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과연 독군!> <단번에 오늘 몰려온 자들 중 절반 이상을 쫓아보냈다!> <이길 수도 있다!> 희망적인 표정이 되는 철궁의 제자들. 가진우와 하시룡의 지시로 진법을 구축하며 독군의 뒤에 늘어선다.

역천마도; [귀신같은 용독술(用毒術)이로군!] [솜씨를 보아하니 귀하가 독군 영호모청이 맞긴 맞는 모양이오.] 한쪽에 의자를 놓고 앉아있다. 무릎에는 칼을 얹어놓았고. 역천마도 뒤에는 네 명의 노인들이 흉신악살처럼 서있다. 마교의 고수들인 벽안사마. 이하 역천마도는 의자에 앉아있다

독군; [마교의 이름난 살성들인 벽안사마(碧眼四魔)를 거느리고 있는 걸 보니 젊은이가 바로 마교의 당대 교주인 역천마도 김치독이겠군.] 웃고

역천마도; [흐흐흐! 나이 좀 먹었다고 오만함이 본 교주까지 우습게 볼 정도에 이르렀군.] 눈에서 흉광을 뿜어내고

독군; [이 자리는 교주가 주도할 만한 곳은 아닐세. 고수는 교주만이 아니지 않은가?]

역천마도; [흐흐흐!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 이산굉을 보고

이산굉; [껄껄껄! 이산굉이 예의가 없었소이다!] 나서고

이산굉; [독군 노선배께서 여기 계신 줄 알았다면 마땅히 예물을 준비했을 것이오.] 포권하고

이산굉; [하지만 준비하지 않았다고 예물을 바치지 않을 수는 없는 일!] [용납해주신다면 후배가 오늘 여기서 근사한 판을 벌여보이겠소이다.]

독군; [천동대협이 무림의 괴물이라는 말은 익히 들었네.] [자네가 오늘 노부와 더불어 한판 거하게 벌여보겠다면 사양할 수 없지.] 마주 포권하고

이산굉; [오늘 이 자리는 소문이 사람을 모은 자리요.] [이제 판을 준비하면 올 사람은 오고 가야 할 사람은 가야 될 것이외다.] 끄덕이고

이산굉; [허락해 주신 줄 알고 노 선배를 위해 예물을 바치겠소.] 팡팡! 둘러보며 양손을 세게 쳐서 소리를 낸다

! 엄청난 음파가 일어나 주변으로 돌풍을 확 몰아간다.

! 어이쿠! 철궁의 제자들 중 약한 자들은 벌렁 벌렁 나뒹굴고. 다른 자들은 서로 부축하여 버티고

<과연 천동대협!> <가공할 내공!> 무림인들 모두 긴장하고

이산굉; [기진이보를 가진 분들은 내 보이시오.] 둘러보며 눈을 부라린다.

하지만 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볼 뿐 나서는 자가 없다.

이산굉; [이산굉은 철궁이 주최하는 도무에 참여하기 위해서 천리 길을 달려왔소.] [그대들 역시 같은 목적으로 왔다면 최소한 밑천은 들고 왔어야 하지 않소?]

서로 눈치 보는 사람들

이산굉; [밑천 없이 온 자가 있다면 판돈을 훔쳐가려는 도적이 아니고 뭐겠소?] [기진이보를 지니지도 않았으면서 머물러 있는 자는 도적으로 생각하고 미리 죽여버리겠소.]

모두들 긴장하고

이산굉; [당신들도 이산굉이 남의 것을 탐하는 인간을 아주 미워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오!] 살벌하게 웃고. 그러자

[... 가세!] [우리가 낄 판이 아니었다!] ! ! 남아있던 자들 중 대부분이 급히 몸을 날려 달아난다. 이제 장내에는 백여명만이 남았다.

이산굉; [흐흐흐! 그래도 말귀를 못 알아듣는 인간들이 있군!] 살벌하게 웃더니

크아! 입을 쩍 벌린다. 순간

끄악! 안돼! 남아있던 자들 중 셋이 검은 연기처럼 변해서 옷을 빠져나오고

슈학! 그대로 이산굉의 입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그 검은 연기들

[!] [... 사람을 빨아마시다니...!] 모두들 경악하고

철궁의 제자들도 겁에 질리는데

풀썩! 따당! 사람은 사라지고 그들이 입었던 옷과 무기만 바닥에 무너진다.

[히익!] [... 술법이다!] ! ! 일제히 날아올라서 달아나는 무리들.

이제 장내에는 이산굉과 역천마도 일행, 동방곡과 청허자 일행. 그리고 얼굴을 면사로 가린 세 명의 날씬한 여자들 셋만이 남았다.

이산굉; [으하하하! 이제야 좀 정리가 되었군!] 웃으며 소매로 입을 닦는다.

청허자; [무량수불! 이대협의 신위가 놀랍군!] ! 두 동자와 함께 지붕에서 날아내리고

동방곡; [낄낄! 덕분에 좀 단출해졌군!] ! 역시 무적오도객과 함께 지붕에서 뛰어내려 독군 앞으로 날아내리고

독군; [가일열! 하일열!]

[예 궁주!] [하명하십시오!] 가진우와 하시룡이 일제히 포권하며 대답하고

독군; [외부에서 있을 침입에 대비하라.] [이 시간 이후로 본궁에 들어오는 자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서 죽여라.] 준엄하게 외치고. 순간

[존명!] 가진우와 하시룡을 비롯한 모든 철궁의 제자들이 일제히 포권하며 고함을 지른다

드드드! 엄청난 고함소리에 철궁이 진동하고

<이놈들!> <무슨 목소리가...!> 동방곡과 청하자등이 경악할 때

휘휙! ! 분분히 날고 달려서 외곽으로 가는 철궁의 제자들

! 다음 순간 연무장의 모습. 사방을 빙 둘러서서 연무장을 물 샐틈없이 에워싸는 철궁의 제자들. 외곽을 보기 위해 모두 연무장 안쪽에 등을 돌린 모습이다.

청허자; <철궁이 보잘것없는 잡배들의 소굴이란 강호의 소문과는 사뭇 다르군!>

동방곡; <기개가 예사롭지 않구나. 마치 잘 훈련된 정병을 보는 듯하고...>

역천마도; (고약하게 되었군!)

역천마도; (우리들이 강호에서 차지하는 위치상 등을 보인 자를 공격할 수는 없는데...) 등을 돌리고 서있는 철궁의 제자들 보며

이산굉; [노 선배!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이산굉은 예의를 다했는데도 놀라게 하는 거요?] 불쾌

독군; [오해하지 말게! 노부는 그저 주인으로서의 예의를 다하려 하는 것뿐일세.] 뒷짐 짚고 태연

역천마도; [흐흐흐! 엉겁결에 우리가 포위를 당했군.]

이산굉; [껄껄껄! 자네는 뺏으러왔다가 보태주게 될까 겁나는가?] 역천마도에게

역천마도; [원래 쥐새끼들은 막기가 참으로 어렵소.] [철궁은 커다란 쥐굴이니 천동형도 조심하시오.]

이산굉; [걱정 말게. 이산굉은 두 번 당하는 사람이 아니니 자네가 염려해줄 필요는 없네.] 돌아서고

이산굉; [영호선배가 애송이 궁주를 대신해서 나섰다는 건 정말 뜻밖이외다.] [역시 철궁은 수완을 부리는 데 있어서는 천하제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구려.] 독군에게

이산굉; [이산굉은 애송이 궁주가 무슨 수로 노 선배를 움직였는지 모르겠소.]

독군; [노부는 자네들과 궁주 사이에 무슨 약속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고 또 알아야 할 필요도 느끼지 못하네.] 오만하게

독군; [하지만 자네 말대로 노부가 복숭아나무를 대신해서 오얏나무가 죽는다는 이대도강(李代桃畺)의 계책에 당했다는 건 부정할 수가 없군.]

이산굉; [노 선배의 말은 뜻이 분명치 않아서 이산굉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정하지 못하겠소.]

독군; [저들은 손님으로 왔지만 신분도 밝히지 않았네.] 청허자등을 힐끔 보고

독군; [자네는 노부가 허심탄회하기를 바란다면 먼저 노부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없게 해줘야 할 것일세.] 청허자등을 힐끔

이산굉; [모두 들으셨을 것이오.] 웃고

이산굉; [주인께서 통성명을 원하니 객이 되어 따르지 않을 수가 없소.] [본좌는 천동대협 이산굉이라 하오. 다른 분들은 존성대명이 어떻게 되시오?]

역천마도; [본인은 역천마도 김치독이오.] 청허자등에게

동방곡; [거지 떼의 장로 노릇을 하고 있는 연환염도(連環閻刀) 동방곡(東方鵠)이 노화자일세!]

청허자; [노도는 청허자(淸虛子)라 하오.] [머나먼 변방 곤륜(崑崙)에서 왔으니 알아주실 분이 없을 것이오!]

동방곡; [다 버리고 빌어먹는 거지에게만 욕심이 남았는 줄 알았는데 청빈의 도사조차 욕심을 품고 있구려.] 비웃고

[무례하다!] 외치며 검을 뽑으려 하면서 앞으로 나서는 청허자의 두 제자.

동방곡 뒤의 무적오도객이 나서려 하지만

동방곡; [거지는 황제에게도 예를 지키지 않는데 노부가 거짓말이나 일삼는 도사에게 사탕발림을 해야 한단 말이냐!] 무적오도객을 손으로 저지하며 냉소하고

[닥쳐라!] ! 소리와 함께 두 소년이 검을 뽑고. 하지만.

이산굉; [경거망동하지 마라!] ! 하고 고함치고.

두 소년은 순간 몸이 마비되어 손에 든 검을 떨어뜨리고.

청허자; [제자들이 경솔했소. 대협의 가르침에 감사드리외다.] 포권하고

이산굉; [무림에 적을 두고 있는 이상 싸움은 피할 수 없는 일!] 마주 포권하고

이산굉; [다만 이산굉은 뭐든지 이것저것 구색 갖추길 좋아하니 도사께선 잠시 자중해주시오.] 말하며 면사를 쓴 여자들을 보고

모두의 시선이 면사녀들에게로 쏠리고

여자l; [우리는 삼신녀(三神女)라고 한다.] 오만하게 말하고

역천마도; [어쩐지 사람 같지 않다고 했더니 집마천(集魔天)의 살아있는 강시들이었군!]

역천마도를 노려보는 면사녀들

이산굉; [선배가 원하신 대로 손님들의 통성명이 끝났소이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웃으며 독군을 돌아보고

독군; [노부는 궁주와 그대들 간에 무슨 계산이 있었는지 아는 바 없네.]

독군; [그러나 오늘 하루 철궁의 궁주 자리는 나 영호모청이 담당하고 있으니 용무가 있으면 노부에게 묻도록 하게!] 츠츠츠! 전신에서 푸르스름한 기운이 피어나고

동방곡; [호신독강(護身毒罡)!]

청허자; [이미 독신(毒神)의 경지에 이르렀군.] 감탄하고

이산굉; [이산굉은 지금까지 예의를 다했소.] 불쾌

이산굉; [도무가 정상적으로 벌어진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다면 철궁의 애송이 궁주는 기보를 훔친 것에 지나지 않소.]

이산굉; [그럴 경우 철궁주와 철궁은 본좌를 감당해야 할 것이오.]

동방곡; [천동대협! 번거롭게 긴말을 할게 무언가?]

동방곡; [쥐새끼가 나오지 않으면 소굴을 불태워버리면 되지 않겠나?]

독군; [동방곡! 네가 감히 노부와 맞서겠다는 것이냐?]

동방곡; [흐흐흐! 삼십여년만에 젊어진 영호 형을 만난 것이 뜻밖이긴 하오만 정말 애석하구려!]

독군; [뭐가 애석하단 말이냐?]

동방곡; [조금 있으면 죽은 영호 형까지 보게 된다는 사실이 애석할 따름이오.]

독군; [지겹구나! 지겨워!] 고개를 흔들고

독군; [자네들은 동시에 덤빌 텐가? 한 사람씩 덤빌 텐가?]

동방곡; [이 거지는 판돈 없는 도박판에는 끼고 싶지 않소.] 두 손을 들어 보이고

이산굉; [독군! 귀하는 아주 재미있는 사람이오.]

이산굉; [오늘 이산굉은 귀하의 심장에 털이 있는지 없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겠소.] 웅크린 손을 독군에게 내뻗고

빠지직! 이산굉의 손에서 스파크가 일어나 독군을 쳐오고

급히 몸을 틀어 피하는 독군

빠지직! 투쾅! 아신굉의 손에서 일어난 스파크가 돌 바닥을 쳐서 박살을 낸다.

투쾅! 그리고 퉁겨진 스파크가 그 건너편에 등을 보이고 선 철궁의 제자 세 사람을 감전시킨다.

감전되어 쓰러지는 세 제자. 하지만 이를 악물고 비명을 참고

화르르! 몸에서 불도 일어나고

옆에 있던 다른 제자들이 급히 옷을 벗어 그들의 몸에 붙은 불을 끄고

가진우; [다친 형제들을 진세 밖으로 운송하라!] 외치고

다친 제자들을 급히 진 밖으로 끌어내는 다른 제자들

동방곡; (다친 놈들은 신음 한 번 내지 않고 다른 놈들은 당황하지 않는다!)

동방곡; (오늘 싸움에서 이긴다 해도 철궁의 제자들을 굴복시킬 수 없겠구나!)

그 사이에 이산굉과 독군이 싸우고 있다. 우뚝 선 이산굉을 향해 허공에서 덮쳐가며 쌍장을 번갈아 내치는 독군. 독군의 손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데

! 퍼펑! 팔로 얼굴을 가린 이산굉의 몸 여기저기에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충격을 받고 비틀 거리는 이산굉

동방곡; [무영신장(無影神掌)!] 놀라고

슈슉! ! 독군의 더욱 빨라지는 손바닥질. 이산굉을 중심에 두고 질풍같이 움직이며 쌍장을 번갈아 날린다.

! 퍼펑! 이산굉의 몸에서 연달아 터지는 폭발. 이산굉은 맨몸으로 독군의 공격을 당하면서도 비틀거리기만 할 뿐 큰 충격은 받지 않는다.

역천마도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찡그리고

동방곡; [놀랐소! 노화자는 영호형에게 정말 놀랐소!] 박수를 치고

동방곡; [무형독강뿐만 아니라 십기무제의 무영신장(無影神掌)까지 익혔으니 오늘의 승패는 장담할 수 없겠소이다.]

역천마도; (십기무제!) 놀라고

역천마도; (열 가지 재주로 무적을 구가했었다는 육백년전의 천하제일인!) (저 노독물이 십기무제의 절기까지 익혔다면 정말 만만치 않겠군!) 생각하는데

독군; [크아!] 강력한 일장을 이산굉의 얼굴을 노리고 날린다.

급히 팔을 들어 얼굴을 방어하려는 이산굉. 하지만

우뚝! 이산굉을 쳐가던 독군의 손이 멈춰지고

! 손을 바꿔서 그대로 이산굉의 가슴에 강력한 일장을 날리는 독군

동방곡; [허초(虛招)로구나!]

! ! 충격 받아서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이산굉. 돌 바닥에 깊은 발 자욱이 새겨지고

등을 돌린 채 서있으면서도 주먹 불끈 쥐는 철궁의 제자들. 그때

! 원래 자리로 날아 내리는 독군. 얼굴에 땀이 송송.

이산굉; [으허허! 이건... 이건...!] 어이없다는 듯 고개 설레 저으며 웃고. 가슴 부분에 옷이 터져 나갔다.

독군; (금강불괴인가?)

이산굉; [이산굉, 진심으로 감탄했소이다!] 웃으며 양팔을 벌려 보이고

이산굉; [과연 노 선배는 큰 소리 칠 자격이 있소이다.] 말하는데

독군; (십기무제의 무공도 안 통하니 무형독강 밖에 없군.) 심호흡

독군; (문제는 무형독강으로 타격을 주려면 빈틈을 만들어야만 한다는 점인데....!)

독군; (이미 단단히 경계를 하고 있어서 기회가 없다!)

긴장하며 대치하는 독군과 이산굉

다른 사람들도 긴장하여 보고 있고

역천마도; (이산굉을 쩔쩔 매게 하다니...)

역천마도; (아무래도 독군 영호모청을 너무 얕본 것 같군!) 생각하는데

벽안사마; <교주님! 이산굉이 저 망령난 노독물에게 양보하고 있습니다.> 한 놈이 전음으로 속삭이고

역천마도; (양보는 무슨...! 무형독강을 경계하느라 전력을 다하지 못한 것뿐인데....!) 피식 웃고. 그때

역천마도와 벽안사마를 힐끔 돌아보는 독군.

독군의 입가에 서린 싸늘한 미소

[!] 무언가 깨닫고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는 역천마도. 이어

촥촥! 자기 뒤에 늘어선 벽안사마를 향해 연달아 칼을 휘두르는 역천마도. 순간

벽안사마가 동시에 [으악!] 하고 비명을 지른다. 역천마도의 칼이 그들의 팔이나 다리를 하나씩을 잘라버렸다.

! 털썩! 바닥에 떨어지는 벽안사마의 팔 다리

[... 교주!] [왜 우리에게...!] 팔 다리가 하나씩 잘려진 벽안사마가 분노와 고통으로 이를 갈며 비틀거리는데

푸스스! 바닥에 떨어진 벽안사마의 팔과 다리들이 검은 가루로 변해서 흩어지며 옷만 남는다.

[... 무형독강!] [!] 벽안사마가 공포에 질리고. 이하로 다리가 잘린 자들은 한 팔을 잘린 자들에게 부축되어 서있다.

동방곡과 청허자 일행도 놀라는데

역천마도; [천하제일독이란 이름이 헛되이 전해지진 않았군!] 독군을 노려보고

역천마도; [귀하의 자랑거리 무형독강을 본교주도 견식해보아야겠소.] 칼을 겨누며 독군에게

독군; [그자들은 방금 전 자네에게 이렇게 말했겠지. <교주님! 이산굉이 저 망령난 노독물에게 양보하고 있습니다!>]

흠칫 역천마도

독군; [자기를 욕한 자도 징계하지 못한다면 무엇 때문에 애써서 무공을 배우겠는가?]

역천마도; (전음으로 한 말을 알아들었단 말인가?) 놀라는데

이산굉; [으하하! 영호선배는 이산굉이 세 번째로 감탄한 사람이오.] 웃고

독군; [노부에 앞서 자네를 감탄시킨 인물들이 누군지 궁금하군!]

이산굉; [첫번째는 나보다 몇 배 뛰어난 사매요.]

독군; [혈목제 서열일위인 마서시 구령이라면 누구라도 감탄할만 하지!] [여자의 몸으로 마도제일인이 되었으니까!]

이산굉; [두 번째는 내가 오랫동안 계획했던 것을 한순간에 망쳐버린 귀궁의 애송이 궁주요!]

독군; [궁주라면 노부도 감탄한 시킨 바가 있네!] 끄덕

이산굉; [하지만 안타깝소! 정말 안타깝소!] 살벌하게 웃고

이산굉; [그 애송이 궁주 때문에 선배가 좀 곤욕을 치러야할 거요!] 쿠오오!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흘러넘치고

독군; [자네는 개를 때려 주인을 나오게 한다는 식으로 노부를 쳐서 궁주를 불러내려는가?] 긴장하며 역시 힘을 모으는데

이산굉; [바로 그렇다!] 크아! 강력한 주먹질

집채만한 주먹 그림자가 독군을 쳐온다. 너무 빨라서 피할 수가 없다

독군; (피할 수가...!) 어쩔 수 없이 마주 무영신장을 발휘하여 방어하는 독군. 하지만

! 덤프트럭에 부딪힌 마티즈처럼 퉁겨나가는 독군

독군; [쿨럭!] 비틀거리며 멈춰서는 독군. 입과 코로 피가 팍 터지고

이산굉; [크하하!] 벼락같이 덮치며 다시 주먹질

모두가 경악하고

! 다시 독군의 몸을 때리는 이산굉의 거대한 주먹

콰당탕! 피를 토하며 나뒹구는 독군

<... 안돼!> 등을 보인 철궁의 제자들 사색이 되고

<... 가공!> <그렇게 대단해보이던 독군을 단 두 주먹에 저 지경으로 만들다니...!> <과연 천동대협!> 역천마도, 동방곡, 청허자의 안색이 굳어지고

쿨럭! 피를 토하며 일어나려 애쓰는 독군. 그런 독군을 향해 걸어가는 이산굉.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를 일으킨다

이산굉; [일어나지마라 늙은이!] 두 눈이 이글거리며 이빨을 드러내고

이산굉; [허리를 펴는 순간 피곤죽으로 만들어버리겠다!] 빠지직! 움켜쥔 주먹에 가공할 힘이 맴돌고

하지만 독군은 필사적으로 일어난다

<제발!> <일어나지 마시오 궁주!> 가진우등이 안타깝게 곁눈질하는데

비틀거리며 일어나는 독군

이산굉; [의지는 가상하군!] 잔인하게 웃고

이산굉; [그럼 명예롭게 죽도록 해주지!] 다시 주먹으로 독군을 쳐서 박살내려 하고.

절망하며 이를 악물면서도 그런 이산굉을 노려보는 독군. 바로 그때

[거기까지!] 돌연 누군가의 고함 소리가 천둥처럼 들리고

<이 목소리는!> 일제히 고개 돌려 돌아보는 철궁의 제자들.

독군을 때려죽이려던 이산굉도 흠칫하며 돌아보고

청풍; [영호윤! 무리할 것 없다! 여기서부터는 본좌가 맡겠다!] 허리에 보검을 찬 채 큰 걸음으로 대청에서 나오는 청풍. 그 뒤로 몇 명의 철궁 제자들이 소혼곽과 선무불사강녕로, 황금접시. 두루마리등을 들고 따라온다. 맨 뒤에는 시녀들의 부축을 받으며 지고운이 따라오고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74>

드넓은 지하실. 수많은 보물들이 보관되어 있다. 마치 박물관의 지하 수장고 같은 분위기. 지고운이 중앙에 시체처럼 늘어져 있고. 청풍이 보물들 중에서 선무불사강녕로의 뚜겅을 열고 안에다가 분말 형태의 향을 쏟아붓고 있다.

미약하게 신음하는 지고운

청풍; [조금만 더 견뎌! 이제 향에 불을 붙일 테니까!] 향로의 뚜껑을 닫으며 지고운을 향해 외치고

이어 양손으로 향로의 좌우를 부여잡고 힘을 준다.

! 향로를 부여잡은 청풍의 양손이 달아오르고

화르르! 향로 안의 향이 타면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청풍; [됐다!] 물러서고

청풍; [아직 안 죽은 거지?] 지고운에게 가서 부축하고

청풍; [잘 봐! 곧 선녀가 나타나 춤을 출 거야!] 바닥에 앉아서 지고운은 품에 안은 채 향로를 본다. 죽어가는 눈으로 향로를 보는 지고운

향로에서 피어오른 연기들이 점점 변하더니

선녀 모양으로 변하여 춤을 추는 연기들

청풍; [선녀다!] 놀라고

청풍; (향연(香煙)이 정말로 선녀가 춤추는 모양으로 피어오른다!)

청풍; (역시 세상에는 아직 내가 모르는 신기한 일이 많구나!)

 

#175>

백발을 휘날리며 연무장을 가로질러 철궁의 정문으로 가는 독군. 지나가는 철궁의 제자들 인사하지만 아무도 막지는 않는다.

하지만 바짝 긴장한 독군.

독군; (철궁의 정보망에 걸리지 않으려면 해외(海外)로 달아나야할지도 모르겠구나!) 한숨 쉬는데

[궁주님!] 갑자기 앞쪽에서 누군가 허겁지겁 달려온다

움찔하는 독군

청년; [이상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궁주님!] 아직 십대로 보이는 소년이 헐떡이며 달려온다. 손으로는 뒤를 가리키며

독군; (저놈이 급한 김에 <대리>자를 빼먹는군!) 쓴웃음 + [이상한 손님이라니?]

독군; [허둥대지 말고 차분히 말해봐라!]

소년; [그게! 헥헥! 그게 그러니까... 헥핵! ... 눈이 이상한 사람이...!] 헐떡이며 숨을 고르고

독군; [눈이 어떻다는...!] + [!]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 독군

스윽! 철궁의 정문으로 들어서는 떡 벌어진 체격의 인물. 바로 천동대협 이산굉이다.

독군; (저자...!) 아연긴장

쿠오오! 마치 가대한 맹수처럼 천천히 철궁의 연무장으로 들어서는 이산굉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흘러 넘친다

독군; (귀왕 이래 처음 보는 고수다!) 굳어진 얼굴. 그때

이산굉; [궁주라....!] 부리부리한 눈으로 독군을 본다. 눈동자가 한 눈에 두 개씩이라는 점을 주의

이산굉; [자네가 철궁주인가?] [어째 사흘 전 봤을 때 모습과 많이 달라졌군.] 갸웃하고

돋군; (한 눈에 눈동자가 두 개!) 무언가 깨닫고

독군; [천동대협인가?] 침중하게 묻고. 순간

이산굉; [본좌 보고 천동대협이냐고? 으하하하!] 어이없다는 듯이 앙천광소

드드드! 으하하하! 이산굉의 웃음소리에 연무장 주변이 지진이라도 만난 듯이 뒤흔들리고

[!] 귀를 막고 휘청하는 가까이 있던 제자들

다른 곳의 제자들도 깜짝 놀라 돌아본다

 

하시룡; [... 엄청난 내공....!] 엄청 많은 서류를 검토하다가 놀라고

가진우; [사단이 벌어졌군!] 또 다른 방에서 침통하게 고개를 들고. 그 방에서 십기무제의 비급을 필사하던 청년들도 놀라 겁에 질려 돌아보는데

가진우; [밖의 일은 신경 쓰지 말고 필사에 전념하라!] 밖으로 나간다. [예 가일열님!] 대답하는 청년들

가진우; (궁주도 십이사도 자리를 비운 때에 강적이 찾아왔다!) (자칫하면 우리 철궁의 존망이 문제가 되겠구나!)

 

다시 연무장

으하하하! 웃는 천동대협 이산굉. 연무장 주변의 철궁 제자들을 귀를 막고 주저앉거나 비틀거리고 있고. 독군은 무거운 표정으로 보고 있고

웃음 뚝 그치는 이산굉

이산굉; [철궁주! 기진이보를 이리로 가져온 것은 이미 지난 일이니 따지지 않겠다.] [보물은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의 것이냐가 중요할 뿐이니까.]

독군; (이 벽창호가 노부를 궁주로 오해하고 있군!) 난감한데

이산굉; [나 이산굉에게 무례한 것도 묻지 않을 테니 도무(賭武)나 시작해라.]

독군; [도무?]

독군; [도무라니? 무슨 소린가?]

이산굉; [이제 와서 발뺌을 할 셈인가?] 눈에서 불이 번쩍

독군; [노부는 철궁의 궁주가 아니다!]

이산굉; [뭐라고?] 눈 부릅

역천마도; [일파의 지존쯤 되는 자가 쥐새끼처럼 빠져나갈 궁리만 하는군!] 이산굉 뒤로 역천마도가 연무장에 들어선다. 역천마도 뒤로는 아주 흉악한 인상에 서양놈들처럼 생긴 노인 네명이 따라오고. 이자들은 마교의 고수들인 벽안사마.

[철궁주! 새로 참여할 사람도 받아주지 않겠는가?] 근처 지붕 위에 신선처럼 생긴 노도사가 서있다. 허리에는 검을 차고 있고 두 명의 동자를 거느리고 있다. 이 도사의 이름은 청허자. 두 명의 동자 중 한 놈은 등에 길이 1.5미터 폭 30센티, 두께 10센티 정도의 얇고 긴 상자를 짊어지고 있다. 두 놈 다 허리에 검을 차고 있고

[킬킬! 먼저 물건이 잘 있는지 확인해야겠지.] 또 다른 건물 위에 늙은 거지가 주저앉아서 호로병에 든 술을 마시고 있다. 개방의 장로인 동방곡. 동방곡 뒤로는 눈이 부리부리하고 건장한 체격의 거지 다섯이 팔짱을 끼고 있는데 품에는 각기 칼을 한 자루씩 품고 있다. 이자들은 개방의 최고 고수들인 무적오도객. 등에 큼직하게 , , , , 라는 글이 한자씩 적혀있다.

이어 사방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무림인들. 수백명이다. 철궁의 지붕 지붕마다 사람들이 빼곡하게 올라서고 건물 사이사이로도 기웃거리며 나타난다. 모두 고수들로 보인다.

한쪽 건물 사이에는 면사로 얼굴을 가린 늘씬한 여자 셋이 서있다.

독군; (갈수록 태산이로군!)

독군; (어느 틈에 철궁 전체가 무림인들에게 포위당해 버렸다!)

독군; (게다가 나타난 자들 중 몇은 노부의 실력으로도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고수들이다.) 이산굉과 역천마도를 보며 생각할 때

[궁주!] 외치는 소리

한쪽 건물 사이에서 손에 손에 무기를 든 철궁의 제자들이 우르르 달려온다. 백여명. 가진우와 하시룡이 선두에 서서 제자들을 이끌고 달려오고.

독군; (! 이제 빼도 박도 못하게 생겼군!) (노부야 어떻게 도망칠 수 있다 해도 그랬다가는 저놈들이 변을 당할 테니...!) 혀를 차고

그 사이에 겁에 질린 철궁의 제자들이 독군 뒤로 몰려들어 주위를 경계한다. 모두 겁에 질린 표정들

가진우; [죄송합니다 궁주님.] [무림인들이 본궁 주변에 출몰하는 걸 알긴 했지만 이렇게 빨리 몰려들 줄은 몰랐습니다.] 고개 숙이고

손을 들어 가진우의 말을 막는 독군. 그때

이산굉; [흐흐흐 이래도 발뺌을 할 작정인가 철궁주?]

이산굉; [얼굴 좀 바꿔서 속여 넘길 생각이었다면 세상을 너무 만만하게 본 것이다!]

독군; [으하하하!] 분노하여 앙천광소

! 크엑! 주변의 철궁 제자들 귀를 틀어막고 비틀. 주저앉는 자들도 있고

드드드! 근처의 건물들이 흔들리고 기왓장이 들썩인다.

[허어!] [제법이군!] 청호자와 동방곡이 감탄하고

[...!] 건물 사이에 서있는 면사를 쓴 세 명의 늘씬한 여자들은 무언가 생각하는데

! 웃음 그치는 독군.

역천마도; [과연 대단하군!] [젊은 나이에 그 정도 공력을 지닌 자는 궁주 외엔 없을 걸세!] 엄지 손가락 꼽아보이고

독군; [노부는 독군 영호모청이다.] 거만하게

[독군 영호모청!] [천하제일독!] 여기저기서 경악하는 소리들

독군; [또한 철궁의 궁주이기도 하다!] [철궁에 볼 일이 있는 자는 그게 무엇이든 노부에게 말하라!] 위엄을 드러내고

[! 독군이 언제 철궁의 궁주가 되었단 말인가?] [독군이라면 이미 팔순이 넘은 나이인데 저렇게 젊다니...] [반노환동했군!] 무림인들도 긴장하고

가진우; <싸움은 피하는 것이 좋소이다! 힘으로 싸운다면 우리는 전멸하고 말 것이오.>

하시룡; <가형의 말이 옳소. 저들이 목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들어줍시다.>

독군; <이미 늦었다!>

독군; <저들은 궁주가 가져온 물건을 노리고 몰려왔다. 하지만 우리가 그 물건들을 내놓는다고 해도 순순히 물러가지 않을 것이다.>

독군; <오히려 본궁의 보물들에게까지 눈독을 드릴 게 뻔하다!>

가진우; <싸울 수밖에 없겠소이다!>

독군; <저 무리들을 크게 한번 놀래키지 않는다면 본궁은 오늘 피로 씻기게 될 것이다!> 끄덕이고

독군; <강함을 보이는 것만이 살 길이다. 모두에게 전해라.>

고개 숙이는 가진우와 하시룡

이어 제자들에게 전음으로 독군의 말을 전하는 두 사람

철궁의 모든 제자들이 겁에 질렸으면서도 머리를 끄덕인다. 그때

[흐흐흐! 버러지들이 밟히기 전에 꿈틀해볼 작정을 했군!] 지붕 위에 서있던 자들 중 한 놈이 비웃고. 순간

그자를 돌아보지 않고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하는 독군. 순간

! 그자의 몸이 그대로 흩어져 버리며 옷만 남는다

[!] [!] 주변의 무리들이 기겁하는데

풀썩! 몸뚱이가 사라진 옷만 지붕 위에 흩어진다.

[독이다!] [비겁하게 독을 쓰다니...!] 외치는 주변의 놈들. 하지만

오만한 표정으로 하늘을 보며 웃는 독군. 직후

풀썩! 퍼억! 다시 소리친 자들이 옷만 남기고 몸뚱이가 사라진다.

[히익!] [... 무형독강(無形毒罡)이다!] 겁에 질려서 급히 달아나는 자들. 연무장을 포위했던 자들 중 절반 이상이 사라지고

바웅! 츠츠! 남은 자들은 호신강기를 일으켜 몸을 보호한다.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72>

. 길가의 어느 객점. 마을이 아니라 길가에 자리한 객점이다. 손님 별로 없고. 점원과 요리사가 자기 할 일 하고 있다.

창가의 자리에 앉아서 음식을 먹고 있는 구령과 공자무

구령; [음식이 넘어가질 않는군요.] 한숨을 쉬며 젓가락을 내려놓고

구령; [오는 동안에 본 굶어죽은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요.] 소매로 입을 닦고.

공자무; [해마다 봄이 돌아오는 것을 반기는 것은 시인묵객들일뿐이지.] [빈한한 사람들에게 춘궁(春窮)은 가장 넘기 힘든 고난이니까.] 국수를 먹으며 말하고

구령; [오라버니 같은 부자도 춘궁을 아세요?]

공자무; [궁핍을 모르는 자가 어떻게 부를 지킬 수 있겠느냐?]

공자무; [부자는 궁핍을 적으로 둘 뿐 부귀를 친구로 두는 사람이 아니다.] 그릇을 들어 국물을 마신다.

구령; [부자에게도 <부자의 도()>가 있군요.]

공자무; [마도에도 도가 있는데 부자라고 도가 없겠느냐?] 그릇을 내려놓고

공자무; [나는 아직도 가난한 자들이 부자를 먹여 살리는지 부자가 가난한 자들을 먹여 살리는지를 알지 못한다.]

구령; [부자가 하는 일이 땀 한 방울이나 흘리는 건가요?] [누가 들으면 부자가 아주 착한 사람인 줄 알겠군요.] 샐쭉

공자무; [부자는 세상에 재물이 고루 흐르게 해준다.] 엄숙

구령; [처음 듣는 말이군요. 재물은 부자에게 이르러 고이는 게 아니던가요?]

공자무; [넌 무공의 고수니까 알 것이다.] [팔 다리에는 기운이 가득한데 허리에는 기운이 없다면 어떻게 되겠느냐?]

구령; [가만히 있으면 어쨌든 살긴 하겠지만 움직이면 금방 쓰러져서 죽겠죠.] [몸에도 강한 부분이 약한 부분을 쳐서 죽게 하는 법이 있으니까요.]

공자무; [재물도 그렇다.] 끄덕

공자무; [무릇 세상의 작은 악()은 궁핍과 더불어 생겨나고 큰 재앙은 재물이 늘어나며 생기는 법이다.]

공자무; [그러므로 <부자의 도>는 재물이 누구 것인가를 먼저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구령; [전 부자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세상 재물이 누구 것인지는 궁금하군요.]

공자무; [대가를 지불한 사람의 것이다.]

구령; [너무도 당연한 말씀을 하시네요.] 피식

공자무; [장사꾼은 자기에게 대가를 지불한 사람에게만 재물을 나눠준다.]

공자무; [반면 부자는 대가를 받지 못하더라도 자기가 더 큰 재물을 취할 수 있을 때는 재물을 나눠준다.]

공자무; [그리고 <부자의 도>를 아는 진정한 부자는 스스로의 인생에 대가를 지불한 사람에게도 재물을 나누어준다.]

구령; [뭔 소린지 모르겠군요.]

공자무; [자기 인생을 열심히 산 사람은 세상에 값진 것을 내놓게 마련이다.] [그것이 재물이든 학문이든 예술이든!]

공자무; [큰 부자가 되려면 그들이 힘써서 일하도록 해주지 않으면 안된다.] [그들로 인해 세상에 재화가 넘쳐흐르게 되고 그것들은 결국 부자의 창고를 거쳐서 다시 돌고 돌기 때문이다.]

구령; [당금의 오대갑부(五大甲富)들은 모두 오라버니처럼 생각하나요?]

공자무; [마도를 걷는 사람은 다 생각이 같으냐?] 웃고

구령; [당연히 아니지요.]

공자무; [살아온 삶이 다르므로 생각도 같을 수가 없다.] [그보다 어째 어제부터는 좀 한가하구나.] 주위를 둘러보고

구령; [이것 때문이죠.] 왼손을 들어올리고

츠츠츠! 어느 틈에 구령의 왼손이 굵고 거무틱틱하게 변해있다. 암흑철수다.

쿠쿠쿠! 순간 객점 안에 엄청난 마기가 소용돌이친다.

! ! 우당탕! 음식을 먹던 손님 몇 명과 점원, 요리사들이 목을 움켜쥐고 나뒹군다. 그 직후.

구령; [숨어있는 줄 안다. 모습을 드러내라.] 벌떡 일어나며 밖을 향해 외치고. 순간

슈욱! ! 사방에서 유령같은 그림자들이 솟구쳐서 구령과 공자무를 공격해온다. 사람같지가 않고 진짜 유령같은 자들이다. 하지만

구령; [호호호!] 마녀처럼 웃으며 암흑철수가 끼어있는 왼팔을 높이 쳐든다.

쿠쿠쿠! 쿠오오! 순간 암흑철수에서 수많은 시커먼 용이 튀어나와 공격해오는 자들을 덮쳐간다.

! 퍼퍽! 시커먼 용이 공격해오는 자들의 몸뚱이를 순식간에 관통해버린다.

퍼퍽! !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가슴이 뚫려서 나뒹구는 암습자들.

쿠오오! 암습자들을 단번에 몰살시킨 시커먼 용들이 다시 암흑철수로 스며들어간다.

구령; [호호호! 잘 죽었다 굴용(屈湧)의 개들!] 마녀처럼 웃어대고.

프스스! 가슴에 구멍이 난 시체들의 몸뚱이가 미이라처럼 말라 비틀어진다.

찡그리며 보고 있는 공자무. 여전히 자리에 앉은 모습이고. 직후

쿨럭! 피를 왈칵 토하는 구령

쓰러지려는 그녀를 부축하는 공자무

공자무; [또 무리를 했구나!] 구령을 안고 등을 쓸어주며 한숨

구령; [이산굉에게 소혼곽을 내준 대가로 받은 이것은 위력이 큰 대신에 사용할 때마다 몸을 망가뜨린답니다.] 츠으! 왼손에서 암흑철수가 사라지고. 대신 손목에 칭칭 감긴 뱀 모양의 작대기가 나타난다. 알록달록하고 찰흙처럼 부드러워서 팔목에 감을 수 있다.

구령; [자재환마장(自在幻魔杖)은 기억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 재현해내는 마도무림의 둘째가는 보물이에요.] 공자무의 품에 안긴 채

구령; [전 암흑철수를 만진 적이 있기 때문에 자재환마장의 힘을 빌어서 암흑철수를 그대로 재현해낼 수 있답니다.] [물론 암흑철수의 진정한 힘에는 발끝에도 못 미치겠지만...!]

공자무; [두 번 다시 쓰지 않겠다고 약속해라.] 한숨

공자무; [네 생명을 갉아먹으면서 목숨을 부지하고 싶진 않다.]

구령; [저보다 오래 사시겠다고 약속하시면 저도 자재환마장을 쓰지 않겠어요.] 공자무를 올려다보고

공자무; [할 수 없는 걸 강요하는 버릇은 여전하구나.] 탄식하고

구령; [정말 얄밉다니까!] 누군가에게 눈을 흘기며 공자무의 품에서 벗어나고

공자무가 돌아보니 객잔 밖에 신이 손을 모으고 서있다.

공자무; [어째서 돌아가지 않은 것이냐?] 준엄

; [주군을 모시지 않고는 황금전장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공자무; [네가!] 불끈하며 화를 내고. 화악!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뿜어지고

숨이 콱 막히는 신. 하지만

공자무; [그만 두자!] 고개 설레 젓고. 슈우! 공자무의 몸에서 기운이 사라지고

안도하는 신

공자무; [주변을 정리해라! 오가는 사람들이 놀라지 않도록!] 시체들을 보고

; [!] 포권하고

이어 손을 모으며 뭐라 주문을 외우고

푸스스! 먼지가 되어 흩어지는 시체들

공자무; [저들은 천사련(千邪聯)의 련주 굴용이 보낸 자들이냐?]

구령; [굴용이 심혈을 기울여 길러낸 이십팔숙(二十八宿)이란 자들이에요.] [이십팔숙이 한꺼번에 사라졌으니 천사련의 힘은 일할 넘게 줄어든 셈이죠.] 자부심

; [굴용은 사파의 대종사요.] [체면 때문에라도 이번 일을 결코 간과하진 않을 거요!] 모았던 손을 풀고

구령; [! 기왕이면 굴용 본인이 찾아와주면 좋겠네!]

구령; [그럼 천사련을 머리 없는 뱀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을 테니까!] 냉소하고

 

#173>

저녁 무렵. 철궁

하시룡은 어느 건물에서 수많은 서류들을 검토하고 있고

가진우는 또 다른 건물에서 십기무제의 비급을 필사하는 청년들을 감독하고 있다. 청년들이 필사한 종이들을 원본과 대조하고 있다.

萬寶經堂이라는 현판이 걸린 건물. 삼엄한 경비. 건물 외부 뿐만 아니라 내부의 복도에도 철궁 제자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복도에 늘어선 철문들. 그 중 한 철문의 안쪽. 독군 영호모청이 탁자에 앉아있다. 두터운 조심경을 펼쳐놓고 비지땀을 흘리며 다른 종이에 옮겨 쓰는 독군. 붕대는 다 풀었다. 방안에는 구겨진 종이들이 엄청 많고

한 장을 쓰고

그것을 원본과 대조하는 독군

비슷하지만 다른 원본과 종이. 무슨 낙서같은 글자들이 구불구불

독군; [지랄!] 두 손으로 종이를 와락 우그러뜨리는 독군

독군; [이번에도 틀렸어! 똑같지가 않아!] 뭉친 종이를 집어던지고

독군; [무슨 뜻인지 알 수도 없는 기호를 똑같이 필사한다는 건 무리다!] 두 손으로 머리를 쥐어뜯고

독군; [역시 하루 만에 조심경을 베껴 쓰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궁주는 그걸 알고 선선히 나와 거래를 했겠지!]

독군; [허허허! 결국 노부는 철저하게 궁주의 손아귀에서 놀아난 셈이구나!] 의자에 기대서 허탈하게 웃고

이어 창밖을 본다

독군; (벌써 저녘... 이제 내게 주어진 시간은 반나절도 채 안 남았다.)

독군; (조심경을 베끼는 건 고사하고 자칫하다가는 목숨도 부지할 수 없게 된다. 조심경을 본 노부를 궁주가 순순히 보내주지는 않을 테니...!)

독군; (다행히 궁주는 지금 자리를 비운 상태... 달아나려면 더 늦기 전에 결행을 해야만 한다!)

조심경을 보는 독군

독군; (이것만 얻으면 귀왕(鬼王)에게 복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독군; (하지만 노부와는 인연이 없는 물건이었다!) 조심경을 덮고

독군; (어쩔 수 없이 귀왕에 대한 복수는 지금 노부가 지니고 있는 능력 안에서 찾는 수 밖에 없다!)

독군; (더 늦기 전에 철궁을 탈출하자!) 벌떡 일어난다.

독군; [열어라!] 탕탕! 철문을 두드리고.

밖에서 경비 서다가 돌아보는 청년들

한 명이 벽에 달린 레버를 당긴다

철컹! 문이 열리고

청년; [출타하시겠습니까 궁주 대리님?]

독군; [머리가 아프다. 한 바퀴 돌고 오겠다!] [안에 있는 것들에는 손대지 마라!]

[그리하겠습니다!] [다녀오십시오!] 인사하는 청년들

독군; (놈들! 노부가 벌써 줄행랑을 놓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하겠지!) 히죽 웃으며 입구 쪽으로 가는데

다가오는 입구

독군; (이곳 만보경당(萬寶經堂)은 겹겹이 기관장치가 설치되어 있어서 일단 발동되면 노부라도 살아서 나갈 수 있다고 장담하지 못한다.) 긴장

독군; (저기까지만 가면 탈출은 성공한 것이나 진배없다.)

독군; (궁주와 십이사가 자리를 비운 이상 철궁에서 노부를 막을 수 있는 놈은 없으니까!) 막 만보경당을 나서려는데

[영호윤!] 갑자기 천둥치는 듯한 고함소리가 들리고

독군; [!] 기겁하며 뒷걸음질 치는데

쐐액! 만보경당으로 날아오는 청풍. 두 팔로 죽어가는 지고운을 안고 날아온다.

독군; (... 악독한 놈! ... 날 죽이려고 서둘러 돌아왔구나!) 공포에 질리면서도 싸울 준비를 하는데

청풍; [여태까지 안 토끼고 뭐하고 있었어?] [정말 내 손에 뒈지고 싶은 거야?] 휘익! 눈을 부라리며 만보경당 앞으로 날아내리고

독군; [... 나는...!] 비지땀을 흘리며 버벅 대는데

청풍; [내가 바쁜 걸 다행으로 여겨! 지금은 영감 상대할 시간 없어!] ! 독군 앞을 스쳐서 달려가고

청풍; [지하의 수장고(守藏庫)로 내려간다! 기관을 열어라!] 달려가며 외치고

[예 궁주님!] 서둘러 기관장치를 작동시키는 복도 안의 청년들

그그긍! 철컹! 복도 끝의 바닥이 갈라지며 아래로 통하는 비밀 계단이 나타나고

청풍; [나 바쁘니까 방해하지마! 귀찮게 하는 놈은 박을 터트려버릴 거다!] 휘익! 외치며 계단 아래로 날아 내려가는 청풍.

모두들 벙 쪄서 보고 있는데

독군; (... 뭐야 저놈?) 어이없고

독군; (아직 안 토꼈냐고?) (노부가 일찌감치 조심경의 필사를 포기하고 달아날 거라고 예상을 했다는 건가?)

청년; [궁주 대리님! 어찌 할지요?] 말 걸고

퍼뜩 정신 차리는 독군

독군; [궁주에게 무슨 일이 있는 모양이다. 지시한 대로 방해하지 마라!] [다른 제자들에게는 궁주가 돌아왔다는 얘기도 하지 말고!]

청년; [그리하겠습니다!] 포권하고

독군; [한 바퀴 돌고 오겠다! 경비에 각별히 신경써라!]

[예 궁주 대리님!] [다녀오십시오!] 인사하는 청년들

 

#174>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69>

새벽. 쓰러진 은행나무. 쪼개지고 쓰러져서 이미 고목처럼 변했다.

그 앞에 망연자실하여 서있는 공손대낭. 어디선가 구해 입은 낡은 웃옷 하나로 몸을 가린 야한 모습. 미끈한 아랫도리가 그대로 드러나있고

공손대낭; [내 본체는 분명 죽었는데.... ... 난 어째서 아직도 살아있는 것일까?]

공손대낭; [하늘의 저주가 깊어져서 이제는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는 것인가?] 비틀 거리며 주저앉고

공손대낭; [진보!] 무릎을 끌어안고 운다

공손대낭; [어째서... 어째서 날 혼자 남겨두고 가버리신 건가요?]

공손대낭; [의지할 곳도 없고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 이 삭막한 세상에서 나 혼자 어떻게 살아가라고...!] 우는 공손대낭의 모습 멀어진다

 

#170>

아침. 철궁. 철궁의 제자들이 무너진 천년관총을 지키고 있다.

어느 건물. 서둘러 다가오는 하시룡

안으로 들어가는 하시룡

가진우가 뒷짐 짚고 서서 감독을 하는 중에 십여명의 청년들이 책상에 앉아서 무언가를 베끼고 있다. 십여쪽으로 분해된 비급을 나눠서 필사하고 있는 모습

하시룡; [어찌 되어가고 있소 가형?]

가진우; [어서 오게 하일열!]

가진우; [이열들 중에서 글 솜씨가 좋은 친구들에게 필사(筆寫)를 시키고 있네.]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오늘 중으로 세부의 필사본이 완성될 걸세.]

하시룡; [이열들에게도 십기무제의 무공을 연마할 기회를 줘야겠소!]

가진우; [십기무제의 무공 전부는 아니더라도 각자 적성에 맞는 걸로 한 두가지씩 연마하게 하면 좋겠지.]

하시룡; [십기무제의 무공 정도면 더 이상 다른 문파의 인간들에게 능멸을 당하지 않게 될 거요.]

가진우; [하여간 궁주께서 돌아오시면 건의 해보겠네.] [그보다 도망친 괴인들에 대한 추적은 어찌 되고 있나?]

하시룡; [두 방향으로 갈라져서 달아난 게 확인되었소.]

하시룡; [이열과 삼열 중 추격이 장기인 친구들이 뒤를 밟으면서 수시로 궁주에게 전서구로 보고하고 있는 중이오!]

하시룡; [워낙 빠른 속도로 달아나서 이열이나 삼열들이 추격하긴 힘들겠지만 궁주라면 따라잡을 수 있을 거요.]

하시룡; [지고운이란 여자가 탐색과 추적 전문가라고 하니 도움이 될 테고...!]

가진우; [대체 그자들이 누군지 모르겠군!]

하시룡; [그것보다는 다른 문제가 더 급하게 되었소!]

가진우; [또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하시룡; [본궁 주변으로 정체불명의 고수들이 은밀히 모여들고 있소!] [현재까지 확인된 숫자만 해도 삼백명이 넘소!]

가진우; [그자들이 무슨 일로 본궁에...?] 긴장하는 가진우

하시룡; [아무래도 궁주가 이번에 환궁하면서 가져온 물건들이 화근인 것 같소!]

 

#171>

역시 아침. 울창한 숲.

[흐윽!] 겁에 질려 웅크린 채 달달 떨고 있는 젊은 여자. 산에 나물 캐러 나온 시골처녀. 주저앉아 있는 옆에는 바구니와 호미 등이 널려있고

[흐흐흐! 적당하군! 적당해!] [아직 애를 낳아본 적 없는 젊은 암컷이야!] [냄새도 안 나고 고기 맛도 부드럽겠어!] 여자를 에워싸고 입맛 다시는 삼촌육유들. 이슬만 조금 뒤에 서서 얼굴 찡그리고 있다. 삼촌육유들중 사내놈들은 아랫도리만 대충 가렸고. 여자인 이슬은 가슴도 천으로 가려서 비키니를 입은 것 같다. 손에 손에 칼을 들고 있는 삼촌육유들

장소는 숲 속의 공터다.

번개; [그동안 익힌 음식만 먹어서 허전하던 참이었지!] [오랜만에 싱싱한 날고기를 실컷 먹어보자고!]

물거품; [역시 날고기가 좋아! 피가 뚝뚝 떨어지는 고기가 진짜 고기지!] 입맛 다시고

여자; [... 살려주세요!] 공포에 질리고

번개; [어림없는 소리!] 여자의 머리채를 콱 잡아채고. [!] 비명 지르는 여자

번개; [널 놔주면 우리의 주린 배는 누가 채워주는데?] [군소리 말고 순순히 우리 아침거리가 되는 거다!] 여자의 목에 칼을 댄다. 공포에 질리는 여자. 그때

이슬; [번개! 우리 이러지 말자!] 뒤에서 말하고

뭔소리인가 하고 돌아보는 번개와 다른 놈들

이슬; [어쩐지 내키지 않아.] [다른 먹거리들도 많은데 굳이 사람을 잡아먹는 건 좀 그렇지 않니?]

번개; [이슬, 저것이 시방 뭐라는 거냐?] 어리둥절

물거품; [그러게 말이야!]

; [지금까지 누구보다도 사람 고기 좋아하던 주제에 웬 변덕?]

이슬; [난쟁이였을 때는 사람을 먹어도 별 생각이 없었어!] [하지만 지금은 우리도 사람이 되었잖아.]

이슬; [사람이 사람을 먹는 건 아닌 것 같애!]

번개; [야야! 그만 해!] 칼을 신경질적으로 이슬에게 휘두른다.

번개; [먹기 싫으면 이슬 넌 빠져!] [우린 이 암컷 고기로 배 좀 채워야겠다!]

물거품; [낄낄! 너도 피 냄새 맡으면 생각이 달라질 거다!] [괜히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같이 먹자!]

이슬; [싫어! 난 두 번 다시 사람 고기 안 먹을 거야!]

번개; [그러시든지!] 코웃음

번개; [그럼 먹기 좋게 피부터 빼볼까?] 다시 여자 머리채 잡고 목을 칼로 따려고 한다.

공포에 질리는 여자. 바로 그때

[멈춰!] 허공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슈캉! 레이져 광선처럼 허공에서 무언가 내려꽂힌다.

[으헉!] [... 왔다!] 비명 지르며 뒤로 기겁하며 물러서는 삼촌육유들

콰쾅! 그 빛줄기가 바닥에 내려꽂히며 폭발이 일어난다.

[아이쿠!] [에쿠!] 충격파에 나뒹구는 삼촌육유들. 이슬도 겁에 질려 물러서는데

쿠우우! 휘몰아치는 돌풍 속에 누군가 우뚝 서있고

청풍; [이 못된 놈들! 기껏 사람이 되어서 처음 하는 짓이 식인이냐?] 쿠오오! 휘몰아치던 돌풍이 흩어지면서 드러나는 청풍의 모습. 여자의 앞을 가로 막고 서있고 한 손에는 지고운을 잡고 있다. 겁에 질린 지고운

[히엑!] [... 벌써 쫓아오다니..!] [토껴!] 사방으로 튀려는 삼촌육유들. 이슬도 겁에 질려 도망치려는데

청풍; [그 자리에 스톱!] 버럭 고함을 지른다. 순간

찌르르! 벼락에 맞은 듯 감전되어 멈추는 삼촌육유들

<.... 뭐지?> <저 악랄한 인간의 말에는 우리를 옭아매는 힘이 깃들어 있어!> 공포에 질려 청풍을 보며 주춤 거리는 삼촌육유들

청풍; [어디 도망가 봐라! 제일 먼저 등을 보이는 놈부터 아작을 내줄테니까!] 두 주먹 마주 쥐어 우두둑 소리 내며 삼촌육유들에게 다가가고

으으으! 겁에 질리는 삼촌육유들. 그때

<! 번개! 어떻게 좀 해봐!> <그래! 어쨌든 지금까지는 네가 두목노릇 해왔잖아!> 다른 놈들이 번개에게 전음을 보내며 재축하고. 그러자

번개; [제기랄!] 억지로 용기를 내어 이를 부득 갈고

번개; [오냐! 인간아! 그렇잖아도 너한테는 쌓인 게 많던 참이었다!] 칼을 휘두르며 앞으로 나서고

청풍; [얼씨구!] 어이없는데

번개; [... 덤벼라! 그동안 내 마빡에 무수히 먹인 딱밤의 원한을 갚겠다!]

[번개! 멋있다!] [잘 한다 번개!] [사랑해요 번개!] 다른 놈들 뒤로 물러서며 응원하고

청풍; [네놈이 일빠로 깨지고 싶다 이거지?] 흉악하게 인상 쓰고

뜨끔하는 번개

청풍; [오냐! 그 소원, 기꺼이 접수해주마!] 외치며 번개에게 주먹을 날리려는데

번개; [... 안돼!] 부악! 겁에 질려 뒷걸음질치며 엉겁결에 칼을 휘두른다.

[!] 눈 부릅뜨며 무언가 느끼는 청풍. 그의 앞으로 흰색의 궤적이 수평으로 날아든다

청풍; [으악!] 기겁하며 앞으로 엎어지고. ! 그런 청풍의 머리 뒤로 스쳐지나가는 흰색의 궤적. 다음 순간

콰드드! 공터 주변의 아름드리나무들이 마치 낫에 베인 풀처럼 일정한 높이로 무너진다. 반달형으로 직경 수십미터의 숲이 일거에 베어지는 놀라운 광경

모두 경악한다. 지고운은 여자와 함께 바닥에 주저앉았고.

청풍은 앞으로 엎어져 있다. 당사자인 번개도 놀라는 표정

청풍; (제기랄! 이놈의 난쟁이들이 칠고신의 힘을 흡수하여 난릉왕에 못지 않은 고수가 되었다는 게 사실이구나!) 겁도 나고 황당해서 이를 부득 갈며 일어나고

번개; [이거... 이거...!] 자신도 믿어지지 않아서 수중에 든 칼을 보고

물거품; [! 번개! 너 정말 대단하다!] [언제 그렇게 쎄진 거냐?]

; [몸이 커지면서 힘도 쎄진 것 같다!]

환상; [어쩐지 나도 가능할 것 같은데....!]

번개; [흐흐흐! 힘이 무한정 솟구친다!] [이 정도라면 난릉왕도 문제없이 죽일 수 있을 것 같다!] 칼 안든 쪽 팔로 알통을 만들어 보이고

청풍; (이놈들 잡으러 왔다가 잘못하면 내가 골로 가겠구나!) (이게 다 그 헛똑똑이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긴장하며 이를 부들. 권완을 떠올린다. 그때

번개; [잘 왔다 인간!] 청풍을 돌아보고

움찔 청풍

번개; [암컷 하나로는 배를 채울 수 없을 것 같아 걱정하던 참이었다.] [네놈과 네놈이 데려온 암컷도 감사히 먹어주마!] 입맛을 다시고. 순간

청풍; [뭐라? 날 잡아먹겠다고?] 눈 부릅

번개; [낄낄! 냄새는 나도 인간 수컷 쪽이 더 씹는 맛이 있다는 아니냐?] 입맛 다시는데

청풍; [주둥이 닥쳐!] 버럭 고함.

쿠오오! 그와 함께 청풍의 몸이 갑자기 어마어마하게 커진다. 실제로 커지는 게 아니고 삼촌육유들의 눈에 그렇게 보이는 것

[!] [히익!] 올려다보며 기겁하는 삼촌육유들

청풍; [이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난쟁이 새끼들아!] 대들보같은 손가락으로 아래를 겨누며 까마득한 위에서 고함을 치는 청풍. 눈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꽈르르릉! 케엑! 끄악! 엄마야! 꺄악! 순간 감전당해 비명을 지르는 삼촌육유들

털썩! ! 나뒹굴고 엎드리는 삼촌육유들

청풍; [뭐가 어쩌고 어째? 날 잡아먹겠다고?] 거대해진 청풍이 이를 부득 갈며 고함을 치고. 꽈르르릉! 그런 청풍의 머리 위에서 벼락이 치며 시퍼런 벼락이 줄기줄기 내달리고

[... 제발 용서를...!] [... 잘못했어요!] [... 살려주세요!] 납작 엎드려서 싹싹 빌고 연신 고개를 조아리며 우는 삼촌육유들. 다시 원래의 난장이로 돌아간 분위기고

번개; (... 숨을 쉴 수가 없다.) (... 이 인간은 우릴 족쇄처럼 옭아매는 힘을 지니고 있다!)

번개; (인간 암컷이 소혼곽의 효능을 시험할 때 이 인간의 피를 흘려넣은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권완이 청풍의 피를 소혼곽에 붇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백해무익한 버러지들!] ! 발을 구른다. 집채만한 발이 지면을 구르며 삼촌육유들이 엎드려 있는 지면이 마귀 뒤흔들리고 삼촌육유들의 몸이 콩 튀듯 튄다.

청풍; [더 이상 세상에 해악을 끼치지 못하도록 오늘 전부 토막을 내버리겠다!] ! 검을 잡아뽑고

[으으으!] [... 죽기 싫어! 겨우 인간이 되었는데....!] [... 살려주세요!] [... 이게 다 번개, 저 자식 때문이야!] 삼촌육유들 납작 엎드린 채 달달 떨고

청풍; [네놈들 모가지를 쳐버린 후 네놈들을 만든 난릉왕을 찾아가 죄를 묻겠다!] 거대해진 검을 쳐들어서 내리치려 하고

번개; (안돼!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번개; (하지만 저 인간이 흘리는 이상한 힘 때문에 대항하는 건 꿈도 꿀 수 없고....) (기회를 봐서 달아나는 게 최선인데....!)

그러다가 눈 반짝 번개

청풍의 뒤쪽에 주저앉아 두려움에 떨고 있는 지고운의 모습

번개; (이 방법뿐이다!) 손으로 바닥을 몰래 두드린다. 순간

움찔! 바닥에 떨어져 있던 번개의 칼이 흔들 하더니

투학! 그대로 미사일처럼 지고운에게 날아간다

청풍; [번개 네놈이...!] 분노하여 돌아보는데

! 그대로 지고운의 가슴을 관통하여 박히는 칼

지고운; [!] 비명 지르고

털썩! 쓰러지는 지고운

청풍; [지고운!] 돌아보며 외치는데

번개; [튀어!] ! 외치면서 뒤로 날아올라가고

[히익!] [튀자!] [엄마야!] 파팟! ! 사방으로 날아서 달아나는 삼촌육유들

청풍; [이 죽일 놈들이 끝까지....!] 이를 부득 갈고

청풍; [명심해둬라! 네놈들이 어디에 숨든 기필코 찾아내서 토막을 내버리겠다아아아!] 분노해서 고함을 지르고

<토막을 내버리겠다아아아아!> 하는 청풍의 고함 소리가 사색이 되어 달아나는 삼촌육유들의 모습을 배경으로 들리고

[으으으! 인간이 되자마자 도망자 신세라니...!] [저 인간에게 안 잡히려면 세상 끝으로 도망가야만 해!] 사색이 되어 달아나는 놈들. 이슬만 울상이 되어 뒤돌아보면서 달려간다.

청풍; [똥물에 튀겨 죽여도 시원잖을 난쟁이 놈들!] 이를 북북 갈며 지고운에게 다가간다. 시골처녀가 겁에 질려 웅크리고 있는 옆에 심장에 칼이 박힌 지고운이 벌벌 떨고 있다. 입으로는 피를 토하고 있고

청풍; [지고운!] 지고운 옆에 무릎을 꿇고

청풍; [미안하다! 번개 그놈이 달아날 시간을 벌기 위해 널 노릴 줄은 몰랐다!] 지고운의 손을 잡고

지고운; [... 죽고 싶... 싶지 않아요!] 헉헉

지고운; [... 난 상... 상대형을.... 만나야....!] ! 말하다가 고개를 떨구는데

청풍; [젠장...!] 입술을 깨물고

청풍; (심장이 관통당해서 살릴 방법이 없었다!) 한손으로 지고운의 가슴을 누르고 한손으로는 칼을 잡는다

청풍; (양지 바른 곳에 묻어주기나 해야겠지!) ! 지고운 가슴에서 칼을 뽑는다.

그러다가 흠칫하는 청풍

청풍; (이건 뭐지?) 손으로 지고운의 가슴을 누르고

청풍; (분명 심장이 멎었는데도 맥이 뛰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청풍; [!] 깨닫고

청풍; [음양인!] 놀라고

청풍; [이 요물의 몸속에는 남자와 여자 두 개의 목숨이 들어있다.] [그래서 한쪽은 죽었지만 다른 한 쪽은 아직 살아있는 것이다!] 지고운의 몸뚱이를 번쩍 안아들고

청풍; [맥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철궁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선무불사강녕로(仙舞不死康寧爐)의 선녀를 보게 하면 살아날지도 모른다!] 부악! 생사일보를 펼쳐서 하늘로 치솟는 청풍

여자; [흐윽!] 기겁하고

청풍; [난쟁이 네놈들 때문에 내가 별짓을 다한다! 반드시 대가를 치루게 해주마!] 노끈처럼 변해서 하늘을 가로지르는 청풍

여자; [신선님!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선님!] 절하는 여자

 

#172>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66>

철궁의 외곽. 여러 명의 청년들이 서있다.

하시룡; [궁주님은 모르는 일이라고 하셨지만 수수방관할 수 없다.] 십여명이 영특해보이는 청년들을 모아놓고 얘기한다.

하시룡; [그게 누구든 감히 철궁에 무단히 침입했다가 달아나는 것은 용납하지 못한다.]

하시룡; [너희들은 이열과 삼열 중에서도 추적의 달인들이니 기필코 그자들의 종적을 찾아내라!]

[봉명!] [맡겨주십시오!] 포권하며 대답하는 청년들

! ! 이어 사방으로 날아간다

하시룡; (대체 그 벌거숭이들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167>

다시 천년관총. 건물 한쪽이 터져나간 모습

문이 닫힌 인명전

[!] 촛불이 밝혀진 인명전 안에 책상다리 한 채 앉아서 눈 부릅 청풍

권완; [죄송해요! 전 정말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어요!] 소맷자락으로 눈시울을 닦으며 청풍의 앞에 앉아있는 권완

권완; [삼촌육유들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소혼곽에는 두 가지 공능이 있다고 해요.]

권완; [소혼곽을 만든 칠고신(七高神)들의 힘을 끌어내어 쓸 수 있으며, 소혼곽을 통해서 제왕이 될 수 있는 자를 검증하거나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거예요.]

권완; [... 전 당신이 칠년천하를 이룩했던 제왕의 후손이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권완; [그래서 당신의 피로 소혼곽을 깨워보려고 한 거였는데....!]

권완; [엉뚱하게도 대낭이 되살아나고 삼촌육유가 인간의 몸을 얻게 되었어요.]

기가 막혀서 말을 잊은 청풍

권완; [대낭이 되살아난 것은 짐작이 가는 바가 있어요.] [당신이 극기마환신단을 복용하고 수련하던 도중에 환각 속에서 뜯어먹은 풀은 대낭의 정()이었어요.]

권완; [, 당신 피속에는 대낭의 정이 섞여있는데 그것이 소혼곽에 깃들어 있던 칠고신중 한 분의 혼과 합쳐져서 육신을 형성하게 된 것같아요.]

권완; [삼촌육유들의 경우에도 마음, 즉 혼이 없는 존재들이었다가 칠고신의 혼을 흡수하여...!] + 청풍; [잠깐!] 말을 막고

권완; [?]

청풍; [간단하게 얘기하자구!] [결론은 공손대낭과 삼촌육유가 칠고신의 능력을 얻었다는 거 아니야!]

권완; [, 그런 셈이에요!]

청풍; [난릉왕과 비교해서 칠고신의 능력은 어느 정도야?] 굳은 표정

권완; [술법은 몰라도 무공은 거의 비슷한 수준일 거예요!]

청풍; [젠장할! 무슨 일을 이렇게 크게 벌려?] 버럭 고함을 지르며 일어나고

사색이 되는 권완

청풍; [공손대낭이야 착한 요정이니 상관없다쳐!] [하지만 삼촌육유가 얼마나 포악하고 사나운 놈들인지는 완매도 알잖아!]

청풍; [그런 놈들이 칠고신의 힘을 얻었으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 것 같애?]

권완; [흐윽!]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두려움에 떨고

청풍; [손가락만한 난쟁이일 때도 사람을 예사로 잡아먹던 놈들이야!] [그런 흉악한 것들이 난릉왕 정도의 무공을 지니고 날 뛰게 되었단 말이야!]

권완; [죄송해요! 죄송해요!] 울고

청풍; [내 눈에는 선하게 보여! 그것들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드는 게!] ! 부서져라 문을 열고 나가는 청풍

권완; [공자! ... 어딜 가세요?] 기어서 따라 가려 하지만

청풍; [따라올 것 없어!] [젠장! 어쨌든 내 피와 숨결로 깨어난 놈들이니 내손으로 잡아들일 수밖에!] 화가 나서 천년관총 입구로 간다

청풍; [난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에게 술책을 쓰는 걸 한 번도 본 적 없어.] 문간에 서서 돌아보고

청풍; [부부가 되는 사람들 사이에는 진실과 예의가 있어야 할 뿐인데 어떤 목적을 위해서 술책을 쓴다면 서로의 마음에 의심이 생기게 된단 말이다!] 화를 내며 천년관총을 나가버린다.

권완; [공자! 제발 저를...!] [쿨럭!] 기어가다가 피를 토하고

권완; [용서해주세요! 용서해주세요!] 기절하며 울고. 직후

<휴우! 너란 아이도 참 재능이 화근이로구나!> 탄식성이 들리고

휘이! 인명전 안에 나타나는 두 여자. 용설약과 이수낭자다. 이수낭자는 용설약의 종이 된 듯한 분위기고

용설약; [공공자와 인연이 있는 널 못 본 척 할 수가 없구나!]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권완을 안아들고

용설약; [비록 지금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같겠지만 긴 안목으로 보자면 네게 좋은 약이 될 것이다!] 권완의 이마에 뺨을 맞추고

용설약; [물론 오늘 일이 교훈이 되긴 해야겠지만!] 이수낭자와 함께 사라진다.

 

#168>

[!] 눈 부릅 독군. 침대에 붕대로 여기저기 감은 모습으로 앉아있다.

두 손에 두툼한 책을 한권 들고 있다. <照心經>이란 제목이 적힌 책인데 상당히 두껍다. 전화번호부 정도.

청풍; [이런 사정으로 당신의 궁주대리 취임을 서두르게 되었어!] 뒤에는 가진우가 서있다.

청풍; [내일 이 시간까지는 영감이 철궁의 궁주야!] [조심경을 들고 튀거나 훼손하지만 않으면 무슨 짓을 해도 되니까 마음껏 궁주 노릇을 해봐!]

청풍; [가일열!]

가진우; [예 궁주님!]

청풍; [이 영감은 겨우 사열에 불과해서 아는 게 별로 없을 거야!] [가일열이 좀 도와주도록 해!]

가진우; [분부 받들겠습니다.]

청풍; [그럼 하룻동안 철궁을 부탁해!] 나가고

독군; [... 잠깐!] 급히 불러세우고

독군; [천하제일미인 임희는 사실 노부의 외손녀일세!]

독군; [지금 북경에 있는데...!] + 청풍; [됐어!]

청풍; [여자라면 학을 뗀 나한테 미인은 무슨...!] 궁시렁대며 나가 버린다

가진우도 따라나가고

! 방문이 닫히고 벙찌는 독군

독군 믿어지지 않는 듯 조심경을 보고

독군; [조심경! 조심경이 드디어 노부 손에 들어왔구나!] 흥분으로 떨며 조심경을 두 손으로 움켜잡고.

독군; [이것만 익히면 내 무능을 비웃으며 내가 보는 앞에서 아내를 겁탈해죽인 그놈, 귀왕(鬼王)을 죽일 수 있을 것이다!] 흥분하며 책장을 펼친다. 하지만

[!] 눈이 튀어나오려는 독군

독군; [.. 말도 안돼! 이럴 수는 없어!] 미친 듯이 책장을 넘기고

독군; [하하하! 이건... 이건...!] 실성한 듯이 웃고

! 독군이 펼쳐놓은 조심경에는 낙서처럼 이상한 기호들이 잔뜩 그려져 있다

<뜻도 유래도 알 수 없는 기괴한 기호들...!> 덜덜 떨리는 독군의 손이 책장을 넘기고

<궁주가 아무렇지 않게 조심경을 보게 한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두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절망하는 독군

<단 하루의 시간으로는 조심경에서 아무것도 얻을 수 없고... 심지어 필사도 불가능하니...!> 크아아! 울부짖는 독군

 

건물 사이를 걸어가는 청풍. 가진우가 따라온다.

크아아아! 뒤쪽의 건물에서 독군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 이제야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군! 변태영감...!] 냉소하고

청풍; [조심경이 그렇게 만만한 거였으면 오백년의 역사를 지닌 철궁이 오늘날까지도 요모양 요꼴이겠다!] 냉소하고

청풍; [뭐 영감이 내놓은 십기무제의 비급 때문에 몇 년 후쯤에는 괄목상대라는 말을 듣긴 하겠지!]

뇌옥에 이르는 청풍. 뇌옥은 철궁의 제자들이 지키고 있다.

청풍; [열어!] 다가가며 말하고

급히 뇌옥의 문을 여는 철궁의 제자들

 

뇌옥의 내부.

! 지고운의 목을 움켜잡는 청풍의 손아귀. 숨이 콱 막히는 지고운의 표정

청풍; [선택을 해라!] [두 목숨을 앗아간 대가로 여기서 목이 부러져 죽을 건지 아니면 내개 협력을 할 건지!] 지고운의 목을 움켜쥐고 있다. 지고운은 두 팔에 사슬이 묶여서 벽에 걸려있는 상태.

가진우가 철창 밖에서 보고 있다.

지고운; [... 무슨 협력을...!] 헉헉

청풍; [네가 추적과 염탐의 전문가라는 얘긴 들었다!] [그리고 난 지금 급히 누군가를 쫓아가야 해서 길잡이가 필요하다!]

지고운; [.. 죽여!]

청풍; [?]

지고운; [어차피 난 적포동에 배신자로 찍힌 목숨이야!] [네 손에 죽지 않더라도 조만간에 적포동이 날 죽일 거야!]

청풍; [말로 해선 안되겠군!] 눈이 빛을 발하고

지고운; [!] 기겁하고

! 청풍의 눈이 불같이 빛나더니

슈욱! 청풍의 눈동자가 눈에서 빠져나와 지고운의 눈으로 스며들어간다

지고운; [... 사술...!] [아아악!] 눈에 청풍의 눈동자가 스며들어가며 비명을 지르고

청풍; <서문영감에게서 배운 금안공(金眼功)으로 네년을 내 꼭두각시로 만들어주마!> 눈에 힘을 주고. 헌데

[!] 그러던 어느 순간 청풍의 눈이 부릅 떠지고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남장한 지고운의 모습. 여자와 놀아나는 지고운의 모습. 여장한 지고운의 모습. 남자와 놀아나는 지고운의 모습

청풍; <... 뭐야 이 계집?> <어떻게 남자면서 여자이기도 한 거지?>

[!] 다시 뭔가 깨닫고

청풍. [젠장할!] 목을 쥐고 있던 지고운을 패대기친다. 지고운의 눈에서 빛이 떨어지고

청풍; [못 볼 걸 봤어! 우웩 퉤퉤!] 침을 뱉고

가진우가 어리둥절하는데

청풍; [네 정체를 미리 알았다면 손도 대지 않았다!] 지고운의 목을 잡았던 손을 옷이 마구 닦고

청풍; [더러운 음양...!] + 지고운; [제발!] 애원하며 청풍의 입을 막고

지고운; [시키는 대로 뭐든지 다할 테니까 제발 그것만은...!] 애절하게 울며 청풍에게 애원

청풍; (옳거니!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닌 이 요물은 자신의 정체가 가장 큰 약점이구나!)

치욕스러운 표정으로 울고 있는 지고운

청풍; [풀어줘!] 가진우에게

가진우; [예 궁주님!] 들어와서

지고운의 팔을 묶은 쇠사슬을 풀어준다

청풍; [하일열을 만나고 있겠다.] [그 요물이 몸을 추스르는 대로 내게 데려와!] 뇌옥을 나가고

지고운의 팔을 풀어주면서 고개 숙이는 가진우

청풍; (삼촌육유!) (아무리 꼭꼭 숨어있어도 모조리 찾아내주마!) 눈을 번뜩이며 뇌옥에서 나간다.

 

#169>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권완; (반응이 있어!) 흥분하여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고

점점 짙어지는 연기

[번개! 너 안 뜨겁냐?] [클났어! 번개가 구워지고 있어!] [못된 놈이긴 하지만 번개를 살려주세요!] 다른 삼촌육유들은 아우성치지만

번개; [왜들 그래?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정작 번개는 멀뚱거린다

이슬; [정말 괜잖은 거야? 괜잖니 번개야?] 겁에 질려서 묻고

번개; [뜨겁진 않은데 기분이 좀....!] 갸웃

[기분이 어떤데?] [그 연기 안 매워?] 다른 놈들이 급히 묻고

번개; [술 마신 것 같애!] 해롱 해롱하며 정신을 잃고

[야야! 정신 차려 번개!] [그러다 안으로 떨어진다구!] [꽉 붙잡아! 이거 이상해!] 다른 놈들이 외치지만

! 구멍의 모서리를 붙잡고 있던 번개의 손이 풀리며

! 눈이 풀린 번개 머리가 연기가 치솟는 구멍 속으로 사라진다

[안돼!] [번개야! 죽지마!] [번개가 소혹곽에 잡아먹혔어!] 다른 놈들 아우성치는 순간

화악! 갑자기 번개가 빠진 상자 구멍에서 엄청난 연기가 화산이 폭발하듯 치솟고

[!] [히액!] 삼촌육유들의 비명

권완; [!] 권완도 기겁하며 뒤로 물러서는데

스스! 이슬의 상자에서도 연기가 치솟고

이슬; [... 내 소혼곽에서도 연기가 나!] 비명 지르고

푸스스! 슈우! 다른 상자들에서도 연달아 연기가 피어오르고

[나도!] [내 소혼곽도 살아났어!] [으앙! 난 이런 거 싫어!] 비명, 울음. 아우성.

그러다가 연기를 마신 놈들의 눈이 풀리고

! ! 구멍 속으로 빠지는 놈들. 직후

화악! 푸학! 연달아 상자들에서 폭발하듯 연기가 치솟고

마지막으로 삼촌육유가 들어있지 않던 상자도 연기를 뿜어낸다

쿠쿠쿠! 완전히 연기로 뒤덮이는 실내. 일곱 상자에서 뿜어내는 연기가 점점 더 짙어져 한치 앞도 볼 수 없게 만든다

권완; (... 소혼곽이 반응을 보였어!) (그렇다는 건 이 사람이 칠년천하를 이룩했던 제왕의 핏줄이라는 증거야!) 흥분으로 달달 떨며 연기를 보고 있다. 연기는 어느덧 실내를 가득 채워서 한치 앞도 볼 수 없게 만든다. 이하 실내의 사물은 자세히 보이지 않는다. 자세히 묘사되는 것은 청풍과 권완의 모습뿐이다

[!] 그러다가 눈 부릅 권완

연기 속에서 사람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권완; (... 사람!) 소름이 오싹

권완; (연기 속에 누가 있어!) 겁에 질려 청풍의 옆으로 물러앉고

그 사이에 연기 속에서는 사람의 그림자가 점점 더 많아지고 [뭐야.] [이거 뭐지?] [여기 이상해!] 소근대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권완; [, 일어나 봐요! 어서요!] 겁에 질려 청풍을 흔들고. 시선은 연기 속에서 어른거리는 사람의 형상을 향하고. 하지만

청풍; [으음!] 웅얼거릴 뿐 깨어나지 않는다.

권완; [제발 정신 차려요! 방안에 누군가 있어요!] 청풍을 흔들어 깨우려 하며 겁에 질려 연기 속을 보는데

[진보, 당신은 어디 있나요?] 갑자기 연기 속에서 누군가의 음성이 들리고

권완; (이 목소리!) 경악하는데

[이 연기 때문에 당신을 볼 수가 없군요. 대답 좀 해주세요 진보!] 다시 들리는 음성

권완; [대낭?] 외치고. 순간

[!] 연기 속에서 누군가 흠칫하더니

[누구냐?] ! 연기 속에서 뭔가가 권완을 향해 덮쳐오고

권완; [!] 기겁하며 청풍을 두 팔로 안은 채 풀쩍 뒤로 날아오르고. 직후

휘익! 연기 속에서 빠져나온 사람 그림자가 빠르게 한 바퀴 침대 주위를 돌고. 알몸의 여자다.

청풍을 두 팔로 안은 채 방 구석으로 내려서는 권완

스스! 다음 순간 침대 앞에 나타나는 그 그림자. 연기 속이라 모호하지만 그래도 침대 근처는 아주 못 알아볼 정도로 연기가 짙진 않다.

! 흐릿하지만 공손대낭의 얼굴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아주 슬픈 표정. 이하 공손대낭의 얼굴은 연기 속의 흐릿한 모습으로 묘사. 얼굴 아래는 알몸이다. 얼굴만 흐릿하게 보여주고 몸은 연기에 쌓인 윤곽만 보여줄 것

권완; [대낭! 정말 대낭이군요!] 청풍을 안은 채 외친다. 그래도 겁에 질려 앞으로 나설 생각은 못하고

공손대낭; [권 아가씨?] 흐릿한 연기 속에서 흠칫 돌아보고

공손대낭; [아가씨가 여긴 무슨 일이죠?] 연기 속에서 어른거리며 묻고

권완; [저 전, 어제 여기 왔어요.] [하지만 대낭은... 대낭은 분명 용화사에서....] 너무 놀라 말을 잇지 못하고

공손대낭; [! 아가씨는 아직 어린데도 이곳에 오고 말았군요.] [제 검술도 아가씨와 아가씨의 사람을 지켜주지 못한 모양이네요.] 권완이 잠든 청풍을 안고 있는 흐릿한 형상을 보고

공손대낭; [하긴 용화사엔 무서운 사람들이 너무 많았지요. 아가씨를 탓할 수는 없어요.]

권완; (내가 죽어서 저승에 온 걸로 알고 있어!) + [대낭! 그게 아니라...]

공손대낭; [혹시 진보를 보지 못하셨나요? 그는, 그는 분명 내 곁에 있을 텐데 보이질 않아요.] 주위를 두리번.

공손대낭; [그리고 이 안개같은 건 뭐죠? 너무 짙고 흩어지지도 않아서 진보를 찾을 수가 없어요!]

권완; [, 그게...!] 당황하는데

공손대낭; [아무래도 이상하군요.] [전 더 이상 세상에 살아있고 싶지 않아서 스스로를 소멸시켰는데 여전히 형체를 이루고 있다니...] 자기 몸을 보고 만지며 갸웃

공손대낭; [전 승천할 수도 없는 존재면서도 몸을 이루고 있어요.] [아가씬 총명하니까 그 이유를 알겠지요?]

권완; [...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되어서 대낭이 여기에 나타났는지....]

공손대낭; [.... 여긴 정말 이상한 곳이군요.]

공손대낭; [그리고 연기 속에서 꿈틀거리는 저것들은 뭐죠?] [사람도 아니고, 토끼도 아니군요.] [두꺼비들인가요?] 근처에 서성이거나 주저앉아 있는 사람들의 형상을 돌아보고

권완; [여긴 태호변에 자리한 철궁이에요.]

공손대낭; [뭐라고요?] [제가 왜 철궁에 있죠? 철궁은 공공자의 문파잖아요.] 깜짝 놀라고

공손대낭; [혹시 철궁이라는 데가 저 같은 요정이 소멸하면 오는 곳인가요?]

권완; (그럴 리가 없잖아!) + [대낭! 영문은 모르겠지만 대낭은 소멸하지 않고 다시 살아났어요.]

권완; [한데 대낭 근처에 있는 것들이 뭔지 아시겠어요?] [대낭과 함께 다른 요정들도 나타났는가요?] 기웃. 공손 대낭 뒤에 사람 그림자같은 것이 어른거리고

공손대낭; [, 난 아무것도 몰라요.]

공손대낭; [이 안개, 아니 연긴가요? 하여간 싫군요. 아가씨가 이걸 좀 걷어주시겠어요?]

권완; [그 연기가 뭔지는 저도 몰라요. 제 안력으로도 전혀 꿰뚫어 볼 수 없으니 보통 연기가 아닌가 봐요.]

그때 누군가 살그머니 기듯이 다가와서 공손대낭의 몸을 더듬는다.

공손대낭; [감히!] 손을 휘두르고

! 소리와 어쿠! 하는 짧은 비명소리가 터져 나온다. 누군가 공손대낭의 손에 맞아 뒤로 나뒹굴고.

직후 다른 그림자들이 기어와서 공손대낭의 몸을 더듬는다.

공손대낭; [에그머니나! 이게 뭐야! 저리가!] 비명 지르며 손을 휘두르고.

다시 펑! 하는 소리가 들린다. 꾸엑! 비명도 들리고

공손대낭; [아가씨! 왜 개를 풀어 나를 물게 하려는 거죠? 난 개가 싫어요.] 권완 쪽을 보며 억울한 듯 외치고

권완; [... 개는 저도 싫어해요. ... 혹시 개 요정이 함께 나타난 건가요?]

공손대낭; [세상에 개 요정이 어디 있어요!] [개 요괴는 있어도 개 요정은 없어요.] [요놈의 개새끼!] 자신에게 달라붙으려는 그림자를 발로 걷어차고. ! 비명이 또 들리고

공손대낭;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어!] [저리가 이 개새끼야!] ! ! 장풍까지 날리고 이크! 끄엑! ! 비명이 연달아 들리고

권완; (대낭이 요괴를 퇴치할 줄도 아네!) 안도 + [대낭은 장기인 검술 외에 장법(掌法)의 공력도 대단하군요.]

공손대낭; [?] 어리둥절하며 돌아보고.

공손대낭; [, 난 장법 같은 건 몰라요. 무공이라고는 검술만 배웠는걸요.] ! !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연기 속에서 자기에게 달라붙는 뭔가를 향해서 또 장풍을 날린다. 헌데

[젠장! 어떤 여자가 날 때렸어!] [이슬! 범인이 너냐?] [... 무슨 소리야? 난 그쪽으로 가지도 않았어!] 화난 고함소리가 연기 속에서 터져 나온다. 순간

권완; [삼촌육유!] 깜짝 놀라고

권완; (이제 보니 대낭 주변의 저것들은 삼촌육유야!)

[아우 된장! 골 아파 죽겠어!] [젠장! 꼭 죽었다 살아난 것 같아.] [꺄악! 저리가 어딜 밀어!] [! 너 이슬이었냐?] [킬킬! 어째 몰캉하다 했어!] 연기 속에서 투닥거리는 사람들의 형상

권완; (삼촌육유들이 소혼곽에서 모두 뛰쳐나왔어! 게다가 덩치도 사람 만해졌고!)

권완; (아무래도 내가 이 사람의 피와 숨결로 한 실험때문인 것같애!) 권완이 생각할 때 삼촌유유들은 점점 더 소란스러워진다.

[이거 누구 엉덩이?] [얌마! 어딜 만져?] [꺄악! 이 변태!] [꾸엑! 맞아도 기분은 좋아!]

[우헤헤! 이 여자는 또 누구지?] [이슬보다 더 빵빵해!] [냄새도 좋아!] [나도 좀 만져보자!] [이 망할 것들이 어딜 더듬어? 죽엇!] 퍼펑! 연기 속에서 아우성치며 투닥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권완; [대낭 멈춰요!] [육유! 모두 멈춰!] 버럭 고함을 지르고. 순간

일제히 굳어지는 사람 그림자들

권완; [대낭! 다시 만나서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삼촌육유! ! 너희들 잘도 나를 속였겠다!? 내가 가만두지 않는다고 했을 텐데!] 침대로 가고

[우린 절대 거짓말 안 해!] 동시에 합창하듯 외치는 삼촌육유. 아직은 사람 형상의 그림자 모습이다.

권완; [이렇게 된다는 말은 없었잖아! 너희들은 나를 속인 거야!] 청풍을 침대에 내려놓고

[억지다!] 누가 거만하게 뻐기며 외치고

권완; [번개 너 이 녀석!] ! 지풍을 날리고. 하지만

번개; [!] 연기 속에서 두 주먹 불끈 쥐며 기합을 지르고. 그러자

! 권완이 날린 지풍은 번개의 몸 근처에서 퉁겨져 다른 곳으로 날아간다.

권완; (내 쇄옥지(碎玉指)를 호신강기로 퉁겼어?) 경악하는데

번개; [으하하하! 이거 뭐야! 아주 좋잖아! 내공이란 걸 마음껏 쓸 수 있게 되었구나!] 신이 나고 거만하게 웃는다.

권완; [닥쳐!] 삐삐칭! 더 강력한 지풍을 날리지만

투캉! 번개가 손바닥을 펼치자 역시 방패에 맞은 것처럼 퉁겨져 나간다

권완; [말도 안되는...!] 기가 막히고

번개; [낄낄! 예쁜 언니! 이제 그런 애들 장난은 나한테 안 먹혀!] 손가락 흔들며 건방지게 웃고

권완; [그래 어디 한 번 해 보자 요 녀석!] [기중표!] 양손을 가슴 앞에서 빙그르르 휘젓고. 순간

쿠와! 그러자 방안의 연기들이 권완이 양손을 돌리는 대로 마치 진공청소기에 빨려들 듯이 빨려들어온다. 그 연기들을 토네이도처럼 맹렬히 휘돌며 권완의 양손 사이로 압축된다. 독군의 방에서 보인 것과 비슷한 바람의 공이 되는데 색이 짙다. 헌데

! 널어놨던 이불이 걷히듯이 방안의 연기들이 확 걷히자 들어나는 방안의 모습. 발가벗은 일곱명의 남녀가 서있다. 중앙에 어리둥절하며 서있는 다섯명의 사내는 바로 삼촌육유들 중 남자들이고. 이슬과 공손대낭은 한쪽 구석에 서있다. 공손대낭이 화난 표정으로 눈을 부라리고 있고 이슬이 그녀 뒤에 숨은 모습. 삼촌육유들과 대치하고 있다. 문제는 전부 알몸이라는 거! 공손대낭은 글래머고 이슬은 좀 청초한 모습이다.

삼촌육유들의 알몸을 보여주고

권완; [.... 너희들...!] 얼굴이 새빨개져서 더듬거리고. 양손 사이에는 바람의 공이 들어있는 상태.

[! 연기가 걷혔다!] [에휴! 이제 살 것 같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런데 왜 우리가 발가벗고 있냐?] [... 내 잘못 아니야!] 삼촌육유들 어리둥절하며 서로를 보고. 그러다가

<발가벗었다고?> 다섯 놈의 눈이 띠용하고

시선이 일제히 이슬과 공손대낭에게 향하는 그 놈들

[꺄악!] [, 뭐야 너희들도 변태 된 거야?] 다섯놈의 알몸이 정면으로 향하자 비명 지르며 두 손으로 눈을 가리는 공손대낭과 이슬.

그러다가 흠칫하는 두 여자. 벌린 손가락 사이로 다섯 놈을 보는데.

삼촌육유들이 침을 질질 흘리며 게슴츠레한 눈으로 두 여자를 보고 있다.

이슬; [이 변태새끼들아! 눈깔 다른 데로 안 돌려?] 주변의 물건을 집어던지고

[으헤헤! 이슬 너 의외로 빵빵하다!] 그 물건에 맞으면서도 헤벌레 하는 번개

순간 어리둥절하며 자기 아래를 보는 공손대낭

! 글래머러스한 자신의 알몸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순간

공손대낭; [꺄아아아아악!] 찢어지는 듯한 비명을 지르며 두 팔로 가슴을 가리면서 털썩 주저앉는다. [엄마야!] 이슬도 그녀 뒤에서 가슴 감싸며 주저앉고. 순간

청풍; [뭐야?] 버럭 고함지르며 벌떡 일어나고

[!] [저 인간 깼다!] 공손대낭과 이슬을 보던 삼촌육유들 기겁하며 돌아보는데

벌떡 일어나 앉은 청풍의 눈 부릅

거시기를 털렁 드러내놓은 채 자신을 돌아보는 다섯 놈의 모습 크로즈 업

청풍; [이 죽일 놈의 음적새끼들아! 어디서 단체로 고추를 드러내고 지릴이냐?] 크왕! 침대에서 뛰쳐나오며 사납게 고함을 지른다. 입에서 원형의 초음파가 확 터져나가고. 권완은 두 손으로 귀를 가리며 비틀. 엄청난 사자후다. 순간

! 천년관총의 한 모퉁이가 그대로 터져나간다. 마치 안에서 대량의 폭탄이 터진 듯한 모습이고.

크엑! 케엑! 엄마야! 비명과 함께 터져나오는 건물 파편에 휩쓸려 허공으로 퉁겨져 나가는 삼촌육유와 공손대낭. 물론 모두 알몸이다

[!] [... 뭐냐?] 순라를 돌다가 기겁하는 철궁의 제자들

[난다! 난다! 내가 날아!] [저 인간 무서워!] [엄마야!] [난 이런 거 싫어!] 허우적대면서도 까마득히 허공으로 날아가는 삼촌육유와 공손대낭.

[... 저저....] [궁주님의 거처에서 발가벗은 것들이...!] 철궁 제자들이 입만 딱 벌리고 있는데

드드드! 진동이 갈아앉는 천년관총. 한쪽 벽면과 지붕이 왕창 터져나갔다.

그 안에 청풍이 눈을 부라리며 서있고. 뒤에는 권완이 귀를 막은 채 비틀거리고 있다.

[으하하하! 해방이다! 자유다!] [악랄한 인간의 압제에서 풀려났다!] [자유만세!] [... 같이 가! 나 혼자는 무서워!] 멀리로 멀어지는 삼촌육유들의 음성

청풍; [이건 도대체 무슨 도깨비 노름이야?] 찡그리고

그러다가 소혼곽을 보고 흠칫. 당연히 소혼곽에는 삼촌육유들이 없다.

청풍; [난쟁이들은 또 어디로 갔고?] 인상 쓰는데

권완; [흐윽!] 뒤에서 깅 털석 주저앉으며 울음을 터트린다

청풍; [왜 그래 완매? 대체 무슨 일이야?]

권완; [제 잘못이에요! 제 호기심으로 엄청난 일이 벌어졌어요!] 침대에 얼굴 묻고 운다

청풍; [아 글쎄 그게 무슨 일이냐니까?] 신경질 부리려는데

[궁주님!] [무사하십니까?] ! ! 두 명의 청년이 터져나간 벽을 통해서 안으로 날아든다. 가진우와 하시룡이다.

청풍; [그러니까 이게...!] 설명하려는데

권완; <별일 아니라고 말하세요.> 울면서 전음을 보내고

청풍; [별일 아니야. 잠결에 실수로 사자후를 터트렸는데 이 지경이 되었어!]

[... 사자후였습니까?] 놀라는 가진우와 하시룡

<얼마나 강력한 사자후였길레 강철과 바위를 써서 요새처럼 지은 천년관총의 벽과 천장을 날려버린 것인가?> 놀라고

청풍; [밤이 깊었으니까 정리는 날 밝으면 하기로 하고 그만들 가봐!] 손 젓고

하시룡; [방금 전 일단의 이상한 무리들이 궁 밖으로 도주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청풍의 눈치 살피고

하시룡; [혹시 그자들이 독군의 방조자(傍助者) 아닐지요?]

청풍; [난 모르는 일이야. 그건 하일열이 조사해봐!]

하시룡; [예 궁주님!] 고개 숙이고

가진우; [그럼 편히 쉬십시오!] 포권하고

청풍; [!] 끄덕

몰려든 철궁 제자들을 몰고 사라지는 가진우와 하시룡

청풍; [완매!] 사람들이 사라지자 권완을 돌아보며 인상 쓰고

권완; [... 말씀드릴께요. 우선 사람들의 이목이 닿지 않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요!] 눈물 닦으며 일어나고

청풍; [그러지!] 앞장서서 인명전으로 가고

인명전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

그런 두 남녀를 건물 그늘에서 보고 있는 두 여자. 밤인데도 양산을 쓴 기모노풍의 옷을 입은 절세미녀와 그녀 뒤에 서있는 다소곳한 인상의 역시 미녀. 용설약과 이수낭자

용설약; [공공자의 흔적을 찾아 왔다가 진귀한 구경을 하게 되었네!] 한숨 쉬고

 

#166>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64>

불이 여기저기 밝혀진 철궁.

건물 사이로 가는 권완.

지나가다가 인사하는 철궁의 제자들

마주 목례하는 권완

곧 어느 건물로 들어가는 권완

방안의 침대에 누워있는 독군. 온몸을 붕대로 칭칭 감았다. 머리에도 붕대.

독군; [뜻밖이군. 이밤이 새기 전에 누군가 내 목숨을 가지러 올 거라 생각했지만 네가 직접 오다니....]

권완; [경계할 것 없어요. 해치러 온 게 아니니까요.] 문을 닫고.

독군; [역시 뜻밖이군. 보시다시피 예의를 차릴 순 없는 상태니 앉고 싶은 데 앉아라.]

권완이 두 손을 허공에서 춤을 추듯 한 번 휘젓고.

휘익! 하고 그녀의 주위에서 바람이 일어나더니 그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흐름은 맹렬하고 빨라진다.

마침내 그녀의 두 손바닥 사이에서 밥공기 정도의 크기가 되어서 맴돌고.

독군; (방안의 공기를 모두 끌어모아 압축 시키다니...!) (어린 계집이 괴물이 따로 없군!) 놀라고

권완; [천하제일독인 독군에게는 독중지성(毒中之聖)이라는 독이 있어 금강불괴조차 녹일 수 있다지요?] 양손을 빙글 빙글 돌려가며 손안의 바람 구슬을 압축시키면서

권완; [더구나 용독(用毒)하는 수법이 귀신같아서 수족을 쓰지 않고도 삼장 이내에서는 마음으로 독을 쓴다더군요.] 두 손 바닥 사이에 있던 바람 뭉치를 이제 계란만하게 압축 시켜서 손바닥에 올려놓고.

독군; [틀린 말은 아니다만 독중지성은 함부로 쓸 경우 나도 함께 당할 우려가 많아서 쉽게 쓸 수는 없다.]

독군; [너와 싸울 때 처음부터 독중지성을 사용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긴 한다만....]

권완; [이 바람 구슬 속엔 적어도 사십 가지 이상의 독이 들었겠지요?] 손바닥 위에 올려진 계란만한 바람 구슬을 들어보이고

독군; [맞다!] 끄덕.

권완; [확인해볼까요?] 구슬을 바닥으로 떨어트리고. 순간

치치치! 푸시시! 바닥의 석판이 녹아들어가며 연기를 낸다.

권완; [역시 명불허전이군요. 압축되었다고는 해도 석판까지 녹이다니...!]

독군; [항상 손이 늦어 후회막급이다. 네가 올 줄 알았다면 다른 독을 썼을 텐데....]

권완; [제가 경계하고 있을 때는 어떤 독도 저를 해칠 수 없답니다.] 의자를 끌어다가 침대 옆에 놓고

독군; [흥!] 냉소.

권완; [꼭 믿어달라고 한 말은 아니니 부담 가지실 필요 없어요.] 의자에 앉는다.

독군; [누가 부담을 가진단 말이냐?]

권완; [그 부담이 아니라 할지라도 다른 부담은 있으시겠죠.]

독군; [흥!] 코웃음.

권완; [내일이면 원했던 물건을 손에 넣고 필사본을 만들 수 있으실 테니 먼저 축하를 해야 하겠군요.]

권완; [하지만 그 후에는 어떻게 하죠?] [하루 안에 철궁을 빠져나가지 못한다면 아마 당신은 죽음을 당할 텐데요.]

독군; [네가 염려할 일이 아니다.]

권완; [만약에 제가 원하는 세 가지 독을 주신다면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드리겠어요.]

독군; [흐흐흐! 어린 계집아이가 어쨌든 철궁의 제자인 노부를 상대로 수작을 부리려하다니 우습구나!]

권완; [철궁에서 배웠다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는군요.]

[!] 독군 흠칫하며 입을 다물고.

가만히 보고 있는 권완

독군; (그러고 보면 어느덧 나는 나 자신이 철궁의 제자라 생각하게 되었다!)

독군; (지난 십년, 젊은 것들과 허물없이 어울리며 지내다 보니 철궁과 철궁의 여러 가지 수법들에 대한 자부심이 내 마음속에서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독군; (실제로 철궁의 재주들은 하나같이 기상천외한 것들뿐이었다.)

독군; (만약 내가 좀 더 일찍 철궁에서 배웠으면 뜻을 둔 것들 중 열에 열은 아닐지라도 일곱정도는 이루었을 것이다.)

권완; [독군께선 거래 조건으로 천하제일미인 임희를 내놓지 말아야 했어요.]

움찔 독군

권완; [투기라고 욕하겠지만 나는 그의 곁에 나 이외의 다른 여자가 있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독군; [미안하게 됐군.]

독군; [노부는 궁주가 춘약에 중독된 상태였기 때문에 미녀를 내세워 거래가 원만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려고 했던 것뿐이었다.]

권완; [솔직하시군요.]

독군; [진심을 얻는 것은 진심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권완; [그럼 저도 진심을 말하지요.]

권완; [사실 소녀에게는 한 가지 고질이 있습니다.] [뭐든지 한번 의문을 품은 것은 반드시 알아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독군; [재녀로서 생길만 한 병이군.]

권완; [지금 전 알고 싶은 어떤 것이 있으나 혼자의 힘으로라면 아마도 이십 년 이상이 지나야 할 것 같군요.]

권완; [하지만 독군께서 도움을 주신다면 오늘 밤 안으로 알 수 있습니다.]

독군; [천하의 재녀 권완이 이십 년 걸릴 일을 노부가 도와서 하루에 이룰 수 있다니 믿기가 어렵군.]

독군; [하여간 네가 알고 싶은 게 뭔지를 말해준다면 도와주마.]

권완; [고맙군요. 저 역시 도와드리겠습니다.]

권완; [제가 알고 싶은 것은 궁주에 관한 것입니다.]

[!] 독군의 눈이 번쩍.

 

#165>

다시 천년관총. 밤이 제법 깊었다. 순라꾼 외에는 돌아다니는 사람 없고. 건물들에는 거의 다 불이 꺼져있다.

청풍의 침실. 큰댓자로 누워서 자는 청풍.

삼촌육유들도 잠이 들어있다.

문 아래로 흘러들어오는 뱀같은 연기

뱀처럼 움직여서 침대로 다가가더니

청풍이 호흡하는 대로 청풍의 코로 흘러들어간다. 직후

끼익!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며 권완이 들어온다. 손에는 큼직한 잔이 하나 들려있고

[누구냐?] 순간 누군가 외치고

권완; [쉿! 조용!] 손가락을 입에 대고 말하고

[난 또 누구라고!] [예쁜 언니잖아!] [잠 좀 자자 잠 좀!] 잠에서 깨어난 삼촌육유들이 궁시렁대고

권완; [미안!] [나 신경쓰지 말고 자도록 해!] 삼촌육유들에게 말한 후 침대로 가고

곤하게 잠이 든 청풍

조심스럽게 다가가 손을 청풍의 얼굴 위에 이리저리 흔들어보는 권완

하지만 청풍은 신나게 코만 골고

권완; (약이 제대로 들었어!) (한번 잠들면 옆에 벼락이 떨어져도 깨지 않을 거라는 독군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네!) 청풍의 발치로 이동하고

권완; (이이에게는 어떤 독도 통하지 않으니 수면제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지!) 컵을 내려놓고 비수를 하나 꺼내고

한손으로 청풍의 발을 잡고

권완; (미안해요!) 용서를 빌며 엄지 발가락 끝을 칼로 벤다. 피가 배어나오고

급히 칼 내려놓고

잔을 잡아서 그 피를 받는 권완 그때

삼촌육유들이 소근대는 소리가 들린다. [뭐하는 거지?] [잡아먹으려나 봐.] [먼저 맛을 보는 모양이야.]

피식 웃는 권완

[자기한테 엉큼한 짓 좀 했다고 잡아먹다니...] [우리도 조심해야겠어.] [번개보다 더 나빠.] [거기서 내 이름이 왜 나오는 건데?] 작은 소리로 소근대는 놈들

그러거나 말거나 잔에 피를 받는 권완. 어느덧 제법 고였다.

권완; (독군이 준 수면향이 신통하긴 하네.) (상처가 제법 깊이 나고 피가 이만큼이나 빠져나가는데도 전혀 모르고 자는 걸 보면...!)

물거품; [쳇! 똑똑한 줄 알았는데 실은 바본가 봐.] [목이나 가슴을 찌르면 금방 피가 콸콸 쏟아질 텐데 저러고 있어!] 궁시렁 대고

번개; [바보는 물거품 바로 너얌마!]

번개; [저 여자는 아까 우리한테 물어봤던 걸 실험하려는 거라고! 멍텅구리 녀석!]

물거품; [싸가지 없는 난쟁이 똥자루가 누구보고 멍텅구리라는 거냐?]

번개; [어쭈! 물거품 너 많이 컸다! 나한테 대들기까지 하고!]

물거품; [대들면 어쩔 건데? 너나 나나 피차 소혼곽에 갇힌 포로 신세잖암마!]

번개; [이 쉐리가 욕까지 해! 너 걸리면 죽~었어!]

물거품; [웃기지마 존마나!]

권완; [한마디만 더 하면 목이나 가슴을 찔러서 피가 금방 콸콸 쏟아지게 할 테야!] 돌아보며 눈을 부라리고

삼촌육유들이 합! 하면서 일제히 입을 다문다.

권완; (시끄러운 녀석들 같으니...!) 잔을 살핀다. 반 넘게 찬 피

권완;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콕콕! 청풍의 발의 혈도를 찍고

권완; [미안해요. 이후로는 당신에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겠어요.] [하지만 이것만은 정말 확인하고 싶었어요!] 잔을 들고 무릎 걸음으로 뒷걸음질치고

권완; [당신에게 말하고 확인할 수도 있겠지만.... 호기심이 통제가 안되는 내 성격에 당신이 실망할까봐 몰래 시험해볼 수밖에 없었어요1]

이어 소혼곽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고

권완; [유쾌하지 않더라도 참아줘!] 손으로 번개의 고개를 앞으로 숙이게 해서 등쪽에 틈이 만들어지고

그 틈새에 조심스럽게 피를 붓는 권완

번개; [으...! 찝찝해!]

그러거나 말거나 다른 놈들이 고개 내밀고 있는 구멍에 피를 부어넣는 권완. 이윽고

권완; (이게 끝이야!) 삼촌육유가 갇혀있지 않은 유일한 상자에게 다가가고.

잔에 든 나머지 피를 모두 그 상자에 불어넣어준다

권완; (준비는 다 끝났어!) 급히 상처에서 멀어지는 권완

긴장해서 상자들을 본다

삼촌육유들의 작은 얼굴도 어둠 속에서도 창백해진다. 하지만

잠시 시간이 지났지만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권완; (이게 뭐야!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잖아!) 찡그리고

그러다가 흠칫

번개가 딴전을 피우고 있다

권완; [번개! 날 똑바로 봐!] 번개에게 고개 들이밀고

권완; [너 나한테 말하지 않은 게 있지? 그렇지?] 손가락으로 이마를 콕콕 찌르며 윽박지르고

번개; [이... 이러지마!] [난, 반드시 숨결도 함께 불어넣지 말아야 한다고는 말하지는 않았어.] 억지로 웃고

권완; [숨결? 누구 숨결?]

번개; [힘을 불러내는 거라면 힘을 사용할 사람!] [제왕인지 아닌지 시험을 하는 거라면 시험 대상이 되는 사람!] 겁을 내면서 재빨리 말하고.

권완; [틀림없지?]

번개; [난릉왕이 그렇게 말한 것 같아. 나도 더는 몰라.]

권완; [이번에도 틀렸다면 전부 각오해.] 새침하게 노려보고

삼촌육유들은 두려운 듯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끄덕.

권완; (숨을 불어넣으라고?) 당혹하며 침대로 가고

신나게 코 골며 자고 있는 청풍

권완; (저 사람의 숨결을 소혼곽에 옮겨 넣으려면 그 방법 밖에 없는데...!) 망설이다가

권완; (별수 없어! 어차피 우린 부부가 될 사이기도 하니까 흉도 아니야!) 청풍 옆으로 가고.

권완; (용서해요!) 숨을 길게 내쉬고

이어 자신의 입을 벌려 청풍의 입 위에 대고. 입술끼리 거의 닿을 듯 말 듯

권완; (부끄러워!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애!) 얼굴이 새빨개져서 두근두근.

권완; (입술이 닿지 않도록 조심...!) 후욱! 청풍의 숨을 들이쉬고. 그러다가

권완; (이 정도면 되었어!) 급히 손으로 입을 가리고 침대에서 내려와

번개가 들어있는 상자로 달려가고

알아서 고개를 앞으로 숙여서 공간을 만드는 번개

권완; [하아!] 좁은 틈새에 대고 숨을 깊이 불어넣는다

번개; [앗 뜨거!] 몸을 뒤틀고

권완; [미안해! 끝났어!] 고개를 들고

그런 방법으로 왔다 갔다 하는 권완. 이윽고

권완; (마지막 한번!) 침대로 또 올라가고

권완; (지금까지는 잘 해왔어!) 다시 청풍의 얼굴 위에 자기 얼굴을 겹치는데

떨리는 권완의 입술이 청풍의 입으로 접근하고. 헌데

청풍; [흐읍!] 갑자기 숨을 들이키고

그 바람에 입술이 서로 붙어버리는 두 사람

[!] 눈 부릅 충격받는 권완

권완; (안... 안돼! 혀... 혀까지 들어왔어!)

권완; (그... 그만 뒤야하는데...!) 청풍과 키스하며 표정이 몽롱해지고. 그러다가

청풍; [음냐!] 입맛 다시며 청풍의 입술에서 자기 입술을 떼고

권완; (끝... 끝났어!) 아쉬운 표정으로 숨을 들이키고

권완; (우리의 두 번째 입맞춤은 이렇게 끝나는구나!) 손으로 입을 가리고 침대에서 내려오고

이어 마지막 하나의 상자로 가는 권완

권완; (제발 내 생각대로 이기를...!) 삼촌육유가 들어있지 않은 상자의 구멍에 입김을 불어넣어주고

이어 고개를 들고

권완; (이젠 기다리는 일만 남었어!] 뒤로 물러선다.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은 권완. 소혼곽들의 반응을 살핀다.

삼촌육유들도 불안한 기색으로 서로를 보는데

권완; (이번에도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저이에 대한 내 생각이 틀렸다는 증거인데...!) 청풍을 힐끔거리며 초조한 기색이고. 그때

[어.... 뭐야?] [번개! 네 상자에서 연기가 난다!] [번개의 똥꼬가 타고 있나봐!] 소근대는 소리

흠칫 돌아보는 권완

쿵! 번개가 들어있는 상자의 구멍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른다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62>

저녁 무렵.

철궁의 뒤쪽의 산. 폭포가 하나 있고

폭포 아래의 연못에 청풍이 옷을 입은 채로 들어가 앉아있다. 몸에서 열이 나서 수증기가 피어오른다.

청풍; [젠장할! 벌써 한 시진 넘게 찬물 속에 쳐박혀 있는데도 몸의 열기가 다 사라지지 않는군!]

청풍; [이렇게 약성이 지독한 춘약을 뭐가 좋다고들 먹는지 몰라!]

그때 가진우와 하시룡이 폭포 쪽으로 오고.

청풍; [적포동의 잡것들은?]

가진우; [갔습니다.] [누누이 궁주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갔습니다.]

청풍; [변태영감이 내놓은 물건은?]

하시룡; [찾았습니다.]

하시룡; [그자가 말한 장소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청풍; [볼 만한가?]

하시룡; [진본 여부만 확인했을 뿐입니다만...] [십기무제의 무공이 전해지던 말보다 더 대단하겠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흥분

청풍; [앞으로 일열들은 십기무제의 무공까지 배우도록 해!]

[... 궁주님!] 하시룡과 가진우의 얼굴에 기쁨이 가득해진다.

청풍; [다른 놈들은 몰라도 일열들은 무공이 좀 쎄야해!] [명색이 무림의 문파면서 제대로 된 무공 하나 없으니까 오늘같은 일이 벌어지는 거라고!]

가진우; [속하들이 무능하여 궁주님을 번거롭게 해드렸습니다.]

청풍; [일단 비급을 세 부 더 만들어. 진본과 똑같게.] 그만 두라고 손짓하고

청풍; [늦어도 내일 아침까지는 완성시켜. 그 일은 가일열이 책임지고 해.]

가진우; [분부받들겠습니다.] 포권하고

이어 흥분하여 내려간다.

청풍; (좋아하는군!)

청풍; (하긴 누군들 강해지는 게 싫겠어?)

하시룡; [궁주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조심스럽게

청풍; [말해봐!]

하시룡; [독군 영호모청에게 단 하루일지라도 궁주 대리를 하게 하는 건 너무 위험하지 않나 싶습니다.]

청풍; [조심경 때문에?]

하시룡; [조심경은 오직 궁주만이 볼 수 있는 본궁의 보물인 듯한데 어찌 독군 같은 자에게 보이려 하시는지요?]

하시룡; [게다가 제자가 보기에 십기무제의 비급이 비록 대단한 보물이긴 하지만 궁주님께서는 딱히 탐내시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하시룡; [또 천하제일미인 임희 역시 제 생각에는 궁주님과 함께 오신 그 분 소저보다 나을 바가 없을 것으로 사료됩니다만....]

청풍; [완매가 지금 그 소리 들으면 좋아하겠군!]

하시룡; [혹시 제가 짐작하지 못한 뜻이 있으면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청풍; [별 뜻 없어.] 손으로 목 뒤를 씻으며.

청풍; [다만 그 변태영감이 내게서 뭘 얻으려 하고 또 어떤 걸 희생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알아보려고 한 것뿐이야.]

하시룡; [그럼 정말 독군에게 조심경을 보게 하실 것인지요?]

청풍; [젠장! 그럼 하일열은 내가 그런 일에까지 수작을 부리는 호로자식인 줄 알았어?] 화를 내고.

하시룡; [용서하십시오! 제가 죄를 지었습니다!] 포권하고

청풍; [됐어! 사실 독군에게 조심경을 보여주는 건 다른 의도도 좀 있어!]

의아해하면서 기다리는 하시룡

청풍; [사부들은 지금 어디 있지?]

하시룡; [권씨세가의 식솔들이 중독된 배후를 캐기 위해 모두 동분서주하고 계십니다.]

청풍; [거기다가 독군이 조심경을 읽어보고 튄 걸 알면 당분간 본궁에는 돌아올 생각도 못하겠지!] [반드시 잡아서 조심경의 내용이 세상으로 흘러나가지 못하게 하려 할 테니까!] 히죽

하시룡; [그럼 십이사님들을 바쁘게 하시려고 일부러....!] 놀라고

청풍; [영감탱이들은 당분간 궁에 돌아오면 안돼!] [영감들이 자리를 비운 동안 좀 조사할게 있거든!]

하시룡; [조사하실 것이라면....!]

청풍; [하일열이 영감들의 뒷조사를 해봐! 들키지 않게!]

하시룡; [... 십이사님들의 뒷조사를 말입니까?] 기겁하는데

청풍; [내가 이번에 강호에 나갔을 때 황보천유라는 놈을 만났었는데 말이야!]

이어 폭포의 광경을 보여주고. 잠시후

[!] 놀라는 하시룡

청풍; [하일열의 생각을 말해봐!]

퍼뜩 정신을 차리는 하시룡

청풍; [영감들과 사이가 좋은 가일열보다는 하일열이 더 믿을만해서 털어놓은 거야!]

하시룡; (그래서 십기무제의 비급을 필사하는 일을 가일열에게 맡겼군!)

청풍; [난 숨김없이 털어놨으니까 하일열도 솔직하게 말해봐!]

하시룡; [제자를 그렇게 믿어주시니 감읍할 따름입니다!] 포권하고

하시룡; [궁주님이 생각하시는 대로 황보천유, 그자 정도를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십이사님들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청풍; [나도 황보잡종이 영감들 중 한 명의 제자라고 거의 확신하고 있어!]

청풍; [도대체 어떤 영감탱이가 무슨 생각으로 몰래 제자를 기르고 있는 건지 반드시 알아내야만 해!]

청풍; [영감들에 관한 건 전부 확인해!] [특히 출타했을 때 의심스러운 행적은 단 하나라도 빠트리지 말고 조사하도록!]

하시룡;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하고

청풍; [명심해! 이건 본궁의 생사존망이 걸린 일이야!]

긴장하여 침 꿀꺽 삼키는 하시룡

 

#163>

해가 졌다. 철궁의 여기저기 불이 밝혀졌고

자기 거처인 천년관총으로 들어가는 청풍. 헌데

천년관총 내부의 침실에서 소근 소근 말 나누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도 정확하게는 몰라!] [아마 난릉왕도 확실하게 알고 한 이야기는 아닐 거야!]

[소혼곽의 쓰임새를 확인하는 방법은 방금 말한 게 전부야!] [어쨌든 난릉왕이 그렇게 말한 건 확실하지?]

청풍; (완매가 삼촌육유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군!) 문이 열린 침실로 가고

번개; [우린 거짓말 안 해.] [아니 못 한다고!] 상자에서 목만 내밀고 있는 삼촌육유들이 신경질 내고

권완; [물론 나도 알아!] 의자를 놓고 앉아서 미소 짓는다. 상자 위에는 음식 찌꺼기가 남은 접시와 젓가락이 놓여있다. 권완이 삼촌육유에게 밥을 먹인 흔적

권완; [대신 나한테 말한 건 다른 사람한테 절대 말하지 마.] [말했다간 모두 무사하지 못할 줄 알아.] [물론 더 이상의 고기도 없고!] 주먹 들어서 협박하고

[... 알았어!] [... 고기만은 제발!] 겁에 질려 눈치 보는 삼촌육유들

청풍; [뭔 얘기야?] 들어서고

삼촌육유들은 일제히 입을 다물고

권완; [대장부가 남의 이야기에 귀가 솔깃하세요?] 흘겨보고

청풍; [젠장!]

청풍; [툭하면 대장부 어쩌고...!] 투덜거리며 침대에 벌렁 눕는다.

권완; [삐지지 마세요! 그렇잖아도 당신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어요!] 침대에 앉고

청풍; [삐지긴 누가 삐졌다고....!] [으헉!] 비명 지르고

권완; [왜 그러세요?] 눈을 상큼 뜨고 내려다보는 권완. 헌데 옷이 투명해져서 속살이 그대로 보인다

청풍; [... 아무것도 아니야!] + (제기랄! 춘약의 효과가 아직도 남아있구나!) 고개 돌리며 질끈 눈을 감고

권완; [조심경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권완; [대체 그게 뭔데 독군이 목숨 대신 그걸 구해달라고 한 거죠?]

청풍; [... 조심경은 철궁을 창건하신 무명(無名)의 기인이 남긴 책이야!] [철궁의 각가지 재주는 다 그 책에서 유래했어!] 눈 질끈 감고

권완; [그렇게 중요한 걸 마음대로 보여줘도 돼요?]

청풍; [상관없어. 보여줘도!]

권완; [어째서죠?]

청풍; [왜냐하면... 그 책에 적혀있는 건 해독이 불가능한 기호들이거든!]

권완; [해독 불가능한 기호라구요?]

청풍; [그래! 일정한 규칙도 없이 마구 휘갈겨놓은 듯한 낙서야.] [두께도 이만큼이나 되는데 뜻도 모르는 기호를 하루 정도 본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권완; [그런데 철궁이 어떻게 그 책으로 만들어졌다는 거죠?]

청풍; [철궁에 가끔 괴짜들이 나오는데 수십년동안 그 책만 들입다 파다보면 가끔 영감 같은 게 떠오른다나봐!]

청풍; [나도 궁주가 된 후로 꾸준히 들여다보고 있긴 하지만 얻은 건 두통뿐이야!]

권완; [하루동안에 베낄 수도 있잖아요.]

청풍; [그 복잡한 걸 하룻만에 똑같이 베낀다고?] 피식

청풍; [의미도 일관성도 없는 기호들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베끼려면 아마 한 달로도 부족할 걸?]

권완; [그렇긴 한데...!]

청풍; [하여간 조심경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아도 돼!] [원본을 들고 튀지 않는 한 유출될 일은 없을 테니까!]

권완; [듣고 보니 그렇군요.] 일어나고

권완; [유난히 힘든 하루였지요? 그만 쉬도록 하세요!] 접시 들고 일어나고

청풍; [어디 가게?] 조금 눈을 뜨며 묻고

권완; [바람 좀 쐬고 올게요.]

청풍; [본궁은 성비(性比) 불균형으로 굶주린 놈들이 많으니까 조심해!]

손 흔들며 나가는 권완의 뒷모습

순간 권완의 뒷모습이 다시 발가벗은 알몸으로 보이고

청풍; (으헉! !) 눈 감고 도리도리하고

그러다가 다시 눈을 떠보니 옷을 입은 권완이 문을 닫아주고 있다.

청풍; [아흐! 이놈의 춘약!]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완전히 사라질려나!]

청풍; [이 상태라면 오늘밤 꿈에 알몸의 예쁜이가 나타날텐데 어쩌지?]

변태같은 표정으로 헤벌레 청풍. 머리 위에 떠오르는 알몸이나 또는 투명한 옷을 입은 권완의 자태가 떠오르고.

청풍; [어쩌긴 뭘 어째? 신나는 거지!] 베개를 부여안고 데굴 데굴 구르면서 좋아 죽으려 하고

청풍; [밤이여 어서 오라! 내 꿈 속으로 들어와줘 예쁜이!] 좋아 죽으려 하고

[저것 봐 저것!] [아주 좋아 죽으려 하네!] [짝짓기를 하는 것보다 엉큼한 상상을 더 좋아하는 걸 보면 변태가 분명해!] 삼촌육유들이 수군거리고

청풍; [이것들이 누구 보고 변태라는 거야?] 벌떡 일어나며 화를 내지만

이슬; [변태가 아니면?] 샐쭉

이슬; [야한 생각하는 동안 아랫도리에서 발딱거리는 건 뭔데?] 얼굴 살짝 붉히며 눈을 흘기고

아래를 내려다보다 띠용하는 청풍

바지가 불룩해졌다.

청풍; [... 이건 내가 건강한 남자라는 증거야!] 급히 베개로 아랫도리를 가리고

[둘러대긴 잘하지!] [용기가 없어서 자기 암컷도 자빠뜨리지 못하는 바보!] 놀리는 삼촌육유들

청풍; [여러분께서는 또 딱밤을 맞고 싶어지신 모양이군요!] 딱밤 때리는 시늉하고

[!] [... 아니야! 절대 싫어!] [딱밤은 노땡큐!] 기겁하는 삼촌육유들

청풍; [짜식들이 말이야!]

청풍; [! 아까 예쁜이하고 무슨 얘기한 거야?]

번개; [그건 말 못하지!]

청풍; [딱밤 맞을래?]

번개; [... 고난과 핍박 속에서 절개는 더욱 빛나는 법!] [딱밤의 위협에도 나 번개의 굳은 결의는 결코 무너지지 않으리!]

청풍; [놀고 있다!] ! 강력한 딱밤을 때리고. 댕댕댕! 워낙 쎄서 앞 뒤로 연달아 흔들리는 번개의 머리통

[으헥!] [번개의 머리통이 종처럼 울리고 있어!] [이번 건 대박이다!] 공포에 질리는 다른 놈들

해롱해롱 대는 번개

청풍; [누가 또 맞을래?]

모두 공포에 질리지만

이슬; [... 모두 마음을 굳게 갖어야만 해!]

이슬; [여기서 우리가 굴복하면 앞으로 쫄쫄 굶어야할 거야!]

[맞다! 우리에게 먹을 걸 주는 건 예쁜 언니다!] [딱밤의 고통 따윈 신선한 고기가 주는 행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폭군은 물러가라! 물러가라!] 데모하는 삼촌육유들

청풍; [얼씨구!]

[흔들리지 흔들리지 않게!] [산자여 따르라!] [닭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새날이 올 때까지...!] 신나게 데모하는 놈들

청풍; [좋아 좋아! 너희들의 결연한 의지를 높이 사서 더는 안 물어보마!]

청풍; [대신 주모자인 너 이슬이 대표로 한 대 맞아라!] 딱밤을 때리려 하고

이슬; [... 엄마야!] 겁에 질려 웅크리고

딱밤 때리려다가 멈칫하는 청풍

눈 질끈 감고 겁에 질려 달달 떠는 이슬의 얼굴이 아주 귀엽다

청풍; (... 요놈, 아니 요년 이렇게 보니 정말 귀엽고 앙증맞네!) 침 꼴깍

[어 뭐야 뭐야?] [분위기 요상한데!] [저 변태, 이제 이슬한테까지 흑심을 품는 거야?] 다른 놈들 수군거리고

퍼뜩 정신 차리는 청풍

이슬도 한쪽 눈 살그머니 떠서 보고

청풍; [에이 그만두자!] 벌떡 일어나고

청풍; [예쁜이가 뭐 나한테 해로운 일 하겠어?] 침대에 벌렁 눕고

청풍; [잠이나 자자. 잠이나 자!] 베개로 얼굴을 덮고

청풍; (에휴! 춘약이 무섭긴 무섭구나. 치마만 둘렀으면, 심지어 삼촌짜리 인공생명체한테까지 마음이 동하다니...!)

잠시후

드르렁! 푸아! 배를 들어내고 큰 댓자로 퍼질러 자는 청풍

얼굴 붉히며 그런 청풍을 훔쳐보는 이슬

 

#164>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뭐라 쉬지 않고 나불대는 가진우

조삼야; (정말 교활한 자다.) (판관님은 곧이 곧대로의 무공만 익혔으니 어떻게 철궁주의 상대가 될 수 있겠는가?)

조삼야; (()와 십()이 소리가 비슷하니 바로 그렇게 우기는구나.) (그러나 이 촉박한 상황을 길게 끌 수는 없다.)

조삼야; (철궁주도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수작을 부리는 중이다.)

조삼야; (시간을 끌면 끌수록 우리한테는 더 불리하다.) 청풍의 얼굴을 보니 엄한 듯 지은 표정에 여유 있는 미소까지 걸려있다.

조삼야; [! 알겠습니다 그만하십시오!] 가진우의 말을 막고

가진우가 청풍의 눈치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는 청풍

고개 숙이며 물러서는 가진우

조삼야; [십오만 냥을 드리겠으니 해독약을 주십시오.]

적포판관의 옷자락이 분노로 파라락 떨린다.

하지만 조삼야가 고개를 젓자

적포판관도 체념하며 반쯤 일으키던 몸을 다시 의자에 놓는다.

청풍; [영감은 보기보다 낫군.]

청풍; [그럼 다시 계산을 해볼까?]

적포판관; [뭐라!]

적포판관; [네놈이 보자보자 했더니...!] 벌떡 일어나고

청풍; [강호에 드러나지 않은 적포판관의 무공을 본궁의 제자들에게 구경시켜주었으니 그 값을 치루지 않을 수 없지!] 아랑곳하지 않고 입구에 무릎을 꿇고 있는 왕산빈과 담오, 마운걸을 힐끗 보고.

겁에 질려 고개를 숙이는 세놈

적포판관도 청풍을 공격하려다가 움찔하는데

청풍; [구경시켜준 값으로 삼만 냥을 쳐주겠소. 그러면 음! 십이만 냥이 남는군.]

적포판관은 바보가 된 것처럼 벙벙해서 가만히 서있고.

청풍; [나한테는 좀 무례했지만 내가 오기 전까지는 본궁에 해를 끼치지 않았으니 고마움의 표시로 다시 이만 냥을 깎아주겠소.]

입이 떡 벌어지는 조삼야와 살수들

청풍; [우리 철궁은 원래 쓸 때는 화통하게 쓴다오.] 웃고

모두들 숨을 죽이며 청풍을 보고

청풍; [본 궁주는 앞으로 적포동과 우리 철궁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길 원하오.] [그래서 예물로써 사만 냥을 드리겠소.]

청풍; [나머지 육만 냥을 갚으시오. 더 이상은 깎아줄 순 없소.]

[!] [!] 모든 사람들이 참았던 숨을 쉬고

조삼야; [궁주님의 하해와 같은 아량, 이 늙은이는 진심으로 감복했소이다!] 크게 기뻐하면서 청풍에게 넙죽 절을 한다. 그러자

[궁주님의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나머지 두 살수도 따라서 절을 한다.

조삼야; [궁주님의 은혜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청풍; [귀하들이 본궁주와 아버님을 살해하려 한 것도 이번에 한해서는 잊어버리겠소.]

조삼야; [그저 송구할 따름입니다.] 거듭 고개를 조아리고.

적포판관도 체념한 표정으로 의자에 몸을 묻고

청풍; [대신 그 여자 살수는 넘겨주시오.] [생각해보니 그 여자하고는 아직 계산도 안 했소.] 조삼야 발치의 지고운을 보고

적포판관이 고개를 끄덕이자

조삼야; [큰 아량을 베푸셨으니 당연히 드려야지요!] 포권하고

다른 살수들이 지고운을 좀 떨어진 곳으로 옮겨놓는다

청풍; [이제 해독약을 주겠소. 잠깐만 기다리시오.] 우스꽝스럽게 적포판관에게 눈을 찡긋해보이고.

적포판관은 눈을 질끈 감아버린다.

권완; (신기묘산이란 게 이런 거였구나!) (죽이겠다고 날뛰던 적포동의 무리들에게 단번에 은혜를 베푼 것처럼 상황을 역전시켜버렸어!)

권완; (이런 것이 한 문파를 경영하며 세력을 키워나가는 진짜 방법일 거야. 적을 내편으로 돌리면서도 실속을 다 챙기고 적으로서 적을 치는....)

권완; (그나저나 저이는 독군에게서 어떻게 해독약을 받아낼 수 있을까? 천년관총에서 그렇게 무자비한 짓을 했는데...!)

청풍; [거기 세 놈!] 담오와 왕산빈, 마운걸을 노려보고

[... 궁주님!] [... 용서를....!] 납작 엎드리며 애원하는 담오 일행

청풍; [열아홉 명의 형제들이 죽었다.] [더구나 그중 열일곱 형제들의 죽음은 네놈들이 살려는 욕심에 적포판관을 풀어주었기 때문이다.]

담오; [죽여주십시오.]

청풍; [아가리 닥쳐!] 고함. 드드드! 건물 전체가 지진 만난 듯이 흔들리고

청풍; [내가 네놈들을 순순히 죽일 듯싶으냐?] 이를 부득 부득 갈며 눈을 부라리고. 약기운이 남아있어 눈이 충혈되고 얼굴이 시뻘건 청풍의 모습이 공포스럽고

[히익!] 왕산빈과 마운산등이 몸을 부르르 떨며 납작 엎드리고.

청풍; [일 년의 시한을 주겠다. 각자 황금 삼만 냥씩 가져와서 바쳐라.]

청풍; [네놈들 때문에 죽은 형제들에 대한 보상금이다.] 이를 부득 갈고

[... 존명!] 납작 엎드린 채 대답하는 세놈

<... 죽었다!> <일년 안에 어디 가서 삼만냥이나 되는 거금을 마련해온단 말인가?> 비지땀을 흘리는 세놈

청풍; [한 푼이라도 모자라면... 모자란 비율대로 몸에서 뜯어낼 테니까 알아서 하도록!] 잔인한 표정

[... 명심하겠습니다!] 죽상 짓는 세놈

청풍; [! 꺼져!]

[!] [히익!] 비명 지르며 달아나는 세놈.

청풍; [갈아 마셔도 시원잖을 놈들!] 이를 부득 가는데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고 눈에 핏발이 서있어서 공포스럽다. 모두들 겁에 질리고

조삼야; (철궁은 기강도 없고 무공도 약하며 오직 교활한 술수로 행세하는 곳이라 여겼더니...)

조삼야; (노부뿐만 아니라 강호의 모든 사람들이 속고 있었구나.) (철궁은 결코 함부로 상대할 곳이 못 된다.)

조삼야; (잔인하고 엄격하기가 우리 적포동과 비교해도 모자라지 않는 곳이다.) 세놈이 달아난 곳을 노려보는 청풍의 살벌한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 [해독약!] 독군을 홱 노려보고

독군; [으허허허! 이미 노부의 체면은 깨어지고 수치만 남았다. 하지만 더 이상 수모를 당하고 싶진 않다.]

청풍; [죽을래!] 이를 부득 갈며 노려보고

독군이 그 서슬에 놀라서 움찔했다.

청풍; [개 같은 영감! 젊은 척하고 십년 가까이 숨어 있다가 이제서야 본색을 드러내?]

청풍; [빌어먹을 제사열이 몽땅 다 문제야.] [제사열은 모두 확 죽여 버리든지 해야지. 제기랄!] 이를 갈고. 그러자

<... 사열은 모두 죽여버리든지 해야겠다고?> 천년관총에 모여있던 사람들 중 일부가 진저리를 친다

청풍; [머저리 호로영감! 거래를 하려면 거래할 자세부터 갖추고 해야지.] [본 궁주가 아무나 하고 거래하는 줄 알아?]

독군은 수치와 분노로 고개를 떨구고

<궁주와 거래를 하려면 최소한 자기 힘으로 자유로워져야 하는구나.> <하긴 내가 궁주라 해도 거래만이 유일한 수단인 자와는 거래하지 않겠다.> 문 밖의 제자들 고개 끄덕

독군; [휴우! 의뢰를 하겠다.]

독군; [누구라도 좋다. 노부의 의뢰를 받을 자가 없느냐?]

모두가 청풍의 눈치를 살핀다.

하지만 청풍은 아무런 제제도 취하지 않는다.

권완; (옳거니! 독군 영호모청은 직접 거래를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지만 남에게 의뢰는 할 수 있구나!)

권완; (여기는 다름 아닌 해결사들의 집단인 철궁이니까!)

독군; [노부는 철궁의 제사열 영호윤이면도 동시에 독군 영호모청이이다.] 자기 목에 검을 대고 있는 하시룡을 돌아보고

독군; [자네는 노부의 의뢰를 받지 않겠는가?]

하시룡; [조건이 맞는다면 수락하겠소.]

독군; [노부가 의뢰할 일은 조심경(照心經)에 관한 것이다.] [조심경을 구해다오.]

<책을 구해달라고?> <목숨을 구해달라는 의뢰가 아니었나?> <조심경이란 책이 본궁에 있었나?> 모두 어리둥절

청풍; (감히 조심경을 노려? 때려죽일 영감같으니...!) 이를 부득 갈고

하시룡; [조심경에 대해서 아는 바를 말해보시오.] 청풍의 눈치를 보며

독군; [궁주가 보관하고 있다.]

독군; [어떤 내용이 적혀있는지는 모르지만 천하를 얻을 수도 있는 비법이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청풍; [!]

하시룡이 정말이냐는 듯이 눈으로 물었다.

청풍; [그래. 아마 그 책 이름이 조심경일 거야.]

청풍; [하지만 알아보지도 못할 글자들이 가득한데 무슨 천하를 얻는 비법!]

청풍; [천하가 비법으로 얻어지는 거면 젠장 할 누군들 못 얻겠냐?] 벌떡 일어서서 만세 부르는 시늉을 하고

앉는다.

하시룡; [궁주님! 제자가 부탁하면 조심경을 주실 수 있으신지요?]

청풍; [안돼! 조심경은 철궁의 뿌리같은 존재야! 그래서 오직 철궁의 궁주만 갖을 수 있는 책이야.]

청풍; [정 갖고 싶다면 궁주가 되는 수밖엔 없어.] 퉁명스럽게

청풍; [게다가 궁주가 된다 해도 그걸 남한테 넘기진 못해.] [조심경은 궁주라는 <자리>와 함께 가는 거니까.]

하시룡; [들은 바 대로요!] 독군에게

하시룡; [귀하의 의뢰는 귀하가 본궁의 궁주가 되기 전에는 불가능한 일이오.]

독군; [그렇다면 노부를 궁주로 만들어 다오.]

[하하하!] [뭐라?] [궁주로 만들어 달라고?] 철궁의 제자들이 일제히 웃고.

하지만 청풍은 피식 웃고

하시룡; [대가는 뭐요? 그리고 기간은?] 청풍의 눈치를 살피며

독군; [천하제일미인 임희(任憙)와 십기무제(十技武帝)의 무공이 기록된 비급을 주겠다.]

[!] [!] 모두 입을 다물고.

찡그리는 권완

조삼야; (천하제일미인 임희야 그렇다 쳐도...) (십기무제라면 열 가지 재주로 천하를 제패했던 육백년 전의 천하제일인 아닌가?)

조삼야; (그 십기무제의 비급을 독군이 얻었단 말인가?)

독군; [흐흐흐! 십기무제의 비급을 얻었으면서도 어쩌다 요 모양 요꼴이 되었는지 궁금하겠지?] 웃고

모두들 끄덕이는데

독군; [그걸 얻었을 때 난 이미 독공이 경지에 이르러 있었다.]

독군; [십기무제의 비급을 연마하려면 몇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쌓은 독공을 포기해야하는데 그게 쉬울 것 같으냐?]

모두들 공감하고

독군; [십기무제의 비급이고 뭐고 필요없다! 나는 오직 조심경을 원할 뿐이다.]

독군; [단 하루 동안이라도 궁주가 되어 조심경을 보는 것으로 족하다.]

청풍; [그럼 하룻동안 궁주 대리가 되면 되겠군.]

[, 궁주!] [무슨 말씀을...!] 가진우와 하시룡이 놀라서 외친다.

적포판관과 조삼야 등도 모두 놀라고.

청풍; [정식 궁주가 되려면 반드시 일열이어야 돼. 사열은 어림도 없지.]

청풍; [대신 하룻동안만 궁주 대리를 시켜준다고 해 봐. 계약금으로는 해독약을 받고!]

하시룡; [어찌하시겠소?] 독군에게.

독군; [으하하! 물론 이의가 없지!] 껄껄 웃더니

독군; [술을 가져와라! 해독약을 만들어 주겠다!] 목에 걸고 있던 목걸이를 끌르고

급히 커다란 대접에 술을 가져오는 가진우

독군; [계약은 성립된 것이다! 절대 무르지 못한다!] 목걸이를 이루고 있는 구슬 증 하나를 뽑아서 술에 담근다.

치치치! 목걸이가 녹으면서 진한 액체가 되고

<목걸이가 해독약이었군!> 가진우 등이 놀라고

 

#162>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61>

대청의 내부. 청풍의 의자에 거만하게 앉아있다. 탁자를 사이에 두고 또 다른 의자가 있지만 적포판관은 앉지 않고 서있다. 가진우와 하시룡이 의자를 가져와 적포판관 뒤에 늘어놓고. 권완은 청풍의 뒤에 긴장하여 서있다. 탁자 위에는 두 잔의 차가 놓여있고

담오, 마운걸, 왕산빈은 입구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청풍; [서있지 말고 앉으시오.] 앞의 자리를 권하고

적포판관은 노려만 보는데

청풍; [앉지 않으면 날 죽일 자신이 없어서라고 알겠소!] 냉소

적포판관; [!] 코웃음치며 자리에 앉고

권완; (하여간 능수능란하다니까!) 소매로 입 가리고 웃고

청풍; [당신들도 앉으시오.] 세명의 살수들에게

하지만 살수들은 적포판관의 뒤에 그냥 서 있었다.

청풍; [앉으라면 앉아!] 눈을 부라리고

살수들이 청풍을 노려보고. 그때

적포판관; [앉아도 좋다. 앉아라!]

세 살수가 적포판관에게 허리를 숙인 후에 자리에 앉는다. 그러나 편한 자세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명령에 의해서 앉았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한 자세.

청풍;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다 해보시오. 대답할 만한 건 전부 대답해주겠소.] 느긋하게 앉아서

적포판관; [본 판관은 네놈을 용서할 수 없다.] 노려보고

청풍; [그래서!]

청풍; [용서할 수 없어서 다른 일도 안하겠다는 건가?]

적포판관의 가면 아래 매달린 가짜 수염이 부르르 흔들린다.

청풍; [판관! 당신의 무공이 제 아무리 높아도 무공으로는 여길 빠져 나갈 순 없소.]

청풍; [본궁이 아무리 허술해도 무림에 발을 걸친 곳이오.] [지난 세월 동안 앙심을 품고 찾아온 자가 어디 한둘이었겠소?]

청풍; [하지만 그들은 오기는 왔지만 온 길을 돌아서 가지는 못했소.]

청풍; [판관 역시 내가 마음만 먹었다면 이미 그들과 똑같은 신세였을 거요.]

적포판관; [교활한 술수를 무공이라 할 수 있느냐!] 냉소하는데

청풍이 벌떡 일어선다.

번쩍! 순간 청풍의 칼집에서 빠져나온 보검이 빛을 발하고

적포판관의 손이 움찔하지만 어떤 반응도 보이지 못한다.

청풍; [!] 다시 냉소하며 자리에 앉는다. 검을 꽂는 자세고. 직후

! 청풍과 적포판관 사이에 있던 탁자가 소리 없이 베어졌다. 그 위에 있는 찻잔도 둘로 갈라졌다. 하지만 탁자도 찻잔도 금만 갔을 뿐 갈라지지 않는다

(.... 가공할 쾌검!) (게다가 옥으로 만든 탁자와 찻잔을 단번에 베어버렸다!) (판관께서도 미처 반응을 하지 못하셨다!) 조삼야등을 비롯한 살수들 놀라고

가진우와 하시룡도 놀란 표정이고

청풍; [이것도 술수로 보이시오?] 냉소하며 다시 자리에 앉고

적포판관이 대답하지 못하고

청풍; [!] 코웃음치며 자기의 검이 벤 찻잔을 들고.

이어 차를 마신다.

! 찻잔을 내려놓고

! 그제서야 둘로 갈라지는 찻잔. 그리고

털썩! 옥으로 만든 탁자도 둘로 갈라져서 무너진다.

모두들 침을 삼키며 보고 있고

밖에서 보고 있던 철궁 제자들 자신들도 모르게 주먹 불끈 쥐고

가진우; (궁주께서 태연하신 건 다 자신이 있어서였구나!)

하시룡; (본궁의 무공이 저렇게 대단했던가?)

청풍; [처리하는 김에 다른 일도 함께 처리해야겠군!] [독군 영호모청! 그 배신자를 끌고 와라!] 가진우에게

가진우; [예 궁주!] 대답하고

<독군 영호모청을 끌고 오라고?> <오십년전부터 천하제일독이라 불리던 독군이 저자에게 사로잡혔단 말인가?> 놀라는 조삼야와 살수들

곧 가진우가 앞장 서고 두명의 철궁 제자가 독군의 팔을 하나씩 잡고 질질 끌고 온다. 피곤죽이 된 처참한 모습의 독군

<.... 저자가 독군 영호모청!> <악랄하구나! 인간을 저 지경으로 만들어 놓다니...!> 조삼야와 살수들 놀라면서도 치를 떨고

가진우; [꿇려라!] 제자들에게 지시

무릎이 꿇려지는 독군.

이를 바득 바득 갈지만 혈도가 찍혀서 운신을 못한다.

청풍; [이자는 본궁의 반도인 독군 영호모청이오. 아마 당신들도 이름쯤은 들어 봤을 것이오.]

고개를 미미하게 끄덕이는 조삼야

청풍; [그동안 신분을 숨기고 본궁의 제자노릇을 했는데 드디어 오늘 마각을 드러냈소.]

적포판관; (독군 영호모청을 저 지경으로 만들다니... 얕봐서는 안될 놈이로군!) 긴장

청풍; [판관이 보기에 이 반도의 무공은 어떤 것 같소?] 검집에 든 검으로 독군의 턱을 쳐들게 하며 묻고

적포판관; [궁주가 함부로 상대할 만한 고수는 아니군.] 냉소

청풍; [그렇다는데 네 생각은 어떠냐?] 독군을 보며 웃고.

독군; [, 네놈을 기필코 죽이고 말겠다!] 이를 바득 간다.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흐르고

청풍; [아직도 제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군!] ! 검집으로 독군의 뺨을 슬쩍 때리고

청풍; [저 배신자의 처리는 뒤로 미루고 이제 우리 사이의 이야기를 해 봅시다.] 웃으며 적포판관을 보고

적포판관; [본 판관은 적포동의 배신자인 상춘우와 그 일행을 찾고 있다.]

적포판관; [다행히 한 년은 이곳에서 찾았지만 다른 자들이 간 곳은 알지 못한다.] 조삼야 발치에 누워있는 지고운을 보고

청풍; [겨우 그걸 물어보러 온 거요?]

적포판관; [그렇다.] [상춘우는 원래 궁주와 궁주의 아버지를 척살할 임무를 지니고 있었다.]

청풍; [혹시 내가 알까 싶어서 본궁에 와서 기다린 모양인데 나는 모르는 일이오.]

청풍; [내가 그 작자들을 본 적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발 달린 짐승이 간 곳을 내가 어떻게 알겠소.]

적포판관; [그 말을 믿으라는 건가?]

청풍; [철궁에서는 거래할 때 결코 거짓을 말하지 않소.]

청풍; [내가 그랬던 것처럼 판관도 그래야 할 거요.]

적포판관; [무슨 소리냐?]

청풍; [판관은 본궁의 제자를 열아홉이나 살해했소.]

적포판관; [그게 어떻단 말이냐?]

청풍; [나는 판관이 혈채를 갚아주길 원하고 있소.] [그대의 피로 갚아 주든지 아니면 황금으로 갚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시오.]

적포판관; [본 판관을 협박하는 것이냐?]

청풍; [핏대 올리지 마시오! 거래라 하지 않았소?]

청풍; [게다가 이미 판관과 세 명의 개 도둑은 중독된 상태기도 하오.]

적포판관; [뭣이!]

청풍; [내가 손가락만 까딱하면 즉시 그 배신자를 죽여 버려라.] 독군의 뒤에서 대기하고 있는 하시룡에게

청풍; [독은 그 늙은이가 썼으니까 죽고 나면 아무도 해독 못할 것이다.]

하시룡; [존명!] ! 검을 뽑고

이어 두 손으로 검을 들어 독군의 목에 대는 하시룡.

적포판관과 조삼야를 비롯한 세 명의 살수들은 모두 표정이 굳어진다.

독군의 얼굴에서도 비지땀이 흐르고

적포판관; <조삼야! 증상이 있는가?> 조삼야에게 텔레파시로 묻고

조삼야; <... 죄송합니다 판관! 속하가 부주의하여 중독당하는 걸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비지땀

적포판관; (대체 언제 중독당했단 말인가?) (뇌옥에서 혈도를 풀기 위해 운기조식할 때만 해도 증상이 전혀 없었는데...!) 부르르! 청룡도를 든 손에 힘이 들어가고

청풍; (알 리가 있냐? 네놈들은 방금 전 중독당했는데...!) 웃으며 보고

청풍; (저 변태영감은 날 죽일 살심을 품고 대청에 들어온 직후 독을 풀었다.)

청풍; (현재 이 안에서 독에 중독당하지 않은 사람은 만년옥액을 복용하여 독에 내성이 생긴 나와 완매 두 사람 뿐이지!)

적포판관; [네 놈이 남의 칼로 사람을 해치는구나!]

청풍; [이런 건 오랑캐로 오랑캐는 치는 이이제이(以夷制夷)의 수법이라 부르오.] [차도살인과는 명백히 다르지.]

적포판관; [죽일...!] 이를 갈며 일어서려는데

조삼야; [판관님!] 급히 나서고

조삼야; [소인이 감히 나설 자리가 아닌 줄 압니다만, 이 늙은이의 나이를 생각해서 한 마디 하는 것을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일어나서 허리를 숙이고

적포판관이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다.

조삼야; [넓으신 아량에 감사드립니다!] 적포판관에게 포권하고. 이어

조삼야; [궁주님!] 청풍에게 포권

조삼야; [소인은 궁주님의 탁월한 기계(奇計)와 빼어난 무공에 감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청풍이 불쾌한 듯 미간을 찌푸린다.

가진우; [본궁의 궁주님께선 업무 중에 다른 말씀을 하시는 걸 아주 싫어하시오.]

가진우; [쓸데없는 소리 말고 본론만 말하시오.]

적포판관이 청룡도을 든 손에 힘을 주며 휘두를 기세지만

조삼야; [소인이 몰랐습니다 용서하십시오!] 급히 손으로는 적포판관을 만류하며 청풍에게 고개 숙이고.

조삼야; [소인은 판관님을 봉행한 일개 수하일 뿐입니다.] [그러나 궁주님께서 요구하시는 대답은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청풍; [피냐 황금이냐?] 거만하게

조삼야; [황금입니다.]

청풍; [얼마를 받아야 하느냐?] 가진우에게

가진우; [금으로 사만육천 냥입니다.]

청풍; [들으셨소? 십만육천 냥이라는군!] 적포판관에게

적포판관; [억지다!] 분노하여 주먹으로 부서진 탁자를 내리쳐 박살 내고

적포판관; [저자는 분명 사만육천 냥이라고 말했다.] 가진우를 삿대질

청풍; [사만육천냥이라고?] 가진우를 힐끔

가진우; [아닙니다. 십만육천 냥입니다.] 즉시 정정하고

적포판관; [교활한 사기꾼 같은 놈!] 이를 부득 가는데

순간 청풍의 손가락이 까딱하고

즉시 독군의 목에 대어져 있던 하시룡의 검이 흰빛을 발하며 높이 올라간다. 독군을 내리칠 자세.

<... 안돼!> 조삼야등 살수들이 기겁하는데

청풍의 손가락이 다시 좌우로 까닥하고

즉시 하시룡의 검은 긴장이 출리고.

다시 독군 영호모청의 목에 가서 닿는다.

적포판관이 분을 삭이지 못하고 숨을 거칠게 내쉬고.

청풍; [자세하게 그 내역을 일러줘야 알아들을 수 있다면 말해주겠소.] [가일열! 상세히 말해라.]

가진우; [! 죽은 제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들자면, 첫째로 제 9열의 조진앙으로 당년 스물 두살이며. 복건성 영안이 집입니다. 부모님은 모두 살아계시는데 아버지의 이름은 조조경으로...]

적포판관과 조삼야 일행의 벙뜬 모습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다시 뇌옥 안.

카카캉! 기기깅! 맹렬히 돌며 삼면과 천장에서 나타나 사람들에게 접근하는 수많은 드릴과 네 개의 거대한 톱날.

마운걸; [끝... 끝났어! 말살장치가 가동되었다!] 털썩! 주저앉는데

담오; (이왕 이렇게 된 것!) 적포판관에게 달려가고

담오; [당신 졸개가 한 약속을 지키시오!] 파팟! 적포판관의 몸에 박힌 두 장의 종이칼을 뽑는다.

번쩍! 적포판관의 눈이 무서운 빛을 발하더니

적포판관; [데리고 나가라!] 허공으로 떠오르며 손을 젓는다

그러자 조삼야와 다른 두 살수의 몸이 입구쪽의 마운걸에게 날아가고

마운걸; [어이쿠!] 급히 살수들의 몸을 받고

그 사이에 똑 바로 일어나는 적포판관

이어 그가 손을 펼치자

붕! 오백 근짜리 청룡도가 떠올라 그의 손에 쥐어진다.

<격공섭물(隔空攝物)!> <절세고수다!> 사색이 되는 담오와 마운걸. 담오도 뒷걸음질쳐서 마운걸 옆에 와있다.

그그긍! 카카캉! 그 사이에도 드릴처럼 도는 수많은 쇠창살들과 거대한 톱니바퀴가 삼면과 천장에서 그들에게 육박하고

담오; [젠장! 빨리 서두리지 않으면 우리 모두 골로 가는 거요!] 악을 쓰고. 순간

적포판관; [크아!] 청룡도를 휘두른다

부악! 카카캉! 캉! 순간 청룡도에서 일어난 섬광에 쇠창살과 철문이 이리저리 베어지고

콰당탕! 콰창! 잘려진 쇠창살과 철문이 나뒹굴어서 통로가 생긴다.

<만년한철로 만든 철창과 철문을 저렇게 간단히!> <우.... 우리가 뒈지려고 지랄을 했구나!> 경악하면서도 조삼야와 두 자객을 들고 밖으로 뛰쳐나가는 담오와 마운걸

조삼야; [판관! 조심하십시오!] 외치고

밖으로 나온 담오와 마운걸이 돌아보니 우뚝 선 적포판관의 몸을 드릴들과 톱니바퀴들이 휩쓴다.

(죽어라 죽어!) (우릴 위해서 그냥 뒈져라!) 조삼야와 자객들을 내동댕이치며 속으로 기원하는 담오와 마운걸. 하지만

카카캉! 버번쩍! 요란한 굉음과 불똥이 튀고

카캉! 캉! 부서진 파편이 뇌옥 밖으로 튀어나와 벽에 부딪힌다

[힉!] [이크!] 기겁하여 펄쩍 뛰는 담오와 마운걸.

그러다가 눈 부릅 두 놈

쿵! 우뚝 서있는 적포판관. 뇌옥 안에 작동했던 수많은 드릴과 거대한 톱니바퀴가 모두 박살이 나있다. 적포판관의 몸에서 몇군데 상처가 났지만 심하진 않다.

<맙소사! 말상장치를 단번에 박살내다니!> <궁... 궁주는 잘도 저런 괴물을 간단히 제압했구나!> 공포에 질리는 담오와 마운걸

그때 뇌옥에서 걸어나오는 적포판관

[으으!] [힉!]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앉는 담오와 마운걸

턱! 그런 담오의 어깨에 대어지는 청룡도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내려다보는 적포판관

담오; [약... 약속을 지... 지키시오!] 달달 떠는데

적포판관; [물론 약속은 지킨다!]

적포판관; [하지만 네놈들을 제외한 철궁의 모든 쓰레기들은 오늘 본 판관의 손에 죽는다!] 살벌

공포에 질리는 담오와 마운걸. 헌데

[파옥(破獄)이다!]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모두가 돌아보니 일단의 철궁 제자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오고 있다.

[안... 안돼!] [야 이 개새끼들아! 살고 싶으면 튀어!] 담오와 마운걸이 다급히 외치지만

부악! 순간 적포판관이 어느덧 달려들어오던 철궁 제자들의 몸을 청룡도로 일도 양단하고 있다.

[!] [!] 공포와 경악에 질리는 담오와 마운걸

 

#160>

다시 청풍의 거처인 천년관총

독군; [노부가 바로 영호모청 본인이니라!] 웃으며 안으로 걸어들어오고

퍼득 정신 차리는 권완.

권완; [독군께서 공력이 높아져 반로환동(返老換童)하신 모양이군요.] 두 자루의 보검으로 앞을 가리며 누워있는 청풍의 몸을 막아선다.

독군; [노부는 반로환동할 정도의 인물이 못되네.] [다만 독을 쓰는 중에 몇 가지 재주를 얻게 되어 다시 젊어졌을 뿐이지.] 뒷짐 짚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명패와 인명부를 감상하고

권완; (진짜 독군 영호모청이다!) 아연긴장하고 + [호호호! 이제 보니 영호윤이라는 사람은 따로 없고 독군께서 바로 영호윤이셨군요.]

독군; [소저는 듣던 대로 총명하군.] 돌아보며 웃고

권완; [입에 발린 말씀은 듣기에 그렇군요.] [그보다 무슨 용무가 있어서 철궁에 잠입하셨는지나 말씀해주시지요.]

독군; [궁주가 갖고 있는 한 가지 물건을 얻기 위해서지.] 꽁꽁 묶여있는 청풍을 보고

독군; [그동안은 철궁십이사의 눈치를 보느라 경거망동을 못했었는데 마침 십이사가 모두 자리를 비웠으니 천재일우의 기회가 아니겠나?]

권완; [그래서 환영 인파 속에 쥐새끼처럼 숨어있다가 독을 썼군요!]

독군; [격장지계를 써도 소용없네.] [노부의 나이 이미 팔십! 욕 좀 먹었다고 발끈할 나이는 지났어!]

권완; [소녀는 아직 어려 인내심을 기르지 못했습니다.] [독을 쓴 이유를 말하고 조용히 물러가지 않겠다면, 노선배께선 생환을 장담하지 못할 것입니다.]

독군; [당차군! 당차!]

독군; [하지만 노부를 윽박지를만한 실력까지 갖췄을 지는 궁금하군!]

권완; [직접 확인하시지요!] 나비처럼 솟구쳐 오르고

휙! 번쩍! 쌍검을 현란하게 휘둘러 독군을 공격한다. 순간

독군; [아깝도다!] [살려두기에는 너무 빼어나!] 따다당! 뒷짐 지었던 손을 풀며 다섯 손가락을 퉁긴다

치치치! 시커먼 기운들이 뱀처럼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들고. 하지만

바웅! 치익! 권완의 근처에 이른 검은 기운들은 머치 바위를 만난 물살처럼 사방으로 휘어져 날아가고

독군; (어떤 호신강기라도 녹이는 노보의 천독지(千毒指)가 제멋대로 휘어지다니...!) 팟! 경악하며 뒤로 물러서고

휘리릭! 직후 간발의 차이로 권완의 검이 스치고 지나가며 독군의 옷을 여기 저기 찢어놓는다.

독군; [허어!] 휘익! 놀라며 문간으로 물러서고

권완; (기중표가 통했어!) 휘릭! 권완도 뒤로 날아올랐다가

권완; (어떤 공격이라도 기중표로 흘려버리거나 빨아들일 수 있어!) 치마를 꽃봉우리처럼 부풀리며 다시 청풍 앞쪽으로 날아내린다.

청풍; (으헉!) 올려다보다가 눈이 띠용

누워있는 바람에 자기 위에서 꽃봉우리처럼 펼쳐진 권완의 치마 속이 청풍의 눈에 고스란히 보인다. 겉치마와 속치마가 함께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있는데 버선과 꽃신을 신은 작은 발. 약간 벌린 미끈한 두 다리. 그 다리 사이의 사타구니는 비키니같은 작은 속옷으로 가려진 사타구니등이 보인다.

청풍; (대박이야!) 푸학! 코에서 피가 팍 터지고

권완; [호호호! 독군의 천독지는 나타나면 반드시 목숨을 앗아간다는 소문도 사실과는 사뭇 다르군요!] 휘익! 청풍의 앞으로 날아내리며 비웃고

그러다가 흠칫하며 뒤를 곁눈질하는 권완

쌍코피를 줄줄 흘리며 해롱거리는 청풍

권완; (출혈이 심해! 뭐가 잘못되었나?)

권완; (그렇다고 보기엔 호흡이 아까보다는 좀 진정되었는데...!) 곁눈질하는데

독군; [후생가외(後生可畏;후진들을 두려워해야함)라는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군!] 혀를 차고

독군; [불패의 천독지를 깨트린 게 고작 열 몇 살 계집아이라니...!] 혀를 차고

권완; [나이 많은 게 자랑은 아니지요. 수치가 되지 않으면 다행이고!]

독군; [껄껄!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비수로구만!] 웃는데

삐익! 꽈다당! 멀리서 어떤 소리가 들린다.

권완; (무슨 소리지?) 흠칫하는데

청풍; <완매! 빨리 저놈을 사로잡아야 돼!> 전음을 보내고

권완; (전음을 보낼 정도로 정신이 돌아온 모양이네!)

청풍; <뇌옥 쪽에서 큰 소리가 들렸어. 심상치 않아!>

권완; [당신은 걱정마세요! 아무렴 젊은 제가 죽을 날 받아놓은 늙은이 하나 해치우지 못하겠어요?] 과장 되게 검을 흔들며 말하고

꿈틀하는 독군의 얼굴

청풍; <잘 했어! 저놈이 공격하면 위로 뛰어올라! 내가 한 방 먹일 테니까!>

권완; (천산음을 쓸 생각이구나!) 눈 반짝하고

독군; [크크크! 어린 계집이라 봐줄 생각도 있었는데 스스로 화를 자초하는구나!]

독군; [요상한 호신공부를 지니고 있는 건 알겠다면 이것도 막을 수 있는지 보자!] [회륜독강(廻輪毒罡)!] 부악! 앞으로 돌진하는 독군의 허리춤에서 거대한 톱니바퀴같은 것이 회전하며 날아든다.

청풍; [지금이야!] 외치고

팟! 위로 뛰어오르는 권완

독군; [어림없는 수작이다!] 같이 날아오르며 몸에서 일어난 톱니바퀴같은 빛으로 권완을 공격해가는데

청풍; [개잡종!] 크아! 누운 채 입을 딱 벌리며 기합 지르고

[!] 허공에 뜬 상태로 초음파에 휩쓸리는 독군

독군; [크아아!] 빠지직! 벼락에 맞은 듯 충격을 받는 독군. 순간

권완; [잘했어요!] 쾅! 허공에 뜬 자세로 돌려차기를 하고

아구통이 맞아서 홱 돌아가는 독군

콰당탕! 입구까지 날아갔다가 벽에 부딪혔다가 나뒹구는 독군

독군; [끄윽! 이... 이런 개같은 경우가...!] 피를 토하며 벌벌. 몸을 움직이지 못한다

권완; [해치웠어요!] 환성 지르며 청풍 옆으로 날아내리고

청풍; [으하하! 꼴좋구나 변태새끼야! 똥물에 튀겨 죽여도 시원잖은 쥐새끼야!]

권완; [욕이 입에 달리는 걸 보니 이제 살 만한 모양이군요.] 눈을 흘기며 박룡의 승을 풀어주고

청풍; [낄낄! 완매가 절경을 보여주는 바람에 코피가 팍! 터지면서 들끓던 기혈이 좀 갈아앉았어!]

권완; [제가 절경을 보여주다니요?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군요.] 어리둥절하는데

청풍; [그런 게 있어!] 펄쩍 뛰어 허공에서 덤블링을 하더니

청풍; [개잡종!] 허공에서 몇 번 맴을 돈 후에 내려서면서 독군의 가슴을 발꿈치로 내려찍는다.

독군; [크악!] 비명. 뚝뚝! 하며 늑골이 부러지는 소리가 나고.

권완이 놀라서 입을 손으로 가리는데

청풍; [감히 나한테 춘약을 풀어?] [갈아 마셔도 시원잖을 개새끼야!] 검집에 든 검으로 마구 독군을 내려친다. 크악! 아악! 피가 튀고 독군의 무참한 비명 소리

끔찍해서 차마 못 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 돌리며 눈 감는 권완

 

[역시 독해! 때린 데만 골라서 때리고 있어!] [저 인간은 난릉왕보다도 더 악랄한 것 같애!] [우리도 눈치 잘 까야겠어! 정말 튀겨 먹고 삶아먹는 만행을 저지를지도 몰라!] 삼촌육유들이 건너편 방에서 벌어지는 참변과 비명소리를 듣고 겁에 질린다.

 

잠시후

청풍; [개같은 놈!] 퍽! 피투성이가 된 몸뚱이를 걷어차고 눈이 충혈되고 얼굴이 벌건 상태라 아주 흉악해 보인다.

끄윽! 끅! 벌벌 떨리는 독군의 손

권완; [끝.... 끝났어요?] 고개 돌리고

그러다가 눈 부릅 권완

쿵! 처참하게 변한 독군의 모습. 온몸이 피로 물들었고 얼굴도 피투성이에다가 퉁퉁 부어서 형상을 잃었다. 시체처럼 변해서 벌벌 떨고 있는 독군

권완 [무, 무슨 짓을 한 거예요. 그래도 무림의 선배인데...!]

청풍; [선배는 무슨! 이놈은 본궁의 반도야!] 검집에 든 검으로 독군의 얼굴을 돌리고

청풍; [철궁의 기강이 다른 문파와 같지는 않지만 반도를 용납하는 곳은 아니야.]

청풍; [세상 어느 문파가 문주에게 대든 놈을 용납해?]

권완; [그렇기는 해도...!]

청풍; [더구나 이놈은 나한테 춘약까지 먹였어! 개같은 놈!] 콱! 다시 독군의 가슴을 세차게 밟는다.

독군; [크악!] 콰득! 갈비뼈가 또 부러지며 비명을 지르고

진저리를 치는 권완

청풍; [무공을 파괴하고 네 놈이 좋아하는 독을 잔뜩 먹여주마!] 돌아서고

청풍; [철궁에 죄를 짓는다는 게 어떤 건지 실감하게 될 거다!] 피곤죽이 된 독군을 내버려 두고 거친 걸음으로 인명전 밖으로 나간다

급히 따라가는 권완

[야! 나왔다 나왔어!] [저 얼굴 벌건 거 봐! 인간 백정이 따로 없어!] [핏발 선 눈깔은 또 어떻고?] [아이 무서워!] 문이 열려진 침실에서 삼촌육유들이 내다보며 소곤거리고

그러다가 청풍이 홱 돌아보자 기겁하는 삼촌육유들

<눈 깔어!> <눈 마주치면 불똥이 튀는 수가 있어!> 겁에 질려 고개 숙이며 청풍의 시선을 피하는 삼촌육유들

청풍; [존만한 것들이...!] 코웃음치며 천년관총 밖으로 나간다

권완; (무서운 사람이야!) (정인군자인 두 분 시숙과는 전혀 달라!) 겁에 질려 종종 걸음으로 청풍을 따라가고

권완; (개구장이인 것 같으면서도 화가 나면 흉신악살처럼 포악해져!)

권완; (내가 잘 제어하지 않으면 마왕이 될 수도 있겠어!) 청풍과 함께 천년관총을 나서는데

[궁주님!] [큰일났습니다!] 저쪽에서 제자들이 몇 헐레벌떡 달려온다.

청풍; [나도 안다!] 버럭 고함.

드드드! 진동. 히익! 힉! 달려오던 제자들이 그 서슬에 놀라서 우뚝 멈춰 서고.

청풍; [모두 연무장에 집결하라!] 아주 큰 걸음으로 걸으며 사납게 외치고

[하, 하지만 적이 뇌옥에...!] 더듬거리는 놈들

청풍; [연무장에 집결하라고 했다.] 무섭게 노려본다. 눈이 충혈되어 공포스럽다.

놀라서 굳어지는 놈들

청풍; [내 방에 피떡이 되어 있는 놈이 있을 것이다. 그놈도 연무장으로 끌고 와라!]

[존... 존명!] 대답하는 놈들

이어 허둥대며 사방으로 흩어진다.

청풍; (젠장! 서문영감 흉내 내기도 쉽지 않군. 볼 때는 아주 멋있게 보였는데....!) 거만한 표정으로 성큼 성큼 걸어서 연무장 쪽으로 간다.

권완; (연달아 일어난 변고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다니! 저이는 정말 큰 사람이구나.) 존경의 표정으로 청풍의 뒷모습을 보고

권완; (거기에 비하면 허둥대기만 한 나는 어린 계집아이에 지나지 않았어!) 한숨

곧 대청 앞의 연무장에 도착하는 청풍.

연무장에는 벌써 수백명이 모여 있다. 일부는 연무장 한쪽 모퉁이로 보이는 뇌옥의 입구를 중심으로 긴장한 상태로 병기를 겨누고 있다. 뇌옥의 입구에는 반투명한 막같은 것이 쳐져 있다. 바닥에는 말뚝들이 여기저기 박혀있고. 진법이 펼쳐진 것

청풍이 대청 앞의 단상에 올라가고

[궁주!] [어서 오십시오!] 가진우와 또 한 명의 청년이 단상 위에 서있다가 포권한다

청풍; [가일열! 하일열!] [피해상황을 보고하라!] 근엄하게

권완; (하일열!) 눈 반짝

권완; (저 사람이 철궁에 상주한다는 세 명의 제일열중 하시룡(何詩龍)이겠구나!) 하시룡도 범상치 않게 보이는 서른살 가량의 청년. 진중하게 보인다.

가진우; [총 열아홉 명이 죽었습니다.]

권완; (눈 깜짝 할 사이에 열 아홉명이나!) 놀라고

가진우; [변고가 생긴 것을 알고 뇌옥에 내려갔던 자들은 모두 죽었습니다.]

청풍; [젠장 할! 왕창 물어주게 됐군.]

청풍; [생돈 깨진 거 알면 십이사가 안 좋아 할 텐데...]

권완; (철궁의 제자들 목숨은 다른 문파와 달리 철궁의 것이 아니야. 돈을 내고 재주를 배우는 일종의 학생신분이니까!)

권완; (그런데 철궁에서 배우던 중에 죽었으니 유족들에게 적당한 보상을 해주지 않을 수 없겠지!)

청풍; [적포판관은?]

가진우; [기문진(奇門陣)을 뇌옥 입구에 설치하여 빠져 나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청풍; [적절한 대처였다. 잘했어!]

[감사합니다!] 고개 숙이는 가진우와 하시룡

권완; (역시 제일열에 속한 인물들이네. 그 사이에 기문진으로 적의 탈출을 저지하다니...!) 뇌옥 입구 쪽을 본다. 반투명한 막에 덮인 입구. 헌데

빠지직! 갑자기 뇌옥 입구가 스파크에 휘감기고

[헉!] [저...저건!] 철궁의 제자들 놀라고

권완과 가진우등도 흠칫하는데

투쾅! 폭발이 일고

[힉!] [아이쿠!] 비명 지르며 나뒹구는 입구 근처의 제자들

쿵! 이어 흩날리는 돌풍 속에서 걸어나오는 적포판관.

[적... 적포판관이다!] [기문진을 힘으로 뚫고 나왔다!] 공포에 질리는 철궁의 제자들

쿵! 적포판관의 거구가 나타나고 그 뒤로 검은 옷을 입은 세 명의 살수가 보인다. 그 중 한 명은 정신을 잃은 지고운을 어깨에 메고 있다. 그리고 그 뒤로 담오와 왕산빈, 그리고 마운걸이 풀이 죽어서 따라 나온다.

권완; (대단한 인물이야.)

권완; (저이에게 너무 간단히 제압당해 경시 했는데.... 사실은 십대세가 가주들에 못지않은 실력을 지녔어!) 긴장하고

가진우; [이열(二列)은 적을 막아라!] 검을 빼들고 청풍 앞을 막으며 소리친다.

하시룡; [삼열은 구궁진(九宮陣)을 펼쳐서 적의 퇴로를 차단하라!] 역시 외치고

그러자 수십명이 날아올라 적포판관 일행을 포위한다. 좀 나이 들고 모두 강해보이는 자들이다.

청풍; [됐어! 애들 해산시켜!] 가로 막은 하시룡과 가진우의 사이를 뚫고 앞으로 나간다

가진우; [궁주님!] 흠칫하지만

청풍; [더 이상 희생이 나면 손해배상을 감당 못해! 전부 물러가라고 해!]

가진우; [분부 받들겠습니다!]

손을 젓는 하시룡

적포판관 일행을 포위했던 인물들이 포위를 풀며 물러선다. 소리없이 한숨 쉬며 안도하는 표정들이고

적포판관에게 마주 걸어가는 청풍.

청룡도를 움켜쥔 적포판관이 노려보지만

청풍은 적포판관 뒤의 담오, 마운걸, 왕산빈을 노려본다

청풍의 시선을 받은 세놈 기겁하고

무조건 땅에 엎드리는 세놈

그사이에 적포판관도 걸음을 멈추고

청풍도 걸음을 멈춰서 3미터 정도 사이를 두고 마주 선다.

마운걸; [궁.... 궁주님! 저희는 다만...] 비지땀을 흘리며 더듬거리지만

적포판관; [꺼져라!]

적포판관; [약속대로 너희 세 놈은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겠다.] 청룡도로 세놈을 가리키며 노려보고

팟! 엎드린 그대로 몸을 솟구쳐 세 사람이 세 방향으로 튀고.

이어 적포판관을 포위한 동료들 사이로 숨는 세놈.

적포판관; [철궁은 오늘부로 세상에서 사라진다!]

적포판관; [우선 궁주인 네놈부터 죽여주겠다!] 청룡도를 들어 청풍에게 겨누고.

청풍; [인상 쓸 것 없소 판관!] [본궁주는 더 이상 당신하고 싸우고 싶은 마음이 없으니까.]

적포판관; [누구 맘대로...!] + 청풍; [주인인 내 말부터 들어!] 버럭 고함 지르고

드드드! 엄청난 진동에 주변의 건물들이 흔들리고

[힉!] [켁!] 철궁의 제자들 귀를 막고 주저앉고

가진우와 하시룡의 안색도 굳어진다.

<궁주의 내공이 저렇게 심후했었나?> 놀라며 서로를 보는 가진우와 하시룡

적포판관; <이놈!> 역시 긴장하는데

청풍; [여기는 바로 천하의 해결사들 성지인 철궁이오!]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키고

청풍; [나중에 싸우더라도 일단은 이야기로 풀어봅시다. 따라오시오.] 홱 돌아서서 가고

벙 뜨는 적포판관

등을 보이고 무방비 상태로 걸어가는 청풍

<죽이겠다고 달려드는 적에게 등을 보이다니...!> 권완과 가진우, 하시룡등이 아연긴장하는데

청풍; [흥!] [이놈이나 저놈이나...!] 코웃음치며 올 때 그랬던 것처럼 성큼성큼 걸어간다.

그런 청풍의 등을 노려보며 실룩거리는 적포판관.

우둑! 청룡도를 든 손에 힘이 가해지고

조삼야; [판관!] 뭐라고 재촉하지만

적포판관; [가자!] 한숨 쉬고

이어 청풍의 뒤를 따라간다.

일제히 안도의 한숨 쉬는 권완과 가진우와 하시룡.

그 사이에 청풍은 대청으로 들어가고. 적포판관도 그 뒤를 따라간다. 적포판관의 부하들도 지고운을 메고 따라가고

권완; (대담한 건지 무모한건지 원...!) 고개 설레 젓고

권완; (하긴 저런 면이 있으니까 약삭빠르고 드센 철궁의 악머구리들을 통제할 수 있는 건지도 몰라!) 따라간다.

 

#161>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59>

다시 뇌옥.

죽어있는 육보단의 시체.

사색이 되는 뇌옥 안의 담오 일행

모항; [젠장! 풀어주지 않으면 될 것 아니냐!] [왜 다짜고짜 사람을 죽이고 지랄이냐?] 검과 종이칼로 앞을 가리며 뒷걸음질치고

왕산빈; [모항! 문을 열어라! 우리가 상대하겠다.] 악을 쓰고

모항; [시끄러!]

모항; [네 녀석들이 쓸데없는 짓을 해서 이 모양이 됐잖아!]

담오; [이봐! 여자! 무슨 영문인지 부터나 알자고!] [난 모항 저 녀석이 죽든 말든 상관없어!]

지고운; [호호! 착각은 자유라지만 정말 재미나는 것들이야.] [뭐 적포판관을 자기가 제압했으면 좋았을 거라고?]

담오; [나쁜 년! 중얼거리는 소리까지 엿들었구나.]

마운걸; [소저! 적인지 친구인지를 분명히 해주시오.] [그래야 우리도 태도를 분명하게 할 것 아니오.]

지고운; [먼저 이놈부터 죽이고 나서 말해주지. 네놈들을 한꺼번에 죽여 없애면서 말이야.] 검으로 모항을 공격. 아주 빠르다

모항; [!] 다급히 막지만

! 검끼리 부딪히는 순간 모항의 검이 간단히 퉁겨 나가고

지고운; [잘 가라!] 슈슉! 여러 개의 검 그림자를 일으켜 모항을 찔러가는 지고운.

모항; [으헥!] 바닥에 몸을 굴려 피하는 모항

지고운; [호호호! 구명절초 뇌려타곤이냐?] [얼마나 더 잔재주를 부릴 수 있을지 보자!] ! ! 연달아 공격.

모항; [아이쿠!] 떼굴떼굴 굴러서 피하는 모항

담오; [모항! 은침을 써!] 외치고

순간 모항이 구르면서 손을 뒤로 내저었다.

지고운; (은침!) 휘휙! 놀라면서 공격하던 검을 휘둘러 방어를 하고. 하지만

그 사이에 모항은 굴러서 기관장치들이 있는 벽으로 굴러간다.

지고운; (속았다!) 이를 부득 갈며 다시 모항에게 돌진하고

왕산빈; [은침을 쓰란 말이야!] 다시 외치고

휘휙! 벽 앞에 이른 모항의 손이 또 한번 내저어진다.

지고운; [쥐새끼가...!] 분노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검을 휘둘러 방어를 하며 멈춰서고

모항; [으하하! 또 속았지!] 벌떡 일어나 기관장치중의 레버 하나를 움켜 잡는다

지고운; [죽일 놈!] ! 검을 던지고

담오와 왕산빈, 마운걸; [은침을 던져!] 동시에 외치고

모항; [!] 놀라 돌아보면서도 뒤로 손을 젓고.

! 순간 지고운의 검이 모항의 목을 꿰뚫고.

! 직후 지고운의 귓불에도 작은 은침이 하나 박힌다

[모항!] 담오등의 비명

지고운; [!] 귀를 잡고 비틀

지고운; (좆도! 세 번째는 진짜였어!) ! 귀에 박힌 침을 뽑아내고

털썩! 목에 검이 박힌 모항의 시체가 나뒹굴고

마운걸; [이 나쁜 년! 가랑이를 찢어 죽여 버리겠다아아!] 철창을 부여잡고 울부짖고

지고운; [아가리 닥쳐! 네놈들도 곧 이놈들 뒤를 따라가게 해줄테니까!] ! 모항의 목에서 검을 뽑고

담오; [흐흐흐! 이미 늦었다 계집! 넌 은침에 묻어있는 독에 중독되었으니 곧 죽고 말 것이다!]

지고운; [헛소리 마라!] [철궁은 사람을 죽일 정도의 독은 안 쓰는 게 원칙인 걸 알고 있다.]

지고운; [설령 중독되었다고 해도 해독약 따위는 필요 없다는 걸 모를 줄 아느냐?]

담오; [흐흐흐! 그것까지 아는걸 보니 그동안 본궁에서 시녀 노릇을 하고 있었겠군.]

마운걸; [하지만 너무 안심하지 마라 갈보 년아!] [이제 곧 변고를 알아차린 동료들이 와서 네년을 죽여줄 것이다!]

왕산빈; [은침에 발라진 독이 네년을 죽이지는 못하겠지만 무력하게는 만들걸?]

담오; [낄낄! 그럼 산채로 잡혀서 본궁 형제들의 노리개가 된 후에 가랑이가 찢어져 죽겠지!]

마운걸; [조금만 기다려라!] [아랫도리로 이 어르신의 보물도 맛보게 될 것이다!] 자기 사타구니를 부여잡고 놀리고

지고운; [더러운 새끼들!] [네놈들부터 죽여 버리겠다.] 이를 부득 갈면서 검을 검집에 꽂고

마운걸; [하하하! 어디 재주껏 죽여봐라.]

담오; [우릴 죽이려면 먼저 이 철문부터 열어야 할걸?]

왕산빈; [우리 세 사람과 싸워서도 이길 수 있는지 한 번 보자고!]

지고운; [!] 코웃음을 치며 벽면에 설치되어 있는 기관장치들을 자세히 살피기 시작

<... 저년이 혹시!> <이 뇌옥 안에 설치되어있는 말살용 기관을 작동시키려고!> 담오등의 안색이 허얘지는데

조삼야; [지고운(枝孤雲)!] [... 정말 지고운이로구나.] 헐떡이고.

기관장치를 살피다가 돌아보는 지고운

지고운; [호호호! 한창 때는 칠대살수에 드셨던 조삼야(曺三爺)께서 직접 나섰군요.]

지고운; [애송이인 신임 적포판관을 보좌하기 위해서 다시 강호에 나오셨겠지만 어째 형색이 썩 좋아보이진 않군요.] 철창 가로 다가와서 놀리고

조삼야; [너는 상춘우 그놈과 함께 사라지지 않았느냐?]

지고운; [조삼야! 나 지고운이 당신을 죽이는 것도 그 때문이니 이해하세요.] [당신이 판관 나으리와 함께 그를 쫓고 있다는 걸 내가 알았는데 그냥 지나칠 수가 있겠어요?]

조삼야; [우리는 모두 한 가족이나 다름없는데 넌 우리를 죽이겠다는 거냐? 더구나 판관께서도 여기 계시는데.]

지고운; [문제는 바로 그거예요.]

지고운; [철궁의 잔대가리들은 판관 나으리를 제대로 대접하지 않더군요. 자칫 실수하면 모조리 판관 나으리 손에 되레 죽겠죠.]

지고운; [그러면 당신들은 철궁을 쓸어버리고 유유히 상대형을 추적할 텐데, 제가 그 꼴을 볼 수야 없죠.]

조삼야; [상춘우가 맡은 청부는 실패했다.] [더구나 그는 우리 적포동을 배신했다는 유력한 증거가 있다.]

조삼야; [상춘우는 형가사(荊軻祠)에 명세한 자객으로서의 본분을 잊었으니 죽어 마땅하다.]

지고운; [형가사의 맹세따윈 난 몰라요. 중요한 건 내가 맡은 임무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예요.]

지고운; [첫째, 나는 상대형이 지시했던 것에 대해서 보고를 하지 못했어요.] [둘째, 정탐 임무 이외에 내 임무는 측면에서 일행을 보호, 지원하는 거예요.]

지고운; [누구든지 상대형과 일행을 해치려 한다면 내가 저지하는 게 당연해요.] [상대가 판관 나으리라 할지라도 말예요.]

조삼야; [상춘우는 언제 죽어도 죽는다. 너도 판관님을 해치고 살 수 있을 것 같으냐?]

지고운; [호호호! 그래도 명색이 살수인 나에게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건 좀 우습군요 조삼야!] 웃는데

담오; [이제 발바닥부터 저려 올 때가 됐는데.] 철창을 잡고 서서 보며 웃고

마운산; [난 뒷등부터 가려워질 거라는 데 열 냥 걸지.]

귀가 쫑끗 지고운

왕산빈; [둘 다 틀렸어.] [모항이 이번에 쓴 독은 지독한 거야.]

왕산빈; [가슴의 근육을 마비시켜 한동안 숨을 쉬기 어렵게 하는 게 분명해.] [저 여자 얼굴이 말하는 사이에 붉게 변한 걸 보면 몰라?]

지고운; (... 그러고 보니...!) 헉헉 숨이 가빠지고

담오; [흐흐흐! 이제 곧 온몸이 마비되어서 물에 올라온 물고기 신세가 될 걸?]

마운걸; [낄낄! 그럼 형제들이 힘 하나 안 들이고 잡아먹을 수 있겠군!]

지고운; (...젠장! 정말 중독된 것 같다!) 급히 기관장치가 있는 벽쪽으로 달려가고

[넘어져라! 넘어져라!] 담오등이 외치지만

지고운은 비틀거리면서 기관장치에 도착하고

지고운; [말살장치를 작동시켜서 전부 다 죽여주겠어!] 기관징치들을 살피며 이를 갈고

담오; [예쁜이! 조심해야할 거야!] [함부로 만지다간 이 문을 열어버릴 수도 있어!]

지고운; [아가리 닥쳐! 그 정도는 나도 알아!] 기관장치를 살피며 외친다. 얼굴이 새빨개져 있고

조삼야; [저 독한 계집이 정말로 우리 모두를 함께 죽일 모양이오.]

담오; [그런 것 같군.]

조삼야; [판관님을 풀어주시오. 그러면 우리 모두 살 수 있는 길이 있을 거요.]

왕산빈; [우리도 풀어주고 싶어. 한 번 싸워보고 싶거든!]

조삼야; [그럼 빨리 풀어주시오. 일단은 사는 게 중요하지 않소?]

왕산빈; [아니, 그건 안 중요해.]

조삼야가 의아한 표정.

왕산빈; [우리가 사는 게 아니고 나한테는 내가 사는 게 중요해.] 엄지 손가락으로 자길 가리키고

마운산과 담오; [나도.]

조삼야; (뭐 이런 놈들이...!) + [판관님을 움직일 수 있게 해주면 세 분은 털끝 하나 다치지 않을 것이오.]

조삼야; [믿지 못하겠다면 형가사에 대고 맹세할 수 있소.]

담오; [큰소리치지 마시오 영감!]

담오; [말살장치가 가동되면 어떤 고수라도 제 목숨 건사하기도 불가능한 데 우리 셋을 털끝 하나 다치지 않게 하겠다니....] [그 말을 누가 믿겠소?]

조삼야; [판관님께선 그럴 힘이 있소. 판관님께선 무()의 화신이오. 믿으시오.]

마운걸; [아까도 뭐 무를 보여 주겠다 어쩐다 해놓고는 궁주 손에 바로 나가떨어졌지?]

조삼야; [제기랄! 그건 당신네 궁주가 이상한 수법을 써서 그런 것 아니오!]

담오; [이게 이상한 수법이라고?] 지도를 든 손을 문지르고 순간

! 담오의 왼손에 있던 지도가 사라진다.

조삼야; [내공도 형편없는 것들이 종이로 만든 칼을 자유자재로 쓰는 게 사술이 아니고 뭐...!] 말하다가 부릅

푹푹! 지도가 갑자기 나타나 조삼야의 몸에 박힌다.

조삼야; (... 무슨 암기가...!) 경악하고

담오; [으하하하! 이래도 사술 운운할 거야?] 웃는데 + 왕산빈; [젠장! 좋아하긴 이르다!] 밖을 보며 이를 갈고

왕산빈; [저 갈보 년이 말살장치를 찾아냈다! 이제 우린 다 죽었어.]

모두들 밖을 돌아보고

지고운이 레버 하나를 잡고 있다.

[... 안돼!] [그러지마!] 비명 지르는 담오와 마운걸. 순간

지고운; (제대로 찾았구나!) 회심의 미소 + [호호호! 전부 죽어라!] 가랑! 레버를 세차게 아래로 내리누른다. 헌데

덜컹! 순간 철문이 열린다

왕산빈; [으하하! 속았지롱!] ! 열리는 철문 틈으로 뛰쳐나가고

지고운; (아차!) 카강! 다급히 내렸던 레버를 다시 위로 올리고

철컹! 열리던 문은 닫히고

[이크!] [!] 왕산빈을 따라 나가려던 담오와 마운걸 기겁하며 급정거

철컹! 다시 닫히는 철문. 그때

휘릭! 몸을 굴리는 왕산빈. 소리없이 지도를 날리고

지고운; [감히 날 속여?] 이를 부득 갈고

! 그년의 옆구리에 꽂히는 지도

지고운; [다 죽었어!] ! 카캉! 레버들을 마구 내리고. 순간

철컹! 철컹! 사방의 벽과 천장에서 창이 튀어나오고 또 거대한 톱니바퀴도 나온다

담오; [! 말살장치가 작동했다!]

지고운; [호호호! 이걸로 깨끗하게 결말이 나는...!] + [!] 웃다가 눈 부릅

옆구리에 박힌 지도가 상당히 깊이 파고 들었고

지고운; [... 언제...!] 지도를 잡고 비틀거리고

마운걸; [왕산빈! 빨리 말살장치를 멈춰!] 비명 지르고

왕산빈; [빌어먹을!] 외치며 기관장치로 달려가고. 하지만

지고운; [누구 맘대로!] ! 옆구리에서 지도를 뽑아서 던지고

! 기관장치로 달려들다가 가슴에 종이칼이 꽂히는 왕산빈

털썩! ! 동시에 쓰러지는 왕산빈과 지고운

지고운; [호호호! 혼자... 죽지는 않아!] 웃다가

털썩! 기절하고

왕산빈; [지롤....!] 이를 갈다가

털썩! 역시 기절하고

[안돼!] [일어나라 왕산빈!] 담오와 마운걸이 울부짖는다

그그그그긍! 크릭크릭! 죽음의 기관장치가 발동되는 소리가 뇌옥을 울린다.

기기깅! 드릴처럼 돌아가는 쇠창살들. 카카캉! 목제소의 거대한 톱처럼 돌기 시작하며 사방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거대한 톱니바퀴들

 

뇌옥 밖에서 순라를 돌던 철궁의 제자들.

흠칫한다.

뇌옥 입구에 죽어있는 제자1의 시체

[... 이건!] [지랄! 누가 뇌옥에 침입했다!] 급히 호루라기를 입에 무는 그놈들

삐익! ! 호루라기를 부는 그놈들

[뭐야?] [무슨 일이냐?] 사방에서 달려오는 철궁의 제자들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58>

철궁의 다른 곳. 아주 화려한 건물. 처마 밑에 <千年觀摠>이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건물 안에서 두리번거리는 권완. 청풍은 문이 열린 침실에서 상자와 보물들을 덮고 있는 천과 밧줄을 풀고 있다.

건물 내부는 엄청 넓고 엄청 화려하다. 기둥들은 다 용의 조각이 새겨진 대리석이고.

권완; (천년관총(千年觀摠)... 과연 철궁의 궁주 거처답네.)

오묘한 기둥들. 각가지 화려한 장긱품들. 가대한 도자기와 진귀한 조각들. 그림과 글씨들

권완; (황제의 거처라도 이렇게 화려하지는 않을 거야!) 침 꼴깍.

바닥에 깔린 돌들은 화문석이다. 돌 속에 각가지 꽃이 피어있는 것 같은 돌.

권완; (이 넓은 바닥을 다 덮고 있는 국화석(菊花石)만해도 같은 무게의 은만큼의 가치가 나가는 보물들이야!)

권완; (철궁이 해결사를 양성하면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있는지 알 수 있겠어!) 놀랄 때

[인간은 우리의 인권을 보장하라! 보장하라!] [보장하라! 보장하라!]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권완이 돌아보니 상자에 목을 내밀고 있는 삼촌육유들이 데모를 하고 있다. [숨 막혀 죽는 줄 알았다!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손 하나를 얼굴 밖으로 내밀고 주먹질을 한다.

청풍은 향로와 황금 접시를 든 채 그놈들을 돌아보고 있다.

번개; [죽일 때 죽이더라도 먹을 건 주고 죽여라!] [배고파서 못 살겠다!] 선창하고

[배고파서 못 살겠다!] [배고파서 못 살겠다!] 다른 놈들이 따라하고

번개; [우리는 굶어죽을 지언정 풀은 먹지 않는다!] [고기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고기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고기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또 따라하고. 순간

청풍; [놀고들 있다] 탕탕탕! 검집에 든 검으로 두더지 잡기 하듯이 여섯 놈의 머리통을 따다닥 때려버린다. 으악! ! 엄마! 비명 지르는 삼촌육유들

청풍; [이 자식들이 내가 니들 종인 줄 아냐? 어디서 고기 타령이야?] 해롱대는 놈들을 노려보며 눈을 부라리고

권완; [그만해요.] [그 애들도 오는 동안 얌전하게 잘 참았잖아요!] 들어오고. 실내는 넓직한 침실이다. 침대도 하나 놓여있고.

청풍; [완매는 마음이 너무 착해서 탈이야!] 시큰둥

청풍; [이런 놈들은 오냐 오냐 해주면 한도 끝도 없이 기어오르는...!] 말하다가 눈 부릅

! 앞에 서있는 권완의 모습이 변했다. 모에 걸치고 있는 옷이 투명해져서 속살이 다 들여다보인다. 권완은 글래머가 아니고 덜 자란 소녀같은 몸매임을 주의. 젖가슴도 작고 몸매는 가냘프다.

청풍; (으헉!) 눈이 띠용하고

눈 감고 고개 세차게 흔드는 청풍.

권완; [왜 그래요 당신?] 어리둥절하고

다시 눈을 뜨는 청풍. 순간

권완; [어디 아파요?] 고개 갸웃하며 다가와서 들여다보는 권완, 헌데 이번에는 완전히 발가벗었다.

청풍; [으악!] 두 팔로 얼굴 가리며 뒤로 물러서고

어리둥절하는 권완

청풍; (으으으! ... 내가 왜 이러지? 완매의 알몸이 보이고 몸 속의 피가 펄펄 끓고 있어!) 벽에 달라붙은 청풍. 얼굴 가린 팔 사이로 권완을 보며 헥헥. 그때

무어라 하며 청풍에게 걸어오는 알몸의 권완

청풍; [안돼! 안돼! 오지마!] 비명 지르며 침실 밖으로 뛰처나가고.

권완; [저 사람이 왜 저리지?] 갸웃. 이 화면에서는 권완이 옷을 전부 입은 상태. 권완이 알몸으로 보이는 건 청풍의 시점에서 볼 때뿐이다. 현재 청풍은 최음제에 중독당한 상태.

다다다! 아랫도리를 누르고 거실을 달려 지나가는 청풍. 앞쪽에 문이 있고. 문 위에는 <人名殿>이란 현판이 붙어있다.

인명전으로 뛰어드는 청풍. 어둑한 실내. 넓은 벽에 수많은 명패가 걸려있다. 벽 앞에는 긴 탁자가 놓여있고. 한쪽의 책장에는 전화번호부처럼 두터운 책들이 빼곡이 쌓여있고

! 문을 닫는 청풍. 헉헉

떨리는 손으로 문의 고리를 돌려 문을 잠그고

그런 청풍의 뇌리로 각가지 야한 자세를 취하는 권완의 모습이 떠오르고

청풍; [... 당했다!] 비틀거리며 명패들이 걸려있는 앞으로 가고

털썩! 그 앞에 주저앉는 청풍.

청풍; [최음제(催淫製)!] [어떤 놈이 몰래 최음제로 날 중독시켰다!] 눈을 감고 합장하며 헉헉

다시 침실. 청풍이 뛰쳐나간 문을 보며 당혹해하는 권완

권완; (뭔가 이상해! 저 사람 정상이 아니야!) 생각하는데

[낄낄! 재미있어지는데 그래!] [그러게 말이야!] 키득거리는 삼촌육유들

권완; [얘들아! 너희들은 저 사람이 왜 저러는지 알고 있니?]

번개; [알고 있으면 어쩔건데?]

권완; [주방에 말해서 맛있는 고기 요리 만들어오라고 할께!]

[고기!] 침 꼴깍 삼촌육유들

번개; [... 좋아! 뭐 꼭 고기가 먹고 싶어서 이러는 건 아니고... 그래도 며칠 함께 지낸 정이 있으니 알려주지!] 생색 내고

번개; [그 인간은 지금 짝짓기를 엄청 하고 싶어해!]

권완; [... 짝짓기?] 얼굴이 새빨개지며 당황하고

번개; [원래도 엉큼한 놈이었는데 어떤 인간이 발정나게 만드는 춘약(春藥)으로 몰래 중독시켰어!]

권완; [최음제!] 놀라고

권완; (... 그래서 날 그런 눈으로...!) 핏발 선 눈으로 넋이 나가 자신을 보던 청풍을 떠올리고

번개; [알고 싶은 걸 말해줬으니까 빨리 고기를 대령해라!] [기왕이면 요리하지 않은 날 고기로!] 거만하게 명렬하고

권완; [나중에 갖다줄게!] 서둘러 침실에서 달려나가고

[치사해!] [약속을 했으면 지켜라!] [인간의 암컷은 약속을 지켜라! 지켜라!] [지켜라! 지켜라!] 악다구니 쓰는 삼촌육유들.

그러거나 말거나 인명전으로 달려가는 권완

권완; (인명전(人名殿)! 철궁 소속 인물들에 관한 명부가 보존되어 있는 곳이겠구나!)

권완; [청풍!] 문을 잡아당기지만.

문이 안에서 걸려있다.

권완; [당신! 괜잖은 거예요?] 문을 마구 잡아당기며 외치고

[문 좀 열어봐요! 빨리요!] 방안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합장하여 운기조식으로 약기운에 저항하는 청풍. 그 배경으로 들리는 권완의 외침

청풍; [... 나 혼자 있게 냅둬! 제발 부탁이야!]

권완; [당신이 무슨 일을 당했는지 알아요! 제가 도울 수 있으니까 문 좀 열어봐요!]

청풍; [... 그럴 수는 없어! ... 견딜만 하니까 제발 완매는 상관하지마!] 땀을 비오듯 흘리고

권완; [이 고집불통!] ! 검을 뽑고

사각! 검을 문 사이로 끼워 내리긋는다. 문 고리가 싹둑 잘라지고

권완; [제발 쓸데없는 고집 부리지 말아요!] 문을 열고 들어간다.

그러다가 흠칫 권완

[으으으!] 비오듯 땀을 흘리며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는 청풍이 눈을 감고 합장하고 있다.

권완; [어때요? 정말 견디기 힘든가요?]

청풍; [... 나가! 그게 날 돕는 거야!]

권완; [벌써 잊었어요? 우리는 곧 부부가 될 사이잖아요!] 검을 꽂으며 다가오고

코를 벌름거리는 청풍. 코로 스며드는 권완의 살 냄새

청풍; [... 젠장할! 완매가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날 충분히 괴롭히는 거야!]

청풍; [정말 날 생각한다면 제발 나가있어!]

권완; [아직까지 정신을 잃지 않고 있는 걸 보니 아주 치명적인 춘약은 아닌 모양이군요!] 웃고

청풍; [... 이게 웃을 일이야?] [이러다가 내가 완매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제발 나가있어라 응?] 헉헉 대는데

권완; [걱정 말아요! 당신은 내게 아무 짓도 못해요!] 소매 속에서 반투명한 밧줄을 하나 꺼낸다. 몇 미터 길이다.

권완; [가랏! 박룡(縛龍)의 승()!] 그 밧줄을 던지는 권완. 순간

휘리릭! 뱀처럼 청풍의 몸을 휘릭 감아서 조이는 반투명한 밧줄

청풍; [아이쿠!] 꽁꽁 묶여서 바닥에 쓰러지며 비명.

청풍; [... 완매! 이게 무슨 짓이야?] 꽁꽁 묶여서 눈 부릅뜨며 비명

권완; [이제 절 위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박룡의 승은 난릉왕을 묶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니까 그대의 능력으로도 쉽게 끊지 못할 거예요.]

청풍; [, 날 풀어줘 완매! , 나한텐 방법이 이... 있어.]

권완; [그냥 마음을 다스려 보세요. 다른 방법을 찾지 말고요.] 앞에 쪼그려 앉으며 웃고

청풍; [... 뭐야?] 황당

권완;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하세요.] [고래로 영웅이 제일 넘기 어려운 관문이 여관(女關:여자가 지키는 관문 또는 여색)이라고 하잖아요.]

권완; [당신이 춘약에 중독된 상태에서도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면 장차 어떤 절세미녀의 미색에도 흔들리지 않는 대장부가 될 거예요.]

청풍; [... 차라리 나보고 죽으라고 해!]

권완; [그대는 성정이 분방하여 여색에 빠질 가능성이 많아요.] [이렇게 자신을 단련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진 않을 테니까 이번 기회를 헛되이 보내지 마세요.] 청풍의 뺨을 쓰다듬고

권완; [부디 당신이 대장부라는 걸 제게 증명해주세요.] 고개 숙여 애원하고

청풍; [... 젠장!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청풍; [.... 날 춘약으로 중독시킨 흉수가 근처에 있단 말이야!]

권완; [걱정마세요! 제가 당신을 지키겠어요.] 옷이 반투명해지고

권완; [다만 그대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어디서 춘약에 당했을지 생각해보세요.] 완전히 발가벗은 몸이 되어 내려다보는 권완

청풍; [으으으! ... 생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 제기랄!] 헥헥 대며 권완의 알몸을 보고

권완; [생각해내야만 해요!] [지금이 당신이 대종사가 되느냐 일개 해결사로 끝나느냐의 갈림길이에요!] 청풍의 이마에 나는 땀을 손수건으로 닦아주고

청풍; [... 알았으니까 제발 좀 떨어져 있어!] [완매 때문에 생각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단 말이야!]

권완; [절 품고 싶으신가요?] 얼굴 붉히며

청풍; [... 그걸 말이라고 해? 제발 나좀 살려도!] 울상

권완; [이번 고비만 넘기면 부모님들의 허락을 받기 전이라도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게 해드릴게요!]

청풍; [... 정말?]

권완; [약속할게요. 그러니까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중독을 당했는지 생각해봐요!]

청풍; [.... 영호윤(令狐尹)!]

권완; [영호윤이라니요?] 흠칫

청풍; [... 더는 생각할 수가 없어!] [완매는 천하제일재녀 소리를 들을 만큼 똑똑하니까 나... 나머지는 직접 알아봐!] 턱으로 벽장 쪽을 가리키고

권완; (영호윤?) 갸웃하며 일어나고

권완; (들어본 적이 없는 걸 보면 유명한 인물은 아닌 것 같은데...!) 명패들이 걸려있는 벽을 보고

권완; (철궁십이사와 저이를 포함한 현재 철궁 소속 인물들의 명패야!) 살피고.

그러다가 <令狐尹>이라는 이름이 적힌 명패를 발견한다.

권완; (있어!) 눈 반짝

권완; (철궁의 십이열 중 제사열(第四列)에 속한 자야!)

이어 벽장으로 가고

권완; (이 책들은 제자로 받아들인 자들의 신상명세를 기록한 인명부일 거야!) (제사열... 제사령...!)책들을 살피고

권완; [이거야! 제사열의 명부!] 이어 책을 한 권 꺼내서

청풍이 누운 근처의 탁자로 와서 내려놓고 펼친다.

권완; (영호윤... 영호윤!) 살펴보고

권완; (찾았어!) <令狐尹>이란 항목을 발견하고

<영호윤(令狐尹) - 운남(雲南) 동천(東川) 출생, 십년전 금() 칠백 냥을 내고 제육열로 입문했으나 성취가 뛰어나 제사열까지 승급함. 본인은 숨기고 있지만 독군(毒君) 영호모청(令狐慕靑)의 손자로 추정됨. 색을 탐하는 기질이 있으며 입문 당시와 용모가 전혀 변하지 않은 특이점이 있음.> 책을 배경으로

권완; (독군 영호모청!) 긴장하고

권완; (오십여년전부터 천하제일독(天下第一毒)으로 명성을 날리던 이 노독물(老毒物)의 이름이 왜 여기서 튀어나오는 거지?)

권완; (생각해보면 여러 사람이 섞여있는 중에서 오직 한 사람만 골라서 중독시킨 건 정말 대단한 솜씨야!)

권완; (영호윤이 정말로 독군 영호모청의 손자일 가능성이 높아!) + [!] 생각하다가 눈 번쩍

스슥! 권완의 귓전으로 아주 미세한 소리가 들리고

권완; (왔구나!) 긴장하며 책을 덮고

권완; [당신 생각이 옳았어요! 독군 영호모청의 손자가 철궁에 지자로 들어와 있었군요.] 시침을 뚝 떼며 청풍에게 말하고.

권완; [하지만 그자의 용독술(用毒術)이 이렇게까지 뛰어날 것 같지는 않군요.] [어쩌면 독군이 직접 왔는지도 모르겠어요.] 스릉! 양쪽에 차고 있던 공손대낭의 두 자루 보검을 뽑고

권완; [밤이 길면 꿈이 많은 법! 이만 모습을 드러내시는 게 어떤가요?] 문 밖을 보며 말하고. 그러자

<과연 명불허전이로군!> 목소리와 함께 문 앞에 희뿌연 그림자가 나타난다. 이십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잘 생긴 청년서생인데 회색 장삼을 입었고 특이하게도 새하얀 백발을 묶지 않은 채 늘어뜨리고 있었다. 청풍과 권완을 숨어서 보던 그 서생이다.

독군; [네가 바로 권일해의 손바닥 안의 구슬(掌中珠;귀한 딸의 비유)이라는 재녀 권완이겠구나!]

권완; [당신이 독군 영호모청의 손자인 영호윤인가요?]

독군; [틀렸네. 나는 영호윤이 아니라 영호모청일세.] 웃고

권완; <맙소사!> 아연긴장하는 권완

 

#159>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56>

철궁의 후미진 곳에 자리한 사각형의 석조건물. 아주 견고하고 음침해보인다. 철궁 제자들이 열린 문에서 우르르 몰려나오고 있는데 입구에는 <牢獄>이르는 글이 적혀있다.

입구에는 한 놈이 열쇠 꾸러미를 들고 안에서 나오는 놈들의 수를 손가락으로 센다.

마지막 한 놈이 나온다.

제자1; [홍상(洪相)! 네가 마지막이냐?] 입구에서 열쇠 꾸러미를 들고 서있다가 마지막으로 나오는 놈에게 말한다. 뇌옥은 육중한 철문이다.

제자1; [다 나왔으면 뇌옥(牢獄) 봉쇄한다!] 입구 옆에 붙어있는 레버를 아래로 잡아당기려 하며

제자2; [아직 아니야. 사열(四列)의 사형들 다섯이 안에 남아있어!]

제자1; [뭣들 하느라고 뭉기적거리고 있는 건데?] 인상 쓰고

제자2; [몰라. 우리 먼저 나가 있으라고 하더라구.]

제자1; [안에 남아있는 게 누구누구야?]

제자2; [마운걸(馬雲傑), 담오(潭傲), 왕산빈(王山彬), 모항(毛恒), 육보단(陸保團)등이야!]

제자1; [옳거니! 사열에서도 말썽을 가장 많이 피우는 그 오인방이구만!]

제자1; [이번엔 또 무슨 역적모의를 하느라 안 기어 나오고 있는 거지?] 안을 들여다보며 궁시렁

제자2;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겄냐?] [하여간 수고해라!] [열쇠담당인 네가 고생이 많다!] 약 올리며 가버리고

제자1; [니기미!] 입이 댓발이 나와서 입구에 주저앉고

이제 주위에는 그놈 밖에 없다.

제자1; [나도 빨리 항열이 높아져야지 원. 그 인간들 뒤처리 하다가 날 새겠어!] 궁시렁 대고. 그러다가 흠칫

앞에 어떤 여자가 서있다.

제자1; (여자?) 흠칫

제자1; [야! 시녀 주제에 어딜 얼쩡거리는 거냐?] 인상 쓰며 고개를 들고. 하지만

콱! 순간 그자의 목을 관통하는 검 한 자루

지고운; [멍청한 놈! 누구보고 시녀라는 거야?] 검으로 제자1을 찌른 채 배시시 웃는 시녀 복장의 여자. 맨 앞 장면에 나왔던 적포동의 살수들 중 지고운이다. 용설약에게 당했던.

지고운; [어쨌거나 밥맛없는 놈들의 시중까지 들어가며 기다린 보람이 있네!] 팟! 제자1의 목에서 검을 뽑고

지고운; [내 능력으로는 적포판관을 어쩔 수 없어서 초조했는데 다른 놈이 대신 수고를 해줬으니....!] 엉덩이 살랑 거리며 뇌옥 안으로 들어간다.

지고운; [상대형을 비롯한 우리 오인조를 노리는 인간은 진짜 저승판관이라고 해도 용서가 안돼!]

 

#157>

뇌옥의 내부. 아주 살벌하고 엄중하다. 겹겹이 쳐진 굵은 철창들. 뇌옥은 텅 비어있지만 천장과 사방 벽에는 수많은 구멍이 뚫려있고 그 구멍 안에 마치 미사일이 장전된 것처럼 끝이 날타로운 철창들이 재워져 있다. 유사시에는 그것들이 드릴처럼 돌면서 빠져나와 안에 있는 사람들을 갈갈이 찢어죽인다. 또 삼면의 벽과 청장에는 긴 금이 파여있는데 그곳에서는 거대한 톱니바퀴가 돌면서 내려와 안에 있는 인간들을 토막 내버린다. 뇌옥의 대부분은 팔뚝만한 굵기의 쇳창살이 쳐졌지만 출입하는 문은 두터운 철문이다.

털썩! 쿵!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세 명의 살수. 오랏줄에 꽁꽁 묶인 모습이고.

적포판관도 오랏줄에 묶인 채 이미 바닥에 뒹굴고 있다. 적포판관의 몸에는 아직 종이칼이 두 개 꽂혀있다.

담오; [흐흐흐! 꼴좋구나 습새들아!] [그동안 귀빈 대접만 받으며 지내느라 이런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지?] 살수들 내려다보며 웃고. 이놈이 리더다. 넓직한 뇌옥 안에는 그놈 말고도 네명이 더 있는데 그중 한 놈은 적포판관의 청룡도를 어깨에 짊어지고 낑낑 대며 맨 마지막으로 들어오고 있다.

마운걸; [야! 구경만 하지 말고 빨리 이것 좀 받어!] 비틀거리며

담오; [마운걸! 겨우 칼 한 자루 들고 오면서 무슨 엄살이냐?]

마운걸; [담... 담오! 헛소리 말고 도와주기나 해! 이거 정말 무거워!] 균형을 못 잡는다

담오; [짜식! 엄살은!] [야! 왕산빈! 모형! 마운걸 좀 도와줘라!] 다른 두 놈에게

왕산빈; [알았어!] 모항과 함께 나서서 청룡도를 마운걸의 앞 뒤에서 같이 든다.

왕산빈; [헉!] 청룡도를 같이 들다가 비틀하고

모항; [이.... 이거 장난이 아닌데!]

마운걸; [내가 엄살 부린 게 아니라는 걸 이제 알겠냐?] 왕산빈과 모항의 도움을 받아서 청룡도를 어깨에서 내린다.

텅! 굉음과 함께 바닥에 떨어지는 청룡도

담오; [텅?] [그거 정말 무거웠냐?]

마운걸; [말도 마라! 못 나가도 오백근(300키로)은 될 거다!] 어깨를 주먹으로 두들기고

담오; [말도 안돼! 어떻게 칼 한 자루가 오백 근이나 나가냐?]

왕산빈; [보통 쇠로는 이 정도 크기에 오백 근짜리 칼을 만들 수는 없어. 기껏해야 팔십근 남짓이지.] 쭈그려 앉아서 칼을 살피고

왕산빈; [아마 중석(重石:텅스텐)을 청동에 절묘하게 배합해서 만들었을 거야. 대단한 보물일 것 같애.]

모항; [세공도 정밀해. 명장의 솜씨야!] [내다팔면 못 받아도 삼천냥은 받겠다!]

마운걸; [젠장! 궁주는 돌아오자마자 돈 벌었군.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먼저 이놈을 찜해두는 건데...!]

왕산빈; [전에 아버지하고 해남도(海南島) 남해검파(南海劒派)에 갔을 때 남해검파 장문인이 중검(重劒)을 사용하는 걸 봤었어.]

담오; [남해검파의 장문인 해단홍(解丹弘)이면 고작 오십 네근짜리 철검을 쓰니까 대단하다고 할 수 없어.]

왕산빈; [나도 알아.] [하지만 그 오십 네근짜리 중검도 해단홍이 휘두르니까 주변 공기가 요동치면서 사람이 끌려들어갈 정도의 위력이 나오더라.]

왕산빈; [하물며 이게 정말 오백 근짜리라면 그 위력은 상상할 수도 없을 거야.]

마운걸; [정말 그럴지 보고 싶은데....] 적포판관을 보고

담오, 왕산빈, 모항도 적포판관을 보는데

육보단; [안... 안돼!] 겁에 질려 외치고. 이놈은 좀 뚱보에 겁이 많게 생겼다.

육보단; [너... 너희들! 엉뚱한 생각은 하지도 마!] [이 자는 강호에서도 전설적인 고수인 적포판관이라구!] 두 팔을 벌려서 적포판관을 가로 막고

담오; [야! 육보단! 너 시방 뭐하는 거냐?]

왕산빈; [육보단! 그러지 말고 우리 그냥 저 자식 실력을 한 번만 보자. 다시 보기 어려울 거야.]

육보단; [안돼!] [절대 안돼!] 도리 도리

마운걸; [겁장이! 우리보다 어린 궁주도 그 작자를 간단하게 제압하는 거 못 봤냐?]

마운걸; [하물며 우린 다섯이나 되고 무공으로는 궁주한테도 그리 안 뒤져!]

육보단; [다... 다섯이라고 하지마! 난 안 할래!]

담오; [좋아. 그럼 이렇게 하자!] [육보단 넌 밖에 나가서 문 닫고 구경해라.]

담오; [만에 하나 우리가 저 자식 손에 죽으면 기관을 움직여서 이놈들도 몽땅 죽여 버려!] 발로 살수들을 툭툭 차고

조삼야; [판관님께 덤빌 것까지 없다. 자신 있다면 노부와 먼저 싸워보자.]

담오; [뭐?]

조삼야; [네놈들 정도는 나 혼자서도 얼마든지 죽일 수 있다.] 이를 부득 갈고

담오; [웃기는 늙은이!] 퍽! 조삼야를 걷어차고

구석으로 나뒹구는 조삼야

왕산빈; [감히 철궁에 와서 잔대가리를 굴리려는 놈이 다 있군.]

마운산; [격장지계 정도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우릴 못 속여.] 다른 살수를 걷어차고

담오; [육보단! 넌 나가서 문 닫아라!] [우리가 열라고 할 때까지 절대 문을 열면 안돼!]

모항; [아무래도 그만 두는 게 좋을 것 같다.]

담오; [모항! 너까지?] 눈 부라리고

모항; [적포판관은 자기가 살수가 아니라고 했어.] [명예를 중하게 여기는 자라면 자기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너희 모두를 죽여 버릴 수도 있어.]

마운걸; [쓸데없는 소리 말고 너도 육보단하고 나가!]

모항; [그래! 마음대로들 해라!] 두 손 들어 보이고

모항; [나가자 육보단! 말린다고 들을 놈들 아니다!] 나가고

육보단도 눈치 보며 모항을 따라 나가고

왕산빈; [모항! 만약 판관놈이 조금만 이상한 눈치를 보여도 말살장치를 작동시켜라. 살수라는 것들도 만만하게만 볼 수는 없으니까.]

알았다고 손짓하며 밖으로 나가는 모항. 육보단도 얼른 따라 나가고

이어 한쪽의 벽으로 간다. 그 벽에 여러 개의 레버와 원형으로 돌리는 장치들이 달려있다. 기관장치다.

그 중 한 개의 레버를 내리누르는 모항

철컹! 그러자 닫히는 뇌옥의 철문

담오; [자 그럼 시작하자!] 다른 두 놈과 함께 적포판관과 마주 서고

창살 밖에서는 모항과 육보단이 초조한 표정으로 보고 있고

창! 차창! 각자 검을 뽑고 손에는 얇은 종이칼을 한 자루씩 들고 준비하는 담오와 왕산빈과 마운걸

담오; [마운걸! 네가 풀어줘라!]

마운걸; [알았어!] 긴장하며 다가가서

촥! 검을 휘둘러 적포판관을 묶은 줄을 베어버리는 마운걸

휙! 이어 겁에 질려 뒤로 훌쩍 물러서는 마운걸

담오; [덤벼라 적포판관!] 검으로 겨누고

왕산빈과 마운걸도 긴장하며 싸울 준비를 하고.

하지만 적포판관은 그대로 꼼짝도 않고 가만히 있다.

[뭐야? 왜 안 움직이지?] [우리의 당당한 기세에 겁 먹었나?] 담오와 왕산빈 속삭이는데

마운걸! [아참! 내 정신!] 자기 머리를 툭 치면서 히죽.

담오와 왕산빈이 돌아보고

마운걸; [혈도에 박힌 지도를 뽑아줘야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깜빡 했어!] 다시 적포판관에게 다가가고

담오; [빨리 지도를 뽑아라!] 뒤에서 재촉하고

마운걸; [알았어!] 조심스럽게 적포판관의 몸에 박힌 지도를 뽑으려 하고

[!] 적포판관의 눈이 번뜩이고. 헌데 바로 그때

[크악!] 갑자기 비명이 들린다

적포판관의 몸에서 지도를 뽑으려던 마운걸과 담오, 왕산빈이 깜짝 놀라 돌아보고

쿵! 철창을 통해 보이는 뇌옥 밖의 모습. 육보단이 두 손으로 철창을 움켜잡고 있는데 가슴으로 검 끝이 튀어나와 있다.

모항은 겁에 질려 급히 구석으로 뒷걸음질치고 있고.

[육보단!] [누구냐?] 담오등이 놀라 외치고. 묶여있는 살수들도 흠칫하며 돌아보는데

팟! 육보단의 몸에서 뽑히는 검

주르르! 철창을 잡고 주저앉아 죽는 육보단

[육보단!] 담오등이 사색이 되는데

쿵! 주저앉는 육보단 뒤에 검을 들고 서서 배시시 웃는 여자. 바로 지고운이다.

<지고운(枝孤雲)!> 조삼야를 비롯한 세 살수들의 눈이 번쩍하고

지고운; [한심한 것들! 적포판관을 풀어주려 하다니....!]

모항; [으으으!]

지고운; [풀어줬으면 어차피 적포판관 손에 죽었을 터! 이왕이면 나같은 미녀의 검에 죽는 편이 더 낫지 않겠어?] 사악하게 웃고

공포에 질리는 담오와 일당들

 

#158>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55>

-태호(太湖) 드넓은 호수. 섬도 여기 저기 떠있고.

태호를 떠가는 배 한 척. 배에는 천에 덮이고 밧줄로 꽁꽁 묶인 상자들이 실려있고. 뱃머리에는 청풍과 권완이 서서 다가오는 강변을 보고 있다. 움푹 들어간 포구인데 포구 뒤로는 수많은 건물들이 산을 등지고 서있다. 탑도 있고. 부두가에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모여있다.

권완; [저기가 철궁(鐵宮)이군요.] 머리에는 곤오용봉채를 찌르고 있고 양쪽 허리에는 공손대낭이 쓰던 짧은 쌍검을 차고 있다.

청풍; [협잡꾼들을 길러내는 양성소지!] [당금 천하에서 활동하는 해결사들 중 열에 아홉은 철궁 출신이야!] 허리에 진달개가 쓰던 보검을 차고 있다.

권완; [철궁의 궁주면서도 철궁을 별로 자랑스러워하지 않는 것 같군요.] 웃고

청풍; [자랑스러울 리가 없잖아!] 뚱한 표정

청풍; [나 자신부터 시작해서 철궁의 제자치고 여기가 제대로 된 놈은 단 한 놈도 없어!]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리키고

청풍; [하나같이 남 등쳐먹을 생각, 사기 칠 생각 밖에 없는 파락호들이라구!]

권완; [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웃고

청풍; [그건 또 무슨 깨는 소리야?]

권완; [철궁의 제자들은 무슨 일을 하든 자신이 철궁 출신임을 밝혀야한다면서요?]

청풍; [아닌 척 하다 걸리면 골로 가긴 하지!]

권완; [바로 그거에요.]

권완; [철궁의 제자들은 최소한 솔직하긴 하잖아요.] [진짜 나쁜 인간은 그러면서 안 그런 척하는 위선자들이에요.]

청풍; [뭐 틀린 말은 아니군!] 웃고

청풍; [하지만 저 악머구리들을 겪어보면 자기도 생각이 좀 바뀌게 될 거야!] 다가오는 부둣가에 도열해있는 철궁의 제자들 보면서

청풍; [하나같이 닳고 닳았으면서 야비하기 이를 데 없는 진상들이거든!]

권완; [아무렴 대장 원숭이인 당신만 하겠어요?]

청풍; [칭찬인지 욕인지 원...!]

그 사이에 배는 부두에 닿고

[궁주님의 개선을 환영합니다!] 일제히 포권하며 외치는 철궁의 제자들. 마치 천둥치는 것 같고

권완; [!] 깜짝 놀라 청풍의 품에 안기고

청풍; [하하하! 놀랐지!] [해결사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자질이 목청 큰 거니까 이해해!] 권완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다독이고

청풍; [어디서든 목청 큰 놈이 유리한 법이거든!] 권완을 안고 배에서 내리고

권완; (말 되네!)

청풍; [그래서 철궁의 입문 과정에는 목청을 키우는 수련도 있어!] 사람들에게 걸어가고. 그때

가진우; [어서 오십시오 궁주님! 오신다는 연락을 받고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한 명의 서른살 가량 된 서생이 앞으로 나서며 포권한다. 철궁의 최고 서열인 일열에 속한 인물이다. 침착한 모사 타입이다.

청풍; [! 나 없는 동안 수고했어 가() 일열!] 끄덕이고

청풍; [이쪽은 제일열(第一列)에 속한 가진우(賈軫憂)!] [제일열 중에서도 서열 일위라 내가 자릴 비우는 동안에는 궁주 대리 역할을 해!] 가진우를 권완에게 소개하고

권완; [잘 부탁드려요.] + (총 십이열(十二列)로 이루어진 철궁의 계급중 으뜸인 제일열, 그 중에서도 서열일위면 평범한 인물이 아니겠어!) 다소곳이 인사하고

가진우; [속하야말로 천하제일재녀를 뵙게 되어 무상의 영광입니다!]

권완; (과연 철궁답네. 벌써 나에 대한 정보를 다 입수한 모양이야!)

청풍; [다른 애들은 차차 소개시켜주기로 하고...!] [저 물건들 내 거처로 가져다놔!] 배에 실린 상자들을 가진우에게 손짓하고

가진우; [예 궁주님!] 포권하고

이어 부하들에게 손짓하고

우르르 배로 달려 들어가 천에 덮이고 밧줄에 꽁꽁 묶인 상자들을 여럿이 들고 내리는 철궁의 제자들. 그 사이에 청풍은 가진우와 함께 걸어가며 대화를 나눈다. 그를 에워싸고 우르르 몰려서 철궁으로 가는 사람들. 하나같이 필사적으로 청풍의 눈에 띠려 노력하고

청풍은 가진우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면서도 눈이 마주친 다른 자들에게는 손을 흔들며 대화를 나눈다. 청풍과 대화를 나눈 자들은 황송해하고. 권완은 청풍과 가진우의 뒤를 따라간다.

권완; (볼수록 대단한 사람이야!)

권완; (이 많은 사람들의 이름은 물론이고 현재 하는 일과 배우는 과정등을 다 기억하고 있어!) (그러면서 칭찬할 건 칭찬하고 혼 낼 건 확실히 혼내서 기율을 잡고 있어!) 누군가에게 눈을 부라리며 뭐라고 하는 청풍. 삭 죽어 굽신거리는 그놈.

권완; (저이가 어린 나이에 철궁의 궁주가 되었던 건 그저 잘 사는 집안 배경 때문이 아니었던 거야!) 누군가에게는 엄지 손가락을 꼽아 보이는 청풍

권완; (하나같이 기승스러워 보이는 자들인데 저이를 보는 눈길에는 진심어린 경의가 서려있어!) 청풍을 우러러 보는 철궁 제자들의 표정

그 사이에 웅장한 건물들이 서있는 철궁에 도착하는 일행

가진우가 청풍에게 포권하며 뭐라 하고

청풍이 고개 끄덕이고

가진우는 물건을 든 수하들을 이끌고 다른 쪽으로 달려간다.

청풍은 철궁 제자들을 이끌고 건물들 사이를 지나 중앙의 큰 건물을 향해서 가고

권완; [철궁에는 일열이 몇 명이나 되죠?] 청풍 옆으로 가서 나란히 걸으며

청풍; [스물 여덟명이지만 거의 다 독립해 나가 버리는 바람에 철궁에 머무르고 있는 건 가진우, 하시룡(何詩龍), 군옥부(軍玉斧)등 세명뿐이야.]

청풍; [사부들은 제자 가르치느라 바쁘고 난 수시로 큰 건 해결하러 출타하기 때문에 사실상 철궁을 유지 관리하는 건 그들 세 사람이지!]

권완; [제일열의 숫자가 생각보다 적군요.]

청풍; [아무나 제일열이 될 수 없기 때문이야.] [다른 열은 몰라도 제일열의 재주는 돈을 아무리 갖다 바쳐도 재능이 모자라면 배울 수 없거든.]

권완; [제일열들은 개개인의 능력이 대단하겠어요!]

청풍; [무공이 시원잖다 뿐이지 제일열에 속한 것들은 일파의 지존이 되고도 남을 인재들이야!]

권완; [그렇겠어요!]

청풍; [철궁에서는 해결사 노릇을 하는데 필요한 재주들만 가르쳐.] [그래서 무공은 각자 알아서 해결해야해!]

권완; [철궁의 제자들이 명성에 비해 무공은 형편없다는 얘긴 들었어요.]

청풍; [뭐 궁주에게는 전용의 무공이 있긴 해.]

청풍; [무궁팔식(無窮八式), 조화삼초(造化三招), 그리고 절대일검(絶代一劒)이라는 세 가지 무공이 그거야.]

권완; [이름만 보면 대단한 무공 같군요.] 웃고

청풍; [이름만은 그럴듯하지.] [또 실제로 펼치면 아주 화려하고 기가 막히기도 해!]

권완; [문제가 있나요?]

청풍; [허장성세(虛張聲勢)일 뿐이야!] [어수룩한 놈 겁주고 윽박지르는 게 그 무공들의 목적이거든!]

권완; [실전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겠군요!]

청풍; [뭐랄까... 좀 미묘한 데가 있는 무공들이야.]

청풍; [초식으로 보면 거의 완벽한데 내공을 주입할 수가 없더라고.]

권완; [내공을 쓸 수 없는 초식이라구요?]

청풍; [아무리 노력해 봐도 그 초식들을 펼치면서 동시에 내공을 구사할 수는 없어.]

청풍; [대신 내공의 제약이 없으니까 마음껏 화려하게 펼칠 수는 있지.] [경극(京劇)의 배우들처럼 말이야.]

권완; [수수깡같은 무공이군요!]

청풍; [만일 내공을 운용할 수 있으면 완매가 복구한 무공이나 서문영감에게서 배운 무공들보다도 오히려 위력적일 거야.]

권완; [흥미롭군요. 내공을 쓸 수 없는 초식이라니...!] 말하다가 흠칫하며 돌아보고

! 대청 앞에 아무도 없다. 청풍과 권완 자신뿐이다. 대청 앞은 넓은 연병장인데 대청은 높직한 축대 위에 세워져 있고 그 축대 정면에는 계단이 있으며 계단 좌우에는 커다란 돌사자가 한 쌍 서있다

권완; [... 모두 어디 간 거죠?] [방금 전까지 그렇게 요란하게 따라오더니...!] 당황

청풍; [놀랄 거 없어! 날 만나려고 손님이 와 있대!] 연병장을 가로질러 대청을 향해 가며 코웃음

권완; [손님?]

권완; [... 설마 난릉왕이나 이산굉이 벌써...!] 긴장하는데 + 청풍; [그것들은 아니야!] 고개 젓고

청풍; [하지만 제자 놈들 실력으로는 건드리지 못할 정도의 고수이긴 한 모양이야.] 품 속에서 뭔가를 꺼낸다. 돌돌 만 종이다.

청풍; [그래서 다들 모르는 척하고 내버려둔 거지. 내가 돌아와서 그자 손에 죽든지 말든지 상관않고...!] [박정한 놈들 같으니....!] 두 손으로 돌돌 만 동이를 펴는 청풍. 길이 한 뼘 정도 되는 종이로 만든 칼. 아주 얇다. 한 장이 아니고 다섯장이다.

권완; (지도(紙刀종이로 만든 칼)?) 흠칫하는데

청풍; [젠장! 돌아오자마자 쌈박질을 해야 하다니....! 재수 옴붙었어!] 궁시렁거리며 수중의 종이칼을 부채처럼 펼친다. 모두 다섯 장인 걸 보여주고.

권완; [몇 명이 왔대요?] + (저런 암기를 갖고 있었나?)

청풍; [세 명인데도 한 명이라는군.] 권완보다 몇 걸음 앞 서서 계단 쪽으로 가고

권완; [?] 어리둥절하는데

슈욱! 갑자기 세 방향에서 복면을 쓰고 검은 옷을 입은 자객들이 나타나 청풍을 칼로 찔러온다. 한 놈은 계단에서. 두 놈은 계단 좌우에 세워져 있는 사자상에서 그림자처럼 스며나온다. 소리없이 나타났고 아주 빠르다. 은신술로 몸을 숨기고 있었다. 무기는 일본도

권완; [... 조심해요!] ! 외치며 허리에 찬 공손대낭의 짧은 보검중 하나를 잡아뽑는데

! 번쩍! 태연히 걸어가는 청풍을 세 방향에서 일본도로 찔러오는 자객들 아주 빠르다. 하지만

덜컥! 우뚝! 청풍을 찌르기 직전 무언가에 충격을 받는 자객들

털썩! ! 나무토막처럼 떨어지는 자객들.

권완; (어떻게 된 거지?) 놀라는데

청풍; [거지발싸개 같은 자객새끼!] ! 앞쪽에 떨어진 자객을 발로 걷어찬다

붕 날아갔다가 돌사자에 부딪혀 떨어지는 그놈

벌벌 떠는 세 놈 자객.

그자들의 가슴에 어느덧 얇은 종이칼이 하느적 거리며 꽂혀있다.

권완; (언제 종이칼들을 날렸을까? 전혀 발출하는 기척도 없었는데....!) 놀라면서 자객들을 보며 청풍을 따라가고

그 사이에 청풍은 살벌한 표정으로 계단을 올라가고

권완; [기다린다는 손님이 저자들인가요? 당신을 노릴 만한 고수들은 아닌데...!]

청풍; [저 작자의 졸개들이야!] 계단을 올라서 대청 입구 쪽을 향해 턱짓한다. 축대 위쪽은 제법 널찍하다

흠칫하며 앞을 보는 권완

그때 대청에서 한 사람이 걸어 나온다. 검붉은 옷을 입은 자로 얼굴에는 저승의 염라대왕같은 가면을 쓰고 있다. 키가 거의 2미터에 달하는 거인인데 손에는 관운장이 사용한 청룡언월도가 들려있다. 그자의 청룡언월도는 길이가 거의 3미터. 손잡이 굵기도 보통 사람 팔뚝만하다. 이 인물은 살수집단 적포동의 판관인 적포판관이다.

권완; (대단한 고수!) 긴장하고. 그때

적포판관; [본관의 수하들을 간단히 제압하다니... 철궁을 다시 봐야겠군.]

청풍; [적포판관(赤袍判官)! 배신한 살수나 쫓을 일이지 여긴 웬일이오?] [우리 철궁에는 살수 나부랭이따윈 없소.] 뚱한 표정으로 말하며

권완; (적포판관!) 놀라고

권완; (소속 살수들을 암행감찰한다는 적포동(赤袍洞)의 최고 고수!) (한번 강호에 출도하면 반드시 피바람을 일으킨다는 적포판관이 어째서 철궁을 찾아온 걸까?)

적포판관; [궁주를 시험한 점 사과드리겠소. 내 수하들을 풀어주시기 바라오.] 포권

청풍; [나한테 무슨 볼일이 있는지나 말하셔.] 냉소

적포판관; [본인은 적포동을 배신한 자 몇 명을 뒤쫓고 있는 중이오.] [그자들의 행적이 궁주와 연관이 있기에 본인이 직접 찾아온 것이오.]

청풍; [젠장할! 기분 엿같네!] 불량하게 옆으로 침을 퉤 밷고

청풍; [이제 좀 쉬나 했더니 살수 나부랭이가 내 집 안방까지 와서 죽치고 있어?] 눈 부라리며 이를 부득 갈고

적포판관; [본관은 살수가 아니오.]

청풍; [개소리!] 버럭

가면 속에서 눈 부릅 적포판관

청풍; [저 세 놈들이 부하라고 당신 입으로 지껄였잖아!] [졸개들이 살수인데 두목이 살수가 아니면 누가 살수야?]

적포판관; [말로 해선 안 될 놈이군.]

청풍; [흐흐흐! 당연히 말로 해선 안되지!] [판관! 당신은 오늘 내 기분을 너무 망쳤어. 혼 좀 나야해!] ! 검을 뽑고

적포판관; [오냐! 싸우길 원한다면 진정한 무()가 무엇인지 보여주마.] ! ! 청룡도를 휘저으며 이를 가는데

청풍이 싸늘한 웃음을 짓고.

적포판관; [!] 눈 부릅 적포판관

적포판관; (뭔지 모르지만 위험하다!) ! 뒤로 물러서고. 순간

청풍; [무궁팔식!] 검을 화려하게 휘두르며 적포판관에게 돌진한다. 경극이나 검무를 추는 것 같은 모습이고

적포판관; [그 따위 허장성세에 속을 줄 아느냐?] 부악! 맹렬한 기세로 청룡도를 그어낸다. 청룡도에서 긴 섬광이 일어나 청풍의 초식과 몸뚱이를 동시에 잘라버린다. 마치 낫으로 풀을 베는 것 같은 일격인데

슈욱! 하지만 그 순간 청풍은 생사일보를 펼쳐서 적포판관의 뒤로 나타나고

적포판관; [쥐새끼가...!] 분노하며 다시 뒤쪽을 향해 청룡도를 휘두르지만

청풍은 냉소하며 우뚝 서서 보고 있다

부악! 그런 청풍을 일도양단해가는 적포판관의 청룡도. 청룡도를 휘두를 때마다 하얀 섬광이 쭉쭉 내뻗힌다. 하지만

냉소하며 보고 있는 청풍.

권완; [!] 놀라 손으로 입을 가리지만. 그 직후

우뚝! 청풍을 공격해가던 적포판관의 몸이 굳어지고

적포판관; [... 언제...!] 굳어진 채 자기 가슴을 본다. 그자의 가슴에 두 자루의 종이칼이 박혀있다.

적포판관; [... 말도 안되는....!] ! 고목처럼 뒤로 벌렁 나자빠지고

꽈다다당! ! 거대한 청룡도도 바닥에 떨어지며 요란한 굉음을 낸다.

권완; (이번에도 종이칼을 발출하는 걸 보지 못했어!) 침 꼴깍

권완; (너무 얇기도 하지만 던지는 동작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야. 어떻게 저게 가능했을까?)

적포판관; [... 사술을 쓰다니....] 쓰러진 채 헉헉

청풍; [사술 같은 소리하네!] [그건 당신이 경멸한 철궁의 암기술 가운데 하나야.] 냉소하며 적포판관에게 다가가고

[!] [!] 하는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권완이 돌아보니 대청 앞 연병장 주변의 건물들마다 수많은 철궁 제자들이 숨어서 보고 있다.

권완과 시선이 부딪히자 급히 숨는 그놈들

권완; (겁장이들!) 피식 웃고

청풍; [배신한 살수들을 잡아 죽이는 판관이라더니 너무 형편없군!] [우리 철궁에서는 석 달만 배워도 당신 정도는 십초 안에 패배시킬 수 있어.] 내려다보며 비웃고

적포판관; [패했으니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진 않겠다. 죽여라!] 눈을 질끈 감고

청풍; [그렇게 말하면 누가 멋지다고 해줄 것 같냐? 꿈 깨!] 발로 적포판관의 옆구리를 툭툭 차고.

치욕에 떠는 적포판관.

청풍; [완매! 졸개들의 가슴에 박힌 지도를 뽑아줘!]

권완; [!] 대답하고

자객들에게 가서 가슴에 박힌 종이칼을 뽑아준다.

권완; (정말 얇아. 그러면서도 상당한 경도를 지니고 있네!) 낭창거리고 매미날개처럼 투명한 종이칼들을 살피며 물러선다.

[으으!] 신음하며 일어나는 자객들

조삼야; [용서하시오 궁주!] 청풍에게 걷어차였던 자객이 쓰고 있던 복면을 벗는다. 머리가 성성한 노인이다. 이름은 조삼야.

조삼야; [감히 하늘을 몰라보고 궁주를 시험한 죄를 저질렀소.] [하지만 우리를 죽일지언정 모욕할 생각은 마시오.] 포권하는데

청풍; [개소리!] 버럭

청풍; [대장부 노릇을 하려면 처음부터 해야지 온갖 더러운 짓은 다한 후에 못 이기니까 대장부 노릇을 하려고 해?] [구더기만도 못한 놈들!] 이를 갈고

분노한 자객들의 눈에서 흉광이 뿜어지는데.

청풍; [모두 튀어 나와!] 돌아보며 고함지르고. 순간

[와아!] [잡아라!] 천둥이 치는 듯한 고함소리가 들리고.

권완과 자객들이 깜짝 놀라는데

지붕 위와 서까래 아래, 그리고 대청 밑과 바위 뒤 나뭇가지 사이, 담장 너머 등등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몸을 솟구친다. 모두 손에 손에 칼과 창 등을 지녔고

파팟! 단번에 자객들의 몸에 사방에서 무기를 들이대어 제압하는 철궁의 제자들. 얼굴들이 하나같이 살벌하고 흉악하다.

권완; (... 대단해!) 감탄하고

권완; (무공들은 형편없을지 모르지만 목청이 엄청난데다가 하나같이 인상이 흉악해!) (수백명이 흉신악살처럼 달려드니 제 아무리 고수라도 오금이 저려서 저항할 엄두도 못 내겠어!)

권완; (철궁이 괜히 해결사들의 성지가 아니었던 거야!)

제자1; [궁주님! 침입자들을 제압했습니다.] [어떻게 처단할지 분부 내려주십시오!] 그 중 한 놈이 칼을 자객의 목에 들이댄 채 축대 위의 청풍에게 외치고

청풍; [밀린 집무를 본 후에 심문하겠다. 그때까지 뇌옥에 쳐박아 두고 잘 지켜라.]

[존명!] 일제히 고함을 지르며 대답하는 철궁의 제자들.

드드드! 대청 일대가 그 고함소리에 진동하고

권완은 자기도 모르게 귀를 막으며 비틀한다.

와아! 묶어라! 뇌옥에 쳐박아 두라는 분부시다! 수백 명이 동시에 고함을 치며 자객과 적포판관에게 달려들어서

오랏줄로 꽁꽁 묶는다. 겁에 질려 꼼작도 못하고 오랏줄에 묶이는 자객들. 이어

와아! 뇌옥에 쳐박아라! 좆도 없는 것들이 철궁을 얕본 대가를 치루게 해라! 자객들과 적포판관을 높이 쳐들고 우르르 달려가는 철궁의 제자들. 적포판관이 쓰던 거대한 청룡도는 한 놈이 어깨에 짊어지고 낑낑 댄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제자들. 청룡도를 짊어진 놈이 비틀거리며 뒤 따라가고

장내에는 귀를 막고 있는 권완과 인상 쓰고 있는 청풍만 남는다.

권완; [아휴!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귀를 막았던 손을 내리고

권완; [당신네 철궁은 항상 이렇게 요란스러워요?]

청풍; [해결사의 첫 번째 철칙은 기선제압이야!] 검을 검집에 꽂으며 내려오고

청풍; [그리고 기선제압에 가장 좋은 수단은 살벌한 분위기 조성이거든!]

권완; [그럴듯하네요.]

청풍; [불청객을 처리했으니 이제 그만 내 거처로 가보자구!] 다른 쪽으로 걸음을 옮기고

권완; [그런데 이 종이칼은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얇은 종이칼을 들어 보이고

청풍; [본궁 제자들에게 지급되는 호신암기야.] 받아들며 설명

청풍; [정말 위급할 때만 쓰는 건데 아주 얇고 질긴 종이 사이에 원하는 대로 휘어지는 가는 침들이 들어있어.] 종이칼 안에 가는 선 같은 게 몇 개 들어있다.

청풍; [이 침들을 적당히 휘어서 모양을 만든 후 던지면 원하는 방향으로 날아가게 되는 거야.] 손으로 침을 휘어서 종이칼이 부메랑처럼 휘어지게 만들고

권완; [사천당문의 암기 회선표(回旋鏢)와 같은 원리군요.]

청풍; [회선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얇아서 상대방은 이게 날아오는지도 모른다는 장점이 있지!]

청풍; [본궁에는 이것 말고도 몇 가지 비상수단이 더 있는데 그걸 모두 배울 수 있는 건 일렬뿐이야.]

권완; [당신네 철궁은 세상에 알려진 것과는 비교도 안되게 무서운 곳이로군요.]

청풍; [내 생각도 그래!] [사부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제일열이 몇 명만 나서도 어지간한 문파 하나쯤은 하룻밤 새에 없앨 수도 있어!]

권완; [무림에서 살아남으려면 무공이 전부가 아니지요.] 끄덕

청풍; [그래서 잔머리가 칠이고 무공은 삼에 불과하다는 말도 생긴 거야!]

권완; [운칠기삼(運七技三)이나 경험이 칠이고 재주는 삼이란 말은 들어봤어도 잔머리가 일곱에 무공은 셋이란 말은 금시초문이군요.]

청풍; [흐흐흐! 당연히 처음 들어봤겠지!] [방금 전에 내가 만들어낸 말이니까!]

권완; [! 엉터리!] 토닥대며 사라지는 두 사람.

건물 뒤에 숨어서 그런 청풍과 권완을 보며 음산하게 웃는 어떤 인물의 그림자. 옷을 잘 차려 입은 서생같다.

 

#156>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54>

노을이 지는 시냇가. 허리까지 잠기도록 들어간 구령이 자신의 가늘고 긴 검을 물에 정성 스럽게 씻고 있다. 손수건으로 검날을 씻어내린다. 흰 비단 치마가 물위로 부풀어 하얀 접시꽃 같다. 공자무는 물가에서 뒷짐을 진 채 보고 있고. 손에는 구령의 검의 칼집을 들고 있다

공자무; [흐르는 물에 검을 씻는 건 처음 보는구나.]

구령; [오라버니 앞에서 검을 씻을 수도 있구나 하는 걸 오늘 처음 알았으니까요.]

구령; [많이 사용하던 시절에는 매일 흐르는 물에 씻었답니다.]

공자무; [아무리 보검이라 해도 결국은 금속인데 물을 너무 자주 묻히면 날이 무뎌지지 않겠느냐?]

구령; [전 마도의 사람이에요.] [정파의 협사들처럼 의(義)와 협(俠)과 충(忠)으로 사람을 베지는 않아요.]

구령; [그래서 제 검에 묻은 피는 순수하지 못하고 제 손에 죽은 자들은 한결같지 않답니다.] 검을 들어서 살피고

구령; [흐르는 물로 씻는 건 검에 맺혀있는 그자들의 생명을 씻어 내리기 위해서예요.] 상의에다가 검을 닦는다

궁자무;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

구령; [있고말고요.] 돌아서서 물가로 나오고

구령; [이렇게 씻지 않으면 검이 무거워져요.] [마도인들 중에서도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 아는 사실이죠.] 물에서 나온다

구령; [정말로 검이 무거워지진 않겠지만 자기 마음속의 검은 무거워진답니다.]

공자무; [그럼 마도에서는 검을 물에 씻지 않고는 절대고수가 될 수 없겠구나.] 검집을 내밀고

구령; [예!] 대답하며 검집을 받고

공자무; [아주 특이하군. 마공은 이래서 이해하기가 어려워.]

구령; [오라버니도 마공을 연구하셨나요?] 검집에 검을 넣고

공자무; [연구는 무슨!] [몇 가지 연마해보려다가 이리 막히고 저리 막혀서 집어던졌을 뿐이다.]

구령; [공씨의 가전무공에 마공도 있나요?] 검을 허리에 차며 놀라고

공자무; [조금은!] 쓴웃음

구령; [쓰지도 않을 무공을 뭣 하러 익히셨는지 모르겠어요. 더구나 마공까지....] 치맛자락을 하나로 뭉쳐서 물을 짜내고

공자무; [막혀서 그만두었다니까. 그걸 익힌 놈은 따로 있어.]

구령; [그게 누구죠?]

공자무; [도둑놈이야. 생각보다 훨씬 똑똑한 도둑놈이었지.]

공자무; [가상해서 그냥 익히게 놔뒀더니 제법 성취를 이뤘더군.]

구령; [어쩌면 오라버니 집안의 무공을 직접 보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차갑게 웃고

공자무; [호기심 가져 봐도 소용없다.] [그 잘난 도둑놈은 무림에 나오지 않겠다고 나한테 맹세했으니까.]

구령; [제가 두 번째로 보기 싫어하는 사람이 왔네요. 이제 전 어떻게 하죠?] 하늘을 보며 한숨 쉬고

공자무; [!] 찡그리며 무언가를 느끼는 공자무.

구령; [행여나 했는데 그가 맞군요.] [마음 같아선 단칼에 베어버리고 싶지만... 그래선 안 되겠죠?] 한숨 쉬고. 순간

공자무; [신(神)! 나와라!] 앞쪽을 노려보며 일갈하고.

털썩! 갑자기 공자무 앞쪽에서 공간 이동하듯이 나타나 쓰러지는 신.

구령; (숨... 숨이!) 숨이 턱 막히는 구령. 손으로 가슴을 누르며 비틀

쿠오오! 그녀 앞에 서있는 공자무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넘실거리고. 그 앞에 신이 납작 엎드려 있다.

신; [주... 주군!] 납작 엎드린 신이 사색이 되어 겨우 토해내고

그런 신을 노려보는 분노한 표정의 공자무. 몸에서 넘실거리는 무시무시한 기운

구령; (오... 오라버니가 화가 났어!) (화를 내는 대상이 아닌 나마저도 심장이 오그라드는 것 같애!) 발발 떨고.

공자무; [큰애는...!] 신을 노려보고

공자무; [큰애는 어디 있느냐?] 이를 부득 갈고

신; [대... 대공... 공자는....!] 헉헉 대기만 할 뿐 말을 잇지 못하는 신. 목과 팔에 핏줄이 툭툭 불거진다. 숨이 막혀 질식해 죽기 직전의 모습

신; [네가 본가의 가법(家法)을 모르는 것도 아닐 터!] [큰애를 지켜야 할 네놈이 어찌하여 내 앞에 나타난 것이냐?] 무시무시한 분노

쿨럭! 입에서 한 덩어리의 피를 토해내는 신

신; [용... 용서를...!] 이어 필사적으로 가슴에서 편지를 한통 꺼내고.

신; [하... 하오나... 속... 속하는 주모님의 엄명을... 거역할 수가...!] 두손으로 편지를 바쳐 올리며 덜덜 떠는 신.

노려보는 공자무. 그러다가

공자무; [그만 두자!] 한숨을 쉬고. 순간

슈우! 공자무의 몸에서 넘실거리던 무서운 힘이 사라진다.

안도하며 소리없이 한숨을 내쉬는 구령

구령; (오라버니의 저 힘 앞에서는 무공도 술법도 소용이 없어!) 신이 내민 편지를 받는 공자무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

구령; (오라버니가 천부의 자질을 지니고서도 무공 수련에 별로 열의를 보이지 않은 이유가 그 때문일 거야!) 편지를 들고 길가의 바위로 가는 공자무

<진정한 왕에게는 힘이 있어도 그 힘을 직접 쓸 일이 생기지 않을 테니...!> 바위에 앉아서 편지를 읽는 공자무의 모습 배경으로

 

해가 좀 더 서산으로 기울고

바위에 걸터앉아 편지를 심각한 표정으로 읽고 있는 공자무. 구령은 옆의 바위에 다소곳이 앉아있고. 신은 원래 자리에 엎드려서 기다린다. 검은 허리에 찼다.

편지를 내리며 한숨을 쉬는 공자무.

구령; [진군소...] 억지로 입을 떼고.

구령; [아니, 오라버니의 잘난 부인께서 돌아오라고 써 보냈겠지요?] 억지로 웃고

묵묵히 끄덕이는 공자무

구령; [그럴 줄 알았으면 오라버니가 눈치 채시기 전에 베어버릴 걸 그랬어요.] 신을 돌아보며 억지로 웃고

우울하게 한숨 쉬며 편지를 봉투에 다시 넣고

구령; [가보세요.] 억지로 웃으며 하늘을 보고. 눈에서 눈물이 흘러넘치려 한다

구령; [저는 상관 말고... 어서 가보세요.]

구령; [빨리 가지 않으시면... 제가 오라버니를 베어버릴지도 몰라요.] 주르르! 결국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뺨을 타고 흐르고

공자무; [가자!] 일어서고.

구령; [!] 벼락에 맞는 것같은 충격을 받아 눈이 하얗게 되는 구령

신; [예 주군!] 튕기듯이 일어나고

신; [집으로 돌아가시겠습니까?] 흥분하여 조심스럽게.

공자무; [지금은 아니다!] 고개를 젓고.

공자무; [돌아가서 전해라. 지금은 아니지만 머잖아 돌아가겠다고!]

공자무; [단. 그땐 혼자가 아닐 것이라는 말도!] 구령을 보고

[!] [!] 구령과 신이 충격을 먹고.

구령; [오... 오라버니!] 감격으로 달달 떨고.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르

신; [소... 소인은 차마 마지막 말씀은 전할 수가 없습니다.]

공자무; [그 사람 때문인가? 아니면 나 때문인가?] 노려보고

신; [마도의 여자입니다. 마님을 해칠지도 모릅니다.] 구령을 보고. 순간

쩡! 하늘에 하얀 무지개가 피어난다.

공자무는 그냥 걸어가고 있고.

구령의 보검 천궁 끝이 반쯤 뽑힌 신의 검날을 누르고 있다.

검을 뽑는 것을 제지당한 신은 무표정.

구령; <가서 전해! 나는 그쪽을 향해서 발도 한번 뻗지 않고 살아왔다고!> <죽일 작정이었으면… 진작에 죽였어.> 이를 바득 갈며 신에게 전음을 보내고

쩡! 다시 허공에 무지개가 번쩍하고

어느덧 검을 검집에 넣은 구령이 신에게 등을 보이고 공자무를 따라가고 있다.

신; (주군!) 난감하고. 그때

공자무. <돌아가서 군소에게 전해라. 내 평생 단 하나 남아 있던 마음의 빚을 갚고 있는 중이라고!> 공자무의 전음이 들리고

공자무; <인생은 유한하고 봄날은 길지 않다. 세월은 여느 때처럼 무심히 흘러가지만 한 번 흘러간 시간은 다시 돌이키지 못한다!>

이어 구령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며 노래를 부르는 공자무.

 

<不知香積寺 - 알길 없어라 향적사 가는 길은

數里入雲峯 - 몇 리를 들어가도 구름 덮인 산뿐이로고

古木無人徑 - 나무들은 오래 되고 인적도 끊겼는데

深山何處鍾 - 깊은 산 어드메쯤 들려오는 종소린가?

泉聲咽危石 - 흐르는 물소리는 돌에 걸려 흐느끼고

日色冷靑松 - 산 깊어 푸른 솔에 햇볕도 서늘하다.

薄暮出潭曲 - 해설피 여울 물 소리만 들려오는데

安祿制毒龍 - 선정에 들으니 알 길 없어라.>

 

수줍은 표정의 구령이 뒤를 이어 노래를 부른다.

 

<버들 우거진 나룻가엔 행인도 드문데

어부는 노 저어 한가히 포구로 간다.

다만 못 잊는 정, 봄빛처럼 한없는데

강남북으로 찾아온 봄을 보내는 듯하구나.>

 

신; (주군!) 난감하고

신; (다정(多情)도 병이라는 것을 어찌 모르십니까?) (언제까지 주모님을 마음 아프게 하실 것인지...!)

 

#155>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청풍; [으흐흐! 어디 확실하게 확인해볼까?] 손가락 두 개로 이슬의 저고리를 벌려서 들여다보면서 변태처럼 웃고

이슬; [꺄악! 이 치한! 무슨 짓이에요 처녀에게?] 두 손으로 가슴 가리며 비명 지르고

청풍; [으흐흐! 좀 보자니까 그러네!] 바둥거리는 이슬을 한 손으로 누르고 다른 손으로 강제로 옷을 벗겨서 보려 하고. 순간

권완; [그만 두지 못해요?] 쾅! 뒤에서 주먹으로 청풍의 뒷통수를 때리고. 깨갱하는 청풍

권완; [아무리 인간이 아니라지만 장난이 지나치잖아요!] 째려보고

청풍; [미... 미안! 나도 모르게 호기심이 동해서...!] 뒷통수를 만지며 눈치보고

권완; (꼴에 사내라고 여자한테 관심이 너무 많아!) (나중에 속 끓이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단속을 철저히 해야겠어!) 그런 청풍을 흘겨보고. 청풍은 헤벌레 해서 이슬을 보고 있다. 이슬은 겁탈당한 여자처럼 요염한 자세로 누워 울고 있고

번개; [젠장! 내가 졌다!] 버럭 고함 지르고

청풍; [뭐라고?] 돌아보고

번개; [분하지만 패배를 인정한다!] [더 이상 수모를 받으며 살고 싶지 않으니까 그만 나를 죽여라!] 정좌한 채 당당하게 외치고

권완; [얘는 그래도 제법 기개가 있군요.] 감탄하고

청풍; [기개는 무슨! 버르장머리가 없는 거지.] 코웃음

번개; [여러 말 말고 죽여라!]

청풍; [너같은 난쟁이를 죽여서 내게 무슨 이득이 있겠냐?] [대신 두 번 다시 시건방 떨지 못하도록 교육은 좀 시켜야겠다!] 주먹 마주 쥐어 우두둑 소릴 내며 잔인하게 웃고.

번개; [야! 너희들, 정말 내가 맞아죽어도 가만있을 거냐?] 숨어있는 놈들에게 외치고

움찔하는 숨어있는 네놈

번개; [내가 죽고 나면 이 악독한 놈이 니들은 가만 둘 것 같아?] 눈 부라리고

그러자 서로 눈치를 보는 네 마리의 삼촌육유

청풍; [선동하는 솜씨도 예사롭지 않아! 이놈이 두목일 거야!]

권완; [그런 것 같네요.] 끄덕이는데

네 마리의 삼촌육유들 고개 끄덕이더니. 다음 순간

[와!] [죽이자!] 팟! 숨어있던 곳에서 메뚜기처럼 튀어오르는 네 놈.

청풍; [얼씨구!] 어이없는데

슈욱! 쐐액! 마치 작은 미사일처럼 날아서 청풍과 권완을 공격해오는 삼촌육유들

[!] 무언가 깨닫는 청풍

청풍; [조심해!] 팟! 권완을 옆으로 확 밀면서 자신도 옆으로 퉁겨나간다.

삭! 사각! 마치 칼날처럼 변해서 스쳐지나가는 삼촌육유들. 청풍의 허리쯤의 옷이 면도날에 베인 것처럼 베어지고

권완; [꺅!] 놀라며 옆으로 나뒹구는 권완.

서걱! 하체를 스치면서 권완의 치마가 길게 찢어진다.

청풍; [몸에 닿지 않도록 해!] [이상할 정도로 빠르고 단단한 놈들이야!] 몸을 세우며 외치는데

번개; [반격의 날이 왔다!] [죽여라!] 팟! 역시 미사일처럼 튀어올라 청풍을 공격해오고

이슬; [날 보고 기생처럼 노래를 부르라고 했어!] [언니 나빴어!] 쐐액! 튀어올라서 권완을 공격해간다

권완; [흑!] 몸을 떼굴 굴려서 피하는 권완. 스쳐지나가며 다시 치마를 베어버리는 이슬

슝! 슝! 이하 마치 작은 전투기처럼 마구 허공을 누비며 청풍과 권완을 공격하는 삼촌육유들. 킹콩의 한 장면 같다.

권완; (너... 너무 빨라!) (저 작은 몸뚱이로 어떻게 이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거지?) 급히 날아올라서 이슬과 또 다른 놈의 공격을 겨우 겨우 피하며 놀라는데

청풍; [하하하! 잘 한다 잘해!] 생사일보를 짧게 짧게 펼쳐서 여유롭게 네놈의 공격을 피하며 손뻑을 치는 청풍

청풍; [이놈들을 길들여서 데리고 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

권완; [한가한 소리 말아요!] 이리 저리 피하며

권완; [이것들은 주인 말 외에는 안 들어요! 쓸데없는 생각 말고 어떻게 좀 해봐요!]

청풍; [알았어! 귀 막어!]

급히 귀를 막는 권완. 직후

청풍; [떨어져랏!] 멈춰서며 두 주먹 불끈 쥐며 기합을 지르고. 순간

둥! 청풍의 몸에서 북이 치는 듯한 진동이 터져나가고. 겹겹의 초음파가 청풍의 몸에서 확 번져나간다.

켁! 컥! 초음파의 진동에 타격을 받아 허공에서 펄쩍! 뛰는 삼촌육유들

화악! 초음파의 진동이 주변을 휩쓸고 지나가 귀를 막은 권완도 비틀거리게 만들고

털썩! 툭! 기절해서 떨어지는 삼촌육유들. 마치 날파리들 같다.

청풍; [으하하하! 천산음의 맛이 어떠냐 요놈들아!]

권완; [잘 했어요!]

권완; [하지만 이래서 유리병에 걸려있던 금제를 풀면 안되는 거였어요!] 베어진 치마를 손으로 잡고 청풍에게 눈을 흘기고

권완; [이것들은 몸은 작아도 무림의 일류고수 못지 않은 힘을 지녔다구요.]

청풍; [미안!] [그런데 유리병이 깨져 버렸으니 이것들을 어디다 가두지? 그렇다고 놓아줄 수도 없고...!] 두리번거리다가

시선이 상자에 닿는 청풍

상자에 뚫린 작은 구멍. 삼촌육유들을 억지로 밀어 넣으면 들어갈 것 같다.

청풍; [옳거니!] 눈 반짝이며 주먹으로 손바닥을 치고

청풍; [완매도 좀 도와줘!] 바닥에 떨어져서 해롱해롱하는 삼촌육유들을 주워들고

권완; [소혼곽이란 저 상자에 가두게요?]

역시 이슬과 다른 놈을 집어들고

청풍; [흐흐흐! 구멍 크기도 적당하고 딱이야!] 손으로 네놈을 집어들고 상자로 간다

룰루랄라하며 상자에 걸터앉는 청풍.

청풍; [목걸이 줘봐!]

권완; [뭘 하려구요?] 은행나무 잎사귀 모양의 목걸이를 주고

청풍; [두고 보면 알아!] 목걸이를 받아서

번개의 목에 목걸이 줄을 한 바퀴 두르고

이어 번개를 머리부터 거꾸로 세워서 우격다짐으로 상자의 작은 구멍에 밀어넣는다. 머리는 쉽게 들어가지만 어깨와 몸통은 꽉 끼어서 잘 안들어간다

청풍; [흐흐흐! 역시 몸통은 꽉 끼는구만!] 삐빅! 억지로 심듯이 밀어넣고

권완; [살살해요! 그러다가 그 애 다치겠어요!]

청풍; [몸뚱이가 돌덩이같은 놈들이야! 이 정도로 다치진 않아!] 강제로 꾸겨넣고. 그러자

번개; [꽥!] 고통 때문에 깨어나고

번개; [뭐... 뭐하는 짓이야 시방?] 다리를 바둥거리고

[!] 직후 거꾸로 선 자세로 눈 부릅뜨는 번개

쿠쿠쿠! 시커먼 상자 내무는 마치 무한정 넓은 우주 같은데 소용돌이치는 은하수같은 빛 속에 한 쌍의 무서운 눈이 빛나고 있다

번개; [히엑! 꺼... 꺼내줘! 이 안에 뭔가 있어!] 바둥대지만

청풍; [조용히햄마!] 콱! 세게 눌러대고

툭! 마침내 몸뚱이가 좁은 입구를 통과하는 번개

번개; [으아아아!] 어두운 나락으로 떨어지며 공포에 질려 버둥거리는 번개. 그러다가

툭!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 줄이 댕겨져서 허공에 대롱 매달리게 되는 번개. 발이 아래로 향하고

번개; [캑!] 자기 목을 감은 목걸이 줄을 붙잡고 눈이 튀어나오려 하고

쿠쿠쿠! 발 아래의 시커먼 어둠에서 한 쌍의 눈 같은 빛이 번뜩이고

번개; [꺼... 꺼내줘! 제발!] 비명 지르고

툭! 다음 순간 그놈 목에 걸려있던 목걸이 줄이 위로 당겨지며

불쑥! 구멍 밖으로 나오는 번개의 머리통. 구멍이 좁아서 머리만 나오고 어깨 이하 몸통은 걸렸다

청풍; [어때? 내 생각 대로지?] 권완에게 웃어 보이며 번개의 목에 둘렀던 목걸이 줄을 풀고

청풍; [안성맞춤이야! 머리는 내밀 수 있지만 남이 도와주지 않으면 몸통은 빼내지 못할 거야!]

권완; [그렇긴 한데 너무 가혹하군요!]

청풍; [가혹하긴 뭘!] [이놈들이 완매한테 한 짓을 생각하면 기름에 튀겨버려도 시원잖아!] 다른 놈의 목에 목걸이 줄을 빙빙 감고

번개; [제발 꺼내주세요! 네? 나 정말 무서워요!] 징징. 턱을 구멍에 걸치고 겨우 빼낸 두 손으로 얼굴 옆의 턱을 붙잡고 애원한다.

청풍; [하는 거 봐서!]

청풍; [빨리 풀려나고 싶으면 엉아 말 잘 들어라!] 목에 목걸이 줄이 감긴 두 번째 놈을 두 번째 상자 구멍에 거꾸로 심으며 말하고

꽥! 그놈도 비명 지르며 깨어나고

그놈이 바둥대지만 청풍이 강제로 밀어넣고.

[으아아!] 툭! 그놈이 안으로 떨어지면

청풍; [욧!] 목걸이 줄을 당겨서

[푸하!] 목걸이 줄에 목이 감겨 밖으로 고개를 내미는 그놈

권완; (하여간 못된 생각하는 데는 선수라니까!) 한숨 쉬며 고개 설레

 

산의 풍경 보여주고.

쿵! 죽 늘어선 일곱 개의 상자. 그중 여섯 개의 상자의 작은 구멍에는 삼촌육유들이 머리만 내밀고 있다. 턱을 구멍 모서리에 걸치고 두 손은 겨우 밖으로 내밀어 얼굴 옆의 구멍 모서리를 쥐어 버티는 모습. 모두 겁에 질려서 울고 있다.

청풍; [하하하! 볼만하네!] [칼을 쓴 죄수들처럼 보이잖아!] 목걸이를 권완에게 건네주고

청풍; [못된 짓을 하면 벌을 받아야하는 게 세상의 이치다 이놈들아!] 번개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톡 때리고

번개; [아흑!] 고개가 젖혀지며 비명을 지르고

권완; [그만 괴롭혀요! 저런 꼴로 갇혀있는 것만으로도 불쌍하잖아요!]

청풍; [불쌍하긴 개뿔!] 코웃음치는데

<도와주세요 네?> <우리가 너무 가엾지 않나요?> 권완의 귀에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고

흠칫하며 돌아보는 권완

번개를 제외한 다른 놈들. 특히 여자인 이슬이 눈물을 흘리며 애절한 표정으로 권완을 보고 있다. 청풍은 향로와 쟁반을 보고 있는데

권완; (너무 불쌍해! 저렇게 작고 연약한 것들에게 공공자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걸까?)

권완; (뭐라고 하든 내가 구해줘야겠어!) 생각하며 손을 이슬에게 뻗고

회심의 미소를 짓는 이슬과 다른 놈들. 순간

권완; [!] 눈 부릅 무언가를 깨닫고

권완; [흑!] 이슬을 꺼내주려던 손을 다른 손으로 콱 잡으며 뒤로 급히 물러선다.

청풍; [왜 그래?] 손에 황금 쟁반을 든 채 어리둥절하며 돌아보고

<쳇! 넘어올 뻔 했는데!> <아깝다!> 샐쭉하는 이슬 일행

권완; [이... 이것들은 아주 위험하군요.] 식은땀 흘리고

청풍이 새삼스럽게 또 뭔 소리냐는 듯이 바라보고.

권완; [이들에게는 마음이 없어요. 그 바람에 하마터면 우리 둘 다 큰일 날뻔했어요.]

청풍; [마음이 두 개면 몰라도 아예 없는 게 뭐가 위험해?]

권완; [자기 마음이 없기 때문에 남의 마음에 자유자재로 드나들면서 조종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거예요.]

청풍; [너무 어려워! 좀 쉬운 말로 설명해봐!] 비어있는 소혼곽에 앉으며

권완; [육유가 세상 모든 것의 무상함을 나타내는 상징이라고 말씀 드렸죠?]

청풍; [응! 그래서 저것들의 이름이 꿈, 환상, 물거품, 그림자, 이슬과 번개라고도 했어!]

권완; [당신이 제일 먼저 소혹곽에 넣은 번개는 순식간에 나타났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무상한 것이지만 흔적을 남겨요.] 번개를 보며

권완; [두 번째는 꿈인데 틀림없이 보고도 보았다고 생각하지 못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을 거예요.] 두 번째 놈을 배경으로

권완; [세 번째는 그림자로 함께 있어도 느끼지 못하는 것일 테고, 네 번째는 이슬로 있을 때는 기쁘고 없을 때는 바로 슬퍼지게 하는 힘을 가져요.] 세 번째와 네 번째의 년을 배경으로

권완; [다섯 번째는 환상으로 있는 듯 없는 듯 혼란에 빠지게 할 테고, 여섯 번째는 물거품으로 보기만 하면 이유 없이 허망함에 사로잡히게 만들 거예요.]

권완; [저것들을 경계하지 않고 곁에 두었으면 우리 모두 저것들이 꼭두각시가 되어 버렸을 거예요.] [심하면 우울증에 빠져 자살을 할 수도 있고...!]

청풍; [듣고 보니 위험한 능력을 지닌 놈들이구만!]

청풍; [헌데 어째서 난 별 생각이 없지?] [인생이 허무해지기는커녕 어떻게 하면 저것들을 놀려먹을까하는 마음만 생기는 걸!]

권완; [그건 당신 가문에 전해오는 특별한 힘 때문일 거예요.] [심지어 술법도 당신 형제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청풍; [그런가?] 갸웃

권완; [당신이야 그렇다 쳐도 전 저들의 힘을 막을 능력이 없어요!] 겁에 질려 삼촌육유들을 똑바로 보지 못한다

청풍; [야! 너희들 정말 우리를 꼭두각시로 만들 생각이었냐?] 이슬에게 묻고

이슬이 눈물이 흐르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청풍; [하!] 기가 막히고.

청풍; [꼭두각시로 만든 다음에 어떻게 할 거였는데?]

번개; [말하지 마!] 다급히 외치지만

이슬; [잡아먹었을 거예요.]

청풍; [뭐라?] 눈 부릅

번개; [야 이 머저리야! 사실대로 말하면 어떻게 해?] [그런 말 하면 우릴 살려둘 것 같아?]

이슬; [머저리란 소리 하지마!] [저 사람들 속여서 잡아먹기로 한 것도 네 생각이었잖아!] 번개에게 바락 대들고

번개; [뭐... 뭐?] 분하고 어이없어서 씩씩거리기만 하고.

이슬; [그동안 넌 힘이 좀 세다는 걸 내세워서 우릴 종 취급 했어!] [하지만 더 이상은 재수없는 네 행패를 참지 않을 거야!]

이슬; [어차피 죽을 거면 저 사람들한테 부탁해서 너부터 먼저 죽이고 나서 나를 죽여 달라고 할 거라구.]

번개; [이... 이 배신자!] 분노로 부들 부들

청풍; [배신자같은 소리 한다 이놈아!] 손바닥으로 파리를 잡는 것처럼 번개의 머리를 내려치고.

번개; [캑!] 머리가 납작해지며 비명 지르고

해롱 해롱하는 번개

청풍; [우릴 잡아먹겠다고? 이것들이 누가 누굴 먹는지 두고 보자.] 눈을 부라리며 이를 부득 부득 갈고

청풍; [마침 끼니 때도 되었고 하니 네놈들을 불에 살살 구워 먹어야겠다!] 입맛 다시며 징그럽게 웃고

[으헥!] [안... 안되는데...!] 겁에 질리는 놈들

이슬; [저, 저 녀석들부터 먹고 나를 먹어요.] 비명 지르고

청풍; (자길 먹으라고?) 눈이 띠용해서 헥헥. 권완은 그런 청풍을 째려보고

이슬; [아는 건 뭐든지 다 말하겠어요. 난 사람도 저 녀석들보다 적게 먹었다구요.]

청풍; [뭐? 사람을 적게 먹어?] 어이없고

[아니에요! 내가 더 많이 알고 있어요.] [나를 제일 나중에 먹어주세요!] [진짜로 사람을 적게 잡아먹은 건 나라구요!] [굽지 말고 날로 먹어주면 안돼요?] 일제히 외치는 다른 네놈. 번개는 기절한 상태

청풍; [흐흐흐! 생각해보니 구워 먹기만 하면 맛이 없겠군!] 음흉하게 웃으며 그놈들을 노려보고.

청풍; [한 놈은 회쳐먹고 한 놈은 삶아먹고 한 놈은 찢어서 양념에 무쳐먹고...!] [음... 남은 두 놈은 어떻게 먹을까?]

공포에 질리는 삼촌육유들

청풍; [옳거니! 한 놈은 기름에 튀겨먹고 남은 한 놈은 곱게 갈아서 공복에 마셔야겠다!]

[히익!] [갈아서 마신대!] [무서워!] 비명 지르는 삼촌육유들

청풍; [어떻게 요리되어서 먹고 싶은지들 말해봐! 소원을 들어줄 테니까!] 이슬을 들여다보며 웃고

꼬르르! 기절하는 이슬. 다른 놈들은 울거나 비명 지르고. 오줌 싸는 놈도 있고

청풍; [으하하1 겁쟁이들 같으니...!]

권완; (짖궂기는...!)

권완; (하긴 그래서 저 무서운 삼촌육유들을 꼼짝 못하게 할 수 있는 건지도 몰라!)

 

#154>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53>

저녁 무렵. 험준한 산

휘익! 허공을 가르는 끈 같은 긴 물체. 그 물체 앞부분에 그물에 쌓인 여러 개의 상자들이 덜렁거리며 딸려간다.

슈우! 그 끈 같은 것이 산 정상으로 내려서고

스스스! 나타나는 물체. 바로 청풍. 한손으로는 권완의 허리를 안고 있고 다른 손으로는 보물들을 담고 있는 그물 끝을 짊어지고 있다.

털썩! 산 정상의 넓은 바위에 내려지는 보물들

청풍; [아이고 죽겠네!] [때려죽인다고 해도 더는 못가!] 권완을 놔주고 바위에 주저앉고

청풍; [에구구! 오백리 넘게 쉬지 않고 날아왔더니 진이 다 빠져나갔어!] 바위 위에 벌렁 드러눕는다.

권완; [수고하셨어요!] [이 정도 왔으면 난릉왕이나 천동대협이라도 쉽게 따라오지는 못할 거예요.] 청풍의 머리맡에 앉아서 청풍의 머리를 자기 무릎에 베어준다.

청풍; [흐흐흐 그렇겠지?] 권완의 무릎을 베게 되자 좋아 죽으려 하고

권완; [그런데 무슨 대책은 세워놓고 보물들을 가로챈 건가요?]

권완; [이대로 철궁에 간다고 해도 보물을 지키기는 어려울 텐데...!]

청풍; [걱정마! 다 생각이 있어!] 변태같은 표정을 지으며 엉큼하게 손으로 권완의 허벅지를 쓰다듬고

청풍; [아주 내걸로 만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고 해도 저것들을 이용하면 한 밑천 챙길 수가 있어!] 권완의 허벅지 더듬고

권완; [자중하세요!] 찰싹! 새침해져서 청풍의 손등을 손으로 때리고

청풍; [아야!]

권완; [서문원수와 대낭이 돌아가신 오늘만이라도 좀 경건하게 보낼 수 없어요?] 흘기고

청풍; [미안! 손이 저절로 움직였어!] 히죽 히죽

청풍; [몸이 저절로 완매에게 끌리는 걸 보면 우린 아무래도 천생연분인가봐!] 음흉하게 웃으며 올려다보고

권완; [못된 원숭이같으니...!] 얼굴 붉히며 두 손으로 청풍의 양쪽 귀를 잡아당긴다

청풍; [아야야!] 비명

권완; [조금만 더 참아요!] [아버님과 어머님을 뵙고 인사드린 후에는 무슨 짓을 해도 말리지 않을 테니까요!] 고개 숙여 청풍의 이마에 입을 맞춘다.

청풍; (무... 무슨 짓든 해도 좋다고?) 헥헥대는데

<야! 그림 좋다!> <기왕에 하는 거 좀 더 찐하게 해봐!> 누군가 작게 떠드는 소리가 들리고

깜짝 놀라 돌아보는 권완. 청풍도 흠칫하는데

<조용히들 못해 이것들아?> <너희들이 산통 깨는 바람에 화끈한 구경 할 기회를 놓쳤잖아!> 다시 들리는 소리

청풍; [어! 주위에 누가 있나?] 일어나며 두리번

권완; [저기 있어요!] 얼굴 붉히며 상자들 쪽을 가리키고

그물에 쌓여있는 상자들. 그 상자들 위에 쟁반과 향로, 두루마리, 두 자루의 짧은 검등과 함께 놓여있는 유리병. 바로 삼촌육유들이 들어있는 유리병인데

물에 목까지 잠긴 삼촌육유들이 유리병 한쪽에 죽 늘어서서 청풍과 권완의 다정한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이놈들 무기는 귀에게 압수당해서 안 갖고 있다.

청풍; [뭐야 저놈들! 장난감이 아니라 정말 살아있는 거였어?] 무릎으로 기어 가고

권완; [삼촌육유라는 인공생명체예요.] 일어나서 청풍을 따라가고

권완; [저도 이런 게 있다는 기록은 읽어보았지만 보는 건 처음이에요.]

청풍; [삼촌육유?] [크기가 겨우 세 마디(三寸)밖에 안되는 건 알겠는데 육유는 또 뭐야?] 신기한 듯 그물에 덮인 유리병을 들여다보며 묻는다. 삼촌육유들도 유리병 한쪽 벽면에 달라붙어 같이 청풍을 구경한다. 손가락 휘파람 불며 권완에게 수작 붙이는 놈들도 있고. <예쁜 언니! 나랑 차 한 잔 안할래?> <오빠 한 번 믿어보아!>

권완; [육유는 불교에서 세상의 모든 것이 무상하다는 것을 말할 때 사용하는 비유예요.] [구체적으로는 꿈, 환상, 물거품, 그림자, 이슬, 번개랍니다] 그물을 잡고 주문을 외운다

펑! 권완에 수중에 들린 그물이 황금색 책으로 변한다.

[와!] [잘 한다!] 짝짝짝! 박수치는 삼촌육유들

권완; [무(無)에서는 결코 유(有)가 나올 수 없다는 인과율(因果律)을 거스르면서까지 이걸 만들려면 엄청난 수고가 필요했을 거예요.] 황금책에다가 주문을 걸고

청풍; [대체 어떤 인간이 요런 깜찍한 것들을 만들었을까?] 두 손으로 유리병을 들고 살펴본다. 장난감을 보는 어린애같은 표정

권완; [난릉왕 말고는 달리 생각나는 인물이 없군요.] 펑! 황금색 책이 다시 은행잎 모양의 목걸이로 만들고

[언니 멋져!] [나랑 사귀어요!] 박수치며 환호하는 삼촌육유들

청풍; [나도 난릉왕을 생각하던 참이었어!] 뚜껑을 열려고 하지만

청풍이 유리병을 끌어안고 낑낑 대도 꿈쩍도 않는 뚜껑

청풍; [이거 뭐야? 병뚜껑 주제에 꿈쩍도 않네!]

권완; [누군가 술법으로 금제를 걸어놨어요. 힘으로는 열거나 깨지 못해요.]

청풍; [완매의 능력으로 금제를 풀어버릴 수 있겠어?]

권완; [할 수야 있지만...!] 찜찜

청풍; [그럼 빨리 풀어봐! 이것들을 언제까지 가둬둘 수는 없잖아!]

권완; [엄중하게 금제를 걸어놓은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텐데...!] 난감

청풍; [아잉! 제발!] 애원하고

권완; [알았어요! 대신 조심해야해요!] 은행나무 잎으로 변한 목걸이로 유리병 뚜껑을 톡 치고. 순간

슈우! 유리병에서 한 겹 막 같은 것이 벗겨지는 느낌이 들고

[!] [!] 삼촌육유들의 눈이 번쩍하고

청풍; [됐어! 이제 꺼내줄 테니까 얌전히 기둘려!] 끼릭! 병 뚜껑을 돌려서 연다. 헌데

[지금이다!] [동시에 깨트려!] 쾅! 주먹과 손으로 일제히 유리병의 안쪽 벽을 치는 삼촌육유들. 힘이 장난이 아니다.

펑! 콰창! 그대로 박살이 나는 유리병.

[끼얏호!] [깨졌다!] 슈우! 쐐액1 동시에 깨진 유리병에서 엄청난 속도로 뛰쳐나오는 삼촌육유

청풍; [헉!] 깨진 유리병을 놓치며 뒤로 물러앉고

권완; [조심해요!] 놀라서 물러서고. 그때

[영광의 탈출이다!] [드디어 빠져나왔다!] 휙! 휘릭! 상자와 바위 등에 내려서며 환호하는 삼촌육유들. 하지만

청풍; [요놈들!] 콱! 콱! 그 중 두 놈을 번개같이 움켜잡는 청풍의 양손

[켁!] [꺄악!] 청풍의 손아귀에 잡혀서 비명 지르는 두 놈. 번개와 여성형인 이슬이다. 몸통이 잡혀서 두 팔과 얼굴은 손 밖으로 나온 모습

[엄마야!] [히익! 도망치자!] 다른 놈들은 기겁하여 상자 뒤나 바위 틈 등에 숨고

번개; [놔! 놔라! 이거 안 놔? 비겁한 자식아!] 움켜쥔 청풍의 손가락을 밀치며 몸부림친다. 이슬은 겁에 질려 얌전하고

청풍; [요놈 보게! 덩치에 비해서 힘이 장난이 아니야!] [만년옥액을 먹어 내공이 급증한 내 손을 벌리고 빠져 나가려고해!] 번개의 요동에 손가락이 벌어지려 한다. 놀라는 청풍

콱! 입으로 청풍의 손을 깨물기도 하는 번개

청풍; [으흐흐! 간지러워 임마! 그만 두지 못해?] 간지러워서 몸을 뒤틀며 웃는 청풍

[놔줘라! 놔줘!] [비겁하다 인간아!] [번개하고 정정당당하게 한 판 붙어라!] [쌈 구경이 제일 신나!] 숨어있던 다른 놈들이 고개를 내밀며 응원하고.

청풍; [완매도 한 번 봐봐! 정말 사람하고 똑같이 생겼어.] 번개를 들어서 권완에게 보여주고

권완; [그렇네요. 몸이 작을 뿐 이목구비도 전부 제대로 달려있어요!] 들여다보는데

번개가 작은 손으로 권완의 머리카락 몇 가닥을 확 잡아챈다

권완; [아얏!] 머리카락이 뽑히며 비명 지르는 권완

번개; [낄낄! 맛이 어떠냐? 암컷아!] 뽑은 권완의 머리카락 흔들며 웃고

청풍; [요 못된 놈이 누구한테 수작이야!] 훅! 번개를 들어 올려서 입으로 세게 바람을 분다

화악. [아다다다!] 세찬 바람에 얼굴이 뒤로 젖혀지며 비명 지르는 번개

번개; [그.... 그만해! 그만!] 양손을 허우적거리며 고개를 돌린 채 비명 지르고

권완; [손 버릇이 못된 애예요! 버릇 좀 고쳐주세요!] 머리가 빠진 부분을 문지르며 울상 짓고

청풍;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야!] [요 못된 놈! 또 완매에게 손을 댈거야? 앙?] 이슬을 쥔 손의 손가락 하나로 번개의 마빡을 톡 톡 튀긴다.

[아흐흑!] 다다다! 청풍이 손가락을 퉁기는 대로 번개의 머리통이 앞 뒤로 용수철처럼 마구 흔들린다.

숨은 곳에서 고개 내민 채로 겁에 질려서 보는 다른 네놈

[저놈 정말 독종이야. 때린 데만 골라서 때리고 있어!] [저러다 번개 죽겠다.] 수근 대는 다른 놈들.

청풍; [하여간 애새끼들은 크나 작으나 맞아야 정신 차린다니까!] 손가락을 멈추고

너무 맞아서 헤롱 헤롱하며 정신을 잃는 번개

그 모습 보며 풋! 웃음 터트리는 권완.

꿈; [계집애도 독종이야. 동정심 하나 없이 깔깔 웃잖아.]

물거품; [저런 악질들한테 걸렸으니 번개도 끝났다고 봐!]

그림자; [삼가 명복을 빌어주마 번개!] 합장하고. 옆에 있던 환상이 눈 반짝

환상; [야! 다들 명심해둬!]

환상; [번개가 죽으면 그때부턴 내가 대장이다!] 엄지손가락으로 자기 가슴을 가리키며

[누구 맘대로?] [환상아! 자꾸 나서면 환상을 깨준다!] [엿 먹어라!] 다른 세 놈이 눈을 부라리며 일제히 노려보고

환상; [싫... 싫으면 말고!] 삭 죽어서 다른 놈들 눈치보고

청풍; [이쯤 했으면 상황 파악되었겠지?] 쥐고 있던 두 놈을 바닥에 내려놓는다. 순간

기절한 척 하고 있던 번개가 번쩍 눈을 뜨더니

[튀어!] 팟! 벼락같이 튀어서 달아나려 한다.

이슬; [힉!] 반대쪽으로 튀고.

권완; [잡아요!] 외치지만

청풍; [어딜!] 파팟! 양손을 동시에 써서 번개와 이슬을 다시 움켜잡고

[놔! 놔라!] [이러지마!] 몸부림치는 번개와 이슬. 하지만

청풍; [에잇!] 따콩! 두 놈의 머리통을 박치기 시키는 청풍

[악!] [엄마야!] 비명 지르는 번개와 이슬

청풍; [또 도망칠래? 앙?] 양손에 번개와 이슬을 들고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며 눈을 부라리고

일제히 도리 도리 고개를 젓는 번개와 이슬

청풍; [이 형아 화나면 아주 무섭다! 알아서 기어라잉!] 두 놈을 다시 바닥에 내려놓고

삭이 죽어서 주저앉는 번개와 이슬

청풍; [야! 분위기도 칙칙한데 춤이나 한번 춰봐!] 두 놈에게 말하지만

번개와 이슬은 풀이 죽은 채 가만히 앉아있다.

청풍; [춤 한번 춰보라니까! 응? 비싸게 굴지 말고 춤 좀 춰 봐!] 손가락으로 번개의 가슴을 콕콕 찌르고

번개가 화가 나서 이를 드러내며 으르릉거린다. 하지만

청풍; [어쭈 이게 어따 대고 이빨을 드러내?] 인상 쓰고

청풍; [한 번 더 혼이 나봐야 정신을 차리겠냐?] 다시 손가락을 오무려서 번개의 마빡을 퉁기려 하고

힉! 겁에 질려 두 팔로 마빡을 가리는 번개

권완; [춤출 기분이 아닌가 봐요. 대신 노래를 한번 불러보라고 해요.] 옆에 쪼그려 앉아서 구경하다가 끼어들고

권완; [말을 잘하니까 노래도 잘 부를 것 같아요.]

청풍; [들었지? 우리 자기가 노래를 듣고 싶대.]

청풍; [춤추라고 안할 테니까 대신 노래를 불러 봐!] 여자의 모습인 이슬의 가슴을 콕 찌르고. 순간

이슬; [엄마야!] 뒤로 발라당 넘어진다. 두 다리를 번쩍 쳐든 야한 자세

청풍; [오잉?] 눈이 띠용

이슬; [흐흐흑! 너무 해요! 나도 여자인데 여자한테 손찌검까지 하고...!] 야한 자세로 옆으로 누워 우는 척하고

청풍; [음! 이제 보니 요건 암컷이었군!] 침 꼴깍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형파; [역천마도! ... 네놈이...] 겨우 일어나 자신에게 다가오는 역천마도를 보며 이를 갈고. 뚱보노인과 빼빼마른 노인도 사력을 다해 일어나고

입을 굳게 다물고 다시 칼을 휘두르는 역천마도. 무시무시하고 살벌한 분위기

형파; [오냐! 같이 죽자!] 사력을 다해 주먹을 내지른다. 집채만한 주먹이 날아간다.

! 하지만 역천마도의 칼이 형파의 주먹을 갈라버리고

형파; [크아!] 가슴이 갈라져서 피를 뿌리며 뒤로 날아가고

[형님!] [이놈!] 뚱보와 빼빼가 이를 갈며 역천마도를 공격한다. 뚱보의 양손이 집채만한 손바닥 형상을 일으켜 역천마도를 밀어가고. 빼빼의 긴 장검이 역천마도를 휩쓴다. 하지만

역천마도 뒤에서 날아오른 백영이 검을 내리쳐서 뚱보노인의 가슴을 베고

콰창! 역천마도의 칼이 빼빼의 장검을 박살내버린다.

퍼퍽! 박살난 장검의 파편이 빼빼의 가슴에 박힌다

가슴이 갈라진 뚱보와 가슴에 자기 검의 파편이 무수히 박힌 빼빼가 나뒹굴고

형파; [둘째! 셋째야!] 바닥에 쓰러진 채 비통하게 외치고

빼빼는 기절했지만

츠츠츠! 뚱보는 백영의 독검에 베어진 상처가 녹아들어가고 있다.

형파; [역천마도! 다치지 않았으면서도 다친 척 했구나!]

형파; [이렇게 치졸한 짓을 하면서도 네놈이 마교의 교주냐?] 악을 쓰며 일어나려 하지만

! 그런 형파의 가슴에 박히는 역천마도의 칼 끝

형파; [끄륵!] 피를 게워내고

형파; [... 개 잡종! 네놈도 결국은 이산굉에게....!] 피를 게워내며 이를 갈다가

! 고개를 떨군다. 죽은 건 아니고

역천마도; [판이 너무 일찍 깨졌군.] ! 형파의 가슴에서 칼을 뽑고

백영; [풀을 뽑을 때는 뿌리까지 뽑아야하오!] 힐끗 이수낭자를 본다.

이수낭자는 비지땀을 흘리면서 운기조식 중이다. 눈을 감고 있지만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듣고 있다.

역천마도; [그럴 생각이다!] 이수낭자에게 다가가고

백영; [내키지 않더라도 확실히 처리해야할 거요. 자칫 놓치기라도 하면 두고 두고 우환이 될 여자요.] 이수낭자를 보며

이수낭자; [악독한 차도살인지계(借刀殺人之計)로군요!] 눈을 뜨고

이수낭자; [그렇게 걱정이 되면 당신이 직접 손을 써야했지 않나요?] 일어나며 백영을 노려보고. 손으로는 허리춤에 끼워져 있던 퉁소를 뽑아들고

백영; [유감스럽게도 최악의 경우 적과 함께 죽을 수는 있는 능력을 지닌 소저와 직접 맞설만한 배포가 내게는 없소!] 냉소하고

이수낭자; [천지동사수(天地同死手)를 안다?] 눈 번쩍

이수낭자; [이제 보니 당신도 마교도였군요!] 퉁소를 손에 든 채 백영을 노려보고

[!] 아차 하는 표정으로 인상 찌푸리는 백영

이수낭자; [호호호! 이산굉의 심복 중의 심복이 마교의 제자였다니...!] [이산굉은 품속에 독사새끼를 기르고 있었군요.] 깔깔 웃고

백영의 인상이 찌푸려지고

역천마도; [과연 집마천의 제이인자인 총사(總師)답게 눈치가 빠르군!] 차갑게 말하고

이수낭자; [저자를 이산굉의 수하로 침투시킨 것도 물론 교주의 책략이었겠지요?] 퉁소로 백영을 가리키고

역천마도; [부인하지 않겠다!]

이수낭자; [교주가 난릉왕의 일주천검에 다친 척했던 것도 사실은 속임수였을테구요?] 비웃고

역천마도; [어리석은 소리를 하는 여자로군!]

역천마도; [제이인자의 안목이 이 정도에 불과하니 집마천의 앞날은 두고 불 것도 없겠구나!] 냉소하고

이수낭자; [제 안목의 어디가 어리석은지 듣고 싶군요!]

역천마도; [본교주의 별호가 왜 역천마도겠느냐?]

[!] 눈 부릅 이수낭자

이수낭자; [... 마교의 전설인 정반역혈신마력(正反易血神魔力)을 연마해내었군요!] [싸우면 싸울수록 강해지고 다치면 다칠수록 더 무서워진다는....!]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 치고

역천마도; [아주 구제불능일 정도는 아니로군!] 입가에 묻은 피를 손가락으로 닦고

역천마도; [난릉왕의 일검에 하마터면 죽을 정도로 다쳤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덕분에 다치기 전보다 삼할 정도 더 강해졌다.]

역천마도; [본교주는 죽지만 않으면 다칠 때마다 더 강해진다!] [물론 본교주를 다치게 할 수 있는 자가 얼마 없다는 것이 문제지만...!]

이수낭자; [난 교주를 몰랐는데 교주는 날 알고 있었으니 싸울 필요도 없군요.] [패배를 인정하죠. 마음대로 하세요!] 양손을 들어보이고

역천마도; [투항은 허락할 수 없다!]

이수낭자; [끝내 절 희롱하겠다는 건가요?] 노려보고

역천마도; [이번에 본 교주가 출도하면서 흥미를 가진 것 중 하나가 십이식의 천지동사수였다.]

역천마도; [시간이 없긴 하지만 천지동사수만은 겪어보지 않을 수 없으니 시작해라.] 칼을 겨누고

이수낭자; [호호호! 살인멸구(殺人滅口)라면 이미 늦었어요.]

이수낭자; [비무를 핑계로 절 죽일 수는 있겠지만 비밀을 지키기는 이미 불가능해졌으니까요.]

역천마도; [무슨 소리냐?] 찡그리는데

이수낭자; [가랏!] ! 대답대신 사력을 다해 퉁소를 반대쪽으로 던진다.

백영; [감히!] ! 다급히 땅을 박차고 날아올라 검을 휘둘러 퉁소를 떨어트리려 하지만

퉁소는 간발의 차이로 백영의 검을 벗어나

삐이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미사일처럼 멀리로 날아가버리는 퉁소

백영; [이런!] 이를 갈며 내려서고

반짝! 그 사이에 하늘로 사라져 버리는 퉁소

역천마도; [무슨 짓을 한 것이냐?] 파팟! 찡그리며 칼 끝으로 이수낭자의 가슴에 있는 혈도를 몇 곳 찌르고

이수낭자; [무엇일 것 같은가요?] 혈도가 찍혀 비틀하면서도 냉소하고

백영; [요망한 계집!] 뒤에서 검으로 이수낭자의 등을 겨누고

이수낭자; [난 교주께서 한 말은 물론이고 아녀자의 등에 검이나 겨누는 비겁한 자가 했던 말까지도 모두 그 퉁소 속에 담았답니다.]

이수낭자; [나를 죽이는 것은 쉽겠지만 두 분도 결국 천동대협 이산굉의 분노를 피하지는 못하겠지요.]

백영; [집마천에 소리를 저장할 수 있는 음상(音箱:소리통)이란 재주가 있다고 하더니...] 이를 부득 갈고

이수낭자; [후회해도 이미 늦었어요.] [소리통은 제 수하들 중 누군가의 손을 거쳐서 천동대협에게 들어갈 테니까요.]

역천마도; [더 이상은 들을 일 없다!] ! 칼로 이수낭자를 쪼개가고. 하지만

! 백영이 한손으로 이수낭자의 소매를 자락을 끌어당겨 피하게 하며 검으로 역천마도의 칼을 쳐낸다

역천마도; [백영! 감히 본좌와 맞서겠다는 거냐!] 분노하여 다시 칼을 휘두르고

백영; [내가 어떻게 감히 교주에게 맞서겠소?] 검으로 역천마도의 칼을 쳐내며 물러선다. 이수낭자를 보호하며

백영; [다만 내 목숨이 걸린 일이라 나서지 않을 수 없을 뿐이오.]

역천마도; [네 목숨을 구하는 일과 그 계집을 비호하는 게 무슨 상관이 있느냐?]

백영; [살려둬야 소리통을 회수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겠소?]

역천마도; [흐흐흐! 고작 그 따위 이유로 본좌에게 맞서겠다?]

백영; [나는 교주에게 맞설 수 없는 신분일 뿐더러 이산굉으로부터 죽으라는 명을 받으면 죽어야 할 입장이기도 하오.] [아무쪼록 내 처지를 생각해주시오.]

역천마도; [으하하하! 좋다 좋아! 아주 좋아!] 광소를 터트리고

역천마도; [이산굉 밑에 있더니 사람도 변했구나 백영!]

역천마도; [어쨌든 신세를 한 번 졌으니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주지.] [그러나 다음번에는...!] 부악! 칼을 휘두르고. 칼에서 장대한 섬광이 내빧히고

투캉! 쩌억! 백영의 옆의 땅으로 내리쳐지는 그 섬광.

역천마도의 칼이 내뿜은 섬광은 백영과 이수낭자가 서 있는 옆쪽의 지면에 긴 도랑을 만들었고,

쿠쿠쿠! 사라지지 않은 어떤 힘이 근처에 있는 것을 그 도랑으로 끌어당기고.

파다닥! 콰드드! 근처에 서있는 이수낭자와 백영의 옷이 찢어질 듯이 펄럭이다가

찌직! 이수낭자의 저고리 일부가 찢어지며 속옷이 드러난다.

치욕스러운 표정으로 비틀거리는 이수낭자

역천마도; [간교한 계집! 소리통과 목숨을 교환할 생각을 하다니!] 분을 삭이지 못하고

이수낭자; [내가 비록 여자지만 대집마천의 총사다.] 발끈

이수낭자; [당신이야말로 마교의 교주된 자로서 숙녀의 옷을 찢었으니 색을 탐해서 여염집 아낙의 치마를 찢는 자와 무슨 차이가 있는가?]

이수낭자; [본녀가 당신같은 무례한 자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짓 따위를 할 성 싶으냐?] 말하며 손을 쳐드는데. 어느 틈엔가 비수 한 자루가 이수낭자의 수중에 거꾸로 들려있고

백영과 역천마도가 흠칫할 때

! 비수를 가슴에 박아버리는 이수낭자.

[이런....!] [!] 백영과 역천마도 당황

털썩! 가슴에 비수를 박은 채 쓰러지는 이수낭자

역천마도; [독한 계집!] 찡그리고

백영; [교주가 일을 망쳤소! 소리통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단서가 이 여자였거늘...!]

역천마도; [걱정하지 마라! 소리통이 이산굉의 수중에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백영; [내 목숨이 달린 일이오.] [하지만 난 이산굉의 곁을 떠날 수도 없으니 교주가 찾아서 없애주시오.]

역천마도; [으하하하! 잠깐의 방심으로 별 수모를 다 겪는구나!] 휘익! 날아오르고

으하하하! 웃으며 사라지는 역천마도

백영; [김치독! 언제까지 나 백영을 종처럼 생각할 수 있는지 두고 보자!] 스산한 표정으로 검을 검집에 꽂고

백영; [마교의 교주 자리가 영원히 당신네 김씨일족의 것일 수는 없으니...!] 스스스 사라진다.

적막이 찾아오는 장내. 형파와 동료들. 그리고 이수낭자의 시체가 널려있는데

<젠장! 떡고물도 남지 않았군!> 누군가 투덜대는 소리가 들리더니

<난릉왕을 너무 겁내는 바람에 보물을 차지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스스스! 나타나는 청년. 바로 황보천유

가슴에 비수가 박혀 죽어있는 이수낭자를 내려다보는 황보천유

황보천유; [진짜 아까운 건 이 계집이었다!] 발로 툭툭 차보고

황보천유; [집마천의 마녀는 어떤 맛인지 맛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 입맛 다시고. 그때

[으으으!] 신음소리가 들린다.

황보천유가 옆을 돌아보니 형파가 신음하고 있다. 가슴이 쩍 갈라졌는데도 완전히 죽지 않았다.

황보천유; [흐흐흐! 떡고물이 아주 없지는 않군!] 웃으며 딱! 손가락을 퉁기고. 그러자

크르르! 두 마리의 거대한 황금빛 원숭이들이 달려온다. 패왕의 졸개들이다.

황보천유 앞에 이르러 굽신 거리며 눈치를 살피는 원숭이들. 여전히 옷을 입고 있다.

황보천유; [저 늙은이들을 챙겨라! 동굴로 돌아간다!] 돌아서고

크르르! 가르르! 굽신거리는 원숭이들

이어 죽어가는 형파와 두 노인의 몸을 들고 황보천유의 뒤를 따라가는 원숭이들

황보천유; [흐흐흐! 두 번째 삶을 살게 해주겠다!] [대신 늙은이들은 나 황보천유에게 천하를 쥐어주는 종복이 되어야한다!] 웃으며 사라진다.

다시 적막이 흐르는데

<그 사람이 여기 들렸던 흔적이 남아있는데....!> 누군가 중얼거리고

양산을 쓰고 폐허로 들어오는 여자. 허리에는 검을 찼고 일본 여자같은 복장을 했다. 바로 용설약. 왜색이 좀 심하지만 아주 아름답다.

용설약; [! 용설약(龍雪約)! 용설약아! 사내들을 초개처럼 보던 네가 어쩌다가 상사(相思)의 덫에 걸린 것이냐?] 한숨 쉬며 걸어오고

용설약; [그저 한번 보았을 뿐인데 마음을 빼앗겨 먹을 수도 없고 잘 수도 없다니....] 공대벽의 모습을 떠올리고

용설약; [하늘의 그물은 혹시 빠져나갈 수 있을 지라도 정()의 그물은 결코 벗어나지 못한다는 옛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구나!]

용설약; [야망도 꿈도 잊고 오직 그이의 얼굴을 한 번만 더 보는 게 소원이 될 줄이야!] 폐허로 다가오고

가슴에 비수를 깊이 박고 죽어있는 이수낭자의 시체를 내려다보는 용설약

용설약; [교묘하네!] 미소

용설약; [적과 함께 죽는 천지동사수를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었구나.] 허리를 굽혀서 이수낭자의 가슴에 박힌 비수를 뽑고

용설약; [숨이 완전히 끊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적과 함께 죽어야했는데 혼자만 죽었으니 죽은 게 아니겠지!]

용설약; [다시 살려면 한 번 더 죽을 수밖에 없고!] ! 다시 비수로 이수낭자의 가슴을 찌른다. 순간

쿨럭! 피를 왈칵 토하는 이수낭자

용설약; [역시 생각대로야!] 다시 비수를 뽑고

이수낭자; [... 누군가요?] 헉헉

용설약; [다시 살게 해준 걸 고마워할 필요는 없어!]

용설약; [내가 찾는 사람을 당신이 최근에 만났던 것 같아서 수고를 한 것뿐이니까!] 콕콕! 상처 주위의 혈도를 비수 끝으로 찔러 지혈을 시켜주고

이수낭자; [... 누굴 찾는데....!]

용설약; [날 자세히 봐!] 일어나고

용설약; [천한 신분은 아닐 테니 나를 잣대 삼아서 내가 애타게 찾는 사람의 그릇이 어느 정도일지도 짐작할 수 있을 거야!] 오만하게 서서 내려다보고

이수낭자; [대체 뜬금없는 소리를...!] + [!] 말하다가 눈 부릅

! 양산을 쓰고 오연하게 서서 내려다보는 용설약의 등 뒤로 산같이 거대한 사람의 그림자가 하늘을 가득 메운 채로 내려다보고 있다. 물론 실제 사람은 아니고 이수낭자가 그렇게 느끼는 것

이수낭자; [... 당신은...!] 벌떡 일어나고

용설약; [나를 통해서 그이를 알아볼 정도의 안목이라면 속된 계집이란 소리는 듣지 않겠군!] 양산을 쓴 채 오만하게 내려다보며 차갑게 웃는 용설약. 여전히 공대벽의 거대한 그림자가 용설약의 등 뒤로 떠있고

이수낭자; (... 끝났어! 잠시 잠깐의 헛된 꿈은...!) 용설약 앞에 무릎을 꿇는 이수낭자

이수낭자; (그분의 짝은 이미 정해져 있었던 거야!) 용설약에게 절하며 울고. 그러면서 공대벽을 떠올린다.

 

#153>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청풍; [조심해!] 휙! 급히 권완의 앞을 가로 막고.

형파; [독검(毒劒)이구나!] 놀라 외치고

백영; [미혼술은 심력(心力)을 쓰는 것이니 술법에 가깝지.] [헌데 소저는 술법으로 미혼술을 발휘했으니 한층 더 고명하군.] 검을 거두며 차갑게 말하고

권완; [제가 배울 때는 세상에 술법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모르는 사람이 많지 않은 듯이 느껴지는군요.] 한숨 쉬며 다시 청풍의 옆으로 나서고

백영; [내가 만난 여자들 중에서 술법을 부릴 줄 아는 여자는 소저가 처음이네.]

권완; [소녀는 권씨세가가의 딸입니다.] 고개를 오연히 들고

백영; [천하제일재녀 권완?] 눈 번쩍하고

권완; [저는 귀하가 대협 소리를 듣는 이산굉의 수하라 나름대로 인물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보니 독공(毒功) 따위나 익힌 마두에 지나지 않았군요.] 냉소

백영; [세상의 옳고 그름은 그 뿌리를 따져보지 않고는 말하기가 어렵지.]

백영; [동쪽을 가리키며 저곳에 해가 있다고 해도 만약 그때가 아침이면 옳을 것이지만 저녁이라면 거짓말인 것처럼 말일세.]

형파; [권씨세가에 재녀(才女)가 있다는 소리를 일찍이 들었지만 보는 건 처음이군.]

형파; [이산굉의 강아지가 천하제일재녀를 어떻게 상대할지 궁금하구만.] 으허허! 웃고

청풍; [으하하하하!] 앙천광소

형파; [왜 웃느냐?] 불쾌

청풍; [으하하하!] 하지만 더욱 큰소리로 웃을 뿐 대꾸하지 않는다.

형파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노기를 띠고 청풍을 쏘아보고.

권완만이 웃으면서 보고 있다.

뚝 그치는 청풍

청풍; [나는 당신들이 축록(逐鹿:천하를 다툼)을 위한 도무를 한다기에 안계(眼界)를 넓힐까 해서 달려왔는데...] [쳇! 직접 보니 가소롭기 짝이 없구만.] 사람들을 둘러보며

청풍; [천하는커녕 자기 집 안방도 차지하지 못할 위인들이 말은 거창하게 해서 사람들을 속였던 거야!]

뚱보노인; [네, 네 놈이 감히…!] 분노로 부들 부들

청풍; [무공으로는 난릉왕의 발치에도 못 미치는 주제에 자존심은 벌써 신의 경지에 올랐으니 축하드리지 않을 수 없소이다.] 과장 되게 여기 저기 포권하고

[죽... 죽일 놈이!] 벌벌 떠는 뚱보 노인. 형파가 역시 분노하며 뚱보의 등을 다독이고.

청풍; [당신들은 저마다 한 수를 숨기고 있으며 기회가 생길 때마다 잘난 척을 하려 하지만…] [실상 아주 보잘 것 없는 소인배들이야.] 안되었다는 듯 혀를 차며 얼굴 앞에 세운 손가락을 좌우로 까딱

형파; [소... 소인배?] 이를 부득

청풍; [내가 당신들을 욕할 수 있는 이유는 당신들이 스스로를 대단한 존재인 줄 알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지.]

역천마도; [소형제! 본 교주가 어째서 보잘것없는 소인배인지 말해주지 않겠나?]

청풍; [당신들은 지금까지 약점도 가리고 욕심도 가린 채 오직 보물과 명성만을 구해오질 않았소?] 냉소

청풍; [한데 몇 마디 말과 거짓된 표정이 당신들의 약점과 욕심을 모두 가려줄 것 같소?] [내가 보기엔 꼴불견에 불과할 뿐이오.]

충격 받는 사람들

청풍; [당신들의 자존심이 그처럼 높고 실력 또한 모자라지 않다면 마땅히 처음부터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를 나눴어야 했소.]

청풍; [하지만 미적거리는 동안 시간은 가고 당신들이 염려하는 이산굉이 돌아온다면 그럴 기회조차 완전히 없어지지 않겠소?]

형파와 두 노인의 얼굴이 굳어지고

청풍; [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 속의 개구리같은 신세인 줄도 모르는 당신들을 소인배가 아니면 뭐라 불러야겠소?]

역천마도; [구구절절이 맞는 말이네.] 한숨

역천마도; [하지만 우리에게도 각자 말 못할 사정과 형편이...!] + 청풍; [그만 합시다!] 손 들어 막고

청풍; [길이 있어도 가지 못하고 기회가 와도 잡지 못하면서 무슨 천하를 다툰다고!] 코웃음

아무도 반론을 하지 못하고

권완; (저이가 좀 덜렁대는 면은 있지만 속은 아주 큰 사람이야.) 흥분

권완; (작은 것에는 소홀하지만 천지의 큰 도리에는 확고한 틀을 가지고 있어.) (잘만 이끌어주면 천하에서 으뜸가는 명성을 얻을 수 있을 거야.) 주먹 꼬옥 쥐고.

잠시 침묵이 흐르고. 그때

형파; <내상을 단번에 치료할 수 있는 영약을 지닌 사람 있는가?> 전음으로 역천마도와 이수낭자에게 묻고

역천마도는 고개를 젓고

이수낭자; <제게 있어요!> 고개 끄덕이고

형파; <잘 됐군! 그럼 우리끼리 동맹을 맺도록 하세!>

이수낭자; <동맹?>

형파; <애송이 말 대로 이산굉이 돌아오면 끝장일세. 그렇지 않더라도 이산굉의 졸개 놈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우릴 죽일 수도 있네!>

묵묵히 고개 끄덕이는 이수낭자와 역천마도

형파; <소저는 약을 먹고 내상을 치료하게! 그동안 우리 네 사람이 사력을 다해 지켜주겠네!> <대신 내상을 치료한 후에는 소저가 우릴 지켜주게!>

이수낭자; <소혼곽은요?>

형파; <이산굉의 졸개를 물리친 후에 나눠갖도록 하세!>

이수낭자; <선택의 여지가 없군요. 좋아요!> 소매 속에 손을 넣고

이수낭자; <교주는 어쩌시겠어요?>

고개 끄덕이는 역천마도

이수낭자; <동맹은 이루어졌어요! 신의를 저버려 소인배 소리를 듣는 분이 없기를 바라겠어요!> 소매 속에서 호두알만한 알약을 하나 꺼내고

백영이 흠칫할 때

그대로 약을 꿀꺽 삼키는 이수낭자.

백영; [감히!] 번쩍! 이수낭자를 향해 검을 날리고. 하지만

[멈춰라!] [어딜!] 차창! 역천마도가 앉은 채 칼을 휘둘러 막고. 형파의 동료중 깡마른 노인도 긴 검을 뽑아 휘둘러 백영을 공격한다

파칭! 백영의 검이 두 사람의 공격을 받고 튕겨 올라간다.

비틀하며 물러서는 백영

쿨럭! 컥! 피를 토하는 역천마도와 깡마른 노인. 충격을 받았다.

펑! 그 사이에 이수낭자는 가부좌를 튼 채로 손바닥으로 바닥을 쳐서 뒤로 멀찌감치 물러선다.

휘휙! 스슥! 나머지 네 사람이 비틀거리면서도 일어나 그런 이수낭자의 앞에 일자로 늘어서서 보호한다.

슈욱! 이수낭자는 합장하며 눈을 감고 내상의 치료에 들어가고

백영은 네 사람을 노려보지만 달려들지는 못하고

청풍; [하하하! 이제야 정신들을 차렸구만!] 짝짝! 손뼉을 치며 웃고

청풍; [그럼 이제 우리가 저것들을 가져가도 이의를 제기할 분은 없을 것 같군!] 소혼곽으로 걸어가고. 권완도 경계하며 청풍을 따라가고

<저놈!> <이제 보니 우릴 충동질해서 대치하게 만든 후 보물을 빼돌릴 속셈으로...!> 사람들 모두 분노하고

청풍; [흠! 양이 제법 되는군!] [완매는 작은 것들을 챙겨. 큰 건 내가 들 테니까.] 소혼곽들을 살피며 말하고

형파; [애송이놈! 물건에 손을 대면 우리 모두의 합격을 받게 될 테니 각오해라!] 이를 갈며 외치고

권완도 긴장하며 곤오용봉채를 잡지만.

청풍; [남 걱정말고 영감 몸이나 걱정해!] 소혼곽에 올려진 다른 사람들의 보물을 한쪽으로 모은다. 역천마도의 황금 쟁반 위에 이수낭자의 향로와 서문숙의 두루마리, 형파의 목걸이등, 공손대낭의 쌍검, 공대벽이 남기고 간 삼촌육유등을 올려놓는다.

청풍; [기껏해야 한 두 번 쓸 힘 밖에 안 남았으면서 누굴 막겠다는 거야?] 작은 물건들을 황금 쟁반 위에 모으며 궁시렁 + [오! 이 인형들은 특히 마음에 드는군! 정말 실감나게 잘 만들었어!] 삼촌육유들이 들어있는 유리병을 들어서 보고. 삼촌육유들이 물 속에서 헤엄치면서 청풍을 힐끔거린다. 장난감처럼 보인다

형파; [흐흐흐! 옳도다! 노부등은 내상이 심해 오래 싸우지는 못한다!] 형파가 청풍을 노려보며 웃고

형파; [하지만 이산굉의 충복은 얼마든지 네놈을 공격할 수 있다는 걸 모르느냐?] 백영을 보고

청풍; [어이구! 그런 것까지 알고! 참 똑똑하셔!] 돌아보며 놀리고

형파; [우리가 방해하지 않겠네! 어서 저놈을 막게!] 백영에게 외치고

백영; [!] 징! 몸은 형파등과 마주 한 채 돌아보는 백영의 검이 빛을 발하며 광선검처럼 늘어난다. 하지만

청풍; [공자묘(孔子廟)!] 히죽 웃으며 백영에게 한 마디 던지고. 순간

[!] [!] 눈 부릅 놀라는 백영과 역천마도

청풍; [낄낄! 날 방해하지 않으면 나도 당신 비밀을 지켜줄 테니까 안심해!] 웃으며 역천마도를 보고

부르르! 검을 쥔 백영의 손이 떨리고

백영; (어제 공자묘에 숨어있던 놈이 바로...!) 역천마도를 보고

묵묵히 고개를 약간 끄덕여 보이는 역천마도

백영; (젠장!) 이를 악물고. 징! 손에 들린 검에서 나던 빛이 사라진다.

청풍; [이거 양이 많아서 한꺼번에 옮기기가 만만치 않겠어!] [완매가 좀 도와줘야겠어!]

권완; [알겠어요!] 백영을 경계하며 목에 걸고 있던 은행나무 잎사귀 모양의 법보를 목에서 벗겨 들고

펑! 목걸이가 황금 책으로 변하고

황금 책에 대고 무어라 주문을 외우는 권완. 이어

권완; [포천신망(抱天神網)!] 외치며 황금 책을 소혼관으로 던진다. 순간

화악! 그물로 변해서 소혼곽과 다른 보물들을 덮어씌우는 황금 책

청풍; [훌륭해!] 웃으며 손뼉치고

청풍; [이 정도면 얼마든지 들고 갈 수 있겠어! 역시 서문영감의 수제자다운 솜씨야!] 소혼곽과 보물들을 말아넣은 그물을 당겨보고. 그긍! 상자들이 조금 움직이고

형파; [뭐하는 건가 자네?] [정말 저것들이 보물들을 가져가게 방치할 작정인가?] 백영에게 악을 쓰고

하지만 부르르 떨기만 할 뿐 움직이지 못하는 백영

형파; [오냐! 이산굉이 돌아오면 네놈이 무슨 짓을 했는지 고자질을 해주마!]

움찔하며 청풍 쪽을 보는 백영. 하지만

역천마도; <보내게!> 전음으로 막고

움찔하며 곁눈질로 역천마도를 보는 백영

역천마도; <차라리 잘 되었다! 그렇잖아도 누군가 소혼곽을 다른 곳으로 옮겨주길 바라던 참이었다!>

찡그리는 백영

역천마도; <이산굉의 수중에 있으면 건드리기가 쉽지 않지만 다른 놈이 갖고 있으면 언제든지 빼앗을 수 있을 테니까!>

갈등하는 백영

역천마도; <이 정도 부탁도 못 들어주겠다는 건가?> 노려보고

한숨 쉬며 검을 내리는 백영. 그때

청풍; [그럼 우린 가볼 테니까 재미있게들 놀아봐!] 한손으로 그물을 잡고 한손을 권완에게 내밀고

권완도 안도의 한숨 쉬며 청풍의 손을 잡는다.

청풍; [보물들은 내가 잠시 보관하겠어.] [천동대협의 도무대회는 끝났지만 제천대성의 도무대회는 이제 시작인 거야.]

청풍; [철궁에서 기다릴 테니까 불만 있는 분들은 찾아오라구! 하하하!] 부악! 생사일보를 펼쳐서 날아오른다. 권완과 보물들이 들어있는 커다란 그물도 함께 딸려올라가고

[놈! 못 간다!] [서라!] 형파와 두 노인이 악을 쓰며 박차고 날아올라 청풍을 공격하려 하지만.

차창! 부악! 갑자기 백영과 역천마도가 동시에 칼을 휘둘러 세 노인을 공격한다

[헉!] [네놈들이!] [뭐하는 짓이냐 역천마도?] 기겁하며 몸을 틀어 역천마도와 백영의 공격을 막는 형파와 두 노인.

카캉! 펑! 일대삼의 충돌. 하지만

[컥!] [큭!] 피를 토하며 나뒹구는 것은 형파와 두 노인. 그 앞으로 칼과 검을 들고 다가오는 역천마도와 백영

청풍; [으하하하! 너무 무리들은 하지마!] 웃으면서 사라진다.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이전버튼 1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1.9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