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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해가 지려는 산중.

휘익! 날아가는 고호법. 그물은 지니고 있지 않지만 작살은 들고 있다.

고호법; (소교주는 대체 어디까지 가서 산나물을 캐고 있는 건가?) 주변 살피며 날아가고

고호법; (진가구에서 벌써 십여리를 족히 왔는데도 종적이 묘연하니 원....) 찡그리고. 그때

짹! 짹! 허공을 날아가는 참새들. 올려다보는 고호법

고호법; [삐이!] 입을 오무려 휘파람을 불고. 참새들을 향해. 하지만

짹! 째잭! 깜짝 놀라며 더 빨리 높이 날아가는 참새들

고호법; (금수만안대법이 통하지 않는 놈들이다.) 달아나는 새들을 보며 날아가고

고호법; (그렇다는 건 어느덧 교주님께서 진가구 일대에 쳐놓은 결계 밖으로 나왔다는 건데...) 찡그리며 날아가고

고호법; (소교주가 결계 밖으로 나왔다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고수들이 진가구 근처로 몰려들고 있는 중이니...)

고호법; (불의의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소교주를 찾아서 결계 안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휘익! 다급하게 날아가고. 그때

삘릴리...! 어디선가 들리는 피리소리. 날아가다가 그 피리소리 듣고 눈 부릅뜨는 고호법

고호법; (누가 이 산중에서 피리를...) 피리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돌아보며 달리고. 그 배경으로 삘릴리... 피리소리가 이어지고

고호법; (가보자! 소교주의 행적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니...) 팟! 방향을 꺾어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날아가는 고호법

 

#27>

삘릴리... 경치 좋은 계곡에서 들리는 피리소리. 물가의 넓은 바위 위에 마주 앉아있는 남녀. 독불군과 환요. 이때 독불군의 나이는 이군악보다 한 살 정도 많다. 환요는 <대도독행> <제왕본색>등에 나온 환요 캐릭터. 이 작품에서 환요는 시골처녀 복장과 분위기. 바위 위에 다리를 한쪽으로 모으고 앉아있는 옆에는 바구니와 호미등이 놓여있다. 그 앞쪽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멋들어지게 피리를 불고 있는 독불군. 입을 옆으로 대고 부는 방식

환요; (어쩜... 어쩜...) 뽕 간 표정으로 독불군을 보고

환요; (생긴 것도 잘 생겼으면서 어쩜 저렇게 피리도 잘 불까?)

환요; (진가구에선 눈에 띄는 게 원숭이같이 생긴 어부들뿐이었는데...) (세상에는 저렇게 잘 생긴 사내도 있었던 거야.) 독불군을 황홀한 표정으로 보고

환요; (그렇다고 나 환요(幻夭)가 세상물정 아주 모르는 촌구석 계집이나 하면 그것도 아니야.) (아버지에게는 나물 캐러 간다 속이고 청도에 자주 놀러갔다 오곤 해서 본 게 제법 많으니까.) 숨이 가빠지고

환요; (독불군(獨不君), 저 사람도 닷새 전 청도에 가서 놀다오다가 우연히 만났었어.)

 

<자기 말로는 유람중이라고 했는데 너무 잘 생겨서 한눈에 반해버렸어. 저 사람도 나를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였고...> 비가 오는 산길. 두손으로 비를 막으며 달려가다가 놀라 멈추는 환요. 그 앞쪽에 커다란 우산을 쓴 채 서서 웃고 있는 독불군.

<그래서 그날 이후로 매일 만나왔지만 전혀 지루하지도 싫증이 나지도 않았어.> 우산을 내미는 독불군. 수줍게 웃으며 그 우산 안으로 들어가는 환요

 

<저 사람이라면 평생을 함께 해도 좋을 것같아.> 다시 현실에서 피리를 부는 독불군의 모습. 그걸 혼망 가서 보고 있는 환요

피리를 불며 곁눈질로 환요를 보며 입 꼬리가 올라가 웃는 독불군.

독불군; (경계심을 완전히 풀어버렸다.) 피리를 불며 생각하고

독불군; (드디어 때가 된 것같구나.) 삘릴리... 연주를 마치며 피리에서 입을 떼는 독불군

환요; [잘 들었어요 공자님. 정말 기막힌 연주였어요.] 짝짝짝! 박수치며 환호하고. 남자 아이돌을 본 빠순이같은 반응

독불군; [부족한 실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환소저의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오.] 고개 숙이며 매력적으로 웃고

환요; [부족하다니요? 그런 말씀 마세요.] 눈 치뜨며 급히 고개 젓고

환요; [세상을 통틀어도 공자님만큼 피리를 잘 부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독불군; [과한 칭찬을 들었으니 한곡 더 들려드리고 싶은데 괜잖겠소이까?] 다시 피리를 입에 가져가고

환요; [괜잖다 마다요? 어서 들려주세요.] 짝짝 박수치며 얼굴 발개지고

독불군; [그럼 소저의 귀를 한번 더 어지럽혀 드리도록 하겠소이다.] 피리에 입술을 가져가고

삘릴리... 다시 지긋이 눈을 감고 피리를 불기 시작하는 독불군

 

#28>

[!] 날아오다가 눈 부릅뜨는 고호법

삘릴리... 고호법의 귀에도 들리는 피리소리

고호법; [이... 이 곡은 분명!] 눈 부릅뜨고

고호법; [본교의 최심탈혼곡(催心奪魂曲)이다!] [패천오수에게 본교가 공격을 받았을 때 잃어버린 최심보록(催心寶錄)에 수록되어 있는...] 팟! 피리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맹렬히 날아가고

고호법; (패천오수와 관련이 있는 어떤 자가 근처에 있다.) 이를 부득 갈고

<그자가 지금 최심탈혼곡을 이용하여 누군가의 마음을 장악하려고 시도중이다.> 미사일처럼 날아가는 고호법의 뒷모습을 배경으로 고호법의 생각

 

#29>

다시 독불군과 환요가 있는 계곡. 독불군이 피리를 불고 있고

<이.... 이상해!> 눈이 풀려서 몽롱해지는 환요

환요; (기분 탓일까?) (독공자의 피리소리를 듣고 있다 보니 지금 내가 잠이 든 것도 같고 깨어있는 것도 같은 느낌이야.)

환요; (이게 바로 비몽사몽(非夢似夢)이라는 것인가 본데...)

환요; (어째서 자꾸만 정신이 몽롱해지는 걸까? 전에는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눈이 풀리고 몸도 흐느적거린다. 바위에 쓰러지려는 몸을 필사적으로 버티는 모습이고. 그때

<내 말을 기억해두시오 환요소저.> 삘릴리... 피리를 부는 독불군의 모습을 배경으로 독불군의 생각이 떠오르고

<이 피리소리를 다시 듣게 될 때면 소저 앞에 소저의 어머니를 죽인 원수가 있을 것이오.> 몽롱한 표정으로 흐느적거리는 환요의 모습을 배경으로 독불군의 암시

환요; [어머니... 어머니의 원수...?] 넋이 나가 중얼거리고

<그렇소. 소저의 어머니는 무참히 강간을 당한 후 불구덩이 속에 던져져 타죽었소.> 삘릴리 피리를 불면서 암시를 거는 독불군

환요; [으으으...] 이를 갈면서 덜덜 떨고. 그런 환요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어떤 여자가 발가벗겨진 채 사내들에게 강간을 당하고 있다

<어... 어머니?> 몸부림치는 여자의 얼굴 크로즈 업 배경으로 환요의 신음

이런 저런 자세로 여러 사내들에게 강간을 당하며 고통스러워하는 여자의 모습이 이어지고. 그러다가

불타는 건물에 던져지며 허우적거리는 알몸의 여자

불속에서 몸부림치며 타죽는 여자의 모습. 그걸 보며 웃는 사내들

환요; [으으으으 안돼! 안돼!] 눈물 흘리고 이를 바득 바득 가는 환요

<강간당하고 불에 타죽은 어머니의 원수를 갚게 해주겠소.> 삘릴리 피리를 불면서 암시를 거는 독불군

<이 곡조를 다시 듣는 순간 소저의 바로 앞에 있는 자가 원수이니 절대 용서하지 말고 죽여 버리시오.> 삐이! 독불군이 부는 피리의 소리가 갑자기 강해지고

환요; [하악!] 벼락을 맞은 것처럼 퍼덕이는 환요. 이어

털썩! 바위 위에 힘없이 널부러지는 환요

독불군; (되었다.) 입에서 피리를 떼며 음산하게 웃고

[으으으...] 눈에 초점이 사라진 채 신음하며 부들 부들 떠는 환요

독불군; (암시를 확실하게 걸었으니 이 계집은 나 독불군의 충실한 개 노릇을 해줄 것이다.) 만족한 표정으로 그런 환요를 보고. 그러다가

환요의 육감적인 몸매를 보여주고

독불군; [할일을 했으니 다른 일을 해볼까?] 히죽 웃으며 피리를 내려놓으며 환요에게 다가가고. 앉은 채로

독불군; [이 촌구석까지 먼길을 와서 고생했으니 난 좀 즐길 자격이 있다고 봐.] 슥! 눈을 번뜩이며 손을 환요의 저고리 속으로 넣어 환요의 육감적인 젖가슴을 만지려 하고. 바로 그때

쐐액! 미사일처럼 날아드는 작살

[!] 팟! 환요의 젖가슴을 만지려던 독불군은 눈을 부릅뜨며 옆으로 고르고

꽝! 간발의 차이로 스쳐지나간 작살은 독불군과 환요가 있는 너럭 바위를 지나가 뒤쪽의 바위에 푹 박힌다.

고호법; [죽일 놈! 소교주에게 무슨 짓이냐?] 화악! 작살이 박힌 바위 건너편의 절벽에서 미사일처럼 날아내리며 분노하는 고호법. 오른손으로 작살을 던진 자세고

독불군; [이런...] 팟! 굴렀던 몸을 용수철처럼 퉁겨서 일어나고

독불군; [중요한 순간 훼방꾼이 나타나셨군.] 팟! 허공으로 날아오르려 하고

고호법; [죗값을 치러라 개같은 놈아!] [천망회회(天網恢恢)!] 화악! 휘두르는 고호법의 손에서 그물같은 기운이 확 터져 나와서 그대로 독불군을 덮어씌운다. 투망을 던지는 것같고

독불군; [헉!] 콰드드! 화악! 맹렬히 조이는 그물에 덮여서 눈 치뜨고

퍼억! 그물에 꽁꽁 묶여서 너럭 바위 아래쪽에 쳐박히는 독불군.

고호법; [배교 비전 소이불루망(疎而不漏網)의 술법에 사로잡힌 이상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 콰득! 휘릭! 스파이더맨처럼 그물같은 기운을 끌어당기며 너럭 바위에 내려선다. 그물의 끝에는 그물에 휘감긴 독불군이 나뒹굴고 있고. 하지만 그 직후

독불군; [확신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늙은이.] 나뒹군 채로 웃고

고호법; [곧 죽어도 헛소리를....] + [!] 말하다가 눈 부릅뜨는 고호법. 그물을 당기는 자세로

콰드드! 독불군의 소매 속에서 톱니바퀴같은 게 여러개 겹쳐져서 이어진 물체가 나오며 그대로 독불군의 몸을 휘감은 그물을 끊어버린다

고호법; [헉! 그건...] 끊어지는 그물 끝을 잡고 휘청하며 경악할 때

독불군; [이런 거미줄만도 못한 걸로 본 공자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너무 순진한 거야.] 팟! 콰드드! 소매 속에서 나온 톱니바퀴같은 것에 몸이 휘감긴 채 날아오르는 독불군. 독불군의 몸을 휘감고 있던 그물은 톱니바퀴 같은 것에 스쳐서 누더기가 되었고

고호법; [연... 연환파천륜(連環破天輪)!] 경악하며 휘청하고.

독불군; [늙은 생강답게 제법 보는 안목이 있구나.] 가가강! 허공에서 몸을 돌리며 소매를 휘두르자 그자의 소매 속에서 아주 얇은 톱니바퀴가 수십개가 줄지어 튀어나와 채찍처럼 고호법을 그어온다. 각각의 톱니바퀴는 손바닥만한데 끈으로 연결된 게 아니고 마치 자석의 자기력처럼 보이지 않는 힘이 서로를 연결하는 모습이다. 그래서 유사시에는 각각의 톱니바퀴가 제각각 날아다닐 수도 있다. 천마대종사가 남긴 칠대마병중 하나다.

고호법; [큭!] 팟! 다급히 날아오르고

콰드드! 고호법이 서있던 근처를 훑고 지나는 톱니바퀴들. 톱니바퀴들이 스치자 너럭 바위가 두부처럼 으스러져 날아간다.

고호법; [네... 네놈! 패천오수중 한놈의 후손이로구나.] 휘릭! 멀찍이 날아내리며 공포에 질리고

독불군; [늙은이 때문에 흥이 깨졌다.] 휘릭! 가가강! 너럭 바위 근처의 바위 위에 내려서는 독불군의 몸으로 쭉 늘어났던 톱니바퀴들이 다시 수축하며 모여들고

독불군; [그 계집은 다음 기회에 즐겨주도록 할 테니 목욕재계하고 기다리라고 전해라.] 휘익! 날아오르고. 시선은 야하게 널부러진 환요를 향한 채

독불군; [으하하하하...] 휘익! 웃으며 세처럼 허공으로 날아올라 사라지는 독불군

고호법; [연환파천륜... 연환파천륜...] 공포에 질려 덜덜 떨며 독불군이 사라진 곳을 본다. 으하하하! 독불군의 웃음소리가 멀리서 들리고

고호법; [틀... 틀림없다. 저건 천마대종사가 남겼다는 칠대마병(七大魔兵) 중 연환파천륜이다.] 공포에 질리고

고호법; (십칠년전 당시 노부는 출타중이라 변을 면했었다. 하지만...) 덜덜 몸의 떨림이 멈추지 않고

 

<그때 본교를 피로 씻은 다섯 짐승 패천오수중 한 놈이 연환파천륜을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밤에 불타는 건물들 배경으로 지옥이 펼쳐지고 있다. 수많은 남녀가 죽어있고 또 죽어간다. 다섯 명의 괴인이 촉수같고 띠같은 무기들을 써서 사람들을 죽이는데. 그중 한 놈이 길게 늘어난 연환파천륜으로 수십명의 사람을 한꺼번에 썰어버리고 있다. 파천연환륜을 사용하는 자는 패천오수중 뱀, 즉 침독이었다.

 

고호법; (그 연환파천륜을 사용한다는 건 방금 전의 그놈이 패천오수중 한명의 후손이라는 뜻...) 덜덜 떨며 환요에게로 간다.

환요; [으으으!] 쓰러져서 신음하고 있고

환요; (상황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하다.) (칠대마병을 쓰는 놈이라면 술법이나 무공으로는 상대하는 게 불가능하다.) 서둘러 환요를 두팔로 안아들고

고호법; (빨리 돌아가서 교구님을 피하게 해야 한다.) 팟! 날아오르고

휘익! 환요를 안고 놀란 새처럼 날아가는 고호법. 헌데

 

그런 고호법의 모습을 근처 절벽 위의 가지 무성한 나무 아래에 서서 보고 있는 독불군

독불군; [나 독불군의 계획대로 찾착 진행되어 가는군.] 멀어지는 고호법을 보며 웃고

독불군; [이러니 저러니 해도 화의사신 환극은 배교의 교주다.] [그자가 미리 알고 술법으로 대비를 하면 아무리 내게 연환파천륜이 있다 해도 어찌 해볼 도리가 없다.]

독불군; [하지만 이제 곧 환극은 그 잘난 술법도 써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것이다.]

독불군; [가장 믿었던 피붙이에 의해서...] 흐흐흐! 음산하게 웃는 독불군의 모습 크로즈 업

 

#30>

깊은 산중. 이제 해가 졌다. 해가 지고 대신 하늘에는 달이 떠오르고 있고

삼비검조가 해당의 암습에 당했던 험준한 산속의 계곡.

계곡에 흐르는 물가에 쪼그리고 앉아서 얼굴을 계곡물로 씻고 있는 삼비검조. 근처에 두명의 복면인이 대기하고 있다. 한명은 두손으로 수건을 들고 있다

설지; [사부님!] 휘익! 허공에서 계곡으로 날아 내리고

말없이 고개 숙여 설지에게 인사하는 두 명의 복면인. 삼비검조는 세수하다가 조금 돌아보고

설지; [괜잖으세요 사부님? 흑수련의 자객에게 암습을 당하셨다구요?] 걱정하며 급히 삼비검조에게 다가가고. 

삼비검조; [은밀조 애들이 쓸데없는 호들갑을 떨었군.] 손에 묻어있는 물기를 옷자락에 닦으며 일어나고

급히 다가와서 수건을 내미는 복면인

삼비검조; [방심하다가 독을 얼굴에 뒤집어썼다만....] 수건을 받고

삼비검조; [그리 많이 들이마시지는 않아서 심각한 상황은 면할 수 있었다.] 수건으로 얼굴 닦으며 말하고

설지; [죽일 놈의 인간백정들!] 분노로 치를 떨고

설지; [감히 사부님에게까지 살수를 쓰다니... 흑수련은 반드시 제자의 손으로 없애버리겠어요.] 주먹 불끈

삼비검조; [여장부중의 여장부인 설지 네게 찍혔으니 흑수련의 앞날도 뻔하구나.] 웃고

설지; [놀리시면 싫어요.] 얼굴 발개지고

삼비검조; [진가구의 상황은 어떠하냐?] 수건을 복면인에게 건네주며

설지; [사부님께서 암습 당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달려오느라...] 눈치 보고

삼비검조; [흑수련에서는 아마도 이같은 상황을 노렸을 것이다.] 끄덕이며 수염의 물을 손으로 쓸어내린다.

설지; [사부님을 진가구에 접근시키지 않으려고 암살을 시도했다는 건가요?] 눈 치뜨고

삼비검조; [그놈들이 보기에 이번에 진가구로 몰려드는 무림인들 중 이 사부가 가장 껄끄러웠겠지.] 수염 만지고

삼비검조; [사부가 진가구에 도착하기 전에 무언가 일을 진행시킬 작정이었을 테고...] 손의 물을 옷에 닦고

설지; [제자가 그 인간백정들의 수작에 넘어갔군요.] [그자들의 속셈을 알았다면 저라도 진가구로 가서 상황을 살펴보는 건데...]

삼비검조; [아직 늦지 않았다.] 하늘을 보고

삼비검조; [화의사신 환극은 절대 만만한 위인이 아니다.] [우리들 우내사천이나 패천오수가 직접 출동하기 전에는 딱히 위기를 겪지는 않을 것이다.]

설지; [그럼 서둘러 진가구로 달려가야겠군요.] [야차서시(夜叉西施)나 패천오수가 이미 근처에 와있을지도 모르니...] 역시 하늘을 보면서 초조한 기색

삼비검조; (아깝고도 아깝도다.) 그런 설지를 보고

<저 아이가 계집이 아니고 사내로 태어났다면 노도의 제자중에서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이 나오는 영광을 누렸을 텐데...> 계곡의 모습 배경으로 삼비검조의 생각

 

#31>

진가구. 한 밤중. 하늘에는 보름달에서 조금 이지러진 달이 떠있고. 진가구의 집들에는 모두 불이 꺼져있다.

진가구가 근처의 산속. 도처에 은신하고 있는 무림인들. 복면을 쓴 자들 있고 평범한 복장을 한 자들도 있다.

<젠장! 움치고 뛸 수도 없는 상황 아닌가?> <그러게나 말일세.> 바다와 진가구가 내려다 보이는 산 중턱의 바위 뒤에 숨은 복면인들 네놈이 전음으로 대화를 주고 받고 있다.

<현재 진가구 근처에는 최소한 다섯 개 이상의 세력이 잠복한 채 기회를 엿보고 있네.> <이런 마당에 섣불리 먼저 나섰다가는 다른 세력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지.> 다른 복면인들이 역시 전음으로 대답하고

<답답하고 조바심은 나지만 어쩌겠나? 인내하며 기회를 엿볼 수밖에...> <길고 지루한 밤이 되겠어.> 대화 나누는 복면인들. 그러다가

흠칫! 하며 바다쪽을 보는 그자들

스으! 스으! 바다로부터 짙은 안개가 몰려오고 있다.

<바다로부터 안개가 몰려오고 있네.> <어째 심상치가 않군. 안개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밀려오고 있어.> 바다에서 일어난 안개가 상륙해서 진가구 일대를 뒤덮기 시작하는 걸 보며 긴장하고

화악! 삽시에 진가구를 뒤덮는 짙은 안개. 마치 모래 폭풍이나 쓰나미가 몰려오는 것같고

[!] [!] 긴장하는 복면인들 주변으로도 안개가 밀려들어서

삽시에 주변이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오리무중 상태가 된다.

<기분 나쁜 안개야.> <그러게 말일세. 내 평생 이토록 농후한 안개는 처음 겪어보네.> 안개 속에서 긴장하는 복면인들.

<꼭... 꼭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예감이 드는 걸.> <불... 불길한 소리 말게.> 겁에 질리는 복면인들. 직후

한놈이 흠칫! 하며 한쪽을 보고

안개 속에서 거대한 사람 형상이 흔들거린다

[저... 저거...] 그자가 겁에 질려 사람 형상을 가리키고

[뭐야?] [왜 그래?] 다른 놈들도 겁에 질려 반사적으로 돌아보고. 직후

쿵! 화악! 안개를 뚫고 나타나는 두 마리의 마귀. 한놈은 도끼 한놈은 작두날 같은 칼을 들었고 흉악하게 생겼다. 키가 5미터쯤 된다. 몸은 반투명해서 뒤쪽의 전경이 보이는데 들고 있는 무기와 이빨, 손톱은 진짜같다.

[헉!] [마... 마귀!] [나타났다.] 팟! 비명 지르며 숨었던 곳에서 튀어오르는 복면인들. 하지만

쩍! 서걱! 마귀들이 휘두른 도끼와 칼에 그대로 몸이 쪼개지고 갈라지는 두명의 복면인

[히익!] 한놈은 도망가지만. + [개새끼들아!] 한놈은 용감하게 마귀에게 돌진하며 칼을 휘두른다. 그자가 돌진하는 마귀는 칼을 든 놈이고. 하지만

쩍! 마귀에게 돌진한 복면인의 칼은 그대로 스쳐지나간다. 허깨비를 벤 것같고

[실... 실제 마귀가 아니라 환각이란 말인가?] 칼이 마귀의 몸을 통과하자 경악하며 비틀하고

쩍! 그런 그자의 머리 위로 칼을 내리치는 마귀

(그럼 저 칼도 환각이란 건데...) 올려다보고 경악하면서도 피하지 않는 복면인. 하지만

쩍! 그대로 복면인의 몸을 쪼개버리는 마귀의 칼. 어깨에서 허벅지 있는 곳까지 갈라진다.

[칼... 칼은 진짜로구나.] 쩍! 푸학! 몸이 갈라져 좌우로 쓰러지며 신음하는 복면인

[안돼.] 돌아보며 비명 지르는 네 번째 복면인. 하지만

콱! 거대한 손이 그자의 머리통을 움켜잡는다.

[끄윽!] 우두둑! 머리통이 이지러지면서 신음하는 네 번째 복면인의 몸이 쳐들린다. 또 다른 마귀가 나타나서 네 번째 복면인의 머리통을 손으로 움켜잡아 쳐들고 있다.

콱! 콱! 칼과 도끼를 든 마귀들이 네 번째 복면인의 팔과 반대쪽 다리를 움켜잡고

[안... 안돼!] 팔과 다리가 서로 반대쪽으로 당겨지며 비명 지르지만

콰직! 우직! 그대로 네 번째 복면인의 팔과 다리를 하나씩 뽑아내는 마귀들

[끄아아악!] 팔과 다리가 산 채로 뜯겨지면서 비명 지르는 네 번째 복면인

네 번째 복면인의 몸통에서 뜯어낸 팔과 다리를 쳐들어 피를 마시는 마귀들. 크악! 케엑! 마.. .마귀다. 살려줘! 그 배경으로 여기저기서 단말마의 비명들이 터져 나오고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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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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