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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멀리 바다가 보이는 험준한 산.

그 산속의 험한 길을 평지처럼 걸어가고 있는 늙은 도사. 전형적인 도사 모습인데 아주 늙었다. 나이가 90이 다 되어가고. 몸은 삐쩍 말랐으며 긴 수염을 길렀는데 태극 문양이 새겨진 도포를 걸쳤다. 늙었지만 눈빛은 아주 형형하다. 깐깐한 인상. 등에 보검을 한 자루 짊어지고 있다. 우내사천중 삼비검조다.

삼비검조; (지난 이십여년간 강호를 뒤지고 다녔지만 사존(邪尊) 패극천(貝克天)의 종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걸어가며 생각하고

삼비검조; (대체 그 마귀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천하제일의 정보망을 지닌 개방(丐幇)의 이목에도 포착되지 않는 걸 보면 정말 은밀한 곳에 숨어있다는 얘긴데....)

삼비검조; (십오년전 혈나한이 중원을 떠나기 전에 한 말에 의하면 패극천은 배교의 금단마공 번뇌인(煩惱刃)을 수련하고 있을 것이다.)

삼비검조; (패극천이 번뇌인을 수련한 세월이 최소한 이십년...)

삼비검조; (만일 패극천이 번뇌인을 완성한다면 세상은 지옥으로 변할 것이다.)

삼비검조; (사마외도만을 골라서 척살했던 혈나한과 달리 패극천은 기분 내키는 대로 무차별 살상을 자행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삼비검조;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패극천이 번뇌인을 수련하지 못하게 막아야만 하는 것인데....) 심각한 표정

삼비검조; (물론 번뇌인을 수련하려면 매 단계마다 주화입마를 겪어야하기 때문에 지금쯤 패극천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

삼비검조; (하지만 가능성만 믿고 손을 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더 늦기 전에 패극천의 소재를 알아내어 그 마귀가 절대무적이 되는 걸 막아야만 한다.)

삼비검조; (패극천의 연공장소를 아는 유일한 인간은 패극천의 제자이며 배교의 교주였던 화의사신(華衣邪神) 환극(幻極)이다.)

삼비검조; (화의사신 환극은 십칠년전 배교가 혈나한의 다섯 짐승 패천오수(悖天五獸)에게 멸망할 때 죽었다고 알려졌지만...)

삼비검조; (최근 그자로 보이는 자가 이곳 청도(靑島) 근처에서 발견되었다.)

삼비검조; (설지(雪芝)가 은밀조(隱密組) 아이들을 통해서 알아낸 정보이니 틀림이 없을 테고...) 생각할 때. + [아악!] 어디선가 들리는 여자의 비명 소리

삼비검조; (이 산중에서 웬 아녀자의 비명소리가...) 멈칫! 발길 멈추며 옆을 돌아보고

[안돼요! 제발.... 아악!] 이어지는 비명소리

삼비검조; [이런... 이런...] 한숨 쉬고

삼비검조; [혈나한이 오랫동안 세상에서 안 보이자 백주대낮에 아녀자를 겁탈하는 놈들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군.] 스스스! 모습이 사라지면서 탄식하고

 

#17>

산속의 평지에서 벌어지는 강간 장면. 사내들 여럿이 여자 한명을 강간하는 중이다. 여자는 촌부의 모습이고 옆에는 바구니와 호미가 뒹굴고 있다. 바구니에서 산나물이 쏟아져 있다. 산나물 캐려 왔다가 강간당하고 있는 모습. 다섯명의 사내가 여자를 강간 중이다. 두놈이 여자의 쳐들린 팔을 누르고 있고 두놈은 여자의 벌어진 다리를 누르고 있다. 한 놈이 벌려진 여자의 가랑이 사이에서 해당의 속옷을 끌어내리고 있는 중이다. 해당의 치마는 허리 부분으로 걷혀 올라가서 튼실하면서도 미끈한 아랫도리가 다 드러나 있다. 발에는 버선을 신고 있는데 한쪽 발에는 낡은 신을 신고 있고 다른 쪽 발에는 신발이 신겨져 있지 않다.

해당; [안돼요! 제발... 용서해주세요.] 몸부림치며 애원하는 스무살 가량인 여자. 저고리 고름이 뜯겨서 벌어진 저고리 안쪽에서 투실투실한 젖가슴이 드러나 있다. 얼굴은 비록 가무잡잡하지만 속살은 아주 희다. 얼굴도 상당한 미녀. 이 여자는 사실 흑수련의 여자 자객인 해당이다. <제왕본색> <대도독행>등에 나온 해당과 같은 캐릭터. 역시 흑수련 소속인 이장진을 좋아한다. 지금은 삼비검조를 노리고 강간당하는 시늉하는 중이고. 원래 캐릭터에서 얼굴만 좀 검게 묘사

[그래 그래 용서해줄게.] [우리 형제들의 육허기만 해소하게 해주면 죽이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라.] 해당의 팔 다리를 누르고 있는 놈들이 웃고

해당; [이... 이러지 말아요. 저는 남편이 있는 몸이라구요.] 애원하며 몸부림칠 때마다 젖가슴이 출렁거리고

[남편이 있단 말이지?] [그러니까 더 흥분되잖아.] [그년, 어쩐지 육덕지다 했더니만...] [이미 운우지락을 경험했던 계집이로구만.] 사내들 음담패설. 하지만 입으로는 웃고 있지만 눈은 번뜩이며 주변을 살핀다. 이자들도 자객들이다.

사내1; [이년아. 지금부터는 이 어르신이 네년 남편이니라.] 찌직! 해당의 벌어진 가랑이 사이에 무릎을 꿇은 자가 거칠게 해당의 속옷을 찢어버리고. + 해당; [아흑!] 속옷이 찢겨지는 바람에 하체를 쳐들며 비명 지르고

사내1;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만리장성을...] 자신의 바지도 까내리려다가 흠칫! 하며 앞을 보는 사내1

[왜 그래?] [빨리 해치우지 않고 딴짓을...] [헉!] 사내1의 시선을 따라 돌아보다가 기겁하는 사내들

쿵! 5미터쯤 떨어진 곳에 서서 보고 있는 삼비검조. 오른손으로는 옆에 서있는 나무중에서 가느다란 나뭇가지를 하나 꺾는다.

[삼... 삼비검조(三臂劍祖!)] [헉! 우내사천 중의 삼비검조다!] [저 말코 도사가 언제 여기에...] 해당의 팔 다리를 누르고 있던 자들 기겁하며 튀어 일어나 도망치려 하고. 하지만

삼비검조; [죄를 지었으면 죄값을 치러야겠지.] 츄릿! 말하며 나뭇가지를 가볍게 휘두르고. 순간

펑! 퍼펑! [크악!] [케엑!] 도망치려다가 등쪽 허리 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나 비명을 지르는 네명의 사내들

털썩! 퍼억! 앞으로 나뒹구는 사내들. + 사내1; [히익!] 놀라 널부러진 해당 옆으로 주저앉으며 그걸 보고

[끄윽...] [공... 공력이 흩어졌다.] 등이 피투성이가 되어 엎어진 놈들 비명

삼비검조; [비록 죄를 짓긴 했어도 하늘이 낸 생명들이라 죽이지는 않았도다.]

삼비검조; [대신 명문혈(命門穴)을 파괴했으니 두 번 다시 악행을 저지르지는 못할 것이다.] 낭창거리는 나뭇가지를 들고 다가오고. 순간

사내1; [멈... 멈추시오.] 콱! 해당의 목을 움켜잡고. + 해당; [악!] 목이 조여지며 비명 지르고

찡그리며 멈추는 삼비검조

사내1; [나... 날 해치려 들면 이 계집이 먼저 저승 구경하게 될 거요.] 콱! 목을 움켜쥔 해당의 몸을 쳐들어서 자신의 앞을 가리며 일어난다. 해당의 앞모습이 삼비검조를 향하게. 왼팔로는 해당의 허리를 끌어안아 고정시키고 + 해당; [끄윽...] 눈이 돌아가는 해당

출렁이는 해당의 젖가슴과 치마가 걷혀져 드러난 해당의 아랫도리

삼비검조; [죄 많은 중생이...] 찡그리며 시선을 돌리고

사내1; [나... 날 쫓아올 생각은 마시오 삼비검조. 이 계집이 살기를 원한다면...] 팟! 뒤로 날아오른다. 해당의 몸으로 앞을 가리면서

쐐액! 멀리 날아가는 사내1

삼비검조; [끝까지 뉘우칠 줄 모르다니... 도저히 용서가 안되는도다.] 살벌하게 노려보고. 사내1은 해당을 옆구리에 끼고 멀리 날아가고 있다. 해당은 사내1의 옆구리에 끼어 축 늘어져 있고

삼비검조; [비록 패극천의 종적을 알아내는 일이 급하기는 하지만 묵과하고 지나갈 수가 없구나.] 스스스! 사라지는 삼비검조

 

#18>

휘익! 깊은 산중의 절벽 아래를 사색이 되어 달리는 사내1. 그자의 옆구리에 젖가슴과 아랫도리가 드러난 해당이 축 늘어진 채 끼워져 있고.

사내1; [이... 이쯤 왔으면 확실하게 떨쳐버렸겠지?] 뒤 돌아보며 헐떡일 때

<부처님 손바닥 위의 손오공과 똑같은 소릴 하는 놈이로다.> 누군가의 말이 들려 눈 부릅뜨는 사내1

쿵! 사내1이 달려가는 앞쪽에 나뭇가지를 들고 서있는 삼비검조

사내1; [헉!] 급정거

사내1; [가... 가까이 오면 이 계집이...] 외치다가 눈 부릅뜨고

나뭇가지를 들고 있던 삼비검조의 오른손이 앞쪽으로 내민 채 펼쳐져 있다. 무언가를 던진 모습이고

퍽! 이미 사내1의 가슴을 궤뚫고 있는 나뭇가지. 화살처럼 사내1의 가슴을 궤뚫었고

사내1; [끄윽...] 비틀! 해당을 놓치며 무너지고

털썩! 퍼억! 해당과 함께 바닥에 나뒹구는 사내1

삼비검조; [무량수블! 이 나이가 되어도 살기를 온전히 제어하지는 못하다니...] 손 내리며 탄식하고

삼비검조; [노도의 수련은 여전히 미흡하도다.] 합장하며 다가오고. + 해당; [으으으!] 쓰러져 신음하고 있고. 사내1의 시체와 엉킨 채로

삼비검조; [시주, 다친 데는 없으신가?] 해당에게 다가오고

삼비검조; [험한 일을 겪었지만 액땜이라 여기고...] 몸을 숙이며 해당을 부축하려다가 눈 부릅뜨는 삼비검조

해당이 눈을 가늘게 뜬 채 올려다 보며 입을 오므리고 있다. 이어

푸훅! 입에 머금고 있던 연기를 확 뿜어내어 삼비검조의 얼굴을 덮어씌우는 해당

삼비검조; (독!) 급히 눈 감으며 숙였던 몸을 뒤로 휙 젖히고, 동시에

삼비검조; [함정이었구나!] 쩍! 눈을 감은 채 오른손을 해당을 향해 휘두르고. 동시에

해당; [호호호!] 파파팟! 옆으로 떼구르르 구르고. 해당이 구른 자리 뒤로 바닥이 쩍쩍 갈라진다. 삼비검조의 손짓에 실린 힘이 바닥을 가르는 것

삼비검조; [년놈이 모두 한패였던 것이냐?] 눈을 감은 채 비틀거리며 물러서고. 독을 얼굴에 뒤집어써서 눈을 감았으며 독을 일부 들이마셔서 중독된 상태다

해당; [바로 그렇다 호랑 말코야!] 팟! 허공으로 높이 날아오르면서 손을 쳐들고.

어느 틈에 그년의 수중에 구슬이 하나 들려있고

해당; [이건 내 동료들의 몫이다.] 쐐액! 뒤로 날아가며 수중의 구슬을 아래로 강하게 던지고

[!] 눈 감고 비틀거리며 무언가 느끼는 삼비검조.

퍼엉! 화악! 강한 폭발과 함께 거센 불길이 확 일어나 삼비검조가 서있던 일대를 뒤덮는다

휘익! 높은 절벽 위로 내려서는 해당. 젖가슴과 아랫도리가 드러났지만 신경쓰지 않고

쿠오오! 절벽 아래가 불바다가 된다

해당; (우내사천 중 한명을 나 해당(海棠)의 손으로 없앤 것일까?) 기대에 차서 절벽 아래를 내려다 보고

해당; (그렇다면 우리 흑수련(黑手聯) 역사상 최고의 업적을 내가 쌓는 게 되는 셈인데...)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고. 쿠오오! 절벽 아래에서는 거센 불길이 휘몰아치고 있고

해당; (이번에 내가 준비한 건 벽력탄(霹靂彈) 중에서도 특히 위력적인 벽력신화탄(霹靂神火彈)이었다.)

해당; (무쇠도 녹이는 초고열을 일으키는 벽력신화탄이라면 삼비검조도 죽일 수 있었지 않았을까?) 기대. 하지만

화악! 휘몰아치던 불길이 갑자기 사방으로 흩어지고

해당; (벽력신화탄이 일으킨 불길이 흩어진다! 그렇다는 건....) 눈 치뜨며 뒤로 주춤. 시선은 아래로 향한 채. 직후

쿵! 드러나는 모습. 불길이 고리처럼 휘도는 가운데에 눈을 감은 삼비검조가 우뚝 서있다. 옷과 머리카락에 불이 붙긴 했지만 몸은 멀쩡하다. 삼비검조의 몸 주위로는 난초 잎사귀같고 검같은 반투명한 섬광들이 휘어지며 빼곡하게 둘러쳐져서 불길을 밀어내고 있다.

해당; [젠... 젠장! 우내사천은 역시 상궤를 초월하는 괴물들이로구나.] 팟! 공포에 질려 뒤로 날아가고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드는 삼비검조

두근 두근! 누군가의 심장 소리가 삼비검조의 귀에 들리고

삼비검조; [죄가를 치러라 요망한 계집!] 투학! 짊어지고 있던 보검이 미사일처럼 허공으로 치솟는다

[!] 날아가다가 뒤돌아보며 눈 부릅뜨는 해당. 쩡! 절벽 아래에서 미사일처럼 치솟는 보검. 손잡이가 하늘을 향한 채

해당; (어검술!) 파팟! 손가락으로 자기 심장 부분을 재빨리 찍고

쩍! 허공으로 높이 치솟았던 보검이 검의 끝이 아래로 향한 채 해당에게 날아온다. 아주 빠르다. 하지만 그 직후

두근! 심장이 멎는 해당

퍼억! 눈을 까뒤집으면서 바닥에 나뒹굴고. 그러자

[!] 절벽 아래에서 눈 막은 채 서있던 삼비검조가 뭔가 느끼고

멈칫! 해당을 향해 내려 꽂히던 보검도 허공에서 멈칫! 하고

삼비검조; (심장 박동이 사라졌다.) 찡그리고

휘이! 바닥에 쓰러진 해당의 몸 위로 빙글 돌며 지나가는 보검

삼비검조; (무슨 수단을 썼는지 모르지만 그 계집의 종적이 돌연 노도의 이목에서 벗어났다.) 이를 바득 갈고

슈우! 다시 절벽을 넘어 삼비검조에게 날아내려오는 보검. 검의 끝이 아래를 향하게

척! 그대로 삼비검조의 등에 짊어진 칼집에 들어가는 보검

삼비검조; (생각 같아서는 천시지청술을 펼쳐서 그년을 추살하고 싶다만...) 두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삼비검조; (그 계집이 뿜어낸 독은 평범한 게 아니다. 더 늦기 전에 해독을 해야만 한다.) 화악! 합장한 삼비검조의 몸이 강한 열기를 뿜어낸다. 서서 운기조식하는 모습이고

해당; (살... 살았다.) 바닥에 쓰러진 채 눈을 굴린다. 숨이 막힌 표정이고

해당; (저 늙은 말코가 운기조식을 마치기 전에 빨리 여길 벗어나야만 한다.) 비틀거리면서 일어난다. 손으로 가슴을 누르고

해당; (어쨌든 삼비검조가 화의사신의 거처로 접근하는 걸 지연시키라는 영주님의 지시는 완수한 셈이다.) 비틀거리며 달려간다.

 

#19>

다시 이군악이 공짜 밥을 먹다가 혼이 난 그 거리. 여전히 사람들 북적이고.

어느 옷 가게.

옷가게 안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안쪽을 보는 이장진. 이장진 앞쪽에 휘장이 쳐진 옷 갈아입는 공간이 있고.

여자주인; [오래 기다리셨사옵니다 손님.] 수더분하게 생긴 중년 여자가 휘장을 젖히면서 나온다. 전형적인 시장통의 가게 주인

여자주인; [친구분의 모습이 보시기에 어떠신가요?] 말하며 휘장을 열어주고. 휘장 안에서 누가 걸어나온다.

쿵! 나타난 사람은 이군악이다. 쫙 빼입었고 이마에도 제대로 된 머리띠를 둘렀다. 이 화면부터 이군악은 전형적인 이군악의 모습이 된다. 차이점은 검 대신 허리에 스테인레스같은 금속으로 만든 목탁, 즉 파번뇌탁을 차고 있는 게 다른 작품의 이군악과 좀 다르다. 옷을 입은 게 좀 어색하지만 마음에 들어하는 표정이다.

이장진; [이게 누구야?] 눈 치뜨며 웃고

이장진; [옷이 날개라더니.... 풍류한량이 따로 없구만.] 업지 손가락 세워 보이고

이군악; [험험! 내가 옷발을 좀 잘 받긴 하지.] 거만하게. 마음에 드는 표정으로

이군악; [제대로 된 옷은 처음 입어보지만 아주 마음에 들어.] 자기 옷 맵시를 살펴보며 좋아라 하는 이군악

 

옷가게 건너편 골목에 기대 서서 보고 있는 설지

새 옷을 입고 뻐기며 희희낙락하는 이군악. 웃으며 그런 이군악에게 뭐라 칭찬하는 이장진

설지; (오늘 처음 만났으면서도 죽이 척척 맞네.) 미소

<둘 다 성격이 막힌 데가 없고 배포가 넓은 탓일 텐데...> 장난치며 웃는 이군악과 이장진의 모습을 배경으로 설지의 생각

설지; (보기 좋고 부러운 모습이다. 마음에 맞는 친구를 만난 것은 어떤 보물을 얻는 것보다 기쁜 일일 테니...) 한숨. 그때

<독고(獨孤)소저께 보고 드립니다.> 누군가의 말이 설지의 귀에 들려 흠칫! 하는 설지

<검조(劍祖)께서 흑수련의 자객들에게 피습을 당하셨습니다.> 눈 부릅! 뜨는 설지 모습 배경으로 들리는 음성

설지; <사부님의 상태는 어떠신가요?> 굳어진 표정으로 기대 서있던 담장에서 몸을 떼고

<자객이 뿜어낸 극독을 얼굴에 뒤집어쓰셨다고 하는데... 위중하신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다시 들리는 음성

설지; <현장은?>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며 눈 치뜨고. 살벌한 표정

<서남쪽 삼십리 쯤입니다. 근처로 가시면 저희 은밀조(隱密組)의 형제들이 안내해드릴 것입니다.> 이어지는 음성

설지; <난 사부님께 가보겠어요. 그동안 화의사신에 대한 감시와 동향 파악을 늦추지 마세요.> 휘익! 보는 사람들이 없자 허공으로 날아오르고

<존명!> 어디선가 대답이 들리고

설지; (흑수련... 십여년전부터 맹렬히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살수조직...) 휘익! 건물들 위를 날아가며 이를 바득 갈고.

설지; (제법 세력이 커졌다고 해도 간덩이가 부었구나.) (감히 우내사천의 한분이시고 구파연맹(九派聯盟)의 태상장로이신 사부님을 해치려 들다니...) 날아가며 분노하고

<오늘 저지른 허튼 짓의 대가로 네놈들의 뿌리가 뽑힐 것이다.> 멀리 날아가는 설지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0>

다시 이군악이 옷을 사 입은 가게. 주인 여자의 배웅을 받으며 이군악과 이장진이 나오고 있다. 이군악은 멋지게 차려입고 신발까지 신었으며 허리에는 어울리지 않게 커다란 무쇠 목탁을 차고 있다. 지나가던 여자들이 이군악을 할끔거리며 얼굴 붉히고

이군악; [촉감도 좋고... 옷이라는 건 참 좋은 물건이로구만.] 걸치고 있는 새옷을 만지며 헤벌레

이장진; [자네는 느껴지지 않는가?] 웃으며 주변 둘러보고

이군악; [느껴지다니? 뭐가?] 어리둥절

이장진; [지나가는 여자들의 뜨거운 시선이 하나같이 자네를 향하고 있지 않은가 말일세.] 주변 둘러보며 웃고. 주변을 지나가던 여자들 할끔거리고 얼굴 붉히며 이군악을 훔쳐보고

이군악; [여자라...] 신기한 듯이 여자들을 보고

이군악; [자세히 보니 여자란 동물은 확실히 남자와는 다르군.] 침 꼴깍

이장진; [동물?] 어이없어 피식

이군악; [몸은 전체적으로 남자보다 작고 가녀리지만 가슴과 엉덩이만큼은 비정상적으로 크고 탱탱하구만.] 고개를 옆으로 숙여서 바로 옆을 지나는 젊은 여자의 젖가슴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화들짝 놀라는 여자. 상당한 미인이고 글래머다.

이군악; [어쩐지 만지는 감촉도 좋을 것같은데...] 슥! 그 여자의 빵빵한 엉덩이를 만지려고 손을 내밀고. 그러자

이장진; [참게나.] 콱! 여자의 엉덩이를 만지려던 이군악의 손목을 잡으며 웃고.

[꺄악!] 뒤늦게 알아차린 여자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고. 지나던 사람들이 이군악을 흘겨보고

이군악; [왜 그러는가?] 손목이 잡히자 어리둥절하여 이장진을 돌아보고

이장진; [세상에는 세 가지 부류의 여자가 있네.] 웃으며 이군악의 손목을 놔주고

이군악; [여자가 세가지 종류나 되는가?]

이장진; [절대 손을 대서는 안되는 여자와 마음대로 손을 대어도 되는 여자, 그리고 대가를 지불하면 손을 댈 수 있는 여자가 그 세가지일세.] 손가락 꼽아보이며 웃고

이군악; [손을 댈 수 있는 여자와 대면 안되는 여자의 기준은 뭔가?]

이장진; [허락의 여부지.] 걸음 옮기며 말하고

이군악; [허락?] 함께 걸어가며 이장진을 돌아보고

이장진; [여자쪽에서 허락하면 무슨 짓을 해도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훔쳐보는 것도 결례인 걸세.]

이군악; [결정권이 여자에게 있다는 건데...] 찡그리고

이군악; [세번째, 대가를 지불하면 손을 댈 수 있는 여자라는 건 뭔가?]

이장진; [저런 여자들이지.] 한쪽을 고개짓으로 가리키고. 돌아보는 이군악

기루다. 아직 낮이라 영업은 하지 않지만 이층 창가에 야한 차림의 여자들이 내다보면서 오가는 사람들 구경하거나 곰방대로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이군악; [오! 지금까지 본 여자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차림새의 여자들이로구만.] 눈이 띠용하고

이장진; [노류장화(路柳墻花)라 불리는 여자들이라네.]

이군악; [노류장화?] [길가의 버드나무와 담장 아래의 꽃?] 기루 이층의 기녀들을 올려다 보며 헤벌레한 표정으로

이장진; [길가의 버드나무처럼 아무나 꺾을 수 있고 담장 아래 저절로 핀 꽃처럼 마음대로 즐길 수 있는 여자라는 뜻이지.] 곁눈질로 기녀들을 보면서 웃고. 기녀들도 이군악과 이장진의 시선을 느끼고 손 키스를 보내는 등 추파를 보내는 중이다.

이군악; [그러니까 대가만 지불하면 저 여자들하고는 무슨 짓을 해도 된다는 거로군.] 추파를 보내는 여자들을 올려다보며 헤벌레 해져서 멈춰서고

이장진; [그만 가세. 나중에 다시 와서 저 여자들과 마음껏 놀 수 있는 기회를 줄 테니....] 멈춰선 이군악의 팔을 잡고

이장진; [지금은 나를 도와서 한가지 일을 해줘야만 하네.]

이군악; [일?] 아쉬운 표정으로 여자들에게서 고개 돌리고

이군악; [무슨 일을 하려는데 도와달라는 건가?]

이장진; [내가 지금부터 하려는 건 사냥일세.] 의미심장하게 웃고

이군악; [사냥?] 흠칫!

이장진; [그것도 보통 사냥이 아니라 사람 사냥이지!] 음산하게 웃는 이장진의 얼굴 크로즈 업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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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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