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강의 만화 시나리오/신선부'에 해당되는 글 80건

  1. 2020.04.29 [신선부] 제 5장 대리시험을 치다
  2. 2020.04.28 [신선부] 제 4장 악독한 함정
  3. 2020.04.27 [신선부] 제 3장 현존하는 고금제일검 1
  4. 2020.04.26 [신선부] 제 2장 마귀들
  5. 2020.04.25 [신선부] 제 1장 하인인데 천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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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천주산(天柱山)> 섭장천이 함정에 빠졌던 그 산

경치 좋은 곳에 자리한 암자.

어느 건물

건물 내부. 침대에 가슴까지 이불을 덮고 누워 잠들어 있는 섭아연

섭아연; [으으으!] 신음. 식은땀. 악몽을 꾸는 중이다.

이하 섭아연의 꿈 내용

 

[아악!] [안돼!] [살려줘요!] 불타는 건물. 복면인들에게 학살당하는 은일곡의 식솔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무차별 살상하는 복면인들. 신음하는 섭아연의 모습 배경으로 떠오른다. 이어

섭무궁; [두렵더라도 굳세게 견디거라. 네 조부님께서 반드시 구하러 오실 것이다.] 관의 뚜껑을 닫으려 하며 말하는 섭무궁. 관속에 누운 섭아연의 시점. 섭무궁은 피투성이가 된 채 관의 뚜껑을 닫으려 한다.

섭무궁; [사랑한다 아연아.] [다음 생에서도 아비의 딸로 태어나다오.] 스윽! 관 뚜껑을 닫으며 말하는 섭무궁

꿈 장면 끝

 

섭아연; (안돼요 아버지!) 눈물 흘리며 몸을 벌벌 떨고

섭아연; (아연이만 두고 가시면 안돼요.) 끄윽! ! 울고. 가위에 눌려 온몸을 벌벌 떨면서. 바로 그때

! 누군가의 손에 들려진 손수건이 섭아연의 이마의 땀을 닦아준다. 그걸 느끼고 움찔하는 섭아연

섭아연; [!] 벌떡 일어나며 비명 지르고. 땀을 닦아주던 손의 주인이 흠칫! 하며 손을 떼고.

섭아연; [... 누구...] 급히 돌아보고

위진천; [놀라게 해드렸다면 미안하오 소저!]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손수건 든 손을 거두며 웃고 있고

섭아연; [!] 경계하며 반대쪽으로 피하면서 몸을 움츠리고

위진천; [안심하시오. 이 주변에 소저를 해칠 인간은 존재하지 않소.]

섭아연; [... 누구신가요?] 헐떡이며 경계하고

위진천; [소생은 위진천이라고 하외다.] [우연히 은일곡 주변을 지나다가 소저를 구하게 되었소이다.] 매력적인 표정으로 웃고

섭아연; [은일곡!] 비명 지르며 침대에서 뛰어내리려 하고. 하지만

! 현기증 느끼며 쓰러지려는 섭아연

위진천; [조심하시오.] 급히 일어나며 섭아연을 부축하고

위진천; [소저는 밀폐되어 공기가 통하지 않는 관에 갇혀있었던 시간이 너무 길었소.] 섭아연을 부축해서 다시 침대에 앉히고

위진천; [그 때문에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려면 시간이 제법 걸릴 것이오.] 섭아연을 침대에 눕게 하며 말하고

섭아연; [은일곡... 아니 저희 부모님은 어찌 되셨는가요?] 침대에 누우며 간절한 표정으로 위진천을 올려다보고

위진천; [슬픈 소식을 전하게 되어서 유감이오.] 엄숙한 표정으로 한숨 쉬고. 몸을 바로 세우면서

위진천; [은일곡에서는 오직 소저만 살아계셨소이다.]

섭아연; [흐윽!] 전율하고

위진천; [특히... 소저의 부모님으로 보이는 두 분은 끔찍한 고문과 겁탈을 당한 끝에 돌아가셨소이다.]

섭아연; [안돼! 안돼요 아버지!] 오열하며 돌아눕고

섭아연; [어떻게... 아연이 혼자 어떻게 살라고 돌아가신 건가요?] 위진천에게 등을 보인 채 웅크린 채 울고

섭아연; [아버지! 어머니!] 웅크린 채 이불을 쥐어뜯으며 오열하고

위진천; (더 슬퍼하고 분노해라.) 그런 섭아연의 뒷모습 보며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그래야만 나 위진천이 천하의 주인이 되는데 쓸모가 많은 무기가 될 테니...) 사악하게 웃는다.

 

#28>

<-은일곡(隱逸谷)> 섭무궁 가족이 살던 계곡.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은일곡 내부. 거의 모든 건물들은 불에 타서 형체를 잃었는데 은일곡 중심부인 광장에서 연기와 불꽃이 치솟고 있다

광장 중앙. 거대한 장작불이 타고 있고. 장작 위에는 수십 구의 시체가 얹혀져 있다. 그 시체들 중간에는 수의를 차려입은 섭무궁과 섭무궁 아내의 시체가 놓여있다. 장작불 주위에서는 비구니들이 서서 목탁을 치며 염불을 외우고 있고. 장작불 전면에는 상복을 입은 섭아연이 무릎 꿇고 앉아서 합장하고 있다.

불길에 휩싸이는 시체들

비구니들의 염불은 이어지고

섭아연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고문당하고 죽은 섭무궁의 시체와 윤간 당하고 죽은 어머니의 시체.

섭아연; (용서... 용서하지 않겠다!) 합장한 채 이를 악무는 섭아연.

섭아연; (두 분을 해친 데 책임이 있는 인간들은 마지막 한 놈까지 내 손으로 죽이고 말 것이다.) 결심. 그때

섭아연 뒤로 다가오는 위진천. 손에는 얇은 책을 들었다.

위진천; [다시 한 번 조의를 표하겠소이다.] 섭아연 옆에 서며 고개를 숙이고

합장한 채 대꾸하지 않는 섭아연

위진천; [위로가 될지 모르지만 본문의 장로들께서 은일곡 식솔들의 사인(死因)을 검안한 결과를 정리해봤소이다.] 책을 내밀고

섭아연; [사인...] 눈을 뜨고

섭아연; [제 부모와 식솔들을 살해한 수법과 무공이 무엇인지 알아내신 건가요?] 흥분하며 두 손으로 책을 받고

위진천; [전부는 아니지만 특이한 흔적이 남는 무공은 식별해낼 수 있었소이다.] 책을 건네주며

섭아연; [어떤... 어떤 자들이 은일곡을 공격한 건가요?] 책을 펼쳐보며 이를 갈고

위진천; [소생도 처음에는 사마외도의 무리들이 범인인 줄 알았소이다.]

섭아연; [예상을 벗어났다는 말씀이신가요?] 돌아보고

위진천; [그렇소이다.] 심각한 표정으로 끄덕이고

섭아연; [믿기지 않게도 영친과 자당을 비롯하여 은일곡 식솔들을 해친 무공은 대부분 정파백도의 것이었소이다.]

섭아연; [... 그런...] 충격

섭아연; [... 정파백도의 인간들이 왜 우릴 공격한 건가요?]

위진천; [아마도 은일곡에 소저의 조부... 절대검성님의 비급이 숨겨져 있다는 소문이 퍼진 것 같소이다.]

섭아연; [... 그러니까 조부님의 무공비급을 노리고 정파백도에서 우리 은일곡을 공격했단 말이지요?] 이를 갈고

위진천; [영친에게 끔찍한 고문을 가하고 자당을 무참하게 윤간한 후 죽인 이유도 비급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었겠소이까?] 음산하게 웃고. 그러자

섭아연; [정파백도! 정파백도!] 이를 갈고

섭아연; [네놈들은 은일곡에서 흘린 피의 열 배 백배를 흘리게 될 것이다.] 으아아아아! 하늘 보며 악을 쓰고

염불 외우던 비구니들이 깜짝 놀라며 돌아보고

섭아연; [아버지! 어머니!] [구천에서나마 지켜봐주세오! 소녀 아연이가 어떻게 두 분의 복수를 하는지를...] 으아아아아! 악을 쓰는 섭아연

위진천; (좋아 아주 좋아!) 그걸 보며 사악하게 웃고

<섭아연! 저 계집 덕분에 내 손에는 피를 묻히지 않고도 정파백도를 쓸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으아아아! 거대한 장작불을 앞에 두고 악을 쓰는 섭아연의 모습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29>

<-한 달후> 북경의 모습

<-북경> 북경 성내의 자금성의 모습

<-자금성> 자금성 내부의 모습. 건물들 사이의 넓은 광장. 수많은 책상들이 도열해있고 그 책상 옆에 사람들이 서있는 게 작게 보인다

<-전시(殿試) 과장(科場)> 위 장면을 자세히 묘사. 수백 개의 일인용 책상과 의자가 건물 앞마당에 놓여있고. 책상 옆에는 서생 차림의 사내들이 서있다. 과거 시험장의 모습. 응시생들은 어린 소년에서부터 노인까지 연령대가 다양한데 모두 같은 복장이다. 서생 차림에 머리에는 사각형 모자를 쓴 모습. 책상에는 문방사우가 놓여있다. 관리들이 앞 열에서부터 응시생들의 신분을 확인중이다. 응시생들이 두 손으로 내미는 호패를 보고 서류와 대조하는 모습. 호패는 길이 한 뼘 정도에 폭은 5센티 정도 되는 얇은 판자. 그 위에 이름과 생년월일등이 새겨져 있다.

응시생들이 보고 있는 정면에는 웅장한 건물이 축대 위에 서있고. 그 축대 위에는 화려한 의자가 두 개 놓여있다. 건물과 의자 주변에는 화려한 복장의 위사들과 무기를 지닌 환관들 수십 명이 눈을 번득이며 주변을 경계한다. 화려한 복장의 위사들은 금의위 소속이다.

건물 앞 광장에 도열해있는 응시생들

그 응시생 사이에 서있는 청풍. 거의 맨 뒷열인데 서생 복장에 모자를 썼다. 모자를 이마가 다 가리도록 써서 가급적 얼굴이 노출되지 않게 했다. 두 손으로는 호패를 들고 있고. 앞쪽에서 관리들이 호패를 확인하며 청풍 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청풍의 모습.

호패를 든 두 손 중 왼손 중지에 반지가 끼워져 있는 것 주의. 청풍의 신분을 암시하는 두 마리 용이 서로의 꼬리를 물고 있는 형태의 금반지.

청풍; (오늘만 지나가면 된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관리들을 보고

청풍; (직례의 향시는 차석(次席)으로 통과했고...) (오늘 치루는 전시에서는 삼등급제 정도가 되도록 답안을 조절하자.)

청풍; (아버지 말씀대로 장원급제를 했다가는 주변의 이목을 끌어 귀찮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 생각하다가

[!] 흠칫 하며 앞을 보는 청풍

관리들이 웅성대며 뒤를 돌아본다.

수험생들 사이를 걸어오는 늙은 환관. 다른 작품의 늙은 환관 캐릭터 참조. 건장하고 눈빛이 날카로운 젊은 환관 두 명이 따라오는데 쌍둥이다. 이 젊은 환관들은 나중에 한 두 번 더 나옴. 주변의 관리들이 허리를 굽히며 눈치를 본다. 늙은 환관의 이름은 담길. 실존인물이고 동창의 책임자다.

청풍; (저 늙은 환관...) 눈 번뜩

<관리들이 극도로 긴장하는 걸 보면 지위가 높을 것이다.> 관리들이 굽신거리는 사이로 걸어오는 담길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때

<저 양반이 누군지 알겠어! 동창(東廠)의 제독태감(提督太監)인 담길(覃吉)이야!> 옆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 흠칫! 하는 청풍.

응시생1; [동창제독?] [정말인가?] 청풍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서있는 응시생 둘이 속삭이며 대화를 나눈다

응시생2; [틀림없네.] [담제독님은 몇 달 전 내 조부의 칠순잔치에 축하해주러 온 적이 있었어.] 부티나게 생긴 놈이 뻐기며 말하고

응시생1; [자네 조부께서는 예부(禮部)의 상서를 역임하셨으니 동창제독과도 아는 사이였겠지.] 부러운 표정으로

응시생2; [그날 나도 인사를 드려서 담제독님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네.] 뻐기고

응시생1; [그런데 동창의 책임자인 담제독께서 무슨 일로 과시(科試;과거)에 모습을 드러내신 것일까?]

응시생2; [전시에는 황상께서 친림(親臨;임금이 몸소 나옴)하시지 않는가?] [황상의 안위를 책임지는 동창에서도 당연히 관여를 해야지.]

응시생1; [듣고 보니 그렇구만.] 끄덕

청풍; (동창은 금의위(錦衣衛)와 함께 황실을 지키는 양대 세력이다.)

청풍; (황제가 곧 시험장에 모습을 드러낼 테니 보안을 위해 동창이 관여하는 건 당연한데...) 다가오는 담길을 보며 생각하고. 담길은 다시 응시생들의 신분을 확인하는 관리들의 뒤를 따라 천천히 다가온다

청풍; (설마 동창의 책임자인 제독이 직접 현장 시찰을 나올 줄은 몰랐다.) 고개를 조금 숙이고

청풍; (눈에 띠여서 좋을 일 없으니 눈도 마주치지 말자.) 고개 가능한 깊이 떨군 채 두 손으로 들고 있는 호패만 보고. 그때

관리1; [요패(腰牌)를 보이게.] 관리 중 한명이 청풍의 앞에 이르러 말하고. 한손에는 서류를 들고 한손에는 연필처럼 생긴 지필묵을 들었다. 이자는 나중에 한 두 번 더 나올 캐릭터이므로 특징 있게 묘사. 관리1로 표기

청풍; [...] 두 손으로 호패를 보이고. 글자가 관리1에게 보이도록

관리1; [성명 벽세황...] [병인년 칠월 십구일생...] 청풍이 내민 요패와 서류를 교대로 보며 확인하고. 그 뒤에 담길이 뒷짐을 짚고 서서 보고 있다. 담길 뒤에는 젊은 환관 두명이 서있고

담길; [...] 무언가 생각하며 청풍을 보는 담길. 청풍의 얼굴이 성화제와 닮아서 자세히 보고 있는 것

청풍; (이유는 모르지만 담길이 날 유심히 보고 있다. 조심해야한다.) 곁눈질로 담길을 보며 긴장하고.

담길; [...] 미간 조금 찡그리며 고개를 조금 갸웃하는 담길. 그때

관리1; [본인 확인이 되었네.] 서류에 체크를 하고. 이어

관리1; [요패를 보이게.] 청풍의 뒤에 서있는 응시생에게 다가가는 관리1. 호패를 내미는 그 응시생

청풍; (이번에도 신분 확인절차는 무사히 통과했다.) ! 쳐들었던 호패를 내리고. 그 사이에 담길과 두 명의 환관이 청풍을 지나가려 하고. 그때

담길; [!] 담길의 눈이 갑자기 번쩍. 청풍의 손을 본다

호패를 든 청풍의 두 손 크로즈 업. 왼손 중지에 반지가 끼어있는 것을 보여주고

청풍; (아마 저 관리도 장주에게 포섭되었을 것이다.) ! 오른손에 든 요패를 왼쪽 소매에 넣으려 하고. 바로 그때

! 갑자기 청풍의 왼쪽 손목을 잡는 깡마른 손

청풍; [!] 자기도 모르게 신음을 토하고.

주변 사람들 모두 놀라 청풍을 돌아보고. 관리와 시험생들 모두

우둑! 강하게 청풍의 손을 쥐어쳐드는 담길. 강렬한 표정으로 청풍의 왼손을 보고. 그 뒤에서 젊은 환관들도 긴장하고

관리1; [... 각하!] 청풍의 신분을 확인했던 관리1이 사색이 되어 돌아오고

관리1; [... 그자가 혹시 부정행위라도 했는지요?] 식은땀을 흘리며 담길의 눈치를 보지만

담길; [...] 관리1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청풍의 손을 쳐들어서 중지에 끼워져 있는 반지를 보는 담길

청풍; (아차!) 얼굴 굳어지고

이어지는 회상. #10>에서 타노가 주의 주던 장면

 

타노; [전에도 말했지만 너는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끌어서는 안된다.] [너에 대한 것이 알려지면...]

타노; [너는 물론이고 아비도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심각

회상 끝

 

청풍; (어머니의 유품이라는 쌍룡패미환(雙龍敗尾環)...) 자기 왼손 중지에 끼워져 있는 반지를 보며 긴장하고. 담길도 유심히 그 반지를 보고 있고

청풍; (철이 든 이래 한 번도 손가락에서 빼본 적이 없었던 탓에 무심코 끼고 왔는데...) 식은땀을 흘리고

청풍; (특이한 형태의 반지라 담길의 이목을 끈 것 같다.) 담길의 눈치를 보고

담길; [...] 뭔가 생각하는 담길. 그러다가

담길; [이 반지... 내력을 말해라.]

청풍; (둘러대야 한다.) + [골동품 가게에서 우연히 입수한 것입니다.] 담길이 자기 얼굴 잘 보지 못하도록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대답하고

청풍; [값은 그리 나가지 않지만 세공과 만듦새가 특이해서 늘 끼고 있었습니다.] 바닥을 보며 대답하고

담길; [골동품 가게에서 입수한 물건이라...] ! 잡고 있던 청풍의 손을 놔주고

청풍; [감사합니다.] 오른손으로 왼손을 가리고

관리1과 주변의 응시생들 모두 안도하고

담길; [이름!] 왼손을 가리는 청풍을 보며 묻고

청풍; [소생은...] 대답을 하려는데. + ! 갑자기 어디선가 징 치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그러자

담길과 환관, 모든 관리들이 긴장하며 뒤를 돌아본다.

! ! 다시 징 치는 소리가 건물 뒤에서 들리고. 건물 주변을 경비하던 금의위 위사들과 무기를 지닌 환관들이 일제히 뒤로 돌아서며 경계하고 있고. 그러자

담길; [황상께서 친림하신다. 신분 확인을 서둘러라.] 돌아서서 건물쪽으로 가며 관리들에게 말하고.

[예 제독각하!] [서두르세!] 관리들 급히 돌아서서 아직 신분 확인이 안된 응시생들의 호패를 확인하기 시작한다.

청풍; (살았다.) 안도하고

청풍; (어쩔 수 없이 소장주의 이름을 말했으면 후환이 있을 뻔 했다.) 단상 쪽으로 가는 담길의 뒷모습 보며 생각하는 사이에

관리들이 신원 확인을 마치고 서둘러 뒤로 빠진다. 직후

담길; [황상께서 친림하신다. 모두 복배고두(伏拜叩頭;엎드려 머리를 조아림)하라!] 서둘러 단상으로 가며 외치고. 그러자.

[만세!] [만세!] 외치며 일제히 무릎 꿇고 고개 조아리는 응시생들. 응시생들과 달리 관리들은 고개만 숙인다.

청풍도 다른 놈들과 함께 무릎 꿇고 고개 조아리고.

그 상태로 기다리는 청풍과 응시생들. 잠시 후

! 다시 한 번 징이 울리고

[고개를 들라!]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여자 목소리...) 생각하며 고개를 들고. 주변의 다른 응시생들도 일제히 고개를 들고 있다. 무릎은 꿇은 채

청풍; (아마 그 여자겠지.) 고개를 들고 앞을 보고

! 단상에 나란히 놓인 화려한 의자 두 개에 일남일녀가 앉아있다. 사내는 40살 정도로 소심하고 온화한 인상인데 어딘지 청풍을 닮았다. 특히 코가 닮았고. 몸에는 곤룡포. 머리에는 면류관을 썼다. 황제인 성화제다. 청풍의 아버지. 성화제 옆에는 역시 중년의 나이인 미녀가 앉아있다. 대단한 미인이지만 체격이 커서 성화제 못지않다. 특이하게 몸에는 장군복을 입었고 머리에는 투구를 썼으며 한손에는 보검까지 들고 있다. 눈빛이 아주 강하다. 만귀비다. 나이는 성화제보다 많지만 여전히 젊고 아름답게 묘사. 단상 뒤쪽에는 수십 명의 환관과 궁녀들이 대기하고 있다.

청풍; (저 두 사람...) 눈 번뜩

 

<당금의 황제인 성화제(成化帝)와 성화제를 손아귀에 넣고 좌지우지한다는 요녀 만귀비(萬貴妃)!> 나란히 앉은 성화제와 만귀비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이름이 만정아(萬貞兒)인 만귀비는 성화제를 어렸을 때부터 돌보아왔다.> 위씬의 두 사람 중 만귀비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어린 시절의 성화제는 부친인 정통제(正統帝)가 몽고의 포로로 잡혀간 <토목보(土木堡)의 변()>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던 시절이 있었으며 그때 성화제를 지켜준 것이 여장부중의 여장부인 만귀비다.> 20대 시절의 만귀비가 창을 들고 복면 쓴 자객들과 맞서 싸우는 모습. 만귀비 뒤에는 5살쯤 된 청풍 모습의 소년이 달달 떨고 있다. 소년은 물론 어린 시절의 성화제다.

<어렸을 때의 그 기억 때문인지 성화제는 만귀비에게 철저하게 의지하는 성격이 되어버렸다. 그 결과 만귀비는 황후마저도 자기 뜻대로 바꿔버리는 절대권력을 휘둘러왔다.> 만귀비의 눈치를 보는 성화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성격이 냉혹할 뿐 아니라 질투심도 격렬한 만귀비는 자기 외의 비빈들이 성화제의 아이를 낳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수많은 비빈과 그녀들이 낳은 아이들이 만귀비의 독수에 죽임을 당한 것이다.> 도도한 표정으로 성화제에게 뭐라 하는 만귀비. 억지로 웃으며 고개 조아리는 성화제

 

청풍; (성화제가 연상의 후궁 만귀비의 꼭두각시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단상에서 뭔가 대화를 나누는 성화제와 만귀비의 모습을 보고

청풍; (나도 지금까지는 만귀비가 성화제를 일방적으로 조종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보니 세상의 소문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성화제는 진심으로 만귀비를 사랑하는 것 같다.> 만귀비의 말에 헤벌쭉 웃으며 고개 끄덕이는 성화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만귀비를 총애한 성화제는 그녀를 황후로 삼고 싶어 했다고 한다.) (하지만 만귀비의 출신이 워낙 한미(寒微)해서 귀비로 책봉하는 게 최선이었다고 한다.)

청풍; (비록 귀비의 신분에 불과하지만 황후도 만귀비의 눈치를 보며 산다던데...)

청풍; (그나저나 기분이 조금 묘하다.) 단상의 성화제를 보며 생각하고

 

<억조창생의 주인인 성화제... 저 양반의 얼굴이 어째서 이리도 눈에 익은 것인가?> 만귀비와 대화를 나누는 성화제의 얼굴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대체 저 얼굴을 전에 어디서 보았을까?) 갸웃. 청풍은 신분이 종인지라 자기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거울을 본 적이 없어서. 그래서 성화제가 자기와 닮았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청풍; (본적이 있기 때문에 낯설지가 않은 것일 텐데...) 생각할 때

만귀비; [담길!] 단상의 만귀비가 담길을 부르고. 담길은 단상 아래에 대기하고 있다. 그 옆에 관리들이 서있는데 한명은 쟁반에 두루마리를 얹어서 들고 있다

담길; [소인 담길, 하명을 기다리옵니다.] 허리 숙이고.

만귀비; [과제(科題;과거 문제)를 제시하라.] 자기가 황제인 것처럼 명령하고.

담길; [복명하옵니다 귀비마마!] 허리 숙이고. 이어

관리들에게 돌아서는 담길. 쟁반을 든 관리가 서둘러 다가오고

쟁반에 대고 고개 조아리는 담길.

이어 쟁반에서 두루마리를 집어드는 담길

두루마리를 펴는 담길. 이어

담길; [성지를 받들어 금번 전시의 과제를 공표하노라.] 두루마리를 펼쳐서 읽는다

담길; [조송(趙宋) 신법(新法)의 해악(害惡)을 논하고 개선(改善)의 방책을 제시하라.] 두루마리의 내용을 읽는다.

청풍; (조송, 즉 송나라의 신법..!) 일어나고

청풍; (신법은 송나라 신종(神宗) 때의 재상 왕안석(王安石)이 구습과 적폐를 타파할 목적으로 시행했던 법이다.) 의자에 앉고

청풍; (하지만 지나치게 급진적이고 과격한 법이었던 탓에 기득권 세력인 구법당(舊法黨)의 공격을 받아 시행이 무산되었었다.) (그로 인해 송나라는 부흥의 기회를 놓쳤고...) 의자에 앉아 글을 쓸 준비를 한다.

청풍; (신법을 긍정하는 내 생각보다는 당금 명나라의 실정에 맞는 의견을 제시해야한다.) 글을 쓰기 시작하고

청풍; (다만 장원으로 급제하면 곤란하니 논리에 적당히 파탄을 섞어야하고...)

<과거를 보면서 장원으로 급제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사람은 아마 나 외에는 없을 것이다.> 과거 시험장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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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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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앙! ! 가가강! 도끼, 갈쿠리, 톱니바퀴들이 섭장천의 몸을 강타한다. 하지만 그 직후

[!] [!] [!] 공격한 자세로 경악하는 지옥혈부, 백일살신, 환마루주. 허공에 몸이 떠있는 상태들이고

가가강! 카카캉! 세 사람의 무기는 쓰러져 있는 섭장천의 몸에 닿았지만 깊이 파고 들어가지 못하고 무언가에 저지당하고 있다.

<이럴 수가...> <천하오대극독중 하나인 부심지독(腐心之毒)에 중독당하고도 공력을 잃지 않다니...> <우리들의 공격이 섭장천의 호신지력(護身之力)에 막혔다!> 지옥혈부들이 경악하며 다급히 다시 허공으로 치솟으려 할 때

! 부악! 섭장천의 몸에서 죽순처럼 돋아나는 검의 형상들.

[!] [검벽신공(劍壁神功)!] [위험하다!] ! 투학! 경악하며 다급히 도로 날아오르려는 지옥혈부 일행, 하지만

번쩍! 투쾅! 일어나 앉는 섭장천의 몸에서 수많은 검의 형상들이 터져 나와 지옥혈부들을 휩쓴다

[!] [!] [!] 부악! ! 사력을 다해 방어벽을 일으키며 날아오르는 지옥혈부 일행. 팔로는 얼굴과 목을 가리며. 하지만

퍼퍽! ! 그자들의 방어벽을 그대로 뚫고 들어오는 검의 형상들

[크악!] [!] [!] 푸학! 퍼퍽! 몸이 여기저기 궤뚫리며 허공에서 퍼덕이며 비명 지르는 지옥혈부 일행. 그래도 치명상은 입지 않았다. 이어

퍼억! 콰당탕! 퍼억! 세 방향으로 나뒹구는 지옥혈부 일행

섭장천; [감히 아연이를 이용해서 노부를 함정에 빠트려?] 화르르! 온몸에서 연기를 뿜어내며 완전히 일서서고. 수많은 검의 형상도 몸에서 빠져나오고 있고

섭장천; [용서할 수 없다!] 온몸이 검의 형상으로 덮이며 이를 갈고. 머리에는 불이 붙었고 눈은 백열되어 마귀같은 형상이 된다.

[끄윽!] [지랄...] [명불허전이다! 부심지독에 중독된 상태에서도 우리 셋을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급히 일어나려 하지만 힘들어 비틀거리는 세 놈. 검의 형상에 궤뚫린 상처에서 피가 뿜어지고 있고

섭장천; [네놈들에게 죽어간 아이들의 숫자보다 열배씩 난도질 한 후 죽여주겠다.] 파츠츠츠! 온몸에서 일어나는 검의 형상이 더 많아지고.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려서 마귀같이 변한 채로

<... 이 정도였을 줄이야!> <이 늙은이가 고금제일검이라는 평판은 결코 과장된 게 아니었다!> <혈세사패의 패주들인 우리 능력으로도 맞설 수 없는 상대다!> 공포에 질리며 주춤거리는 지옥혈부 일행. 바로 그때

휘익! ! 두 개의 구슬이 섭장천의 앞으로 날아들고

섭장천; [벽력탄?] 눈 부릅 뜰 때

콰쾅! ! 강력한 폭발을 일으키는 두 개의 구슬. 연기와 불길이 섭장천을 뒤덮고

[벽력탄이라면 혹시...] [중독당한 상태라 호신강기도 많이 약해졌을 것이다.] [...] 기대하는 지옥혈부 일행. 하지만 그 직후

화악! 화르르! 흩어지는 연기와 불길. 그 안쪽에 사람 형상이 보인다

[설마!] [벽력탄도 통하지 않는 것인가?] [!] 백일살신과 환마루주의 경악

! 드러나는 폭발현장. 섭장천이 여전히 검의 형상에 뒤덮인 채 우뚝 서있고. 그 앞쪽으로 두 개의 구덩이가 생겼다. 벽력탄이 터진 흔적. 구덩이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그 직후

[어머나! 정말 존경스럽네요!] 짝짝! 박수치는 소리가 들리고. 일제히 돌아보는 지옥혈부 일행

구미호리; [살과 뼈로 이루어진 인간이면서 벽력탄의 파괴력을 호신강기로 막는 게 가능했네요.] ! ! 박수치며 걸어오는 구미호리. 야한 차림인데 지옥혈부의 뒤쪽에서 다가온다. 돌아보는 지옥혈부

섭장천; [염라전(閻羅殿)으로 보낼 물건이 하나 더 늘었군!] 핏발이 선 눈으로 구미호리를 노려보고. 이어

섭장천; [자기소개를 해라! 그래야 염라대왕을 만났을 때 누굴 죽였는지 고할 수 있을 테니...]

구미호리; [그리하지요 섭노사!] 배시시 웃으며

구미호리; [신첩은 구미호리라고 해요. 쾌활림의 림주를 맡고 있답니다.] 절하는 시늉하며 말하고

섭장천; [쾌활림!] 눈 부릅

섭장천; [이제 보니 너희 년놈들은 근래 무림을 피로 물들이고 있다는 혈세사패의 수괴들이로었구나.]

지옥혈부; [그렇소. 후배가 바로 지옥갱의 갱주 지옥혈부요!] 두 손으로 도끼를 불끈 쥐며 고개 끄덕

백일살신; [백살파의 파주를 맡고 백일살신이오.] 지옥혈부 쪽으로 이동하며 말하고

환마루주; [본좌가 환마루의 루주, 환마루주요!] ! 역시 지옥혈부쪽으로 이동하며 포권하고. 그자의 몸 주위로는 네 개의 톱니바퀴가 저절로 돌아가고 있고

섭장천; [혈세사패! 혈세사패!] 이를 부득 갈면서 자기 앞쪽에 늘어서는 네 년놈들을 노려보고

섭장천; [구대천마의 잔당들이라면 저승 길동무로는 부족함이 없구나!]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면서도 노려보고

<우리가 누군지 한 눈에 알아봤다!> <볼수록 대단하고 무서운 늙은이다!> 지옥혈부 일행이 놀라고

구미호리; [후배를 또 감탄하게 만드시는군요.] 교태롭게 웃고

구미호리; [하지만 죄송해서 어쩌죠? 저희들은 섭노사의 저승 길동무가 되어줄 생각이 없으니 말이에요.]

섭장천; [네놈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 ! 양손으로 특히 긴 검의 형상을 뽑아내 움켜쥐며 이를 갈고. 휘어져 있어서 검이라기보다는 칼의 형태다

섭장천; [하늘 아래 노부를 거역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 부악! 쩌억! 두 자루의 거대한 검의 형상을 지옥혈부등에게 휘두르려 한다.

<온다!> <조심해라!> <아차하면 죽는다!> 아연긴장하며 맞상대하려는 지옥혈부 일행. 하지만 바로 그 직후

덜컥! 양손으로 뽑아낸 검 형상으로 칼춤을 추려던 섭장천의 몸에 진동이 일어나고 눈을 부릅뜬다.

! 섭장천의 가슴 앞으로 삐져나온 빛으로 이루어진 창날.

지존; [처음 뵙겠소이다 검성!] 섭장천의 뒤에 서서 두 손으로 든 창을 찌르고 있는 지존. 이 창은 손잡이는 50센티 정도인데 그 끝에서 빛으로 이루어진 창날은 1.5미터쯤 된다. 이름은 멸신창. <무쌍일지>에 나온 <화염창>과 같은 것으로 묘사

[!] [휴우!] 안도하는 구미호리와 지옥혈부 일행

지옥혈부; (우리가 이목을 끈 덕분에 지존이 섭장천을 암습하는 데 성공했다.) 안도

섭장천; [... 지존이란 놈이냐?] 가슴이 궤뚫린 채 돌아보며 이를 갈고.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지존; [그렇소이다. 본좌가 바로 섭노사에게 편지를 보낸 장본인이외다.] 치치치! 내민 멸신창에 힘을 주자 멸신창의 창날이 하얗게 백열된다.

섭장천; [... 멸신창(滅神槍)!] 끄윽! 고통스러워하며 신음하고

츠츠츠! 그와 함께 섭장천의 몸을 덮고 있던 검의 형상들도 사라진다

지존; [역시 대단한 안목이시오. 수백 년 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던 멸신창을 알아보기도 하시고...] 웃고

지존; [이 창이 바로 환우십보(寰宇十寶) 중 하나이며 신도 죽일 수 있다는 멸신창이오!] 웃는데

화악! 웅크린 섭장천의 등에서 고슴도치같이 검의 형상들이 돋아난다

지존; [이크!] ! 멸신창을 급히 뽑으면서 뒤로 휙 물러나고. 멸신창이 뽑히는 섭장천의 등과 가슴에서 피가 뿜어지고

투쾅! 쩌억! 섭장천의 등에서 수십 개의 검의 형상이 터져 나와 미사일처럼 지존에게 날아간다.

구미호리; [조심...] 자기도 모르게 비명 지를 때

지존; [영차!] 휘릭! 물러서면서 앞으로 내민 멸신창을 빙글 돌린다. 창날 끝이 여러 개로 변해 원을 그리는 모습. 그러자

투콰콰쾅! 여러 개로 변해 원을 그리는 멸신창에 부딪힌 검의 형상들이 유리처럼 깨져 흩어진다

[!] [그러면 그렇지!] 안도하고 놀라는 구미호리 일행

섭장천; [!] ! 바닥에 앞으로 고꾸라지듯 주저앉으며 피를 토하는 섭장천

그런 섭장천의 가슴과 등에서 피가 뿜어지고 있고

<심장을 궤뚫렸다!> <저래서는 신선이 아닌 이상 살 수 없겠지.> <드디어 검성 섭장천을 잡았다!> 안도하는 지옥혈부 일행.

지존; [끝까지 후배를 실망시키지 않으시는구려 섭노사!] 섭장천의 검기를 깨트려서 막은 후 멸신창을 내리며 웃고. 섭장천은 돌아보고

지존; [중독되면 죽을 수밖에 없는 부심지독에 당하고 심장까지 궤뚫린 상태에서도 반격하실 줄은 몰랐소이다.]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며 돌아보는 섭장천에게 말하고. 섭장천은 가슴과 등에서도 피가 뿜어지고 있다

섭장천; [네놈... 정체가 뭐냐?] 가슴의 상처를 누른 채 지존을 노려보고. 상처를 누른 손 사이로 피가 뿜어지고 있고

지존; [구대천마의 후손들인 혈세사패를 누가 종으로 부릴 수 있겠소?] 거만하게 웃고

굴육의 표정이 되는 지옥혈부 일행. 반면

섭장천; [... 신선부와 마귀동!] 눈 부릅 충격 받은 표정이 되고

섭장천; [네놈... 신선부(神仙府)나 마귀동(魔鬼洞) 출신이겠구나!]

지존; [궁금증을 해소하셨으면 이제 그만 아들 부부 곁으로 가도록 하시오.] ! 멸신창으로 겨누며 다가오고

동시에 섭장천의 뒤에서는 지옥혈부등이 반원형으로 포위하며 다가오고. 구미호리는 소매 속에서 긴 띠를 꺼내 채찍처럼 휘두른다.

지존; [본좌가 군림천하 하는 데 거의 유일한 장애물이 섭노사셨소.]

지존; [정면승부로도 이길 자신은 있었지만 완벽을 기하기 위해 함정을 파고 수하들을 부린 것이니 이해하시오.] 멸신창을 쳐들어 휘두르려 하고

지옥혈부등도 공격하려 하고. 바로 그때

섭장천; [지존... 네놈은 아마도 신선부 출신일 것이다.] 이를 부득 갈고

[!] 섭장천을 공격하려던 지존이 움찔하고

[!] [!] 지옥혈부들도 흠칫 할 때

섭장천; [군림천하하겠다?] 지직! 왼손이 벼락에 휘감기고

섭장천; [네놈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 왼손을 들었다가 강하게 바닥을 치는 섭장천. 그러자

! 섭장천 주변의 바닥이 그대로 폭발해서 치솟으며 지존들의 시야를 가린다.

지존; [어딜!] ! 멸신창을 찌르고

부악! ! 지옥혈부등도 전력을 기울여 흙먼지 속의 섭장천을 공격한다. 지옥혈부의 도끼, 백일살신의 칼쿠리에서 내뻗치는 섬광, 흙먼지 속으로 날아드는 환마루주의 네 개의 톱니바퀴, 구미호리의 긴 띠라 무언가를 휘감아가고.

! 화악! 다섯 사람의 공격에 흙먼지가 사방으로 흩어진다. 하지만

[!] [!] 경악하는 지존 일행., 지옥혈부는 도끼를 내리찍은 자세

! 이미 섭장천이 앉아있던 현장에는 아무도 없다. 바닥만 박살나있고. 바닥에는 피가 뿌려져 있고.

<사라졌다!> <도저히 포위를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어떻게 우리들의 공격을 피한 것인가?> 지옥혈부등의 경악. 그 직후

후두둑! 바닥에 뿌려지는 피

지존; [위다!] 고개 젖히며 고함. 지옥혈부등도 일제히 올려다보고.

! 쐐애액! 탄도미사일처럼 수백미터를 치솟았다가 옆으로 날아가고 있는 섭장천

구미호리; [맙소사!]

백일살신; [... 인간이 어떻게 백여장이나 도약을...] 역시 경악

지존; [추격한다! 저 늙은이를 살려보내면 안된다!] 쐐액! 미사일처럼 날아가고

휘익! ! 지옥혈부등도 몸을 날린다

멀리 사라지는 섭장천. 그 뒤를 따라 날아가는 지옥혈부등 네 사람

곧 장내는 조용해지고. 한쪽에 쓰러져 있는 섭아연만 남는다. 직후

스스스! 섭아연 곁으로 나타나는 인물. 바로 위진천

섭아연을 내려다보는 위진천

다시 기절한 섭아연. 눈을 까뒤집고 입과 코로 거품을 물고 있다. 가슴 부분에 나비 문양이 보이고

위진천; [쯧쯧! 아버지도 참 냉혹하시단 말이지.] [이렇게 어여쁜 계집을 한번 이용하고 버리시기나 하고...] 혀를 차며 한쪽 무릎을 꿇는다. 오른손을 품속에 넣으면서

위진천; [예쁘기도 하지만 여러모로 쓸모가 있는 이 계집을 그냥 죽게 놔둘 수는 없지.] 품속에서 작은 병을 꺼내고

위진천; [섭아연! 섭아연!] ! 병 마개를 따고

위진천; [살려주는 대가로 너는 모든 것을 나 위진천에게 바쳐야만 한다.] 쪼르르! 섭아연의 입에 약병의 액체를 흘려 넣어주며

위진천; [충성은 물론 네 몸과 마음까지도...] 사악하게 웃는 위진천의 얼굴 크로즈 업

 

#20>

<-북경>

<-황금전장>

어느 화려한 건물. 벽초천의 집무실. 건물 주변에는 황금수라 십여 명이 지키고 있고. 지휘자는 귀견수. 엄중한 경비

 

[!] 놀라는 청풍. 뒤에는 벽세황이 서서 청풍의 눈치를 보고 있다.

벽초천; [청풍이 너도 짐작하고 있을 테니 솔직하게 말하겠다.] 서재 분위기의 집무실. 화려한 의자에 앉아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그 옆 조금 뒤쪽에는 우문술이 수수한 의자에 앉아있고. 커다란 책상을 사이에 두고 청풍이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자세로 서있다. 청풍 뒤쪽 조금 옆에는 벽세황이 청풍의 눈치를 보고 있다. 청풍과 벽세황은 뒷모습

벽초천; [세황이가 과거에 급제하는 것은 백년하청(百年河淸;황하가 맑아지기를 바람.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굴욕적인 표정이 되는 벽세황. 고개 떨구고

벽초천; [하지만 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세황이를 관계(官界)에 들여보낼 생각이다.] 강렬한 표정으로 청풍을 보고

벽초천; [이에 대한 네 의향을 말해봐라.]

청풍; [장주님께서는 제가 소장주를 대신해서 과거를 보길 원하시는지요?] 신중한 표정으로 묻고

벽초천; [노사의 의견을 청풍이에게 말해주시오.] 대답 대신 우문술에게

우문술; [노부의 판단으로는...] 청풍의 눈치를 보며

우문술; [청풍이 너는 과거에 응시할 경우 향시는 물론 전시에서도 어렵지 않게 급제할 수 있을 것이다.]

대답하지 않은 청풍

우문술; [마침 한 달 안에 직례의 향시와 전시가 거푸 치러진다.] [남의 이목에 노출될 기간이 짧은 만큼 발각될 위험도 줄어들 것이다.]

청풍; [물론 그렇긴 하겠지만...] 난색을 표할 때 + 벽초천; [준비는 모두 해놓았다.] 끼어들고.

벽초천을 보는 청풍

벽초천; [청풍이 너는 그저 세황이의 요패(腰牌;신분증)를 지참하고 과거시험을 보기만 하면 된다.]

청풍; [말씀하신 대로 소장주의 요패를 지참하면 대리로 시험 보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무표정하게

청풍; [그러나 과연 뒤탈이 아예 없을런지요?]

우문술; (완곡하게 거절하는군.) 혀를 차고

벽초천; [뒤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고개 젓고

벽초천; [이미 향시와 전시의 감독관들 대부분을 포섭해놓았다.] [네가 대리로 응시를 한 사실은 절대 발각되지 않을 것이다.]

청풍; (엄청난 돈을 뿌려 감독관들을 매수해놓았다는 건데...) 생각하면서도 입 다물고 있는 청풍.

벽세황; (청풍이 놈 성격상 설득이 쉽지 않을 것이다.) 곁눈질로 청풍을 보고

벽세황; (하지만 거절할 경우 아버지가 청풍이를 그냥 두지는 않을 텐데...) 걱정하고

우문술; (제발 승낙해라 이놈아. 목숨이 걸린 일이다.) 역시 긴장. 주먹 꽉 쥐고. 그때

벽초천; [물론 아무런 대가도 없이 대리시험을 치라는 건 아니다.] 심각한 표정으로 몸을 앞으로 좀 세우고

벽세황; (역시 대리시험에 대한 보상을 생각해두셨군.) 안도

벽초천; [네가 세황이의 명의로 과거를 봐서 급제하면 너희 부자를 면천(免賤)시켜줄 뿐 아니라...] 말을 끊고.

여전히 대답이 없는 청풍. 그러자

벽초천; (어쩔 수 없군.) + [옥령이를 너와 짝지어주겠다.]

[!] [!] [!] 청풍, 벽세황, 우문술까지 모두 놀란다.

우문술; [장주!] 놀라며 말하지만

손을 들어 우문술의 말을 막으며 청풍을 보는 벽초천.

벽세황; (옥령이를 청풍이에게 시집보내시겠다니...) 놀라고

벽세황; (아버지가 제대로 작정을 하셨구나.) 긴장하며 청풍과 벽초천을 보고.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벽옥령의 사랑스러운 모습. 연무장가의 정자에 나란히 앉아 서로 손을 잡고 있던 모습

청풍; (장주님은 내가 옥령이와 몰래 정분을 키워왔음을 알고 있었구나.) 자기도 모르게 침 꿀꺽. 그때

벽초천; [어찌 하겠느냐?] 청풍을 노려보고

움찔! 하며 정신을 차리는 청풍.

청풍;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는 제안이다.) + [저는 그저 장주님의 분부를 따를 뿐입니다.] 허리 숙이며 말하고. 그러자

벽세황; [잘 생각했다!] ! 안도하며 청풍의 등을 두드리고

역시 안도하는 우문술. 반면

벽초천; [네가 제안을 받아들일 줄 알았다.] ! 무뚝뚝하게 말하며 세웠던 등을 다시 의자에 밀착시키고. 이어

벽초천; [향시가 며칠 앞이다. 돌아가서 준비를 해라.] 가라는 시늉

청풍; [예 장주님!] 포권하고.

이어 방문을 열고 나가는 청풍.

그런 청풍의 뒷모습을 노려보는 벽초천.

! 닫히는 문. 이제 방안에는 벽초천과 벽세황, 우문술만이 남는다

 

#21>

문을 닫고 방에서 나오는 청풍. 문 밖은 복도. 방문 밖에는 총관 이세창이 등지고 서있다가 돌아본다.

이세창에게 고개 조금 숙이며 지나가는 청풍. 심각한 표정

복도 저편으로 멀어지는 청풍. 그걸 뒤에서 보는 이세창

이세창; (종놈 주제에 황금전장의 사위가 된다?) 질투의 표정으로 청풍의 뒷모습을 노려보고

<하지만 그다지 기쁜 표정은 아니군.> 심각한 표정으로 걸어오는 청풍의 앞모습 배경으로 이세창의 생각 나레이션

이세창; (하긴 과거를 대신 보는 대가로 황금전장의 사위가 되는 게 마냥 기쁜 일만은 아니겠지.) 비웃고

이세창; (평생 짊어지고 살아야할 비밀의 무게도 엄청날 테고...) 음침한 얼굴.

 

#22>

다시 방안. 찡그리며 생각에 잠긴 벽초천. 눈치를 보는 벽세황과 우문술.

벽세황; (아버지의 심사가 복잡하신 게 느껴진다.) 눈치 보고

벽세황; (애지중지 길러온 옥령이를 종놈에게 내주는 게 마뜩하실 리 없지.) + [죄송합니다 아버지.]

벽세황; [소자가 못나서 이런 심려를...] + 벽초천; [알면 되었다.] 무뚝뚝하게 말해서 벽세황의 말을 끊고

벽초천; [오늘 일은 절대 비밀로 하고...] [청풍이의 신분이 노출될 수도 있으니 너는 당분간 바깥출입을 하지 마라.]

볏세황;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벽초천; (옥령이를 청풍이 놈 따위와 짝지어 주어야하는 게 쓰리긴 하지만 이미 쏘아 보낸 화살이다.) 의자에 몸을 묻은 채 생각하고

<옥령이를 이용해서 청풍이로 하여금 대리시험을 치게 한 것은 최고의 투자가 될 것이다.> 서재 내부의 모습을 배경으로 벽초천의 생각 나레이션

 

#23>

황금전장 내의 청풍의 거처. 주변에는 하녀들이 오가고. 아이들이 뛰어논다.

청풍과 타노의 방. 밖에서 본 모습

 

[!] 찡그리는 타노. 청풍과 마주 앉아있다. 전보다 머리가 좀 더 희어졌을 뿐 외양은 큰 변화가 없다.

청풍; [그 자리에서 바로 대답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아버지께 허락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청풍; [이토록 심각한 사안을 저 혼자 결정한 것을 용서하여주십시오.] 고개 숙이고

타노; [장주는 세상 그 누구보다도 셈이 확실한 분이다.]

타노; [그런 장주가 아무런 대가도 없이 대리시험을 치라고 하진 않았겠지?] 청풍을 지긋이 보며

청풍; [우리 부자를 면천시켜주겠다고 하셨고...] 눈치 보며 말하고

말없이 대답을 듣는 타노

청풍; [옥령아가씨를 소자에게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얼굴 좀 붉어진 채 말하고

타노; [옥령아가씨와 짝을 지어주겠다?] 놀라고

청풍; [...] 눈치 보며 대답

타노; (대쪽같은 성격인 이놈이 대리시험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가 있었군.) 쓴웃음을 지으며 청풍을 보고

타노; [보상으로 장중주(掌中珠)까지 내놓은 걸 보면 장주의 결의가 어떠한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심각한 표정을 쉬고

타노; [그러니 이제 와서 돌이킬 수는 없는 일...] [소장주 대신 과거를 보도록 해라.] 고개 끄덕이고

청풍;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도하며 고개를 숙이고

타노; [다만 한 가지는 명심해라.] 엄숙

청풍; [세이경청 하겠습니다.]

타노; [향시와 전시 모두에서 절대 두각을 나타내면 안된다.] [주목을 끌게 되면 자칫 네가 대리로 응시한 게 들통 날 수도 있다.]

청풍; [...]

타노; [이등 급제인 방안(榜眼)나 삼등 급제인 탐화(探花)라면 모르지만 절대 장원(壯元)으로 급제하면 안된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타노; (무슨 일이 있어도 황실과는 관계를 맺지 않게 하려고 했는데...) 고개 숙인 청풍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이가 잠깐이나마 황실에 돌아가는 건 운명처럼 느껴지는구나.> 방안의 모습. 무어라 대화 나누는 청풍과 타노의 모습 배경으로 타노의 생각 나레이션

 

#24>

황금전장의 후원. 여자 무사들이 지키는 화려한 건물. 벽초천의 아내 마은혜의 거처다

 

마은혜; [무슨...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상공?] 경악하며 의자에서 일어나려는 자세. 거실에서 원형의 탁자를 사이에 두고 벽초천과 마주 앉아 있다가 놀란 모습이다. 방안에는 두 부부만 있고. 탁자에는 다과가 차려져 있다.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초천의 본처 마은혜(馬恩惠)>

마은혜; [왕후장상에게 시집보내도 아까운 우리 옥령이를 종놈에게 주겠다구요?]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하실 수 있어요?] 분노해서 벌떡 일어난다.

벽초천; [진정하고 내 말을 마저 들으시오 부인.] 한숨

마은혜; [진정 못하겠어요.] 악을 쓰고

마은혜; [하나뿐인 딸을 종놈에게 시집보내다니... 신첩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어요.] 치를 떨지만

벽초천; [부인은 지난달에 있었던 세황이의 혼담 건을 벌써 잊은 거요?]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고

[!] 움찔! 하며 입을 다무는 마은혜.

벽초천; [상서(尙書;장관)도 아니고 일개 시랑(侍郞;부장관) 따위가 우리 황금전장의 혼담을 거절했었소.] 분노

벽초천; [그것도 천한 백정의 후손 따위에게 줄 딸은 없다는 폭언까지 하면서...] 이를 부득 갈며

! 입술 깨물며 다시 의자에 앉는 마은혜

벽초천; [천하삼대 부호가문중 하나이니 뭐니 거들먹거려봐야 아무런 소용도 없소.] 한숨을 쉬고

벽초천; [우리 집안은 여전히 권문세족들에게는 백정의 후손으로 멸시받고 있는 게 현실인 것이오.]

마은혜; [내세울 건 족보밖에 없는 버러지들이 감히...] 이를 바득 갈고

벽초천; [우리 후손들이 더 이상 수모를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세황이를 관계에 들여보내야만 하오.] 진지하게

벽초천; [그것도 음서(蔭敍;고관의 자손을 관리로 채용함)나 매관(賣官;돈이나 재물로 벼슬을 삼)이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과거를 통해서!]

마은혜; [돈으로 벼슬을 사봐야 지금까지처럼 멸시를 받겠지요.] 납득하고

벽초천; [다행히 우리 집안의 종놈 중 하나가 천고의 기재인 게 확인되었소.]

벽초천; [한림학사 출신인 우문노인의 평가를 빌자면 청풍이놈이 실력은 장원급제도 문제가 안될 정도라고 하오.]

마은혜; [신첩도 그렇다고 들었어요.] 끄덕

벽초천;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를 어찌 놓칠 수 있겠소?] [청풍이 놈을 이용하면 세황이가 단번에 관계의 중추로 진입할 수 있는데...] 설득하고

마은혜; [알았어요!] 한숨 쉬고

마은혜; [정말 아깝고 아깝지만... 옥령이를 청풍이와 짝 지어주도록 하지요.]

벽초천; [잘 생각했소 부인!] 안도하고

벽초천; [포전인옥(抛塼引玉;벽돌을 던져 옥을 얻음. 작은 대가를 치루고 큰 이익을 얻음.)이오.]

벽초천; [딸 하나 희생해서 우리 집안을 명문가로 세울 수 있을 테니 결코 밑지는 장사는 아닌 것이오.] 강렬한 표정

 

#25>

[!]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눈 치뜨는 벽옥령. 벽옥령은 벽초천과 마은혜 부부가 대화를 나누는 방 밖의 복도에 서있다. 바로 문 밖

<알았어요 상공! 정말 아깝고 아깝지만... 옥령이를 청풍이와 짝 지어주도록 하지요.> 마은혜가 문 안쪽에서 하는 말이 들린다.

벽옥령; (...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를 청풍오빠에게 시집을 보내시기로 하시다니...) 좋아 죽으려 하고

벽옥령; (고맙습니다 천지신명! 이 은혜, 결코 잊지 않겠어요.) 하늘에 대고 기도하는 자세로 황홀한 표정

 

#26>

깊은 밤. 황금전장

외진 곳의 정원. 중앙에 정자가 있고. 월동문이 있는 높은 담장으로 둘러쳐진 곳이다.

정자 앞에서 서성이고 있는 청풍. 뒷짐 진 손에는 편지가 한 장 들려있고

<삼경에 늘 만나던 곳으로 갈게.> 편지의 내용을 떠올리는 청풍

청풍; (옥령이가 심복 하녀를 통해서 편지를 몰래 전하는 건 늘 있던 일이지만...) 좀 설레는 표정이 되고

청풍; (어째 오늘밤에 보자고 한 건 평범하게 느껴지지가 않는구나.) 생각할 때

타탁! 누군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고. 돌아보는 청풍. 월동문 쪽이다.

월동문으로 다람쥐처럼 달려 들어오는 벽옥령. 상기 된 표정

청풍; [옥령아.] 반색하며 마중 나가고

청풍; [오늘은 또 무슨 일로 날 보자고...] 말하다가 놀라고. + 벽옥령; [오빠!] 와락! 그대로 달려들어서 청풍을 끌어안는다. 청풍도 엉겁결에 마주 끌어안고

벽옥령; [들었어! 나도 들었어.] 청풍의 품에 안겨 몸부림치고

청풍; (소장주 대신 과거를 보는 대가로 자기를 나와 짝 지어주겠다고 한 얘기를 들었구나.) 깨닫고 쓰다듬고

벽옥령; [아직도...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아. 아버지가 나와 오빠 사이를 허락하시다니...] 눈물 글썽이며 청풍의 품에 안겨서 떨고

청풍; [너무 좋아하진 마라.] [내가 네 오빠 대신 과거 시험을 봐서 급제를 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으니...]

벽옥령; [싫어! 나 마음껏 좋아할 거야.] 고개 들며 응석 부리고

벽옥령; [오빠에게 과거 급제 따위는 일도 아니라는 거 잘 알고 있어.] 청풍의 허리를 마주 끌어안으며 할딱이고

청풍; [우문노사가 장담을 하시긴 했다.] 내려다보고

청풍; [하지만 세상일이란 게 결과가 나와 봐야...] + [!] 눈 치뜨며 기겁하고. 벽옥령이 갑자기 와락 목에 매달리며 입을 맞춘다.

청풍; [... 옥령아!] 당황하며 벽옥령을 떼어놓으려 하지만

벽옥령; [가만... 가만있어 오빠!] 청풍의 목을 필사적으로 끌어안으며 입을 맞추고

청풍; (거부할 수가 없다.) 혼망가며 마주 끌어안고

<우리는 결국 이렇게 될 사이였던 것이다.> 열렬히 키스하는 두 사람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월동문 밖에 인기척이 있고

월동문 밖에 숨어서 안으로 보는 이세창

정자 앞에서 끌어안고 키스하는 청풍과 벽옥령의 모습이 보이고

이세창; (우라질...) 입술 깨물고. 주먹 불끈

이세창;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고 기대를 했다.)

<장주의 고명딸 옥령이를 차지하면 나 이세창이 황금전장의 주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청풍과 열렬히 키스하는 벽옥령의 모습 배경으로

이세창; (하지만 이제는 그 기대가 백일몽이었다는 게 확인이 되었다.) 일술 깨물고

이세창; (청풍이 놈이 소장주를 대신해서 과거에 급제하면 옥령이는 완전히 내가 손을 댈 수 없는 존재가 되겠지.) 돌아서고

이세창; (허튼 기대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입맛은 쓰구나.) 월동문을 등지고 걸어가며 이를 부득 가는 이세창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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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북경>

<-황금전장> 여전히 북적

 

벽세황; [고금제일검?] 놀라는 표정. 이때의 나이는 19. 건장하고 오만한 인상의 청년이 되어 있다. 정자에 앉아서 차를 마시다가 누군가에게 묻는다.

풍뢰검왕; [그렇게까지 불리는 인물이 당금 무림에 존재한다네.] 역시 차를 마시며 끄덕인다. 풍뢰검왕은 도사 복장의 검객. 캐릭터는 196 참조. 한 두 번 나올 조연. 노인이고 상당한 고수다. 무기는 검이고

사방이 담장으로 둘러싸인 연무장. 연무장 한쪽에 자리한 정자에는 벽세황과 청풍과 풍뢰검왕이 둘러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벽세황이 검법 연습을 하다가 쉬는 중이고. 벽세황 앞의 탁자에는 검이 한 자루 얹혀져 있다. 풍뢰검왕은 자기 검을 차고 있고. 청풍의 나이는 이때 17. 이제 완연히 청년 분위기가 난다. 여전히 체격은 호리호리하다. 키는 보통 이상으로 크다.

벽세황; [놀랍소이다 사부!] [우리가 고금제일의 검객과 같은 시대에 살고 있다니...] 흥분하며 찻잔을 내려놓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소장주 벽세황 19>

청풍; (그 인물을 말하는 거겠지.) 누군지 짐작한 표정으로 차를 마시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이청풍 17>

벽세황; [그래서 고금제일검이 누군지 어서 말씀해주시오 사부!]

풍뢰검왕; [검성(劍聖), 또는 절대검성(絶代劍聖)으로 불리는 인물일세.] 대답하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화산파 장로 풍뢰검왕(風雷劍王)>

벽세황; [절대검성!] [이름만으로도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짐작이 갑니다.] 흥분한 표정으로

벽세황; [헌데 그토록 대단한 인물의 존재를 제자는 어째서 지금까지 몰랐을까요?]

풍뢰검왕; [이유는 검성께서 이미 삼십여 년 전에 은퇴를 했기 때문일세.] [그래서 요즘 젊은 세대는 검성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지.]

청풍; (다만 나는 장경각에 남겨진 기록으로 그 이름을 알고 있었다.)

벽세황; [오래 전에 은퇴한 인물이었군요.] 아쉬운 표정

벽세황; [만일 아직까지 활동하고 있었다면 아버지를 졸라서 사부로 초빙해봤을 텐데...] 입맛 다시고.

청풍; (이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는 돈이면 뭐든지 된다고 생각하고 있구나.) 쓴웃음을 짓고

풍뢰검왕; [검성의 지도를 받을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큰 행운이 없겠지.] 역시 쓴웃음을 짓고

풍뢰검왕; [검성을 잠깐 만나 가르침을 받은 것만으로도 무공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니...]

벽세황; [은퇴를 했다고 하셨는데... 어딜 가면 검성을 만날 수 있습니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풍뢰검왕; [그분의 소재는 아무도 모른다네.] 고개 젓고

풍뢰검왕; [강호의 은원에서 벗어나기 위해 은퇴를 한 것이라 철저하게 종적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지.]

벽세황; [정말 아쉽습니다.] 입맛 다시고

벽세황; [어디 있는지 알기만 하면 기필코 검성을 사부로 모셔올 수 있었을 겁니다.] 아쉬워하고

이하 나레이션

 

<-검성 섭장천(葉長天)! 일갑자 전부터 천하무적의 위업을 유지해온 절대고수다. 사문이 어딘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섭장천과 맞서 삼초(三招)를 견딘 인물이 없다.> 다른 작품의 철면무제 섭장천 캐릭터의 인물이 검을 늘어트리고 있고. 그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검을 겨누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

<절대삼검(絶代三劍)으로 알려진 섭장천의 검법은 신묘하면서도 막강하여 고금의 어떤 검법도 비견되지 못한다고 한다.> 위 장면의 연속. 무릎을 꿇고 머리 조아리는 사람들의 모습. 모두 피를 토하고 있고. 섭장천은 검으로 그들을 겨누고 있다.

 

청풍; (내가 읽은 기록대로라면 검성은 이미 검이 필요 없는 무검(無劍), 살기로 적을 살상할 수 있는 심검(心劍)의 경지에 이르렀을 것이다.)

청풍; (그토록 대단한 인물이라면 나도 한 번 만나보고 싶구나.)

풍뢰검왕; [비록 은퇴하셨지만 검성이란 존재 때문에 지난 삼십여 년간 무림은 평화를 유지해올 수 있었다네.]

벽세황; [어떤 야심가라도 검성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겠습니다.]

풍뢰검왕; [그래서 소소한 다툼은 있었어도 대량의 유혈사태를 일으키는 충돌은 없었네만...] 말끝을 흐리고

벽세황;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는 겁니까?] 눈 번뜩

풍뢰검왕; [혈세사패라는 이름은 들어봤는가?] 청풍과 벽세황을 번갈아 보며

벽세황; [사부님도 아시다시피 아버지는 제가 무림의 은원에 엮이는 걸 금해오셨습니다.] 고개 젓고

벽세황; [그래서 강호의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풍뢰검왕; [황금전장을 이어야하는 소장주가 굳이 무림과 깊이 엮일 필요는 없겠지.] 끄덕이고. 이어

벽세황; [혈세사패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풍뢰검왕; [지옥갱! 백살파! 환마루! 쾌활림!] [몇년전부터 돌연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정체불명의 세력들을 혈세사패라 부른다네.]

벽세황; [혈세사패라는 이름만으로도 그자들이 좋은 인간들은 아님을 알 수 있겠습니다.] 눈 번뜩이고

풍뢰검왕; [결코 좋은 인간들이 아니지!]

풍뢰검왕; [그자들은 일단 시비가 붙으면 상대 세력을 기필코 몰살을 시켜오는 것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어.]

풍뢰검왕; [지난 몇 년간 혈세사패에게 멸문지화를 당한 문파나 가문이 백 개를 훌쩍 넘길 정도지.]

벽세황; [저런 악독한 놈들이 있나?] 분노

청풍도 미간을 모으고

벽세황; [검성이야 은퇴했으니 그렇다 치고..] [관부나 무림의 명문대파들은 왜 혈세사패의 만행을 보고만 있는 것입니까?]

풍뢰검왕; [관부는 무림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기 때문이고...]

풍뢰검왕; [우리 화산파를 비롯한 구대문파에게는 말 못할 사정이 있다네.] 한숨

청풍; (구대문파에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은 변고가 생긴 모양이로구나.) 눈 번뜩

벽세황; [사부님이 보시기에 지금의 제 무공은 어느 정도입니까?]

풍뢰검왕; [소장주의 무공 수준이라...] 난감하고

벽세황; [제자는 철이 든 이래 무수한 영약을 먹었고 또 사부님처럼 뛰어난 기인명숙들을 초빙해서 무공을 배워왔습니다.]

벽세황; [최소한 제자의 지금 무공수준은 무림을 통틀어도 서열 백위 안에 들지 않을런지요?] 으쓱

청풍; (소장주의 저 근거 없는 자존망대(自尊妄大;잘난 체)...) 쓴웃음

풍뢰검왕; [무림에서의 서열을 메긴다는 건 난감하고도 허망한 일이네만...] 쓴웃음

풍뢰검왕; [화산파의 장로이기도 한 노부조차 무림 서열 백 위 안에 든다고는 장담하지 못한다네.]

벽세황; [그렇습니까?] 실망한 표정

청풍; (이번에 소장주가 사부로 초빙한 풍뢰검왕은 무공 실력을 떠나 솔직한 성격이어서 존경할만한 분이다.) 끄덕이며 풍뢰검왕을 보고

풍뢰검왕; [무림 서열 백위 안에 들고 싶은가?] [그럼 먼저 노부를 검법으로 이겨야할 걸세.] 웃고

청풍; (소장주를 도발하여 의욕을 고취시키기도 하고...) 웃고

벽세황; [좋습니다!] 벌떡 일어나고. 앞에 놓여있던 검을 잡고

벽세황; [잠시 쉬었으니 다시 한 수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검을 잡고 정자에서 연무장으로 나가고. 풍뢰검왕도 찻잔을 내려놓고 일어나고

풍뢰검왕; [자네는 무공을 배워볼 생각이 없는가?] 청풍의 옆을 지나가며 묻고

청풍; [노사께서 보시다시피 저는 무공 수련에는 적합하지 않은 약골인지라...] 웃으며 고개 젓고

풍뢰검왕; [약골이라...] 쓴웃음 지으며 지나가고

풍뢰검왕; [아쉽구먼. 아쉬워.] 혀를 차며 정자에서 나간다.

청풍; (내가 일부러 무공을 익히지 않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구나.) 생각할 때

연무장 가운데에서 마주 서며 서로 검을 겨누는 풍뢰검왕과 벽세황. 이어

벽세황; [차핫!] 도약하며 검을 휘두른다

마주 검을 내밀어 막는 풍뢰검왕

! 카캉! 날고 뛰며 풍뢰검왕을 공격하는 벽세황. 사납고 격렬한 기세. 하지만

여유있게 벽세황의 공격을 막는 풍뢰검왕

청풍; (아버지가 말씀하신 대로다.) 차를 마시며 그걸 보고

청풍; (소장주는 글공부보다 무공 수련을 더 좋아하고 재주도 있지만...)

<무공을 배우는 재주도 아주 특출 난 게 아니다.> 벽세황이 풍뢰검왕을 공격하는 것을 배경으로

쓴웃음

청풍; (글공부도 무공도 아니면 일찌감치 장사 기술이나 익히는 게 최선인데...) 쓴웃음 지으며 차를 마시고. 시선은 연무장을 향한 채

청풍; (장주님의 욕심 때문에 소장주의 인생도 참 피곤하구나.)

벽옥령; [청풍오빠가 보기에도 세황오빠의 검법은 영 아니지?] 갑자기 청풍의 옆에서 속삭이는 벽옥령. 뒷짐 짚고 몸을 앞으로 숙여서 청풍의 귀에 대고 말하며 연무장을 보고 있다. 이때 벽옥령의 나이는 16.

청풍; [아가씨!] 고개 조금 돌리며 찻잔을 내려놓고

벽옥령; [또 아가씨래!] 눈 흘기며 청풍의 옆 자리에 앉고. 의자를 청풍의 옆으로 붙인다.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옥령 십육세>

벽옥령; [단 둘이 있을 때는 이름을 부르기로 약속했잖아.] 옆으로 옮긴 의자에 앉아서 눈 흘기고

청풍; [미안하다.] 억지로 웃고

청풍; (무공 수련의 자질은 아가씨... 옥령이가 타고 났다.) 자기 옆에 붙어 앉는 벽옥령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나 정도는 아니어도 아무리 어려운 것도 쉽게 쉽게 익혀내는 재주를 지녔다.)

청풍; (만일 무공 연마에 전념하면 옥령이야말로 스무 살 전에 무림 백대고수 안에 들 가능성이 있다.) 생각할 때

벽옥령; [솔직하게 말해봐.] 앞을 보며

벽옥령; [세황오빠 영 아니지?] 청풍과 바짝 붙어 앉아서 앞을 보며 한숨 쉬고

청풍; [네 오빠는 황금전장의 후계자다.] [무공이 호신술 수준에만 이르러도 충분해.] 우회적으로 말하고

벽옥령; [결국 세황 오빠는 학문도 무공도 적성이 아니라는 얘기네.] 한숨 쉬고

청풍; [대신 셈이 빠르고 수완이 좋으니 황금전장을 물려받는 데는 큰 문제없을 것이다.]

벽옥령; [아버지도 그걸 인정하고 받아들이셨으면 좋겠는데...] 한숨

청풍; [머잖아 장주님도 깨닫는 게 있으실 것이다.] ! 은근히 손을 잡고

움찔! 하는 벽옥령

벽옥령; [... 그렇겠지?] 얼굴 붉히며 억지로 웃고. 시선을 앞으로 향한 채

청풍; (이러면 안된다는 거 알지만...) 곁눈질로 그런 벽옥령의 옆 얼굴을 보고

청풍; (자랄수록 예뻐지는 옥령이에게 마음이 기우는 걸 어쩔 수가 없다.) 소리없이 한숨 쉬고

청풍; (글공부 때문에 내원을 드나들다 보니 이 말괄량이를 자주 보게 되었고...)

<결국 일 년 전 이 말괄량이로부터 좋아한다는 고백을 듣고 몰래 사귀게 되었다.> 건물 뒤의 구석 진 곳에서 청풍의 품에 안겨 좋아하는 15살쯤의 벽옥령. 청풍도 당황하지만 벽옥령을 끌어안고

청풍; (주인집 고명딸과 종...) (우리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인데...) 벽옥령의 손을 잡고 연무장을 보며 한숨

<뻔한 결말이 보이는 데도 걷잡을 수 없이 서로에게 끌리는 마음을 어찌 할 수가 없구나.> 정자안의 광경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16>

연무장 근처의 높은 건물. 맨 꼭대기 창가에 누군가 서서 원통형 망원경으로 연무장을 보고 있다. 벽초천이다.

벽초천이 보고 있는 망원경에 잡히는 장면. 정자 안에 나란히 앉아있는 청풍과 벽옥령의 모습이다.

서로 잡고 있는 손이 크로즈 업 되고

벽초천; [...] 뭔가 생각하며 망원경을 내리고. 불쾌한 표정이고. 그때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겠소이다 장주.] 뒤에서 들리는 음성. 돌아보는 벽초천

우문술; [소장주의 지금 수준으로는 도저히 과거에 응시할 수 없소이다.] 탁자에 앉아서 종이 뭉치에 적인 글을 읽으며 한숨 쉬는 노인. 전형적인 서생. 캐릭터는 186. 좀 더 마른 것으로 묘사. 황금전장 장경각 총사서 우문노인이다. 본명은 우문술.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장경각 총사서 우문술(宇文述)>

우문술; [문장이 장황하고 서술이 화려하기만 할뿐 일관성과 논리는 찾아볼 수가 없소이다.] ! 종이 뭉치를 내려놓고. 다른 종이뭉치도 탁자에 있다.

벽초천; [지금 세황이의 수준은 어느 정도요?]

우문술; [전시(殿試;황제 앞에서 치루는 과거)는 언감생심이고...] [향시(鄕試;지방에서 치르는 예비 과거)도 통과할 가능성이 거의 없소이다.] 고개 젓고

우문술; [아주 외진 변방에서 치르는 향시라면 어찌 어찌 급제할 수도 있겠지만...] 말 꼬리 흐리고

벽초천; [그건 아니 되오.] 고개 강하게 젓고

벽초천; [세황이는 반드시 직례(直隷; 황실이 직접 관할함)에서 급제해야만 하오.] [그래야 우리 황금전장이 명문가로 발돋음 할 수 있소.] 주먹으로 탁자를 치며 말하고

난감한 우문술

벽초천; [우리 황금전장은 삼대에 걸쳐 부를 쌓아 천하삼대 부호가문으로 꼽히게 되었소.] 자부심에 찬 표정

벽초천; [하지만 원래 천한 신분이었던 탓에 명문거족들에게는 홀대와 멸시를 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오.] 치욕을 느끼는 표정

벽초천; [당연히 유서 깊은 가문과는 혼인도 불가하고...] [이런 수모에서 벗어나려면 세황이가 보란 듯이 과거에 급제하는 수밖에 길이 없소.] 주먹 불끈

우문술; [노부도 소장주를 가일층 혹독하게 가르치겠으나...] 자신 없는 표정으로 말 꼬리를 흐리고. 그때

다른 종이뭉치를 흘낏 보는 벽초천

벽초천; [청풍이놈의 답안지는 어떻소이까?]

우문술; [청풍이야 더 말할 것도 없소이다.] 종이 뭉치를 집어들고

우문술; [그놈에게는 향시가 아니라 전시의 시험문제를 주었는데...] [지난번 전시에서 장원급제한 놈의 답안도 이 정도 수준은 아니었소이다.]

벽초천; [그렇소?] 눈 번뜩

우문술; [출신이 천해서 그렇지 청풍이는 과거에 응시하기만 하면 장원급제가 당연한 수준이오.] 감탄하며 종이뭉치의 글을 읽고

벽초천; (응시만 하면 장원급제라...) 뭔가 생각하는 벽초천.

 

#17>

경치 좋은 산.

휘익! 그 산을 날아가는 노인. 바로 검성 섭장천. 여전히 점쟁이 차림

섭장천의 손에는 편지가 한통 구겨진 채 들려있다.

<검성 섭장천노사에게 문안 인사 올리겠소이다.> 날아가는 섭장천의 모습 배경으로 편지의 내용 나레이션

<섭노사의 외아들 섭무궁(葉無窮)의 거처가 천주산(天柱山) 은일곡(隱逸谷)에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소이다. 그리하여 조만간 인사하러 갈 예정이라 부친이신 섭노사께 미리 통보하게 되었소이다. -지존(至尊)> 편지의 내용

섭장천; (노부는 명성이 높아진 만큼 원수도 많이 생겼다.) 심각한 표정으로 날아가고

섭장천; (노부야 칼날 위의 인생이라 언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만...) (어렵게 얻은 아들 무궁이의 안위에 대해서는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었다.)

섭장천; (그리하여 세상과 떨어진 은일곡에 무궁이의 거처를 마련해주었고... 노부는 세상의 이목을 피하기 위해 은퇴를 했었다.)

섭장천; (그후 무궁이는 짝을 만나 딸까지 하나 얻고 행복하게 살아왔거늘...) 초조한 표정이고

섭장천; (지존이라는 놈이 은일곡의 존재를 알아차린 것이다.)

섭장천; (필경 노부에게 원한이 있는 자일 텐데...) (부디 노부가 도착할 때까지 별일 없기를 바랄 뿐이다.) 쐐액! 미사일처럼 날아가고. 하지만

[!] 눈 부릅뜨는 섭장천

멀리 산 너머에서 연기가 치솟는다

섭장천; (은일곡 쪽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눈 부릅

<한 걸음 늦은 것인가?> 쐐액! 미사일처럼 산을 날아 넘는 섭장천.

 

#18>

무릉도원같이 경치 좋은 계곡. 수십 채의 건물로 이루어진 제법 큰 장원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지옥으로 변하고 있다. 건물에서는 불길이 치솟고 남자들은 살육당하고 여자들은 강간당하는 중이다.

복면을 쓴 자들이 건물에 불을 지르고

[아악!] [크악!] [... 이 마귀새끼들이... 아악!] [... 살려주세요!] 저항하는 남자들을 죽이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나이 든 여자나 어린 아이들을 죽이고

젊은 여자들을 강간하는 자들도 있다.

복면인1; [증거를 없애라!] [전부 죽이고 불 태워라!] 마당 끝에 서서 외치는 복면인. 이자가 리더다. 그자 뒤에는 두 개의 나무 기둥이 X자로 세워져 있고 그곳에 일남일녀의 시체가 매달려 있다. 둘 다 30대 후반쯤인데 지독한 고문을 당한 모습이고 특히 여자는 강간 당한 후 후 죽은 무참한 모습이다. 섭장천의 아들인 섭무궁과 섭무궁의 아내다. 마당에는 남녀노소 수십 명의 시체가 널려있고 한쪽에서는 젊은 여자들을 강간하는 놈들도 있다. 사람들을 마당으로 끌고 오는 자들도 있고.

섭무궁과 아내의 시체 크로즈 업

[아흑!] [아악!] 한쪽에서는 강간당하고 있는 여자들이 비명 지르고

복면인1; [개새끼 한 마리도 살아있으면 안된다.] [오늘 은일곡에서 일을 벌인 게 누군지 섭장천이 알면 안된다.] 외치고

[존명!] [전부 죽여라.] 푹푹! 으악! 아악! 끌고 온 남녀들을 죽이는 자들.

[으헤헤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통령(統令)!] [이년은 그냥 죽이기에는 너무 아깝습니다.] 젊은 여자들을 단체로 강간하는 자들이 돌아보며 웃고

복면인1; [발정 난 새끼들!] [이런 상황에서도 재미를 보고 싶냐?] 혀를 차고. 그때

[통령님!] [보고 드립니다.] 휘익! ! 두 명의 복면인이 날아들고. 돌아보는 복면인1

복면인들; [섭무궁의 딸 섭아연(葉雅娟)의 행방은 어디서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년은 이미 은일곡을 빠져나간 것 같습니다.] 포권하며 보고하는 복면인들

복면인1; [그럴 수도 있군. 이토록 철저하게 수색했음에도 발견되지 않은 걸 보면...] 끄덕이고

복면인1;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으니 철수한다.] [모두 죽여라!] 주변의 다른 복면인들에게 외치고

[존명!] [죽여라!] [크악!] [아악!] 학살이 자행된다. 사람들을 무차별 죽이는 복면인들. 강간당하던 여자들도 죽이고.

복면인1; [떠나기 전에 건물들을 남김없이 불 태워라. 섭무궁의 딸년이 혹시 건물 안에 숨어있을 수도 있다.] 자행되는 학살을 보며 외치고. 바로 그때

번쩍! 슈학! 검의 형태를 한 기운들이 날아들어 복면인들을 궤뚫는다

[크악!] [!] [케엑!] 투명한 검의 형상에 궤뚫려 죽으며 비명 지르는 복면인들

복면인1; [! ... 심검(心劍)이다!] + 복면인들; [이게 무슨...] 기겁

[크악!] [케엑!] 장원 내의 다른 복면인들도 모두 검의 형상에 궤뚫려 몰살당한다.

복면인1; [검성... 검성이 벌써 왔다.] + 복면인들; [... 피해라!] [히익!] ! 쐐액! 공포에 질려 날아오르고. 하지만 그 직후

[크악!] [케엑!] 퍼퍽! ! 허공에서 비명 지르며 퍼덕이는 복면인1과 보고 하러 왔던 복면인들. 모두 투명한 검기에 머리나 가슴이 궤뚫린다

털석! 퍼억! 나뒹구는 복면인1과 다른 복면인들. 주변의 모든 복면인들도 이미 죽었고. 그 직후

휘익! 선풍을 일으키며 섭무궁 부부가 죽은 현장에 나타나는 섭장천. 몸에서 수많은 검의 형상들이 일어나 있고. 하지만

섭장천; [... 이런 짓을...] 현장을 보고 분노하는 섭장천

무차별 학살당한 남녀노소. 젊은 여자들은 발가벗겨진 채 죽었고

기둥에 매달려 죽어있는 섭무궁과 아내의 시체

섭장천; [용서할 수 없다!] [오늘 일에 책임이 있는 놈은 세상 끝까지 쫓아가 척살하고 말겠다.] 이를 갈며 섭무궁 부부의 시체로 다가가고

슈욱! 스악! 투명한 검의 형상들이 섭무궁과 겁무궁 아내의 손을 묵고 있던 밧줄들을 베어버리고

스륵! 휘익! 바닥으로 추락하는 섭무궁과 아내의 시체. 하지만

눈 부릅뜨며 다가오는 섭장천. 그러자

스륵! 바닥에 처박히기 전에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천천히 내려앉아서

스윽! ! 바닥에 나란히 눕혀지는 섭무궁과 아내의 시체. 쳐들렸던 팔도 바로 내려지고. 도포 같은 겉옷을 벗으며 다가오는 섭장천

섭장천; [미안하구나 아가야.] 탄식하며 알몸인 며느리의 시체에 자신의 겉옷을 덮어주려는 섭장천

섭장천; [네가 시집을 잘 못 와서 이런 끔찍한 일을 겪었구나.] 옷으로 며느리의 시체를 덮어주며 탄식하고. 그때

움찔! 섭무궁의 몸이 조금 움직이고. 돌아보는 섭장천

섭장천; [무궁아!] ! 손을 아들의 가슴에 누르고

! 섭장천의 손바닥에서 빛이 일어나고

[쿨럭!] 피를 토하며 눈을 뜨는 섭무궁. 눈에 초점은 없고. 이어

섭무궁; [... 아버지!] 초점 없는 눈으로 올려다보고

섭장천; [원수... 원수가 누구냐?] 이를 갈며 묻지만

섭무궁; [아연이는...] 대답 대신 다른 소리를 한다

섭장천; [아연이! 아연이는 무사한 것이냐?] 흥분

섭무궁; [사당...] 거기까지 억지로 말하고

섭장천; [아연이를 사당에 숨겼느냐?] 급히 묻지만. 그 직후

털썩! 고개 옆으로 떨구는 섭무궁. 절명했다.

섭장천; [무궁아!] ! 손바닥으로 더 강한 힘을 주입시키지만

주르르! 입과 코로 피를 흘릴 뿐 반응이 없는 섭무궁

섭장천; [영면하거라 아들아.] 손을 떼고

섭장천; [너와 네 처를 해친 자들은 아비가 반드시 씨를 말릴 것이다.] 주르르! 눈물 흘리며 일어나고. 이어

섭장천; [아연아!] 휘익! 날아오른다.

섭장천; [할애비가 왔다!] 장원 안쪽으로 날아간다.

 

#19>

장원의 외진 곳에 자리한 사당 건물. <祠堂>이라는 편액이 처마 아래 걸려있다. 사당 주변에도 복면인들 몇이 보이지 않는 검에 궤뚫려 죽어있다.

화악! 돌풍을 일으키며 사당 앞으로 날아 내리는 섭장천

두근! 두근! 섭장천의 귀에 들리는 심장 뛰는 소리

섭장천; (심장 뛰는 소리!) 눈 부릅

섭장천; (사당의 바닥이다.) 소리 없이 기합 지르고. 그러자

부악! 섭장천의 몸에서 수많은 검의 형상이 폭풍처럼 터져나가고.

! 그 검의 형상에 휩쓸린 사당 건물이 그대로 날아가 버린다. 마치 강력한 태풍에 휩쓸린 것처럼

퍼퍽! 후두둑! 콰아! 사당 건물이 알거에 쓸려나가며 돌을 깐 사당 바닥이 나타나고

눈 부릅뜨며 드러난 사당 바닥으로 다가가며 손바닥을 내미는 섭장천.

섭장천의 손바닥이 벼락에 휘감기고. 그러자

! ! 사당 바닥을 이루고 있던 돌 판들이 위로 터져 오르고

콰드드! 그 아래쪽에서 관이 하나 솟아오른다. 상당히 큰 중국식의 관이다.

! ! 다시 떨어지는 돌판 잔해들 배경으로 1미터쯤 허공으로 떠오르는 관

! 섭장천의 손짓에 따라

! 바닥에 내려앉는 관. 다가가는 섭장천

덜컹! 관의 뚜껑을 여는 섭장천

! 관 안에 눈 감고 누워있는 18세 가량의 절세미녀. 잠옷차림인데 벌어진 상의 사이로 젖가슴 사이에 나비 문양이 있는 것이 특이하다. 나비 문양은 나중에 중요한 단서가 되므로 반드시 묘사. 이 소녀는 섭장천의 손녀인 섭아연. 좀 도도한 인상. 캐릭터는 061A.

섭장천; [아연아!] 떨리는 손을 관 안의 섭아연의 얼굴 가까이 가져가고. 그러자

미약하게 숨을 쉬는 섭아연의 얼굴

섭장천; (호흡이 미약하고 심장 뛰는 것도 느리다.) 안도하며 손을 거두고

섭장천; (다친 건 아니고... 무궁이가 아연이의 수혈을 짚어놨기 때문이다.) 파팟! ! 섭아연의 가슴 혈도를 몇 군데 빠르게 찍는다. 그러자

섭아연; [!] 퍼덕! 몸을 떨며 깨어나고

섭장천; (내가 구하러 올 걸 기대하고 아연이를 숨겼겠지.) 손을 거두고. 그때

섭아연; [으으으...] 신음하며 눈을 뜨고

섭장천; [정신이 드느냐 아연아? 할애비다.] 관에서 섭아연을 나오게 하려고 상체를 부축하면서 묻고

섭아연; [으으으...] 눈에 초점이 없는 채로 벌벌 떨며 부축되어서 상체를 완전히 일으키며 신음하는데

섭장천; [할애비가 왔으니 이제 안심해라.] ! 두 팔로 섭아연을 관에서 안아서 꺼내고.

섭장천; [네 부모를 해친 것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 [!] 두 팔로 섭아연을 안은 채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섭아연; [끄윽...] 눈이 돌아간 채 신음하며 고개를 젖히고. 간질환자처럼 벌벌 떨며 입을 벌린 채 꺽꺽거리고.

섭장천; [아연아! 왜 그러느냐?] 얼굴을 들여다보며 다급히 외칠 때

화악! 벌린 채 꺽꺽 대던 섭아연의 입에서 검은 연기가 확 뿜어져서 섭장천의 얼굴을 덮어씌운다. + 섭장천; [!] 불시에 뿜어진 연기를 얼굴에 덮어쓰며 눈 부릅뜨는 섭장천

화르르! 연기에 휩쓸린 섭장천의 머리카락에 불이 붙고

! 강력한 현기증을 느끼며 휘청하는 섭장천

섭장천; [...!] 콰당탕! 섭아연을 떨구며 바닥에 뒤로 나뒹굴고.

털썩! 역시 나뒹구는 섭아연. 이하 섭아연은 인사불성.

섭장천; [... 독을 입에 머금고 있었구나!] 현기증에 휩싸인 채 바닥에 나뒹굴어 벌벌 떨고. 고개를 돌려 섭아연을 보며. 섭아연은 입에서 여전히 연기를 뿜어내며 벌벌 떨고 있고. 간질환자처럼. 바로 그 직후

화악! 부악! 세 방향에서 섭장천을 공격하는 세 놈. 바로 혈세사패의 두목들인 지옥혈부, 백일살신, 환마루주다. 지옥혈부는 물론 거대한 도끼를 내리쳐오고 백일살신은 양손에 찬 갈쿠리를 동시에 긋는데 갈쿠리에서 1미터가 넘는 섬광이 내뻗친다. 환마루주는 네 개의 수레바퀴만한 톱니를 몰고 들이닥친다. 수레바퀴들은 허공에 뜬 채 환마루주의 손짓에 따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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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저녁 무렵. 해가 지기 직전. 여전히 황금전장

월동문이 있는 담장으로 둘러싸인 화려한 건물. 건물 주변에는 갑옷을 걸친 여자 무사들이 지키고 있다. <자객일지>에 나온 황금나찰들이다.

월동문으로 들어오는 황금수라 한명. 수염을 길렀고 나이가 들어 보인다. <자객일지>에 나온 황금수라 부영반 귀견수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귀견수. 귀견수 뒤를 청풍이 따라온다

[()영반님!] 건물 입구를 지키던 황금나찰들이 귀견수를 보고 고개 숙이고

청풍; (본장의 내원을 지키는 여자 무사들인 황금나찰(黃金羅刹)...) 손 들어 아는 척 하는 귀견수를 따라가며 생각하고

청풍; (여자지만 개개인이 일류고수라던가?) 생각할 때

입구에 멈춰서며 의관 정제하는 귀견수. 청풍도 멈춰서고

귀견수; [장주님! 이청풍을 데려왔습니다.] 포권하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경호무사 황금수라(黃金修羅)의 부영반 귀견수(鬼見手)>

<들여보내라.> 건물 안에서 들리는 말

귀견수; [들어가라.] 옆으로 물러서고

귀견수; [장주님 가족에게 예의를 잃지 않도록 주의하고!]

청풍; [...] 대답하며 걸어가고

덜컹! 문을 열고 들어간다.

 

#8>

문 안쪽은 넓고 화려한 거실이다. 거실 중앙에는 화려한 탁자와 네 개의 의자가 놓여있고 그곳에 벽초천 가족이 앉아있다. 문을 향해 나란히 놓인 의자에 벽초천과 함께 드세 보이는 절세미녀가 앉아있다. 미녀의 이름은 마은혜. <무쌍일지>에 나온 황후 마은혜 캐릭터. 벽초천의 본처다.

탁자 좌우에는 소년 소녀가 앉아서 돌아본다.

벽초천 쪽에 앉아있는 소년은 청풍보다 두 살쯤 많아 보이는 거만한 인상의 소년. 나이에 비해 체격이 좋은 이 소년은 벽초천의 아들인 벽세황. 전형적인 금수저, 재벌이세 캐릭터.

벽세황 건너편에는 청풍보다 한 살 어린 소녀가 앉아서 보고 있다. 이름은 벽옥령인데 엄마를 닮아 도도하고 드센 인상이지만 예쁘다. <무쌍일지>의 주옥령 캐릭터

거실 구석에는 네 명의 시녀가 각기 두명씩 서서 시중 들 준비를 하고 있다. 그중 한 시녀는 옷이 든 보따리를 들고 있다. 이름은 혜분. 나이는 10대 후반. 정이 많은 인상. 나중에 청풍과 썸씽이 있다. <무쌍일지>에 나온 강혜분 캐릭터

강혜분; (저 아이가 타노의 아들 이청풍...) 문을 닫고 들어서는 청풍을 보며 눈 반짝

강혜분; (몇 번 본 것도 같은데 딱히 기억에 남아있지는 않는 평범한 아이네.)

청풍; [장주님!] 탁자 앞에 서서 포권하고.

청풍; [부르심 받고 대령했습니다.]

강혜분; (겨우 열 살이라는데 어른처럼 의젓하잖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옆의 시녀도 호감을 느끼는 표정. 그때

벽초천; [부인! 저 놈이 바로 이청풍이오.] 옆에 앉아있는 마은혜에게

마은혜; [저런 아이가 본장에 있는 줄은 몰랐어요.] 청풍을 찌르는 듯한 시선으로 보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초천의 본처 마은혜(馬恩惠)>

벽초천; [본장의 하인 숫자는 천명이 넘소.] [게다가 늘 장경각에 처박혀 있었던 탓에 저놈을 아는 사람은 얼마 안될 거요.] 마은혜에게 설명하고. 벽세황은 지루한 표정으로 힐끔거리고. 벽옥령은 눈 반짝이며 보고 있고

마은혜; [그렇겠군요.] 끄덕

마은혜; [글은 어떻게 배웠느냐?] 청풍에게

청풍; [철이 들 무렵 아버지가 천자문을 가르쳐주셨고...] [네 살 때부터는 장경각 총사서 우문노야로부터 학문을 배웠습니다.]

마은혜; [우문노인은 한림학사 출신이니 대단한 스승을 둔 셈이로구나.] 차갑게 웃고

청풍; (하인 주제에 한림학사 출신의 스승은 과분하긴 하지.) 쓴웃음

벽옥령; [무려 네 살 때부터 우문노야에게 배운 거야?] [그렇다면 정말 대단한 천재잖아.] 짝짝! 감탄한 표정으로 손뼉 치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초천의 딸 벽옥령(碧玉鈴)>

청풍;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아가씨.] 고개 숙이고

벽옥령; [난 옥령이고 아홉 살이야. 아가씨라 하지 말고 옥령이라 불러.] 얼굴 발그레 해져서

청풍; (나보다 한 살 아래로군.) + [소인이 어찌 감히 아가씨의 방명을 입에 올릴 수 있겠습니까?]

마은혜; [그 말은 맞다.] 도도

마은혜; [넌 앞으로도 옥령이를 아가씨라 불러라.] 청풍에게

청풍; [예 마님!]

벽옥령; [엄마!] 불만. 하지만

마은혜; [사람 사이에는 지켜야하는 법도가 있는 법이다.] [너나 저 애를 위해서라도 그 법도는 지켜져야 한다.]

벽옥령; [...] 삭 죽고

청풍; (맞는 말이다.)

청풍; (내가 아가씨와 터놓고 지내면 아가씨는 다른 사람들에게 만만히 여겨지고 나는 질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생각할 때

벽세황; [너 몇 살이냐?] 거만하게 눈 흘기며

청풍; [열살입니다.]

벽세황; [그럼 나보다 두 살 아래로군.] 히죽. 거만하게 웃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초천의 장남 벽세황(碧世皇)>

벽세황; [이것저것 가르쳐줄 테니 앞으로 내 시중 잘 들어라.]

벽초천; [배워야하는 건 청풍이 아니라 세황이 너다.] 엄한 표정으로 벽세황에게

벽세황; [배워요? 소자가 저놈에게?] 어이없고

벽초천; [우문노인이 쾌차해서 돌아오는 대로 너도 우문노인 문하에서 본격적으로 수학을 해야 한다.]

벽초천; [그때까지는 청풍이와 공부를 해서 진도를 얼추 맞추도록 해라.]

벽세황; [아이 참! 난 글공부보다는 무공을 배우는 게 좋은데...] 짜증내다가

움찔! 하는 벽세황. 벽초천과 마은혜가 엄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

벽세황; [... 분부 따르겠습니다.] 자세 바로 하며 부모의 눈치를 보고

마은혜; [이청풍!]

청풍; [예 마님!]

마은혜; [배움에는 귀천이 없고 나이 역시 상관이 없다고 했다.] [오직 누가 더 멀리 배움의 길을 갔는가로 선후(先後)가 정해지는 법이다.]

마은혜; [글공부는 세황이가 너의 후배이니 혹여 나태하면 즉시 내게 고하거라.]

청풍;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하고

그러면서 곁눈질. 벽세황은 입이 댓발이 나왔고.

청풍; (장주의 눈에 뜨이는 바람에 소장주의 글동무가 되었는데...)

<어쩐지 고생문이 훤히 열린 것처럼 느껴지는구나.> 실내의 모습. 마은혜가 청풍에게 뭐라 하는 장면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옥령은 초롱초롱한 표정으로 청풍을 보고. 벽세황은 삐진 모습이다.

 

#9>

해가 막 진 무렵. 여전히 황금전장

황금전장의 후미진 곳. 하인들이 사는 곳이다. 낮고 긴 건물들이 죽 늘어서 있고. 공동 우물이 있는데 그 주변에서 하녀들이 빨래를 하거나 음식 준비를 한다. 건물 들 사이에선느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고.

빨래하던 여자들 흠칫! 한쪽을 보고

건물들 사이로 걸어오는 청풍. 보따리를 하나 들고 있다. 시녀 강혜분이 들고 있던 그 보따리다. 뛰어 놀던 아이들이 힐끔거리지만 아는 척 하진 않고

[청풍이가 돌아왔어!] [타노 아들 청풍이야.] 여자들 수군거리고

여자들; [내원으로 불려갔었다던데 무슨 일일까?] [청풍이도 우리같은 천한 놈인데 장주님께서 왜 부르셨는지 모르겠어.]

여자들; [황금전장에서는 발에 채이는 게 하인이잖아.] [흔하고 천한 하인 주제에 장주님 눈에 들었다면 좋은 일이지 뭐.] 시기하는 여자도 있고

그러거나 말거나 길쭉한 건물들 중 어느 방으로 가는 청풍. 방 한 칸 짜리다.

청풍; [다녀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고

 

#10>

청풍; [!] 방안으로 들어서다가 흠칫! 하고

어둑한 방안. 불은 켜져 있지 않은데 타노가 의자에 앉아있다. 방에는 침대 두 개와 의자 두 개. 탁자 하나가 있다. 옷은 대충 벽에 걸게 되어 있고

청풍; [아버지!] 눈치 보며 문을 닫고

타노; [앉아라.] 맞은편 의자를 가리키고. 타노는 10년전과 거의 비슷한데 머리가 좀 더 희었다. 이제 반백이 되었고

청풍; [...] 탁자 위에 들고 온 보따리를 놓고 마주 앉고

타노; [장경각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부() 총사서 조선생에게서 들었다.]

청풍; [...] 눈치 보고

타노; [장주는... 너의 능력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느냐?] 한숨

청풍; [기억력이 비상하고 책을 많이 읽었다는 것까지만 알고 계십니다.] 눈치 보며

타노; [내원으로 불려가서 네가 할 수 있는 다른 능력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느냐?] 굳은 표정

청풍; [!]

타노; [그렇다니 다행이다.] 한숨. 안도의 표정

타노; [앞으로도 너는 철저하게 공부재주만 있는 글벌레로 행세해야한다.]

타노; [행여나 네가 한번 본 건 글 뿐 아니라 다른 모든 것도 그대로 따라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안된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만...] 말 꼬리를 흐리고

타노; [왜 아비가 너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는 걸 엄금하는지 궁금하겠지?]

대답하지 않는 청풍. 긍정하고

타노; [전에도 말했지만 너는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끌어서는 안된다.] [너에 대한 것이 알려지면...]

타노; [너는 물론이고 아비도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심각

청풍; [...] 대답하지만 미진하고

타노; [열여덟 살이 될 때까지만 기다려라.]

타노; [그때쯤이면 너도 황금전장을 나가 독립할 수 있을 테고... 그럼 너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마.]

청풍; [알겠습니다.]

 

#11>

건물 밖의 모습. 시간이 좀 지났고

타노; [소장주와 글공부 동무라...]

청풍; [당장 내일부터 내원으로 와서 소장주의 공부를 봐주라고 하셨습니다.]

청풍; [이 옷은 내원을 드나들 때 입으라며 마님께서 주셨고...] 탁자 위에 놓인 보따리를 보며 말하고

타노; [소장주는 무공에는 제법 소질이 있지만 진득하게 학문을 할 수 있는 성격은 못된다.] [장차 네가 여러모로 힘들 게다.]

청풍; [각오하고 있습니다.]

타노; [비록 소질이 있다지만 소장주는 무공 방면에서도 아주 특출한 인재는 못되는데...] 생각하다가

타노; [장경각에도 무공과 관련된 서적들이 많이 수장되어 있겠지?]

청풍; [전체 장서의 대략 일푼 정도가 무공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타노; [일푼이라 해도 천여권...] 말 끝을 흐리며 청풍을 보고

청풍; [그중 십에 팔은 읽었습니다.] 눈치 보며

타노; [그럴 거라 생각했다.] [사내아이들에게 무림인이 되는 것은 꿈이기도 하니...] 쓴웃음을 짓고

타노; [물론 읽기만 했겠지?]

청풍; [수련은 하지 않았습니다.]

타노; [네가 몸이 약해서 무공 수련에는 적당하지 않다는 소문을 퍼트려 놨다.]

타노; [그러니 소장주와 어울리다가 헛바람이 들어서 내공심법을 수련한다던지 하는 실수는 저지르지 말거라.]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지만

청풍; (불효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아버지의 분부를 따르고는 있지만...) 내심 불만

<언제까지 이렇게 은인자중하고 나를 숨기며 살아야하는 건지 모르겠다.>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2>

<-칠년 후> 험준한 산. 낮이지만 먹장구름이 낮게 깔려 있어 어둡고 음침한 날씨

우르릉! 먹장구름 속에서 천둥도 일고.

골짜기. 오래전에 버려진 절. 무너진 건물들. 잡초가 무성. 귀신이 나올 것같은 분위기

그나마 온전한 대웅전 건물

어둑한 내부. 세 개의 커다란 불상이 불단에 안치되어 있고.

번쩍! 밖에서 번개가 치고. 다음 순간

번갯불에 비쳐 대웅전 안쪽에 길게 사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 입구에 서있는 거인. 키가 2미터 50쯤 되는데 보디빌더 같은 몸에 짐승 가죽을 둘렀고, 손에는 거대한 양날 도끼를 들었다. 이자는 신선부의 앞잡이인 혈세사패중 지옥갱의 갱주인 지옥혈부. 캐릭터는 168인데 무기만 도끼로 바꿀 것.

지옥혈부; [본좌가 첫 번째인 줄 알았는데... 한 걸음 늦었군!] 중얼거리며 대웅전 안으로 걸어 들어가고. 그러자

<그리 늦지 않았소 갱주(坑主)! 본좌도 막 도착한 참이었으니...> 츠으! 말과 함께 대웅전 구석에서 흐릿한 빛이 떠오르더니

! 모습을 드러내는 인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하얀 인물. 흰 가면을 썼고 흰 옷을 입었다. 두 손은 양쪽 소매에 넣고 있고. 이자는 혈세사패중 백살파라는 살수조직의 수령이다. 별호는 백일살신. 캐릭터는 658.

지옥혈부; [백살파(白煞巴)의 파주 백일살신(白日殺神)!] [천하제일의 살수(殺手)를 뵙게 되어 영광이오!] 도끼를 든 채 포권하고

백일살신; [살인하는 재주라면 지옥의 살귀들이 모여 있다는 지옥갱(地獄林)의 주인 지옥혈부(地獄血斧)를 누가 능가할 수 있겠소?] 고개 좀 숙이고

백일살신; [안 그렇소? 환마루주(幻魔樓主)?] 불단에 있는 부처상을 보며 말하고. 지옥혈부도 흠칫! 하며 돌아보고. 그러자

<흐흐흐! 역시 천하제일살수의 이목을 피하는 건 불가능하군!> 웃음소리가 불단에서 들리더니

츠츠츠! 불단에 안치되어 있던 세 개의 불상중 좌측의 불상이 흔들리더니

스스스! 그 불상에서 아메바처럼 빠져나오는 인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검은 천으로 뒤덮은 인물. 눈 부위만 보인다. 백일살신과 다른 점은 백일살신은 가면을 썼고 이자는 복면을 쓴 점. 혈세사패중 환마루의 주인으로 별호도 환마루주다.

지옥혈부; (신묘한 환술(幻術)이 특기인 환마루(幻魔樓)의 주인 환마루주...) 눈 번뜩이며 보고

지옥혈부; (저자의 장기는 주변의 어떤 사물로든 변신할 수 있는 환술이다.)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며 불단 앞에 서는 환마루주를 보며 생각하고

지옥혈부; (나중에 우리 혈세사패(血洗四覇)들 간에 건곤일척(乾坤一擲)을 벌일 때 가장 조심해야하는 적이다.) 눈 번뜩이고.

세 방향에 서서 서로를 노려보는 지옥혈부, 백일살신, 환마루주. 그때

[어머나! 여기 분위기 왜 이렇게 살벌할까?] 갑자기 들리는 음성에 움찔하는 세 사람

구미호리; [지금 당장 결판을 내야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신경 곤두세우면 피곤하지 않는가요?] ! 문으로 들어서는 야한 여자.

! 여자의 모습 자세히 보여준다. 화려한 일본 여자 같은 복장과 장식을 했으며 얇은 옷을 입었는데. 벌어진 저고리 사이로 육중한 젖가슴의 형상이 보이고 옆이 터진 치마로는 하이힐을 신은 미끈한 다리가 드러난다. 손에는 곰방대를 들고 있는데 입에서 막 뗀 모습. 이 여자는 혈세사패중 쾌활림의 림주인 구미호리. 캐릭터는 074 075. 몸에서 꽃향기가 흘러넘치는 육감적이고 도발적인 분위기

<쾌활림(快活林)의 림주 구미호리(九尾狐狸)!> <저 계집은 모습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사내들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는 소문이 사실이로군!> <위험한 체향! 저 년의 몸에서 풍기는 향기를 맡자 정신이 혼미해진다!> 긴장하는 지옥혈부등 자신들도 모르게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선다. 눈이 좀 풀리거나 충혈되고

구미호리; [어머나 정말 서운하네.] 눈을 흘기며 대웅전 안으로 완전히 들어서고. 엉덩이를 살래살래 흔들며 걸어오는데 갈라진 옷자락이 꼬리처럼 흐느적거린다

구미호리; [본녀를 마치 독사처럼 보시는 건 너무 하지 않는가요?] [본녀는 세분 문주님들을 해코지 할 생각이 전혀 없는데 말이에요.] 대웅전 중앙으로 들어서며 세 사람에게 눈을 흘기고

환마루주; [오해하지 마시오! 우리는 림주를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림주를 보호하려고 물러서는 거요.]

구미호리; [그건 또 무슨 요상한 논리인가요 환마루주님?]

환마루주; [우리들은 위험을 느끼면 반드시 살수를 쓰는 버릇이 있소.] 지옥혈부와 백일살신을 보며 말하고. 지옥혈부는 두 손으로 도끼를 움켜잡고 있고 백일살신은 양쪽 소매에서 약간 꺼내는 손에 갈쿠리가 보인다. X맨 울부린의 칼날 같은

지옥혈부와 백일살신의 모습

구미호리; [본녀의 유혹을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차라리 죽여 버리겠다는 건가요?] 서운한 표정으로 눈을 흘기고

환마루주; [림주의 노예가 되느니 눈물을 머금고 림주의 목을 치는 게 났지 않겠소?] 지옥혈부와 백일살신을 보며

말없이 고개 끄덕이는 지옥혈부와 백일살신

구미호리; [! 알았어요!] 스륵! 벌어졌던 저고리를 여며 젖가슴 감추며 눈을 흘기고

구미호리; [세분이 겁먹지 않도록 저의 색기(色氣)를 줄이는 수밖에...] 속살을 감추며 새침한 표정을 짓고. 그러자

안도하며 도끼를 내리는 지옥혈부

스슥! 소매 속에서 조금 뽑았던 손에서 갈쿠리가 사라지는 백일살신

구미호리; [사내가 되어서 여자를 무서워하기나 하고 말이야.] [나라면 가운데 달린 거 삭둑 잘라버리겠어.] 샐쭉거리고

쓴웃음 짓는 지옥혈부. 그때

환마루주; [다시 인사드리겠소!] [명성으로만 듣던 세분을 한 자리에서 뵙게 되어 영광이오.] 포권하고

지옥혈부; [혈세사패의 주인들이 드디어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군.] 도끼를 든 채 포권하고

백일살신; [은밀히 사람을 죽이는 게 본업인지라 본좌도 타인 앞에 이렇게 모습을 드러내는 건 처음이오.] 역시 포권하고

구미호리; [물론 세분도 존귀하신 그분... 지존(至尊)의 호출에 응하신 거겠지요?] 교태롭게 웃으며 말하고. 그러자

<지존!> 지옥혈부들의 얼굴이 굳어지고

구미호리; (역시 지존의 존재감은 가공하네.)

구미호리; (한 때는 자신이 천하제일인이라고 뻐기던 저 인간들을 이름만으로도 얼어붙게 만드니...)

구미호리; (하긴 나도 지존의 일격을 견디지 못하고 까무라쳤었으니 남 말할 처지가 아니지.) 두려운 표정으로 몸을 좀 움츠리고

구미호리; (과연 지존의 정체는 뭘까?)

구미호리; (어떤 대단한 배경이 있기에 우리들 혈세사패를 간단히 복종시킨 것일까?) 생각하고. 다른 세 사람도 침묵하는데

<수인사들은 나눈 것 같군!> 갑자기 누군가의 말이 들려 눈 부릅뜨는 내 사람

지존;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도 되겠군!] ! 언제였는지 불단 앞에 화려한 의자가 하나 놓여있고 그곳에 한 인물이 다리를 꼬고 양손으로 의자 손잡이를 잡은 거만한 자세로 앉아있다. 몸에는 화려한 곤룡포를 걸쳤으며 얼굴에는 두 개의 뿔이 달린 귀신가면을 가면을 쓴 모습. <무쌍일지>의 십면혈신 캐릭터. 이 작품에서의 별호는 귀면지존. 보통 지존이라고도 불린다. 지존의 정체는 신선부의 패륜아 위극존인데 가끔은 위진천이 가면을 쓰고 나타나 지존으로 위장하기도 한다. 그러자

<...언제 저기에...> <흐윽!> <의자채로 나타났다!> <술법을 써서 공간이동을 한 것인가?> 경악하며 뒤로 물러서는 환마루주, 구미호리, 백일살신. 그때

지존; [혈세사패!] [본좌의 지시를 어찌 이행했는지 보고하라!] 강렬한 눈빛으로 말하고. 그러자

퍼뜩! 정신을 차리는 혈세사패의 패주들. 이어

[지존을 뵙소이다!] [지존께 충성을!] 일제히 한 무릎 꿇으며 포권하는 지옥혈부 일행.

지존; [인사는 됐고...] [도착한 순서대로 보고하라.] 거만하게, 그러자

백일살신; [지존께서 하사하신 일백종의 신병이기로 저희 백살파의 최정예 백일자객(白日刺客)들을 무장시켰습니다.] 포권하며

백일살신; [백종의 신병이기 덕분에 백일자객들의 살인능력은 혼자서 구대문파 장문인을 척살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구대문파 장문인을 혼자서 죽일 수 있는 자객이 백명이나 되다니...> <백살파의 전력이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이로구나.> 지옥혈부와 환마루주가 놀라고

지존; [백살파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 끄덕이고

백일살신; [과찬이십니다 지존!] 포권하고

시선을 지옥혈부에게 돌리는 지존

지옥혈부; [지존께서 하사하신 광마환(狂魔丸)으로 일천명의 지옥광전사(地獄狂戰士)를 길러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옥광전사?> <이름만 들어도 섬뜩하네.> 구미호리와 환마루주등의 놀람

지옥혈부; [일단 광기를 일으키면 적이 죽든 자신이 죽든 결판을 내고야마는 지옥광전사!] [그놈들을 막을 수 있는 세력은 당금 무림에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에 찬 표정으로

지존; [대규모 살육전을 벌이기에 지옥광전사만한 적당한 놈들도 없겠지.] 끄덕이고.

이어 환마루주에게 고개 돌리는 지존

환마루주; [지존께서 하사하신 천변만화결(千變萬化訣) 덕분에 저희 환마루의 제자들은 어떤 누구로라도 변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환마루주; [그리하여 지난 삼 년 간 강호의 거의 모든 문파와 세력에 환마루의 제자들을 잠입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환마루주; [지존께서 하명만 하시면 환마루의 제자들이 일제히 봉기하여 무림의 모든 문파를 접수할 것입니다.]

지옥혈부; (환마루주! 저 놈에 대한 경계를 늦추면 안되겠군!)

백일살신; (어쩌면 우리 백살파에도 환마루가 침투시킨 가짜가 암약하고 있을 수도 있다.) 곁눈질로 환마루주를 보고. 그때

지존; [표적이 된 세력은 내부로부터 붕괴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 끄덕이고

이어 구미호리를 보는 지존

구미호리; [저희 쾌활림의 자매들도 지존께서 하사하신 미혼대법(迷魂大法) 덕분에 실력이 일취월장했사옵니다.]

구미호리; [천하의 거의 모든 환락가에 침투해있는 쾌활요희(快活妖姬)들은 상대가 사내라면 절대 지지 않을 것이옵니다.]

지존; [사내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적이 쾌활요희들이라고 할 수 있지.] 고개 끄덕이고. 이어

지존; [혈세사패!] [그대들이 본좌가 부여한 사명을 성실히 완수한 것같아 기쁘기 한량없다!] 둘러보며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저희 혈세사패는 오직 지존의 영광을 위해 견마지로를 다할 것입니다.] 포권하며 아부하는 네 명

지존; [그리 말해주지 흡족하기 이를 데 없다.] 거만하게 웃고

지존; [모두 일어나라!] ! 의자에서 일어나고

[존명!] [감사하옵니다.] 일어나는 혈세사패 패주들

지존; [그대들의 준비가 끝났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무림정복의 대장정을 시작하자!] 강렬한 눈빛으로 말하고

<드디어!> 흥분하는 혈세사패 패주들

지존; [대장정의 첫 번째 표적은 정해졌다.] [지금부터 본좌와 함께 그 표적을 치러 간다.] 쿠오오! 온몸에서 강렬한 패기

환마루주; [첫번째 표적이라면 혹시!] 눈 번뜩

지존; [그대들이 짐작하는 대로다!] 끄덕

지존; [당대에 존재하는 고금제일검(古今第一劍)이 그대들과 본좌가 쓰러트려야하는 첫 번째 표적이다!] 강렬한 표정

<고금제일검!> 지옥혈부, 백일살신, 환마루주, 구미호리의 긴장하는 얼굴 배경으로 나레이션

 

#13>

어느 도시.

번화가.

<>이라는 깃발이 걸려있는 작은 가게.

가게 안에는 손님이 없는데 늙은 점쟁이가 무언가를 종이에 쓰고 있다. 옆에는 점치는 도구인 산통이 놓여있다. 산통은 작은 나뭇가지를 여러 개 꽂아넣은 통. ,걸 흔들어 떨어지는 나뭇가지에 적힌 글을 보고 점을 친다.

종이에 무언가 쓰며 고민하는 노인. 바로 검성 섭장천이다. 머리에는 점쟁이들이 쓰는 팔각모를 쓰고 있고

섭장천; (대흉(大凶)...) 종이에는 복잡한 수식과 도형이 그려져 있다.

섭장천; (반복해서 점괘를 짚어봐도 노부는 물론이고 아들 내외도 대흉으로 나온다.)

섭장천; (그나마 아들 내외의 외동딸 아연(雅姸)이만 선흉후길(先凶後吉)로 나오는데...) 불길한 표정

섭장천; (오랜 세월 주역을 공부해왔지만 이런 점궤가 나온 적은 없다.) 붓을 내려놓고

섭장천; (아무래도 무슨 일인가 벌어지려는 모양인데...)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가게 밖에서 어린 거지가 기웃거리고 있다. 꾀죄죄한 차림의 전형적인 거지인데 손에는 바가지를 하나 들고 있다.

섭장천; [들어오너라.] [오전에 번 복채가 있으니 나눠주마.] 소매에서 동전을 꺼내는데

거지; [돈이라면 심부름 보낸 분으로부터 이미 받았어요.] 주춘 주춤 거리며 들어오고. 바가지를 든 채

섭장천; [누구 심부름으로 왔다는 것이냐?] 놀라고

거지; [어떤 잘 생긴 공자님이 이걸 노야에게 전해주라고 하셨어요.] 바가기를 내밀고. 바가지 안에는 봉투에 든 편지가 한통 들어있다.

섭장천; (편지!) 집어들고. + [수고했다.] 딸랑! 꺼내든 동전은 바가지에 넣어주고

거지; [고맙습니다 노야!] 굽신. 입이 귀에 걸리고

신나서 나가는 거지. 그 배경으로 편지를 개봉하는 섭장천

섭장천; (누군가 보낸 이 편지가 거푸 대흉으로 나오는 점궤와 관련이 있는 것인가?) 편지를 펼치고. 직후

[!] 눈 부릅뜨는 섭장천.

 

#14>

섭장천의 점집이 보이는 건너편 이층 주점.

창가에 앉아서 술을 마시며 점집을 보는 청년. 위진천이다.

위진천;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검성으로 불리는 섭가 늙은이가 점쟁이 노릇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딴에는 세상을 속이기 위해 점쟁이로 위장했겠지만... 전 무림에 이목을 풀어놀고 있는 혈세사패를 속이지는 못한다.)

위진천; (결국 저 늙은이도 신선부, 아니 나 위진천(威振天)이 천하무림의 주인이 되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웃을 때

! 갑자기 점집의 지붕이 터지며 무언가가 미사일처럼 날아오른다.

[!] [...뭐냐?] 사람들 기겁할 때

쇄애액! 미사일처럼 까마득히 멀어지고 있는 섭장천

위진천; (시작되었군.) 술을 마시며 일어나고

위진천; (고금제일검께서 죽을 자리를 찾아가는 마지막 여행이...) 스스스! 사라지는 위진천. 허공에 술잔만 남고

파삭! 바닥에 떨어져 박살나는 술잔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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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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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부는 황성 화백 필명의 무협만화로 출간된 작품입니다.

2018년 12월에 시나리오를 탈고 하였고 2019년에 만화로 출간이 되었을 것입니다.

신선부라는 전설 속의 문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암투와 인간군상들의 갈등을 묘사하였습니다.

황성 화백의 만화로도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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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부 -神仙府

                                                  

 

<설정>

무림에는 신선부라는 신비한 문파가 있다. 가공할 힘을 지녔지만 이름 그대로 신선의 도를 추구하는 문파라 무림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소문으로만 전해지던 신선부의 힘은 300년 전 돌연 세상에 드러난다. 구대천마라는 가공할 마두들이 세상을 난장판으로 만들자 신선부에서 두 명의 고수들을 내보내 물리친 것이다. 그때 이후로 신선부는 모든 무림인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다.

헌데 신선부에서 변란이 일어난다. 무림진출 건으로 강경파와 온건파가 충돌하게 되고 강경파의 영수인 위극존이 온건파의 영수이며 신선부의 부주인 이복형 위극겸을 암살하고 자신이 위극겸으로 위장한 것이다. 그리고 마수를 무림으로 뻗어 전 무림을 장악해간다.

이에 위극겸의 아내인 온유향은 딸 위상영과 함께 은밀히 무림의 세력을 규합하여 신선부와 맞서게 되고 위상영과 운명적으로 만나 위상영에게 마음이 빼앗긴 청풍은 위상영을 위해 신선부의 무림 정복을 저지하게 된다.

청풍은 탁월한 무공과 리더십으로 무림의 세력들을 규합하여 신선부에 맞서고 신선부의 전위 세력을 대부분 궤멸시킨다. 드디어 무림에 평화가 찾아오는가 싶었는데 청풍을 시기질투한 명문가의 인간들에 의해 청풍은 모함을 받고 무림을 떠난다.

그후 본격적으로 힘을 드러낸 신선부에 의해 무림은 파멸을 맞게 되고. 청풍은 사랑하는 여인들과 친구들의 간절한 부탁으로 다시 검을 잡고 무림으로 나와 신선부에 맞서게 되는데...

 

<등장인물>

청풍; 중원삼대부호 가문중 하나인 황금전장의 하인이다. 비록 신분은 천하지만 영특하여 한 번 본 것은 잊지 않는 재주를 지녔다. 황금전장의 장주 냉혈전호 벽초천은 외아들 벽세황을 과거에 급제시키려 노력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결국 벽초천은 궁여지책으로 청풍을 아들로 위장시켜 과거에 내보내는데 청풍이 덜컥 장원 급제를 해버린다. 하지만 벽세황은 학문에 재주가 없어 곧 밑바닥을 드러내고 대리 시험의 의심을 받게 된다. 일이 커지자 벽초천은 청풍을 제거하려 하는데. 청풍은 절체절명의 순간 기연을 만나 절세 고수가 된다.

청풍에게는 숨겨진 신분이 있다. 유약한 황제 헌종 성화제의 아들인 것이다. 성화제는 요부 만귀비에게 휘둘리며 산 것으로 유명하며 만귀비는 자신 외의 비빈들이 낳은 아이들을 남김없이 독살해버리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성화제의 후궁 백현비의 아들도 그렇게 독살 당했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충성스러운 환관에 의해 빼돌려졌었다. 하지만 환관은 곧 만귀비의 수하들에게 따라잡혔고 절망적인 순간 청풍은 강물에 던져버렸다. 강물에 떠내려가던 청풍을 구한 것이 황금전장의 하인 이적이었으며 청풍은 그의 아들로 자라게 된다.

기연을 만나 절세고수가 된 청풍은 무림을 주유하다가 신선부의 소부주인 위상영을 만나게 되며 그녀의 미모에 반해 신선부가 무림을 정복하려는 시도를 저지하게 된다.

위극존; 신선부의 당대 부주. 야심이 큰 인물로 이복형이며 신선부의 부주인 위극겸을 시해하고 위극겸으로 위장하여 신선부를 장악한다. 신선부 원로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소장파들을 무림에 내보내 무림 정복을 시도한다.

위진천; 위극존의 아들. 백부 위극겸으로 위장한 부친을 대신하여 신선부의 무림정복을 총 지휘한다. 사촌지간인 위상영에게 흑심을 품고 있지만 위상영은 위진천의 본성을 알고 있어서 필사적으로 피한다. 천적인 청풍에게 번번이 야심이 가로막혀 증오하게 된다.

위상영; 위극겸의 외동딸. 어머니인 온유향을 도와 신선부의 무림 정복을 저지하려 애쓴다. 구파일방은 이미 신선부에 장악당해 있으므로 삼문육가를 포섭하여 호천맹을 결성, 신선부에 맞서고 있다. 지혜롭지만 몸이 약해서 직접 싸우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절대검성 섭장천; 당대의 천하제일인. 특히 검법으로는 고금삼대고수중 한명으로 꼽힌다. 고금삼대검객중 한명이며 구대천마에 속하는 천잔검마의 검법을 얻어서 더욱 발전시켜 절대삼검을 만든다. 신선부 입장에서는 무림정복의 가장 큰 장애물이고 그래서 비겁한 수단을 써서 섭장천을 암살한다. 하지만 살아남아 청풍의 스승이 된다.

냉혈전호 벽초천; 천하삼대부호 가문 중 하나인 황금전장의 장주다. 하지만 벼락부자라고 손가락질 당한다는 컴플렉스가 있다. 그래서 아들 벽세황을 어떻게든 과거에 급제시키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최후의 수단으로 하인이면서도 영특한 청풍을 벽세황으로 위장시켜서 과거를 보게 하는데 청풍이 덜컥 장원급제 해버리면서 문제가 생긴다. 청풍이 적당히 과거에 급제했으면 벽세황이 사람들을 속일 수 있었지만 장원급제해서 사람들의 이목을 한 몸에 받게 된 것이다. 결국 후환이 두려워 청풍을 제거하려 한다.

벽세황; 황금전장의 소장주. 글 공부보다는 무공에 더 관심이 많다. 부잣집 아들답게 망나니다. 청풍의 영특함을 질투하지만 아버지의 뜻에 따르기 위해 청풍을 대신 과거에 내보낸다. 글공부에는 취미가 없지만 무공은 좋아하고 자질도 상당하다. 황금전장의 재력으로 사모은 영약과 비급으로 제법 고수 소리를 듣게 된다. 나중에 청풍의 정체를 폭로하여 일대 파란을 일으킨다. 그리고 그 와중에 벽세황 자신도 변을 당하는데...

벽옥령; 벽세황의 누이동생. 착하긴 하지만 허영심이 있고 종인 청풍을 깔본다. 나중에 황금전장이 청풍의 것이 되는 데 역활을 한다.

우유라; 삼문육가중 신기보의 안주인. 남편이 실종되어 대신 보주 노릇을 한다. 호천맹의 군사 역할을 하고 연하인 청풍을 진심으로 아끼고 지지한다.

마귀동; 마인들의 성지. 구대천마의 무공은 마귀동에서 흘러나왔고 신선부의 숙적이다. 신선부가 은인자중하며 무림에 나오지 않은 이유가 사실은 마귀동의 존재 때문이다.

혈세사패; 구대천마의 후손들이 세운 문파. 위극존에게 제압당해 신선부의 전위가 된다.

삼문육가; 구파일방과 함께 무림을 이끌어온 명문가들. 온유향과 위상영 모녀의 설득으로 신선부에 맞서기 위한 호천맹을 결성한다.

#1>

<-신선부(神仙府)! 오래 전부터 전설이나 신화처럼 무림인들의 입에 오르내려온 신비한 문파다.> 아주 험준한 바위산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험하지만 산수화 같이 경치가 좋은 산이다.

<이름 그대로 신선부는 신선(神仙)의 도()를 추구하는 방사(方士)들의 문파였다. 하지만 신선의 도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무공을 창안하여 세상에 적수가 없게 되었다.> 그 산을 향해 멀리서 새처럼 날아오는 두 명의 사내. 작게 보이는데 달리는 게 아니라 정말 새처럼 날아온다.

<-세속지사(世俗之事) 불상관(不相關)! 세속의 일에는 상관하지 않는다는 것이 신선부의 으뜸가는 계율이었고 그 때문에 신선부는 강호 무림의 일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두 사내의 모습 크로즈 업. 앞장 선 인물은 패기만만한 인상의 중년인이다. 이름은 위극존. 캐릭터는 008. 그 뒤를 중후한 인상의 중년인이 뒷짐 짚고 따라온다. 위극존보다 나이가 몇 살 많아보이는 인물. 다른 작품의 위극겸 캐릭터. 위극겸은 신선부의 당대 부주다. 위극존은 위극겸의 이복동생이다.

<하지만 삼백여 년 전, 신선부가 무림에 그 가공할 힘의 일단을 드러내는 일이 벌어졌다. 구대천마(九大天魔)라는 전대미문의 마인들이 나타나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었으며, 그들을 막기 위해 신선부에서 두 명의 고수가 파견된 것이다.> 위극존과 위극겸의 모습 크로즈 업.

<흑백신귀(黑白神鬼)라고 알려진 신선부의 고수들은 인간이 아닌 것같던 존재들인 구대천마를 간단히 패퇴시켜 세상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다른 작품의 흑백신귀 캐릭터인 노인들이 광소를 터트리고 있고. 그들 앞에서 사방으로 달아나는 아홉명의 남녀들. 모두 중상을 입은 모습이다. 아홉 명이 구대천마이지만 대충 묘사. 자세히 보여주지는 말고. 아홉 명 중 여자가 세명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흑백신귀가 신선부의 최고 고수들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흑백신귀의 주장에 의하면 그들은 칠단(七段)으로 이루어진 신선부의 계급 중 겨우 삼단(三段)에 속한다는 것이다.> 흑백신귀가 단상에 놓인 의자에 앉아있는 어떤 인물에게 포권하는 모습. 의자에 앉아있는 인물은 여자라는 걸 암시

<그 일로 인해 강호에서의 신선부의 위치는 절대적인 것이 되었다. 구대문파를 비롯하여 그 어떤 세력도 감히 신선부에 비견되지 못한 것이다.> 다시 위극존과 위극겸 형제의 모습. 험준한 절벽 위를 달리는 두 사람

<그와 함께 무림인들에게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그것은 신선부를 찾아내어 가입하거나 그들의 무공을 단 한 가지라도 얻어서 익히는 게 그것이었다.> 앞을 가리키는 위극존. 위극겸도 앞을 보고

<물론 삼백 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신선부를 찾아낸 인물은 물론 그들의 절기를 한 조각이라도 얻어서 익힌 인물은 나타나지 않았다.> 두 형제의 앞쪽은 절벽이 끝나는 곳이다. 절벽 아래는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없는 계곡. 절벽 중간에 안개가 걸려있다. 그 절벽 끝에 비석 같은 형태의 바위가 하나 서있다.

위극존; [여기입니다 형님!] 휘익! 비석 같은 바위 앞에 내려서고.

위극존; [이게 바로 소제가 발견한 흑백신귀(黑白神鬼) 조사님들의 흔적입니다.] 바위를 가리키고

위극존; [지난 번 강호순행 중 화산(華山)에서도 가장 험하다는 이곳 창천애(蒼天崖)를 구경하러 왔다가 발견한 것입니다.] 말없이 바위 앞으로 가는 위극겸을 보며 말하고

바위 크로즈 업. 평평한 앞면이 갑골문자 같은 문양들로 덮여있다. 이끼도 덮여있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글자로 보이지 않는다

위극겸; [이건...] 흥분하며 살펴보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선부 부주 위극겸(威極謙)>

위극존; [소제도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생긴 균열인줄 알았습니다.] 위극겸의 뒤에 서서 눈 번뜩이며 설명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극겸의 동생 위극존(威極尊)>

위극존; [하지만 뒤덮여있던 이끼를 떼어내고 자세히 살펴보니 상형문자들이었습니다.] 위극겸 뒤에서 음산하게 눈을 빛내며

위극겸; [천애협로(天涯狹路)...] 바위의 굴곡들을 만지며 흥분하고.

위극겸; [우리 신선부를 상징하는 표어(標語)로 문장이 시작되고 있다.] 위극겸이 만지는 그 굴곡이 <天涯狹路>라는 글과 비슷하다.

위극겸; [그렇다면 극존 네 말대로 이 바위에 글을 새긴 것은 흑백신귀님들일 가능성이 높다.] 집중해서 다른 글들을 읽고

위극존; [삼백여 년 전, 흑백신귀 조사님들은 구대천마를 패퇴시킨 후 신선부로 돌아오지 않고 실종되셨었지요.] 위극겸의 뒷모습 보며

위극겸; [그리고 두 분이 마지막으로 날려 보낸 전서구에는 <원시천존(元始天尊)의 유적을 발견한 것 같다.>였지.] 글을 읽으면서

위극존; [원시천존은 우리 신선부 뿐 아니라 숙적 마귀동(魔鬼洞)의 시조이기도 한 고금제일인!] [그분의 유적을 발견했다면 흑백신귀께서 귀환을 미룬 것도 설명이 됩니다.] 음침한 표정으로

위극겸; [그렇긴 하다만...]

위극겸; [이 바위에 적혀있는 내용은 너무 모호하다.] 바위를 만지며 찡그리고

위극겸; [천재지중(天在地中) 욕등투천(慾登投天)...] [하늘은 땅 속에 있으니 오르길 원하면 하늘로 몸을 던져라?] 글을 해석하며 갸웃

위극겸; [하늘이라는 장소는 원시천존과 관련이 있는 장소일 텐데...] [그 하늘이 땅 속에 있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바위를 들여다보며 골똘하게 생각하는데

위극존; [소제도 그 글귀가 전혀 이해가지 않아서 형님을 직접 모시게 된 것입니다.] ! 위극존이 눈을 번뜩이며 왼쪽 소매에서 비수를 하나 꺼낸다. 칼날 길이가 한 뼘 정도인데 전체가 검은 색인 비수다. 검은 칼날에는 귀신 문양이 새겨져 있고 손잡이도 귀신 머리 형태를 하고 있고

위극겸; [원시천존은 하늘과 땅이 분리되기 전의 장소인 혼돈경(混沌境)을 발견하여 신선이 되는 힘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위극존이 비수를 뽑는 것도 모르고 비석의 글을 해독하는데 전념하고. 그 뒤에서 두 손으로 비수를 잡는 위극존

위극겸; [천재지중이라는 이글은 혼돈경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 두 손으로 쥔 비수로 전력을 다해 위극겸의 등을 찌르는 위극존

위극겸; [!] 눈 부릅뜨고. 칼날이 등에 조금 파고 든 상태다. 동시에

위극겸; [네가!] 바웅! 웅크리며 기합 넣는 위극겸의 몸에서 충격파가 폭발적으로 일어나 비수를 막으려 한다. 하지만

빠지지직! 위극존의 비수는 그 충격파를 뚫고 들어가서

! 위극겸의 등에 깊이 박히고. 다만

! 위극겸의 몸에서 터진 충격파에 타격을 받고 뒤로 홱 날아가는 위극존

위극겸; [!] ! 피를 왈칵 토하며 한 손으로 비석을 잡고

후두둑! 비석에 위극겸이 토한 피가 뿌려지고

위극존; [!] 휘릭! 역시 피를 토하며 내려서는 위극존. 위극겸의 10미터쯤 뒤에

치치치! 바위를 잡고 벌벌 떠는 위극겸의 등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비수가 깊이 박힌 위극겸의 등 부위에 상처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위극존; [하하하 역시 형님의 천선탄벽(天仙彈壁)은 대단합니다.] [하마터면 소제의 몸뚱이가 피곤죽이 될 뻔 했습니다.] 손으로 입가의 피를 닦으며 웃고

위극겸; [극존...] [네놈... 네놈이...] 비틀거리며 일어나 돌아보고. 분노와 충격에 휩싸인 표정이고. 이하 위극겸은 절벽을 등진 자세다.

위극존; [비록 소제가 신선부의 이인자이긴 해도 형님과의 실력차이는 천양지차...] [전력을 기울여 암습을 해도 형님의 천선탄벽은 깨트릴 수 없었겠지요.] ! 피를 옆으로 뱉으며 웃고

위극존; [하지만 마귀동의 염왕아(閻王牙)를 쓴 덕분에 형님을 열조(烈祖)들 곁으로 조기에 보내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위극겸; [염왕아!] 눈 부릅

위극겸; [내 천선탄벽을 어떻게 뚫고 들어왔나 했더니...] [우리 신선부의 숙적인 마귀동의 마병 염왕아였구나.] 비틀거리며 뒤를 보고. 치치치! 비수가 박혀있는 등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위극존; [게다가 만전을 기하기 위해 염왕아에 오대극독(五大劇毒)까지 충분히 발라두었지요.] 태연하게 웃고

위극겸; [네놈이...] 분노하여 이를 갈고. 비틀거리는 얼굴이 검게 변하고 있고

위극존; [염왕아에 몸이 궤뚫린 데다가 오대극독에 중독당하기까지 하셨으니 목숨을 부지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위극겸; [어째서냐?] 이를 갈고

위극겸; [어째서 나를 암살하려 든 것이냐? 남도 아니고 형제지간이면서...] 비틀거리며 위극존을 노려보고. 등에서는 연신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피부색은 급격하게 검게 변하는 중이다.

위극존; [소제가 왜 이러는지는 형님도 짐작하고 계신 거 아닙니까?] 태연하게 말하고. 그러자

위극겸; [... 출천파(出天派)가 나를 제거하기로 모의했구나.] 깨닫고 분노하고

위극존; [바로 그렇소이다.] 빠지직! 온몸에서 벼락을 일으키며 눈을 희번덕이고

위극존; [우리 신선부의 힘은 명실상부 천하무적!] [단 일할의 힘만 내보내도 강호 무림을 정복할 수 있습니다.] 우둑! 지지지! 불끈 쥐어 쳐드는 손이 벼락에 휩싸이고

위극존; [하지만 형님을 비롯하여 문중의 늙은이들은 케케묵은 율법만 내세우며 무림에는 눈길조차 돌리지 못하게 억압해왔습니다.] 이를 갈고

위극존; [그래서 소제를 중심으로 한 출천파가 결성되어 무림을 정복할 계획을 진행해온 것입니다.] 광기 서린 표정으로 웃고

위극겸; [어리석은 놈...] 탄식하고. 이제 얼굴은 완전히 검게 변했고 등에서 치솟는 연기가 짙어졌다.

위극겸; [우리 신선부의 숙적인 마귀동이 어둠 속에 숨은 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걸 어찌 모르느냐?] 분노하고

위극겸; [신선부와 마귀동의 힘은 백중!] [그 때문에 먼저 실체를 드러내는 쪽이 반드시 패망하게 되어 있다.]

위극겸; [우리 신선부의 열조들께서는 그걸 알고 계셨기에 무림에 나가지 못하게 막아 오신 것이다.]

위극존; [소제의 생각은 다릅니다.] 냉소하고. 온몸이 벼락으로 휘감기고 있고

위극존; [마귀동의 힘은 삼백여 년 전 구대천마의 실종으로 소멸되었다고 봐야합니다.] 눈 번득

위극존; [헌데 형님과 문중의 늙은이들은 있지도 않는 마귀동의 위협을 내세워 신선부의 젊은 제자들을 억눌러 온 것입니다.] 이를 부득 갈고

위극겸; [헛된 꿈꾸지 마라!] [나 하나 해치운다고 신선부를 장악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절벽을 등진 채 비틀

위극존; [그 점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 손으로 얼굴을 덮고

위극존; [신선부를 영도하는 것은 여전히 형님일 테니 말입니다.] 스윽! 손을 아래로 쓸어내리고. 그러자

! 위극존의 얼굴이 위극겸으로 변했다. 진짜 위극겸의 피부가 검게 변했고 등에서 연기가 일어나고 있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이 똑같다. 이하 가짜 위극겸은 위극겸(위극존)으로 표기한다.

위극겸; [... 역용술!] 절망 분노

위극겸; [... 나로 위장하여 신선부를 장악할 생각이로구나!]

위극겸(위극존); [비록 어머니는 다르지만 우리는 형제지간 아닙니까?] 자기 얼굴을 만지며 웃고

위극겸(위극존); [그 누구도 소제가 형님으로 위장한 것은 알아차리지 못할 것입니다.]

위극겸(위극존); [형님의 정숙한 아내까지도...] 광기로 눈을 번들거리고

위극겸; [이 천벌을 받을 놈...] 절망하며 뒷걸음질

위극겸(위극존); [사정 설명은 충분히 해드렸으니 이제 그만 저 세상으로 가십시오.] 손바닥을 위극겸에게 내밀며 말하고. 그러자

지지징! 위극겸(위극존)의 손바닥 앞에서 겹겹이 원형의 파문이 쌓인다.

위극겸; [하늘이...]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고

위극겸; [하늘이 네놈의 악행을 징벌할 것이다.] ! 그대로 뒤로 몸을 날려 투신을 한다. 위극겸(위극존)을 마주 보는 자세로 몸을 날리는 것 주의. 그러자

위극겸(위극존); [투신...] ! 손을 내리며 절벽 끝으로 가고

까마득한 아래로 추락하고 있는 위극겸의 모습이 작게 보인다. 하늘 보는 자세로 추락하고 있고. 그러다가

! 절벽 중간을 감고 있는 구름을 뚫고 내려가며 사라지는 위극겸

위극겸(위극존); [무공을 쓸 수 없는 상태에서 투신을 했으니 살아있을 가능성은 없겠지.] 끄덕

위극겸(위극존); [덕분에 친형을 내 손으로 죽이는 찜찜함은 면했다만...] 절벽 끝으로 가고.

위극겸(위극존); [혹시 모르니 내려가서 시신을 확인하자.] ! 절벽 아래로 몸을 날린다.

! ! 위극겸과 달리 절벽의 돌출 부위를 밞으며 아래로 내려가는 위극겸(위극존)

위극겸(위극존); [머잖아 천하는 신선부를... 아니 나 위극존을 주인으로 섬기게 될 것이다.] 흐흐흐! 웃으면서 절벽 아래로 멀어지는 위극겸(위극존)

 

#2>

비 오는 밤. 한쪽이 절벽으로 이루어진 강변.

번개도 치고

절벽 아래로는 거친 강물이 흐른다.

파팟! 절벽을 따라 달려오는 인물. 환관 복장의 중년인인데 체격이 건장하다. 캐릭터는 618. 품에는 강보로 꽁꽁 싸맨 아기를 안고 있다. 얼굴까지 강보로 싸서 커다란 럭비공처럼 보인다. 이 환관의 이름은 장민. 허리에 칼도 한 자루 차고 있다.

[! !] 거친 숨결을 몰아쉬며 달리는 장민. 등에는 몇 개의 화살이 박혀있다. 부러진 화살도 있고

장민; (삼황자(三皇子)...) 달리면서 강보를 내려다보고.

약간 틈이 벌어진 강보 사이로 잠이 든 아기 얼굴 일부가 보인다. 몸을 강보로 꽁꽁 싸맸지만 숨을 쉬도록 입고 코 부위의 천을 조금 열어 놨다.

장민; (소인 장민(張閔)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드릴 테니 안심하십시오.)

장민; (삼황자님의 모친이신 백현비(白賢妃)님께는 몇 번을 고쳐 죽어도 갚지 못할 은혜를 입었다.) 다시 앞을 보며 달리고

장민; (그 막중한 은혜를 갚기 위해서 무슨 짓을 해서라도 삼황자님을 지켜드려야만 한다.)

장민; (하지만... 사실 삼황자님을 보호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장민; (당금의 황상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만귀비(萬貴妃)...) 기승스럽지만 아름다운 중년여인을 떠올리고. 나중에도 나올 만귀비 캐릭터

장민; (그 악독한 계집은 다른 비빈들이 생산한 황자들은 남김없이 독살해왔다.) (자신이 낳은 병약한 황태자(皇太子)의 지위를 위협할까 걱정해서인데...)

장민; (백현비님께서 생산하신 삼황자님도 만귀비의 독수에 살해당할 운명이었다.)

장민; (그래서 병사한 것으로 꾸며 자금성 밖으로 빼돌렸지만...)

장민; (어떻게 알고 만귀비가 자객들을 보내 나를 추적하고 있다.)

장민; (다행히 비가 와서 자객들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장민; (비와 어둠의 가호를 받아 가능한 멀리 달아나야...) + [!] 눈 부릅뜨고. 피이잉! 무언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린다.

장민; (화살이 나르며 내는 파공성!) ! 다급히 옆으로 방향을 틀며 몸을 날리고.

피피핑! 파팍! 여러 대의 화살이 장민이 날아가던 방향으로 지나치고 바닥에 박힌다.

장민; (이런...) 달려가며 돌아보는 장민.

뒤쪽의 빗속을 달려오는 복면을 쓴 자객들 십여명. 달려오며 활을 쏜다. 활을 쏘고 다시 화살을 뽑아 활에 재우고 있다

장민; (끈질긴 놈들! 그 새 따라붙었구나!) 파팟! 사력을 다해 달려간다.

피핑! ! 다시 활을 쏘는 자객들. 마지막 한 놈만 쏘지 않고 달려온다. 화살을 활에 재운 자세로. 이자가 두목. 허리춤에 카우보이들이 쓰는 것 같은 밧줄을 걸고 있다.

파팟! 다시 방향을 틀며 달리는 장민

투학! 그제야 두목이 활을 쏘고. 장민이 달리는 방향을 가늠해서

피핑! 퍼퍽! 이번에도 대부분의 화살들이 장민을 빗나간다. 하지만

! 두목이 날린 화살이 장민의 한쪽 허벅지를 궤뚫는다

장민; [!] 균형을 잃고 나뒹구는 장민.

철벅! 콰당탕! 나뒹굴면서도 강보에 싸인 아기를 품어서 다치지 않게 하고. 그때

[잡았다!] [노대(老大)께서 장가놈의 다리를 맞췄다!] 차창! ! 활을 버리고 칼을 뽑으며 쇄도하는 자객들. 거리는 30미터쯤이고. 두목만 다시 활에 화살을 재우고 있다

장민; (틀렸다!)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장민; (다리를 다쳤으니 더 이상 달아나는 건 무리...) 품에 앉은 강보의 아기를 내려다보며 뒷걸음질.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장민의 뒤는 절벽이다

장민; (그리고 저놈들의 손에 들어가면 삼황자님은 확실하게 살해당하신다.) 이를 악물며 뒤돌아서고. 절벽 쪽으로

장민; (그럴 바에야 요행을 바라는 게 났다.) 아기를 안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려 하고.

[저 놈 혹시!] [멈춰라 장민!] [강으로 뛰어들려고 한다!] 다급히 외치며 쇄도하는 자객들. 그 직후

투쾅! 날아오며 다시 활을 쏘는 두목

절벽에서 뛰어내리려는 장민. 하지만. 그 직후

! 등에 화살이 깊이 박히며 비틀하는 장민. 어깨 아래쪽을 관통한다.

! 그 바람에 강보에 쌓인 아기를 놓치는 장민

쐐액! 그대로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강보에 싸인 아기.

장민; [안돼!] 아기에게 손을 뻗으며 함께 뛰어내리려는 장민. 하지만

촤악! 날아든 밧줄이 장민의 목을 휘감아 조이고

! 급정거로 멈춰서며 두 손으로 밧줄을 휘두르는 두목. 활은 버렸고. 그자가 휘두르는 밧줄에 목이 감긴 장민의 몸이 허공으로 홱 날아오르고 있고. 다른 자객들은 절벽으로 쇄도한다.

파팟! ! 절벽 끝에 급정거하는 자객들. 하지만

절벽 아래로는 아무것도 안 보인다. 거친 강물이 굽이치며 흘러내리는 것만 보이고.

퍼억! 목이 조여진 채 바닥에 나뒹구는 장민. 하늘 보는 자세로 나뒹군다.

그 바람에 등에 박혀있던 화살들이 부러지거나 살 속으로 더 깊이 파고 들고

장민; [끄윽!] 고통에 벌벌 떨고

두목; [어떻게 되었느냐?] 패대기쳐진 장민에게 다가가며 절벽 끝에 선 자객들에게 묻고. 이자는 눈썹 사이에 점이 있다. 그 점이 나중에 중요한 단서가 되니 확실히 표시

[애새끼는 강물에 빠진 것 같습니다.] [비가 오는데다가 밤이 깊어서 아래쪽의 상황을 알 수가 없습니다.] 자객들이 돌아보며 대답하고

두목; [하류로 따라 내려가라.] [삼황자의 시신을 가져가야 만귀비가 제대로 포상을 해줄 것이다.] 장민의 옆에 멈춰 서며 말하고. 장민은 일어나려 애쓰고 있고

[존명!] [가자!] 파팟! ! 절벽을 따라 달려 내려가는 자객들

그 사이에 장민은 힘겹게 상체를 일으키지만

두목; [망할 환관 놈!] ! 강하게 장민의 가슴을 밟는 두목

우직!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두목의 발 아래에서 들리고

쿨럭! 고개 들며 피를 토하는 장민

두목; [애새끼를 강에 떨어트려서 일을 번거롭게 만들어?] 우둑! 발에 힘을 주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리고

장민; [죽일 테면 죽여라 만귀비의 개!] 쿨럭! 주르르!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도 이를 갈며 올려다보고

장민; [만귀비와 네놈들이 저지른 죄의 대가는 하늘이 대신 내리실 것이다.]

두목; [그건 장민 네놈의 희망사항이고...] 피식! 웃고

두목; [죽기 전에 좋은 소식을 들려주마.] [네놈이 그렇게 떠받들던 백현비는 네놈보다 한 걸음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났다.]

장민; [... 그런...] 경악 충격

두목; [네놈이 삼황자를 빼돌린 데 대한 분풀이로 만귀비가 백현비를 독살한 것이다.]

장민; [현비... 백현비마마께서 돌아가시다니...]

두목; [네놈이 목숨을 걸고 지키려 했던 삼황자도 곧 뒤따라갈 테니 먼저 가서 백현비를 만나봐라!] 콰직! 발에 힘을 주고

퍼득! 장민의 몸이 퍼덕이다가

축 늘어지는 장민의 몸뚱이

두목; [날 원망하지 마라 장민! 네놈이 주인을 잘못 선택한 결과이니...] 휘익! 날아가며 웃고

으하하하! 장민의 시체를 배경으로 멀어지는 두목. 헌데

 

#3>

절벽 아래. 강물이 거칠게 흐르고 있고. 헌데 바위가 움푹 들어간 곳은 강물이 잔잔하다. 그곳에 배가 한척 정박해있다. 작은 선실이 달린 배인데 밧줄로 절벽의 돌출부에 묶여있다. 그리고

[...] 문이 열린 작은 선실에 앉아서 무언가 생각하는 중년의 꼽추. 전작인 <무쌍일지>에 나온 타노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타노. 이름은 이적. 그래도 타노라고 표기. 이때의 나이는 40살 전후. 헌데

타노의 품에 안겨있는 강보에 싸인 아기.

타노; (만귀비, 백현비, 삼황자, 환관 장민...) 곁눈질로 하류쪽의 절벽을 보고.

자객들이 절벽 아래를 살피며 하류로 달려가는 것이 작게 보인다

타노; (주인님의 분부로 서둘러 항주(杭州)로 가던 길이었는데...) 자객들이 멀어지는 걸 보며 생각하고

타노; (비가 오고 날이 어두워져서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정박하게 되었다.) 강보에 싸인 아기를 보고

타노; (그러다가 상상도 못했던 일을 겪게 되었다.) ! 강보를 적혀서 아기의 얼굴이 다 드러나게 만들고. 아기의 얼굴은 청풍의 어린 시절 얼굴이다. 콧날이 오똑한

<당금 황제의 셋째 아들이 죽을 위기에 처했으며... 요행히 내가 바로 아래에 있어서 추락하는 삼황자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뱃머리에 서서 위에서 추락하는 강보에 싸인 아기를 받으려던 타노의 모습 배경으로

타노; (이런 걸 인연이라 말하는 것일 텐데...) + [!] 아기를 보다가 눈 반짝

강보가 젖혀지며 드러난 청풍의 목 부분. 끈으로 대충 만든 목걸이가 걸려있는데 그 끈에 금반지가 하나 끼워져 있다. 두 마리의 용이 서로의 꼬리를 무는 모습의 반지

타노; (이 반지...) 반지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보고

<두 마리 용이 서로의 꼬리를 물어뜯고 있는 쌍룡패미(雙龍敗尾)의 형상...> 반지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타노; (아마 이 아이... 삼황자의 신분과 관련이 있는 반지일 것이다.) (황제가 삼황자의 생모인 백현비에게 준 정표일 수도 있고...) 다시 목걸이를 강보 속으로 넣고

타노; (하지만 이 아이의 신분은 누구도 알아서는 안된다.) (이 아이가 살아있는 걸 만귀비가 알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죽이려 들 테니...)

<이 아이는 가장 귀한 출생이지만 가장 천하고 낮게 길러야만 한다. 만귀비가 결코 찾아내지 못하도록...> 숨듯이 정박해있는 쪽배 배경으로 타노의 생각 나레이션

 

#4>

<-십년후.> 거대한 도시. 북경이다. 멀리 웅장한 자금성도 보이고

<-북경(北京)> 북경의 모습. 번화가. 넓은 대로 좌우로 수많은 상점들이 있고

<-중원 최대의 전장 황금전장(黃金錢莊)> 대로 끝에 웅장한 정문이 열려있는 장원의 모습. 장원 정문으로는 수많은 사람과 우마차들이 드나들고 있다. 대문 처마 아래에는 <黃金錢莊>이라는 글이 금박으로 적힌 커다란 현판이 걸려있다.

황금전장의 후원. 웅장한 이층 건물이 있다. 옆으로 긴 건물. 일종의 도서관. 정문에는 <藏經閣>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사람들은 많이 오가지 않는데 입구에는 황금 갑옷에 환금 투구를 쓴 건장한 무사들 두 명이 지키고 있다. 이 무사들은 <자객일지>에 나온 황금수라들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황금수라.

 

#5>

! 누군가의 손이 책꽂이에서 책을 한권 뽑는데 가운데 손가락에 반지가 하나 끼워져 있다. 바로 아기 시절의 청풍이 목에 걸고 있던 그 반지다. 두 마리의 용이 서로의 꼬리를 물고 있는 모습의 금반지. 이 금반지로 청풍이 삼황자라는 걸 암시하고

청풍; [...] 까치발을 하고 책꽂이에서 책을 뽑는 청풍. 이 때 나이 10. 초등학교 3-4학년 정도인데 몸이 좀 허약해 보인다. 비실비실. 걸치고 있는 옷은 낡고 초라하다. 주변에는 천장까지 닿는 높은 책꽂이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뽑은 책 표지를 보는 청풍

<貞觀精要 第十三集>이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책을 들고 돌아서는 청풍.

근처에 책상과 의자가 있고. 책상에는 오징어 말린 것 한 마리와 차 주전자가 놓여있다.

책상에 앉는 청풍. 책을 내려놓고

오징어 다리 하나를 입에 물면서 책을 넘긴다.

! ! 책을 천천히 넘기는 청풍의 손

눈이 좌우로 움직이고. 입은 오징어 다리를 질겅 질겅

! 마침내 책을 모두 넘겼고.

오징어 다리를 모두 입에 삼키고

차 주전자를 집어 들고

꼴꼴 고개 젖혀서 주전자의 물을 마신다. 바로 그때

[닥쳐라!] 누군가 지르는 고함 소리가 들리고

멈칫! 기울이던 주전자를 멈추는 청풍의 손

[지금 그걸 변명이라고 지껄여? 이 밥벌레 같은 놈들이!] 다시 누군가 고함치는 소리가 들리고

주전자를 놓고 일어서는 청풍. 책을 집어들고

! 그 책을 원래 자리에 꽂는 청풍. [당장 찾아내라!] 그 배경으로 악을 쓰는 소리가 이어지고

[그분이 오실 때까지 못 찾아내면 네놈들은 전부 모가지다.] 누군가 악을 쓰는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걸어가는 청풍.

 

#6>

높은 책꽂이들 사이의 공간. 커다란 책상이 있고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서 불같이 화를 내는 중년인. 냉혈전호 벽초천이다. <자객일지>등 다른 작품의 냉혈전호 벽초천 캐릭터. 옷이 지나칠 정도로 화려하다.

벽초천 뒤에는 교활한 인상의 중년인이 서있다. 황금전장 총관인 이세창이다. 이세창 캐릭터도 <자객일지>에 나오는 황금전장 총관 이세창 캐릭터 차용

벽초천 앞에는 서생 차림의 중년인이 서서 사색이 되어 있다. 이자는 장경각 부사서인 조무상. 한 두 번 나올 캐릭터. 그냥 평범한 서생. 주변에서는 서생 차림의 사내들 십여명의 책꽂이들의 책을 살피며 허둥대고 있다.

벽초천; [변명을 하려면 그럴 듯한 변명을 해라!] 탕탕! 손바닥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눈을 부라리고

벽초천; [장경각 총사서(總司書)인 우문(宇文)노인이 와병중이기 때문에 찾는 책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장주 냉혈전호(冷血錢虎) 벽초천(碧礎天)>

벽초천; [책의 소재도 모르는 놈들이 무슨 사서(司書)?] [내가 네놈들 먹이고 입히는 이유가 돈이 썩어나기 때문인 줄 아느냐?]

조무상; [... 죄송합니다 장주님!] 비지땀을 흘리며 굽신거리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장경각 부() 총사서 조무상(趙無想)>

조무상; [송나라 때의 명재상 구양수(歐陽脩)가 지은 취옹잡기(醉翁雜記)는 워낙 귀한 책이라 주요 장서를 보관하는 이 주변에 있을 것입니다.]

조무상; [부디 조금만 더 말미를 주십시오.] 비지땀을 흘리고

벽초천; [말미같은 소리!] 탕탕! 손바닥으로 책상을 치고

벽초천; [황상의 최측근인 수보(首輔;재상) 양정화(楊廷和)공께서 친히 우리 황금전장을 내방하시는 일이 매번 있을 것 같으냐?]

벽초천; [양수보께서는 구양수의 저작이 우리 황금전장으로 흘러들어온 걸 알고 한번 보기를 청했다.]

벽초천; [헌데 어디 있는지 찾지 못해서 보여드리지 못한다고 하면 내 체면이 뭐가 되느냐?]

벽초천; [양수보께서는 내가 자신을 깔보고 욕보인다고 생각할 거 아니냐?]

벽초천; [그리고 황상의 측근 중의 측근인 양수보가 분노하면 우리 황금전장도 하루아침에 망할 수 있단 말이다.]

조무상; [... 죄송합니다.] 사색이 되고

벽초천; [죄송이고 나발이고 그분이 도착하시기까지 채 반 시진도 안 남았다.]

벽초천; [그 전까지 취옹잡기를 찾아내지 못하면 네놈들 모두 죽은 목숨인 줄 알아라!] 격렬히 화를 내고

조무상; [... 명심하겠습니다.] 굽신

조무상; [빨리... 빨리 취옹잡기를 찾아라! 빨리!] 다른 서생들에게 외치며 자신도 책꽂이를 향해 달려가고

허둥대며 책을 찾는 서생들

실수로 와르르 책을 쏟아내는 놈도 있고.

벽초천; [무능한 밥버러지들...] 벽초천의 눈치 보며 허둥지둥 쏟아진 책을 끌어 모으는 놈을 노려보며 이를 부득 갈고

이세창; (본장도 참 운이 없구나.) (하필이면 장경각의 모든 책을 관리하는 우문노인이 와병중일 때 양수보가 방문을 하다니...) 소리없이 한숨을 쉬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총관 이세창(李世昌)>

이세창; (돈놀이가 본업인 우리 황금전장의 특성상 권력자에게 잘 보여야 탈 없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이세창; (최고 권력자인 양수보의 비위를 맞출 기회를 놓치면 뒷탈이 생길 게 분명하다.) 난감하고. 그때

[취옹잡기의 소재는 제가 알고 있어요.] 누군가의 말이 이세창과 벽초천의 귀에 들리고. 눈 치뜨는 두 사람

[!] [!] 부산하게 책장을 뒤지던 서생들도 일제히 돌아보고

벽초천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서있는 청풍.

벽초천; [저놈이 뭐라는 거냐?] 오만상

조무상; [청풍아!] 살았다는 표정으로 달려오고

벽초천; [애초에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떻게 장경각에 들어와 있는 거냐?] 마뜩잖은 표정으로 청풍을 흘겨보고

이세창; [저놈 누구요?] 달려온 조무상에게 묻고. 시선은 청풍에게

조무상; [... 이청풍이라고... 본장의 하인중 한놈입지요.] 눈치 보고

벽초천; [총관! 자네도 모르는 놈인가?] 이세창에게 묻고

이세창; [죄송합니다.] [본장의 하인들은 천명이 넘어서 모두 기억하진 못하고 있습니다.] 고개 숙이고

벽초천; [그럴 만도 하지. 하물며 아직 밥값도 못하는 어린놈이니...] 말하며 조무상을 보고. 조무상에게 말하는 표시

조무상; [청풍은 전대 장주님이 가까이 두고 부리던 충복 타노가 밖에서 낳아 데려온 아들입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벽초천; [타노라면 알지. 돌아가신 아버지가 가장 신임하던 종이었으니...] 끄덕

벽초천; [헌데 타노 그놈 꼽추 주제에 재주도 좋군. 자식까지 싸지르고...] 피식 웃고

조무상이 당황하여 청풍을 보지만

청풍은 무표정하게 서있고

조무상; [청풍이는 기억력이 비상합니다.] 급히 웃으며

벽초천; [기억력이 좋다? 얼마나?] 심드렁

조무상; [한번 본 건 절대 잊어버리지 않고...] [그 때문에 책도 한번 쓱 보는 것만으로 내용을 다 기억할 정도입니다.]

벽초천; [사실이라면 제법 쓸모가 있겠군.] 자세 바로 한다. 흥미를 느꼈고

조무상; [믿지 못하시겠지만 청풍이는 장경각의 모든 책의 위치를 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십만여 권의 장서 중 삼할 가까이를 읽었으며 그 내용을 기억한다고 합니다.] 신이 나서

벽초천; [허어! 저 어린놈이 벌써 삼만 권 넘는 책을 읽었을 뿐 아니라 그 내용까지 기억하고 있다?] 좀 놀라고

이세창; (조무상의 말이 사실이라면 괴물이라 할만한 놈이로군.) 역시 감탄하며 청풍을 보고. 청풍은 여전히 무표정

벽초천; [취옹잡기의 소재를 알고 있다고 했지?] 청풍에게

청풍; [그렇습니다.]

벽초천; [어디 있느냐?]

청풍; [원래는 병()열의 십삼호 서가 육()단에 있었지만...] 한쪽을 보며 말하고. 그쪽에 있던 서생들 흠칫! 하고

모든 사람들이 그쪽을 보고

급히 그쪽 서가를 살피는 근처의 서생들. 하지만

[여기에는 없습니다.] 고개 젓는 서생들

청풍; [한 달 전 쯤 사서중 한분이 필사를 한 후 위치를 착각해서 무()열의 십삼호 서가 육단에 꽂아두었습니다.] 좀 떨어진 후미진 곳의 서가를 보고. 그러자

급히 그곳으로 달려가는 서생들. 이어

[있습니다!] 그 중 한 놈이 책꽂이에서 책을 한권 꺼내며 환호하고

[구양수의 취옹잡기가 여기 있었습니다.] 책을 들고 달려오는 그놈

조무생; [틀림없습니다.] 그 책을 받아 살피고

조무생; [구양수가 저술한 취옹잡기 초판본입니다.] 두 손으로 책을 벽초천에게 넘기고. 책에는 <醉翁雜記>라는 제목이 큰 글로 적혀 있고 아래쪽 구석에는 <歐陽脩 書>라는 글이 좀 작게 적혀 있다. 하지만

벽초천은 책을 받는 대신 청풍을 보고 있다.

이세창; [내가 챙겨두겠소.] 대신 책을 받는데

벽초천; [이백(李白) 시선(詩選)!] 청풍에게

청풍; [()열 삼십칠호 서가 칠()단에 있습니다.] 즉시 대답하고. 그러자

눈치 챈 서생 한 놈이 달려가고

구석진 곳의 서가에서 책을 뽑는 그놈

[맞습니다.] 그곳에서 책을 든 채 외치고

이세창; [갈홍(葛洪)의 포박자(抱朴子)!] 벽초천 대신 말하고

청풍; [()열 칠호 서가 삼()!] 즉시 대답하고

서생이 책을 뽑으며 끄덕이고

이세창; [사기(史記) 열선전(列仙傳)!]

청풍; [신열 이호서가 오()!] 즉시 대답하고

[열선전 여기 있습니다.] 서생 한 놈이 책을 뽑으며 외치고

이세창; [그럼 이번에는...] + 벽초천; [되었다.] 막고

이세창; [...] 고개 숙이고

벽초천; [이청풍이라고 했지?] ! 일어나고

벽초천; [여기 대기하고 있다가 부르면 내원(內院)으로 와라.] 걸어가며 말하고. 이세창이 따라가고

청풍; [...] 고개 숙이고. 서생들도 고개 숙이고

벽초천; (저런 보물이 우리 황금전장에 숨어있었단 말이지?) 청풍을 등지고 걸어가며 눈 번뜩이고

벽초천; (저놈을 이용하면 글공부와는 담은 쌓은 세황(世皇)이 놈에게 자극을 줄 수 있겠지.) 히죽 웃고

곧 책꽂이 사이로 멀어지는 벽초천과 이세창 그러자

[휴우!] [살았다.] 주저앉거나 안도하는 서생들. 조무상도 안도하고

조무상; [고맙다 청풍아! 네 덕분에 큰 고비를 넘겼다.] 청풍의 어깨를 다독이고

청풍; [그런 말씀 마세요.] [제가 장경각에서 살다시피하는 것을 허락해주신 데 대한 보답인 걸요.]

조무상; [어쨌거나 장주님 눈에 들었으니 앞으로 네게도 좋은 일이 생길 게다.] 청풍의 어깨 다독이고.

조무상; [자자 어질러진 책을 정리하자.] 다른 서생들에게 가며 말하고. 주저앉았거나 책꽂이에 기대고 있던 서생들 다시 일어나고

청풍; (좋은 일이라...) 창가로 가고

열린 창문을 통해서 벽초천과 이세창이 멀어지는 게 보인다. 두 명의 황금수라들이 뒤따라가고 있고

청풍; (아버지는 가급적 다른 사람 눈에 띠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셨다.)

청풍; (내가 장경각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아버지의 분부 때문이었는데...) 찡그리고

<장주의 이목을 끈 게 과연 좋은 일일지 모르겠다.> 무언가 생각하며 장경각을 등지고 걸어오는 벽초천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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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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