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2'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24.02.22 [낭중지추] 4화 3
728x90

#21>

역시 황금전장

아주 웅장한 삼층 건물. 도서관 분위기. <신선부>에 나온 황금전장의 장경각. 장경각 일대는 지키는 무사들은 없다. 오가는 하녀와 하인들

그곳으로 오는 청풍과 벽세경. 오가던 하인과 하녀들 급히 인사하고

벽세경을 따라오는 청풍의 허리춤에는 육모방망이를 닮은 치룡퇴가 끼워져 있다.

청풍; (치룡퇴...) 치룡퇴를 만지고

청풍; (신기하게도 내 몸에 닿아있을 때는 무게가 전혀 나가지 않는다.) 생각하다가

앞에 나타나는 장경각. 입구 처마에 <藏經閣>이란 현판이 걸려있다.

청풍; (저 건물이 황금전장의 서고인 장경각(藏經閣)이로군.)

장경각 입구에서 서둘러 나오는 선비들 몇 명. 장경각 담당의 사서들이다.

[아가씨!] [어서 오십시오.] [오신다는 전갈을 받았습니다.] 벽세경의 앞에 이르러 굽신대는 사서들

청풍; (장경각을 관리하는 사서(司書)들이겠군.)

벽세경; [이청풍 공자예요. 이름은 들어봤겠지요?] 사서들에게 청풍을 소개

[물론입니다.] [서림당 노노야의 보물이지요.] [만나서 반갑네.] 청풍에게 아는 척하는 사서들

청풍; [신세를 지겠습니다.] 포권하고

벽세경; [이공자는 당분간 장경각에서 지낼 거예요. 편의를 봐주도록 하세요.]

[분부 받들겠습니다.] [언제까지라도 장경각에 머물게나.] 벽세경과 청풍에게 아부는 하는 사서들

벽세경; [그럼 사흘 후에 보자.] 손을 들어보이며 왔던 길을 가고

청풍; [신세를 졌습니다.] 굽신

벽세경; [영조부에게는 인편을 보내 사정을 보고하마. 마음 편하게 지내라.] 손 흔들며 멀어지고

[자자 들어가세!] [어려서부터 영재로 소문이 자자했던 자네를 만나게 되어 기쁘구먼.] 청풍을 글고 장경각으로 들어가는 사서들

 

그 모습을 근처 건물 모퉁이에서 노려보는 소년. 벽세천

청풍이 사서들과 함께 장경각으로 들어가는 모습

벽세천; (이청풍!) 이를 바득 갈고

벽세천; (보고를 받고 설마했거늘... 누나가 정말로 네놈을 본장으로 데려왔구나.)

벽세천; (나를 이토록 비참하게 만들고...)

<반드시 설욕해주마!> 결의를 다지는 벽세천

 

#22>

<-사흘 후> 황금전장

대청 건물. 황금수라들과 귀견수가 경비를 서고

벽세경; [장경각의 책들을 다 읽었다?] 검토하던 서류에서 고개를 든다. 넓고 화려한 택상을 앞에 두고 앉아서 일을 하던 중이다. 책상에는 서류가 가득. 주변에는 비서들 십여명이 작은 책상에서 서류 작업을 하고 있고. 전형적인 오피스 사무실 모습. 벽세경의 앞에는 장경각의 사서들 중 한명이 두 손 앞으로 모으고 서있다. 나이가 가장 많은 사서

사서; [실로 말도 안되는 속독(速讀)이었습니다.] 흥분하고

사서; [이미 읽은 책이 삼할 정도 된다고 했는데...] [나머지 칠할을 불과 사흘만에 거의 다 읽은 상태입니다.]

벽세경; [정말 말이 안되는 얘기네.] 몸을 뒤로 젖히고 손가락으로 탁자를 까닥이고

벽세경; [보통 사람보다 백배, 아니 그 이상의 속도로 책을 읽는다는 건데...]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 걸까?]

사서; [읽는 시늉만 한 걸까 의심해서 시험을 해봤습니다.]

사서; [책을 읽어야만 대답이 가능한 질문을 했는데...]

벽세경; [정답을 얘기했겠지.] 흥분

사서; [그렇습니다. 이공자는 절대 읽는 시늉을 한 게 아닙니다.]

사서; [아마 보이는 모든 걸 한 번에 인식하고 기억하는 능력을 지닌 것 같습니다.]

벽세경; (확실히 괴물이잖아!) + [지금은 뭘 읽고 있는가요?]

사서; [무공 관련된 책들은 따로 모아두더니 그걸 읽고 있습니다.]

벽세경; [무공 관련된 책들이라...]

사서; [대략 천여 권쯤인데... 이미 절반 이상을 읽은 상태입니다.]

사서; [그나마 무공에 흥미가 생겼는지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 바람에 속도가 좀 늦어졌습니다.]

벽세경; [수고했어요. 계속 경과를 보고해주세요.]

사서; [분부 받들겠습니다.] 굽신

서둘러 입구로 가는 사서

[!] 문을 나서려다가 기겁하는 사서

한 쌍의 남녀가 들어선다. 남자가 앞서고 여자가 따라오는 모습

사서; [장...] 기겁하며 인사하려 하고

손가락을 입에 세워 말을 막는 사내

입을 손으로 틀어막고 옆으로 물러서는 사서

벽세경; (이래저래 상식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괴물인데...) 천장 보며 생각하고

벽세경; (대체 부모가 누구이기에 저런 괴물이 태어난 걸까?) 찡그리고. 그때

[진귀한 일이로군.] 누군가의 음성이 들려 깜짝 놀라는 벽세경

주변의 모든 비서들도 깜짝 놀라 일어나고

벽초천; [세경이 네가 업무를 보던 중에 딴 생각을 하다니 말이다.] 뒷짐 짚고 들어오는 벽초천. 뒷짐 진 손으로는 접은 부채를 쥐고 있다. 다른 작품의 냉혈전호 벽초천 캐릭터다. 벽초천 뒤로 후처인 냉하상이 도도한 자태로 따라온다. 냉하상 뒤로는 냉상아가 따라오고. 문간에는 사서가 겁에 질려 서있고

벽세경; [아버지!] 급히 일어나고. 비서들도 당황해서 일어나 굽신거리고

벽초천; [아비가 자릴 비운 동안 고생이 많았다.] 접은 부채를 흔들어 보인다. 나가라는 신호.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장주 냉혈전호 벽초천>

허둥지둥 밖으로 나가는 비서들. 그 사이에 벽세경도 자리에서 일어나 옆으로 물러서고 있고

벽세경; [별 말씀을요.] 옆으로 물러서며 공손

벽세경이 앉았던 자리에 앉는 벽초천. 냉하상도 근처로 가고

냉상아가 주변에 놓여있던 의자를 재빨리 벽초천의 옆에 놓고

벽초천과 나란히 앉는 냉하상. 냉상아는 뒤로 물러서고

벽초천; [첫째 너도 앉아라.]

벽세경; [예!] 책상 앞의 의자에 앉고

벽초천; [그동안 이런 저런 일이 있었다는 보고는 받았다.]

벽초천; [다행히 뒷탈 없도록 잘 처리한 것 같구나.] [잘 했다.]

벽세경; [감사하옵니다.] 고개 숙이고

샐쭉하는 냉하상

벽세경; [북경에 가셨던 일은 잘 진행되셨는지요?] 조심스럽게

벽초천; [북경 중심가에 지점을 완성했다.] [서두른 덕분에 영락제(永樂帝)가 북경으로의 천도를 마무리 짓는 시점에 맞추어서 개점할 수 있었다.]

벽세경; [노고가 많으셨사옵니다.]

벽세경; [하온데 장차 본점을 북경으로 옮기실 예정이신지요?] 눈치 보며

벽초천; [돌아오는 내내 고심했다.] 찡그리고

벽초천; [권력 주변에 본점을 두는 건 맞다. 금릉에 본점이 있었던 이유고...] 부채로 손바닥을 톡톡 치며

벽세경; (일 년 전까지만 해도 공식적으로 명조의 수도는 금릉이었지.) 끄덕

벽초천; [하지만 강북은 재화의 풍부함에 있어서 강남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높게 쳐줘야 3할 정도인데...] 고민

벽초천; [부유한 강남을 떠나 북경으로 터전을 옮기는 게 맞는 결정인지는 아직도 판단을 못 내리고 있다.]

벽세경; [여유를 두고 심사와 숙고를 할 필요가 있는 사안이옵니다.]

벽초천; [그렇겠지.] 끄덕

냉상아; (대화의 수준이 높아.)

냉상아; (여자의 몸으로 장주님과 저 정도 대화를 할 수 있는 건 큰 아가씨뿐일 텐데...) 감탄하고

벽세경을 흘겨보며 샐쭉거리는 냉하상

냉상아; (덕분에 큰 아가씨는 마님의 미움을 한 몸에 받고 있지.) 쓴웃음

벽초천; [세천이가 일을 저질렀다는 보고는 받았다.]

벽세경; [본장의 북경 이전설도 있고 해서 반드시 향시에서 장원급제해야한다는 압박을 받은 듯하옵니다.] 한숨

벽초천; [향시에 장원급제해서 북경의 정계로 진출할 수 있다면 본장의 사업에 큰 도움이 되었겠지.] 끄덕

벽세경; [제 딴에는 만전을 기한답시고 주문충을 매수해서 일을 벌였는데...]

벽세경; [노회한 시험관들 눈에는 아이들 장난질처럼 보였을 것이옵니다.]

벽초천; [네가 잘 대처했고... 아비도 인맥을 동원해서 입막음을 해놨다.] [덕분에 심각한 사안으로 번지진 않을 게다.]

벽세경; [예...] 한숨

벽초천; [세천이를 물 먹인 녀석이 본장에 머물고 있다고?] 눈을 좀 가늘게 뜨고

벽세경; [만일을 대비해서 꿀을 먹여두려고 데려왔는데... 뜻대로 되진 않았사옵니다.] 쓴웃음

벽초천; [평범한 놈이 세천이를 물 먹일 수 있었을 리는 없지.]

벽세경; [재물도 보물도 마다하고 장경각에 사흘간 머물게 해달라는 요구를 했사옵니다.] 쓴웃음

벽초천; [확실히 별종이로군.]

벽세경; [불과 사흘 만에 장경각의 책 대부분을 읽었으며... 지금은 무공 관련 책들을 읽고 있다고 하옵니다.]

벽초천; [물론 우리 가문의 비전에는 접근시키지 않았겠지?] 눈 번뜩

벽세경; [장경각에 수장되어 있어서 누구나 볼 수 있는 책들만 제공했사옵니다.]

벽초천; [잘 했다.] 끄덕

냉상아; (황금전장은 소림사에 못지않게 수준 높은 무공비급들을 갖고 있다.) (그것들을 볼 수 있는 건 장주님 일족뿐이지만...)

벽초천; [오는 도중에 태산에 들렀다.]

벽세경; [세황이를 만나고 오셨군요.] 냉하상을 곁눈질

벽초천; [세황이는 무림맹에서 제법 입지를 굳히고 있더구나.] 끄덕

콧대놓은 표정을 짓는 냉하상.

벽세경; [쉽지는 않겠지만 무림맹의 차기 맹주 자리를 노려봐야겠지요.]

벽초천; [아비도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해왔고 할 생각인데...]

벽초천; [세경이 너도 세황이를 위해 힘을 좀 써봐야겠다.]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벽세경; (역시 이렇게 나오시네.) 소리없이 한숨

 

#23>

장경각

장격각 내부. 높이 4-5미터에 이르는 책장들이 끝이 안보이게 늘어서 있고. 사서들이 조용 조용 움직이며 책을 정리한다.

그러면서 한쪽을 힐끔거리는 사서들

책꽂이 사이의 조금 넓은 공간. 불빛이 보이고

그 공간에 책상이 놓여있고 책상에는 수많은 책들이 쌓여있다. 청풍이 책상을 두고 앉아서 책을 읽고 있다. 읽는 게 아니라 그냥 슥슥 책의 폐이지를 넘기는 모습이다. 먹지도 자지도 않아서 좀 초췌해진 모습이다. 코 아래 수염도 조금 나있고. 청풍이 앉아있는 책상 건너편에는 의자가 하나 더 있다.

청풍의 눈이 빛을 발하고.

책의 폐이지 전체가 청풍의 머릿속에 떠오른다.

사서들; <정말 말도 안되는 괴물이로구만.> <사흘 내내 잠도 자지 않고 책만 읽고 있어.> 지나가며 청풍을 곁눈질하고

사서들; <수만권의 책을 사흘만에 독파하다니...> <인간인가 싶기도 하구만.> 지나가고

 

청풍; (서림당에는 무공에 관련된 책들은 한 권도 없었다.) 슥 슥 책의 폐이지를 넘기며 생각

청풍; (할아버지는 의도적으로 무공 관련 서적은 들여놓지 않으셨다.) (내가 무림과 엮이는 걸 원치 않으신 때문일 것이다.)

청풍; (황금전장의 장경각에서 처음으로 무공에 관련된 책들을 보게 되었다.)

청풍; (양은 상당하지만 수준 높은 무공을 수록한 책은 없다.) 책상 뒤에 쌓여있는 책들을 힐끔

청풍; (돈만 주면 구할 수 있는 무공 관련 책들인데...)

청풍; (그래도 일독할 가치들은 있었다.) (무공의 이치와 활용법에 대해 잘 알게 된 때문이다.)

청풍; (기초적인 내용의 비급들이라 오히려 무공의 본질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책을 넘기고

청풍; (덕분에 무공에 관련된 기반을 탄탄하게 갖출 수 있었다.)

청풍; (이 기반 위에 제대로 된 무공을 익히면 남보다 빠르게 성취를 볼 테고...)

청풍; (무공수련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무림의 연원과 현 무림의 상황등도 알게 되었다.) 눈을 빛내고

청풍; (마교!) (이 비밀결사가 사실상 무림의 역사를 주도해왔다고 볼 수 있다.)

 

<-마교! 고금제일인으로도 불리는 천마(天魔)를 숭배하는 비밀결사이며 무림세력이다.> 다른 작품의 천마가 단상에 앉아 웃고 있는 모습. 그 앞에 세명의 인물이 포권하며 허리 숙이고 있다. 여자 한명 남자 두 명. 남자 중 한명은 덩치가 크다

<마교가 유사 이래 최강의 세력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구대문파(九大門派)와 삼문오가(三門五家)라는 무림의 주축이 힘을 합쳐도 마교를 상대하지 못한다.> 천마가 양손을 내밀어 세상을 움켜쥐려 하며 웃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모습

<그럼에도 마교는 온전히 무림을 정복했던 적이 없다. 구중천(九重天)이라는 강력한 적수들 때문이다.> 높은 산 정상에 선 천마를 향해 올라가는 팔남일녀의 인물들. 모두 눈빛이 형형하다.

<나한원(羅漢院), 극품당(極品堂), 독성부(毒聖府), 신비각(神祕閣,) 유령궁(幽靈宮), 팔황전(八荒殿), 만검총(萬劍塚), 신녀문(神女門), 신장곡(神匠谷)이 구중천이다.> 아홉명의 남녀들. 실루엣으로 묘사. 모두 막강한 고수들임을 묘사. 여자는 선녀같고. 검을 든 인물, 칼을 든 인물, 거대한 망치를 짊어진 인물 등등

<구중천의 역사와 지닌 바 힘은 마교에 못지않다. 구중천 중 두 문파가 손을 잡으면 마교에 맞설 수 있을 정도다.> 아홉명이 천마를 공격하는 모습

<마교가 일시적으로 강호를 정복했던 사례는 여러 번 있다. 하지만 이내 구중천의 반격을 받고 패퇴하기를 반복해왔다. 구중천 덕분에 무림은 평화를 유지해올 수 있었던 것이다.> 위 싸움의 연속. 구대일의 격전에서 밀리며 울부짖는 천마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며 구중천은 하나둘씩 세상에서 사라졌다. 구중천 중 당금에도 건재가 확인된 문파는 오직 둘뿐이다. 신비각과 만검총이다.> 나한원이 불타는 모습을 배경으로

<당금의 무림을 지배하고 있는 무림맹은 만검총의 변신이다. 맹주인 삼비검조(三臂劍祖) 진무륜(陳無倫)이 만검총의 당대 문주이기 때문이다.> 긴 검을 허리에 차고 뒷짐 진 신선같은 노인의 모습. 다른 작품의 진무륜 캐릭터. 좀 더 신선같은 분위기. 그 앞에서 포권하는 네 명의 남녀들. 석헌중, 합요나, 벽세황, 위진천이다.

 

청풍; (무림맹은 원명(元明) 교체기의 혼란 속에서 결성되었다.) 책을 넘기며 생각하고

청풍; (원나라를 세운 몽고족을 몰아내기 위해 중원의 무림인들이 일치단결하여 결성한 것이 무림맹이다.)

청풍; (칠십여 년 전의 일인데 초대 무림맹 맹주는 나한원의 원주 나한대협(羅漢大俠)이었다.) 두근! 생각하다가 가슴이 뛰고

청풍; (나한원... 나한원...) 찡그리고

청풍; (이곳에서 처음 접한 문파인데... 나한원이란 이름을 떠올릴 때마다 심장이 제멋대로 뛴다.) 가슴을 누르고

청풍; (나한원이 나와 어떤 인연이 있는 것일까?) 생각하며 심호흡

청풍; (어쨌거나 나한대협은 무림맹을 지휘하여 몽고족, 아니 변황 무림의 세력을 중원에서 몰아내는 게 성공했다.)

청풍; (그 후 명나라가 세워지자 무림맹 맹주 자리를 후배인 삼비검조에게 물려주고 은퇴...)

청풍; (한데 이 기록에 의하면 나한원은 십오 년 전에 의문의 멸문을 당했다고 한다.) (구중천 중 만검총과 신비각만이 남은 사연이다.)

청풍; (십오 년 전 나한원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생각하는데

슥! 찻잔 하나가 청풍의 앞에 내밀어진다. 우윳빛의 액체가 가득 들어있다.

고개 들어 보는 청풍.

벽세경;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찻잔을 밀어주고 내려다본다.

청풍; [오셨습니까 소저?] 책에서 시선 떼고

벽세경; [사흘 내내 먹지도 자지도 않고 책만 읽었다고 들었다.] 청풍의 건너편 의자에 앉고

벽세경; [책 좋아하는 건 충분히 알았으니까 몸도 좀 챙기도록 해.] 다리를 꼬고 앉으며 건너다보고

청풍; [말씀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웃고

벽세경; [그거 마셔.] 턱으로 찻잔을 가리키고

청풍; [그럼 사양하지 않고...] 찻잔을 들어서

마신다.

마시는 순간 청풍의 미간이 움찔하고.

웃는 벽세경

하지만 청풍은 내색하지 않고 찻잔의 액체를 모두 마신다.

청풍; [잘 마셨습니다.] 찻잔을 입에서 떼고

벽세경; [그게 뭔지도 묻지 않고 마신 거냐? 독이 들어있을 수도 있는데?]

청풍; [소저께서 저를 해코지할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는군요.] 웃으며 찻잔을 내려놓고

벽세경; [하여간 머리 좋은 놈은 상대하기기 피곤해. 속을 빤히 들여다보이는 것 같아서...] 한숨 쉬고

청풍; [저는 딱히 머리가 좋다고 생각은...] + [!] 말하다가 찡그리고

화악! 온몸에서 열기가 치솟는 느낌이 되는 청풍

벽세경; [거봐! 펄펄 끓는 기름을 마신 기분이지?] 그걸 보며 웃고

청풍; [우유인 줄 알았는데... 우유가 아니었던 것같군요.] 억지로 웃고. 열이 온몸으로 뻗히는 모습이 되어서

벽세경; [그래서 사람 함부로 믿으면 안되는 거야.]

청풍; [교훈을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헉헉

벽세경; [읽은 비급들 중에 내공심법이 있었지?]

청풍; [예...]

벽세경; [그 중 마음에 드는 걸 운용해서 몸속에서 날뛰는 힘을 제어해봐.]

청풍; [그래야겠습니다.] 눈 감고.

두 손을 단전에 모으고. 직후

화악! 청풍의 몸에서 강한 기운이 뿜어진다.

벽세경; (단번에 삼매(三昧)에 드네. 내공심법은 익힌 적이 없을 텐데...)

우둑! 우둑! 청풍의 몸에서 무언가 어긋나는 소리가 들리고

벽세경; (심지어 약기운을 맹렬한 속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놀라고

<어쩌면 환골탈태를 해버릴지도 모르겠구나.> 우둑 우둑! 소리가 나고. 몸이 커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얼굴은 땀으로 젖어있고

벽세경; (이런 괴물을 적으로 돌리는 건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두려운 일이다.) 긴장하며 생각할 때

[휴우!] 청풍이 긴 숨을 토하고

천천히 눈을 뜨는 청풍

번쩍! 청풍의 눈에서 빛이 뿜어지다가

이내 원래로 돌아온다.

벽세경; (내공이 단번에 일갑자 수준이 되었다.)

벽세경; (직접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다.) + [기분이 어떠냐?]

청풍;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강력한 힘이 전신에 퍼져 있군요.] 우둑! 우둑! 근육질로 변한 팔을 보고

청풍; [그런가 하면 몸이 깃털처럼 가볍게도 느껴지고...]

청풍; [제게 주신 것이 대단한 영약이었던 것 같습니다.] 찻잔을 보고

벽세경; [공청석유(公淸石乳)란 것이었다.]

움찔하는 청풍.

벽세경; [공청석유에 대해서서도 당연히 알고 있겠지?] 웃고

청풍; [무림인이라면 몽매에도 얻길 원하는 영약이라지요?] [한 방울만 마셔도 기사회생할 수 있고 근골이 강철 같아진다는...]

벽세경; [넌 그걸 한 방울도 아니고 한 잔을 마셨다.] [앞으로 무공을 익힐 때 공력이 모자르거나 하는 일은 없을 거야.]

청풍; (과장이 아니다.)

벽세경; [돈 얘기하긴 그렇지만 대략 십만 냥 쯤 나갈 테고...]

청풍; [제게 이리도 과분한 대접을 하시는 이유가 있겠습니다.] 한숨

벽세경; [내가 말하지 않아도 짐작하는 바가 있잖아?]

청풍; [제게 빚을 쌓아놓을 생각이시군요.] 한숨

벽세경; [뭐 그런 셈이지.] [아직 읽어야할 책이 남았느냐?]

청풍; [얼추 다 읽었습니다. 완전히 이해가 되지 않은 책들을 다시 읽던 중이었구요,]

벽세경; [그럼 함께 가자. 보여줄 게 있으니...] 일어나고

청풍; [그러지요.] 일어나는데

옷이 낀다. 체격이 커져서

벽세경; [옷부터 갈아입어야겠네.] [공청석유를 마신 덕분에 골격이 달라졌어.] 꽉 끼는 옷을 입은 청풍을 훑어보며

청풍; [그래야겠습니다.] 쓴웃음

앞서 가는 벽세경. 사서들이 급히 인사하고

청풍; (저 여자가 쳐놓은 올무에 제대로 걸린 것같다.) 앞서 가는 벽세경을 보며 한숨

<이래서 할아버지는 도광을 살겸하셨을 텐데...> 책장 사이를 지나가는 청풍과 벽세경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4>

728x90

'와룡강의 만화 시나리오 > 낭중지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낭중지추] 6화  (18) 2024.02.24
[낭중지추] 5화  (3) 2024.02.23
[낭중지추] 3화  (3) 2024.02.21
[낭중지추] 2화  (11) 2024.02.20
[낭중지추] 1화  (2) 2024.02.19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이전버튼 1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2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