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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十一 章

 

                 아름다운 刺客

 

 

 

--- --- !

--- --- --- !

굉렬한 폭음이 터졌다.

--- --- !

와르르르르---!

산더미같은 거석들이 공기돌같이 튕겨져 올라갔다.

높직한 석벽,

석벽 아래부분의 무너져 내린 동굴에서 만근화약을 터뜨린 듯한 굉음이 일었다.

[--- 우우!]

뻥 뚫린 동굴에서 웅휘한 청룡음이 터졌다.

그와함께,

스스스슥!

동굴로부터 한 명의 황포청년이 날아 나왔다.

찢기고 피에 젖은 황포.

산발을 한 머리와 더부룩한 수염.

그러나,

--- !

뇌전같이 흐르는 안광이 그 청년에게 있었다.

[열흘하고도 사흘이 걸렸다.]

황포청년은 힐끗 무너진 동굴을 바라보았다.

그는 바로 능천한이었다.

그의 눈에는 깊은 감회가 서려 있었다.

[난경중에서 기연을 얻었으니... 서운함은 없으나...!]

능천한의 눈빛이 아주 무거워졌다.

[본문을 이리 한 자들에게... 그 빚을 받아 내고 말리라!]

스스--- 스슥!

능천한은 걸음을 옮겼다.

 

---천극수라영(天極修羅影).

 

수라문(修羅門) 제이대장문인인 수라마영대제(修羅魔影大帝)가 창안한 경공 절기다.

능히 천하오대경공에 낄 수 있는 절경경공!

[아버님께 별일이 없으신지...!]

화르르르---!

능천한의 몸이 선풍을 몰아 분지를 날아 나갔다.

그의 몸은 그대로 섬전(閃電)이었다.

 

능천한(陵天漢)!

그는 패천동부(覇天洞府)에서 수라천존경(修羅天尊經)을 연마했다.

수라천존경에는 무려 이십여 가지 신공 절기들이 수록되어 있었다.

수라존(修羅尊)에서 수라천극존(修羅天極尊)에 이르는 동안 첨가된 신공절기들이 모두 수라천존경에 담겨 있었던 것이다.

수라천존경의 무공들은 하나같이 신랄하고 패도적이었다.

특히,

그중 가장 마지막에 적힌 묵황굉벽뢰(墨荒宏霹雷)는 압권이었다.

천하제일(天下第一)!

다만 두들겨 부수는데 있어서는 무황굉벽뢰이상의 기공이 없을 것이다.

그는 수라천극존 덕택에 천지이교가 관통되었고,

그 덕분에 그는 패천동부에 들어갈 때보다 몇 갑절 강해져 있었다.

[!]

갑자기 능천한의 신형이 급히 멈추어 졌다.

그의 두눈은 분노와 경악으로 형형하게 빛을 뿌렸다.

폐허(廢墟)!

처창한 폐허가 그의 눈앞에 있는 것이다.

웅장하던 전각들이 석가래만 남고 무너지고 불타있으며 깨어진 기왓장만이 어지러이 널려 있는 대폐허가 있었다.

그곳은 바로... 열흘 그 이전만 해도 절대 불가침의 성역이던 패천신문(覇天神門)!

바로 패천신문(覇天神門)의 잔해였다.

[... !]

능천한의 입에서 무거운 신음이 흘렀다.

(어느 놈이기에... 본문을 이같이 만들었는가?)

능천한은 꿇어 오르는 분노와 격정을 안으로 삭여갔다.

--- ! --- !

그는 대폐허가 가운데로 걸어 들어갔다.

[...!]

--- 드드득! --- 수수!

능천한의 발밑에서 돌조각들이 모래로 부수어졌다.

그의 분노, 그의 터져 나오는 격정이 그렇게 삭아들고 있는 것이다.

패천동부...

그 안에서의 열 며칠간의 시각.

그것이 능천한에게 격정을 삭일 여유를 갖을만한 성숙을 주었다.

[...!]

그의 봉목은 냉철하게 빛나고 있었다.

(본문의 문도들은... 벽향, 그 계집의 극독에 중독되어 변변히 대항도 못하고 당했으리라!)

그는 사위를 둘러보았다.

어디에도 시신이 보이지를 않고 여러 사람이 오고 간 흔적이 보였다.

(무림동도들이 다녀가면서 문도들의 시신을 거두었을 것이다!)

능천한은 묵묵히 패천신문의 후원이었던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 정답던 생가(生家)!

그것이 폐허가 되어 있는 것이다.

무너진... 처참한 패천신문의 잔해를 보며 능천한의 내부에서는 화산(火山)이 생기고 있었다.

한번 터져 나오면 천지를 뒤흔들어 놓을 분노의 화산이...

(아버님이 다녀가신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능천한은 아버지 패천황룡 능붕비를 생각했다.

(혹시...!)

그의 내부에서는 불안의 그림자가 뭉클뭉클 솟아 오르고 있었다.

 

능천한은 어느덧 후원에 이르러 있었다.

[...!]

문득,

능천한은 발길을 멈추었다.

그의 시선은 정원이 있던 후원의 한쪽에 머물렀다.

--- !

무덤이 있었다.

그것도 수백 명이 묻혔음직한 거대한 봉분이 있었다.

만든지 얼마 되지 않는 듯,

붉은 진흙이 채 마르지도 않은 봉분이었다.

한데,

(여인(女人)...!)

능천한의 시선은 의아함을 싣고 봉분 앞에 머물렀다.

여인(女人).

삼단같은 머리를 늘어뜨리고.

하얀 소복(素服)을 걸친 여인이 봉분 앞에 꿇어 앉아 있었다.

울고 있는가?

소복여인의 동그스름한 어깨가 소리없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녀의 무릎 앞에는 까맣게 탄 지전의 재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

--- ! --- !

능천한은 헛기침을 하며 소복여인의 뒤로 다가갔다.

[... ...!]

가까이 다가가자 여인의 나지막한 흐느낌이 들려왔다.

[소저... 소저는 뉘신데... 이곳에서 이러고 계십니까?]

능천한이 소복여인의 등뒤로 서며 물었다.

[...!]

그러자 여인은 흐느낌을 멈추었다.

[소녀는 죄인입니다!]

[죄인(罪人)?]

능천한은 고개를 갸웃했다.

[... 소녀는... 은혜를 원수로 갚은 죄많은 계집입니다. 흐흑...!]

[소저...!]

능천한은 당황했다.

생전 처음 여인의 눈물에 접했기 때문이다.

[소저 고정하십시오!]

능천한은 여인의 가녀린 어깨를 다독여 주려 여인에게로 바짝 다가섰다.

그때였다.

--- 스스---!

순간적으로,

(살기(殺氣)!)

능천한은 가공할 살기를 느꼈다.

그것은 바로 소복여인에게서 빨리 나오는 것이었고,

--- --- !

--- --- 파팟!

거의 동시에 여인의 교수가 살기의 폭풍을 일느켰다.

[그대가!]

--- !

능천한이 대갈하며 벽력같이 몸을 뒤로 펼쳤다.

폭죽이 터져 나가는 듯한 신법(身法)!

---천극수라영(天極修羅影).

그러나,

[--- !]

--- 다탕!

십 장 밖으로 튕겨져 나가던 능천한의 몸이 허공애서 뚝 떨어졌다.

지면에 나뒹군 능천한의 가슴이 시뻘건 선혈로 물들었다.

그의 가슴...

그곳에는 초생달 모양의 비수가 깊숙이 박혀 있었다.

[... 월아밀살비(月牙密煞匕)!]

능천한이 치를 떨며 몸을 일으켰다.

신월(新月)형의 비수!

그것은 바로 월영천존(月影天尊)의 독문암기였던 월아밀살비(月牙密煞匕)였다.

[가랏!]

--- 르르르!

--- 파팟!

휘청이는 능천한을 향하여 소복여인이 벼락같이 덮쳐들었다.

그녀의 전신에는 칼날같은 강기가 쏟아지고 있었다.

[벽향(碧香)! 네년이...]

--- --- !

능천한의 입에서 경악성이 서린 노갈이 터졌다.

소복여인...

그녀는 벽향(碧香)이라고 불리는 여인이었다.

극히 아름답고 기품있고 미인이나 사갈의 마음을 지닌 여인...

능붕비를 암습했던 바로 그 벽향이라는 시녀였다.

[--- !]

그리고,

스스스스스--- !

능천한의 신형이 일시에 십여 개로 갈라졌다.

 

---수라잔영보(修羅殘影步)!

 

수라천존경(修羅天尊經)상의 보법.

그러나,

--- 팟팟!

[! 무형살인강(無形殺人罡)!]

선혈이 확 튀며,

능천한의 잔영(殘影)이 일시에 사라졌다.

그의 왼쪽 어깨부위가 무형무성의 강기에 가격당하여 으스러진 것이다.

[나를 용서해다오!]

소복의 벽향이 괴로운 어조로 말하며 교수를 쭉 내뻗었다.

--- 이잉!

무형의 막강한 강기가 휘청이는 능천한의 가슴으로 밀려갔다.

[...]

피할 여유도 없었다.

능천한은 이를 악물며 가슴으로 무형살인강을 맞받아갔다.

--- !

강기가 능천한을 가격하는 순간 맑은 금속성이 터졌다.

무형살인강이 능천한의 가슴에 들어있던 패천신륜(覇天神輪)에 부딪친 것이다.

[!]

의외의 결과에 벽향의 신형이 움찔했다.

물실호기!

[으음! 벽뢰섬(霹雷閃)! 만절환(萬絶幻)!]

능천한의 벼락같은 대갈이 터졌다.

--- --- !

--- --- !

낙뢰(落雷)같이 흐르는 강륜(),

천가닥! 만가닥으로 쪼개져 날아가는 강륜()...

패천대륜오절식(覇天大輪五絶式)이 펼쳐진 것이다.

[!]

--- 르르르르!

벽향은 실색하며 교구를 떨궜다.

그러자,

벽향의 교구는 유성이 흐르듯이 삼십 장 밖으로 빠져 나갔다.

실로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경공이었다.

그러나...

[가지 못한다!]

능천한이 대갈을 질렀다.

부상당한 몸이나 능천한에게서는 분노의 폭류가 터져 솟구치고 있었다.

[--- !]

--- --- !

--- --- 우웅!

!

일시지간에 천지가 새파란 륜영(輪影)으로 뒤덮였다.

일시에 백 장 방원이 륜()으로 뒤덮이다니...

[! ... 패천신륜(覇天神輪)!]

삼십 장 밖으로 물러났던 벽향의 입에서 경악성이 터졌다.

 

---패천신륜(覇天神輪).

 

천하에 존재하는 그 무엇이라도 잘라낸다는 절대신병!

그것이 이백 년만에 세상에 나타난 것이다.

[--- !]

벽향이 사력을 다해 몸을 떨쳤다.

그러자,

일거에 그녀의 몸이 오십 장 밖으로 쏟아져 나갔다.

가공할 경공,

그러나,

--- --- 파팟!

--- !

[...]

선혈이 확 튀었다.

벽향의 왼쪽 젖가슴이 둘로 쪼개지며 선혈이 확 퍼져 나간 것이다.

패천신륜의 예기(銳氣).

그 앞에서는 어떤 호신기공도 견뎌내지 못한다.

--- 르르르!

젖가슴이 쪼개진 벽향은 이를 악물며 교구를 비틀었다.

그러자,

그녀의 교구는 다시 일거에 오십여 장을 날아 멀리로 날아갔다.

[아버님의 신상에 일어난 일을 알고 있는 계집... 놓칠 수 없다!]

--- --- !

능천한도 지체없이 몸을 날렸다.

그러나,

[!]

허공을 날던 능천한은 몸을 휘청하며 떨어졌다.

[으음...]

그는 가슴을 움켜쥐며 지면으로 내려섰다.

월아밀살비에 찔린 상처가 의외로 깊었던 것이다.

[분하지만...]

능천한은 벽향이 날아간 곳을 노려보며 월아밀살비를 가슴에서 뽑아내었다.

월아밀살비가 조금만 더 옆에 찔렀으면 심장에 찔려 죽사할 뻔한 중상이었다.

[...]

능천한은 검미를 부르르 떨며 가슴을 눌렀다.

벽향에게 당한 두 곳의 상처는 그리 간단히 치료될 상세가 아니었다.

그때,

츠츠츠츠츳!

--- --- 이잉!

가공할 살기가 무지개같이 피어 오르고 사위에서 수십 줄기의 인영들이 유령같이 일어나 능천한을 짓쳐왔다.

(전문살수들이다.)

능천한의 검미가 꿈틀했다.

그자들은 절묘한 은신술로 잠복해 있어서 능천한이 미처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이다.

스스스슥!

능천한은 고통을 누르며 기쾌하게 허공으로 치솟아 올랐다.

그러나,

--- 애액!

--- !

한 줄기 은사(銀絲)가 스치며 능천한의 옆구리에 선혈이 튀었다.

그것은 사망은사(死亡銀絲)라는 은밀한 암기의 일종이다.

(빨리 결판을 내자!)

허공에서 몸을 비튼 능천한의 두눈이 차갑게 빛났다.

--- --- !

츠츠츠--- 츠츳!

그의 눈에

득달같이 덮쳐드는 장한들이 들어왔다.

하나같이 감정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냉혈살수들이었다.

마치 늑대같은...

[천중압(天重壓)!]

능천한은 일성폭갈과 함께 손에 들린 패천신륜(覇天神輪)을 그어내었다.

--- 이잉!

--- --- !

일시에 천지사위가 천만근의 무게를 지닌 륜영(輪影)으로 뒤덮었다.

패천대륜오절식(覇天大輪五絶式)의 삼식이 패천신륜으로 펼쳐진 것이다.

--- --- 자작!

--- --- 가각!

[...]

[...]

! --- !

달려들던 살수들이 폭풍에 휘말려 나뭇잎같이 나뒹굴었다.

그들의 사지가 무기(武器)와 함께 도막으로 갈라졌다.

일시에 수십 명이 전멸한 것이다.

실로,

패천신륜의 위력은 가공스러웠다.

그 예기 앞에서는 견디어나는 것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살수들은 한 마디 신음도 내지 않고 죽었다.

극도의 훈련을 받은 자들이기에 그러하리라.

[지독한 자들이군. 두려움이나 고통이라는 것을 아예 모르는 듯하니...]

능천한은 혀를 차며 지면으로 내려섰다.

그때였다.

[...]

갑자기 능천한의 몸이 굳어졌다.

어떤, 지극히 강한 힘이 그의 주위에 나타난 것을 느낀 때문이다.

(가공할 기도(氣道)... 누구인가?)

능천한은 가슴이 떨림을 느끼며 천천히 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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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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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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