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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동굴 속

안으로 들어서다가 깜짝 놀라는 권완.

서문숙이 벽에 기대 앉아있는데 엄청나게 피를 토해서 앞자락이 완전히 피에 물들었다. 바닥에까지 피가 질척거리고

권완; [노야!] 기겁하며 다가가 앉으며 부축하고

미약하게 숨을 쉬는 서문숙. 죽어가고 있다

권완; (... 죽어가고 있어!)

권완; (배신자들에게 치명상을 입은 위에 난릉왕과 무리를 해가면서 싸운 바람에 속이 완전히 망가졌어!) 급한 대로 소매로 입가의 피를 닦아준다.

권완; (그나마 남아있던 생기도 아랫사람들에게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몸을 지탱하는데 써버리셨어!) 눈물이 배어나오고. 그때

서문숙; [... 서쪽 구석에 보면 쥐구멍이 보일 것이다.] 고개 숙인 채 힘없이 말하고. 흠칫 권완

서문숙; [그 속에 손을 넣어 오른 쪽을 더듬으면 손에 잡히는 고리가 있단다. 당겨 주겠느냐?]

권완; [!] 눈물 닦고 일어나고

서쪽의 벽으로 가보니 과연 작은 구멍이 있는데 새까만 쥐가 눈을 반들거리며 고개를 내밀고 있다.

쥐는 권완을 보고는 구멍 속으로 숨어버린다.

권완은 소매를 걷고 구멍 속에 손을 집어넣고

구멍 속에서 바닥에서 올라와 있는 동그란 고리가 있다.

손가락을 고리에 걸고 잡아당기고. 직후

덜컹! 갑자기 벽 속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나더니

쿠쿠쿠! 권완의 왼쪽 바닥이 아래로 비스듬히 내려앉으면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타난다.

권완; (이런 곳에 기관장치가 숨겨져 있을 줄이야!) 놀랄 때

서문숙; [그 아이를 데리고... 따라 오너라.] 비틀거리며 일어난다

권완; [노야!] 놀라는데

서문숙은 꼿꼿하게 일어서더니 계단을 걸어 아래로 내려간다.

권완도 청풍을 두 팔로 안아들고는 서문숙을 따라 내간다.

계단을 내려가자 복도가 나타나고. 하지만 복도는 얼마 안가 막다른 곳에 이른다. 문도 없고. 그냥 돌로 이루어진 벽이다. 벽에는 굵은 나무뿌리들이 흘러내린 촛농처럼 얽혀있다

권완; (막다른 곳인데...!) 둘러볼 때

벽 앞에 서서 무어라 주문을 외우고

스스스! 갑자기 벽을 덮고 있던 나무뿌리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여서 좌우로 비킨다. 나무뿌리들이 비키는 곳에는 작은 문이 있고.

권완; (나무뿌리들이 움직였어! 저것도 술법이겠구나!) 놀라고

서문숙이 먼저 문으로 들어가고 청풍을 안은 권완이 따라들어간다. 그러자

스스스! 나무뿌리들이 다시 움직여서 입구를 가려 버린다.

권완; (확실히 이 은행나무는 평범한 나무가 아니야!) 침 꼴깍

두 사람이 들어선 곳은 반구형의 공간. 사방의 벽은 나무뿌리들이 엉켜서 형성되었고 구석에 돌로 만든 침대가 하나, 중앙에는 살아있는 나무뿌리가 형성한 의자와 좌대가 각각 하나씩 있다.

서문숙; [그 아이를 침대에 눕히고 와라!] 좌대에 힘겹게 올라가 앉고.

권완; [...!] 고개 숙이고

청풍을 돌침대에 누인다. 여전히 정신을 잃고 있는 청풍

권완; (다시 만나면 그 즉시 죽여 버리겠다고 맹세했는데....) (어느덧 나도 모르게 이 사람에게 의지하고 있다!) 청풍을 내려다보고

권완; (비록 속아서라도 부부가 되기를 약소한 때문일까?) 한숨 쉬며 돌아서고

다시 서문숙 앞으로 가는 권완. 서문숙은 눈을 감은 채 필사적으로 상처를 다스리는 모습

권완; [노야!] 걱정이 되어서 묻고

서문숙; [이야기가 길어질 것이다. 앉거라!]

권완; [!] 좌대 앞의 의자에 앉고

서문숙; [너는 권씨세가의 무남독녀면서도 아들이 아니면 안 되고 가주가 될 자가 아니면 안 된다는 가법 때문에 술법을 배우지 못했구나.] 천천히 눈을 뜨고

권완; [지난밤까지만 해도 전 술법이란 게 옛날이야기 속 신선과 요괴들이나 하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권완; [하지만 이제는 우화등선(羽化登仙)도 당연히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서문숙; [술법은 어렵지 않다.] 끄덕

서문숙; [무공을 익힘에 있어 기()만 단련하면 무공에 그치나 정()과 혼()까지 단련하면 귀신과 요괴를 부릴 수 있으며 신()마저 단련하면 궁극의 조화를 얻을 수 있다.]

서문숙; [대체로 강호의 무공은 기를 단련하는데 그치기 때문에 조화경(造化境)에 이르지 못할 뿐이다.]

서문숙; [이는 한 걸음 더 나아가느냐 마느냐에 달린 것이지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는 아니다.]

권완; [술법을 알면 거대한 범선도 간단히 칼로 자르고 죽마(竹馬)를 타고 천공을 비상할 수도 있는데 사람들은 어찌하여 헛되이 무공이나 배우는 것인지요?] 난릉왕이 원수함을 토막 내던 장면 떠올리고

권완; [신선의 술()이 있고 부처의 도()가 정말 있다면 세상의 그 많은 도사와 스님들은 어째서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까?]

서문숙; [그것은 진리의 길이 등에 붙어있는 거울 같기 때문이다.]

<사람이 자기의 등에 있는 거울을 어떻게 보겠느냐? 어찌 스승 없이 따라갈 수 있는 진정한 도가 있겠느냐?> 등에 붙은 둥근 거울을 보려고 애쓰는 사람의 모습

<먼저 가는 이의 뒤를 따라가지 않는다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없느니라.> 일렬로 걸어가는 수많은 사람들. 각자의 등에 둥근 거울이 붙어있고 뒷 사람은 앞 사람의 등에 붙은 거울을 들여다보며 따라간다.

권완; [참된 스승이 많지 않기에 세상에 술법이 흔하지 않다는 말씀이신지요?]

서문숙; [사람이 아무리 지혜롭다한들 홀로 노력하고 애써봤자 그림자만 쫓으며 상상하다 일생을 그칠 뿐이다.]

서문숙; [하지만 진리의 길은 곧고도 곧아서 참 된 스승이 한 번 손을 들어 방향을 가리켜주면 혼자서도 능히 갈 수 있느니라.]

권완; [그럼 누구든지 참 된 스승을 만나 깨우치기만 하면 귀신을 부리고 요괴도 물리칠 수 있겠군요.]

서문숙; [무릇 사람은 천지 사이에서 태어난 만물의 영장(靈長)이거늘 어찌 귀신과 요괴가 굴복하지 않겠느냐?]

<사람이 귀신을 주목하면 귀신이 굴복할 것이요. 요괴를 주목하면 요괴 또한 굴복하느니라.> 도사 차림의 노인이 목검을 들어 가리키며 뭐라 외치고. 그 앞에서 수많은 귀신과 요괴들이 엎드리고 도망치는 모습

서문숙; [혹시라도 귀신과 요괴를 만나게 되면 그 형체와 모습을 한 곳도 빠뜨리지 않고 보거라.] [그리하면 귀신이나 요괴는 두려워 도망치거나 남아서 복종할 것이니라.]

권완; [술법의 요체(要諦)가 바로 보는 것인지요?] 눈 반짝

서문숙; [네가 천하이대재녀(天下二大才女)라는 세상의 평판이 옳구나.] 감탄하고

서문숙; [몇 마디 말로 이치를 깨닫는 능력은 결코 흔하지 않은 것이다.]

권완; [저는 그저 어리고 헛되이 배운 계집아이에 불과합니다!] 고개 숙이고

서문숙; [그렇지 않다.] [돌이켜보면 권가주의 복연(復緣)이 깊고 두터운 이유가 바로 너를 딸로 두었기 때문이니라.]

권완; [과분한 말씀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하온데...]

권완; [정과 혼을 단련하지 않아도 바로 보기만 하면 이매망량(魑魅魍魎)을 굴복시킬 수 있는지요?]

서문숙; [정과 혼을 단련하지 않고서 어찌 귀신과 요괴를 알아볼 수 있겠느냐?] 웃고

서문숙; [설혹 본다고 하더라도 어찌 그 진체(眞體)를 알 수 있겠느냐?] [이매망량과 마음이 지어낸 허깨비만을 볼뿐이지.]

서문숙; [게다가 귀신과 요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들을 바라볼 수 없게 만들며 사람은 바라보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해를 입게 된다.]

권완; [이제 보니 대원수께서는 제게 술법을 전수하고 계셨군요.] 비로소 깨닫고

권완; [하지만 아직 어리고 어리석기만 한 소녀가 술법은 배워서 어디에 쓰겠습니까?]

권완; [또 딸인 제가 술법을 배우는 것은 가법에 어긋난 일이기도 합니다.] 사양하지만

서문숙; [물론 네 아버지는 너를 가르쳐선 안 된다.]

서문숙; [그러나 노부는 더 이상 세가의 가주가 아니니 세가의 법에 얽매일 필요 역시 없다,]

권완; [대원수께서 소녀에게 이렇게까지 은혜를 베푸시려는 뜻을 모르겠습니다.] 한숨

서문숙; [인연은 난마(亂麻)같아서 곤궁한 때에 이르면 반드시 새 인연을 만나게 되는 법이다.]

서문숙; [내가 죽음에 이르러 너를 만났고 너 또한 지금이 곤궁한 때이니 이 말이 옳지 않겠느냐?]

권완; [하지만 소녀는 저 사람에게서 대답을 듣기 전에는 대원수께 아무 것도 답하지 못함을 용서하십시오.] 청풍을 돌아보고

서문숙; [정신을 차린 줄 알고 있다. 일어나라!] 청풍을 보고

청풍; [에구 들켰네!] 머리 긁적이며 일어나고

청풍; [이래서 늙은 생강들은 상대하기가 까다롭다니까!] 궁시렁대며 침대에서 내려서려고 걸터앉는데

그러다가 흠칫 청풍

권완이 바로 앞에 서있다. 양손에는 곤오용봉채를 들고 있고

청풍; [.... 소저!] 억지로 웃는데

! 그런 청풍의 목에 겨눠지는 곤오용봉채중 하나. 눈이 띠용

권완; [마침 두 개입니다. 그대와 나의 피를 섞지 않아도 되도록!] 다른 곤오용봉채로는 자기 목을 겨누며 말하고. 표독한 분위기

권완; [이제 우리 두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그대의 말 한마디에 달렸습니다.]

권완; [대답을 들은 후에 그대를 죽이고 나도 죽을 것인지, 그대만 죽이고 나는 살 것인지,] [그도 아니면 나만 죽어서 이승에 한을 품은 원귀가 될 것인지를 결정할 것입니다.] 아주 살벌

청풍; (... 장난이 아닌데!) 소름이 오싹

권완; [그대는 나를 모욕했습니다.] [시정의 잡배들이나 함직한 무례한 행동으로 내 정절을 해치고 일생을 수치심에 사로잡혀 살게 만들었습니다.] 노려보고

청풍; [... 사과할께!] 비지땀을 흘리며 눈치를 보고

권완; [무어라 해도 나는 그대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주르르 눈물이 흐르고

두근! 순간 청풍의 가슴이 세차게 요동치고

청풍; (아름답고도 가엽다!)

청풍; (내 생각없는 행동이 이토록 가련하고 어여쁜 여자의 일생을 망쳤구나!) 멍해지고

권완; [마땅히 그대를 보는 순간 내 손으로 죽였어야했으나....] [그러지 못한 것은 그대에게 거푸 빚을 졌기 때문입니다.] 눈물 흘리며 청풍을 내려다보고

권완; [이제 묻겠습니다. 그대는 악인(惡人)입니까?]

청풍; [... 착하다고는 장담 못하는데....!] 눈치 보고

권완; [그런 뜻이 아닙니다! 마공을 익혔는가 묻는 중입니다.]

청풍; [마공?] 뭔 소린가 하고

권완; [지난밤 그대는 인간이 아닌 듯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아무도 어쩔 수 없던 난릉왕의 본체를 간단히 터트려 버렸습니다.]

권완; [하지만 난릉왕을 물리친 그 힘은 무시무시한 마기를 품고 있었습니다.]

청풍; [.... 나도 어찌 된 영문인지 몰라.]

청풍; [난릉왕이 내 목을 졸랐기 때문에 걷잡을 수 없이 화가 났었다는 것만 기억나.]

권완; [그대는 정말 인성을 상실하게 하는 마공을 수련했거나 마신(魔神)을 부르는 술법을 익힌 적이 없나요?]

청풍; [다른 건 몰라도 난 거짓말은 안해! 믿어줘!] 애원하고

권완; [아무래도 나는 그대를 죽일 수 없군요.] ! 서글프게 웃으며 청풍의 목에 대었던 곤오용봉채를 거두고

권완; [그대가 밉기는 하지만 은혜를 베푼 은인이기도 하니 밉다는 이유만으로 죽일 수는 없겠지요.]

권완; [만일 그대가 나쁜 사람이거나 나쁜 무공, 술법을 익혔다면 그대를 죽이고 나도 따라 죽을 작정이었습니다.]

권완; [이제 그대를 죽일 수 없게 되었으니 제가 죽느냐 사느냐만 남았군요.] 곤오용봉채를 목에 좀 더 깊이 찔러 넣는다.

주르르! 목 아래로 곤오용봉채의 끝이 파고 들며 피가 흐르고

청풍; [그러지 마!] 기겁하며 일어서지만

권완; [제 목숨입니다. 그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청풍; [젠장! 내가 어떻게 하면 자기가 살 수 있는 건데?] 애원하고.

권완; [그대는 내게 지은 죄를 갚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나요?] 눈 반짝

청풍; [할게! 할게!] [무엇이든지 한다구!] 고개를 연달아 세 번 끄덕.

권완; [좋아요! 그럼 저를 아내로 맞아들여서 평생 한 눈 팔지 않겠다고 맹세하세요!]

청풍; [맹세할게! 일부종사, 아니 일처종사(一妻從事)할게!] + (우히히히! 이런 조건이라면 백번이라도 들어줄 수 있다 뭐!) 내심 웃지만

권완; [말만의 맹세는 믿을 수 없어요!] [손가락을 하나 뜯어내서 제게 증표로 주세요.]

청풍; [?] [손가락을 뜯어달라고? 자르는 것도 아니고?] 띠용

혀를 차는 서문숙

권완; [그 정도의 결의도 바탕이 되지 않는 맹세는 신뢰할 수 없어요!] 단호

청풍; [... 알았어!] 비지땀을 흘리며 왼손 새끼손가락을 움켜잡고

곤오용봉채를 자기 목에 댄 채 유심히 보고 있는 권완

청풍; (생살을 뜯어내는 거니까 엄청 아프겠지?) 겁에 질려 식은 땀

청풍; (하지만 뭐 그동안의 실수도 용서받고 저렇게 예쁜 마누라까지 얻는 대가니까 감수해야지!) 우직! 이를 악물고 새끼 손가락을 확 잡아뜯는다

청풍; [크악!] 왼손 쳐들며 비명을 지르고. 새끼손가락이 뜯겨나간 상처에서 피를 부리며 비명을 지르고

[!] 눈 부릅뜨며 보는 권완

청풍; (으으으! 까무라칠 듯이 아프네!) (... 하지만 기왕에 이렇게 된 거 끝까지 그럴 듯하게....!) 눈물 찔끔 거리며 오른손에 든 자기 새끼손가락을 권완에게 내밀고

청풍; [... 받어!] [... 이게 내 마음이야!] 억지로 웃음. 눈물도 나지만

권완;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곤오용봉채를 목에서 떼며 청풍의 앞에 무릎을 꿇고

권완; [그대의 마음을 알았으니 제 나머지 삶은 그대에게 바치겠어요!] 손으로 청풍의 상처 난 왼손을 움켜쥐어 지혈을 해주고

청풍; (으으으! 예쁜 마누라 얻는 건 이렇게도 힘든 일이구나!) 눈물 줄줄. 그때

서문숙; [쯧쯧! 그만들 하고 이리 오너라!] 한숨

돌아보는 청풍과 권완

서문숙; [서둘러라. 우리는 피차 시간이 많지 않다.]

권완; [!] 대답하고 청풍을 부축하여 서문숙 앞으로 가는 권완

서문숙; [손가락을 이리 내라!] 손 내밀고

청풍; [... 여기 있어요!] 울살 지으면서 손가락을 내밀고

서문숙; [진정을 보이기 위해 손가락을 뽑은 것은 장한 일이다.] 청풍의 왼손도 잡고

서문숙; [하지만 신체를 훼손하는 것은 뼈와 살을 주신 부모님께 불효하는 일이기도 하다.]

권완; [소녀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고개 숙이고

서문숙; [우리 사이의 인연이 각별하니 너희들을 불효자로 만들 수야 없지!] 말하며 청풍의 손가락을 잘린 상처에 댄다. 직후

! 손가락이 뽑힌 상처와 잘려진 손가락 상처 단면이 빛이 나더니

츠츠츠! 두 상처 부분이 마치 끈끈이처럼 달라붙는다.

(... 상처가 다시 이어지고 있어!) (술법이구나!) 놀라는 청풍과 권완

치치치! 이윽고 연기가 나며 완전히 원래대로 달라붙는 청풍의 손가락

서문숙; [어떤지 확인해 봐라!] 손을 떼고

청풍; [통증이 좀 남아있긴 한데....!] 손가락을 까딱 거려 보고

청풍; [완전히 달라붙었어요. 움직임에도 무리가 없구요.]

서문숙; [그래도 당분간은 무리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해라.] [뜯겨졌던 살과 근육이 완전히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제법 걸린 것이다!]

청풍; [고맙습니다 노야.]

서문숙; [고마워할 것 없다.] [손가락을 붙여준 대가로 너는 노부가 팔십 평생 짊어지고 살아온 짐을 대신 짊어져야만 한다!]

청풍; (이 영감이 시작부터 겁을 팍팍 주네!) 침 꼴깍

서문숙; [노부는 오늘밤 달이 뜨는 것을 보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내 평생의 술법과 심득을 전하기엔 긴 시간이 못 된다.]

서문숙; [빠듯한 시간이지만 먼저 노부와 이 은행나무 사이의 인연을 말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천장을 뒤덮은 뿌리를 올려다보고

청풍; [시간이 없다면서 기껏 은행나무하고의 인연이나 늘어놓을....!] 말하다가 찔끔

권완이 째려보고 있다.

청풍; [아니 뭐! 말이 그렇다는 거지!] 삭 죽어서 서문숙 앞쪽의 좌대에 앉고

서문숙; [물론 기껏해야 은행나무다.] [하지만 조물주가 만든 것 치고 의미와 가치가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법이니라!]

청풍; [...!] 삭 죽어서 권완의 눈치를 살피고. 이하 서문숙의 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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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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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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