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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일해; [난릉왕! 내 딸을 내놔라!] 악을 쓰며 날아오고

난릉왕을 태운 백마가 허공을 선회하며 권일해 쪽으로 돌아선다.

권일해; [크아아!] 두 눈이 백열된 채 맹렬히 돌진하며 칼을 휘두를 자세를 취하고

! 난릉왕의 보검도 하늘 높이 쳐들려진다. 보검에서 강렬한 검기가 일어나 구름에까지 이르고

권일해; (저자의 이번 일격은 피할 수 없다!) (나 권일해! 오늘 이곳에서 생을 마쳐야하겠구나!) 이를 악물며 난릉왕을 향해 칼을 휘둘러간다.

! 난릉왕도 강력한 검기를 일으킨 보검으로 권일해를 내리치려 한다

권완; (안돼!) 물방울에 갇힌 채 절망

권완; (아버님이 돌아가신다!) 차마 못 보고 눈 질끈 감는데

[!] 막 권일해를 치려던 난릉왕의 눈이 부릅

! 갑자기 물속에서 거대하고 시커먼 손이 확 치솟는다. 집채만하다. 바로 암흑철수인데 실제 암흑철수가 아니고 암흑철수에서 뿜어지는 마기다

난릉왕; [이 정도로 강력한 마기(暗黑魔氣)라면...!] 경악하며 피하려 하지만

콰득! 그대로 난릉왕과 말을 움켜잡아 버리는 거대한 검은 손

히히힝! 비명 지르는 말

콰득! 말과 난릉왕을 함께 움켜쥐어 뭉개버리는 거대한 검은 손

난릉왕; [.... 암흑철수(暗黑鐵手)!] 거대한 검은 손에 움켜쥐킨 채 비명 지르고

난릉왕; [암흑철수가 세상에 나왔구나!] 빠져나오려고 용을 쓰며 외치고. 하지만

콰득! 완전하게 손아귀로 뭉개버리는 검은 손. 직후

! 암흑철수의 수중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난릉왕과 말의 몸이 철갑만 남기고 그대로 폭발한다. 마치 중세의 기사들과 말같다.

크아아아! 악령같은 것이 난릉왕의 몸에서 빠져나가며 악을 쓰고

슈우! 사라지는 악령. 직후

! 권완을 가두고 있었던 물방울이 터져버리며 자유의 몸이 되는 권완.

휘청이며 떨어져서 물 위에 뜬 제법 큰 파편에 올라서고. 직후

스스스! 흐려지는 검은 손. 사라진다

투툭! 첨벙! 그와 함께 난릉왕과 그의 말의 몸에 둘러쳐져 있던 갑옷들이 부서져서 강물에 빠진다. 헌데 시체가 없다

권완; (... 시체가 없어!) (설마 지금까지 허깨비와 싸웠단 말인가?)

완전히 사라지는 거대한 검은 손

권일해; [권아!] 휘릭! 권왼이 선 파편으로 내려서고,

권일해; [네가... 네가 어떻게 여기 있는 것이냐?] 권완의 양쪽 어깨를 잡으며 흥분

권완; [전후를 다 말씀드리자면 기옵니다!] 말하며 급히 주변을 둘러보고. 권일해도 흠칫하며 딸의 어깨를 놔주는데

스스! 근처 물 속에서 시커먼 그림자가 솟아오른다

촤아! 이어 반듯하게 누운 자세로 물 위로 솟아오르는 그 그림자는 바로 청풍이다. 기절했다.

권완; [공청풍!] 눈 부릅. 이를 바득 갈고.

권일해; [아는 젊은이냐?] 뒤에서 묻고

권완; [! 이자로 인해서...!] 말하다가 눈 부릅 입을 다문다

오싹! 한기가 돌고

츠츠츠! 청풍의 몸을 휘감고 있는 칙칙한 기운

권완; (... 이토록 지독한 마기라니....!) 부르르 떨고

그러다가 다시 눈을 치뜬다

츠츠츠! 청풍의 오른팔이 시커먼데 마치 비늘로 덮인 것같다. 물론 암흑철수다. 헌데

스스스! 권완이 보고 있는 동안에 암흑철수가 급격히 투명해지고 있다. 그러다가

! 완전히 사라지는 암흑철수

권완; (... 손에 끼고 있던 장갑이 사라졌어!)

<네겐 또 무슨 비밀이 있는 것이냐 공청풍!> 권완의 당혹 배경으로 여기저기서 생존자들이 그녀 주위로 모여든다. 잔해에 올라타는 자도 있고. 부서졌으나 아직 완전히 침몰하지 않은 배에서 나오는 자들도 있고. 모두 놀라서 권일해와 권완 부녀를 보고 있다. 그 중에는 한검호도 있고

그러다가 어딘가를 손짓하며 환호하는 생존자들

부도신궁이 양팔에 사마이극과 차불노를 안고 물속에서 뛰어오른다

조금 떨어진 곳에도 잔해가 떠도는데. 그 잔해 위에 서문숙이 누워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한검호가 원수함 안에서 보았던 그 큰 고양이가 앉아서 서문숙을 내려다보고 있다. 이 고양이가 사실은 천년 묵은 호랑이다. 평소에는 고양이처럼 작아져 있다가 분노하면 거대한 호랑이가 된다.

<목숨 빛을 두 개나 졌으니 원한을 갚는 것은 더욱 더 어려워졌구나!> 위의 장면 배경으로 권완의 탄식

 

#84>

-상해(上海) 아침,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자리한 넓은 포구. 포구에는 수많은 배들이 정박해있고. 바다로 나가는 화물선, 바다에서 돌아오는 어선,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등등 아침부터 북적댄다

정박해있는 배 중 한 척. 바로 청풍과 권완이 탔던 그 배다. 배에서 사람들과 짐이 부산스럽게 내려지고 있다. 지켜보는 선장

마지막 손님이 내려가고

선원1; [선장님! 화물과 선객이 모두 하선했습니다!] 나이 든 선원이 주변 살피며 말하고

선장; [도선교(渡船橋)를 치우고 주변을 정리하도록!] 끄덕

선장; [갑판 위에 감시도 더 세워라. 기웃거리는 것들이 있으면 곤란하다.] 돌아서고

선원1; [!] 고개 숙이고

선실로 들어가는 선장. 선원1은 남아서 젊은 선원들을 배의 여기저기에 배치시킨다. 선원들은 도선교도 배 안으로 끌어들이고

갑판 아래로 통하는 계단을 내려가는 선장

계단 아래 선실 입구에 선원들이 무기를 들고 서있다가 고개를 숙인다

선장; [혹시 아직 내리지 않은 자가 있는지 둘러봐.] [간혹 쥐새끼처럼 숨어든 것들이 내리지 않아서 뜻하지 않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니까.] 선실로 들어가며 지시

대답하고 여기저기 배 안을 살피는 무사들

선실로 들어서는 선장. 선원1도 따라 들어온다.

등불이 켜진 선실 안에는 나이 든 선원들 서너명이 모여 있다가 긴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다. 선실 중앙에는 넓은 탁자. 탁자 위에는 천으로 덮어놓은 사각 진 상자들이 몇 개 놓여있다.

선장; [확인했지?] 따라 들어온 선원1에게

선원1; [! 지금 배 안에는 우리 경신방의 형제들뿐입니다!] 문을 닫고

선장; [좋다. 천을 걷어라!]

상자 옆에 있던 자가 천을 치운다

천을 걷어내자 나타나는 것은 일곱 개의 상자. 그리 크지는 않다. 한 면이 50쎈티쯤 되는 직육면체의 상자들인데 쇠로 만들어진 듯한 재질. 크기도 전부 같고. 다만 상자 위에는 () () () 四 五 六 七 등의 숫자가 차례로 적혀있다. 상자의 한쪽에는 엄지 손가락만한 구멍이 하나씩 뚫려있고

선장; [볼수록 기괴한 물건들이군!] 살핀다

선장; [대체 이 상자들의 용도가 뭘까?] [이어붙인 틈새가 없는 걸로 봐서는 쇳물을 틀에 부어 찍어낸 것 같은데...!] 이리저리 살핀다. 모두들 같이 살펴보고

선원3; [... 노대! 정말 이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겁먹은 표정으로 속삭이고

모두들 흘깃 3을 본다. 선장만 상자 살피는데 전념하고

선원3; [이 상자들은 천하칠대고수(天下七大高手)중 한 명인 천동대협(天瞳大俠) 이산굉(李山宏)의 물건인데....!] [함부로 손댄다는 것이 영 께름직합니다.]

선원3; [혹시라도 천동대협이 알게 되면 날벼락이 떨어질 수도......] + 선장; [상방주(上幇主)님의 특명이다.] 상자를 차례로 살피면서 말을 막고

선원들 흠칫

선장; [나라고 천동대협 이산굉의 무서움을 모르겠느냐?] [또 이것들이 그의 물건이라는 게 마음에 걸리지 않는 것도 아니다.] 고개를 들고

선장; [그러나 상방주님께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것들의 정체를 확인한 후에 넘겨주라고 지시하셨다.] 옆에서 내민 등불을 받아든다

선원1; [상방주님께서도 예의주시하셨다면 예사 물건은 아니겠습니다.]

선원2; [당연하지! 지난 삼십년간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는 천동대협의 것인데 예사로운 물건일 리 없잖느냐?] 등불을 상자에 들이대고 요리 조리 살피고

선원1; [헌데... 천동대협은 왜 표국을 통하지 않고 우리 경신방(鯨神幇)의 배를 이용해서 이것들을 옮겼을까요?]

선장; [천동대협 정도의 거물이 하는 일을 우리같은 하수들이 어떻게 짐작할 수 있겠나?]

선장; [다만 상방주께서 이 물건의 운송을 맡기 위해 적잖은 금은을 뿌렸다는 말을 들었을 뿐이다.]

선원3; [... 그럼 우리는 확인만 해보고 용화사(龍華寺)에 가져다주면 되는 거겠지요?] 여전히 겁에 질려서

선장; [네놈은 주둥이 좀 닫고 찌그러져 있어!] 돌아보며 버럭 화를 내고

찔끔 선원3

선장; [뱃사람 노릇 한 게 이십 년도 더 되었으면서 여전히 겁이 그렇게 많은 거냐? 못난 놈 같으니...!] 선원3을 흘겨보고

선원3; [... 노대! 소제가 겁이 좀 많기는 하지만 이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요!] 얼굴이 벌개져서 항변을 하고

선장; [이유? 뭔 이유?] [겁이 많은 데도 이유가 있냐?] 비웃고. 다른 놈들도 비웃고

선원3; [나 난...... 천동대협 이산굉을 직접 본 적이 있소.] 겁에 질려서

[천동대협을 직접 봤어?] [언제 어디서?] 다른 자들 비로소 흠칫.

선원3; [내 고향이 연주탄(嚥州灘)이라는 건 모두들 알거요.] [작년 명절에 동생을 보러 고향에 갔다가 이산굉을 보았소.]

모두들 긴장하고

선원3; [당시 이산굉은 연주탄 일대에서 악명 높던 수적(水賊) 무리 장도채(壯島寨)를 단신으로 쓸어버렸었소.]

<천동대협 이산굉은 채 한 시진이 안되어서 오백명이 넘는 수적들을 때려죽였으며.... 장도채의 채주인 과산삼권(過山三拳) 곡거술(曲巨鉥)은 사로잡아서 쇠줄로 묶어 개처럼 끌고 다녔소.> 강가에 자리한 도적들의 소굴. 문이 박살 나있고 마당에는 수많은 시체들이 널려있다. 그 중간에서 얼굴의 다른 곳은 안 보이고 오직 두 눈만이 횃불같이 빛나는 거인이 거대한 쇠몽둥이를 짚고 우뚝 서있고 그 앞에 털북숭이 산죽두목이 엎드려서 애원하고 있다. 이미 심하게 얻어터져서 피투성이. 한쪽 구석에는 여자들과 아이들이 겁에 질려 떨고 있고

<천동대협에게 사로잡힌 곡거술은 네발로 기어서 인근 마을을 모두 돌며 자기의 죄를 큰 소리로 외쳐야만 했소.> 목에 쇠사슬이 묶인 채 기어 다니며 울부짖는 산적 두목. 그자의 목에 매인 쇠사슬을 쥐고 따라가는 거인. 여전히 두 눈만 횃불처럼 빛난다.

<마지막으로 곡거술을 끌고 우리 마을에 도착한 천동대협은 <나 이산굉은 남의 것을 탐하는 자를 가장 미워하고 남을 속여 이득을 얻는 자를 가장 경멸한다. 너는 이 두 가지에 모두 해당하니 죽어 마땅하다!>라고 외치고는 그자를 때려죽였소.> 쇠 몽둥이를 높이 쳐들어 산적 두목을 때려죽이려는 천동대협의 모습. 공포에 질려 올려다보며 애원하는 산적 두목. 장소는 어느 마을의 번화가. 많은 사람들이 둘러서서 구경하고 있다. 그들 중에 선원3도 끼어있다.

[... 과산삼권 곡거술이라면 녹림도상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거물이었는데...!] [그러고 보면 천동대협 이산굉에게 박살난 문파가 한 둘이 아니지!] 선원들 겁에 질리고

선원3; [나도 남을 속이고 남의 물건을 빼앗은 적이 여러 번 있소.]

선원3; [하지만 천동대협을 본 이후로는 감히 나쁜 짓을 할 엄두를 못 내게 되었소.] [그럴려고 할 때마다 천동대협이 생각이 났고, 그의 모습만 떠올려도 간담이 오그라들었기 때문이오.]

[자네가 언제인가부터 소심하고 겁이 많아졌다 했더니 천동대협을 본 때문이었군!] 다른 선원 끄덕

선원3; [노대도 이산굉에 대한 이런 말을 들어봤을 것이오. <천동대협을 부르면 천동대협이 나타난다!>는 말을!] 선장에게

찡그리는 선장

선원1; [... 천동대협 이산굉이 그렇게 무섭게 생겼던가?]

선원3; [천동대협의 천동이 하늘()의 눈()이라는 뜻임은 다들 알 거요.] 둘러보고

[그렇다더군!] 끄덕이는 사람들

선원3; [별호 그대로 천동대협의 눈은 정말로 크고 부리부리했소.]

선원3; [마치 눈에서 벼락이 쏟아지는 것 같았고 무엇이든 꿰뚫어 보는 것 같았으며, 소문대로 천리 밖을 볼 수 있는 사람 같아 보였소.] 말하는 선원 3의 뒤로 이목구비 중에서 오직 빛나는 두 눈만 보이는 거인의 실루엣이 떠오른다

선원1; [... 그럼 그가 호위도 없는 우리 경신방에 물건을 맡긴 것도 멀리서 다 볼 수 있기 때문이겠군.] 겁에 질려 주위를 두리번

[... 노대! 우리 그만 둡시다.] [... 그럽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천동대협이 우릴 보고 있을지 모르오!] 다른 놈들도 겁에 질리고

선장; [멍청한 것들!] 버럭 고함

모두들 찔끔.

선장; [네놈들도 알다시피 여기로는 빛 한 줄기 못 들어온다.] [이산굉이 정말 천리 밖에서 보는 재주가 있다 해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선장; [설령 그가 달려온다 해도 우리에겐 배가 있으니 바다로 나가버리면 된다.] [멀리 조선이나 유구(琉球;오키나와)에 가서 이삼 년 있다가 온다면 무슨 재주로 그가 우리를 죽일 수 있겠느냐?]

[.. 하긴!] 겁에 질렸던 선원들 얼굴이 조금 풀리고.

선장; [경신방에 몸을 담고 있으면서 상방주님의 명을 거역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죄를 범하는 것인지는 알고 있겠지?] 눈 부라리고

선원들 움찔

선장; [우리가 무서워해야 할 건 이산굉이 아니라 바로 상방주님이시다.] [부모와 처자식을 모두 죽게 하고 싶으면 마음대로들 해라.] 코웃음치며 다시 상자 쪽으로 돌아서고

서로 눈치 보는 선원들

선원1; [노대의 말이 옳네.] [미적거릴 것 없이 빨리 보고 용화사에 가져다주자고.] 역시 상자 쪽으로 달려들고

[... 그럽시다!] [빨리 해치웁시다!] 우르르 상자에 달려들어서 하나씩 맡아서 살핀다.

들어서 흔들어 보는 놈, 구멍으로 안을 들여다보는 놈, 송곳을 구멍에 넣어 휘저어보는 놈, 망치로 두들겨 보는 놈 등등

선원1; [노대! 이건 큰 망치로 깨뜨리지 않고는 안을 살펴 볼 수가 없겠소.] 선장을 돌아보고

선원1; [더 이상 우리 재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것 같은데....] 선장도 역시 상자 하나를 붙잡고 귀를 기울이며 통통 두들겨 보고 있는 중이다.

선장; [잔소리 말고 이걸 열어볼 방도나 생각...!] 덜컹! 신경질 내는데 갑자기 선실의 문이 열린다.

선장; [명령할 때까지 문 열지 말란 말 못 들었어?] 버럭 고함치며 돌아보고. 다른 놈들도 고개 돌려 입구 쪽을 보는데

! 열려진 문 밖이 아주 환하다. 마치 강렬한 헤드라이트를 비추는 것 같은데 그 빛 속에 누군가 우뚝 서있다.

[!] [... 누구냐?] 모두들 눈이 부셔 팔로 눈을 가리며 비틀. 직후

! ! 무언가 빛줄기같은 것들이 방안의 인간들을 휩쓸어버린다

[!] [케엑!] 일제히 비명을 지르며 몸이 토막 나서 죽는 방안의 인간들.

퍼퍽! ! 나뒹구는 자들. 헌데

푸시시시! 그자들의 몸뚱이는 마치 강한 불에 노출된 종이처럼 말라비틀어지고

푸스스스! 먼지가 되어 날아가는 시체의 살가죽들

스으! 이윽고 빛이 사그라 들고. 방안에는 해골들만 나뒹굴고 있는 게 드러난다. 그리고

백영; [경신방의 상방주 형파(荊把), 그 늙은이가 간덩이가 부었군.] [감히 천동대협의 물건에 손을 대다니... 후후후!] 스으! 빛이 사그라드는 문간에 우뚝 서있는 인물. 서른살 사량의 서생인데 온몸에 하얀 옷을 입었고 머리에도 하얀 띠를 둘러 아주 멋들어지다. 허리춤에는 검을 한 자루 차고 있다. 전형적인 풍류한량처럼 보인다. 얼굴에도 항상 미소를 띠고. 하지만 이 인물 백영은 십대세가 가주들에 필적하는 실력자다.

백영; [천동대협의 눈이 천리 밖을 볼 뿐 아니라 손이 천리 밖을 휘어잡는다는 건 몰랐을 것이다!] 웃으며 부채를 쥔 손을 상자들을 향해서 흔들고

둥실! 떠오르는 상자들

백영; [감히 딴 생각을 품은 대가는 머잖아 치루게 될 것이다 형파!] 웃으며 돌아선다

방 밖의 복도에는 선원들이 토막 나서 죽어있고

백영이 걸음을 옮기는 데 따라서 상자들이 둥둥 떠서 따라간다

 

잠시후. 따각 따각! 마차 한 대가 포구를 떠난다. 마부석에는 여전히 웃고 있는 백영과 죽립을 눌러쓴 마부가 타고 있고. 마차 뒤쪽에는 경신방의 배가 보인다. 하지만 갑판에는 선원들이 보이지 않고

휘장이 조금 들린 마차 안에는 상자들이 쌓여있는 게 보인다

백영; [정오까지는 용화사에 닿아야하네! 서두르게나!]

고개 끄덕이는 마부

마부; [이랴!] 채찍질을 하고

히히힝! 울면서 속도를 내는 말

웃으면서 뒤를 향해 손가락을 퉁기는 백영. 그러자

! 갑자기 폭발이 일면서 경신방의 배가 불길에 휩쌓인다

[! 불이다!] [새벽에 도착한 경신방의 배에서 불이 났다!] 사람들 놀라서 보고

그 불길을 배경으로 웃으며 멀어지는 백영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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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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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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