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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어둑한 복도를 지나는 이군악과 이장진. 동굴을 손 봐서 만든 복도다. 일정 간격으로 횃불이나 등이 걸려 있고 경비 서는 자객들도 있다. 이군악과 이장진을 보자 인사하는 자객들

이장진; [자네는 매사에 너무 충동적인 게 문제야.] 한숨

이군악; [내가 좀 충동적이긴 한데... 뭐 잘못 한 거 있나?] 멀뚱

이장진; [잘못 해도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지.] [어쩌면 오늘 충동적으로 한 약속 때문에 죽을 수도 있어.]

이군악; [흡혈창을 구해오는 게 그렇게 위험한 일인가?] 침 꿀꺽. 비로소 긴장

이장진; [흡혈창은 바로 천마대종사가 남긴 칠대마병(七大魔兵)중 하나일세.] 심각하게

이군악; [천마대종사의 칠대마병!] 눈 부릅

이어 이군악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독불군이 여러 개의 륜이 띠 없이 연결된 연환파천륜을 쓰던 장면과 당령이 긴 허리띠로 자신을 꽁꽁 묶던 장면

이군악; [천... 천마대종사가 남긴 칠대마병들은 패천오수의 수중에 있는 걸로 아는데...] 침 꿀꺽 삼키고

이군악; [흡혈창은 패천오수중 어떤 자가 갖고 있는 건가?]

이장진; [흡혈창이 원래 주인은 침독, 즉 흑수련의 현 련주일세.]

이군악; [침독의 졸개인 모용후가 침독의 수중에 있는 물건을 훔쳐오라고 하다니...] [어째 말이 안되는데...] 갸웃

이장진; [사실을 말하자면 흡혈창은 이미 십여년전에 침독의 수중을 떠났네.]

이군악; [옳거니!] [남의 수중에 들어가 있는 흡혈창을 되찾으려고 침독은 혈안이 되어 있겠구만.] 주먹으로 손바닥 치고

이장진; [흡혈창만 회수해서 침독에게 갖다 바치면 모용후의 입지는 반석 같아질 걸세.] 고개 끄덕이고

이군악; [그건 자네 부자에게 그다지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구만.] 찡그리고

이장진;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화살은 쏘아진 셈인데...] 한숨 쉬며 말하고. 그 사이에 거의 복도 끝에 이르렀다

이군악; [헌데 흡혈창이 누구 손에 있기에 침독 정도 되는 인간이 직접 찾을 생각을 못하고 있는 건가?]

이장진; [침독이 자네 사부 다음으로 두려워하는 존재!] 앞을 보며

이군악; [패륵(貝勒)!] 눈 부릅

이군악; [패천오수중의 용(龍)이며 자질로는 사부에 못지 않다는 그 괴물이 흡혈창을 갖고 있었군.] [그래서 침독이 감히 회수할 엄두를 못 내고 있고...]

이장진; [흡혈창이 패륵과 함께 있게 된 데는 좀 복잡한 사정이 있고...] [다 왔네.] 복도 끝에 있는 철문 앞에 이르고

이장진; [교연은 이 문 안쪽에 있네.] [떠나기 전에 인사나 하도록 하게.] 끼익! 문을 열어주고

이군악; [그래야겠지?] 이장진이 열어주는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간다. 문 안쪽은 밝다

이군악; [오!] 안쪽으로 들어가며 눈 휘둥그레지고.

 

#157>

쿵! 문 안쪽은 별천지. 수직의 동굴. 아래가 넓고 위가 좁아지는 구조인데 바닥은 직경이 수십미터 정도된다. 그곳에 정원도 있고 물이 흐르는 수로도 있고. 한쪽에 정자가 있다. 그 정자에 귀모모와 교연이 있다. 정자에 놓인 침대에 교연이 힘없이 누워있고. 그 옆에 사람 좋아 보이는 뚱뚱한 체형의 노파가 앉아 있다가 돌아본다. 그 노파가 물론 가면을 벗은 귀모모다. 교연은 잠옷 차림에 가슴을 붕대로 감고 힘없이 누워있고

이군악; [뜻밖이로구만. 감옥 같은 데 가둬뒀을 줄 알았는데...] 철문 안쪽으로 들어서며

이장진; [교연은 어쨌든 흑수련의 주인을 자처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귀한 신분일세.] [하물며 중상을 입은 몸인데 어찌 감옥에 가둬둘 수가 있겠나?] 문을 닫고 이군악을 따라오며 말하고

이군악; [그렇긴 하지.] 정자로 다가가고. 귀모모가 일어난다.

이군악; [할멈! 수고했어!] 손 들어 보이며 정자로 가고

이군악; [가면을 벗고 있으니까 영락없는 부잣집 할멈 같은데 그래.] 히죽거리며 다가가고

귀모모; [버르장머리 없는 놈 같으니...] 눈 흘기며 정자에서 내려오고

이군악; [우리 예쁜이 상태는 좀 어때?] 정자에서 내려오는 귀모모에게 다가가며 눈짓으로 정자 안을 가리키고

귀모모; [해독은 했지만 후유증 때문에 당분간 운신은 힘들 게다.]

이군악; [모용후, 그 죽일 놈이 감히 우리 예쁜이를 저 지경으로 만들어 놨으렷다?] 이를 바득 갈며 정자로 다가가고. 가슴에 비수가 박힌 모용후가 장풍을 날려 교연의 가슴을 통타하던 장면 떠올리고

이군악; [반드시 응보(應報)를 치루게 해주마!]

귀모모; [교연이는 몸이 성한 상태가 아니니까 허튼 짓은 하지 마라.] 이군악을 지나치며 말하고. 이장진은 입구쪽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서있다.

이군악; [걱정마! 아무렴 내가 환자 상대로 이상한 짓을 하는 꼴통인 것같아?] 샐쭉거리며 정자로 올라가고

귀모모; (못 믿겠다 이놈아.) 눈 흘기며 이장진에게 다가가고

이장진; [고생하셨습니다 귀모모님!] 고개 숙이고

귀모모; [제자 하나 잘못 둬서 늘그막에 무슨 고생인지 원...] 혀를 차며 이장진을 지나가고

귀모모; [이번에 헤어지면 언제 또 만나게 될지 모르니 둘이 있게 해줘.] 문쪽으로 가고

이장진; [예...] 정자 쪽을 힐끔 보며 귀모모를 따라가고. 이군악은 정자에 올라가 정자 안의 침대로 다가가고 있다.

이장진; (비록 피붙이들을 모두 침독과 모용후에게 잃긴 했어도 교연이가 아주 복이 없진 않군.) 귀모모가 열고 나가는 철문으로 가고

이장진; (어쨌든 인중지룡인 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이군악과 인연이 닿았으니...) 철문을 닫으며 나가고

철컹! 철문이 닫힌다.

 

이군악; [나 보고 싶었지?] 침대 옆의 의자에 앉으며

교연; [전혀...] 새침

이군악; [마음에도 없는 소리하니까 우리 예쁜이 더 새침하고 예뻐 보이네.] 능글맞게 웃으며 교연의 손을 두손으로 잡고

교연; [속 느글거리니 그 말투 좀 바꿔.] 눈 흘기고

이군악; [습관이 그렇게 쉽게 바뀌나?]

이군악; [나하고 평생 같이 살려면 내 이런 말투에 자기가 적응하는 수밖에 없어.]

교연; (평생 같이 살려면...) + [어이구 그러셔요?] 샐쭉. 그러면서도 얼굴 발개지고

이군악; [유감스럽게도 모용후는 자기의 독 바른 비수에 찔리고도 살아났어.]

교연; [그렇다고 들었어.] 끄덕

이군악; [생각같아서는 내 손으로 그 인간의 모가지를 부러트리고 싶지만...]

교연; [그런 짓하면 나에게 찍히는 거 알지?] 표독

교연; [모용후의 목은 내 손으로 따고 말거야. 그러니까 넌 절대 그 인간 건드리지 마.] 이를 바득 갈고

이군악; (에고 무서워라!) + [명심해두지.] 침 꼴깍

이군악; [그런데 너도 참 독종은 독종이다.] [철부지 시절에 당한 참극을 지금까지 기억해두고 있다가 복수를 시도했으니...]

교연; [모용후가 침독의 앞잡이가 되어서 아버지를 시해한 게 내가 네 살 때였어.] 끄덕

 

<그 짐승들은 나도 죽일 생각이었지만... 겨우 네 살짜리 어린 계집아이를 죽일 경우 흑수련의 자객들로부터 원성을 살 것을 우려해서 살려뒀었어.> 흑수지존이 죽어있고. 그 앞에 침독이 서서 돌아본다. 모용후가 잡고 있는 네 살 무렵의 교연이 몸부림치며 울고 있고. 주변에는 흑수련의 자객들이 빙 둘러 서서 보고 있다. 그 중에는 귀모모와 천살노도 있고

 

교연; [대신 나를 흑수련의 뇌옥 가장 깊은 곳에 가둬뒀었는데...]

 

<그렇게 이년쯤 지난 어느 날 밤 깜빡 잠이 들었다가 깨어보니 뇌옥의 문이 열려 있었어.> 철창으로 쳐진 감옥 안에서 누더기를 덮고 잠들었다가 일어나는 여섯 살 무렵의 교연. 감옥의 쇠창살 문이 열려있다.

<겁도 나고 무서웠지만 감옥을 빠져나와서 흑수련을 탈출했어. 그리고 평소 알고 지내던 사냥꾼 네 집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어.> 한밤 중. 산중의 작은 집. 집에 불이 켜지고 사냥꾼 부부가 내다보다가 놀란다. 마당에 쓰러져 있는 여섯 살 무렵의 교연

 

교연; [제법 기억력이 좋았던 나는 아버지의 독문 무공 몇 가지를 외우고 있었어.]

교연; [사냥꾼 부부를 양부모로 모시고 멀리 도망가서 그 무공들을 익히며 복수의 기회가 오길 기다렸던 거야.]

이군악; [감옥의 문이 저절로 열리진 않았을 테고....] [누가 자기의 탈출을 도와주었을까?] 교연의 손을 만지며

교연; [네가 생각하는 그 사람일 거야.] 이미심장한 표정

이군악; [한눈에 자기를 알아본 것도 그렇고...] [그 사람 외에는 달리 떠오르는 사람이 없군.] 석달전 흑수련 입구에서 관에 누워있는 교연을 들여다보던 파면살주를 떠올리고

교연; [그 사람은 내가 여길 탈출하기 일년전쯤 가입을 한 신참 자객이었는데...] [내 처지가 가엾게 느껴졌는지 수시로 찾아와서 이야기 상대가 되어주곤 했어.] 끄덕이고

이군악; (파면살주... 아니 옥면신협(玉面神俠)으로서도 동병상림의 감정을 느꼈었겠지.) 고개 끄덕이고

이군악; (그래서 예쁜이를 도와줄 생각을 했을 테고...)

교연; [나 때문에 위험한 일을 하게 되었다고 들었어.]

이군악; [걱정하지 않아도 돼.] [하늘 아래 내가 하지 못하는 일은 없으니까.] 뻐기고

교연; [허풍쟁이...] 샐쭉. 그러면서도 얼굴 살짝 붉히고

이군악; [허풍 아닌데...] 삐진 표정. 그러다가

교연; [고마워.] 억지로 웃는 교연의 표정에 흠칫 이군악

교연; [네가 날 모용후의 마수에서 구해주든 못 구해주든 은혜는 잊지 않을게.]

이군악; [속궁합까지 맞춰본 우리 사이에 은혜는 무슨...] 대범한 척

이군악; [오래 걸리지 않을 테니까 그동안 몸조리 잘하고...] + [!] 말하다가 흠칫

교연이 눈을 감고 있는데. 얼굴이 발그레하고. 입술이 좀 벌어져 있다

입술 크로즈 업

이군악; (내상이 심해서 몸은 허락하지 못하고 입술로 대신하겠다는 뜻이로군.) 일어나서

이군악; (그럼 거절할 수 없지.) 몸을 숙여서 교연을 끌어안고

두 사람의 입술이 서로 닿고

이불을 쥔 교연의 손이 파르르 떨리고

눈을 감고 깊은 키스하는 두 사람

달아오르는 교연의 얼굴.

<이 사람이야.> 스윽! 이군악의 등을 더듬는 교연의 손

<강제로 당하다시피 맺어진 인연이지만... 내가 의지하고 살아가야할 사람은 바로 이 사람이야!> 이군악의 목을 끌어안고 열렬히 키스하는 교연의 모습 배경으로 교연의 생각

 

#158>

밤. 어느 도시. 화려한 불빛들.

환락가. 기루가 즐비.

호객하는 야한 차림의 기녀들.

기루의 내부. 질탕하게 노는 인간들. 기녀들과 한량들. 끌어안고 주무르고 노래부르고 춤 추고. 응응하는 것들도 있고. 난장판. 헌데

그 기루의 어느 건물. 이층인데 사방의 창문이 다 열려 있다. 발이 쳐져서 기루 내부의 모습은 밖에서 자세히 안보인다. 대신 창문이 모두 열려있어서 기루의 온갖 소음이 다 들린다.

넓은 방. 중앙에 휠체어에 앉아있는 설지. 설지의 앞쪽에는 커다란 수놓는 틀이 비스듬하게 세워져 있다. 헌데

슈욱! 슉! 수많은 바늘들이 허공을 난무한다. 수놓은 틀에 들어갔다 나왔다는 반복하는 수십개의 바늘들. 수놓은 틀에는 화려한 봉황의 모습이 수놓여지고 있다

지긋이 수놓은 틀을 바라보는 설지.

각가지 색상의 실들이 꿰어진 바늘들이 저절로 수놓은 틀의 비단을 뚫고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한다. 춤 추듯이 움직이는 바늘들

그에 따라 춤추는 봉황의 화려한 그림이 점차 완성되어 간다.

사방에서 들리는 웃음소리 노래소리, 악기 소리. 남녀가 즐기는 야한 소리들

하지만 설지는 정신을 집중하여 수를 놓고 있다.

설지의 뒤쪽 3미터쯤 떨어진 곳에 놓인 의자에 혈나한과 삼비검조가 앉아서 설지가 수놓은 걸 보고 있다.

삼비검조; [어떤가 설지의 성취가?]

혈나한; [노납도 저 아이가 불과 석달만에 반야대능력(般若大能力)을 모두 익혀낼 줄은 몰랐네.] 감탄하고

혈나한; [덕분에 심의검결도 거의 완성되었고....]

 

<정신을 집중하기에는 최악의 장소인 기루임에도 불구하고 수십개의 바늘을 조종하면서 전혀 흐트러짐이 없어.> 기루 안의 광경을 파노라마 식으로 보여주고

 

혈나한; [이제 수십개의 검으로 동시에 어검술을 펼치는 것도 가능할 게야.]

삼비검조; [침독이 놈에게 내공을 잃은 게 설지에게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군.]

혈나한; [내공에 의지할 수 없게 되자 순전히 심력(心力)을 키우는 데 집중할 수 있었던 게지.] 끄덕이고

삼비검조; [지금의 설지 정도면 다섯 짐승과 겨뤄볼만하지 않겠는가?] 조심스럽게 묻지만

혈나한; [심력으로 삼라만상을 다 조종할 수 있긴 하네만...] 찡그리고

혈나한; [그래도 무공이 할 수 있는 것들 중 심력이 못하는 게 있을 수도 있네.]

삼비검조; [죽고 사는 것이 반드시 무공의 고하나 능력의 종류로 결정되는 게 아니긴 하지.] 끄덕이고

혈나한; [게다가 다섯 짐승들은 사람을 죽이고 해치는 데는 천부적인 자질을 타고난 것들일세.]

혈나한; [설지가 무공을 쓰지 못하는 한계를 파고 들면 설지가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네.]

삼비검조; [무공이 없는 몸으로 직접 패천오수들과 격돌하게 하는 건 위험부담이 너무 크겠구.] 심각하게 끄덕

혈나한; [결국 다섯 짐승들을 사냥하는 건 군악이 놈의 몫인 셈인데...]

삼비검조; [그놈의 종적이 안개처럼 사라진 게 어느덧 넉달이 다 되어가네.]

삼비검조; [혹시 다섯 짐승들을 만나 무슨 일을 당한 건 아닐까?]

혈나한; [임기응변이 뛰어난 놈이니 다섯 짐승들을 만났다 해도 그리 호락호락 당하진 않았을 테고...]

혈나한; [무엇보다 조만간 그놈의 종적을 알게 될 것만 같은 예감이 드네.]

삼비검조; [천기를 엿보기까지 하는 도우(道友)의 예감이니 확실하게 들어맞겠지.] 끄덕이며 생각할 때

<보고 드립니다 사숙조님!> 어디선가 들리는 음성

삼비검조; [뭐냐?]

<개방으로부터 혈나한 대사님께 급히 전해달라는 쪽지가 도착했습니다.> 이어지는 누군가의 전음

삼비검조; [개방으로부터의 쪽지?] [이리 건네거라.] 말하고. 그러자

<존명!> 휘익! 대답과 함께 열려진 창문을 통해서 접은 종이가 한 장 날아든다. 나비처럼

삼비검조; [도우에게 온 쪽지니 받아보게.] 고개 짓을 하자

나비처럼 팔락이며 혈나한에게 날아가는 쪽지

혈나한; [이 시간에 도착한 걸 보면 평범한 내용은 아니겠군.] 손으로 받고

이어 하나 남은 손으로 펴보는 혈나한

[!] 혈나한의 눈이 부릅떠지고

삼비검조; [도우의 예감이 들어맞았는가?] 안색 살피며 묻고

혈나한; [군악이 놈의 종적이 사천(四川)성 성도(成都) 근처에서 목격되었다고 하는군.] 벌떡! 일어나고

삼비검조; [역시 도우의 예감대로구먼.] 같이 일어나고

혈나한; [다른 곳으로 튀기 전에 빨리 사천성으로 날아가서 그놈 모가지를 틀어잡아야겠어.] 눈을 부라리며 걸음 옮기려 하고. 바로 그때

설지; [잠시 기다려 주세요 사부님.] 처음으로 말을 꺼내고. 흠칫! 하며 돌아보는 혈나한과 삼비검조

설지; [이군악공자는 제자의 그물로 사로잡게 허락해주셔요.] 수놓은 틀을 향해 고개짓을 하고. 그러자

슈우! 스윽! 허공에 떠돌던 수많은 바늘들이 일제히 수놓는 틀로 내려가서

가지런히 열을 맞춰 꽂힌다

혈나한; [너의 그물로 군악이 놈을 잡겠다고?]

설지; [이공자의 모든 이목은 늘 사부님의 행방에 맞춰져 있을 거예요.] 휠체어를 움직여서 돌아서고

설지; [사부님께서 급히 사천으로 달려가신다고 해도 이공자를 포획하실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봐요.]

삼비검조; [설지의 말에도 일리가 있네.]

삼비검조; [군악이 놈은 아마 수십리 밖에서도 자네 그림자를 알아차리고 도망칠 걸세.]

혈나한; [쉽게 잡힐 놈이 아니라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지.] 한숨 쉬며 다시 자리에 앉고

혈나한; [그래서 네게는 군악이 놈을 포획할 특별한 그물이 준비되어 있다는 것이냐?] 설지를 보며 좀 미심쩍은 표정으로 묻고

설지; [예...] 얼굴 살짝 붉히고

설지; [그것이 무엇인지는 지금 말씀드릴 수 없지만... 맡겨만 주시면 실망시켜드리지 않을 자신이 있답니다.] 설지의 얼굴 크로즈 업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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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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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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