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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五十九 章

 

         百刃莊으로 돌아가는 길

 

 

 

등봉현에서 출발한 수십 대의 마차가 줄을지어 남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제일 앞에선 마차에 붉은 비단으로 만든 하나의 기(旗)가 걸려있다.

 

백인무적 호정수신(百刃無敵 護正修身)!

 

바로 백인장의 구호였다.

마차에는 백인장의 고수들이 나누어서 타고있었다.

전승을 기념하여 소선풍이 특별히 배려한 것이다.

이렇게 하여 여산의 백인장까지 갈 것이다.

각 마차 안 마다 서로의 무용담을 늘어놓느라고 입에 침을 튀기고 있었다.

소선풍이 탄 마차도 마찬가지였다.

이주용이 신나게 떠들고 있는 것이다.

[글세, 네 아버지가 왼쪽 동굴로 들어간 후 조금 있으려니까 갑자기 청의에 면사를 쓴 놈이 밖에서 쏙 뛰쳐 들어오지 않겠니?]

조예진은 생각하고 자기를 질책하려는 구나 싶어서 아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래서요?]

주소아가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인지 그다지 재미있을 것 같지도 않은 이야기를 흥미있는 척 물었다.

[그래서, 그놈에게 어검술을 펼쳤는데 건방지게도 피해버리더군, 하지만 그놈도 죽음은 피하지 못했지. 이 사람이 돌맹이로 피하는 그놈의 머리를 깨어버렸거든,]

이주용이 못마땅한 듯이 조예진을 바라보며 말하자 조예진은 얼굴을 들 수도 없었다.

사람을 잘못 죽인 것 같아서 계속 마음에 걸렸었는데 지금 또 그 일을 들고 나오니 괴로웠다.

[화가나서 그놈의 깨어진 머리를 발로 찼더니 면사가 훌렁 벗겨지는데 계집이었어. 그때 인자하신 소대협께서 나타나서 나를 마구 꾸짖었지. 누군지 물어보지도 않고 사람을 함부로 죽였다고……]

[흠흠!]

소선풍도 마른 기침을 하며 얼굴을 돌렸다.

[그래서 내가 이 사람이 죽였다고 소리쳤더니 쑥 들어가며 그만하자고 하더군……]

이주용은 조예진을 가리키며 말했는데 모두 킥킥 웃었다.

소선풍이 성격이 불같은 이주용 보다는 조예진을 더 사랑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때 소일초가 고개를 끄덕였다.

[황녹천이 어디로 사라졌나 했더니 거기서 죽었군요. 그는 마물들을 처치할 것을 도맡았는데……]

[황녹천? 그가 누군데?]

조예진이 고개를 들고 물었다.

[아니 중원제일의 신비인이라는 황녹천을 몰라? 하기사 나도 지금에서야 그놈이 황녹천인 줄 알기야 했지만……]

이주용이 그것도 모르냐는 듯이 쏘아 부쳤다.

[엄청난 야심을 가진 여자였어요, 무림을 일통하여 다스리겠다는. 살려둬서는 안될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죽었다니 잘됐어요.]

소일초는 황녹천의 야심을 모두 말해주었다.

소선풍과 마차 안의 사람들 모두 입을 딱 벌렸다.

하지만 조예진의 얼굴은 활짝 함박웃음이 피어났다.

자신이 무고한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는 데서 오는 안도감이었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소선풍이 넋을 뺏기는 듯 했다.

그가 다짜 고짜 소일초와 며느리가 될 주소아와 사씨남매, 그리고 취풍녀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제 너희들 마차로 돌아가서 쉬도록 해라. 우리도 편히 쉬어야겠으니 올생각 말고……]

무슨 낌새를 눈치챈 여인들의 얼굴이 발갛게 익으며 웃음을 감추려고 애를 썼다.

소일초와 그녀들은 일어서서 인사를 하고 자기들의 마차로 돌아갔다.

소선풍이 마차에서 두 부인과 함께 무슨 일을 할지는 감히 아무도 입 밖에 내지 못하고 입안에서만 맴돌고 있었다.

 

소일초가 자기의 마차로 갔을 때 원천기와 한천녀가 와있었다.

그들을 보자마자 소일초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왜왔어? 특별한 볼일 없으면 네마차로 돌아가.]

[소일초! 같이 술이나 마시자고 왔더니 우리를 이렇게 푸대접할 수 있어? 좋다 좋아, 절대 백인장 따위에는 가지도 않겠다.]

원천기가 말하며 마차를 나갔다.

[그게 아니고, 급한 일이 있어서 그래, 나중에 객점에 들어가서 술 마시도록 하자. 무슨 일인지는 조금 후에 알게 될 거니까 너희들도 얌전히 마차 안에 있는 게 좋을 걸?]

소일초가 다급하게 말했다.

원천기에게 그동안 신세진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원천기는 한천녀와 함께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는지 얼른 가버렸다.

 

소일초와 네 여자들만 남은 마차에서 그녀들은 소일초의 묘기를 보고 있었다.

뭐가 커졌다 작아졌다. 굵어졌다 가늘어졌다 길어졌다 짦아졌다 하는 것을……

그 묘기 덕분이었는지,

일 년이 지나지 않아서 백인장에는 두 명의 쌍둥이 여자아기와 세 명의 사내아기가 태어났다.

여자아기 남자아기 가릴 것 없이 모두가 소일초가 만들어졌던 그 원영련무대법에 의해 태어난 작은 마동(魔童)들인지라 백인장의 식구들은 치를 떨었다.

급기야 그들에게 시달리던 비성성마저 남만으로 도망쳐버렸다.

그리하여,

마침내 소선풍이 원로들을 소집하고 회의를 한 후에 그 새끼 마동들과 그 어미 아비를 몽땅 내쫓아 버렸다.

북경으로 가는 마차 속에서 쫓겨난 네 명의 아기 엄마들 중의 두목이 요상한 소리로 웃고 있었다.

그녀가 바로 아기들로 하여금 말썽을 피우도록 사주한 원흉이었던 것이다.

그후 그녀로 인해서 북경의 동선장은 제이의 백인장으로 변하게 되었다.

여산의 본가와는 아주 다른 성격을 지닌 백인장으로……

 

<大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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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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