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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9.21 [황금전장] 제 88장 위험하고 짜릿한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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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불이 여기저기 밝혀진 철궁.

건물 사이로 가는 권완.

지나가다가 인사하는 철궁의 제자들

마주 목례하는 권완

곧 어느 건물로 들어가는 권완

방안의 침대에 누워있는 독군. 온몸을 붕대로 칭칭 감았다. 머리에도 붕대.

독군; [뜻밖이군. 이밤이 새기 전에 누군가 내 목숨을 가지러 올 거라 생각했지만 네가 직접 오다니....]

권완; [경계할 것 없어요. 해치러 온 게 아니니까요.] 문을 닫고.

독군; [역시 뜻밖이군. 보시다시피 예의를 차릴 순 없는 상태니 앉고 싶은 데 앉아라.]

권완이 두 손을 허공에서 춤을 추듯 한 번 휘젓고.

휘익! 하고 그녀의 주위에서 바람이 일어나더니 그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흐름은 맹렬하고 빨라진다.

마침내 그녀의 두 손바닥 사이에서 밥공기 정도의 크기가 되어서 맴돌고.

독군; (방안의 공기를 모두 끌어모아 압축 시키다니...!) (어린 계집이 괴물이 따로 없군!) 놀라고

권완; [천하제일독인 독군에게는 독중지성(毒中之聖)이라는 독이 있어 금강불괴조차 녹일 수 있다지요?] 양손을 빙글 빙글 돌려가며 손안의 바람 구슬을 압축시키면서

권완; [더구나 용독(用毒)하는 수법이 귀신같아서 수족을 쓰지 않고도 삼장 이내에서는 마음으로 독을 쓴다더군요.] 두 손 바닥 사이에 있던 바람 뭉치를 이제 계란만하게 압축 시켜서 손바닥에 올려놓고.

독군; [틀린 말은 아니다만 독중지성은 함부로 쓸 경우 나도 함께 당할 우려가 많아서 쉽게 쓸 수는 없다.]

독군; [너와 싸울 때 처음부터 독중지성을 사용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긴 한다만....]

권완; [이 바람 구슬 속엔 적어도 사십 가지 이상의 독이 들었겠지요?] 손바닥 위에 올려진 계란만한 바람 구슬을 들어보이고

독군; [맞다!] 끄덕.

권완; [확인해볼까요?] 구슬을 바닥으로 떨어트리고. 순간

치치치! 푸시시! 바닥의 석판이 녹아들어가며 연기를 낸다.

권완; [역시 명불허전이군요. 압축되었다고는 해도 석판까지 녹이다니...!]

독군; [항상 손이 늦어 후회막급이다. 네가 올 줄 알았다면 다른 독을 썼을 텐데....]

권완; [제가 경계하고 있을 때는 어떤 독도 저를 해칠 수 없답니다.] 의자를 끌어다가 침대 옆에 놓고

독군; [흥!] 냉소.

권완; [꼭 믿어달라고 한 말은 아니니 부담 가지실 필요 없어요.] 의자에 앉는다.

독군; [누가 부담을 가진단 말이냐?]

권완; [그 부담이 아니라 할지라도 다른 부담은 있으시겠죠.]

독군; [흥!] 코웃음.

권완; [내일이면 원했던 물건을 손에 넣고 필사본을 만들 수 있으실 테니 먼저 축하를 해야 하겠군요.]

권완; [하지만 그 후에는 어떻게 하죠?] [하루 안에 철궁을 빠져나가지 못한다면 아마 당신은 죽음을 당할 텐데요.]

독군; [네가 염려할 일이 아니다.]

권완; [만약에 제가 원하는 세 가지 독을 주신다면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드리겠어요.]

독군; [흐흐흐! 어린 계집아이가 어쨌든 철궁의 제자인 노부를 상대로 수작을 부리려하다니 우습구나!]

권완; [철궁에서 배웠다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는군요.]

[!] 독군 흠칫하며 입을 다물고.

가만히 보고 있는 권완

독군; (그러고 보면 어느덧 나는 나 자신이 철궁의 제자라 생각하게 되었다!)

독군; (지난 십년, 젊은 것들과 허물없이 어울리며 지내다 보니 철궁과 철궁의 여러 가지 수법들에 대한 자부심이 내 마음속에서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독군; (실제로 철궁의 재주들은 하나같이 기상천외한 것들뿐이었다.)

독군; (만약 내가 좀 더 일찍 철궁에서 배웠으면 뜻을 둔 것들 중 열에 열은 아닐지라도 일곱정도는 이루었을 것이다.)

권완; [독군께선 거래 조건으로 천하제일미인 임희를 내놓지 말아야 했어요.]

움찔 독군

권완; [투기라고 욕하겠지만 나는 그의 곁에 나 이외의 다른 여자가 있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독군; [미안하게 됐군.]

독군; [노부는 궁주가 춘약에 중독된 상태였기 때문에 미녀를 내세워 거래가 원만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려고 했던 것뿐이었다.]

권완; [솔직하시군요.]

독군; [진심을 얻는 것은 진심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권완; [그럼 저도 진심을 말하지요.]

권완; [사실 소녀에게는 한 가지 고질이 있습니다.] [뭐든지 한번 의문을 품은 것은 반드시 알아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독군; [재녀로서 생길만 한 병이군.]

권완; [지금 전 알고 싶은 어떤 것이 있으나 혼자의 힘으로라면 아마도 이십 년 이상이 지나야 할 것 같군요.]

권완; [하지만 독군께서 도움을 주신다면 오늘 밤 안으로 알 수 있습니다.]

독군; [천하의 재녀 권완이 이십 년 걸릴 일을 노부가 도와서 하루에 이룰 수 있다니 믿기가 어렵군.]

독군; [하여간 네가 알고 싶은 게 뭔지를 말해준다면 도와주마.]

권완; [고맙군요. 저 역시 도와드리겠습니다.]

권완; [제가 알고 싶은 것은 궁주에 관한 것입니다.]

[!] 독군의 눈이 번쩍.

 

#165>

다시 천년관총. 밤이 제법 깊었다. 순라꾼 외에는 돌아다니는 사람 없고. 건물들에는 거의 다 불이 꺼져있다.

청풍의 침실. 큰댓자로 누워서 자는 청풍.

삼촌육유들도 잠이 들어있다.

문 아래로 흘러들어오는 뱀같은 연기

뱀처럼 움직여서 침대로 다가가더니

청풍이 호흡하는 대로 청풍의 코로 흘러들어간다. 직후

끼익!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며 권완이 들어온다. 손에는 큼직한 잔이 하나 들려있고

[누구냐?] 순간 누군가 외치고

권완; [쉿! 조용!] 손가락을 입에 대고 말하고

[난 또 누구라고!] [예쁜 언니잖아!] [잠 좀 자자 잠 좀!] 잠에서 깨어난 삼촌육유들이 궁시렁대고

권완; [미안!] [나 신경쓰지 말고 자도록 해!] 삼촌육유들에게 말한 후 침대로 가고

곤하게 잠이 든 청풍

조심스럽게 다가가 손을 청풍의 얼굴 위에 이리저리 흔들어보는 권완

하지만 청풍은 신나게 코만 골고

권완; (약이 제대로 들었어!) (한번 잠들면 옆에 벼락이 떨어져도 깨지 않을 거라는 독군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네!) 청풍의 발치로 이동하고

권완; (이이에게는 어떤 독도 통하지 않으니 수면제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지!) 컵을 내려놓고 비수를 하나 꺼내고

한손으로 청풍의 발을 잡고

권완; (미안해요!) 용서를 빌며 엄지 발가락 끝을 칼로 벤다. 피가 배어나오고

급히 칼 내려놓고

잔을 잡아서 그 피를 받는 권완 그때

삼촌육유들이 소근대는 소리가 들린다. [뭐하는 거지?] [잡아먹으려나 봐.] [먼저 맛을 보는 모양이야.]

피식 웃는 권완

[자기한테 엉큼한 짓 좀 했다고 잡아먹다니...] [우리도 조심해야겠어.] [번개보다 더 나빠.] [거기서 내 이름이 왜 나오는 건데?] 작은 소리로 소근대는 놈들

그러거나 말거나 잔에 피를 받는 권완. 어느덧 제법 고였다.

권완; (독군이 준 수면향이 신통하긴 하네.) (상처가 제법 깊이 나고 피가 이만큼이나 빠져나가는데도 전혀 모르고 자는 걸 보면...!)

물거품; [쳇! 똑똑한 줄 알았는데 실은 바본가 봐.] [목이나 가슴을 찌르면 금방 피가 콸콸 쏟아질 텐데 저러고 있어!] 궁시렁 대고

번개; [바보는 물거품 바로 너얌마!]

번개; [저 여자는 아까 우리한테 물어봤던 걸 실험하려는 거라고! 멍텅구리 녀석!]

물거품; [싸가지 없는 난쟁이 똥자루가 누구보고 멍텅구리라는 거냐?]

번개; [어쭈! 물거품 너 많이 컸다! 나한테 대들기까지 하고!]

물거품; [대들면 어쩔 건데? 너나 나나 피차 소혼곽에 갇힌 포로 신세잖암마!]

번개; [이 쉐리가 욕까지 해! 너 걸리면 죽~었어!]

물거품; [웃기지마 존마나!]

권완; [한마디만 더 하면 목이나 가슴을 찔러서 피가 금방 콸콸 쏟아지게 할 테야!] 돌아보며 눈을 부라리고

삼촌육유들이 합! 하면서 일제히 입을 다문다.

권완; (시끄러운 녀석들 같으니...!) 잔을 살핀다. 반 넘게 찬 피

권완;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콕콕! 청풍의 발의 혈도를 찍고

권완; [미안해요. 이후로는 당신에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겠어요.] [하지만 이것만은 정말 확인하고 싶었어요!] 잔을 들고 무릎 걸음으로 뒷걸음질치고

권완; [당신에게 말하고 확인할 수도 있겠지만.... 호기심이 통제가 안되는 내 성격에 당신이 실망할까봐 몰래 시험해볼 수밖에 없었어요1]

이어 소혼곽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고

권완; [유쾌하지 않더라도 참아줘!] 손으로 번개의 고개를 앞으로 숙이게 해서 등쪽에 틈이 만들어지고

그 틈새에 조심스럽게 피를 붓는 권완

번개; [으...! 찝찝해!]

그러거나 말거나 다른 놈들이 고개 내밀고 있는 구멍에 피를 부어넣는 권완. 이윽고

권완; (이게 끝이야!) 삼촌육유가 갇혀있지 않은 유일한 상자에게 다가가고.

잔에 든 나머지 피를 모두 그 상자에 불어넣어준다

권완; (준비는 다 끝났어!) 급히 상처에서 멀어지는 권완

긴장해서 상자들을 본다

삼촌육유들의 작은 얼굴도 어둠 속에서도 창백해진다. 하지만

잠시 시간이 지났지만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권완; (이게 뭐야!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잖아!) 찡그리고

그러다가 흠칫

번개가 딴전을 피우고 있다

권완; [번개! 날 똑바로 봐!] 번개에게 고개 들이밀고

권완; [너 나한테 말하지 않은 게 있지? 그렇지?] 손가락으로 이마를 콕콕 찌르며 윽박지르고

번개; [이... 이러지마!] [난, 반드시 숨결도 함께 불어넣지 말아야 한다고는 말하지는 않았어.] 억지로 웃고

권완; [숨결? 누구 숨결?]

번개; [힘을 불러내는 거라면 힘을 사용할 사람!] [제왕인지 아닌지 시험을 하는 거라면 시험 대상이 되는 사람!] 겁을 내면서 재빨리 말하고.

권완; [틀림없지?]

번개; [난릉왕이 그렇게 말한 것 같아. 나도 더는 몰라.]

권완; [이번에도 틀렸다면 전부 각오해.] 새침하게 노려보고

삼촌육유들은 두려운 듯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끄덕.

권완; (숨을 불어넣으라고?) 당혹하며 침대로 가고

신나게 코 골며 자고 있는 청풍

권완; (저 사람의 숨결을 소혼곽에 옮겨 넣으려면 그 방법 밖에 없는데...!) 망설이다가

권완; (별수 없어! 어차피 우린 부부가 될 사이기도 하니까 흉도 아니야!) 청풍 옆으로 가고.

권완; (용서해요!) 숨을 길게 내쉬고

이어 자신의 입을 벌려 청풍의 입 위에 대고. 입술끼리 거의 닿을 듯 말 듯

권완; (부끄러워!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애!) 얼굴이 새빨개져서 두근두근.

권완; (입술이 닿지 않도록 조심...!) 후욱! 청풍의 숨을 들이쉬고. 그러다가

권완; (이 정도면 되었어!) 급히 손으로 입을 가리고 침대에서 내려와

번개가 들어있는 상자로 달려가고

알아서 고개를 앞으로 숙여서 공간을 만드는 번개

권완; [하아!] 좁은 틈새에 대고 숨을 깊이 불어넣는다

번개; [앗 뜨거!] 몸을 뒤틀고

권완; [미안해! 끝났어!] 고개를 들고

그런 방법으로 왔다 갔다 하는 권완. 이윽고

권완; (마지막 한번!) 침대로 또 올라가고

권완; (지금까지는 잘 해왔어!) 다시 청풍의 얼굴 위에 자기 얼굴을 겹치는데

떨리는 권완의 입술이 청풍의 입으로 접근하고. 헌데

청풍; [흐읍!] 갑자기 숨을 들이키고

그 바람에 입술이 서로 붙어버리는 두 사람

[!] 눈 부릅 충격받는 권완

권완; (안... 안돼! 혀... 혀까지 들어왔어!)

권완; (그... 그만 뒤야하는데...!) 청풍과 키스하며 표정이 몽롱해지고. 그러다가

청풍; [음냐!] 입맛 다시며 청풍의 입술에서 자기 입술을 떼고

권완; (끝... 끝났어!) 아쉬운 표정으로 숨을 들이키고

권완; (우리의 두 번째 입맞춤은 이렇게 끝나는구나!) 손으로 입을 가리고 침대에서 내려오고

이어 마지막 하나의 상자로 가는 권완

권완; (제발 내 생각대로 이기를...!) 삼촌육유가 들어있지 않은 상자의 구멍에 입김을 불어넣어주고

이어 고개를 들고

권완; (이젠 기다리는 일만 남었어!] 뒤로 물러선다.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은 권완. 소혼곽들의 반응을 살핀다.

삼촌육유들도 불안한 기색으로 서로를 보는데

권완; (이번에도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저이에 대한 내 생각이 틀렸다는 증거인데...!) 청풍을 힐끔거리며 초조한 기색이고. 그때

[어.... 뭐야?] [번개! 네 상자에서 연기가 난다!] [번개의 똥꼬가 타고 있나봐!] 소근대는 소리

흠칫 돌아보는 권완

쿵! 번개가 들어있는 상자의 구멍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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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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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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