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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七 章

 

                 師祖遺物 覇天神輪을 얻다.

 

 

 

[수라천극존(修羅天極尊)!]

능천한은 입속으로 중얼거렸다.

괴인(怪人)!

그는 바로 수라천극존이었던 것이다.

육십여 년의 세월을 패천멸절십팔뢰(覇天滅絶十八牢)에서 보내야 했던 비운의 마종(魔宗).

[풍운(風雲)... 한꺼번에 일어난다.]

능천한은 나직하게 한숨을 쉰다.

천하가 가공할 풍운에 휘말려 들어감을 알기 때문이다.

[이곳을 빠져 나가려면 묵황굉벽뢰(墨荒宏霹雷)를 익히지 않을 수 없고...]

문득,

중얼거리던 능천한의 시선이 한쪽으로 고정되었다.

그곳은 방금 전 수라천극존이 묵황굉벽뢰를 내쳤던 곳이었다.

한데,

[빛이 흘러나오다니...]

능천한의 눈에 이채가 흘렀다.

묵황굉벽뢰에 맞아서 쩍 갈라진 석벽 틈으로 기이한 광휘가 흘러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 빛은 새파란 보광(寶光)이었다.

(저 보광에 지독한 날카로움이 흐른다. 무엇이 저런 예기(銳氣)를 흘리는가?)

능천한은 강렬한 호기심이 일어남을 느꼈다.

우르르르---

능천한은 돌 더미를 치우며 석벽이 갈라진 틈으로 다가갔다.

[크읏...!

능천한은 자신도 모르게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만큼 그 새파란 보광에 섞여 흐르는 예기는 지독한 것이었다.

그 빛만으로도 피부가 갈라지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후욱...]

능천한은 크게 심호흡을 하였다.

[공력이 얼마만큼이나 늘었는지 시험해보자!]

능천한은 중얼거리며 석벽이 갈라진 틈으로 양손을 끼어 넣었다.

그리고,

[--- !]

힘차게 용을 쓰며 양 석벽을 쪼개내었다.

우드드득---

화강암이 그의 손에서 부서지고,

크크크--- ---

그르르르르---

석벽이 쩍 갈라져 나가기 시작했다.

쿠르르르--- ---

[휴우...]

능천한은 얼굴이 다소 상기된 채 손을 떼었다.

석벽이 사람 한 들어갈 정도로 벌어진 것이다.

[적어도 오갑자의 공력을 지니게 되었다. 수라천극존에 또 다른 은혜를 입었군.]

능천한은 나직이 한숨을 쉬며 갈라진 석벽틈으로 들어갔다.

[...]

안으로 들어서던 능천한은 멈칫했다.

그곳은 또 다른 석실(石室)이었다.

석실에는 아무런 장식도 없었다.

다만,

석실 중앙에 묵옥석(墨玉石)으로 깎아 만든 좌대(坐臺)가 하나 놓여 있을 뿐이었다.

한데,

그 좌대 위에는 한 명의 청수한 중년문사가 가부좌를 틀고 있었다.

능천한은 한눈에 그 인물이 오래 전에 좌화(坐化)한 시신임을 알아보았다.

(오래 전에 죽었을 텐데 안색이 생시 그대로라니... 금강불괴지경(金剛不壞之境)에 이르렀던 초절정의 고인이었으리라!)

능천한은 염두를 굴리며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좌대 위의 인물은 일견하여 청수해 보이지만 일신에서 태산의 기도가 흐르고 있었다.

오래 전의 시신에서 그런 기도가 느껴진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후배 능천한, 선인(先人)의 선거(仙居)에 난입함을 사죄드립니다.]

그는 중년인의 시신을 향해 정중히 예를 올렸다.

[...]

굽혔던 허리를 펴던 능천한의 시선이 중년인의 무릎 위에 머물렀다.

중년인의 무릎 위에는 반쯤 뚜껑이 열린 옥함이 하나 놓여 있었다.

한데,

그 새파란 광휘는 그 옥함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무엇이기에... 이런 예기를 발하는가?)

능천한은 의아해하며 조심스럽게 옥함을 집어들었다.

[!]

옥함을 열던 능천한의 두 눈이 크게 치떠졌다.

--- 이잉---

스스스스스---

옥함이 열리자 웅혼한 진동이 울려 나왔다.

새파란 광망이 별빛같이 쏟아져 나오는 옥함 안,

그곳에는 하나의 륜()이 들어 있었다.

()!

신륜(神輪)!

가히 신륜(神輪)이라 불리어도 손색이 없는 강륜(鋼輪)이 거기에 있었다.

크기는 직경 한자 반 정도,

둥근 몸체에 청광(靑光)이 한성(寒星)같이 흐르는 네 개의 날()이 톱니바퀴같이 달려 있었다.

()의 두께는 종이짝보다도 얇았다.

그 네 개의 얇디얇은 날()에서 가슴이 터질 듯한 한망이 쏟아지는 것이다.

[... 신병(神兵)... 신병(神兵)이다!]

능천한은 가슴이 크게 뛰었다.

한눈에 륜()의 범상치 않음을 알아본 것이다.

[어떤 호신강기라도 물 베듯이 하는 신병(神兵)이 틀림없다.]

능천한은 떨리는 손을 륜()으로 가져갔다.

()의 몸체 중앙에는 작은 단추가 하나 있었다.

능천한은 손가락으로 그 단추를 눌러보았다.

--- ---

--- ---

그가 단추를 살짝 누르자 네 개의 날이 소리없이 륜의 몸체 속으로 접혀 들어갔다.

그러자 청망(靑茫)이 가시며 륜은 평범한 원형의 철판으로 변했다.

[훌륭하다.]

능천한은 흥분을 금치 못했다.

그때,

그의 눈에 신륜에 깔린 몇 장의 양피지 조각이 들어갔다.

[...!]

능천한은 신륜을 들어내고 양피지 조각들을 집어 들었다.

그 양피지에는 깨알같은 글들이 가득 적혀져 있었다.

능천한은 마음을 가다듬으며 글을 읽어갔다.

 

<패천신륜(覇天神輪)을 인연있는 자에게 남긴다.>

 

[패천신륜(覇天神輪)!]

능천한은 경악과 흥분에 휩싸이며 손에 들린 륜()을 새삼 살펴 보았다.

 

---패천신륜(覇天神輪).

 

이 얼마나 놀라운 이름인가?

천지십병(天地十兵)!

한 번의 현세(現世) 천하(天下)로 뒤집어 놓는다는...

천병보(天兵譜), 천병일천좌(天兵一天坐)의 절대신병(絶代神兵)!

그중 사대신병(四大神兵)에드는 패도긴병(覇道神兵)이 아닌가?

한번 떨쳐지면,

가공할 륜영(輪影)이 천지를 뒤덮고 부딪는 모든 것을 잘라낸다.

그것이 만년한철이든, 금강불괴지체나 절대호신강기이든 결과는 동일하다.

무엇이든 자를 수 있다.

그 전설(傳說), 그 신화가 능천한의 눈앞에 있는 것이다.

[으음...!]

능천한의 쿵쾅거리는 가슴을 억누르며 서신을 계속 읽어나갔다.

 

<... 본인은 본래 일개 낙척문사에 불과했다. 한데 팔십 년 전 본인은 황산을 지나다가 우연한 기회에 어는 산동(山洞)에서 기연을 얻게 되었다.>

 

X X X

 

이백 수십 년 전,

한 명의 낙척서생이 호아산을 지나다가 날이 어두워져 어느 산동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다.

그런데,

낙척문사는 그 산동 안에서 뜻하지 않는 기연을 만나게 되었다.

,

그는 산동(山洞)의 안쪽에 흙으로 발라 감춘 또 다른 석실을 발견하였고,

그 석실에는 한 부의 죽간(竹簡)과 신륜(神輪)을 얻게 된 것이다.

죽간(竹簡)은 춘추 이전 시대에 쓰려진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죽간의 앞부분이 썩어나가 죽간의 제목은 알 도리가 없었다.

낙척문사는 그 죽간에 큰 흥미를 느끼고 죽간의 내용을 연구하게 되었다.

결국,

십 년의 세월이 흐른 후,

낙척문사는 죽간에서 가공할 절기를 얻어 절대고수로 변신하게 된다.

대공(大功)을 이른 후 낙척문사는 강호(江湖)로 나오게 된다.

 

---나의 실력이란 것이 어느 정도인가?

 

낙척문사는 자신의 실력을 측정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당시 중원 무림을 쥐고 흔드는 일백고수들을 차례로 방문하고 비무를 했다.

헌데 어이없게도,

천하를 떨어 울린다는 일백고수들이 누구하나 낙척문사의 손에서 십초를 버티지를 못했다.

중원무림이 아연하고 발칵 뒤집힌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리고 낙척문사는 크게 실망을 하고 만다.

중원무림의 실력이라는 것이 나무도 형편없다고 느낀 때문이다.

 

---천하(天下)가 이리도 좁은가?

 

낙척문사는 탄식을 하며 다시 황산으로 돌아와 은거하고 만다.

그것이 그가 무림에 나간 지 꼭 일 년만이었다.

후일(後日)에 남의 말 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낙척문사에게 별호를 붙여 준다.

 

---패천자(覇天子).

 

패천자(覇天子)라고...

원한 것은 아니나 낙척문사는 패천자(覇天子)라는 거창한 별호를 얻게 된 것이다.

[... 이분이 패천자(覇天子) 조사님!]

능천한은 크게 놀랐다.

그의 아버지 패천황룡은 패천자가 자신의 일신절기를 적어 남긴 패천무경(覇天武經)으러 대공(大功)을 이루었다.

따라서,

패천자(覇天子)는 능천한에게 사조(師祖)가 되는 것이다.

[소손 능천한 사조님을 배견합니다!]

능천한은 패천자의 유체를 향해 공손히 절을 올렸다.

패천자는 패천황룡을 능붕비와 유사한 점이 많았다.

두 사람 모두 겉보기에는 부드러운 인상이나,

그 속에는 대해(大海)가 출렁이고 있는 것이다.

부드러울 때는 한없이 부드럽다.

그러나 한번 노하면 천지(天地)가 뒤집어지고 만다.

이것은 어쩌면 능천한에게까지 이어지는 패천일맥(覇天一脈)의 전텅인지도 모른다.

[...!]

능천한은 계속 글을 읽어 나갔다.

 

<... 천수가 다해감을 느끼던 노부에게 한 가지 근심이 생겼다. 그것은 패천신륜(覇天神輪)의 예기(銳氣)가 지나쳐서 천하를 해랄 우려가 있음 때문이었다...>

 

능천한은 미소를 지었다.

[사조께서는 생불(生佛) 같으신 분이셨다.]

그는 패천자를 우러러보았다.

눈을 감고 있는 패천자의 얼굴에 금방이라도 미소가 감돌 듯이 보였다.

 

<이에, 패천신륜(覇天神輪)과 죽간에 적혀 있던 마지막 절대신초(絶代神招)를 노부와 함께 사장시킬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죽음에 이르러서야 천기를 알게 되었다. 천기는 노부의 후손이 노부와 인연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이에 패천신륜을 남기나니... 부디 하늘의 호생지덕을 거슬리는 일이 없도록 명심할지어다.>

 

[사조님의 말씀 각골명심하겠습니다.]

능천한은 패천자의 유체를 향하여 고개를 숙였다.

양피지는 아직도 여러 장이 남아있었다.

능천한은 그중 뒤쪽의 서너 장을 먼저 읽어 보았다.

[!]

뒤쪽의 양피지를 읽던 능천한은 절로 탄성을 질렀다.

그곳에는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초강(超强)의 절대 신초 한 가지가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름하여,

 

---패천제육절식(覇天第六絶式).

<만겁패천초극류(覇天超極流).>

 

[패천제육절식(覇天第六絶式)은 오식(五式)이 아니고 육식(六式)이었다!]

능천한의 두눈이 형형하게 빛났다.

 

<패천대륜오절식(覇天大輪五絶式).>

 

강기로도 륜()으로도 쳐낼 수 없는 천하제일의 패도절기가 이것이다.

그 무적의 오식(五式)에는 다음의 명칭들이 붙어있다.

 

---벽뢰섬(霹雷閃).

---만절환(萬絶幻).

---천중압(天重壓).

---겁멸파황류(滅破荒流).

---폭천혈강류(瀑天血).

 

한데,

놀랍게도 패천오절식 이후의 마지막 일초식이 있었던 것이다.

당금 천하에서는 폭천혈강류(瀑天血)를 받아내는 사람도 없는 실정이다.

하물며,

패천제육절 만겁패천초극류(覇天超極流)의 위력이야 오죽하겠는가?

사실,

패천자(覇天子)도 만겁패천초극류(覇天超極流)를 연마하지 못했다.

다만,

죽간(竹簡)에서 번역해 놓은 것에 불과한 것이다.

능천한은 몇 번이고 반복하여 만겁패천초극류의 구결을 읽어 보았다.

아무리 난해한 기공이라도 한번 보아 그 오묘한 이치를 알아낸다는 능천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능천한은 만겁패천초극류의 외형만을 간심히 알아볼 수 있었다.

그만큼 만겁패천초극류는 지극히 현묘한 것이었다.

그것은 무공이전의 지극히 광대한 이치를 그 안에 담고 있었다.

[일시지간에 깨우치기는 불가능한 절대신초이다. 두고 두고 음미해 보아야 할 것같다.]

능천한은 만겁패천초극류의 초식을 적은 양피지를 깊게 간수했다.

그리고,

그는 다시 패천자가 적어 놓은 글에 시선을 보냈다.

[... 런 일이 있었다니...]

갑자기 능천한의 안색이 심하게 흔들렸다.

양피지의 나머지 부분,

그곳에는 상상치 못할 한 가지 전대비사가 적혀져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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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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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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