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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7.01 [마고천장] 50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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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일다경(一茶頃)전> 추운장이 있는 고급 주택가. 물론 깊은 밤

<-추운장> 건물들에는 불이 모두 꺼져 있고

끽! 불 꺼진 건물 부엌에서 나오는 암컷 곰 자웅. 한손에는 사발이 얹혀진 작은 쟁반을 들었다. 사발에서는 김이 좀 모락 모락

건물 앞의 숲으로 가는 자웅.

 

숲 안쪽의 공터. 많은 장작이 쌓여있는 곳. 수컷 곰 웅웅이 나무토막에 걸터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두 주먹을 쥐어 턱에 댄 자세로. 거대한 도끼는 옆의 나무토막에 세워놨고

웅웅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독룡곡 근처에서 수컷 여우의 시체를 발견하던 장면이다.

웅웅; (혼란스럽다.) 한숨

웅웅; (웅호의 복수를 해줘야하는데... 그건 또 선녀님의 뜻을 거스르는 게 되고...)

웅웅; (말 그대로 진퇴양난이로구나.) 생각할 때

자웅; [밤이 깊었어요.] 뒤에서 다가오고. 돌아보는 웅웅

자웅; [선녀님의 술법을 깨트리고 침입할 수 있는 인간은 없을 테니 그만 들어가서 쉬도록 하세요.]

웅웅; [그러고 싶지만 귀한 분도 머물고 계시고 해서 마음이 놓이질 않는군.]

웅웅; [내 걱정은 말고 임자는 그만 자도록 해.]

자웅; [그래야할까 봐요. 일찍 일어나서 폐하의 아침 식사도 차려 드려야하니...] 그릇을 내밀고. 그릇에서는 김이 좀 피어오르고

웅웅; [술인가?] 받으며

자웅; [따듯하게 데웠어요.] [밤이 되면 제법 쌀쌀해지니 드시도록 하세요.]

웅웅; [임자가 먼저 술을 준비해주는 날이 오고...] [역시 오래 살고 볼일이야.] 좋아하면서 술을 마시고

자웅; [지난 한달 동안 어쩔 수 없이 금주하시는 모습을 보니 안되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술 마시는 웅웅을 보며 웃고

웅웅; [술이야 나중에 얼마든지 마실 수...] + [!] 그릇에서 입을 떼며 말하다가 눈 부릅! 뜨고 + <제법이잖아.> 누군가의 웃는 소리가 작게 들리고

콱! 던지듯 그릇을 자웅에게 주면서 다른 손으로 도끼를 움켜잡는 웅웅. 숲쪽을 노려보며 + [!] 놀라면서도 그릇을 받는 자웅

화악! 도끼를 쥐고 벼락같이 숲으로 돌진하는 웅웅

[!] 숲속에서 무언가 놀라는 기척

자웅; (숲 속에 무언가 있어!) 역시 긴장하고 주춤 물러서고

화악! 도끼로 놀라는 무언가를 쪼개는 웅웅. 아주 빠르다. 하지만

콱! 도끼는 그냥 허공을 가른 후 바닥에 깊이 박힌다.

웅웅; (사라졌다!) 놀라며 눈 부릅

자웅; [무... 무언가요?] 긴장하며 다가오고

웅웅; (분명 누군가 여기에 있었는데...) + [신경이 곤두서서 착각한 것같으이...] 슥! 다시 일어나며 도끼를 바닥에서 뽑고.

자웅; [그... 그랬을 거예요.] [선녀님의 이목에 걸리지 않고 추운장에 들어올 수 있는 인간이 어디 있겠어요?] 안도하며 웃고

웅웅; [한 바퀴 돌아볼 테니 임자 먼저 들어가도록 해.] 숲속으로 들어가며

자웅; [너무 늦지 마세요.] 집쪽으로 돌아서고.

각기 다른 방향으로 가는 웅웅과 자웅. 헌데

스윽! 웅웅이 도끼로 찍었던 장소에 투명한 사람 형상이 서리더니

불로왜선; [정말 기발해. 어떻게 저런 발상을 했을까?] 쿵! 완전히 형태를 각추며 웃고. 집쪽으로 멀어지는 자웅의 뒷모습을 보며

불로왜선; [짐승들은 신체 능력만으로는 인간과 비교가 안되게 탁월해.] [지능만 인간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유용하게 써먹을 수가 있어.] 자웅이 가는 쪽으로 간다. 웅웅이 앉아있던 공터로

불로왜선; [사람처럼 움직일 수 있는 건 독심귀의의 의술 덕분일 테고...] 웅웅이 앉아있던 나무토막으로 다가가고

불로왜선; [우리 신녀문 근처에는 원숭이들이 지천으로 널려있어.] 탁탁! 소매로 나무토막 윗부분을 한번 털고. 바위 절벽에서 날아다니는 원숭이들을 떠올리고. 그걸 신녀문의 여자들이 절벽 위에 서서 보고 있다

불로왜선; [그놈들을 개조해서 종으로 부리면 여러모로 편리해질 거야.] 그 나무토막에 걸터앉는다. 집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불로왜선; [그건 나중의 일이고...] [참 고민되네.] 한숨 쉬며 건물을 보고

불로왜선; [이십 년 넘게 서로를 저주하던 사이인데 불쑥 나타나서 <이제 그만 화해하자!> 하는 건 너무 멋쩍은 일이니...] 야차선녀를 떠올리고

불로왜선; [어젯밤 천진에 강림했던 벽력진군의 경고에 놀라 회심(回心)을 하긴 했다만...] 한숨

불로왜선; [이십 년 넘는 세월 동안 켜켜이 쌓여온 앙금이 그렇게 간단히 사라질 수는 없어.] 탁탁! 발을 까닥이며

불로왜선; [그래서 하루 종일 추운장 근처를 서성이기만 하고 들어오진 못했던 것인데...]

불로왜선; [뭔가 계기가 있거나... 아니면 누가 중간에서 다리를 놔주기 전에는 화해가 쉽사리 이루어지긴 힘들겠구나.] 한숨 쉬며 자기 가슴을 보고

불로왜선의 가슴에서 가느다란 실 같은 것이 빠져나와 허공으로 올라가고 있다. 반투명한 실

불로왜선; (비익연리사...) 얼굴이 좀 발개지고

불로왜선; (이것으로 이어진 그 사람만이 우리 자매들을 화해시켜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수줍게 웃고. 하지만 그 직후

빠지직! 벼락을 맞는 표정이 되는 불로왜선. 눈 부릅뜨고

그런 불로왜선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청풍이 만귀비를 올라타고 있고 만귀비가 청풍에게 깔려 고통스러워하는 표정

불로왜선; (이... 이 바람둥이가...) 얼굴 새빨개져서

<만귀비!> 청풍의 몸 아래 깔려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고통스러워하는 만귀비의 얼굴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불로왜선; (다른 계집도 아니고 기승스럽기로 천하제일인 년과 저런 짓을 해?) 소맷자락 물어뜯으며 울상을 짓고

<게다가 비익연리사로 이어진 덕분에 지금의 난 저 인간이 만귀비를 정복하는 현장에 있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청풍과 만귀비가 교접하는 침실. 흐릿한 유령같은 형상의 불로왜선이 침대 옆에 서서 보고 있다. 눈 치뜨고 얼굴 발개진 채

불로왜선; (다시 만나기만 해봐라. 바가지라는 게 어떤 건지 실감 나게 해줄 테니...) 얼굴 발개진 채 화가 잔뜩 난 표정

 

#265>

추운장의 건물

어둑한 침실. 불이 꺼져 있고. 침대에는 잠옷 차림의 분이가 잠들어 있다. 벽쪽으로 누운 자세. 침대의 벽쪽에는 베개만 있고 사람은 없다

스으... 차가운 바람이 분이의 뺨을 스치고

그 바람에 움찔 하며 깨는 분이.

눈을 뜬 분이가 옆을 보지만 베개만 있고 자리가 비어있다.

분이; [폐하?] 일어나며 두리번. 그러다가

흠칫! 하며 창문 쪽을 보는 분이

열려 있는 창가에 뒷짐을 지고 서서 밤하늘을 보고 있는 잠옷 차림의 성화제.

분이; [일어나계시었사옵니까?] 침대에서 내려서고. 잠옷의 앞자락을 여미며.

성화제; [잠을 깨웠구나. 미안하다.] 억지로 웃으며 돌아보고

분이; [야심한 시간이옵니다. 어찌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계시는지요?] 눈치 보며 다가가고

성화제; [이런 저런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구나.] 한숨 쉬며 열린 창문을 통해 밤하늘을 올려다 본다

분이; [성심(聖心)을 편히 갖으시옵소서.] 슥! 성화제의 손을 잡으며

분이; [천진에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벗어난 것으로 천의(天意)가 폐하에게 있음이 증명되었지 않사옵니까?] 성화제의 옆 얼굴을 올려다보고

성화제; [안다! 이공을 제때 보내주신 것으로 하늘은 짐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것을...] 한숨 쉬고

분이; [하오면 무엇이 폐하의 성심을 어지럽히는 것인지요?]

성화제; [만귀비 때문이다.]

분이; [귀비마마가 폐하를 버리지 않으셨다는 걸 확신하지 못하시는 것이옵니까?]

성화제; [만귀비는 짐을 버리지 못한다. 그건 짐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고개 좀 젓고

분이; [하오면 귀비마마와 관련된 무엇이...] 눈치 보지만

성화제; [그건...] 난감. 성화제의 뇌리에 청풍이 만귀비를 올라타고 있는 장면이 떠오른다. 하지만

성화제; [나중에... 나중에 때가 되면 알려주마.] 고개 젓고

분이; (뭔데 이러실까? 내게는 숨기시는 게 전혀 없던 분이...) 의혹

성화제; [분이야.] 그런 분이를 돌아보며

분이; [예 폐하...] 흠칫 긴장

성화제; [머잖아 짐이 네게 어떤 일을 명할 것이다.] [그때 그 명령이 무엇이든 따라야만 한다.] 지긋이 분이를 보며

분이; [천녀야 폐하께서 죽으라 하셔도 기꺼이 죽을 각오가 되어 있사옵니다만...] 안색 살피지만

성화제; [궁금하더라도 참거라. 때가 되면 알게 될 테니...] 분이의 어깨를 감싸안고

분이; [예...] 성화제의 품에 안기며 얼굴 좀 발개지고

성화제; (짐을 위해 목숨까지 아끼지 않았던 널 위해서라면 무엇을 못하겠느냐?) 분이를 끌어안고 밤하늘을 보고

<곧 여자로서의 삶이 어떤 것인지 알게 해주마. 물론 이공의 도움을 받아야하겠지만...> 청풍을 떠올리는 성화제 모습 배경으로 성화제의 생각 나레이션

 

#266>

<-위가대원> 깊은 밤

지하실. 철문이 열려 있고. 두 노인과 함께 철문 안쪽을 보는 위태극

어두운 감옥 내부. 철창 속의 침대에 철가면이 누워 잠들어 있는 모습이 보이고

<주군께서 다녀가신 이후로 특기할만한 행동은 보이지 않았습니다만...> 노인 한명이 위태극의 눈치를 보며 전음으로 말하고

위태극; (하긴 저놈이 이곳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아는 인간은 우리 부자 외에는 없지.) 문 안쪽의 철가면을 보며

위태극; (용린, 저놈이 뭔가 숨기고 있는 것같은 기분이 드는 건 목전에 다가온 거사(擧事)로 신경이 곤두선 때문일 것이다.) 끼익! 다시 문을 닫고. 이어

위태극; [경비에 만전을 기하라.] [개미 새끼 한 마리라도 저놈과 접촉하게 해서는 안된다.] 돌아서며 두 노인에게 말하고

[존명!] [심려 놓으십시오 주군!] 포권하는 노인들

위태극; (마태자놈이 위가대원에 숨어든 흔적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노인들을 등지고 걸어가며 찡그리는 위태극

위태극; (그럼에도 불구하고 찜찜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은 어째서인가?) 오만상 쓰는 위태극의 얼굴 크로즈 업

 

#267>

철문 안쪽의 감옥

[...!] 누워서 무언가 생각하는 철가면. 눈을 뜨고 있다

철가면; (다행히 저 독사새끼가 그 청년이 잠입했던 흔적은 발견하지 못한 것같고...)

철가면; (다른 일은 운명에 맡기고 나는 손이교의 종적을 찾는 데 집중해야만 한다.) 스으! 철가면의 몸이 반딧불처럼 빛이 나고

철가면; (이혼대법(離魂大法)을 무리하게 쓰면 육신과 혼백이 완전히 분리되어 버리는 위험이 있다.) 두 손을 결을 지어 가슴에 모이고

철가면; (하지만 지금은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 슈우! 철가면의 몸에서 투명한 사람 형상이 빠져나온다. 물론 용린의 모습이다. 일종의 이체유탈이고

철가면; (손이교가 위태극의 마수에 떨어지면 우리들의 딸이 위험해지니...) 철가면의 몸에서 완전히 빠져나오는 용린의 형상

용린; (지금까지의 느낌으로 보자면 손이교는 북경의 남서쪽 방향에 머물고 있다.) 슈우! 천장으로 올라가는 투명한 용린의 형상. 본체인 철가면과는 아주 가는 실같은 것으로 연결되어 있고

용린; (내 혼백이 얼마나 버텨줄지 모르지만 최대한 멀리까지 날아가서 손이교의 종적을 찾아보자.) 슈우! 천장으로 스며들어가는 용림의 형상.

 

위가대원을 밖에서 본 모습

슈우! 매화부인이 잠들어 있는 위태극의 침실 지붕 위로 빠져나오는 용린의 형상. 용린 형상의 발 바닥이 가는 실같은 것으로 지붕에 연결되어 있고

용린; (아무쪼록 손이교가 내 영력(靈力)이 버텨줄 수 있는 범위 안에 살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멀리로 날아가는 용린의 혼백

 

#268>

새벽이 가까운 밤. 자금성.

귀희가 머무는 건물. 약한 빛이 창문으로 번져 나온다.

건물 내부. 귀희가 방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두 손으로 결을 짓고 있다. 몸 전체가 반딧불이처럼 빛이 나고 있고 반개한 눈으로는 바닥을 보고 있는데. 그곳에 청풍의 초상화가 놓여있다. 위태극이 가져다 준 용모파기. 귀희가 앉아있는 방바닥에는 원형의 마법진이 그려져 있다. 상당히 정교하고 복잡하다

<마태자 이청풍이 환관으로 위장하고 자금성에 잠입했었다.> 마법진 중앙에 앉아 주문을 외우는 자세로 위태극의 말을 떠올리는 귀희

이하 회상

 

위태극; [놈은 이시하를 통해서 만귀비와 접촉했었다. 그게 무얼 의미하겠느냐?] 침대 옆의 의자에 앉아서 침대에 널부러져 있는 귀희를 보며

귀희; [성화제의 부탁을 받았겠지요.] 천장 보며 냉소

위태극; [만일 만귀비가 생각을 바꿀 경우 이틀 후의 거사에 심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끄덕이며 심각한 표정

위태극; [우리 위씨일족과 한 배를 탄 너 자신을 위해서라도 그런 일은 벌어지면 안될 것이다.] 슥! 의자에서 일어나고

위태극; [이청풍은 만귀비를 만난 후 종적이 묘연해졌다.] 문쪽으로 가며

위태극; [나는 자금성 밖을 수색해볼 테니 너는 술법을 써서 자금성 내를 훑어보아라.] 문을 열고 나가며 하는 말

회상 끝

 

귀희; (한 배를 탔다라...) 입술 깨물고

귀희; (틀린 말은 아니지. 무산을 내려온 후 대부분의 시간을 위씨일족의 인간들과 보냈으니...) 입술 깨물고

귀희; (하지만 내가 천목독령안(天目讀靈眼)의 술법을 써서 마태자를 찾아내려는 건 네놈들 위씨일족의 마귀들을 위해서가 아니다.) 두 손으로 결을 지은 채 이를 악물고. 지잉! 귀희가 앉아있는 바닥의 마법진이 빛을 발하고

귀희; (죽일 놈!) 이를 가는 귀희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청풍의 뒤로 떠오른 거대한 마귀의 형상이 손아귀로 자신을 바닥에 찍어 누르던 장면.

귀희; (그놈에게 능멸 당하던 장면이 단 한시도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이를 갈고

귀희; (복수를... 어떻게든 복수를 하지 않으면 내게 평안은 없다.) 주문을 외우면서 이를 갈고. 그러자

귀희; (그래서 마태자, 그놈을 찾아내야만 하는 것이다.) 지잉! 귀희의 이마에서 세 번째 눈 형상의 빛이 번져 나오고

귀희; (드디어 특정 대상의 영혼을 읽을 수 있는 천목독령안의 술법이 완성되었다.) 징! 징! 이마에 세 번째 눈이 생긴 채 흥분한 표정

귀희; (천목독령안은 지닌 바 영력(靈力)의 크기에 따라 탐색할 수 있는 범위가 제각각이다.) 세 개의 눈이 생긴 채 생각. 진짜 눈들은 여전히 반개한 상태

귀희; (창시자인 염제 신농씨였다면 천하를 다 살펴볼 수 있었겠지만...) 쩌엉! 세번째 눈에서 빛이 레이져 광선처럼 빠져나온다. 비스듬히 아래로

귀희; (내 능력으로는 북경 일대를 훑어볼 수 있는 게 한계다.) 츠츠츠! 세 번째 눈에서 빠져나온 빛의 가닥이 청풍의 초상화에 닿는다

귀희; (그렇다고는 해도 마태자 네놈이 북경 내에 있다면 내 시야에 포착될 수밖에 없다.) 입으로는 주문을 외우면서 세 번 째 눈에서 빠져나온 빛을 청풍의 초상화에 집중시키고

<어디 있느냐?> 제 삼의 눈이 건물 위에서 내려다보는 모습이 되고

<어서 네 존재를 드러내라 마태자!> 자금성을 내려다보는 눈의 모습 배경으로 귀희의 생각 나레이션. 그 직후

반짝! 자금성의 어느 건물에서 빛이 반짝이고

귀희; (찾았다!) 번쩍! 반쯤 감았던 눈을 치뜨며 흥분

귀희; (놈은 아직 자금성 안에 있다.) 강렬한 눈빛

<그것도 여자들만의 공간인 내원에!> 어느 건물 크로즈 업. 무장한 궁녀들이 지키는 그 건물은 바로 만귀비의 거처다. 불이 밝혀져 있다

 

#269>

위 화면의 만귀비 거처.

어둑한 침실. 청풍이 침대에 누워 자고 있다. 상체를 벗은 모습인데 피곤한 표정. 눈 아래 다크 서클. 물론 모자는 쓰지 않았다. 옆 자리에 만귀비는 없다. 베개만 놓여있고

<마문승... 여자준... 팽시... 상로... 원걸... 서정장... 동방여명...> <이자들은 믿을 만하니 정난(靖難)의 공을 세울 기회를 주어도 될 것이다.> 누군가의 음성이 귓전에 들려서 움찔! 하며 깨어나는 청풍.

<마마의 당숙이신 만안(萬安) 공은 어찌 할지요?> <그 작자는 배신은 않겠지만 입이 가벼워서 안된다.> 이어지는 목소리들

청풍; (만귀비와 상시태감 이시하의 음성...) 옆을 보고. 비어있는 옆자리

<내가 적어준 인명부를 검토한 상시태감이 보고를 하러 왔겠구나.> 침실 밖의 거실에 잠옷 차림으로 앉아서 보고 받는 만귀비의 모습 떠올리고. 서류를 보면서. 그 앞에 노환관, 즉 상시태감 이시하가 서서 역시 서류를 보며 보고 하는 중이다. 이하 이시하로 표기

청풍; (소문대로 만귀비는 대단한 여자다.) 쓴웃음

<첫 경험이면서도 가능한 많이 내 씨를 받기 위해 쉬지 않고 요구를 했고...> 청풍이 만귀비와 응응하는 장면 배경으로

청풍; (결국 난 열 번 이상을 연달아 파종(播種) 한 후유증으로 어느 순간 정신줄을 놓아버렸었다.)

청풍; (헌데 날 기진맥진하게 만든 장본인인 만귀비는 여전히 쌩쌩하게 상시태감의 보고를 받고 있다.)

청풍; (만일 성화제가 정상적인 사내였다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만귀비의 요구를 매일 밤 들어주다가는 제 아무리 절륜한 사내라도 일 년을 넘기지 못하고 말라죽어버릴 테니...) 쓴웃음

청풍; (나도 일단 만귀비가 임신을 한 게 확인되면 발을 끊어야할 것이다.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한숨. 그러다가

[!] 갑자기 눈 부릅뜨는 청풍. 청풍의 뇌리로 떠오르는 여자의 눈 한 쌍. 물론 그 눈의 주인은 귀희다.

청풍; (이런...) 팟! 침대에서 공처럼 튀어 일어난다. 바지는 입고 있지만 상체는 벗었다

 

#270>

만귀비; [이번 계획을 도모하는 데 있어서의 핵심은 보안이다.] 서류를 보며 말하고. 거실에서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있다. 탁자에는 여러 장의 서류들이 널려 있고. 그 건너편에 상시태감 이시하가 역시 서류를 양손에 들고 보며 서있다.

만귀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제한된 인물 외에는 일체 기밀로...]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펑! 화악! 그 년 뒤의 침실 문이 부서질 듯 열리며 청풍이 날아 나온다. 상의를 입으려는 모습으로. 모자는 쓰지 않았다.

이시하; [이공자...] 청풍과 마주 보는 위치에서 경악하고

청풍; <기밀을 유지하시오!> 슈욱! 이시하를 바람처럼 지나치면서 전음으로 말하고.

펑! 문도 활짝 열면서 밖으로 날아나가는 청풍. 하지만

밖으로 나가는 순간 청풍의 모습은 안개처럼 흐려진다.

[!] [!] 건물 밖에서 지키고 있던 궁녀들 깜짝 놀라 놀라보고. 하지만 문은 열려 있지만 사람이 나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열려진 문 안쪽에서 이시하가 돌아보며 문쪽으로 오려고 한다

[마마!] [존체 강녕하신지요?] 궁녀들 급히 무기 뽑으려 하며 입구로 가지만

만귀비; [조용하라! 답답해서 바람이 들어오라고 문을 연 것뿐이다.] 안쪽에서 태연하게 말하고. 그러자

[예...] [존명...] 허리 숙이면서도 의아해하는 궁녀들

다시 무기 손잡이에서 손을 놓으며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궁녀들

만귀비; [설명해봐.] 서류 내려놓으며 열려진 문쪽을 보고. 이시하에게 하는 말

이시하; [이공자가... 뭔가 발견한 듯합니다.] 징! 역시 문쪽을 보며 손을 조금 움직이고.

지잉! 투명한 빛의 막이 두 사람을 덮고

만귀비; [단음강기(斷音罡氣)?]

이시하; [예! 이제 마마께서 하시는 말씀은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을 테니 편히 말씀하십시오.] 고개 조금 숙이며

만귀비; [위태극의 졸개가 내 거처를 엿본 것인가? 이공자가 그걸 알아차렸고?] 문쪽을 노려보며 말하고. 표정이 살벌해지고

이시하; [지금으로서는 그리 추측 됩니다만...] 눈치 보고

만귀비; [방심했다. 자칫 방금 전의 논의를 위태극이 보낸 간자(間者)가 엿들었을 수도 있어.] 입술 깨물고

이시하; [이공자가 알아서 처리할 것입니다.]

이시하; [마마께서는 이공자가 돌아올 때까지 마음을 편히 갖고 기다리시지요.]

만귀비; [그래야겠지.] 한숨

이시하; [노노는 이공자가 자금성을 나간 줄 알았습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만귀비; [내 신변을 지키는 게 임무인 당신도 이걸 봐둬야겠지.] 편지를 밀어주고

이시하; [예...] 조심스럽게 편지를 집어들고

편지를 읽는 이시하

이시하; [...] 표정은 변하지 않지만

편지를 든 손이 떨리는 이시하

만귀비; [그게 내가 이공자와 함께 밤을 보낸 이유야.] 새침. 얼굴이 좀 발개지고

이시하; [폐하의 지엄하신 분부이니 신하 된 도리로 복명해야겠지요.] 무표정하게 편지를 접으며 고개 숙이고

만귀비; [그래서 말인데...] 찡그리며

만귀비; [나 말고 다른 년들에게도 기회를 줘야하니까 당신이 알아서 추진해.] [내게 일일이 경과를 보고 할 필요는 없고...] 마지못한 표정으로

이시하; (누구보다도 독점욕이 강한 분이 별일이군.) + [그러셔도 되겠습니까?] 흠칫! 하며 만귀비의 안색 살피고

만귀비; [내 나이 이제 곧 마흔이야.] [임신 할 가능성보다 못할 가능성이 더 많아.] 우울한 표정으로

이시하; [심려하시는 바는 노노도 이해합니다만...] [굳이 다른 비빈(妃嬪)들까지 이공자로 하여금 안게 할 것까지야...] 난감

만귀비; [다른 년들을 통해서라도 폐하의 후사를 잇게 해줘야만 해. 그게 내가 폐하를 사랑하는 방법이고...] 한숨

이시하; [알겠습니다.] 한숨

이시하; (말씀은 그리 하시지만 다른 여자의 자식으로 폐하의 뒤를 잇게 하는 것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겠지.)

만귀비; [단, 내원의 계집들 중 두 년만은 절대 이공자의 씨를 받으면 안돼!] 이를 바득 갈며 말하고. 독기 서린 표정으로

이시하; [어떤 분들을 씨받이에서 배제할지요?] 알면서도 묻고

만귀비; (잘 알면서...) + [황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왕(王)가년이 첫번째야.] 좀 비만한 체형에 수더분하게 생긴 이십대 초반의 여자를 떠올리고. 다른 작품의 <전삼낭>과 유사한 캐릭터의 여자다.

이시하; (귀비마마께서는 출신이 한미(寒微)한 탓에 황후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시고 대신 소심한 성격의 왕씨를 황후로 앉혔었다.)

이시하; (비록 허울뿐이지만 황후인 왕씨가 아들을 낳기라도 하면 귀비마마의 지위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만귀비; [두번째는 이번에 천진에서 공을 세운 분이년이야.] 분이를 떠올리며 독기서린 표정이 된다

이시하;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

만귀비; [왕가년도 왕가년이지만... 분이 년이 이공자와 얽히는 일은 절대 벌어지면 안된다!] 다짐하고

이시하; (폐하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분이라면 충분히 경계할 만하지.) + [분부 받들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만귀비; [날 감시하던 자는 이공자가 처리할 테니 맡겨두기로 하고...] 슥! 다시 서류를 한 장 집어들고

만귀비; [조칙(詔勅)을 내릴 대상을 한 번 더 검토하도록 하자.] 서류를 살피면서

이시하; [예 마마...] 다시 서류를 집어들고.

이시하; (생각할수록 아까운 분이다.) 서류를 보고 있는 만귀비를 곁눈질하며

<남자로 태어나셨으면 한번 천하를 흔들어볼만한 도량을 지니신 분인데...>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이시하의 생각 나레이션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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