 쪽으로 돌아서고

천불투; [백세를 바라보는 노친네들이라...] [어떤 괴짜들이 자네같은 괴물을 길러냈는지 모르겠구만.]

청풍; [제가 지닌 십만 냥 짜리 물건이 무언지 들려주시지요.] 화제 돌리고

천불투; [물론 그 쇠몽둥이지.] 청풍이 허리에 찌르고 있는 천근장을 턱으로 가리키고

청풍; (역시 그렇군.)

천불투; [별이 죽고 남은 잔해인 성핵철정(星核鐵精)은 같은 무게의 금강석만큼 비싸지.] 능글맞게 웃고

천불투; [게다가 그 단단한 것을 세공한 재주는 값으로 칠 수 없을 정도고...] [그래서 그 쇠몽둥이 값을 십만 냥으로 메긴 건 결코 과한 게 아니야.]

청풍; [노야께서는 제게 시키실 일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만...] 웃고

천불투; [눈치 챘는가?] 웃고

청풍; [전설적인 기인께서 그저 물건 품평해주시려고 저를 불러 세우진 않으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천불투; [영특한 후생이라 속일 수가 없군.] 슥! 지팡이를 잡고 힘겹게 일어나고

천불투; [사실은 이 길 앞쪽에 노부의 친구의 집이 있다네.] 지팡이로 길을 가리키고. 청풍이 가는 방향

천불투; [헌데 오랜만에 찾아왔더니 그 친구 집안이 끔찍한 혈겁을 당하고 있었어.]

청풍; [그렇습니까?] 놀라고

천불투; [흉수는 워낙 무시무시한 마귀라 노부의 무공으로도 어찌 해볼 수 없었네.]

청풍; (무시무시한 마귀!) 뭔가 깨닫고

천불투; [그래서 도와줄 실력자를 찾아볼 요량으로 여기서 기다리던 참이었네.] [오늘 아침 일어나서 점궤를 짚어봤더니 지금쯤 귀인(貴人)을 만날 궤로 나왔기 때문이지.]

청풍; [그 흉수가 혹시 옥으로 만든 가면을 쓰고 있었지 않았습니까?] 급히 묻고

천불투; [그걸 자네가 어찌 아는가?] 되묻자

청풍; (그자다!) 팟! 전력으로 달려가고

청풍; (혈관음을 얻은 자가 혈관음의 힘을 빌어 혈겁을 자행하고 있다.) 휘익! 질풍같이 앞으로 달려가고

천불투; [이해할 수 없구만. 이해할 수 없어.] 멀어지는 청풍을 보며 갸웃하고

천불투; [내공도 쓰지 못하는 몸으로 저렇게 빨리 달리는 게 가능한 건가?] 이마에 손을 대고 보고. 이미 청풍은 산길 저편으로 사라졌다.

천불투; [무공을 지니고 있지 않아서 저놈이 점궤에 나온 귀인인가 긴가민가 했었거늘...] 청풍이 사라진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천불투; [성핵철정으로 만든 단곤을 무기로 쓰는 것도 그렇고.... 저놈이 분명 노부가 기다리던 그놈이다.] 걸어가며 중얼거리고

천불투;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저 놈 몸에서 잃어버린 노부의 손녀 옥령이의 체취가 흐릿하게마나 느껴졌다는 점이다.)

천불투; (옥령이는 유괴당할 것을 대비해서 노부가 특별히 제조한 약을 복용했었다.) (비록 십팔년의 세월이 지나 그 약의 향기가 흐려졌겠지만...)

천불투; (저놈의 몸에서 분명 옥령이의 체취가 느껴졌다.) 스스스 몸이 흐려지고

<이래저래 주목해볼 이유가 있는 놈이로다.> 사라지는 천불투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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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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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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