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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三十九 章

 

            뜨거운 再會

 

 

 

“...!”

군무현은 무심한 표정으로 사라지는 대천성자의 뒷모습을 주시했다. 그때, 문득 천현우사가 조심스러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

사숙께서 직접 정의맹(正義盟)의 내실을 탐색하시려는 것입니까?”

그 말에 군무현은 의미모를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정의맹이라기보다 대천성자의 주위를 주시하려는 것이오.”

이어, 그는 뒤쪽을 향해 문득 가볍게 손짓을 해보였다.

순간, 스슥...! 한명의 여인이 바람처럼 나타나 군무현의 앞에 부복했다.

지존(至尊)!”

그녀는 일신에 착 달라붙은 짙은 흑색경장 차림이었다.

첫눈에 보기에도 대단한 미모의 소유자, 하나, 가시를 품은 흑장미랄까?

그녀의 전신은 칼날같은 예기가 어려있어 감히 범접지 못할 정도였다.

군무현은 흑의경장녀를 향해 지시했다.

소요장을 감시하라. 명심할 것은 절대 소요장의 인물들과 충돌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명심하겠습니다!”

흑의경장녀는 짧고 명확한 음성으로 대답했다.

물러가라!”

!”

스스스...! 흑의경장녀는 군무현에게 예를 취한 후 몸을 돌렸다.

그녀의 자취는 삽시에 유령처럼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 모습에 천현우사는 감탄의 표정을 지었다.

뛰어난 경공이군요!”

“...!”

군무현은 아무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환밀부(歡密府)!

구류천종의 칠십이파 중 일파(一派), 이는 모두 여인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뛰어난 인술(刃術)과 미모로 천하의 기밀을 모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흑의경장녀는 바로 환밀부주(歡密府主)였다. 그녀의 이름은 극밀환후(極密歡后)였다.

 

군무현은 천현우사를 향해 담담한 어조로 입을 열였다.

몇가지 진세로 신기곡을 세상과 단절시켜 드리겠소. 이후로는 누구도 신기곡을 귀찮게하지 못할 것이오!”

감사합니다. 하지만 사숙께서는 때때로 들르셔서 가르침을 내려주십시오.”

천현우사는 진정으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

물론이오. 신기황 어르신네께 얻은 지식이니 신기곡에 들려줌이 마땅하오!”

군무현의 그 말에 천현우사는 천하를 얻은 것 보다 더 마음이 든든해졌다. 그는 군무현을 바라보며 흡족함과 함께 진정으로 경외지심을 느꼈다.

(태산이시다. 이런 분을 존장으로 모신 것을 실로 신기곡의 흥복이 아닐 수 없다.)

그는 감탄과 신뢰의 표정으로 내신 그렇게 중얼거렸다.

 

X X X

 

자하곡(紫霞谷)!

천중산(天中山)의 깊은 곳에 자리한 신비절곡, 스으... 스으... 신비한 자하(紫霞)가 온통 곡 전체를 자욱하게 뒤덮고 있었다.

석양 무렵, 문득, 구워어 억! 한소리 거창한 붕명이 석양의 자하곡을 울려퍼졌다.

이어, 쐐 애액! 한차례 엄청난 폭풍이 일며 거대한 대천붕이 자하곡으로 쏜살같이 내려왔다.

자하곡의 방대한 분지, 콰콰콰... 대천붕은 가볍게 날개를 접으며 분지로 날아내렸다.

순간,

...!”

... 아니...!”

분지 중앙에서 수련에 열중하고 있던 백여 명의 장한들은 아연한 표정으로 입을 딱 벌리고 말았다.

그때, 스슥...! 대천붕의 등에서 일남일녀가 가볍게 지면으로 내려섰다.

군무현과 빙백염후, 바로 그들이었다.

그 순간,

가주(家主)!”

군무현을 발견한 장한들은 일제히 한쪽 무릎을 꿇으며 입을 모아 외쳤다.

일백명의 웅맹한 기상의 장한들, 그들은 바로 일백적룡검대(一百赤龍劍隊)였다.

그들은 군무현의 지시대로 이곳 자하곡으로 와서 무공을 연마하고 있는 중이었다.

(모두 태원(太原)에서 만났을 때보다 세 배 이상 강해졌다.)

군무현은 첫눈에 일백적룡검대의 놀라운 진보를 꿰뚫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어들 나시오!”

그의 한 마디에 일백적룡검대는 일사불란한 태도로 몸을 일으켰다.

그때,

형님!”

문득 한소리 맑은 소년의 음성이 분지를 울렸다.

이어, ! 자하별부 쪽에서 한 명의 다삼소년이 뛰듯이 달려나왔다.

남궁준하 바로 그였다. 그는 반가움을 금치 못하는 얼굴로 활짝 웃으며 다가왔다.

형님! 어서 오십시오!”

준하, 잘 있었느냐?”

군무현도 가볍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었다. 그 말에 남궁준하는 문득 짓궂게 웃었다.

헤헤... 준하는 잘 있었지만 누나가...”

그때,

준하야!”

가볍게 꾸짖는 듯한 여인의 음성이 들려왔다. 이어, 한 명의 자의궁장소부가 사뿐사뿐 다가왔다.

남궁혜미 그녀였다. 그녀는 다소 초췌한 모습이었다.

하나, 그녀의 크고 아름다운 두 눈에는 온통 반가움과 기쁨의 빛이 가득했다.

상공을 뵈옵니다!”

그녀는 군무현을 향해 날아갈 듯 절을 올렸다.

혜미! 초췌해졌구려!”

군무현은 미미하게 웃으며 남궁혜미의 몸을 부축해 일으켰다.

“...!”

그의 깊은 잔잔한 눈빛을 대하는 순간 남궁혜미와 작은 가슴은 갑자기 세차게 두방망이질 치기 시작했다.

(정인(情人)이시여... 진정 보고 싶었답니다!)

그녀의 눈망울이 어느 새 촉촉히 젖어들었다.

 

자하곡에는 그동안 여러 채의 전각이 늘어나 있었다.

일백 명의 적룡검대가 자하곡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칸의 아늑한 정실, 남궁혜미는 시선을 내리깐 채 군무현의 찻잔에 차를 따르고 있었다.

그녀의 행동은 무척 조심스러웠으며 정성이 깃들어 있었다.

쪼르르...! 찻잔이 가득차자 남궁혜미는 조심스럽게 그것을 군무현에게 받쳐 올렸다. 군무현은 단정히 찻잔을 받아들었다.

탁자를 마주한 두 사람, 하나, 방 안에는 그들 두 사람만이 아니었다. 언제나 그림자처럼 군무현을 따르는 빙백염후,

그녀가 여전히 의미없는 표정으로 다소곳이 군무현의 뒤에 앉아 있었다.

문득, 군무현은 담담하 어조로 입을 열었다.

천검혈사(天劍血師), 천대장은 왜 보이지 않소?”

천대장께서는 무림의 동정을 살피기 위해 출곡(出谷)하셨어요!”

남궁혜미는 지혜로운 혜안을 빛내며 청아한 음성으로 대답했다.

... 그럼 무림이 돌아가는 상황은 혜미도 알고 있겠군!”

.”

군무현은 잠시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다시 물었다.

그대는 어떻게 보오?”

남궁혜미는 그의 물음에 보석같은 두 눈을 지혜로 반짝였다.

대천성자가 천마궁에서 무림명숙들을 구했다는 사실이 아무래도 석연치 않은 것 같아요.”

혜미의 생각도 역시 그렇군!”

군무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어쩌면... 천마궁조차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르오!”

천첩의 생각도 그래요. 천마제군의 뒤에는 아주 큰 암영(暗影)이 도사리고 있는 듯 해요!”

남궁혜미 역시 동감이라는 듯 어두운 안색을 지었다. 두 사람의 추측은 거의 일치하고 있었다.

천핮일의 기남아(奇男兒)와 천하제일재녀(天下第一才女)가 아닌가?

군무현은 문득 창 밖을 바라보았다. 밖은 밤()이었다. 문득 그는 피로감을 느꼈다.

이제 그만 쉬고 싶구려.”

그말에 남궁혜미는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그럼 첩신은 이만...!”

하나, 일어서는 그녀의 손목을 군무현이 잡았다.

혜미도 이 방에서 자구려!”

그 말에 남궁혜미는 화들짝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저었다.

화예 언니와... 주무세요.”

그녀는 기어들어가는 음성으로 간신히 말했다.

화예와는 혜미같은 사이가 아니오!”

군무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남궁혜미 역시 빙백염후가 염시(艶屍)임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화예 언니가 계시는데 어찌...!”

그녀는 고개를 푹 떨구며 옷깃만 만지작거렸다. 그녀의 말에 군무현도 난처한 기색을 지었다.

염후가 한시도 본인의 곁에서 떨어지려 하지 않으니...!”

“...!”

남궁혜미는 안색을 붉히며 어찌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군무현이 남궁혜미의 몸을 번쩍 안아들었다.

... 어멋!”

남궁혜미는 당황성을 터뜨렸으나 이내 눈을 꼭 감고 말았다.

비단 휘장이 드리워진 침상, 군무현은 남궁혜미의 교구를 침상에 뉘였다.

...!”

남궁혜미는 자신도 모르게 세차게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빙백염후, 그녀는 여전히 침상 밖의 의자에 앉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인형처럼,

(), 그런 가운데 밤은 깊고 있었다. 그리고... 비단 휘장이 차츰 흔들리기 시작했다.

 

가을(), 어느새 자하곡에 가을이 찾아들었다.

자하곡 중앙의 분지, 십만평에 달하는 방대한 규모의 이곳은 본래 기화이초가 만발해 있었다.

하나, 지금은 연무장으로 완전히 개조되어 사방이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연무장의 뒤쪽은 우거진 수림(樹林)이었다. 그리고, 수림 사이로 십수 채의 그림같은 전각들이 보였다.

하나의 거대한 전각 앞, 대천붕이 거대한 날개를 접은 채 앉아 있다. 그놈은 홍옥처럼 투명한 눈을 껌벅이며 연무장을 내려다보고 있는 중이었다.

연무장에서는 일백적룡검대의 무공수련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그때,

천강대라검진을 펼쳐라!”

웅맹한 사자(獅子)를 연상케 하는 한 명의 장한이 우렁찬 음성으로 외쳤다.

순간,

차 핫!”

!”

일백적룡검대는 일제히 웅후한 기압성을 발하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스스스... 삽시에 십명 일조(一條)의 검진이 엷게 펼쳐졌다.

그들이 펼치는 진세는 가공지경이었다.

우르릉! 츠츠츠... 육합을 가득 메우며 무섭게 충천하는 검기(劍氣)! 그것은 천지사방으로 퍼졌다가 한순간 폭포수같이 일제히 쏟아졌다.

그와 동시에, 우 우웅! 심혼을 울리는 검명(劍鳴)이 뇌성처럼 사위를 진동했다.

실로 웅장하기 이를 데 없는 검진(劍陣)이었다.

군무현, 그는 연무장의 우측에 마련되어 있는 삼장 높이의 대() 위에 우뚝 서 있었다.

천강대라검진은 완벽하군!”

그는 뒷짐을 진 채 연무장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그의 바로 뒤, 두명의 여인이 다소곳이 서있다.

자의궁장 차림의 남궁혜미, 그리고 군무현을 그림자처럼 따르는 빙백염후였다.

연무장에서 일백적룡검대를 지휘하고 있는 인물은 천검혈사 천용학이었다.

문득, 군무현은 남궁혜미를 향해 지시했다.

십방철혈대진(十方鐵血大陣)으로 연결시켜 보시오!”

!”

남궁혜미는 다소곳이 대답하며 교수를 치켜들었다.

그 순간, 천용학은 군무현과 남궁혜미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고 돌아섰다. 이어, 그는 일백적룡검대를 향해 웅장한 음성으로 외쳤다.

십방(十方)이 검영(劍影)으로 덮이니!”

그의 외침을 받아 일백적룡검대가 일시에 소리쳤다.

철혈(鐵血) 이 폭풍(暴風)을 일으킨다!”

다음 순간, 우르 릉! 위 잉! 열 개의 천강대라검진이 일시에 확 퍼지며 합일(合一)된 거대한 진세를 형성하는 것이 아닌가? 실로 엄청난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콰르르 릉... 파파파팟! 섬전같은 검기가 창천을 난도질하듯 갈랐다.

천지간을 질타하고 가공할 소용돌이, 위 잉! 파파파 팍! 그 속에 휘말려 대기는 갈가리 찢겨 몸부림친다.

저돌적인 선풍! 아니, 그것은 검기(劍氣)의 폭풍이었다.

그와 함께, 찬란한 검화(劍花)가 무지개처럼 확 퍼져오르며 천라지망을 형성했다.

아아! 그것은 가히 필설로 형용할 수 없는 거대한 장관이었다.

십방철혈대진(十方鐵血大陣)! 그것은 신기황의 필생의 병진(兵陣)이었다.

백인(百人)으로 능히 일만인(一萬人)을 제압할 수 있는 절세병진!

그때,

어떠신지요?”

남궁혜미가 조심스럽게 군무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군무현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미세한 허점이 몇군데 보이나 짧은 기간의 수련에 비하면 훌륭한 성취하고 할수 있소.”

이어, 그는 천용학을 향해 번쩍 손을 들어 보였다. 그러자 적룡검대의 대장인 천용학은 고개를 끄덕이며 일백적룡검대를 향해 외쳤다.

해진(解陣)!”

그의 지시가 떨어지는 순간,

!”

일백적룡검대는 일제히 대답하며 진세를 거두었다. 이어, 그들은 일사불란한 태도로 그 자리에 도열했다.

군무현은 엄숙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제군들! 수고했다. 적룡팔대식(赤龍八大式)의 수련은 마친 것으로 알고 오늘은 적룡어강살을 전수하겠다!”

순간,

...!”

일백적룡검대의 호한(虎漢)들은 만면에 격동의 빛을 띄웠다.

적룡어강살! 그것은 과거 적룡대제를 있게 한 명실상부한 천하제일의 검학이 아닌가?

적룡세가의 혼()이 이어받은 일백적룡검대! 그들이 벅찬 감격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 순간 그들의 강철같은 눈빛은 더욱 강렬하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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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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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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