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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

[!] 수건과 그릇들을 들고 월동문을 나오다가 깜짝 놀라는 동숙빈의 몸종 춘앵.

월동문 쪽으로 달려오는 뇌화영

춘앵; [아... 아가씨!] 당황하며 월동문을 의식적으로 막어서고

춘앵; [도... 도장(賭場;도박장)에 계신 줄 알았는데... 이 시간에 어인 일로...] 억지로 웃으며 몸으로 뇌화영을 막으려 하지만

뇌화영; [비켜 이년아!] 팍! 춘앵을 옆으로 확 밀면서 월동문 안쪽으로 뛰어 들어가고. + 춘앵; [엄마...] 비명 지르며 옆으로 밀려나고

털썩! 그릇과 수건들이 바닥에 흩어지고 그 옆에 나뒹구는 춘앵

뇌화영; [공자님!] 외치며 월동문 안쪽으로 뛰어 들어가는 뇌화영

춘앵; (일... 일 났어!) 일어나 앉으며 사색이 되고

뇌화영; [저 왔...] + [!] 외치며 자기 거처로 뛰어가다가 눈 부릅

[아흑! 공자님! 죽... 죽어요!] 근처 건물에서 여자의 비명이 들리고. 바로 동숙빈의 거처다.

뇌화영; (동숙빈!) 눈 부릅 급정거하며 그 건물을 돌아보고

뇌화영; (아버지는 벌써 며칠 째 출타중이다. 그런데 대낮부터 감창을 낸다는 건...)

뇌화영; (감히 후원에 외간 사내를 끌어들인 것이냐?) 분노하며 건물로 다가가고. 직후

[이... 이렇게 하는 건 어떻소? 허억!] [아흑! 너... 너무 깊어요 공자님!] 이어지는 소리들이 뇌화영의 눈을 치뜨게 만들고

[숙빈... 당신은 정말... 허억! 뜨거운 뻘이 따로 없소.] 이어지는 음성

뇌화영; (벽... 벽공자?) 엄청난 충격

[어쩜... 어쩜 공자님... 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하악! 너무 뜨거워 견딜 수가... 끄윽!] 이어지는 여자의 야한 음성

[숙... 숙빈, 당신 때문이오. 당신이 천하의 명기라서... 허억.] 이어지는 음성

뇌화영; (틀... 틀림없어! 벽공자의 음성이야!) 휘청하고

[어... 어때요? 화영이하고 신첩하고... 어느 쪽이 공자님을 더 즐겁게 만드나요?] 그런 뇌화영의 귀에 들리는 야한 소리들

[비... 비교할 걸 비교하시오. 숙빈 당신이 농익은 홍시라면 화영이, 그년은 설익은 땡감일 뿐이오. 헉헉!] 살 부딪히는 야한 소리도 들리고

[게다가... 내가 당신에게 미치는 이유를 알고 있지 않소?] 이어지는 사내 음성

[제가... 신첩이 공자님 형수인 화룡부인 뇌옥경을 빼닮아서인가요?] 여자의 음성

[그... 그렇소! 마치 형수를 범하는 것같은 기분까지... 허억!] 사내의 음성

[도... 도련님! 어서... 절 마음대로 짓밟으세요. 제 몸은 도련님 거예요. 아흑!] 여자의 비명

뇌화영; (죽일...) 치를 떨며 문으로 달려가고

뇌화영; [그만들 해 이 개같은 년놈들아!] 벌컥! 문을 부술 듯이 열어젖히고

[꺄악!] [헉!] 침대에서 교접하다가 돌아보는 벽세황과 동숙빈. 잠옷을 허리 위로 걷어올려 아랫도리를 드러낸 모습인 동숙빈이 네 발로 엎드려 있고 그 뒤에 바지만 까내린 벽세황이 달라붙어 있다가 문쪽을 돌아본다.

동숙빈; [화... 화영아!] 팟! 비명 지르며 침대 위에 납작 엎드리고. + 벽세황; [뇌... 뇌소저!] 앞으로 눕는 동숙빈을 따라서 동숙빈 등에 누우며 돌아보고

뇌화영; [이... 이...] 충격과 분노로 부들 부들. 말도 못하고

동숙빈; [공... 공자! 제발... 내려가세요.] 침대에 엎드려서 엉덩이를 흔들며 애원하고. 두 팔을 몸통에 붙인 채. 하지만

벽세황; [허억! 그... 그렇게 움직이면 견딜 수가...] 엉덩이를 흔드는 동숙빈의 아랫도리에 자신의 아랫도리를 밀착시킨 채 혼망가고. 두팔로는 침대를 짚은 채 상체를 든 자세로. 이어

동숙빈; [안... 안돼요! 제발... 참으세요.] 뭔가 느끼고 비명 지르지만

벽세황; [숙... 숙빈... 허억!] 고개 젖히면서 혼망 간다. 아랫도리를 필사적으로 동숙빈 엉덩이에 밀착시키는 자세로.

경직된 벽세황의 엉덩이가 부르르 떨리고. 

동숙빈; [몰... 몰라요! 하악!] 두 손으로 얼굴 가리며 발발 떨고. 함께 느끼고

뇌화영; [이... 이 개만도 못한 잡것들!] 그 모습을 보며 얼굴 새빨개져서 이를 갈고

뇌화영; [오냐! 마음껏 흘레붙어봐라! 아버지가 돌아오면 본 대로 일러줄 테니까!] 악을 쓰며 홱 돌아서고

뇌화영; [으아아아!] 파앗! 울부짖으며 월동문쪽으로 달려간다. 춘앵은 다시 월동문 안으로 들어오다가 기겁하며 옆으로 비켜서고

뇌화영; [전부 죽여 버리고 싶어!] 타타탓! 울부짖으며 춘앵 앞을 지나 월동문 밖으로 달려가고

춘앵; (일... 일이 나도 제대로 났네.) 으아아아! 울면서 멀어지는 뇌화영의 뒷모습 보며 걸음은 건물 쪽으로 향하고

춘앵; (불같은 아가씨 성격에 뭔 사달을 내도 내고 말 텐데...) 한숨 쉬며 건물로 다가가는데

[하악! 너... 너무 하세요 공자님! 어... 어떻게 금방 하고 또... 끄윽!] [숙... 숙빈, 당신 때문이니 날 탓하진 마시오.] 건물에서 다시 들리는 신음소리

춘앵; (물... 물개가 따로 없어.) 얼굴 발개져서 열린 문으로 가고

춘앵; (욕실에서 한판 뛰고도 연달아 마님을 괴롭히고 있으니...) 열린 문 안쪽을 곁눈질하며 문을 닫으려 한다.

[아흑! 당신... 당신 전과 너무 달라요. 다른 사람 같애!] [그럼 다른 놈하고 즐긴다 생각하시오. 허억!] 다시 엉겨 붙어 즐기는 둘의 모습이 조금 보이고

춘앵; (마님 말이 예사롭지가 않네.) 탁! 문을 닫아주고

춘앵; (여자 몸은 예민해서 차이를 금방 안다고 하던데...)

춘앵; (정말 다른 사내하고 하는 것처럼 느껴지시는 걸까?) 닫힌 문을 보며 갸웃하고

 

#376>

양주. 밤. 불야성

어느 도박장. 아주 크다. 아편 연기 자욱한 가운데 여자들과 도박꾼들이 뒤섞여 있고.

구석진 어느 테이블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다. 몇 명이 앉아서 골패를 하고 있다. 전부 사내들인데 한명만 여자. 바로 뇌화영이다. 테이블 중앙에 지폐가 수북하다. 다발로 돈이 쌓여있고

다른 도박꾼들 앞에는 이제 돈이 별로 없다. 반면 뇌화영 앞에는 엄청난 돈다발과 은자, 금덩이들이 쌓여있다. 마지막 다섯 번째 패를 쪼고 있는 뇌화영과 도박꾼들

뇌화영의 맞은편에 앉은 놈이 마지막 패를 쫀다. 그자의 패는 스트레이트 직전이다. 바닥에는 <風 四> <雲 五> <雲 六> <龍 八>이 깔려있고

사내1; (칠(七), 칠 떠라!) 슥! 엄지 손가락을 내려 글과 숫자를 보는 사내1. 하지만

패에는 <龍 五>란 글자가 적혀 있다.

사내;1 (젠장...) 실망

사내1; (엄청 큰 판인데... 이럴 때 오관주(五貫珠)가 떠주면 얼마나 좋아?) (겨우 오(五)의 쌍화점(雙花點)이라니...) 생각하며 다른 놈들 보고

다른 세 놈의 표정이 죽상이다. 모두 패를 쪼고 있고

사내1; (표정들을 보아하니 전부 개패들이 떴구만.) 히죽

사내1; (잘 해야 짝패 두 개가 뜬 쌍동주(雙棟柱)일 테고...) 한 놈의 패를 보고 <一>과 <九>가 한쌍 씩 깔려있다.

사내1; (문제는 뇌가년의 패다.) 건너편에서 패를 쪼는 뇌화영을 보고

뇌화영 앞의 패는 <風 三> <雲 四> <虎 五> <風 六>이다.

사내1; (저년도 나처럼 오관주를 노리고 있는데...) (최강으로 뜨면 삼, 사, 오, 륙, 칠의 오관주...)

사내1; (반면 내가 오관주를 뜰 경우에는 사, 오, 륙, 칠, 팔...) 슥! 마지막 골패를 오픈한 패들 옆에 내려놓고

사내1; (허풍(虛風)을 때릴 기회다.) + [시작하지!] 지폐 뭉치 하나를 집어들고.

다른 놈들 패를 쪼다가 흠칫! 고개 들고

사내1; [약소하게 천 냥으로 시작하자구.] 툭! 지폐 뭉치를 가운데 쌓인 돈 무더기에 던지고

[천... 천 냥!] [시작부터 천 냥을 질러?] [오관주 떴다고 선언하는 건가?] 다른 놈들 당황. 하지만 뇌화영은 자기 패만 쪼고 있다.

[죽었어!] [젠장! 이렇게 큰 판에 패가 떠야 되는 건데...] 두 놈은 골패를 던지고

사내2; [이 패로 죽긴 아까운데...] 고민하며 거의 마지막 남은 지폐뭉치를 잡고. <一>과 <九>를 쌍으로 깔아놓은 자다.

사내2; [판돈 보고 들어간다. 천 냥까진 받았어!] 툭! 지폐 뭉치를 던져 넣고

사내1; (두 놈은 죽였고...) 시선을 뇌화영에게

사내1; (찜찜하니 저년도 죽어 줬으면 좋겠구만.) 생각할 때

뇌화영; [당신 밑천 얼마 남았어?] 쪼던 골패 내려놓으며 사내1에게

사내1; (설마...) + [한 오천 냥 정도?]

뇌화영; [그럼 천 냥 받고 오천 냥 더...] 슥! 자기 앞의 돈 뭉치를 두손으로 앞으로 밀어낸다.

[합... 합이 육천 냥!] [확실하게 지르는구만.] 죽은 놈들 눈이 휘둥그레 지고. 반면

사내2; [니기미... 오관주가 확실하게 떴구만!] [쌍동주로 오천 냥은 더 못 받겠다.] 인상 쓰며 들고 있던 마지막 골패를 패대기치고.

사내1; (정말 오관주가 뜬 걸까?) 노려보고. 뇌화영은 짜증스런 표정으로 몸 뒤로 젖힌 채 기다리고 있고

사내1; (지금까지의 판을 되짚어 보자.) (생각해보니 저년은 상대가 까놓은 패가 정말 강력한 게 아닌 한 전부 막판까지 질러댔었다.)

사내1; (물론 가끔씩 납득할만한 강패가 떠서 먹었지만... 어떤 때는 말도 안되는 똥패로 먹기도 했다.)

사내1; (즉, 저년은 오늘 웬만하면 지르기로 방침을 정하고 골패를 하고 있는 중이다.) + [그 오천 냥...] 슥! 두손으로 남아있던 돈 모두를 밀고

사내1; (내 감은 저년의 오관주가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 [받아주지!] 호기롭게 돈을 모두 가운데로 밀어넣고

[대단하구만.] [판돈이 대체 얼마야?] [최하로 잡아도 삼만 냥은 되겠어.] 다른 놈들과 구경꾼들 눈이 휘둥그레해지고

[삼만 냥이면 몇 대가 놀고 먹을 수 있는 거금이잖아.] [오랜만에 대박 판이 벌어졌군.] 사람들 웅성거리고

사내1; [자 그럼 패까자구.] 자기 패를 들고

사내1; [난 소저가 오관주를 만들지 못했다고 확신한다.] 짝! 자기 패를 바닥에 내려치고.

<龍 五>라 적힌 그 패가 <雲 五> 옆에 떨어진다. 그러자

[에게! 뭐... 뭐야?] [오관주가 아니잖아!] [오의 쌍화점... 그런 약패로 육천 냥을 받은 거냐?] 사람들 어이없고 분노하고. 특히 <一> <九> 투페어 깔아놨던 놈 얼굴 벌개지고. 그때

뇌화영; [잘 봤어요. 나도 오관주를 짓지는 못했어요.] 슥! 자기 패를 바닥에 내려놓고.

뇌화영; [하지만 당신 패는 이길 수 있는 패를 잡았답니다.] 딸칵! 그 패를 뒤집고.

쿵! <龍 六>이다.

사내1; [*팔!] 팟! 버럭 고함 지르며 일어나고

[헉!] [저게 뭐야?] [육(六)의 쌍화점이잖아!] [딱 한 끗발 차이야!] 사람들 기가 막히고

[나... 난 일(一), 구(九)의 쌍동주였는데...] 투페어 잡았던 놈은 울상이고

사내1; [어떻게... 어떻게 쌍화점으로 오천 냥을 더 지를 수 있는 거냐?] 뇌화영에게 삿대질하고. 뇌화영은 양손으로 탁자 중앙의 돈을 자기 앞으로 끌어 모으고 있다.

사내1; [내 패를 훔쳐보기라도 한 거야 뭐야?] 이를 갈고. 얼굴 벌개지고 눈이 충혈된다

뇌화영; [구질구질하게 굴지 말아요. 도박장 드나들면서 똥패에 농락당한 게 오늘이 처음은 아닐 거잖아요.] 시큰둥하게 말하며 돈 몇장 집어들고

뇌화영; [이거 갖고 근처 술집 가서 계집 엉덩이나 두드리세요.] 툭! 지폐를 사내1 앞에 던지고

부들부들 떨며 뇌화영을 노려보는 사내1. 뇌화영은 그러거나 말거나 짜증나는 표정으로 돈을 정리한다. 돈다발은 돈다발대로 쌓고. 지폐는 지폐대로 모으고. 은자는 따로 쌓는다.

그걸 노려보는 사내1. 그러다가

사내1; [젠장!] 팟! 뇌화영이 던져준 돈을 낚아채며 돌아서고

사내1; [두고 보자! 다음번에는 반드시 피눈물 흘리게 해줄 테니까.] 삿대질하며 간다

뇌화영; [그러시던가?] 냉소하며 골패들을 모으고. 하지만

[오늘은 그만 해야겠군.] [판돈이 너무 차이가 나.] [돈 질 앞에 장사 없지.] 다른 세놈도 자리에서 일어난다. 자기들 돈 챙겨서

뇌화영; [뭐예요? 더 안 놀 거예요?] 그자들 부르지만

[도귀(賭鬼)가 붙은 상대는 피하는 게 상책이지.] [오늘 뇌소저가 바로 도귀가 씌워진 날이야.] [다음에 보자구.]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사내들. 구경꾼들도 흩어지고

뇌화영; [겁쟁이들...] 몸을 뒤로 젖히고

뇌화영; [이놈이나 저놈이나 간이 콩알 만해가지고...] 오만상

그런 뇌화영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벽세황이 동숙빈의 등에 올라탄 채 사정을 하며 벌벌 떨던 야한 장면이다.

뇌화영; (죽일...) 이를 바득. 주먹 불끈

뇌화영; (잘도 날 농락하고 아버지의 첩인 동가년하고도 흘레를 붙어?) (네놈이 그러고도 인간이야?)

뇌화영; (그런 짐승인줄 모르고 모든 걸 바친 내 자신이 미워질 뿐이다.)

뇌화영; (그때 이후로 혐오스런 그 장면과 난장치는 소리들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도박에 몰두하면 잊혀질까 해서 다시 도박장을 찾은 것인데...)

뇌화영; (미친 듯이 지르다 보니 천 냥쯤이던 밑천이 어느덧 오만 냥이 넘어버렸다.)

뇌화영; (평소라면 기분이 째질 상황이지만... 돈이고 뭐고 다 싫다.) (그 짐승들이 흘레붙던 장면만 잊을 수있다면 이따위 돈 쯤 아무에게나 줘버릴 수도 있는데...) 생각할 때

[자리 비었소?] 슥! 뇌화영 앞으로 누군가 다가서고

뇌화영; [무슨 용건이에요?] 짜증나는 표정으로 올려다보고

청풍; [도박장에 와서 도박하는 것 외에 또 무슨 용건이 있겠소?] 뇌화영 앞에 서서 웃고 있는 청풍. 화려한 옷을 입었고. 청풍의 뒤에는 커다란 상자 두 개를 양손에 나눠든 독각철개가 서있다. 독각철개도 깔금한 옷을 입고 있고

뇌화영; [나하고 놀아보자는 거예요?]

청풍; [근처에서 지켜봤는데...] 드륵! 의자를 뒤로 빼고

청풍; [소저의 기세가 너무 좋아서 다들 겁을 먹고 상대하길 꺼려하는 것같더이다.] 허락도 받지 않고 의자에 앉고

뇌화영; [당신은 겁 안난다는 건가요?] 흘낏! 독각철개를 보고

청풍; [돈 좀 잃어볼까 하고 들렀는데 겁날 게 뭐가 있소?] 손짓하고. 그러자

독각철개; [예 도련님!] 굽신거리며 다가와

텅! 텅! 두 개의 상자를 탁자에 올려놓고

덜컥! 상자 하나를 연다

쿵! 상자 안에 돈다발이 가득 들어있다.

[...!] 찡그리는 뇌화영

[헉! 저게 다 교자(交子;종이돈)야?] [대체 상자 하나에 얼마씩 든 거야?] 두 번째 상자도 열어 보이는 독각철개를 보며 주변 사람들 놀라고. 사람들 모여든다.

청풍; [신용도 으뜸인 대륙전장(大陸錢莊)에서 발행한 은표(銀票;지폐)로 상자마다 십만 냥씩 들어 있소.] 상자들을 턱으로 가리키고

[맙소사!] [도박 판돈을 이십만 냥이나 준비해왔다는 건가?] [이십만 냥이면 양주 성내의 거주민들을 일 년 동안 먹일 수도 있는 거금인데...] [게다가 대륙전장에서 발행한 은표라면 현금과 다름없는 교자잖아.] 모여든 사람들 흥분

청풍; [이십만 냥쯤이면 소저와 신나게 놀아볼 판돈으로 충분하지 않겠소?] 느긋하게

뇌화영; [당신... 누구야?] 노려보고

청풍; [그냥 부모 잘 만난 한량이라 생각하시오.] 웃고

그런 청풍을 노려보는 뇌화영.

꿈틀! 꿈틀! 그년의 손이 움직이고

청풍; (도발에 간단히 걸려드는군.) 웃고

뇌화영; [좋아!] 몸을 바로 하고

뇌화영; [오랜만에 불타오르게 만드는 인간을 만났네.] 촤락! 바닥에 널려있던 골패들을 정리해서 숫자와 글자들 안보이게 뒤집고

눈을 지긋이 뜬 채 보는 청풍

뇌화영; [패, 내가 나눠줄까? 아니면 당신이 나눌래?] 골패를 바닥에 죽 늘어놓으며 말하고. 물론 글과 숫자가 안 보이게

청풍; [공평을 기하기 위해 자기 패는 자기가 가져오는 걸로 합시다.] [소저부터 가져가시오.]

뇌화영; [좋아!] 냉소하며 골패들을 고르게 펴고

뇌화영; [판돈은 언제 걸래?] 골패들을 만지면서

청풍; [쪼잔하게 걸 것 없이 막판에 몰아서 걸도록 합시다.

뇌화영; [화끈한 성격은 마음에 드네.] + (잘 걸렸다 요놈!) 슥! 패를 하나 끌어오고

뇌화영; (난 다른 놈들과 이 골패로 수십차례 도박을 하면서 나만이 알아볼 수 있는 표시를 해뒀었다.) 딸칵! 집어온 패를 깐다. 적혀있는 글자와 숫자는 <龍 十>이다.

뇌화영; (여럿이 하면 다른 놈이 원하는 패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지만...) 청풍이 패를 하나 골라 가져가는 걸 걸 보며

뇌화영; (단 둘이 하면 내가 원하는 패만 모을 수가 있다 이거야.) 냉소하고

딸칵! 청풍이 뒤집는 골패는 <龍 一>이다.

뇌화영; (이렇게!) 다시 한 장의 패를 가져오고

딸칵! 뇌화영이 뒤집는 패에는 <龍 九>가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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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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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옥경; (겉으로 보기에는 사자천존의 아들인 것같은 저 청년이 벽세황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는 것처럼 보인다.) 거의 알몸인 채 벽진봉을 품에 안고 앉아서 청풍과 벽세황의 싸움을 보고. 벽진룡도 그런 뇌옥경의 옆에 앉아서 보고 있는데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언제든 엄마를 보호할 자세다.

<하지만 초공자는 사실 일부러 방어만 하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휘릭! 휙! 펑! 벽세황의 공격을 막으며 피하는 청풍을 배경으로 뇌옥경의 생각

뇌옥경; (어떻게 가능한지는 몰라도 벽세황이 사용한 무공을 금방 똑같이 흉내 내고 있다.) 펑! 다시 서로 진동을 일으켜 폭음을 일으키는 청풍과 벽세황을 보고.

뇌옥경; (겉모습과 목소리뿐만 아니라 무공까지 그대로 흉내를 낸다면 초공자가 벽세황으로 위장을 할 경우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생각할 때

벽세황; [크아!] 자황척을 돌리고 휘돌려서 청풍을 공격하는 벽세황. 그러자

청풍; [그만 하자!] 휘릭! 벽세황이 자황척을 돌리는 대로 몸이 빙글 돌아가며 말하고

청풍; [네가 구사하는 무공은 더 이상 봐줄 게 없다!] 쩍! 빙글 돌아가던 몸을 홱 돌려 발을 수평으로 내뻗고. 풍차처럼 도는 청풍의 발이 쭉 뻗어나가 벽세황의 얼굴을 후려쳐가고. 거리가 가까워 눈 부릅뜨며 피하지 못하는 벽세황

벽세황; [큭!] 꽝! 왼팔을 세워 청풍의 발길질을 겨우 막는 벽세황. 하지만

화악! 벽세황이 발차기를 막은 반동으로 청풍의 몸이 휙 돌면서

쾅! 수평으로 누운 청풍의 다른 발이 벽세황의 명치를 강하게 찍는다

벽세황; [컥!] 펑! 명치를 차여서 피를 토하며 뒤로 튕겨져 나가는 벽세황

콰득! 겨우 멈춰서는 벽세황

벽세황; [끄윽!] 쿨럭! 명치를 왼손으로 잡고 몸을 숙이며 피를 게워내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벽세황. 바로 앞에서 갈쿠리같이 변한 손의 손이 몸을 움켜쥐어 온다

벽세황; (안돼!) 팟! 다급히 몸을 뒤로 홱 젖혀 피하고

쩍! 갈쿠리같이 변한 청풍의 손이 벽세황의 가슴을 길게 그어 상처를 내며 미끄러지다가

서걱! 자황척을 든 벽세황의 손목을 긋고 지나간다

툭! 저절로 손이 벌어지며 자황척을 떨구고

벽세황; [큭!] 손목이 그어진 손을 쳐들며 비틀

스팟! 벽세황이 놓친 자황척을 재빨리 낚아채며 멈춰서는 청풍

벽세황; (자... 자황척을 빼앗겼다.) 휘릭! 공포에 질리며 비틀 뒤로 물러난다. 왼팔로는 청풍의 발에 채인 명치를 감싼 채 손목이 그어진 오른팔은 늘어트린 자세로.

벽진룡; [잘 했어요!] 환호. 옆에서 뇌옥경도 안도하고

청풍; [드디어 이게 내 손에 들어왔군.] 자황척을 살피며 멈춰서고

청풍; [자황척까지 자유자재로 쓰면 내가 가짜라고 의심할 인간은 없겠지?] 자황척을 살피며 웃고

벽세황; (놈을 이길 가능성은 거의 전무!) 겁에 질려 이를 악물고

벽세황; (따돌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달아나야한다.) 생각할 때

<공자! 이쪽으로 오시오!> 누군가의 전음이 들려 흠칫! 하는 벽세황

<노부에게 저 놈을 죽일 비책이 있소.> 바위에 힘없이 기대앉아 벽세황을 보고 있는 뇌정치의 모습 배경으로

벽세황; (뇌정치!) 곁눈질로 뇌정치를 보며 옆 걸음으로 뇌정치에게 다가간다. 청풍은 자황척을 보느라 주의하지 않고

뇌옥경; (저 말종들이 또 무슨 꿍꿍이를...) 벽세황이 옆 걸음으로 뇌정치에게 다가가는 걸 보고 이마 찡그리고.

벽세황; (뭔가 계획이 있는 모양이다.) + [말씀하시오 점장!] 뇌정치 옆으로 다가가 시선은 청풍을 향한 채 몸을 옆으로 숙여 뇌정치에게 귀를 기울이는데

뇌정치; [내 계획은...] 콱! 왼팔로 벽세황의 오른쪽 어깨를 잡아 끌어당긴다. 벽세황의 가슴 앞으로 팔을 뻗어 벽세황의 어깨를 잡는 모습이고. 벽세황은 흠칫! 하지만 경계하지 않는데

뇌정치; [바로 이거요!] 푹! 오른손으로 비수를 잡고 벽세황의 가슴을 쑤시는 뇌정치

[!] 덜컥! 가슴에 비수가 깊이 박혀 눈 치뜨는 벽세황

뇌옥경; [악!] 그걸 보고 비명. 벽진룡도 눈 치뜨며 보고

[!] 자황척에서 시선 떼며 돌아보다가 놀라는 청풍

벽세황; [크악!] 퍽! 손으로 뇌정치의 머리를 치며 그 반동으로 뒤로 비틀. 머리를 맞은 뇌정치는 옆으로 나뒹굴려 하고

푸훅! 비수가 가슴에서 뽑히면서 심장 부위에서 피를 뿜어내며 비틀하는 벽세황

퍼억! 옆으로 나뒹구는 뇌정치, 등에 구멍이 나서 기대 앉았던 바위가 피로 물들어 있다

청풍; (뇌정치! 저자가 왜 벽세황을...) 놀라면서 급히 두 놈에게 다가갈 때

벽세황; [뇌... 뇌정치... 네... 네놈이 나를...] 가슴 움켜잡고 비틀. 뇌정치를 노려보고, 움켜쥔 가슴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지고 있는데

뇌정치; [먼저... 저승에 가서 기다리시오 삼공자!] 옆으로 쓰러진 채 웃고

뇌정치; [나도 곧 벽세준을 데리고 뒤 따라 가리다!] 까득! 웃으며 이빨 속에 감춰진 무언가를 강하게 깨물고

청풍; (아차!) 팟! 눈 치뜨며 뇌정치를 덮쳐가고

뇌옥경; [악!] 깨닫고 비명 지르고. 벽진룡은 어리둥절해서 눈을 치뜨고

퍼억! 가슴에서 피를 뿜어내며 나뒹구는 벽세황

털썩! 뇌정치도 고개를 옆으로 쳐박는데.

끄르륵! 눈을 까뒤집고 입으로 거품을 무는 뇌정치.

청풍; (이빨 속에 숨겨두었던 독을 터트렸다!) 팟! 콱! 뇌정치의 옆에 한쪽 무릎을 꿇으며 왼손으로는 뇌정치의 목을, 오른손으로는 뇌정치의 거품 무는 입을 틀어막는다.

청풍; (독이 엄청난 속도로 퍼지고 있다.) 지지징! 눈 부릅뜨는 청풍의 오른손이 진동과 빛을 발하고

청풍; (조룡여의대법) + [크왓!] 촤악! 뇌정치의 입을 틀어막았던 손을 허공으로 확 끌어당긴다. 그런 청풍의 오른손 손아귀가 뇌정치의 입에서 시커먼 기운을 뽑아낸다. 입을 벌린 채 퍼덕이는 뇌정치

뇌옥경; [독을... 독을 뽑아내신 건가요?] 벽진봉을 안고 비틀거리며 일어나며 외치고. 벽진룡도 일어나고

청풍; [일단 독의 대부분은 뽑아냈습니다.] 말하며 뇌정치를 내려다보고. 지지지! 쳐든 청풍의 오른손으로는 검은 기운이 스며들어가고 있고.

끄으... 눈을 까뒤집고 신음하는 뇌정치. 입 부분의 살이 타들어가 있다

청풍; (비록 거의 다 제거하긴 했지만 이자가 입속에 숨겨두었던 독의 독성이 워낙 강렬해서 후유증이 남았다.) 푸시시! 입 주변의 살이 타면서 연기가 나는 뇌정치를 내려다보고

뇌옥경; [그자... 그 인간이 벽세황을 죽인 이유가 혹시...] 덜덜 떨며 다가온다. 거의 알몸인데 벽진봉을 끌어안고, 그 뒤에서 벽진룡이 찢어진 옷가지를 주워들고 뒤따라오고

청풍; [부군(夫君;남의 남편)의 행방을 아는 자는 벽세황과 이자뿐입니다.] 끄덕이고. 쳐들었던 오른손은 내리고

청풍; [즉, 뇌정치는 벽세황을 죽이고 자신도 죽으면 부군이 어디에 갇혀있는 알 수 있는 사람이 없게 된다는 계산으로 이런 짓을 한 것입니다.] 뇌정치의 상태를 살피면서

뇌옥경; [그... 그럼...] 사색이 되고

청풍; [뇌정치는 부인의 가족에게 복수하는 것이 삶의 목적이었던 인생이외다]

청풍; [만일 이자를 살리지 못하면... 부군도 변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뇌옥경; [안... 안돼요!] 비명 지르며 청풍의 뒤에 무릎을 꿇고. 벽진룡도 눈을 치뜨고

뇌옥경; [제발... 제발 그이를 구해주세요 공자님!] [어떤 보상이든 해드릴 테니 저의 남편을 찾아주세요.] 벽진봉을 품에 안은 채 엎드리며 애원하고

벽진룡; [부탁드립니다 은공! 아버지를 살려주세요.] 벽진룡도 엄마 옆에 무릎 꿇고 애원하고

청풍; [최선을 다할 테니 고정하십시오.] 한숨 쉬며 한손으로는 뇌정치의 눈을 까보고. 다른 손으로는 그자의 입을 벌려본다.

뇌옥경; [어떤 가요? 그자는 죽지 않은 건가요? 살릴 수 있는지요?] 초조해서 어쩔 줄 몰라하고

청풍; [강력한 독이 퍼지면서 입안이 다 타들어갔는데...] 뇌정치의 벌려진 입을 살피고. 그자의 입에서는 연기가 나고 입 안이 다 헐었다.

청풍; [숨은 붙어있지만 독의 일부가 뇌에까지 침투했었는지 정신을 잃은 상태입니다.]

뇌옥경; [그럼... 그럼 어떻게 되는 건가요?] 상체를 들었다가

청풍; [죽지는 않겠지만 백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 부군이 어디에 갇혀있고 어떤 상태인지도 알아낼 수가 없을 테고...]

뇌옥경; [흐윽!] 털썩! 주저앉고

벽진룡; [어머니!] 급히 뇌옥경의 팔을 잡아 부축하고

벽진룡; [마음을 굳게 가지세요.] [은공께서 반드시 아버지를 구해오실 거예요.] 뇌옥경의 팔을 잡아 바닥에 앉게 하며 위로하고

벽진룡; [그렇지요 은공? 아버지를 저희 가족에게 모셔와 줄 수 있으시지요?] 청풍에게

청풍; (대견한 놈이로군.) + [약속하마!] 벽진룡을 돌아보고

청풍; [네 아버지를 반드시 찾아서 신장궁으로 모셔오겠다.]

벽진룡; [은공만 믿겠어요.] 미소

벽진룡; [아버지를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시면 결초보은(結草報恩) 할 것을 천지신명 앞에 맹세드리겠어요.] 청풍에게 절하는 벽진룡

청풍; (효심 깊은 저 녀석을 봐서라도 벽세준이 어디에 갇혀있는지 알아내야겠지.)

<그러기 위해서는 이자를 반드시 살려야만 하고...> 눈을 까뒤집고 누워 신음하고 있는 뇌정치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371>

위태무의 비밀 거점. 낮. 급히 수리는 했지만 건물 상층부 몇 개 층과 구역이 파괴된 흔적은 남아있다. 무사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건물을 보며 오간다

[가주는 주모의 남편이기 전에 우리 혈교의 교주예요.] 넓은 대청을 배경으로 누군가 고함치는 소리가 들리고

풍모; [그토록 존귀한 분의 행방을 모른다는 게 말이 돼요?] 대청에 서서 불같이 화를 내고 있는 풍모. 풍모 옆에는 운귀가 서있고. 두 사람 앞쪽 상단에는 용설약이 짜증나는 표정으로 앉아있다. 대청에 다른 사람은 없고

용설약; [풍모! 왜 제게 화를 내고 그러세요?] 새침

용설약; [두 발 달린 인간이 오가는 걸 내가 어떻게 일일이 통제를 하느냐구요.]

풍모; [두 발 달린 인간이라니!] 분노. 운귀도 찡그리고

용설약; (아차!) 찡그리고

풍모; [그게 하늘같은 남편에게 할 언사인가요?] 노려보고

용설약; [인정할게요. 내가 가주에게 좋은 감정을 품고 있지 않은 건 사실이에요.] 새침. 한숨

용설약; [건곤일척의 사업을 하니 마니 하며 십년 넘게 날 독수공방 시킨 인간을 어떻게 살갑게 대할 수 있겠어요?]

용설약; [우리 부부는 이미 사실상의 남남이란 말이에요.] [십여 년 만에 만난 탓에 어색하고...] [그래서 그 인간이 들고 나도 자세히 물어볼 생각도 들지 않았어요.]

용설약; [이런 지경인데 가주가 어디 간 줄 모른다고 날 탓할 수 있어요?]

풍모; [아무리 사이가 나쁘다 해도...] + 운귀; [그만하게 풍모.] 옆에서 말리고

풍모; [오라버니...] 불만스럽지만 입을 다물고

운귀; [오늘 이 늙은이들이 찾아온 것은 가주에게 긴히 여쭐 일이 있어서였소이다.] 용설약에게

운귀; [하지만 마침 가주께서 출타중이시라니 나중에 다시 찾아 뵙고 보고 올리도록 하지요.]

용설약; [그이에게 직보(直報)할만한 중요한 일이라도 생긴 건가요?] 눈 반짝이고

운귀; [중요하다기보다는 가주께서 직접 들으셔야할 사안이외다.] 의미심장한 눈으로 보고

용설약; [그렇군요.] 새침

운귀; [그럼 늙은이들은 이만 물러가겠소이다.] [가주께서 돌아오시는 대로 천리수경을 써서 기별을 주시기 바라외다.] 포권하고

용설약; [그렇게 하지요.] [멀리 안 나가겠어요.] 고개 숙이고

운귀; [가세.] 먼저 돌아서고. + 풍모; [예...] 용설약을 흘겨보며 돌아서고

입구로 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 그걸 노려보는 용설약

용설약; (위태무에게 직접 보고할 일이다?) 이를 바득

용설약; (위태무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알지만... 늙은이들이 위태무를 만날 일을 천지가 개벽해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 인간은 이미 심장이 뽑혀 저 세상에 가있으니...) 냉소하고

용설약; (위문천, 그 꼽추 놈이 진천이의 출생에 대해 까발렸어도 열등감 때문에 꾸며낸 것이라 몰아붙이면 되고...)

용설약; (결국 내 아들 진천이가 다음 대 혈교 교주가 되는 데 방해될 일은 절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사악하게 웃는 용설약 크로즈 업

 

#372>

건물에서 나오는 풍모와 운귀. 무사들이 눈치 보며 인사하고. 물론 풍모와 운귀는 본 척도 않고

풍모; [어땠어요?] 문을 등지고 나서며 운귀에게 묻고

풍모; [주모의 어조와 말에서 진가(眞假)를 가려내실 수 있었나요?]

운귀; [주모는 워낙 속이 깊고 대담한 성격이라 거의 동요를 드러내지 않았다.]

운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가 가주를 언급할 때마다 심장의 박동에 변화가 감지되었었다.]

풍모; [그렇다는 건...] 흠칫.

운귀; [가주에게 무슨 일인가 일어났으며 가모는 그에 대해 알고 있다는 뜻이다.]

풍모; [가증스러운 것!] [그런 데도 아닌 척 시치미를 뚝 떼고 있어?] 이를 바득

운귀; [일단 우리는 문천이의 치료와 보호에 전념하고... 가주의 행방의 찾는 일은 다른 천법사들에게 맡기도록 하자.]

풍모; [그래야겠지요.]

풍모; [하지만 만에 하나 가주에게까지 독수를 쓴 정황이 발견된다면...] 곁눈질로 자신들이 나온 건물을 흘겨보고

풍모; [혈왕의 핏줄이고 뭐고 절단을 내버리고 말겠어요.] 강렬한 살기를 뿜어내는 풍모.

 

#373>

<-양주> 저녁 무렵.

<-신장궁 양주지점> 정문 모습. 사람들 많이 드나들고. 무사들이 경비도 서고 있고

후원. 동숙빈의 거처. 주변에 인적은 없고

욕실. 욕조에서 목욕하는 동숙빈

동숙빈;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잖아.] 찰박! 찰박! 욕조에 앉아 몸을 씻으며 한숨

동숙빈; [이렇게 닦고 씻으면 뭐해? 만지고 즐길 사내도 없는데...]

동숙빈; [늙은 남편이야 내 몸에 손대지 않은 게 벌써 몇 년 전부터고...] [잘 생긴 연하의 정랑(情郞)은 가뭄에 콩 나듯 들르니 만날 기약이 없고...]

동숙빈; [나도 이제 젊은 나이가 아닌데...]

동숙빈; [더 늙어 추해지기 전에 이 뜨거운 몸뚱이를 누가 좀 여한이 남지 않도록 식혀주었으면 좋으련만...] 한숨 쉴 때

[그래서 내가 왔소!] 벌컥! 욕실의 문을 열고 누가 들어선다. 깜짝 놀라는 동숙빈

동숙빈; [꺅!] 비명 지르며 돌아보고

벽세황; [살려달라고 애원할 때까지 사랑해줄 테니 각오하시구려.] 히죽거리며 들어서는 벽세황. 물론 진짜 벽세황이 아니라 벽세황으로 위장한 청풍이다. 벽세황 모습일 대는 벽세황으로 표기. 열린 욕실 문 밖에서는 동숙빈의 몸종 춘앵이 놀라고 흥분된 표정으로 보고 있다.

 

#374>

신장궁 양주지점의 입구. 경비 서던 무사들 흠칫!

거리에서 신장궁 양주지점의 입구로 달려오는 뇌화영

[아가씨!] [어서 오십시오.] 무사들이 인사하지만

뇌화영; [나 바뻐! 아는 척 하지마!] 다람쥐처럼 안으로 달려 들어간다. 앞쪽에서 사람들 급히 피하고

[하여간 코는 개코야!] [그러게나 날일세. 누가 기별하러 간 것도 아닌데 용케 벽공자가 다시 들른 걸 알아차리고...] 무사들 안쪽으로 달려가는 뇌화영의 뒷모습 보며 히죽거리고

[아가씨가 도박 외에 유일하게 빠져 있는 대상이 벽공자잖아.] [벽공자 때문에 우리 지점 후원이 며칠은 또 후끈 달아오르겠어.] [아가씨가 감창(甘唱;여자가 교접할 때 내는 소리) 요란 한 건 파다하게 소문이 나있긴 하지.] 히죽 거리는 무사들

 

#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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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

절벽 위. 사람의 윤곽이 서있다. 유령익을 두른 청풍이다.

청풍; (드디어 주연과 조연이 모두 모였군.) 눈만 보이는 모습으로 서서 계곡 아래를 내려다보고. 뇌정치와 신도풍이 바닥에 내려서고 있다. 복면인들이 뇌옥경을 겁탈하던 것을 보다가 두 사람들 돌아보는 벽세황. 복면인들도 돌아보고 있고

<처리해야할 쓰레기들이 알아서 한 자리에 모여주니 번거로움이 덜어지겠구나.> 위 장면을 크로즈 업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벽세황과 뇌정치를 사로잡아 추궁하면 벽세준의 행방을 알아낼 수 있겠지.) + [!] 생각하다가 움찔! 눈을 치뜨고

<어떤 자가 날 주시하고 있다.> 눈 부릅뜬 청풍의 뒤로 여자의 눈이 떠오른다. 눈가에 주름이 진 늙은 여자의 눈. 물론 용운영의 눈이고

청풍; (감히...) 팟! 모자가 벗겨질 정도로 빠르게 홱 돌아보지만

뒤에 아무도 없다. 다만

팔락! 나비 한 마리가 날아가고 있다. 상당히 큰 나비

청풍; (아무도 없는데...) 돌아보며 찡그리고., 모자가 벗겨져 몸의 윤곽 위에 머리가 얹혀진 모습이 되고. 그러다가

나비를 발견하고 올려다보는 청풍.

청풍; (저 나비...) 나비를 노려보고

<혹시 혈관음 용운영과 관련이 있는 나비 아닐까?> 나비를 올려다보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리고

 

#369>

낮임에도 여전히 어둡고 깊고 음친한 계곡의 밑바닥. 빛이 번져나오는 샘을 들여다 보고 있는 마귀 할멈 같은 분위기의 용운영

거울같은 샘물 표면에 비치는 모습. 올려다보는 청풍의 얼굴이다. 몸은 윤곽선만 보이고

용운영; [눈치까지 빠른 놈이로구먼.] 샘물을 들여다 보며 웃고

용운영; [하지만 네놈은 어딜 가든 내 시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용운영; [답몽환혼주(踏夢還魂珠)...] [하룻밤 새에 날려버린 내 청춘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 샘물 속의 청풍을 노려보며 이를 갈고

용운영; [그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네놈의 방해로 날려버렸다.] 마귀할멈의 것같은 주름진 손을 꽉 움켜쥐고

용운영; [그 대가를 반드시 치루게 해주고 말 것이다.] 살벌한 눈빛

 

#370>

다시 계곡 안쪽.

벽세황; [뇌점장! 신형! 어서 오시오.] 뇌정치와 신도풍을 돌아보고.

[!] 사내들에게 유린당하다가 눈 치뜨는 뇌옥경

다가오는 뇌정치와 신도풍의 모습이 사내들 사이로 보이고

뇌정치가 뒷덜미를 잡고 있는 벽진룡과 신도풍이 옆구리에 끼고 있는 벽진봉의 모습 크로즈 업

뇌옥경; [진... 진룡아! 진봉아!] 절망하고

뇌정치; [뇌옥경, 저년의 입을 열 수단을 준비해왔소이다.] 스윽! 뒷덜미를 잡고 있는 벽진룡을 쳐들어 보이고

벽세황; [과연 점장은 난 분이시오. 용케 그놈을 손에 넣으시고...] 반색하며 포권하고. 이어

벽세황; [그 계집을 놔줘라.] 복면인들에게 말하고

[예 삼공자님!] [아쉽구만.] 입맛 다시며 어쩔 수 없이 뇌옥경에게서 떨어지는 복면인들. 두 명만 남아서 뇌옥경의 양쪽 팔을 잡아 일으키고

뇌옥경; [진... 진룡아! 어디 다치지는 않았느냐? 진봉이는 왜 저렇고?] 거의 알몸이 된 채 양팔이 잡혀 일어나며 벽진룡에게 다급하게 묻고

벽진룡; [소자는 괜잖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니.] 야무진 표정으로

벽진룡; [진봉이는 너무 심하게 우니까 저자가 혈도를 찍었을 뿐이에요.]

뇌옥경; [이... 이 악귀들아! 어린 아이들이 무슨 죄라고 괴롭히는 것이냐?] 벽세황등에게 악을 쓰고

벽세황; [어미를 잘 못 둔 죄지 무슨 죄겠소?] 히죽

뇌옥경; [죽일...] 분노에 치를 떨고

벽세황; [질질 끌 거 없고...] [아들놈과 딸년의 목숨은 형수에게 달렸으니 알아서 하시오.] 이어 신도풍을 돌아보며

벽세황; [신형! 내가 셋을 샐 동안 저 년이 입을 열지 않을 경우 그 계집을 바위에 내리쳐 죽이시오.] 신도풍에게

뇌옥경; [안... 안돼!] 비명

신도풍; [그리하겠소이다!] 히죽 웃으며 기절한 벽진봉을 한손으로 높이 쳐들어 근처의 바위에 겨누고

벽세황; [하나!]

뇌옥경; [이 마귀들아! 어떻게... 어떻게 그런 짓을...]

벽진룡도 눈 부릅

벽세황; [딸년을 살리려면 십자금천건의 사용법을 실토하면 되는 거요.] [둘!] 말하며 숫자를 세고

뇌옥경; [그... 그건...] 갈등. 사색

벽세황; [딸년을 살릴 마음이 없는 모양이로군!] + [셋!] 눈 번뜩이며 말하고

신도풍은 벽진봉을 바위에 패대기치려 하고

뇌옥경; [그만...] 비명 지를 때

콰득! 갑자기 누군가의 강철같은 손이 나타나 벽진봉을 치켜든 신도풍의 손목을 강하게 움켜잡아 으스러트리고. 물론 그 손의 주인은 청풍인데 유령익을 두르고 있어 모습은 윤곽선으로 보이고. 유령익에서 팔만 빠져나와 신도풍의 손목을 움켜잡았다. 눈은 허공에 뜬 형태로 드러나 있고

신도풍; [크아아악!] 우두둑! 손목이 으스러지며 비명 지르는 신도풍. 저절로 벽진봉을 놓치고

슥! 떨어지는 벽진봉을 다른 손으로 받아 안는 청풍.

[헉!] [저... 저자 언제 저기에...] [안돼!] 복면인들 기겁. 벽세황과 뇌정치도 놀라 눈 치뜨고

[!] 눈 치뜨는 뇌옥경. 직후

화악! 한 팔로는 벽진봉을 안은 채 다른 손으로 움켜쥔 신도풍의 몸뚱이를 바람개비처럼 돌리는 청풍.

퍼억! 그대로 신도풍의 머리통을 바위에 내리쳐서 깨트려 죽이는 청풍.

뇌정치; [헉!] 놀라 비틀

털썩! 머리가 깨져서 청풍의 발치에 나뒹구는 신도풍의 시체

벽세황; [네... 네놈은 장청풍...!] 팟! 경악하며 급히 자황척을 꺼내고.

뇌옥경; (장청풍?) 놀랄 때

스윽! 벽진봉을 유령익에 넣어 감추며 모습이 사라지는 청풍

뇌정치; (사라졌다!) 눈 부릅 뜰 때

벽세황; [조... 조심하시오 점장! 그놈이 뒤집어쓴 건 유령대제의 유령익이오!] 외칠 때

[!] 덜컥! 충격 받고 눈 부릅뜨는 뇌정치

푹! 그자의 등을 뚫고 들어가 깊이 박히는 청풍의 강철같은 손가락들

뇌정치; [끄아아아악!] 고개 젖히며 비명 지르고.

뇌옥경; [아!] 놀라고 안도하고. 양팔은 여전히 복면인들에게 잡힌 채

벽세황; [점장!] 비명

청풍; [죽을 짓을 했으니 죽어도 유감은 없을 것이다.] 팟! 푸학! 뇌정치의 등에서 다섯 손가락을 뽑는 청풍. 상처에서 피가 확 뿜어지고

뇌정치; [끄윽!] 눈이 돌아가며 앞으로 비틀

툭! 그 바람에 목덜미를 쥐고 있던 벽진룡을 떨구는 뇌정치

휘릭! 바닥에 떨어지며 재빨리 한 바퀴 구르는 벽진룡

벽진룡; [고마워요 은공!] 휘릭! 구른 몸을 바로 세우며 한쪽 무릎 꿇은 자세로 외치고

청풍; [고맙긴...] 앞으로 쓰러지려는 뇌정치의 뒤에 서서 웃는 청풍. 이제 쓰고 있던 모자가 뒤로 넘어가 얼굴도 드러나 있다. 한쪽 팔로는 기절한 벽진봉을 안고 있고

벽세황; [그... 그 계집을 죽여라!] 뒷걸음질 치며 뇌옥경을 잡고 있는 자들에게 악을 쓰고

[잘 가라!] [죽어라!] 쩍! 부악! 뇌옥경에게 칼질을 하는 복면인들. 하지만 그 직후

[크악!] [컥!] [하악!] 꽈광! 벼락이 내리쳐지고. 그 벼락에 맞는 복면인들. 뇌옥경의 양팔을 잡고 있던 복면인들도 벼락에 맞는데 그자들의 몸을 통해 흘러든 벼락에 뇌옥경도 야한 자세가 되며 퍼덕인다

[헉!] [난데없이 벼락이...] 다른 복면인들 기겁

지지지! 청풍이 뇌정치 뒤에서 손을 쳐들고 있는데 벼락이 그 손에서 허공으로 치솟고 있고. 그런 청풍의 앞에서 뇌정치가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쓰러지고 있다. 등에서는 피가 분수처럼 치솟고 있고

벽세황; [혈... 혈전창!] 이를 갈며 공포에 질려 주춤거리고

퍼억! 털썩! 나뒹굴며 죽는 뇌옥경을 베려던 복면인들과 뇌옥경의 팔을 잡고 있던 복면인들. 뇌옥경도 휘청이며 쓰러지려 하고

[저 놈...] [저 자가 벼락을 일으켰다!] 뒤늦게 청풍이 벼락을 일으킨 걸 알아차리고 경악과 공포에 질리는 복면인들. 벽세황도 겁에 질려 뒷걸음질치고

털썩! 뇌옥경도 감전되어 복면인들 사이에 쓰러지고.

벽진룡; [어머니!] 한쪽 무릎 꿇은 채 그런 뇌옥경을 돌아보며 외치고.

뇌옥경; [괜... 괜잖다! 걱정 말거라.!] 억지로 일어나려 하며 말하고. 그때

청풍; [주인을 잘못 만난 죄이니 날 원망하지 마라!] 쩌적! 벽진봉을 안지 않은 쪽 손으로 강력한 벼락의 채찍을 일으켜 옆으로 길게 휘두르고.

벽세황; [조... 조심해라!] 다급히 자황척을 앞으로 세워 뭔가를 막는 자세로 외치지만

빠직! 자황척으로 스며드는 벼락. 동시에

빠지지직! 지직! 채찍처럼 옆으로 스치는 벼락들이 복면인들이 들고 있는 무기로 스며든다

[크아아악!] [꺽!] 지지직! 빠지직! 무기를 통해 스며든 벼락에 감전되어 비명 지르는 복면인들.

벽세황; [큭...] 자황척이 벼락에 휩싸이긴 하지만 큰 충격을 받지는 않고 휘청하지만

퍼억! 털썩! 새카맣게 탄 복면인들의 몸뚱이가 나뒹군다

벽진룡; [잘했어요!] 주먹 불끈. 한쪽 무릎 꿇은 채

[아!] 감전되어 쓰러졌던 뇌옥경도 상체를 조금 든 채 놀라 눈 치뜨고

청풍; [그럭저럭 정리가 되었군.] 스윽! 휘둘렀던 손을 내리며 주변 둘러보고. 한쪽 팔로는 여전히 벽진봉을 안은 채로

[!] 깜짝 놀라며 정신을 차리는 벽세황

청풍; [훼방꾼들도 사라졌으니 이제 우리 사이의 볼일을 마무리 짓도록 하자.] 벽진봉을 안은 채 뇌옥경에게 가며 시선은 벽세황에게 향하고

벽세황; [으으...] 뒷걸음질

청풍; [겁이 나면 도망쳐도 된다.] 벽진봉을 안고 겨우 일어나 앉으려는 뇌옥경에게 다가가며 벽세황에게 말하고

뇌옥경; [아... 아가!] 울며 두 손을 내밀고

청풍;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오늘 이곳에서 네가 한 짓을 신장궁의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되겠지.] 벽진봉을 뇌옥경에게 내밀며 벽세황에게 말하고

[!] 눈 부릅뜨는 벽세황

뇌옥경; [흐윽!] 벽진봉을 와락 끌어안고

뇌옥경; [미안해! 놀라게 해서 엄마가 미안해!] 벽진봉을 끌어안고 울고

청풍; [신장궁으로부터 버림을 받으면 천마련 내에서의 너의 입지도 일거에 와해될 게 자명하지 않겠느냐?] 모녀를 등지고 벽세황에게 돌아서며

청풍; [아무런 이용가치도 없는 너를 천마련의 인간들이 우대해줄 이유가 없을 테니까 말이다.]

벽세황; [으으으...] 얼굴이 이지러지는 벽세황. 반박을 못하고

청풍; [이제 네게 남겨진 단 한가지의 선택은... 나를 죽이는 것뿐이다.] 양손을 벌려 보이며 벽세황에게 다가가고

[!] 무언가 깨닫는 벽세황

청풍; [나를 죽이고 네놈이 원래대로 세웠던 계획을 완성시켜야만 신장궁을 차지하고 천마련에서의 입지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이다.]

벽세황; [네놈이었군.] 이를 부득 갈고

벽세황; [지난 며칠간 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온 게 바로 네놈이었어.] 자황척을 앞으로 내민 채 이를 갈고

청풍; [그나마 눈치는 살아있군.] 웃고

벽세황; [무슨 꿍꿍이냐? 왜 날 집요하게 관찰해온 것이냐?]

청풍; [이걸 보면 궁금증이 풀릴 것이다.] 얼굴을 좀 움직이고. 그러자

우둑! 우둑! 청풍의 얼굴이 좀 움직이고.

벽세황; [역... 역용술?] 경악할 때

스슥! 청풍의 얼굴이 좀 변하다가

쿵! 벽세황의 얼굴이 된다. 이하 벽세황(청풍)로 표기

벽세황; [그... 그 얼굴...] 경악 비틀

뇌옥경; [!] 놀라 손으로 입을 가리고

벽진룡도 눈 치뜨고

벽세황(청풍); [자신의 얼굴을 직접 보는 기분이 어떠냐?] 손으로 턱을 만지며 웃고

벽세황; [이... 이제 보니 네놈...] [나... 나로 위장하여 천마련에 잠입할 작정이로구나.] 분노와 경악.

벽세황(청풍); [이... 이제 보니 네놈...] [나... 나로 위장하여 천마련에 잠입할 작정이로구나.] 벽세황이 한 말을 그대로 따라하고

뇌옥경; (얼굴 뿐 아니라 목소리까지 거의 흡사해.) 놀라고

벽세황; [네놈... 대체... 대체 나와 무슨 원한이 있기에 이런 짓을 하는 것이냐?] 이를 갈며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벽세황(청풍); [너는 얼마 전 절대 지으면 안되는 죄를 지었고... 이제 그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스윽! 얼굴을 만지고.

[!] 눈 부릅 벽세황. 자신이 진상파를 해코지 했던 장면 떠올리고

벽세황; [네놈... 검후 진상파와 무슨 관계인 거냐?]

벽세황(청풍); [그날 내가 그분에게 사제라고 자칭한 건 못 들은 거냐?] 우두둑! 청풍이 얼굴을 만지자 다시 변하는 얼굴

벽세황; [사자천존의 제자인 검후 진상파에게 사제가 있다는 건 금시초문...]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청풍; [이제야 감이 오는 모양이로군.] 다시 청풍의 얼굴로 돌아오며 웃고

뇌옥경; (맙소사! 사자천존의 제자인 검후 진상파에게 사제가 된다는 건...) 역시 알아차리고 놀라고

청풍; [세상에는 장청풍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내 진짜 성은 초(楚)씨다!] 웃고

벽세황; [네놈... 네놈이 실종되었다고 알려진 사자천존의 외아들 초무궁...] 공포. 식은땀. 비틀

뇌옥경; (역... 역시...!) 흥분. 놀라고

청풍; [내 정체까지 알았으니 이제 네게는 선택의 여지가 정말 없게 되었다.] 슥! 양손 벌려 보이고

청풍; [날 죽이지 못하면 네가 오늘 여기서 죽어야만 한다.] [그러니 있는 재주 없는 재주 다 동원해 봐야할 것이다.]

벽세황; [그럴 작정이다 개잡종아!] 쩡! 악을 쓰며 내미는 벽세황의 자황척에서 강한 흡인력이 확 일어나 청풍을 끌어당긴다.

청풍; (자황척이 몸속의 철분을 끌어당긴다.) 콰드득! 그 힘에 끌려가며 눈 치뜨고

뇌옥경; [조... 조심하세요 공자!] 비명

벽진룡도 눈 치뜨며 보고

벽세황; [늦었다! 진멸천강인!] 꽝! 자황척으로 청풍을 끌어들이며 왼손으로 강한 진동을 일으킨다. 천둥치는 소리가 그자의 손바닥에서 일어나고. 하지만

꽝! 끌려가며 앞으로 내미는 청풍의 손에서도 천둥치는 소리와 진동이 일어나고

펑! 서로의 진동이 충돌하며 엄청난 폭음과 먼지가 확 일어난다.

콰드득! 콰득! 서로 반대 방향으로 밀려나가는 청풍과 벽세황. 청풍이 더 많이 밀린다. 심지어

펑! 청풍의 가슴 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나며 유령익 안쪽의 옷이 터진다. 이어

청풍; [컥!] 비틀하며 피를 토한다.

벽세황; [네놈도 천강진멸인을...] 비틀하며 몸을 세운다. 피는 토하지 않고

청풍; (과연 천강마존의 오대절기답군.) 비틀거리던 몸을 세우며 소매로 피를 닦고

청풍; (지난번에 한번 당해봤음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재현해내지는 못했다.) 몸을 세울 때

벽세황; [크아!] 꽝! 다시 손에서 진동을 일으키며 앞으로 쇄도하고

청풍; [잘 생각했다!] 꽝! 마주 손으로 진동 일으켜 막아내고

펑! 두 사람 사이에서 폭발이 일어나는데 이번에는 서로 밀려나지 않는다. 그래도 청풍은 비틀하고

청풍; [네놈이 달아날 수 있는 가능성은 전무하니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봐라.] 비틀거리던 몸을 세우는데

벽세황; [돌아라!] 쩍! 자황척을 돌리면서 옆으로 긋고

[!] 휘릭! 비틀거리던 청풍의 몸이 옆으로 갑자기 홱 돌고

퍼억! 바닥에 쳐박히는 청풍

뇌옥경; [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 벽진룡도 눈 치뜨고

청풍; (자황척의 자력(磁力)이 내 몸을 옭아매어 조종한다.) 팟! 쳐박혔다가 튀어 일어나고

벽세황; [크아!] 쩍! 자황척으로 검고 긴 칼날을 만들어내며 쪼개온다. 주변에서 철분을 모아 칼날처럼 부리는 것

팟! 꽝! 튀어 올라 피하는 청풍. 청풍이 있던 곳을 강타하여 깊고 길게 구덩이를 파는 벽세황

휘릭! 내려서는 청풍.

바웅! 그런 청풍을 향해 다시 손으로 진동을 일으켜 공격하는 벽세황.

꽝! 청풍도 마주 진동을 일으켜 막는데

이번에도 서로 비틀하기만 하며 물러서진 않는 청풍과 벽세황

뇌옥경; (이번에는 대등했다.) + 벽진룡; [그렇지!] 주먹 불끈

벽세황; [크아!] 다시 자황척을 돌리며 휘두르고

휘릭! 자황척이 돌아가는 대로 몸이 팽 도는 청풍. 하지만

펑! 머리가 바닥 쪽으로 돌아갈 때 손바닥으로 바닥을 치는 청풍.

휘릭! 그 반동으로 몽을 돌려 세우는 청풍.

이하 두 사람의 치열한 공방. 주로 벽세황이 공격하고 청풍이 피하거나 막는다. 청풍은 지금 벽세황의 무공을 카피하는 중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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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

깊은 산중. 화산 근처다

휘익! 날아가는 여자. 뇌옥경. 몸을 망토로 둘러 가리고 있고

<살아있는 남편을 보고 싶다면 아무도 모르게 호로곡(胡虜谷)으로 오셔야할 거요. 신장궁 궁주의 상징인 십자금천건을 가지고...> 날아가면서 누군가의 말을 떠올리는 굳은 표정의 뇌옥경. 이어

쥐고 있던 손바닥을 펴보는 뇌옥경. 손바닥에 반지가 하나 들어있다. 바로 벽세황이 신행태보에게 편지와 함께 주었던 그 반지다. 손에는 검은색의 장갑을 끼고 있는데 손목 위까지 가려지는 그 장갑은 작은 비늘을 엮어 만든 것같이다.

뇌옥경; (내가 그이의 서른 번째 생일 선물로 주었던 반지...)

뇌옥경; (반지가 가짜가 아니니 편지를 보낸 자의 위협을 무시할 수가 없다.)

뇌옥경; (드디어 상공을 납치한 자들이 내게 접촉해온 것이다.) 이를 악물며 날아가고.

앞쪽에 깎아지른 절벽이 마주 보고 있는 계곡 입구가 있다.

뇌옥경; (놈들의 목적이 우리 신장궁의 모든 것을 차지할 수 있는 십자금천건일까?) 휘익! 계곡 입구로 날아가고

뇌옥경; (그렇게 간단한 동기가 아닐 것이다. 상공을 납치한 후 일 년 가까이 어떤 요구도 해오지 않은 걸 보면...) 고개 조금 젓고

뇌옥경; (내 예상대로라면 그 인간이 개입되어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벽세황을 떠올리며 계곡의 좁은 입구를 통과하고.

뇌옥경; (신장궁 궁주 자리를 노릴 인간은 그자뿐이니...) 분노하며 좁은 입구의 끝에 이르고. 그러다가

[!] 눈 치뜨는 뇌옥경. 좁은 통로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으로

 

#367>

좁은 입구를 통과하자 갑자기 넓어지는 계곡. 사방이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여있는데 중앙에 낡은 사당이 한 채 서있다. 그 사당 앞에 얼굴을 복면으로 가린 자가 덩치 큰 사내가 한명 서있고

뇌옥경; (저 자...) 휘익! 눈 번뜩이며 사당 쪽으로 날아가고

뇌옥경; (체형으로 봐서는 벽세황이 아닌데...) 휘릭! 사당 앞쪽 20미터쯤에 멈춰서고

복면인1; [과연 부인은 여장부며 열녀요. 남편을 구하기 위해 단기필마로 험지를 찾아오신 걸 보면...] 포권하고

뇌옥경; [개소리는 집어치우고...] 슥! 망토 속에서 오른손을 꺼낸다

뇌옥경; [십자금천건을 가져왔다.] [이걸 원한다면 상공을 내 앞으로 데려와라.] 쳐드는 뇌옥경의 손에 십자금천건이 들려있고

복면인1; [벽력당 출신답게 성격도 화끈하시군.]

복면인1; [원하는 대로 해드리지.] 딱! 뒤를 향해 손가락을 퉁기고. 그러자

삐꺽! 사당의 문이 열리면서 세 명의 복면인이 나온다. 한 놈이 앞장 서서 문을 열고 나오고

두 놈이 뒤따라 나오는데 그자들의 손에 한 명의 인물이 끌려나온다. 바로 철수무정 벽세준이다. 벽세준 캐릭터는 <마면기정 자료집 제22페이지>의 <공야준> 캐릭터. 입에 재갈이 물려있다. 초체한 행색이고 옷도 낡고 지저분 한다. 오랫동안 고문을 당해온 모습이고. 사실 이자는 진짜 벽세준이 아니고 벽세황이 벽세준의 가면을 뒤집어쓴 모습이다. 하지만 벽세준 모습을 하고 있을 때는 벽세준으로 표기

벽세준의 모습 크로즈 업

뇌옥경; [상공!] 눈 치뜨며 외치고

벽세준; [으으으!] 신음하며 억지로 고개를 들고. 눈을 게슴츠레 뜨면서

뇌옥경; [네놈들... 그이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이냐?] 분노

복면인1; [안심하시오 부인. 지난 일 년 간 좀 험하게 대접을 했지만 목숨에는 지장이 없으니...] 벽세준을 돌아보며

뇌옥경; [목적이... 목적이 뭐냐? 우리 신장궁과 무슨 원한이 있어서 그이를 괴롭힌 것이냐?] 이를 갈며 노려보고

복면인1; [간단히 그간의 상황을 설명하자면...] 콱! 옆으로 끌려온 벽세준의 머리채를 움켜잡고

복면인1; [십자금천건을 손에 넣는다 해도 사용법을 모르면 무용지물!] [그래서 사용법을 추궁했으나...] 슥! 움켜쥔 벽세준의 머리채를 뒤로 채서 떨구고 있던 얼굴을 들게 만든다. 재갈이 물린 벽세준은 눈을 게슴츠레 뜨고 있고

복면인1; [부인의 낭군은 워낙 강골에 고집이 쇠심줄이라 입을 열지 않았소.] [어쩔 수 없이 부인을 모셔서 원하는 대답을 들으려 한 것이오.]

뇌옥경; [죽일 놈!] [그이를 능멸하지 마라.] 분노하며 이를 갈고

복면인1; [실례했소이다.] 팟! 벽세준의 머리채를 놓고. 머리채가 놓여진 벽세준은 고개를 다시 떨구지만 아주 깊이 떨구진 않고

복면인1; [오랜만에 낭군의 얼굴을 자세히 보길 원하실 것같아 고개를 들게 한 것이니 노여워하지 마시구려.] 웃고

뇌옥경; [상공! 신첩을 알아보시겠어요?] 슥! 말하면서 오른쪽으로 걸어간다. 그러자

벽세준; [으으으...] 신음하며 자신의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뇌옥경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즉. 벽세준의 입장에서는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것. 순간

뇌옥경; (목을 왼쪽으로 움직였다!) 눈 부릅뜨고

뇌옥경; (가짜!) (함정이다!) 팟! 날아오르고

[!] [!] 벽세준과 복면인들 눈 부릅뜨고

뇌옥경; [간교한 말종들! 잘도 날 속이려 들었구나!] 팟! 허공에서 몸을 돌리며 입구쪽으로 날아간다. 이를 갈며. 순간

벽세준; [젠장! 들통 났다!] 입에서 재갈을 끌어내리며 벌떡 일어나는 벽세준. 이자는 벽세준의 가면을 쓴 벽세황임을 주의

[서라!] [잡아라!] 팟! 휘익! 일어나는 벽세준 주변에서 네명의 복면인들이 몸을 날리고

뇌옥경; (혹시나 했는데... 그이로 위장한 자를 내세워 십자금천건의 사용법을 알아내려 했다.) 쐐액! 입구를 향해 날아가며 이를 갈고. 그때

[못 간다!] [서라 계집!] [네년은 이미 독안에 든 쥐 신세다!] 휘익! 휙! 입구쪽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복면인들. 장풍을 날리려 하거나 암기를 날리려는 자도 있고 대부분은 무기도 휘두른다. 좁고 높은 절벽 사이의 통로에서도 복면인들이 몇 명 무기를 휘두르며 달려 나와 뇌옥경을 막는다. 하지만

뇌옥경; [죽기 싫으면 비켜라!] 촤락! 그때까지 몸에 두르고 있던 망토를 거칠게 뜯어 벗으며 외친다. 날아가면서. 그러자

망토가 뜯기며 드러나는 갑옷. 용의 비늘같은 것으로 만든 갑옷을 옷 위에 걸치고 있다. 상체는 완전히 가리고 하체는 무릎까지 가리는 갑옷인데 번쩍거린다. 그러자

벽세준; [조심해라! 신장궁의 보물인 천손갑(天孫鉀)을 걸치고 있다.] 복면인들 뒤에서 날아오며 외치고. 하지만

피핑! 펑! 이미 암기를 날리거나 장풍을 날리는 복면인들. 그러자

꽝! 따다다당! 장갑을 낀 양손으로 얼굴 앞을 가리며 쇄도하는 뇌옥경의 몸에 작렬하는 장풍과 암기들. 헌데 그 직후

쩡! 텅! 갑옷을 이루는 비늘들이 장풍과 암기에 닿자 하나씩 용수철처럼 튕겨지며 일어나고

쾅! 따당! 뇌옥경의 몸통을 때린 장풍과 암기들이 날아든 것과 똑같은 방향으로 튕겨진다

펑! 퍼퍽! [크악!] [컥!] 되날아든 장풍에 맞고 암기가 몸에 박혀 비명을 지르는 복면인들

[헉!] [저게 무슨...] [공격을 그대로 돌려보내는 갑옷이다!] 벽세준 앞쪽에서 날아가던 네명의 복면인들 경악하고. 그 직후

[크아!] [못 간다!] 쩍! 부악! 암기와 장풍을 날린 자들은 나뒹구는 배경으로 무기를 휘둘러 뇌옥경을 막으려는 복면인들. 하지만

텅! 캉! 그자들이 휘두른 무기들도 뇌옥경이 걸친 갑옷에 닿은 순간 강한 탄력에 그대로 튕겨져서

[헉!] [위험!] [큭!] 무기가 자신들에게 튕겨지자 기겁하는 복면인들. 자기 무기에 베이고 상처 입는 자들도 있고. 그 직후

뇌옥경; [날 막는 놈은 죽는다!] 쩍! 화악! 비틀거리는 자들을 향해 돌진하면서 장갑 낀 양손으로 밀고 휘젓는 뇌옥경. 그리고

지지징! 장갑의 비늘들이 일어나며 진동하더니

콰차차창! 퍼퍽! 뇌옥경이 낀 그 장갑에 닿은 무기들은 유리처럼 깨지고. 사람들의 몸뚱이는 물방울처럼 터진다.

[헉!] [무슨 장갑이...] [강철제 무기를 유리처럼 깨트리다니...] 공포에 질려 다급히 비켜서는 복면인들

벽세준; [신기창에서 천손갑뿐만 아니라 쇄옥강장(碎玉鋼掌)까지 꺼내 무장했구나.] 촤악! 복면인들을 추월하면서 소매 속에서 밧줄을 하나 꺼낸다. 길이는 1.5미터쯤인 밧줄인데 양쪽 끝에 쇠구슬이 하나씩 달려있다. 포획용의 밧줄이다.

뇌옥경; (빠져나갈 자신이 없었으면 혼자 찾아오지도 않았다!) 쐐액! 입구쪽으로 쇄도하고. 복면인들은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치고

뇌옥경; (우리 신장궁의 최고 보물들인 신기십보(神器十寶)에 드는 천손갑은 어떤 공격이든 되돌려 보낸다.)

뇌옥경; (그리고 쇄옥강장은 아무리 단단한 것이라도 옥을 부수듯 깨트리는 힘을 지녔고...) 양손에 끼고 있는 장갑을 배경으로

뇌옥경; (수비와 공격에 최적화된 천손갑과 쇄옥강장으로 무장한 날 막을 수 있는 건 없다.) 복면인들이 피하는 사이로 계곡 입구로 뛰어들려고 하고. 하지만 직후

피피핑! 뒤에서 세차게 날아드는 쇠구슬 달린 밧줄. 바로 벽세준이 던진 것.

네 명의 복면인들을 추월하여 날아오면서 밧줄 던진 자세인 벽세준

콰다닥! 휘릭! 그대로 뇌옥경의 하체를 휘감는 밧줄

뇌옥경; [악!] 콰당탕! 하체가 밧줄에 묶여 나뒹구는 뇌옥경

[잡아라!] [움직이지 못하게 해!] [갑옷 때문에 타격은 통하지 않는다.] 확! 팟! 비켜섰던 복면인들이 무기를 버리고 맨손으로 뇌옥경을 덮쳐오고. 뇌옥경을 찍어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하려고. 하지만

뇌옥경; [크아!] 콰직! 한 팔로 바닥을 짚고 다른 손을 휘두르는 뇌옥경.

콰직! 우둑! 장갑을 낀 뇌옥경의 손길에 닿는 복면인들이 몸뚱이는 물풍선처럼 터진다

[크악!] [컥!] [헉!] [히익!] 몸이 터지거나 팔이 터져서 피를 뿌리며 비명 지르는 자들.

[헉!] [이런...] [조심해라!] 팟! 휘익! 무사한 자들은 공포에 질려 급히 물러서고

팟! 이어 바닥을 짚었던 손으로 밧줄을 움켜쥐어 끊어버리는 뇌옥경. 장갑을 낀 손아귀에서 밧줄은 젤리처럼 터져버리고. 퍼퍽! 후두둑! 그런 뇌옥경의 주위로 으스러진 시체들이 난무하고. 이어

휘릭! 밧줄이 다리에서 풀리자 용수철처럼 튀어 일어나는 뇌옥경. 직후

벽세준; [여기까지!] 휘릭! 계곡 입구로 날아내려 뇌옥경의 퇴로를 막는 벽세준.

뇌옥경; [네놈 누구냐?] 휙! 이를 바득 갈면서 이미 끊어버렸지만 일부를 들고 있던 밧줄을 강하게 앞으로 던지고

벽세준; [이크!] 핑! 날아든 밧줄을 고개 젖혀서 피하고

뇌옥경; [누군데 감히 그이로 위장을 한 것이냐?] 그런 벽세준을 노려보고.

벽세준; [내가 누군지는 이걸 보면 아실 거요.] 스윽! 왼쪽 소매에 넣은 오른손을 꺼내는 벽세준

쿵! 벽세준이 다시 꺼낸 오른손에는 자황척이 들려있다. 순간

뇌옥경; [자... 자황척!] 경악하고

뇌옥경; [그럼 네놈이 바로...] 놀라고 분노하며 뒤로 물러설 때

벽세준; [수인사는 혼이 좀 난 후에 합시다!] 쩍! 확 다가서며 자황척으로 뇌옥경을 찌르고

뇌옥경; [안돼!] 콱! 가슴으로 날아드는 자황척을 양손으로 움켜잡지만

징! 뇌옥경이 낀 장갑에 조여지면서도 진동하기만 할 뿐 훼손되지 않는 자황척

<저 계집이 끼고 있는 기괴한 장갑도 자황척은 훼손하지 못했다!> 복면인들 안도할 때

쾅! 그대로 밀고 들어가 자황척 끝으로 뇌옥경의 가슴을 찍는 벽세준.

지지징! 자황척에 찍힌 뇌옥경의 가슴 부분 갑옷이 진동을 일으키지만

꽝! [악!] 강렬한 진동과 함께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는 뇌옥경. 자황척을 잡고 있던 양손도 충격으로 풀리고

벽세준; [큭!] 지지징! 자황척으로 진동이 전해져서 비틀하며 물러서고

퍼억! 등부터 바닥에 쳐박히는 뇌옥경

벽세준; [제압하라.] 비틀거리며 외치고

[이년!] [잘도 우리 형제들을 학살했으렸다.] [갑옷과 장갑을 벗겨!] 화악! 팟! 나뒹군 뇌옥경에게 덮치는 복면인들

뇌옥경; [안... 안돼!] 일어나며 손을 저으려 하지만

[어림없다!] [팔부터 눌러!] [갑옷을 벗겨라!] 콱! 콱! 사방에서 뇌옥경의 팔 다리를 찍어 누르는 복면인들. 이어

[아악!] 콰직! 지직! 바둥거리는 뇌옥경의 팔 다리를 찍어 누른 채 장갑을 벗기고 천손갑도 벗기는 복면인들. 천손갑은 어깨 부분에 묶는 끈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옷도 마구 찍히고

벽세준; (천손갑의 방호력은 역시 대단하군.) + 퉤! 입으로 피를 뱉으며 뇌옥경이 제압당한 쪽으로 다가서는 벽세준.

벽세준; (자황척으로도 천손갑에서 일어난 반탄력을 완전히 흡수하지 못해 내상을 입었다.) 다가가고

[끝났습니다 삼공자님!] [뇌가년을 제압했습니다!] 벽세준이 다가서자 돌아보는 복면인들. 대부분의 복면인들은 빙 둘러 서있고

그자들 가운데에 뇌옥경이 누워있는데 사방에서 뇌옥경의 팔 다리를 네 명의 복면인들이 찍어 누르고 있다. 뇌옥경은 옷이 마구 찢겨지면서 젖가슴과 아랫도리도 야하게 드러난 모습이고. 복면인들 중 한놈은 찢어낸 뇌옥경의 옷가지에게 십자금천건을 찾아내 집어 들고 있다.

벽세준; [자황척이 괜히 신장궁의 보물들 중 으뜸이 아니다.] 다가서며 왼손으로 얼굴 하단을 잡고

벽세준; [금속으로 만들어진 건 그게 무엇이든 자황척에 지배를 당하게 되고...] [그건 천손갑이나 쇄옥강장도 예외가 아니지.] 찌직! 말하며 가면을 턱부터 얼굴에서 뜯어낸다

벽세황; [이걸 쓰고 있느라 답답했다.] 쿵! 가면을 뜯어내자 드러나는 얼굴. 벽세황이다. 이하 벽세황으로 표기하고

뇌옥경; [벽세황! 이 천벌을 받을 인간아!] 복면인들에게 팔 다리가 눌린 채 이를 갈고

뇌옥경; [역시 네놈이 그이를 시해한 범인이었구나.] 이를 갈고

벽세황; [전부터 짐작을 하고 있었을 테니 내가 범인이라 해도 새삼스러울 게 없지 않소 형수?] 벽세준의 가면을 들어 보이며 웃고

벽세황; [헌데 형수는 어떻게 내가 형이 아니라는 걸 단번에 알아차린 거요?] 휙! 벗은 가면을 뇌옥경에게 던지고

뇌옥경; [그이는 네놈과 달라서 어렸을 때부터 대장장이 일과 세공(細工) 일에 전념해왔다.] 툭! 말하는 뇌옥경의 가슴에 떨어지는 가면

뇌옥경; [그 후유증으로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지 못한다.] 이를 갈며 노려보고

벽세황; [늘 망치질하거나 물건 만드는데 쓰는 오른손 쪽만 보다 보니 고개가 완전히 굳어버렸겠군.] 슥! 자황척을 다시 왼쪽 소매에 넣고

벽세황; [그렇게 간단히 진가(眞假)를 구분할 수 있는 비밀이 있었을 줄은 몰랐구만.]

뇌옥경; [그이를... 그이를 어찌 했느냐?] 치를 떨며 노려보고

벽세황; [아직 살아있기는 한데...] [직접 데리고 올 수 있는 상황은 못 되어서 내가 형으로 위장했던 거요.] 말하며 십자금천건을 들고 있는 복면인1을 보고

뇌옥경; [그... 그런...] 사색이 되고

복면인1; [십자금천건, 여기 있습니다.] 두 손으로 십자금천건을 벽세황에게 내밀고

벽세황; [수고했다.] 한 손으로 십자금천건을 받고

벽세황; [드디어 신장궁 궁주의 상징인 십자금천건이 내 손에 들어왔군.] 받아든 십자금천건을 살피며 감개무량한 표정을 짓고

벽세황; [문제는 이걸 손에 넣어도 사용법을 모르면 말짱 황이라는 건데...] 십자금천건을 쳐들며 뇌옥경을 보고

뇌옥경; [꿈 깨라 악귀야!] 악을 쓰고

뇌옥경; [그이가 일 년 가까이 네놈에게 고문을 당하면서도 발설하지 않은 비밀을 아내인 내가 실토할 것 같으냐?] 이를 갈고

뇌옥경; [패륜무도한 네놈에게 알려주느니 십자금천건의 비밀은 저승으로 가져가고 말겠다!] [죽일 테면 죽여라!] 악을 쓰고

벽세황; [결의가 대단한 건 알겠는데... 너무 자신하진 마시오 형수.] 음산하게 웃고

벽세황; [난 계집의 입을 열게 할 수 있는 수단을 최소한 백가지 이상은 알고 있으니 말이오.] [벗겨라!] 복면인들에게 명령. 그러자

[예 삼공자님!] [기쁜 마음으로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찍! 찌직! 복면인들 눈 희번덕이며 뇌옥경의 옷을 마구 찢고 벗긴다.

삽시에 거의 알몸이 되는 뇌옥경. 하지만 수치심에 치를 떨면서도 비명을 지르거나 하지 않는 뇌옥경

벽세황; (치욕스러운 꼴을 당하면서도 비명 한 번 안지르고...) (굴복시키는 게 간단치는 않겠는데...) 옷이 찢어지고 벗겨지면서도 이를 악문 채 노려보는 뇌옥경을 보며 찡그리고

뇌옥경; [강간하려면 강간하고 찢어죽이려면 찢어 죽여 봐라!] 악을 쓰고

뇌옥경; [무슨 짓을 해도 네놈의 뜻을 이루진 못할 것이다.]

벽세황; [과연 그럴지 두고 봅시다.] 히죽 웃으며 뇌옥경의 알몸을 내려다보고.

벽세황; [동료들을 잃은 분풀이 기회를 주겠다.] [저 계집을 너희들 마음껏 짓밟아도 좋다.] 복면인들에게 말하고.

[감사합니다 삼공자님!] [배려해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복면인들 눈을 희번득이며 포권하고. 이어

[죽일 년! 잘도 우리 형제들을 죽였겠다?] [내년의 몸뚱이로 대가를 치루게 해주마!] 복면인들이 일제히 뇌옥경에게 덮치고

[아흑!] [아악!] 복면인들에게 주물리키고 희롱당하며 비명 지르는 뇌옥경

벽세황; [아무리 일 년 가까이 사내 맛에 굶주렸어도 수십 명을 혼자 상대하긴 힘들 거요.] [정 못 견디겠으면 말씀하시구려.] 사내들에게 유린당하는 뇌옥경을 보고 웃고. 바로 그때

[소용없소 삼공자!] 휘익! 누가 말하며 근처로 내려서고. 흠칫! 돌아보고

뇌정치; [그 계집 성미는 내가 아는데 강간 좀 당하는 걸로 입을 열 계집이 아니오.] 휘릭! 바닥에 내려서는 뇌정치. 한손으로는 벽진룡의 뒷덜미를 잡고 있다. 벽진룡은 눈을 치뜨고 있고. 그자 뒤로는 신도풍이 따라 내리는데 옆구리에 기절한 벽진봉을 끼고 있다

 

#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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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

<-신장궁(神匠宮)> 낮. 먹장구름. 음침한 날씨. 연기를 뿜어내는 화산을 등지고 공장 분위기의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연기를 뿜어내는 굴뚝들도 많고.

신장궁의 후면. 건물들과 좀 떨어져서 검은 색의 반질반질한 절벽이 있다. 인적이 없는 그 절벽 아래쪽에 철문이 하나 있다. 아주 견고해 보이는 철문인데 중앙에 입을 벌린 귀신 형상이 조각되어 있다. 귀신의 코에 소뚜레같은 손잡이도 달려있고. 그 철문 앞에는 아이언맨처럼 온몸을 철갑으로 무장한 두 명의 거한이 서있다. 화승총으로 무장하고 있다. 망토를 둘렀고. 철문 위쪽 벽에는 <神器廠>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흠칫! 하는 무사들

건물들 사이로 나타나는 한명의 여인과 두 명의 아이. 여인은 화룡부인 뇌옥경이다. 뇌옥경 캐릭터는 <마면기정 자료집 제22페이지>의 <화룡부인 당옥경> 캐릭터를 성만 뇌씨로 바꿔 사용. 뇌옥경의 얼굴은 신장궁 양주지점장 뇌정치의 첩인 동숙빈과 아주 흡사하다. 단, 동숙빈의 눈꼬리가 쳐진 것에 비해 뇌옥경은 눈꼬리가 올라가 쌀쌀 맞은 인상이다.

뇌옥경의 한쪽 팔에는 5살쯤 된 계집아이가 인형을 품에 안은 채 안겨있고 옆에는 8살쯤 된 사내 아이가 보자기를 품에 안은 채 따라온다. 사내아이는 뇌옥경의 아들 벽진룡, 안고 있는 계집 아이는 딸인 벽진봉이다.

[주모님!] [주모님을 뵙습니다.] 인사하는 무사들

뇌옥경; [수고가 많군요.] 다가오며 도도하게 인사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세준의 처 화룡부인(火龍夫人) 뇌옥경(雷玉鏡)>

뇌옥경; [신기창(神器廠)에 긴한 볼일이 있으니 두 분 호법께서는 잠시 자리를 피해주셨으면 해요.]

[존명!]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하는 무사들

서둘러 건물 쪽으로 가는 무사들

철문 앞에 서서 무사들이 가는 것을 보는 뇌옥경.

이윽고 무사들이 사라지자

뇌옥경; [잠깐 오빠와 함께 있거라.] 딸을 바닥에 내려주고

벽진봉; [응 엄마...] 폴짝! 뛰어내리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세준의 딸 벽진봉(碧珍鳳) 5세>

벽진룡; [오빠 손 잡아.] 손을 내밀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세준의 아들 벽진룡(壁珍龍) 8세>

벽진봉; [알았져 오빠.] 인형을 한 팔로 안고 다른 손으로 오빠의 손을 잡는 벽진봉.

그 사이에 소매 속에 손을 넣으며 철문 앞으로 다가가는 뇌옥경

다시 꺼내는 뇌옥경의 손에는 특이한 열쇠가 들려있다. 단면이 십자 형태의 금속인데 길이는 한 뼘 가량. 단면이 십자 형태라 네 개의 돌출 면이 있는데 그곳에 수많은 크고 작은 흠이 새겨져 있다.

열쇠를 들고 살피며 철문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는 뇌옥경.

철문 중앙에 새겨진 귀신 얼굴 크로즈 업. 벌린 귀신의 입에는 십자형의 흠이 있다. 열쇠를 끼우는 구멍이다.

슥! 열쇠를 귀신 조각의 입 부분에 나있는 구멍에 끼우는 뇌옥경.

찰칵! 열쇠가 깊이 들어가자 뭔가 철문 안쪽에서 움직이고. 이어

끼릭! 끼릭! 열쇠를 이리 저리 돌리는 뇌옥경.

슥! 다시 열쇠를 뽑는 뇌옥경. 그러자

그그긍! 철문이 안쪽으로 열리는데 철문의 두께가 거의 1미터가 된다.

철문이 열리며 드러나는 내부는 검은색의 반질반질한 바위를 매끈하게 광택을 낸 복도다. 천장에 빛을 내는 구슬들이 박혀있어서 어둡지 않고. 탁자와 의자등도 구비되어 있어서 일종의 거실 분위기를 낸다. 입구 맞은 편에 또 다른 철문이 있다.

뇌옥경; [들어가자.] 안으로 들어가며 딸과 아들을 돌아보고

[예 어머니!] + [응 엄마!] 대답하며 뇌옥경을 따라 들어가는 벽진룡과 벽진봉

아이들이 들어오게 옆으로 물러서서 밖을 보는 뇌옥경, 절벽 근처에는 아무도 없고.

그긍! 문을 닫는 뇌옥경.

철컹! 완전히 닫히는 철문. 헌데

 

#362>

절벽 앞쪽 공터 너머의 건물 중 하나 크로즈 업. 창문이 조금 열린 틈으로 나팔 같은 것이 밖으로 나와있다. 그리고

슥! 열린 창틈으로 나타나 절벽 쪽을 보는 사내의 얼굴. 나팔 같은 것 위쪽에서. 바로 뇌정치.

뇌정치; (철두철미한 계집...) 절벽을 노려보고.

뇌정치; (자신이 자리를 비울 동안 아이들이 반대파에 해코지를 당할까봐 신기창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생각하면서

뇌정치; [뇌옥경의 목소리는 잘 들었는가?] 옆으로 물러서며 자기 뒤를 돌아보고

신도풍; [거리가 좀 있었지만...] 창문이 있는 벽에 바짝 다가 앉아있는 사내. 바로 신도풍. 나팔 같은 것을 들어 창 밖으로 내밀고 있고. 그 나팔에 연결된 관을 한쪽 귀에 이어폰처럼 꽂고 있다.

신도풍; [저희 무위각(無違閣)의 보물인 이 청음신라(聽音神喇) 덕분에 바로 옆에서 말하는 것처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나팔 같은 것을 들어 보이며 말하고. 다른 손으로는 귀에서 관을 빼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면사랑(無面邪朗) 신도풍(申道風)>

뇌정치; [그럼 들은 대로 말해보게.]

신도풍; [험험!] 손으로 목을 만지며 목을 가다듬은 후

신도풍; [수고가 많군요.] 뇌옥경이 했던 말을 그대로 따라하고

신도풍; [신기창(神器廠)에 긴한 볼일이 있으니 두 분 호법께서는 잠시 자리를 피해주셨으면 해요.] 표정도 뇌옥경인 듯이 꾸미면서.

끄덕이는 뇌정치

신도풍; [어떻습니까 지점장님.] 돌아보고

신도풍; [뇌옥경의 목소리와 비슷하게 들렸습니까?]

뇌정치; [한 번 더 말해보게.] 말하며 눈을 감고

신도풍; [그러지요.] 험험! 다시 목소리를 가다듬고

신도풍; [수고가 많군요.] [신기창에 긴한 볼일이 있으니 두 분 호법께서는 잠시 자리를 피해주셨으면 해요.] 표정도 뇌옥경인 듯이 꾸미면서 다시 말하고. 뇌정치의 눈치를 살피며. 그러자

뇌정치; [눈을 감고 들으니 더 감쪽같군.] 눈을 뜨며 말하고

뇌정치; [역시 무위각의 후계자다운 솜씨요.] [뇌가년과 십년 가까이 한 이불 덮고 산 벽세준이라 해도 얼굴을 보지 않으면 구분하지 못할 걸세.] 열려진 창틈을 통해 절벽 쪽을 보며

신도풍; [과찬이 말씀이십니다.]

신도풍; [헌데 후배가 화룡부인의 음성을 흉내내야하는 이유가 뭔지 알 수 있겠습니까?] 눈치를 살피며 묻고

뇌정치; [곧 알게 될 테니 잠시만 더 기다...] 말하다가 급히 옆으로 몸을 숨기고

[!] 신도풍도 흠칫! 하며 옆으로 숨고.

숨어서 절벽 쪽을 보는 두 놈

 

#363>

철컹! 닫혔던 철문이 다시 열리고.

이어 반쯤 열린 문으로 철문 안쪽의 상황이 드러난다. 뇌옥경이 다시 모습 드러내 밖을 살피는데 몸에 망토를 두르고 있다. 옷 속에도 무언가를 껴입은 분위기이고. 그런 뇌옥경의 뒤로 벽진봉과 벽진룡이 서있다. 벽진봉은 엄마의 몸에 둘러 쳐진 망토 자락을 잡고

뇌옥경; [그럼 엄마 다녀오마.] 열린 문 안쪽에서 아들 딸을 돌아보고

뇌옥경; [엄마가 돌아올 때까지 절대 이 문을 열면 안된다.] 밖으로 나오려 하지만

꼬옥! 벽진봉의 고사리 같은 손이 망토를 잡고 안 놔준다. 벽진봉은 한손으로는 인형을 품에 안고 있고. 울먹이고

뇌옥경; [진봉아.] 한숨 쉬며 돌아보고

벽진봉; [엄... 엄마! 안 가면 안돼요?] 울먹이고

뇌옥경; [엄마도 우리 진봉이를 두고 다녀오기 싫단다.] 몸을 숙여서 벽진봉을 끌어안고

뇌옥경; [하지만 아빠를 구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어.] [진봉이도 아빠 보고 싶지?] 벽진봉의 뺨을 쓰다듬고

벽진봉; [응! 진봉이도 아빠 보고 싶어.] 끄덕

뇌옥경; [그럼 엄마가 다녀올 때까지 오빠랑 있어야만 해. 알았지?]

벽진봉; [알았져.] 슥! 뇌옥경의 망토 잡고 있던 고사리 손을 풀고

벽진봉; [진봉이 울지 않고 기다릴 테니까 아빠 데리고 와야만 해!] 억지로 웃는 표정

뇌옥경; [착하기도 하지.] 벽진봉의 머리 쓰다듬고. 억지로 눈물 참는 표정. 이어

뇌옥경; [동생 잘 보살펴야만 한다 진룡아.] 일어나며 벽진룡을 돌아보고

벽진룡; [걱정 마세요 어머니.] [진룡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진봉이를 지킬 거예요.] 다부진 표정으로 말하고

뇌옥경; [그래. 엄마는 진룡이만 믿는다.] 벽진룡의 어깨 다독이고

뇌옥경; [명심해라. 엄마가 올 때까지 이문의 잠금장치는 절대 풀면 안된다.] 문 안쪽에 수편으로 달려있는 30센티 길이의 레버를 가리키며 말하고.

벽진룡; [명심할게요.] 끄덕

뇌옥경; [아빠를 모시고 오마. 조금만 기다리거라.] 밖으로 나오며 문 안쪽을 향해 말하고

벽진룡; [다녀오세요 어머니.] 두 손 모으며 인사 + 벽진봉; [빨리 와 엄마.] 손을 흔들고

뇌옥경; [오냐!] 그긍! 철문의 귀신 머리 장식에 달린 손잡이를 당기고

닫히는 문틈을 통해 벽진룡과 벽진봉 남매의 모습이 보이고

뇌옥경; (아직 어린 것들에게 미안하지만 이렇게 해야만 그나마 안심이 된다.) 철컹! 닫히는 문을 배경으로 생각.

뇌옥경; (근래 들어 신장궁 내에 벽세황쪽으로 전향하는 자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술 깨물며 돌아서는 뇌옥경. 이어

뇌옥경;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혼란스러워진 상황이라 진룡이와 진봉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인간이 없다.) 팟! 몸을 날리고

뇌옥경; (저 아이들이 인질로 잡히기라도 하면 신장궁을 꼼짝없이 벽세황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고...) 파팟! 팟! 절벽의 돌출된 부분들을 연달아 밟으며 위로 날아오르고

뇌옥경;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선 안된다.) 휘릭! 절벽 위에 올라서고

뇌옥경; (무슨 짓을 해서든 신장궁을 보전했다가 내 아들 진룡이에게 물려줘야만 한다.) 휘익! 몸을 날려 신장궁 뒤쪽의 산을 향해 날아간다

곧 멀어지는 뇌옥경. 그리고

 

#364>

뇌옥경이 사라져서 다시 조용해진 절벽 앞쪽

숨어있던 건물에서 문을 열고 나오는 뇌정치와 신도풍.

신도풍; [이제야 지점장께서 왜 뇌옥경의 목소리를 흉내 내라고 하셨는지 알겠습니다.] 앞서가는 뇌정치를 따라가면서

뇌정치; [이 철문을 열기 위해 뇌옥경의 목소리가 필요했군요.] 뇌정치와 함께 철문 앞에 멈춰서며 살피면서 말하고

뇌정치; [여긴 신기창이라는 곳인데 신장궁에서 만든 병장기들 중 말 그대로 신기(神器)라 불릴만한 것들만 보관되고 있네.] 철문을 보며

신도풍; [신장궁의 보물창고로군요.]

뇌정치; [신기창에 수장되어 있는 병장기들은 어떤 절세고수라 해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위력적이네.] 진지하게

신도풍; [당연히 신기창에는 그에 걸맞는 강력한 금제가 설치되어 있겠습니다.]

뇌정치; [신기창이 자리한 이 석벽의 재질은 강옥(鋼玉)일세.] 반질반질한 벽을 손으로 만지고

신도풍; [이 절벽 전체가 비취(翡翠)나 마노(瑪瑙)를 뜻하는 그 강옥인 것입니까?] 놀라고

뇌정치; [질이 좋지 못해서 보석으로의 가치는 없네.] 고개 젓고

뇌정치; [하지만 강철보다도 단단하기 때문에 파고 들어가서 신병이기들을 훔치는 건 불가능에 가깝지.] 벽을 만지며

신도풍; [결국 신기창의 신병이기들을 손에 넣으려면 이 철문을 열고 들어가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철문을 만지고

뇌정치; [신장궁의 기술력이 집약되어 있는 이 철문을 힘으로 깨트리는 건 불가능하고...] [오직 두 가지 방법만으로 열 수가 있다네.]

신도풍; [첫번째 방법은 뇌옥경이 쓴 열쇠겠습니다.] 뇌옥경이 십자형의 열쇠로 철문을 열던 장면 떠올리면서 말하고

뇌정치; [십자금천건(十字禁天鍵)이라는 것으로 신장궁 궁주의 상징이기도 한 물건이네.]

신도풍; [그럼 아까 뇌옥경을 덮쳐서 빼앗지 그러셨습니까?]

뇌정치; [그렇게 하지 않은 건 십자금천건을 손에 넣는다 해도 이 문을 열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일세.]

신도풍; [사용방법을 알아야 열수 있군요.] 눈 번뜩

뇌정치; [무위각의 후계자답게 눈치가 빠르군.] 웃고

신도풍; [아무래도 하는 일이 일이다 보니...] 멋쩍고.

뇌정치; [십자금천건의 사용법에 어떤 제한이 있을 것 같은가?]

신도풍; [열십자의 단면을 지닌 십자금천건을 정확한 위치에 꽂는 것부터가 문제겠습니다.] 귀신 머리 형태 장식의 벌린 입을 들여다보며 말하고. 귀신 입 속에는 십자 형상의 열쇠 구멍이 있다.

뇌정치; [만일 잘못 끼우기라도 하면 그 즉시 이 철문은 영구히 잠겨버리네.] [그럼 십자금천건으로도 열 수 없게 되는 것이지.]

신도풍;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인 방범 수단이군요.] 구멍 살피며

뇌정치; [게다가 십자금천건을 정확히 끼우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네.]

신도풍; [정해진 순서와 회수에 따라 열쇠를 좌우로 돌려야하겠습니다.]

뇌정치; [대대로 십자금천건의 사용법을 아는 사람은 당주와 당주의 본처(本妻)뿐이네.] 끄덕이고

뇌정치; [전대 당주 부부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며 장남인 철수무정 벽세준도 유고인 상태...]

뇌정치; [그래서 현재 신장궁에서 십자금천건의 사용법을 아는 사람은 오직 한명, 뇌옥경뿐이네.]

신도풍; [결국 뇌옥경이 아니면 신기창 안에 보관되어 있는 무시무시한 무기들은 그림의 떡인 셈이로군요.] 끄덕

뇌정치; [십자금천건을 써서 신기창을 드나들 수 없으면 신장궁의 궁주 노릇은 할 수 없네.] 끄덕

신도풍; [벽공자께서 신장궁을 장악하려면 어떻게든 십자금천건을 손에 넣어야겠습니다.]

뇌정치; [사실 십자금천건 없이도 이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이 한 가지 더 있네.]

신도풍; [혹시 안에서...] 놀라고

뇌정치; [들어가긴 어려워도 나오기는 허탈할 정도로 쉬운 게 신기창이라네.] 끄덕

뇌정치; [철문 안쪽에 설치 된 철봉을 내리누르면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이 철문도 간단히 열리는 걸세.] 철문 안쪽에 레버가 있었던 것 떠올리고

신도풍; [드디어 후배의 재주가 빛을 발할 때가 되었군요.] 험험! 목청을 가다듬고. 이어

신도풍; [진룡아 엄마다!] 귀신의 입 부분에 대고 말하고

 

#365>

[!] [!] 철문 안쪽. 탁자를 사이에 두고 의자에 앉아 있다가 흠칫! 하는 벽진룡과 벽진봉...탁자 위에는 과자와 과일이 펼쳐져 있다. 벽진봉은 과자를 먹던 중이다. 인형을 품에 안고 있고. 입구 건너편 벽에 또 철문이 있는 것 주의. 그 철문 중앙에도 귀신의 형상이 새겨져 있다.

<진룡아! 진봉아 들리니! 엄마야!> 이어지는 음성. 그러자

벽진봉; [엄마!] 펄쩍! 먹던 과자 내려놓고 앉아있던 의자 위에서 뛰어내리고

벽진봉; [엄마! 엄마!] 철문으로 달려가고, 그 뒤에서 벽진룡도 급히 의자에서 내려오고

벽진봉; [엄마가 돌아왔어!] 철문 앞에 멈춰서며 머리 위의 레버를 잡아당기려는데

벽진룡; [기다려봐!] 급히 벽진봉의 손을 잡고

벽진봉; [왜 그래 오빠? 엄마가 왔잖아.] 돌아보며 울상

벽진룡; [엄마! 왜 벌써 돌아오셨어요?] 문에 대고 묻고. 벽진봉의 손은 놔주면서. 그러자

<잊어버린 물건이 있다. 어서 문을 열거라.> 들리는 음성

벽진룡; (엄마의 목소리 같긴 한데...) + [열쇠가 있으시잖아요.]

벽진룡; [왜 직접 문을 열지 않으세요?] 의심

<시간이 없어서 그런단다. 어서 문을 열거라.> 이어지는 음성

벽진룡; (뭔가 이상해!) 의심하는데

벽진봉; [난 엄마 볼 거야!] 콱! 폴짝 뛰어 머리 위의 레버를 잡는다

벽진룡; [안돼!] 다급히 막으려 하지만

끼릭! 레버가 매달린 벽진봉의 몸 무게에 의해 아래로 확 내려오고.

철컹! 그에 따라 문이 안쪽으로 열린다

벽진룡; (안돼!) 콱! 다급히 철문을 다시 밖으로 밀려 하지만

그그긍! 안쪽으로 열리는 철문이 워낙 무거워서 오히려 밀리고

벽진봉; [엄마!] 레버를 놓고 열린 철문으로 뛰어나가려 하고. 하지만

쿵! 한손으로 철문을 밀며 들어서는 뇌정치. 신도풍은 그 뒤에 따라오며 히죽 웃고 있고

벽진룡; (아차!) 눈 치뜨고

벽진봉; [엄... 엄마가 아니야!] 눈 치뜨며 굳어질 때

뇌정치; [물론 노부는 네 어미가 아니다.] 들어서고

벽진룡; [내 뒤로 피해 진봉아!] 옆으로 물러서면서 급히 벽진봉을 잡아 자기 뒤로 피하게 하지만

뇌정치; [자네는 애새끼들을 맡게.] 벽진룡과 벽진봉을 지나가며 신도풍에게 말하고

신도풍; [그리 합지요.] 히죽 웃으며 벽진봉과 벽진룡 앞으로 다가온다.

벽진룡; [도... 도망쳐!] 벽진봉을 막아선 채 외치지만

피핏! 핏! [악!] [학!] 신도풍이 날린 지풍에 맞아 휘청. 비명 지르는 남매

신도풍; [강아지처럼 깽깽거리기는...] 지풍을 튕긴 자세로 웃고

털썩! 콰당! 쓰러지는 남매

신도풍; [생각보다 쉽게 신기창을 장악...] 말하며 뇌정치를 돌아보다가 눈 치뜨며 입 다물고

뇌정치가 철문 안쪽의 또 다른 철문 앞에 서있다.

신도풍; [설... 설마 그 철문도...] 당혹하며 다가가고

뇌정치; [십자금천건을 제대로 써야 열린다네.] 끄덕이고

신도풍; [젠장! 이중(二重)으로 금제가 설치되어 있었을 줄이야.]

신도풍; [이래서야 이것들의 어미 노릇을 항 이유가 없는데...] 발로 벽진봉의 몸을 툭 건드리면서 말하고. 그러다가

신도풍; (설마!) 무언가 깨닫고

신도풍; [지점장께서 정말로 노리신 건 십자금천건도 신기창의 보물도 아니고 이 애새끼들이었군요.] 두 남매를 보며

뇌정치; [뇌옥경, 그년과는 악연이 깊고 오래 되었지.] 돌아보며 음산하게 웃고

뇌정치;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설욕을 할 수 있을 것같군!] 히죽 웃는 뇌정치의 얼굴 크로즈 업

 

#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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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

개방의 분타. 이제는 아주 깊은 밤이다. 잠이 든 거지들

청풍이 머무는 건물에도 불이 꺼져 있고.

그 건물이 내려다보이는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나비.

[!] 무언가 느끼고 고개를 드는 나비

슥! 건물 그늘을 따라 숨듯이 청풍의 방문으로 접근하는 작은 그림자. 잠옷을 걸치고 품에 베개를 안은 여자다. 물론 당아연이고.

끼익! 주변 살피며 청풍의 방문을 여는 당아연

안으로 몰래 들어가는 당아연

탁! 닫히는 문

[...!] 닫힌 문을 보며 뭔가 생각하는 나비

 

#358>

어둑한 방안. 침대에 누워 잠들었다가 깨는 청풍. 얇은 이불을 가슴 아래부터 덮고 있었다

탁! 방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는 당아연. 품에 베개를 안고

청풍; [당소저...] 일어나고.

당아연; [죄... 죄송해요.] 주춤

당아연; [낮... 낮선 곳이라 무서워서 잠이 오질 않았어요.] 겁먹은 표정으로 청풍의 눈치를 보며 주춤 주춤 다가오고

청풍; (이거 참...) 난감하지만

<저 표정을 보니 쫓아낼 수도 없군.> 베걔를 두팔로 끌어안은 채 긴장하여 떨고 있는 당아연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이리 오시오.] 당아연 쪽의 이불을 걷어 보이고

청풍; [같이 자도록 합시다.] 그러자

당아연; [고... 고마워요 공자님!] 안도하며 활짝 웃고. 달리듯 다가와서

당아연; [아이 좋아라.] 침대에 올라와 청풍을 보는 자세로 눕는다. 들고 온 베개를 머리에 대며

당아연; [이젠 안심하고 잠이 들 수 있을 것같아요.] 수줍게 웃고. 청풍은 그런 당아연의 몸에 이불을 덮어주고

청풍; [그렇다니 다행이오.] 당아연 몸을 어깨까지 이불로 덮어주며 자신도 눕고

청풍; [좋은 꿈 꾸시오.] 천장 보는 자세로 누우며 말하고

잠시 침묵

쌔근 쌔근 숨소리가 청풍의 귀에 크게 들리고

청풍; (어째 잠들기는커녕 숨소리가 더 또렸해지는군.) 고개 조금 돌려보고

웅크린 채 청풍을 보는 자세로 누운 당아연이 눈 말똥말똥 뜬 채 보고 있다. 좋아 죽으려는 표정으로

청풍의 눈이 닿자 급히 눈 까는 당아연.

하지만 입에서는 미소가 지워지지 않고

웅크리는 바람에 부각되어 보이는 당아연의 젖가슴과 골짜기

청풍; (이러면 안되는데...) 침 꿀꺽! 삼키며 곁눈질로 당아연을 보고

백치의 표정인 당아연이 황태자의 몸 위에서 방아를 찧던 장면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고

청풍; (당소저는 다른 사내... 그것도 장차 천자가 될 황태자에게 몸을 바친 여자다.) (어쩌면 당소저의 뱃속에서 황태자의 씨가 자라고 있을지도 모르고...) 한숨 다시 천장 보고

청풍; (어쩔 수 없이 떠맡긴 했지만... 건드리면 안되는 여자다.) 생각할 때

뭉클! 청풍의 가슴에 눌리는 당아연의 젖가슴.

찌릿! 충격 받는 청풍

할딱이며 한쪽 팔을 뻗어 청풍의 가슴을 끌어안고 달라붙는 당아연

청풍; [소... 소저!] 당황

당아연; [저... 저는 그때... 미약에 취했던 탓에 기억이 없어요.] 청풍의 몸 위에 반쯤 올라탄 자세로 할딱이고.

당아연; [제가... 정말 공자님의 여자라는 걸 깨닫게 해주세요.] 슥! 다리 하나로 청풍의 사타구니를 자극하기도 하고

청풍; (어... 어쩔 수가 없구나.) 얼굴 벌개져서 당아연을 끌어안고. + 당아연; [하악!] 청풍의 품에 안기며 자지러지고

청풍; (진실을 말해줄 수 없는 상황이니 내가 이 여자를 책임질 수밖에...) 키스하고

당아연; (행복해!)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열렬히 키스하고

<드디어 난 확실하게 이분의 여자가 되는 거야!> 키스하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당아연의 생각.

 

[공... 공자님! 하악!] [견... 견디기 힘들면... 그만 두겠소.] 야한 소리가 건물 밖으로 흘러나오고

[아... 아니에요. 전... 전 상관 말고... 하악!] [소... 소저!] 그 소리를 듣고 있는 나뭇가지 위의 나비. 이어

팔락! 날아가는 나비

조금 열려있는 창문 틈으로 날아들어간다.

어둑한 방안에서는 허연 알몸뚱이 한쌍이 뒤엉켜 몸부림치고 있고, 물론 청풍과 당아연. 청풍이 당아연을 올라타고 있다

그걸 내려다보는 나비

 

#359>

깊은 산중. 깊은 밤

어느 계곡. 빚도 들어오지 않는 곳

계곡 끝의 바닥에서 불빛이 번져 나오고 그 불빛 옆에 누구 쪼그리고 있다.

바닥에 작은 샘이 있고. 그 샘물 가에 두터운 천을 뒤집어쓴 여자가 마귀할멈처럼 앉아 거울같이 고요한 샘물을 들여다 보고 있다. 용운영이고

샘물 표면에 비치는 장면. 청풍이 육중한 몸이 당아연의 가녀리고 작은 몸을 짓누른 채 움직이는 장면이고

청풍의 몸 아래 깔려 청풍을 끌어안고 숨이 넘어가는 당아연의 얼굴 크로즈 업. 물론 소리는 안 들리고.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좋아 죽으려는 표정이고

용운영; (부럽구나.) 입술 깨물고

<나에게도 저 계집처럼 젊고 풋풋한 시절이 있었는데...> 당아연의 혼망 간 얼굴 배경으로 용운영의 생각

용운영; (분에 넘치는 욕심을 부린 대가로 세월을 단번에 건너뛰고 말았다. 청춘은 즐겨보지도 못한 채...) 주름투성이 손으로 주름 투성이 얼굴을 만진다. 떨리는 손으로

<잘 생긴 놈이다. 무엇보다 젊음이 넘치고...> 당아연을 올라탄 채 치받고 있는 청풍의 얼굴 배경으로 용운영의 생각

용운영;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몸이 달아오르고 가슴이 뛴다.) 떨리는 손으로 자기 가슴 누르고. 숨이 가빠지고

용운영; (이런 걸 보면 늙은 몸뚱이에 갇히긴 했어도 내 마음은 여전히 청춘에 머물러 있는 게 분명한데...)

<저것들처럼 다시 젊음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하련만...> 샘물에 떠오르는 장면을 보며 한숨짓는 용운영. 샘물에는 이제 청풍이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고 그런 청풍의 하체에 마주 보고 걸터앉은 당아연이 청풍의 목을 두팔로 끌어안고 방아를 찧으면서 자지러지는 모습이 떠오른다

 

#360>

이제 새벽이 멀지 않은 깊은 밤. 험준한 산

한쪽이 깎아지른 절벽인 바위산

휘익! 허공에서 유성처럼 떨어지는 물체

퍼억! 나뒹구는 그 물체는 바로 위태무다. 살아있는 게 신기할 정도의 중상을 입은 상태. 몸의 반은 화상을 입어 살이 녹아내렸고 반은 얼어붙어있다. 그 상태에서 가슴에는 부러진 창이 관통하고 있고 부러진 무기들이 여러 개 박혀있다.

위태무; [이해... 이해할 수 없다.] 끄윽! 끅! 피를 게워내고. 사력을 다해 일어나려 하면서. 타들어간 몸에서는 연기가 나고 얼어붙은 몸에서는 수증기가 피어 오른다

위태무; [용설약... 그년이 이토록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다.] 일어나 앉고. 헉헉 대고

위태무; [내가... 죽은 것으로 처리한 문천이를 곁에 두고 있었다는 게 그렇게도 한스러웠단 말인가?]

위태무; [설령 배신감을 느꼈다고 해도... 난 제 년이 배 아파 낳은 진천이의 아비가 아닌가?] 이를 갈고

위태무; [어쨌든 명색이 혈교의 교주이며 혈왕세가의 가주인 날 암살할 경우... 교도들과 식솔들이 거센 반발을 살 것도 자명한데...]

위태무; [왜... 무엇 때문에 날 죽이려 한 건가? 날 죽여서 그년이 얻을 이득이 대체 뭐기에...] 주저앉아서 헐떡이고

위태무; (무언가... 내가 놓치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 이를 갈고

위태무; (후환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를 반드시 죽여야만 하는 이유가 용설약 그년에게 있다.) 눈 번뜩이고

위태무; (그걸 알아내기 위해서라도... 나는 이대로 죽을 수 없다!) 사력을 다해 일어나고

위태무; (죽더라도... 혈교성역에 가서 죽어야만 한다.) 비틀 일어나고

위태무; (내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대상은... 천법사들 뿐이니...)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긴다. 푸시시! 몸에서는 연기와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헌데 그 직후

움찔! 타고 녹아 붙은 위태무의 귀가 움찔! 하고. 무언가를 들었다

휘익! 무언가 날아오는 소리가 위태무의 귀에 들린 것

위태무; (누군가 날아오면서 내는 파공성(破空聲)!) 급히 돌아보고

쐐액! 어둠 속에서 새처럼 날아오는 사내

위태무; (벌써... 용가년의 개들이 따라붙은 건가?) 억지로 심호홉, 싸울 준비를 하고. 그때

[여기 계셨군요 숙부님!] 휘익! 누군가 위태무 앞에 날아 내린다. 물론 그자는 위극겸이지만 이 씬에서도 뒷모습만 나온다. 앞을 보여주면 안되고. 보여줘도 코 아랫부분만 보여준다

위태무; [너... 너는...] 상대를 알아보고 눈 치뜨며 안도하고

위극겸; [예 소질입니다 숙부님.] 다가서고

위극겸; [우리 위씨 집안의 충복(忠僕)이 숙부께서 위해를 당하셨다는 연락을 보내와 달려왔습니다.]

위태무; [그... 그랬구나.] 안도하며 비틀하고

위극겸; [상세가 심각해 보입니다.] 슥! 손을 내밀어 부축하려 하고

위태무; [상관없다.] 다가오는 위극겸의 손을 보면서도 경계하지 않고

위태무; [죽기 전에 널 만났으니 용설약 그년의 만행을 천법사들도 알게 될 테니...] + [!] 덜컥! 말하다가 몸이 진동하고

쿵! 위극겸의 손이 위태무의 가슴에 깊이 박혀있다. 심장을 뽑으려는 모습이고

위태무; [네... 네놈...] 비틀하며 눈 치뜨고

위극겸; [미안하게 되었소이다 숙부!] [날 이곳으로 보낸 건 다름 아닌 숙모였소이다.] 팟! 말하며 손을 잡아 뽑고. 뽑아내는 위극겸의 손에 심장이 쥐어져 있고

위태무; [끄윽... 네... 네놈까지...] 심장이 뽑힌 가슴에서 피를 뿜어내며 뒤로 비틀하고. 뒤쪽은 절벽이다. 그러다가

툭! 발뒤꿈치가 절벽에서 미끄러지는 위태무

쐐액! 그대로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위태무. 하늘을 보는 자세로 눈을 부릅뜬 채

위극겸; [잘 가시오 숙부!] 위태무의 심장을 움켜쥔 채 절벽 끝으로 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위극겸

까마득한 절벽 아래. 어둠속에 허연 포말을 일으키며 계곡 물이 흐르고 있고

풍덩! 무언가 물 속에 빠지는 흔적이 작게 보이고

위극겸; [숙부가 자기 핏줄이라 철석같이 믿고 정성을 기울여온 진천이는 소질이 기필코 천하의 주인으로 만들겠소.] 피로 물든 손에 위태무의 심장을 쥐고 쳐든 채 웃고

위극겸; [그걸 위안으로 삼고 저 세상으로 가시길 바라겠소!] 위극겸의 웃음소리가 절벽을 배경으로 들린다

 

#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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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

어느 도시. 청풍이 독각철개와 헤어졌던 도시. 밤. 아직 아주 깊은 밤은 아니라 불야성

그 도시 외곽의 사당. 도시와 달리 사당의 건물들은 불이 꺼져 있어 어둡고. 사당 안팍에 수많은 거지들이 거적을 덮고 자고 있고.

사당 안쪽의 건물. 사당의 건물들 중 유일하게 불이 켜져 있는 그 건물 주변은 조용하다. 헌데 건물 앞에는 독각철개가 나와서 누구를 기다린다.

독각철개; [도착할 때가 되었는데...] 하늘 보며 중얼. 직후

<과연 개방의 정보망은 대단하군요.> 누군가의 음성이 들려 독각철개가 흠칫! 할 때

청풍; [제 딴에는 은밀하게 움직였는데 행적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스륵! 독각철개 앞으로 내려서며 유령익의 모자를 젖혀 얼굴을 드러내는 청풍. 유령익이 펄럭여서 다리도 드러나고. 몸의 다른 부위는 윤곽선으로 보인다

독각철개;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포권하고

독각철개; [세상에 널려있는 게 거지들이다보니 공자께서 잠깐 잠깐 모습을 드러내실 때에도 알아볼 수가 있었을 뿐입니다.]

청풍; [그렇게 단편적으로 모인 정보를 취합하여 추론하는 능력이 대단한 것 아니겠습니까?] 유령익을 등 뒤로 돌려 몸을 완전히 드러내며 다가서고

독각철개; [구화산에서 서둘러 오시느라 식사를 못하셨겠지요?] 돌아서고

청풍; [마음이 급하다 보니 쉴 수가 없었습니다.] 따라가고

독각철개; [간단하게 식사를 준비해두었습니다. 들어가시지요.] 덜컹!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라 권한다

청풍; [신세를 지겠습니다.] 안으로 들어가고. 헌데

 

스으! 근처 나뭇가지 위로 내려앉는 커다란 나비 한 마리. 물론 이 나비는 용운영의 분신이다.

청풍과 독각철개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이고. 나비 시점. 늦게 들어간 독각철개가 문을 닫는 중이다.

탁! 닫히는 문

[...!] 무언가 생각하는 나비

 

#351>

[!] 흠칫! 건물 안으로 들어서다가 놀라는 청풍. 독각철개가 따라 들어오며 문을 닫고 있고

건물 안은 깔끔한 거실. 중앙의 탁자에 음식이 차려져 있는데. 어떤 젊은 여자가 등을 보인 채 음식을 살피고 있다. 탁자 중앙에는 화로가 있고 화로에는 찌개가 끓고 있어서 그걸 살펴 보는 중인데

청풍; (저 여자... 뒷모습이 눈에 익다.) 여자의 뒷모습 보며 들어서고. 그 뒤에서 독각철개가 문을 닫으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있고. 그대

[오... 오셨어요?] 여자가 수줍어하며 돌아본다. 바로 당아연이다.

청풍; (사천일교(四川一嬌) 당아연(唐娥姸)...) + [오랜 만입니다 당소저.] 다가가고

청풍; [몸은 좀 어떠십니까?] 당아연 앞에 멈춰서며

당아연; [진... 진신의께서 봐주신 덕분에 쾌차하였사옵니다.] 수줍어 어쩔 줄 몰라하고

청풍; [그러시다니 다행입니다.] + (섭혼술의 후유증에서도 벗어난 것 같군.)

당아연; [술... 술을 더 내오겠사옵니다.] 후다닥! 청풍을 지나쳐서 문쪽으로 가고

문을 열고 뛰어나가는 당아연. 돌아보는 청풍. 독각철개도 탁자로 가며 돌아보고

탁! 문이 닫히고

청풍; [당소저를 여기서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문을 보며

독각철개; [이게 다 당소저가 준비한 음식들입니다.] 탁자의 음식들을 가리키며

청풍; [명문가의 말괄량이인 줄만 알았는데 이런 재주가 있다니... 의외로군요.] 의자에 앉고

독각철개; [사실은 사천당문의 문주께서 며칠전부터 간곡히 부탁을 하셨었습니다.] 마주 앉고

청풍; [팔비나타 당천성 문주가?]

독각철개; [자기 막내딸을 공자와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는데...] 술병을 들고

독각철개; [탈퇴했던 삼문육가(三門六家)를 다시 무림맹에 합류시켜야하는 문제가 걸린지라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두 손으로 술병을 내밀고

청풍; [사저가 허락했겠습니다.] 한숨 쉬며 술잔을 집어들고. 진상파의 쌀쌀 맞고 도도한 모습을 떠올린다

독각철개; [오늘 낮에 맹주님의 허락이 최종적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당분간 당소저가 저희 개방에서 머물게 되었습니다.] 꼴꼴! 청풍의 눈치 보며 술을 따라주고

청풍; (당천성도 인물인지라 자기 딸이 이미 처녀의 몸이 아닌 줄 알아차렸을 것이다.) 술을 받으며 쓴웃음

청풍; (그리고 당아연은 내가 자기 처녀를 차지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생각하는 청풍의 술잔에서 술병을 거두는 독각철개

청풍; (당천성은 그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딸을 내게 보냈겠지.) 술잔을 입에 가져가고

청풍; (그렇게 하는 것이 사천당문의 명예는 물론이고 딸의 인생을 위해서도 최선이라 판단 하에...) 쓴웃음 지으며 술을 마시고

눈치 보며 자기 잔에도 술을 따르는 독각철개

청풍; (사저로서도 사천당문을 포함한 삼문육가를 무림맹에 합류시킬 수 있는 기회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을 테지.) 술잔 입에서 떼고

독각철개; [구화산에 다녀오시는 동안 벽세황에 대한 감시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다시 술병을 청풍에게 내밀고

청풍; [벽가는 여전히 신장궁쪽으로 가고 있겠습니다.] 꼴꼴... 독각철개가 따라주는 술을 받으며 말하고

독각철개; [벽세황이 신장궁으로 돌아가 뭔가를 도모하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술을 따라주며

독각철개; [그리고 아마도 그 일은 화룡부인 뇌옥경과 관련이 있을 듯합니다.]

청풍; [그렇게 판단하신 이유가 있겠습니다.]

독각철개; [벽세황의 심복인 신행태보 종선이 천마련으로 복귀하면서 굳이 남쪽으로 크게 우회하여 신장궁 근처를 지나갔는데...]

독각철개; [그자가 벽세황의 측근을 만나서 무언가를 화룡부인에게 은밀히 전한 정황이 포착되었기 때문입니다.]

청풍; [그런 일이 있었군요.] 끄덕이고

독각철개; [신장궁의 대를 이을 예정이었던 벽세준이 실종된 이후로 신장궁의 인간들 중 벽세황에게 줄을 서는 자가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독각철개; [그래서 저희 개방에서도 신장궁 내 세력 판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으며...] + 청풍; (하여간 개방의 능력은 대단하구나.)

청풍; (다른 문파의 내밀한 사정까지 손금 들여다보듯 알고 있으니...) + [벽세황과 관련하여 염두에 두어야할만한 상황은 또 없습니까?]

독각철개; [신장궁 양주지점장인 뇌정치도 벽세황과 거의 같은 시기에 양주를 떠난 것을 확인했습니다.]

청풍; [뇌정치... 그자가 양주를 떠나 향하고 있는 곳이 혹시...]

독각철개; [신장궁 방향입니다.] 끄덕

독각철개; [가는 길은 벽세황과 다르지만 거의 비슷한 시기에 구강(九江) 근처에 자리한 신장궁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청풍; [뇌정치까지 가세한 걸 보면 신장궁에서 한바탕 사달이 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겠습니다.] 눈 번뜩이고

독각철개; [나름대로 준비에 만전을 기한 듯하니 벽세황이 신장궁을 장악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말하고

술 마시면서 고개만 끄덕이는 청풍

독각철개; (물론 초공자가 주목한 이상 벽세황의 운명은 정해져있지만...) 그런 청풍을 보며 약간 웃는 독각철개

<그게 누구든 이 기린아에게 찍히면 결코 무사할 수 없을 것이다.>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독각철개의 생각.

 

#352>

건물 밖. 기둥에 기대 서있는 당아연. 얼굴이 발개져서 한손으로 가슴을 누르고 있다

당아연; (두... 두근거림이 멈추질 않아.) 두근 두근 심장이 뛰고

당아연; (어렴풋이 기억이 나긴 했지만... 직접 보니 너무도 늠름하게 생기셨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얼굴이 화끈 화끈

당아연; (무림맹의 맹주이신 검후 언니의 사제라고 하니 신분도 범상치 않은 것 같고...)

당아연; (험한 일을 겪긴 했지만 말 그대로 전화위복이지 뭐야?)

<꿈속에서나 만날 수 있을 법한 멋진 분과 맺어지게 되었으니...> 좋아 죽으려는 당아연의 모습 배경으로 당아연의 생각 나레이션

근처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나비

[...!] 이상의 장면을 보며 뭔가 생각하는 나비

 

#353>

<-금릉> 역시 아직은 깊은 밤이 아니라 불야성

<-한왕부> 한왕부의 모습

주첨탄; [아버지의 우유부단함에는 정말 질려 버렸소.] 누군가와 마주 앉아 술을 마시는 주첨탄. 배경으로 나레이션 <-한왕의 차남 주첨탄(朱瞻坦)>

주첨탄; [황태자와 주첨기, 두 부자가 함께 있었던 건 그야말로 천재일우!] [일거에 둘을 쓸어버렸으면 제위는 저절로 아버지의 손에 굴러들어왔을 거요.] 분해하며 원샷하는 주첨탄 앞에 수수한 문사 복장의 사내가 앉아있다. 두손으로 술잔을 들고 있지만 만지작거리기만 하고 마시지는 않는다. 이 사내는 위극겸이지만 뒷모습만 보여준다.

주첨탄; [그런데 혈육의 정에 져서 그 좋은 기회를 날려버리시기나 하고...] 술잔 입에서 떼고

주첨탄; [결국 오늘 아침에 주첨기가 북경으로 떠나버렸으니 두 부자를 함께 처치하긴 틀려버렸소.] 탁! 얼굴 이지러트리면서 술잔을 거칠게 내려놓고

위극겸; [전하의 분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가외다.] 말하는 뒷모습

위극겸; [하지만 기회라는 건 또 있게 마련이외다.] [그때는 전하께서 한왕전하를 움직여 일을 성사시키시면 되지 않겠소이까?]

주첨탄; [사부(師傅) 말씀대로 된다면야 얼마나 좋겠소?] 꼴꼴... 빈 잔에 다시 술을 채우고

주첨탄; [하지만 주첨기가 북경으로 떠나면서 일석이조(一石二鳥)의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같은 예감이 드외다.] 술병을 내려놓고

주첨탄; [황태자를 해치우더라도 제위는 황태자를 건너뛰어 주첨기에게 전해질 테니 말이오.] 술잔을 잡고

위극겸; [발상을 바꿔보시길 권하겠소이다.]

주첨탄; [발상을 전환하라?] [어떻게 말이오?] 술을 마시려다가 흠칫! 하고

위극겸; [황태자가 살아있더라도 주첨기가 영락폐하와 함께 변을 당하면 어떻게 되겠소이까?] 히죽

주첨탄; [옳거니!] 탕! 술잔 들지 않은 왼쪽 주먹으로 탁자를 치며 흥분하고

주첨탄; [그런 일이 벌어질 경우 황태자가 제위를 잇겠지만 병약해서 오래 그 자리를 보전하진 못할 게 분명할 터!]

주첨탄; [황태자가 뒈지면 그 다음 제위는 자연스럽게 아버지에게 돌아오겠군.] 흥분하고

위극겸; [영락폐하와 황태자 부자만 사라지면 하늘 아래 누가 감히 한왕전하에게 맞설 엄두를 낼 수 있겠소이까?]

주첨탄; [맞는 말이오만...] 찡그리며 술잔 내려놓고

주첨탄; [문제는 북원정벌에 나선 영락폐하와 주첨기를 동시에 지워버린다는 게 과연 가능할까 하는 거요.] 심각

위극겸;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전하를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소이다.]

주첨탄; [생각해둔 계획이 있으시오 사부?] 흥분하여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위극겸;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제법 쓸만한 복안이 여기에 들어있소이다.] 손가락으로 자기 머리를 가리키고

주첨탄; [과연 사부는 천하제일지(天下第一智)이고 우리 한왕부의 장자방(張子房)이오!] 포권을 하고

위극겸; [과찬이시오.] 마주 포권하고

주첨탄; [사부의 계획이 뭔지 맛 뵈기로 보여주시지 않으시겠소?] 흥분

위극겸; [그건...] + [!] 말하다가 움찔

<얘기 좀 해.> 누군가의 생각이 위극겸의 뇌리에 울리고.

위극겸; (용설약!) + [계획을 언급하는 건 자칫 천기를 누설하는 셈이 될 수도 있소이다.] 내색하지 않고

위극겸; [답답하시더라도 저를 믿고 잠시만 더 기다려주시오.] 포권하고

주첨탄; [사부가 그리 말하는데 어쩔 수가 없지.] 실망하며 몸을 뒤로 기대고

위극겸; [잠깐 실례 하겠소이다.] 슥! 일어나고

주첨탄; [천천히 다녀오시오.] 술잔을 집어들고

방에서 나가는 위극겸. 그걸 보며 집어든 술잔을 입에 가져가는 주첨탄

주첨탄; (강호의 인간이던 인물을 스승으로 삼을 때 이런 저런 논란이 많았었지.) 탁! 닫히는 문을 보며 생각

주첨탄; (하지만 십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그때의 선택이 탁월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사부의 장기적인 책략에 의해 둘째인 내가 형을 밀어내고 환왕부의 세자(世子)가 되었으니...) 만족스러운 표정

주첨탄; (한왕부의 후계자가 된 나의 다음 목표는 당연히 천자의 자리!) (처음에는 허황된 목표라고 생각되기도 했었지만...)

<사부가 지금처럼만 이끌어주면 나 주첨탄이 대명제국의 주인이 되는 것도 꿈만은 아니다.> 건물 뒤로 돌아가는 위극겸의 뒷모습 배경으로 주첨탄의 생각 나레이션

 

#354>

여전히 한왕부

한적한 곳에 이르는 위극겸. 주변을 둘러보며 오른손 검지 손가락으로 관자노리를 누른다

위극겸; <어인 일로 이 밤중에 접촉을 해오신 거요 숙모(叔母)?> 관자노리를 손가락으로 누른 채 전음을 보내고

<지금도 금릉 근처에 머물고 있어?> 누군가의 음성이 이어지고

위극겸; <그렇소이다. 숙부(叔父)의 역천지계(逆天之計)를 지원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실기(失機)하여 진천이를 돕지는 못했소.>

 

#355>

용설약; <진천이와 관련된 건으로 연락했어.> 지잉! 어둑한 실내. 대야를 들여다보고 있는 용설약. 두 눈에서 빛이 나서 대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두 손으로는 물이 가득 찬 대야의 모서리를 잡고 있고

용설약; <진천이가 사실은 상공의 씨라는 게 들통이 났고... 어쩔 수 없이 위태무를 제거하려 했지만 실패했어.> 대야를 들여다보며 전음으로 말하고

 

#356>

[!] 눈 부릅뜨며 놀라는 위극겸. 눈 부위만 보여주고

<위태무는 혈교성역으로 달아날 생각일 거야. 곧 금릉 근처를 지나갈 테니 자기가 그 인간을 처리해줘.> 관자노리를 누른 위극겸의 손가락이 경련을 일으키는 배경으로 용설약의 말이 이어지고

위극겸; <알겠소이다!> 한숨

<내 딴에는 만전을 기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인간을 완전히 끝장 내지 못했어!> 이어지는 용설약의 전음

위극겸; <기왕에 벌어진 일이니 너무 자책하진 마시오. 내가 알아서 마무리를 지을 테니...> 슥! 손가락을 관자노리에서 떼고

<고마워. 난 자기만 믿겠어.> 대야를 들여다보는 용설약의 모습이 위극겸의 뇌리에 떠오르고

위극겸; (어리석은 계집...) 한숨을 쉬며 관자노리에서 손을 떼고

위극겸; (일을 벌였으면 알아서 마무리를 지을 것이지...) (이래서 계집에게는 대사(大事)를 맡기면 안되는 것이다.) 이를 부득 갈며 걸음을 옮기고

<용설약! 조상의 핏줄 하나만 믿고 분에 넘치는 욕심을 부려온 그 계집 때문에 나만 바빠지게 생겼구나.> 스스스 사라진다.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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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무; [당... 당신... 술에 무슨... 짓을...] 콱! 한손으로 식탁을 잡아 쓰러지는 걸 면하지만 혀가 꼬이고

용설약; [대단한 건 아니에요. 당신도 들어본 적이 있을 응혈마비산(凝血痲痺散)을 술에 좀 탔을 뿐이에요.]

위태무; [응... 응혈마비산!] 눈 부릅

용설약; [독성이 그리 독한 건 아니지만 일시적으로 피를 굳어지게 만들고 장기를 마비시켜서 기능을 정지시키는 작용을 하죠.]

용설약; [무엇보다도 무색무취하여 몰래 중독 시키기에 적합한 독이구요.]

위태무; (그래서 술에서 아린 맛이 느껴졌었구나!) + [끄윽...] 분노와 충격. 비틀

용설약; [물론 신첩은 사전에 해독약을 먹어둬서 중독되지 않았답니다.] 얄밉게 웃고. 손에 든 혈왕잠을 흔들어 보이며

위태무; [무... 무엇 때문이오?] 헉헉! 이를 갈고

위태무; [어... 어째서 자식까지 낳고 살아온 사이인... 날 암살하려는 거요?]

용설약;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혈왕잠을 당신이 독차지하려고 했던 것도 이유중 하나라고 해두죠.]

위태무; [그럼... 타노의 행방이 묘연해진 것도...] 분노

용설약; [이 지경이 되어서까지 속일 작정인가요?] [그 꼽추 새끼는 당신이 종년과 붙어먹은 결과로 생긴 아들이잖아요.] 표독하게 노려보고

위태무; [문... 문천이를 해쳤소?] 이를 부득

용설약; [당신이 짐작하시는 대로예요.] 슥! 일어나고

용설약; [꼽추새끼는 이미 저승에 가있을 테니 당신도 서둘러 따라가 보세요.]

위태무; [이... 이까짓 응혈마비산 따위로 나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우둑! 이를 가는 위태무의 몸이 뻣뻣하지만 조금 움직이고

용설약; [알아요! 당신을 죽게 만들 수 있는 독은 천하를 통틀어도 채 열 가지가 안된다는 걸!] 냉소하며 뒷걸음질 치고

용설약; [하지만 이들이라면 당신을 몇 번이고 고쳐 죽일 수 있지 않겠어요?] [와라!] 딱! 물러서며 손가락을 퉁기고. 순간

펑! 콰직! 방의 좌우 벽이 박살나며 한쪽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한쪽에서는 아주 강한 냉기가 확 쏟아져 들어온다.

무너진 벽을 통해 들어서는 두 여자. 빙화이신녀다. 열화신녀는 온몸이 불길에 휩싸여 있고 빙백마녀는 새하얀 냉기를 뿜어낸다. 두 여자 모두 얼굴을 가리고 있던 복면과 양손에 끼고 있던 장갑을 벗은 상태. 그래서 열기와 냉기가 얼굴과 양손을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두 여자 모두 백인인데 열화신녀는 대머리에 눈썹도 없다. 피부는 붉은색을 띄고 있고. 빙백마녀는 머리카락과 눈썹이 모두 흰색인데 머리카락이 아주 길다. <눈의 여왕> 분위기

위태무; [빙... 빙화이신녀!] 얼굴이 일그러지며 빙화이신녀를 보고

용설약; [빙화이신녀... 열화신녀(熱火神女)와 빙백마녀(氷魄魔女)에 대해서는 신첩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고 계시겠지요?] 창문쪽으로 물러서며 웃고

이하 빙화이신녀에 대한 설명

 

<-빙화이신녀! 혈왕 용백이 천마를 상대하기 위해 만들었던 마물들이다.> 위태무의 좌우에서 다가오는 빙화이신녀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혈왕은 서역(西域) 배화교(拜火敎)의 성녀 열화신녀와 북해(北海) 빙궁(氷宮)의 궁주 빙백마녀를 납치하여 살아있는 강시, 즉 활강시(活畺屍)로 만드는 만행을 저질렀었다.> 각기 희고 붉은 관 속에 알몸으로 누워있는 열화신녀와 빙백마녀를 내려다보며 웃는 혈왕의 모습. 장소는 신전같은 분위기의 동굴 속이다. 두 여자가 누워있는 관속에는 각기 붉고 흰 액체가 가득 고여있다. 열화신녀가 누워있는 관과 그 속의 액체는 흰색이고 빙백마녀가 누워있는 관은 붉은색에 붉은색 액체가 고여있다.

<하지만 혈왕은 빙화이신녀를 활강시로 완성시키기 직전에 천마와 시비가 붙었으며 그 결과 흔적도 남기지 않고 세상에서 사라져버렸었다.> 천둥번개가 치는 배경으로 높은 절벽 위에서 천마와 싸우는 혈왕. 혈왕이 천마에게 밀리고 있다.

<혈왕의 갑작스러운 실종으로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상태로 천여년의 세월을 살아온 빙화이신녀는 십여 년 전 혈교 출신의 어떤 천재에 의해 극적으로 깨어났었다.> 관속에서 퍼덕이며 눈을 뜨는 열화신녀와 빙백마녀. 등을 보인 어떤 사내가 한손에는 거울을 한손에는 여러 개의 방울을 묶어 작대기에 매단 방울을 울리고 있다. 술법을 펼치는 모습인 이자는 위극겸이지만 아직 앞 모습을 보여주지는 말고. 현장에는 용설약과 위진천도 있다. 위극겸과 맞은편에 서있는 두 모자는 양손으로 결을 지은 채 주문을 외우고 있고

 

용설약; [열화신녀와 빙백마녀는 각기 극양신공과 극음마공으로 고금최강이었던 년들이었어요.] 뒷걸음질 쳐서 창가로 완전히 물러서며 설명.

위태무는 아직 마비가 풀리지 않아서 비틀거리고 있고. 좌우에서는 빙화이신녀가 위태무에게 다가오고

용설약; [게다가 혈왕조사께서 술법을 써서 두 년의 능력을 극대화시켜놓기까지 했어요.]

용설약; [그 결과 두 년이 함께 손을 쓸 경우 천마가 살아온다 해도 어렵지 않게 죽일 수 있을 거예요.]

용설약; [하물며 혈왕조사의 발끝에도 못 미치는 실력을 지닌 당신이 빙화이신녀를 상대로 살아날 가능성은 전무(全無)하지 않겠어요?] 비웃고

용설약; [설상가상으로 당신은 지금 응혈마비산에 중독되어 몸을 움직일 수도 없는 상태인데...] 사악하게 웃을 때 + 위태무; [크왓!] 쾅! 갑자기 자신의 왼쪽 가슴을 오른손 다섯 손가락으로 강하게 찍는다. 그자의 손가락이 왼쪽 가슴으로 푹 들어가고

용설약; [흑!] 기겁할 때

위태무; [크아!] 콰득! 심장 근처에 박았던 손가락을 확 잡아뽑고. 그에 따라 피가 분수처럼 치솟고

두근! 멈춰있던 심장이 다시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위태무; [큭!] 비틀하고

용설약; [독한 인간! 심장에 구멍을 내서 마비를 풀었구나!]

털썩! 바닥에 한 무릎을 꿇는 위태무. 가슴에서 피가 뿜어지고. 하지고

우두둑! 위태무의 온몸 근육이 부풀어 오른다.

용설약; [죽... 죽여라 이신녀!] 쾅! 등으로 뒤쪽의 벽과 창문을 박살내며 날아나가면서 악을 쓰고. 그러자

화악! 쩌엉! 가공할 열기와 냉기를 일으키며 좌우에서 위태무를 덮치는 열화신녀와 빙백마녀

위태무; [탄천혈벽(彈天血壁)!] 바웅! 이를 가는 위태무의 몸에서 붉은 색을 띤 반구형의 방어막이 확 일어난다

꽝! 쩡! 그 핏빛의 방어막에 덮인 위태무의 몸을 좌우에서 때리는 열화신녀와 빙백마녀

 

#349>

쾅!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건물 상층부의 중간쯤에서 등으로 벽과 창문을 박살내며 날아 나오는 용설약. 건물 쪽을 보는 자세로

<주모님!> <시작되었다!> 건물 아래 그늘에 숨어있던 지법사, 인법사, 주변에 운집한 무사들 아연긴장 할 때

콰앙! 용설약이 튀어나온 부분의 건물 벽이 대폭발과 함께 터진다. 아래 위로 몇 층, 옆으로도 몇 개의 층이 그대로 터져나가는 엄청난 폭발. 대량의 폭약이 터진 것 같고

[!] [!] 지법사와 두 명의 인법사 눈 부릅. 드드드! 콰드드! 그들이 몸을 숨기고 있는 근처가 지진이 난 듯 뒤흔들리고

용설약; [나와라 식백혈룡!] 허공에서 허우적대며 외치고. 왼손을 쳐든 채. 그러자

쩡! 용설약 왼손 중지에 끼워져 있는 용 형상의 반지가 빛을 발하더니

크왕! 화악! 반지에서 반투명하면서 거대한 용이 튀어나와 꿈틀거리고

콱! 용설약은 그 용의 뿔을 잡고 매달리고

크왕! 휘익! 용설약을 태운 용은 허공으로 치솟고

[헉!] [꺄악!] [엄마야!] [이게 무슨...] 드드드! 건물에서 남자와 여자들이 기겁하며 비명 지르며 뛰쳐나온다.

드드드! 콰쾅! 진동과 함께 건물 잔해들이 마구 바닥에 쳐박혀서 건물 주변에 잠복해있던 무사들은 아연 긴장하고.

용설약; (해치웠나?) 화악! 건물의 지붕으로 날아 내리는 용의 목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그년의 아래쪽에서는 폭발의 여파로 연기와 먼지, 건물의 잔해들이 건물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데

콰드득! 퍼퍽! 건물의 아래쪽에서 본 상황. 건물 잔해가 건물 앞 광장에 마구 떨어지고

[!] [!] 지법사와 인법사들 눈 부릅

퍼억! 건물 잔해와 함께 바닥에 쳐박히는 사람의 형상

위태무다.

용설약; [살아있었구나.] 지붕에 선 채 그걸 내려다보며 이를 바득.

위태무; [끄윽...] 바닥에 나뒹굴었다가 사력을 다해 일어나려는 위태무. 화르르! 몸의 한쪽은 불길에 휩싸여 있고. 쩌저적! 반쪽은 얼어붙어 있다. 얼굴도 한쪽이 화상을 입어 살 가죽이 줄줄 녹아내리고 있고

<위태무!> <가주다!> <빙화이신녀의 공격을 받고도 아직 살아있다.> 지법사와 인법사들 눈 부릅뜨고. 그때

화악! 쩍! 터지고 무너진 건물 상층부에서 미사일처럼 아래로 내려 꽂히는 빙화이신녀. 머리를 아래로 하여 내려오는데 온몸이 불길과 얼음에 뒤덮여 있다

화악! 열화신녀의 손바닥에서 태양같은 불덩이가 터져 나와 겨우 일어나려는 위태무를 덮치고

투쾅! 쩌저정! 빙백마녀가 내미는 손에서는 대들보 크기의 얼음으로 이루어진 창들이 여러 개 내려 꽂힌다.

만신창이가 되어 그걸 올려다보는 위태무

콰콰쾅! 화악! 열화신녀와 빙백마녀의 공격이 내려꽂힌 지면이 폭발하며 다시 지진이 난 듯 뒤흔들리고

[허억!] [이게 무슨...] [이신녀가 왜 가주님을...] 건물 밖으로 뛰쳐나왔던 남자와 여자들 멀찍이 선 채 경악과 당혹. 위태무가 쓰러져 있던 지면에서 대폭발이 일어나 다시 먼지와 연기가 확 일어나 시야를 가린다. 그 때문에 위태무와 빙화이신녀의 모습도 안보이고. 직후

화악! 폭발 밖으로 튕겨져 나오는 위태무. 몸의 반은 화상을 입어 녹아내리고 있고 몸의 반은 얼어붙어 있다.

[가주님!] [가주님은 무사하시다!] 영문을 모르는 남자와 여자들 환호할 때

쿵! 쿵! 멀찍이 내려서며 비틀거리는 위태무. 이어

위태무; [컥!] 피를 토하는데

콰득! 갑자기 위태무 주변의 지면이 확 솟아나 위태무를 움켜잡으려 한다. 청풍을 움켜쥐었던 돌과 흙으로 이루어진 손이 생기는 모습이고. 눈 부릅 뜨는 위태무

위태무; [칠호(七號) 지법사! 네놈이...] 팟! 사력을 다해 튀어 올라 피하려 하지만

콰득!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이 그대로 위태무의 몸을 움켜 잡는다

건물 그늘에서 지팡이를 바닥에 꽂은 채 주문을 외우고 있는 지법사. 그런 지법사 앞으로 두명의 인법사가 튀어나와 위태무에게 쇄도해가고 있다.

위태무; [크아아악!] 우두둑! 허리 아래를 움켜잡고 강하게 조이는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아귀 속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는 위태무. 스스로 구멍을 낸 왼쪽 가슴에 나있는 다섯 개의 구멍들에서는 피가 분수처럼 뿜어진다. 쥐어 짜이는 것같은 모습이고

[용서하시오 가주!] 푹! 앞장 선 인법사가 긴 창으로 위태무의 가슴을 찔러 창날 끝이 등으로 삐져나오게 만들고. 창에 궤뚫리며 눈 부릅뜨는 위태무

[극락왕생!] 부악! 두 번째 인법사가 창을 내지른 첫 번째 인법사 뒤에서 확 도약하며 거대한 망치로 위태무의 머리를 내리쳐간다.

쩍! 위태무의 머리로 내리쳐지는 망치. 눈 치뜨며 올려다보는 위태무

콱! 두 주먹 불끈 쥐며 입술을 물어 터트리는 위태무

번쩍! 위태무의 몸에서 빛의 폭발이 일어나고

[컥!] [큭!] 그 빛에 부딪힌 두 인법사가 피를 토하며 뒤로 튕겨져 나간다. 창날과 망치 손잡이는 박살이 났고

지법사; [탄천혈벽!] 눈 부릅뜨는 지법사

펑! 위태무의 몸을 움켜잡고 있던 돌과 흙으로 이루어진 손이 그대로 터져나간다. 허공에서 비틀하는 위태무의 몸에서 핏빛의 폭발이 일어나고 있고. 가슴에는 부러진 창이 박혀 창날 끝이 등 뒤로 튀어나와 있다

퍼억! 콰당탕! 몸의 앞면이 으스러져 피투성이가 된 채 나뒹구는 인법사들 중상을 입었지만 죽지는 않았고

콰당탕! 허공에서 비틀거리던 위태무의 몸뚱이가 바닥에 쳐박히고

위태무; [끄윽!] 피를 게워내며 필사적으로 일어나고

슈악! 쩍! 그런 위태무를 향해 사방에서 수십명의 무사들이 일체 말을 하지 않으면서 쇄도하며 칼질을 해댄다. 장풍을 날리는 자도 있고

위태무; [네놈들까지...] 일어나며 눈 치뜨고. 직후

콰쾅! 먼저 날아든 장풍들이 그런 위태무의 몸을 강타한다. 피가 튀고 살이 튀는 위태무의 몸뚱이. 그 와중에 팔로 얼굴과 머리를 가리는 위태무

푹! 쩍! 서걱! 뒤이어 날아든 자들의 칼과 검이 위태무의 몸을 베고 찌르고

고슴도치가 되는 위태무의 몸뚱이.

[해치웠다!] [그렇지!] 몸의 앞면이 으스러져 피투성이가 된 인법사들 일어나려 하며 환호하고. 하지만 직후

위태무; [크아!] 쩡! 양손을 마주 쳐서 강하게 박수를 치는 위태무. 그러자

펑! 위태무의 몸에서 강한 충격파가 일어나 자기 몸을 찌른 무사들의 몸뚱이를 강타한다

퍼펑! 콰득! 크악! 컥! 몸과 병기가 으스러져 날아가며 비명 지르는 무사들. 여럿이 죽었고

[아... 아직도 저런 힘이...] [괴물...] 인법사들 질리고. 지법사도 눈 부릅 뜰 때

쩡! 미사일이 발사되듯이 단번에 까마득히 치솟는 위태무의 몸뚱이. 불에 타서 녹아내리고 얼어붙은 온몸에 칼과 검의 파편, 창날이 박혀 만신창이가 되어 있는 상태로

[저... 저런...] [달아난다!] 살아난 무사들 기겁

[!] 건물 지붕 위에 서있던 용설약 눈 부릅. 용의 형상은 그년 주위에서 꿈틀거리고 있고

삽시에 까마득히 멀어지는 위태무

[추격하라!] [놓치면 안된다!] 휘익! 휙! 지법사를 필두로 살아남은 무사들이 날아오르고.

용설약; [뭘 보고 있는 거냐 이신녀?] 아래쪽을 향해 악을 쓰고

번쩍! 번쩍! 아직 자욱한 연기와 먼지 속에서 두 쌍의 눈이 번뜩이고

화악! 투학! 먼지와 연기를 뚫고 날아오르는 열화신녀와 빙백마녀

용설약; [땅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위가놈의 목을 뽑아와라.] 반지 낀 손을 저으며 외치고

화악! 쩡! 지법사와 무사들의 머리 위로 미사일처럼 날아서 위태무를 추격하는 빙화이신녀

용설약; [위태무! 위태무! 끝까지 내 속을 긁어대는구나. 곱게 죽어주었으면 일말의 죄책감이라도 느꼈을 텐데...] 멀어지는 위태무와 빙화이신녀를 보며 이를 갈고. 지법사와 무사도 그 뒤를 따라가고 있고

용설약; [하지만 너희 부자의 운명은 정해졌다. 위대한 혈왕님의 후손인 내게 죄를 짓는 순간 이 세상에 존재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 호호호! 마녀처럼 웃고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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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

위태무의 비밀 거점. 해가 지기 직전이다.

[...!] 파르르! 종이를 들고 경련하는 여자의 손

백일몽; [사부님이 보내오신 전서구에 의하면 천법사들 중 운귀와 풍모가 타노와 만났다고 하옵니다.] 눈치 보며 보고하고. 그 앞에 용설약이 살벌한 표정으로 종이를 보고 있다.

백일몽; [아마도 두 늙은이는 구화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던 모양인데...] + 용설약; [병신같은 년!] 이를 바득 갈고

백일몽; [예?] 기겁. 겁에 질리고

용설약; [네게 한 욕이 아니다.] 짜증. 고개 젓고

용설약; [혼자 생각할 게 있으니 나가 봐라.] 나가라 손짓하고

백일몽; [예...] 굽신

살았다는 표정으로 급히 돌아선다.

열린 문 밖에는 빙화이신녀가 서있고

백일몽이 나가자 밖에서 문을 닫는 빙화이신녀

용설약; [지랄...] 화르르! 이를 갈며 움켜쥐는 종이가 불에 타고

용설약; [용운영, 그년이 꼽추새끼를 죽였으면 일이 간단했다.] [진천이가 위태무의 씨가 아니라는 건 낭설에 불과했다고 강변하면 되었으니까.] 불타는 종이를 노려보고

용설약; [위태무가 의심을 할지는 몰라도 물러터진 성격이라 집요하게 파고들진 않았을 게 분명하고...] 재가 된 종이를 털어 버리고

용설약; [그럼 진천이가 다음 대 혈교의 교주가 되는 데는 아무 문제도 없었다.] 이를 바득 갈고

용설약; [하지만... 꼽추 새끼가 살아서 천법사들과 위태무에게 증언을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벌떡 일어난다

용설약; [진천이의 출생을 두고 추문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질 테고...] [그럼 진천이가 혈교와 혈왕세가를 물려받는 건 물 건너가고 만다.] 손톱을 물어뜯고

용설약; [일이 돌이킬 수 없게 되기 전에... 내가 먼저 손을 써야만 한다.]

용설약; [한 인간만 사라져주면 진천이의 앞날에 아무런 우환도 없게 될 테니까!] 긴장하여 땀을 흘리면서도 사악하게 웃고

 

#346>

이제 상당히 어두워졌다. 위태무의 비밀 거점 도처에 불이 켜져 있고. 건물 주변에 운집한 무사들이 왠지 긴장한 표정으로 건물을 힐끔 거린다.

그늘에 숨듯이 서서 건물 상층부를 올려다보는 지법사 한 명. 바로 청풍을 공격하다가 진상파에게 혼이 났던 그 노인. 진상파에게 당한 상처를 붕대로 감고 있다. 그 지법사 뒤에는 <人>자가 새겨진 반쪽 가면을 쓴 두 명의 사내가 서있다. 인법사들. 청풍을 공격했던 인법사들은 아니다. 건장한 체격인데 한놈은 창을 들었고 한놈은 자루가 긴 망치를 들었다.

지법사; (검후 진상파에게 당한 부상 때문에 타노를 추살하는 임무에 참여하지 않고 남아있었던 것인데...) 건물 상층의 어느 불 켜진 창문을 보고

지법사; (내키지 않는 일에 참여하게 되었군.) 한숨 쉬고. 이어

지법사; <각오들을 단단히 해둬야 할 것이다.> 자기 뒤의 인법사들에게 전음을 보내고. 인법사들도 긴장하고

지법사; <맡겨진 임무를 실패할 경우 우리의 피붙이들은 강호 천지에 발을 붙일 곳이 없게 될 터이니...>

<각... 각골명심하겠습니다.> 긴장한 채 대답하는 인법사들

지법사; (이제 와서 주모의 뜻을 돌리기는 불가능...) 다시 건물의 불 켜진 창문을 올려다보며 한숨 쉬고

<전력을 다해 그분의 명에 따르는 것 외에 선택은 없다.> 지법사와 인법사들의 모습 배경으로 지법사의 생각

 

#347>

지법사 일행이 훔쳐보던 건물 상층의 불 켜진 창문.

창문 안쪽 실내는 위태무의 거처. 위태무가 탁자에 천마총의 장보도를 펼쳐놓고 보고 있다. 일어나서 두 손을 탁자에 짚은 채 보고 있는데 천마총의 장보도는 표구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두루마리에서 떼어 내 뒤집어 놓은 상태

위태무; (시간이 갈수록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복잡한 천마총의 지도를 보고 있는데 사실은 다른 생각을 하는 중이다.

위태무; (문천이는 물론이고 문천이를 찾으라 보낸 동복쌍로도 연락이 끊겼다.) 탁자를 짚은 손에 힘이 들어가고

위태무; (날 보는 아랫것들의 시선에서도 불안한 감정이 느껴지고...) 찡그리고

위태무; (설마 진천이 어미가 문천이의 정체를 알고 해코지 한 것이 아닐까?) 용설약의 기승스런 표정을 떠올리고

위태무; (아니다. 그렇진 않을 것이다.) 고개 조금 젓고

위태무; (진천이 어미가 비록 불같은 성격이긴 해도 사리 분별을 못하는 성격은 아니다.) 용설약을 떠올리고

위태무; (내 핏줄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해도 문천이를 해쳤을 경우 되돌아올 불이익이 얼마나 클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찡그리고

<문천이를 괴롭힐지언정 해코지를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인데...> 무릎 꿇은 타노에게 험한 말을 하던 #244>의 장면 배경으로 위태무의 생각.

위태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마음을 침식(浸蝕)해 들어오는 이 불안감의 원인은 무엇이란 말인가?) 한숨 쉬며 지도를 보고

지도를 크로즈 업

위태무; (지난 십몇 년동안 수없이 들여다 본 천마총의 장보도다.) 슥! 지도를 두 손으로 집어들고

위태무; (정신을 극한까지 집중해서 보았어도 알아낸 게 없는 이 난해한 지도를 심란한 상태에서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슥! 그림을 완전히 뒤집고

위태무; (차라리 앞쪽에 그려진 고개지의 낙신부도나 보면서 마음을 갈아 앉히자.) 스륵! 뒤집은 그림을 탁자 위에 잘 펴고.

위태무; (고개지가 살았던 동진(東晋) 연간은 여러모로 놀라운 시대였다.) 그림을 보면서

위태무; (삼황 중 두 명이나 고개지와 같은 시대에 활약을 했었으니...)

위태무; (기록으로는 남아있지 않지만 화중지성(畵中之聖)으로 불리던 고개지는 마중지성(魔中之聖)인 천마나 사중지성(邪中之聖)인 혈왕과도 교유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위태무; (특히 독불장군이고 거만했던 혈왕조사와 달리 천마는 담백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터라 고개지와 잘 맞았을 것이다.)

위태무; (어쩌면 뒷면의 장보도도 고개지가 천마의 부탁을 받고 그린 것일 수도...) + [!] 눈 치뜨며 무언가 깨닫고

위태무; (만일 천마총의 장보도와 낙신부도 모두를 고개지가 그린 것이라면...) 그림을 두 손으로 들고

위태무; (장보도와 낙신부도는 별개가 아니라 하나의 연결된 그림일 수도 있다.) 뒷면의 장보도를 보고

위태무; (즉, 천마총의 장보도는 낙신부도가 합쳐져야 완성이 되는 것이다.) 흥분하고

위태무; (드디어 내가 천마총의 비밀을 알아낸 것같다.) 생각하는데

<가주님! 백일몽이옵니다.> 문쪽에서 들리는 음성. 돌아보는 위태무

위태무; [무슨 일이냐?] 그림을 내려놓고

<주모님께서 저녁 식사를 함께 하시자고 청하셨사옵니다.> 이어지는 문 밖에서의 말

위태무; (하필 이런 때에 방해를...) + [알겠다.] 그림을 둘둘 말고

위태무; [먼저 가서 곧 간다고 전해라.] 둘둘 만 그림을 들고 탁자 옆으로 돌아가고. 그곳에 여러개의 둘둘 만 그림과 두루마리등이 꽂혀있고

<그리 전하겠사옵니다.> 문 밖에서 들리는 음성

위태무; (생각 같아서는 내 추측을 확인해보고 싶다만...) 슥! 둘둘 만 그림을 그 통의 다른 두루마리들 사이에 끼운다.

위태무; (진천이 어미의 성질을 건드려봐야 나만 피곤해질 뿐이니 갔다 와서 확인해봐야겠다.) 문쪽으로 간다.

<아무쪼록 식사만 하고 어젯밤처럼 달라붙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문을 열고 나가는 위태무의 모습 배경으로 위태무의 생각 나레이션

 

#348>

백일몽; [주군께서 오셨사옵니다.] 삐꺽 문을 열어준다. 문 밖에는 위태무가 서있고. 빙화이신녀는 보이지 않는다

용설약; [어서 오세요 상공.] 화려한 복장을 한 채 공손히 맞는다. 헌데 방안의 탁자에는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고

위태무; [웬일이오? 부인이 식사 초대를 다 하고?] 어리둥절하면서 들어서고. 밖에서 백일몽이 문을 닫고

용설약; [앉으세요.] [명색이 아내면서 상공에게 식사 한번 제대로 차려드리지 않은 게 마음에 걸리더군요.] 다가오는 위태무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며. 자신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서있다.

용설약; [실로 오랜만에 당신과 한 지붕 아래 있게 되어서 좀 설레기도 했구요.] 쪼르르! 자리에 앉는 위태무의 앞쪽에 놓인 제법 큰 술잔에 술을 따라준다.

위태무; [다 늙어서 설레기는 무슨...] 멋쩍게 웃고

용설약; [신첩도 한잔 따라주세요.] 두 손으로 술병을 위태무에게 내밀고

위태무; [그럽시다.] 한손으로 받고

용설약; [정말 오랜만이네요.] 위태무와 마주 앉으며 두 손으로 술잔을 들고. 이년의 술잔은 좀 작다

용설약; [우리 부부도 한 때는 하루 종일 붙어 지내던 때가 있었지요.] 술잔을 내밀고

위태무; [그러게나 말이오.] 꼴꼴... 용설약이 내민 술잔에 술을 따라주며

용설약; [헌데 인생이 꿈같아서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황혼이 되어버렸군요.] 애절하게 한숨을 쉬고

위태무; [당신보다 스무 살 넘게 나이가 많은 나야 인생황혼이 맞지만...] 술을 다 따라주고 술병을 거두면서

위태무; [아직 사십대인 당신은 여전히 아름답고 젊으니 자탄(自嘆;자신에 대해 한탄 함)할 필요는 없소.] 탁! 술병을 내려놓고

용설약; [애써 위로해주실 필요 없어요.] 눈 흘기고

용설약; [쉰 살을 바라보는 여자에게 여전히 아름답고 젊다는 말은 빈말로 들릴 수밖에 없으니까요.] 술잔을 앞으로 내밀고. 그 앞에서 위태무도 술잔을 들고 있다.

위태무; [내 말이 그저 빈말만은 아니라는 걸 어젯밤에 확인하지 않았소?]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자기 술잔을 앞으로 내밀고

용설약; [확실히 젊었을 때 못지 않으셨지요.] 챙! 수줍게 웃으며 자기 술잔을 위태무의 술잔에 부딪히고. 이어

함께 원샷으로 술을 마시는 위태무와 용설약

[...] 술을 마시다가 이마를 약간 찡그리는 위태무

위태무; (기분 탓인가?) 마시며 생각하고

위태무; (술 맛이 좀 아린 느낌이...) 생각할 때 + 용설약; [아이 써라.] 과장 되게 술잔을 입에서 떼며

그 바람에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술잔을 입에서 떼며 용설약을 보는 위태무

용설약; [향기가 좋으니 어쩌니 하지만 여전히 술의 쓰고 독한 맛은 적응이 안되네요.] 탁! 술잔을 내려놓으며 소매로 입술을 닦고.

위태무; [빙장 어른의 훈육이 워낙 엄해서 부인이 젊은 시절에 술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오.] 탁! 술잔을 탁자에 내려놓고

위태무; [어렸을 때 술을 접해봤어야 미각이 술맛에 적응을 할 수 있는 법인데...] 술잔을 만지면서

위태무; [사내라면 모르지만 미모를 생각해서라도 여자들은 술을 입에 대지 않는 게 최선이오.] 진지하게

용설약; [그럼 오늘 이 술은 상공 혼자 모두 드셔야겠군요. 제법 이름난 명주(名酒)를 남기면 아까우니...] 다시 술병을 집어들고

위태무; [그래야할 것 같구려.] 다시 술잔을 들어 앞으로 내밀고

용설약; [그나저나 신첩, 궁금한 게 한 가지 있어요.] 꼴꼴... 위태무의 술잔에 두 손으로 든 술병의 술을 따라주며

위태무; [말씀해보시오.] 술을 받으면서

용설약; [의심하는 건 아닌데...] [혈왕잠(血王簪)은 잃어버리지 않고 잘 보관하고 계시는가요?] 위태무를 곁눈질로 보면서 묻고

위태무; [물론이오.] 끄덕

위태무; [혈왕잠은 혈왕조사님의 진정한 힘을 얻을 수 있는 열쇠! 어찌 소홀히 보관하겠소?] 엄숙하게

용설약; [혈왕잠의 비밀을 풀기만 하면 현재 우리 혈왕세가에 전해져 내려오는 무공과 술법들이 단번에 세 배 이상 강력해진다고 하잖아요.] 술병을 거두고

용설약; [그렇게만 되면 설령 천마가 부활한다고 해도 이길 수 있지 않겠어요?] 탁! 술병을 내려놓고

위태무; [하지만 천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본가의 어떤 분도 혈왕잠의 비밀을 풀진 못했소.] 술잔을 들면서 고개 젓고

위태무; [혈왕잠에 얽힌 전설은 어쩌면...] 술잔을 입으로 가져가고

위태무; [어려운 시절을 닥쳤을 때 후손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혈왕조사께서 배려하신 안배일 수도 있소.] 술을 마시고

용설약; [그저 전설만은 아니에요.] 고개 젓고

용설약; [최근에 제가 서고(書庫)에서 혈왕잠의 비밀을 풀 단서를 찾아낸 것 같아요.]

위태무; [그렇소?] 흠칫! 하며 술잔을 입에서 떼고

용설약; [어떤 단서인지 설명 드리고 싶으니 혈왕잠을 보여주지 않으시겠어요?] 두 손을 위태무에게 내밀고

위태무; [부인도 기억하고 있겠지만...] 술잔을 내려놓으면서 좀 난감

위태무; [빙장 어른께서는 혈왕잠을 사위인 내게 물려주시면서 절대 타인의 손이 닿지 않도록 하라고 하셨었소.]

용설약; [우리가 남인가요?] 눈을 흘기고. 좀 서운

용설약;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도 있잖아요] [잠깐 구경만 하고 돌려드릴 테니 보여주세요.] 다시 두 손 내밀며 채근하고

위태무; (무작정 거절할 수도 없군.) + [알겠소.] 어쩔 수 없이 손을 품속에 넣고

위태무; [대신 보기만 하고 돌려준다고 약속하시오.] 다시 손을 꺼내면서

용설약; (드디어...) + [약속드릴게요.] 흥분해서 눈 번뜩이며 보고

위태무; [여기 있소.] 슥! 다시 품에서 꺼내 앞으로 내미는 위태무의 손에는 비녀가 들려있다. 바로 위태무가 매화부인에게서 회수한 혈왕잠이다.

용설약; [정말... 정말 오랜만이에요.] 흥분해서 두 손으로 혈왕잠을 받으며 보고

용설약; [어린 시절 아버지가 만지게 해주셨던 이후로 사십년도 넘게 세월이 흐른 후에야 이걸 다시 만져보게 되는군요.] 혈왕잠을 쓰다듬고

위태무; [부인이 알아낸 혈왕잠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단서는 뭐요?] 눈 번뜩

용설약; [그런 건 없어요.] 혈왕잠을 보면서

위태무; [뭐요?] 어이없고

용설약; [이걸 다시 차지하기 위해 꾸며낸 거짓말이라는 뜻이에요.] 혈왕잠을 두 손으로 들고 보며 흥분한 표정으로

위태무; [내 놓으시오.] 몸을 반쯤 일으키며 손을 내밀어 용설약의 손에서 혈왕잠을 낚아채려고 하지만

덜컥! 눈 부릅뜨며 몸이 굳어지는 위태무

위태무; (이... 이건...) 경악

위태무; (피의 흐름이 멎고 장기들이 기능을 멈췄다!) 고통스럽게 비틀하고

용설약; [어머나! 이제야 반응이 오는 모양이네.] 혈왕잠에서 시선을 떼며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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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운영; (위태무가 아니다!) 놀라고

이로; [장... 장청풍?] 고개 들면서 불신과 경악. 그때

정정; [대공자님!] 휘익! 비명 지르며 청풍의 품에서 뛰어내리고. 부상을 당한 몸이지만 아랑곳 하지 않는다. 이로는 자기 몸으로 덮고 있던 타노의 몸에서 상체를 들며 청풍을 돌아보고 있다. 이로의 표정은 놀람과 감격으로 물들어 있고

청풍; (아주 늦지는 않았군.) 정정을 놔준 청풍은 그런 이로와 타노를 보고

이로; [정정아...] 자신들에게 뛰어오는 정정을 올려다보며 놀라고 안도하고. 이제 일어나 앉은 자세가 되었다.

정정; [제... 제가 대공자님을 구해주실 은인을 모시고 왔어요 장로님!] 털썩! 타노 옆에 무릎을 꿇으며 이로에게 말하고

이로; [그... 그런 것 같구나.] 감격하며 눈가에 눈물이 어린 채 청풍에게 좀 고개를 숙이고. 청풍은 몸을 반쯤 돌린 채 이로와 타노를 보고 있고.

정정; [타노... 대공자님의 상세는 어떠신가요?] 이로 옆에 무릎을 꿇은 채 타노를 내려다보며 다급하게

이로; [좋지 않다.] 타노를 돌아보고. 청풍은 용운영쪽으로 돌아서고

이로; [우리가 교대로 주입해준 내공의 힘으로 겨우 겨우 연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소매로 눈물을 닦으면서 말하고.

정정; [걱정... 걱정 마세요. 은공을 모셔왔으니 이제 누구도 대공자님을 해치지 못할 거예요.] 타노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소매로 닦아주며 울고. 그 사이에 청풍은 정정과 이로를 등지고 용운영에게 다가가고 있다.

용운영; [누구도 그 꼽추새끼를 해치지 못한다?]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용운영; [네놈이 대체 누군데 저 계집년으로부터 말도 안되는 신뢰를 받고 있는지 궁금하구나.] 자신에게 다가오는 청풍을 지긋이 보고

청풍; [가엾은 인생이로군.] 용운영의 5미터쯤에 멈춰서며 차가운 표정으로 말하고

용운영; [뭐?] 어이없고 분노하고

청풍; [순진하고 어리석어 평생을 남의 손아귀 안에서 희롱당해 살아왔다.] [그런 인생이 어찌 가엾지 않겠는가?] 음산하고 준엄한 표정으로 말하고

이로; (단번에 용운영의 인생 내력을 파악했다.) 돌아보며 놀라고.

용운영; [죽... 죽일...] 수치심과 충격에 이를 갈고

청풍; [평생을 농락당하며 살고도 모자라서 또 못된 계집의 앞잡이 노릇을 할 생각인가?] 살벌한 표정으로

용운영; [아가리 닥쳐!] 화악! 지팡이를 휘두르고

화악! 쏴아아! 그에 따라 수많은 나비떼들이 청풍에게 날아든다.

이로; [조심하게 장공자! 그 나비들은 본교의 술법으로 만들어져서 닿는 건 무엇이든 소멸시키네.] 다급히 외치고. 반명 정정은 돌아보지 않고 타노의 이마의 땀을 닦아주는 중이다. 전적으로 청풍을 신뢰하기에

꽈광! 번쩍! 청풍의 몸에서 벼락이 일어나 나비들을 태우지만

용운영; [훔쳐 배운 혈전창 정도로 수혼호접을 막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손을 젓고

화악! 불길에 휩싸이면서도 맹렬히 소용돌이치며 청풍을 휘감는 나비들

이로; [장공자!] 기겁하는데

청풍; [...] 스윽! 무언가 생각하며 한손으로 모자를 머리에 쓰고

용운영; [수혼호접에 포위된 이상 네놈은 죽은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 [!] 신이 나서 외치다가 눈 부릅

스스! 나비들에게 뒤덮이고 휘감기던 청풍의 모습이 사라졌다

용운영; [은신술!] 팟! 놀라면서도 몸을 홱 돌려 피하고

화악! 어느 틈에 뒤쪽에서 나타나 용운영의 목덜미를 움켜쥐려는 청풍의 강철같이 변한 손. 눈 부위와 유령익 밖으로 내민 손만 허공에서 갑자기 나타났다

용운용; [큭!] 서걱! 핏! 간발의 차이로 목이 청풍의 강철같이 변한 손가락에 스치면서 피가 튀는 용운영

용운영; [죽일...] 화악! 뒤로 날아 피하지만

쩍! 다시 내뻗은 청풍의 손이 이미 용운영의 목을 쥐고 있다

용운영; (빠... 빠르다!) 자기 목을 쥐는 청풍의 손을 보며 경악

이로; [확실하게 죽이게!] 주먹 불끈

청풍; (해치웠다!) 콱! 용운영의 목을 강하게 잡아 부러트리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퍼억! 용운영의 몸이 수많은 나비로 편해 흩어진다. 그에 따라 청풍의 손아귀도 허무하게 허공을 움켜잡고

청풍; (술법!) 경악 눈 부릅 급정거할 때

화악! 다른 곳으로 모이는 나비들

돌아보는 청풍.

스스스 모였던 나비들이 흩어지면서 다시 용운영의 모습이 나타난다.

청풍; (몸을 흩었다가 다시 모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계집이다.) (상대하기가 위태무에 못지 않게 까다롭겠구나.) 다시 용운영쪽으로 걸어가며 생각하고

용운영; (저 어린 놈...) 다가오는 청풍을 보며 아연긴장.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

<행동거지에 망설임이 없고 느긋하다. 자신의 지닌 바 능력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으며 다음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걸어오는 청풍의 모습을 배경으로 용운영의 생각

용운영; (저 놈이 나타난 이상 누구도 꼽추 새끼를 해치지 못한다고 한 정정이 년의 말이 어째 예사롭게 여겨지지가 않는구나.) 곁눈질로 정정을 보고. 정정은 타노를 간호하고 있고. 이로는 그 옆에 한쪽 무릎을 꿇은 자세로 칼에 손을 댄 채 만약을 대비하고 있다

청풍; [당신과 목숨을 걸고 싸워야할만한 은원이 내게는 없다.] 다시 용운영과 5미터쯤 간격을 두고 멈춰서며

청풍; [지금이라도 물러간다면 없던 일로 하겠다.] 거만하게

용운영; [개소리는 작작하고...] 두 손으로 지팡이를 강하게 잡고

용운영; [네놈도 오늘 기필코 죽여야겠다.] 화악! 펑! 용운영의 몸이 수많은 나비들로 변해서 청풍을 덮쳐온다.

청풍; [원한다면 상대해주지!] 화악! 두 주먹 불끈.

꽈과광! 청풍의 온몸에서 벼락이 일어나 전면에서 덮쳐오던 나비들을 태우고 부순다. 하지만

화악! 타지 않은 나비들은 청풍의 주변을 우회해서 쏜살같이 이로와 정정을 향해 몰려간다. 정정은 돌아보지 않지만 이로는 눈 부릅뜨며 칼을 뽑는다. 한 무릎을 꿇은 자세로.

청풍; (아차!) 화악! 돌아서며 손을 긁는 청풍. 청풍의 손에서 거대한 용이 나타나 날아가고. 물론 실제 용이 아니라 용의 형상을 한 기운이다. <구룡짐독>중 한 마리가 투명해진 모습으로 굵기가 한 아름이 넘는다

화악! 퍼퍼펑! 아가리를 쩍 벌린 용이 나비들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나비들과 부딪혀 함께 소멸된다. 하지만

용이 미처 소멸시키지 못한 나비떼들이 정정과 이로를 덮쳐간다

이로; (노부의 능력으로 막기에는 수혼호접의 숫자가 너무 많다.) 칼을 뽑은 채 벌떡 일어나 양팔을 벌려 자신의 몸으로 정정과 타노를 향해 날아드는 나비떼들을 막으려 하고

<호호호! 잘 가라!> 나비 떼 사이에서 용운영의 얼굴이 나타나며 웃고.

화악! 정정과 이로를 휩쓰는 나비떼들

청풍; (당했다!) 이를 갈고. 그때

쩡! 쩡! 갑자기 투명한 상자 같은 것이 나타나 정정과 이로와 타노의 몸을 덮어버리고. 그 안에 갇힌 정정과 이로는 동작을 멈춘다.

퍼억! 텅! 그 투명한 유리상자 같은 것에 부딪힌 나비들이 튕겨지거나 부서진다

[!] 놀라는 청풍. 동시에

[속명유리궤(束命遊離櫃)!] 화악! 나비들 사이에서 용운영의 모습이 나타나며 이를 갈고.

청풍; (술법!) 안도하며 멈추고

<누군가가 술법으로 펼친 저 투명한 상자 안에서는 시간이 멈춰 주변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되는 모양이다.> 유리 상자같은 것에 갇혀서 멈춘 정정과 이로와 타노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직후

<대체 무슨 생각인 것이냐 막내야!> 스스스! 유리상자 같은 것 앞으로 두 개의 크고 작은 그림자가 나타난다.

쿵! 모습을 드러내는 일남 일녀. 엄청난 거구의 여자와 왜소한 노인이다. 여자는 풍만한 몸매를 지닌 중년여인이고 노인은 허리가 굽은 엄청 나이 많은 노인으로 곰방대를 입에 물고 있다. <건곤일척>에 나온 <용로>와 <호모> 캐릭터. 이 작품에서는 혈교의 천법사들이다. 이름은 운귀와 풍모.

풍모; [용설약이 네게 한 짓을 잊기라도 한 것이냐? 왜 불쌍한 문천이를 해치려는 거냐?] 눈 부릅뜨며 화내는 풍모. 풍만한 몸에서 바람이 솟구쳐 오르는 모습. 용운영보다 젊어 보이지만 사실 풍모가 용운영보다 나이가 더 많다. 그런 풍모 배경으로 나레이션. <-혈교 천법사의 일인 풍모(風母)>

청풍; (저 인물들...) 눈 번뜩

청풍; (혈교의 천법사들일 테데... 동복쌍로가 날려 보낸 전서구를 통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있구나.)

용운영; (틀렸다.) 입술 깨물며 정정과 이로, 타노를 가둔 투명한 상자를 노려보는 용운영

<운귀(雲鬼)가 구사한 술법 속명유리궤 안에서는 시간과 공간이 함께 정지해버린다.> 상자를 등지고 서서 곰방대로 연기를 뿜어내는 운귀를 배경으로 용운영의 생각

용운영; (시술자인 운귀를 쓰러트리기 전에는 꼽추새끼를 죽일 방법이 없다.) 입술 깨물 때 생각할 때

풍모; [네가 전대 교주의 장녀라 받아들이긴 했지만...] [과연 네게 천법사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풍모; [집법대전(集法大展)을 소집해서 너의 거취에 대한 논의를 해봐야겠다.] 노려보고

용운영; [마음대로 하세요.] 냉소하며 돌아서고

풍모; [뭐라고?] 분노

고개 설레 젓는 운귀

용운영; [천법사고 용희(龍姬)고 내가 원해서 쓴 감투는 아니었어요.] [쫓아내든 말든 마음대로 하시라구요.] 화악! 말하는 용운영의 몸이 수많은 나비로 변해서 흩어진다

풍모; [거기 서지 못해?] 화악! 몸에서 일어난 바람의 소용돌이가 나비로 변해 흩어지는 용운영의 몸을 휘감으려 하지만

퍼억! 그대로 사라지는 나비들

풍모; [저 버르장머리 없는 년이...] 분노 치를 떨고. 그 사이에 운귀는 투명한 박스에 갇힌 정정, 이로, 타노를 보고 있다

청풍; (위험한 상황은 지나갔다.) 슥! 두 손으로 모자를 쓰고

청풍; (혈교의 인물들과는 친구이기보다는 적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 그만 사라지자.) 스윽! 청풍의 모습이 사라지고

풍모; [용운영!] [네년이나 용설약이나 혈왕조사의 핏줄인 것만 믿고 오만방자가 하늘을 찌르는구나.] 그것도 모르고 풍모는 용운영이 사라진 쪽을 노려보며 이를 갈고

[!] 반면 운귀는 무언가를 느끼고

풍모; [내 반드시 네년을 천법사의 자리에서 쫓아내고 말 것이다.] 분노. 치를 떨고. 그때

운귀; [멈추게!] 후욱! 곰방대로 연기를 확 뿜어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혈교 천법사의 일인 운귀(雲鬼)>

풍모가 흠칫! 할 때

화악! 구름으로 이루어진 띠가 아무것도 없는 곳을 한 바퀴 휘감는다.

휘감긴 것은 윤곽선만 보이는 사람의 형상, 즉 청풍이다.

풍모; [은신술!] 눈 부릅뜨고

청풍; (순간적으로 몸 주변의 습기가 구름으로 변해 날 옭아맸다.) 놀라면서 + [하교하실 말씀이 있으십니까?] 슥! 망토의 모자가 저절로 벗겨져 얼굴이 일부 드러나며 말하고

운귀; [신세를 졌다.] [보답을 해야겠으니 이름을 말해라.] 지긋이 보며 말하고

청풍; [보답을 바라고 한 일은...] + [!] 말하다가 찡그리고

우두둑! 구름의 띠들이 마치 쇠사슬처럼 청풍의 몸을 옭아맨다

운귀; [네 의사는 상관없다.] 곰방대를 입에 문 채 음산하게 청풍을 노려보고

운귀; [노부는 네가 누구인지 반드시 알아야겠다.]

청풍; [별 수 없군요.] 한숨 쉬고

청풍; [말학후진의 이름은 장청풍입니다.] [어떤 인생인지는 정정과 타노에게 물어보시면 알 수 있을 테고...] 투명한 상자에 갇힌 정정과 타노를 보고

풍모; [장청풍?] 갸웃

풍모; [들어본 적이 없는 걸 보면 무명소절인데...]

청풍; [무명소졸이 스스로를 소개한 것은 어차피 두 분은 정정과 타노를 통해서 내가 누군지 알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스륵! 말하는 청풍의 모자가 다시 얼굴 앞으로 내려와 청풍의 얼굴이 사라지고

청풍; [즉, 절대 노인장의 핍박에 못 이겨 자백한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술렁! 윤곽으로 보이던 청풍의 몸이 흔들하더니

슈악! 바람처럼 사라지는 청풍의 윤곽

콰득! 그에 따라 청풍의 몸을 조이고 있던 구름의 띠가 확 조여진다

찡그리는 운귀

풍모; [놓친 거예요 오라버니?] 놀라고

운귀; [기름칠한 미꾸라지처럼 내 속명철운삭(束命鐵雲索)을 빠져나갔다.]

풍모; [믿어지지 않는군요.] [이름 그대로 일단 묶이면 죽기 전에는 빠져나가지 못하는 오라버니의 술법을 아무렇지 않게 빠져나가다니...]

운귀; [뒤집어쓰고 있는 두건 달린 피풍의도 그렇고... 아무래도 저놈은 우리 혈교의 배신자인 유령대제의 후손인 것같다.]

풍모; [그럼 방금 전 오라버니의 술법에서 빠져나간 수법이...] 놀라고

운귀; [유령대제의 오대절기(五大絶技)중 하나인 유령백팔변(幽靈百八變)이었을 것이다.] 고개 끄덕이고

풍모; [오래전에 맥이 끊긴 것으로 알려진 유령대제의 후손도 나타나고...] [조만간 무시무시한 풍파가 세상을 생지옥으로 만들지도 모르겠어요.] 어두운 표정으로 말하고

 

#343>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산봉우리

스윽! 누군가의 발이 바위를 딛고

슥! 쓰고 있던 모자를 한손으로 벗으며 아래를 내려다보는 청풍

계곡 안쪽에서는 정정과 이로가 유리 상자 같은 것에서 풀려나있다. 이로는 일로가 죽은 장소에서 부식된 칼을 앞에 놓고 무릎 꿇은 채 울고 있고. 바닥에 무릎 꿇은 정정은 풍모에게 무언가 얘기하고 있는 중이다. 운귀는 다시 타노를 투명한 상자에 가두고 있고

위의 장면을 크로즈 업

청풍; (혈교의 천법사...) 내려다보고

청풍; (확실히 지법사, 인법사들과는 차원이 다른 인물들이다.) 몸을 두른 유령익을 들쳐보고

유령익 안쪽의 옷이 밧줄에 얽힌 형상으로 튿어져 있고. 튿어진 옷 안쪽의 피부에도 흔적이 나있다.

청풍; (구름으로 이루어진 사슬이 유령익과 옷을 파고 들어 몸에 상처를 냈다.) (내 호신강기가 조금만 약했어도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 상처를 보고

다시 계곡을 보는 청풍.

정정이 울면서 풍모에게 뭐라 말하는 모습 크로즈 업

청풍; (정정, 저 계집을 잘 구슬렀으면 혈교가 천마련에 잠입시켜놓은 간세가 누군지 알 수도 있었을 텐데...)

청풍; (어차피 잃어버린 기회이니 미련 둘 것 없다. 내가 직접 알아내면 되는 일이니...) 스윽! 돌아서고

청풍; (그나저나 혈교 내에서 한바탕 피바람이 불겠구나.) 휘릭! 유령익을 다시 몸에 두르고

<세상을 위해서 잘 된 일일 수도 있지만...> 스스스 사라지는 청풍. 헌데

팔락! 근처에 떠있는 나비 한 마리.

탁! 탁! 멀리에서 무언가 연속으로 멀어지는 기척. 모습은 안보인다. 물론 청풍이 멀어지고 있는 모습이고

[...!] 무언가 생각하는 나비. 물론 이 나비는 용운영의 분신이다.

휘익! 휙! 날개를 저어서 청풍이 사라지는 쪽으로 날아가는 나비. 그리고

 

#344>

위 장면의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또 다른 절벽 위. 관목 사이에 숨어서 정정 일행을 보는 여자. 얼굴에 알록달록한 문양이 새겨진 반쪽 가면을 쓰고 있다. 코 윗부분만 가리는 반쪽 가면의 이마에는 <人>자가 적혀있다. 바로 청풍을 공격했던 여자 인법사다.

여자인법사; (한발 늦었다.) 이를 악물고

여자인법사; (용운영이 타노를 죽이는 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운귀와 풍모가 주모의 추문을 확인해버렸다.) 운귀와 풍모의 모습을 보고

여자인법사; (이제 주모가 위태무로부터 소가주를 지키는 방법은 단 한 가지만 남게 되었다.) 뒤로 물러나며

여자인법사; (과연 주모가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 미심쩍긴 하지만...) 돌아서서 달려간다

곧 사라지는 여자인법사

 

#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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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

<-구화산(九華山)> 웅장한 산. 저녁 무렵

그 산중을 날아가는 청풍. 두 팔로 정정을 안은 채

정정; [혈교는 모두 네 개의 가문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날아가는 청풍의 품에 안긴 채 말하고. 이하 청풍의 품에 안겨 날아가는 정정과 청풍의 대화다. 주변의 경치가 계속 바뀌는 배경으로

정정; [혈왕(血王)세가, 무왕(巫王)세가, 심왕(心王)세가, 영왕(影王)세가가 혈교를 이루는 네 가문 혈교사주(血敎四柱)인데...]

정정; [혈교사주들중 맹주가 혈왕세가로써 혈교의 교주는 대대로 혈왕세가의 가주가 맡아왔어요.]

청풍; [혈왕세가가 다른 세 가문을 압도해온 것은 혈교 사상 최강자로 삼황의 한자리를 차지하기까지 한 혈왕을 배출한 덕분이겠군.]

정정; [맞아요.]

정정; [혈왕께서는 그저 술법과 주문, 섭혼술등으로 세상을 속여 왔던 혈교를 단번에 천하 최강의 세력으로 성장시켰어요.]

 

<무공에 술법을 가미한 혈왕의 절기들은 그때까지 존재해온 무공에 대한 상식을 일거에 깨트렸으며 엄청난 충격으로 강호를 혼돈에 몰아넣었었어요.> 장발을 흩날리는 마귀같은 노인이 광소를 터트리고. 그 주변에 수많은 시체들이 널려있다.

 

정정; [비록 같은 시대에 나타났던 고금제일마 천마(天魔)와의 대결에서 패해 세상에서 사라지긴 했지만...] [혈왕께서는 혈교를 새롭게 창건하신 것이나 다름없었어요.]

정정; [그래서 저희들끼리는 혈왕님을 혈왕조사(血王祖師)라 부른답니다.]

청풍; [헌데 혈교의 영도(領導) 가문인 혈왕세가의 계승과 관련하여 문제가 생긴 것같더군.] 슬쩍 떠보고

정정; [혈교의 교주 자리는 물론이고 혈왕세가의 가주 자리 역시 오직 남자만이 이을 수 있는데...]

 

<혈교의 교주이시며 혈왕세가의 가주셨던 십면혈신(十面혈神) 용린(龍麟)께서는 백방으로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후사를 이을 아들을 끝내 얻지 못하셨어요.> 얼굴이 하얗고 눈썹도 수염도 없는 음산한 인상의 백발노인이 뭔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침대 옆에 서서 침대에 누은 여인을 보고 있다. 이 노인이 혈교의 전대교주이며 혈왕세가의 가주였던 십면혈신 용린. <아랑힐월>에 나온 혈교 교주 십면혈신 용린과 동일 캐릭터. 십면혈신의 앞쪽에 놓인 침대에는 막 해산한 절세미녀가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울고 있다. 미녀의 옆에는 강보에 쌓인 갓난아기가 누워있고. 십면혈신 뒤에는 2살 쯤 된 귀여운 소녀를 품에 안은 유모가 십면혈신의 눈치를 보고 있다. 유모 옆에는 똘망한 인상의 네 살쯤 된 소녀가 인형을 안고 서있고. 유모가 안고 있는 소녀가 용설약이고 유모 옆에 서있는 소녀가 용설약의 언니인 용운영이다.

<딸만 셋을 두었을 뿐이고... 그 때문에 혈왕조사님 이래 면면히 이어온 혈왕세가의 대(代)가 끊어질 위기에 처한 거예요.> 위 장면의 연속

 

정정; [결국 십면혈신께서는 다른 세 가문의 양해를 얻어 데릴사위를 들이게 되었어요.] 한숨 쉬고

청풍; [그 데릴사위가 위태무였군.] 위태무를 떠올리고

정정; [지금이야 호호백발 노인이 되었지만 젊은 시절 주군은 백혈총사단(白血總士團)의 가장 촉망 받는 인재였어요.]

청풍; [백혈총사단?]

정정; [혈교사주에 속하지 않으면서 교단을 수호하는 전사 집단이에요.]

 

<비록 숫자는 백여명에 불과하지만 백혈총사들은 개개인이 구대문파 장문인에 필적하는 실력을 지닌 절세고수들이지요.> 고대신전 같은 곳에 도열하여 단상에 놓인 의자에 위엄 있게 앉아있는 십면혈신에게 인사하는 흰옷을 입은 무사들. 그들 중에는 젊은 시절의 위태무도 있다. 당시 위태무의 나이는 30대 중반

 

청풍; (혈교사주 외에도 구대문파 장문인에 필적하는 고수들이 백여 명이나 더 있다니...) (혈교의 전력은 상상을 초월하는구나.)

정정; [대공자를 보위하고 있는 동복쌍로도 전에는 백혈총사단의 일원이었어요.] 동복쌍로를 떠올리고

청풍; (동복쌍로가 다른 자들과 달리 위태무를 배신하지 않은 이유가 그 때문이겠군.)

정정; [삼십여 년 전, 십면혈신께서는 백혈총사들 중 최고의 인재로 꼽히던 위태무님을 혈왕세가의 대를 이을 데릴사위로 고르셨어요.]

청풍; (혈교사주 내의 세력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혈교사주가 아닌 백혈총사단에서 데릴사위를 구했겠지.)

정정; [원래는 십면혈신님의 장녀인 혈관음(血觀音) 용운영(龍雲影)님이 위태무님과 부부가 되어 혈왕세가의 대를 이을 계획이었어요.]

청풍; [그랬는데...?]

정정; [결혼식 직전, 용운영님의 신상에 끔찍한 일이 벌어졌고...] [어쩔 수 없이 용운영님의 동생인 혈미인(血美人) 용설약이 대신 위태무님과 부부가 되셨어요.]

청풍; [혈관음 용운영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느냐?] 흠칫! 하고

정정; [원인은 모르겠지만...] [용운영님이 하루아침에 호호백발 노파가 되어버렸다고 해요.] 겁에 질리고

청풍; [꽃 같은 처녀가 하룻밤 새에 노파가 되었다?] [그런 게 가능한 일이냐?] 놀라고

정정; [혈교 내의 높은 분들은 원인을 짐작하고 계시는 눈치지만 저같은 일반 제자야 내막을 알 수가 없지요.]

청풍; (용설약이란 여자가 뭔가 수작을 부렸겠구나. 자신이 혈왕세가의 주인이 되기 위해...) 사악하고 요염하게 웃는 용설약을 떠올리고

정정; [어쨌거나 위태무님은 처제가 될 뻔했던 용설약과 부부가 되었으며...] [삼 년 후 타개하신 십면혈신님의 뒤를 이어 혈왕세가의 가주가 되었던 거예요.]

청풍; (위태무는 명목상 가주고 실제로는 용설약이 혈왕세가를 지배해왔겠군.)

정정; [부부가 된 후에도 두 분 사이에서는 자식이 안 생겨 혈교의 모든 제자들이 걱정을 했었어요.]

정정; [그러다가 마침내 이십삼 년 전, 득남을 하게 되었어요.]

청풍; [헌데 알고 보니 그 아들이 위태무가 아닌 위태무 조카의 씨였군.]

정정; [지금까지 감쪽같이 속고 살아온 가주님만 불쌍하게 된 거죠.] 입술 깨물고 분노

청풍; [그후 혈관음 용운영은 어찌 되었느냐?]

정정; [갑자기 노파가 되어버린 용운영님은 혈교성역으로 들어가 술법의 수련에만 전념하셨고...]

정정; [십여 년 전, 드디어 천법사의 자리에 오르셨어요.]

청풍; [용운영이 천법사의 일원이란 말이지?] 눈 번뜩

정정; [본교의 천법사는 아홉명이 정원이에요.] 말하는 배경으로 청풍이 흠칫! 하며 앞을 본다. 물론 날아가는 상태에서

정정; [아홉 분의 천법사는 각기 용(龍), 호(虎), 풍(風), 운(雲), 수(水), 금(金), 목(木), 화(火), 토(土)를 상징으로 삼으시는데...] + [!] 말하다가 흠칫! 하고. 청풍이 고개 돌려 멀리 앞쪽을 보고 있다.

정정; [왜... 왜 그러시는가요?]

청풍; [이 앞쪽 이십여 리쯤에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쐐액! 날아가며 말하고

정정; [이... 이십여 리쯤이면 장로님들이 대공자님을 치료하고 계시는 곳이에요.] 눈 치뜨며 다급해지고

정정; [용설약의 수하들이 벌써 대공자님의 은신처를 찾아낸 것같으니 서둘러 주세요.] 다급한 표정으로 청풍의 옷자락을 움켜잡고

청풍; [그럴 생각이다!] 팟! 날아오르고

쏴아아! 미사일처럼 날아가는 청풍

정정; (제발...) 너무 빨리 날아가 눈도 뜨지 못하고 청풍의 품에 파고 들며 기원

<천지신명이시여. 이 기린아가 도착할 때까지 가엾은 대공자님을 보호해주세요.> 멀리 날아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정정의 기원 나레이션

 

#341>

구화산의 깊은 곳에 자리한 깊은 계곡

[크악!] [컥!] 몸이 갈라지며 죽는 무사들.

털썩! 퍼억! 나뒹구는 갈라진 시체들. 이어

콱! 바닥에 거꾸로 박히는 누군가의 칼

일로; [큭!] 바닥에 거꾸로 박은 칼의 손잡이를 잡은 채 한쪽 무릎 꿇는 노인. 동복쌍로중 한명인데 온몸이 피로 물들어 있다. 몸에도 크고 작은 상처가 나있고. 각가지 암기들도 몸에 박혀있다. 한쪽 다리 허벅지에 깊은 상처가 나서 무릎을 꿇은 모습이다.

일로; [지겨운 놈들...] 헉헉! 가쁜 숨을 몰아쉬며 주변을 둘러본다. 일로가 있는 곳은 삼면이 절벽으로 가로 막힌 계곡의 끝. 뒤에 동굴이 하나 있고 그 동굴 입구 주변에 수십구의 시체들이 뒹굴고 있다. 모두 몸이 갈라져 죽은 시체들. 혈교 무사들의 시체다

일로; [이렇게 빨리 우리들의 은신처를 찾아낼 줄은 몰랐다.] 헉헉. 입가의 피를 소매로 닦고. 그때

<다 해치웠는가?> 동굴 안쪽에서 들리는 음성. 돌아보는 일로

일로; [일... 일단 몰려온 놈들은 모두 제거했네만...] 힘겹게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일로; [더는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일세.] 팟! 칼도 뽑고

일로; [이놈들은 수색에 나섰던 전위(前衛)의 일부일 뿐이고... ] 동굴로 돌아서고

일로; [곧 지법사와 인법사가 포함된 용가년 졸개들의 주력이 들이닥칠 게야.] 비틀거리며 동굴로 들어가고. 동굴은 그리 깊지 않다

이로; [서둘러 떠나야하는 상황인 건 아네만...] 동굴 끝에 한쪽 무릎 꿇은 자세로 앉아 바닥을 본다. 한손은 무언가를 누르고 있는데 이로의 몸도 피로 물들어 있고 각가지 암기들이 여기저기 박혀있다.

이로; [문천이가 도저히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게 문제야.] 아래를 보고. 타노가 눈을 감고 누워있는데 정신을 놓은 상태. 가슴에 난 상처를 이로가 손바닥으로 누른 채 지혈시키면서 내공을 주입중이다. 타노의 가슴에 닿은 이로의 손바닥이 빛을 발하고 있고

일로;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네.] 이로 뒤에 멈춰서고

일로; [여기 머물러 있다가 개떼들에게 죽임을 당하거나 혈교성역쪽으로 가는 도중에 문천이의 상처가 돌이킬 수 없게 되거나 매 한가지니...]

이로; [맞는 말일세.] 슥! 한숨 쉬며 타노의 가슴에서 손을 떼고

이로; [죽더라도 천법사들과 만나러 가다가 죽어야겠지.] 타노를 두 팔로 안아들고

 

#342>

동굴에서 나오는 일로. 절뚝거리며 앞을 경계하면서 나오고. 그 뒤를 두 팔로 타노를 안은 이로가 따라 나온다.

일로; [조용한 걸 보니 주모의 졸개들중 주력은 아직 이 근처까지 육박해 오진 않은 것 같네.] 경계하며 앞장서고

이로; [위험은 증대하겠지만 곧장 혈교성역쪽으로 방향을 잡으세.] 일로를 따라오며 말하고

일로; [지금 상황에서는 천법사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앞당기는 것이 유일한 선택지겠지.] + [!] 말하다가 흠칫! 하고. 팔락! 바로 앞 허공에서 손바닥만한 나비 한 마리가 날아 내리고 있다. 날개에 사람 눈 같은 무늬가 새겨진 나비고

일로; (무슨 나비가 이렇게 큰 건가?) 놀라면서 나비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걸 보는데

[!] 뒤에서 보다가 무언가를 깨닫는 이로

일로의 얼굴 바로 앞에까지 접근한 나비의 모습 크로즈 업. 순간

이로; [피하게! 그건 용희(龍姬)의 수혼호접(狩魂胡蝶)이야!] 다급히 외치고

일로; [수혼호접!] 기겁하며 고개를 젖히고 돌리는데

번쩍! 나비의 눈 부위가 빛을 발하고

화악! 그대로 일로의 얼굴을 덮치는 나비. 날개를 뒤로 젖히고 엄청 빠른 속도로

스팟! 고개 젖히고 돌리는 일로의 얼굴 옆쪽 이마를 스치고 지나가는 나비. 순간

퍼억! 푸학! 나비가 스치고 지나간 일로의 옆쪽 이마의 살과 머리카락이 흩어지면서 피가 확 뿜어진다. 두개골이 드러날 정도의 중상이고

일로; [크악!] 두개골이 드러난 이마를 움켜쥐고 물러서며 비명 지르고.

이로; [조심하게!] 뒷걸음질 치며 다급히 비명. 그러자

[!] 눈 부릅뜨는 일로

화악! 일로의 앞쪽으로 수많은 나비떼가 구름같이 몰려든다

일로; [혈관음 용운영!] 부악! 칼로 긴 섬광을 일으켜 미친 듯이 그어내며 악을 쓰고

일로; [네년까지 용설약의 주구가 된 것이냐? 용설약은 네년에게서 모든 걸 앗아간 원수거늘...] 쩌적! 서걱! 부악! 일로가 미친 듯이 휘두르는 칼에서 내뻗힌 섬광들이 몰려들던 나비들을 토막내 버린다. 하지만

<종놈 주제에 말이 많구나.> 화악! 몰려드는 나비들 사이에서 말 소리가 들리더니

<게다가 감히 혈왕의 핏줄인 내게 욕지거리를 했으니 대가를 치러야겠다.> 화악! 소용돌이치며 일로를 휘감는 나비떼들

일로; [달아나라 둘째야!] 쩌정! 부악! 이로에게 외치며 사력을 다해 칼을 휘두른다. 일로의 주변으로 수많은 칼날로 이루어진 벽이 생긴다. 하지만

퍼퍽! 칼날로 이루어진 벽들이 나비에 닿자 녹아내리고

화악! 녹아내린 벽 안으로 날아드는 나비떼

일로; [크아!] 칼로 나비들을 베지만

퍼억! 푸스스! 휘두르는 일로의 칼날에 나비가 달라붙자 칼날이 그대로 부식되어 흩어지고

화악! 갈라지고 쪼개지면서도 일로의 몸에 달라붙는 나비들

일로; [크아아!] 푸스스! 나비들이 닿은 부위가 먼지가 되어 흩어지며 처절한 비명 지르고

이로; [안... 안돼!] 비명. 주춤 거리며 뒤로 물러서고

화악! 완전히 나비에 덮이는 일로

따당! 부식된 칼날이 바닥에 떨어지는데 뼈가 드러난 손이 칼의 손잡이를 잡고 있다.

<끄윽...> 나비들 속에서 신음이 들리더니

화악! 다시 흩어져 날아오르는 나비들. 그러자.

먼지가 되고 있는 일로의 시신 잔해가 드러나고

이로; [첫째!] 동굴 쪽으로 뒷걸음질 치며 비통하게

퍼억! 일로의 시신은 흩어져 버리고

이로; [용운영! 이 개같은 년아! 어디 나도 죽여 봐라!] 눈물 흘리며 이를 갈고

<그렇지 않아도 죽여줄 생각이니 재촉하지 마라!> 화악! 나비들이 소용돌이치는 가운데에서 누군가의 말이 들리고

용운영; [우리 가문의 수치스러운 비밀을 알고 있는 인간은 살려둘 수 없으니 말이다.] 쿵! 나비들이 흩어지면서 드러나는 용운영의 모습. 지팡이를 짚고 있는 곱게 늙은 노파. 이 여자는 <아랑힐월>에 나온 혈교의 교모 <조운영> 캐릭터다. 성만 용씨로 바꿔서 용운영으로 표기. 원래는 위태무와 부부가 될 계획이었지만 동생인 용설약의 음모에 빠져 하룻밤에 늙어 노파가 되었다. 나이는 오십이 채 안되었지만 백발에 주름투성이, 허리도 좀 굽었다.

이로; (틀렸다.) 절망하고

이로; (용운영, 저 계집은 동생인 용설약의 부탁을 받고 문천이를 죽이러 왔을 것이다.) 사악하게 웃는 용설약을 떠올리고

이로; (그리고 개인적인 은원보다는 가문의 명예를 더 중시하는 저 계집의 성격상 진천이의 출생의 비밀을 아는 우릴 살려둘 생각이 없을 테고...)

용운영; [상황파악이 끝난 얼굴이구먼.] 음산하게 웃고

용운영; [그럼 미련 두지 말고 그만 죽어라.] 퍽! 지팡이로 바닥을 두드리고. 그러자

화악! 허공을 맴돌던 수백 수천마리의 나비들이 먹구름같이 이로에게 몰려온다

이로; (용서하시오 주군!) 팟! 타노를 끌어안고 바닥에 몸을 던진다. 자신의 몸으로 타노의 몸을 덮어 가리는 자세가 되고

이로; (노부의 능력으로는 더 이상 문천이를 지켜줄 수가 없구려.) 와락! 필사적으로 자신의 몸으로 타노를 덮고.

용운영; [죽더라도 주인의 아들놈보다 먼저 죽겠다?] [위태무가 졸개 하나는 잘 뒀군.] 그걸 보며 냉소하고. 헌데 바로 그 직후

꽈과광! 허공에서 수많은 벼락이 내려 꽂혀서 나비떼를 때리고

용운영; [혈전창!] 경악

[!] 이로도 눈 부릅 뜨며 돌아보고. 여전히 몸으로 타노를 덮은 채

퍼억! 화드득! 불이 붙은 나비들이 마구 바닥에 떨어지고

용운영; [위태무! 당신인가요?] 외치며 이를 갈면서 뒤로 주춤 물러서고. 직후

화악!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로의 앞쪽 3미터쯤에 내려서는 청풍. 두 팔로는 정정을 안고 있고 유령익을 날개처럼 펄럭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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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

위태무의 비밀 거점. 낮

용설약; [동복쌍로가 이미 혈교성역에 전서구를 날려보냈다?] 마녀같은 표정으로 이를 바득 갈고. 의자에 앉아있고

백일몽; [고당주께서 전서구로 급히 알려온 바에 의하면 그렇사온데...] 눈치 보며 말하고. 이곳은 용설약의 거처. 거실이다. 백일몽은 몸 상태가 별로 안 좋아 보이지만 용설약 앞에 공손한 자세로 서있다.

백일몽; [늙은이들이 어디까지 까발렸는지는 모르지만 무호분타에서 전서구를 도난당한 것은 확인했사옵니다.]

용설약; [죽일...] 주먹 부르르 떨고

백일몽; [급한 대로 지법사와 인법사를 비롯하여 동원 가능한 인원은 모두 구화산으로 직행 시켰사옵니다.] 눈치 보며

백일몽; [하지만 천법사들보다 먼저 동복쌍로와 타노를 찾아낼 수 있을지는...] + 용설약; [나가 봐라!] 나가라고 손짓하고

용설약; [종년의 새끼가 구화산에 숨어있다는 걸 확인했으니 처리할 방법은 있다.]

백일몽; [예...] 고개 숙이고

돌아서서 문쪽으로 가는 백일몽. 열린 문 밖에는 빙화이신녀가 있고

용설약; (혹시 몰라서 빙화이신녀에게 그걸 가져오라고 시켰는데 쓸 데가 생겼다.) 일어나고

한쪽의 문으로 가고

문을 열고 들어가는 용설약. 어둡다

어둑한 내부. 침대가 있고 침대 옆에는 탁자와 의자. 탁자 위에는 대야가 하나 놓여있다. <아랑힐월>에 나온 천리수경이다. 윗부분의 테두리에 복잡한 문양이 가득 새겨져 있다.

대야를 크로즈 업

용설약; (우리 혈교의 사대보물(四大寶物)중 하나인 천리수경(千里水鏡)...) 물이 가득 채워진 대야을 내려다보고

용설약; (이걸 쓰면 아무리 먼 곳에 있는 인간에게라도 내 생각을 전할 수가 있다.) 양손으로 대야 테두리를 잡고

용설약; (물론 이혼전령술(離魂傳靈術)을 알고 있는 상대에게만 접촉을 할 수 있긴 하지만...) 대야를 들여다보고.

징! 눈에서 빛이 나는 용설약

용설약; (마지막으로 보고 받았을 때 <그년>이 구화산에서 멀지 않은 황산(黃山) 근처에 머물고 있다고 했는데...) 쩌엉! 눈에서 난 빛이 대야의 물로 스며들고

용설약; (지금으로서는 <그년>에게 희망을 걸어볼 수밖에 없다.) 징! 양쪽 눈에서 일어난 빛으로 대야의 물을 밝히고. 눈빛이 스며드는 대야의 물에는 원형의 파문이 인다. 직후

<누구?> 진동하는 대야의 물을 배경으로 누군가의 생각이 떠오르고

<누가 내게 볼일이 있는 건가요? 천리수경으로 접촉해온 걸 보면 본교의 요인이신 듯한데...> 대야 속에서 여자의 상체 실루엣이 떠오르며 말을 하고. 나이 든 노파의 실루엣이다.

용설약; <나야.> 전음으로 말하고

[!] 대야 속의 노파의 실루엣이 흠칫! 하더니

노파; <별일도 다 있구나. 고귀하신 혈왕세가의 안주인께서 나같이 별 볼일 없는 인생에게 먼저 접촉을 해오시다니...> 냉소하고. 이 나이 든 여자는 용설약의 언니인 용운영이다. 지금은 실루엣으로만 보이므로 노파로 표기

용설약; <피차 대화하는 게 불편할 테니 시간 끌 거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대야를 들여다보며 전음으로 말하고

용설약; <위태무가 종년하고 붙어먹어서 싸지른 아들놈이 죽지 않고 살아있는 게 확인되었어.>

노파; <위문천... 어렸을 때 돌림병으로 죽었다던 그 놈이 살아있다?> 흠칫! 하는 대야 속의 여자 실루엣

용설약; <나도 얼마 전에야 타노가 사실은 위문천이라는 사실을 알았어.>

노파; <타노!>

노파; <점입가경이로구나. 가주의 몸종인 그놈이 사실은 가주의 장남이었다니...>

용설약; <위태무, 그 인간의 장남이 살아있다는 게 내게 어떤 의미인지는 언니도 잘 알 것이다.>

노파; <글쎄... 속은 좀 썩어 들어가겠지만 위문천은 천출(賤出) 소생이라 네 아들의 위치를 위협하지는 못할 텐데...>

용설약; <언니도 어차피 알게 될 내용이라 미리 말해두는 건데...> 망설이다가

용설약; <사실 진천이는 위태무, 그 인간의 씨가 아니야.> 말하고

<!> 대야 속에서 놀라는 노파

용설약; <이제는 내가 위문천에 대해 심각하게 여기는 이유를 알겠지?>

용운영; <바람을... 맙소사! 다른 놈과 놀아났다는 것이냐? 그 난리를 쳐가며 내게서 빼앗아간 위태무를 배신하고...?> 쩡! 노파의 실루엣의 눈 부위가 강렬한 빛을 뿜어내고

용설약; <남녀간의 감정이라는 게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거잖아.> 새침

용설약; <어쩌다 보니 다른 사내에게 몸과 마음을 주게 되었는데 덜컥 애까지 들어섰던 거야.>

용설약; <기왕에 생긴 애라 낳을 수밖에 없었고... 위태무의 자식인 척 키워왔지만 얼마 전 그 비밀이 들통 나고 말았어.> 새침하게

노파; <그럼 진천이가 혈왕세가의 가주 자리를 물려받지 못하는 건 고사하고... 우리 혈교의 결속이 위문천이란 존재 때문에 와해될 수도 있겠구나.>

용설약; <내가 혈교를 심각한 위험에 빠트렸다는 건 인정할 테니 비난은 이번 난국을 해결한 후에 하도록 해.>

노파; <나보고 위문천을 죽여 달라는 소리로 들리는구나.> 냉소

용설약; <위문천, 그 꼽추는 지금 동복쌍로와 함께 구화산에 숨어있어.> <언니가 아직 황산에 머물고 있다면 그리 먼 거리가 아니니 가서 처리를 해줬으면 해.>

노파; <꼽추새끼의 숨통을 끊어놓은 거야 큰일도 아니지만...>

노파; <내가 왜 꼴도 보기 싫은 널 위해 손에 피를 묻혀야하는 건데?>

용설약; <왜냐하면...> 배시시 웃고

용설약; <답몽환혼주(踏夢還魂珠)가 내 손에 있으니까!> 사악하게 웃고. 순간

노파; <용설약!> 버럭 고함

쩌엉! 지지지! 대야에서 벼락이 치솟고 빛이 치솟으면서 물이 출렁거린다. 하지만 대야 모서리를 두손으로 움켜잡고 있는 용설약은 놀라지도 않고

노파; <답몽환혼주! 그 마물(魔物)로 날 망친 게 바로 네년이었느냐?> 이를 갈고. 쩡! 여자의 실루엣에서 한 쌍의 눈이 강렬하게 빛난다

용설약; <망치긴 누가 망쳐? 언니 욕심이 스스로를 망친 것이지!>

노파; <잘도 그런 개소리를...> 치를 떨지만

용설약; <결정해. 나 대신 위문천의 숨통을 끊어놓고 답몽환혼주를 돌려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노파; <가증스러운 년...> 이를 갈고

노파; <내가 예언하는데... 네년의 만행은 네년의 새끼가 대신 치루게 될 것이다.> 츠츠츠! 대야에서 사라지는 노파의 형상

용설약; [정말 막 되어 먹은 년이잖아! 어쨌든 피를 나눈 자매인 내게 이년 저년 하기나 하고...] 고개 들며 냉소하고. 츠으! 눈에서 나던 빛도 사라지고

용설약; [하지만 용운영(龍雲影), 네년은 결국 내 뜻대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대야에서 손을 떼며 몸을 바로 세우고

용설약; [피어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세월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답몽환혼주이니까.] 호호호! 마녀같이 웃고

 

#338>

<-황산(黃山)> 기암절봉들이 구름 속에 삐죽 삐죽. 낮

펑! 어느 바위 봉우리 중턱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화드득! 화악! 수많은 나비들이 폭발하듯 허공으로 흩어지는데. 손바닥 크기만한 크기에 날개에 눈같은 문양이 새겨진 그 나비들에 닿은 모든 게 먼지가 되어 흩어진다. 산 중턱에 세워져 있던 암자가 먼지가 되어 흩어지는 중인데 암자에 있던 비구니들도 가루가 되어 흩어진다.

[아악!] [흐윽!] 암자 외곽의 비구니들이 비명 지르며 달아나지만

화악! 커다란 나비들이 스치고 지나가자

퍼억! 푸스스!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먼지가 되어 흩어지는 비구니들의 몸뚱이

화르르! 먼지가 가라앉고. 나비들은 다시 암자의 폐허로 돌아간다

폐허가 된 암자 중간. 먼지에 휩싸여 어떤 여자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는 게 보인다. 노파다. 바로 용설약이 들여다보던 대야에 떠올랐던 노파의 실루엣의 주인. 하지만 먼지에 휩싸여 있어 모습이 자세히 보이지 않는다. 강렬한 눈 한 쌍만 보이고. 옷은 모두 사라져 알몸이다. 몸은 구부정, 젖가슴은 늘어졌다. 노파는 암자의 방에 앉아있었는데 몸에서 터트린 나비들이 암자 전체를 가루로 만들어버린 것. 노파가 앉아있는 직경 2미터쯤 되는 원형의 방 바닥만이 부서지지 않았다.

화르르! 쏴아! 사방으로 흩어졌던 나비들이 노파의 주위로 소용돌이치며 모여 든다

노파; [용설약! 용설약!] 먼지와 나비들에 둘러싸인 채 이를 가는 노파의 실루엣

노파; [날 이 지경으로 만들어서 내가 누려야할 모든 걸 앗아간 범인이 네년이었단 말이지?] 알몸인 채 책상다리를 하고 앉은 노파의 무릎에 얹혀져 있는 주먹이 세게 쥐어져 뼈마디가 다 드러난다.

노파; [용서 못한다! 절대로!] [비록 네년이 같은 핏줄이라고 해도...] 스스스! 나비들이 달라붙어 몸에 옷을 형성하고. 그 나비들 사이로 한 쌍의 눈이 강렬한 빛을 뿜어내고

노파; [네년이 원하는 대로 위태무의 아들 놈을 내 손으로 죽여주마!] 이를 갈고

노파; [그 다음 순서로 내 손에 찢겨 죽어야할 인간은 용설약 바로 네년이니 기다리고 있어라!] 호호호! 마녀처럼 웃고.

 

#339>

금정신니와 진상파가 머무는 암자. 낮. 비구니들이 오가고 있고

암자 끝. 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한 정자. 그곳에 금정신니와 진상파가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있다. 바둑을 두는 중이다. 금정신니는 손으로 바둑을 두지만 진상파의 바둑돌은 저절로 움직인다. 신소심이 정자 밖에서 화로에 차를 다리고 있고, 그러다가

암자 쪽을 돌아보는 신소심

정자로 오는 두 사람. 황건신장의 안내를 받아서 사천당문의 문주인 팔비나타 당천성이 오고 있다.

신소심; (사천당문의 문주인 팔비나타 당천성...) 일어나고

신소심; (별로 반가운 손님은 아니네.) 입술 깨물고

좀 떨어진 곳에 멈춰서며 손으로 암자를 가리키며 가라는 시늉하는 황건신장. 합장하는 당천성

정자로 오는 당천성. 황건신장은 다시 암자 쪽으로 돌아가고

신소심; [어서 오세요 당문주님.] 공손히 인사하고

당천성; [맹주께서 날 보자고 기별을 주셨더군.] 다가오며 정자를 보고

신소심; [하온데 마침 두 분의 위기(圍碁;바둑)가 막바지에 이르렀사옵니다.] 약간 난색

당천성; [그럼 잠시 기다림세.] 뒷짐 짚으며 정자 쪽을 보고

온 신경을 집중하여 바둑을 두는 금정신니와 진상파

당천성; (금정신니의 기력(碁力)은 정평이 나있지. 거의 국수(國手)급이라던가?)

당천성; (그럼에도 내가 오는 걸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집중하고 있다는 건 판세가 녹록치 않다는 건데...) + [!] 생각하다가 움찔! 하고

딱! 검은 돌을 놓는 금정신니. 그러자

몸을 약간 앞으로 숙여서 그 돌을 보는 진상파.

이어 약간 웃더니

고개를 좀 움직이고. 그러자

스윽! 돌통에서 하얀 돌이 하나 둥실 떠오르더니

스윽! 바둑판으로 이동한다.

당천성; (접인공력?) 놀랄 때

스륵! 조용히 바둑판에 내려앉는 하얀돌

당천성; (아니다! 내공을 쓰는 기척이 전혀 느껴지지가 않았다.) (게다가...)

<진소저의 몸에서 아예 공력 자체가 감지되지 않는다.> 단아하고 조용하게 앉아있는 진상파의 모습을 배경으로 당천성의 놀람

당천성; (그렇다는 건 내공의 힘으로 바둑돌을 움직인 게 아니라는 건데..) 당혹하고. 신소심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다시 찻물이 끓는 화로 앞에 쪼그려 앉고. 그때

딱! 다시 검은 돌을 놓는 금정신니

진상파의 고개가 조금 움직이고

스윽! 다시 흰 바둑돌이 돌통에서 떠오르고

스륵! 바둑판에 내려앉는 흰돌

당천성; (설마...) 놀라 숨을 멈추고

당천성; (정신력(精神力)... 또는 심력(心力)으로 바둑돌을 움직이고 있는 것인가?) 놀랄 때

딸칵! 검은 돌을 들어서 바둑판에 놓으려던 금정신니가

멈칫! 손이 멈추고

이마 찡그리는 금정신니. 그러다가

금정신니; [투료(投了;던져서 끝냄)해야겠네.] 딸칵! 바둑판 아무 곳에나 검은 돌을 내려놓고

진상파; [아까웠어요.] 미소 짓고

금정신니; [아깝긴... 실력이지.] [한 두판도 아니고 다섯판을 내리 졌지 않는가?] 한숨 쉬며 검은 돌을 모으기 시작하고

진상파; [오늘은 제쪽이 집중이 잘 된 탓일 거예요.] 고개 좀 움직이며 말하고. 그러자

슈우! 바둑 판의 모든 흰돌이 둥실 떠오르더니

[!] 당천성이 놀랄 때

스르륵! 딸그락! 차례차례 돌통으로 들어가는 흰돌들

당천성; (틀... 틀림없다!) 경이

<진상파... 맹주의 검법은 이미 심검(心劍)을 구사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당천성의 놀람을 배경으로 돌아보는 진상파. 금정신니도 비로소 당천성을 발견하고 흠칫! 하고. 검은 돌을 돌통에 모으면서

진상파; [어서 오세요 문주님.] 앉은 채 고개 조금 숙이고. 그 앞에서 금정신니는 자리에서 일어나고

당천성; [소생이 두분의 즐거운 시간을 방해한 것같소이다.] 포권하고

진상파; [아니에요. 문주님께서 오시는 동안 시간을 죽이고 있던 것뿐이에요.] 말하며 손을 내밀어 앞쪽의 자리를 권하고. 금정신니는 옆으로 물러나 진상파와 직각진 자리로 갔다.

 

암자 앞에 서서 정자 쪽을 보는 황건신장. 지나던 비구니들은 황건신장을 보며 얼굴 발개지고

정자 안에는 이제 진상파와 당천성이 마주 앉아있고 두 사람을 보는 자리에 금정신니가 앉아있다. 세 사람 앞에는 차와 다과가 차려져 있고. 신소심이 정자에서 쟁반 들고 나오고 있다.

샐쭉거리는 신소심

신소심; (그러니까 뭐야? 결국 당아연, 그 싸가지 없고 골빈 년만 횡재했다는 거잖아!)

신소심; (분해 죽겠어!) 소매를 물어뜯고

[!] 찻잔을 들다가 눈 치뜨는 당천성

당천성; [그... 그럼...] 흥분

진상파; [제게는 사제의 부모님을 대리할 권한이 있답니다.] 찻잔을 두 손으로 들고 말하고

진상파; [일전에 제안하셨던 대로 영애를 사제에게 보내셔도 좋아요.]

당천성; (드디어!) 안도. 환하게 웃고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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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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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각철개; [실로 절묘한 역용술입니다.] 감탄하며 청풍의 얼굴을 보고

독각철개; [이 거지도 사전에 알고 있지 않았다면 초공자인 줄 상상도 못했을 것입니다.]

청풍; [다른 건 몰라도 백변음마(百變淫魔)가 역용술로는 천하제일을 다툴 만 했지요.]

독각철개; [맞습니다. 역용술 중에서도 최고의 경지가 내공으로 얼굴의 골격과 근육을 바꾸는 것인데...] 끄덕이고

독각철개; [이 거지가 알기로 그 정도 역용술을 구사할 수 있는 인물은 천하를 통틀어도 다섯이 채 안될 것입니다.]

청풍; (백변음마로부터 물려받은 유령익 안쪽에는 역용술 한 가지와 경신술 한 가지가 적혀있었지.) 끄덕이며 탁자에 놓인 지필묵을 집어들고. 지필묵은 일종의 연필이다

청풍; (천환역형(千幻易形)과 유령백팔변(幽靈百八變)이란 것인데...) (오제(五帝)중 한명인 유령대제(幽靈大帝)가 남긴 절기일 가능성이 높다.) 스윽! 슥! 지필묵으로 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청풍; (오제가 남긴 절기로 겨우 도둑질과 색마 노릇을 하다가 생을 마친 백변음마의 삶이 안타까울 뿐이다.) 한숨 쉬며 그림을 그리고

종이에 그려지는 그림은 바로 신도풍이다. 맞은편에 앉아서 그림을 보다가 흠칫! 하는 독각철개

청풍; [벽세황이 은밀하게 만난 자의 용모파기입니다.] 지필묵을 내려놓고

청풍; [이자에 대해 조사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슥! 종이를 내미는데

독각철개; [따로 조사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두 손으로 종이를 집어들고

청풍; [지부장께서 아는 자입니까?]

독각철개; [이자의 이름은 신도풍(申道風), 별호는 무면사랑(無面邪朗)입니다.]

독각철개; [사기(詐欺)와 위조(僞造)로 악명이 높은 무위각(無違閣)이란 문파의 소문주입지요.]

청풍; [무위각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있습니다.] [사파에 속하는 자들로 온갖 가짜를 만들어 세상을 어지럽혀 왔다지요?]

독각철개; [무위각은 당연히 천마련에 속해있습니다.] [그리고 소문주인 무면사랑 신도풍은 오래전부터 벽세황의 졸개 노릇을 해왔습니다.]

청풍; [벽세황이 무면사랑을 부린다는 건 뭔가를 위조해서 일을 꾸민다는 건데...] + [!] 자신이 나온 객잔을 내려다보다가 눈 번뜩이고

독각철개; [벽가는 현재 천마련이 아니라 신장궁쪽으로 가고 있는 중입니다.] 말할 때 청풍이 고개를 창 밖으로 내밀며 무언가를 본다.

독각철개; [만일 일을 꾸미고 있다면 자신의 가문인 신장궁과 관련된 것일 텐데...] 말하다가 흠칫! 하며 청풍을 보고. 청풍은 고개를 좀 빼서 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독각철개; [무슨 일인지요?] 창가로 다가 앉아 함께 밖을 내려다보고

청풍; [본 적이 있는 계집을 의외의 장소에서 보게 되는군요.] 말하며 거리를 손짓하고. 독각철개도 함께 보고

사람들 틈에 섞여서 걸어가는 여자. 두리번. 바로 정정이다.

독각철개; [저 계집... 본방의 어떤 보고서에서 본 것도 같습니다만...] 독각철개는 정정을 금방 알아보지 못하고 찡그리며 갸웃하는데

청풍; [귀면지존 위태무가 남경분조에 심어놓았던 측근 중 한명입니다. 황태손을 시해하려다가 제 손에 혼이 좀 났지요.]

독각철개; [아!] 깨닫고

독각철개; [공자께서 그려주셨던 위태무 측근들의 용모파기 중에서 본 적이 있었군요.] 주먹으로 손바닥을 치고

청풍; [정정이라고... 황태자비의 시녀 노릇을 하고 있었습니다. 황태손과는 그렇고 그런 사이였고...] 정정을 보면서 말하고

독각철개; [헌데 이해하기 힘들군요.] 함께 보면서

독각철개; [금릉에서 난장을 친 결과 금의위의 수배를 받고 있는 대역죄인인 주제에 저렇게 활보를 하고 다니다니...] 찡그리고

청풍; [뿐만 아니라 저 계집을 노리는 자들도 있습니다.] 정정의 뒤쪽을 보며 말하고. 독각철개도 그쪽울 보고

사람들 사이를 걸어가는 정정. 그 정정과 10미터쯤 떨어져서 음침한 인상의 사내들 네 명이 따라가고 있다. 그자들은 물론 혈교의 무사들이다.

독각철개; [저놈들... 만만치 않은 무공의 소유자들로 보입니다.] 긴장

청풍; [무슨 사정인지 한번 확인해봐야겠습니다.] 일어나고. 독각철개도 일어나고

청풍; [벽세황과 신도풍에 대한 감시는 지부장께서 해주시기 바랍니다.] 입구로 가고

독각철개; [그리하겠습니다.] 포권하고

문 열고 나가는 청풍

독각철개; (한시도 쉴 틈이 없이 바쁘시군.) 닫히는 문을 보며 생각하고

독각철개; (하긴 불면불휴(不眠不休)가 세상을 구하는 영웅의 숙명이긴 하지.) 자리에 앉으며 웃고

독각철개; (거기에 비하면 적당히 놀고 먹고 쉴 수 있는 우리같은 범부(凡夫)들의 삶이 더 행복한 것일 수도 있다.) 창가에 앉아서 밖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이 객잔을 나가는 게 보인다. 정정과 정정의 뒤를 밟는 무사들의 모습은 멀찍이 멀어지고 있고

 

#336>

청풍이 있던 도시가 멀리 보이는 산중

[헉헉!] 쐐액! 날아가는 정정.

쐐액! 그런 정정의 뒤에서 날아오는 무사들. 거리는 백여미터

정정; (그래! 어서 날 쫓아와라!) 뒤를 곁눈질하며 날아가고

정정; (그래야만 타노... 아니 대공자(大公子)님이 더 안전해지니...) 날아가고

정정; (타노가 주군의 유일한 핏줄인 줄을 몰랐을 때야 얕보고 경멸했지만...) (사실을 안 이상 목숨을 바쳐서라도 보위해야만 한다.) 날아가고. 하지만

화악! 유령처럼 정정이 앞으로 날아 내리는 그림자

정정; [흑!] 팟! 급히 방향을 틀어 그 인물을 피하려 하지만

고당주; [망할 년!] 펑! 내려서면서 몸을 돌리며 장풍을 날리고

정정; [악!] 펑! 몸을 틀어 방향을 바꾸다가 등에 장풍을 맞고 비명 지르는 정정

퍼억! 야하게 나뒹굴고

[고당주님!] [잘 하셨습니다!] 휘익! 휙! 현장으로 날아 내리는 무사들. 고당주는 쓰러진 정정에게 다가가고 있고

정정; [끄윽!] 피를 게워내며 상체를 일으켜서 기어가려 애쓰고. 등판이 피투성이가 되었고. 고당주는 그런 정정에게 다가오고

고당주; [죽일 년!] 콱! 피투성이가 된 정정의 등을 발로 무자비하게 밟고

정정; [악!] 고개 젖히며 비명 지르고

고당주; [네년이 감히 배신을 해? 그러고도 살기를 바라느냐?]

정정; [배... 배신?] 두 손으로 바닥의 풀을 쥐어뜯으며 고개 조금 돌려 고당주를 노려보고

정정; [누가 배신을 했단 말인가요?] [주군의 유일한 핏줄인 타노... 아니 위문천공자님을 해치려는 당신들이 배신을 하는 게 아닌가요?] 악을 쓰고

고당주; [닥쳐라!] 콱! 발을 들었다가 더 강하게 밟고

콰직! 고당주의 발 아래에서 정정의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고

정정; [끄윽...] 벌벌 떨며 눈이 돌아가고. 입과 코로 피가 줄줄

[당주님!] [아직 죽이면 안됩니다!] [동복쌍로와 타노가 어디 숨었는지 알아내야하지 않겠습니까?] 무사들이 기겁하며 말리고

고당주; [네년은 주모님이 혈왕조사의 핏줄임을 잊었느냐?] [주군은 그저 혈왕조사님의 핏줄이 끊이지 않게 씨를 뿌려준 종마(種馬)일 뿐이다.] 발에서 좀 힘을 빼고

고당주; [혈왕세가의 식솔이기 전에 혈교의 교도들인 우리는 당연히 주군이 아니라 주모님께 충성을 해야만 한다.]

고당주; [헌데 네년은 혈왕조사님의 핏줄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타노... 위문천을 비호하고 있다.] [그런 네년이야말로 배신자가 아니냐?]

정정; [개... 개소리 말아요.] 헉헉

고당주; [뭐라?]

정정; [남편의 조카와 붙어먹은 화냥년이 주모는 무슨...] [위대한 혈교의 역사에 오점을 남긴 대역죄인인이 주모 아닌가요?]

고당주; [이... 이년이...] 분노에 치를 떨고

무사들은 난감

정정; [죽이려면 죽여요!] [당신들을 유인할 때부터 난 이미 주군 부자를 위해 죽기로 결심했으니까요.] 악을 쓰고

(역시...) (저 년이 백주에 대로를 활보해서 우리들 눈에 띈 것은 우릴 유인하기 위해서였구나.) (그 사이에 동복쌍로는 타노를 데리고 혈교성역에 더 가까이 갔거나 은밀한 곳에 숨었을 테고...) 깨달은 무사들 얼굴 굳어지고

정정; [동복쌍로께서는 이미 혈교성역으로 전서구를 날리셨어요.] [지금쯤 천법사들이 사태를 파악하고 타노... 위문천 대공자를 보호하러 달려오고 있을 거라구요.] 호호호! 신이 나서 웃고

[그런...] [무호(蕪湖) 분타에서 전서구를 도난당한 게 동복쌍로의 짓이었군!] 무사들 놀라고

고당주;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얼굴 굳어지고

고당주; (천법사들이 타노를 만나 사정 얘기를 들으면 혈교 내에서의 주모 입지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굳어지고

고당주; (무슨 일이 있어도 천법사들이 도착하기 전에 타노를 찾아내 쳐죽여야만 한다.) 이를 부득 갈며 발을 들고

고당주; (타노가 직접 증언하지 않는 한 주모와 관련된 추문은 흐지부지 될 테니...) + [오냐 네년이 얼마나 독한지 보자!] 퍽! 발로 정정의 옆구리를 차서 몸을 바로 뒤집고.

정정; [악!] 털썩! 바로 누우며 비명

고당주; [저년의 팔 다리를 눌러라!] 스릉! 칼을 뽑으며 무사들에게 말하고

[존명!] [예 고당주님!] 대답하며 정정에게 달려들어서 정정의 양쪽 팔과 두 다리를 찍어 누르는 무사들. 정정의 다리는 무사들에 의해 벌려진다.

정정; [마... 마음대로 해라!] 겁을 먹지만 악을 쓰고

고당주; [내게 무슨 짓을 해도 대공자를 찾아내진 못할 것이다.]

고당주; [과연 그럴지 보자.] 징! 정정의 아랫도리를 겨누는 고당주의 칼이 달아오르고.

정정; [흐윽!] 진저리

고당주; [삼매진화를 써서 제대로 달궜다.] 달아오른 칼을 보며

고당주; [이 뜨거운 게 아랫도리로 들어가기 시작하면 네년도 아마 생각이 바뀌게 될 것이다.] 스윽! 잔인하게 웃으며 칼로 정정의 치마를 사타구니에서 아래로 죽 내리긋고.

화드득! 치마가 타면서 갈라져 좌우로 벌어지고. 작은 빤스만 걸친 정정의 아랫도리가 드러난다

정정; [개... 개새끼...] 치욕에 떨며 가랑이를 오므리려 하지만 무사들이 누르고 있어 소용이 없고

고당주; [마음이 바뀌면 말해라.] 스윽! 새빨갛게 달아오른 칼 끝을 빤스만 걸치고 있는 정정의 사타구리로 접근시키고

고당주; [하지만 빨리 결단을 내려야할 것이다. 너무 늦으면 이 뜨거운 게 네 뱃속으로 깊이 끼워질 테니...] 잔인하게 웃으며 칼 끝을 정정의 사타구니에 대고

치치치! 새빨갛게 달아오른 칼 끝에 닿자 정정의 빤스가 연기를 내며 타들어가고

정정; [아흑!] 고통과 열기에 비명을 지르고

고당주; [창자가 익기 싫으면 어서 자백해라!] 스윽! 달아오른 칼 끝을 타들어가는 빤스 안쪽으로 조금 더 끼우며 협박하고

정정; [죽... 죽여!] 악을 쓰고

고당주; (이년이...) 얼굴 굳어지고

정정; [죽여라 악귀야! 귀신이 되어서라도 복수하고 말 테니...] 악에 바쳐 이를 갈고

고당주; [아랫도리로 뜨거운 맛을 보는 게 소원이라면 그렇게 해주마!] 슥! 잔인하게 웃으며 칼을 더 들이밀려 하고.

치치! 정정의 사타구니에서 더 많은 연기가 나고

차마 보지 못하고 고개 돌리는 무사들.

[아아악!] 비명 지르는 정정.

고당주; (독한 년! 가장 예민한 곳이 타들어가면서도 버티다니...) 얼굴 이지러지고. 바로 그때

꽈광! 허공에서 벼락이 일어나 고당주를 때리고. 놀라는 정정. 기겁하는 무사들

푹! 벼락에 감싸인 고당주의 칼이 미끄러져 끝이 바닥에 박히고

고당주; [끄윽...] 스륵! 지지지! 온몸이 벼락에 휘감기고 새카맣게 타서 뒤로 넘어가고

정정; (혈... 혈전창!) 흥분 눈 치뜨고

털썩! 따당! 칼을 놓치며 나뒹구는 고장주

[고당주님!] [웬... 웬놈이냐?] 정정의 팔 다리를 누르고 있던 무사들 기겁하며 벌떡 일어난다. 직후

<왜 같은 편끼리 이런 짓을 하는지는 알고 싶지도 않다.> 어디선가 말이 들리더니

청풍; [하지만 사내 망신을 시키는 짓을 한 것만은 용서가 안된다.] 스륵! 양손으로 쓰고 있던 모자를 벗으며 얼굴을 드러내는 청풍. 몸의 다른 부위는 윤곽선만 보이고.

[헉!] [저기 있었다!] [은... 은신술을 쓰는 자다!] 차창! 창! 무기를 뽑으며 아연긴장하는 무사들. 그러다가

청풍; [*알 달린 놈이 할 짓이 없어서 여자에게 그런 만행을 자행하는 것이냐?] 살벌한 표정으로 말하는 청풍의 모습 크로즈 업

[저... 저놈!] [자금성에서 주군의 사업을 망친 장청풍이란 놈이다!] [저 놈이 어떻게 여기에...] 무사들 청풍을 알아보고 기겁하고

청풍; [날 알아보는 걸 보니 네놈들도 환관으로 위장해서 자금성에 잠입했던 잡것들이겠지?] 지직! 양손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헉!] [본... 본교의 혈전창이다!] [피... 피해라!] 팟! 휘익! 비명 지르며 사방으로 달아나려 하지만

청풍; [달아나겠다?] [꿈도 참 야무진 놈들이군!] 빠캉! 피식! 웃으며 양손으로 네 가닥의 벼락을 허공으로 날리고

빠직! 그 벼락들은 무사들이 뽑아든 무기로 흘러들어간다

[끄아아악!] [케엑!] 날아오르다가 벼락에 감전되어 비명 지르는 무사들

퍼억! 털썩! 새카맣게 타서 숯덩이가 되어 나뒹구는 무사들

청풍; [어리석은 놈들! 내가 혈전창을 쓰는 걸 알면서도 쇠붙이를 버리지 않다니...] 냉소하며 정정에게 다가간다. 정정은 필사적으로 일어나 앉으며 한손으로 갈라진 치마를 모아 아랫도리를 가리려 하고

청풍; [자, 사정을 들어볼까?] 멈춰서며 내려다보고

청풍; [너도 혈교의 제자이면서 어쩌다가 동기들에게 끔찍한 만행을 당할 뻔한 것이냐?] 묻는데

정정; [도와주세요 공자님!] 와락! 두 팔로 청풍의 다리를 끌어안고.

찡그리는 청풍

정정; [타노... 위문천 대공자님이 사경을 헤매고 있어요.] [동복쌍로께서 필사적으로 상세의 악화를 막고 있지만...] 올려다보며 눈물 쏟으며 애원

정정; [이 상황에서 주모가 보낸 자들에게 습격을 받기라도 하면 그 가엾은 분은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실 거예요.]

청풍; (그렇게 된 거였군.) 끄덕

 

<나흘 전 내가 혈교의 지법사에게 고전할 때 현장을 빠져나갔었던 타노는 죽지 않고 살아있었던 것이다.> 강녕으로 가는 강변위의 길 가에서 청풍이 지법사가 만들어낸 흙과 돌로 만들어진 손에 조여지며 비명을 지르자 그 뒤에서 몸을 굴려 절벽으로 떨어지던 타노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오랫동안 위태무의 측근으로 살아온 이 여자는 용설약이 아니라 위태무 부자편에 섰다가 변을 당할 뻔한 것이고...)

정정; [사실 타노... 대공자님은...] 청풍의 다리를 부여안은 채 말하려는데 + 청풍; [대강의 사정은 나도 알고 있으니 구구한 설명을 할 필요는 없다.]

정정; [그... 그럼 공자님도 타노가 주군의 소생이라는 걸 사전에 알고 계셨다는...] 눈 치뜨며 놀라고

청풍; [용설약이 남편의 조카와 패륜을 저질러 자식까지 낳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냉소하며 몸을 숙이고. 정정을 안으려는 자세

정정; [아!] 놀라며 긴장할 때

청풍; [타노와는 이런저런 인연이 있으니 도와주도록 하마.] 정정의 몸을 두 팔로 번쩍 안아든다. + 정정; [흑!] 놀라고 부끄러워하면서도 청풍의 품에 안기고.

청풍; [타노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말해봐라.] 두 팔로 정정을 안고 숙였던 몸을 세우며

정정; [동... 동복쌍로께서는 추적을 뿌리치기 위해 혈교성역으로 직접 가지 않고 남쪽으로 멀리 우회, 구화산(九華山) 근처에 은신하고 계셔요.] 청풍의 품에 안긴 채 부끄러워하고

청풍; (타노의 상태가 심각한 모양이로군.) 몸을 돌리고

정정; [장로님들이 대공자님의 치료에 전념하실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제가 주모의 수하들을 유인해야만 했어요.] 청풍의 품에 안긴 채 눈물을 닦고

정정; [그래서 일부러 모습을 드러내 혈교성역이 있는 서안(西眼) 쪽으로 가는 척 했던 거예요.]

청풍; [나름대로 머리를 썼군.] 끄덕이며 걸음을 옮기고

정정; [그래도 대공자의 은신처가 언제 주모가 보낸 자들에게 발각될지 모르니 서둘러 주시면...] + 청풍; [징징대지 마라.] 팟! 날아오르고

청풍; [그러지 않아도 어떤 상황인지 잘 알고 있으니...] 쏴아아! 유령익을 배트맨 망토처럼 날리며 날아가는 청풍

정정; [흐윽!] 속도감에 자신도 모르게 청풍의 품으로 파고들고

청풍; (구화산 쪽이면 다행히 신장궁과 같은 방향...) 날아가며 생각하고

<타노를 돕다가 벽세황이 꾸미고 있는 짓을 막지 못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겠지.> 멀리 날아가는 청풍. 헌데

청풍이 정정을 안고 날아가 사라진 현장에는 숯덩이가 된 고당주와 네 명 무사들의 시체만 뒹굴고 있는데

꿈틀! 하는 고당주의 시체

고당주; [끄윽...] 신음하며 필사적으로 고개를 들고

고당주; (천... 천우신조...) 헉헉 대며 일어나며 근처에 떨어진 칼을 본다

고당주; (칼 끝이 바닥에 닿는 바람에 혈전창의 뇌격 상당 부분이 땅으로 흘러들어갔다.) 사력을 다해 일어서고. 그러면서 자신의 칼 끝이 바닥에 닿던 장면 떠올리고

고당주; (빨리... 빨리 동료들을 만나 알려야만 한다. 동복쌍로와 타노가 구화산 근처에 숨어있다는 사실을...) 비틀 비틀 걸어가고

고당주; (그렇긴 하다만... 장청풍, 저 괴물은 전생에 본교와 무슨 원한이 있었기에 사사건건 끼어든단 말인가?)

<장청풍을 제거하지 않으면 소가주의 대업에 심각한 차질이 생기겠구나.>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고당주의 뒷모습을 배경으로 고당주의 생각 나레이션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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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

위태무의 비밀 거점, 역시 깊은 밤

위태무의 침실. 위태무가 옷을 입고 있다.

위태무; (동복쌍로에게서 연락이 없다.) 겉옷을 입으면서

위태무; (매 한 시진마다 전서구를 날리기로 약조 했었지만...) (처음에 두 번 전서구가 도착한 이후로는 소식이 뚝 끊겼다.) 허리띠를 두르고

위태무; (동복쌍로조차 뭔 일을 당했다고 봐야하는데...) 허리띠를 매며

위태무; (동복쌍로가 마지막으로 전서구를 날려 보낸 무호(蕪湖) 쪽으로 내가 직접 가서 탐문을 해봐야겠다.) 옷을 추스르고. 그때

[별일이네요.] 덜컹! 문을 열고 들어오는 여자. 돌아보는 위태무

용설약; [새벽이 멀지 않은 이 밤에 어딜 가시려는 거예요?] 야한 차림으로 들어오는 용설약. 알몸에 짧고 얇은 란제리 형태의 잠옷만 걸치고 있다. 발에는 굽이 있는 꽃신을 신었고. 문 밖에는 빙화이신녀가 서있다.

위태무; [부인이야말로 이 밤중에 무슨 일이오?] 좀 찡그리며

용설약; [왜요? 아내가 오랜만에 만난 남편 침실에 찾아온 게 이상한 일인가요?] 문을 뒤로 닫으며 추파를 보내고

위태무; [물론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난감할 때

용설약; [설마 헤어져 있는 동안 젊은 년들과 놀아나서 저같이 늙은 계집에게는 회가 동하지 않는다는 건가요?] 눈 흘기며 침대로 가고

위태무; (저 도도한 계집이 자존심을 팽개치고 먼저 날 찾아왔다?) 찡그리며 보는데

용설약; [신첩이라고 왜 여자로서의 욕구가 없겠어요?] 침대에 걸터앉고

용설약; [십 년 넘게 독수공방 시킨 걸로 충분하니 어서 남편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세요.] 다리 하나를 벌려 세우며 유혹하고

위태무; [부인! 나는 사실...] 난감해서 거절하려 하지만. + 용설약; [마음대로 하세요.] 침대에 눕고

용설약; [당신이 날 외면하면 그냥 확 바람을 피워버릴 테니까요.] 할딱이며 가랑이를 벌리며 눕고. 한손으로는 가슴을 한손으로는 사타구니를 만지면서

위태무; (어쩔 수가 없군.) + [알겠소.] 한숨 쉬며 다시 허리띠를 풀고

위태무; [부인이 원하는 대로 해드리겠소.] 옷을 벗으며 침대로 간다

용설약; [당연히 그러셔야지요.] 팔 벌려 위태무를 맞고

그런 용설약을 올라타는 위태무. 바지만 벗은 채

용설약; (지금까지 숨겨둔 아들놈의 안위를 확인하러 가겠다?) 자기 몸에 올라타 애무하는 위태무를 끌어안고 표독하게 웃고

용설약; (그렇게 하도록 놔두진 않겠다!) + [하악!] 고개 젖히며 자지러지고

용설약을 올라타고 몸을 움직이는 위태무

용설약; (당신은 이승에서는 두 번 다시 아들 놈과 만나지 못할 것이다 위태무!) + [상... 상공! 좋아요! 아흑!] 자기 몸 위에서 움직이는 위태무를 끌어안고 과장되게 교성 지르고 몸부림치는 용설약

 

#333>

금정신니가 머무는 암자. 아침. 비구니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고

진상파가 치료 받은 객사. 앞쪽에는 황건신장이 팔짱 낀 채 서서 경비를 서고 있고.

근처를 지나던 비구니들이 황건신장을 훔쳐보며 얼굴 발개지고.

황건신장; (비구니도량이다 보니 영 불편하구만.) 쓴웃음

황건신장; (맹주님이 빨리 쾌차하셔야 거처를 옮기실 수 있을 텐데...) 생각하다가

옆을 돌아보는 황건신장

약탕기를 얹은 쟁반을 들고 객사로 오는 신소심. 우울한 표정

황건신장; [어서 와라 사매.]

신소심; [수고가 많으세요 사형.] 다가오면서 억지로 웃으며 고개 숙이고

황건신장; [들어가 봐라. 밤새 못 주무신 것같다.] 객사 입구를 턱으로 가리키고

신소심; [예...] 황건신장을 지나고

신소심; (맹주님과 초공자님은 내게 뭔가 숨기는 게 있어.) 입술 깨물며 객사 입구로 가고.

신소심; (날 인질로 잡은 벽세황이 비겁한 암수를 썼다고는 하지만 맹주님이 그렇게 간단히 당하셨다는 게 이해가 안돼.)

신소심; (맹주님이 치명상을 입으신 데에는 내가 모르는 어떤 내막이 있는 게 분명해.) 문 앞에 이르고

신소심; (그 내막이 무언지 어떻게든 알아내야만 해.) + [소심이에요 맹주님.] 한손으로 문고리를 잡고

신소심; [진노야께서 탕제를 올리라고 하셔서 가져왔어요.] 삐걱!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며 말하고. 직후

[!] 눈 부릅뜨는 신소심

밖에서 흠칫! 돌아보는 황건신장

방안의 광경. 방 끝에 놓인 침대에 진상파가 쿠션을 등에 고이고 일어나 앉아있다. 그 자세로 앞을 보고 있는데.

스윽! 슥! 붓이 하나 진상파가 보는 벽에 직각으로 떠서 움직이고 있다. 방안으로 들어선 신소심의 오른쪽 벽에 수많은 글이 적혀있다. 달필은 아니고 글씨 크기가 제각각이고 또 선이 바르지 않고 삐뚤삐뚤하다

신소심; (맙... 맙소사!) 놀라 비틀하고

황건신장; <무슨 일이냐 사매?> 전음으로 물으며 안을 들여다 보고. 그러다가

[!] 황건신장 역시 놀라고

지긋이 붓을 보는 진상파.

스윽! 슥! 그에 따라 붓이 움직여져 벽에 글을 적고 있고

<붓... 붓이 저절로 움직여서 벽에 글을 적고 있다!> 놀라는 신소심과 황건신장

슥! 붓에 먹물이 말라서 글이 흐리고. 그러자

고개 조금 움직이는 진상파

스윽! 탁자로 날아가는 붓. 탁자 위에는 벼루가 있고 벼루에는 먹물이 고여있다

철퍽! 저절로 먹물을 묻히는 붓

다시 벽을 보는 진상파. 그러자

스윽! 벽으로 날아가는 붓

스윽! 슥! 다시 벽에 글을 쓰는 붓

신소심; (단... 단전이 훼손되어서 내공을 쓸 수 없으신 데도 붓을 움직이고 계셔! 그렇다는 건...) 흥분 감격. 눈물이 눈에 어리고

<심검(心劍)!> <마음으로 검을 쓸 수 있는 진정한 심검의 경지에 이르셨구나!> 정신 집중하여 벽을 보고 있는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감격

[아미타불!] 황건신장도 감격해서 합장하고

<이(理;본질)가 있음으로 기(氣;현상)가 존재한다.> 사자천존이 한 말을 떠올리는 진상파

 

<달리 이르자면 마음(心)이 있은 후에야 몸(身)이 있는 바이니 심검의 이치도 바로 이와 같다.> 작은 바위에 앉아서 말하는 사자천존의 주변으로 크고 작은 돌들이 위성처럼 떠돌고 있다. 사자천존의 앞쪽에는 열 살쯤 된 진상파가 목검을 무릎에 얹은 채 무릎을 꿇은 자세로 듣고 있다.

 

진상파; (사부님과 고독모모께서는 내가 내공에 지나치게 의지하는 것을 늘 경계하셨었다.) 저절로 움직이는 붓을 보며 생각하고

진상파; (물론 머리로는 그분들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있었지만... 상승(上乘)의 경지에 이르는 가장 편한 수단인 내공을 포기할 수 없었다.)

진상파; (그러다가 어쩔 수 없이 내공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진상파; (전화위복! 마음으로 검을 부릴 수 있는 이치를 체득하게 되었다.)

진상파; (물론 아직은 어설프고 조악한 재주다.) 벽에 쓰여진 제멋대로인 글씨들을 보고

진상파; (하지만 언젠가는 내 마음이 원하는 대로 사물을 부릴 수 있는 경지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진상파; (내게 진 빚을 반드시 갚아야하게 될 것이다.) 벽세황을 떠올리는 진상파

 

#334>

오싹! 술잔을 든 채 갑자기 소름이 돋는 표정이 되는 벽세황. 장소는 객잔

신도풍; [왜 그러십니까 삼공자님?] 벽세황과 마주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던 교활한 인상의 청년이 흠칫! 하며 묻고. 한 두 번 나올 조연으로 이름은 무면사랑 신도풍. 악질인 색마. 경신술과 변장술이 뛰어나다. <마면기정 자료집 제24페이지>에 나오는 신도풍 캐릭터. 벽세황과 신도풍은 객잔의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술을 마시던 중이다.

벽세황; [아... 아무 것도 아니오.] 억지로 웃으며 고개 젓고. 술잔을 내려놓으면서

벽세황;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지는 한기가 느껴졌었다. 누가 내게 저주를 걸기라도 한 듯이...) 침 꿀꺽! 삼키며 주변을 곁눈질하고

벽세황; (며칠 전부터 어떤 놈의 시선이 끊임없이 느껴졌었는데... 그것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 주변을 곁눈질하고. 객잔 안에는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벽세황; (날 노린다면 무림맹과 관련이 있는 인간일 텐데...) + [!] 생각하다가 눈 번뜩이고

조금 떨어진 자리에 어떤 사내가 등을 보인 채 혼자 국수를 먹고 있다.

벽세황; (저놈...) 눈 번뜩이고.

벽세황; (뒷모습이지만 눈에 익다. 분명 전에 한번 본 적이 있는 놈이다.) 벌떡 일어나고. 마주 앉아있던 신도풍이 흠칫! 할 때

벽세황; (세상에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난 한번 본 건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등을 보인 채 국수를 먹는 사내에게 다가가며 눈 번뜩

벽세황; (어디였는지 모르지만 이놈은 확실하게 나와 마주 친 적이 있다.) 콱! 생각하며 사내의 뒷덜미 옷을 강하게 틀어잡는다. 그러자

사내; [컥!] 뒷덜미가 잡혀 옷이 목을 조이면서 사래가 들리는 사내. 눈을 치뜨고 먹던 국수를 토한다. 광대뼈가 툭 튀어나오고 눈꼬리가 쳐진 청년이다. 주변 사람들 놀라서 돌아보고

벽세황; [네놈 무슨 일로 내 뒤를 밟는 것이냐?] 사내의 뒷덜미를 움켜잡아 쳐들며 노려보고. 옆에 선 자세로. 사내는 뒷덜미가 잡혀 위로 끌어올려지는 바람에 반쯤 몸을 일으킨 자세가 되어 벽세황을 돌아보고

사내; [무... 무슨 소리요? 내가 당신 뒤를 밟다니...] 컥컥 대며 겁에 질린 표정으로 벽세황을 곁눈질하고

벽세황; (이놈...) 사내의 뒷덜미를 틀어쥐어 쳐든 채 찡그리고

사내; [난... 난 그냥 출출해서 배를 채우러 이 객잔에 들른 손님일 뿐이란 말이오.] 겁에 질려 울상 짓고

벽세황; (처음 보는 얼굴인 데다가 내공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입에 국수를 문 채 겁에 질려 올려다보는 사내를 내려다보고

벽세황; (그렇다는 건 무림인이 아니라는 건데...) + [실례했소!] 툭! 생각하며 사내의 뒷덜미를 놔주고

사내; [아이쿠!] 털썩! 다시 의자에 주저앉고

벽세황;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것같소.] [사과하리다.] 포권하고

사내; [자... 자다가 봉창을 두드려도 유분수지...] [내가 별 볼일 없는 인생처럼 보여서 무시하는 거요 뭐요?] 옷에 묻은 국수를 떼어내며 노려보고

벽세황; [기분 푸시오. 다른 사람으로 오해를 한 것뿐이외다.] 말하며 손을 품속에 넣고

사내; [당신이라면 이런 봉변을 당하고도 기분이...] + [헉!] 말하다가 눈 치뜨고.

딱! 사내가 내려다보는 탁자에 벽세황이 은자를 한 덩이 내려놓고 있다.

벽세황; [스무 냥짜리 은자요. 이 정도면 기분을 푸는데 제법 도움이 될 것같은데...] 은자를 손으로 누른 채 지긋이 보고

사내;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소인, 벌써 기분 다 풀렸습니다요.] 비굴하게 웃으며 굽신 굽신거리고

벽세황; [그렇다니 다행이오.] 슥! 은자에서 손을 떼고

벽세황; [식사 맛있게 하고 가시오.] 자기 자리쪽으로 돌아서고

사내; [고... 고맙습니다 대인! 고맙습니다요.] 일어나며 은자를 집으면서 굽신굽신. 이어

사내; [어째 지난밤 꿈자리가 좋더니만...] 희희낙락하며 두 손으로 은자를 들고 입구쪽으로 서둘러 가고

[저치 횡재했구만.] [그러게나 말일세. 멱살 한번 잡히고 최고급 기루에 가서 하룻밤 질탕하게 놀고도 남을 거금을 벌었으니...] 주변 사람들 부러워하는 걸 배경으로 객잔 입구 달리듯 가는 사내의 뒷모습

그 사이에 벽세황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 앉고 있고

신도풍; [착각을 하신 듯합니다만...] 눈치 보며 말하고

벽세황; [나답지 않은 실수를 했소.] 쓴웃음 지으며 술잔을 잡고

벽세황; [전에 금릉에서인가 한번 본 적이 있는 자같았는데...] 금릉의 술집에서 신행태보와 만날 때 청풍이 등을 보인 채 국수를 먹던 장면 떠올리고 #108>의 장면이다.

벽세황; [요즘 신경 쓰이는 일이 있어서 예민해졌던 모양이오.]

신도풍; [속하가 보기에도 무공을 지니지 않은 무지렁이 같았습니다.] 객잔 밖으로 사라지는 청풍의 뒷모습 보며 웃고

벽세황; [내가 일전에 지시했던 물건은 준비해왔소?]

신도풍; [물론입니다.] 주변 눈치 살피면서 속삭이고. 손을 품속에 넣고

신도풍; [이걸 쓰면 그자의 마누라라 해도 감쪽같이 속아 넘어갈 것입니다.] 슥! 품속에서 얇은 상자를 하나 꺼내고

벽세황; [수고했소.] 신도풍이 두 손으로 내미는 얇은 상자를 한손으로 받고

신도풍; [그런 말씀 마십시오.] [삼공자님께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한 일도 할 준비가 되어 있습지요.] 굽신거리며 아부하고

벽세황; [그러시다니 앞으로도 종종 신(申)형의 도움을 받도록 하겠소.] 딸칵! 말하며 상자 뚜껑을 조금 열고.

쿵! 얇은 상자 안에 들어있는 물건 크로즈 업. 바로 벽세준의 얼굴을 본뜬 가면이다. 벽세준은 <마면기정 자료집 제22페이지>에 나오는 <공야준> 캐릭터

 

#335>

객잔에서 신이 나서 나오는 사내. 벽세황에게서 은자를 받은 그 사내. 두 손에 은자를 들고 있고

사내; [운수대통한 날이로구만. 거금 이십 냥이 공짜로 생기고...] 희희낙락하며 객잔을 나서고

사내; [이 돈으로 뭐할까?] 두리번

사내; [꽁돈 생겼으니 제대로 목구멍의 때를 벗겨 봐야겠다.] 건너편의 또 다른 객잔으로 간다.

[어서 옵쇼!] 객잔의 점원이 사내를 맞이하고. 이 객잔도 북적이는데

사내; [화(化)대인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벽세황이 준 은자를 점원에게 주며 말하고

점원; [화... 화대인 손님이셨군요.] 두 손으로 은자 받으며 입이 귀에 걸리고

점원; [이리... 이리로 오십쇼. 화대인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사내를 안내하고

한쪽에 설치 된 계단으로 사내를 안내해서 가는 점원

점원; [이층으로 올라가셔서 첫 번째 방입니다요.] 한손으로 계단 위를 가리키는 점원

사내; [수고했네.] 계단을 올라가고.

사내; [조용하게 있고 싶으니 부를 때까지 방해하지 말게나.] 계단을 올라가며 말하고

점원; [분부대로 합죠!] 두 손에 든 은자 보며 희희낙락 건성으로 대답하고

턱! 곧 이층에 올라서는 사내. 계단 위에는 복도가 있는데 복도 좌우로 룸이 죽 늘어서 있다. 헌데

독각철개; [어서 오십시오 공자!] 덜컥! 계단 올라서자마자 보이는 문이 열리며 독각철개가 내다본다. 옷을 도박장에서처럼 깔끔하게 입고 있다.

사내; [오래 기다리셨소이다.] 독각철개가 열어주는 문으로 들어가며 두 손으로 자기 얼굴 만지면서 말하고. 문 안쪽에는 간단한 주안상이 차려진 탁자가 있다. 종이와 지필묵도 준비되어 있고. 문 맞은편은 창문이라 거리가 내려다보인다.

독각철개; [아닙니다. 혼자 분위기 잡으며 한잔 하고 있었습지요.] 문을 닫으며 말하고. 사내는 두 손으로 얼굴 만지며 의자에 앉고 있고

사내; [내공을 없는 것처럼 위장하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은 반면...] [얼굴을 다른 사람인 듯 바꾸는 건 아직 적응이 잘 안됩니다.] 얼굴 주무르며 말하고

독각철개; [얼굴이 바뀌면서 근육과 신경이 자극을 받으니 아무래도 불편하겠지요.] 마주 앉으면서 말하고. 그때

사내; [이제야 좀 살 것 같군.] 손을 내리고. 그러자

쿵! 청풍의 얼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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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

건물 밖의 정원

술렁! 건물을 에워싼 높은 담벼락의 일부가 흔들거리더니

스륵! 모자를 벗어 얼굴을 드러내는 청풍. 이하 얼굴 외 몸은 윤곽으로만 보인다.

[소... 소저! 허억! 소저의 기교는 정말... 끄윽!] 청풍이 보는 건물에서 들리는 야한 신음소리

청풍; (하여간 여러모로 기승스럽고 격렬한 성격의 계집이로군.) 뇌화영이 머리 숙인 채 무언가를 빠는 모습 떠올리며 쓴웃음

청풍; (벽세황으로 완벽하게 위장하려면 세세한 버릇과 습관까지 관찰해둘 필요가 있어서 찾아온 것인데...) 쓴웃음

[허억! 소저... 더는... 끄윽!] 건물을 배경으로 들리는 야한 신음소리

청풍; (뇌화영이란 계집 때문에 난감한 장면까지 보고 듣게 되었다.) 쓴웃음

청풍; (이렇게 된 거 벽세황의 여자에 대한 취향과 재주까지 알아두어야...) + [!] 생각하다가 돌연 눈 번뜩이고

자박! 자박!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누가 또 벽세황을 찾아왔군!) 스륵! 모자를 뒤집어쓰고

<가볍게 종종대는 발자국 소리로 미루어 보건데 여자다.> 스으! 청풍의 모습이 사라지고. 그 직후

월동문을 통해 정원으로 들어오는 여자. 바로 동숙빈인데 작은 쟁반에 약탕기를 얹은 채 육감적인 걸음걸이로 들어온다. 몸에 걸친 옷도 아주 야하고

청풍; (저 여자...) 눈만 드러난 채 눈 번득. 몸의 다른 부위는 윤곽선으로만 보이고

<화려한 차림새 하며... 뇌정치의 첩인 동숙빈이라는 여자겠구나.> 기대에 찬 표정으로 건물로 다가오는 동숙빈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동숙빈은 주변을 할끔거리며 살피고 있다.

이어 개방 양주지부장 구육취개가 하던 말 떠올리는 청풍.

 

구육취개; [이 거지가 듣기로 동숙빈은 신장궁의 안주인인 화룡부인 뇌옥경을 빼닮았다고 하네.]

구육취개; [뇌정치는 거금을 들여서 뇌옥경을 닮은 여자를 찾아내 첩으로 삼은 걸세.] 의미심장하게 웃는 구육취개

회상 끝

 

청풍; (천한 여자의 몸에서 난 탓에 뇌정치는 벽력당의 식솔들로부터 온갖 구박과 멸시를 받으며 자랐다고 한다.) 동숙빈이 벽세황이 머무는 건물로 다가가는 걸 보며 생각하고. 물론 유령익으로 몸을 가려서 몸의 윤곽선만 드러난 채.

 

<그러다가 낳아준 어미가 목을 매어 죽는 일이 벌어졌었는데... 그 원인이 당주의 부인으로부터 당한 모진 구박 때문이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의 뇌정치가 어둑한 건물 안에서 뇌정치가 주저앉아 울고 있고. 그 앞 쪽 허공에 어떤 여자의 하체가 대롱거리고 있다. 목을 매고 죽은 여자의 아랫도리다. 건물 밖에서 사람들이 놀라 비명 지르고 있고

 

청풍; (당시 당주의 부인이 화룡부인 뇌옥경의 생모다.) (즉 뇌정치에게 뇌옥경은 원수의 딸년인 셈이다.) 동숙빈의 뒷모습 보며

청풍; (그래서 뇌정치는 복수심으로 뇌옥경을 닮은 여자를 구해 첩으로 삼았을 것이다.) 동숙빈이 건물로 다가가는 걸 보며 생각하고.

 

<천출(賤出)이라는 열등감과 자살한 어머니에 대한 복수심에서 뇌옥경을 빼닮은 동숙빈을 잔인하게 유린하는 것으로 해소해왔겠지.> 알몸의 동숙빈을 침대에 큰 대자로 묶어놓고 괴롭히는 알몸의 뇌정치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알고 보면 불쌍한 여인인데...) (무슨 용무로 벽세황이 머물고 있는 곳을 찾아온 걸까?) 동숙빈이 건물로 다가가는 걸 보며 생각할 때

멈칫! 건물로 다가서던 동숙빈의 걸음이 멈춰지고

청풍; (이제야 알아차렸군.) 쓴웃음

[허억! 소... 소저! 소저는 정말... 기가 막힌... 허억!] 건물 안에서 들리는 벽세황의 신음 소리

부르르! 쟁반을 든 동숙빈의 두 손이 경련을 일으키고.

이를 악물며 건물을 노려보는 동숙빈

청풍; (어라...) 놀라고

<벽세황과 뇌화영이 흘레붙는 소리를 듣고 민망해하는 대신 분노한다?> 분노에 치를 떠는 동숙빈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그렇게 된 거였군.) 깨닫고

<벽세황은 뇌화영과 깊은 관계이면서 뇌정치의 첩인 저 여자와도 야합(野合)을 해왔을 것이다. 그래서 놀라기 보다는 질투를 하는 것일 테고...> 분노에 치를 떨며 홱 돌아서는 동숙빈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써먹을 데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벽세황의 은밀한 비밀을 한 가지 더 알게 되었구나.) 동숙빈이 월동문으로 나가는 것을 보며 눈 번뜩이고. 그때

춘앵; [마... 마님!] 월동문을 나서는 동숙빈의 앞쪽에서 동숙빈의 몸종 춘앵이 다급히 달려오고 있다

춘앵; [용서하세요. 아가씨가 돌아온 걸 제가 그만 조금 늦게 알았어요.] 눈치 보며 멈춰 설 때

와장창! 이를 악물며 쟁반을 바닥에 내던지는 동숙빈. 쟁반과 그 위에 얹혀져 있던 약그릇이 나뒹굴고

춘앵; [흐윽...]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칠 때

동숙빈; [망할 년!] [어디 두고 보자!] [마지막에 어떤 년 눈에서 피눈물이 날지!] 거칠게 하녀 춘앵 옆을 지나가며 이를 갈고. 춘앵은 겁에 질려 옆으로 물러서고

동숙빈; (아비란 인간은 온갖 변태질로 날 괴롭혀 왔는데 이제는 딸년까지 내 속을 뒤집어놔?) 이를 바득 바득 갈면서 걸어가고

동숙빈; (각오해둬라. 네년이 벽공자와 잘 되는 일은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없을 테니...) 이를 갈며 걸어가는 동숙빈. 오가던 하녀와 하인들 겁에 질려 피하고

 

#330>

위태무의 비밀 거점. 역시 밤

용설약; [동복쌍로가 꼽추새끼를 구해갔다?] 바득! 분노하며 이를 가는 용설약. 장소는 비밀거점 내의 용설약의 거처다. 의자에 앉아 주먹을 쥔 손을 탁자에 올려놓고. 그 앞에 고당주가 한 쪽 무릎 꿇은 채 보고 중이다..

고당주; [뿐만 아니라 그 늙은이들은 타노를 데리고 혈교성역쪽으로 가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겁에 질려 눈치 보면서 보고하고

용설약; [죽일 늙은이들...] [천법사들에게 고자질을 해서 날 엿먹일 작정이구나.] 분노하여 치를 떨며

고당주; [지법사와 인법사들을 비롯하여 동원가능한 모든 인원에게 동복쌍로를 추적, 감시하라는 지시는 내려놓았습니다만...] 눈치 보고

용설약; [감시는 무슨!] 쾅! 주먹으로 탁자를 내려치고. 박살나는 탁자. 기겁하는 고당주

용설약; [늙은이들을 비롯하여 꼽추새끼와 접촉한 인간은 남김없이 척살해버려라!] 퍼석! 부서지고 가루가 되어 바닥에 흩어지는 탁자를 배경으로 마녀같은 형상으로 화를 내는 용설약

고당주; [존... 존명!] 포권하고. 이어

다급히 입구로 달려가는 고당주. 문이 열린 입구에는 두 명의 여자가 서있다. 이 여자들은 <아랑힐월>에 나온 화룡신모와 빙하여제다. 이 작품에서는 이름이 좀 바뀌어서 열화신녀와 빙백마녀다. 이하는 아랑힐월 #372>에 나온 두 여자에 대한 설명

 

열화신녀; 온몸을 하얀 천으로 완전히 감싸고 있다. 하얀 색 옷과 하얀 색 복면을 썼고 손에는 흰색의 장갑을 끼었다. 이 여자가 걸친 천들은 빙잠사라 열기를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의 온몸에서 열기가 번져 나오고 있다. 키는 크지 않지만 아주 풍만한 체형이고 젖가슴도 크다. 몸에서 유일하게 드러나 보이는 복면에 난 구멍으로 보이는 두 눈에서는 뜨거운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빙백마녀; 온몸을 붉은 옷과 붉은 복면으로 가리고 있다. 역시 손에도 붉은 색 장갑을 끼고 있다. 이 여자의 몸을 가린 붉은 천은 화룡포라는 것으로 냉기를 막아주는 보물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의 몸에서는 지독한 한기가 흘러넘쳐서 옷 여기저기 얼음이 얼어있고 바닥도 성애로 깔려있다. 키가 크고 날씬하며 젖가슴도 거의 없다. 복면에 난 구멍으로 보이는 눈에서는 새하얀 냉기가 흘러나온다.

 

고당주; (빙화이신녀(氷火二神女)...) 비켜서는 열화신녀와 빙백마녀 사이를 급히 지나가며 겁에 질리는 고당주

고당주; (주모께서는 혈교의 수호신인 저 마물(魔物)들까지 데리고 오셨구나.) 화르르! 스스스! 문밖 복도로 나가며 곁눈질하는 고당주의 몸이 한쪽은 서리가 얼고 한쪽은 달아올라 옷이 바랜다. 머리카락은 오그라들고

고당주; (불사신에 가까운 빙화이신녀를 부리는 주모님에게 대적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 몸에 묻은 성애를 털어내며

고당주; (결국 모든 일은 주모님 뜻대로 될 터!) (주군에게는 안되었지만 주모님 편에 설 수 밖에 없다.) 복도 저편으로 달려가며 생각하고

 

다시 실내

용설약; [위문천! 위문천!] [내가 젊었을 때는 네놈의 천한 어미가 속을 긁더니 이제는 자식새끼인 네놈이 심복의 우환이 되는구나.]

용설약; [반드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네놈을 네놈 어미 곁으로 보내주마!] [내 아들 진천이를 위해서라도...] 결심하는 독기 서린 표정 크로즈 업

 

#331>

<-신장궁 양주지점> 이제는 아주 깊은 밤. 양주 시내 뿐 아니라 신장궁의 거의 모든 건물에도 불이 꺼져 있고

벽세황과 뇌화영이 동침한 건물. 역시 불이 꺼져 있고

실내. 침대에 함께 누워있는 벽세황과 뇌화영. 둘 다 알몸이고 얇은 이불로 가슴 아래를 가렸다. 여전히 왼손을 붕대로 감고 있는 벽세황은 바로 누워있고 뇌화영이 그런 벽세황의 품에 안겨 잠든 모습. 뇌화영은 만족한 표정.

눈을 뜨는 벽세황

곁눈질로 뇌화영을 보는 벽세황

[으음...] 행복한 표정으로 옹알거리며 벽세황의 품으로 파고 드는 뇌화영

벽세황; (지겨운 계집, 만나기만 하면 땡볕에 녹은 엿처럼 달라붙기나 하고...) 곁눈질로 뇌화영을 흘겨보고

벽세황; (네년 아비에게 진 빚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참는다만...) 슥! 뇌화영을 밀치며 조심스럽게 일어나고

벽세황; (내가 신장궁을 장악하기만 하면 네년과는 얼굴 볼 일이 없을 것이다.) 뇌화영과 떨어지며 일어나고

뇌화영; [으응...] 그 바람에 바로 뉘어지며 깨어나려고 하자

벽세황; (귀찮게 굴지 말고 더 자라.) 파팟! 뇌화영의 가슴 부분을 손가락으로 빠르게 찍고.

[하악!] 퍼득! 혈도가 찔려지며 경련하는 뇌화영

털썩! 널부러져서 잠이 드는 뇌화영

벽세황; (수혈을 짚었으니 날 밝을 때까지 세상모르고 자겠지.) 침대에서 내려서며 그런 뇌화영을 보고

벽세황; (내일 떠나야 하는데 그 여자를 품어보지 않고 갈 수는 없는 일이다.) 옷을 걸치며 히죽 웃고. 동숙빈을 떠올린다

 

#332>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문을 열고 나오는 벽세황. 옷을 대충 입었다.

탁! 문을 닫는 벽세황.

벽세황; (서둘러야겠군. 내가 도착했을 때부터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테니...) 히죽 웃으며 건물을 떠나고. 그러다가

오싹! 소름이 돋아 눈을 치뜨는 벽세황

홱! 시선을 담벼락쪽으로 돌리는 벽세황. 하지만

정원과 담벼락에는 아무도 없고

벽세황; (아무도 없다.) 찡그리고

벽세황; (분명 누군가의 시선 같은 것이 느껴졌었는데...) 정원을 살피며 걸어간다

벽세황; (뇌가년에게 둘러댔던 대로 신경과민인가?) 갸웃하며 월동문으로 간다.

월동문을 나가는 벽세황. 직후

술렁! 담벼락에서 사람 형상으로 파문이 일고

청풍; (지난번에는 내가 좀 이익을 보긴 했지만 역시 만만하게 볼 인간은 아니다.) 스윽! 청풍의 눈이 나타나며 생각하고. 눈 부위 외의 다른 부분은 윤곽선으로 묘사하고

청풍; (유령익이 아니었으면 종적이 들통 날 수도 있었다.) 스윽! 몸의 윤곽이 움직여 월동문쪽으로 형하고

<내공은 나와 큰 차이가 없고 알고 있는 무공 역시 만만치가 않다.> 월동문을 빠져나와 다른 건물로 가는 벽세황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그 건물도 주변에 정원이 잘 가꿔져 있는데 깊은 밤이라 인적은 없다

청풍; (감각도 상당히 예민해서 기습을 한다 해도 성공한다는 확신을 할 수 없다.) 월동문 안쪽에서 벽세황을 보는 청풍. 몸은 윤곽이고 눈만 드러나 있다. 벽세황은 다른 건물 입구로 다가가고 있고

청풍; (알아낼 거 다 알아낸 후 제거하려면 나 역시 목숨을 걸어야겠구나.) 생각할 때

덜컹! 주변 살피며 건물의 문을 여는 벽세황 그러자

[왜 이렇게 늦었어?] 열린 문 안쪽에서 들리는 음성

동숙빈; [나 애 타 죽는 꼴 볼 생각인 거야?] 어둑한 실내. 침대에 거의 알몸인 채 야한 자세로 옆으로 누워 문쪽을 보고 있는 동숙빈

청풍; (역시...) 월동문을 나와 건물쪽으로 다가가고. 벽세황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고.

벽세황; [죄송합니다 형수님!] 덜컥! 방안으로 들어가며 문을 닫고

벽세황; [뇌가년이 녹은 엿가락처럼 달라붙어 놔주지를 않았지 뭡니까?] 옷을 벗으며 침대로 다가가고

청풍; (형수?) 건물로 다가가며 눈 번뜩이고

동숙빈; [하여간 각오해! 날 기다리게 한 대가를 톡톡히 치루도록 해줄 테니까.] 슥! 바로 누우며 가랑이를 벌린다

벽세황; [기꺼이 벌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형수님!] 스윽! 그런 그년의 몸 위로 올라가며 음험하게 웃고. 가랑이를 벌리며 벽세황을 끌어안으려는 동숙빈

[하악! 도련님! 죽... 죽여줘요!] [허억! 형... 형수님!] 건물에서 흘러나오는 야한 소리들. 그걸 근처에서 들으며 쓰고 있던 모자를 벗는 청풍

청풍; (이제 보니 벽가놈은...) 혐오의 표정으로 건물을 보고

청풍; (화룡부인 뇌옥경을 빼닮은 동숙빈에게 형수 역할을 시키면서 왜곡된 욕정을 해소해왔구나.) 노려보고

청풍; (신장궁 같은 명문에서 어떻게 저런 패륜아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한숨. 그러다가

[!] 스윽! 무언가를 느끼며 다시 모자를 쓰는 청풍. 직후

스윽! 다른 월동문을 통해서 건물로 다가오는 인물의 실루엣

청풍; (저자는...) 눈만 드러낸 채 흠칫!

<신장궁 양주지점장 뇌정치!> 건물로 다가오는 인물 크로즈 업. 바로 뇌정치다

청풍; (벽세황도 동숙빈도 큰일 났구나. 야합의 현장을 들켜버렸으니...) 쓴웃음 지으며 볼 때

멈칫! 건물 앞에서 멈춰서는 뇌정치

[아흑! 도련님! 도련님... 어쩌면 이렇게... 하악!] [형... 형수! 어... 어떻습니까? 형님과 비교해서...] [하악! 도... 도련님이 더 크고 강해요. 아흑!] 야한 신음소리가 건물에서 흘러나오고

청풍; (당연히 분노할 테지. 자기 첩이 사실상의 사위와 붙어먹고 있는 걸 알았으니...) 생각할 때.

슥! 돌아서며 하늘을 보는 뇌정치

[!] 의외의 반응에 놀라 눈 치뜨는 청풍.

뇌정치의 입가에 스치는 미소

청풍; (맙소사!) 깨닫고

뇌정치; [달이 밝군.] 중얼거리며 다시 왔던 길로 간다. 만족한 표정으로

청풍; (첩이 사위와 야합하는 걸 알고도 화를 내기는커녕 만족한 표정이라는 건...) 깨닫고 눈 번뜩

<뇌정치는 단순히 뇌옥경을 능멸하기 위해 동숙빈을 첩으로 들인 게 아니었다.> 건물 등지고 뒷짐 진 채 걸어가는 뇌정치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저자는 벽세황이 자기 형수에게 왜곡된 욕정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뇌옥경을 닮은 계집을 찾아냈을 것이다.)

청풍; (그 계집을 이용해서 벽세황에게 빠져나가기 어려운 올가미를 씌울 목적으로...)

청풍; (뇌정치! 어쩌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음험하고 야심이 큰 인간일지도 모르겠구나.) 멀어지는 뇌정치를 보며 생각하는 청풍.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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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

역시 저녁 무렵. 타노와 정정이 머무는 집에서 좀 떨어진 강가. 사당이 하나 있고. 사당 앞에는 칼을 든 정정이 보초를 서고 있다.

[!] [!] 경악하는 동복쌍로.

[뭐... 뭐라고?] [소가주... 위진천이 가주의 소생이 아니다?] 충격을 받는 동복쌍로. 두 사람 앞에는 제사 지내는 탁자가 놓여있고 그 위에 천으로 상처를 감싼 타노가 누워있다.

타노; [주모가... 뒷탈이 생길 걸 뻔히 알면서도 저를 죽이려 하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힘들게 겨우 말을 잇고

[하긴...] [네가 한 말이 사실이라면 주모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네 입을 막으려 들겠지.] 충격 받고 신음하는 동복쌍로

타노; [진천이 놈이... 아버지의 씨가 아니라는 사실은... 저도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헉헉

타노; [하지만 그 직후 주모에게 들켜서 이 지경이 되었던 것입니다.] 처연하게 웃고

동복쌍로; [누구...] [소가주... 아니 위진천의 진짜 아비는 누구냐?] 분노하고 경악하며 묻고

타노; [저희 집안 사내들 중 유독 주모와 친밀하게 어울리는 자가 누구겠습니까?] 냉소하고. 그러자

[맙... 맙소사!] [그자... 가주의 조카인 그자가 위진천의 진짜 아비라는...] 누군가를 떠올리며 경악. 위극겸이지만 아직은 실루엣으로만 보여주고

타노; [주모가 직접 시인한 사실이니 의심의 여지는 없습니다.]

동복쌍로; [가증스러운...] [어떻게 다른 사내도 아니고 남편의 조카와 붙어먹을 수가...] 충격과 분노로 이를 부득 갈고

타노; [결코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되는 수치스러운 비밀을 들켰으니 주모는 반드시 저를 죽이려 들 것입니다.] 한숨 쉬고

동복쌍로; [그럼 여기서 이러고 있을 시간 없다.] [곧 주모가 보낸 놈들이 다시 몰려올 것이다.] 타노를 부축해서 일으키고

타노; [저와 접촉한 이상 두 분 장로님도 위험해지셨습니다.] [저는 여기 놔두고 두 분은 정정이와 함께 피하십시오.]

동복쌍로; [말도 안되는 소리 하덜 말아라.] [주군의 유일한 핏줄인 널 어떻게 죽도록 놔둔단 말이냐?] 타노를 부축해서 제단에서 내려서게 하고

동복쌍로; [어떻게든 주군을 만나야만 한다. 그럼 주모도 널 해치지 못할 테니...] [힘들더라도 그때까지만 참아라.] 타노를 양쪽에서 부축해서 사당 입구로 가고

타노; [주군...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고개 젓고

동복쌍로; [그건 또 무슨 소리냐?] [지금 상황에서 널 지켜줄 수 있는 분은 주군 밖에 없다는 걸 모르느냐?] 타노를 데리고 사당에서 나서며 묻고. 사당 밖에서 경계를 서던 정정이 돌아보고

타노; [주모도... 제가 아버지를 만나려고 시도할 것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동복쌍로; [그걸 생각 못했군.] [주모는 네가 주군과 만나는 걸 어떻게든 막으려 들겠지.] 깨닫고 신음하는 두 노인

타노; [지금 상황에서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것은 죽을 곳을 찾아가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일입니다.] 한숨 쉬고

동복쌍로; [네 말을 듣고 보니 난감하기 이를 없구나.] [주군을 만나서 주모 모자의 비밀을 폭로하기 전에는 이 난국을 타개할 방법이 없는데...] 당혹

타노; [주모는 혈왕조사의 직계인지라 혈왕세가 내의 권세가 아버지를 능가합니다.] [다른 놈들은 물론이고 지법사와 인법사들까지 주모의 명령에 따른다고 봐야합니다.]

동복쌍로; [아마 그럴 것이다.] [우리 혈왕세가 내에서 혈왕조사의 핏줄들은 절대적인 권위를 지니고 있으니...] 끄덕

타노; [그나마 천법사(天法師)들은 주모의 뜻에 휘둘리지 않는 것으로 압니다만...]

동복쌍로; [문천, 네 말이 맞다.] [천법사들은 혈교(血敎)의 전통을 보전한다는 자부심이 강한 분들이라 혈왕세가 내의 분쟁에는 관여하지 않아왔다.] 흥분하고

동복쌍로; [주군 외에 그나마 널 보호해줄 가능성이 있는 건 천법사들뿐이다.] [빨리 혈교의 성역(聖域)으로 가야겠군.] 타노를 좌우에서 부축하며 걸음을 옮기고. 정정도 주변 경계하며 따라가고

동복쌍로; [정정이 너는 알아서 따라와라!] [너까지 돌봐줄 여유는 없으니 뒤처지지 않으려면 젖 먹던 힘까지 써야할 것이다.] 정정을 돌아보고

정정; [예!] 대답

[가자!] [힘들더라도 참거라!] 휘익! 타노의 양팔을 양쪽에서 잡고 날아오르는 동복쌍로. 정정도 그 뒤를 따라 날아가고

타노; (아직...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용설약!) 눈을 감고 동복쌍로에게 부축되어 날아가며 생각하고. 용설약의 기승스러운 얼굴 떠올리고

<천법사들을 만날 때까지 내 숨이 붙어있다면... 당신의 추악한 면모를 혈교의 모든 교도들이 알게 될 것이다!> 날아가는 동복쌍로와 정정의 모습 배경으로 타노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관목들 사이에 납작 엎드려 숨어서 그걸 보고 있는 고당주

멀리 날아가는 동복쌍로와 정정의 모습이 작게 보이고

고당주; (다행히 동복쌍로에게 들키지 않고 따라붙긴 했는데...) 슥! 관목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고당주; (동복쌍로가 타노를 데리고 가는 방향이 이상하다.) (당연히 주군이 머물고 있는 비밀거점으로 갈 줄 알았거늘...) 찡그리며 생각하다가

고당주; (설마!) 무언가 깨닫고

고당주; (혈교성역!) (본교의 발원지인 그곳으로 갈 생각인가?) 식은땀

고당주; (혈교성역을 지키고 있는 천법사들은 혈왕의 후손이신 주모의 명령이라도 무리한 것은 따르지 않는다.)

고당주; (서... 서둘러야만 한다!) 팟! 동복쌍로가 간 곳과 다른 방향으로 날아오르고

고당주; (동복쌍로가 타노를 천법사들과 만나게 하면 사태는 수습이 불가능하게 되니...) 휘익! 멀리 날아가는 고당주

 

#326>

<-신장궁 양주지점> 이제는 밤.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신장궁 양주지점과 그 주변 건물들에도 불이 환하게 밝혀지고 있다.

후원의 어느 건물. 건물 주변에는 잘 가꿔진 정원이 있고, 주변을 하녀들이 오간다.

동숙빈; [화영이는 아직 소식이 없느냐?] 화장대 앞에 앉아 화장하며 묻는 여자. 30대 중반쯤. 아주 풍만한 몸매에 야한 옷을 입은 여자. 뇌정치의 첩인 동숙빈. 이 여자는 신장궁의 안주인인 화룡부인 뇌옥경을 닮았다. 화룡부인 뇌옥경은 <마면기정 자료집 제22페이지>에 나온 <당옥경> 캐릭터를 사용. 동숙빈은 당옥경을 빼닮았지만 눈꼬리가 좀 처지고 입가에 점이 있어서 헤프고 음탕한 인상을 풍긴다. 뇌정치는 뇌옥경과 닮은 동숙빈을 첩으로 삼고 괴롭혀 왔다.

춘앵; [우리 지점의 노복(奴僕)들이 양주 성내의 모든 도박장을 뒤지고 있는 중이지만...] 뒤에 서서 눈치 보며 말하는 젊은 하녀. 좀 교활한 인상. 이름은 춘앵. 그냥 조연

춘앵; [지점 근처의 도박장에서는 발견되지 않아서 수색 범위를 넓히고 있는 중이라고 하옵니다.] 꼬시다는 표정으로

동숙빈; [하여간 화영이 그년의 도박중독은 알아줘야해.] 배시시 웃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뇌정치의 첩 동숙빈(棟淑嬪)>

동숙빈; [아버지에게 매번 머리채를 잡히면서도 도박을 끊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야.]

춘앵; [아가씨는 오늘도 일어나자마자 지점장님 몰래 빠져나갔는데...] [아마 어디선가 도박을 하고 있을 거예요.]

동숙빈; [그나마 몸을 헤프게 굴리지 않는 걸 다행이라 여겨야 하나?] 화장 하면서 배시시 웃고

춘앵; [지점장님이 아가씨를 혼 내시면서도 강제로 잡아가두지 않는 건 그 때문일 거예요.]

동숙빈; [유감스러운 일이지.]

춘앵; [예?] 의아

동숙빈; [아니다.] [그보다 벽공자는 아직 신행태보와 함께 있느냐?]

춘앵; [벽공자께서 식사를 하셨으니 곧 혼자 쉬시지 않을지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하고

동숙빈; [그렇겠지?] 얼굴 좀 달아오르고

동숙빈; [춘앵(春鶯)이 넌 나가서 혹시 화영이가 돌아오는지 살펴봐라.] [돌아오면 즉시 내게 알리고!] 화장 마무리 하며

춘앵; [예 마님!] 고개 숙이고

돌아서 방을 나가는 춘앵

탁! 문이 닫히고

동숙빈; [벽공자가 거의 일 년 만에 찾아왔는데 환영식을 하지 않을 수가 없지?] 할딱이며 자기 가슴을 만지고

동숙빈; [아무쪼록 화영이년이 어디선가 도박하느라 정신 못 차리길 바랄 뿐이다.] 일어난다.

 

#327>

신장궁 양주지점 입구. 아직 깊은 밤이 아니라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는데. 불은 환하게 밝혀져 있고

입구 주변을 오가던 점원들 흠칫! 하며 거리를 보고

입구쪽으로 나는 듯 달려오는 뇌화영

[아가씨!] [어서 오십시오.] 인사하는 점원들과 무사들. 드나들던 사람들은 급히 피하고

[지점장님께서 오후부터 아가씨를 찾고 계셨는데...] [지금까지 어디 계셨는지요?] 점원들 달려오는 뇌화영에게 묻지만

뇌화영; [벽공자! 벽공자는 어디 계셔?] 가게 안으로 달려 들어오며 묻고

[저녁 드시고 후원의 아가씨 거처에서 쉬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비켜서면서 대답하는 점원들

뇌화영; [고마워!] 외치며 달려 들어간다

[저 말썽쟁이...] [아주 발등에 불이 떨어졌구만.] 안쪽으로 사람들 밀치며 달려 들어가는 뇌화영의 뒷모습 보며 혀를 차는 점원들

[참! 마님의 몸종 춘앵이가 아가씨 귀가하면 알려달라고 했잖은가?] [그걸 깜빡했군.] 점원들 자기들 이마 치고. 그러자

[내가 춘앵이에게 가서 전함세!] 한 놈이 급히 안으로 달려 들어가고

[상수, 저 새끼 춘앵이 얼굴 한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 연락책을 자원하는군.] [냅둬. 둘이 이미 그렇고 그런 사이니까.] 히죽거리는 다른 점원들

 

#328>

신장궁 양주지점의 후원

동숙빈의 거처와 좀 떨어진 조용한 곳. 담장으로 둘러싸여있고 잘 가꿔진 정원 사이에 화려한 건물이 있다. 뇌화영의 거처고.

벽세황; [부당주는 먼저 총단으로 돌아가시오.] 탁자에 앉아서 편지를 쓰며 말하고. 가시가 돋아났던 왼손은 붕대로 감고 있다. 탁자 위에는 반지도 하나 놓여있다. 벽세황이 있는 방은 화려한 방으로 침대와 탁자, 의자등이 있고. 신행태보는 벽세황의 앞에 공손히 서있다.

신행태보; [부상이 아직 완쾌되지 않으셨는데...] [속하가 함께 머물면서 시중을 들어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벽세황의 눈치 보면서

벽세황; [이깟 상처, 며칠 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거요.] 붕대로 감은 왼손 보고

벽세황; [하지만 총단을 더 이상 비워뒀다가는 막내가 뭔가 수작을 부릴 경우 속절없이 당할 수도 있소.] 편지를 쓰면서

신행태보; [일리가 있는 말씀이십니다만...]

벽세황; [천마련 내에서 내가 전적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부당주 뿐이오.] 붓을 내려놓고

벽세황; [그러니 총단으로 복귀해서 막내의 동향을 철저히 감시하고 문제가 생기면 즉시 내게 연락을 해주시오.] 한손으로 종이를 접고

신행태보; [속하를 그토록 믿어주시니 감읍할 따름입니다.] 감격 포권

벽세황; [총단으로 가기 전에 이 편지와 반지를 <그 여자>에게 전하시오.] [물론 편지와 반지를 보낸 게 나라는 걸 <그 여자>가 눈치 채지 못하게 해야만 하오.] 접은 종이를 반지 옆으로 밀고

신행태보; [분부, 명심하겠습니다.] 두 손으로 편지와 반지를 집어들고

벽세황; [나는 닷새 후에 신장궁에 도착할 테니 그때를 맞춰서 편지와 반지가 <그 여자> 손에 들어가게 처리...] 말하다가 흠칫! 하고. 신행태보도 흠칫! 하며 문쪽을 보고

타타탁! 누구 급히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고

벽세황; [이런...] 한숨. 신행태보는 그런 벽세황을 곁눈질하며 조금 웃고

벽세황; [오늘은 좀 조용히 쉬는가 했더니...] 한숨 쉬고.

신행태보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직후

뇌화영; [공자님!] 벌컥! 문을 부술 듯이 열면서 방 안으로 뛰어드는 뇌화영

뇌화영; [죄송해요! 급한 일로 출타중이었던 탓에 공자님께서 오신 줄도 몰랐어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벽세황의 앞에 멈춰선다. 젖가슴이 출렁 출렁

신행태보; (급한 일은 개뿔...) (도박삼매경에 빠져서 사공자께서 오신 줄도 몰랐겠지.) 내심 비웃고. 편지와 반지를 품에 넣으면서

벽세황; [볼일이 있었으면 다 보고 오지 않고...] [뭘 그리 서두르셨소?] 억지로 웃고

뇌화영; [공자님이 오랜만에 오셨다는데 열일을 제쳐두고라도 달려와야지요.] 말하다가

뇌화영; [그 손...] 붕대로 감긴 벽세황의 왼팔과 손을 보며 실색하고

뇌화영; [어쩌다... 어쩌다 이렇게 다치신 거예요?] 털썩! 탁자 앞에 무릎 꿇으며 두 손으로 벽세황의 붕대에 감긴 왼손을 감싸고

벽세황; [별 거 아니오. 방심하다가 어떤 놈의 꼼수에 당한 것뿐이오.]

뇌화영; [어떤 놈이 감히 공자님을...] [그놈이 누군지 말씀해주세요. 제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복수를 해드릴게요.] 이를 바득

벽세황; (네 능력으로 잘도...) + [말씀만으로도 고맙소.] 쓴웃음 지으며 신행태보를 흘깃 보고

신행태보; [하오면... 속하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눈치 채고 포권하고

벽세황; [수고 해주시오.] 끄덕이고

뇌화영; [살펴가세요 종대협.] 벽세황의 앞에 무릎 꿇은 채 돌아보고

신행태보; [삼공자님을 부탁드리겠소이다.] 뇌화영에게 고개를 숙이고. + 뇌화영; [염려마세요.] 새침하게 대답

열려있는 문으로 가는 신행태보

신행태보; [아무쪼록 몸조리 잘 하십시오 삼공자!] 밖에서 문을 닫아주며 말하고

벽세황; [곧 따라갈 테니 부당주 먼저 돌아가시오.] 끄덕이고

탁! 닫히는 문

건물을 등지고 빠른 걸음으로 가는 신행태보

 

다시 방안

뇌화영; [종대협은 천마련으로 돌아가는 건가요?] 여전히 벽세황 앞에 무릎 꿇은 자세로 닫힌 문을 보고

벽세황; [교활한 막내 놈이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먼저 가서 감시하라고 보냈소.] 끄덕이고

뇌화영; [잘 하셨어요.] 벽세황 앞으로 바짝 다가앉고

뇌화영; [덕분에... 공자님과 단 둘이 있게 되었네요.] 얼굴 발그레 붉히며 두 손으로 벽세황의 바지 끈을 풀고

벽세황; [소저...!] 흠칫! 하는데

뇌화영; [공자님은 가만히 계셔요.] [손이 불편하시니 제가 알아서 해드릴게요.] 벽세황의 바지를 벗기려 하고

벽세황; [그럴 것까지는...] 난감. 당황하고.

뇌화영; [사양하실 거 없어요.] 벽세황의 바지를 벗기고

뇌화영; [거의 일 년 만에 뵙게 되어 저도 급하다구요.] 할딱이며 벽세황의 거시기를 두 손으로 부여잡고. 바로 그때

<쯧!> 누군가의 혀 차는 소리가 들리고. 눈 부릅 뜨는 벽세황

벽세황; [잠깐!] 창문 쪽을 보면서 벌떡 일어나며 오른손으로 바지를 끌어올리고. + 뇌화영; [어머나!] 털썩! 엉덩방아를 찧고

뇌화영; [공자님!] 당황하고 울상 짓는 뇌화영은 무시하고 급히 창문으로 가는 벽세황

벌컥! 왼손으로 바지를 억지로 잡은 채 오른손으로 창문을 거칠게 여는 벽세황

 

창문 밖은 잘 가꿔진 정원. 밤이지만 여기저기 불이 켜져 아주 어둡지는 않다.

벽세황; [...] 날카로운 눈빛으로 정원을 훑어보는 벽세황.

뇌화영; [왜... 왜 그러세요 공자님?] 그제야 이상을 느끼고 긴장하며 묻고. 바닥에 주저앉은 채

벽세황; [아니... 아무것도 아니오.] 고개 젓고. 오른손으로 창문 고리를 잡고

벽세황; [지난 며칠 새 이런 저런 일이 있다 보니 내 신경이 예민해졌던 모양이오.] 덜컹! 다시 문을 닫으며 돌아서고

뇌화영; [안심하세요.] [여긴 저희 집에서 가장 깊은 곳이고 또 도처에 신장궁의 비밀장치들이 설치되어 있어서 어떤 고수라도 들키지 않고 잠입하진 못해요.] 일어나고

벽세황; [나도 그건 알고 있소.] + (분명 어떤 자가 혀를 차는 듯한 소리를 들었는데...) 미심쩍은 표정을 지으며 다시 탁자 쪽으로 오고

뇌화영; [공자님이 말씀하신 대로 신경이 예민해져서 잘못 들으신 걸 거에요.] 다가온 벽세황의 오른 팔을 잡고

뇌화영; [지치고 예민해진 공자님의 신경... 제가 확실하게 풀어드릴게요.] [이리 오세요.] 벽세황의 팔을 잡고 침대로 가고

벽세황; (어쩔 수가 없군.) 털썩! 억지로 웃으며 침대에 걸터앉고

뇌화영; [사실 저도 너무 오랫동안 굶주렸답니다.] 할딱이며 벽세황을 밀어 침대에 누이고

벽세황; [그런 것 같소!] 털썩! 침대에 등을 대고 누우며 웃고

뇌화영; [비록 손을 다치셔서 불편하겠지만 각오하세요.] 촤악! 두 손으로 벽세황의 바지를 거칠게 잡아 아래로 끌어내리고, 무언가가 힘차게 튀어나오고

뇌화영; [밤새 못 주무시게 만들 테니까요.] 두 손으로 무언가를 부여잡고 삼키려 한다

[허억!] 고개 젖히며 자지러지는 벽세황

벽세황의 거시기를 빠는 뇌화영의 실루엣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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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

<-양주> 역시 저녁 무렵. 해가 지기 직전. 일찌감치 불을 켠 가게들도 있고

강가에 자리한 환락가. 본격적으로 장사들을 시작하는 술집, 기루

<神手賭場>이라는 간판이 걸린 건물. 도박장이다. 중국식 카지노

아편 연기가 자욱한 도박장 내부. 도박에 열중하는 사람들과 그 사이를 오가며 써빙하는 헐벗은 여자들. 여자들 끼고 술 마시며 도박하는 놈들도 많고.

어느 테이블. 여자 한 명이 네 명의 사내들을 상대로 도박을 하고 있다. 여자는 뇌정치의 딸인 뇌화영이다. 뇌화영 캐릭터는 <건곤일척 자료집 제 14페이지>에 나온 뇌화영과 동일한 캐릭터. 이때 나이는 스무 살 전후.

테이블 중앙에 수북이 쌓여있는 동전, 은자, 지폐들. 지폐들은 낮장도 있지만 뭉치도 있다.

뇌화영이 사내들과 하고 있는 도박은 골패. 즉 중국식 포커게임이다. 족보도 포커와 비슷하고. 폭 2센티, 길이 15센티 정도 되는 얇고 납작한 골패가 포커 대신이다. 뇌화영을 비롯한 다섯 명이 각자 앞에 탁자 위에 네장씩의 골패를 오픈하고 있다. 마지막 한 장의 골패를 쪼고 있는 중이다. 골패에는 각기 <龍> <虎> <風> <雲>이란 글자와 함께 일(一)에서 십(十)까지의 숫자가 적혀있다. 포커 패의 <스페이스> <다이아몬드> <하트> <클로버> 무늬와 숫자와 같은 것.

뇌화영의 맞은편에 앉은 뚱보 중년인. 그자의 앞에 오픈 된 네 장의 골패에는 <龍 三> <風 四> <虎 五> <龍 六>이라는 글과 숫자들이 적혀있다. 즉, 스트레이트 양빵 패.

엄지손가락으로 글과 숫자를 가린 채 신중하게 쪼는 뚱보. <風>자가 위에 보이고, 이어

스윽! 엄지손가락을 풍자 아래로 밀어 내리자 나타나는 숫자.

<七>이다. 즉 스트레이트가 완성된 것

뚱보; (삼(三), 사(四), 오(五), 륙(六), 칠(七)의 오관주(五貫珠)!) 흥분하며 웃고. 이어

뚱보; (다른 놈들의 패는 볼 것도 없고...) 죽상을 쓰며 패를 쪼는 세 명의 사내들을 힐끔 보고

뚱보; (문제는 뇌(雷)가년의 패인데...) 맞은편에 앉아서 패를 쪼고 있는 뇌화영 앞쪽의 패를 보는 뚱보.

뇌화영 앞에 오픈 된 네 장의 골패에는 <龍 七> <雲 七> <龍 四> <雲 四>등의 숫자가 적혀있다.

뚱보; (칠, 사의 쌍동주(雙棟柱)...) (만일 칠이나 사가 한 장 더 뜰 겨우 오관주보다 두 끝 위인 전가성(全家成)인데...) 찡그리고

뚱보; (풍(風)의 사와 칠은 내가 갖고 있고...) 자기 앞의 패를 보고. <風 四>라고 적힌 패가 오픈 된 패중에 있다. 손에는 <風 七>의 패가 있다.

이어 옆을 보는 뚱보

옆 자리의 사내 놈이 오픈한 패에 <虎 四>의 패가 있다.

뚱보; (호(虎)의 사(四)도 이미 나온 상태...) 그 패를 곁눈질로 보며

뚱보; (결국 단 하나 남은 <虎 七>이 떠야 저 계집의 패가 전가성이 된다는 뜻!) 패를 쪼고 있는 뇌화영을 보고

뚱보; (그럴 가능성은 극히 낮다.) + [자, 그만들 쪼고 판돈 걸자구.] 패를 엎어서 내려놓고

다른 놈들과 뇌화영도 쪼던 패에서 눈을 떼고

뚱보; [똥패 들고 괜히 헛된 희망 품지 않게 해주지!] 슥! 자기 앞의 지폐 뭉치들을 절반 넘게 집어들고

뚱보; [천 냥!] 툭! 지폐를 판돈 위에 던진다

[천... 천 냥!] [젠장! 오관주가 떴구만!] [똥패로 고래등같은 집 몇 채를 살 수 있는 거금 천 냥을 지를 리는 없겠지.] 다른 세 놈 죽상

[죽었어!] [제기랄! 같은 무늬 패 하나만 더 떠줬으면 연환화(連環花)였는데...] [오늘 끗발 참 안 서네.] 투툭! 툭! 세 놈이 쪼던 패를 바닥에 던지고. 이제 뇌화영만 남았다.

뚱보; (여기까지는 예상대로고...) 히죽 웃으며 뇌화영을 보고. 뇌화영은 갈등하는 표정이고

뚱보; [뇌소저는 어떻게 할 거요?] 음험하게 보고

뇌화영; [이 거 참...] 난감한 표정을 짓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장궁 양주지점장 뇌정치의 딸 뇌화영(雷火英)>

뇌화영; [다른 분들이 전부 죽어 버려서 나까지 죽을 경우 고(高)대인이 판돈을 날로 먹게 되는 건데...] 망설이다가

뇌화영; [인정상 확인은 해줘야겠지요?] 슥! 자기 앞의 지폐 뭉치들 중 하나를 집어들고

뚱보; (옳거니!) 히죽

뇌화영; [천 냥 받았어요.] 툭! 지폐를 던지고

뚱보; (고맙기도 하지! 무려 천 냥씩이나 보태주러 들어오다니...) + [내 패는...] 자기 패를 까려는데

뇌화영; [받고!] 콱! 말하며 나머지 지폐 뭉치들을 움켜쥔다

[!] 패를 까려던 뚱보 눈 부릅뜨고

뇌화영; [시집도 안간 딸년이 밤 늦게 귀가하면 아버지가 혼을 낼 테니 그만 놀아야겠어요.] 슥! 배시시 웃으며 자기 앞의 돈들을 전부 옆의 사람에게 밀어준다

뇌화영; [내 나머지 밑천 전부 걸겠어요.] [얼만지는 유(劉) 대인이 확인해주세요.] 슥! 자기 돈을 옆 사람에게 모두 밀어주고. 그러자

[그럼세!] 돈을 받아 세려는 옆 자리 사내놈. + [화끈하구만!] [그렇지! 도박하려면 그 정도 배짱은 있어야지!] 다른 두 놈은 환호하고. 주변 사람들 모두 돌아보고

뚱보; (저 년...) 오만상 쓰며 뇌화영을 노려보고. 뇌화영은 해실거리며 마주 보고 있고. 옆의 놈이 뇌화영의 돈을 세고 있다.

뚱보; (뻥치는 건가? 아니면 정말 전가성이 뜬 건가?) 당혹하고. 그때

[전부 합쳐서 이천칠백 냥쯤이구만.] 돈을 세던 놈이 말하고

뇌화영; [그렇다네요.] 뚱보를 보며 웃고

뇌화영; [보아하니 고대인의 남은 판돈은 이천칠백 냥이 채 안되는 것 같지만 퉁쳐 주겠어요.] [들어오세요.] 돈 세던 놈에게 돈 넣으라 손짓하고.

[뇌소저가 천 냥 받고 이천칠백 냥을 더 얹었소.] 슥! 돈 세던 놈이 돈을 모두 안쪽으로 밀어넣고

뚱보; (저 년...) 뇌화영을 노려보고

뚱보; (서슴없이 판돈을 올린 걸 보면 허장성세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뇌화영을 노려보며 갈등

<비록 계집이고 나이도 젊지만 몇 년전부터 도박장에 드나들며 제법 솜씨가 좋다고 소문이 난 년이다.> 해실 해실 웃으며 뚱보를 마주 보고 있는 뇌화영의 모습 크로즈 업

뚱보; (돈질을 해서 날 죽이려는 걸 수도 있는데...) 생각하다가

움찔! 하는 뚱보

뇌화영의 입 꼬리가 조금 올라간다

뚱보; (입... 입 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눈 치뜨고

뚱보; (좋아 죽으려는 걸 억지로 참고 있는 게 분명하다.) + [젠장!] 패를 높이 쳐들고

뚱보; [이 패로 이천칠백 냥을 더 받긴 무리군. 죽었소.] 탁! 패를 탁자에 패대기치듯 던지고.

[풍의 칠!] [역시 오관주였구만.] [천 냥을 지를 만 했어.] 다른 놈들 감탄하는데

뇌화영; [양보해주셔서 고마워요 고대인!] 두 손으로 탁자 위에 쌓인 돈들을 와락 끌어안아 자기 쪽으로 끌어들이고

[판돈이 칠천 냥이 넘었어!] [뇌소저가 또 한 번 대박을 터트렸구만] 다른 놈들 감탄하고 부러워하고

뚱보; [뇌소저! 정말 전가성이 뜬 거요?] 노려보지만

뇌화영; [글쎄요.] 웃으면서 왼팔로는 돈을 자기 앞으로 끌어 모으고. 오른손에 들고 있던 골패는 다른 패들에 섞어버린다.

뇌화영; [제 패가 뭐였는지 알고 싶었으면 이천칠백 냥을 받으셨어야지요.] 웃으면서 양손으로 돈을 세기 시작하고

뚱보; (얄미운 년...) 룰루랄라 돈을 세는 뇌화영을 노려보며 이를 부득 갈고

뚱보; (뻥을 친 건지 정말 패가 뜬 건지조차 알 수 없게 하고... 절대 만만히 볼 년이 아니다.) 뇌화영을 노려볼 때.

도박장 입구로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는 늙은 노인 한명. 하인같은 분위기. 실제로 이자는 신장궁 양주지점의 하인이다.

도박장으로 뛰어 들어와서 두리번거리는 하인. 그러다가

돈을 세고 있는 뇌화영을 발견하는 하인

하인; [아가씨!] 외치며 그 테이블로 달려오고. 사람들 돌아보고

뇌화영; [조(趙) 영감!] 돈을 세다가 돌아보고. 다른 놈들은 패를 돌리려고 패를 모으고 있고

하인; [여기... 여기 계셨군요.] [아가씨 찾으려고 양주 성내의 모든 도박장을 뒤지고 있는 중입니다요.] 헐떡이며 테이블 옆에 멈춰서고

뇌화영; [왜? 집에 무슨 일 있어?] 흠칫! 하고

하인; [빨리... 빨리 귀가하셔야만 합니다. 그분... 그분이 오셨습니다요.]

뇌화영; [그분!] 눈 치뜨고

뇌화영; [설마 벽공자께서?] 흥분

하인; [예! 벽공자께서 두 시진 전쯤에 찾아 오셔서 치료를 받고 계십니다.]

뇌화영; [이런...] 다급한 표정으로 의자를 밀치며 벌떡 일어나고

뚱보; [뭐야? 돈 따고 튀는 거냐?] 버럭 고함지르는데

뇌화영; [영감은 내 돈 챙겨서 따라와. 개평은 넉넉히 남겨두고...] 사람들을 밀치며 입구쪽으로 뛰어가면서 외치고

하인; [그리합지요.] 굽신거리고.

뇌화영; (젠장! 하필이면 오랜만에 손맛 좀 보러왔을 때 벽공자가 들이닥칠 게 뭐람?) + [비켜요! 비켜!] 사람들 헤치며 도박장 입구로 달려가고

뇌화영; (내가 도박에 미쳐 있는 걸 알면 벽공자가 좋지 않게 생각할 텐데...) 이를 갈며 도박장 밖으로 뛰쳐나가고. 헌데

 

도박장 한쪽 구석에 마주 앉아서 둘이 골패를 하고 있는 청풍과 독각철개. 독각철개는 누더기 대신 평범한 옷을 입고 있다. 골패를 하고 있지만 두 사람의 시선은 도박장에서 뛰쳐나가는 뇌화영을 향하고 있다. 탁자에 쌓여있는 골패들 중에서 하나씩 가져오고 있다. 물론 골패들은 뒤집어져 있어서 글과 숫자가 안보인다. 둘의 수중에는 골패가 세장씩 들려있다. 탁자에는 돈도 조금 쌓여있고

청풍; [저 계집이 바로...] 슥! 골패를 하나 더 가져오면서 뇌화영이 뛰쳐나간 입구를 보고. 뇌화영이 도박하던 테이블에서는 하인이 돈을 챙기고 있다. 다른 놈들은 하인이 개평을 주길 기다리는 표정들이고

독각철개; [신장궁 양주지점장인 뇌정치의 딸 뇌화영입니다.] 곁눈질로 입구쪽을 보고

독각철개; [계집답지 않게 기승스럽고 승부욕이 강한 때문인지 도박에 푹 빠져 있다는군요.] 슥! 역시 골패 하나를 더 가져오고

청풍; [솜씨와 담력이 제법이긴 합디다. 쌍동주로 오관주를 간단히 눌러버리기도 하고...] 가져온 네 번째 골패를 확인하며 웃고.

독각철개; [방금 전 뇌가년의 패가 쌍동주에서 끝났습니까?] 놀라고

청풍; [뇌화영이 마지막으로 받은 패는 호(虎)의 구(九)였습니다.] 슥! 말하며 패를 한 장 더 가져오고. 그러면서 뇌화영이 마지막 패를 다른 패에 석던 장면 떠올린다. 그 패가 약간 기울어진 상태인데 <虎 九>라는 글자가 적혀있다.

독각철개; (상당히 거리가 떨어져 있었는데... 순간적으로 뇌화영의 패를 확인했다는 건가?) 놀라면서도 마지막 패를 집어들고

청풍; [쌍동주에 그쳤으면서도 표정 관리를 완벽하게 해서 상대를 속이더군요.]

독각철개; [보통 사람은 평생을 가도 만져보지 못할 거금을 판돈으로 걸고도 그렇게 태연할 수 있다니...] [확실히 평범한 계집은 아닙니다.]

청풍; [그러게나 말입니다.] 웃고

청풍; [뇌화영이 신장궁 양주지점으로 돌아갔으니 우리도 그만 판을 정리해야겠습니다.] 자기 패를 들어 보이며 말하고

독각철개; [지금까지는 공자께서 연승을 하셨는데...] [그래도 막판은 제가 이긴 듯합니다.] 촤아! 패를 바닥에 쭉 편다.

<龍 三> <虎 三> <風 三> <雲 三> <龍 八> 등의 패다

청풍; [오! 일천 판을 쉬지 않고 해도 한번 나올까 말까하다는 사천왕(四天王)을 뜨셨군요.] 웃으며 짐짓 놀라는 표정을 짓고

독각철개; [이 화자도 평생 도박을 해왔지만 사천왕이 뜬 건 오늘로 네 번에 불과합지요.] 으쓱하며 판돈을 끌어오려 하지만

청풍;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날을 잘못 잡으셨습니다.] 촤라악! 웃으며 자신의 패를 바닥에 펼친다.

쿵! 바닥에 펼쳐지는 패는 <風 六> <風 七> <風 八> <風 九> <風 十> 이다.

독각철개; (맙소사!) 돈을 끌어 모으려다가 경악

독각철개; (골패에서 나올 수 있는 최강의 끗발인 오행전륜(五行轉輪)이 뜨다니...) 청풍의 패를 보며 벙 찌는 표정

청풍; [어렵게 사천왕같은 강력한 패를 뜨셨는데 아깝게 되었습니다.] 바닥에 쌓여있는 골패들에 손을 가져가 하나를 집고

청풍; [하지만 오행전륜이 뜨지 않았어도 지부장께서는 제게 졌을 것입니다.] 턱! 그 패를 까고. <龍 四>가 적혀있는 패다

독각철개; (설마...) 놀랄 때

청풍; [이렇게 말입니다.] 탁! 탁! 차례로 세장을 더 깐다.

쿵! 청풍이 연달아 깐 패에는 <虎 四> <風 四> <雲 四>등의 글이 적혀있다

독각철개; [사... 사(四)의 사천왕!] 눈이 휘둥그래지고. 그러다가

[!] 깨닫는 독각철개

독각철개; [패를... 사십장의 패를 이미 다 외우고 계신 것입니까?] 경악

청풍; [겉보기에는 전부 똑같아도 골패마다 약간씩의 차이가 있지요.] 끄덕이며 일어나고

청풍; [다행히 전 눈썰미와 기억력이 좋아서 그걸 모두 외우고 있습니다.] 웃으면서 탁자를 떠나고

독각철개; (가... 가히 괴물...) 돈을 챙기면서 놀라고. 입구로 가는 청풍의 뒷모습을 보고

<저런 말도 안되는 기린아에게 찍혔으니 벽세황, 아니 천마련은 큰일이 났구나.> 도박장 문쪽으로 오는 청풍의 앞모습 배경으로 독각철개의 놀람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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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

저녁 무렵. 어느 강가. 초가집. 바로 정정과 타노가 머무르는 집

강변을 따라 난 길을 통해 초가집으로 오는 정정. 품에 커다란 보따리를 안고 있다. 표정이 맹하다. 섭혼술에 당해서 좀 바보가 된 상태

주변을 경계하며 초가집으로 들어가는 정정

탁! 닫히는 초가집의 문. 헌데

 

100여미터쯤 떨어진 언덕 위에서 보고 있는 고당주. 언덕에 서있는 소나무들 사이에 서서 초가집쪽을 내려다보는 고당주 뒤에는 두 명의 장한이 서있다. 서른살쯤 되어 보이고 음침한 인상을 지닌 자들이다.

고당주; [정정 저년, 금의위의 추적이 시들해질 때까지 바깥출입을 삼가라고 했거늘...]

장한1; [삼가 하기는커녕 근처 마을의 시장통을 온통 들쑤시며 다니고 있습니다.]

장한2; [먹을거리를 대량으로 사들였는가 하면 사내가 입을 옷가지들도 여럿 사들인 게 확인되었습니다.]

장한1; [그 때문에 정정이 년의 존재를 모르는 마을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고당주; [그러니까 뭐냐?] 눈 번뜩

고당주; [저년이 집에 어떤 사내를 숨겨두고 있다?]

장한1; [필요 이상의 식재료와 사내의 옷을 모으고 있는 건 그렇게 밖에 설명이 되질 않습니다만...] 눈치 보고.

고당주; (동복쌍로를 감시하는 것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데 정정이 년까지 속을 썩여?) 한숨 쉬며 머리 만지고

장한2; [어찌할지요?]

장한1; [자칫 정정이 년이 금의위의 이목을 끌어서 후환을 남기게 될 수도 있습니다만...]

고당주; [죽여라!]

장한1; [정... 정정이 년을 말씀이십니까?] 움찔! 하고

고당주; [정정이 년과 붙어먹고 있는 사내놈을 제거해라.] [만일 정정이 년이 그놈을 살리겠다고 대들면...] 살벌한 표정

장한들 긴장

고당주; [그년도 함께 묻어버려!]

[존... 존명!]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포권하는 장한들. 이어

뒤를 항해 손짓하고. 그러자

슥! 슥! 언덕 주변의 풀과 나무, 바위 뒤에서 십여명의 장한들이 일어나고

[가자!] [넓게 포위해서 퇴로를 차단한다!] 휘익! 휙! 장한1과 2가 앞장 서서 날아가고. 십여명의 장한들은 좌우로 퍼져서 날아간다.

언덕 위에서 보고 있는 고당주. 장한1, 2가 지휘하는 무사들 십여명이 반원형으로 퍼져서 정정이 있는 초가집을 포위해간다.

고당주; (동복쌍로는 금릉 주변의 안가들을 수색하며 이쪽으로 오고 있는 중이다.) (만에 하나 정정이 그 늙은이들에게 내게 들은 타노 척살건을 불어버리면 얘기가 복잡해진다.)

고당주; (사내를 끌어들인 걸 차치하고라도 정정이 년의 입을 영원히 막아 버려야할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는 사이에 장한1, 2가 거느린 10여명의 무사들은 초가집에 거의 도착했다. 강쪽을 제외한 3면을 포위한 형태로

 

#322>

초가집 내부. 정정이 타노에게 옷을 입혀주는 중이다. 타노는 침대에 힘겹게 걸터 앉아있다. 가슴과 복부, 팔등을 붕대로 칭칭 감은 모습이다. 가슴을 감은 붕대는 피가 배어나오고 있고

정정; [집사님 체격에 맞는 옷을 구하느라 애를 먹었어요.] 억지로 팔을 드는 타노에게 옷을 입혀준다. 섭혼술에 당해서 표정이 백치같다.

타노; [내가 꼽추라서 어지간히 큰 옷도 맞지가 않긴 하다만...] 찡그리고

타노; [왜 쓸데없는 짓을 했느냐? 용가년의 졸개들 눈에 띄면 어쩌려고?] 질책하지만

정정; [죄... 죄송해요!] 울먹. 겁먹은 표정

정정; [하지만 집사님의 옷이 누더기가 되고 피에 쩔어서 도저히 다시 입혀드릴 수가 없었어요.] [그렇다고 제가 바느질을 잘 하는 것도 아니라 깁거나 새로 만들 수도 없었고...] 주르르! 눈물 흘리고

타노; [됐다! 뭐라 안 할테니 울지는 말아라.] 한숨

정정; [감사... 감사하옵니다 집사님!] 굽신거리며 소매로 눈물 닦고. 이어

정정; [불편하시더라도 조금만 더 참으세요.] [옷 입혀드리고 금방 저녁 마련해 올릴게요.] 다시 타노에게 옷을 입혀주고

타노; (방심했다.) 정정이 하는 대로 내버려두며 한숨.

타노; (이 계집이 지쳐서 잠든 사이에 근처 마을을 돌며 먹거리와 옷가지를 구해올 줄은 몰랐다.)

타노; (내 섭혼술에 제압당해 무조건 충성을 하게 된 때문에 생긴 일인데...)

타노; (아무래도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면 여길 떠야겠다.)

타노; (언제 용설약의 졸개들이 들이닥칠지 모르니...)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는 타노.

쿠오오! 츠츠츠! 사방의 벽과 천장을 통해 밀려드는 칙칙한 기운. 살기다.

타노; (살기!) + [위험하다!] 콱! 자기 옷을 입히는 정정의 팔을 확 잡아당기고. 직후

피피핑! 핑! 창문과 문을 뚫고 날아드는 암기들. 수십개가 비오듯 쏟아진다

[악!] 콰당탕! 비명 지르는 정정을 끌어안고 침대 아래 바닥으로 뒹구는 타노. 정정을 자기 몸으로 덮어 보호하는 모습이고

퍼퍽! 퍽! 침대와 사방의 벽에 마구 박히는 암기들

퍼퍽! 정정을 끌어안은 타노의 몸에도 몇 개 박히고. 주로 튀어나온 등이다

정정; [집... 집사님!] 타노의 몸 아래 깔린 채 그걸 보며 비명 지를 때

펑! 콰창! 벽과 창문과 문을 박살내며 날아들면서 칼질을 하는 두명의 장한들과 십여명의 무사들.

고개 들어서 자신에게 날아드는 칼들을 올려다보는 타노

<타노!> <맙소사!> 쩍! 부악! 장한들과 무사들 경악하면서도 칼질은 멈추지 않고. 직후

타노; [크아!] 웅크린 채 기합 지르고. 부악! 그런 타노의 몸이 붉은 노을에 덮이고

[이건...] [헉!] 쩡! 장한들과 무사들 기겁하고. 그런 그자들 몸 아래에서 노을이 확 번져오른다

 

#323>

[!] 눈 부릅 놀라는 고당주

펑! 초가집을 밖에서 본 모습. 안쪽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 초가집을 통째로 날려버리고. 박살나 터지는 초가집 잔해들과 함께 등을 보이며 튕겨져 나오는 장한들과 무사들

고당주; (초가집 안쪽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 본교의 제자들을 날려버렸다.) 놀랄 때

[큭!] [컥!] [웩!] 쿵쿵! 콰당탕! 사방으로 내려서거나 나뒹굴며 피를 토하는 장한들과 무사들. 내상을 입긴 했지만 죽은 자는 없다.

퍼퍽! 퍽! 그자들 주변으로 박살난 초가집 잔해들이 마구 떨어지고

[탄... 탄천혈벽!] [혈왕님의 직계만이 익힐 수 있는 탄천혈벽을 타노 당신이 어떻게...] 쿵쿵! 피를 토하며 물러서며 놀라는 두 명의 장한들.

쿠오오! 초가집이 날아간 후폭풍으로 먼지가 자욱한 초가집의 폐허. 벽체만 일부 남은 그곳에 웅크린 사람의 형상이 드러난다.

고당주; (맙... 맙소사!) 경악하고

<타노!> 고당주의 경악 배경으로 + 타노; [끄윽!] 바닥에 주저앉은 채 피를 게워내는 타노. 내상이 극심한 상황에서 사력을 다해 탄천혈벽을 펼친 모습이다. 그 때문에 상처가 도졌고. 정정은 그런 타노를 옆에서 부축하려 하며 겁에 질려 주변을 돌아보고 있다

고당주; (정정! 저년이 숨겨두고 있던 사내가 바로 타노였다니...) 흥분과 분노

고당주; (감히 주모님의 분부를 어기고 타노를 비호해? 정정 네년이 죽기로 작정했구나!) 이를 바득 갈고. 그때

정정; [집사님! 정신 차리세요 집사님!] 울면서 타노의 팔을 잡아 부축하려 애쓴다. 타노는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면서 자꾸만 앞으로 쓰러지려 한다. 가슴의 상처에서도 피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고

(정정이 년이 숨겨두고 있던 사내가 추살령이 내려진 타노였다니...) (저년이 배신을 했구나!) 분노하며 정정을 노려보는 장한들

<타노는 중상을 입은 상태에서 억지로 탄천혈벽을 펼쳤다.> <그 때문에 방근 전의 탄천혈벽은 본래 위력이 채 절반도 안되었다.> 피를 게워내며 자꾸만 쓰러지려는 타노를 부축하며 우는 정정의 모습 배경으로 장한들의 나레이션

장한1; (만일 탄천혈벽이 제대로 구사되었다면 우리 모두는 이미 죽은 목숨이었다.) 침 꿀꺽 삼키고. 바롷 그때

<죽여라!> 누군가의 전음이 들려서 눈 부릅뜨는 장한들과 무사들.

<정정이 년과 그 곱추 둘 다 살려두지 마라! 주모님의 분부다!> 언덕 위에 서서 눈 부릅 뜬 고당주의 모습 배경으로 고당주의 전음이 들리고

[향... 향주(香主)님!] [어... 어찌 해야 할지요?] 무사들이 난감해서 장한들을 보며 묻고

<어쩔 수 없다!>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장한1과 장한2. 이어

장한1; [주모님으로부터 추살령이 내려진 죄인과 그 죄인을 비호한 계집이다.] 준엄하게

장한2; [둘 다 처단하라!] 자기 칼로 타노를 겨누며 말하고

[존명!]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무사들도 칼을 겨누며 정정과 타노에게 접근하고.

타노; (여기까지로군.) 눈이 풀린 채 정정의 부축을 받으며 고개를 들어 전면의 무사들을 보고. 무사들은 칼로 겨누며 다가서고 있고

타노; (아무래도 살아서 아버지를 뵙진 못할 것 같구나.) 처연하게 웃고. 정정은 겁에 질려 어쩔 줄 몰라하고

 

고당주; (다행히 잘 해결되었군.) 언덕 위에서 보며 안도하고. 장한들과 무사들이 정정과 타노를 포위하며 다가가는 게 멀리 보이고

고당주; (타노만 제거하면 급한 불은 끄게 되는 셈이다.)

고당주; (장청풍이 가주를 만나 소가주가 가주의 핏줄이 아니라는 얘기를 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 [!] 오싹! 생각하다가 소름이 돋아 눈 치뜨고

고당주; (엄청난 살기를 뿜어내는 고수들이 접근하고 있다.) 팟! 급히 관목 사이로 몸을 던져 숨고. 직후

쏴아아! 새처럼 소나무 위를 스쳐지나가는 두 명의 노인. 바로 동복쌍로지만 아직 자세히 보여주지는 말고

고당주; (저... 저 늙은이들은...) 관목 사이에 숨어서 눈 치뜨고

<벌써 이곳의 안가까지 찾아왔구나!> 초가집 폐허쪽으로 날아가는 똑같이 생긴 두 노인의 모습 배경으로 고당주이 생각. 역시 노인들이 동복쌍로임은 보여주지 말고.

 

다시 타노와 정정이 포위되어 있는 곳.

<치자!> <밤이 길면 꿈도 많아지는 법!> 쩍! 서걱! 장한과 무사들이 일제히 타노와 정정을 향해 덮쳐가며 칼을 휘두른다.

[악!] 다시 날아두는 칼들을 보며 비명 지르는 정정과 체념하며 눈을 감는 타노. 헌데 바로 그 순간

카카캉! 쩡! 쿠오오! 갑자기 돌풍과 함께 현장에 나타나 타노와 정정의 앞뒤에서 칼을 휘둘러 장한들과 무사들의 칼을 튕겨버리는 동복쌍로

[헉!] [컥!] [큭!] 충격 받고 칼을 놓치거나 농치지 않아도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장한들과 무사들. 이어

화악! 돌풍이 가라앉으며 눈을 부라린 동복쌍로의 모습이 드러나고

[장... 장로님!] + (동복쌍로!) 긴장하고 경악하며 물러서는 장한과 무사들

노인1; [어떤 놈이 설명해봐라.] 살벌한 표정으로 앞쪽의 장한과 무사들을 노려보는 동복쌍로중 한명

노인1; [대체 무슨 이유로 형제 자매를 죽이려 든 것이냐?] 살벌한 표정으로 장한들을 노려보고

장한1; [그... 그게...] + 장한2; [고... 고정하십시오 장로님!] 사색이 되어 설명하려는데

<쳐라!> 장한들의 귀에 들리는 고당주의 전음. 눈 치뜨는 장한들

고당주; <기습해서 타노와 정정의 숨통을 끊어버려라!> 관목 사이에 숨은 채 전음으로 말하고. 그러자

<어쩔 수 없다.> <치자!> 피핑! 쩍! 일제히 암기를 타노와 정정에게 던지는 무사들.

수십개의 암기들이 빗발치듯 타노와 정정에게 날아들고

[네놈들이 감히!] 화악! 텅! 소매를 휘둘러 암기들을 날려버리는 동복쌍로

[용서하십시오.] [죽어줘야겠소 타노!] 동복쌍로가 암기를 막는 틈을 타서 타노와 정정에게 쇄도하여 칼질을 하는 장한1과 2. 하지만

[크아!] [죽일!] 쩍! 서걱! 동복상로가 어느 틈에 칼을 빼서 장한1과 장한2를 베고 있다.

[컥!] [크악!] 피를 뿌리며 스러지는 장한1과 장한2. 직후

슈악! 쩍! 암기를 날렸던 무사들도 다시 타노와 정정에게 쇄도하며 칼을 찌르고 베고. 하지만

부악! 쩍! 역시 동복쌍로가 여러명으로 변하며 무사들을 베어버린다.

퍼억! 퍽! 몸이 토막 나거나 치명상을 입고 쓰러지는 무사들. 몰살했다.

노인1; [이 놈들이 미쳤냐?] [감히 우리에게까지 칼질을 해?] 쓰러진 무사들을 보며 이를 바득 갈고. 그 사이에

노인2; [도와주마!] 정정을 도와서 타노를 바닥에 누이고 있다

눈을 감은 채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는 타노

노인2; (가주의 핏줄이고 최측근인 타노가 본교의 형제들에게 공격을 당했다?) 정정이 울면서 타노의 입과 코의 피를 닦아주는 것을 보며 눈 번뜩

<본가의 상층부에서 무언가 불길한 일이 진행되고 있기라도 한 것인가?> 놀라는 두 노인 배경으로 나레이션. 그리고

 

고당주; (제길!) 주먹 꽉! 쥐고

고당주; (다 된 밥에 코 빠트린 격이라더니...) (하필 주모님이 포섭하지 못한 동복쌍로가 나타나 타노를 구했다.)

고당주; (동복쌍로까지 포함해서 입을 막아야하는 상황이 되었고...)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구나.) 이를 악무는 고당주. 식은땀을 흘린다.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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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

<-세심암> 저녁 무렵. 금정신니가 머무는 강가의 암자. 저녁 무렵. 비구니들이 숨을 죽이며 오가면서 한쪽 건물을 본다. 금정신니의 거처인 건물이고. 그 건물 앞에는 청풍과 황건신장과 독각철개가 초조한 표정으로 서있다.

청풍; (시간이 걸리는군.) 닫힌 문을 보면서 좀 초조하고

청풍; (그만큼 사저의 상태가 위중하다는 뜻일 텐데...) 생각할 때

덜컹! 문이 열리더니

신소심; [공자님!] 밖으로 나오고. 울어서 눈이 퉁퉁 불었고

청풍; [치료가 끝났소?] 다가가고

신소심; [예!] [안으로 들어오시래요.] 옆으로 물러서고

끄덕이며 문으로 가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청풍.

 

#315>

방안에는 금정신니가 앉아 있다가 돌아본다. 금정신니 앞에는 침대가 있고. 침대에는 진상파가 잠옷 차림으로 누워있다. 잠옷의 배 부분은 벌어져서 배꼽 아래를 붕대로 감싸고 있는 게 드러나 있다. 진의원이 침대 옆에 서서 진상파의 아랫배에 꽂았던 침을 뽑고 있다.

청풍; [노야...] 침대로 다가가고. 신소심이 뒤 따라 들어오며 문을 닫고 있고

청풍; [사저는 어떤 상태이십니까?] 침대 옆에 진의원과 나란히 서며 진상파를 내려다보고. 진상파는 눈을 감은 채 잠들어 있다.

진의원; [소맹주가 짐작했던 대로... 상파는 단전이 완전히 파괴되었네.] 침통하게 말하며 침을 뽑고

청풍; [그... 그럼...] 심각

진의원; [내공을 쓸 수 없는 몸이 된 것일세.] 침통

신소심; [흐윽!] 털썩!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한숨 쉬는 금정신니

청풍; [회복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입니까?] 억지로 입을 열어 묻고

진의원; [일단 단전을 우회하도록 새로운 경락(經絡)을 개통해놓긴 했지만...] 진상파를 보며

진의원; [진기가 생성되는 단전이 구실을 못하니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구먼.] 좀 지친 표정으로 한숨 쉬고.

청풍; [사저는... 남다른 분이시니 다른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억지로 웃고

금정신니; [심검(心劍)을 뜻대로 구사하는 경지에 이르면 굳이 내공이 필요 없긴 하네만...] 한숨 쉬며 말하고. 돌아보는 청풍.

금정신니; [과연 온전하지 않은 몸으로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검법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을지...] 한숨 쉬고

청풍; [일리가 있는 말씀이신데...] 난감

청풍; [사저의 단전이 다시 기능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정말 없는지요?] 다시 진의원에게 묻고

진의원; [억지로 가능성을 말하자면...]

진의원; [상파를 환골탈태(換骨奪胎) 시킬 수 있는 무언가를 손에 넣으면 되네.]

청풍; [환골탈태!] 눈 치뜨고

진의원; [환골탈태라는 말 그대로 뼈를 바꾸고 태를 빼내어 몸을 완전히 바꿀 수만 있다만 훼손된 단전도 되살아나겠지.]

진의원; [물론 유사 이래 신선이 아니면서 진정한 환골탈태를 경험한 사람은 동방삭(東方朔)을 비롯하여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에 불과하긴 하네만...]

청풍; (사저!) 진의원을 보고

<사저가 이리 되신 데에는 저에게도 책임이 있으니 목숨을 바쳐서라도 반드시 사저를 환골탈태시켜드릴 방법을 찾아내고 말겠습니다. 기다려주십시오.> 실내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다짐

 

#316>

이제 해가 지려 한다. 여전히 세심암. 진상파가 치료 받고 있는 건물 앞에는 황건신장과 독각철개가 서서 문쪽을 보고 있다.

덜컹! 문이 열리며 나오는 청풍. 신소심이 소매로 눈물 닦으며 따라 나오고

청풍; [그럼 사저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돌아서서 방안의 진의원에게 말하고. 진의원은 진상파의 손목을 잡고 진맥하다가 돌아본다. 금정신니는 여전히 의자에 앉아 있다가 돌아보고

진의원; [상파 걱정은 말고 소맹주는 이번 일의 뒤처리에 집중해주게나.]

청풍; [그리하겠습니다.] 포권하고. 이어

돌아서서 계단을 내려오는 청풍. 뒤쪽에서 신소심이 문을 닫고 있고

황건신장; [너무 심려 마시오 소맹주.] 다가오는 청풍을 위로

황건신장; [맹주님은 복이 많은 분이시니 아주 잘못 되시지는 않을 거외다.] 합장하고

청풍; [대사의 말씀이 옳습니다.] 고개 조금 숙이며 억지로 웃고. 이어

청풍; [신소저.] 신소심을 돌아보고

신소심; [예 공자님...] 소매로 눈물 훔치면서 억지로 웃고

청풍; [내공을 쓸 수 없게 된 사저는 이런 저런 불편을 겪으실 거요.] [번거롭더라도 소저께서 사저를 잘 보살펴주시기를 바라겠소.] 포권하고

신소심; [심려 놓으세요. 맹주께서 저리 되신 건 저 때문이니 온몸을 바쳐 보필할 테니...]

청풍; [수고해주시오.] 끄덕이며 돌아서고

곧 독각철개와 함께 암자를 떠나는 청풍. 지나던 비구니들이 인사하고.

청풍;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타주.] 암자를 등지고 걸어가며 굳은 표정으로 말하고

독각철개; [부탁이라니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눈치 보며

독각철개; [이 화자(化者;거지)에게 시키실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 분부하여주십시오.]

청풍; (분부라...) 깨닫고

청풍; (이 거지도 내가 누군지 알고 있군.) + [개방의 이목을 동원해서 옥기린 벽세황, 그자에 관해 수집 가능한 모든 정보를 취합해주십시오.]

독각철개; [그리 분부하실 줄 알고 이미 폐방의 총단에까지 보고를 해두었습니다.]

독각철개; [곧 벽세황에 관련된 거의 모든 정보를 공자께 보고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청풍; [고맙습니다.]

독각철개; [별 말씀을...]

독각철개; [공자의 분부가 아니었더라도 감히 함정을 파서 본맹의 맹주님을 위해한 벽가놈은 기필코 잡아죽일 작정이었습니다.]

청풍; [벽가놈에 대한 응징은 단순히 잡아 죽이는 것 정도로 끝내서는 아니 되오.]

독각철개; [하오면...] 흠칫! 하고

청풍; [사저가 변을 당하게 된 궁극적인 책임은 천마련에 있다고 봐야 하지 않겠소?]

독각철개; [천... 천마련에 죄를 물으시겠다는...] 깨닫고 놀라고

청풍; [천마련은 벽가놈에 의해 종말을 맞게 될 것이오.] 강렬한 표정

독각철개; (허... 허풍이 아니다.) 침 꿀꺽! 흥분해서 청풍을 보고

<벽세황이 맹주를 해친 대가를 천마련은 이 기린아에게 멸문지화를 당하게 될 것이다.>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며 걸어오는 청풍과 그 뒤에서 초긴장하며 따라오는 독각철개의 모습 배경으로 독각철개의 생각 나레이션

 

#317>

<-양주(楊洲)> 넓은 강과 넓은 운하를 끼고 형성된 도시. 때는 낮

<-신장궁(神匠宮) 양주지점(楊洲支店)> 번화가에 자리한 크고 화려한 가게. 가게 입구에는 <神匠宮 楊洲支店>이라는 간판이 붙어있다. 가게 앞의 진열대에는 온갖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는데 주로 철기 제품들이다. 만물상 같은 분위기. 손님들이 북적 대고 있고.

가게 주변에는 거지들이 구걸을 하고 있다. 귀찮은 표정이지만 쫓아 보내지 못하는 가게 사람들

[개방의 떨거지들이 또 몰려들었군.] [가게 드나드는 손님들에게 귀잖게 굴기나 하고...] [하여간 파리떼가 따로 없어.] 오만상 쓰며 거지들을 보는 가게 안의 점원들

점원들; [그렇다고 쫓아 보낼 수도 없지 않은가?] [그랬다가는 밤낮으로 쪽박을 두드리며 장송곡을 불러댈 걸?] 한숨

점원들; [개방의 걸개(乞丐;거지)들과 시비 붙어서 좋은 꼴 본 사람 없어.] [우리가 참아야지 뭐.] [똥이 무서워 피하는 게 아니고 더러워서 피하는 것과 마찬가지지.] 거지들을 흘겨보는 점원들. 헌데

입구에서 좀 떨어진 담장에 한명의 늙은 거지가 기대 앉아 졸고 있다. 거적데기를 몸에 두르고 있는데.

그 거지의 귀에 이어폰 같은 게 끼워져 있다. 이어폰줄은 거적데기 안쪽으로 이어졌고

거적데기 안쪽에 숨겨진 청진기같은 장치. 그걸 뒤쪽의 벽에 대고 있는 거지의 손

<끄아아악!> 청진기를 통해서 들리는 누군가의 비명 소리

(찾았다!) 히죽! 웃는 잠든 척 하는 거지의 입 부분. 이 늙은 거지는 개방 양주지부장인 구육취개다.

 

#318>

[끄아아악!] 신장궁 양주지점 안쪽 어느 건물을 배경으로 들리는 비명소리

벽세황; [끄으윽!] 가시가 돋아난 왼팔을 탁자에 올려놓은 채로 벌벌 떠는 벽세황. 역시 탁자에 올려놓은 오른손에는 자황척을 움켜쥐고 있다.

실내는 거실 분위기. 신행태보가 보고 있는 가운데 초로의 사내가 벽세황의 왼손과 팔뚝에서 돋아난 가시들을 쪽집게로 집어 뽑아내고 있다. 그때마다 비명을 지르는 벽세황. 초로의 사내는 전형적인 장인 분위기. 꼬장꼬장한 인상. 신장궁 양주지점장이다. 이름은 뇌정치. 조연이지만 상당한 실력자인 것으로 묘사. 탁자 옆에는 신행태보가 서있다. 손에 납작한 작은 약통을 들고 있다.

뇌정치; [거의 다 되었소이다.] 팟! 쪽집게로 손바닥에서 가시를 뽑아내고. 5센티 정도 길이의 가시가 빠져나오며 피도 함께 튀고.

뇌정치; [손바닥에서 형성된 가시들만 제거하면 되니 고통스럽더라도 조금만 더 견디시오.] 따당! 말하며 뽑아낸 가시를 옆의 접시에 떨군다. 접시에는 크고 작은 가시들 십여개가 놓여있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장궁 양주지점장 뇌정치(雷定置)>

벽세황; [끄윽!] 고통에 벌벌 떨고. 오른손으로는 자황척을 움켜쥔 채. 탁자 옆에 서있던 신행태보가 급히 손가락으로 약통에서 고약을 떠내서

신행태보; [지혈제(止血劑)에는 진통 성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시면 통증이 가실 것입니다.] 슥! 벽세황의 손바닥 상처에 고약을 발라주고. 벽세황의 손과 팔뚝에 나있는 여러 개의 상처에는 고약이 발라져 있다.

뇌정치; [하여간 혈왕이 남긴 악명 높은 마공 형극혈강에 당하고도 이 정도로 끝난 건 천행이오.] 슥! 다시 족집게로 가시를 집으며 말하고

뇌정치; [모든 금속을 다스릴 수 있는 자황척의 힘이 형극혈강의 확산을 막아준 덕분인데...] 지지징! 벽세황이 오른손으로 움켜쥐고 있는 자황척이 진동하는 걸 힐끔 보며

뇌정치; [만일 가시의 생성을 팔뚝 위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자황척이 막아주지 않았다면 결과는 치명적이었을 것이외다.] 팟! 가시를 뽑으며 말하고. + 벽세황; [끄아악!] 또 비명 지르고

뇌정치; [형극혈강이 심장에까지 파고들면 달리 치료할 방법이 없으니 말이오.] 따당! 뽑은 가시를 접시에 떨구고. 신행태보는 급히 고약을 벽세황의 손바닥 상처에 바르고

벽세황; [끄윽...] 필사적으로 고통을 참고. 왼손은 부들 부들 떨리고 있고

뇌정치; [나태해질 때마다 오늘의 고통을 잊지 말고 절치부심하시기 바라외다 이(二)공자.] 다시 집게로 가시를 잡으며 말하고

벽세황; [이... 이를 말이오?] 이를 악물고

벽세황; [설령 악마와 손을 잡는 한이 있더라도... 그 새끼는 반드시 내 손으로 찢어죽이고 말 것이오.] 무존령을 쳐들며 비웃던 청풍을 떠올리며 이를 갈고

뇌정치; [그런 각오라면 반드시 뜻을 이루실 수 있을 것이오.] 팟! 다시 가시를 잡아뽑고.

<끄아아악!> 건물을 배경으로 들리는 벽세황의 비명소리.

 

#319>

신장궁 양주지점 정문. 여전히 가게를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구걸하고 있는 거지들

담장 끝쪽에 거적데기를 두른 채 졸고 있는 늙은 거지. 개방 양주지부장인 구육취개. 여전히 귀에는 이어폰 같은 것을 꽂고 있고 청진기 같은 장치는 기대고 있는 뒤쪽의 담에 대고 있다.

<끄아아악!> 비명소리가 청진기를 통해서 구육취개의 귀에 들리고

(틀림없군!) 히죽! 웃는 구육취개. 이빨이 듬성듬성 나있다.

<역시 이곳 양주지점에 숨어있었구나 옥기린 벽세황!> 신장궁 양주지점 정문 근처 모습 배경으로 구육취개의 생각 나레이션

 

#320>

양주의 다른 곳. 시내 중심부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자리한 상당한 규모의 사당. 거지들이 안팍으로 득시글. 사당 입구와 안쪽 여기저기 거지들이 진을 치고 있다. 바가지에 담긴 밥을 나눠먹는 거지들, 누워 자는 거지들, 이를 잡는 거지들. 사당에 향화객들이 드나들지만 거지들을 신경 쓰진 않는다.

<-개방 양주지부(楊洲支部)> 위 사당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사당 뒤쪽의 상당히 큰 건물. 건장한 거지들이 지팡이를 들고 지키고 있고

[지금까지 수집된 벽세황에 관한 보고서입니다.] 슥! 상당히 두툼한 책을 두 손으로 내미는 독각철개. 건물 안은 깔끔한 거실. 의자를 사이에 두고 청풍과 독각철개가 마주 앉아있다. 방안에는 다른 사람은 없고

청풍; [수고 하셨습니다.] 한 손으로 책을 받고

독각철개; [보고서를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청풍이 책을 펼치는 걸 보며 말하고

독각철개; [벽세황은 각종 병장기와 기계들을 만드는 재주로 천하의 으뜸인 신장궁의 둘째 아들입니다.]

청풍; [신장궁이 처음부터 천마련 편은 아니었지요?] 보고서를 빠르게 넘겨서 보며

독각철개; [그렇습니다.] 끄덕

독각철개; [오히려 신장궁은 그 성격상 정파백도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이십여 년 전, 한 가지 사건 때문에 무림맹을 등지고 천마련 쪽으로 전향해버렸습니다.]

청풍;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끄덕

청풍; [무림맹과 천마련이 격전을 벌일 때 신장궁이 강호에서는 사용이 금지 된 위험한 무기들을 천마련에 팔았었다지요?] 보고서를 읽으며

독각철개; [공자께서도 접해보셨던 폭염화통(暴焰火筒)과 진천총통(振天銃筒)등의 무기들이 대량으로 천마련에 유입되었고...] [그 바람에 무림맹의 피해가 심각했었습니다.] 끄덕이고

 

<이에 사자천존께서 신장궁의 당시 궁주였던 귀수신장(鬼手神匠) 벽치릉(碧治菱)을 소환하여 엄하게 꾸짖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십대 중반쯤인 사자천존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손가락질하며 분노하고. 그 앞에 등이 구부정한 노인이 겁에 질려 고개를 굽신거리고 있다. 이 노인이 신장궁의 궁주인 귀수신장 벽치릉이다. <마면기정 자료집 제22페이지>에 나오는 <공야릉> 캐릭터. 거실 안에는 무림맹의 사대장로들이 앉아있고. 위극겸과 장세명은 단상 아래쪽 좌우에 서서 귀수신장 벽치릉을 보고 있다.

 

독각철개; [사자천존께서는 은혜를 베풀어 벽치릉을 꾸짖는 선에서 신장궁의 죄를 면해주려 하셨습니다.] 말 잇고

독각철개; [하지만 속이 좁은 벽치릉은 그때 일을 가슴 속에 담아두고 있었으며...] [사자천존께서 은퇴하시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천마련 편에 붙어버렸던 것입니다.] 분노하고

청풍; [신장궁의 위력적인 무기를 높이 평가한 천강마존은 벽치릉의 둘째 아들인 벽세황을 제자로 맞아들였겠습니다.] 보고서를 읽으며

독각철개; [그 바람에 신장궁의 무기가 천마련에 흘러들어가 우리 무림맹에 심대한 피해를 끼쳤습니다.] 끄덕

청풍; [현재 벽세황의 입지는 어떤 상태입니까?] 보고서를 넘기며

독각철개; [천마련 내에서의 벽세황의 위치는 좀 애매합니다.]

독각철개; [사신마재들이 천강마존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암투를 벌이고 있지만...] [벽세황은 다른 셋에 비해 딱히 유리한 입장은 아닙니다.]

독각철개; [사신마재중 유일한 계집인 구미호리(九尾狐狸) 구숙정(具淑貞)을 제외하면 지지 세력이 가장 빈약한 때문입니다.]

독각철개; [그래도 신장궁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탓에 천마련의 인간들로부터 홀대는 받지 않고 있는 정도입니다.]

청풍; [그렇군요.] 끄덕이며 보고서를 읽고

독각철개; [다만... 벽세황은 신장궁 내에서의 입지만큼은 확실하게 굳혀가고 있는 중입니다.]

청풍; [그건 좀 이상하군요.] [벽세황은 귀수신장 벽치릉의 둘째 아들 아닙니까?] 흠칫! 하며 보고서에서 눈을 떼며 고개를 들고

청풍; [벽치릉은 신장궁은 장남에게 물려주고 벽세황에게는 천강마존의 후계자 자리를 노리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독각철개를 마주 보며

독각철개; [그랬는데... 아비와 형이 삼년 사이에 거푸 실종되어 버리는 바람에 벽세황이 신장궁 궁주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청풍; [벽치릉이 삼 년 전 의문의 실종을 당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의 장남마저 실종되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다시 놀라고

독각철개; [벽치릉의 장남 철수무정(鐵手無情) 벽세준(碧世俊)은 일년전부터 종적이 묘연해졌습니다.]

청풍; (뭔가 있다.) + [개방에서는 어떻게 파악하고 있습니까?] 눈 번뜩

독각철개; [폐방에서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벽세준은 누군가의 편지를 받고 홀로 신장궁을 나간 후 연락이 끊겼습니다.]

독각철개; [당연히 신장궁에서는 가문의 모든 힘을 동원해서 벽세준의 종적을 찾으려 했지만 소득이 없었습니다.]

독각철개; [마치 하늘로 올라갔거나 땅 속으로 꺼지기라도 한 듯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세상에서 사라져 버렸던 것입니다.]

청풍;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해도 시신은 발견되어야하는데...] 찡그리고

청풍; [누군가 벽세준을 의도적으로 유인해서 어딘가에 가뒀을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독각철개; [강호에서의 신장궁의 영향력도 있고 해서 폐방 역시 제자들을 동원해서 벽세준의 흔적을 찾아봤지만 성과가 없었습니다.]

청풍; [벽세준이 실종될 무렵 벽세황의 동향은 확인해봤습니까?] 눈을 좀 가늘게 뜨고

독각철개; [공자께서는 벽세황의 짓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시는군요.]

청풍; [벽세준과 벽세황은 어머니가 다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끄덕

독각철개; [그렇습니다.] 끄덕

독각철개; [벽세준은 벽치릉의 본처 소생이고 벽세황은 첩의 자식입니다.]

청풍; [세상에서 가장 사이가 나쁜 것이 이복형제라고 하지 않습니까?]

독각철개; [맞는 말씀이십니다.]

독각철개; [그래서 저희도 벽세황에게 혐의를 두고 집중적으로 벽세준이 실종될 무렵의 벽세황의 종적을 짚어봤습니다만...]

청풍; [벽세황에게는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겠습니다.]

독각철개; [예!] [벽세황은 벽세준이 실종된 시점을 전후해서 세달 동안 천마련 총단을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끄덕이고

청풍; [형의 실종 소식을 듣고도 즉시 신장궁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생각하며 중얼

독각철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일단 벽세황은 벽세준의 실종에 관해서만큼은 혐의선상에서 벗어나 있는 상태입니다.]

청풍; [그렇군요.] 뭔가 생각하고

독각철개; (뭔가 짚이는 게 있는 모양이군.) 긴장하며 청풍을 보고. 그때

청풍; [신장궁은 현재 누가 이끌고 있습니까?]

독각철개; [벽세준의 부인인 화룡부인(火龍夫人) 뇌옥경(雷玉鏡)은 화기(火器)의 명가인 벽력당(霹靂堂) 출신인데...]

독각철개; [그 여자가 실종된 남편을 대신해서 궁주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청풍; [벽세준과 화룡부인 사이에 자식은 있습니까?]

독각철개; [진룡(眞龍), 진봉(眞鳳)이라는 이름의 아들과 딸이 하나씩 있습니다.] [하지만 둘 다 열 살도 안된 철부지들이라 아비의 뒤를 잇기는 어려울 듯 싶습니다.]

청풍; [신장궁쯤 되는 거대한 가문에 하루라도 가장이 없으면 안될 일...] [그렇다고 언제까지 여자인 화룡부인이 궁주 노릇을 할 수는 없고...]

청풍; [결국 벽세황이 실종된 이복형을 대신해서 신장궁의 주인이 되겠군요.]

독각철개; [화룡부인 뇌옥경은 어린 아들에게 신장궁을 물려주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아마 뜻을 이루긴 어려울 것입니다.] 끄덕

청풍; [그렇겠지요.] 끄덕이고. 그러다가

청풍; [양주지부장께서 돌아오셨군요.] 문쪽을 보며 말하고. 독각철개가 흠칫! 하며 돌아볼 때

[노화자(老化者;늙은 거지), 들어가겠네.] 덜컹! 말과 함께 누군가 방안으로 들어서고

구육취개; [주인 주제에 자리를 너무 오래 비워 미안하구먼.] 들어서는 늙은 거지. 바로 신장궁 양주지점을 염탐하던 구육취개. 문 밖에서는 건장한 거지들이 돌아보고 있다

독각철개; (귀신이로군. 난 기척도 채지 못했는데...) + [어서 오십시오 사형.] 자리에서 일어나고. 청풍도 일어나고

구육취개; [일어나지 말게나.] 손 들며 다가오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개방 양주지부장 구육취개(狗肉醉丐)> 구육취개는 청풍의 신분을 모른다. 그래서 반말을 하고

청풍; [지부장께 폐를 끼쳤습니다.] 포권하고

구육취개; [폐는 무슨...] 탁자로 다가오고

구육취개; [다 무림맹을 위해서인데 폐라고 할 게 있겠는가?] 자리에 앉고. 청풍과 독각철개도 앉고

독각철개; [사형께서 직접 나갔다 오셨으니 성과가 있겠습니다.] 기대에 차서 묻고

구육취개; [물론이지.] [벽세황, 그놈의 종적을 확인했다.] 탁자에 놓여있던 차 주전자를 들어서

독각철개; [그렇습니까?] 눈 번뜩이며 구육취개가 주전자의 차를 잔에 따르는 걸 보고

독각철개; [벽가놈은 초... 아니 장공자에게 낭패를 당한 후 은밀하게 움직이는 바람에 본방의 이목에도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독각철개; [다만 양주 근처로 온 건 확실해서 장공자를 모시고 왔으나 어디에 숨어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지요.]

구육취개; [사제 너의 연락을 받고 두 곳을 감시했다.] [바로 천마련 양주지부와 신장궁의 양주지점이었다.] 차를 마시며 말하고

독각철개; [벽가놈은 그 두 곳 중 어디에 숨어있었습니까?]

구육취개; [장공자는 벽가놈이 어디로 숨어들었을 것으로 생각하는가?] 청풍을 보며

청풍; (날 시험하는군.) + [당연히 신장궁 양주지점이겠지요.]

구육취개;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고?] 눈 번뜩

청풍; [천마련의 양주지부로 찾아갔다가는 벽세황 자신의 실패를 경쟁자들인 다른 사신마재들이 알게 될 테고...]

청풍; [벽세황으로서는 그게 죽기보다 싫었을 것입니다.]

구육취개; [정확한 분석이네. 역시 사제의 칭찬이 과한 게 아니었구만.] 엄지 손가락 새워 보이고

독각철개; [벽가놈은 자기 가문의 양주지점으로 숨어들어갔군요.]

구육취개; [벽세황이 신장궁 양주지점에 몸을 숨긴 데는 다른 이유도 한 가지 더 있다.]

독각철개; [다른 이유라니...] + [아!] 묻다가 깨닫고

구육취개; [사제도 눈치 챘느냐?]

독각철개; [물론입니다.] 끄덕

청풍; [신장궁 양주지점에 벽세황이 전적으로 믿는 인물이 있겠습니다.]

구육취개; [바로 그렇네.] 끄덕

구육취개; [신장궁 양주지점장은 뇌정치(雷定置)라는 자인데 화룡부인 뇌옥경과 같은 벽력당 출신이라네.]

청풍; [같은 가문 출신이면서 한쪽은 가모(家母)고 다른 한쪽은 지점장...] [두 사람 사이는 당연히 돈독하겠습니다.]

구육취개; [전혀 그렇지 않네.] 고개 젓고

청풍; [둘 사이에 갈등이 있습니까?]

규육취개; [뇌정치는 비록 벽력당 출신이라고는 하지만 천한 여자의 몸에서 난 서얼(庶孼)의 신분이네.]

구육취개; [그래서 벽력당에서는 아무런 희망도 없다 여기고 일찌감치 벽력당을 뛰쳐나와 신장궁에 투신, 양주지점장의 자리에까지 오른 걸세.]

독각철개; [반면 화룡부인 뇌옥경은 적통(嫡統) 출신으로 벽력당의 당대 당주인 화왕(火王) 뇌곤륜(雷崑崙)의 친 누이동생입니다.]

청풍; [도망쳐 나온 벽력당의 적통인 화룡부인이 느닷없이 상전이 되었으니 뇌정치로서는 심사가 불편했겠습니다.]

구육취개; [그 때문인지 뇌정치는 화룡부인이 신장궁에 시집을 온 이후로 역시 서얼 출신인 벽세황과 유독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네.]

청풍; [둘 사이가 어느 정도로 가깝습니까?]

구육취개; [다른 설명은 다 필요없고...] [벽세황은 사실상 뇌정치의 사위라고 할 수 있네.] 히죽 웃고

독각철개; [뇌정치의 딸년이 벽세황과 붙어먹었습니까?] 흠칫! 놀라고

구육취개; [뇌화영(雷火英)이라는 이름의 뇌정치 딸년은 오래전부터 벽세황과 그렇고 그런 사이를 유지해왔어.] 끄덕

독각철개; [그래서 벽세황이 뇌정치를 전적으로 신뢰해왔군요.] 끄덕

청풍; [두분께 부탁드릴 것이 생겼습니다.] 두거지에게 말하고

구육취개; [뭔가?] + 독각철개; [말씀하시지요 공자.] 동시에 돌아보며 대답하고.

청풍; [벽세준이 실종되었을 무렵 뇌정치의 행적을 조사해주셨으면 합니다.]

구육취개; [그거야 어렵지 않은 일이네만...] 갸웃, 반면 + 독각철개; [공자께서는 혹시...] 깨닫고 표정 심각해지고

청풍; [벽세황과 뇌정치가 전적으로 신뢰하는 사이라면...]

청풍; [뇌정치가 벽세황을 대신해서 벽세준을 해코지 했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강렬한 표정

[!] [!] 놀라는 구육취개와 독각철개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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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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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태보; (본련의 정예들인 흑혈살객들의 태반이 신장궁의 병기를 써보지도 못하고 몰살당했다.) 침 꿀꺽 삼키며 전율하고. 그때

화악! 사당이 있던 자리를 덮고 있던 먼지가 흩어지면서 주저앉아있는 여자의 형상이 드러난다

쿵! 먼지가 흩어지면서 완전히 드러나는 사당이 있던 자리. 진상파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주저앉아 입으로 피를 줄줄 흘리고 있다. 아랫배에는 여전히 비수가 깊이 박혀있고. 그 옆에는 기절한 신소심이 누워있다. 사당이 밖으로 터져나간 때문에 두 여자가 앉고 누워있는 바닥은 깨끗하다.

진상파의 모습 크로즈 업

신행태보; (괴물같은 계집...) 전율과 공포

신행태보; (분명 단전이 파괴되어서 내공을 쓸 수 없는 상태일 텐데 검벽신공을 상상을 초월하는 위력으로 구사했다.)

신행태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단 말인가?) 전율. 그때

[컥!] 피를 왈칵 토하는 진상파

신행태보와 생존자들 흠칫! 할 때

퍼억! 옆으로 야하게 쓰러지는 진상파. 이어

진상파; [끄윽...] 바닥에 옆으로 쓰러져 신음하며 눈을 반쯤 감는다. 완전히 기절을 한 건 아니지만 탈진한 상태고

[그렇게 된 거였군!] [단전은 파괴되었지만 몸의 다른 부위에 흩어져 있던 공력을 짜내서 검벽신공을 펼쳤던 것이다.] 안도하는 신행태보와 생존자들. 그러다가

[삼공자님!] [그러고 보니 삼공자님이 안 보인다!] 신행태보와 생존자들 눈 치뜨며 경악

[삼... 상공자님도 당하셨단 말인가?] [젠장! 이러면 이겨도 이긴 게 아닌 게 되는데...] 사색이 되는 신행태보와 생존자들. 직후

<누가 당했단 말이냐?> 어디선가 음성이 들려 신행태보와 생존자들 흠칫! 할 때

펑! 사당 폐허 앞쪽의 땅속에서 허공으로 튀어오르는 벽세황. 땅속으로 몸을 파묻어 피한 것

[아!] [삼공자님!] [무사하셨군요.] 안도하고 환호하는 신행태보와 생존자들

[...!] 눈이 반쯤 감긴 채 절망하는 벽세황

벽세황; [죽일 년...] 휘릭! 바닥에 내려서며 이를 바득 갈고, 온몸이 흙투성이가 되어 있다

벽세황; [곧 죽어도 발악을 하겠다 이거지?] 사당 폐허 주변에 널려있는 수십구의 시체들을 돌아보고

벽세황; [오냐! 우리 천마련의 형제들을 해코지한 대가를 치루게 해주마.] [모두 모여라!] 생존자들에게 손짓을 하고

[부르셨습니까 삼공자?] [하명하십시오.] 휘익! 휙! 사당 폐허 주변으로 날아오고 내려서는 생존자들. 신행태보도 날아오고

벽세황; [동고동락하던 동료들이 저 계집에게 죽임을 당했다! 복수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 진상파를 가리키며 독기서린 표정으로

[물론입니다!] [저희들이 형제들의 복수를 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상공자님.] 이를 갈며 살기어린 눈으로 진상파를 돌아보는 생존자들

벽세황; [저 두 계집을 너희들 마음껏 짓밟아서 동료들의 복수를 해라.] 사악하게 웃고

[!] 반쯤 기절한 상태에서도 분노하는 진상파

[감사합니다 삼공자님!] [허락해주셨으니 복수는 확실하게 하겠습니다.] 포권하는 흑혈살객들

이어 사당의 폐허로 들어가는 흑혈살객들. 눈은 충혈되었지만 긴장한 표정들이고

[긴장을 늦추지 마라!] [또 무슨 수작을 할지 모른다.] 진상파를 칼로 겨누며 접근하고

[즐기기 전에 우선 팔 다리의 근육을 모두 끊어버리자!] [계집의 몸뚱이를 즐기는 데는 아랫도리만 남아있어도 충분하지.] [천하의 검후께서 사내들의 노리개가 되는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하셨겠지?] 긴장하면서도 흉포한 표정으로 웃으며 무기를 진상파에게 겨누는 흑혈살객들

진상파; (끝났다.) 절망

진상파; (더 늦기 전에 혀를 물어버리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이겠구나.) 처연하게 웃고

진상파; (사제...) 그러면서 청풍을 떠올리고

진상파; (미안하구나. 이럴 줄 알았으면 네게 너무 냉정하게 굴지 말 것을...) 혀를 이빨 사이에 끼워서 끊으려 하고

[헉! 저 독한 년이...] [혀를 물려고 한다.] [막아!] [쳐라!] 일제히 진상파를 찌르고 베어가는 흑혈살객들. 바로 그 직후

꽈광! 벼락들이 흑혈살객들을 강타한다. [크악!] [꺽!] 감전되어 비명 지르는 흑혈살객들

[헉!] [갑자기 웬 벼락이...!] 벽세황과 신행태보의 경악

진상파; (혈... 혈전창!) 눈을 치뜨고

진상파; (사... 사제가 왔구나!) 감격. 안도. 직후

지지지! 진상파의 앞쪽에 사람 형상이 나타나고. 벼락에 휘감긴 그 사람 형상에서 밖으로 빠져나온 손 하나가 벼락을 뿜어낸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벽세황; [혈전창! 혈교의 혈전창이로구나.] 긴장하며 물러서고.

신행태보; (혈교의 제자가 아니면서도 혈전창을 쓸 수 있는 자라면...) 깨닫고 눈 부릅

<귀면지존과 싸우고도 살아난 장청풍이란 놈일 것이다!> 청풍이 귀면지존 모습인 위태무와 싸우던 장면을 떠올리는 신행태보. 그때

청풍; [죄송합니다 사저!] 스윽! 모자를 젖혀 얼굴 드러내며 진상파를 돌아보고

벽세황; [저... 저 놈!] 눈 부릅

신행태보; (역시!) 청풍을 알아보고 역시 눈 부릅 뜨고

청풍; [소제가 오는 게 너무 늦었습니다.] 슥! 진상파의 옆에 한 무릎 꿇으며 두 손으로 진상파를 바로 누이고

진상파; [네가... 미안해할 이유는 전혀 없다.] 천장 보는 자세로 바로 누우며 여전히 좀 쌀쌀 맞은 표정으로 말하고.

진상파; [내 교만과... 방심이 초래한 결과이니...] 한숨 쉬지만 눈가에 눈물이 어리고

청풍; (단전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진상파의 아랫배에 비수가 박혀있고 피로 물든 것을 보고 표정이 심각해지고

청풍; (자칫 사저는 두 번 다시 내공을 쓸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파팟! 비수 주변의 혈도를 서둘러 찍어주고

진상파; [내 대신... 마무리를 지어라.] 한숨 쉬며 눈을 감는 진상파

청풍; [분부 받들겠습니다.] 침통한 표정으로 일어나고. 이어

청풍; [졸개들은 모두 삼도천을 건너갔고...]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며 신행태보와 벽세황을 훑어보고

<지독한 살기!> 오싹! 소름이 돋아 눈 치뜨며 주춤하는 신행태보와 벽세황

청풍; [우두머리인 네놈들만 처단하면 마무리가 되겠구나.] 땅! 오른손을 위로 쳐들면서 손가락을 퉁기고. 그러자

빠캉! 쩍! 두 가닥의 벼락이 신행태보와 벽세황에게 날아가고

신행태보; [헉!] 기겁하며 두 팔로 머리를 가리지만

벼락은 신행태보를 때리지 못한다. 두 팔로 머리를 가린 채 흠칫! 하며 눈을 뜨는 신행태보

지지지! 신행태보의 옆에 서있는 벽세황이 자황척을 꺼내 쳐들고 있고. 청풍이 날린 혈전창은 자황척으로 스며들고 있다.

청풍; [...] 슥! 좀 찡그리며 쳐들었던 손을 내리고

벽세황; [흐흐흐 소용없다.] 득의하며 자황척을 쳐들고. 지지지! 자황척은 여전히 벼락에 휘감겨 있고

벽세황; [신장궁의 으뜸가는 보물인 자황척은 세상의 모든 금속을 지배하는 힘을 지녔다.] [덤으로 금속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벼락도 자황척의 힘을 거스르지 못하고...] 슥! 자황척을 내리고

청풍; (저 쇳조각이 바로 말로만 듣던 자황척...) 눈 번뜩이며 자황척을 보고

벽세황; [내 손에 자황척이 들려있는 한 혈전창은 아무런 위력도 발하지 못한다.] [훔쳐 배운 혈전창을 쓸 수 없게 된 네놈에게 또 어떤 재주가 있을지 궁금하구나.] 거만하고 사악하게 웃고

청풍; [그걸 알고 싶다면...] 차갑게 웃고

<알게 해주마!> 화악! 유령익을 몸에 두르며 모습이 꺼지듯 사라지고

신행태보; [조... 조심하십시오.] 비명

벽세황; [은신술!] 바웅! 경악하며 다급히 몸 주위로 방어막을 친다. 직후

꽝! 벽세황의 뒤에서 나타나며 등을 강철같이 변한 손으로 찍는 청풍. 몸의 대부분은 유령익에 가려져 있지만 얼굴의 눈 부위와 앞으로 내민 오른팔은 드러나 보인다. 하지만

바웅! 벽세황의 몸에서 강한 반탄력이 일어나 청풍의 강철같이 변한 손이 벽세황의 등을 직접 찍는 걸 막는다

청풍; (호신강기(護身罡氣)!) 꽝! 엄청난 탄성에 충격을 받아 뒤로 튕겨져 나가는 청풍. 유령익이 펄럭이며 청풍의 모습이 드러난다. 모자도 뒤로 홱 벗겨져 얼굴이 드러나고. 동시에

벽세황; [컥!] 그래도 등에 충격을 받아 앞으로 휘청이며 피를 왈칵 토하는 벽세황.

휘익! 뒤로 3미터쯤 튕겨졌다가 바닥에 내려서는 청풍.

진상파; (소수인(素手印)이 아니면 깨트리지 못하는 천강탄기(天罡彈氣)에 당했구나.) 찡그리고. 진상파는 벽세황이 쓰는 무공을 잘 안다. 천강무존의 손녀이므로

청풍; (탄천혈벽에 못지 않은 호신강기를 지니고 있다.) (그 때문에 무엇이든 으스러트린다는 철지촌강으로도 직접 타격을 가하지 못했고...) 쿵쿵! 얼굴 찡그리며 뒤로 비틀비틀. 직후

벽세황; [크아!] 쩡! 몸을 틀며 청풍을 향해 왼손을 확 내민다

지지징! 벽세황의 왼손이 진동하면서 초음파같은 원형의 파문이 확 터져 나와서 청풍을 덮쳐온다. 비틀거리고 있던 청풍은 양팔을 교차해서 얼굴과 앞을 가리려 하고. 직후

꽝! 청풍의 몸을 때리는 원형의 파문들.

청풍; [컥!] 피를 왈칵 토하는 청풍

쿵쿵! 뒤로 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밀려나는 청풍. 눈에서도 핏줄이 터져 피가 흘러내린다.

신행태보; [그렇지!] 주먹 불끈

[!] 사당 폐허의 바닥에 누워 고개만 조금 돌려서 보며 찡그리는 진상파

청풍; (강력한 진동을 일으키는 무공이다. 그 때문에 몸속의 피가 들끓어 올라 혈도와 기맥을 막아버렸다.) 입과 코 뿐만 아니라 눈에서도 피를 흘리며 비틀거리고

벽세황; [몸뚱이가 제법 단단한 놈이로군. 진멸천강인(振滅天罡印)에 맞고도 터져 죽지 않다니...] 퉤! 피를 옆으로 뱉으며

청풍; (진멸천강인!) 피가 나는 눈을 좀 가늘게 뜨며 오른손을 입으로 가져가고

청풍; (위력이 범상치 않다 했더니... 천강마존의 오대절기(五大絶技)중 하나인 진멸천강인이었구나.)

벽세황; [하지만 요행은 한번 뿐이다.] [방금 전에는 엉겁결에 펼치느라 진멸천강인의 진짜 위력의 절반도 채 발휘하지 못했다.] 지지징! 다시 진동하는 손으로 청풍을 겨누고

청풍; (혈도와 기맥이 막힌 탓에 내공을 쓸 수가 없다.) + [확실히 혈태자에 못지않은 실력이긴 하군.] 손등으로 입가의 피를 닦으며 말하고. 두 눈에서도 피가 흐르고 있다

벽세황; [누구? 혈태자?] 공격하려다가 멈칫! 하며 묻고

청풍; (조금만 더...) + [그런 인간이 있다. 귀면지존의 아들이라고 알려진...] 들키지 않게 심호흡을 하고. 숨을 돌린다

벽세황; [그러니까 내 무공이 귀면지존 아들 놈 정도의 수준이라는 거냐?] 눈 번뜩

청풍; (진기가 다시 돌기 시작한다.) + [그렇긴 하지만 네놈과 혈태자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지지지! 비웃는 청풍의 몸에서 약간 진동과 벼락이 휘감기고

벽세황; [차이? 무슨 차이?] 호기심으로 물을 때

청풍; [바로 이거다!] 꽝! 오른발을 쳐들었다가 바닥을 강하게 밟고. 그러자

빠지지직! 지면을 따라 벼락이 치달려 벽세황에게 쇄도한다

벽세황; [억!] 기겁하며 뒤로 뛰어 피하려 하지만

신행태보; [조심...] 비명. 하지만

빠지직! 바닥을 달려온 벼락은 그대로 벽세황의 다리를 타고 몸으로 올라간다

벽세황; [큭!] 빠지직! 감전당해 비틀거리고.

진상파; (자황척이라도 온전히 혈전창을 막아주지는 못한다. 특히 벼락이 생각지도 않은 방향으로 날아든다면...) 고개를 미미하게 끄덕. 그때

청풍; [혈태자에 비하면 네놈은 싸울 줄을 모른다. 승기를 잡고서도 헛소리나 해대고 있으니...] 화악! 감전당해 비틀거리는 벽세황의 바로 앞으로 쇄도하고 있는 청풍. 오른손으로 장풍을 쳐낼 자세고

벽세황; [까... 까불지 마라!] 쩡! 투쾅! 뒤로 물러나며 다시 자황척을 들지 않은 왼손으로 강한 진동을 뿜어내고. 직후

꽝! 벽세황과 청풍의 손바닥이 맞닿으며 굉음을 일으키고

벽세황; [컥!] 코와 입으로 피를 뿜어내며 뒤로 비틀

펑! 꽝! 왼팔로 얼굴을 가린 청풍의 몸에 다시 진동이 가해지면서 뒤로 휘청한다. 오른손은 앞으로 내민 자세로

신행태보; (백중지세!) 손에 땀을 쥐고.

콰득! 밀려나던 청풍의 발이 버티면서 바닥에 고랑을 파고. 이어

슈학! 다시 앞으로 쇄도하며 강철같이 변한 손으로 벽세황의 목을 움켜잡아가는 청풍.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피가 나는 눈을 부릅뜬 공포스러운 표정이고

신행태보; [위험합니다.] 비명.

벽세황; [큭!] 뒤로 목을 홱 젖혀 피하려는 벽세황. 몸도 뒤로 날아가고.

서걱! 청풍의 손 궤적이 아래 그어져 벽세황의 가슴 부위를 스치고 지나가고

휘릭! 5미터쯤 뒤로 날아내리는 벽세황. 청풍은 벽세황이 섰던 곳에 멈춰서고 더 이상 추격하지 않고

벽세황; (위험했다.) 오싹! 소름이 돋는 벽세황.

주르르! 목에 옅은 상처가 나서 피가 흐르고

벽세황; (피하는 게 조금만 늦었어도 놈의 손에 목이 조여질 뻔...) + [!] 목 만지며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는 벽세황

쿵! 청풍이 오른손을 들어 보이며 웃는데. 청풍의 오른손에는 직사각형의 영패가 들려있다. 물론 그건 무존령이다.

청풍이 들고 있는 무존령 크로즈 업

신행태보; [무존령!] 눈 치뜨고

벽세황; [헉!] 기겁하며 자기 가슴을 보고. 가슴 부분의 옷이 면도날에 베어진 듯 베어져 흐늘거린다

신행태보; (삼공자의 목을 노린 게 아니라 사실은 무존령이 목표였구나.] 이를 부득.

안도하는 진상파. 그때

벽세황; [교활한 도둑놈 새끼!] 이를 바득 갈고

벽세황; [당장 내놓지 못...] + [!] 자황척을 청풍에게 겨누며 다가가려다가 갑자기 눈 부릅. 그러자

청풍; [이제야 신호가 간 모양이로군.] 쳐들었던 손을 내리며 웃고

벽세황; [큭!] 왼팔을 늘어트리며 비틀. 얼굴이 고통으로 이지러지고

신행태보; [왜 그러십니까 삼공자?] 놀라 물을 때

벽세황; [끄아아악!] 고통에 몸서리를 치며 왼손을 쳐드는 벽세황. 직후

투학! 찌익! 벽세황의 손바닥과 손목 부분의 피부를 뚫고 나선으로 꼬인 가시들이 마구 튀어나온다. 바로 형극혈강의 힘이 만들어낸 가시들이다.

신행태보; (맙... 맙소사! 손바닥에서 가시가 돋아난다!) 경악. 공포 뒤로 비틀

진상파; (방금 전의 격돌에 형극혈강을 썼구나.) 깨닫고

벽세황; [끄윽! 이게 무슨...] 왼손과 손목, 팔뚝의 피부를 뚫고 나오는 나사 못 같은 가시들을 보며 고통에 비틀거리고

청풍; [이제 시작이니 엄살 부리지 마라.] 무존령을 품속에 넣으며 살벌한 표정을 짓고. 겁에 질려 돌아보는 벽세황. 신행태보는 뒷걸음질.

청풍; [네놈이 지은 죄의 값을 전부 치루려면 아직 멀었다!] 빠캉! 쳐드는 손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벽세황; [큭!] 다급히 오른손의 자황척을 쳐들지만

청풍; [먼저 창자가 지져지는 고통을 느끼게 해주마!] 빠직! 채찍 휘두르듯 벼락을 휘두르고. 그러자

꽈광! 벼락은 두 갈래로 갈라져서 벽세황을 때린다. 한 가닥은 벽세황이 쳐든 자황척에 흡수되지만

빠직! 다른 한 가닦은 벽세황의 배에 꽂힌다

벽세황; [끄아악!] 배에 벼락을 맞아 비명 지르며 뒤로 넘어가고

신행태보; [삼공자님!] 퍼억! 감전되어 뒤로 나뒹구는 벽세황을 보며 비명 지르고

청풍; [저 세상... 정확히는 지옥에 가서 네가 어떤 죄를 지었는지 생각해봐라!] 빠직! 다시 손에서 벼락을 일으켜 벽세황을 때리려 하고.

벽세황; [안... 안돼!] 공포와 절망으로 떨며 기어서 달아나려 하고. 바로 그때

신행태보; [여길 봐라 장가야!] 뭔가를 번쩍 쳐들면서 외치고

벼락으로 벽세황을 때리려다가 돌아보는 청풍.

신행태보의 손에 들려있는 검은 구슬

청풍; (벽력탄?) 눈 부릅 놀랄 때

신행태보; [삼공자보다 저년들이 먼저 뒈질 것이다.] 핑! 구슬을 진상파와 신소심 쪽으로 던지면서 자신은 다른쪽으로 날아가고

청풍; [죽일...!] 빠캉! 벽세황에게 날리려던 벼락을 휘둘러서 진상파에게 날아가는 벼락을 때리고

펑! 벼락에 맞아 허공에서 폭발하는 벽력탄

휘릭! 그 사이에 벽세황은 이를 악물고 몸을 옆으로 굴리고

파앗! 쐐액! 서로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는 신행태보와 벽세황. 벽세황은 가시가 돋아난 왼팔을 늘어트린 채 달아난다

청풍; (교활한 놈들!) 둘러보며 분노하지만 추격하지는 못하고. 걸음은 사당의 폐허 쪽으로 향한다. 화악! 사당과 청풍의 중간쯤 허공에서 연기와 불꽃이 퍼지고 있다

청풍; [오냐! 죄 많은 목숨, 좀 더 부지하게 해주마!] 사당 쪽으로 걸어가며 멀리 달아나는 벽세황을 향해 이를 갈고.

청풍; [하지만 다음에 내 얼굴을 보게 되는 날이 네놈에게는 제삿날이 될 것임을 기억해둬라.] 멀어지는 벽세황에게 외치며 사당의 폐허로 들어선다

사당의 폐허 안에 누워있는 진상파. 눈을 감고 있다

청풍; [죄송합니다 사저.] 진상파의 옆에 한 무릎을 꿇고. 무존령을 내려놓으며

청풍; [소제가 무능하여 사명은 완수하지 못했습니다.] 딸칵! 무존령을 진상파 옆에 내려놓고

진상파; [무존령을 지켰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눈 감은 채

진상파; [난 신경 쓰지 말고 소심이를 살펴봐라. 섭혼술에 혼백이 제압당한 상태다.]

청풍; (사저가 어이없이 당했다 했더니 그래서였군.) + [예...] 대답하며 신소심 쪽으로 돌아앉고

진상파; [소심이는 자신이 벽세황에게 이용당한 사실을 모른다.] [난... 벽세황에게 당한 것이다.] 눈 감은 채 말하고

청풍; (신소심이 내막을 알게 되면 자책할 것을 우려하시는군.) + [주의하겠습니다.] 파팟! 신소심의 가슴 부위 혈도를 찍고. 그러자

신소심; [학!] 퍼덕이다가

번쩍! 다시 눈을 뜨는데 눈에 여전히 초점이 없고

신소심; [원... 원수! 죽일 거야!] 미친 년처럼 외치며 벌떡 일어나려는데

청풍; [내 눈을 보시오!] 콱! 콱! 양손으로 신소심의 양쪽 어깨를 눌러 꼼짝 못하게 하고

신소심; [놔! 놓으란 말이야!] 몸부림치는데

쩡! 청풍의 두눈이 강한 빛을 뿜어내고

신소심; [하악!] 눈을 치뜨며 전율하고

슈우! 내려다보는 청풍의 눈이 백열되고 그 뒤로 거대한 한 쌍의 눈이 떠오른다

신소심; [끄윽...] 벼락을 맞은 표정이 되어 벌벌 떨고

청풍; (박룡안이 신소저의 혼백을 묶어놓고 있는 섭혼술의 사술을 끊어버릴 것이다.) 쩡! 청풍의 눈이 더 강한 빛을 뿜어내고. 그러자

신소심; [공... 공자!] 눈에 초점이 돌아오며 벌벌 떨고

청풍; (되었다.) + [그렇소. 나요.] 츠으! 백열되었던 눈이 원래대로 돌아오고

신소심; [공자... 공자님이 어떻게 여기에...]

청풍; [벽세황은 쫓아 보냈으니 안심하시오.] 그때까지 누르고 있던 신소심의 양쪽 어깨를 풀어주고

신소심; [그... 그러셨군요. 고마워요.] + [!] 안도하다가 눈 부릅뜨며 옆을 본다. 옆에 눈을 감은 채 누워있는 진상파를 발견한 것

신소심; [맹... 맹주님!] 비명 지르며 벌떡 일어나고

신소심; [맹주님이... 이게... 이게 어떻게 된...] 진상파에게 기어가며 울부짖고

청풍; [고정하시오. 벽세황의 암수에 중상을 입긴 했지만 목숨이 위중하시진 않소.]

신소심; [죄송해요 맹주님 죄송해요!] [저를... 저를 구하러 오셨다가 변을 당하시다니...] 진상파의 옆에 무릎 꿇고 앉아서 울고

눈을 감고 누운 진상파는 말없이 한숨을 쉬고

청풍; (벽세황...) 진상파와 신소심을 보며 눈빛이 살벌해지고

<네놈은 반드시 지은 죄의 값을 치루게 될 것이다.> 현장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결심

 

#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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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다시 철두의 가게. 시간이 좀 지났고

청풍; [받아라.] 슥! 한권의 책과 크지 않은 자기병을 하나 철두 앞으로 밀어준다.

철두; [뭐냐?] 술 마시면서 힐끔. 탁자에는 안주가 늘었고

청풍; [앞으로도 해하촌에 찝쩍대는 것들이 있을 게다.] [그럴 때 본때를 보여주라고 주는 거다.]

철두; [나보고 무공을 익히라는 거냐?] 술잔 내려놓으며 뚱

청풍; [할아버지에게 배운 운기토납술(運氣吐納術)은 기억하고 있지?]

철두; [기억이야 하고 있다만...] [나란 놈이 진득하게 자리 잡고 앉아있는 성격이 못되어서 수련은 거의 안 했다.] 자기 잔에 술을 따르며

청풍; [네놈 머리 둔한 거 감안해서 최대한 쉽게 풀어서 써놨으니까 겁먹지 말고 익혀라.] 자기 술잔도 내밀고

철두; [쓸데없는 짓을...] 궁시렁 대면서도 청풍 술잔에 술을 따라주고

청풍; [철지촌강이라고... 손가락의 힘을 극단적으로 강화시켜주는 무공이다.] [자기병에 든 건 공청석유라는 건데 체질을 바꿔주고 내공을 짧은 시간 내에 증진시켜주는 영약이다.] 꼴꼴 철두가 따라주는 술을 받으면서 말하고

청풍; [공청석유 마시고 철지촌강을 어느 정도 구사할 수 있게 되면 남에게 맞을 일은 없을 게다.] 철두가 자신의 술잔에서 술병을 떼는 걸 보며

철두; [나보다는 정칠이 놈에게 필요한 물건들이로군.] 탁! 술병을 내려놓고 다른 손으로는 술잔을 든다.

청풍; [정칠에게는 따로 준비해줬으니 신경 쓰지 마라.] 술잔 들고

철두; [용의주도하기로 천하제일인 너인데 어련하겠냐.] 쨍! 술잔을 들어서 청풍의 술잔과 마주 쳐서 소리를 내고

함께 술을 마시는 청풍과 철두. 헌데

술 마시다가 멈칫! 하는 청풍의 손

청풍; [방금 들은 내용은 못 들은 것으로 하시오.] 말하며 가게 입구쪽을 돌아보고. 철두도 움찔! 하며 돌아보고

독각철개; [그렇게 하겠소이다만...] 입구에 서서 말하는 독각철개

독각철개; [장공자는 여기서 이렇게 노닥거리고 있을 시간이 없소이다.]

청풍; (개방의 인물이로군.) + [무림맹에 급변이 생겼소?] 술잔 내려놓으며

독각철개; [금정신니의 제자인 신소심소저가 납치당했소이다.]

[!] 움찔! 눈 치뜨는 청풍.

 

#312>

<-세심암> 금정신니가 머물고 있는 경치 좋은 강가.

암자에는 긴장이 흐른다. 비구니들이 숨도 못 쉬고 돌아다니고. 황건신장이 암자의 본전 건물 앞에 심각한 표정으로 서있다.

금정신니; [이게 흉수가 보낸 편지라네.] 슥! 편지 한 장을 탁자 위로 밀어주는 금정신니. 청풍은 맞은편에 마주 앉아있다. 입구쪽에는 독각철개가 공손히 서있다.

청풍; [이 편지는 언제 전해졌습니까?] 편지를 집어들고

금정신니; [오늘 아침 나절이었고...] [맹주께서 이곳에 왔다가 떠난 것은 반 시진 전쯤일세.] 한숨

그 배경으로 편지를 읽는 청풍.

 

<대사가 금지옥엽인 듯 아끼는 제자를 모시고 있으니 아래의 장소로 와서 무존령(武尊令)과 교환해가시오. 대사의 제자가 무사하길 바란다면 검후께서 직접 무존령을 갖고 혼자 찾아와야만 할 것이오.> 편지의 내용

<만에 하나 경고를 어기고 검후에게 꼬리가 달려있다는 걸 알게 되면 그 즉시 가엾은 신소저는 굶주린 개들의 먹이로 던져질 것이오.> 편지를 읽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무존령이라면 십팔년전에 할아버지도 노렸던 물건...) + [이 편지에 적혀있는 내용의 진위는 확인하셨습니까?] 편지를 내려놓고

금정신니; [협박장과 함께 이 물건이 함께 전해졌는데...] 슥! 탁자 위로 목걸이를 하나 내밀고

금정신니; [소심이 어미의 유물이라 소심이가 한시도 몸에서 떼어놓지 않던 물건이네.]

청풍; (신소심이 누군가에게 납치당한 건 분명하군.) + [이번 일을 저지른 흉수의 정체에 대해서는 짐작이 가시는 바가 있으신지요?] 목걸이를 보며

금정신니; [본맹의 맹주령인 무존령을 콕 찍어서 요구한 걸 보면 범인은 의심의 여지도 없이 천마련의 인간일 걸세.]

청풍; [물론 그자가 요구한 무존령은 대단한 가치를 지니고 있겠지요?]

금정신니; [이십삼년전, 영친께서는 혜성같이 나타나 천마련의 횡포에 숨도 크게 못 쉬던 정파백도를 구제해주셨었지.]

독각철개; (장공자의 아버지가 정파백도를 구했다?) 놀라고

금정신니; [이에 정파백도의 유력한 문파와 가문 서른 여럿이 생살여탈(生殺與奪)을 임의로 해도 좋다는 맹세와 함께 무존령을 만들어 영친께 바쳤었네.] 그런 독각철개를 곁눈질로 조금 보며 말하고

청풍; [무존령이 악용되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겠습니다.]

금정신니; [그 점이 정파백도가 신의(信義)를 우습게 아는 사마외도와 다른 점이라네.] 심각

금정신니; [일단 맹세를 한 이상 무존령을 지닌 인물에게 복종해야하고...] [이를 어기면 그 문파는 자신들이 정파백도에 속하지 않는다는 걸 자인하게 되는 셈일세.]

청풍; (명분에 목숨을 거는 정파백도에는 그런 약점이 있군.) 끄덕

금정신니; [무존령은 빼앗기면 겨우 재기하고 있는 우리 무림맹은 완전한 궤멸에 직면하게 될 걸세.]

금정신니; [그래서 빈니는 차라리 소심이의 목숨을 도외시(度外視)하라 권했지만 맹주는 듣지 않았네.] 한숨 쉬소

청풍; [검후... 사저께서는 흉수가 요구하는 대로 혼자 악속장소로 가셨겠지요?]

금정신니; [어디에 천마련의 이목이 숨어있을지 모르니 모험을 할 수는 없다면서 아무도 따라오지 말라는 명을 내렸네만...] 끄덕이고

금정신니; [천마련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마귀들이라 걱정이 되는구먼.] 지긋이 청풍을 보고

청풍; (무존령을 빼앗기는 것도 문제지만 천마련의 비겁한 암수에 빠져 사저가 위험할 수도 있다.) 심각해지고

청풍; (그래서 나보고 무존령과 사저를 지켜달라고 급히 불러왔을 테지.) + [천마련의 인간들은 아직 저와 사저의 관계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겠지요?]

금정신니; [그 점은 염려하지 않아도 될 걸세.] 끄덕

금정신니; [시주가 맹주와 접촉한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시주의 정체에 대해서는 짐작도 못하고 있을 테니...] 말하며 곁눈질로 독각철개를 슬쩍 보고

청풍; [알겠습니다. 제가 사저를 따라가서 은밀히 돕도록 하겠습니다.] 일어나고

금정신니; [염치없지만 부탁하겠네.] 같이 일어나고

금정신니; [맹주에게는 서둘러 가지 말라고 귀뜸 해두었으니 시주께서 서둘러주면 현장에 늦지 않게 도착할 수도 있을 걸세.] 청풍이 유령익을 꺼내 몸에 두르는 걸 보며 말하고

청풍; [심려하지 마시고 기다려주십시오.] 스윽! 유령익에 몸이 가려져 얼굴만 남은 채 말하고

독각철개; (백변음마의 유령익!) 놀랄 때

청풍; [신소저를 구해오는 것은 물론이고 무존령도 보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스륵! 두 손으로 모자도 쓰고. 순간

퍼억! 사라지는 청풍의 모습

금정신니; [신세를 지겠네.] 합장하고.

독각철개; (기척이 사라졌다.) 놀라고. 금정신니는 합장을 하고 있고

독각철개; (장청풍이란 친구... 상상을 초월하는 고수였구나.)

독각철개; (게다가 장로님께서 언급한 내용을 종합해볼 때 장청풍은 바로...) 흥분하며 생각할 때

금정신니; [분타주.] 합장했던 손을 풀며 말하고

독각철개; [예 장로님.]

금정신니; [방금 전 이곳에서 들은 내용은 허락이 떨어질 때까지는 절대 비밀로 해야만 하네.] 엄한 표정으로 보며 말하고

독각철개; [물... 물론입니다.] 포권하고

독각철개; [이 거지에게는 귀도 없고 입도 없으니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억지로 웃고

금정신니; [믿도록 하겠네.] 다시 의자에 앉고

독각철개; [제자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허리 숙이고. 생각에 잠겨 고개 끄덕이는 금정신니

독각철개; (가히 세상이 알면 경천동지할 비밀을 알게 되었다.) 끼익! 문을 열고 나가며 곁눈질로 금정신니를 보고. 문 밖에서는 황건신장이 돌아보고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사자천존님의 외아들이 사실은 금릉에서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건물에서 나오는 독각철개의 모습 배경으로 그자의 놀람 나레이션

 

#313>

음침한 날씨. 어느 황량한 계곡. 계곡 끝 쪽에 낡은 사당이 을씨년스럽게 서있다.

그곳으로 다가오는 진상파. 서두르지 않고 표연히 걸어온다

찌릿! 찌릿! 전기가 오르는 모습이 되는 진상파

진상파; (주변에 매복한 자들은 대략 백여명...)

진상파; (사당 안에도 세 명이 있는데 그중 한명은 맥이 가늘고 불규칙하다.) 다가오는 사당을 보고

진상파; (소심이 일 텐데... 상당한 수준의 무공을 지닌 두 명의 사내가 소심이를 지키고 있다.) 사당 앞으로 다가가고. 그때

[이거 영광이외다.] 삐꺽! 낡은 사당의 문이 열리면서 나오는 사내. 물론 벽세황이다.

벽세황; [여자중의 여자이며 당대의 천하제일검이신 진소저를 직접 뵙는 건 우리 천마련의 인간들중 소생이 첫 번째이니 말이오.] 과장되게 포권하며 밖으로 나서고

진상파; [사신마재의 셋째 벽세황...]

진상파; [당신은 범해서는 안되는 금기를 범했어요.] 멈춰서고

벽세황; [소생같은 무명소졸을 한눈에 알아봐주신 것은 감격스럽소이다만...] [소생이 어떤 금기를 범했는지 말씀해주시지 않겠소?] 포권했던 손을 내리고

진상파; [나는 살생(殺生)을 즐겨하지 않아요.] [하지만 세 부류의 인간은 반드시 죽여 없이 하겠다고 맹세했답니다.]

벽세황; [소저가 죽이기로 맹세한 세 부류의 인간중 한 부류에 나 벽세황이 포함된다?] 눈빛이 좀 흉포해지고

진상파; [아녀자를 간음하거나 약취(略取)하는 자는 그게 누구든 반드시 내 손에 죽게 될 거예요.] 쿠오오! 진상파의 몸에서 아지랑이같고 검의 형상을 한 기운들이 폭발적으로 일어나고

벽세황; (검벽신공!) 아연긴장 하지만 + [부디 소저의 고고한 이상이 성취되시기를 바라겠소이다.] 겉으로는 비웃고

진상파는 그런 벽세황을 말없이 노려보고

벽세황; (오싹하구만!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 온몸이 면도날에 난자당하는 기분이니...) + [어쨌거나 그건 그거고...] 억지로 웃고

진상파; [이제 사람과 물건을 교환하도록 합시다.] 슥! 옆으로 물러서고

그러자 드러나는 사당 안의 광경. 어둑한 사당 중앙에 입에 재갈이 물린 신소심이 두 손이 묶인 채 대들보에 매달려 있다. 고개를 푹 떨구고 있고. 그 옆에는 비수를 손에 든 신행태보가 비수를 신소심의 옆구리에 댄 채 서있다. 긴장한 표정이고. 이자가 들고 있는 비수는 나중에 진상파를 암습하는 데 쓰이는 소품임

진상파; (혈도가 찍혀 기혈의 유통이 순조롭지는 않지만 몸을 더럽히거나 하진 않았다.) 사당 안의 상황을 지긋이 보고

벽세황; [날수비연 신소심소저가 무사하다는 건 확인이 되실 테고...] 문 옆에 서서 말하며 진상파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벽세황; [하지만 언제라도 낙화(落花)할 수 있는 가엾은 처지인 것도 사실이오.] 사당 안쪽을 보며 히죽 웃고. 그러자

슥! 비수를 신소심의 옆구리에 들이미는 신행태보. 금방이라도 찔러버릴 자세

진상파; [이걸 원했지요?] 슥! 왼쪽 소매 속에 넣었던 오른손을 꺼내고. 꺼낸 진상파의 오른손에는 손바닥만한 직사각형의 영패가 들려있다.

영패를 크로즈 업. 여러 마리의 용이 꼬리를 물며 외곽을 빙 둘러 조각된 안쪽에 <武尊之令>이라는 글이 세로로 적혀있다.

벽세황; (무존령!) 흥분

진상파; [구대문파를 비롯한 정파백도의 유력한 서른여섯 세력의 생살여탈권이 이 한 개의 영패에 달려있어요.] 뒤를 보며 말하고

영패의 뒷면에는 수많은 글자들이 새겨져 있다.

진상파; [하지만 아무리 귀한 것이라도 신외지물! 사람의 목숨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요.] [가져가세요.] 핑! 말하며 미련없이 영패를 벽세황에게 던지고

벽세황; [과연 무림맹주다운 배포요!] 팟! 날아드는 영패를 낚아채며 흥분

벽세황; [인질을 풀어달라는 요구도 하지 않고 무존령부터 넘겨주시니 말이오.] 무존령을 살피면서

진상파; [가세요.] 차갑게 말하고.

움찔! 하는 벽세황

진상파; [내 인내심은 이미 바닥이 났어요.] [당신의 혐오스러운 얼굴을 도저히 더는 봐줄 수가 없군요.] 쿠오오! 온몸에서 폭발적으로 흐느적거리는 칼날 같은 기운이 치솟고

벽세황; [알... 알겠소!] 겁에 질리고

신행태보; (우리쯤은 언제든 죽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 무존령부터 내놨구나.) 오싹! 슈우! 사당 안으로도 넘실대며 밀려드는 칼날같은 기운에 소름이 돋고

신행태보; [심... 심검!] 텅! 겁에 질린 척 비수를 바닥에 떨구며 비틀 뒤로 물러서고. 비수는 신소심의 발치에 떨어진다. 일부러 그곳에 떨어트린 것

벽세황; [우린 곧 다시 보게 될 거요 진소저!] 파앗! 외치면서 날아오르고. 동시에

신행태보; [큭!] 펑! 신행태보도 벼락같이 뒤로 날아서 사당 뒤쪽 벽을 부수며 도망친다

쐐액! 사당 뒤에서 좌우로 갈라져 달아나는 벽세황과 신행태보

진상파; [저열한 인간들...] 혐오스런 표정으로 보며 사당으로 걸어가고

진상파; [정의롭지 못하면서 비겁하기까지 하고...] [저치들을 보니 사제의 방탕함은 차라리 봐줄만한 수준으로 느껴지는구나.] 한숨 쉬며 사당으로 들어서고

[으으으!] 재갈이 입에 물린 채 사당 대들보에 매달려 있는 신소심이 신음을 하고

진상파; [고생했다.] 슥! 다가서며 고개짓을 하고. 그러자

서걱! 칼날 형상의 섬광이 한 가닥 뻗어서 신소심의 손목을 묵고 있는 밧줄을 끊어 버린다.

아래로 떨어지는 신소심의 몸뚱이

진상파; [소심아!] 두 팔로 자연스럽게 받아 안고.

신소심; [으으으!] 눈이 풀린 얼굴로 올려다보며 신음하고. 입에는 재갈이 물린 상태고

진상파; [잠시만 기다려라. 편하게 해줄 테니...!] 조심스럽게 신소심을 바닥에 누이고. 신소심은 쳐들렸던 두 팔을 아래로 늘어트린 자세로 바닥에 눕고. 신소심이 눕는 옆의 바닥에 신행태보가 떨구고 간 비수가 놓여있지만 진상파는 신경 쓰지 않는다.

진상파; (눈이 풀려있는 게 이상하지만... 우선 재갈부터 풀어주고 상태를 점검해 봐야한다.) 신소심의 입에 물려있는 재갈을 풀기 시작하고. 그때

슥! 힘없이 늘어트려져 있던 신소심의 손이 신행태보가 떨구고 간 비수를 쥐고. 물론 진상파는 신소심의 입에 물려진 재갈을 풀어주느라 눈치 채지 못하고

진상파; [됐다.] 슥! 신소심의 입에 물려져 있던 재갈을 완전히 풀어 떼어내고

진상파; [이제 아무도 너를 해치지 못할 테니 안심하거라.] 신소심의 뺨을 쓰다듬고. 그때

신소심; [으으으...] 콱! 헐떡이며 비수를 쥐지 않은 손으로 진상파의 어깨를 움켜잡고

진상파; [왜 그러느냐?] 흠칫! 하며 묻고

진상파; [어디가 불편한지 말하면 내가...] + [!] 말하다가 눈 부릅. 덜컥! 몸이 무언가에 충격을 받은 표정이 되고

쿵! 신소심이 한손으로는 진상파의 어깨를 잡아 고정시킨 채 다른 손으로는 비수를 진상파의 아랫배에 깊이 박고 있다.

진상파; [네가...] 콱! 눈 치뜨며 자기 아랫배를 비수로 찌른 신소심의 손목을 움켜잡고

신소심; [원... 원수! 죽... 죽어...] 눈에 초점이 사라진 채 헐떡이며 더욱 강하게 진상파의 어깨를 잡고 비수를 진상파의 아랫배에 찔러 넣으려 한다.

진상파; (섭혼술!) 고통으로 얼굴 이지러지면서도 깨닫고

진상파; (소심이에게 섭혼술을 걸어 나를 암산하게 했구나.) 파팟! 생각하면서 신소심의 가슴 혈도를 찍고. 그러자

신소심; [끄윽!] 퍼덕! 경련을 일으키며 눈을 까뒤집다가

털썩! 그대로 기절해서 널부러지는 신소심

슥! 그와 함께 진상파가 아랫배에 찔러넣은 비수를 쥐고 있던 신소심의 손도 풀어지고

진상파; [끄윽!] 역시 뒤로 주저앉고

진상파; (방... 방심했다!) 뒤로 주저앉은 채 고통스럽게 땀을 흘리고.

비수가 박힌 진상파의 아랫배가 피로 물들고 있고

진상파; (내가 전적으로 신뢰하는 몇 사람에 속하는 소심이에게 섭혼술을 걸어서 암습하게 할 줄이야.) 억지로 책상다리를 하고

진상파; (상처가... 심각하다.) 비수가 박힌 자기 아랫배를 보고

진상파; (다른 곳도 아니고... 진기가 발원하는 곳인 단전(丹田)을 제대로 찔린 바람에 내공을 쓸 수가 없다.) 헉헉 대고. 그때

벽세황; [감상이 어떻소 진소저?] 휘익! 열려있는 사당 문 앞으로 내려서고

벽세황; [우리가 곧 다시 만나게 될 거라는 본 공자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아셨을 것이오.] 입구에 내려서며 웃고. 문 안쪽에서 주저앉은 채 돌아보는 진상파

벽세황; [다른 건 몰라도 나 벽세황, 한번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키는 게 신조라 이거요.] 신이 나서 웃고

진상파; [...] 그런 벽세황을 말없이 노려보고. 한손으로는 피투성이가 된 아랫배를 누른 채. 비수는 여전히 박혀있고

벽세황; [미리 말해두는 데 헛된 희망은 품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것이오.] 딱! 손가락을 퉁기고. 그러자

휘익! 휙! 사방의 절벽 위에서 수많은 흑의인들이 날아내려 사당을 포위한다. 흑혈살객들인데 손에 손에 화염방사기나 조총같은 걸 들고 있다. 지휘자는 신행태보고

벽세황; [어차피 단전이 파괴되어 내공을 쓰지 못하겠지만...] [어찌 어찌 힘을 쥐어짠다 해도 저놈들의 포위를 빠져나가진 못할 테니 말이오.]

흑혈살객들이 쥐고 있는 화염방사기와 조총같은 것들 크로즈 업

벽세황; [소저도 내가 장인들의 가문인 신장궁 출신임은 알거요.] [그래서 천하제일검으로 불리는 소저를 상대하기 위해 신장궁에서 특별히 도구들을 추진해왔소.]

벽세황; [폭염화통(暴焰火筒)과 진천총통(振天銃筒)이라는 것들인데...] 흑혈살객들이 들고 있는 무기들을 배경으로 벽세황의 설명

벽세황; [저 무기들 앞에서는 어떤 무공도 소용이 없소.] 흑혈살객들이 겨누고 있는 화염방사기와 조총들을 돌아보며 말하고

벽세황; [그러니 무모한 저항은 할 생각 말고 순순히 포박을 받으시오.]

벽세황; [본 공자를 따라 천마련으로 가겠다고 약속하면 소저를 정중하게 대접...] + [!] 말하다가 갑자기 눈을 부릅 뜨고

꽝! 사당 안의 진상파가 양손을 강하게 부딪히고 있다. 소리없이 기합을 지르면서. 순간

벽세황; (위험!) 펑! 뒤로 뻣뻣하게 홱 넘어가고. 아주 빠르게

[!] 신행태보도 눈치 채고 눈 부릅

꽝! 뒤로 넘어간 벽세황의 몸이 바닥과 충돌하며 먼지가 확 인다. 동시에

신행태보; [물... 물러서라!] 펑! 폭발적인 기세로 홱 뒤로 날아간다. 직후

번쩍! 진상파의 온몸에서 수많은 칼날 형상의 섬광이 터져나와 사당 안을 하얗게 만들고

꽝! 사당의 사방 벽을 뚫고 터져 나오는 수많은 검의 형상들

[컥!] [큭!] [크악!] 사당을 포위하고 있던 흑혈살객들의 대부분이 그 검의 형상에 관통당하며 비명을 지른다. 외곽에 있다가 신행태보를 따라 날아오른 자들 십여명만 무사하다.

펑! 뒤이어 사당이 그대로 안에서 밖으로 터져나간다. 안쪽에서 엄청난 폭탄이 터진 것처럼

퍼억! 퍼퍽! 동시에 섬광에 관통당한 흑혈살객들의 시체도 일제히 뒤로 나뒹굴고

퍼퍽! 퍽! 쓰러진 흑혈살객들 시체들 위로 사당이 박살나며 사방으로 흩어진 잔해들이 쳐박힌다

[히익!] [맙소사!] 휘익! 휙! 멀찍이 내려서며 전율하는 신행태보와 생존자들

쿵! 드러나는 장내의 모습. 사당은 흔적도 없이 터져 날아갔고 그 자리에는 먼지만 자욱한데. 사당이 터져니간 외곽으로 수십명의 흑혈살객들이 뒤로 나자빠진 채 죽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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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

손영롱의 거처. 청뢰선자와 녹우선자가 난감한 표정으로 건물 입구를 지키고 있고.

<예상 밖이었지?> <그러게 말이야. 대쪽같은 성품으로 유명한 태부께서 이런 일을 허락하시다니...> 문 앞에 서서 곁눈질로 문쪽을 보며 전음을 나누는 두 여자

청뢰선자; <아무리 영락폐하께서 윤허하신 사이라 해도 성혼(成婚)을 하기 전인 딸이 황태손전하와 동침하는 걸 허락할 줄은 상상도 못했어.>

녹우선자; <내 생각인데...> 조심스럽게

청뢰선자; <짚이는 게 있어?>

녹우선자; <태부께서도 당연히 손소저가 납치되었다가 돌아온 걸 알고 계실 거 아냐.>

청뢰선자; <그렇지!>

녹우선자; <그리고 아무리 손가장 식솔들의 입단속을 철저히 한다고 해도 손소저와 관련된 추문은 결국 퍼질 수밖에 없어.>

청뢰선자; <옳거니! 추문이 퍼져서 손소저와 황태손전하의 혼담이 깨지기 전에 쐐기를 박을 생각을 하셨겠네.>

녹우선자; <쌀이 익어 밥이 되어버리면 어지간한 훼방을 받는다 해도 손소저가 황태손전하의 빈궁이 되는 게 취소되진 않을 테니까.>

청뢰선자; <결국 손소저는 황태손전하의 배필이 되어 장차 국모의 자리에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네.> 끄덕이는 청뢰선자

 

#305>

[!] 눈 치뜨는 주첨기. 이곳은 건물 안쪽의 손영롱 침실

손영롱; [부족한 계집이 전하께 크나큰 은총을 입게 되었사옵니다.] 넓은 침대에 야한 잠옷을 입은 채 무릎 꿇고 있다. 머리는 풀었고. 가운형의 잠옷은 얇고 짧으며 속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다

손영롱; [부끄럽지만 전하를 모시는 영광을 오래 미룰 수 없어 부끄러운 짓을 하게 되었으니...] 두손 앞으로 모은 채 애절한 표정으로 올려다보고

손영롱; [아무쪼록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주첨기; [용... 용서라니...] 헉헉 완전히 혼망 갔다.

잠옷 상의가 벌어진 사이로 드러나는 젖가슴의 형상

치마가 짧아 다리가 그대로 드러는 무릎 꿇은 아랫도리. 심지어 사타구니와 엉덩이도 드러나 보이고

주첨기; [소저는 내게 무슨 짓을 해도 죄가 되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오.] 말하면서 와락 손영롱을 끌어안는다. 이어

손영롱을 쓰러트리고 올라타는 주첨기

손영롱을 물고 빠는 주첨기

손영롱; (공자...) 주첨기에게 몸을 허락하며 울고. 머릿속으로는 청풍을 떠올리며

<비록 몸은 황태손에게 허락하지만... 저의 마음은 영원히 공자님의 것임을 잊지 말아주세요.> 주첨기가 손영롱을 범하는 장면 배경으로 손영롱의 생각 나레이션

 

#306>

<-자금성> 아주 깊은 밤. 대부분의 건물들에 불이 꺼져 있고

환관들이 순찰을 도는 내원에도 불이 꺼져 있고

밀실의 철문 앞에 책상다리 하고 운기조식 중인 왕진

철문 안쪽의 밀실. 침대에 황태자비와 함께 누워있는 청풍. 둘 다 알몸이고. 얇은 천으로 허리부분만 가리고 있다. 청풍은 천장 보는 자세로 누워있고 황태자비는 엎드린 채 지쳐서 잠이 들었다.

손영롱과 교접하던 장면 떠올리는 청풍.

청풍; (잊어야한다.) 입술 깨물고

청풍; (손소저와의 인연은 거기까지였다. 애초에 우리 두 사람은 맺어질 인연이 아니었다.) 주먹 꽉 쥐고

청풍; (날 잊고 주첨기와 원만한 가정을 이루길 바랄 뿐이다.) 한숨 쉬고. 그러자

움찔! 하며 잠에서 깨어나는 황태자비

황태자비; [왜...?] 고개 들고. 눌려있던 젖가슴이 출렁이고

황태자비; [이제 와서 나같이 나이 든 년과 엮인 게 싫어진 거예요?] 상체를 조금 들며 청풍 쪽으로 돌아눕고. 그 바람에 젖가슴 출렁이고

황태자비; [물론 내 욕심에 무리한 요구를 한 건 알아요.] 한숨 쉬며 상체를 일으키고

황태자비; [하지만 전 도련님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도저히 자제할 수가 없게 되었답니다.] 애잔한 표정으로 청풍을 내려다보고. 눈에는 물기가 서리고

황태자비; [죄 많고 음란한 계집이라 욕하셔도 어쩔 수 없어요.] 주르르! 마침내 눈물이 흐르고

황태자비; [이렇게라도 도련님에게 안기지 않으면 나란 년은 살아갈 수가...] 말하다 눈 치뜨며 움찔! 하고

쓰윽! 청풍의 한쪽 손이 황태자비의 허리를 끌어안고 있다. 아래쪽으로 넣어서 위로 끌어안는 자세

황태자비; [도... 도련님!] 감격하여 내려다보고

청풍; [죄는 마마 혼자서 지은 게 아닙니다.] 올려다보며 한숨 쉬고

청풍; [저 역시 마마를 뵌 그 순간부터 못된 생각을 품었었습니다.] 자신이 황태자비 배를 깔고 앉으며 오른손으로 황태자비의 젖가슴을 움켜쥐던 장면 떠올리고

황태자비; [그... 그럼...] 안도. 감격

청풍; [만일 기회가 생겼다면... 마마께서 유혹하지 않았어도 제가 마마를 욕보여 욕심을 채웠을 것입니다.] 한손으로 황태자비의 허리를 감싼 채 올려다보며

청풍; [그러니 오늘 우리가 이렇게 된 것을 전적으로 마마의 죄라 여기진 마시기 바랍니다.]

황태자비; [흐윽!] 와락! 청풍을 끌어안으며 오열하고

황태자비; [고마워요 도련님! 고마워요.] 청풍의 몸 위에 엎드려 끌어안고 몸부림치며 오열하고.

청풍; (이렇게라도 해서 이 여자의 자책이 덜어진다면 다행이다.) 한숨 쉬며 황태자비의 등을 쓰다듬고

<기왕 이리 된 사이인데 이 여자의 죄로만 몰아가는 것도 마음이 편치는 않으니...> 청풍의 생각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키스하는 두 사람. 이어

<그렇긴 하지만...> 황태자비가 청풍의 몸 위에 걸터앉고

<정말 뜨거운 몸을 지닌 여자다.> 다시 격렬하게 교접하는 두 사람. 청풍의 얼굴 위에서 출렁이는 황태자비의 젖가슴

<이토록 뜨거운 몸으로 용케 이십년 가까이 독수공방을 해왔구나.> 여성상위로 교접하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307>

아침 무렵. 깊은 산중.

깊은 계곡. 계곡 끝에는 수십미터 높이의 바위가 솟아 있고. 그 앞에 진상파가 서있다.

눈을 감은 채 바위와 마주 서있는 진상파.

슈우! 슉! 진상파의 몸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칼날 형상의 기운들

눈을 감은 채 찡그리는 진상파.

진상파의 뇌리에 청풍이 당숙경과 교접하다가 돌아보는 장면이 떠오르고

꾹! 주먹이 쥐어지고.

화악! 소리없이 기합을 지르는 진상파의 몸에서 수많은 검 형상의 기운들이 너울거리며 앞으로 날아가고

투캉! 쩍! 앞쪽의 바위들을 수평과 수직으로 난도질하는 섬광들. 정면의 수평과 수직뿐 아니라 바위의 좌우로도 휘어지며 날아들어 수직과 수평으로 갈라버리는 섬광들

스윽! 자세를 바로 하며 천천히 눈을 뜨는 진상파.

화악! 진상파의 몸에서 너울대던 검 형상의 섬광들이 사라지고. 직후

쩍! 쩌적! 바위에 수직과 수평으로 수많은 선과 파열 현상이 생기더니

콰드득! 콰쾅! 깍두기 썰리듯 썰린 바위들이 무너져 내린다. 높이, 폭, 넓이가 모두 1미터쯤인 정육면체들이고.

[...!] 무너지는 정육면체의 바위 조각들 보며 끄덕이는 진상파. 하지만

콰쾅! 콰드드! 화악! 이윽고 정육면체가 된 바위들이 무너지는 게 끝나고 먼지도 가라앉는다. 헌데

쿵! 드러나는 장면. 깍두 썰기로 잘린 바위들이 쌓인 중간에 잘리지 않은 부분이 서있다. 정육면체가 되다가 만 조각들. 금은 갔지만 완전히 잘리지 않아서 무너지지 않은 바위의 심 부분이 높이 솟아있다.

입술 깨무는 진상파

다시 청풍이 당숙경과 교접하던 장면이 떠오르고

진상파; (추잡한 놈...) 입술 깨물고

진상파; (그런 놈인 줄도 모르고 처녀의 몸으로 너무도 부끄러운 짓까지 하고 말았다.) 자신이 청풍에게 입을 맞대고 약을 먹여주던 장면과 젖가슴 드러낸 채 청풍에게 치료를 받던 장면을 떠올리며 치를 떨고

진상파; (뒷골목에서 막 자란 탓에 그런 짐승이 되었겠지만...)

진상파; (선입견에 눈이 멀어 사람을 잘못 본 대가로 지난 십팔년간의 수련이 수포로 돌아가게 생겼다.) 한숨 쉬고

진상파; (심검(心劍)을 펼칠 때 가장 치명적인 것이 번뇌이거늘...)

진상파; (날 괴롭히고 있는 이 번뇌와 심마를 다스리지 않는 한 내 검법의 경지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진상파; (나가지 못하면 다행... 오히려 퇴보하여 평범해질 수도 있는데...) 한숨 쉬고. 그러다가

움찔! 하는 진상파의 귀. 이어

진상파; (일이 생겼구나.) 조금 찡그리며 돌아보고. 직후

[맹주!] 화악! 허공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날아 내리는 거구의 중. 물론 황건신장이다.

진상파; [어서 오세요 대사.] 고개 조금 숙이고

진상파; [제가 이곳에 머물고 있다는 건 개방을 통해서 아셨을 텐데...] 휘익! 자기 앞에 내려서는 황건신장을 보며 말하고

진상파; [개방을 통하지 않고 대사께서 몸소 찾아오신 것을 보면 긴급한 일이 발생했겠군요.]

황건신장; [그렇소이다.] 침통한 표정으로 합장하고

황건신장; [소심사매가 천마련의 중생들에게 해코지를 당한 것 같소이다.]

[!] 굳어지는 진상파의 얼굴

 

#308>

<-해하촌> 낮.

해하촌 중간쯤의 큰길에서 뛰어 노는 유치원생 쯤의 개구쟁이들. 돼지 오줌보에 물을 채운 공으로 축구를 하고 있다. 폐허가 된 온고당 근처다. 온고당 앞쪽 길에는 타고 남은 집의 잔해들이 쌓여있다. 타지 않은 골동품들과 석물들도 함께. 양이 상당해서 마치 담장이 쳐진 것같다.

[짜샤들아! 내 돌풍축각(突風蹴脚)을 막을 수 있으면 막아봐라!] 뻥! 한 놈이 공을 세게 찬다. 온고당 폐허 앞쪽을 향해서.

[회오리차기는 개뿔!] [내가 막아준다!] 또래 보다 덩치 큰 한 놈이 두손을 내밀어 막으려 하지만

[아이쿠!] 펑! 날아온 힘이 너무 쎄서 그 놈 손에 맞았다가 굴절되며 튀어서 뒤쪽으로 날아가는 공

[으하하하! 이 형님의 축력이 어떠하냐?] 기고만장해서 웃는 공 찬 놈

통통! 그 사이에 공은 온고당 폐허쪽으로 굴러가고

[잡아라!] [막아!] [놓치면 안돼!] 공을 따라 우르르 온고당 폐허 쪽으로 달려가는 개구쟁이들. 그러다가

흠칫! 하며 온고당 폐허쪽을 보는 개구장이들

폐허가 된 온고당 자리. 청풍이 서서 폐허 중간에 서서 무언가를 보고 있다. 우물이 있던 자리 근처다.

[어 저 형...] [온고당의 청풍형이잖아!] 아이들 몰려가던 것 중단하고 온고당 폐허를 보고.

주변 어른들도 그제서야 청풍을 발견하고 놀라고. 청풍이 폐허 중간에 서있어서 길에서 잘 안보였다. 또 유령익을 몸에 둘러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나타났었다.

[조영감 손자 청풍이가 돌아왔구만.] [역시 청풍이는 지난번 폭발이 있었을 때 집에 없었던 게야.] 사람들 기웃거리며 온고당 폐허 안쪽을 보고

청풍이 보고 있는 곳. 작은 비석이 하나 서있고 비석 앞에는 향로와 술병, 술잔등이 놓여있다. 향로에서는 향이 꽂혀 연기가 피어오르고. 비석에는 <趙老爺神位>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청풍; (할아버지를 기리는 비석...)

청풍; (마을의 누군가가 세우고 술과 향을 올려왔구나.) 생각할 때

[향아!] [청풍형아! 어디 갔다 이제 온 거야?] [것봐! 내가 청풍형아는 살아있을 거라고 했잖아!] 온고당 폐허 안으로 우르르 몰려들어오는 아이들

청풍; [난 유령일 수도 있다 이놈들아.] 웅크린 두 손을 쳐들어서 겁주는 시늉하며 눈을 부라리고

[히익!] [유... 유령!] [형아 죽어서 귀신 된 거야?] 겁에 질려 주춤거리는 개구쟁이들

청풍; [뻥이다 이놈들아! 세상에 유령, 귀신이 어디 있냐?] 피식 웃고

[아휴! 놀래라.] [애 떨어질 뻔 했잖아 형!] [다음부터는 못된 장난질 치지마!] 가슴 쓸어내리는 아이, 눈 흘기는 아이, 청풍을 툭 치는 아이

청풍; [*알 달린 놈들이 겁은...] 웃고. 이어

청풍; [헌데 이 비석은 누가 세운 거냐?] 비석 보며 아이들에게 묻고

[철두형이 석공쟁이 문씨 할아버지에게 부탁해서 세운 거야.] 아이들 중 한 놈이 즉시 대답

청풍; [그래?]

[철두형이 여기에 비석을 세운 건 어제 저녁이야.] [술하고 향은 마을 다른 어른들이 가져다 놓은 거고...] 아이들 서로 말하려 하고

청풍; (철두 놈... 첩혈당에서 어제 아침 일찍 나갔다고 하더니 할아버지 비석을 준비하기 위해서였군.) 끄덕이고

<하여간 할아버지가 마을 사람들에게 인심을 잃지 않으셨다는 건 분명하구나.> 합장하고. 개구쟁이들고 청풍을 따라 합장하는 시늉하고. 지나가던 마을 사람들은 폐허 밖에서 보고 있고

 

#309>

철두의 가게. 철두가 고기를 팔고 있다. 장바구니를 옆에 낀 수더분한 여자가 고기를 사러 와서 가게 앞에 서있다.

탁탁! 도마 위에 놓인 커다란 고기 덩어리에서 고기를 뭉텅뭉텅 잘라내는 철두

철두; [됐소.] 텅! 도마에 칼을 박고

철두; [우둔(牛臀) 부위로 세근...] 기름종이에 살코기를 싸고

철두; [무게는 정확하니까 믿으셔도 될 거요.] 기름종이에 싼 고기를 주고

여자; [철두가 정직하게 장사하는 거야 모르는 사람 없잖아.] [돈은 여기 있어.] 고기를 받으며 동전을 몇닢 내밀고

말없이 동전 받는 철두

여자; [많이 팔어.] 추파 던지며 돌아서고

딸랑! 대꾸하지 않고 동전을 옆의 낡은 그릇에 던져넣는 철두

여자; (무뚝뚝하긴...) 눈 흘기며 가고

여자; (저렇게 뻣뻣한데다 도적같이 생겨서 장가나 갈지 몰라.) 샐쭉이며 멀어지고

쩍! 그러거나 말거나 도마에 박혀있던 칼을 다시 뽑는 철두. 그러다가

그 칼을 들여다보는 철두

그러면서 첩혈당 근처에서 타노에게 목이 잡혀 쳐들려지던 장면 떠올리는 철두

철두; (젠장...) 실룩! 거리고

철두; (나란 놈은 언제나 되어야 사람 구실을 하게 된단 말인가?) (이 나이 되도록 얻어맞고 다니기나 하고...) 탕탕! 거칠게 칼질을 해서 고기를 자른다

철두; (그런 수모를 다시 당할 바에야 싸우다 죽고 말겠다.) 탕탕! 거칠게 칼을 내리쳐서 고기를 자르고

[장사 그만 둘 생각이냐?] 가게 앞에 누가 멈춰서며 말하고. 움찔! 하는 철두

청풍; [그렇게 난도질한 고기를 누가 사가겠냐?] 가게 앞에 서서 웃고. 손에는 상당히 큰 술병을 하나 들고 있고. 그런 청풍의 뒤에는 개구쟁이들이 따라와 기웃거리고. 지나가던 마을 사람들도 돌아보고

철두; [돌아왔냐?] 칼 내려놓고

청풍; [다시 떠나야한다.] 가게로 들어오고. 철두는 손을 앞치마에 닦고

청풍; [이번에 떠나면 한동안 못 돌아올 것같아서 마을 한번 둘러보려 왔다.] 가게 안으로 들어오고

철두; [어딜 가려고?] 청풍 쪽으로 돌아서며

청풍; [제법 멀리 가고 시간도 좀 걸릴 게다.]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모르니 술이나 한 잔 하자.] 들고온 술병을 들어 보이며 가게 안의 탁자로 가고

철두; [그러자.] 앞치마를 풀고. 이어

철두; [술잔하고 안주 좀 내와.] 청풍과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으며 내실 쪽으로 말하고. 그러자

[알았어요.] 누가 안에서 대답하고

청풍; (이 목소리는...) 흠칫! 할 때

포칠낭; [오셨어요 장공자님?] 내실에서 문을 밀치며 나오는 여자. 포칠낭이다. 한손에는 술잔 두개와 간단한 안주가 담긴 접시가 얹혀진 쟁반을 들고 있다.

청풍; [포사두를 여기서 뵙게 됩니다.] 좀 놀란 표정으로 웃고

포칠낭; [그러게나 말이에요.] 좀 수줍게 웃으며 쟁반을 탁자에 내려놓고

포칠낭; [정칠... 정용두에게 못할 짓을 한 처지에 첩혈당에 남아있기가 민망하더라구요.] 술잔과 안주접시를 탁자에 내려놓고

포칠낭; [그렇긴 해도 당장 갈 곳이 마땅찮던 참에 이 사람의 권유도 있고 해서 함께 해하촌으로 왔어요.] 약간 얼굴 붉히며 곁눈질로 철두를 보고

청풍; (이 사람이라...) + [그러셨군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철두를 보고. 철두는 좀 머쓱한 표정이고

포칠낭; [고기 좀 볶아올 테니 술 드시고 계세요.] 술잔도 내려놓고 돌아선다

청풍; [우리 둘 다 안주보다는 술을 좋아하는 쪽이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웃으며 말하지만

포칠낭; [깡술은 속 버려요. 안주 내올 동안 술 천천히 드세요.] 말하며 다시 내실로 들어가고

청풍; [어째 우중충하던 가게 분위기가 산뜻해졌다 했다.] 웃으며 내실 쪽을 보고

철두; [흰소리 말고 받아라.] 술병을 내밀고

청풍; [축하한다.] 웃으며 술잔 내밀고

철두; [축하는 무슨...] [포사두의 거처가 정해질 때까지 한시적으로 함께 지내는 것뿐이다.] 쫄쫄... 술을 따라주고

청풍; [과연 그럴까?] 술 받으며 히죽 웃고

철두; [자꾸 허튼소리 하면 맞는다.] 눈 부라리며 술병을 청풍의 술잔에서 떼고

청풍; [아이구 겁나라.] 술잔을 내려놓고

청풍; [겁이 나서 *알이 다 오그라 든다 임마.] 웃으며 손을 내밀어서 철두가 들고 있던 술병을 받고

피식 웃으며 술병을 건네주는 철두

청풍; [기왕에 이리 된 거 잘 살아라 임마.] 꼴꼴 철두가 내미는 술잔에 술을 따라주고

철두; [그럴 생각이다.] 술잔을 내민 채 말하고

<인간에게는 운명이 정해놓은 짝이 따로 있는 법이니...> 함께 술 마시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철두의 생각 나레이션

 

#310>

해하촌의 입구.

해하촌을 드나들던 사람들 흘깃 거리며 누군가를 보고

딸칵! 딸칵! 쇠로 된 의족이 바닥에 부딪히며 소리가 나고

초로의 거지가 대나무 지팡이를 짚은 채 해하촌으로 들어오는데 거지의 다리 한쪽은 의족이다. 굵은 쇠막대를 다리 대신 달고 있다. 거지지만 눈빛이 날카롭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개방 금릉분타주 독각철개(獨脚鐵丐)>

독각철개; [해하촌에는 오랜만에 와보는군.]

독각철개; [장청풍은 어제 오후에 강녕을 떠나 금릉으로 돌아온 후 종적이 묘연해졌다.] [아직 금릉에 있는 건 분명한데 첩혈당의 파락호들도 아는 바가 없고...]

독각철개; [그러다가 일각 전쯤 해하촌 근처에서 장청풍으로 보이는 자가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들어왔었다.]

독각철개; [아이들 보고 대로 그자가 장청풍이고 해하촌에 머물고 있어야 일이 복잡해지지 않는데...] 사람들 시선 무시하며 마을로 들어선다. 겁 먹고 길을 비키는 사람들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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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건물 내부. 만찬이 벌어지고 있다. 진수성찬이 차려진 세 개의 탁자를 중심으로 하녀들이 시중을 들고 있다. 입구 정면의 상좌에 놓인 탁자에는 손추충이 앉아있고 그 앞에 마주 보는 탁자에는 손영롱과 주첨기가 마주 앉아있다. 하녀들이 각 탁자에 두 세명씩 배치되어 시중을 든다. 손영롱의 탁자에는 유모가 주로 시중을 들고 있는 데 손영롱은 고개를 떨구고 있다.

주첨기; [스승님, 아니 이제는 빙장(聘丈;장인)으로 불러드려야겠지요.] 두 손으로 술잔 들고

주첨기; [어리석은 저를 훈도(薰陶)하시어 사람 구실을 할 수 있게 해주신 것만으로도 은혜가 태산 같거늘...]

주첨기; [고이 기르신 따님마저 첨기에게 배필로 내어주시니 그저 감읍할 따름입니다.]

손추충; [전하께서 미련하고 박색인 여식을 귀히 여겨주시니 노신이 감사할 따름이외다.] 마주 포권하고. 술잔을 두손에 든 채

주첨기; [박색은 당치도 않으신 말씀이십니다.] 헤벌쭉 웃으며 손영롱을 보고

주첨기; [아울러 영애는 첨기와 함께 스승님 슬하에서 수학할 때 번번이 첨기보다 좋은 점수를 받은 재원이 아닙니까?]

주첨기; [모든 면에서 첨기의 배필로 차고 넘치니 겸양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손추충; [듣기 민망하외다.] 한숨

손추충; [기왕에 폐하께서 윤허하시기도 했으니 영롱이를 어여삐 여겨주시길 바랄 뿐이외다.]

주첨기; [영애를 첨기의 눈동자처럼 귀히 여길 것을 맹세드리겠습니다 빙장어른!] 포권하고

이어 함께 술을 마시는 두 사람

한숨 쉬며 깨작거리고 있는 손영롱

유모; (조마조마하네.) 손영롱 뒤에 서서 맞은편의 주첨기를 곁눈질하며, 주첨기와 손추충은 권커니 받거니 하며 연신 술을 마신다. 직접 서로의 잔에 술을 따라주는 게 아니고 시중드는 시녀들이 술잔을 채워준다. 그럼 술잔을 들고 서로에게 권하는 모습이고

유모; (아가씨는 수줍어하시는 게 아니라 실제로 심란하신 상태야. 물론 자신의 처녀를 차지한 어떤 사내 때문일 테지만...)

유모; (부디 전하께서 눈에 콩깍지가 씌워서 아가씨가 심란해 하고 계신다는 걸 눈치 채지 못하길 바랄 뿐이다.) 우울한 표정으로 깨작거리는 손영롱을 심난한 표정으로 훔쳐 보고. 그리고

 

대청의 구석진 곳. 오가는 시녀들 뒤의 어둠 속에 흐릿한 사람의 형상이 서있다. 물론 유령익으로 몸을 가리고 있는 청풍이다. 눈만이 약간 유령익 밖으로 내비치고

청풍; (사실이었구나.) 한숨

<황태손 주첨기가 손소저를 빈궁으로 맞아들이기로 했다는 그 여자의 말이...> 손추충과 함께 술을 마시며 좋아하는 주첨기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덕분에 나는 빠져나올 수 없는 올가미에 걸려버렸고...) 유령익 속에서 입술을 깨물고

<잘 생각하세요 도련님! 도련님과 영롱이 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으니까요.>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밀실에서 야한 자세로 옆으로 누운 황태자비가 청풍 자신을 협박하던 장면이다. 왕진은 문간에 무릎 꿇은 채 겁에 질려 청풍의 눈치를 보고 있고

이하 회상

 

황태자비; [영락폐하께서는 첨기가 영롱이를 아내로 삼는 걸 윤혀하셨어요.] [헌데 이제 와서 그년이 처녀가 아니라는 게 밝혀지면 어떻게 될까요?] 젖가슴이 거의 드러난 야한 차림으로 누워 요염하게 웃고.

황태자비; [장차 황후가 될 수도 있었는데 문란한 계집으로 낙인찍혀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지 않겠어요?] 스윽! 짧은 잠옷 치마를 끌어올려 엉덩이와 사타구니까지 드러내며 웃고

황태자비; [영롱이의 인생이 어찌 될지는 전적으로 도련님 손에 달려있으니 알아서 판단하세요.] 요염하게 웃는 황태자비의 모습 크로즈 업.

회상 끝

 

청풍; (음란하고 악독한 계집!) (손소저를 갑작스레 자기 아들의 빈궁으로 들이게 한 것도 날 협박하기 위해서였다.)

청풍; (내가 차마 손소저가 불행해지는 것을 두고 보지 못할 것임을 알고...)

청풍; (오냐! 네년이 원하는 대로 해주마.) 분노하며 결심하고

청풍; (대신 손소저를 미끼로 욕심을 채운 것을 두고두고 후회하게 해주겠다.) 쿠오오오! 생각하는 청풍의 몸 주위로 자기도 모르게 살기가 피어오르고. 그러자

찌릿! 음식을 깨작거리던 손영롱의 눈이 치떠지며 벼락에 감전되는 모습이 된다

손영롱; (이... 이 느낌...) 눈 치뜨며 숨이 턱 막히는 표정이 되고

손영롱; (갑자기 온몸에 주체할 수 없는 전율이 치달리고 있어!) 흥분하여 고개 반짝 들고. 청풍이 있는 쪽을 본다

<내 기척을 알아차렸다!> 슥! 움찔! 하며 조금 드러났던 눈까지 유령익에 숨기는 청풍

손영롱; (날... 날 이렇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뿐...) 흥분하여 청풍이 있던 곳 주변을 두리번. 손영롱 뒤에서 보고 있던 유모도 흠칫! 하고

손영롱; (그분... 그분 공자님이 근처에서 날 보고 있어. 비록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할딱이며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그걸 상좌의 손추충도 술을 마시다가 알아차리고.

손추충; [왜 그러느냐 영롱아?] 술잔 내려놓으며 묻고. 주첨기도 흠칫! 하며 건너다 보고

손영롱; [죄... 죄송해요 아버지. 전하...] 발딱 일어나고

손영롱; [먼저... 먼저 자리를 비워야겠사옵니다.] 일어나서 대충 손추충과 주첨기에게 인사하고

손추충; [전하께서 아직 식사를 마치지 않으셨거늘...] 찡그리며 준엄하게 말하지만.

주첨기; [아닙니다 빙장.] 손 들어 웃고

주첨기; [술도 못하는 영애가 자리를 지키느라 고생했습니다.]

주첨기; [이래저래 피곤할 테니 소저는 먼저 가서 쉬도록 하시오.] 손영롱에게

손영롱; [결례를 하겠사옵니다.] 고개 숙이고. 이어

서둘러 입구로 가는 손영롱. 두 손으로 치맛자락을 든 채 종종 걸음으로. 유모가 허둥대며 따라가고

손추충; [저 버릇없는 것이...] 뛰듯이 입구로 나가는 손영롱을 보며 찡그리면서 혀를 차고.

문 근처의 시녀들이 급히 반쯤 열려있던 문을 활짝 열어주고. 문이 열리자 밖에서 지키고 있던 청뢰선자와 녹우선자가 돌아본다.

손추충;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음에도 막내인지 경망스러운 점이 적지 않소이다.] [저 아이 때문에 전하께 누가 되지나 않을지 걱정이외다.]

주첨기; [그런 말씀 마십시오 빙장.] 웃으며 두 손으로 술잔을 들고

주첨기; [빙장에 못지 않게 영애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손추충; [부끄럽소이다.] 한숨

주첨기; [다시 한 번 잘 키운 영애를 제게 빈궁으로 주시는 것을 허락해준 점, 사례를 롤립니다 빙장!] 두손으로 술잔 쳐들고

손추충; [별 말씀을...] 마주 술잔을 두손으로 들어 보이고

함께 마시는 주첨기와 손추충

청뢰선자; (두 분의 분위기가 좋은 건 다행이지만...) 문 밖에서 대청 안을 보며 약간 찡그리고

청뢰선자; (초공자의 출현이 행여나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을 일으키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한숨 쉬고. 녹우선자는 심각한 표정으로 다른 쪽을 본다. 그쪽에서는 손영롱이 뛰듯이 복도를 달려가고 있다. 유모가 허둥대며 따라가고

 

#301>

손가장의 다른 곳. 월동문이 있는 담장으로 구분 된 손영롱의 거처. 안채라 금의위 위사들도 보이지 않고.

손영롱; [공자님!] 벌컥! 방문을 열어젖히며 자신의 침실로 뛰어드는 손영롱. 흥분이 극에 달한 표정이고. 문 밖에는 유모가 당황한 표정으로 멈춰서고 있고

손영롱; [근처에 계신 거 알아요.] [어서 소녀 앞에 현신(現身)해주세요.] 침실 안을 둘러보며 애원하고.

유모; (그러니까 아가씨를 두 번이나 구해주고 마침내 처녀를 차지한 사내가 이 주변에 있다고...) 흥분과 두려움으로 역시 두리번

유모; (위험해!) 덜컥! 급히 문을 닫고

유모; (그 사내의 존재가 알려지면 아가씨는 끝장이야. 장래의 황후는 고사하고 목숨을 부지하기도 힘들어!) 급히 주변 둘러보고

마침 시녀들이 옷가지와 수건등을 들고 월동문으로 들어오고

유모; [모두 나가라.] 월동문쪽으로 급히 가면서 시녀들을 막아서고. 흠칫! 하며 멈추는 시녀들

유모; [아가씨가 피곤해서 잠자리에 드셨으니 방해하면 안된다. 누구도 이 주변에 얼씬거리지 말라고 전해라.] 시녀들을 향해 가라고 손짓하고

[예 유모님!] [말씀 모두에게 전하겠어요.] 어리둥절하면서도 고개 숙이는 시녀들

갸웃거리며 서둘러 월동문을 돌아나가고

유모; (제발... 제발 이 밤이 무사히 지나가기를...) 두 손 모은 채 기원. 조마조마한 표정

 

다시 방안.

손영롱; [공자님! 제발...] 울먹이며 주변 둘러보는데

청풍; [고정하시오 소저.] 스윽! 한숨 쉬며 손영롱의 뒤에서 모자를 벗어 얼굴 드러내는 청풍

손영롱; [공자님!] 홱 돌아보며 반색하고

청풍; [나로 인해 소저의 명예에 누가 가지 않기를 바라오.] 한숨 쉬며 몸통도 유령익 밖으로 드러내고. 그러자

[흐윽!] 와락! 그대로 청풍의 품에 안기는 손영롱. 당황하지만 밀어내지 못하는 청풍

손영롱; [저를... 소녀를 데리고 멀리 가주세요 공자님!] 청풍의 허리를 끌어안고 몸부림치며 울고

손영롱; [아버지나 저나 황태손의 청혼을 감히 거절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 공자님이 저를 납치해서 황태손이 찾을 수 없는 곳으로 데려가주세요.] 얼굴을 청풍의 가슴에 대고 문지르며 울지만

청풍; [미안하오 소저.] 손영롱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숨 쉬고

손영롱; [공자님!] 울며 올려다보고

청풍; [나는 이름 없는 도둑이고 강호의 일개 무부(武夫)일 뿐이오.] [소저를 지켜줄 능력은 물론이고 자격도 없소.]

손영롱; [상관없어요! 저는 공자님이 누구고 신분이 무엇이든 개의치 않아요.] [어디든 따라가고 아무리 힘들어도 공자님을 모시고 살 수 있어요.]

손영롱; [그러니 제발 저를...] + [!] 말하다가 눈을 치뜨고. 청풍이 손영롱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덮어 눌렀다.

손영롱; (공... 공자님!) 갑자기 키스를 당하자 눈 치뜨며 당황하지만

꾸욱! 손영롱의 허리를 굳게 끌어안는 청풍의 팔.

지긋이 눈 감은 채 키스하는 청풍의 얼굴

손영롱; (공자님...) 눈 감으며 우는 손영롱

손영롱; (어떤 말로도 표현이 안되는 공자님의 마음이 전해져.) 슥! 청풍의 목을 두팔로 끌어안고

<내가 싫어서가 아니라... 내 행복을 위해 이분은 날 밀쳐내고 떠나시려는 거야.> 열렬히 키스하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손영롱의 생각 나레이션

<공자님께 부담과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는 황태손에게 시집을 가야만 해!> 건물 밖의 모습을 배경으로 손영롱의 생각이 이어진다. 건물 밖에서는 유모가 두손 문지르며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다.

 

#302>

<-자금성> 좀 더 깊어진 밤

환관들과 궁녀들만 오가는 내원의 모습

쾅! 철문을 부술 듯 열고 들어서는 청풍. 굳은 표정이고. 문 밖에는 겁에 질린 왕진이 무릎을 꿇고 있고

황태자비; [금방 돌아오셨군요.] 침대에 야한 자세로 옆으로 누워 웃고. 여전히 얇고 짧은 잠옷 차림이다. 잠옷 안에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고

황태자비; [손가장에 가서 직접 보셨으면 신첩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건 아셨을 테고...] 굳은 표정으로 다가오는 청풍을 보며 웃고. 왕진은 문 밖에서 일어나 문을 닫으려 한다

황태자비; [그럼 영롱이 년이 비참해지지 않게 하려면 어찌 하셔야하는지도 아시겠지요?] 스륵! 그나마 짧던 치마를 끌어올려 엉덩이를 드러내며 할딱이고. 순간

청풍; [간악한 계집!] 짝! 한 걸음에 침대로 올라와 황태자비를 깔고 앉으며 황태자비의 뺨을 후려친다. + 황태자비; [악!] 뺨을 맞아 얼굴이 돌아가며 비명

[!] 밖에서 철문을 닫다가 움찔! 하는 왕진

청풍;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해도 된다는 거냐?] [어디서 배워먹은 버릇이고 못된 심보냐?] 철썩! 철썩! 황태자비를 깔고 앉아 뺨을 좌우로 연달아 때린다. 아주 세게 때리는 건 아니지만. + 황태자비; [악!] [아흑!] 고개가 이리저리 돌아가며 비명 지르고

[잘못... 잘못 했어요 도련님! 용서해주세요. 아흑!] [닥쳐라! 너같은 년은 따끔하게 혼이 나야한다!] 철썩! 짝! 황태자비의 비명과 청풍의 고함소리. 때리고 맞는 소리가 한숨 쉬며 문을 닫는 왕진의 모습 배경으로 들린다.

왕진; (마마께서 제대로 임자를 만났군.) 철컹! 철문을 닫고

왕진; (황태자전하는 물론이고 지금껏 마마를 저렇게 거칠게 막 대하는 사내는 없었다.) 닫힌 문 안쪽에서 들리는 황태자비의 비명을 들으며 쓴웃음. <아... 아파요! 제발 살살... 도련님! 잘못 했어요 아악!>

왕진; (그러다가 자신에게 거침없이 손찌검도 하는 상대를 만났으니 마마로서는 당황스러우면서도 신선한 충격을 받겠지.)

왕진; (결국 마마는 초공자에게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복종하게 될 테고...) (장차 황실을 지배하게 될 마마를 하녀나 첩처럼 다루는 초공자야말로 대명제국의 진짜 지배자라고 할 수 있다.)

왕진; (나 왕진이 초공자에게 잘 보이고 눈에 들어야하는 이유다.) 히죽 웃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철문 쪽을 보고

왕진; (마마의 비명이 그쳤다.) 귀를 철문에 대고

쯔읍! 쯔읍! 철문 안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왕진; (대신 뭔가를 빠는 듯 질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렇다는 건...) 얼굴 좀 벌개지고

왕진; (순진한 생김과 달리 초공자는 참으로 대담하군. 장차 국모가 될 고귀한 분께 대뜸 그런 짓부터 시키다니...) 철문에서 귀를 떼며 쓴웃음 짓고. 직후

<아흑!> 비명이 들리고. 흠칫! 하는 왕진

<어쩜... 어쩜... 도... 도련님! 이렇게나... 아악!> 비명이 이어지고

왕진; (드디어...) 침 꿀꺽! 삼키고

<뜨... 뜨거워요, 어떻게 이런... 끄윽! 제발... 제발 살살... 너무 깊어요. 하악! 도... 도련님! 살... 살려주세요. 아악!> 철문 안쪽에서 비명이 들리고

왕진; (아주 마마를 잡는구만. 하긴 초공자는 쇳덩이가 따로 없을 나이긴 하지.) 히죽

<어떻게... 저 어떻게 해요? 끄윽! 앞으로 도련님 없으면 어떻게 살아요? 하악! 절... 신첩을 버리시면 안돼요! 뭐든지 할 테니... 아악!> 이어지는 철문 안쪽에서의 비명

왕진; (난생 처음 당해보는 제대로 된 몽둥이찜질에 사경을 헤매시는군.) 벽에 기대앉으며 히죽거리고. 그 사이에도 철문 안쪽에서는 죽겠다고 지르는 비명이 들리고

왕진; (마마의 성격상 황후가 되셨다면 통제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원하는 대로 권력을 휘둘러 조야(朝野)를 공포로 몰아넣었을 텐데...)

왕진; (다행히 초공자에게 제대로 혼이 나고 있으니 황후의 자리에 오르더라도 자제하시게 될 것이다.)

<비록 떳떳하지 못한 난륜이긴 하지만 초공자는 세상을 위해 큰 공을 세우고 있는 셈이다.> 황태자비를 엎드려 놓고 뒤에서 강간하는 청풍의 모습. 한손으로는 황태자비의 뒷목을 쥐고 침대에 얼굴을 찍어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한 상태로

 

#303>

<-손가장> 밤이 깊었다. 대청에서는 여전히 술 자리가 이어지고 있고. 대청 입구는 청뢰선자와 녹우선자가 지키고 있다. 대청 주변에는 금의위 위사들이 에워싸고 있고

뚜껑이 있는 찻잔을 두 개 얹은 작은 쟁반을 들고 다가오는 유모

다가오며 청뢰선자와 녹우선자에게 고개를 숙이는 유모

<손소저의 유모로군.> 고개 끄덕이며 비켜주는 청뢰선자와 녹우선자

대청 안으로 들어가는 유모.

대청 안에서는 직각으로 앉은 손추충과 주첨기가 뭔가 얘기를 나누고 있고. 이제 술은 안 마신다. 시녀들은 좀 떨어져서 대기하고 있고

두 사람에게 다가오는 유모

유모; [실례하겠사옵니다.] 고개 숙이며 다가가고. 돌아보는 손추충과 주첨기

유모; [아가씨께서 먼저 자리를 뜬 결례의 용서를 비신다면서 차를 손수 다려 주셨사옵니다.] 슥! 말하며 쟁반에서 찻잔을 하나 주첨기 앞에 내려놓고

주첨기; [영롱소저는 이름뿐 아니라 마음씨까지 곱군.] 웃고

손추충; (그 녀석이 안하던 짓을...) 찡그리고. 그런 손추충 앞에도 찻잔을 내려놓는 유모

주첨기; [잘 마시겠다고 전해주게나.] 찻잔을 들며 유모에게 말하고

유모; [예 전하.] 쟁반을 두손으로 든 채 고개 숙이고

이어 총총히 입구로 가는 유모. 그 배경으로

주첨기; [드시지요 빙장!] 손추충에게 먼저 권하고

손추충; [차에 대해 조예가 깊지 않은 아이가 전하의 취향에 맞게 내렸을지 모르겠소이다.] 한숨 쉬며 찻잔을 들고

주첨기; [영롱소저 손을 거친 게 무엇인들 제 입에 안맞겠습니까?] 웃으며 왼손으로 찻잔을 들고 오른손으로 뚜껑을 열고. 직후

[!] 움찔! 하며 찻잔을 들여다 보는 주첨기.

찻잔의 바닥에 종이가 한 장 깔려있는데 그 종이에 <待>라는 글이 적혀있다.

주첨기; (대(待)...!) (내가 가는 걸 기다리겠다는...) 흥분하고

손추충; [뭔가 문제라도...?] 눈치 채고 묻지만

주첨기; [아니... 아닙니다.] 급히 웃으며 찻잔을 입에 가져가고

꿀꺽! 차를 원샷으로 마시는 주첨기

손추충; (술도 아닌 차를 단숨에...) 갸웃하며 볼 때

주첨기; [좋은 차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마셔본 차중에 향이 으뜸입니다.] 찻잔 내려놓고

손추충; [민망하외다.] 쓴웃음. 역시 찻잔을 내려놓는데

주첨기; [빙장께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좀 흥분된 표정으로

손추충; [말씀하시지요.]

주첨기; [기분이 좋아서 과음을 한 탓인지 피로가 급격히 밀려오고 있습니다.] [오늘 밤 이곳에서 신세를 질 수 있을지요?]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 무언가 느끼고 심각한 표정이 되는 손추충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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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

역시 해가 질 무렵. 금정신니가 머무는 암자가 멀리 보이는 강변. 한쪽은 절벽이고.

절벽 위로 난 길을 따라 날아오는 환설과 신소심. 그러다가

앞쪽에 나타나는 갈림길. 길 하나는 암자 쪽으로 이어지고 다른 길은 우측으로 꺾인다. 암자까지의 거리는 5리 정도

환설; [여기서 헤어지자.] 휘익! 갈림길에 내려서며 말하고.

신소심; [언니는 어디를 가시려구요?] 휘익! 뒤 따라 내려서고

환설; [귀면지존에게 인질로 잡혀있는 게 도련님이 아니라는 걸 한시라도 빨리 천존님과 영청공주님께 알려드려야하지 않겠느냐?]

신소심; [그렇긴 한데... 전서구로 알려드려도 되지 않나요?]

환설; [이토록 기쁜 소식을 어찌 전서구를 통해서 아시게 할 수 있겠느냐?]

환설; [내가 직접 천존님과 공주님께 알려드려야만 한다.]

신소심; [언니의 뜻이 그렇다면야...]

환설; [먼저 간다! 장로님들께는 네가 잘 말씀드려라.] 휘익! 날아오르고

신소심; [살펴가세요.] 손 흔들지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새처럼 멀리 날아가는 환설. 암자 쪽으로 난 길이 아니라 우측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을 따라 날아간다

신소심; [뒤도 안돌아보고 가버리네.] 멀어지는 환설을 보며 샐쭉

신소심; [하긴 십팔 년동안 괴롭혀온 죄책감에서 벗어나게 되었으니 날아갈 것같은 기분이겠지.] 암자 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걸어가고. 길은 절벽 위로 나있다.

신소심; (환설언니 입장에서는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을 거야.) (아기 때 헤어진 주인집 도련님을 다 커서 만났으니...) 약간 얼굴 발개지고

신소심; (나하고는 동갑...) (잘 하면 그 인간과의 사이에 좋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두 손으로 발개진 뺨을 감싸고

신소심; (천하제일인이신 사자천존님의 외아들이고 황태자와는 종형제 사이!) (그러면서 무공도 경이적인이니 말 그대로 최고의 배필감이야.) 청풍을 떠올리며 할딱이고

신소심; (게다가 난 부끄러운 물건을 그 인간에게 빼앗긴 경험도 있어.) 청풍이 자신의 젖가리개를 흔들며 놀리던 장면 떠올리고. #52>의 장면이다.

신소심; (비록 장난이라고는 해도 처녀의 젖 가리개를 훔쳐 희롱했으니 책임을 져야하지 않겠어?) 흥분해서 할딱이고

신소심; (사자천존님의 며느리가 될 수만 있다면 세상 부러울 게 없는데...)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고

슈욱! 면도칼처럼 날카로운 손톱이 달린 손이 신소심의 바로 앞으로 들이닥친다.

신소심; (암습!) 스팟! 벼락같이 뒤로 물러서고

화악! 돌풍과 함께 나타나며 면도날같은 손톱이 돋은 손을 휘두른 자세인 신행태보. 그 앞쪽에서 신소심이 뒤로 날아올랐다가 다시 내려서고 있다.

서걱! 신소심의 가슴 부분 옷이 세 가닥으로 갈라지면서 탐스런 젖가슴의 형태가 드러나는데 피부에 상처가 살짝 생겨서 피가 번져 나오고 있다.

신소심; (위험했다.) 창! 양쪽 허리에 차고 있던 휘어진 칼을 반대 쪽 손으로 뽑으면서 자기 가슴을 내려다보고. 그때

신행태보; [이거 아깝게 되었구만!] [조금만 깊었어도 탐스러운 젖가슴을 구경할 수 있었을 텐데...] 화악! 가라앉는 돌풍 속에 서서 날카로운 손톱이 돋아난 손을 쳐들어 보이면서 웃고

신소심; [죽일...] 이를 바득

신소심; [네놈 누군데 개수작을...] + [!] 말하다가 눈 치뜨고

신행태보; [제법이로군. 날 알아보는 눈치라니...] 웃으며 변태처럼 손톱을 혀로 핥고. 그러자

신소심; [신행태보 종선!] [네놈은 천마련 순찰당의 부(副)당주인 신행태보로구나.]

신행태보; [어린 나이임에도 용케 본좌를 알아본 것이 기특해서 괴롭히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신행태보; [순순히 투항하면 정중하게 대해주마.]

신소심; [개소리는...] 스팟! 앞으로 쇄도하고

신소심; [지옥에 가서 마저 해라!] 쩍! 스악! 양손의 칼을 질풍같이 휘두르고

신행태보; [빠르기로 겨뤄보자?] 스팟! 날아서 피하고

신행태보; [신행태보라는 별호답게 경신술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고 자부해온 본좌다!] [네년 실력으로는 본좌의 옷깃조차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 휘익! 강변과 반대쪽, 숲으로 날아가며 비웃고. 신소심을 마주 보는 자세로

신소심; [과연 그럴지 보자 마졸새끼야!] 슈슈슉! 엄청난 속도로 쇄도하며 양손의 칼을 휘두르고

[!] 뒤로 날아가다가 눈 부릅뜨는 신행태보. 사방에서 여러 개의 칼 그림자가 날아든다

신행태보; (이 어린 계집...) 스팟! 스슥! 모습을 여러 개로 만들어 그 칼질들을 피하려 하지만

서걱! 쩍! 신행태보의 몸 여기저기가 칼 그림자에 스치며 피를 튀긴다.

신행태보; (경신술은 나보다 빠르고 도법은 신랄하기 이를 데 없다.) 피를 뿌리면서도 사력을 다해 피하고. 그런 신행태보를 향해 미친 년처럼 칼을 휘두르며 쇄도하는 신소심

<과연 무림맹이 공들여 키운 복수사영중 한명답다!> 서걱! 쩍! 생각하는 신행태보의 몸에 상처가 마구 나고.

화악! 신행태보는 고통으로 얼굴 이지러트리며 몸을 휘돌려 피하지만

신소심; [잘 가라!] 쩍! 이미 바로 앞에 나타나 쇄도하며 오른손의 칼로 신행태보의 목을 벼락같이 찌르는 신소심

신행태보; (피할 수가...) 목으로 날아드는 신소심의 날카로운 칼 끝을 보며 절망하고.

신소심; (해치웠다!) 쩍! 신행태보의 목을 향해 칼을 내뻗으며 차가운 미소. 하지만 그 직후

캉! 갑자기 신행태보의 옆에 나타나며 자황척으로 신소심의 칼을 강하게 쳐올리는 벽세황.

[!] 자황척에 칼이 쳐올려지는 바람에 손도 함께 쳐들리며 눈 부릅뜨는 신소심

쩍! 자황척에 닿은 신소심의 칼은 자황척에 달라붙어 함께 위로 쳐올려지고

신소심; (내 칼이 저자의 무기에 달라붙었다.) 슥! 찡그리며 쳐든 손의 손아귀가 벌어진다. 칼은 자황척에 달라붙어 위쪽으로 끌려올라가고 있고

벽세황; [영차!] 투학! 자황척을 높이 쳐올려서 칼이 신소심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오게 하고

신소심; [크왓!] 쩍! 물러서며 왼손의 칼로 벽세황의 오른쪽 옆구리를 빠르게 긋지만

캉! 신소심의 칼은 벽세황의 오른쪽 옆구리를 스치면서 쇳소리를 낸다. 벽세황은 자황척을 쳐든 상태라 옆구리가 무방비였는데

번쩍! 갈라진 벽세황의 옆구리쪽 옷이 갈라지는 안쪽에 번쩍이는 비늘로 엮은 갑옷이 일부 드러난다

신소심; (옷 속에 호신용 갑옷을 입고 있다!) 팟! 뒤로 휙 날아가고. 하지만

휘익! 휙! 스슥! 신소심의 뒤로 나타나는 검은 옷의 무사들. 천마련 순찰당 소속 무사들인 흑혈살객들이다

신소심; (함정!) 내려서며 곁눈질로 흑혈살객들을 보면서 얼굴 굳어지고

신소심; (이자들... 미리 세심암으로 가는 길목에 매복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내가 환설언니와 헤어지자 공격을 해온 것이다.) 하나 남은 칼을 움켜쥐어 앞쪽을 가리키며 이를 바득 갈고. 그때

벽세황; [신소저의 미모가 서시나 월궁항아에 못지 않다는 소문은 오래전부터 들어왔소이다.] 능글맞게 웃으며 자황척을 흔들고. 신소심의 칼 한 자루는 자황척에 붙어있다

벽세황; [과장이 좀 섞이지 않았나 의심했는데 오늘 이렇게 직접 뵈니 오히려 과소평가 된 면이 있으시구려.] 포권하는 시늉

신소심; [개소리는 집어치우고...] 분노

신소심; [네놈이 누군지 정체나 밝혀라.] [죽이기 전에 이름이나 알아둬야 하니...] 표독하게 말하고

벽세황; [소저도 소생의 이름은 들어보셨을 거요. 옥기린(玉麒麟) 벽세황(碧世皇)이라고...] 거만하게 히죽 웃고. 순간

신소심; [벽세황!] 눈 치뜨고

신소심; [네놈이 천강마존의 제자들인 사신마재(四神魔才)중 셋째인 그 벽세황이냐?] 아연긴장하고

벽세황; [그렇소. 동시에 천하제일의 장인 가문인 신장궁(神匠宮)의 후계자이기도 한 귀한 몸이 바로 본 공자요.] 거만하게 웃고

신소심; (상대가 천강마존의 제자중 한명이라면 지금의 내 실력으로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얼굴 굳어져 뒷걸음질

신소심; (사부님과 사형이 계시는 세심암이 멀지 않으니 빨리 여길 빠져나가야...)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고

신소심; (현기증!) 띵! 현기증을 느끼고 비틀하는 신소심

신소심; (갑자기 현기증이...) + [!] 비틀거리다가 눈 부릅 깨닫고

<독?> 자신의 가슴에 나있는 옅은 상처를 내려다보는 신소심. 상처에서는 피가 아직 나고 있고. 그때

벽세황; [이제야 효과가 나는구만.] 히죽

신행태보; [몽혼고(夢魂膏)가 스며든 곳이 심장에 가까운 곳이라 제법 빨리 효과가 나타난 것입죠.] 자기의 면도날같이 날카로운 손톱을 들어보이며 웃고

신소심; [비... 비겁한... 독을 쓰다니...] 술 취한 듯 비틀. 눈도 풀렸고

벽세황; [이기고 지는 승부에 비겁하고 자시고가 뭐 있겠소?] 웃고

벽세황; [하긴 그걸 따져야만 정파백도입네 주장할 수 있긴 하겠지만 어쩌겠소?] [우린 사파, 또는 흑도라고 불리는 천마련 소속인데...]

벽세황; [이길 수만 있다면 무슨 수단이든 쓸 수 있다는 게 본련의 철칙이니 이해하시구려.]

신소심; (더... 정신이 더 흐려지기 전에 여길 빠져나가야만 한다!) 팟! 사력을 다해 몸을 날려 허공으로 치솟지만. 그 직후

[!] 눈 부릅뜨는 신소심. 이미 벽세황이 그녀 바로 앞에 육박해있다. 사악하게 웃으면서

벽세황; [이제 막 만났는데 그냥 가시면 서운하지 않소?] 날아오르는 신소심 앞으로 얼굴 들이밀며 웃고

신소심; [크아!] 쩍! 사력을 다해 하나 남은 칼을 휘두르지만

파팟! 이미 신소심의 가슴 부분의 혈도를 찍고 있는 벽세황이 손가락

신소심; [끄윽!] 혈도가 찍혀서 눈을 까뒤집고 퍼득이고

벽세황; [영차!] 두 팔로 그런 신소심의 몸을 받아안고

휘익! 바닥에 내려서는 벽세황

벽세황;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니 더욱 더 절색으로 보이는구만.] 두 팔로 안은 신소심을 내려다보며 음험하게 웃고

신행태보; [경하드립니다 삼공자님! 절세미녀를 손에 넣으셨습니다.] 포권하며 아부하고

벽세황; [고맙소 부당주.] [하지만 신소저와 같은 미녀와 운우지락을 맛보는 즐거움은 잠시 미뤄둬야만 하오.] 눈이 충혈된 채 신소심을 내려다보고

벽세황; [이 계집은 더 큰 대물을 유인할 미끼로 써야만 하니...] 신소심의 뺨에 입을 맞추고

신소심; (나... 날 맹주님을 함정에 빠트릴 미끼로 쓸 생각이로구나.) 정신 잃어가며 깨닫고

신소심; (공자님...) 청풍을 떠올리고

<제발 소녀를 구해주세요.> 벽세황의 두팔에 안긴 채 축 늘어진 신소심의 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애원 나레이션. 벽세황은 신소심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좋아 죽으려 하고 있고.

 

#299>

<-손가장> 이제는 해가 져서 손가장 주변에 불이 밝혀져 있다. 여전히 손가장 일대에는 금의위 위사들이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고

대청에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고 하녀들이 연신 음식을 들여가고 또 빈 그릇을 내온다. 음식 들여갈 때는 입구에 서있는 청뢰선자와 녹우선자가 검사를 한다. 주로 녹우선자가 살펴보고 허락을 맡은 음식만 들어간다. 마당 쪽에는 금의위 위사들이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고. 건물 안에서는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녹우선자가 음식을 검수하는 동안 흘깃 한쪽을 보는 청뢰선자.

건물 뒤편에서 두 명의 나이가 좀 있는 위사들과 걸어 나오는 동방여명. 헌데

약간 찡그리며 건물 뒤쪽을 보는 동방여명

<걸리시는 게 있으신가요 통령님?> 누군가의 전음이 동방여명의 귀에 들리고

동방여명; <아니오.> 전음으로 대답하며 건물 입구를 보고. 시녀가 내미는 음식을 검수하는 녹우선자 옆에 선 청뢰선자가 동방여명을 보고 있다

동방여명; <한왕부가 멀지 않다보니 본직의 신경이 예민해진 것같소.> 고개 조금 저으며 전음을 보내고. 배경으로 <-금의위 통령 동방여명>

청뢰선자; <조심은 해야지요. 한왕전하께서 황태손전하를 눈엣가시처럼 여기시는 건 사실이니...> 고개 조금 끄덕이며 전음으로 대답하고

동방여명; (신경과민이었으면 좋겠는데...) 찡그리며 시선을 앞으로 돌리고

동방여명; (분명 누군가의 시선이 날 주시하는 게 느껴졌었다.)

동방여명; (홍무폐하와 영락폐하를 보위하며 숱한 사선(死線)을 넘은 내 감각이 오류를 일으켰을 리는 없다.) + [경호의 단계를 극상으로 올려라.]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중년 위사들에게 낮게 말하고. 흠칫! 하는 중년 위사들

동방여명; [손가장은 사가(私家)인지라 불순한 뜻을 품은 자가 잠입할 만한 여지가 도처에 있다.]

동방여명; [황태손전하께서 자금성으로 환궁하시기 전까지는 목숨을 걸고 보위해야만 한다.]

[존명!] [한 번 더 경비 상태를 점검하겠나이다.] 포권하는 두명의 중년 위사들

이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서둘러 가는 중년 위사들, 그자들을 등지고 동방여명은 다시 건물 주위를 돌기 시작하고

그런 동방여명을 보는 청뢰선자. 약간 찡그리며

녹우선자; [왜?] 음식을 들여보내며 청뢰선자를 보며 묻고

청뢰선자; [동방통령이 뭔가를 감지한 것같애.] 건물 뒤로 돌아가는 동방여명을 보며

녹우선자; [그래?] 눈 번뜩

녹우선자; [백전노장인 동방통령이 착각을 했을 리는 없고...] 눈을 반쯤 감으며 한손을 눈 앞에 세우고

녹우선자; <손가장 내의 공기를 한번 걸러볼게. 불순한 것이 끼어들었는지...> 슈우! 사방에서 안개같은 것이 녹우선자 주위로 몰려들고

오가던 시녀들 깜짝 놀라고 겁 먹어 멈춰서거나 물러서고.

<저... 저게 무슨...> <갑자기 안개가 사방에서 모여들고 있어!> <술... 술법이야!> 시녀들이 놀라며 보고.

위사들도 흠칫! 하지만 전에 본 적이 있어서 크게 놀라지는 않고

청뢰선자; (물을 다루는 술법을 지닌 녹우는 후각도 아주 예민하여 수천종의 냄새를 구분할 줄 안다.) 안개가 물결치듯 휘도는 녹우선자의 모습을 보면서

청뢰선자; (손가장에 원래 있던 자가 아니라면 냄새로 확실하게 구분해낼 것이다.) + [!] 생각하다가 흠칫! 하며 녹우선자를 보고

[!] 녹우선자의 이마가 찡끗하고

청뢰선자; <침입자의 존재가 감지되기라고 한 거냐?> 긴장하며 묻는데

녹우선자; <확실히 이전까지 없던 냄새가 하나 감지되긴 하는데...> 천천히 눈을 뜨고. 좀 난감한 표정으로

청뢰선자. <그럼 침입자가 있다는 거잖아! 빨리 동방통령에게 알려야겠어.> 동방여명이 간 쪽을 보며 말하는데

녹우선자; <기다려 청뢰!> 콱! 청뢰선자의 소매를 잡아 저지하고, + 청뢰선자; <왜?> 뒤를 돌아보는 청뢰선자.

녹우선자; <침입자가 있긴 하지만... 우리도 아는 사람이야.> 얼굴 약간 발개지고

청뢰선자; <우리가 아는 사람?> 흠칫! 하고

녹우선자; <그래!> 끄덕이며 주변을 보고

청뢰선자; <우리가 아는 사람이면서 동방통령의 이목을 간단히 속여 넘길만한 고수가 대체 누구...> + [!] 묻다가 깨닫고

청뢰선자; <맙소사! 그자... 아니 그 분이 온 거야?> 손으로 입을 가리며 놀라고

녹우선자; <자신이 구해주었던 손영롱의 상태가 궁금해서 찾아온 것같으니까 모른 척 해!>

청뢰선자; <미묘한 시기에 찾아왔네. 하필이면 황태손께서 손영롱에게 청혼하러 온 날 손가장을 방문하다니...> 한숨 쉬고

녹우선자; <난감하긴 하지만 입 다물고 있자구. 동방통령에게 알려봐야 괜히 긁어 부스럼이 될 뿐이니...>

청뢰선자; <그래야겠지?> 한숨 쉬고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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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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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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