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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낮. 어느 산. 계절은 봄이다.

휘익! 날아가는 눈빛이 날카로운 청년. 무기는 검이다.

청년; (젠장...) 이를 악물고

청년; (벌써 사흘째다. 도대체 어떤 자가 이렇게 집요하게 날 살피고 있는 것인가?) 땀을 흘리며 곁눈질로 뒤를 살피면서 날아가고

<먹이를 노리는 맹수같은 눈빛이 사흘 전부터 따라다니는데... 아무리 노력을 해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청년의 뇌리로 떠오르는 누군가의 살벌한 눈 한 쌍

청년; (우리 마교(魔敎)의 숙적인 배교(拜敎)의 인간인가?)

청년; (오냐! 언제든지 나타나라! 교주님의 친위대인 백야마검사(白夜魔劍士)의 무서움을 알게 해줄 테니...) 억지로 용기를 내며 달리고. 그때

[!] 눈 부릅뜨는 청년

슥! 앞쪽 산길. 숲에서 길로 나서며 그자를 돌아보는 인물. 키가 2미터 가깝고 보디빌더같은 육중한 체격의 인물인데 얼굴을 면사로 가리고 있다. 손에 검을 든 이 인물은 제왕성의 성주인 무애검조의 세 제자들중 첫째인 천검 뇌공량이다.

청년; (그자다!) 화악! 급정거하고

면사 위로 드러난 뇌공량의 눈 크로즈 업. 배경으로 청년의 생각 나레이션. <지난 사흘간 집요하게 날 따라다닌 눈의 주인!>

청년; [목적을 밝혀라!] 스릉! 검을 뽑고

청년; [그동안 왜 날 따라다닌 것이냐?]

뇌공량; [마교 교주의 친위대인 백야마검단(白夜魔劍團) 소속 주문휘(朱文揮)!] 스릉! 검을 뽑으며 다가오고

청년; (내가 누군지 알고 있다!) 눈 부릅

뇌공량; [본좌와 삼초를 겨뤄보자!] 왼손을 품속에 넣고

뇌공량; [만일 본좌의 삼초를 견디어낸다면...] 품에서 꺼낸 손에는 돈다발이 하나 들려있다. 복잡한 문양에 둘러싸인 <壹百兩>이란 글이 보이는 돈 백장 묶음

뇌공량; [일만냥의 전표(錢票;지폐)를 주겠다.] 품에서 꺼낸 그 돈 다발을 들어 보이고

청년; [반대로 내가 질 경우 원하는 게 있다는 소리로 들리는군!] 돈 다발을 힐끔 보며

뇌공량; [바로 그렇다!] 툭! 고개 끄덕이며 돈 다발을 자신들 사이에 던지고

뇌공량; [본좌가 이기면 본좌의 질문 한 가지에 솔직하게 대답해주면 된다.] 말하면서 면사 위로 드러난 눈을 음산하게 번뜩이고

청년; [왜 내가 당신과 싸워야하는데...?] 곁눈질로 돈 다발을 보고

뇌공량; [맞서지 않으면 죽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쿠오오! 스윽! 조금 쳐드는 뇌공량의 검에서 폭풍같은 기운이 뿜어지고

청년; (가... 가공!) 오싹! 숨을 멈추고

청년; (허세가 아니다!) (이자는 나를 간단히 죽일 수 있는 실력을 지녔다.) 식은땀 흘리며 검을 겨누고

뇌공량; [사정은 봐주지 않는다.] [살고 싶으면 전력을 기울여서 본좌를 상대해야할 것이다.] 지잉! 뇌공량의 검이 진동하고

청년; [삼초의 약속은 지켜라!] 치치칙! 역시 빛을 뿜어내는 검으로 뇌공량을 겨누면서

뇌공량; [일구이언(一口二言) 이부지자(二父之子)!] [어머니를 욕되게 할 생각은 없으니 안심해라.] 음산하게 웃고

청년; (자칫하다가는 저자의 단 일초도 견디지 못하고 죽을 수도 있다.) 식은땀

청년; (어쩔 수 없이 교주님께서 가르쳐주신 무명살초(無名殺招)를 처음부터 써야만 한다.) 지잉! 검의 끝 부분이 풀잎처럼 흔들린다. 검 전체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고 검의 끝 부분 한뼘 정도만 흔들린다.

뇌공량; (절연단맥검(絶緣斷脈劍)!) 그걸 보고 눈 번뜩

뇌공량; (변형되어 원형은 많이 사라졌지만 분명 사부님의 독문 검법중 절연단맥검의 기수식이다!)

뇌공량; (역시 마교 내의 어떤 자가 우리 사형제들에게는 아버님이나 다름없는 사부님의 검법을 알고 있다.)

뇌공량; (물론 그자는 둘째 위극겸(威極謙)이나 막내 이무외(李無畏)의 실종과 관련이 있겠지)

뇌공량; (저놈을 포함한 백야마검사들에게 절연단맥검을 가르친 게 누군지만 알아내면 사제(師弟)들의 행방을 알 수 있다.) 생각할 때

청년; [크아!] 앞부분이 바람을 만난 풀잎처럼 흔들리는 검으로 찔러온다. 펜싱하듯 검을 찔러오는데 검의 날이 휘어지며 날아든다. 그리고

패앵! 뇌공량에게 날아들며 수많은 풀잎처럼 휘어지는 청년의 검. 도저히 뇌공량이 피할 수 없을 것같은데

퉁! 청년의 검의 손막이 부분을 검 끝으로 슬쩍 건드리는 뇌공량. 그러자

텅! 청년의 검이 위로 쳐들리며

슈학! 수많은 검의 그림자도 허무하게 허공으로 사라지고

청년; [말도 안되는...] 팟! 경악하며 물러서려 하지만

슥! 이미 그자의 어깨에 얹혀지는 뇌공량의 검. 눈 부릅뜨는 청년

뇌공량; [결과에 이의는 없겠지.]

청년; (지금껏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무명살초가 이렇게 간단히 깨질 줄이야.) + [인... 인정하겠소!] 끄덕

뇌공량; [그럼 약속을 지켜라!] 슥! 검을 청년의 어깨에서 거두고

뇌공량; [방금 전에 쓴 검법을 네게 가르친 게 누구냐?] + [!] 말하다가 찡그리고

주르르! 웃는 청년의 입과 코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뇌공량; (방심했군.) 철컥! 한숨 쉬며 검을 칼집에 넣고

청년; [누구도... 우리들 백야마검사의 입을 강제로 열지는 못한다.] 스륵! 뒤로 넘어가며 웃다가

털썩! 죽어 나뒹구는 청년

뇌공량; (비밀을 지키기 위해 서슴없이 목숨을 끊고...) 허리 숙여 바닥의 돈 다발을 다시 집어들고

뇌공량; (아무래도 나 뇌공량(雷空量)이 생각한 것 이상의 거물이 저놈의 뒤에 있었던 모양이다.) 탁탁! 도 다발에 묻은 흙을 털고

뇌공량; (그나저나 어렵게 얻은 단서를 어이없이 놓쳤다.) 한숨 쉬며 돈 다발을 품 속에 넣고

뇌공량; (백야마검사들 중 어떤 놈이 절연단맥검을 알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또 제법 시간이 걸렐 텐데...) 생각하다가

휘익! 누군가 날아오는 소리가 뇌공량의 귀에 들리고

뇌공량; (마무리를 지어야겠군.) 징! 진동하는 손으로 청년의 시체를 겨누고. 그러자

퍼석! 청년의 시체와 검이 먼지로 변해버린다.

뇌공량; (구사하는 경신술을 미루어 보건데 마교의 제자다.) 푸스스! 먼지가 되어 흩어지는 청년의 시체를 보며 + 팟! 얼굴을 가린 면사를 떼어내고. 그러자

쿵! 드러나는 뇌공량의 본래 얼굴. 직후

[속하 염숭환(廉崇煥)이 호법마존(護法魔尊)님을 뵙습니다!] 휘익! 뇌공량의 뒤로 날아내리며 포권하는 중년인. 음침한 인상의 중년인으로 이름은 염숭환. 종종 나올 뇌공량의 수하. 직책은 당주

뇌공량; [말하라.] 얼굴에서 뜯어낸 면사를 자연스럽게 품에 넣으며 돌아서고

염숭환; [본교의 집결지 근처에 정체불명의 고수들이 출몰하고 있다는 보고입니다.] 포권하고

뇌공량; [정체불명의 고수?] 찡그리고

염숭환; [지금까지 무림에서 목격된 적이 없는 기괴한 무공과 술법을 구사하는 자들인데...]

염숭환; [저지하려던 본교의 교도 십여명이 그자들 손에 죽임을 당했습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뇌공량; [감히 제왕성(帝王城), 배교와 함께 천하를 삼분(三分)하고 있는 본교에 시비를 거는 자들이 있다?] 눈 번뜩

뇌공량; [그자들이 어느쪽 소속인지 알아내는데 주력하도록 해라.]

염숭환; [목하 노력중입니다만...] 눈치 보며

염숭환; [아무래도 그자들은 전설 속의 혈궁의 인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뇌공량; [혈궁!] 좀 놀라고

염숭환; [정황상 혈궁 소속일 가능성이 높은데...] [누군가를 추적중인 것 같습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뇌공량; [혈궁에 쫓기는 인간이라...] 음산하게 웃고

뇌공량; [어쩐지 구미가 당기는 상황이로군!] 얼굴 크로즈 업

 

#6>

저녁 무렵. 경치 좋은 강가. 그리 넓지 않은 강물이 흐르고 있다. 강이라기보다는 개울. 폭이 10미터 정도. 봄이라 풀이 돋아나고 버드나무에 잎이 붙기 시작했다.

흐르는 물속에 잠겨 천천히 떠내려가는 청풍. 두 손을 모아 가슴에 대고 있으며 목에는 어머니 용설약이 묶어준 천을 목도리처럼 묶고 있다. 물속에는 수초가 무성하고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청풍과 함께 떠간다.

청풍; (이 개울은 동정호(洞庭湖)로 흘러드는 자수(資水)의 지류...) 물고기들과 함께 물을 따라 떠내려가며 생각하고

청풍; (자수의 본류까지만 무사히 흘러가면 아버지의 사문인 제왕성의 영역에 들어서게 된다.) 물에 잠긴 채 생각하고. 숨도 쉬지 않는다

청풍; (제왕성의 영역에만 들어가면 끈질긴 혈궁십사도 더 이상 추격하진 못하겠지.)

청풍; (제왕성의 검법은 혈궁의 술법과는 상극이니...) 생각하며 물속에 잠겨 천천히 떠내려가고

청풍; (외조부는 내가 무공을 익힐 경우 당신에게 복수할까봐 우려하여 단전을 파괴해버렸다.) 한숨 쉬며 아랫배를 만지고

청풍; (그 때문에 난 내공을 전혀 쓸 수 없는 몸이 되었지만...)

청풍; (외조부가 간과한 것은 아버지의 능력이다.)

청풍; (아버지께서 내게 가르쳐주신 불멸환혼건은 삼성동천을 여는 열쇠인 동시에 방사(方士;신선의 술법을 닦는 사람들)들이 말하는 선법(仙法)이기도 하다.)

청풍; (불멸환혼건을 깨우친 덕분에 나는 자연의 힘을 몸속으로 끌어들여 내공 대신 이용할 수 있다.) 슈우! 물속에 잠겨 떠내려가는 청풍의 몸으로 무언가 흘러드는 모습

청풍; (바람의 힘을 몸속에 담을 수 있고 대지와 일체가 되어 어떤 충격에도 의연할 수 있다.) 코와 입으로 물 방울이 조금씩 나오고.

청풍; (승풍조익의 힘을 빌기는 했지만 혈궁을 탈출할 수 있었던 것도 불멸환혼건을 연마한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불멸환혼건으로 바람의 힘을 몸속으로 끌어들였다가 다시 뿜어내는 덕분에 식인오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었으니...> 행글라이더를 터고 엄청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청풍. 그 뒤를 거대한 까마귀가 따라오지만 힘에 부치는 모습

 

청풍; (지금 물과 하나가 되어 떠내려갈 수 있는 것도 불멸환혼건의 힘 덕분인데...) + [!] 생각하다가 좀 찡그리고

청풍; (정말 집요한 자들이다. 용케 내 종적을 찾아내어 따라붙은 걸 보면...) 한숨 쉬며 곁눈질로 강가를 보고. 직후

휘익! 휙! 강가로 날아 내리는 두 사람. 환사와 살사. 두 사람은 청풍이 물에 잠겨 떠내려가는 것을 발견하진 못한다.

환사; [결과를 말해봐라 열째야!] 좀 피곤한 표정으로 말하고

살사; [이무외의 새끼가 제왕성을 목표로 달아나고 있는 중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소.] 퉁명하게 대꾸하고

환사; [제왕성... 제왕성!] 찡그리고

환사; [제왕성이 이번 일에 개입하면 어려운 싸움이 되겠지.] 한숨

 

<-제왕성(帝王城)! 일갑자 전 동정호의 군산(君山)에 세워진 천하제일의 패세다.> 바다같이 넓은 호수 중앙에 떠있는 섬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섬에 있는 반달 모양의 포구에는 크고 작은 수많은 배들이 드나들거나 정박해 있고. 그 부두 뒤편의 산록에는 거대한 성채가 세워져 있다. 담장은 없다.

<제왕성의 성주는 무애검조(無碍劍祖) 섭장천(葉長天)이란 인물이다. 육십년 이상의 세월동안 천하제일인으로 군림해온 그가 바로 제왕성의 성주다.> 무애검조 섭장천의 모습. 다른 작품의 <섭장천> 캐릭터

<하지만 제왕성은 무애검조 섭장천이 만든 세력은 아니다. 그를 존경하는 무림인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하여 바친 세력이 제왕성인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환호하고. 청년 시절의 무애검조 섭장천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포권을 하고 있다.

<출신 내력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섭장천은 처음 강호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는 강철도 풀 베듯 하는 보검(寶劍)을 썼다.> 빛이 나는 보검을 옆으로 던지며 한숨 쉬는 청년 시절의 섭장천. 이 보검은 나중에 다시 나오므로 잘 묘사. 그와 마주 선 어떤 노인이 검을 겨눈 채 놀란 표정을 짓고 있고 주변에 둘러선 사람들도 놀란다.

<하지만 섭장천은 이내 무딘 철검(鐵劍)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보검의 이점으로 이긴다는 무림인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투박하고 거뭇한 색의 철검을 들고 웃는 청년 시절의 섭장천. 그 앞에 피를 토하면서 무릎을 꿇은 위 화면의 노인. 노인의 검은 부러져 뒹굴고 있고. 사람들이 놀라면서 환호한다.

<게다가 오래지 않아 섭장천은 철검을 버리고 목검(木劒)을 썼으며 삼십 년 전부터는 그 목검마저도 쓰지 않고 맨손으로 모든 적을 쓰러트렸다.> 맨손으로 검을 쥔 상대의 손목을 잡아 쓰러트리는 중년 시절의 섭장천. 사람들 놀라 보고 있고

<어떤 강적을 상대하더라도 검조차 필요 없다고 해서 섭장천에게는 무애검조라는 극상(極上)의 별호가 붙여진 것이다.> 오십대 초로의 노인이 된 무애검조. 그 앞에 사람들이 한 무릎을 꿇고 일제히 포권하는 모습

<삼십여 년 전, 더 이상 자신의 승부욕을 자극할 상대가 없게 된 섭장천은 세 명의 기재를 찾아내 제자로 기르는데 전념했다.> 십대의 소년들이 의자에 앉아있는 오십대의 섭장천 앞에 나란히 무릎을 꿇고 있다. 모두 똘망 똘망. 어린 시절의 뇌공령, 위극겸, 이무외다. 뇌공량은 당시에도 이미 덩치가 어른 만하고 위극겸은 잘 생긴 소년, 이무외는 똘망똘망한 십대 초반의 소년이었다.

<제왕삼신재(帝王三神才)라 불린 섭장천의 세 제자는 말 그대로 인중룡(人中龍)들이라 이내 같은 나이 대의 사부에 필적하는 실력자들이 되었다.> 어린 시절의 세 소년의 모습을 배경으로

<그토록 뛰어난 제자들까지 둔 섭장천을 세상 사람들은 모두 부러워했으며 제왕성의 시대가 영원히 계속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의자에 앉아서 흡족한 표정을 짓는 좀 더 나이 든 섭장천. 이제 수염이 희고 멋있다. 그 앞에서 나란히 서서 검법을 펼치는 청년이 된 세 제자

<하지만 이십여 년 전 일어난 한 가지 사건이 제왕성의 앞날에 먹장구름을 드리우게 되었다. 제왕삼신재가 한 날 한 시에 실종되어 버린 것이다.> 부상당한 위극겸을 부축해서 달아나는 이무외. 그 뒤에서 피투성이가 된 뇌공량이 양손에 검을 들고 서서 뭐라 외친다. 뇌공량의 앞쪽에서는 수많은 고수들이 메뚜기 떼처럼 날아오르고 있고

 

환사; [천검(天劍) 뇌공량(雷空量), 지절(地絶) 위극겸(威極兼), 인초(人超) 이무외(李無畏)...]

환사; [섭장천은 제자 복도 많아서 천하제일을 다툴만한 인재들을 무려 셋이나 제자로 받아들였었지.]

살사; [인재는 무슨...] 코웃음. 질투

살사; [결국 세 놈 다 제 명에 못 죽었는데...]

환사; [방심하면 안된다. 뇌공량과 위극겸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으니...]

환사; [만일 그것들이 살아서 제왕성으로 돌아간다면 우리 혈궁이라 해도 제왕성을 이기진 못할 것이다.]

살사; [형님은 제왕성과 섭장천을 너무 두려워하시는 것같소.] 냉소하지만

환사; [당연히 두려워해야지!] 심각하게

환사; [궁주님조차 섭장천의 검에 하마터면 치명상을 입으실 뻔 했었을 정도이니...]

살사; [궁... 궁주님이 섭장천에게 패하셨던 적이 있었소?] 놀라고

환사; [궁주님의 위명에 누가 될까봐 다들 쉬쉬하고 있긴 하지만...] 주변 눈치 살피며

환사; [궁주님은 이십여 년 전 섭장천과 충돌했다가 변을 당하실 뻔 했었다.]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고

살사; [섭... 섭가 늙은이의 무공이 그 정도일 줄은 몰랐소.] 침 꿀꺽

환사; [너도 알다시피 본궁의 절기는 술법이 위주다.] [그 때문에 일반적인 무공으로는 본궁의 제자들에게 치명상을 입히지 못한다.]

환사;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섭장천의 검법에는 술법을 무력화시키는 힘이 깃들어 있다.]

환사; [그러니 혹시 나중에라도 제왕성의 인간들과 격돌할 경우 절대 검에 베이지 않도록 조심해라.]

살사; [충고 고맙소.]

환사; [이청풍... 그놈은 당연히 자기에게 사조가 되는 섭장천을 만나려 한다.]

살사; [섭장천의 손에 불멸환혼건이 들어가면 회수하기는 불가능하겠소.]

환사; [그래서 어떻게든 청풍이 놈이 제왕성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걸 막아야만 하는데...] 주변 두리번

환사; [놈이 이 근처로 온 건 확인되었지만 어디에 숨었는지 알 수 없다는 게 문제다.] 두리번거릴 때

살사; [식인오도 더 이상 그놈의 냄새를 맡지 못하고 있소.] 하늘 보고

까아아! 허공 아주 높은 곳에 거대한 까마귀가 맴돌고 있다

환사; [썩은 시체가 주식이라 냄새 맡는 데 귀신인 식인오의 후각을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단 두 가지야.]

환사; [하나는 땅 속에 깊이 숨었거나...] 말할 때. + 살사; [물!] 버럭 외치며 개울을 보고

저 멀리 물속으로 무언가 떠내려가는 게 얼핏 보인다. 청풍이지만 거리도 있고 또 물속에 상당히 깊이 잠겨 떠내려가고 있기 때문에 잘 안보인다.

살사; [거기 숨어있었구나!] 팟! 폭발적으로 날아오르고. 환사도 눈 부릅뜨며 돌아보고

청풍; [!] 물속에 잠겨 있다가 눈 치뜨고

물 밖의 허공에서 무어라 악을 쓰며 덮치는 살사의 모습이 보인다. 거대한 칼을 두 손으로 쳐들어 내리치려는 자세

청풍; (들켰네!) 물속에서 몸을 바로 세우고. 직후

살사; [크아!] 쩌억! 십미터가 넘는 섬광을 카롤 일으켜서 개울을 길게 갈라버린다. 홍해가 갈라지듯 쩍 갈라지는 개울.

투쾅! 칼을 휘두른 자세로 허공에 멈춰선 살사. 그 앞에서 수십미터 길이로 개울이 갈라져 물기둥이 좌우로 솟구친다

찡그리는 살사

콰아! 갈라졌던 수면이 다시 합쳐지고

환사; [어떻게 되었는가?] 휘익! 살사 근처 허공으로 날아오며 묻고

말없이 칼로 앞을 가리키는 살사

흠칫! 환사

쿵! 두 사람 앞쪽의 개울 위로 수많은 물고기들의 시체가 떠올라 있다.

환사; [물고기 떼를 잘못 본 것인가?] 찡그리고

살사; [유감스럽지만 그런 것 같소!] 멋쩍게 웃고

환사; [열째 넌 살기(殺氣)가 지나친 면이 있다.] 한숨

환사; [남들과 비교도 안되게 강렬한 살기를 타고 난 건 어쩔 수 없지만 절제하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환사; [진짜 고수들을 만났을 때는 평정심을 잃는 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으니...]

살사; [금과옥조, 명심하겠소.] 팟! 날아오르며 내뱉고.

으아아아! 고함 지르며 멀어지는 살사

환사; [저 놈의 성미...] 혀를 차며 고개 젓고

환사; [내심 마음에 두고 있었던 설약공주를 이무외에게 빼앗긴 사실 때문에 청풍이에 대한 살의를 주체할 수 없겠지!] 휘익! 날아오르고. 살사가 날아간 쪽으로

환사; [저놈에게서 눈을 떼었다가는 무슨 불상사가 생길지 모르니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구나!] 휘익! 날아가고

곧 사라지는 두 놈.

까아아! 식인오도 두 놈이 사라진 곳으로 날아가고. 헌데

콱! 하류쪽의 강변의 풀을 움켜잡는 작은 손

청풍; [끄윽!] 신음하며 사력을 다해 강변으로 기어 올라오고. 강변에는 풀이 무성하다. 헌데

청풍의 가슴 부분에 깊이 베인 상처가 있고 피가 줄줄 흘러나온다. 청풍의 입과 코로도 피가 흘러나오고

청풍; (위... 위험했다!) 헐떡이며 강변으로 기어 나오고

청풍; (피하는 게 조금만 늦었어도 살사의 도기에 몸이 토막 쳐졌을 것이다.) 털썩! 하늘 보는 자세로 눕고

청풍; (제왕성에 가까워질수록 위험은 증대되겠지.) (혈궁십사도 수색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아질 테니...)

청풍; (제왕성까지는 백리도 채 남지 않은 여정이지만...) (무산(巫山)으로부터 지금까지 달려온 삼천리길보다 더 험하겠구나.) 생각할 때

슈우! 슉! 주변의 풀들이 청풍의 몸을 뱀처럼 휘감고 덮는다

청풍; (신세를 좀 지자 풀들아!) 눈을 감고

청풍; (너희들이 대지에서 흡수한 생명력을 내게 좀 나눠다오.) 풀에 덮이면서 생각하고

<한 번 더 아버지로부터 배운 불멸환혼건의 도움을 받게 되는구나.> 풀에 완전히 덮이고 휘감긴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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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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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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