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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2.21 [낭중지추] 3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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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낮. 서림당이 있는 거리. 사람들 북적

서점 안에서 청풍이 털이개로 책의 먼지를 털고 있다.

서점 안쪽의 서재에서는 살인객주가 책을 읽고 있고

[!] 책 넘기다가 멈칫하는 살인객주의 손

살인객주; [쯧쯧...] 혀를 차며 다시 책을 넘기고

살인객주; (청풍이가 호승지심을 누르지 못하고 향시에 나간 여파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겠구나.)

살인객주; (아무쪼록 청풍이가 그 여파에 휘말려들지 말아야할 텐데...) 어떤 여자가 서점으로 들어오는 걸 떠올리며 한숨

 

[!] 털이개로 책을 털다가 흠칫하는 청풍

서점 입구에 한 여자가 서서 유심히 청풍을 보고 있다. 훤칠한 체형의 여자. 바로 벽세경인데 실루엣으로 묘사.

청풍; (이런...) 찌릿 찌릿! 몸에 전기가 일어나는 느낌을 받으며 털이개를 내리는 청풍

<지금까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기가 센 여자다.> 쿵! 입구에 서서 보고 있는 벽세경의 모습 크로즈 업.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책이 아니라 내게 볼일이 있는 것 같다.) + [찾으시는 책이 있으신지요?] 정중하게 묻고

벽세경; [과연...] 슬쩍 웃고

벽세경; [가까이에서 보니 못난 아우의 심정이 이해가 가네.]

청풍; (날 훑는 시선이 송곳 같군.) + [책이 아니라 제게 볼일이 있으시군요.]

벽세경; [책이라면 충분히 갖고 있다.] [아마 이 가게의 책보다 백배 이상 될 게다.] 주변의 책들을 둘러보고

청풍; [그건 참 부럽습니다.]

벽세경; [대뜸 반말을 하는데 불쾌하지 않느냐?] 웃으며

청풍; [본래 다섯 살 안쪽은 동년배라고 했습니다.]

청풍; [하지만 소저께서는 그보다 위이신 듯하니 제게 하대를 하실 자격이 있으십니다.] 의미심장

벽세경; [그 녀석, 대놓고 멕이네.] [여자는 나이 많은 게 약점이고 흉이라는 걸 알면서도...] 눈 흘기고

청풍; [오해입니다. 소저를 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굽신하며 웃고

벽세경; [통성명해야 하는 사이니 나이를 속일 것도 없지.] [사실 난 너보다 열한 살이 많다.]

청풍; [열한 살이나 많으시다니... 제게 하대를 하실 자격은 충분하고도 넘치십니다.] 굽신 거리고

벽세경; [그렇다치고...] 서점 안으로 들어오고

벽세경; [너의 윗분에게는 예의를 차려야겠지?]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청풍을 지나간다. 서점 안쪽으로

청풍; (거침이 없는 성격이로군.) 쓴웃음 지으며 벽세경을 따라고

청풍; (대충 누군지 짐작이 가긴 한다.)

서점 안쪽의 서재 같은 곳으로 들어가는 벽세경. 살인객주가 책에서 눈을 떼며 보고 있다.

벽세경; [후학 벽세경이 노(魯)노야께 인사 올리옵니다.] 정중히 인사하고

청풍; (벽세경... 역시 그 여자였군.) 벽세경의 뒤에 서서

살인객주; [황금전장의 냉혈전호(冷血錢虎) 벽초천(碧招天) 장주에게는 기린같은 아들과 봉황같은 딸이 있다는 소문을 들어왔네.] 웃고

벽세경; [저의 아우가 기린일지는 몰라도 저는 봉황이라 여겨질 자격이 없는 계집이옵니다.]

살인객주; [겸양할 것 없네.] [오늘 직접 보니 자네는 봉황 정도가 아니라 자룡(雌龍)이로구먼.] 눈을 좀 가늘게 뜨고

청풍; (자룡... 암컷 용이라...)

벽세경; [거듭된 과찬에 몸 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살인객주; [과찬이 아니야. 나이가 들면 저절로 관상에 눈을 뜨게 된다네.]

벽세경; [그리 말씀하시니 저의 복록(福祿)이 어떠한지 듣고 싶사옵니다.] 웃고

살인객주; [일단 장수는 할 테고... 유복함이야 말할 것도 없는데...] 눈을 가늘게 뜨며 말하고

벽세경; [혹시 남편 복이나 자식 복은 없는 것으로 보이시는지요?] 웃고

살인객주; [그럴 리가 있나?]

살인객주; [자네는 드러내고 자랑하고 싶어 견디기 힘들 정도로 대단한 장부(丈夫;남편)를 얻게 될 걸세.]

벽세경; [어머나!] 놀라 입을 가리고. 진짜 놀란다.

살인객주; [자식복도 대단하구먼.]

살인객주; [늙은이의 눈에 보이는 것만 해도 열 손가락을 다 써야할 정도야.]

벽세경; [너무도 후하게 덕담을 해주시니 어찌 보은을 해야 할지 모르겠사옵니다.] 몸을 꼬듯이 숙이고. 좋아하며

살인객주; [그저 덕담이라 생각하면 어쩔 수 없고...]

살인객주; [그래 어인 일로 어려운 발걸음을 하셨는고?]

벽세경; [영손(令孫)을 잠시 빌려갔으면 하오니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살인객주; [그러게나.] 웃으며 끄덕이고

살인객주; [다만 늙은이의 손주가 아직 관례(冠禮;성인식)도 치르지 않은 미성년이라는 점은 염두에 두시게나.]

벽세경; [명심하겠사옵니다.] 배시시. 얼굴 조금 붉히며

청풍; (내가 미성년이라는 조부님의 경고가 의미심장하구나.)

청풍; (벽소저로 하여금 내게 엉큼한 생각을 품지 말라 하시는 것 같으니...)

벽세경; [웃어른의 허락도 받았고...] 청풍을 돌아보고

벽세경; [그럼 함께 가보도록 하자.] 콱! 청풍의 팔을 잡고

청풍; [할아버지!] 당황하여 살인객주를 돌아보고

살인객주; [다녀와라.] [시간이 걸릴 것 같으면 사람을 보내어 기별하고...] 끄덕

청풍; [예...] 억지로 웃으며 벽세경에게 끌려가고

서점 밖으로 나가는 벽세경과 청풍의 뒷모습. 그걸 보는 살인객주

살인객주; (벽씨일족의 피가 가장 농후한 저 계집이 청풍이에게 눈독을 들였다.)

<과연 화가 될지 복이 될지 판단이 서지 않는구나.> 살인객주의 생각 배경으로 서점에서 청풍을 끌고 나오는 벽세경

 

청풍; (무슨 여자의 힘이...) 끌려나오며 당황

청풍; (날 아기 다루듯 한다. 아마 무공을 익혔겠구나.) 생각할 때

다가오는 마차 한 대. 화려하다. 마부석에는 죽립을 눌러쓴 사내가 말을 몰고 있다. 오가던 사람들 놀라서 돌아보고

워워! 마부의 말에 멈춰서는 말들. 주변 가게 사람들이 보고 있고

벽세경; [타고 가자.] 마차 문을 열고

벽세경; [주변의 시선도 있고 하니...] 먼저 마차로 들어간다.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가는 청풍. 마차 내부는 벽세경이 벽세천을 기다리던 그 마차와 대동소이하다.

청풍; (화려하군.) 화려한 마차 안을 둘러보며 마부석을 보는 쪽 의자에 앉고

<과연 황금전장의 마차답구나.> 마차의 문을 닫는 벽세경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탁! 밖에서 본 모습. 마차의 문이 닫히고

다가 다각 다시 움직이는 마차

[뭐야 저 여자?] [누군데 청풍이를 데려가는 거지?] [청풍이가 보쌈을 당하는 건가?] [그건 그것대로 아까운데...] 사람들 웅성대며 마차를 보고

 

#18>

웅장한 장원. <신선부> <신비무쌍> <폭풍신마> 등 다른 작품의 황금전장을 차용. 이 작품에서도 이름이 황금전장. 많은 사람, 우마차들이 드나들고. 정문을 황금 갑옷과 투구로 무장한 무사들이 지키고 있다. 다른 작품에 나온 황금전장의 무사들인 황금수라들이다. 여자들로 이루어진 황금수라들도 있다.

정문을 지키는 황금수라들.

긴장하는 황금수라들.

다가오는 마차. 청풍과 벽세경이 탄 마차다

경의를 표하는 황금수라들

그들 사이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는 마차

 

#19>

황금전장의 깊은 곳. 인적이 없다.

아주 견고하고 웅장한 건물. 넓이가 수백 평은 됨직한데 전체가 강철과 바위로 이루어진 육중한 건물. 높직한 축대 위에 세워져 있고.

건물 입구는 강철로 만들어져 있다. 두 쪽으로 이루어져있으며 두 개의 손잡이와 두 개의 열쇠구멍이 있다. 철문은 계단을 몇 개 올라가야 만난다. 이곳은 황금전장의 보물창고다. 황금수라들이 일정 간격으로 경비를 서고 잇고.

철문 앞에는 투구를 쓰지 않고 갑옷만 걸친 황금수라가 서있다. <신선부> 등에 나온 황금수라 부영반 귀견수. 무기는 허리에 찬 칼인데 반대쪽 허리춤에는 여러 개의 커다란 열쇠가 달린 고리를 차고 있다.

귀견수가 지키고 있는 건물 입구 처마에는 <藏珍庫>라는 현판이 걸려있고

흠칫하는 귀견수

다가오는 마차.

서둘러 달려가는 귀견수

다각 다각 멈추는 마차

마차의 문을 여는 귀견수

벽세경; [다 왔어!] 먼저 내리고.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하는 귀견수. 주변의 황금수라들도 경의를 표하고

벽세경을 따라 내리는 청풍

청풍; (황금전장의 중지(重地)로 바로 온 것 같군.) 주변 둘러보고

벽세경; [앞으로 알고 지낼 사이이니 인사해.] 청풍에게 귀견수를 소개

벽세경; [우리 황금전장의 경비를 책임지는 황금수라(黃金修羅)들의 부(副)영반 귀견수(鬼見手)야.]

청풍; [이청풍입니다.] + (고수로군.)

귀견수; [어서 오게.] 사람 좋게 웃으며 포권하고

귀견수; [머무는 동안 시킬 일이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시키게나.]

청풍; (웃는 얼굴과 달리 은연중에 풍기는 살기가 살갗을 따갑게 한다.) + [신세를 지겠습니다.] 마주 포권하고

벽세경; [보여줄게 있어. 따라와.] 건물로 가고.

귀견수가 서둘러 앞쪽으로 달려가고

벽세경을 따라가며 건물을 보는 청풍. 귀견수는 이제 계단을 올라가고 있고. 옆구리에 찬 열쇠꾸러미를 끌러내려 하며

<藏珍庫>라 적힌 현판 크로즈 업

청풍; (장진고(藏珍庫)라...) 간판 올려다보며 건물로 가고

<황금전장의 보물창고겠구나.> 귀견수가 몇 개의 열쇠가 달린 열쇠 꾸러미를 들고 철문에 난 구멍에 열쇠를 끼우는 장면 배경으로

철컹! 돌아가는 열쇠. 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고

옆으로 물러서는 귀견수.

청풍; (열쇠를 돌렸는데도 문이 열리지 않는군.) 벽세경을 따라 계단을 올라가며 철문을 보고.

청풍; (하긴 귀중한 보물을 수장한 보물창고가 열쇠 하나로 열리는 게 오히려 이상하겠지.) 생각할 때

철문 앞에 이른 벽세경.

큼직한 보석이 박힌 반지를 낀 오른손을 들어서

철문에 나있는 구멍에 끼운다.

뭐라 중얼거리는 벽세경. 그러자

징! 구멍에 끼워진 보석이 빛을 발하고

철컹! 철문 안쪽에서 뭔가 움직이고

반지를 구멍에서 떼는 벽세경. 직후

그그긍! 두쪽으로 이루어진 철문이 안쪽으로 열린다.

청풍; (그렇게 된 거였군.) 깨닫고

<장진고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아마 황금전장 장주와 장주의 피붙이들뿐일 것이다.> 열리는 철문을 보고 있는 벽세경의 모습 배경으로

<저 반지에 철문을 열게 하는 힘이 숨겨져 있을 테고...> 벽세경이 끼고 있는 반지 크로즈업

철컹! 그 사이에 완전히 안쪽으로 열리는 철문. 철문 안쪽은 평범한 복도다. 복도 끝에 다른 철문이 있고

벽세경; [들어가자.] 청풍을 돌아보며 걸어 들어가고

[예...] 벽세경을 따라 들어가는 청풍

철컹! 그긍! 벽세경과 청풍이 들어서자 다시 닫히기 시작하는 철문

철컹! 완전히 닫히는 철문. 밖에서 본 모습

귀견수; (말 그대로 파격...) 닫힌 철문을 보고

귀견수; (외부인이 황금전장의 장진고에 들어가는 게 얼마만인가?)

귀견수; (본장의 운영 전권을 부여받은 큰 아가씨의 결정이니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지만...) 곁눈질로 근처의 건물을 보고

장진고가 보이는 담장 너머의 삼층 건물. 열린 창가에 어떤 여자가 앉아있는 실루엣이 보인다.

귀견수; (마님 입장에서는 당연히 마땅하지 않겠지.) 쓴웃음

<이번 일로 마님과 큰 아가씨가 충돌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건물 크로즈 업. 창가에 앉아있는 여자. <폭풍신마>에 나온 벽세황의 생모 냉하상. 이 작품에서도 냉하상으로 표기. 냉혈전호 벽초천의 첩이다.

 

냉하상의 시점. 철문이 닫힌 장진고가 보이고

냉하상; [교만한 년!] [장주님의 허락도 없이 외인을 장진고로 데리고 들어가?] 분노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냉혈전호 벽초천의 후처 냉하상(冷霞霜)>

냉하상; [장주가 전권을 맡겼다고 제 멋대로 굴고... 반드시 후회하게 해주고 말겠다.] 이어

냉하상; [세경이 년이 데리고 들어간 놈이 누군지 확인했느냐?] 누군가에게 묻고

냉상아; [예 마님!] 슥! 어둑한 그늘에서 나서는 황금 갑옷을 입은 젊은 여자. 표정이 얼음장 같다. <폭풍신마> 등 다른 작품의 냉상아 캐릭터

냉상아; [어제 치러진 향시에서 둘째 공자님을 제치고 장원급제했던 이청풍이라는 자이옵니다.]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수라의 일원 냉상아(冷孀娥)>

냉하상; [서림당 주인의 손자라는 그 놈?]

냉상아; [틀림없는 그자이옵니다.]

냉하상; [세경이 년이 향시에서 장원급제한 놈을 본장의 보물창고로 데리고 들어갔다 이거지?] 눈 번뜩

냉상아; [뭔가 대단한 보물을 안겨줘서 어제 일을 무마하려는 게 아닐지요?]

냉하상; [그 말인즉슨 이가놈이 부정행위 했다고 무고한 범인이 세천이라는 얘기네.] 배시시 웃고

냉상아; [주문충이란 자를 매수해서 꾸민 짓 같은데...]

냉상아; [주문충은 어젯밤 갑자기 사라졌다고 하옵니다.]

냉하상; [세경이 년이 손을 썼겠네.] 흥분한 표정

냉상아; [둘째 도련님과 공모한 주문충이 사라졌사옵니다.] [이청풍에게 꿀을 먹여 입을 봉하면 향시에서 벌어진 소동은 유야무야될 것이옵니다.]

냉하상; [그럴 듯해!] [역시 세경이 년이 하는 일에는 구멍이 없어.] 웃고

냉하상; [하지만 내가 세경이 네년의 속내를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게 문제가 될 것이다.]

냉하상; [내 아들 세황(世皇)이는 무림맹(武林盟) 뿐만 아니라 황금전장까지도 차지해야만 한다.]

냉하상; [세황이의 앞길을 막는 건 그게 누구든 내 손으로 치워버릴 것이다.] 마녀같은 표정으로 웃고

 

#20>

철문 안쪽. 벽세경을 따라 복도를 걸어가는 청풍. 복도의 벽과 천장에는 일정 간격으로 구멍이 뚫려있다.

청풍; (이 복도...) 앞서 가는 벽세경을 따라가며 복도를 두리번

청풍; (한눈에 봐도 무시무시한 기관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청풍; (유사시에는 저 구멍들이 치명적인 무언가를 토해낼 테고...)

청풍; (금강불괴에 만독불침이 아니면 살아서 이 복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생각하는 동안에

복도 끝의 철문 앞에 이르는 벽세경. 하지만

벽세경; [다 왔다.] 그긍! 아무렇지 않게 철문을 밀고 들어가는 벽세경

청풍; (이 철문에는 아무런 기관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군.) 벽세경을 따라 철문 안으로 들어가고. 직후

[!] 눈을 치뜨고

쿵! 드넓은 실내. 벽돌같은 것들이 일정 간격으로 쌓여있다. 한 더미가 집채만하고. 그런 게 수백평 넓이의 실내를 가득 채우고 있다. 색이 두가지 한 가지는 짙고 한 가지는 밝은 색이다.

청풍; (맙소사!) 벽세경을 따라 벽돌 사이를 지나고

<벽돌처럼 보이는 이것들은 모두 금괴와 은괴다.> 번쩍이는 벽돌 더미들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저 금괴나 은괴 하나만 있어도 평생을 먹고 살 수 있을 텐데...)

청풍; (그런 금괴들의 숫자를 헤아릴 수가 없다.)

청풍; (황금전장이 천하삼대 부호가문 중 하나하는 말이 과장된 게 아니었다.) 생각할 때

실내 중간쯤에 이르는 벽세경

쿡! 바닥을 강하게 밟고. 그러자

덜컹! 바닥이 아래로 꺼지고.

쿵! 그곳에 사람 둘이 함께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생겼다.

청풍; (직접 보지 않았다면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절묘하게 숨겨진 계단이 있었다.) 그걸 보며 놀라고

계단으로 내려가는 벽세경

청풍; (금괴나 은괴를 능가하는 진짜 보물들이 지하에 숨겨져 있겠구나.)

계단을 내려오는 청풍과 벽세경

계단 아래에도 드넓은 광장이 있다. 다만 1층과 다른 점은 수많은 좌대들이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고. 각각의 좌대마다 각가지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다. 골동품. 산호, 각가지 무기와 공에품들. 두루마리와 책들.

청풍; (역시...)

청풍; (이곳에 수장되어 있는 게 진짜 보물이다.)

<그림 한 점, 골동품 한 점도 보물이 아닌 게 없다.> 골동품과 두루마리들을 배경으로

청풍; (저 보물들 대부분은 값을 매길 수 없는... 그야말로 무가지보(無價之寶)들일 것이다.)

벽세경; [다시없을 수재이니 알아봤을 거야.] 둘러보고

벽세경; [여기 있는 보물들 대부분은 국보급이라고 할 수 있어.] [한 가지만 내다 팔아도 몇 대가 호의호식할 수 있을 거야.]

청풍; [그럴 것 같습니다만...]

청풍; [보물을 자랑하기 위해 저를 이곳까지 데려온 건 아니시겠지요?]

벽세경; [당연히 아니지.] 웃고

벽세경; [선물로 줄 테니까 아무거나 한 가지 챙기도록 해.]

청풍; [말씀은 고맙지만 전 그럴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벽세경; [생각을 바꿔!] 강압적으로

벽세경; [여긴 우리 황금전장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어!] [널 데리고 들어온 이상 반드시 무언가를 들려서 내보내야만 해.]

청풍; (억지를 부리는군.) + [소저!] 다시 사양하려는데

벽세경; [내가 왜 이러는지 잘 알잖아!] 노려보고

청풍; (동생이 한 짓의 입막음이로군.) 쓴웃음

벽세경; [네가 대범한 인물이라는 건 알아.] [어제 일은 가슴에 묻어두고 말겠지.]

청풍; [대범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청풍; [그러니 동생분의 일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벽세경; [그건 네 생각이고...]

벽세경; [네가 뭔가를 받지 않으면 내 마음속에서 불안함이 사라지지 않을 거야.]

벽세경; [널 위해서가 아니라 날 위해서라도 뭔가를 가져가도록 해라.]

청풍; (말도 안되는 억지지만 무작정 거절할 수도 없군.) + [그러시다니 이렇게 하지요.]

벽세경; [다른 제안이 있다면 들어보자.]

청풍; [제게 자랑하셨지요? 서림당보다 백배는 더 많은 책을 갖고 계시다고...]

벽세경; [본장의 서고에는 서림당보다 백배 이상 많은 책이 보관되어 있긴 하다.]

청풍; [그 서고에서 사흘만 머물러 있게 해주십시오.] [제게는 그것보다 더 큰 선물이 없습니다.]

벽세경; [하아... 겨우 책 정도로...] 어이없고. 그러다가

진지하게 마주보는 청풍

벽세경; [면피하려고 해본 말이 아니로구나. 책이 어떤 보물보다 좋다는 게...]

청풍; [당연히 저의 진심입니다.]

벽세경; [졌다!] 철썩! 자기 이마를 손바닥으로 때리며 웃고

벽세경; [나도 세천이 녀석처럼 네놈에게 한방 먹었구나.] 웃고

벽세경; [좋다. 원하는 대로 본장의 서고에서 지내게 해주마. 사흘이 아니라 몇 달이라도...]

청풍; [배려해주시는 건 고맙지만 사흘이면 충분합니다.]

벽세경; [너 좋을 대로 해라.] 돌아서고

벽세경; [살다 살다 보물 싫다는 인간도 다 보네.] 궁시렁거리며 다시 계단쪽으로 가고

청풍; [실망시켜드려 죄송합니다.] 웃으며 따라가고

벽세경; [실망은 무슨...] 손 저으며 앞장 서서 가고.. 한데

빠직! 갑자기 벼락에 맞는 것같은 기분이 되는 청풍

<나를 가져가라!> 무언가가 청풍에게 말을 걸고.

청풍; (설마...) 홱 한쪽을 돌아보고

[!] 계단을 올라가려다가 돌아보는 벽세경

청풍이 한쪽을 보고 있다.

벽세경; (저놈이 뭘 보고 있지?) 다시 돌아서서 청풍이 보고 있는 쪽을 보고

계단 근처. 좌대에 방석이 놓여있다. 그 방석 위에 방망이 하나가 놓여있다. 길이는 40센티 정도. 우리나라 포졸들이 들고 다니던 육모방망이를 닮았다. 손잡이 끝에 뚫린 구멍에 끈을 꼬아 만든 매듭이 달렸다. 이름은 치룡퇴

벽세경; (얼씨구!) 놀라며 다가가고

홀린 듯 방망이를 보는 청풍

벽세경; [치룡퇴(治龍槌)가 마음에 든 거냐?] 웃고

청풍; [저 방망이 이름이 치룡퇴입니까?] 퍼뜩 정신을 차리고

벽세경; [이름은 거창한데 전혀 쓸모가 없는 물건이다.] [그저 아주 오래된 물건이라 보관하고 있을 뿐이다.]

청풍; [아주 오래되었다면...]

벽세경; [믿기지 않겠지만 저 몽둥이는 상고시대 우왕(禹王)이 치수를 할 때 용들을 부리던 물건이라고 한다.]

벽세경; [용을 다스리는 몽둥이(治龍槌)라는 이름이 붙은 유래다.]

청풍; [우왕이 쓰던 물건이라면 삼천년도 더 되었다는 건데...] 불신

벽세경; [여러 기록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본장에서 다방면으로 조사해본 바에 의하면 치룡퇴는 진품이 거의 확실하다.]

청풍; [사실이라면 정말 대단한 보물이겠습니다.]

벽세경; [이곳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보물이긴 한데...] 찡그리다가

벽세경; [마음에 들면 가져가라. 물론 가져갈 수 있으면 말이지만...] 웃으며

청풍; [안될 말씀입니다.] 손 사래

청풍; [황금전장이 보유한 보물들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걸 제가 어찌 감히 가져갈 수 있겠습니까?]

벽세경; [말했잖느냐?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라고...]

청풍; [예?] 어리둥절

벽세경;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보여주마.] 치룡퇴를 두손으로 잡고

벽세경; [자랑은 아니지만 나의 내공은 삼갑자(三甲子)를 상회한다.] 치룡퇴를 잡은 손에 힘을 주며

청풍; (삼갑자 내공!) 경악

청풍; (아무 일도 안하고 백팔십년 동안 면벽좌선 해야 얻을 수 있는 공력 아닌가?)

청풍; (겉보기에 날렵한 이 여자의 내공이 삼갑자를 넘다니...) + [!] 생각하다가 놀라 눈 치뜨고

모든 힘을 써서 치룡퇴를 들려고 하는 벽세경. 얼굴과 목에 핏줄이 돋았고

우둑! 치룡퇴를 잡은 두 손도 근육이 불끈. 하지만

스윽! 겨우 조금 들려지는 치룡퇴

청풍; (말도 안되는...) 경악

청풍; (삼갑자 내공을 지녔다는 저 여자가 저 작은 몽둥이를 조금 움직일 뿐이라니...) 생각할 때

벽세경; [휴우! 역시 안되는구나.] 스륵! 다시 치룡퇴를 내려놓고

청풍; [온힘을 쓰신 것 같습니다만...]

벽세경; [사실이다.] 끄덕

벽세경; [본장의 수중에 들어온 이래 혼자서 치룡퇴를 움직인 사람은 없었다.]

벽세경; [나 정도의 내공을 지닌 사람 여럿이 힘을 써서 겨우 이곳으로 옮겨놓을 수 있었다.]

청풍; [인간의 지식으로는 이해가 불가능한 어떤 힘이 숨겨져 있겠습니다.]

벽세경; [신통력이라고 할까?]

벽세경; [하여간 치룡퇴를 쓸 수 있는 인간은 천하의 주인이 된다는 전설이 전해져오고 있다.]

청풍; [신기한 물건이로군요.]

벽세경; [이제는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라고 한 말이 이해가 되겠지?] 웃고

청풍;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벽세경; [혹시 모르니 한번 들어봐라.] [쓸 수 있으면 네게 주도록 하마.] 놀리고

청풍; [삼갑자 내공을 지닌 소저도 들지 못했는데 일초무학인 제가 어떻게...] 말하며 치룡퇴를 잡고. 한데

슥! 그냥 들리는 치룡퇴

청풍; [어!] 놀라 치룡퇴를 들고

너무 놀라 손으로 입을 가리는 벽세경

청풍; [이게 뭐지? 마치 솜방망이처럼 가벼운데...] 휙 휙 휘둘러 보고

벽세경; (맙소사!) 전율

벽세경; (치룡퇴가 주인을 만났다.) (그렇다는 건...)

<저 녀석이 장차 천하의 주인이 된다는...> 치룡퇴를 이리저리 휘둘러보는 청풍을 배경으로 벽세경의 생각.

청풍; [혹시 절 놀리신 겁니까?] 방방이를 흔들어 보이고

퍼뜩 정신 차리는 벽세경

벽세경; [의심스러우면 치룡퇴를 떨어트려봐라.]

청풍; [그러지요.] 슥! 치룡퇴를 놓는다. 수직으로 바닥을 향해

꽝! 굉음과 함께 치룡퇴 끝이 돌로 이루어진 바닥에 박힌다.

청풍; [헉!] 놀라 물러서고

청풍; (그냥 놓았을 뿐인데 치룡퇴가 돌바닥에 박혔다.) 놀라고

벽세경; [이제 내가 널 놀린 게 아니라는 걸 알겠지?] 흥분

청풍; [그런 것같습니다.] 억지로 웃으며 치룡퇴를 다시 잡고

슥! 바닥에 박힌 치룡퇴를 가볍게 뽑아드는 청풍

벽세경; [축하한다. 마침내 치룡퇴가 주인을 찾았구나.] 박수치고

청풍; [이거 참 이해할 수가 없는 물건이로군요.] 왼손으로 머리 긁적. 오른손에 든 치룡퇴를 보며

벽세경; (분명하다. 저 놈이 다음 세대 천하의 주인이다.) 그걸 보며 흥분

<어떻게든 잡아야하는 보물중의 보물인 것이다.> 치룡뢰를 휘둘러보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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