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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十一 章

 

           九龍爐를 얻다. (1)

 

 

 

[틀림없어요. 왜 색혈광마 늙은이가 이곳에서 칠십 년이 넘도록 살았는지 이해가 가요.]

임단심은 황금화로를 황군성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하지만 이게 화인지 복인지는 알 수 없어요.]

[…………?]

[생각해봐요. 색혈광마는 이 구룡로(九龍爐)를 얻고 칠십 년 동안 이곳에 숨어살다가 마침내 당신한테 머리가 부서져 죽었어요. 저는 이 물건을 갖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아요. 하지만 결정은 당신이 하셔요.]

황군성이 머리를 끄덕였다.

[그렇군, 비밀을 풀지 못하면 오히려 마물(魔物)이로군. 부수어 버립시다. 아예 미련을 갖지 않도록……]

그는 두 손아귀에 구룡로를 넣고 온 힘을 다해서 악착시켰다.

한데,

내공을 사용하지는 못하지만 완력만으로도 돌을 으스러트릴 수 있는 황군성의 힘에도 불구하고 구룡로는 조금도 손상이 되지 않았다.

황군성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도록 힘을 주었지만 구룡로를 깰 수는 없었다.

[휴! 임매가 해보시오.]

임단심에게 구룡로를 건네주었다.

그녀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누구 힘이 더 센지 한번 봐요.]

임단심은 가슴앞에서 두손으로 구룡로를 압착시켰다.

그리고,

전신의 내공을 끌어올려 구룡로에 압력을 가했다.

순간,

그녀의 정심한 내공에 의해 구룡로가 벌겋게 달아올랐다.

삼백 년의 내공은 일반 무림인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인 것이다.

하지만,

일성(一成)……이성(二成)……삼성(三成)……

그녀의 내공은 점점더 강하게 주입되고 있음에도 구룡로는 벌겋게 달아오른 외에 아무런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황금이라면 녹아도 녹았을 텐데 구룡로는 끄덕도 않는 것이다.

임단심은 오기가 치밀었다.

애물단지가 될까봐서 미리 부수어버릴 려니까 부수어지지도 않는다.

색혈광마를 상대해본 후 자신의 무공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얻은 그녀는 누구부서지나 한번 해보자는 식으로 공력을 끓어올렸다.

마침내 그녀의 몸이 바르르 떨리면서 십이성의 공력이 구룡로에 주입되었다.

순간,

번쩍!

화르르……

구룡로에서 누런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악!]

불길은 임단심의 얼굴과 상체를 감싸버렸다.

[안돼!]

황군성이 소리치며 발길질로 그녀의 가슴에 있는 구룡로를 걷어찼다.

퍽!

[윽!]

하지만,

황군성은 오히려 강한 반진력을 느끼며 비틀거렸다.

[임매!]

그의 얼굴은 당혹감으로 뒤덮혀있었다.

한편,

임단심은 머리카락이 홀랑 타버린 채 눈을 감고 구룡로를 머리위로 들어올리고 있었다.

누런 불길이 그녀의 상체를 뒤집어 씌웠으나 철갑대망의 철갑으로 만든 옷 때문에 다른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하지만,

극히 짧은 순간이었음에도 그녀의 얼굴을 비롯한 노출된 피부는 심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한편,

구룡로에서 나온 불길은 가닥가닥 나누어지며 아홉마리의 용으로 변해버렸다.

[던져버려!]

황군성은 다시 그녀에게 달려들며 소리쳤다.

하지만,

그의 손이 그녀의 몸에 닿는 순간,

다시 강한 반탄력이 튕겨지고 말았다.

그가 망연자실하는 바로 그때,

구룡로에세 나온 아홉마리의 용은 연기가 사그라지듯이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임단심의 몸이 풀썩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꽃같이 아름답던 얼굴은 두터운 수포(水疱)들로 흉하게 뒤덮혀 있었다.

텅! 텅! 텅!

구룡로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통통거렸다.

황군성은 임단심의 몸을 안으며 중얼거렸다.

[마물……정말 마물이었구나……]

구룡로에서 불꽃이 피어오른 후 이 순간까지, 모든 것은 순식간에 벌어졌었다.

황군성은 지금처럼 자신이 내공이 억제된 것인 한탄스러운 적은 없었다.

만약 그렇지만 않았어도,

황군성의 빙백강기는 얼마든지 불꽃으로 부터 임단심을 보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임매, 임매, 정신이 드시오?]

[으으음……]

임단심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구룡……]

황군성은 재빨리 그녀의 말을 막았다.

[말하지 마시오. 아무 걱정말고……소음곡으로 돌아가면 이 정도의 화상은 충분히 치료할 수 있을 거요.]

임단심의 입은 열래야 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얼굴에 가득 덮힌 수포로 인해 피부가 팽팽히 당겨진 때문이다.

황군성의 참혹한 그녀의 얼굴을 차마 보고 있을 수가 없어 고개를 돌렸다.

바로 그 순간,

그의 눈에 구르고 있는 구룡로가 들어왔다.

한데,

황금색 구룡로에 방금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백색의 무늬가 수없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황군성은 한손으로 구룡로를 잡아들었다.

황금색에 바탕에 드러난 백색의 무늬들……

그것은 바로 구룡로의 비밀이었다.

 

<이 구룡로는 본 신수금장(神手金匠) 탁이평(卓耳平)이 초장왕(楚莊王)의 명을 받들어 만들었다.

삼만 근의 황금(黃金)을 정제하여 한근 반의 곤오금(昆奧金)을 얻은 것을 재질로 하여,

이천 년 된 구엽자지초(九葉紫之草)를 비롯한 열 두가지의 천고기진(千古奇珍)을 섞어 만든 것이다.

그 효능으로 말하자면 속에든 만 가지 질병을 다스릴 수 있고, 겉으로 드러난 모든 외상을 치료할 수 있으니,

본 신수금장이 단언하건데 이보다 더한 보물은 단연코 없다.

더우기,

초장왕의 친구이자 천하의 기사(奇士)였던 곽해(郭奚)선생이 고금의 무공을 두루 섭렵한 후에 창시한 치구룡술(治九龍術)을 이 구룡로에 기록하였다.

이 모든 것이 초장왕께서 천하를 제패하여 영원한 초(楚)의 터전을 닦고자 함이었다.

그러나,

사람의 일은 하늘이 정하는 것,

초장왕께서 갑자기 붕어(崩御)하시니 모든 것은 끝이 났도다.

이에 본 신수금장은 세상에 구룡로를 내놓기가 두려워 졌으니,

비밀은 구룡로 속에 묻어 인연이 있는 자만 알게 하리라……>

 

글자는 계속되고 있었고,

먼저 구룡로의 용법부터 나와있었다.

구룡로는 신수금장 탁이평이 장담한 대로 모든 병을 다스릴 수 있는 영험이 있었다.

그리고,

그 밑으로는 치구룡술이라는 어떤 무공과도 연관성을 갖지 못한 기이막측한 무공이 기록되어 있었다.

황군성은 쭉 훑어보고 나서 뛸듯이 기뻤다.

[임매! 임매! 나의 임매! 아무 걱정 마시오. 내가 금방 낫게 해주겠소.]

그는 미약한 신음소리를 내고있는 임단심을 끌어안고 얼굴을 부비며 말했다.

황군성은 임단심을 일자로 눕힌 후 구룡로를 그녀의 얼굴에 갖다대고 살살 문질렀다.

놀랍게도,

구룡로가 지나간 그녀의 얼굴에는 물집이 사르르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전체 얼굴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는 세수하는 시간 만큼도 걸리지 않았다.

임단심도 그러한 변화에 놀라워했고,

황군성은 그녀의 손에 구룡로를 꼭 쥐어주었다.

구룡로에서는 어느 새 흰글씨들이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임매, 당신이 고금십대천병 중의 하나인 구룡로의 비밀을 푼 것이오.]

 

× × ×

 

그그긍!

석실의 문이 열렸다.

[이곳이 그 늙은이가 살았던 곳이군.]

황군성은 고개를 둘러보며 말했다.

그곳도 하나의 석실이었다.

그러나,

석실의 반은 파란 물이 들어차 있고,

그 한쪽에 돌로만든 침상과 여러개의 기물들이 놓여있었다.

파란 물 속에는 은빛 물고기들이 돌아다닌다.

[한데, 색혈광마는 어디로 통해서 이곳으로 들어온 걸까요? 아무리 찾아봐도 우리가 들어온 동굴 외엔 통로가 보이지 않는데……]

임단심이 의문을 제기했다.

황군성은 손가락으로 은빛 물고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물고기들은 어디로 들어왔겠소?]

[그럼……물속으로 통로가?]

황군성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친 김에 이곳이 어디로 통하는지 한번 들어가 봅시다.]

그는 임단심의 손을 잡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과연,

석실에 있는 그 작은 연못같은 곳은 상당히 깊었다.

그러나,

황군성은 어릴 때부터 소음곡 입구에 있는 큰 연못에서 수영을 즐기며 자란 사람이다.

그는 마치 물고기처럼 헤엄치며 밑으로 밑으로 내려갔다.

어느 정도 들어가자,

물속에서 네 개의 동굴이 보였다.

인공의 흔적이 뚜렷한 것이,

동굴의 입구에는 각기 빛을 발하는 야명주(夜明主)들이 박혀있었다.

임단심이 좌측에서 두번 째 있는 야명주를 가리켰다.

두 사람은 그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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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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