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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五十七 章

 

         靑年의 野望 속에는 惡魔가 도사리고 있다.

 

 

 

하늘을 치솟는 불꽃……

사방을 뒤덮는 연기……

천지를 진동하는 함성과 비명……

정천보는 지옥을 연상시키고 있다.

곳곳에서 도광이 충천하며 피를 부르고 굴러떨어진 수급이 발에 걷어차인다.

백인도객은 과연 무적의 신위를 보이고 있었다.

정천보의 수하들이 아무리 많아도 그들 한 사람을 해치지 못하고 있다.

원천기의 지휘를 받는 등천마세의 인물들도 적지 않았다.

정천보의 우두머리는 보이지도 않는데,

정천보는 사라져 가고 있었다.

 

× × ×

 

소일초를 태웠던 마차가 정천보의 문을 들어서는 순간,

가까운 한 전각에서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었다.

그것을 신호로 정천보의 모든 전각은 불길에 휩싸이고 정천보의 일 만 여 사람들은 미친 듯이 뛰어다니며 불길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그들이 만나는 것은 백인도객……

한번 도가 번쩍일 때 마다 머리가 땅에 뒹굴었다.

백인장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세월을 지켜온 초상화가 새겨진 백인도(百刃刀),

어느 누구하나 일파의 종주보다 못한 사람이 없는 백인도객이었다.

황녹천이 마차의 문을 열었다.

[이건 자네 작품인가?]

소일초가 말끔한 모습으로 걸어 나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해야겠지……]

황녹천은 발을 굴렀다.

[나와 상의 한마디 정도는 있었어야지……이젠 걷잡을 수 없게 되었어. 그 마물들이 뛰쳐나오면 모두 끝장이야.]

[우리들의 합의는 아직도 유효해, 마물들은 네 차지가 아닌가? 빨리 움직여야지……]

[이런……제기……]

황녹천은 어디론가를 향해서 미친 듯이 달려갔다.

소일초는 치솟는 불길과 연기 속에서 간간히 백인도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황녹천이 대환단과 함께 주었던 자침이 달린 단검을 소에 들었다.

단검의 촉수와 같은 끝은 북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해는 맞은 편 소실봉에 걸려있다.

단검의 반응을 살피며 그는 혼란스러운 정천보의 고수들을 해집고 다녔다.

그가 지나는 곳마다 정천보의 고수들은 바람을 만난 풀잎처럼 쓰러졌다.

하늘에는 지금 비성성들이 정천보를 빠져 나갈 지도 모르는 삼수를 감시하기위해 떠있다.

소일초는 지금 사은상이 그린 정천보의 그림을 보지 못했었다.

삼수의 거처가 어딘지 알 수 없다.

사은상도 삼수의 거처가 어딘 지는 자세히 몰랐으나, 삼수의 거처가 아닌 곳은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은 쉽게 압축해 갈 수도 있을 것이건만……

소일초는 한곳으로 방향을 정하고 안으로 안으로 달려갔다.

그저 깊은 곳에 은신하고 있으리라 생각한 때문이었다.

[소장주님! 무사하셨군요. 우리 걱정은 헛것이었습니다.하하하……]

백인도객 중 한 사람이 여유가 있는 싸움을 벌이다가 소일초를 향해 큰소리로 소리쳤다.

[반갑소. 정도객! 인사는 끝나고 합시다.]

소일초는 소리쳐서 답했지만 어떻게 해서 그가 자기를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는지는 몰랐다.

그런 일은 수 차에 걸쳐서 반복되었다.

그때,

[소장주님! 주아가씨와 친구분들이 모두 저쪽으로 가셨습니다.]

한 도객이 정천보의 무사를 벤 뒤에 도를 들어 방향을 가리켰다.

소일초는 고개를 끄덕이며 안개속에 휘감겨서 날아갔다.

무중일전의 경신법이었다.

불타는 몇 채의 전각을 넘어서 달려가니 불붙지 않은 작은 석옥이 있었다.

그 근처에는 정천보의 무사들도 보이지 않고,

단지 특이한 백발의 한천이기와 주소아, 사은상과 사백상, 그리고 취풍녀와 사마귀가 모여서 석옥을 둘러싸고 있었다.

소일초는 큰소리로 외쳤다.

[모두 여기 있었구나.]

그러나, 그들은 침중한 신색으로 그에게 기쁜 눈인사만 보낼 뿐 그 자리를 고수하고 있었다.

소일초도 그곳에 내려서자 마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석옥에서는 숨을 막을 듯한 마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중이었다.

소일초의 손에 들린 단검의 촉수가 석옥을 가리켰다.

단검을 왼손에 쥐고 모든 공력을 일으켰다.

[천천히 물러서, 아주 천천히. 나 혼자 상대하겠어.]

나지막하게 그들을 향해서 말했다.

한천이기 등은 그의 말에 따라서 천천히 뒤로 물러섰고,

주소아는 오히려 소일초의 왼편에 와서 섰다.

[엄청난 마기야! 조심해!]

원천기가 뒤에서 소리쳤다.

소일초는 머리를 약간 까닥해보였다.

주소아는 손에 한 자루의 검을 들고 있었고, 소일초의 오른손에도 어느새 마황검이 들려져 있었다.

한천이기와 사마귀 등도 그들의 뒤에 서 있었으나 언제라도 출수할 준비를 갖췄다.

사은상이 말했다.

[이곳은 아마도 대성화가 있는 곳이 아닌가 싶어요.]

순간,

으하하하하--------!

석실안에서 가공할 공력을 실은 앙천광소가 터져 나왔다.

사은상과 사백상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대사백(大師伯)!]

[사은상,사옥상! 너희들을 먼저 죽이겠다.]

웃음소리가 뚝 그치며 차가운 음성이 흘러나왔다.

소일초가 웅혼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위청천(衛靑川)인가?]

[그렇다. 너는 누구냐?]

[나는 소일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나오라! 싸우자!]

석옥 안에는 삼수의 우두머리 위청천이 있었다.

[세상에 무슨 소일초가 또 있단 말인가? 그 꼬마는 이미 죽은 지 오랜데……]

이번에는 다른 목소리였다.

마기가 뒤섞여 있는 듯한 음성, 바로 꿈에도 잊을 수 없는 사진성(史震聲)이다.

사은상과 사백상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소일초의 안색도 침중해 졌다.

석옥 안에는 삼수가 다 모여 있을 지도 몰랐다.

[개소리 말고 나와라. 당신들의 사부께서 나에게 문호를 정리해 줄 것을 부탁했다.]

소일초의 외침에 돌연 석옥에서 마기가 걷히고 조용해져 버렸다.

갑자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석옥을 둘러싼 네 벽이 넘어가 버렸다.

자욱한 먼지가 이는데, 모두 긴장된 시선으로 석옥을 주시했다.

먼지가 가라앉으면서 두 사람의 중년인이 석옥에서 나왔다.

멀리서 누군가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정리가 되는 데로 몸을 뺄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장주께서 가신 곳으로 집결해라.]

거듭거듭 몇 번이고 소리는 들려 왔지만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대적이 눈앞에 있는 것이다.

석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기로 뒤덮여 있었는데,

위청천과 사진성의 몸 어디에서도 마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위청천이 말했다.

[정말 사부를 만났단 말이냐?]

[그렇다. 위청천! 나를 잊지는 않았겠지? 우리는 조부님을 만났다.]

주소아가 원독에 찬 시선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위청천은 하늘을 보았다.

[그동안 이쁘게 자랐구나. 소아! 때를 잘 맞추었다. 하늘이 도우셨구나.]

위청천의 우수에 담긴 듯한 모습에 소일초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어리둥절해졌다.

사진성 역시 담담한 시선으로 사씨 남매를 지켜보고 있었다.

위청천과 사진성, 그들의 몸 어디에서도 살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어디서 말해야 할지, 어디서 잘못되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단지!]

[……?]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각이 미쳐 못된다.]

위청천은 슬픔이 베인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지금 그가 중요한 말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형, 시간이 더 짧아질지도 모릅니다. 감상에 젖을 시간이 없습니다.]

사진성이 위청천에게 말했다.

위청천이 고개를 끄덕이고 조금 빠르게 말하기 시작했다.

[아무도 내 말을 끊지 말고 듣기만 해라. 이것은 무림에 영원히 남아 만인을 경각시켜야 할 비사(秘事)고 모든 젊은이들이 귀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우리는 사부를 떠나올 때 야심은 있었지만, 악인(惡人)은 아니었다. 막내가 백인장주에게 시집을 가버리고 난 후 우리는 야심을 위한 기틀을 준비하다 우리가 멸망시켰던 등천마교의 터전을 이용할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

[우리가 사부를 떠날 그 무렵 사부는 무서운 광기(狂氣)를 보이고 있었다. 소아 너를 잘못 키운 것에 대해서는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

[…………]

[너를 막내가 데리고 가서 키우고 싶어 했지만 시집가는 여자가 아이를 데려갈 수는 없었기에 우리가 맡았던 것이다. 한데……]

[……?]

[장강 변에 있는 등천마교의 본단을 정리하면서 우리는 지하밀실에 죽어있는 한 구의 시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

[그 시신 역시 여느 시신이나 마찬가지로 사부님의 단장(短杖)에 의해 머리가 파열되어 흩어져 버리고 몸만 남아있는 것이었는데……그 옆에서 한부의 비급을 발견하였다.]

소일초는 속으로 생각했다.

(마교칠십이절기였군……)

[그것은 소림의 칠십이절기와 이름을 서로 맞서서 지은 마교칠십이절기가 기록된 것이었다. 사부께서도 그것을 못 보셨을 리야 없겠지만, 당신께선 천하의 어떤 무공도 하찮게 보시는 고금제일인……]

[…………]

[하지만, 우리는 그것으로 인해 운명이 바뀌어 버렸다.]

[…………]

[사부를 떠난 뒤에 무학에 대한 열정을 어디서도 만족시키지 못하던 우리에게 마교칠십이절기는 어둠 속의 빛과 같았다. 모두가 절학이었으며 우리가 배웠던 것과는 근본부터 다른 것이었기에 깊이 빠져 들어갔다.]

[…………]

[한데……우리는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야망이 마공과 결합되면서 마성에 깊이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피와 파괴를 점차 원하고 있었고, 등천마교의 교도들을 수 없이 죽였던 경험은 우리를 더욱 깊이 마성에 빠져들게 했다.]

[…………]

[삼성무림청을 세우고 야망을 이루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었다. 그 와중에 생각해낸 것 중의 하나가 골격과 재질이 완벽하다고 할 수 있는 소아 너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주소아는 그때를 생각하는 지 지그시 이를 악다물었다.

[사부께 배운 무공과 마공을 절충하여 새로운 무공을 만들 수 있었는데, 생사보록이란 책에 기록하여 어린 소아로 하여금 익히게 했다. 소아의 오성은 놀라울 정도였고……우리는 십 년이 지나기 전에 소아를 천하의 대고수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의 말을 듣는 살인기계인 대고수로……]

[…………]

[한데, 우리의 그 계획은 얼마가지 못해서 깨어지고 말았다. 막내의 남편 도왕 소선풍이 우릴 찾아온 것이었다.]

[…………]

[그는 우리를 사부에게 데려가려 했었고 우리는 거절했다. 사부를 만난다는 것보다 더 두려운 것은 없었다. 지나고 보면 그때 우리가 사부를 만났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당시로서는 마공마저 익힌 상태라 마음속에 바른 것에 대한 두려움은 더욱 강해지고 있던 때였다.]

[…………!]

[소선풍은 우리가 거절하자 소아(小阿)만이라도 데리고 가겠다고 했다. 소아는 우리의 계획에 필수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사부로 부터 우릴 지켜 줄 수 있는 유일한 인질이기도 하기에 그마저도 당연히 거부했다.]

[…………!]

[점잔은 대협으로 소문난 그도 분노를 터뜨렸고, 급기야 우리와 일전을 겨루게 되었다. 아……그때 소선풍의 무공은 우리를 훨씬 뛰어넘고 있었다. 그의 무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우리는 그를 경시하고 있었는데……]

[…………]

[그의 무공은 세상에서 사부 외에는 당할 자가 없을 정도였다. 우리는 둘이 합공해서야 그를 감당할 수 있었고, 셋이 합공해서야 그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었다.]

[…………]

[한데, 도왕이라고 불리우는 그는 도를 사용하지도 않은 상태였으니……거기다 그는 소아를 안고 상처입은 몸으로 도망치고 말았다. 우리도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지만 그는 우리의 손에 의해 전신의 맥이 끊어질 정도의 상처를 입었었는데도 놓치고 말았지……]

[…………]

[우리는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선풍이 몸을 회복하여 도를 들고 온다면 우리는 생명을 건지지 못할 것이었다. 단지 상처가 심하여 죽기를 바랐지만 그의 무공으로 보아 그럴 가능성은 드물었다.]

[사형! 일각이 지났습니다.]

사진성이 급하게 말했다.

위청천은 고개를 끄덕이고 계속 말했다.

[그 후 우리는 녹림맹에서 어처구니없이 세력의 팔할을 잃고 화산 옥녀봉에서는 다시 한 번 백인장의 저력을 실감하며 도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데……]

[……?]

[뜻밖에도 녹림맹주이자 중원제일의 신비인인 황녹천이 둘째인 대성화와 때때로 관계를 가져왔던 그 여자였다. 그녀가 우리에게 구파일방을 손에 쥐게 해주겠다고 조건을 내걸었고 우리는 은신처를 도모하던 중이었기에 쾌히 승락했었다.]

[…………]

[그 여자는 무서운 여자였다. 약속대로 구파일방은 우리 손에 쥐어졌고 그녀는 우리와 동참했다. 한데, 그 후에 정천보를 만들 쯤에는 우리 모두에게 기현상이 나타났다.]

[…………]

[점점 마성에 깊이 빠져들면서 무수한 악행을 자행하는 데, 하루에 두 시간 정도는 오히려 아주 맑은 정신이 찾아들고 모든 양심이 회복되는 것이었다. 그때는 마성에 빠져 있을 때를 기억할 수 있지만 마성에 빠져 있을 때는 그때를 기억할 수가 없었다.]

[…………]

[그때부터 우리의 생활은 이중적으로 되어갔고 깊은 번민에 빠지게 되었다. 마성에 빠졌을 때는 극악한 마인으로 벗어났을 때는 지극한 선인으로 변함으로써 그때마다 극렬한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

[지금 생각해 보니 그런 현상이 일어나게 된 원인이 우리가 사부로 부터 배웠던 정종무공으로 인해서였던 것 같다. 처음에 마공을 배웠을 때는 쉽게 사람에게 파고드는 마공으로 인해서 사부로 부터 배웠던 정종무공이 완전히 빛을 잃었다가……]

[…………]

[점차로 마공과 맞서기 시작하면서 그러한 현상이 생겼던 것이다. 한데 마공이 더욱 강해지면서 우리가 맑은 정신을 회복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우리는 자각하고 있다.]

[…………]

[언젠가는 이 잠깐의 시간마저 영원히 없어져 버리고 영원한 마인이 되고 말 것임을……]

[…………!]

[한데, 둘째는 우리와 다르다. 그 이유가 뭔지는 모르지만 완전한 마인이 되어버렸다. 둘째를 조심해라.]

[…………]

[소아야! 사부를 만나게 되거든 어리석은 제자들은 지옥으로 갔다고 전해다오. 그리고, 마음에 야망을 갖지 마라, 갖더라도 바른 것이 아니면 즉시 버려라. 청년의 야심 속에 악마가 자라고 있다.]

[사형! 시간이 멀지 않았습니다. 제게도 잠시 틈을 주십시오.]

사진성이 다급히 외쳤다.

[내말은 이제 다 끝났다. 할 말이 있거든 빨리 끝내거라.]

위청천이 말을 마치고 입을 다물었다.

사진성이 사씨 남매를 보고 말했다.

[너희들에게 내가 몹쓸 짓을 시켰던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 바른 정신이 들 때마다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다행히 무사한 것 같아서 마음이 적잖아 놓인다.]

[사부님……]

[아무말 말아라. 나는 악인이다. 어쩌다 이지경이 되버렸는지 나도 모르겠다. 아마, 모든 악인이 바른 정신이 들게 되면 같은 말을 하겠지. 네 부모들은 북경에 계실 것이다.]

[……?]

[내가 마성에 깊이 빠져 들지 않았을 때, 왕옥산을 지나가다가 강도들이 마차를 터는 것을 목격했다. 두 노부부와 너희 두 자매가 타고 있었는데, 강도들을 죽이고 내가 너희들을 구했지만 너희들의 조부모는 구하지 못했다.]

[저도 그때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사은상이 말했다.

[나는 너희들이 너무 귀여운 생각이 들어서 데리고 와서 제자로 삼았지……무공을 가르치고……참으로 행복했던 때였다. 은상이는 아마 알 수 도 있을 것이다. 북경에서 네 집을 찾도록 해라. 부모님은 살아계실 지도 모른다.]

[이미 다 돌아가셨어요. 제가 전에 가보았어요. 그래서 우리에겐 사부님 뿐이었죠.]

사은상은 담담하게 말했다.

[나의 욕심이 너희들의 생을 그르친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구나.]

사진성이 말하고는 눈을 감았다.

[사형! 저는 준비가 됐습니다.]

[그래! 참으로 긴 세월이었다.]

위청천과 사진성이 서로의 어깨를 꼭 껴안았다.

그리고……

뚜두둑---뚜둑----!

그들의 몸은 둔탁한 음향과 함께 점점 수축되어갔다.

원천기가 탄식을 했다.

[우리 칠십이기재들의 야망과 저주, 한으로 말미암아 이들이 이렇게 되었으니……우리 죄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구나.]

모든 사건의 원흉으로 생각했던 삼수 중의 두 사람은 참회와 함께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사람이 가고난 지금 그들을 원망하는 마음도 미워하는 마음도 생기지 않았다.

아마 죽어간 두 사람도 야망도 선악도 다 잊어버렸으리라.

소일초 등은 사은상의 뒤를 따라 뇌옥으로 달려갔다.

그곳으로 집결해라는 명령은 이미 이각 전에 떨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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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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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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