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25. 18:05 와룡강의 작업실/마고천장(魔高千丈)
[마고천장] 70화
#357>
<-개봉부 내의 영빈관(迎賓館)> 담장과 잘 가꿔진 정원으로 둘러싸인 화려한 독채 건물. 불이 꺼져 있다.
어둑한 침실. 침대에 누워있는 청풍. 잠옷 차림. 얇은 이불을 가슴 아래 덮고 있고. 잠들지 않았다
청풍; (이제 위가장까지는 하루 정도의 거리다.)
청풍; (동정호로 돌아가기 전에 위가장 문제를 확실하게 마무리지어야만 한다.)
청풍; (동방여명에게는 위극겸 부자를 놓치면 안된다고 했지만...)
청풍; (다른 자들은 몰라도 그들 부자를 군대와 금의위만으로 잡아두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이마 찡그리고
청풍; (그저 종적을 확인할 수만 있어도 다행인데...) + [!] 생각하다가 움찔! 하고
자박! 자박! 문쪽에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
청풍; (여자 발자국 소리!) 찡그리고
청풍; (아무래도 귀찮을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예감이 드는군.) 쓴웃음 지으며 눈을 감고. 그 직후
달칵!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고
사락! 얇은 옷자락을 끌면서 꽃신을 신은 여자의 발이 방안으로 들어온다
청풍; (여자의 지분냄새...) 코로 스며드는 냄새
청풍; (예상했던 대로군.) 눈 감은 채 쓴 웃음
달칵! 방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는 여자. 얇은 옷을 입어 육감적인 실루엣이 드러나 보인다. 이 여자는 바로 귀희지만 아직 얼굴은 보여주지 말고
청풍; (동방여명이나 개봉부주가 보낸 여자겠지.) 쓴웃음 지을 때
사락! 얇은 잠옷을 자락 끌면서 침대로 다가오는 귀희.
청풍; (성의는 고맙지만 거절해야겠지.) 한숨 + [소저!] 눈을 뜨고
청풍; [조용히 쉬고 싶으니 돌아가시...] + [!] 말하다가 눈 부릅
쿵! 이미 침대로 올라와 청풍의 얼굴을 내려다보고 있는 여자는 바로 귀희다. 배시시 웃고 있는데 얼굴이 달아올라 있다. 열에 들 뜬 모습이고.
청풍; [네년...] 팟! 눈 부릅뜨며 일어나려 하지만
후욱! 입으로 청풍의 얼굴에 강하게 바람을 불어넣는 귀희. 그 바람에 연기가 섞여있다.
띵! 연기를 얼굴에 덮어쓰며 현기증 느끼는 청풍
청풍; [미... 미약(媚藥)!] 털썩! 신음하며 다시 침대에 쓰러지고
귀희; [맞아! 미약중에서도 가장 약성이 강한 것으로 준비해왔어!] 청풍의 몸을 덮은 이불을 걷어버리며 청풍의 몸에 올라타고. 걸터앉는 자세로. 열에 들떠 할딱이면서
귀희; [이제 넌 온전히 내가 하자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몸이 된 거야.] 촤악! 청풍의 잠옷 상의를 두 손으로 거칠게 벌리며 할딱이고. 청풍의 가슴이 드러나고
귀희; [널 해코지할 생각으로 이러는 건 아니니까 안심해도 좋아.] 청풍의 상체에서 잠옷 상의를 벗기면서
귀희; [내가 원하는 건 네가 내 갈증을 풀어주는 것뿐이야.] 이어 청풍의 하의에 손을 넣으려 하고. 한쪽 다리를 들어서 몸을 좀 옆으로 틀며. 바로 그때
콱! 귀희의 목을 움켜쥐는 강철 같은 손아귀. 눈 치뜨는 귀희
청풍; [요망한 년!] 콰득! 귀희의 목을 움켜잡고 상체 일으키는 청풍
귀희; [끄윽... 어... 어떻게... 미약에 중독되었을 텐데...] 눈이 돌아가며 꺽꺽
청풍; [어리석기까지 한 년이로구나.] 귀희를 헝겊 인형처럼 번쩍 쳐들고
청풍; [내가 역명천신단을 복용한 사실을 벌써 잊은 것이냐?] 퍼억! 침대 옆의 바닥에 패대기친다. + 귀희; [악!] 야하게 나뒹굴고
청풍; [독룡의 독에도 영향을 받지 않게 된 내가 아무렴 미약 따위에...] 침대에서 내려서려고 옆으로 걸터앉다가 흠칫! 하고
귀희; [제발...] 달아나려고 하기는커녕 청풍에게 기어와 청풍의 다리를 부여잡고 애원한다. 벌벌 떨며
청풍; (달아나려고 하기는커녕 오히려 매달린다?) 당황하는데
귀희; [죽여도... 아니 더한 짓을 해도 좋으니까... 제발 나 좀 살려줘!] 청풍의 다리를 두 손으로 부여잡고 기어오르며 애원.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서
청풍; (몸이 불덩이같다! 이 요부 설마...) 침대에 걸터앉은 채 깨닫고 눈 치뜬다
<후라언니가 금라에게 건 저주는 하루라도 남자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욕망의 저주다!> 야차선녀가 말하던 장면 떠올리고. #245> 마지막 부분의 장면
청풍; (불로왜선이 건 저주 때문에 욕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 당황
청풍;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요녀는 상당히 오랫동안 남자와 그 짓을 못해서 제 정신이 아닌 상태다.) 깨달을 때
콱! 청풍의 사타구니를 움켜잡는 귀희.
청풍; [네년이...] + (헉!) 기겁하며 내려다보고. 귀희가 기어오르며 오른손으로 청풍의 사타구니를 움켜쥐었다.
귀희; [살려줘! 나... 나 보름 넘게 굶어서 말라죽을 지경이야!] 오른손으로는 청풍의 거시기를 움켜잡고 왼손으로는 청풍의 바지를 벗기려 하며 애원하고
청풍; [그만 두지 못해?] 철썩! 귀희의 뺨을 모질게 후려치고. 하지만
귀희; [악!] 얼굴 홱 돌아가면서도 청풍의 거시기를 잡은 손은 풀지 않고
귀희; [죽... 죽여도 좋아! 대신... 내가 한번 갈증을 풀게만 해줘.]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도 다시 청풍을 올려다보며 애원하고
청풍; (중증이로구나!) + [허튼 수작 못하게 해주마!] 빠직! 벼락이 일어나는 손을 쳐들어 내려치려 하고.
귀희; [죽... 죽이려면 이 자리에서 죽여! 만일 날 살려둔다면 후회하게 될 테니...] 표독하게
청풍; [지금 네년 처지에 날 협박하는 거냐?] 손을 쳐든 채 어이없고
청풍; [네년이 내 하초를 잡고 있지만 이미 방비를 한 상태라 위협이 되지 못한다는 걸 모르겠느냐?] 냉소하며 손으로 귀희를 내려치려 할 때 + 귀희; [조... 조진진!] 할딱이며 말하고
청풍; [!] 멈칫! 눈 부릅뜨며 손을 멈추고
귀희; [날 이대로 쫓아내면... 그년을 찾아가서...] [그년이 제 손으로 아비를 죽였다는 사실을 폭로해버릴 거야.]
청풍; [네년이 감히...] 손을 쳐든 채 분노하지만
귀희; [조가년이 너와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되었을 건 불 보듯 뻔한 일...] 청풍의 바지를 벗기면서 할딱이고
귀희; [설마... 네 계집이 된 그년이...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길 원하진 않겠지?] 드러나는 청풍의 아랫도리 보며 할딱이고
청풍; (충분히 그러고도 남은 년이다.) 콱! 급히 손을 내려 자기 바지를 잡고.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귀희; [조가년이 진실을 모르도록 하려면 넌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해.] 이제 양손으로 청풍의 바지를 벗기려 들고. 청풍은 양손으로 바지를 다시 끌어올리려 하고. 하지만
귀희; [날 이 자리에서 죽이든지..] [아니면 내 요구를 들어주든지...] 찍! 그대로 청풍의 바지를 찢어서 벗겨버리는 귀희
청풍; [헉!] 바짓단을 잡고 있었지만 바지가 확 찢기며 아랫도리가 드러나 기겁하는 청풍.
귀희; [어느 쪽을 선택하든지 네 자유니까 알아서해!] 얼굴을 청풍의 아랫도리에 접근시키며 할딱이고
청풍; [멈... 멈춰라!] 귀희의 어깨와 머리채를 잡으며 다급히 외치지만.
이미 입을 한껏 벌려 무언가를 빠는 귀희의 얼굴
청풍; [허억!] 두 눈 찢어져라 치뜨고
청풍의 허리를 두 팔로 끌어안고 능란하게 머리를 움직이는 귀희
청풍; (외... 외통수에 걸렸다.) 강제로 페라치오를 당하며 죽상이 되고
<차마 계집을 죽일 수는 없고... 조소저를 잘망하지 않게 하려면 이 요녀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다.> 혼망 가서 고개 젖히는 청풍과 그런 청풍의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청풍의 아랫도리에 얼굴 박은 채 움직이는 귀희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358>
<-낙양> 개봉보다 더 큰 도시. 역시 밤.
도시 중앙에 솟은 높은 탑. 절에 세워진 중국식 탑이다
탑의 맨 윗층. 텅 빈 공간에 담요를 깔고 반듯하게 누워서 잠들어 있는 불로왜선. 그러다가
빠직! 감전당하는 모습이 되는 불로왜선.
불로왜선; (망할...) 얼굴 발개져서 할딱이고
불로왜선; (보름 가까이 어째 조용하다 했더니...) 슈우! 입술 깨무는 불로왜선의 가슴에서 반투명한 실이 빠져나와 탑의 밖으로 이어지고
<드디어 오늘밤 참지 못하고 계집을 품었구나.> 알몸으로 침대에 누운 청풍이 혼망 간 표정을 짓는 게 떠오른다. 어떤 여자가 그런 청풍의 아랫도리에 걸터앉아 방아를 찧고 있다. 얇은 잠옷 차림인 그 여자의 얼굴은 아직 보이지 않고. 한손으로는 머리를 쓸어넘기고 한손으로는 자신의 젖가슴을 애무하면서
불로왜선; (대체 어떤 년과 저 짓을 하는 거야? 개봉쯤인 것같으니 아는 년과 저러는 건 아닐 테고...) 두 손을 가슴에 모아 결을 짓고
불로왜선; (저 인간 성격에 계집을 돈 주고 사진 않았을 테고... 관부의 인간들이 노리개로 들여보낸 년이기 쉽다.)
불로왜선; (비익연리사의 힘으로 저 인간과 놀아나는 년의 얼굴을 확인해보자.) 주문을 외우고. 그러자
지잉! 불로왜선의 가슴에서 뻗어나간 투명한 실이 빛을 발하고. 동시에
청풍의 가슴에서 빠져나온 투명한 실도 빛을 발하고
<몸매는 죽이는 년이네.> 청풍의 시점. 두 손으로 자신의 육중한 젖가슴을 주물러대며 들썩이는 귀희의 앞모습 배경으로 불로왜선의 생각 나레이션. 귀희는 몸에 얇은 잠옷을 걸쳤는데 아직 얼굴을 보이지는 않고 있고
불로왜선; (그럼 얼굴 쪽은 어떨까?) 주문을 외우고
불로왜선; (저 바람둥이가 혹한 걸 보면 평범하진 않을...) + [!] 경악
<금... 금라!> 불로왜선의 경악 배경으로 혼망 가고 있는 여자의 얼굴 크로즈 업. 바로 귀희의 얼굴이고
불로왜선; [이 망할 년놈들이...] 팟! 누웠다가 튕겨지듯 일어나고
불로왜선; [금라 네년이 내 이목을 피하기 위해 바람둥이 놈의 그늘로 들어갔구나!] 팟! 탑 밖으로 날아가고
불로왜선; (용서 못해! 절대로 용서 못해!) 쐐액! 이를 갈며 밤 하늘을 가르고
불로왜선; (금라년이야 그렇다 쳐도...)
<그년이 누군지 알면서도 거부하지 않은 바람둥이 놈은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 날아가는 불로왜선의 모습 배경으로 불로왜선의 생각 나레이션
#359>
<-개봉> 새벽
개봉부. 어둠에 잠겨 있고
개봉부의 영빈관. 여전히 불이 꺼져 있고
어둑한 침실. 침대에는 청풍과 귀희가 한탕 뛴 모습으로 누워있다. 청풍은 반듯하게 누워있는데 허리 아래는 이불로 가리고 있고. 귀희는 그런 청풍의 팔을 베고 얼굴을 가슴에 댄 자세로 달라붙어 누워있다.
청풍; (결국 이렇게 되어버렸구나.) 한숨.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야차선녀의 말
야차선녀; [이미 영친의 경지를 넘어선 자네에게 딱히 조언을 해줄 건 없고...] 생각하다가
야차선녀; [다만 한 가지 부탁을 한다면...] [참을 수 없는 살의(殺意)가 치밀더라도 살수를 쓰기 전에 한번만 더 생각해주게나.]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회상 끝
청풍; (북경을 떠날 때 야차선녀께서는 이런 상황을 예견하고 그같은 말씀을 하셨을 것이다.) 쓴웃음
청풍; (그분의 부탁이 아니었다면 이 못된 계집에게 살의를 품고 무슨 짓을 했을지 모르니...) 곁눈질로 귀희를 보며 생각하고. 그때
귀희; [고마워!] [덕분에 살았어.] 청풍의 품에 안겨 할딱이고.
귀희; [만일 하루 이틀만 더 굶었으면 아마 난 미쳐버렸을 거야.] 청풍의 가슴을 쓰다듬으며 얼굴 발개지고
청풍; [귀희... 아니 우금라라고 불러야겠지.]
움찔! 하는 귀희
청풍; [오늘 일은 탓하지 않을 테니까 언니들과 만나서 화해하도록 하시오.] 한숨
귀희; [우리 자매 사이의 일을 알고 있는 거야?] 놀라서 고개 들고. 얇은 잠옷 속에서 젖가슴이 출렁이고
청풍; [난 야차선녀뿐 아니라 불로왜선과도 알고 지내는 사이요.] 야차선녀와 불로왜선을 떠올리고
귀희; [유라년이야 그렇다 쳐도... 후라년까지 알고 있을 줄은 몰랐네.] 샐쭉
청풍; [년?] 불쾌
청풍; [그래도 피를 나눈 자매 사이인데 말을 좀 조심하시오.]
귀희; [자매는 무슨...] 샐쭉하고
귀희; [세상에서 가장 나쁜 사이가 이복(異腹) 형제자매라는 거 몰라?]
청풍; [세 분이 아버지는 같지만 어머니는 다르다는 얘긴 들었소.] 쓴웃음
귀희; [바로 그게 문제였어.] [아버지가 줏대를 지키지 못해서 우리 자매를 원수지간으로 만든 거야.] 샐쭉
청풍; [영친이 줏대를 지키지 못했다?]
귀희; [신녀문이 여자들만으로 이루어진 문파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
청풍; [그렇다고 들었소.]
귀희; [외부에서 제자들을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문주 자리를 비롯해서 신녀문의 요직은 초대 무산신녀이신 요희(瑤姬)님의 핏줄로 이루어져 왔어.]
청풍; [여자들만으로는 핏줄을 이을 순 없으니 씨를 뿌려줄 종마(種馬)를 받아들여 왔겠소.] 쓴웃음
귀희; [맞아! 이름하여 신녀부마(神女駙馬)인데...] [한 세대에 오직 한 명의 사내만 받아들이는 게 신녀문의 전통이야.]
귀희; [다만 신녀부마를 선정하기 위해 여러 명의 사내들을 불러들여 관찰을 하고...] [그중에서 단 한명만이 신녀문에서 사는 게 허락이 돼.]
청풍; [신녀부마에서 탈락한 사내들은 어떻게 되는 거요?]
청풍; [혹시...] + 귀희; [안심해. 선정에서 탈락했다고 죽이는 일은 없으니까.]
귀희; [단지 강력한 몽혼약을 써서 신녀문에서 보고 들은 일은 모두 지워버린 후 산 아래로 내려 보낼 뿐이야.]
청풍; (강력한 몽혼약...)
청풍; (무산을 지나던 사내들이 꿈속에서 무산신녀를 만나 운우지락을 즐겼다는 고사와 관계가 있겠군.)
귀희; [만일 쫓겨나는 사내에게 마음을 둔 년이 있으면 함께 신녀문에서 나가도 되는 규정이 있어.]
귀희; [물론 그럴 경우 쫓겨나는 여자도 기억과 무공을 모두 제거당하긴 하지만...]
청풍; [그런 식으로 신녀문에서 파문당한 여자들이 제법 있는 모양이오.]
귀희; [신녀부마를 간택할 때마다 거의 매번 일어난다고 봐야해.]
청풍; (한 명의 사내를 다른 여자들과 공유하면서 사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여자들이 있겠지.) 끄덕이고
귀희; [전대의 신녀부마, 즉 우리들의 아버지는 우겸(尤兼)이라는 서생이었는데...] [그분이 후계자 선정을 잘못하면서 문제가 생겼어.]
청풍; [문제라면...]
귀희; [우리 세 자매중 장녀인 후라년을 낳은 여자가 당시의 무산신녀가 아니었다는 점이야.] 심각하고
청풍; [그렇소?] 놀라고
<전대 무산신녀가 낳은 딸은 바로 둘째인 우유라였다. 즉, 우후라는 비록 장녀(長女)이긴 했지만 어머니가 전대 무산신녀가 아니라는 점에서 정통성에 결격(缺格)이 있었던 것이다.> 정자에서 세 명의 미녀가 각기 한 명씩의 계집아이를 안고 있다. 세 미녀들은 용모가 비슷한데 가장 화려한 옷을 입고 보관을 쓴 여자의 품에 안긴 아기는 세 살 정도다. 좌우의 두 여자는 각기 5살, 한 살쯤의 계집아이를 안고 있고. 세 여자 앞쪽에서는 잘 생긴 서생이 흐뭇한 표정으로 세 여자와 계집아이들을 보고 있다.
<전대 무산신녀는 당연히 자신의 소생인 우유라가 차기 무산신녀가 될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장자승계(長子承繼)를 중시하는 유가적 사고방식을 지닌 우겸은 장녀인 우후라가 차기 무산신녀가 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5살 쯤 된 우후라를 품에 안고 좋아하는 우겸. 전대 무산신녀와 한 살 짜리 계집아이를 품에 안은 두 여자의 표정이 안좋다. 우후라의 엄마는 당연히 좋아하고 있고
<신녀문에서 신녀부마의 권위는 의외로 강해서 차기 무산신녀의 자리는 대부분 신녀부마가 주장하는 대로 정해진다. 다만 역대 신녀부마들은 대부분 당대 무산신녀의 딸을 차기 무산신녀로 세워왔었다.> 세 살쯤 된 우유라를 품에 안은 전대 무산신녀가 독기 서린 표정으로 우겸을 노려본다.
청풍; [우겸이란 분이 전대 무산신녀의 딸인 우유라가 아니고 장녀인 우후라를 신녀문의 문주로 세웠구려.]
귀희; [당연히 전대 무산신녀는 물론이고 그녀의 소생인 유라년도 불만을 품게 되었지.] 끄덕이고
청풍; (확실히 우겸이란 분이 화근의 씨앗을 뿌리긴 했구나.) 한숨
귀희; [전대 무산신녀도 하늘같은 남편이 내린 결정을 번복할 수는 없어서 우후라를 차기 무산신녀로 지명하긴 했는데...]
<그게 마음의 병이 되었는지 전대 무산신녀는 이례적으로 젊은 나이에 죽고 말았어.> 침대에 누워있는 전대 무산신녀. 눈을 감고 있다. 그런 전대 무산신녀의 시체를 끌어안고 울부짖는 15살쯤 된 우유라, 즉 어린 시절의 야차선녀
청풍; [그 일로 우유라... 야차선녀께서 한을 품게 되셨겠소.]
귀희; [무산신녀 자리도 빼앗긴데다가 어머니까지 잃었으니 원한을 품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했겠지.] 한숨
청풍; [그래서 당신과 손을 잡고 언니인 우후라... 즉 불로왜선에게 저주를 걸어버렸구려.] 사정을 깨닫고
귀희; [솔직히 말하자면 우후라에게 저주를 걸자고 꼬드긴 건 바로 나였어.] 한숨
청풍; [당신도 우후라에게 원한을 품을 이유가 있었소?] 흠칫
귀희; [신녀부마를 뽑기 위해 여러 명의 후보를 신녀문으로 받아들인다는 얘긴 했었지?] 청풍의 가슴을 만지며
귀희; [또 신녀문의 제자들은 탈락한 사내와 함께 신녀문에서 나갈 수 있다는 얘기도...]
청풍; [혹시...] 깨닫고
귀희; [난 신녀부마의 후보들중 한명과 마음이 맞아서 함께 신녀문을 나가자는 약속을 했었어.] 분노
귀희; [헌데 후라년이 다른 사내들을 다 제쳐두고 나와 백년해로를 약속한 그 사내를 신녀부마로 지목해버린 거야.] 치를 떨고
청풍; (결국 이복자매 사이에 벌어진 사랑싸움이 문제였군.) 쓴웃음
귀희; [그 일 외에도 후라년은 여러 가지 장난질로 내 속을 긁었고...] [결국 난 참다못해 유라년을 꼬셔서 일을 벌인 거야.]
<우유라와 난 금단의 술법을 써서 우후라를 영원히 열세 살 나이로 살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어느 신전같은 건물 내에서 벌어지는 일. 마법진 가운데에 쓰러져 벼락에 휘감긴 채 몸이 줄어드는 우후라. 옷이 헐렁해지고 그 안에서 어린 소녀가 기어나오려 애쓰는 모습으로 울부짖는다. 마법진 좌우에서 주문을 외우고 있는 20살 가량의 우유라와 18세 가량의 귀희
<하지만 우후라도 순순히 당하지만은 않았다.> 열세살 소녀가 되어 이를 갈며 일어나는 우후라, 즉 불로왜선. 옷이 헐렁해져서 가녀린 알몸이 드러나 보이고
<그 년도 반격을 해서 우리 두 사람에게 치명적인 저주를 걸어버린 것이다.> 불로왜선의 모습이 된 우후라의 몸에서 일어나는 벼락에 맞아 비명을 지르는 우유라와 귀희
<우유라는 오십 년 후의 삶을 앞당겨 사는 저주에 걸렸고...> 벼락에 휩싸인 채 노파, 즉 야차선녀가 되는 우유라의 모습
<나는 사시사철 극한까지 발정이 난 상태로 살아야만 했다. 그 때문에 여자로서는 가장 비참한 삶을 살아와야했던 것이다.> 여러 명의 사내들에게 윤간당하면서도 좋아하는 젊은 시절의 귀희의 모습
청풍; [내가 만나본 바에 의하면 불로왜선, 즉 당신의 큰 언니는 이미 당신을 용서한 상태요.] 한숨 쉬며 말하고
귀희; [용서는 개뿔...] 홱 돌아눕고
귀희; [용서했다는 년이 지난 보름 간 날 그렇게 달달 볶았어? 아주 말려죽일 작정으로?] 청풍에게 등을 보이는 자세로 웅크린 채 잠옷 자락을 물어뜯고
청풍; [어쩌면 당신의 몸에 남아있는 음란한 본성을 씻어내려고 그러는 것일 수도 있지 않소?] 한숨 쉬고
귀희; [그만해!] 발딱 일어나고
귀희; [네가 내 남편이야. 기둥서방이야?] 돌아보며 눈 치뜨고
귀희; [나이도 어린 게 누굴 훈계하려고...] + [악!] 철썩! 비명 지르며 얼굴 홱 돌아가고. 청풍이 일어나며 뺨을 후려쳤다.
털썩! 침대에 나뒹구는 귀희
귀희; [너 이 새끼... 누구한테 손찌검을...] 분노해서 뺨 만지며 돌아보지만
콱! 그년의 머리채를 움켜쥐어 뒤로 젖히며 올라타는 청풍. + 귀희; [악!] 비명
청풍; [사람이 좋은 의도로 말을 하면 좀 들어 처먹어!] [그 못된 성질대로 살아온 결과가 겨우 이런 꼬락서니냐?] 올라탄 채 노려보고. 다른 손으로는 귀희의 어깨를 잡아 찍어 누르고
귀희; [너...너...] 모멸감과 고통에 헐떡이고
청풍; [수시로 다른 사내들을 몸에 태우고 발정 난 짐승처럼 헐떡이며 살아온 삶이 행복했냐 말이다!]
청풍; [앞으로 늙어죽을 때까지 그런 삶을 살고 싶어?]
귀희; [으으...] 분노하고 수치심에 떨지만 반박 못하고
청풍; [제발 이제 그만 철 좀 들어라.] [그나마 당신 언니들과 인연이 있어서 이런 말을 해주는 것이다.]
귀희; (이 사내, 진심이야!) + [좋... 좋아!]
귀희; [당신 충고를 받아들여서 언니들과 화해하도록 할게.] 새침
청풍; [잘 생각했소.] 틀어쥐고 있던 머리채를 놔주고
귀희; [대신 나도 당신에게 요구할 게 있어.] 머리를 다듬으며
청풍; [요구?] 일어나고
귀희; [내 요구를 안 들어주면 난 지금처럼 살아갈 거야. 아무 사내에게나 막 가랑이를 벌릴 거고...]
귀희; [물론 후라년은 영영 열세 살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야.] 누운 채 눈 흘기며
청풍; (서른 살도 오래전에 넘긴 여자가 여전히 어린 계집애처럼 굴기나 하고...) + [그래서 원하는 게 뭐요?] 책상다리 한 채로 한숨. 물론 알몸인 상태고
귀희; [나... 날 당신 아내로 삼아줘.] 수줍게 가슴 손으로 가리면서
청풍; [뭐요?] 움찔! 하고
귀희; [날 마누라로 삼아서 데리고 살아주면 나도 착하게 살겠다는 말이야.] 새침하게 고개 돌리면서
청풍; (말도 안되는 요구를...) + [이거 참...] 당혹
귀희; [왜?] [숱한 사내들과 놀아난 걸레라서 마누라로 삼아주기 창피한 거야?] 표독한 표정을 지으며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그게 아니고... 혼인은 인륜지대사인데...] 난감. 그러다가
[!] 움찔! 하며 귀희를 보고
가슴을 누른 귀희의 손이 떨리고 있다.
청풍; (이 여자...) 표정이 누그러지고
<방탕하고 표독한 척은 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여린 심성의 여자다. 성격이 못된 것은 제멋대로 자란 막내였기 때문일 테고...> 초긴장한 채 청풍을 노려보는 귀희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만일 오늘 내게서 버림받으면 영원히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겠지.) + [알겠소.] 한숨 쉬며 말하고
청풍; [당신이 앞으로 부도(婦道;여자로서의 도리)를 지키겠다고 맹세하면 나도 당신을 죽을 때까지 보호하고 사랑해주겠소.] 진지하게. 그러자
귀희; [정말... 정말 그래도 돼요?] 충격 받고. 여기서부터는 존댓말을 한다
귀희; [나란 계집은 당신보다 나이도 훨씬 많고 몸뚱이는 더럽혀질 대로 더럽혀진 시궁창인데...] 달달 떨며 말할 때
청풍; [더 이상 말하지 마시오.] 슥! 귀희를 올라타며 속삭이고
청풍; [오늘 밤 이전의 당신과 오늘밤 이후의 당신은 전혀 다른 존재인 거요.] 귀희의 이마에 키스하고
청풍; [왜냐하면 당신은 이제부터 우금라도 귀희도 아니고 나 이청풍의 아내인 이부인(李婦人)이기 때문이오.] 진지하게 말하며 내려다보고. 그러자
귀희; [흐윽!] 감격해서 와락 청풍을 끌어안고
귀희; [당신... 당신 말이 맞아요. 저는 이제부터 이부인일 뿐이랍니다.]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몸부림치며 오열하고
청풍; (두 분도 이런 결말을 바랄 것이다.) 한숨 쉬며 불로왜선과 야차선녀를 떠올리고
자연스럽게 키스하는 두 사람
다시 뜨겁게 몸부림치고.
<상... 상공! 죄송해요! 이렇게 더러운 몸뚱이라 죄송해요!> <그런 말 마시오. 당신은 세상 누구보다 깨끗한 여자이니...> 영빈관의 지붕에 걸터앉아서 청풍과 귀희가 토해내는 야한 소리를 듣고 있는 여자. 바로 불로왜선
볼로왜선; (쳇! 헛걸음했잖아.) 얼굴 발개진 채 샐쭉 거리고
불로왜선; (뻔뻔한 년놈들을 단매에 때려죽이려고 밤을 새워 수백 리를 날아왔는데...) 한숨 쉬고
<둘이 그냥 발정 나서 재미를 보고 있는 게 아니었다.> 끌어안고 키스하는 청풍과 귀희의 모습 배경으로 불로왜선의 생각 나레이션
불로왜선; (천마의 재래인 저 거친 사내 덕분에 우리 세 자매는 스스로 만든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겠구나.) 얼굴 발개진 채 밤 하늘 보고. 지붕 아래에서는 여전히 야한 소리가 흘러나오고. <상공... 상공!> <금... 금라... 당신은 정말 허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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