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4.07.02 [마고천장] 51화
  2. 2024.07.01 [마고천장] 50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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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

귀희의 거처

[!] 술법을 펼치고 있다가 눈 부릅뜨는 귀희. 눈이 여전히 세 개

<사라졌다!> 진짜 눈 두 개를 부릅! 뜨는 귀희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만귀비의 침실인데 침대가 비어있다.

귀희; [아뿔사!] 팟! 기겁하며 뛰어 일어나지만

<아는 게 늦었다!> 펑! 외침과 함께 벽이 터지면서 유령같은 그림자가 방안으로 쇄도하고. 물론 청풍이지만 흐릿하다

귀희; (수백 장 거리를 숨 한번 쉬는 틈에 주파하다니...) 스슥! 눈 부릅 뜬 귀희의 모습이 흐려진다.

청풍; [어딜!] 화악! 청풍이 내미는 손에서 일어난 반투명하고 거대한 손의 형상이 벼락같이 귀희의 몸을 움켜잡는다

청풍; (잡았다!) 콱! 급정거하며 주먹을 움켜쥐는 청풍.

콰득! 청풍의 손이 만들어낸 거대한 손이 그대로 귀희의 몸을 움켜쥐지만

퍼억! 갑자기 귀희의 몸은 안개처럼 흩어지고. 옷만 남는다

청풍; (금선탈각(金蟬脫殼)!) 급정거하며 손을 내밀어 움켜쥔 자세로 눈 부릅뜨고. 그 앞쪽에서는 반투명하고 거대한 손이 귀희가 걸치고 있던 옷을 움켜쥐고 있다.

청풍; (놓쳤다.) 이를 갈며 방안을 둘러보고. 화악! 청풍이 급정거하며 일으킨 돌풍에 방안의 기물들이 흔들리거나 흩날린다

<두... 두고 보자 죽일 놈아!> 어디선가 이를 가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이런...) 귀에 손을 대며 찡그리고

청풍; (천시지청술에도 감지되는 게 없는 걸 보면 이미 상당히 멀리까지 달아났을 것이다.) 귀에서 손을 떼고

푸스스! 거대한 손의 형상이 사라지고. 그에 따라 귀희의 옷이 흩날리며 떨어지고

청풍; (저 요부를 잡지 못하면 이래저래 일이 꼬이게 될 텐데...) 풀썩! 바닥에 떨어지는 귀희의 옷을 보며 난감한 표정 지을 때

<제게 맡기세요.> 누군가의 음성이 들려 흠칫! 하고

청풍; (불로왜선!) 불로왜선을 떠올릴 때

<금라 년 걱정은 말고 공자님께서는 추진하던 일에 전념하시도록 하세요.> 이어지는 불로왜선의 음성

청풍; (내 일거수일투족을 손바닥 들여다보는 것처럼 알고 있었구나.) 쓴웃음

청풍; (내가 모르는 어떤 술법을 쓰고 있는 모양인데... 좀 민망해졌다.) (오늘밤 만귀비와 벌인 일 역시 알고 있을 테니...) 주변 두리번

화장대 위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조천경. 화장대에는 조천경 외에도 황품과 장신구들이 놓여있다.

청풍; (조천경...) 화장대로 다가가고

청풍; (선녀님께 가져다 드리면 좋아하시겠군.) 조천경을 집어들고. 그때

[무슨 일이냐?] [뭐야?] 밖에서 목소리들과 불빛들이 일렁이고. 부서진 벽을 통해 흘깃 밖을 보는 청풍

시위들이 등을 들고 건물 쪽으로 달려 온다

청풍; (소동을 알아차리고 위사들이 몰려온다.) 조천경을 품속에 넣고

청풍; (이틀 후의 거사가 예정대로 진행되게 하려면 위태극과 경태제로 하여금 귀희가 제 발로 사라졌다고 믿게 해야만 한다.) 화장대의 화장품과 장신구들을 보고

청풍; (그러려면 이것들도 치워야겠지?) 화장대를 살피며 바닥에 널려있는 옷을 향해 손을 내밀고

화악! 청풍의 손으로 날아드는 귀희의 옷들

그 옷가지를 화장대에 펼치고 그 위에 화장품과 장신구들을 쓸어 넣는 청풍

[벽이 부서졌다.]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졌다.] [주변을 포위하라!] 바로 근처까지 몰려온 위사들. 직후

<위태극이 나의 정체를 알아차리고 계획을 변경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스스스 사라지는 청풍

 

#272>

<-낙양(洛陽)> 새벽. 해 뜨기 직전.

낙양의 빈민가. 게딱지같은 건물들, 좁은 골목. 아직 어두워서 오가는 사람은 없고

빈민가에 제법 큰 건물. 담장으로 둘러쳐져 있고. 문에는 <慈惠院>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다. 고아원이다.

마당에는 아이들 옷이 수없이 걸린 빨랫줄이 이리저리 얽혀있고

자혜원 내의 어느 건물

어두운 방. 이불이 깔린 방바닥에 아기들 십여 명이 각가지 포즈로 자고 있고. 그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잠이 든 여자. 다른 작품의 <손대낭>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손대낭. 낡은 잠옷을 입었다.

[!] 무언가 느끼는 손대낭

스으! 투명한 손 같은 것이 손대낭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천천히 눈을 뜨는 손대낭

쿵! 손대낭 옆에 서서 내려다보는 투명한 용린의 모습

손대낭의 눈이 흠칫! 치떠지지만

[...] 무언가 생각하며 가만히 용린을 올려다보는 손대낭

용린의 얼굴 크로즈 업. 눈물이 흐르고 있고.

무어라 말하는 용린. 물론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이불을 꽉 움켜쥐는 손대낭의 손

한쪽을 손짓하는 용린. 이어

스스스! 사라지는 용린

[...] 가만히 누워서 무언가 생각하는 손대낭. 그러다가

손대낭; [고마워요 상공!] 주르르! 웃는 손대낭의 눈 꼬리로 눈물이 흘러내리고

손대낭; [꿈길로라도 찾아와주셔서 신첩은 한없이 기쁘답니다.] 울고 웃고. 그러면서

용린이 손짓을 하던 장면 떠올리고

손대낭; (상공께서는 무얼 말씀 하시려던 것이었을까?)

손대낭; (당신이 갇혀 있는 북경쪽을 가리키신 것같았는데...) (찾아오라는 뜻이었을까? 아니면 북경쪽에서 위험이 도래할 것이라는 경고였을까?)

<분명한 것은 그분이 내게 뭔가를 알리기 위해 찾아왔었다는 사실이다.> 어둠 속에 누워 생각하는 손대낭의 모습 배경으로 손대낭의 생각 나레이션

 

#273>

<-북경> 역시 새벽

북경을 에워싼 높은 성벽 외곽. 해뜨기 직전이라 아직 어둑하다.

닫혀있는 성문. 성문 위에서는 병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북경성의 정문은 아니고 북문이라 규모는 그리 크지 않고 주변에 인가도 없다. 성문 밖은 바로 숲이다.

젊은 병사가 성문에서 좀 떨어진 숲을 보고.

그곳에 불빛이 보인다.

병사1; (어떤 놈들이 북경의 북문(北門)에서 멀지 않은 저기에서 불을 피우고 있는 건가?) 노려보고

병사2; [신경 쓰지 마라.] 나이 든 병사가 젊은 병사에게 말하고. 돌아보는 젊은 병사

병사2; [성문 열리기 기다리는 장똘뱅이들이 추위를 피하려고 피운 불이야.]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숲속을 살피고

 

숲속의 커다란 바위 아래쪽에 모닥불이 피워져 있고. 바람을 피하려고 바위를 등진 채 앉은 장똘뱅이들 네 명이 불을 쬐고 있다. 담요로 어깨를 가린 놈도 있고. 주변에는 장똘뱅이들이 짊어지고 온 짐들이 놓여있다

사내1; [이젠 새벽녘이면 서리가 내려.] 두 손을 모닥불 쪽으로 내민 채

사내2; [이러다 금방 겨울 되는 거지 뭐.] 손을 비비고

사내3; [날 추워지기 전에 최대한 벌어둬야 겨울을 얼어 죽지 않고 날 텐데 말이야.] 나뭇가지를 모닥불에 던져 넣고

사내4;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게 우리 장똘뱅이들 인생인데...] 나뭇가지로 모닥불을 뒤적이면서

사내4; [성문 좀 빨리 열어주면 어디 덧나나?] 성문쪽을 힐끔거리고.

사내1; [군사들도 지켜야하는 군율이 있어서 시간이 되기 전에는 성문을 열 수가 없어.] 담요를 끌어서 몸을 가리고

사내2; [천자가 거처하는 북경인데 함부로 성문을 열 수는 없겠지.] 손을 모닥불쪽으로 내밀고

사내3; [이제 반 시진 안되게 남았을 거야.] [성문이 열리면 뜀박질해서 들어가자고.] 우둑! 우둑! 손가락을 끼어서 소리를 내고

사내4; [좋은 목에 물건을 풀어놓으려면 다른 인간들보다 서둘러야겠지.] 나뭇가지로 모닥불을 뒤적이고. 그 옆에서 사내1이 흠칫! 하며 숲속을 보고

사내2; [왜 그래?] 사내1과 함께 숲을 보고. 다른 놈들도 흠칫! 하며 숲쪽을 보는데

숲에서 미친 년같은 모습으로 나오는 여자. 바로 귀희. 몸에는 란제리 형태의 속옷만 입었고 맨발이다. 머리는 산발했고

<여... 여자!> 사내들 눈 치뜨고. 놀라고 겁 먹고.

(이... 이런 시간에 웬 여자가...) (혹시 귀신...?) 겁 먹는 사내들. 하지만

다가오는 귀희의 얼굴. 젖가슴, 아랫도리, 빠직! 나뭇가지를 밟는 맨발을 차례로 크로즈 업

(죽... 죽인다!) (난생 처음 보는 절세미녀다!) (선... 선녀가 따로 없구만!) 이내 혼망 가는 사내들. 그때

귀희; [담요... 바닥에 깔아.] 모닥불 옆에 멈춰서며 말하고. 뭔가에 취한 표정이고 몸이 바들바들 떨린다. 그러자

움찔! 하는 사내들. 그러다가

[예...예...] [잠... 잠시만 기다려주십쇼 소저!] 급히 일어나 자신들이 뒤집어쓰고 있던 담요를 벗어서

바닥에 서둘러 까는 사내들. 흥분과 기대로 얼굴이 달아오르고

귀희; [장똘뱅이들답게 눈치 하나는 빠르네.] 코웃음 치며 담요로 다가가고. 사내들은 급히 물러나 앉고

귀희; [너희들에게 인생에 두 번 다시 없을 기회를 주마.] 담요 위에 눕고. 몸이 달아오른 채 떨리고

귀희; [만족할 때까지... 날 네놈들 마음대로 해도 된다.] 가랑이를 세워 벌리며 말하고.

(이... 이게 무슨 횡재냐?) (천금을 주고도 만나보지 못할 절세미녀가 먼저 유혹을 하다니...) 사내들 침 삼키며 귀희를 보고.

귀희; [빨리...] 할딱이며 자기 가슴과 사타구니 만지고

귀희; [나 급하니까 서두르란 말이야 잡것들아.] 자위하며 헐떡이고. 몸이 바들바들 떨리고. 얼굴은 달아올라 있고

귀희; (사내... 사내를 굶는 건 내겐 피가 마르는 일이야. 우후라, 그년이 걸어놓은 저주 때문에...) 할딱이고.

귀희; (게다가 그놈에게 자극을 받은 때문에 내 몸은 걷잡을 수 없이 달아오르고 있어!) 자신의 방으로 뛰어들며 거대한 손 형상의 빛으로 자신의 몸을 움켜잡던 청풍을 떠올리고

귀희; (마태자! 그놈의 포악함과 사내다움이 내게 걸린 저주를 강화시켜버린 거야.)

귀희; (빨리 이 열기를 해소시켜버리지 않으면 피가 마르는 갈증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끄윽! 참지 못하고. 신음. 하지만

사내들은 귀희를 덮치지 않고 있고

귀희; (이 버러지들이...) + [무... 무얼 기다리는 거냐?] 감았던 눈을 뜨고

귀희; [줘도 못 먹는 병신들이...] + [!] 눈 치뜨며 놀라고

쿵! 사내들이 모두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다

귀희; (저것들이 왜...) 일어나며 당혹하고 놀라고. 그러다가

오싹! 소름이 돋는 귀희. 귀희의 뇌리로 여자의 눈이 한 쌍 떠오르고

귀희; (이 눈빛! 설마...) 홱! 고개 돌려 바위를 올려다보고

불로왜선; [꼴 좋구나.] 쿵! 바위 위에 걸터앉아 짧은 다리를 까닥이며 내려다보고 있고

귀희; [우... 우후라!] 팟! 비명 지르며 날아오르고

불로왜선; [겨우 이런 인생을 살려고 언니인 내게 못된 저주를 건 것이냐 어리석은 년아?] 이를 바득 갈고.

귀희; [지랄...] 화악! 공포에 질려 날아오르고.

불로왜선; [그래 발악을 할 수 있을 만큼 해봐라.] 멀리 날아가는 귀희를 보며 냉소하고

<내 인혼장(引魂章)이 네년 몸에 새겨진 이상 백리 밖이든 천리 밖이든 찾아낼 수 있으니...> 징! 공포에 질려 날아가는 귀희의 뒷덜미에 부적에 새겨지는 것 같은 문양이 반투명하게 찍혀있다

불로왜선; (하지만 가엾기도 하구나.) 한숨

불로왜선; (내가 저년에게 건 저주는 <가장 좋아하는 것에 중독되는 것!>이었는데...)

불로왜선; (당시에는 악에 바쳐서 걸어버린 그 저주가 저 년의 인생을 시궁창에 던져버린 셈이 되었구나.) 한숨

불로왜선; (다른 사람도 아니고 피붙이에게 이리도 모진 짓을 했으니...) 하늘을 올려다보고

지지지! 하늘 일각에서 작게 번개가 지나가고

불로왜선; (벽력진군께서 내게 징벌을 내리려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일어나고

불로왜선; (하늘이 내릴 벌을 면하기 위해서라도 금라 저년을 회심으로 이끌어야겠지.) 스스스! 사라지는 불로왜선의 모습

 

#274>

역시 북경. 고급 주택가의 어느 저택. 아직은 해 뜨기 전이라 어둡고

어둑한 침실. 홀로 잠들어 있는 인물. 금의위 통령 동방여명. 다른 작품의 동방여명 캐릭터. 가운 형태의 잠옷차림이고.

[!] 무언가 느끼는 동방여명

동방여명; [누가 보냈는가?] 눈 뜨며 누군가에게 말하고

동방여명; [하긴 의미 없는 질문이겠지.] [나 동방여명(東方黎明)에게 원한을 품은 인간은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많으니...] 슥! 일어나고.

[천천히 준비하시오. 기다려드릴 테니...] 어둠 속, 탁자에 누군가 앉아서 말한다. 실루엣이지만 청풍임을 보여주고. 환관 복장이다. 탁자에는 보검 한 자루와 두루마리 한통, 얇은 책 한권이 놓여있다

동방여명; [고맙네.] 잠옷을 정비하며 침대에서 내려서고

동방여명; [황실의 안위를 책임지고 있는 본직의 이목을 속이고 들어올 정도라면 천하를 통틀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실력자일 터...] 탁자로 다가가고

동방여명; [무공으로는 대적하는 게 불가함은 알았으니 귀하의 뜻대로 하게나.] 양손 벌려 보이고. 탁자 앞의 2미터쯤에 서며

동방여명; [다만 표적이 본직이라면 살상은 본직으로 한정해주길 바라네.] 침통하게

청풍; [금의위(錦衣衛) 통령 동방여명!] [그대는 누구의 신하인가?] 강렬한 눈빛으로

동방여명; [어리석은 질문을 하는군.] 역시 강렬한 표정으로 대답

동방여명; [나 동방여명의 유일한 주군이 성화폐하임을 모르는 인간은 하늘 아래 없거늘...] 가슴을 쫙 펴고

청풍; [그러하다니 안심하고 성화폐하의 조칙(詔勅;임금의 명령)을 전해드리겠소.] 슥! 일어나며 두루마리를 집어들고. 순간

동방여명; [조칙!] 경악하며 긴장하고.

동방여명; (그러고 보니 저 검은...) 탁자에 놓인 보검을 보고

보검의 칼집에 <尙>이라는 글이 화려한 용 문양에 휘감겨 적혀 있다.

동방여명; (상방보검(尙房寶劍;황제의 권위를 대신하는 보검)!) 경악할 때

청풍; [금의위 통령 동방여명은 조칙을 받으라.] 두루마리를 두 손으로 펴며 말하고. 그러자

동방여명; [신 동방여명, 황명을 받드옵니다.] 납작 엎드리며 외치고

청풍; [작금에 이르러 황실 내외의 간특한 무리들이 반역을 도모하는 바, 그대의 충심을 믿고 상방(尙房)의 참마검(斬魔劍)을 내리니 짐의 기대에 부응하라!] 두루마리를 두 손으로 편 채 읽고

동방여명; [미욱한 신을 믿어주시니 폐하의 하해와같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겠나이다!] 이마를 바닥에 대고 외치고

청풍; [고개를 들라 동방통령!] 두루마리를 다시 말고

동방여명; [성은이 망극하여이다.] 고개를 들며 일어나고

청풍; [이 인명부에 이름이 오른 자들이 역당의 무리들이오.] 책을 내밀고

무릎 꿇은 채 두 손으로 책을 받는 동방여명

청풍; [숫자가 많고 도처에 숨어있는지라 일망타진이 쉽지 않을 것이오만...] 인명부를 건네주고

청풍; [황실의 보위를 위해 감찰과 첩보를 쉬지 않아온 금의위이니 기대를 하도록 하겠소.] 강렬한 표정

동방여명; [폐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시 소신의 목숨으로 벌을 감당하겠나이다.] 두 손으로 인명부를 받든 채 다짐하고

청풍; (이것으로 일단 위태극에 대한 반격의 기틀은 마련되었다.) 그런 동방여명을 보며 상방보검도 집어들고

<금의위를 동원하면 내일 벌어질 역모를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을 테니...> 상방보검을 한 손으로 내미는 청풍. 두 손으로 그걸 받으며 감격하는 동방여명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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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일다경(一茶頃)전> 추운장이 있는 고급 주택가. 물론 깊은 밤

<-추운장> 건물들에는 불이 모두 꺼져 있고

끽! 불 꺼진 건물 부엌에서 나오는 암컷 곰 자웅. 한손에는 사발이 얹혀진 작은 쟁반을 들었다. 사발에서는 김이 좀 모락 모락

건물 앞의 숲으로 가는 자웅.

 

숲 안쪽의 공터. 많은 장작이 쌓여있는 곳. 수컷 곰 웅웅이 나무토막에 걸터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두 주먹을 쥐어 턱에 댄 자세로. 거대한 도끼는 옆의 나무토막에 세워놨고

웅웅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독룡곡 근처에서 수컷 여우의 시체를 발견하던 장면이다.

웅웅; (혼란스럽다.) 한숨

웅웅; (웅호의 복수를 해줘야하는데... 그건 또 선녀님의 뜻을 거스르는 게 되고...)

웅웅; (말 그대로 진퇴양난이로구나.) 생각할 때

자웅; [밤이 깊었어요.] 뒤에서 다가오고. 돌아보는 웅웅

자웅; [선녀님의 술법을 깨트리고 침입할 수 있는 인간은 없을 테니 그만 들어가서 쉬도록 하세요.]

웅웅; [그러고 싶지만 귀한 분도 머물고 계시고 해서 마음이 놓이질 않는군.]

웅웅; [내 걱정은 말고 임자는 그만 자도록 해.]

자웅; [그래야할까 봐요. 일찍 일어나서 폐하의 아침 식사도 차려 드려야하니...] 그릇을 내밀고. 그릇에서는 김이 좀 피어오르고

웅웅; [술인가?] 받으며

자웅; [따듯하게 데웠어요.] [밤이 되면 제법 쌀쌀해지니 드시도록 하세요.]

웅웅; [임자가 먼저 술을 준비해주는 날이 오고...] [역시 오래 살고 볼일이야.] 좋아하면서 술을 마시고

자웅; [지난 한달 동안 어쩔 수 없이 금주하시는 모습을 보니 안되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술 마시는 웅웅을 보며 웃고

웅웅; [술이야 나중에 얼마든지 마실 수...] + [!] 그릇에서 입을 떼며 말하다가 눈 부릅! 뜨고 + <제법이잖아.> 누군가의 웃는 소리가 작게 들리고

콱! 던지듯 그릇을 자웅에게 주면서 다른 손으로 도끼를 움켜잡는 웅웅. 숲쪽을 노려보며 + [!] 놀라면서도 그릇을 받는 자웅

화악! 도끼를 쥐고 벼락같이 숲으로 돌진하는 웅웅

[!] 숲속에서 무언가 놀라는 기척

자웅; (숲 속에 무언가 있어!) 역시 긴장하고 주춤 물러서고

화악! 도끼로 놀라는 무언가를 쪼개는 웅웅. 아주 빠르다. 하지만

콱! 도끼는 그냥 허공을 가른 후 바닥에 깊이 박힌다.

웅웅; (사라졌다!) 놀라며 눈 부릅

자웅; [무... 무언가요?] 긴장하며 다가오고

웅웅; (분명 누군가 여기에 있었는데...) + [신경이 곤두서서 착각한 것같으이...] 슥! 다시 일어나며 도끼를 바닥에서 뽑고.

자웅; [그... 그랬을 거예요.] [선녀님의 이목에 걸리지 않고 추운장에 들어올 수 있는 인간이 어디 있겠어요?] 안도하며 웃고

웅웅; [한 바퀴 돌아볼 테니 임자 먼저 들어가도록 해.] 숲속으로 들어가며

자웅; [너무 늦지 마세요.] 집쪽으로 돌아서고.

각기 다른 방향으로 가는 웅웅과 자웅. 헌데

스윽! 웅웅이 도끼로 찍었던 장소에 투명한 사람 형상이 서리더니

불로왜선; [정말 기발해. 어떻게 저런 발상을 했을까?] 쿵! 완전히 형태를 각추며 웃고. 집쪽으로 멀어지는 자웅의 뒷모습을 보며

불로왜선; [짐승들은 신체 능력만으로는 인간과 비교가 안되게 탁월해.] [지능만 인간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유용하게 써먹을 수가 있어.] 자웅이 가는 쪽으로 간다. 웅웅이 앉아있던 공터로

불로왜선; [사람처럼 움직일 수 있는 건 독심귀의의 의술 덕분일 테고...] 웅웅이 앉아있던 나무토막으로 다가가고

불로왜선; [우리 신녀문 근처에는 원숭이들이 지천으로 널려있어.] 탁탁! 소매로 나무토막 윗부분을 한번 털고. 바위 절벽에서 날아다니는 원숭이들을 떠올리고. 그걸 신녀문의 여자들이 절벽 위에 서서 보고 있다

불로왜선; [그놈들을 개조해서 종으로 부리면 여러모로 편리해질 거야.] 그 나무토막에 걸터앉는다. 집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불로왜선; [그건 나중의 일이고...] [참 고민되네.] 한숨 쉬며 건물을 보고

불로왜선; [이십 년 넘게 서로를 저주하던 사이인데 불쑥 나타나서 <이제 그만 화해하자!> 하는 건 너무 멋쩍은 일이니...] 야차선녀를 떠올리고

불로왜선; [어젯밤 천진에 강림했던 벽력진군의 경고에 놀라 회심(回心)을 하긴 했다만...] 한숨

불로왜선; [이십 년 넘는 세월 동안 켜켜이 쌓여온 앙금이 그렇게 간단히 사라질 수는 없어.] 탁탁! 발을 까닥이며

불로왜선; [그래서 하루 종일 추운장 근처를 서성이기만 하고 들어오진 못했던 것인데...]

불로왜선; [뭔가 계기가 있거나... 아니면 누가 중간에서 다리를 놔주기 전에는 화해가 쉽사리 이루어지긴 힘들겠구나.] 한숨 쉬며 자기 가슴을 보고

불로왜선의 가슴에서 가느다란 실 같은 것이 빠져나와 허공으로 올라가고 있다. 반투명한 실

불로왜선; (비익연리사...) 얼굴이 좀 발개지고

불로왜선; (이것으로 이어진 그 사람만이 우리 자매들을 화해시켜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수줍게 웃고. 하지만 그 직후

빠지직! 벼락을 맞는 표정이 되는 불로왜선. 눈 부릅뜨고

그런 불로왜선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청풍이 만귀비를 올라타고 있고 만귀비가 청풍에게 깔려 고통스러워하는 표정

불로왜선; (이... 이 바람둥이가...) 얼굴 새빨개져서

<만귀비!> 청풍의 몸 아래 깔려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고통스러워하는 만귀비의 얼굴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불로왜선; (다른 계집도 아니고 기승스럽기로 천하제일인 년과 저런 짓을 해?) 소맷자락 물어뜯으며 울상을 짓고

<게다가 비익연리사로 이어진 덕분에 지금의 난 저 인간이 만귀비를 정복하는 현장에 있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청풍과 만귀비가 교접하는 침실. 흐릿한 유령같은 형상의 불로왜선이 침대 옆에 서서 보고 있다. 눈 치뜨고 얼굴 발개진 채

불로왜선; (다시 만나기만 해봐라. 바가지라는 게 어떤 건지 실감 나게 해줄 테니...) 얼굴 발개진 채 화가 잔뜩 난 표정

 

#265>

추운장의 건물

어둑한 침실. 불이 꺼져 있고. 침대에는 잠옷 차림의 분이가 잠들어 있다. 벽쪽으로 누운 자세. 침대의 벽쪽에는 베개만 있고 사람은 없다

스으... 차가운 바람이 분이의 뺨을 스치고

그 바람에 움찔 하며 깨는 분이.

눈을 뜬 분이가 옆을 보지만 베개만 있고 자리가 비어있다.

분이; [폐하?] 일어나며 두리번. 그러다가

흠칫! 하며 창문 쪽을 보는 분이

열려 있는 창가에 뒷짐을 지고 서서 밤하늘을 보고 있는 잠옷 차림의 성화제.

분이; [일어나계시었사옵니까?] 침대에서 내려서고. 잠옷의 앞자락을 여미며.

성화제; [잠을 깨웠구나. 미안하다.] 억지로 웃으며 돌아보고

분이; [야심한 시간이옵니다. 어찌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계시는지요?] 눈치 보며 다가가고

성화제; [이런 저런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구나.] 한숨 쉬며 열린 창문을 통해 밤하늘을 올려다 본다

분이; [성심(聖心)을 편히 갖으시옵소서.] 슥! 성화제의 손을 잡으며

분이; [천진에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벗어난 것으로 천의(天意)가 폐하에게 있음이 증명되었지 않사옵니까?] 성화제의 옆 얼굴을 올려다보고

성화제; [안다! 이공을 제때 보내주신 것으로 하늘은 짐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것을...] 한숨 쉬고

분이; [하오면 무엇이 폐하의 성심을 어지럽히는 것인지요?]

성화제; [만귀비 때문이다.]

분이; [귀비마마가 폐하를 버리지 않으셨다는 걸 확신하지 못하시는 것이옵니까?]

성화제; [만귀비는 짐을 버리지 못한다. 그건 짐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고개 좀 젓고

분이; [하오면 귀비마마와 관련된 무엇이...] 눈치 보지만

성화제; [그건...] 난감. 성화제의 뇌리에 청풍이 만귀비를 올라타고 있는 장면이 떠오른다. 하지만

성화제; [나중에... 나중에 때가 되면 알려주마.] 고개 젓고

분이; (뭔데 이러실까? 내게는 숨기시는 게 전혀 없던 분이...) 의혹

성화제; [분이야.] 그런 분이를 돌아보며

분이; [예 폐하...] 흠칫 긴장

성화제; [머잖아 짐이 네게 어떤 일을 명할 것이다.] [그때 그 명령이 무엇이든 따라야만 한다.] 지긋이 분이를 보며

분이; [천녀야 폐하께서 죽으라 하셔도 기꺼이 죽을 각오가 되어 있사옵니다만...] 안색 살피지만

성화제; [궁금하더라도 참거라. 때가 되면 알게 될 테니...] 분이의 어깨를 감싸안고

분이; [예...] 성화제의 품에 안기며 얼굴 좀 발개지고

성화제; (짐을 위해 목숨까지 아끼지 않았던 널 위해서라면 무엇을 못하겠느냐?) 분이를 끌어안고 밤하늘을 보고

<곧 여자로서의 삶이 어떤 것인지 알게 해주마. 물론 이공의 도움을 받아야하겠지만...> 청풍을 떠올리는 성화제 모습 배경으로 성화제의 생각 나레이션

 

#266>

<-위가대원> 깊은 밤

지하실. 철문이 열려 있고. 두 노인과 함께 철문 안쪽을 보는 위태극

어두운 감옥 내부. 철창 속의 침대에 철가면이 누워 잠들어 있는 모습이 보이고

<주군께서 다녀가신 이후로 특기할만한 행동은 보이지 않았습니다만...> 노인 한명이 위태극의 눈치를 보며 전음으로 말하고

위태극; (하긴 저놈이 이곳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아는 인간은 우리 부자 외에는 없지.) 문 안쪽의 철가면을 보며

위태극; (용린, 저놈이 뭔가 숨기고 있는 것같은 기분이 드는 건 목전에 다가온 거사(擧事)로 신경이 곤두선 때문일 것이다.) 끼익! 다시 문을 닫고. 이어

위태극; [경비에 만전을 기하라.] [개미 새끼 한 마리라도 저놈과 접촉하게 해서는 안된다.] 돌아서며 두 노인에게 말하고

[존명!] [심려 놓으십시오 주군!] 포권하는 노인들

위태극; (마태자놈이 위가대원에 숨어든 흔적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노인들을 등지고 걸어가며 찡그리는 위태극

위태극; (그럼에도 불구하고 찜찜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은 어째서인가?) 오만상 쓰는 위태극의 얼굴 크로즈 업

 

#267>

철문 안쪽의 감옥

[...!] 누워서 무언가 생각하는 철가면. 눈을 뜨고 있다

철가면; (다행히 저 독사새끼가 그 청년이 잠입했던 흔적은 발견하지 못한 것같고...)

철가면; (다른 일은 운명에 맡기고 나는 손이교의 종적을 찾는 데 집중해야만 한다.) 스으! 철가면의 몸이 반딧불처럼 빛이 나고

철가면; (이혼대법(離魂大法)을 무리하게 쓰면 육신과 혼백이 완전히 분리되어 버리는 위험이 있다.) 두 손을 결을 지어 가슴에 모이고

철가면; (하지만 지금은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 슈우! 철가면의 몸에서 투명한 사람 형상이 빠져나온다. 물론 용린의 모습이다. 일종의 이체유탈이고

철가면; (손이교가 위태극의 마수에 떨어지면 우리들의 딸이 위험해지니...) 철가면의 몸에서 완전히 빠져나오는 용린의 형상

용린; (지금까지의 느낌으로 보자면 손이교는 북경의 남서쪽 방향에 머물고 있다.) 슈우! 천장으로 올라가는 투명한 용린의 형상. 본체인 철가면과는 아주 가는 실같은 것으로 연결되어 있고

용린; (내 혼백이 얼마나 버텨줄지 모르지만 최대한 멀리까지 날아가서 손이교의 종적을 찾아보자.) 슈우! 천장으로 스며들어가는 용림의 형상.

 

위가대원을 밖에서 본 모습

슈우! 매화부인이 잠들어 있는 위태극의 침실 지붕 위로 빠져나오는 용린의 형상. 용린 형상의 발 바닥이 가는 실같은 것으로 지붕에 연결되어 있고

용린; (아무쪼록 손이교가 내 영력(靈力)이 버텨줄 수 있는 범위 안에 살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멀리로 날아가는 용린의 혼백

 

#268>

새벽이 가까운 밤. 자금성.

귀희가 머무는 건물. 약한 빛이 창문으로 번져 나온다.

건물 내부. 귀희가 방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두 손으로 결을 짓고 있다. 몸 전체가 반딧불이처럼 빛이 나고 있고 반개한 눈으로는 바닥을 보고 있는데. 그곳에 청풍의 초상화가 놓여있다. 위태극이 가져다 준 용모파기. 귀희가 앉아있는 방바닥에는 원형의 마법진이 그려져 있다. 상당히 정교하고 복잡하다

<마태자 이청풍이 환관으로 위장하고 자금성에 잠입했었다.> 마법진 중앙에 앉아 주문을 외우는 자세로 위태극의 말을 떠올리는 귀희

이하 회상

 

위태극; [놈은 이시하를 통해서 만귀비와 접촉했었다. 그게 무얼 의미하겠느냐?] 침대 옆의 의자에 앉아서 침대에 널부러져 있는 귀희를 보며

귀희; [성화제의 부탁을 받았겠지요.] 천장 보며 냉소

위태극; [만일 만귀비가 생각을 바꿀 경우 이틀 후의 거사에 심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끄덕이며 심각한 표정

위태극; [우리 위씨일족과 한 배를 탄 너 자신을 위해서라도 그런 일은 벌어지면 안될 것이다.] 슥! 의자에서 일어나고

위태극; [이청풍은 만귀비를 만난 후 종적이 묘연해졌다.] 문쪽으로 가며

위태극; [나는 자금성 밖을 수색해볼 테니 너는 술법을 써서 자금성 내를 훑어보아라.] 문을 열고 나가며 하는 말

회상 끝

 

귀희; (한 배를 탔다라...) 입술 깨물고

귀희; (틀린 말은 아니지. 무산을 내려온 후 대부분의 시간을 위씨일족의 인간들과 보냈으니...) 입술 깨물고

귀희; (하지만 내가 천목독령안(天目讀靈眼)의 술법을 써서 마태자를 찾아내려는 건 네놈들 위씨일족의 마귀들을 위해서가 아니다.) 두 손으로 결을 지은 채 이를 악물고. 지잉! 귀희가 앉아있는 바닥의 마법진이 빛을 발하고

귀희; (죽일 놈!) 이를 가는 귀희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청풍의 뒤로 떠오른 거대한 마귀의 형상이 손아귀로 자신을 바닥에 찍어 누르던 장면.

귀희; (그놈에게 능멸 당하던 장면이 단 한시도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이를 갈고

귀희; (복수를... 어떻게든 복수를 하지 않으면 내게 평안은 없다.) 주문을 외우면서 이를 갈고. 그러자

귀희; (그래서 마태자, 그놈을 찾아내야만 하는 것이다.) 지잉! 귀희의 이마에서 세 번째 눈 형상의 빛이 번져 나오고

귀희; (드디어 특정 대상의 영혼을 읽을 수 있는 천목독령안의 술법이 완성되었다.) 징! 징! 이마에 세 번째 눈이 생긴 채 흥분한 표정

귀희; (천목독령안은 지닌 바 영력(靈力)의 크기에 따라 탐색할 수 있는 범위가 제각각이다.) 세 개의 눈이 생긴 채 생각. 진짜 눈들은 여전히 반개한 상태

귀희; (창시자인 염제 신농씨였다면 천하를 다 살펴볼 수 있었겠지만...) 쩌엉! 세번째 눈에서 빛이 레이져 광선처럼 빠져나온다. 비스듬히 아래로

귀희; (내 능력으로는 북경 일대를 훑어볼 수 있는 게 한계다.) 츠츠츠! 세 번째 눈에서 빠져나온 빛의 가닥이 청풍의 초상화에 닿는다

귀희; (그렇다고는 해도 마태자 네놈이 북경 내에 있다면 내 시야에 포착될 수밖에 없다.) 입으로는 주문을 외우면서 세 번 째 눈에서 빠져나온 빛을 청풍의 초상화에 집중시키고

<어디 있느냐?> 제 삼의 눈이 건물 위에서 내려다보는 모습이 되고

<어서 네 존재를 드러내라 마태자!> 자금성을 내려다보는 눈의 모습 배경으로 귀희의 생각 나레이션. 그 직후

반짝! 자금성의 어느 건물에서 빛이 반짝이고

귀희; (찾았다!) 번쩍! 반쯤 감았던 눈을 치뜨며 흥분

귀희; (놈은 아직 자금성 안에 있다.) 강렬한 눈빛

<그것도 여자들만의 공간인 내원에!> 어느 건물 크로즈 업. 무장한 궁녀들이 지키는 그 건물은 바로 만귀비의 거처다. 불이 밝혀져 있다

 

#269>

위 화면의 만귀비 거처.

어둑한 침실. 청풍이 침대에 누워 자고 있다. 상체를 벗은 모습인데 피곤한 표정. 눈 아래 다크 서클. 물론 모자는 쓰지 않았다. 옆 자리에 만귀비는 없다. 베개만 놓여있고

<마문승... 여자준... 팽시... 상로... 원걸... 서정장... 동방여명...> <이자들은 믿을 만하니 정난(靖難)의 공을 세울 기회를 주어도 될 것이다.> 누군가의 음성이 귓전에 들려서 움찔! 하며 깨어나는 청풍.

<마마의 당숙이신 만안(萬安) 공은 어찌 할지요?> <그 작자는 배신은 않겠지만 입이 가벼워서 안된다.> 이어지는 목소리들

청풍; (만귀비와 상시태감 이시하의 음성...) 옆을 보고. 비어있는 옆자리

<내가 적어준 인명부를 검토한 상시태감이 보고를 하러 왔겠구나.> 침실 밖의 거실에 잠옷 차림으로 앉아서 보고 받는 만귀비의 모습 떠올리고. 서류를 보면서. 그 앞에 노환관, 즉 상시태감 이시하가 서서 역시 서류를 보며 보고 하는 중이다. 이하 이시하로 표기

청풍; (소문대로 만귀비는 대단한 여자다.) 쓴웃음

<첫 경험이면서도 가능한 많이 내 씨를 받기 위해 쉬지 않고 요구를 했고...> 청풍이 만귀비와 응응하는 장면 배경으로

청풍; (결국 난 열 번 이상을 연달아 파종(播種) 한 후유증으로 어느 순간 정신줄을 놓아버렸었다.)

청풍; (헌데 날 기진맥진하게 만든 장본인인 만귀비는 여전히 쌩쌩하게 상시태감의 보고를 받고 있다.)

청풍; (만일 성화제가 정상적인 사내였다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만귀비의 요구를 매일 밤 들어주다가는 제 아무리 절륜한 사내라도 일 년을 넘기지 못하고 말라죽어버릴 테니...) 쓴웃음

청풍; (나도 일단 만귀비가 임신을 한 게 확인되면 발을 끊어야할 것이다.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한숨. 그러다가

[!] 갑자기 눈 부릅뜨는 청풍. 청풍의 뇌리로 떠오르는 여자의 눈 한 쌍. 물론 그 눈의 주인은 귀희다.

청풍; (이런...) 팟! 침대에서 공처럼 튀어 일어난다. 바지는 입고 있지만 상체는 벗었다

 

#270>

만귀비; [이번 계획을 도모하는 데 있어서의 핵심은 보안이다.] 서류를 보며 말하고. 거실에서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있다. 탁자에는 여러 장의 서류들이 널려 있고. 그 건너편에 상시태감 이시하가 역시 서류를 양손에 들고 보며 서있다.

만귀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제한된 인물 외에는 일체 기밀로...]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펑! 화악! 그 년 뒤의 침실 문이 부서질 듯 열리며 청풍이 날아 나온다. 상의를 입으려는 모습으로. 모자는 쓰지 않았다.

이시하; [이공자...] 청풍과 마주 보는 위치에서 경악하고

청풍; <기밀을 유지하시오!> 슈욱! 이시하를 바람처럼 지나치면서 전음으로 말하고.

펑! 문도 활짝 열면서 밖으로 날아나가는 청풍. 하지만

밖으로 나가는 순간 청풍의 모습은 안개처럼 흐려진다.

[!] [!] 건물 밖에서 지키고 있던 궁녀들 깜짝 놀라 놀라보고. 하지만 문은 열려 있지만 사람이 나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열려진 문 안쪽에서 이시하가 돌아보며 문쪽으로 오려고 한다

[마마!] [존체 강녕하신지요?] 궁녀들 급히 무기 뽑으려 하며 입구로 가지만

만귀비; [조용하라! 답답해서 바람이 들어오라고 문을 연 것뿐이다.] 안쪽에서 태연하게 말하고. 그러자

[예...] [존명...] 허리 숙이면서도 의아해하는 궁녀들

다시 무기 손잡이에서 손을 놓으며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궁녀들

만귀비; [설명해봐.] 서류 내려놓으며 열려진 문쪽을 보고. 이시하에게 하는 말

이시하; [이공자가... 뭔가 발견한 듯합니다.] 징! 역시 문쪽을 보며 손을 조금 움직이고.

지잉! 투명한 빛의 막이 두 사람을 덮고

만귀비; [단음강기(斷音罡氣)?]

이시하; [예! 이제 마마께서 하시는 말씀은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을 테니 편히 말씀하십시오.] 고개 조금 숙이며

만귀비; [위태극의 졸개가 내 거처를 엿본 것인가? 이공자가 그걸 알아차렸고?] 문쪽을 노려보며 말하고. 표정이 살벌해지고

이시하; [지금으로서는 그리 추측 됩니다만...] 눈치 보고

만귀비; [방심했다. 자칫 방금 전의 논의를 위태극이 보낸 간자(間者)가 엿들었을 수도 있어.] 입술 깨물고

이시하; [이공자가 알아서 처리할 것입니다.]

이시하; [마마께서는 이공자가 돌아올 때까지 마음을 편히 갖고 기다리시지요.]

만귀비; [그래야겠지.] 한숨

이시하; [노노는 이공자가 자금성을 나간 줄 알았습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만귀비; [내 신변을 지키는 게 임무인 당신도 이걸 봐둬야겠지.] 편지를 밀어주고

이시하; [예...] 조심스럽게 편지를 집어들고

편지를 읽는 이시하

이시하; [...] 표정은 변하지 않지만

편지를 든 손이 떨리는 이시하

만귀비; [그게 내가 이공자와 함께 밤을 보낸 이유야.] 새침. 얼굴이 좀 발개지고

이시하; [폐하의 지엄하신 분부이니 신하 된 도리로 복명해야겠지요.] 무표정하게 편지를 접으며 고개 숙이고

만귀비; [그래서 말인데...] 찡그리며

만귀비; [나 말고 다른 년들에게도 기회를 줘야하니까 당신이 알아서 추진해.] [내게 일일이 경과를 보고 할 필요는 없고...] 마지못한 표정으로

이시하; (누구보다도 독점욕이 강한 분이 별일이군.) + [그러셔도 되겠습니까?] 흠칫! 하며 만귀비의 안색 살피고

만귀비; [내 나이 이제 곧 마흔이야.] [임신 할 가능성보다 못할 가능성이 더 많아.] 우울한 표정으로

이시하; [심려하시는 바는 노노도 이해합니다만...] [굳이 다른 비빈(妃嬪)들까지 이공자로 하여금 안게 할 것까지야...] 난감

만귀비; [다른 년들을 통해서라도 폐하의 후사를 잇게 해줘야만 해. 그게 내가 폐하를 사랑하는 방법이고...] 한숨

이시하; [알겠습니다.] 한숨

이시하; (말씀은 그리 하시지만 다른 여자의 자식으로 폐하의 뒤를 잇게 하는 것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겠지.)

만귀비; [단, 내원의 계집들 중 두 년만은 절대 이공자의 씨를 받으면 안돼!] 이를 바득 갈며 말하고. 독기 서린 표정으로

이시하; [어떤 분들을 씨받이에서 배제할지요?] 알면서도 묻고

만귀비; (잘 알면서...) + [황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왕(王)가년이 첫번째야.] 좀 비만한 체형에 수더분하게 생긴 이십대 초반의 여자를 떠올리고. 다른 작품의 <전삼낭>과 유사한 캐릭터의 여자다.

이시하; (귀비마마께서는 출신이 한미(寒微)한 탓에 황후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시고 대신 소심한 성격의 왕씨를 황후로 앉혔었다.)

이시하; (비록 허울뿐이지만 황후인 왕씨가 아들을 낳기라도 하면 귀비마마의 지위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만귀비; [두번째는 이번에 천진에서 공을 세운 분이년이야.] 분이를 떠올리며 독기서린 표정이 된다

이시하;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

만귀비; [왕가년도 왕가년이지만... 분이 년이 이공자와 얽히는 일은 절대 벌어지면 안된다!] 다짐하고

이시하; (폐하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분이라면 충분히 경계할 만하지.) + [분부 받들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만귀비; [날 감시하던 자는 이공자가 처리할 테니 맡겨두기로 하고...] 슥! 다시 서류를 한 장 집어들고

만귀비; [조칙(詔勅)을 내릴 대상을 한 번 더 검토하도록 하자.] 서류를 살피면서

이시하; [예 마마...] 다시 서류를 집어들고.

이시하; (생각할수록 아까운 분이다.) 서류를 보고 있는 만귀비를 곁눈질하며

<남자로 태어나셨으면 한번 천하를 흔들어볼만한 도량을 지니신 분인데...>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이시하의 생각 나레이션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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