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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6.04 [투천환일] 제 83장 여자들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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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

손영롱의 거처. 청뢰선자와 녹우선자가 난감한 표정으로 건물 입구를 지키고 있고.

<예상 밖이었지?> <그러게 말이야. 대쪽같은 성품으로 유명한 태부께서 이런 일을 허락하시다니...> 문 앞에 서서 곁눈질로 문쪽을 보며 전음을 나누는 두 여자

청뢰선자; <아무리 영락폐하께서 윤허하신 사이라 해도 성혼(成婚)을 하기 전인 딸이 황태손전하와 동침하는 걸 허락할 줄은 상상도 못했어.>

녹우선자; <내 생각인데...> 조심스럽게

청뢰선자; <짚이는 게 있어?>

녹우선자; <태부께서도 당연히 손소저가 납치되었다가 돌아온 걸 알고 계실 거 아냐.>

청뢰선자; <그렇지!>

녹우선자; <그리고 아무리 손가장 식솔들의 입단속을 철저히 한다고 해도 손소저와 관련된 추문은 결국 퍼질 수밖에 없어.>

청뢰선자; <옳거니! 추문이 퍼져서 손소저와 황태손전하의 혼담이 깨지기 전에 쐐기를 박을 생각을 하셨겠네.>

녹우선자; <쌀이 익어 밥이 되어버리면 어지간한 훼방을 받는다 해도 손소저가 황태손전하의 빈궁이 되는 게 취소되진 않을 테니까.>

청뢰선자; <결국 손소저는 황태손전하의 배필이 되어 장차 국모의 자리에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네.> 끄덕이는 청뢰선자

 

#305>

[!] 눈 치뜨는 주첨기. 이곳은 건물 안쪽의 손영롱 침실

손영롱; [부족한 계집이 전하께 크나큰 은총을 입게 되었사옵니다.] 넓은 침대에 야한 잠옷을 입은 채 무릎 꿇고 있다. 머리는 풀었고. 가운형의 잠옷은 얇고 짧으며 속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다

손영롱; [부끄럽지만 전하를 모시는 영광을 오래 미룰 수 없어 부끄러운 짓을 하게 되었으니...] 두손 앞으로 모은 채 애절한 표정으로 올려다보고

손영롱; [아무쪼록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주첨기; [용... 용서라니...] 헉헉 완전히 혼망 갔다.

잠옷 상의가 벌어진 사이로 드러나는 젖가슴의 형상

치마가 짧아 다리가 그대로 드러는 무릎 꿇은 아랫도리. 심지어 사타구니와 엉덩이도 드러나 보이고

주첨기; [소저는 내게 무슨 짓을 해도 죄가 되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오.] 말하면서 와락 손영롱을 끌어안는다. 이어

손영롱을 쓰러트리고 올라타는 주첨기

손영롱을 물고 빠는 주첨기

손영롱; (공자...) 주첨기에게 몸을 허락하며 울고. 머릿속으로는 청풍을 떠올리며

<비록 몸은 황태손에게 허락하지만... 저의 마음은 영원히 공자님의 것임을 잊지 말아주세요.> 주첨기가 손영롱을 범하는 장면 배경으로 손영롱의 생각 나레이션

 

#306>

<-자금성> 아주 깊은 밤. 대부분의 건물들에 불이 꺼져 있고

환관들이 순찰을 도는 내원에도 불이 꺼져 있고

밀실의 철문 앞에 책상다리 하고 운기조식 중인 왕진

철문 안쪽의 밀실. 침대에 황태자비와 함께 누워있는 청풍. 둘 다 알몸이고. 얇은 천으로 허리부분만 가리고 있다. 청풍은 천장 보는 자세로 누워있고 황태자비는 엎드린 채 지쳐서 잠이 들었다.

손영롱과 교접하던 장면 떠올리는 청풍.

청풍; (잊어야한다.) 입술 깨물고

청풍; (손소저와의 인연은 거기까지였다. 애초에 우리 두 사람은 맺어질 인연이 아니었다.) 주먹 꽉 쥐고

청풍; (날 잊고 주첨기와 원만한 가정을 이루길 바랄 뿐이다.) 한숨 쉬고. 그러자

움찔! 하며 잠에서 깨어나는 황태자비

황태자비; [왜...?] 고개 들고. 눌려있던 젖가슴이 출렁이고

황태자비; [이제 와서 나같이 나이 든 년과 엮인 게 싫어진 거예요?] 상체를 조금 들며 청풍 쪽으로 돌아눕고. 그 바람에 젖가슴 출렁이고

황태자비; [물론 내 욕심에 무리한 요구를 한 건 알아요.] 한숨 쉬며 상체를 일으키고

황태자비; [하지만 전 도련님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도저히 자제할 수가 없게 되었답니다.] 애잔한 표정으로 청풍을 내려다보고. 눈에는 물기가 서리고

황태자비; [죄 많고 음란한 계집이라 욕하셔도 어쩔 수 없어요.] 주르르! 마침내 눈물이 흐르고

황태자비; [이렇게라도 도련님에게 안기지 않으면 나란 년은 살아갈 수가...] 말하다 눈 치뜨며 움찔! 하고

쓰윽! 청풍의 한쪽 손이 황태자비의 허리를 끌어안고 있다. 아래쪽으로 넣어서 위로 끌어안는 자세

황태자비; [도... 도련님!] 감격하여 내려다보고

청풍; [죄는 마마 혼자서 지은 게 아닙니다.] 올려다보며 한숨 쉬고

청풍; [저 역시 마마를 뵌 그 순간부터 못된 생각을 품었었습니다.] 자신이 황태자비 배를 깔고 앉으며 오른손으로 황태자비의 젖가슴을 움켜쥐던 장면 떠올리고

황태자비; [그... 그럼...] 안도. 감격

청풍; [만일 기회가 생겼다면... 마마께서 유혹하지 않았어도 제가 마마를 욕보여 욕심을 채웠을 것입니다.] 한손으로 황태자비의 허리를 감싼 채 올려다보며

청풍; [그러니 오늘 우리가 이렇게 된 것을 전적으로 마마의 죄라 여기진 마시기 바랍니다.]

황태자비; [흐윽!] 와락! 청풍을 끌어안으며 오열하고

황태자비; [고마워요 도련님! 고마워요.] 청풍의 몸 위에 엎드려 끌어안고 몸부림치며 오열하고.

청풍; (이렇게라도 해서 이 여자의 자책이 덜어진다면 다행이다.) 한숨 쉬며 황태자비의 등을 쓰다듬고

<기왕 이리 된 사이인데 이 여자의 죄로만 몰아가는 것도 마음이 편치는 않으니...> 청풍의 생각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키스하는 두 사람. 이어

<그렇긴 하지만...> 황태자비가 청풍의 몸 위에 걸터앉고

<정말 뜨거운 몸을 지닌 여자다.> 다시 격렬하게 교접하는 두 사람. 청풍의 얼굴 위에서 출렁이는 황태자비의 젖가슴

<이토록 뜨거운 몸으로 용케 이십년 가까이 독수공방을 해왔구나.> 여성상위로 교접하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307>

아침 무렵. 깊은 산중.

깊은 계곡. 계곡 끝에는 수십미터 높이의 바위가 솟아 있고. 그 앞에 진상파가 서있다.

눈을 감은 채 바위와 마주 서있는 진상파.

슈우! 슉! 진상파의 몸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칼날 형상의 기운들

눈을 감은 채 찡그리는 진상파.

진상파의 뇌리에 청풍이 당숙경과 교접하다가 돌아보는 장면이 떠오르고

꾹! 주먹이 쥐어지고.

화악! 소리없이 기합을 지르는 진상파의 몸에서 수많은 검 형상의 기운들이 너울거리며 앞으로 날아가고

투캉! 쩍! 앞쪽의 바위들을 수평과 수직으로 난도질하는 섬광들. 정면의 수평과 수직뿐 아니라 바위의 좌우로도 휘어지며 날아들어 수직과 수평으로 갈라버리는 섬광들

스윽! 자세를 바로 하며 천천히 눈을 뜨는 진상파.

화악! 진상파의 몸에서 너울대던 검 형상의 섬광들이 사라지고. 직후

쩍! 쩌적! 바위에 수직과 수평으로 수많은 선과 파열 현상이 생기더니

콰드득! 콰쾅! 깍두기 썰리듯 썰린 바위들이 무너져 내린다. 높이, 폭, 넓이가 모두 1미터쯤인 정육면체들이고.

[...!] 무너지는 정육면체의 바위 조각들 보며 끄덕이는 진상파. 하지만

콰쾅! 콰드드! 화악! 이윽고 정육면체가 된 바위들이 무너지는 게 끝나고 먼지도 가라앉는다. 헌데

쿵! 드러나는 장면. 깍두 썰기로 잘린 바위들이 쌓인 중간에 잘리지 않은 부분이 서있다. 정육면체가 되다가 만 조각들. 금은 갔지만 완전히 잘리지 않아서 무너지지 않은 바위의 심 부분이 높이 솟아있다.

입술 깨무는 진상파

다시 청풍이 당숙경과 교접하던 장면이 떠오르고

진상파; (추잡한 놈...) 입술 깨물고

진상파; (그런 놈인 줄도 모르고 처녀의 몸으로 너무도 부끄러운 짓까지 하고 말았다.) 자신이 청풍에게 입을 맞대고 약을 먹여주던 장면과 젖가슴 드러낸 채 청풍에게 치료를 받던 장면을 떠올리며 치를 떨고

진상파; (뒷골목에서 막 자란 탓에 그런 짐승이 되었겠지만...)

진상파; (선입견에 눈이 멀어 사람을 잘못 본 대가로 지난 십팔년간의 수련이 수포로 돌아가게 생겼다.) 한숨 쉬고

진상파; (심검(心劍)을 펼칠 때 가장 치명적인 것이 번뇌이거늘...)

진상파; (날 괴롭히고 있는 이 번뇌와 심마를 다스리지 않는 한 내 검법의 경지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진상파; (나가지 못하면 다행... 오히려 퇴보하여 평범해질 수도 있는데...) 한숨 쉬고. 그러다가

움찔! 하는 진상파의 귀. 이어

진상파; (일이 생겼구나.) 조금 찡그리며 돌아보고. 직후

[맹주!] 화악! 허공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날아 내리는 거구의 중. 물론 황건신장이다.

진상파; [어서 오세요 대사.] 고개 조금 숙이고

진상파; [제가 이곳에 머물고 있다는 건 개방을 통해서 아셨을 텐데...] 휘익! 자기 앞에 내려서는 황건신장을 보며 말하고

진상파; [개방을 통하지 않고 대사께서 몸소 찾아오신 것을 보면 긴급한 일이 발생했겠군요.]

황건신장; [그렇소이다.] 침통한 표정으로 합장하고

황건신장; [소심사매가 천마련의 중생들에게 해코지를 당한 것 같소이다.]

[!] 굳어지는 진상파의 얼굴

 

#308>

<-해하촌> 낮.

해하촌 중간쯤의 큰길에서 뛰어 노는 유치원생 쯤의 개구쟁이들. 돼지 오줌보에 물을 채운 공으로 축구를 하고 있다. 폐허가 된 온고당 근처다. 온고당 앞쪽 길에는 타고 남은 집의 잔해들이 쌓여있다. 타지 않은 골동품들과 석물들도 함께. 양이 상당해서 마치 담장이 쳐진 것같다.

[짜샤들아! 내 돌풍축각(突風蹴脚)을 막을 수 있으면 막아봐라!] 뻥! 한 놈이 공을 세게 찬다. 온고당 폐허 앞쪽을 향해서.

[회오리차기는 개뿔!] [내가 막아준다!] 또래 보다 덩치 큰 한 놈이 두손을 내밀어 막으려 하지만

[아이쿠!] 펑! 날아온 힘이 너무 쎄서 그 놈 손에 맞았다가 굴절되며 튀어서 뒤쪽으로 날아가는 공

[으하하하! 이 형님의 축력이 어떠하냐?] 기고만장해서 웃는 공 찬 놈

통통! 그 사이에 공은 온고당 폐허쪽으로 굴러가고

[잡아라!] [막아!] [놓치면 안돼!] 공을 따라 우르르 온고당 폐허 쪽으로 달려가는 개구쟁이들. 그러다가

흠칫! 하며 온고당 폐허쪽을 보는 개구장이들

폐허가 된 온고당 자리. 청풍이 서서 폐허 중간에 서서 무언가를 보고 있다. 우물이 있던 자리 근처다.

[어 저 형...] [온고당의 청풍형이잖아!] 아이들 몰려가던 것 중단하고 온고당 폐허를 보고.

주변 어른들도 그제서야 청풍을 발견하고 놀라고. 청풍이 폐허 중간에 서있어서 길에서 잘 안보였다. 또 유령익을 몸에 둘러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나타났었다.

[조영감 손자 청풍이가 돌아왔구만.] [역시 청풍이는 지난번 폭발이 있었을 때 집에 없었던 게야.] 사람들 기웃거리며 온고당 폐허 안쪽을 보고

청풍이 보고 있는 곳. 작은 비석이 하나 서있고 비석 앞에는 향로와 술병, 술잔등이 놓여있다. 향로에서는 향이 꽂혀 연기가 피어오르고. 비석에는 <趙老爺神位>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청풍; (할아버지를 기리는 비석...)

청풍; (마을의 누군가가 세우고 술과 향을 올려왔구나.) 생각할 때

[향아!] [청풍형아! 어디 갔다 이제 온 거야?] [것봐! 내가 청풍형아는 살아있을 거라고 했잖아!] 온고당 폐허 안으로 우르르 몰려들어오는 아이들

청풍; [난 유령일 수도 있다 이놈들아.] 웅크린 두 손을 쳐들어서 겁주는 시늉하며 눈을 부라리고

[히익!] [유... 유령!] [형아 죽어서 귀신 된 거야?] 겁에 질려 주춤거리는 개구쟁이들

청풍; [뻥이다 이놈들아! 세상에 유령, 귀신이 어디 있냐?] 피식 웃고

[아휴! 놀래라.] [애 떨어질 뻔 했잖아 형!] [다음부터는 못된 장난질 치지마!] 가슴 쓸어내리는 아이, 눈 흘기는 아이, 청풍을 툭 치는 아이

청풍; [*알 달린 놈들이 겁은...] 웃고. 이어

청풍; [헌데 이 비석은 누가 세운 거냐?] 비석 보며 아이들에게 묻고

[철두형이 석공쟁이 문씨 할아버지에게 부탁해서 세운 거야.] 아이들 중 한 놈이 즉시 대답

청풍; [그래?]

[철두형이 여기에 비석을 세운 건 어제 저녁이야.] [술하고 향은 마을 다른 어른들이 가져다 놓은 거고...] 아이들 서로 말하려 하고

청풍; (철두 놈... 첩혈당에서 어제 아침 일찍 나갔다고 하더니 할아버지 비석을 준비하기 위해서였군.) 끄덕이고

<하여간 할아버지가 마을 사람들에게 인심을 잃지 않으셨다는 건 분명하구나.> 합장하고. 개구쟁이들고 청풍을 따라 합장하는 시늉하고. 지나가던 마을 사람들은 폐허 밖에서 보고 있고

 

#309>

철두의 가게. 철두가 고기를 팔고 있다. 장바구니를 옆에 낀 수더분한 여자가 고기를 사러 와서 가게 앞에 서있다.

탁탁! 도마 위에 놓인 커다란 고기 덩어리에서 고기를 뭉텅뭉텅 잘라내는 철두

철두; [됐소.] 텅! 도마에 칼을 박고

철두; [우둔(牛臀) 부위로 세근...] 기름종이에 살코기를 싸고

철두; [무게는 정확하니까 믿으셔도 될 거요.] 기름종이에 싼 고기를 주고

여자; [철두가 정직하게 장사하는 거야 모르는 사람 없잖아.] [돈은 여기 있어.] 고기를 받으며 동전을 몇닢 내밀고

말없이 동전 받는 철두

여자; [많이 팔어.] 추파 던지며 돌아서고

딸랑! 대꾸하지 않고 동전을 옆의 낡은 그릇에 던져넣는 철두

여자; (무뚝뚝하긴...) 눈 흘기며 가고

여자; (저렇게 뻣뻣한데다 도적같이 생겨서 장가나 갈지 몰라.) 샐쭉이며 멀어지고

쩍! 그러거나 말거나 도마에 박혀있던 칼을 다시 뽑는 철두. 그러다가

그 칼을 들여다보는 철두

그러면서 첩혈당 근처에서 타노에게 목이 잡혀 쳐들려지던 장면 떠올리는 철두

철두; (젠장...) 실룩! 거리고

철두; (나란 놈은 언제나 되어야 사람 구실을 하게 된단 말인가?) (이 나이 되도록 얻어맞고 다니기나 하고...) 탕탕! 거칠게 칼질을 해서 고기를 자른다

철두; (그런 수모를 다시 당할 바에야 싸우다 죽고 말겠다.) 탕탕! 거칠게 칼을 내리쳐서 고기를 자르고

[장사 그만 둘 생각이냐?] 가게 앞에 누가 멈춰서며 말하고. 움찔! 하는 철두

청풍; [그렇게 난도질한 고기를 누가 사가겠냐?] 가게 앞에 서서 웃고. 손에는 상당히 큰 술병을 하나 들고 있고. 그런 청풍의 뒤에는 개구쟁이들이 따라와 기웃거리고. 지나가던 마을 사람들도 돌아보고

철두; [돌아왔냐?] 칼 내려놓고

청풍; [다시 떠나야한다.] 가게로 들어오고. 철두는 손을 앞치마에 닦고

청풍; [이번에 떠나면 한동안 못 돌아올 것같아서 마을 한번 둘러보려 왔다.] 가게 안으로 들어오고

철두; [어딜 가려고?] 청풍 쪽으로 돌아서며

청풍; [제법 멀리 가고 시간도 좀 걸릴 게다.]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모르니 술이나 한 잔 하자.] 들고온 술병을 들어 보이며 가게 안의 탁자로 가고

철두; [그러자.] 앞치마를 풀고. 이어

철두; [술잔하고 안주 좀 내와.] 청풍과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으며 내실 쪽으로 말하고. 그러자

[알았어요.] 누가 안에서 대답하고

청풍; (이 목소리는...) 흠칫! 할 때

포칠낭; [오셨어요 장공자님?] 내실에서 문을 밀치며 나오는 여자. 포칠낭이다. 한손에는 술잔 두개와 간단한 안주가 담긴 접시가 얹혀진 쟁반을 들고 있다.

청풍; [포사두를 여기서 뵙게 됩니다.] 좀 놀란 표정으로 웃고

포칠낭; [그러게나 말이에요.] 좀 수줍게 웃으며 쟁반을 탁자에 내려놓고

포칠낭; [정칠... 정용두에게 못할 짓을 한 처지에 첩혈당에 남아있기가 민망하더라구요.] 술잔과 안주접시를 탁자에 내려놓고

포칠낭; [그렇긴 해도 당장 갈 곳이 마땅찮던 참에 이 사람의 권유도 있고 해서 함께 해하촌으로 왔어요.] 약간 얼굴 붉히며 곁눈질로 철두를 보고

청풍; (이 사람이라...) + [그러셨군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철두를 보고. 철두는 좀 머쓱한 표정이고

포칠낭; [고기 좀 볶아올 테니 술 드시고 계세요.] 술잔도 내려놓고 돌아선다

청풍; [우리 둘 다 안주보다는 술을 좋아하는 쪽이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웃으며 말하지만

포칠낭; [깡술은 속 버려요. 안주 내올 동안 술 천천히 드세요.] 말하며 다시 내실로 들어가고

청풍; [어째 우중충하던 가게 분위기가 산뜻해졌다 했다.] 웃으며 내실 쪽을 보고

철두; [흰소리 말고 받아라.] 술병을 내밀고

청풍; [축하한다.] 웃으며 술잔 내밀고

철두; [축하는 무슨...] [포사두의 거처가 정해질 때까지 한시적으로 함께 지내는 것뿐이다.] 쫄쫄... 술을 따라주고

청풍; [과연 그럴까?] 술 받으며 히죽 웃고

철두; [자꾸 허튼소리 하면 맞는다.] 눈 부라리며 술병을 청풍의 술잔에서 떼고

청풍; [아이구 겁나라.] 술잔을 내려놓고

청풍; [겁이 나서 *알이 다 오그라 든다 임마.] 웃으며 손을 내밀어서 철두가 들고 있던 술병을 받고

피식 웃으며 술병을 건네주는 철두

청풍; [기왕에 이리 된 거 잘 살아라 임마.] 꼴꼴 철두가 내미는 술잔에 술을 따라주고

철두; [그럴 생각이다.] 술잔을 내민 채 말하고

<인간에게는 운명이 정해놓은 짝이 따로 있는 법이니...> 함께 술 마시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철두의 생각 나레이션

 

#310>

해하촌의 입구.

해하촌을 드나들던 사람들 흘깃 거리며 누군가를 보고

딸칵! 딸칵! 쇠로 된 의족이 바닥에 부딪히며 소리가 나고

초로의 거지가 대나무 지팡이를 짚은 채 해하촌으로 들어오는데 거지의 다리 한쪽은 의족이다. 굵은 쇠막대를 다리 대신 달고 있다. 거지지만 눈빛이 날카롭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개방 금릉분타주 독각철개(獨脚鐵丐)>

독각철개; [해하촌에는 오랜만에 와보는군.]

독각철개; [장청풍은 어제 오후에 강녕을 떠나 금릉으로 돌아온 후 종적이 묘연해졌다.] [아직 금릉에 있는 건 분명한데 첩혈당의 파락호들도 아는 바가 없고...]

독각철개; [그러다가 일각 전쯤 해하촌 근처에서 장청풍으로 보이는 자가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들어왔었다.]

독각철개; [아이들 보고 대로 그자가 장청풍이고 해하촌에 머물고 있어야 일이 복잡해지지 않는데...] 사람들 시선 무시하며 마을로 들어선다. 겁 먹고 길을 비키는 사람들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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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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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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