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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7.27 [마고천장] 7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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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

꽈앙! 계곡 밖에서 본 모습. 백 미터가 넘는 절벽 사이에 폭이 10미터쯤인 계곡이 있고. 그 계곡 안쪽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난 모습이고. 계곡 입구에 서있던 귀희가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콰쾅! 드드드! 화악! 좌우의 절벽이 무너질 듯 진동하고. 좁은 계곡 안쪽에서 화염과 연기, 부서진 바위 파편들이 우박처럼 튀어나온다.

귀희; [흐윽!] 바웅! 몸을 호신강기로 덮으며 겁에 질리고. 텅! 터텅! 계곡 안쪽에서 튀어나온 돌조각들이 귀희의 호신강기들을 두드리고. 그때

귀희; [상... 상공!] 겁에 질려 화염과 진동에 휩싸인 계곡을 보고. 그때

[콜록!] [콜록!] 기침소리와 함께 비틀거리며 계곡에서 나오는 사람들. 연기와 먼지 때문에 누가누군지 구분이 안되고

귀희; [제발...] 두 손 모으며 보고.

화악! 연기를 뚫고 나오는 사람들의 형상. 바로 운귀와 풍모와 두 명의 지법사, 일곱 명의 인법사들이다. 운귀와 풍모는 중상을 입은 두 명의 인법사를 부축해서 나오고 있다. 모두 소매로 입을 가리고 기침을 한다.

귀희; [어... 어떻게 되었어요?] 운귀와 풍모에게 달려가고

귀희; [상공... 마태자께서는 무사하신가요?] 운귀에게 물으며 연기에 휩싸인 계곡 안쪽을 보고

운귀; [미안하네. 빠져나오느라 경황이 없어서 마태자의 안위는 확인을 못했어.] 부상자를 바닥에 앉히며 미안해하고

풍모; [유사시를 대비해서 준비해온 폭약을 그놈들이 그런 식으로 터트릴 줄은 몰랐어.] 역시 미안해하고

귀희; [상공!] 외치며 계곡으로 달려 들어가고

풍모; [조심해라. 절벽이 무너질 수도 있어.] 역시 부상자를 앉히면서 외치고.

귀희; [상공!] 그러거나 말거나 연기에 뒤덮인 계곡 안쪽으로 달려 들어가는 귀희

풍모; (귀희 저년이 마태자에게 진심으로 매료되었군.) 그걸 보고

풍모; (지금이라도 정신 차려서 한 사내만 바라보고 살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 끄덕이며 생각할 때.

 

#365>

다시 계곡 내부. 강력한 폭발로 좌우의 절벽이 무너지고 있고. 연기와 먼지가 자욱하다

귀희; [상공! 무사하세요?] 울먹이며 연기를 뚫고 들어오고

귀희; [무사하시면 대답 좀 해주세요.] 애절하게 외치며 들어가는데

[!] 그러다가 눈 부릅뜨는 귀희

청풍이 서있던 곳.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 좌우의 절벽이 무너져 계곡을 메우고 있다. 크고 작은 바위들이 십미터 이상 높이로 쌓여있고

귀희; [안... 안돼!] 털썩! 다리에 힘이 빠져서 주저앉고

귀희; [어떻게... 어떻게 찾은 운명의 짝인데...] [이렇게... 이렇게 보낼 수는 없어.] 눈물 줄줄 흐르고

귀희; [안돼요 상공! 절 두고 가시면 안돼요.] 울부짖고. 바로 그때

[이년아! 시끄러우니까 작작 좀 해!] 머리 위에서 누군가의 말이 들려 눈 부릅뜨는 귀희

불로왜선; [누가 들으면 정말 초상 난 줄 알겠다.] 휘이! 허공에서 꽃잎처럼 하늘거리며 날아내리는 불로왜선. 두 팔로는 자기 보다 엄청 덩치가 큰 청풍을 안고 있다. 청풍은 축 늘어져 있고. 기절한 듯 눈을 감고 있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린다. 옷도 찢어지고 타고

귀희; [상... 상공!] 비명 지르며 벌떡 일어나고

불로왜선; [그래 이년아! 다행히 네 낭군을 간발의 차이로 구할 수 있었다.] 스윽! 청풍을 안고 바닥에 내려서고

불로왜선; [혹시나 해서 뒤따라 왔다가 이 인간이 폭발에 휘말리는 걸 보았다.] 완전히 바닥에 내려서고. 그러면서 자신이 절벽 위에 선 채 투명한 실, 비익연리사를 두 손으로 잡아당기던 장면 떠올리고. 절벽 아래쪽에서는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고 그 폭발 위쪽으로 청풍의 몸이 튀어 오른다. 가슴에서 빠져나온 비익연리사가 당겨져 청풍의 몸이 폭발을 벗어나는 장면

볼로왜선; [비익연리사를 당겨서 이 인간을 폭심에서 벗어나게 한 건데...] + 귀희; [흐윽!] 와락 달려들어 불로왜선의 품에서 청풍을 낚아채고.

불로왜선; [이년이...] 느닷없이 청풍을 빼앗기고 벙 찌는 불로왜선. 하지만

귀희; [다행이에요! 정말 다행이에요 상공!] 불로왜선의 반응은 상관하지 않고 청풍을 끌어안은 채 얼굴을 부비면서 바닥에 주저앉고

귀희; [상공께서 변을 당하셨으면 저도 따라 죽을 작정이었다구요.] 감격

불로왜선; [하아 그년 참...] 짝 다리 잡고 두 손을 허리에 올린 채 헛웃음

귀희; [언니...] 뒤늦게 깨닫고 고개 들고

귀희; [정말 고마...] + 불로왜선; [이 망할 년아!] 짝! 귀희의 뺨을 후려치고. 말하다가 고개 홱 돌아가고

불로왜선; [네년 눈에는 사내새끼만 보이고 지난 이십여 년동안 이 꼴로 살아온 난 들어오지도 않지?] 펑! 펑! 달려들어 귀희의 등을 마구 때린다. 하지만 소리만 요란하지 실제로 아프지는 않다. 귀희도 눈물만 흘리며 피하지 않고 맞고

불로왜선; [겨우 이런 꼴로 살려고 내게 저주를 걸었어?] [그게 같은 아비를 둔 동기에게 할 짓이냐고?] 청풍을 안고 웅크린 귀희의 등을 마구 때리면서 불로왜선도 울고

청풍; (그럭저럭 원만하게 해결이 되는 것같군.) 실눈 뜨며 우는 귀희와 그런 귀희를 패는 불로왜선을 올려다보고

<미워하고 상처를 입혀도 피로 이어진 천륜은 거스를 수 없는 법이니...> 이제 귀희를 끌어안고 우는 불로왜선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366>

높은 산봉우리 쪽으로 올라가는 위진천. 비틀거리며 가슴을 누르고 있다. 입과 코로 피가 흐른 흔적. 가슴에 난 구멍에서는 여전히 피가 흐르고 있고

돌아보는 위진천.

멀리 산중턱에 가늘고 길게 갈라진 계곡이 보이고. 그 계곡 끝 쪽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위진천; (위가람, 위가경 형제의 희생으로 마태자를 끝장 냈으면 좋겠지만...) 이를 악물고

위진천; (워낙 악운에 강한 놈이라 폭사(爆死)했을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

위진천; (하지만 그놈이 죽지 않았다고 해도 상관없다.) 이를 갈고

위진천; (내게는 천마와 무성이 합작으로 만든 절세무공을 손에 넣을 수단이 생겼으니...) 살기어린 표정

위진천; (신소심...) 신소심을 떠올리고

위진천; (그년만 사로잡으면 성마동천에 들어갈 수 있다.)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려라 마태자! 네 손으로 네놈을 확실하게 저 세상으로 보내줄 테니...>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367>

어느 도시. 객잔

움찔! 젓가락질하던 여자의 손이 경직되고. 손가락 중지에는 두 개의 반지를 녹여붙인 성마지환이 끼워져 있다. 신소심의 손이다.

오싹! 눈을 치뜨며 소름이 돋는 표정이 되는 신소심. 북적대는 객잔 구석진 자리에서 혼자 밥을 먹던 중이다.

신소심; (뭐... 뭐지? 이 소름 끼치는 기분은...?) 침 꼴깍 삼키며 주변을 곁눈질하고

신소심; (마치 어떤 자가 내 귀에 대고 징그러운 숨결을 불어넣는 것만 같았어.) 부르르 진저리를 치고. 음산하게 웃는 누군가의 형상이 뇌리에 떠오르고

신소심; (진... 진정하자!) (결전의 날이 멀지 않아서 긴장한 때문일 거야.) 심호흡하여 마음을 갈아앉히고

신소심; (현재 천마성의 잔당들이 동정호쪽으로 운집하고 있어.) (사부님께서 예상하신 대로 동정호에 자리한 천마성을 되찾을 속셈들일 텐데...) 다시 음식 먹으면서 생각하고

신소심; (흑신사백과 사부님도 천마성 잔당들과의 결판을 내려고 본궁의 동정분타가 된 천마성으로 가신 상태야.)

신소심; (천마성의 잔당들이야 신경 쓸 거 없지만... 마태자가 천마성으로 가는 건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만 해.) 결심

신소심; (신장궁에서 저지른 실책을 만회할 수만 있다면 어떤 부끄럽고 비열한 수단일지라도 쓸 각오가 되어 있어!) 강렬한 표정

신소심; (어서 빨리 내 시야에 들어와라 마태자!)

<내 손으로 죄 많은 네 인생을 끝내줄 테니...> 신소심이 복잡한 식당에서 밥을 먹는 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368>

저녁 무렵. 폭발이 있었던 계곡 입구. 청풍이 다른 사람들과 이별하고 있다. 운귀, 풍모, 지법사, 인법사들과 귀희, 불로왜선이 청풍과 헤어지는 중이다. 청풍은 부상을 치료한 모습이고

불로왜선; [추운장의 위치는 내가 잘 아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청풍의 팔을 다독이며 올려다보고

청풍; [나도 함께 갔으면 좋겠지만... 여의치가 않구나.] 불로왜선의 어깨를 다독이고

불로왜선; [미안해할 거 없어요. 앞으로 함께 보낼 시간이 지겨울 정도로 길 테니...] 의미심장한 말하며 얼굴 살짝 붉히고

청풍; (함께 할 시간이라...) 좀 멋쩍고

귀희; [죄송해요 상공.] 아쉬운 표정

귀희; [천마성을 수복하는 데 일조하고 싶지만...] [큰 언니에게 걸어놓은 저주를 풀어주려면 북경으로 가서 둘째 언니와 합류해야만 해요.]

청풍; [부인의 마음만 받도록 하겠소.] 귀희의 손 잡고

청풍; [하루라도 빨리 세 자매가 화해하는 게 날 위하는 일이기도 하니 서둘러 북경으로 가도록 하시오.]

귀희; [예...] 아쉬운 표정. 그때

[북경에서 뵙겠네 이공자!] [무운을 빌어요.] 운귀와 풍모가 포권하고

청풍; [혈교의 일반 제자들에 대해선 걱정 마십시오.] 귀희의 손을 놓고

청풍; [금의위에 잘 말해둘 테니...] 마주 포권하고

운귀; [우리 늙은이들은 이공자만 믿을 뿐이네.] 포권하고. 풍모와 다른 사람들도 허리 숙이고.

 

잠시 후 돌아보며 멀어지는 사람들. 손을 마주 잡은 불로왜선과 귀희가 앞장서고 다른 사람들이 따라가는 모습이다.

청풍; (큰 짐을 내려놓았다.) 손을 들어 보이는 청풍.

<귀희에게 걸려 있는 저주는 불로왜선이 풀어줄 수 있으니 걱정은 없고...> 손잡고 걸어가며 웃음꽃 피우는 귀희와 불로왜선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저주에서 풀려난 야차선녀와 불로왜선의 본 모습이 어떨지 기대가 되는구나.)

청풍; (궁금해도 참아야만 한다.) (불로왜선 말 대로 오랜 세월 질리도록 봐야하는 얼굴들이니...) 돌아서고

청풍; (지금부터는 내 일신에 걸린 은원(恩怨)에만 집중해야 한다.) 걸어가며 눈빛이 아주 강렬해지고

청풍; (일단 동정호로 가서 무제궁에게 짓밟힌 천마성을 되찾자.) (그리고 그 후에는...) 이를 악물고

청풍; (칠지무제 진무량!) (그에게 밀린 빚을 받으러 가야겠지.) 살기어린 청풍의 얼굴 크로즈 업. 칠지무제를 떠올린다

 

#369>

<-무제궁> 낮.

진상파의 거처

환설; [흑백신귀 장로님들께서 출궁하셨습니다.] 거실에서 진상파에게 보고하는 환설. 진상파는 탁자에 앉아 무언가를 쓰고 있다. 휠체어에 앉아있고

환설; [천마성 총단으로 가신다고 하셨다는데...] [다른 원로님들께서 만류하셨지만 소용없었다고 하옵니다.]

진상파; [보고 받으신 아버지의 반응은 어땠나요?] 붓을 내려놓으면서

환설; [탄식만 하시고 별 말씀은 하지 않으셨습니다.]

진상파; [그러셨겠지요].

진상파; [두 분은 무제궁 출신이 아니라 객원(客員) 장로 신분이라 문규를 내세워 주저앉힐 수도 없었을 테니...] 한숨

환설; [두 분 장로님들의 출신내력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드물더군요.] 눈치 보며

진상파; [흑백신귀 장로님들의 사문인 신귀문(神鬼門)은 원래 배교의 한 지파였어요.] 자신이 쓴 편지를 들고 보며

환설; [그렇습니까?] 놀라고

진상파; [그 옛날 유령서시를 도와서 유령천자를 쓰러트렸던 흑령(黑靈)과 백혼(白魂)이란 인물들이 신귀문의 시조랍니다.] 편지를 접고

환설; (맙소사!) 더 놀라고

진상파; [비록 패악하기 이를 데 없긴 했어도 유령천자는 흑령과 백혼에게는 스승이었어요.] 탁자에 있던 봉투를 집어서

환설; [제자가 되어 스승을 암살하는 데 동참한 처지에 배교에 남아있을 수는 없었겠습니다.] 깨닫고

진상파; [그래서 배교를 탈퇴한 흑령과 백혼이 만든 문파가 바로 신귀문이에요.] 봉투에 편지를 넣는다.

환설;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유령산장과 신귀문은 뿌리가 같군요.]

진상파; [이 편지를 갖고 그 유령산장에 다녀와 주셔야겠어요.] 편지를 내밀고

환설; [유령산장의 누구에게 전해주면 되는지요?] 두 손으로 편지를 받으면서

진상파; [유령귀왕 교백을 만나서 새로 섬긴 주인을 만나게 해달라고 하면 편지를 받을 사람에게 안내해줄 거예요.]

환설; [예...] 미진한 표정으로 대답하는데

진상파; [유령귀왕은 환설언니의 신분을 알고 있으니 아마 경계할 거예요.]

환설; [그럴 거라 생각합니다.] 끄덕

진상파; [그 때문에 유령귀왕에게 은혜를 좀 입힐 필요가 있어요.]

환설; [제가 어찌하면 되는지요?]

진상파; [열흘 후 새벽에 낙양 근처 용문협(龍門峽)에 가서 기다리면 어떤 여자를 구할 기회가 있을 텐데...]

환설; (예언..) 놀라고

진상파; [그 여자를 구해주면 유령귀왕을 만나는 일이 수월해질 거예요.]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환설; (아가씨는 천기를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앞날까지도 내다보는 능력을 얻으셨구나.) 깨닫고 놀라고

 

#370>

<-호북성(湖北省) 무창(武昌)> 강을 낀 거대한 도시

넓은 길을 오가던 사람들 놀라고 겁에 질려 물러선다

쿵! 대로를 걸어오는 청풍. 망토를 둘렀고. 그 뒤를 천마성의 무사들이 수도 없이 따라온다. 수백명이다. 모두 살벌한 표정이다,

[누... 누구야?] [무공에는 문외한인 우리가 보기에도 무시무시한 고수같구만.] 길 옆으로 물러선 행인들이 겁에 질려 수군거리고

행인1; [마... 마태자 이청풍이야!] 행인 중 한명이 역시 겁에 질린 표정으로 청풍을 보며 일행에게 속삭이고

행인2; [마태자!] 놀라 돌아보고

행인3; [저 젊은이가 바로 천마성의 소성주 마태자란 말인가?] 자기들 앞을 지나가는 청풍과 천마성 고수들을 보며

행인4; [마태자는 넉달 전 천마성이 무제궁에 함락당할 때 죽은 게 아니었나?]

행인1; [죽기는커녕 전보다 더 강해져서 나타난 것 같네.] 고개 저으며 청풍을 보고

행인2; [나도 들었는데 천마성의 생존자들이 도처에서 이곳 무창으로 집결하고 있다고 하네.] 청풍을 따라가는 수백명의 천마성 고수들을 보며

행인3; [마태자가 수하들을 무창으로 소집했겠군.]

행인4; [여기서 이백여 리 밖에 안 떨어진 천마성 총단을 되찾기 위해 전력을 모으고 있는 중이겠지.]

행인1; [무창에는 무제궁의 호북분타(湖北分舵)가 있어.]

행인2; [그럼 마태자 일행은 지금 무제궁 호북분타를 치러 가는 건가?]

행인1; [아니야.] [무제궁 호북분타는 이미 반나절 전에 천마성의 고수들에게 함락을 당한 상태야.]

행인2; [천마성의 선발대가 마태자가 도착하기에 앞서 무제궁 호북분타를 쳤구만.]

<며칠 내로 천마성과 무제궁 사이에 다시 한 번 건곤일척의 일전이 벌어질 걸세.> 수하들을 거느리고 거리를 지나는 청풍을 배경으로 행인1의 말 나레이션

 

#371>

길가의 이층 객잔. 창가 자리에 어떤 여자가 앉아서 멀어지는 청풍을 보고 있다.

창가 안쪽에 숨듯이 앉아 있는 여자 크로즈 업. 바로 신소심이다.

신소심; (마태자 이청풍!) 멀어지는 청풍의 뒷모습을 노려보고. 신소심의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에 성마지환이 끼워져 있는 것 주의

신소심; (예상했던 대로 저자는 본궁이 점거하고 있는 천마성 총단을 공격하기에 앞서 이곳 무창으로 수하들을 불러 모았다.)

신소심; (어느덧 천명 가까운 천마성 잔당들이 무창으로 집결했고...) (당장 내일이라도 공격이 시작되어도 이상할 게 없다.)

신소심; (사부님과 사백께서 천마성 총단으로 가셔서 영격(迎擊)을 준비중이시지만 승산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신소심; (전체 전력이 차이 날 뿐 아니라 마태자가 이미 제 아비를 능가하는 고수가 되어 있는 때문이다.)

신소심; (어떻게 해서든지 마태자를 내 손으로 저지해야만 하는 이유다.) 생각할 때

[오래 기다리셨소 신소저!] 누가 다가온다. 돌아보는 신소심

타노; [부탁하신 물건을 구하는 게 쉽지가 않아서 지체했소이다.] 일층에서 이층으로 통하는 계단을 통해서 올라와 창가 자리로 오는 타노. 손에는 큼직한 술병을 하나 들고 있는데 술병의 입구가 밀납으로 단단히 밀봉되어 있다.

신소심; [어서 오세요 타노.] 자리에서 일어나고

타노; [소저도 마태자를 보셨겠소이다.] 신소심과 마주 앉으며 말하고. 술병을 조심스럽게 탁자에 내려놓으면서

신소심; [신장궁에서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와 같은 인간이라고는 믿어지지가 않더군요.] 다시 의자에 앉고

타노; [내가 보기에도 마태자의 무공은 전보다 오성(五成) 이상 강해진 것같았소.] 창밖을 보고. 창 밖으로는 천마성의 무사들이 줄 지어 지나가고 있고

타노; [궁주님이라 해도 지금의 마태자와 싸워서 이긴다는 보장은 없을 거요.]

신소심; [그래 봤자 마태자도 살과 피로 된 인간일 뿐이에요.] 슥! 타노가 탁자에 내려놓은 술병의 목을 쥐고

타노; [조심해서 다루시오.] 긴장하며 급히 경고하고

타노; [그게 깨지기라도 하면 이 객잔 전체가 초열지옥(焦熱地獄)이 될 거요.] 신소심이 술병을 집어드는 걸 보며

신소심; [이 물건의 위험성은 누구보다도 제가 더 잘 아니 걱정하지 마세요.] 두 손으로 병을 보며 말하고

신소심; (천일취(千日醉)...) (한 모금만 마셔도 일천 일 동안 깨어나지 못한다는 고농도(高濃度)의 주정(酒精)...) 병을 보며 생각하고

신소심; (하지만 이 천일취에는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 것 외에도 더 무서운 작용이 있다.)

신소심; (바로 세상 어떤 기름보다도 강렬한 화력(火力)을 발휘하는 연료라는 점이다.)

 

<이걸 몸에 뒤집어쓴 채 약간의 화기에라도 접하면 그 즉시 불길에 휩싸이게 되는데... 그때 발생하는 열기는 상상을 초월해서 강철이라도 얼음처럼 녹여버린다.> 어떤 사람이 불길에 휩싸여 타죽으며 비명 지르고. 주변 사람들 비명 지르며 도망치는 모습을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신소심; (즉, 마태자에게 접근해서 이걸 놈의 몸에 뿌릴 수만 있으면 확실하게 죽일 수 있는 것이다.) 생각할 때

타노;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오 신소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하고. 흠칫! 돌아보는 신소심

타노; [어찌어찌 해서 마태자에게 접근하여 불 태워 죽인다 해도 소저 역시 무사할 수는 없소.] 심각하게

신소심; [분노한 마태자의 졸개들이 절 살려두지 않겠지요.] 의연하게 웃고

타노; [좀 더 고민해보면 소저도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 않으면서 마태자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거요.]

신소심; [그런 방법은 없어요.] 고개 젓고

신소심; [무공으로 어쩔 수 없는 경지에 이른 마태자를 제거하려면 지근거리까지 접근해서 암살을 시도해야만 해요.]

타노; [하지만...]

신소심; [게다가 제게는 시간도 없어요.] 고개 젓고

신소심; [마태자는 당장 내일이라도 천마성으로 쳐들어갈 테고... 그 결과가 어떨지는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으니까요.]

타노; [알겠소이다.] 한숨 쉬며 포권하고

타노; [소저의 결의를 무제궁의 모든 제자들이 알게 해드리겠소이다.]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신소심; [고마워요.] 고개 좀 숙이며 웃고

신소심; [타노 덕분에 마지막 길이 외롭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억지로 웃는 신소심의 얼굴 크로즈 업

 

#372>

대로가 끝나는 곳에 자리한 웅장한 장원. 장원의 문이 부서져 있고 십여명의 천마성 무사들이 부서진 정문의 처마에 새 현판을 달고 있다. 두명의 장한이 두 개의 사다리를 처마에 대고 올라가서 2미터쯤 되는 현판을 처마에 고정시키려 한다. 다른 사람들은 아래에서 조언하고 있고. 이 장원은 무제궁 호북분타였다. 천마성 무사들이 새로 달려고 하는 간판에는 <天魔城 湖北分舵>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장원 안쪽에는 격전이 벌어진 흔적이 남아있다. 건물들이 부서지고 정원수가 부러지거나 뽑혀있다. 또 포박당한 무제궁 무사들이 한쪽에 무릎 꿇고 있고. 부상을 당한 자들을 여자들이 울면서 치료하고 있다. 거적에 덮인 시체들도 수십구 있고. 천마성의 무사들이 부상자들과 포로들을 감시하고 있다. 여기저기 건물에서 물건들을 끌어내거나 서류를 챙기는 자들도 보이고. 그때

뿌우! 어디선가 들리는 뿔피리 소리. 일제히 하던 일을 멈추고 돌아보는 천마성 사람들

뿌우! 뿌! 연이어 들리는 뿔피리 소리. 그러자

[소... 소성주님이시다!] [마태자께서 도착하셨다!] 하던 일 팽개치고 환호하며 입구로 몰려가는 천마성 무사들. 무제궁의 포로와 부상자들도 돌아보고

입구에서 현판을 걸던 자들도 급히 돌아보고

뿌우! 뿌! 뿔피리 소리를 배경으로 대로 저편에서 청풍 일행이 다가온다. 행인들은 급히 좌우로 피하고 있고

[소... 소성주님!] [정말 소성주님이시다!] [오오오! 소문대로 건재하셨구나!] 입구로 몰려나온 천마성 무사들 감격하여 눈시울 붉히고.

그 사이에 가까이 다가온 청풍. 그러자

[소성주님을 뵙습니다.] [마태자님께 충성을!] [천마성 만세!] 입구로 몰려나온 천마성 무사들이 한쪽 무릎을 꿇으며 포권하면서 외친다. 눈물 글썽이고. 안쪽에서 달려 나오는 천마성 무사들도 청풍을 보는 족족 무릎 꿇으며 포권하면서 울고

[천마성에 충성을!] [마태자님!] [소성주님!] [천마성 만세!] 목이 터져라 외치는 천마성 무사들.

청풍; (보십시오 아버지!) 청풍의 눈시울도 붉어지고

<아버지의 희생 덕분에 이토록 많은 형제들이 살아남았습니다.> 무릎 꿇고 우는 천마성 무사들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소자가 이들과 함께 천마성을 수복하는 것을 지켜봐주십시오.> 천마성 무사들 중 한명을 일으키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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