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19'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21.03.19 [천병신기보] 제 5장 거마가 준 기연
728x90

第 五 章

 

               巨魔가 준 奇遇

 

 

 

어둠().

지옥(地獄)인 듯한 적막이 흐르고 있었다.

이곳은 무너진 석실(石室)이다.

 

---패천동부(覇天洞府).

 

천하제일(天下第一)의 전통이 잔해로 부서져 내려앉아 있었다.

한쪽 석벽이 강한 힘에 부딪혀 무너져 있다.

한데,

무너진 그 석벽의 안쪽은 또 다른 석실(石室)이 아닌가?

반쯤 무너진 석실...

무너진 돌 더미 사이로 피()가 흐른다.

섬칫한 선혈이다.

돌 더미 사이로 황포청년의 상체가 보였다.

그 청년의 상체는 끔찍하도록 갈라져 선혈이 흐르고 있다.

죽었는지 미동도 하지 않는 청년,

능천한이었다.

패천잠룡(覇天潛龍)이라 불리던 일세기재인....

쓰러진 능천한의 위로 죽음보다 더 깊은 적막이 흐른다.

세상의 모든 소음이 사라진 것처럼...

암흑 속에서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찰나()같기도 하고...

영겁()과도 같은 시간의 흐름이다.

한데,

--- --- !

문득 석실 후면으로 거창한 울림이 전해왔다.

무엇인가?

그리고,

다시 적막이 흘렀다.

방금 전의 진동과 굉음이 환상이었다고 비웃는 듯이...

숨을 죽이는 적막이 흘렀다.

그러나,

환상이 아니었다.

--- --- !

콰르르르---!

재차 강렬한 굉음과 함께 진동이 일어났다.

처음의 진동보다도 한층 더 강렬하게 느껴졌다.

폭발이 일어난 곳이 처음의 그곳보다 가깝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 콰쾅!

--- !

--- --- !

일정한 간격으로 굉음이 반복되었다.

굉음에는 두 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다.

우선,

굉음이 일어나는 간격이 점차 멀어진다는 것이다.

첫번째 굉음에서 두번째 굉음이 일어나는 데는 일다경이 채 안 걸렸었다.

그러던 것이,

회수가 거듭함에 따라 굉음 사이의 간격이 길어졌고,

열번째 굉음부터는 아주 현저해졌다.

마침내는 굉음의 간격 사이가 반각 정도로 멀어진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는

예의 굉음이 회수를 거듭함에 따라 급격히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굉음이 일어나는 반원지가 점차 가까워지고 있음을 뜻하리라.

콰콰콰--- !

--- --- !

어느 순간,

바로 옆에서 일어난 것같은 굉음이 진동과 함께 터져 나왔다.

그르르르르...

반쯤 무너진 석실의 전체가 부르르 떨었다.

그 직후

[--- 하하하...!]

거창한 웃음소리가 석실의 후면에서 터져 나왔다.

격정과 분노가 뒤엉킨 장소였다.

[크크크... 능붕비(陵鵬飛)! 네놈에게 일갑자 동안이나 갇혀 지냈다니...!]

섬칫한 살기를 품은 장소가 뒤를 이었다.

범인이라면 목소리만으로도 심장이 얼어붙고 말리라.

그만큼 장소성에는 살기와 분노가 섞여있는 것이다.

[크크... 네놈에게 패하여 갇힌 치욕이 본존(本尊)을 새롭게 탄생하도록 만들었다.]

석실 후면의 괴인은 이를 갈았다.

어떤 처절한 한이 있는가?

쿠르르르르---!

석실이 무너질 듯이 뒤흔들렸다.

또 다시 굉음이 일어나려는 것이다.

[크크... 패천멸절십팔뢰(覇天滅絶十八牢)를 나서게 된다면...]

굉음 속에서 예의 괴성이 쩌렁쩌렁 울려나왔다.

[능붕비... 네놈에게 그 혹독한 고독과 치욕을 맛보게 해 주리라.]

괴음(怪音)이 끝나는 순간,

--- --- !

--- --- !

천붕지열(天鵬之裂)!

강력하기 이를 데 없는 폭음이 지척에서 터졌다.

[크하하하--- 하하!]

가공할 살기가 담긴 웃음소리...

우르르르--- !

우수수수--- 스스슥!

석실후면의 석벽이 모래같이 부서져 내렸다.

그리고,

--- !

--- --- 자작!

시커먼 어둠 속에서 전광(電光)같은 두 줄기 빛이 쏟아졌다.

이럴 수가...

그것은 사람의 눈()에서 흘러나오는 안광(眼光)이 아닌가?

어찌 인간(人間)의 눈에서 이같이 가공스런 안광이 쏟아진단 말인가?

[크크크---!]

스스스스슥---!

괴기스런 웃음소리와 함께 지옥의 입구같이 시커먼 공동에서 일인(一人)이 날아 나왔다.

그 인물(人物).

그는 한 마디로 괴인(怪人)이었다.

시커먼 모발이 상체를 뒤덮고 있으며,

그 사이로 예의 가공스런 안광이 번뜩이고 있었던 것이다.

괴인의 몸에는 너덜너덜해진 천조각이 걸려 간신히 아랫도리를 가리고 있었다.

[크크크... 드디어... 드디어... 나왔다. 패천멸절십팔뢰의 그 끔찍한 금제를... 이제야 깨트리고...!]

석실로 들어서며 괴인은 격동으로 몸을 떨었다.

그는 과거 천하제일마(天下第一魔)라고 불리던 인물이었다.

그러다가,

어이없이 좌절당하고 일갑자의 긴 세월을 지옥의 암흑 속으로 던져졌던 것이다.

문득,

[피비린내 아닌가?]

갑자기 괴인의 두눈이 형형하게 빛났다.

너무도 오랜만에 신선한 혈향(血香)을 접한 때문인가?

괴인의 눈빛은 섬칫할 정도로 괴이하게 빛났다.

그는 노려보듯이 무너진 돌더미 사이로 시선을 던졌다.

돌더미 사이로 선혈이 흐르고...

능천한이 반신을 돌더미에 파묻은 채 쓰러져 있었다.

[애송이 놈이 죽어 있군.]

그제야 괴인은 패천동부가 무너져 있음을 깨닫고 안색이 일변했다.

[패천동부(覇天洞府)가 무너지다니... 능붕비 그놈에게 무슨 일이 있는가?]

괴인의 눈에서 뇌전(雷電)이 흘렀다.

그의 입가로 괴소가 흘렀다.

[크크... 누가 있어 애송이를 어찌하겠는가? 본존을 패퇴시킨 오백 년 내공을 지닌 그 놈을...!]

괴인은 괴소를 지으며 능천한에게로 다가갔다.

[아주 죽지는 않았다. 그러나 중수법에 내부가 흔들며 살지는 못하겠군!]

괴인은 아무렇지 않게 능천한을 발로 툭 차보았다.

그때였다.

[!]

갑자기 괴인의 두눈이 찢어져라 치떠졌다.

--- !

그와 함께 그의 두눈에서 가공스런 안광이 흘렀다.

그는 급히 능천한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 르르르---!

스스스스스!

능천한의 하체를 암석들이 어떤 극강한 힘에 모래로 부서졌다.

스스슥!

그 사이에 능천한의 몸이 둥실 떠올라 괴인의 손에 들어왔다.

[...!]

능천한의 몸을 받아든 괴인의 전신이 격동으로 경련하였다.

[... 천극대정신맥(天極大正神脈)... 나타나다니...!]

괴인의 입에서 실성한 듯한 탄성이 흘러 나왔다.

그는 한눈에 능천한의 신맥을 알아본 것이다.

천하고인들의 눈이 불을 켜는 대기재(大奇才)임을...

[--- 하하하---!]

갑자기 괴인이 앙천광소를 터뜨렸다.

우르르르르---!

--- 이이잉!

그 통에 석실 전체가 무너질 듯이 뒤흔들렸다.

[크크크... 천극대정신맥이라니... 머잖아 천마(天魔)를 능가할 고금제일마종(古今第一魔宗)이 태어나겠구나!]

괴인은 격동에 몸을 떨며 능천한을 석실바닥에 내려놓았다.

능천한은 상체뿐 아니고 하체까지도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혈영군과의 일전에서 다친 건 아니고 무너진 석실에 깔렸던 것이다.

[크크... 죽을 지경의 중상이나... 존극수라기환강(尊極修羅奇環罡)으로 잠력(潛力)을 끌어내어주면 살아나지 않을 수 없으리라!]

괴인은 능천한을 내려다보며 단좌하고 앉았다.

그의 단좌 모습은 특이했다.

이내,

스스스스스---!

파츠츠츠츠--- !

괴인의 몸 주위로 강기가 고리같이 피어올랐다.

그것은 지극히 편협되고 괴퍅스런 분위기를 풍기는 강기였다.

--- 르르르르---!

츠츠츠츠---!

이내 석실 전체가 괴인의 몸에서 흘러나온 강기로 뒤덮였다.

--- 스스스스슥!

돌더미들이 견디지 못하고 모래로 쓰러졌다.

--- 이잉!

뒤이어,

괴인의 쌍수가 능천한의 기해(氣海)와 단전(丹田)을 향했다.

콰르르르르---!

--- 이잉!

거창한 강기의 노도가 능천한의 몸속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존극수라기환강(尊極修羅奇環罡)은 거침이 없었다.

--- 두둑!

--- --- 파팟!

능천한의 막히고 끊어졌던 심맥이 일사천리로 확 뚫려 나갔다.

삽시에,

갈가리 찢겼던 능천한의 전신심맥이 이어졌다.

그와함께,

--- 록르르르---!

--- --- 우웅!

능천한의 심맥 속에서 엄청난 폭풍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 힘은 실로 가공스러운 것이었다.

[!]

이미 예상을 하고 있던 괴인조차 안색이 홱 변할 정도로...

 

인간에게는 잠재력(潛在力)이라는 것이 있다.

범인이라면 일평생 이 잠력이 백분지 일도 쓰지 못한다.

내공심법(內功心法)이라는 것은 실상 이런 인간의 잠력을 이끌어 내는 수단이다.

다만 잠재력을 끌어내는 방법에서의 차이로 마공(魔功)과 신공(神功)이 구별될 뿐이다.

,

신공(神功)은 지속적으로 끊어지지 않게 그 잠재력을 끌어낸다.

반면 마공은 잠재력을 속성으로 이끌어 내는 방법을 말한다.

이를 위해 편협하고 사이한 방법이 동원되며

마침내는 인성(人性)에 까지 마기가 스며들게 되는 것이다.

일시적으로는 마공(魔功)이 신공(神功)을 능가하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마공(魔功)은 일정수준에 으르면 그 이상의 진전이 막힌다.

그 때문에 마()에 들어 마()를 뛰어넘는,

,

극마지경(極魔至境)에 드는 마도인(魔道人)이 거의 전무한 것이다.

이에 반하여 정종신공(正宗神功)은 두드러진 진척이 보이지 않는 대신,

장기간의 끊임없는 수련이 따르면 보다 수월히 반선지경(半仙之境)에 들 수 있다.

()가 항시 정()에 눌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수(下手)들은 마()가 강해졌으나,

진정 천하대세를 가름하는 결정의 경지에는 마()의 수가 정()의 그것에 비견되지 못하는 것이다.

 

[... 대단하다! 본존보다 족히 백배는 강한 잠력을 지녔다니...!]

괴인의 입에서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천극대정신맥(天極大正神脈)이라는 절대신맥을 지닌 능천한이다.

그의 일신에 숨겨진 잠재력은 일반인의 그것보다 만배 이상 강하다.

이것이 능천한을 범인(凡人)과 확연히 구별 짓는 것이 된다.

[크크... 잠재력이 강하면 강할 수록 강한 마종(魔宗)이 될 수 있지!]

괴인은 득의의 미소를 지었다.

쿠르르르르--- 르릉!

괴인이 일으킨 존극수라기환강은 끊임없이 폭풍을 일으켜 나갔다.

--- --- --- !

콰르르--- 르릉!

존극수라기환강에 자극받으며 능천한의 심맥에서는 더욱 강한 잠력이 뭉클뭉클 솟아 나왔다.

그리고,

그 잠력들은 능천한의 심맥을 가득 채우며 폭발을 위해 응축되어갔다.

[... 지독하군... 본존의 사백 년 내공으로도 감당키 어렵다니...!]

능천한의 잠력을 일깨우는 괴인의 전신에서 비오 듯 땀이 쏟아졌다.

그의 마공은 극마지경(極魔之境)에 들어서려는 절정의 마공이다.

그럼에도 그는 능천한의 잠재력을 감당치 못하고 쩔쩔 매는 것이다.

[크크... 힘은 드나 마도천마세(魔道天萬歲)를 위하는 일이니...!]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괴인은 미소를 띄웠다.

그는 전대에 십만의 인혈로 손을 적셨던 혈마(血魔).

그런 그가 진심으로 흐믓해 하며 미소를 짓는다.

천하가 그 사실을 알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리라.

쿠쿠--- --- 쿠쿵!

콰르르르르--- 르릉!

능천한의 내부에 거대한 화산이 꾹꾹 눌리어져 갔다.

그리고,

--- 콰쾅!

--- --- !

능천한의 내부에서 거창한 폭발이 일었다.

[--- !]

괴인이 불에 덴 듯이 능천한의 몸에서 손을 떼었다.

--- --- 쿠쿠---!

--- !

십팔경락(十八經絡), 십이중루(十二中樓), 임맥삼십육로(任脈三十六路), 독맥칠십이경(督脈七十二經)...

폭발은 노도를 몰아 거침없이 돌파해나갔다.

그뿐이 아니었다.

샹사현관(生死玄關)이라는 임독이맥(任督二脈)이 종이짝 찢듯이 무너지며...

그리고...

--- 꾸꿍!

!

천지쌍교(天地雙交)가 대해같이 드넓게 확 터져 나갔다.

()는 누구이며,

자연(自然) 대우주(大宇宙)는 또 무엇인가?

천지(天地)가 심령(心靈) 교감(交感)하다.

...!

보인다!

()는 자연(自然)에 있고... 그 자연 또한 내 안에 있지 않은가?

내가 곧 자연(自然)이고... 자연(自然)이 내가 아닌가?

()!

너무도 큰 길이 대해(大海), 창공(蒼空)으로 광활히 열리다!

!

그것은 초극(超極)의 문()!

비상(非常)의 경지로 드는 관문이 아닌가?

그렇게,

어둠 속에서 잠룡(潛龍)의 등에 날개가 돋기 시작했다.

완전히 자라면 천지를 뒤덮을 거창한 날개가...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이전버튼 1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1.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