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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三 章

 

                崩壞되는 覇天洞府

 

 

 

[...!]

능붕비는 허공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의 안색은 엄숙하게 굳어져 갔다.

[천하(天下)가 광풍(狂風)에 휘말려 들어가고 있다. 천하인은 그것을 모르나 이 애비는 느낄 수 있다!]

[...!]

능천한은 안색을 굳혔다.

그는 경건한 자세로 아버지의 말을 경청하였다.

[수라천극존(修羅天極尊)이나... 쌍황이 일으켰던 풍운(風雲)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대광풍(大狂風)이 불어오고 있다!]

[으음...!]

[풍운(風雲)... 중원(中原)과 변황(邊荒), 양쪽에서 일어난다. 중원의 광풍은 운중(雲中)에 있어 알 수 없고...]

능붕비는 문득 아들을 바라보았다.

[대초원(大草原)에 태양지혼(太陽之魂)이 있음을 아느냐?]

[태양지혼(太陽之魂)! 태양성부(太陽聖府)!]

능천한의 얼굴에 놀람의 기색이 떠올랐다.

[태양성제(太陽聖帝)라는 변황사상 최강자(邊荒史上 最强者)의 전설을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능붕비는 고개를 끄덕였다.

[변황에 거인(巨人)이 난다면 그것은 태양의 후예일 것이고...]

[변황에 거인(巨人)이 나타났다는 말씀이신지요?]

[그렇다. 한 명의 거인(巨人)이 변황제파를 수렴하고 있다. 그의 변황무림의 일통이 이미 완성되어 가고 있다.]

[으음...!]

능천한은 침음했다.

(변황의 거인이 변황을 일통한다면 그 칼끝이 중원(中原)을 겨누리라!)

능천한이 생각을 굴리는데 능붕비가 말을 이었다.

[천마혈겁(天魔血劫)... 초유의 대광풍이 일어날 것이다. 변황이나 중원 혈풍을 막아내려면 필히 고금제일존(古今第一尊)이 탄생하여야 한다!]

말을 하며 능붕비는 아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능붕비의 시선이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아버님은 내가 고금제일존(古今第一尊)으로 성장할 것을 기대하신다!)

능천한의 시선도 강렬하게 빛을 발했다.

그런 아들을 보며 능붕비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천한아... 네가 있기에 아버지는 걱정을 않는다.)

[...!]

[...!]

다시 적막이 흘렀다.

문득,

사르르르르...!

비단자락 끌리는 소성이 들리고 향긋한 방향(芳香)이 풍겼다.

능천한은 시선을 돌렸다.

한쪽의 월동문(月洞門)으로 한 명의 시녀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시녀...

도저히 시녀로 어울리지 않는 여인이었다.

나이는 능천한 정도였다.

시녀의 복장을 하였으나 은은한 품위가 배어 흐르는 미인이었다.

그녀의 교수에는 찻잔이 실린 쟁반이 들려 있었다.

[()를 가져왔습니다!]

시녀는 다소곳이 앉으며 두 부자사이로 찻잔을 내려놓았다.

[벽향(碧香), 고맙다!]

능붕비가 자애롭게 시녀를 바라보며 찻잔을 들었다.

[하하... 벽향의 차를 다리는 솜씨는 정말 일품입니다!]

능천한은 밝게 웃으며 찻잔을 집어들었다.

벽향이라 불리는 미시녀가 나타남으로서 정원전체가 한층 따뜻해졌다.

[허허... 오늘도 졌으나 내일은 순순히 지지 않을 것이다!]

능붕비는 껄껄 웃으며 석벽에 걸린 만년한철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스스스스슥!

우수수...

무형의 강기가 일어 만년한철의 표면을 말끔하게 깎아 내렸다.

바로 능붕비의 이심제기의 공력에 의한 것이었다.

문득,

[...!]

시녀 벽향의 봉목에 이채가 흘렀다.

놀라움과 두려움이 실린,

그때, 능붕비는 천천히 찻잔을 입에 가져갔다.

그 모습에 벽향의 봉목이 서늘한 빛을 발했다.

그리고,

[...!]

막 한 모금의 차를 마시던 능붕비의 안색이 굳어졌다.

[마시지 마랏!]

--- 가각!

능붕비가 일갈하며 자신의 찻잔을 박살내었다.

츠츠츠츠--- 츠츳!

--- --- !

그와 동시에, 벽향의 교수가 뇌전(雷電)보다 빠르게 능붕비의 가슴을 파고 들었다.

너무나 거리가 가까웠으며,

너무나 뜻밖이고 촉막중인 기습이었다.

[벽향(碧香)! 무슨 짓이오!]

막 차를 마시려던 능천한이 아연하여 부르짖었다.

그러나,

--- --- !

--- --- 파팟!

[호호호호---!]

--- --- !

화르르!

굉음이 터지고 벽향이 교소를 터뜨리며 허공으로 치솟았다.

이 모든 것이 한 순간,

찰나지간에 일어났다.

[아버님!]

능천한이 다급하게 능붕비를 불렀다.

그러나,

[괜찮다!]

쓰러졌어야 마땅할 능붕비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 죽지 않다니...]

이십 장 밖으로 날아갔던 시녀 벽향이 아연실색한 표정을 지었다.

능붕비...

그의 가슴에는 월아(月牙)형의 비수가 품자형으로 꽂혀 있었다.

꽂힌 부위는 치명적인 사혈들...

능붕비가 살아있는 것이 이상할 지경이었다.

[...!]

능천한이 분노하여 벽향을 노려보았다.

[벽향(碧香)! 네가 감히 아버님을 시해하려 하다니...]

그때, 능붕비가 가슴에서 비수를 뽑아들었다.

비수가 분명히 능붕비의 가슴에 꽂혔었건만,

능붕비의 가슴에서는 한 방울의 피도 흐르지 않았다.

[으음... 이미 금강불괴지체를 이루었다니... 실수를 했구나!]

벽향이 싸늘하게 침음했다.

그녀는 더 이상 시녀 벽향이 아니었다.

잔월(殘月)같이 싸늘함을 발하는 한 명의 살수로 변해 있었던 것이다.

[월아밀살비(月牙密煞匕)! 월영천존(月影天尊)의 후예였느냐?]

능붕비가 묵직하게 벽향에게 물었다.

[월영천존(月影天尊)!]

능천한의 안색이 일변하였다.

 

---월영천존(月影天尊).

 

사백 년 전의 고금제일살수(古今第一煞手)를 말함이다.

완벽한 비밀 속의 전설적인 살수로써,

그가 한번 노리면 누구도 벗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월아밀살비(月牙密煞匕)는 호신강기파해전문인 월영천존의 독문암기인 것이다.

 

[그것은 알 필요없다!]

--- !

벽향은 냉갈하며 석벽 위로 치솟았다.

[월아밀실비는 돌려주마!]

--- --- !

능붕비의 손에서 월아밀실비가 떠나갔다.

[!]

화르르--- --- !

벽향은 허공에서 비틀하다가 석벽 너머로 사라졌다.

자신의 월아밀실비에 격중당한 것이다.

[천한아!]

능붕비는 침중한 어조로 능천한을 불렀다.

[, 아버님!]

능천한의 대답하며 시립했다.

[심상치 않은 예감이 든다. 너는 즉시 팔걸(八傑)을 대동하고 패천동부(覇天洞府)를 지켜랏!]

[! 아버님은...?]

[벽향을 잡아오겠다!]

화르르르르---!

--- 애액!

능붕비는 창룡(蒼龍)같이 날아올라 벽향이 사라진 곳으로 날아갔다.

능천한은 사라지는 아버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웬지 모를 불안감이 그의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

[아버님은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이다. 별일은 없으리라.]

스스스슥!

능천한은 급히 정원을 벗어났다.

 

***

 

스스스--- --- 이잉!

화르르르---! --- 애액!

능천한은 여덟 명의 호형장한들을 이끌고 시신봉의 서쪽 신록으로 달리고 있었다.

팔인은 패천신문의 패천위대(覇天衛隊) 소속의 호웅들이었다.

그들은 패천팔걸(覇天八傑)로 불린다.

[문주님을 벽향이 암습했단 말입니까?]

한 명의 거한이 천둥같은 목소리로 외치며 능천한의 뒤를 따랐다.

구 척(九尺)의 거구,

철탑(鐵塔)을 연상케 하는 장한인데 한 손에는 거부(巨斧)를 들고 있었다.

그 거부(巨斧)는 날()의 길이만도 한자반이나 되는 엄청난 크기의 도끼였다.

 

거령패왕(巨靈覇王),

 

이것이 그의 별호다.

팔걸 중의 첫째이며 장차 능천한의 우비위(右臂衛)가 될 인물이다.

[그렇다네. 암중세력이 우리 패천신문을 노리고 있음이 분명하네!]

능천한이 앞을 보고 달리며 무겁게 말했다.

그때였다.

[--- !]

[... !]

갑자기 팔걸 중 세 명이 배를 움켜쥐고 나뒹굴었다.

[왜 그러는가?]

능천한은 다급히 멈추어섰다.

쓰러진 인물들은 팔걸 중에서도 가장 공력아 낮은 자들이었다.

[... 갑자기 배가...!]

삼인은 고통을 억누르며 억지로 일어섰다.

그러나, 그들의 안색은 급격히 시퍼렇게 변해가고 있었다.

(중독(中毒)당했다!)

능천한의 검미가 부르르 떨렸다.

수하들이 모종의 극독에 당했음을 알아차린 것이었고,

그와 함께,

그는 능붕비가 정원에서 자신이 벽향의 차()를 마시는 것을 제지했음을 상기했다.

(아버님은 차속에서 독이 있음을 아신 것이다. 이 모두 벽향, 그 계집의 것이다.)

능천한은 거령패왕 등을 돌아보았다.

[모두들 벽향이 주는 음식을 먹었는가?]

그러자,

팔걸 중 일곱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거령패왕만이 고개를 저었다.

[저는... 낙양에 갔다가 막 돌아오던 길인지라...]

[으음...]

능천한의 안색이 더할 수 없이 무거워졌다.

(철저히 당했다. 지금쯤 또 다른 무리들이 본문을 치고 있을 것이다. 본문의 정예들은 중독당하여 힘을 쓰지 못할 것이고...!)

그는 다급해졌다.

(본문으로 돌아가야 하는가, 아니면 패천동부를 지켜야 하는가?)

재빨리 결정을 내려야했다.

이내, 능천한의 눈이 번쩍 빛을 발했다.

그는 공력이 높아 아직 독기가 발작하지 않는 사인(四人)을 가리켰다.

[그대들은 이들을 데리고 조용한 곳으로 가서 해독을 하도록! 단 그대들도 중독된 상태라는 것을 명심해서 적을 발견하더라도 충돌하지 말것!]

[알겠습니다!]

칠걸의 대답을 들으며 능천한은 거령패왕을 돌아보았다.

[거패(巨覇)! 가자!]

[!]

화르르르---!

--- --- 애액!

능천한은 패천동부쪽으로 달려갔다.

패천동부를 지키기로 결심한 것이다.

 

<패천동부(覇天洞府)>

 

이는 패천신문(覇天神門)이 일어난 근원이다.

능붕비는 패천동부에서 패천무경(覇天武經)을 얻어 패천신문을 열었다.

그 때문에,

패천동부(覇天洞府)는 패천신문의 상징적인 근원이 되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능붕비가 패천동부의 중첩된 기관을 이용하여 한 명의 절대마종(絶代魔宗)을 그 안에 가두었다는 사실이다.

만일, 누군가 패천동부의 기관을 해제하면 그 절대마종이 탈출하여 천하를 혈세할 것이기 때문이다.

 

***

 

화르르르---!

--- --- !

능천한과 거령패왕은 널찍한 분지로 날아들었다.

그 분지 안에 패천동부가 있는 것이다.

한데,

[웬 놈들이냣!]

거령패왕이 벼락치듯 사자후를 터뜨렸다.

분지 끝에 수십 명의 혈의인(血衣人)들이 빙 둘러서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벌써...!)

능천한의 눈에 불꽃이 튀었다.

혈의인들이 빙 둘러선 안쪽,

동부(洞府)가 하나 있는데 입구를 가린 청강석의 석문이 박살이 나 있었기 때문이다.

[발칙한...!]

--- ! --- 가강!

대노한 능천한의 쌍수에서 벼락치듯이 새파란 강륜()이 쏟아졌다.

[... 막아랏!]

[--- --- !]

대경한 혈의인들이 막고 어쩌고 할 시간도 없었다.

강륜()이 쏟아지며 그자들 중 서너 명이 두 동강나서 나뒹굴었다.

[소문주님! 졸개들은 제게 맡기십시오!]

--- 이잉! 우르르릉!

거령패왕이 벼럭같이 외치며 거부를 휩쓸어 갔다.

--- --- 파팍!

[--- 에엑!]

[--- --- 아악!]

혈의인들이 거령패왕의 거부에 피곤죽이 되어 나뒹굴었다.

[부탁하네!]

--- --- !

능천한은 혈의인들의 머리 위로 날아넘어 동부(洞府)로 날아들었다.

언뜻, 그의 눈에 동부입구에 파인 글씨가 보였다.

 

<패천동부(覇天洞府).>

 

[!]

--- 스슥! 화르르르---

안으로 날아들던 능천한의 신형이 급격히 허공으로 튕겨졌다.

--- --- !

그와 함께,

능천한이 섰던 자리로 벼락같은 혈강()이 떨어져 굉음을 일으켰다.

패천동부의 안쪽에서 누군가가 날아드는 능천한을 기습한 것이다.

[--- !]

능천한은 대갈하며 쌍장을 내리쳤다.

--- ! --- 자작!

그의 장심에서 강륜()이 일어 동부(洞府)의 한쪽을 무찔러 갔다.

[크크... 패천잠룡(覇天潛龍)이 네놈이냐?]

--- 츠츠츠츠---!

시뻘건 혈강(血罡)이 능천한을 뒤덮었다.

--- ---!

[--- !]

능천한은 쇠망치로 얻어맞은 충격에 그대로 동부의 바닥으로 떨어졌다.

적의 공력이 너무 강한 때문이다.

[흐흐흐...! 후환을 걱정했는데 제 발로 죽으러 왔구나!]

스스스스...!

비틀거리며 일어나는 능천한에게 한 명의 괴인이 다가왔다.

음침한 인상의 중년인인데 전신이 붉으레한 혈영(血影)으로 덮여 있었다.

[누구냐?]

능천한이 몸을 세우며 일갈했다.

[혈영군(血影君)이라면 알겠느냐?]

그자가 혈영 속에서 음침하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능천한의 안면이 부르르 떨었다.

[... 영염제(血影閻帝)의 후인인가?]

능천한이 무겁게 물었다.

 

혈영염제(血影閻帝),

 

오백여 년 전에 있었던 혈마(血魔).

잔혹한 마성을 지닌 그는 수만의 인혈(人血)로 손을 물들였었다.

결국, 전 무림의 분노를 산 그는 무림전체의 추격을 받아 추살되고 말았었다.

[흐흐... 어린 놈이 어는 것도 많다만 이만 죽어 주어야겠다!]

우르르르... 츠츠츠츠...!

혈영군(血影君)이라는 괴인의 몸주위로 칙칙한 혈강()이 일어났다.

(선공(先功)!)

능천한의 두눈이 그와 함께 번뜩였다.

[! 벽뢰섬(霹雷閃)!]

--- ! --- !

능천한의 손에서 뇌전보다는 빠른 강륜()이 쏟아졌다.

[!]

혈영군의 입에서 당황성이 터졌다.

능천한의 공세가 너무 빨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능천한의 공세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만절환(萬絶幻)! 천중압(天重壓)!]

--- --- 쿠쿵!

콰르르--- 크르르---!

만 개의 강륜()이 빗발치듯 쏟아지고,

만 근의 무게를 지닌 강륜()이 혈영군의 호산강기를 종이짝 부수듯이 찢어 들어갔다.

[...! 혈영쇄강폭(血影碎)!]

--- --- !

--- 츠츠---! --- !

혈영군이 몸을 흔들자,

가공할 혈강()이 폭죽 터지듯이 쏟아졌다.

--- --- 콰쾅!

만 근의 화약이 일시에 폭발한 듯한 굉음이 터졌다.

--- 르르릉!

[--- !]

그중에서 능천한은 한쪽의 석벽과 함께 무너져 튕겨 나갔다.

혈영군이란 자와 너무도 공력 차이가 심한 때문이다.

--- 르르르---!

--- --- 쿠쿵!

그와 함께 동부의 천정이 쩍쩍 거북 등처럼 갈라졌다.

양인의 격돌을 견디어내지 못한 것이다.

--- 르릉! --- !

천 근의 암반들이 환상같이 무너져 내렸다.

 

패천동부(覇天洞府),

 

패천지혼(覇天之魂)이 일어낫던 패천동부(覇天洞府)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한 명 천고기재와 함께,

--- 르르르르--- !

--- 콰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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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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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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