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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신녀문> 저녁 무렵

천마장경각. 인적이 없고

천마장경각 내부. 청풍이 책상에 앉아 열심히 뭔가 쓰고 있고. 분이가 책을 한 아름 안고 다가온다. 책상 옆에는 냉상영이 흥분된 표정으로 앉아서 보고 있고

분이; [이게 마지막이에요.] 탁! 들고 온 책들을 책상 위에 내려놓고. 청풍은 종이에 무언가를 쓰는 중이다. 옆에 놓인 양피지를 보면서

청풍; [수고했어.] 맨 위의 책을 집어들고.

청풍; [이게 구백구십번째...] 책의 제목을 읽으면서 눈 번뜩이고

이어 양피지를 확인하고

종이에 뭔가 쓰는 청풍.

분이는 다른 책들을 안고 다시 책장으로 가고 있고

냉상영; (드디어...) 흥분

<고금제일인인 천마 방각이 남긴 최후의 절기가 내 손에 들어오기 직전이다!> 연달아 책과 양피지를 확인하는 청풍의 모습을 배경으로 냉상영의 흥분 나레이션.

무언가 또 종이에 쓰는 청풍.

냉상영; (어서... 어서 완성해라 포가년의 새끼야!) 노려보고

냉상영; (그래야 내가 지난 십삼 년 간 네놈 어미의 종노릇을 한 보람이 있으니...) 생각할 때

청풍; [되었습니다.] 붓을 놓고

[!] 눈 치뜨는 냉상영

청풍; [천자비결의 배열이 끝났습니다.] 좀 지친 표정으로 몇장의 종이를 집어들고

냉상영; [내놔라.] 팟! 탐욕스럽게 종이를 낚아채고. 흠칫! 하면서도 종이를 넘기는 청풍

냉상영; [이게... 이게 완성된 저주심인결이란 말이지?] 흥분하여 얼굴 달아오른 채 종이를 읽고

청풍; [실제로 연마할 수 있는 무공인지는 모르겠지만 천자비결을 순서대로 재배열한 것은 분명합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냉상영; [누구 아들 아니랄까봐...] 종이를 읽으면서 흥분하고

냉상영; [난 몇년 동안 갖고 있었으면서도 천자비결을 해독할 실마리를 전혀 잡지 못했었는데...] + [!] 말하다가 고개를 들고

청풍이 긴장된 표정으로 보고 있고

냉상영; [네가 천자비결을 해독했으니 나도 약속을 지켜야겠지.] 종이를 접어서

냉상영; [분이야!] 책꽂이 사이에서 책을 정리하던 분이를 부르고. 흠칫! 돌아보는 분이

분이; [예 문주님!] 대답하며 달려오고

냉상영; [수고했다. 넌 그만 나가라.] 접은 종이를 품속에 넣으면서

분이; [예...] 대답하고

이어 서둘러 입구쪽으로 가는 분이.

끼익! 문이 열리는 소리가 청풍과 냉상영의 귀에 들리고

탁! 닫히는 소리도 들린다

냉상영; [이제 엿듣는 귀는 없어졌구나.] 문쪽을 힐끔

냉상영; [내가 다른 인간들의 이목에 신경을 쓰는 것은 어째서일 것같으냐?]

청풍; [아버지에게 적이 많았는지요?] 고개 끄덕

냉상영; [청풍이 넌 참 똑똑할 뿐 아니라 눈치도 빠르구나.] 냉소

냉상영; [그렇다! 세상에는 네 아버지를 원수처럼 여기는 자들이 최소한 천명이 넘는다.] 눈 번뜩이며

청풍; [원... 원수가 천명이 넘는다니...] 경악

청풍; [대체 아버지는 어떤 분이시기에 그토록 적이 많았는지요?]

냉상영; [사비세에 대해서는 알고 있겠지?]

청풍; [예!]

청풍; [고금제일인인 천마 방각을 배출한 마교(魔敎)와 오래 전에 명맥이 끊긴 오행륜(五行輪), 그리고 삼성동(三聖洞)과 천신부(千神府)를 사비세라 일컫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말하다가

청풍; [혹시 아버지께서...]

냉상영; [사비세중 천신부의 제자였다.]

청풍; [아!] 흥분 놀람

냉상영; [이름이 이무외(李無畏)인 네 아버지는 단순히 천신부의 제자가 아니었다.] 아련한 표정

청풍; (아버지의 존함이 이무외!) 흥분

냉상영; [네 아버지는 천신부 모든 제자들의 으뜸인 대사형(大師兄)이었으며 천신부 역사상 최고의 기재이기도 했다.]

청풍; [대... 대단한 분이셨군요.]

냉상영; [네 아버지는 그저 대단하다는 말로는 설명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좀 광기서린 표정이 되며. 얼굴에는 저절로 미소가 감돌고.

청풍; (아버지를 떠올릴 때마다 어머니의 얼굴에 봄 햇살같은 미소가 번진다.)

청풍; (어머니가 아버지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증거겠지.)

냉상영; [본래 천신부에는 일천종의 절기가 전해져 오고 있었다.] [천신(千神)이라는 문파의 이름은 바로 그 일천종의 절기 때문에 생긴 것인데...]

냉상영; [네 아버지는 놀랍게도 서른 살이 되기 전에 천신부의 일천절기를 모두 연마해내었었다.]

청풍; [일... 일천종이나 되는 무공을 익히셨단 말씀이신가요?] 놀라고 흥분

냉상영; [네 아버지는 근본(根本)을 보는 눈을 지녔었다.] [그래서 한번 쓱 보는 것만으로고 그 무공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었다.]

청풍; [그... 그런 일이 가능하다니...] 경악

냉상영; [어렸을 때부터 네 아버지를 바로 곁에서 보아온 내 말이니 믿어라.] 광기 서린 표정으로 청풍을 노려보며

청풍; [예...] 주눅 들어 시선 피하고

냉상영; [네 아버진 어떤 날은 하루에 열종의 무공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도 했다.]

냉상영; [그런 네 아버지이기에 천신부의 절기 일천종을 모두 익힌 건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었다.]

청풍; [어머니 말씀대로라면 아버지는 가히 고금제일인이었겠습니다.] 침 꼴깍

냉상영; [고금제일인...] [틀린 말도 아니지.] 끄덕이고

냉상영; [오래전부터 고금제일인으로 불려온 천마 방각조차 네 아버지 정도의 능력은 없었다.]

냉상영; [네 아버지는 천마 방각이 제 딴에는 머리를 쓴다고 써서 이곳에 숨겨놓았던 저주심인결도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히 찾아냈었을 정도였다.] 둘러보고

청풍; [아버지도 천마장경각에 들르셨었군요.]

냉상영; [십칠 년 전, 단 사흘을 천마장경각에 머물렀었는데...]

 

<다시 나올 때 네 아버지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었다.> 웃으면서 천마장경각을 나오는 이무외의 모습. 천마장경각 앞에는 젊은 시절의 냉상영이 기다리고 있다.

 

청풍; [사흘... 사흘만에 저주심인결을 찾아내셨다니...] 어이없고

냉상영; [평범한 사람들은 네 아버지를 숭배하여 무제(武帝)라 불렀다.]

냉상영; [하지만 제법 재주가 있는 자들은 하나같이 네 아버지를 두려워하거나 질시했고...] 이를 갈고

냉상영; [마침내 그 천한 인간들의 추악한 질시가 네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이를 갈고

청풍; [아버지... 아버지가 돌아가셨단 말입니까?] 경악 분노. 벌떡 일어나고

냉상영; [네 아버지는 죽었다. 네가 아직 어미 뱃속에 있을 때에...] 광기어린 표정으로 고개 끄덕이고

청풍; [어떤... 어떤 자들이 아버지를 시해한 것입니까?] 이를 바득. 눈에서 살기가 줄줄 뻗어 나오고

냉상영; (피가 얼어붙게 만드는 살기...) + [네 아버지를 시해하는 데 동참한 자들의 수는 천명이 넘는다.]

냉상영; (역시 그 어미에 그 아들이로구나.) + [그리고 그 원수들의 우두머리는...] 감정을 추스르기 위해 숨을 좀 멈췄다가

냉상영; [바로 어미의 아버지다.]

청풍; [어머니의 아버지...] [외조부가 아버지를 시해했단 말씀이십니까?] 경악

냉상영; [내 아버지는 천신부 부주였던 천신대야(千神大爺) 냉막(冷莫)이었다.] 이를 바득 갈며 말하고

청풍; [외조부가 천신부의 부주였다면...]

냉상영; [사부가 제자의 성취와 자질을 시기하여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광기 서린 표정

[!] 충격 받는 청풍

 

#21>

밤. 신녀문. 대부분의 건물에 불이 켜져 있고. 하늘에는 반달이 떠있어서 아주 어둡지는 않다.

하지만 천마장경각 일대는 어둡다. 불빛이 전혀 없어서

천마장경각 입구에서 뚜껑이 덮인 그릇과 반찬 그릇들이 얹혀진 쟁반을 들고 나오는 분이. 걱정스러운 표정

분이;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뒤를 조금 돌아보며 걱정스런 표정

분이; (잠깐 사이에 소문주님이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변해버리셨어.)

분이; (몸은 비록 약해도 성격은 밝은 분이셨는데...) (저녁 식사를 준비해서 들러보니 너무 어둡고 침통해지셨어.)

분이; (소름이 돋는 살기까지 느껴져서 말도 제대로 못 붙였고...)

분이; (아무쪼록 소문주님이 저러시는 게 일시적인 우울이길 바랄 뿐이다.) 담장에 난 문으로 가며 한숨. 헌데

 

오층 탑 맨 꼭대기. 창가에 서서 천마장경각을 보고 있는 냉상영. 야한 잠옷 차림인데 손에는 술잔을 들고 있다

술을 마시는 냉상영.

천마장경각을 둘러싼 담장에 난 월동문을 통해 빠져나오는 분이의 모습이 보이고

분이가 들고 있는 쟁반 크로즈 업

냉상영; (분이 년이 마련해간 음식에 손도 안댄 모양이다.) 술 마시면서

냉상영; (하긴 제 아비의 비참한 최후를 알아버렸는데 음식이 넘어갈 리가 없지.) 냉소하고.

냉상영;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려라. 저주심인결을 연마하는 대로 청풍이 너도 아비 곁으로 보내줄 테니...) 사악하게 웃고

냉상영; (물론 네 아비 곁으로 보내기 전에 네 아비가 내게 진 빚을 몸으로 갚아야겠지만...) 흥분된 표정. 얼굴이 달아오르고. 바로 그때

철신장; [기분 내고 있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들어서고

돌아보는 냉상영

철신장; [한동안 입에 대지 않던 술까지 마시고...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는 것인가?] 창쪽으로 다가오진 않고 침대 옆의 탁자로 가면서

냉상영; [있지요. 너무도 기쁜 일이...] 술을 원샷 하면서 돌아서고

철신장; [그 기쁜 일이 뭔지 들어보세.] 침대 옆의 탁자 근처에 놓인 의자에 앉고, 탁자에는 술병과 술잔이 놓여있다

냉상영; [드디어 못난 아들놈에게 제 아비의 원수가 누군지 알려줬거든요.] 술잔을 들고 탁자로 가고

철신장; [능력도 안되는 놈에게 아비의 원수를 알려줬다?] 술병을 들며

철신장; [그다지 기뻐할 일만도 아닌 것같은데...] 쪼르르 술잔에 술을 따르고

냉상영; [아들놈이 제 아비의 복수를 할 수 있을지 말지는 관심 없어요.] 탁! 술잔을 탁자에 내려놓고

냉상영; [오랫동안 곪아온 상처를 터트린 것같아 후련할 따름이에요.] 침대로 가고. 침대가 아주 넓어서 대 여섯명이 함께 누워도 될 정도임을 보여주고

술 마시며 그런 냉상영을 보고

냉상영; [십년 체증이 뻥 뚫린 기분이기도 하구요.] 털썩! 침대에 야한 자태로 몸을 던지며 마녀처럼 웃고

철신장; (뭔가 숨기는 게 있군.) 술 마시며 눈 번뜩

냉상영; [너무 기쁜 나머지 몸이 뜨거워 견딜 수가 없군요.] 슥! 야한 자세로 누워 잠옷 하단을 끌어올려서 아랫도리를 드러내고

철신장; [그럼 내가 힘을 내서 식혀줘야겠군.] 술을 다 마시면서 말하는데

냉상영; [하지만 내 몸은 너무 뜨거워졌어요. 당신 혼자서는 아마 감당할 수 없을 거예요.] 혀로 입술 핥으면서

철신장; [그럼...] 술잔 내리면서 눈 번뜩

냉상영; [오랜만에 네 분 의형제께서 우의를 돈독하게 다져보시는 거 어때요? 제 한 몸 희생할 테니...] 사악하게 웃고

[!] 침 꿀꺽! 삼키는 철신장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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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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