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10. 13:01 박스본 무협지의 추억/태산북두(太山北斗)
[태산북두] 제 11장 구룡로를 얻다.2
제 11장
구룡로를 얻다. (2)
수중 동굴 속,
야광주는 일정한 간격으로 박혀 물속을 밝히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들어갔을 때 동굴은 위로 향해 열려있었다.
[푸우!]
[파!]
황군성과 임단심은 다른 동굴로 빠져 나왔다.
그곳도 야명주들로 인해 환했다.
한데,
그 동굴에는 수 십 여구의 백골들이 흩어져 있었다.
키퀘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황군성과 임단심은 땅위로 올라 백골들을 살폈다.
[예리한 병기에 의해 잘렸어. 이들은 모두 살해당한 거요.]
[그렇군요. 한데 이상한 일이에요. 어떻게 이른 곳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있었을까요? 은신처라면 사람이 거의 없어야 옳을 텐데……]
임단심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아마도 이 동굴에 뭔가 있었거나 있겠지.]
황군성은 앞장서서 동굴의 안쪽으로 걸어갔다.
과연,
동굴의 안쪽에는 하나의 석문이 가로막고 있었다.
<천음동부(天音洞府)>
석문에는 이 네자가 굵은 글씨로 새겨져 있는 것이었다.
임단심이 말했다.
[이곳은 혹시 삼장(三莊) 중 천음장(天音莊)과 무슨 관련이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군요.]
[들어가 봅시다.]
황군성은 석문을 힘껏 밀었다.
그러나,
석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거 잘 안돼는데……]
그가 몸을 돌리고 임단심을 보며 겸면쩍게 웃었다.
바로 그때,
끼기기긱……
문이 그를 향해 활짝 열렸다.
[어?]
임단심이 웃으며 말했다.
[그 문은 당기는 것인 모양이에요.]
천음동부는 활짝 열렸고,
두 사람은 나란히 걸어들어갔다.
천음동부 안은 하나의 석실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많은 진열대(陳列臺)들이 놓여 있어 무엇인가 놓여 있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황군성과 임단심이 진열대를 살펴보니 깨알같은 글씨가 적혀있었다.
<철비파(鐵琵琶),
소주(蘇州)의 명인(名人)인 비파산인(琵琶散人)의 소유였음,
명비곡(明妃曲)을 함께 남김.>
하지만 진열대에 철비파는 보이지 않았다.
그 옆의 진열대로 두 사람은 눈을 돌렸다.
그리고,
그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지멸고(地滅鼓),
고금십대천병 중의 하나 임,
하지만 진실한 보물은 바로 북채인 듯 함,
진혼곡(鎭魂曲)을 함께 남김,
임단심이 입을 열었다.
[이곳에는 아마 천하의 유명했던 악기들을 모아놓았던 곳인 모양이에요. 지멸고 마저 여기 놓여있었다니 정말 놀라워요.]
황군성과 임단심은 천음동부를 샅샅이 훑어보았다.
하나,
그곳에는 이미 어떤 악기도 악보도 남아있지 않았다.
[밖에 있는 사람들을 죽인 자들이 몽땅 가져가 버렸나봐요.]
[그런 것 같소. 이제 다른 동굴을 가봅시다.]
그들은 다시 물속을 헤엄쳐 첫번째 동굴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곳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귀왕동부(鬼王洞府)>
이름과 내용물은 달랐으나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는 것은 똑같았다.
하지만,
진열대에 남아있는 흔적으로 봐서,
그곳에는 끔찍한 금단의 마공들이 진열되어 있었던 곳이었다.
사파(邪派)의 고수들 마저 그 참혹함 때문에 감히 익히지 못하는 그런 마공들이……
세번째 동부,
<화운동부(花雲洞府)>
이로써 황군성과 임단심은 이곳이 삼장의 발원지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는 희귀한 책들과 희귀한 꽃들이 있었던 곳이었다.
물론 지금은 아무 것도 없지만……
한데 책과 꽃의 배치는 꽃들 사이에 책이 놓여져 함께 어우러진 형태였던 것 같았다.
황군성과 임단심은 그러한 것이 꼭 이전에 한번 본 것같은 느낌을 가졌다.
네 번째 동굴로 해서 그들은 완전히 물밖으로 나왔다.
그들이 나온 곳은 황하강 중에 있는 작은 돌섬이었는데,
그때는 하늘에 별이 총총 나있었다.
황군성과 임단심은 강변을 바라보았지만 자기들의 보금자리가 어디쯤 있는지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다시 물속으로 해서 그 동굴로 찾아가고 싶은 생각도 나지 않았다.
임단심이 황군성에게 몸을 기대면서 말했다.
[우리 이대로 유람이나 할까요?]
[음……나는 이 황하강을 따라 끝까지 한번 가봤으면 좋겠소.]
황군성의 말에 임단심이 웃었다.
[동쪽으로 가면 곧 바다가 나오겠지만, 수원지(水源地)까지 찾아 가자면 아마 십년 정도 걸릴 지도 몰라요. 황하의 수원지가 저 토노번(吐魯番) 분지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나는 세상구경이라곤 당신과 함께 본 것이 전부라오. 임매 당신은 내가 이 황하를 처음보고 속으로 얼마나 놀랐는지 모를 것이오.]
황군성이 말했다.
[그때는 <이것이 바다구나>하고 속으로 생각했었소.]
임단심이 깔깔거리며 웃었다.
[황하를 처음 본 사람은 다들 그런다고 해요. 당신만 그런게 아니니까 부끄러워 할 건 없어요.]
[도대체 나와 함께 서쪽으로 가겠다는 거요 안가겠다는 거요?]
부르퉁하게 말하는 황군성을 달래며 임단심이 간드러진 음성으로 말했다.
[제가 낭군님 말씀을 따르지 않는다면 누구말을 듣겠어요?]
황군성은 바위 틈에 자란 풀 위에 털썩 앉았다.
[그럼 오늘은 여기서 자고, 내일 지나가는 배를 얻어탑시다.]
그의 팔에 기대있던 임단심의 몸도 덩달에 털썩 주저앉았다.
황군성의 눈이 그녀의 눈을 빤히 응시했다.
그녀는 두 볼이 발개지며 황군성의 철갑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녀도 완전한 나신(裸身)이 되어 황군성의 손에 몸을 맞겠다.
그리고,
[행복해요.]
그 한마디를 끝으로 그들은 꼭 끌어 안은 채 잠이 들었다.
× × ×
이 사람을 만난 후,
나의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처음에 내가 변했고,
그 다음으로는 이 사람이 변했다.
하지만,
이 사람에 대한 나의 사랑만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 사람도 내마음 같으냐고 물어보고 싶지만,
나의 애궂은 숙스러움은 소리내어 물으려는 내 혀를 굳게 만들고,
하는 수 없이 가만히 속으로만 묻는데 이 사람은 대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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