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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4.23 [천병신기보] 제 14장 자부의 다섯 가지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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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十 四 章

 

                  紫府의 다섯 가지 보물

 

 

 

(!)

능천한은 흠칫했다.

들려온 목소리는 죽어가는 병자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또 나를 찾는 인물을 만나다니...!)

능천한은 놀라긴 했으나 침착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는 침중한 어조로 되물었다.

[그렇습니다. 소생이 능천한입니다만... 어느 분이십니까?]

능천한의 물음에 즉시 대답이 있었다.

[... 패천잠룡(覇天潛龍)... 사경에서... 만나다니... 하늘이... 노부를 버리지는 않았군...]

고통스럽고 힘에 겨운 목소리였다.

[파진...의 비결을... 알려... 주겠네... 들어... 오게!]

능천한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귀를 기울였다.

[만상천류대진(萬像天流大陣)의 최대 묘용은 류()와 환(), ()의 묘리이네... ()...!]

끊일 듯 끊일 듯, 위태로운 어조로 노인은 만상천류대진의 진세를 설명하였다.

!”

능천한은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발했다.

노인의 설명을 듣자 안개에 가려져 있는 것 같이 가물가물하던 이치들이 확연히 이해되었기 때문이다.

문일지십(聞一知十)!

노인의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능천한은 벌떡 일어섰다.

[기다리십시오! 소생이 노인장께 가겠습니다.]

[... 조심하게...!]

스스슥!

능천한은 미끄러지듯이 진중으로 들어갔다.

콰르르르르!

우우우!

츠츠츠---!

()... ()... ()...!

해일이 일어나듯!

광풍폭우와 천지멸렬의 환상이 능천한을 뒤덮어 왔다.

[...!]

능천한은 조금의 미동도 않고 냉철하게 전면을 바라보며 진행하였다.

이윽고...

스스슥!

모든 진세가 연기같이 사라져 갔다.

능천한의 눈에 그다지 넓지 않은 절곡의 모습이 드러났다.

[...!]

능천한은 멈칫 몸을 세웠다.

오십여 장 밖,

깎아지른 석벽이 서 있었다.

그 석벽에 한 명의 혈인(血人)이 기대앉아 있었다.

능천한은 급히 그 인물에게 다가갔다.

혈인(血人)은 청수한 인상의 노인이었다.

원래 노인은 자색 장포를 걸치고 있었다.

하지만 피에 흠씬 젖어 혈포가 된 것이다.

[노인장!]

능천한은 급히 자의노인을 부축하였다.

[...!]

자의노인은 힘겹게 고개를 들어 능천한을 올려다보았다.

사색(死色)이 완연한 노인의 두 눈이 안도감으로 물드는 것을 능천한은 보았다.

[... 역시... 잠룡(潛龍)...!]

능천한을 바라보며 노인은 힘겹게 미소를 지었다.

[상세가 중하십니다. 말씀하시지 마시고 우선 상세를...!]

능천한이 침중하게 말했다.

그러나 노인은 고개를 저었다.

[노부는... 틀렸네... 외상(外傷)도 중하니 내상은 그보다 열배 중하지!]

[...!]

능천한의 입에서 경악성이 흘렀다.

그제야 노인의 상세를 알아본 것이다.

노인의 몸은 어느 곳 하나 성하지 못하고 쩍쩍 갈라져 있었다.

특히 자의노인의 가슴은 처참하게 으스러져 있었다.

그러나 노인의 외상은 내상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노인의 전신 심맥은 완전히 박살이 난 상태였다.

게다가 노인의 심장조차 절반 이상 으스러져버렸다.

(이분... 누구기에 이런 중상을 입고도 살아 계시는가?)

능천한은 그저 아연할 뿐이었다.

노인의 상세는 범인이라면 이미 몇 번 죽었을 중상이었던 것이다.

[허허... 패천... 잠룡(覇天潛龍)... 만날 한 가닥 기대러 일천 리를 달려온... 것이 헛고생은... 아니었군!]

능천한은 바라다보며 자의노인은 웃음을 지었다.

[소생을 찾아오셨습니까?]

능천한은 무거운 안색으로 물었다.

[그렇네... 천하를... 구할 거룡(巨龍)을 찾아온 것이지...!]

자의노인은 말을 하며 능천한을 올려다보았다.

[소형제... 한 가지 부탁... ... 있네!]

[말씀해 보시오!]

[노부... 일신에는... 일문(一門)의 흥망이... 달려있네... 노부 일신의 은원을... 대신... 받아주지 않겠나?]

능천한은 그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 해드리겠습니다.]

노인의 죽음이 드리운 얼굴에 흐릿한 미소가 감돌았다.

[... 고마우이... ... 부르르 앉혀주......!]

[!]

능천한은 노인을 편하도록 석벽에 기대어 주었다.

노인은 숨을 헐떡이며 입을 열었다.

[노부는... 자부(紫府)...의 자부노조(紫府老祖)일세...!]

노인의 말에 능천한은 아연하였다.

[노공(老公)께서... 자부노조(紫府老祖)십니까?]

[그렇네... 이 늙은이가... 자부노조(紫府老祖)...!]

[으음...!]

능천한은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자부(紫府)>

 

이 얼마나 신비한 이름인가?

자부(紫府)는 무림제일비(武林第一秘)라고도 불리는 신비문파(神秘門派)이다.

그들은 무림의 유수한 문파로 천 년을 이어내려왔다.

그러나 누구도 자부(紫府)의 진면목을 모른다.

과연 자부(紫府)의 힘이 어느정도인지...

그들 휘하에 얼마만큼의 사람과 재력과 능력이 있는지를...

흑자는 말한다.

 

---자부(紫府)는 마음만 먹으면 천하를 살 수도 있는 재력(財力)이 있으며... 천하를 손아귀에 넣을 힘과 능력이 있다.

 

...라고

자부(紫府)를 세운 인물은 아주 유명한 인물이다.

동시에 천하에 천세후인 지금도 그 이름을 기억하나...

천 년 후인 지금도 진정한 면모를 알지 못하는 신비의 인물이다.

 

---자부존(紫府尊).

 

자부존(紫府尊)이라 불리는 천수 백년전의 신비고인이 바로 그다.

신비 속에서 운룡(雲龍)같이 노닐었던 제일신비인...

당대의 자부지존(紫府至尊)은 자부노조(紫府老祖)라는 고인이다.

남북쌍괴(南北雙怪)와 시대를 같이하던 전대고인(前代高人)이 그다.

 

(자부노조께서 이 지경이 되다니...!)

능천한의 검미가 부르르 떨렸다.

자부노조는 세외제일지사(世外第一智士)로 불린다.

그 때문에 능천한은 평소 자부노조를 지극히 흠모해 왔었다.

한데 그 자부노조가 죽어가는 신색으로 그의 앞에 있는 것이다.

[만상... 천류대... 진을... 치고... 그 진운이... 자네를... 불러... 오길 바랬지...!]

자부노조는 죽어가면서도 미소를 지었다.

마음이 놓인 때문일까?

[... 천하가... ()의 저주(咀呪)... 잠기고 있네...!]

[...!]

[... 첫번째... 재물이 패천신... 문파... 우리 자부(紫府)였던... 게야...!]

자부노조는 치를 떨었다.

[자부궁(紫府宮)... 삼천의 궁도와... 함께... 궤멸... 노부만이... 간신히... 빠져 나왔네...!]

능천한의 안색이 일변하였다.

[자부궁이 궤멸당하다니요...? 어느 누가 자부궁을...?]

능천한이 다급히 물었다.

그런 그를 보며 자부노조가 어둡게 말했다.

[... 우주혈종(宇宙血宗)... 아는가?]

[우주혈종(宇宙血宗)!]

능천한은 너무도 크게 놀라 벌떡 몸을 일으켰다.

 

---우주혈종(宇宙血宗).

 

능천한이 어찌 그 이름을 모르겠는가?

이백여 년 전,

저주의 혈황탈(血荒奪)로 천하를 혈세한 대사종(大邪宗)!

결국 패천자(覇天子)와 제왕천신(帝王天神)의 손에 의해 지옥애로 떨어지고 말았지 않았는가?

능천한이 아연하는데 자부노조는 말을 이었다.

[사흘... 전이었는데... 한 명의 혈인(血人)... 자부(紫府)로 찾아왔네... 그자는 혈광에... 싸인 채... 한 자루의 핏빛 탈()... 사용...!]

[혈황탈(血荒奪)!]

능천한이 자기도 모르게 신음했다.

[반각... 반각만이었지... 자부궁은... 삼천궁도... 들과 함께... 무너졌고... 노부도 그 탈()에서 쏟아진... 저주스런... 강기에... 저항도 못하고... 이 모양이 되었지...

[으음...!]

능천한은 땀이 절로 흘렀다.

자부노조는 말을 이었다.

[혈강(血罡)... 번뜩이는... 순간... 천지가 혈기로 가득차고... 그것으로 끝이었네... 노부도 자부탄천신강(紫府彈天神罡)... 아니었으면 즉사... 를 면치... 못했을... 것이네,...]

[흉수가... 우주혈종이라고 생가하십니까?]

능천한이 침중하게 물었다.

[... 수 없지. 우주혈종이... 이백 년을 ... 살아왔다고... 생각할 수... 없지만... 어쨌든... 그자가 쓴 것은... 혈황탈(血荒奪)...]

[... 황탈(血荒奪)...!]

 

---혈황탈(血荒奪).

 

천하사대마병(天下四大魔兵)의 하나.

일단 펼쳐지면 소름끼치는 마성과 핏빛의 강기로 삼라만상을 뒤덮어 버린다는 전설의 마병(魔兵)이 아닌가?

그것이 당세에 나타나 혈풍을 부르고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제왕천신(帝王天神)이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려는가?)

능천한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천기(天機)... 보았지. 천하는... 소형제 부자가... 죽었다고 하지만... 천기는 그것을 부정하고 있었네...]

자부노조는 능천한을 올려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노부는... 그대에게... 우주혈종(宇宙血宗)이든... 그 후인이든간에... 그들이 일으키는... 혈풍을 가라앉힐... 힘을 주기... 전에는,... 죽을... 수 없었지...]

[...!]

[노부는... 그대에게... 자부오절(紫府五絶)을 줄... 작정이네!]

자부노조가 힘겹게 말했다.

[자부오절(紫府五絶)...?]

[그렇네... 그대는 자부오절(紫府五絶)... 아는가?]

능천한은 고개를 저었다.

[알지 못합니다!]

자부노조는 고개를 끄덕였다.

[잘 듣게... 자부에는 천하를 위진... 시키는... 다섯 가지... 가 있네... 그 일절(一絶)이 인절(人絶)... 이네...]

자부노조는 자부심을 떠올리며 자부오절을 떠올렸다.

 

<자부오절(紫府五絶)>

 

이것이다.

이것이 자부(紫府) 일천 년의 신비이며,

자부의 그 밝혀지지 않은 거대한 잠력인 것이다.

 

---인절(人絶).

자부(紫府)의 진정한 힘이 이것이다.

자부에는 인재가 많다.

각방면에서 최고의 경지에 달리는 인재들이 자부에 있는 것이다.

십만(十萬)!

이 엄청난 잠룡들이 자부지존(紫府至尊)의 현실을 기다리며 칼을 갈고 있는 것이다.

 

재절(財絶).

자부제일절(紫府第二絶).

일천 수백 년의 세월동안 축격된 엄청난 재력이 자부에 있다.

그것은 실로 중원전체를 사고도 남을 지경의 양이었다.

 

기절(機絶).

자부제삼절(紫府第三絶).

자부의 기관지학, 토목지학, 기문진법은 정평이 나있다.

만상문(萬像門)이 궤멸된 이후,

자부의 그 방면에서의 진전은 독보적인 경지였다.

 

[자부가 방심을 하지만... 않았다면... 혈종(血宗)... 환생했어도 자부궁을 건드리지... 못했을 텐데...!]

자부노조는 한스러운 표정이었다.

그의 상처에서는 꾸역꾸역 선혈이 흘렀고 사색(死色)이 노안에 가득했다.

[사절(四絶)... 약절(藥絶)... 자부(紫府)는 만종(萬種)의 영약을... 지녔지... 오절(五絶)... 기공절(氣功絶) 천지십병이 나타나지만...않으면 무너지지 않는 기공이... 자부에... 있네...]

말을 마친 자부노조는 이미 살아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다만 강렬한 내공과 정신력이 이미 죽은 그의 육신에서 영혼을 묶어 두고 있을 뿐이다.

[이것이... 자부오절(紫府五絶)이고... 조사 자부존(紫府尊)... 뒤를 이를 자부지존(紫府至尊)의 현신을 기다리며... 천 년을... 잠속에 있었네...!]

능천한의 눈빛이 안타깝게 변했다.

--- !

자부노조의 얼굴에 떠오르는 희광반조의 현상을 보았기 때문이다.

[혈종후예(血宗後裔)... 사실... 자부오절과... 또 한 가지... 보물을... 노렸지만... 헛허... 그자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네...!]

[...!]

능천한은 경건한 자세로 자부노조의 이야기로 경청하였다.

자부노조는 죽어가는 눈빛으로 말을 이어갔다.

[그 한 가지 보물이란... ... 개의 상고신품(上古神品)이네...!]

[상고신품(上古神品)...?]

능천한은 눈을 빛내며 자부노조의 말을 기다렸다.

[헌원천황벽(軒轅天荒璧)이라는... 것이지...]

[헌원천황벽(軒轅天荒璧)!]

능천한이 탄성을 발하자 자부노조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네... 노부가... 우연히... 돈황(敦煌)의 석굴(石窟)에서 얻은... 옥벽(玉璧)이네,...]

[...!]

[그 옥벽에는... 대천황지기(大天荒之氣)에 연관되는 극히... 심오한 이치가... 적혀... 있었네!]

[대천황지기(大天荒之氣)! 혹시 대천황연(大天荒衍)과 관련되는...?]

능천한이 두눈을 형형하게 빛내며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지. 노부가... 추측키로는... 그것은... 황제(皇帝)의 저술로 보이네!]

[황제(皇帝)! 전설의 성군 황제(黃帝)를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그렇네...!]

[으음...!]

능천한의 뇌리에 순간적으로 강렬한 영감이 스쳐 지나갔다.

그것은...

그에게 또 다른 운명을 전개해 보이는 예시와도 같은 것이었다.

[품속에...자령신부(紫靈神府)가 있네. 무이산(武夷山)... 약왕곡(藥王谷)... 천수약왕(天手藥王)에게... 보여주면... 자부오절(紫府五絶)... 헌원천황벽(軒轅天荒璧)을 그대에게 줄 것이네...!]

말을 하면서 자부노조의 얼굴이 점차 옆으로 떨어져 갔다.

[노인장...!]

능천한이 안타깝게 불렀다.

[부탁... 천하가... 혈종(血宗)... 저주로... 침몰하려... 구해야... 하네!]

...!

말을 마치자마자 자부노조의 목이 힘없이 꺾어졌다.

[노인장! 노인장!]

능천한은 다급히 자부노조의 몸을 흔들었다.

그러나 자부노조는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으음...!]

능천한은 손을 떨구며 깊이 탄식했다.

(천하가 무너져... 가고 있다. 자부노조께서는 그것이 걱정되어 눈도 감지 못하신 것이다!)

스르르---!

능천한은 자부노조의 치뜬 노안을 내리쓸어 감겨 주었다.

그는 이어 자부노조의 시신에 대고 깊게 머리를 숙였다.

[편히 잠드소서. 자부(紫府)가 저로 안하여 소생하고... 천하가 저를 의지하여 지탱하도록 하겠습니다!]

묵도를 한 후,

능천한은 자부노군의 시신을 안고 일어섰다.

 

잠시 후,

절곡의 양지바른 곳에 작은 봉분이 생겼다.

[...!]

봉분 앞에 꿇어 앉은 능천한.

그의 두 손에는 하나의 옥패가 들려 있었다.

자색(紫色)의 서기가 도는 옥패.

 

<자령신부(紫靈神府)>

 

그것은 자부존(紫府尊)이 만든 것이고,

자부(紫府)의 천년정화를 수족으로 부릴 수 있는 무상권위가 담겨 있는 것이다.

[가장 먼저... 무이산 약왕곡에 가야겠군! 천하를 평정키 위해서는 막강한 세력이 필요하니...!]

능천한은 자령신부를 깊숙이 집어넣었다.

우르르르--- 르르!

--- --- !

절곡 주위의 만상천류대진(萬像天流大陣)에서는 끊임없이 운무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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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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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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