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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비구니의 신세한탄

 

 

 

두 개의 절벽 사이에 위치한 천불곡은 마치 딴 세상같이 조용했다. 기승스런 모랫바람도 천불곡 안으로는 불어들어 오지 않았다.

한데 모랫바람 대신 역겨운 피비린내가 물씬 등룡풍의 코를 찔러왔다.

좁은 천불곡 안은 온통 피로 물들어 있지 않은가?

여기저기에 수많은 여승들이 죽어 넘어져 있었다.

파르라니 깍은 머리에 회색승포를 걸친 여승들, 그녀들은 모두 지극히 고통의 표정으로 죽어 있었는데 불문의 제자들답지 않게 손에 손에 병장기를 꽉 움켜쥐고 있었다.

등룡풍은 눈 앞에 벌어져 있는 끔찍한 참경을 둘러보며 무거운 신음성을 발했다.

“나 말고 또 이 반야암을 찾아온 자들이 있었군!”

그는 급히 나귀의 등에서 뛰어내렸다. 이어, 그는 세심한 눈으로 여승들의 시체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여승들의 사인(死因)은 가슴에 맞은 내가장력이었다. 그녀들의 가슴에는 하나같이 섬뜩한 핏빛 장인(掌印)이 찍혀 있었다. 그 혈장인이 여승들의 젖무덤을 무참하게 으스러뜨리고 심장까지 바스러뜨린 것이다.

등룡풍의 초롱한 눈빛이 지혜롭게 빛났다.

(손바닥 자국으로 보아 침입자는 모두 여덟 명이다!)

그는 십여 구의 시체를 모두 살펴본 후 몸을 일으켰다.

“너는 여기서 기다려라!”

그는 나귀의 등에서 녹슨 칼 도왕 치우를 내려 품에 안고 천불곡 안으로 들어섰다.

골짜기 한 굽이를 돌자 반야암이 저 만큼 보였다.

반야암은 절벽의 중간쯤에 세워져 있었다. 절벽을 반쯤 파서 세운 동굴 암자인 반야암까지는 백여 개의 계단으로 길게 이어져 있었다.

한데 그 계단 주위에도 수십 명의 여승들이 죽어 있었다.

 

등룡풍은 총총히 걸음을 옮겨 반야암으로 올라갔다.

“......!”

헌데 반야암의 본전(本殿)으로 들어서던 등룡풍은 멈칫하여 걸음을 멈추었다. 어두운 반야암 안에서도 역겨운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등룡풍은 두 눈을 크게 뜨고 암자의 내부를 살펴보았다.

전면에는 바로 깎아 만든 거대한 불상이 우뚝 자리하고 있었다. 높이 사 장이 넘는 거대한 좌불상(座佛像)은 손바닥 하나가 어른보다 더 컸다.

불상 앞에는 불단이 놓여 있었다.

불단 위에는 높이가 두 자 가량 되는 향로가 있었고 지금 그 향로 안에서는 미약한 향연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본전으로 들어선 등룡풍이 주위를 두리번거릴 때였다.

“아미타불...... 소시주는 누구를 찾아 오셨지요?”

문득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미약한 여인의 음성이 들려왔다.

“......!”

등룡풍은 깜짝 놀라며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둠 속, 불단 앞에 한 명의 여승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자애로운 인상의 중년여승이었다. 젊었을 때에는 굉장한 미인이었는지 아직도 그 여승의 용모에는 옛날의 화려하고 아름다왔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단아하고 차분한 몸가짐, 그 속에 배어 흐르는 은은한 기품...... 그것만으로도 그녀는 충분히 아름다왔다.

중년여승은 일신에 회색승포를 걸치고 있었는데 지금 그 회색가사는 온통 검붉은 선혈로 물들어 있었다.

그녀가 합장하고 앉은 주위에는 팔 인(八人)의 괴인이 반원형으로 중년여승을 포위한 채 쓰러져 있었다.

흡사 흉신악살을 연상케 하는 혈의인들이었는데 괴이하게도 그 자들의 전신에는 붉은 털이 숭숭 돋아 있었다. 그것은 등룡풍의 집을 찾아왔던 야수혈마과 흡사한 형상이었다.

그자들은 고통으로 이지러진 표정으로 고꾸라져 있었다.

헌데 겉보기에는 아무런 상처도 없어 보였다. 다만, 오공에서 피와 뇌수를 흘린 채 죽어 있을 뿐이었다. 그것은 그들이 어떤 무서운 내가강기에 대뇌와 내장이 박살나 죽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등룡풍은 중년여승을 향해 급히 합장하며 말했다.

“소생은 등룡풍이라 합니다. 추망(醜亡)이란 분의 부탁을 받고...... 반야신니란 분을 찾으러 왔습니다!”

츠읏!

순간 중년여승의 눈가로 언뜻 한 줄기 이채가 흘렀다.

“빈니가...... 반야라고 해요. 추망이 무슨 일로 소시주를 보내셨지요?”

그녀는 나직이 탄식하며 물었다. 그 말에 등룡풍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대...... 대사께서 반야신니이십니까?”

그는 해연히 놀란 눈빛으로 중년여인을 살펴보았다.

그는 신니(神尼)라 불리어 반야신니가 아주 늙은 노비구니일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눈앞의 여승은 이제 많이 되었어야 삼십대 후반 정도로 보였을 뿐이었다.

반야신니-!

실상 그녀는 환갑이 넘은 나이였다. 다만 한 가지 지고한 불문신공을 연마하여 나이를 먹는 것을 멈추었을 뿐이었다.

등룡풍의 놀라운 표정에 반야신니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노니가...... 너무 젊어 의심이 가시나요?”

등룡풍은 얼굴을 붉히며 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닙니다.”

이어 그는 조심스럽게 제단 앞으로 다가가 치우신도를 반야신니에게 바치며 말했다.

“추망이란 분은 이 칼을 신니께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

부르르......

도왕 치우를 보자 반야신니의 전신에 격렬한 파문이 스치고 지나갔다.

“치우(蚩尤)...... 도왕(刀王) 치우......”

그녀는 마치 실성한 듯 나직이 중얼거렸다.

이어 그녀는 떨리는 손을 내밀어 치우신도를 받아들었다.

그런 그녀의 손이 옥으로 빚은 듯 해맑고 아름답다. 관세음보살의 관음옥수를 연상케 하는 섬섬옥수.

등룡풍은 격동을 금치 못하는 반야신니의 모습을 바라보며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했다.

(겨우 녹슨 칼 한 자루를 가지고 왜 이렇게 호들갑을 피울까?)

그는 도무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때,

“추망...... 은 달리 말이 없었나요?”

반야신니가 녹슨 치우신도를 쓰다듬으며 실성한 듯 중얼거렸다.

“있었습니다!”

등룡풍은 그제서야 퍼뜩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환우에 천황(天皇)의 종적을 찾을 수 없으니...... 이제 지후(地后)께서 일어나셔야만 구중천(九重天)을 막을 수 있다고요!”

“......!”

반야신니는 멍하니 등룡풍의 말을 듣고 있었다. 등룡풍이 전하는 말은 지극히 중요한 것일 텐데도 그녀는 듣지 못한 듯 멍하니 반야암 밖의 거친 하늘만 응시하고 있었다.

“그 분은...... 다른 말은 하시지 않았나요?”

문득 반야신니는 망연한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

“또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당신은...... 한시도 신니를...... 사랑하시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등룡풍은 얼굴을 붉히며 더듬거리며 말했다.

부르르......

순간 반야신니의 전신이 뇌전을 맞은 듯 격렬하게 떨렸다.

주르르......

그녀의 커다란 두 눈에 문득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그 분이 분명 그렇게 말씀하셨나요?”

그녀는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않고 떨리는 음성으로 확인하듯 재차 물었다. 등룡풍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분명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

반야신니의 옥용이 문득 장미빛으로 물들었다. 그녀는 도왕 치우를 소중하게 감싸 안으며 합장했다.

그런 그녀의 옥용으로 햇살같은 기쁨의 미소가 번졌다. 그 모습은 너무도 자애롭고 아름다워 흡사 관음보살이 현신한 듯했다.

“추망!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반야신니는 기쁨의 음성으로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러다 문득, 그녀는 눈을 들어 등룡풍에게 고소를 지어 보였다.

“추태를 보였어요. 용서하세요.”

“아...... 아닙니다 신니!”

등룡풍은 뒤통수를 긁적이며 멋적은 표정을 지었다.

반야신니는 그윽한 시선으로 등룡풍을 바라보았다.

이어, 그녀는 품에 안고 있던 치우신도를 다시 등룡풍에게 내밀었다.

“이것을 다시 시주가 맡아 주셔야겠어요. 왜냐하면...... 빈니는 곧 입적(入寂)해야만 하기 때문이예요.”

그 말에 등룡풍은 대경하여 물었다.

“다...... 다치셨습니까?”

반야신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탄식했다.

“혈왕천(血王天)의 야수팔흉(野獸八兇)은 상상 이상으로 강했어요. 빈니는 그들을 반야신강(般若神罡)으로 격살했지만...... 빈니 역시 그들의 혈영강살에 내부가 흔들려 오래 버티지 못해요!”

그녀는 주위에 쓰러져 있는 팔 인의 흉한을 돌아보며 말했다.

 

-야수팔흉(野獸八兇).

 

이것이 그들의 이름이었다. 등룡풍은 그들이 반야암의 여승들을 죽인 장본인임을 알아보았다.

하지만 그들 역시도 눈앞의 이 연약해 보이는 여승 반야신니에게 내부가 박살당해 절명한 것이었다.

하나같이 흉악무비해 보이는 거한들!

그들 팔 인이 일개 여승의 손에 죽었다는 사실이 등룡풍을 놀라게 만들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빈니의 신상 얘기를 들어 보시겠어요?”

문득 반야신니는 그윽한 시선으로 등룡풍을 바라보며 말했다.

“세이경청하겠습니다!”

등룡풍은 단정히 무릎을 꿇으며 대답했다.

반야신니는 나직이 탄식하며 눈을 감았다.

“벌써 사십 년 전이군요. 곤륜(崑崙)에는 한 분의 고승(高僧) 밑에 곤륜삼정(崑崙三鼎)이라는 세 명의 제자가 있었어요.”

그녀의 입에서는 낮고 조용한 음성이 한숨처럼 흘러나왔다.

 

<곤륜파(崑崙派)!>

 

그들은 백 년 전까지 무림구대문파에 드는 당당한 명문정파였다.

하지만 백 년 전, 서역 성숙해(星宿海)에서 일어난 하나의 마파(魔派)와의 충돌로 인해 전정영이 괴멸되면서 그들의 존재는 유명무실해지고 말았다.

 

<적룡마교(赤龍魔敎).>

 

그것이 그 문파의 이름이었다.

혹자는 그들이 그 옛날 천하를 피로 물들였던 마교(魔敎)의 후예였다고도 한다.

천 년 전, 마교는 구중천과 충돌하여 양패구상하고 지상에서 쓰러졌다. 한데, 그 위대한 천년마교의 후예를 자처한 인물이 성숙해에 다시 나타난 것이었다.

 

-적룡마존(赤龍魔尊)!

 

이것이 그 대마왕(大魔王)의 이름이었다.

적룡마존은 서역마도를 통합하여 적룡마교라는 조직을 세웠다. 그리고 그는 구중천(九重天)을 무너뜨리고 중원무림을 장악하여 마교의 천하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품고 중원으로 물밀듯 들이닥쳤다.

그들 적룡마교와 최초로 무딪친 것이 바로 곤륜파였다. 곤륜은 밀종(密宗)의 불문신공과 도가(道家)의 현문신공(玄門神功)을 함께 지닌 명문대파였다.

그러나 곤륜파의 천년저력으로도 노도 같은 적룡마교를 막지 못했다.

결국, 곤륜파는 거의 전멸해 버렸다.

그 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사십 년 전, 무너진 곤륜의 문호를 일으켜 세울만한 뛰어난 삼 인(三人)의 제자가 곤륜파에 나타났다.

 

-호연굉(胡燕宏).

-추망(追亡).

-반화련(潘火蓮).

 

이름하여 곤륜삼정(崑崙三鼎)!

바로 이들 삼 인이었다.

세 사형매는 곤륜재건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무공수련에 열중했다.

그러던 어느날, 세 사람은 곤륜산의 어느 빙곡(氷谷)에서 세 권의 비급을 발견하게 되었다.

 

-수미항마결(須彌降魔訣).

-축골천형경(縮骨千形經).

-반야진결(般若眞訣).

 

이 비급들은 오백 년 전 천축제일인으로 명성을 떨쳤던 일세 고승 수미천존(須彌天尊)의 유물이었다.

하나하나가 인세에 다시없는 초절기들을 얻은 세 사형매는 뛸듯이 기뻐했다.

그들은 세권의 비급을 각기 한권씩 수습하며 나누어가졌다.

대사형 호연굉이 수미항마결을, 둘째인 추망(追亡)이 축골천형경을, 그리고 막내인 반화련(潘火蓮)이 반야진결을 연마하기로 했다.

세 가지 불문신공을 얻은 세 사형매 곤륜삼정은 곧 폐관과 함께 무공연마에 들어갔다. 뛰어난 자질을 가진 그들은 이내 무서운 고수로 화해갔다.

한데, 세 사형매가 함께 생활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즉, 대사형 호연굉이 막내사매 반화련을 짝사랑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하지만 반화련에게는 이미 은근히 사모하는 정인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추망(追亡)이었다.

추망은 태어날 때부터 추괴한 용모를 지니고 태어났다. 그러나 그 대신 그는 마음이 충후하고 인자한 인물이었다. 함께 생활하면서 추망의 군자다움을 발견한 반화련은 은근히 추망을 사모하게 된 것이다.

추망 또한 사매 반화련에게 연정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추괴한 용모 때문에 섣불리 마음을 밝히지 못한 상태였다.

엇갈린 연정(戀情), 그것이 모든 화근의 발단이었다.

어느날 호연굉은 마침내 반화련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당연히 반화련은 그런 호연굉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밝히고 더불어 자신이 추망을 연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고백했다.

그녀의 말에 호연굉은 청천벽력과 같은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그 충격은 이내 무서운 질투로 변했다. 호연굉은 그 자리에서 득달같이 반화련을 덮쳐 겁탈하려 했다.

너무도 창졸지간의 벌어진 일인지라 반화련은 호연굉에게 능욕당할 위기에 처했다. 호연굉은 반화련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거칠게 그녀의 처녀를 깨뜨리려 했다.

위기의 순간, 마침 외출했던 추망이 돌아왔다.

자기가 사랑하는 여인이 호연굉에게 능욕당하는 것을 본 추망은 순간적으로 눈이 뒤집혀 호연굉에게 달려들었다.

결국, 두 사형제 간에 일장혈투가 벌어지게 되었으며 결과는 기습당한 호연굉의 패배였다.

 

“두고 봐라! 곤륜파는 내 손으로 뿌리까지 멸망시킬 것이다!”

 

패배한 호연굉은 저주의 말을 퍼부으며 달아났다.

그리고, 추망 역시 반화련이 이미 호연굉에게 능욕당했다고 생각하고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곤륜을 떠나갔다.

그 후 호연굉의 종적은 무림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추망은 천면신마(千面神魔)란 이름으로 천하를 떠돌며 호연굉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도 아닌 사형 호연굉에게 강간당할 뻔했다는 사실에 극심한 충격을 받은 반화련은 머리를 깎고 출가하여 여승이 되었다.

그녀가 바로 반야신니였으며 사십 년 그 이전에 일어난 비극의 전말이었다.

 

* * *

 

등룡풍은 반야신니의 탄식어린 이야기를 들으며 영민한 머리를 굴렸다.

(천면신마는 자신이 야수혈마의 수미천강에 격중되어 내부가 모두 으스러졌다고 했다. 그렇다면...... 혈왕천의 제이인자 야수혈마가 바로 호연굉일까?)

그때 반야신니가 그의 상념을 깨며 우울한 음성으로 다시 말을 이었다.

“삼 년 전에 이사형은 빈니에게 마지막 서찰을 보냈어요.”

“......!”

“그 서찰에 의하면...... 사형은 한 가지 상고신병(上古神兵)의 종적을 쫓다가 우연히 호연굉의 행방을 알게 되었다고 했어요!”

등룡풍은 그 말에 흠칫하며 도왕 치우를 기리켰다.

“그 상고신병이란 것이 이 녹슨 칼(刀) 입니까?”

반야신니는 그 물음에 문득 고소를 지었다.

“그것은 저 고금제일인 육합성황(六合聖皇)이 남긴 여섯 자루 신병 중의 하나예요. 치우신도(蚩尤神刀)를 보고 녹슨 칼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시주밖에 없을 거예요.”

“......!”

등룡풍은 가볍게 얼굴을 붉혔다.

반야신니는 낮게 탄식하며 말을 이었다.

“사형의 서찰에 의하면 호연굉은 구중천에 가입하였다고 했어요. 하지만 그렇게만 적었을 뿐 구중천의 어느 문파인지는 적어놓지 않았더군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는 바로 야수혈마......!)

등룡풍은 자칫 큰소리로 그렇게 외칠 뻔했다.

한데 바로 그때였다.

 

“우우우우!”

돌연 천불곡 밖에서 무서운 내공이 실린 장소성이 들려왔다. 마치 야수가 울부짖는 듯한 섬뜩한 장소성이었다.

그 소리는 곧장 모래바람을 뚫고 날아와 반야암을 온통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

“......!”

순간 등룡풍과 반야신니의 안색이 동시에 홱 변했다.

“야수팔흉의 괴수가 오고 있어요!”

반야신니는 다급히 품 속에서 두 가지의 물건을 꺼냈다. 한 권의 얇은 양피비급과 하나의 영웅건(英雄巾)이 그것이었다.

 

<반야진결(般若眞訣).>

 

빛바랜 양피비급에는 그와 같은 제목이 적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천축의 고승 수미천존이 남긴 세 가지 불문절기 중 하나였다.

호연굉이 가져간 수미항마결이 공격전용임에 비해 반야진결은 수비전용의 신공이었다.

하지만 반야진결로 일어나는 반야강기는 최강의 호신기공이었다. 잘못 반야신강을 가격하면 적은 그 몇배의 반탄강기에 휘말려 내부가 모조리 으스러지고 만다.

야수팔흉이 죽은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그들은 멋모르고 반야신니를 혈영강살로 내쳤다가 반진당해 내부가 으스러져 절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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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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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넓은 강. 강변에는 갈대가 무성.

강변으로 난 길을 걸어오는 위진천. 인적은 별로 없다

위진천; (인형삼왕의 약효를 극대화시키다니 시간이 제법 걸렸다.)

위진천; (그 바람에 타노와의 약속에 얼추 하루 정도 늦어버렸는데...) 오만상을 쓰며 타노를 떠올리고. 화난 표정인 타노는 18년 전보다 더 늙었다. 주름살도 늘고

위진천; (귀에 딱지가 앉도록 잔소리를 들을 각오를 해야겠다.) 귀를 후비는 시늉하고. 헌데 바로 그때

<이런 횡재가 있나?> 누군가의 말이 들려 귀가 쫑긋하는 위진천

위진천; (횡재?) 반사적으로 목소리가 들린 곳을 돌아보는 위진천

100미터쯤 떨어진 강가. 갈대밭에 세 명의 사내가 무언가를 내려다보고 있다.

<기가 막힌 계집이로구만.> <이런 우물(尤物)은 철이 든 후로 처음 봐.> <오늘 우리가 운수 대통했어.> 세 놈이 무언가를 내려다보며 좋아하는 소리가 위진천의 귀에 들리고

위진천; (계집? 우물?) 눈 번뜩이며 강가쪽으로 걸음을 옮기고

위진천; (그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지.) 히죽 웃고

 

#113>

강가의 갈대 사이에 여자가 쓰러져 있다. 바로 벽소소. 야한 차림에 야한 자세로 쓰러져 있다. 입과 코로 피를 흘린 흔적이 있지만 절세미녀고. 얇은 잠옷만 걸쳤으며 그나마 상의는 저고리 부분이 벌어져 젖가슴의 일부가 드러나 있고 치마는 걷혀져 허벅지 부분까지 보인다. 발에는 꽃신을 신고 있고

[이년, 정말 인간 맞나? 혹시 호선(狐仙;여우귀신) 아니야?] [그러게. 인간이 이렇게 예뻐도 되는 건가?] [가슴이 움직이는 걸 보면 살아있는 게 분명해.] 벽소소를 둘러싸고 침을 질질 흘리는 세놈. 전형적인 하오문의 파락호들이고. 칼을 한 자루씩 차고 있다

사내1; [이년을 어떻게 할까?] 벽소소를 보며 침 꿀꺽

사내2; [뭘 어떻게 해? 굴러들어온 떡은 먹어주는 게 예의야.] 눈을 흘기고

사내3; [맞아 맞아.] 헤벌죽

사내1; [하지만 이년은 혼자고 우리는 셋인데....]

사내2; [돌아가며 즐기는 건 기다리는 놈에게 고역이겠지?]

사내3; [그럼 셋이 함께 즐겨볼까?] 히죽

사내1; [그거 좋은 생각이구만.]

사내2; [이번 기회에 우리의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보세.] 몸을 숙여서 벽소소의 몸을 만지려 하고.

[...] 사내2의 손이 몸에 닿으려 하자 벽소소의 입가에 약간 미소. 이년은 기절한 척 하고 있다. 헌데 바로 그때

위진천; [어디 보자.] 슥! 갑자기 나타나 벽소소를 기웃거리는 위진천

[헉!] [뭐냐 네놈?] [누구냐?] 기겁하며 물러서는 세 놈

위진천; [이야 정말 죽이는 계집이로구만. 우물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어.] 눈 희번덕이며 벽소소를 보고.

[이 개잡종이!] [누구 허락 받고 끼어드는 거냐?] [뒈지기 싫으면 꺼져라!] 창! 창! 차고 있던 칼을 일제히 뽑으며 눈 부라리고. 하지만 그 직후

석! 석! 스악! 칼을 뽑은 그자들의 손목을 긋는 섬광

[크악!] [내 손...] [케엑!] 손목에서 피가 뿜어져 비명 지르며 비틀거리는 세 놈. 칼을 놓치고

텅! 퍽! 물러서는 세 놈의 발치에 떨어지거나 박히는 칼들

위진천; [이 계집을 발견한 공이 있어서 죽이진 않겠다.] 스릉! 이미 다시 철인검을 칼집에 꽂고 있는 위진천. 눈은 벽소소를 향하면서

<고... 고수!> <검을 뽑았다가 다시 꽂은 게 보이지도 않았다!> 사색이 되는 세 놈. 피로 물든 손목을 움켜잡고 뒷걸음질

위진천; [하지만 자꾸 짜증나게 하면 손목이 아니라 목을 그어버린다.] 세 놈에게 눈을 조금 흘기며 살벌하게 말하고

오싹! 소름이 돋는 세 놈

[가... 가자!] [히익!] 달아나는 세 놈

위진천; [훼방꾼들은 사라졌고...] 허둥대며 멀어지는 세 놈은 본 척도 않고 벽소소에게 몸을 숙인다

위진천; [지금껏 적지 않은 미녀를 보았지만 말 그대로 절세미녀는 오늘 처음 보는군.] 벽소소의 옆에 무릎을 꿇고

위진천; [헌데 경국지색이라 할만한 아가씨께서 어쩌다가 이런 몰골이 되셨을까?] 슥! 벽소소의 뺨을 손으로 쓰다듬고. 눈이 벌개진 채

위진천; [내상을 입은 걸 보면 어떤 못된 인간에게 무자비한 공격을 당하셨구만.] 혼망간 표정으로 벽소소의 뺨을 쓰다듬고

위진천; [다친 사람을 보았으면 치료해주는 게 인지상정!] [대신 치료해주는 대가도 확실히 받아야겠지?] 슥! 히죽 웃으며 벽소소의 치마를 위로 걷어올린다. 드러나는 미끈한 허벅지

위진천; [이해하시오 소저!] [내 몸이 달아올라서 치료비 먼저 받아야겠소.] 헐떡이며 벽소소를 올라탄다. 이어

벽소소를 강간하는 위진천. 갈대 사이에서 벽소소를 올라타고 움직이는 모습이 실루엣처럼 보이고. 헌데

[!] 갑자기 눈 부릅뜨는 위진천. 벽소소의 몸 위에 누워 내려다보는 자세

위진천; [헉!] 빠지직! 벼락에 맞는 듯한 느낌을 받고

위진천; (이... 이게 무슨...) (몸속에서 무언가가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이를 악물고 오만상을 쓰며 벌벌 떨고. 그때

벽소소; [오늘은 화(禍)와 복(福)이 번갈아 찾아오는 날이었네.] 눈을 뜨며 배시시 웃고

벽소소; [언니 손에 죽을 뻔 했는데 보기 드물게 심후한 내공을 지닌 공자님께서 사랑해주시니...] 혀로 입술을 핥으며 웃고

위진천; [네... 네년, 기절한 게 아니었구나!] 기겁하며 일어나려 하고

벽소소; [어딜...!] 콱! 손과 다리로 위진천의 몸을 휘어감고

위진천; (무... 무슨 힘이...) 오만상을 쓰면서 벽소소를 떨쳐버리려 하지만 벽소소의 팔 다리가 문어발처럼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고

벽소소; [아직... 아직 안 끝났어!] [황홀경을 맛본 대가로 당신의 내공과 양기는 전부 바쳐야만 해!] 화악! 지지지! 할딱이며 달라붙는 벽소소의 몸으로 무언가가 빨려 들어가는 모습

위진천; [끄아아악!] 머리카락이 곤두서며 비명

벽소소; [정말 대단해! 이런 나이에... 어떻게 이토록 심후한 내공을 지니게 되셨을까?] 지지지 역시 벼락에 휘감기며 오르가즘 느끼는 표정이 되고

벽소소; [빨아 먹어도 빨아 먹어도 끝이 나질 않잖아.] [백명 넘는 사내를 상대해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야!] 혼망 가고

위진천; (죽... 죽는다!) 지지지! 온몸이 벼락에 휘감기고 얼굴은 단번에 초췌해지고. 여전히 벽소소의 위에 엎드린 가제로 이를 악물며

위진천; (내공과 양기가 썰물처럼 이년의 몸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지지지! 아래쪽에 누워 혼망간 표정이 된 벽소소를 내려다보며 이를 악물고

위진천; (도와다오 철인검!) 곁눈질로 허리에 찬 철인검을 보고. 직후

징! 철인검이 진동하고

쩡! 철인검이 칼집에서 조금 빠져나오며 강한 빛을 낸다. 그러자

벽소소; [악!] 빠직! 벼락에 맞는 모습이 되며 퍼덕이는 벽소소. 몸이 활처럼 휘면서 위진천의 아랫도리를 감고 있던 다리도 쭉 펴진다.

위진천; (기회!) + [크왓!] 팟! 뒤로 휙 날아오른다. 바지는 허벅지까지 내려간 상태로

위진천; (살... 살았다!) 휘릭! 멀찍이 내려서며 바지를 끌어올리는 위진천. 얼굴이 삽시에 초췌해졌다.

위진천; (철인검이 내 부름에 응해서 검기를 토해내준 덕분에 저 계집에게서 떨어질 수 있었다!) 바지를 추스르며 헐떡이고

위진천; (역시 칠대기보중 하나다운 힘을...)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는 위진천

벽소소; [당신 내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스윽! 누워 있다가 강시처럼 수직으로 일어난다

벽소소; [뭔가 신묘한 힘을 지닌 물건을 지니고 있는 거야?] 눈을 흘기며 바로 서고. 머리카락이 허공으로 수초처럼 흩날린다. 그러자.

위진천; [이제 알겠다!] 창! 철인검을 뽑으며 이를 갈고

위진천; [네년... 근래 사내들의 양기를 빨아먹고 다닌다는 흡정마녀였구나!] 철인검으로 벽소소를 겨누며

벽소소; [어머나! 그 날붙이로 날 죽일 거야?] 눈 흘기며 다가오고

벽소소; [그럼 어서 죽여줘! 당신같은 미남에게 미움을 받을 바에야 죽는 게 나으니...] 애처로운 표정으로 말하며 양손 벌리고 다가온다. 그러자

지잉! 최면술에 걸리는 것처럼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는 위진천

벽소소; [어서 찔러!] [당신의 자랑거리로 날 깊이 찔러줘!] 고오오! 온몸에서 요기를 뿜어내며 다가오고

위진천; (위... 위험하다!) 눈이 혼망 간 채 철인검을 든 손을 덜덜 떨며 물러선다

<접근시키면 안되는데...> 뭐라 말하며 다가오는 벽소소. 애처로운 표정. 몽환적인 분위기

위진천; (내 몸이 저 요물에게 살수를 쓰는 걸 거부한다.) 스륵! 벽소소를 겨누고 있던 철인검이 아래로 늘어지고

벽소소; [잘 생각했어요 공자님!] 배시시 웃으며 다가오고. 손을 뻗으며

벽소소; [대신 당신을 신선으로 만들어드릴게요.] 스윽! 손을 뻗어 벽소소의 뺨을 만지고. 순간

화악! 만지는 벽소소의 손을 통해 무언가가 빠져나가고. 그러자

위진천; [헉!] 펑! 비명을 지르며 폭발적으로 옆으로 날아가고

위진천;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몸에서 뭔가가 빠져나간다.) 휘릭! 비틀거리며 내려서는데

벽소소; [서운해요 공자님!] 애절한 표정으로 다시 다가오고

벽소소; [소녀와 몸이 닿는 것조차 싫으시다는 건가요?] [어떻게 그러실 수가 있어요?] 금방이라도 울 듯한 표정으로 다가오고

위진천; (요... 요물...) + [으으으...] 신음하며 뒷걸음질치고

위진천; (저 계집은 사내를 잡아먹는 요물이다.) (너무 아름다워서 살수를 쓸 수 없게 만들기도 하고...)

벽소소; [해치지 않을게요. 소녀는 그저 공자님의 사랑을 바랄 뿐이랍니다.] 두 손 모아 꼭 쥐고 애원하는 모습으로 다가오고

위진천; (애처롭다. 무작정 끌어안고 위로해주고 싶을 만큼...) 다시 눈이 초점을 잃고 혼미해지고

벽소소; (걸려들었어!) 배시시 웃으며 다가오고

벽소소; (이번에 손이 닿으면 단번에 생기를 뽑아내주겠어!) 슥! 손을 다시 위진천에게 내밀고

위진천; [으으으....] 덜덜 떨면서도 그년의 손을 피할 생각을 못하고. 헌데

빠직! 철인검에서 벼락이 일어나 위진천의 몸으로 역류한다. 그러자

[!] 눈 부릅뜨며 정신 차리는 위진천.

벽소소의 손이 막 위진천의 뺨에 닿으려 하고

위진천; [안돼!] 푸학! 비명 지르며 폭발적으로 뒤로 날아간다. 그 앞에서 손을 내밀던 벽소소가 흠칫하고

위진천; (달... 달아나야한다.) 휘릭! 뒤로 날아가다가 몸을 홱 돌리고

위진천; (죽일 수도 없으니 저 마녀와 상종을 하지 말아야만 한다.) 쐐액 이를 악물며 날아가고

벽소소; (내 손에서 달아나겠다?) + [공자님!] 휘익! 역시 날아오르고

벽소소; (그렇게는 안돼!) + [너무하세요! 제발 소녀를 버리지 말아주세요.] 휘익! 새처럼 날아서 위진천을 추격하고

위진천; [오... 오지 마라 마녀! 네년과는 볼일이 없다!] 쐐액! 비명 지르며 날아가고

벽소소; (저렇게 심후한 내공을 지닌 놈을 놓칠 수는 없지.) + [제 말 좀 들어보세요! 해치지 않을게요.] 애절하게 외치며 날아가고

위진천; (젠장할...) 사력을 다해 날아가며 식은땀을 흘리고

위진천; (장차 천하의 주인이 된 나 위진천이 이게 무슨 꼴이란 말인가? 한갓 계집이 무서워 달아나기나 하고...) 곁눈질로 뒤를 보며 날아가는 위진천. 뒤에서 선녀처럼 날아서 따라오는 벽소소의 모습이 보인다

<인형삼왕을 복용해서 얻은 내공뿐만 원래의 내공 일부까지 빼앗기다니... 잠깐 재미 본 대가로는 너무 막심하구나.> 쫓고 쫓기는 년놈의 모습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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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도왕 치우

 

 

 

자면제왕이 사라진 것을 확인한 등룡풍은 서둘러 나무문을 굳게 걸어 잠궜다.

“웃기는 늙은이군! 살고 싶으면 자신을 찾아오라고?”

그는 냉소를 터뜨리며 돌아섰다. 한데 놀라운 일이었다.

츠츠츠!

몸을 돌려 세우는 등룡풍의 이마에 새겨져 있던 용의 흔적이 급격히 엷어지더니 이내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자룡쇄심인은 본래 자면제왕이 자랑하는 독문살수였다. 그것에 격중되면 대뇌에 직접 타격이 가해져 죽고 만다. 그 무서움은 세상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한데, 놀랍게도 그 무서운 자룡쇄심인이 소년 등룡풍의 살갗도 관통하지 못한 것이다.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약종(藥宗)의 후예를 건드린 빚은 꼭 기억해 두겠다 자면제왕 독고황!”

등룡풍은 싸늘하게 중얼거리며 급히 부엌 옆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아늑하고 검박하게 정돈된 방 한쪽에는 튼튼해보이는 나무 침대가 놓여있었다.

방 안으로 들어선 등룡풍은 급히 나무침상의 모서리를 손으로 눌렀다.

그긍......!

그러자 둔중한 소리와 함께 침대가 옆으로 밀려나며 지하로 통하는 계단이 나타났다.

등룡풍은 뛰듯이 지하계단으로 달려 내려갔다.

이십여 개의 계단을 내려가자 한 칸의 석실이 나타났다.

석실의 중앙에는 약을 달이는 커다란 청동단로(靑銅丹爐)가 놓여있고 사방 벽에는 수많은 약병과 고서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석실 한편에는 쇠로 만든 침대가 놓여져 있었다.

그 철제 침대 위에는 한 명의 인물이 죽은 듯 누워 있었다. 물론 자면제왕에게 천면신마라 불린 회포노인이었다.

“너무 지체했다!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위험하다!”

등룡풍은 급히 침상의 회포노인에게로 다가갔다.

한데 그가 막 회포노인의 몸에 손을 대려는 순간이었다.

팍!

돌연 회포노인의 손이 강철수갑같이 등룡풍의 손을 꽉 움켜쥐는 것이 아닌가?

“악!”

등룡풍은 손목이 끊어지는 듯한 충격에 절로 비명을 내질렀다.

그때였다.

번쩍!

“......!”

회포노인의 눈이 벼락치듯 떠지며 형형한 시선으로 등룡풍을 노려보았다.

“깨...... 깨어나셨군요!”

등룡풍은 고통 속에서도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너......너는 천외약종(天外藥宗) 등사추(登獅追)와 어떤 관계냐?”

회포노인은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로 등룡풍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어 그는 한 손으로 등 아래에서 한 권의 고경(古經)을 꺼냈다.

그것은 다 낡은 양피지의 책자였다.

 

<약종천황경(藥宗天皇經)!>

 

고서(古書)의 표지에는 그와 같은 제목이 적혀 있었다.

그것은 고대의 의성(醫聖) 편작(騙鵲)이 지은 세 권의 의경(醫經)중 한 권이었다.

전설에 따르면 편작은 약종경(藥宗經), 기의경(奇醫經), 천독경(千毒經) 등 삼 편의 저술을 남겼다고 한다.

약종천황경은 바로 그 중 약종경(藥宗經)이었다.

약종경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영약의 구분, 이용법이 수록되어 있었다.

또한, 약을 채취하러 천하의 험산을 돌아다녀야 하므로 그에 쓰이는 한 가지 절정 경공이 기록되어 있었다.

탄신폭등비(彈身暴騰飛)라는 그 경신절기는 가히 무림일절(武林一絶)이라 불릴만한 것이었다.

고래로 약종경(藥宗經)을 연마한 편작의 후예를 약종일맥(藥宗一脈)이라고 일컫는다.

약종일맥의 의생들은 약을 쓰고 해독하는데 있어 단연 환우제일이었다.

 

흠칫 놀라던 등룡풍은 이내 침착한 표정을 되찾으며 입을 열었다.

“천외약종이란 분이 누구신지는 모르지만 저의 아버님 함자가 사(獅)자 추(追)자 되십니다.”

그 말에 회포노인의 눈에 한 가닥 의아한 빛이 떠올랐다.

(아들이라고? 천외약종 등사추는 올해 이미 백 살이 넘었는데...... 게다가 그가 결혼했다는 소문은 듣지 못했거늘......!)

그는 내심 의혹이 구름처럼 일어났다.

 

-천외약종(天外藥宗) 등사추(登獅追)!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천하제일의(天下第一醫)였다.

당대 약종일맥의 종사인 그는, 그러나 이십 년 전 한 가지 일로 중원무림을 배신했다. 그 때문에 중원무림인들의 질책에 밀려 중원에서 살지 못하고 변황으로 떠났다고 한다.

그가 살았다면 이미 백 세가 훨씬 넘었을 것이다.

한데, 눈앞의 십 오륙세 정도된 어린 소년 등룡풍이 천외약종의 아들을 자처하는 것이었다.

회포노인이 의아함을 느낀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노부가 결례했다면 용서하게, 소형제!”

회포노인은 등룡풍의 손목을 놓아 주었다. 이어 그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일어나시면......”

등룡풍은 급히 말리려다 입을 다물고 말았다. 회포노인이 완고하게 고개를 저은 탓이었다.

“시간이...... 많지 않다네, 소형제! 노부는...... 곧 한줌 독수(毒水)로 녹아들 것이네!”

그는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노인장께서 천년시독(千年屍毒)에 중독된 것은 알지만 제가 능히......”

등룡풍은 회포노인을 부축하며 급히 말했다.

하지만 회포노인은 독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네! 천년시독의 해독정도야 약종일맥의 후예인 소형제에게는 어린애 장난 같겠지. 하지만 사실 노부는 그외에도 한 가지 지독한 불문신공에 맞아 오장육부가 으스러진 상태라네!”

“아!”

등룡풍은 나직한 탄성을 발하며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제서야 그는 회포노인이 중독된 것 외에 심각한 내상을 입은 것을 알아차린 것이었다.

회포노인은 침중한 안색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노부를 다치게 한 자는...... 방금 나타났던 야수혈마(野獸血魔)라는 자이네. 그 자는...... 수미천강인(須彌天罡刃)이라는 불문항마절기를 지녔는데...... 그것이 노부의 내부를 산산이 바스러 뜨려놓았네!”

그는 이미 오래 전에 깨어나 밖에서 일어났던 일을 모두 듣고 있었던 것이다.

그 사이 회포노인의 안색이 급격히 검푸르게 변해갔다. 그것은 천년시독이 대뇌까지 침입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회포노인은 개의치 않고 힘겨운 어조로 다시 입을 열었다.

“노부는...... 본래 중(僧)이었네. 법호는...... 추망(醜亡)...... 하지만 무림인들에게는...... 천면신마(千面神魔)라고 불리웠지!”

“천면신마!”

등룡풍은 긴장된 음성으로 나직이 그 이름을 되뇌었다.

천면신마라 자처한 회포노인, 그가 곧 죽게 되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천면신마의 고통은 극에 이른 듯했다. 그는 안면근육을 부들부들 떨며 말을 이었다.

“부탁이...... 있네. 이...... 물건을...... 천불동(千佛洞) 반야암(般若庵)의...... 반야신니(般若神尼)에게...... 전해 주게!”

그는 침상 옆에 놓인 길쭉한 물건을 등룡풍에게 내밀었다.

그것은 그가 말에서 떨어지면서도 끝까지 소중하게 안고 있던 물건이었다. 둘둘 만 무명천의 끝으로 삐죽하게 녹슨 칼자루가 삐져나와 있는 것이 보였다.

등룡풍은 엄숙한 안색으로 이어지는 천면신마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천면신마의 음성은 끊어질 듯 미약하게 흘러나왔다.

“반야...... 신니에게 그것을 전해 주며...... 이렇게 말해 주게. 천황(天皇)의 종적은...... 중원의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고...... 이제...... 지후(地后)께서...... 일어나셔야만...... 그놈들 구중천(九重天)을 막을 수 있다고......!”

“......!”

등룡풍은 긴장된 표정으로 천면신마를 주시했다.

아! 이미 천면신마의 손 끝은 검푸른 독수로 녹아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천면신마는 사력을 다해 쥐어짜듯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 말도...... 전해주게나. 노부...... 추망(醜亡)은...... 한시도...... 그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그것이 천면신마의 입에서 나온 마지막 말이었다.

쿵!

마침내 그는 모로 쓰러졌다.

그러자,

츠으......

기다렸다는 듯 이내 그의 신체는 급격히 검푸른 독수로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천면신마,

그것이 그의 최후였다.

“......!”

등룡풍은 멍하니 독수로 변한 천면신마의 시체를 내려다보았다.

“천년시독! 정말 지독하구나!”

그는 침통한 표정으로 탄식했다.

“편히 잠드시기를.....! 노인장의 유언은 잊지 않겠어요.”

그는 경건하게 합장하며 천면신마의 명복을 빌었다.

그리고 그는 입 안으로 나직이 뇌까려 보았다.

“반야암(般若庵)...... 반야신니(般若神尼)......!”

잠시 묵묵히 서 있던 등룡풍은 침중한 안색으로 천면신마의 시체를 거두었다. 시체라고 하나 시퍼런 독수와 몇 줌의 녹지 않은 모발이 전부였지만......

툭......!

헌데 등룡풍이 천면신마의 회색장포를 집어들자 무엇인가 발 끝으로 떨어졌다.

“......!”

그것은 검은색의 가죽주머니였다.

등룡풍은 허리를 굽혀 가죽주머니를 집어들었다.

주머니 안에는 한 권의 비급과 여러가지 변장도구가 들어 있었다.

등룡풍은 먼저 비급을 꺼내 펼쳐보았다.

 

<천면경(千面經).>

 

만들어진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듯한 비급의 표지에는 그와 같은 글이 쓰여져 있었다.

“천면......경?”

등룡풍은 고개를 갸웃하며 비급을 한 장 넘겨보았다. 그러자 깨알같이 빽빽한 글이 한눈에 들어왔다.

“......”

등룡풍은 호기심을 느끼며 비급의 글을 읽어 내려갔다.

 

<노납 추망(醜亡)은 우연히 천축(天竺) 유가문(兪家門)의 비급 반부를 얻게 되었다. 그것에는 골격과 얼굴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축골역형신공(縮骨易形神功)의 구결이 기록되어 있었다. 본래 추괴한 용모를 지녔던 노납은 뛸 듯이 기뻐했으며 축골역형신공을 연구하여 천 개의 얼굴(千面)을 지니게 되니...... 뭇 중생들이 노납을 일컬어 천면신마(千面魔宗)이라고 했다...... 중략...... 노납의 공부가 모자라 축골역형신공의 마지막 단계인 전능환영결(全能幻影訣)을 연마하지 못했으며 그로 인해 노부 필생의 한 가지 원한을 갚을 수 없게 되었다......>

 

글의 내용은 대충 그러했다.

천면경은 천면신마가 창안한 것이 아니었다.

젊은 시절 천면신마는 오래 전에 멸망한 천축 유가문의 비급 반부를 얻었었다. 그의 천면절기는 바로 그 중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는 그 비급의 절기로 천 개의 얼굴을 지녀 천하를 우롱할 수 있었다.

등룡풍은 모르고 있었으나 천면신마란 이름은 무림최고의 신비로 통했다.

등룡풍은 천면경을 덮어 품 속에 집어넣었다.

“후인을 만나면 전해 주어야지!”

문득,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천면신마가 건네준 길쭉한 물체를 집어들었다.

“이것은 무엇인데 이 노인이 죽으면서까지 지키려 했을까?”

그것은 아주 묵직하게 느껴졌다. 손으로 만지는 순간 무명천을 통해 싸늘한 한기가 전해졌다.

등룡풍은 조심스럽게 무명천을 풀어보았다.

순간,

“칼(刀)?”

그는 흠칫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 무명천 속에서 나온 것은 한 자루의 칼(刀)이었다.

하지만 등룡풍이 놀란 이유는 그 칼이 너무도 볼품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길이는 석 자가 조금 넘는 정도였는데 칼 전체에는 녹이 덕지덕지 앉아 있어 도저히 본 모습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녹슨 칼의 손잡이에는 흐릿한 전자체(篆字體)로 도명(刀名)이 새겨져있었다.

 

-도왕(刀王) 치우(蚩尤).

 

그것을 본 등룡풍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도왕? 이 녹슨 쇠붙이가 칼(刀)의 제왕(帝王)이라고?”

그는 고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어 그는 무명천으로 다시 도왕 치우를 둘둘 말아 쌌다.

“어쨌든 부탁을 받았으니 반야암이란 곳에 전해 주기는 전해 주어야지!”

등룡풍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는 치우신도를 조심스럽게 싸들고 석실을 나섰다.

 

* * *

 

쉬-이잉!

거친 모래바람이 뿌옇게 옥문관 일대의 하늘을 가르고 있었다. 그 황량한 바람 속으로 흐릿한 태양빛이 떠오르고 있었다.

아침(朝),

마침내 하루가 열리는 아침인 것이다.

태양이 떠올라 추위는 다소 덜해진 듯했다. 하나, 거칠고 사나운 모랫바람은 점점 더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천불동(千佛洞).

 

옥문관 너머 서역쪽 삼십여 리 부근에는 가파른 절벽이 하나 서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의 석벽을 파고 그곳에 수많은 불상을 조각해 놓았다 하여 천불동, 또는 막고굴(莫古窟)이라 불리웠다.

당대(唐代)에 천축(天竺)을 다녀온 신라국의 고승 혜초가 왕오천축국전(往吾天竺國傳)을 남긴 동굴의 암자도 바로 이곳 천불동에 자리하고 있었다.

따각...... 따각......

문득 모랫바람 속으로 규칙적인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이어 세찬 바람을 뚫고 옥문관 쪽에선 일인(一人) 일기(一騎)가 나타났다. 아니, 그중 일기는 말(馬)이 아니라 한 필의 늙은 당나귀(驢)였다.

당나귀의 등 위에는 전신을 온통 두터운 천으로 감싼 한 명의 소년이 타고 있었다. 소년은 바람에 날리는 모래가 눈에 들어갈까 봐 당나귀의 갈기에 얼굴을 푹 파묻고 있었다.

따각...... 따각......

늙은 당나귀는 소년을 태우고 천천히 천불동으로 다가서고 있었다.

비록 힘은 없으나 그 대신 노련한 그 당나귀는 기승스런 사풍 속에서도 제대로 천불동을 찾아온 것이었다.

“반야암(般若庵)은 저쪽이었지!”

소년은 살짝 고개를 들어 전면을 주시했다.

등룡풍! 소년은 바로 등룡풍이었다.

뿌연 모랫바람 속으로 두 개의 절벽이 맞닿은 아늑한 골짜기가 바라다 보였다. 그 골짜기는 천불곡(千佛谷)이라 불렸으며 그 끝에 한 채의 암자가 절벽을 등지고 서 있었다.

 

<반야암(般若庵).>

 

그 암자가 바로 반야암이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반야암에는 여승들, 즉 비구니들만 있다고 한다.

그래서 천불곡에 남자가 들어가는 것은 허용되어 있지 않았다.

등룡풍도 몇 번 천불동에는 왔었으나 반야암에는 들어가 보지 못했다.

“다 왔다! 조금만 참아라!”

등룡풍은 힘들어 하는 늙은 당나귀의 등을 두드리며 격려해 주었다.

푸르르.....!

당나귀는 한 차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 후 다시 느린 걸음을 옮겨 천불곡을 향해 다가갔다.

(헉!)

헌데 천불곡의 입구로 들어서던 등룡풍은 깜짝 놀라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

과연 무엇을 발견한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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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익! 다시 바닥으로 추락하는 벽소소. 등부터. 피를 허공에 뿌리면서

진상파; (한 번 더...) 지잉! 다시 비파를 켜려는 진상파. 그 직후

벽소소; [크아!] 쾅! 등부터 떨어지다가 한손으로 바닥을 강하게 치는 벽소소

퍼엉! 벽소소의 손에서 일어난 강력한 힘에 의해 대청 바닥이 직경 3미터쯤의 사발처럼 푹 파이고

투학! 그 반동으로 천장을 향해 미사일처럼 튀어 오르는 벽소소의 몸

진상파; (이런...) 좌앙! 다시 강하게 비파를 긋는 진상파. 물론 누운 자세로

펑! 투쾅! 다시 음파의 창날들이 허공으로 튀어 오르는 벽소소의 몸을 강타하지만

벽소소; [컥!] 펑! 피를 토하면서도 천장을 몸으로 뚫고 치솟는 벽소소

 

#109>

대청을 밖에서 본 모습.

펑! 대청 지붕을 뚫고 치솟는 벽소소. 기와들도 사방으로 튀어 오르고

[저... 저런...] [지붕을 뚫고 올라왔다!] 대청 밖에서 여자들과 산적들이 올려다보며 손가락질하고. 그 직후

벽소소; [컥!] 콰당탕! 콰작! 지붕 위로 치솟았다가 나뒹구는 벽소소. 주변의 기와들도 마구 튀고. 하지만

콱! 입술을 악무는 벽소소. 이어

벽소소; [크왓!] 펑! 사력을 다해 허공으로 치솟는 벽소소. 이어

벽소소; [두고 보자 거머리 같은 년아!] 쐐액! 악을 쓰며 멀리 날아가고

벽소소; [기필코 네년을 사로잡아서 사창가에 팔아버리겠다!] 악을 쓰며 날아가고

[으아아아!] 멀리 사라지면서 악을 쓰는 벽소소

 

#110>

난장판이 된 대청 내부. 비파를 안고 누워있는 진상파. 초점 없는 눈으로 천장에 난 구멍을 올려다보고 있다..

진상파; [죄를 지었구나. 죄를 지었어.] 주르르! 눈물을 흘리고

진상파; [혈육의 정에 마음이 약해져서 처음부터 독한 수단을 쓰지 못했고...] [그 때문에 세상에 너무도 큰 죄를 지었다.]

진상파; [소소를 죽이지 못했으니...] [오늘 이후로 소소에게 희생되는 사람들은 다 내가 죽이는 셈이다.]

진상파; [이 크나큰 죄를... 어찌 다 씻는단 말인가?] 눈을 감고. 그러다가

툭! 비파에 얹고 있던 오른손이 힘없이 바닥에 떨어진다. 왼손은 비파를 안고 있고. 그러자

겁에 질려 대청 안을 기웃거리는 여자들

대청 안에 누워있는 진상파

여자들; [이... 이게 어떻게 하지?] [저 여자가 흡정마녀님을 쫓아버렸어.] 대청 안을 기웃거리며 겁에 질리고 갈등하는 여자들

여자들; [이제 우릴 누가 지켜줄 수 있을까?] [흡정마녀님이 없는 상태에서 다른 산채의 산적들이 쳐들어오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데...] 여자들이 망설일 때

여자1; [저 망할 년을 죽여 버리자!] 충격파에 대청 밖으로 튕겨져 나왔던 그년이 표독한 인상을 쓰며 선동하고. 다른 여자들이 그년을 돌아보고

여자1; [죽은 것만도 못한 신세인 우릴 구해준 게 흡정마녀님이다.] [헌데 저 년이 흡정마녀님을 다치게 하고 쫓아버렸다.] 악을 쓰고

여자1; [저 년을 죽여서 흡정마녀님의 복수를 하자!]

[나도 찬성이야!] [정신 차리기 전에 죽여 버리자.] 창! 창! 다른 여자들도 무기를 뽑으며 대청으로 들어오고. 전부 들어오는 건 아니고 십여명만 들어온다. 나머지 여자들은 마당에서 지켜보고 있고

반원형으로 포위하며 진상파에게 접근하는 십여명의 여자들. 손에 손에 칼이나 창을 들고. 초긴장해서 먼저 달려들려는 년은 없다.

여자1; [언... 언제 다시 깨어날지 모른다.] 긴장한 다른 여자들을 선동하고

여자1; [일제히 공격해서 도륙해버리자!] 칼을 휘두르려 하고. 다른 여자들도 용기를 내서 진상파를 공격하려는데

진상파; [휴우...] 눈 감은 채 탄식하고

[흑!] [히익!] [깨어났다!] 여자들 기겁하고

진상파; [당신들의 신세가 무참한 이유가 있었군요.] [산적들에게 잡혀오기 전에도 이렇게 죄를 지으며 살아왔을 테니...] 천천히 눈을 뜨며 말하고

여자1; [개소리!] 악을 쓰며 칼을 쳐들고

여자1; [죽이자!] 쩍! 칼을 내리치고. 다른 년들고 무기를 휘두르려는데

좌앙! 다시 비파를 켜는 진상파. 그러자

펑! 강렬한 충격파가 여자들을 날려버린다.

[악!] [컥!] 피를 토하며 날아가는 여자들.

퍼억! 퍽! 일부는 대청의 벽에 부딪혔다가 나뒹굴고

[악!] [흐윽!] 털썩! 콰당탕! 문쪽을 등지고 있던 여자들은 마당으로 튕겨져 나와 나뒹군다.

[흑!] [히익!] 마당에서 보고 있던 여자들은 겁에 질려 물러서고. 그때

비틀거리며 대청에서 나오는 진상파. 오른손으로 비파의 목을 잡고 왼손으로는 뒷춤에 끼웠던 양산을 뽑고 있다.

[나... 나온다!] [그새 정신을 차렸다.] 여자들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치고

촤악! 대청을 나와 양산을 펴는 진상파. 비파의 목을 쥔 왼손으로 양산 손잡이를 잡고 오른손으로 양산을 밀어서 피는 모습

[양... 양산을 펴서 뭘 하려고...] [해도 나지 않는 날씨인데...] 여자들 당황할 때

슥! 펼친 양산을 높이 쳐드는 진상파. 오른손으로 들었다. 왼손으로는 비파의 목을 잡고 있고. 그러자

휘이! 바람이 불어와 양산을 아래에서 위로 밀어올리고. 그러자

술렁!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는 양산. 그 양산을 쥔 진상파의 몸도 깃털처럼 가볍게 날아오른다

[흑!] [바... 바람을 타고 날아오른다!] [저... 저럴 수가...] 여자들과 멀찍이에서 보고 있던 산적들 기겁하고.

휘이! 휘이! 그 사이에 양산을 쳐든 진상파의 몸은 흔들거리며 점점 높이 날아오르고 있고

[선... 선녀다!] [저분은 선녀셨다.] 여자들 사색이 되어 벌벌 떨고

[선녀님께 나쁜 마음을 먹다니...] [우린 천벌을 받아도 마땅하다!] 바닥에 엎드리는 여자들

산적들도 겁에 질려 엎드리고

그 사이에 진상파는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고 있고

[용서해주세요 선녀님!] [저희들이 죽을 죄를 지었사옵니다.] [제발 불쌍한 인생들을 너그러이 보아주세요.] 여자들 연시 머리 조아린다.

 

#111>

험준한 산. 진상파가 쳐들어간 산채가 있던 그 산이다. 하늘에는 여전히 먹장구름이 낮게 깔려 있고

그 산에 나있는 높은 고갯길. 주변은 바위투성이고 인적도 없는데. 그 고갯길 정상에 누군가 서서 멀리를 보고 있다. 청풍이다. 죽립을 쓰고 있고 허리춤에는 천근장을 차고 있다.

청풍; (비파소리...) 죽립을 조금 들어서 멀리를 보며 생각하고

청풍; (범상치 않은 신기가 서린 비파소리가 몇 번 들린 것 같은데...) 갸웃하며 귀를 기울이고, 하지만

잠시 기다리려도 더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청풍; (비파 소리가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다.) 포기하고 걸음을 옮긴다.

청풍; (잘못 들은 것일까?) 생각하며 고개를 내려간다.

<무슨 일이 있어도 혈관음을 회수해야만 한다.> 무산신녀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이하 신녀문에서 떠나기 전. 높은 절벽 위의 정자에서 청풍과 무산신녀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다. 두 사람은 정자 안에 마주 앉아있고 정자 입구에는 색목쌍교가 서있다. 일교는 죽립을 하나 들고 있다.

이하 회상

 

무산신녀; [천외칠보중에서 가장 위험한 것을 꼽자면 혈관음이기 때문이다.]

무산신녀; [혈관음은 그것을 쓰는 인간의 욕망에 반응하는 힘을 지녔다.] [그리고 그 힘에는 제한이 없다.]

무산신녀; [무공, 술법, 불로장생, 욕정, 인간의 마음을 훔치는 매력등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극한까지 발휘하게 해준다.]

무산신녀; [만에 하나 악한 자가 혈관음을 쓸 경우 세상은 그자의 악행을 막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청풍; [말씀하신 대로 혈관음은 정말 위험한 물건이로군요.]

무산신녀; [내가 특히 혈관음을 중시하는 것은 그것이 본래 우리 신녀문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한숨

청풍; [그렇습니까?] 놀라고

무산신녀; [술법 방면에서는 천외천궁과 우리 신녀문이 쌍벽이라고 할 수 있다.]

무산산녀; [본문에서는 오랜 세월동안 인간의 욕망을 구현해주는 술법을 연구해왔으며... 그 결정체가 혈관음이었다.]

무산신녀; [다만 처음 만들어졌을 때 혈관음은 술법을 깊이 수련한 자에게만 반응했었다.] [그래서 그리 위험한 물건이 아니었다.]

무산신녀; [헌데 오백여 년 전 혈관음이 천외천궁으로 흘러들어가는 일이 벌어졌다.]

무산신녀; [본문의 문주 자리를 놓고 다투다 탈락한 선조 한분이 홧김에 혈관음을 들고 사라졌었으며...]

무산신녀;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야 그 선조가 천외천궁을 찾아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무산신녀; [문제는 그 선조가 천외천궁에서 배운 술법을 써서 혈관음에 저주를 걸고 죽었다는 사실이다.]

청풍; [저주라면 혹시...] 눈 번뜩

무산신녀; [관련된 술법을 익히지 않은 자의 욕망도 구현해주도록 개조를 한 것이다.] 고개 끄덕이고.

청풍; [실로 무책임한 짓을 했군요.]

무산신녀; [무책임한 짓이었지.] [그후로 혈관음을 얻은 자는 그게 누구든 무적의 힘을 지니게 되었으니...] 한숨

무산신녀; [천외천궁도 그 위험성을 알고 혈관음을 철저히 지켜왔는데...]

무산신녀; [사십여 년 전 천외천궁에 변고가 생기면서 혈관음이 세상으로 흘러나온 것이다.]

회상 끝

 

<혈관음이 세상을 망친다면 우리 신녀문에도 그 책임이 있다. 부디 혈관음을 찾아내어 본문으로 가져오거나 여의치 않으면 천근장을 써서 파괴해 버리거라.> 무산신녀의 말을 떠올리며 걸어가는 청풍.

청풍; (무산신녀님이 문도도 아닌 내게 중요한 술법들을 아낌없이 가르쳐주신 것은 바로 혈관음 때문이었다.) 걸어가며 생각하고

청풍; (무산신녀님에게 진 신세와 입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우선적으로 혈관음을 회수하는 데 주력해야한다.)

청풍; (문제는 혈관음의 행방을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사십여 년 전, 풍극에게 점령당한 천외천궁에서 혈관음을 갖고 탈출한 분은 사대장로중 유일한 여자였던 야차모모(夜叉母母)라는 분이셨다.> 사대장로중 혈관음을 갖고 탈출한 노파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노파의 모습은 #73>에 나옴. 천외천궁 궁주 벽씨를 호위하고 달아나던 사대장로들의 모습에서

<사부님 말씀에 의하면 야차모모님은 궁주부인 벽씨를 호위하다가 호남성 근처에서 실종되었다고 한다.> 위 장면의 연속. #73>의 장면 그대로 차용

 

청풍; (그 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신 걸 보면 야차모모님은 호남성 어디에서인가 변을 당하셨던 게 분명하다.)

청풍; (그래서 신녀문에서도 호남성 일대를 오랫동안 수색해왔으나 별무성과였다고 하는데...) 찡그리고

청풍; (최근 지존회와 무림맹의 고수들이 호남성 일대에서 다수 목격되어 있다고 한다.)

청풍; (어쩌면 지존회와 무림맹이 혈관음의 소재에 대한 단서를 입수했을 수도...) + [!] 생각하다가 움찔하고

휘이!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하늘에서 무언가 떨어지고 있다.) 죽립의 끝을 조금 들어 허공을 올려다보고

휘이! 휘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떨어지는 양산. 물론 진상파가 쓰던 양산이다.

청풍; (양산...) 눈 번뜩이고. 양산은 청풍 쪽으로 떨어지고 있다.

청풍; (이 깊은 산중에 양산이 바람을 타고 날아오다니...) 떨어지는 양산을 받으려 하고

청풍; (얼마나 강한 바람을 탓기에 여기까지...) + [!] 눈 치뜨고

양산이 떨어지는 그 위쪽 하늘. 여자가 한명 천천히 떨어지고 있다. 하늘을 보는 자세로 누워서 민들레 홀씨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며 내려오는 여자. 물론 진상파다. 기절해서 눈을 감고 있는데 품에는 비파를 안고 있다.

청풍; (여... 여자!) 경악하며 올려다보고

청풍; (하늘에서 여자가 떨어지고 있다.) 팟! 두 팔을 벌리며 진상파가 떨어지는 쪽으로 달려간다. 그러다가

청풍; [!] 눈 치뜨며 급정거

길이 끊기며 까마득한 절벽이 나타난다. 진상파는 그 절벽 밖으로 떨어지고 있다. 양산도 근처로 떨어지고 있고

청풍; (이런...) 당황하며 겨우 몸을 세우고

그러면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청풍

까마득한 절벽 아래 거친 계곡 물이 흘러가고 있고

슈우! 그 사이에 진상파의 몸은 이리저리 흔들리며 절벽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비파를 품에 안은 채로. 양산도 조금 떨어진 쪽에서 아래로 떨어지고 있고

청풍; (위험하다!) 그걸 보며 다급해지고

청풍; (저 여자가 어떻게 깃털처럼 천천히 떨어지고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절벽 아래를 흐르는 거친 계곡물에 빠지면 죽을 수 밖에 없다.> 거칠게 흐르는 계곡물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그렇다고 내공도 없으니 접인공력을 써서 저 여자를 끌어당길 수도 없고...) 초조. 그 사이에 진상파는 점점 아래로 떨어지고 있고. 양산도 거의 비슷한 높이로 떨어지고 있고

청풍; (망설일 여유는 없다.) 심호흡

청풍; (위험하지만 시도해볼 수밖에 없다.) 급히 주변을 둘러본다.

청풍; (이곳의 지형을 마음에 새긴 후...) 뒷걸음질로 물러서다가

파파팟! 다시 앞으로 돌진하고

청풍; [차핫!] 파앗! 절벽에서 절벽 밖으로 도약한다.

흔들거리며 떨어지는 진상파. 그 진상파를 향해 머리를 아래로 한 채 날아 내려가는 청풍. 근처로 양산도 떨어지고 있고

확 다가오는 진상파

청풍; (잡았다!) 콱! 양팔로 진상파를 와락 끌어안고

[...] 청풍의 품에 안기는 순간 감았던 눈을 조금 뜨는 진상파. 직후

청풍; (치환천위!) 눈 부릅뜨고. 그러자

스팟! 갑자기 사라지는 청풍.

양산만 아래로 떨어지고. 이어

스팟! 청풍이 도약했던 절벽 위 허공에 나타나는 청풍과 진상파

청풍이 위에서 진상파를 끌어안은 자세.

확 다가오는 바닥

청풍; [큭!] 팽! 허공에서 사력을 다해 몸을 돌리고

콰당탕! 자신의 등부터 바닥에 떨어지는데 성공하는 청풍. 진상파는 청풍의 몸 위에 엎드린 자세가 되고

따당! 진상파가 안고 있던 비파는 옆에 떨어지고

청풍; [끄윽!] 고통에 오만상을 쓰고. 이어

청풍; (금강불괴라 다치진 않아도 통증은 느껴진다.) 헐떡이고

청풍; (그 때문에 돌조각이 등에 박히면서 엄청난 통증이 느껴지지만... 어쨌든 사람 목숨을 구했다.) 헐떡이고. 그때

슥! 진상파의 손이 청풍의 가슴을 누르고. 청풍이 흠칫 할 때

진상파; [드디어... 저희가 만났군요.] 고개를 조금 들며 미소 짓고.

청풍; (드디어 만났다?) + [소생을 아시오?] 놀라며 묻지만

진상파; [몇 번... 꿈에서 뵌 적이 있답니다.] 슥! 말하며 다시 고개를 숙이고

청풍; (날 꿈에서 봤다?) 황당할 때

진상파; [죄송해요.] 눈이 감기고

진상파; [지금은 너무 피곤해서 잠시 눈을 붙여야겠어요.] 눈을 완전히 감으며 얼굴을 청풍의 어깨에 기대고

청풍; (이런 황당한 경우가...) 진상파를 몸 위에 태운 채 누워 당황하고

청풍; (강호에 나오자마자 하늘에서 떨어지는 여자를 받는 일이 벌어지다니...) 고개 조금 들고 눈을 아래로 해서 진상파를 보고

청풍의 몸에 엎드려 곤히 잠이 든 진상파의 얼굴. 애처로우면서도 아름답다.

청풍; (아... 아름답다!) 침 꿀꺽 삼키고

청풍; (옥령누님에게는 죄송하지만 인간 세상의 여자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자다.)

<아무래도 나는 이 여자에게 마음을 도둑질 당한 것 같구나.> 누운 청풍과 그 위에 엎드려 잠이 든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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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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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새벽의 방문자

 

 

 

-옥문관(玉門關)!

 

중원의 끝자락에 자리한 야만(野蠻)과 풍요(豊饒)가 이율배반적으로 공존하는 도시다.

잘 알려진 대로 옥문관은 중원에서 서역(西域)으로 드나드는 관문이다. 옥문관을 넘어서면 인간은 문명의 보호막을 벗어 던지고 알몸으로 자연에 자신의 운명을 맡겨야만 한다.

전한(前漢)시대 월지(月氏)를 찾아나섰던 장건(張騫) 이래 야심과 청운의 꿈을 품고 옥문관을 넘었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한 불귀고혼들이 얼마나 되는지 누가 다 알겠는가?

때는 여명(黎明) 무렵이다.

쉬이잉! 쐐애앵!

비단폭 가르는 듯한 날카로운 바람소리가 옥문관의 아침하늘을 갈가리 찢고 있었다.

살을 에이는 듯한 한기를 머금은 삭풍(朔風)이다. 옥문관 너머 탑리목분지(塔里木盆地)의 황야에서 불어오는 이 삭풍에는 다량의 모래까지 섞여 있어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할 정도였다.

이미 동녘이 뿌옇게 밝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삭풍의 기세등등함 때문인지 옥문관 주위에 인적이라고는 눈 씻고 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황량한 분지 중앙에 사암(砂岩)을 쌓아 구축한 성벽 안쪽에는 천여 채의 가옥들이 넓은 대로를 사이에 두고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사시사철 서역에서 불어오는 드센 모래바람을 막기 위해서인지 옥문관 일대의 가옥들은 모두 지붕이 낮은 토담집들이었다.

두두두......

문득 여명의 적막을 깨고 남쪽으로부터 급박한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이어 한 필의 건마(建馬)가 옥문관의 남쪽 대로로 쫓기듯 달려들어 왔다.

푸르르!

건마는 먼길을 달려온 듯 입에서 허연 거품을 내뿜고 있는데 전신에서는 피같이 검붉은 땀이 흐르고 있었다. 아니 자세히 보면 그것은 땀이 아니었다.

피(血)!

건마의 전신은 온통 크고 작은 상처로 뒤덮여 있었던 것이다.

후두둑......

건마가 지나는 땅에는 검붉은 피와 땀이 뒤섞여 뿌려진다.

마상(馬上)에는 한 명의 인물이 말의 갈기에 얼굴을 파묻은 채 바짝 달라붙어 있었다.

일신에 빛바랜 회색장포를 걸친 인물인데 그 역시 타고 있는 말과 같이 전신이 온통 상처투성이였다. 원래 회색이던 그 사람의 장포는 상처에서 배어나온 핏물로 검붉게 물들어 있었다.

얼굴을 말갈기에 파묻고 있어 용모와 나이를 제대로 알아볼 수 없는 회포인은 무명천으로 둘둘 만 길쭉한 물건을 소중하게 꼭 끌어안고 있었다.

두두두......

일인일마(一人一馬)는 기승을 부리는 삭풍을 뚫고 옥문관의 대로를 가로질러 달렸다. 헌데, 대로의 북쪽 끝에 이르렀을 때였다.

히히힝-!

돌연 건마가 고통스런 비명을 내지르며 앞으로 푹 고꾸라졌다. 너무 지치고 탈진하여 마침내 기력이 다한 모양이었다.

쿠-웅!

선혈을 지면으로 흩뿌리며 건마의 몸뚱이는 거칠게 길 중간으로 나뒹굴었다.

“크-윽!”

그와함께 말 등에 타고 있던 회포인도 고통스런 신음을 토하며 길바닦에 나뒹굴었다.

후두둑!

회포인이 나뒹군 주위는 삽시에 그의 몸에서 뿌려진 선혈로 검붉게 물들었다.

“미...... 미련한 축생(畜生)! 너마저 노부를 죽이려느냐?”

회포인은 간신히 고개를 쳐들며 고통으로 이를 악물었다. 그제서야 드러난 회포인의 얼굴은 온통 주름으로 뒤덮여 있었다.

회포노인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용모를 하고 있었다. 너무도 평범하기에 설령 유의하여 뇌리에 새겨두었더라도 금방 잊어버리게 되는 그런 얼굴이었다.

푸르르.....!

회포인을 태우고 온 말이 간신히 비칠거리며 일어서더니 주인에게로 다가왔다.

“빌어먹을 미물! 그래도 노부가 주인인 것을 잊지 않았느냐?”

회포노인은 고통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손을 들어 말을 때리려는 시늉을 했다.

히힝-!

두두두......!

그러자 말은 주인이 정말 자기를 때리는 것으로 알고 깜짝 놀라 울부짖으며 북쪽으로 달아났다. 그것을 본 회포노인은 안색이 홱 변했다.

“아...... 안돼, 돌아와라!”

회포노인은 다급히 부르짖으며 일어났다.

두두두!

하지만 놀란 말은 길길이 날뛰는 모래바람을 뚫고 삽시에 노인의 시야 저편으로 사라져 버렸다.

“크으...... 천불동(天佛洞)이 지척인데...... 여기서 이 지경이 되다니......!”

말이 달아나자 회포노인은 낙심하여 신음하면서도 이를 악물고 걸음을 옮기려 했다.

“크-윽!”

콰당탕!

하지만 몇 걸음 걷지 못해 회포노인은 다시 길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리고는 두 번 다시 일어나질 못했다. 기력이 쇄진하여 인사불성이 된 것이다. 헌데 노인은 정신을 잃고서도 예의 무명천으로 싼 길쭉한 물체를 꽉 움켜쥔 채 놓지 않고 있었다.

쉬-이잉! 고오오!

다시 칼날 같은 모래바람이 옥문관의 아침하늘을 뒤흔들며 지나갔다.

스으...... 스으......

시간이 흐름에 따라 회포노인의 몸은 점점 휘날리는 모래 속으로 파묻혀 갔다. 오랜 시간 지속된 출혈과 삭풍에 실려온 한기로 인해 노인은 차츰 죽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근처 어느 집에서도 나와 보는 사람은 없었다. 아직도 이른 새벽이라 아무도 잠에서 깨지 않은 탓이었다.

설사 깨어난 사람이 있다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칼날같이 매서운 모래바람이 두려워 밖에 나올 엄두도 못낼 것이므로......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끼이익!

문득 대로의 우측에 있는 나지막한 토담집의 문이 빠끔히 열렸다.

“무슨 소리가 난 것 같은데......”

이어 나직한 음성이 들리더니 누군가의 머리가 조금 열려진 나무문 틈으로 불쑥 튀어나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하얀 여우털로 만든 모자를 깊숙이 눌러 쓴 소년이었다.

나이는 십 칠팔세 가량 되었을까? 서북 변방의 아이답지 않게 하얀 피부에 섬세한 윤곽을 지닌 소년이었다. 짙은 검미와 곧은 콧날, 유난히 붉고 선명한 입술이 흰 피부와 뚜렷한 대조를 이루었다.

특히 소년의 두 눈은 더없이 맑고 초롱초롱하여 무척 인상적이었다. 맑게 반짝이며 지혜로 가득 찬 소년의 두 눈은 보는 이의 마음을 절로 끌리게 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어! 사람이잖아!”

문틈으로 고개를 내밀던 소년의 큰 눈이 더욱 커지며 동그랗게 떠졌다. 길 한복판에 쓰러져 있는 회포노인을 발견한 것이었다.

소년은 급히 문 밖으로 뛰어나왔다.

휘이잉!

집을 나서는 순간 드센 모래바람이 소년의 크지 않은 체구를 휘청거리게 만든다. 하지만 소년은 아랑곳 하지 않고 뛰듯이 회포노인에게로 다가갔다.

“지독하게 다쳤어.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위험하겠는 걸!”

소년은 회포노인의 온몸이 무수한 상처로 뒤덮인 것을 보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영차!”

소년은 피투성이가 된 회포노인의 겨드랑이에 두 팔을 넣어 질질 끌고 자기집으로 들어갔다.

회포노인의 몸은 의외로 무거워 소년이 집 앞에 이르렀을 때 그의 전신은 온통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소년은 회포노인을 집 안으로 끌고 들어간 후 다시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날렵하게 몸을 움직여 주위에 남아 있는 핏자국을 닦고 급히 집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쉬-이잉!

다시 거센 모래바람이 대로를 스치며 회포노인의 흔적을 지워 버렸다.

그리고 채 일다경(一茶更)이 지나지 않을 때였다.

화라락!

거친 모래바람을 타고 하나의 인영이 회포노인이 쓰러졌던 곳에 날아내렸다.

“......!”

길에 내려서자마자 독수리같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빠르게 주위를 돌아보는 이 인물은 구척의 당당한 체구에 검붉은 자색(紫色) 장포를 걸친 노인이었다.

기이하게도 이 노인은 얼굴에도 은은한 자색(紫色)이 떠돌고 있었다. 얼굴뿐만 아니라 배에까지 닿아있는 긴 수염 역시 짙은 자색을 띠고 있었다.

네모 반듯한 얼굴에 강인한 인상을 풍기는 이 자면인(紫面人)의 눈은 눈꼬리가 치켜져 올라가 강인하면서도 사나운 인상을 풍긴다.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오금이 저리게 만드는 삼엄하고도 패도적인 분위기를 지닌 인물이었다.

화드득-!

거센 삭풍이 자면인의 옷깃을 뒤흔들며 지나갔다. 하지만 자면인은 미동도 않고 우뚝 선 채 매섭게 주위를 돌아보았다.

번쩍!

그러던 어느 순간 여우털 모자를 쓴 소년이 들어간 집쪽을 주시하던 자면인의 두 눈에서 번갯불 같은 빛이 일어났다.

자면인은 무엇인가를 발견한 듯 소년의 집 앞으로 성큼 성큼 걸어갔다. 검붉은 자색의 광채가 번져나오는 자면인의 눈에 소년의 집 문설주에 한줄기 검붉은 핏자국이 남아 있는 것이 들어왔다.

“흥! 천면신마(千面神魔)! 그렇게도 구차하게 살고 싶었는가! 쥐새끼같이 이런 오두막집에 기어들어가다니......!”

자면인은 얄팍한 입술 끝을 올리며 차가운 비웃음을 흘렸다.

쾅!

다음 순간 자면인은 발로 거칠게 나무문을 걷어찼다.

쉬-이잉!

문이 부서질 듯 열리며 거친 모랫바람이 집 안으로 몰아쳐 들어갔다.

“......”

자면인은 매서운 눈길로 빠르게 집 안을 살펴보았다.

열려진 나무 문 안쪽은 넓지 않은 거실인데 천정에는 수많은 약봉지들이 주렁주렁 걸려 있었다. 거실 저 편으로 부엌과 방으로 통하는 문 두 개가 보였다.

한데 맨 흙이 드러나 있는 거실 바닥에는 금방 흘린 듯한 선혈이 여기저기 묻어 있었다.

자면인은 입가에 싸늘한 냉소를 흘리며 성큼 집 안으로 들어섰다.

“천면신마! 언제까지 쥐새끼같이 숨어 있을 작정인가?”

그러면서 집 안쪽에 대고 우렁우렁한 일갈을 내질렀다. 바로 그때였다,

“누구세요? 저희 약포(藥鋪)는 아직 문을 열지 않았어요!”

약간 짜증이 섞인 소년의 음성이 부엌 쪽에서 들려왔다.

끼-익!

이어 부엌문이 열리며 한 명의 소년이 걸어나왔다. 물론 회포노인을 구한 그 소년이었다.

“......”

한데, 소년을 보는 순간 자면인은 그만 멍청한 표정이 되고 말았다.

소년은 몸 여기저기에 온통 시뻘건 피칠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오른 손에는 칼이 들려 있고 왼손은 목이 잘린 닭을 움켜쥐고 있다. 그 닭은 방금 전에 목이 잘린 듯 다리와 날개를 바르작거리고 있었다.

그것을 본 자면인의 얼굴이 일순 낭패로 물들었다.

(닭피였는가?)

순간 그는 질풍같이 몸을 움직여 소년의 집안을 둘러보았다.

“......”

소년은 태연한 표정으로 그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소년의 큼직한 두 눈에는 은은한 조소의 빛이 떠돌았다. 자면인이 그것을 보았다면 등골이 오싹했을 것이다.

“으음......”

한 차례 집안을 둘러번 자면인은 오만상을 찌푸리며 소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너...... 그건 뭐냐?”

자면인은 자색의 광채가 이글거리는 눈으로 소년의 손에 들린 닭을 주시했다.

자면인의 살기어린 시선을 접한 소년은 겁먹은 표정으로 더듬거렸다.

“이...... 이거요? 보시다시피 제 아침거리인데 살고 싶어 발버둥치는 바람에 이렇게 난장판이 되었어요.”

그는 모가지 잘린 닭을 들어보이며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자면인은 천하에서 가장 날카로운 눈을 지닌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는 소녀의 태도에서 조금도 의심스러운 면을 발견하지 못했다.

“네 이름은 무엇이냐?”

하지만 자면인은 의심을 다 풀지 않고 싸늘하게 물었다.

소년은 침착한 표정을 되찾으며 대답했다.

“용풍(龍風). 등룡풍(登龍風)이라고 해요.”

“등룡풍......”

자면인은 소년의 이름을 입 안으로 되뇌이며 다시 한 번 대청을 둘러보았다. 그의 시선이 천정에 주렁주렁 걸려 있는 약봉지에 이르렀다. 아마도 소년 등룡풍의 집은 약포를 하는 듯했다.

자면인은 다시 등룡풍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집안에 어른들은 계시지 않느냐?”

그 말에 등룡풍은 초롱초롱한 눈을 빛내며 대답했다.

“아버님과 저 단둘인데...... 아버님은 장성 너머로 채약하러 가셨어요.”

“그래?”

번-쩍!

무심코 중얼거리던 자면인의 눈이 돌연 급격한 놀라움으로 물들었다. 그는 검미를 곤두세우며 형형한 시선으로 등룡풍의 아래 위를 살폈다.

(대단한 골격이다!)

꽉 움켜쥔 자면인의 손으로 문득 땀이 배어흘렀다. 그제서야 그는 소년 등룡풍의 골격이 범상치 않은 것을 알아본 것이다.

소년의 체격은 일견하여 연약해 보였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는 실로 완벽한 균형이 이루어진 골격을 지니고 있었다.

자면인은 지금껏 수많은 사람을 보아왔으나 눈앞의 소년 등룡풍같이 완벽하고 이상적인 골격을 지닌 인물을 본 적은 없었다.

그는 바짝 긴장했다.

(이...... 것은 어쩌면 전설 중의 용골호형지체(龍骨虎形之體)인지도 모른다!)

그의 이마로 문득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용골호형지체(龍骨虎形之體)-!

달리 제왕지상(帝王之相)이라고도 불리는, 인간의 골격 중 가장 완벽한 품상을 일컫는 말이다.

본래 인간은 태어날 때는 임독이맥(任督二脈), 천지현관(天地玄關)이 타통되어 있다. 그러나 자라면서 점차 천지현관이 닫히고 임독이맥이 굳어져 버린다. 그래서 지혜가 아둔해 지며 무공을 연마하는 자는 내공의 한계에 부딪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용골호형지체는 달랐다. 그 골격을 지닌 인물은 나이가 들어도 태어날 때와 같은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천지현관은 언제나 활짝 열려져 있으며 임독이맥은 영원히 굳어지지 않는다.

내공을 연마하면 막힘없이 증가하여 범인이 백 년의 수련으로 얻을 수 있는 내공을 용골호형지체의 인간은 단 일 년이면 얻을 수 있게 된다.

천지현관이 막혀 있지 않아 그의 지혜는 막힘이 없으며 무공을 연마하면 어느 정도까지 성장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용골호형지체를 지닌 인간이 일견하여 연약해 보이는 이유는 그의 몸이 어머니의 태내에 있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제왕품골(帝王品骨)-!

인간 중 가장 완벽한 용골호형지체의 골격을 지닌 소년, 바로 그 소년 등룡풍이 지금 자면인의 눈앞에 서 있는 것이었다.

(이놈이 무공을 연마하면 십 년이 못되어 하늘과 땅 사이에 적수가 없게 된다!)

자면인은 긴장감으로 입안이 바짝 마름을 느꼈다.

그는 등룡풍을 주시하며 내심 침중하게 생각을 굴렸다.

(이놈은...... 후일 구중천자(九重天子)가 되려는 본좌의 최대최강의 적수가 될 놈이다. 게다가 만일 구중천(九重天)의 다른 놈들 손에 이놈이 들어간다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자면인의 몸이 부지불식간에 부르르 떨렸다. 그와 함께 자광이 번뜩이는 그의 눈빛이 열 배 강해졌다.

츠-읏!

순간 등룡풍은 작렬하는 듯한 자면인의 눈빛에 들고 있던 닭을 놓치며 휘청 물러섰다.

(눈이...... 타는 듯하다!)

자면인의 두 눈은 뚫어질 듯 등룡풍을 노려보고 있었다.

(지금 죽이든지 아니면 본좌의 제자로 삼든지 해야만 한다!)

그의 눈이 문득 살기로 붉게 물들었다.

쩌정!

다음 순간 그의 손 끝에서 벼락치는 듯한 자색의 벼락이 일어났다.

그것을 본 등룡풍의 안색이 일변했다.

(이 사람...... 나를 죽이려고 한다!)

그는 본능적으로 그것을 느끼며 비칠비칠 물러섰다.

자면인은 그런 등룡풍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섰다.

쩌저정-!

자색벼락이 흐르는 그의 오늘손이 점점 치켜 들려졌다. 그의 손이 내려쳐지면 등룡풍은 채 싹도 피워보기 전에 한줌 피모래로 화할 판국이었다.

등룡풍은 자신의 목숨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음을 절감했다. 하지만 나이 어린 그로서는 이 위기를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헌데 그 절대절명의 위기의 순간이었다.

“흐흐흐흐! 놀라운데? 당당한 제왕천(帝王天)의 천주(天主) 자면제왕(紫面帝王)께서 무공도 모르는 소년을 헤치려 하다니......!”

돌연 문 밖에서 한 줄기 싸늘한 비웃음이 들려왔다.

“어느...... 놈이냐?”

자면인, 자면제왕(紫面帝王)의 입에서 벼락치는 듯한 일갈이 터져나왔다.

꽈르릉!

동시에 그의 오른손이 홱 뒤집히며 집 밖으로 한 줄기 자색벼락을 후려쳐냈다.

빠카카캉!

직후 철벽(鐵壁)을 두드리는 듯한 엄청난 굉음이 들썩 집안을 뒤흔들었다. 그와함께 마치 폭풍이 불어닦친 것같은 엄청난 돌풍이 문밖의 대로를 휩쓸어 자욱한 모래폭풍을 일으켰다.

“...!”

그러나 직후 자면인은 강력한 반탄력을 느끼고 부르르 몸을 떨었다. 집밖의 누군가가 마주 쳐낸 강력한 장력이 그의 내부를 진탕시켰던 것이다. 자면제왕은 자칫 그 반진에 밀려 한 걸음 밀려날뻔 했던 것이다.

자면제왕이 어깨를 들썩일 때였다,

“크읏! 자전신강(紫電神罡)! 역시 명불허전인데......!”

쿵쿵!

모래폭풍이 휘몰아치는 집밖에서 누군가 괴로운 신음을 토하며 휘청휘청 물러서는 것이 보였다. 그 인물은 거푸 다섯걸음을 물러나서야 간신히 몸을 세울 수 있었다.

(저놈은...!)

몸을 세운 그 인물을 바라본 자면제왕의 날카로운 눈에서 번뜩 이채가 흘러나왔다.

나타난 인물은 일신에 피칠을 한 듯 붉은 혈포를 걸친 거한(巨漢)이었다. 구척이 넘는 당당한 거구를 지닌 인물인데 기이하게도 그자의 몸 전체에는 핏빛의 털(血毛)이 숭숭 돋아 있었다.

그의 몸에서 털이 나지 않은 곳은 얼굴의 앞부분 외에는 없었다. 흡사 거대한 성성이를 연상케 하는 괴인(怪人)이었다.

혈모괴인(血毛怪人)의 두 눈에는 핏빛 안광이 벼락치듯 흐르고 있었는데 그것은 결코 자면인에 못지 않은 패도적인 눈빛이었다.

“혈왕천(血王天)의 제이인자...... 야수혈마(野獸血魔)!”

혈모괴인을 본 자면인의 입에서 앓는 듯한 한 소리 신음이 흘러나왔다.

“크큿! 역시 무섭소. 자칫 천주(天主)의 손에 극락구경을 할 뻔했구료.”

야수혈왕이라 불린 괴인은 음침한 어조로 말하며 웃었다. 웃는 그의 입술 사이로 날카로운 이빨이 드러나 오싹한 느낌을 준다.

자면제왕은 집 밖으로 나서며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혈왕천까지 이번 일에 흥미를 느꼈다니 놀랍군.”

“크큿! 별 말씀을...... 육합천병(六合天兵)에 흥미를 지닌 것은 비단 당신의 제왕천이나 우리 혈왕천 뿐만이 아니외다.”

야수혈마는 음침하게 말을 받으며 흘깃 자면제왕의 뒤에 서있는 소년 등룡풍을 주시했다.

직후 그의 눈에서도 은은한 경악의 빛이 흘렀다. 아수혈마 역시 등룡풍의 뛰어난 골격을 한눈에 알아본 것이다.

그것을 간파한 자면제왕은 의식적인지 무의식적인지 몸을 약간 움직여 등룡풍의 모습을 가렸다. 이어, 그는 야수혈마의 흥미를 등룡풍에게서 옮기려는 의도로 다시 말을 꺼냈다.

“혈왕천의 여제(女帝) 혈모(血母)께서도 천면신마를 쫓아 이곳까지 오셨소?”

“혈모께서는......”

야수혈마는 두 눈을 야릇하게 번뜩이며 무엇이라 말하려 했다. 한데 바로 그때였다.

삐이익-!

돌연 한 소리 날카로운 호각성이 서북방에서 들려왔다. 그곳은 바로 회포노인이 타고온 말이 달아난 곳이었다.

“......”

“......”

자면제왕과 야수혈마는 동시에 흠칫했다.

“천면신마의 종적이 발견된 듯하구료. 노부는 이만 실례하오.”

피-잉!

다음 순간 야수혈마는 히죽 웃으며 유령같이 모랫바람 속으로 사라졌다.

“인간도 아니고 야수고 아닌 기분 나쁜 놈!”

자면제왕은 야수혈마가 사라진 곳을 노려보며 못마땅한 듯 입술을 실룩였다.

“언젠가 네놈의 보기 싫은 껍질을 노부의 손으로 벗겨 버린다!”

싸늘하게 중얼거리는 그의 눈가를 찌르는 듯한 살기가 흘렀다.

이어 그는 다시 등룡풍에게로 돌아섰다.

“......!”

등룡풍을 바라보는 자면제왕의 눈빛이 짧은 순간 여러 번 변했다.

등룡풍은 그 짧은 시간동안 자신의 생사가 몇 차례나 뒤바뀌고 있음을 알고 내심 바짝 긴장했다.

이윽고 자면제왕은 결심을 한듯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시간이 많으면 너를 본좌의 제자로 삼겠지만...... 치우신도(蚩尤神刀)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팟!

그는 말과 함께 등룡풍의 미간을 향해 섬전같이 일지(一指)를 찔렀다.

“악!”

쿵쿵!

순간 등룡풍은 미간을 불로 지지는 듯한 화끈한 통증을 느끼며 비명과 함께 비칠 물러섰다. 그런 그의 미간에 어느 틈엔가 은은한 자색의 용(龍)의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등룡풍의 이마에 새겨진 용무늬를 본 자면제왕은 만족스런 표정으로 웃음을 지었다.

“흐흣! 너는 노부의 자룡쇄심인(紫龍碎心印)에 제압당했다! 일 년 내로 노부가 그것을 풀어 주지 않으면 너는 대뇌가 녹아 들어가 죽고 만다. 살고 싶다면...... 청해(靑海)의 제왕보(帝王堡)로 노부 자면제왕 독고황(獨孤皇)을 찾아와랏!”

자면제왕은 등룡풍에게 음산하게 웃어보이고는 유령같이 몸을 날렸다.

스으......

이내 자면제왕의 모습은 등룡풍의 시야에서 까마득히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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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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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깊은 산중. 구름이 많은 우중충한 날씨

산중에 자리한 산적들의 산채. 헌데

산채의 문을 지키는 것도 여자. 산채 안에서 당당히 오가는 것도 여자들이다.

산채 내부. 칼이나 창등으로 무장한 여자들이 밧줄로 묶은 사내들을 끌고 다닌다. 사내들은 산채의 산적들이다. 여자 한명이 서너명씩의 사내들을 끌고 다닌다.

끌려가다가 넘어지는 사내.

그자를 몽둥이로 패는 여자

손발에 족쇄가 묶인 채 강제로 일을 하는 사내들도 있다. 산채 내의 밭을 일구거나 건물을 수리하는 사내들. 여자들이 감시하다가 채찍질로 그 사내들을 때리기도 하고.

구타가 이루어지는 건물과 담장 사이의 텃밭

여자들; [게으름 피우지 마라 짐승만도 못한 놈들아!] [우리한테 한 짓을 보자면 네놈들을 당장 때려죽이지 않는 걸 감사해라!] 괭이로 밭을 일구는 사내들에게 채찍을 휘두르는 여자들. 산채의 여자들 중에서도 특히 드세 보이는 여자들이다.

[용... 용서하시오!] [일... 일하겠소!] 퍽! 퍽! 채찍에 맞자 더 빨리 괭이질을 하는 사내들

여자들; [꼴좋구나 버러지들아!] [민가에 내려와 우릴 납치해서 온갖 못된 짓을 했지.] 사내들에게 침을 뱉기도 하는 여자들. 사내들은 굴욕을 느끼면서도 열심히 괭이질을 하고

여자들; [그동안 네놈들이 우리들에게 저지른 만행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찢어 죽여도 시원찮지만 일손이 필요해서 살려둘 뿐이다.] 여자들 이를 바득 바득 갈고

여자들; [이게 다 흡정마녀님 덕분이다.] [그분이 저 놈들의 공력을 빼앗아서 우리에게 나눠주셨지.] [덕분에 무공을 쓰지 못하게 된 저 버러지들을 개돼지처럼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여자들 신이 나서 말하고

여자들; [세상에서는 흡정마녀님을 뭐라 욕하는지 몰라도 우리들에게는 구세주야.] [그렇고말고! 더러운 사내놈들의 마수에서 해방시켜주었잖아.]

여자들; [이미 더럽혀진 신세, 집으로 돌아갈 수는 없으니 이 산채를 꾸리며 살아갈 수밖에 없어.] [힘든 일은 저 노예새끼들을 부리면 되니 살만 할 거야.] 일하는 사내들 보며 희희낙락하는 여자들

 

#104>

산채 내에서 가장 큰 건물. 덩치 좋은 여자들이 무장한 채 지키고 있다.

벽소소; [구강(九江) 근처면 여기서 이백 리도 채 안되는 곳이네.] 호피가 덮인 커다란 침대에 야하게 누워서 말한다. 쿠션에 기대 비스듬히 누운 자세인데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얇은 잠옷만 걸친 야한 차림이다. 침대 주변에는 상체를 벌거벗은 사내 몇이 쓰러져 있는데 생기가 모두 빠져나간 모습이고. 벽쪽에는 젊고 제법 잘 생긴 사내들이 겁에 질려 서있다. 노예처럼 손목과 발목에 족쇄가 채워져 있고. 상체는 벗고 바지만 입었다.

여자1; [혹시라도 벽초천이 눈치 챌까봐 길을 돌아오느라 시간이 걸렸사옵니다.] 입구를 등지고 무릎 꿇은 채 보고하는 여자. #85>에 나왔던 죽립 쓴 여자. 벽초천이 마차를 확인하던 장소에서 보고 있었던

벽소소; [잘 했어.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끄덕

여자1; [쇤네가 확인한 바로는 황금수라들은 호남방면을 수색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항주쪽으로 되짚어가고 있사옵니다.]

벽소소; [호남쪽도 항주쪽도 아니고 북서(北西)쪽으로 올라온 게 통했잖아.] 웃고

여자1; [흡정마녀님이 악명 높은 산적들의 소굴 맹호채(猛虎寨)를 장악하고 은신하신 줄은 꿈에도 모를 것이옵니다.]

벽소소; [내 행적을 오인하도록 그 마차를 방치해 놓기도 했었지.] 웃고

벽소소; [덕분에 당분간은 여기서 느긋하게 쉴 수가...] + [!] 말하다가 찡그리고

여자1; [왜 그러시는지요?] 의아해하고

벽소소; [들어봐! 맹호채같은 산적 소굴에 어울리지 않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찡그리며 귀를 기울이고

여자1; [어울리지 않는 소리라니...] 갸웃하며 귀를 기울이고. 직후

띠리리링! 어디선가 가늘게 비파 소리가 들리고. 그러자

여자1; [비파!] 흠칫 놀라며 일어나고.

여자1; [어떤 년이 한가하게 비파를 켜고 있는 것 같사옵니다.] 밖으로 나가려는데

벽소소; [쳇! 개 코도 아니고...] 샐쭉

여자1; [예?] 나가려다가 돌아보고

벽소소; [아니야! 날 찾는 손님이 온 것 같으니 나가서 모셔와.]

여자1; [예...] + (손님?) 갸웃하며 나가고

벽소소; [어머니는 달라도 아버지가 같아서 심령이 통한다는 건가?] 한숨

벽소소; [딱히 무서워할 건 없지만 어째 귀찮을 일이 생길 것 같네.] 샐쭉거리고

 

#105>

[!] [!] 산채 내에서 사내들을 감시하거나 경비를 서던 여자들 흠칫! 하고. 띠리링! 띠링! 어디선가 비파소리가 들리고

[비파소리잖아.] [어디서 들리는 건가?] 여자들 두리번. 그러다가

[!] 한 년이 고개 들어 하늘을 보다가 눈 부릅.

쿵! 허공에서 천천히 내려오는 진상파. 비파를 안고 연주하고 있고. 양산은 뒷춤에 꽂고 있다.

[저... 저기다!] 진상파를 처음 발견한 년이 허공을 가리키며 외치고. 다른 여자들도 일제히 허공을 올려다본다. 노역을 하거나 끌려가던 사내들도 놀라 올려다보고

띠리링! 띠링! 선녀처럼 비파를 연주하며 천천히 내려오는 진상파

[저... 저게 무슨...] [하... 하늘에서 날아 내리다니...] [선... 선녀인가?] 여자들과 사내들 다 같이 놀라고 겁에 질리고. 그때

[흠정마녀님의 적일지도 모른다.] [포위하라!] [활을 준비해!] [떨어트려!] 여자들 악을 쓰며 무기를 뽑아들고. 활을 겨누는 여자들도 있고. 그때

[멈춰라!] 외치는 소리에 활을 쏘려다가 멈추는 여자들

여자1; [무례하지 마라. 흡정마녀님의 손님이시다.] 대청 건물에서 달려 나오며 외치는 여자1

[흡정마녀님의 손님?] 어리둥절하면서도 활을 내리는 여자들

띠리링! 그 사이에 비파를 켜며 거의 다 내려온 진상파

사쁜! 바닥을 딛는 진상파. 하지만

약간 비틀하고

여자1; (무공은 지니지 않은 것 같은데...) + [어서 오세요 소저!] 다가오고

여자1; (어떻게 허공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걸까?) + [흡정마녀님께서 기다리고 계시옵니다. 함께 가시지요.] 대청 쪽으로 가자고 권하고

진상파; [그러지요.] 한숨 쉬며 대청 쪽으로 걸어간다.

여자들; [평범하지가 않지?] [선녀처럼 하늘을 날아다니는 여자가 평범할 리가 없잖아.] 대청 쪽으로 걸어가는 진상파의 뒷모습 보며 속삭이는 여자들

여자들; [어딘가 흡정마녀님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무쪼록 흡정마녀님과 적대하는 사이가 아니길 바래야겠지.]

 

#106>

여자1의 안내를 받아 대청으로 들어서는 진상파

벽소소; [어서 와 언니!] 호피 침대에 야하게 누워 웃고. 침대 주변에는 사내들이 모여 있고

벽소소; [내가 은신해있는 곳도 간단히 찾아내고...] [언니가 아버지보다 여러모로 났다는 게 증명되었네.]

안으로 들어오며 말없이 대청을 둘러보는 진상파. 여자1은 문간에 멈춰서있고

침대 주변에 죽은 것처럼 보이는 벌거벗은 사내들

진상파; [소소야!] 한숨 쉬고

진상파; [더 이상 죄를 짓지 말고 나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자.] 침대 앞 5미터쯤에 멈춰서며

벽소소; [날 데려가서 어쩔 건데?] 눈 흘기고

벽소소; [다시 족쇄를 채우고 감옥에 가두려고?] 광기 서린 표정이 되고

벽소소; [언니도 양심이란 게 있으면 집으로 돌아가자는 말은 하면 안되는 거 아니야?] 이를 바득 갈고.

진상파; [사람을 해치지 않겠다고 맹세하면 내가 장주님... 아버지에게 말씀드려서 너를 감금하진 않게 해주겠다.] 한숨

진상파; [그러니 그만 돌아가자.] 애원

벽소소; [언니가 진심인 건 알아. 하지만 난 아버지는 믿지 못해.] 샐쭉

벽소소; [돌아갈 생각 없으니까 헛수고 하지 말고 언니나 돌아가.]

진상파; [어렵게 찾은 널 두고 나 혼자 돌아갈 생각은 없단다. 내가 험한 수단을 쓰지 않게 해다오.]

벽소소; [뭐라는 거야?] 눈을 흘기고

벽소소; [나한테 내공을 모두 빼앗기고 단전까지 파괴된 주제에 뭐가 어째고 어째?] 표정이 살벌해지고

진상파; [무공을 쓸 수 없어도 널 데려갈 능력은 되니 고통을 자초하진 말거라.] 띠리링! 비파를 조금 켜면서

벽소소; [젠장할!] 팡! 손으로 침대를 치며 벌떡 일어나 앉는다.

[!] [힉!] 침대 주변의 사내들 깜짝 놀라고

벽소소; [더는 예의바른 동생 시늉은 못하겠다.] 마녀처럼 변하고

벽소소; [네놈들!] 사내들을 돌아보고

[예옛!] [하... 하명하십시오 흡정마녀님!] 겁에 질려 대답하는 사내들

벽소소; [저 밥 맛 없는 년을 강간해서 걸레로 만들어버려라.]

진상파; [소소 너...!] 분노

[존명!] [분부 받들겠습니다.] 사내들 눈이 벌개져서 진상파에게 다가가고

여자1; (흡정마녀님의 언니라는 저 여자...) 찡그리고

여자1; (아직 사내를 모르는 처녀인 것 같은데 험한 꼴을 당하게 되었네.) 안타깝고

벽소소; [호호호 먼 길 찾아온 대접이니까 그놈들하고 즐겨봐.] [한번 맛보면 끊을 수 없는 게 사내의 그거라는 걸 알게 될 거야.] 요사하게 웃고

[이년아! 각오해라.] [혼자 우리를 모두 상대하려면 젖 먹던 힘까지 짜내야할 것이다.] 일제히 진상파를 덮치는 사내들. 하지만

주아앙! 비파를 강하게 켜는 진상파. 그러자

[켁!] [크악!] 빠직! 벼락에 맞은 것 같이 퍼덕이며 비명 지르는 사내들

벽소소; [악!] 귀를 막고 비틀

여자1; [컥!] 나뒹굴고

 

[헉!] [무슨 일이지?] 건물 밖의 여자들도 귀를 막고 비틀거리고

 

다시 대청 내부.

털썩! 퍼억! 나뒹구는 사내들. 모두 눈을 까뒤집고 기절했고

벽소소; [음... 음공(音功)!] 귀를 막고 벌벌 떨며

벽소소; [대담하게 내 앞에 나타난 게 이상하다 했더니... 요상한 음공을 구사하는구나.] 이를 갈며 진상파를 노려보고

진상파; [이 천균비파에는 원하는 바를 수십 배, 수백 배로 증폭시켜주는 힘이 있다.] 지리링! 비파를 가늘게 켜며 말하고

벽소소; [천... 천균비파!] [대우가 용들을 다스릴 때 썼다는 신물...] 경악 공포

진상파; [그것까지 안다면 내게 저항하는 게 무익하다는 것도 알 것이다.] 지리링! 비파를 켜며 한숨 쉬고

진상파; [더 괴로움을 당하기 전에 순순히 나를 따라가도록 해라.]

벽소소; [쳇 어쩔 수가 없네.] 샐쭉이며 귀를 막았던 손을 떼고

벽소소; [내가 졌어!] [천균비파를 갖고 있는 언니와 대적해봐야 승산이 없으니 항복할게.] 귀를 막았던 양손을 쳐들며 말하고

진상파; [잘 생각했다.] 안도하며 천균비파에서 손을 떼는데

벽소소; [...라고 할 줄 알았지?] 꽝! 머리 위로 쳐들었던 두 손을 강하게 마주치고. 순간

펑! 엄청난 음파가 대청 안을 휩쓴다. 그 음파에 휩쓸리며 눈 치뜨는 진상파. 대청 안의 모든 집기가 날아가고 바닥에 쓰러져있던 사내들의 몸뚱이도 가랑잎같이 날아간다

 

#107>

펑! 콰앙! 대청을 밖에서 본 모습. 열린 문을 통해서 충격파가 튀어나와 문간에 쓰러져 있던 여자1을 날리고. 장문이 모두 박살이 나서 밖으로 터지고. 건물 전체가 흔들리고. 지붕의 기와들이 튀어오른다

[악!] [헉!] [엄마야!] 건물 주변에 모여 있던 여자들도 피를 토하며 나뒹군다.

 

#108>

퍼억! 모질게 바닥에 나뒹구는 진상파. 문간쪽으로 등부터 나뒹굴었다. 하지만 비파는 꼭 끌어안고 있고

진상파; [쿨럭!] 피를 왈칵 토하는 진상파

벽소소; [호호호! 꼴이 말이 아니잖아! 고상한 언니!] 침대에서 내려서며 깔깔 웃고. 머리카락이 치솟고 몸에서 벼락이 일어난다. 침대 외의 모든 집기들이 박살나서 벽쪽으로 처박혔다. 사내들의 몸뚱이들도

벽소소; [음공은 언니만 쓸 수 있는 게 아니야.] [난 내공이 이미 삼갑자(三甲子)에 육박하기 때문에 간단한 박수에도 심맥을 터트려버릴 수 있는 위력이 실려있거든!] 마녀처럼 웃으며 진상파에게 다가오고

벽소소; [방금 전의 일격으로 죽일 수도 있었어.] [하지만 어쨌든 자매지간인데 죽이는 건 너무한 것 같아서 내공을 조절했던 거야.] 신이 나서 말하며 다가오고

비파를 안은 채 말없이 누워있는 진상파.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고

벽소소; [죽이지는 않겠지만 두 번 다시 날 귀찮게 굴지 못하게 해주겠어.] [밖에 있는 년들!] 건물 밖을 향해 외치고

깜짝 놀라며 정신 차리는 여자들. 나뒹굴었다가 일어나기도 하고

벽소소; [숨이 붙어 있는 산적놈들을 모두 데려와라.] [그놈들에게 오늘 할 노역대신 저 계집을 강간하게 만들어라.] 진상파를 손가락질하며 외치고

[그... 그런...] [같은 여자에게 어떻게 그런 짓을...] 여자들 당황하고 망설일 때

벽소소; [본녀의 지시를 거역하겠다는 것이냐?] 살벌하게 외치고

움찔! 겁에 질리는 여자들

벽소소; [산적놈들에게 끌려와 짓밟히고 짐승만도 못한 대접을 받던 네년들을 구원한 게 누군지 잊은 것이냐?] 이를 갈고

벽소소; [본녀의 명을 거역하면 네년들의 생기도 전부 빨아먹어버리겠다.] 마녀같이 사악하게 변해서 외치고

[흐윽!] [그... 그럴 수가...] 여자들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치고

벽소소; [달아날 생각은 하지마라.] [가장 먼저 등을 보이는 년은 산채로 끓는 물에 넣어버리겠다.] 마녀처럼 웃고

[흐윽!] [으으...] 공포에 질려 달아날 생각도 못하는 여자들. 바로 그때

진상파; [소소야.] 한숨

[!] 움찔! 하며 돌아보는 벽소소

진상파; [네가 나로 하여금 결심을 굳히게 만들어주는구나.] 띠리링! 비파를 작게 켜고

벽소소; (아차!) 팟! 날아오르는데

진상파; [네 본심을 안 덕분에 널 살려서 집으로 데려가는 건 포기했다!] 좌앙! 강하게 비파를 켜고. 그러자

투쾅! 수많은 음파의 창이 허공으로 날아오르던 벽소소의 몸을 관통한다. 실제 몸에 상처를 낸 건 아니고 충격파가 창처럼 변해서 몸을 뚫고 지나가는 모습이고

벽소소; [아아악!] 피를 토하며 허공에서 퍼덕이는 벽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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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강 무협소설

 

      구중천 -九重天

 

                       제1권

 

 

 

서장(1)

 

               九重天, 아홉의 神話

 

 

 

구중천(九重天)!

아홉 겹(九重)의 하늘(天)-!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아는 자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실체가 신비(神秘) 속에 싸여 있다고 하여 구중천(九重天)이라는 아홉 겹의 하늘이 세상의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음을 부정하는 자 또한 없었다.

신비(神秘)와 공포(恐怖)의 아홉 하늘!

그 아홉 개의 하늘(九重天)이 열리는 순간 강호.....무림에 종말이 도래한다는 전설(傳說)은 이미 낡디낡은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뇌왕의 하늘(雷王天)!

-빙하의 하늘(氷河天)!

-혈왕의 하늘(血王天)!

-화왕의 하늘(花王天)!

-유령의 하늘(幽靈天)

-독마의 하늘(毒魔天)!

-제왕의 하늘(帝王天)!

-번뇌의 하늘(煩惱天)!

-신비의 하늘(神秘天)!

 

이것이 구중천(九重天)이라고 했다.

세상사람들이 아는 것은 다만 그 아홉 하늘의 이름 뿐이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했다.

구중천에 대한 세인들의 그같은 무지(無知)와 경외감(敬畏感)은 그 아홉 하늘에 신비와 공포를 한층 더하게 만들었다.

아홉의 하늘 중 단 하나의 하늘만 열려도 구주팔황(九州八荒)이 시산혈해(屍山血海)로 변할 것이라는 전설을 믿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되었다.

아홉 겹의 하늘(九重天)!

아홉의 야망(野望)-!

길고도 파란만장한 천년풍운(千年風雲)은 바로 그곳 구중천에서 시작된다.

 

* * *

 

<구중천(九重天)!>

 

그들의 존재가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천여 년 전이었다.

당시 구주팔황을 지배하고 있던 것은 변황(邊荒)에서 일어난 무서운 악마(惡魔)의 추종자들인 천년마교(千年魔敎)였다.

천마노조(天魔老祖)라는 전설 속의 대마종(大魔宗)이 천년마교를 세운 후, 그들은 천여 년 간 무적(無敵)을 구가했다.

아무도 마교(魔敎)의 아성을 깨뜨릴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들은 고금이래 지상에 나타났다가 사라진 가장 강한 상고무림의 여섯 개의 조직-영겁육패(永劫六覇) 중에서도 최강으로 통했다.

더욱이 그들은 스스로의 이름 앞에 천년(千年)의 수식을 붙여 천년마교(千年魔敎)라고 자칭했을 정도였다.

그만큼 마교의 무리는 막강하고 위대했었다.

한데 천년 전 어느날이었다.

그 위대한 마교가 단 일백 일 만에 하나의 신흥세력(新興勢力)과의 싸움에서 패망하여 지상에서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중원의 아홉 곳에서 돌연 일어난 아홉 개의 무서운 신흥세력들!

그들이 바로 구중천(九重天)이었으며,

그것이 향후 천여 년 간 무림을 공포로 떨게 만든 아홉 겹의 하늘-구중천의 전설의 시작이었다.

흡사 요원의 불길같이 일어나 저 위대한 마교 천하무적의 신화를 깨뜨린 구중천-

한데,

마교를 깨뜨린 직후 구중천은 일제히 세상에서 사라졌다.

왜 구중천의 아홉 하늘이 약속이나 한 듯이 사라졌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과연 구중천 내부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 후 천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 구중천은 단 한번도 무림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무림의 현자들은 잘 알고 있었다. 천년무림사가 바로 저 구중천 사이의 치열한 암투로 점철되었음을....!

또한 구중천이 언젠가 무림의 막후 지배자로 만족하지 못하고 그 전율스러운 막강한 힘을 드러내게 될 것이라는 사실도!

구중천 사이의 전면적인 대쟁패(大爭覇)의 날은 과연 실현될 것인가?

그것을 아는 자는 아마도 지상에 존재치 않을 것이다. 구중천의 무리가 아닌 이상은......

 

아홉의 하늘(天)-!

아홉의 야망(野望)-!

 

그것이 바로 구중천(九重天)이며, 그들의 진정한 신화(神話)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야할 것이다.

아직은....!

 

 

 

서장(2)

 

                                六合天兵, 여섯의 傳說

 

 

 

구중천(九重天)이 아직 그 싹(芽)도 보이지 않았을 아득한 옛날,

그곳에 한 명 광인(狂人)이 있었다.

그는 허황되게도 인간의 몸으로 신(神)이 되기를 원했던, 미쳐도 단단히 미친 광인(狂人)이었다.

 

-육합성황(六合聖皇)!

 

후세에 그 광인은 그같은 이름으로 불리웠다.

광인이기는 하였으되 그의 무공은 가히 초인적인 것이었기에 성황(聖皇)이라는 최고 최대의 찬사가 그에게 주어진 것이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영원한 고금최강자, 고금제일인(古今第一人)이었다.

육합성황(六合聖皇)!

그는 평생을 무공 한 가지에 미쳐 살았었다. 오죽했으면 그는 신혼 첫날밤에 다시 무림으로 뛰쳐나갔을 정도였다.

그는 수많은 강자(强者)들과 싸우고 명인(名人)들에게 도전하며 하늘과 땅 사이를 떠돌아 다녔다.

승부(勝負)는 바로 그의 유일한 생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숱한 싸움을 겪었고...... 그러면서 그는 막강해져 갔다.

그렇게 아득한 세월이 흘렀다.

어느 날 문득 그 무공에 미친 광인은 하늘과...... 땅 사이에 더 이상 자신을 능가하는 자가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아니 이 세상이 생긴 이래 그 광인 육합성황을 능가하는 강자는 결코 없었다. 저 전설의 천마노조(天魔老祖)라고 해도 결코 그를 능가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제서야 그는 만족해하며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리운 고향에 돌아왔을 때 그는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모든 것을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가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단 하룻밤을 함께 지낸 그의 아름답던 아내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외간 남자와 사통(私通)했으며 그나마 이미 죽어 한 줌 흙이 된 후였다.

그리고 그의 아들은 어머니의 무관심 속에서 굶어 죽었다고 했다.

고향을 떠날 때는 검던 육합성황의 머리는 이미 새하얀 백발로 변해 있었다.

그는 정녕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었다.

있다면 다만 고금제일인(古今第一人)이라는 허망한 명성 뿐....!

그렇게 한 명의 광인(狂人)은 쓸쓸하게 죽어갔다.

죽어가면서 육합성황은 자신의 마지막 능력을 짜모아 여섯 자루 병기를 만들었다고 전한다.

여섯 자루의 병기,

그것은 각기 한 자루 씩의 검(劍), 도(刀), 편(鞭), 자(尺), 도끼(斧), 장(杖)이라고 했다.

 

-사일천황검(射日天皇劍)!

-도왕(刀王) 치우(蚩尤)!

-만독신마편(萬毒神魔鞭)!

-번뇌철척(煩惱鐵尺)!

-파천혈부(破天血斧)!

-지존묵장(至尊墨杖)!

 

이것이 육합성황이 죽어가며 만든 여섯 자루의 병기였다.

육합성황은 그 여섯 자루 병기에다가 자신의 필생 절학을 새겨넣었다고 전한다.

 

<육합천병(六合天兵).>

 

평생을 무공에 미쳐 살았던 한 명 광인이 남긴 그 여섯 자루의 병기는 그렇게 불렸다.

육합천병은 그 후 천하각지로 흩어졌다.

그것은 그 후 무림패왕의 상징이 되었다. 왜냐하면 육합천병을 얻는 자는 곧 천하무적이 되기 때문이다.

육합천병은 하나하나가 가히 하늘을 깨뜨리고 바다를 가르는 무서운 마력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육합천병 위에 새겨진 육합성황의 절학이었다.

고금제일인이었던 육합성황-!

그의 절기를 한 가지라도 얻을 수 있다면 그는 곧 하늘과 땅 사이에서 가장 강한 인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 명 미친 광인이 남긴 여섯 자루의 신병(神兵)-!

그것이 다시 세상사람들을 미치게 만들고 수없는 혈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렇게 천 년이 지났건만 육합천병은 여전히 무림인들을 미치게 만드는 마력을 지닌 채 천하에 떠돌고 있었다.

미친 세상에 던져진 여섯 자루의 미친 마물(魔物)-!

그것이 바로 육합천병이었다.

광기(狂氣)와 허무(虛無)로 주조(鑄造)된 마물 육합천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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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신녀문의 중앙대로. <무쌍일지>에 나온 신녀문 내부의 모습과 똑같다.

오가던 선녀차림의 여자들이 눈 치뜨거나 얼굴 발개져서 뭔가를 본다

무산신녀와 청풍. 색목쌍교가 걸어오고 있다.

<이청풍 공자야!> <우리 신녀문에 출입이 허용된 유일한 젊은 사내...> <어쩌면 저분이 우리 자매들의 공통 남편인 신녀부마(神女駙馬)일지도 몰라.> 흥분하고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청풍을 보는 젊은 여자들. 나이 든 여자들은 무산신녀에게 인사하고

청풍; (신녀문에 들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나를 보는 눈빛들이 예사롭지가 않다.) 여자들의 시선을 느끼고 쓴웃음

청풍; (여자들만의 문파라 남자 볼일이 없기 때문일 텐데...)

청풍; (시선들이 집요해서 마치 곡마단의 원숭이라도 된 기분이다.) 소리없이 한숨을 쉬고. 그때

무산신녀; (그년들...) 쓴웃음 지으며 걸어가고. 앞쪽의 젊은 여자들도 청풍을 보며 정신을 못 차리고 있고

무산신녀; (청풍이가 제 년들의 남편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신을 못 차리는구나.)

무산신녀; (하지만 청풍이가 신녀부마가 되는 것은 먼 훗날의 일이다. 강호의 은원을 모두 해소해야 신녀문에 정착하게 될 테니...)

무산신녀; (게다가 청풍이는 폭풍신마라는 가공할 고수와 싸워야만 하는 숙명을 타고 났다.) 소리없이 한숨

무산신녀; (신녀부마가 되어보기도 전에 죽을 가능성도 상당히 높은 것이다.)

무산신녀; (그걸 알 리 없는 철없는 것들의 관심에 청풍이가 매우 부담스러워한다.) 청풍을 곁눈질하고

무산신녀; (마음을 좀 편하게 해줘야겠다.) + [치환천위는 능숙해진 것 같더구나.] 화제를 돌리고

청풍; [펼칠 수 있는 거리가 제법 늘었습니다.]

무산신녀; [늘었다면 어느 정도냐?]

청풍; [최대 오리(五里)까지는 이동해보았습니다.]

무산신녀; [오리라...]

무산신녀; [그 정도면 아쉬운 대로 경신술을 대체할 수 있겠구나.]

청풍; [신녀님께서 잘 가르쳐주신 덕분입니다.]

무산신녀; [노신이 잘 가르친 것보다 네가 잘 배운 결과지.]

색목쌍교; <신녀문의 자매들 중에서 이공자의 영특함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핏덩이 때 문주님과 성수신의에게 거두어져 철이 들 무렵까지는 신녀문에서 자랐으니...>

무산신녀; [청풍이 너는 금강불괴의 몸이라 누구와 싸워도 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공을 익힐 수 없어 경신술을 쓰지 못한다는 것은 가볍지 않은 결점이다.]

무산신녀; [뜀박질이 아무리 빨라도 내공을 써서 펼치는 경신술에는 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묵묵히 고개 끄덕이는 청풍

무산신녀; [우리 신녀문의 술법인 치환천위를 쓰면 그나마 빨리 이동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산신녀; [다만 너도 알다시피 치환천위에는 가봤던 곳으로만 이동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진지하게

무산신녀; [막연히 아는 곳으로 이동하다가는 그곳에 있는 물체와 몸이 섞이는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무산신녀; [그러니 치환천위를 펼칠 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만 한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무산신녀; [다 왔다.] 멈춰서고.

일행은 어느덧 인적이 드문 곳에 이르렀는데 앞에는 월동문이 있는 담장이 있다.

무산신녀; [안에는 너 혼자 들어갔다 나오거라.,] 옆으로 물러서고

청풍; [...] 대답하며 월동문 안으로 들어가고

무산신녀; (가엾은 것...) 소리없이 한숨을 쉬고

<낳아준 어미가 살아있음에도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란 걸 생각하면 가슴이 아플 뿐이다.> 월동문 안으로 멀어지는 청풍의 뒷모습을 배경으로 무산신녀의 생각 나레이션

 

#99>

청풍이 들어선 월동문 안쪽. 잘 가꿔진 정원. 정원 한쪽에는 크지 않지만 정갈한 집도 한 채 있고. 헌데

집 앞에 놓인 흔들의자에 어떤 여자가 앉아서 햇볕을 쬐고 있다. 허리 아래를 담요로 덮은 여자. 바로 위상영인데 눈에 초점이 없다. 백치가 되어버린 것. 용모는 18 년 전과 다름이 없고 다만 흰머리가 드문드문 나있다.

청풍; (어머니...) 집이 보이는 정원 중간에 서서 위상영을 보는 청풍.

청풍; (어머니는 팔대세가중 이가장의 안주인이셨으며 무림맹 맹주셨던 천래신협님의 하나뿐인 누이동생이셨다.)

청풍; (하지만 폭풍신마가 발휘한 강력한 살기가 몸을 관통하면서 뇌까지 건드려 백치가 되어버리셨다.) 한숨 쉬며 위상영에게 다가가고

<그 후 어머니는 여자들만의 문파인 신녀문의 보호를 받으며 십팔 년의 세월을 보내오셨다.> 안락의자에 멍하니 앉아있는 위상영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과연 어머니를 다시 온전한 정신으로 돌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위상영 앞에 멈춰서는 청풍. 해를 등져서 그늘이 위상영에게 드리워지고

그늘이 드리워지자 움찔하는 위상영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청풍을 올려다보는 위상영

청풍; [어머니...] 위상영 앞에 무릎을 꿇고

청풍; [한동안 찾아뵙지 못할 것 같아서 인사를 드리어 왔습니다.] 무릎 꿇은 채 올려다보고

청풍; [다음에 올 때에는 어머니를 이 지경으로 만든 폭풍신마를 처단한 후일 것입니다.] 고개 숙이며 절하고. 그때

! 청풍의 머리를 쓰다듬는 위상영의 손

[!] 놀라는 청풍

위상영; [미안하구나 진천(振天).] 눈물 글썽

청풍; (진천?) 놀라고

위상영; [고모가... 고모가 헛된 욕심을 부려 너를 죽게 만들었구나.] [미안하다.] 주르르! 눈물이 흐르고

청풍;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가?) 당혹

<어째서 어머니는 나를 진천이라 부르며 자책하시는 건가?> 현장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00>

어느 도시. 화려한 장원. 무사들이 여기저기 경비를 서고 있고

 

[!] 눈 부릅뜨는 노인. 잘 차려입고 풍채가 좋아서 부자로 보이는 노인인데 가슴에는 철인검이 박혀있다. 비싸 보이는 의자에서 일어나려다가 찔린 모습이고

위진천; [그러니까 좋은 말로 할 때 내놨어야지!] 철인검으로 노인의 가슴을 깊이 찌른 채 히죽거리고 있다. 이때 위진천의 나이는 청풍과 같은 18세다. 하지만 청풍과 달리 성격이 야비하고 잔인하다.

노인; [... 네놈이 노부를...] 주르르!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고 있고. 오른 손에는 길쭉한 상자가 하나 들려있다. 폭과 높이는 10센티, 길이는 20센티쯤 되는 나무 상자다. 노인과 위진천이 있는 장소는 아주 화려한 거실이다. 노인은 거실의 의자에 앉아 있다가 위진천의 철인검에 심장을 찔린 것

위진천; [영광으로 생각해. 늙은이같은 별 볼일 없는 인생이 칠대기보중 철인검에 뒈지는 건 기적이나 다름없는 일이니...] ! 노인의 가슴에 박힌 철인검이 빛을 발하고

노인; [... 철인검!] ! 신음하며 상자를 떨구는 노인의 손

! 바닥에 떨어지는 상자. 뚜껑은 열리지 않는다.

위진천; [죽을 날 받아놓은 늙은이가 영약을 먹어서 어쩌자는 거야?] 상자를 힐끔 보고

위진천; [정력을 회복해서 첩이라도 더 들일 생각이었냐?] ! 노인의 가슴을 발로 차고. 그 때문에 철인검은 노인의 가슴에서 뽑히고

콰당탕! 의자와 함께 뒤로 나뒹구는 노인

 

[!] 건물 근처에서 순찰 돌던 무사들 흠칫! 하며 건물을 돌아보고

 

위진천; [다행히 이번에도 헛걸음을 한 것같진 않군.] 스릉! 철인검을 허리에 찬 칼집에 꽂고. 시선은 노인이 떨군 상자를 보고

위진천; [어디 보자.] ! 상자를 집어들고

위진천; [내가 제대로 추적해 온 게 맞다면 이 안에 그 물건이 들어있을 것이다.] 달칵! 상자를 열고. 그러자

열린 상자 안에 들어있는 인삼. 사람 모양이고 껍질이 투명하여 안에 액체가 고여 있는 게 보인다. 인형삼왕이라는 영약이다. 솜이 깔린 상자 안에 들어있다.

위진천; [인형삼왕(人形蔘王)!] 흥분하며 들여다보고

위진천; [완연한 사람 형상을 갖췄고 껍질은 투명해져 있다.] [이건 최소한 오백 년 이상 묶은 산삼이다.] 상자 뚜껑을 버리고

위진천; [장백산(長白山)에서 백여 년 만에 발견된 영물인데...] 조심스럽게 오른손으로 산삼을 꺼내고

위진천; [중원에 흘러들어온 후 호남성에서 방귀 꽤나 뀐다는 조가장(趙家莊)이 사들였었다.] 꺼낸 산삼을 신이 나서 살펴보고. 상자는 버리고

위진천; [이걸 복용하면 내공이 최소한 반갑자(半甲子)는 증진될 것이다.] 산삼을 쳐들어서 뿌리부터 먹으려 하고. 바로 그때

<장주님! 무슨 일입니까?> <별고 없으십니까?> 문 밖에서 들리는 무사들의 외침. 산삼을 먹으려다가 멈칫! 하는 위진천

<용서하십시오.> <들어가겠습니다.> 덜컹! 문이 열리려 하고

위진천; [훼방꾼들이 몰려왔군.] 실룩이며 손을 내리고

위진천; [그럼 자리를 바꿔서 인형삼왕을 복용해야겠지.] 쉬익! 열려있는 창문으로 날아가고. 그 직후

벌컥! 방문이 열리며 무사들이 뛰어들고.

휘익! 위진천은 유령같이 청문으로 날아나갔고. 그 직후

[!] [!] 방으로 뛰어들다가 경악하는 무사들

방안의 광경. 의자와 함께 쓰러진 노인의 시체

<장주님!>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가슴도 피로 물든 노인의 시체 배경으로 무사들의 비명

 

#101>

위 씬의 장원이 내려다보이는 근처 절. 칠층의 높은 탑이 있다.

그 탑의 맨 윗층. 창가에 서서 장원을 내려다보는 위진천. 손에는 산삼을 들고 있다.

삐익! ! 장원에서 호각소리가 요란하고 무사들이 여기저기 날고뛰며 수색하고 있는 게 보인다. 여자들도 우왕좌왕

위진천; [누가 처음 썼는지 모르지만 벌집을 쑤셔놓은 것같다는 표현은 참 절묘해.] 히죽거리며 그걸 보고

위진천; [인간도 당황하면 집이 들쑤셔진 버러지들이나 다를 바가 없으니까.] 돌아서고

위진천; [그럼 이제 느긋하게 인형삼왕을 잡숴볼까?] 바닥에 주저앉고. 탑 안은 불상과 책꽂이들이 있다.

위진천; [현재 나는 철인검의 힘을 육성(六成) 정도 구사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손에 든 인형삼왕을 내려다보고

위진천; [문제는 육성의 경지에 이른 후 일 년 넘게 진척이 없다는 점이다.] [아마도 내공이 딸려서일 텐데...] 두손으로 인형삼왕을 들고 눈을 희번덕이고

위진천; [폭풍신마를 죽여서 가문의 복수를 하려면 이 난관을 어떻게든 돌파해야만 한다.] 오른손으로 산삼을 거꾸로 들어 고개 젖히고 입을 벌린다.

위진천; [다른 방법은 모두 써봤으니 내공을 증진시키는 데 전념할 수밖에 없다.] 산삼을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뿌리까지 삼키고.

꿀걱! 모두 삼키는 위진천. 직후

화악! 위진천의 몸에서 강한 열기가 뿜어지는 모습

위진천; [크으! 기막히다.] 두손을 모아 운기조식하려 하며 오만상 쓰고

위진천; [약성이 너무 강해서 정신을 잃을 지경이다.] [운기조식해서 약성을 모두 흡수하면 내공이 비약적으로 증진될 것이다.] 눈 감고 운기조식하고

위진천; (이제 멀지 않았다.) 화악! 몸이 열에 휩싸이는 모습이 되고

<나 위진천(威振天)이 무림맹을 되찾고 폭풍신마를 쓰러트려 천하의 주인이 될 날이...> 열기에 휩싸인 채 운기조식하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02>

<-신녀문> . 신녀문의 모습

외진 곳. 절벽을 마주 보는 곳에 무산신녀가 의자를 놓고 앉아있다. 파초선을 들고 슬슬 부치면서. 그 뒤에 색목쌍교가 서있다. 세 여자 앞쪽에는 청풍이 천근장을 두 손으로 들고 쳐든 채 서서 눈을 감고 있다. 청풍의 앞쪽 30미터쯤에는 바위 위에 술병이 하나 얹혀져 있다.

입으로 주문을 외우는 청풍.

긴장하며 보는 색목쌍교. 무산신녀는 미소 지으며 파초선을 부치고 있다. 파초선은 접는 부채가 아닌 것 주의

일교; <과연 가능할까?> 전음으로 월교에게

일교; <사물에 혼백을 이식해서 수족처럼 부리는 식백조물주(植魄操物呪)는 우리 신녀문의 술법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은 술법이잖아.>

일교; <그걸 하루 만에 깨우치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월교; <문주님의 표정을 보면 가능할 것도 같애.> 곁눈질로 무산신녀를 보고. 일교도 무산신녀를 보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끄덕이는 무산신녀

월교; <만족스러운 표정이시라는 건 이청풍이 식백조물주를 제대로 운용하고 있다는 반증일 거야.>

일교; <그렇긴 한데...> 여전히 미심쩍고

일교; <단 하루만에 식백조물주를 구사할 수 있다면 가히 전대미문인데...> 청풍을 보며 생각할 때

[!] 눈을 부릅뜨는 청풍. 이어

! 혀끝을 깨물더니

푸훅! 피를 천근장에 뿜어댄다.

월교; <시작했어!> 긴장. 일교도 긴장

후두둑! 청풍이 뿜어낸 피가 천근장에 뿌려지더니

츠으! 그 피가 천근장으로 스며들어간다. 이어

! 진동하는 천근장

! 천근장을 오른손만으로 들어 앞을 겨누는 청풍

드드드! 진동하는 천근장.

<가라!> 눈 부릅뜨며 오른손을 펼치는 청풍. 그러자

! 미사일처럼 날아가는 천근장

! 그대로 바위 위의 술병을 깨트리는 천근장

[!] [격중시켰어!] 환호하는 색목쌍교. 무산신녀는 흡족한 표정으로 끄덕

<돌아와라!> 손을 젓는 청풍. 그러자

가앙! 직진하던 천근장이 허공으로 홱 치솟더니

가앙! 다시 청풍에게 날아온다.

손을 뻗어 천근장을 잡으려는 청풍. 하지만

! 예상보다 빨리 날아와 잡히기 전에 청풍의 가슴을 강타하는 천근장

[!] 자기도 모르게 비명 지르는 색목쌍교

무산신녀; [저런...] 웃고

! ! 뒤로 밀려나는 청풍의 뒷모습. 뒷모습이라 천근장은 안보인다.

일교; [괜잖으세요 이공자?] 걱정하며 급히 외칠 때

청풍; [... 괜잖습니다.] 억지로 웃으며 돌아서고. 입과 코로 피가 조금 흐르고

청풍; [천근장이 돌아오는 속도를 조절하지 못해서 자해를 한 꼴이 되었습니다. 가슴에 제법 깊이 박힌 천근장을 두 손으로 잡고 있다

<맙소사!> <... 천근장이 가슴에 박혔어!> 손으로 입을 가리며 놀라는 색목쌍교.

! 가슴에 박혔던 천근장을 뽑아내는 청풍. 그러자

스윽! 움푹 들어갔던 청풍의 가슴이 다시 앞으로 밀려나오더니

! 원래대로 돌아가는 청풍의 가슴

<깊이 함몰되었던 가슴이 원상복구 되었다!> <정말 금강불괴로구나.> 안도하는 색목쌍교

무산신녀; [천근장이 대단하긴 하구나. 네 몸에 박힐 정도라니...]

청풍; [그러게나 말입니다.] 머쓱하게 웃고

무산신녀; [식백조물주가 손에 익으려면 제법 훈련이 필요할 게다.] ! 일어나고

무산신녀; [천근장을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게 되면 떠나도록 해라.] 돌아서고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현장을 떠나는 무산신녀. 그 뒤를 따라가며 청풍을 할끔거리는 색목쌍교

무산신녀; (청풍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배려는 모두 해주었다.) 걸어가며 생각하고. 그 뒤에서 다시 청풍이 절벽 쪽으로 돌아서서 주문을 외우고 있다.

<부디 청풍이가 혈풍성우(血雨腥風)의 강호를 평온케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다시 주문 외우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무산신녀의 생각 나레이션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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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높은 산을 등지고 서있는 음침한 성채. 하늘에도 먹장구름이 깔려 있어 음산한 분위기다. 폭풍이 몰려올 것 같고.

<-지존회> 성채를 크로즈 업한 배경으로 나레이션. 지존회의 총단이다. 전체적으로 마왕의 성 같은 분위기. 서양식의 높은 탑들도 여기저기 서있고. 검은 옷에 복면을 쓴 자들이 오가거나 여기저기 지키고 있다. 검은 옷과 복면이 지존회 무사들의 복장이다. 검은 옷의 소매에는 흰 띠가 붙어있는데 띠의 숫자로 계급을 나눈다. 소매에 둘러지는 띠는 최대 다섯 개인데 대부분의 지존회 무사들은 띠가 하나나 두 개다. 아예 없는 자들도 있고. 오선급, 사선급, 삼선급, 이선급, 일선급, 무선급으로 불린다.

지존회의 대청. 넓은 마당을 내려다보는 위치로 서있는데 웅장하고 거대하다. 처마에는 <暴風大殿>이라는 글이 적힌 커다란 편액이 걸려있고. 소매에 두 개의 띠가 둘러진 복면인들 네명이 입구에 서있다. 무기는 칼이고.

흠칫하는 복면인들

그곳으로 다가오는 덩치 큰 복면인. 소매에 띠가 네 개 둘러져 있으며 복면에 <>자가 적혀있다. 이자는 지존회의 사대령주중 한명이다. 이름은 광풍령주

복면인들; [영주님!] [광풍령주(狂風令主)님을 뵙습니다.] 인사하고.

광풍령주; [그 계집은?] 대청 쪽을 힐끔 보며

복면인들; [정말 독한 계집입니다.] [벌써 사흘 째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버티고 있습니다.] 역시 대청 쪽을 보며 말하는 복면인들

광풍령주; [그동안 신원 확인은 해봤겠지?] 대청으로 가며

복면인들; [예 령주님!] [사천당문 부문주였던 팔비나타 당군성의 딸년이 확실합니다.] 광풍령주 뒤에 대고 말하는 복면인들

광풍령주; (사천당문을 장악하기 위해 오랫동안 공을 들인 당군성의 정체가 발각 나서 손해가 막심했거늘...) 대청으로 들어서고

광풍령주; (이제 그 딸년까지 회주님을 귀찮게 하는군.) 멈춰서며 안을 보고

! 어둑한 대청 내부. 중앙에 어떤 여자가 무릎 꿇고 앉아있다. 그 여자 앞쪽에는 단상이 있고 단상에는 거대한 의자가 하나 놓여있다.

여자 모습 크로즈 업. 바로 당비연인데 얼굴이 아주 초췌하다. 오랫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아서 초췌할 대로 초췌한 모습이고. 눈가에 다크 서클이 아주 짙고 입술은 바짝 말라있다. 그래도 자세는 흩어지지 않고 있고

광풍령주; (당돌한 계집!) 복면 속에서 오만상

광풍령주; (느닷없이 찾아와서 제 아비의 원수 금강살귀를 죽여 달라고 회주님께 애원하고 있다.) 입구에 서서 당비연을 보고

광풍령주; (회주님이 누구든지 부탁하면 들어주실 수 있는 한가한 분도 아니고...)

광풍령주; (하지만 저대로 방치했다가는 송장 치우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광풍령주; (그만 끌어내야겠...) + [!] 오싹! 생각하다가 소름이 돋아 눈 치뜨고

쿠오오! 광풍령주 뒤에 거대한 그림자가 서있는데 눈 부위에서 강렬한 눈빛이 비친다. 광풍령주도 덩치가 크지만 그 인물은 머리 하나가 더 있다. 폭풍신마다.

광풍령주; (!) 급히 돌아서며 물러서고

! 광풍령주 뒤에 서있는 폭풍신마. 그 뒤에 복면인들이 숨도 못 쉬며 보고 있다. 폭풍신마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가 흐르고 있다. 자잘한 벼락이 섞인 소용돌이가 폭풍신마의 몸을 휘감고 있는 것으로 묘사. 외모는 18년 전과 거의 변화가 없는데 머리가 반백으로 바뀐 게 다르다.

광풍령주; [... 회주님!] 옆으로 물러선 채 굽신. 초긴장한 표정

[...] 말없이 대청 안의 당비연을 보는 폭풍신마

광풍령주; [... 죄송합니다. 즉시 끌어내겠습니다.] 눈치 보며 말하다가

[!] 흠칫! 하는 광풍령주. ! 광풍령주 옆을 지나 대청 안으로 들어가는 폭풍신마

[!] 무릎 꿇고 있던 당비연도 뭔가를 느끼고.

<... 왔어!> 찌릿! 찌릿! 전기가 오르는 당비연의 몸

저벅 저벅 큰 걸음으로 당비연 옆을 지나가는 폭풍신마. 고개 조아리는 당비연

단상으로 올라가는 폭풍신마. 이어

폭풍신마; [당군성의 딸이라고 했으렸다?] 털석! 거대한 의자에 앉으며 말하고. 폭풍신마의 체구가 워낙 거대해서 의자가 그리 커보이지 않는다.

당비연; [...] 고개 조아리고.

폭풍신마; [본좌가 아비의 복수를 해주길 원한다면...] 강렬한 눈빛

폭풍신마; [네게 그럴만한 결기(決氣)가 있음을 증명해봐라.] 쿠오오! 무시무시한 기운이 뿜어지고. 눈빛이 강렬하다.

당비연; [결기...] 멍한 표정으로 되뇌이고

폭풍신마; [본좌는 독하지 않은 인간에게는 볼일이 없다.] 음산하게 웃고

폭풍신마; [원하는 바가 있다만 얼마나 간절한지를 증명해보여야 한다.]

당비연; [지당하신 말씀이시옵니다.] 말하며 오른손을 들어 자기 얼굴을 할퀴려고 한다. 길어진 손톱으로

광풍령주; (저 년 설마...) 경악하고. 그 뒤에서 복면인들도 경악할 때

부욱! 파팟! 한쪽 얼굴을 손톱으로 확 그어 내리는 당비연. 이마에서 턱 근처까지 얼굴에 세 가닥의 긴 흉터가 생긴다. 이후로 당비연의 오른쪽 얼굴에는 세 가닥의 긴 흉터가 있다.

폭풍신마; [!] 그걸 보며 눈 번뜩이고

광풍령주; (... 독한 년! 계집에게 얼굴은 목숨보다 중요할 텐데...) 질렸다는 표정이 되고. 복면인들도 전율하고

당비연; [이걸로도 부족하시다면....] 얼굴 한쪽이 피투성이가 된 채 서늘하게 웃고

당비연; [눈알도 바치겠사옵니다.] ! 손가락으로 자기 눈을 후벼 파려 한다.

광풍령주; [네년....] 다급히 말리려 하는데

! 손가락 튕기는 폭풍신마. 그러자

빠캉! 벼락에 맞는 당비연. 손가락으로 눈알을 파내기 직전이었고

당비연; [끄윽...] 스륵! 지지직! 벼락에 휘감긴 채 눈을 까뒤집으며 뒤로 쓰러지려 한다.

털썩! 바닥에 나뒹구는 당비연. 완전히 기절한 건 아니지만 인사불성이 되어 가고 있다. 몸이 자잘한 벼락에 덮여있고

광풍령주; (휴우...) 자기도 모르게 가슴을 쓸어내린다. 복면인들도 안도하고

폭풍신마; [마음에 들었다.] 음산하게 웃고

폭풍신마; [망설이지 않고 얼굴을 망가트릴 정도의 독심을 지녔다면 여러 모로 쓸모가 있을 터...] 지지징! 이마에 두르고 있는 폭풍륜이 빛을 뿜어내고

폭풍신마; [본좌의 폭풍살강(暴風殺罡)을 나눠주마!] 빠캉! 그 빛이 벼락으로 변해 날아가

당비연; [아악!] 콰직! 벼락의 창이 당비연의 가슴을 관통한다.

광풍령주; (... 폭풍살강!) 경악하고 흥분. 복면인들도 대청 밖에서 경악하고

당비연; [끄으윽!] 빠지직! 벼락에 휘감긴 채 몸을 뒤로 젖히며 허공으로 떠오른다. 당비연의 몸은 폭풍륜에서 내뻗힌 벼락에 관통당한 상태다

광풍령주; (폭풍륜에서 뿜어지는 폭풍살강이 몸속에 들어가면 한시적이지만 폭풍륜의 힘을 쓸 수가 있다.)

<당비연, 저 년은 일시적이라는 단서가 붙지만 회주님만큼 강해지는 것이다.> 허공에 떠오르며 벌벌 떠는 당비연의 모습.

광풍령주; (금강살귀라는 놈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당비연의 손에 죽을 수도 있다.) 대청 안을 보며 생각하고

폭풍신마; [네년을 지존회 팔대령주(八大令主)중 독풍령주(毒風令州)로 임명하겠다.] 지지지지 벼락에 휘감긴 채 웃고. 이마에 두른 폭풍륜에서도 벼락이 가시처럼 이리저리 내뻗힌다.

폭풍신마; [마음속에 품고 있는 그 독기를 마음껏 퍼트려서 본좌의 위엄을 드높이도록 하라!] 흐흐흐! 마신처럼 웃는 폭풍신마. 그 앞에 허공에 벼락의 창에 관통당한 채 떠있는 당비연

당비연; (몸 속을 뜨겁게 달군 칼날 조각들이 누비고 다니는 것 같다.) 끄윽! 지지지! 벼락에 휘감긴 채 허공에 뜬 모습으로 벌벌 떨고

당비연; (하지만... 하지만 참을 수 있다.) 이를 악물고

<금강살귀, 그 마귀에게 복수할 수만 있다면 용암 속에라도 웃으며 들어갈 수 있으니...> 대청 안의 광경 배경으로 당비연이 생각 나레이션

 

#94>

<-대파산 남동쪽 무산(巫山)> 험준한 산

그 산의 험준한 계곡. 그곳으로 들어서는 청풍.

난립한 바위들을 가볍게 건너뛰는 청풍.

이윽고 계곡의 끝에 이르는 청풍. 까마득히 높은 절벽이 가로 막고 있다.

절벽을 올려다보는 청풍.

끼이! ! 절벽 위의 하늘에는 두 마리의 독수리가 맴돌고 있다. 날개 펼친 크기가 4-5미터는 되는 거대한 독수리들이다.

독수리의 시점. 올려다보는 청풍이 보이고

독수리의 눈에 청풍의 모습이 비친다

 

#95>

까마득히 높은 절벽 위에 위태하게 세워진 서양풍의 정자. 그곳에 앉아서 차를 마시는 여자. 무산신녀. 얼굴이 18 년 전과 변함이 없다. 무산신녀 앞쪽에는 늘씬하고 글래머이며 얼굴이 서양 모델같은 쌍둥이 여자 둘이 서서 보고를 하고 있다. 다른 작품의 색목쌍교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색목쌍교. 무산신녀의 제자들이다. 똑같이 생겼는데 구분은 이마의 문신으로 한다. 한명은 태양 문신, 한명은 초생달 문신. 일교와 월교로 표기

일교; [호남성 악양(岳陽)쪽에서 심상치 않은 동향이 감지되고 있사옵니다.] 월교에 비해 표정이 밝다. 월교는 차가운 인상

월교; [무림맹에 이어 지존회와 황금전장의 고수들도 빈번히 악양 근처에서 목격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오고 있사옵니다.] 일교의 말을 이어 말한다.

무산신녀; [보물 때문이냐 사람 때문이냐?] 차를 마시다가 묻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녀문 문주 무산신녀>

일교; [둘 다인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말하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산신녀의 제자 색목쌍교(色目雙嬌)중 일교(日嬌)>

무산신녀; [둘 다라...]

월교; [얼마 전부터 강남 일대에서 생기를 갈취당하고 죽은 사내들의 시신이 연이어 발견되고 있습니다.] 배경으로 나레이션. <-색목쌍교중 월교(月嬌)>

일교; [흡정마녀라 불리는 계집의 소행인데...] [그 현장마다 황금전장의 고수들인 황금수라들이 나타나 시신을 수습해가고 있다고 하옵니다.]

무산신녀; [흡정술을 익힌 그 계집이 황금전장과 관련이 있다?]

일교;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가 없사옵니다.]

월교; [황금전장 장주 냉혈전호 벽초천까지 호남성에 접어든 게 목격되었다고 하옵니다.]

무산신녀; [황금전장은 비밀이 많은 일족이지.] [한번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끄덕이며 다시 차를 마시고

이교; [황금전장 외에 무림맹과 지존회 고수들이 악양 근처로 몰려들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천외칠보와 관련이...] + [!] 말하다가 멈칫! 하고

무산신녀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하늘을 보고 있다.

멀리 산 너머 허공에 독수리 두 마리가 돌고 있고

<우리 신녀문 외곽을 지키는 창천신응(蒼天神鷹)들이 뭔가를 발견했구나.> 색목쌍교도 긴장하고. 그때

무산신녀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절벽 앞에서 올려다보는 청풍의 모습

무산신녀; [이런...] 웃으며 찻잔을 내려놓고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으시는 문주님이 웃으셨다!> <별일도 다 있네.> 색목쌍교가 놀랄 때

무산신녀; [손님 맞을 준비를 해야겠다.] 정자 입구로 가고.

! 정자가 세워진 까마득한 절벽 아래쪽은 타원형의 드넓은 분지인데 이국적인 건물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다른 작품 <아랑힐월> <무쌍일지>등에 나온 <신녀문> 모습이다. 여자들이 여기저기 오가고 있고. 남자는 한명도 없다.

화악! 새처럼 절벽 아래로 날아 내려가는 무산신녀.

! 서로를 보며 역시 몸을 날리는 색목쌍교.

무산신녀를 따라 새처럼 아래로 날아 내려간다.

 

#96>

다시 계곡 끝의 절벽. 그곳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청풍.

여전히 허공에서 떠돌고 있는 두 마리의 독수리

쳐들었던 고개를 바로 하며 절벽으로 다가가는 청풍

절벽 앞에 서서 두 손을 모아 결을 쥐고 눈을 감은 채 뭔가 주문을 외우는 청풍.

허공을 맴도는 독수리들이 내려다보고.

독수리의 시점. 청풍이 절벽 앞에 서있는 게 보이고. 다음 순간

스팟! 사라지는 청풍.

끼이... 그걸 보면서도 그리 놀라지 않는 독수리들

 

#97>

또 다른 절벽 앞쪽. 원형의 마법진 같은 게 그려져 있고. 마법진 주변에는 그리이스 로마식의 돌기둥들이 원형으로 죽 서있다. 직경은 20미터쯤

! 마법진 중앙에서 무언가 나타나더니

! 모습을 드러내는 청풍. 두 손을 모아 결을 짓고 눈을 감은 모습

눈을 뜨며 수결을 푸는 청풍.

청풍; (이번에도 무사히 들어왔다.) 눈을 완전히 뜨고

청풍; (신녀문은 험준한 지형에 더해 강력한 술법으로 방호되어 있어 외부인은 출입이 불가능하다..) 뒤쪽의 까마득히 높은 절벽을 힐끔 보면서

청풍; (오직 신녀문의 술법 치환천위(置換遷位)를 써야만 신녀문 안쪽으로 들어올 수 있다.) 생각하며 걸음을 옮기려 할 때.

무산신녀; [어서 와라 청풍아!] 앞쪽의 기둥들 사이에서 나타나 마법진으로 들어서는 무산신녀. 그 뒤에 색목쌍교가 서있다.

청풍; (역시 내가 오는 걸 알고 계셨다.) + [제자 청풍이 신녀님을 뵙습니다.] 포권하고

<성수신의의 제자 이청풍이 찾아왔네.> <우리 신녀문에 찾아온 게 일 년 만인가?> 기둥들 밖에서 보며 얼굴 살짝 붉히는 색목쌍교

무산신녀; [차림새를 보아하니 진노사께서 하산을 허락하신 것 같구나.] 다가오며 청풍의 아래 위를 보고

청풍; [, 강호에 나가기 전에 신녀님을 뵈라는 분부가 계셨습니다.]

무산신녀; [잘 왔다.] 청풍의 팔을 잡고

무산신녀; [노신이 네게 줄 것도 있고, 오랫동안 돌아오지 못할 테니 어머니도 보고 가야지.] ! 청풍의 팔을 잡은 무산신녀의 손이 빛을 발하고. 청풍은 가만히 있고

<문주님께서 이청풍의 몸 상태를 확인하시는구나.> 눈 반짝이는 색목쌍교

무산신녀; [...] 청풍의 팔을 잡은 채 눈을 반개하고.

청풍은 묵묵히 기다리고

<문주님의 표정이 심각하시네.> <그러게 말이야.> 긴장하는 색목쌍교. 그러다가

무산신녀; [과연 네 사부가 하산을 허락할만하구나.] ! 반개했던 눈을 뜨며 청풍의 팔에서 손을 떼고

무산신녀; [처음 만났을 때부터 금강불괴라 일반적인 무기에는 다치지 않을 수 있었는데...] [독천존 서노사가 천독불훼대법을 써준 덕분에 속도 사실상의 금강불괴가 되었구나.] 청풍의 아래 위를 보며 만족한 표정

<맙소사! 우리보다도 열 살은 어린 저 애송이가 벌써 내외금강신의 경지에 이르렀다니...> 놀라는 색목쌍교

무산신녀; [이제 강호에 나가도 폭풍신마나 신가람 정도의 고수가 아니면 널 해치지 못할 테지만...]

무산신녀; [그래도 늘 방심하지 말고 매사에 신중해야한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무산신녀; [가자! 일 년여 만이니 네 어머니에게 먼저 인사를 드려야지.] 돌아서고.

기둥들 사이를 나가는 무산신녀. 그 뒤를 따라가는 청풍.

색목쌍교를 지나가며 고개를 조금 숙여 인사하고.

색목쌍교도 청풍에게 마주 인사하지만 얼굴이 발그래해졌다.

앞장 서서 건물들이 많이 모여있는 신녀문 중심부로 가는 무산신녀. 그 뒤를 청풍이 따르고 다시 그 뒤를 색목쌍교가 따라간다

<일년 전에 들렀을 때만 해도 애같았는데 어느덧 사내대장부 느낌이 나잖아.> <그러게 말이야> 전음 나누며 청풍을 따라가는 색목쌍교. 얼굴이 발개졌다.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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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악양(岳陽)> 강가의 거대한 도시.

그 도시의 어느 장원. 밤이라 장원의 문은 닫혀있고. 정문 현판에는 <武林盟 岳陽支部>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무림맹 악양지부(岳陽支部)> 위 장원의 내부. 모자를 쓴 무사들의 삼엄한 경비. 무림맹 무사들이다. 복장이 똑같다. 이후로도 무림맹 무사들을 묘사할 때 모자를 쓴 것으로 묘사

장원 후원의 화려한 건물. 여자 무사가 한명 지키고 있다. 늘씬하고 글래머인 몸매에 대단한 미녀지만 얼굴이 가뭇하다. 무기로는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작두같이 큰 칼을 등에 짊어지고 있다. 칼의 손잡이가 새의 머리. 옷에도 불꽃 문양과 새의 문양이 있고. 무림맹주 신가람의 여섯 제자중 유일한 여자인 주작도성이다. 나이는 20대 중반. 칼을 메고 있고 또 팔짱을 끼고 있어서 육중한 젖가슴이 돋보인다.

 

#87>

신소심; [냉혈전호 벽초천?] 화장대를 앞에 두고 앉아서 화장을 하며 뒤를 곁눈질한다. 잠옷을 입었고 머리는 풀었다. 도도한 인상. <무쌍일지> <신선부> 등 다른 작품의 신소심 캐릭터. 이작품에서는 성격이 개차반으로 나온다. 신가람이 왜왜 해서 키웠기 때문. 극히 이기적인 성격이다. 동그란 의자에 앉아서 얼굴에 화장 붓으로 분을 바르던 중이다.

석헌중; [현무(玄武)사제가 날려 보낸 전서구에 의하면 벽초천이 곧 호남성으로 들어설 것같다.] 신소심 뒤쪽의 의자에 앉아서 말하는 석헌중. <신선부> 등에 나온 석헌중 캐릭터. 진중한 인상. 무기는 허리에 찬 칼이다. 폭이 좀 좁아서 일본도 분위기가 나는 칼이다.

석헌중; [흡정마녀를 추적하고 있는 것같지만...] [사매가 추진하는 일을 눈치 챌 수도 있다.]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극천무제 신가람의 대제자 천도성(天刀星) 석헌중(石憲中)>

신소심; [그래서 혈관음(血觀音)을 추적하는 일을 포기하자구요?] 샐쭉해서 거울 속의 석헌중으로 흘겨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가람의 딸 신도희(神刀姬) 신소심(申素心)>

석헌중; [포기하자는 게 아니다.] [잠시 보류하자는 말이다.] 인내심을 갖고 설득하고. 하지만

신소심; [포기나 보류나...] 샐쭉거리고

석헌중; [사부님께서 사매를 무림에 내보내실 때 경계하셨던 일을 잊었느냐?] 엄한 표정으로 말하고

석헌중; [사부님께서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폭풍신마나 냉혈전호 벽초천과는 절대 부딪히면 안된다고 하셨다.]

신소심; [알아요!] ! 신경질적으로 분칠하던 화장 붓을 소리나게 화장대에 내려놓고

신소심; [하지만 다른 것도 아니고 칠대기보중 혈관음이라구요!] [이번에 잡은 단서를 포기하면 두 번 다시 기회가 없을 수도 있어요.] 홱 돌아앉고

신소심; [벽초천이 아니라 폭풍신마가 나타난다 해도 난 반드시 혈관음을 찾아내고 말 거에요.] 석헌중을 노려보며 부들부들

석헌중; (저 망나니...) 한숨 + [사매!] 설득하려 하지만

신소심; [내가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대사형은 무림맹으로 돌아가요.] ! 다시 화장대 쪽으로 돌아앉고

신소심; [죽이 되든 밥이 되는 나 혼자 해결할 테니까요.] 붓을 집어들고. 이어

신경질적으로 얼굴에 분을 칠한다.

석헌중; (혹시나 했지만 설득이 안된다.) + [알았다.] 쓴웃음 지으며 일어나고

석헌중; [말리지는 않겠지만 어떤 경우라도 벽초천과 충돌하면 안된다.]

신소심; [그만 나가주세요. 밤 화장을 마저 해야 하니...] 샐쭉

석헌중; [잘 자라.] 쓴웃음 지으며 돌아서고

 

#88>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문을 열고 나오는 석헌중. 문 밖에 서있다가 돌아보는 주작도성

! 문을 닫는 석헌중

주작도성; [대사형!] 돌아서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가람의 제자 육합도성(六合刀星)의 막내 주작도성(朱雀刀星)>

석헌중; [사매 경호에 만전을 기해라.] 다가오고

주작도성; [...] 고개 좀 숙이고

석헌중; <나는 동쪽으로 가서 벽초천의 동향을 살펴보겠다. 사매를 돕는 일은 너희들에게 맡기겠다.> 전음으로 말하며 지나가고

주작도성; <걱정하지 마세요.> 고개 좀 숙이며 전음으로 말하고

담장에 난 월동문으로 가는 석헌중

주작도성; (서운하네.) 한숨

주작도성; (역시 대사형의 관심은 전적으로 소심사매에게만 향해있어.) (나같은 건 안중에도 없으신 것 같고...)

석헌중; (소심이는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잃었다.) 월동문을 나서며 생각하고. 월동문 밖에 있던 무림맹 무사들이 급히 인사하고

석헌중; (사부님은 어머니 없이 자라는 딸이 가엾어서 응석을 다 받아주셨는데... 그게 잘못되어서 소심이는 제 멋대로의 성격이 되어 버렸다.) 무사들의 인사에 대충 응대하며 생각한다. 이하 걸어가며 생각

석헌중; (하고 싶은 건 반드시 하고 원하는 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얻고야마는 통제불능의 망나니가 되어버린 것이다.)

석헌중; (지금에 와서는 사부님조차 소심이를 어쩌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석헌중; (그래도 어쩌겠는가? 소심이는 나 석헌중에게 크나큰 은혜를 베푼 은인의 유일한 혈육인 것을...)

석헌중; (만일 소심이에게 위협이 된다면... 죽을 각오를 하고라도 벽초천을 저지해야겠지.) 우울한 표정이 되는 석헌중

 

#89>

<-대파산> 이른 아침. 피진곡이 아니라 대파산 전체의 모습 보여줄 것.

 

독마곡 입구. 당비연이 신화벽력탄을 터트려 생긴 구덩이가 있는 곳

슈우! 안개를 뚫고 나오는 청풍과 교옥령. 청풍은 먼 길 떠나는 차림이다. 허리에는 천근장을 차고 있다.

안개 밖으로 완전히 나오는 두 사람

청풍; [그만 돌아가십시오 누님.] 돌아서고

교옥령; <그래.> 억지로 웃으며 수화를 하고

교옥령; <무림은 험하고도 거친 곳으로 알고 있다. 매사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한다.> ! 두 손으로 청풍의 옷자락을 잡아 정리해주고. 교옥령이 청풍보다 키가 한뼘 정도 작다

청풍; [제 별호가 금강살귀인 것을 잊으셨습니까?] 웃으며 내려다보고

청풍; [철이 든 이래 지존회의 인간들을 척살하기 위해 수시로 무림을 드나들었습니다.] 자기 옷자락을 여며주며 고개 떨군 교옥령에게 말하는데

청풍; [강호의 경험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으니 걱정 하지 마십...] + [!] 말하다가 눈을 치뜬다. 갑자기 교옥령이 청풍의 목을 두 팔로 휘감으며 키스 한 것

청풍; (... 왜 갑자기...!) 당황하지만

눈 감고 키스하는 교옥령. 헌데 감은 눈 꼬리로 눈물이 흐른다.

청풍; (누님...) 치떴던 눈이 감기려 하고

청풍; (조신한 누님이 이렇게 대담한 짓을 하는 게 이해가 된다.) 교옥령의 허리를 끌어안고 적극적으로 키스하고

청풍; (나도 누님과 헤어지는 게 죽기보다 싫으니 누님은 또 오죽하겠는가?) 교옥령의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고. 헌데

[!] 그러다 놀라는 청풍.

키스 하면서 다리 하나로 청풍의 하체를 감는 교옥령. 이어 가슴도 문지르고

청풍; (누님...) 깨닫고

청풍; (그저 입맞춤만 하고 보낼 생각이 아니로구나!) 교옥령을 끌어안고 바닥에 눕힌다.

바닥에 누워 청풍을 끌어안고 몸부림치는 교옥령. 키스하면서

청풍; (누님이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자.)

<그게 지금까지 날 보살펴준 누님에 대한 보은이니...> 정사를 하는 두 사람의 실루엣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90>

피진곡. 세 채의 건물.

건물 뒤의 동굴, 동굴 입구에 독천존이 의자를 놓고 앉아서 곰방대로 담배를 피우고 있다

독천존; (드디어 세상에 사나운 독룡(毒龍)을 풀어놓았다.) (경천동지의 소란이 일 것은 불 보듯 뻔한데...)

독천존;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는 이 미진함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마 찡그리고. 그러다가

진무륜을 떠올리는 독천존

독천존; (성수신의...) (그가 전설 속의 문파 천외천궁 출신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만...) 찡그리고

독천존; (과연 진노사는 세상을 위하는 순수한 의도에서 청풍이를 사나운 용으로 만들었을까?) 심각

독천존; (진노사가 내게도 숨기는 무언가가 있다는 의혹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독천존; (신의를 저버리는 짓이 되겠지만 진노사의 행보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겠다.) 눈을 번뜩이고

 

#91>

독마곡 입구. 바닥에 홀로 누워있는 교옥령. 초점 없는 눈으로 하늘을 보고 있다. 한탕 뛴 모습. 치마는 걷혀져 종아리가 드러났고 저고리도 벌어져 젖가슴 계곡이 드러나 보인다. 헌데

그 젖가슴 계곡에 있는 나비 문양의 문신. 이 문신은 교옥령이 천불투의 손녀라는 증거가 되므로 잘 묘사

교옥령; (청풍이는 지금쯤 대파산을 내려가고 있겠지.) 청풍이를 떠올리고

교옥령; (헌데 청풍이가 두 번 다시 대파산을 찾아오지 않을 것같은 불길한 예감을 떨칠 수가 없다.) 한숨

교옥령; (청풍이로 하여금 돌아오도록... 나를 잊지 않게 하기 위해 몸을 허락했는데...) 주르르! 눈물이 눈꼬리로 흐른다

<나는 과연 살아서 청풍이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혼자 남아 우는 교옥령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헌데

 

#92>

독마곡 안쪽의 안개 속에 누군가 서있다.

뒷짐 짚고 서있는 그 인물. 바로 진무륜이다.

진무륜의 시점. 안개의 벽 너머 바닥에 교옥령이 누워있는 게 흐릿하게 보이고

진무륜; (잘했다 옥령아.) 그걸 보며 야릇하게 웃고

진무륜; (네 희생 덕분에 청풍이는 더욱 더 노부의 올가미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의미심장하게 웃고

진무륜; (그나저나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한 가지 있다.)

진무륜; (위극겸의 아들도 아닌 청풍이놈이 어떻게 금강신액을 먹었는가 하는 점이다.) #20>에서 죽어가던 위상영과 어린 청풍을 발견하던 장면 떠올리고

진무륜; (금강신액은 천외천궁의 연단술(煉丹術)의 결정체다.) (금강신액을 먹으면 신선은 못되어도 금강불괴의 몸은 될 수가 있다.)

 

<그 금강신액은 사대장로의 으뜸인 검치(劍恥) 공야태(公冶太)가 갖고 있었다.> 천외천궁 사대장로중 철인검을 든 수염 긴 노인이 날아오는 풍극과 맞서 싸우려던 #72>의 장면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극겸은 풍극과 싸워 중상을 입고 죽어가던 공야태를 만나 철인검과 함께 금강신액을 얻었을 테고...> 역시 #72>에서 위극겸이 어떤 노인에게서 철인검을 물려받던 장면. 어느 동굴에서 죽어가는 노인을 보살피는 스무 살 정도인 청년 시절의 위극겸이다. 죽어가는 노인은 위의 장면에서 철인검을 들고 있던 수염이 긴 백발의 노인이다. 노인은 온몸이 너덜너덜해졌고 특히 가슴에 큰 구멍이 나있다. 노인 옆 바닥에 철인검과 액체가 든 유리병이 놓여있다. 유리병에는 금강신액이 들어있다. 그 유리병은 #5>에 나왔었음.

<금강신액을 일부 마셔서 단기간에 절세고수가 되었을 것이다.> 노인의 시체 옆에서 유리병을 두 손으로 들고 마시는 젊은 시절의 위극겸의 모습

 

진무륜; (헌데 위극겸은 다 마시지 않고 남겨두었던 금강신액을 아들이 아닌 조카에게 먹여 금강불괴로 만들어주었다.)

진무륜; (뭔가 사연이 있을 텐데... 그 사연이란 게 무언지 짐작이 가질 않는다.)

진무륜; (물론 위극겸이 청풍이놈을 금강불괴로 만들어준 덕분에 노부의 원대한 계획도 구체화될 수 있었지만...) 음산하게 웃는 얼굴 크로즈 업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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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하상; [나야 자세한 내막을 모르지만 천외천궁은 내분으로 멸망했다.]

냉하상; [천우신조로 천외천궁을 탈출한 궁주의 부인 벽씨는 어린 아들과 함께 친정인 황금전장으로 피신했다.]

냉하상; [그리고 배신자들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아들을 풍씨가 아닌 벽씨로 성을 바꿔 키웠는 바...]

냉하상; [네가 짐작하는 대로 그 아들이 지금의 장주다.] 벽초천을 떠올리고

진상파; [장주님의 진실 된 존함은 벽초천이 아니라 풍초천이셨군요.]

냉하상; [전대 황금전장의 장주... 내게는 시아버지시고 세황이에게는 조부가 되는 벽만금(碧萬金)님은 누이의 아들 풍초천을 친자식처럼 길렀다.]

냉하상; [헌데 성년이 되자 풍초천은 당돌하게도 황금전장 장주 지위를 자신에게 이양하라고 요구했다.] 분노하며

냉하상; [이에 벽만금님은 선선이 황금전장을 풍초천에게 넘겨주었다.]

냉하상; [다만 벽만금님의 아내, 즉 내 시어머니께서는 격렬하게 반대하셨고...]

냉하상; [그래도 결국 황금전장이 풍초천에게 넘어가자 격분하여 나름대로의 복수를 하셨다.] 냉소하고

진상파; [나름대로의 복수라니... 짐작이 가질 않는군요.]

냉하상; [풍초천의 어미가 가장 아끼는 어떤 물건을 훔쳤으며...] [그 물건과 함께 종적을 감춰버린 것이다.] 냉소하고

진상파; [슬픈 이야기로군요.] 한숨

벽세황도 소리없이 한숨

냉하상; [이게 풍초천... 네 아비와 관련된 비밀이다.]

냉하상; [사족으로 들리겠지만 세황이의 아버지 역시 당신이 물려받을 것으로 여기던 황금전장을 사촌에게 빼앗기자 크게 낙담하셨다.]

냉하상; [그리하여 상실감으로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병을 얻어 일찍 세상을 등지셨다.] 이를 바득 갈고

진상파; [유감스러운 일이옵니다.] 한숨

냉하상; [위로는 되었고...] [이제 말해봐라.] 표독한 표정

냉하상; [천균비파를 빌려주면 넌 무엇으로 보답하겠느냐?] 흥분을 억지로 감추고

진상파; [아시다시피 장주님의 핏줄은 소소와 저 뿐이에요.] [그리고 소소는 황금전장을 물려받을 처지가 못 되지요.]

냉하상; (혹시 요년이 세황이에게 시집오겠다는 걸까?) 기대하고

[...] 벽세황도 침 꿀꺽. 하지만

진상파; [소소는 누군가 평생 옆에서 보살펴줘야 하는 가엾은 아이랍니다.] 애잔한 표정으로 말하고

진상파; [그 누군가는 언니인 저 외에는 없고...] [그래서 저 역시 황금전장을 물려받을 처지가 못 된답니다.]

냉하상; (세황이에게 시집온다는 얘긴 아니었네.) + [그럼 네 생각은...] 실망하며

진상파; [장주... 아버지에게 말씀드려서 아드님을 후계자로 삼으시라 청을 넣겠어요.]

냉하상; [네가 청을 넣는다고 네 아비가 쉽게 응낙하리라는 보장도 없는데...] 불만 + 벽세황; [그 정도로 충분하지 않습니까?] 말을 막고

냉하상; [세황아!] 불만

벽세황; [진소저의 진심을 믿고 천균비파를 빌려주십시오.]

냉하상; [실속없는 놈 같으니...] 궁시렁 대다가

냉하상; [가져가라.] 비파를 내밀고

진상파; [감사하옵니다.] 일어나 두 손으로 비파를 받고

진상파; [소중하게 다루고 소소를 집으로 데려가는 대로 돌려드리겠사옵니다.] 비파를 품에 안으며 말하고

냉하상; [돌려주지 않아도 되니 아까 했던 약속이나 잊지 마라.] 냉랭

진상파; [물론이옵니다.] 고개 숙이며 탁자에 기대놓은 양산을 집어들고.

벽세황; [펴드리겠습니다.] 재빨리 양산을 잡고

진상파; [고마워요.] 양산을 벽세황에게 건네주고 창가로 간다.

따라가며 양산을 펴는 벽세황

냉하상; (배알도 없는 놈...) 그걸 보며 불만

그 사이에 창문틀로 힘겹게 올라서는 진상파. 한 팔로 비파를 안은 채로

벽세황; [여기...] 편 양산을 진상파에게 건네주고

진상파; [강녕하시옵소서.] 양산을 든 채 방안의 냉하상을 돌아보며 고개를 조금 숙이고

냉하상; [잘 가라!] 냉랭하게 끄덕

벽세황; [가장 최근에 입수 된 정보에 의하면 소소의 행적은 호남방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진상파; [배려해주셔서 고마워요.] 벽세황에게 고개 조금 숙이고

진상파; [다만 그 아이와는 자매지간이다보니 심령으로 느껴지는 바가 있답니다.] 애잔하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좀 숙이고.

벽세황; [그렇다니 다행입니다.] 어색하게 웃고

진상파; [오늘 공자님께 진 신세, 잊지 않겠어요.] 애잔한 미소. 고개 조금 숙이고.

벽세황; [별 말씀을...] 마주 고개 숙이고. 직후

! 진상파는 양산을 밖으로 내밀고. 그러자

휘이! 바람이 불어와 양산을 위로 끌어올린다.

둥실! 날아오르는 양산에 따라 떠오르는 진상파의 몸

벽세황; [살펴가십시오.] 말하는 사이에

휘이이! 대답하지 않고 높이 날아오르는 진상파

벽세황; (오랜 세월 신선의 술을 수련해온 천외천궁의 핏줄이기 때문인가?) 창틀을 잡고 고개를 내밀어 하늘 멀리로 멀어지는 진상파를 올려다보며

<진소저는 어쩐지 이 세상에 속한 존재가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비파를 안고 양산을 든 채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진상파의 모습을 배경으로 벽세황의 생각 나레이션.

 

#78>

<-피진곡> . 청풍의 거처에는 불이 꺼져 있다. 중앙의 큰 건물과 교옥령의 거처에는 불이 켜져 있고

불이 꺼진 청풍의 거처 앞의 마당에서 서성이고 있는 교옥령

츠으! 창문을 통해 흐릿한 불빛이 건물 안에서 흘러나오고

교옥령; (청풍이는 제왕안의 힘을 빌어 제왕착심술을 수련하고 있다.) 창문을 보며 생각하고

교옥령; (제왕착심술을 구사할 수 있으면 폭풍신마나 신가람을 제외한 무림인은 싸우지 않고도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교옥령; (내공을 쓰지 못하는 청풍이에게 유용한 술법인 건 분명한데...)

교옥령; (불길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은 어째서인가?) 생각하며 창문을 보고

 

#79>

중앙의 큰 건물. 조금 열린 창가에 누가 서있다.

뒷짐 짚고 서서 창밖을 보는 진무륜.

진무륜의 시점. 청풍의 거처 창 밖에 서서 손을 부비며 초조한 기색으로 서성이는 교옥령이 보인다.

진무륜; (계집 특유의 육감인 것인가? 아니면 천하제일의 대도(大盜)였던 제 할애비로부터 물려받은 예민한 기질인가?)

진무륜; (옥령이의 불안해하는 심사가 생생하게 느껴지는구나.)

진무륜; (물론 옥령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음산하게 웃는 진무륜

 

#80>

다시 청풍의 거처.

어둑한 실내. 청풍이 의자에 앉아서 탁자에 놓인 제왕안을 보고 있다. 제왕안에서는 기이한 빛이 흘러나와 주변을 뿌옇게 밝히고 있다.

제왕안을 들여다보는 청풍의 얼굴. 꿈을 꾸는 것 같다

고오오! 제왕안에서 은하같은 소용돌이가 보이고

그 소용돌이가 청풍의 두 눈에도 보인다.

청풍; (이상한 감각...) 몽롱한 표정으로 제왕안을 들여다보고

청풍; (나는 분명 어제 처음으로 제왕안을 보았다.)

청풍;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왕안의 힘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어째서인가?)

청풍; (전에 직접 본 적이 있었을 리는 없고... 어쩌면 선대(先代)의 어떤 분이 보았던 기억이 유전된 것일 수도 있다.)

청풍; (하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 이가장은 천외천궁과 아무런 인연도 없지 않은가?) 이마 조금 찡그리고

청풍; (외숙(外叔)이신 천래신협 위극겸님이시라면 가능성이 있다.) 위극겸을 떠올리고

<그분은 천외천궁의 수석장로였던 공야태의 능력을 모두 이어받았다고 한다. 수석장로 공야태라면 자신의 능력을 술법을 써서 외숙에게 전수할 수 있었을 테고...> 가슴에 구멍이 나고 만신창이가 된 백발의 노인 공야태가 자기 앞에 무릎 꿇고 있는 젊은 시절의 위극겸의 머리에 손바닥을 얹고 있는 장면을 배경으로

청풍; (그 과정에서 천외천궁과 천외칠보의 기억이 이식되었을 수도 있다.)

청풍; (하지만 나와 외숙은 직접 피로 이어지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왕안을 전에 접했던 기억이 있는 것같은 기분은 어째서인가? 알 수 없는 일이다.> 어두운 방안에서 제왕안을 들여다보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이 사실은 위극겸의 아들임을 상징하는 장면

 

#81>

. 산을 관통하는 넓은 길.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가지 못하고 모여 서서 웅성거린다.

그곳으로 다가오는 음침한 인상의 흑의청년. 이자는 무림맹주 신가람의 여섯 제자 육합도성중 현무도성이다. 칼은 허리띠에 숨기고 있어서 보이지 않는다. 이하 현무도성으로 표기

현무도성; [왜 안가고 여기 모여 있는 거요?] 사람들에게 말하며 다가가고. 돌아보는 몇 명

현무도성; [앞에서 산대왕(山大王;산적)들이 영업이라도 하고 있는 거요?]

사내1; [산대왕은 아니고... 흡정마녀(吸精魔女)가 근처에 출몰한 것 같소.] 겁에 질려 말하며 비켜주는 사내 한명. 봇짐을 진 장사치다.

현무도성; [흡정마녀?] 눈 번뜩이며 사람들 사이로 끼어들고

사내2; [얼마 전부터 호남성과 강서성(江西省) 일대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마녀요.] 대답하는 다른 사내. 역시 봇짐 진 장사치

사내1; [사내들을 주로 노리는데 그 마녀에게 걸린 자는 생기를 쪽쪽 빨려 목내이가 된다는 거요.] 긴장해서 말하며 앞을 보고

현무도성; [여자에게 생기를 빨려서 죽는다?] [겁나지만 구미도 땡기는 최후로구만.] 사람들 사이에서 앞을 보며 말하고. 히죽거리면서

사내1; [그런 소리 마시오 형씨! 아직 흡정마녀가 근처에 있을지도 모르는데...] 겁에 질려서 주변 살피며 속삭이고

현무도성; [말이 그렇다는 거요.] 웃으며 고개를 빼서 앞을 보고

사람들이 모여선 곳과 300미터쯤 떨어진 곳. 길가에 마차가 한 대 반쯤 쓰러진 상태로 서있고. 황금수라들 세 명이 마차 주변을 살피고 있다.

현무도성; [저 마차가 희생자가 타고 있던 마차인 것 같은데...] 고개 빼서 마차 쪽을 보고

현무도성; [마차를 감시하는 자들은 누구요? 관부의 인간들로 보이진 않소.] 눈을 음침하게 번뜩이고

사내1; [황금전장의 호위무사들인 황금수라들이오.] 아는 척

현무도성; [황금수라!] 놀라는 척

현무도성; [들어본 적이 있소.] [황금전장이 자신들의 어마어마한 재물을 지키기 위해 공을 들여 기른 고수들이라지요?]

사내1; [들리는 말로는 황금수라들은 각가지 영약을 복용하여 모두 금강불괴에 가까운 몸과 일갑자가 넘는 내공을 지니고 있다고 하오.]

사내2; [뿐만 아니라 도검이 불침하는 투구와 갑옷으로 무장하고 있으며 사용하는 무기는 하나같이 절세의 신병이기들이라는 거요.]

사내1; [그 때문에 황금수라 서넛이 모이면 폭풍신마나 극천무제와도 싸울 수 있다고 할 정도요.]

현무도성; [황금수라 서너명으로 지존회주와 무림맹주를 상대하는 게 가능하다?] [그건 좀 과장이 심한 것 같은데...] 불쾌하고

사내1; [물론 호사가들이 퍼트린 과장된 소문이긴 하오.]

사내1; [그래도 분명한 건 황금수라들이 하나같이 일류고수들이라는 점이오.]

사내2; [그 때문에 아무리 간이 큰 도둑이라도 황금전장의 재물에는 손을 댈 엄두를 못 낸다는 게 강호의 정설이오.]

현무도성; [그렇다치고...] [황금전장의 그 대단한 호위무사들이 왜 흡정마녀를 쫓고 있는 거요?] 화제 돌리고

사내1; [낸들 알겠소?]

사내2; [황금전장의 중요한 인물이 흡정마녀에게 희생당했을 가능성이 있소.]

현무도성; [아니면 흡정마녀가 황금전장과 관련이 있는 계집이거나...] 비웃고

사내1; [... 말조심하시오 친구.] 기겁하며 다른 사람들 살피고

현무도성; [왜 내가 못할 말 했소?] 뚱하게

사내1; [설령 흡정마나가 황금전장과 관련있다 해도 절대 입 밖으로 내면 안되오.] [자칫 황금전장 귀에 들어가 미운털이 박힐 수가 있기 때문이오.]

사내2; [황금전장의 손길은 뻗히지 않은 곳이 없소.] [황금전장에게 밉보이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쌀 한 톨 구하지 못해서 굶어 죽는 수가 있소.]

현무도성; [어이구 무서워라.] 겁에 질린 시늉하고

현무도성; [사실이 뭐든 황금전장이 개입한 걸 보면 흡정마녀가 평범한 계집은 아닌게 분명하겠소.] 음침하게 웃으며 앞을 보고

 

#82>

문이 부서진 마차. 죽어있는 두 마리 말과 마부.

마차 안에 죽어있는 사내. 잘 차려 입은 중년의 사내인데 몸이 비쩍 말라 미이라가 되어 있다. 한명의 황금수라가 미이라가 된 사내를 살피고 있다. 미이라는 아랫도리를 벌거벗고 있다.

[...] 시체를 보며 뭔가 생각하는 황금수라1. 그때

[이번에도 소소의 짓이냐?] 누군가의 말이 들려 황금수라1과 마차 주변의 황금수라들 흠칫! 놀라고

! 언제였는지 허공에 뒷짐 짚고 서있는 벽초천. 뒷짐 진 손에는 유리척이 쥐어져 있다.

 

#83>

[!] [... 언제 저기에...] [사람이 허공에서 깃털처럼 날아 내려왔다!] [... 신선인가?] 멀찍이에서 보고 있던 사람들 놀라고. 그 중에는 현무도성도 끼어있고

현무도성; (황금전장 장주 냉혈전호 벽초천...) 눈 번뜩이며 보고

현무도성; (사부님 말씀대로 저자는 가공할 힘을 숨기고 있었구나.) 긴장.

 

#84>

다시 마차 주변.

[장주님!] [장주님을 뵙습니다.] 허공에 떠있는 급히 포권하는 황금수라들.

마차 안에 있던 황금수라1도 서둘러 나오고

슈우! 허공에서 천천히 내려오는 벽초천.

벽초천; [검시 결과를 말해라.] ! 바닥에 내려서며 힐끔 마차 안을 보고.

황금수라1; [이번 희생자도 생기가 모두 소멸된 목내이 상태입니다.]

벽초천; [양정(陽精)도 말라버렸겠지?] 마차 안을 보며 무표정하게

황금수라1; [....] 눈치 보며 대답하고

벽초천; [못된 년 같으니...] [생기를 빨아먹는 것으로 모자라 채양보음까지 하고...] ! 뒷짐 쥔 벽초천의 손이 유리척을 힘주어 쥐고.

민망해서 눈치만 보는 황금수라들

벽초천; [혹시 소소를 만나게 되면 신체접촉을 피해라.] [암기와 무기를 써서 제압하되...] 마차 안의 시체를 보며

벽초천; [그 과정에서 소소의 목숨을 빼앗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 단호한 표정

[존명!] 포권하는 황금수라들

벽초천; [이 마차는 어디로 향하던 중이었느냐?] 마차를 보고

황금수라1; [희생자는 부유한 상인이었는데 항주에서 호남(湖南) 방면으로 향하던 중이었던 것 같습니다.]

벽초천; [호남이라...] 뭔가 생각하고

황금수라1; [그쪽으로 수색을 집중하고 있는 중이니 곧 성과가 있을 것입니다.]

벽초천; [호남 방면으로 수색을 지속하되 일부 전력을 돌려 항주 방향을 되짚어 탐색하라.] 슈우! 뒷짐 진 채로 떠오르고

<마차가 지나온 쪽을 수색하라는...> <소소아가씨가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항주 쪽으로 돌아갔을 수도 있겠구나.> 놀라며 깨닫는 황금수라들

슈우! 그 사이에 허공으로 높이 올라가는 벽초천

벽초천; (이해할 수 없다.) (아무리 되새겨 봐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침통하게 고개 절레 저으며

<천외천궁의 적통(嫡統)인 우리 풍씨일쪽의 핏줄에서 어떻게 소소같은 마녀가 태어났단 말인가?> 벽소소의 마녀같은 얼굴을 떠올리며 고뇌하는 벽초천. 벽초천은 사실 천외천궁의 마지막 궁주 풍백의 아들이다. 황금전장은 천외천궁의 사업체였고. 풍백의 아들은 배신자 풍극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 벽씨로 위장하게 된 것

 

#85>

멀찍이에서 보고 있던 사람들의 시점. 웅성대며 허공을 가리키고. 벽초천이 우화등선하듯 허공으로 떠올라 멀어지고 있다.

[...] 그걸 보며 돌아서는 현무도성

현무도성; (벽초천은 흡정마녀의 행적을 찾아 호남성 쪽으로 이동할 낌새인데...) 돌아보며 걸음 옮기고

현무도성; (자칫하다가는 소()맹주가 벌이려는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현무도성; (소맹주에게 사업의 진행을 늦추라고 건의해야겠다.) 서둘러 왔던 길을 걸어가고. 헌데

 

[...] 사람들 틈에 끼어있는 죽립을 쓴 여자 한명. 표독한 인상의 여자인데 벽초천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있다. 이 여자는 벽소소의 끄나플이다. 나중에 한 번 더 나올 조연이니 대충 묘사

여자; (냉혈전호 벽초천...)

여자; (저자가 역시 흡정마녀님의 추측대로 현장에 나타났구나.)

여자; (벽초천이 대단한 고수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우리 여자들의 교활함에는 속지 않을 수 없겠지.) 사악하게 웃는 여자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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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극이 위극겸의 손에 죽는 과정에서 폭풍륜과 생사교는 세상에서 사라졌다.> 계곡의 거친 강물에 떠내려가는 풍극의 시체. 머리에 폭풍륜은 쓰고 있지만 생사교는 보이지 않는다.

<나중에 밝혀진 것이지만 폭풍륜은 풍극의 아들 풍백양의 손에 들어갔으며...> 어떤 동굴 속에 풍극의 시체가 놓여있고 그 앞에 무릎 꿇은 채 울부짖는 15살 가량의 소년. 이 소년은 폭풍신마 풍백양의 어릴 때 모습이다. 두 손으로 폭풍륜을 쳐들며 울부짖는다.

<생사교는 세상을 떠돌다가 신가람이란 운이 좋은 청년의 차지가 되었었다.> 호수에서 배를 타고 낚시를 하던 청년 시절의 신가람이 놀라며 낚싯대를 쳐든다. 낚시에 걸려 허공으로 치솟는 생사교. 신가람의 당시 나이는 스무살 정도

 

진무륜; [천외칠보 사이에는 우열이 없다.] [오직 그것에 숨겨진 힘을 얼마나 자기 것으로 만드느냐로 승패가 갈릴 뿐이다.]

진무륜; [예를 들자면 현 무림을 양분하고 있는 폭풍신마 풍백양과 극천무제 신가람의 경우가 그러하다.]

 

<폭풍신마는 폭풍륜의 힘을 구성(九成)까지 끌어낼 수 있다.> 폭풍륜을 이마에 두른 폭풍신마가 몸으로 토네이도를 일으키는 모습 배경으로

<반면 극천무제 신가람은 생사교의 힘을 칠성(七成) 남짓 쓸 수 있을 뿐이다.> 신가람이 토네이도를 일으키는 폭풍신마를 향해 생사교를 휘두르는 장면 배경으로 나레이션

 

진무륜; [천외천궁의 역사를 통틀어도 천외칠보의 힘을 구성까지 끌어낸 것은 폭풍신마가 처음이다.] [그만큼 폭풍신마의 자질과 마성은 전대미문이라고 할 수 있다.]

진무륜; [역대 천외천궁 궁주들도 대개는 칠성, 예외적으로 팔성(八成) 정도의 성취를 보였을 뿐이며...]

진무륜; [신가람도 대단한 인재이긴 하지만 생사교의 힘을 칠성 정도 구사하는 게 한계다.]

진무륜; [그 때문에 신가람은 폭풍신마와의 정면 대결을 피하고 있다.]

청풍; [실력 차이가 그처럼 현격함에도 폭풍신마가 신가람을 방치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겠습니다.] 눈 빛내며

진무륜; [폭풍신마 역시 십팔 년 전 벌어진 신가람과의 일전에서 생사교에 의해 중상을 입었었다.] 끄덕

진무륜; [그때의 경험으로 폭풍신마는 무리하게 승부를 보려 하지 않는 것으로 추측된다.]

청풍;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미진한 표정

진무륜; [폭풍신마와 지존회의 힘이 신가람과 무림맹을 압도한다는 건 무림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끄덕

진무륜;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풍신마가 십팔 년의 세월동안 무림맹을 방치해온 이유가 무언지 네 생각을 말해봐라.] 웃고

청풍; [천외칠보의 나머지 다섯 개를 보유하고 있는 인물들 때문입니까?] 눈 번득이고

진무륜; [청풍이 넌 역시 영특하구나.] 웃고

청풍; [별 말씀을...] 멋쩍고

진무륜; [폭풍신마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신가람을 죽일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청풍; [그 상태에서 나머지 천외오보의 소유자들에게 공격당하면 치명적이겠습니다.]

진무륜; [그래서 폭풍신마는 천외오보의 소재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신가람과 결판을 지을 생각이 없을 것이다.] 끄덕이고

청풍; [천외오보의 소재는 밝혀졌는지요?]

진무륜; [다섯 가지중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두 가지뿐이다.]

진무륜; [하나는 천래신협 위극겸이 얻었던 철인검인데...]

진무륜; [철인검은 무림맹이 폭풍신마에게 궤멸당할 때 다시 행방이 묘연해졌다.]

청풍; [폭풍신마 수중에 들어갔을 수도 있겠습니다.]

진무륜;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지금까지는 폭풍신마가 철인검을 갖고 있다는 제보는 들어오지 않고 있다.]

청풍; (사부님은 지존회 내에도 조력자가 있는 것 같다.)

진무륜; [천외오보중 소재가 밝혀진 다른 하나는 제왕안이다.]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청풍을 보며 말하고. 품속에 손을 넣으면서

청풍; [혹시...] 깨닫고 진무륜을 보고

진무륜; [이게 바로 제왕안이다.] ! 내밀며 펴는 진무륜의 손바닥에 얹혀진 제왕안

[!] 놀라며 제왕안을 보는 청풍.

지잉! 아가모토의 눈 같은 조각 가운데에 박힌 구슬이 기이한 빛을 내고. 구슬은 묘안석처럼 가운데에 수직으로 벌어진 모습이다. 고양이의 눈 같고

청풍; (저 구슬...) 눈빛이 몽롱해진다.

<보고 있자니 혼백이 그대로 빨려 들어가는 것같다.> 쿠오오! 제왕안의 구슬이 확 커진 배경으로 눈빛이 몽롱해지는 청풍의 얼굴

진무륜; [여기까지...] ! 손을 움켜쥐어 제왕안을 감춘다.

[!] 움찔! 정신을 차리는 청풍

진무륜; [제왕안을 직접 본 소감이 어떠하냐?] 웃으며 청풍을 보고

청풍; [저의 혼백이 저의 것이 아니게 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침 삼키고

진무륜; [그것이 제왕안의 힘이다.] ! 다시 제왕안을 품속에 넣고

진무륜; [천외천궁의 술법으로 만들어진 제왕안에는 보는 이의 혼백을 흡수하는 능력이 깃들어 있다.] 품속에서 손을 빼내고

진무륜; [일단 제왕안에 혼백을 빼앗긴 자는 실혼인(失魂人)이 되어 제왕안의 명령에 순종하게 된다.]

청풍; [... 실로 무시무시한 위력이로군요.] 식은땀

진무륜; [다만 다른 천외칠보를 지닌 상대에게는 그 힘이 제한적이다.] [천외칠보에 깃든 살기와 마력이 제왕안의 힘에 저항하기 때문이다.]

청풍; [천외칠보 중에는 평범한 것이 단 하나도 없군요.]

청풍; [헌데 제왕안이 어떻게 사부님 손에 들어온 것인지요?] 의심

진무륜; [노부가 바로 궁주의 부인 벽씨와 함께 천외천궁을 탈출한 사대장로(四大長老)중 한명이다.]

청풍; [!] 놀라고

진무륜; [노부는 풍극이 왜곡된 야심을 품고 있음을 눈치 챘음에도 불구하고 막지 못한 죄인이다.] 한숨

진무륜; [게다가 나이가 들어서 제왕안을 얻었기 때문에 그의 힘을 채 오성(五成)도 끌어내지 못한다.]

청풍; [풍극이 세상으로 뛰쳐나와 지존회를 결성했음에도 징계하시지 못한 이유였군요.] 끄덕이고

진무륜; [풍극은 폭풍륜과 생사교의 힘을 각기 칠성씩 구사했었다.] 끄덕

진무륜; [그런 풍극과 정면 대결했으면 거의 확실히 죽임을 당하고 제왕안도 풍극의 수중에 들어갔을 것이다.]

청풍; (논리에 맞는 말씀이시지만 지존회의 발호를 방치하신 것은 무책임하게 느껴진다.) 의심이 들고

진무륜; [천래신협 위극겸은 철인검의 힘을 팔성까지 구사했던 것으로 믿어진다.] [덕분에 풍극을 죽일 수 있었던 것인데....]

진무륜; [풍극의 아들 폭풍신마는 폭풍륜의 힘을 무려 구성까지 끌어내고 있다.]

진무륜; [제왕안의 힘을 오성 밖에 쓰지 못하고 나이도 많은 노부가 폭풍신마를 상대하는 것은 말 그대로 이란타석(以卵打石)이다.]

진무륜; [그래서 금강불괴의 몸을 지닌 너를 길러 대신 사명을 맡기게 된 것이다.] 청풍을 지긋이 보면서

청풍; [폭풍신마는 부모님을 해친 원수이기도 하니 반드시 제자의 손으로 착살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진무륜; [당연히 그래야하지만...] [천외칠보를 얻어 그 힘을 구성까지 얻기 전까지는 폭풍신마를 만나면 안된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진무륜; [오늘부터는 노부가 제왕안에서 얻은 힘을 가르쳐 주겠다.]

진무륜; [제왕착심술(帝王捉心術)이라는 일종의 섭혼술로써 일단 구사하면 상대를 혼백을 장악할 수 있다.]

진무륜; [다만 구사하는데 막대한 심력(心力)이 소모된다는 단점이 있다. 제왕착심술을 쓰면 한동안 무기력해지는 것이다.]

청풍; (양날의 검같은 힘이로구나.)

진무륜; [특히 상대가 천외칠보를 지녔을 때는 통하지 않아서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다.] [그러니 절체절명의 순간이 아니면 쓰면 안된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진무륜; [궁주의 부인 벽씨와 다른 장로들은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가 없다.]

진무륜; [천외천궁의 생존자는 사실상 노부와 노부의 제자인 너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진무륜; [그 사실을 잊지 말고 천외칠보를 회수하는 것을 사명으로 여겨야만 한다.] 강렬한 표정으로

 

#74>

<-항주> 역시 저녁 무렵

<-황금전장 항주지점> 여전히 사람들과 우마차가 정문으로 많이 드나들고 있고. 헌데

아득한 허공에서 점 같은 것이 나타나고

민들레 홀씨처럼 흔들거리며 천천히 내려오는 여자. 진상파인데 오른손에는 양산을 하나 쳐들고 있다. 마녀가 양산을 타고 날아다니는 영화 <메리 포핀스>의 한 장면 같다

양산을 쳐든 채 천천히 내려오면서 황금전장 항주지점을 내려다보는 진상파.

황금전장 항주지점 내의 수많은 건물들 사이를 개미같이 움직이는 사람들

어느 정원과 그 정원에 둘러싸인 이층 건물. 그 건물 주변에는 사람이 없다.

[...] 무언가 생각하며 그 건물을 향해 내려가는 진상파

가까워지는 정원과 건물

! 띠링! 건물에서 비파소리가 나고 있다.

진상파; (천균비파(千鈞琵琶)...)

진상파; (역시 저 신물(神物)은 항주지점에 있었구나.) 흔들거리며 건물을 향해 내려가고

 

#75>

냉하상; [풍가는 떠났느냐?] 띠링! 띠리링! 화려하기 이를 데 없는 건물 내부. 화려한 의자에 앉아서 검은 색의 비파를 켜며 말하는 여인. 나이는 30대 후반. 절세미녀지만 눈 꼬리가 올라가있어 기승스러운 인상. #67>에서 벽초천이 떠올렸던 실루엣의 여인. 벽세황의 생모인 냉하상. 천외천궁 대신 황금전장을 운영하던 벽씨일족의 며느리인데 황금전장을 원래 주인인 벽초천에게 뺏긴 것에 원한을 품고 있다. 냉하상이 안고 있는 검은색 비파는 강력한 위력을 지니고 있다. 평범하게 묘사하지 말 것. <신선부>에 나온 위상영의 비파를 그대로 써도 됨

벽세황; [장주님은 어제 오후에 떠나셨습니다.] 작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냉하상과 마주 앉아서 대답하고.

냉하상; [장주는 무슨...] ! 신경질적으로 비파를 튕기며 눈 꼬리를 치뜨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세황의 생모 냉하상(冷霞霜)>

냉하상; [그 인간은 우리 벽씨일족이 수백 년 간 애써 키운 황금전장을 날름 삼켜버린 날도둑일 뿐이다.]

냉하상; [어미 앞에서 두 번 다시 그 작자를 장주라 부르지 마라.] 이를 바득 갈고

벽세황; [어머니가 분해하시는 심정, 소자 십분 이해합니다.] 난감

벽세황; [하지만 황금전장은 애초에 풍씨일족이 저희 벽씨일족에게 운영을 맡긴 기업이 아닌지요?] 설득하려 애쓰고

벽세황; [장주님 입장에서는 소유권을 주장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게 당연...] + 냉하상; [그만!] ! 신경질적으로 비파를 확 켜고. 그러자

! 콰창! 주변의 도자기와 그릇들이 박살난다. 냉하상을 중심으로 강한 충격파가 퍼져나간 모습이고. 마주 앉은 벽세황의 옷도 심하게 펄럭이긴 하지만 충격은 받지 않은 모습

 

#76>

! 쨍그랑! 건물 이층의 창문들도 밖을 향해 박살이 난다. 유리가 깨지고 창호지는 터지는 모습. 밖에서 본 모습

담장 밖을 오가던 하녀들 깜짝 놀라 담장을 보고

 

#77>

다시 실내.

드드드! 충격파가 가라앉는다. 아직 진동이 남았고 부서진 도자기와 그릇 파편들이 바닥에서 움직이고 있다.

냉하상; [물러터진 놈!] 이를 바득

냉하상; [그래서 넌 선조들이 키우고 가꿔온 황금전장을 되찾을 생각도 의욕도 없다는 것이냐?] 벽세황을 노려보고. 지지징! 비파는 진동하면서 벼락에 휘감긴다

벽세황; [고정하십시오 어머니.] 한숨 쉬며 충격파에 흩어진 옷을 여미고

벽세황; [장주... 당숙께서도 저희 모자를 섭섭하지 않게 대우하진 않으셨잖습니까?] 설득하려 하고

벽세황; [황금전장의 모든 지점들 중 가장 수익이 좋은 항주지점이 사실상 저와 어머니의 것이기도 하고...] + 냉하상; [듣기 싫다!] 신경질적으로 손을 젓고

냉하상; [항주지점의 수익이 좋아봐야 황금전장 전체 수익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띠리링 다시 비파를 켜며

냉하상; [무릇 사내라면 욕심도 부릴 줄을 알아야...] + [!] 신경질 부리다가 흠칫! 하며 벽세황을 보고. 벽세황이 고개 돌려 창문 쪽을 보고 있다.

냉하상; [어미가 말하는데 딴전을...] + [!] 화내며 창문쪽을 돌아보다가 흠칫! 하고

! 유리창이 째진 창문 밖의 허공. 오른손으로 양산을 쳐든 진상파가 민들레 홀씨처럼 흔들거리며 떠있다.

냉하상; [...] 기겁하며 일어나고

벽세황; [진소저...] 역시 일어나고

서둘러 창문으로 가는 벽세황

벽세황; [전서구로 보고 받기로는 무공을 상실 하셨다던데...] 덜컹! 창문을 밖으로 열고

벽세황; [건재하신 모습을 뵙게 되어 다행입니다.] [안으로 드시지요.] 옆으로 물러서서 안으로 들어오라 권하고. 벽세황은 진상파를 좋아한다.

진상파; [실례하겠어요.] 스으! 허공에서 흔들거리며 창문으로 다가오고

! 꽃신 신은 발로 창문틀을 밟는 진상파. 이어

창틀에 서서 양산을 접더니

비틀! 힘겹게 건물 안으로 내려선다. 쓰러질 것 같고

벽세황; [조심하십시오.] 급히 진상파의 팔을 잡아 부축하고

진상파; [고마워요 공자.] 애잔하게 웃으며 고개 조금 숙이고

벽세황; [별 말씀을...] + (내공이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 ! 진상파의 팔을 잡은 벽세황의 손이 약하게 벼락에 휘감기고.

벽세황; (그럼에도 허공에 떠있었던 건 무공 외의 다른 능력을 지녔다는 건데...) 진상파의 팔을 놔주고. 진상파는 냉하상쪽으로 걸어간다

진상파; [마님!] 냉하상 앞에 멈춰서고

진상파; [한동안 격조했사옵니다. 별래무양하셨는지요?] 허리 숙이며 정중하게 인사하고.. 두 손으로 양산 손잡이를 잡은 채

냉하상; [네가 보다시피 잘 먹고 잘 지내고 있다.] 코웃음 치며 다시 의자에 앉고

진상파; [그러하시다니 다행이옵니다.] 미소

벽세황; [앉으시오 소저.] 자기가 앉았던 의자를 권하고

진상파; [고마워요.] ! 사양하지 않고 의자에 앉고.

양산은 탁자에 기대 놓는다.

냉하상; [그나저나 뜻밖이로구나.] 그걸 보며 냉랭하게

냉하상; [내가 듣기로 넌 무공을 모두 잃은 몸으로 가출을 했다던데...] 냉랭한 표정으로 흘겨보며 말하고

진상파; [못난 동생을 만나기 위해 금릉을 떠나왔사옵니다만...] 한숨

진상파; [마님께 긴히 부탁드릴 것이 있어서 불쑥 찾아뵙게 되었사옵니다.] 말하면서 냉하상이 안고 있는 비파를 보고

냉하상; [천균비파를 달라?] 비파를 좀 더 강하게 끌어안고

진상파; [무공을 상실한 터라 소소를 집으로 데려가려면 천균비파의 힘에 기대야만하옵니다.] 고개 숙이고

진상파; [잠시 빌려주시면 보은을 하겠사옵니다.] 진지한 표정

냉하상; [보은?] [무슨 보은?] 냉소하고

벽세황; [어머니!] 진상파 뒤에 서서 난감한 표정

냉하상; [여자들끼리의 대화다. 넌 입 다물고 있어라.]

벽세황; [...] 한숨

냉하상; [말해봐라.] 다시 진상파에게

냉하상; [천외칠보에 버금가는 보물인 이 천균비파를 빌려주는 대가로 넌 무얼 내놓겠느냐?] 표독한 표정

진상파; [저는...] + 냉하상; [미리 말해두겠는데...] 냉소하며 말을 끊고

냉하상; [상고시대에 만들어진 이 천균비파는 쓰는 자의 능력에 따라서는 천지조화를 일으킬 수 있는 힘을 지녔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 것이다.] 비파를 쓰다듬고

진상파; [물론이옵니다.]

진상파; [천균비파는 대우(大禹;우임금)께서 치수(治水)를 위해 용들을 부릴 때 사용했다는 전설 속의 신물이지요.]

냉하상; [잘 알고 있구나.] 코웃음

냉하상;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천균비파가 온전히 벽씨의 소유라는 점이다.] [우리 집안이 정당한 대가를 주고 손에 넣은 것이니...] 천균비파를 꽉 끌어안으며 냉소하고

냉하상; [, 너희 풍()씨는 천균비파에 대해 어떤 권리도 주장할 수가...] 말하다가 아차 하는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벽세황이 진상파 뒤에서 고개를 젓고 있다. 말하지 말라고. 그러자

진상파; [밖에서 엿들은 점은 미리 사죄드리겠어요.] 고개 숙이고

벽세황; (이미 어머니와 나의 대화를 들었구나.) 쓴웃음

진상파; [헌데 풍씨일족이라는 말은 제가 오늘 처음 듣는군요.]

벽세황; [소저! 그건...] + 냉하상; [되었다.] 손을 들어 벽세황의 말을 막고

냉하상; [상파 너도 출신이 천하든 어쨌든 장주의 핏줄이니 가문의 내력을 알아둬야 할 것이다.] 비웃고.

쓴웃음 짓는 벽세황

진상파; [세이경청하겠사옵니다.] 표정 여전히 부드럽게

냉하상; [세상에는 알려지지 않은 천외천궁이라는 신비한 문파가 있다.]

냉하상; [역사가 천년이 넘는 문파인데 대대로 풍씨성의 일족이 궁주 자리를 차지해왔다.] 신이 나서 말하고

냉하상; [천외천궁이 비록 세외의 문파이긴 하지만 꾸려가는 데에 돈이 필요한 것은 세속의 문파와 다를 바가 없다.]

진상파; [맹자(孟子)께서도 항심(恒心;한결같은 마음)은 항산(恒産;안정된 재산)에서 나온다고 하셨지요.] 끄덕

냉하상; (유식한 척은...) + [그래서 풍씨일족은 천외천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사업을 갖게 되었으며...]

냉하상; [그 사업에서 나온 풍족한 재물 덕에 풍씨일족은 대대로 천외천궁의 궁주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진상파; [그것이 황금전장이었군요.]

냉하상; [돈 놀이는 왕조의 교체나 외적의 침입, 경제의 파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유일한 사업이다.] [풍씨일족이 전장을 사업으로 택한 것은 그 때문이다.]

냉하상; [다만 머나먼 곤륜산에 터를 잡은 천외천궁이 직접 황금전장을 운영할 수는 없었다.] 냉소하고

냉하상; [그래서 우리 벽씨일족에게 운영을 위임해왔다.]

냉하상; [대신 풍씨일족의 장손은 벽씨일족의 여자를 정실(正室)로 들이는 것이 전통이었다.] 냉소하고

진상파; (조모님의 성은 벽씨였다. 그렇다는 건...) + [혹시 지금의 장주님이...] 깨닫고

냉하상; [천외천궁의 마지막 궁주 풍백이란 분의 유일한 핏줄이다.] 끄덕

진상파; [그랬군요.] 조금 놀란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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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사천당문(四川唐門)> 산을 등지고 앞에는 강이 있는 웅장한 장원

그 장원의 대청 건물. 웅장한데 허리에 주머니 여러개와 칼을 차고 있는 무사들이 지키고 있다. 당비연을 따라 독마곡에 왔던 사천당문 무사들과 같은 복장.

[!] [!] 눈 번뜩이는 무사들

대청으로 다가오는 여자. 당비연. 미친년 분위기다. 머리도 흐트러져 있고 옷도 더럽다.

말없이 옆으로 비키는 무사들.

무사들 사이를 지나 대청으로 들어가는 당비연

 

#70>

대청 내부. 웅장하고 화려하다. 상좌에는 차가운 인상의 오십 살 쯤 된 중년인이 앉아있다. 이 인물이 사천당문 문주인 천수나한 당천성이다. 대단한 고수지만 한 두 번만 나올 조연이다. 당천성이 앉아있는 의자 옆에는 작은 탁자가 하나 놓여있고 그 탁자에는 서루철이 하나 놓여있다. 당천성 앞쪽에는 좌우로 의자들이 죽 놓여있는데 그곳에 십여명의 노인들이 앉아 있다가 입구쪽으로 돌아본다.

입구로 들어서는 당비연. 이어

당비연; [백부님!] 털썩! 당천성 앞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는 당비연

당비연; [이틀 전 풍도지부에서 전서구를 날려서 보고 드린 대로 아버지를 시해한 원수의 거처를 확인했사옵니다.] 무릎 꿇은 채 비분강개한 표정으로 말하고

당비연; [즉시 문중의 고수들을 파견하여 그자, 금강살귀를 척살하여 주세요.] 간절하게 말하지만

[...] 찡그리며 대답하지 않는 당천성. 배경으로 나레이션. <-사천당문 문주 천수나한(千手羅漢) 당천성(唐千星)>

당비연; (백부의 반응이 왜 저렇지?) + [백부님!] 불길한 예감이 드는 표정

당비연; [서두르지 않으면 금강살귀가 행방을 감출 수도....] + [!] 말하다가 입 다물며 눈을 치뜨고

! 당천성이 손을 들어 당비연의 말을 막는데 그의 손에는 서류철이 하나 들려있다. 당천성이 앉은 의자 옆의 탁자에 놓여있던 서류철이다.

당천성; [이게 뭘 것 같으냐?] 서류철을 흔들어 보이며 차갑게

당비연; [소녀는 모르옵니다.] 고개 조금 젓고

당천성; [네 아비가 죽기 전에 만났던 문파의 문주들이 제보를 해왔다.] [금강살귀가 네 아비에게 지존회에 포섭된 간세라 했다고...] 서류철을 흔들며

당비연; [아버지가 지존회에 포섭되었다니요? 말도 안되는 모함이에요!] 눈을 치뜨면서 부정하지만

당천성; [모함인지 아닌지는 네가 직접 확인해봐라!] ! 서류철을 던지고

! 당비연의 앞에 떨어지는 서류철. 눈을 치뜨며 그걸 보는 당비연

당천성; [제보가 사실인가 확인하기 위해 네 아비의 거처를 수색했고...] 당비연이 서류철을 두 손으로 집어드는 걸 보며 말하고

당천성; [그 결과 은밀한 곳에 감춰진 여러 통의 편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네가 보고 있는 게 바로 그 편지들이다.] 차가운 표정

[...] 눈을 부릅뜨며 서류철 안의 종이들을 보는 당비연. 편지였기 때문에 여러 번 접혔다가 펴진 상태의 종이들

당천성; [너도 읽어보면 알겠지만 그 편지들에는 패륜무도한 내용들이 적혀있었다.] 이를 부득 갈며

당천성; [폭풍신마는 네 아비에게 당문 내에서 세력을 확장할 것을 지시했으며...]

당천성; [적당한 때가 되면 나를 포함한 수뇌부를 척살하고 당문을 손아귀에 넣으라는 지령을 내렸다.] [지존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주먹 불끈

당비연; [아니... 아니에요.] 고개 저으며 부정

당비연; [아버지가 이런 죄 많은 일을 꾸밀 리가 없어요.] 고개 들며 애원하고

당비연; [지존회가 우리 당문의 내분을 조장할 목적으로 꾸민 짓이 분명...] + 당천성; [그만!] ! 손바닥으로 의자 팔 거리를 내리치며 고함질러 당비연의 말을 막고

당비연; [... 백부님!] 절망. 사색

당천성; [네 아비가 반역을 꾀한 증거가 명백한데도 딸이라 비호하려 드는 것이냐?] 이를 부득. 분노하며 노려보고

당비연; [으으으...] 절망하고

곁눈질로 좌우의 노인들을 보는 당비연. 노인들도 굳은 표정으로 보고 있고

당천성; [네 아비는 죗값을 치른 것이다.] 냉소

당천성; [솔직한 내 심정은 형제지간에 피를 보지 않게 해준 금강살귀가 고마울 따름이다.] 이를 부득부득 갈며 눈에서 살기를 뿜어내고

당비연; [... 어떻게 그런 말씀을...] [비록 이복형제지간이지만 어쨌든 아버지는 백부님의 동생인데....] 기가 막히고

당천성; [생각같아서는 반역자의 딸인 네게도 책임을 묻고 싶다만...] 억지로 분노를 참는 표정

당천성; [그래도 당문의 핏줄인 점을 감안하여 더 이상의 추궁은 하지 않겠다.]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고

앉아있던 노인들도 일어나고

당천성; [그리 알고 아비의 복수를 해달라느니 하는 요구 따위는 하지 마라!] 의자를 떠나 당비연 쪽으로 온다

당천성; [두 번 다시 내 눈에 띠지 않도록 해라.!] 거친 걸음으로 당비연 옆을 지나가고. 노인들도 입구쪽으로 가고

당천성; [못된 놈 같으니...] 화를 삭이며 입구로 나간다. 노인들도 따라서 나가고. 이제 대청 안에는 무릎 꿇은 당비연만 남는다.

당비연; (아버지... 아버지의 복수를 못해주겠다고? 진위도 확인할 수 없는 이 몇 장의 편지 때문에...?) 이를 갈며 바닥에 내려놓은 서류철을 보고

당비연; (좋아요. 당신의 뜻은 잘 알았어요 백부!) 이를 바득 바득 갈고. 주먹도 부들부들

당비연; (우리 부녀를 외면하고 내친 대가는 반드시 치르게 될 거에요!) 무언가 결심하는 살기 어린 당비연의 얼굴

 

#71>

<-피진곡> 저녁 무렵. 세 채의 건물. 중앙의 큰 건물로 교옥령이 쟁반을 들고 들어간다. 쟁반에는 찻잔이 두 개 얹혀져 있고

 

교옥령이 문을 열고 들어간 중앙의 큰 건물 내부. 청풍과 진무륜이 탁자 옆에 의자를 놓고 마주 앉아있다. 청풍은 상의를 벌려 맨살을 드러내고 있고 진무륜은 그런 청풍의 가슴에 손바닥을 댄 채 눈을 지그시 감고 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교옥령

! 청풍의 가슴에 댄 진무륜의 손바닥이 빛을 발하고.

교옥령은 방해하지 않기 위해 멈춰서고. 그러다가

진무륜; [되었다.] ! 청풍의 가슴에서 손을 떼며 눈을 뜨고

진무륜; [천독불훼대법으로 흡수한 일천종의 독기가 네 몸속에 완전히 자리 잡은 게 확인되었다.] 상의를 여미는 청풍에게 말하고. 교옥령은 다시 걸음 옮겨 다가오고

진무륜; [이제 외력(外力)이 침투하여 내상을 입을 경우 그 독기들이 즉시 반응하여 치유해줄 것이다.] 교옥령이 탁자에 쟁반을 내려놓는 걸 힐끔 보며 말하고

진무륜; [너의 뇌나 심장을 단번에 으스러트릴 정도의 충격이 아니라면 남의 손에 죽을 일은 없게 된 것이다.]

청풍; [서노야께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허리띠를 여미며 말하고. 교옥령은 찻잔을 탁자에 내려놓고 있고

진무륜; [입은 은혜가 크고말고!] 끄덕

진무륜; [그 보은으로 서노사의 심복의 우환을 해소시켜드려야만 한다.]

청풍; [...] 고개 숙이고. 그 배경으로 빈 쟁반을 들고 돌아서는 교옥령

진무륜; [비록 네가 내외금강신에 가까운 몸이 되긴 했지만 진정한 내외금강신을 이룬 건 아니다.] 신중한 표정

진무륜; [하물며 불사신(不死身)은 언감생심!] [강호에 나가서 적을 상대함에 있어 늘 경계하고 조심해야만 한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진무륜; [특히 주의해야할 대상은 칠대기보와 그것을 사용하는 자들이다.] 교옥령이 건물에서 나가는 걸 보며 말하고

진무륜; [칠대기보의 힘은 금강불괴를 이룬 너의 육신이라도 간단히 무너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청풍; [폭풍신마가 칠대기보중 폭풍륜을 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진무륜; [폭풍신마...] 복잡한 표정

진무륜; [너도 이제 곧 세상에 나가야하니 칠대기보의 유래와 비밀에 대해 알아둬야만 한다.] 진지하게

청풍; [세이경청하겠습니다.]

진무륜; [칠대기보의 진짜 이름은 천외칠보(天外七寶).] [그리고 천외칠보는 천외천궁(天外天宮)이란 문파에 전해오던 보물들이다.]

청풍; [칠대기보가 원래 한 문파에 속한 것이었습니까?] 놀라고

진무륜; [그 사실을 아는 자는 천하를 통틀어도 열 명이 채 안될 게다.] 끄덕

이하 나레이션

 

<-천외천궁! 곤륜산(崑崙山) 깊은 곳에 자리한 신비한 문파다. 그 역사가 천년을 훌쩍 넘기지만 천외천궁의 존재에 대해 아는 무림인이 거의 없을 정도다.> 깊은 산중. 이국적인 분위기의 건물들이 모여있다. 신선같은 차림의 남녀들이 오가고 있고

<천외천궁은 신선의 도를 추구하는 방사(方士)들에 의해 창건된 문파다. 그리하여 천외천궁의 제자들은 신선이 되기 위한 수련에 매진할 뿐 세상사에는 관심을 두지 않아왔다.> 신선같은 차림의 남녀들이 서로에게 인사한다. 하늘에는 학이 날아다니고

<천외천궁의 제자들은 선도의 방술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기상천외한 기물(奇物)들과 술법, 무공들을 만들어냈다. 그 결정체가 일곱 가지의 보물, 즉 천외칠보다.> 밀실에 모여 탁자에 놓인 일곱 가지 물건을 보며 흥분하는 노인과 여인들. 여인들은 절세미녀지만 머리가 백발이고. 노인들 중 한명은 진무륜이다. 진무륜은 지금보다 좀 젊지만 당시에도 수염이 긴 노인의 모습이었다.

<-폭풍륜(暴風輪), 철인검(哲人劍), 생사교(生死橋), 유리척(琉璃刺), 혈관음(血觀音), 신룡번(神龍幡). 제왕안(帝王眼)이 천외칠보다.> 탁자 위에 놓인 일곱 가지 물건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그 중 네 가지는 이미 나온 물건들이다. 폭풍신마가 이마에 두르고 있던 폭풍륜, 타노가 천불투의 거처에서 회수했던 철인검, 극천무제 신가람이 사용했던 일본도 형태의 칼 생사교, 냉혈전호 벽초천이 사용했던 투명한 부챗살로 이루어진 부채등이다. 그 부채가 유리척. 나머지 세 가지는 여자 얼굴 모양의 유리가면(혈관음), 용이 새겨진 검은 구슬(신룡번), 삼각형의 틀 속에 들어있는 사람 눈 형상의 조각(제왕안)이다. 제왕안은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에 나오는 <아가모토의 눈>처럼 생겼다.

<천외칠보에는 가공할 힘이 숨겨져 있어서 일초무학(一招無學)이라도 그것을 얻을 경우 천하를 뒤흔들 수 있는 절세고수가 될 수 있다.> 빛이 나는 일곱 가지 물건들. 그걸 내려다보며 흥분한 표정을 짓는 노인과 노파들

 

#72>

빈 쟁반을 들고 큰 건물에서 나오는 교옥령. 한손으로 문을 닫으며

교옥령; (천독불훼대법도 무사히 거쳤고... 청풍이의 수련은 막바지에 이르렀다.) 닫힌 문을 보며 한숨

교옥령; (마땅히 기뻐해야하지만... 온전히 기뻐할 수만도 없구나.) 애잔한 표정으로 웃고

교옥령; (청풍이의 수련이 끝난다는 것은 곧 강호로 나간다는 것을 의미하고...)

교옥령; (일단 헤어지면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을 떨칠 수가 없다.) 하늘 보며 눈에 물기가 촉촉해진다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라서인지 청풍이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도 없는데...> 건물 앞에 서서 쓸쓸히 하늘 보는 교옥령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73>

다시 건물 내부.

청풍; [칠대기보, 아니 천외칠보가 한 문파의 소유였다는 게 놀랍습니다.]

청풍; [헌데 천외천궁에 있어야하는 천외칠보가 어떻게 세상에 흩어지게 된 것인지요?]

진무륜; [비통하게도 천외천궁은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침통한 표정으로 말하며 고개 젓고

이하 나레이션

 

<사십여 년 전, 천외천궁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신임 궁주 풍백(馮佰)의 이복동생 풍극(馮極)이 궁주 자리를 노리고 풍백을 암살한 것이다.> 진중한 인상의 중년인을 생사교로 찔러 죽이는 패도적인 인상의 청년. 중년인이 풍백이며 청년이 풍극이다. 주변에서는 복면을 쓴 자들이 노인들과 여자들을 죽이고 있다.

<그 과정에서 풍백의 아내 벽()씨와 사대장로(四大長老)가 천외칠보중 다섯 가지를 지닌 채 천외천궁을 탈출하는 일이 벌어졌다.> 세 명의 노인과 한 명의 노파가 어린아이를 품에 안은 절세미녀를 호위한 채 산중을 달려간다.

절세미녀는 풍백의 아내로 성이 벽씨다. 절세미녀가 안고 있는 강보의 아기가 벽초천이다. , 벽초천은 천외천궁의 궁주 풍백의 아들인 것.

풍백의 아내 벽씨와 어린 벽초천을 호위하는 노인과 노파들 중에는 진무륜도 끼어있다. 그들이 천외천궁의 사대장로들이다.

벽씨와 사대장로가 천외칠보를 하나씩 갖고 있다. 철인검(가장 나이가 많은 노인), 유리척(왜소한 노인), 제왕안(진무륜), 혈관음(노파), 신룡번(벽씨)등이다. 그들 중 천외칠보를 지닌 게 드러나 보이는 인물은 철인검을 지닌 백발의 수염 긴 노인과 부채 형태인 유리척을 든 왜소한 노인, 유리로 만들어진 것같은 가면을 든 노파등이다. 제왕안과 신룡번은 작아서 갖고 있어도 드러나지 않는다.

달아나는 벽씨와 사대장로들 뒤쪽 멀리에서 여러 명의 복면인들이 날아온다. 복면인들의 지휘자는 풍극이다.

<천외칠보중 폭풍륜과 생사교만을 확보한 풍극은 나머지 천외오보(天外五寶)를 손에 넣기 위해 무림으로 뛰쳐나왔다.> 날아오는 풍극과 복면인들의 모습. 폭풍륜을 이마에 두르고 생사교를 손에 든 풍극이 뭐라 악을 쓰고 있다.

<그 풍극에 의해 세워진 것이 지존회였다.> 벽씨 모자는 달아나고. 그 뒤에서 사대장로들이 풍극 일행에 맞서 싸우려고 한다. 뒤를 돌아보는 진무륜. 벽씨가 달아나는 것을 본다.

<풍극은 스스로 절대지존이라 칭하며 일거에 무림을 제패했다. 그자가 무림을 정복한 목적은 세상으로 유출된 천외오보를 찾기 위해서였다.> 장로들과 격돌하는 풍극. 몸에서 강력한 토네이도를 일으키고 생사교로 긴 섬광을 그어낸다. 그 앞에서 진무륜은 달아나고 철인검과 유리척을 쓰는 두 노인은 풍극을 향해 마주 날아오른다. 노파는 달아나는 진무륜을 향해 뭐라 고함을 지르고 있고. 진무륜은 벽씨를 추격하는 것

<하지만 십여 년이 지난 후 풍극은 천래신협 위극겸이라는 강적을 만나게 되었다.> 절벽을 등지고 서있는 풍극. 폭풍륜을 이마에 둘렀으며 생사교를 들고 있는데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다. 그 앞으로 다가오는 젊은 시절의 위극겸. 손에 철인검을 들고 있으며 온몸에서 벼락이 내뻗치고 있다. 위극겸의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싸우고 있고 시체들이 널려있다. 무림맹이 지존회를 공격하는 중이다.

<낙척서생이었던 위극겸은 천외오보중 철인검을 얻어 일거에 절세고수가 되었다고 한다.> 어느 동굴에서 죽어가는 노인을 보살피는 스무 살 정도인 청년 시절의 위극겸이다. 죽어가는 노인은 위의 장면에서 철인검을 들고 있던 수염이 긴 백발의 노인이다. 노인은 온몸이 너덜너덜해졌고 특히 가슴에 큰 구멍이 나있다. 노인 옆 바닥에 철인검과 액체가 든 유리병이 놓여있다. 유리병에는 금강신액이 들어있다. 그 유리병은 #5>에 나왔었음.

<폭풍륜과 생사교를 지닌 풍극과 철인검만을 쓰는 위극겸은 천하의 패권을 놓고 격돌했으며...> 이하의 씬은 #6>에서 나온 씬. 위극겸이 풍극을 죽이던 장면. 까마득한 절벽 위에서 사투를 벌이는 두 사람. 절대지존 풍극과 위극겸이다. 칼과 검을 써서 싸운다. 절대지존 풍극은 패도적인 인상의 중년인인데 <신선부>에 나온 위극천 캐릭터와 동일하다. 절벽을 등진 자세인 풍극은 투명한 일본도를 쓰는데 일본도에서 무수한 칼 그림자가 생겨나 위극겸을 난도질한다. 하지만 위극겸의 몸은 옷은 갈라지지만 안쪽의 살은 베어지지 않고.

<결과는 풍극이 압도할 것이라는 세간의 예측과 달리 위극겸의 승리였다.> 위극겸이 휘두르는 철인검에서 격자 문양이 일어나 풍극의 몸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가슴과 배에 격자 형태의 깊은 상처가 나서 피를 뿜어대며 비명 지르는 풍극

<절대지존이라 자칭했던 풍극은 철인검에 심장이 찔린 채 천길 단애에서 추락하여 생사가 묘연해진 것이다.> 피투성이가 된 채 철인검을 거두며 절벽으로 걸어가는 위극겸. 위극겸 앞에서는 풍극이 가슴에 생긴 격자 형태의 상처에서 대량으로 피를 뿜어내며 추락하고 있다. 등이 아래를 향하는 자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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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북경과 항주를 잇는 경항운하(京杭運河)> . 넓은 강. 강의 좌우가 반듯해서 운하임을 알 수 있다. 많은 배들이 오가고 있는데

화르르! 그 중 한척의 배가 불길에 휩싸여 있다. 지난 밤. 벽소소가 선원들의 생기를 빨아먹은 그 배다. 불길에 휩싸인 배 주변에는 다른 배들이 접근을 하지 못하고 있다.

[뭐야?] [무슨 일이냐?] [나도 몰라. 저 배에서 갑자기 불이 났어.] 주변의 배들에서 선원들이 웅성거리며 배를 보고 있고. 그때

휘익! ! 불 타는 배를 향해 강물 위를 날아가는 두 사람. 벽소소가 갇혀있던 감옥을 지키던 황금수라1과 황금수라2

! ! 강물을 찍고 다시 날아오르길 반복하며 불이 난 배로 날아가는 황금수라들

[무림인이다!] [강물을 평지처럼 달리다니...] [절세고수들이다.] 주변 배에 타고 있던 선원들 놀라고. 그때

! 휘익! 불 타는 배 위로 날아내리는 황금수라1, 2

! 불타는 배. 맹렬한 불길에 휩싸인 갑판. 미이라가 된 시체들이 불타고 있고

<목내이(木乃伊;미이라)!> <이 배에 타고 있던 선부(先夫)들이 모두 목내이가 되어 있다!> 눈 번득이는 황금수라1과 황금수라2.

<틀림없다. 금릉을 탈주한 소소아가씨가 이 배를 타고 항주쪽으로 왔다!> <밤중에 배를 타고 있어서 우리 황금전장의 수색망에 걸려들지 않은 것이다.> 전음으로 주고 받으며 품에서 피리를 꺼내는 두사람. 이어

<소소아가씨는 자신이 선부들의 생기를 빨아먹은 흔적을 없애기 위해 배에 불을 질렀다.> <빨리 장주님께 보고해야한다. 소소 아가씨가 아직 멀리 달아나진 못했을 테니...> 삐익! ! 피리를 불며 날아오르는 두 사람

삐익! ! 피리를 불며 강변으로 날아가는 두 사람. 그러자

삐익! ! 멀리서 호응하는 피리소리가 들리고

피리소리 배경으로 사라지는 황금수라12. 헌데

근처의 어느 배. 선실이 달린 작은 배인데

그 선실 안에 야한 자세로 누워있는 벽소소. 사공 모습인 사내 한명이 헬렐레 하며 마주 앉아있고

벽소소; [재미있네 재미있어.] 멀어지는 황금수라들과 요란한 피리소리를 들으며 웃고

벽소소; [황금전장의 수색망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치밀하고 반응이 빨랐어.]

벽소소; [덕분에 도망치는 재미가 있겠어.] 사악하게 웃는 벽소소

벽소소; [대단하신 아버지! 재주를 다해 소녀를 찾아보세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호호호!] 마녀처럼 웃는다.

 

#66>

독마곡 초입. 신화벽력탄이 터져 생긴 폭심 근처에 누워있는 당비연

당비연의 모습 크로즈 업. 치마가 걷혀져 아랫도리가 드러나 있고 저고리가 벌어져 가슴도 일부 드러난 상태. 강간당한 모습. 눈을 감고 있고 입과 코로 피가 흐른 흔적이 있고. 감은 눈 꼬리로도 눈물 자욱이 있다

끼이! 섬전초가 다가와서 당비연을 기웃거리고

반응이 없는 당비연

할짜! 혀로 당비연의 뺨을 핥는 섬전초. 그러자

주르르! 감겨진 당비연의 눈꼬리로 눈물이 흐르고

끼이! 안도하며 기웃거리는 섬전초

당비연의 뇌리에 떠오르는 자신이 청풍에게 강간당하던 장면. 성난 짐승처럼 뭐라 악을 쓰며 자신을 강간하던 청풍의 얼굴

당비연; (죽고 싶어!) 이를 갈고

당비연; (하지만... 하지만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눈을 뜨며 일어나고

끼이! 섬전초가 기웃거리며 눈치 살피지만

당비연; (복수... 복수를 해야만 한다.)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당비연; (아버지를 시해하고 딸인 나까지 겁탈한 마귀새끼와 어떻게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있단 말인가?) 이를 갈며 비틀비틀 걸어간다. 독마곡 입구쪽으로

당비연; (몸뚱이가 아니라 영혼까지 팔아서라도... 네놈을 찢어죽이고 말 것이다 이가야!) 눈물 흘리며 걸어가는 당비연. 사타구니의 고통 때문에 비틀거리며 걷는다. 그 뒤를 눈치 보며 따라가는 섬전초

곧 멀어지는 당비연과 섬전초. 그리고

 

[...] 독무곡 안쪽 안개 속에 숨듯이 서서 보고 있는 교옥령

교옥령이 시점. 멀어지는 당비연

교옥령; (속 좁은 계집이 한을 품으면 반드시 뒤탈이 생길 텐데...) 한숨

교옥령; (청풍이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저지른 일탈이 장차 큰 화를 초래할지도 모르겠구나.) 우울한 표정

 

#67>

<-항주(杭州)> 오후.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있다. 운하가 많은 도시

<-황금전장 항주지점> 번화가의 웅장한 장원. 문이 열려있고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많이 드나든다. 정문 처마에는 <黃金錢莊 杭州支店>이라는 글이 적힌 간판이 걸려있고

대청 건물. 황금수라 몇 명이 지키고 있고.

 

벽초천; [상파가?] 식사하다가 젓가락을 내리며 누군가에게 묻고. 탁자에 간소한 음식이 차려져 있다.

벽세황; [예 장주님!] 탁자 건너편에 두 손으로 서류철을 든 채 서서 말하는 청년. <신선부>등에 나온 벽세황 캐릭터. 이 작품에서는 벽초천의 조카이며 항주지점장이다. 나이는 20대 중반 정도. 잘 차려입었고.

벽세황; [지난 밤 자신의 거처에서 모습을 감췄는데 어디로 갔는지 단서가 전혀 없다고 합니다.] 벽초천의 눈치를 보며 보고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항주지점장 벽세황(碧世皇)>

**벽세황은 황금전장 전대 장주의 손자다. , 황금전장의 진짜 후계자인 것. 황금전장은 천외천궁의 비밀 기업이었고 벽초천은 천외천궁의 마지막 궁주 풍백의 아들이다. 즉 벽초천은 벽씨가 아니라 풍씨였다. 어머니가 황금전장 출신의 벽씨라 벽씨 성을 쓰는 것. 지존회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

벽세황; [마님께서 몹시 걱정하시며 상파의 행방을 추적하라는 지시를 모든 지점에 내리셨습니다.] 다시 젓가락질하는 벽초천을 보며

벽초천; [상파라면 걱정할 거 없다.] 무뚝뚝

벽초천; [괜히 전력 분산하지 말고 소소의 행적을 쫓는데 집중해라.]

벽세황; [분부 받들겠습니다만...] 눈치 보며

벽세황; [소질(小姪)이 알기로 상파는 소소에게 내공을 모두 빼앗겨 닭 한 마리 잡을 힘도 없다고 하던데....]

벽초천; [무공대신 상파에게는 지혜가 있다.] 무뚝뚝

입 다무는 벽세황

벽초천; [세상 누구보다 똑똑한 아이니 제 한 몸 간수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게다.] [상파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라.] 음식 먹으며

벽세황; [예 장주님!] 고개 숙이는데

벽초천; [세황아...] 젓가락 내리면서 말하고

벽세황; [하명이 있으신지요?] 돌아서려다가 다시 돌아서고

벽초천; [단 둘이 있을 때는 장주가 아니라 당숙(堂叔)으로 부르라 하지 않았느냐?]

벽세황; [명심하겠습니다 숙부님!] 고개 숙이고.

벽초천; [그만 나가봐라. 난 요기하는 대로 떠날 테니 신경 쓰지 말고...] 다시 젓가락질을 하면서 말하고

벽세황; [!] 다시 고개 숙이고

이어 대청에서 나가는 벽세황

벽초천; (영특하니 뭐니 해도 아직은 어리군.) 벽세황의 뒷모습을 보고

벽초천; (깍듯하고 정중하지만 마음속에서 부글거리는 불만은 완전히 숨기지 못하고 있다.) 젓가락질을 하며

벽초천; (아마도 기승스러운 제 어미의 영향일 텐데...) 한숨 쉬며 어떤 여자의 실루엣을 떠올린다. 눈이 치떠져 기승스러운 분위기의 여자. 물론 벽세황의 생모다.

벽초천; (벽씨일족은 오랜 세월 황금전장을 운영해오면서 황금전장이 자신들의 것이라고 은연중에 생각하게 되었을 것이다.)

벽초천; (그러다가 원래 주인인 우리 풍()씨가 권리를 행사하고 또 벽씨 성까지 차용했으니 불만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겠지.)

벽초천; (이번 일만 수습하면 세황이를 상파와 짝 지어주어야겠다.)

벽초천; (그럼 황금전장을 돌려받게 되는 셈! 세황이 모자의 불만도 갈아 앉겠지.)

벽초천; (물론 그 전에 소소, 그 망할 것을 찾아내어 다시 금릉으로 끌고 가야겠지만...)

<나 벽초천, 아니 풍초천(馮超天)에게 무슨 업보를 그리 지었기에 소소같은 마녀를 슬하에 두게 되었단 말인가?> 혼자 식사하는 벽초천의 모습 배경으로 벽초천의 생각 나레이션

 

#68>

<-피진곡> 아침. 피진곡의 모습

피진곡 끝의 동굴.

 

동굴 내부. 끝 쪽에 철문이 하나 있는데 그 문이 열려있고

문 안쪽은 어둑한 석실인데 그 중앙에 진무륜과 독천존과 교옥령이 서서 무언가를 내려다보고 있다

석실 바닥에 관 형태의 연못이 있고 그 연못에 검은색의 물이 가득 채워져 있다. 검은 물속에 누군가 누워있는 게 보이고. 그 인물은 코와 입을 막은 마스크 같은 것을 쓰고 있고 그 마스크에 연결된 구리관이 연못 밖으로 나와있다. 그 관을 통해서 호흡을 하는 것

츠츠츠! 검은 물이 끓어오르고

독천존; [시작되었소.] 그걸 보며 눈 번득

독천존; [청풍이의 몸이 천독담(千毒潭)의 독기를 본격적으로 흡수하고 있소.] 검은 물이 끓어오르는 걸 보며

진무륜;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극독 일천 가지를 동시에 흡수하는 건데 후유증이 없을지 모르겠소.] 우려

독천존; [천독불훼대법은 이독제독(以毒制毒)의 이치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소.] 연못을 보면서 뚱하게 대꾸

독천존; [일천종의 극독 하나하나는 지독하지만 상극인 다른 독과 만나면 독성이 발휘되지 못하는 것이오.]

진무륜; [그렇다면 다행이오만...] 여전히 걱정

독천존; [물론 상극의 독을 조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오.] [단 한 가지라도 빠지거나 양이 맞지 않을 경우 독성이 남아있기 때문이오.]

독천존; [그동안 구백구십구 종의 극독이 준비되었음에도 천독불훼대법을 쓰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오.]

진무륜; [그러다가 청풍이가 삼목독섬의 내단을 구해오면서 마침내 일천종의 극독이 모두 갖춰진 것이구려.] 끄덕

독천존; [청풍이의 복이 남 다르다는 증거일 거요.] 고개 끄덕이며 시선은 여전히 연못을 향하는데

츠츠츠! 연못의 물이 급격히 옅어지고 있다.

교옥령; (천독담이 급격히 맑아지고 있다.) 긴장하며 연못을 보고

교옥령; (천독담에 녹아있던 일천 종의 극독이 청풍이의 몸에 흡수되고 있기 때문일 텐데...) 생각하다가 눈 반짝이고

! 물이 완전히 맑아지며 드러나는 청풍의 모습. 연못 바닥에 알몸으로 반듯하게 누워있는 청풍. 얼굴에 마스크 같은 것을 쓰고 눈을 감은 채 누워있다. 마스크에 달린 구리관이 연못 밖으로 나와있고

교옥령; (다행히 외관으로는 이상이 없는 것처럼 보여.) 안도하며 가슴을 손으로 누르고

진무륜; [천독불훼대법이 성공한 것 같소이다.] 눈 번뜩

독천존; [그렇소이다.] 끄덕

<이제 청풍이놈은 상처가 생기자마자 치유되는 능력을 지니게 될 거요. 사실상의 내외금강신(內外金剛身)이 되는 것이오.> 연못 속에 누워있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독천존의 말

진무륜; [사실상의 내외금강신...] [그 정도면 폭풍신마와도 승부를 겨뤄볼만 하겠소이다.] 눈 번뜩이고

독천존; [폭풍신마를 이길 수 있다고는 장담하지 못하겠지만 쉽게 지지도 않을 거요.] 고개 끄덕이고

진무륜; [진인사 대천명...] 엄숙한 표정

진무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으니 이제 하늘의 뜻에 맡길 수밖에 없겠소이다.] 청풍을 보며

말없이 끄덕이는 독천존

교옥령; (폭풍신마의 횡포로 세상은 아수라장이 되어있다.)

교옥령; (사부님을 포함한 세외삼기께서는 폭풍신마의 폭주를 막기 위해 청풍이를 절세고수로 키워왔고...)

교옥령; (하지만 세분과 달리 나는 여전히 확신이 서지 않는다.)

<과연 내공도 쓰지 못하는 청풍이가 자타가 공인하는 천하제일인인 폭풍신마와 맞서 목숨이나 부지할 수 있을지...> 현장 배경으로 교옥령의 우려 나레이션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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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황금전장> . 어수선하다. 하녀와 하인들, 일반 무사들이 서로 눈치 보며 오가고

진상파의 거처. 황금나찰들이 몰려들어 당황하고 있고. 문은 열려있다. 지붕에도 두 명의 황금나찰들이 서서 지붕에 난 구멍을 보고 있다

구멍을 통해서 아래를 보는 황금나찰들.

구멍 아래쪽에서 올려다보고 있는 진삼낭

황금나찰들; [죄송하옵니다 마님!] [지붕에도 아가씨가 언제 어디로 가셨는지에 대한 단서가 남아있지 않사옵니다.] 올려다보는 진삼낭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실내. 침대 옆에 서서 올려다보는 진삼낭의 표정이 살벌하고. 진삼낭의 뒤에는 몇 명의 황금나찰들이 무릎 꿇고 있다. 밤에 경비 서던 년들이고.

주먹 꽉! 쥐는 진삼낭

<죽을 각오를 해야겠구나.> <내공도 모두 상실한 아가씨가 가출하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무릎 꿇은 황금나찰들 체념하고. 그때

진삼낭; [그만두자!] 한숨 쉬며 얼굴 풀고

[!] [!] 안도하는 황금나찰들

진삼낭;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하는 상황에 죄를 물을 수도 없지.] [너희들의 처분은 장주님께 맡기겠다.] 황금나찰들을 돌아보고

[감사하옵니다 마님!] [장주님께서 어떤 벌을 내리시든 감수하겠사옵니다.] 절하는 황금나찰들

진삼낭; [전서구를 날려 장주님께 상황을 보고하고... 모두 나가서 상파의 행방을 수색해라.]

[봉명!] 일제히 고개 숙이고

서둘러 방에서 나가는 황금나찰들.

이어 다른 황금나찰들과 함께 달려간다.

진삼낭; (가혹한 운명...) 방안에 홀로 남아 한숨

진삼낭; (내키지 않은 사명을 수행하다가 끔찍한 일을 당해 원치 않는 아이를 낳았다.)

진삼낭; (헌데 이제 그 아이마저 자칫 잃어버릴 처지가 되었구나.)

진삼낭; (아버지!) 어떤 노인의 실루엣을 떠올린다. 물론 진무륜이지만 얼굴을 자세히는 보여주지 말고.

진삼낭; (당신이 원했든 원하지 않으셨든 상파는 우리 진씨집안의 유일한 핏줄이옵니다.)

<천기마저 엿보고 움직이는 당신의 능력으로 부디 상파를 지켜주세요.> 천장의 구멍을 올려다보는 진삼낭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60>

<-피진곡> 역시 낮

 

[...] 무언가 생각하며 창 밖을 보는 진무륜. 진상파가 찾은 아버지가 바로 진무륜임을 암시하는 장면이다.

[!] [!] 방안에 있던 사람들 왜 저러나 하며 진무륜을 본다. 진무륜 앞에는 당비연이 앉아있고 당비연에게서 조금 떨어진 뒤쪽에 청풍과 교옥령이 서있다. 당비연은 조금 찢어졌지만 기워지고 세탁이 된 자기 옷을 걸치고 있다. 허리춤에는 주머니들과 함께 칼집에 든 비수도 끼워져 있다. 떠날 차비를 한 모습

진무륜; [...] 무언가 생각하는 표정으로 미간을 조금 모으고

청풍; (사부님이 왜 저러시는 건가?)

청풍; (저 여자에게 당부의 말을 하시다가 갑자기 생각이 다른 곳에 간 표정을 지으시다니...) 진무륜을 보며 생각하는데

진무륜; [업보로다.] 혼잣말 하며 탄식하고

청풍; (업보?) 의아해할 때

진무륜; [하여간 명심하거라.] 다시 당비연에게

진무륜; [어제 오늘 사이 이곳에서 겪은 일은 일체 입 밖에 내면 안된다.] [약속할 수 있겠지?] 지긋이 당비연을 보며 말하고

당비연; [구명의 은혜를 입었는데 어찌 경망되이 입을 놀리겠사옵니까?] 고개 조금 숙이며 새침하게 대답하고

진무륜; [그 말을 믿도록 하마.] ! 말하며 당비연의 정수리를 손바닥으로 덮는다.

당비연; [!] 움찔! 긴장하지만 피하진 않고

진무륜; [삼목독섬의 독은 해독되었지만 다친 몸은 완치되지 않았을 것이다.] [떠나기 전에 치료해주마.] ! 당비연의 정수리를 덮은 손이 빛을 발하고. 그러자

화악! 어떤 기운이 당비연의 몸 전체로 퍼지는 모습이고

청풍; (죽은 자도 살린다는 사부님의 신통력이다!) 눈 번뜩이고.

교옥령은 뭔가 생각하고

당비연; (믿... 믿기지 않아!) 혼망가고. 지지지! 몸에 전기가 오르는 표정이 되고

당비연; (정수리로 흘러드는 기운이 미치자 삼목독섬의 혀에 감겨 부러지고 갈라졌던 뼈들이 단번에 회복되고 있다.) 투툭! ! 두 팔과 갈비뼈 부분에서 소리가 나고.

당비연; (성수신의라는 별호가 괜히 생긴 게 아니었어.) 스륵! 눈이 감기며 쓰러지려 하고

진무륜; [피진곡 밖으로 데리고 나가라.] 청풍에게 말하며 당비연의 정수리에서 손을 떼고. 당비연은 쓰러지려 하고

청풍; [...] 대답하며 자연스럽게 뒤에서 당비연을 안고

진무륜; [때가 되었다! 라고 암시를 하면 깨어날 것이다.] 당비연을 두 팔로 안고 일어서는 청풍에게 말하고. 이 암시는 나중에 나오는 복선이다.

 

당비연을 두 팔로 안고 건물을 나오는 청풍.

곧 자신이 들어왔던 비밀 통로가 있는 절벽 쪽으로 가는 청풍

중앙 건물 창가에 앉아서 그걸 보는 진무륜. 교옥령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서서 창 밖을 보고 있고

절벽 앞으로 다가가는 청풍.

! 절벽으로 스며들어가는 청풍.

교옥령; [...] 찡그리며 그걸 보고

진무륜; [청풍이가 걱정되느냐?] 웃으며 묻고

대답하지 않고 고개만 조금 숙이는 교옥령

진무륜; [신화벽력탄 정도로 청풍이가 어찌 될 리는 없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면 몰래 뒤따라가 보거라.]

즉시 고개 숙이는 교옥령. 직후

스스스! 사라지는 교옥령. 이어

스팟! 공간 이동하듯 절벽 앞에 나타나는 교옥령. 청풍이 객잔에서 밖으로 사라지던 것과 같은 수법이다.

스윽! 절벽으로 스며들어가는 교옥령

진무륜; [치환천위(置換遷位)의 술법...] 눈을 좀 가늘게 뜨며 절벽 쪽을 보고

진무륜; [무산신녀가 가르쳐준 저 술법을 무산신녀 못지않게 능숙하게 사용하는군.]

진무륜; [틀림없는 천부의 재능이다만... 계집으로 태어난 것이 아쉽구나.] 혀를 차고

 

#61>

독마곡 초입. 독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는 좁은 계곡 입구. 담비 섬전초가 한쪽 절벽 아래 따리를 틀고 앉아서 졸고 있다. 그러다가

움찔! 섬전초의 귀가 움직이고. 이어

끼이! 코를 벌름거리며 고개를 드는 섬전초. 안개가 흐르는 계곡 쪽을 본다. 직후

스윽! 안개를 뚫고 나오는 청풍. 두 팔로 기절한 당비연을 안고 있고

기절하여 축 늘어진 당비연의 모습

기이! 털을 세우고 몸을 활처럼 구부리며 이를 드러내는 섬전초

힐끔 그놈을 보며 다가오는 청풍.

카아! 더 사납게 이빨 드러내는 섬전초

신경 쓰지 않고 당비연을 바닥에 누이는 청풍.

청풍; (이렇게 보니 상당한 미녀다.) 힘없이 누운 당비연을 내려다보며 얼굴이 약간 달아오르고

청풍; (미모로는 옥령누님보다 그리 처지지 않겠구나.) + [때가 되었다!] 당비연의 얼굴 들여다보며 말하고. 그러자

번쩍! 갑자기 눈 부릅뜨며 깨어나는 당비연

청풍; (어떻게 가능한 건지 모르겠지만 사부님의 암시는 강력하구나.) 몸을 일으키고

당비연; [... 여기는...] 급히 가슴 가리며 일어나 앉고. 그때

끼이! 섬전초가 달려오고

당비연; [섬전초!] 달려온 섬전초를 끌어안고

당비연; (여긴 독성비처라는 계곡 입구다.) 아양 떠는 섬전초를 안고 주변 둘러본다. 아직 바닥에 앉은 자세. 그때

청풍; [살펴가시오.] 돌아서고

[!] 퍼뜩 정신 차리는 당비연

안개로 덮인 계곡으로 돌아가는 청풍

당비연; [기다려주세요.] 섬전초를 내려놓고 일어서고

청풍; [하실 말씀이 있으시오?] 돌아보고

당비연; [구명지은을 입었는데 제 이름조차 알려드리지 않는 결례를 범했어요.] 두 손 모으며 공손하게 고개 숙이고. 오른손을 자연스럽게 왼쪽 소매에 넣으면서

청풍; [대가를 바라고 도와드린 건 아니오만... 방명이 어찌 되는지 들어봅시다.] 돌아서고

당비연; [제 이름은 당비연이라고 해요.] [사천당문의 여식이지요.] 눈빛이 표독해지고. 오른손은 왼쪽 소매에서 꺼낸다. 물론 오른손으로 검은 구슬을 쥐고 있고

청풍; (사천당문!) 눈 치뜰 때

당비연; [내가 바로 네놈 손에 돌아가신 당군성이란 분의 딸이다!] ! 악을 쓰며 검은 구슬을 청풍에게 강하게 던진다

[!] 놀라며 두 팔로 눈 부위를 가리고. 그런 청풍에게 날아오는 검은 구슬. 거리가 멀지 않고 날아드는 속도가 빨라 피할 수 없다. 직후

번쩍! 강력한 섬광이 청풍을 휩쓸고

콰앙! 계곡 입구가 강력한 폭발에 휩싸인다

 

#62>

[!] 걸죽한 늪지 사이를 걸어오다가 놀라는 교옥령

콰앙! 멀리서 폭음이 들리고

교옥령; (안돼!) 스팟! 사라지고

 

#63>

드드드! 화악! 절벽 좌우가 무너질 듯 뒤흔들리고. 강렬한 화염과 연기가 청풍이 있던 곳을 휩쓴다. 그리고

끼이! 섬전초가 근처 바위 뒤로 숨으며 비명 지르고. 그 앞에서 당비연이 한 팔로 눈을 가리며 뒷걸음질치고 있다.

팔을 내리는 당비연

화악! 드드드! 청풍이 있던 곳을 맹렬한 불길이 휩쓸고 있고. 주변의 절벽이 진동한다

당비연; [호호호! 꼴좋구나 금강살귀!] [내게서 아버지를 앗아간 대가를 치른 것이다.] 호호호! 마녀처럼 웃고

당비연; [네놈을 천갈래 만갈래로 찢어죽이지 못한 것이 유감일 뿐이다.] 이를 바득 갈며 불길을 노려보고. 그 직후

[!] 놀라 눈 치뜨는 당비연

! 불길이 잦아들며 드러나는 모습. 바닥에 구덩이가 파였고 돌과 흙이 불에 그슬린 폭심 외곽에 청풍이 하늘 보는 자세로 쓰러져 있다. 옷은 거의 다 타버렸고 눈을 감고 있지만 몸은 멀쩡하다

다만 입과 코로 피가 흐르고 있고

당비연; [... 신화벽력탄에 직격당하고도 몸뚱이가 멀쩡하다니...] 경악하고 전율하고.

청풍의 몸이 조금 꿈틀거린다.

당비연; (믿기지 않지만... 폭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심지어 살아있기까지 하다.) ! 허리춤에서 비수를 뽑으며 청풍에게 다가간다

끼이! 섬전초가 바위 뒤에서 고개 내밀며 겁에 질린 소리를 내지만

상관하지 않고 폭심을 돌아 청풍에게 다가가는 당비연

쿨럭! 눈을 감고 있지만 피를 게워내는 청풍. , 특히 상의는 다 타버려서 알몸이나 다름없다. 등쪽의 옷과 소매 일부는 남아있다.

당비연; [차라리 잘 되었다.] 그런 청풍을 내려다보고

당비연; [네놈의 숨통을 내손으로 직접 끊어놓을 수 있게 되었으니...] 청풍의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비수를 쳐든다

당비연; [죽어라!] ! 전력을 다해 비수로 청풍의 가슴을 내리찍는다. 하지만

휘청! 비수는 청풍의 가슴에 조금 들어간 상태에서 휘어지기만 할뿐 살속으로 파고 들어가지 못한다.

당비연; [!] ! 반탄력에 비수를 든 손이 튕겨져 쳐들며 비명 지르고.

털썩! 엉덩방아를 찧는 당비연.

반면 당비연의 비수에 찍힌 청풍의 가슴은 멀쩡하다.

당비연; [... 소문대로 금강불괴로구나!] 전율하며 다시 일어나고

당비연; [그럼 눈깔을 파내주마! 살거죽이 금강불괴라도 눈까지 금강불괴는 아닐 테니...] 비수를 쳐들어 청풍의 눈을 내리찍으려 한다. 순간

번쩍! 감았던 청풍의 눈이 치떠지고. 이어

콰악! 비수를 내리찍으려던 당비연의 오른손 손목을 움켜잡는 강철 족쇄같은 청풍의 왼손.

당비연; [!]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면서도

! 왼손 두 손가락으로 다시 청풍의 눈을 찔러가는 당비연. 하지만

! 일어나며 그년의 왼손 손목도 청풍의 오른손이 움켜잡고. 이어

청풍; [악독한 년!] ! 당비연의 두 팔을 바닥에 누르며 올라타는 자세로 누르면서 이를 바득 갈고.

청풍; [목숨을 구해준 은혜를 원수로 갚어?]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 자기 몸 아래 깔린 당비연을 내려다보고. 그러자

끼이! 멀리서 보고 있던 섬전초가 겁에 질리고

당비연; [죽여라 아버지의 원수!] 악을 쓰고

당비연; [오늘 네놈이 날 죽이지 않으면 내가 기필코 네놈을 죽이고 말 것이다! 마귀에게 몸을 팔아서라도...] 몸부림치며 악을 쓰고

청풍; [네년이...] 분노

당비연; [죽여! 날 살려두면 후회하게 만들어주고 말 테다.]

당비연; [네놈이 아끼는 옥령이란 년을 굶주린 사내놈들에게 던져줘서 죽을 때까지 강간당하게 만들어주겠다.] 악을 쓰고. 순간

청풍; [닥쳐!] 오른손으로 당비연의 뺨을 후려치고. + 당비연; [!] 뺨을 맞아 고개 돌아가며 비명 지르고. 입에서 피가 튀며

청풍; [해도 되는 말이 있고 해선 안되는 말이 있는 법이다!] [감히 옥령누님을 어쩌고 어째?] ! ! 화가 나서 당비연의 몸에 걸터앉으며 양손으로 연신 당비연의 뺨을 치고

당비연; [아흑! 죽여라! 죽이란 말이야 개잡종아!] 맞으면서 악을 쓰고.

청풍; (이 독한 년이...) 분노하고. 그러다가

[!] 눈 치뜨며 당비연을 내려다보는 청풍.

걸터앉은 청풍에게 깔린 당비연의 야한 모습. 입에서 피를 흘리고 있고 저고리가 멀어져 젖가슴이 드러나 있다.

청풍; [흐흐흐! 오냐! 네년이 내뱉은 대로 갚아주마!] ! 마귀같은 표정이 되어 당비연의 저고리를 움켜잡고. 그러자

당비연; [... 네놈 설마...] 비로소 무슨 일이 벌어지려는지 깨닫고 기겁할 때

청풍; [자초한 화이니 날 원망하지 마라!] 찌익! 당비연의 저고리를 거칠게 찢어버리고

당비연; [... 안돼! 안된다 이 마귀새끼야!] 발버둥 치며 청풍을 밀어내려 하지만. 다음 순간

청풍의 바지 벗은 아랫도리가 치마가 걷혀올라간 채 벌어진 당비연의 가랑이 사이로 거칠게 치받히고

당비연; [아아악!] 고개 젖히며 비명 지르는 당비연

끼이! 바위 뒤에 숨어서 겁에 질리는 섬전초. [아윽! ... 이 마귀... 아악!] 그 배경으로 당비연의 비명이 들리고

 

#64>

[!] 놀라 손으로 입을 가리는 교옥령. 칙칙한 안개 속에 서있다.

칙칙한 안개 너머로 보이는 장면. 청풍이 당비연을 강간하고 있다.

뭐라 악을 쓰며 바둥거리는 당비연.

그런 당비연을 내려다보며 마귀같은 표정으로 웃는 청풍. 몸을 거칠게 움직이면서

교옥령; (... 설마 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어.)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비틀거리고

교옥령; (그것도 최악의 형태로...)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치고

[죽여! 차라리 죽여라 이 마귀야 아악!] 당비연의 악에 바친 비명이 교옥령의 귀에 들리고

교옥령; (싫어!) 두 손으로 귀를 가리며 돌아서는 교옥령

교옥령; (이건... 이건 내가 알고 있는 청풍이의 짓이 아니야.) 비틀거리며 왔던 길을 돌아간다. 두손으로 귀를 막으며

<이제는 두 번 다시 청풍이를 전처럼 대할 수 없게 되겠구나.> 비틀거리며 안개 속으로 멀어지는 교옥령의 모습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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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세 채의 건물 중 가장 오른쪽의 작은 건물. 교옥령의 거처다. 불이 켜져 있고

건물 내부. 원룸같은 형태의 침실이다. 한쪽에는 욕실로 통하는 문이 있다. 열려진 문 안쪽에는 나무로 만든 욕조가 있는데 누가 목욕을 마친 분위기. 한쪽에 놓인 침대에는 당비연이 잠들어있다. 목욕을 하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모습. 곤히 잠들어 있고. 근처 탁자에서는 교옥령이 당옥령의 옷과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다.

탁자에 가지런히 놓여진 당비연의 주머니와 비녀, 암기등. 칼집에 든 비수도 한 자루 있다.

교옥령은 찢어지고 색이 바랜 당비연의 옷가지를 뒤져서 물건들을 꺼내던 중이고. 그러다가

한쪽 찢어진 옷의 한쪽 소매가 불룩한 게 교옥령의 눈에 들어온다.

소매를 뒤집어보는 교옥령

소매 속에는 주머니가 숨겨져 있는데 그곳에 당구공만한 구슬이 한 개 들어있다.

[...] 구슬을 꺼내 들고 살피는 교옥령

코로 냄새도 맡아보고.

찡그리며 코에서 구슬을 떼고

[...] 잠이 든 당비연을 돌아보는 교옥령

 

#54>

<-금릉> . 아직 깊은 밤은 아니라 불야성. 하늘에는 달

<-황금전장> 불이 환하게 켜져 있고. 황금전장 내에 사람들이 부산하게 오간다. 뭔가 놀라고 당황한 표정들

구우! 구우! 황금전장으로 비둘기들이 날아들고 날아나간다.

 

황금전장 후원. 잘 가꿔진 정원. 그 가운데에 자리한 화려한 건물. 황금 갑옷과 투구로 무장한 여자들이 지키고 있다. <신선부> <무쌍일지>등에 나온 황금전장의 여자 무사들인 황금나찰들이다. 건물에는 불이 켜져 있고

 

건물 내부. 화려한 침실. 침대 옆에 진삼낭이 등을 보인 자세로 앉아 침대를 보고 있다

침대에 누워있는 것은 진상파다. 잠옷 차림이고 초췌한 표정. 눈을 감고 있다. 그러다가

움찔! 얼굴이 좀 움직이고

천천히 눈을 뜨는 진상파

진삼낭; [정신이 드느냐?] 내려다보고

진상파; [... 어머니...] 신음하며 일어나려 하지만 몸에 힘이 없고

진삼낭; [무리하지 마라.] [소소에게 내공을 모두 갈취당해 기력이 없을 게다.] 부축해서 다시 누이고

진상파; [소소... 소소는 어떻게 되었는가요?] 다시 누우며

진삼낭; [장주님과 황금수라들이 총 출동해서 행적을 쫓고 있다.] [천하에 깔려있는 우리 황금전장의 모든 지부에 전서구를 날려서 수색을 지시해뒀고...] 손수건으로 진상파의 이마의 땀을 닦아주고

진상파; [제가... 어리석어서 세상에 끔찍한 재앙을 풀어놓았군요.] 주르르! 눈물을 흘리고

진삼낭; [너무 자책하지 마라. 이미 벌어진 일이니 자책한다고 해결되지도 않으니...] 진상파의 눈꼬리를 따라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며 위로하고

진상파; [어찌... 어찌 자책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소소에게 무고한 생령들이 희생당하고 있을 텐데...]

진삼낭; [장주님이 얼마나 무서운 분인지는 네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느냐?] [소소의 탈주소동도 오래 못 가고 막을 내릴게다.]

진삼낭; [그러니 너무 상심하지 말고 쇠약해진 몸을 추스르는 데 전념하거라.] 진상파의 눈물 닦아주며 위로하고

진상파; (내가 초래한 재앙...) 울면서 뭔가 결심하고

진상파; (반드시 내 손으로 거두고 말 것이다.)

 

#55>

<-피진곡> 피진곡의 모습. 여전히 밤. 좀 더 깊어졌고. 청풍과 교옥령의 거처에는 불이 꺼져 있다. 중앙의 큰 건물에서는 불빛이 흘러나오고

 

진무륜; [신화벽력탄이로구나.] 손에 검은 구슬을 들고 보며 말하고

진무륜은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있고 탁자 건너편에 옥령이 서있다.

진무륜; [팔대세가중 벽력당이 만든 화탄으로 폭발할 때 무쇠조차 녹이는 초고열을 일으킨다.] [위험한 물건이지.]

교옥령; <그 계집이 뭔가 불측한 의도를 품고 독마곡에 들어온 갓같사옵니다만...> 수화로 말하지만

진무륜; [모른 척해라. 이것도 원위치 시키고...] 구슬을 내민다.

교옥령; <...> 두 손으로 받고

나가는 교옥령.

교옥령의 뒷모습을 보는 진무륜의 표정이 야릇해지고

! 닫히는 문

진무륜; [청풍이도 그렇고... 옥령이도 잘 자랐구나.] 등을 의자 등받이에 기대면서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진무륜; [저 아이도 머잖아 제 몫을 제대로 하게 될 테지.] 웃고

 

#56>

<-황금전장> 여전히 밤. 밤이 깊어 건물들 대부분 불이 꺼져 있고. 일반 무사들과 황금나찰들이 경비를 서는데 어수선한 분위기

진상파의 거처. 불은 꺼져 있고. 황금나찰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건물 지붕을 위에서 본 모습.

달칵! 기왓장이 들썩이고. 이어 기와를 밀어내는 여자의 손. 몇장의 기와가 밀려나고

! 그 공간으로 힘겹게 올라오는 진상파. 잠옷이 아닌 평범한 옷을 입었다.

힘겹게 지붕을 빠져나오는 진상파.

진상파가 나온 구멍을 통해서 아래쪽이 보인다. 천장의 판자가 밀쳐져 있어서 침실이 보인다. 그리고 판다 위쪽의 대들보에 천을 찢어 만든 줄이 걸려있다. 그 줄 아래쪽에는 탁자와 탁자 위에 얹은 의자가 보인다.

아래를 보며 지붕의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진상파. 황금나찰들이 경비를 서는 게 보이지만. 황금나찰들은 지붕 위의 상황을 모른다.

지붕의 가장 높은 용마루로 올라서는 진상파. 힘이 없어 보인다

진상파; (소소에게 모든 내공을 갈취당해서 몸도 가누기 힘들다.) 처연하게 웃고

진상파; (하지만 그 덕분에 온전히 승풍파랑(乘風破浪)에 의존할 수 있게 되었다.) 양팔을 벌리고 바람을 맞으려는 자세

휘이! 밤 바람이 불어와 진상파의 옷과 머리카락을 날리고

진상파; (초여름의 어느 날 민들레의 씨앗이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걸 보고 생각해낸 게 승풍파랑의 이치다.) 눈을 감고 고개를 들어서 바람을 맞는다

진상파; (몸에서 온전히 힘을 빼고 모든 곳으로 바람을 받아들이면....) 쉬이! 휘이! 바람이 진상파의 몸으로 스며들고

진상파; (바람과 하나가 될 수 있다.) 스윽! 허공으로 떠오르는 진상파의 몸. 민들레의 홀씨가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듯

진상파; (된다!) 허공으로 둥실 둥실 떠오르며 눈을 뜨고

진상파; (내공이 없어도 바람과 하나가 되어 원하는 곳으로 날아갈 수 있다!) 흥분하며 고개를 돌려 아래쪽을 보는 진상파.

이미 상당히 높이 떠올라 건물들이 발 아래로 멀어지고 있다

진상파; (어머니... 아버지...) 아래쪽의 건물들을 보며 진삼낭과 벽초천을 떠올리고

진상파; (못난 딸이 불효를 저지르는 것을 용서해주세요.) 눈물이 배어나오고. 허공으로 둥둥 떠가며

진상파; (하지만 소소가 저지를 죄업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제가 나서야만 해요.)

진상파; (같은 핏줄이라 그런지 소소와는 마음이 이어져 있는 것 같고... 그래서 누구보다 정확하게 소소의 소재를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점점 더 높이 날아올라 황금전장에서 멀어지는 진상파. 선녀같다.

<심려 끼쳐드린 벌은 소소를 데리고 돌아와서 받도록 하겠어요.> 멀리 날아가는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57>

<-피진곡> 아침. 해가 막 떴다.

세 채의 건물 중 교옥령의 거처.

창문이 열린 창가에 당비연이 앉아서 밖을 보고 있다. 초췌한 모습. 옷은 원래 옷으로 갈아입었다. 탁자에는 음식이 차려져 있지만 손을 댄 흔적이 없다.

마당 한쪽에서 교옥령이 바구니를 들고 새와 짐승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커다란 과일 나무 아래의 바위에 놓인 그릇에는 곡식이 가득 들어있어 새들이 둘러앉아 먹고 있고. 바구니에 담은 채소와 과일을 노루, 토끼, 너구리등에게 먹이고 있는 교옥령. 교옥령의 어깨와 머리에 새들이 앉아 재잘대고 있고

미소 지으며 너구리에게 복숭아를 건네주는 교옥령. 일어나서 두 손으로 받는 너구리. 주변에서는 다른 너구리들이 과일을 먹고 있다. 노루와 토끼등은 채소를 우물거리고 있고

당비연; (옥령이라는 저 여자...)

<야생의 동물들이 저 여자를 전혀 경계하지 않고 있다.> 교옥령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는 동물들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당비연; (뭔가 세상의 존재가 아닌 것같은 분위기를 지닌 여자다.)

당비연; (인간 세상이 아닌 것같은 분위기는 피진곡이라는 이 계곡에도 만연해있다.) 주변을 둘러보고

당비연; (대체 여긴 어딜까? 대파산의 어디인 것 같은데...)

당비연; (대파산 깊은 곳에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비밀스러운 장소가 있는 것일까?) 둘러보며 생각하다가

[!] 눈 치뜨는 당비연. 어딘가를 보고

과일나무들 사이로 언덕 아래 평지가 보인다. 절벽에서 멀지 않은 곳이고. 그곳 개울가에서 청풍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천근장을 오른손으로 휘두르며 무공 연습중이다.

<금강살귀!> 느리지만 진지하게 천근장을 휘두르고 있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당비연의 생각 나레이션

 

#58>

개울가의 청풍. 태극권을 연습하듯 천천히 움직이며 천근장을 휘두르고 있다.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데. 청풍의 표정은 진지하고 이마로는 땀이 흐른다.

청풍; (폭풍신마...) 폭풍신마를 떠올리고

<난 태어난 지 한 달도 안된 핏덩이 시절에 그자의 살기를 덮어썼다고 한다.> 폭풍신마가 뿜어내는 빛의 창이 강보에 싸인 아기와 아기를 안고 있는 위상영을 동시에 관통하던 장면을 배경으로

청풍; (그 때문에 진신의 심맥이 토막 나서 내공은 익힐 수가 없는 몸이 되었다.) 천천히 천근장을 휘두르고

청풍; (다행히 몸은 사실상 금강불괴라 도검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며 근력도 보통 사람의 수십 배에 이른다.) 불끈거리는 팔 다리의 근육

청풍; (내공을 쓰지 못해도 딱히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다.) 부웅! 부붕! 천근장을 점점 더 빠르게 휘두르며 생각하고

청풍; (경신술을 구사하지 못해서 빨리 움직이지 못한다는 게 그나마 불편한 점일 뿐이다.) 태극권처럼 발을 움직이고

청풍; (내공을 쓰진 못해도 무공은 많이 알고 있다.) ! 오른손의 천근장이 순간적으로 왼손에 가있고

청풍; (사부님의 서재에는 무공과 관련된 책들이 수천 권이나 수장되어 있고...) 휘릭! 왼손에 들고 있던 천근장을 뱅글 돌이며 놓자

청풍; (어울려 놀 친구가 없다보니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그 책들을 읽으며 보낸 덕분이다.) 휘리익! 천근장은 수레바퀴처럼 돌면서 청풍의 뻗은 팔 위를 굴러서 목덜미 쪽으로 지나간다.

청풍; (알고 있는 수많은 무공들 중에서 집중적으로 익힌 것은 소림사의 육합단곤(六合短棍)이다.) ! 수레바퀴처럼 돌며 오른팔을 타고 내려온 천근장을 오른손으로 잡고

청풍; (육합단곤은 초식이 단순하고 화려하지 않아서 소림사의 칠십이절기에도 못 든다.)

청풍; (하지만 육합이라는 이름 그대로 하늘과 땅, 사방을 어디에서든 공격할 수 있는 곤법(棍法)이다.)

청풍; (이걸 원래보다 몇 배로 빨리 구사하면...) 슈욱! ! 휘두르는 천근장이 안보인다. 손에 뭔가를 들고 있는 것만 보이고

청풍; (누구도 피하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 휘두르던 천근장을 놓고

! 미사일처럼 날아가는 천근장. 그 앞에 집채만한 바위가 있는데. 바위 뒤는 절벽이다

! 바위를 두부처럼 뚫고 지나가는 천근장. 이어

! 바위와 10미터쯤 떨어져 있던 절벽에 손잡이만 남고 깊이 박힌다.

청풍; (천근장은 부수지 못하는 것이 없다.) 펼친 손을 내밀어 던진 자세로 서서 절벽을 보고

청풍; (사부님이 날 위해 어디선가 구해오신 무기인데...) 절벽으로 가고

청풍; (사부님 말씀에 의하면 이 천근장은 성핵철정(星核鐵精)이란 것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청풍; (별의 핵(星核)이라는 이름 그대로 성핵철정은 무겁고도 단단하다.) 절벽에 박혀있는 천근장 앞에 도착해서 보며 생각하고. 단단한 바위를 두부처럼 파고 들어간 처근장

청풍; (채 두자가 안되는 이 짧은 쇠몽둥이의 무게가 정말로 천근(千斤)이 나간다면 누가 믿을까?) ! 천근장의 손잡이를 잡고. 그러다가

[!] 무언가를 느끼는 청풍

투툭! 퍼석! 절벽에서 천근장을 뽑으며 뒤를 돌아본다

과일나무 아래에 서있는 당비연. 청풍을 노려보고 있었다

청풍; (찌르는 듯한 시선이 느껴졌는데 저 여자였군.) 천근장을 들고 돌아서고

핏발 서린 표정으로 노려보는 당비연

청풍; (일행이 몰살당한 충격 때문인지 표정이 여전히 안좋군.) 천근장을 들고 당비연 쪽으로 가고. 그러자

! 돌아서는 당비연. 하지만

갈비뼈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표정으로 찡그리는 당비연

조금 비틀거리며 건물쪽으로 걸어가는 당비연. 건물 앞에서 바구니를 들고 자기 거처로 가던 교옥령이 돌아보고 있다.

청풍; (어쩐지 미움을 받고 있는 것 같은데...) 쓴웃음을 지으며 당비연을 따라 건물 쪽으로 간다

<이래서 여심난측(女心難測)이라는 옛말이 생긴 것인지 모르겠다.> 건물을 향해 가는 당비연과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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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대파산> 다시 대파산의 모습. 여전히 밤이고. 하늘에는 달. 달이 처음 대파산 장면보다 좀 더 높이 떴고

칙칙한 안개로 덮인 계곡 입구. 섬전초가 여전히 따리를 틀고 앉아서 당비연을 기다리고 있다.

 

#47>

그 계곡 깊은 곳. 걸쭉한 늪지들이 끝 간데 없이 펼쳐져 있다. 안개 때문에 좌우 끝이 보이지 않고. 한쪽에는 높은 절벽이 있다.

안개를 뚫고 절벽으로 다가오는 청풍. 상의도 걸친 모습. 허리춤에는 천근장을 끼우고 있고 두 팔로는 죽어가는 당비연을 안고 있다.

절벽으로 다가가는 청풍. 이어

! 거침없이 절벽으로 스며들어간다. 절벽에는 동굴이 있는데 진법이 펼쳐져 있어 절벽처럼 보인 것

 

#48>

! 동굴 안쪽에서 본 모습. 막 같은 것을 통과해서 동굴로 들어선 청풍

사람 손으로 대충 다듬은 동굴. 그곳을 걸어가는 청풍. 상당히 긴 동굴이다. 수백 미터.

잠시 후. 동굴이 끝난다. 막다른 곳이고. 하지만

! 이번에도 막다른 벽으로 스며들어가는 청풍

 

#49>

마치 무릉도원같은 계곡. 사방이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인 분지형의 계곡. 그리 넓지는 않은 계곡인데 계곡의 거의 끝 쪽에 절벽을 등진 약간 높은 곳에 건물이 세 채 서있다. 과일나무들이 크고 작은 세 채의 그 건물을 에워싸고 있다. 중앙에 상당히 큰 2층 건물이 자리하고 있고 좌우로 단층의 아담한 건물이 하나씩 있는 구조다. 계곡 여기저기에는 잘 가꾼 채마밭도 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도 있다. 한밤중이라 인적이 없다. 헌데

! 계곡을 둘러싼 절벽 하단에서 청풍이 스며 나온다. 물론 두 팔로 당비연을 안고 있고

과일나무로 둘러싸인 건물들 쪽으로 가는 청풍. 약간 경사진 길이 절벽에서 건물들 쪽으로 나있다. 길 좌우는 채마밭이 있다.

채마밭을 지나 과일나무들 사이로 난 길로 접어드는 청풍.

과일나무들 사이를 지나자 세 채의 건물이 보인다. 세 채의 건물들에는 불이 켜져 있다. 문과 창문은 모두 닫혀있는데 건물들 앞에는 제법 넓은 마당이 있고.

건물들 중 좌측에 있는 아담한 건물로 다가가는 청풍. 그 건물이 청풍의 거처다. 그러다가

[!] 흠칫! 하며 앞을 보고. 청풍이 다가가는 작은 건물 앞에 여자가 한명 서있다.

여자 크로즈 업. 수수하지만 조신한 차림의 젊은 여자다. 천불투의 손녀인 교옥령이다. 교옥령은 진무륜에 의해 납치되어 자랐는데 3살 때 납치당해서 자신이 누군지 모른다. 청풍보다 나이가 3살 많아서 21살이며 벙어리다. 키가 큰 늘씬한 체형의 절세미녀. 다른 작품의 <소수마녀> 분위기. 소수마녀의 젊은 시절 정도로 묘사. 소수마녀처럼 표정이 별로 없다

청풍; [옥령(玉鈴)누님!] 억지웃음 지으며 교옥령에게 다가가고

청풍; [밤이 깊었는데 아직 안 주무셨습니까?] 눈치 보며

교옥령; <누구냐?> 손짓으로 수화를 하고. 교옥령은 3살 때 납치당한 충격으로 벙어리가 되었다. 그래서 수화로 대화한다.

청풍; [독마곡에 동료들과 들어왔다가 변을 당한 여자입니다.] 교옥령의 2미터쯤 앞에 멈춰서며 당비연을 내려다보고

교옥령; [...] 말없이 당비연을 보는 교옥령

청풍; [물론 이곳 피진곡에 외인을 들이면 안된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눈치 살피며 억지웃음을 짓고.

청풍; [하지만 이 여자는 구해줄만한 공을 세웠습니다.] [이 여자의 일행이 희생당한 덕분에 삼목독섬의 내단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 당비연을 안고 있는 두 손 중 오른손을 내밀어 보인다. 그 손에는 물론 삼목독섬의 내단인 오색의 구슬이 들려있다.

! 은은한 빛을 내는 삼목독섬의 내단 크로즈 업. 하지만

교옥령; [...] 여전히 말없이 당비연을 보고

청풍; (역시 옥령누님을 대하는 건 어렵다.) (어렸을 때부터 보살핌을 받아온 탓인지 옥령 누님 앞에서는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든다.) 생각할 때

<그 아이를 독천존 서노사께 데려가라 옥령아.> 누군가의 전음이 들리고. 청풍과 교옥령 모두 흠칫! 하며 돌아보고

중앙의 큰 2층 건물. 1층에 불이 켜져 있는데 열린 창문으로 뒷짐을 지고 있는 노인의 모습이 보인다.

크로즈 업. 성수신의 진무륜이다. 18년 전과 거의 같은 모습. 머리만 좀 더 희어졌다.

진무륜에게 고개를 숙이는 교옥령. 그 앞의 청풍도 진무륜에게 고개를 좀 숙이고. 이어

청풍이 내민 당비연을 받아 안는 교옥령.

당비연을 안고 건물들 사이를 지나 건물 뒤쪽의 절벽을 향해 가는 교옥령

청풍; (옥령누님...) 건물들 사이를 지나 절벽쪽으로 가는 교옥령의 날씬한 뒷모습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나보다 세 살 위인 옥령누님은 피진곡의 살림을 도맡아 해오고 있다.)

<나를 구하신 그 해, 길가에 버려진 걸 사부님이 거둬서 길러 오셨다는데... 목에 옥으로 만든 방울을 걸고 있어서 옥령이라는 이름을 붙이셨다고 한다.> 당비연을 내려다보며 걸어가는 교옥령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불과 두 세 살쯤일 때 부모와 헤어진 충격 때문인지 말을 하지 못하는 장애가 있고...)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

진무륜; [들어오너라.] 창문 안에서 말하고

청풍; [예 사부님!] 대답하며 튼 건물로 가고.

문을 열고 들어가는 청풍.

 

#50>

건물 내부는 일종의 도서관. 사방 벽에 천장까지 닿는 책꽂이들이 빼곡하게 서있고 책꽂이마다 책들이 가득 꽂혀있다. 중앙에 넓은 서탁이 있고 의자가 네 개 놓여있는데 그중 상좌에 진무륜이 막 안고 있다.

청풍; [오늘밤 흡독좌선(吸毒坐禪)을 예정보다 일찍 끝냈습니다. 죄송합니다.] 탁자 앞에 두 손 앞으로 모으고 서서 말하고. 진무륜은 의자에 앉았고

진무륜; [생각지도 못한 방해가 있었구나.]

청풍; [저 여자 일행이 무슨 목적인지 모르지만 독마곡으로 들어왔는데...]

청풍; [독지(毒池)에 깊이 숨어있던 삼목독섬이 여자 일행을 노리고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두 손으로 구슬을 내밀고

진무륜; [삼목독섬의 내단이로군!] 보기만 하고 받지는 않고

청풍; [덕분에 독천존 서노야께서 오랫동안 준비해오신 천독불훼대법을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무륜; [기연이로구나. 오랫동안 골치를 썩여온 삼목독섬을 결국 잡게 되었으니...] 청풍이 내민 구슬을 살펴보면서

청풍; [세운 공이 있으니 저 여자의 독상을 치료한 후 내보냈으면 합니다.] 눈치 보며

진무륜; [그 여아에게는 그만한 대우를 받은 자격이 있지.] 끄덕

진무륜; [이래저래 오늘밤 흡독좌선은 실패했다. 밤도 제법 깊었으니 네 거처로 돌아가 쉬도록 해라.]

진무륜; [자러가기 전에 삼목독섬의 내단을 서노사에게 갖다드려라.]

청풍; [... 사부님도 편히 쉬십시오.] 허리 숙이고

입구로 나가는 청풍. 그런 청풍의 뒷모습을 보는 진무륜

! 닫히는 문. 이제 서재에는 진무륜만 남고

진무륜; [제 어미와 함께 폭풍신마의 살기에 당해서 죽어가던 걸 구한 게 십팔 년 전...] 감회에 찬 표정으로 닫힌 문을 보고

진무륜; [한 때는 가망이 없는 게 아닌가도 생각했었지만 잘 자라서 금강살귀라 불리고 있다.] 웃고

진무륜; [그야말로 키운 보람이 있는데...] 의자에 등을 기대며 웃고. 왠지 섬뜩하게 웃는 걸로 묘사

진무륜; [삼목독섬의 내단도 입수했으니 드디어 청풍이를 단련시킬 마지막 관문 천독불훼대법을 시술할 수 있게 되었다.]

진무륜; [머잖아 청풍이로 인해 폭풍신마와 극천무제가 양분하여 지배해온 무림의 판도가 뒤흔들리게 될 것이다.] 의미심장하게 웃고

 

#51>

중앙의 큰 건물과 자기의 거처인 작은 건물 사이를 지나가는 청풍. 오른손에는 삼목독섬의 내단인 구슬을 들고 있다.

청풍; (사부님의 별호는 성수신의...) 건물 사이를 지나며 생각하고

청풍; (오십여 년 전부터 무림에서 활동하셨는데 손만 대면 죽기 직전인 사람도 고치셔서 성수신의라는 별호를 얻으셨다.))

청풍; (사부님은 물론 의술도 뛰어나시다.) (하지만 정말 위급한 사람들을 살리시는 건 의술이 아니라 내가 아직 모르는 어떤 신통력이다.)

청풍; (실제로 독천존 서(西)노야께서도 사부님의 신통력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실 정도다.) 말하면서 앞을 보고

건물 뒤쪽 절벽 아래 동굴이 하나 있다. 동굴에서는 불빛이 흘러나오고 있고. 동굴 입구에는 <尋毒洞天>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아주 오래 전에 새겨진 분위기를 풍기는 글이다.

청풍; (심독동천(尋毒洞天)...) (독을 찾는 동굴...) 그 글을 읽으며 동굴로 다가가고

청풍; (저곳이 사부님과 함께 세외삼기로 꼽히는 독천존 서래음(西來音)노야의 거처다.) 동굴로 다가가면서. 이제 5미터쯤 남았다.

청풍; (원래 이곳 피진곡은 서노야의 출신인 독성부에 속해있었다.)

청풍; (온갖 독물이 서식하고 독기가 고여 있는 독마곡과 절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서 독을 연구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였기 때문이다.)

청풍; (그러다가 서노야께서 사부님의 거처로 흔쾌히 내놓으셨다고 한다.)

청풍; (심독동천은 대대로 독성부의 부주들이 독마곡의 독을 연구하던 장소라고 하고...) 동굴로 들어가고

 

#52>

동굴 안쪽. 등이 걸려 있어 밝은데 실험실 분위기다. 수많은 약재와 도구들이 넓은 동굴 안에 가득하다. 화로에 올려진 그릇에서는 뭔가가 끓고 있고. 말린 독물들도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그 중앙에 놓인 돌 침대 위에 당비연이 누워있고 그 당비연의 목을 교옥령이 바쳐들고 있다. 그 때문에 당비연의 입이 벌어져 있는데 교옥령 맞은편에 서있는 깡마르고 꼬장꼬장한 인상의 노인이 그런 당비연의 입에 유리병을 대고 있다. 유리병 속의 액체를 흘려 넣어주는 모습이다. 이 노인이 독천존 서래음. <무쌍일지>에 나온 독천존 서래음 캐릭터와 동일.

당비연의 벌려진 입으로 흘러드는 액체. 그러자

스스스! 검게 변했던 당비연의 얼굴 색이 급격히 원래대로 돌아온다. 그때

뒤를 돌아보는 교옥령.

동굴로 들어서며 고개 조금 숙이는 청풍

고개 끄덕이는 교옥령

독천존; [되었다.] 유리병을 당비연의 입에서 떼고

독천존; [어디 출신인지 모르지만 독에 대한 내성이 상당한 계집이다.] 얼굴이 원래 색으로 거의 다 돌아온 당비연을 보며 무뚝뚝하게 말하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세외삼기의 일인 독천존 서래음>

독천존; [삼목독섬의 독기에 노출되고도 즉사하지 않은 건 그 때문이다.] 청풍을 돌아보고

청풍; [번거롭게 해드렸습니다 노야.] 다가오며 고개를 숙이고

독천존; [옥령이에게 들었다. 이 계집 덕분에 삼목독섬의 잡아 죽이 수 있었다고?] 유리병을 침대 옆의 다른 탁자에 내려놓고. 그 탁자에는 여러 개의 유리병과 실험도구들이 놓여있다. 등받이 없는 의자도 두 개 놓여있고

청풍; [운이 좋았습니다.] 두 손으로 삼목독섬의 내단을 내밀고

독천존; [운이 좋긴...] 한손으로 내단을 받고. 이어

독천존; [설령 노부라 해도 삼목독섬을 간단히 죽이진 못했을 게다. 워낙 가죽이 질긴 놈이라서...] 탁자 옆의 의자에 앉으며 구슬을 살펴보고.

독천존; [그 계집은 데려가서 씻기고 재워라.] [한숨 자고 나면 거뜬해질 게다.] 구슬을 보며 교옥령에게 말하고

고개 숙이며 당비연을 안아드는 교옥령.

이어 당비연을 안고 나간다.

독천존; [앉아라.] 다른 의자를 청풍에게 권하며 구슬에서 눈을 떼고

청풍; [...] 마주 앉고

독천존; [삼목독섬의 내단을 얻었으니 더 이상 흡독좌선을 해서 독마곡의 독기를 흡수할 필요는 없다.] 구슬을 탁자에 내려놓고

청풍; [...]

독천존; [원인은 모르겠지만 청풍이 너는 어떤 날카로운 무기에도 다치지 않는 강인한 몸을 지니고 있다.] 청풍의 몸을 훑어보며

독천존; [사실상 금강불괴인데...] [그렇다고 절대무적은 아니다.]

독천존; [피부와 골격은 강인한 반면 내장과 혈관은 보통 사람처럼 평범하기 때문이다.]

묵묵히 고개 끄덕이고

독천존; [그래서 내가중수법이나 검강, 도강, 독공등에 당하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물론 노부에게서 독공을 익혀 독에는 당하지 않겠지만...]

청풍; [노야께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고개 숙이고

독천존; [감사는 되었고...] 손을 젓고

독천존; [약한 내장과 혈관을 지키려면 내공을 익혀야만 한다.] [하지만 너는 폭풍신마의 살기에 공격당해서 심맥이 철저하게 절단 나버렸다.]

독천존; [내공 자체를 익힐 수가 없는 몸이 되어 버린 것이다.]

묵묵히 고개 끄덕이고

독천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 사부는 네게 큰일을 맡길 계획을 갖고 있다.] [폭풍신마를 제거하여 세상을 평온하게 만들려는...]

묵묵히 듣고 있는 청풍.

독천존; [그래서 네 사부는 노부에게 부탁을 했다.] [네 몸을 겉뿐만이 아니라 속도 금강불괴로 만들어달라고...]

독천존; [물론 결코 쉬운 부탁은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 독성부에 전해지는 천독불훼대법을 쓰면 가능한 일이었다.]

독천존; [천독불훼대법을 거치면 너는 보통 사람보다 수십 배 빠른 회복력을 지니게 된다.] [겉이건 속이건 상처가 생기자마자 치유되는 것이다.]

독천존; [사실상의 불사신(不死身)이 되는 것이지.]

청풍; [노야께는 너무도 큰 은혜를 입게 되었습니다.] 고개 숙이고

독천존; [노부에게 고마워할 건 없다. 네 복이고 기연이니...] 고개 숙이고

독천존; [천독불훼대법에 필요한 독은 모두 준비가 되어 있었다.] [단 하나 삼목독섬의 내단이 빠졌었는데...] 다시 구슬을 보고

독천존; [오늘밤 네가 삼목독섬의 내단을 구해왔으니 며칠 내로 천독불훼대법이 가능할 것이다.] 말하는 독천존의 얼굴 크로즈 업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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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다시 당비연 일행이 두꺼비의 공격을 받고 있는 곳.

[끄아악!] 두꺼비의 혀에 휘감긴 청년1이 비명 지르며 허공에 떠있는데 두꺼비가 입을 벌리고 청년1을 삼키려 한다.

꾸르! 혀를 빨아들여서 청년을 삼키려는 두꺼비

[안돼!] [사형!] [사형을 내려놔라 괴물아!] ! 쐐액! 두꺼비에게 날아가는 청년들. 당비연은 겁에 질려 벌벌 떨고 있고

[크아!] [죽엇!] ! ! 두꺼비의 배와 옆구리를 베고 찌르는 청년들. 하지만

! ! 청년들의 무기는 고무를 찌르고 벤 듯 튕겨나간다.

[!] [... 가죽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질기다.] [무기가 통하지 않는다!] ! 휘릭! 충격을 받고 도로 튕겨지는 청년들. 그때

꾸워! 촤락! 그대로 청년1을 입으로 삼키는 두꺼비

당비연; [사형!] 비명 지르고

[히익!] [사형...] [... 안돼!] 청년들도 공포에 질려 비틀

꿀꺽! 청년1을 완전히 삼키는 두꺼비. 입 아래 목이 꿀렁거린다. 그 직후

! ! 두꺼비의 눈에 부딪혔다가 튕겨지는 표창

당비연; (... 눈을 암기로 맞췄지만 소용이 없다!) 왼손으로 표창을 던진 자세로 당황하고

꾸르! 눈이 흉포하게 번뜩이는 두꺼비.

[피해라 사매!] [우리가 막겠다!] 당비연의 앞을 막는 청년들. 하지만

투학! 쐐액! 입으로 침을 강하게 뱉는 두꺼비. 농구공만한 침 덩어리가 세 개 날아가서

철썩! 퍼억! [!] [!] 청년들의 얼굴을 그대로 맞쳐서 뒤덮어버리는 두꺼비의 끈적거리는 침.

당비연; [!] 뒤에서 그걸 보며 비명. 직후

푸시시시! 치치! [끄아아악!] [크악!] 청년들의 얼굴이 그대로 타면서 연기가 확 일어난다. 비명 지르는 청년들

당비연; [... 사형!] 비명 지를 때

푸시시! 퍼억! 얼굴이 타서 나뒹구는 세 청년들. 죽었다.

당비연; (두꺼비의 침에 무쇠도 녹이는 독이 섞여 있었다.) 그걸 보며 전율하고

꾸르! 촤아! 늪에서 완전히 기어 나오며 당비연을 노려보는 두꺼비

당비연; (... 무기는 통하지 않는다.) ! 칼을 떨구고. 공포에 질려 두꺼비를 올려다보면서 뒷걸음질을 하며 칼을 떨구고

당비연; (금강살귀를 죽이기 위해 준비해온 신화벽력탄을 써야한다.) ! 급히 오른손을 왼쪽 소매에 넣고. 구슬을 꺼내려 하지만

촤악! 이미 당비연의 몸을 한 바퀴 휘감고 있는 두꺼비의 굵고 긴 혀

우두둑! 두꺼비 혀에 휘감긴 당비연의 두 팔과 갈비뼈가 부러지려 하며 소리가 나고

당비연; [아아악!] 휘익!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허공으로 떠오른다.

꾸르! 허공으로 쳐든 당비연을 삼키려는 두꺼비. 쩍 벌린 입이 동굴 같고

화악! 그 거대한 입으로 빨려 들어가는 당비연

당비연; (... 죽는다!) 절망. 바로 그때

! 갑자기 옆에 나타나며 천근장으로 두꺼비의 혀 중간을 내리치는 청풍. 상체는 벌거벗었고 아랫도리만 걸쳤다. 목에는 가문의 보물인 태극 문양의 옥패가 달린 목걸이를 걸고 있다는 것을 주의. 그 목걸이가 청풍이 이가장의 후손이 아니라 위극겸의 아들이라는 증거다.

당비연; (사람!) 휘청! 두꺼비의 혀에 감긴 몸이 아래로 확 내려가며 경악하고. 시선은 천근장을 내리친 청풍을 향한 채. 그 직후

! 두꺼비의 혀는 끊어지지 않지만 강력한 힘에 맞은 부분이 바닥에 처박힌다. 두꺼비의 혀가 닿은 바닥이 사발처럼 푹 파인다. 두꺼비의 입으로 빨려 들어가려던 당비연의 몸뚱이도 아래로 확 내려가고

끄라라라! 촤아!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쳐드는 두꺼비. 혀가 입 쪽으로 홱 오그라들고 있고. 청풍도 두꺼비의 혀를 내리쳤던 천근장을 쳐들며 바닥에 내려서고

당비연; [!] 촤락! 두꺼비 혀에서 풀려나며 바닥에 나뒹구는 당비연. 풀려났지만 뼈가 부러지는 중상에다가 독에 중독되어 옷이 타들어간다.

당비연; [으으으...] 푸시시 옷이 독에 타들어가고 엄청난 고통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혼몽한 표정이 되는 당비연. 바닥에 누워 벌벌 떨고. 그때

끄아아아! 두꺼비가 고통과 분노에 찬 괴성을 지르며 청풍을 노려본다. 청풍은 당비연에게 등을 보인 채 두꺼비와 마주 서있고

당비연; (... 누군데 나를 구한 것일까?) 혼미한 눈으로 청풍을 보고. 청풍이 뒷모습이라 아직 청풍을 알아보지 못했고

청풍; [삼목독섬(三目毒蟾)!] [그동안 잘도 도망 다니더니만 사람 고기 맛을 볼 욕심에 은신처에서 기어 나왔구나.] 음산하게 웃으며 두꺼비를 보고

당비연; (삼목독섬!) (이제 생각이 났다.) 깨닫고

<저 눈깔 세 개 달린 두꺼비는 천년을 넘게 살았다는 전설속의 독물 삼목독섬이었다. 한번 독기를 뿜어내면 사방 십리 안의 모든 생명을 몰살시킨다는...> 푸시시 끄르르! 고통에 떨면서 청풍에게 다가오는 거대한 두꺼비 모습 배경으로 당비연의 생각 나레이션, 이하 두꺼비를 삼목독섬으로 표기한다

당비연; (한데 저 사람은 누군데 삼목독섬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것일까?) 고통에 떨며 청풍의 뒷모습을 볼 때

투학! ! 입 딱 벌리는 삼목독섬의 입에서 굵고 긴 혀가 채찍처럼 튀어나와 청풍을 때린다. 하지만

청풍; [마지막 발악이냐?] ! 천근장으로 혀 끝을 간단히 후려쳐서 옆으로 날리고

끄아! 취리! 고통스러워하면서 혀를 거두는 삼목독섬

청풍; [유감이 남지 않도록 네놈의 재주를 모두 펼쳐봐라.] 웃고. 그러자

! 입을 크게 벌리는 삼목독섬. 이어

화악! 삼목독섬의 동굴 같은 입에서 검은 연기가 확 뿜어져 그대로 청풍을 덮어씌운다.

당비연; (... 당했어! 삼목독섬의 독기에...) 그 독기가 일부 자신에게도 밀려오는 걸 보며 절망하지만. 직후

[!] 눈 치뜨는 당비연

화악! 흩어지는 검은 연기. 헌데 그 연기 속에 여전히 우뚝 서있는 청풍. 몸에서 연기가 나지만 살은 타지 않고 있고

당비연; (맙소사! 삼목독섬의 독기를 정통으로 뒤집어쓰고도 멀쩡하다니...) 경악

끄으... 촤아! 삼목독섬도 겁에 질려 뒷걸음질. 다시 늪으로 들어가려 하고

청풍; [할 수 있는 발악은 다 해본 것같군.) 음산하게 웃고

[!] 삼목독섬이 경악할 때

청풍; [그럼 그만 죽어라!] ! 이미 허공에 뜬 채 천근장으로 삼목독섬의 머리를 강력하게 내리치는 청풍. 삼목독섬의 세 번째 눈 옆을 내리쳤는데 머리가 깊이 푹 들어갔다.

! 머리를 강하게 맞는 바람에 다물려진 입에서 대량의 피를 팍 뿜어내는 삼목독섬

당비연; [!] 경악할 때

! 촤아! 늪과 바닥에 몸을 반반씩 걸친 자세로 널브러지는 삼목독섬. 늪지의 걸죽한 물이 사방으로 튀고

! 삼목독섬의 입 앞쪽에 내려서는 청풍.

당비연; (말도 안되는.... 도검이 통하지 않던 삼목독섬을 단 일격으로 즉사시켰다!) 그걸 보며 전율할 때

청풍; [운이 좋았군. 삼목독섬의 내단(內丹)을 구하지 못해서 지금까지 천독불훼대법(千毒不毁大法)을 시술 받지 못했었는데...] ! 천근장을 허리띠에 찌르며 삼목독섬의 시체로 다가가며 웃고. 이어

청풍; [독천존(毒天尊) (西)노야의 말씀대로라면 이 세 번째 눈에 삼목독섬의 독기가 응결되어 형성된 내단이 들어있을 것이다.] ! 농구공만한 삼목독섬의 세 번째 눈 옆을 왼손으로 움켜잡고. 바닥에 턱을 대고 죽은 삼목독섬의 세 번째 눈은 청풍의 키와 비슷한 높이에 있다.

당비연; (독천존?) (세외삼기중 한명이며 독성부의 전대(前代) 문주인 천하제일독(天下第一毒)?) 청풍의 독백을 듣고 놀라고. 표정은 기절직전인 상태로

당비연; (저 사람이 세상 누구라도 독살시킬 수 있다고 알려진 독천존의 친인이란 말인가?) 놀랄 때

! 오른손으로 삼목독섬의 세 번째 눈을 깊이 찌르는 청풍. 검은 액체가 튀고

청풍; [어디 보자.] 휘적 휘적 오른손을 삼목독섬의 세 번째 눈에 집어넣은 채 휘저어 무언가를 찾고

청풍; [분명 여기 들어있을 텐데...] 삼목독섬의 세번째 눈 속을 오른손으로 휘젓다가

청풍; [찾았다!] 눈 번득. 웃음이 얼굴에 떠오르고

촤악! 삼목독섬의 세 번째 눈에서 오른손을 빼내며 웃고. 그런 청풍의 오른손에는 당구공만한 구슬이 들려있다. 오색으로 번들거리는 구슬로 빛이 난다.

청풍; [삼목독섬의 내단!] [이걸 손에 넣었으니 이제 무림으로 나갈 수 있겠구나.] 흐흐흐! 구슬을 들고 돌아서며 좋아하고. 직후

[!] 눈 부릅뜨는 당비연

<... 금강살귀!> 옷에 구슬을 닦으며 좋아하는 청풍의 얼굴 배경으로 당비연의 경악. 처음으로 청풍의 얼굴을 정면에서 보았다.

당비연; [... ...!] 사력을 다해 일어나려 하며 이를 갈고

구슬을 옷에 닦다가 흠칫! 하며 돌아보는 청풍

당비연; [잘 만났다!] 이를 갈며 오른손을 소매에 넣으려 하지만

! 강한 현기증이 당비연을 엄습하고

당비연; (현기증... 삼목독섬의 독기를 마신 탓에...) 휘청하고

털썩! 기절하는 당비연. 그런 그녀를 보며 뭔가 생각하는 청풍

청풍; (이 여자... 나를 아는 듯한 말투였다.) 다가가고

[끄윽!] 부들부들 떨며 신음하는 당비연

청풍; (삼목독섬의 독기에 중독되어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 내려다보며 고민하고

청풍; (구하려면 피진곡(避塵谷)으로 데리고 가야하지만...) (사부님께서는 피진곡에 외인을 들이면 안된다고 하셨는데...)

이제는 신음도 못 내고 얼굴도 검게 변하는 당비연

청풍; (어쩔 수 없다.) 쓴웃음 지으며 몸을 숙이고

청풍; (살릴 수 있는 인간을 죽도록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니...) ! 당비연을 두 팔로 안고 일어나고

청풍; (차림새도 그렇고 귀하게 자란 여자 같은데...) 당비연을 보며 걸음을 옮기고

청풍; (무슨 일로 이 지옥같은 독마곡(毒魔谷)에 들어왔는지 모르겠구나.) 안개 속으로 걸음을 옮기고

<그나저나 삼목독섬의 내단을 얻으면서 골칫거리도 함께 얻은 기분이 드는 것은 어째서인가?> 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45>

. 넓은 강. 하늘에는 달이 떠있고. 강물 위로 떠가는 배 한척. 돛이 두 개 달린 상당히 큰 여객선. 선실도 따로 있는데 선실에서는 불빛이 흘러나오고. 돛은 내려져 있다. 헌데.

! 배 위의 모습. 갑판에 십여 명의 사내들이 미이라가 되어 있다.

덜컥! 선실의 문이 열리며 불빛이 흘러나오고

[끄윽...] 삐적 마른 손이 바닥을 기며 갑판으로 나온다. 이어

[... 살려주시오!] 미이라가 된 사내가 선실 밖으로 기어 나오며 신음하다가

털썩! 고개를 갑판에 처박으며 죽는 사내.

벽소소; [실망이네 실망이야.] 선실 안쪽의 침실에 거의 벗은 야한 자세로 비스듬히 누워 웃고 있고

벽소소; [어째 일각을 버티는 사내놈이 없어?] [이 아가씨께서 특별히 채양보음(採陽補陰)의 은혜를 베풀어주었는데 말이야.] 눈을 흘기고. 헌데

! 선실 안에는 서너 명의 사내들이 미이라가 되어 있다. 갑판의 미이라들과 달리 선실의 미이라들은 옷을 벗은 모습이다.

벽소소; [그냥 생기를 빨아먹는 것보다 채양보음이 효율이 배 이상 좋아서 시도해본 건데...] 눈을 흘리고

벽소소; [이배에 탄 사내놈들치고 제대로 힘을 쓰는 놈이 없었어.] 샐쭉거리고

벽소소; [뭐 그래도 오늘은 이 정도로 참아야겠지.] [이 배를 탄 덕분에 아버지의 추적을 따돌린 것 같으니...] 다시 침대에 눕고

벽소소; [너무 기대되어서 잠도 안 오지 뭐야? 앞으로 원하는 대로 즐기고 죽일 수 있게 되었으니...]

벽소소; [고마워요 상파언니! 언니 덕분에 이런 기막힌 즐거움을 누리게 되었네요.] 호호호! 마녀같이 웃고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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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사천성 북쪽 대파산(大巴山)> 험준한 산맥. 저녁 무렵이다.

깊고 험준한 산속

휘익! 담비 한 마리가 달려온다. 다른 작품에 나온 <섬전초>

휘익! ! 그 뒤를 따라 날아오는 당비연과 네명의 청년들. 당군성이 청풍에게 죽을 때 현장에 있었던 그 청년들

멈췄다가

다시 달리는 섬전초

당비연; (섬전초(閃電貂)...) 앞서 달려가는 담비 섬전초를 따라 달리며 눈 번득

당비연; (우리 사천당문의 영물인 저놈은 후각이 개보다 열배 이상 예민하다.)

당비연; (덕분에 아버지를 시해한 자의 냄새를 놓치지 않고 추적하고 있다.)

당비연; (아버지는 그자에게 분심독분을 덮어 씌우셨다고 하고...)

당비연; (그자의 몸에 남아있는 분심독분이 섬전초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생각할 때

끼이! 갑자기 급정거하는 섬전초. 앞쪽은 칙칙한 안개로 덮인 계곡이다. 좌우로 높은 절벽이 치솟아 있고 그 사이로 칙칙한 안개가 흐른다.

[사매!] [섬전초가 멈췄다.] 청년들이 외치고

당비연; [왜 그러느냐 섬전초?] 휘익! 섬전초 뒤에 내려서며 묻고. 섬전초는 겁에 질린 듯 기웃거리기만 하고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당비연; (이 앞에 뭐가 있기에...) + [!] 고개 들다가 눈 치뜨고

츠츠츠츠! 쿠오오! 앞을 가로 막고 있는 안개. 거무스름하고

! 현기증을 느끼며 비틀하는 당비연과 청년들

[... 독이다!] [조심해라 사매! 저 안개 속에 지독한 독기가 섞여있다.] 소매로 입을 가리며 물러서고

당비연; [지니고 있는 해독약을 모두 복용하세요.] 말하며 자기도 품속에서 약병을 하나 꺼내고. 약병 속에 액체가 들어있고

청년들; [... 그래야할 것 같다.] [어떤 독인지 모르니 해독약을 전부 마시자.] 약병을 꺼내서

뚜껑 열고 액체를 마시는 청년들. 그 앞에서 당비연도 약병의 액체를 마시고

파삭! 곧 바닥에 떨어져 깨지는 약병들. 끼이! 섬전초는 겁을 먹고 주춤거리고 있고

당비연; [준비되었으면 들어가요.] 소매로 입을 닦고

[... 그러자!] 겁을 먹지만 당비연쪽으로 오고

당비연; [수고했다 섬전초, 넌 여기서 기다려라.] 섬전초에게 말하며 안개 속으로 들어가고

당비연; (죽일 놈!) 청풍을 떠올리며 이를 갈고

당비연; (네놈이 어디에 숨어있든... 설령 그곳이 지옥이라 해도 반드시 찾아내 아버지의 목수를 하고 말겠다!) 결의에 찬 표정

끼이! 섬전초가 보는 가운데 안개 속으로 들어가는 당비연 일행.

 

#39>

<-금릉> 이제 해가 졌다. 불이 여기저기 켜지기 시작하고

<-황금전장> 역시 등불이 켜지기 시작하고.

 

어느 화려한 건물. 주로 여자들이 드나든다.

진삼낭; [상파가 안보인다?] 탁자를 앞에 두고 의자에 앉아서 서류를 보다가 고개 들며 말하고. 진삼낭의 나이는 이제 30대 후반이 되었다. 여전히 아름답고 젊은데 전과 다른 점은 옷이 화려해졌다는 점이다. 머리에 비녀도 여러 개 꽂고 있고. 진삼낭은 벽초천의 후처가 되어 있다.

진삼낭이 있는 곳은 넓은 거실. 일종의 서재인데 하녀들이 서류들을 정리하고 있다.

여자1; [오후 내내 아가씨를 본 사람이 없사옵니다.] 눈치 보며 말하는 여자. 30살쯤의 수더분한 여자다.

진삼낭; [찾아봤느냐?] 서류 내려놓고 심각

여자1; [아이들을 풀어 수소문 해봤지만 황금전장 내의 어디에도 종적이 발견되지 않고 계시옵니다.]

진삼낭; [상파가 마지막으로 발견된 된 곳이 어디냐?] 심각

여자1; [절연철각으로 소소아가씨의 식사를 가져가시기는 걸 본 게 마지막이라고 하옵니다.]

진삼낭; [이런...] ! 손바닥으로 탁자를 내리쳐서 박살 내며 벌떡 일어나고

거실에 있던 하녀들 모두 기겁하고

진삼낭; [장주님께 말씀드려라! 절연철각으로 와주십사 한다고...] 쐐액! 바람처럼 거실을 날아나가는 진삼낭

여자1; [예 마님!] 허둥대며 따라나가고

[이게 무슨 난리래?] [... 어쩐지 큰 사단이 생긴 것 같애.] 실내의 하녀들 겁에 질리고

 

#40>

절연철각이 있는 곳. 마당 곳곳에 들이 걸려 있는데. 철문 입구에는 여전히 황금수라들이 지키고 있다.

황금수라1; (상파아가씨가 떠날 때의 모습이 영 지워지지 않는다.) 월동문을 나가던 벽소소의 뒷모습을 떠올리며 찡그리고

황금수라1; (이런 위화감이 느껴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텐데...)

황금수라1; (소소아가씨와 마님 외에는 들어갈 수 없다는 금기를 깨고라도 절연철각에 들어가서 확인해봐야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생각할 때

진삼낭; [문을 열어라!] 쐐액! 월동문을 통해 날아오며 외치고

<마님이 이 시간에 무슨 일로...!> <뭔가 일이 생겼다!> 경악하면서도 급히 푼속에서 열쇠를 꺼내는 황금수라들. 이어

끼릭! ! 동시에 열쇠를 철문의 열쇠구멍에 넣고 돌리는 황금수라들

철컹! 철컹! 철문 안쪽에서 무언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진삼낭; [빨리 열어라!] 황금수라들 바로 뒤에까지 날아오며 외치고

[예 마님!] [열겠습니다!] 철컹! 철문을 급히 좌우로 열고

쇄액! 그 틈으로 날아 들어가는 진삼낭

확 다가오는 복도 끝의 천잠사로 짠 주렴. 그 주렴 너머로 섬이 흐릿하게 보이고

진삼낭; [상파야!] 촤아! 주렴을 젖히며 안으로 뛰어들고

진삼낭; [여기 있는 것이냐?] + [!] 외치다가 눈 부릅

! 건너편 섬. 그 섬의 침대 위, 속옷 차림의 진상파가 누워있다. 아랫배에는 비녀가 깊이 박혀있고.

[상파야!] 그 모습 배경으로 진삼낭의 비명

 

#41>

<-대파산> . 달이 떴다.

안개로 덮인 계곡 입구.

섬전초가 조금 떨어진 곳에 따리를 틀고 누워있다.

구우! 간간이 고개를 들어 계곡을 보는 섬전초

 

#42>

칙칙한 안개가 덮인 계곡. 도처에 질척거리는 늪이 있고. 늪은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이끼와 넝클, 죽은 나무들. 여기 저기 뱀, 지네, 전갈등이 기어 다니고 있고. 동물과 사람의 뼈들도 널려있다. 사람 뼈에는 삭은 옷이 걸쳐져 있거나 주변에 무기가 떨어져 있기도 하고. 해골의 눈으로 지네나 뱀이 출입하고 있다. 오싹한 광경

그곳을 긴장한 채 지나가는 당비연과 네 명의 청년들. 두 명의 청년이 앞장서고 그 뒤를 당비연이 가고 맨 뒤에 다른 두 명의 청년이 걸어간다. 초긴장한 표정이고. 코와 입을 천으로 둘러막고 있다.

당비연; (아버지를 시해한 자...)

당비연; (그자는 아마도 금강살귀(金剛殺鬼)일 것이다.) 청풍을 떠올리며

 

<-금강살귀! 삼 년 전부터 사천과 섬서(陝西) 일대에서 무차별 살인을 자행해온 정체불명의 살수다.> 피에 젖은 천근장을 들고 서있는 청풍의 실루엣. 눈빛만이 강렬하고. 그 앞에 어떤 노인이 머리가 깨져 죽어있다. 주변에 겁에 질린 무사들이 무기를 겨눈 채 악을 쓰고 있다.

<어떤 외공(外功)을 연마했는지 모르지만 금강살귀의 몸은 도검이 불침한다고 한다. 그 때문에 금강살귀라 불리게 된 것이다.> 주변에서 무사들이 무기를 휘두르지만 청풍의 몸에 부딪힌 무기들을 부러지거나 튕겨나간다.

<불과 삼 년 사이에 백여 명의 무림명숙들이 금강살귀에게 죽임을 당했는데 희생자들 사이에 딱히 연관성은 없었다. 정파와 사파, 남자와 여자의 구분없이 금강살귀에게 살해당했기 때문이다.> 위 화면의 연속. 천근장을 휘두르는 청풍. 천근장에 부딪힌 무사들의 무기가 유리처럼 깨진다. 공포에 질려 물러서거나 도망치려는 자들

 

당비연; (소문에 의하면 금강살귀는 살인 전후에 늘 지존회를 입에 올렸다고 한다.)

당비연; (결국 희생자들은 지존회가 무림맹을 상대하기 위해 포섭한 인물들이라는 건데...) 입술 깨물고

당비연; (설마 아버지도 지존회와 내통하고 있었던 것일까?)

당비연;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고개 젓고

당비연; (금강살귀는 그저 내게서 아버지를 빼앗아간 불구대천의 원수일 뿐이다.) ! 생각하며 오른손을 왼쪽 소매에 넣고

다시 꺼낸 당비연의 손에는 당구공만한 검은색 구슬 한 개가 들려있다.

당비연; (팔대세가중 벽력당에서 만든 강력한 화기 신화벽력탄(神火霹靂彈)...) 구슬을 보며

당비연; (벽력탄 같은 폭발력에 더해 강철도 녹이는 초고열을 일으키는 화탄(火彈)이다.) 구슬을 크로즈 업

당비연; (이걸 쓰면 금강살귀가 소문처럼 금강불괴라 해도 태워죽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소맷 속에 넣고

당비연;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그자를 만나야하겠지만...) 생각하는데

앞쪽에서 멈칫 하는 두 명의 청년

당비연; [뭔가요?]

[... 이걸 봐라 사매!] 겁에 질려 앞을 가리키고

칙칙한 안개 속에 사람 키만한 비석이 하나 서있다. 비석에는 <毒聖秘處 妄入者死>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비석 자체는 독기에 삭은 모습이고

당비연; [독성비처(毒聖秘處) 망입자사(妄入者死)...] 앞으로 나서며 비석의 글을 읽고.

당비연; [독성의 비밀스러운 곳이니 망령되이 들어오는 자는 죽는다?] 찡그리고. 청년들은 당비연의 뒤에서 보고 있고

청년1; [아마 여긴 독문의 전설적인 문파 독성부(毒聖府)와 관련이 있는 장소인 것 같다.] 겁에 질려서 말하고

청년2; [사매도 알고 있겠지만 독성부는 무림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청년2; [하지만 해독이 불가능한 치명적인 독들을 자유자재로 쓰기 때문에 그 누구도 척을 질 엄두를 못내는 무서운 문파다.]

청년1; [여기가 정말 그 독성부에 속한 곳이라면 들어가면 안된다.] 겁에 질린 표정

청년2; [문주님께서도 다른 문파는 두려워할 필요 없지만 독성부와는 절대 맞서지 말라고 하시지 않았느냐?]

당비연; [사형들은 돌아나가세요.] 차갑게 말하며 비석 옆으로 돌아가고

[사매!] 청년들 당황하고

당비연; [아버지를 시해한 원수는 분명 저 안으로 들어갔어요.] 비석 너머를 노려보고

당비연; [여기까지 와서 추적을 포기할 순 없어요.] ! 비석 옆으로 돌아서 지나간다

청년들; [그럼 같이 들어가자.] [사매 혼자만 험지로 들어가게 할 수는 없다.]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당비연을 따라가고

당비연; [사형들까지 위험을 무릅쓸 필요는 없어요.] 새침하게 말하지만

청년들; [서운한 소리 하지 마라 사매. 옛말에도 군사부일체라 하지 않았느냐?] [부문주님은 우리들의 스승이시기도 하다.]

청년들; [부문주님의 혈육인 사매를 어떻게 홀로 험지에 들여보낼 수 있겠느냐?] [지금처럼 우리가 앞장서겠다.] 청년들 중 두 명이 다시 용기를 내서 당비연 앞쪽으로 나가고.

당비연; (고마워요 사형들!) 앞 뒤로 자기를 호위하며 걸어가는 청년들을 보며 감격하고

당비연; (하지만 자칫하다가는 사형들이 내 욕심 때문에 변을 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군요.) 소리없이 한숨 쉬고.

그 사이에 계곡은 넓어지고. 안개 때문에 좌우의 석벽이 안보이는데. 도처에 크고 작은 늪지가 부글거리고 있다. 섬뜩한 형상의 나무와 이끼. 넝쿨도 자라고 있고. 그 사이로 기괴한 벌레와 뱀등이 돌아다니고 있다. 크고 작은 짐승들의 뼈도 여기저기 널려있고

당비연; (계곡이 넓어지면서 독충(毒蟲)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곁눈질로 지네, , 전갈등 독물들을 보고

당비연; (어쩌면 이곳은 독성부가 필요한 극독을 얻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장소일지 모른다.) 생각할 때

! 현기증이 느껴지는 당비연

당비연; (우리 당문이 만든 효과 좋은 해독제를 복용했음에도 현기증이 밀려온다.) 찡그리며 비틀거리고

당비연; (그만큼 이 계곡을 덮고 있는 독이 지독하다는 뜻인데...) 곁눈질로 청년들을 본다. 청년들도 술 취한 듯 걸음이 난잡해진다. 고개를 저어 현기증을 견디려는 놈도 있고

당비연; (만일 일반 무림인들이었다면 이미 오래 전에 중독당해서 죽었을 것이다.)

당비연; (우린 아직까지는 해독제의 힘으로 버티고 있다.) (하지만 더 깊이 들어가면 독에 내성이 있는 우리들의 몸도 견디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당비연; (사형들 중에서 버거워하는 사람이 나오면 어쩔 수 없이 돌아나가야만 한다.) 앞서 가는 청년들 보며 생각할 때

꾸르르르! 어디선가 두꺼비나 개구리가 우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서 흠칫 하는 당비연

청년1; [...무슨 소리지?] 겁에 질려 두리번.

다른 놈들도 차고 있던 무기에 손을 대며 두리번거리고

꾸르르! 꾸르! 이어지는 두꺼비 우는 소리. 점점 더 커진다

당비연; [괴성이 더 커지고 있어요!] ! 차고 있던 칼을 뽑으며 외치고

당비연; [근처에 뭔가 위험한 독물이 있는 것 같으니 조심하세요.] 외칠 때

청년1; [!] 옆의 넓은 늪을 보다가 눈 치뜨고. 늪의 넓이는 수십 미터

! ! 걸쭉한 늪 속에서 세 개의 빛이 떠오른다. 위에 하나 아래에 두 개인 빛은 크기가 수박만하다

청년1; [이쪽이다!] 외치며 늪을 향해 칼을 겨누면서 뒷걸음질치고. 당비연과 다른 청년들 깜짝 놀라며 늪 쪽을 보고. 직후

화악! 늪의 걸죽한 수면이 집채만하게 부풀어 오른다.

[!] [... 뭐냐?] 청년들 기겁. 직후

! 화악! 촤아! 걸쭉한 수면을 터트리며 늪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거대한 두꺼비. 두꺼비는 두꺼비인데 크기가 집채만하고 눈이 세 개 달렸다. 두 개의 눈 외에도 이마에 또 하나의 눈이 달려있다. 가죽은 수많은 돌기로 덮여있다. 보통 두꺼비를 뻥튀기하고 눈을 하나 더 박아놓은 것으로 묘사

[! ... 두꺼비다!] [집채만한 두꺼비라니...] [말도 안되는...] 청년들 기겁

꾸륵! 턱 아래 주머니를 부풀리며 늪가로 나오는 두꺼비

츠으! 그런 두꺼비의 눈이 빛나고

두꺼비의 시점. 뭐라 외치며 도망치려는 당비연과 청년들의 모습. 청년1이 당비연의 앞쪽에 선 모습이고.

뒷걸음질 치는 당비연의 모습 크로즈 업

꾸억! 촤아! 동굴 같은 입을 쩍 벌리는 두꺼비. 입 안에서 긴 혀가 튀어나와 당비연은 감으려 한다, 길이는 5미터 이상에 굵기는 한 아름 정도되는 긴 혀

청년1; [피해라 사매!] ! 당비연을 가로 막으면서 혀 중간을 칼을 내리치는 청년. 하지만

! 두꺼비의 긴 혀는 충격은 받지만 전혀 베어지지 않고.

당비연; [!] 기겁하며 물러서고. 어쨌거나 청년1이 중간에서 칼로 두꺼비의 혀 중간을 친 덕분에 당비연 바로 앞에서 궤적이 변해 허공을 휘감는 두꺼비의 혀 끝. 하지만

촤악! 궤적이 변한 두꺼비의 혀는 그대로 청년1을 휘감는다

우두둑! 치치치! 두꺼비 혀에 휘감긴 청년1의 몸에서 나는 뼈가 부러지는 소리. 독기에 살이 타들어가고

청년1; [끄아악!] 허공으로 쳐들려지며 비명을 지른다. 당비연과 다른 청년들 기겁하며 올려다보고

 

#43>

계곡의 어느 곳. 부글거리는 여러개의 늪지들. 이곳은 안개가 더 짙은데

그 늪지중 하나에 목만 내놓고 앉아서 눈을 감고 있는 청풍. 늪지 옆의 바위에는 벗어서 개어놓은 옷이 있다.

<끄아악!> 멀리서 들리는 비명소리. 물론 청년1이 두꺼비의 혀에 휘감기며 지르는 비명이다

번쩍! 감았던 눈을 뜨는 청풍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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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마복산 남쪽 도시 풍도(豊都)> 강을 끼고 자리한 어느 도시. 깊은 밤이라 도시에는 거의 불빛이 없다.

어느 장원에는 불빛이 보인다. 열려있는 정문에 등이 몇 개 걸려 있는데 등에는 <謹弔> <喪中>등의 글이 적혀 있고. 무장한 무사들이 몇 명 긴장한 표정으로 지키고 있다. 정문 처마에는 <唐門 豊都支部>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있고

<-사천당문 풍도지부> 위 장원 정문 배경으로 나레이션

두두두! 말발굽 소리가 들려 흠칫! 하는 무사들

두두두! 길 저편에서 정문을 향해 맹렬히 달려오는 말 한 마리.

말에 타고 있는 것은 바지를 걸친 날렵한 차림의 여자다. 나이는 20살 정도. 눈꼬리가 올라가 표독한 인상이다. 허리춤에 몇 개의 주머니와 함께 둘둘 만 채찍을 걸고 있다. 이 여자는 독편상아 당비연. 당군성의 딸이다.

<비연(飛燕) 아가씨다!> <부문주님의 장녀 독편상아(毒鞭孀娥) 당비연 아가씨가 부고를 듣고 총단으로부터 달려왔구나.> 급히 길을 비키는 무사들

두두두! 무사들이 비켜서는 사이로 돌진하는 당비연을 태운 말

정문 안쪽은 넓은 마당. 오가던 무사들이 당황하며 보고. 마당 건너편에는 대청이 있고 대청에는 불이 밝혀져 있다.

당비연; [서라!] 대청 앞까지 단번에 달려오며 외치고

콰드드! 말이 급정거하고.

! 급정거하는 말에서 날아올라 대청으로 날아가는 당비연. 대청에서 나오다가 당황하며 피하는 무사들

당비연; [아버지!] 휘익! 대청 안에 내려서며 악을 쓰고

당비연; [돌아가시다니요? 절 놀리시려고 거짓말 하신 거죠?] 악을 쓰며 대청 안으로 달려 들어간다

대청 안에는 상청이 차려져 있다. 제단이 있고 제단 위에 관이 놓여있다. 제단 앞에는 향과 초가 타고 있다. 그 옆에 네 명의 청년들이 무릎 꿇고 있다가 돌아본다. 객점에서 당군성과 함께 있던 청년들이다.

[... 사매!] 일제히 당비연을 보는 청년들. 살벌한 표정으로 다가오는 당비연

[미안하다! 우리들이 그 자리에 있었으면서도 부문주님을 지켜드리지 못했다.] [용서해라!] 울면서 고개 숙이는 청년들

당비연; [열어요!] 관 앞에 서서 단호하게

[사매!] 당황하는 청년들

[부문주님의 유해는 너무도 무참한데...] [사매는 보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말리는 청년들. 하지만

당비연; [빨리 열어요!]

당비연; [장녀인 내가 아버지의 마지막을 보지 않는다면 누가 봐주겠어요?] 이를 갈고

[... 알겠다.] [잠시만 기다려라.] 어쩔 수 없이 관으로 다가가는 청년들. 이어

덜컹! 칼과 비수를 이용해서 관의 뚜껑을 열고. 이어

[개관했다.] [와서 보거라.] 관의 뚜껑을 들고 관 뒤로 물러서는 청년들

굳은 표정으로 관으로 다가가는 당비연

관속에 누워있는 당군성의 무참한 시체. 수의를 걸쳤지만 한쪽 어깨가 가슴 부위까지 뭉개진 게 보인다. 수의로 피가 번져나오기도 하고

당비연; [아버지...] 이를 갈며 관으로 손을 넣고

당비연; [어쩌다가...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신 건가요?] 당군성의 뺨을 쓰다듬고

당비연; [맹세... 맹세 하겠어요.] 눈물 뚝뚝 흘리고

당비연; [아버지를 이토록 무참하게 만든 자는 소녀의 목숨을 버리고서라도 반드시 잡아죽이겠어요.]

당비영; [으아아아아!] 관 앞에 주저앉아 울부짖는 당비연

[아버지!] 밖에도 들리는 당비연의 울부짖음. 오가던 무사들 침통하게 듣고 있고.

 

#34>

<-금릉> 금릉의 모습.

<-황금전장> 황금전장의 모습

황금전장의 후원. 높은 담장으로 구분된 곳이 있다. 담장엔 월동문이 하나 있고.

월동문 안쪽은 삭막한 공간. 한면의 길이가 100미터쯤인 정사각형의 공간인데 바닥에 돌이 가득 깔려 있을 뿐 나무 한 그루 없고. 그 삭막한 공간 중앙에 강철로 만든 정육면체의 건물이 있다. 한변의 길이는 50미터. 높이는 10미터쯤인 철제 구조물인데 창문도 없고 오직 철문이 하나 달려있을 뿐인 삭막한 구조다. 그 구조물의 유일한 출입구인 철문의 좌우에는 두 명의 중년 무사가 서있다. 번쩍이는 갑옷과 투구를 걸치고 긴 칼을 허리에 찬 그 무사들은 <신선부> 등에 나온 황금전장의 경호무사들인 황금수라들이다. 이 작품에서도 황금수라.

[!] [!] 흠칫! 하는 황금수라들

담장에 난 월동문을 통해 쟁반을 들고 걸어오는 절세미녀. 쟁반에는 천이 덮여있고. 여자는 진상파. 다른 작품의 진상파 캐릭터인데 좀 더 청초하고 가녀려 보인다. 이때 나이 18. 조신한 옷을 입었고 머리에는 비녀를 몇 개 꽂고 있다.

[상파(祥芭)아가씨!] [어서 오십시오.] 인사하는 무사들.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경호무사 황금수라(黃金修羅)>

진상파; [수고가 많으세요.] 다가오며 고개 숙이고

[별말씀을...] 황송해하며 급히 철문 쪽으로 돌아서는 황금수라들.

강철 구조물의 출입구인 철문은 두 쪽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리고 좌우의 철문 손잡이 부분에 열쇠구멍이 하나씩 있다.

소매 속에서 각자 하나씩의 열쇠를 꺼내는 황금수라들. 뒤에 서서 기다리는 진상파

철컥! 철컥! 열쇠를 동시에 끼우고 돌리는 황금수라들. 그러자

철컹! 철컹! 철문 안쪽에서도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고

[되었습니다.] [절연철각(絶緣鐵脚)의 기관장치가 해제되었습니다.] 기긱! 철문의 열쇠 구멍에서 열쇠를 뽑아내는 황금수라들.

진상파; [소소는 잘 지내고 있지요?] 황금수라들이 철문을 여는 걸 보며

[!] [며칠 전부터 얌전히 지내고 계십니다.] 대답하며 철문을 열고 좌우로 물러서는 황금수라들. 철문은 반쯤 열려 한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벌어진다.

진상파; [이각(二刻;30)쯤 후에 나올 거예요.] 철문 안쪽으로 들어간다.

[!] [아가씨 목소리를 확인하고 문을 열어드리겠습니다.] 문을 닫으며 말한다.

철컹! 진상파가 들어간 문을 완전히 닫는 황금수라들

황금수라1; [상파아가씨는 볼 때마다 선녀같구만.] 닫힌 문을 보며 뿅 가고

황금수라2; [흰소리를 한다고 핀잔을 주고 싶지만...] 눈을 흘기고

황금수라2; [나도 그렇게 느끼니 딱히 반박할 수가 없구만.] 웃고

황금수라1; [알고 있는 사람들은 예외없이 몸서리치는 공포의 마녀 소소(素素) 아가씨를 진심으로 위하는 사람은 상파아가씨뿐일 게야.]

황금수라2; [소소아가씨를 두려워하지 않는 유일한 분이기도 하지.]

황금수라1; [헌데 떠도는 풍문처럼 상파아가씨가 정말 장주님의 핏줄일까?]

황금수라2; [거의 확실할 걸세.]

황금수라2; [당신의 핏줄이 아니면 장주님이 상파아가씨에게 황금전장의 전권을 믿고 맡기실 리가 없지 않은가?]

황금수라1; [그렇긴 한데...] [왜 상파아가씨는 벽상파(碧祥芭)가 아니라 진상파(陳祥芭)로 불리시는 걸까?]

황금수라2; [우리같은 아랫것들이야 깊은 내막을 알 수 없고...]

황금수라2; [짐작해보자면 지금의 마님이 장주님의 후처가 되셨을 때 상파 아가씨는 이미 진상파로 불리고 계셨네.]

황금수라2; [생부가 누군지 알려지지 않아서 지금 마님의 원래 성인 진()씨를 쓰게 된 것인데...]

황금수라2; [마님이 장주님의 후처가 되셨지만 이미 진상파로 불리던 따님의 성을 바꾸기가 쉽지 않았을 게야.]

황금수라1; [그래도 장주님이 상파아가씨를 살갑게 대하시는 걸 보면 장주님의 딸인 건 거의 확실하겠지.] 끄덕

황금수라2; [상파아가씨가 따님이라면 장주님으로서도 다행인 일이지.]

황금수라2; [장주님은 어쩐지 자식 복이 없어서 첩을 많이 들이셨으면서도 후사를 보지 못하고 있는데...]

황금수라2; [끝내 아들을 얻지 못하시면 최후의 수단으로 상파아가씨의 배필을 후계자로 세우실 수 있으니 말일세.]

황금수라1; [상파아가씨의 배필이 누가 될지 모르지만 부럽구만.] [잘 하면 천하제일의 부자가 될 수도 있으니까.]

황금수라2; [하지만 우리와는 인연이 없는 이야기야.]

황금소라1; [그렇긴 하지.] 웃고

 

#35>

철문 안쪽. 강철로 만들어진 복도다. 일정 간격으로 천장에 구슬이 박혀 있어서 밝다. 그곳을 걸어가는 진상파. 쟁반을 두 손으로 들고

복도가 끝나는 곳에 아래위로 피아노줄 같은 것 줄들이 촘촘히 늘어져 있다. 일종의 주렴인 그 줄들은 평소에는 팽팽하다가 기관장치가 열리면 느슨해져서 사람이 드나들 수 있다.

진상파; (세상에서 가장 질긴 천잠사(天蠶絲)를 꼬아 만든 주렴...) 다가가며 그 줄들을 보면서 생각하고

진상파; (평소에는 팽팽히 긴장되어 있어서 아무도 저 주렴을 통과하지 못한다.)

진상파; (그러다가 정문의 기관장치가 해제되면 느슨해져서 사람이 드나들 수 있게 된다.) + [나 왔어.] ! 한손으로 줄들을 젖히고

진상파; [들어갈게.] 촤락! 줄들을 헤치며 안으로 들어가고

 

#36>

[어서 와 언니!] 줄 사이로 들어서는 진상파의 귀에 들리는 소리

벽소소; [매번 느끼는 거지만 언니라고 부르는 건 정말 낮 간지러워.] 침대에 야한 잠옷차림으로 누워 있다가 일어나며 요염하게 웃는 벽소소. 나이는 역시 18. 그야말로 절세미녀. 웨이브진 금발의 긴 머리카락이 허리 아래까지 끌리고 순진하면서도 요염한 분위기를 풍기는 미녀다. 폭풍신마가 벽초천의 아내 온유향을 강간해서 태어난 마녀다.

벽소소의 양쪽 발목과 양쪽 손목. 목에 족쇄가 채워져 있고. 족쇄들은 가늘지만 긴 사슬로 침대 모서리에 연결되어 있다.

벽소소; [채 일각도 안되는 간격으로 태어났는데 굳이 언니 동생으로 서열을 정해야만 할까?] ! 벽소소가 누워있는 장소를 보여준다.

아무런 장식도 없는 삭막한 공간. 정사각형의 상당히 넓은 공간인데 전체에 검은색 물이 채워져 있다. 그 물 중앙에 섬 같은 공간이 있다. 역시 강철로 만든 사각형의 섬인데 그 곳에 침대와 옷장, 탁자, 책이 가득 꽂힌 책꽂이등이 놓여있다. 섬을 에워싸고 있는 검은 물은 폭이 10미터쯤이다.

진상파; [그렇긴 하지?] 웃으며 천잠사의 주렴이 쳐진 문 안으로 들어서는 진상파.

주렴이 쳐진 문 앞쪽에는 약간의 돌출부가 있고 폭이 10미터쯤인 검은 물을 사이에 두고 벽소소가 갇혀있는 섬이 있다. 그리고 진상파 앞쪽 물가에는 황금으로 만든 작은 배가 떠있다.

진상파; [날 언니라고 부르는 게 마땅찮으면 그냥 이름으로 불러도 된다.] 그 황금의 배 위에 쟁반을 조심스럽게 얹으면서 말하고

벽소소; [아니야. 앞으로도 언니라고 부를게.] 침대 위에 개구쟁이처럼 턱을 괴고 누워서 진상파를 보고

벽소소; [아버지마저 버린 자식 취급하는 나를 그래도 동기로 대해주는 건 언니뿐이잖아.] 애처로운 표정으로 한숨 쉬고

진상파; [오늘 식사는 네가 좋아하는 음식만으로 준비해왔단다.] ! 그 사이에 진상파는 쟁반이 얹혀진 황금 배를 섬쪽으로 밀어 보내고

벽소소; [언니마저 나를 남남으로 취급하면 외로워서 죽고 말 거야.] 금방이라도 울 듯한 애처로운 표정을 짓고

진상파; [소소 네가 얼마나 외로운지는 잘 알고 있단다.] ! 숙였던 몸을 바로 세우며 한숨을 쉬고.

진상파; [사람 힘으로는 결코 깨트릴 수 없는 만년한철로 지어진 감옥...] 천장을 올려다보며 말하고

진상파; [게다가 닿기만 하면 어떤 생명체든 죽게 만드는 천살독액(天殺毒液)으로 둘러싸인 섬에 갇혀 있잖아.] 말하며 섬을 둘러싼 검은 물을 보고. 그 사이에 황금 배는 검은 물을 가르며 건너편 섬으로 간다. 10미쯤인 검은 물의 1/3쯤 건너간 상태

진상파; [소소 너 외에는 어떤 사람도 이 끔찍한 감옥에서 단 하루도 버티지 못할 거야.] 한숨을 쉬고

벽소소; [그렇지?] [소소 정말 불쌍하지?] 울먹이지만

진상파; [물론 불쌍하게 여기고 있단다.] [하지만...]

진상파; [내 동정심을 유발하여 여길 탈출할 기회를 잡으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 게 좋단다.] 웃고. 그러자

벽소소; [!] 표정이 일변하여 발딱 일어나 앉는다. 순진한 소녀에서 표독하고 음란한 마녀처럼 변하고

벽소소; [언니 정말 미워!] [순하고 착해 보이는 그 얼굴 속에 구렁이를 열 마리쯤 기르고 있는 것 같아.] 눈을 흘기고

진상파; [미워해도 어쩔 수 없단다.] 한숨

진상파; [너를 세상으로 내보내면 안된다는 장주님의 결단에는 나 역시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으니까.]

벽소소; [내가 뭘 잘못 했는데?] 이를 바득 갈고

벽소소; [사람들의 생기를 쉽게 빨아먹는 재주는 내가 원해서 생긴 게 아니야!] [태어나보니 다른 사람, 아니 생명이 있는 것들의 생기를 숨 쉬는 것처럼 쉽게 흡수할 수 있었을 뿐이라구!] 억울한 표정으로 울먹이며 항변하고

벽소소; [그런데... 내 잘못 아닌 데도 지옥같은 여기에 가둬두는 건 너무 가혹해!] [불공평하다구!] 눈물 뚝뚝 흘리며 악을 쓰고

벽소소; [아버지는 내 단전을 깨트려서 내공을 쌓을 수 없게 만들었어.] 아랫배를 만지며 이를 갈고

벽소소; [그것도 모자라 전신의 심맥을 끊을 수 있을 만큼 끊어놓고 손발과 목에 족쇄까지 채웠어.] 목에 채워진 족쇄를 움켜쥐고. 철커덩! 그러자 족쇄에 연결된 가는 쇠사슬이 흔들리며 금속성을 내고

벽소소; [이런 취급을 할 거면 왜 날 살려두는 거야?] 눈물 흘리며 이를 갈고

벽소소; [차라리 날 죽여 버리면 아무 근심걱정도 없을 거 아니야?] 악을 쓰고

진상파; [그게 부모의 마음인 걸 어쩌겠니?] 한숨

벽소소; [부모의 마음?] 노려보고

진상파; [아무리 저주스러워도 장주님께 너는 딸인 거야.] [그래서 차마 네게 살수를 쓰실 수는 없고...]

진상파; [이곳 절연철각에 가둬두는 게 장주님으로서는 최선의 해결책인 거란다.]

벽소소; [그게 부모의 마음이라면 난 받길 원치 않아!] 악을 쓰고

벽소소; [여기는 지옥이나 다름없어!] [나란 년은 살아서 미리 지옥을 경험하고 있는 거라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악을 쓰고

진상파; [소소야! 제발 진정하거라.] 달래지만

벽소소; [이젠 됐어!] 머리를 쥐어뜯던 손을 내리고. 산발한 머리카락 사이로 독기 서린 눈빛이 토해지고

벽소소; [이런 생지옥에서는 더 이상은 살 수 없어!] 혀를 내밀어 이빨 사이에 끼우고

진상파; [무슨 짓이냐?] 기겁할 때

벽소소; [잘 있어 언니! 이번 생에서 진 신세는 다음 생에서 꼭 갚을게.] 처연하게 웃더니

! 그대로 혀를 물어버린다.

진상파; [안돼!] 비명

! 끊어진 혀가 침대에 떨어지고

벽소소; [끄윽!] 눈을 까뒤집으려 쓰러진다. 입은 피로 물들었고

진상파; [소소야!] ! 날아오르고. 하지만 검은 물은 폭이 15미터쯤 되어 한번에 날아건너지 못한다. 다만

그 사이 검은 물의 중간쯤에 이른 황금 배 크로즈 업.

! 그 배에 얹혀진 쟁반을 밟고 다시 치솟는 진상파

첨벙! 그 바람에 쟁반에 얹혀져 있던 음식 그릇들이 기울어져 검은 물에 빠지고

푸시시! 그 즉시 음식들은 연기를 내며 녹아버린다.

진상파; [소소야!] 휘익! 드디어 섬에 내려서는 벽소소

벽소소는 침대 위에 쓰러져 있다. 입으로 대량의 피를 토하면서

진상파; [안돼 소소야! 죽으면 안돼!] 울부짖으며 침대로 올라가 벽소소를 끌어안고.

진상파; [장주님도 네가 죽길 바라진 않으신다는 걸 왜 모르니?] 벽소소를 품에 안고 주저앉아서 오열하는데

! 갑자기 진상파의 손목을 잡는 벽소소의 손. 이어

벽소소; [잡았네.] 눈 뜨며 배시시 웃고

진상파; [...!] 기겁하며 벽소소를 떨쳐버리려 하지만

벽소소; [늦었어!] ! 그대로 진상파의 엄지 손가락을 입으로 빨고. 순간

빠지직! 벼락에 맞은 모습이 되는 진상파.

진상파; [아아악!] 벼락에 맞은 모습으로 비명 지르고.

화악! 무언가 진상파의 몸에서 빠져나와 벽소소의 입으로 흡수되는 모습.

진상파; [... 교활한 아이...] 눈을 뒤집으며 기절하려 하고

털썩! 침대에 쓰러지는 진상파. 그러자

벽소소; [아이 잘 먹었다.] 물고 있던 진상파의 엄지를 뱉고

벽소소; [이제 좀 살 것같아.] 입을 닦으며 사악하게 웃는데. 지지지! 그런 그년의 몸이 벼락에 휘감겨 있다

벽소소; [아버지가 얼마나 영약을 많이 처먹였는지 내공이 거의 이갑자 수준이었어.] 힘없이 쓰러져 있는 진상파를 보고

벽소소; [물론 이갑자 공력을 흡수했어도 내 걸로 만들 수 있는 건 채 일할도 안되지만 말이야.] 자기 목에 채워진 족쇄를 잡고

벽소소; [흡정마녀(吸精魔女)니 뭐니 해도 효율이 너무 나빠.] 콰직! 족쇄를 거칠게 잡아 뜯는다.

벽소소; [다른 인간들 눈치 보지 않고 세상을 활보하려면 도대체 몇 명의 인간을 잡아먹어야할지 모르겠어.] 그걸 집어던지고

벽소소; [뭐 아쉬운 대로 족쇄를 끊어버릴 수 있는 정도의 내공은 생겼네.] ! ! 손발을 묶고 있는 족쇄들을 잡아 뜯고

벽소소; [하긴 절연철각을 빠져나갈 수 있을 정도의 내공이면 충분해.] [세상에 나가면 잡아먹을 인간들은 널리고도 널렸으니까.] 사악하게 웃으며 혀로 입술을 핥고. 그러다가

벽소소; [헌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이야.] 갸웃하며 진상파를 보고

벽소소; [다른 인간들은 내게 몸의 일부를 물리면 생기가 몽땅 빨려서 목내이가 되어버리는데...] 진상파의 뺨을 쓰다듬고.

움찔! 정신을 차리는 진상파

벽소소; [언니는 내공만 흡수할 수 있을 뿐 생기까진 빨아먹을 수가 없었어.] [왜 그럴까? 자매지간이라 그런 걸까?] 갸웃

벽소소; [아니야. 자매지간인 게 원인은 아니야.] 고개 젓고

벽소소; [다섯 살 때인가 언니의 엄마... 진삼낭이 날 목욕시키다가 방심할 때 손가락을 빤 적이 있었는데...]

벽소소; [진삼낭도 내공이 빨리긴 했어도 죽지는 않았어.]

벽소소; [그걸 보면 언니 모녀는 특수한 체질이거나 내 흡정술에 견디는 어떤 비결을 지니고 있는 게 분명해.]

진상파; [... 소소야!] 헐떡이고

진상파; [... 넌 분명 혀를 물어 잘랐는데 어떻게...] 불신

벽소소; [이건 언니는 물론이고 아버지도 모르는 나만의 비밀인데...] 사악하게 웃고

벽소소; [난 다른 생명체의 생기를 빨아먹을 수 있는 재주 외에도 경이적인 회복력을 지니고 있어.] 혀를 내밀어 보이고. 혀가 완전히 원래 모습이 되어 있다.

진상파; (... 잘렸던 혀가 원상복구되었다!) 경악

벽소소; [아마 난 심장이 뽑히거나 목이 잘리지 않는 한 금방 되살아날 거야.]

진상파; [... 어떻게 그런 능력을...]

벽소소; [흡정술과 경이적인 신체 회복력!] [이 두 가지만 있어도 천하무적이 될 수 있지 않겠어?] 웃고

진상파; [그러면 안된다 소소야!] 울며 애원하고

진상파; [넌 여길 나가면 안된다. 장주님은 탈출한 너를 정말로 죽이실지도 몰라.]

벽소소; [그 양반의 냉정한 성품으로 미루어보자면 일리가 있어.] ! 말하며 진상파의 옷을 벗기기 시작하고

진상파; [!] 기겁. 하지만 몸에 힘이 안 들어가고

벽소소; [하지만 상관없어. 절대 아버지 손에 걸리지 않을 테니까.] 진상파의 옷을 벗기고

진상파; [... 무슨 짓을 하려고...] 수치심

벽소소; [옷 좀 빌릴게.] [소동 일으키지 않고 여길 빠져나가려면 언니로 위장하는 게 최선이니까.] 치마도 벗기고

진상파; [... 그런...]

벽소소; [우리는 자매지간이니까 조금만 역용을 해도 알아보는 인간이 없을 거야.] 진상파의 치마를 완전히 벗기고

진상파; [제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포기해라. 넌 결코 아버지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한단다.]

벽소소; [내 걱정은 하지 않는 게 좋아. 당장 언니가 큰일 났으니...] ! 진상파의 머리를 장식하고 있던 비녀를 뽑고. 비녀 끝은 날카롭다

진상파; [... 너 설마...] 불길한 예감에 전율하고

벽소소; [사실 내가 정말 두려워하는 건 아버지가 아니라 언니야.] 날카로운 비녀를 쳐들어 그 끝으로 진상파의 아랫배를 겨누고

벽소소; [아버지는 매정한 척 해도 절대 날 못 죽인다는 확신이 있는데 언니는 아니야.] 스윽! 비녀 끝을 진상파의 아랫배에 겨누고

벽소소; [아마 언니는 무고한 희생자가 생기는 걸 막기 위해서라면 망설이지 않고 내게 살수를 쓸 거야.] [그래서 난 아버지보다 언니를 더 무서워해왔어.] ! 그 비녀로 진상파의 아랫배를 더듬고

진상파; [제발... 제발 이러지 말거라 소소야.] 애원하지만

벽소소; [걱정마. 하나뿐인 동기인 언니를 죽일 생각은 없으니까.] 사악하게 웃으며 비녀를 진상파의 아랫배에서 떼고

벽소소; [대신 날 추격하지 못하게 단전은 파괴해야겠어.] [이해해줘!] ! 떼었던 비녀를 강하게 진상파의 아랫배에 찌른다

[!] 입 딱 벌리며 비명도 못 지르는 진상파

 

#37>

절연철각을 외부에서 본 모습. 여전히 황금수라 둘이 입구를 지키고 있고

황금수라1; [평소보다 지체되는군.] 흘깃 철문을 보고

황금소라2; [상파아가씨가 들어가신후 이각 이상이 지난 것 같긴 한데...] 역시 철문을 보고. 바로 그때

<끝났어요!> 철문 안쪽에서 들리는 음성

<호랑이도 제말 하면 온다더니...> <때맞춰 나오시는군.> 급히 열쇠를 철문의 열쇠구멍에 끼우는 황금수라들

철컹! 그긍! 문을 여는 황금수라들. 문 안쪽에 여자가 서있는데 고개를 좀 숙이고 있다. 물론 진상파가 아니라 벽소소인데 자매지간이라 얼굴이 비슷하다. 옷도 진상파의 옷을 뺏어 입었고. 그래서 얼핏 봐선 얼굴이 잘 구분이 안된다.

벽소소; [얘기가 좀 길어졌어요. 기가리게 해서 미안해요.] ! 말하며 황금수라들 사이를 지나가고

[별 말씀을...] [수고하셨습니다.] 다시 철문을 닫으며 대꾸하고

황금수라들을 등지고 종종 걸음으로 월동문을 향해 가는 벽소소

황금수라1; [...] 철컹! 철문을 완전히 닫으면서 그런 벽소소의 뒷모습을 보는 황금수라1

황금수라2; [?] 역시 철문을 닫으며 묻고

황금수라1; [아니 아무것도 아닐세.] 고개 젓고. 그러면서도

황금수라1; (이 위화감...) 월동문을 막 나가는 벽소소의 뒷모습을 보고

<항상 조신하던 상파 아가씨였는데... 지금은 마치 구름을 밟는 것처럼 발걸음이 경쾌하다.> 월동문을 나가는 벽소소의 뒷모습을 배경으로 황금수라1의 생각

황금수라1; (경쾌하다 못해 경망하게 느껴지는 발걸음... 기분 탓일까?) 찡그리고. 그때

! 월동문을 나와 급히 담벽에 등을 붙이는 벽소소

벽소소; (드디어...) 극도로 흥분하고

벽소소; (드디어 생지옥 절연철각을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좋아 죽으려 하며 두 주먹 불끈 진상파쥐고

벽소소; (두고 보셔요 아버지!) ! 담벽에서 등을 떼며 사악하게 웃고

벽소소; (철이 든 이래 날 생지옥에 가둬두셨던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되실 테니...) 사악하게 웃으며 걸어간다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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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십팔년 후> 경치 좋은 산

<-사천성(四川省) 마복산(馬伏山)> 그 산 산록의 마을. 제법 규모가 있어서 있을 거 다 있는 마을이다. 낮이고

마을 중앙의 객점. 2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객점으로 들어서는 청풍. 이때의 나이는 18. 하지만 보디빌더같이 건장한 체격이고 표정이 없다. 낡은 옷을 입어서 사냥꾼 같은 모습인데 허리춤에는 육모방방이같은 쇠로 된 방망이를 하아 차고 있다. 길이 50센티쯤에 전체적으로 팔각형이며 손잡이는 둥근 이 쇠방망이의 이름은 천근장이라는 무기로 아주 단단하다. 성핵철정이라는 운석으로 만들어졌다.

객점 내부. 사람들이 북적. 입구에 서서 둘러보는 청풍.

점원; [어서 옵쇼!] 두리번거리는 청풍에게 점원이 다가오고

점원; [빈자리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말하지만

<그래서 나 당군성(唐君星)이 말이야...> 청풍의 귀에 들리는 누군가의 말

청풍; [일행이 있다.] 손을 들어 점원의 안내를 거부하며 한쪽의 계단을 향해 간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다.

점원; [예예...] +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대뜸 반말이냐?) 눈을 흘기며 보고. 청풍은 계단을 올라간다.

 

#31>

계단을 통해 객잔의 2층으로 올라서는 청풍.

2층은 1층보다 덜 붐비고 자리도 널찍하다. 몇 개 팀이 탁자를 둘러싸고 앉아서 먹고 마시는 중이다.

그중 맨 안쪽 자리의 원탁을 둘러싸고 앉아있는 무림인들. 술을 마시며 웃고 떠든다.

그 중 한명 크로즈 업. 호방한 인상의 중년인인데 머리가 반백이다. 허리춤에는 여러 개의 주머니가 달린 띠를 차고 있고. 칼도 한 자루 차고 있다. 이자는 사천당문의 이인자인 팔비나타 당군성이다. 당문 문주의 동생이다.

차갑게 웃으며 그쪽으로 가는 청풍

당군성; [구대문파가 어느 적 구대문파인가?] [당금의 무림은 강북의 지존회(至尊會)와 강남의 무림맹(武林盟)이 양분하여 지배해온지 오래인 데 말이야.] 신이 나서 말하며 술을 마시고. 그 테이블에는 네 명의 중년인들이 앉아있는데 모두 아부의 표정을 짓고 있다. 이자들은 그래도 한 문파나 가문의 수장들이다. 칼이나 검을 차고 있다.

다른 테이블에는 당군성과 비슷한 복장의 젊은 무사들 네명이 앉아서 술을 마시며 당군성의 말을 듣고 있다. 역시 칼로 무장한 이자들은 사천당문의 제자들이다. 이자들은 나중에 다시 한번 출연한다.

당군성; [그런데 아미파(峨嵋派)의 떨거지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방귀 꽤나 뀌는 줄 알고 우리 당문(唐門)을 업신여기지 뭔가?] 신나서 말하고

당군성; [그래서 우모침(牛毛針)과 철질려(鐵蒺藜)로 참교육을 좀 시켜줬지.] 거만한 표정으로 웃고

[저런!] [잘 하셨습니다 부()문주님!] [우모침과 철질려라니... 듣기만 해도 오싹합니다.] 아부하는 중년인들

당군성; [특히 우모침은 내가 생각하기에도 악랄한 암기야.] ! 빈 술잔을 탁자에 내려놓으며 신이 나서 말하고

당군성; [너무 가늘어서 눈에 잘 보이지 않는데 일단 몸속으로 스며들면 혈관을 타고 돌면서 몸속을 아주 거덜 내거든!] 히죽

[으으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가는 침이 몸속을 돌아다니다니...] 몸서리치는 시늉하는 중년인들. 한 놈은 당군성이 내려놓은 빈 술잔에 다시 술을 채워주고 있고

당군성; [우모침에 당한 놈들이 죽겠다고 몸부림치는 꼴이 볼만했지.] 껄껄 웃고

당군성; [결국 아미파의 장문인이 나서서 애걸복걸하더군.] [제자들의 몸에서 우모침을 제거해달라고...]

[속 시원합니다.] [아미파 장문인 복호대사(伏虎大師)가 얼굴에 똥칠을 했군요.] 아부하는 중년인들. 그 사이에 술 따르던 놈은 술을 다 따르고 술병을 들고

당군성; [뭐 인생이 가엾어서 우리 당문의 특제 자석을 써서 우모침을 제거해주긴 했지.] 거만하게

당군성; [대신 아미파는 사천성에서 우리 사천당문의 패권을 인정하기로 했고 말이야.] 술잔을 들지는 않고 신이 나서 말하며 껄껄 웃는다.

[십년 체증이 내려간 것 같이 통쾌합니다.] [아미파 놈들이 자신들이 구대문파중 하나이니 뭐니 하고 거들먹대는 게 눈꼴시었지요.] [이제 사천성은 사실상 사천당문의 수중에 들어왔다고 봐야겠습니다.] 중년인들이 신나게 아부하고

당군성; [그래도 어디 우리 당문 혼자 드넓고 부유한 사천성을 다스릴 수 있겠는가?] 여유로운 표정으로 웃고

당군성; [사천성 토박이인 여러 가주들과 장문인들이 협조를 해줘야 사천무림이 평화로워질 수가 있어.] 자기 앞의 중년인들 보며 웃고

[걱정마십시오. 저희 오마방(五馬幇)은 당문의 사업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입니다.] 한 놈이 포권하며 말하고

[저희 석가보(石家堡)도 당문의 지시를 어김없이 이행하겠습니다.] [하명만 하십시오 부문주님!] 다른 놈들도 다투어 포권하고.

당군성; [여러 가주와 문주들께서 협조해주시면 상응하는...] 마주 포권하다가 흠칫! 하고. ! 누군가의 손이 탁자에 놓인 당군성의 술잔을 집어든다

[!] [!] 다른 테이블의 당문 제자들 눈 부릅. 일어나려 하고

! 언제였는지 청풍이 탁자 옆에 서서 당군성의 술잔을 집어들어 술을 마시고 있다.

[웬놈이냐?] [감히 어디서 개수작을...] 당군성 앞에 앉아있던 중년인들이 분노하며 벌떡 일어나 청풍을 공격하려 하고. 하지만

당군성이 손을 들어 저지한다. 시선은 청풍에게 향한 채.

멈칫하며 공격을 멈추는 중년인들.

다른 테이블의 사천당문 제자들도 일어서고 무기에 손을 댄 자세로 멈춰서고. 그때

술을 다 마시고 술잔을 입에서 떼는 청풍. 이어

청풍; [미안하게 되었소.] ! 술잔을 탁자에 내려놓고 반대쪽 소매로 입을 쓱 닦는 청풍

청풍; [먼길 달려오느라 목이 좀 말라서 실례하게 되었소.] 소매로 입을 닦고

당군성; [젊은 친구가 배짱이 좋군.] 웃고

당군성; [그런데 본좌가 누군지는 알고 호기를 부린 것인가?] 음산하게 웃고

청풍; [알다 마다!] 차갑게 웃고

청풍; [팔대세가중 사천당문의 부문주이신 팔비나타(八臂羅陀) 당군성 대협 아니시오?] 형식적으로 포권하고

청풍; [비록 서출(庶出)이라 당문의 문주는 되지 못했지만 야심은 누구보다 큰 분이라 알고 있소.] 음산하게 웃고

당군성; [날 제대로 알고 있군.] 음산한 표정으로 웃고

당군성; [헌데 내가 누군지 알면서도 이리 무례하게 구는 건가?]

청풍; [내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소.] ! 중년인들 앞에 있던 술병을 집어들고. 중년인들은 긴장해서 말리지도 못하고

청풍; [당대협은 지존회가 강남으로 세력을 뻗기 위해 포섭한 간세들 중 한명으로 알고 있소.] 쪼르르! 술병의 술을 빈 술잔에 따르며 웃고

[!] 눈 부릅뜨는 당군성. 반면

[무슨 헛소리냐?] [부문주께서 지존회의 간세라니...?] [사천성도 무림맹 판도라는 건 모르는 사람이 없거늘...] [뚫린 입이라고 막 내뱉으면 후과가 두렵지 않느냐?] 중년인들이 청풍에게 삿대질하고. 청풍은 술병을 내려놓고 있고

청풍; [대답해보시오 당대협!] 술잔을 들면서 당군성을 보고

청풍; [당대협은 정말 지존회와 아무런 관련이 없소?] 술을 마시면서 당군성을 지긋이 노려보고. 순간

당군성; [본좌의 대답은...] 음산하게 웃고

당군성; [염라전에 가서 들어라! 이다!] 피핑! ! 벌떡 일어나며 흩뿌리는 양손에서 각가지 암기가 날아나와 청풍에게 날아든다. 거리가 너무 가까워 청풍은 피하지 못하고

[이크!] [!] 중년인들이 기겁하며 물러설 때

퍼퍽! ! 암기들이 그대로 청풍의 몸에 박힌다. 청풍은 술을 마시는 자세고

당군성; [으하하! 개수작을 한 대가다.] 일어선 채 웃고

당군성; [네놈의 몸에 박힌 암기에는 우리 사천당문의 치명적인 극독들이 묻어있다.]

당군성; [살고 싶으면 당장 엎드려 본좌의 발바닥을 핥아야할 것이다.] 발을 하나 앞으로 내밀며 웃고

당군성; [오는 길에 개똥을 좀 밟았지만 살기 위해서라면 못할 것도 없을 것이다.] 자신만만하게 웃지만

[개똥이 문제겠습니까?] [목숨을 건지는 건데 무슨 짓인들 못하겠습니까?] [어서 부문주님의 발을 핥아라 애송이다!] 중년인들 신나서 떠들고. 그때

청풍; [술은 확실히 좋은 술이로군.] 술잔을 입에서 떼고

[!] [!] 모든 사람들 경악할 때

청풍; [물론 이렇게 비싼 술을 제 돈 내고 마시진 않을 테고...] 술잔을 든 채 중년인들을 돌아보고

청풍; [당문에 잘 보이려고 애쓰는 당신들이 산 술이겠지.] ! 술잔을 탁자에 내려놓으며 중년인들을 비웃고. 순간

당군성; [쳐라!] 청풍에게 삿대질하며 자신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그러자

[죽어라!] [어디서 개수작이냐 잡종아!] 부악! ! 중년인들과 당문의 제자들이 일제히 무기를 휘둘러 청풍을 난도질한다. 하지만

카캉! ! ! 청풍을 베고 때린 그자들의 무기는 철벽을 때린 듯 튕겨진다

[!] [몸이 쇳덩이 같다!] [... 금강불괴냐?] 무기를 놓치거나 훼손되어 버린 무기를 들고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중년인들과 당문의 제자들.

청풍; [술을 얻어 마신 대가로 당신들은 죽이지 않겠다.] 부르르! 몸을 떨며 중년인들을 보고. 그러자

! ! ! 청풍의 몸에 박혔던 암기들도 튕겨져 나오고

[... 암기도 소용없었구나.] [몸에 박힌 게 아니라 그냥 옷에 걸려있었다.] 중년인들 겁에 질려 물러설 때

당군성; [그럼 이건 어떠냐?] ! 주머니에서 꺼낸 작은 종이 봉지를 청풍에게 휘두른다. 종이봉지가 터지면서 고운 가루가 청풍을 덮어씌운다.

[!] [... 독이다!] [!] 중년인들 기겁하며 물러서고

화르르! 얼굴에 독가루가 뿌려지자 그대로 연기에 뒤덮이는 청풍.

당군성; [우리 당문의 칠대극독중 하나인 분심독분(焚心毒粉)을 마셨으니 네놈을 끝장이다!] 으흐흐흐 웃고

당군성; [분심독분은 수분과 결합하면 강렬한 열기를 일으킨다.] [그 때문에 한 모금만 마셔도 내장이 타들어가 죽을 수밖에 없다.] 신이 나서 설명하는데

청풍; [이렇게 말이냐?] 꺼억! 연기에 덮인 채 입을 벌리며 트림을 하고. 그러자

화악! 청풍의 입에서 불길이 뿜어져 나온다

[!] [말도 안되는...] [분심독분의 열기에도 내장이 상하지 않았다는 건가?] 모든 사람들 기겁하고.

당군성; [... 내장이 어떻게 되어 먹은 놈이기에...] 사색 비틀거리고

청풍; [할 수 있는 발악은 다 해볼 기회를 주었다.] ! 허리춤에 끼우고 있던 쇠몽동이, 천근장을 뽑아들고

청풍; [그럼 내 천근장(千斤杖)에 맞아죽어도 여한은 없을 것이다.] 탁탁! 오른손의 천근장으로 왼손 손바닥을 두드리며 음산하게 웃고

당군성; [개소리 마라!] ! 칼을 뽑으며 그대로 청풍의 목을 쳐온다. 하지만

! 그자의 칼은 청풍의 목을 치는 순간 철벽을 두드린 듯 튕겨지고

당군성; [무슨 놈의 몸뚱이가...] 비틀하다

[!] 경악하는 당군성. ! 청풍이 천근장을 쳐들어 내리치려 한다.

[... 피하십시오 부문주님!] [안돼!] 당문 제자들 비명 지르며 다시 쇄도하려 할 때

! 천근장을 내리치는 청풍

당군성; [!] 반사적으로 칼을 들어 막으려 하지만

콰창! 천근장에 닿은 순간 유리처럼 깨지는 칼. 이어

콰직! 칼을 깨트린 천근장은 당군성의 어깨를 내리치는데 어깨에서 가슴 중간까지 그대로 뭉개진다.

[!] [!] 당문 제자들과 중년인들 경악과 공포에 휩싸이고

당군성; [끄윽...] 뒤로 넘어가고. 그 앞에서 청풍은 내리친 천근장을 거두고 있고

퍼억! 뒤로 나뒹구는 당군성의 시체.

<... 사천당문의 부문주쯤 되는 고수의 몸을 그대로 뭉개버리다니...> <어린놈이 말도 안되는 힘을 지녔다!> 중년인들 전율하고.

청풍; [그럭저럭 사천성은 정리가 된 것 같군.] 천근장을 다시 허리춤에 끼우고. 그러자

퍼뜩 정신을 차리는 당문 제자들

[죽어라!] [부문주님을 살려내라!] [으아아아!] 당문 제자들이 울부짖으며 청풍에게 쇄도한다. 무기를 휘두르며. 하지만

스악! ! 당문 제자들의 무기는 허공을 스치고 청풍의 모습은 허깨비처럼 사라진다

[!] [사라졌다!] [어디냐?] 당문 제자들과 중년인들 기겁하고. 그러다가

[!] 창 밖을 보던 창가쪽의 중년인의 눈이 부릅 떠지고

! 객점 앞의 거리.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데 그곳에 공간이동하듯 나타나는 청풍

[... 저기 있다!] 중년인이 창 밖을 가리키며 외치고.

다른 중년인들과 당문제자들이 급히 창가로 달려와 밖을 보고.

그 사이에 청풍은 사람들에 섞여서 거리 저편으로 걸어가고 있다

[죽일 놈!] [추격하자!] 당문 제자들이 창문 밖으로 날아나가려고 창틀에 발을 올리지만

[그만두게!] 중년인들이 청년들의 소매를 잡는다

[이란타석이야.] [무익한 죽음을 자초하지 말게나.] 고개 저으며 청년들을 만류하는 중년인들

[... 하지만 부문주님의 원수를 눈앞에 두고 어찌...] [말리지 마시오 석보주!] 중년인들의 손을 뿌리치려는 청년들

[군자의 복수는 삼년이 걸려도 늦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가망없는 복수를 시도하는 건 고인도 바라는 바가 아닐 걸세.] [진정하고 부문주를 당문으로 운구할 준비나 하세.] 당문 제자들을 달래는 중년인들

[크으!] [부문주님!] [못난 제자들을 용서하십시오.] 당군성 시체 옆에 무릎 꿇으며 울고.

[으아아아!] 청년 중 한명이 분을 참지 못하며 울부짖는다

 

#32>

거리를 빠져나가는 청풍.

으아아아! 청년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물론 분하겠지.) 차가운 표정

청풍; (하지만 지존회와 관련된 자들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청풍; (이가장을 멸족시킨 철천지원수 폭풍신마에게 빌붙었다는 것만으로도 나 이청풍(李淸風)과는 한 하늘을 이고 살 자격이 없으니...) 강렬한 표정.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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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열달후> 강을 끼고 형성된 거대한 도시 배경으로

<-금릉> 위 도시의 모습

<-천하제일전장 황금전장> 금릉의 번화가에 자리한 웅장하고 화려한 장원. 활짝 열린 정문으로 우마차와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다. 정문 처마에는 <黃金錢莊>이라는 글이 금빛으로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26>

황금전장의 후원. 다닥 다닥 붙은 건물들. 하인과 하녀들이 사는 곳이다. <신선부>에 나온 타노와 청풍의 거처와 동일. 그중 어느 방 앞에 여자들이 여럿 모여 웅성거리며 안쪽의 기척을 살핀다.

[아악! !] [다 되어간다. 조금만 더 힘을 써!] 방 안에서 비명과 달래는 소리가 들리고. 그러던 어느 순간

[아앙!] 건물 안에서 아기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가 들린다.

[아기가 나왔어!] [다행이야!] [삼낭이가 무사히 출산을 했네.] 안도하는 여자들.

여자1; [다행이긴 한데... 아기 아빠가 과연 누굴까?]

여자2; [그걸 모르겠단 말이야. 삼낭이 저년, 열 달 내내 아기 아빠가 누군지 입도 뻥끗 않았잖아.]

여자1; [혹시 소문대로 장주님의 아이 아닐까?] 소리 죽여 속삭이고

여자2; [그럴 가능성도 있어. 삼낭이와 마님이 거의 동시에 수태를 했으니까.]

여자3; [마님이 친정을 다녀온 얼마 후 장주님이 마님과 삼낭이를 함께 침실로 불렀었잖아.] 눈 반짝이며 속삭이고

여자1; [마님과 삼낭이가 동시에 임신을 한 건 그렇게 밖에 설명이 안되긴 하지.] 끄덕이고

여자2; [장주님이 당신 자식을 갖은 걸 아시면서도 모른 척 한 건 삼낭이가 천한 종년이라 그럴 테고...] 끄덕이고

여자3; [정말 오늘 낳은 게 장주님의 자식이라면 삼낭이는 신세 펴는 거지 뭐.] 부러운 표정을 짓고. 그때

[조용히들 해 이년들아!] 덜컹! 문이 열리며 나이 든 산파가 대야에 피로 물든 천과 수건등을 담아서 들고 나온다

산파; [애 낳느라 초주검 된 산모 심란하게 무슨 흰소리들이야?] ! 문을 닫으며 여자들에게 눈을 흘기고

[미안해요 언니.] [그런데 어땠어요 교산댁?] [고추예요 조개예요?] 여자들이 산파에게 몰려들어 묻고

산파; [예쁜 계집아이야.] 문을 완전히 닫으며 말하고

산파; [지금껏 백 명이 넘게 애를 받아봤지만 저렇게 예쁜 계집애는 처음이야.] 닫힌 문을 돌아보며 말하고

 

#27>

방안. 넓지는 않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여자의 밤. 한쪽에 놓인 침대에는 머리를 풀어헤친 진삼낭이 누워있다. 가운 차림으로 이불을 덮고 있는데 품에는 강보에 쌓인 아기가 안겨 젖을 빨고 있다.

진삼낭; (가엾은 것...) 자기 젖을 빠는 아기를 보며 눈물이 눈가에 어리고

진삼낭; (아비도 없이 자라야하는 네 신세가 너무도 애처롭구나.) 주르르! 눈물이 흐르고

그런 진삼낭의 뇌리에 떠오르는 폭풍신마의 모습. 겁에 질린 자신과 온유향을 내려다보며 바지를 내리면서 마귀처럼 웃는 모습이다.

진삼낭; (마귀같은 자...) 이를 악물고

<나중에야 그자가 바로 천하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폭풍신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자신들을 함께 끌어안고 강간하는 폭풍신마의 마귀같은 모습을 떠올리고

진삼낭; (그리고 운명의 장난인지 나와 마님은 함께 그자의 씨를 갖고 말았다.)

진삼낭; (가엾은 마님을 지켜드리기 위해 그날 당한 일은 비밀로 했고...) (기회를 봐서 마님과 함께 장주님을 모셔서 우리가 장주님의 씨를 갖은 것으로 위장하는 데는 성공했다.)

진삼낭; (하지만 영원한 비밀을 없는 법!) (언제고 우리가 낳은 게 폭풍신마의 자식임이 들통날 수도 있는데...)

진삼낭; (과연 이 가엾은 아이가 어떤 고난을 겪을지 두려울 뿐이다.) 자기 젖을 빠는 아기를 쓰다듬으며 울고

 

#28>

황금전장 내의 다른 건물. 월동문이 달린 높은 담장으로 에워싸인 정원이 있다. 잘 가꿔진 그 정원에 둘러싸인 화려한 건물. 건물로는 하녀들이 연신 물과 수건등을 들고 드나들고. 입구에는 한명의 사내가 초조한 표정으로 서성이고 있다.

사내의 나이는 30살 정도. <신선부> 등에 나온 냉혈전호 벽초천이다. 뒷짐을 진 손에는 특이한 부채가 접힌 채 들려 있다. 넓이 3센티 정도인 부채의 살들이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진 부채다. 이 부채가 천외칠보중의 유리척이다.

벽초천의 손에 들린 부채 크로즈 업. 그때

[아악! !] 건물 안에서 연신 비명이 터지고.

벽초천; [그놈 참 어미 고생 시키는군.] 초조한 표정으로 건물을 힐끔.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장주 냉혈전호(冷血錢虎) 벽초천(碧超天)>

[마님! 조금만 더 힘을 내세요.] [아기 머리가 보여요!] [이제 금방이에요.] [흐윽! 죽을 것 같아. 아악!] 연이어 비명과 산파들의 달래는 목소리가 들리고

벽초천; [내 속이 다 타들어가는군.] [처음으로 얻는 자식이라 이렇게 힘이 드는 것인가?] 소매로 땀을 닦고. 그러다가

[아악!] 비명이 크게 들리더니

[으앙!]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벽초천; [옳지!] 안도하며 돌아보고

으앙! 아앙! 연이어 들리는 울음소리

벽초천; [허허허! 드디어 나 벽초천도 아버지가 되었구나.] 좋아 죽으려 하고.

[감축드리옵니다 장주님!] [우리 황금전장의 경사이옵니다.] 오가던 하녀들이 아부를 하고

벽초천; [오냐 고맙다! 경사고 말고...] 입이 귀에 걸리고

벽초천; [어서 들어가 아들인지 딸인지 확인해보거라.] 하녀들에게

[예 장주님! 조금만 기다려주시옵소서.] 건물로 들어가는 하녀들

 

#29>

건물 내부. 진삼낭의 거처와 달리 아주 화려하고 넓은 침실이다. 넓은 침대에 산모 차림인 온유향이 힘없이 누워있다. 이불을 가슴 아래만 가린 채. 침대 주변에서는 늙은 산파와 나이가 있는 하녀들 대여섯명이 분주히 뒷정리를 한다. 늙은 산파 한명이 물수건으로 온유향의 이마를 닦아주고 있고. 다른 산파들은 탁자에 놓인 대야에 갓난 아기를 씻기고 있다.

산파2; [수고하셨어요 마님.] [처음이라 힘들었지 둘째부터는 좀 수월할 거예요.]

온유향; [...] 말없이 눈물 흘리고.

산파2; [기대했던 아들이 아니라 따님이라 서운하신 모양이군요.] 온유향의 이마의 땀을 닦아주며 한숨 쉬고

산파2; [하지만 길러보면 아들보다는 딸이 어느 모로 봐도 좋다는 걸 아시게 될 거예요.] [또 아직 젊으시니 아들은 다음에 얼마든지 낳으실 수 있구요,] 위로하지만

고개 돌리는 온유향

산파; (아들이 아니라 마님의 상심이 크신 것 같네.) 한숨

산파; (하긴 천하제일의 거부인 황금전장의 후사를 낳아야한다는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시겠지.) 한숨. 하지만

온유향; (그게 아니야 유모. 딸이라 서운해 하는 게 아니야.) 고개 돌린 채 입술 깨물고

그런 온유향의 뇌리에도 진삼낭과 함께 폭풍신마에게 강간당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온유향; (마귀같은 인간의 저주받은 씨...) 주먹 꽉

온유향; (태어나면 안되는 마귀의 자식을 내 몸으로 낳은 게 끔찍할 뿐이야.) 주르르 눈물이 흐르고

온유향; (하지만... 그날의 일은 비밀로 해야만 한다.) 폭풍신마에게 진삼낭과 함께 강간당하던 장면 다시 떠올리고

온유향; (가엾은 내 딸이 세상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생각할 때

산파2; [다 씻겼으면 아기씨에게 마님의 젖을 물려라.] 일어나며 탁자 쪽을 보고

온유향도 고개를 조금 돌려 탁자 쪽을 본다. 탁자 쪽에서 산파3이 다 씻긴 아기를 강보에 싸서 안고 침대로 다가오고 있다.

산파3; [정말 어여쁜 공주님이세요.] 강보에 싸인 아기를 온유향에게 보여준다. 강보에 싸인 것은 계집아이인데 갓난아기임에도 인형처럼 예쁘다. 산파2는 물러서고

산파3; [이목구비도 뚜렷하고... 방금 막 세상에 나온 핏덩이라고는 믿어지지가 않아요.] 아기를 온유향에게 안겨준다. 두 손을 내밀어 아기를 받는 온유향. 헌데

오싹! 아기를 받아 안다가 소름이 돋는 온유향

배시시! 온유향의 두 손에 안긴 갓난아기가 사악하게 웃는다. 정말 예쁜데 입 꼬리가 귀쪽으로 향하게 웃는다. 그런 갓난아기 뒤로 눈과 입만 보이는 폭풍신마의 모습이 떠오른다. 입꼬리가 귀쪽으로 향하게 웃는

온유향; (!) ! 손이 달달 떨려 아기를 놓치려 하고

산파3; [조심하세요.] 급히 뒤에서 다시 아기를 안고

산파;2 [마님의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모양이니 직접 품에 안겨드려.]

산파3; [그럴게요.] 아기를 온유향의 겨드랑이 쪽에 끼우듯 안겨준다

온유향; (... 폭풍신마!) 자기 품에 안긴 아기를 곁눈질로 보며 달달 떨고

온유향; (웃는 얼굴이 그 마귀, 폭풍신마를 빼닮았어.) ! 생각할 때 아기이 작은 손이 온유향의 저고리를 파고 들어 젖을 드러내려 한다

[어머나! 아기씨가 알아서 엄마 젖을 찾네.] [씩씩하기도 하지.] 산파들과 하녀들이 그걸 보며 기특해 하고. 그때

온유향; (폭풍신마의 씨이니 폭풍신마를 닮은 건 필연이긴 하지만...) 아기가 자기 젖을 빨게 놔두며 겁에 질린 표정을 짓고

온유향; (너무 똑같아서 소름이 돋...) + [!] 생각하다가 눈 치뜨고

아기가 눈을 치뜨고 온유향의 얼굴을 보며 젖을 빤다. 순간

빠지지직! 온몸에 전기가 오르는 모습이 되는 온유향. 이어

온유향; [아아악!] 고개 젖히며 비명 지르고

[꺄악!] [마님! 왜 그러세요?] 산파와 하녀들이 비명 지르며 침대로 몰려들 때

 

[!] 건물 밖에 있던 벽초천도 기겁하며 돌아본다

 

온유향; [... 안돼!] 비명 지르며 아기를 자기 가슴에서 떼어내려 하지만

필사적으로 달라붙으며 젖을 빠는 아기.

[왜 그러세요 마님?] [아기가 아직 이빨도 나지 않았는데...] [무슨 일인가요?] 산파와 하녀들 당황하며 보기만 하고. 그 직후

푸시시! 그대로 미이라가 되어가는 온유향

[!] [!] [엄마야!] [... 마님!] 사람들 기겁하며 침대에서 물러서고

[무슨 일이냐?] ! 문을 박살내며 안으로 날아드는 벽초천. 그러다가

벽초천; [!] 방 안에 내려서며 경악

돌아보는 하녀와 산파들. 그 사이로 온유향이 미이라가 되어 가고 있고. 그런 온유향의 가슴에 갓난아기가 달라붙어 젖을 빨고 있다.

미이라가 되어 벌벌 떠는 온유향의 모습.

벽초천; (맙소사!) + [... 뭐하는 거냐? 그 괴물을 집사람에게서 떼어놓지 않고?] 다급히 소리지르고.

[예 장주님!] ! 산파2가 급히 온유향의 품에서 아기를 떼어내고.

! 고개 떨구며 죽는 온유향. 미이라가 된 상태

[아앙!] 온유향에게서 떨어진 아기가 자지러지게 웃고

산파3; [... 이게 무슨... 마님이 갑자기 목내이(木乃伊;미이라)가 되시다니...] 놀라고 당황하면서도 손을 내밀어 산파2의 손에서 아기를 받아 안으려 한다. 시선은 온유향의 시체로 향한 채. 그 직후

덥썩! 자기를 안으려는 산파3의 손가락을 입으로 무는 아기. 산파2의 손에 안긴 채. 그러자

빠지직! 산파3의 몸도 벼락에 휘감기고

[아아악!] 비명 지르는 산파3. 벽초천과 하녀들 기겁하고

[끄윽...] 지지지! 푸시시! 산파3도 단번에 미이라가 되어간다.

산파2; [!] 공포에 질리며 아기를 놓고 뒤로 물러서고.

[흐윽!] [... 안돼!] [... 마물이다!] 하녀들도 겁에 질려 물러서고

아기는 미이라가 되어 휘청거리는 산파3의 손가락이 입에서 빠지며 떨어지고

벽초천; (이런...) ! 급히 다가와 두 손으로 아기를 받아 안는다. 직후

[히익!] [엄마야!] [마물이다!] [사람 잡아먹는 마귀가 태어났다.] 하녀와 산파들이 비명을 지르며 건물 밖으로 달아난다. 미이라가 된 산파3은 나뒹굴고. 하지만

벽초천; [닥쳐라!] 돌아보며 고함. 순간

! ! 산파와 하녀들, 그리고 밖에 있던 하녀들도 몸이 물풍선처럼 터져 죽는다. 벽초천이 엄청난 고수라는 걸 보여주고

퍼억! ! 털썩! 건물 안팍의 모든 여자들이 몰살당해 나뒹군다.

벽초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하녀들을 몰살시킨 후 자기 품에 안긴 아기를 본다. 아기는 생글생글 웃으며 올려다보고 있다.

벽초천; (부인도 그렇고... 산파도 이것이 몸의 일부를 입으로 빠는 순간 목내이가 되어 죽어버렸다.) 온유향의 시체와 산파2의 시체를 보고

벽초천; (단번에 생기가 빨려서 죽었다는 건데...)

벽초천; (내 핏줄에서 사람을 잡아먹는 마물이 태어났단 말인가?) 전율하며 아기를 보고

생글 생글 웃는 아기

벽초천; (행위는 소름 끼치지만...) 침 꿀꺽

벽초천; (너무도 예쁘고 매혹적이라 해꼬지를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아기를 안은 손이 덜덜 떨리고. 그때

[장주님!] [무슨 일인지요?] ! ! 무사들이 월동문으로 달려들어오고.

[!] [!] 그러다가 기겁하는 무사들

건물 안팍에 죽어있는 하녀들의 시체. 피를 토하고 죽었다

<... 이게 무슨...> <마님 거처를 담당하던 하녀들과 산파들이 몰살당했다.> 시체를 보며 전율하는 무사들. 그때

벽초천; [신경 쓰지 마라. 죽을 짓들을 해서 죽인 것 뿐이다.] 밖을 보며 말하고. 몸으로 온유향의 시체를 가리며

움찔! 하는 무사들

벽초천; [너희 주모가 난산으로 변을 당했다. 죽은 것들은 그 죗값을 치룬 것이다.]

<마님이 난산 끝에 돌아가셨다는...> <그래서 책임 있는 하녀와 산파들을 모두 죽이셨구나!> 무사들 납득하면서도 겁에 질리고

벽초천; [뷸쾌하고도 참담한 일이니 오늘 일은 일체 담장 밖으로 나가지 않게 주의하라.] [물러가라!]

[... 존명!] 일제히 포권하는 무사들

서둘러 다시 월동문으로 나간다.

벽초천; (선녀같은 아내를 잃고 끔찍한 마물을 딸로 얻었다.) 아기를 안은 채 온유향의 시체를 보고

벽초천; (운명이라면 너무나 가혹하구나.) 촤악! 왼팔로 아기를 안은 채 오른손에 들린 유리척을 펼쳐서

스악! 살이 유리로 된 부채를 온유향의 시신을 향해 흔든다. 그러자

빠직! 화악! 부채에서 흘러나간 기운이 온유향의 시체를 덮자

단번에 유리로 변하는 온유향의 시체. 이어

! 펼쳤던 부채를 소리 내어 접고. 그러자

파삭! 유리가 되었던 온유향의 시체가 아주 고운 가루로 부서져 흩어진다

벽초천; (유리척(琉璃刺)....) 접은 부채를 보고

벽초천; (칠대기보중에 드는 이 천고기물을 얻어 기뻐했건만... )

<우리 황금전장을 파멸로 몰아넣을지도 모를 마물이 내 슬하에서 태어났구나.> 방안의 광경 배경으로 벽초천의 생각 나레이션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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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쏴아! 깊은 산중. 역시 폭우가 쏟아지고.

산중을 흐르는 강. 강폭은 그리 넓지 않아서 나무로 만든 다리가 놓여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폭우 때문에 다리 중간이 거센 물길에 쓸려나갔다. 다리 초입에 두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가 한 대 서있다. 사람이 타는 마차인데 아주 화려하게 장식이 되어 있다. 다만 크기는 위상영과 대려군이 탔던 마차보다 좀 작다. 귀부인이 타는 마차 분위기. 마차를 끄는 말들이 지친 기색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다.

마부석에는 죽립을 쓰고 도롱이를 두른 마부가 앉아있다. 주변에는 역시 죽립과 도롱이를 쓰고 입은 무사 세명이 서있다.

역시 죽립을 쓰고 도롱이를 몸에 두른 무사 한 놈이 다리의 끝으로 가서 부서진 부분을 살펴보고 있다.

거센 강물에 쓸려 내려간 다리. 건너편까지는 10여미터

[...] 뭔가 생각하며 돌아서는 무사1

마차 쪽으로 돌아오는 무사1

[어떤가?] 마부와 다른 무사들이 무사1에게 묻지만

고개 저으며 마차로 다가오는 무사1.

무사1; [마님, 앞쪽에 놓여있던 다리가 불어난 물에 끊어져버렸습니다.] 마차의 문에 대고 고개 숙이며 말하고. 마차는 중앙에 문이 있고 좌우에 창문이 달린 구조.

드륵! 마차의 창문중 하나가 열리더니

진삼낭;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하게 부서졌는가요?] 17-8세 가량의 조신한 인상의 소녀가 창문으로 내다보며 말한다. 하녀 복장. 다른 작품의 <전삼낭> 캐릭터. 이 작품에서는 진삼낭. 몸에도 수수한 옷을 입었다.

무사1; [끊어진 구간의 길이가 오장이 넘는다.]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고개 젓고

진삼낭; [마님! 저 다리로는 도저히 건널 수 없다고 해요.] 고개 돌려 마차 안의 다른 여자에게 말하고.

온유향; [큰일이로구나.] 한숨 쉬는 스무살 가량의 여인. 가냘픈 인상의 절세미녀인데 마차 진행 방향으로 앉아있다. 이 미녀는 황금전장의 안주인인 온유향. 화려한 안락의자에 쿠션을 안고 앉아있다. 가운데 탁자가 있고 온유향 건너편에 하녀차림의 진삼낭이 앉아있다. 바닥에는 우산도 하나 있다.

온유향; [황금전장(黃金錢莊)이 있는 금릉(金陵)까지 닷새 안에 가려면 일정이 빠듯했었는데....] 우아하게 한숨 쉬는 온유향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천하제일전장 황금전장 안주인 온유향(溫柔香)>

진삼낭; [장주님의 생신까지 도착할 수 있으면 좋겠지요.] 마주 앉아 말하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온유향의 몸종 진삼낭(陳三娘)> 진삼낭은 진무륜의 딸이다. 황금전장 장주 냉혈전호 벽초천을 감시하라는 명을 받고 온유향의 몸종 노릇을 하는 중이다. 냉혈전호 벽초천은 천외칠보중 유리척을 갖고 있다.

진삼낭; [하지만 이렇게 험한 날씨에 무리하게 이동하다가는 사단이 날 수도 있지 않겠어요?] 눈치 보며

온유향; [그렇긴 하다만...] 울상

온유향; [부부가 된 후 첫 번째로 맞는 남편의 생일을 챙기지 못하는 것은 부덕(婦德)을 지키지 못하는 일이 되는데...] 한숨

진삼낭; [그렇다고 친정어머니의 기일(忌日)을 거를 수도 없었잖아요.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달래고

온유향; [날만 좋았어도 그이의 생일 전에 넉넉히 도착할 수 있었으련만...]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고

진삼낭; [말들도 많이 지쳤지요?] 온유향을 설득하는 대신 창문 밖의 무사1에게 말을 건네고. 눈짓을 하면서, 그러자

무사1; [삼낭 네 말대로다.] 눈 찡긋 맞장구

무사1; [진창길로 백리 이상 마차를 끌고 와서 한계에 이른 것 같다.] 마차를 몰고 온 말들을 보며 말하고. 말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진삼낭; [말들을 쉬게 해야 할 텐데 지나온 마을까지는 수십 리...] [이 근처에서 비를 피할만한 곳을 찾아야겠어요.] 말할 때

무사2; [저기...] 무사 한명이 강 상류쪽을 가리킨다. 모두 그쪽을 보고

강의 상류쪽 강가에 제법 큰 건물이 있다. 거리는 몇 백 미터 정도

무사2; [건물이 있다. 암자나 사당인 것 같다.]

진삼낭; [잘 되었군요. 일단 저기로 가서 비를 피하도록 해요.]

[그러자.] [저리로 가세.] 무사들이 앞장서고

[이랴!] 마부가 말들을 움직인다

끼릭 끼릭 질척이는 길을 움직여 건물쪽으로 가는 마차. 무사들은 마차를 앞 뒤로 호위하며 걸어가고

 

#22>

잠시 후 건물 앞에 이르는 마차 일행. 제법 큰 건물이지만 음산하다. 두 쪽으로 이루어진 문이 닫혀있는 건물 처마에는 <土地廟>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워워!] 말을 세우는 마부.

끼릭! 히힝! 말이 투레질 하며 멈추고. 마차도 건물 앞에 멈춘다.

 

#23>

건물 내부. 어둡다. 그 어둠 속에 호랑이를 타고 앉은 산신령의 조각이 얹혀진 신단이 문의 맞은편에 놓여있는데

번쩍! 그 신단 아래에서 사람의 눈이 번쩍인다. 폭풍신마다. 폭풍신마가 신단 아래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데 아직은 실루엣으로만 보여주고. 이마에 두른 둥근 고리만이 어둠 속에서 흐릿하게 빛나고 있고

히힝! 푸르르! 드드! 건물 밖에서 들리는 소란

[...!] 무언가 생각하는 폭풍신마. 몸에서 칙칙한 기운이 일어나고 있고

 

#24>

무사1; [도착했습니다 마님!] 멈춰선 마차 문을 향해 말하고. 그러자

덜컹! 마차의 문이 열리고.

진삼낭이 먼저 마차에서 나오며 우산을 편다. 대나무로 만든 일본식의 고급스러운 우산인데 상당하 크기다.

진삼낭; [바닥이 미끄러우니 조심하세요.] 마차에서 먼저 나온 진삼낭이 우산을 마차 쪽으로 내밀며 말하고

온유향; [그러마.] 조신하게 양쪽 치맛단을 들고 마차에서 나온다. 치마 하단이 들리며 꽃신을 신은 발이 드러나고

진삼낭이 씌워주는 우산을 쓴 채 건물로 가는 온유향. 마부는 마부석에서 내려 말의 고삐를 풀고 있고. 무사들은 건물 주변을 수색한다.

진삼낭; [토지묘(土地廟)!] 온유향에게 우산을 씌워준 채 건물 입구로 다가가며 처마의 현판을 올려다보고. 자기 몸은 비에 젖지만 상관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옷이 젖어 살갗에 달라붙어 몸매가 드러난다.

진삼낭; [토지신을 모신 사당인데 다행히 상태가 좋네요.] ! 건물 처마로 들어서며 우산을 내리고. 온유향은 문간에 서서 자기 옷이 더럽혀졌는지 살피고 있고. 문을 열 생각은 하지 않는다. 시중을 받는 게 익숙한 모습

진삼낭; [피가 그칠 때까지 쉬는데 무리가 없겠어요.] ! 우산을 접으며 건물의 닫혀있는 문으로 다가가고

진삼낭; [들어가세요.] 덜컹! 두쪽의 문중 하나를 열면서 온유향에게 말하고

온유향; [그러마.] 진삼낭이 열어주는 문으로 들어간다.

진삼낭; [안에 마른 땔감이 있으면 좋겠네요. 젖은 옷 좀 말리게...] 온유향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고. 헌데

[!] 안으로 들어서던 온유향의 눈이 부릅떠지고

! 신단 아래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폭풍신마의 음산하고 육중한 실루엣. 한 쌍의 눈이 강렬하게 번뜩이고 이마에 두른 고리가 빛을 발한다.

온유향; [!] 비명 지르며 비틀하고. 뒤따라 들어오던 진삼낭도 놀라고

[!] [!] 건물 주변을 수색하던 무사들과 마부가 놀라 건물을 돌아보고

진삼낭; (누가 있어!) + [물러나세요 마님!] ! 접은 우산으로 앞을 가리며 급히 온유향 앞으로 나서고. 그 자세로 진삼낭이 무공을 지녔음을 보여주고. 그때

[무슨 일이냐 삼낭아?] [괜잖으십니까 마님?] ! 휘익! 무사들이 문을 부술 듯 열어젖히며 건물 안으로 뛰어든다. 모두 상당한 실력자들이다. 말을 돌보던 마부도 밖에서 들여다보고 있고. 직후

[!] [!] 건물 안으로 뛰어든 무사들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고

쿠오오!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며 앉아있는 폭풍신마의 모습. 비로소 확실하게 보이는데 몸이 피투성이다. 가슴에는 X자의 깊은 상처가 나있다. 위극겸의 검과 신가람의 생사교에 거푸 베인 상처다. 뼈가 드러날 정도로 깊은 상처다.

<... 가공할 살기...> <지금껏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절세고수다!> <뿜어내는 기세만으로도 숨이 막힐 것 같다!> 사색이 되어 비틀거리는 무사들. 그러면서도

[삼낭! 마님을 모시고 나가라?] [귀하는 누구요?] 용기를 내서 외치며 진삼낭과 온유향 앞으로 나서서 두 여자를 보호하려는 무사들. 그러자

폭풍신마; [버러지들이 방해를 하는군.] ! 이를 부득 가는 폭풍신마. 눈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지고. 그러자

! ! 무사들의 상체가 물 풍선처럼 터진다. 머리와 하체는 남고

후두둑! 퍼퍽! 무사들의 몸이 터지며 피와 살점들이 무사들 뒤에 서있던 진삼낭과 온유향의 몸에 뿌려지고. 온유향과 진삼낭의 눈을 치뜬 상태인데

온유향; [아악!] 피로 칠갑이 되며 비명.

진삼낭; [흐윽!] 역시 기겁

퍼억! 텅텅! 나뒹구는 무사들의 하체와 머리통들. 끔찍한 모습

마부; [히익!] ! 비명 지르며 돌아서서 달아나려 하고. 하지만

폭풍신마; [귀찮다.] ! 눈을 부릅뜨는 폭풍신마의 몸에서 빛으로 이루어진 창이 하나 생겨 건물 밖으로 날아가고

[!] 퍼억! 그 창에 관통되어 휘청하는 마부

퍼억! 빗물 속에 나뒹구는 마부의 시체. 히히힝! 근처에 있던 말들이 비명을 지르고. 여전히 마차에 묶인 상태고

털썩! 넋이 나가 바닥에 주저앉는 피 칠갑을 한 온유향.

진삼낭; [마님!] 급히 온유향을 부축하려는데

폭풍신마; [죽어 마땅한 것들...] [생사교의 살기를 거의 다 밀어내려던 참인데 방해를 해?] 스윽! 바닥에서 천천히 일어난다. 마치 산이 하나 일어나는 것 같고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폭풍신마; [가뜩이나 신가람이란 놈을 잡아 죽이지 못해서 살기를 주체할 수 없던 참이거늘...] 이를 부득 갈며 온유향과 진삼낭을 내려다본다. 진삼낭은 온유향의 팔을 잡아 일으키려는 자세로 돌아보며 공포에 질리고

폭풍신마; [자초한 죽음이니 본좌를 탓하지 말...] + [!] 이를 갈다가 눈 부릅

온유향과 진삼낭의 모습. 피 칠갑을 한 채 주저앉아 달달 떠는 온유향과 그런 온유향의 팔을 한손으로 잡고 다른 손으로는 우산을 움켜쥔 채 당찬 표정으로 올려다보는 진삼낭의 모습. 진삼낭의 옷은 피도 묻었지만 비에 젖어 몸매가 드러나 있다.

피와 비에 젖어 드러나는 두 여자의 도발적인 자태

폭풍신마; [흐흐흐 이런 이런...] 마귀처럼 웃고. 이빨 드러내며

폭풍신마; [살기와 혈기를 주체할 수 없던 참인데 마침 잘되었다.] ! 자신의 허리띠를 풀기 시작하고

진삼낭; [!] 전율할 때

폭풍신마; [신가람, 그놈을 당장 잡아 죽일 수 없으니 네년들에게 대신 화풀이를 해야겠다.] 바지를 벗으며 흉악하게 웃고

<... 안돼!> 절망과 공포에 휩싸이는 온유향과 진삼낭.

 

[아아아악!] [!] 건물을 밖에서 본 배경으로 두 여자의 처절한 비명이 들린다. 마차에 묶인 말들이 겁에 질려 우왕좌왕하고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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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대려군이 숨어있는 계곡. 조용하다

등나무 넝쿨로 덮인 절벽

! 넝쿨을 손으로 가르며 나오는 대려군. 한팔로는 아기를 안고 있고

대려군; (주변에 인기척이 없다.) 조심스럽게 동굴에서 나오고

대려군; (상영아가씨가 폭풍신마의 졸개들을 모두 유인해가준 것 같다.)

대려군; (하지만 여기도 언제까지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다.)

대려군; (근처 마을로 내려가 사람들 사이에 섞이는 게 최선...) + [!] 오싹 소름이 돋아 눈을 치뜨고

대려군; (... 누가 지켜보고 있어!) 전율하며 고개 돌리고

! 절벽 위에 네 명의 복면인이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데 그자들중 둘은 두 마리의 개의 목에 채워진 쇠사슬을 움켜잡고 있다. 개들은 입마개가 씌워져 있어 짖지 않고 있고

대려군; [!] 뒷걸음질하며 전율

! 등이 넝쿨로 덮인 절벽에 닿고

복면인들; [흐흐흐! 역시 여기 숨어있었군!] [위극겸의 누이동생이 지나치게 요란을 떨며 달아난 게 이상하다 했다.] [저년이 바로 위극겸의 마누라다.] 내려다보며 웃고

대려군; (... 이 일대를 다시 수색하고 있었어.) 절망할 때

! 휘익! 개는 두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복면인들

복면인들; [우리가 큰 공을 세웠군.] [그러게나 말일세. 위극겸의 마누라와 아들놈을 잡아 죽이게 되었잖아.] [삭초제근하라는 폭풍신마님의 분부를 드디어 이행할 수 있게 되었군.] ! ! 칼과 검을 뽑으며 대려군에게 다가오고

대려군; [... 가까이 오지 마라!] ! 아기 안은 왼팔 소매 속에 오른손을 넣었다가 비수를 하나 뽑으며 악을 쓰고. 등은 절벽에 닿은 채

복면인들; [저항해보겠다?] [무공도 익히지 않은 년이 꿈도 크군.] 히죽거리며 대려군에게 다가오고. 그러다가

[!] 한 놈의 눈이 번뜩

비수를 앞으로 겨눈 채 달달 떨고 있는 대려군. 절세미녀임을 보여주고

복면인1; [이거 그냥 죽이면 안되겠구만.] 흐흐흐 웃고

복면인2; [뭔 소리냐? 위극겸의 피붙이들은 확실하게 죽이라는 폭풍신마님의 명령을 잊었어?] 다른 놈이 눈을 흘기고

복면인1; [물론 죽여야지!] 대려군을 훑어보며 입맛 다시고

복면인1; [하지만 죽이기 전에 먼저 이걸로 죽여주는 건 상관없지 않는가?] 왼손으로 자기 사타구니를 만지고. 그러자

[!] 눈 치뜨는 대려군

[난 또 뭔 소리라고!] [흐흐흐 한번이 아니라 두 번 죽여주는 것도 좋겠지.] 다른 놈들도 히죽거리며 대려군의 몸을 훑어보고

대려군; (... 날 겁탈한 후 죽이겠다고...) 전율. 절망

복면인들; [위극겸의 마누라가 천하절색이라는 소문이 사실이었구만.] [확실히 그냥 죽이기엔 아까운 계집이야.] [각오해라 이년아. 우리들을 함께 즐겁게 해주려면 도중에 죽을 수도 있으니...] 눈을 번득이며 대려군에게 다가오는 복면인들

대려군; (틀렸다.) 절망

대려군; (무공도 익히지 않은 내가 저자들을 뿌리치고 달아나는 건 불가능하고... 누군가 구해줄 가능성도 전혀 없는 상황이다.)

대려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 비수를 목에 대고

복면인들; [저년 혹시...] [뭐하려는 거냐?] 기겁할 때

대려군; (어차피 죽을 목숨!) (능욕 당하기 전에 죽어버리자!) ! 그대로 비수를 자기 목에 박아버린다.

[멈춰라!] [이년이!] ! 대려군을 덮쳐가는 복면인들. 하지만

비수는 이미 대려군의 목에 깊이 박혔고.

스륵! 안고 있던 아기를 떨구며 옆으로 쓰러지는 대려군

털썩! 퍼억! 아기가 바닥에 나뒹굴고 대려군은 벽에 기댄 자세로 옆으로 쓰러지는데

복면인들; [이런 독한 년이...] [겁탈 당할까봐 자살을 해버렸다.] 쓰러진 대려군 앞에 멈춰서며 당황하고

주르르! 대려군의 목에 비수가 깊이 박혔고 입에서는 피가 흘러나온다.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아서 눈을 치뜬 채 벌벌 떨고 있고

아앙! ! 아기는 자지러지게 울고

 

#18>

[!] 쐐액! 날아오다가 눈 치뜨는 타노

<아앙! !> 멀리서 들리는 아기의 울음소리

타노; (이 산중에서 자지러지는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건...) 눈 부릅뜨고

타노; (주모와 소맹주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쐐액! 날아가고

 

#19>

다시 대려군이 자살한 계곡. 아앙! !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고. 절벽 앞에 네 명의 복면인이 둘러서서 대려군의 시체를 보고 있다.

목에 비수가 박힌 채 절벽에 기대 옆으로 쓰러져 있는 대려군. 그 옆에서 자지러지게 울고 있는 강보에 싸인 아기

복면인들; [젠장! 좋다 말았군.] [자살할 거라고 생각도 못했어.] [보자마자 혈도를 제압하지 않은 게 유감이로군.] [망할 년, 죽더라도 곱게 죽을 것이지...] 울고 있는 아기와 대려군을 내려다보며 낭패하는 복면인들

아앙! ! 자지러지게 울어대는 아기.

복면인들; [기분 잡쳤다. 저 애새끼나 해치우고 돌아가세.] [그럼세.] 우는 아기에게 칼을 겨누는 복면인들.

복면인들; [폭풍신마님 말씀대로 삭초제근은 확실하게 해야한다.] [애새끼 목은 잘라가세. 그래야 폭풍신마님께서 믿어주실 테니...] ! ! 칼을 쳐들어 아기를 내리치려는 복면인들. 헌데 바로 그 직후

[크악!] [!] ! 퍼퍽! 복면인들의 몸통에 일제히 구멍이 난다.

타노; [주모!] 휘익! 복면인들 뒤쪽에 날아오는 타노. 앞으로 내민 오른손의 손가락을 튕긴 자세. 손가락들은 벼락에 휘감겨 있고

퍼억! 콰당탕! 나뒹구는 복면인들의 시체

타노; [이런...] 화악! 돌풍을 일으키며 대려군 옆에 내려서는 타노. 앉으려는 자세로

대려군; [...] 아직 완전히 숨이 끊기지 않은 대려군이 희미한 눈을 뜨고 올려다본다. 입과 코에서 피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고

타노; [노노가 도와드리겠소이다. 힘을 내시오.] 대려군 옆에 한 무릎을 꿇으며 대려군의 가슴을 누르고. 이어

타노; [제발...] ! 대려군의 가슴에 댄 손이 빛을 발하며 진동하고. 하지만

쿨럭! 피를 토하며 퍼덕이는 대려군. 이어

! 손으로 타노의 팔을 움켜잡는 대려군. 목을 찔러서 말은 못하고

타노; [폐로 스며든 피를 빼드리겠소. 정신을 잃지 마시오.] ! ! 대려군의 가슴을 누른 손을 진동시키며 외치고. 하지만

고개 젓는 대려군. 이어

앙앙! 울고 있는 아기를 다른 손으로 가리키며 뭐라 말하려는 대려군

타노; [소맹주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오. 다친 곳을 없는 것 같으니...] 곁눈질로 아기를 보며 말하지만

대려군; [끄윽...] 고개 저으며 뭐라 말을 하려 한다. 물론 아기가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 위상영의 아들이라는 걸 말하려는 것. 하지만

눈을 치뜨는 대려군. 이어

! 타노의 팔을 움켜잡고 있던 대려군의 손이 힘이 풀리며 떨어지고

타노; [주모!] 다급히 외치지만

스륵! 눈을 치뜬 채 고개를 옆으로 떨구는 대려군

타노; (틀렸다.) 털썩! 절망하여 뒤로 주저앉고

타노; (주모는 결국 절명하고 말았다.) 눈을 감지 못하고 죽은 대려군의 시체를 보며 참담한 표정이 되고

타노; (맹주에 이어 주모까지 지켜드리지 못했다. 나란 늙은이는 너무도 무능하고 무력하구나.) 머리를 감싸며 자책하고. 그때

아앙! 아앙! 악을 쓰며 울어대는 강보의 아기

타노; (아직... 하지만 아직 노부에게는 기회가 남아있다.) 울어대는 아기를 돌아보고

타노; (맹주 부부의 유일한 핏줄인 소맹주를 잘 길러서 철인검의 힘을 쓸 수 있게 해줘야한다.) 우는 아기를 안아들고

<소맹주의 손으로 복수를 하게 해주면 그나마 맹주부부의 한도 조금은 풀릴 것이다.> 우는 아기를 품에 안은 채 대려군의 시체 옆에 주저앉아있는 타노의 모습 배경으로 타노의 결심을 나레이션으로

 

#20>

쏴아! 세찬 비가 쏟아지는 산중

폭풍신마와 신가람이 싸운 계곡에도 비가 쏟아진다. 헌데 계곡 가운데쯤의 좌우 석벽이 깎아낸 듯 둥글게 파여 나가 있다. 거대한 사발처럼 계곡이 깎여나간 것.

그 외곽, 절벽 아래 위상영과 아기가 쓰러져 있다. 위상영은 인사불성. 아기는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역시 인사불성.

위상영과 아기의 몸에도 빗줄기가 쏟아지고. 헌데

스으! 문득 막 같은 것이 생겨 위상영과 아기의 몸을 비로부터 막아준다

! 위상영과 아기를 내려다보는 일남일녀. 남자는 신선같은 풍모의 노인. 풍채가 좋고 수염도 멋있다. 만악의 근원인 성수신의 진무륜이다. 여자는 선녀같은 차림의 절세미녀. <신선부>등에 나온 무산신녀의 모습이다. 두 사람의 몸에서 일어난 기운이 주변의 비를 차단하고 있다.

진무륜; [서둘러 온다고 달려왔지만 한발 늦어버렸소이다.] 탄식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삼기(武林三奇)의 일인 성수신의(聖手神醫) 진무륜(陳無倫)>

무산신녀; [우리 늙은이들이 가세했으면 천래신협 위극겸이 폭풍신마를 제거할 수 있었을 텐데...] 한숨 쉬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삼기의 일인 무산신녀(巫山神女)>

무산신녀; [오히려 천래신협이 폭풍신마에게 변을 당했으니 장차 세상이 지옥이 되겠어요.] ! 한숨 쉬며 허리 숙여서 아기의 몸을 만지려 하고

진무륜; [폭풍신마의 무공은 지존회를 세웠던 제 아비 절대지존을 능가하는 수준에 이른 게 분명하오.] 그걸 보며 탄식하고

진무륜; [하물며 철인검의 주인이었던 위극겸이 쓰러진 지금 누가 그놈의 폭주를 막을 수 있을지 모르겠소이다.] 탄식할 때

무산신녀; [이럴 수가...] 경악하며 눈을 치뜨고. 손으로는 아기의 가슴을 누른 채

진무륜; [왜 그러시오 신녀?]

무산신녀; [직접... 신의께서 직접 확인해보세요.] 놀라며 아기의 가슴에서 손을 떼며

무산신녀; [의술은 저보다 신의가 더 뛰어나시니...] 뒤로 물러서고

진무륜; [과찬의 말씀을...] 무산신녀 대신 아기에게 몸을 숙이고

진무륜; [술법의 종가인 신녀문(神女門) 문주 앞에서 누가 감히 잘난 척을 할 수 있겠소?] ! 말하며 손을 아기의 가슴에 대고. 직후

[!] 눈 치뜨는 진무륜.

무산신녀; [믿기지 않으시지요?] 뒤에 서서 흥분하는 표정

진무륜; [허어 어떻게 이런 일이...] 놀라고

진무륜; [이 아이는 온몸의 경맥이 토막나버렸소.] [아마 폭풍신마의 살기에 직격당한 때문일 텐데...] 아기를 내려다보며 흥분. 그 뒤에서 무산신녀는 위상영을 돌아본다.

진무륜;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이 끊어지지 않았소.] [평범한 인간이라면 죽어도 몇 번은 죽었어야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미약하게 숨을 쉬고 있는 아기의 모습 배경으로

무산신녀; [그 아이만 살아있는 게 아니에요.] 위상영의 상태를 살피며 말하고.

돌아보는 진무륜

무산신녀; [이 계집아이도 미약하긴 하지만 숨이 붙어있어요.] 위상영의 가슴을 손으로 누르며 말하고.

진무륜; [폭풍신마답지 않은 실수를 했소이다. 한명도 아니고 두 명이나 죽이지 못하다니...] 찡그리며 갸웃

무산신녀; [이 계집아이는 그 아기 덕분에 산 것같아요.]

진무륜; [아직 핏덩이인 아이가 제 어미를 구했다는 거요?] 불신

무산신녀; [아기와 달리 이 계집아이는 경맥이 토막 나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아마 폭풍신마의 살기는 먼저 아기를 강타한 후 이 계집아이를 때렸을 거예요.] ! 위상영의 가슴에 댄 손을 진동시키면서 말하고

무산신녀; [헌데 어떻게 가능했는지 모르지만 그 아기의 몸이 폭풍신마의 살기 대부분을 흡수했던 거예요.] [덕분에 이 계집아이는 즉사를 모면했을 테고...]

진무륜; [확실히 불가사의한 일이오.] [아직 핏덩이인 아이가 금강불괴를 이루었다니...] ! 아기의 가슴을 빛이 나는 손으로 누르며 놀라고

무산신녀; [그 아기의 몸이 금강불괴인 건가요?] 놀라고

진무륜; [몸에 상처가 전혀 없는 걸 보면 의심의 여지가 없소.] 끄덕

무산신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로군요. 금강불괴를 이룬 인물은 백년에 한명 나올까 말까인데...] 갸웃하고

진무륜; [폭풍신마는 이 아이를 위극겸의 아들로 오인하고 확실히 죽일 생각을 했을 거요.] [물론 이 아이의 몸이 금강불괴라 실패했지만...]

무산신녀; [위극겸의 아들로 오인?] 위상영의 가슴에 손을 댄 자세로 놀라 돌아보고

무산신녀; [그 아기가 위극겸의 아들이 아니라는 말씀이신가요?]

진무륜; [노부가 사전에 조사한 바에 의하면 그 계집아이는 위극겸의 마누라가 아니라 누이동생이오.] 무산신녀가 돌보고 있는 위상영을 보며

무산신녀; [위극겸의 누이동생이라면 하남 이가장에 시집간 위상영이로군요.] 놀라며 위상영의 얼굴을 내려다보고

진무륜; [그 계집아이가 위상영이니 이놈은 위극겸의 아들이 아니라 이가장 장주 이산하의 아들일 거요.] 아기를 내려다보며

무산신녀; [이가장이 무림맹보다 먼저 폭풍신마에 의해 멸문지화를 당했다더니...] 다시 위상영을 내려다보며

무산신녀; [위상영은 친정으로 피신했지만 결국 폭풍신마의 마수에 쓰러지고 말았군요.]

진무륜; [팔순을 넘긴 나이지만 하늘의 뜻은 여전히 짐작할 수조차 없소이다.] 탄식하고

진무륜; [폭풍신마라는 마귀를 세상에 내보내고 또 핏덩이면서 금강불괴인 아이를 만들기도 하고...]

무산신녀; [그 아기를 잘만 키우면 폭풍신마에게 대적할 수 있겠어요.]

진무륜; [경맥이 모두 훼손되어서 내공을 쓸 수는 없겠지만...] [금강불괴인 신체 능력을 잘만 활용하면 폭풍신마와 맞설 수도 있을 거요.] 끄덕

무산신녀; [그럼 결정되었군요.] ! 두 팔로 위상영을 안아들고 일어서고

진무륜도 조심스럽게 아기를 안아들고

무산신녀; [우리 세외삼기의 모든 능력을 동원해서 그 아기를 폭풍신마의 대항마로 키우도록 해요.]

진무륜; [늙으막에 우리 늙은이들에게 일복이 터졌소이다 그려.] 웃고

무산신녀; [그러게나 말이에요.] 스스스 모습이 흐려지는 무산신녀와 진무륜. 다음 순간

스팟! 사라지는 두 사람.

<-폭풍신마! 십팔 년만 기다려라. 네 악행과 업보를 종식시킬 천적을 만나게 해줄 테니...> 쏴아! 다시 쏟아지는 비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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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깊은 산중. 역시 새벽녘.

그 산중의 어느 계곡. 계곡 끝. 등나무 넝쿨이 절벽 대부분을 덮고 있는데

그 절벽 하단에 숨겨진 동굴이 있다. 등나무 넝쿨이 무성해서 밖에서는 안보인다

 

동굴 내부. 깊지 않은데 입구쪽에 위상영이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고 앉아서 등나무 넝쿨 사이로 밖을 살피는 중이다. 동굴 안쪽에는 대려군이 아기를 안고 있고. 헌데

삐익! ! 멀리서 호각 부는 소리가 들리고

위상영; (호각소리가 가까워지고 있다.) 입술 깨물고

위상영; (여긴 얼마 전 폭풍신마의 졸개들이 훑고 지나간 곳이라 안전할 거라 생각했는데...) 심각하고

삐익! ! 더 크게 들리는 호각소리

위상영; (호각소리가 급격히 커진다.) (그자들이 무언가 낌새를 느끼고 다시 돌아오며 수색을 하고 있는 중이다.)

대려군; [들킨 걸까요?] 초췌하지만 의연한 표정으로 묻고

위상영; [확실하진 않아요.] 돌아보고

위상영; [하지만 이번에도 무사히 속일 수 있기를 기대하긴 어렵겠어요.] 말하며 다시 밖을 보고. 그러자

[!] 놀라는 대려군

! ! 개 짓는 소리가 멀리서 들리고

대려군; [... 개까지 동원해서 되짚어 오는 중이로군요.] 절망

위상영; [인간들의 눈은 속일 수 있겠지만 개들의 후각까지 속일 수 있을 것 같진 않아요.] 심각하게 끄덕

대려군; [다른 곳으로 숨어야할까요?]

위상영; [이제 와서 새로운 은신처를 찾는 건 무모하고도 위험이 너무 큰 선택이에요.] 대려군을 돌아보고

대려군; [그럼...]

위상영; [언니는 여기 숨어 계세요.] [폭풍신마의 졸개들과 개들은 제가 유인하겠어요.] 결연하게 말하고

대려군; [아가씨!] 사색

위상영; [처녀 시절 제 별명이 섬전호리(閃電狐狸)였다는 걸 잊지 마세요.] 자부심에 찬 표정을 지으며

위상영; [비록 다른 무공이야 평범하지만 경신술로는 누구에게도 따라잡히지 않을 자신이 있어요.] 억지로 웃으며 대려군을 안심시키고

대려군; [하지만...] + 위상영; [선택의 여지는 없어요.]

위상영;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가는 우리 모두 폭풍신마의 독수를 피할 수 없게 될 거예요.] 단호하게

대려군; [그렇겠지요.] 울기 직전

위상영; [폭풍신마의 졸개들을 멀리 유인한 후 돌아올 테니까 그때까지만 참고 견뎌주세요.] 달래고

대려군; [알았어요. 아가씨의 뜻을 따르도록 하겠어요.] 체념

위상영; [한 가지 더 제안을 드릴 게 있어요.] 눈치 살피면서

대려군; [말씀하세요.]

위상영; [제 아들 청풍이에게 사촌이 여럿 있다는 건 아실 거예요.]

대려군; [아가씨의 시댁 이가장은 하남(河南) 일대에 수백 년 간 뿌리 내려온 유서 깊은 가문이지요.] 끄덕

위상영; [반면 저희 위씨일족은 대대로 자손이 귀했어요.] [그 때문에 오라버니에게는 저 외에는 핏줄도 없고...]

위상영; [진천이는 저희 위씨가문을 이을 유일한 후계자랍니다.] 대려군의 품에 안긴 아기를 보며 말하고

대려군; (왜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 [!] 의아해하다가 깨닫고

말없이 기다리는 위상영

대려군; (이곳에 숨어있을 수밖에 없는 나보다는 경신술이 탁월한 아가씨가 추적을 뿌리치고 살아남을 가능성이 많다.) 파르르 그 사실을 깨닫고 전율하고

대려군; (그래서 자기 아들 청풍이 대신에 진천이를 데리고 가려는 것이다.) + [... 아가씨!] 눈물 글썽

위상영; [언니가 허락하시면... 청풍이 대신 진천이를 제가 데려가고 싶어요.] 비장한 표정으로 끄덕이고

대려군; [... 하지만 그럴 경우 아가씨의 아들이...] 눈물 글썽

위상영; [청풍이가 변을 당한다 해도 이씨가문의 대가 끊이지는 않을 거예요.] 억지로 웃고

대려군; [물론 그렇겠지만...]

위상영; [제 마음은 이미 정해졌으니 언니의 결정에 따르도록 하겠어요.] 밖을 보며 말하고

삐익! ! 컹 컹! 호각소리와 개 짖는 소리가 더 가까워졌고.

대려군; (망설일 때가 아니다.) + [알겠어요.] 소매로 눈가의 눈물을 닦고

대려군; (진천이가 무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큰 쪽을 선택해야만 한다.) + [진천이를... 아가씨에게 맡길게요.] 강보에 싸인 아기를 내밀고

위상영; [제 목숨을 바쳐서라도 진천이를 지키도록 할 게요.] 자기 아들을 내밀고 대려군의 아기를 받아 안는다.

위상영의 품에 안긴 아기. 목에 위극겸이 걸어준 목걸이를 걸고 있음을 주의해서 묘사

일어나 입구로 가는 위상영

대려군; [아가씨...] 위상영의 아기를 안고 울먹이고

동굴 입구에서 넝쿨을 헤치고 나가려다가 돌아보는 위상영

대려군; [부디... 부디 몸조심하세요.] 무릎 꿇은 채 애절하게

위상영; [...] 억지로 웃고

위상영; [언니에게도 신불(神佛)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빌겠어요.] 고개 숙이고

이어 넝쿨을 헤치고 나가는 위상영.

밖으로 나와 주변을 살피는 위상영

! ! 비익! ! 개 짖는 소리와 호각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위상영; (지체할 수가 없구나!) ! 날아오르고

위상영; (폭풍신마의 졸개들을 이곳에서 가능한 멀리 유인해야만 한다. 내 아들, 청풍이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쐐액! 날아가고

다시 동굴 안. 위상영의 아기를 안은 채 무릎 꿇고 있는 대려군. 기도를 한다

대려군; (천지신명이시여. 이 무력하고 가엾은 계집의 기원에 응답해 주시옵소서.) 눈 감고 기도하고

<진천이가 무사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이 계집의 목숨이라도 바치겠나이다.> 동굴 안에서 기도라는 대려군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3>

삐익! ! 컹 컹! 송아지만한 개들을 끌고 수색하는 복면인들.

크릉! 컹 커컹! 쇠사슬의 목줄에 매인 채 코로 냄새를 맡으며 나가는 개들.

[개들이 뭔가 냄새를 맡았다!] [마차에 남아있던 계집들의 물건에서 배어있던 냄새를 맡은 모양이다.] 개를 끌고 오는 자들이 다른 자들에게 말하고. 바로 그때

휘익! 멀지 않은 곳을 새처럼 날아가는 날렵한 사람 그림자.

물론 그 그림자는 위상영이다. 품에는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고 있다. 이 아기가 이가장의 소장주 이청풍이 아니라 위극겸의 아들인 위진천임을 주의. 하지만 위상영이 안고 있어서 이청풍으로 오인당한다.

[저기 있다!] [위극겸의 마누라와 아들놈이다.] [추격하라!] [개의 고삐를 놔라!] 외치며 위상영을 추격하는 복면인들. 개를 끌고 있던 자들은 개의 목줄을 놓고

[서라!] [잡아라!] 삐익! ! 컹컹! 악을 쓰며 위상영을 따라가는 복면인과 사납게 짖으며 달려가는 개들.

위상영; (됐어!) 휘익! 날아가며 뒤를 힐끔 돌아보고

<폭풍신마의 졸개들이 나를 발견하고 추격하기 시작했다.> 뭐라 악을 쓰며 날아오는 복면인들과 이를 드러내고 달려오는 개들

위상영; (따라잡히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달려서 폭풍신마의 졸개들을 유인하자.) 휘익! 날아가며 생각하고

위상영; (그래야만 가급적 많은 폭풍신마 졸개들이 나를 추격할 테고...) (그래야만 내 아들 청풍이가 안전해진다.)

위상영; (그러다가 새언니와 청풍이가 숨어있는 곳에서 적당히 떨어지면 전력으로 달려서 떨쳐버리면 된다.) 쐐액! 날아가고

<다른 무공은 제쳐두고 오직 경신술 수련에만 매진한 보람이 있구나.> 쐐액 날아가는 위상영과 사방에서 날아올라 위상영을 추격하는 복면인들과 개들의 모습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을 나레이션으로

 

#14>

높은 산. 그 위에 팔짱 끼고 서있는 폭풍신마, 눈을 감고 있는데

삐익! ! 커엉 컹! 호각소리, 개 짖는 소리들이 폭풍신마의 귀에 들린다.

<서쪽이다!> <계집이 서쪽으로 달아난다!> <놓치지 마라!> 사람들의 아우성도 폭풍신마의 귀에 들리고.

번쩍! 눈을 뜨는 폭풍신마

멀리 깨알같이 작게 보이는 위상영의 모습. 위상영의 뒤로 메뚜기떼처럼 날아가는 복면인들도 보이고. 그러자

! 폭풍신마가 머리에 쓴 고리가 빛을 발하고

화아악! 토네이도를 일으키며 날아오르는 폭풍신마

쿠오오! 토네이도를 타고 날아가는 폭풍신마. 물론 위상영이 날아가는 쪽이다

 

#15>

[!] 날아오다가 역시 뭔가를 느끼는 타노

삐익! ! 호각소리가 멀리서 들리고

타노; (아직 늦지 않았다!) 쐐액! 날아가고

타노; (주모님과 소맹주가 폭풍신마의 졸개들에게 쫓기고 있는 모양이다.)

타노; (조금만... 조금만 더 견뎌주시오 주모! 이 늙은 종이 구해드리러 갈 테니...) 스스스! 모습이 흐려진다

 

#16>

깊은 산중. 이제는 해가 떴다.

쐐액! 좌우로 절벽인 협곡을 미사일처럼 날아가는 위상영. 물론 품에는 위극겸의 아들을 안고 있다.

위상영; (이제 호각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휘익! 뒤를 곁눈질하며 날아가고. 땀이 나고 좀 지친 표정

위상영; (삼십여 리 정도 전부터 전력을 다해 경신술을 펼쳤고... 그 덕분에 폭풍신마의 개들과의 간격을 멀찍이 벌린 결과다.)

위상영; (나와 진천이는 거의 안전해진 것 같은데...)

위상영; (그 계곡에 남겨놓고 온 올케와 청풍이가 걱정...) + [!] 생각하다가 갑자기 눈 부릅뜨는 위상영

! 앞쪽에 우뚝 서있는 폭풍신마. 몸에서 토네이도는 일어나지 않지만

쿠오오! 폭풍신마의 몸에서 가공할 기운이 일어나 계곡을 가득 메우고 있다. 폭풍신마의 가슴은 비스듬히 깊게 갈라져 피로 물들어 있고. 그 때문에 더 마귀처럼 보인다.

위상영; (... 숨이 턱 막히게 만드는 가공할 살기...) 파앗! 급정거하고

위상영; (폭풍신마! 저자가 바로 폭풍신마다!) 덜덜 떨며 멈춰 서는데

폭풍신마; [위극겸의 피붙이, 맞느냐?] ! 강렬한 눈빛을 토하고

위상영; (... 부정할 수가 없다. 나는 누이동생이고 이 아이는 아들이니...) 덜덜 떨며 두 팔로 아기를 꽉 끌어안는다.

폭풍신마; [반응을 보아하니 확실하군!] 쩌엉! 중얼거리는 폭풍신마의 머리에 두른 고리에서 강한 빛이 뿜어지고

폭풍신마; [그렇다면 오늘 이 자리에서 죽어주어야겠다.] 투학! 화악! 폭풍신마의 몸에서 강한 기운이 창날처럼 위상영과 아기에게 날아들고

위상영; (안돼!) 피하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고

퍼억! 그대로 아기와 위상영을 함께 관통하는 빛으로 이루어진 창날. 그 빛의 창에 관통당하며 눈을 치뜨는 위상영. 이어

위상영; [끄윽!] 스륵! 눈을 까뒤집으며 뒤로 넘어간다. 그때까지 안고 있던 강보로 싼 아기를 놓치면서

퍼억! 콰당탕! 뒤로 나뒹구는 위상영과 강보에 싼 아기. 위상영은 눈을 까뒤집고 인사불성이 되었다. 원래는 즉사해야했지만 금강신액을 먹어 금강불괴가 된 아기의 몸이 방패 역할을 해서 죽지는 않았다.

폭풍신마; [삭초제극(朔草制根)...] [풀을 벨 때 뿌리까지 뽑아버리지 않으면 봄을 맞아 싹이 돋아나는 법!]

폭풍신마; [그리고 본좌가 바로 그 증거다.] ! 강렬한 눈빛을 토해내고

폭풍신마; [십 년 전, 위극겸이 본좌를 끝까지 찾아내 죽이지 않은 결과로 피붙이들이 본좌 손에 몰살당하게 되었으니...] 혼잣말을 하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며 강보에 싸인 아기를 보고

꿈틀! 강보에 싸인 아기의 몸이 조금 움직인다. 목에는 목걸이를 걸고 있음 주의

폭풍신마; (본좌의 모든 살기가 집약된 폭풍살강(暴風煞罡)에 맞고도 숨이 붙어있다?) 그걸 보며 놀랄 때

[아앙! !] 미약하게 울음을 터트리는 강보의 아기.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고

폭풍신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 ! 강렬한 눈빛을 토하며 강보의 아기를 보고. 아앙! ! 아기는 여전히 미약하게 울고 있고

폭풍신마; [어떻게 살아있는지 모르지만... 살려둘 수는 없지.] ! 진동하는 손바닥으로 아기를 겨누고

폭풍신마; [흔적도 남지 않게 으스러트리면 될 것이다.] 지지징! 아기를 겨눈 그자의 손바닥이 강하게 진동하고

아앙! ! 그것도 모르고 울어대는 강보의 아기. 헌데

폭풍신마; [!] 멈칫! 아기를 죽이려던 폭풍신마의 손이 멈칫하고. 이어

! ! 아기를 죽이려고 내민 폭풍신마의 팔뚝과 손등에서 털이 치솟는다. 소름이 돋는 듯한 모습으로

폭풍신마; [본좌로 하여금 모골이 송연하게 만들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칠대기보뿐...] 누군가에게 말하며 천천히 돌아서고

폭풍신마; [네놈이 그중 하나를 지니고 있구나!] 쿠오오! 온몸에서 폭발적인 살기를 일으키며 앞을 노려보고. 눈빛도 마귀같이 강렬

! 폭풍신마의 10미터쯤 앞쪽에 서있는 신가람. 왼손으로 왼쪽 허리춤에 찬 생사교의 칼집을 쥐고 있다. 무뚝뚝한 얼굴. 긴장한 기색이고

[!] 눈 부릅뜨는 폭풍신마

신가람의 왼손이 움켜잡고 있는 생사교 크로즈 업

폭풍신마; [생사교.... 생사교!] 필사적으로 흥분을 누리며 흐흐흐 웃고

폭풍신마; [우리 가문이 십 년 전에 잃어버렸던 생사교가 제 발로 본좌 앞에 나타나다니...] [오늘 나 풍극의 복이 차고도 넘치는구나.] 이를 드러내며 마귀처럼 웃고

신가람; [과연 복일지 화일지는 두고 봐야하는 게 아니겠소 폭풍신마?] 스응! 음산하게 웃으며 생사교를 뽑기 시작하고. 빛이 나는 것처럼 하얀 일본도가 칼집에서 천천히 빠져나오고.

신가람; [가문의 보물 운운했으니 생사교가 일단 뽑히면 반드시 하나 이상의 목숨이 사라진다는 것도 알고 있을 거요.] 스응! 말하며 생사교를 완전히 뽑는다. 빛이 나는 것처럼 새하얀 일본도다. 생사교의 모습은 #6>에서 한번 나왔었음. 절대지존이 위극겸과 싸울 때 썼었다.

화악! 생사교가 완전히 칼집에서 빠져나오며 칙칙한 기운이 사방으로 흘러나가고. 그러자

푸스스! 퍼석! 주변의 모든 풀이 시들고 나무의 잎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폭풍신마; [전해지는 대로 생사교가 뿜어내는 살기는 초목을 시들게 만들 정도로군.] 푸스스 몸에 걸친 의복이 빛이 바래 부서지고

폭풍신마; [과연 폭풍륜에 맞설만한 힘이다.] ! 쩌엉! 이마에 두르고 있는 고리가 강한 빛과 함께

폭풍신마; [하지만 폭풍륜을 쓸 수 있는 본좌의 성취는 구성(九成)에 접어든 반면 네놈은 생사교의 힘을 잘 해야 칠성(七成) 정도 쓸 수 있는 수준!] 콰콰콰! 가가가강! 폭풍신마의 몸을 층층으로 휘감고 도는 빛의 고리. 빛의 고리에서 가시같은 기운들이 뻗어나가 톱니바퀴처럼 휘돌기 시작한다.

폭풍신마; [오늘 반드시 네놈을 찢어죽이고 생사교를 회수하겠다!] 콰콰콰! 폭풍신마의 몸 주위로 토네이도가 생겨난다

휘익! 퍼억! 기절한 위상영과 울고 있던 아기가 그 토네이도에 휩쓸려 멀리 날아갔다가

콰당탕! 퍼억! 아아앙! ! 절벽에 처박혔다가 떨어지는 위상영과 아기. 위상영은 시체처럼 반응이 없지만 아기는 자지러지게 울고 있고

신가람; (역시 가공하군!) 지지징! 진동하며 백열하는 생사교를 내민 자세로 긴장하고. 생사교에서 일어난 살기가 신가람의 몸을 보호막처럼 덮어서 토네이도의 접근을 막는다

신가람; (칠대기보 사이에 위력의 차이는 없다. 다만 얼마나 성취가 높은 가로 승패가 결정되는데....) 지지징! 진동하며 백열하는 생사교를 내민 자세로 생각하고

신가람; (폭풍신마의 말 대로 생사교를 쓸 수 있는 내 성취는 폭풍신마에게 밀린다.) (하지만....) 강렬한 표정

<폭풍신마는 위극겸과의 격돌로 심각한 중상을 입은 상태!> 가가강! 쿠쿠쿠! 여러개의 빛의 고리에 휘감긴 몸으로 토네이도를 일으키고 있는 폭풍신마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폭풍신마의 가슴에는 비스듬히 길게 갈라진 흔적이 있다.

신가람; (내게도 승산이 있는 이유다!) + [크아!] 부악! 생사교를 강력하게 휘두르는 신가람. 생사교에서 긴 섬광이 내뻗힌다.

폭풍신마; [와라!] 부악! 가가가강! 두 주먹 불끈 쥐는 폭풍신마의 몸에서 여러개의 빛의 고리가 확 늘어나며 생사교의 힘과 격돌한다

번쩍! 핵폭탄이 터지듯 강렬한 빛이 일어나 폭풍신마와 신가람을 뒤덮는다.

부악! 계곡을 위에서 본 모습. 거대한 돔 형상의 빛이 계곡 아래에서 터져 나와 접촉하는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모습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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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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