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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년후(五年後)> 깊은 밤. 외진 곳에 자리한 장원에서 불이 나고 있다. 맹렬히 치솟는 불길에 의해 대낮같이 환하고.

장원 안팍에 수많은 시체들이 널려있다. 모두 몸이 으스러지거나 잘려서 죽었는데 남녀노소가 다 끼어있다. 한밤중에 습격을 당해 잠옷 차림들이 대부분이다. 복면을 쓴 자들이 돌아다니며 시체들을 칼로 찔러 확인살해를 하고 있다.

불타는 대문에는 <神風堡>란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있고. 두꺼운 문은 박살이 나있다.

장원 안쪽의 넓은 마당. 그곳에도 수많은 시체들이 널려있고. 사방의 건물들이 불타면서 마당을 대낯같이 환하게 밝히고 있는데 그곳에서 고문이 진행되고 있다.

이세창; [끄아아아!] 고통에 몸부림치는 잘 생긴 중년인. 나이는 삼십대 중반 정도. 이군악의 아버지이며 신풍보의 보주인 신풍금룡 이세창이다. 상체가 벌거벗겨진 채 두 개의 기둥에 양팔과 양발이 벌려진 채 묶여있다. 헌데

빠직! 콰직! 츠츠츠! 콩알만한 작은 딱정벌레들이 이체상의 상체 여기저기를 뚫고 들어간다. 살갗을 뚫고 들어간 딱정벌레들은 피부 아래를 기어 다닌다. 그 때문에 이세창의 몸에는 수많은 지렁이같은 흔적이 나있다.

이세창; [죽여라 이 악마들아! 차라리 죽여!] 끄아아악! 몸부림치며 악을 쓰고 있고.

휘이! 휘이! 그런 이세창의 앞쪽에는 네명의 사내가 휘파람 소리를 배경으로 앉고 서있다. 바로 패천오수중 사내들. 팔짱 낀 채 하늘을 보고 있는 호랑이. 용은 가운데 의자에 앉아서 술병을 입에 대고 나발을 불고 있다. 그자가 앉은 의자 주변에는 여러 개의 술병이 놓여있다. 빈 술병도 여러개 바닥에 나뒹굴고 있고. 그런 용 좌측의 뱀이 인상 찡그리며 이세창을 보고 있다. 용의 우측에는 독수리가 앉아있는데 휘파람을 불고 있다. 그런 독수리의 한손에는 두꺼비 모양의 도자기가 들려있다. 주먹정도 크기의 도자기인데 두꺼비의 벌린 입 모양에 난 구멍으로 딱정벌레들이 드나들고 있다.

휘파람을 부는 독수리. 그러자

찌직! 파파팟! 두꺼비 모양의 도자기에서 날아 나온 딱정벌레들이 이세창의 몸에 달라붙고

빠직! 찌직! 이세창의 살을 파고 들어가는 딱정벌레들

[끄아아아!] 그때마다 비명 지르는 이세창.

뱀; [신풍보(神風堡) 보주 신풍금룡(神風金龍) 이세창(李世昌)!] [산 채로 몸에 구멍이 나는 기분이 어떠냐?] 용 옆에 앉아서 웃으며 말 걸고

이세창; [이... 이 마귀 새끼들...] 끄윽! 고통에 치를 떨면서도 용 일행을 노려보고

뱀; [어차피 네놈은 오늘 죽는다. 기왕에 죽을 거 그만 자백해서 고통을 줄이는 게 어떠냐?] 선심 쓰듯

이세창; [개.... 개소리 마라.] 끄윽! 이를 갈고

이세창; [네놈 말대로 어차피 죽을 목숨이다.] [피붙이들을 지키지 못해서 살고 싶은 생각도 없고...] 이를 갈며 노려보고

이세창; [기왕에 죽을 것... 세상을 위해 비밀을 안고 죽겠다.] 끄윽! 신음하고

뱀; [그 새끼, 무공은 형편없어도 강단은 우리들에게 못지 않은 걸.] 피식 웃고

뱀; [그렇단다 독수리!] [아직도 기가 살아있으니 제대로 좀 손을 써봐라.] 용 건너편의 독수리에게 말하고. 그러자

삐이! 더 강하게 휘파람을 부는 독수리. 그러자

번쩍! 번쩍! 이세창의 몸에 달라붙어 있던 딱정벌레들이 눈을 번뜩이고

파파팟! 콰지직! 날개를 세운 채 맹렬히 이세창의 몸으로 파고 들어가는 딸정벌레들. 드릴처럼 회전하면서 들어가는 놈도 있고

이세창; [끄아아악!] 처절하게 몸부림치고. 딱정벌레들이 파고 들어가는 곳에서 피도 분수처럼 치솟고

[...!] 찡그리며 보는 호랑이.

이세창; (미안하오 부인! 미안하구나 군악(君岳)아!) 끄으으! 고통에 이를 악물면서 한쪽을 보고

<지켜주지 못해서...> 이세창의 비참한 생각 나레이션 배경으로 한쪽에서는 여우가 뒷짐을 짚고 서서 복면 쓴 사내들이 둥글게 둘러앉아 무언가 하는 걸 들여다보고 있다. 여우 옆에는 건장한 복면인이 2살쯤의 어린 사내아이의 뒷덜미를 물건처럼 들고 서있다.

사내 아이 크로즈 업. 어린 시절의 이군악이다.

둥글게 모여 앉은 사내들은 여자 한명을 벗겨놓고 강간하는 중이다. 강간당하는 여자는 이십대 중반쯤의 절세미녀인데. 복면인 두 놈이 그 여자의 머리맡에서 쳐들려진 여자의 두팔을 누르고 있고. 한 놈이 여자의 두 다리를 끼고 아랫도리를 흔들고 있다. 다른 놈들은 주변에서 침 삼키며 보고 있다. 여자는 입에 천조각이 밀어 넣어져 있어 비명도 못 지르며 강간당하는 중이다. 눈에서는 눈물.  이 여자는 이군악의 엄마다.

여우; [직접 즐기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이렇게 구경하는 것도 별미지.] 가면 속에서 눈을 희번덕이며 웃고.

여우; [그래, 그년 살 맛이 어떠냐?] 여자를 강간하는 놈의 엉덩이를 발로 툭툭 차며

사내1; [기... 기가 막힙니다.] 헐떡이며 대답하고. 뒤돌아보면서

사내1; [절세미녀인데다가 이년 거기가 천하명기입니다. 이런 기막힌 계집은 난생 처음입니다.] 헐떡이며 몸을 흔들고

여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신풍보의 안주인인데 그 맛이 오죽하겠어?] 웃고

여우; [밑바닥 인생인 네놈들이 언제 무림 명문가 안주인의 맛을 보겠느냐?] [오늘 여한없이 즐기도록 해라.] 혀로 입술 핥으며 말하고

[감... 감사합니다 구미요호(九尾妖狐)님!] [후회없이 즐기도록 하겠습니다.] 사내들 여우의 눈치 보며 대답하고.

여우; [귀여운 소(少)보주님도 기막힌 구경을 하시네.] 옆의 장한이 물건처럼 들고 있는 어린 이군악을 돌아보며 웃고

여우; [이군악(李君岳)이라고 했지?] [아마 세상에서 이런 구경과 경험을 한 아이는 너 밖에 없을 거야.] 이군악의 머리를 쓰다듬고. 이군악은 얼어붙어 눈만 치뜨고 있고.

여우; [대신 우릴 원망하면 안돼!] [네 엄마가 저런 꼴을 당하고 있는 건 네 아버지가 보물을 숨겨두고 내놓지 않은 때문이니까.] 이군악의 뺨을 꼬집어서 흔들며 웃고. 여전히 눈만 치뜬 채 울지 않고 있는 이군악. 그때

[어! 이년...] [아차!] 뒤쪽에서 들리는 당황한 소리. 이군악을 놀리다가 돌아보는 여우

[뭐야 이년?] [혀를 물었잖아!] [재갈을 입에서 밀어내고 혀를 물었다.] 사내들 여자를 내려다 보며 당황하고. 여우는 그런 사내들 뒤에서 들여다 보고

강간당하던 여자, 즉 이군악의 엄마가 고개를 옆으로 떨구고 있는데. 천조각이 뱉어진 입에서 피가 흐르고 있다. 뜨고 있는 눈에는 초점이 없고

여우; [그년, 제법 강단이 있네. 혀를 물고 죽는 건 여간 독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인데...] 피식! 웃고

사내1; [젠장 기분 잡쳤군!] 바지를 끌어올리며 일어나고

[니미! 우리한테는 차례가 돌아오지도 않았잖아.] [아쉽구만. 정말 보기 드문 계집이었는데...] 다른 놈들도 아쉬운 표정으로 일어나고. 이어

질질! 한 놈이 여자의 한쪽 팔을 잡고 한쪽에서 불타고 있는 건물쪽으로 끌고 간다. 강간당하다 죽은 모습으로 비참하게 끌려가는 여자.

휙! 끌고 간 여자의 시체를 맹렬히 불타고 있는 건물 속으로 집어 던지는 그놈

불길 속에서 타들어가는 여자의 시체. 건물 안에는 다른 시체들도 불타고 있다

[...] 그걸 눈을 치뜨며 보고 있는 어린 이군악

여우; [그 애새끼 간수 잘 해라.] 어린 이군악의 뒷덜미를 잡고 있는 놈에게

여우; [마누라가 뒈져버린 이상 이세창이란 인간의 입을 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그 애새끼이니...] 기둥에 묶여 고문당하는 이세창을 보며 말하고

[명심하겠습니다 구미요호님.] 이군악의 뒷덜미를 잡고 있는 사내가 고개 숙이고.

여우; [형편이 어때?] 용과 독수리, 뱀등에게 다가가며 묻고

뱀; [녹녹치 않아.] 고개 젓고

<신풍보의 보주 신풍금룡 이세창! 과연 일문의 당주답게 저 새끼의 의지력도 보통이 넘는다.> 끄아아! 비명 지르는 이세창의 모습 배경으로 뱀의 말

여우; [확실히 강단은 있어 보이네.] 그런 이세창을 보며

여우; [눈앞에서 마누라가 강간을 당하다 죽고 흡혈갑충(吸血甲蟲)이 살을 파먹는 데도 버티는 걸 보면...]

뱀; [감탄만 하고 있을 상황 아니다.] [내 졸개들의 보고에 의하면 줄기차게 우리를 추격하고 있는 사부가 이 주변 백리 안쪽에 들어온 게 분명하니까.]

여우; [백... 백리면 사부 걸음으로 순식간인데...] 겁에 질려 침 꼴깍

여우;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겠네.] 말하며 이세창에게 다가가고, 이어

여우; [이봐요 이보주님!] [이렇게 버티는 거 정말 무의미해요.] 올려다보며 애처로운 표정

여우; [더 이상 고통을 겪지 않게 해드릴 테니까 그만 잠풍주(潛風珠)를 내놓으시는 게 어때요?] 여기저기 구멍이 난 이세창의 배 부분의 상처를 쓰다듬으며 회유.

여우; [신풍보의 가보인 잠풍주는 사실 당신에게는 딱히 쓸모도 없잖아요.] [그걸 우리에게 건네주면 유용하게 쓸 테니까 그만 내놓도록 해요.] 상처를 만지며 살살 달래고. 하지만

이세창; [똥... 뚱물에 빠져 죽을 년!] 이를 갈고

찡그리는 여우

이세창; [오늘 지은 죄의 대가로 네년은 가랑이가 찢어져 죽을 것이다.] 악을 쓰고

여우; [이 새끼가...] 콱! 손가락으로 이세창의 상처 속으로 강하게 찔러넣고

이세창; [끄아아....] 고통에 몸부림치고

여우; [내가 어떻게 죽을지 모르지만 네놈은 창자가 뽑혀 나오는 걸 네놈 눈으로 직접 보게 될 것이다.] 콰직! 상처에 끼워 넣었던 손가락을 웅크려서 상처 부위의 살을 뜯어내는데 창자도 함께 딸려나온다.

이세창; [끄으...] 눈이 돌아가고.

뱀; [여우 저년이...] 찡그리는 뱀. 피식 웃는 용

역시 찡그리는 호랑이

여우; [호호호! 어때? 창자를 네놈 눈으로 직접 보는 기분이?] 이세창의 배에서 창자를 끄집어내며 마녀처럼 웃고

뱀; [그만해라 여우! 그러다가 그놈 자백도 하기 전에 죽는다.] 벌떡! 일어나며 외치고

여우; [아차!] 놀란 척 하며 이세창의 창자를 놓고 뒤로 물러서고

이세창; [끄윽!] 배에서 창자가 빠져나온 모습으로 벌벌 떨고

뱀; [하여간 도움이 안돼! 저년은...] 여우를 노려보고. 여우는 내가 뭘! 하는 표정으로 두 손 들어보이며 어깨 으쓱하고. 그때

용; [뱀!] 병나발을 불던 술병을 입에서 떼며

뱀; [왜?] 신경질 나서 돌아보고

용; [네 말대로 사부가 곧 들이닥칠 수도 있다.]

움찔! 뱀

용; [이제 그만 네놈의 밑천을 드러낼 때가 되지 않았느냐?] 음산하게 웃으며

뱀; [내 밑천이라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용; [한번만 더 헛소리하면...] 지잉! 술병을 들고 있던 오른손이 빛을 발하고. 그러자

용; [사부 손에 죽기 전에 내 손에 먼저 뒈지는 수가 있다.] 푸스스! 오른손에 들고 있던 술병이 증발해서 사라지고

뱀; [용! 너 이 새끼...] 수치심에 용을 노려보고.

독수리와 호랑이는 힐끔 그런 뱀과 용을 보고

용; [왜? 내가 네놈을 죽이지 못할까봐?] 히죽

용; [설마 십팔년동안 한 솥밭 먹은 정을 기대하는 건 아니겠지?] 손에 묻은 술병의 잔해를 털어 버리며 웃고. 다가오는 여우

여우;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다가오며 뱀과 용을 보고

여우; [가뜩이나 시간 없는데 우리끼리 다퉈서 어쩌자는 거야?] 눈을 흘기며 용과 뱀을 보고. 용과 뱀은 서로를 노려보고 있고. 그때

용; [내가 왜 이러는지는 뱀에게 물어봐라.] 음산하게 웃으며 여우에게 말하고. 눈으로는 뱀을 노려보면서

여우; [용이 뭔 소리를 하는 거니? 네 밑천은 또 뭐고?] 뱀에게. 그러자

실룩! 뱀의 입 꼬리가 실룩이더니

뱀; [내가 독수리 저 새끼에 못지 않게 셈이 확실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마라 용!] 손으로 독수리를 가리키며 용에게 말하고. 독수리는 휘파람을 불다가 흠칫! 하면서 그런 뱀을 보고.

독수리; (저 새끼, 왜 나까지 끌어들여?) 뱀을 흘겨보고

뱀; [오늘 용 네놈에게 진 빚은 장부에 확실히 적어둘 테니 그리 알아라.] 홱! 말하며 돌아서서 여우를 스쳐지나간다. 돌아보는 여우

여우; [설마 뱀, 저 새끼...] 이세창에게 다가가는 뱀의 뒷모습 보면서 용에게 묻고

용; [우리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재주를 한 가지 숨기고 있었다.] 웃으며 고개 끄덕이고

여우; [그걸 쓰면 이세창의 입을 열 수 있다는 거야?] 눈 치뜨며

용; [직접 보고 확인해라.] 턱으로 앞을 가리키며 말하고. 그 사이에 뱀은 이세창 앞에 이르렀고. 이어

뱀; [네 귀염둥이들 그만 거둬들여라. 방해된다.] 돌아보며 독수리에게

독수리; [그러지.] 삐익! 말하며 날카롭게 휘파람을 불고. 그러자

파팟! 투툭! 이세창의 몸을 파먹고 있던 딱정벌레들이 일제히 이세창의 몸에서 날아오른다. 날개를 펴면서

슈우! 끼이이이! 독수리가 쳐든 두꺼비 닮은 도자기로 날아들어가는 딱정벌레들

여우; [그 벌레새끼들 말 정말 잘 듣네.] 쓔우! 딱정벌레들이 거의 다 도자기로 들어가는 걸 보며 웃고

독수리; [이 흡혈갑충 구하느라 묘강(苗疆)까지 다녀왔는데 보람이 있어야지.] 마지막 한 마리가 도자기로 들어가는 걸 보며 웃고. 그때

뱀; [이세창!] 콱! 이세창의 뒷덜미 머리카락을 움켜잡아서 고개 떨구고 있던 이세창의 머리를 들게 하고

뱀; [내 눈을 봐라!] 징! 눈에서 빛을 발하며 말하고

이세창; [무슨 수작을 해도...] + [!] 이를 갈며 고개 들다가 눈 부릅

지지지징! 올려다보는 뱀의 두눈에서 수많은 동심원이 생긴다.

[끄으...] 그 동심원이 이세창의 얼굴을 덮으면서 이세창의 눈이 풀리고

여우; [저건...] 놀라고. 호랑이는 찡그리고. 독수리는 눈을 부릅뜬다. 용만 웃고 있고

용; [곧 죽어도 우리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던 비장의 한수다.] 웃고

독수리; [배교(拜敎)의 최심대법(催心大法)?] 눈 부릅.

여우; [뱀 저 새끼, 사람의 마음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는 최심대법을 익히고 있었던 거야?] 역시 놀라고. 호랑이는 찡그리기만 하고

용; [일년전 우리가 배교를 박살 낼 때 뱀, 저 새끼는 최심대법의 비급을 몰래 챙겼었다.] 웃으며 고개 끄덕이고

독수리; [나중에 우리에게 써먹으려고 최심대법을 익힌 사실을 숨기고 있었군.] 이를 부득 갈며 뱀을 노려보고

여우; [정말 음흉한 새끼잖아.] 여시 코웃음치며 뱀을 노려보고

용; [뱀 욕할 거 없다. 우리 모두 저마다 한가지씩은 다른 사람이 모르는 수단들을 숨기고 있는 주제에...] 웃고

코웃음 치며 대답하지 않는 여우. 독수리는 용의 눈치를 보고.

용; [어쨌거나 뱀이 최심대법을 익힌 덕을 오늘 보게 되는군.] 웃으며 보고. 그때

뱀; [말해라. 잠풍주는 어디에 숨겨두었느냐?] 지지징! 눈에서 동심원을 일으키며 이세창에게 말하고. 그러자

이세창; [잠... 잠풍주는....] 눈에 초점이 사라진 상태에서 다듬거리고.

모두 긴장해서 보는데

이세창; [내.... 내 뱃속에 있다.] 헐떡이며 말하고

여우; [뭐?] 놀라고

독수리; [옳거니! 그렇게 된 거였군.] [어쩐지 신풍보를 아무리 뒤져도 없다 했지.] 주먹으로 손바닥을 치고

여우; [잠풍주가 제놈 뱃속에 있다니 무슨 소리야?] 용에게

용; [이세창, 저 새끼도 확실히 우리에 못지 않은 악바리야.] 웃고

용; [잠풍주를 우리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삼켜버렸던 거다.]

여우; [아!] 놀라고

독수리; [상당한 크기였을 텐데 용케 잠풍주를 삼켰군.] 그때

뱀; [수고했다 이세창!] 푹! 말하며 그대로 손을 이세창의 뱃속에 찔러 넣는다. + 이세창; [끄윽!] 고개 쳐들며 퍼덕이고

뱀; [어디 보자...] 꾸죽! 웃으며 시세창의 뱃속에 찔러 넣은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 이세창; [끄아아악!] 그때마다 비명 지르고

뱀; [삼킨지 한시진쯤 되었으니까... 이쯤에 와있겠군.] 손을 움직이다가.

멈칫! 하는 뱀의 손

뱀; [찾았다!] 눈 치뜨며 외치고. 이어

콰직! 이세창의 뱃속에서 손을 확 잡아 뽑는다. + 이세창; [끄아아악!] 처절한 비명 지르고

다시 빼낸 뱀의 손은 피로 물들어 있고 그런 뱀의 손아귀에 포켓볼 당구공만한 밝은 빛을 뿜는 구슬이 들려있다. 이세창은 배에 구멍이 난 채 벌벌 떨고 있고

[잠풍주!] [오오! 저것이...] 여우는 환호하고. 독수리도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고

여우; [아깝게 되었잖아. 잘했으면 내손으로 찾아냈을 수도 있었는데...] 눈 번뜩이며 뱀을 보고. 그때

뱀; [독수리! 나에게 장풍을 날려봐라.] 돌아서며 신이 나서 외치고

독수리; [그러지.] 펑! 뱀에게 장풍을 날리고. 강력하다. 하지만

화악! 독수리가 날린 장풍은 구슬을 내민 뱀의 몸 주위에 이르자 수증기가 증발하듯 증발해버린다.

[장풍이 증발해버린다.] [정말 바람을 잠재우는 힘을 지닌 잠풍주로구나.] 여우와 독수리의 환호. 용은 흡족한 표정으로 다시 술을 마시고 있고.

뱀; [드디어 잠풍주를 손에 넣었다.] [이제 천마총을 발굴한 준비는 다 마친 셈이다.] 잠풍주를 손에 들고 흥분하고.

독수리; [천마총을 발굴해서 천마대종사의 마공과 칠대마병만 손에 넣으면 사부를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겠지.] 역시 흥분된 표정.

용; [그 새끼들, 진짜 좋아하는군.] 술병으로 나발을 불며 웃고. 헌데 바로 그때

멈칫! 하는 용의 손

이어 찡그리는 용. 표정이 심각해지고 웃음기가 사라진다.

여우; [왜 그래?] 이상을 느끼고 돌아보고.

뱀과 독수리도 흠칫! 하며 용을 보고.

가만 있으라고 손을 내밀면서 일어나는 용. 무언가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로

[!] 무언가 느낀 호랑이도 뒤를 돌아보고

(왜들 저러시지?) (낸들 아나?) 주변의 복면인들 흠칫! 그 중 한놈이 어린 이군악의 뒷덜미를 잡고 있다는 것 주의. 그때

용; [젠장...] 고개 조금 옆으로 숙인 자세로 이를 바득 갈고

역시 찡그리며 얼굴 굳어진 호랑이

여우; [대체 무슨 지랄을 하는 건지 말을 해야...] + [!] 발끈하다가 눈 부릅

똑! 또그르르! 어디선가 들리는 목탁소리

[이.... 이건!] [헉!] 순간 뱀과 독수리는 기겁하고

여우; [엄마야!] 비명 지르며 펄쩍 뛰어오르고

용과 호랑이는 굳어진 표정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고. 똑! 똑! 똑! 또그르르! 그 사이에도 어디선가 목탁 치는 소리가 들리고. 더 확실하고 커졌다.

[뭐지?] [어디서 목탁소리 같은 게 들리는데...?] [누가 목탁을 치는 건가?] 복면인들도 목탁소리를 듣고 어리둥절. 그때

[니미럴!] [소... 소림칠십이절기중의 여래복마탁(如來伏魔鐸)이다!] 팟! 쐐액! 비명 지르며 폭발하듯 허공으로 치솟는 뱀과 독수리

여우; [사... 사부가 왔어!] 팟! 역시 날아오르며 비명을 지르고

용; [가자 호랑이! 아직은 사부와 맞설 때가 아니다.] 휘익! 호랑이를 돌아보며 날아오르고

호랑이; [...!] 슥! 뭔가 생각하며 역시 날아오르고

사내2; [이... 이세창의 아들놈은 어떻게 할까요?] 삽시에 멀리 날아가는 다섯 년놈을 보며 당황하여 외치는 사내. 이군악을 쳐들어 보이면서. 그러자

<불구덩이에 던져 넣어라. 살려두면 재미없으니...> 멀리서 들리는 음성

사내2; (이 어린 것을 불구덩이에 던져 태워 죽이라고?) 좀 망설이는 사내. 그때

[시키는 대로 하고 여길 뜨자!] [그래! 어쩐지 느낌이 좋지 않다.] [빨리 해치우고 가자.] 다른 놈들이 재촉하며 겁에 질려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이미 도망치는 놈도 있고. 그러자

사내2; (어쩔 수 없군.) + [날 원망하지 마라!] 휙! 이군악을 이군악의 엄마 시체가 타고 있는 건물에 던진다.

허우적대며 불길 속으로 날아가는 이군악. 헌데 바로 그때

화악! 갑자기 집채만한 손이 허공에서 나타나 막 불구덩이에 빠지려던 이군악의 몸을 받아내고. 실제 손이 아니라 손 형태의 반투명한 빛이다

[헉!] [저... 저렇게 거대한 손이...] 복면인들 기겁할 때

화악! 이군악의 몸을 움켜쥐는 거대한 손. 이어

슈욱! 거대한 손은 허공으로 빨려 올라가며 줄어든다. 일제히 올려다 보는 복면인들

쿵! 허공에 언제인지 나타나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혈나한. 이때의 혈나한은 나이가 70대 후반. 왼쪽 소매는 헐렁한 외팔이다. 손뚜껑만해진 오른손으로는 이군악을 쥐고 있다. 혈나한의 손은 자유자재로 커졌다 줄어들었다를 한다. 허리 춤에는 사람 머리통만한 크기에 번쩍거리는 금속제의 목탁을 차고 있다. 다음 순간

[헉!] [저... 저 땡중은...] 복면인들 기겁

[혈나한!] [천하제일인 혈나한이 나타났다.] 비명 지르며 사방으로 개미떼처럼 흩어져 도망치는 복면인들

눈을 부릅뜬 채 내려다보는 혈나한

불타는 건물들. 수많은 시체들. 기둥에 매달려 고문당하다가 죽은 이세창의 모습

혈나한; [아미타불! 죄 많은 중생들이...] 이를 부득 갈고. 이어

혈나한; [죄의 값을 치러라!] 떵! 사납게 외치면서 혀를 굴러 강한 소리를 내고. 그러자

퍽! 퍽! 펑! 달아나던 모든 복면인들과 사내들의 머리통이 폭죽처럼 터지고. <킹스맨>에서 사람들 머리가 터지듯이

퍼억! 퍽1 머리통이 사라져 나뒹구는 시체들

그걸 보지 않고 다른 쪽을 돌아보는 혈나한

용과 호랑이등이 까마득히 멀어지고 있고.

혈나한; [또... 또 한번 저놈들을 놓치고 말았구나.] 이를 부득 갈고

혈나한; [저런 짐승들이나 길러내고...] [노납 대자가 지은 죄가 이제 구천(九天)과 지옥(地獄)에까지 알려지지 않겠는가?] 허탈하게 웃고. 그러다가

혈나한; [미안하구나 아가야!] 한숨 쉬며 거대해진 오른 손으로 쥐고 있는 이군악을 돌아보고

혈나한; [참으로 너를 볼 면목이 없...] + [!] 말하다가 눈 부릅뜨는 혈나한

혈나한의 거대해진 오른손에 몸통이 쥐어져 있는 이군악. 울지 않고 똘망똘망한 눈으로 혈나한을 보고 있다

혈나한; (이... 이 놈...) 흥분과 충격으로 눈을 부릅뜨고

<노납이나 패륵을 능가하는 자질을 지닌 천고기재다!> 덜덜 떨면서 펴지는 혈나한의 손바닥에 누워 올려다보는 이군악의 똘망한 모습. 물론 혈나한의 거대해진 손은 하늘을 향하게 펴져있는 상태고

혈나한; [선재(善哉;인연)로다! 선재로다!] 아미타불! 자기 손바닥 위에 누워있는 이군악을 내려다보며 흥분

혈나한; [석가세존께서 이 어리석은 제자를 위해 한 번 더 기회를 주시는구나.] [이 아이를 잘만 키우면 다섯 짐승을 잡아 죽이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흥분하여 이군악을 내려다보고

혈나한; [패륵! 냉막! 침독(沈獨)! 아극파(阿克波)! 당령(唐鈴)!] [기다리고 있거라 이 못된 짐승들아!] 이군악을 쳐들면서 외치고

혈나한; [머잖아 노납의 여섯 번째 제자가 네놈들을 사냥하기 위해 세상에 나올 테니...] 으하하하하! 웃는 혈나한의 모습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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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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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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