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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

밤. 천마성 호북분타가 된 무제궁 호북분타. 불야성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경비를 서는 일부를 제외하고 모든 천마성 무사들이 먹고 마시고 있다. 모든 건물이 미어터지고 마당에도 천막이 쳐져서 천마성 무사들이 먹고 마시고 춤 추며 둣고 떠든다.

넓은 주방에서는 수십 명의 요리사들이 음식 만드느라 바쁘고. 하녀들이 그 음식과 술을 연신 내간다.

건물과 마당의 천막 사이를 오가며 음식과 술을 나르는 하녀들. 수작 거는 놈들도 있고

경비1; [뱃속에서 술 벌레들이 아우성을 치는구만.] 동료들이 먹고 마시는 거 보며 침 꿀꺽. 나이가 좀 있는 네명의 무사가 대청 입구 근처에 서서 경비를 서고 있다

경비2; [조금만 기다려. 교대 시간이 멀지 않았으니까.]

경비3; [헌데 오늘 잔치 준비는 누가 하고 있는 건가?] 음식과 술 나르는 하녀들 보며

경비4; [그러게 말이야. 포로로 잡힌 무제궁의 인간들에게 음식과 술 준비를 맡겼다가는 사단이 날 수도 있는데...]

경비1; [아무렴 윗분들이 그 정도 생각도 못하실까?] 눈 흘기고

경비1; [무창에서 가장 큰 흥복반점(興福飯店)의 숙수들과 하녀들이 출장 와서 잔치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야.]

경비2; [흥복반점이라면 호북성 일대에 지점도 여럿 둔 유명한 객잔이잖아.]

경비3; [자기들 명성과 장사에도 관련이 있으니 음식과 술에 장난질은 못 치겠군.] 흘깃 옆을 보고. 몇 명의 하녀들이 또 음식과 술이 잔득 얹혀진 쟁반을 들고 대청 쪽으로 온다. 하녀들 맨 뒤에 하녀차림인 신소심이 십여개의 술병이 얹혀진 쟁반을 들고 따라오는데 고개를 좀 숙이고 있다.

경비4; [음식과 술이 또 오는군.] [소성주님이 드실 지도 모르니 검수(檢受)를 하고 들여보내야겠지?] 다가오는 하녀들을 막아서려는데

경비1; [주방에서 오는 동안 뭔 일 있었겠나? 그냥 들여보내.]

경비4; [그래도...] 돌아보고. 하녀들은 긴장하며 멈추려는데

경비1; [잔치 이제 시작이야. 일일이 검수하다가는 한도 끝도 없어.] 다른 쪽 보고

경비4; [하긴 흥복반점의 숙수들이 딴 짓을 하진 않았겠지.] 길을 터주고

고개 숙여 보이고 경비4 옆을 지나가는 하녀들.

경비4의 눈이 번쩍

맨 뒤를 따라가는 신소심의 모습. 고개 좀 숙이고

경비1 흠칫! 경비4를 보고. 경비4가 신소심의 뒤를 보고 있다. 선두의 하녀는 이미 대청 안으로 들어가고 있고

경비1; [왜?] 말 걸고. 움찔하는 경비4

경비1; [마음에 걸리는 거라도 있나?] 신소심의 뒷모습 보며

경비4; [아... 아닐세.] 억지웃음. 좀 당황한 표정

경비4; [무창은 확실이 큰 도시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랬네.]

경비1;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를...] 갸웃

<객잔에서 시중드는 일개 하녀도 경국지색의 미녀라 하는 말이야.> 하녀들 따라 맨 뒤에서 쟁반을 들고 따라 들어오는 신소심의 긴장한 얼굴 배경으로 경비4의 말.

신소심; (여기까지는 순조로웠다.) 앞선 하녀들 등을 보며 생각하고

신소심; (어수선한 틈을 타서 하녀로 변장하고 주방에 잠입했고...) 복잡한 주방으로 들어서는 신소심 자신의 모습 떠올리고

신소심; (다른 술병들에 섞은 천일취를 이 대청 안으로 들여오는데도 성공했다.) 쟁반에 얹혀진 술병들 중 밀납으로 입구가 봉인된 천일취를 보고

신소심; (이제 천일취를 제대로 쓰는 일만 남았다!) 고개 약간 옆으로 숙여서 하녀들 앞쪽을 보고

쿵! 대청 안의 모습. 백여 명의 천마성 요인들이 각자 상을 받은 채 먹고 마시고 있다. 남자들 사이에 마녀같은 분위기의 여자들도 여러 명 끼어있는데 바깥과 달리 대청 내부는 그리 소란스럽지 않다. 오히려 심각한 분위기. 입구 정면에는 긴 탁자가 놓여있고. 그 탁자에 청풍과 십여명의 노인들이 앉아서 술을 마시며 뭔가 얘기하고 있다. 주변에

<마태자 이청풍!> 청풍의 모습 크로즈 업. 바로 옆에 앉은 지당주와 뭔가 얘기를 한다. 심각한 표정이고

신소심; (드디어 결판을 지을 때가 왔구나.) 꽉! 쟁반을 든 손에 힘이 들어간다.

 

#374>

대청 상단의 자리. 청풍이 술을 마시며 옆에 앉은 지당주의 말을 듣는 중이다.

지당주; [사실 무제궁 호북분타의 저항은 그리 심하지 않았습니다.] 청풍에게 고개 돌린 채 보고하고

청풍; [고수라 불릴만한 자들은 모두 천마성으로 간 상태였겠소.] 술을 마시며 끄덕이고

지당주; [이곳뿐만이 아닙니다.] [며칠 전부터 강남 일대의 무제궁 분타에서는 정예들이 모두 빠져나와 천마성으로 집결하고 있는 중입니다.] 말하는 배경으로 신소심과 하녀들이 다가온다. 아무도 경계하지 않고

청풍; [무제궁에서 본성의 총단에 파견한 자들 중 주목할만한 인물이 있소?] 술잔을 든 채 하녀들을 힐끔 보고. 다른 하녀들에 가려서 아직 신소심의 모습은 안 보인다

지당주; [흑백신귀 외에는 소성주님께서 신경 쓰실만한 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청풍을 보고 말하느라 하녀들이 다가오는 건 못 보고

청풍; [흑백신귀가 천마성에서 농성하는 건 칠지무제 진무량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일이겠소.] 다가오는 하녀들을 보면서 술잔을 입에 가져가고

지당주; [무제궁의 원로들이 흑백신귀를 지원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아 거의 확실합니다.] 끄덕이고

청풍; [그럼 내일 우리가 선택할 작전도 단순명료하오.] 술잔을 입에서 떼며 끄덕이고

청풍; [내가 흑백신귀를 상대할 테니 나머지 떨거지들은 그대들이...] + [!] 말하다가 눈 부릅뜨는 청풍

쿵! 하녀들 뒤쪽에서 옆쪽으로 나서는 신소심의 모습이 보인다. 왼손으로 쟁반을 들고 오른손으로는 천일취가 든 술병의 목을 움켜잡으면서

청풍; (저 계집!) 알아차리고 눈 부릅. 일어나려 하고. 그때

신소심; [늦었다 이가야!] 팽! 고함지르며 천일취가 든 술병을 맹렬하게 청풍에게 던진다. + [꺄악!] 신소심 앞쪽의 하녀들이 돌아보며 비명 지르고

청풍; (벽력탄?) + [피하시오!] 쾅! 쾅! 좌우로 장풍을 날려 좌우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쳐서 날려버린다. 물론 장풍으로 때린 게 아니라 밀어버린 것. + [억!] [컥!] 펑! 퍼펑! 청풍 좌우의 사람들 일제히 날아가며 비명 지르고. 직후

콰창! 청풍의 몸 앞에 급히 쳐진 호신강기에 부딪히며 박살나는 술병. 술병에서 액체가 확 터져서 청풍의 호신강기 겉면을 뒤덮고.

주변의 등불 크로즈 업.

슈우! 그 등불로 흘러드는 수증기같은 기운. 이어

펑! 화악! 엄청난 화염과 불길이 일어나 청풍을 뒤덮는다. 화염 속에서 휘청하는 청풍.

[안... 안돼!] [소성주님!] 장내의 모든 사람들 비명 지르며 벌떡 일어나고.

[소성주님!] [마태자님!] 퍼퍽! 퍽! 청풍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다가 청풍이 날린 장풍에 맞아 좌우로 날아갔던 사람들도 바닥에 나뒹굴며 비명

신소심; [호호호! 꼴 좋구나 마태자!] 팟! 깔깔 웃으며 소매 속에 숨겨 두었던 비수를 잡아 뽑고. 주변에 하녀들이 겁에 질려 기어서 도망가고 있고. 천마성 사람들은 너무 놀라 움직이지 못하고 있고

신소심; [네 손에 죽어간 희생자들에게 속죄하며 타죽어라!] 비수로 청풍을 겨누며 마녀처럼 웃고. 청풍은 거센 불길에 휩싸여 비틀거리고 있고

[이년!] [잡아라!] [감히 소성주님을 시해하다니...] [찢어 죽여라!] 사방에서 천마성 사람들이 신소심을 덮쳐오고.

신소심; (탈출은 불가능!)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 죽자!) 돌아서며 비수로 천마성 사람들과 맞서 싸우려 하고. 바로 그때

<멈춰라!> 외침 소리가 들려 천마성 사람들과 신소심을 굳어지게 만들고

신소심; (이 목소리는 설마...) 홱 돌아보고

<별일 아니다! 소란 피우지 마라!> 화악! 불길 속에서 청풍의 음성이 들리고. 청풍의 불길 속에 우뚝 서있는 모습이 보인다.

신소심; [말... 말도 안돼! 천일취에 불이 붙으면 무쇠도 녹이는데...] 불신, 경악으로 비명 지르며 비틀거리고. 그때

화악! 청풍 주변을 뒤덮고 있던 불길이 진공청소기에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어디론가 맹렬히 빨려 들어가고. 이어

화악! 불길이 사라지면서 드러나는 장면. 청풍이 입을 딸 벌린 채 불길을 빨아들이고 있다. 머리와 옷에 불이 붙었고 화상도 좀 입었지만 심각하지 않다

<불... 불길을 들이마시고 있다.> 천마성 사람들과 신소심의 경악. 직후

화악! 나머지 불길을 모두 들이마시는 청풍. 이어

청풍; [천일취라고 했나?] 끄윽! 트림을 하고

[!] 신소심이 깜짝 놀라며 정신 차릴 때

청풍; [확실히 독한 술이긴 하군. 불길을 마셨을 뿐인데 취기가 도니...] 화르르! 머리카락과 옷이 타고 몸에 화상을 입었지만 태연한 표정으로 웃고

[소... 소성주님!] [오오! 무사하셨군요.] [그러면 그렇지!] 환호하는 천마성 사람들. 반대로

신소심; [이... 이 괴물...] 공포와 전율

신소심; [어디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죽여 봐라!] 쩍! 악을 쓰며 벼락같이 청풍에게 날아들며 비수를 찔러낸다. 하지만

퍽! 신소심의 가슴에 박히는 섬광. 눈 치뜨는 신소심

청풍; [죽어주지 못해서 미안하군.] 손가락을 튕긴 자세로 음산하게 웃고

퍼억! 나뒹구는 신소심. 그걸 보고 안도하는 천마성 사람들

신소심; (마... 마혈이 짚여 움직일 수가 없다.) 야하게 쓰러진 채 부들부들 떨며 절망하고

[죽일 년!] [감히 소성주님을 해고지 하려 들다니...] [토막을 쳐주마.] 살벌하게 모여드는 천마성 사람들

신소심; (나 신소심의 인생도 여기까지로구나.) 절망할 때

청풍; [죽이진 마라.] 툭! 툭! 아직 타고 있는 옷의 불을 끄면서 말하고

청풍; [옷이 좀 타고 머리카락이 그슬렸을 뿐이다. 죽일 정도의 죄를 지은 계집은 아니다.] 머리 가락의 불길도 손으로 만져서 끄며 웃는데

츠츠츠! 얼굴에 생겼던 약간의 화상 자국이 사라진다

[오오! 저럴 수가...] [화상 입으셨던 게 낳고 계시다.] [그새 불사신이 되셨습니다 소성주님.] 천마성 사람들 놀라고 환호하고

신소심; (등선곡에서 세한삼우가 만들고 있다는 영약을 먹은 때문이겠구나.) 절망

청풍; [다치진 않았지만 감히 날 암살하려고 한 죄는 용서가 안된다.] 음산하게 웃으며 신소심을 내려다보고.

[그렇습니다!] [소성주님께 죄를 지었으니 대가를 치르어야합니다.] [속하들에게 맡겨주시면 살아있는 걸 후회하게 해주겠습니다.] 살벌하게 웃으며 신소심을 보는 천마성 사람들

청풍; [그대들이 직접 수고할 필요는 없다.] 히죽 웃으며 신소심의 몸을 쓸어보고

신소심; (혹시...!) 전율할 때

청풍; [이 계집을 내 침실에 옮겨 놔라.] [내가 직접 따끔하게 혼을 내줄 테니...] 음험하게 웃고. 그러자

신소심; (날... 날 강간하겠다는...) 절망 분노

[옳거니! 그런 방법이 있었습니다.] [따끔하게 혼내주지 마시고 제대로 몽둥이찜질을 해주셔야합니다.] 천마성 무사들 히죽거리며 신소심을 보고. 이어

[가자 이년아!] [언니들이 꽃단장 시켜주마.] 천마성 사람들 중 마녀 분위기의 여자들이 나서서 신소심의 팔을 잡고 질질 끌고 간다

신소심; [마태자! 차라리 죽여라!] 끌려가며 악을 쓰고

신소심; [이 자리에서 날 죽이란 말이야.] 악을 쓰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어서 발버둥도 치지 못하고.

청풍; [장내를 정리하라.] [아직 밤이 많이 남았으니 더 먹고 즐겨라.] 다시 의자에 앉으며 말한다. 청풍의 의자는 그때까지 멀쩡했고.

[예 소성주님!] [뭘 하고 있느냐? 빨리 소성주님 술상을 새로 봐오지 않고?] 천마성 사람들 하녀들을 재촉하면서 일부는 직접 청풍이 앉은 앞쪽의 탁자를 정리하기도 한다. 청풍이 장풍을 날려 주변 사람들을 밀어버리는 바람에 탁자가 어질러 졌다. 넘어졌던 사람들도 주변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나고 있고

청풍; (무제궁의 장로 흑백신귀중 백귀의 제자 신소심...) 멀리 입구로 끌려가는 신소심을 보며 생각하고. 대청 밖에서도 경비 서던 무사들이 돌아본다.

<신장궁에서 날 놓쳤었던 실책을 만회하려고 사지인 이곳에 뛰어들었겠지.> 여자들에게 끌려가며 뭐라 울부짖는 신소심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내버려두면 분노한 본성의 수하들에게 죽임을 당하게 된다.) 옆에서 지당주가 건네주는 술잔을 받고.

청풍; (살리는 방법은 내가 데리고 자는 수밖에 없다.) 술을 마시며 생각하고

 

#375>

깊어지는 밤. 무제궁 호북분타가 멀리 보이는 어느 건물의 지붕. 지붕 그늘에 숨어 무제궁 호북분타를 보고 있는 타노. 쪼그려 앉아 있다.

타노; (대청 쪽에서 약간의 소란이 있은 후 다시 조용해졌다.) 한손을 귀에 댄 채 무제궁 호북분타를 본다. 불야성에 수많은 사람들이 먹고 마시며 떠들어서 소란스럽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고

타노; (그렇다는 건 신소저의 암살시도가 실패로 끝났다는 건데...) 귀에 대고 있던 손을 내리며 침통하다

타노; (부디 살아계시기만 하시오 신소저!) (어떻게든 나 진우천(陳宇天)의 손으로 구해드릴 테니...) 결심

 

#376>

무제궁 호북분타. 아주 깊은 밤. 이제 연회는 파했다. 대부분의 건물에 불은 꺼졌고. 천마성 무사들이 짝을 지어 순찰을 도는 외에 인적도 없다. 잔치가 파한 분위기.

월동문이 나있는 높은 담장과 잘 가꿔진 정원으로 둘러싸인 독채 건물. 두 명의 여자 무사가 건물 입구를 지키고 있다, 천마성 소속의 여자 무사들. 중년의 나이고 드세 보이는 인상들.

흠칫! 하는 여자 무사들.

월동문을 통해 들어오는 청풍. 중년의 여자 무사가 등을 들고 앞장서서 안내하고

[소성주님!] [어서 오세요.] 건물 입구를 지키던 여자 무사들이 인사하고

청풍; [수고가 많군.] 다가오고

청풍; [그 계집은?]

[목욕을 시키고 몸단장도 해놓았사옵니다.] [혹시 몰라서 재갈을 물려놨으니 그 상태로 품으시기 바라옵니다.] 여자들 얼굴 좀 발개져서 말하고

청풍; [고맙네.] 문으로 가고

청풍; [내 걱정은 말고 자네들도 거처로 가서 쉬도록 하게.] 문을 열고 들어가며 말하고

[예 소성주님.] [편히 쉬시옵소서.] 안으로 들어가는 청풍의 등에 인사하는 여자들.

탁! 닫히는 문

<아쉽지만 자리를 피해드려야겠지?> <우리가 듣고 있는 걸 의식하시면 신가년을 원하는 대로 즐기지 못하실 수도 있어.> 서로 의미심장한 눈길을 주고 받으며 월동문 쪽으로 가는 여자들

 

#377>

청풍이 문을 닫으며 들어선 실내. 화려한 침실이다. 불은 켜져 있지 않고

한쪽에 놓인 침대에 누워있는 신소심. 모습이 야하다. 얇고 짧은 잠옷을 걸치고 있으며 두 팔이 쳐들려 침대 모서리에 광목천으로 묶여있다. 입에도 재갈이 물려진 채 청풍을 돌아보고 있다. 눈가로 눈물이 흐르고 있고

옷을 벗으며 침대로 다가오는 청풍

신소심; (끝장이야.) 청풍을 보며 절망하고. 눈에서는 눈물. 약간 움직일 수 있는 몸을 꼼지락 거리며 필사적으로 벽쪽으로 피하려 하며

<마태자 이청풍이 호색하다는 건 무림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야.> 침대 옆에 멈춰서며 겉옷을 벗는 청풍을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신소심; (당연히 오늘밤 나를 범해서 욕심을 채울 생각인 거야.) 벗은 겉옷을 침대 옆의 탁자에 던지는 청풍을 보며 생각할 때

청풍; [풀어주기 전에 경고를 하겠다.] 침대로 올라오며 몸을 숙이고. 몸을 웅크리며 피하려는 신소심

청풍; [내 거처인 이 주변에는 만일을 대비해서 겹겹의 경비가 세워져 있다.] 신소심의 입에 채워진 재갈을 풀어주며. 진저리를 치는 신소심

청풍; [혈도가 찍혀서 내공을 쓰지 못하는 상태로 탈출을 시도하는 건 무모한 짓이라는 뜻이다.] 신소심의 입에서 재갈을 뜯어내고. + 신소심; [하악!] 참았던 숨을 토하고

청풍; [내 수하들은 날 암살하려고 한 널 죽이지 못해 안달이라는 사실을 명심해라.] 슷! 슥! 몸을 다시 일으켜서 신소심의 양쪽 손목을 묶고 있는 침대 모서리의 광목천을 향해 손을 젓고

서걱! 서걱! 광목천이 보이지 않는 힘에 잘려지고

신소심; [흐윽!] 양쪽 손목이 풀리자 급히 일어나 앉으며 몸을 웅크리고.

신소심의 오른손 중지에 끼워진 반지 성마지환 크로즈 업

청풍; (특이한 반지를 끼고 있군.) + [밤이 깊었다.] 슥! 얇은 이불을 들추며 그 안으로 들어가고. 흘깃 신소심의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보면서

청풍; (모양도 그렇고... 여자 반지치고는 지나치게 크다.) + [너도 심신이 지쳤을 테니 그만 자도록 해라.] 슥! 이불을 끌어올려 가슴까지 덮으면서 말하고

신소심; [나... 날 강간할 생각이 아닌 것이냐?] 벽에 등을 기댄 채 쪼그려 앉아서 청풍을 보고. 불신과 안도에 찬 표정으로

청풍; [너도 다른 인간들처럼 나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모양인데...] 쓴웃음

청풍; [난 원하지 않는 여자를 강제로 범한 적은 이제껏 단 한 번도 없었다.]

신소심; (그... 그러고 보면 이자가 여자를 좋아한다는 소문은 있지만 강제로 범했다는 얘긴 들어본 적이 없어.) 좀 안도하고

청풍; [물론 나와 관계를 하고 싶다면 거절하진 않겠다.] 돌아보며 웃고

신소심; [누... 누가 네놈과 그 짓을...] 얼굴 발개져서 노려보고

청풍; [그럴 생각 없으면 그만 자라. 나도 이래저래 피곤해서 너와 더 이상 노닥거리고 싶지 않다.] 하품하고. 이어

드르렁! 이내 코를 골며 잠이 드는 청풍.

침대 안쪽 벽 쪽에 쪼그려 앉아 그런 청풍을 보는 신소심. 안도하면서 좀 복잡한 표정

신소심; (그러니까 뭐야?) 당혹

신소심; (날 수하들 손에서 지켜주기 위해 자기가 데리고 자는 척 했다는 거잖아.) 코를 골며 자는 청풍을 보고

신소심; (어쩌면 이자는 세상에 알려진 것과는 사뭇 다른 인간일지도 몰라.) 얼굴 좀 붉히며 청풍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적만 아니라면 마음을 줄 수도 있었겠어.) 홀린 듯이 청풍을 보고. 그러다가

신소심; (무슨 쓸데없는 생각을...) 자책하고

신소심; (이자 손에 사부님과 사백님이 변을 당하실지도 모르는데...) 입술 깨물고

신소심; (하지만 암살시도는 실패했고 지금의 나는 몸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무기력한 상태다.) 입술 깨물고

신소심; (용서하세요 사부님! 사백님!) 두 다리를 끌어안고 쪼그려 앉은 자세로 울고

<제자는 차마 두 분을 뵐 면목이 없는 부끄러운 몸이 되었답니다.>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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