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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7.22 [황금전장] 제 49장 무쌍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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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공자무; [춥군.] 어깨에 쌓인 눈을 툴툴 털어내면서. 주변은 눈에 덮여있다.

구령; [설산인마(雪山人魔)의 한음지기(寒陰之氣)는 제법 쓸만하군요.] [죽는 순간에 터뜨려 방원 십장여를 눈으로 뒤덮어버리다니....] 역시 몸에 묻은 눈을 털며 싸늘하게 말한다. 오른 손에는 펜싱검처럼 가는 검 천궁을 들었고

쿵! 드러나는 주변의 모습. 초여름이지만 그들 두 사람이 선 곳을 중심으로 반경 2-30미터는 눈으로 덮여있다. 그리고 그 눈밭에 수십명의 사람이 죽어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구령 앞에 죽어있는 털북숭이 괴인이다. 이자가 설산신마인데 가슴이 갈라져서 죽었다.

공자무; [설산인마...!] [이 털북숭이도 만마천에서 보낸 추적자인가?]

구령; [설산인마는 만마천 소속이에요.] 검을 검집에 꽂고

구령; [하지만 다른 자들은 천사련의 잡것들이에요.] 주변의 눈에 덮여 있는 시체들을 돌아본다

구령; [개와 고양이처럼 앙숙지간이던 만마천과 천사련이 손을 잡고 우릴 죽이려 드는군요.] 싸늘하게 웃고

공자무; [우리는 두 사람, 상대도 두 단체이니 대충 싸움이 되겠다싶기도 한걸.] 웃고

구령; [손에 피를 묻히기 싫어하는 분이 어떻게 사마(邪魔)의 무리와 싸우겠어요?] 샐쭉

구령; [이 싸움은 저의 싸움이에요.] [만마천이든 천사련이든, 아니면 천하 전부가 덤비든 오라버니는 관여하지 마세요.]

공자무; [내가 알던 구령은 혼자서 천하와도 싸울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구령; [오라버니와도 싸웠는데 천하가 무슨 대수겠어요?] 공자무의 팔짱을 끼고

하늘에 뭉게구름이 피어난다. 햇살이 이마에 와 닿게 바람이 옷깃 속으로 흐른다. 다정하게 걸어가는 두 사람

공자무; [몸을 너무 혹사하지 마라.]

공자무; [천하와의 싸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천하와 싸울 수 있는 너 자신이다.]

구령; [오라버니의 다정한 말은 제게 투지만 더 불러일으킬 뿐이랍니다.] 수줍게 웃고

공자무; [이제는 말로도 널 돕지 못하게 하는구나.] 쓴웃음

구령; [저에 대해선 걱정하지 마세요.] [느끼고 계시겠지만 전 싸우면 싸울수록 강해지고 또 건강해져요.] 실제로 건강해졌다.

구령; [피와 죽음이 몸에 가장 좋은 약인 게 마공을 익힌 업보니까요.]

공자무; [만마천에서는 끝내 너를 죽이지 못할 경우 어떻게 나올 것같으냐?]

구령; [암흑철수가 없어도 제게 굴복하겠죠.]

구령; [하지만 암흑철수를 가진 자가 누군지 밝혀지면 그자에게도 복종해야만 해요.]

구령; [그 때문에 만마천은 암흑철수를 잃어버린 제게 분노하고 있고 또 마도의 운명이 어찌 될 줄 몰라 불안해하는 거예요.]

구령; [마도인의 생사여탈권은 모두 암흑철수에 달려있으니까요.]

공자무; [왜 그것들을 쓰지 않느냐?] 멈춰서며 묻고

흠칫 구령

공자무; [암흑철수가 없어도 내가 암흑철수 대신에 네게 준 그 물건들을 사용하면 너를 지킬 수 있을 텐데....!] 마주 보며 묻고

구령; [그... 그건...!] 당황

공자무는 말없이 구령의 얼굴을 빤히 본다.

구령; [죄송해요!] 고개 떨구고

구령; [짐작하셨겠지만 오라버니가 제게 맡긴 그 물건은 이미 저에게 있지 않아요.] 옷자락을 만지며 혼나는 소녀처럼

공자무; [누구에게 주었느냐?] 한숨

공자무; [내가 찾아가서 다시 가져오마.]

구령이 고개를 젓는다.

공자무; [지금 누구 손에 있는지 모르는 것이냐?]

구령; [그게 아니라... 현 소유자에게서 빼앗아 올 수 없다는 뜻이에요.]

구령; [그는 정당하게 저와 교환을 했거든요.]

공자무; [령아!]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찡그리고.

구령; [알아요! 오라버니가 맡긴 그 물건과 교환할 만한 것이 세상에 있을 리 없죠. 세상의 가치로 따진다면야…]

구령; [그러나... 저한테는 그것보다 더 소중한 것도 있답니다.] 고개를 들고 촉촉이 젖은 눈으로 공자무를 보고

공자무; [그자는 그 물건의 가치를 아느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숨

구령; [아마도…!] [하지만 신경 쓰실 필요는 없어요.]

공자무; [어째서?]

구령; [그도 백년 내로 죽을 테니까요.] 허탈하게 웃고

찡그리는 공자무

구령; [사람이 당대에 할 수 있는 일은 큰 게 없어요. 그저 작은 발자국과 소소한 이름만 남기고 갈 뿐이지요.] 염세적인 웃음

공자무; [그자가 만일 그 물건의 힘을 얻어 공격한다면 나라고 해도 감당하지 못한다.]

구령; [제가 서쪽으로 가는 것도 행여 있을지 모를 그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예요.]

공자무; [알았다. 물건은 포기하마.] [하지만 지금 그걸 갖고 있는 자가 누군지는 알아야겠다.]

구령; [그는 한 눈에 눈동자가 둘인 사람이에요.]

공자무; [천동대협 이산굉?]

구령; [맞아요. 천동대협이라 불리는 이산굉이죠.]

구령;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그의 신분은 혈목제의 서열이위!] [만약 제가 죽거나 잘못되었을 경우에 만마천의 통수권을 가지는 자예요.]

구령; [또 저와는 달리 개인적으로 세력을 많이 가지고 있는 자이기도 해요.]

공자무; [이산굉은 천하의 주인이 되고자 하겠구나.]

구령; [욕심은 있겠지만 제가 살아있는 한 감히 함부로 나서진 못해요. 감히….] 싸늘하게 웃고. 그런 그녀의 몸에서 서릿발 같은 위엄이 뻗친다. 바로 그때

<흐흐흐! 암흑철수가 있다면 물론 그렇겠지.> 갑자기 들리는 웃음소리

<하지만 구령! 당신은 암흑철수를 잊어버렸지 않소?> 휘이이! 돌풍을 일으키며 길 한가운데 나타나는 괴인. 여덟 자 길이의 화려한 창을 어깨에 걸치고 있지만 키는 오척 단구에 불과한 자다. 사십 정도의 나이에 얼굴이 유달리 크고 까무잡잡하다. 체구에 비해 얼굴이 크고 창이 지나치게 길고 굵은 데는 이유가 있다.

공자무; [넌! 누구냐?] 불쾌하고 삼엄한 기세

강작; [흐흐흐! 구령의 남자라면 물론 내가 누군지 물을 자격이 있겠지만.....!] + [!] 말하다가 부릅

쿠오오! 노려보는 공자무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흘러넘치고. 두 눈이 백열한다

강작; (무... 무슨 놈의 기도가....!) (노려보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조여오다니...!) 비지땀을 흘릴 때

공자무; [말하라!] 준엄하게 일갈하고. 순간

꽈릉! 머리에 벼락을 맞는 듯한 느낌을 받고 안색이 창백해지는 강작

휘청! 쓰러지려는 강작. 하지만

콱! 창으로 바닥을 찍어서 겨우 몸을 세우고

쿠오오! 노려보는 공자무의 몸이 한없이 커져 보인다.

강작; [나.... 나는...!] 헉헉 대는데

구령; [오라버니가 수고하실 필요 없어요. 그자는 혈목제 서열 8위인 강작(强作)이란 자예요.] 말하며 앞으로 나서고. 그러자

화악! 강작을 휘감고 있던 검은 기류들이 사라진다

공자무; [강작?] [들어본 적이 없는 무명소졸이로군!] 차갑게 냉소하고

강작; (무... 무명소졸이라고?) (천번이 넘는 싸움에서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나 마창(魔槍) 강작이?) 굴욕. 하지만 겁에 질려 공자무를 정면으로 보지는 못하는데

구령; [강작! 오랜만이구나.] 공자무의 앞을 막으며 냉소

강작; [아깝소. 정말 아깝소.] 비지땀을 흘리면서고 억지로 웃고

강작; [아직도 이렇게 아름다운 그대를 내 손으로 죽여야 한다니 말이오.] 심호흡을 하며 창을 바닥에서 뽑고

구령; [혈목제 서열 5위인 철와선도 내 손에 죽었다.] [죄목은 내 이름을 함부로 불렀기 때문이지.] 차갑게 웃고

강작; [!] 뜨끔하고

노려보는 구령의 온몸에서 칼날같은 기운이 뻗어나온다.

강작; (젠... 젠장! 이십년 이상의 세월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오싹하게 만드는군!) 침을 삼키고

구령; [사부들이 보냈느냐?]

강작; [만... 만마천 내에서 당신이 가졌던 신분과 권한은 모두 박탈되었소.]

강작; [당신 아버지 역시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며 현재 연금중인 상태요.]

구령; [그 몇 마디의 말로 네 죄가 사해질 듯싶은가?]

강작; (경... 경솔했다! 구령이 오랜 투병으로 약해졌다는 말을 믿는 게 아니었는데...!) 비지땀

강작; (철와선이 죽은 건 실수해서가 아니었다! 나도 오늘 죽지 않으려면 마지막 한방울의 힘까지 다 짜내야겠구나!) 콱! 혀를 물고. 순간

푸학! 강작의 귀와 코, 입에서 피가 확 터져나온다. 그리고

콰드득! 강작의 몸이 갑자기 물풍선처럼 부풀어오르기 시작한다.

공자무; [잠력을 모두 격발시켰군!] 끄덕이고

차갑게 보고 있는 구령

펑! 펑! 강작이 몸에 걸치고 있던 옷들이 터져서 날아가고

쿵! 단번에 키가 2미터 이상으로 자라난 강작. 훈도시만 찬 모습인 보디빌더같은 체격으로 변했다. 비로소 8자가 넘는 창이 어울린다.

구령; [말하라!] [보내서 왔느냐? 스스로 찾아왔느냐?] 스릉! 검을 뽑고

강작; [흐흐흐! 공을 다투는 자는 스스로 오고 명을 따르는 자는 보내서 오는 게 우리 만마천 아니오?]

강작; [당신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만마천과 천사련을 모두 상대할 순 없을 거요.] 창을 겨눈다.

구령; [이것 하나면 되지 않을까?] 왼손을 들어올리고. 순간

쿠오오! 갑자기 주변의 공기가 어둡고 무겁게 변해버린다. 햇살도 그대로고 바람도 그대로인데 색이 주변의 모든 색이 새카맣게 변해버린다. 구령의 쳐든 왼손이 검은 색으로 변하며 두툼하게 부풀어 오르고 있다.

쿵! 그리하여 마침내 변한 구령의 손. 거대해진 왼손이 마귀의 손처럼 시커먼 비늘로 덮여있다. 소톱도 길고 날카롭게 변했고.

[!] 찡그리는 공자무. 반면

강작; [암.. 암흑철수!] 뾰족한 비명을 지르고.

텅! 창을 떨구고

강작; [으으으! 잃... 잃어버린 게 아... 아니었소?] 벌벌 거리며 물러서는 강작.

구령은 말없이 왼손을 치켜든 채 한 걸음 앞으로 걸어간다. 순간

털썩! 강작은 파랗게 질린 채 뒤로 주저앉고

그런 강작 앞에 서서 내려다보는 구령. 왼손의 암흑철수에서 흘러넘친 시커먼 기운 속에 수많은 마귀와 괴물들의 형상이 일렁거리고

강작; [천... 천주! 제... 제발 자비를...!] 덜덜 떨며 구령 앞에 무릎을 꿇고 납작 엎드려 고개를 조아린다

스윽! 구령은 말없이 그런 강작의 머리에 왼손을 얹고

강작; [으으으!] 고개를 떨군 채 달달 떠는 강작.

주르르! 아랫도리에서는 오줌이 흘러 바닥을 적시고

구령; [만마의 지존인 암흑철수의 주인으로서 명한다.] [여섯 사부에게 돌아가서 전해라.]

구령; [더 이상 나를 건드린다면 만마천이 사라질 것이라고!] 나직하지만 무시무시한 살기를 흘리며 말하고

강작; [조 존명…!] 외치고. 하지만

강작이 존명을 외쳤지만 구령의 손은 여전히 그자의 머리에 얹혀져있다.

[!] 무언가 깨닫는 강작. 다음 순간

고개를 조금 들어서 구령을 보는 강작

여전히 왼손으로 강작의 머리를 누르며 차갑게 내려다보는 구령

강작; [결... 결례를 용서하소서!] 팍! 손가락으로 왼쪽 눈을 찌르고

콰득! 피와 함께 손가락에 후벼파여 나오는 눈동자

찡그리며 보는 공자무

강작; [암흑철수의 권능에 충성을과 복종을!] 두 손으로 자신의 눈동자를 담아 구령에게 바치는 강작

냉소하며 왼손으로 강작의 손에 들려있는 눈동자를 움켜잡는 구령

푸스스스! 피묻은 강작의 눈동자는 암흑철수 안에서 한줌의 푸른 연기로 변해 사라지고,

강작; [하명하신 분부, 틀림없이 전하겠나이다!] 엎드려 절하고

휘익! 이어 창을 들고 날아서 사라지는 강작

강작이 사라진 후에도 공자무와 구령은 화석이 된 듯 한동안 그 자리에 서있고. 이윽고

스스스! 구령의 왼손에서 암흑철수가 사라진다.

공자무; [어떻게 된 것이냐?]

구령; [보신 대로예요!] 맨손을 보여주고. 창백한 얼굴에 미소가 떠오르고

구령; [천하가 넓다 해도 암흑철수가 두 개일 수는 없죠.] 스르! 말하며 쓰러지려 하고

공자무; [령아!] 얼른 두 손으로 구령을 안고

공자무; (방법은 모르겠지만 암흑철수가 지닌 힘을 잠시나마 발휘할 수 있구나.)

구령; [무리를 했더니 몹시 피곤하군요. 잠시 업어주시겠어요?] 공자무의 품에 안긴 채 애처롭게 웃고

공자무; [잠시가 아니라 언제까지라도 업어주마!] 부축한 구령에게 등을 내밀고

구령; [정말 오랜만이군요. 오라버니에게 업혀보는 건...!] 공자무의 등에 업히는 구령

공자무; [피곤하면 자려무나. 아무 걱정하지 말고!] 구령을 안고 걸어간다

구령;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어!) 공자무의 목을 팔로 두른 채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는 구령의 눈가로 눈물이 맺히고

<나중에는 어찌 될지 몰라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오라버니가 온전히 나만의 사람이니까!> 멀어지는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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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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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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