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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깊은 산. 해가 서쪽으로 지려는 저녁 무렵.

깊고 음침한 계곡.

계곡 끝의 동굴

어둡고 음습한 동굴. 헌데

츠으! 어둠 속에 유령같은 얼굴이 떠오른다.

! 그 얼굴은 바로 혈관음이다.

! 어둠 속에 혈관음을 쓴 채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 사내. 물론 위진천이지만 혈관음을 쓰고 있을 때는 혈관음(위진천)으로 표기

혈관음(위진천); (... 전설은 사실이었다.) 지지지! 온몸이 벼락에 휘감기며 가면 속에서 눈을 번뜩이고

혈관음(위진천); (혈관음을 쓰면 원하는 욕망은 무엇이든 이룰 수가 있다.)

혈관음(위진천); (혈관음을 쓰고 있으면 지난 일년 동안 육성에서 정체되었던 철인검을 칠성, 아니 팔성까지 끌어낼 수 있다.)

혈관음(위진천); (그뿐만이 아니다.) 눈이 강렬하게 번뜩이고

혈관음(위진천); (지금까지 혈관음을 썼던 고수들의 능력을 그대로 쓸 수가 있다.) (그 힘을 쓰면 폭풍신마라도 죽일 수 있을 것 같다.)

혈관음(위진천); (드디어 나는 천하를 손에 쥘 힘을 얻은 것이다!) 크크크! 혈관음을 쓴 채 마귀처럼 웃는 혈관음(위진천)

혈관음(위진천); (헌데 기분 탓인가?) 후욱! ! 혈관음 안에서 숨을 크게 쉬며 눈을 번뜩이고

<혈관음에 향기 같은 것이 배어있는 기분이 든다.> 츠츠츠! 혈관음에서 연기 같은 것이 번지는 것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126>

<-배가장> 저녁 무렵. 헌데.

사람들이 짐을 챙겨 배가장을 나가고 있다. 부상자와 아이들, 노인들은 마차를 타고 간다. 젊은 여자들과 사내들은 걸어서 떠난다.

정문 옆에는 두 필의 말이 끄는 특히 커다란 마차가 한 대 서있다. 문과 창문이 있는 사람이 타는 마차다. 마부석에는 죽립을 쓴 노인이 앉아있고. 마차 옆에는 배연아의 고모가 서있다. 초조한 표정. 떠나는 배가장 식솔들이 배연아 고모에게 인사하고

 

#127>

배가장 중앙의 마당. 한쪽에는 부상당한 무림맹 무사들과 시체들이 누워 있다. 다친 무림맹 무사들은 대충 부상을 치료받은 모습이고. 마당 중앙에는 장작과 건물 잔해들이 쌓인 높지는 않지만 넓은 단이 있는데 그 위에 배가장의 희생자들의 시체 수십 구가 눕혀져 있다. 청풍이 나무통에 든 기름을 그 단과 시체들에 뿌리고 있다. 단 아래에는 이미 비워진 나무통들이 여럿 놓여있다. 횃불을 든 배가장 사내 두명이 기다리고 있다. 한명은 횃불을 두 개 들었다.

! 빈 나무통을 옆으로 던지는 청풍. 죽립을 쓰고 있지 않다. 여기서부터는 죽립을 쓰지 않은 모습으로 묘사.

횃불 두 개를 든 배가장의 사내가 다가와 횃불을 하나 청풍에게 건네주고

그 횃불로 불을 붙이는 청풍. 배가장 사내들도 단에 불을 붙이고

화르르! 불타는 단. 그 단위의 시체들도 불길에 휩싸이고

횃불도 불길 속에 던지는 청풍과 두 사내. 이어

청풍에게 인사하는 배가장 사내들, 그리고는

서둘러 마당 밖으로 달려가는 두 사내. 혼자 남아 불이 잘 타는지 지켜보는 청풍

불길이 허공으로 치솟고.

청풍; (배장주는 오랜 터전인 배가장을 버리기로 결심했다.) 불타는 단을 보고

청풍; (무림맹과 척을 진 이상 이곳에 남아있는 건 화를 자초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청풍; (다행히 배가장의 일족은 당금 황실의 고관과 친척지간이라고 한다.) (덕분에 일가족이 관부에 의탁할 수 있다고 한다.) 불타는 단을 보고

청풍; (무림맹도 감히 황실과 척을 지지는 못할 테지.) 불이 확실히 붙은 걸 확인하고 돌아서는 청풍. 이어

청풍; [다시 말하지만 내 이름은 이청풍이다.] 무림맹 부상자들 앞을 지나가며 말하고

청풍; [너희 맹주에게 전해라.] [시비를 가리고 싶다면 나 이청풍을 찾아오라고...] 말하며 무림맹 부상자들 앞을 지나간다

곧 마당을 나가 배가장의 정문쪽으로 멀어지는 청풍.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 [우리 무림맹에 혈채를 지고 무사할 수 있을지 보자!] [맹주님이 우리들의 원한을 풀어주실 것이다.] 이를 갈고 눈물 흘리며 분해하는 무림맹 무사들

 

#128>

배가장의 정문 밖. 이제 사람들은 다 떠났고 두 필의 말이 끄는 큰 마차만 남았다. 배연아의 고모가 마차 옆에서 초조한 표정으로 정문 안쪽을 기웃거리는데.

그러다가 눈 반짝이고.

정문쪽으로 걸어오는 청풍

배연아 고모; [수고하셨어요 이공자!] 반색하며 맞고

청풍; [기다리시게 했습니다.] 다가오고

배연아 고모; [별 말씀을...] 얼굴 살짝 붉히며 마차의 문을 열어주고

마차 안에는 몸을 붕대로 싸맨 배주렴이 마차에 설리 된 침대에 누워있고. 그 침대 머리 맡에 놓인 의자에 배연아와 조씨부인이 앉아 있다가 돌아본다. 조씨부인은 수수한 옷을 입고 있다. 마차 안에는 의자가 두 개 더 있다. 조씨부인과 맞은편에

마차로 들어가는 청풍.

배연아; [오빠!] 얼굴 발개져서 의자에서 일어나고

청풍; [많이 기다렸지?] 의자에 앉으며 웃는 청풍. 다가오는 배연아

배연아; [!] 청풍에게 안기며 응석 부리는 배연아. 배연아 고모도 마차로 들어와 문을 닫고

배연아; [연아는 오빠하고 앉을 거야.] 청풍의 무릎에 올라앉으며 조씨부인에게 말하는 배연아.

조씨부인; [버릇없게...] 꾸짖으려하지만

청풍; [괜잖습니다.] 자신의 무릎에 옆으로 앉는 배연아를 끌어안고. 그 옆의 의자에 앉는 배연아 고모.

배연아고모; [할아범! 출발해요.] 마부석 쪽으로 말하고

 

마부; [이랴!] 마부석에 앉아있던 늙은 마부가 말 고삐를 채고. 그러자

말이 움직이며 마차가 가기 시작한다.

곧 배가장을 등지고 떠나는 마차 배가장 안쪽에서는 연기가 치솟고 있다.

 

#129>

<-악양(岳陽)> 강가의 거대한 도시. 저녁 무렵. #86>에 나온 그 도시

그 도시의 어느 장원. 장원의 문은 굳게 닫혀있는데 정문 현판에는 <武林盟 岳陽支部>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무림맹 악양지부(岳陽支部)> 위 장원의 내부. 모자를 쓴 무림맹 무사들의 삼엄한 경비. 모두 굳은 표정

 

장원 후원의 화려한 건물. 그 건물의 입구를 주작도성이 혼자 지키고 있다. 청풍에게 부상을 당해서 초췌한 표정. 전과 다른 점은 칼을 지니고 있지 않다는 점. 주작도성의 칼은 배가장에 남아있다. 헌데

[아아악!] 주작도성이 지키고 있는 건물 안에서 비명이 들리고.

한숨 쉬며 돌아보는 주작도성

[끄으윽!] 이어지는 비명. 그때

흘깃 담장에 난 월동문을 보는 주작도성

월동문을 통해 서둘러 들어오는 사내. #81>에 나온 현무도성. #81>에서와 달리 칼을 차고 있다. 칼집과 손잡이가 다 검은 색의 칼.

현무도성; [수고한다 주작사매!]

주작도성; [돌아오셨군요 현무(玄武) 사형!] 고개 조금 숙이고.

현무도성; [다쳤다고 들었는데 어떠냐?] 멈춰서며 주작도성의 아래 위를 살피고

주작도성; [견딜만 해요. 백호사형에 비하면 다친 것도 아니고...] 쓴웃음. 그때

[아아악!] 다시 비명이 건물에서 들리고

현무도성; [소맹주의 부상도 심한 모양이다.] 건물 보고

주작도성; [오른손 손목뼈가 부러졌는데...] [접골 치료를 받으면서 굳이 마취를 하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는군요.] 한숨

현무도성; [이청풍이란 놈에 대한 복수심을 다지려고?] 쓴웃음

주작도성; [소맹주의 성격이 얼마나 격렬한지는 사형도 잘 아시잖아요.] 한숨

현무도성; [그런 소맹주에게 원한을 샀으니 이청풍, 아니 금강살귀도 끝이 좋지 않을 게다.] 의미심장하게

주작도성; [금강살귀...] 눈 번뜩

주작도성; [역시 이청풍이 금강살귀였군요.]

현무도성; [본맹의 정보망을 총 동원해서 확인한 바에 의하면 확실하다.] 끄덕

주작도성; [금강살귀는 삼년 전부터 강남 무림에 잠입해있거나 포섭당한 지존회의 간세들을 척살해왔지요.]

현무도성; [그래서 우리 무림맹에게는 고마운 놈이었는데...] [오늘 배가장에서 저지른 만행으로 이제 본맹의 첫 번째 공적이 되었구나.]

주작도성; [그러게나 말이에요.]

현무도성; [대사형도 상황을 알고 계시지?]

주작도성; [보고 받으시자마자 배가장으로 직행하셨다고 하지만... 아마 헛걸음을 하실 거예요.] 고개 젓고

현무도성; [하긴 구제불능의 돌대가리가 아닌 한 배가장에 죽치고 있진 않겠지.] 끄덕

 

#130>

화려한 실내. #86>에서 신소심이 화장을 하고 있었던 그 침실. 침대에 쿠션을 등에 대고 누운 신소심. 잠옷 차림이고. 신소심의 손목에 부목을 대고 붕대를 감아주고 있는 늙은 의원. 의원 뒤에는 하녀들이 두 명 서서 신소심의 눈치를 본다. 한쪽 탁자에는 몇 개의 약병이 놓여있다. 유모로 보이는 나이 들고 살집 좋은 여자가 침대에 붙어 서서 신소심의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닦아주고 있고. 치료가 끝났다.

의원; [되었소이다.] 붕대의 매듭을 짓고

의원; [다행히 부러진 상태가 복잡하지 않아서 접골만 되면 후유증은 없을 것이오.] 말하지만

신소심은 이를 악문 채 대꾸하지 않는다.

유모; [수고하셨어요 진의원.] 대신 인사하고

의원; [통증을 완화해주는 약을 준비해두었소.] 탁자의 약병들을 돌아보고

의원; [밤에 특히 아플 테니 드시도록 하시오.] 문쪽으로 간다. 하녀들이 따라가고

유모; [후유증이 없을 거라니 그나마 다행이지 뭐예요.] 다시 신소심의 이마의 땀을 닦아주고. 그 배경으로 하녀들과 의원이 문을 열고 나간다.

유모; [당분간 아무것도 하지 말고 몸조리에만 전념하세요.] [아가씨에게 못된 짓을 한 놈은 맹주님께서 대신 혼내주실 테니까요.]

신소심; [유모...]

유모; [예 아가씨.]

신소심; [혼자 있고 싶어.] 고개 돌리고

유모; [알겠어요.] 한숨

유모; [옆방에 있을 테니 필요한 게 있으면 바로 부르도록 하세요.] 침실에 딸린 다른 방 문으로 가는 유모

그 방으로 들어가는 유모. 이제 침실에는 신소심 혼자 남고

그런 신소심의 뇌리에 떠오르는 #123>의 장면. 청풍에게 옷이 찢어지던 장면이다.

 

청풍; [계집을 죽이면 유쾌할 것 같지 않아서 죽이진 않는다.] ! 천근장을 허리띠에 끼우고

청풍; [대신...] ! 신소심의 저고리를 움켜잡는다. 눈 치뜨는 신소심

주작도성; [... 무슨 짓을...] 기겁할 때

청풍; [네년이 배가장 안주인에게 했던 만행을 그대로 되갚아주마.] 찌익! 그대로 신소심의 옷을 확 찢어낸다. 옷이 찢어지며 눈 치뜨는 신소심

회상 끝

 

신소심; (용서 못해!) 이를 바득 갈고. 눈에서 눈물이 나려 하고

신소심; (날 몸 파는 창녀 취급까지 하고...) 이를 바득 바득. 눈물 주르르

신소심; (기필코 개처럼 내 발을 핥게 만들고 말겠어.) 결의에 찬 얼굴

 

#131>

역시 저녁 무렵. 악양의 다른 장원. 웅장하고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많이 드나든다. 황금전장 항주지점과 비슷한 분위기.

웅장한 정문에는 <黃金錢莊 岳陽支店>이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황금전장(黃金錢莊) 악양지점(岳陽支店)> 위 정문을 배경으로

 

악양지점의 대청. 황금수라 몇 명이 경비 서고 있고

악양지점장; [소소아가씨는 맹호채라는 산채를 점거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보고하는 중년인. 전형적인 은행원 타입. 이자는 황금전장 악양지점잠. <신선부>에 나왔던 황금전장 서안지점장 캐릭터. 한번 나오고 말 캐락터다. 탁자를 사이에 두고 앉아서 보고서를 읽는 중인 벽초천에게 보고 하는 중이다.

악양지점장; [맹호채에서 빠져나온 계집들의 말에 의하면 선녀같은 여자가 나타나 소소아가씨를 궁지로 몰아넣었으며...] 벽초천의 눈치를 보며 말하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악양지점장 장세명(張世明)>

악양지점장; [소소아가씨는 낭패 당한 몰골로 맹호채를 빠져나갔다고 합니다.]

벽초천; [역시 상파가 누구보다 먼저 제 동생을 찾아냈군.] 서류를 내리고

악양지점장; [소소아가씨를 쫓아 보낸 선녀같은 아가씨는 진소저였을 것입니다.] 끄덕

벽초천; [무공도 쓰지 못하는 상파가 어떻게 제 동생을 혼줄 냈다고 하더냐?]

악양지점장; [진소저는 검은색의 비파를 연주하여 신묘한 조화를 일으켰다고 합니다.]

벽초천; [항주지점에 들려 천균비파를 빌렸군.] 끄덕

악양지점장; [그런 것 같습니다.]

벽초천; [앞으로 기이한 비파소리가 들렸다는 곳을 집중적으로 탐문해라.] [그 근처에 소소도 있을 게 분명하니...] 강렬한 표정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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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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